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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권 머니게임에 서민들 놀아나고 있다”

    “금융권 머니게임에 서민들 놀아나고 있다”

    무역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이진명(35)씨는 매일 아침마다 신문의 경제면을 빼놓지 않고 읽는다. 괜찮은 재테크 정보는 오려 두기도 한다. 1년에 한두 권꼴로 읽는 책은 재테크서가 유일하다. 온라인서점 ‘비즈니스·경제’ 분야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 가운데 고른다. 요즘에는 주식 투자에 관련된 책을 읽고 있다. 온라인 재테크 카페도 하루에 서너 번은 들어가 본다. 변액연금보험에 가입하면서 알게 된 카페인데 각종 재테크 정보가 올라와 가끔은 신문보다 낫다는 생각도 든다. 이씨는 “친구들과 만나도 부동산, 주식, 펀드 이야기를 주로 한다”면서 “요즘 은행 이자가 워낙 낮아서 주식 투자를 시작해볼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재테크 과잉 시대다. 본격적인 저금리 시대에 접어든 데다 경기 부진 장기화로 소득마저 줄어들면서 돈 불리기가 핵심화두로 떠올랐다. 인터넷 공간에는 수많은 재테크 카페들이 활거 중이다. 재테크 서적이 홍수를 이룬 지는 이미 오래다. 최근에는 각 금융사의 재테크 강연이 중장년층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다. 부동산에서 펀드로, 펀드에서 다시 뉴타운으로 대박 신화가 옮겨가면서 재테크 열기는 더욱 공고해졌다. 그러다 보니 재테크를 하는 사람은 하는 대로, 하지 않는 사람은 하지 않는 대로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재테크 신화는 허상”이라고 잘라 말한다. 현대인의 조급증과 금융권의 과도한 마케팅이 ‘재테크 거짓 신화’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금융사들이 자사 상품 팔기에 집중하면서 그것이 마치 재테크인 양 둔갑시켰다”고 비판했다. 언제 직장에서 잘릴지 모르는 불안감에 월급쟁이들이 자산 불리기에 급급해하는 것도 이 같은 허상을 키웠다는 게 조 대표의 분석이다. 제윤경 에듀머니 대표(재무상담사)도 “월급쟁이들의 로망이 월세 받고 사는 것 아니냐. 이 사회가 극히 드문 성공사례를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처럼 과대포장했다”면서 “금융권의 머니게임에 대다수 서민, 중산층이 놀아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5년 ‘주(住)테크’ 광풍으로 ‘하우스 푸어’(빚을 내 집을 샀다가 원리금 상환에 허덕이는 빈곤층)가 양산된 것은 그 단적인 예라고 제 대표는 덧붙였다. 저축률이 크게 떨어진 데는 저금할 여력이 줄어든 게 가장 큰 요인이지만 이렇듯 너도나도 재테크 신화를 꿈꾸는 현상과도 무관치 않다. 우리나라 총저축률은 지난해 3분기 기준 30.4%다. 1982년 3분기(27.9%) 이후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가계 순저축률(처분 가능한 가계소득 대비 저축 비율)은 2011년 말 2.7%로 떨어졌다. 재테크에 쏟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계 사정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빚은 오히려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우리나라 전체 가계빚(대출+외상구매)은 959조 4000억원이다. 석 달 전보다 23조 6000억원 늘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자영업자를 포함하면 1000조원이 훨씬 넘는다. 빚 부담이 커지면서 중산층도 줄었다. 1990년까지만 해도 중산층 비중은 75.4%였지만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등을 거치면서 2010년 67.5%로 감소했다. 결국, 필요한 것은 재테크가 아니라 재무 관리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빚을 먼저 줄인 다음 수입·지출 균형을 맞추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 대표는 “우리 부모님 세대는 적금이 만기가 되면 가전제품을 교체하는 식으로 조금씩 살림을 불려왔는데 그것이 현명한 재무관리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조 대표도 “금융위기가 발생하지 않은 나라의 공통점은 저축률이 높다는 것”이라며 “국민 스스로가 ‘카더라’식의 재테크 허상을 좇을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정보를 얻어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과도한 재테크 열기는 버블(거품)을 낳고 이는 결국 가계부채와 국가부채로 돌아온다는 경고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北, 핵으로 고립·제재 자초…5년의 평가 역사에 맡길 것”

    “北, 핵으로 고립·제재 자초…5년의 평가 역사에 맡길 것”

    이명박(얼굴) 대통령은 19일 지난 5년간의 공과(功過)와 관련, “우리가 한 일에 대해 우리 목소리를 낼 것은 내고 평가는 역사에 맡기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세상이 빨리 바뀌고 있으니 (역사의) 평가도 빨리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춘추관에서 퇴임 연설을 갖고 “도덕적으로 흠결 없는 정부를 간절히 바랐지만, 제 주변의 일로 국민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친인척·측근 비리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기후 변화에 따른 물 부족과 대규모 홍수, 가뭄에 대비하기 위해 시행한 4대강 살리기 사업도 그 취지를 계속 살려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와 관련해 “북한 정권은 핵실험을 자축하고 있지만 국제사회로부터 고립과 제재를 자초해 막다른 길로 점점 다가가고 있음을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우리나라 최고 훈장인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하는 긴급 안건을 심의, 의결했다. 김성수 기자 sskim@seoul.co.kr
  • “태국에 ‘4대강 공사’ 수출 가능성 높아”

    “태국에 ‘4대강 공사’ 수출 가능성 높아”

    물 관리 사업 수주를 위해 박재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 태국으로 날아간 것은 지난달 20일이었다. 감사원이 설계 부실 등 ‘4대강 사업’의 총체적 문제점을 발표한 지 불과 사흘 뒤였다. 태국 왕립관개청장, 농업협력부 차관보 등을 만난 자리에서 이 문제가 불거졌다. 박 사장은 “4대강 사업 관련 우려는 곧 명명백백하게 해소될 것”이라며 자신 있게 밀어붙였다. 태국 전문가들이 지난해 12월 직접 한국을 찾아 새만금 수위계측기 등의 기술을 답사하고 돌아간 터라 크게 문제 삼지는 않았다. “그래도 내심 조마조마했다”는 박 사장은 지난 5일 우선협상예비후보에 선정됐다는 통보를 듣고서야 안도했다고 털어놓았다. 농어촌공사는 수자원공사 등과 함께 ‘K-팀’을 구성, 12조원 규모의 태국 ‘통합 물 관리 사업’ 국제입찰에 도전했다. 10개 프로젝트에서 모두 최고점을 얻어 중국·일본 등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고 한다. 박 사장은 “국내에서는 논란이 많지만 국제적으로는 우리의 물 관리 기술을 인정받고 있다”고 전했다. 태국의 물관리 사업은 2011년 4~9월 이재민 11만명과 재산피해 54조원 등을 불러온 대홍수 참사를 겪으면서 추진됐다. 저수지, 방수로, 홍수 저류지, 하천 보강 등 항구적 대책 수립이 목표다. 25개 주요 강의 물 관리를 통합 관리하는 것이어서 ‘태국판 4대강 공사’로 불린다. 태국 북부지역에서 방콕을 거쳐 바다로 흘러가는 짜오프라야강 주변에 방수로와 둑을 만들어 수위를 조절하는 것이 ‘핵심’이다. 오는 5월 공사에 들어가 2016년 마무리할 예정이다. 사업비만 12조 4000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공사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8월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대우건설·삼성물산·현대건설 등 민간 대형 건설사 7곳도 동참했다. 박 사장은 “10개 프로젝트별로 우선협상예비후보를 선정했는데 10개 부문 모두에서 협상자로 선정된 곳은 우리나라와 중국·태국 컨소시엄 두 곳뿐”이라고 전했다. 일본은 6개, 태국은 3개, 스위스는 1개 부문에서 우선협상예비후보로 선정됐다. 박 사장은 “(최종 낙찰자 발표일인 4월 10일까지) 남은 두 달여 동안 팀워크를 최대한 끌어올려 (수주전에) 쐐기를 박겠다”고 자신했다. 설 연휴 직후인 13일에 농어촌연구원 기술자들을 태국에 파견, 수위계측시스템을 설치할 예정이다. 홍수관리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시범사업도 실시한다. 박 사장은 “수위계측시스템 설치는 본사업 수주와 별개”라며 “한국의 통 큰 인심이 태국 정부를 사로잡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농어촌공사는 2007년부터 태국 왕립관개청과 수자원 분야 기술협력 약정을 맺는 등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박 사장은 “가격 문제가 남아 있어 아직 (최종 수주를)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K-팀에 참여한) 민간 건설사들과 긴밀히 협조해 좋은 소식을 들려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의 수주 반대에 대해서는 “국익을 생각하지 않는 행동”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수공컨소시엄, 태국 물관리사업 우선협상 대상자에

    한국수자원공사(K-WATER)와 한국건설업체 컨소시엄이 5일 12조원 규모의 태국 종합물관리사업 국제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국토해양부와 수공에 따르면 태국 정부는 이날 종합물관리사업의 프로젝트별로 3배수 후보업체를 선정하는 ‘쇼트 리스트’를 검토해 승인했다. 수공 컨소시엄은 10개 세부 프로젝트 모두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우선협상자로 선정됨에 따라 ‘4대강 사업’의 해외 수출 전망도 한층 밝아졌다. 태국은 2011년 50여년 만의 대홍수를 겪고 근본적인 홍수 방지 체계를 세우기 위해 종합 치수 사업을 시행키로 하고 지난해 7월부터 국제 입찰을 진행 중이다. 저수지 댐 건설, 토지이용 체계 개선, 농지 개선, 방수로 건설 등 10개의 세부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한국, 중국, 일본, 태국 등의 업체 7개가 치열한 수주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 중 10개 사업분야 전 분야를 통과한 국가는 수공 컨소시엄과 중국·태국 컨소시엄인 ITD-파워 차이나뿐이다. 10개 분야로 나눠 낙찰자를 선정하는 만큼 전 분야에 걸쳐 후보가 된 우리나라는 이 가운데 적어도 일부를 사실상 수주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후 현지 물관리위원회 등의 심사를 거쳐 오는 4월 10일 최종 낙찰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씨줄날줄] 풍납토성의 쓰레기/서동철 논설위원

    “며칠 전 박물관으로 옛 동기(銅器) 두 점을 팔러 온 사람이 있었다. 발견지로 가 보니 풍납리였는데, 큰물에 씻겨간 토사 단면에 커다란 항아리가 노출돼 있었으니, 동기는 항아리 속에 있었다고 한다. 주변 단층에 무수한 백제 토기가 출현하고 있으니 가 보면 어떤가.” 을축대홍수가 휩쓸고 지나간 1925년 가을, 지금의 서울 송파구 풍납동인 경기 광주군 구천면의 풍납토성을 찾았던 일본인 형질인류학자 아오노 겐지가 남긴 탐방기의 일부다. 그는 우리 땅에서 문화재를 조사한 최초의 일본인으로 알려진 세키노 다다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런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겐지는 ‘그날 세키노 박사의 의견으로는 이곳에는 성벽 흔적도 있으므로 백제 왕성 유적으로 생각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 옛 동기가 바로 지금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청동 자루솥이다. 풍납토성은 풍납동이 서울시에 편입된 1963년 사적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성벽 내부를 사적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이후 유적의 중요성이 부각되지 못하며 난개발이 이루어진 것이다. 풍납토성이 다시 한성백제의 왕성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한 고고학자의 용감한 도전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1997년 토성 내부의 아파트 공사 현장에 ‘잠입’한 이형구 당시 선문대 교수가 파헤쳐진 흙더미에서 백제 초기 유물을 확인한 것이다. 이후 재건축 사업이 추진되던 경당연립터에서 발굴조사가 벌어졌고, 왕궁의 흔적으로 보이는 유적과 유물까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한성백제박물관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도 풍납토성 발굴이 계기가 됐다. 지난해 개관한 박물관의 로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풍납토성의 성벽 단면이다. 박물관은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에 지어졌는데, 일찍부터 한성백제의 한강유역 지배와 깊은 관련이 있는 시설로 인정받은 몽촌토성의 내부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풍납토성이 한성백제박물관의 상징이 된 것은 그만큼 풍납토성이 백제 건국 초기의 도읍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풍납토성의 해자(垓子) 추정지에 수천t의 쓰레기가 매립됐다는 소식은 충격적이다. 그것도 왕성이라는 증거가 뚜렷해지며 유적 보호와 주민대책이 현안으로 떠오른 이후인 2006년 벌어진 일이라니 놀랍다. 해자란 적의 침입을 막고자 성 밖을 둘러 판 물길이다. 광주광역시 신창동이나 경주 안압지에서 보듯 저습지는 특히 목재 유물의 보존에 유리하다. 풍납토성 해자에도 초기 백제의 역사를 밝혀줄 유물이 간직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더욱 안타깝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씨줄날줄] 해운대의 부활/임태순 논설위원

    넓은 백사장과 넘실거리는 파도, 동백섬을 끼고 있는 부산 해운대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경승지이다. 해운대를 이야기하려면 통일신라시대 문장가 고운(孤雲) 최치원을 빼놓을 수 없다. 관직에서 물러나 유랑생활을 하다 동백섬에 들른 그는 아름다운 절경에 취해 바위에 해운대(海雲臺)라는 글을 새겨넣었다. 해운은 바로 그의 자(字)다. ‘바다와 구름이 어우러진 전망대’라는 뜻의 해운대라는 지명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얼마 전 해운대를 찾았다 깜짝 놀랐다. 10여년 전 해운대와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다. 진입로 주변에는 고층 건물이 빼곡해 해운대가 아니라 ‘빌딩대’(帶)였다. 해변가 주변으로 도로도 많이 나 승용차들이 쉴새없이 다니고 있었다. 해운대의 명물 백사장은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가슴을 탁 트이게 했던 널찍한 백사장은 절반 이상 줄어들어 옹색해 보였다. 이게 정말 해운대였던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러고 보니 해운대 일대가 센텀시티 등 부산의 신흥번화가로 변모했으며, 해변가 모래가 사라져 걱정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난다. 국토해양부가 해운대 백사장 복원사업에 나서기로 했다고 한다. 모래 유실로 해운대 백사장이 하루가 다르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65억원을 들여 15만~20만t의 모래를 투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3년간 모두 62만t을 해변가에 쏟아붓는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40m 너비의 백사장이 70m로 넓어져 1940년대의 백사장으로 돌아가게 된다. 해안에서 모래가 사라지는 것은 비단 해운대만의 일이 아니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108곳의 모래사장 중 76곳(70.3%)에서 모래 유실이 극심했다. 해변가 모래는 육지의 흙이 강을 타고 바다로 갔다가 파도를 타고 다시 백사장으로 쓸려온 뒤 바람에 날려 내륙으로 돌아가는 순환작용에 의해 양이 일정하게 유지된다. 그러나 해안도로가 들어서면서 순환구조에 이상이 생겼다. 도로가 가림막 작용을 해 순환구조가 파괴되고 있는 것이다. 지구온난화와 해수면 상승, 인공구조물 건설에 따른 해수 흐름의 변화 등도 모래가 사라지는 요인이다. 최치원은 함양 태수를 지내면서 인공 숲을 만들어 홍수를 물리쳤다. 냇물이 읍내를 가로질러 홍수가 심하자 강변에 둑을 쌓아 강물길을 돌리고 둑길에 나무를 심었다. 당시 심은 나무가 1100여년의 세월을 거쳐 울창한 숲이 돼 함양의 자랑인 ‘상림’(上林)이 됐다. 둑을 쌓아 물길을 돌렸지만 나무를 심었으니 하나씩 주고받은 셈이다. 해운대도 최치원식의 상생 처방이 내려져야지 모래만 투입한다고 복원이 될까 걱정스럽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올 봄 다큐 키워드도 ‘힐링’… 지상파 다큐멘터리 4社4色

    올 봄 다큐 키워드도 ‘힐링’… 지상파 다큐멘터리 4社4色

    올해도 수준 높은 다큐멘터리를 골라보는 재미가 쏠쏠할 전망이다. 드라마와 연예·오락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서 다큐멘터리는 인간의 갈등을 치유하거나 가장 원초적인 ‘오감’을 자극하면서 시청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시사성이 강한 정통 다큐멘터리부터 자연·환경물, 문명·역사물까지 소재는 물론 3차원(3D) 다큐까지 형식도 다양하다. KBS의 폭력 없는 학교 연중기획 ‘이제 네가 말할 차례’, MBC 창사 51주년 특집 ‘생존’, SBS 신년기획 ‘학교의 눈물’은 각각 심야 시간대라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1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좋은 출발세를 보였다. 올봄 지상파 방송 다큐의 화두는 ‘치유’다. 지난해 집단 따돌림과 잇따른 자살로 학교 폭력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면서 방송사들은 올해에도 앞다퉈 학교 폭력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지난 13일 SBS가 첫 방영한 3부작 ‘학교의 눈물’은 ‘일진과 빵셔틀’ ‘소나기 학교’ ‘질풍노도를 넘어’ 등을 통해 학교폭력이 가해자도 피해자도 없는 비극임을 되새기고 있다. 제작진은 가해·피해 학생 14명을 ‘소나기 학교’라 이름 붙인 시골학교에 합숙하며 문제의 근원을 살피고 치유책을 모색하는 이색적인 접근법을 시도했다. KBS는 지난 23일 내보낸 ‘이제 네가 말할 차례’에서 2011년 12월 대구에서 일어난 ‘대구중학생 자살사건’의 피해자 고(故) 권승민군의 어머니 임지영(경북 금호여중 교사)씨를 출연시켰다. 임씨는 “어떤 경우라도 자살을 선택하면 안 된다”고 호소했다. 최한결 KBS미디어 PD는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을 위해 ‘용기를 내달라’는 메시지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KBS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제작할 계획이다. EBS도 다음 달 방송예정인 6부작 특집 ‘학교 폭력’(가제)을 통해 학생 간 폭력을 다각도로 해부한다. 교육 현장의 ‘진실 은폐’에 초점을 맞췄다. 최근 다큐는 인류와 환경, 자본주의에 대한 밀착 탐구로 혹독한 생존 현장에서 인간이 한없이 작은 존재임을 보여주기도 한다. 장기 불황에 고통받는 서민에게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지난 16일 MBC가 첫 방송한 5부작 ‘생존’은 영하 40도 혹한의 땅 알래스카에서 살아가는 고래 사냥꾼 이누피아트족과 북극곰의 아슬아슬한 동거 현장, 아름답지만 혹독한 아프리카 나미브 사막에서 살아가는 힘바족과 산족(부시맨)의 삶을 다뤘다. ‘북극의 눈물’(2008년) ‘남극의 눈물’(2011년) 등 ‘지구의 눈물’ 시리즈의 완결편으로, 12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최삼규 MBC 교양제작국 부국장은 “‘생존’은 자연이 아닌 휴먼 다큐”라고 강조했다. 지상파 4개사의 다큐는 각기 다른 색깔을 띠고 있다. KBS는 ‘누들로드’ ‘슈퍼피쉬’ 등 전문적인 내용을 다룬 정통 다큐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에도 글로벌기획 ‘색, 네 가지 욕망’(4부작), ‘요리인류’(8부작) 등 색과 음식을 소재로 차별화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15억원이 투입된 ‘요리인류’는 음식에 담긴 인류의 창의성과 문명을 다룬다. 여기에다 스테디셀러라 할 수 있는 교육 문제를 다룬 ‘공부하는 인간-호모아카데미쿠스’(4부작)를 3월에 내보낸다. 2년여에 걸쳐 취재한 각 문화권이 만들어낸 최고의 공부법을 소개한다. 이어 9월쯤 3부작 ‘조선왕조의궤-8일간의 축제’를 통해 정조대왕 당시의 ‘원행을묘정리의궤’를 복원한다. MBC는 자연을 거울삼아 인간의 내면 세계를 파헤치는 게 강점이다. 올해에는 ‘남극의 눈물’을 연출했던 김진만 PD를 내세워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한 3D 곤충다큐 ‘곤충 삼국지’를 선보인다. 또 ‘공룡의 땅‘의 이동희 PD가 ‘공룡의 땅2’를 준비했다. 음식과 건강을 연계한 특집다큐 ‘슈퍼푸드’도 방영할 계획이다. 최삼규 부국장은 “그동안 ‘지구의 눈물’시리즈가 지구 곳곳의 생태를 화면에 담아 시청자 스스로 주변을 되돌아보도록 했듯이 이번 다큐들도 비슷한 형식을 띨 것”이라고 말했다. SBS는 2010년 선보인 4부작 ‘출세만세’ 이후 ‘짝’ ‘만사소통’ 등으로 다큐에 형식 파괴의 바람을 몰고왔다. ‘짝’은 다큐와 예능의 벽을 허물며 교양프로그램으로 정규 편성돼 롱런 중이다. 박기홍 제작본부 CP는 “특별한 철학을 강요하기보다 우리 사회의 문제를 돌아보고 거리를 좁히려 했다”면서 “최근에는 양극화 심화와 이에 따른 학교폭력 빈발이란 소재에 주목해 스토리텔링과 그림 삽입 등의 기법을 덧붙여 세상에 화두를 던졌다”고 말했다. SBS는 올해에도 빈부격차, 남북문제 등을 다룬 다양한 다큐를 준비 중이다. 부자를 둘러싼 다양한 시각을 정면으로 다룬 ‘과연 좋은 부자란 누구인가’를 방송한다. 지난해 말 방영한 자본주의의 본질을 파헤친 4부작 ‘최후의 제국’의 후속 격이다. EBS는 ‘교육’과 ‘다큐’가 방송의 양대 축을 이룰 만큼 다양한 소재와 3D 다큐로 무장했다. EBS의 다큐는 매년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최대 다큐멘터리 박람회 MIPDOC에서 일본 NHK에 이어 아시아권 상위에 랭크된다. 올해 첫 테이프는 28일 방영되는 3D 다큐인 3부작 ‘위대한 바빌론’이 끊는다. 18억 9000만원이 투입된 ‘위대한 바빌론’은 기원전 5~6세기에 실존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성경 속 바벨탑을 복원했다. 기원전 6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바벨탑 비석’을 토대로 다큐 최초로 바벨탑의 실재를 증명한다. 제작진은 이라크 정부의 협조를 얻어 총성이 가시지 않은 유적지에서 20여일간 체류하며 촬영을 마쳤다. 김유열 편성기획 부장은 “앞으로 ‘위대한 로마’, ‘위대한 마야’를 방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집단 탈출 악어 1만 마리 잡히지 않자 경찰까지…

    지난 주말 남아프리카 공화국 림포포강 인근 악어농장에서 집단 탈출한 나일 악어 1만 5000마리 대부분이 잡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비상이 걸렸다. 남아공 현지언론은 “악어 농장 측이 경찰은 물론 전세계 악어 전문가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면서 “포획한 악어가 2500마리 정도”라고 보도했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까지 약 1만 마리 정도의 악어가 잡히지 않았으며 농장 측은 정확한 숫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림포포강 인근에 위치한 락웨나 악어농장 측은 폭우의 영향으로 강이 범람 위기에 놓이자 피해를 줄이고자 문을 개방하면서 악어의 집단 탈출을 야기했다. 현지 경찰은 “인근 운동장에서도 악어가 발견돼 주민들은 가급적 집안에 머물기를 바란다.” 면서 “나일 악어는 사냥을 매우 즐겨 인간에게 극단적으로 위험한 종”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악어 포획 작업을 해줄 전문가들의 도움을 요청한다.” 면서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으며 사고 원인이 홍수에 있어 농장 측에 책임을 묻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농장 측은 핸드백 등 가죽용과 고기용으로 팔기위해 수많은 악어를 사육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넷뉴스팀 
  • [사설] 4대강 부실시공 논란 민·관 합동조사로 풀라

    4대강 사업의 부실 설계 및 시공 여부를 놓고 정부 일각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국무총리실과 국토해양부 등 관련 부처 대 감사원 간의 이런 불협화음은 사안의 본질에서 크게 벗어난 감정 대립이라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새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있다는 정치적 상황을 적지 않게 의식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다. 홍수 예방과 수자원 확보, 수질 개선을 목표로 하는 4대강 사업은 자연조건에 직접 영향을 받는 초대형 물관리 사업이다. 특성상 당초의 사업 취지가 얼마나 충족되고 있는지를 제대로 검증하려면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이런 상황에서 감사원이 ‘부실’을 지적한 데 이어 해당 부처가 반박문을 내고, 총리실이 부처 합동의 재조사 계획을 잇따라 밝힌 것은 전형적 책임 떠넘기기라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4대강 사업은 모두 22조원의 예산이 투입된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 국책사업이다. 국책사업이든, 민간사업이든 대형 토목사업은 아무리 철저하게 추진한다고 해도 의도하지 않은 허점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이런 문제점을 찾아내 사업의 완성도를 높이고자 정부는 각 부처에 자체 감사 기능을 두고, 감사원으로 하여금 더욱 철저하게 점검하도록 해 보완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따라서 작금의 논란은 총리실과 해당 부처, 감사원이 사업의 정치적 상징성을 지나치게 의식한 데서 비롯됐을 개연성도 있다. 완벽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 속에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문제점을 미리 밝혀내 공론화하기를 꺼린 데 상당한 원인이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4대강 사업의 핵심 목표는 이제 국민의 신뢰 확보로 전환해야 한다고 본다. 수질 개선 등 장기적 검증을 요하는 부분은 차기 정부로 넘기고, 당장에는 4대강 사업의 설계와 시공·관리 부문을 정밀하게 진단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해 보완에 나서야 한다. 사업 과정에서는 이윤을 챙겼으면서도 논란에서는 한 걸음 비켜나 있는 시공회사가 부실의 한 이유가 아닌지도 철저히 조사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정부 각 기관이 부실 시공 여부 등에 대한 객관적 진단은 미루고 상대 쪽의 주장만 공박하는 현재의 ‘정치적 행태’는 불신만 증폭시킬 뿐이다. 국민의 신뢰를 높일 수 있다면 정밀 진단에 민간전문가를 참여시키고, 필요하다면 정부와 여야가 공동조사단을 구성하는 방법도 검토하기 바란다.
  • 5년 침묵… 변명… 이런 게 ‘바른 감사’?

    5년 침묵… 변명… 이런 게 ‘바른 감사’?

    양건 감사원장이 4대강 사업의 설계부터 관리까지 곳곳에 부실이 있었다는 2차 감사 결과를 내놓고도 23일 “총체적 부실은 아니었다”며 기존 감사 내용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을 해 도마에 올랐다. 4대강 감사 결과에 대해 환경부와 국토해양부가 강력 반발하고 총리실이 조사단을 따로 꾸려 다시 검증에 나서기로 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자 현 정부를 의식해 뒷수습에 나선 게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양 감사원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4대강 사업 감사결과에 대한 긴급 현안보고에서 “보(湺)의 안전성이 심각하다거나 ‘총체적 부실’이라는 표현은 사실과 다르다”며 “이는 유지 보수가 필요하다는 감사결과를 확대 해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 우려가 실제 이상으로 과잉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자 새누리당 노철래 의원은 “감사 결과를 보면 정말 총체적 부실을 한 덩어리로 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저질러 놓고 보니 이명박 대통령에게 누를 끼치지 않나 염려하고 눈치 본다는 느낌”이라고 꼬집었다. 민주통합당 전해철 의원은 “이런 것이 총체적 부실이 아니면 어느 정도를 총체적 부실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냐”며 “총체적 부실 여부는 국민적 판단에 맡길 일이지, 굳이 이를 부정해 감사원의 기능을 스스로 훼손할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박지원 의원도 “양 감사원장이 총체적 책임을 지고 감사원의 명예 회복을 위해 사퇴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감사원이 2011년 1월 ‘홍수 시 하천관리가 과거보다 안전해졌다’는 요지의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2년 만에 정반대의 감사 결과를 내놓은 데 대한 추궁도 이어졌다. 새누리당 김도읍 의원은 “공사 초기 설계 마무리 단계에서 검토됐다면 2차 감사에서 드러난 결과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양 감사원장은 “초기 단계 감사 자료를 갖고 2차 감사 결과를 예측할 수 있었느냐 하는 것은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해명했다. 1차 감사 결과 내용에 대해선 “문제점들을 미리 지적할 수 있지 않았느냐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지금 나타난 결과로 볼 때에는 미흡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걸 부인할 수 없다”고 피력했다. 4대강 현장 확인을 지난해 9월 마무리하고도 대선이 끝난 뒤 1월에 발표한 이유에 대해서는 “현장 확인 후 관계기관에 질의하고 품질관리관실에서 재심의를 받는 과정이 있었다. 정치적·당파적 고려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 전체에 부담을 주는 감사 결과였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감사는 감사라는 생각에서 사실에 입각해 충실히 했다”며 “늑장 감사 지적은 실무 과정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양 원장은 “MBC 감사 결과 발표 시기와 관련, “법정 기간인 2월 초 전에 조속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정부 “4대강 보 안전·기능 문제없다”… 23일 공식발표

    정부는 4대강 살리기사업에 대한 감사원의 지적과는 달리 “4대강 보(洑)의 안전이나 기능상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국토해양부와 환경부 등의 해명을 재확인, 23일 공식 발표한다. 또 국민 불안감과 불신 해소를 위해 민간 전문가들로 조사단을 구성해 4대강 사업에 대해 객관적으로 정밀 검증을 하기로 했다. 정부는 22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종룡 총리실장(장관급) 주재로 비공개 차관회의를 열고 이같은 입장을 정했다고 국토부와 환경부 관계자들이 전했다. 정부 입장은 국무총리실의 임 총리실장이 발표하고, 국토부·환경부 차관과 4대강 사업 본부장 등 관련자들이 참석한다. 정부 관계자는 “보의 바닥보호공 설계기준 부적합,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 부적용 등 수질 관리 부실, 과다한 준설 등을 감사원이 중심 문제로 지적했지만 확인 결과, 감사원이 해석을 잘못하거나 달리한 것들이어서 문제는 없다”고 일축했다. 쟁점과 관련, 감사원은 “국토부가 4m 미만의 소규모 보에 적용하는 하천설계 기준을 적용했다”고 한 지적에 대해 차관회의는 “15m 이하의 보에 적용하도록 보를 설계했다”고 국토부 측의 입장에 손을 들어줬다. 또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을 적용하지 않는 등 수질 관리 기준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감사원은 4대강 보 지역을 정체된 물인 ‘호소’로 봤지만, 흐르는 물이어서 BOD를 중심으로 관리한 것이고 COD와 총인(TP)관리도 초기 단계여서 문제는 없다”고 반박했다. 준설량과 유지 준설비 과다 지적에 대해선 “4대강 준설은 기후변화에 대비해 200년 빈도 이상의 홍수를 막고 이상 가뭄에도 충분한 여유를 갖는 물확보 계획을 반영한 것”이라는 환경부 해명을 확인했다. 차관회의는 준설 골자재를 매각할 경우 관련 비용이 178억원으로 준다는 국토부 입장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봤다. 차관회의는 몇몇 보의 바닥 보호공의 유실과 일부 균열·누수 현상을 인정하면서도 “보의 안전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며 보강을 통해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정리했다. 앞서 김황식 국무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감사원 지적사항 중, 시정이 필요한 사항은 적극 시정하고, 사실관계 규명이 필요한 부분은 명확히 밝혀달라”고 말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환경단체 “4대강 범국민 진상조사위 구성을”

    환경단체 “4대강 범국민 진상조사위 구성을”

    4대강조사위원회와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는 21일 오전 서울 중구 환경재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이 지적한 4대강 사업의 문제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면서 “객관적으로 심층 조사할 범국민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감사원의 감사결과는 정부기관이 4대강 사업의 총체적 부실을 공식 확인한 것”이라면서도 ▲환경영향평가법과 국가재정법 등 각종 법령 위반 ▲고온 시기 정체 수역에서 나타나는 녹조 및 물고기 떼죽음 ▲보 안전성에 대한 정밀조사 등 10여 가지에 대해서는 감사결과가 충분치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국제적 설계기준 없이 건설된 바닥보호공으로 인해 발생한 유실 문제는 낙단보, 칠곡보, 죽산보가 4월에 보강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국토해양부의 해명에 대해서는 “바닥보호공의 유실은 보 전체의 안전성이 떨어졌다는 것”(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준설한 땅이 재퇴적되는 양이 갈수록 떨어질 것”이라는 해명에 대해서는 “국토부의 주장과 달리 평균 20~25%, 많게는 최대 75%까지 준설토가 재퇴적될 것”(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이라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도 ‘4대강 조사위원회를 꾸려 철저한 조사와 근본적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공약했다”면서 “4대강 사업을 합리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범국민조사단을 꾸려 사업의 타당성과 환경·생태계에 대한 영향, 홍수 피해와 침수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커버스토리] 위기의 활자매체, 미래는

    [커버스토리] 위기의 활자매체, 미래는

    몇 년 전 작가들과의 출장길. 기자와 작가들이 신나게 떠드느라 바빴다. 그 와중에 동승하게 된 외국인 몇 명. 자리 잡고 앉자마자 저마다 가지고 온 신문, 잡지, 책을 척 펴든다. 낮에는 다들 분노했다. “저런 행위는 관광의 기본 자세에 어긋난다”는 규탄이었다. 저녁 자리에 모여서는 다들 한숨만 폭폭 내쉬었다. 솔직히 부러웠다. 요즘 신문 사서 보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 시집 따위를 누가 사 보느냐, 잘 썼다고 밀어붙였는데 초쇄 2000~3000부조차 소화를 못 했다는 소리에 기죽어 지내던 기자와 작가들이었으니 말이다. 정제된 지식의 보고였던 신문·출판 산업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활자매체의 몰락이 현실화될까 하는 우려다.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디지털 혁명에 대한 전망이 난무하던 1990년대부터 나온 예상이었다. 인쇄매체는 디지털 혁명에 적응하지 못한 일부 노년층을 위한 매체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는, 그래서 활발한 소비층을 선호하는 광고주 입장에서 가장 매력 없는 매체가 될지 모른다던 예측 말이다. 신문사가 신문활용교육(NIE)을 외치고, 출판사가 세계문학전집을 내놓는 이유도 어쩌면 여기에 있을는지 모른다. 신문의 위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일간지 구독률은 2001년 51.3%에서 2011년 24.8%로, 열독률 역시 69.0%에서 44.6%로 추락했다. 해외에서도 우울한 소식이 들린다. 지난해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인쇄판 출간 포기를 선언했다. 상대적으로 우리 귀에 익은 매체여서 화제였을 뿐 뉴스위크보다 앞서서 미국과 유럽에서 인쇄판을 포기한 매체들은 많다. 아직 한국에서 이런 상황은 없지만 더 위험할 수도 있다. 해외 매체는 오프라인을 포기하는 대신 온라인 유료화 전략이라도 구사할 수 있지만 포털 중심의 한국은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출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온라인 서점을 통한 할인 행사가 일상화되다 보니 출판 생태계 붕괴에 대한 경고음이 지속적으로 울려 퍼졌다. 가장 큰 경고음은 책 출간 부수 자체의 감소다. 연도별 출고 동향을 보면 2009년 4.2% 증가를 끝으로 2010년 -9.0%, 2011년 -7.2%, 2012년 -12.3%를 기록했다. 내놓는 책 자체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데다 그나마 내놓는 것도 손쉬운 번역 출판이다. 2011년 기준으로 신간 가운데 번역서 비중은 26.1%, 단행본 및 베스트셀러에서 번역서 비중은 50%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다른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김위근 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은 “신문산업의 위기는 신문산업 전체의 위기라기보다 종이 신문에 한정된 위기”라며 “스마트폰 환경이 되면서 오히려 뉴스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문은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국 사례지만 뉴욕타임스가 온라인 뉴스 유료화를 재차 강행했는데 성과가 나쁘지 않은 것도 희소식이다. 출판업계에서 30여년 몸담은 강무성 열린책들 주간은 “출판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확보한다면 종이 책은 살아남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신문·출판 산업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 방안에 대한 요구가 높다. 현장의 얘기를 들어 봤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보 이상’ 여론 악화 막기… “수문 안전성은 이상무”

    정부가 18일 감사원의 4대강 사업 감사 결과에 대해 이례적으로 해명 브리핑을 하게 된 것은 기술적으로는 보(洑)의 안전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실무자들은 감사원 감사 발표가 보 전체의 안전성 문제로 비칠 수 있다고 염려하면서도 이날 아침까지는 즉각 대응을 자제하자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이 국회 당정회의를 마치고 긴급 해명을 결정한 시기는 브리핑 한 시간 전이었다. 보의 안전에도 이상이 있는 것처럼 여론이 형성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토목 전공자인 권 장관이 직접 기술적인 해명에 나선 것이다. 권 장관은 먼저 바닥보호공(15개보) 유실 지적과 관련한 설계 기준 논란에 대해 “감사원의 지적이 잘못됐다”고 직설적인 표현을 썼다. 단순 해명이 아닌 반박이다. 하천 설계 기준은 높이 15m 이하의 보에 적용토록 규정돼 있다는 것이다. 또 바닥보호공 하자도 세계적으로도 명확한 설계 기준이 정립돼 있지 않은 분야라서 시공 후 일부 미비점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권 장관이 직접 도면을 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도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수시로 보강 작업을 진행한다고 덧붙여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님을 강조했다. 그동안 발견한 하자에 대해서는 보강 공사를 벌였으며, 나머지 3개 보는 4월까지 보강 공사를 마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수문 안전성 미비 지적도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감사원이 유속에 의한 진동이 반영되지 않은 보가 12개이고, 수위 조건을 잘못 적용해 수압에 따른 훼손이 우려되는 보가 3개라는 지적도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위 조건이 잘못 적용된 부분에 대해서는 4월까지 추가 철판보강 공사를 벌이면 된다는 해명이다. 보의 균열·누수도 기술적으로 안전과 직접적인 관련이 적다고 확정했다. 권 장관은 전문가·기자들이 원하면 현장을 방문해 보여 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현재까지 발견된 부분은 에폭시 보강 공법 등을 활용해 보강을 완료했고, 앞으로 발생하는 하자는 바로바로 보수하겠다고 밝혔다. 준설량, 유지준설비 과다 책정 관련 지적에 대해서도 기술적인 검토를 거친 결정이었다고 해명했다. 기후 변화에 대비해 200년 빈도 이상의 홍수를 방어하고 이상 가뭄에 대비, 충분한 물 확보 계획을 반영해 준설계획을 수립한 것이라는 것이다. 준설 이후 퇴적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강바닥 안정화 이후 대폭적인 감소가 예상된다고 장담했다. 2011년 1900만㎥(준설량의 4%)가 다시 퇴적했으나 점차 축소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하천 골재 채취를 통한 유지준설이 가능하므로 유지준설 비용이 과다하게 발생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둔치 유지관리 계획이 부실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경관 거점 여부, 영향권 인구수, 시설물 규모 등을 고려한 ‘유지관리비 차등 지원 기준’을 마련해 올해부터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권 장관이 직접 기술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해명하면서 감사원 감사 지적을 면밀히 검토하고 철저히 보완하겠다고 약속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정권말 ‘안면’ 바꾼 감사원… 1·2차 감사결과 달라 논란

    감사원의 4대강 사업에 대한 2차 감사 결과 발표 시점과 내용에 대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4대강 사업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와 환경부의 달라진 입장 표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국토해양부와 환경부 장관이 18일 직접 나서 감사 결과를 반박하자 감사원의 입장은 ‘대략 난감’이다. 특히 감사원은 감사 결과 발표 시점과 관련해 ‘신구 정권’ 사이에서 눈치 보기 발표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정치적 고려는 없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지난 17일 감사위원회를 열어 확정된 내용을 당일 최대한 빨리 공개했다”고 해명했다. 1, 2차 감사 결과가 크게 달라진 것도 도마에 올랐다. 2011년 1월 1차 감사 결과와 이번 감사 결과가 달라진 것과 관련해 감사원이 이명박 정부의 최대 역점사업에 대해 정권 교체기에 안면을 바꿨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로 감사원은 환경단체들이 의혹을 제기했던 1차 감사 때는 별다른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았다. 그러나 2차 감사에서 수질 악화, 보의 내구성과 안전 문제 등을 지적하자 일각에선 “진작에 문제점을 적시했더라면 예산 낭비를 막을 수 있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1차 감사에서 감사원은 홍수 예방과 가뭄 극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까지 덧붙였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사업이 막 시작된 1차 감사에서는 사업계획의 타당성과 적정성을 살펴봤지만 수질이나 보의 안전성 문제는 거의 논외였다”며 1, 2차 감사의 대상이 달라 결과가 달리 나왔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4대강의 안전성과 수질에 문제가 없다던 정부도 곤혹스럽게 됐다. 국토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합동 브리핑에서 “감사 결과를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반면 “문제가 없다”고 버티던 환경부는 “감사원의 지적을 받아들여 향후 수질 관리를 강화하겠다”며 자세를 낮췄다. 환경단체들은 “그동안 환경부가 앵무새처럼 4대강 수질에는 문제가 없다는 주장만 되풀이하더니 감사원 지적에 대해 뒤늦게 해명에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황수정 기자 sjh@seoul.co.kr
  • “홍수·녹조 등 부작용 언급 없어…후속사업 전면 중단해야”

    “홍수·녹조 등 부작용 언급 없어…후속사업 전면 중단해야”

    “늦었지만 감사원의 양심선언을 환영한다. 하지만 감사원이 지적한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4대강 사업의 부실 문제를 지적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이 줄기차게 지적한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뒤늦게나마 정부가 인정한 것”이라면서도 “감사원의 4대강 사업 감사가 ‘4대강 사업 주요 시설물 품질 및 수질관리 실태’에 한해서만 제한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4대강 사업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짚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4대강 사업 초기부터 현장조사 등을 통해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제기해 온 환경운동연합, 4대강조사위원회 등 4개 환경단체는 18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감사로 환경단체가 4대강 사업 현장조사를 통해 제기한 보의 균열과 세굴 등으로 인한 보 안전성 문제, 녹조현상과 먹는 물 위협, 물고기 떼죽음 사건 등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 ‘안전하다’는 입장을 되풀이해 온 정부의 대국민 사기극이 드러났다”면서 “감사원의 4대강 사업 감사 결과를 살펴보면 잘못된 4대강 보 설계로 인한 홍수, 보 붕괴로 인한 재해 발생 가능성 검토, 향후 대책 등 적극적인 의견이 제시되지 않았고, 주요 시설물 등의 문제점만 짚었다는 점에서 한계점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감사원의 4대강 사업 감사 발표는 현장의 상황을 충분히 대변하지 못했다”면서 “녹조라테 사태 등 4대강 사업으로 나타난 부작용 현상에 대한 설명이 없었고, 4대강 주변 234개에 달하는 생태공원에 대한 관리 비용이 부적절하게 쓰이고 있다고 지적했을 뿐 공원 이용의 필요성, 공원 개발로 인한 환경 훼손 등을 담아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황인철 녹색연합 4대강 현장 팀장은 “감사원에서 보강 공사와 수질 관리 방안을 개선하라고 했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면서 “16개 댐을 제거하는 조치가 있어야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이 올바르게 해결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대강 복원 범국민대책위원회 등도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의 한계점을 꼬집었다. 이들은 “후속 사업으로 진행 중인 영주댐, 영양댐, 지리산댐 등 대형 댐 건설 및 하천 토건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저수지 증고 사업, 각종 지류·지천 사업, 4대강 사업의 해외수출 등도 사업의 타당성 등을 따진 뒤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은 “수문 개방 및 보 철거를 비롯한 4대강 복원 및 책임자 엄중 처벌이 없이는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명호 생태지평연구소 사무처장도 “이번 감사원 발표를 보면 보의 안전성과 수질 문제 두 가지에 초점을 맞췄다. 사업 이전보다 생태계 내 종의 다양성이 늘어났는지, 가뭄이나 홍수를 막는 데 도움을 줬는지 등을 명확히 판단하는 과정은 빠졌다”면서 “국회가 민간·환경단체 전문가와 함께 공정한 조사를 하루빨리 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 처장은 이어 “항상 어떤 국책사업이든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선에서 마무리가 됐는데 일본의 ‘정부정책평가법’(GPEA)처럼 사업의 효율성을 상시적으로 체크하는 실질적인 법안 도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환경단체들은 국회에 4대강 사업에 대한 국정조사와 청문회 실시를 촉구하는 한편 박근혜 당선인에게 4대강 사업 대책 마련을 위한 위원회 설치 등을 요구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사설] 4대강 부실 철저히 점검해 보강하라

    감사원이 그제 발표한 ‘4대 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감사 결과를 보면, 이 사업은 설계·시공·보강·보수는 물론 수질관리에 이르기까지 성한 부분이 없을 만큼 부실투성이다. 그러나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보(洑)의 안전과 기능엔 문제가 없다”고 강변했다. 권 장관은 “다만, 보에서 물이 넘어와 떨어지는 ‘바닥 보호공’이 일부 유실됐지만 보강이 거의 완료된 상태”라고 밝혔다. 감사원과 주무부처의 견해가 이렇듯 다르니 진상을 제대로 모르는 국민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감사원과 국토해양부, 객관적인 전문가들이 다시 공동조사를 벌여서라도 크든 작든 부실 여부를 규명해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고 본다. 4대 강 사업은 정부가 2009년부터 4년 동안 22조원을 들여 추진한 초대형 국책사업이다. 국민 사이에선 사업 초기부터 개발과 보전의 찬반 대립이 극심했고, 이 틈바구니에서 정치·이념적인 저항도 적지 않았다. 그런 탓에 정권 교체기를 앞두고 나온 감사원의 발표는 일파만파를 일으키고 있다. 감사원은 4대 강에는 대규모 보를 설치해야 함에도 소규모 보를 건설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대부분 보의 내구성이 부족하고 세굴(洗掘·급류에 의한 바닥 침식) 현상이 나타나 관리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수질도 나빠져 16개 보의 화학적산소요구량(COD)과 녹조가 예년 평균보다 증가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소규모 보를 설치한 것은 과거의 설계기준을 적용한 게 맞지만 보강공사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반박한다. 지난해 여름, 4대 강 사업이 시행된 남한강엔 녹조가 없었지만 사업을 하지 않은 북한강에서는 대량 발생한 점도 거론했다. 나아가 보를 설치한 유역의 수질은 오히려 개선 추세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토부도 시인한 바닥 보호공 유실 등 일부 부실 시공 정황이 드러난 만큼 문제가 없다고만 우길 게 아니라 보완책을 시급히 마련하기 바란다. 감사원이 어느 전문가의 소견을 반영했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2010년 감사원의 1차 감사 때와 이번 감사결과가 너무 다르지 않은가. 일부 환경근본주의자들은 차제에 보 철거 등 원상회복을 주장하나, 성급한 견해다. 4대 강 사업에 따른 홍수 방지 및 수질 개선, 수변 레저 공간 활용 등 종합적 효과를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 새 정부는 부실 여부를 원점에서 재점검해 문제점을 보강함으로써 국민 불안을 씻어내야 한다.
  • “큰 문제 없다”던 국토부… 신뢰성 추락

    야당과 환경단체 등이 제기했던 4대강 시설물의 안전 문제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감사결과 사실로 드러나자 국토해양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보(堡)의 안전성과 관련, 수문과 하부 구조물이 훼손될 정도의 심각한 하자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구조물의 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안이하게 대처함으로써 국토부의 정책 신뢰성은 땅에 떨어지게 됐다. 특히 주요 시설물의 하자 원인이 공사 첫 단계인 설계 잘못이라는 결론이 나옴에 따라 하자 책임을 고스란히 정부가 떠앉게 됐다. 특히 보에서 발생한 하자가 대규모 보(높이 4~12m)를 설치하면서 소규모 보(4m 미만)의 설계를 적용했기 때문이라는 감사 결과에 대해서는 더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게 됐다. 16개 보 가운데 이포보를 제외한 15개 보에서 심각한 수준의 바닥보호공 유실과 세굴현상(강이나 바다에서 흐르는 물로 기슭이나 바닥의 바위나 토사가 씻겨 패는 현상)이 발생했음에도 일부 보에서만 문제가 나타났고, 충분히 보수하고 있다던 국토부의 발표도 거짓말이 됐다. 부실한 ‘땜질보수’와 관리감독이 허술했다는 지적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하자 원인이 설계 잘못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11개 보 시공사가 유실된 바닥보호공을 확장하는 임시방편 보수를 진행하도록 방치했다는 것이다. 강바닥을 지나치게 많이 파내 예산을 낭비했다는 지적에서도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홍수예방, 수자원확보량 등을 객관적으로 따지지 않고 4대강의 모든 구간에 걸쳐 준설하는 바람에 공시비와 유지관리비가 과다 계상됐다는 것이다. 결국 4대강사업에 따른 홍수예방, 수량확보, 친수공간 조성 등의 긍정적인 효과는 감사 결과 상당 부분이 부실공사로 드러나면서 빛이 바래게 됐다. 당초 설계의 문제점에 이어 공사진행-하자파악-하자보수 관리 방치 등 총체적인 부실책임을 국토부가 모두 뒤집어쓰게 된 셈이다. 한편 국토부는 “감사원의 지적 사항에 대해 보수공사를 진행하는 중”이라며 “빠른 시일 안에 시설물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게 보수 공사를 마치겠다”고 밝혔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수문 개방때 유속 감당 못해… 창녕·함안보 바닥 20m 깎여

    수문 개방때 유속 감당 못해… 창녕·함안보 바닥 20m 깎여

    “4대강 전 구간에 대한 대규모 준설이 실제 홍수예방이나 물 부족 대비 등의 사업효과나 경제성에 대한 정확한 검토 없이 이뤄졌다” 17일 감사원이 내놓은 ‘4대강 살리기 사업 주요 시설물 품질 및 수질 관리실태’를 살펴보면 강바닥에 쏟아부은 22조 2800억원의 나랏돈이 아까워서 눈물이 날 지경이다. 지난해 여름 낙동강이 ‘녹차라떼’처럼 색깔이 변한 대규모 녹조현상도 결국 4대강 사업 때문이었음이 감사 결과 드러났다. 사업 전반의 문제점에 대해 향후 책임공방이 거세질 전망이다. 4대강에는 16개의 보가 설치됐지만 설계를 잘못하거나 기준을 잘못 적용해 수문을 개방할 때 생기는 큰 유속에너지와 충격을 감당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개 보 가운데 공주보 등 15개 보에서 보가 패는 것을 방지하는 보 바닥보호공이 사라지거나 내려앉았다. 창녕·함안보는 최대 깊이 20m로 보 바닥이 깎여나갔다. 특히 지난해 8~9월 집중호우 때 수문을 개방하면서 이미 보수가 끝난 11개 보 가운데 6개 보에서 바닥 보호공 침하 피해가 재발했다. 창녕·함안보, 달성보, 강정고령보 등 3개 보에서는 허용치를 초과하는 유해 균열이 발생했다. 보를 만든 콘크리트가 갈라지는 균열은 6개 보의 1246곳에서 총 3783m 규모로 일어났다. 여주보 등 13개 보에서는 수중 콘크리트 구조물의 표면이 떨어져 나가거나 깨져서 철근이 드러나는 결함이 방치되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더 나빠진 수질은 강 상류에 대량의 물 방류가 가능한 대형 댐이 없는 영산강에서 잘 드러난다. 영산강 죽산보 직상류 구간은 강물이 머무는 시간이 보 설치로 2.3일에서 18.9일로 늘어나면서 조류농도가 195%나 증가했다. 수량이 많아지면서 생기는 수질 개선 효과보다 강물이 정체되면서 발생하는 수질 악화 효과가 더 컸다. 환경부는 2009년 국립환경과학원의 보고를 통해 지난해와 같은 녹조현상이 발생할 수 있음을 사전에 알았다. 하지만 종합적 수질 개선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막연히 하수처리장 방류수 기준을 강화하면 수질이 개선될 것으로 계획했다. 환경부는 수질예보제를 운영하면서 세계보건기구(WHO)의 수영금지 권고 가이드라인과 조류경보제의 친수활동 자제 기준보다 각각 20㎎/㎥, 45㎎/㎥씩 기준을 대폭 완화했다. 낙동강 창녕·함안보 구간에서만 조류경보가 자주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게다가 상수원이 있는 7개의 보 구간과 18개 취수원에서는 조류경보제를 아예 운영하지 않았다. 국토부는 2009년 ‘4대강 마스터플랜’을 짜면서 4대강에서 5억 7000만㎥의 강바닥 흙을 파내려고 했다. 실제로 4억 6000만㎥의 흙을 파냈지만 결국 돈 낭비였다. 국토부는 지난해 4대강의 수심을 4~6m로 유지하기 위해 269억원의 유지 준설비용을 확보했다. 하지만 2011년 4대강에는 3200만㎥의 토사가 퇴적되어 최소 2890억원의 준설비가 든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앞으로 4대강 수심을 계속 유지하려면 필요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감사원은 우려했다. 4대강 뱃길 복원도 헛수고였다. 영산강은 1000t급 여객선 운항을 위해 8.5㎞에 이르는 강바닥을 5m의 수심으로 파냈다. 하지만 영산강 죽산보에 설치된 갑문이 겨우 한강 유람선 수준의 100t급 선박만 통과할 수 있는 규모여서 준설 작업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되고 말았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4대강 보 설계 잘못… 16곳 중 15곳 침하”

    “4대강 보 설계 잘못… 16곳 중 15곳 침하”

    지난 4년간 22조 2800억원이 투입된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해 감사원이 총체적 부실이라고 진단했다. 4대강 사업의 설계에서부터 시공, 관리, 유지보수에 이르기까지 부실로 일관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일부 환경단체들은 “막대한 예산을 쏟은 현 정부의 치적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감사원은 17일 대형 국책사업인 ‘4대강’이 사업 종료를 앞두고 있지만 시설물의 안전성과 수질오염 및 유지관리 방법의 적정성 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5월 14일~7월 1일 국토해양부·환경부 등을 대상으로 감사를 벌였고, 7~9월 전국적으로 심한 녹조현상이 발생하자 추가 점검을 했다.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4대강에 16개의 보를 설치했지만 설계를 잘못해 이 가운데 15개 보 바닥이 사라지거나 깎여 나갔다. 수질은 4대강 사업으로 더 나빠졌다. 16개 보의 평균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은 5.64㎎/ℓ에서 6.15㎎/ℓ로 증가해 수질이 공업용수 수준으로 악화됐다. 정부는 수량이 확보되면 수질이 개선될 것이라고 했지만, 4대강 보 안에 물이 장시간 체류하면서 녹조류가 늘어나 물 색깔이 녹차처럼 변하는 녹조현상 등이 발생했다. 수질 관리도 엉망이었다. 환경부는 수질예보제를 실시하면서 세계보건기구(WHO)의 수영금지 권고 가이드라인과 조류경보제의 친수 활동 자제 기준을 대폭 완화해 설정했다. 필요 없이 강바닥을 파서 356억원을 날리기도 했다. 낙동강의 창녕·함안보 구간은 최소 수심을 6m로 유지한다는 이유로 356억원을 들여 파냈지만 퇴적물이 다시 쌓여 수심은 제자리로 돌아갔다. 정부는 홍수 예방을 위해 준설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낙동강은 4대강 사업 이전에 충분한 홍수방어 능력이 확보됐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정부가 내세운 4대강 사업의 이유 가운데 하나였던 수자원 확보도 실제 물이 부족한 곳은 영산강 한 곳에 불과했지만, 4대강 전체에 걸쳐 대규모 준설 작업이 이뤄졌다. 감사원은 부당계약 및 준공공사 소홀 등 비리가 확인된 12명에 대해 엄정한 징계 조치를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서재철 녹색연합 생태국장은 “마구잡이식으로 전국의 강을 파헤치고 반대 여론에는 귀를 막은 현 정부의 토목사업은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감사원은 지난해 11월부터 4대강 사업 입찰 담합 등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감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에서 조사하지 않은 21개 턴키 사업과 51건의 최저가 입찰 사업 등이다. 감사원은 조달청 전산위탁업체 직원이 3개 건설업체와 공모해 전자 입찰내역서를 사후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부정 계약을 해 3000억원을 최종 낙찰받은 것을 확인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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