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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대표작 ‘택시운전사’ 美 아카데미영화상 노린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조명한 영화 ‘택시운전사’가 내년 2월 열리는 제90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외국어 영화 부문 한국 출품작으로 선정됐다고 배급사 쇼박스가 4일 밝혔다. 아카데미영화상의 외국어 영화 부문은 나라별로 한 편만 출품할 수 있으며 다섯 편을 후보작으로 압축해 이 중에서 한 편을 시상한다. ‘택시운전사’의 주연배우인 송강호는 지난해 ‘사도’, 올해 ‘밀정’에 이어 내년까지 3년 연속 한국 대표작의 주연배우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장훈 감독은 2012년 ‘고지전’을 출품한 것을 포함해 두 번째다. 영화진흥위원회 심사위원 측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국의 특수성뿐 아니라 아시아 인권과 민주화 과정을 잘 표현했으며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휴머니즘으로 많은 세계인에게 작품의 의미와 주제를 잘 전달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영화적인 완성도 또한 뛰어난 작품이기에 심사위원 모두 동의했다”고 밝혔다. 현재 누적 관객 1200만명을 넘보고 있는 ‘택시운전사’는 광주민주화운동 현장을 취재해 이를 세계에 알린 독일기자 고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태우고 광주까지 간 서울의 택시운전사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月 최대 472만원까지 미술작가 보수 받는다

    미술 작가들이 창작 활동에 대한 정당한 보수를 받고, 요구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9월부터 ‘미술작가 보수제도’를 국공립 미술관 6곳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다고 4일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자체 예산으로 충당하고 그 외 공립미술관은 문체부 예산으로 지원한다. 이를 위해 문체부는 지난 5월부터 참여 대상을 신청받았으며 이달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시범 운영 결과 개선점을 보완해 내년부터 전체 국공립 미술관을 대상으로 점진 확대, 시행할 방침이다. 문체부가 마련한 미술작가 보수의 세부 기준은 중견·원로 작가 월 최대 472만원, 신진작가 월 최대 236만원이다. 기준 단가는 학술연구 용역 인건비를 기준으로 책정했다. 여기에 전시 참여율과 기간, 작품 종류, 예산 가중치 등을 반영해 실제 지급되는 보수를 정한다. 신진작가가 한 달 내내 전시에 참여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236만원의 보수를 받을 수 있다. 해외에선 미술작가의 창작 활동에 대한 보수인 ‘아티스트 피’(artist fee) 제도를 시행하는 나라들이 많다. 캐나다, 영국, 아일랜드, 미국, 폴란드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국내에선 미술작가들의 창작 활동에 대한 보수 지급이 관행적으로 무시되어 왔다. 작가들에게 지급하는 재료비나 설치비에 사례비가 포함된 것으로 간주해 별도의 보수를 지급하지 않은 것. 또 재료비와 설치비도 일정한 기준 없이 지급됐으며 이 같은 창작 환경은 미술작가들의 안정적인 창작 활동을 저해하는 요소로 꼽혀 왔다. 문체부 관계자는 “예술인의 창작권 보장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며 “미술작가 보수제도 관련 의원 입법이 발의돼 있어 법이 제정되면 본격적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올해 美예선도 열려요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올해 美예선도 열려요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에서 키보드를 치고, 또 조용필 7집 ‘사랑하기 때문에’와 이문세 3집의 ‘그대와 영원히’ , 김현식 4집의 ‘그대 내 품에’를 작사·작곡하며 선수들 사이에서는 될성부른 떡잎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유재하는 1987년 여름 자신의 첫 앨범을 내며 대중에게 성큼 다가갔다. 노래, 작사, 작곡, 편곡에 연주, 프로듀싱까지 당대에 보기 드문 천재성을 뽐내며 서서히 존재를 알리던 그는 그해 11월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하며 스물다섯의 나이에 세상을 떴다. 대중가요에 클래식과 팝 감성을 입혔던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앨범은 우리 대중음악의 흐름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올해는 그의 30주기다.실력파 가수들을 배출한 ‘유재하 음악경연대회’가 11월 18일 오후 6시 유재하의 모교인 한양대 백남음악관에서 열린다. 유재하음악장학회가 주최하고, 유재하 동문회가 주관, CJ문화재단 등이 후원한다. 28회를 맞는 올해부터는 해외까지 참가 대상을 확대했다. 30년 가까이 우리 대중음악에 새로움을 불어넣는 창작자의 등용문이 돼 온 대회는 포스트 유재하를 발굴하자는 취지로 1989년 시작됐다. 유족이 음반 수익에 사재를 보태 장학회를 설립했고, 장학기금을 바탕으로 대회가 열렸으나 2005년 대회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며 한 해를 걸렀고, 이듬해 싸이월드의 후원으로 재개됐다가 2013년 다시 무산 위기에 처했다. 당시 대회 출신, 이른바 유재하 동문회가 똘똘 뭉쳐 개최에 힘을 모았고 역대 최다인 482팀(1500명)이 참가해 불씨를 살렸다. 이듬해부터는 CJ문화재단의 후원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부터는 싱어송라이터 발굴 취지에 맞게 참가 팀 멤버 전원이 가창·연주 외에 작사·작곡에도 반드시 참여하도록 규정을 강화했다. 오는 6일부터 17일까지 만 18세 이상 대학생과 대학원생은 개인 또는 팀으로 CJ아지트 홈페이지를 통해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다. 10월 21~22일 CJ아지트 광흥창에서 열리는 2차 오프라인 예선을 거쳐 10개 팀이 본선에 오를 수 있다. 올해는 10월 28~29일 미국에서도 2차 오프라인 예선을 열 예정이다. 본선 진출 팀에는 모두 2000만원의 장학금과 수상자 앨범 제작 및 발매, 기념 공연 등 뮤지션으로 성장할 기회가 주어진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새 영화] ‘매혹당한 사람들’

    [새 영화] ‘매혹당한 사람들’

    지난 8월 박찬욱 헌정관 개관에 맞물려 특별전이 열렸다. 소문난 영화광인 박 감독이 사랑한 영화 중 하나로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1971년작 ‘더 비가일드’가 상영됐다. ‘신체강탈자의 침입’(1956)이나 ‘더티 해리’(1971) ‘알카트라즈 탈출’(1979) 등으로 유명한 돈 시겔 감독의 작품이다. 돈 시겔의 작품 중 유독 인연이 없었던 작품이라고 박 감독은 설명했다. 박 감독이 이 작품을 떠올린 까닭은 지난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칸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가 소피아 코폴라가 연출한 ‘매혹당한 사람들’을 접했다. 칸 70년 사상 두 번째로 여성에게 감독상을 안긴 이 작품은 돈 시겔의 작품을 리메이크한 것으로, 토마스 컬리넌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이야기 뼈대는 같다.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4년 미국 남부의 한 숲속에서 버섯을 따던 소녀 에이미(우나 로렌스)가 다리에 심한 부상을 입은 북군 하사 존(콜린 파렐)을 발견해 자신이 머물고 있는 여성 기숙학교로 부축해 온다. 전쟁 통에 많은 학생들이 떠난 기숙학교에는 교장 마사(니콜 키드먼), 교사 에드위나(커스틴 던스트), 그리고 소녀와 여성의 경계에서 도발적인 모습을 보이는 알리시아(엘리 패닝) 등 학생 5명만 있을 뿐이다. 난데없는 남자의 출현에 따분할 정도로 평온하던 학교에 묘한 분위기가 흐른다. 목숨을 건진 존은 자신을 경계하는 여자들의 마음을 열기 위해 애를 쓰고, 여자들 사이에서는 두려움과 호기심, 동정심, 그리고 욕망과 질투가 뒤엉킨다. 존의 시선을 중심에 뒀던 돈 시겔과는 달리 소피아 코폴라는 여자들의 시선으로, 이들에게 내재된 욕망을 우아하고 절제된 톤으로 묘사한다. 돈 시겔은 내면의 독백이나 회상을 통해 여자들의 심리를 직접적으로 들려줬으나, 소피아 코폴라는 캐릭터의 표정과 몸짓, 행동에 감정을 담아내며 적나라하지 않지만 은근한 에로티시즘을 빚어낸다. 존이 머무는 방을 기웃거리거나, 존과의 첫 저녁 식사 자리에 모두가 한껏 치장하고 나오는 등 존을 향한 여자들의 욕망은 때때로 관객을 킥킥거리게 만든다. 욕망의 충돌 때문에 파국으로 치닫는 중후반 이후에는 ‘미저리’ 분위기로 옮아간다. 니콜 키드먼과 커스틴 던스트, 엘리 패닝 등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박 감독이 그랬던 것처럼 두 작품을 비교해보는 것도 영화 감상의 즐거움을 극대화한 게 아닌가 싶다. 7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최PD “‘MBC·KBS 없는 셈 치자’는 무관심 겁나… 다른 해고자들과 돌아갈 것”

    최PD “‘MBC·KBS 없는 셈 치자’는 무관심 겁나… 다른 해고자들과 돌아갈 것”

    “관객들과 대화를 해 보면 많은 분이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합니다. 그간 KBS, MBC에 비판적인 시선이 많았죠. 구성원들은 그 안에서 잘 먹고 잘사는 것 아니냐고요. 하지만 ‘공범자들’을 통해 그 안에서 얼마나 처절한 싸움이 있었는지, 어떻게 패배했는지, 그 결과 이용마 기자처럼 몸이 망가지거나 김민식 PD처럼 홀로 용감하게 싸움을 이어 가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달라졌다는 거지요.”‘공범자들’은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공영방송에 어떤 일이 벌어졌고, 방송인들이 어떻게 싸워 왔는지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단순히 과거만 조명하는 것은 아니다. 최승호(56) PD는 공영방송을 몰락시킨 장본인들의 현재를 좇는다. 개봉 18일 만인 3일 누적 관객 20만명을 넘어섰다. 민감한 이슈를 다룬 다큐로는 이례적으로 최근 거세지는 공영방송 정상화 물결에 힘을 모으는 데 한몫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자백’(14만명) 개봉 때만 해도 이렇게 빨리 다큐 영화를 또 선보이게 될지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간 것은 지난해 말부터다. “촛불이 일어나며 대통령 탄핵 분위기가 됐어요. 대선이 앞당겨지고 새로운 시대가 오게 됐을 때 KBS, MBC만 적폐 왕국으로 남게 되는 상황이 겁났죠. KBS, MBC는 없는 셈 쳐도 된다는 사람도 많았거든요. 어쨌든 공영방송은 우리 사회 공기로서 역할을 해야 하고 국민 재산인데 이걸 버리면 큰 손실이자 우리 스스로 미래를 막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어떤 식으로든 시민들을 설득하고 싶었습니다.” 최 PD도 MBC 해직 언론인이다. ‘PD수첩’을 통해 굵직굵직한 탐사 보도로 이름을 알렸다. 2012년 170일 파업 과정에서 해고됐다. 이듬해 대안언론 뉴스타파에 합류해 탐사 보도를 이어 가고 있다. ‘공범자들’을 만드는 과정은 그 자신에게도 많은 것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우리가 벌였던 싸움의 의미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는 시간이었죠. 영화에도 나오지만 이용마 기자가 그러더라고요, 우리가 침묵하고 있지 않았다는 것을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설사 언론인으로서 우리의 삶이 끝난다 해도 그렇게 싸웠던 사람들이 있다고 인정해 주는 누군가가, 그 싸움을 이어 나갈 누군가가 생길 테니까요. 물론 우리가 직접 패배에서 승리로 바꿔 낼 수 있다면 훨씬 좋은 일이죠.” ‘공범자들’이 개봉한 지 꽤 됐지만 엊그제에야 영화가 완성됐다고 최 PD는 눈을 빛냈다. “영화 마지막에 징계 리스트가 자막으로 올라가는 부분이 있는데, 새롭게 한 문장을 넣었어요. ‘KBS새노조, MBC노조는 2017년 9월 4일 공영방송을 회복하기 위한 파업에 돌입했다’라고요. 그것으로 ‘공범자들’은 완성됐습니다. 이번 파업 결과 10년 뒤 공영방송이 어떤 모습일지는 아직 모르지만 마지막 싸움을 했다는 기록을 남기고 싶었죠.” 그는 6년째 해고 무효 소송을 이어 가고 있다. 1, 2심까지 승소한 뒤 2년 5개월이 넘도록 대법원 상고심 판결이 나오지 않는 상황. 하지만 터널의 끝이 보이는 것 같다고 했다. “다른 해고자들과 함께 돌아가야죠. 올해 안에는 나오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항소심까지 핵심 요지는 공영방송의 근로조건 중 하나가 공정방송이고, 이를 침해당했을 때 저항하는 것은 방송인의 권리이자 의무라는 거예요. 대법원 판결을 통해 판례로 남으면 언론 자유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겁니다. 서울신문에도 영향을 주는 판례라고 봐요. 불공정 보도를 이유로 파업을 벌이면 지금까지는 불법이었지만 앞으로는 합법화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머릿속에 그림 그리듯 39개 질문 따라가 보니 조선시대 생활사 ‘쏙쏙’

    머릿속에 그림 그리듯 39개 질문 따라가 보니 조선시대 생활사 ‘쏙쏙’

    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나요?/송찬섭 지음/문종인 그림/다섯수레/40쪽/1만 3000원우리 역사 중에서도 조선 시대에 우리 선조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궁금한 아이들에게 딱 맞는 책이다. 한국사 중에서도 특히 조선 시대에 집중하고 있는 저자가 신분 제도와 통치 체제, 관혼상제, 생활 풍속, 의식주 등과 관련해 조선 시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그 모습을 머릿속에 그림 그리듯 떠올릴 수 있도록 서른아홉 가지 질문을 던지고 또 유물과 사료 등 자료를 곁들여 답한다. 단순히 한글, 경복궁, 백자와 같은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바탕에 ‘민본’이라는 정치 이념이 깔려 있었다는 점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설명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늦지 않은 새 도전, 늙지 않을 이 눈빛

    늦지 않은 새 도전, 늙지 않을 이 눈빛

    흉악 범죄가 득실대는 영화가 차고 넘치는 요즘이다. 덩달아 희대의 악당, 살인마 캐릭터가 쏟아지고 있다. 오는 6일 개봉하는 ‘살인자의 기억법’(감독 원신연)에도 연쇄살인범이 나온다. 뭐가 새로울까 싶기도 한데, 그래도 ‘설경구(49)니까’ 하는 마음이 고개를 슬며시 든다. 그는 ‘살인자의 기억법’을 “매너리즘의 긴 터널에서 벗어나게 해 준 작품”이라고 소개했다.아닌 게 아니라 이창동 감독과 함께한 ‘박하사탕’(1999)과 ‘오아시스’(2002)를 통해 자신의 시대를 알렸고, 첫 천만 영화라는 역사를 쓴 강우석 감독의 ‘실미도’(2003)와 윤제균 감독의 ‘해운대’(2009)로 첫 쌍천만 배우로 등극한 설경구였지만 최근 수년간은 빛을 잃었다. 연기적으로도 ‘또 소리 지르냐’, ‘평범해졌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다. “스크린 데뷔 초반에 연기로 너무 달려서 지친 부분도 있고, 그러다 보니 쉽게 가려고 했던 게 있었어요. 그렇게 한 10년 가까이 가다 보니 이러다가 정말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겠구나 고민이 많이 되더라고요. 그러던 차에 만난 작품이에요. 딱 보니까 정말 만만하지 않은 캐릭터 같았어요. 그래서 무조건 해야 한다고 마음먹었죠.” ‘살인자의 기억법’은 2013년 출간된 김영하의 소설이 원작이다. 설경구는 알츠하이머를 앓으며 기억을 잃고 있는, 그래서 기억의 단편들과 상상과 망상을 오가는 병수를 2015년 하반기에 만났다. 병수는 ‘세상의 나쁜 것들을 청소하는’ 연쇄살인범이었다가 어느 날 살인을 멈추고 17년 동안 동물병원 원장으로 본능을 감추며 살아왔다. 어느 날 우연히 만난 경찰관 태주(김남길)가 자신과 같은 부류임을 직감하고, 둘은 서로 주변을 맴돌게 된다. 소설에서 70대로 나오는 병수는 시나리오에선 50대 후반으로 설정되었는데, 설경구는 60대쯤으로 영점 조정해 조준했다. 40대 후반의 나이에 분장 없이 60대의 얼굴을 하려고 그냥 살을 뺐다. 특별한 웨이트 트레이닝 없이 하루 라면 두 개와 참치캔 하나로 버티며 평소 80㎏ 가까이 나가던 체중을 68㎏까지 줄였다. 그렇게 설경구의 병수는 마른 장작처럼 말랐다.“요즘 제가 맡은 캐릭터의 얼굴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게 돼요. 연쇄살인범의 얼굴은 어떤 얼굴일까, 사연이 많은 사람은 어떤 얼굴일까 고민하다가 기름기를 쫙 빼고 건조한 얼굴로 가 보자고 마음먹었어요. 그렇게 늙으려면 살을 뺄 수밖에 없었죠. 다른 선택지가 없었어요. 그래서 감독에게 제가 한번 늙어 볼게요, 라고 말하고는 땀복과 함께 땀만 쭉쭉 뺐어요. 그랬더니 얼굴과 목, 손등이 쭈글쭈글해지더라고요.” 25년간 쌓아 올린 필모그래피에 큰 획을 긋는 연기를 펼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거기에 만족하지 않는 눈치다. 설경구는 “앞으로 더 달라질 것”이라고 눈을 빛냈다. ‘서부전선’ 이후로 일 년 반 가까이 개봉작이 없었던 설경구는 2015년과 지난해 찍어 놓은 ‘루시드 드림’, ‘살인자의 기억법’,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이 올해 들어 극장에 풀리며 물 만난 고기처럼 다시 관객들과 활발하게 만나고 있다. 칸영화제 초청작인 ‘불한당’을 통해서는 극장을 직접 대관해 N차 관람을 할 정도의 열혈팬층인 ‘불한당원’들도 생겨났다. 이제 긴 터널에서 벗어난 느낌이다. 앞으로 설경구의 얼굴은 어떻게 변해 갈까. “얼굴은 늙어도 눈은 늙지 않고 싶어요. 노안과는 다른 이야기인데, 언젠가 TV에서 기괴한 몰골의 70대 후반 노인을 본 적이 있어요. 방문이 열리지 않을 정도로 집안에 책이나 물건들을 잔뜩 쌓아 놓고 사는 분이었는데 유학까지 다녀온 발명가였죠. 그런데 눈만은 호기심이 가득해 하나도 늙어 보이지 않는 거예요. 완전히 청년의 눈이었어요.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집념이 눈을 안 늙게 하는구나, 하는 것을 알았어요. 목표가 없으면 눈도 늙는다고 하데요. 저도 눈은 늙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음유시인 조동진, 애도 속에 영면

    음유시인 조동진, 애도 속에 영면

    한국을 대표하는 음유시인 조동진이 영면했다.조동진의 장례식이 30일 오전 5시 30분 경기 고양 일산동구 일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방광암 투병 중이던 고인은 지난 28일 새벽 자택에서 쓰러져 세상을 떠났다. 동생인 조동익과 조동희를 비롯해 장필순 등 유족과 동료들이 눈물 속에서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장례 기간 동안 빈소에는 고인의 생전 모습을 담은 영상과 함께 ‘울고 있나요 당신은 울고 있나요/ 아아~그러나 당신은 행복한 사람’이란 노랫말의 ‘행복한 사람’을 비롯해 ‘제비꽃’ 등 대표곡이 흘렀다. 또 산울림의 김창완, 양희은, 한영애, 정원영, 김광민, 함춘호, 신촌블루스 엄인호, 하덕규, 윤종신, 김현철, 유희열 등 고인과 음악적인 교분을 나눴거나 고인에게 영향을 받은 많은 뮤지션이 빈소를 찾았다. 막내 동생인 조동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도종환 장관님, 김지운 감독님, 부천영화제 등 정말 많은 문화예술인들과 팬들의 꽃과 마음, 발걸음 속에서 유난히 찡했던 꽃바구니. 님의 노래는 ‘내 가슴 두드리던 아득한 종소리’였습니다-조국’”이라는 글을 올리며 고인과 마지막을 함께한 이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블랙리스트 조사委 , ‘부산국제영화제 외압’ 첫 직권조사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태의 전말을 파헤칠 민관 합동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가 출범 1개월 만에 예열을 끝내고 본격 조사에 들어간다. 진상조사위는 30일 부산국제영화제 외압과 서울연극제 대관 배제 및 아르코 대극장 폐쇄를 첫 직권조사 대상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진상조사위는 새달 1일 전원 위원회 최종 의결을 거쳐 직권 조사를 개시한다. 우선 특검과 감사원 조사가 미진한 것으로 판단되는 사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실시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조사위는 31일 온라인 블랙리스트 제보 센터(www.blacklist-free.kr)와 페이스북 페이지(@blacklistfree2017)를 개설해 관련 피해 사례를 알리고 조사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진상조사위는 이를 통해 진상 조사와 제도 개선에 대한 문화·예술계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발족한 진상조사위는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 4명과 민간 전문가 17명 등 21명으로 구성됐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해맑은 미소 - 섬뜩함…저와 극과 극 캐릭터, 저에겐 돌파구 같아요”

    “해맑은 미소 - 섬뜩함…저와 극과 극 캐릭터, 저에겐 돌파구 같아요”

    “‘브이아이피’는 돌파구 같은 작품이에요. 전에 슬럼프가 심하게 왔었죠. 제 기본적 성향이나 성격이 캐릭터와 대립하는 순간들이 많았거든요. 어찌어찌 묘사해 내기는 하지만 자꾸 거짓말하는 느낌이라 속으로는 너무 괴로웠어요. 저와는 완전히 다른, 아예 공감할 수 없고, 공감해서는 안 되는 극과 극의 캐릭터라면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배우 이종석(28) 하면 곱상한 외모에 선한 이미지의 미소년이 떠오른다. 현재 박스오피스 1위 범죄 누아르 ‘브이아이피’(감독 박훈정)에서 이종석은 자신의 그러한 이미지를 여지없이 깨뜨린다. 극 중 여성을 대상으로 한 잔혹한 범행 장면에 대한 논란과는 별개로 이종석의 변신에 대한 호평이 쏟아진다. 4년 전 ‘관상’에서의 호연을 뛰어넘는다는 평가다. “뿌듯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해요. 청불 영화니까 호불호가 분명히 갈리는데 캐릭터 자체에 대한 평가는 좋은 것 같아 만족합니다. 얘가 연기 욕심도 있고, 좀 하는구나 하고 봐 주는 것 같아서요.” 그가 연기한 북한 고위층 자제 김광일은 연쇄살인마다. 북에서도 잔혹한 범죄 행각을 벌이다가 남쪽 국정원과 미국 CIA의 공작으로 기획 귀순하는 인물인데 일반적인 연쇄살인마 캐릭터와 분명 다른 지점이 있다. 해맑은 미소 속에 섬뜩함이 묻어난다. 이 미소에 그가 출연을 결심하게 된 포인트가 있다고 했다. “남자 영화를 동경했지만 기회가 있어도 주저했어요. 관객들이 좋아하는 제 이미지는 그런 게 아니거든요. 인상 쓰며 담배를 물고 서 있는 모습이 어울릴지 걱정이 많았죠. 그런데 ‘브이아이피’는 억지로 새로운 것을 하지 않고 제가 가진 것을 그대로 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 작품이었어요. 이 작품을 하며 미소의 종류가 그렇게 많은 줄 처음 알았어요. 여유로운 미소, 비릿한 미소 등등, 감독님이 이를 드러내고 웃지 마라, 입꼬리를 올리지 마라, ‘아메리칸 사이코’의 크리스천 베일 같은 미소를 지어 봐라, 정말 다양한 디렉션을 주기도 했어요.” 박 감독이 시나리오를 쓴 ‘악마를 보았다’의 최민식 캐릭터를 최고의 악역으로 꼽기도 한 그는 온전한 로맨틱 코미디를 해 보고 싶다며 해맑게 웃었다. “저는 저를 최대한 많이 소진하고 소비하고 싶어요. 다작을 하는 편인데, 자꾸 연기하다 보면 이미지가 소진될 거고 그러다 보면 대중들이 궁금해하지 않아서 들어오는 시나리오도 줄어들 거고, 저 스스로 새로운 것을 찾아내려 하겠죠. 그렇지 못하면 소멸할 테니까요.”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故 조동진 새달 콘서트 ‘헌정·추모’ 공연으로

    故 조동진 새달 콘서트 ‘헌정·추모’ 공연으로

    지난 28일 새벽 세상을 떠난 조동진이 음악 레이블 푸른곰팡이와 함께 열기로 했던 콘서트가 헌정, 추모 무대로 성격을 바꿔 예정대로 진행된다.푸른곰팡이는 다음달 16일 오후 7시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꿈의 작업 2017- 우리 같이 있을 동안에’ 공연을 연다고 29일 밝혔다. 푸른곰팡이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공연이 매진되자마자 조동진은 홀연히 떠나버렸다”며 “유족 측과 논의 끝에 남은 이들이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헌정·추모 공연으로 예정된 시간과 장소에서 진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푸른곰팡이는 조동진이 이끌었던 1980년대 동아기획, 1990년대 하나음악의 명맥을 잇는 음악 공동체다. 이날 공연은 조동진이 2004년 LG아트센터 단독 공연 이후 처음으로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다. 조동진은 떠났지만 장필순, 한동준, 더 클래식의 박용준, 이규호, 조동희, ‘더 버드’, 정혜선, 오소영, 소히, 새의 전부, 오늘 등 푸른곰팡이 가족들은 그대로 무대에 오른다. 조동진의 동생 조동익과 어떤 날을 함께했던 기타리스트 이병우가 특별게스트로 나선다. 조동진이 이끌었으며 대중음악 창작자의 산실이었던 1980년대 동아기획, 1990년대 하나음악의 명맥을 잇는 푸른곰팡이의 레이블 콘서트는 20년 만이다. 조동진이 생전 마지막 작업이었던 6장의 리마스터링 정규 앨범 세트도 공연 당일 공개된다. 전곡 악보집, 사진집, 가사집, 황현산 문학평론가와 시인 나희덕·이원, 평론가 신현준·성기완·박준흠·최지선·김영 등의 비평집이 곁들여진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데스크 시각] 올가을, 영화계에 일어날 두 가지 중요한 일/홍지민 문화부 차장

    [데스크 시각] 올가을, 영화계에 일어날 두 가지 중요한 일/홍지민 문화부 차장

    어느덧 여름의 끝자락이 보이고 있다. 보다 가을색이 완연해지면 우리 영화계는 두 가지 중요한 전환을 맞게 된다.우선 영화진흥위원회가 그렇다. 영진위 쇄신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해 말을 시작으로 지난 26일까지 박근혜 정부 시절 임명된 영진위원 8인의 임기가 모두 종료됐다. 영진위원은 영진위원장과 함께 우리 영화의 오늘과 미래를 위한 정책적인 결정을 하는 자리다. 인사 검증을 거쳐 새로 영진위원들이 선임되면 지난 5월 대선 직전부터 사실상 빈자리였던 영진위원장을 선정하기 위한 임원추천위원회가 구성된다. 그리고 공모 과정을 거쳐 추천위원회가 압축한 복수의 후보 가운데 한 명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신임 영진위원장으로 임명하게 된다. 돌발적인 변수가 생기지 않는다면 이르면 추석 연휴 즈음 신임 영진위원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도종환 문체부 장관은 지난달 중순부터 공식, 비공식 일정을 망라하며 영화 단체들을 만나 현장 목소리를 들으며 영진위원 후보군을 추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 나선 도 장관은 “(후보군을) 48명으로, 또 16명으로, 8명으로 압축해 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영화계 안팎에서는 신임 영진위원장과 영진위원 등의 새로운 리더십에 거는 기대가 적지 않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 적폐 청산과 쇄신은 최우선적이고 기본적인 임무다. 이 밖에도 투자·배급, 상영의 수직 계열화와 이에 따른 스크린 독과점 심화 문제, 스태프 처우 개선과 관행을 빙자한 성폭력을 포함한 인권 침해의 해소, ‘옥자’로 불붙은 영화의 패러다임 재정립 문제 등 영화계가 직면하고 있는 현안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물론 영진위가 모든 해결책을 내놓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 영화계의 중지를 모아 미래의 방향을 설정하는 장을 마련하는 데 앞장설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우리 영화가 국제 경쟁력을 갖추게 된 뒤 이따금 제기되고 있는 영진위 무용론을 불식시킬 수 있는 시기도 이번 가을부터가 아닐까 한다. 이번 가을은 부산국제영화제에도 중요한 시기다.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이빙벨’ 상영 문제를 놓고 2년 넘게 외풍에 흔들리며 깊은 내상을 입은 부산영화제다. 지난해 민간 사단법인으로 전환하며 어렵사리 스물한 번째 영화제를 치러냈지만 여전히 여진에 휩싸인 채다. 상당수 국내 영화단체들이 보이콧을 풀지 않고 있으며, 이에 대한 설득작업이 지지부진하고 내부에서 불협화음도 불거졌다. 급기야 김동호 이사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이 올해 영화제를 끝으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일련의 갈등 속에 영화제를 떠나야 했던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복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지만 본인은 부정적인 반응이다. 사퇴 선언이 번복되지 않는다면 22회 영화제 이후 새로운 리더십을 세워야 하는 상황이 도래한다. 과도기에 있던 영화제가 2기를 본격 출범시켜야 할 순간이 오는 것이다. 과거 부산영화제가 아시아 최고로 성장하는 과정에는 영화제 얼굴을 담당한 김동호 이사장과 살림을 도맡은 이 전 집행위원장, 콘텐츠를 책임진 고(故)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의 균형을 이룬 리더십이 있었기 때문이다. 부산영화제가 제대로 된 리더십을 갖추고 다시 질주하려면 이번 가을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이를 위한 첫 단추는 국내 영화인들과 영화 팬들이 올해 영화제에 힘을 실어 줄 때 꿰어질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다. icarus@seoul.co.kr
  • ‘제비꽃’ 노래한 음유시인, 끝내 꽃잎 떨구다

    ‘제비꽃’ 노래한 음유시인, 끝내 꽃잎 떨구다

    ‘못다 한 음악은 천상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음유시인 조동진이 28일 오전 3시 43분 세상을 떠났다. 70세.조동진의 막내동생 조동희는 이날 언론과의 통화에서 “자택 욕실에 쓰러져 있는 오빠를 조카가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 중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최근 방광암 4기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던 조동진은 수술을 위해 이날 고려대 병원에 입원할 예정이었다. 지난해 말 20년 만에 새로운 정규 앨범을 선보였고, 다음달에는 13년 만에 콘서트 무대에 설 계획이었던 터라 그의 부음은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조동진은 동아기획, 하나음악의 맥을 잇는 푸른곰팡이의 레이블 콘서트 ‘꿈의 작업 2017- 우리 같이 있을 동안에’에 함께할 예정이었다. 조동진은 포크 1세대이자, 한국 언더그라운드 음악의 대부라는 평가를 받는 싱어송라이터다. 1966년 미8군 무대를 통해 음악을 시작했고, 록그룹 ‘쉐그린’과 ‘동방의 빛’의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로 활동했다. 1979년 ‘행복한 사람’이 담긴 1집을 발표하며 솔로로 데뷔한 조동진은 2집(1980)의 ‘나뭇잎 사이로’, 3집(1985)의 ‘제비꽃’ 등 서정성 짙은 포크 음악으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한대수, 김민기, 송창식 등 같은 세대 포크 뮤지션들이 정치·사회적인 암울함을 노래에 담았다면 조동진의 음악은 삶을 관조하는 시적인 노랫말과 서정적인 멜로디로 새로운 흐름을 일궜다. 1980년대 동아기획을 이끌었던 조동진은 들국화, 시인과 촌장(하덕규), 어떤날(조동익·이병우), 장필순을 비롯해 김광석, 박학기, 한동준, 조규찬 등 후배들과 교류하며 이른바 ‘조동진 사단’을 이루기도 했다. 1990년대에는 동생인 조동익, 장필순, 이규호 등과 함께 음악공동체 하나음악을 만들었다. 1996년 5집을 발표한 뒤에는 제주로 내려가 칩거했다. 이후 알려진 활동은 2001년 하나 옴니버스 앨범과 2015년 푸른곰팡이 옴니버스 앨범에 한 곡씩 참여한 게 전부다. “기타를 집어넣는 데 10년, 다시 꺼내는 데 10년이 걸린 셈”이라고 돌이키며 깊은 은둔을 깨고 지난해 11월 발표한 6집 ‘나무가 되어’에서는 더욱 담담하게 사색하는 낮은 목소리로 영혼을 위로하는 노래들을 들려줘 박수를 받았다. 특히 44년을 함께하다가 2014년 먼저 세상을 떠난 부인을 그리워하는 ‘그날은 별들이’와 ‘천사’는 음악 팬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박준흠 대중음악평론가는 “활동 시작 시기나 나이로 보면 포크 1세대에 속하지만 대마초 파동으로 촉발된 대중음악 창작의 암흑기 이후 1980년대 중반 등장한 새로운 창작 집단에 큰 영향을 끼친 우리 언더그라운드의 시작점”이라고 평가했다. 유족으로는 2남이 있다. 빈소는 경기 고양 일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30일 오전 5시 30분, 장지는 벽제 승화원.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시사만화가’ 故 백무현이 꿈꾼 세상

    ‘시사만화가’ 故 백무현이 꿈꾼 세상

    굴곡진 우리 현대사를 때로는 냉철하게 때로는 따뜻하게 만화 한 컷에 담아냈던, 또 그 한 컷으로 세상을 바꾸려 했던 ‘행동하는 만화가’ 백무현 화백의 1주기를 맞아 추모전이 열린다. 29일부터 새달 2일까지 서울 대학로 상명아트홀 갤러리에서다. ‘청년 백무현전(展)’은 백 화백이 남긴 촌철살인의 정수를 다시 한번 느껴볼 수 있는 기회다.전남 여수에서 태어난 백 화백은 지역신문 기자로 활동하다가 1988년 창간한 평화신문에서 만평을 그리며 시사만화가의 길을 걸었다. 1998년부터는 서울신문으로 둥지를 옮겨 15년간 우리 사회뿐 만 아니라 전 세계의 중요한 흐름을 쾌도난마로 짚어내며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백 화백은 2005년 ‘만화 박정희’를 시작으로 ‘만화 전두환’, ‘만화 김대중’, ‘만화 노무현’까지 이른바 대통령 시리즈를 통해 우리 현대사를 담아내는 작업에 천착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작업은 특히, 정치인을 홍보하기 위한 게 아니라 시사만화가로서의 비판적 시각을 견지한 인물 만화라고 평가받는다. 가장 존경하는 인물인 김대중 전 대통령에 부끄럽지 않게 ‘행동하는 만화가’가 되려 했던 백 화백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붓을 내려놓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에 합류하며 정치판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4월 총선 당시 여수에서 출마했으나 고배를 들었다. 선거 운동 막바지에 위암 진단을 받고도 끝까지 완주했던 백 화백은 8월 15일 세상을 떠났다. 전시회에서는 서울신문 등에서 연재된 백무현 만평 가운데 80여 점의 원화가 공개된다. 또 대표작인 대통령 시리즈도 간략하게 접해볼 수 있다. 만화계 동료들과 단란했던 순간을 담은 사진들도 전시된다. 이희재, 장진영, 고경일 등 시사만화계 선후배 및 상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와 대학원 동문들이 백 화백에 대한 마음을 담은 추모작 20여점을 선보인다. ‘백무현 추모전 추진위원장’ 손기환 상명대 교수는 “만화 정신을 실천적으로 보여 준 그를 잊지 않기 위해 그의 꿈과 정신이 담긴 작품들이 우리 만화사에 잘 위치하고 기억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새 영화] 애니메이션 ‘소나기’

    [새 영화] 애니메이션 ‘소나기’

    고즈넉한 우리 시골 풍경을 담은 아름다운 수채화에 이리저리 몸을 흠뻑 적셨다가 나온 느낌이다. 우리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황순원의 단편소설을 애니메이션으로 옮긴 ‘소나기’가 그렇다.시골 소년과 도시 소녀의 순수하고 아련한 첫 사랑을 어루만진 황순원의 시적 문장들이 색채와 형체를 입고 되살아나 잔잔하게 흘러간다. 소년과 소녀가 마주치는 징검다리가 놓인 개울, 눈이 온 듯 흰 갈대밭, 막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산과 숲, 일렁이는 논과 밭, 심지어 냇가의 조약돌과 냇물 위를 떠가는 단풍잎 하나에도 감탄사가 나온다. 인물을 클로즈업하기보다 수채화를 크게 펼쳐 놓고 풍경의 일부분처럼 인물들을 배치하며 풍광에 집중한 점이 돋보인다. 대사도 그다지 많지 않은데, 이 때문에 여백의 미가 느껴지기도 한다. 애니메이션 ‘소나기’는 안재훈(48) 감독이 연출했다. 2011년 첫 장편 ‘소중한 날의 꿈’이 애니메이션계의 칸영화제로 통하는 안시 페스티벌 경쟁 부문에 초청돼 대중적으로 알려진 감독이다. 그의 작품에선 아날로그, 느림, 그리고 한국적인 서정성이 잔뜩 묻어난다. ‘소나기’의 원화는 연필로 그려지고 색이 입혀졌다. ‘소나기’는 약 2년간 200∼300명이 그린 약 3만장의 원화로 만들어진 2D 애니메이션이다. 그림 자체에 따뜻함이 배어 있는 이유다. 영화 ‘가려진 시간’에서 강동원의 상대역을 연기한 신은수와 아역 배우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노강민이 소녀, 소년의 목소리를 맡았다. 디지털 작업이 넘쳐나는 요즘 모든 작품을 연필로 그리는 것을 고집하는 안 감독은 ‘연필로 명상하기’라는 이름의 스튜디오를 만들어 2014년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이라는 작품을 선보였다. 우리 단편 문학을 바탕으로 한 최초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이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과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 김유정의 ‘봄봄’을 만화적 상상력으로 이은 작품이다. ‘소나기’는 연필로 명상하기의 두 번째 프로젝트. 한국 영화사에 문예 영화가 두드러지던 시절이 있었던 것처럼 우리 애니메이션시장이 활발했다면 이미 있어야 마땅했던 작업들이다. 우리의 주옥같은 소설을 애니메이션으로 옮기는 안 감독의 프로젝트는 계속된다. 이상의 ‘날개’, 나도향의 ‘벙어리 삼룡이’, 주요섭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등을 계획 중이다. 안 감독은 창작품으로 인간과 도깨비가 함께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천 년의 동행: 살아오름’도 준비하고 있다. 31일 개봉. 전체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항상 준비해 놓고, 새로운 실수를 하라

    항상 준비해 놓고, 새로운 실수를 하라

    어느 노과학자의 마지막 강의/프리먼 다이슨외 지음/드와이트 노이엔슈반더 엮음/하연희 옮김/생각의 길/584쪽/2만 2000원‘슈뢰딩거-타이슨’ 방정식이라는 게 있다. 양자전기역학의 기초가 된 이론이라고 한다. 솔직히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른다. 쥐꼬리만큼 안다고 해서 제대로 설명할 수도 없다. 다만 이 방정식으로 인해 반도체에서부터 우주 탐사까지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삶에서 많은 게 가능해졌다는 것만큼은 분명한 것 같다.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노벨상은 아쉽게도 후보에 그쳤지만 로런츠 메달, 울프상, 마테우치 메달, 템플턴상 등을 휩쓸었다. 이 책은 바로 그, 세계적인 물리학자 프리먼 다이슨(94)에 대한 책이다. 그런데 과학분야에 있어서 그의 업적을 다루지는 않는다. 이 책은 노과학자가 품고 있는 삶의 지혜와 혜안을 전달하고 있다. 1993년 미국 서던내저린 대학의 ‘과학, 기술, 그리고 사회’라는 강의가 열렸다. ‘프리먼 다이슨, 20세기를 말하다’ 교재였다. 담당 교수는 학생들에게 저자에게 한번 연락해 보고 싶지 않느냐고 제안했고, 학생들은 머리를 맞대고 각자 궁금한 점을 담아 편지를 보냈다. 당시 일흔으로, 프린스턴 대학 고등학술연구소에 재직하던 다이슨 교수는 흔쾌히 답장을 보냈다. 그렇게 시작된 서신은 20년이 넘게 이어졌다. ‘과학, 기술, 그리고 사회’ 수강생들 사이에서는 다이슨 교수와 편지를 주고받는 게 일종의 전통이 됐다. 이 책은 다이슨 교수와 3000여명의 학생들이 편지를 통해 공유한 생각들을 추린 것이다. 과학과 기술 발전에 대한 이야기만 오간 게 아니다. 개인적인 삶과 사회, 역사와 종교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어떤 문화든 아이들에게 무엇인가를 강요한다는 점에서 독재적 성격을 띨 수밖에 없으며 과학은 그런 독재에 대한 자유로운 영혼들의 저항이다.”, “90세가 됐다고 더 현명해지지는 않습니다. 학생 여러분께 드릴 수 있는 조언은 전과 똑같습니다. 성급한 결정은 피하고,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도록 늘 스스로를 단련하고… 무엇을 하든 최선을 다하고 필요할 때 경로를 바꿀 수 있도록 항상 준비돼 있어야 합니다. 팀워크를 키우고 세상을 지금보다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 바랍니다. 우리 딸 에스더가 이메일로 보내준 격언을 여기에 덧붙입니다. 항상 새로운 실수를 하라.” 다이슨 교수가 과학자로서, 인생의 선배로서, 살가운 할아버지로서 들려준 주옥같은 이야기들의 일부다. 책을 읽다 보면 노과학자의 강의는 끝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통해 그의 지혜는 그렇게 다시 물림 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줄 잇는 정치·사회 다큐… 흥행도 이을까

    줄 잇는 정치·사회 다큐… 흥행도 이을까

    ‘공범자들’ 8일 만에 10만 관객‘노무현입니다’는 누적 185만명 ‘밤섬해적단…’ 등도 개봉 대기 탐사보도 확대·달라진 사회 영향 “이슈·지명도가 흥행 좌우 한계” 정치나 사회적인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잇따라 흥행하며 영화 시장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개봉 대기 중인 작품들도 많아 이러한 분위기가 지속될지 주목된다.24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다큐멘터리 ‘공범자들’이 개봉 8일 만인 이날 누적 관객 10만명을 돌파했다. MBC 해직 언론인인 최승호 PD가 연출하고 대안언론 뉴스타파가 제작한 ‘공범자들’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전기를 맞고 있는 공영방송의 공공성·독립성 훼손 논란을 짚은 작품이다. 개봉 첫날 186개 스크린으로 출발했는데 관객 호응에 힘입어 230개까지 규모를 확대했다.지난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에 맞춰 개봉한 ‘노무현입니다’(감독 이창재)는 추모 열기와 맞물려 누적 관객 185만명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스크린에 걸린 ‘자백’(감독 최승호)도 누적 관객 14만명을 기록했다. 국정원의 간첩 조작 사건을 집중 조명한 작품이다. ‘자백’과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무현, 두 도시 이야기’(감독 전인환)도 관객 20만명에 육박하는 성적을 남겼다. 노 전 대통령을 조명한 첫 다큐 영화로 주목받았다. 독립 영화 영역에 속하는 다큐, 특히 감성 다큐, 종교 다큐에 견줘 관객 1만명을 넘기는 경우가 드물었던 정치·사회 다큐로는 이례적인 흥행 릴레이다.정치·사회 다큐 영화의 개봉은 계속된다. 국가보안법을 풍자하는 록 밴드의 이야기를 다룬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감독 정윤석)가 24일 개봉한 데 이어 오는 30일에는 가수 김광석의 자살과 관련한 의혹을 추적한 ‘김광석’(감독 이상호)과 30분가량의 미공개 영상을 보탠 ‘무현, 두 도시 이야기: 파이널 컷’이 극장에 걸린다. 새달 7일에는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가족의 일상을 담은 ‘안녕 히어로’(감독 한영희)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을 다룬 ‘저수지 게임’(감독 최진성)이 나란히 간판을 내건다. ‘안녕 히어로’는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해고 노동자 아빠와 처음에는 아빠를 이해하지 못하다가 점점 다가가게 되는 아이에게 초점을 맞추며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감성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저수지 게임’은 2012년 대선 개표 부정 의혹을 다룬 ‘더 플랜’(누적 관객 3만 4000명)을 선보였던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시사인 주진우 기자, 최진성 감독의 합작품이다. 정치·사회 다큐 영화가 쏟아지는 까닭으로는, 우선 TV 방송 탐사보도 프로그램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시청자들을 잃고 있는 사이 탐사 보도의 플랫폼이 영화 영역으로 넓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른바 ‘무비 저널리즘’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지난해 촛불 집회가 이끌어낸 정권 교체와 맞물려 변화한 사회 분위기 속에 이 같은 작품들이 호응을 얻고 있다는 평가다.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를 다룬 다큐를 부담스러워하던 멀티플렉스의 자세가 달라진 것도 정치·사회 다큐의 잇단 흥행에 한몫하고 있다. 멀티플렉스에서도 상영되며 그만큼 대중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늘었다. 일반 상업 영화보다 더 큰 규모로 상영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노무현입니다’의 경우 최고 700개 후반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다큐에 대한 관객들의 수요가 높아진 것에 따른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최근 흐름이 전체 다큐 시장의 활성화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용철 평론가는 “다루는 이슈나 제작 관계자의 지명도에 따라 흥행의 편차가 크다”며 “흥행작들 못지않게 중요한 주제를 다루고 완성도를 갖췄어도 철저하게 외면받는 작품들이 더 많은 상황”이라며 아쉬워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롯데시네마,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으로 영화 꿈나무 육성 앞장

    롯데시네마,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으로 영화 꿈나무 육성 앞장

     롯데시네마가 영화 꿈나무를 키우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롯데시네마는 올해 하반기부터 중학교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인 영화제작교실을 시범 운영한다고 24일 밝혔다. 자유학기제는 토론과 실습 등 참여형 수업과 다양한 체험 활동으로 운영하는 특별 학기를 말한다. 청소년들의 미래 진로 탐색에 큰 영향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국내 영화 산업의 선도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영화 산업 전반에 걸쳐 축적한 전문성을 발휘해 진로 탐색 시기의 청소년에게 양질의 기회를 제공하고 우리 영화계의 우수 인재를 육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법인 아이들과미래재단이 함께하며 참여 대상 선정의 투명성과 교육 기부 사업의 노하우를 제공해 시너지를 높였다. 롯데시네마 영화제작교실은 서울·경기 지역 중학교 2곳의 60여명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진행된다. 14주간 영화라는 장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영화 제작 전반에 대해 공부하는 한편, 스마트 폰을 활용해 초단편 영화를 만들고 상영회를 열게 된다. 현재 영화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전문가가 강사로 나선다. 실제 제작 단계에서는 관련 전공 대학생이 참여해 멘토링을 진행한다. 특히 롯데시네마 대학생 서포터즈들도 멘토단으로 참여해 미래의 후배와 함께 성장하고 영화와 관련된 사회공헌활동을 현장에서 체험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롯데시네마는 시범 운영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영화제작교실 대상을 넓혀갈 예정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음악의 힘엔 한계가 없죠

    음악의 힘엔 한계가 없죠

    “인류 역사를 돌이키면 항상 성공과 갈등, 어려움을 보게 됩니다. 어느 지역에 한정된 문제는 아니죠. 우리 음악가들은 음악을 통해 전 세계에 영감을 주려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사람들은 음악으로 희망을 찾을 힘을 얻기에 그것이 우리가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위해 노력하고 미래를 더 밝게 보는 이유죠.”●26일 한·중 수교 25주년 기념 음악회 지휘 오는 26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한·중 수교 25주년 기념 음악회가 열린다. 한중우호협회가 주최하고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주관하는 공연으로, 중국을 대표하는 차이나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CNSO)가 무대에 오른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한·중 관계가 경색되고, 문화 교류도 크게 위축된 상황이라 더 주목받고 있다. CNSO를 지휘하는 중국의 국보급 지휘자 탕무하이(68)는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번 연주회가 한·중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음악의 힘에는 그 한계가 없다. 음악은 정신세계이기에 음악 안에서 우리는 연결돼 함께 삶을 살아가고 함께 일을 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中 3대 오케스트라 CNSO가 연주하는 ‘희망’ 상하이 필하모닉, 하얼빈 심포니와 함께 중국 3대 오케스트라로 꼽히는 CNSO는 한국의 스타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와 함께하는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그리고 CNSO 단장이자 작곡가인 관샤의 교향곡 제2번 ‘희망’의 3악장을 들려줄 예정이다. “관샤는 매우 강하고 선이 굵은 음악을 들려줍니다. ‘희망’도 마찬가지에요. 우리의 문화를 오래된 이웃, 그리고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평화로운 삶을 함께하고 싶다는 의미가 담겼죠.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탕무하이는 세계무대를 개척한 중국의 1세대 지휘자다. 1983년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초청으로 베를린 필을 지휘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런던 심포니와 런던 필, 파리 오케스트라,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 등 세계 유수 교향악단을 지휘하며 명성을 쌓았다. 그래미상을 받고,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에서 오페라를 지휘한 중국 최초의 지휘자이기도 하다. “뮌헨 음대를 졸업하던 1982년 카라얀 주최 콩쿠르에 나갔어요. 수상 자격의 나이 제한을 넘은 상태였는데 카라얀이 제 연주를 듣고는 다른 이들과 비교할 필요가 없다며 이듬해 베를린 필에 초대해 줬죠.” ●한·중 클래식 커플… 부인은 피아니스트 서주희 세계 무대에서 만난 정경화, 장영주 등 한국 음악가들이 나이와 경험에 상관없이 매우 훌륭한 음악성을 보여 줬다고 치켜세운 탕무하이는 그동안 널리 알려지지 않은 사실 하나를 공개했다. 탕무하이 부부는 한·중 클래식 커플이다. 한국에서 천재라는 평가를 받으며 열일곱 나이에 1984년 영국 리즈 콩쿠르 2위를 차지했던 피아니스트 서주희가 그의 부인. “오래전 홍콩 필을 지휘했을 때 협연자로 만났던 게 계기가 돼 부부의 연을 맺었지요. 그래서 집에서 불고기, 김치 등을 즐겨 먹습니다. 아내가 중국에서 김치를 담그기도 하지만 처가에서 보내 주는 김치, 김 등이 정말 맛있지요.”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28세기에도 돈보다 인류애가 최우선”

    “28세기에도 돈보다 인류애가 최우선”

    “우리가 어릴 때 꾸는 꿈에는 한계가 없습니다. 자라나며 사회가 그것을 앗아가죠. ‘발레리안’은 어른들에게 점점 잃어가는 꿈을 찾아주는, 어린 시절 꿈꿨던 방법을 알려주는 영화입니다.”‘프랑스의 스필버그’ 뤼크 베송(58)이 신작 ‘발레리안: 천 개 행성의 도시’(30일 개봉)를 알리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네 번째 내한이다. 그는 22일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CGV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레리안’을 통해 인류애, 여성, 아이들이 돈이나 비즈니스보다 최우선의 가치라는 것을 상기시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제5원소’(1997) 이후 20년 만의 SF인 ‘발레리안’은 28세기 미래를 배경으로 수천 종의 생명체가 함께 살아가는 거대한 인공 행성 알파의 엉뚱 발랄한 요원 발레리안과 도도한 매력의 요원 로렐린의 모험을 그린 SF 블록버스터다. 프랑스 영화 사상 최고의 제작비인 1억 9700만 유로(약 2550억원)가 투입됐으며 화려한 비주얼을 빚어내기 위해 웨타디지털과 ILM스튜디오 등의 전문가 2000명이 3년간 매달렸다.1967년 연재를 시작한 프랑스의 유명 그래픽 노블 ‘발레리안과 로렐린’이 원작이다. 10살 때 이 작품을 읽었다는 뤼크 베송은 ‘제5원소’를 만들 때 ‘발레리안’의 그림 작가 장 클로드 메지에르와 함께 일하며 영화화를 제안받았지만, 당시에는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작업을 미뤘다. 그는 “‘아바타’(2009)를 보고 상상하는 모든 것을 구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4년 전부터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발레리안’에 매료된 까닭에 대해 그는 “인류애와 공존, 환경 문제, 인종 차별 문제 등 여러 주제를 아우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개 SF에선 외계인이 침략하고 파괴하는 악당으로 묘사되지만, ‘발레리안’에서는 친절하고 착한 모습으로 나옵니다. 또 두 주인공은 슈퍼 히어로가 아니라 평범한 인물들인데, 진짜 영웅은 우리 같은 사람들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할리우드 배우들과 자주 작업하는 뤼크 베송은 이번에는 ‘포스트 디캐프리오’로 통하는 데인 더한과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여성 악당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모델 겸 배우 카라 델러빈에게 주연을 맡겼다. 뤼크 베송은 “‘레옹’(1994)을 위해 장 르노와 내털리 포트먼을 만났을 때의 느낌을 다시 받았다”며 “그런 느낌은 결코 속일 수 없는 것”이라며 웃음 지었다. 그의 작품에 강인한 여성 캐릭터가 자주 등장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슈퍼 히어로와 같은 어머니 밑에서 자라며 어려서부터 여성의 위대함을 알았다”면서 “남성다운 체격과 강인한 근육 같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것을 영화에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원작 그래픽 노블은 SF의 고전 ‘스타워즈’(1977) 등에 큰 영향을 준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발레리안’에는 ‘스타워즈’와 ‘아바타’ 등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들이 나오기도 한다. “‘스타워즈’는 정말 굉장한 영화예요. 빅팬이죠. 그런데 그 스토리텔링은 상당 부분 그리스 신화에서 가져왔는데 ‘발레리안’과는 전혀 다릅니다. 일부 닮은 점이 있기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니에요. 조지 루카스와 함께 작업한 적도 있는데 서로 영향을 주고 공유하는 것은 아티스트에게 긍정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스타워즈’를 카피한 것 아니냐고 하는데, 두 작품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겁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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