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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상수
    2026-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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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봉석의 스크린 엿보기] ‘텐텐’

    [김봉석의 스크린 엿보기] ‘텐텐’

    꼭 빛나는 삶을 살아야만 즐거운 건 아니다. 지리멸렬해 보이는 것 같은 삶 속에도, 목적 없이 부유하는 것만 같은 나날들에도 행복은 존재한다. 홍상수의 영화처럼 우리 모두가 조금씩은 지니고 있는 지리멸렬함을 꼭 독하게만 다룰 필요는 없다. 미키 사토시 감독의 ‘텐텐’은 한가한 두 남자의 지리멸렬한 방황을 보여준다. 별 것도 아닌 데에 호기심을 갖고, 참견하고, 캐묻는다. 정말 사소하고, 정말 가벼운 발걸음으로 일관한다. 그런데도 ‘텐텐’의 지리멸렬한 산책은 무척이나 행복하게 느껴진다. 지리멸렬함 자체가 일종의 즐거움인 것이다. 어렸을 때 부모에게 버림받고 양부모와 살았던 후미야(오다기리 죠). 대학을 8년째 다니면서 빚을 84만엔이나 진 후미야에게 해결사 후쿠하라(미우라 도모카즈)가 찾아온다. 그런데 후쿠하라는 난데없는 제안을 한다. 자신과 함께 도쿄 산책을 하면 100만엔을 주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작한다. 목적지가 없고, 이유도 없는, 그냥 산책을. ‘텐텐’은 두 남자의 산책을 그린 영화다. 단지 그것뿐이다. 갖가지 에피소드들이 끼어들기도 하지만, 이야기에 별다른 필연성을 안겨주지는 않는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사건들의 연속이다. 문득 생각난 후미야의 초등학교 동창을 찾아가기도 하고, 후쿠하라의 가짜 부인 집에 찾아가기도 하지만 그 에피소드들로 이야기가 바뀌거나 이어지는 게 아니다. 그냥 산책을 하는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잠시 듣는 것 같은 분위기다. 간혹은 중요한 단서 같은 것이 나오기는 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후쿠하라와 후미야가 부자지간처럼 닮았다고 말한다. 후미야는 후쿠하라와 함께 산책을 하는 과정에서 ‘가족’의 정을 느끼게 된다. 이 산책은 의도된 것일까, 라는 궁금증이 떠오르지만 미키 사토시는 마지막까지 아무런 답도 주지 않는다. 중요한 건 목적이 아니라, 산책 그 자체라는 듯. 그렇게 ‘텐텐’은 인생의 사소한 즐거움을 말한다. 눈길을 확 끄는 사건이 없어도,‘텐텐’은 너무나 흥미롭다. 영화 ‘인 더 풀’,‘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드라마 ‘시효경찰’을 만든 미키 사토시는 그런 한가한 산책 혹은 지리멸렬한 인생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열정으로 가득 찬 삶과 목적을 달성한 순간의 기쁨만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지금은 아무 것도 없지만, 내일의 희망도 딱히 없지만 그래도 오늘의 고즈넉한 산책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워, 라고 미키 사토시는 말하는 것이다. 영화평론가
  • 김민선, 조선시대 화가 ‘신윤복’으로 변신

    김민선, 조선시대 화가 ‘신윤복’으로 변신

    조선시대 천재 화가 신윤복이 여자였다는 도발적 상상력을 담은 영화 ‘미인도’(감독 전윤수ㆍ제작 이룸영화사)에 배우 김민선, 김영호, 추자현이 나란히 캐스팅됐다. ‘미인도’는 하늘이 내린 그림 재주를 타고났으나 여인의 몸으로 태어나 어쩔 수 없이 남장을 해야만 했던 화가 신윤복과 그녀를 둘러싼 슬프면서도 매혹적인 사랑을 담은 스토리. 지난해 300만 관객을 동원한 ‘식객’의 전윤수 감독과 이성훈 프로듀서의 두번째 작품이다. 순수하게 사랑과 예술에 온몸을 던졌던 조선의 천재화가 ‘신윤복’ 역에는 김민선이 도전한다. 조선 최고의 화가 ‘김홍도’역에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밤과 낮’을 통해 개성 있는 연기를 보인 김영호가 맡았다. 신윤복과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이지만 여자 신윤복을 사랑하게 되는 김홍도는 겉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사랑 앞에서는 연약한 마음을 가진 인물로 그려진다. 김영호는 “시나리오를 읽는 순간부터 김홍도의 다양한 매력과 카리스마에 사로잡혀 꼭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조선 최고의 기녀 ‘설화’역에는 영화 ‘사생결단’으로 신인여우상을 거머쥔 추자현이 연기한다. 오직 김홍도만을 바라봤던 고고한 기녀 설화는 신윤복을 향한 김홍도의 연정을 확인하면서 세 명의 얽히고 설킨 사랑을 그린다. 한편 ‘미인도’는 이달말 크랭크인하며 올 가을에 개봉할 예정이다. 사진=예당엔터테인먼트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칸 영화제 필름 마켓 明과 暗

    칸 영화제 필름 마켓 明과 暗

    |글 사진 칸(프랑스)이은주 특파원|올해 한국영화는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영화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칸 필름마켓에서 일정한 성과도 올려 ‘주연 못지 않은 조연’의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올해 칸영화제 한국 필름 마켓의 명암을 짚어본다. ●초반엔 ‘추격자’, 후반엔 ‘놈놈놈’ 분위기 주도 영화제 첫 주말인 17일(현지시간) 밤 ‘미드나잇 스크리닝’에서 상영된 ‘추격자’는 초반 한국영화의 기세를 알리기에 충분했다. 비경쟁 부문임에도 이례적으로 질 자콥 칸영화제 조직위원장이 깜짝 방문했고, 현지 언론의 반응도 뜨거웠다. 이 영화는 미국, 영국, 일본 등 9개국에 팔렸다. 프랑스에서는 올 겨울 성수기때 100∼150개관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폐막을 하루 앞둔 24일 공식 시사회를 갖는 김지운 감독의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이하 ‘놈놈놈’)에 대한 관심도 높다. 해외 바이어들을 상대로한 마켓 시사회에서 프랑스와 중국, 터키, 독일 등 4개국에 선(先)판매됐다.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측은 “심사위원장인 숀 펜을 비롯해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과 배우 내털리 포트먼 등이 공식 상영행사인 갈라 스크리닝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은 박찬욱 감독의 ‘박쥐’도 프랑스와 그리스에 선판매됐고, 봉준호 감독의 차기작 ‘마더’도 판매 문의를 꾸준히 받고 있다. 영화 ‘추격자’의 투자사인 벤티지홀딩스의 정의석 대표는 “그동안 한국영화는 작가주의 감독들의 예술영화로 인정 받았다면, 올해는 ‘추격자’‘놈놈놈’ 등을 통해 한국 상업영화도 재미있다는 인식을 심어준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현지의 한국영화 홍보 부스에서 만난 전양준 부산영화제 부집행위원장도 “그동안 홍상수, 이창동 감독을 통해 한국영화는 지적이고 스타일리시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올해는 보다 대중적인 시각의 영화가 조명을 받은 것이 특징”이라며 “‘올드보이’ 이후 국제영화제에서 다소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영화가 새 국면을 맞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칸 마켓 ‘썰렁’… 한국 바이어만 ‘북적’ 이번 한국 필름마켓의 무게중심은 수출보다는 수입에 놓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칸 필름마켓은 지난해보다 20%정도 바이어가 줄어 들어 썰렁했지만, 한국 바이어들은 외화를 구입하느라 분주했다. 한국은 유명배우와 감독이 등장하는 영어권 상업영화뿐 아니라 ‘페임’‘나인’ 등 뮤지컬로도 인지도가 높은 작품들을 많이 사들였다. 한 수입업체의 구매 담당자는 “한국 영화의 제작편수 급감으로 외화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일부 인기 작품의 경우 한국 바이어들끼리 경쟁이 붙어 본래 책정된 가격의 두배까지 폭등한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케이블 TV 시장이 외화 소비의 주요 고객으로 떠오르면서 다양한 영화 수입이 위축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IPTV 도입 등 매체 환경 변화를 앞두고 케이블 시장은 칸 경쟁부문 진출작 같은 비영어권 유럽영화보다는 상업적 흥행에 초점을 맞춘 영화를 찾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영화사 스폰지의 송유진 해외영업팀 과장은 “지난해 초 아시안필름마켓에서 국내 바이어들의 숫자가 급증하더니 올해 2월 베를린에 이어 이번 칸영화제에서는 그동안 보이지 않던 수입업자들까지 구매에 나서는 등 이상 열기까지 감지되고 있다.”면서 “경매하듯 외화를 구매하는 것은 한국 영화 시장의 수익성 자체를 떨어뜨려 결과적으로는 한국 영화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erin@seoul.co.kr
  • 대접 받느냐 취급 당하느냐 ‘20세기 노라’의 선택은…

    대접 받느냐 취급 당하느냐 ‘20세기 노라’의 선택은…

    산울림 소극장의 해외 문제작시리즈 세 번째 공연인 ‘트릿’(Treats·6월8일까지)은 ‘홍상수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우유부단하고 이기적이며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남자. 그래서 종내에는 피식, 웃게 만드는 뻔뻔한 남자의 전형 말이다. 어긋나기만 하는 대화에서 남녀는 각자 자신을 변호하기 바쁠 뿐 소통은 불가하다. 드라마보다는 일상적인 대사가 극을 밀어나가는 동력이라는 것도 그렇다. 1974년 런던. 앤(김지성)의 아파트. 데이브(최광일)는 들어서자마자 패트릭(서태화)의 코를 강타한다. 남자의 일격에 다른 남자는 쓰러지고 여자의 얼굴은 비참하다. 신문기자 데이브는 자신만만하다. 위험해 보이기까지 한다. 신문사의 임원인 패트릭은 매일 아침 신발 세 켤레를 가지고 45분을 고민하는 남자. 친절하지만 따분하다. 같은 회사의 통역인 앤은 2년 반동안 데이브와 사귀다 그가 출장간 사이 패트릭을 집에 끌어들인 참이다.42명의 여자와 바람을 피고 그에게 의견조차 말하지 못하게 했던 데이브와 헤어질 심산이다. 그러나 데이브는 협박하고 회유하고 간청한다. 다시 돌아오게 해달라고. 앤은 20세기판 노라다.‘여성의 자아발견’이라는 파격적인 주제로 1800년대 후반 파문을 일으킨 헨리크 입센의 ‘인형의 집’.19세기판 노라가 남편과 집을 박차고 나갔다면 20세기판 노라는 어떻게 대응할까. 앤은 과연 자신의 의견조차 입 밖에 내지 못했던 남자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트릿’을 보는 관객이 주목해야 할 지점이다. ‘토탈 이클립스’‘어톤먼트’로 유명한 원작자 크리스토퍼 햄튼은 20세기의 노라는 여성은 여전히 ‘대접’이 아니라 ‘취급’을 받고 있으며 그 자유의 상실은 여성이 기꺼이 ‘선택’한 것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그래서 극의 핵심은 데이브의 말에 있다.“내가 그렇게 지독했다면, 왜 나랑 그렇게 오랫동안 지낸 거지?” 앤은 바보 같은 질문이라고 일축한다. 그러나 앤의 말은 일종의 시인이자 체념이다. 그렇게 당하고도 관계를 끊어내지 못한 앤 자신이 스스로를 학대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트릿’이 던지는 질문이다. 극은 동선이 작다. 앤의 아파트 안 소파와 책상 등 가구 사이를 오가면서 세 남녀의 치밀한 심리전이 펼쳐진다. 그러나 세련된 대사가 극의 밀도와 통찰력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대사는 다의적인 반면 극의 진행은 평면적이다. 세 남녀의 속에 웅크리고 있어야 할 상처와 애증이 보여지려다 만 듯해 미진함이 남는다.(02)334-5915.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영화 ‘밤과 낮’ 감독&배우 인터뷰]어느새 ‘닮은 꼴’

    [영화 ‘밤과 낮’ 감독&배우 인터뷰]어느새 ‘닮은 꼴’

    영화 ‘밤과 낮’의 감독 홍상수와 주연배우 김영호는 닮은꼴이다. 생김새뿐 아니라 말투, 가치관까지 닮았다. 투박해 보이는 겉모습 뒤에 숨어 있는 의외의 순박함도 비슷하다. 제58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한국영화로는 유일하게 경쟁 부문에 진출했던 ‘밤과 낮’(28일 개봉)은 자신만의 스타일로 인정받은 홍상수 감독의 8번째 신작이다. 파리로 도피생활을 떠난 국선화가 성남(김영호)이 유정(박은혜)을 만나 흔들리지만, 결국은 부인(황수정)의 거짓말로 가정에 돌아오는 여정을 그렸다. “사람은 누구나 구원이 필요한데, 그 과정도 합당해야 한다는 통념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성남이 어이없는 거짓말로 인해 귀가한 것은 통념의 허구를 꼬집은 것이죠. 우린 너무 시간에 쫓기고 통념에 얽매여 자기 감정도 제대로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가잖아요. 그것이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를 낳는 줄도 모르면서요.”(홍상수, 이하 홍) 이번 영화를 통해 그럴싸해 보이지만, 일상의 혼돈을 해결하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사회적 통념을 풍자해 보고 싶었다는 홍 감독. 일반적인 영화공식보다 개인의 감정흐름을 중시하는 그의 영화적 가치관은 일상성을 기반으로 한 리얼리즘의 형태로 나타난다. ●“리얼리티 속에 산다는 것도 통념” “요즘 대중문화 코드로 리얼리티가 뜬다지만, 전 이 세상에 진정한 리얼리티는 없다고 봐요. 서로가 공유할 수 있는 최소한의 언어만 있을 뿐이지 사람은 생각도 각자 다르고 오묘한 존재죠. 자신이 리얼리티 속에 살고 있고, 그것이 공유된다는 전제도 일종의 통념 아닌가요?”(홍) 이 영화는 90% 이상 철저히 남자주인공 성남의 시선으로 처리된다. 베를린에서 김영호는 김상경을 잇는 홍상수의 또 다른 ‘인격체’로 거론되며 남우주연상 후보로 부상하기도 했다. 김영호는 ‘두 시간 동안 누가 나를 봐줄까’하는 생각에 대학입시나 첫 영화 때보다 더 떨렸다고 털어놓는다. “극중 성남은 아주 평범하고 소시민적이고 인생을 적당하게 잘 살아온 남자예요. 아무 대책 없이 프랑스에 가서 민박집을 전전하면서도 화가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인정받고 싶지만, 그것도 마음대로 안돼요. 대마초나 외도는 그런 과정 속에서 짓게 되는 죄죠. 이 시대에 누구나 선과 악의 경계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며 잘못을 저지르기도 하잖아요. 전 그런 인간의 일상을 여과 없이 표현했어요.”(김영호, 이하 김) ´극장전’,‘해변의 여인’,‘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등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 등장하는 남성들은 일견 여성과의 하룻밤에만 눈독을 들이는 인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여성을 가부장적 시각에서 성적인 대상으로만 축소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한다. “전 남녀관계가 인간의 정신적 움직임과 복잡함을 한꺼번에 갖고 있는 흥미로운 소재라고 생각해요. 제 영화는 메시지 자체가 존재하지 않고, 특정한 주제의식을 강요하지도 않아요. 제겐 가장 모순된 것들을 하나의 캐릭터 속에 매끄럽게 존재시키느냐가 중요하죠. 때문에 보는 사람이 자기의 틀거리와 관심사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홍) ●“우린 둘 다 ‘4차원’이죠” 홍상수 감독은 캐스팅할 때 그 배우가 쌓아온 이미지보다는 자세나 걸음걸이, 말투, 눈동자, 사람 됨됨이 등을 파악해 자기 나름의 편견을 만들어 영화에 녹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홍 감독과 김영호는 이 영화를 찍기 3개월 전부터 영화 투자에 난항을 겪던 일주일을 제외하곤 매일 저녁 만나 술잔을 기울이며 서로의 인생을 나눴다. “성남은 홍 감독과 저의 모습이 반반씩 섞였어요. 극중 인물이 비닐봉지를 들고 다니는 건 홍 감독의 모습이죠. 우린 둘 다 ‘4차원’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요. 평소엔 조용하다 일할 때만 예민하고 카리스마를 풍기는 것도 닮았죠. 우린 많은 얘기를 하지 않아도 형제처럼 결론이 같은 경우도 많았어요.”(김) 끝으로 이번 영화제 수상 실패와 앞으로의 흥행 욕심에 대해 물으니 역시나 ‘형제다운’ 답이 돌아온다.“쓸데없는 욕심은 피곤하고, 손해잖아요. 전 영화제 경쟁 부문에 출품되어 많은 분들과 만날 기회를 얻은 것만으로도 만족해요. 제 영화 특성상 사회적인 외부 현상과 일치하지 않는다면 현실적인 흥행도 힘들죠. 한번도 제작비를 회수한 적이 없는데, 앞으로 더 원숙해지면 제작비나 좀 건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홍) “많은 분들이 기대해 주셔서 고맙고 미안하고 그래요. 톱스타로서의 욕심보다는 늘 연기가 궁금하면 보고 싶은 배우, 진솔함이 그리운 날 만나고 싶은 배우로 남고 싶어요.”(김)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밀양’ 등 한국영화 3편 홍콩국제영화제 초청

    한국영화 3편이 새달 17일부터 4월6일까지 열리는 제32회 홍콩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아시아필름어워즈(AFA) 작품상 후보에 오른 이창동 감독의 ‘밀양’은 ‘아시아필름어워즈 스크리닝’ 부문에, 홍상수 감독의 ‘밤과 낮’은 ‘작가들’ 부문에, 전수일 감독의 ‘검은 땅의 소녀와’는 ‘글로벌 비전’ 부문에 각각 초청됐다.
  • 베를린영화제 금곰상 ‘엘리트 스쿼드’

    브라질 영화 ‘엘리트 스쿼드(The Elite Squad)’가 16일(현지시간) 폐막한 제58회 베를린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인 금곰상을 수상했다. 경쟁 부문에 진출한 홍상수 감독의 ‘밤과 낮(Night and Day)’은 관객과 평론가들의 호평을 얻었으나 수상에는 실패했다. 브라질의 신예 파딜라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인 ‘엘리트 스쿼드’는 경찰 내부의 부패와 폭력상을 묘사해 지난해 브라질 개봉 당시 경찰이 크게 반발하는 등 논란을 빚었다. 파딜라 감독은 이날 복합 영화관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서 거행된 시상식에서 “이번 수상은 비평적인 영화를 계속 만들도록 용기를 줄 것이며 중남미 영화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곰상인 심사위원대상은 이라크내 미군 감옥인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의 수감자 학대 스캔들을 다큐멘터리로 만든 에롤 모리스 감독의 미국 영화 ‘S.O.P(Standard Operating Procedure)’가 차지했다. 감독상은 20세기 초반 미국 서남부의 석유 개발 사업을 둘러싼 투쟁과 성공을 서사적으로 다룬 미국 영화 ‘데어 윌 비 블러드(There Will Be Blood)’를 만든 폴 토머스 앤더슨(38)에게 돌아갔다. 남우주연상은 이란 영화 ‘참새의 노래(Song of Sparrows)’에서 실직한 가장의 고뇌를 연기한 이란 중견 배우 레자 나지에가, 여우주연상은 영국 영화 ‘해피 고 럭키(Happy-Go-Lucky)’에서 열정적인 교사로 열연한 샐리 호킨스에게 수여됐다. 8일 개막된 이번 영화제에는 모두 400여편의 작품이 출품됐으며 경쟁부문에서는 21개 작품이 본선에 진출해 경합을 벌였다.베를린 연합뉴스
  •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밤과낮’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밤과낮’

    ‘홍상수의 남자’들은 대개 너절하다. 수컷의 더듬이로 여자를 탐색하고 빤히 보이는 수작을 벌여 실소를 자아낸다. 올해 제58회 베를린영화제 경쟁 부문에 오른 그의 신작 ‘밤과 낮’(제작 영화사 봄·28일 개봉)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달라진 점이라면 이번엔 파리의 일상이라는 것.8월부터 10월까지 34일간의 일상은 90%가 프랑스 파리의 현지 촬영으로 채워졌다. 언제나 반복되는 홍 감독 영화의 음주 장면. 녹색 소주병과 불콰한 얼굴이 등장하는 것도 여전하다. 이번 영화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생활의 발견’‘오, 수정’등 홍감독의 7편의 전작 중 가장 밝은 외피를 입고 있다. 인물간의 대화는 겉돌지만 미묘한 웃음을 주고, 결말의 작은 거짓말은 관계와 사건을 파국으로 치닫지 않게 한다. 2007년 여름, 화가 성남(김영호)은 생애 처음 대마초를 피웠다가 경찰에 걸려 파리로 줄행랑을 친 참이다. 낮이면 하릴없이 도시를 돌아다니며 파리의 한인들을 만나고, 밤이면 국제전화로 아내에게 징징댄다. 그러던 그는 어느날 유학생 현주를 통해 그의 룸메이트 유정(박은혜)을 알게 된다.“유부남과는 절대 상종하지 않는다.”는 유정의 앙칼진 다짐은 조금씩 허물어지고 성남의 ‘밤과 낮’은 점점 다채로워진다. 성남이 북한 유학생(이선균)과 벌이는 이념과 팔씨름 신경전은 살가운 웃음을 더한다. 그러나 짧은 도피생활은 곧 끝난다. 아내가 수화기 너머로 울기 시작한다.“임신을 했다.”고. 성남은 유정이 임신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하지만 파리의 생활을 접고 아내 곁으로 간다. 그러나 아내의 전화는 성남을 ‘귀향’시키기 위한 깜찍한 거짓말로 밝혀진다. 홍상수 감독은 이에 대해 “남자의 구원이 처의 거짓 임신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맘에 들었다.”고 말한다.“선한 의도가 거짓이란 틀을 통해 결과적으로 선을 이루어내는 형태가 가장 마음 편히 받아들일 수 있는 요즘의 신화”라는 게 감독의 시선이다. 지난 12일 서울과 베를린에서는 한 시간차를 두고 시사회가 열렸다. 외신들의 반응은 비교적 긍정적이다. 버라이어티의 영화평론가 데릭 앨리는 “‘밤과 낮’은 홍상수 감독의 영화 중 가장 밝고 관객이 소화하기 쉬운 작품”이라고 평가했다.“스스로에게 또 타인에게 하는 거짓말은 그의 작품에서 늘 있어왔던 주제지만 이 영화에서는 잘 캐스팅된 배우들을 통해 탁월하게 재활용됐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스크린 인터내셔널의 평론가 덴 파이나루는 “한국 영화로 가능할 수 있는 가장 프랑스적인 작품”이라며 “사랑스러운 장난 같은 영화이자 경쟁 작품 중 가장 기분좋은 영화”라고 말했다. 현재 경쟁부문에는 21개의 작품이 올라 있다. 황금곰(최우수 작품상)이 누구의 품에 안길 지는 17일 결정된다.15세 이상 관람가.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아름답다’ 베를린 영화제 초청

    전재홍 감독의 장편 데뷔작 ‘아름답다’가 새달 7∼17일 독일에서 열리는 58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됐다.차수연과 이천희가 주연을 맡은 영화 ‘아름답다’는 한 여자의 주변을 맴도는 남자의 이야기. 파노라마 부문은 주목할 만한 예술영화를 모아 상영하는 비경쟁 부문으로 지난해에는 홍상수 감독의 ‘해변의 여인’이 초청됐다.
  • 30대 여자들을 위한 연극 두편

    30대 여자들을 위한 연극 두편

    “20대에는 연애하다 실패해도 사랑밖에 잃는 게 없지만 이젠 모든 걸 다 잃게 되겠지.” 연극 ‘연인들의 유토피아’에서 30대 여자가 중얼거린다. 폭신하던 사랑이 착잡해지는 순간 30대가 온다. 알 것 다 아는 30대만 공감할 수 있는 사랑에 관한 신랄한 유머, 쓸쓸한 독백이 담긴 두 편의 연극을 소개한다. ●‘썸걸즈´ 나쁜 남자를 사랑한 싱글녀에게 영화감독 강진우의 호텔방에 찾아온 네 여자가 소파에 내려놓는 핸드백을 보면 그 주인을 알 것만 같다. 장바구니 같은 백을 앞가슴에 폭 안은 양선, 날렵한 디오르백을 달랑거리며 나타난 민하, 고고한 흰색 켈리백을 내려놓는 정희, 낡고 빛바랜 가죽백을 아무렇게나 던지는 은후. 네 여자는 옛 남자, 진우의 전화를 받고 차례로 달려온 참이다. 진우는 딱 한 가지만을 확인한다.“너 나한테 화난 거 아니지? 나 너한테 잘못한 거 없는 거다?” 그리고 고백한다.“나 결혼해.” ‘로마인 이야기’의 작가 시오노 나나미는 여자와 핸드백이 운명 같은 관계임을 설파했다. 그 핸드백만큼이나 성격도 스타일도 다른 네 여자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눈물을 떨구거나 담담하거나 덤비거나 악을 쓰거나. 공통점도 있다. 첫째, 강진우와 헤어진 여자는 아무도 없다. 여자들은 입을 모아 합창한다.“난 너랑 헤어진 적 없어. 네가 사라졌잖아!” 둘째, 미워도 다시 한번, 여전히 미련은 진득하게 남아 있다. 호텔방을 뛰쳐나온 여자들이 모두 문밖에 돌아서서 얼굴을 감싸쥐는 걸 보면…. ‘썸걸즈’(8월5일까지,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소극장)는 홍상수 영화의 코믹 버전이다. 빤하게 들여다 보이는 남자의 너절한 속셈에 어이가 없지만 여기저기 빈틈을 찌르는 유머에 웃을 수밖에 없다. 여성 관객들은 헛웃음·감탄사·욕 중에서 기호에 맞게 취사 선택한다. “너는 다 나쁘지만 웃는 얼굴로 뭉개면서 절대로 미워하지 못하게 만드는 거. 이게 제일 나빠, 이 XXX아.”라는 은후의 째지는 외침에 객석에는 통쾌함이 번진다. 연출을 맡은 황재헌씨는 “우리가 알면서도 모른 척하려 했던 사랑의 이중성과 일상 속에 숨어 있는 극적인 순간을 포착하려 했다.”고 밝혔다. 더블 캐스팅된 이석준과 최덕문 중 누구를 선택할 것이냐도 주요 관전 포인트. 이석준표 강진우가 날렵한 표범처럼 세련된 ‘꾼’이라면 최덕문표 강진우는 능청스럽고 말빨좋은 천상 ‘오빠’다. 닐 라뷰트 원작인 작품의 해외 공연에서는 시트콤 ‘프렌즈’의 데이비드 시머가 나쁜남자로 출연했다. 막판까지 네 여자와 관객의 머리를 후려치는 남자는 침대에 누워 ‘사랑해’를 주문처럼 왼다. 그 남자의 빤한 거짓말에 또 속아 넘어가는 게 결국 여자가 아닐런지.“사랑, 허무하다고 안 할 수 없잖아요.”라는 연출가의 말처럼 말이다. ●‘연인들의 유토피아´ 배려가 필요한 부부에게 소용돌이 형태의 무대. 허겁지겁 무대로 뛰어든 여자가 가방을 뒤진다. 남편이 사준 목걸이가 없어진 것. 비슷한 것도 없고 새로 만들 수도 없다는 걸 알자 여자는 절망한다. ‘연인들의 유토피아’(8월12일까지, 서울 서교동 산울림소극장)의 이 첫 장면은 극 전체를 관통한다. 잃어버린 목걸이는 곧 버린 사랑이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남자와 여자, 그와 그녀는 번갈아가며 등장한다. 그와 그녀의 무대는 밝다. 움직임도 크다. 떠들썩한 웃음과 마주보는 시선이 있다. 여행을 온 두 사람은 빗소리가 들리자 가난한 부부가 된 상상을 한다. 결혼할 돈이 없으니 사진관에 사진이나 찍자며 종알거린다. 사랑에 들뜬 그와 그녀는 기꺼이 추억만들기에 나선다. 그녀가 냉정해지는 이유는 그의 부인에게서 걸려온 전화 한통.“당신은 나에게 유토피아예요.” 매달리는 그를 그녀는 밀어낸다.“유토피아? 그건 아무 데도 없다는 뜻인데….” 남자와 여자의 공간엔 쓸쓸한 빛이 내리쪼인다. 한 무대에 있지만 공간과 시선을 따로 쓴다.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된 여자는 취기를 핑계로 솔직해진다.“당신은 솔직한 게 장점이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말해줘.”남자는 멍하니 중얼거린다.“옛날에 당신 만나면 뭐라고 할까 밤새 연습했었는데…. 이런 날이 오네.” 남자와 여자의 무대에 그와 그녀가 슬그머니 들어오는 순간 객석 위엔 이런 말구름이 뜬다.‘낚였다’. 낚인 사연은 극을 곱씹어 봐야지만 알 수 있는 반전 아닌 반전이다. 그녀 역의 이일화는 사랑받는 여자의 달콤함을 온몸으로 뿜어내고, 여자 전현아는 관객을 불안하게 하지 않는 힘을 지녔다. 연출을 맡은 김진만씨는 “네 사람 모두 피해자”라고 했다. 자신은 사랑이라고 믿었던 것이 결국 자기 방식을 상대에게 강요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 그런 오해로 단절되는 관계를 보여주고 싶었단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사랑의 기쁨에 눈물겨워하기보다는 안으로 깊이 가라앉아 외로운 자신의 맨 얼굴을 바라봐야 하는 쓸쓸한 일인 모양”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굳어버린 사랑의 맨 얼굴을 보는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칸 페스티벌] 시네마 대상 춘추전국 ‘밀양’ 깜짝 황금종려상?

    |칸(프랑스) 이종수특파원| 제60회 칸 국제영화제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지난 16일 개막 이후 다양한 화제를 뿌리며 27일 시상·폐막식을 앞두고 있다.25일(현지 시간) 현재 가장 큰 관심은 역시 경쟁부문 수상작이다. 예년에 견줘 유력한 후보작이 떠오르지 않아서인지 르 피가로, 르 몽드 등 주요 언론을 비롯, 수많은 사이트에서 ‘대상 추천작’을 묻는 설문조사가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밀양’ 수상 여부 촉각 한국의 가장 큰 관심은 장편 경쟁부문에 초청된 두 작품의 수상 여부다. 경쟁부문에 한국 영화 두 편이 오른 것은 2004년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와 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이후 처음이다. 현재까지 영화전문 잡지의 평가 등 현지 반응에 비춰 보면 이창동 감독의 ‘밀양’이 김기덕 감독의 ‘숨’보다 더 후한 점수를 받았다. 특히 공식 시사회 이전부터 언론의 관심을 모았던 ‘밀양’은 23,24일 시사회 이후에도 호평을 받았다. 우선 현지 데일리 ‘스크린’에서 프랑스 대중문화 비평지 ‘포지티브’의 미셸 클레망으로부터 만점인 평점 4점을 받았다.‘스크린’평가에서 주목을 받은 작품은 평균 3.2점을 받은 크리스티안 문기우 감독의 ‘4개월,3주 그리고 2일’, 코언 형제 감독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등 두 편이다. 또 ‘밀양’은 25일자 ‘프 필름 프랑세’로부터 4점 만점에 평균 2.6점을 얻었다. 전체적으로 황금종려상 수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밀양’의 개별상 수상을 예감케 하는 청신호도 많다. 한 관계자는 “24일 시사회 뒤 반응이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과 비슷했다.”며 감독상 수상 가능성을 내다봤다. 특히 유럽 언론들은 여주인공 신애 역의 전도연의 열연에 환호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영화담당인 기자인 윌프리드 엑스브라이야트 기자는 “전도연이 섬세한 감정연기를 잘 소화했다.”며 사견을 전제로 “여우주연상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지도 전도연의 연기를 호평했다. ●독살당한 러시아 전 정보요원 다큐 ‘깜짝 발표’ 한편 영화제 막판에 독살당한 러시아 전 정보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26일 상영한다고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리트비넨코의 친구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비판에 앞장서온 안드레이 네크라소프 감독이 연출한 ‘반란:리트비넨코의 경우’는 조직위원회가 제작단계부터 비밀을 유지하면서 영화제 막판에 ‘비밀병기’로 띄웠다. 감독은 “리트비넨코를 살해한 사람들의 내면을 객관적으로 담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 드라마 ‘한 여학생의 일기’가 칸 영화제에 처음으로 상영돼 눈길을 끌었다.18일 영화 수입업자 시사회에 이어 21,24일 시사회가 열렸다. 북한에서 800만명의 관람했다는 이 작품은 프랑스 영화사 ‘프리티 픽처스’가 지난해 18월 평양국제영화제에서 처음 본 뒤 판권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할리우드 스타들에 대한 열광도 여전했다. 비경쟁부문에 초청된 ‘오션 13’이 상영된 24일 칸 영화제가 열리는 팔레 드 페스티벌 근처는 할리우드 스타들을 보려는 인파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앞서 21일 열린 안젤리나 졸리의 기자회견 때도 카메라 기자들과 팬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vielee@seoul.co.kr
  • 15일 아르코 개막… 한국이 주빈국

    ●아르코 스페인어로 ‘현대미술전’이란 뜻. 고야, 후안 미로 등 대가의 전통을 자랑하는 스페인이 미술적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1982년부터 매년 2월에 열고 있다. 아르코는 스위스의 바젤, 독일의 쾰른, 미국의 시카고, 프랑스의 파리 아트페어와 함께 세계 5대 아트페어로 꼽힌다. 피카소와 가우디의 나라 스페인에 미술의 한류(韓流)가 분다. 유럽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마드리드의 후안 카를로스1세 전시회장에서 오는 15∼19일 열리는 아르코 아트페어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여한다. 아르코는 매년 주빈국을 선정하여 전시공간을 무료로 제공하고 스페인 전역에서 전시, 공연, 영화, 문학 등의 문화행사를 펼치게 한다. 동양에서는 한국이 처음으로 선정됐으며, 내년에는 브라질이 주빈국이다. 매년 약 20만명의 관람객이 찾으며 세계 259개의 화랑이 참여해 각국의 미술품을 전시, 판매한다. 미술품 거래 규모는 수백억원대 수준이다. 한국아르코조직위원회는 문화관광부의 지원하에 35억원의 예산을 들여 한국을 알리는 문화행사를 준비했다. 우선 아트페어에는 14개 한국화랑이 한국작가 90여명의 작품을 소개한다. 참여화랑은 갤러리 현대, 갤러리 인, 국제 갤러리, 원앤제이, 아라리오, 가나아트, 시몬, 학고재, 박영덕 화랑, 박여숙 화랑, 선화랑, 카이스, 노화랑, 아트파크 등이다. 참여작가들은 30대가 37명으로 가장 많으며 40대가 25명,20대와 50대가 각각 10명이다. 오는 13일에는 ‘환상적이고 하이퍼 리얼한 백남준의 한국 비전’이란 이름으로 백남준 특별전이 개막돼 5월20일까지 열린다. 백남준의 작품 가운데 한국적 정서나 동양사상을 표현하는 ‘백팔번뇌’ ‘고인돌’ ‘TV를 위한 선’ 등 86점이 전시된다. 또한 마이클 주·김종구 등 지난해 광주비엔날레에 참가한 한국작가 11명의 작품을 모은 ‘뿌리를 찾아서:한국이야기 펼치다’와 함께 박준범·플라잉씨티 등 대안공간 작가들이 만드는 ‘도시성을 둘러싼 문제들’이 마드리드 곳곳에서 전시된다. 전시회 외에도 무속인 김금화의 전통굿, 안은미 댄스컴퍼니의 현대무용, 인디밴드 어어부 프로젝트의 콘서트와 김기덕·홍상수 감독의 한국영화 특별전도 열린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해외 영화제 한국영화에 잇단 러브콜

    박찬욱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제공 CJ엔터테인먼트, 제작 모호필름)가 내년 2월8∼18일 독일에서 열리는 제57회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박 감독과 주연배우인 임수정, 정지훈은 나란히 레드카펫을 밟고 황금곰상을 노리게 됐다. 박 감독은 2001년 ‘공동경비구역 JSA’에 이어 두번째로 이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조범진 감독의 ‘아치와 씨팍’(투자배급 스튜디오2.0, 제작 J-Team)도 내년 1월24일∼2월4일 열리는 제36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리는 이 영화제는 새로운 감독과 작품들을 세계 영화제에 소개하는 한편 필름시장 역할도 하는 굴지의 비경쟁영화제다. 한국은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과 박찬옥 감독의 ‘질투는 나의 힘’이 각각 97년과 2002년 최고상인 타이거상을 받은 바 있다. 애니메이션이 로테르담 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6월 말 국내 개봉 당시 기발한 상상력으로 주목받았던 ‘아치와 씨팍’은 포르투갈 판타스포르토와 브뤼셀 판타스틱 영화제, 캐나다 판타지아 영화제에도 초청받았다.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부산영화제 안방서 100% 즐기기

    ‘부산영화제, 안방에서 즐겨볼까.’ 세계인의 영화축제로 자리잡은 부산국제영화제(12∼20일)를 앞두고 케이블·위성 채널들이 다양한 특집 프로그램을 마련, 영화 마니아를 기다리고 있다. 개막식·폐막식 생중계부터 현장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어 부산에 직접 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랠 만하다. Q채널은 12일 오후 7시 개막식과 20일 오후 7시 폐막식을 케이블·위성TV 최초로 생중계한다. 또 11일 오후 9시부터 2시간 동안 경희대 연극영화과 이영란 교수의 사회로 영화제를 소개하는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 특집-부산!부산!부산!’을 3부로 나눠 방송한다. 이와 함께 13∼20일 영화제의 열기를 그대로 전달하는 특별 하이라이트를 수시로 방영한다. OCN은 12일 오후 5시 특집 프로그램 ‘김태현·김신영의 부산 가면 인정사정 볼 것 많다’를 방송한다. 웃찾사의 ‘행님아’로 잘 알려진 개그콤비 김태현과 김신영이 영화제 정보와 함께 부산의 볼거리, 먹을거리를 안내한다. 또 영화의 배경인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중앙동 40계단과 ‘친절한 금자씨’의 주례여고 앞,‘친구’의 자갈치시장 등 부산 곳곳을 직접 찾아간다. OCN은 또 영화제 기간 매일 3차례 이상 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작품의 하이라이트 등을 소개하는 ‘2006 인사이드 PIFF’를 방송한다. 이와 함께 영화제의 막이 내려진 뒤에는 부산의 영화학도 1명과 외국인 2명이 영화제 현장을 6㎜ 카메라에 담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방영한다. 프리미엄채널 캐치온은 11∼13일 2004년과 2005년 부산영화제에 출품된 ‘2046’‘미앤유앤에브리원’‘섹스와 철학’ 등 3편을 방송한다. 채널CGV는 14일과 15일 오후 5시 해운대 백사장에 설치된 채널CGV 야외무대에서 영화토크쇼 ‘레드카펫’을 공개녹화한다.14일에는 정우성·김태희가 주연한 팬터지 영화 ‘중천’팀이,15일에는 설경구ㆍ조한선 주연의 ‘열혈남아’팀이 출연할 예정이다.‘레드카펫’ 부산영화제 특집편은 18일과 19일 밤 12시에 방송된다. 또 10∼12일 매일 오전 2시 한국의 대표 감독 3인의 영화특집을 방영한다. 김기덕 감독의 ‘활’과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 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등을 잇따라 볼 수 있다. 이밖에 영화제 기간 중 그날의 주요 상영작을 미리 엿볼 수 있는 2분짜리 프로그램 ‘오늘의 PIFF 하이라이트’도 방송한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일요영화]

    ●키친 스토리(EBS 오후2시20분) 한국에서는 접하기 힘든, 스웨덴·노르웨이 합작의 북유럽 영화다. 독특한 소재에 유머까지 듬뿍 담아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볼 만한 영화로 꼽힌다. 칸 영화제 등 국제영화제에서 화제를 낳았고 국내 소규모 영화제에도 소개됐지만 극장 개봉은 되지 않았다. 인간 사이의 따스한 교류를 다루면서 근대화·합리화 혹은 과학적 연구방법이라는 것에 대한 기묘한 비판의식까지 엿볼 수 있다. 2차세계대전의 상처가 아물어가던 50년대 초반, 스웨덴의 가사연구협회에서 놀라운 발견을 한다. 주부들이 부엌일을 하는데 동선(動線)이 있고, 이를 최대한 간략하게 만들어내면 좀 더 편안하게 일할 수 있다는 사실. 이 방법을 이웃나라에도 알려주고 또 실제 실험도 해보기 위해 이번엔 노르웨이의 독신남들을 실험대상으로 삼는다. 영화의 주인공은 이를 위해 파견된 연구원 18명 가운데 한명인 ‘폴케’와 실험대상인 ‘이삭’. 폴케는 부엌에서 벌어지는 그 어떤 일에도 간섭하지 말고 오직 지켜보고 기록만 하라는 지시를 단단히 받았고, 이삭은 실험이 도대체 뭔지 모르지만 여하튼 끝나면 말 한마리라도 생길 줄 알고 실험에 응한다. 고지식한 폴케는 정말 부엌 한구석에다 앉을 자리를 마련한 뒤 이삭의 일거수 일투족을 관찰하고, 이런 폴케의 행동에 부아가 치민 이삭은 슬슬 실험을 거부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갇힌 공간에 있는 이들은 서서히 서로에게 이끌림을 느낀다. 어느새 가까이 다가와버린 존재들이 되어가는 것. 이 과정을 따뜻하고도 유머스럽게 그려내고 있다.2003년작,95분.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KBS1 밤12시30분) 거짓에 가득찬 남녀간 지분거림을 다루는, 딱 홍상수 영화다. 한 여자를 마음에 담아뒀던 대학 선후배가 있다. 각각 헤어져 그럭저럭 살다 몇년이 흐른 뒤 다시 만난 이들. 그 때 그 여자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고, 혹시 자신들을 잊지 않았을까 궁금해하다 우발적으로 그냥 그 여자를 찾아나선다. 남자들은 혹시라도 다시 한번 기회가 있을까 작업이 한창이고 여자는 은근히 이런 상황을 즐긴다. 유지태·성현아·김태우가 출연했다. 찬사도 있지만, 지겹다는 반응도 있다. 영화마다 반복되는 비슷한 스타일과 주제 때문이다.‘작가주의 감독(홍상수) 영화 출연’,‘톱스타 여배우(고현정) 캐스팅’이라는 카드를 띄웠던 ‘해변의 여인’이 그다지 흥행하지 못한 것도 홍상수 영화의 신선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증거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2004년작,87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작품하나 꿈둘] 영화’연애참’’해변의’출연 김승우

    [작품하나 꿈둘] 영화’연애참’’해변의’출연 김승우

    데뷔한 지 16년째다. 숱하게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면서 여성의 마음을 설레게하는 세련된 도시남성으로, 싸움 잘하는 멋진 형사로, 때로는 전기요금에 벌벌 떠는 짜증 제대로 나는 쪼잔한 인간으로 변신했다. 이번에는 선택의 기로에 서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우유부단한 모습이다. 극과 극을 오가는 모습이지만 어느 것 하나 들떠 있지 않다. 너무 자연스러워 ‘딱이다.’라는 느낌으로 와닿는다. 그렇게 배우 김승우는 어떤 역할이든 맞춤옷처럼 입어, 보는 사람도 편안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지난달 3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자신이 주연한 영화 두 개가 일주일 간격으로 개봉해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이런 상황은 한국 영화사에 전무후무한 일이라죠. 지난해 비슷한 경우가 있었지만, 그중 하나는 워낙 주연배우가 많아서 같은 상황이라고 보긴 힘들고….(황정민이 주연한 ‘너는 내 운명’과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얘기다.) 서로 다른 모습을 봐야 하는 관객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부담되죠.” 원래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은 4∼5개월 전에 개봉할 계획이었지만 이러저러한 이유로(월드컵도 있었다.) 9월까지 연기됐다. 결국 ‘해변의 여인’과 날짜가 비슷해졌다. ‘연애참’에서는 사랑하는 여인을 두고도 어머니가 점지해준 ‘착한’ 여인과 결혼하는 영운,‘해변의 여인’에서는 이미지의 혼란을 겪는 영화감독 중래다. “영운이는 비난 받아 마땅한, 대책없는 청춘이죠. 솔직히 전 그런 상황을 전혀 이해할 수 없어요. 어떻게 연애와 결혼이 별개죠? 중래는 소심하지만 진실을 담고 있는 남자로, 둘 다 선택 앞에서 미적거리지만 성격은 전혀 달라요.” 그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을 어쩌면 그렇게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을까.“저, 배우거든요.” 너무나 당연한 대답이 돌아온다. 무색하게….“실존인물이라고 전해들었어요.(김해곤 감독)주위에 같은 상황에 빠진 사람이 ‘있었다’고요. 지금은 어떤 선택을 했는지 모르겠네.” 출연을 결심한 계기는 김 감독과 오랜 친분이었다. 김 감독이나 홍상수 감독의 작품 속에서 무엇이든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컸다.“역할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럴 수 없다면 배우가 가질 수 있는 진실, 정직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다짐하면서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영화 속에서 여주인공을 말 그대로 ‘비오는 날 먼지나듯’ 패는 장면이 나온다. 얼마나 리얼했으면 객석에서 “어머, 어머”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어우, 남자가 여자를 어떻게 때려요. 리얼한 건 카메라 기술덕이에요. 근데 사람들은 그게 진짜 내 모습인 줄 알더라.”(웃음) 한동안 코미디 영화에 주로 출연했던 그는 여전히 멜로드라마에 애정이 있다.“사랑은 아름답고 늘 설레는 것이잖아요. 나이에 관계없이 즐겁고 행복한 얘깃거리고.” 그 또래 남자의 고민, 사랑 등을 다룬 진짜 남자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우선은 좀 쉬고 싶다.“올해 말까지는 휴식을 취할까봐요. 독특한 캐릭터에 몰입하다 보면 정신적으로 너무 피로해지거든요. 외국에는 배우 전문 정신과 카운슬러도 있다던데…. 한국에도 필요한 건데 배우가 정신과 의사 만난다고 하면 이상하게 볼거예요. 그렇죠? 안타깝지.” 장난기 밴 눈으로 “관절 중에 오른쪽 손목만 정상”이라며 엄살을 피우다가도, 영화 얘기에는 사뭇 진지하게 돌변하는 김승우. 재충전을 한 뒤에는 어떤 옷으로 갈아입고 나타날지 벌써 기다려진다.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해변의 여인 ‘털털녀’ 문숙역 열연 고현정

    해변의 여인 ‘털털녀’ 문숙역 열연 고현정

    ‘고현정’이라는 인물에 대해 먼저 스스로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지 떠올려보자. 미스코리아 출신에 단아한 선을 가진 연기자? 아니면 고급스럽게 생활했던 마나님, 또는 보디가드에 둘러싸여 우아함을 뽐내고 있는 톱스타…. 혹 이런 이미지가 떠올랐다면, 이 영화에서 그런 생각은 ‘제대로’ 깨진다. 데뷔 16년째인(물론 중간에 10년의 공백이 있지만) 고현정이 선택한 첫 영화는 홍상수 감독의 ‘해변의 여인’이다. 지난 21일 영화 시사회에 이어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영화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첫 영화라 진지하게 찍었는데, 웃긴 장면이 많았던 것 같다.(나 자신도)재미있게 잘 봤다.” 그가 맡은 역할은 싱어송라이터 ‘문숙’. 두 겹으로 껴입은 티셔츠, 무릎을 덮는 길이의 층층이 치마를 입은 편한 캐주얼 차림의 문숙은 털털한 옷차림처럼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말하는 여자다.‘지랄을 해요.’ ‘똥차예요.’ ‘그럴거면 이혼해.’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고, 술에 취해 말투가 흐물흐물해지기도 한다. 중래(김승우)의 방 앞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주정도 부린다.(목소리뿐인데도 그의 표정이나 행동이 예상될 정도로 리얼하게!) 사실 이런 모습,‘고현정다운’ 건 아니다. 솔직히 예상 못했다.“제 모습이 어떤데요?”라고 반문하는 그는 문숙과 실제 성격이나 말투가 비슷하다며 웃는다.“촬영장에서 별명이 ‘무수리공주’였어요. 어설픈 공주라며…. 문숙과 굵은 선은 다르지만 캐릭터 밀착도는 아주 높죠.‘지랄’이란 말, 다들 쓰는 말이잖아요?” 문숙의 모습이 외계에나 존재할 법한 동떨어진 캐릭터가 아니라, 어디엔가 있을 법한 사람인 듯해서 더욱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고 했다. “속상한 일이 있어서 혼자 있고 싶은 마음에 극장에 가서 본 영화가 홍 감독의 ‘강원도의 힘’이었어요. 찾아본 건 아니었는데,‘이 영화 참 좋구나.’라는 생각을 했죠.‘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부터 다 찾아봤어요.” 크랭크인 하기 두세달 전에 지인들과 같이 한 자리에서 우연히 홍 감독을 만나게 됐고,“(감독님과)영화를 꼭 찍고 싶다.”고 전한 것이 출연 계기가 됐다. 미리 시나리오를 만들어 놓지않고, 그때그때 느낌에 따라 배우들에게 그날 촬영분을 알려주는 홍 감독의 스타일이 처음에는 어려웠다.“조금씩 적응하면서 어떤 계획을 갖거나 의도에 맞추기보다는 감독, 배우, 스태프들과 만나는 것 자체를 즐길 수 있었다.”며 선천적으로 타고난 ‘기능적인´ 배우(김승우가 어느 인터뷰에서 말한 대로)의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때로는 원하는 연기가 나오지 않아, 술 마시는 장면에서는 실제로 소주를 꽤 많이 마시고 촬영하기도 했다. “아이들 생각이요. 왜 안 나겠어요. 일을 하지 않으면 우울해져서 웬만하면 (연기에) 몰입하고 싶어요.‘해변의 여인´이 첫 작품이라는 데에, 그 속에서 관객과 같이 웃을 때, 그동안 굶주렸던 연기에 대한 허기짐을 해소하면서 행복을 느끼죠.”10년만에 ‘어디 며느리’의 틀을 벗고 만난 그는 이제 자신의 감정에도 솔직해진 듯하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영화 해변의 여인

    영화 해변의 여인

    홍상수 감독의 일곱번째 영화 ‘해변의 여인’(제작 영화사 봄, 전원사·31일 개봉)은 이제까지 나온 그의 작품중 가장 대중과 가까워진 영화다. 이전 작품들과 비교한다면. 관계맺기에 급급한 느낌이나, 뭔가 ‘닦지 않은 듯’한 마무리에 대한 찜찜함이 한결 덜하다. 특히 이해할 수 없는 여성의 행동을 보여주어 ‘안티페미니스트’가 아니냐는 오해를 샀던 전작들에 비해 이 영화 속 여성들은 보다 ‘개운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동상이몽 로맨스’를 표방한 이 영화는 첫 만남에서 짜릿한 눈맞춤을 한 영화감독 중래(김승우)와 싱어송라이터 문숙(고현정)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서로 호감을 갖는 두 남녀는 입맞춤에 몸맞춤(?)까지 간다.‘이제, 이 남자 내꺼야.’라고 생각했는데, 다음날 남자의 태도가 이상하다. 다시 서해안을 찾은 중래, 그와 만난 ‘문숙을 닮은’ 선희(송선미). 그리고 또다른 밤, 이어지는 세 남녀의 미묘한 관계. 시나리오 없이 하나의 큰 그림을 잡고, 상황에 따라 그 속에 아이디어들을 녹이는 홍상수표 영화는 늘 생각하지 않은 것, 그러나 일상인 그것들을 다시 쳐다보게 만든다. 이 영화에서도 ‘발생 가능한’ 일상 속에서 연애에 대한 심리를 직접화법으로 끌고간다. 대부분의 영화에서 보여준, 첫 만남이 바로 잠자리로 연결되는 다소 공감 안 가는 부분과, 가끔 조금 짧게 끊었으면 하는 곳이 있다. 하지만 ‘애정’을 기본으로 한 남녀의 관계가 과장되지 않고 현실적이라 2시간(127분)이라는 약간 긴 상영시간이 지루함보다는 공감으로 가득해진다. 홍 감독 자신의 모습이 녹아 있기도 하다는 중래와, 그 중래가 펼치는 ‘이미지에 대한 강좌’, 문숙의 술주정 등 곳곳에 재미가 숨어있다.15세 관람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일요영화]

    ●생활의 발견(KBS1 밤12시30분) ‘욕하면서 닮는다.’ 산다는 것의 비루함을 가장 간단하게 드러낸다면 아마 꼭 들어갈 표현 가운데 하나가 될 듯하다. 그래서 어쩌면 ‘매일매일 똑 같다.’는 푸념으로 집약되는 ‘생활’도 ‘발견’될 수 있을지 모른다. 나 잘난 척하지만 결국 너와 다를바 없다는.‘생활의 발견’이 유행시킨 대사 ‘사람은 못되더라도 괴물은 되지 말자.’는 말도 비슷한 맥락이다. 유행이었다는 것은 이 말이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그런 울림을 받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괴물이 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서일까 아니면 그만큼 괴물임에도 스스로 그렇지 않다고 위안하는 사람들이 많아서일까. 대체 어느 쪽일까. 그리고 스스로 인간인 척하는 괴물이라는 게 나쁘기만 한 걸까. ‘생활의 발견’은 한 남자 연극배우가 두 여인을 만나 사랑을 나누는 얘기다.‘연극배우’,‘사랑’이라는 단어가 들어간다해서 ‘위대한 예술혼’이나 ‘눈물의 러브스토리’를 기대할 필요는 없다. 감독은 사랑이란 게 결국 ‘지분거림’에 지나지 않음을 그려낸다. 이리저리 일이 꼬이기만 하는 연극배우 경수는 어느날 글 쓰는 선배를 만나 회포나 풀 생각에 무작정 춘천으로 향한다. 여기서 그의 연기를 좋아한다는, 시인을 꿈꾸는 무용수 명숙을 만나 엉겁결에 하룻밤을 보낸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 여인은 ‘사람은 못되더라도 괴물은 되지 말자.’던 바로 그 선배가 사랑하는 여인. 당황하던 경수는 충동적으로 다시 남행열차에 오르는데, 여기서 또 묘한 여인 선영을 만난다. 대학교수 부인이라는 선영을 좇아 경주에 내린 경수는 선영에게 끊임없이 지분거리는데, 묘하게도 명숙이 자신에게 했던 말과 행동을 선영에게 그대로 반복하게 된다. 많은 마니아들을 거느리고 있는 홍상수 감독의 2002년작. 경수역의 김상경, 명숙역의 예지원, 선영역의 추상미 등 주연 배우 모두 이 영화를 통해 연기력을 크게 인정받아 스타급으로 발돋움했다.115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프루프 오브 라이프(XTM 낮12시30분) 따스한 도시적 멜로의 여왕 맥 라이언이 처음으로 남미의 열대우림을 누빈데다 ‘LA컨피덴셜’과 ‘글래디에이터’의 여운이 짙게 남아있던 러셀 크로가 만나 화제를 모았던 작품. 그러나 화제만 일으키다 말았다는 혹평이 많았다. 콜롬비아 반군에 잡힌 남편을 구하려는 맥과 그녀에게 고용된 러셀간의 미묘한 감정연기와 러셀이 감행하는 마지막 구출작전이 포인트.2000년작,135분.
  • 59번째 칸의 계절 돌아왔다

    칸영화제(5월17∼28일)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올해로 59회째. 국내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신작 ‘괴물’이 비경쟁부문인 감독주간에, 윤종빈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 자’가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다.장편 경쟁 부문 진출작이 없어 국내 영화계로서는 다소 김이 빠진 상태. 그래도 안방 극장에서는 칸영화제를 충분히 즐길 수 있을 듯. 케이블 채널에서 국내 영화 팬들을 위해 칸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특집을 마련했다. 채널CGV는 5일부터 4주 동안 매주 금요일 오전 2시 최근 출품작 위주로 특집을 방송한다.‘여자는 남자의 미래다’(감독 홍상수,57회),‘스위밍 풀’(감독 프랑소와 오종,56회),‘펀치 드렁크 러브’(감독 폴 토머스 앤더슨,55회 최우수감독상),‘도그빌’(감독 라스 폰 트리에,56회) 등이 차례로 이어진다. 주문형비디오(VOD)·유료방송(PayPerView) CGV초이스에서는 17일부터 극장 개봉하는 ‘레밍’(감독 도미니크 몰,58회 개막작)을 포함해 ‘히든’(감독 미카엘 하네케,58회 감독상),‘에주케이터’(감독 한스 바인가르트너,57회),‘활’(감독 김기덕,58회),‘오!수정’(감독 홍상수,53회),‘강원도의 힘’(〃,51회) 등을 서비스한다. 디지털케이블 스토리온은 17일 낮 2시30분부터 이튿날 새벽 1시까지 황금종려상 수상작 5편을 연속 방영한다.‘미션’(감독 롤랑 조페,39회),‘피아니스트’(감독 로만 폴란스키,55회),‘아들의 방’(감독 난니 모레티,54회),‘광란의 사랑’(감독 데이비드 린치,43회),‘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감독 스티븐 소더버그,42회)가 준비됐다. 프리미엄 채널 캐치온은 지난해 경쟁 부문 초청작 ‘극장전’(감독 홍상수)과 ‘씬시티’(감독 프랭크 밀러)를 각각 17일과 18일 밤 11시에, 지난해 심사위원대상 수상작 ‘브로큰 플라워’(감독 짐 자무시)를 19일 밤 10시에 내보낸다. MBC무비스도 황금종려상 수상작을 준비했다. 영화제가 시작하는 17일부터 4일 동안 매일 오전 7시 방영한다.‘비밀과 거짓말’(감독 마이크 리,49회),‘바톤핑크’(감독 코언 형제,44회),‘파리 텍사스’(감독 빔 벤더스,37회),‘파드레 파드로네’(감독 타비아니 형제,30회) 등이다. 한편 프랑스문화원과 동숭아트센터는 역대 황금종려상 수상작 8편을 지난 2일부터 매주 화요일 저녁 스크린에서 한 편씩 상영하고 있다.6월말까지 계속된다. 스폰지하우스 압구정점도 영화제 기간 동안 2004,2005년 화제작 중심으로 ‘서울에서 즐기는 칸 화제작 만찬’ 영화제를 연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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