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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지구에서 사는 법’

    안슬기의 영화는 항상 겨울의 중심부에서 만들어진다. 고등학교 선생인 그가 영화를 만들자면 겨울방학(여름방학은 짧아서 피한다고 한다) 외에는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의 영화에서는 매서운 겨울바람이 불기 마련이고, 배우들은 추위를 견디며 연기를 해야 한다. 빠듯한 시간, 적은 예산, 열악한 환경은 영화 만들기의 적이지만, 안슬기와 그의 영화는 그런 핸디캡을 통해 단련에 단련을 거듭해 왔다. 감독 스스로 유치하고 누추하다고 평하는 영화를 보며 관객은 오히려 ‘기특함’을 느끼게 된다(‘기특함’은 ‘지구에서 사는 법’의 주요 대사이기도 하다). 시인인 연우는 아내의 그늘 아래 살아가는 남자다. 공무원인 아내가 출근한 뒤, 집에 남은 그는 빨래를 하고 설거지를 하고 장을 본다. 그에겐 비밀이 있다. 외계인인 그는 지구인의 특성에 맞춰 살아가는 게 버겁기만 하다. 아내에게도 비밀은 있다. 연우는 아내가 정부의 비밀요원이라는 걸, 그녀가 직장상사와 은밀한 관계라는 걸 알지 못한다. 갈등은 연우에게 새로운 이성 상대가 생기면서 불거진다. 서로 속이고 이용하고 죽이는 복잡한 관계 사이에서 연우는 정신을 차리기 힘들다. 안슬기는 가족을 중심에 놓고 사람들의 관계를 이야기하곤 하는데, 그의 영화가 점점 어두워지는 건 무얼 뜻할까. 희망으로 가족과 인간을 부여안을 수 있다고 믿는, 첫 장편영화 ‘다섯은 너무 많아’는 낙천적인 소품이었다. 이어 나온 ‘나의 노래는’은 스무 살 청년의 해체된 가족 이야기이자 시린 성장드라마로서 세찬 현실을 전면으로 드러냈다. 서늘한 멜로드라마에 스릴러, SF 장르를 더한 ‘지구에서 사는 법’에는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사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인물 각자가 상대방과 맺는 관계에는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친밀한 감정이 완전히 결여되어 있을 따름이다. 문제의 원인을 치열하게 파고드는 대신, ‘지구에서 사는 법’은 상실과 소외를 극복해야 하는 이유를 이야기한다. 인간과 인간의 관계는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 원소다. 안슬기의 영화는 그 원소의 파괴가 우주의 구조에 균열을 일으킬 거라고 경고한다. 지구 위에서 빠듯하게 사는 게 빌어먹을 형벌일지 모르지만, 우리는 결코 지구 밖으로 탈출할 수 없으며, 오늘은 물론 내일도 이곳에 사는 건 만만한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안슬기는 “우리들의 관계를 허물려는 간계에 맞서 싸우라.”고 말한다. 그것이 바로 ‘지구에서 사는 법’이다. 전작에 비해 ‘지구에서 사는 법’이 대중적인 작품인 게 사실이나, 감독 특유의 소박한 활력이 죽어버린 건 아쉽다. 홍상수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의 영향 아래 있는 전반부에서 보듯, 전체적으로 지적인 색채가 짙은 영화(특히 연기)는 무생물처럼 덤덤한 기조로 일관한다. 영화의 외피와 영화의 주제가 엇갈린 셈이다. 장르영화로서도 매끄럽지 못하다. 무릇 장르영화란 노련한 손길이 뒷받침돼도 가까스로 성공하는 법이다. 저예산 독립영화인 ‘지구에서 사는 법’이 용감하게 다양한 장르의 버무림을 시도했으니, 덜컹거리는 전개는 시작부터 내재된 한계였다. 통속적인 걸 낯설게 만드는 것과 어색하게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영역에 속한다. 24일 개봉. 영화평론가
  • 다시 보는 유현목과 홍상수

    다시 보는 유현목과 홍상수

    ■ 유현목을 추억하다-10일부터 상암시네마테크서 추모전 지난 6월 세상을 떠난 한국 리얼리즘 영화의 거장 유현목 감독에 대한 추모 기획전이 마련됐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오는 10일부터 3주 동안 서울 상암동 시네마테크KOFA에서 ‘현실과 영화 사이에서’라는 이름으로 고(故) 유현목 감독 추모 전작전을 연다. 신상옥, 김기영, 이만희 감독 등과 함께 1960년대 한국 영화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유 감독은 1956년 ‘교차로’로 데뷔한 이후 전후 예술가들이 받은 실존주의의 영향을 바탕으로 좌우 이념대립이나 산업사회 속의 인간 소외 문제 등을 실험적이며 독특한 영상미로 담아 냈다. 유 감독은 40여년 동안 43편의 영화를 남겼다. 안타깝게도 현재 영상자료원이 필름으로 갖고 있는 작품은 27편이다. 이번 기획전에서 모두 상영된다. 실존주의적 좌절감을 그린 대표작 ‘오발탄’(1961년)을 비롯해 ‘김약국의 딸들’(1963년), ‘순교자’(1965년), ‘막차로 온 손님들’(1967년), ‘카인의 후예’(1968년), ‘사람의 아들’(1979년), ‘말미잘’(1994년) 등이다. ‘아내는 고백한다’(1964년)처럼 일부 필름이 없어진 불완전판, 중국에서 수집한 중국 더빙 버전에 한글 자막을 입힌 ‘분례기’(1971년), 15분가량 소실된 사운드를 요즘 성우들이 복원한 ‘춘몽’(1965년)이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온라인 VOD 사이트에서는 이달 내내 ‘오발탄’, ‘순교자’ 등 11편을 무료로 공개한다. VOD 기획전에서는 유 감독의 생전 인터뷰가 기록된 다큐멘터리도 특별 공개된다. 문의 (02)3153-2075.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홍상수를 다시보다 -11일부터 美 LA카운티미술관서 회고전 홍상수 감독의 회고전이 11일부터 9일 동안 미국 로스앤젤레스 LA카운티 미술관에서 열린다. ‘시가렛 앤드 알코올(Cigarettes & Alcohol)’로 이름 붙여진 이번 회고전에서는 최신작 ‘잘 알지도 못하면서’(2009년)를 비롯해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1996년), ‘강원도의 힘’(1998년), ‘생활의 발견’(2002년),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2004년), ‘극장전’(2005년), ‘해변의 여인’(2006년), ‘밤과 낮’(2007년) 등 8편이 상영된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영어 자막 프린트 및 왕복 발송 비용 등을 지원했다. 미국 서부지역 최대의 미술관으로 지난 6월28일부터 9월20일까지의 일정으로 한국 출신 화가 12인 작품전인 ‘한국현대미술전‘을 열고 있는 LA카운티 미술관은 지난해 1월 이창동 감독 회고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류승완, 봉준호, 홍상수, 김지운 감독 한자리에…

    류승완, 봉준호, 홍상수, 김지운 감독 한자리에…

    한국을 대표하는 4인의 감독과 배우, 스태프 등이 한자리에 모여 영화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마련된다.17일 시네마테크 부산은 “오는 24일 개관기념일을 즈음해 ‘마스터 클래스 : 감독과 그 예술적 동반자들’을 개최한다.”고 밝혔다.이 행사는 국내의 저명한 감독들 4명이 자신이 뽑은 대표작 한 편을 상영한 후, 그 영화에 참여한 배우 혹은 스태프와 함께 깊이 있는 해설과 강연을 펼치는 마스터 클래스이다. 오는 27일(목)부터 30일(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이번 마스터 클래스에는 류승완, 봉준호, 홍상수, 김지운 감독이 참여한다.또한 네 감독의 영화에 참여한 배우 최민식, 김상경, 신하균, 프로듀서 한재덕, 촬영감독 홍경표 씨 등도 함께 참석해 영화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 줄 예정이다. 주요 일정은 아래와 같다. ♦ 주요 일정 및 참석자 8월27일(목) 저녁7시 <주먹이 운다> 류승완(감독), 최민식(주연) 8월28일(금) 저녁7시 <마더> 봉준호(감독), 홍경표(촬영감독) 8월29일(토) 저녁7시 <극장전> 홍상수(감독), 김상경(주연) 8월30일(일) 오후4시 <커밍아웃> + <사랑의 힘> 김지운(감독), 신하균(주연)사진설명 = 좌상부터 시계방향으로 봉준호, 홍상수, 류승완, 김지운 감독. / 제공 = 시네마파크 부산서울신문NTN 조우영 기자 gilmo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밀양’에서 ‘바보들의 행진’까지… 철학자가 본 한국영화

    ‘밀양’에서 ‘바보들의 행진’까지… 철학자가 본 한국영화

    철학자이자 숙명여대 교수인 김영민이 영화를 매개로 삼아 인문학적 가능성을 드러내려 시도했다. ‘영화인문학’(글항아리 펴냄)이 그 산물이다. 부제는 ‘어울림의 무늬, 혹은 어긋남의 흔적’. 가까이는 이창동 감독의 ‘밀양’(2007년)에서부터 멀리는 하길종 감독의 ‘바보들의 행진’(1975년)까지 한국영화 27편에서 길어낸 통찰을 에세이 형태로 담았다. 저자에게 영화 ‘밀양’은 “‘인디아나 존스’ 따위의 영화 30개와도 바꿀 수 없는 수작”이다. 이유는 ‘밀양’이 종교라는 나르시시즘의 형식에서 벗어나 동종의 상처가 만났을 때에야 진정한 용서가 가능하다는 진실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복수는 나의 것’을 박찬욱 감독의 영화 중 으뜸으로 치켜올리면서 “내가 아닌, 내가 모르는 수많은 너로 이루어진 폭력의 구조, 바로 그것만이 폭력을 온전히 소유한다.”는 점을 살펴내고 있다. 이밖에도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 홍상수 감독의 ‘극장전’, 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 브라더스’ 등이 두루 도마에 오른다. 사실 영화비평의 권위는 약해진지 오래다. 개인블로그와 영화전문잡지는 영향력의 간극이 그리 크지 않다. 이런 영화비평에 대해 저자는 “시속의 유행이나 대중의 취향을 버르집고 따져 그 이치들의 맥을 잡고 거기에 틈타는 구조와 체계를 유형화시키며 이로써 (체계의 욕망이 아닌) 외부성의 희망을 조형해내는 노력”이라고 뜻을 새로이 새긴다. 제목이 ‘영화비평’이 아니라 ‘영화인문학’인 것은 특정한 매체에 특권적으로 머물지 않기 위함이다. 1만 5000원.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홍상수 감독, 62회 로카르노영화제 심사위원 위촉

    홍상수 감독, 62회 로카르노영화제 심사위원 위촉

    홍상수 감독이 스위스에서 열리는 제62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의 국제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내달 5일 개막하는 로카르노국제영화제는 스위스 정부와 주정부의 지원 아래 스위스 영화협회가 주관하는 영화제로 신예감독의 등용문 역할을 해왔다. 올해 로카르노영화제의 국제경쟁부문에는 15개국 18편이 초청 받았다. 이 중에는 2008년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펀드의 장편독립영화 후반작업 지원을 받은 호유항 감독의 영화 ‘새벽의 끝’도 포함됐다. 한국영화와 로카르노영화제는 1989년 제42회 영화제에서 배용균 감독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으로 대상인 금표범상을 수상하며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01년 제54회 영화제에서는 배우 김호정이 문승욱 감독의 영화 ‘나비’로 최우수여우주연상인 청동표범상을 수상했던 바 있다. 사진제공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홍상수 영화 ‘잘 알지도… ’ 손익분기점 넘겨

    홍상수 영화 ‘잘 알지도… ’ 손익분기점 넘겨

    지난 5월 14일 개봉한 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가 홍상수 감독 영화 중 처음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지난 26일 기준으로 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는 약 3만7천 관객을 동원했다. 영화는 약 1억8000만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가운데 극장수입으로 약 2억5천900만원을 벌어들여 영화 제작비 및 마케팅 비용을 회수하게 됐다. 배급사는 영화가 현재 전국 7개 스크린에서 상영되고 있어 앞으로 4만 관객까지는 무난히 동원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홍상수 감독의 아홉번째 장편 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는 김태우 고현정 엄지원 하정우 정유미 유준상 등의 배우들이 노 개런티로 출연해 화제가 됐다. 사진설명 = 영화 포스터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톱스타들, 몸값 자진삭감·노개런티 붐 ‘훈훈’

    톱스타들, 몸값 자진삭감·노개런티 붐 ‘훈훈’

    톱스타들의 몸값 자진 삭감, 노개런티 출연이 이어져 연예계에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 최근 배우 김혜수는 SBS 새 주말드라마 ‘스타일’의 회당 출연료를 자진 삭감했으며 고현정은 ‘액트리스’(가제)를 포함해 영화 세 편에 연이어 노개런티로 출연해 주목 받고 있다. 김혜수는 얼마 전 MBC ‘한강수타령’ 이후 4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 ‘스타일’에 출연을 확정하며 방송가에 불고 있는 몸값 낮추기 운동에 동참했다. 김혜수의 측근은 서울신문NTN과의 전화통화에서 “드라마 제작 환경이 열악하다는 점을 감안하고 평소에 받는 출연료보다 적은 1500만 원으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송승헌 권상우 등도 드라마의 개런티를 회당 1500만 원에 계약했다. 김혜수는 또 영화 ‘열한번째 엄마’ 출연 당시 자진해 개런티를 삭감한 바 있다. 18일 고현정의 소속사 관계자 역시 “새 영화 ‘액트리스’에도 노개런티로 출연한다.”며 “전작 홍상수 감독의 ‘잘 알지도 못하면서’에 이어 이번 영화도 이재용 감독과의 친분으로 무보수로 출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방송가에서는 개런티 삭감 출연이, 충무로에서는 저예산 영화에 노개런티 출연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황정민 엄정화 장혁 김수로 김민선 김효진 등이 평소 개런티보다 훨씬 적은 액수를 받고 영화 ‘오감도’에 출연했으며 박희순 박해일 신민아 이민기 이천희 등도 비교적 적은 개런티로 영화 ‘10억’에 참여했다. ‘액트리스’에는 고현정을 비롯, 이미숙 최지우 김옥빈 김민희 등이 무보수로 나올 예정이다. 또 김상경 문소리 예지원 유준상 김강우 김민선 등도 홍상수 감독의 신작(제목 미정)에 노개런티로 출연할 계획이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홍정원 기자 cine@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한국 영화와 칸 영화제 인연

    한국 영화계가 칸 국제영화제에 진출한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2000년대 들어 주요 상을 받기 시작하면서 인연의 폭을 갈수록 넓혀가고 있다. 칸 영화제에 초청받은 작품들은 국내외 흥행에서도 큰 탄력을 받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적지 않다. 칸 영화제에 첫발을 디딘 것은 1984년 이두용 감독의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 이 작품은 비경쟁부문인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되면서 한국의 면목을 알렸다. 이후 1989년 배용균 감독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1997년 전수일 감독의 ‘내 안에 우는 바람’, 1998년 홍상수 감독의 ‘강원도의 힘’이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됐다. 1999년 송일곤 감독의 ‘소풍’은 단편 경쟁부문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공식 장편 경쟁부문에 진출한 것은 지난 2000년이었다.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이 거둔 성과였지만, 수상은 하지 못했다. 임 감독은 다시 2002년 ‘취화선’으로 경쟁부문에 진출하면서 주요부문인 감독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2004년에는 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와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나란히 경쟁 부문에 초청돼 이중 ‘올드보이’가 2등상인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2005년에는 홍상수 감독의 ‘극장전’이 경쟁부문에 진출했지만 상은 받지 못했고, 2007년에는 이창동 감독의 ‘밀양’이 진출해 배우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맛보았다. 2008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은 비경쟁부문에 초청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한편 칸 영화제가 고전을 거듭하는 한국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여우주연상 수상으로 관객동원율이 치솟았던 2007년 ‘밀양’처럼 이번에 심사위원상을 받은 ‘박쥐’도 칸의 후광효과를 입으리란 전망이 많다. ‘주목할 만한 시선’에 진출했던 봉준호 감독의 ‘마더’도 국내외 언론의 호평이 쏟아진 만큼 28일 개봉에 기대 어린 시선이 쏠리고 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사회적 기업’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뜁니다

    ‘사회적 기업’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뜁니다

    지난 13일 저녁 서울 홍익대 상상마당에 6㎜ 카메라를 든 족제비, 히히, 은지, 스마일, 오야지(이상 서로 부르는 별명) 등 아이들 5명이 들이닥쳤다. 이날 라이브 공연을 여는 인디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을 인터뷰하기 위해서다. 서로 짓궂게 장난을 치던 아이들이었지만 카메라를 잡으니 달라진다. 뷰 파인더를 들여다보는 모습에 진지함이 흐른다. “미미시스터즈의 얼굴을 본 적이 있나요?”, “무대에 설 때 기분은 어떤가요?”, “춤은 누가 만드나요?”, “노래 제목에는 의미가 있나요?” 쑥스러워하는 아이들의 질문이 잦아들자 오히려 장기하가 질문을 던진다. “좋아하는 음악이 무엇인가요?” 대안적 영상창작집단 ‘눈’이 꾸리고 있는 ‘꿈꾸는 카메라’ 프로젝트의 마지막 촬영이 있는 날이었다. ‘눈’은 젊은 영상 전문가 10여명이 만든 모임이다. 지난 3월부터 복지시설 아이들에게 촬영, 편집, 인터뷰 방법 등을 가르쳐 왔다. 또 ‘인디문화를 만나다’를 테마로 다큐멘터리를 만들기 위해 크라잉넛, 언니네이발관, 굴소년단 등 인디 뮤지션의 앨범 녹음 현장, 공연 현장 등을 찾았다. 물론 촬영하고 인터뷰하고, 편집하는 것은 오로지 아이들의 몫이다. 서툴지만 각자 직접 만든 작품들은 새달 열리는 ‘서울청소년창의 서밋’에서 공개된다. 가수를 꿈꾼다는 오야지는 TV에 자주 나오는 노래를 주로 들었지만 이번 기회에 밴드 음악도 좋아졌다고 한다. 또 “스틸 카메라를 배우는 줄 알았는데 비디오 카메라라 처음에는 괜히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배우고 나니 찍는 것도 찍히는 것도 재미있다. 학교에서 체육대회 같은 행사를 하면 촬영해보고 싶다.”고 웃었다. 이날 홍상수 감독의 연출부로 활동하고 있는 이상민씨, 영화 ‘싸움의 기술’의 촬영감독이었던 임재수씨 등이 아이들을 인솔하고 촬영을 거들었다. 이들은 “아이들이 새로운 문화적 체험을 하는 과정을 함께 한다는 것 자체가 무척 즐겁다.”면서 “사회적 기업의 홍보물 제작이나, 영상에 관심이 많은 노인분들을 상대로 한 교육 사업 등 다양한 일거리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英 런던엔 5500여개… GDP의 5~10% 담당 ‘눈’은 하자센터(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가 지난해 말부터 노동부, 서울시, 함께 일하는 재단 등의 지원과 협력으로 꾸리고 있는 ‘사회적 기업 인큐베이팅’ 프로젝트에 참여한 10개 팀 가운데 하나다. 말하자면 사회적 기업을 꿈꾸는 예비 사회적 기업이다. 사회적 기업의 개념은 1970년대 유럽에서 등장해 1990년대 후반부터 확산됐다. 영국 런던에는 현재 5500여개의 사회적 기업이 있고, 런던 GDP의 5~10%를 담당한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 사회적 기업을 인증하고 지원하는 법이 마련됐다. 노동부는 예비 사회적 기업에 인건비를 지원한다. 일정 기간 뒤 심사를 통해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되면 일정액의 컨설팅비나 대출 지원을 받는 한편, 공공기관의 관련 사업 수주에서 우선 고려 대상이 된다. 그동안 국내 사회적기업이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 사업, 도시락 지원 사업, 간병 사업, 환경 및 재활용 사업 등에 쏠려 있었다면 최근 들어 문화예술 분야에서 사회적 기업에 도전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또 현재 노동부 인증을 받은 사회적 기업 218개 가운데 문화예술 관련은 9곳에 불과하지만 노동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 기업 활성화를 위한 공동 협력방안을 검토 중이라 결과가 주목된다. 이러한 움직임이 눈길을 끄는 것은 양극화가 심화된 요즘, 문화예술가에게는 자신의 재능을 사회에 환원하며 일자리를 창출하는, 문화 소외계층에게는 문화향유권을 늘리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자센터에서는 ‘눈’을 비롯해 ‘이야기꾼의 책공연’, 홍대 인디 뮤지션들이 만든 ‘뮤시스’, 관악기 연주자들이 뭉친 ‘브라스통’, 재활용 디자인 모임 ‘리블랭크’, 미디어 아트 전문그룹 ‘팩토리36.5’, 도시와 농촌 사이에 다리를 놓는 모임 ‘콩세알’, ‘90%를 위한 영어’, ‘여행협동조합 맵’, ‘배움공방’ 등을 통해 120명이 고용 창출 효과를 얻고 있다. 또 이들 예비 사회적 기업은 그동안 서울시 ‘나우 스타트 2009’ 사업에 참여해 복지센터 11곳 112명의 아동 및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문화 체험을 선사하기도 했다. ●현재 문화예술분야 9곳 불과… 활성화 위한 움직임 예비 사회적 기업에 가장 큰 과제는 추구하는 가치에 어울리고, 지속가능한 수익 모델을 찾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취지의 활동을 펼쳐도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활동이 이어질 수 없다. 도서관이나 학교, 유치원 등을 찾아 연극과 음악, 놀이 등 다양한 요소를 책읽기와 결합한 퍼포먼스를 펼치는 책공연 팀의 경우, 국제도서전에서 공연할 정도로 성과를 내고 있으나 애로사항도 많다. 주 타깃인 도서관이나 학교, 유치원 등의 자체 예산이 적어 공연 수익이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다. 책공연팀의 김형아씨는 “무료 공연을 하며 정부나 지자체, 공공기관 사업 공모나 지원금으로 수익을 올리면 시장 자체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데 이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이라면서 “문화예술 시장 활성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용어클릭] ●사회적 기업 정부와 일반적인 사기업이 채우지 못하는 사회적 틈새에서 공익 활동을 펼치고, 나름대로 수익 구조를 갖춰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뜻한다.
  • 칸 영화제 초청받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홍상수 감독

    칸 영화제 초청받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홍상수 감독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홍길동이 아니다. 홍상수(49) 감독 이야기다. 그의 최근 동선은 누가 봐도 혀를 내두르게 한다. 이달 전주영화제(단편 ‘첩첩산중’)와 칸영화제(‘잘 알지도 못하면서’)가 부른 데 이어, 8월 열리는 로카르노영화제에서도 그를 심사위원으로 초청했다.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지만, 홍 감독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9번째 장편 ‘잘 알지도 못하면서’(14일 개봉)에 호평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작품은 영화감독인 구경남(김태우)이 제천과 제주를 방문하면서 겪는 일화를 담고 있다. 두 곳에서 차례로 여자를 만나지만, 오해와 과욕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만다. 홍 감독은 바쁜 와중에도 이메일 인터뷰에 흔쾌히 응했다. →평소 영감을 얻는 곳은. -남들이 보면 일상적인 상황인데, 나한테는 영화적으로 풀어나가면 내가 하고 싶었던 질문들을 그 구현과정에서 ‘저절로’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직감으로 들 때가 있다. 난 거기서 시작한다. →작품이 더 편안하고 재미있어진다는 평에 “나이가 들어서”라고 했는데 혹시 세계관이나 작품관이 바뀌었나. -항상 지향하는 곳은 밝은 곳, 힘찬 곳, 명료한 곳이었다(어떤 것을 명료하게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명료함까지 포함해서). 내가 겪은 것이 있고, 생긴 게 있어서 나의 경로가 있었던 것 같다. 처음 영화 시작했을 때 내가 가졌던 관심들과 지금의 것들이 달라진 것이 있다. 난 언제나 부분으로서만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를 따로 ‘관(觀)’으로서 얘기하면 과정에 대한 왜곡된 설명이 될 것이다. 영화가 나에겐 최선의 표현이라고 믿고 싶다. →주인공 구경남에 혹시 본인의 모습도 투영이 됐나. -모델이 있어야 작업을 하는 사람이지만, 모델과 최소한의 거리가 있어야 작업이 가능하다. 그래서 한 인물을 위해서 모델 여럿을 섞기도 하고, 모델 아닌 읽고 보고 들은 것들을 섞기도 한다. 구경남은 (퍼센티지는 모르겠고) 나와 김태우와 다른 언급 안 된 모델들과 내가 읽고 보고 들은 것들의 합이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에서 몇몇 인물의 경우, 연기가 어색한 것이 사실이다. 개의치 않는 건가, 특별한 느낌을 유도하기 위한 건가. -내가 어떤 건 많이 꼼꼼하고, 어떤 건 조금 설렁설렁한다. 주어진 촬영 조건 속에서 더 중요한 것을 기준으로 오케이를 내면서 찍어간다. 그렇게 보였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난 ‘개인적으로’ 별로 걸리지 않았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는 이야기나 대사가 앞뒤에서 대구를 이루거나, 약간의 변형을 거쳐 반복된다. 이 기법을 통해 말하고자 한 것이 있나. -삶이 일직선으로 나간다고 믿는 것도 대구·반복의 구조처럼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누군가의 눈에는 대구가 더 사실적인 삶의 구조일 수 있다. 입력된 해석의 틀이 너무 강해서 우린 삶의 현상을 맨눈으로 제대로 보지 못하고 죽는 경우가 허다하다. 부분으로 봐서는 같지만 둘을 놓고 보면 꼭 다른 점이 보이고, 너무 다른 것이라도 같이 놔두고 보면 꼭 같은 면이 발견된다. 우린 그런 부분의 발견을 통해서 입력된 틀의 허구를 운 좋게 확인할 수도 있다, 가끔. →감독의 영화를 보면, 현실의 비루하고 약간은 추잡한 모습들이 그럴 듯하게 그려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 모습을 그리는 것은 ‘이런 것도 우리네 삶의 모습이다.’라고 인정하기 위함인가. -표현대로 ‘비루하고 약간 추잡한 게’ 우리가 매일 사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비루하지 않고 추잡하지 않고, 귀엽고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순간들도 있지만…. 난 과장된 사고와 근거 없는 환상 때문에 삶이 불필요하게 더 힘들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사고 과장과 환상들을 끄집어내서 같이 보려 하는 맘이 있다. 그런 맘 때문인지 어떤 삶의 부분들이 다른 부분들보다 더 자주 선택되는 것 같다. →여성 관객분들 중에 간혹 “홍상수 영화에 나오는 여자들은 다 한번 건드리면 쉽게 넘어오는 것으로 그려져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람도 있더라. -그런 분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아는 어느 주체적이고 튼튼한 정신의 여자분은 내 영화를 아주 유쾌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사실이다. 둘은 뭘 다르게 보는 걸까. 한 분은 (어떤 이유나 목적의식으로) 그 여자 인물의 행동 액면가에 반응하는 것 같고, 한 분은 영화의 맥락과 태도에 감흥한 것 같다고 생각한다. →홍 감독의 영화는 대개 현재 시점으로 진행된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방식을 특별히 싫어하는 이유가 있나. -시간대가 늘어지면 시간 점프가 커지고, 그 사이를 설명 없이 건너가려면 (설명을 할 수는 없고) 뭔가 전형성에 많이 의존해야 해야 할 것 같다. 모른 척하고 그냥 건너갈 수도 있지만 그건 척하는 것 같고, 쿨한 척. 근접 시간대의 미세한 차이 속에서 뭔가를 얘기해야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하게 되는 것 같다. →소위 특급 배우를 잘 기용하지 않는다. 캐스팅의 원칙이나 기준이 있다면. -대강 이야기가 정해지면 배우들을 만나기 시작하는데, 그 배우란 사람 속에서 어떤 맥을 읽게 된다. 그 맥이란 게 그 사람을 ‘내 식으로 이해하는’ 어떤 기억 속의 인물의 환기같은 건데, 그걸 잡고 내가 미리 준비한 걸 섞으면서 과정을 시작한다. →취미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취미라고 부를 것은 없다. 첫 영화하고 상금 탄 돈으로 뭔가 사둬야겠다고 해서 피아노를 샀다. 제대로 배운 적은 없지만, 가끔 그걸 5분, 10분씩 치면 재미있다. →감독의 연애관이 궁금하다. -연애보다는 삶이 재미있다. 애인보다는 친구가 최고다. →칸 영화제에 5번째로 가게 된 소감은. -불러주니 가는 것이고, 내가 작업을 계속하는 데 도움되는 일이려니 생각하고 가는 게 크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영진위, 칸서 韓영화 홍보 총력…대표단 파견

    영진위, 칸서 韓영화 홍보 총력…대표단 파견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강한섭, 이하 영진위)가 오는 24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제62회 칸 국제영화제에 대표단을 파견해 홍보에 총력을 기울인다.14일 영진위 관계자는 “강한섭 위원장 등 6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이 칸영화제에 참석해 한국영화의 해외 홍보와 국제 영화계 인사들과의 교류 등 한국영화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한 여러 활동을 펼친다.”며 “이를 위해 칸영화제 기간 동안 한국영화종합홍보관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홍보관에서는 한국영화에 대한 각종 영상물, 인쇄 홍보물, 기념품 등을 전시하고 배포, 상담하며 한국영화와 한국영화산업에 관한 토털 정보를 제공한다. 홍보관에는 한국영화 세일즈 부스가 들어서고 국내외 영화인들의 미팅과 언론 인터뷰 장소로도 활용된다. 칸영화제 기간인 18일 오후 9시 30분부터 자정까지(현지시간) C-Beach(영화제 행사장 주변 해안가 레스토랑)에서는 ‘한국영화의 밤’ 리셉션이 열린다. 부산영화제와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 행사에는 국내외 영화 인사 400여 명이 참석해 활발한 교류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또 영진위는 18일 오후 3시부터 5시(현지시간)까지 일본 부스에서 열리는 AFIN(Asian Film Industry Network) 총회에 참석한다. 이번 총회에 참가하는 아시아 영화진흥 기관은 영화진흥위원회(한국), Unijapan(일본), Vietnam Media(베트남), The Federation of National Film Association of Thailand(태국), Singapore Film Commission (싱가포르) 등이다. 총회에서 다뤄질 논제는 각 나라별 영화산업 통계의 공유, 2009년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데스크’ 공동 운영 등 협력 증진에 관한 사항이다. 이밖에도 영진위는 스크린 인터내셔널(Screen International), 할리우드 리포터(Hollywood Reporter) 등과 같은 국제 매체에 한국영화에 대한 광고를 게재하고 칸 영화 마켓 입구 거리에 입간판 광고물을 설치한다. 한편 이번 칸영화제에는 봉준호 감독의 ‘마더’(주목할 만한 시선), 박찬욱 감독의 ‘박쥐’(공식 경쟁), 홍상수 감독의 ‘잘 알지도 못하면서’(감독 주간) 등이 주요 부문에 진출했다. (사진=제62회 칸영화제 포스터) 서울신문NTN 홍정원 기자 cine@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막 오른 2009 칸 영화제

    제62회 칸 국제영화제가 ‘박쥐’ ‘마더’ 등 한국 영화 사상 역대 최다인 10편을 초청한 가운데 13일 성대한 막을 올렸다. 프랑스 남동부 휴양도시 칸에서 24일까지 펼쳐지는 이번 영화제는 이날 오후 7시(한국시간 14일 오전 3시) 뤼미에르 극장에서 개막식을 열었다. 박찬욱 감독의 ‘박쥐’ 등 공식 경쟁부문 진출작 20편이 황금종려상 등을 놓고 뜨거운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박쥐’ 외에 주목할 만한 시선에 봉준호 감독의 ‘마더’가, 감독주간에 홍상수 감독의 ‘잘 알지도 못하면서’와 정유미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더스트 키드’가 초청장을 받았다. 비평가 주간에 문성혁 감독의 ‘6시간’이, 학생 경쟁 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에 조성희 감독의 단편 ‘남매의 집’과 임경동 감독의 단편 ‘경적’이 초대됐다. 한국에서 태어나 9살 때 프랑스로 입양된 우니 르콩트 감독이 자전적인 이야기를 다뤘고, 이창동 감독이 제작자로 나선 한·프랑스 합작 영화 ‘여행자’는 비경쟁 특별상영 부문에 소개된다. 한·프랑스 합작 영화로 노경태 감독의 실험영화인 ‘허수아비들의 땅’이 프랑스 독립영화를 지원하는 ACID 프로그램에 진출한 것도 눈에 띈다. 고(故) 신상옥 감독 작품인 ‘연산군’의 디지털 복원판은 칸 클래식에 초청됐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잘 알지도 못하면서’

    대부분의 한국 관객은 홍상수의 영화를 한 편도 보지 않았거나 그의 이름조차 알지 못한다. 혹은 그의 영화가 지루한 일상을 반복할 거라고, 아무런 사건도 일어나지 않아 심심할 거라고 미리 단정 짓는다. 그의 영화에 항상 따라붙는 수식어인 ‘일상성’이 영화를 오독하는 결과를 낳은 것인데, 사실은 그 반대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의 주인공 구경남처럼, 홍상수 영화의 인물들은 대개 길을 나서면서 영화에 진입하고, 주변인 및 낯선 인물과 조우하면서 일상의 세계로 침투한다. 그의 영화는 한줄기 바람과 같아서, 느슨하고 권태로운 일상을 슬쩍 흔들고, 밋밋하고 답답한 공기에 신선한 기운을 제공한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는 대중에게 별로 알려지지 않은 감독 구경남이 두 지역을 오가면서 접하는 소소한 일들을 다룬 영화다. 영화제의 심사위원 자격으로 제천을 방문한 그는 예전에 함께 일했던 후배와 그의 아내를 만난 다음 본래의 위치에서 쫓겨나듯 빠져나온다. 며칠 후 특강을 맡아 제주도에 간 그는 선배의 집으로 초대받는데, 선배가 재혼한 상대가 옛날에 인연을 맺은 사람임을 알게 된다. 2008년 여름, 집을 나섰던 남자는, 한 여자 덕분에 새 인생을 살고 있다는 선배와 후배를 통해 자기 삶과 새롭게 대면한다. 피카레스크소설의 주인공을 닮은 홍상수 영화의 남자들은 제풀에 겨워 세상을 떠돌다 종종 도덕적 난관에 부딪힌다. 여성 관객의 입장에서 볼 때, 구경남은 성적 쾌락에 빠져 엉뚱한 짓을 벌이고 다니는 비도덕적인 인물이다. 반면 홍상수는 자신에게 절실하고 우선한 도덕적 의무란 ‘위선적인 인간들에게 솔직함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그의 영화에 줄곧 나오는 ‘술’은 흉금을 털어놓기 위한 도구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와 짝을 이루는 단편영화 ‘첩첩산중’에서, 구경남과 대구를 이루는 여주인공 미숙은 속마음과 반대로 말을 내뱉은 뒤 ‘나쁜 버릇이다.’라며 스스로를 꾸짖는다. 현실에 얽매이는 대신 자유롭게 삶을 향유하기, 치장하는 대신 살면서 체험하고 생각한 바를 그대로 드러내기. 홍상수의 영화는 그런 과정을 통해 정직성에 이른다. 영화평론가 앙드레 바쟁은 ‘거짓을 말하지 않는 한, 모든 영화는 사회적 다큐멘터리다.’라고 했다. 정직성의 개념은 홍상수의 영화가 한 남자의 도덕극을 뛰어넘어 한국사회의 현실에 대한 농밀한 기록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만든다. 홍상수 영화의 인물들이 차지할 공간이 점점 넓어지는 만큼 그들의 영혼이 얼마나 깊어질지 알 수 없지만, 역사상 가장 솔직한 인물이자 구경남의 선조인 자코모 카사노바에게서 그 미래를 점쳐보는 건 가능하다. 카사노바는 유명한 회고록의 머리말에서 ‘나에게 닥친 행·불행의 원인이 나 자신이라는 걸 인정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따라서 나는 언제나 나 자신에게 배울 수 있었으며, 나 자신을 스승으로 여겨 사랑해왔다.’라고 썼다. ‘인간다워지기’ 그것이야말로 홍상수 영화의 마지막 도착지점이 아닐까. 14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평론가>
  • 홍상수감독 로카르노영화제 심사

    홍상수 감독이 스위스에서 8월 5∼15일 열리는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의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고 조직위원회가 6일(현지시간) 밝혔다. 홍상수 감독은 프랑스 작가 겸 감독 파스칼 보니체, 독일 배우 니나 호스, 스페인 제작자 루이스 미나로와 함께 이 영화제 주부문인 국제경쟁 부문에서 심사를 맡는다.
  • [NOW포토] 엄지원 ‘단아한 미소 머금고’

    [NOW포토] 엄지원 ‘단아한 미소 머금고’

    배우 엄지원이 27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잘알지도 못하면서’(감독 홍상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서울신문NTN 유혜정 기자 kicoo2@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공형진 “홍상수 감독 ‘당일 대본’, 시험보는 기분”

    공형진 “홍상수 감독 ‘당일 대본’, 시험보는 기분”

    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를 통해 홍상수 감독의 작품에 처음 출연한 배우 공형진이 소감을 전했다. 공형진은 27일 오후 서울 CGV 왕십리에서 열린 ‘잘 알지도 못하면서’에서 “홍 감독님을 알현하고 싶었던 찰나에 김승우의 추천으로 이번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며 “이번 작품은 제일 쉬웠고 또한 제일 어렵기도 했던 작품이었다.”고 밝혔다. 공형진은 이어 “내 아내 역할이 처음엔 엄지원이었는데 촬영 당일 정유미로 바뀐 것이 탁월한 선택이었다.”면서 “홍 감독님이 거장이었던 이유가 다 있더라.”고 극찬했다. 공형진은 또 촬영 당일 대본을 주는 것으로 유명한 홍상수 감독의 스타일에 대해서는 “아침에 대본 받는 기분은 공부를 전혀 안 했는데 시험 당일 교과서를 처음 받는 기분 같았다.”며 막막했던 느낌을 표현한 뒤 “감독님은 꾸며지는 연기를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는 제천과 제주에서 벌어지는 예술영화 감독 구경남(김태우)의 에피소드를 그린 작품이다. 홍상수 감독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가 오는 5월 개최되는 제62회 칸 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공식 초청되면서 다섯 번째 칸행을 확정지었다. 홍 감독 특유의 영화문법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는 김태우, 고현정, 엄지원, 하정우, 정유미, 공형진, 유준상 등 화려한 출연진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영화는 오는 5월 14일 개봉된다. 서울신문NTN 홍정원 기자 cine@seoulntn.com / 사진=유혜정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NOW포토] 엄지원 ‘하늘하늘’ 연두빛 시폰 드레스

    [NOW포토] 엄지원 ‘하늘하늘’ 연두빛 시폰 드레스

    배우 엄지원이 27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잘알지도 못하면서’(감독 홍상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신문NTN 유혜정 기자 kicoo2@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NOW포토] 김태우, 평범한듯 심도 있는 연기

    [NOW포토] 김태우, 평범한듯 심도 있는 연기

    배우 김태우가 27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잘알지도 못하면서’(감독 홍상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서울신문NTN 유혜정 기자 kicoo2@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NOW포토] 엄지원, 꽃다발 들고 “인기 많죠?”

    [NOW포토] 엄지원, 꽃다발 들고 “인기 많죠?”

    배우 엄지원이 27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잘알지도 못하면서’(감독 홍상수) 언론시사회 무대인사에서 꽃다발을 받고 환하게 웃고 있다. 서울신문NTN 유혜정 기자 kicoo2@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NOW포토] 공형진 “진지한 영화로 돌아왔어요”

    [NOW포토] 공형진 “진지한 영화로 돌아왔어요”

    배우 공형진이 27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잘알지도 못하면서’(감독 홍상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서울신문NTN 유혜정 기자 kicoo2@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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