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창업주 마지막 길 배웅… 이재용 재계 첫 조문
지난 19일 별세한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 장례식장은 이튿날인 20일에도 정재계 조문 행렬로 북적였다. 전날에는 친인척 및 그룹 관계자들이 주로 다녀갔지만 이날에는 외부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장남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장녀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삼남매가 전날에 이어 이른 아침부터 조문객들을 맞았다. 신 명예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는 유가족이 모두 귀가한 후인 전날 오후 11시 10분쯤 친오빠 서진석 전 유기개발 대표 부부와 함께 빈소를 찾아 30분가량 조문했다. 서씨의 딸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의 모습은 이틀째 보이지 않았다.
재계 인사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았다. 이 부회장은 오전 9시 37분쯤 정현호 삼성전자 사장과 동행해 10여분 정도 빈소에 머물며 조문한 뒤 자리를 떴다. 이어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과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등의 발길이 이어졌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CJ그룹) 회장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박 회장은 “1세대 창업주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방문했다”며 “얼마나 어려운 경제 환경에서 롯데를 일궜을지 또 그 과정에서 지난한 과정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정계에서는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빈소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이 고인에 대해) ‘식품에서 유통, 석유화학에 이르까지 한국 경제 토대를 쌓으신 창업 세대’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고인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분이다. 불굴의 의지로 기업을 일궜다”며 애도했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고인의 뜻을 받들어 한일양국 미래 관계에 개선이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빈소 내실은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 김형오 전 국회의장,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등 정재계 인사들이 보낸 조화로 가득 찼다. 장례는 4일장으로 치러지고 발인은 22일 오전이다. 신 명예회장은 고향인 울산 울주군 선영에 안치될 예정이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