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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MT-2000 기술표준 열띤 공방

    ‘토종기술의 상대적 우위냐,세계시장의 주도적 흐름이냐’ 국내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서비스의 판도를 결정할 기술표준토론회가 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에서 열렸다.주체는민간협의기구인 IMT-2000기술표준협의회.업계와 학계의 전문가들이대거 참석,열띤 토론을 벌였다.특히 첨예하게 이해가 맞서고 있는 통신 서비스 및 장비업체들은 자사 이익을 조금이라도 더 반영시키기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기술 우위 왜 저버리나” 삼성전자,현대전자,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동기식 진영은 우리나라가 동기식의 뿌리인 코드분할다중접속(CDMA)기술의 종주국이라는 사실을 맨 앞에 내세웠다. 삼성전자 김운섭(金雲燮)상무는 “비동기식 시장이 동기식보다 훨씬큰 것은 사실이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남보다 앞서 있는 확실한 시장을 잡는 것”이라면서 “한국이 세계 CDMA시장을 시스템은 10%,휴대폰은 52%나 점유하고 있다는 점에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어“비동기식은 평균 전송속도가 1.126Mbps인 반면 동기식은 1.84Mbps로 훨씬 높으며 주파수 효율성과 기술의 안정성 등에서도 동기식이 훨씬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정보통신대학원 대학교 이혁재(李赫宰)교수도 “온갖 어려움을 이기고 동기식 기술을 개발해놓고 왜 이제와서 버리려는지 모르겠다”면서 “동기식을 우선 강화·발전시킨뒤 우리가 뒤떨어져 있는 비동기방식의 경쟁력 확보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계시장 추세 따라가야” SK텔레콤 등 3개 이동통신사업자와 LG전자 등 비동기쪽은 막강한 세계시장 점유율을 강조했다.LG전자 연철흠(延澈欽)상무는 “현재 비동기식은 전 세계적으로 280여개사가 채택했으나 동기식을 계획중인 곳은 60여개사에 불과하다”면서 “특히기존 이동통신이 진화된 형태인 동기식에 비해 새롭게 출발하는 선진기술인 비동기식은 체계적이고 다양한 부가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홍익대 이광철(李光哲) 교수는 “기술을 결정하는 것은 시장이므로 전 세계 대형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채택한 비동기식 개발에 속히나서야 할 것”이라면서 “우리가 비동기식을 채택하더라도 동기식기술이 사장되는 것은 아니며,비동기식과 함께 쓰일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호남대 이남희 교수는 “서비스의 질,경제성 등 30여개 평가항목을 만들어 각각의 우열을 따져본 결과,각각 15대 15 정도로 비슷한 결과가 나왔으나 가중치 면에서 비동기가 다소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기술표준협의회는 이날 토론회 내용을 기초로 6일 전체회의를 열어의견을 정리한뒤 다음주 초 이를 정보통신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
  • 우수대학 선정사업 ‘편중’

    지난 96년부터 시행중인 교육부의 교육개혁추진 우수대학 선정·지원사업이 극히 일부 대학에 크게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27일 교육개혁 우수대학을 선정,발표했다.이에 따르면 올해까지 5년 동안 전국 189개 대학 중 70개 대학이 분야별 우수대학으로 뽑혔다.이 가운데 16개대학은 4년∼5년 동안 연속,우수대학이 됐다.특히 16개대의 지원금은 5년간 총지원금 1,150억원의 47.6%인 544억7,710만원에 이른다.때문에 일부 대학들은 우수대학의 선정과정에대해 형평성을 제기하거나 아예 신청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은 96년부터 해마다 300억원∼150억원을 투입,8∼3개분야로대학을 선정,지원하고 있다. 5년 연속 뽑힌 대학은 ▲연세대(지원금 45억원) ▲포항공대(40억원)▲한양대(41억원) ▲서강대(31억원)▲홍익대(44억원)▲중앙대(31억원)▲원광대(23억원) 등 7개대학이다. 4년 연속 대학은 ▲고려대(31억원)▲성균관대(43억)▲경희대(36억원)▲아주대(39억원)▲이화여대(36억원)▲숙명여대(31억원)▲울산대(27억원)▲인하대(24억원)▲영남대(19억원) 등 9개대학이다. 올해 우수대학에는 단국대와 동양대,배재대,호서대,경일대,경주대,성공회대,우송대 등 8개 대학이 처음으로 선정됐다. 박홍기기자 hkpark@
  • 보훈처, ‘문헌·논문목록집’ 발간

    국가보훈처는 최근 ‘일제침략 및 독립운동관련 문헌·논문목록집’을 제작,전국의 공공도서관과 산하 보훈관서에 배포했다.‘목록집’은 국내외에서 발행된 독립운동 관련 문헌과 논문목록을 소장 기관별로 정리하여 연구자나 독립운동 관련 자료를 찾는 후손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목적으로 만든 것. 수록내용은 국립중앙도서관,국회도서관,국사편찬위원회,독립기념관,국가보훈처에 소장된 문헌목록과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 제공하는전국주요대학소장 도서목록,홍익대 역사교육과 역사서지,정신문화연구원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서 독립·순국·항일·배일·의병·일제등의 용어로 검색한 내용을 재편집한 것이다. 따라서 ‘목록집’에는 각 기관에서 실제로 소장하고 있는 자료 가운데 일부가 누락되었거나 또 독립운동과는 다른 자료가 수록되었을 가능성도 더러 있다. 그러나 이번 목록집은 국내에 산재한 독립운동 관련 자료를 한 군데모아 간행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편집을 맡은 공훈심사과 송권면 사무관은 “목록집이 근현대사 연구자들의 연구작업에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수록자료는 총 2만3,916건.목록집은 716쪽 분량이며,300부 한정제작으로 비매품이다. 정운현기자 jwh59@
  • 26일부터 ‘이대원 2000’展

    한국현대미술 1세대인 이대원 화백이 팔순을 기념해 5년만에 개인전을 연다.26일부터 10월 10일까지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02-734-6111)에서 개최되는 ‘이대원 2000’이 화제의 전시다.출품작은‘인왕산’등 1,000호짜리 대작 3점을 포함해 50여점.모두 최근 5년 새그린 것이니,회고전이 아니라 신작발표 무대인 셈이다. 1921년 경기도 파주에서 태어난 이 화백은 경성제대 법문학부를 나와 화가의 길로 들어 홍익대 초대 미대학장,총장,예술원 회장을 지낸 문화계 원로.화단에서는 이런 이력의 그를 ‘가장 행복한 화가’라부른다. 이 화백이 화필을 잡은 것은 올해로 70년에 이른다.서울 청운초등학교 5학년 때.‘백일홍’이란 유화를 그려 눈길을 모은 그는 제2고보(경복고 전신)에서 국내 첫 프랑스유학파 화가인 이종우에게 그림을배웠다.38,39년에는 고등학생 신분으로 선전(鮮展,조선미술전람회)에 낸 ‘언덕위의 파밭’‘뜰’이란 작품이 잇따라 입선돼 재능을 인정받았다.심형구 유영국 장욱진 임완규 김창억 권옥연 이우경 화백 등은 제2고보 동문들.이화백은 당시 경신학교 미술교사이던 도상봉에게 데생지도까지 받으며 미술학교에 들어가려 했지만 집안의 반대로진학을 포기했다.그러나 그는 화가의 길을 스스로 개척,‘농원’등자연을 모티브로 한 독특한 작품세계를 일궜다. 이 화백은 이번 전시를 앞두고 자신의 예술관을 한 자락 밝혔다.“나무는 삶의 방향으로 가지를 뻗는다.다시 말해 나뭇가지는 생명의선이다” 그가 나무를 즐겨 그리는 데는 선친이 가꿔놓은 파주의 과수원에서 뛰놀던 유년의 기억이 큰 몫을 했다.물오른 나뭇가지,하얀배꽃,소담스런 열매와 이야기를 나누며 자연의 오묘한 이치를 깨달았고 예술적 감성을 키웠다.색점과 색선으로 이뤄진 화사한 그의 그림은 이런 성장배경에서 탄생한 것이다. 그의 독특한 개성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 시기는 50년대와 60년대. 동료들은 구상화를 버리고 모노크롬이나 미니멀리즘 경향의 추상회화로 전환했지만 그는 이런 시대 흐름에 아랑곳하지않고 산과 들,연못등 자연풍경만을 고집스레 그렸다.이에 대해 프랑스 미술평론가 피에르 레스타니는 이렇게 평가한다.“이대원은 동시대 한국화가 중 서양미술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이다.그러나 그의 나무 그림은 한국 수묵화 전통도 계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독보적이라 할 수 있다” 이 화백에게 또 하나의 색다른 경험은 1959년 국내 첫 상설화랑인반도화랑의 운영을 10여년동안 맡은 것.그림값이 터무니없이 비싸서는 안된다는 그의 ‘소신’은 그 때의 경험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당시 이 화백 밑에서 그림을 배우며 화상으로서의 기본을 익힌 갤러리현대 박명자 대표는 “이 화백의 그림은 값이 없다”고 말한다.호당가격제의 모순에서 벗어나 합리적으로 그림값을 정한다는 얘기다. 이 화백은 팔순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하루 대여섯 시간씩 화폭과 씨름하는 영원한 ‘현역’이다.그 육체적·정신적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그것은 바로 엄격한 자기관리다.그는 지금도 매일 아침1시간씩 수영을 하고,영어·독어 등 이미 능통한 4개국어 외에 중국어를 새로 배우고 있다. 김종면기자 jmkim@
  • 제20회 서울현대도예공모전/ 24일부터 서울갤러리서

    대한매일과 스포츠서울이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진흥원과 한국도자기주식회사가 후원한 제20회 서울현대도예공모전에서 심희정씨(29·서울 중랑구 중화1동 110-83)가 ‘Reconstruction 00-01’이란 작품으로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우수상은 작품 ‘물구나무선 주전자’의 성상은씨(26)가 받았으며,김해령(24·‘정상,비정상 그 애매모호함의 틈새’) 김주상(31·‘이중투각문 기 20009’) 김문식(30·‘공존’) 신동원(28·‘일상의 기억’) 김은정씨(25·‘또 다른 잔재’)가 각각 특선을 수상했다. 이번 공모전에는 65명의 작가가 71점의 작품을 출품,이중 대상을 포함한 44점이 입상작으로 뽑혔다.대상에는 500만원,우수상에는 200만원,특선에는 100만원의 상금이 각각 주어진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천복희 서울여대 교수는 “예년에 비해 출품작수는 줄었지만 전체적인 질은 오히려 향상됐다”며 “전반적으로 형태적 조형성에 치우쳐 표면처리를 포함한 작품의 완성도가 좀 떨어지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밝혔다.심사에는 천복희 서울여대 교수,강석영 이화여대 공예학부 교수,김기천 원광대 공예 디자인 학부교수,유재길 홍익대 예술학과 교수,최봉수 경남대 공예 디자인학부교수 등 5명이 참여했다. 시상식은 10월 24일 오후 5시 서울갤러리에서 입상작 전시(24∼29일) 개막에 맞춰 열린다. ◆다음은 입선자 명단. 강승철 박성백 정현희 이은재 박삼칠 조용구 권재환 김영수 김수일한재면 김재은 윤지용 백재순 한영학 최지민 박수현 장연자 김정선손경자 김병일 박태준 이운경 김종문 이동구 이인 김종윤 배주영 최응한 이현정 권현수 윤주철 백미희 염지윤. *大賞 수상 심희정씨. “건축 공사현장의 구조물을 형상화해 물질문명 아래서의 인간소외문제를 다뤄보고 싶었습니다.공사장의 철판이나 H-빔,시멘트 더미 등은 모두 내 도예작품의 주된 소재지요” 올해 서울현대도예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심희정씨는 “예술은 그 자체의 심미적 가치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발언이 담길 때 비로소 그 빛을 더할 것”이라는 소신을 밝혔다.1993년 제13회 서울현대도예공모전에 처음으로 출품,6전7기 끝에 마침내 정상에 올랐다. 심씨는 대작을 주로 제작하지만 기술적 완성도면에서 결코 떨어지지않는다. 조합토를 기본으로 산화철과 크롬,백매트유 등을 사용해 날카롭고 직선적인 느낌과 둔중한 질량감을 아울러 전해주는 작품을 만들어낸다.특히 그의 작품에 으레 등장하는 볼트와 너트의 형상은 정교한 장인적 솜씨가 있어야만 가능한 고난도 작업이다. “미국의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의 ‘전기의자’ 같은 작품은 중앙에 빈 의자가 있고 벽에는 정숙이라는 표지가 있는 황량한 사형집행실을 보여줌으로써 현대인의 정신적 죽음,나아가 현실과 유리된 방관자의 소외의식을 암시하고 있습니다.워홀을 비롯한 팝 아트 작가들의작품은 언제나 내 조형언어의 스승이죠.그와 같은 구성의 추상적 엄격함과 섬뜩한 이미지를 담은 작품을 계속 만들고 싶어요” 서울산업대 도예학과와 대학원 산업공예학과를 졸업한 심씨는 그동안 10여차례의 작품전을 연 전업작가.“‘돈이 되는’ 생활도자에 간혹 마음이 쏠리기도 하지만 조형성 위주의 순수도예가 주는 매력은늘 그 유혹을 이겨냅니다” 도예작가인 남편(김율식)이 그의 조수이자 예술적 동반자다. 김종면기자 jmkim@
  • 진념장관 부인 서인정교수 성신여대 총장 직무대행에

    진념(陳념) 재정경제부장관의 부인인 성신여대 작곡과 서인정(徐仁貞·53)교수가 최근 성신여대 총장 직무대행에 취임했다.학교법인 성신학원은 지난해 6월 총장직선에서 차점자로 득표한 이숙자(李淑子)교수를 총장으로 임명했으나,이를 둘러싸고 학내분규가 끊이지 않자지난 8일 이총장을 해임하고 서교수를 총장직대로 임명했다. 서교수는 직선제를 통해 다음번 총장이 선출될 때까지 총장직무를대행하게 된다.이화여대 피아노과를 졸업한 서교수는 미국 인디애나주립대에서 음악학 석사와 홍익대에서 철학박사(미학)학위를 받았으며,81년부터 성신여대 교수로 재직해 왔다. 김성수기자 sskim@
  • 마크 코즐렉 15·16일 첫 내한공연

    마크 코즐렉 하면 적지 않은 이들이 고개를 갸웃거릴 것이다. 기타와 보컬라인만으로 최대한 사운드를 ‘죽인’ 미니멀연주,오직그의 ‘기이한 호소력’만으로 엄청난 설득력을 견인해내는 레드 하우스 페인터스의 음악을 들어본 이들이라면 그에게 중독되고 말 것이다. 그의 목소리가 지닌 힘을 알고 따르던 이들에게 믿기지 않는 얘기일지 모르지만 그가 우리곁에 온다.15일과 16일 오후8시 홍익대앞 쌈지스페이스에서 첫 내한무대를 갖는 것.쌈지 (02)3142-1693,명음레코드(02)2208-5333에이즈 자선단체 샨티프로젝트(www.shanti.org)의 ‘콜렉션’ 앨범에수록된 제네시스의 명곡 ‘팔로우 유 팔로우 미’의 커버곡을 들어보라.후반부의 거친 노이즈는 미니멀한 전반부와 대조돼 쌉쌀달콤하다. 닐 영의 ‘온 더 베이’를 커버한 지점에 이르면 그의 목소리와 영의그것을 구분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씁쓸한 그의 목소리 뒤에 받쳐는양감있는 어쿠스틱 기타의 울림과 일렉트릭 기타의 내지름은 또 어떠한가. 어떤 이는 그를 레너드 코헨이나 닉 드레이크에 비견하기도 한다.삶의 허허로움과 절망감을 명료한 선율에 실어나른 이들 뮤지션의 음악경향을 포크 리리시즘이라 칭한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이들을 포크그룹으로 분류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분명 이들은 록그룹.그룹은 데뷔시절 포크 싱어송라이터 면모에서 탈피,얼터너티브,고딕에서 자조적 펑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파수를 건드려왔다.물론 그런 변화를 관류하는 중심은 코즐렉의 ‘느리지만 강렬한속삭임’이었지만. 임병선기자
  • 4인조 포크 팝그룹 ‘메리 고 라운드’

    편안한 노래가 사라졌다는 얘기를 우리는 이즈음 적지 않게 주고받고있다.정서의 주파수를 맞추기에 우리 시대는 너무 복잡다단해졌는가. 이런 가운데 노래가 지닌 서사성의 힘과 감수성을 올곧이 지켜내는밴드를 만난 것은 축복이라 할만하다. 지난 7월 데뷔앨범을 낸 4인조 포크 팝그룹 ‘메리 고 라운드’를 뒤늦게 만나보았다.음악전문지 ‘서브’에서 일하다 이젠 음반사 팝기획자와 밴드연주자로 ‘주경야독’을 하고 있는 김민규(기타 보컬·델리의 김민규와 동명이인이자 친구)와 여러 밴드의 세션으로 활약했던 도은호(베이스),미대를 나와 방송작가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해 사려깊고 시적인 가사와 풋풋한 목소리를 생산해낸 산비(본명 이영우)동갑내기 29살 세명에 씩씩한 막내 드러머 신승광의 합류. 이들을 만난 날은 태풍 ‘프라피룬’이 극성스럽게 거리를 뒤집던 날이었는데 4명의 멤버는 너무도 편안한 표정으로 ‘카바레’ 사무실에앉아있었다. 이들이 밴드를 결성했다는 소식에 사람들은 ‘직장 친구들끼리 연주나 하는 거겠지’ 했단다.도은호가 가장 오랜 음악경력을 갖고 있고나머지 멤버들은 거의 ‘생짜’에 가까웠다.드럼과 베이스가 녹음하면 기타와 보컬은 주말에 ‘입히는’ 식으로 작업이 진행됐다. “모든 음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는 일이고,느낌이 살아있는 연주를 하고 싶었어요.”(김민규)“완결된 상태에서 녹음을 한 것이 아니라 녹음하면서 만들어가는 편이었죠.”(산비)앨범의 중심잡기에 애를 먹었지만 프로듀서 이성문이 오다가다 ”괜찮아.그냥 그 느낌대로 가보자구”한 게 힘이 됐다.많은 음을 사용하기 보다는 단순하고 솔직한 소리를 내자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었고그런 점에서 앨범은 성공한 듯 보인다. 소속사 카바레는 이들의 음악에 ‘청춘군상을 위한 동요’라는 별칭을 얹었다.CD가 시작되면 우리들은 회전목마에 올라앉아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느릿느릿 돌아가는 세상은 그 자체로 풍경화다.그 색채는선명함이 아니라 아스라한 정경 속에 정체를 감추고 있는 낯익은 기억들. 키보드와 어쿠스틱 기타가 앞장선 이들의 음악은 분명 21세기를 향해돌진하는 이들의 그것과는 반대로‘퇴행적’이다.‘아름다운 퇴행’이라고나 할까. 김민규는 “유럽의 민요같은 것을 좋아했어요.처음부터 다른 음악을하자고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우리만의 음악을 하자는 건 분명했지요”라고 말한다. ‘로치’에선 징그러운 바퀴벌레도 너무나 예쁜 가사와 선율로 묘사되고 ‘달빛’에서 들려주는 산비의 말간 목소리와 김민규의 ‘힘’을 뺀 보컬의 교차도 귀에 박힌다.김민규는 “침대에 들 때 귀는 가장 솔직해진다”며 “취향을 배반하지 않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도했다. 사이키델릭한 포크 사운드와 팝적인 감수성의 결합은 분명 영국의 포크그룹‘벨 앤 세바스찬’과 미국의 천재 닉 드레이크에 잇닿아있다. 멤버들은 “즐겨 듣기는 하지만 부러 카피한 건 아니다”고 입을 모은다. ‘메리고’는 오는 9일 오후8시 홍익대앞 쌈지스페이스에서 공연,다시 연주활동에 들어간다. 그들과 헤어지니 폭풍우가 더 거세졌다.하지만 마음 속에 돌아가던회전목마는 더 느릿느릿해지고 거리의 풍경은 더 살갑게 다가왔다. 임병선기자 bsnim@. *소속사 카바레, 독특한 노선 걷는 가수들 발굴. 메리고라운드의 독특한 사운드는 카바레라는 든든한 버팀목없이는 나오기 힘든 것이었다.산비는 “우리 앨범을 프로듀스한 이성문 사장에대한 절대적인 신뢰가 없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96년 문을 열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로-파이 개념의 음반 ‘이성문의 불만’,볼빨간의 ‘지루박 리믹스쇼’를 발매해 주목받았다.로-파이란 정밀한 음질을 재현하려는 하이파이와 반대로 있는 그대로의 소리를 재현하려는 노력. 모든 걸 혼자서 ‘뚝딱뚝딱’ 수공업적으로 제작한 곤충스님 윤키의새 힙합선언 ‘관광수월래’를 냈고 은희의노을의 ‘칵테일’ 앨범등이 10월 나올 계획. 이 사장은 “많이 팔리는 음반이나 유행을 선도하는 음반이 아니라누가 들어도 새롭고 즐겁고 좋은 음악을 만들겠다”고 했다. 카바레가 계속하고 있는 지하철(월 1회)과 거리공연도 같은 맥락.오는 24일 오후4시 경복궁 지하철역에서 레이블 소속 밴드들이 대중들과 직접 어울리는 무대를 연출한다.문의 (02)325-5211,www.cavare.co.kr
  • ‘기하학적 추상의 대가’ 홍대 서승원교수 개인전

    도자기에서나 볼 수 있는 담백하고 고운 질감,숨을 고르면서 서예를 하듯 절제된 붓질을 통해 우러나오는 부드럽고 고아한 맛….기하학적 추상의 대가 서승원 홍익대교수(59)가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오랜만에 국내 개인전을 열고 있다.지난 90년 선화랑 전시 이후 10년만이다. 9월 7일까지 계속될 이번 전시의 출품작은 40여점.서씨가 1960년대부터 일관되게 추구해온 ‘동시성(同時性)’을 주제로 한 모노크롬화다. 동시성이란 무엇인가.작가는 이에 대해 아무런 이해의 실마리도 주지 않는다.미술평론가 김복영 홍익대교수는 동시성을 이렇게 풀이한다.“서승원의 ‘동시성’은 서구 미니멀리즘의 ‘동어반복’이나 자기환원과는 크게 다르다.그것은 오히려 바탕과 공간이 ‘동시적으로나타남’을 강조하려는 데서 비롯됐다” 그러나 그런 설명을 빌리더라도 작가의 순수 추상회화에 대한 이해가 확연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그의 작품세계가 한층 심화된 내면의 깊이를 느끼게 한다는 점이다. 서씨의 작품은 그렇듯 육안만으로만 봐서는 별로 보이는 게 없다.마치 희붐히 동터오는 새벽 하늘과도 같다.그러나 마음의 눈을 뜨고 보면 뭔가 잡힌다.노란 색조에 가까운 흑백의 미묘한 조화와 일정한 형상을 뛰어넘은 ‘무정형 속의 정형’.그것은 우리에게 삶의 관조적모습을 전해준다.작가는 “이같은 분위기는 수없이 거듭되는 붓질로얻어지는 것인 만큼 창작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고 토로한다. 서씨는 국내 순수추상미술 2세대의 핵심작가.곽훈 김구림 오광수 박석원 등과 함께 60년대 중반 ‘오리진’그룹과 ‘A.G’그룹을 만들어 모더니즘 운동을 펼쳤고 기하학적 추상회화를 양식화하는 데 앞장섰다.한국현대작가전 수석상(63년),한국미술대상전 최고상(71년),현대판화 그랑프리전 대상(71년),청년미술가상(78년)을 받는 등 젊은 시절 그의 활약상은 누구 못지 않았다.이번 전시는 작가의 그러한 창조적 열정과 재능이 아직도 살아있음을 보여준다.(02)734-6111. 김종면기자
  • 대학가 ‘실무연수’열기

    대학가에 ‘맞춤형 취업’ 열기가 뜨겁다. 맞춤형 취업은 졸업후 취업하고 싶은 기업의 희망직종을 미리 정하고 해외연수를 통해 외국회사에서 유사 업무를 5개월∼1년쯤 익힌 뒤취업전선에 뛰어드는 것을 일컫는다. 이같은 현상은 외환위기를 겪은 기업들이 ‘신입사원보다는 당장 쓸경력사원’을 선호하자 생긴 새로운 취업패턴이다. 삼성물산은 올 상반기 188명을 신규 채용했으나 신입사원은 90명에그쳤고 경력직이 98명이나 됐다.LG화학도 신규직 300명 가운데 경력사원을 100명이나 뽑았다.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 현상은 취업준비생들에게 인기가 있는 인터넷,정보통신,광고업계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기업들의 이런 추세로 대졸 취업에 필수과목으로 인식되고 있는 해외연수도 ‘어학연수’,‘노동연수’에서 직무형 연수로 바뀌고 있다.신문방송학과 재학생은 외국 지방신문사의 사환으로,전자공학과생은정보통신회사의 인턴사원으로, 건축공학과생은 인테리어디자인회사의연수생으로,법과대생은 지방법원의 서기 보조로 일한다. 홍익대 건축공학과에 재학중인 김모군(21)은 7개월 과정으로 미국오하이오의 인테리어디자인 회사에서 2개월째 실습을 하고 있다.국제무역상을 꿈꾸는 서강대 영문과 최모양(22)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식품가공업체에서 수출업무 보조로 근무하고 있다.외국어대 신문방송학과 졸업생 변모양(24)도 미국 지방TV 방송국에서 PD 보조로 일하고있다. 현재 대학생들의 해외 직무연수를 알선하는 업체는 10여곳에 이른다.업체마다 하루 수십통씩의 문의전화를 받지만 토플(TOEFL) 500점 이상 등의 까다로운 자격조건 때문에 실제 연수생은 월 5∼10명선이다. 대학들도 맞춤형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고려대 경영대는 ‘국제현장실습’ 과정의 하나로 지난 6∼7월 1개월 과정으로 재학생 109명을 국내 대기업의 해외지사에 파견했다.올해 ‘해외인턴십’ 제도를 신설한 경북대는 지난 4월 재학생 10명을미국의 호텔과 방송국으로 보냈다.계명대도 미국 패션업체들과 계약하고 인턴학생 50명을 파견했다. 해외 직무연수 알선업체 C사 박성현(朴城賢·38) 기획부장은 “‘일을 하려면 스스로 미리 배워오라’는 선진국의 취업풍토가 국내에도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일부에서는 이같은 채용패턴이 보편화될 경우 기업은 사원교육에 들어가는 비용 등을 절감할수 있지만 예비 취업생 및 학부모들은 해외직무연수비용을 충당하는등 부담이 가중된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경운기자 kkwoon@
  • 그룹‘퍼니 파우더’ 앨범‘더 그레이티스트 히츠’들고 데뷔

    참 재미있는 그룹 하나가 8월 무더위에도 연신 낄낄,깔깔대며 가요계에 나타났다. ‘퍼니 파우더’.이들의 음악을 접한 이들은 두가지 혼란을 느낀다. 힙합도 아닌 것이 테크노도 아니고 강렬한 기타연주가 돋보이는데 그렇다고 정통 록과도 또 한참의 거리를 둔다.모든 음악이 자연스럽게뒤섞여 있다. 외국에서 장르를 규정하기 힘들 때 흔히 뭉뚱그려 ‘하이브리드 록’이라고 통칭하는데 실은 그쪽보다 훨씬 복잡하다.그렇다고 리듬이나멜로디 라인이 두텁거나 어려운 건 절대 아니다.오히려 댄스음악에가까울 정도로 빠른 리듬과 속사포같은 랩이 흥겨움을 안겨준다. 두번째 혼란은 이들이 내뱉는 가사가 지닌 독설과 위트.국내에서 가장 솔직한 대사를 내뱉는다는 DJ.DOC보다 한 수 위일 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예를 들어 ‘지구인 납치사건’에서 ‘한국인 지친 이의 안식처인 INCYBER 세상 채팅으로 사귐으로 질문으로 우리 번개할까요? 번개?’라고 떠들고 ‘스릴있게 살자’에선 ‘우린 우리 멋대로 그게 우리들의LAW 그래서 GRUNGE,이게 우리들의 모습자신의 자신에 주저하는 당신그러고 보니 얼떨떨 ADULT’하는 식으로 영어를 적절히 비벼 각운(脚韻·rhyme)을 맞추고 있다. 데뷔앨범을 ‘더 그레이티스트 히츠’로 붙여 황당함마저 엿보인다. 그런 자신감은 지난 97년 인터넷상에 ‘한방’이라는 사상 최초의 사이버 공연을 가져 25만건의 히트를 기록한 전력에 기인한 것이다.지금까지 두장의 싱글앨범을 발표했다. 서강대를 졸업한 이승복(드럼·미디), 각각 경희대와 연세대 휴학중인 홍기섭(기타)과 김호준(기타)이 결성한 퍼니 파우더는 자신들을외계인으로 착각(?)하고 있다.지구라는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하얀 가루를 발라야 하는데 하루종일 웃음이 터져나오는 부작용에 시달린다. 삐딱한 래핑은 기섭의 몫이고 낮고 무거운 톤의 랩은 승복이,힘있고스트레이트한 랩은 호준이 각각 맡는다.자신이 맡을 랩 부분을 따로따로 작사하는 것도 독특하다.세사람의 랩 색깔을 비교하려면 ‘지구인 납치사건’을 들으면 된다. 그루브한 느낌의 리듬이 들을만하고 직선적이고 공격적인 기타연주가돋보인다. ‘스릴있게 살자’에선 자우림의 김윤아가 특유의 약간 비아냥대는 듯한 보컬을 들려주는데 맛깔난다. 지금 인터넷에선 이들을 둘러싸고 찬양 목소리가 높다.‘여태 들어보지 못한 새롭고도 기발한 음악’이란 평이다.한켠에선 DJ.DOC흉내나낸다고 핀잔을 늘어놓는다.앨범의 균일도가 조금 떨어진다는 아쉬움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퍼니 파우더가 올 가을 가장 신선한 음악을 들고 나온 점만은분명하다. 참,이들의 라이브가 보고 싶은 이는 홍익대 앞 ‘마스터플랜’을 두드리면 된다. 임병선기자 bsnim@
  • 국립현대미술관장 오광수씨

    문화관광부는 18일 개방형직위인 국립현대미술관장에 오광수(吳光洙·62)현관장,국립국악원장에 윤미용(尹美容·54)현원장을 그대로 선정했다. 문화부는 이달 안에 채용계약을 맺어 9월1일부터 각각 임기 3년의 현대미술관장과 국악원장으로 임용키로 했다. 홍익대 미대 출신인 오관장은 한국미술평론가협회장과 광주비엔날레전시총감독 등을 역임하고 지난해 9월부터,서울대 국악과 출신인 윤원장은 추계예술대교수와 국립국악학교장을 거쳐 지난해 4월부터 각각 지금의 자리에서 일하고 있다. 서동철기자 dcsuh@
  • 남북이산상봉/ 北 국어학자 류렬씨

    “어디보자,내 딸 인자야.돌아가신 네 어머니를 참 많이 닮았구나” “아버지.얼마나 보고 싶었다구요” 북한 국어학자 류렬씨(82)와 딸 인자씨(59·부산시 연제구 연산동)는 부녀를 갈라놓았던 반세기 세월에 대한 원망을 씻어내기라도 하듯서로를 부둥켜 안고 목놓아 울었다. 인자씨는 “아버지 얼굴을 잊지 않으려고 보고 싶을 때면 한장 밖에남지않은 사진을 보고 또 봤어요. TV를 통해 아버지 얼굴을 본 후 제정신이 아니었어요”라며 반세기 동안 불러보지 못한 ‘아버지’를거듭 불렀다. 류씨는 딸에게 “내 일생을 엮은 TV영화가 있는데 봤느냐”면서 북한에서 국어학자로서 유명세를 떨친 자신의 삶에 대해 말했다. 이어 인자씨가 여든을 넘긴 부친의 건강을 걱정하며 “아버지 오래사셔야해요”라고 하자 “병원에서 진단을 받았는데 영양관리하면 아흔살까지는 살 수 있다고 하더라”며 자신감을 보였다.6·25당시 홍익대 교수로 재직했던 류씨가 딸과 헤어지게 된 것은 1·4후퇴때.외삼촌에게 딸려 딸 인자씨를 피란시킨 후 인민군에 입대,월북했다. 특별취재단
  • 남북이산상봉/ 北 계관시인 오영재씨

    “영재야,정말 영재로구나”“형님,이제야 형님을 뵙습니다” 북한 최고 시인인 동생 오영재씨(64)를 초조하게 기다리던 형 승재씨(67·전 한남대 대학원장)는 동생이 출입구를 통해 들어서자 반세기 동안 그리던 동생의 이름을 부르며 자리를 박차고 달려가 부둥켜안았다.동생 형재(62·서울시립대교수)·근재(59·홍익대교수)씨도오씨에게 달려가 헤어졌던 4형제가 뜨거운 포옹을 했다. 오씨 형제들은 “살아서는 못 만날 줄 알았는데,하늘이 도왔다”며거듭 서로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상봉의 기쁨을 나눴다.서로가 준비해온 어릴적 사진을 보며 잠시 서로의 안부를 묻다가 영재씨는 지난 97년 돌아가신 어머니 소식을 접하자 눈물을 훔쳤다. 그는 “하늘에 수많은 별들이 있지만 그것들을 합친다고 해가 되는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시적으로 표현한 뒤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하고 쓴 시 ‘사모곡’을 16일 공개하겠다고 말해 서정시인으로서 면모를 보였다. 형재씨는 “어머니는 생전에 ‘영재와 함께 있지 않는 한 사진을 절대 찍지 않겠다’는 말을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북한에서 계관시인칭호를 받은 영재씨는 지난 50년 7월쯤 중학교 3학년 재학 중 의용군으로 차출돼 가족들과 헤어졌다. 특별취재단
  • 올 여름 흥행질주 ‘신바람 이박사’

    70년대식 장발과 반짝이 의상,그리고 ‘뽕짝’이라는 낡은 음악적 형식.어느것 하나 촌스러움과 거리가 멀지 않은데 오늘 이땅의 젊은이들은 테크노바에서 그의 노래를 따라 부르고 뛰며 ‘뽕짝’이라는 숨은 대륙을 찾은 기쁨에몸을 떨고 있다. “안녕하세요.저는 대한민국의 호리호리한 신바람 이박사입니다.한번 만나볼까요.조오치.만납시다.띠리띠리리 띠리띠리리 짜라짜자잔 짜라짜자잔 아리아리 쓰리쓰리 아라리요”‘강원도아리랑’이나 ‘신고산 타령’ 같은 민요부터 20년전 크게 유행했던빌리지피플의 ‘YMCA’를 개사한 ‘영맨’ 등 팝송, 거기에 트롯트 노래, 심지어 ‘한오백년’ 같은 구성진 가락도 한데 묶여져 빠르고 경쾌한 춤곡으로변신한다. 간주나 연주로 노래가 잦아들라치면 여지없이 ‘우리리리히’‘얼씨구’‘좋아좋아’‘미쳐미쳐’‘오예’‘이히’‘앗싸’같은 추임새가 휘몰아친다.영락없는 관광버스 음악.바닥이 뚫어져라 날고 뛰는 ‘아짐마’‘아자씨’들이눈에 떠오른다. 신바람 이박사(본명 이용석·46).그가 이 여름 인기가도를질주하고 있다.벌써 “사랑해요 이박사”를 외치는 팬페이지만 10개를 넘어섰고 첨단을 달린다는 압구정동이나 홍익대 앞 클럽에서 그를 잡기 위해 안달이다.신생 증권사의 CF에 등장했고 방송 인터뷰나 취재도 줄을 잇고 있다. 국내에서의 늦바람을 감지한 한국 소니사가 재빨리 전속계약을 맺고 일본에서의 히트곡들을 모아 지난달 국내 첫 라이선스 음반 ‘李博士-Space Fantasy’를 냈다. 그러나 국내 첫 앨범은 아니다.지금까지 낸 관광버스용 뽕짝 메들리 테이프만 19종.하지만 유통경로가 철저히 도로중심이어서 관광버스를 이용하는 장년층에게만 그의 명성은 국한돼 있었다. 그런데 96년 일본으로 건너가면서 상황은 달라졌다.테크노적 가치를 감지한일본 소니의 판단이 적중,그의 인기가 치솟자 뒤늦게 국내에서도 그의 테크노적 유용성이 부각됐다.그가 일본에서 96년 발표한 ‘이박사의 뽕짝 디스코파트 1&2’와 ‘이박사 뽕짝 대백과’ 등을 젊은 팬들이 인터넷사이트에 MP3로 올려놓으면서 그의 이름이 급속도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뽕짝 문화에 낯설어하던 10∼20대들은 그의 음악을 “우리 테크노”“진짜 트랜스”라며 열광하며 환호한다.아니 넘어간다 또는 자지러진다. 트랜스는 테크노 음악의 하위장르.무의식 상태로의 전이를 뜻한다.키보드 하나 연주에 이박사의 목소리를 동원,다양한 애드립을 구사하는 데 그 독창성과 아이덴티티가 가히 세계 유일이다.어디에도 없는 음악.반복해서 들어보면트랜스란 말도 과장이나 허풍이 아님을 절감한다. 지난 달 21일 압구정동 클럽 셰도에서 열린 이박사 공연.70년대 장발에 빨간티셔츠,반짝이구두,반바지를 입은 이박사가 탬버린을 든 채 무대에 선다. 컬러링족들이 그의 추임새와 탬버린 소리에 자지러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세월의 아이러니를 느끼게 된다. 올해 초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던 영화 ‘거짓말’에서 테크노 사운드와 함께반복되던 남자의 목소리 ‘나는 육체의 환타지’도 사실은 그의 노래 ‘나는우주의 환타지’를 패러디해 만든 언더그라운드 가수 볼빨간의 곡을 테크노DJ 달파란이 샘플링한 것. ‘딸랑딸랑 방울뱀이 다가옵니다.짜라짜잔.먹이를 보고서 다가옵니다.당신을만나서 반갑게 강아지처럼 ‘왕왕’ 물어버렸네’(몽키 매직)‘귀여운 그대는 무얼 입었을까 삼각빤스 아니면 껌정 티’(하이스쿨 로큰롤)‘앞산의 딱따구리는 통나무 구녕도 잘 뚫는데 우리집의 구멍텅구리는 뚫어진 구녕도 못찾나’(신고산타령) 등 어처구니 없으면서도 경쾌한 가사도 요즘 젊은이들의감성에 딱 맞아떨어지고 있다. 반짝이,머릿수건,7부바지로 대표되는 70년대 패션,여러 문화적 코드를 ‘촌스럽게’ 재조합하는 키치문화가 확산되면서 첨단을 달린다는 테크노바에서그의 촌스러운 패션이 음악과는 별도로 각광을 받고 있기도 하다. 한편에선 이같은 그의 인기가,스타가 들려주는 감상용 음악에서 기능성 위주로 음악적 지형이 변모됐음을 함축하는 증거로 보고 있다. 한편 그의 팬클럽들은 12일밤,무박2일 일정으로 경기도 의정부의 한 농장에모여 이박사와 신나는 캠프잔치를 벌인다. 임병선기자 bsnim@. *이박사가 얘기하는 ‘이박사’. 사람들은 나에 대해 무지무지 궁금해한다.키는 160cm고 몸무게는 45kg밖에안나가.날아갈듯 가볍지.그래도 마이크만 줘봐.1∼2시간은 뽕짝만으로 노래부를 수 있다구.나 사실은 박사 아니야.박사학위는 커녕 중학교 졸업장도 없어.그런데 왜 박사냐.관광버스에서 노래부를 때 아줌마 아저씨들이 어떤 노래든 시키면 해낸다고 해서 붙여줬지. 회갑때 나를 낳으신 아버님은 국악을 하셨던 분이니 끼는 이어받았다고 봐야지. 아버님이 객사하시는 바람에 중학교도 못마치고 공부를 땡쳤다.요즘 애들은무슨 말인가 하겠지만 ‘아이스께끼’도 팔고 요정,양복점,다방 주방 등 10년동안 14개의 직업을 전전했다.양복점을 직접 운영해 여유가 생기자 삶이뜨악해졌다. 누가 관광버스 안내원하면 노래도 실컷 부르고 돈도 벌 수 있다고 그러대.그래 탄 게 11년이야.매일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관광버스 손잡이에 매달려 노래부르려니 힘도 들었지. 아는 형님이 너 판 한번 내봐라 하면 100만원도 받고 500만원도 받고,돈 상관없이 테이프를 냈지.음반낼 때는 두 시간도 좋고 한나절도 좋고 그냥 뚝딱뚝딱 만들어. 테이프는 많이 팔렸지만 손에 돈쥔게 있어야지.그래 회갑잔치나 캬바레를돌며 근근이 생활했지. 근데 내 노래를 일본 소니사가 눈여겨 보았던 모양이야.전속계약을 맺자고하대.난 지금도 테크노가 뭔지 몰라.하지만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 그야말로 ‘반짝’ 떴지.일본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무도관 무대에 1만명을 모아놓고 노래도 불러봤고. 98년 돌아와 또다시 어르신들 모시고 회갑잔치에서 신나게 놀지.유행의 첨단을 달린다는 압구정동이나 홍익대 앞 클럽들에서 날 모시려고 해. 난 테크노니 키치니 그딴 어려운 거 몰라.그냥 노래부르고 사람들 박수받고그러면 기분좋아.좋아좋아.미쳐 미쳐.
  • 우리가 꾸미고 우리가 즐긴다

    태양이 작렬하던 지난 23일 오후 홍익대앞 한 라이브클럽에서 이색적인 록콘서트가 열렸다. 시계바늘이 3시를 가리킬 때쯤 20평 될까말까한 좁다란 공간에 담배연기가가득하고 록밴드들의 리허설이 한창이다. 여느 공연장처럼 ‘비까번쩍’한 플래카드나 친절한 안내도 찾아볼 수 없다. 그저 얼굴을 아는 이들의 수인사와 하이-파이브 정도가 ‘비밀결사’ 분위기를 내고 있을 뿐. ‘타·락·동’타락한 아이들의 동아리로 오해하면 큰 일.음악전문 케이블TV m·net(채널 27)의 ‘타임 투 록’이란 프로그램을 시청하던 이들끼리 뭉쳐 만든 팬클럽이름이다.회원 630명. 이날 공연은 지난 4월 첫 공연에 이어 두번째로 회원들이 직접 기획하고 꾸민 것. 공연기획팀을 꾸리고 참여 밴드를 선정하는 데 20일 이상을 투자했다.인터넷 동아리방에 회원들이 올린 추천의 글을 바탕으로 출연밴드를 선정했다. “가급적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도록 초청 뮤지션을 고르고 골랐습니다. ”동아리 시삽을 맡고 있는 남인우씨(21)는 수험생.광주에 사는 남씨는 동아리 일때문에한달에 한번 서울을 다녀간다. 그 자신을 포함해 이날 무대에 섰던 캐럿칩 씨리얼의 기타리스트 정민 등 뮤지션들이 회원인 경우도 많아 출연섭외는 걱정이 없다고 한다. 남씨는 광주에서 활동하는 하드코어 밴드 ‘동맥경화’의 스크림 요원.“보컬리스트가 목이 쉬어서요.저도 무대에 올라 소리지르기로 했어요.”지루한 리허설이 끝나고 공연이 시작되자 좁은 공간은 어느덧 10대팬들의 전용공간으로 바뀌었다.이날 초청받은 치킨헤드,자니로얄,노모스,캐럿칩 씨리얼,부비트랩,레이니썬 등은 100명 안팎의 작은 관중을 위해 정말 열심히 뛰고 구르고 점프했다.이날 공연은 무려 4시간.아이들은 지칠 줄도 몰랐다.기력이 다해 클럽 입구 계단에서 한숨을 푹푹 내쉬며 앉아있던 아이들은 쉬다또 뛰어나가 몸을 흔들어댔다. 팬클럽은 ‘타임 투 록’을 모니터링한다.진행자의 부족한 점을 슬며시 꼬집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록시장의 축소로 인해 시청률이 떨어지고 일요일 자정에서 월요일 자정으로 시간대가 바뀌는 등 팬클럽을 둘러싼 환경은 나빠지고있다.남씨는 “그런 흐름에 대한 일종의 항의로 보아도 괜찮을 것”이라고말한다. 어쩌면 이날 공연은 지난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팬덤현상의 가장 긍정적인 한 단면이 될 것 같다. 정기모임을 한달에 한번 갖는데 그때마다 해답도 안 나오는 ‘록문화의 발전’에 머리를 맞댄다.남씨가 정리한 해답은 원론적이어서 차라리 절절하다. “관심만 늘어나면 실력있는 사람도 그만큼 늘어날 것이고 편견이 허물어지면 언더음악의 가치 또한 인정받을 수 있을 겁니다.”글·사진 임병선기자 bsnim@
  • 여름하늘 수놓는 무지개빛 ‘록’ 선율

    국내 하드코어 그룹의 자존심 ‘노바소닉’과 최근 3집 ‘노 피어’를 들고나온 ‘미스미스터’가 한날 한무대를 꾸민다.30일 오후4시와 7시 세종대 대양홀.(02)3673-2086 또는 www.Z-RAM.co.kr노바소닉의 무대는 한창 작업중인 2집 앨범 수록곡들을 미리 팬들에게 선보이는 성격이어서 더욱 관심을 끈다.무대에서 각기 독특한 카리스마를 풍기는‘넥스트’출신의 김영석, 이수용,김세황과 래퍼 김진표가 펼치는 강렬한 무대가 기대된다. 역시 김영석이 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미스미스터는 박경서,김민정외에 새로영입된 베이시스트 이혜민의 역량을 검증하는,첫무대가 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영국의 테크노팝과 메탈의 접목을 무대에서 얼마만큼 해낼 수 있을 지궁금하다. 또 홍익대 앞 언더클럽에서 300회 이상 라이브 경험을 쌓은 실력파 밴드 ‘체리필터’가 29일(오후7시)과 30일(오후6시),이틀동안 서울 정동 A&C홀에서무대를 연다. 하드코어,펑크,힙합 등 다양한 장르를 상큼하면서도 강력한 사운드와 솔직한가사로 풀어내 보인다. ‘크랜베리스’와 앨라니스모리셋을 연상시키는 홍일점 보컬 조유진을 중심으로 구성된 4인조. ‘노바소닉’의 김영석이 프로듀스했다 해서 화제를 모은 바 있는 체리필터는 1집 앨범 타이틀곡 ‘헤드 업’ 등을 들려준다. 이 그룹은 8월16일부터 20일까지 대학로 라이브극장에서 한번 더 무대를 가진 뒤 일본에 건너가 이즈무 프로덕션에서 음반을 내고 6개월동안 활동할 예정이어서 이들의 첫무대가 이별파티가 될 것으로 보인다.(080)538-3200임병선기자 bsnim@
  • 대우, 서교아파트 재건축 수주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역세권에 자리잡고 있는 서교아파트가 재건축돼 136가구의 아파트와 테마상가로 구성된 19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로 탈바꿈한다. 홍익대 정문 앞에 자리잡고 있는 이 아파트의 재건축 시공사로는 대우건설이 지난 19일 조합원 총회에서 선정됐다. 서교아파트는 20평형 136가구로 구성된 한 동짜리 아파트.재건축을 통해 35평형대 아파트 136가구와 1,771평 규모의 대형 테마상가가 들어선다. 홍대역이 걸어서 5분 거리이고 인근에 서교호텔과 신촌전화국 등이 자리잡고 있다.신촌일대의 백화점 등 생활편익시설 이용도 편리하다. 아파트에는 초고속정보통신망을 깔고 디지털 도어록과 무인경비시스템,문자자막방송시스템,주방TV폰,전가구 거실 빌라풍 아트월 등이 적용된다. 상가부문은 지하 1층∼지상 2층까지이며 부지가 경사진 점을 활용,지하 1층과 지상 1층이 모두 외부의 도로와 연결될 수 있도록 설계,상가 접근성을 높였다.오는 11월 철거공사를 시작,내년 1·4분기중 착공과 함께 상가를 분양한다.(02)2259-3451김성곤기자
  • 다국적 팀 ‘포스트 시어터’ 공연

    한국배우 김지영을 비롯해 미국,독일,일본 등 뉴욕대 출신 예술가들로 구성된 다국적 프로젝트 ‘포스트 시어터’가 24∼27일 홍익대앞 복합문화공간쌈지스페이스에서 멀티미디어 실험극 ‘엑자일(망명자)’을 공연한다.(02)3142-1693이민자의 대화형식을 빌어 이상과 현실,나와 타인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현대인의 내면을 위트있게 그린 이 작품은 올초 베를린에서의 초연과 뉴욕공연에서 호평을 받은 화제작.멀티미디어 실험극이란 타이틀이 암시하듯일반적인 무대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무대위에는 1인2역을 하는 배우 김지영이 앉아있고,주변에 디지털카메라와 스크린이 걸려있다.공연이 시작되면스크린에 배우의 얼굴과 관객의 얼굴이,그리고 미리 제작한 영상이 비춰지고,무대옆에 마련된 DJ박스에서는 테크노 전자음악이 굉음을 쏟아낸다. 98년 결성된 ‘포스트 시어터’는 같은 작품이라도 다른 도시,국가를 순회할때마다 다른 느낌을 추구한다.이번에 공연되는 ‘엑자일’도 베를린에서는폐쇄된 볼링장에서,뉴욕에서는 바를 공연장으로 삼아 서로 다른 모습을 부각시켰다고 한다.1시간30분의 공연뒤에 펼쳐지는 뉴욕 테크노DJ 에릭 몬스의테크노 파티도 색다른 볼거리. 이순녀기자
  • 北 원로 국어학자 류렬씨가 찾는 맏딸 仁子씨

    북한의 원로 국어학자인 아버지 류렬씨(82)가 자신을 찾고 있음을 안 맏딸유인자(柳仁子·59·부산 연제구 연산4동)씨는 17일 빛바랜 부모의 결혼 사진을 만지작거리면서 “밤잠을 설쳤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인자씨는 6·25 전쟁이 날 때까지 서울 돈암동에서 부모와 네 남매와 함께오순도순 살았다.그러다가 51년 1·4 후퇴 직후 어느날 어머니가 인자씨를외가에 맡긴 것이 마지막이었다. 인자씨는 아버지가 자상하고 교육열이 대단했던 것으로 기억했다.“가끔 아버지 손을 잡고 전차를 2번씩 갈아타면서 화신백화점 옆 수송초등학교로 등교할 때는 정말 행복했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같이 교편생활을 하던 동갑내기 어머니 장자애씨와 연애해 당시로서는 드물게 신식 결혼을 할 정도로 멋쟁이였다.서재에는 ‘훈민정음 풀이’와 ‘한글사전’등과 같은 책으로 가득했던 기억도 떠올렸다. 전쟁 전 홍익대·서울대·고려대 등에 출강했던 류렬씨는 북한에서 권위있는 한글학자로 김일성대학 교수를 지냈다.97년에는 북한 사회과학원 언어학연구소실장을 역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간호사 생활을 하다 퇴직한 인자씨는 남편(61)과의 사이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동생 문자씨는 서울 압구정동에 거주한다. 부산 이기철기자 chu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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