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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의 「교통몸살」묘약은없는가/이건영 국토개발연구원연구위원(세평)

    서울의 인구는 이제 1천만을 넘어 섰고 자동차도 1백만대를 넘어섰다. 서울은 이제 「초만원」이다. 이같은 비만증 때문에 주택난ㆍ범죄ㆍ공해 등 각종 부작용이 심화되고 있으며 「서울살이」는 점점 짜증스럽고 고달파 지고 있다. 이중 무엇보다도 시민생활의 가장 큰 불편은 교통문제이다. 자동차로 꽉찬 길거리에서 허비하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내집보다 내차 먼저 시민들의 불편도 불편이지만 오늘날 같은 기동성 사회에서 교통체증으로 인한 시간손실이나 유류낭비ㆍ매연증가 등의 사회적 부담은 실로 엄청난 것이다. 돌이켜 보면 서울시는 그동안 참으로 꾸준히 교통시설을 확충해 왔다. 금세기 초만해도 고작 소달구지나 인력거가 다니던 종로거리에 지금 차량의 홍수가 흐르고 있다. 그러나 워낙 도시성장이나 교통수요 증가의 속도가 빨라서 교통문제는 계속 누적되어 왔다. 영국의 에드워드 히드수상이 어느날 교통체증에 막혀 할 수 없이 리무진을 버리고 걸어서 다우닝가 10번지로 출근해야 했다. 그래서 런던시장에게 불평을 하였더니 그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고 대답 하였다고 한다. 교통체증은 이처럼 국부와 상관없이 세계 대도시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이다. 지금 선진국의 대도시들도 도심지의 평균 차량속도는 19세기의 역마차 속도만도 못한 실정이다. 그렇지만 우리 사정은 런던처럼 낭만적일 수 없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제 겨우 자동차 시대의 초문턱에 서 있고,금세기 말이면 서울의 자동차는 2백5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서울의 교통은 「체증」정도가 아니라 「마비」될지도 모른다. 대도시 교통문제에 물론 묘약은 없다. 그러나 묘약이 없다고 정책마저 없어서야 되겠는가. 몇가지 문제점과 방향을 아래에 정리해 본다. 첫째,지금까지 서울시는 교통정책에 관한한 장기적 비전이나 철학은 제시한 적이 없다. 도시 교통정비촉진법에 의하면 서울시는 서울과 주변도시를 망라한 광역 교통계획을 수립하도록 되어 있다. 교통문제는 차츰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또 주차장법에 의하면,시가지의 주차장 정비계획을 수립하도록 되어 있다. 서울시에는 아직 이런 계획이 입안된 적이 없다. 서울만한 대도시를 운영하려면 어느 정도의 지하철을,도로율을,주차장을,그리고 도시고속도로를 건설해야 한다는 정도의 비전은 앞세워져야 하지 않겠는가. ○대도시의 “필요악” 지하철의 예를 보자. 지하철 1호선을 끝내고 우리는 4년을 쉬었다. 다시 4호선까지 완공하고 또 5년을 쉬었다. 왜냐하면 1백16km의 지하철과 17%의 도로율로 1천만 인구의 교통처리를 오판했던 것이다. 이같은 지연 탓으로 서울의 교통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교통정책은 장기적인 비전을 그려 놓고 보다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 프랑스 파리의 오스망 시장은 이미 19세기에 파리 건물의 상당량을 파괴하면서까지 대대적인 도시 개조작업을 벌여 자동차 시대에 대비 했었다. 둘째,어찌된 셈인지 서울에는 장기적인 계획보다 단기적인 대책만 난무하고 있다. 최근 온갖 교통대책이 쏟아져 나와 교통 공학도의 실습장이 된듯 하다. 홀짝 운행(또는 10부제 운행)ㆍ도심통행료ㆍ시차제ㆍ카풀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런 제한적인 정책은 교통문제의 책임을 시민에게 떠 맡기려는 듯한 인상마저 준다. 인구 2백만의 조그만 도시국가에서 시행하고 있을 뿐인 도심통행료를 서울에 시행하면 도심진입 차량은 줄겠지만 교통혼잡은 시내 전역으로 확산될 것이다. 교통영향평가제로 건축주의 발목을 쥐고 있지만,도대체 교통영향을 시민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면 시당국이 할 일은 무엇인가? 지금 거리에는 가변차선제ㆍ버스전용 차선제ㆍ홀수차선제 등으로 길바닥의 페인트가 마를 날이 없다. 소위 가변차선제가 「유행」인데 지금 서울의 가변차선 중에는 안전문제를 도외시한 위험구간도 상당수 있다. 자동차세 인상,교통유발 부담제등도 제안되고 있다. 지난 18년간 휘발유값은 실질적으로 3분의 1로 떨어졌고 택시값이나 톨요금은 물가정책의 볼모가 되어 있다. 이것부터 해결해야 한다. 자동차의 소유를 억제하기보다 자동차의 이용을 억제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렇지 못한 추가비용 부담은 교통수요를 더욱 왜곡시킬 것이다. 미안한 표현이지만 시 당국은 조자룡이 헌칼 쓰듯 이런 대증적인 처방만 일삼아서야 교통문제가 풀리겠는가. 셋째,교통문제에 관한 한 시민들도 공범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자동차 문화가 올바르게 정착할 수 있도록 시당국이 앞장서야 한다. 미국여행을 할 때마다 자동차 안에서 은행업무를 보고 식사하고 영화보는 자동차 중독문화에 거부감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요즘 우리에게 이같은 중독증이 나타나는 징후가 보인다. 1백m 걷는 것도 싫어서 불법주차를 일삼고 젊은 신혼부부들은 「내집」보다 「내차」마련에 우선하는 경향이다. 자동차를 위한 도로의 확장엔 끝이 없다. 어찌 보면 교통체증은 대도시의 필요악이다. 그 도시의 교통체증은 대중교통수단의 서비스 수준과 같은 선에서 평형을 이루는 법이다. 따라서 서울시내에 충분한 지하철 네트웍이 형성될 때까지 교통문제의 근원적 해결은 기대할 수 없다. ○시민들의 협조 긴요 그렇다면 시민들은 참고 질서와 절제로써 적은 시설을 넓게 쓰며 자동차를 다스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동시에 정책당국은 대증료법만 되풀이 하기보다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지하철 등을 위한 재원을 적극적으로 확보하여 일관성 있는 정책을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시민들의 인내와 협조와 동참 없이 교통문제의 해결은 기대할 수 없다. 「서울살이」가 지금보다는 좀 더 나아져야 되지 않겠는가.
  • 불안한 기상과 대기오염(사설)

    오늘이 「세계 기상의 날」이다. 세계기상기구(WMO)가 이 날을 정한 지 30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30년전 이날을 제정할 때만 해도 기상의 이상이나 대기의 변화와 그 미래 등을 이야기하는 것은 마치 과학공상소설 읽기와 같았고 기상전문학자들의 현학적 관심처럼만 보였었다. 그러나 불과 30년새 기상의 문제는 인류 대부분이 실감하게 된 현안이 되었다. 유럽에선 바로 지난달 이상살인 폭풍으로 무려 2백여명이 사망했다. 그런가하면 미국에서는 이 겨울 어느 때보다 이상한 난동을 살고 있다. 이런 현상들이 모두 여전히 확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온실효과에 의한 결과임을 보다 더 믿게 하고 있다. 따라서 기상현상은 공해오염문제와 한데 엉켜 이제 문명양식의 근본적 전환까지를 논의하게 된 세계 초미의 과제가 되었다. 우리의 관심도는 아직 여기에까지 미쳐 있지 않지만 유엔만 해도 지난해 11월 90년대를 「자연재해 경감 국제 10년」으로 선포했다. 매년 10월 첫 수요일을 「자연재해 경감의 날」로 정하기도 하고 세계의 기상ㆍ지진ㆍ수문ㆍ방재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단까지 조직했다. 각국에 국가위원회의 설치도 요구하고 있다. 미국 일본 중국은 이미 국가위원회를 설립했고 또 각각 이같은 의지를 개별적으로 선포했다. 우리도 실은 대기의 심각성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보고 있다. 산성비의 확인 단계를 지나서 서울은 이제 상존하는 산성안개 속에 있다. 누구나 숨이 막히는 것을 체감하지 않을 수 없고 눈아픔과 악취의 불쾌감까지 경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공해스모그 현상이 서울의 몇 지역에서는 4일 이상씩 적체되고 있다. 1952년 런던 살인스모그 현상으로 4천명 이상 사망했던 사건이 7일간 적체가 계속된 때였음을 상기하면 우리의 현단계가 얼마나 위험한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우리의 현상을 확인하는 기초연구기능조차 출발돼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경험과 기술수준으로 올 여름 대홍수를 예견하고 있다. 올들어 2월까지의 강수량만 해도 예년 평균을 2.5배나 넘어 이상증상으로 구분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환경문제를 얼마쯤 참고우선 산업발전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지향은 실은 국민적 공감을 가져온 것이었다. 하지만 현상을 좀더 침착히 바라볼 때 이제는 국민이 더 발전을 요구하더라도 국가가 이를 균형에 맞추어 조절하는 데에 나서야 할 만큼 우리의 기상과 대기의 문제가 확대돼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리고 이 기상변화에 직결돼 있는 대기오염의 문제는 나라별로 각자의 문제도 아니다. 이것은 지구가 하나뿐이기 때문에 단 하나의 문제이다. 이 하나의 지구는 자원의 무한한 보고도 아니고 한정없이 쓰레기를 처넣어도 끄떡없을 수 있는 쓰레기통도 아니다. 대기는 물을 바꾸고 물은 토양을 바꾸며 이 토양은 식량을 오염시키고 다시 대기로 돌아가게 하는 하나의 유기체가 지구이다. 서울 문래동이나 김포공항의 심각성만 먼저 떼어내 말할 일이 아닌 것이다. 세계의 기상변화도 매일 점검하면서 우리의 대기에도 보다 전면적인 대응구조를 시급히 만들어야 할 것이다. 기상의 불안한 나날이다.
  • 내자호텔 9월에 헐린다/미8군,점용 45년만에 새달 2일 반환

    ◎시선 사직로 교통체증 풀게 철거 방침/지난 35년 일제 건립… 6ㆍ25땐 두 차례 공습당해 우리나라 아파트의 효시이자 주한미군 시설물의 상징으로 여겨져 온 종로구 내자동 내자호텔이 오는 9월 헐리게 된다. 이는 내자호텔이 도심인 사직로변에 위치,교통체증으로 인해 확장이 불가피해짐에 따른 것이다. 한미 양측은 지난 88년11월 내자호텔 환원에 관한 합의각서를 체결함에 이어 22일 『오는 4월2일 내자호텔을 공식 반환하고 60일 이내에 미군측이 이주를 끝낸다』는 데에 최종 합의,철거 일정이 결정됐다. 이에따라 서울시는 올해 예산 58억5천만원(보상비 50억원,공사비 8억5천만원)을 확보,현재 폭 22m,길이 2백80m의 사직로를 폭 25∼50m로 확장하기로 하고 오는 9월부터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시는 또 내자호텔 부지중도로 계획선에 들어가지 않는 땅은 소유주인 국방부와 협의,별도의 이용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시는 88년에 양측이 체결한 합의각서에 따라 시설이 전비 48억5천만원을 시가부담하고 대체호텔 신축을 허가했다. 미군측은 이에따라 현재 용산 미8군 영내에 3천만달러를 들여 지난해 4월 지상 9층에 2백77개의 객실을 갖춘 대규모 호텔을 착공,오는 4월쯤 완공 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자호텔은 일제때인 지난 1935년 본관 4층과 별관 3층으로 나뉘어 69가구 규모의 일본 삼국석탄회사 사원숙소용으로 지어졌다. 당시 이 건물은 화신백화점과 함께 한양의 신식건물로 손꼽혔다. 45년 미군들이 진주하면서 미군장교와 여군숙소로 이용됐는데 이때 「내자아파트」란 이름이 붙여져 우리나라 아파트의 효시가 됐다. 이후 내자호텔은 경제원조단 전용 숙박시설로,6ㆍ25전쟁 기간중엔 종군기자를 위한 외신기자 클럽으로,전후인 55년 5월부터 3년간은 유엔한국 재건위원회(UNKRA) 건물로,61년 2월까지는 미대사관직원 및 미국대외원조기관(USOM) 건물로 사용되는 등 우리나라 근대사를 증언하는 중요한 건물이 됐다. 61년 2월 미8군이 시설 관리를 맡으면서 야전군장교와 동격의 민간인 숙소로 주로 이용돼 왔다. 6ㆍ25전쟁중에는 2차례의 북괴기 공습을 받아 외신기자클럽 사무실이 폭탄을 맞기도 했다. 미8군측은 70년 6월부터 이 건물을 미군전용숙소로 쓰기로 하고 1백만달러를 들여 내부시설을 호텔로 개조,72년 4월 내자아파트에서 내자호텔로 바꿔 개관했다. 현재 내자호텔은 대지 1천1백90평에 4층건물 2동,3층건물 1동,2층건물 1동 등 모두 4개동에 연건평 1천5백90평으로 영선실 등 부대시설이 딸린 2층 건물을 제외하고 80개의 객실과 식당ㆍ카페 등이 갖춰져 있다. 서울 한복판에서 55년을 버텨온 이 건물도 차량의 홍수에 밀려 허물어지는 운명을 맞게된 것이다.
  • 섬진강 홍수통제소/최신장비 설치 가동

    최신 예ㆍ경보시설을 갖춘 섬진강 홍수통제소가 12일 개설됐다. 42개소의 무인관측소를 포함 모두 81개의 관측소를 갖고있는 섬진강 홍수통제소는 4천8백㎢에 이르는 섬진강 유역의 홍수를 예측,예ㆍ경보를 하게된다. 섬진강 홍수통제소에 이어 오는 5월쯤에는 금강 홍수통제소도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 지구촌 재앙… 3백명 사망/태풍 유럽 강타… 뉴욕선 보잉기 추락

    ◎대만선 구정 당일 대 화재… 26명 숨져 【런던ㆍ뉴욕ㆍ도쿄ㆍ자카르타ㆍ수비크 미해군기지 AP AFP 로이터 연합】 구정을 전후한 사흘간 유럽을 휩쓴 폭풍과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한 각종 항공기와 선박ㆍ화재사고로 3백여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영국 경찰은 폭우를 동반한 최고시속 1백95㎞나 되는 태풍이 25일 영국을 비롯한 북유럽을 강타,최소한 7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태풍이 영국 기상대가 생긴이래 가장 큰 피해를 냈던 지난 87년 10월 태풍보다 인명피해는 더 커 영국에서만 39명이 사망했고 네덜란드에서 17명,벨기에에서 9명,프랑스 북부지방과 서독에서 각각 6명,3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뉴욕에서는 승객과 승무원 1백60여명을 태우고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를 출발,뉴욕의 케네디공항으로 향하던 콜롬비아 아비앙카 항공사소속 보잉 707기 여객기가 26일 상오 뉴욕 동부의 코브 넥에 추락,최소한 73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의사들이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승객과 승무원 19명을 태운 민간 전세여객기 HS­748기가 25일 악천후에 휘말려 휴양지인 발리섬 인근 해상에서 실종됐다고 현지 언론들이 26일 보도했다. 이날 또 목재를 싣고 말레이시아 사라와크를 출발,일본으로 향하던 파나마 국적화물선이 남중국해상에서 침몰,6명의 중국인 선원들이 익사하고 14명이 미전함 레이크 채플린호에 의해 구조됐다. 또 인도네시아 자바지역에 최근 20년래 최악의 홍수가 나 사망자수가 1백33명선에 육박하고 있다. 한편 구정 당일 대만에서는 극장과 슈퍼마켓 등이 들어있는 대북 남쪽 타오유안시 소재 7층빌딩에서 발생한 화재로 26명이 사망했다고 타오유안 경찰당국이 28일 밝혔다.
  • 중앙기상대 최정부예보관(90년대를연다/새희망을 가꾸는 사람들:7)

    ◎「족집게 예보」로 기상 선진국 대열에/농업ㆍ레저등 늘어나는 수요 부응/첨단장비 도입,적중률 85%로 세계는 최근 이상난동 가뭄 홍수 등 잇단 기상이변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태풍이나 집중호우 이상난동 이상한파 등으로 몇년째 피해를 겪고 있다. 따라서 기상변화의 신속한 예보 및 기상추이에 관한 각종 정보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갈수록 늘고 있다. 91년 기상청으로의 승격을 추진하면서 기상업무의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중앙기상대로서는 그만큼 90년대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기상분야의 얼굴이라할 예보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최정부예보관(49)은 『과학적 자료에 의한 선진수준의 기상정보제공』을 다짐하며 기상인생의 보람을 되새기고 있다. 지난65년 서울 문리대 기상학과를 나온 흔치않은 정통기상인으로 졸업과 함께 공군기상장교로 임관해 기상실무에 투신했던 최예보관은 제대후 중앙기상대로 옮겨 이 분야에서만 25년째 외길 인생을 걸어왔다. 최예보관이 기상대에 발을 들여놓은 지난79년만 해도 인공위성수신장비같은 과학장비는 꿈도 못꾸며 주로 풍향계 백엽상 등 기초장비에 기상예보를 의존하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최근 몇년동안 산업기술과 레저문화가 급속히 발달하면서 기상정보의 수요가 엄청나게 폭주했고 이에 대응한 시설보완이 필연적 과제가 되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기상대는 특히 88년 여름수해를 계기로 국민들의 여론에 힘입어 기상업무 현대화 계획을 추진,지난해부터 외자 1천7백50만달러(한화 1백19억원)를 들여 최신기상장비 55종 6백32점을 도입,설치하고 있다. 이 장비들의 도입 설치가 완료되는 91년에는 기상예보적중률이 지금의 80%안팎에서 85%로 향상되게 된다. 지난해 6월말엔 세계에서 12번째로 기상위성수신장비를 가동시켜 미국의 극궤도위성 노아 10.11 및 일본 정지위성 GMS로부터 하루 13종69장의 천연색구름사진 등 정확한 자료를 받아오고 있고 지름 4백㎞의 범위안에서 강수강도를 알 수 있는 레이다를 서울 제주를 비롯해 부산 강릉에도 설치,여름철 집중호우를 추적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퍼스널컴퓨터로는 며칠씩 걸리는계산을 단 몇분만에 해치우는 슈퍼컴퓨터가 기상예보에 활용되면 나의 25년 기상인생은 더욱 바쁘고 알차게 될것』이라고 최예보관은 활짝 웃었다. 『깨끗한 하늘을 살펴보며 살겠다』는 기상학도의 순박했던 소망이 90년대에 들어 드디어 꽃을 피우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기상업무에 애로가 적지않다. 9명씩으로 짜인 3개팀이 일근과 야근,휴식을 3교대로 해야하는 격무에 시달리면서 하루4번 발표되는 예보를 위해 1백20종의 각종 정보자료를 일일이 점검해야 한다. 『모든 기상관련정보의 최종 판단은 예보관이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예보관의 오판은 곧 엄청난 기상재난과 직결되는 만큼 기상인력의 확충도 그 어느분야 못지않게 시급하다』고 최예보관은 고충을 털어놓았다. 『지난 여름 지리산에서 갑자기 불어난 계곡물에 텐트를 치고 놀던 대학생이 실종됐다는 소리를 듣고 예보관으로서 깊은 자책감이 들었다』는 그는 『태풍 셀마의 피해때도 기상요원으로서의 죄책감은 지울 수 없었다』고 가슴아파하기도 했다.
  • 냉ㆍ온탕식 극약처방의 후유증/올 통화관리 왜 어려워졌나

    ◎잦은 목표변경,통화정책 신뢰성 상실/지자제 선거등 경제외적 요인이 변수 정부는 신축적인 통화공급을 위해 지난해까지 월별로 실시하던 통화관리방식을 올해부터 분기별로 관리하기로 했으나 올1ㆍ4분기 통화관리는 아직 과거의 부정적인 유산을 정리하기가 쉽지않은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전년동월대비 증가율에 집착하지 않기위해 월별관리방식을 과감히 버리고 3개월치를 묶어서 분기별로 통화공급을 평준화하기로 했는데도 지난해말 원낙 방만한 통화관리를 한결과 그 부담이 그대로 올해로 넘어와 1ㆍ4분기중 금융시장이 다소 혼란을 겪어야 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올연초의 통화관리가 힘들게 된 것은 지난해 통화관리가 난맥상을 빚은데서 비롯된다. 지난해 통화관리는 먼저 88년12월 금리자유화를 계기로 뭉칫돈을 잔뜩 풀었으나 89년 연초 무려 2조원을 긴급환수하는 무계획성을 보였다. 하반기들어서 8월에는 부진한 수출타개를 위해 무역금융지원폭을 크게 확대했으며 11월14일 대출금리인하,12월12일 증시안정을 위해 한은을 통해 투신사에대한 무제한 자금지원을 계속하겠다는 희한한 발표가 나왔다. 그러다가 연말을 며칠앞두고 총통화증가율을 낮추기 위해 다시 2조원 긴급환수 작전을 폈다. 이같은 냉탕ㆍ온탕식의 통화관리결과 지난 한햇동안 새로 풀린 돈(총통화)은 9조8천1백억원. 그 가운데 43.3%인 4조2천5벡억원이 12월 한달동안에 풀렸다. 당초 89년 한햇동안 총통화 증가율 억제목표가 18%였으나 결국 0.4%포인트가 높은 18.4%의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해 12월말의 방만한 통화관리로 우리나라 총통화의 지난해 연말잔액은 사상최고인 58조7천5백8억원이나 돼 전년동월대비 통계상 올 1월중에는 추가로 통화를 늘리지 않더라도 이미 1조8천억원이 늘어난 상태가 돼버렸다. 따라서 1ㆍ4분기중 총통화 증가목표(19∼22%)를 달성하려면 말잔기준으로 1월중 최소한 4천억∼7천억원은 되려환수해야 된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러한 계산도 정부가 통화를 조절하기 위해 발행한 통화채권 7조7천억원어치(1ㆍ4분기 만기도래액)가 그대로 차환발행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기관투자가들의 비협조로 통화채권이 잘팔리지 않을 경우 총통화는 더욱 늘어나게 된다. 매년초가 되면 전년말의 통화홍수로 말미암은 부담이 그대로 이어져 올연초에도 악습이 반복될 전망이지만 그것은 87년말 대통령선거,88년말 금리자유화등 돌발적인 통화증발 요인이 기여한 바가 크다. 다행히 올해부터 분기별 통화관리방식을 도입,월별증가율에 얽매이지 않고 연간 진도율을 기준으로 돈을 풀겠다고 통화당국이 나섬으로써 그나마 지난해초의 2조원환수 때처럼 법석을 떠는 극약처방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해에도 안정적인 통화관리를 위협하는 변수는 얼마든지 있다. 상반기로 예정된 지방의회선거라는 경제외적요인은 물론 경기부양을 위해 통화를 계속 풀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1ㆍ4분기이후의 통화관리는 분기별관리방식의 도입으로 지난해처럼 긴축ㆍ팽창의 악순환은 없을 것이란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지만 경제외적인 통화관리의 복병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올해 통화관리성패의 관건이 될 것이다. 잦은 통화목표의 변경으로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세워놓은 자금수급계획이 일시에 무너지거나 증시부양 또는 시장실세금리를 인위적으로 떠받치기 위한 통화공급이 계속된다면 통화정책은 그 생명인 신뢰성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 90년대를 연다/새희망을 가꾸는 사람들:3

    ◎김제의 영농후계자 조종훈씨/「농산물 개방」에 도전한 프로 영농/미국산 보다 맛있고 값싼 멜런생산 성공/소비자 기호 맞춰 무공해 과일 재배 역점 말띠해인 경오년새아침. 호남평야의 중심부인 전북 김제군 황산면 남양리에서 가업으로 이어 내려오는 농사를 천직으로 여기며 농촌을 지키고 있는 영농후계자 조종훈씨(36)는 90년대에는 상업영농으로 남부럽지 않은 농촌을 이루어 보겠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곡창지대인 김만들에서 잔뼈가 굵은 조씨는 『대부분의 농촌청년들이 도시로 떠나고 있지만 그래도 성실하게 자기 몫을 다한 사람이 보람을 찾을 수 있는 길은 역시 농업뿐이라고 확신한다』며 환한 미소를 잃지 않는다. 특히 농산물수입개방으로 농촌경제가 전반적으로 흔들리고 있지만 국제경쟁력이 높은 작목을 선택,영농기술을 집약시켜 수입농산물에 못지않은 질좋은 상품을 생산하면 도시근로자들 보다 훨씬 높은 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게 조씨의 신념이다. 71년 김제농고를 졸업한 후 곧바로 농촌에 투신한 조씨의 지난20여년동안 태풍ㆍ홍수ㆍ가뭄ㆍ농산물파동과 싸워 이기며 얻은 결론은 쌀ㆍ보리위주의 농사에서 하루빨리 탈피,상업영농을 겸한 복합영농을 해야 농촌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고 강조한다. 4계절 땅을 놀리지않는 부지런한 농군으로 소문난 조씨는 미국과 일본에서 수입해 오는 멜런 보다 당도가 높고 질이 좋은 머스크멜런을 생산,농산물수입 개방타격을 극복하고 있다면서 축산과 시설원예도 소비자 기호에 맞는 상품을 적기에 출하하는 것이 상업영농성공의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새해부터는 무공해식품을 찾는 현대인의 기호에 맞게 멜런ㆍ딸기ㆍ상추ㆍ오이 등 각종 과채류를 재배할 때 화학비료 대신 유기질 퇴비를 주로 사용하고 농약을 뿌리지 않고 인체에 해가 없는 효소농법과 환경개량영농방법을 도입,맞과 향이 뛰어난 무공해 과일을 생산함으로써 높은 소득을 올릴 계획이다. 2천여평의 농지에 비닐하우스를 짓고 영농기술을 하나 하나 익히며 젊음을 불태웠던 노력이 헛되지 않아 이제 논 6천평,밭 3천평,젖소 17마리,트랙터,경운기 등 각종 농기계를 두루갖춘 어엿한 독농가로 발돋움한 조씨는 올해는 머스크멜런과 시설원예재배를 더욱 늘리고 젖소사육도 30마리로 늘려 연간소득 3천만원을 기필코 달성하겠다는 의욕에 넘쳐있다. 『우리 농어민 후계자들은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하고 2000년대 풍요로운 복지농촌건설을 위해 불굴의 의지로 흙과 씨름하고 있습니다. 90년대에는 더욱 앞선 영농기술로 농가소득증대와 농어촌 경제활성화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올봄에는 지난86년부터 저축한 자금으로 농장옆에 아담한 2층양옥집을 짓고 승용차도 구입,도시중산층 못지않는 문화생활과 전원생활을 해나갈 설계를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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