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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들꽃영화상 大賞에 윤가은 감독

    영화 ‘우리들’의 윤가은(35) 감독이 12일 서울 남산 문학의 집에서 열린 제4회 들꽃영화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들꽃영화상은 대한민국의 저예산·독립영화를 재조명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영화상이다. 지난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받기도 했던 ‘우리들’은 청룡영화상과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등 각종 국내 시상식에서 신인감독상을 휩쓴 작품으로, 성장기 11살 소녀들의 내면을 섬세하게 조명한 작품이다. 이 밖에 ‘우리 손자 베스트’의 김수현 감독이 극영화 감독상을, 한진중공업 사태를 조명한 ‘그림자들의 섬’의 김정근 감독이 다큐멘터리 감독상을 받았다.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은 각각 ‘양치기들’의 박종환, ‘스틸 플라워’의 정하담에게 돌아갔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잊지 않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1090일. 컴컴한 바닷속에 묻혀 있던 세월호가 힘겹게 뭍에 올라왔다. 하지만 수많은 의문은 풀리지 않은 채 여전히 그대로다. 그렇기에 남겨진 사람들은 내내 열심히 기억하고 또 기억해야 한다. 오는 16일 세월호 참사 3주기를 앞두고 무대와 스크린, 음반으로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어김없이 돌아온 봄, 헤아릴 수 없는 아픔을 끌어안은 많은 이들을 달래고 진실을 향한 간절한 목소리를 모아 다시 희망을 이야기하기 위함이다.#연극 ‘내 아이에게’ 죽은 아이에게 보내는 어머니 편지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일상을 조명하고 이들의 삶에 위로의 손길을 내미는 연극 작품이 잇달아 무대에 오른다. 극단 종이로만든배는 세월호 미수습자의 어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유가족의 일상을 돌아본 연극 ‘내 아이에게’(①·16일까지 서울 성북구 성북마을극장)를 공연한다. 차디찬 바닷속에 남아있는 아이에게 보내는 어머니의 편지와 일기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광화문 광장과 안산에서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접했다는 하일호 연출은 “똑같은 사고로 다른 아이들의 죽음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유가족들을 보면서 감동적이었던 마음을 관객들에게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극 ‘볕드는 집’ 살아남은 자, 그리고 마을의 비밀 예술공동체 단디는 연극 ‘볕드는 집’(20~23일 서울 종로구 소극장 혜화당)을 무대에 올린다. 세월호 추모 시리즈 2편으로, 지난 3월 무대에 올랐던 연극 ‘달맞이’의 후속작이다. 죽은 줄 알았던 ‘준우’가 살아 돌아오면서 평화로웠던 마을에 숨겨져 있던 검은 비밀이 드러난다는 내용이다. 박근화 연출은 “극 중 준우가 마지막에 엄마와 인사를 나누고 다시 떠나는 장면 등을 통해 마음 고생을 하신 유가족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416안산시민연대 ‘4월 연극제’ 시민과 함께하는 뮤지컬·마당극 416안산시민연대가 안산문화재단과 함께 주최하는 ‘4월 연극제’도 세월호 사건을 주제로 창작한 작품을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별무리극장에서 선보인다. 사고로 아들을 잃은 ‘백홍’이 그동안 아들의 몰랐던 모습을 알게 된다는 내용의 뮤지컬 ‘코스프레 파파’(②·12일까지), 죽은 딸에게 꽃신을 전하겠다는 한 아버지를 위해 그의 딸을 찾아나선 삼신할매와 저승사자를 다룬 마당극 ‘꽃신’(③·14~15일), 안산에 전해져 내려오는 ‘별망설화’를 모티브로 바다로 나간 아들을 기다리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별망엄마’(④·18~19일)를 공연한다.아픔을 기억하는 차원을 넘어 경기 안산시민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무엇을 실천할 수 있는지 성찰하는 기회도 마련된다. 5월 5~7일 열리는 ‘제13회 안산국제거리극축제’는 안산문화광장과 안산 일대에서 이동형 퍼포먼스, 시각예술, 무용 등 다양한 예술 형태로 시민들의 삶을 이야기한다.개막작인 창작그룹 노니의 ‘안安寧녕 2017’⑤은 시민 400여명과 배우들이 함께 길을 걸으며 희로애락을 되돌아보고 모두가 화합하는 장을 연출한다. 안산순례길개척위원회의 ‘안산순례길 2017’ 역시 세월호 참사를 온몸으로 기억하고 사유하기 위해 예술가와 시민이 안산 곳곳을 걷는다. 예술단체 커뮤니티 스페이스 리트머스의 ‘응옥의 패턴’은 세월호 사건에서 배제된 이주민 여성 ‘응옥’(가명)의 이야기를 무용과 시각 이미지를 통해 전한다.#독립영화관 ‘세월호, 다시 봄’ 진실을 위해 싸우는 유가족의 삶 스크린과 음반을 통해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애도의 마음을 전하는 작업도 눈에 띈다.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는 13일부터 일주일간 추모 기획전 ‘세월호, 다시 봄’을 개최한다. 진상 규명을 위해 싸우고 있는 유가족, 이에 함께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나쁜 나라’, ‘업사이드 다운’, ‘열일곱 살의 버킷 리스트’와 극영화 ‘눈꺼풀’, ‘미행’, ‘이승민, 2015년 2월 28일’, 그리고 4.16연대 미디어위원회의 옴니버스 영화 ‘416 프로젝트 망각과 기억’, ‘망각과 기억2: 돌아봄’을 상영한다. 15일에는 영화감독 김일란, 소설가 김탁환이 함께하는 인디토크가 진행된다. #국악 악당이반 추모음반 ‘미안’ 다양한 장르의 14곡, 두 장의 CD에 국악 전문 음반사 악당이반은 추모 음반 ‘미안-未安’을 발매한다. 창작국악, 정악, 산조, 클래식, 뉴에이지 등 여러 장르에 걸친 14곡이 두 장의 CD에 담겼다. 첫 번째 CD에는 아쟁 산조와 청성자진한잎 등 국악과 브람스의 ‘네 개의 엄숙한 노래’,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 차이콥스키의 ‘뱃노래’ 등 클래식이, 두 번째 CD에는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애틋한 가사와 멜로디로 표현한 창작곡 ‘안녕 내 친구야’, ‘소풍’, ‘밤하늘 별빛들’, ‘팽목항의 봄’ 등이 실렸다. 음원은 공정음원 플랫폼 ‘오대오(www.odaeo.com)’를 통해서도 무료 제공된다. 노래를찾는사람들 출신 싱어송라이터 권진원도 세월호 위로곡 ‘사월, 꽃은 피는데’를 발표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지금은 한국 영화 시대”

    “지금은 한국 영화 시대”

    “괴물·마더 같은 훌륭한 영화 접해 제 작품도 한 단계 끌어올려져 가디언즈는 아웃사이더들의 팀 2편은 가족 같은 유대감 중요해” “1960년대가 프랑스, 80년대가 미국, 90년대가 홍콩이었다면 지금은 한국 영화 시대예요. 오늘날 위대한 영화는 한국에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제임스 건)●거인 그루트, 25㎝ 묘목 수준 변신 활약 다음달 3일 한국 개봉을 앞둔 마블 영화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2’(가오갤2)의 주연 크리스 프랫과 조이 살다나, 제임스 건 감독이 11일 화상 대담을 통해 국내 언론과 만났다. ‘가오갤2’는 올해 슈퍼히어로물의 출발을 알리는 작품으로, 프랫 등은 일본에서 열리는 아시아 정킷에 참여하고 있다. ‘가오갤2’에서 지구-우주인의 혼혈 스타로드(프랫), 여전사 가모라(살다나), 거대한 덩치의 드랙스(데이브 바티스타), 까칠한 유전자 조작 너구리 로켓(브래들리 쿠퍼), 나무 모양의 휴머노이드 그루트(빈 디젤)는 전편에 이어 또다시 우주를 구한다. 대담에 앞서 공개된 20분짜리 영상에서는 더욱 화려해진 비주얼과 함께 끈끈해진 가디언즈의 유대감과 입담, 더욱 진해진 뮤지컬 색채를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위압적인 거인에서 25㎝짜리 묘목 수준으로 변한 베이비 그루트의 앙증맞은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가오갤2’에는 이 밖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 많다. 베일에 가려졌던 스타로드의 외계인 아버지 에고(커트 러셀)가 등장한다. 왕년의 액션 스타 실베스터 스탤론도 깜짝 출연한다. 한국인 어머니를 둔 프랑스 배우 폼 클레멘티에프도 중요한 역할로 얼굴을 비친다. ●한국계 클레멘티에프도 중요한 역할 건 감독은 2편의 차별점으로 가족애를 꼽았다. “어벤져스가 각 분야 최고들이 모인 팀이라면 가디언즈는 아웃사이더들이 부득이하게 뭉친 경우예요. 대화 방식도, 애정 표현 방식도, 또 애정을 받는 방법도 모르는 캐릭터들이죠. 2편은 애정을 받아들이는 방식을 배우는 과정이나 마찬가지예요. 가족 같은 유대감이 매우 중요한 요소죠.” 살다나는 향후 가디언즈가 어벤져스 시리즈에 합류하게 되는 차기작 ‘인피니트 워’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단한 규모의 촬영이 될 것이라 처음엔 상상이 안 됐는데, 가디언즈 특유의 톤은 그대로 유지될 거예요. 올해 몇 장면을 찍으며 어벤져스 팀을 만났는데, 같은 마블 은하계에 사는 사람으로 우리를 존중해 주더라고요.” 건 감독은 한국 영화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괴물’, ‘마더’, 복수 시리즈 등 굉장히 훌륭한 한국 영화를 접하며 제 작품도 한 단계 끌어올리게 됐어요. 한국 영화는 드라마와 액션을 합치면서 거기에 진정성까지 담고 있죠. 전 세계가 배울 게 많아요.” 늦깎이 스타 프랫에게 적지 않은 나이를 언급하며 후배 연기자들에게 조언을 해 달라고 부탁하자 시종일관 웃고 떠들다가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제가 서른여덟이라고요? 스물두 살인데…. 농담이고요. 절대 자신을 타인과 비교하며 좌절하지 마세요. 다른 사람이 그러더라도 그냥 내버려 두세요. 여러분은 여러분이에요. 자신의 강점으로부터 멀어지지 말고, 여러분이 누구인지, 자신의 개성을 찾고 배우고 그대로 표현하라고 말해 주고 싶네요.”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클래식 선율에 깊어지는 아시아 우정

    클래식 선율에 깊어지는 아시아 우정

    클래식 선율로 아시아의 우정이 두터워진다.음악을 통한 우정을 모토로 시작돼 올해 12회를 맞이한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가 5월 16일부터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등에서 열린다. 올해 주제는 아시아다. 정치·외교 문제로 갈등을 겪는 동북아시아를 위해 화합의 멜로디를 연주한다는 취지다. 50명(팀)의 아티스트가 참여하는 실내악 공연 16개가 준비됐다. 모차르트, 베토벤, 브람스, 바흐, 슈베르트 등 고전에서부터 강석희, 브라이트 솅, 리핑 왕, 호소카와 도시오, 다케미쓰 도루 등 우리 시대 아시아 작곡가의 프로그램을 들려준다. 매년 큰 인기인 고택음악회는 올해도 종로구 안국동 윤보선 고택에서 20일 열린다. 같은 날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가족음악회 ‘뮤직&이미지’와 이튿날 예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피아노 즉흥 연주의 밤’에서는 피아노 즉흥 연주를 맛볼 수 있다. 카롤 베파(프랑스)가 찰리 채플린의 ‘이민자’, 프리드리히 빌헬름 무르나우 감독의 무성영화 ‘일출’ 상영에 맞춰 즉흥 연주를 한다. 특히 가족음악회에서는 첼리스트 오펠리 가이야르(프랑스)와 힙합 댄서 이브라힘 시소코(프랑스)가 결성한 프로젝트 엉 필리그랑이 ‘첼로, 힙합 댄서를 만나다’를 선보이며 첼로 연주가 춤이 되고, 춤이 음악이 되는 색다른 예술의 세계를 선물한다. 바이올리니스트 아키코 스와나이(일본)와 초량 린(대만계 미국), 첼리스트이자 일본 대표 클래식 공연장 산토리홀의 관장인 쓰요시 쓰쓰미, 베를린필 수석 플루티스트 마티외 뒤푸르(프랑스) 등 정상급 아티스트들도 수두룩하다. 해외 연주자 중에서는 중국 피아니스트 사첸과 홍콩 출신 첼리스트 트레이 리가 특히 눈길을 끈다. 최근 사드 배치 문제로 한·중 사이 갈등의 골이 깊기 때문이다. 사첸은 최근 돌연 취소된 백건우의 중국 구이양 심포니 협연을 대신한 라이징 스타다. 이들은 22~25일 예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차이니즈 오디세이’, ‘베토벤과 그 시절’, ‘음악과 문학’, ‘비올라와 친구들’ 공연 등에 잇달아 올라 한국, 일본 연주자와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2만~6만원. 고택음악회는 전 석 15만원. (02)712-4879.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한국 첫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 선생 별세

    한국 첫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 선생 별세

    한국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 선생이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여성영화인모임이 10일 밝혔다. 94세.고인은 1923년 경북 하양 출생으로 이화여전 가정과를 중퇴한 뒤 1955년 ‘미망인’을 연출해 한국의 첫 여성 영화감독이 됐다. ‘미망인’은 당시 사회 문제였던 전쟁으로 남편을 잃은 ‘과부’ 문제를 다루면서 전통과 근대의 갈림길에 선 여성들의 성적 욕망 등을 다뤄 주목받았다. 사단법인 여성영화인모임은 2001년 다큐멘터리 ‘아름다운 생존’(임순례 감독)을 통해 박남옥의 영화 인생을 조명한 바 있다. 고인은 이 다큐멘터리에서 “‘미망인’을 찍을 때 죽을 만큼 고생했지만, 눈물이 나도록 그 당시가 그립다”며 영화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생중계’ 바람난 클래식

    ‘생중계’ 바람난 클래식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봄의 소리’ 왈츠는 나중에 가사가 붙여지며 지금과 같은 인기를 얻게 됐죠.” 대형 스크린에 등장한 피아니스트 조재혁의 나긋나긋한 설명에 스크린 바깥의 관객 60여명이 고개를 끄덕인다. 지난 6일 서울 성북구 돈암동 아리랑시네센터에서는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고 있는 ‘11시 콘서트’가 실시간으로 중계됐다.‘11시 콘서트’는 예당이 14년째 매달 한 차례 여는 브랜드 콘서트로, 매회 2000명 안팎이 찾을 정도로 인기 있는 마티네 공연(낮 공연)이다. 현장에서 직접 듣는 소리와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카메라 8대가 악기 파트별로 여러 각도에서 담아낸 무대는 생생하고 풍성했다. 현장에선 볼 수 없는 백스테이지에서부터 임동민이 켜는 바이올린 몸체의 오래된 흠집, 활에서 끊어져 나온 털 한 가닥, 이미연이 두들기는 그랜드피아노 내부에서 현을 튕기는 해머들, 코리아 쿱 오케스트라를 이끈 여성 지휘자 여자경의 표정과 손짓 하나하나까지 클로즈업을 통해 느낄 수 있다. 황연희(41)씨는 “클래식은 주로 라디오로 듣는데 이렇게 집 가까운 곳에서 큰 화면에 좋은 스피커로 생생하게 즐길 수 있어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클래식 공연의 스크린 라이브 중계가 정규 공연 아이템으로 뜨고 있다. 그간 단발성 이벤트에서 정규화되는 추세다. 예당이 ‘11시 콘서트’ 생중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클래식 문턱을 한 단계 더 낮추고 있다. 첫날인 6일은 아리랑시네센터를 비롯해 경북 김천문화예술회관과 포항시청 대잠홀, 광주 빛고을아트스테이트, 강원 영월시네마에서 약 200명이 관람했다. 인천 중구 문화회관, 전남 강진아트홀에서는 무관객 테스트 중계가 이뤄졌다. 예당은 지역 간 문화 격차 해소를 위해 2013년 11월부터 ‘SAC on SCREEN’이라는 프로젝트로, 오페라, 발레, 뮤지컬, 연극 등의 무료 상영을 지원해 왔다. 고학찬 예당 사장은 “생중계는 처음이라 미흡한 부분도 일부 있었지만 호응도가 무척 높았다”면서 “올해 말까지 지자체 문예회관, 군부대 시설 등 50여곳 이상으로 생중계를 확대해 일부 대형 공연장에 편중된 클래식 감상 기회를 전국적으로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외 클래식 콘서트 생중계도 늘고 있어 애호가들을 즐겁게 한다. 해마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신년음악회를 생중계하고 세계 유수 오페라, 발레 공연 실황을 상영해 온 메가박스가 생중계 레퍼토리를 대폭 확대했다. 오는 23일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벌의 공연 프로그램인 오페라 ‘발퀴레’를 시작으로 베를린 필의 양대 콘서트 중 하나인 유로파 콘서트(5월 1일), 빈 필 여름 음악회(5월 26일), 베를린 필 발트뷔네 콘서트(7월), 브레겐츠 페스티벌(7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8월) 등을 생중계한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최근 라이브 콘텐츠에 대한 반응이 좋아 관련 레퍼토리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새 영화] ‘지니어스’

    [새 영화] ‘지니어스’

    토머스 울프(1900~1938)는 20세기 초 미국 뉴욕의 문학 르네상스를 빛낸 작가 중 한 명이다. 스물아홉 살에 혜성과 같이 등장해 첫 책을 낸 지 10년도 안 돼 요절하며 천재로 박제됐다. ‘천사여, 고향을 보라’, ‘때와 흐름에 관하여’, 그리고 사후 출판된 ‘거미줄과 바위’, ‘그대 다시 고향에 가지 못하리’가 그의 4대 걸작이다.처음부터 각광을 받은 것은 아니다. 문체는 유려하지만, 끝없이 이어지는 문장과 방대한 원고량이 문제였다. 뉴욕의 모든 출판사에서 그의 원고에 퇴짜를 놨다. 맥스웰 퍼킨스(1884~1947)를 제외하고. 울프의 문재(文才)를 알아본 퍼킨스는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등의 출판 과정을 함께한 유명 편집자다. 13일 개봉하는 ‘지니어스’는 이들의 이야기다. 영화는 퍼킨스(콜린 퍼스)가 ‘오, 잊혀진 날들’이라는 무명 작가 울프(주드 로)의 원고를 받아들면서 시작한다. 울프의 문장에 빠져든 퍼킨스는 1100쪽에 달하는 분량에서 300쪽을 줄여 출판할 것을 제안한다. 이렇게 나오게 된 게 ‘천사여, 고향을 보라’다. 울프는 숨 돌릴 새도 없이 무려 5000쪽 분량의 신작 원고를 투척하고, 둘은 2년간 씨름하며 ‘때와 흐름에 관하여’를 탄생시킨다. 시적 표현 하나하나, 단어 하나하나를 살리고 싶어 하는 작가와 독자에게 잘 전달하기 위해 서사를 유지하는 핵심만 남기려는 편집자의 논쟁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전작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강박, 그 강박을 오만방자함으로 가리는 울프에게서 작가의 고뇌를, “편집자 이름이 공개돼서는 안 돼. 모든 독자들은 책을 읽을 때 오롯이 당신의 작품이라고 생각해야만 해. 우리 편집자들은 밤잠을 못 이뤄. 우리가 정말 글을 좋게 바꾸고 있는 건지, 그저 변형시키고 있는 건지”라고 말하는 퍼킨스에게서 편집자의 고뇌를 읽을 수 있다. 딸만 다섯을 둔 퍼킨스는 울프에게서 부성애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것으로 묘사된다. 울프 또한 퍼킨스를 통해 세상에 작가로 태어나지만 곧 자립에 대한 갈망에 휩싸인다. 퍼킨스는 영화의 처음부터 중절모를 쓰고 나오는데 집에 가서 쉴 때나 식사를 할 때도 벗는 법이 없다. 중절모를 벗는 장면이 딱 한 번 등장하는데 그 장면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완벽주의자를 연기한 콜린 퍼스, 미국 남부 특유의 억양을 재현한 주드 로, 울프에게 집착하는 연인 엘린을 연기한 니콜 키드먼 모두 돋보인다. 헤밍웨이와 피츠제럴드도 얼굴을 내미는데 각각 도미닉 웨스트, 가이 피어스가 연기했다. 13일 개봉. 12세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한국 근대화의 주체는 ‘친일 안한 우익’

    한국 근대화의 주체는 ‘친일 안한 우익’

    대한민국의 설계자들/김건우 지음/느티나무책방/296쪽/1만 7000원 우리 현대사를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대결 구도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국문학자이면서 해방 이후 우리 지성사와 문학사를 연구해온 저자는 두 세력이 기실 하나의 뿌리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 바로 우익이다. 또 애초 대한민국의 밑그림을 그렸던 그룹도 우익이라고 진단한다.저자는 일단 질문을 하나 던지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한국 사회의 진보 진영은 모두 좌파인지. 같은 맥락에서 우파는 다 보수 진영에 속하는 것이냐고 묻는다. 드넓은 이념의 스펙트럼을 고려하면 우파와 진보가 겹칠 수 있다는 게 저자 입장이다. 해방 후 백범 김구 등 기존 리더들이 잇따라 암살당하며 젊은 세대들이 대한민국의 근대화를 계획하고 실행해야 하는 주체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조건이 필요했다. 당시 정서를 고려하면 일제에 부역한 사실이 없어야 하고, 또 공산주의 하고도 거리가 있어야 했다. 즉, 친일을 하지 않은 우익이어야 했다. 일제 말 전쟁에 동원되어 자기 의사와 무관하게 전쟁터로 끌려갔던 사람들, 일제 최고의 고등교육을 이수했지만 이렇다 할 친일 전력이 없는 이들, 월남 지식인들이 자연스럽게 중심 세력으로 떠올랐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친일을 하지 않은 우익을 바꿔 말하면 진보 우익에 다름 아니다. 저자는 장준하, 김준엽, 천관우, 선우휘, 함석헌, 조지훈, 김수영 등 진보 우익의 인물 지형도를 복원하며 그 기원을 더듬어 나간다. 그런데 왜 오늘날 우리는 우익에 대한 인식이 딴판인 것인가. 저자는 단언한다. 해방 후 우리 역사에서 좌익이 정권을 잡은 적은 없다고. 다시 말하면 우익과 보수를 가장한 극우 정치 세력과, 그냥 우익들 간의 이합집산과 대립의 정치사였다는 것이다. 해방 후 친일 세력은 살아남기 위해 ‘우익’을 독점하려 했다. 극우적 국가주의가 아니면 모두 좌파로 내몰며 우익을 사칭했다. 저자는 “한국의 정치와 정책을 말하면서 보수 우익 일부에서 틀 지은 ‘좌우 프레임’에 사로잡힐 이유는 없다”면서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좌우 프레임으로 득을 얻는 이들은 누구인지 따져 보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혐오 표현을 불허하라

    혐오 표현을 불허하라

    혐오표현/제러미 월드론 지음/홍성수·이소영 옮김/이후/344쪽/1만 8000원“나는 당신이 말하는 것을 싫어하지만, 당신이 그것을 말할 권리는 목숨 걸고 방어하겠다.” 프랑스 사상가 볼테르가 한 말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직접 한 말은 아닌데 와전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어쨌건 이 문구가 ‘표현의 자유’를 웅변하는 금과옥조라는 사실에는 틀림이 없다. 그런데 민주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이것은 불변의 진리일까? 여성, 호남, 민주화운동, 외국인, 이주자 등의 온갖 혐오 표현들이 난무하는 지금 우리 사회에서도 말이다. 저자는 적어도 혐오 표현에 있어서 표현의 자유를 운운하는 것을 자유주의적인 허세라고 일갈하며 혐오 표현 금지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포용의 공공선을 파괴하고 취약한 사회 구성원의 존엄성을 모욕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책은 쉽고 다양한 사례를 통해 왜 혐오 표현을 금지해야 하는지 논증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천우희 “이번엔 센캐 아니에요”

    천우희 “이번엔 센캐 아니에요”

    ‘써니’ ‘한공주’ ‘곡성’ 등 강렬한 캐릭터로 주목 “웃으며 찍은 포스터는 이번 작품이 처음”대개 센 캐릭터에 이목이 쏠리는데 이 배우는 다소 평범한 캐릭터를 연기한다고 하니 눈길이 더 간다. 얼굴을 알렸던 ‘써니’의 상미, 각종 여우주연상을 안겼던 ‘한공주’의 공주, 노래 솜씨까지 뽐낸 ‘해어화’와 칸에 보내 준 ‘곡성’의 무명까지 그녀는 이른바 ‘센캐’ 전문으로 통한다. 그런데 지난 5일 개봉한 ‘어느날’에서의 미소는 조금 다르다.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밝은 모습들이 담겼다. 포스터에서부터 풋풋한 느낌이 전해진다. 천우희(30)는 “웃으며 찍은 포스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활짝 웃는다. 남녀 사이 이야기를 들이파 온 이윤기 감독의 작품인데 러브 라인이 없다. 중병을 앓던 아내를 떠나보낸(아니, 마음속으로는 떠나보내지 못한) 보험회사 직원과 교통사고를 당해 식물인간 상태로 병원에 누워 있는(아니, 영혼 상태로 병원을 떠도는) 시각장애인 여자가 만나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판타지 드라마다. 유체이탈로 세상을 처음 보게 되는 캐릭터라 마냥 평범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이 설정을 제외하면 센 캐릭터가 아니다. 어려서 엄마에게 버림을 받았지만 씩씩하고 발랄하게 자란 캐릭터로 그려진다.“원래 청순가련형에 가까운 캐릭터였어요. 혹시나 식상하지 않을까 감독님과 의견을 나누며 제가 할 수 있는 한 친근하게 캐릭터에 변화를 줬어요. 낯간지러운 장면이 있을 수 있는데 제가 연기하며 그렇게 느끼면 관객도 같은 것을 느끼기 때문에 최대한 아무렇지 않게 연기하려고 했어요. ‘곡성’에서의 연기가 직구였다면 이번에는 변화구를 던져 본 것 같아요.” 작품에는 겉으로 아닌 척하지만 자신만의 아픔을 갖고 있는 캐릭터들이 여럿 등장한다. 실제 천우희는 어떨까. “무한긍정까지는 아니지만 낙천적인 편이에요. 뒤늦게 빛을 보고 있다며 그간 힘들지 않았냐고 주변에서 물어보기도 하는데 그렇지도 않아요. 적당히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부모님 다 계시고 몸 건강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작은 것부터 행복해하면 힘든 일이 생겨도 안 힘들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어느날’로 인해 자신을 찾아오는 시나리오에 변화가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도 했다. “예전에는 조금이라도 미흡하거나 실수하는 것을 싫어했고, 작품적으로도 성에 차지 않으면 하지 않았어요. 요즘엔 그게 옳은 것이었는지 생각을 많이 해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변할 수 없고, 아무것도 아니게 되니까요. 최대한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적극적으로 연기하고 저라는 배우를 필요로 한다거나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나서야 한다고 생각해요. 여성 캐릭터가 소모되는 경우도 많아 아쉽고 속상할 때도 있지만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열심히 해서 조금씩 기반을 만들어야죠. 여성 캐릭터도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고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어요. ” 인기를 먹고 사는 배우라 흔히 사생활에 대한 각양각색 기사들이 쏟아지는데, 유독 천우희는 연기 잘한다는 이야기밖에 나오는 게 없다. “그래서인지 저를 조금 어려워하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셀카를 열심히 찍거나 그런 편은 아닌데 팬들과 소통하려고 인스타그램도 하고 있어요. 최근 첫 팬미팅을 했는데 제가 얻은 게 더 많았죠.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는다고 생각하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드는 거 있죠.” 올해 만 서른. 배우로서, 개인으로서 앞으로 목표는 무엇일까. “상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더니 실제 상을 받았고, 칸에 갔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칸에 갔어요. 그냥 막연하게 품었던 생각들이 운 좋게 이루어지다 보니 목표를 크게 잡는 것보다 하루하루 충실하게 사는 게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욕심을 부리면 스스로 괴로워질 수도 있잖아요.”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사진 모델로는 해리슨보다 클랩턴이 더 낫죠”

    “사진 모델로는 해리슨보다 클랩턴이 더 낫죠”

    뮤즈에게 딱 잘라 물었다. 자신을 위해 만들어진 노래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냐고. “‘레일라’예요. 하지만 언플러그드 버전은 좋아하지 않아요. 원곡의 열정과 깊이를 담아내지 못했기 때문이죠.”세기의 뮤즈 패티 보이드(73)가 한국을 처음 찾았다. 자신의 인생을 담은 사진전 ‘로킨 러브’(ROCKIN LOVE· 28일~8월 9일 서울 성동구 에스팩토리)와 관련해서다. 보이드는 4일 서울 강남의 한 레스토랑에서 국내 언론과 만났다. 팝 역사상 최고 밴드인 비틀스의 조지 해리슨과 세계 최고 기타리스트 중 한 명인 에릭 클랩턴과의 삼각관계로 유명한 그녀다. 이 관계 속에서 비틀스의 ‘섬싱’, 클랩턴의 ‘레일라’와 ‘원더풀 투나이트’ 등이 태어났다. “포스터에 쓰인 사진은 에릭과 헤어지고 나서 여전히 슬픔에 빠져 있을 때예요. 외출을 준비하던 제 모습을 직접 카메라에 담았어요. 긴 시간을 지나 이 사진이 한국 분들과 만나게 될 줄 상상하지 못했어요.”그 유명한 노래들을 처음 들었을 때를 돌이키기도 했다. “조지는 ‘섬싱’을 카세트테이프에 담아 들려주며 저를 위해 썼다고 말했죠. 에릭은 제게서 많은 영감을 받았는데 몇몇 곡은 그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기도 했어요. 어느 날 에릭과 외출 준비를 하는데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고민을 하다가 한참 시간이 지나 아래층으로 내려갔어요. 에릭이 화를 낼 줄 알았는데 저를 보더니 아름답다며 ‘원더풀 투나이트’를 들려줬죠.”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남편이자 연인으로서 해리슨을 치켜세웠던 그녀는 모델로서는 클랩턴이 더 낫다고 평가했다. “차려입는 것을 좋아했던 에릭은 옷을 입으면 근사한 부분이 있어 사진 찍기가 쉬웠어요. 에릭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잡아줬다면 조지는 제가 훔친 경우죠. 평온하게 있을 때나 장난을 치며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을 때 사진을 많이 찍었어요. 롤링스톤스의 론 우드도 제가 찍어 주는 것을 좋아했죠. 미국 솔로 투어를 앞둔 링고 스타의 사진을 찍어 줬던 것도 기억이 나네요.” 팝 역사상 가장 사진이 많이 찍힌 모델이었던 그녀는 그러나, 카메라 앞보다는 뒤가 편하다며 웃었다. “저는 사진작가가 더 좋아요. 믿을지 모르겠지만 아직도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부끄럽죠. 카메라 뒤에서 모든 상황을 통제할 때가 더 좋습니다.” 취미로 사진 찍기를 시작했지만 그는 1960~70년대 록의 부흥 시대를 기록한 중요한 사진작가로 평가된다. 사진전은 그러한 자부심의 결과물이다. “두 아티스트와 결혼했을 당시에는 특별한 생각 없이 사진을 찍고 봉투에 담아 치워 두고 생각도 안 했어요. 나중에 혼자가 된 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제 삶의 방향성을 고민하다가 오랜만에 사진들을 찾아봤더니 꽤 잘 찍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과 나눠야겠다고 마음먹었죠. 사진전을 찾는 분들이 제 사진들을 작가의 작품으로 봐주기를 희망합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전인권 세종문화회관 첫 단독 콘서트

    전인권 세종문화회관 첫 단독 콘서트

    관객들에게 위로와 희망 선사한국 록의 살아 있는 전설 전인권(63)이 5월 6~7일 이틀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연다. 앞서 김현식 추모 콘서트, 들국화 헌정 콘서트 등 기획 공연을 통해 수차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선 적은 있으나 오롯이 혼자 콘서트를 여는 것은 처음이다. 콘서트 타이틀은 ‘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다.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주제가로 사용되며 국민 위로곡으로 등극한 ‘걱정 말아요 그대’의 노랫말에서 따왔다. 지난해 힘겨운 시기를 이겨 낸 우리 사회 모두가 새봄을 맞아 새로운 꿈을 꾸고 실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았다. 전인권은 광화문 촛불집회 무대에 세 차례 올라 ‘애국가’와 ‘걱정 말아요 그대’, ‘행진’ 등을 불러 열기를 보탠 바 있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들국화 시절의 명곡과 솔로곡, 전인권 밴드의 곡을 총망라해 관객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는 곡들을 부를 예정이다. 반전 노래의 상징이 된 영국 밴드 홀리스의 ‘히 에인트 헤비, 히스 마이 브러더’(He Ain’t Heavy, He’s My Brother) 등 들국화 시절부터 즐겨 부른 여러 노래들도 들려준다. 국내 정상급 베이스 연주자 민재현과 신중현의 아들인 기타리스트 신윤철 등이 세션을 맡았다. 지난해 SBS ‘케이팝 스타 시즌5’ 준우승자인 안예은이 게스트로 무대에 오른다. 국악 스타일의 음악을 들려주고 있는 뮤지션이다. 그의 1집에 담긴 ‘봄이 온다면’이 MBC 드라마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에서 전인권이 부른 버전으로 실리며 인연을 맺었다. 관람료는 5만 5000~14만 3000원. (02)529-9277.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칸 초청장’ 받을 한국영화는…

    ‘칸 초청장’ 받을 한국영화는…

    이달 중순 발표… 영화제 새달 17일 개막제70회 칸영화제 개막(5월 17일)이 다가오며 올해는 어떤 한국 작품들이 꿈의 영화제에 입성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김민희가 여우주연상의 영광을 안으며 열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초청받지 못할 경우의 역효과를 우려해 출품 여부를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은 편이다. 결과는 이달 중순 발표된다. 해외 영화 전문지인 버라이어티와 스크린 데일리, 할리우드 리포터가 칸 진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공히 꼽은 한국 작품은 홍상수 감독의 스무 번째 연출작 ‘클레어의 카메라’다. 국내에선 홍 감독과 김민희의 사생활 문제로 이들의 활동에 대해 탐탁지 않아 하는 분위기가 일부 있지만 해외 평가는 다른 셈. 지난해 5월 김민희가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로 프랑스 칸을 찾았을 때 홍 감독과 함께 현지에서 찍은 작품이다. 프랑스 국민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주연을 맡았다. 프랑스 고교의 비정규직 교사 이야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페르가 출연하고, 칸이 배경이며 홍 감독 또한 칸의 단골손님이라는 점에서 초청이 유력시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홍 감독은 지금까지 경쟁 3회를 포함해 모두 다섯 번 칸 레드카펫을 밟았다. 이번 경쟁 부문에 오르면 위페르와 함께했던 ‘다른 나라에서’ 이후 5년 만이다. 버라이어티와 스크린데일리 두 곳은 봉준호 감독의 ‘옥자’를 후보군에 넣었다. ‘설국열차’에 이은 봉 감독의 두 번째 글로벌 프로젝트다. 글로벌 유료 영상 콘텐츠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가 560억원을 투자했다. 브래드 피트가 대표인 영화사 플랜B엔터테인먼트가 제작했다. 인간과 돌연변이 동물의 우정을 그린 이 작품에는 한국의 안서현, 변희봉 외에 해외 배우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스티븐 연, 릴리 콜린스 등이 출연한다. 원래 넷플릭스를 통해서만 볼 수 있으나 한국에서는 6월 극장 개봉까지 한다. 버라이어티는 ‘옥자’가 칸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봉 감독은 ‘괴물’, ‘도쿄!’(옴니버스), ‘마더’로 감독 주간, 주목할 만한 시선 등에 오르며 칸과 인연을 맺었다. 스크린 데일리는 류승완 감독의 ‘군함도’와 신수원 감독의 ‘유리정원’을 보탰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군함도’는 군함 모양의 일본 하시마섬에 강제 징용됐다가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한 조선인 400여명의 이야기를 그렸다.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등 초호화 캐스팅에 순수 국내 작품으로는 보기 드물게 순제작비만 230억원 안팎에 달해 한국 시장에서는 일찌감치 최고 기대작으로 자리매김했다. 류 감독은 2005년 ‘주먹이 운다’로 칸 감독주간에 초청돼 국제비평가협회상을 받은 경험이 있다. ‘유리정원’은 문근영 주연의 미스터리 스릴러다. ‘명왕성’, ‘마돈나’ 등으로 호평을 받았던 신 감독은 2012년 단편영화 ‘순환선’으로 칸에서 비평가들이 주는 카날플뤼스를 수상한 바 있다. 이 밖에 장훈 감독의 ‘택시 운전사’, 이용승 감독의 ‘7호실’ 등이 도전장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 운전사’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실화를 소재로 했으며 송강호와 독일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이 호흡을 맞췄다. 신하균·도경수가 출연한 ‘7호실’은 망해 가는 DVD방을 배경으로 한 코믹 스릴러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새 영화] 내일 개봉 SF 재난 스릴러 ‘라이프’

    [새 영화] 내일 개봉 SF 재난 스릴러 ‘라이프’

    5일 개봉하는 ‘라이프’는 SF 재난 스릴러로 홍보되고 있지만, 그보다는 SF 호러의 문법을 따라가는 작품이다. 이야기가 ‘에이리언’ 시리즈와 무척 닮아 있다. 그리 멀지 않은 아주 가까운 미래가 배경이다. 다국적 우주 비행사 6명은 화성에서 채취한 샘플에서 세포만큼 작은 새로운 생명체를 발견한다. 위대한 발견이라며 온 인류의 뜨거운 관심이 쏠린다. 우주 비행사 6명은 우주 정거장에 격리된 상태로 본격 연구에 착수한다. ‘캘빈’으로 이름 붙여진 생명체는 점점 몸집을 불려 가더니 포악한 공격성을 드러내고 상황은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치닫는다.●제이크 질런홀 등 명품 배우 연기 눈길 ‘라이프’에 등장하는 우주 정거장은 ‘에이리언’에서의 우주 화물선 노스트로모호에 다름 아니다. 앙증맞은 아메바형 세포에서 꽃처럼 폭풍 성장하는 캘빈은 ‘에이리언’의 괴물만큼 무시무시하지는 않지만 관객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기에는 부족하지 않다. 제작비 5800만 달러다. 얼마 전 개봉한 ‘패신저스’의 절반에 불과하다. 할리우드 수준으로는 대형 블록버스터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제작비의 한계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우주 정거장 바깥에서 일어나는 사건들도 대부분 안에서 바라보는 식으로 연출되는데, 그러한 점이 오히려 관객들에게는 폐쇄 공간의 느낌을 더 진하게 전달한다. ●새 ‘에이리언’ 시리즈의 애피타이저 역 기대 출연 배우 때문에 ‘라이프’를 선택하는 관객도 많을 것 같다. 믿고 보는 배우 제이크 질런홀과 최근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레베카 퍼거슨, 그리고 ‘데드풀’의 라이언 레이놀즈 등이 나온다. 이 중 우리로 치면 특별 출연 내지는 우정 출연을 마다하지 않은 레이놀즈의 행보가 흥미롭다. 지난해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범죄물 ‘크리미널’에서도 순식간에 사라져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그다. ‘라이프’에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사투를 벌이는 캐릭터는 아니다. 크레디트를 보면 ‘세이프 하우스’를 함께했던 다니엘 에스피노사 감독, ‘데드풀’을 함께했고 ‘데드풀2’도 함께할 렛 리스, 폴 워닉 각본가 듀오와의 인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인지 레이놀즈가 연기한 캐릭터는 ‘데드풀’을 떠올리게 하는 입담을 과시한다. 아마도 전 세계 영화팬들은 다음달 중순 개봉 예정인 ‘에이리언: 커버넌트’를 고대하고 있을 터다. 리들리 스콧 감독이 무려 38년 만에 연출하는 에이리언 시리즈이기 때문이다. ‘라이프’는 미리 포만감을 느끼게 하기보다 입맛을 돋우는 애피타이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15세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국내 무대 서는 세계적 소프라노 2인… 오페라 팬은 4월이 즐겁다

    국내 무대 서는 세계적 소프라노 2인… 오페라 팬은 4월이 즐겁다

    무티가 찜한 별 여지원의 매력늦깎이 스타덤 임세경의 파워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주목받는 우리 소프라노들이 나란히 국내 무대를 가져 눈길을 끈다.‘살아 있는 베르디’로 불리는 거장 리카르도 무티(76)가 발탁한 라이징 스타 여지원(37)이 6일 경기도문화의전당, 7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연이어 열리는 ‘무티 베르디 콘서트’ 무대에 오른다. 국내 공연은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이후 3년 만이자 생애 두 번째다. 그사이 국내에서나 해외에서나 무명에 다름없었던 여지원에게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2015년 8월 무티에게 발탁돼 세계적인 클래식 음악 축제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오페라 ‘에르나니’의 주역으로 노래한 것. 한국 소프라노로는 처음이었다. 무대에서의 집중력과 해석력, 표현력이 빼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티와의 인연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 올여름에도 여지원은 무티가 지휘하는 ‘아이다’의 타이틀롤을 세계 정상급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와 나눠 가지며 잘츠부르크 무대에 다시 설 예정이다. 무티의 이번 내한 공연에 동행한 여지원은 베르디 오페라 갈라로 꾸며지는 1부에 출연해 ‘맥베스’에서 두 곡, ‘에르나니’와 ‘시칠리아섬의 저녁기도’에서 각각 한 곡의 아리아를 들려준다. 2부는 오케스트라 콘서트다. 여지원은 3일 간담회에서 “해외에서는 낯선 동양 소프라노일 뿐이라 국내에서의 큰 관심이 놀랍고 신기하다”면서 “노래를 잘하는 학생은 아니었는데 이탈리아 유학에서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며 부족함을 하나하나 채워 나가다 보니 이렇게 엄청난 기회를 갖게 됐다. 부족함을 채우는 과정이 즐거워 지칠 틈이 없었다”고 말했다.세계적 오페라 축제인 이탈리아 베로나 아레나 페스티벌의 한국인 첫 주역에 빛나는 임세경(42)은 6~9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오르는 국립오페라단의 ‘팔리아치& 외투’와 함께한다. 자그마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드라마틱하고 풍부한 음색이 인상적인 그는 40대에 이르러 세계 오페라 극장을 휩쓸며 늦깎이 스타덤에 오른 소프라노다. 2015년 1월 ‘나비부인’의 주역을 맡아 꿈의 무대인 오스트리아 빈 국립극장 무대에 데뷔했고, 같은 해 8월 ‘아이다’의 주역으로 한국인 최초로 베로나 무대에 올라 세계 오페라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1월에는 플라시도 도밍고가 지휘한 ‘토스카’를 통해 빈 국립극장 무대에 다시 섰다. 올해 여름에도 베로나에서 ‘아이다’와 ‘나비부인’의 주역으로 나설 예정이다. 사실주의(베리스모) 오페라의 걸작으로 꼽히는 레온카발로의 ‘팔리아치’와 푸치니의 ‘외투’가 묶인 이번 공연에서는 상반된 성격과 비극적인 운명을 지닌 두 여주인공 넷다와 조르제타를 거푸 연기한다. 임세경은 6일과 8일 무대에서 사실주의 오페라 스페셜리스트로 통하는 테너 칼 태너와 호흡을 맞춘다. 이번 공연 뒤 곧바로 미국, 이탈리아, 핀란드, 스페인, 독일, 일본 등 다시 세계무대로 나가는 임세경은 “국내 무대에는 해외보다 몇 배 더 부담을 가지고 선다”면서 “특히 이번에는 처음으로 춤까지 추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김윤진 “상상 못할 배역, 기회 왔을 때 꽉 잡았죠”

    김윤진 “상상 못할 배역, 기회 왔을 때 꽉 잡았죠”

    “또 모성애냐고요? 모성애는 전 세계적으로 공감을 이끌어 내는 좋은 무기라고 생각해요. 최근 ‘미씽’을 재미있게 봤는데 공효진씨 캐릭터가 또 다른 엄마의 모습이잖아요. 그런 작품이라면 모성애도, 엄마도 언제든 웰컴이죠.배우 김윤진(44)이 ‘국제시장’ 이후 3년 만에 국내 스크린에 복귀한다. 5일 개봉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시간 위의 집’(감독 임대웅)을 통해서다. 김윤진은 25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하다가, 수상한 존재에게 남편이 죽임을 당하고 아이가 실종됐던 옛집으로 돌아온 미희를 연기한다. 제목에 스포일러가 살짝 담겨 있는데 공간과 시간이 얽히며 사건이 다소 복잡하게 흘러간다. ‘검은 사제들’의 장재현 감독이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원작인 베네수엘라 영화 ‘더 하우스 앳 디 엔드 오브 타임’(2013)에 한국적 감성을 녹였다. 김윤진의 절절한 모성애 연기는 이미 익숙한 터라 ‘또?’라는 물음표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그러나 그녀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한국 영화에서 이런(원톱) 역할이 여배우에게 주어질 기회가 자주 없잖아요. 상상하지 못했던 이야기라 다른 배우가 먼저 결정할까 봐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꽉 잡아버렸죠.” 전작에서도 노인 연기를 경험했지만 이번에는 젊은 미희와 늙은 미희를 오가며 1인 2역을 하듯 연기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아이를 향한 절실한 마음을 표현하고 두 미희를 더 확실하게 구분하려고 후두암에 걸려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설정을 제안했어요. 그런데 목소리에 집중하면 감정이입이 잘 안 되고, 감정 몰입을 하면 원래 목소리가 튀어나와 힘든 부분이 있었죠.” 김윤진은 기회가 왔을 때 꽉 잡아야 한다는 말을 자주 했다. 한국에서나 미국에서나 벽에 부딪힐 때가 적지 않다는 이야기로 들렸다. “한국에서는 여배우가 할 수 있는 캐릭터의 폭이 좁은 게 사실이에요. 미국에서는 피부 색깔에서 오는 한계가 있죠. 동양인, 그것도 동양인 여배우를 써 주는 경우가 많지 않거든요. 최근 3년간 매진했던 미국 드라마 ‘미스트리스’의 캐런도 원래 백인 캐릭터였어요. ‘로스트’나 ‘미스트리스’처럼 열린 마음의 제작진을 만나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예요. 놓치면 절대 안 되죠.” 영화에서처럼 시간을 거스른다면 돌아가고 싶은 시기가 있을까. “여자로서 30대가 가장 빛나는 시기인 것 같아요. 미적으로 자신감도 있고 내적으로도 어느 정도 지식과 경험이 쌓여 두 다리로 중심을 잡을 수 있는 때죠. 그런데 현재의 노하우와 멘탈을 갖고 돌아갈 수 없다면 지금이 100배 더 나아요. 다시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니까요.” ‘시간 위의 집’ 일정이 마무리되면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오디션의 문을 두드려야 한다며 웃었다. “한국과 조금 다른 게 할리우드에서는 톰 크루즈 정도의 월드스타가 아니면 대부분 오디션을 거쳐야 해요. 그런데 오디션에 영 요령이 생기지 않네요. 호호호. 한국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오는 편이 아니라 아쉬운데, 욕심 같아서는 해마다 한 작품씩은 하고 싶어요.”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장범준 “실력보다 일찍 찾아온 인기, 하루하루 부족함 채워가고 있어”

    장범준 “실력보다 일찍 찾아온 인기, 하루하루 부족함 채워가고 있어”

    “저도 해마다 이맘 때 ‘벚꽃엔딩’이 왜 인기를 끄는지 이해못하는 부분이 많아요. 그저 감사하는 마음 뿐이죠. ‘벚꽃 좀비’라는 별명도 욕이 아니라 칭찬처럼 들려서 정말 좋아요.”해마다 봄이 되면 되살아나 음원 차트를 다시 등반하는 노래 ‘벚꽃 엔딩’. 봄 캐럴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싱어송라이터 장범준(28)이 밴드 버스커버스커로 2012년 발표한 노래다. 그가 올해는 음악 다큐멘터리로 돌아왔다. 6일 개봉하는 ‘다시, 벚꽃’(감독 유해진)을 통해서다. 지난해 솔로 2집 앨범을 발표하기까지 거쳤던 수 개월이 촉촉하게 담겨 있다. 그의 주옥 같은 노래들이 움텄던 천안 안서동 골목길 곳곳을 찾아가 볼 수도 있고, 대치동 주택가에 낸 반지하 카페에서 앨범 작업을 하고, 어떤 때는 몇몇 팬 앞에서 조촐하게 라이브를 하고, 심심할 때면 한강변에 나가 버스킹을 하고, 아마추어 세션들과 함께 여수 바닷가에서 공연하는 장범준을 만날 수 있다. 그리 풍족하지 않았던 성장기 등 가족에 얽힌 이야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과의 시간 등이 눈물과 웃음을 번갈아 짓게 한다. 사실 장범준은 미디어 노출을 유달리 꺼리는 뮤지션이다. 그래서 다큐 작업이 의외로 다가온다. 31일 서울 롯데시네마 에비뉴엘에서 열린 언론 시사회에 모습을 드러낸 장범준은 “20대의 마지막 앨범이 될 솔로 2집의 작업 과정을 남기고 싶었는데 이렇게 일상 생활까지 많이 들어갈지는 몰랐어요. 그런데 저는 기왕 이렇게 된거 그냥 하지 뭐, 이런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이런 결과물이 나오게 된 것 같습니다.”장범준은 유해진 감독에게 고마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원래는 성실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면도 있는 데 다큐를 찍고 있으니까, 옆에서 남이 보고 있으니까 앨범 작업을 더 열심히 하지 않았나 싶어요. 제3의 멤버로서 솔로 2집 작업을 도와준 셈이라고 생각합니다.” 만화 애니메이션이 전공인 장범준은 좋아하는 노래를 딱 1년 만 해보자는 마음으로 밴드를 만들어 버스킹을 했다. 그가 만든 버스커버스커는 2011년 말 슈퍼스타K 시즌3에서 준우승 이후 우승자보다 더 큰 인기를 끌며 고공 비행을 했으나 1년여 만에 활동을 중단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나돌았지만 딱히 이렇다할 해명도 나오지 않았다. 당시 이야기도 다큐에 스친다. 예상치 못한 엄청난 인기가 실력보다 먼저 찾아왔다. 다큐에서 장범준은 실력이 안 되는데 이미 유명한 밴드가 되어 있었다고 토로한다. 유명 밴드인데, 멋은 없었다. 그래서 하고 싶은 것을 하다가 다시 모이자고 했다.”저희에겐 너무 큰 기회라 함부로 대할 수가 없었어요. 음악적으로 무엇인가를 풀어가기에는 더 많은 성장이 필요했죠. 솔로 활동을 그렇게 시작하게 됐죠.” 운이 좋게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며 돈도 벌게 됐지만 마냥 부끄러웠다고 했다. “지극히 평범하던 제가 동경하던 그 입장이 된 건데 음악에 있어서 어느 정도 수준은 되어야 하지 않는지, 항상 부족한 마음이 있었죠. 사실 저는 노래 만드는 일이 그렇게 대단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만화학과 출신인데 주변에 취미로 노래를 만드는 친구들이 많았고, 노래들도 정말 좋았죠. 누군가는 저를 따라서 음악을 할 수도 있는 그럴만한 위치가 됐는데 제가 음악적으로 너무 부족하면 그렇지 않을까 고민이 많았어요. 이렇게 보니 제 자존감이 부족한 것 같기도 하네요. 하루 하루 그걸 채우기 위한 과정 같아요.” 음악에 대한 고민도 “저는 제가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부족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사명감을 느끼죠. 남들이 힘든 일을 하며 돈을 벌듯이 나도 날마다 출근해서 연습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있어요. 음악적 부족함 때문에, 열등감 때문에 열심히 했어요. 실력이 는다고 사람들이 더 좋아해 주는가 알 수 없지만 음악적 고민이 많아요. 어떤 음악을 해야할지, 지루할 때도 답답할 때도 있지요. 내 노래를 들었을 때 사람들이 얼마나 놀라고 감정적으로 흔들릴 것인지, 노래를 들려줬을 때 어떤 반응일지, 단어를 어떻게 써야할지, ‘그대여’ 이런 단어를 너무 많이 쓰는 것은 아닌지, 너무 식상하지 않을 지 고민은 끝이 없죠.” 간담회 내내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를 낯설어 하는 모습을 드러내며 미디어 노출을 꺼리는 이유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천성이라고 했다. “원래 소심한 스타일이에요. A형이라 긴장도 많이 합니다. 데뷔 전부터 셀카도 안 찍었어요. 이렇게 플래시가 터지는 것도 불편해요. 그래서 내가 사랑하는 음악을 위해서가 아니라면 굳이 미디어 노출을 해야하는 것인지는 잘모르겠어요. 그런 게 소신이라면 소신이에요. 팬들에게 충분히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죠. (미디어 노출이) 일상의 행복을 뺏어간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저 자신을 그쪽으로 몰아붙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불멸의 히트곡 ‘벚꽃 엔딩’이 발표된 지도 어느 덧 6년째다. 올해도 다시 차트에서 역주행을 하고 있지만 예전만큼의 기세는 아니다. “해마다 이 즈음 순위를 보고 너무 놀라요. 언젠가 디지털 싱글을 낸 적이 있는데 순위가 옛날 노래인 ‘벚꽃엔딩’보다 더 안나오더라고요. 이제 슬슬 떨어진다고 해서 아쉽지는 않아요. 사람이 늙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장범준의 요즘이 궁금했다. 지난해 연말 콘서트를 끝내고서는 석 달, 넉 달 째 마냥 놀고 있다며 웃었다. “요즘은 굉장히 아무 것도 안하고 놀고 있어요. 주변에서 그런 말을 하는 분이 있었어요. 자기 직업이 그냥 행복 그 자체였으면 좋겠다고요. 저는 원래 열등감에 사로 잡혀 일을 밀어붙이듯 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일을 안하는 만큼 행복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30대의 첫 앨범은 어떻게 될까. “아직 20대라서 당장 계획은 없어요. 제가 큰 매니지먼트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핸드메이드, 가내수공업 식으로 만들기는 할텐데 30대 첫 앨범이 버스커버스커가 될지 또 솔로 앨범이 될지, 어떤 음악 스타일일지 아직 모르겠네요.”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록 음악의 아지트, 홍대 앞 프리즘 홀 5주년 잔치

    록 음악의 아지트, 홍대 앞 프리즘 홀 5주년 잔치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홍대 앞에서 크고 작은 음악 공간들이 사라지고 있다. 화려하지는 않아도 묵묵히 곁에서 버티어 주는 공간 하나 하나가 뮤지션들에게는 무척 소중하지 않을 수 없다. 공연장 프리즘 홀도 그런 공간 중 하나다. 핑크플로이드의 명반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의 아트워크에 등장하는 프리즘처럼 다채로운 색깔의 라이브를 음악 팬들에게 선물해왔다. 프리즘 홀이 5주년을 맞아 내로라하는 밴드들과 함께 기획 공연을 준비했다. 2일부터 29일까지 맏형들에서부터 신진 밴드에 이르기까지 스물일곱 팀이 뭉쳐 일곱차례 릴레이 공연을 통해 일곱 빛깔 사운드를 발산하다.국내 하드록과 헤비메탈을 대표하는 밴들이 2일 첫 무대를 장식한다. 농익은 퍼플 공연이다 1980년대 데뷔한 블랙신드롬과 제로지를 비롯해 1990년대의 크럭스, 모비딕, 원, 다운헬이 무대에 오른다. 8일은 섹시&터프 레드 공연이다. 1990년대 인기 아이돌에서 밴드 프런트맨으로 거듭난 김원준의 베일을 포함해 내귀에도청장치, 트랜스픽션, 빈센트앤로즈 등 음악은 물론 비주얼이 돋보이는 밴드들이 함께한다. 9일 옐로우 공연은 등 단편선과 선원들, 제8요일, 갤럭시 익스프레스, 아디오스오디오 등 유니크한 사운드로 정평이 난 개성파 밴드들의 순서다.16일에는 산울림의 둘째 김창훈이 새로 결성한 밴드 블랙스톤즈와 국내 파워 보컬의 대명사 권인하가 골든 디스크 같은 추억의 무대를 꾸린다. 22일은 자메이카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그린 공연이다. 빅밴드 킹스턴루디스카, 넘버원코리안, 노선택과소울소스가 레게와 스카 파티를 연다. 23일은 헤비니스의 푸른 바다에 뛰어들어 슬램과 다이브를 즐길 수 있다. 국내 헤비니스의 간판 크래쉬와 바세린, 신예 메스그램과 r4-19이 함께한다. 마지막 29일 화이트 공연은 쏜애플, 보이즈인더키친, 에이프릴세컨드 등 최근 가장 뜨겁게 타오르고 있는 밴드의 음악에 몸을 흔들 수 있는 무대다. 국내 멜로디 펑크의 간판 이용원이 옐로우몬스터즈를 능가하는 팀을 목표로 새롭게 꾸린 밴드 소닉스톤즈도 함께한다. 문의 (070)8150-2979. 예매 3만원.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악에 대한 공분’이 우리를 하나로 잇는다

    ‘악에 대한 공분’이 우리를 하나로 잇는다

    악의 시대를 건너는 힘/강상중 지음/노수경 옮김/사계절출판사/184쪽/1만 1500원아무렇지 않게 인명을 살상하는 흉악 범죄뿐만이 아니다. 온라인에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타인의 인격을 살상하는 일들이 벌어진다. 사회 지위의 고하를 막론하고 세상 도처가 크고 작은 악으로 들끓고 있다. 그러한 악을 원리주의적으로 추종하는 희한한 일들도 벌어지고 있다. 한쪽에서는 악의 발호를 지켜보며 증오가 불타오른다. 도대체 악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요즘 들어 왜 이리 활개를 치는 것일까. 재일 한국인 2세로 정치사회학자인 저자는 악은 파괴 본능을 비롯한 자유의지를 갖고 있는 우리 안에 내재된 것이며 이를 잘 길들이고 통제하는 안전, 정의, 자유가 무너졌을 때 번성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에 따르면 작금의 세상은 세 가지 브레이크가 부러진 채 폭주하는 자동차와 같다. 저자는 일본을 떠들썩하게 만든 흉악 범죄에서부터 성경, 밀턴의 ‘실낙원’,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과 ‘핀처마틴’, 그레이엄 그린의 ‘브라이턴 록’, 나쓰메 소세키의 ‘그후’ 등에 드러나는 악의 얼굴들을 찬찬히 곱씹는다. 자본주의도 시스템적인 악으로 고찰한다. 확대 과정에서 견디기 힘들 만큼의 격차와 새로운 빈곤을 만들어 내고 살아가는 의미를 빼앗아 가기 때문이다. 저자의 주장에서 재미있는 부분은 악에 대한 증오를 유지해야 한다는 대목이다. “꼴좋다”는 야비한 환희 또한 그 범주에 속하는 감정이다. “‘이 녀석만은 용서할 수 없어’라는 감정의 싹이 인간성에 깊이를 더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대를 회복하는 기회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부정적인 감정의 뒷면에는 자신의 내면에서 움튼 ‘증오’라는 에너지를 다른 사람에게도 공감받고 이해받고 싶은, 그러니까 다른 사람과 이어지고 싶다는 절절한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악은 세상으로부터 고립되어 있을 때 깃들기 쉽지만 그러한 악을 보며 함께 분노하는 순간에 하나로 연결된 우리는 악의 시대를 건너는 힘을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마치 촛불처럼.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경계인 윤이상의 음악… 경계 없이 흐른다

    경계인 윤이상의 음악… 경계 없이 흐른다

    탄생100주년 곳곳서 기념 음악회올해는 세계적인 현대 음악가 윤이상(1917~1995) 탄생 100주년이다. 그의 음악이 여느 때보다 풍성하게 연중 방방곡곡을 흐른다. 자연인으로는 남과 북, 음악인으로는 동양과 서양 사이의 경계인이었던 그다. 이념 논란으로 생전 정치적 박해와 탄압을 받았던 그가 남긴 음악이 문화계 블랙리스트 논란이 불거진 오늘, 더 크게 울려 퍼진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31일 개막하는 2017 통영국제음악제에서는 윤이상의 음악 세계가 이전보다 더 집중 조명된다. 매진된 개막 공연에서는 슈테판 솔테스가 지휘하는 통영 페스티벌 오케스트라(TFO)가 첼리스트 니콜라스 알트슈태트와 윤이상의 걸작 첼로 협주곡을 협연한다. 빈 필하모닉 앙상블은 무속 의식을 음향적 환상으로 표현한 ‘밤이여 나뉘어라’를 연주한다. 쾰른 체임버 오케스트라는 최수열의 지휘로 8중주를 들려준다. 윤이상에 정통한 독일 연주자들로 구성된 ‘윤이상 솔로이스츠 베를린’은 ‘낙양’(陽) 등을 들려준다. 세계적인 현대 음악 현악사중주단 아르디티 콰르텟은 윤이상의 현악사중주 3번과 4번을 연주한다. 윤이상이 빚어낸 오페라 ‘류퉁의 꿈’도 무대에 올려진다. 폐막 공연은 서울시향이 맡았다. 데니스 러셀 데이비스의 지휘로 윤이상의 클라리넷 협주곡을 연주한다. 다음달 9일 음악제가 막을 내린 뒤에도 통영국제음악당에서는 밍게트 콰르텟(5월 14일), 경기 필하모닉(8월 26일), 첼리스트 장 기엔 케라스(10월 13일), 소프라노 조수미(10월 28일), 크로노스 콰르텟(11월 19일) 등 국내외 아티스트들이 꾸준히 윤이상을 재해석하는 순간을 마련한다. 9월 22일이 정점이다. 윤이상과 친분이 두터웠던 하인츠 홀리거가 지휘하는 TFO가 윤이상 탄생 100주년 기념 음악회를 연다. 앞서 탄생일인 9월 17일에는 홀리거가 오보이스트로 참여하는 TFO 실내악 무대가 꾸려진다. 통영 밖에서도 윤이상이 흐른다. 서울시향은 다음달 20일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공연에서 수석객원지휘자 티에리 피셔의 지휘로 윤이상의 서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3회를 맞은 경기 실내악 페스티벌은 올해 주제를 윤이상으로 잡아 5월 17일 경기 구리아트홀에서 ‘윤이상의 음악 세계’를 펼친다. 8월 31일 금호아트홀에서는 한때 정부 지원 중단으로 좌초 위기에 놓였던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 지난해 박성용영재특별상을 수상한 피아니스트 하규태가 독주회를 갖는다. 9월 22일 같은 장소에선 윤이상의 작품에 애착을 보여온 첼리스트 고봉인이 헌정 무대를 마련한다. 한편, TFO는 윤이상이 반평생을 보냈던 독일을 비롯한 유럽을 찾아가 첫 투어를 한다. 9월 25일부터 10월 2일까지 독일의 보훔과 함부르크, 하노버, 오스트리아 린츠, 체코 브루노,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를 돌며 윤이상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하모니아 등을 연주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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