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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몽정기2 “꿈에서만 해야 돼요?”

    몽정기2 “꿈에서만 해야 돼요?”

    ‘별’들의 경합전이 되어버린 최근 한국영화계의 현실과 비춰볼 때 의외다. 메이저 영화사에서 제작한 영화의 주인공 치곤 신선한 얼굴들. 이들에게선 ‘초짜’의 풋풋함과 열기, 건방떨지 않는 귀여움이 흘러넘친다. 그렇다고 보통의 신인급 배우처럼 흐릿한 주관을 보이지도 않는다. 신세대다운 발랄함과 여자들 특유의 수다스러움 속에서도 뚜렷한 연기관을 똑부러지게 말할 줄 안다.‘몽정기 2’(제작 MK픽쳐스·14일 개봉)의 세 여주인공 강은비(19), 전혜빈(22), 신주아(21). 이들이 주연을 꿰찬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치열한 경쟁률 뚫고 주연 맡은 ‘미녀 삼총사’ 지난해 3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주인공 성은역에 캐스팅된 강은비. 성은은 초경도 못한 ‘미성숙’여고생이지만 교생 봉구(이지훈)를 좋아하게 되면서 조금씩 성과 사랑에 눈뜨게 되는 중심역할이다. 얼짱대전 대상 수상이 경력의 전부인 그녀는 오디션의 결과를 인터넷을 통해 확인하고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단다.“사실 주인공은 생각지 못했어요. 저의 성실한 모습에 반하신 것 같아요.3차까지 올라온 다른 후보 20명의 ‘뒷조사’까지 했거든요. 무용, 연극에 노래도 불렀구요.” 교생 봉구를 사이에 두고 성숙미를 무기로 성은과 실랑이를 벌이는 세미 역의 신주아는 CF와 드라마 ‘작은 아씨들’의 악역에 이어 첫 영화에 출연했다.“맨 마지막에 캐스팅됐는데 천만 다행이죠.” ‘남행열차’를 부르는 모습이 심사위원들의 눈에 들어 ‘막차’를 탄 행운의 주인공이 됐다. 성은의 단짝친구이자 남성스러운 털털함으로 후배의 사랑을 받는 수연 역의 전혜빈은 이들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얼굴. 가수로 데뷔했지만 TV드라마, 단막극 주연, 영화 ‘령’등을 거치며 연기자로 자리매김했다. “내후년 정도까지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연기자로 더 성숙된 뒤에 음반을 다시 낼 거구요. 예전엔 모두를 절 보고 가수 빈이라고 했지만, 요즘은 열의 한 명은 ‘전혜빈이다.’라고 말해요. 뭔가 하나는 이룬 것 같아요.” #더 섹시하고 야하게 연기할 걸 그랬나봐요 이번 영화를 통해 서로 처음 알게 된 사이지만 서로 질 새라 조잘대는 모습은 오랜 친구 같았다. 경쟁심 같은건 없었단다.“촬영장에서 같이 놀았어요. 떠들고…”(전) “진짜 친구처럼 지냈죠.”(신) 특히 연기 선배인 전혜빈은 큰 언니 노릇을 톡톡히 했다. 노출신 때문에 마음앓이 했던 둘에게 ‘해야되는 일이니 부담가질 필요없다.’며 격려했고, 촬영이 없을 때도 항상 힘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사실 영화 속에는 홍보물과 달리 야한 장면이 거의 없다. 살짝 단추를 풀거나 내려간 팬티를 보여주는 정도. 하지만 영화 초보인 이들에게 이같은 장면의 촬영은 힘든 일이었다. 카메라 앵글에는 안 잡혀도 사방을 둘러싼 스태프들의 눈 때문이다. 다 벗고 샤워하는 신을 찍은 강은비는 “화장이 다 지워질 정도로 울면서” 연기했다.(영화속에서는 편집됐다.) 양수리 세트에서 취재진에게 촬영공개가 있던 날, 단추가 풀어진 가슴 앞에다 바로 카메라를 들이댄 기자들 때문에 신주아는 남몰래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그래도 둘 모두 “지금은 좀 더 적극적으로 야한 부분을 표현하지 못해서 ‘살짝’ 후회된다.”고 말하는 걸 보니 천상 욕심많은 배우들이다. #‘반짝 스타’아닌 ‘노력하는 배우’ 되고 싶어요 모두 연기자로서 걸음마 단계지만 이들의 모습엔 젊음 특유의 싱그러움이 느껴졌다. 고두심, 전도연을 존경한다는 전혜빈은 “연기라기보다는 또다른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했다. 비련의 여주인공보다는 가족의 사랑을 다룬 휴먼드라마의 인물들이 더 끌린다는 그녀. 김희애를 존경하는 신주아는 자기자신에 대해 알아가면서 그 안에서 다양한 내면의 감정을 끄집어내는 연기를 하고 싶단다.“내면연기를 머릿속 창고에 차곡차곡 쌓아둔 뒤 잘 꺼내 활용하려구요.” 그리 이제는 청순하고 착한 역할에 욕심이 난다고 했다. 데뷔와 함께 주인공이 된 강은비는 앞으론 “작은 역이라도 맡아 선배들의 연기를 배워나가고 싶다.”고 말했다.“온화한 눈빛에서 강한 힘을 분출하는” 이영애, 심은하 같은 배우가 그녀의 꿈이다. 성과 사랑의 좌충우돌을 거치며 어른으로 커 간 영화속 주인공들처럼, 첫 영화의 홍역을 치르며 진정한 연기자로 성숙해가고 있는 이들. 대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김소연기자 pure@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김홍신의 세상보기] 신명 바이러스

    [김홍신의 세상보기] 신명 바이러스

    40대 후반을 넘긴 한국인이면 점치기가 거저 먹기일 수 있다. “초년 고생했고 자수성가했으며 부모 덕이 지지리도 없는 데다 죽을 고비 참 여러 번 넘겼구랴.” 이렇게 말질을 하면 얼추 용하다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그 시절에 누구인들 풍족한 사람이 있었으랴. 그러니 부모 덕이 없었고 지금 밥술이나 먹으니 자수성가한 셈일 수밖에. 한국인 치고 연탄가스에 김칫국 마시고 깨어나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의료가 미천했으니 홍역 마마도 죽을 고비요, 출산 과정에서 죽다 살아난 사람투성이요, 배고픈 군대생활에 월남전과 중동의 근로대열로 이어지는 죽을 고비는 부지기수였다. 나라 별 국토의 크기로 따져 고작 0.078%의 땅에 인구 0.77%로 세계 교역량 12위를 달성한 국민이니 그 고초가 오죽했겠는가. 우리의 현대사를 주욱 훑어보면 고비고비 참담한 고통의 역사가 도사리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해방공간의 분단과 혼돈,6·25 전쟁의 비극과 이념갈등, 절대빈곤과 독재,4·19혁명과 5·16쿠데타의 격변, 군사독재의 장기화와 민주화의 갈등양상, 산업화를 통한 빈부격차와 지역 갈등, 광주민주화운동과 6·10항쟁, 그리고 우리를 참담하게 했던 IMF, 수도 없는 억압과 인권유린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던 민중의 함성들…. 그러나 그런 틈새마다 우리 민족은 놀라운 저력을 보여주었다. 그 저력의 끈은 흥이었고 신명이었으며 희망에 대한 열정이었다. 고도성장을 이끌어낸 것도 그랬고 독재와 맞선 민주화 물결도 그러했으며 올림픽에서부터 붉은 악마의 함성과 촛불행진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신명나게 한바탕 흥으로 화합과 도약을 일구어내곤 했다. 한국인의 특질 중에 한과 흥을 함께 가졌다는 주장이 있다. 한번 흥이 나면 못해내는 게 없을 정도로 신바람을 내지만 흥이 깨지면 한이 맺혀 분노하고 좌절하며 남 탓을 한다는 것이다. 요즘, 사는 게 모두 어렵다고들 한다. 내 탓보다는 남의 탓인 듯싶으니 더욱 화가 치밀 만도 할 것이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원망하고 탓해서 지금의 고통이 가셔질 수만 있다면 그럴만한 가치가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는 걸 우리는 스스로 알고 있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그 험한 세상을 뚫고 여기까지 달려온 우리의 저력을 다시 한번 꺼내어 갈고 닦아야 할 것이다. 과학자들의 실험결과에 따르면 중증환자라도 희망을 가지면 놀라운 치유능력을 보이지만 가벼운 환자라도 좌절하면 회복하기 어려운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희망을 잃으면 모든 걸 잃게 된다. 희망은 미움과 분노와 갈등을 털어내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남 탓을 하면서 신명이 생길 리 없고 누굴 미워하면서 흥이 생길 리 없으며 쓸모없는 짐을 무겁게 지고 앞으로 달려나갈 수 없는 것이 세상이치인 것이다. 물론 신명나야 할 국민들의 흥을 깨뜨리는 무리들이 꽤 많다는 걸 부정할 수 없다.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치. 조금만 세월이 지나면 쓸모없다는 걸 알게 될 이념 대립, 민생 살피기와 경제 살리기에 전념해도 빠듯한 판에 딴청 부리는 세상사, 제 주장만 옳고 다른 얘기엔 귀를 막는 집단 이기주의, 말로만 국민을 섬기고 돌아서면 뱃속 채우기 바쁜 가진 자와 쥔 자들의 도덕적 이중성…. 그렇거니 부존자원 없는 땅에서 뒤늦게 현대화하고 작은 땅덩어리마저 둘로 갈라져 마주 겨눈 상태에서 이만큼이나 가꾸어온 그 바탕에는 한국인의 신명바이러스가 늘 작동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다. 현대산업의 쌀이라는 메모리반도체가 세계 제일이라는 명성을 차지한 것도 한국인의 신명바이러스일 것이고 한류열풍이 아시아를 파고드는 까닭도 따지고 보면 한국상품과 한국인의 저력 그리고 한국인의 신명이 스며있는 덕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힘겨운 때일수록 저력은 더욱 빛나는 법이다. 우리 사회에 신명바이러스가 무섭게 번져나가길 기대한다.
  • “쓰나미 어린이1명 홍역” 유니세프, 印尼서 확인

    |자카르타 연합|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는 10일 인도네시아를 강타한 지진해일에서 생존한 한 어린이가 홍역에 걸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존 버드 유니세프 인도네시아 사무소 대변인은 하지만 더 이상의 구체적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유니세프는 이번 지진 및 해일로 큰 피해가 발생한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홍역 예방주사 접종 캠페인에 지난주에 착수한 상태로 대상 인원 완전 접종까지 3주 정도의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생존자 25%에만 구호식량 전달”

    유엔 등 국제기구들은 15만명 이상의 희생자를 낸 남아시아 쓰나미 피해지역에 이번 주말까지 깨끗한 물 등이 공급되지 않으면 전염병 창궐 등 제2의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잇따라 경고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질병 예방을 위한 신속한 조치가 이행되지 않으면 사망자 수가 배로 늘어나 30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고 세계식량계획(WFP)도 피해지역 생존자 가운데 4분의 1만이 구호 식량을 전달받고 있다며 빠른 지원대책을 촉구했다. WHO는 6일 성명을 통해 “쓰나미 피해 지역의 전염병 발생에 대비, 경보시스템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6600만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WHO는 5일 콜레라와 이질과 같은 전염병에 대처하기 위해 피해지역에 응급진료팀을 보냈고, 구호의 손길이 많은 지역에 미치고 있지만 여전히 깨끗한 물이 부족해 이번 주말까지 신속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사망자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종욱 WHO 사무총장은 “이들 지역에서 전염병이 발생하면 15만여명이 극히 위험한 상황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 지역의 WHO 구호활동을 총괄하는 로널드 월드먼 박사는 전염병이 피부 상처를 통해 침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에서는 상처 부위가 썩는 ‘괴저(壞疽)’가 발생, 손발을 절단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또 더러운 물로 인한 폐렴과 홍역도 큰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토니 밴버리 WFP 아시아 담당관은 교통시설 파괴와 홍수 등에 따라 이재민의 4분의 1만이 구호 식량을 제공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 가운데 유엔은 피해복구에 전념해도 모자랄 판에 여전히 내전을 치르고 있는 일부 피해국가에 대해서는 구호액 삭감을 경고했다. 얀 에겔란트 유엔 인도지원담당 사무차장은 “내전 중인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소말리아 등이 평화를 유지하지 못할 경우 구호의 손길에서 제외될 수 있다.”며 복구기간에 정전과 평화를 촉구했다. 한편 호주 정부는 5일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인도네시아에 10억 호주달러(7억 6400만달러)를 차관과 공여 형식으로 내놓겠다고 밝혀 세계 최고 구호지원국으로 올라서는 등 각 국의 구호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여기에다 국제통화기금(IMF)도 10억 달러의 재정 지원을 약속했다. 이로써 각 국과 국제기구가 구호활동에 내놓겠다고 약속한 금액은 47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지진 해일 대재앙] 이재민 500만명도 굶주림과 사투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앞바다에서 발생한 지진해일로 인해 인도네시아에서만 8만여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돼 사망자가 모두 12만명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피해지역을 돕기 위한 지구촌 가족들의 구호 노력도 이미 50∼60개국이 3억 5000만달러 이상의 지원을 약속하는 등 사상 최대 규모로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장비와 인력 모두 터무니없이 부족한 데다 구호 노력도 전염병 창궐 예방에 주력할 뿐이다. 그러다 보니 집도 잃고 먹고 마실 것 하나 없이 내팽개쳐진 500만여명의 생존자들은 2∼3일간 아무 것도 먹지 못한 채 삶을 위한 처절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스리랑카에서 홍역과 설사병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데이비드 나바로 보건위기팀장은 30일 인도양 연안 피해국가들에서 500만명에 가까운 주민들이 적절한 위생시설이 갖춰지지 못한 상태에서 먹을 것과 마실 물 없이 며칠째 굶으며 생명을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구호 노력이 시체 매장 등 전염병 예방쪽에 치우치다 보니 맨몸으로 폐허 속에 남겨진 생존자들로부터 지지부진한 구호 작업에 대한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인도네시아 반다 아체에서 만난, 더러운 사롱(인도네시아 전통의상)을 걸친 한 30대 중반의 여인은 “쌀과 의약품, 석유가 절실히 필요하다. 지난 이틀간 아무 것도 먹지 못했는데 도대체 먹을 것은 어디 있는지 찾을 수가 없다.”며 지원의 손길이 늦어지는 데 대해 불만을 털어놓았다. 얀 이글랜드 유엔 긴급구조조정관은 생존자들에 대한 지원은 벌써 24시간 전에는 이뤄졌어야 했지만, 실제로는 48∼72시간 뒤에나 가능할 것이라면서 주말로 갈수록 이들의 절망은 커질 것이라고 개탄했다. ●최고 3000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태국의 휴양지 카오락에서는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생존자들의 목소리가 간간이 들려오고 있지만 구조대원들이 아직 현장에 도착하지 않은 탓에 일부 자원봉사자들만이 구조에 나서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태국 당국이 해일이 덮치기 1시간 전에 이미 지진 발생 사실을 알고 해일과 같은 가공할 재난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지만 해일이 발생할 것이란 명백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경보 발령을 내리지 않았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30일 보도했다. 이와 관련, 태국 기상청의 수말리 프추아브는 “바다에서 발생하는 모든 지진이 해일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면서 “경보가 발령되면 관광객들 사이에 패닉상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파리클럽 등은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등에 긴급복구자금을 제공하는 한편 채무상환을 유예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IMF 본부의 한 관계자는 특히 내년 15억달러를 상환해야 하는 인도네시아에 대해 채무상환 재조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파리클럽도 내년 1월12일 파리에서 모임을 갖고 지진 피해국의 부채 문제를 다룰 예정이라고 관련 소식통이 전했다. ●가장 많은 구호금을 지원하는 국가는 스웨덴으로 무려 7500만달러를 약속했다. 민간단체로는 영국의 민간 구호기관들의 연합체인 긴급재난위원회(DEC)가 3800만달러의 구호금을 모았다. 이는 영국 정부가 약속한 원조금 2900만달러는 물론 미국이 지원키로 한 3500만달러보다 많은 금액이다. 유세진기자 yujin@seoul.co.kr
  • 태권도공원 경주·무주·춘천 어디로 갈까?

    태권도공원 경주·무주·춘천 어디로 갈까?

    마지막에는 웃는 곳은 어디일까. 태권도공원을 놓고 전개되어 온 유치 전쟁이 오는 29일이나 30일 끝난다. 지난 2000년 사업계획이 처음 발표됐으니 햇수로 따져서 5년 만에 결론이 나는 셈이다. 그동안 태권도공원 조성사업은 지자체들의 과잉경쟁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고, 정부도 사업자체를 전면 재검토했다가 재추진하는 등 홍역을 치렀다. 최종후보지는 춘천시, 무주군, 경주시 등 3곳. 자치단체들간에 경쟁과 로비전이 워낙 치열했기 때문에 최종후보지가 발표되고 나면 탈락한 지역에서 공정성 문제를 다시 제기하는 등 후유증도 우려된다. ●사업 발표에서 선정까지 처음 사업계획이 발표된 것은 국민의 정부 시절인 지난 2000년 4월이다. 당시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태권도를 21세기 국가전략상품으로 키우기 위해 2007년까지 2000억원을 투입해 100만평 규모의 태권도 성전을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30여개의 자치단체들은 이런 발표가 나온 뒤 태권도 공원을 자기지역에 유치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하지만 같은 해 10월 후임 김한길 장관이 국정감사에서 “태권도 공원 사업 착수시기와 규모, 예산조달방안에 대해서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분위기는 급속히 가라앉았다. 이후 3년여간은 ‘무기연기’쪽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다가 올초부터 사업이 다시 추진돼 해를 넘기지 않고 최종후보지를 선정하게 됐다. ●후보지 어떻게 선정하나 문화관광부는 지난 7월 태권도계, 체육계, 관광계, 도시계획 및 환경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태권도공원 조성 추진위원회(위원장 이대순)를 출범시켰다. 추진위원회에서는 총 1000점 만점의 76개 평가항목을 마련,2단계의 심사를 거쳐 최종후보지를 선정키로 했다. 1단계 심사의 평가기준은 75개 항목에 900점 만점. 접근 용이성(175점), 시장성(100점), 경제성(100점), 태권도발전 기여성(125점), 개발 용이성(75점), 환경성(125점), 지역여건(100점), 공공정책 부합성(100점) 등이었다. 1단계 심사때 태권도공원 유치신청서를 낸 자치단체는 모두 17곳. 부산 기장, 광주 광산, 인천 강화를 비롯해 경기도의 양주 양평 여주 포천, 강원도의 강릉 원주 춘천, 충북의 보은 진천, 충남의 금산 천안, 전북 무주, 전남 여수, 경북 경주 등이다. 추진위는 지난 10일 1단계 심사를 통해 후보를 춘천, 무주, 경주 세 곳으로 압축했다. 이어 지난 22일 이들 세곳의 시장·군수 등 관계자를 불러 설명회도 가졌다.28∼29일에는 현장실사를 거쳐 2단계 심사기준인 종합평가(100점)점수와 1차 심사점수를 합산, 오는 29일이나 30일쯤 최종 후보지를 발표한다. ●태권도공원 왜 탐내나 태권도인구는 전 세계 178개 나라에서 6000만명에 달한다. 태권도의 본산이며 성전인 태권도공원을 자기 지역에 세우면 각종 관련대회를 유치할 수 있고, 이로 인해 관광수익 등 엄청난 경제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태권도 공원이 들어서면 연간 250만명의 태권도인과 가족들이 한국을 찾게 되고, 연간 3조원 이상의 부가가치를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는 종업원 100명에 연매출 200억원인 공장 150개를 짓는 것과 같은 효과다. 자치단체들로서는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셈이다. 태권도 공원은 2013년까지 공공자금 1385억원, 민자 259억원 등 모두 1644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다.20만평의 부지에는 태권도 명예의 전당, 종주국 도장, 생활관, 종합수련원, 세계문화촌, 호텔, 스포츠컴플렉스, 전통 한방요양원 등이 들어서게 된다. 사업은 2009년까지 정부가 중심시설 6만여평을 직접 매입해 개발하는 1단계 사업과 2010년∼2013년까지 14만평을 대상으로 자치단체 및 민간자본을 유치해 개발하는 2단계 사업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세 곳 모두,“우리가 최적지” 1차 후보지로 선정된 세 곳은 모두 자기 지역이 최적지라며 막바지 유치전에 전력투구를 하고 있다. 해당 시·군뿐 아니라 소속 도까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형국이다. 강원도는 최종 후보지 선정의 중요사항이 될 수 있는 사유지 매입비 가운데 소요액의 50%(150억원)를 특별지원하고, 각종 기반시설 확보를 위한 재정지원계획도 마련키로 하는 등 춘천시를 측면지원하고 있다. 경주시는 신라화랑도와 태권도가 연관돼 있다는 역사적 의미 등을 강조하고 있다.1차 심사에서는 경주가 1위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2차 현장 실사때 역사적 상징성이 점수에 제대로 반영만 된다면 최종후보지로 낙점받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무주군은 ‘태권도공원이 무주이어야 하는 10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홍보책자를 만들어 전국에 배포하고 있다. 또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태권스타’ 문대성을 홍보모델로 내세워 유치활동을 펴고 있다. 최근에 미국 투자개발회사인 윈휠 블리언사와 5억달러(약 5500억원) 규모의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 난제로 평가됐던 민간투자 부문을 해결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특히,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후보지 경쟁에서 평창에 밀렸다는 점에서 이번 만큼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정치적인 고려를 할 때 이번에는 무주의 차례가 아니냐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 문화관광부 관계자는 그러나 “탈락한 지자체에서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적 고려 운운은 말도 안되는 얘기”라면서 “다만,1차 심사결과 세 곳의 점수차가 크지 않아 변수는 남아 있다.”고 말했다. 물론 유종수 춘천시장, 백상승 경주시장, 김세웅 무주군수 등 세 곳 후보지역의 자치단체장들은 ‘최종 후보지 선정 결정에 절대 승복한다.’는 확약서에 이미 서명을 했다. 최종후보지가 발표된 뒤에도 이 약속이 계속 지켜질지 주목된다. 한편 대한태권도협회 관계자는 “자치단체간의 과열경쟁으로 태권도계가 오히려 공원 선정과정에서 전혀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김성수 임일영기자 sskim@seoul.co.kr
  • [여의도 IN] “과거 찌꺼기 털어버리자” 이철우, 여야의원에 책 선물

    ‘조선노동당 가입’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던 주인공인 이철우 의원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자신의 저서 ‘백두산 호랑이’이와 ‘한탄강에 서면 통일이 보인다’ 2권을 여야 의원들에게 선물했다. 이 의원은 직접 책을 포장하고 특히 한나라당 의원들에게는 자필로 쓴 카드를 책갈피에 끼워 보냈다. 이 의원은 카드에서 “저무는 한 해 과거의 찌꺼기를 털어버리고 국민 앞에 겸허한 마음으로 서로를 용납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면서 “서로 생각은 달라도 건전 경쟁으로 거듭나는 국회가 됐으면 좋겠다. 한나라당과 의원님들 위에 하나님의 은총이 가득하길 기도한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책 선물을 보내는 이유에 대해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세상의 가치와 변화의 원리를 인정하며, 다양성을 인정하는 진정한 자유민주주의를 거부한다면 갈등과 대립은 극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백두산 호랑이’는 이 의원이 지난 1994년 중부지역당 사건으로 투옥중일 때 당시 여섯살이던 딸에게 선물로 써보낸 편지 200여통에 실린 창작동화를 엮은 책이고 ‘한탄강에 서면 통일이 보인다’는 한탄강댐 반대 시민운동을 하면서 쓴 자서전이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신자들과 부대끼던 본당시절 가장 행복”

    “사랑도 풋풋한 첫사랑이 가장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사람들이 ‘성직생활 52년 중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냐’고 물어오면 난 서슴없이 ‘가난한 신자들과 울고 웃었던 본당신부 시절’이라고 대답한다. 일선 본당신부 시절이라고 해봐야 안동본당과 김천본당을 합해 2년 반밖에 안되지만 돌이켜보면 그때 추억이 가장 많이 남아 있다.” 김수환(82) 추기경의 회고록 ‘추기경 김수환 이야기’(평화방송·평화신문 펴냄)가 나왔다. 김원철 평화신문 기자가 직접 김 추기경의 구술을 글로 정리했다. 책에는 가난한 옹기장수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1998년 서울대교구장직을 은퇴하고 혜화동 주교관에 머물기까지의 삶의 자취가 담겨 있다. 일본 상지대 유학 시절 한 평생 영적 스승으로 모시게 될 독일인 신부 게페르트를 만나고, 학병으로 끌려가 목숨 걸고 탈출을 감행하고, 신부가 되기 전 부산의 한 여인으로부터 청혼을 받고 갈등을 겪던 사연 등 비화도 공개돼 눈길을 끈다. “서부 활극을 보는 것 같습니다. 서부영화를 보면 총을 먼저 빼든 사람이 이기잖아요.” 1980년 정월 초하루, 김 추기경은 새해 인사차 방문한 보안사령관 전두환 소장에게 쓴소리를 했다. 그러자 그의 표정이 굳어졌다.12·12 사태에 대한 이해를 구하러 온 모양인데 추기경이 그렇게 말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책은 1972년 서울대교구에서 발행하던 월간지 ‘창조’에 김지하의 장편 풍자시 ‘비어(蜚語)’가 실리는 바람에 홍역을 치렀던 사건,“학생들을 체포하려거든 나를 밟고 지나가시오.”라며 군사정권의 폭압에 맞섰던 일 등 70∼80년대 민주화 이야기도 담담하게 들려준다. 김 추기경은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제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어느 정도 짐작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의 삶은 어느 날 이승의 생을 마감하고 하느님 앞에 섰을 때 온전히 드러날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오늘의 눈] 총장다툼에 입시는 뒷전/한찬규 지방자치뉴스부 차장

    얼마전 대구·경북지역 대학들이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입시박람회를 열었다.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박람회에서 각 대학들은 마술가를 동원하는가 하면 애완견으로 수험생들의 눈길을 끄는 등 저마다 톡톡 튀는 전략으로 학교 홍보에 열을 올렸다. 이중 유독 홍보직원도 없이 썰렁한 부스가 있었다. 영남대 홍보부스였다. 총장선거를 둘러싸고 빚어진 극심한 내홍의 결과였다. 문제는 직원노조가 총장선거에 투표권을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지난 8월부터 교수회와 직원노조는 20여차례 협상을 벌였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다 이달 초 간신히 합의, 매듭이 풀리나 했다. 정규직 직원들의 투표권을 1차 52표,2차 38표 각각 인정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이 합의는 지난 15일 열린 교수들의 찬반투표에서 뒤집어졌다. 직원노조는 오는 23일로 예정된 총장선거를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막겠다는 입장이어서 문제는 더욱 꼬이고 있다. 여기에다 총학생회와 비정규직노동조합, 비정규직 교수노동조합 등으로 구성된 ‘민주총장선출을 위한 공동투쟁위원회’는 독자적으로 총장후보를 추대하고 나섰다. 혼란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대학총장 직선제는 1980년대 말 대통령직선제와 맞물려 유행병처럼 번졌다. 마치 총장직선이 대학을 개혁하고 발전시키는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문제점이 속출하면서 상당수 대학은 간선제로 돌아섰다. 직선제를 고수하는 대학들은 영남대와 마찬가지로 심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영남대는 다가온 입시업무를 ‘강건너 불구경’하고 있다.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려는 치밀한 전략도 의욕도 없는 듯 보인다. 영남대 졸업생 한명을 만났다. 그는 “교수들이나 직원들이 무엇을 위해 저렇게 으르렁거리는지 모르겠다. 학교경쟁력 향상인지, 자신들의 이권인지….”라며 혀를 찼다. 이제 교수와 직원들이 대답할 차례다. 한찬규 지방자치뉴스부 차장 cghan@seoul.co.kr
  • [심층진단-한국 점령한 외국자본] 외국자본 “高배당 or 경영권” 조폭식 위협

    [심층진단-한국 점령한 외국자본] 외국자본 “高배당 or 경영권” 조폭식 위협

    1997년 말 외환위기 때 해외자본은 우리경제를 수렁에서 건져낼 구원의 빛이었다. 실제로 물밀듯 들어온 해외자본은 우리나라가 위기에서 탈출하는 데 큰 보탬이 됐다. 하지만 토종기업에 대한 경영권 위협, 상식을 뛰어넘는 고배당 요구, 유상감자 같은 변칙적인 자본회수 등 부작용이 잇따르는 지금, 해외자본을 곱게만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한국을 점령하다시피한 외국자본의 실태와 문제점, 대책 등을 심층진단한다. “공사(한국담배인삼공사) 시절이 차라리 나았던 것 같다. 자사주 매입, 신규투자 등 돈 들어갈 데는 많은데 터무니없는 고배당, 주가를 높이기 위한 자사주 완전소각 요구 등 외국인들이 이 정도로 나올 줄은 몰랐다. 말을 안 들으면 경영권을 빼앗겠다고 하니 참….”(KT&G 관계자) 국내기업에 대한 외국인의 경영권 위협과 간섭은 도를 넘어선 지 오래다. 재벌이건 개별기업이건 자신들의 투자이익을 극대화하는 일이라면 닥치는 대로 공격에 나선다. 영국 소버린자산운용에 맞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SK㈜의 경우,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던 올 3월 주총보다 내년 3월 주총이 더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는 외국인 지분율이 44%였지만 내년에는 60%가 넘을 전망. 반면 국내 최대주주의 지분은 불과 17%선에 그친다. 내년 정기주총을 위한 주주명부 확정일이 이달 29일로, 불과 20일밖에 남지 않아 상황역전은 불가능하다.SK㈜ 관계자는 “SK그룹 지주회사인 SK㈜의 경영권이 소버린에 넘어갈 경우 그룹 해체가 불가피해 군소 계열사는 물론 SK텔레콤 같은 우량회사까지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해운은 지난 7월 이후 노르웨이 해운사인 골라LNG가 지분을 30.56%로 늘리면서 직접적으로 경영권 위협을 받고 있다. 현대상선도 골라LNG를 비롯한 북유럽계 지분이 최근 15%를 넘었다. 미국 자산운용사인 캐피털그룹은 최근 현대자동차 지분을 14.61%로 확대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캐피털측은 ‘단순 투자’라고 하지만 ‘제2의 소버린’이 안 된다는 보장이 없다.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우량기업들은 어디건 홍역을 치른다. 삼성전자는 사외이사 추천권 요구, 본사 미국 이전 등을 외국인들로부터 요구받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7년간 외국인들은 국내 알짜기업의 주식을 닥치는 대로 사들였다.97년 11월 외환위기 직전 13.7%에 불과했던 SK㈜의 외국인 지분율은 현재 61%로 5배에 육박한다. 포스코도 21%에서 69%가 됐고, 현대차는 24%에서 56%, 삼성전자는 24%에서 55%로 외국인지분이 과반이 됐다. 올 9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국인 주식보유 비율은 43.2%로 헝가리(72.6%)와 핀란드(55.7%) 멕시코(46.4%)에 이어 세계 4위, 아시아 1위. 미국(10.3%), 독일(15.0%), 일본(17.7%)은 물론 타이완(23.1%)보다도 높다. 외국인들의 경영권 위협에 맞서 국내기업들이 쓸 수 있는 방어책은 지분매입이나 우호세력 확보 정도밖에 없다. 때문에 기업들은 ‘실탄’ 확보를 위해 현금보유를 사상 최고 수준으로 높이고 있다. 올 3분기 말 국내 10대 그룹의 유보율은 593.9%로 지난해 말(505.4%)보다 88.5%포인트나 뛰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보율이 높다는 것은 기업이 현금성 자산을 많이 갖고 있다는 얘기다. 또 2001년 말 8조 2000억원이었던 상장기업의 자사주 보유총액은 올 상반기 19조원을 넘어 2년 6개월 만에 배 이상이 됐다. 경영권 방어와 주가관리에 그만큼 돈을 쏟아부었다는 얘기다. 국내 최대기업인 삼성전자도 올 상반기에 자사주를 1조 9700억원어치 사들이고 중간 배당금으로 7643억원을 지급했다. 순이익(6조 2719억원)의 43.6%. 뒤집어 말하면 미래성장을 위한 에너지가 그만큼 잠식됐다는 뜻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돈 빼가기 실태 삼성물산의 3대 주주였던 영국계 펀드 헤르메스는 지난 1일 “삼성물산의 지배구조가 개선되지 않으면 적대적 인수합병을 시도하는 펀드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헤르메스는 불과 1주일 만인 8일 삼성물산 보통주 5%를 전량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인수합병 가능성을 흘려 주가를 띄웠다는 의혹을 피해갈 수 없는 상황. 실제로 ‘인수합병 협박’ 이후 사흘간 삼성물산 우선주는 43%나 뛰어 헤르메스는 300억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조지 소로스의 퀀텀인터내셔널펀드가 대주주(25.68%)인 서울증권은 2001년 액면가(2500원)의 60%인 주당 1500원을 배당했다. 총 배당액은 801억원으로 소로스는 276억원을 고스란히 챙겼다. 하지만 그해 서울증권의 당기순이익은 471억원에 불과했다.2002년에는 주당 140원 배당을 해 소로스가 20억원을 받아갔다. 서울증권은 지난 9월에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며 서울 여의도 사옥을 947억원에 팔았다. 영국계 자본 BIH펀드에 인수된 브릿지증권은 지난 6월 전체 주식의 67.63%를 주당 1000원에 유상감자해 자본금을 2296억원에서 796억원으로 줄였다. 줄어든 자본금 중 1350억원이 BIH에 돌아갔다. 앞서 1999년 5월 주당 60%의 고배당을 했고 지난해에는 주당 1000원의 유상감자를 실시했다.BIH는 브릿지증권의 여의도와 을지로 사옥도 매각했다.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해 직원을 절반으로 줄였다. 홍콩 소재 외국계 투자회사인 파마펀드가 대주주인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주당 700원씩 총 235억원을 배당했다.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고작 113억원밖에 안 됐다. 증권노조 관계자는 “외국계 펀드들이 국내에 들여온 것은 선진 경영기법이나 자산관리 노하우가 아닌 변칙적인 자산 빼돌리기 수법이었다.”고 비판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어쩌다 이렇게 됐나 영국 소버린자산운용이 자산 40조원의 국내 4위 재벌 SK를 흔들게 되기까지 들인 돈은 고작 1768억원. 지난해 3∼4월 이 돈으로 SK의 지주회사인 SK㈜ 지분 14.99%를 사들였다.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외부공격에 얼마나 취약한 지 잘 보여준다. 외국인들의 대규모 국내투자가 시작된 계기는 1997년 말 외환위기. 96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 이후 서서히 완화되던 자본시장의 빗장이 외환보유고가 39억달러까지 추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2000원에 육박하는 초유의 상황이 되면서 걷잡을 수 없이 풀려나갔다.98년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을 포함한 자본시장이 완전히 개방됐고, 외국인의 금융기관 소유와 적대적 인수·합병(M&A)도 허용됐다. 2001년에는 국내기업의 해외차입, 증여성 송금 등 외국인의 대외자본거래가 전면 자유화됐다. 이를 계기로 국내기업의 외자유치 방식은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는 ‘대출(貸出)자본’에서 주식을 넘겨주는 ‘주주자본’으로 방향을 틀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미국에서조차 허용되지 않는 과도한 개방이 국제 금융자본의 구미에만 맞춰져 안전장치 없이 이뤄졌다고 비판한다. 그동안 우리가 외국에서 받아들인 것이 한마디로 ‘글로벌 스탠더드’가 아니라 ‘미국 월가(街)의 스탠더드’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대주주의 기업 경영권 보호에 관대한 유럽은 물론 주주 이익을 중시하는 미국에서도 다양한 경영권 방어제도가 마련돼 있다. 미국에서는 전체 상장회사의 8.3%가 차등의결권제도를 두고 있다. 자동차회사인 포드의 대주주인 포드 가문은 단 7%의 지분으로 40%에 상당하는 의결권을 행사한다. 하지만 국내에서 차등의결권은 법 위반이다. 외환위기 이후 대거 들어온 미국계 컨설팅사들이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주장도 많다. 굴지의 외국계 컨설팅사에 있었던 현직 교수는 “외환위기 이후 미국 컨설팅사들에 대한 국내 기업의 의존도가 높아졌지만 이들은 월가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경영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삼성이 국내 최대 기업집단이 된 것은 그들의 논리에 넘어가지 않고 독자적인 경영방식을 고수했기 때문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찬근(인천대 교수)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는 “우리는 해외컨설팅사와 언론의 지적을 금과옥조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어차피 그들도 국제 금융자본의 이익을 대변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서울광장, 대중 공감 얻도록 쓰세요”

    ‘외국인들의 광장 사랑?’ 서울 잔디광장이 집회장소로 쓰이는 데 대해 외국인 경제단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서울시에 답지하고 있다. 이들의 편지는 서울시가 광장을 용도변경해 집회를 원천 봉쇄하기로 한 시점과 맞물려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시는 3일 주한 미국상공회의소와 주한 캐나다상공회의소, 유럽상공회의소 등으로부터 이같은 내용의 서한이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상공회의소(AMCHAM)는 이날 제프리 존스 회장의 명의로 서한에서 “서울광장 조성 공사가 진행될 무렵 극심한 교통정체를 빚어 주한 미국인들로부터 민원이 쏟아졌다.”면서 “그러나 광장의 아름다움과 공개성 때문에 교통정체는 잊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부분이 서울광장이 2002월드컵축구대회 때와 같이 대중들로부터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문화적, 공공적 성격의 이벤트를 벌이는 장소로 쓰이는 게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 “원래 서울시가 서울광장을 조성하면서 내세운 취지와 규정에 걸맞게 특정 정치단체나, 사적인 경제이익을 꾀하는 단체들이 사용하는 데에는 제한할 것을 희망한다.”고 적기도 했다. 그는 서한의 말미에 “우리는 자유로운 의사표현과 민주주의를 향유할 권리를 인식하고 있으며, 따라서 서울시나 다른 지방정부가 이러한 권리를 뺏는 것은 결코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이러한 목소리를 낼 때는 서울광장 말고도 다른 장소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이에 대해 서울시 김병일 대변인은 “3일 열린 주한 외국인들의 ‘2004서울타운미팅’에서도 서울광장에서의 대규모 집회로 정작 문화행사나 시민들의 휴식시간을 뺏는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반겼다. 그는 이어 “광장이 잘못 이용돼 외국 투자자들에게 나쁜 이미지를 심는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만큼 집회 허가권을 가진 경찰의 분별을 촉구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서울광장엔 4일에도 보수단체의 ‘반핵 반김 집회’가 예정돼 있어 또 한번 홍역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서울광장] 연기금, 난파선의 반란/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연기금, 난파선의 반란/우득정 논설위원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의 인터넷 글로 촉발된 연기금 논란이 봉합국면에 접어들었다. 연기금 운용의 독립성과 전문성 문제를 환기시켰다는 점에서 정치인 김 장관은 ‘남는 장사’를 했다는 손익계산서도 나오고 있다. 과연 그럴까. 당정간의 알력, 복지부와 재경부 그리고 여야의 공방, 재계의 의결권 문제 제기, 노무현 대통령의 진노 등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지만 정작 고민하고 해법을 모색해야 할 핵심과제는 모두 비켜갔다. 바로 국민연금의 재정 건전성 확보 방안이다. 연기금 논란은 곧 국민연금 논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국민연금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지난해 말 현재 55개 기금이 운용하는 여유자금 190조원 가운데 국민연금이 112조원에 이른다. 게다가 국민연금은 2010년 242조원,2020년 497조원,2035년 603조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돼 있다. 김 장관이 연기금 논란에서 선봉장으로 등장하게 된 배경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동시에 시한폭탄이 장착된 화약고다.1988년 출범 당시 강제 가입에 따른 저항을 줄일 목적으로 낸 돈의 최고 19배까지 타도록 설계된 기형구조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2047년이면 국민연금 재원이 완전 고갈된다며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 개편을 서두르는 이유다. 지금 문제가 된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도 연금 요율 개편에서 비롯됐다. 국민들로서는 어느날 갑자기 연금 재정이 바닥나게 생겼다며 부담은 대폭 올리고 수급액은 용돈 수준으로 떨어뜨리려 하니 기가 찰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최근에는 채권 수익률 급락으로 정부의 개편안보다 부담률은 더 올리고 수급률은 더 낮춰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이번 논란 과정에서 어느 누구도 국민연금의 재정 건전성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 점수 깎일 일에 앞장서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열린우리당 유시민의원이 대안을 제시했다지만 이는 참여정부 임기내에는 욕얻어 먹을 짓을 피하겠다는 ‘꼼수’의 성격이 짙다. 비단 우리나라만 아니라 연금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모든 국가들의 고민이 재정 건전성문제다. 가장 인기 없으면서 피할 수도 없는 문제다. 갈수록 수명은 늘어나는데 출산율은 낮아지고 수익률은 떨어지니 그럴 수밖에 없다. 해법은 더 내고 덜 받고 좀 더 나이 들어 받으라는 것뿐이다. 지난 7월 일본의 고이즈미 내각이 총선 패배의 위험을 무릅쓰고 연금 부담을 늘리는 방향으로 개혁을 추진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일본도 과거 20년 동안 땜질식 처방만 거듭했다. 이탈리아는 우리처럼 적게 내고 많이 받는 구조를 방치했다가 연금제도 존립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정부도 인정하듯이 연금 개혁은 늦출수록 더 큰 저항에 부딪히게 된다. 늦춘 만큼 부담은 늘어나고 수급액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머잖아 좌초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침묵하는 것은 미래세대에 부담을 떠넘기는 파렴치한 행위나 다름없다. 여권이 전면에 나서 국민에게 이해를 구하고 개혁을 독려해야 한다. 노동계의 거센 반발과 집권당의 총선 패배라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끈질긴 설득으로 연금개혁에 성공한 프랑스나 영국에서 ‘사즉생’(死卽生)의 리더십과 뚝심을 배워야 한다. 특히 김 장관은 지난 개각에서 복지부장관 자리를 기피한 이유가 국민연금 개혁에 있었음을 숨기지 않는다. 그러면서 ‘김근태가 전사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한다. 김 장관이 ‘꿈’을 품은 정치인이라면 국민연금 개혁의 난관을 먼저 돌파해야 한다. 인기 없다는 이유로 본류는 외면한 채 곁가지 문제로 점수를 얻으려고 해선 ‘꿈’을 이룰 수 없다. 다시 강조하지만 국민연금 개혁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어수선한 문화부

    지난 7월 정동채 신임 장관 취임과 함께 불거진 인사청탁 파문으로 홍역을 치렀던 문화관광부가 고위직 인사문제와 부내 조직의 타부처로의 무더기 이관 추진 등과 맞물려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먼저 정 장관 취임후 단행된 첫 인사에서 차관보에 임명될 예정이었던 K 국장은 체육 관련 사업 유치로비에 연루된 의혹으로 조사기관의 내사를 받으면서 발령을 받지 못하고 있다. 문화부측에선 별 문제 없는 사람이라며 자리를 비워둔 채 K국장을 고집하는 분위기지만, 일부 직원들은 의혹의 사실 여부를 떠나 특정 인사를 위해 요직을 그렇게 오래 비워둘 수 있느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당시 기획관리실장 직무대리 발령을 받은 유진룡 전 문화산업국장은 지금까지 ‘직대’ 꼬리를 떼지 못했다. 일부 사업에 대한 중복 투자 문제로 감사원이 징계를 요구해 놓았기 때문. 이런 와중에 청소년국 및 독립기념관을 타부처로 넘기는 안이 계속 추진중이고, 문화부 고위직의 원활한 인사에 물꼬 역할을 했던 해외문화원마저 개방직화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면서 직원들의 사기도 말이 아니다. 청소년국은 가족·청소년 업무의 일원화 차원에서 내년 상반기중 총리실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로 넘어갈 전망이다. 문화부와 여성부, 청소년보호위원회의 3각 줄다리기 끝에 이처럼 가닥이 잡혔다. 독립기념관은 국가보훈처로 넘어가는 방안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해외문화원은 외교통상부·문화부·국정홍보처로 분산된 해외 홍보업무 일원화 차원에서 외교부로 넘어가는 안이 유력시됐으나, 최근 재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설사 문화부에 남는다고 해도 문화원장직 개방은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뉴욕·LA·파리·도쿄 4곳에 있는 해외문화원은 문화부 공무원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노른자위 근무처로, 각기 국장급 원장 1명과 서기관급 간부 1명이 상주중이다. 한 사무관급 공무원은 “결국 외부인들과 똑같이 경쟁해야 한다.”며 “영어공부라도 열심히 해야겠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또 “청소년국에선 말붙이기조차 어렵다.”고 어수선한 분위기를 전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사설] 장성인사 의혹 진상 규명부터

    육군 장성인사 비리의혹을 보는 국민들은 안타까움을 넘어 불안하기까지 하다. 군이 인사·진급 심사비리의 발본색원을 그토록 장담했음에도 이런 의혹이 다시 제기되다니 참담한 일이다. 게다가 청와대·국방부와 육군 수뇌부간 갈등설이 나오고 있다. 일부 군장성의 반발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합리적으로 풀어나가지 않으면 군이 크게 동요할 수 있다는 점을 모두가 명심해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사건을 촉발시킨 괴문서 내용 중 일부는 신빙성이 있다고 밝혔다. 향응접대, 허위 업무실적, 부인 식모살이 등이 사실이라면 기가 찰 노릇이다. 군 검찰이 육군본부를 처음으로 압수수색하게 된 배경이다. 진상조사 후 엄정한 조치가 불가피하다. 육군은 이런 의혹을 사게 된 상황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 설령 군검찰 독립문제를 둘러싸고 ‘길들이기’라는 의구심이 들더라도 수사에 협조하는 것이 정도다. 수사를 받음으로써 지휘권이 타격을 입는다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 일부 장성의 반발은 국가안보에 나쁜 영향을 미칠 뿐이다. 군 검찰은 수사를 신속히 진행해야 한다. 사기를 먹고 사는 군이 오래 흔들려서는 안 된다. 청와대와 국방부는 정치적 오해가 없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 군개혁이 미진하다면 순리적 방법으로 이끌어야 한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지만, 얼마전 남재준 육군 참모총장이 ‘정중부의 난’을 거론했다는 설이 떠돌아 한바탕 홍역을 치른 적도 있다. 투서·괴문서 또한 군 인사때마다 있어온 폐습이다. 진실은 밝히되 억울한 피해자가 없어야 한다. 차제에 군 인사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현재 군은 ‘4심제’ 심사과정을 채택하고 있지만, 근무인연·학연·지연에 따른 정실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심사위원 선정부터 군 수뇌부의 입김이 배제되고 공정성이 보장되도록 제도가 정비되어야 한다. 평가지침의 구체화, 그리고 평가자료 검증장치도 보완이 요구된다.
  • NASA연구프로젝트 참여’ 남극 가는 박나희씨

    NASA연구프로젝트 참여’ 남극 가는 박나희씨

    별을 사랑하고 우주를 동경했던 소녀는 이제 20대 예비 물리학자로 성장해 별과 우주가 손에 잡힐 듯한 남극으로 간다. 듣기에도 생소한 우주선(宇宙線·Cosmic ray)의 수수께끼를 푸는 것이 남극행의 목적이다. 오는 12일 미국·이탈리아 연구진 20여명과 함께 뉴질랜드를 거쳐 남극의 맥머도 기지로 가게 될 박나희(26·이화여대 대학원 물리학과 박사과정)씨의 마음은 벌써 극점에서 마주할 우주로 향해 있다. ●‘과학소녀’ 남극 간다 연구진은 그곳에서 50일 동안 머물며 미 항공우주국(NASA)의 연구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우주에서 지구로 들어오는 에너지인 우주선의 원소 성분을 파악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목표다. 암호명은 ‘크림(CREAM·Cosmic Ray Energetics And Mass·우주선의 에너지와 성분 분석). 부산에 살던 어린 시절 박씨는 밤하늘의 별만 봐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벅차올랐다고 했다. 밤이 되면 창문 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별들과 얘기를 나눴고,‘천체관측회’라는 이름이 내걸린 행사는 장소와 시간을 따지지 않고 쫓아다녔다. 초등학교 3학년 때는 천체망원경을 사달라며 6개월 동안 부모와 실랑이를 벌였다. 한 과학잡지에서 본 예쁜 ‘별나라’를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부모 만류에도 꿈 버리지 않아 어린시절 아버지 박삼석(54)씨와 어머니 이경자(53)씨는 “여자 애가 그런 거 사서 뭐하려고 그러냐.”고 면박을 줬다고 한다. 하지만 잡지를 내밀며 망원경의 필요성을 끈질기게 설득하는 딸에게 결국 두 손을 들었다.8일 이화여대 교정에서 만난 박씨는 “돌이켜보면 장난감 수준의 망원경이라 별을 관찰하는 건 꿈도 못 꾸고 겨우 달이 약간 크게 보일 정도라 실망이 컸다.”면서 “하지만 그 망원경이 과학도로서 출발점이 됐다.”고 싱긋 웃는다. 고등학교 때는 진로문제로 또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딸에게 자나깨나 의대가 ‘최고’라고 고집하는 부모, 하지만 딸은 ‘죽어도’ 의대는 싫다고 버텼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결국 박씨의 집념을 꺾지 못했다. ●만만치 않은 과학 현실 하지만 현실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과학도의 꿈을 나누던 친구들은 힘겨운 현실에 꺾여 방향을 틀고, 하나둘 직장을 구해 나갔다.2001년 기초작업이 시작된 이번 프로젝트에 같은 학과 친구 5명이 참여했으나 박씨 혼자 남았다. 박씨도 반도체를 이용한 실리콘 검출기로 우주선 원자에 반응하는 센서를 만드는 과정에서 실패를 거듭해 낙담에 빠지는 나날을 보냈다.“하늘 보고 별만 보면 밥이 떨어지냐.”고 비아냥도 적잖이 들었다. 박씨는 “친구가 하나 둘씩 떠나 홀로 남았을 땐 ‘나도 졸업하면 뭘 하나.’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땀이 결실로… 하지만 1년 남짓 흘렸던 땀은 이듬해 10월 그 결실을 맺기에 이른다. 실험으로 만들어낸 센서를 스위스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입자 가속기 연구실에서 5일 동안 임상실험한 결과, 센서가 마침내 원소 입자를 감지했다는 전기신호를 보낸 것이다. 박씨는 “그 순간 ‘내가 하는 일이 저렇게 신기한 결과를 내는구나.’라며 힘들었던 지난 세월을 싹 잊고 연구에 몰입할 수 있었다.”고 뒤돌아봤다. 결국 박씨는 국내 연구진을 대표해 남극 실험에 참여하게 됐다. 박씨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실리콘 검출기를 운영,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박씨는 “우리는 우주가 신비롭다는 막연한 생각만 갖고 있지만 과학자들의 노력에 의해 우주의 비밀은 많은 부분 벗겨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우주선 분야를 계속 연구해 신비로 덮인 우주 구성의 기본 원리와 실체를 밝혀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아, 이게 이렇게 되는 거구나.’라며 ‘생각하는 즐거움’을 즐기는 과학도라면 열악한 우리의 과학 환경도 꿋꿋하게 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며 별과 우주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격려와 용기를 보냈다. 글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금감위 ‘은행 다잡기’

    금감위 ‘은행 다잡기’

    금융감독 당국의 ‘은행 다잡기’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당국은 은행의 ‘공익성’이 최근 몇년새 지나치게 약해졌다며 다양한 대책을 강구 중이다. 최근 은행 수수료율 체계에 대한 수술 선언이 신호탄으로 인식되고 있다. 은행들은 ‘관치’의 부활이라며 강하게 반발하지만 현실적으로 그 흐름을 거스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실제로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은 감독당국의 경고성 발언이 잇따르자 수수료율 인상을 연기했다. ●당국, 은행 수수료율 체계 총체적 점검 금융감독원은 19개 국내은행으로부터 수수료 원가분석 자료를 제출받아 수수료율 책정의 타당성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20일 “지난 5∼6월 시중은행으로부터 받은 수수료 원가분석 자료에 객관적 근거가 부족해 자료를 다시 받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은행들이 수수료 원가분석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19일)“은행 수수료가 불합리하게 운영되지 않는지 검토해야 한다.”(18일) 등 연달아 강력한 개선의지를 나타냈다. 특히 윤 위원장은 은행들이 업무시간에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를 받지 않으면서 업무시간 이후에는 1000원 안팎의 돈을 받는 데 대해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일인만큼 타당성 여부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은행권 수수료 인상 연기바람속 “억울” 이런 가운데 국민은행은 수수료 인상을 미루기로 했다. 당초 국민은행은 올 하반기부터 2007년까지 창구, 인터넷뱅킹, 자동화기기 등의 수수료를 단계적으로 올릴 계획이었다. 국민은행측은 “시민단체나 감독당국의 부정적인 입장을 고려, 이미 지난 8월에 인상을 미루기로 방침을 세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신한은행, 조흥은행 등도 “당분간 수수료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히는 등 숨을 죽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은 수수료 인상의 불가피성을 강변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수익성을 위해 수수료를 조정하는 일은 불가피하다.”면서 “특히 수수료를 ‘인상’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화’하는 것으로 봐야 맞다.”고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윤 금감위원장이 지적한 영업시간 외 수수료 부담과 관련,“영업시간 이후에는 경비용역, 콜센터 직원 관리 등 추가비용이 들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은행 손보기 시작됐나 요즘 은행권은 윤 금감위원장의 발언이 한마디씩 나올 때마다 긴장하는 빛이 역력하다. 수수료 외에 중소기업 대출회수 자제촉구, 은행임원 자격 적정성 심사강화, 방카슈랑스 연기 시사 등 어느 것 하나 우호적인 게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달 말 강정원 행장 선임 이후 임원 인사를 앞두고 있는 국민은행은 시범케이스로 찍히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국민은행 임원은 “은행 수익성과 주주가치 등 때문에 감독당국이 시키는 대로 다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은행 마음대로 하겠다고 나설 수도 없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감독당국 “은행 공익성 외면 이대로는 안된다” 감독당국이 은행에 대해 강공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은행들이 대형화하고 외국인 주주의 비율이 늘어나면서 정책에 대한 ‘협조’를 이끌어내기 힘들어 진 게 가장 큰 이유다. 이를테면 지금처럼 경기가 안 좋을 때에는 은행들이 중소기업 등 대출회수를 자제해야 한다는 게 감독당국의 입장이지만 은행들은 “경영사정이 나빠지면 당국이 책임질 거냐.”는 식으로 반발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LG카드 사태에서 은행들의 반발로 홍역을 치렀던 것도 당국의 은행 길들이기 의지를 확고히 하는 대목이다. 금감위 고위 관계자는 “은행들이 시중자금 유입 등으로 손쉽게 큰 돈을 벌고 있으면서도 사회적 책임은 외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경제회생에 비협조적인 은행들의 행태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관치로 몰아세우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금감위 다른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은행들이 수익의 일정수준 이상을 지역사회에 재투자하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다.”면서 “국내 은행시스템이 미국과 달라 똑같은 적용은 어렵겠지만 은행들의 사회적 책임을 법제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태균 김유영기자 windsea@seoul.co.kr
  • [데스크 시각] 보이지않는 손 vs 기요틴/구본영 국제부장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겸 당총서기 등 4세대 지도부가 이끄는 중국에선 요즈음 ‘부패와의 전쟁’이 한창이다. 지난달 공산당 제16기 중앙위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를 통해 명실상부하게 그의 시대를 연 후 주석의 의지가 실려 있을 법하다. 그는 4중전회에서 장쩌민 전 주석으로부터 당군사위 주석직, 즉 군권까지 이양받았다.4중전회는 공산당의 집정능력 강화 차원에서 국가적 투명성 제고와 반부패 투쟁 등을 다짐한 바 있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최근 당정군 간부들에게 이른바 ‘싼페이(三陪·세가지 동반) 관행’ 타파를 촉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싼페이는 ‘오락 동반, 술상 동반, 불필요한 회의 동반’을 가리킨다. 싼페이 금지령은 한마디로 관료들이 사적인 자리에서 금품과 향응을 민원인들로부터 제공받는 것을 차단하려는 발상이다. 투명한 사회풍토가 정착돼야만 개혁·개방으로 천신만고 끝에 이룬 ‘샤오캉(小康·중등 정도의 생활)’사회에서 선진 부국으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중국의 한 연구기관이 부정부패로 낭비되는 세금이 최소한 수천억위안(약 수십조원)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었다. 그러나 4세대 지도부의 부패척결 드라이브가 어느 정도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중국은 이미 공직사회의 부패 추방을 위해 공개처형 등 온갖 극약처방을 써봤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지린성 국제경제무역개발공사 부총경리를 지낸 인사가 21억여원 횡령 등의 죄목으로 사형이 집행됐다고 중국 언론이 보도한 바 있다. 이제 눈을 우리 안으로 돌려보자. 지난 대선 이후 당시 제1,2당의 선거자금 책임자들이었던 전·현 대표와 사무총장들이 모두 구속되는 홍역을 치렀다. 그후 선거법 등을 고치는 법석을 떨었지만 우리 사회의 부패 고리가 끊겼다는 정황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얼마 전에는 안상수 인천시장이 현금 2억원이 든 굴비상자를 클린신고센터에 자진신고한 사건도 있다. 시장 자신이 결백하다는 입장이고, 그 진위는 조사가 끝나면 밝혀지겠지만, 우리 공직자들이 각종 ‘유혹’에 노출될 개연성만큼은 중국 못잖게 크다는 사실을 실감케 한다. 이는 제반 시스템의 미비로 각종 정책 시행 시 공무원의 재량권이 필요 이상으로 크고, 관료들에 대한 정치권의 불합리한 영향력도 여전히 막강한 후진적인 풍토를 웅변한다. 마오쩌둥에 의해 타이완으로 쫓겨난 장제스도 국민당 정권의 부정부패가 국공 내전의 주된 패인임을 뒤늦게 깨달았다. 그래서 자신의 친며느리까지 공개처형했지만 부패를 뿌리뽑진 못했다. 타이완이 정작 부패 추방에 효과를 본 시점은 복권과 영수증을 절묘하게 통합한 ‘통일발표’라는 제도를 도입하면서부터였다. ‘통일발표’는 화폐와 마찬가지로 정부가 제조·관리하는, 횡재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는 영수증이었다. 일체의 상거래 행위와 공과금 및 조세 납부 시에 판매자와 수납공무원이 반드시 영수증의 상단에 복권번호를 기재하게 하는 묘안이었다. 이 제도로 영수증 주고받기 운동이나 세액공제 혜택 부여 등 신용카드 사용 캠페인이 필요 없어졌음은 불문가지다. 이윤 동기의 적절한 활용이 처형장의 서슬 푸른 기요틴(단두대)보다 부정부패 근절에 더 큰 위력을 발휘한 셈이다.‘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시장경제 메커니즘이 강압적 지시나 통제보다 훨씬 우월하다는 것을 입증한 사례라는 점에서 벤치마킹할 만한 제도다. 이름 그대로 참여정부라면 공허한 구호성 개혁보다는 국민의 자발적 참여를 보장하는 이같은 개혁에 주력해야 될 듯싶다. 구본영 국제부장 kby7@seoul.co.kr
  • 종토세 ‘충격’… 올 39.5% 인상

    종토세 ‘충격’… 올 39.5% 인상

    올해 서울시내 종합토지세(이하 종토세)가 지난해보다 평균 39.5% 올랐다.또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부과액이 가장 많은 강남구와 가장 적은 도봉구의 차이가 14배에 이르는 등 지역별 편차가 커졌고,재산세가 가장 많이 올랐던 양천구가 종토세 인상률에서도 수위를 차지했다. 서울시는 11일 이같은 내용의 종토세 부과내역 및 고지서를 25개 자치구에 일제히 발송했다고 밝혔다. 올해 과세된 종토세는 238만 1000건에 모두 7599억 2800만원이다.이는 지난해(227만 1000건,5447억 2600만원)에 비해 과세건수는 4.8% 증가에 그친 반면 세액은 39.5% 급증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강남구가 지난해 942억 5600만원보다 47.2% 늘어난 1387억 7400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서초구 759억 9200만원 ▲중구 718억 2700만원 ▲송파구 619억 9700만원 등의 순이다.반면 도봉구가 101억 3300만원으로 가장 적었으며 금천구 102억 6600만원,중랑구 115억 4000만원 등의 순이었다. 특히 종토세를 가장 많이 내는 강남구와 가장 적게 내는 도봉구의 차이는 13.7배로,지난해(12.5배)보다 자치구별 편차가 확대됐다. 또 부과액 인상률은 지난해 125억 4000만원에서 올해 190억 4200만원으로 51.9% 증가한 양천구가 25개 자치구 중 1위를 기록했다.이어 송파구(50.2%),서초구(49.4%) 등의 순이다. 이밖에 종토세 고지서 1건당 평균 세액은 31만 9000원이며,개별공시지가가 상대적으로 높고 법인 등이 대규모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중구가 건당 145만 2000원으로 가장 높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개별공시지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고,정부의 부동산투기 억제대책의 일환으로 추진한 보유세 강화방침에 따라 과세표준액 적용비율이 인상돼 종토세 부담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완충카드’ 거의 없다 서울시민들은 지난 7월 겪었던 ‘재산세 파동’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종토세 충격’을 안게 됐다.부동산 보유세 ‘고공 행진’으로 주민 반발 등이 우려되지만,재산세처럼 자치구가 직접 나서는 ‘항명 사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인상률,종토세 > 재산세 종토세가 큰 폭으로 오른 데는 개별공시지가와 과세표준액 적용비율 인상이 원인으로 작용했다.올해 종토세 부과를 위한 기준이 되는 지난해 개별공시지가는 2002년보다 평균 23.7% 올랐다.이같은 인상률은 31.18%를 기록했던 1990년 이후 최고치였다.또 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국민의 세부담을 덜어준다는 취지로 제자리걸음을 반복하던 과세표준액 적용비율도 부동산 보유세 강화라는 새로운 방침에 따라 재조정됐다.이에 따라 지난해 35.2%였던 서울시내 평균 과세표준액 적용비율은 2.7% 포인트 상승한 37.9%가 됐다. 이는 총 3136억여원이 부과돼 지난해(2446억여원)보다 28.6% 상승한 재산세 인상률을 능가하는 것이다.재산세의 경우 급격한 세부담 증가로 강남·서초·송파·강동·광진구 등 5개 자치구가 재산세 납부기간 전에 재산세율 인하 조례안을 처리한 데 이어 현재 양천·성동·중·영등포·용산·동대문·구로·노원·강서·성북구 등 10개 자치구가 재산세율 소급인하 조례안을 (재)의결한 바 있다. ●‘항명’(?)은 없을 듯 한바탕 ‘홍역’을 치른 재산세와 달리 종토세에서 지자체가 내놓을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다.종토세액 증가 요인인 개별공시지가와 과세표준액 적용비율에 대한 결정권한이 지자체에 없기 때문이다.지방세법과 그 시행령 등에 따르면 지자체장은 정부의 종토세 과세표준액 적용비율에 따라 결정고시해야 한다.또 종토세는 재산세처럼 탄력세율 제도를 두고 있지 않으며,지방세법에서 정한 세율에 따라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종토세는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전국의 토지를 합산해 누진세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지자체별 자율권이 없다.”면서 “다만 지자체의 재정상황 등 지역여건을 감안해 과세표준액 적용비율을 일정 범위 내에서 조정할 수 있는 제한적인 권한만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올해의 경우 정부가 과세표준액 적용비율을 3% 포인트 올리는 대신 지자체가 -1∼2% 범위 내에서 가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영수증 보관할 필요없다 종토세는 오는 16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납부해야 한다.이 기간을 넘길 경우 5%의 가산금이 추가된다.서울시는 은행 등 금융기관을 방문하지 않아도 종토세를 낼 수 있는 ‘인터넷납부시스템’(etax.seoul.go.kr)을 운영하고 있다.특히 인터넷 납부과정에서 은행잔고가 부족할 경우 ‘대출납부’를 클릭하면 가산금(5%)보다 저리로 대출받아 납부할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 6월부터 금융기관과 서울시전산수납센터(SEN),구청 등에 세금 납부내역이 전산자료로 보관된다.”면서 “까닭에 올해 납부한 재산세부터 영수증을 별도 보관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토지합산액따라 누진 개별공시지가란 공시지가는 표준공시지가와 개별공시지가로 나뉜다.전국의 토지 가운데 일부를 대상으로 산정하는 표준공시지가는 토지보상금과 개별공시지가의 기초자료가 된다.발표일은 매년 2월 말이다.이어 각 기초단체는 표준공시지가를 기준으로 6월 말 개별공시지가를 산정,공시한다.개별공시지가는 종합토지세·양도소득세·상속세·취득세·등록세 등의 과세자료가 되며,개발제한구역 훼손부담금 등 각종 부담금의 부과 기준이 된다. 개별공시지가에 이의가 있는 토지소유자 및 이해관계자는 7월1∼30일,종합토지세에 이의가 있다면 고지서를 받은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이의신청할 수 있다. 종토세 과세표준액 적용비율이란 국민의 세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방편으로 개별공시지가의 전체 금액이 아닌 일정 비율만을 종토세 부과를 위한 과세표준액으로 사용하고 있으며,이같은 비율을 적용비율이라고 한다.적용비율은 지난해의 경우 전국 평균 36.1%,올해는 이보다 3% 포인트 인상된 39.1%이다.예를 들어 개별공시지가가 100만원이라면 39만 1000원인 땅으로 간주해 종토세를 부과하게 된다. 과세표준액 적용비율을 지난해보다 3% 포인트 인상한 이유는 부동산 보유세 강화방침에 따라 정부는 오는 2006년부터 적용비율을 50%로 하게 된다.이에 앞서 급격한 세부담 증가를 막기 위해 적용비율을 연차적으로 3% 이상씩 인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다만 각 기초단체는 적용비율을 -1∼2% 범위 내에서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별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지난해의 경우 경북 울릉군이 가장 높은 46.0%,경기 파주시가 가장 낮은 30.3% 등으로 15.7% 포인트의 차이가 발생했다. 과세표준액 적용비율을 3% 포인트 인상하면 종토세는 얼마나 오르나 종토세는 개별공시지가에 적용비율과 세율을 곱해 부과하게 된다.따라서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적용비율이 1% 상승할 경우 종토세액도 같은 비율만큼 증가하게 되지만,실제 종토세 인상률은 다르게 나타난다.종토세는 누진세율체계이기 때문에 납세자의 토지 소유현황과 개별공시지가 및 적용비율 인상률 등에 따라 적용하는 세율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일반적으로 종토세는 개별공시지가 및 적용비율 상승률을 웃도는 수준에서 인상액이 결정된다. 누진세율체계란 개인별로 보유하고 있는 토지의 합산가액이 클수록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체계로 9단계(0.2∼5%)이다.개별공시지가 합산액이 2000만원 이하이면 0.2%,2000∼5000만원 0.3%,5000만∼1억원 0.5%,1억∼3억원 0.7%,3억∼5억원 1%,5억∼10억원 1.5%,10억∼30억원 2%,30억∼50억원 3%,50억원 초과 5% 등이다. 종토세 과세표준액 적용비율은 언제 확정돼 과세되나 각 기초단체는 정부가 제시한 기준을 근거로 종토세 과세기준일인 6월 1일 이전에 적용비율을 확정하게 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내년 20~30% 오를듯 올해 39.5%의 평균 인상률을 기록한 서울시내 종토세가 내년에도 20∼30% 가까이 오르는 등 ‘세금 인플레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종토세는 개인별로 소유하고 있는 전국의 토지(개별공시지가 합산액)에 과세표준액 적용비율과 누진세율(0.2∼5%까지 9단계)을 곱해 산출한다. 이 가운데 개별공시지가는 전년도 공시액이 기준이다.즉 올해 납부하는 종토세의 과세 근거는 지난해 개별공시지가이며,내년도 종토세는 올해 개별공시지가를 기준으로 부과된다. 올해 서울시내 개별공시지가는 지난해보다 평균 16.6% 올랐다.용도지역별로는 ▲주거지역 15.80% ▲상업지역 18.31% ▲공업지역 23.70% ▲자연녹지지역 15.63% ▲개발제한구역 20.52% 등이다. 지역별로는 ▲서초구 22.9% ▲강남구 22.5% ▲송파구 20.8% 등 이른바 ‘강남권 빅 3 자치구’의 인상률이 높았다.이어 용산구(21.4%)와 강동구(20.5%),성동구(19.6%) 등의 상승률도 두드러졌다.게다가 정부는 지방세법 시행령을 개정,과세표준액 적용비율을 매년 3% 포인트 이상씩 인상해 오는 2006년부터는 50%로 규정하고 있다.다만 지자체별로 조례를 통해 -1∼2% 범위 내에서 가감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2006년부터는 ±5% 포인트(45∼55%) 안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예외규정을 두고 있다. 따라서 올해 서울시내 평균 과세표준액 적용비율은 37.9%이기 때문에 향후 2년 동안 적어도 7.1% 포인트를 올려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종토세는 보유하고 있는 토지가액이 많을수록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누진세율체계이기 때문에 세금을 부과하기 위한 기준액이 높아질수록 가중치가 적용된다.”면서 “따라서 내년도 서울시내 종토세는 평균 20∼30% 정도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이젠 왕따카페까지…괴롭힐수록 등급 올라

    이젠 왕따카페까지…괴롭힐수록 등급 올라

    “진정 민우를 잘 괴롭힌다고 생각되는 사람만 회원 등급을 올려준다.”,“민우 괴롭히기에 숙달된 사람만 민우와의 격투기를 예약할 수 있다.” 인터넷에 같은 반 친구를 집단 따돌림하고 폭행하는 사진과 글을 모아놓은 ‘왕따카페’가 등장해 충격을 주고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에 개설된 이 카페는 논란이 확산되자 문을 닫았지만,피해학생은 커다란 정신적 충격을 받고 괴로워하고 있다. 지난 2월 학생들의 왕따 동영상 파문으로 해당 학교 교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홍역을 치른 이후에도 교실에서의 왕따 현상이 여전히 심각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왕따카페’에 폭행 장면과 ‘격투기’ 후기 공개 부산 남구 D고 3학년 9반 학생들이 만든 카페의 이름은 ‘정민우(가명·18)군을 사랑하는 팬클럽 모임’.하지만 카페에는 제목과 달리 반 친구들이 정군을 괴롭히는 내용의 게시물이 버젓이 올랐다. 이 카페는 지난 6월 초 멀티미디어 수업시간에 학급의 친목을 위해 만들어진 것.학생들은 작은 체격과 내성적인 성격으로 놀림을 받던 정군과 친해지자는 취지에서 일부러 이름을 붙였다.하지만 반 친구들끼리 채팅을 하는 데 이용하던 카페는 점차 정군을 괴롭히는 수단으로 바뀌어갔다.교정에 정군을 눕혀놓고 8∼9명이 의기양양하게 둘러서 있거나,정군의 손발을 4명이 들어올려 학교 뒷동산으로 끌고 가는 사진 등이 잇따라 올랐다. 심지어 학생들은 정군을 괴롭히는 ‘정기모임’까지 만들어 ‘격투기는 매일 5교시 20분 전 학교 뒷동산에서,민우가 도망가지 않는 한 계속한다.’는 공지글을 올렸다.점심식사 시간마다 1대1로 ‘이종격투기’ 명목으로 정군을 발로 차고 무릎으로 내리치는 ‘장난’을 하고는 후기를 올렸다.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아 꾹 참았다.” 이 카페는 한 학생이 ‘홍보’를 위해 그 내용을 비디오게임 커뮤니티에 올린 이후 급속히 퍼져나갔다.카페의 존재가 알려진 이후 이 카페에는 하루 100여명의 네티즌이 몰려들어 철없는 학생들의 행동을 비난했다. 그러자 학생들은 지난달 25일 서둘러 카페를 폐쇄했다.하지만 정군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4일 학교에서 만난 정군은 “친구들이 장난칠 때 반항도 해보고 도망도 쳐봤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정군은 “그래도 반 친구들과 친해질 수도 있다는 기대에 괴로워도 꾹 참았다.”면서 “왕따카페를 만들어 공개한 사실에 허탈하고 배신감이 든다.”고 고개를 떨궜다. 담임 한모(50) 교사는 “민우는 키 162㎝,49㎏의 왜소한 체격에 행동과 말이 느려 친구들에게 자주 놀림을 받아왔다.”면서 “그래서 항상 반 학생들에게 주의를 줬지만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처음엔 장난으로…익숙해지다보니 불쌍한 마음도 안 들어” 카페 운영자인 김모(18)군은 “처음엔 민우가 불쌍했는데 괴롭히는 것도 익숙해져버려 장난으로 이런 일을 벌였다.”면서 “좀 잘해줬어야 하는데 지금은 민우에게 미안하다.”고 털어놨다.카페 회원으로 정군을 왕따하는 데 가담했던 김모(17)군은 “민우와 좀 더 친해지려고 그냥 장난으로 시작한 것”이라면서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고 당혹해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왕따의 내용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집단적·가학적인 즐거움을 느끼는 현상으로 확산되는 데 크게 우려하고 있다. 중앙대 사회학과 신광영 교수는 “왕따와 체벌 등 학교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외부노출을 꺼리는 공간의 폐쇄성에서 기인한다.”면서 “학교 운영과 학생 생활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학생상담위원회를 만드는 등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지혜·부산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러, 학생 인식표 착용 의무화

    러, 학생 인식표 착용 의무화

    베슬란 학교 인질극 참사로 홍역을 앓은 러시아가 학생들에게 군인처럼 ‘인식표’ 착용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29일 보도했다. 러시아는 인식표와 함께 학생들에게 신분증도 항상 갖고 다니도록 할 계획이다.여기에는 이름과 사진,지문 등 신원확인 정보와 혈액형,병력 등 응급조치에 필요한 정보가 담기게 된다.인식표는 목에 걸거나 신분증에 부착하게 되며,폭발과 화재에 견딜 수 있는 견고한 재질의 금속으로 제작된다.일단 올해 말부터 모스크바 남동쪽 일대 학교들에서 시범운용을 해본 뒤 순차적으로 모스크바 전역,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러시아가 이같은 방안을 마련한 것은 학교 인질극 사태 당시 사망자 신원 확인과 부상자 응급처치에 큰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주요한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아직도 심하게 훼손된 시신 60여구의 신원을 밝혀내지 못한 상태다.이에 따라 사망자에 대한 지원금 지급 역시 미뤄지고 있다.러시아는 또 신분증 안에 테러와 대형 화재, 교통사고 등 긴급상황시 행동 요령을 함께 넣어 학생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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