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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람] ‘론리 플래닛’ 서울판 개정본 제작 마틴 로빈슨

    [이사람] ‘론리 플래닛’ 서울판 개정본 제작 마틴 로빈슨

    그는 분명 ‘외로운 별’이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사거리에 등장한 그를 특징짓는 트레이드 마크는 크게 세 가지였다. 사파리 모자, 지천명(知天命)에 어울리지 않는 샌들, 옆구리에 끼고 있는 큼지막한 대학노트였다. 나이를 짐작할 수 없는 얼굴엔 천진난만함과 호기심 많은 소년의 표정이 자리하고 있었다. 세계적인 여행 가이드북 ‘론리 플래닛(Lonley Planet)’ 서울판 개정·증보를 위해 지난 7월 내한,2개월 동안 서울과 수도권을 종횡무진 누빈 마틴 로빈슨(54). 영국에서 태어나 옥스퍼드 대학을 나왔지만 지금은 뉴질랜드에 거주하고 있고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 아메리카 등 50개국을 구석구석 다닌 그를 만나 ‘유목민’의 심경을 들여다 보았다. ●두달동안 하루 12시간씩 강행군 몸에 살이 붙어 있을 리 만무했다. 오전 10시에 숙소를 빠져 나와 밤 9시나 10시까지 서울의 골목골목을 샅샅이 훑었다. 무려 두달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주말과 휴일 없이 그렇게 서울을 누볐다. 택시도 이용하지 않고 오직 “훌륭한 지하철 망”을 이용해 두 발로 걸어다녔다. 하루에 움직인 거리를 물었더니 그는 “지난 2003년 서울판 5판을 위해 내한했을 때 두 달 동안 1000㎞를 넘게 걸었던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론리 플래닛 작가마다 자기만의 비법이 있기 마련”이라며 “내 경우엔 논스톱이다. 한국 영화 ‘말아톤’(물론, 그는 ‘마라톤’으로 영화 제목을 알고 있었다)의 주인공 형진이처럼 ‘여기서 멈추면 더 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뉴질랜드 집에 돌아가면 완전히 드러눕는다고 했다. 마치 월요병 환자처럼. 어디 뿌리박지 못한 채 표류하는 그런 삶이 힘들지 않으냐고 물었더니 “나는 너무 여행이 좋아요. 매일매일이 얼마나 즐거운지 모른다.”며 천진난만하게 말했다. 이번 서울 방문엔 말레이시아계 부인이 동행했지만 이들 부부에겐 자녀가 없다. 실례인줄 뻔히 알면서도 왜 자녀를 갖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답은 극히 짧았다.“바쁘다.” 그는 대학을 무척 어렵게 나왔다. 주차장, 은행과 제약공장, 바 등에서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다고 했다. 그렇게 번 돈으로 아프리카 트럭 사파리를 3개월 갔다가 여행이 주는 마력에 빠져 길 위에서 평생을 살겠다고 정해 버렸다. 주일 영국대사관에서 일할 때도 틈만 나면 아시아 곳곳을 탐험했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유엔 자원봉사자로 일하기도 했으며, 사모아섬에선 1년을 보내며 폴리네시아 문화에 관한 책을 집필하기도 했다. 론리 플래닛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9년부터 2년간 전주의 한 여자 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칠 때 근처 산을 영문으로 소개한 책을 낸 것이 계기가 됐다. 그가 현재 편집을 맡고 있는 지역은 서울과 한국 외에도 호주 아웃백, 뉴질랜드, 인도, 사모아섬 등이다. 내년엔 한국판 7판 개정을 위해 또 우리나라를 찾을 계획이다. ●서울시민보다 더 서울을 잘 알아 그는 아무데나 불쑥불쑥 잘 들어갔다. 강남역 뒤 새로 들어서고 있는 ‘코옵 레지던스’에 들어가 신분을 밝혔으나 여직원은 처음엔 못 알아들었다가 한참 뒤 화들짝 놀라 반겼다. 침대 시트의 청결 상태까지 꼼꼼히 살폈다. 한 레스토랑에 들어가선 외국인 손님들이 어떤 메뉴를 좋아하는지 대학노트에 적었다. 그의 노트는 그야말로 서울의 모든 것을 기록하는 축약도였다. 이런 식으로 서울의 80개 호텔과 80곳의 레스토랑,50곳 안팎의 클럽을 직접 찾아 점검해 책을 낸다. 책을 넘기다 보면 보통 정성이 아니라는 것이 드러난다. 우리 문화에 대해서도 놀랄 만큼 자세하게 알고 있다. 남아 선호를 꼬집은 ‘소녀들은 다 어디로 갔지?’, 추석 때 바리바리 선물을 싸들고 온 학부모들에 둘러싸인 경험을 담은 ‘선물 풍년’,‘백화점 공짜 음식’ 등은 외국인들에게 좋은 우리 문화 소개가 될 듯하다. 동성애자임을 커밍아웃한 탤런트 홍석천씨를 만나 인터뷰하고 한국 동성애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담은 글, 그들이 만남을 갖곤 하는 장소에 대한 안내까지 접하고 보면 막상 서울 사람보다 더 서울을 잘 안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혜화동의 필리핀 이민자 커뮤니티 얘기도 그에게 처음 들었다. 로빈슨은 “세계인에게 서울을 소개할 때는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을 강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유명한 레스토랑도 생겼다가 나중에 찾아가면 금방 없어지고, 재건축도 자주 돼 변화무쌍한 것이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그런 서울의 역동성이 좋단다. 이번 서울판은 뚝섬 서울숲과 수원 화성, 용산으로 터를 옮긴 국립박물관, 남산 서울타워 등이 새로 실릴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더 많은 사진을 싣고 인사동 상세 지도 등이 담길 것이라고 했다. 그와 만나기 전 서울판의 지도 등에서 잘못된 한글 표기의 예를 정리해 건네줬더니 반드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인들이 근래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는 독도가 내년에 개정되는 한국판에 실릴 예정이지만 그는 외국인들이 찾을 만한 매력은 없다며 “다분히 정치적인 의미”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내년에 북한 관광 정보를 업데이트하기 위해 한국관광공사를 통해 북한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 ●“삶의 양식 선택권 넓힌 세계화” 얘기를 돌려 세계화 진전에 따라 민족이나 국가가 고유의 매력을 잃고 있다고 보지 않느냐고 묻자 “그렇게 말하는 이도 있지만 세계화가 오히려 세계 곳곳을 다양하게 만들고, 선택의 폭을 넓혔다고 본다.”고 답했다. 말문이 터진 그는 “카페는 서양 문화지만 일본, 한국, 인도는 고유 문화를 접목해 독특한 방향으로 발전시켰다. 인도와 한국의 카페는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분명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한국에서 널리 쓰이는 옥돌침대도 한 예가 될 것이다. 한국이 만들어낸 새로운 형태의 침대다. 온돌이란 전통은 침대라는 서양 문화 때문에 사라진 것이 아니라, 침대라는 또 다른 선택권을 얻은 것이다.” “또 아프리카 동물들은 관광객이 없었다면 모두 사라졌을지 모른다. 관광객이 찾아오고, 돈이 되기에 가난한 정부가 앞장서 전통 문화와 자연 환경을 지키게 된다. 주민만이 그 문화를 향유했다면 뉴질랜드 마오리족의 예술은 명맥을 잇지 못했을 것이다.” 끝으로 국제적인 관광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 서울이 고쳐야 할 점을 물었다. 시내버스 번호와 행선지를 영어로 병기했으면 한다는 것과 거리를 무질서 상태로 몰아가는 오토바이들을 ‘어떻게든’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론리 플래닛’ 이란 전세계 배낭여행객들의 바이블인 ‘론리 플래닛’은 전화나 인터넷에 의존하지 않고 철저히 현장을 발로 뛰며 취재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광고도 없으며 좋은 평가를 대가로 사례금도 일절 받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1970년대 초 토니와 모린 휠러 남매가 아시아와 호주를 돌아본 뒤 ‘값싸게 아시아 훑기’란 책을 낸 것을 계기로 ‘돈보다 시간이 더 많은’ 배낭 여행객들이 직접 쓰는 여행서의 네트워크가 시작됐다. 현재 600여종의 도시와 국가편이 나와 있고 2년마다 한번씩 개정을 위해 20개국 150명의 필자가 현장을 누비고 있으며 미국과 영국, 호주 등 세 곳에 나뉘어 있는 사무실 직원 400명이 책으로 엮어낸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한국, 일본어판이 발행되고 있다
  • [10일 TV 하이라이트]

    ●MBC스페셜(MBC 오후 11시30분) 서울대학교 유인균 박사팀의 재난 생존자 뇌영상 연구를 1년간 밀착 취재해 생존자들이 겪는 정신적 후유증과 이상한 행동들의 원인을 의학적인 관점에서 규명해 본다. 단순한 ‘생명구제’를 넘어서 재난 후유증을 앓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이끄는 시간이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전 10시25분) 세계 최빈국이 모여 있는 아프리카 사하라 남부. 이들 아프리카인들의 하루 생계비는 1달러에도 못 미친다. 아프리카 대륙의 경제성장이 더딘 이유는 교통 때문이다. 문화든 경제든 발전은 도로와 함께 시작된다. 도로건설과 자전거 지원이 이 마을을 하룻밤 새에 크게 변모시켰다. ●삼색토크 여자(EBS 오후 8시) 1억 8000만원짜리 황당한 그림을 놓고 티격태격하는 세 여자 친구의 이야기, 연극 ‘아트’의 세 주인공 정경순 심혜진 박호영을 만난다. 또한 최윤희(카피라이터), 최광기(전문MC), 장미화(개그우먼), 홍석천(방송인) 등이 나서 여자에게 친구와 우정의 의미는 무엇인지를 말한다. ●온리유(SBS 오후 9시45분) 은재는 이준으로부터 진솔이 자신의 아들임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얘기를 듣자 당황스러워 한다. 이준은 다시 만났을 때 진솔이 얘기를 안한 이유가 뭐냐고 묻고, 진솔이 아빠로 누가 적당한지 정현성과 나를 저울질해왔냐며 흥분한다. 다음날 이준을 만난 은재는 진솔이가 부담스럽냐고 묻고…. ●도전 지구탐험대(KBS2 오전 8시50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계속되는 기상이변으로 초원이 메마르면서 야생동물의 생명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이 때문에 남아공에서는 야생동물을 생포, 새로운 서식지로 이동시키는 헬리캡처가 이루어지고 있다. 탤런트 구자미가 핼리캡처 자원봉사에 지원, 야생동물 이동 작전에 나섰다. ●TV쇼 진품명품(KBS1 오전 11시) 탤런트 강부자가 28년 전에 구입했다는 민속품 열쇠패를 공개한다. 또 푸른 빛을 담은 고려청자, 깊고 넓적한 형태에 바닥에는 다섯 개의 구멍이 나있는데, 과연 이 도자기의 용도는 무엇일까. 코미디언 김병조, 가수 강수지와 원미연 등이 함께 고려시대로 돌아가 한바탕 떡잔치를 벌인다.
  • 서울은 지금 축제에 ‘풍덩’

    서울은 지금 축제에 ‘풍덩’

    가정·청소년의 달 5월을 맞아 서울시를 비롯 자치구마다 관련 행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시 곳곳에서는 하이서울 페스티벌이 한창이다. 특히 서울광장을 비롯한 도심은 축제의 바다를 이루고 있다. 서초구의 경우 2일 ‘모범 청소년 표창식’을 시작으로 5월 한달 동안만 크고 작은 행사가 25건이 예정돼 있는 등 각 자치구도 거의 매일 행사를 치른다. ‘자고 일어나면 행사, 고개만 돌리면 축제’라는 말이 실감이 날 정도다. 행사가 많다보니 비슷한 듯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자치구 행사들이 꽤 많다. 따라서 각 자치구의 기획 담당자들은 ‘나만의 행사’를 찾는데 골몰하고 있다. ●지역 특색을 살린 잔치 성북구는 6∼7일 나운규가 아리랑을 촬영한 ‘아리랑 고개’에서 ‘아리랑축제’를 개최한다. 장소는 돈암동 영화의 거리와 성신여대 앞 일대다. 첫 행사는 6일 오전 10시 성북동 성북초등학교 옆 선잠단지에서 열리는 ‘선잠제’.‘선잠제’는 우리 조상들이 양잠의 풍요를 기원하기 위해 매년 늦은 봄 뱀날(巳日)에 잠신(蠶神)인 서릉씨(西陵氏)신위를 모시고 지낸 제례이다. 이외에도 추억의 명화음악 연주회, 남미 안데스 민속음악 연주회, 성북대학가요제 등 다채로운 행사가 성북주민들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특히 7일 오후 1시 30분부터 아리랑길을 출발해 2.5㎞구간에서 펼쳐지는 퍼레이드는 500m에 이르는 긴 행렬이 장관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마포구는 6일 용강동 토정길 일대에서 ‘마포음식축제’를 개최한다. 이 행사에는 140여개 음식업소가 참여해 마포갈비와 주물럭 등 마포의 대표적인 요리들을 저렴하게 선보일 예정이다. 낮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 열리는 거리행사에서는 마포의 추억이 담긴 사진전, 토정길에서 보는 토정비결 행사가 준비돼 있다. 오후 6시부터 시작되는 본 행사에서는 홍익대 응원단 ‘아사달’의 공연을 비롯, 요리 경영대회 ‘맛의 달인을 찾아라’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행복한 사랑나누기 용산구는 평소 주민들이 모아온 동전을 기부받아 소년소녀가장과 결식아동을 돕는 ‘사랑의 동전모으기’행사를 개최한다. 3일 오전 11시 용산가족공원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 구는 우리은행 용산구청 지점에서 ‘동전집계기’를 빌려와 동전기부금액을 계산할 계획이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용산에 있는 유치원·유아원 아동 3000여명이 저마다 저금통을 들고 나와 동전을 기탁할 예정이다. 성동구(구청장 고재득)는 신청사 개청 1주년을 기념하고 소외된 이웃을 돕는 ‘사랑나눔 호프데이’행사를 10일 오후 5시 구청앞 광장에서 개최한다. 행사에는 성동구 여성단체협의회원 60여명이 자원봉사자로 나서며, 한양대 음악 동아리 2∼3개팀의 공연도 열릴 예정이다. 호프데이 수익금은 전액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사용된다. ●어르신 위한 ‘孝잔치’ 마포구(구청장 박홍섭)는 4일 오후 7시 마포문화센터 1층 대공연장에서 ‘효 콘서트’를 개최한다. 어르신을 동반한 마포구민이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개그맨 김병조씨가 사회를 맡게 되며, 국악인 신영희씨를 비롯 장미화·설운도씨 등 연예인들이 출연해 어르신들의 흥을 돋울 예정이다. 금천구(구청장 한인수)도 9일 오전 11시 금천구민 문화체육센터에서 어르신들을 모시고 ‘효도 큰 잔치’를 개최한다. 주로 생활이 어려운 저소득 노인들이 초청된다. 탈북예술인으로 구성된 ‘백두한라통일예술단’이 북한노래와 무용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행사가 끝난 뒤에는 노인들을 위한 무료 수지침 시술과 혈압·혈당 측정, 건강상담도 진행된다. 동작구는 23일 오후 6시 30분 노량진 근린공원 다목적운동장에서 효 마당극 ‘쪽빛황혼’을 공연한다. ‘쪽빛황혼’은 지난 2000년 국립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마당극 전문예술단체에서 100여회 넘게 공연됐다. 공연 1시간 전부터 선착순 500명까지 무료 입장된다. 김기용 서재희기자 kiyong@seoul.co.kr ● 가족의 중요성 일깨워요 가정의 달을 맞아 서울시는 하이서울 페스티벌과 연계해 가족을 주제로한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2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가족풍(風)’은 가족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족풍’이란 변화해가는 가족의 모습을 새롭게 조망하는 바람을 일으켜 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서울여성재단 박진수 교류지원부장은 “호주제 폐지, 저출산과 고령화 등 가족의 변화가 우리사회의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면서 “가족의 역할과 의미를 새롭게 들여다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행사기간에 서울여성플라자 1층과 2층에는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담은 만화·그림·영상 등이 전시된다. 아이를 돌보고 집안 일을 하는 아버지, 이주 노동자인 어머니, 입양한 아이들과 오순도순 살아가는 부부 등이 담겨 있는 만화와 사진 등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다. 드라마 속 가족의 모습을 편집한 재미 있는 영상도 감상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27일까지 매주 금요일에는 가족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공연도 펼쳐진다.6일 첫회에는 ‘가족을 돌보는 아름다운 주인공, 아버지’를 주제로 가수 김현철 등이 출연한다. 가족과 함께 부르는 노래, 아버지가 읽어주는 동화 등 객석에 앉은 사람들도 함께 즐기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300명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인터넷(www.seoulwomen.or.kr)을 통해 신청을 받고 있다. 입장료는 1인당 5000원. 20일에는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가 무대에 오른다. 현대 무용으로 각색한 이색적인 무용 한마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명숙 서울현대무용단이 공연을 하고, 방송인 홍석천씨가 재미있는 해설을 덧붙여준다. 연인이나 부부사이에 벌어지는 갈등을 슬기롭게 풀어가는 공연도 있다.27일 열리는 공연 ‘부부 쿨하게 살기’는 커플이 행복해지는 생활의 지침을 함께 생각해 보는 연극이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산에서도 함께 즐겨요 도봉산, 아차산, 관악산 등 주변에 산이 있는 자치구에서는 주민들이 함께할 수 있는 5월 행사 가운데 산에서 즐기는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먼저 도봉구는 퀴즈와 각종 게임을 즐기며 도봉산을 오르는 ‘퀴즈 등산 대회’를 마련했다.5명씩 한 팀을 이룬 도봉구민 1000명이 12일 오전 8시 도봉 2동에 있는 성대운동장에 모여 도봉산 제1휴식처·은석암·만월암·도봉산장을 돌아온다. 약 7㎞ 거리로 3∼4시간이 걸릴 예정. 출발 전 등산 상식에 관한 퀴즈 10문제를 풀어 제출하면 등산 소요시간·질서 점수 등을 합산해 점수가 높은 순서대로 상금을 줄 예정이다. 광진구도 7일부터 오는 7월 9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3시부터 ‘아차산 토요한마당’을 개최한다. 아차산 공원내 상설무대에서 개최되는 이번 행사는 총 10회에 걸쳐 열릴 예정이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유진박 재즈 콘서트·클래식 연주·마술쇼·터키 전통무용 등 매회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돼 있다. 구는 또 10일에는 생활이 어려운 80가구를 대상으로 아차산에서 ‘추억의 사진 찍어드리기’행사를 연다. 광진구 사진작가봉사단과 광진구청 사진기자가 아차산의 철쭉을 배경으로 가족·친척·친구 등의 모습을 무료로 담아준다. 구는 완성된 사진을 액자에 넣어 동사무소를 통해 각 가정에 전달할 계획이다. 관악구는 구민의 날 기념식과 통합신청사 기공식, 관악산철쭉제를 모두 통합해 6∼7일 이틀 동안 ‘새희망 새출발 관악대축제’를 개최한다. 통합신청사 부지와 관악산 일대에서 개최되는 이번 행사에는 관악산의 명물인 철쭉을 감상할 수 있는 등반대회를 비롯, 관악구 여성합창단 연주, 서울대학교 성악 4중창단 연주, 관악문화원 전통무용단 공연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마련돼 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10일 TV 하이라이트]

    ●실험쇼 진짜?진짜!(MBC 오전 9시55분) 아기 달래기에 지친 엄마들을 위해 아기 울음을 멈추게 하는 손쉬운 방법을 제시한다. 또 합숙은 물론 낮술도 마다하지 않는 20명의 실험군을 대상으로 1박2일에 걸친 음주실험을 실시한다. 술꾼들 사이에서 농담처럼 나오는 이야기가 사실인지 확인하고, 과학적 근거를 살펴본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후 1시25분) 2만여명의 주민들이 버린 오물과 쓰레기가 수십년간 쌓여 유독가스로 변한 대기가 폐병의 원인이 된다. 해발 5400m의 페루 안데스 산맥, 공기가 희박해 가슴이 답답하고 기온도 영하 25도까지 내려간다. 오로지 금 때문에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비참한 생활을 살펴본다. ●삼색토크 여자(EBS 오후 8시) 레드코너에서는 재즈를 찾아 속세로 돌아온 비구니 재즈보컬리스트 웅산을 초대한다. 블루코너에서는 김동수 홍석천 최보은과 ‘팔자 센 여자’를 주제로 이야기를 펼친다. 마지막 그린코너에서는 무용가 김수현의 도살풀이춤과 함께 마음의 평화를 되찾는 시간을 가져 본다. ●결정! 맛 대 맛(SBS 오전 10시50분) 아주 특별한 삼겹살을 만난다. 지글지글 구워 채소 넣고 말아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돌돌 말린 얇은 삼겹살과 된장국밥을 맛본다. 부드럽게 쪄낸 삼겹살을 우아하고 부드럽게 썰어 먹는다. 세계 3대 진미로, 송로버섯이 들어간 삼겹살의 명품 동파육의 맛도 함께 느껴 본다. ●드라마시티(KBS2 오후 11시15분) 아빠의 내연녀 혜원이 영어강사로 있는 학원에 다니기로 한 성민. 얼마 전, 아빠와 혜원이 산부인과로 들어가는 모습을 목격한 성민은 그냥 이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오히려 혜원에게서 난생 처음 마음의 종소리를 듣게 된 성민, 아빠에 대한 미움이 더해진다. ●도전!골든벨(KBS1 오후 7시10분) 섬진강 물길을 따라 매화향 가득한 전남 광양에서 펼쳐지는 100명의 고교생과 50문제와의 한판 승부. 광양 백운고등학교 100명의 도전자가 힘차게 도전에 나섰다. 최후의 4인의 포부 또한 당차기만 하다. 모든 학생들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과연 49대 골든벨이 탄생할는지.
  • “연예계 루머 너무 독해요”

    탤런트 홍석천이 21일 ‘연예계 문건 파문’과 관련,‘더 이상 (사건을)확산시키지 말고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감싸자.’는 내용의 글을 홈페이지에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동성애 커밍아웃 당시 자신의 신상에 관한 허위소문들로 고통을 겪었던 경험을 예로 들면서 “사실과 거짓을 떠나서 모든 세상사가 한 다리 건너면 소문에 소문이 더해져 별 이상한 얘기들로 변질되듯 연예계의 루머들은 정말 너무 쉽고 빠르고 독하게 변질된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이어 “연예인은 자기주장이 강하면 건방지다고 하고, 시키는 대로 하면 머리가 비었다고 하고…그냥 뭘 해도 꼬투리를 잡힌다.”면서 “누구나 허물이 있고 모자람이 있는데 그런 것을 함께 채워주고, 감싸주는 것이 사람 사는 맛 아니겠느냐. 이제 좀 진정하고 시끄럽게 떠들지 말자.”고 호소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새 드라마 ‘슬픈연가’ 연정훈

    새 드라마 ‘슬픈연가’ 연정훈

    요즘 연정훈(27)은 ‘차선(次善)이 최선(最善)을 뛰어넘는 짜릿함’을 톡톡히 실감하고 있다. 그는 얼마 전까지 그저 ‘송승헌 대타’에 불과했다. 드라마 ‘슬픈연가’가 안방극장에 선보이기 전까지 그 꼬리표는 떼어내기 힘든 숙제로 보였다. 하지만 5일 브라운관을 통해 비쳐진 드라마속 주인공 이건우의 모습에서는 송승헌의 잔상이 단 한 조각도 남아 있지 않았다. 오직 ‘연정훈식 이건우’만 화면을 휘저었다. #“이제 대타는 아니야” “우여곡절 끝에 드라마에 합류했지만, 제 나름대로 예전부터 이런 캐릭터를 연기해야겠다고 늘 생각해왔어요. 몇 가지 계산도 있었고요. 다만 이렇게 빨리 시기가 올 줄은 예상 못했지만요.” 지난 3일 저녁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MBC 드라마 ‘슬픈연가’ 시사회에서 만난 연정훈은 그동안 ‘송승헌 대타’라는 주위의 시선에 꽤나 맘고생을 한 듯 보였다. 그는 “송승헌의 카리스마를 잇기엔 조금 이미지가 약한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시선에 대해 이같이 대답했다. 사실 그는 그동안 ‘범생이’부터 바람기 많은 ‘선수’ 역할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하지만 대중에게 풍기는 냄새는 순수하고 착하고 순한 이미지였다. 이 때문에 ‘슬픈연가’에 긴급 투입되고 난 뒤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던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 당초 송승헌이 적임자라고 여겨진 것도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보스기질과 카리스마가 주인공 이건우의 캐릭터에 딱 들어맞았기 때문이다. “제가 여지껏 생각해 왔던 새로운 캐릭터가 바로 주인공 이건우 같이 터프한 바람둥이에요. 그동안 부각이 안돼서 그렇지 비슷한 역할을 연기한 경험도 있고요.” 그는 처음엔 부담이 컸지만, 나름대로 자신감을 갖고 드라마 촬영에 임하고 있다며 미소지었다.“처음엔 송승헌의 강한 이미지를 뛰어 넘어 또 다른 면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있었죠. 이제는 내 분위기와 색깔에 맞는 이건우를 만들어 가고 있어요.” #“연정훈은 송승헌보다 진화된 주인공” ‘슬픈연가’ 제작진과 동료 연기자들은 송승헌의 도중 하차 후 새로 투입된 연정훈에 대한 확고한 신뢰를 표시했다.“사실 이건우는 송승헌을 모델로 한 배역이었어요. 병역비리 사건이 터지고 연정훈이 캐스팅됐을 때는 개인적으로도 걱정이 많았지요. 하지만 그의 얼굴을 보니 아이를 입양할 때와 같은 애정이 느껴지더라고요.” 시트콤 등에서 지난 10년간 송승헌과 함께 일을 해 온 이성은 작가는 “초기 우려와 달리 ‘진화된 또 다른 건우가 탄생했다.’고 할 정도로 송승헌의 건우보다 안정된 ‘연정훈의 건우’를 잘 소화해 내고 있다.”며 연정훈의 연기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송승헌이 ‘강한 카리스마’인 데 반해, 연정훈은 거기에 부드러움이 더해진 ‘폭넓은 카리스마’를 가졌기 때문에 오히려 활용도 면에서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유철용 프로듀서도 “연정훈의 ‘외유내강적’ 이미지가 연기에 반영돼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흡족해했다. 함께 출연한 홍석천은 “한때 ‘송승헌이 아니면 그 누구도 건우 역을 맡을 수 없을 것’이라고 모두가 생각했지만, 곧 건우 역할 속에서 연정훈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믿음직스러워했다. #드라마·영화에 결혼까지,“바쁘다 바뻐” 요즘 연정훈만큼 바쁜 배우가 또 있을까. 그는 얼마전 영화 ‘키다리 아저씨’ 촬영을 마치고 홍보활동을 벌이면서도 5일 첫 전파를 탄 드라마 ‘슬픈연가’ 중반 이후 촬영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1일 촬영에 들어간 영화 ‘연애술사’ 촬영에도 혼신을 다하고 있다.‘키다리 아저씨’에서는 하지원과 동화적 사랑을 나누는 부드러운 남자로, 박진희와 함께 출연하는 ‘연애술사’에서는 바람둥이 마술사 역을 맡았다. 그는 “몸이 두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지만, 다양한 색깔의 연기로 변신하는 연기의 맛에 취해 피곤한 줄도 모르고 촬영에 임하고 있다.”며 미소지었다. 한편 연정훈은 지난 4일 평소 공인된 연인 사이인 한가인(23)과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고 있으며, 빠르면 군입대를 앞두고 올해 안에 결혼할 것이라는 계획이 전해지면서 대중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송아리 타임誌 표지모델 등장

    여자 골퍼 송아리(18)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아시아판 10월호에 1930년대 여성 골퍼 의상을 입고 표지모델로 등장했다.송아리는 ‘한국의 골프천재’로 타임이 선정한 ‘올해 아시아의 젊은 영웅’ 20인으로 뽑혔다. 3년 전 공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동성애자로 커밍아웃한 홍석천씨도 명단에 포함됐다. 대담하게 금기를 깨고 소수자의 권익 신장과 사회 변화를 이끈 공로를 인정받았다. 연합
  • 홍석천씨 민주노동당 입당

    지난 2000년 스스로 동성애자임을 밝혀 국내 ‘커밍아웃 연예인’ 1호가 됐던 방송인 홍석천씨가 민주노동당에 입당한다. 홍씨는 18일 오후 7시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공식 출범하는 민주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입당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다.홍씨는 17일 “민주노동당이 성소수자 문제에 가장 적극적으로 연대하는 모습에서 용기를 얻어 입당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 [21일 TV 하이라이트]

    ●까치가 울면(오전 9시) 어르신들의 시원한 속풀이 한마당이 벌어진다.60년전 8세 때 만난 첫사랑을 찾으러 나오신 어르신,200년 전의 노래를 알고 계시다는 어르신의 정체불명의 노랫가락,혼란한 정치판으로 보내는 어르신들의 간절하고도 따끔한 쓴소리까지 인생의 달인들이 세상으로 보내는 소중한 말씀들을 들어본다. ●인사이드 월드(오후 1시25분) 사람들이 자원은 무한정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에너지 소비를 줄이면서도 불편하지 않은 삶을 이어가는 대안은 친환경마을이다.태양열로 난방을 하고,물을 절약하는 수도꼭지와 좌변기를 사용하며,자연바람을 활용한 환기 방식 등을 채용한 영국의 친환경마을을 찾아간다. ●삼색토크 여자(오후 8시40분) 커밍아웃을 한 탤런트 홍석천,못생긴 모델 김동수,한국남자와 결혼한 일본인 노리코,고교를 중퇴하고 대안학교 하자작업장학교로 진학한 단편영화감독 원.이 네 사람과 조금은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다.같다와 다르다의 구분,다르다와 틀리다의 차이점도 이야기해본다. ●게릴라 리포트(오후 8시25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매일 촛불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거리로 나선 사람들을 만나본다.총선에서 국민의 힘을 보여주자는 목소리들이 높아지면서 아줌마의 힘을 보여주자는 ‘물갈이 아줌마 연대’도 활동하고 있다.아줌마들이 바라는 정치는 어떤 모습인지 살펴본다. ●세븐 데이즈(오후 10시55분) 최근 국내에서 처음으로 남자 동성애자들이 공개적으로 결혼식을 올렸다.동거만으로는 의료보험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없어 결혼을 결심했다지만,이들의 앞날에는 사회의 따가운 시선이 부담이다.사회적 분위기와 주변 사람들의 시선 등으로 통하여 이들의 이야기를 편견없이 들어본다. ●애정의 조건(오후 7시50분) 변해버린 은파의 모습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윤택은 결국 클럽에서 일하기로 하고,은파는 이런 윤택을 피하고만 싶다.달라진 태도에 신경이 곤두 선 금파는 출근하는 정한을 붙들고 캐묻다 결국 싸우고 만다.한편 애리와 현실을 만난 마진은 윤택의 교통사고를 빌미로 공갈협박을 한다. ●무인시대(오후 10시10분) 김사미는 황룡의 뜻을 알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며 지순을 풀어준다.황도에는 금강야차의 장남이 반란군과 내통한다는 소문이 퍼지고,최충헌은 최충수와 노석숭을 보내 약진 일행을 데려오기로 마음먹는다.최우와 최항도 동참하려 하나 아직 어리다며 거부당한다.이의민은 거병을 결심한다.˝
  • “허튼 수로 군면제 어림없어요”/병무청 중앙신체검사소 박권수 운영관

    “요즘 신체검사 등위판정 작업은 한마디로 ‘과학’입니다.‘안 보여요.’나 ‘안 들려요.’ 식으로는 절대 안 통하죠.” 서울 영등포구 신길 7동 병무청 중앙신체검사소의 운영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운영관 박권수(58)씨는 “현재의 시스템상에서 허튼 수로 군 면제 판정을 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병무비리 막기 위해 발족 지난해 2월 발족한 중앙신검소는 신체등위 판정에 관한 한 최고 전문기관임을 자부한다.잇단 병무비리를 막기 위해서는 병무청과 군(軍) 병원으로 나뉘어진 신체등위 판정업무를 일원화,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만들어졌다. 그는 설립 준비단계부터 관여해 누구보다 업무에 정통하다.기본적으로 신체검사 등위에 대한 판정은 징병전담 의사의 고유권한이지만 합의가 필요할 경우 운영관은 간사자격으로 심의위원회에 반드시 참여하기 때문에 ‘반(半) 의사’로도 통한다. ●최종 면제 판정은 이곳 거쳐야 일단 지방 병무청 신체검사에서 병역면제 대상자로 구분되면 반드시 중앙신검소를 거쳐야한다.또 판정 결과 이의가 있거나 판정이 모호한 재검 대상자도 이 곳을 통과해야 한다.현재 신체검사 등급 기준상 1∼3급은 현역,4급은 보충역(공익근무),5∼6급은 면제,7급은 재검대상으로 구분된다.지난해 2월부터 그 해 연말까지 10개월 동안 1만 2000여명에 대한 검사를 실시,판정이 너무 낮은 300여명을 추려내 등급을 상향조정했다.특히 면제 판정자 258명은 대부분 공익요원이나 현역 판정을 받았다.수검자들에 대한 최종 신체검사 결과서는 박 운영관의 손을 통해 현장에서 수검자들에게 직접 전달된다. ●방탄유리로 된 중앙 신검소 2층 건물로 된 중앙신검소에는 정밀 신체검사에 필요한 장비가 꽤 많다.자기공명영상기기(MRI)는 물론 뇌간유발청력기와 시유발 망막검사기 등 지방병무청 신검장에서는 볼 수 없는 귀한 것들이다.청력·시력이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즉각 체크되는 초정밀 장비도 상당수 있다.장비보유 실태를 보면 웬만한 종합병원보다 수준이 높다. 장비 가격을 합하면 30억원대가 넘는다.워낙 고가이다 보니 중앙신검소는 보안업체에서별도로 경비를 서는 것은 물론 유리도 모두 ‘방탄유리’로 제작돼 있다. ●해프닝도 적지 않아 신체 등위판정이 군 입대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보니 현장에서 소동도 적지 않다.면제 판정자 중 공익요원이나 현역으로 군에 보낼 자원을 다시 추려내는 게 중앙 신검소의 주역할이지만 거꾸로 이 곳에서 면제판정을 받는 이들도 있다.허리 디스크 때문에 4급(공익요원) 판정을 받았던 대학생이 중앙신검소 재검에서는 1차 때보다 더 악성인 또 다른 부위가 드러나 5급(면제) 판정을 받기도 했다. 신체 등위 판정과 관련,불만을 가진 이들의 ‘소동’이 꽤 많다고 한다.언성이 높아지는 것은 예삿일이고 몸싸움·멱살잡이와 함께 협박성 발언도 적지 않다.특히 문신 투성이인 조직폭력배들은 일반병원에서 ‘반사회적 인격장애’라는 정신병력 증명서를 발급받아오기도 하지만,공익근무요원판정을 받을 경우 현장에서 면제를 요구하며 ‘사고’를 치기 일쑤라는 것.그래서 신경외과 의사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대피’할 수 있는 쪽문까지도 만들어 둔 상태다.신검 최종결과 전달 등 행정적인 업무는 그의 소관이다보니 때아닌 봉변을 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털어놨다.실제로 그의 사무실에 있는 명패는 민원인들이 던져 네 귀퉁이가 모두 깨져 있다. 또 요즘은 여성처럼 행동하는 ‘성 주체성 장애자’나 동성애자인 ‘성 선호 장애자’들도 신검소를 찾게 된다고 한다.이들은 성전환 가수 하리수씨 와 동성애자임을 스스로 밝힌 홍석천씨가 등장한 이후 태도가 매우 당당해졌다고 귀띔했다. 신뢰성이 생명인 정확한 판정을 위해서는 징병전담 의사와 행정근무자 등 인력충원이 시급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현재 15명인 의사 인력도 내년엔 23명으로 늘어난다.박 운영관은 “어느 누가 검사를 받더라도 최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검사가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커밍아웃, 연기로 보여드립니다”/SBS ‘완전한 사랑’으로 3년 만에 복귀 홍석천

    2000년 9월 동성애자임을 밝히는 ‘커밍아웃’이후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탤런트 홍석천(32)이 안방극장에 돌아온다.그것도 흥행 보증수표로 통하는 김수현 작가의 멜로 드라마에 비중있는 조역으로 발탁됐다.새달 4일부터 방송하는 SBS 특별기획 ‘완전한 사랑’(연출 곽영범)이 연기 인생 2막을 여는 무대. “커밍아웃한 인테리어 디자이너 역할이에요.주인공 시우(차인표),지나(이승연)와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친구로,특히 동업자인 지나와는 동성 친구처럼 속마음을 털어놓는 절친한 사이지요.”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자의반타의반 방송을 그만뒀던 그가 지상파 드라마로 돌아오는 데는 꼬박 3년이 걸렸다.그에겐 30년보다 더 긴 세월이었을 것이다.“너무 기쁘고,두려워요.첫 촬영때 카메라앞에서 얼마나 떨었는데요.어떤 모습을 보여드릴 지 아직 자신은 없지만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그는 작가와 연출자에게 이루 말로 다할 수 없는 고마움을 간직하고 있다.일면식도 없던 자신을 불러준 은인들이다.“지난 추석때 처음 김선생님댁에 인사를 갔는데옆집 아주머니처럼 소탈하게 대해주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김 작가는 그에게 동성애자에 관한 사적인 질문을 전혀 하지 않는다.그럼에도 대본에는 동성애자의 일상과 심리들이 아주 날카롭게 묘사되어 홍석천은 무척 놀랐다고 했다. 김 작가가 요구한 것은 단 한가지.“과장하지 말고 자신을 그대로 보여줘라.”호들갑스러운 목소리와 독특한 몸짓으로 희화화되기 일쑤인 기존의 동성애자와 달리 이 드라마에선 지극히 평범한 이웃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한동안은 죽고 싶다는 생각도 했고,좌절에 빠져 지낸 적도 있지만 이젠 주변 시선에 일희일비하지 않아요.길가다 마주친 분들이 ‘언제 방송에 나오느냐.’고 격려할 만큼 사회적 인식도 많이 달라진 것 같구요.시청자들의 반응이 궁금하긴 하지만 그래도 불안하지는 않아요.” 시종 여유로운 미소를 잃지 않는 그에게서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의 우스꽝스러운 ‘쁘와종’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얄궂은' 운명이 많은 것을 앗아갔지만 대신 돈으로 살 수 없는 귀한 인생 경험을 했기 때문이아닐까. 이순녀기자 coral@
  • 사이버 주간뉴스 톱5

    ●도대체 왜 그랬을까 월요일 아침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자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이 추모의 글을 띄우는 등 관심을 보였다. ●그 드라마 정말 재밌지 않소? 전통 사극의 이미지를 깬 TV 드라마 ‘다모’가 인기를 끌면서 배역의 독특한 말투를 흉내내는 네티즌이 늘고 있다. ●“저 아직 안 죽었어요.” 모델 변정수에 이어 가수 문희준이 죽었다는 내용의 허위 글이 나돌아 기획사가 네티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공주님도 벗는다고? 모로코의 스테파니 공주가 에이즈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누드사진을 찍는다는 소문이 돌면서 인기 검색어로 떠오르는 등 인터넷이 한껏 달아올랐다. ●“이번엔 쉽게 도망가지 마세요.” 3년 전 동성애자라고 고백한 뒤 방송을 떠났던 탤런트 홍석천이 공중파 드라마로 컴백한다는 소식에 많은 네티즌이 박수를 보냈다. 엠파스(www.empas.com)제공
  • 동성애 탤런트 홍석천 지상파 복귀

    지난 2000년 스스로 동성연애자임을 밝힌 이후 지상파 방송 출연에 어려움을 겪어온 탤런트 홍석천(사진)씨가 오는 10월 4일 첫 방송될 SBS 24부작 특별기획 드라마 ‘완전한 사랑’(가제)에 캐스팅됐다. ‘완전한 사랑’은 불치병에 걸린 아내(김희애)를 지극한 정성으로 보살피는 남편(차인표)의 사랑 이야기로,홍석천은 극중 차인표와 대학 동창인 30대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출연한다.
  • NGO/ 동성애자인권연대 임태훈대표 “”동성애자 성적 정체성 인정해야””

    “동성애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비뚤어진 시각이 바로잡힐 때까지 싸울 것입니다.” 동성애자인권연대 임태훈(林泰勳·28) 대표는 지난해 11월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국내 최초의 동성애자 사이트인‘엑스존’(www.exzone.com)을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결정한 뒤부터 몹시 바빠졌다. 동성애자들의 인터넷 공동체에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딱지’를 붙이느니 차라리 사이트를 폐쇄하는 편이 낫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지난달 29일에는 동성애를 변태적 성행위로 규정한 청소년보호법 시행령 등이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지난 9일에는 엑스존을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결정한 정보통신윤리위원회와 이를 고시한 청소년보호위원회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내기도 했다. 임 대표는 “법원이 엑스존에 대한 유해매체물 지정을 철회시킴으로써 동성애가 청소년에게 유해하다고 규정한 ‘악법’이 폐지되길 바란다”면서 “법정에서 패하면 유엔인권위 등 국제사회에 이 문제를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애자들이 사춘기를 지나면서 이성에 대해 눈을 뜨듯이,많은 동성애자들도 비슷한 시기에 성적(性的) 정체성을 깨닫습니다.엑스존은 성적 정체성 때문에 고민하는 청소년에게 유익하면 유익했지 결코 해가 되지 않습니다.” 임 대표는 2000년 10월 연예인 홍석천씨의 커밍아웃을 계기로 자신도 커밍아웃을 선언했으며 홍씨를 지지하는 모임을 꾸렸다. 성공회대 NGO 대학원에 재학 중인 임 대표는 “사회가 동성애를 알고 긍정해야 ‘반쪽짜리 인생’을 온전하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창구기자
  • 올 문화계 결산 방담

    지난 한 해 문화계에는 유난히 크고 작은 사안이 많았다. 엽기와 조폭,트랜스젠더 등 파격의 파고가 높았는가 하면문학권력 논쟁이 문단을 흔들었다.다양성과 소수파에 대한인식이 높아졌고 그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또한 적지 않았다.한 해를 마감하면서 지난해 문화계의 흐름과 두드러진 현상을 짚어보고 바람직한 전개 방향을 찾아보는 방담을 마련했다.주철환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와문학평론가 방민호,대중문화 평론가 성기완씨가 방담에 참여했다. [방민호] 지난 한 해 문화계의 가장 두드러진 현상 가운데하나가 한국영화의 성장일 것이다.올해 한국영화가 동원한관객수준은 괄목할만한 것이다.일부에선 한국영화의 진흥기로 평가하기도 한다.그러나 과연 얼마만큼 내적인 발전이동반됐을까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이 많은 것 같다. [주철환] 소재가 편중되긴 했지만 800만 관객동원은 분명한국 영화계의 팽창을 보여준 것이다.그러나 한국영화의 기폭제니 원동력이니 하는 평가에는 회의적이다.마케팅에 크게 의존했고 배급권을 쥔 자본의권력은 우려할 정도이다. 특히 작품성을 인정받은 감독들의 작품들이 외면당하는 ‘극과 극’의 현상은 우리 영화계의 문제점을 그대로 노출시킨 사례로 봐야 한다. [방민호] 10년전 유행하던 홍콩 누아르가 지금은 퇴조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조폭,블록버스터류에 힘입은 지금의팽창현상이 한국 영화의 미래성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라고본다. 이제는 영화인들과 일반 관객 모두가 진지하게 우리영화를 돌아볼 시점에 왔다. [성기완] 영화관객 동원에 비판적인 시각이 있듯이 대중음악 쪽에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컴필레이션(모듬)음반수백만장이 팔려나갔지만 뻔한 내용을 유명배우 표지모델로포장한 게 대부분이다. 공연내용에서도 몇몇 언더그라운드가수들 것을 빼곤 특별히 주목받은 공연이 없었다.종전 엘리트 위주의 순수문화가 강조되던 것과는 달리 멀티미디어와 대중 편향으로 치닫는 문화권력의 이동과정에서 혼란이일고있는 느낌이다. [주철환] 그렇지만 단기간의 현상을 그대로 평가해선 안될것이다.30년전 가수 남진의 인기에 밀렸던 나훈아가지금은오히려 더 많은 팬을 확보한 것이 단적인 예다. 시간이 흐르면 문화의 소모성은 자연 가려지게 된다.엔터테이너와 진정성을 추구하는 예술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예를들어 립싱크 가수들 자신이 광의의 가수로 자평하듯이 그대로 보아주고 조폭영화도 조폭영화 나름의 가치를 인정할필요가 있다.시간이 지나면 대중들이 더 정확하게 그 가치를 평가한다. [방민호] 올해는 조폭,엽기,연예인 마약사건 등 기묘한 현상이 유난히 많았다.이런 현상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나.일각에선 이같은 흐름들을 다양성의 확대나 소수파에 대한 인식이 증대된 것으로 보기도 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작용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주철환] 돈을 버는 방법이 다양해진 탓이라고 본다.무엇보다 대중들의 요구사항에 편승해 마케팅을 잘 활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방민호] 제작자나 창작자의 의도도 문제지만 이런 현상이확산되는 것은 대중들의 잘못된 의식이 크게 작용한 측면이없지 않다. [성기완] 영화 ‘엽기적인 그녀’만 보더라도 제목상의 괴기스러움보다는 오히려 ‘착하게 살자’는 내용이 강하다. 문제는 대중문화를 상품화해 돈 버는 이들이 피상적으로 파격적인 소재를 차용할 것이 아니라 내용 측면에서 본질적으로 접근하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 [방민호] 중화권에서 맹위를 떨친 한류를 그냥 지나칠 수없다.중국과의 친화라는 정치·경제적인 필요와 맞물려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것으로 본다면 한류의 정체성과 가능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미지수다. [주철환] 한류는 낯설고 새로운 양식의 우리 대중문화에서느끼는 중화권 대중들의 자극이라고 본다.그렇다면 한류가끝없이 이어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그런 점에서 한국의대중문화가 마치 중국을 식민지화하는 것처럼 보는 들뜬 시각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방민호] 그렇다고 해도 한국의 문화가 역동성을 갖는 시기임엔 틀림없다.이제부터는 한국 문화가 가진 정체성을 확실히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문화적 다양성이 논의되고소수파에 대한 인식도 높아졌지만 본질적인 변화는 없지 않은가. 외형적인 것에 치중한 나머지 인간의 본질과내면세계에 대한 가치폄하는 여전하다고 본다. [성기완] 우리 문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여전히 다양성의부족일 것이다.여기에는 오랫동안 힘을 발휘해온 정치적인배경 탓이 크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수 의견에 대한 진지한 접근은 큰 변화이다.트랜스젠더에 대한 관대한 시각이그 대표적인 현상이다. [주철환] 트랜스젠더 바람이 다양성과 관련해 상당한 효과를 가져온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도 외모와 이미지를 중시한측면이 강한 것이지 근본적인 성 인식엔 변화가 없다는 비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커밍아웃으로 처음 눈길을 끈 홍석천의 경우 비판적인 시각이 컸지만 트랜스젠더 하리수는상황이 달랐다.마약사건에 연루된 황수정의 경우도 반발과배신의 강도가 컸던 것은 드라마에서의 조신한 모습과 너무다른 탓도 있지만 여전히 외모와 이미지를 중시하는 시각때문이다. [방민호] 문학계에 거세게 몰아친 권력논쟁도 우리 문화의정립 필요성을 방증한 계기라고 본다.지난해와 올해는 문학권력 논쟁에 앞서 문학인 지식인들이 과거의 현상들을 수리하고 미래 정립이란 큰 과제를 해결해야 할 시점이었다.미당 타계후 친일,권력야합 논의를 둘러싼 비판으로 문학계가 어지러웠다.삶과 문학을 분리해 생각하자는 단절론과 연속론이 대립하는 양상을 보면서 우리 지식인과 문학인들이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됐음을 실감했다. [주철환] 문학 권력의 문제도 결국 민주주의의 문제라고 생각한다.하지만 한국 문학의 문제가 민주주의의 문제를 놓고따질 시기는 지났다.이미 70∼80년대 이 문제는 걸러졌다고 본다.문제는 진정 우리 문화가 키워온 정신적인 자산이무엇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는 말이다. [성기완] 문학 권력 논쟁은 안티조선 움직임과 묘하게 연결돼 권력의 문제로 평가되는 감이 크다.그러나 그동안 문학권력에 대한 반감이 컸음을 반증하는 계기가 됐다.문학권력논쟁을 보면서 반대로 이에 대한 권력을 무자비하게 휘두른반작용도 문제가 컸다. [방민호] 문제는 문학과 삶은 문학인·지식인이 창조행위와는 상관없이 그 공동체에서 자기자신을 어떻게 정립했는가하는 물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지식인 문학인 논쟁의 가장 큰 맹점은 그들의 과거행위를 정치적인 문제로 환치할 뿐 공동체 속에서 어떤 모럴을 가졌는지를 보지 못한다는 데 있다. [주철환] 논의와 논쟁은 많을수록 좋다고 본다.‘지금은 이게 더 중요하다’는 식의 주장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논의 논쟁을 많이 하면서 그 인물의 과거 권력 행위에 대해선어떤 채널을 통해서든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물론 인신공격은 위험하다. [방민호] 문학 권력 논쟁은 인신공격적 비방이 오가면서 소모적인 방향으로 흘렀고 논의의 한계를 노출한 인상이 짙은게 사실이다. [주철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줄 수있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 문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주체성과 포용력이 절대적인 조건이라고 본다. 대중들이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가치판단의 주체성이선행돼야 하고 서로의 의견을 들어줄 수 있는 포용력이 따라야 한다. [성기완] 결국 논의가 ‘장’ 쪽으로 흐르는 것 같다.문화에 고급과 대중 문화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양쪽을 서로보완하면서 예술성에 대한 진지한 인식을 키워나갈 때 ‘장’의 논리가 더욱 성숙될 것이다.물론 이 ‘장’을 움직이는 데는 사태를 냉철하게 바라보는 지식인들의 노력이 더욱필요할 것이다. [주철환] 우리 문화계에는 이념과 이익을 추구하는 대립과반목이 여전하다.이념을 추구하는 쪽이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포용하고 방향을 제대로 잡아줄 필요가 있다.지금까지 문화의 건강한 감시세력이 분노에 찬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이같은 차원의 운동은 대중들에게 별 호소력을 얻지 못했다.새해에는 격돌하는 분위기보다는 서로 대화하는 열린공론의 장이 많아졌으면 한다. 김성호기자 kimus@.
  • 한국의 인권 현주소/ 사회적 약자 ‘홀대’ 심하다

    10일은 제53주년 세계 인권선언 기념일이다.우리나라는 지난 11월26일 국가인권위원회를 출범시키는 등 인권국가로서의위상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그러나 아직까지미흡한 점이 적잖다.인권위의 출범 이후 시행령과 직제 등을 둘러싼 정부 부처간의 갈등으로 파행이 거듭되고 있다.국가보안법 개정 등 개선의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세계 인권선언일을 맞아 우리의 인권수준을 짚어본다. 한국의 인권시계는 과연 몇시일까. 세계 인권선언일은 지난 48년 12월10일.제3차 국제연합(UN) 총회에서 인간의 존엄성과 기본적 권리 등을 담은 ‘세계인권선언문’을 공포한 날이다. [열악한 인권 현실] 우리의 인권현실은 아직 열악하다. 대통령이 인권신장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고 인권위를 출범시키는 등 인권국가로서의 위상을 다졌으나 정착까지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재외동포 관련법 개정은 물론 동남아 등 3세계 국가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게다가 여성이나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가 겪는 소외현상이나 출신지역과 정치성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받는 사회적 차별은 여전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가해자이자 피해자라는 인식의 전환이 절실하다.인권위 유시춘(柳時春) 상임위원은 “여성과 장애인,동성애자 등 사회적 소수자들에게 가해지는 사회적 차별은 어떤 물리적 폭력보다 더욱무섭고 제도화된 폭력”이라며 “인권위가 이 부분의 활동에 전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사회의 인권문제 지적] 국제사회의 시선도 곱지 않다. 한국은 지난 93년부터 유엔인권위원회 위원국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5월 경제·사회·문화권위원회에서 발표된 보고서에서 한국은 노조결성 등 노동자의 권익문제,국가보안법개폐 등을 구체적으로 지적받았다.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인권A규약)’은 ‘시민·정치적 권리에 관한 규약’(인권B규약) ,세계인권선언과 더불어 3대 국제인권장전이라 불리는 것으로 현대 인권의 기준이 되고 있다. 인권B규약은 사상의 자유나 집회·결사의 자유 등 주로 정치적 권리를 다룬다.인권A규약은 남녀 평등에서부터 시작해노조활동의 자유,어린이·노인·장애인의 복지 등 사회권을폭넓게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90년 이 두 규약에 가입했지만 그동안 국가보안법과 재소자 및 노동자 표현의 자유,성차별 등 문제가 단골로 지적돼 왔다.개선 여지가 많아 앞으로 인권위원회와 인권단체들의 활동이 집중될 대목이다. [다양한 행사] 인권위원회는 기념식 없이 10일 오전 11시 김창국(金昌國)위원장이 서울 교동초등학교를 찾아 ‘인권교사’로서 인권과 평등의 중요성에 대해 가르친다.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는 오는 15일 오후 6시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안치환·김종서·전인권 등이 출연하는 ‘양심수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 열세번째’ 콘서트를 연다.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지난 8일 고려대에서 ‘탈북자,외국인근로자 등의 인권보호대책’ 세미나를 가진데 이어 10일 기념식과 제2회 앰네스티 공무원 인권상 및 제5회 앰네스티 언론상을 시상한다. 이밖에도 11∼17일 수원미술관에서 ‘수원 인권예술제’가열린다. 박록삼기자 youngtan@. ■인권위 '억울한 사연'봇물-””性전환자 왜 비행기 못 타나요””. “억울한 사람들의 응어리를 풀어주고 우리 사회의 인권을한 단계 높인다는 사명감에 힘든 줄 몰라요.” 9일 오후 휴일임에도 서울 종로구 수송동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사무실에는 민간위촉단원과 자원활동가 등 10여명이 출근,‘세계인권의 날’ 행사 준비로 분주했다. 이들은 봇물처럼 쏟아지는 민원인들의 진정 접수와 상담에쫓기느라 10일로 예정된 행사준비를 미처 마무리짓지 못해이날 사무실을 찾았다.출범 후 지난 2주일 동안 40여명의 인원으로 1,600여건에 이르는 진정 접수와 상담,청송감호소 등 3곳의 현장 방문조사를 강행한 탓에 얼굴에는 피로가 깊이배어 있었지만 사명감만은 여전했다. 기자회견 준비를 위해 출근한 노정환(盧丁煥·민간위촉단원)씨는 “인권위 업무는 진정 접수와 분석,현장조사뿐 아니라 테러방지법 등 관련법령 공고,인권교육,홍보 등 10여가지에 달한다”면서 “하루빨리 인권위가 정상화돼 보다 많은 사람들의 응어리를 풀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인권위가 관련 부처와의 갈등 때문에 사무처도 구성하지 못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나름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자원활동가 18명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 시민과 대학원생,시민단체 회원 등으로 구성된 자원활동가는 현재 위원장과 상임·비상임 위원 11명을 제외한 실무인력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무보수로 활동하는 이들은 인권위 5층 진정접수처에서 방문·팩스·이메일 등을 통해 쏟아지는 진정 접수를 도맡아 처리하고 있다. 인권위 출범 후 지난 8일까지 682건의 진정 접수 및 931건의 상담이 쏟아졌다. 지난 7월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보건소장 임용에서 탈락한이희원씨(39)가 첫 진정서를 제출한데 이어 국가기관으로부터 당한 고문이나 폭력,여성과 장애인이 겪은 차별,트랜스젠더(성전환자)와 외국인 노동자의 하소연 등 지금까지 언론과 정부기관에서 외면당한 소소한 사건이나 해묵은 민원이 줄을 이었다. 88년 북한을 탈출한 김용화씨(49·경기도 안양시)는 “95년 중국을 거쳐 밀항해 한국으로 왔지만 아직 국적을 얻지 못했다”며 진정했고,99년 5월 군대에서 커밍아웃을 선언했다가 군 정신병원에 감금됐던 정모씨(25)와 성전환 수술을 한뒤 항공사로부터 탑승이 거부됐다는 김모씨(41) 등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변협 '2000년 인권보고서'-””한국 인권의식 함량미달””. 86년부터 인권보고서를 발간해 온 대한변호사협회(회장 鄭在憲)는 9일 ‘2000년 인권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우리나라의 인권상황은 과거청산과 개혁작업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지만 인권의식은 여전히 함량미달”이라고 평가했다. 변협이 꼽은 대표적인 인권침해 사례는 지난해 6월 ‘롯데호텔 농성노동자 진압사건’.과거 군사정권을 연상시키는 공권력의 반인권적·전체주의적 성향이 청산되지 않았음을 확인시켜 주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노동자,동성애자 등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인권 침해는 계속된 것으로 평가했다. ▲정신병자로 몰린 네팔 출신 여성노동자가 6년간 정신병원에 감금된 일 ▲동성애자 탤런트 홍석천씨의 국회 출석이 ‘품위손상’등을 내세운 의원들의 거부로 무산된 일 등을 꼽았다. 여성 연예인의 성행위 비디오 유포 사건에 대해서도 “인간의 육체적 표현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는 반인권 행위”라고 비판했다. 현 정부 출범 당시 발표된 ‘100대 국정과제’와 관련해서도 “개혁 주체의 정치·이념성 부족과 구 세력들의 권력장악 등으로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었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가동 ▲민주화운동보상법제정 ▲남북정상회담 성사 ▲노근리 사건 등 거론이 금기시됐던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사건과 한국군의 베트남전학살 의혹 제기 ▲매향리 미군 폭격장 문제가 이슈로 부각된 것은 등은 ‘뚜렷한 진전’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법무부는 이에 대해 “롯데호텔 사건을 인권침해 사례로 꼽은 것은 사안의 중대성과 피해 규모를 외면한 채 진압 과정에서 공권력이 빚은 우발적 피해만을 강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국인 근로자 인권 보호 실태 등에 대해서는 항목별 해명자료를 내 반박했다. 이동미기자 eyes@.■국보법 개폐 논란 가속화. 인권 문제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사상범을 어떻게 다루느냐이다.이는 국가보안법 개폐 논란으로 연결된다. 대한변호사협회(회장 鄭在憲)는 9일 발간한 ‘2000년 인권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남북정상회담은 이산가족 상봉과 미전향 장기수 송환으로 이어져 비정상적 남북관계 속에 희생됐던 피해자들의 기본적인 인권,즉 ‘행복추구권’을 회복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남북 관계의 정상적인 발전을 위해 국가보안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국보법이 반국가단체라는 북한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이로부터 반인권성과 반민주성이 파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보법 개폐 운동] 지난해 8월 민주당은 “연내에 국가보안법 개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힌 뒤 9월 국보법 개정안을만들었다.일부 여야 의원은 ‘국가보안법 문제를 고민하는의원모임’을 구성,11월 국보법 폐지법률안을 의원입법 형식으로 발의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에는 ‘국가보안법폐지 국민연대’가 결성돼 활동을 개시했다.언론에서도 국보법 개정 문제를 비중있게 보도했다. [개정 반대 논리와 향후 과제] 그러나 이같은 개정 논의는‘신중론’ 혹은 ‘상호주의’를 내세우는 반대세력들의 논리에 부딪혀 실패했다.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된 사람은 96년 465명,97년 641명이었으나 현정부 출범 이후 줄기 시작해 98년 465명,99년 312명,2000년 130명,올해 10월말 현재 111명이다. 변협은 남한의 인권 개선의 척도인 국보법 개폐는 궁극적으로 ‘남북한 구성원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과제로 남북 쌍방이 대화와 협력을 통해 모색해야 할 문제라고 결론내렸다. 이동미기자
  • 홍석천 SBS ‘웬만해선...’고정출연

    ◆방송인 홍석천(30)이 SBS 일일시트콤 ‘웬만해선 그들을막을 수 없다’(월∼금 오후 9시15분)에 고정 출연한다.맡은 역할은 ‘영삼이’ 등 항상 꼴찌만 하는 아이들 4명을가르치는 ‘코믹한 과외선생’으로,11월 중순부터 등장한다. 홍씨는 지난해 9월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힌뒤 MBC 어린이 프로그램 ‘뽀뽀뽀’출연을 중단했다.한때 MBC ‘모닝스페셜’에 출연했으나 ‘모닝스폐셜’ 가을 개편으로 그간 지상파 방송에 출연하지 못했다. ◆케이블 음악전문채널 m.net이 오는 11월 23일 오후 7시리틀엔젤스 예술회관에서 ‘2001 m.net 뮤직비디오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발표된 뮤직비디오를 대상으로 기획력,예술성,촬영ㆍ편집,독창성,대중성 등 5가지 기준에 따라 전문심사위원단 및 시청자 인터넷투표에 의해 심사가 이뤄진다.최고인기 뮤직비디오상,최우수 작품상 등 20개 부문에서 수상작을 뽑는다.특히 올해는 일본,중국권 시청자들이 직접 선정하는 ‘아시아 시청자 특별상’을 추가했다.
  • [굄돌] 아름다운 무지개축제

    지난 토요일 저녁 홍대 주변에는 낮설지만,즐거운 퍼레이드하나가 있었다.이 땅의 동성애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당당하게 무지개 깃발을 흔들며 대규모 행진을 벌인 것이다.선두에 선 풍물패,동성애를 상징하는 대형 무지개 휘장,드래그퀸(Drag Queen:여장남자)쇼,나뭇가지에 걸린 바지자락,가면행렬들,그리고 커밍아웃한 홍석천씨의 웃음이 그것이었다. 한국에서 동성애자들의 거리 행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그러나 이번 경우 좀 더 특별했던 것은 그들의 행진을 마주대하는 사람들의 시선이었다.공포스런 닫힌 마음의 감옥에서벗어나 다른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버텨내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이성애자들의 시선은 늘 호기심과 혐오감을교차시키면서 동성애자에 대해 구별짓기를 원했다.그러니까동성애자들의 자기검열은 다른 사람들의 배타적인 시선에 기인했던 셈이다. 그러나 그날 거리의 시선들은 그들의 행진을 반기거나 적어도 묵인하고자 했던 것 같다.대중들의 일시적인 호기심은 곧 이해심으로 바뀌어 그들은 무지개 휘장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행렬에 합류해 어울렸다. 관광상품으로도 유명하다던 호주의 ‘마디그라’ 페레이드에 비해 엉성하고 볼거리도 없었지만,이 날의 무지개축제는다른 이들의 시선을 이겨내는,그들의 시선이 친근하게 다가가는 아름다운 사건이었다. 그러나 이 땅의 동성애자들은 아직 신음 중에 있다.동성애를 음란한 것,퇴폐적인 것으로 보고 싶어하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반윤리성에 맞서 그들은 한달 넘게 거리 집회를 하고 있다.한국의 대표적인 동성애 사이트가 폐쇄되었는가 하면,외국에서 인권사이트로 호평을 받는 국제동성애자그룹의 사이트도 국내에서 퇴폐 2등급으로 분류되어 있다. 대중의 시선의 변화와는 다르게 권력의 시선은 훨씬 더 경직되어가고 인정머리도 없는 듯하다.성적 소수자들의 무지개퍼레이드가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행진이라는 걸 왜 그들은 모를까?이동연 (문화평론가) sangyeun@hitel.net
  • [이사람] ‘느티나무 카페’ 매니저 이은희씨

    시민들과 애환을 함께 해온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가다음달 4일로 개업 3주년을 맞는다.요즘 이곳은 우리사회에주요 현안이 있을 때마다 토론장, 기자회견 단골장소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서울 종로경찰서 맞은편의 안국빌딩 신관2층에 문을 연 느티나무 카페는 ‘더불어 함께’라는 시민운동철학을 실천하며 그동안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해왔다.여느 카페와 다를 바 없지만 이곳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우선 입구 카운터에 참여사회 등 각종 시민단체 소식지들이 수북이 쌓여 있고 벽면에는 늘 아마추어 작가들의사진이나 그림이 눈에 띈다. 독립영화가 상영되고, 소규모콘서트 등이 이따금 열려 신진 예술인들에게 등용문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그런가하면 앳된 20대에서 흰 수염이덥수룩한 한복차림의 6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의사람들이 스스럼없이 대화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느티나무는 지난 98년 9월4일 국내 시민운동의 양축인 참여연대와 환경운동연합이 공동출자해 설립된 철학카페.개업초기에는 사회각층의 저명인사를초청해 시민들과 대화하는강연회·세미나,환경관련 사진전 등이 자주 열렸다. 그러던중 어느덧 문화 명소로 알려지고 대학 동아리, 사회단체 회원들의 발길이 잦다보니 시민운동의 대언론 창구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 느티나무에서는 평균 이틀에 한번 꼴로,어떤 날에는 하루두차례씩 우리사회의 다양한 주제를 놓고 성명서 발표,기자회견이 열려 온 국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곳에 들어서면 요즘 우리사회의 관심사가 무언지 한눈에 알 수 있어요.기자회견이 열리면 상근 직원들은 플래카드를 내걸고 마이크·의자 배치하랴 음료수 준비하랴 무척바쁩니다”느티나무 매니저 이은희씨(여·27)의 말이다.오전 11시쯤 기자회견이 열릴 경우에는 곧 점심시간과 겹쳐넋이 나갈 정도란다. 하지만 매니저 이씨는 “환경,노동,여성,인권,문화분야에종사하는 다방면의 사람들을 자주 만날 수 있어 이곳이 우리사회를 들여다보는 ‘거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최근에 열린 주요 행사만 해도 ‘이동전화요금 인하 100만명 물결운동’‘동성애자 차별반대 공동행동 발족식’‘조선일보 구독거부와 언론개혁운동’‘대학교수,새만금 간척사업 중단’‘대중음악 개혁을 위한 가요순위프로 폐지운동백서발간’‘박정희 기념관 건립반대’…기자회견 등 한결같이 요즘 우리사회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내용들이다. 특히 지난해 4·13총선 무렵에는 연일 기자회견과 토론회가 열려 ‘바꿔’열풍의 진원지 역할을 했다.총선 후에는아셈(ASEM)민간포럼 발족과 탤런트 홍석천씨의 커밍아웃에대한 인권단체의 기자회견이 개최되면서 시민운동과 시민을연결시켜 주는 가교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 지난 70년대 정동 세실레스토랑이 유신정권을 반대하는 반독재 민주화 시민운동의 상징이었다면 느티나무는 새천년시민운동의 본산으로 자리잡은 셈이다. 느티나무는 철학카페라는 이름처럼 토론의 장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시민운동가들이 커피 한잔을 놓고 마주 앉아 우리사회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함께 새로운 시민운동의 방향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이는 광경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총선연대의 출범 모태가 된 장소도 바로 이곳이다.98년 10월 시민운동가들이 모여 새천년의 활동방향과 과제를 토론하던중 한 참석자의 입에서 ‘낙선운동’이란 말이 튀어 나와 16대 총선에서 2000년 유권자 혁명을 일으키는 단초를마련했다. 카페 벽면에는 대관료가 비싼 갤러리를 사용하기에 벅찬시민단체나 젊은 예술가들의 사진과 예술작품이 주로 전시되고 있다.지난해 연말에는 외국인 노동자 대책협의회에서외국인 노동자들의 소외된 삶을 주제로 사진전을 개최했고,올해 초에는 참여연대 회원 소식지인 ‘아름다운 사람들’의 삽화를 그리는 이수현씨의 전시회가 열렸다.요즘 여름철에는 전통 부채 전시회가 한창이다. 68평의 널찍한 느티나무 공간은 인테리어 전문가 이상철씨의 손질에 따라 편안하고 유니크한 장소로 갈무리되었다.공간 구석구석은 시의적절하게 전시장,토론장,영화상영장,도서관,공연장으로 쓰일 수 있게 조정된다.카운터 뒤의 장식장에 비친된 술과 옹기들은 전시품인 동시에 판매상품이기도 하다. 이곳은 환경운동연합이 만든 카페이기에 ‘먹거리’에 대한 고민도많이 한다.이 때문에 음식에 조미료 안쓰고,무공해 농산물 사용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매니저 이씨는 “음식맛이 전문카페를 따라갈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생맥주에물타서 파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아무리 철학카페라고 해도 시민들의 명소가 되기 위해서는수익성을 내고 운영의 투명성도 지켜야 한다. 느티나무 카페는 3년전 개업때부터 ‘투명한 세무신고’를 고집,주변업소에 비해 5∼6배나 많은 부가세를 내고 있다. 이 업소의 한달 매출액은 1,700만∼2,200만원. 매출액 중카드 결제액은 400만∼500만원,나머지 1,300만∼1,700만원은 현금이다.분기별로 이 업소가 낸 부가세는 350만원 정도다.매년 1,400만원 가량의 부가세를 내는 셈이다.68평 규모에 좌석 70석인 이 업소와 비슷한 규모인 주변 업소들은 현금 매출액을 한껏 줄인 덕분에 분기별로 내는 부가세는 40만∼8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느티나무 카페는 성실하게 신고한 탓에 지난 2년동안 적자에 허덕이다 최근에야 수지타산을 맞추고 있다.매니저 이씨는 “얼마전 호프집을 운영하는 주변 업주로부터 부가세로40만원을 낸다는 말을 들었을 때 몹시 속이 상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느티나무의 ‘투명납세’는 주변 업소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을뿐 아니라 세무당국조차 부담스러워 한다는게 참여연대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대화가 부족한 우리 문화풍토를 바꿔 나가자’는 취지로만든 이곳은 열린 문화공간을 지향한다. 언론의 관심보다는시민들의 발걸음을 더 중요하게 여기며 커피 한잔의 여유와사색, 그리고 토론을 원하는 시민들은 누구나 환영받는다. 매니저 이은희씨는 “느티나무는 철저하게 법의 틀안에서영업하고 있어 카페운영 과정이 우리사회의 불합리를 개선하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며 “참여연대와 환경운동연합을 지지하는 유명인사들의 ‘1일웨이터 제도’등 깜짝 이벤트로 손님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윤청석 편집위원 bombi4@. ●이은희 매니저 문답. ■느티나무 카페는 어떻게 운영하고 있나. 참여연대와 환경운동연합이 시민단체로서는 거액인 2억원을절반씩 투자해 설립했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밤 12시까지문을 열고 식사비와 술,음료수,차값은 다른 카페와 비슷하다.매니저는 두 단체에서 번갈아 맡는다.다만 이곳에서는다양한 문화행사가 많고 기자회견이 자주 개최된다는 점에서 일반카페와는 다르다. ■두 시민단체의 기금마련이 설립목적이라고 하는데. 하루에 찾아오는 고객수는 70∼80명가량 된다.재정부족에시달리는 사회운동에 별로 도움을 못주고 있다.때로는 세금을 내기 위해 장사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돈을 많이 버는 것도 좋지만 올바르게 수입을 올리는 일이 더 중요하다. ■개업 때부터 투명한 세무신고를 천명했지 않았나. 원칙대로 세무신고를 했더니 부가세가 엄청나게 나온다.자영업자들이 왜 탈세의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는지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장사를 해보니 3%의 수수료를 꼬박꼬박 내야하는 신용카드 결제도 무척 부담스럽다. ■명함에 ‘철학마당 느티나무 매니저’라고 적혀 있는데어떤 일을 하는가. 환경운동연합에서 나와 6개월째 파견근무를 하고 있다.저녁이면 맥주를나르고,재떨이 비우고,설거지 하고,카운터에서돈을 받고, 가끔은 손님과 더불어 술 한잔을 마시고….그날매상이 많이 오르면 기분이 좋고 손님이 없으면 기운이 빠진다. 환경분야 말고는 별로 아는 게 없었는데 그동안 다방면의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세상물정을 많이 알게 된 것같다.나와생각이 다른 사람들과도 더불어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윤청석 편집위원.
  • 동성애자 인권보호단체 발족

    동성애자 인권단체와 대학동아리 등 19개 단체는 31일 ‘동성애자 차별반대 공동행동’ 발족식을 가졌다. 공동행동은 이날 서울 안국동 참여연대 느티나무카페에서서동진 퀴어영화제 조직위원장,임태훈 동성애자인권연대대표,연예인 홍석천씨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지난 1일 인터넷 등급제를실시하면서 동성애사이트를 ‘퇴폐 2등급’으로 분류함으로써 ‘성적지향’에 대한 차이를 차별하고 있다”면서 “인터넷 등급제 폐지 및 동성애자 차별 철폐를 위해 공동행동을 발족한다”고 주장했다. 공동행동은 ▲인터넷등급제 폐지 ▲검열기관인 정보통신윤리위 폐지 ▲청소년보호법 개정 ▲국제 동성애자단체와 연계 ▲온·오프라인 시위 등을 펼치기로 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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