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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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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으로‘ 김을분 할머니 집 떠날까

    영화 ‘집으로…’의 주인공 김을분 할머니가 영화 흥행성공이 몰고온 부담감을 이기지 못해 60년 이상을 살아온충북 영동 산골마을의 집을 떠나기로 했다고 가족이 주장함에 따라 영화사가 긴급 진화에 나서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김을분 할머니의 손녀인 이미영씨는 최근 영화 제작사인튜브엔터테인먼트 인터넷 홈페이지(www.tube-entertainment.co.kr)를 통해 “‘얼마나 벌었느냐’는 등 주변 사람들의 과잉 관심과,집 주위를 기웃거리는 남자들 때문에 가족 모두가 '산골소녀 영자’와 같은 비극을 겪을까 불안해한다.”며 “영동군이 영화 촬영 장소를 관광 상품화하기로 결정함으로써 더 이상 이곳에서 살 수 없다는 결론을내렸다.”고 말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영화사가 상업주의 논리에 얽매이지 말고 할머니가 사는 동네가 관광지화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영화사측을 비난했다. 영화계 한 켠에서는 이번 사태를,유명인을 가만 내버려두지 않는 언론계의 선정적 보도태도의 결과로 규정하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튜브픽쳐스의 황우현 대표는 “김을분 할머니의 가족들과 만나 전후 사정을 파악한 뒤,할머니의 거취문제 및 촬영지 관광화와 관련된 사안을 상의하겠다.”고밝혔다. 한편 철도청은 오는 23,26일 이 마을에서 관광열차를 운행할 계획이어서 주민들이 또한 차례 홍역을 치를 것으로보인다. 손정숙기자 jssohn@
  • 철원지역 돼지 출하 재개

    돼지콜레라로 홍역을 치른 강원도 철원지역에서 13일부터 돼지 출하가 재개됐다. 강원도와 철원군은 지난 10일부터 경계지역내(10㎞)에 있는 돼지 1082마리의 혈청을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검사를의뢰한 결과,모두 음성으로 판명돼 출하가 가능해졌다고밝혔다.일단 검사를 거쳐 출하가 허용되는 돼지는 당분간철원도축소에 한해 출하가 가능하다. 강원도는 오는 17일 이후에도 특별한 이상징후가 발견되지 않을 경우 돼지 출하를 타지역으로 완전 정상화할 계획이어서 출하 중단으로 피해를 받고 있는 축산농가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철원지역에는 지난달 16일 돼지콜레라가 발생한 데 이어30일 김화읍 청량리에서 돼지콜레라가 추가로 발생,지난 1일부터 돼지 출하가 전면 중단 됐었다. 한편 돼지콜레라에 이은 구제역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도내 산지돼지(100㎏)값은 평균 21만원으로 구제역발생전 21만 5000원에 비해 다소 하락했으나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평균가격 20만 4000원에 비해서는 6000원 정도 오르고 지난해 5월 평균가격 19만 6000원보다는 1만 5000원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철원 조한종기자 bell21@
  • 국가産團 환경오염 단속권 논란

    국가 산업단지에 대한 환경오염 관리권이 7월부터 국가에서 광역자치단체로 넘어감에 따라 그동안 이관을 줄기차게 요구해 오던 해당 기초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8일 전남도와 여수시 등에 따르면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이 개정됨에 따라 국가 산업단지의 환경오염에 대한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오염의 지도·단속권이 7월1일부터환경부에서 광역단체로 이관된다. 이에 따라 국내 최대 규모인 여수석유화학 국가산업단지가 있는 전남 여수시 등은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이 산업단지에는 여천 NCC,LG-칼텍스정유 등 유화계열 대형 입주업체(48개)가 밀집해 있다. 여수시는 여수산단의 악취 등 환경오염으로 주민들이 하루 3∼4차례씩 시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주민들의 집단 민원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여수시 관계자는 “여수시는 주민들의 민원과 시위로 몸살을 앓는 등 책임만 있고 지도·단속권이 없어 아무것도할 수가 없다.”며 “지도·단속권이 광역단체로 넘어가면 환경부 산하 지역의 환경관리청이 업무를 관장할 때와 다를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전남도 관계자는 “국가산단의 오염단속에 관한 인원과 장비 등을 고려할 때 여수산단에 도 사업소를설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환경오염 지도 및 단속권은 92년 7월 환경부에서 광역자치단체로 이관됐다가 대구의 페놀사건을 계기로 94년4월 다시 환경부로 넘어갔다. 광역자치단체는 전문성과 인력이 부족하고 장비 등이 낙후됐다는 것이 환경부로의 이관된 이유였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
  • 전국 축산농가 표정/ 돼지고기 판매 줄어 양돈농 ‘한숨’

    구제역 발생 사흘째인 5일 경기도 안성시의 축산 농가가다소 평정을 찾은 가운데 충북 진천에서도 돼지 구제역이발생하면서 전국 축산 농가와 방역 당국은 구제역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일본이 이미 한국산 우제류 수입금지 조치를 취한 데 이어 제주도에서도 타지역 우제류반입을 금지시켜 관련 업계의 피해도 가시화되고 있다. 충북도와 도내 자치단체들은 진천군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하자 우제류 이동을 금지하고 소독과 임상 관찰을 강화하는 등 5일 방역 작업을 강화했다.그러나 충북 음성에서의콜레라 유사 증세가 음성으로 드러나 다소 위안이 되고 있다. 도는 또 각급 기관과 단체의 어린이날 행사와 동문 체육대회 등을 연기토록 권고했다. 2000년 4월 홍성에서 발생한 구제역으로 한바탕 홍역을치른 충남도내 양돈농가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특히 도내 대형 할인점과 백화점,정육점 등의 돼지고기 판매가 크게 줄어 롯데 마그넷 대전점의 경우 지난 3일 매출액이 400만원으로 전월에 비해 27.2% 감소하는 등 유통업계도 구제역의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었다. 하루 돼지 2200마리,소 30∼50마리를 도축하던 경기 이천시 부발읍 신영축산은 지난 3일 오후부터 폐쇄조치돼 기존 도축육조차 출하하지 못하고 있다. 이천시 양돈농가들은 “돼지 구제역은 소와 달리 확산이빠르고 폐사율도 높다.”면서 “철원 돼지콜레라 여파로돼지값이 15%까지 떨어졌다가 이제 겨우 회복세로 돌아서는데 무슨 날벼락인지 모르겠다.”며 한숨지었다. 돼지 콜레라에 이어 구제역 방역까지 겹친 강원도는 대대적인 도살처분에다 18개의 이동통제소를 운영하느라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철원축협육가공공장 도축물량은 30% 수준으로 떨어졌고경계지역 밖에서 생산되는 돼지도 인체에 무해함에도 소비자들이 철원산을 기피,양돈농가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제주도는 일본 통관 불허 조치로 수출용 냉장·냉동육 가공을 중단한 데 이어 4일부터는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관련 규정에 따라 소·돼지·사슴 등 우제류와 부산물 반입을 전면 금지하는 등 전국 자치단체가 초비상 방역체제에 돌입했다. 전국종합
  • [경제프리즘] 거래소 이사장 공석 ‘자업자득’

    증권거래소가 신임 이사장문제로 홍역을 앓고 있다. 거래소는 그동안 이사장이 바뀔 때마다 ‘낙하산 인사’에 반대해 왔다.하지만 기대는 그때마다 여지없이 실망으로 끝나고 말았다. 최근엔 이사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선임한 강영주(姜永周·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신임 이사장의 취임마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업무도 차질을 빚고 있다.금통위원의 임면권을 가진 대통령이 ‘강 위원’의 사표를 수리해야만 재정경제부 장관의 승인을 얻어 정식으로 취임하는데,무슨 영문인지 사표수리가 되지 않고 있다.“재경부가 공석이 되는 금통위원 자리에 자기 사람을 심으려 한다.”며 한국은행 노조가 반발하고 있는 점이 대통령의 사표수리를 지연시키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돌아 거래소 관계자들은 더욱난감해하고 있다. 그러나 증권거래소의 이같은 우울한 자화상은 스스로 만든 측면이 적지 않다.거래소 내부에서는 박창배(朴昌培)전 이사장의 후임으로 처음에는 ‘능력있는 전문경영인’을 거론했다.그러다 슬그머니 ‘힘있고 영향력있는 인사’가 와야 한다는 논리로 방향을 틀었다.낙하산 인사도 눈감아주겠다는 얘기나 다름없었다.증권거래소의 최대 현안인주가지수선물·옵션시장의 부산 이관을 막기 위한 절박함이 깔려 있었다. 이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한 것도 무리수였다.지난 2월 코스닥시장이 신임 사장을 뽑을 때 도입했던 후보추천위원회를 본땄지만,결과적으로는 ‘무늬만 추천일 뿐 낙점’이나 마찬가지였다.옛 재무부 출신이냐,경제기획원 출신이냐가 관심의 대상일 뿐이었다. 후보를 공모하면서 굳이 헤드헌터를 동원해 후보군을 부풀린 것도 어색했다.회원(증권사)들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았다고는 하지만,이사장추천위원(6명)을 박창배(朴昌培)전 이사장이 직접 뽑은 일은 오해를 살만한 처사였다.이사장 추천위원 스스로 문제를 제기했을 정도였다. 증권거래소는 이번 이사장 선임문제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한다.눈앞의 이익을 위해 잔재주를 부리거나 경제논리를 외면할 때 그 대가가 부메랑으로 되돌아온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주병철기자
  • [대한광장] ‘경제學園’ OECD 적극 활용을

    지난해 말 호주 캔버라에서 열린 국제회의에 참석했을 때다.나이 지긋한 호주관리가 1971년 호주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한 이후 얼마나 큰 홍역을 치렀는지에 대해 설명했다.아마 우리나라 관리들도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으리라 짐작한다. OECD의 각종 위원회는 회원국의 경제정책을 심사하는데,흔히 사무국과 지정된 2개의 회원국이 시험문제의 출제위원이 된다.시험문제를 출제하는 국가들이라고 해서 완벽한 경제정책을 펼친다고 볼 수 없는데도 심사를 받는 국가는 자국의 정책을 항상 최선의 정책과 비교해서 합리화해야한다.호주관리들은 심사현장에서 자국의 정책을 방어해야했지만 결국 시험을 치르고 돌아온 후에는 스스로에게 자신의 대답이 정답이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그는 회고했다.연중 수없이 계속되는 각종 위원회에서 공통의 관심사를 논의하고,향후 경제정책의 개선방향을 모색한다.이러한 경제정책에 대한 심사를 통해 시험과 숙제를 반복해야 하는 과정에서 OECD 회원국들은 세계경제 속에서우등생의 위치를 유지할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신흥시장국가들은 일반적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국통화로 차입을 할 수 없는 원죄(原罪)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자국통화로 차입이 가능하게 되면 외채부담도 줄어들게 되고 외환위기의 가능성도 줄어들게 된다.우리나라도 아직 신흥시장국가들이 공유한 원죄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이러한 점에서 호주는 많은 시사점을 준다.국제금융체제의 혼란기라고 할 수 있는 브레튼 우즈 체제가붕괴되는 시점에 OECD에 가입하였던 호주는 금융시장의 선진화와 거시경제의 안정을 유지하면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여 자국통화의 국제화를 달성하게 되는데,이는 정책학습장으로서 OECD가 요구하는 수많은 시험을 치렀던 경험이주효했을 것이다. OECD에 가입한다고 선진국이 된다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우등생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번 치러야 하는 시험을 통과해야 하고,시험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정책은 발전되는 것이다. 경제정책의 학습장으로서 OECD는 정책을 개발하고 시행하는 관료들을 매우 바쁘게 만드는 학교에 비유될 수 있을것이다.우등생이 공부를 잘할 수 있는 것은 스스로 공부를 열심히 하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좋은 학교에서 좋은 선생님을 만나 좋은 학습프로그램에 따라 시험도 치르고 숙제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이 OECD에 가입해서 얻게 되는 이득은 바로 경제정책의 학습장인 OECD에서 우리 관료들이 얼마나 열심히 공부하느냐에 달려 있다.OECD는 평균적인 경제정책의 규범과관행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최선·최고의 엄격한 규범과 선진화된 관행을 관료들이 정책에 반영할 것을 요구한다. 우리 관료들이 열심히 배우고 이를 정책으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면 우등생의 반열에서 쫓겨나 결국 낙제생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제 OECD에 가입한 지 5년이 넘었고,외환위기의 후유증도 상당 부분 걷힌 현 시점에서 과연 경제정책의 학습장으로서 OECD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OECD는 회원국의 고령화 문제,지속개발 가능성,재정건전화,전자상거래 국제규범,금융·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제도적 기반 구축,후진국 지원 개발재원 문제,세계무역기구(WTO) 도하 개발의제 등 세계경제의 현안 및 미래지향적 주제를 거의 망라하면서 가장 심층적으로 토론하고 세계경제를 선도한다. 또한 노동권 및 복지에 있어 가장 선진화된 유럽 국가들이 상당수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OECD는 무분별하게 신자유주의정책을 회원국에 요구하지 않는다.이는 OECD가 지향하는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는다.OECD는 선진국들과 경제정책을 논의하고 협상하는 화려한 외교무대가 아니라 우리경제의 선진화를 위해 경제관료들이 정책학습을 연마하는아카데미라고 할 수 있다. 왕윤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기고] ‘독도 영유권’ 외교이슈화 실익없다

    예상대로 일본적 내셔널리즘이 강하게 반영된 고교 역사교과서 ‘최신일본사’가 문부과학성의 검정에 합격함으로써한·일간 ‘역사갈등'이 재연될 조짐이다.이 교과서는 일본의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등 군국주의적 색채가 농후하고,한국 침략과 지배에 관한 내용을 극히 적게 다룸으로써 최근개선되고 있는 다른 교과서들과 명백히 다른 지향점을 보이고 있다.지난해 발생한 중학교 ‘새 역사교과서’ 문제가아직도 한·일간에 중요 현안으로 남아 있는 시점에서 설상가상으로 이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했으니 한국인들이 일본인과 일본 정부의 역사인식에 반감과 우려를 표시하는 것은당연한 일이다. 최신일본사를 관통하는 역사관은 확실히 말썽 많은 ‘새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후소샤 교과서와 아주 유사하다.검정통과 과정도 거의 같다. 최신일본사 검정신청본은 고대사에서 일본세력이 임나에거점을 두었다거나,근대사에서는 일본 정부가 식민지 조선에 ‘보충금'을 투입해 도로 개보수,철도·수도 건설,전기·통신망 구축,농림수산업 육성,의료·위생시설 확충,초등교육제도 확립을 추진하는 등 민생 안정에 힘썼다는 식으로기술했다.문부과학성은 검정신청본의 88개 부분에 대해 시정의견을 제시했는데,그 중에는 한국 등을 염두에 둔 ‘근린제국조항'과 관련된 것도 많이 들어 있었다.집필자들은 검정 합격을 위해 수정지시를 받아들였고 검정합격본은 현재사용중인 교과서 내용으로 되돌아갔다.지난해 ‘새 역사교과서’ 문제로 홍역을 치른 한·일 정부가 막후에서 나름대로 노력한 점은 평가할 만하다. 그렇지만 최신일본사의 검정합격은 한·일간에 새로운 문제를 야기했다.국민 감정을 민감하게 건드릴 수 있는 영토문제를 너무 직설적으로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 교과서는 “우리나라(일본)의 고유영토가 타국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는 현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전제한뒤 “한국이 시마네현 죽도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고기술햇다.이 내용은 교과서의 마지막 부분,‘현대 일본의 과제'라는 항목에 기술돼 있는 것으로 보아 이 교과서가 지향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결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일본 정부 역시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수정지시를 내릴 명분도,필요도 없었을 것이다.교과서의 필자들은 이 점을 간파,작은 것을 버리고 큰것을 얻는 절묘한 수법을 구사했다.반면 독도를 자국의 영토로 확신하고 있는 한국인들로서는 불의의 일격을 당한 셈이다. 일본의 역사교과서가 독도의 영유권을 ‘현대 일본의 과제'라고 명백하게 주장하고 나선 것은 한·일간 ‘역사갈등'을더욱 부채질하게 될지도 모른다.국제화가 아무리 진전됐다고 하더라도 영토문제는 아직도 국민들의 원초적 민족주의를 자극하는 뇌관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심각한 영토문제가 ‘역사갈등'을 증폭시키는 방향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슬기롭게 대처하는 것이다.독도 문제는 현재까지는 한국이 우위에 있다.역사적 연원이나 국제법적인 해석,실효(實效)적 지배를 하고 있는 점에서 한·일간‘외교이슈화’하지 않는 게 유리한 방법일 수 있다. 역사인식이란 ‘감정적’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해 해결될 문제가 아니란 점도 강조하고자 한다. 정재정 서울시립대교수
  • 中대륙 기상이변 ‘몸살’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중국 대륙이 기상이변으로 홍역을치르고 있다.4월 들어 중국 전역에서 최악의 황사폭풍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때아닌 폭우·우박이 쏟아지는 바람에 인명피해가 생기고 나무가 뿌리째 뽑혀나가는 등 피해가 크게늘어나고 있다. 중국 지린(吉林)성과 허베이(河北)성,랴오닝(遼寧)성 등 동북부지역에서는 6일 밤부터 9일까지 몽골에서 발달한 차가운 공기의 영향을 받아 기온이 6도로 크게 떨어지고 초속 10∼13m의 6급 강풍을 동반한 사상 최악의 강력한 황사폭풍이 발생했다.이때문에 항공기 결항사태가 빚어지고 나무들이 뿌리째 뽑혀 나갔으며,목의 통증을 호소하는 호흡기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앞서 6일 오전 중국 동남부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서는 강한 돌풍과 우뢰를 동반한 우박이 쏟아져 신축 건물 2동이 무너지는 바람에 공사장 인부를 비롯해 주민 42명이 건물 더미에 깔려 4명이 사망하고 8명이 크게 다쳤다. 이날 후난(湖南)성에서도 11급의 초강풍을 동반한 우박과 폭우가 뒤섞여 쏟아져 1명이 숨지고 33명이 중상을 입었다.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에서는 갑자기 먹구름이 끼면서 강한 돌풍과 함께 우박·폭우가 쏟아지면서 30도를 크게 웃돌던 기온이 10도로 크게 떨어져 시설채소 등농작물이 큰 한해(寒害)를 입었다. 중국 중서부의 스촨(四川)성과 충칭(重慶)에서도 강한 돌풍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농작물 생산량이 1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 전문가들은 중국 전역에서 기상이변이 일어나는 것은지구의 온난화가 가장 큰 원인이라며 중국 대륙의 경우 연평균 기온이 0.5도 정도가 더 높아져 앞으로도 기상이변이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 [사설] 왜곡 여전한 日 역사교과서

    월드컵축구대회 공동개최를 앞두고 한·일관계가 조심스레복원되고 있는 가운데 또 다시 일본의 역사왜곡 교과서 문제가 불거져 나온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일본 정부는 9일 고교용 역사교과서 6종의 검정통과를 발표했다.이중 1986년 교과서 파동을 일으켰던 신편일본사의 개정판인 최신일본사가 문제의 초점이 되고 있다.최신일본사는 우리의 고유영토인 독도에 대해 ‘한국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며 ‘역사적 증거와 지리적 사실,국제법적 제원칙’에 반하는 주장을 담았다.또 일본이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다는 이른바 임나일본부설을 게재한다든가 식민지 지배에 따른 피해를 거의 기술하지 않은 점,종군위안부 문제를 담지않는 점 등도 수정돼야 할 부분들이다. 일본의 역사왜곡은 해묵은 문제다.지난해에도 중학교용 역사교과서의 왜곡 문제로 홍역을 치른 바도 있었다.이 때문에 한·일역사공동위원회가 설치되기도 했다.정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 역사공동위원회를 적극 활용하기 바란다.또 정부가지난해 제기했던 35개 항목의 재수정 요구를이번 검정과정에서 일본 정부가 꽤 반영한 데서도 알 수 있듯이 분명하고직접적인 수정요구와 항의는 일본측의 변화를 가져오는 데효과적이다.정부는 역사의 진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선린우호관계와 평화에 긴요하다는 점을 일본측에 강하게 주지시키기 위해,수정을 요구해야 할 내용에 대해서는 강력한 수정 요구를 제기해야 할 것이다. 덧붙여 언급해야 할 것은 역사왜곡 교과서의 채택률이 낮게 나타나고 있는 만큼 이 점을 충분히 감안해 대응책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최신일본사의 구(舊)판인 신편일본사의 경우 한때 35개교 8000부가 채택되기도 했으나 현재는15개교 2400부 채택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지난해 파문을일으켰던 후소샤의 중학교용 역사교과서 역시 채택률이 1%에 미치지 못했다.일본 국민과 교육계가 역사 왜곡 문제에 대해 건전한 양식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대응책 마련시 유념해야 할 것이다.
  • [이경형 칼럼] 유리그릇 같은 경선가도

    민주당의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이 한때 뒤뚱거리다 재가동되었다.음모론을 제기하며 경선 포기를 검토하던 이인제 후보가 다시 경선에 참여했기 때문이다.지난 3월9일 제주에서 시작한 민주당의 국민참여 경선은 울산·광주·대전·충남·강원을 거쳐 이번 주말엔 경남에 이어 전북에서펼쳐진다.16개 시·도별 경선 일정으로 보면 이제 3분의1지점을 통과해 반환점을 향해 달리는 형국이다. 그동안의 과정은 불과 20여일밖에 안 되었지만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김근태 의원의 ‘정치자금 고해’ 사퇴 이후 7명의 후보 가운데 절반이 넘는 4명이 사퇴했다.금품살포,줄세우기 시비에 이어 급기야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음모론으로 한바탕 요동을 쳤다. 국민 경선은 정치에 무관심했던 대중의 눈과 귀를 주말‘정치 흥행장’으로 끌어모으는 데 일단 성공한 것 같다. 이 과정에서 1인 보스정치·밀실정치에 찌들어온 한국 정당정치에 새로운 기대를 불러왔고,유권자 가슴에 잠복한새 정치에 대한 열망을 일깨우기도 했다. 반면 경선이 진행됨에 따라 부정적측면도 심심찮게 드러나고 있다.후보간 경쟁이 비전이나 정책으로 승부를 걸지않고,비방성 인신 공격으로 일관할 때도 있다.‘대안론’과 ‘대세론’으로 말싸움을 하는 듯하다가 어느새 우리정치판의 숙환인 색깔론,지역주의로 회귀하고 있다.민주당 경선 현장에서 ‘전라도와 빨갱이’라는 금기에 가까운단어들이 튀어나올까봐 조바심을 갖는 당원들이 많다고 한다.그같은 무자비한 색깔론이 횡행하는 날이면 국민참여경선의 거창한 구호는 한낱 웃음거리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색깔론과 정책노선의 대결은 분명히 다르고,또 달라야 한다.전자가 특정 후보의 정책에 대한 검증 없이 무조건 색깔로 덮어씌우는 것이라면,후자는 해당 후보의 개별 정책방향과 이념을 객관적으로 비판하면서 대안을 갖고 경쟁하는 것이다. 지역주의는 특정 지역 유권자들이 해당 지역 출신 후보를 단순히 선호하는 현상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특정 후보진영이 지역성을 이용하여 다른 후보들에 대한 적개심을증폭시키고,이를 득표 수단으로 악용하는 것이다.민주당경선이 지금과 같은색깔론과 지역성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경선 의미 자체가 퇴색하게 될 것이다. 민주당원이나 경선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경선이 끝나는 4월27일이 결코 ‘결승 지점’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한다.한 정당의 정치 행사에 굳이 ‘충고’하는 것은 이왕이면 모처럼의 정치 실험이 성공해 한국정치 개혁의 작은단초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어쩌면 지금까지 경선 과정에서 나타난 음모론 공방이나색깔론 제기,또는 유력한 후보의 사퇴 소동 등은 봄날의보슬비나 기껏해야 초여름의 비바람에 불과할 것이다.올 12월 대선 본선으로 가는 길에는 전혀 예측하지 못한 천둥번개와 폭풍·태풍이 불어닥칠지도 모른다. 민주당 대선 후보 확정 이후에 나타날 수 있는 정치 상황 변수는 간단치가 않다.6월 지방선거 후 결과에 따라서 한바탕 홍역을 치를 가능성이 있다.민주당이 야당인 한나라당에 패배했을 때를 가정하면 그 후폭풍이 대선 후보에 대한 인책론으로 비화될 공산이 없지 않다. 뿐만 아니다.지방선거를 전후로 하여 신당이 가시화될 수 있다.이 과정에서 민주당의 노무현 후보가 제기하는 이른바 이념적 스펙트럼에 따른 정계개편의 회오리가 칠 수도있는 것이다.여기에 남북관계 교착 국면의 대전환 등 상황변화도 대선 가도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들이다. 어느 정당이건 앞으로 대선 정국을 휘어잡으려면 민심을사로잡아야 한다.이제 경선 일정의 절반도 못 마친 민주당은 일부 ‘정치 흥행’에는 성공했는지 모르지만 결코 민심을 얻은 것이 아니다.지금의 경선 국면도 조금만 잘못다루면 부서지는 유리그릇 같은 것임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 [이경형 /논설위원실장khlee@
  • 사상 최악 황사 비상/ “”사막을 숲으로”” 재앙막기 총력

    대규모 황사가 발생,여러 방면에서 국민들을 괴롭히고 있다.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천재지변’으로만 보고 방치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한 셈이다.한·중·일 3국 정부의 대책과 전문가 의견을 중심으로 황사 피해를 줄이는 방법을 집중 조명한다. ■한·중·일 대책. 사상 최악의 황사로 인해 국민 건강은 물론 항공기 결항 등 국가 경제도 큰 영향을 받고 있지만 ‘자연재해’인 황사에 대한 단기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한·중·일3국 정부의 노력은 황사 발원지인 중국의 사막을 녹지로 바꾸고,사막화를 방지하는 장기적인 대책에 집중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일 베이징(北京)과 허베이(河北)·산시성,내몽골자치구 등의 690만㏊에 이르는 사막을 푸른 나무숲과 풀로 뒤덮어 황사폭풍을 미리 예방한다는 ‘황사억제 10개년계획’을 발표했다. 모두 168억위안(약 2조 6880억원)을 투자하는 ‘황사억제 10개년 계획’에는 사막화 억제 외에 용수확보와 절수 등의관개계획도 포함돼 있다.중국 정부는 농가를 일일이 방문,곡물 대신 나무를 심도록 당부하고 있을 정도로 관심을 쏟고있다. 지난해 3월부터 일기예보와 비슷한 ‘황사예보제’를 실시,일반 국민들이 황사에 대처하도록 하는 한편 8월에는 사막화된 토지의 개선,사막화 방지를 위한 정부기관의 책임 등을명시한 ‘사막화 방지법(防砂治砂法)’을 공포했다. 삼북 방호림 사업,양쯔강 상류지역 및 황허강 중·상류 지역의 천연림 보호사업,서부지역 10억 3000만평의 경지를 삼림과 초지로 되돌리는 사업 등도 추진중이다.국가환경보호총국과 중국과학원 전문가들이 ‘과학탐사대’를 결성,황사 발생 지역에 대한 대규모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일본은 지구환경기금·오부치기금 등을 활용해 신장 위구르·내몽골 지역의 사막녹화사업,고비 사막 주변의 방풍림 조성 활동 등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환경부와 기상청이 ‘공동협의체’를구성,황사 관련 조사·연구 및 관측·예보기능을 마련했고‘황사 데이터베이스’도 구축하고 있다.황사발생시 급증하는 미세먼지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 태풍주의보 등과 비슷한 ‘미세먼지(황사) 경보제’도 조만간 도입하기로했다. 한·중·일 3국은 또 ‘LPT 프로젝트’를 통해 이산화황·이산화질소·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의 장거리 이동 경로 및 이동량을 측정해 공동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베이징 김규환 특파원·류길상기자 ukelvin@ ■中 피해 현황. 20일 베이징(北京) 등 중국 대륙의 북부지역이 90년대 이후 최악의 황사폭풍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그러나 황사폭풍은 21일부터 수그러든 뒤 22일에는 정상적인 날씨를 되찾았다. 지난 18일 중국 서북부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 일대에서시작된 황사폭풍은 20일 중국 대륙의 서북지역에서부터 화베이(華北)지역을 강타했다.간쑤(甘肅)성 중서부와 닝샤(寧夏)회족자치구 북부,내몽골자치구 중서부의 일부 지역은 시계제로로 나타나는 등 암흑같은 날씨를 보였다.특히 베이징의하늘은 노란 안개가 낀 것처럼 물들었으며,시계가 100m 이하로 떨어져 대낮에도 자동차들이 헤드라이트를 켠 채 거북이운행을 해야 했다. 이 때문에 베이징·간쑤성·내몽골·닝샤·산시(山西)성 등에 사는 1억 3000만명의 인구와 28만 5000㏊의 농경지,236만㏊의 초지가 큰 피해를 입었다.중국 국가환경보호총국은 올해 3∼4차례의 강력한 황사폭풍이 더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해마다 3∼5월 봄철에 주로 발생하는 황사폭풍은 시베리아우랄산맥 인근지역에서 발생한 차가운 공기가 신장위구르·닝샤자치구 일대의 상공에서 남쪽에서 형성된 따뜻한 공기에 밀리는 과정에서 커다란 기압차가 발생하면서 만들어진다. 지난해에는 황사폭풍이 32차례 발생했으며,피해액은 연평균540억위안(8조 6400억원)에 이르고 있다고 환경보호총국이밝혔다.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khkim@ ■토양·호수 산성화 방지. [황사 연원] 몽골 및 중국대륙의 사막지대와 황허강 유역의황토지대에서 발생한 흙먼지가 상승기류를 타고 300∼5500m까지 올라간 뒤 편서풍을 타고 동아시아 전역으로 퍼진다.국내에서는 신라 아달라왕 21년(174년) 우토(雨土)라는 표현이 등장한다.기상청에서는 54년 처음 ‘황사’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오염,얼마나 심각한가] 22일 새벽 3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미세먼지 순간 최고 농도가 2266㎍/㎥를 기록,평균치의 30배를 넘어설 정도로 미세먼지의 오염도는 심각하다.반면 이산화황,이산화질소,오존 등 기타 대기오염물질 농도와는 크게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번 황사때도 이산화질소와 오존의 경우 강한 바람 때문에 오히려 농도가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망간,철,니켈 등의 농도는 평소보다 많게는 4배까지 높아지지만 납,카드뮴,크롬 등 유해 중금속의 농도변화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어떻게 움직이나] 강풍이 불면서 모래알이 구르다가 조금씩 도약하는 상태에서 사막지역의 강한 햇빛이 지표를 가열하면 부력을 받아 공중으로 떠오르게 된다.이때 상공에 편서풍이 불면 한국,일본은 물론 멀리 알래스카,하와이까지 날아가게 된다. [얼마나 많은 양인가] 국립환경연구원의 97년 연구에 의하면 93년 4월23∼26일동안 발생한 황사 1억 400만t중 우리나라동해를 빠져나가는 것으로 추정된 양은 600만t 정도.국내에침적되는 양은 5000t 정도로 추정됐다.[해롭기만 한가] 일본 연구진이 최근 알칼리성 칼슘 등을 함유한 황사덕에 중국 북부지역 비의 산성이온농도지수가 2이상 개선됐다고 밝혔다.토양과 호수의 산성화도 막아주고 식물과 해양 플랑크톤에 유기염류를 제공하는 이점도 있다. [추울 때 많이 발생한다?] 중국의 연구에 따르면 한랭기(61∼70년,1811∼1900년)에 평균 황사 빈도가 3.7회/10년인데비해 온난기(1511∼1620년,1721∼1780년)에는 2.1회/10년에불과해 황사빈도와 기온이 반비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류길상기자. ◈‘제1회 국제황사 워크숍’ 주요내용. 한·중·일 3국에서 황사가 심각한 현안으로 대두한 가운데22일 서울 역삼동 과학기술회관에서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등주최로 ‘제1회 국제 황사 워크숍’이 열렸다.세미나에서는한국과 일본의 황사에 산화질소나 이산화황 같은 오염물질이 섞이는 것은 중국 베이징 부근에서 이들 오염물질이 황사에 합쳐지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주요 발표내용을 정리한다. ■몽골가뭄 최악황사 主因. ●정용승 교원대교수(2001년에 관찰된 동아시아의 황사현상)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태안반도와 청주의 대기오염을 모니터링한 결과,9번의 황사현상이 있었고 기간은 16일 정도였다.가장 강한 황사현상은 중국 북서지방과 몽골지역에서 발원된 것이다. 인공위성을 통해 관찰한 결과,한반도 전역과 동해,알래스카만까지 황사의 주기적 이동이 감지됐다. 황사의 평균 수소이온농도는 7.24로 분석됐다.황사의 알카리성 침전물은 산성비로 인해 산성화된 토양을 일시적으로중화시키는 역할도 기대된다. 올해 황사가 특히 심한 것은 황사 발원지인 몽골과 중국 서북부 지방에서 발생한 가뭄이 가장 큰 원인이다. 따라서 수자원을 개발해 내몽고 지역의 사막화를 막는 것이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마구잡이 환경파괴도 원인. ●가오 칭 셴 중국 환경과학연구소 박사(중국 황사의 발생과 이동) 지난 54년부터 2001년까지 중국기상자료를 토대로 우리는 중국 상공의 황사의 역사적 추세와 변동 및 이동에 대한 자료를 분석해 왔다.분석 결과 황사가 자연기상 현상임과 동시에 인간활동에 의해 강하게 영향받는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가뭄과 건조한 날씨가 황사의 주요한 원인이지만 인간의 무절제한 개발행위도 상당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몽골의 중간·최남단지역에서 발생하는 황사는 중국의 북·북서지역에 주로 영향을 미친다.카자흐스탄 동쪽지역도 주요한 황사 발생지로서 중국 신장지역에 영향을 준다. 황사 현상을 한 지역에 국한되거나 이동하는 형태로 구분하는 경우도 있다.신장 지역 등에서 일어나는 황사가 강한 기상현상과 결합될 경우 중국의 동부쪽으로 이동된다. ■베이징·신장 온난화 심각. ●마사토시 요시노 일본 쓰쿠바 대학명예교수(동아시아에서의 황사현상 변화추이) 동아시아의 황사의 발생과 이동의 다년간 추이는 기상학 관점에서 분석돼 왔다. 지난 30년간 베이징과 신장 등 중국내 5개 핵심 지역에서의 관찰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우선 이 지역에서의 지구온난화 현상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으며 찬 공기의 유입이 감소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중국과 몽골지역에서의 기온이 더 따뜻해지는 반면 열대 태평양지역은더 추워지는 경향이 있었다.황사의 발생빈도는 더욱 빈번해진 반면 그 영향권은 더 좁아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 집중취재/ 지방행정 ‘표류’

    ‘지사는 정치 미아,도정(道政)은 행정 고아.’민선 2기임기말을 맞으면서 전국 곳곳에서 관가가 요동을 치고 있다. 현역 단체장들이 각종 내우외환에 휩쓸리면서 지방 공직사회가 ‘선장 잃은 배’ 또는 ‘사공 많은 배’처럼 갈피를 잡지 못한 채 동요하고 있고 그 여파로 행정이 파행상태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6월로 임박한 지방선거 분위기가 휘몰아쳐 차기를 준비중인 단체장들과 상당수 고위간부들의 마음이 이미‘콩밭’으로 떠난 상태다.따라서 일부 지방에서는 행정의 마비현상마저 초래되고 있다.특히 행정의 사령탑인 단체장이 불미스런 사건으로 신상에 변동이 생긴 경우 행정에대한 주민들의 신뢰도가 추락,선량한 다수 공무원들이 일할 의욕을 못내고 있다. 신음하는 자치행정의 대표적인 사례로 유종근(柳鍾根) 지사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전북도를 꼽을 수 있다. 전북도는 지사의 구속에다가 채규정(蔡奎晶) 행정부지사마저 익산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어 행정이 사실상 표류하고 있다. 지사직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시민단체들의 시위가벌어지는 등 ‘초상집’ 분위기 속에 공무원들은 도저히 일손이 잡히지 않는 모습들이다. 우근민(禹瑾敏) 지사가 성추행 스캔들에 휩싸인데다 김호성(金鎬成) 전 행정부지사가 온라인복권 로비의혹에 휘말린 제주도에서는 시민단체들이 지사의 사실 인정과 사과를 거세게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공직사회와 지역사회의 분열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충북에서는 이원종(李元鐘) 지사의 당적변경을 둘러싸고오랫동안 내연돼온 정치권의 갈등이 마침내 분출,지역 전체의 홍역거리로 번지며 공직사회를 강타하고 있고 인천시도 최기선(崔箕善) 시장의 자민련 탈당 여운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지역 기관장들의 ‘술판모임’건이 터져 공무원들이 애를 먹고 있다. 부산시는 이른바 ‘부산판 수서’로 불리는 다대·만덕지구 특혜의혹 사건으로 전직 시장들의 소환을 앞두고 ‘태풍 전야’의 고요에 싸였다. 그런가 하면 임창열(林昌烈) 지사의 재출마가 불투명해진경기도와 현직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서울시,울산시 등에서는 임기말 레임덕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잠잠했던 대구시도 20일 문희갑(文熹甲) 시장의비자금설이 불거져 동요 대열에 가세했고 경남도 역시 김혁규(金爀珪) 지사의 한나라당 후보공천 문제로 정치적 파동에 휩쓸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전국종합·정리 임송학 이기철기자 shlim@
  • 지구촌 어린이 5명중 1명 정신장애

    빈곤국들의 어린이 질병,기아문제가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전세계 어린이 5명 가운데 1명이 정신및 행동 장애로 고통받고 있으며, 매년 1100만명의 아동이모기장과 예방접종·비타민 부족 등으로 죽어가고 있다. 특히 9·11테러 이후 전세계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미국 주도의 대 테러전에 가려 어린이 질병과 기아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어린이 건강 위험수위]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은 12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개막된 ‘아동및 청소년 보건과 개발을 위한 1차 국제회의’에서 매년 1100만명의 아동들이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높은 아동 사망률의 주 원인은 영양실조·결핵·설사·말라리아·홍역·에이즈 등이지만 근저에는 빈곤이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전세계 어린이 5명 중 1명이 정신 및 행동장애로 고통받고 있어 제때 대처하지 않으면 심각한 공중위생 문제가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로 할렘 브룬트랜드 WHO 사무총장은 개도국과 국제구호단체가 반분해 오는 2007년까지 매년 약 660억달러를 예방지원 대책에 투입해도 매년 800만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8억여명 기아로 허덕] 전세계에서 약 8억 1500만명이 기아와 영양실조 등으로 시달리고 있다.자크 디우프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사무총장은 12일 테헤란에서 개막된 ‘제26차 FAO지역회의’에 참석,이같이 밝혔다.이 가운데 7억7700만명이 개발도상국에 몰려 있다.사하라 사막 이남지역과 중미,카리브해 지역은 사정이 더욱 악화됐다.소말리아와 아프가니스탄은 전체 국민의 75%와 70%가 영양실조 상태에 놓여 있다. [지원에 인색한 선진국] 대 테러전에는 천문학적인 돈을쏟아붓는 선진국들이 빈곤 타파와 어린이 질병예방 지원에는 인색하다.미국은 12일 최빈국들을 위한 원조를 2배로늘리라는 세계은행의 촉구를 정확한 재정수요 파악이 어렵다며 거부했다.캐럴 벨라미 유니세프 사무총장은 “서방선진국들이 테러와의 전쟁에 돈을 쏟아붓기보다 예방가능한 질병으로 숨지는 아동의 수를 줄이는 것이 훨씬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균미기자 kmkim@
  • [실패 대탐구] 제3부 실패자산을 공유하자 (8)춤추는 대학입시정책

    교육은 국가와 개인의 미래를 좌우하는 백년대계(百年大計)이다.교육정책은 백년 앞을 내다보는 미래지향적 관점에서국민을 끌어가야 한다.그럼에도 우리의 교육정책은 변덕스러운 국민여론에 휘둘려 중심을 잡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교육인적자원부와 교육전문가들은 21세기 무한경쟁시대의 미래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교육정책은 그때그때상황논리에 따른 즉흥적 임기응변에 그치고 있다.국민을 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끌려다니고 있는 것이 우리교육정책의 현실이다.국민여론의 향배에 따라 춤추는 교육정책의 중심에 대학입시정책이 있다. ■인기영합주의로 흐르는 대학입시제도. 대학입시제도는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항상 도마위에 올라홍역을 치르곤 한다. 대입 정책은 광복 이후 지금까지 크게14차례나 바뀌었다.작은 개편까지 따지면 무려 36차례나 된다. 입시제도가 자주 바뀐 것도 문제이지만 그 변화의 방향이 일관성 없이 상황논리에 따라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 더욱 큰 문제로 지적된다. 새 제도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민불만이 커지면 새 정권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칼질을 해댔다.이때 정권의 속성상 국가장래를 설계하는 장기비전보다는 당장의국민불만을 잠재우고 인기에 영합하려는 경향이 있었다.국민들의 조급증에다 정치권의 인기영합주의가 더해져 끝없이표류해온 것이 우리의 대학입시제도 변천사였다. 지난 80년 7월30일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이하 국보위)는 ‘교육정상화 및 과열과외 해소방안’을 내놓았다.이른바 ‘7·30 교육개혁안’이다.학부모들의 원성을 자아낸 과다한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본고사를 폐지하고 학력고사를 도입한 것이 주요 내용이다.내신 성적에 의한 입학 전형도 처음 등장했다.물론 과외는 전면금지됐다.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 새로운 체제를 구축하면서 사회적 혼란을 수습하고 지지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으로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 중의 하나인 입시정책을 이용한 측면이 강했다.”고 말했다. 노태우(盧泰愚)정부에서는 암기식 위주의 학력고사를 창의력과 사고력을 중시하는 수능시험체제로개편했다.김영삼(金泳三)정부는 학교의 학생 선발권을 제한적으로 확대하는2002학년도 새 대입제도의 토대를 마련했으며,김대중(金大中)정부는 이 제도를 시행했다. ■제도변경의 후유증은 학생·학부모의 몫. 해마다 70만∼80만명의 수험생이 치르는 대학입시제도가바뀔 때마다 그 파장은 컸다.충분한 검토와 준비 없이 도입된 입시제도에서 시행 첫해의 수험생들은 항상 혼란을 겪어야 했다.수험생이 ‘시험용 모르모트’라는 얘기도 나왔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94학년도의 수능시험 연 2회 실시였다. “겨울에 시험을 치르면 연탄가스 중독 등의 불미스러운사고가 발생,응시 기회를 갖지 못하는 학생들이 나올 수 있다.두차례 치러 좋은 점수로 대학에 지원하도록 하는 것이좋겠다.”라는 말이 당시 청와대측에서 나왔다.곧이어 교육부는 수능시험을 8월과 11월에 두번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하지만 계획과는 달리 1차시험의 평균득점이 49.2점(100점만점)인데 비해 2차시험이 너무 어렵게 출제돼 평균득점이5점 가까이 낮아지는 바람에 큰 혼란이 빚어졌다. 난이도조절의 실패는 즉흥적인 정책결정에 따른 결과였다.연 2회시행 방침은 여론으로부터 집중타를 맞고 좌초했으며 다음해부터 다시 연 1회로 바뀌었다. ■대학입시정책은 대학 자율에 맡겨야. 요즘 교육부에서는 입시정책에서 손을 뗐으면 좋겠다는 푸념섞인 말도 나온다.교육부 학술학사지원과 신문규 서기관은 “입시정책의 큰 축은 대학의 자율성 존중”이라고 강조했다.문제는 입시부정 등 자율화에 따른 부작용도 대학이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점이다.문제가 터졌을 때 대학의공정성과 투명성을 따지지 않고 정부의 지도·감독을 탓하는 풍토는 대학입시 자율화 정책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양대 정진곤 교수는 “정부의 입시 정책은 고교 교육의정상화와 맞물려 세워지고 있다.”면서 “대학도 자율권을갖기 위해 성적 이외의 다양한 선발기법을 개발하는 등 사회적·교육적 책임을 함께 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별취재반 yeomjs@ ■“고교 추천권 강화를 학교 선택권 도입도”. “공급자 위주의 현행 체제에서는 정부와 대학을 제외한학생·학부모·고교 모두가 피해자입니다.”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이현청(李鉉淸)사무총장은 대학입시정책을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총장은 수요자 중심의 입시정책의 세부방안으로 대학의선발권보다 고교의 추천권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고교가 주도권을 쥘 때 초·중·고교의 교육이 바로 설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대학의 입시처럼 학생들은 학교 선택권을,학부모들은 자녀들의 학습 방법 등을 골라 학교를 고를 수 있는 교육 위탁권을 가져야 합니다.” 이 총장은 “이같은 수요자 중심의 입시정책은 쉽지 않다. ”면서 “하지만 고교생이 줄어들어 상당수의 대학들은 학생들을 손수 모집하러 다녀야 할 상황이 되면 고교가 추천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별취재반. ■수능 난이도조절 대안. 해마다 되풀이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난이도 조절 실패는 입시정책에 대한 사회적 불신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94학년도부터 도입된 수능시험의 난이도는 해마다 달랐다.수능시험을 총괄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의 난이도에 대한 예상치는 번번이 빗나갔다. 이에 대해 평가원이나 직접 출제를 맡은 위원들은 해마다수험생의 학력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난이도의 적정선을 유지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그러나 대학입시 전문가들은 난이도 관리 시스템을 보완하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당국도 혼란에 빠져 있다] 2002학년도의 경우 난이도 조절실패는 평가원측의 어설픈 방침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많다.김성동 평가원장은 지난해 3월 이후 “수험생 상위 50%의 평균점수를 84.2점에서 77.5±2.5점으로 낮춰 수능 난이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지나치게 쉽게출제됐던 전년보다 약간 어렵게 출제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실제 결과는 67.5점으로 전년보다 평균 16.7점이나 낮아져 큰 혼란을 일으켰다. 이같은 차질은 영역별 수능성적의 비중을 높이고 총점을내지 않는 새로운 수능체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대학에서 총점이 아닌 영역별 성적을 따지는 만큼영역별 평균을제시했어야 했다. 입시제도가 워낙 자주 바뀌다 보니 정책당국마저도 혼란에빠진 경우라고 할 수 있다.당시 출제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수능체제가 바뀌어 난이도 조절의 기준으로 삼을 만한선행지표를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출제방식이 원시적이다] 해마다 70만∼80만명이 매달리는수능시험을 관리·감독하는 평가원에 수능시험의 출제·분석 등에 관여하는 책임자는 1명뿐이다.당연히 수능시험의문항 개발이나 난이도 분석,학력측정 방법 등을 연구하는데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평가원측도 “대입 관리는 원시적”이라면서 “현체제 및 출제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고시인했다. 출제운영본부가 수능시험 1개월전에 구성되는 것도 문제다.박도순 고려대 사범대학장은 “상설기구가 없는 상황에서해마다 새로 구성되는 출제위원들이 짧은 시간에 수험생들의 학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점이 목표 난이도와 실제 난이도가 빗나가는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대안] 평가원에 수능출제만을 전담하는 상설기구를 두고전담 요원을 보강해야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교육인적자원부도 이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출제 경험이 많은교수들로 인력풀제를 운영하거나 계약제 재택 출제위원을두어 문항의 타당도와 난이도를 미리 검증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현장 경험이 풍부한 중등교원들의 출제위원 참여폭을 늘리는 것도 필수적이다.수능 모의평가를 실시하고 가채점 결과를 일선 학교에 제공해 학생 스스로의 성적과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일부 통계학 전공 교수들은 소수점 이하까지 내는 현행 원점수제를 폐지하고 토익이나 토플에서 활용하는 표준점수제를 도입하면 혼란의 상당부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특별취재반.
  • [분필과 칠판] 학부모가 된다는 것 걱정만 할것인가

    내 딸이 학교에 간다.새해 첫날부터 딸 아이가 들은 수많은 덕담들은 한결같이 학교 들어가면 공부 열심히 하라는 것이었다.그래도 실감나지 않더니 취학통지서를 들고 초등학교예비소집에 다녀오니 이제야 슬슬 내가 학부모가 된다는 것이 실감나기 시작한다. 병원에 가서 홍역 예방 접종 확인서를 떼고,공부방을 꾸며주고,입학식에 입고 갈 옷을 한 벌 사고,책가방에 신발주머니에 학용품을 사고,이만하면 모든 준비가 끝난 것만 같은데 맘이 무겁다.학부모가 된다는 것이 왜 이렇게 겁나고 두려운 것일까. 3월 4일이 딸의 초등학교 입학식이다.‘학교에 가면 선생님들이 공부 못한다고 혼내?’하면서 걱정하던 딸 아이의 손을 꼭 잡고 입학식에 가고 싶은데 어려울 것 같다.우리 학교도 그 날 입학식이 있기 때문이다.부모가 불참한 딸의 입학식. 생각만으로도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다.하지만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것은 그것만이 아니다. 3월 한달은 학교 적응기간으로 일찍 귀가시킨다.방과후에돌봐줄 사람을 구하든지 아니면 학원을 알아봐야 한다.새로운 곳에적응한다고 힘들텐데 부모가 퇴근할 때까지 떠돌이처럼 여기저기 쉴 새없이 다녀야 하는 처지가 안쓰럽다. 그리고 무엇보다 초등학교는 부모가 해야할 것이 아주 많다.이미 초등학생 숙제는 엄마 숙제라고 할 정도로 분에 넘치며 아이가 학교 임원이나 되면 부모는 끊임없이 학교에 불려 간다.오죽하면 선배 교사는 뒷바라지할 능력이 안 되면 임원은 절대 시키지 말라고 당부했을까. 예비소집이 있던 날 교실이 너무 비좁아서 정원을 물어보니 40명이 넘는다고 했다.‘교사 혼자 그 많은 학생들을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앞섰다.그 열악한 환경속에서 적응이 안되어 친구들의 놀림을 받고 교사도 모르게방치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 걸까.첫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새내기 학부모들의 마음은 다 이럴 것이다.그러나 이렇게 걱정만 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나도 이제 학부모다.교육의 주체다.내 딸이 다니는 학교가건강한 교육의 장인가를 감시,관리할 의무와 책임을 가진 학부모인 것이다.우리가 내 자식의 이익만을 따질 때 치맛바람의 장본인으로 전락하겠지만,크고 바른 교육을 생각할 때 당당한 교육의 주체가 될 것이다.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교육은 학부모들의 손에 달렸다. 아이가 자라서 학교에 간다는 것은 가슴 벅찬 일이 되어야한다.취학은 ‘행복 끝 불행 시작’도 아니고,낙오하면 안되는 치열한 경쟁의 출발선도 아니다.학교는 배움이 있어서아름다운 곳이며 친구들이 있어서 행복한 곳이어야 한다.안그런가?▲장미정 구미 형남중 교사
  • 지방세고지서 바코드 도입

    민간 업체에서 대량 발송하는 우편물 등에 도입되고 있는 우편물 바코드(Bar Code)가 지방세 고지서에도 도입된다. 충북 청원군은 올해부터 군이 부과하는 세목의 지방세 고지서에 바코드를 도입키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바코드에는 세목과 부과액,납세자의 주소 등 납세자고유의 관리코드는 물론 우편번호까지 입력된다. 군이 지방세 고지서에 바코드를 도입키로 한 것은 업무시간을 대폭 단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연간 57만 여건의 납세 고지서를 부과하고 있는 청원군의 경우 납세 고지서 발송을 위해 일일이 봉투에 넣어 봉인하고 우표를 붙여야 한다. 또 전체 부과 건수의 2∼3% 선에 이르는 반송 고지서의경우 봉투를 모두 뜯어서 세목과 납세자,주소를 확인해야한다. 이같은 작업들이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지면서 지방세 고지서 부과와 반송고지서 분류 때는 읍·면의 담당 부서 공무원 모두가 일주일 가량을 꼬박 이 업무에 매달릴 수밖에 없어 다른 업무는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다. 군은 지방세 고지서에 바코드를 도입하면 이같은 작업 과정이한 번의 스캔(Scan)으로 손쉽게 해결되고 우체국의우편 분류 업무도 덜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자동으로 봉함되는 발급기를 도입,엽서식 고지서로바꿔 바코드를 사용할 경우 창 봉투에 넣어 발송하는 현재의 고지서 부과 방식에 비해 업무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단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청원군 관계자는 “기능 전환에 따라 공무원 수가 크게감소한 일선 읍·면·동은 지방세 고지서 부과 때마다 홍역을 치르고 있다.”며 “비용 절감뿐 아니라 일손 부족해소를 위해 바코드 도입과 봉함 엽서식 고지서 발급을 생각해 냈다.”고 말했다. 청주 이천열기자 sky@
  • 출퇴근 도로 주차장 방불

    철도 파업 이틀째인 26일 출퇴근길 시민들은 전철의 지연 운행과 교통 혼잡 등으로 극심한 불편을 겪었다. 전날 출근길 홍역을 치른 시민들이 국철이용을 피하면서 혼잡은 다소 줄었지만 승객들의 불편은여전했다. 이날 국철 1호선 7개 노선 전체 운행률은 68.2%로 전날보다 약간 높았다.그러나 평소 운행횟수가 많은 구로∼인천,청량리∼수원 구간의 열차 운행률은 각각 41.1%,47.5%에불과했다.전날 극심한 혼잡을 빚었던 구로역과 신도림역·서울역 등 환승역에서는 배차 간격이 전날보다 3∼10분씩단축되면서 다소 숨통이 트였지만 여전히 출퇴근 승객들로 붐볐다.환승역 주변의 버스 정류장에는 지하철 대신 버스로 출근하려는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서울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외곽도로도 꽉 막혀 승용차나버스로 출퇴근을 한 시민들의 불편이 컸다. 이날 오전 경부·경인고속도로 상행선과 동·서부 간선도로는 출근길 차량이 한꺼번에 몰려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철도청과 지하철역에는 승객들의 환불 요구와 항의가 잇따랐다.서울역과 청량리역 등에서는 전날예약을 했다가 열차운행 중단통보를 받은 승객들이 거세게 항의했다.철도청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시민들의 항의가 100여건이나 쏟아졌다.‘임은정’이라고 밝힌 네티즌은 “파업 때마다 시민들이 불편을 겪어서야 되겠느냐.”면서“앞으로 파업기간에는 무조건 전철을 무료로 이용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현석 이영표기자 hyun68@
  • 지자체 홈페이지 ‘민원 몸살’

    자치단체의 인터넷 홈페이지가 각종 민원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올 6월로 예정된 지방선거를 앞두고 단체장에게 직접 민원을 제기하면서 ‘선거때 두고 보자.’는 식의 협박성 글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대전시와 자치구에 따르면 올들어 이들 행정기관에서 운영하는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이나 민원창구에는 하루에 수 십건의 각종 민원성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노골적으로 ‘다가오는 선거에 대비해 더관심을 가져달라.’,‘올 지방선거 때 두고 보자.’는 식의 글이 있는가 하면 ‘구청장이 제대로 못해 공무원들이엉망이다.’는 막무가내식 비난이 판을 치고 있다.일부는특정 공무원을 비방하거나 음해하는 글도 게재되고 있다. 민원의 대부분은 불법 주·정차 단속과 관련된 것.네티즌들이 ‘잠깐 주차를 했다가 단속에 걸렸다.’며 단속 공무원과 단체장을 ‘인정이 없다.’고 비난하는가 하면 일부에서는 ‘불법 주·정차로 피해가 극심하다.’며 강력한단속을 요구하는 글도 적지 않다. 또 대전 지하철 공사로 인해 지난해 말대규모 단수사태가 예고되자 상당수 네티즌들은 ‘지방선거 때 두고 보자. ’,‘이런 행정가를 뽑지 말자.’는 등의 글이 줄을 이어관계자들이 곤혹스러워 했다. 구 관계자는 “최근 구 게시판 등에 각종 민원성 글이 급증하는 것은 인터넷 인구 확산과 함께 지방선거에 앞서 단체장에게 은근히 압력을 주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며 “대민부서마다 인터넷에 오른 민원을 일일이 해명하느라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인터넷을 통한 민원 접수건수가 2000년 1만 566건에서 지난해 2만 4620건으로 130% 늘었다고 이날밝혔다. 시 홈페이지(www.metro.seoul.kr) ‘시장에게 바란다’코너를 통한 민원 건수는 지난해 1만 2056건으로 전년도의 5233건과 비교해 130% 늘었으며 ‘사이버 신고센터민원’은 1만 170건으로 2000년 4863건보다 110% 증가했다. 특히 대통령 비서실의 인터넷 신문고에서 접수해 서울시로 넘어온 민원은 2000년 470건에서 지난해 2394건으로 400% 이상 폭증했다. 반면 단순사항 위주인 전화민원은 지난해 7만 7948건으로 전년도보다 10% 포인트(8633건)가량 감소했다.또한 이해관계가 얽힌 고질민원을 시장이 직접 나서 해결하는 ‘시민과 시장의 토요데이트’나 집단시위,농성민원을 통한 직접대화 민원은 2000년 679건에서 지난해 486건으로 28.4%줄어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절대 민원 건수로 보면 여전히 전화민원의 비율이 높지만 정보화 및 인터넷 시대를 맞아 인터넷 민원이 급증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용규·대전 이천열기자 ykchoi@
  • [실패 대탐구] 제3부 실패자산을 공유하자(2)거꾸로 달린 쌀정책.上

    지난해 11월19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사흘전 양곡유통위원회가 결정한 2002년 추곡 수매가 4∼5% 인하안에 대한정부의 입장을 묻는 당정회의가 열렸다. 여당 의원들은 “농민표가 우수수 떨어지는 소리가 안들리느냐.”며 김동태(金東泰) 농림부 장관을 다그쳤다.회의가 끝나자 의원들은“수매가 인하안이 백지화됐다.”고 발표했고, 얼마 후 열린 국무회의는 이를 추인했다.해마다 되풀이되는 판박이추곡수매가 결정 수순이다. ***쌀산업 정치논리에 희생. [정치논리가 쌀산업 위기 불렀다.] 우리나라 쌀값 정책은단 한차례도 경제논리 안에서 움직인 적이 없다.추곡 수매가를 결정할 때마다 정치권이 개입했다.정치권은 농민들의표를 의식해 매년 양곡유통위원회가 건의한 인상률보다 1∼2%포인트에서 많게는 5.5%포인트까지 더 올렸다.농림부는 이를 정치권에 대한 ‘보너스’로 당연시했다.서강대사공용(司空鎔·경제학과)교수는 “시장논리를 무시한 정책결정이 쌀산업의 경쟁력 위기를 불렀다.”면서 “정부와정치권은 농민불만이 두려워 쌀산업 구조조정을포기했다. ”고 말했다. [실종된 수요 공급의 원리] 수요가 줄고 공급이 늘어나면값이 떨어지는 것이 시장의 기본원리이다.그러나 우리의쌀값 정책은 이와는 정반대로 갔다.매년 수요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는데도 증산정책으로 공급을 늘렸고,보조금을 주어가며 쌀값을 올렸다.정치권의 시장 개입이 쌀산업을 매우 기형적인 구조로 만든 결과이다.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지난 90년 119.6㎏에서 지난해 88.9㎏으로 줄었다.같은 기간 쌀 생산량은 3739만섬에서 3830만섬으로 늘었다.정부 추곡수매가(1등급 80㎏ 기준)은 11만 1410원에서 16만 7720원으로 올랐다.‘수요 25.7% 감소’,‘공급 2.4% 증가’ ‘가격 50.5% 상승’이 지난 11년간 우리나라의 쌀정책 현주소다.이같은 쌀정책은 폐쇄시장이 지속되는 것을 전제로 수립됐다.만약 이 전제가 무너지면,즉 개방시장 하에서는 쌀산업이 순식간에 무너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런데 폐쇄시장의 전제가 무너질 것이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목전에 닥친 세계무역기구(WTO) 뉴라운드 협상에서 우리나라의 쌀시장 개방은불가피한 것으로 관측된다.이제 와서 구조조정을 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정치적 도구로 전락한 추곡수매가] 출범하면서부터 우루과이라운드(UR) 홍역을 치른 김영삼(金泳三) 정부는 쌀산업의 대내외 경쟁력을 높인다는 뜻에서 추곡수매가 동결을고수했다. 정치권도 제대로 호응을 하는 듯했다.쌀 재고가바닥수준으로 떨어진 95년 한 차례만 4% 올렸을 뿐 내내전년수준으로 동결했다.그러나 대통령선거를 목전에 둔 97년 상황이 달라졌다.양곡유통위와 정부는 98년산 추곡수매가를 동결하자고 했지만 표를 의식한 국회는 무려 5.5% 인상을 의결했다.이후 추곡수매가는 내려올 줄 모르고 연간4∼5.5% 상승을 계속했다. [‘수매가 국회동의제’ 폐지해야] 전문가들은 정부의 쌀정책 실패에 대해 ‘쌀값 국회동의제의 원죄’라고 말한다.한국개발연구원 설광언(薛光彦) 연구조정실장은 “어떤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가격을 시장원리에 맡겨야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매번 정치적 목적에 따라 쌀 가격이정해져 왔다.”고 말했다.우리나라의 추곡수매가 결정방식은 두차례 큰 변화를 겪었다.국회동의제는 지난 1950년양곡관리법 제정으로 처음 도입됐다가 72년 유신 후 폐지됐다.그러나 88년 여소야대 정국을 계기로 부활된다.이때부터 정치권은 유권자인 농민을 의식,수매가와 수매량를폭발적으로 늘려주며 선심을 쓰기 시작했다.많은 학자들이쌀값 결정에 국회가 개입하도록 돼 있는 현행 제도를 쌀농정 혁신의 최대 걸림돌로 꼽았지만 정책에 반영되지 못했다.“농민들을 최대한 지원해서 정치에 눈돌리지 않도록하라.”고 했다는 UR협상 당시 여당 최고위 당직자의 말은쌀정책에 대한 정치권의 접근이 어디에서 출발하는지를 잘보여준다. [정부·농협 주도의 유통구조를 깨라.] 농촌경제연구원 김명환(金明煥) 선임연구위원은 정부·농협 주도의 유통구조가 시장기능을 마비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그는 “현재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산지 수집상)을 중심으로 유통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들은 정부로부터 정책자금 등 특혜를 받고 있어 자율 경영이 불가능하다.”면서 “농협에대한 특혜성 지원을 없애고 순수 민간과의 경쟁시스템을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쌀의 매입과 유통을 담당하는 주체는 크게 3가지.정부가추곡수매로 국내 전체 생산량의 15%(지난해 기준)를 사들이고 농협 RPC와 일반 RPC들이 각각 30%와 55%를 매입한다.이 중 농협 RPC는 정부로부터 낮은 이자의 정책자금을 지원받고 있다.이 때문에 정부의 압력에 휘둘려 시장기능(가격·물량 조절)을 상실했다.정책담당자들의 오판과 무책임,정치권의 선심쓰기가 한국의 쌀산업을 우리보다 7분의 1값에 고품질의 쌀을 생산할 능력을 갖춘 미국·중국의 대농들 앞에 무방비로 세워두고 있다. 특별취재반 yeomjs@ ■현주소. 지난해 우리나라 쌀농사는 11년만의 대풍(大豊)을 이뤘지만 크고 작은 농민시위가 잇따랐다.소비는 줄고 생산은 늘어 국내 쌀 재고량은 지난해 10월말 현재 990만섬으로 국내 소비량의 28.6%에 달했다.올 10월이면 1372만섬으로 38.7%에 이를 전망이다.지난해 10월말을 기준으로 하더라도440만섬의 과잉재고(적정재고량 550만섬)를 갖고 있다.이로 인해 정부가 수매한 쌀도 팔리지 않아양곡특별회계의적자가 매년 5000억원가량씩 쌓이고 있다. 국내 쌀값은 t당 1622달러로 중국산(276달러)의 5.8배에이르고 태국산(179달러)에 비해서는 무려 9.1배나 된다.대풍에도 시름 가득한 농민들의 모습이 우리 쌀산업의 현주소를 잘 보여주고 있다. 특별취재반. ※제3부 2회로 예고된 대학입시정책은 3부의 마지막으로옮겨 싣습니다.
  • 위기의 벤처/ 비리먹는 하마 ‘검은 커넥션’

    진승현게이트, 정현준게이트, 윤태식게이트 등 벤처기업의 비리가 잇따라 터져나오면서 벤처산업에 대한 전면적이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를 살릴 '구원투수'에서 '비리의 온상'으로 추락한 일부 벤처기업들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짚어보고 제자리를 찾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 본다. ■현황은. “대출자금을 얻기 위해 모 신용보증기금에 갔더니 이사장이란 사람이 그러더군요.어떻게 백도 없이 벤처사업을 할 생각을 하느냐고요.” 서울 테헤란밸리에서 벤처를 경영하는 한 여성 최고경영자(CEO)의 푸념이다. 벤처관련협회의 부회장일 때 겪은 일이라고 한다. 명색이 협회 간부인 자신한테도 이런 말을 했다면 더 ‘연줄’이 없는 벤처인들에게는 어떻게 했겠느냐고 그녀는 개탄했다. 잇따른 ‘벤처게이트’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유백무죄 무백유죄’라는 우리 사회의 묵은 관행이 벤처업계에서도 예외가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나 이 여성 벤처인의 경험담은 벤처 초기의 문제점을 지적한 데 불과하다. 최근 벤처게이트 한파로 벤처업계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극심한 후유증을 앓고 있는 게 더 문제다. [벤처는 비리먹는 하마?] 잇따라 터져나온 각종 벤처게이트들은 예외없이 ‘검은 커넥션’으로 연결돼 있다. ‘백’을 급조하려는 경쟁이 벤처게이트를 양산하는 결과를 낳았다. 패션관련 벤처를 운영하는 한 CEO는 “코스닥 심사에 떨어진 업체가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손쉽게 100억원짜리 전환사채(CB)발행을 따낸 것을 뭘로 설명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전문가들은 ‘로비’와 ‘돈놀이’에 의존한 데서 잘못된 벤처문화가 형성됐다고 진단한다. 기술력이 로비와 돈놀이를 위한 포장에 불과하다보니 ‘모험정신’은 일찌감치 실종됐다는 것이다. [후유증이 더 심각] 최근 사정당국의 강도높은 벤처비리 수사는 벤처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벤처캐피털은 투자를 기피하기 일쑤다.정부당국은 벤처정책을 아예 손놓고 있다시피 하는 분위기다. 이로 인해 벤처기업들의 사업 차질이 속출하는 등 중증 홍역을 앓고 있다. 벤처관련 정부 부처에는복지부동(伏地不動) 현상이 다시 만연하는 조짐이 보인다. 패스21사건으로 2006년까지 매년 100억원 이상을 투입키로 한 생체인식산업 육성계획은 여전히 정보통신부의 서랍에 갇혀 있다.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벤처관련 업무기피 현상이 두드러진다. 정통부는 최근 과장급 이하 인사를 앞두고 있으나 벤처관련 부서를 가지 않겠다고 버티는 직원들이 급증해 고민에 빠져 있다. 벤처캐피털들의 신규투자 기피현상도 심각한 지경이다.KTB네트워크의 한 관계자는 “수사당국의 벤처비리 수사확대로 지난 연말부터 상승세로 돌아선 벤처투자 분위기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벤처는 희망]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벤처기업은 지난해 말 현재 1만 1392개로 1년새 294개(29.5%)가 늘어났다. 증가율이 예년보다 낮아졌지만 벤처는 여전히 우리 경제를 떠받칠 수밖에 없다. 최근 벤처인들은 극도로 사기가 떨어져 있다. 불량벤처와 차별없이 매도되거나 외면당하기 일쑤다. 그러나 잇단 벤처게이트들이 모든 벤처의 현주소인가 하는 점은 짚어봐야 할 문제다. 냉정하게 옥석을 가리고,그에 걸맞게 정부 정책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대출기자 dcpark@ ■벤처협회 7개단체 자정선언. 얼마전까지 외부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던 한 게임개발벤처기업인은 영화,비디오,만화를 보는 것으로 하루일과를 시작한다. 자금이 있어야 로비가 가능하고 기업도 성장시킬 수 있다는 종전의 생각이 벤처는 역시 아이디어로 승부해야 한다는 쪽으로 바뀐 것이다. 그가 영화,만화에 매달리는 것도 이들 캐릭터를 모델로 출시된 게임이 성공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사업의 승부를 로비보다는 참신한 아이디어에 걸었다. 특별한 기술이 없으면서도 벤처기업 인증이나 벤처캐피털 조성에만 매달리던 벤처기업들이 최근 기술개발과 아이디어에 눈을 돌리고 있다. 잇따라 터진 벤처비리를 계기로 ‘모험정신’,‘기술력을 가진 소기업’이라는 벤처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려는 자정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는 것이다.이런 분위기는 지난 17일 각종 정보기술(IT)·벤처단체들이 입장을 발표하면서 구체화됐다. 벤처기업협회 등 7개 단체는 이날 건전한 방법론과 도덕성을 숭상하는 우량 벤처기업을 탄생시키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머리숙여 다짐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대다수 성실한 벤처기업들까지 함께 매도되지 않도록 벤처기업에 대해 애정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이들은 지난 25일에는 도덕성 회복에 초점을 맞춘 7개의 벤처기업 윤리강령을 발표했다. 자칫 일회성으로 끝날 수 있는 자정분위기를 지속시키기 위해 구체적인 행동강령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강충식기자 chungsik@ ■대책 어떻게-창업자 자질 따져 벤처 지정. 전문가들은 ‘사이비벤처’를 척결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사전·사후 관리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자격을 면밀하게 따져보고 벤처기업을 지정해야 하며 그 뒤에도 치밀한 관리가 뒤따라야 한다는 게 요지다. 정부의 직접 지원은 가능한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부가 벤처정책을 바꾼다고 해서 금방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도 제시됐다. 시장의 완전 자유경쟁을 통한 시스템이 정착돼야 ‘가짜벤처’가 자취를 감출것으로 진단했다. 수익성과 관계없이 벤처라고 하면 코스닥에서 주가 폭등으로 대박을 기대하는 ‘묻지마 투자’가 성행하고,여기에 고무된 창업주는 기술개발은 뒷전인 채 주가관리에만 신경을 쓰는 악순환을 없애야 한다는 지적이다. 산업연구원 중소벤처기업실 주현(朱炫) 박사는 “벤처기업에 대한 정책자금지원 등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은 대폭 줄이거나 없애야 한다.”면서 “벤처캐피털이 수익성을 따져서 벤처를 지원하는 현재의 간접적인 방법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주 박사는 특히 “현재 드러난 벤처비리들을 보면 시장에서 경쟁을 통한 공정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도 큰 이유”라면서 “그런 점에서 단순히 제도를 바꾸는 것이 궁극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청 벤처정책과 관계자는 “최근 일련의 벤처비리와 관련해 일부에서는 벤처기업지정제와 세금감면 혜택을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는 과격한 주장을 하고 있다.”면서 “벤처기업 선정기준으로 도덕성 측면을 심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객관적인 평가가 어렵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특히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경기의 침체로 상당수 벤처기업이 불황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극소수에 불과한 ‘문제벤처’를 솎아내기 위해 기준을 강화할 경우 자칫 많은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김성수기자 s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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