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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東과 西의 문화가 싱가포르서 만났을 때

    東과 西의 문화가 싱가포르서 만났을 때

    말레이시아의 믈라카(말라카)·페낭은 동서양 중계무역의 동남아시아 주요 요충지였다. 오랜 세월 중국과 인도, 아랍(14세기)의 영향을 받았지만, 대항해 시대가 열린 15세기 말부터 포르투갈을 시작으로 네덜란드·영국의 영향을 받아 서구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독특한 혼합 문화를 발전시켰다. 금보다 더 비쌌다는 후추 등 향신료의 산지로 더욱 각광을 받았다. 무역을 하는 중국·인도 등의 남성은 본국에 부인을 두고도 현지에서 말레이 여성과 혼인하고 후손을 낳았다. 말레이어로 ‘페라나칸’이라고 부르는 독특한 인종과 문화가 싹텄다. 이 중 싱가포르에서는 페라나칸들이 많고 역사도 깊어 고유 문화로 자리 잡았다. 페라나칸은 다수가 중국계이고 아랍계와 인도계, 유럽계도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9일~5월 19일 상설전시관 1층 특별전시실에서 ‘싱가포르의 혼합문화, 페라나칸’ 특별전을 연다. 싱가포르 국립문화유산위원회와 아시아문명박물관 소장품 230점이 소개된다. 박성혜 박물관 학예연구사는 “페라나칸 혼합 문화를 통해 동남아의 문화적 다양성을 살펴보면서 다문화 사회로 변모하고 있는 한국이 나아갈 방향을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부로 구성된 특별전의 시작은 혼례다. 제1부는 ‘믈라카에서 온 신랑 신부’로 꾸민다. 12일간 열리는 페라나칸 혼례의 첫날 모습을 보여 주는 코너다. 용과 봉황을 수놓은 화려한 일산 아래 중국식 복장을 한 신랑과 모란과 나비 등을 수놓은 일산 아래 자수와 구슬 공예로 장식한 화려한 예복을 입은 신부가 관람객을 맞는다. 신랑 옷은 차분한 색깔이지만 신부 옷은 분홍색 비단에 화려하다. 다이아몬드와 구슬로 장식한 신부의 머리 장식이 화려하다. 제2부 ‘페라나칸의 혼례: 중국의 영향’에서는 혼례 침실을 소개한다. 혼례 침실은 페라나칸 공예미술을 보여 준다. 구슬 장식품들이 화려하고, 침실 좌우에 아이리시 카펫을 깔아 놓은 것도 특징이다. 제3부는 ‘뇨냐의 패션: 말레이의 영향’을 정리한다. 페라나칸 여성은 말레이 전통 옷인 사롱과 케바야를 입고, 케로상이라는 보석 장신구를 더한다. 부와 신분을 자랑하기 위해 금세공한 위에 진주,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여성용 벨트와 귀걸이, 페이즐무늬 브로치 등이 눈길을 끈다. 제4부 ‘서구화된 엘리트: 유럽의 영향’에서는 유럽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했던 페라나칸의 모습을 살펴본다. 페라나칸은 영어를 배우고 서구식 복장을 했으며, 기독교로 개종하고 테니스나 크리켓 등을 즐겼다. 스스로를 영국 신민이라고 생각해 중국인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몹시 화를 냈다고 한다. 마지막 제5부는 ‘페라나칸 공예미술’을 위한 코너로, 여성들의 자수와 구슬 세공품, 신부용으로 따로 주문 제작한 도자기인 뇨냐 자기를 만난다. 뇨냐는 ‘여자’라는 뜻으로, 혼수품으로 중국 본토에서 거금을 주고 마련했다고 한다. 터키색과 분홍색이 어우러진 화려한 채색 도자기들이다. 유럽에서 수입한 작은 구슬 100만개를 꿰어 만들었다는 식탁 깔개는 섬세하고 아름답지만 솜씨를 자랑하기 위해 들여야 할 노동을 생각하면 고개가 흔들린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인천 복귀’ 이천수 12월 결혼

    ‘인천 복귀’ 이천수 12월 결혼

    고향 팀 인천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프로축구에 복귀한 이천수(32)가 오는 12월에 결혼한다. 인천 구단은 15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천수가 세 살 연하의 여성과 12월 화촉을 밝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애초 시즌 개막 전에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던 두 사람은 현재 혼인신고를 마친 상태이며 7월에는 첫 아이를 볼 예정이다. 다만 경기에 전념하라는 배우자의 배려로 시즌이 끝난 뒤인 12월로 예식을 미루게 됐다는 것이 구단의 설명이다. 신접살림은 인천 구월동에 차린다. 하루에 두 차례 훈련에 참가해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이천수는 이달 말이나 4월 초에 1군 선수단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천수는 “평생의 동반자로 함께해 줄 아내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헌재, 장기공백 파행… 7인체제로 가나

    이강국 전 헌법재판소장의 퇴임과 이동흡 전 헌재소장 후보자의 중도 낙마로 헌재가 ‘8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소장 권한 대행을 맡고 있는 송두환(64·사법연수원 12기) 재판관도 오는 22일 6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애초 송 재판관의 자리는 9명의 재판관 중 대통령 몫이기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은 후임 헌재 소장과 후임 재판관까지 모두 2명을 임명해야 하지만 여야의 극한 대치 속에 정부조직법조차 통과되지 않고 있어 헌재 소장 및 재판관 공석도 장기화할 전망이다. 재판관 공석에 따른 헌재의 기능 마비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헌재는 8일 현재 올해 상반기 공개변론 일정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헌재는 2011년과 지난해 상반기 공개변론 일정을 모두 1월 중 공개했다. 헌재는 사형제도·간통죄·혼인빙자간음죄 합헌 여부 등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건은 모두 공개변론을 통해 결정해 오고 있다. 하지만 이미 수년 전 공개변론까지 마친 사건들도 거듭된 재판관 공백 여파로 헌재에 계류 중이며, 후임 헌재소장과 재판관의 인사청문회 등 인선 절차를 감안하면 계류 중인 주요 사건의 선고는 상당기간 지연될 전망이다. 공개변론까지 마친 주요 사건으로는 남성을 차별한다며 로스쿨 준비생들이 제기한 ‘이화여대 로스쿨 사건’, 서울대 법인화법 헌법소원, 휴대전화 번호 010 통합 위헌 여부 등이 있다. 이대 로스쿨 사건은 2011년 2월 10일 공개변론이 끝났음에도 2년 넘게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이 밖에 지난 1월 서울북부지법 오원찬 판사가 제청한 ‘성매매 방지 특별법 위헌법률심판’ 등도 헌재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헌재는 심판 사건을 접수한 날부터 180일 이내에 선고하도록 정하고 있지만 이는 강제규정이 아닌 훈시규정에 불과해 지켜지지 않고 있다. 헌재는 송 재판관이 퇴임해 7인 체제가 되더라도 위헌법률심판, 권한쟁의, 헌법소원 사건의 선고는 할 수 있다. 하지만 위헌 결정을 하려면 재판관 6인 이상이 위헌 의견을 내야 하는데 7인 체제에서는 2명만 반대해도 위헌 결정을 내릴 수 없게 된다. 법률을 해석하는 재판관이 줄어드는 만큼 헌재 결정에 대한 법적 신뢰도도 흔들리게 된다. 헌재는 이런 우려를 의식해 이달 사건 선고 일정은 송 재판관 퇴임 전으로 앞당길 방침이다. 헌재 관계자는 “이번 달 선고는 송 재판관 퇴임 전으로 잡아 8인 체제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낙태 원하는 여자는 없어”… 수술대 위 그녀들 ‘인권’은 없었다

    “낙태 원하는 여자는 없어”… 수술대 위 그녀들 ‘인권’은 없었다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슬픔이었던 것 같아요. 낙태(落胎)를 하고 싶은 여자는 아무도 없어요.” 25명의 여성이 지난달 20일 출간된 ‘있잖아…나, 낙태했어’(한국여성민우회 지음)에서 마음 한구석에 숨겨놨던 쓰라린 기억을 끄집어냈다. 어렵게 용기를 낸 이유는 낙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현실을 꾸밈없이 말하고 싶어서다. 한국에서 낙태는 객(客)들의 논란거리다. 사회가 강요한 ‘주홍글씨’ 탓에 낙태를 경험한 여성들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윤리나 생명과 결부된 주제이기에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태아도 생명이냐, 그럼 몇 주째부터 인간이냐, 그렇다면 낙태는 살인이냐로 이어지는…. 하지만 여성들은 ‘낙태 찬반론’에만 매몰되지는 말아 달라고 외친다. 이들은 “낙태에 대한 논의는 본질적으로 한 인간이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여성에게 있어 출산에 대한 결정은 곧 인생에 대한 결정과 동등한 무게라는 얘기다. 낙태를 하고 싶어서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육체적 고통에 정서적 악영향까지 있어 모두들 수술을 망설였다. 그리고 그 기억은 여전히 여자들을 옥죄고 있다. 미영(40대 초반·학원 강사)씨는 낙태의 기억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거라고 했다. “아기를 죽였다는 죄책감 있잖아요. 안 좋은 일이 생길 때마다 그게 떠올라요. ‘내가 죄를 지어서 벌을 받는구나’ 하는 느낌? 아마 죽을 때까지 안 잊히겠죠.” 대학교 1학년 때 아이를 지운 윤정(20대 후반·사무직)씨도 고통 속에 산다. “기억이 없어지지도, 지워지지도 않아요. 수치심, 분노, 죄책감 같은 오만 감정이 합쳐진 채 계속 가는 것 같아요. 몸이 기억을 하고요. 시간이 약이란 말이 여기엔 안 통해요.” 그러나 여자들은 수술대에 올랐고, 지금도 오르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전국 가임기(15~44세) 여성 4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011년 발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임기 여성 1000명당 낙태 건수를 뜻하는 ‘임신중절률’은 2010년 15.8건이었다. 당시 가임기 여성 수(약 1071만명)를 고려하면 그해 약 17만명의 태아가 세상 빛을 못 보고 목숨을 잃은 셈이다. 낙태는 원칙적으로 불법이다. 모자보건법 제14조에 따라 ▲유전적 장애나 전염성 질환 ▲강간, 준강간에 의한 임신 ▲혈족, 인척 간 임신 ▲임신부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는 때에 한해 임신 24주까지만 낙태가 허용된다. 낙태를 하면 여성과 의료진 모두 처벌받는다. 그러나 낙태를 경험한 여성들은 “낙태 수술을 안 한다는 병원은 한 곳도 없더라”고 말했다. 낙태를 범죄화한다고 해서 줄어드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비싼 값에 은밀하고 위험하게 수술받는다고도 했다. 은미(30대 후반·회사원)씨에게 그날 산부인과에서의 기억은 끔찍할 만큼 또렷하다. 떠올리지 않으려 발버둥칠수록 악몽 같은 기억이 그림자처럼 따라온다. 그녀에게 꽂히는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의사의 사소한 손짓에도 위축됐다. “전신 마취 주사를 맞고 다리를 벌린 채 누워 있는 상황이 끔찍했어요. 혹시 마취가 깰까 봐 그랬는지 팔다리를 묶었는데, 무슨 개구리 해부하듯이…. 되게 치욕스러웠어요.” 낙태하는 여자는 철저히 ‘을’(乙)이다. 수현(30대 후반·번역가)씨는 “병원은 돈벌이로 생각하는지 부르는 게 값이었어요. 그러면서도 귀찮은 일을 처리한다는 듯 티를 내는데 정말 그렇게 치욕적일 수가 없었어요”라고 회상했다. 혜진(40대 초반·운동선수)씨는 “의사가 ‘애가 잘 서는 몸이면 조심해야지’라는 거예요. 내가 무슨 섹스에 환장한 여자인 것처럼 야단을 쳤어요. 죄송하다고 하면서도 화가 나더라고요. 내가 공짜로 수술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라고 했다. 그렇다면 여성들은 왜 낙태를 결심했을까. 많은 사람들이 낙태를 ‘성적 방종’의 결과물로 치부하지만 전체 낙태의 57%는 기혼자 차지다. 많은 기혼자가 양육에 들어가는 돈을 감당하기 어려워 수술을 결심했다. 희영(40대 중반·사무직)씨는 연년생 두 자녀에 이어 생긴 셋째 아이를 지웠다. “보육료, 기저귀, 분유 등에 매월 250만원이 들었어요. 일 때문에 아이들을 다른 사람 손에 맡겼는데 그것도 마음 아팠고요. 경제적으로도 타격이 있어서 난감했죠.” 유진(30대 후반·주부)씨는 “중소기업에 다니는 남편이 한 달에 300만~400만원을 버는데 애들 두 명도 감당하기 버거웠다”면서 “세 명까지 먹이고 입히고 공부시킬 자신은 없었다”고 말했다. 미혼 여성들은 아기를 가진 ‘처녀’에게 쏟아질 수군거림이 두려웠다고 고백했다. 민정(30대 초반·학원 강사)씨는 어느 누구에게도 도저히 임신 사실을 털어놓을 수 없었다고 했다. “결혼 전에도 섹스를 해요. 임신한 사람이 특별히 헤프거나 문란하게 산 건 아닌데 미혼이 임신을 하면 죄의식을 갖게 한단 말이죠. 성에 대한 인식이 보수적이고 변태적이다 보니까 임신했다고 하면 ‘그동안 얼마나 섹스를 한 거야?’ 이렇게 보잖아요.” ‘아비 없는 자식’으로 손가락질받으며 자랄 아이 걱정도 있었다. 혜란(40대 중반·공무원)씨는 “아기는 누구라도 소중하다는 인식이 있으면 누가 수술을 하겠어요. 우리 사회는 아이 부모가 누군지, 어떻게 임신했는지, 혼인 여부, 성적 취향, 학력 등등에 따라 태어나면서부터 차별을 하잖아요”라고 꼬집었다. 정민(40대 중반·사무직)씨도 “인프라도 없고 미혼모에 대한 의식 변화도 없이 무조건 낳으라고만 하면 어떡해요”라면서 “그건 아기와 엄마 모두에게 무책임하고 잔인한 말”이라고 했다. 성에 대한 보수적인 사회 인식과 실체가 없는 성교육(피임법)이 낙태를 양산하기도 한다. 결혼 전 낙태를 했던 미영씨는 자연 피임을 했다가 임신했다. “콘돔을 끼라는 말을 하기가 민망했어요. 성관계를 염두에 두고 먼저 준비한 걸로 보일까 봐. 싸게 보인다거나 경험 많다고 생각할까 봐 남자한테 말을 못 했어요.” 현숙(40대 중반·공무원)씨도 비슷한 경우다. 학창 시절 1, 2차 성징과 남녀 생식기를 배우다 수정, 착상으로 건너뛰는 교과서적인 성교육만 받아 온 터라 성관계나 임신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었단다. 그는 “남편이 알아서 하겠다고 했어요. 콘돔은 느낌이 싫다면서. 배란 주기를 따져서 몸 밖에 사정을 하는 거였는데 결국 임신했죠”라고 했다. 지난해 8월 헌법재판소는 낙태 시술자(의사)를 처벌하는 형법 제270조 1항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렸다. 사익(私益)인 임부의 자기결정권이 태아의 생명권이라는 공익(公益)에 비해 결코 중하다고 볼 수 없고, 낙태를 처벌하지 않거나 가볍게 제재한다면 낙태가 만연하고 생명 경시 풍조가 확산될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관련 활동가들은 “제대로 된 양육을 할 수 있는 사회적 조건, 미혼이라거나 장애아·여아를 낳아도 차별받지 않는 사회적 토대가 마련되기에 앞서 낙태를 법으로 처벌하겠다는 정부 시책은 폭력”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낙태는 임신한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구조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두나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는 “여자들이 아기를 낳아서 기르는 대신 울면서 수술대에 오르는 이유를 찬찬히 따져봐야 한다”면서 “경제적 여유가 없다거나 미혼모에 대한 편견이 두렵다거나 직장에서 해고된다는 등 낙태의 이유는 정말 다양하다”고 꼬집었다. 이화영 한국여성의전화 소장도 “우리나라는 ‘낙태가 살인이냐’라는 지엽적인 담론에만 갇혀 있다”면서 “자기 몸과 인생에 대해 결정하는 여성 인권의 문제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아가 생명이냐, 언제부터 인간이냐 하는 논쟁보다는 깊고 폭넓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 점에서는 낙태를 반대하는 쪽도 비슷한 맥락이다. 최정윤 낙태반대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생명 경시 풍조, 양육의 금전적 어려움, 미혼모·부에 대한 시선 등이 겹쳐 낙태를 결심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아이를 낳아서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기사 속 이름은 모두 가명이며, 사연은 책을 재구성한 것임을 밝힙니다.
  • 좋은 남편 될 꿈에 머리 맞댄 남자들

    좋은 남편 될 꿈에 머리 맞댄 남자들

    “아버지가 너무 무뚝뚝하신데 어머니께 좀 더 자상하게 대하셨으면 좋겠어요. 소소한 이야기라도 자주 나누시면 좋잖아요.” 결혼 2년차 권준형(35)씨가 아버지 권영서(65)씨의 손을 끌고 왔다. 아버지는 영 멋쩍은 표정이다. 어머니가 인터넷 참가 신청란에 부자(父子)의 이름을 등록했단다. 아내에 대한 애정 표현에 익숙한 신세대 아들에게 아버지가 뜻밖에도 속말을 털어놨다. “경상도 친구들은 속마음을 잘 표현 안 해. 상대방이 알아주겠거니 하고 지냈는데 표현을 안 하다 보니 오해도 쌓이고 어색해지기도 하더라.” 지난달 27일 저녁 서울 서초동 HRD아카데미에서 ‘좋은 남편이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열렸다. 강학중 가정경영연구소장은 “모임에 참석한 분들은 이미 좋은 남편”이라면서 “내 아이들의 어머니인 아내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게 화목한 가정의 기본 요소”라고 말했다. 결혼 16년차 김상인(44)씨는 “행복의 근원은 가정인데 그 비법을 배우고 싶어서 왔다”고 했다. 괜히 생색내는 것 같고 쑥스러워서 아내에겐 비밀로 했단다. 아내의 성화에 모임에 참석한 결혼 10년차 한상기씨는 “올지 말지 고민했는데 내가 좋은 남편인지 되돌아보고 싶었다”고 머리를 긁적였다. 미혼인 유승일씨는 “요즘 이혼하는 커플이 워낙 많아 결혼할 엄두를 못 내고 있는데 좋은 남편상에 대해 배우고 싶다”며 웃었다. ‘헬로 아빠육아’를 쓴 전업주부 오성근씨는 “아내가 새벽잠이 많아서 내가 20년째 아침밥을 차리고 있다. 일하고 싶다는 아내의 발목을 잡는 것 같아서 회사를 그만두고 살림, 육아를 도맡아 하고 있다”고 소개해 박수를 받았다. 30명의 참석자들은 ‘좋은 남편이란 뭘까?’라는 주제로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A4용지에 ‘경제적으로 능력 있는 남편, 아내를 사랑·이해해 주는 남편, 건강한 남편’ 등을 적어 나갔다. 어려운지 ‘거짓말, 무관심한 남편은 나쁜 남편’이라고 쓰는 사람도 있었고, 멍하니 생각에 잠긴 사람도 있었다. 핵심은 ‘남편 10계명’. 아내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자, 사랑·감사를 말과 행동으로 표현하자와 같은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다짐들이 대형 스크린에 떴다. 남편들이 일제히 휴대전화를 꺼내 10계명이 적힌 화면을 찍었다. 개인마다 상황에 맞게 10계명을 수정·보완하라는 말에 “아내를 위해 희생하자”, “부부만의 취미를 만들자”, “절대로 아내 험담을 하지 말자” 등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두 시간의 모임을 마친 남편들은 한 달 뒤 만날 때까지 10계명을 실천할 것을 약속했다. 매월 마지막주 금요일에 진행되는 모임에서는 가사분담, 자녀교육, 여가, 돈, 양가관계, 부부싸움, 성, 노후준비 등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다. 가정경영연구소 홈페이지(www.home21.co.kr)나 전화(02-733-3747)를 통해 문의할 수 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씨줄날줄] 로스트 제너레이션/오승호 논설위원

    일본에서는 ‘졸업연기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학들이 있다고 한다. 졸업 요건을 충족시켰는데도 1년 더 재학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청년실업이 심각하기 때문에 빚어지는 진풍경이다. 졸업을 연장하는 동안 등록금은 덜 내는 것이 일반적이란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학생들이 4학년이 되어도 일부러 학점 이수를 다하지 않고 취업을 위해 졸업을 늦추곤 한다. 일본의 청년실업 문제가 더 심한 편인 것 같다. 일본인들은 1991년 이후 대학이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25~35세 젊은층들을 로스트 제너레이션(Lost generation·잃어버린 세대)이라 부른다. 경기 침체로 정규직으로 취직하지 못하는 이들이 아르바이트나 임시직 등으로 사회 생활을 시작한 것을 빗댄 표현이다. 그리스에서는 미래가 암울한 청년층을 ‘592유로세대’라 일컫는다. 한화로 환산하면 90여만원으로, 우리의 88만원 세대와 비슷하다. 지난해 그리스와 스페인의 청년 실업률은 53%까지 치솟았다. 스페인 대학생들도 스스로를 ‘미래가 없는 젊은이’라고 부른다. 미국에서는 부모 곁을 떠났다가 경제적인 이유로 다시 부모에게 돌아가는 부메랑 키즈들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부모를 포함한 다른 세대와 동거하는 미국의 25~34세 비율은 21.6%로 1950년대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미국의 청년 실업률은 15% 정도다.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27일 ‘로스트 제너레이션은 되풀이되는가’라는 칼럼에서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센터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 2007년 시작된 불황 이후 35세 미만 젊은이들이 다른 어느 세대보다도 뼈아픈 고통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자동차 구매 등 소비를 줄여도 소득은 줄어들고 있는 점을 우려했다. 원래 로스트 제너레이션은 1차 세계대전과 대공황 이후 기존 도덕 등 가치관을 상실하고 절망에 빠진 세대를 의미한다. 헤밍웨이가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의 서문에 “당신들은 모두 잃어버린 세대의 사람들입니다”라는 미국 작가 G 스타인이 한 말을 인용한 데서 유명해진 것으로 전해진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0~2010년 혼인상태 생명표’에 따르면 지난 2010년에 태어난 남자 아이의 20.9%는 미혼인 상태로 생을 마감할 것으로 추정됐다. 여자아이의 미혼 확률은 15.1%이다. 해가 갈수록 남녀 모두 결혼할 확률이 낮아지고 있어 걱정이다. 경제적인 어려움의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나중에 현실은 이런 추정과 달랐으면 좋겠다. 경제 회복에 전념해 잃어버린 세대가 후대까지 이어지지 않기를 기원한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2010년생 男 10명 중 2명 장가 못 간다”

    “2010년생 男 10명 중 2명 장가 못 간다”

    2010년에 태어난 남자는 10명 가운데 2명이 평생 결혼 한 번 못 해보고 생을 마감할 것으로 전망됐다. 장가를 가도 4명 가운데 1명은 이혼으로 결혼 생활을 마감할 것으로 분석됐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00~2010년 혼인상태생명표’에 따르면 2010년 출생 남아가 평생에 걸쳐 한 번 결혼할 확률은 79.1%다. 20.9%는 ‘총각귀신’ 신세라는 얘기다. 확률은 최근 혼인상태 변화 자료를 생명표에 적용해 산출했다. 작성연도의 혼인상태변동률이 계속된다는 가정 아래 해당 연도 출생아가 경험하는 평균 혼인상태의 변동을 보여준다. 2010년에 태어난 여아는 84.9%가 결혼한다. 미혼으로 생을 마감할 확률은 15.1%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생애 초혼 확률이 남자는 5.8% 포인트, 여자는 6.0% 포인트 떨어졌다. 결혼할 확률이 그만큼 줄었다는 의미다. 남녀 눈높이가 잘 맞지 않고 독신주의자 등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배우자와 사별할 확률은 남자 17.3%, 여자 61.7%로 여자가 높았다. 여자의 기대수명이 길어서다. 2010년 출생아의 평균 미혼기간은 남자는 39.9년, 여자는 36.3년이었다. 배우자와 같이 사는 기간은 남자 32.7년, 여자 33.9년이다. 10년 전보다 미혼인 상태가 늘었다. 남자는 평균 5.3년, 여자는 5.2년 각각 늘었다. 상대적으로 배우자와 함께하는 삶은 각각 1.2년, 0.7년 줄었다. 평균 결혼횟수는 남자가 0.93회, 여자는 0.99회였다. 2000년 남자 1.02회, 여자 1.07회에 비해 떨어졌다. 초혼자의 평균 연령은 남자 33.3세, 여자 30.1세로 10년 전보다 각각 1.7세, 1.6세 올라갔다. 이혼했다가 재혼할 확률은 남자(58.1%)가 여자(56.1%)보다 높았다. 2010년 태어난 남자아이가 결혼했다가 이혼하게 될 확률은 25.1%나 됐다. 여자아이는 24.7%였다. 이혼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엷어지는 데다 ‘황혼 이혼’ 등이 늘면서 ‘결혼 후 이혼’ 확률은 남녀 모두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결혼이 배우자 사망으로 끝날 확률은 여자가 62.2%로 남자(18.6%)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평균 사별 연령은 남자 77.8세, 여자 74.2세로 2000년보다 각각 4.8세, 5.2세 높아졌다. 혼인상태의 지속기간을 보면 현재 미혼인 25세 남자는 앞으로 평균 15.9년을 더 미혼으로 살다가 32.4년을 배우자와 산 뒤 이혼(2.9년)하거나 사별(1.7년) 상태로 지낼 것으로 추정됐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임신한 아내 수장 사건’ 남편 다시 유죄?

    ‘임신한 아내 수장 사건’ 남편 다시 유죄?

    보험금을 노리고 임신한 아내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은 30대 남성이 다시 법원의 심판을 받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26일 살인·사기 및 사기미수 혐의를 받고 있는 박모(32)씨의 상고심에서 사기 및 사기미수 혐의만 인정해 형량을 징역 10년으로 낮춘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박씨는 2007년 2월 아내와 이혼하면서 15개월 된 딸을 홀로 키우게 되자 인터넷에 보모 구인 광고를 냈다. 보모의 조건은 ‘시설에 들어가기를 꺼리고 가족이 없고 경제적으로 힘든 미혼모’로 제한했다. 석 달 뒤 박씨는 광고를 보고 찾아온 김모(당시 26·여)씨를 만나 동거를 시작했고 곧이어 혼인신고까지 마쳤다. 김씨는 직장 상사와의 불륜으로 임신 5개월째에 접어들고 있었다. 배 속의 아이도 함께 키우자고 약속한 박씨는 운전이 서툰 김씨에게 중고차를 사주면서 운전자 사망 시 최대 4억 4000만원의 보험금을 받는 조건으로 세 가지 보험에 연이어 가입했다. 혼인신고일은 5월 23일, 중고차를 사준 날과 보험에 가입한 날은 각각 같은 달 30일과 6월 1일이다. 김씨는 보험에 가입한 지 5일 만인 6월 6일 실종됐고 실종 13일 후 전남 나주의 한 강 속에서 차량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사건은 단순 교통사고로 처리되면서 박씨가 보험금 1억 9800만원을 받는 선에서 끝나는 듯했으나 위장 교통사고를 의심한 다른 보험사가 경찰에 재수사를 의뢰하면서 박씨의 범죄 행각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검찰 수사와 재판을 통해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박씨는 사건 당일 운전 연습을 빌미로 김씨를 강가로 불러냈고, 김씨가 휴대전화를 마지막으로 사용했을 때도 함께 있었다. 이후 박씨는 친구에게 보험금 중 일부를 주겠다고 약속하며 차량이 수장된 정확한 위치 등을 경찰에 신고하도록 했다. 1심 재판부는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해 박씨의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숨진 김씨가 휴대전화로 어머니와 통화한 시간과 장소, 박씨가 김씨의 휴대전화로 다른 곳에 전화를 건 시간과 장소를 비교한 결과 박씨가 김씨를 살해하고 다른 장소로 이동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볼 수 있어 제3자가 살해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 재판부는 “원심이 박씨의 이동 경로를 휴대전화 기지국이라는 특정 장소로 전제해 추정한 것은 합리성이 없다”면서 “박씨가 수장된 위치를 정확히 알게 된 경위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김씨의 휴대전화를 박씨가 가지고 있는 점 등이 박씨가 살해 현장에 있었다는 간접 사실로 볼 수 있는지 심리했어야 했다”고 파기 환송 이유를 밝혔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혼인신고 순간을 사진으로 남겨요

    서울 성동구는 혼인신고를 하기 위해 구청을 방문하는 신혼 부부에게 즉석 사진을 촬영해 제공하는 ‘혼인신고 인증 사진’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12일 밝혔다. 혼인신고는 부부가 됨을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의미 있는 일인 만큼 구는 민원여권과에서 혼인신고를 마친 부부가 그 순간을 기념하고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도록 즉석에서 사진을 찍어 선물한다. 사진 하단에는 기념이 될 만한 문구를 직접 적어 넣을 수도 있다. 지난해까지는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현상해 제공했으나 인화하는 데 시간이 걸려 사진 촬영을 원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올해는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해 촬영과 동시에 현상이 되는 즉석 사진기를 사용한다. 단 한장만 인화되기 때문에 세상에서 하나뿐인 사진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한편 구는 혼인신고 인증 사진 서비스 외에도 출생신고를 할 때 출생 축하 카드와 출생자가 등재된 기본증명서를 우편으로 발송하고, 각종 가족관계등록 신고 시에는 처리 결과를 문자메시지로 전송해 주고 있다. 오경희 민원여권과장은 “혼인신고를 한 부부들이 예상치 못한 사진 촬영에 진짜 부부가 된 느낌이라며 기뻐하는 등 반응이 벌써부터 뜨겁다”고 말했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한국 출산 거부 ‘딩크족’ 증가

    한국 출산 거부 ‘딩크족’ 증가

    한국이 결혼은 많이 하지만 아기는 잘 안 낳는 나라인 것으로 조사됐다. 맞벌이를 하면서 자녀는 두지 않는 딩크족(DINK·Double Income, No Kids)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뜻이다. 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09년 기준 한국의 조혼인율은 7.13건으로 34개 회원국 중 3위였다. 조혼인율은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뜻한다. 한국보다 조혼인율이 높은 국가는 터키(9.04건)와 미국(7.31건)이었다. OECD 평균은 5.00건이었다. 슬로베니아는 한국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17건으로 최하위였다. 반면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바닥 수준이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인 합계출산율은 2010년 1.23명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았다. 합계출산율이 가장 높은 이스라엘(3.03명)보다 1.80명, OECD 평균(1.74명)보다 0.51명 낮다. 문제는 우리나라 출산율 하락 속도가 빠른 데다 회복이 더디다는 점이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970년 4.53명에서 30년 사이에 평균 3.30명이나 줄었다. 그나마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1.3명으로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초저출산율의 기준인 1.3명 미만을 벗어나는 데 11년이나 걸렸지만 여전히 OECD 평균보다 한참 낮다. 저출산의 원인은 육아 부담이 큰 데 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지방시대] 결혼이주여성과 다문화 정책/김민배 인천발전연구원장

    [지방시대] 결혼이주여성과 다문화 정책/김민배 인천발전연구원장

    ‘결혼이주여성들과 어떻게 상생할 것인가’. 지난 주말 일본의 기타큐슈 아시아 여성 교류연구포럼이 개최한 ‘일·한·미 다문화 공생’에서 필자가 행한 기조 강연의 키워드다. 2011년 말 현재 우리나라에는 14만 5000여명의 결혼이주여성들이 있다. 그 가운데 많은 분들이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하고 있다. 인천의 경우 1만 2000여명 가운데 국적을 취득한 사람은 4000여명에 불과하다. 한국에 시집 와서 남편과 살고 있지만 65% 정도가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적 미취득의 이유는 다양하다. 일본에서 시집 온 신부들은 자국 국적을 포기해야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엄격한 국적취득요건이 한몫을 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거주 5년, 혼인신고 후 2년’ 조건이 그것이다. 외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귀화시험도 난제다. 언어와 풍습도 다르고 관련서류 구비도 버겁다. 남편의 의심도 문제다. 결혼하고도 위장결혼을 의심하는 남편들이 아내의 국적 취득에 소극적이다. 정부는 ‘외국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열린 사회’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결혼은 허락하고 국적 취득을 어렵게 하는 정부의 정책에 대해 외국인들은 할 말이 많다. 2011년 국제결혼은 2만 9762건으로 9%에 달한다. 그리고 140만명의 거주 외국인 시대를 맞이하였다. 불법체류 외국인도 28만여명에 달한다. 불법체류자가 늘어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차별적 대우로 나타나는 비자제도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제도적 차별 이외에도 결혼이주민들은 또 다른 고통에 직면하고 있다. 배우자와의 나이 차이, 자녀양육과 경제적 자립 문제, 문화적 차이와 언어 소통의 문제 등도 무거운 짐이다. 물론 외국인을 무조건 모두 받아들일 수는 없다. 그러나 이주노동자의 장기체류와 정착이 가져올 사회적 부담과 갈등을 강조하는 점이나 국익에 부합하는지 여부에 따라 외국인을 대하는 정책과 의식에는 자성할 점이 많다. 외국인을 노동시장 교란 주범이라거나 기초생활보호대상자라는 시각에서 과장되게 강조하는 것도 문제다. 불법 체류자에 대한 단속과 추방 그리고 범죄자 이미지가 외국인에 대한 적대 원인이 아닌가에 대해서도 검토를 해야만 한다. 그것은 좋은 문화와 나쁜 문화, 본질 문화와 가짜 문화라는 이중기준에 기초한 인종차별과 민족차별의 잣대와 같은 논거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들은 단일민족을 강조하는 한편으로 수직적 질서를 당연시해 왔다. 우리들에게 내재된 그런 사고방식과 행동들이 결혼이주자와 외국인 노동자 그리고 가족들을 배제하는 논리와 편견의식으로 진행된 것은 아닌지 자성할 때다. 글로벌화는 필연적으로 다문화 시대를 초래한다. 다문화에는 서로 다른 언어, 기억, 가치, 관행 등의 존재와 그에 대한 저항이 혼재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습, 편견, 무지가 뒤섞여 충돌과 투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다문화 사회가 진행될수록 상대방에 대한 동질성 강요가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고 공존하는 세상을 강조한다. 바람직한 다문화 정책은 소수자에 대한 관용과 배려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 영등포구 아침 민원처리제

    영등포구는 평일에 시간 여유가 없는 직장인들을 위해 매주 화요일 구청 민원여권과 업무를 오전 8시부터 진행하는 ‘아침 민원처리제’를 도입했다고 31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평일 민원여권과 근무는 오전 9시부터 시작하지만 구청을 방문하기 어려운 직장인들을 위해 근무 시간을 확대한 것이다. 주민들은 확대 운영 시간에 ▲여권 신청 및 교부 ▲출생·사망·혼인신고 등 35종의 가족관계 등록 업무 ▲체류지 변경신고 등 외국인 관련 업무 ▲인감증명 등 317종의 업무를 볼 수 있다. 구는 원활한 행정 서비스를 위해 민원여권과 직원 15명을 특별 근무자로 지정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구는 2008년부터 화요일에 ‘저녁 민원처리제’를 적용해 오후 근무 시간을 8시까지 확대한 바 있다. 매주 화요일 오후 확대 근무 시간에 처리하는 민원이 평균 75건에 달할 정도로 주민들의 호응도가 높다고 구는 설명했다. 조길형 구청장은 “앞으로도 주민들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민원인의 눈높이에 맞추는 사람 중심의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20대 베트남女, 한국 남편 몰래 현지 애인과…

    20대 베트남女, 한국 남편 몰래 현지 애인과…

    3년을 기다려도 오지 않는 베트남 신부. 기다림에 지친 남자는 절망의 고통을 못 견디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의 어머니도 아들을 따라 세상을 등졌다. 누나는 소송을 통해 동생의 한을 풀어 주려 했다. 법원은 동생의 혼인에 대해 무효 판결을 내렸다. 무리하게 시도된 국제결혼. 남은 것은 착하게 살아가던 모자의 안타까운 죽음뿐이었다. 2009년 10월. 서른넷의 총각 김모씨는 꿈에 그리던 결혼식을 베트남에서 올렸다. 전남 여수에서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아온 소문난 효자. 하지만 숫기가 없고 소심해 결혼과 도통 인연을 맺지 못했다. 보다 못한 누나가 베트남 여성과의 결혼을 주선했다. 당시 열아홉 살이던 T. 같은 동네에서 한국인 남성과 결혼해 살고 있는 베트남 여성의 친척이었다. 여자의 사진을 보고 마음에 든 김씨는 곧바로 베트남으로 날아가 예식을 치렀다. 비극의 시작이었다. 뒤따라 한국으로 오겠다는 신부의 말을 믿고 김씨는 먼저 귀국했다. 그해 12월 29일에는 여수시청에 정식으로 혼인신고까지 했다. 그러나 T는 “일주일만 더 있다 가겠다”, “한 달 후에 가겠다”는 등의 이유를 대며 한국 입국을 미뤘다. 김씨는 일이 잘못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들었지만 현지에서 사정이 생긴 것이라 여기고 3년을 오매불망 기다렸다. 누나가 알아본 결과 T는 처음부터 한국에 올 마음이 없었다. 이미 현지의 애인과 집을 나가고 없었다. T의 부모는 한국 남자와 결혼해 잘살기를 바랐지만 딸은 원치 않았고, 중매업자로부터 받은 소개비만 챙기고 가출을 해버린 것이었다. 누나는 차마 이 소식을 동생에게 알리지 못했다. 결국 일이 터졌다. 신부와의 유일한 연락책으로 믿고 있던 동네 베트남 여성마저 집을 나가 버린 것이었다. 허탈과 충격을 참지 못한 김씨는 결국 지난해 6월 제초제를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베트남 처녀에게 사기를 당하고 자살한 내 새끼. 가슴이 미어진 어머니는 며칠 뒤 농약을 마시고 아들의 뒤를 따랐다. 김씨의 누나는 혼인 무효 소송에 나섰다. 신부를 제대로 맞아보지도 못하고 자살한 동생이 혼인 상태에 있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이혼으로 처리해 서류에 흔적이 남는 것도 싫었다. 그렇게라도 해야 동생과 어머니의 한을 조금이라도 풀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혼인 무효 소송은 피고에게 애초부터 혼인의 의사가 없었음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피고의 자백이 없는 한 증거를 찾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이 사건은 피고가 외국인인 데다 가출해 주소지조차 모르는 상황이어서 공시송달도 쉽지 않았다. 종합법률사무소 열린의 박지훈 변호사는 넉 달 동안 인천, 여수, 순천, 거제 등 전국 곳곳을 발로 뛰며 혼인 무효의 증거를 찾았다. 우선 출입국관리소를 방문해 출입국 내역을 확인, 신부가 한 차례도 한국에 들어온 적이 없음을 밝혔다. 가출했던 베트남 친척 여성을 수소문 끝에 거제도에서 만나 T의 거주지에 대한 단서를 찾았다. 공시송달이 가능해졌다. 최초의 혼인신고 자료도 역추적해 여수시청 등을 찾아다니며 가족관계 등록사항을 확인하고, 광주지법 순천지원에서 인적사항과 주소지 등을 발췌했다. 지난해 12월 13일 공시송달이 확정됐고 재판이 급물살을 탔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단독 권양희 판사는 25일 혼인 무효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밝혔다. 권 판사는 “피고가 혼인신고 후 대한민국에 입국하지 않고 다른 남성과 가출, 연락조차 두절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이 혼인은 피고의 진정한 혼인의사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서 망인의 친누나는 그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고 판시했다. 소송이 끝난 후 누나는 “동생의 한이 풀려 다행”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박 변호사는 “발품을 많이 팔아야 했고 관련 기관들의 책임 떠넘기기로 어려움이 컸지만 사연이 너무 안타까워 꼭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한국, 11년 만에 초저출산국 탈출

    한국, 11년 만에 초저출산국 탈출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1.30명을 넘은 것으로 추정됐다. 2001년 이후 11년 만에 초저출산국가(합계출산율 1.30명 이하)의 굴레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회의를 열고 향후 인구정책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위원회는 지난해 11월까지의 출생아와 최근 3년간의 12월 출생아 통계를 바탕으로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30명보다 높을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11월까지의 출생아는 450만 6000명으로 전년보다 3.0%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2001년 1.30명으로 떨어진 이후 2005년 1.08명, 2007년 1.25명, 2009년 1.05명, 2011년 1.24명 등 초저출산 현상이 11년간 지속돼 왔다. 2005년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이 제정된 후 출산, 양육에 대한 지원이 늘어나고 2010년 이후 25~34세 여성의 혼인율이 증가한 것이 소폭이나마 출산율이 상승한 배경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합계출산율이 1.30명을 넘어도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며 지금과 같은 저출산 현상이 유지되면 2060년에는 총인구가 4400만명, 생산가능인구는 2200만명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해경 60년만에 첫 여성함장

    해경 60년만에 첫 여성함장

    “해경이 됐을 때부터 함장이 목표였는데 꿈을 이뤄 기쁩니다.” 해양경찰 창설 60년 만에 첫 여성 함장이 된 고유미(34) 경정. 고 경정은 25일 “해양대에 입학한 것도 해경이 되기 위해서였다”면서 “바다가 창문으로 보이는 부산 영도에 살던 어릴 때부터 바다와 관련돼 나라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고 경정은 27일부터 동해해양경찰서 ‘1513함’의 함장을 맡게 된다. 해양경찰관과 전경 등 50명이 근무하는 1513함(1500t급)은 해경 최대 경비함 ‘삼봉호’(5000t급)와 함께 교대로 독도 경비를 담당하는 경비함이다. 고 경정은 한·일 간 미묘한 사안인 독도의 경비 업무를 맡게 된 것과 관련, “외교문제는 당국에서 알아서 할 일이고 해경은 해양 영토주권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말했다. 고 경정은 한국해양대를 졸업한 후 2002년 경사 특채로 해양경찰관이 됐다. 이듬해인 2003년 여경으로는 처음으로 경비함 근무를 시작했다. 금녀(禁女)의 공간이던 경비함에서 여경이 근무하게 되자 화장실과 샤워실을 갖춘 별도의 침실이 등장하는 등 경비함 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그러나 경비함 근무 초기만 해도 “여자가 무슨 배를 타나”, “얼마나 버티겠냐”라는 편견이 가시지 않았다. 그러나 거친 파도에 토하기도 하고 손가락이 잘려 나간 선원을 구조해 이송할 땐 눈물을 흘리기도 했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고 경정은 5년 뒤인 2008년에는 부산해경 ‘1503함’의 부함장이 됐다. 바다에 한번 나가면 7박8일을 견뎌야 하는 일정이지만 미혼인 그녀는 오히려 바다가 편하다고 했다. 함장 노릇을 잘할 수 있겠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고 경정은 “바다에서 벌어지는 긴급한 상황에서는 승조원들이 화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여성 특유의 섬세하고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발휘해 대원들과 하나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3년간 입국 거부한 베트남 아내 알고 보니 사기결혼 먹튀…남편과 노모, 충격에 세상 등져

    3년간 입국 거부한 베트남 아내 알고 보니 사기결혼 먹튀…남편과 노모, 충격에 세상 등져

    3년을 기다려도 오지 않는 베트남 신부. 기다림에 지친 남자는 절망의 고통을 못 견디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의 어머니도 아들을 따라 세상을 등졌다. 누나는 소송을 통해 동생의 한을 풀어 주려 했다. 법원은 동생의 혼인에 대해 무효 판결을 내렸다. 무리하게 시도된 국제결혼. 남은 것은 착하게 살아가던 모자의 안타까운 죽음뿐이었다. 2009년 10월. 서른넷의 총각 김모씨는 꿈에 그리던 결혼식을 베트남에서 올렸다. 전남 여수에서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아온 소문난 효자. 하지만 숫기가 없고 소심해 결혼과 도통 인연을 맺지 못했다. 보다 못한 누나가 베트남 여성과의 결혼을 주선했다. 당시 열아홉 살이던 T. 같은 동네에서 한국인 남성과 결혼해 살고 있는 베트남 여성의 친척이었다. 여자의 사진을 보고 마음에 든 김씨는 곧바로 베트남으로 날아가 예식을 치렀다. 비극의 시작이었다. 뒤따라 한국으로 오겠다는 신부의 말을 믿고 김씨는 먼저 귀국했다. 그해 12월 29일에는 여수시청에 정식으로 혼인신고까지 했다. 그러나 T는 “일주일만 더 있다 가겠다”, “한 달 후에 가겠다”는 등의 이유를 대며 한국 입국을 미뤘다. 김씨는 일이 잘못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들었지만 현지에서 사정이 생긴 것이라 여기고 3년을 오매불망 기다렸다. 누나가 알아본 결과 T는 처음부터 한국에 올 마음이 없었다. 이미 현지의 애인과 집을 나가고 없었다. T의 부모는 한국 남자와 결혼해 잘살기를 바랐지만 딸은 원치 않았고, 중매업자로부터 받은 소개비만 챙기고 가출을 해버린 것이었다. 누나는 차마 이 소식을 동생에게 알리지 못했다. 결국 일이 터졌다. 신부와의 유일한 연락책으로 믿고 있던 동네 베트남 여성마저 집을 나가 버린 것이었다. 허탈과 충격을 참지 못한 김씨는 결국 지난해 6월 제초제를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베트남 처녀에게 사기를 당하고 자살한 아들로 인해 가슴이 미어진 어머니도 며칠 뒤 농약을 마시고 아들의 뒤를 따랐다. 김씨의 누나는 혼인 무효 소송에 나섰다. 신부를 제대로 맞아보지도 못하고 자살한 동생이 혼인 상태에 있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이혼으로 처리해 서류에 흔적이 남는 것도 싫었다. 그렇게라도 해야 동생과 어머니의 한을 조금이라도 풀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혼인 무효 소송은 피고에게 애초부터 혼인의 의사가 없었음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피고의 자백이 없는 한 증거를 찾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이 사건은 피고가 외국인인 데다 가출해 주소지조차 모르는 상황이어서 공시송달도 쉽지 않았다. 종합법률사무소 열린의 박지훈 변호사는 넉 달 동안 인천, 여수, 순천, 거제 등 전국 곳곳을 발로 뛰며 혼인 무효의 증거를 찾았다. 우선 출입국관리소를 방문해 출입국 내역을 확인, 신부가 한 차례도 한국에 들어온 적이 없음을 밝혔다. 가출했던 베트남 친척 여성을 수소문 끝에 거제도에서 만나 T의 거주지에 대한 단서를 찾았다. 공시송달이 가능해졌다. 최초의 혼인신고 자료도 역추적해 여수시청 등을 찾아다니며 가족관계 등록사항을 확인하고, 광주지법 순천지원에서 인적사항과 주소지 등을 발췌했다. 지난해 12월 13일 공시송달이 확정됐고 재판이 급물살을 탔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단독 권양희 판사는 25일 혼인 무효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밝혔다. 권 판사는 “피고가 혼인신고 후 대한민국에 입국하지 않고 다른 남성과 가출, 연락조차 두절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이 혼인은 피고의 진정한 혼인의사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서 망인의 친누나는 그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고 판시했다. 소송이 끝난 후 누나는 “동생의 한이 풀려 다행”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박 변호사는 “발품을 많이 팔아야 했고 관련 기관들의 책임 떠넘기기로 어려움이 컸지만 사연이 너무 안타까워 꼭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이혼소송 서류, 법원 대신 인터넷으로 OK

    법원에 직접 가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이혼소송 서류를 제출하는 게 가능해졌다. 법원 가사·행정사건 전자소송 서비스가 21일 0시를 기해 시작됐다. 누구라도 인터넷 대법원 전자소송 홈페이지(ecfs.scourt.go.kr)에 접속해 관련 서류를 인터넷 화면의 지시에 따라 제출하면 된다. 이에 따라 가사소송에서는 ▲혼인 무효·취소 ▲이혼 ▲면접교섭 ▲재산분할 ▲사실혼 부당파기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친생자 관계 존부 확인 ▲자녀 성본 변경 ▲상속 포기 및 한정승인 ▲유언 관련 분쟁 등 사건의 서류를 인터넷으로 낼 수 있게 됐다. 행정소송에서는 ▲운전면허 취소처분 및 건축허가처분 분쟁 ▲종합소득세·부가가치세·증여세·상속세 등 각종 조세부과처분 이의 제기 ▲재건축조합 설립인가 신청 거부처분 취소 등이 인터넷으로 가능하다. 대법원 관계자는 “전자소송은 소송관계인의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재판업무를 효율화하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포르노배우 출신 치치올리나, 내달 총선 출마

    다음달 24일(현지시간) 실시되는 이탈리아의 총선에 포르노배우 출신 정치인이 출사표를 던졌다. 치치올리나라는 가명으로 더 널리 알려진 전직 포르노배우 일로나 스톨러가 남편과 함께 만든 정당의 후보로 이탈리아 의회 재입성을 노리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형법전문 변호사와 결혼한 그는 총선 출마를 위해 DNA라는 정당을 창당했다. 당당히 정당 오너가 된 그는 “사랑과 자연을 지켜내자.”는 이색적인 이념을 앞세워 유권자를 공략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낙관주의와 미래주의가 정당 DNA의 특징”이라며 “각종 남용을 근절하겠다는 약속을 앞세워 선거전을 치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치치올리나는 구체적인 공약으로 정치인 특혜 폐지, 사법기능 향상, 사회복지 확대, 청년취업자에 대한 최저임금 보장 등을 내세웠다. 그는 또 매춘사업의 합법화, 성매매에 대한 직업적 인정, 동성혼인 허용 등도 반드시 추진해야 할 국가현안(?)으로 지목하고 관련법 제정을 약속하고 있다. 유명 포르노배우 출신인 치치올리나는 1979년 정계에 입문, 총선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18년 뒤인 1987년 그는 급진당 후보로 다시 총선에 도전, 의원에 당선돼 세계적인 화제를 뿌렸다. 1991년 치치올리나는 사랑의 당을 창당했고 2002년 다시 선거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낙선했다. 이번 총선 출마는 만 12년 만의 재도전이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나눔·기부의 ‘착한 결혼식’… 시민청 1호 부부 탄생

    나눔·기부의 ‘착한 결혼식’… 시민청 1호 부부 탄생

    서울시청 지하 1·2층에 문을 연 시민청의 결혼식장에서 지난 12일 ‘시민청 결혼 1호 부부’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권준명(27·서울대병원 레지던트)씨와 서현진(27·초등학교 교사)씨 부부. 소박하고 아름다운 ‘작은 결혼식’을 꿈꿨던 이들은 이날 지하 2층에 마련된 태평홀에서 하객들과 시민청을 찾은 시민들의 축하 속에서 새 삶을 시작했다. 서울시는 나눔과 기부가 있는 착한 결혼식 문화를 만들어 간다는 취지로 시민청 결혼식을 추진했다. 지난해 10월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시민청 카페(cafe.naver.com/simincheong)를 통해 결혼식 신청을 받았으며 사연 심사, 인터뷰 등을 거쳐 이들 부부를 1호 커플로 선정했다. 부부의 바람대로 결혼식은 소박하지만 의미 있는 시간들로 채워졌다. 시민청 결혼식장에는 신부대기실이 따로 없어 신부인 서씨 역시 신랑 권씨와 마찬가지로 식전에 로비 등을 돌아다니며 하객들을 맞이했다. 부부는 따로 주례를 두지 않는 대신 결혼식에 참가한 하객과 시민들 모두를 혼인 서약의 증인으로 삼았다. 특히 결혼식에 박원순 시장이 깜짝 방문해 부부를 위한 축사를 하기도 했다. 작은 결혼식을 지향한 만큼 이번 결혼식의 전체 비용은 500만원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부부는 결혼식 비용을 아낀 만큼 이를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나 학생들을 위해 쓸 생각이다. 태평홀 결혼식장은 330㎡ 규모로 150명 정도의 하객을 수용할 수 있다. 대관료는 10만원으로 시중 웨딩홀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하다. 시는 이들 부부를 시작으로 매주 토요일 커플 한 쌍에게 시민청 태평홀을 결혼식장으로 내줄 계획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법원 “2년간 매맞은 남편 이혼하라” 판결

    아내의 잦은 폭행으로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른 부부에게 법원이 이혼 판결을 내렸다.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부장 한숙희)는 남편 A(44)씨가 아내 B(43)씨를 상대로 낸 이혼 및 친권자지정 소송에서 “두 사람은 이혼하고, 두 딸의 친권자와 양육자는 B씨로 한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두 딸이 성년이 되기 전까지 A씨가 1인당 월 50만원씩 양육비를 지급하도록 하고 매월 두 번씩과 여름·겨울방학 중 7일씩 A씨가 딸들을 만날 수 있도록 했다. A씨는 1997년 자동차회사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건설회사에 다니는 B씨를 소개받아 결혼했다. B씨는 임신 뒤 회사를 그만뒀지만 언젠가 다시 일하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딸 둘을 키우면서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억울함, 답답함이 쌓였고 분노를 남편에게 표출하기 시작했다. B씨는 2010년 2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아파트 현관 복도와 계단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A씨를 폭행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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