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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多樂房]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2’ 故 박철수 감독에 보내는 후배감독의 오마주

    [영화 多樂房]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2’ 故 박철수 감독에 보내는 후배감독의 오마주

    제목과 외연으로는 고 박철수 감독과 김태식 감독이 연출하고 2011년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서의 파격적 노출로 유명세를 탄 신인배우 오인혜 등의 존재를 알린 영화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의 속편 격이다. 꽃집에서 일하는 미모의 여인 홍채(문지영)를 2년 넘게 짝사랑해온 남자 점동(김재록)의 광적인 집착과 이뤄질 수 없는 욕망을 축으로 이야기를 펼치는 영화다. 홍채의 철없는 엄마 선애(유안)까지 가세한 치정 멜로의 형태를 빌렸다. 이 영화에는 중편 2편을 묶은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의 불륜이 부재한다. 바캉스도, 웨딩도 없다. ‘붉은 바캉스’편(김태식 감독)의 부조리적 코미디도, ‘검은 웨딩’편(박철수 감독)의 애잔한 치정도 찾아보기 힘들다. 주·조연 배우가 있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두 영화의 관련성은 여느 전편과 속편의 그것이 아니다. 그 내포는 말할 것 없고 전반적 분위기나 톤 등에서 두 영화는 판이하게 다르다. 두 영화를 이어주는 것은 전혀 다른 그 무엇이다. 고 박철수 감독과 이 영화를 연출한 최위안 감독 사이의 각별했던 관계다. 박 감독은 자기처럼 방송 쪽에서 일하다, 한때 조감독 등으로 몸담았던 영화로 다시 넘어와 빚어낸 ‘저녁의 게임’의 프로듀서 중 한 명이었다. 2012년 BIFF 한국영화의 오늘-비전에서 첫선을 보인 두 번째 연출작 ‘낭만파 남편의 편지’의 기획자도 박철수 감독이었다. 영화는 고 박철수 감독에게 보내는 후배의 오마주(경의)인 셈이다. 최위안 감독은 50대 중반이란 적지 않은 나이에도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영화적 성취를 일궈내지 못한 것이 객관적 사실이다. 대중적 성공은 말할 것도 없고 비평적으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지독한 저예산의 문제적 소품들을 선보이면서 자기만의 독자적·실험적 행보를 걸어온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저녁의 게임’은 오정희의 동명 단편과 또 다른 단편 ‘동경’을 토대로 빚어낸 2009년 한국 영화의 뜻밖의 발견이었다. 어느 지면에 그해의 영화 베스트10을 선정하면서 종합 7위에 올린 것도 그 때문이었다. 한국 영화로서는 홍상수 감독의 ‘잘 알지도 못하면서’(종합 4위)와 박찬욱 감독의 ‘박쥐’(5위)에 이은 3위였다. 하희경, 정재진, 안찬우 등 배우들의 빛나는 열연 외에도 별다른 기복이 없으면서도 고르게 전개되는 극적 호흡이 칭찬할 만하다. ‘낭만파 남편의 편지’는 철저히 연극적 컨벤션에 입각해 42세 결혼 9년차의 권태에 빠진 부부를 중심축으로, 오로지 42.9m²의 연극적 공간무대에서 펼쳐(BIFF 프로그램 노트)지는 실험적 스타일의 문제작이었다.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 2’는 위 영화들의 연장선상에서 접근할 때 그 문제성이 감지된다고 하면 과장일까. 선정성의 위험을 무릅쓰고 극단으로 내달린 파국의 드라마도 그렇고, 신예이거나 무명이면서도 여전히 인상적인 출연진의 연기도 그렇고…. 청소년 관람불가. 28일 개봉. 전찬일(영화평론가)
  • 파리한국영화제 개·폐막작 ‘소원’·‘우리 선희’

    제8회 파리한국영화제가 오는 29일(이하 현지시간) 파리 퓌블리시스 극장에서 개막해 다음 달 5일까지 8일간 열린다. 장편 23편, 단편 22편 등 모두 45편의 영화가 5개 섹션으로 나뉘어 프랑스 관객과 만난다. 개막작은 이준익 감독의 ‘소원’, 폐막작은 홍상수 감독의 ‘우리 선희’다. 영화제는 최근 2년간 개봉한 한국 영화를 상영하는 ‘페이사주’, 한 명의 신인 감독을 발굴해 전작을 집중 소개하는 ‘포트레’, 단편 경쟁부문 ‘숏컷’, 한국 고전영화를 재발견하는 클래식 부문과 특별상영으로 꾸며진다. 포트레 부문에는 ‘명왕성’의 신수원 감독이 선정돼 전작이 상영된다. 클래식 부문에는 하길종 감독이 낙점됐다. ‘바보들의 행진’ 등 4편이 프랑스 관객과 만난다. 영화제에는 이준익 감독과 신수원 감독을 비롯해 강진아·오태현 감독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최민식의 강렬한 연기 보고 많이 배웠다”

    “최민식의 강렬한 연기 보고 많이 배웠다”

    “‘히들이’라는 애칭은 제겐 더없는 영광입니다. ‘어벤저스’가 개봉한 뒤 한국 팬들이 영국 런던의 저희 집으로 엄청난 팬레터와 선물을 보내줬고, 어제도 공항에서 400~500명의 팬들이 환영해 줘 큰 감동을 받았어요.” 국내 영화팬들에게는 ‘히들이’란 별명으로 통하는 영국 출신의 할리우드 배우 톰 히들스턴이 오는 30일 개봉하는 ‘토르: 다크 월드’의 홍보차 내한했다. 그의 한국 방문은 2010년 부산국제영화제 참석 이후 두 번째다. 1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그는 “평소 동경했던 한국에 왔는데, 팬들의 환대에 감동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새 영화 ‘토르: 다크 월드’는 ‘토르: 천둥의 신’(2011)의 후속편. 어둠의 종족이 신들의 고향 아스가르드와 지구를 침입하자 토르(크리스 헴스워스)가 동생 로키(톰 히들스턴)에게 위험한 동맹을 제안한다. 그의 역할은 세계 지배를 놓고 형과 대립각을 세우는 악당 캐릭터다. 영국 케임브리지대를 졸업한 수재인 그는 선하고 지적인 이미지와 달리 이번에도 비열한 악당 역을 충실히 소화했다. “악당 역할은 인간의 위험한 본성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탐색해 보는 기회여서 연기하는 재미가 크다”는 그는 “무엇보다 나와 정반대의 인물을 연기한다는 사실이 즐겁다”며 웃었다. 그는 열렬한 한국영화 팬이다. 홍상수, 봉준호, 박찬욱 감독을 좋아한다는 그는 “대학에서 영화 공부할 때 본 영화 ‘올드보이’가 몇 주 동안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고 최민식의 강렬한 연기를 보고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전 세계가 국경을 넘어 영화를 통해 서로 이야기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라고 덧붙인 그는 “배우란 다른 인물의 삶을 사는 특권을 누리므로 캐릭터를 위해 100% 헌신해야 한다”고 연기철학을 내비치기도 했다. 기자회견에는 이 영화를 만든 할리우드의 대표 제작사인 마블 스튜디오의 케빈 파이기 대표도 함께 참석했다. 그는 ‘아이언 맨’ 시리즈와 ‘토르’ 시리즈 등 원작을 제공한 마블 스튜디오를 이끄는 총괄 프로듀서이자 수장이다. 올해 상반기 한국에서 9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아이언맨 3’를 비롯해 ‘어벤저스’ 등 마블의 작품이 유독 한국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에 대해 “슈퍼 히어로는 고난을 극복함과 동시에 꿈을 성취하는 소재로 관객에게 대리만족을 주는 소재인데, 세계적인 기술로 이상을 실현하는 한국에서 더 열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은 마블 스튜디오가 주목하는 세계적인 영화시장이라는 견해도 밝혔다. “한국은 전체 인구 5000만명 가운데 1200만~1300만명을 동원하는 영화들이 속속 나오는 중요한 시장”이라며 “그런 만큼 평소 꼭 한번 와보고 싶었다”고 했다. 마블 스튜디오는 마블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다양한 슈퍼 히어로 영화를 꾸준히 만들고 있다. 파이기 대표는 “마블 코믹스(1939년 창립)는 60여년간 한 달에 한 편꼴로 만화책을 내왔기 때문에 영화화할 스토리가 풍부하다”면서 “최근에는 영화의 영향을 받은 만화가 나오는 등 서로 긴밀하게 영향을 주고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한가위 볼만한 문화 행사] 영화

    [한가위 볼만한 문화 행사] 영화

    올해 극장가도 풍성한 메뉴로 밥상을 차려놨다. 최근 한국 영화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예년에 비해 길어진 추석 연휴인 만큼 올해는 더 많은 관객이 극장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올 연휴 기간 한국영화 투톱은 ‘관상’과 ‘스파이’다. 장르도 명절에 어울리는 웰메이드 사극과 가족 코미디로 쌍끌이 흥행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제작비 100억원이 투입된 ‘관상’은 계유정난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관상쟁이 내경(송강호)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팩션 사극으로 코미디와 스릴러가 적절히 조화를 이룬다. 화려한 멀티캐스팅 또한 장점이다. 코미디 연기에 물이 오른 조정석을 비롯해 지난해 ‘도둑들’의 흥행을 견인했던 이정재와 김혜수 등 톱스타들이 적재적소에서 제 역할을 다 한다. 다만 긴 러닝타임과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한꺼번에 담으려는 과욕에서 빚어진 산만함은 영화의 약점이다. 코믹첩보 액션물을 표방하는 ‘스파이’도 출연 배우들의 팀워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비밀 첩보원 철수(설경구)와 남편의 신분을 전혀 모르는, 억척스럽지만 엉뚱한 아내 영희(문소리) 그리고 영희에게 접근하는 정체 불명의 사나이 라이언(다니엘 헤니). 이들이 국가의 운명이 걸린 대 태러 작전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해프닝을 그린 코미디다. 경상도 사투리를 차지게 소화해낸 문소리의 코미디와 아내 앞에서 쩔쩔매는 설경구의 실감나는 연기는 중장년층 관객들의 호응을 얻을 만하다. 할리우드 영화 ‘트루 라이즈’와 설정이 겹쳐 기시감을 느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상업 영화에 지친 관객을 위한 예술 영화도 있다. ‘우리 선희’는 홍상수 감독의 15번째 장편 영화로 스위스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한 작품. 영화과 졸업생 선희(정유미)가 미국 유학을 준비하며 오랜만에 학교에 들러 최교수(김상중)를 비롯해 문수(이선균), 재학(정재영) 등 과거의 남자들을 차례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로, 홍 감독 특유의 반복과 변주의 미학이 돋보인다. 할리우드 외화는 막강한 한국영화에 맞서 판타지 액션물 두 편을 전면에 내세웠다. ‘섀도우 헌터스:뼈의 도시’는 악마를 사냥하는 섀도우 헌터들의 이야기를 로맨스에 녹인 영화로, 제2의 ‘트와일 라잇’ 신화를 노리는 작품이다. ‘퍼시 잭슨과 괴물의 바다’는 지난 2010년 개봉한 ‘퍼시 잭슨과 번개 도둑’의 후속편으로 신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반인반신’ 데미갓의 모험을 그린 영화. 전편에 비해 주인공들의 몸집도 커졌고 영화의 기반이 된 그리스 신화 요소가 더 강해진 것이 특징이다. 3D 애니메이션도 두 편이 대결한다. ‘몬스터 대학교’는 애니메이션의 명가 픽사가 14번째로 내놓은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몬스터 주식회사’에서 최강 콤비를 이뤘던 몬스터 마이크와 설리반의 12년 전 이야기를 그렸다. 최고의 겁주기 대원을 꿈꾸는 이들이 캠퍼스에서 서로 경쟁하면서 우정을 쌓아가는 줄거리. 날카로운 발톱과 뿔, 송곳들로 장식된 캠퍼스에서 뛰노는 몬스터들은 모양도 독특하고 색감도 뛰어나다. ‘슈퍼배드 2’는 전설의 악당에서 딸바보로 변신한 그루의 이야기를 담았다. 마고, 에디스, 아그네스 등 세 딸과 행복한 삶을 살고 있던 그루는 비밀 요원으로 변신해 세상을 지배하려는 악당 군단과의 대결에 투입된다. 노란색의 작은 몸집에 멜빵 바지를 입은 미니언 군단 캐릭터의 역동적인 액션과 짜임새 있는 이야기로 전세계를 무대로 8억 달러가 넘는 흥행 수입을 올렸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영화 多樂房] ‘우리 선희’

    [영화 多樂房] ‘우리 선희’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가늠하는 으뜸 특징·속성은 반복과 변주다. 감독의 이름 뒤에 ‘표’나 ‘식’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까닭도 무엇보다 반복과 변주 때문이다. 홍상수 영화의 독법 및 평가도 그 반복과 변주에 의해 좌우되기 십상이다. 홍상수의 열다섯 번째 장편 연출작 ‘우리 선희’도 예외는 아니다. 영화과 졸업생 선희(정유미)는 몇 년간의 ‘잠수’ 끝에 학교를 찾는다. 준비 중인 미국 유학 추천서를 최 교수(김상중)에게 부탁하기 위해서다. 우연이거나 의도적으로 그녀는 과 선배인 상우(이민우)를 비롯해 과거의 두 남자를 만난다. 갓 데뷔한 신예 감독인 문수(이선균)와 꽤 나이가 든 선배 감독 재학(정재영)이다. 차례로 만나는 세 남자의 입을 통해 선희를 둘러싼 많은 말들이 흘러나온다. 한데 그 말들이 이상하게 비슷해서 마치 사람들 사이를 옮겨 다니는 것처럼 보인다. ‘삶의 충고’란 말들은 믿음을 주지 못하고 미끄러지는 것 같고, 선희에 대한 남자들의 정리는 점점 선희와 상관없어 보인다. 영락없는 ‘홍상수 표 영화’다. ‘극장전’ 이후부터 감독의 전형적 영화 언어로 굳혀진 줌의 사용도 여전하다. 하지만 전작들에 비해 이번에는 변주가 훨씬 더 돋보인다. 그 변주는 ‘감독 후기’에서부터 드러난다. 그간 그는 ‘연출의 변’ 같은 걸 공개적으로 밝힌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영화 줄거리인 상기 인용문이 그 후기의 일부다. 순환, 즉 반복하는 에피소드 구성을 취하면서도 며칠간 순차적으로 벌어지는 엇비슷하면서도 각기 다른 해프닝들을 제시하는 이야기 구조도 변주에 가깝다. 그 덕에 영화는 이해 및 접근이 용이해졌으며, 대중(영화)적 색채까지 띤다. 세 남자, 아니 네 남자의 다름을 음미하는 맛도 얕지 않다. 진정성 없는, 그래 선희에게 면박을 당하는 속물적인, 그렇다고 특별히 악하거나 밉다고 할 수 없는 상우나, 분명 과거의 인연이건만 설레거나(최교수), 혼란스럽거나(문수), 아련한(재학) 세 남자의 겉과 속들도 홍상수 식 변주의 증거들이다. ‘아리랑’이란 실제 장소에서 찍었다는 극 중 아리랑에서 흘러나오는 주제 음악 등 사운드 연출도 반복적이면서 변주적이다. 극히 현대적 드라마에 복고의 기운을 두껍게 입혀 준다. 가장 눈길을 끄는 변주는 정재영, 이민우 두 출연진에게서 드러난다. 홍상수 월드에 처음 등장한 정재영은 그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로 이선균, 김상중 등 홍상수 페르소나들을 압도한다. 극 중 비중은 작아도 이민우는 인기 TV 드라마 ‘원더풀 마마’의 이장호의 연장 같은 느낌을 전하며, 영화의 재미를 강화시켜 준다. ‘우리 선희’는 홍상수의 영화세계가 그저 동어반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크고 작은 섬세한 변주들로 이뤄진다는 사실을 새삼 환기시키는 사례로 손색없다. 2013 로카르노영화제 감독상은 그냥 주어진 게 아닌 것이다. 89분. 12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전찬일 영화 평론가
  • “홍상수는, 맘에 거슬리는 게 없는 상태를 최고로 여겨”

    “홍상수는, 맘에 거슬리는 게 없는 상태를 최고로 여겨”

    ‘우리 선희’에서 말들은 맴돈다. 영화과 졸업생 선희(정유미)는 최 교수(김상중)에게 유학 추천서를 부탁하기 위해 학교에 들렀다가 문수(이선균)와 재학(정재영)을 차례대로 만난다. 그러나 최 교수의 추천서도, 오고 가는 문수와 재학의 말도 선희라는 대상 위에서 엇갈리고 미끄러진다. 말의 한계를 드러내는 영화를 두고 홍상수(52) 감독에게 말로 설명을 청하는 것은 무용한 노력으로 보인다. “정리하고 정의하지 않을 수 없지만, 우리의 그런 정의 내리기가 또 우리의 한계가 되는 것 같다”는 홍 감독을 서면으로 만났다. →말로 하는 인터뷰에 피로감을 느껴 서면으로 응했다고 들었다. “말을 경계한다”고 밝힌 적도 있는데 글로 표현하는 것이 말보다 낫다고 여기나. -아니다. 둘 다 다른 한계들이 있을 것이다. 서면으로라도 관심을 보여주신 것에 감사하다. →“영화는 언어적인 속박을 벗어나 어딘가로 가보려는 일”이라고 한 적이 있다. 영화가 언어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다고 보나. -논리적인 말이나 글은 그대로 또 필요한 때가 있겠지만, 예술이 제대로 작동할 때 예술이 수용하는 삶의 폭이 더 크고, 그 폭 안의 ‘어떤 하나의 본질’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그 폭 전체를 동시에 느끼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르치던 학생이 추천서를 부탁한 일 등의 경험에서 영화를 구상했다고 밝혔다. 자전적 요소를 얼마나 반영하는 편인가. -영화를 보고 후기를 읽으면 알겠지만, 이 영화에선 둘(작품과 감독) 사이의 관계가 딱 그만큼이었다. 영화마다 좀 더 가깝기도 하고, 좀 더 멀기도 하고 다르게 관계 지어진다. 만드는 사람이 하는 일은 세상에 한 번도 없었던 재료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사람이 직간접으로 경험한 재료들(어디서 읽은 소설의 한 구절, 어떤 그림에서 얻은 하나의 감흥, 아침에 나눈 처와의 대화, 오랜만에 찾아온 옛날 학생의 부탁 등등)을 새로운 배열을 통해 하나의 독립적인 구체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우리 선희’에서도 장소를 가장 먼저 정했나. -맞다. ‘아리랑’이란 카페를 우연히 알게 되면서 거기가 처음 정해졌고, 그다음은 ‘학교에 와서 추천서를 받는 선희’란 게 촬영 직전에 정해지면서 학교 캠퍼스가 정해졌다. →우연과 직관에 기대어 영화를 찍지만 선희를 빼고 세 남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마지막 장면은 미리 염두에 두었을 법하다. -그날이 고궁 신인데 그때까지 인물들이 영화 안에서 다 모인 적이 없었고, 촬영 마지막 날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네 배우에게 모두 대기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보신 그 구체적인 신들은 그날 아침 대본을 쓰면서 정해졌다. →이름은 어떻게 지었나. ‘옥희의 영화’ 등에 출연했던 이선균은 기자 간담회에서 “이름만 달라졌지 같은 인물이 성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선희란 이름은 전에 정유미씨가 나온 ‘옥희의 영화’의 옥희란 이름 때문에 좀 힘들게 지었다. 옥희란 이름의 힘이 좀 저한테 셌던 것 같다. 문수는 쉽게 좋게 나왔고, 재학도 나오고 나서 괜찮다고 생각했다. 정유미씨와 이선균씨가 같이하기로 정해지면서 두 사람의 인물로서의 관계가 전에 같이 나온 영화 ‘첩첩산중’이나 ‘옥희의 영화’와 완전히 다른 관계가 될 것인가 저한테 물어봤다. 그런데 그럴 필요도 없었고, 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았다. 다른 것들이 다르니깐, 그건 그대로 혹은 비슷하게 가도 상관없다, 그런 맘이었다. →‘다른 나라에서’나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만 해도 꿈 장면이 등장하는데 ‘우리 선희’에는 꿈이 등장하지 않는다. -글쎄. 그냥 꿈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 때가 있고, 그때 나오는 거라서. 잘 모르겠다. 필요는 하여간 그때그때 다른 필요였던 것 같다. →재학과 키스를 한 선희가 언덕 아래로 내려가는 모습을 오랫동안 비춘다. -선희가 바쁘게는 돌아다니지만 선희 혼자 있는 신은 그때까지 별로 없었다. 재학과 헤어지고 나서 일단 세 남자 사이를 한 바퀴를 돈 거니깐, 그때쯤 선희 혼자의 모습을 길게 보여주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언덕을 내려가는 선희를 보면서 선희가 많이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내게는. →‘홍상수’에 대해 추천서를 쓴다면. -그냥 간단히 쓰겠다. “맘에 거슬리는 게 없는 상태를 최고라고 여기는 사람입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문소리의 재발견

    문소리의 재발견

    한창 흥행몰이 중인 코믹 첩보액션 ‘스파이’는 설경구를 보러 갔다가 문소리(39)를 재발견하고 나오는 영화다. 그만큼 문소리의 코미디 연기는 발군이다. 개봉 일주일 만에 120만 관객이 본 영화는 한가위 연휴에 ‘관상’과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영희(문소리) 역을 맡은 그는 남편 철수(설경구)가 최고의 첩보원인 줄 모른 채 남편을 구박하는 아줌마 캐릭터다. 영희는 때로는 억척스럽기도 하고 때론 귀엽다. 데뷔작 ‘박하사탕’을 시작으로 주로 저예산 영화나 문제작에서 선보였던 그의 심각한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최근 만난 그는 아이를 낳고 많은 것이 변했다고 털어놨다. “‘문소리 재발견’이 다소 늦어진 감이 있지만 원래 지루한 편은 아니에요(웃음). 사석에서는 명랑 쾌활하고 재밌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해요. 그런데 ‘오아시스’나 ‘바람난 가족’의 포스터를 지금 보면 죄다 표정 없는 모습들이긴 해요. 맨날 아기와 얼굴을 마주하다 보니 요즘은 늘 웃는 얼굴이에요. 주변에서도 인상이 더 부드러워졌다고들 하고요.” 일상의 풍경뿐만이 아니라 출연작의 색채도 바뀌었다. 그동안 이창동, 홍상수, 임상수 등 작가주의 감독의 영화에 꾸준히 출연했던 그다. 본격 코믹물은 처음이다. 그가 맡은 영희 역할은 기획 단계에서보다 비중이 커졌다. “(설)경구 선배가 이번엔 니가 웃겨야 영화가 잘된다. 맘대로 재미나게 연기하라며 팍팍 밀어줬어요. 배우들끼리 아무리 친해도 막상 촬영에 들어가면 견제를 하기 마련인데, 우린 그런 거 없었어요. 경구 선배가 그렇게까지 팍팍 밀어줄 줄은 몰랐어요.” 경상도 사람들이 봐도 감쪽같이 완벽한 사투리를 구사한 것도 흥행 포인트가 됐다. 원래 부산 출신이기도 한 데다 억센 느낌을 주기 위해 사투리를 더 생생하게 살렸다. 극 초반 철수에게 바가지를 긁을 때 ‘오버 아닌가’ 내심 걱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워낙 무거운 역할을 많이 했으니 관객들이 (웃기는 연기를) 마냥 가볍게만 느끼지는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촬영하다가 웃음보가 터진 적도 있었다. 총탄이 비 오듯이 쏟아지는 신에서 최고의 스파이인 남편을 지켜준답시고 “정신 똑바로 차리라. 알겠나?” 했던 부분. 남편 철수의 머리를 때리는 장면에서 던진 애드리브였는데, 설경구가 도저히 웃음을 못 참아 고개를 푹 숙이고 말았다고 한다. 태국에서 만나는 정체불명의 스파이 라이언을 연기한 다니엘 헤니와의 호흡도 즐거웠다. “얼굴이 잘생긴 건 말할 것도 없고, 태도는 정말 더 일품이었다. 소소한 일에도 칭찬을 잘해 주고 뭘 해도 그림 같았다”면서 아줌마 특유의 너스레를 풀어놓았다. 영화는 감독과 제목이 여러 번 바뀌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개봉한 뒤에는 외화 ‘트루 라이즈’와 설정이 너무 비슷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실 제작 과정에서 너무 심란할 때가 많았어요. 경구 선배에게 (영화를) 안 하면 안 되냐고 울면서 전화를 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 상처를 줄이자고 다른 사람에게 폭탄을 안길 수 없다는 생각에 잘 마무리하자고 마음을 다잡았죠. 처음에 시나리오를 볼 때부터 ‘트루 라이즈’를 떠올리기는 했지만 20년 가까이 된 작품인 데다 일종의 오마주이자 패러디로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한국 부부의 정서를 담고 있어서 그 지점을 잘 살리면 재미있게 볼 수 있겠다 싶었죠.” 이번 작품을 계기로 그에게는 아줌마 팬들이 많이 생겼다. 생각지도 못한 ‘지원군’이 생긴 셈이다. “아줌마 팬들의 티켓 파워가 얼마나 센지 잘 아는데, 그분들과 어깨 걸고 함께 가고 싶어요(웃음).” 작품 세계에서만큼은 시들지 않는 여배우로 나이 들고 싶다는 그. “프랑스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처럼 60대에도 변함없이 예민한 감수성을 펼칠 수 있고, 할리우드 스타 메릴 스트리프처럼 장르를 가리지 않는 그릇이 큰 배우, 그런 여배우가 되고 싶지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오라! 저예산 영화축제

    명절을 맞아 대형 상영관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저예산 영화들을 만날 수 있는 행사가 열린다. 예술영화 전용관 아트나인은 추석 연휴인 18일과 19일 우수한 한국 영화를 내외국인에게 소개하는 ‘제1회 추석 필름 페스티벌’을 연다. 서울 동작구 사당동 아트나인에서 열리는 이번 영화제는 외국인들도 볼 수 있도록 모든 작품에 영어 자막을 삽입한 점이 특징이다. 장편 13편과 단편 5편 등 모두 18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69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성 소수자 문제를 다룬 영화에 수여하는 퀴어 라이언상을 수상한 전규환 감독의 ‘무게’를 비롯해 63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 초청작인 홍상수 감독의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11년의 제작 기간이 걸린 안재훈·한혜진 감독의 애니메이션 ‘소중한 날의 꿈’ 등이 선보인다. 장르별로는 극영화 10편, 다큐멘터리 2편, 애니메이션 1편, 단편 5편이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감독·제작자,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순간 영화는 망한다”

    “감독·제작자,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순간 영화는 망한다”

    올여름 극장가 최대 반전의 주인공은 영화 ‘숨바꼭질’이다. 톱스타도 없고 유명 감독도 없는 이 영화는 29일 450만 관객을 돌파하며 ‘살인의 추억’, ‘추격자’에 이어 역대 스릴러 톱 3에 이름을 올렸다.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한 제작사 스튜디오 드림캡쳐의 김미희(49) 대표도 “나 역시 이런 흥행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29일 만난 김 대표는 흥행의 이유에 대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스릴러라는 점이 가장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허정 감독의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획기적인데다 공포 정서가 살아 있어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처음부터 고수했던 ‘우리 집에 누군가가 살고 있다’는 홍보 콘셉트도 끝까지 지켜졌다. 평소 귀신이 나오는 공포 영화를 잘 보지 못한다는 그는 “카피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귀신을 떠올리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기우였다”고 말했다. 다음 난관은 캐스팅이었다. 처음에는 주인공 성수 역에 30대 남자 배우를 캐스팅하려고 했지만 섭외가 쉽지 않아 연령대를 올렸다. “당시 드라마 ‘추적자’의 성공 이후 손현주씨에게 시나리오가 엄청 쏟아지던 때였는데 다행스럽게도 긍정적인 답변을 보내왔어요. 마케팅적인 요소 때문에 투자사의 반대를 걱정했는데 ‘손현주씨가 나이보다 동안이고 자신있다’고 설득했죠. 가장 고심했던 것은 성수의 부인인 민지 역이었어요. 트라우마에 결벽증이 있는 성수와 사이코패스적 주희(문정희) 사이에서 스펀지 역할을 하는 내공 있는 배우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전미선씨가 잘 소화해 줬어요.” 20년 넘게 충무로에서 잔뼈가 굵은 김대표는 신인 감독들과 호흡을 자주 맞춰왔다. 그는 “나의 노하우와 신인들의 창의적인 시각이 만나 시너지를 창출하는 작업이 재미있다. 신인 감독은 처음에 어떻게 다듬느냐에 따라 보석이 될 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의 성패와 상관없이 신인 감독과 무조건 두 작품씩 계약한다. 한 작품만 가지고 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발견한 보석이 류승완, 변영주 감독이다. 좋은 영화, 싸이더스 FNH 등을 거치며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혈의 누’ 등 숱한 히트작을 내놓은 그이지만 지난 5~6년간 침체기를 겪었다. 그래서 그는 최근 이춘연 씨네 2000 대표의 성공과 현재 작품을 준비 중인 오정완 영화사 봄 대표 등 1세대 제작자들의 컴백이 더욱 반갑고 기쁘다. 김 대표는 투자사와 제작사의 관계가 갑을관계가 아니라 파트너십으로 재정립되어야한다고 강조했다. “투자사가 리스크를 줄이려고 데이터에 의존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영화가 꼭 시스템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잖아요. 때문에 자본이 아닌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파트너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프로듀서 출신 제작자와 김지운, 홍상수, 김기덕 등 감독 겸 제작자들이 각자 자기 색깔을 갖고 균형을 이뤄야겠죠.” 김 대표의 신조 중 하나는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순간 영화는 망한다’다. 감독과 제작자가 자기 작품에 빠져 놓치기 쉬운 객관화 작업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김 대표는 ‘숨바꼭질’의 흥행을 뒤로하고 다음 작품에 매진하고 있다. “직업병인지 영화가 개봉하면 한 달 뒤에 그 작품을 잊으려고 노력합니다. 흥행이 안 되면 마음이 아프고 잘되면 거기에 빠져 괜히 들뜨기 때문이죠. 다음 작품은 로맨틱 코미디, 복수 액션, 좀비물을 준비하고 있는데 어떤 장르이건 사람이 보이는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홍상수, 로카르노영화제 첫 감독상

    홍상수, 로카르노영화제 첫 감독상

    홍상수 감독이 영화 ‘우리 선희’(9월 12일 개봉예정)로 제66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우리나라 감독이 로카르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18일 제작사 전원사와 영화제 홈페이지에 따르면 홍상수 감독은 17일(현지시간) 스위스 티치노주 로카르노에서 폐막한 제66회 로카르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홍 감독이 받은 감독상은 로카르노영화제에서 2등 상에 해당한다. 1등 상인 최우수작품상은 스페인 출신 알베르트 세라 감독의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에 돌아갔다. 우리나라는 지난 1988년 박광수 감독의 ‘칠수와 만수’가 젊은 심사위원상을 받으며 이 영화제와 인연을 맺었으며, 배용균 감독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1989)이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바 있다. 1946년 시작된 로카르노국제영화제는 칸·베를린·베니스 국제영화제 등과 더불어 유럽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영화제 중 하나로 꼽힌다. ‘우리 선희’는 영화과 졸업생 선희(정유미 분)가 미국 유학을 준비하며 오랜만에 학교에 들러 최 교수(김상중)와 과거의 남자들인 문수(이선균), 재학(정재영)을 차례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역린’ 정은채는…‘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이어 주연급 반열에

    ‘역린’ 정은채는…‘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이어 주연급 반열에

    배우 현빈의 복귀작으로 주목받고 있는 영화 ‘역린’의 출연진이 윤곽을 드러냈다. 정재영, 조정석, 박성웅 등 빛나는 연기력의 배우들 사이에 ‘홍일점’ 정은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은채는 강동원·고수 주연의 ‘초능력자’(2010)로 데뷔해 당시 관심을 모았다. 영화 촬영 중간에 찍었던 음료 CF가 먼저 방송되면서 CF 스타로 먼저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이후 ‘플레이’(2011), ‘무서운 이야기’(2012) 등 다양한 영화에 출연하다 지난해 홍상수 감독의 영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에서 주연을 맡아 호평을 받았다. 그룹 브라운아이드소울 나얼의 ‘바람기억’ 뮤직비디오 여주인공으로 출연하기도 한 정은채는 지난 4월 앨범 ‘정은채’를 발표해 가수로 데뷔하기도 했다. 앨범 수록곡 중 2곡은 정은채 본인이 작곡했고 5곡은 작사를 맡을 정도로 다방면에 재능을 드러내고 있다. 중학교 1학년 때 영국으로 건너 가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졸업한 정은채는 연기를 하기 위해 2008년 한국에 왔다. 영화 ‘역린’은 조선 정조 시대를 배경으로 암살의 위협을 받는 정조의 하루를 그린 영화다. TV 드라마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 등을 연출한 이재규 PD의 첫 영화 데뷔작이다. 정은채는 ‘역린’에서 왕의 의복을 관리하는 세탑방의 궁중나인 ‘월혜’ 역을 맡아 청부암살 자객 살수 ‘을수’(조정석 분의 첫사랑으로 등장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현빈 복귀작 영화 ‘역린’, 정은채·조정석·정재영·박성웅 합류

    현빈 복귀작 영화 ‘역린’, 정은채·조정석·정재영·박성웅 합류

    현빈 복귀작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영화 ‘역린’의 출연진이 확정돼 화제가 되고 있다. 영화 ‘역린’의 투자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는 “현빈에 이어 정재영, 조정석, 박성웅, 정은채 등 주요 배역 캐스팅을 마무리했다”고 29일 밝혔다. ‘역린’은 조선시대 정조의 암살을 둘러싸고 죽이려는 자와 살리려는 자, 살아야만 하는 자의 엇갈린 운명을 그린 작품으로 배우 현빈이 군 제대 후 복귀작으로 선택해 관심을 끌고 있다. 본래 역린은 ‘용의 목에는 거꾸로 난 비늘이 있는데 그것을 만지는 자는 반드시 죽는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말로 군주가 노여워하는 군주만의 약점 또는 노여움 자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영화 ‘역린’에서 현빈은 비운의 왕 ‘정조’를 연기한다. 정재영은 왕의 서가를 관리하는 상책 ‘갑수’ 역을 맡아 현빈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다. 조정석은 살인을 위해 길러진 청부살수 ‘을수’ 역을 맡았고, 올 상반기 흥행장 ‘신세계’에서 인상 깊은 악역 연기를 펼친 박성웅은 금위영 대장 ‘홍국영’으로 활약한다. 홍일점으로 홍상수 감독의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신예 정은채가 나선다. 정은채는 왕의 의복을 관리하는 세탑방의 궁중나인 ‘월혜’ 역으로 출연한다. 영화 ‘역린’은 ‘다모’, ‘패션70s’, ‘베토벤 바이러스’, ‘더 킹 투하츠’ 등 인기 드라마를 연출한 이재규 PD의 스크린 데뷔작으로 내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도유망 삶 바꿔놓은 연극, 관객과 교감하는 재미 실감”

    “전도유망 삶 바꿔놓은 연극, 관객과 교감하는 재미 실감”

    배우 김의성(48)은 연극에서 출발해 1990년대 충무로에서 주목받았다. 전성기에 갑자기 배우 생활을 접고 사업가로 변신했던 그가 다시 배우로 돌아왔다. 영화를 거쳐 다시 연극 무대다. 강산이 두 번 바뀌었지만 그를 잡아 끄는 연극의 힘은 여전한 듯하다. 서울대 경영학과 84학번인 김의성은 시대와 사회를 치열하게 고민하던 대학생이었다. 2학년 때 대학 연극반의 공연을 보고 뒤풀이에 따라갔다가 연극에 발을 내디뎠다. 암울한 군부독재 시절 대학가에 문화운동이 퍼져나가던 때였다. “뒤풀이에 가서는 신나게 술을 마시고 놀았죠. 하지만 연극을 통해 사회에 발언을 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연극의 힘을 느꼈어요.” 졸업도 하기 전인 1987년 극단 ‘천지연’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노동자 대투쟁이 불붙듯 번져나갈 무렵 그는 파업 현장과 학교를 돌며 사회성 짙은 연극을 했다. 졸업만 하면 대기업을 ‘골라 갈’ 수 있었지만 20대 김의성의 마음은 연극으로 가득했다. “그땐 배우를 업으로 삼겠다는 생각도 없었어요. 그저 연극을 통해 정의의 편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었습니다.” 6년 넘게 연극판을 누비다 브라운관을 거쳐 스크린으로 진출했다. 홍상수 감독의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1996)로 단숨에 주목받았다. 1990년대 중반 충무로의 대표 배우로 승승장구하던 그는 언제부터인가 스크린에서 얼굴을 감췄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그중 하나는 제 연기에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베트남에서 한국영화 수출, 드라마 제작 등 사업가로 순항했다. 하지만 배우는 운명이었을까. 2010년 한국에 잠시 들어왔다가 홍 감독과 만났고 이듬해 영화 ‘북촌방향’에 출연했다. 다시 배우로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남영동 1985’, ‘건축학개론’, ‘26년’ 등에 연이어 출연하며 배우로의 복귀를 알렸다. 이번에는 ‘우먼 인 블랙’으로 연극판에 돌아왔다. 20년 만의 연극 무대다. 영국 작가 수전 힐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대니얼 래드클리프가 주연한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그는 젊은 시절 변호사로 일하다 평생 잊지 못할 공포를 경험했던 주인공 아서 킵스 역을 맡았다. 소리와 조명, 소품으로 오싹한 공포를 전달하는 연극에서 그는 코믹과 호러를 넘나드는 연기로 관객들의 심리를 흔든다. “제가 대중성 있는 연극을 하니 의아해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하지만 관객들이 즐겁게 볼 수 있는 공연을 하는 건 의미 있는 일이죠.” 20년 만의 연극은 두려운 도전이었지만 요즘은 관객들과 교감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공연이 끝나면 주연배우들이 공연장 출구에서 관객들을 배웅합니다. 그때 보면 90% 이상은 만족했다는 눈빛이에요. 그게 그렇게 기쁠 수가 없어요.” 올 하반기 영화 ‘관상’과 ‘소수의견’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에게 연극도 다작 계획이 있냐고 물었다. “아직까지 저에게 연극은 현재이기보다 과거입니다. 대기업에 가거나 판검사가 될 수도 있었던 제 삶을 후다닥 뒤집어 놓았던…. 앞으로 좀 더 편한 마음으로 연극을 할 수 있었으면 해요. 당장 내년엔 ‘우먼 인 블랙’을 다시 하고 싶습니다. 하하.” 9월 22일까지 서울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전석 3만원. (02)766-6007.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쪽대본 받고 벼락치기 긴 호흡 연기 부담 컸지만 내 안에선 에너지 샘솟았죠”

    “쪽대본 받고 벼락치기 긴 호흡 연기 부담 컸지만 내 안에선 에너지 샘솟았죠”

    홍상수 감독의 새 영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이하 ‘…해원’)에 정은채(27)가 캐스팅됐다고 했을 때 의아했다. 홍 감독은 ‘오! 수정’의 고(故) 이은주를 제외하면 신인 여배우와 일한 적이 없다. 윤여정, 정유미, 예지원, 문소리, 송선미, 고현정 등 한 번 일했던 배우들과 거듭 작업한다. ‘…해원’을 보고 나면 홍 감독의 선택에 고개가 끄덕여질 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에피소드를 붙여 놓았던 홍 감독의 최근 작과 달리 ‘…해원’은 하나의 이야기로 구성됐다. 학교 교사이자 영화감독(물론 유부남)인 성준(이선균)과의 관계를 혼란스러워하는 여대생 해원의 현실과 꿈이 뒤죽박죽된 기이한 며칠을 다뤘다. ‘…해원’은 지난달 제6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 초대되기도 했다. 캐스팅 과정이 궁금했다. 홍 감독은 촬영 당일 아침 쪽대본을 주는 걸로 유명하다. 배우를 섭외하면서 시나리오를 건네는 다른 감독과는 다르다는 얘기다. “지난해 설에 서울에 혼자 있는데, 마침 감독님이 연락을 주셨어요.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다고요. ‘내가 지금 작품 하나 구상 중인데 같이 할래요?’가 전부였죠. 그땐 감독님도 어떤 얘기를 하려는지 모르셨을 것 같네요. 하하하.” 많은 배우가 선망하는 홍 감독과의 작업이다. 냉큼 하겠다고 했지만, 지금껏 알던 현장과는 달랐다. 첫 촬영 날 그가 알고 있던 건 학생과 선생이 만나는 장면이란 게 전부. “미리 어떻게 연기를 하겠다고 준비할 수가 없잖아요. 대본을 아침에 받기 때문에 부담은 있었죠. 짧은 시간에 숙지해야 하니까요. 게다가 감독님은 컷도 별로 없고, 대부분 장면이 긴 호흡으로 가거든요. 하다 보니까 훨씬 더 집중하게 되고 이상한 에너지가 내 안에서 나오던데요.” 의상 담당자들이 따라붙는 다른 영화와 달리 실제 자신의 옷을 입고 찍는 점도 흥미로웠다. “촬영 전에 연출부가 내 집 옷장을 찍어 갔다. 그중 감독님이 몇 벌을 고르면 촬영 날 그 옷을 입었다. 평소 작업복처럼 후줄근하게 입던 옷들만 고르셨다”며 웃었다.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알아 가는 과정도 재밌었다고 했다. “해원은 한 문장으로 정의하기 어려운 인물이에요. 처한 상황이 일반적이지 않고 장면마다 감정 기복이 심하죠. 정체성을 찾아 헤매는 흔들리는 청춘이랄까요. 늘 어떤 경계에 서 있어요. 새로운 사람에게 호기심을 느끼면서도 자신을 드러내는 건 싫어해요.” 인터뷰를 진행하다 보니 해원과 정은채는 닮은 구석이 제법 많았다. 무엇보다 묘하게 사람을 집중하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어떤 질문에도 즉답하는 법은 없었다. 머릿속에서 한 번, 입안에서 또 한 번 곱씹었다. 말주변이 없거나 생각이 짧아서가 아니라 스스로 고민을 많이 했던 이들에게 나오는 신중함이다. 남다른 이력 때문일 것이다. 중1을 마치고 정은채는 가족과 떨어져 영국으로 유학을 갔다. 가톨릭계 기숙학교에서 5년을 보내고, 런던의 센트럴세인트마틴 예술대학에 진학했다. 센트럴세인트마틴은 존 갈리아노, 알렉산더 매퀸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를 배출한 명문이다. 하지만 그는 “미술을 좋아해서 그쪽을 전공했다. 중·고교 시절부터 기숙학교에 갇혀 살아서 그런지 다른 세상과의 소통을 꿈꿨다. 그게 연기였다. 2학년이 됐을 때 더는 늦어지면 안 될 것 같더라. 집에서 반대를 많이 했는데 무작정 휴학을 하고 서울행 비행기표를 끊었다”고 했다. 연극영화과 출신도 아닌 데다 방송이나 충무로에 지인이 있던 것도 아니다. 시쳇말로 ‘맨땅에 헤딩’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는 “그땐 백지 상태여서 외려 더 용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2008년 귀국했는데 서울에 아무런 연고가 없었다(그의 부모는 부산에 산다). 연영과 학생들 졸업 작품이나 단편영화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 나와 같은 꿈을 꾸고 막 시작하는 학생들과 작업을 하면서 막연했던 연기의 실체를 구체화할 수 있었다. 시행착오를 거듭했지만, 너무 길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버텼다. 지금도 그때 경험들이 힘과 에너지가 된다”고 말했다. 2010년 ‘초능력자’로 데뷔했으니 이제 겨우 4년차. “씩씩한 것 하나만큼은 자신 있다”고 했다. 스스로 생각하는 단점은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낯을 가리는 편이었다. 어려서부터 남들 앞에 나서서 장기 자랑하고 이런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영화 현장은 많은 사람과 함께 일을 해야 하는데, (기숙학교 경험 때문인지) 혼자가 익숙한 사람이라 아직 쉽지 않다. 배우란 직업은 늘 대중 앞에 나서야 하는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시선이 따라붙는 일도 불편하다. 늘 사람과의 관계가 고민스럽고 어렵다”고 말했다. 또래 배우들이 성공과 인기에 목을 매는 것과도 달랐다. 느긋하고 담담했다. “데뷔 전에도 초조하진 않았어요. 사람마다 때가 있고, 기회가 주어질 때 잡으면 그뿐이죠. 유명해지고 싶단 생각은 지금도 안 해요. 그걸 의식하기 시작하면, 나 자신을 구속하면 너무 끔찍할 것 같아요. 일부러 데뷔 전이나 똑같은 생활을 하려고 해요. 혼자 민낯으로 동네 극장도 가고, 공연도 보고, 산책도 하고요. 옥수동으로 이사한 지 얼마 안 돼 아직 동네가 낯설지만, 맛집부터 하나씩 찾아봐야겠네요. 하하하.”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루마니아 네처 감독, 베를린 금곰상 품다

    루마니아 감독 칼린 피터 네처의 ‘차일즈 포즈’(Child’s Pose)가 16일(현지시간) 제63회 베를린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인 금곰상에 선정됐다. 영화는 아들을 교도소에서 꺼내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어머니를 통해 공산주의가 싫어 자본주의로 바꿨지만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나쁜 점만 남아 있는 루마니아의 현실을 풍자한 작품이다. 네처 감독은 1989년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가 사망한 이후 떠오른 루마니아의 젊은 감독군 가운데 대표 주자로 분류된다. 이번 영화제의 테마 ‘재앙의 부수적인 피해’(The collateral damage of the catastrophe)에 어울리는 작품 선정이다. 은곰상인 심사위원대상도 유럽 집시가족 얘기를 다룬 다니스 타노비치 감독의 보스니아 영화 ‘언 에피소드 인 더 라이프 오브 언 아이언 피커’(An Episode in the Life of an Iron Picker)가 차지했다. 이 영화에서 집시로 등장한 나지프 무직이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여우주연상은 바스찬 렐리오 감독의 칠레 영화 ‘글로리아’(Gloria)에서 자유분방한 60대의 사랑을 그려낸 파울리나 가르시아가 받았다. 홍상수 감독의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은 아쉽게 수상작에 들지 못했다. 1997년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영화제에 초청받은 이후 네 번째 도전이었으나 시사 때 관객들의 좋은 반응에도 수상에는 실패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영화는 모르는 사람과 소통해서 좋아”

    “영화는 모르는 사람과 소통해서 좋아”

    학창 시절 타이완 영화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1991)을 보고 배우의 꿈을 꿨다. 주오대학에선 연극동아리를 직접 만들었고 배우 아사노 다다노부(39)를 동경해 그의 ‘스키비토’(연예인 곁에서 시중을 드는 사람)로 연예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2001년 데뷔 이후 쌓아온 필모그래피만 어느새 50여 편. 또래인 오다기리 조(36), 다다노부와 더불어 일본 영화계를 대표하는 남자 배우로 자리 잡은 가세 료(38)의 얘기다.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이란 감독 아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사랑에 빠진 것처럼’으로 돌아온 가세 료를 5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에서 만났다. 오래전부터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팬이었기에 일본에서 촬영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제 발로 찾아가 오디션을 볼 만큼 의욕을 불살랐다. 즉석에서 시나리오를 건넨 키아로스타미 감독은 “15분을 줄 테니 카메라 앞에서 자유롭게 연기해 보라.”고 주문했다. 수많은 영화에서 섬세하고 여린 감성의 캐릭터를 연기했던 가세 료는 이번에는 사랑하는 여자 친구에게 집착하는 들짐승 같은 남자 노리아키 역을 맡았다. 그는 “요즘 사람들은 마주 보고 소통하는 걸 싫어한다. 중요한 얘기도 문자메시지로 대신한다. 하지만 노리아키는 어떻게든 직접 커뮤니케이션 하려는 의지가 있다. 아날로그적인 인간일 뿐 이상한 사람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나 또한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아날로그적인 사람”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다른 나라 거장들과 작업한 건 처음이 아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아오지마에서 온 편지’(2006)를, 거스 밴 샌트와 ‘레스트리스’(2011)를 찍었다. 그는 “일본 감독들은 현장에서 배우가 말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감독 지시에 따르기를 원한다. 반면 서구 감독들은 충분히 토론하고 정해진 틀이 아니라 느끼는 대로 연기할 것을 주문한다. 그래서 더 편하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거스 밴 샌트와 작업할 때는 배우와 스태프들이 감독의 집 소파에 앉아 과자를 먹고 뒹굴뒹굴 놀다가 날씨가 좋으면 슬슬 밖으로 나가 소풍을 가듯 촬영했다. 독립영화스러운 작업 방식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감독 중에는 구로사와 기요시와 한 작업이 가장 편하다. 그가 부르면 언제든 달려간다. 한국 감독 중에는 봉준호나 홍상수 감독과 꼭 한번 일해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불혹을 앞뒀지만 그는 여전히 소년 같은 외모를 갖고 있다. 유독 여성 팬이 많은 이유를 알 만했다. 그는 “카메라로 찍어 놓으면 더 어려 보인다. 그게 싫으면서도 고맙기도 하다.”면서도 “아이가 있는 아버지처럼 내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를 하는 가장 큰 즐거움은 많은 사람과 교류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영화 촬영 현장은 물론 지금 인터뷰를 하는 것처럼 전혀 모르는 나라에서 모르는 사람들과도 소통할 수 있다. 앞으로도 오래, 길게 작품 활동을 하고 싶은 까닭이다. 인디 영화라든지 다른 나라 영화에도 많이 출연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고 밝혔다. 부산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유럽 K팝 열풍은 한국 아닌 팝에 대한 관심… 김기덕 ‘피에타’ 보고 싶어”

    “유럽 K팝 열풍은 한국 아닌 팝에 대한 관심… 김기덕 ‘피에타’ 보고 싶어”

    프랑스 출신인 세계적 석학 기 소르망(68)은 14일 신간 ‘어느 낙관론자의 일기’ 한국어판 출간에 맞춰 서울 중구 프랑스문화원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한류 열풍에 대해 뼈아픈 조언을 내놨다. ‘지한파’ 철학자인 소르망은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전반에 K팝 열풍이 불고 있지만 정작 유럽인은 한국 문화에 대해선 거의 무관심하다.”면서 “K팝 가수가 한국 문화를 유통한다기보다 유행하는 팝 음악을 전파하는 그룹으로만 받아들여진다.”고 전했다. 소르망은 “한국 정부가 지원해야 할 분야는 오히려 순수 예술 분야”라면서 “경복궁의 아름다움 같은 걸 널리 알려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한국의 문명과 문화를 일본처럼 체계적인 문화 홍보 정책을 마련해서 홍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오후 ‘한국영화의 세계화 전략’을 주제로 김동호 부산 국제영화제 명예위원장과 대담하는 자리에서 “‘왕의 남자’ 같은 한국 상업영화가 프랑스에서 상영되면 큰 인기를 얻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임권택·홍상수·김기덕 감독의 작품들이 프랑스 예술영화관에서 20만~30만 관객을 모으는 성공을 거뒀지만 상업영화로 대규모로 개봉해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 아직 없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소르망은 현재 한국 영화 중에서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를 보고 싶다고 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영진위, 美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출품작 김기덕 감독 ‘피에타’ 선정

    김기덕 감독의 영화 ‘피에타’가 내년 2월 열리는 제85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의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출품할 한국영화로 선정됐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지난 12일 심사위원회를 열고 작품의 완성도와 미국 배급능력, 감독 및 출품작의 인지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피에타’를 만장일치로 내년 아카데미영화상에 출품할 한국영화로 선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아카데미영화상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출품할 한국 영화 공모에는 ‘피에타’를 비롯해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 윤종빈 감독의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 추창민 감독의 ‘광해:왕이 된 남자’ 등 5편이 접수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마이너 인생 김기덕의 구원”

    “마이너 인생 김기덕의 구원”

    ‘묵묵히 비주류 인생을 살아온 김기덕 감독에 대한 구원이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피에타’가 세계 3대 영화제인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9일, 국내 영화인과 네티즌들은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중학교를 졸업한 뒤 청계천과 구로공단 등에서 노동자로 살았던 데다 단 한 번의 정규 영화교육을 받지 않은 것은 물론, 그 흔한 단편영화 습작이나 연출부 경력도 없는 김 감독의 독특한 이력을 뒤늦게 알게 된 이들은 또 한 번 놀랐다.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명예 집행위원장은 “한국영화 100년사에 최대 쾌거”라며 “한국영화계를 대표해 김 감독에게 감사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섬’을 제작했던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는 트위터에 “박찬욱도 봉준호도 홍상수도 이창동도 아닌 김기덕 감독이 먼저 최고상을 받았네요. 한국에서 유독 비주류 아웃사이더였던 그의 오늘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라고 축하했다. ●총제작비 8억… 25만명이 ‘본전’ 김 감독의 독특한 작업방식도 뒤늦게 화제다. 김 감독은 1996년 같은 해에 데뷔한 홍상수 감독과 함께 적은 돈을 들여 빨리 찍는 대가로 통한다. 보통 장편 상업영화의 회차는 40~60회 정도. ‘마이웨이’ 같은 대작은 160회차까지 찍기도 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15회차 안팎이다. ‘실제상황’(1998)은 서울 대학로에서 불과 3시간 촬영했으니 1회차로 끝낸 셈. ‘피에타’ 또한 지난 2~3월 15회차로 촬영을 끝냈다. ‘피에타’에 조감독으로 참여한 김기덕 사단의 홍일점 문시현 감독은 “빨리 찍는 것은 여전했지만 상대적으로 덜 빡빡했다. 조민수 선배의 드라마 촬영 일정을 피하느라 평일에 쉬고 주말에 몰아 찍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스태프가 20명 남짓해서 감독님이 막내 스태프들 이름까지 외워 부를 만큼 가족적이었다. (3년 동안의 칩거) 이전보다 많이 부드러워지셨다.”고 귀띔했다. ‘피에타’의 순제작비는 1억 5000만원이지만, 배급·프린트 및 마케팅비용(P&A)을 포함한 총제작비는 8억 5000만원이다. 손익분기점이 24만~25만명. 영화에서 악마 같은 사채업자로 나온 이정진, 수십년 만에 나타난 엄마 역할로 열연한 조민수 등 배우와 촬영스태프, 홍보대행사까지 러닝개런티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베니스 특수’로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다면 보너스를 손에 쥘 수 있게 된다. ●조민수 아쉬운 여우주연상 ‘불발’ 조민수는 영화제 기간 내내 유력한 여우주연상 후보로 꼽혔지만, 황금사자상 수상작은 주요 부문 수상을 겸할 수 없다는 불문율에 따라 상을 받지 못했다는 게 배급사인 NEW의 설명이다. 배급사 측은 “심사위원과 영화제 관계자들이 폐막식 후 마련된 피로연에서 ‘조민수의 여우주연상은 만장일치였다’고 전하며 아쉬워했다.”며 특히 중국의 천커신(陳可辛) 감독과 영국배우 사만다 모튼 등이 직접 찾아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전했다. ●‘피에타’, 예매율 3배로 급증 실제 관객도 늘어날 조짐이다. 피에타의 예매 점유율은 이날 오후 8시 현재 9.2%(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로 나타났다. 전날(2.8%)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서점가도 심상치 않다. 시나리오를 소설로 각색한 ‘피에타’(가연)는 9일 서점에 깔리자 마자 초판 5000부가 모두 팔렸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김성수 “고강도 훈련에 수염 원형탈모 생겨…의연한 군인들에 깊은 믿음” 이하나 “모의비행하다 승천하나 싶었죠…군대 간 비와 유머코드 잘 맞아”

    김성수 “고강도 훈련에 수염 원형탈모 생겨…의연한 군인들에 깊은 믿음” 이하나 “모의비행하다 승천하나 싶었죠…군대 간 비와 유머코드 잘 맞아”

    하늘에서 인생을 보내는 파일럿들의 일과 사랑 이야기를 그린 영화 ‘알투비:리턴 투 베이스’. 휴전선 인근 상공에 정체 모를 전투기가 출현해 서울이 공격받을 위험에 처했다는 설정에서 시작된 이 영화는 100억여원이 투입된 대작답게 도심을 누비는 첨단 전투기들의 고공 액션 장면이 돋보이는 블록버스터다. 해외 30개국에 미리 판매된 영화는 출연 배우들이 실제 조종사들과 같은 비행 훈련을 받아 큰 화제를 모았다. 남녀 전투기 조종사로 출연하는 김성수와 이하나를 각각 만나 영화 제작 뒷이야기를 들었다. 김성수 “고강도 훈련에 수염 원형탈모 생겨…의연한 군인들에 깊은 믿음” “이제 할리우드가 아닌 한국 영화계에도 이런 고공 액션 블록버스터가 한 편 필요하지 않을까요?” 이번 작품에서 21전투비행단 편대장으로서 책임감 강한 전투기 조종사 박대서 역을 연기한 김성수(왼쪽 ·39)는 영화에 대한 자부심을 강하게 드러냈다. 그는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우리 공군의 전쟁 억제력이 상당히 강하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영화 속에는 서울의 랜드마크인 63빌딩을 비롯해 한강, 원효대교, 테헤란로 등 도심을 배경으로 두 대의 전투기가 빌딩 숲 사이에서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전개된다. 이 장면을 실감나게 찍으려고 그는 강도 높은 비행 훈련 과정을 소화했다. “훈련을 하면서 수염에 원형탈모증이 생길 정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유준상씨는 가속도 내성 훈련(G-test)을 받다가 두 번이나 기절을 했고, 저도 훈련을 받고 일주일 동안 시름시름 앓았죠. 훈련을 마쳤지만 실제로 전투기를 탔을 때 속도감과 중압감이 상당히 크더군요.” 훈련을 충분히 한 덕에 모형 조종관 안에서 연기할 때도 표정과 동작 등을 더 세밀하게 표현할 수 있었다는 김성수. 그는 “사고 나면 치사율이 높기 때문에 보통 이상의 의연함과 사명감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엄청난 체력과 정신력을 요하는 군인들의 사명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사한 동기생의 시계를 차고 의연하게 비행하는 조종사를 봤을 때 뭔가 믿음직스러움을 느꼈어요. 조종사들이 비행 훈련을 나갈 때 가족들과 나누는 순간순간의 눈인사에 상당히 애정이 담겨 있고 소중하다고 느껴지더군요. 조종사들은 지상에 내려와 소변을 볼 때 비로소 자신이 무사히 살아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하더라구요.” ‘알투비’(RTB)는 ‘리턴 투 베이스’(Return To Base)의 줄임말로 ‘기지 귀환’을 뜻하는 군사 용어. 영화는 귀순을 가장한 북한군 전투기 한 대가 서울까지 내려와 21전투비행단과 예상치 못한 교전을 벌이는 가운데 파일럿들의 진한 전우애를 그린다. 특히 정태훈 역의 정지훈과는 드라마 ‘풀하우스’에서 한 차례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지훈이는 ‘풀하우스’ 때부터 기본이 변하지 않는 친구죠. 연기는 물론 촬영장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잘 하구요. 무엇보다 이번에 자신이 맡은 최고의 조종사 역할을 제대로 경험하고 싶다면서 허벅지의 실핏줄이 터지면서도 G-테스트의 최고 난이도에 도전하는 것을 보고 정말 투지가 강한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 작품에서 아들을 홀로 키우는 푸근한 싱글남 캐릭터에 도전한 그는 선 굵고 도시적인 외모와 달리 좀 더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연기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냉정하게 아직 연기력으로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에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제가 장르에 대한 갈증이 많아요. 현실과 연기의 경계가 모호한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도 출연하고 싶고, 뮤지컬에도 도전하고 싶어요. 저는 최대한 오래 연기하고 싶어요. 질리지 않고 제 연기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아지도록 꾸준히 노력할 생각입니다.” 이하나 “모의비행하다 승천하나 싶었죠…군대 간 비와 유머코드 잘 맞아” “비행 훈련을 하다가 승천하는 줄 알았어요.” 영화 ‘알투비:리턴 투 베이스’에서 최고의 여성 전투기 조종사 오유진 역으로 열연한 이하나(오른쪽·30). ‘연애시대’와 ‘메리 대구 공방전’ 등의 드라마에서 밝고 여성스러운 캐릭터를 맡았던 그녀는 이번 작품에서 털털하고 화통한 성격의 캐릭터로 변신했다. 조종사 역을 맡은 만큼 그녀는 가속도 내성 훈련(G-test) 등 전투기 조종사 필수훈련 과정을 거쳐야 했다. “360도로 빠르게 도는 훈련 장비 안에서 버티는 G-테스트는 정말 힘들었어요. 몸무게의 6배가 넘는 중력이 눌러 목이 꺾이고 다리에 힘이 풀려 호흡을 조절하기 힘들거든요. 정신을 놓아 버린 순간 내 영혼이 이제 다됐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앞이 하얘지면서 그대로 기절하고 말았죠.” 우여곡절 끝에 전투기 F15K에 탑승했지만, 몸이 굳어 버리는 바람에 기분 좋게 맑은 하늘의 장관을 보겠다는 야무진 꿈은 사라졌다면서 환하게 웃는 이하나. 그녀는 실제 여성 전투기 조종사와 함께 비상탈출훈련, 조종 시뮬레이션 훈련 등을 하면서 ‘탑 건’들의 삶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여성 전투기 조종사들은 상당히 터프하고 독하리라 생각했는데, 여성스러운 면도 많더라구요. 무엇보다 목숨을 담보하는 훈련인데, 아무리 반복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공포심을 안고 전투기에 오르는 공군 조종사들이 대단해 보였어요.” 비장한 분위기가 아니라 당연하게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그들의 애국심과 희생 정신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는 이하나. 그녀는 “작은 새라도 비행기와 부딪쳐 사고가 날까 봐 늘 노심초사하는 조종사 가족들을 만난 뒤 가족들도 고행을 함께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가수 겸 배우 비(정지훈)가 입대 전에 마지막으로 찍은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다. 극 중 유진은 정태훈(정지훈)의 공군사관학교 동기로, 에어쇼에서 위험한 비행 기술을 구사했다가 징계를 당해 21전투비행단으로 이적한 태훈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최근 실제로 현역 군인인 비와 티격태격하는 내용이 담긴 그녀의 편지가 공개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유진은 좀 고지식한 면도 있고 항상 군기가 바짝 들어 동기 태훈이 뭔가 벗어나는 행동을 하면 잡아내는 캐릭터죠. 지훈씨는 짓궂은 장난이나 약 올리는 말들을 잘하고, 언제나 지지 않고 꼭 한마디하는 성격이에요.(웃음) 저와는 유머 코드도 잘 맞고 가장 편하게 대할 수 있는 남자 스타일이죠.” 이하나는 드라마 ‘태양의 여자’(2009) 이후 소속사를 옮기는 과정에서 1년 반의 공백기를 거쳤다. 연기자와 MC로서 잘나가는 자신을 돌아본 시간이었다. “인터넷에서 연예인들에 대한 악플이나 댓글을 보면 제가 당하는 것처럼 마음이 아프고, 저 역시 정신적인 부담감과 두려움 때문에 우울증에 걸리기도 했어요.” 그녀를 다시 세상으로 끄집어낸 것은 음악이었다. 힘들 때마다 늘 머리맡에 기타를 두고 작곡한 노래들을 틈틈이 녹음한 그녀는 올해 안에 앨범을 내고 정식 가수로 데뷔할 생각이다. 그녀의 아버지는 고 김광석의 ‘먼지가 되어’를 작곡한 이대헌씨다. “앨범에 아버지가 작곡한 노래 중에 빛을 보지 못했던 곡도 한 곡 리메이크해 실으려고 해요. 제게는 소중한 부분을 꺼내 놓는 작업입니다. 제 창법은 최대한 기교 없이 고음보다 저음으로 읊조리듯이 편안하게 부르는 스타일이에요. 제 노래를 듣고 저마다 추억을 떠올렸으면 좋겠어요.”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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