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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후기 김홍도의 ‘우물가’(한국인의 얼굴:120)

    ◎물긷는 아낙네에 남정내 불쑥/남녀유별 강조한 사회상 표출 조선시대 후기를 살았던 김홍도는 당시 풍속을 잘 그린 화가다.회화에서 풍속화라는 한 장르를 새로운 시작으로 개척하고 또 이 분야 그림에 불을 당긴 화가이기도 했다.풍속화에는 화가 주변의 세정이 짙게 배어들기 마련이다.그래서 민중 친화의 그림이라 할 수 있다. 그는 비록 궁중에 속한 화원 신분이기는 했으나 시정풍경을 즐겨 화폭에 담았다.그의 풍속화첩에 나오는 ‘우물가’는 그런 조선의 정경을 이야기로 들려주는 것처럼 구성한 그림이다.남녀유별을 강조한 당시 사회상을 은연중 표출한 이 그림은 여인네들 끼리만 자유로워야할 우물 언저리를 소재로 했다.그런데 불쑥 나타난 남정네가 여인네들 판을 깨놓았다. 그 남정네는 창옷을 입었다기보다는 걸쳤다.그리고 옷섶을 다 열어놓아 배꼽까지 드러났다.힘깨나 쓸만한 체구이나 우물가 여인들이 보기에는 민망한 꼴이다.정말 목이 말라서인지,아니면 부러 끼어들었는지는 모를 일이다.어떻든 내외를 할 수 밖에 없는 아낙의 볼에는 벌써 홍조가 피어났다.필부필부로 인연을 맺어 사는 아낙일 터이지만 얼굴이 퍽이나 곱다. 아낙은 갸름한 얼굴을 했다.크지도 작지도 않은 눈,크지는 않으나 오뚝한 코,작게 다문 입이며 나무랄 데가 없다.과장되지 않은 미인이다.수수한 옷차림에 헤어스타일은 큰 머리다.나이가 좀 들어보이는 앞쪽 아낙도 그런 머리다.당시 유행한 머리모양인가 보다.그런데 젊은 아낙 오지랖 아래로 아직은 몽실한 젖무덤이 삐죽 나왔다.치마말기속에 감추어 두어야할 부분이다.그러고 보면 아마도 초산때 첫아들 옥동자를 낳았던 모양이다. 젊은 아낙은 아들까지 낳았으니 큰일 하나는 치른 어느 집 며느리다.그러나 난데없이 우물가에 나타난 무뢰한 앞인지라 아직은 수줍다.옷고름이라도 자근자근 물고싶은 마음이지만 두레박줄을 두손에 쥐었기 때문에 그럴 처지도 아니다.엄청 수줍어하는 아낙 표정에 비해 두레박물을 마시는 남정네는 숭굴스럽다.그래서 묘한 대비를 이룬다.그림의 뜻을 말하는 화의가 바로 여기 있을 것이다. 남정네는 망건을 쓰고 뒷짐에 갓까지 걸어두었다.막무가내로 우물가를 찾기는 했으나 그런대로 백면서생의 이력은 지녔을 법하다.남정네 얼굴을 가만히 살피면 우스꽝스러운데가 있다.자라목처럼 목이 밭고 두상도 잘 생기지는 않았다.그 두상에 그 얼굴이라고 눈과 코,입이 별 간격을 두지 않고 다닥다닥 붙어있다.〈황규호기자〉
  • 이동전화사 “섬으로… 바다로…”/한통도 기지국 신설

    ◎적자 예상 불구 대외 이미지 높이려 신세기 등 잇단 진출 신세기통신에 이어 한국통신프리텔이 도서지역에 기지국을 세워 섬과 바다에서 통화가 되게 하는 등 이동전화 회사들이 속속 섬지역 서비스에 들어가고 있다. 이동전화 회사들이 적자가 예상되는 섬 지역에서 서비스를 하는 것은 자사의 서비스 커버리지가 낙도지역까지 포함된다는 점을 강조,대외 이미지를 높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통신프리텔은 지난10일 도서지역 기지국 개통으로 섬과 바다에서도 통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통프리텔은 지금까지 1천360여개의 기지국을 완료했으며 이중에는 도서지역 기지국도 다수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한통프리텔에 따르면 제주도,거제도등 큰 섬은 물론 중부지역의 화도·대부도,호남권의 화태도·노화도·보길도·안좌도 등에서 통화가 가능하고 연말까지 울릉도·백령도·홍도 등의 섬에서 개인휴대통신(PCS)전화를 걸고 받을수 있게 된다. 한통프리텔은 특히 추자도 지역의 기지국 개통으로 목포와 제주도 사이의 바다구간에서도 개인휴대통신(PCS)016으로 통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남 신안군 안좌도에서 수산업을 하고 있는 유충렬씨(46)는 통화를 하고난 뒤 “안좌도와 같은 작은 섬에서 이동통신의 혜택을 누리게 될 줄은 몰랐다”면서 “마치 섬지역에 처음으로 전기가 들어왔을때의 기분”이라고 말했다. 신세기통신은 지난달말 백령도,마라도,월미도등의 섬지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신세기통신의 한 관계자는 아직 군당국과 협의할 것이 남아 있어 자세히 밝힐수는 없으나 이미 밝힌 일부 섬지역외의 여러 섬과 내륙의 오지에서도 이동전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 안정찾은 신한국… 선거조직 활기/대선체제 본격가동의 언저리

    ◎여론조사 20%대 지지율 회복… 당내분 잠잠/직능·지역조직 풀가동 TK바람 북상 최선 신한국당 고위대책회의가 모처럼 선거분위기에 휩싸였다.최근 임명된 최병렬 공동선대위원장이 참석,선거구도에 대한 나름의 견해를 피력함으로써 분위기를 한껏 돋구었다.김태호 사무총장의 전언도 한 몫을 단단히 했다.김총장은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난 뒤 그동안 칩거해온 강삼재 전 사문총장이 11,12월 세비를 당비로 납부했고,자신의 지역구인 마산이 위치한 경남 서부지역 선거운동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당에 전달해왔다고 전했다.이어 최선대위원장은 이회창 총재의 지지도 상승이 집권여당의 프리미엄을 포기하고 깨끗한 선거를 치르겠다는 당의 의지를 국민들이 지지한 결과라고 분석하면서 물밑에서만 거론돼온 당사나 연수원 매각 문제를 제기했다. 이총재의 부인 한인옥 여사가 특별당비 마련을 위해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이총재 자택 매각설의 사실여부도 논의 대상에 올랐다. 이처럼 당이 활력을 되찾기 시작한 것은 이총재의 지지도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때문이다.실제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20%의 지지율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이에 힘입어 비주류의 집단적인 움직임이 사실상 중단됨으로써 내홍도 비주류 의원들의 개별적인 행동 차원으로 전락했다.반면 신경식 총재비서실장,박희태 홍보본부장,이해귀 정책본부장,강용식 TV대책본부장,서상목 기획본부장,김영일 기조위원장,현홍주 외교안특보,윤원중 총재비서실부실장이 참여하는 ‘8인 기회위원회’가 구성돼 본격적인 선거전략 체제를 구축했다. 이총재의 측근들도 “이제야 조직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말한다.대구·경북지역에서 지지도가 급상승하는 이유도 강재섭 대구 지역선대위원장 등 현장팀이 상주하면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민주당과 연대가 끝나면 강원 등 중부권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이러한 움직임은 김총장이 “당이 안정을 되찾은 만큼 중앙 직능조직과 지역조직을 풀 가동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는 의원들도 현장 중심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 데서도 잘 드러난다. 그동안 신한국당에대한 인기도 만큼도 이총재의 지지도가 오르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판단이다.그러나 밑바닥 조직이 과연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후보등록전 2위권에 진입할 지 관건이다.
  • 이·조 합당엔 공감…시기·방법 시각차/신한국·민주 연대방향·과제

    ◎민주­후보등록전 조 총재 거취·지분 합의돼야/신한국­합당원칙만 확인… 정책연합형태로 대선 신한국당 이회창 총재와 민주당 조순 총재간의 연대논의가 급류를 타고 있다.오는 26일 대선후보 등록일까지 불과 20일밖에 남지 않은 시간적 제약이 이들의 연대움직임을 떼밀고 있다. 양당은 우선 대선후보등록 전까지 후보단일화를 비롯,연대의 틀을 완성시킨다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한 상태다.이를 위해 양당은 이번 주말 이회창·조순 총재의 회동을 통해 연대의 원칙을 마련한 뒤 다음주중 공식실무협상단을 구성,본격적인 연대논의에 나설 계획이다. 양측의 이같은 연대행보는 그러나 아직 설익은 상태로,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당장 후보단일화 문제는 접어두고라도 연대의 형태에서부터 양당의 생각은 큰 차이가 있다.궁극적으로 당대당 통합 형식의 합당을 이룬다는데는 공감하고 있으나 그 시기와 방법이 현격히 다르다. 신한국당은 일단 대선전까지는 합당의 원칙만 확인하고 정책연합 형태로 선거를 치르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이총재의 측근인 윤원중의원은 6일 대선전 합당 문제와 관련,“당헌상 전당대회를 새로 열어야 하는 등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며 “3김청산 등의 공통분모를 앞세운 정책연합을 통해 DJP와의 차별화를 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후보등록전까지 조총재의 거취와 지분문제 등을 확실히 합의해야 한다는 생각이다.강창성총재대행은 “최소한 26일 후보등록전에는 합당선언이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후보직을 양보한 총재의 거취와 지분문제는 후보등록전에 합의돼야 한다”고 말했다.‘최소한 40%의 지분은 확보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당명 개정에 있어서도 신한국당은 유보적인 반면 민주당은 당연시하고 있다. 양당 비주류측 인사들의 이탈에 따른 내홍도 불가피하다.‘이회창 불가론’를 주장해 온 신한국당내 민주계 비주류측과 민주당내 일부 지구당위원장들은 조만간 국민신당 이인제 전 경기지사쪽으로 거취를 결정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회창·조순 총재의 낮은 지지율을 감안할 때 양당간 연대논의는 어떤 형태로든 빠른박자로 진행될 것이다.그러나 양당간 시각차에 미뤄 불협화음 또한 만만치 않아 보인다.
  • 화성 용주사 불화 ‘아난존자’(한국인의 얼굴:119)

    ◎석가모니 제자 10명중 한명/한국인 승려 모습으로 묘사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송산리 용주사가 소장한 불화 가운데는 ‘삼세여래체탱’이 있다.과거,현재,미래라는 무한한 세월속에 나타났거나 또 나타날 모든 부처가 삼세여래다.이와 함께 보살과 사천왕까지 이 불화에 등장한다.그러니까 여러 부처와 보살,그들이 거느린 권솔 모두를 그려 족자로 만든 불화가 ‘삼세여래체탱’인 것이다. 이 불화는 정조가 사도세자묘를 현융원으로 옮긴뒤 용주사를 지으면서 그렸다.비명에 간 부친 사도세자가 극락에 들기를 기원하기 위해 임금이 1790년에 세운 원찰 용주사 후불탱화다.김홍도는 그해 2월19일부터 9월29일까지 이백열엿새동안 이 불화를 그리는데 참여했다.그런데 혼자서가 아니라 정조 임금의 얼굴 어진을 함께 그렸던 이명기·김득신과 어울려 그림을 완성했던 것이다. 그래서 ‘삼세여래체탱’은 공동작품이라 할 수 있다.어우른 그림이라 할지라도 김홍도가 전통적인 불화를 그린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어떻든 이 불화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어렴풋하게보이는 서양화 기법이다.이를테면 원근법 시각과 음영법을 적용한 그림이라는 것이다.이는 연행사로 북경을 드나들던 지식인 그룹이 들여온 이른바 ‘태서의 묘법’에서 비롯한 현상이기도 했다. ‘삼세여래체탱’은 당시 북경 천주교당 벽화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 정설이다.불화에 나오는 불·보살과 권속들 얼굴의 음영은 파스텔조로 처리되었다.이 불화에는 아난존자가 들어있다.석가모니 부처 아래쪽에 가섭과 나란히 서서 책을 보는 이가 아난이다.‘중아함제팔시자경’ 등을 보면 석가모니의 사촌 아우이자 열 제자중의 하나로 기록됐다.석가모니를 모시면서 불법을 다 익힌 아난은 듣는 것도 많아서 다문제일의 제자로 꼽혔다. 이 불화에서 아난은 오늘날도 흔히 만날수 있는 승려 모습으로 묘사되었다.살집이 없는 긴 얼굴을 한 아난은 불법을 제때에 공부하고 여법하게 수행을 쌓은 학승처럼 생겼다.모든 불법을 익히느라 바깥볕 한 점을 쐴 겨를이 없었던가.얼굴이 창백한 아난이다.그런데도 불경을 여전히 손에 들고 있다.아난은 본래 미남이었던지라 여러 차례 여자의 유혹을 받았다고 한다.그러나 수행으로 이를 물리쳤다는 얘기가 있다.비록 얼굴이 야위었으나 이목구비가 뚜렷한 것을 보면 미남이었을 것이다.〈황규호기자〉
  • 김홍도의 ‘선동취적도’(한국인의 얼굴:118)

    ◎티없이 해맑은 소년신선 피리부는 모습 화폭 담아 단원 김홍도는 여러 신선을 그리면서 나이 어린 신선도 화폭에 담아냈다.소년 신선이 피리를 부는 ‘선동취적도’가 그것이다.어떤 신선인지는 불분명하나 소년티가 역력한 신선은 혼자서 피리를 분다.그 유명한 서양화가 E 마네의 1866년 작품 ‘피리부는 소년’보다 한 세기 가까이 앞선 그림이다.그럼에도 ‘선동취적도’는 마네의 작품처럼 예사롭지도 않을 뿐더러 심오한 모티브를 함축하고 있다. 소년신선의 얼굴은 달덩이 만큼 둥글다.하관이 부풀어 더욱 둥근얼굴이다.피리를 부느라 붉은 입술을 한껏 오므려 귀여운데,입속으로 바람을 잡았다.그래서 볼이 부풀어 오른 모양이다.그린 것마냥 또렷한 눈썹에서 한참을 내려온 눈이 총명스럽게 빛난다.그리 크지는 않은 눈으로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다.콧날이 길게는 내려왔으나 유순하게 마감되었다.소년신선은 일찍 자기인상을 잡아놓은 것이다. 이마가 넓다.비록 어리기는 하나 도량도 넓을 법하다.쌍뿔머리를 틀고 남은 머리카락으로 넓은 이마를 약간가려놓았다.그리고 소담한 귀를 좀 덮어놓은 머리카락이 귀밑으로 흘러내렸다.쌍뿔머리를 누군가가 댕기로 동여매어 주었다.그래서 헤어스타일이 독특한 소년신선은 얼핏 불가의 동자같기도 하다.그러나 차림새 행색자체가 사뭇 선풍이다. 얼굴이 티없이 해맑은 소년신선은 가랑이가 치렁치렁 내려와 짚신속 발등에 와닿는 긴 바지를 입었다.오른쪽으로 옷섶을 여민 우임의 두루마기 위에 학날개 같은 덧옷을 걸치고는 춤 낮은 대바구니를 메었다.불로장생 먹거리 영지며 솔잎이 바구니에 들었다.어깨너머로 삐죽 고개를 내민 붉은 호리병도 보인다.‘군선도’에 나오는 주량 큰 신선 이철괴가 술 생각이 더 나서 들여다 보았던 그런 호리병이다. 소년신선이 불고있는 악기는 세로로 부는 피리다.세로로 부는 피리를 꼽자면 소,적,통소,단소 등이 있다.이 ‘선동취적도’의 피리는 흔히 퉁수라고도 부르는 통소가 아닌가 한다.통소는 관대의 밑이 막히지 않은 관악기다.이 그림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단원의 또다른 ‘선동취적도’(1779년 작품)에 써넣은 글을보면 ‘옥을 뚫어 아홉구멍을 냈으니…’라는 구절이 나온다.조선시대 음악교본인 ‘악학궤범’에서 소를 설명한 내용과 일치하는 대목인 것이다.〈황규호기자〉
  • 대선정국 중대변화 조짐/비자금수사 유보

    ◎여 후보교체론 확산… 내홍 심화/이 총재측,법무·검찰총장 인책론 제기키로 검찰이 21일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의 비자금 의혹에 대한 수사를 대선후로 유보함에 따라 정치권에 큰 파장이 일면서 대선정국도 변화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한국당 이회창 총재측은 검찰의 결정에 청와대측의 개입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며 김영삼 대통령과의 결별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여권내 갈등기류가 증폭되는 양상이다. 이와함께 비자금 공세를 주도해온 이총재에 대한 당내 비난여론과 ‘후보교체론’이 확산될 공산이 커 신한국당의 내홍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국당은 이날 이총재 주재로 긴급 당직자회의를 소집,검찰의 수사유보 결정 철회와 함께 즉각적인 수사착수를 촉구했다.이총재는 이어 김윤환 김덕룡 선대위원장과 회동을 갖고 대책을 논의,검찰의 수사유보 결정배경을 면밀히 파악한뒤 대응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이총재는 또 하오에는 여의도 부국증권 빌딩 후원회 사무실과 여의도 당사에서 신경식 비서실장과 윤원중 부실장,하순봉 강재섭 박성범 황우여 변정일 의원 등 특보단회의와 특보 및 보좌역 합동회의를 잇따라 주재,22일중으로 DJ비자금과 김영삼 대통령의 92년 대선자금,자신의 경선 자금 등 모든 의혹에 대해 검찰이 즉각 수사에 나설 것을 강력 촉구하는 등 한편 법무장관 및 검찰총장의 인책론을 제기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총재는 22일중 기자 간담회나 서울방송이 주최하는 대선후보 토론회를 통해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반면 국민회의는 검찰의 수사유보에 따라 한동안 주춤했던 김총재의 ‘대세론’이 다시 힘을 얻을 것으로 보고 이달말까지 자민련과 후보단일화 협상을 타결할 수 있도록 협상에 박차를 가해 대세를 완전히 굳힌다는 방침이다. 국민회의는 또 검찰 발표를 기점으로 앞으로 정치외적 변수의 작용 가능성이 크게 약화됐다고 판단,비자금 정국 대응에 쏟았던 당력을 다시 정상적인 선거운동으로 전환해 경제대책 제시 등 긍정적인 정책경쟁으로 유도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자민련은 검찰의 비자금 수사 유보결정에 대한 구체적 입장표명을 유보했으나 이번 결정으로 신한국당내 후보교체론이 공론화돼 이회창 총재가 낙마하거나 결정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 김홍도의 ‘공독선록도’ 신선(한국인의 얼굴:117)

    ◎단잠 동자 깨기 기다리는 노선/낭만적인 선경분위기 화폭에 단원 김홍도가 신선사상에 얼마나 심취했는가를 보여주는 좋은 그림이 있다.요새 미국에서 들어온 ‘공독선록도’라는 그림이다.그는 두루마리 다발을 든 신선과 동자,사슴을 먼저 화폭에 그려놓았다.그 다음 자신이 마치 신선과 자리를 함께라도 한듯 착각에 사로잡혀 글귀를 그림 여백에 남겼다.‘속세에 태어나서 이 노인과 어찌 사귀었는지 모르나 신선이 쓴 글을 함께 읽었다’는 내용이다. 글귀는 자못 환상적이다.그러나 여유롭고 낭만적인 선경의 분위기가 화폭에 넘친다.신선 만나는 꿈을 늘 꾸어온 단원은 글에서나마 자신이 그린 신선을 만난 것으로 표현했는지 모른다.조선시대 사람들은 신선을 만나고 싶어하는 소박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던 모양이다.그래서 이를 이야기로 엮어 그 소망을 풀어냈다.신선이야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우선설화가 그것이다. 단원이 글을 함께 읽었다는 신선은 맷방석에 바로 앉아있다.단좌의 자세에서 두루마리 다발을 드느라 왼팔목을 올렸다.글이 든 두루마리 다발을 어디 보낼 참인데,심부름 할 동자가 꼬부리고 앉은채 그만 잠이 들었다.신선은 “어허! 그 녀석…”하는 표정을 지었다.동자는 먹을 갈다 잠이든 모양이다.벼루와 연적,붓 두 자루가 신선앞에 가지런히 놓였다.그리고 신선을 따라나선 사슴은 편히 넙죽 엎드렸다. 그런데 사슴은 시장기가 들었는지,바구니에 담아온 먹거리 불감과 영지에 눈길을 주었다.한낮이 기울었나 보다.동자는 여전한 단잠이다.신선은 작은 눈매로 쌍뿔머리 동자 뒤통수를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있다.급할 것이 없다는 눈치다.눈매가 작으면 좀 모질어 보이는 법이나 ‘공독선록’의 신선은 그렇지 않다.나이가 들도록 선도를 닦고 익혔으니 어찌 세속의 여느 사람에 견주랴.동자가 잠에서 부시시 깨어나기를 기다릴 뿐이다. 신선은 두건을 썼다.두건밑으로 옆머리칼만 삐죽 내려왔다.머리칼이 아직은 검고 수염 역시 검다.그러나 노선은 분명했다.불로장생의 섭양을 게을리하지 않아서 그렇겠지만 신선의 나이는 꽤 들어보인다.학창의와 바지 무릎주름이 정두서미묘법으로 잡혔다.단원다운 필치다.〈황규호기자〉
  • 이름의 인연/임정규 한국수자원공사 사장(굄돌)

    사람의 이름 가운데는 장래의 소망을 담고 있는 경우들이 적지 않다.온갖 복을 누리라는 만복이라든지 오래 살라는 장수따위가 그것이다.하지만 그건 역시 소망일뿐 그 이름의 주인공들이 하나같이 이름뜻대로 산다고 할 수는 없다. 이와 같이 소망을 담지는 않았다 해도 더러는 그 사람의 운명과 맞아 떨어진다고 여겨지는 이름도 세상에는 있을 수가 있다.더구나 한자로 지어진 이름의 경우는 그러한 해석의 여지가 많아진다.한자는 뜻글자이기 때문이다.그래서 옛사람들은 남의 이름을 놓고 그 이름이 이러한 글자였기에 그 사람 신세가 이렇게 되었노라면서 입방아에 올리기도 했다. 가령 조선 중기의 문신 김홍도의 아명인 ‘귀갑’에 대해서 하는 얘기들(김시양의 ‘자해필담’등)을 보자.그의 아버지 꿈에 선인이 나타나 그렇게 지어주라 해서 따랐던 것인데 그는 자라서 과거에 장원급제한다.그러자 ‘귀갑’은 “갑으로 돌아간다”는 뜻이고 ‘갑’은 십간의 으뜸이므로 그 이름이 맞아 떨어진 거라고들 했다.그런데 그는 나중에 갑산으로 귀양가서 죽는다.그러니까 이번에는 이름 그대로 “갑산에서 돌아갔다”고 수군거리고 있다.남의 얘기 하기 좋아하는 견강부회였다고 하겠는데 이런 해석이 가능한 이름은 현대인 가운데도 적지 않다고 할 것이다. 그 예를 일일이 들 겨를은 없지만 내 이름 ‘임정규’의 경우도 수자원공사와 인연이 있다는 점에서 생각할 때 ‘기묘한 우연’이 아닌가 생각하게 한다.성인 ‘수풀 림’자와 우리 나주 임씨의 항렬인 ‘쌍토 규’자는 태어나면서부터 지녀야 하게 되어 있는 ‘운명의 글자’였다고 치자.한데 유일하게 선택할 수 있는 가운데 글자까지 ‘우물 정’자이니 희한하다고 아니할 수가 없다.“나무 우거진 숲속에 흙으로 담을 쌓아올려 큰 우물 만들 사람”이고 큰 일에 관여할 사람이라는 뜻이 담겨 있지 아니한가. 이 말을 남들은 객담이라 할지 몰라도 나로서는 한자리 얘깃거리로 넘겨 버릴수만은 없다.깨끗한 물을 넉넉하게 고루고루 공급해야할 책무의 막중함을 이름과 관련지어 되새겨보게 하기 때문이다.
  • 김홍도의 ‘군선도’ 여선(한국인의 얼굴:116)

    ◎여선들이 잔치집 가는길 묘사/훤칠한 이마 용미형 눈썹 그려 김홍도의 ‘군선도’에는 여자신선인 여선이 나온다.이 그림 맨 앞에서 걸어가는 일단의 여인이 그들이다.얼굴을 9분면쯤 드러낸 여신은 하선고다.그리고 얼굴을 옆만 보인 여선은 남채화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이들은 마고선녀와 더불어 이름난 여선이기도 한데,서왕모 초청을 받아 곤륜산으로 가는 길이다. 옛날 옛적 신선들이 살았을 때 서왕모는 300년에 한차례씩 잔치를 베풀었다.반도 복숭아가 열매를 맺자면 수 백년이 걸렸기 때문에 이를 기다려 잔치를 열었다는 것이다.바로 반도연회라는 잔칫날이 돌아오면 서왕모는 뭇 신선을 다 곤륜산으로 불렀다고 한다.늙지고 않고 오래오래 산다는 신선을 신선의 삶을 우회적으로 꾸민 이야기이다.재미스러운 데가 있다. 어떻든 김홍도는 곤륜산 반도복숭아잔치를 보러가는 여선 얼굴을 빌려 조신미인을 그려냈다.그는 이 그림에서 여선 하선고를 내세워 자신이 추구한 미인의 틀을 잡아나갔던 것이다.먹물만 써서 백묘기법으로 처리한 여선 얼굴은예쁘다.가는 붓자국이 차분하게 지나가서인지,예쁜 얼굴에 정적이 감돈다.그리 크지않은 눈에는 무슨 깊은 생각이 분명하게 어렸다.그러나 끄집어내 볼 길이 없다. 눈꺼풀이 조금은 부풀었다.그 안에 속쌍꺼풀이 진듯 한데,드러내지는 않았다.전형적인 조선여인이다.중국에 이야기 뿌리를 둔 여선 하선고 얼굴이 조선에 와서 그렇게 변모했다.자연스럽게 흘러내려 코가 날을 세우지 않고 마무리되었다.윗입술에 인중자리가 뚜렷한 입은 아주 작다.삼단 같은 머리를 빗어올려 이마가 훤칠한데,용미형 눈썹이 팔자를 그었다.눈썹이 팔자모양으로 돋아났다고 해서 미인 얼굴에 흉이 되지는 못했다.여전이 미인이다. 여선은 실한 머리채를 말아 올리고 잠화를 꽂았다.그렇듯 검은 머리를 꽃으로 치장하고 향이 좋기로 유명한 열매 불수감과 선도 복숭아가지를 메었다.곤륜산에 가져갈 선물이라서 그런지 과일이 탐스럽다.옷자락은 유려하게 처리되었다.처음에는 힘을 주었다가 차츰 선을 가늘게 그어 내려가는 정두서미묘의 붓놀림이 아닌가. 옷자락이 유료할 뿐 아니라몸매를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 옷자락결에 드러났다.‘군선도’ 속의 여선들이 지극히 동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움직이는 몸매가 옷자락을 흔들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하기야 김홍도 나이 서른둘 때 그린 청년작품이니까 그림이 힘찰수밖에 없다.그가 서른일곱에 그린 ‘사녀도’ 여인상에서는 훨신 원숙한 체취가 우러난다.시녀의 볼에는 발그레한 홍조가 피었다. 김홍도가 그린 여인상은 풍속도에 많이 들어있다.그리고 ‘서원아집도’와 ‘주부자시의도’ 등 고사인물화에도 나온다.그러나 ‘군선도’와 ‘사녀도’의 미인을 따라잡을 수는 없다.
  • 권이담 목포시장/“예술이 숨쉬는 국제관광도시 건설”(인터뷰)

    “소외와 침체는 더이상 없습니다.목포가 호남선의 종착역이 아니라 시발점으로서 그 역할을 맡게될 것입니다” 개항 100주년 행사를 준비해온 권이담 목포시장은 그동안의 어두운 이미지를 털어버리고 21세기를 능동적으로 맞이할 준비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시장은 “지역발전에 대한 열정이 높은 만큼 시민들의 높은 문화의식과 민주정신이 희망과 번영의 미래를 담보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사회간접자본 확충 등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도 인근에 흩어져 있는 유무형의 관광자원을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새 시대는 문화와 예술 등 소프트웨어가 생활의 주요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이를 위해 홍도·영암 월출산·해남 화원관광단지 등과 연계한 관광코스 개발에 힘쓰겠습니다” 특히 고하·달리도에 해저터널을 이용한 대단위 위락시설을 갖춰 국제적 관광 휴양도시로 가꾼다. 이와 함께 향토문화회관과 해양박물관 등이 위치한 갓바위권과 유달산권도 중점 개발해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쉬는 아름다운 목포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 뿌리고 땀흘린 만큼 거둔다지만(박갑천 칼럼)

    올해같은 우순풍조의 해가 달리 또 있을까 싶다.때맞춰 내린비,여느해에 비기자면 수해도 없었던 편이다.거기에 따가운 햇볕은 얼마나 잘 내리쬐었던 것인가.곡식 살찌는 소리에 과일 단물괴는 소리가 들리는 양했다.한때 가슴죄게도 했지만 태풍까지 비켜가 준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황금 들녘에는 금빛물결이 일렁인다.환하게 웃는 농민은 여름내내 흘린 땀의 의미를 생각한다.그렇지.이 보람 이 기쁨을 위해 씨뿌리고 땀흘렸지.씨뿌리고 땀흘린만큼 거둔다는,한뉘를 두고 터득한 진리를 한번더 확인한다.그리고 하나더….그렇게 흘린 땀방울위에 다시 하늘의 웃음이 따라야 비로소 풍년의 기쁨을 맛볼수 있다는 것을 또한번 확인한다. 뿌리고 땀흘린만큼 거둔다는 것은 농사뿐아니라 세상만사에 통하는 이치.거기에 다시 하늘이 웃어 주느냐 않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는 것까지도 통한다.내가 얼마나 땀흘려 학업을 닦았느냐에 따라 나의 미래는 달라진다.얼마나 베풀었냐에 따라 그만큼 과보가 오고 얼마나 몹쓸짓 했냐에 따라 그만큼 죄업도 찾아든다.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처럼 보이는게 인생사다.어찌하여 안연같이 어진 선비는 요절하고 도척같이 무작스런 악당은 고종명하는 건지 누가 안다고 할일 인가. 가령 고상안의 〈효빈잡기〉에 나오는 문홍도는 뿌린죄업만큼 죄를 받는 사례다.유성룡을 모함한 옰으로 입술에 종기가 나서 죽는다니 말이다.두아들까지 비명에 가는 것도 “종자를 없애려는 하늘뜻”이라고 그는 손톱저긴다.그러면 성현이 〈용재총화〉에서 한탄하는 그의 방조 독곡(성석린)의 경우는 어떤가.“평생을 인으로 살았으니 여경이 있어야 했다”.하건만 맏아들은 후손이 없고 둘째아들은 뱃속에서부터 장님인데 그 아들에 손자까지 뱃속장님이었다.이에대해 성용재는“천도란 헤아릴 수 없다”면서 한숨짓는다. 〈열자〉(천서편)에는 “천지도 전공없다”는 말이 나온다.완전 무결할 수 없다는 뜻이다.그래서 뿌린만큼 거두게 하지 않는 걸까.아니면 그것이 완전무결한 저울질인 것을 다만 사람이 모른다는 걸까.아무튼 과학문명 난만한 이 시대에도 씨뿌리고 땀흘려봤자 하늘이웃어주지 않으면 풍년을 기약할 수는 없다.이수확의 계절은 그대목도 생각해보게 한다.〈칼럼니스트〉
  • 김홍도의 과노도기도(한국인의 얼굴:115)

    ◎‘신선전’이야기 그림으로 묘사/나귀 거꾸로 탄 노선 포즈 절묘 단원 김홍도 작품에는 ‘군선도’에 등장한 세무리 신선들 가운데 한무리속의 우두머리만을 따로 떼어 그린 그림이 있다. ‘과노도기도’다.과노라는 이름의 신선이 나귀를 거꾸로 탄 그림이라는 뜻이다.당나귀를 탄 신선은 장과로다.‘신선전’에 나오는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신선전’내용을 도상화한 이 그림을 일러 강세황은 ‘중국에서도 구할수 없는 그림’이라 극찬했다. 신선은 늙은이로 묘사되었다.머리칼이 이마에서 정수리 너머까지는 다 빠져서 한 가닥도 없는 터다.그런데 치포관을 썼다.썼다기보다는 몇가닥 남은 뒤통수 머리에 붙여 놓았다는 표현이 옳을 것이다.그래도 희게 세어버린 구렛나루와 수염은 성성하고 흰 눈썹은 웃자랐다.신선다운 풍모다.얼굴은 불그레하여 동안의 혈색 못지않은 신선은 그 얼굴에 온화한 웃음을 가득 머금었다.그리고 왼손에 든 책갈피에서 잠시 눈을 떼었다. 노선은 비록 당나귀를 거꾸로 탔을 망정 포즈는 그야말로 절묘하다.조금도거북하지 않은 자세로 얼굴을 칠분쯤 돌렸다.입을 다문채 웃음을 얼굴에 담느라 그러지 않아도 긴 턱이 더욱 길어졌다.군살이라고는 전혀 붙지 않은 신선 얼굴에는 섭생흔적이 역력했다.눈은 아직도 밝은 모양이다.그런저런 이유로 신선은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수불석권의 습관을 버리지 못했을 것이다. 이 그림의 주인공 장과로는 본래 늙은 신선이었다고 한다.그리고 학덕이 높아 당나라 태종과 고종이 그의 거처인 항주의 조산으로 사람을 보내 벼슬에 오를 것을 권유했다는 것이다.이를 번번히 거절했던 그는 측천무후가 억지로 불러내려 하자 칙사앞에서 자신이 죽어 썩은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기괴한 전설도 가지고 있다.그러다 현종때 조정으로 나가 대접을 받다가 은퇴하여 조산으로 돌아온 뒤 자취를 감추었다는 것이 ‘속신선전’의 기록이다. 그림을 보면 왼쪽 윗 부분에 박쥐를 그렸다.이 역시 장과로와 관련한 이야기속의 동물이다.흰 박쥐는 세상이 생기면서 나온 태초의 동물이라고 한다.그런데 박쥐는 뒷날 신선 장과로로 변신했다는 것이다.조선후기 화단에서 명성을 한껏 날린 화가 김홍도는 그렇듯 ‘신선전’내용에 충실한 그림을 그렸다.‘과노도기도’에 이르면 ‘군선도’에 비해 그런 경향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그림에 신비로운 분위기가 감도는 것도 신선사상에 심취한 그의 정신세계에 연유할 것이다.〈황규호 기자〉
  • 김홍도 ‘군선도’의 신선들(한국인의 얼굴:114)

    ◎서왕모의 생일잔치에 초대/신선들 몰려가는 행렬 묘사 옛날의 동양 사람들은 오랜 세월을 두고 신선이라는 존재를 가슴속에 묻어두었다.그들이 생각한 신선은 신과 인간사이에 존재하면서 불노장생의 삶을 살았던 신을 닮은 사람이였다.그래서 선인이라고도 했다.여러 ‘신선전’에 나오는 선인의 숫자만해도 500명이 넘는다.그런데 저마다 이상야릇한 이야기 거리를 지녔다.신선이 늘 흥미롭게 다가오는 까닭도 여기 있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신선을 주제로 한 도석인물화는 이야기를 담은 그림이다.조선후기의 화가 단원 김홍도(1745∼1814)는 그런 신선을 썩 잘 그렸을뿐 아니라 신선도를 마낳이 남겼다.그의 ‘군선도’에는 뭇 신선들이 망라되었다.곤륜산에 산다는 서왕모 생일잔치에 초대받은 신선들이 떼로 몰려가는 행렬을 묘사한 이 그림은 호암미술관이 소장했다.모두 세 무리로 뒤엉킨 신선들은 제 각각 고유한 특징을 드러낸채 움직이고 있다. 신선과 동자는 맨 마지막 무리에 가장 많이 몰려 있다.‘군선도’의 핵심이기도한 마지막 무리의 우두머리는 노자다.상서로운 동물 외뿔소에 오른 노자의 머리는 머리카락이 거의 다 빠져 백수의 수염은 성성하게 자랐다.얼굴 형색은 불그레하여 아직도 풍골 좋은 우리네 노인같은 모습이다.노인의 이목구비 치고는 또렷한데,얼굴에는 모진 구석이 없다.하기야 신선사상을 만나고 나서 자기의 마음을 활짝 연 도가의 수장이었으니,인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노자가 탄 외뿔소 볼기짝께로 어린 동자가 스스럼없이 매달렸다.그 뒤로는 자그마치 삼천갑자를 살았다는 젊은 동방삭이 천도복숭아를 들고 따라온다.그리고 두루마리에 글을 쓰는 문창,두건을 쓴 종리권,정수리가 북쑥 튀어나온 여통빈은 거의 일직선상을 걸어가고 있다.그런데 이철괴는 술 몇잔에 그만 취했다.술이 좀 모자랐던지 가물가물한 눈으로 호리병을 들여다 보는 사이 일행은 저만큼을 앞서 버렸다. 어디서인가 족제비가 쪼르르 달려나와 할끗 뒤를 돌아본다.이내 세 동자와 두 신선 눈길에 마주쳤다.그래도 족제비는 신선 행렬을 따라 설설댈 참이다.
  • 조선후기∼현대 서예·화가 부채그림전/새달 11일까지 대림화랑

    ◎감홍도·이응로 작품 등 90여점 선보여 조선후기시대의 서화가부터 근·현대 유명 화가·서예가들의 빼어난 그림과 서예가 담겨있는 부채그림전인 선면전이 지난 29일부터 서울 종로구 관훈동 대림화랑(733­3738)에서 열리고 있다.6월11일까지. 대림화랑이 그동안 수집해온 각종 부채를 비롯해 개인 소장품들이 다양하게 나와있는데 겸재 정선,단원 김홍도 등 18∼19세기 조선후기 화가를 비롯해 근·현대 한국 화단에서 굵직한 선을 남긴 유명 작가들의 작품 90여점이 선보이고 있다. 산수,화조,사군자 등이 주로 그려진 이들 부채중에는 윤두서 윤덕희 일가 3대 화가에서부터 이상범 변관식 김은호 허백련 박생광 이응로 등 근·현대 대표작가의 그림이 담겨있는 작품,그리고 김정희,조희룡,정병조,김돈희,민태호 등 조선말기와 근·현대 서예가들의 작품도 눈에 띈다.
  • 어린이 그림책 어떻게 고를까/그림만으로 이해하고 재미 느끼게

    ◎전집보단 연령맞춰 단행본 선택을 어린이 그림책은 지난 93년이후 우리 도서시장에서 말그대로 「괄목상대」한 분야.주말만 되면 아이 손을 잡고 함께 책을 고르느라 대형서점을 빼곡히 메우는 엄마들의 모습은 신풍속도가 됐다. 그림책 하면 한꺼번에 들여놓는 조잡한 전집을 떠올리던 것은 옛말.최근 시장은 단행본의 압도적 우세다.비룡소,보림,길벗어린이,보리,시공사 등이 일급 외국작가들의 단행본을 꾸준히 발굴,짧은 기간동안 독자 눈높이를 끌어올리자 국내서도 어린이 책만 전문연구하는 작가와 「재미마주」 「도토리」같은 연구집단까지 생겨났다. 이성실 어린이도서연구회 신간 선정부장은 그림책 고를때 엄마들은 세가지를 염두에 두라고 조언한다. 첫째 아이들이 그림책에서 얻는 것은 지식이 아닌 심미적 즐거움이므로 읽기·쓰기 학습에 욕심을 내며 상상력을 훼방하지 말것. 또 이야기 부분은 어차피 엄마가 읽어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그림만으로도 아이혼자 이해하고 재미를 느낄수 있을만한 책을 고를것. 무엇보다 연령에 맞는 책을 골라주는게 중요하다.이를 위해서는 아이 정서발육이나 취향을 가장 잘 아는 엄마가 자기 아이 단계에 맞는 책을 선별할 경험을 쌓는게 필요하다. 「책 밖의 어른 책 속의 아이」를 펴낸 번역문학가 최윤정씨와 어린이도서연구회의 도움말로 추천할만한 그림책을 소개한다. ▲우리끼리 가자(윤구병 글·이태수 그림·보리)=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으며 겨울나는 숲속 들짐승들의 생태도 깨우칠수 있는 책.곰,다람쥐,멧돼지,너구리,여우 등 짐승들과 겨울 자연의 연필 세밀화가 정교하고도 사실적이다.깡총깡총,쪼르르르,뒤뚱뒤뚱,살금살금 같은 의태어가 리듬감을 익혀준다. ▲이 소리 들리니?(목수현 기획·정하섭 글·문승연 꾸밈·길벗어린이)=한국 민화가운데 어렵지 않은 작품 23편을 골라 그림속 생물이나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도록 유도하는 짜임새.아이들이 우리 옛그림에 호기심을 갖고 친해질수 있게끔 한 기획력이 돋보인다.김홍도,정선,심사정 등의 한국적 정감을 담은 그림들이 실렸다.
  • 양자강 하류지역(중국문학의 고향을 찾아:5)

    ◎7천년의 역사·문화가 살아 숨쉰다/송·원·명·청대 거치며 걸출한 문인·묵객 대거 배출/당도·양주·항주·소주·소흥 등서 중국문학 꽃피워 지난달 12일부터 서울신문에 연재하는 「중국문학의 고향을 찾아」가 5회째를 맞는다. 그동안 중국의 국민시인 이태백이 만년을 보낸 양자강 하류의 당도시와 꽃과 술과 물의 마을 양주,한말의 망명시인 김택영이 묻힌 남통,송나라 시인 진관이 공부한 고우시 등을 찾았다.이처럼 중국문학 대가들의 숨결이 살아있는 양자강은 세계에서 세번째로 긴 6천300㎞의 강이다. 양자강의 지리조건과 역사는 황하의 그것과 사뭇 다르다.장강으로 불리는 양자강,그 길다란 용틀임은 황하의 스무줄기에 상당한 수량을 유출하면서 그 겨드랑이에 중국의 쌀 수요량 10분의4를 산출하는 세칭 어미지향을 거느리고 있다. 그럼에도 인문사회의 역사는 황하보다 천년이 넘게 뒤져 있다.장강유역에 주대의 유물이 간혹 보이지만 역사의 기록은 기원전 6,7세기의 춘추시대 오 월에서 비롯된다.그마저 정치의 중심이나 번영의 시장으로 각광을 받기는 송원 양대부터임을 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마저 생생하게 기록했다.항주는 세상에서 제일 화려하다고. 물론 남송의 문화가 하루아침에 건너온 것은 아니었다.벌써 춘추전국때 오월문화를 비롯해서 육조때의 남조문화가 바탕을 닦은 것이다.그 빛과 힘은 양자강의 하류에 응집되었다.여기서 말하는 양자강 하류란 강서성 호구로 부터 안휘성 동남단과 양자강삼각주,곧 양자강 남북연안에 위치한 절강성과 강소성 상해 등 3개 시·성을 통칭하고 있다. 양자강 하류지역은 남송·원·명·청을 거쳐 민국과 신중국에 이르기까지 줄곧 상승의 기세다.비단과 도자기를 비롯 쌀·차 등 농산품의 생산과 수출로 경제의 번영을 누리면서 희곡과 미술 등의 예술로 강남문화를 일구었는가 하면 성리학과 실학의 연구로 근대화·민주화의 앞장에 섰다.거기다 근대문학의 가장 뜨거운 산지가 됨으로써 문인을 배출하는 못자리가 되었다. 필자가 오랜 시간에 걸쳐 완성했던 「중국고대문학사」와 「중국근대문학사」에 등장하는 문인들을 그 출생지와 활동지별로분류한 나머지 그 전체의 4할쯤이 이곳서 태어나고 이곳에 작품을 썼다는 일차적인 통계를 얻을 수 있다. 그들은 물론 송대 이후 특히 명·청 양대에 집중되어 있다.따라서 시와 산문·평론등 귀족문학은 물론 시민문학으로서 그 광장을 넓혀 소설과 희곡등 다양한 꽃을 피웠다. 그러니까 황하는 열악한 지리환경을 극복한 채 정치문화의 번영을 누렸고 양자강은 풍요로운 지리환경임에도 중화문화의 종속적인 지위를 벗어나지 못하다가 남송때에야 그 지기와 인걸을 발휘했던 것이다. 1949년,새로운 중국이 건설되고 한중관계가 단절된 뒤 중국의 고고학계에는 지각변동에 상당하는 새로운 발굴과 함께 새로운 발견,새로운 학설이 잇따라 발표되었다.그것은 1953년 섬서의 서안교외인 반파에서 기원전 5000년에서 3300년까지 존재했을 신석기 문화유적을 발견하여 북방의 문화사를 2000년이나 소급한 일이 있었다.그런데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제까지 적막한 옥토로만 여겼던 장강 하류지역에서 연거푸 놀라운 문화가 햇빛을 보기 시작하 것이다. 1958년 상해 근교 청포현 숭택에서 기원전 3400년에서 4000년의 정제 석기를,1959년 절강 가흥근교인 마가빈에서 기원전 5000년에서 4000년의 신석기와 홍도를,다시 1973년과 1977년 두차례에 걸쳐 절강 여요현 나강향 하무도에서 기원전 5000년의 쌀과 목조건축·방직·축목등의 유적을 각각 발굴 연구하면서 7000년이나 숨겼던 비밀이 어렴풋 풀리게 된 것이다. 문학은 자연지리적 환경보다는 인문사회적 환경의 산물이요,중국은 황하와 장강을 중심한 남북문화지만 선후적 관계보다는 개성적 차이로 발전되었다는 1차적 결론을 얻을수 있었다.그것은 장강삼각주의 지형이 말해 준다.그 서북에 낮은 산악과 구릉이 남북으로 누워있을뿐,절대의 면적이 수로가 사통팔달하는 대평원이어서 배산임수해야 인물을 낸다는 통속적인 풍수설을 뒤엎고 있다.또한 장강 삼각주에서 출토된 신석기 유물들은 북방의 동시대 유적인 반파의 그것보다 오히려 정교한 데서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이러한 배경과 목적으로 필자는 안휘성의 동남단인 당도에서 출발,장강삼각주의 문학 유적을 전전하면서 그 현장을 확인키로 했다. 「홍루몽」의 저자 조설근을 길러준 남경을 거쳐 「서유기」의 저자 오승은의 고향 회남과 「경화연」의 저자 이여진의 고향 연운항,송나라 문호 소동파가 최후를 마친 상주,「삼국지」를 재현시킨 북고산의 진강,원말의 영웅소설 「수호전」의 배경이요 그 저자 시내암과 청나라의 이름난 시인이자 화가인 정판교의 고향인 흥화.명말의 시인 전겸익의 고향인 상숙,역시 명말 시인 진자룡의 고향인 송강,명나라 후칠자의 수령인 왕세정의 고향 태창,역시 명말의 시인 고염무의 고향으로 지방극 곤극의 고장인 곤산,명말의 문인이자 여행가인 서하객의 고향 강음,당나라때 대시인 백거이 위응물 유우석 등이 벼슬살이했던 소주.청말의 문학평론가 왕국유의 고향인 가흥,만당의 시인 두목이 벼슬했던 호주,송나라의 거물 사객인 주방언과 청나라때 문학이론가 원매 등의 고향이요,당 송의 대시인이었던 백낙천과 소동파가 치적을 남겼던 항주.명나라때 시인이요 대사상가였던 왕양명과 역시 시인이었던 황종희의 고향 여요,한나라때의사상가였던 왕충의 고향 상우,송나라 대시인 이었던 육유와 현대문학의 비조인 노신의 고향 소흥,청나라때 희곡가 이어와 중국 현대시단의 거성인 애청의 고향인 금화 등이 앞으로 연재의 대상이 된다. 그 많은 곳을 되돌아보면 청록색의 망망대야,그 풍요로운 평원과 수향에서 중국문학사의 절반이 이룩된 것을 볼수 있었다.
  • 밀입국 조선족 106명 잡혀/통영앞바다서

    17일 하오 8시50분쯤 경남 통영시 홍도 동남쪽 1.5마일 해상에서 중국 조선족 106명(남자 83명·여자 23명)을 태운 부산선적 기선저인망 어선 안성호(6.7t·선장 조대현·35)와 10t급 어선 등 2척이 해군과 해경에 붙잡혔다.
  • 올 부활절 예배/“나라·민족 위한 회개와 기도”

    ◎30일 서울·부산 등 74개 시·도서 교파초월 찬양 오는 30일은 전세계 기독교인들의 최대 명절인 부활절. 이날 새벽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춘천등 전국 74개 시 도 군 120개 지역에서는 개신교도들이 교파를 초월해 지역별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린다. 한보사태와 황장엽의 망명,북한의 식량난 등 극심한 혼란속에서 열리는 올해 부활절 예배는 나라와 민족을 위한 회개와 기도·찬양의 순서로 진행된다.올해 연합예배의 기도주제는 ▲혼란스러운 정치적 현실과 경제문제 ▲부패하고 타락한 사회의 죄악 ▲남북의 평화통일과 민족의 회개등이다.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위원회(대회장 김준규 목사)는 『한국교회의 1천200만 신도들이 24일부터 30일까지 한끼금식운동을 펴고 금식으로 모은 돈은 굶주리는 북한동포와 국내 불우이웃을 돕는데 쓰여진다』며 『특히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힌 성금요일인 28일에는 서울 장충단공원에서 십자가를 메고 걷는 예수의 고난을 재현하는 행사가 열린다』고 말했다. 또 예수가 운명한 시각인 28일 하오3시에는 피가 없어죽어가는 환자들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신도들의 헌혈행사가 이어진다. 한편 서울의 부활절 연합예배는 장충체육관에 1만2천명이 참석,상오 4시30분부터 1시간동안 기도회를 가진뒤 예배를 드린다. 김준규 목사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 연합예배에는 김홍도 목사의 설교와 백형기 목사의 남북한 공동기도문의 기도,박종순 목사의 축도,신신묵·이원재·김태윤·김해철 목사의 기도,경원대 임정근 교수의 찬송등으로 진행된다.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예배장면은 기독교TV,기독교방송,극동방송을 통해 전국에 중계되며 전국 120개지역에서 열리는 연합예배에는 연인원 50만명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 신화·역사·문학·그림속의 소

    ◎“성스러운 동물” 상징… 인·중선 극진히 섬겨/여유와 한가로움은 「생성의 모체」로 표현 신화나 역사,문학,회화속의 소는 어떤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을까.그 상징성은 너무 넓고 깊어 몇마디의 말로는 설명할 수가 없다. 소가 풍요의 상징이라는 것은 동서고금에 차이가 없다.그러나 고대 이집트에서 소는 하늘과 달의 상징이며 한편으로는 대지의 상징으로 죽음과 생성의 양면을 넘나들었다.이집트에서 죽은 사람의 관이 암소 형상을 띠고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또 그리스 신화를 보면 황소는 파괴본능을 상징하는 동물로 등장하기도 한다.하나의 예로 미노스왕은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선물한 황소를 제물로 바치지 않아 그의 아내가 괴물 미노타우루스를 낳는 벌을 받아야 했다. 신화속의 소는 고대에 이미 목축이 존재했음을 반영한다.제주도의 삼성혈 신화는 소·말의 목축기원을 알려준다.수로부인에게 헌화가와 함께 꽃을 꺾어 바친 노인이 암소를 끌고 있었다는 설화도 이를 입증한다. 소를 극진히 숭배하는 것은 비단 인도에만 국한된 일이아니다.중국인들은 일찍이 쇠고기를 먹는 행위를 부도덕한 일로 여겨 음식으로 삼지 않았으며,남부지방에는 소를 숭배하는 「우묘」라는 사당도 세웠다.북경 궁의 못가에는 거대한 소 청동상도 있었다.이것은 모두 성스러운 동물이 못과 강,바다를 어지럽히는 악귀를 제지할 것이라는 신념에 뿌리를 둔 것이었다. 일본에서도 소는 성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대표적인 사례로 일본 야마구치(산구)현에서는 6월15일을 「소의 제례」 또는 「소의 우란분재」라 하여 물가에서 몸을 씻어주거나 바다에서 헤엄을 치게하는 의식을 거행했다.이러한 「우신신앙」은 오사카(대판)의 이즈미(화천)를 중심으로 긴키(근기),주코쿠(중국),시코쿠(사국) 등에서 특히 발달했다. 소는 무엇보다 문학작품이나 그림을 통해 여유와 한가로움의 이미지로 우리에게 다가온다.요절작가 이상의 수필「권태」에서 되새김질하는 소가 강한 권태감을 표상하는 것도 이러한 속성의 변형이다.옛사람들 중에는 소를 타고 유유자적하는 이들이 많았다.김홍도의 「목우도」와 「군선도」 「나들이」같은 그림은 우리 조상들의 정신적 풍요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조선초기의 명상 맹사성이 소를 타고 고향인 온양을 오르내린 이야기는 유명하다. 소는 종종 심리학,그중에서도 특히 분석심리학의 연구대상이 되기도 한다.심리학적 연구결과에 따르면 암소는 대모를,황소는 아버지를 상징하는 것으로 돼있다.그러니까 소는 모든 것의 근원인 원초적 포괄자,즉 생성의 모체이자 회귀의 장이라는 것이다.또 선을 닦아 마음을 수련하는 순서를 표시한 불교의 십우도가 상징하듯 소는 인간이 찾아야할 참마음을 나타낸다. 기원전 400년경부터 메소포타미아에서 살던 수메르인이 제작한 황소머리상을 비롯,이집트의 룩소르 벽화,프랑스 구석기 시대의 라스코 동굴화 등 「태고」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소 형상물들은 인간의 역사가 한치의 어긋남없이 소와 함께 해왔음을 웅변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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