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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계 인맥 대해부 (3부)공기업에서 민영기업으로 KT&G] 양대사업 담배·홍삼 수출 효자… ‘금연’ 파고 해외시장서 넘는다

    [재계 인맥 대해부 (3부)공기업에서 민영기업으로 KT&G] 양대사업 담배·홍삼 수출 효자… ‘금연’ 파고 해외시장서 넘는다

    KT&G가 가장 성공한 민영화 기업으로 불리는 데는 민영화 후 다른 대기업의 경영 기법을 그대로 따와 회사의 성장을 이룰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공한 민영화 기업’이라는 말 자체가 완전히 정부의 그늘을 벗어났다는 의미로 이해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KT&G가 당면한 과제와 미래도 이와 관련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KT&G의 핵심 사업인 담배사업 관련 법규를 기획재정부가 관할하기 때문에 회사로서는 어쩔 수 없이 정부의 영향을 벗어날 수 없다. 또 KT&G의 지분구조를 보면 대주주는 최근 지분 매각을 발표한 기업은행(지분율 7.55%)이다. 이 밖에도 공기업일 때의 직원들이 민영화가 된 현재 임원이 돼 있고 개인이 회사를 소유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사장 교체기에 크고 작은 구설수로 홍역을 치르는 게 KT&G다. KT&G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주력 사업이 받은 타격을 회복하는 일이다. 담배와 홍삼 판매가 주력 사업인 KT&G는 경기에 관계없이 무난히 실적을 올리는 이른바 경기방어형 기업이지만 건강 문제, 담뱃값 인상이란 논란은 항상 제기되는 문제거리다. 담뱃값 인상 정책에 따라 KT&G는 올해 1월 1일부터 기존 담뱃값에 갑당 2000원씩 인상했다. 담뱃값 인상에 따라 KT&G의 수익도 오를 것으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정부의 인상 방침이 발표된 후 금연이 늘면서 판매량이 감소한 상황이다. 또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가 무산됐지만 담뱃값에 흡연의 폐해를 나타내는 경고 그림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민건강증진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담배 제조사들은 담뱃갑의 앞면과 뒷면에 각 면적의 30% 이상을 흡연경고 그림으로 채워야 하며 경고 문구까지 포함해서 면적의 50% 이상을 채워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담배 제조사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하고 최악의 경우 제조 허가권이 취소될 수 있다. 법안 통과는 지지부진하지만 건강을 위한 금연정책으로 담뱃값은 올리면서 경고 그림은 왜 못 싣게 하느냐는 여론의 반발에 따라 언젠가는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될 경우 담배 사업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KT&G로서는 창사 이래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 밖에도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KT&G와 필립모리스코리아,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코리아 등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537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면서 법정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KT&G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통과된 이른바 ‘김영란법’도 KT&G에 타격을 줄 전망이다. 김영란법은 공직자 등이 100만원 이상의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대가성과 직무 관련성을 따지지 않고 처벌하도록 돼 있다. 홍삼은 기업에서 많이 선호하는 고가 상품으로 어느 정도 판매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악재는 KT&G의 지분 7.55%를 보유한 1대 주주인 기업은행의 지분 매각이다. 최근 기업은행은 운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KT&G의 주식 951만 485주(지분율 7.55%)를 처분한다고 발표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기업은행의 KT&G 지분 매각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KT&G에 불확실성이 커져 주가에 상당한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각종 어려움에 처해 있는 KT&G를 이끄는 민영진 사장은 올해가 연임한 임기의 마지막 해다. 올해 말 새로운 사장 선임을 두고 혼란이 예상된다. 일단 KT&G는 올해는 민 사장이 이뤄낸 경영 실적의 주된 성과였던 해외사업 확장에 더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건강을 해치는 담배와 함께 건강보조식품인 홍삼을 동시에 파는 회사. 아이러니하지만 담배와 홍삼은 KT&G를 굴러가게 하는 양대 사업이다. KT&G에 따르면 특히 올해는 해외 담배판매량이 국내시장을 추월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 50개국에 수출을 하고 있는 KT&G는 세계 담배시장에서 필립모리스,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 제이티, 임페리얼토바코 등 빅4에 이어 5위를 차지하고 있다. 1999년 해외 판매수량은 26억 개비, 판매금액 1476만 달러에 불과했던 것이 지난해에는 16배 성장한 343억 개비를 팔았고 판매금액은 43배 뛴 6억 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에쎄 제품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에쎄는 현재 전 세계 초슬림 담배 소비자 3명 가운데 1명이 애용하는 담배로 자리 잡았다. KT&G의 해외담배 판매량 가운데 에쎄 비중은 절반 정도에 달한다. 에쎄는 1996년 첫 발매 이후 지난해까지 해외 누적 판매량이 1603억 개비에 달하며 이를 길이로 환산하면 지구 약 400바퀴를 도는 것과 같다는 것이 KT&G 측의 설명이다. 이 밖에도 KT&G는 해외시장에 입지를 탄탄하게 구축시킨 에쎄의 1위 굳히기는 물론 보헴 브랜드를 제2의 에쎄로 자리 잡게 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KT&G의 자회사 KGC인삼공사의 해외 진출 무기는 홍삼이다. 인삼공사 전체 매출의 12%, 960여억원은 해외 수출 비중으로 특히 한류 열풍에 따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인삼공사의 홍삼제품은 전 세계 4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고 해마다 한국 인삼류 전체 수출의 5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인삼공사는 중국 상하이, 대만 타이베이, 미국 LA, 일본 도쿄 등지에 법인을 설립해 고려삼(한국산 6년근 홍삼)을 홍보하고 있다. 앞으로 홍삼의 중동 진출이 활발할 전망이다. 지난해 뿌리삼과 수출용 홍삼정, 홍삼정 플러스 3종이 할랄 인증을 받았다. 이슬람교도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도살 처리된 할랄 음식만을 먹을 수 있어 이슬람권에 식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할랄 인증이 필수적이다. 인삼공사는 이슬람권(중동+인도네시아)에서 지난해 803만 달러어치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해 매출 목표는 1050만 달러어치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이슈&논쟁] 부동산 중개수수료 인하 논란

    [이슈&논쟁] 부동산 중개수수료 인하 논란

    국토교통부가 부동산 중개수수료를 계산할 때 주택 매매는 6억원 이상 9억원 미만 구간을, 임대차 계약은 3억원 이상 6억원 미만 구간을 신설했다. 이 신설 구간의 수수료는 현재의 절반이다. 정부는 이 내용대로 시·도의회가 조례를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경기도의회는 소비자와 부동산 중개업소가 협의해 정하도록 한 중개수수료를 고정 요율로 정하도록 해 홍역을 치렀다. 서울시의회는 정부의 권고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오는 30일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 시민단체들은 이를 두고 부동산 업계의 로비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서민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부동산 중개수수료의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시민단체와, 부동산과 소비자의 분쟁을 막기 위해 고정 요율 도입이 필요하다는 부동산 업계의 입장을 들어 본다. [贊] 신종원 서울 YMCA 시민문화운동본부장 “전셋값 폭등해 요율 인하 필요… 고정 요율은 사실상 변칙 인상” 1990년 벽두 빠르게 오르기 시작한 ‘미친 전세금’은 서울·수도권을 휩쓸었고 전세금 인상을 감당하지 못해 고민하던 17명의 가장을 자살로 내몰았다. 20여년이 지나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었지만 여전히 주택난은 심각하고 전세금 폭등 현상도 그대로다. 특히 전세가격 문제는 물가 문제가 아니다. 인간다운 삶의 조건, 존엄에 관한 문제다. 서울시·경기도의회 등 일부 지방의회가 수백만의 시민을 상대로 희망 고문을 하고 있다. 새봄 이사철 이전에 바뀔 것으로 기대됐던 부동산 중개수수료 조례개정이 예상치 못했던 ‘트집’에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 부동산 중개수수료 요율은 전세 0.3~0.4% 이하, 매매 0.4~0.5% 이하로 설정됐다. 예외적으로 전세금 3억원 이상(0.8% 이하), 매매 6억원 이상(0.9% 이하)은 고가주택으로 간주해 당사자 간에 협의하도록 했다. 당시 이 구간에 해당하는 주택은 1% 미만이었다. 하지만 그간 주택가격과 전세금이 크게 올라 서울의 평균 전세금은 3억원을 넘었다. 이에 따라 수년 전부터 지나치게 높은 중개수수료 개정 요구가 일기 시작했다. 3억원 전세의 경우 ‘0.8% 이하에서 협의’하도록 돼 있어 세입자가 상한인 0.8%, 즉 240만원의 중개수수료를 물기도 한다. 주택을 3억원에 산 경우 0.4%(120만원)만 부담하는 데 비해 세입자가 매매의 2배에 달하는 중개수수료를 물 수도 있는 불합리한 상황이 된 것이다. 지난해부터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중개수수료 개선 작업이 시작됐다. 전체적인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우선 급한 과제를 시급하게 개선하자는 취지에서 ‘전세금 3억~6억원’, ‘매매 6억~9억원’에 각각 0.4% 이하, 0.5% 이하의 ‘수수료 구간 신설’을 골자로 한 ‘조례개선 권고안’을 지난해 11월 마련했고, 서울시 등 자치단체들이 조례개정안으로 입법예고했다. 지난 2월 초 경기도가 제출한 조례개정안에 대해 경기도의회 소관 상임위원회가 모든 구간 중개수수료 요율에서 ‘이내’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소위 ‘고정 요율’로 의결해 비판 여론이 빗발쳤고, 결국 경기도의회는 본회의 통과를 보류했다. 도의회는 당사자 간 분쟁의 소지를 없애자는 취지로 고정 요율을 주장했다고 전했다. 느닷없이 분쟁의 소지를 없애겠다는 주장부터, 공정거래위원회의 우려처럼 고정 요율의 경쟁 제한이 공정거래법상 위법 소지가 있다는 점, 3억원 미만 전세 기존 구간의 경우 ‘이내’가 삭제돼 ‘상한’으로 고정되면 사실상 중개수수료가 인상되는 ‘변칙인상’이라는 점 등 억지스러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서울시의회는 한술 더 떴다. 지난 2일 이사철 이전에 조례 통과의 기대를 모았던 서울시의회는 ‘임대차 6억원 이상과 매매 6억원 이상 9억원 이하 구간의 중개보수 역전 현상 등 치유 필요’ 등 엉뚱한 이유로 조례 원안 통과를 막았다. 입법예고 이후 3~4개월간 손을 놓고 있던 서울시의회는 이제 와 ‘여론수렴 부족’을 들며 공청회를 하겠다고 했다. 조례 통과를 막기 위한 ‘트집’에 불과한 이 이유는 내용도 부적절하고 시급한 조례개정 맥락과 무관하다. 일부 이유가 있어도 지엽적인 문제여서 향후 수정·보완하면 될 과제들이다. 호흡이 곤란한 응급 환자에게 감기 치료를 먼저 하자면서 응급조치를 방해한 격이다. 지방자치법은 지방의원의 책무를 ‘공공의 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도록 규정한다. 서울시·경기도의회의 다수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더 문제다. 시민 이익을 대변해야 할 당 정체성에 비춰 이해할 수 없다. 이는 시민을 향한 갑질이며, 공부도 노력도 부족한 상태에서 부리는 억지 횡포다. 이제라도 절박한 시민의 사정을 듣는 지방의회 본연의 모습을 회복하길 촉구한다. [反] 김학환 숭실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요율 협의 땐 소비자와 분쟁 발생… 전문가 서비스에 정당한 대가를” 공인중개사의 중개보수는 전문가의 서비스 제공에 대한 대가이므로 시장경제의 원리에 따라 자율 약정에 의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현행 법체계는 중개보수를 규제로 꽁꽁 묶어 두고 있다. 이에 더해 국토교통부는 주택 중개보수를 법령의 범위 내에서 각 시·도 조례로 정하도록 한 취지에 무색하게 일률적 내용을 권고하고 있다. 그 권고안에도 전세중개와 월세중개의 등가 문제, 주거용 오피스텔과 주택과의 중개보수 불균형 문제 등 불합리한 문제점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이런 현행 법체계와 권고안의 제약 속에서 최선은 주택에 대한 중개보수를 고정 요율로 정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는 중개보수가 상한 요율로 돼 있어 중개수수료를 받을 때 소비자와 분쟁이 자주 발생한다. 상한 요율은 정률 또는 기준 요율일 수도 있으나 소비자 대부분은 상한선 이내에서 협의하는 요율로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분쟁이 중개를 의뢰하는 중개 계약 단계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거래가 모두 성사돼 중개가 완성된 이후에 발생한다는 점이다. 근래에는 공인중개사와 소비자 간의 정보 비대칭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고, 오히려 이른바 갑질을 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상한 요율에 관계없이 그 반도 안 되는 보수만 주고 가 버려도 공인중개사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십상이다. 우리나라는 법령에서 정한 요율 자체가 외국보다 낮다. 그런데 이른바 저가(低價) 구간의 경우 주택 거래자를 위해 조례에서 다시 요율을 낮췄다. 법령상에 정한 요율의 절반도 안 되게 조례에서 정한 구간도 있다. 이런 체계에선 소비자나 중개사가 서비스의 질과 양에 따라 보수를 협의할 여지가 별로 없다. 또 법령에서 정한 요율을 조례에서 다시 낮추면서 그 기준으로 삼은 것은 당해 구간별로 실제 실무에서 받는 평균 요율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예컨대 신설되는 구간인 임대차 3억원 이상 6억원 미만의 요율인 0.4%는 현재 0.8% 상한에서 실제 받는 평균 요율이다(대한부동산학회의 조사에 의하면 0.5%임). 따라서 조례에서 정한 요율은 법령상 요율을 인하해 깎을 만큼 깎은 것이다. 중개 책임, 서비스 대가, 경영비용 등 원가분석을 해 보면 원가에도 못 미친다. 현행 요율체계에서는 소비자의 선택권 제약이나 공인중개사의 담합을 거론하는 자체가 맞지 않는 얘기다. 최저 수준의 요율임에도 다시 협의 여지가 있다면, 조례 요율은 법령에서 정한 요율의 4분의1에도 실제로는 못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요율을 고정화시켜 분쟁 없이 받게 해 주는 것이 그나마라도 타당한 것이다. 소비자 관련 단체 등에서는 선택권 제약 등의 이유로 고정 요율을 반대한다. 그렇지만 2012년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 63.9%(고가주택 및 주택 이외의 중개보수), 2013년 경기개발연구원 조사에서 66.4%, 2015년 리서치 DNA 조사에서는 77.4%의 소비자가 고정 요율제에 찬성하고, 매년 찬성자가 증가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상위 법령에서 요율의 상한 범위만 설정하고 구체적 내용은 하위의 조례로 위임했다면 조례에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요율을 정해 분쟁의 여지를 줄이는 것이 올바른 입법 방향인 것이다. 전문가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정당한 대가가 인정될 때 대한민국의 부동산서비스산업이 발전하고 일자리도 늘어날 수 있다. 주택의 중개보수를 인하하는 조례가 개정돼 적용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은 상승하고 거래량은 증가하고 있다. 중개보수가 높아 주택 거래가 안 된다는 주택 중개보수 인하의 당초 발상은 허구라는 사실이 시장에 의해 입증됐다. 소비자는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안전하고 신속한 부동산 거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함을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 “개혁” 말뿐… ‘정피아’에 멍드는 금융권

    “개혁” 말뿐… ‘정피아’에 멍드는 금융권

    지난해 10월 우리은행 상임감사로 선임된 정수경 변호사는 취임 이후 은행 임원들과 첫 상견례를 하는 자리에서 “저는 금융은 하나도 모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신 정치권에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해 달라. 도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 감사는 2008년 총선 때 친박연대 대변인, 2012년 총선 때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 출신이다. 우리은행 노조는 ‘정피아’(정치인+마피아)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당시 정 감사의 ‘취임 일성’을 전해들은 우리은행의 한 퇴직 임원은 “낙하산 인사들이 조직을 망치고 있다”고 통탄했다. 금융에 전문 지식이 없는 정피아가 최고경영자(CEO)와 자산 200조원의 우리은행 경영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맡았으니 이런 우려가 나올 법도 하다. 지난해 정치금융 논란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 금융권이 올해도 정부와 정치권의 ‘정피아 꽂아 주기’로 홍역을 앓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연일 ‘금융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금융권은 여전히 정치금융 놀이터인 게 현실이다. 10일 열린 임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회에서도 거론됐듯 최근 금융권 인사 논란에는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대선캠프, 친박(親朴)이 그것이다. 이 공식은 최근 사외이사 후보 4명(정한기 호서대 교수, 홍일화 우먼앤피플 상임고문, 천혜숙 청주대 교수, 고성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장)을 선임한 우리은행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정 교수는 이광구 우리은행장과 같은 서금회 출신이다. 그는 유진자산운용 사장 시절이었던 2011∼2012년 이 모임의 송년회와 신년회 행사에 참석해 축사와 건배사 제의를 하는 등 고참 멤버로 활동했다. 정 교수는 서금회 현 회장인 이경로 한화생명 부사장의 2년 선배다. 그는 2012년 19대 총선 때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에 공천 신청을 했으며, 대선 때는 박근혜 대통령 선거 캠프에 몸을 담았다. 홍 고문은 1971년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시작해 한나라당 부대변인, 중앙위원회 상임고문, 17대 대통령선거대책위 부위원장 등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은 대표적인 정피아다. 천 교수는 남편이 이승훈 청주시장(새누리당)이다. 이번에 임기가 연장(1년)된 사외이사 2명도 정피아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오상근 동아대 교수는 친박으로 분류되는 뉴라이트 교수 출신이다. 최강식 연세대 교수는 지난 18대 대선에서 박 대통령의 정책자문그룹을 맡았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 교수는 “KB금융이 한때 회장과 사외이사가 모두 서울대 동문으로 구성돼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우리은행도 행장과 사외이사가 같은 사조직 출신이라면 제대로 된 견제가 가능하겠느냐”고 우려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 교수도 “우리은행의 사외이사 내정자들은 학계에서도 전문성을 인정받은 사람들이 아니다”라며 “이 행장 본인이 서금회 논란을 겪은 만큼 외압에 제대로 맞서지 못했거나 바람막이용으로 영입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래서야 우리은행의 가치를 올려 민영화하겠다는 ‘다짐’이 먹히겠느냐는 냉소다. 최근 KB캐피탈 사장에 내정된 박지우 전 국민은행 부행장도 서금회와 정치권 지원설에 휘말렸다. KB금융 사장직에는 온갖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금융연구원장으로 내정된 신성환 홍익대 교수도 잡음이 적지 않다. 지난해까지 KB금융 사외이사로서 ‘KB사태’ 책임론의 복판에 있었음에도 원장 자리를 꿰찬 것을 두고 박근혜 대선 캠프 경력(힘찬경제추진단 위원)과 연관지어 보는 시각이 있다. 한 금융권 인사는 “우리은행의 대주주는 정부(예금보험공사)”라면서 “앞에서는 정부가 금융개혁을 외치면서 뒤로는 낙하산 꽂기 구태를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안원경 인턴기자 cocang43@seoul.co.kr
  • 서울시향 외부전문가 참여 발전위 구성

    박현정 전 대표의 막말 논란과 정명훈 예술감독 처우 문제로 홍역을 치른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신뢰도 회복을 위해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발전위원회를 이달 중 구성한다. 서울시향은 9일 시향 발전을 위한 발전위원회를 구성할 방침이라고 서울시의회에 업무 보고했다. 보고에 따르면 위원회는 클래식 음악 전문가, 외국 기획공연 전문가, 변호사, 이사회 이사진 등 10명 내외로 꾸려질 예정이다. 이들은 서울시의회와 서울시 특별조사에서의 지적사항을 반영해 서울시향의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리버풀, 승부차기 끝에 유로파리그 16강 진출 실패

    리버풀(잉글랜드)이 2014-201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16강 문턱 코앞에서 좌절했다. 리버풀은 27일(한국시간) 터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올림피야트 경기장에서 끝난 베식타스(터키)와의 32강 2차전 후 합계 1-1로 비겼으나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4-5로 져 탈락했다. 20일 홈 1차전에서 1-0으로 이긴 리버풀은 이날 베식타스에 0-1로 졌다.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르지 못하고 결국 승부차기에 들어갔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리버풀은 2차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후반 27분 톨가이 아슬란이 뎀바 바의 패스를 받아 골을 넣으면서 리버풀의 수는 어그러지고 말았다. 결국 끝내 골을 터뜨리지 못하고 들어간 승부차기. 리버풀은 베식타스와 함께 4번째 키커까지 모두 승부차기에 성공하며 맞섰다. 먼저 다섯 번째 키커가 나온 베식타스에서는 결승골의 주인공 아슬란이 득점에 성공해 한발 앞섰다. 반면 리버풀 키커인 데얀 로브렌이 찬 슛이 골대 위쪽으로 훌쩍 날아가며 양팀의 희비가 갈렸다. 리버풀은 같은 곳에서 10년 전 영광을 재현하는 데에도 실패했다. 리버풀은 아타튀르크 올림피야트 경기장에서 열린 2004-2005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AC밀란(이탈리아)을 승부차기 끝에 꺾고 우승한 바 있다. 리버풀로서는 주장 스티븐 제라드, 부주장 조던 헨더슨을 비롯해 필리페 쿠티뉴 등 핵심 전력이 부상으로 빠진 게 뼈아팠다. AS로마(이탈리아)는 팬들의 난동 속에 벌어진 경기에서 페예노르트(네덜란드)를 2-1로 제압, 합계 3-2로 이겨 16강에 합류했다. 1차전에서도 페예노르트 팬의 난동으로 홍역을 치른 두 팀의 대결은 이날도 팬 난동 때문에 두 차례나 경기가 정지됐다. 전반전 관중석에서 운동장으로 바나나 모형의 대형 플라스틱이 투척 돼 경기가 한 번 중단됐다. 후반 9분에는 미첼 테 브레데가 퇴장당하자 화가 난 페예노르트 팬들이 그라운드로 연막탄 등을 발사, 주심이 선수들을 대피시켜 15분간 경기가 정지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또 다른 잉글랜드 팀인 토트넘은 피오렌티나(이탈리아)에 0-2로 패배, 1, 2차전 합계 1-3으로 밀려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지난 시즌 챔피언인 세비야(스페인)는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독일)를 3-2로 꺾었다. 세비야는 1, 2차전 합계 4-2로 묀헨글라트바흐를 따돌리고 16강까지 순항했다. 이외에도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는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을 1, 2차전 합계 4-0으로 대파해 16강에 올랐다. 아약스(네덜란드), 비야레알(스페인), 디나모 모스크바(러시아), 디나모 키예프(우크라이나) 등도 16강 한 자리씩 차지했다. 유로파리그 16강 대진은 27일 밤 추첨으로 정해진다. 경기는 다음 달 13일, 20일에 열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평창동계올림픽에 인천아시안게임의 교훈 알려야/심영섭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

    [옴부즈맨 칼럼] 평창동계올림픽에 인천아시안게임의 교훈 알려야/심영섭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

    대형 국제 스포츠 행사를 유치한 지방자치단체가 홍역을 앓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임기 중 치적을 남기려고 지역의 입지 조건과 환경,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마구잡이식 행사 유치를 하기 때문이다. 지자체가 대형 행사를 유치하면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지원이 뒷받침돼 지역 개발과 경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행사 이후에 남겨진 자의 슬픔은 아무도 고려하지 않는다. 지난해 10월 4일 폐막된 인천아시안게임은 공적자금 2조 2056억원이 투입돼 경기장 49곳 가운데 17곳이 신축되고 12곳이 보수됐다. 그러나 대회 폐막 이후 인천시가 갚아야 할 부채는 원금만 1조 480억원이다. 인천시는 ‘빛 좋은 개살구’(지난해 10월 2일자)만 맛본 대가로 15년간 매년 600억~1500억원씩 갚아 나가야 한다. 16일간의 화려한 축제를 위한 대가치고는 가혹하다. 더욱이 신축 경기장 대부분은 활용 방안마저도 마땅치 않다. 물론 공도 크다. 인천아시안게임은 친환경 스포츠 제전이었고, 남북 교류의 물꼬를 텄으며, 스포츠 불모국에 대한 자금 지원으로 스포츠 외교의 지평을 넓혔다. 그러나 과도한 시설투자로 인한 ‘토목 아시아게임’의 부작용이 더 심각한 상황이다(지난해 10월 6일자 사설). 또 다른 사례로 영암 포뮬러원(F1) 자동차 경주장이 있다. 전라남도는 더이상 에프원 대회를 개최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한다. 에프원 대회는 조 단위의 공적자금을 투여하고도 매년 1000억원대의 적자가 발생해 누적 적자만 8678억원이라고 한다. 이러한 교훈을 평창동계올림픽은 배워야 한다. 그러나 여당 대표가 지적하듯 강원도는 평창동계올림픽으로 ‘동맥경화’에 걸려 있다. 하지만 서울신문은 평창동계올림픽 D-3년을 앞두고 게재한 기획 기사에서 “그동안의 논란은 더이상 의미 없고 이제는 정부와 조직위, 강원도가 머리를 맞대고 얼마나 잘 협력해 나가느냐만 남았다(2월 10일자)”고 했다. 기사에서는 동서 관통 전철이 순조롭게 건설 중이고, 15종목의 경기장 건설이 한창이라고 밝혔다. 특히 평창동계올림픽의 비용은 소치의 20% 정도로 현재 건설 중인 가리왕산 스키장을 비롯해 6개 신축 경기장의 사후 활용대책도 중점적으로 점검 중이라고 보도했다. 과연 그런가? 평창 슬라이딩센터 건설 현장은 마치 전쟁터와 같이 고목이 잘려 나갔다. 환경 올림픽을 내세웠지만, 시간에 쫓겨 마구잡이 벌목으로 숲 생태계를 파괴한 것이다(지난해 11월 27일자). 강원도가 유치한 제12차 생물다양성총회 참석자들이 비난했을 정도다. 평창군은 도면에 없는 자연림 1만 2000㎡를 훼손한 혐의로 대림산업을 검찰에 고발했지만, 관리 소홀 책임은 행정 당국이 져야 한다. 삵과 담비, 수달 등 멸종 위기종의 서식처인 가리왕산 중봉은 단 며칠간의 이벤트를 위해 파괴됐다. 특히 평창동계올림픽의 운영 예산 2조 540억원과 인프라 예산 6조 8935억원은 고스란히 국민 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17일간의 경기 일정이 끝나면 파헤쳐지고 파괴된 숲 생태계를 복원하지 못할 것이고, 인천시와 마찬가지로 강원도는 ‘빚잔치’하기에 바쁠 것이다. 지금이라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권고했듯 강원도와 조직위는 형편에 맞게 알뜰한 대회를 위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 더이상 ‘황금 알을 낳는 거위’는 없다. 환경 파괴와 지속 불가능한 개발은 17일의 만족을 위해 미래를 포기하는 행위다. 서울신문이 지자체의 스포츠 이벤트에 대한 심층 보도를 통해 시민의 권리를 적극 보호하길 기대한다.
  • [서울광장] 창조경제 길을 잃다/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창조경제 길을 잃다/오일만 논설위원

    박근혜 정부 2년 동안 창조경제는 대한민국의 화두였다. 집권 초부터 모호한 개념 때문에 한바탕 홍역을 치렀고 이를 전담하는 청와대 미래전략수석도 최순홍-윤창번-조신으로 이어지면서 세 명째를 맞고 있다. 현 정부 들어 창조 관련 조직과 직위를 70여개나 신설할 정도로 강력한 의지를 과시했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통한 경제성장의 동력을 만들겠다는 착상은 훌륭했지만 현실에 접목하기는 그리 녹록지 않은 탓이다. 지난 2년간 우여곡절 끝에 창조경제는 15개 대기업이 전국 17개 시·도의 중소·벤처기업을 1대1로 지원하는 창조경제혁신센터(창조센터)가 중심이 되는 청사진을 내놨다. 창조센터는 상반기 내에 모두 문을 열고 금융·법률·사업컨설팅 등 원스톱 지원 체제를 갖추게 된다. 대기업의 기술과 노하우를 중소기업에 전수하면서 지역별 특성에 맞춰 창조적 사업을 발굴해 경제 체질을 바꾼다는 야심찬 구상이다. 포장은 그럴듯한데 어딘지 번지수가 잘못된 느낌이다. 정부가 선두에서 밀어붙이고 대기업이 따라가는, 개발 연대에나 가능한 모양새로 보인다. 대기업과 벤처기업은 체질과 작동원리가 분명히 다름에도 억지로 끼워 맞춘 그런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우선 대기업들은 정권 차원에서 추진하는 핵심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창조센터를 맡았지만 능동적인 의지는 별로 없는 듯하다. 좀 더 솔직하게 말하면 다음 정권에서 창조경제가 어찌 될지를 계산하고 있을지 모른다. 이명박 정권이 사활을 걸고 추진했던 대기업·중소기업 동반성장이나 녹색성장 정책이 어떻게 종말을 맞았는지 누구보다 잘 아는 대기업이다. 모 대기업 간부의 말을 들어 보자. “지난해 말 갑자기 새로운 사업(창조센터)을 하게 돼 일단 해당 계열사의 사회공헌 예산을 사용하게 됐다. 발대식에 대통령이 오시기 때문에 전력투구했지만 행사가 끝나면 어떻게 진행시킬지 막연할 뿐이다.” 상당수 대기업들은 유망 벤처를 발굴하거냐 육성하는 데도 익숙지 않다. 대기업들은 하청·중소기업들의 유망 기술을 가로채거나 도용하는 데 탁월한 기술이 있다. 이윤추구가 목적인 기업의 속성상 선의의 지원 체제를 요구하는 것 자체가 근본적인 위험을 안고 있다. 지금까지의 관행으로 봐서 쓸 만한 아이디어나 기술이 있으면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벤처기업을 종속 하청의 구조로 이끌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대기업과 하청업체 사이에서 첨단 기술 도용 등을 이유로 형사 고소로 가는 논란이 곳곳에서 재연될 여지는 많다. 일자리 창출에 모든 정책의 방점이 찍히면서 창조경제 역시 시간이 걸리는 생태계 조성이나 체질 개선보다는 성과 위주로 방향을 틀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창조경제 전도사를 자처하며 생태계 구축에 애를 썼던 ‘윤종록 차관-윤창번 수석’의 동반 퇴임도 이런 맥락에서 보는 시각이 있다. 무엇보다 창조경제가 길을 잃고 있다는 신호는 본질을 외면하고 정치성 짙은 이벤트로 전락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창조의 본질은 혁신에 있고 혁신의 핵심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의식에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 혁신의 생태계 속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싸우면서 실패를 거듭하며 자생력을 갖추는 것이 벤처의 길이다. 벤처 창업 국가의 대명사로 알려진 이스라엘이나 노르웨이 등 이른바 창조경제 선진국들의 혁신형 창업 비율이 90%에 달하는 것도 이런 문화 때문에 가능하다. 한두 차례 실패의 아픔을 겪고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진정 정부의 할 일이다. 한번 실패하면 영원한 낙오자가 돼야 하는 우리의 기업 문화 속에서 한국판 스티브 잡스나 마크 저커버그가 탄생하기는 요원한 일이다. 청소년들의 장래 희망이 교사나 공무원 등 안정적인 직업에 몰리고 취업에 실패한 젊은이들이 커피점 등 생계형 창업에 내몰리는 사회에 창조가 깃들 공간은 없다. 대선용 공약으로 잉태했다가 관료들과 대기업에 의해 육성되는 창조경제는 애초부터 내재적 한계성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남은 3년 임기 안에 눈에 보이는 성과에 집착하는 순간부터 녹색과 동반성장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백년대계를 위해 창조의 씨앗을 뿌리는 그런 자세와 의지야말로 국민들의 박수를 받게 될 것이다.oilman@seoul.co.kr
  • [박근혜정부 3년차 (중) 공직개혁] 기초연금 공약 후퇴… 보육·육아 예산 갈등

    복지 담론의 주도권을 현 야당에서 가져오며 박근혜 대통령을 대선 승리로 이끈 복지 정책이 위기를 맞고 있다. 복지 수요는 늘어나는데 재원은 한계가 있어 상당수는 대폭 축소됐고 아예 논의조차 못하는 공약도 많다. 대표적인 게 기초연금 제도다. 박 대통령은 당초 기초연금 도입 즉시 65세 이상 노인에게 ‘현재 기초노령연금의 약 2배(약 20만원)’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기초연금을 국민연금 가입 기간과 물가에 연동하고 정작 형편이 어려운 기초생활수급 노인은 기초연금을 온전히 받을 수 없게 해 상당 부분 후퇴했다는 지적이다. 4대 중증질환(암·심혈관·뇌혈관·희귀난치성질환) 보장성 강화 계획은 3년차 들어 속도를 내고 있지만 개별 질병에만 집중한 탓에 4대 질환 이외의 병을 앓는 대다수 국민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다. 0~5세 보육과 육아는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공약도 당초 취지에서 엇나가고 있다. 지자체에 무상보육 예산을 떠넘기다 보니 재정 파탄 우려로 곳곳에서 반발이 일어 지난해 말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전국 시·도교육감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일부를 편성하기로 한 덕에 갈등은 봉합됐지만 해결된 것은 아니다. 복지 사각지대를 양산하는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 역시 미흡한 수준이다. 지난해 여야가 부양의무자 소득기준을 높여 기초수급 탈락자 13만 6000명을 구제하기로 합의했지만, 2012년 기준으로 사각지대에 놓인 빈곤층은 117만명이나 된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총리 인준 대치, 민생에 주름 안기지 말아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대치로 정국이 얼어붙고 있다. 누구의 주장이 옳고 그른지를 따지기 전에 대체 언제까지 우리는 총리를 바꿀 때마다 이런 홍역을 치러야 하는지, 거칠고 척박한 정치문화를 끌어안고 살아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어제 여야가 실랑이 끝에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를 16일 열기로 간신히 합의했으나 이 후보자 청문 과정 전반에서 드러난 한국 정치의 미욱함은 국민을 실망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누구보다 이 후보자 본인이 국민을 낙담케 했다. 자신과 아들의 병역 문제나 부동산 투기 논란 등은 접어 두더라도 언론과 관련해 그가 내놓은 일련의 발언들은 과연 그가 대한민국 43대 총리로 적합한지 근본적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알고 지내던 기자를 대학 총장과 교수로 앉혔느니, 기자 자신도 모르게 인사 조치할 수 있다느니 하는 망언을 그 누구도 아닌 기자들 앞에서 쏟아낸 모습에선 그가 총리로서는커녕 공인으로서 지녀야 할 최소한의 민주적 소양을 지닌 것인지 의심케 된다.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의 자리에서 행할 권력이 어떤 모습을 띨 것인지도 우려스럽다. 백번 양보해 이 후보자가 해명한 대로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한 실언’이었다 해도 그 경조부박(輕?浮薄)을 총리의 자질로 받아들이기는 힘든 일이다. 딱하기로 따지면 이 후보자 양편에 선 여야도 뒤지지 않는다. 국회를 이끄는 다수 여당으로서 새누리당은 시종 이 후보자 감싸기로 일관했다. 인사 검증이라는 국회 본연의 책무는 뒤로한 채 그를 두둔하고 옹호하는 데 급급했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도 검증의 잣대가 아니라 당리당략의 저울로 그를 재단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 현 정부 출범 후 두 명의 총리 후보자가 낙마한 데 따른 정치적 부담을 따지는 모습부터가 이해타산을 앞세우고 있음을 말해 준다. 임명동의안 처리를 둘러싸고 강행이니 저지니 하며 드잡이를 하는 여야의 일상적 구태도 이젠 신물이 날 지경이다. 후보자 임명동의 여부는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 표결의 대상이다. 인사청문회법과 국회법 등에 따라 국회의원 각자가 본회의 표결을 통해 찬반 의사를 밝히고, 그 총의에 따라 임명동의 여부를 결정지으면 그만이다. 소수 야당으로서 부적격 총리 임명을 저지할 수단은 국회 의사일정 거부밖에 없다고 주장하나, 그 책임은 임명권자인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몫이며 국민이 심판할 일이다. 야당으로서는 정해진 법 절차에 따라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것으로 소임을 다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총리 인준을 빌미로 국회 의사일정을 거부하고 그에 따라 국정 현안들이 줄줄이 파행을 빚는다면 그 피해는 정작 자신들이 위한다는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뿐이다. 이 후보자 1명을 둘러싼 공방으로 한국 정치가 멈춰야 할 만큼 나라가 한가하지 않다. 증세 논란으로 비화한 세수 부족만 해도 민생경제 법안을 국회가 제때 처리만 했어도 상당 부분 덜 수 있었던 일이다. 2월 임시국회에도 현안이 가득하다. 정치 공방으로 국회를 묶어 두고는 그에 따른 비용을 국민에게 청구하는 건 정치가 아니다.
  • 러블리즈 소속사 “악성루머 유포자 검거” 티저 속 7명 다리 입장은?

    러블리즈 소속사 “악성루머 유포자 검거” 티저 속 7명 다리 입장은?

    러블리즈 소속사 러블리즈 소속사 “악성루머 유포자 검거” 티저 속 7명 다리 입장은? 러블리즈 멤버 서지수에 대한 악성 루머를 유포한 네티즌이 검거돼 검찰이 수사 중이다. 러블리즈 소속사는 11일 “당시 경찰에 루머와 관련해 수사를 의뢰했으며, 경찰은 루머를 유포한 A씨를 입건하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전했다. 소속사는 서지수 악성루머 사건에 대해 수사가 종료된 후에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소속사는 이날 공개한 러블리즈 컴백 티저 속 멤버 7명의 다리 사진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서지수 탈퇴 논란에 대해 소속사측은 “1집 정규 앨범의 연장선으로 서지수 없이 7인조로 활동할 계획”이라며 “서지수가 탈퇴했다는 의미는 아니며 다음 앨범부터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데뷔한 러블리즈는 데뷔 직전 멤버 서지수와 관련된 악성 루머로 홍역을 치뤘다. 서지수가 여성들과 교제한 뒤 알몸 사진을 유포했고, 성희롱을 일삼았다는 내용의 글이 공개돼 파장이 일었다. 당시 러블리즈는 서지수를 제외한 7명의 멤버만으로 데뷔무대를 가졌다. 소속사는 서지수의 활동을 보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지수, 러블리즈 컴백 티저에 없다? 복귀 못하는 배경은…충격

    서지수, 러블리즈 컴백 티저에 없다? 복귀 못하는 배경은…충격

    서지수, 러블리즈 서지수, 러블리즈 컴백 티저에 없다? 복귀 못하는 배경은…충격 걸그룹 러블리즈의 컴백 티저가 공개된 가운데 멤버 서지수의 행방에 관심이 뜨겁다 11일 러블리즈 공식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컴백을 알리는 티저가 공개됐다. 공개된 티저 속 러블리즈는 검정색의 플리츠 스커트에 흰색의 니삭스, 검정 리본 포인트의 메리제인 슈즈를 착용해 소녀느낌을 물씬 풍겼다. 특히 러블리즈 멤버 7명의 다리 사진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이를 두고 멤버 서지수가 팀에서 사실상 탈퇴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러블리즈 소속사 울림 엔터테인먼트는 “오늘 티저 사진을 공개했다. 3월 리패키지 앨범으로 활동할 계획이다”라면서 “서지수에 대한 조사는 진행중이라서 아직 드릴 말씀은 없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서지수 동성애 논란이 사회적으로도 이슈가 된 부분이라 철저하게 조사하고 있다”면서 “이번 활동은 1집 앨범의 연장선에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서지수는 활동하지 않는다”고 탈퇴설을 부인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데뷔한 러블리즈는 데뷔 직전 멤버 서지수와 관련된 악성 루머로 홍역을 치뤘다. 서지수가 여성들과 교제한 뒤 알몸 사진을 유포했고, 성희롱을 일삼았다는 내용의 글이 공개돼 파장이 일었다. 당시 러블리즈는 서지수를 제외한 7명의 멤버만으로 데뷔무대를 치뤘다. 소속사는 서지수의 활동을 보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러블리즈 서지수 악성루머 유포자 검거 “현재 수사 상황은?”

    러블리즈 서지수 악성루머 유포자 검거 “현재 수사 상황은?”

    서지수, 러블리즈 러블리즈 서지수 악성루머 유포자 검거 “현재 수사 상황은?” 러블리즈 멤버 서지수 관련 악성 루머를 유포한 네티즌이 최근 경찰에 검거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경찰은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다. 러블리즈 소속사는 11일 “당시 경찰에 루머와 관련해 수사를 의뢰했으며, 경찰은 루머를 유포한 A씨를 입건하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전했다. 소속사는 서지수 악성루머 사건에 대해 수사가 종료된 후에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소속사는 이날 공개한 러블리즈 컴백 티저 속 멤버 7명의 다리 사진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서지수 탈퇴 논란에 대해 소속사측은 “1집 정규 앨범의 연장선으로 서지수 없이 7인조로 활동할 계획”이라며 “서지수가 탈퇴했다는 의미는 아니며 다음 앨범부터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데뷔한 러블리즈는 데뷔 직전 멤버 서지수와 관련된 악성 루머로 홍역을 치뤘다. 서지수가 여성들과 교제한 뒤 알몸 사진을 유포했고, 성희롱을 일삼았다는 내용의 글이 공개돼 파장이 일었다. 당시 러블리즈는 서지수를 제외한 7명의 멤버만으로 데뷔무대를 가졌다. 소속사는 서지수의 활동을 보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러블리즈 서지수 악성루머 유포자 검거 “도대체 왜?”

    러블리즈 서지수 악성루머 유포자 검거 “도대체 왜?”

    서지수, 러블리즈 러블리즈 서지수 악성루머 유포자 검거 “도대체 왜?” 러블리즈 멤버 서지수에 대한 악성 루머를 유포한 네티즌이 검거돼 검찰이 수사 중이다. 러블리즈 소속사는 11일 “당시 경찰에 루머와 관련해 수사를 의뢰했으며, 경찰은 루머를 유포한 A씨를 입건하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전했다. 소속사는 서지수 악성루머 사건에 대해 수사가 종료된 후에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소속사는 이날 공개한 러블리즈 컴백 티저 속 멤버 7명의 다리 사진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서지수 탈퇴 논란에 대해 소속사측은 “1집 정규 앨범의 연장선으로 서지수 없이 7인조로 활동할 계획”이라며 “서지수가 탈퇴했다는 의미는 아니며 다음 앨범부터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데뷔한 러블리즈는 데뷔 직전 멤버 서지수와 관련된 악성 루머로 홍역을 치뤘다. 서지수가 여성들과 교제한 뒤 알몸 사진을 유포했고, 성희롱을 일삼았다는 내용의 글이 공개돼 파장이 일었다. 당시 러블리즈는 서지수를 제외한 7명의 멤버만으로 데뷔무대를 가졌다. 소속사는 서지수의 활동을 보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지수, 러블리즈 컴백 티저에 없다? 논란 도대체 왜?

    서지수, 러블리즈 컴백 티저에 없다? 논란 도대체 왜?

    서지수, 러블리즈 서지수, 러블리즈 컴백 티저에 없다? 논란 도대체 왜? 걸그룹 러블리즈의 컴백 티저가 공개된 가운데 멤버 서지수의 행방에 관심이 뜨겁다 11일 러블리즈 공식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컴백을 알리는 티저가 공개됐다. 공개된 티저 속 러블리즈는 검정색의 플리츠 스커트에 흰색의 니삭스, 검정 리본 포인트의 메리제인 슈즈를 착용해 소녀느낌을 물씬 풍겼다. 특히 러블리즈 멤버 7명의 다리 사진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이를 두고 멤버 서지수가 팀에서 사실상 탈퇴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러블리즈 소속사 울림 엔터테인먼트는 “오늘 티저 사진을 공개했다. 3월 리패키지 앨범으로 활동할 계획이다”라면서 “서지수에 대한 조사는 진행중이라서 아직 드릴 말씀은 없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서지수 동성애 논란이 사회적으로도 이슈가 된 부분이라 철저하게 조사하고 있다”면서 “이번 활동은 1집 앨범의 연장선에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서지수는 활동하지 않는다”고 탈퇴설을 부인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데뷔한 러블리즈는 데뷔 직전 멤버 서지수와 관련된 악성 루머로 홍역을 치뤘다. 서지수가 여성들과 교제한 뒤 알몸 사진을 유포했고, 성희롱을 일삼았다는 내용의 글이 공개돼 파장이 일었다. 당시 러블리즈는 서지수를 제외한 7명의 멤버만으로 데뷔무대를 치뤘다. 소속사는 서지수의 활동을 보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획] 샌드위치 ‘官’

    [기획] 샌드위치 ‘官’

    복지·증세 논쟁을 놓고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서로 직격탄을 날리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 국회가 먼저 ‘합의’해 달라며 일단 공을 입법부에 넘기고 호흡을 가다듬던 관(官)은 9일 박근혜 대통령의 ‘증세 불가’ 선 긋기에 또 한번 얼어붙었다. 공무원들은 대통령의 강경 발언에 정국이 또 어떻게 바뀔지 몰라 잔뜩 움츠린 채 관망에 들어갔다. “소나기가 퍼부을 때는 쓸려 가지만 않으면 된다”는 공무원 특유의 ‘젖은 가랑잎 처세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기재부·복지부 정책 유턴에 자신감 잃고 ‘우왕좌왕’ 이날 관가에 따르면 무기력감이 가장 강한 곳은 기획재정부다. 연말정산 파문과 증세 없는 복지 논란을 야기한 장본인인 탓이다. 엘리트 의식이 유난히 강한 기재부 공무원들이지만 요즘에는 자신감을 상실한 채 ‘있는 일이나 하자’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기재부 국장은 “몇날 며칠 밤새워 정책을 만들어 당·정 합의까지 이끌어내도 여론에 따라 순식간에 갈대처럼 흔들리는 국회 변덕에 지쳤다”면서 “이럴 때는 그저 젖은 가랑잎처럼 (길바닥에 철썩 달라붙어) 쓸려 가지 않는 게 최고”라고 털어놓았다. 업무에 동기 부여가 안 되다 보니 무리하게 ‘정책 총대’를 메지 않겠다는 복지부동도 역력하다. 기재부의 또 다른 관료는 “(정책이) 번번이 당이나 청와대에 막히다 보니 일할 맛이 안 난다”면서 “새로운 일을 만들기보다는 지금 (벌여 놓은) 일이나 마무리하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료 사태’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보건복지부도 사정은 비슷하다. 한 공무원은 “(정책) 집행권과 결정권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요즘 절감한다”면서 “여당 압력에 엿새 만에 (건보료 개편 재추진으로) 말을 바꾸다 보니 ‘영혼 없는 공무원’이라는 자괴감과 무력감이 심하다”고 말했다. 증세·복지 논란에서 한발 비켜서 있는 다른 부처는 공무원 조직 전체의 사기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연말정산 파문과 증세 논란 등에서 정부가 우왕좌왕한다고 하지만 요즘 공무원은 그냥 여론과 윗선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힘 없는 을(乙)”이라고 토로했다. ●“정책 혼선·어설픈 대책 자업자득” 지적도 자업자득이라는 비판도 있다. 정책 혼선과 어설픈 대응으로 국민을 혼란에 빠뜨린 당사자가 바로 정부 관료들이라는 것이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그 점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면서도 “정치적 판단을 우선하는 의회 권력이 점점 세지는 반면 공무원 조직은 행정적 뒷받침만 해 주면 되는 것으로 가고 있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국회의 목소리가 커지면 정책이 ‘표퓰리즘’(표+포퓰리즘)에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다. 또 다른 부처의 공무원은 “10년 전 정부와 국회의 주도권이 7대3이었다면 지금은 3대7도 안 된다”면서 “관료들이 영혼이 없다거나 책임을 안 지려 한다기보다는 이제 사회 흐름이 ‘옳은 것’보다 ‘국민이 바라는 것’으로 옮겨 갔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당의 목소리가 커진 것”이라고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민주주의가 성숙해지는 과정이라는 시각이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서울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이은주 기자의 컬처K] 예능은 ‘만병통치약’? 잘못 쓰면 독된다

    [이은주 기자의 컬처K] 예능은 ‘만병통치약’? 잘못 쓰면 독된다

    최근 가수와 배우들에게 TV 예능 프로그램은 ‘만병통치약’으로 통한다. 잊혀진 가수와 숨겨진 명곡이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 다시 부활하고, 영화와 드라마에서 성적이 부진했던 스타들도 예능에서 새로운 캐릭터가 입혀지면 다시 전성기를 맞는 덕분이다. 한때 섭외에 어려움을 겪던 예능 프로그램은 다양한 직종의 범예능인이 출연하며 호황을 누리고 있다. 나영석 PD에게 출연을 희망하는 연예인들이 앞다퉈 줄을 서고 있다는 후문도 이를 방증한다. 하지만 예능 출연만이 능사인 시대는 지났다. 여론과 거리가 먼 과도한 캐릭터 연출이나 출연자 선정이 오히려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방영 중인 MBC ‘진짜사나이-여군 특집2’에 ‘제2의 혜리’를 노리는 지원자들이 몰려들었다. 출연자의 숨겨진 면모가 부각되기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오히려 민폐 캐릭터로 전락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배우 강예원은 ‘아로미’라는 친근한 별명 이면에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을 흘리는 울보 캐릭터로 굳어지면서 시청자 게시판에는 “보기 불편하고 지나치다”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숱한 가수를 재발견하게 했던 MBC ‘나는 가수다3’에 출연 예정이던 가수 이수는 이미지에 타격만 입고 6년 만의 방송 재개가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그는 첫 회 녹화까지 마친 상태였지만 미성년자 성매수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전력이 논란이 됐고 결국 여론의 거센 반대 속에 하차했다. 리얼리티 예능의 경우 정해진 대본이 없다 보니 극적인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자극적인 편집이 계속되면서 부작용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지상파 방송사 예능국 PD는 “요즘은 관찰 예능이 대세가 되면서 7~8시간 가까이 촬영을 해야 1시간 방송 분량이 나온다. 촬영을 마친 후에 다시 내용을 구성하다 보니 한 출연자에게 몰아주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KBS 예능 프로그램 ‘용감한 가족’은 예고 영상에서 달걀을 떨어뜨렸다는 이유로 박명수가 걸그룹 AOA의 멤버 설현의 머리를 밀치는 장면이 폭행 논란으로 이어져 홍역을 앓기도 했다. 본방송에서 오해는 풀렸지만 무리한 편집이 화를 불렀다는 것이 중론이다. 아직 방송도 되지 않은 KBS 새 예능 프로그램 ‘두근두근 인도’는 첫 촬영부터 짜맞추기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일 동방신기의 최강창민, 슈퍼주니어의 규현, 씨엔블루의 종현 등 한류스타를 보러 나온 현지의 한 팬이 자신의 SNS에 “담당 PD가 ‘그들(연예인)을 모르는 척하라. 그러지 않으면 프로그램이 취소될 것’이라고 위협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제작진은 “스포일러를 방지하기 위해 사진 촬영을 금지했을 뿐 팬들과의 마찰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비판의 목소리는 쉬 가라앉지 않았다. 때문에 요즘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PD의 편집 균형감각이 새삼 화두가 되는 상황이다. KBS 장수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의 유호진 PD는 “촬영분은 개별적인 사건의 연속이지만 시청자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적절한 선에서 캐릭터와 사건이 어우러지도록 하기 위해 편집의 균형에 늘 신경쓴다”면서 “그것이 어떤 해석을 가져올지 늘 조심스럽지만 예능 프로그램의 숙명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예능 프로그램의 주도권이 PD에서 시청자로 넘어왔고 의도된 편집이나 작위적인 설정에 대해 대중이 적극적으로 반감을 드러내는 등 예능 프로그램에 요구하는 수준이 높아졌다”면서 “예능은 가장 서민적이고 친숙한 장르인 만큼 편집의 균형감각과 쌍방향 소통 능력은 프로그램의 존폐와 직결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erin@seoul.co.kr
  • [생명의 窓] 바이러스/송기원 연세대 생화학과 교수

    [생명의 窓] 바이러스/송기원 연세대 생화학과 교수

    ‘바이러스’(virus)는 원래 라틴어의 ‘독’을 뜻하는 단어 ‘비루스’(virus)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세균보다 크기가 작은 전염성 병원체로 오직 살아 있는 생명체의 세포에서만 자신을 복제할 수 있어 생물과 무생물의 중간체로 알려져 있다. 2014년은 에볼라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불안했던 해였다. 지난해 서아프리카의 기니 등 여러 나라에서 발병한 에볼라 바이러스는 2015년 1월까지 약 8700명의 목숨을 앗아 간 것으로 집계됐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인간이나 유인원 등 영장류에 감염해 치명적으로 작용하는데 아직 과학적으로 정확히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원래 숙주는 박쥐일 것으로 추정된다.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원래 숙주에는 큰 병을 일으키지 않는 상태로 잠복해 있고 바이러스가 변형돼 원래 숙주가 아닌 새로운 숙주를 감염시킬 수 있게 됐을 때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원래 숙주는 오랜 세월 바이러스와 함께 생존하면서 면역 체계가 발달해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반면 새로운 숙주는 무방비로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못했기 때문에 예방하기 어렵고 발병할 때마다 많은 인명을 빼앗아 간다. 다행히 세계 여러 나라의 공동 노력으로 새해가 되면서 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든 것 같아 안도의 숨을 내쉬려 했더니 이번에는 위생 상태가 좋고 질병 관리가 가장 잘 되는 나라 중 하나인 미국에서 홍역 바이러스 발병 소식이 들려왔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특히 디즈니랜드에 다녀갔던 아이들과 일하는 종업원들 중심으로 이미 68건의 홍역 발병이 보고됐고, 미국 14개 주에 걸쳐 총 102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홍역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매우 높아 미국 전체가 초긴장이다. 21세기에 이미 백신이 개발된 지 오래된 홍역의 발병이라니 좀 의아한 뉴스다. 그러나 나에게는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뉴스였다. 홍역은 생후 1년쯤에 맞는 예방 주사인 홍역, 볼거리, 풍진의 MMR 백신으로 완벽하게 예방이 가능한 바이러스 질환이다. 실제로 미국은 2000년 홍역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런 홍역이 다시 문제가 된 것은 백신의 안정성 논란 때문이다. 이 논란은 1998년 영국의 앤드루 웨이크필드 박사팀이 세계적 권위의 의학 학술지 ‘란싯’에 MMR 백신이 자폐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하면서 시작됐다. 그 후 많은 연구들이 MMR 백신은 자폐증 발병과 무관하다며 안심하고 맞아도 된다는 결론을 보고했고 2009년 미 법원이 MMR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하지 않는다고 최종 판결을 내렸다. 처음 논문을 실었던 란싯지도 2010년 관련 논문 게재를 취소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러한 발표에도 불구하고 한번 시작된 논란은 사그러들지 않았고, 많은 부모들이 자녀를 보호한다는 명목하게 백신을 접종시키지 않아 오늘 홍역의 위협에 다시 노출되게 된 것이다. 미국은 홍역 백신 의무화를 놓고 정치 논쟁으로 때아닌 홍역을 치르고 있다. 미국의 홍역 백신 논쟁은 우리에게 과학이 우상화되거나 객관성을 상실할 때 치러야 할 사회적 대가에 대한 좋은 예를 보여 준다. 나에게 바이러스는 여러 형태로 우리에게 보내는 자연의 경고장으로 읽힌다. 감기 바이러스나 입술이 부르트는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개인적으로는 피곤하니 쉬라는 경고로, 에볼라 같은 새로운 형태의 바이러스 출현은 인류에게 무분별한 자연 개발과 삶의 방식에 대해 성찰하라는 경고로.
  • ‘홍역’ 美14개주로 확산...오바마 “백신 접종” 호소

    ‘홍역’ 美14개주로 확산...오바마 “백신 접종” 호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최근 미국 전역에서 다시 만연할 기미를 보이고 있는 홍역을 대비하기 위해 특히 자녀를 둔 어른들은 아이에게 홍역 백신 주사를 꼭 접종할 것을 호소하고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미 NBC 방송이 방영한 인터뷰를 통해 “일부 가정에서 백신의 부작용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과학적으로 입증된 백신을 맞는 것이 맞지 않는 것보다 훨씬 낮다”고 홍역 백신 주사를 접종할 것을 촉구했다. 오바마는 “홍역 백신 주사를 맞지 않으면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건강도 위험에 빠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이러한 백신 주사를 맞지 않으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질병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에서는 꾸준한 예방 접종을 실시한 결과, 지난 2010년 홍역 발생이 거의 자취를 감췄으나, 최근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홍역이 발생하는 등 만연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호흡기 등을 통해 공기 중으로 감염될 수 있는 홍역이 번짐에 따라 미 질병예방센터(CDC)가 이를 차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까지 미국 14개 주에서 102건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다는 보고가 나오는 등 홍역이 다시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일반 미국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특히, 최근 홍역 발생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디즈니 테마파크 공원을 방문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번지면서 뉴욕 등 다른 주로 확산하고 있어 보건 당국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자료 사진= 2010년 백신 주사를 맞는 오바마 대통령 (미 백악관 공개 사진)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美전역 확산 조짐...오바마 “홍역 백신 주사 꼭 맞으세요!”

    美전역 확산 조짐...오바마 “홍역 백신 주사 꼭 맞으세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최근 미국 전역에서 다시 만연할 기미를 보이고 있는 홍역을 대비하기 위해 특히 자녀를 둔 어른들은 아이에게 홍역 백신 주사를 꼭 접종할 것을 호소하고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미 NBC 방송이 방영한 인터뷰를 통해 “일부 가정에서 백신의 부작용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과학적으로 입증된 백신을 맞는 것이 맞지 않는 것보다 훨씬 낮다”고 홍역 백신 주사를 접종할 것을 촉구했다. 오바마는 “홍역 백신 주사를 맞지 않으면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건강도 위험에 빠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이러한 백신 주사를 맞지 않으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질병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에서는 꾸준한 예방 접종을 실시한 결과, 지난 2010년 홍역 발생이 거의 자취를 감췄으나, 최근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홍역이 발생하는 등 만연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호흡기 등을 통해 공기 중으로 감염될 수 있는 홍역이 번짐에 따라 미 질병예방센터(CDC)가 이를 차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까지 미국 14개 주에서 102건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다는 보고가 나오는 등 홍역이 다시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일반 미국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특히, 최근 홍역 발생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디즈니 테마파크 공원을 방문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번지면서 뉴욕 등 다른 주로 확산하고 있어 보건 당국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자료 사진= 2010년 백신 주사를 맞는 오바마 대통령 (미 백악관 공개 사진)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김희범 문체부 1차관 “지난주 갑자기 사표” 도대체 왜?

    김희범 문체부 1차관 “지난주 갑자기 사표” 도대체 왜?

    김희범 문체부 1차관 김희범 문체부 1차관 “지난주 갑자기 사표” 도대체 왜? 김희범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지난주 사표를 제출하고 병가를 낸 채 출근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문체부에 따르면 김 1차관은 지난 23일쯤 사표를 제출했으며, 이날 현재까지 사표 수리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체부는 사표 제출 사유에 대해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일각에선 장관과의 불화설이 흘러나왔다. 국내 공보 및 해외 홍보 업무로 잔뼈가 굵은 관료 출신인 김 1차관은 애틀랜타총영사를 지내다 지난해 7월 문체부 1차관에 임명돼 당시 장관 부재 상황에서 장관 권한대행을 맡는 등 6개월째 별 차질 없이 업무를 수행해왔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문체부가 지난해 유진룡 전 장관의 돌연 면직에 따른 인사 공백에 이어 최근 스포츠 4대악 척결 과정에서 빚어진 인사 문제를 둘러싼 갈등 노출로 홍역을 치른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부처 관계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김종덕 장관 취임 후인 지난해 10월에도 문체부 내에선 1급 공무원들이 일괄 사표를 제출했으며 이중 3명이 옷을 벗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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