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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월 출생아 수 또 역대 최저…“출산 연령 인구 감소 영향”

    2월 출생아 수 또 역대 최저…“출산 연령 인구 감소 영향”

    2월 출생아 수가 또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인구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월 출생아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00명(6.9%) 줄어든 2만 5700명으로 집계됐다. 출생아 수는 2월 기준으로 1981년 월별 통계 집계 이래 가장 적었다. 출생은 계절과 월 선호도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통상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한다. 전년 같은 달 대비 출생아 수는 2015년 12월부터39개월 연속 감소했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한 조출생률은 6.5명에 그쳤다. 아이를 낳는 주 연령층인 30~34세 여성 인구가 계속해서 줄어들고 혼인 건수도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월 혼인 건수는 1만 8200건으로, 전년 동월보다 800건(4.2%)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 혼인 검수는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조혼인율은 4.6건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25~34세 인구가 감소 중인 것이 영향을 미쳤다”면서 “혼인은 신고 기준인데 올해 2월은 설 연휴로 동사무소·구청 신고 가능 영업일이 전년도 2월보다 하루 적었던 것도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2월 사망자 수는 2만 2800명으로 지난해보다 2200명(8.8%) 줄었다. 같은 달 기준으로 따지면 사망자 수는 2013년 이후 가장 적었다. 조사망률은 5.8명이다. 사망자 수 감소에도 인구 자연증가분(출생아-사망자)은 2900명에 그쳤다. 2월에 신고된 이혼 건수는 8200건으로 1년 전보다 500건(6.5%) 늘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우리 이혼해” “정부 못 믿어” OECD 평균보다 높았다

    “우리 이혼해” “정부 못 믿어” OECD 평균보다 높았다

    30%만 “정부 신뢰”… 1위 스위스는 81% 동성애 수용도 개선됐지만 여전히 하위우리나라의 이혼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리 국민 10명 중 3명만 정부를 신뢰할 정도로 불신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1일 OECD가 발표한 ‘한눈에 보는 사회 2019’에 따르면 한국의 조이혼율(인구 1000명당 이혼율)은 2016년 기준 2.1명으로 1990년(1.1명)보다 2배 가까이 치솟았으며, OECD 평균(1.9명)도 넘어섰다. 한국의 조혼인율도 1990년 9.3명에서 2016년 5.5명으로 감소했다. 다만 OECD 평균(4.8명)보다는 높은 편이다. 평균 혼인 연령은 여성의 경우 같은 기간 24.8세에서 30.1세로, 남성은 27.8세에서 32.8세로 각각 상승했다. 하지만 이는 OECD 평균(여성 30.0세, 남성 32.3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다. 또 한국은 중앙정부와 사법 시스템, 군·경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 인구 가운데 30%만 정부를 신뢰한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OECD 36개 회원국 가운데 8번째로 낮은 것이다. 1위인 스위스(81%), 2위인 룩셈부르크(71%) 등의 정부 신뢰도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한국인의 79%는 정부에 부패가 만연하다고 믿었으며, 이는 OECD 평균(43%)을 두 배 가까이 웃도는 수준이다. 사법 시스템 신뢰도는 26%로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낮았고, 군에 대한 믿음도 47%로 가장 낮았다. 경찰 신뢰도(64%)는 OECD에서 5번째로 낮았다. 한편 2001∼2014년 한국의 동성애 수용도는 10점 만점에 2.8점으로 OECD 회원국 중 4번째로 낮았다. 1981∼2000년 당시 동성애자 수용도였던 2.0점에서 다소 개선된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하위권이다. 한국보다 동성애자 수용도가 낮은 나라는 터키(1.6점), 리투아니아(2.0점), 라트비아(2.4점)였으며 에스토니아(2.8점)는 한국과 같았다. OECD 평균은 5.1점이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일 없고 집 없는 청춘들…작년 혼인율 역대 최저

    일 없고 집 없는 청춘들…작년 혼인율 역대 최저

    “30대 인구 감소·비혼 증가 등 복합 작용” 국제결혼은 8.9%↑… 베트남 부인 최다남녀가 결혼을 안 하면서 혼인율이 2017년에 이어 지난해 다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청년실업과 주택가격 상승, 인구구조 변화, 비혼 인구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이 20일 공개한 ‘2018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의미하는 조(粗)혼인율은 지난해 5.0건으로 197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았다. 지난해 전체 혼인 건수도 25만 7622건으로 2017년(26만 4455건)보다 6833건(2.6%) 줄었다. 연간 혼인 건수는 1971년(23만 9457건)과 1972년(24만 4780건)에 이어 세 번째로 적다. 반면 국제결혼은 2만 2700건으로 2017년보다 1900건(8.9%) 증가했다. 국제결혼은 한국 남자가 외국 여성과 결혼한 것이 73.2%였는데, 국적별로는 베트남(6338건·38.2%)이 1위였다.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 33.2세, 여성 30.4세로 모두 전년보다 0.2세 높아졌다. 10년 전인 2008년과 비교하면 남성은 1.8세, 여성은 2.1세 많아졌다. 결혼 연령대별로는 남성은 30대 초반이 36.0%로 가장 많았고, 20대 후반(21.4%)과 30대 후반(19.0%)이 뒤를 이었다. 여성은 20대 후반(35.1%), 30대 초반(29.9%), 30대 후반(12.3%) 순으로 많았다. 결혼의 지속적인 감소는 인구구조와 경제적 상황 변화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주 결혼 연령층인 30대 초반 인구가 계속 줄어드는 추세이고, 20·30대 실업률도 한 원인”이라면서 “주거 등 경제적 부담이 늘면서 독립적 생계를 위한 상황·여건 마련이 어려운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집 문제의 시작

    집 문제의 시작

    지금 살고 싶은 집에서 살고 있나요?/피터모나 숄레 지음/박명숙 옮김/부키/496쪽/1만 9000원 당신에게 집은 어떤 곳인가. 간단한 질문이지만 선뜻 답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면, 질문을 달리 해 보자. 당신은 어떤 집에서 살고 싶은가. 이제야 머릿속에 여러 이미지가 떠오를 것이다. 궁전처럼 크고 내부가 넓은 집이라든가, 잡지에서 본 화려한 인테리어, 멋진 나무로 가득한 정원, 혹은 눈 내리는 겨울의 벽난로와 같은 감성적인 아이템이 있는 집.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기자이자 에세이 작가 모나 숄레는 이런 질문에 좀더 명확한 답을 찾고자 스스로 일곱 가지 질문을 던졌다. “집에서 시간 보내는 일은 좋은가”, “혼자 살아도 될까”, “집이 너무 비싼 게 아닐까”, “힘들게 일 안 해도 집에서 살 수 있을까”, “힘든 집안일은 누가 해야 할까”, “가족과 꼭 함께 살아야 행복할까”, “이상적인 집은 어떤 집일까”. ●‘집콕족’ 나무라는 사회… 가족이라고 같이 살아야 할까? 자신을 집에 콕 박혀 있길 좋아하는 이른바 ‘집콕족’이라 소개한 그는 신간 ‘지금 살고 싶은 집에서 살고 있나요?’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밝힌다. 우선 집에만 틀어박히는 일을 비난하는 경향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항변한다. 저자는 되려 현대 사회가 개인에게 너무 가혹하게 굴 것을 요구하고, 효율성만 너무 따진다고 반박한다. 혼자 사는 일에 관해서도 집에서 즐기는 여러 재밌는 일을 소개하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관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인터넷에 중독되다시피 했지만, 결국 적절한 수준에서는 나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집에서는 당연히 가족과 함께 살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관해서도 의문을 던진다. 독신도 그다지 나쁘지 않고, 부부라도 각방을 쓰는 일을 고려해 보라고. 이 정도면 너무 신변잡기 에세이가 아닌가 싶은데, 집과 관련한 사회적인 이슈를 점차 녹여 낸다. 예컨대 2011년 미국 뉴욕 월가에서 성난 시민들이 주장한 ‘우리가 99%다’에 관해서는 집이 부자들의 소유물로 전락하고, 양극화가 심해지는 사회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한다. 급락하는 혼인율과 출산율, 이에 반해 상승하는 이혼율을 집과 연결하기도 한다. 노동 시간이 과도해 집에서 제대로 시간을 보낼 수 없는 지금 현실을 살피라는 의미다. ●집주인 갑질·대출에 월급 올인… 거의 모든 사회문제와 관련 집주인의 ‘갑질’은 또 어떤가. 집에 공짜로 사는 대신 여성에게 섹스를 요구한 남성을 비롯해 전세금을 부당하게 올리는 사례 등은 한국이 당면한 문제와도 무관치 않다. 집안일에 관해서는 페미니즘과도 연결한다. 19세기 이전까지 하녀가 하던 집안일은 고스란히 여성의 몫으로 남았다. 특히 지금처럼 일하는 여성이 집안일까지 해야 하는지도 의문을 던진다. 대출을 갚느라 허덕이는 이들을 위해서는 정부가 일정 소득을 지원하는 ‘기본소득’을 도입해 보는 게 어떻냐고 제안한다. 이른바 ‘스타 건축가’들이 제안한 집에 관해서도 날 선 비판을 가한다. 부자들을 위한 근사한 집을 짓는 것보다 난민이나 극빈층의 가난한 이들을 위한 집을 마련하는 일이 더 시급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사회 문제가 모두 ‘집’에서 시작했거나 크게 관련이 있다는 저자의 지적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상적인 집이란 무엇일까… 완벽한 집찾기 ‘가이드 북’ 저자는 질문에 관한 답을 내놓으면서 탁월한 지식을 자랑하기도 한다. ‘오디세이아’,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공간의 시학’, ‘자기만의 방’과 같은 책을 비롯해 영화 ‘아멜리에’,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 ‘위기의 주부들’ 등을 종횡무진한다. 문학, 예술, 철학, 사회학, 영화, 잡지, 드라마, 다큐멘터리, 신문 기사, 통계 등 온갖 자료로 답을 엮어 낸다. 한마디로 ‘집 인문학’쯤 되겠다. 인문학적 사고로 단단히 무장한 글을 읽어내면 이상적인 집에 관한 저자의 답을 알 수 있다. 그에게 집은 잠자고, 게으름 피우고, 공상에 잠기고, 읽고, 곰곰이 생각하고, 무언가를 만들고, 놀고, 혼자 고독을 즐기거나 지인들과 어울리고,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먹는 곳이다. 저자의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하기는 어렵지만, 내가 원하는 진짜 집의 모습을 머릿속에 지어가는 데에는 도움이 될 책이다. 자신의 집을 찾는 여정의 참고서적이라 할까. 책 제목대로 ‘우리는 지금 살고 싶은 집에서 사는지’ 돌아보고,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고민해 봄 직하다. 그 고민이 나와 내 가족만을 위한 게 아니라, 사회 전체를 위한 일이면 더 가치 있겠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서울서 경기로, 대전서 세종으로… 집 때문에 옮겼다

    서울서 경기로, 대전서 세종으로… 집 때문에 옮겼다

    서울 11만명·대전 1만 5000명↓ 경기 17만명·세종 3만 1000명↑지난 한 해 동안 서울에서 경기로, 대전에서 세종으로 각각 이주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삶의 근거지를 바꾼 가장 큰 원인은 ‘집’ 문제가 꼽힌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18년 국내 인구 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읍·면·동의 경계를 넘어 다른 지역으로 이사한 국민은 총 729만 7000명으로 1년 전보다 14만 3000명(2.0%) 늘었다. 시·도별로 보면 경기는 전입자가 전출자보다 17만명이나 많았다. 세종(3만 1000명)과 충남(1만명) 등도 주민이 늘었다. 반면 서울은 전출자가 전입자보다 11만명이나 많아 인구가 줄었다. 부산(-2만 7000명)과 대전(-1만 5000명) 등도 떠나는 주민이 많았다. 전체 인구 대비 순유입률은 세종이 10.6%로 가장 높았다. 이어 경기·제주가 각 1.3%로 뒤를 이었다. 서울은 울산과 함께 순유출률이 1.1%로 가장 높았다. 대전이 1.0%로 그다음이었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서울에서 경기로, 대전에서 세종으로 인구 이동이 많았는데 조사 결과 주요 원인은 주택이었다”면서 “서울이나 대전에 살던 사람이 경기와 세종에 집을 새로 샀거나, 전월세 만기가 돼 이사했거나, 교통·문화시설 등 주거 환경 때문에 이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를 뜻하는 인구 이동률은 14.2%로 1년 전보다 0.2% 포인트 소폭 상승했다. 2016년(14.4%) 이후 3년 연속 14%대를 유지했다. 인구 이동률이 3년 연속 15%를 밑돈 것은 1971~1973년 이후 처음이다. 1990년대에는 20%대를 웃돌았는데 2000년대 중반 이후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통계청은 저출산·고령화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 과장은 “고령층은 이동이 적고 20~30대 인구가 가장 이동이 활발한데 20~30대 인구 자체가 줄고 혼인율도 낮아졌다”면서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특파원 생생리포트] 혼인율 하락·작은 결혼식에 美 웨딩산업 줄도산

    [특파원 생생리포트] 혼인율 하락·작은 결혼식에 美 웨딩산업 줄도산

    드레스 제작사 ‘알프레드 안젤로’ 이어 판매업체 ‘데이비즈 브라이덜’ 법정관리 웨딩업체들 수요 급증 실버산업에 눈길미국 버지니아주에 사는 직장인 소피아 존슨(36)은 10여년 동안 근무했던 웨딩이벤트 회사 ‘퓨어엘레강스’를 그만뒀다. 소피아는 “몇 년째 웨딩이벤트가 줄더니 급기야 최근 회사가 구조조정에 나섰다”면서 “어쩔 수 없이 프리랜서 웨딩플래너의 길로 들어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입이 불안정해지면서 우버 기사로 생활비를 보충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미 인터넷매체 복스는 12일(현지시간) “미 웨딩산업이 벼랑 끝에 몰렸다”면서 “혼인율 하락과 작은 결혼식 등으로 수많은 웨딩이벤트 업체가 줄도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결혼식 상징처럼 여겨졌던 순백의 웨딩드레스 업체들이 사라져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미국 내 300개 매장을 보유하며 풍성한 실루엣의 웨딩드레스로 최고 인기를 누렸던 데이비즈 브라이덜이 수년간 매출 감소로 4억 달러(약 4478억원) 부채를 이기지 못하고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지난해 7월에는 또 다른 웨딩드레스 제작 업체 알프레드 안젤로가 문을 닫았다. 웨딩 라인을 론칭한 캐주얼 브랜드들도 고전하긴 마찬가지다. 제이크루는 2016년 웨딩드레스 생산을 중단했다. 전문가들은 미 웨딩산업이 사양길을 걷고 있는 이유로 혼인율 하락을 꼽았다. 1990년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가 9.8건이었던 것이 해마다 하락하더니 2017년에는 6.8건에 머무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비스월드에 따르면 2012~2017년 미국의 혼인율은 매년 1.2%씩 떨어졌다. 결국 줄어든 결혼식이 웨딩 업체의 파산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또 작고 검소한 결혼식을 선호하는 밀레니엄 세대의 특성도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7년 미국의 평균 결혼식 비용은 2만 5000달러다. 한국과 달리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자신의 힘으로 대학 등록금부터 결혼식, 주택 구매까지 해야 하는 미국의 청년들에게 결코 작은 금액이 아니다. 따라서 결혼식 비용을 줄이기 위해 순백의 화려한 웨딩드레스보다 일상생활에도 입을 수 있을 정도의 심플한 드레스나 정장을 입고 결혼하는 젊은이들이 늘면서 웨딩드레스 제작 업체의 경영난이 더욱 가중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조촐한 결혼식으로 비용을 아끼는 신랑 신부가 늘어난 것도 웨딩산업의 쇠퇴를 앞당겼다는 지적이다. 워싱턴의 한 웨딩 업체 관계자는 “혼인율 하락, 검소한 결혼식 등으로 웨딩산업 쇠락은 예고된 일”이라면서 “많은 웨딩 업체들이 이제는 수요가 급격하게 늘고 있는 실버산업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결혼도 막막한데, “축의금 못 돌려받으면 어떡하지”

    결혼도 막막한데, “축의금 못 돌려받으면 어떡하지”

    “결혼 축의금, 아무래도 ‘밑빠진 독에 물붓기’ 같은데 돌려받을 수 있으려나.” 서울의 한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김모(33)씨는 지난 7일 대학시절 친했던 선배를 만나 청첩장을 받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김씨는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어 혼기가 찼는데도 결혼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김씨는 “요즘에는 결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면서 “축의금을 돌려받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면 억울한 감정부터 생긴다”고 토로했다. 김씨의 손에는 10월에 결혼하는 지인의 결혼식 청첩장 4장이 쥐어져 있다.서울의 한 호텔에서 근무하는 이모(31)씨는 그동안 자신이 낸 결혼식 축의금과 장례식 조의금 액수를 엑셀 프로그램에 저장해 오던 일을 관뒀다. 나중에 돌려받을 돈이라 생각해서 기록해 오다 불현듯 결혼을 해야겠다는 확신이 사라진 까닭이다. 이씨는 “월 200만원 정도 벌어서는 전세집 하나 마련할 수 없기 때문에 아예 결혼을 포기해야 할 상황”이라면서 “형편상 부모님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도 아니다”고 했다. 최근 이씨는 38살에 ‘솔로파티’를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비혼자로 남게됐을 때 자신을 위한 파티를 열어 그동안 자신이 낸 축의금을 일부 회수하겠다는 것이다. 경기에서 택배 일을 하는 박모(31)씨는 지난 5일 고교 친구의 결혼 소식을 들었다. 고교 동창들이 모여 있는 단체 메신저 방에는 ‘우리는 결혼도 못하는데’라는 시기어린 질투가 담긴 메시지가 잇따랐다. 박씨는 “친구가 결혼하는 데 낼 축의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축의금 때문에 인간관계가 좁아질 수 있다는 생각에 아예 받을 생각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말했다. 10월의 결혼 소식이 잇따르는 가운데 청년들의 한숨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취업난으로 인한 늦은 취업과 저임금 등으로 결혼 비용을 마련하는 것이 만만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혼을 넘기 어려운 높은 벽으로 인식하는 청년도 부지기수다. 결혼을 포기하면 여태 낸 축의금을 돌려받을 기회조차 사라지기 때문에 더더욱 곤혹스럽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청년 사회·경제 실태 및 정책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15∼39세 남녀 10명 가운데 4명(41.4%)이 ‘비용 부담으로 결혼을 망설인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20대는 49.7%, 30대는 40.5%씩이었다. 실제 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를 의미하는 조혼인율은 해마다 하락하고 있다. 2007년 7.0건, 2008년 6.6건, 2009년 6.2건, 2010년 6.5건, 2011년 6.6건, 2012년 6.5건, 2013년 6.4건, 2014년 6.0건, 2015년 5.9건, 2016년 5.5건, 2017년은 5.2건으로 집계됐다. 고강섭 한국청년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저임금이 만연하면서 임금을 받아도 저축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청년들이 많다”면서 “상황이 이런데도 결혼을 하려면 번듯한 집을 마련해야 한다는 등 결혼에 대한 전통적인 인식은 바뀌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아무리 신혼부부들에게 전세자금대출 금액을 높이고 공공임대주택을 지원해도 자녀가 임대주택에서 결혼 생활을 시작하는 것을 꺼리는 부모가 많다”면서 “이런 인식부터 바뀌어야 정부 정책도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자치광장] 저출산, 가치관과 정책 모두 달라져야/김선갑 서울 광진구청장

    [자치광장] 저출산, 가치관과 정책 모두 달라져야/김선갑 서울 광진구청장

    인구가 줄어든다는 건 그 사회에 뭔가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걸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저출산은 나라를 망하게 할 수도 있는 재난이 아닐 수 없다.대한민국은 어떤가. 지난해 우리나라 가임 여성 한 명당 출산율은 1.05명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저 수준이고 해가 갈수록 점점 줄어들고 있다. 광진구의 출산율은 2017년 기준 0.75명으로 서울시 25개 구 중에서도 하위에 속한다. 정부와 기초자치단체는 출산장려를 위해 출산장려금과 출산용품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출산율은 오르지 않고 있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선 두 가지 해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삶의 가치관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인 초ㆍ중ㆍ고교 학생들에게 결혼과 가족에 대한 긍정적인 가치관이 확립될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광진구는 지난 5월부터 관내 20개 초ㆍ중ㆍ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구교육 교과과정을 개설해 가족 역할 정립과 결혼, 출산의 중요성 인식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2019학년도에는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는 인구교육 연구학교에 관내 초ㆍ중ㆍ고교 중 1개 학교를 시범으로 지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서울시교육청에 서울 25개구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교과과정에 인구교육을 개설해 달라는 의견도 전달했다. 두 번째로 출산율을 높일 수 있는 정부의 실질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출산율이 낮은 주요 원인 중 하나는 혼인율이 낮기 때문이다. 요즘 젊은 세대에게 결혼은 행복의 시작이 아니라 경제적 부담감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결혼하면 소형 임대주택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의 주택정책을 과감하게 펼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보편적 복지가 아니라 선별적 복지다. 경제력이 있는 신혼부부들은 무상 소형주택을 선호하지 않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출산율을 한 번에 올리기는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지만 정부와 지자체가 실질적인 정책들을 하나둘 시행한다면 다시 한 번 우리나라에 아기 울음소리가 우렁차게 울려 퍼질 날이 올 것이라 기대한다.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미래의 불안이 낳은 저출산… ‘아이, 사회가 키운다’ 신뢰 줘야”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미래의 불안이 낳은 저출산… ‘아이, 사회가 키운다’ 신뢰 줘야”

    ‘합계출산율 1.05명’의 충격은 생각보다 컸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애초 이달 말 제3차 기본계획의 핵심 과제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합계출산율이 사상 최저로 떨어지자 계획을 급히 수정해 5월로 미뤘다. 발표만 미룬 게 아니라 내용도 전면 재수정해 ‘획기적’인 대책을 담겠다는 생각이다. 이낙연 총리도 그렇고, 김동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일·가정 양립 지원 수준으로는 도저히 안 된다며 큰 그림을 다시 그리라는 입장이다. 앞으로 4년. 우리에게 주어진 저출산 문제 해결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돌이킬 수 없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 합계출산율뿐 아니라 혼인율도 사상 최저로 곤두박질쳤다. 사교육비는 치솟고 집값도 불안하다. 청년 일자리는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저출산 정책의 컨트롤타워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김상희 부위원장을 지난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나 대책을 들어 봤다.→위원회가 대통령 직속으로 격상되고 사무처까지 뒀다. 지난해 12월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새로 위촉된 제6기 위원회 위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저출산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했는데 석 달이 지나도록 아무 대책도 나오지 않고 있다. -애초 이달 말에 핵심 과제 위주로 대책을 발표할 계획을 세워 놓고 있었는데 합계출산율 1.05명이 발표되면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전 정부에서 수립한 3차 기본계획을 재구조화하는 수준으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전면 재검토 작업이 진행 중이다. 청년 일자리와 주거·교육·보육·가족형태의 다양화 등 큰 틀에서 구조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어렵다. 종합대책은 천문학적인 규모의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대충할 수 없다. 실효성을 담보하려면 확장된 재정 계획 그 자체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꼭 필요하다. (기재부는 지난 26일 2019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을 발표하면서 청년 일자리 확충, 저출산·고령화 대응, 혁신성장, 안심 등에 재정을 중점 배정할 방침을 밝혔다.) →정책 재검토가 한창인 와중에 여성가족부에서 뒤늦게 저출산 정책이 여성을 출산도구화하고 있다며 전면 재수정 필요성을 제기한 것은 무책임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다. -여가부에서 주요 정책의 성별영향평가를 하게 돼 있는데 그 결과가 늦게 나와 발표하는 바람에 오해를 산 것 같다. →‘획기적’, ‘전면 재수정’이라면 어느 수준을 염두에 두고 있나. -대통령이 강조한 것처럼 여성 삶을 억압하지 않는 게 저출산 정책의 요체다. 아이를 낳는 게 엄청난 희생과 위험부담을 지는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게 하려면 아이를 낳아 성인이 돼 자기 앞가림을 할 때까지 사회가 함께 책임진다는 신뢰를 줘야 한다. 합계출산율 1.05명은 젊은이들이 불행하고 미래에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 준다. 이렇게 앞날이 불안한데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건 젊은이들 개인 차원에서는 합리적 선택이다. 이들의 선택을 인정하고 그 토대 위에서 아이를 낳겠다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정부 재정을 투입할 수밖에 없다. →구체적으로 3차 기본계획의 목표는. -합계출산율을 1.50명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 문 대통령 재임 기간에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와야 한다. 문재인 정부에서 출산율이 바닥을 치고 내년에는 적어도 반등해야 한다. 합계출산율 이외에 남녀 육아휴직 사용률, 여성 고용률, 청년 실업률 등 삶의 질, 취약계층의 기본생활 보장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 →그러려면 대략 어느 정도의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고 보나. -많을수록 좋겠지만 지원 폭에 달려 있다. 최대 연 30조원까지는 투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일자리 창출 예산은 저출산 대책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12년 동안 130조~150조원이 투입됐다고 하는데, 연간 10조원 안팎이다. 저출산과 무관한 예산까지 그러모아 부풀려진 측면이 없지 않다. 이 중 절반 이상이 보육에 집중됐다. →그 많은 돈이 어디에서 나오나. 기재부에서 부인했지만 ‘저출산세’ 도입설이 계속 나돈다. -목적세로서 저출산세는 맞지 않다고 본다. 교육세는 거의 교육부에서 집행한다. 하지만 저출산은 영역이 전반에 걸쳐 있어 목적세로 할 수 없다. →저출산 정책은 주거·교육·보육·노동 등 관련 없는 분야가 거의 없을 정도로 복잡하다. 효과도 장기적일 수밖에 없겠지만 그래도 단기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핵심 과제가 있다면. -일·가정 양립과 촘촘한 돌봄, 경력단절 근절은 매우 중요하면서도 집중적으로 지원하면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변화가 가능하다고 본다. 남성육아휴직제 확대, 초등 1학년 자녀를 둔 부모의 근로시간 1시간 단축, 초등 돌봄시설 확충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박근혜 정부 때 일·가정 양립 제도는 마련했지만 대기업과 공공부문을 제외하고는 그림의 떡이었다. 3차 기본계획에서 일·가정 양립 사각지대 해소 분야 과제 비중이 15%에 불과했고, 예산은 5%에 그쳤다. →일·가정 양립을 위해 필요한 재정 지원 규모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수준에 따라 2000억~3000억원에서 최대 1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공공부문 간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 중기에 추가 지원을 해야 하는데 이 추세대로라면 고용보험도 거덜 날 판이다. →노사정위원장과 만나 일·가정 양립에 협조를 당부했는데. -노사정위원장과 두세 차례 만나 의견을 나눴다. 정부가 제도를 만들어 지원한다고 다 되는 게 아니다. 어떤 제도든 처음 도입됐을 때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정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눈치 보지 말고 초등학교 입학기에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기업들이 협력해 줘야 한다. 일·가정 양립에 대한 노사정 차원의 기본합의가 절대 필요하다. →저출산 문제는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힘들다는 지적이 많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교육비는 서민층에게 큰 부담이다. 교육비와 교육제도 모두 문제다. 사교육비와 관련, 고교 무상교육을 빨리 실시해야 한다. 고교 졸업 때까지 돈이 안 들어야 한다. 고교만 졸업하고 취업하는 청년이 많아야 한다. 이번 정부 안에 이 문제는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대학에 덜 가게 하면 교육비도 줄어들 수 있다. 대학 반값등록금, 국가장학금 지원에 수조원이 든다. 고교 무상교육과 특성화고에 대한 투자, 특성화고 졸업자에 대한 혜택 확대가 필요한데 재원은 국가장학금을 돌려서 투자하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구조적 접근법을 바꿔야 한다. →대통령이 위원회가 확실하게 존재감을 드러내라고 주문하면서 힘을 실어 줬다. -위상도 그렇고, 사무처도 신설했고 3선인 제가 부위원장을 겸직하고 있다. 대통령이 힘을 실어는 줬지만 위원회라는 조직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많다. 기존의 위원회는 로드맵을 만들고 정책을 수립하면 됐지만 지금은 컨트롤타워 기능까지 해야 한다. 정책이 잘 이행되도록 하고, 시급한 정책은 만들어 효과를 끌어올리는 역할까지 해야 한다. 하지만 집행 부서가 아니어서 굉장히 어렵다. 결국 대통령과 청와대가 관심을 갖고 부처들이 책임감을 갖고 추진하는 수밖에 없다. 위원회는 예전과 달리 성과에만 급급해 ‘엉터리’ 정책이 포함되지 않도록 옥석을 걸러내는 역할을 깐깐하게 할 것이다. →현장을 모르는 탁상정책이라는 비판이 많다. -가능한 한 현장에 많이 가고, 사무처 직원들도 독려한다. 타운홀미팅도 하고 포럼도 열고 있다. 성급하게 진행하다 보면 체한다. 어렵게 재원을 마련해 시행해도 효과가 극대화되지 않는다.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될지 미리 시뮬레이션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수시로 강조하고 있다. kmkim@seoul.co.kr ■ 김상희 부위원장은 김상희(63) 부위원장은 3선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다. 약사 출신으로 30대 초반부터 시민단체에서 여성·환경운동에 적극 참여해 오다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비례)에 당선됐다. 이후 경기 부천 소사구에서 제19·20대 국회의원에 뽑혔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시민사회 대표로 대통령자문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최순실 게이트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임기 중 청와대 의약품 구입 내역을 밝혀 ‘세월호 7시간’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민생경제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현재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사설] 유소년 추월한 고령인구, 늙어 가는 대한민국

    지난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유소년(0~14세) 인구보다 처음으로 많아졌다. 노인 인구가 급증한다지만 재작년까지는 그래도 유소년 인구가 더 많았다. 생산가능인구도 줄기 시작했다. 어제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한국의 사회지표’가 그렇다. 그저께 발표한 통계청 자료도 맥락은 같았다. 지난해 혼인건수는 4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의미하는 ‘조혼인율’도 역대 가장 낮았다. 결혼 적령기 인구가 줄어든 탓이지만 청년 실업 등으로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사람이 그만큼 늘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무섭게 늙어 가고 있다. 고령화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는 것이 더욱 심각한 문제다. 지난해 고령 인구는 전체 인구의 14% 가까이 차지했다.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는 이미 지난해부터 줄어들었다. 출생아 수는 계속 감소하고 수명은 꾸준히 연장되니 앞으로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 자명하다. 미래 설계에 결혼과 출산을 넣지 않는 젊은이들이 갈수록 많아진다. 저출산 원인은 많겠으나 경제적 요인이 가장 큰 부분이라는 사실은 불문가지다. 반듯한 직장을 구해 홀로서기도 힘든데, 결혼과 출산을 생각할 여력이 있겠느냐고 청년들은 반문한다. 실제로 취업난에 주거비, 양육비, 사교육비 등 어느 하나 녹록한 게 없다. 어렵사리 대학을 나와도 청년 실업자로 전락하고, 천정부지 뛰는 집값에 내 집 마련은 평생 불가능한 꿈이며, 아이를 뒤처지지 않게 키우려면 노후 대책을 포기해야 하는 현실이다. 사교육을 유발하는 오락가락 불안한 교육정책은 출산 기피 현상에 기름을 붓고 있다. 지난해 초·중·고교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그렇다고 출산율 대책을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12년간 무려 126조원의 예산을 퍼부었으면서도 출산율 하락을 막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현재의 인구를 유지하려면 합계출산율이 최소 2.1명은 돼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딴 세상 이야기다. 사회 존속을 위해 어떤 이유에서든 밀쳐 두거나 포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정부는 범정부 차원의 저출산 종합대책을 조만간 내놓겠다고 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추진 중인 제3차 기본계획을 전면 수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안이한 땜질 처방으로는 백약이 무효였다. 장기적 안목으로 결혼과 출산을 가로막는 빗장들을 하나씩 풀어 가는 작업에 국가적 명운이 걸렸다.
  • 청년 실업난에…작년 혼인 사상 최저

    청년 실업난에…작년 혼인 사상 최저

    1년새 6% 줄어 26만 4455건 30대 초반 혼인율 최대폭 감소 청년 실업에 집값 부담 등 여파 이혼율 줄어도 ‘황혼이혼’ 껑충 태국 여성과 결혼 41% 늘어 청년 실업과 집값 상승, 혼인 적령기 인구 감소 등이 겹쳐 지난해 우리나라의 혼인율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17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따지는 조혼인율은 5.2건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26만 4500건으로 전년 대비 6.1% 감소해 1974년 이후 43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연간 혼인 건수 감소 추세는 2012년 이후 6년 연속 이어지고 있다. 혼인 건수는 1996년에 43만건이었으나,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30만건대로 떨어졌다가 2016년에는 20만건대로 추락했다. 전년 대비 혼인 건수가 가장 크게 감소한 연령은 남녀 모두 30대 초반으로 남성이 10.3%(-1만 1300건), 여성이 9.0%(-7900건) 각각 급감했다. 20대 후반과 30대 초반 인구가 감소하는 추세인 데다 최악의 청년실업률 고공행진으로 결혼 여건이 악화됐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인구구조적인 면에서 30대 초반 인구가 전년 대비 5.6%가량 감소했고, 20대 후반의 청년실업률과 전세 가격 상승 등 혼인을 위한 독립적 생계 여건이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전년 대비 11.9% 줄어든 35만 7700명으로 역대 최저였다.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도 1.05명으로 1970년 집계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이 과장은 “보통 결혼을 하고 2년 정도 후에는 첫째 아이를 낳는 경우가 많은데 2016∼2017년 모두 결혼 건수가 5% 이상 감소해, 2∼3년 후에는 출산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혼인 건수의 감소는 이혼율 감소에도 영향을 끼쳤다. 이혼율은 꾸준히 줄고 있지만, 결혼 20년 이후 ‘황혼 이혼’ 비중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결혼 20년 이상 부부의 이혼은 3만 3124건으로 10년 전인 2007년(2만 4995건)보다 1.3배 늘었고, 전체의 31.2%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남녀 평균 이혼연령은 각각 47.6세, 44.0세로 전년보다 각각 0.4세 상승했다. 남자의 연령별 이혼 구성비를 보면 40대 후반이 18.7%로 가장 많았고 40대 초반(15.8%), 50대 초반(15.2%) 등이 뒤를 이었다. 여자 이혼은 40대 후반(17.3%), 40대 초반(17.1%) 등에서 많았고 30대 후반과 50대 후반을 제외한 나머지 연령층은 대체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10년 전에 비해 남성의 초혼 연령은 1.8세, 여성은 2.2세 상승했다.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이 32.9세, 여성이 30.2세로 전년보다 남성은 0.2세, 여성은 0.1세 높아졌다. 외국인과의 혼인은 지난해 2만 835건으로 전년보다 1.2%(244건) 늘었다. 외국인 아내의 국적은 베트남(36.1%), 중국(26.1%), 태국(6.8%) 순으로 많았고, 외국인 남편의 국적은 중국(25.5%), 미국(23.3%), 베트남(9.8%) 순이었다. 특히 한국인 남성과 결혼한 태국 국적 여성은 전년보다 41.3% 늘어 증가 폭이 컸다. 이 과장은 “결혼 이민비자 숫자는 꾸준히 줄어드는 중”이라면서 “지난해 태국인 결혼 이민비자 입국이 큰 폭으로 늘면서 전체 외국인과의 결혼도 소폭 늘었다”고 설명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재앙 치닫는 저출산…‘신생아 35만’ 최저

    지난해 우리나라 신생아 수는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35만명대로 추락했다. 여성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합계출산율도 1.05명으로 떨어졌다. 합계출산율이 1.10명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05년(1.08명) 이후 12년 만이다. 전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아이 울음소리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저출산 문제는 국가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재앙으로 번지는 형국이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17년도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에 따르면 2016년 40만 6200명이었던 출생아 수는 지난해 35만 7700명으로 전년 대비 11.9%나 감소했다. 감소폭도 2001년(-12.5%)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았다. 현재의 인구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합계출산율이 2.1명인데 그 절반밖에 안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평균은 1.68명이다. 2015년 기준으로 합계출산율이 1.30에 미치지 못하는 나라는 한국과 폴란드, 포르투갈밖에 없다. 1970년만 해도 한 해 100만명이었던 출생아 수는 2002년 49만명으로 절반 넘게 떨어진 데 이어 지난해엔 인구학자들이 생각하는 심리적 마지노선까지 무너졌다. 전 세계에서 한 세대 만에 출생아 숫자가 반 토막으로 줄어 인구절벽에 직면한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粗)출생률 역시 7.0명으로 전년보다 0.9명(11.4%) 줄어들었다. 지난해 인구 자연 증가 규모는 7만 2000명으로 10만명 수준이 무너졌다. 출산율 하락 추세가 계속되면서 지난해 12월에는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더 많은 인구 감소 현상까지 나타났다. 낮은 혼인율과 높은 청년실업률, 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 문제 등 출산을 꺼리게 만드는 현실적인 걸림돌을 치우기 위해서는 좀더 적극적인 정부 정책이 절실하다는 요구가 높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결혼에 우는 비정규직

    정규직의 결혼 확률이 비정규직에 비해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집이 있으면 확률이 더 높아졌다. 8일 주휘정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 등이 작성한 ‘청년층 결혼 이행에 대한 개인 및 사회기구의 경제적 배경의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정규직 남성은 비정규직 남성에 비해 결혼할 확률이 4.6배 높았다. 정규직 여성도 비정규직 여성보다 결혼할 확률이 4.9배 높았다. 이는 2013년 기준으로 만 19~39세인 미혼자 1642명의 혼인 여부를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추적해 분석한 것이다. 보고서는 이들을 대상으로 본인 명의의 자가 주택 보유 여부, 연간 지출 금액, 근로 여부, 정규직 여부 등의 변수별로 미혼을 유지한 경우와 결혼한 이들의 차이를 분석했다. 조사 기간 중 혼인한 비율은 8.8%(145명)로 집계됐다. 남성의 경우 자가 보유 남성의 결혼 확률이 그렇지 못한 남성보다 7.2배나 높았다. 연구팀은 “결혼 직전 시점의 지역 주택 가격은 결혼 시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며 “자가 보유는 이런 주택 마련 부담을 줄여 줘 결혼 이행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여성은 빚이 많을수록 결혼하는 데 부정적 영향을 미쳤고, 지방 거주 여성이 수도권 여성에 비해 결혼 가능성이 1.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정규직 일자리와 자가 주택이 있고 지출 여력이 높은 남성이 결혼할 가능성이 현저히 높다”며 “다만 여성은 근로 여성의 결혼 가능성이 높지만 근로시간이 길고 고소득인 경우에는 오히려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청년층 혼인율을 높이려면 정규직 일자리를 많이 확보하고 근로시간 개선을 통해 일과 삶의 균형을 찾을 수 있는 근로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6월 출생아 2만명대로 ‘뚝’… 19개월 연속 감소

    6월 출생아 2만명대로 ‘뚝’… 19개월 연속 감소

    ‘더 적게 낳고 더 적게 결혼한다.’ 통계청은 23일 6월 출생아가 2만 8900명이라고 밝혔다. 6월 기준으로는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적다. 6월 혼인 건수는 2만 2300건으로 1년 전 같은 달과 비교해 8.2% 줄었다.월간 출생아 수가 2만명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2월 2만 7200명 이후 6개월 만이다. 12월은 통상 출생아 수가 1년 중 가장 적은 달이다. 출생아 수는 2015년 11월 3.4%(전년 동월 대비) 증가를 마지막으로 19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1월부터 6월까지 태어난 신생아 숫자를 모두 더하면 18만 8500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3% 줄었다. 2분기 출생아 수는 8만 9600명으로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 2900명(12.6%) 감소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2분기 기준 0.26명이다. 1년 전보다 0.04명 하락했다. 통계청은 “2분기 기준으로 연간 합계출산율을 단순 환산하면 1.04명“이라면서 “올해 합계출산율은 지난해보다 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17명이었다. 합계출산율이 가장 낮았던 해는 2005년(1.08명)이다. 2분기 혼인 건수는 6만 93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00건(4.5%) 줄었다. 2분기 혼인율은 남녀 각각 작년 동기보다 0.2건 감소한 3.1건이다. 연령별로 보면 남녀 모두 20대 후반에서 각각 0.7건, 1.1건 줄어 가장 감소폭이 컸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출산율 1위 세종시의 비밀] ‘돌봄의 공공화’ 세종… 국공립유치원 93%로 늘자 출생아 3배↑

    [출산율 1위 세종시의 비밀] ‘돌봄의 공공화’ 세종… 국공립유치원 93%로 늘자 출생아 3배↑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육아 문제에 대한 사회적 믿음이 선행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사회적으로나 제도적으로 아이를 안심하고 키울 수 있다는 신뢰가 조성되지 않으면 인식이나 행동의 전환을 이끌 수 없다는 얘기다. 이른바 ‘신뢰형성기-인식전환기-행동기’를 거친다는 것이다. 특히 육아에 대한 정책적·시스템적 기반을 확충하는 작업이 신뢰형성기의 핵심으로 꼽힌다.보건복지부 강준 저출산팀장은 21일 “돌봄의 공공성을 높여야 인식이 바뀌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육아 인프라의 공공화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강 팀장은 “종전의 출산장려금 등을 통한 출산장려정책은 생색내기식으로 흘러 자칫 반발을 부를 수도 있다는 한계를 지닌다”며 “사회 전반의 튼튼한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시의 사례는 이런 점에서 참고할 만하다. 세종시는 지난 수년간 국공립유치원을 꾸준히 늘려 왔다. 지역 내 전체 유치원 대비 국공립유치원의 비율이 2013년 88.0%, 2014년 90.0%, 2015년 93.0%, 2016년 93.3%로 증가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17개 광역지자체 전체의 국공립유치원 비율이 52.7%, 52.3%, 52.4%, 52.3%로 거의 제자리걸음을 한 것과 대비된다. 국공립유치원에 다니는 원아 비율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세종시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78.1%, 85.6%, 94.8%, 94.7%로 꾸준히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은 21.6%, 22.7%, 23.6%, 24.2%로 집계됐다. 세종 지역에서 국공립어린이집에 다니는 원아 수도 2012년부터 2016년까지 472명, 484명, 674명, 835명, 1077명으로 128.2% 증가했다. 17개 광역지자체 전체로 보면 같은 기간 14만 9677명에서 17만 5929명으로 17.5% 늘어나는 데 그쳤다. 17개 광역지자체 전체의 국공립어린이집 수는 같은 기간 2204곳에서 2859곳으로 29.7% 증가했지만 세종의 증가율 180.0%에는 훨씬 못 미쳤다. 국공립어린이집·유치원의 확충이 세종시의 높은 출산율을 이끄는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육아 문제 못지않게 출산에 부담을 주는 요소로는 주거 문제가 꼽힌다. 국토연구원 천현숙·이길제 연구위원은 최근 ‘저출산 시대의 청년·신혼가구 주거지원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출산의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한 방안으로 주거비 부담 완화, 주택 면적 다양화 및 양육 환경 조성, 육아인증주택 도입 등을 제안했다. 자녀가 없는 가구의 주택 구입자금 대출금 상환 시 원금 상환 부담을 미뤄 주고, 신혼부부 특화형 주택을 35㎡에서 50㎡까지 확대하며, 육아에 적합한 평면형 주택의 보급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시·도 지역의 주택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전세가율)이 혼인율과 출산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안정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주거비 부담은 자녀가 없는 가구에서 출산 연기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크게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한국감정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세종시의 주택종합 전세가율은 2013년 48.3%, 2014년 49.1%, 2015년 48.8%, 2016년 51.9%로 최근 4년간 3.6% 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전국의 전세가율은 60.3%, 62.5%, 63.7%, 66.5%로 6.2% 포인트 상승했다. 2015년과 2016년 두 해 연속 세종시의 합계출산율이 1.893명, 1.82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는 점에서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와 주거비 부담 완화 정책이 저출산 현상을 개선시켜 나가는 데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천 연구위원은 “현재의 젊은 세대는 예전보다 자산 형성이나 축적의 기회가 줄어든 데다 전월세 가격이 높아져 이전 세대보다 주거비에 훨씬 부담을 느낀다”면서 “급속한 월세로의 전환 등이 결국 출산에 대한 부담과 갈등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생활비와 식품비, 통신비 등의 요소는 전국이 비슷하지만, 지역별 격차가 많이 나는 주거비는 저소득층 자산 형성에 가장 큰 부담을 주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고령화 현상으로 가임기 여성이 줄어들고 혼인율이 낮아지는 등 저출산의 인구구조적인 특성도 무시할 수 없지만, 그럴수록 돌봄과 주거 측면에서 저출산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정책적인 노력이 한층 강화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혼인 신고하고… 추억의 사진 남기고… 마포구청에서 우린 하나가 되었습니다

    혼인 신고하고… 추억의 사진 남기고… 마포구청에서 우린 하나가 되었습니다

    서울 마포구가 혼인신고차 구청을 찾은 신혼부부에게 추억을 남겨 주기 위해 포토존을 설치했다.구는 구청사 2층 종합민원실에 신혼부부 맞춤 포토존을 만들었다고 20일 밝혔다. 포토존은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꽃길만 걸으라’는 의미로 집 모양의 구조물과 백합·장미 등을 엮어 아름답게 꾸몄다. 백합의 꽃말은 ‘변함없는 사랑’이고, 장미는 ‘열렬한 사랑’이다. 포토존에는 얼굴을 비출 조명과 ‘우리 마포구청에서 하나가 되었어요’라는 문구도 설치됐다. 포토존이 선보인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 신혼부부들의 호응이 뜨겁다. 특히 외국 국적자들의 반응이 좋다. 호적접수 업무 담당인 황영은 주무관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조용히 혼인신고만 하고 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미국, 캐나다 등 외국 국적자들은 신고서를 제출하고,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으며 한껏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마포구는 혼인율이 감소하는 추세 속에서 신혼부부가 편리하게 민원업무를 볼 수 있도록 다양한 구정을 펴고 있다. 출산부터 육아·양육수당 등 각종 혜택을 알려주는 ‘행복출산 원스톱서비스’를 비롯해 여권·국제운전면허증를 발급받으러 온 사람들에게 생활 정보를 주는 맞춤형서비스 제공 등을 한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포토존 설치는 세심한 행정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면서 “민원인들에게 감성적으로 다가가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찾아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초점] 백약무효 ‘저출산 수렁’…스웨덴을 보라

    [초점] 백약무효 ‘저출산 수렁’…스웨덴을 보라

    유럽의 선진국들은 탄탄한 보육제도를 운용해 ‘육아천국’으로 불린다. 특히 스웨덴 등의 북유럽 국가는 일과 가정의 균형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성 차별을 줄이는 보육제도를 통해 2000년대에 들어서기 전 이미 저출산 위기를 극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 합계출산율 1.17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 혼인율 1000명 당 5.5건으로 역대 최하위의 수렁에 빠진 상태다. 또 10년 동안 무려 80조원에 이르는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백약이 무효’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저출산 위기를 극복한 선진국과 우리나라의 제도적 차이다. 선진국들은 기업과 국가, 근로자가 모두 나서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한 정교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10일 한국고용정보원의 ‘DB를 이용한 한국 여성의 고용과 경력단절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수록된 해외 선진국의 파격적인 제도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봤다. ●스웨덴 “육아휴직 급여, 소득의 80%“ 스웨덴은 부모 모두에게 8~16개월의 긴 육아휴직을 제공한다. 2012년 ‘부모 동시육아휴직제’를 도입해 양성평등 육아참여를 제도적으로 장려한다. 육아휴직에는 출산휴가와 배우자 휴가가 포함되는데 부모가 공유하는 480일 내에 첫 390일은 평균 급여의 80%를 받을 수 있다. 급여는 월 최대 3만 7083크로나(한화 466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부모 각각에게 60일, 나머지 360일은 부모가 공유할 수 있어 스웨덴 남성의 대부분이 3개월 이상 육아휴직을 한다. 2008년부터는 부모의 자녀양육 분담을 위해 ‘양성평등 보너스 제도’를 도입했다. 남성 육아휴직 시 세액공제 추가혜택을 주는 제도다. 부모가 각각 2개월을 사용한 뒤 나머지 유급 육아휴직 9개월을 부부가 동등하게 나눠서 사용하면 양성평등 보너스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이런 육아휴직 정책은 근로시간 정책과 병행된다. 자녀가 초등학교 1학년이 될까지 근로시간의 25%를 단축할 수 있고 급여는 근로시간만큼 받는다. 물론 육아휴직제도는 종일근무 외에 반일근무와 하루 4분의 1, 8분의 1 시간제 근무도 적용 가능하다. 2010년 스웨덴 부모휴가 이용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남성이 사용하는 육아휴직 기간이 1개월 증가하면 여성의 소득이 6.7% 상승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4년 기준 스웨덴의 합계출산율은 1.88명이다. ●핀란드 “육아휴직하면 대체 인력 지원” 핀란드도 부모 육아휴직 기간 중 최대 75%의 소득을 보장해준다. 핀란드에서는 사회보장 담당기관 ‘켈라’(KELA)에서 비용지원을 해주기 때문에 근로자의 육아휴직에 따른 고용주의 부담이 크지 않다. 따라서 회사는 대부분 대체 인력을 정규직이나 계약직으로 고용해 육아휴직의 공백을 메우는 시스템을 운영한다. 핀란드에서는 영유아기의 가장 이상적이고 바람직한 양육 주체자를 ‘부모’라고 여긴다. 출산휴가가 끝난 뒤 부모 중 한 사람이 부모 휴가를 신청할 수 있다. 부모 휴가 기간은 158일이다. 쌍둥이를 출산하면 한 자녀당 주말을 제외한 60일이 더 늘어난다. 조산이면 부모 휴가기간이 208일이 된다. 부모 각각 최대 2회를 신청할 수 있다. 1회에 전일제 부모 휴가를 신청할 수 있는 최소 기간은 12일이다. 아이를 입양한 가족도 부모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2014년 기준 핀란드의 합계출산율은 1.71명이다. ●노르웨이 “세계 최초 아버지 의무 육아휴직” 노르웨이의 육아휴직제도는 부모가 일과 가정 사이의 조화와 양립을 이룰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목적이 크다. 1993년 세계 최초로 파격적인 ‘아버지 의무 육아휴직제도’(아버지 할당제)를 도입했다. 1993년 이전까지는 노르웨이도 다른 북유럽 국가와 비교해 큰 두드러진 점이 없었다. 1993년 이전만 해도 스웨덴에서 남성이 육아휴직을 하는 비율은 3%에 불과했다. 그러나 제도가 변화를 거듭해 2013년 7월부터 임금의 100%를 받으며 49주를 육아휴직으로 사용하거나 80%를 받으며 59주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남성도 여성과 마찬가지로 아버지 할당제를 통해 육아휴직으로 14주를 사용하도록 한다. 사용하지 않으면 14주는 그냥 사라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남성이 육아휴직에 동참한다. 노르웨이의 2014년 기준 합계출산율은 1.76명이다. ●네덜란드 “1주일에 4일 근무 80%” 네덜란드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비율은 65%에 이른다. 젊은 여성은 그 비율이 80%까지 올라간다. 젊은 여성들의 상당수는 1주일에 3~4일만 일하고 있다. 남성 근로자 중에서 주당 35시간 이하로 일하는 비율도 21%에 이른다. 시간제 근무로 육아에 투자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첫 아이를 낳고 직장을 그만두는 네덜란드 여성은 17%에 불과하다. 일과 가사의 병행이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에서 시간제 근로자를 차별하지 않기 위해 기업이 져야 하는 부담도 크다. 전체 직원 중 주당 4일만 일하는 비율이 80%이기 때문에 항상 10~20%의 유휴인력을 두는 경우가 많다. 객관적인 근거 없이 전일 근무자와 시간제 근로자를 차별하지 못하도록 한 ‘동등대우법’, 사업주와 근로자가 다양한 형태의 근로 계약을 맺도록 촉진한 ‘근로시간법’ 등이 과감한 탄력근무를 가능하게 했다. 네덜란드의 2014년 기준 합계출산율은 1.71명이다. ●프랑스 “시간제 근로자도 똑같은 대우” 프랑스는 시간제 근로자에게 상용근로자와 똑같은 대우를 하도록 법에 명시하고 이들을 고용할 때 근로시간, 급여조건 등을 명시한 근로계약서를 의무적으로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또 시간제 근로자가 정규직을 희망할 경우 정규직 자리가 나면 우선권을 주게 돼 있다. 정규직이 시간제근로를 희망할 경우도 마찬가지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대우에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정규직 근로자가 시간제 근로를 지원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2014년 기준 프랑스의 합계출산율은 1.98명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포토 다큐] 내 자식이 태어나도 살 만한 나라입니까

    [포토 다큐] 내 자식이 태어나도 살 만한 나라입니까

    최근 ‘고학력 여성’이 저출산의 원인이라는 황당한 연구 발표가 나와 국민의 공분을 샀다. 지난해 행정자치부가 발표한 지역별 가임기 여성 수를 기재한 출산지도도 논란이었다. 일부 사람들은 “정부가 저출산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며 여성을 그저 ‘애 낳는 기계’ 취급을 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실제 국민들이 겪고 있는 출산과 육아는 어떤 모습일까.●핑크색 임산부 배려 배지 찼지만…양보는 없죠 핑크색 임산부 배려 배지를 눈에 띄게 가방에 걸었지만 양보해 주는 이는 없었다. 지하철에서 만난 임신 29주 차인 박지혜(30·인천 계양구)씨는 ‘좌석을 배려받은 적은 단 한 번’이라고 말했다. 양보해 달라는 말도 쉽지 않다. 70대 할아버지가 배려석에 앉은 임신부를 폭행한 뉴스가 남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녀 역시 ‘임신이 벼슬이냐’ 등의 각종 언어폭력을 자주 경험했다.●출산지원금 50만원은 정기진료만 받아도 ‘0’ 정부에서 나오는 출산지원금 50만원은 정기진료만 받았는데도 30주 전에 이미 소진했다. 지자체 보조금은 재량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크다. 박씨는 “똑같은 세금을 내는데 지역마다 지원이 너무 달라 상대적 박탈감이 든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롯데마트에 근무하는 하성진(37·경기 수원시 영통구)씨는 배우자 출산으로 1개월간 의무육아휴직을 받았다. 하씨는 “지금이 아니면 평생 출퇴근에 급급해 단절된 세상에 사는 아빠가 됐을 것”이라며 “짧지만 아이와 애착 관계를 형성하고 육아를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말했다.●4년 전 입소 신청한 어린이집 대기 순번은 85번 4살 이현이는 매일 아침 외할머니와 어린이집 대신 놀이학교 버스를 기다린다. 4년 전 입소 신청한 어린이집 대기 순번은 85번에 머물러 있다. 맞벌이 중인 엄마 김서희(36·서울 강동구)씨는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이현이의 번호가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비싼 값을 지불하고 놀이학교에 등록해야 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올해 초등학교에 딸을 입학시킨 워킹맘 김정희(36·광진구)씨는 지난주 내내 오후 1시에 하교하는 아이의 스케줄을 짜느라 머리를 싸맸다. 흉흉한 세상에 아이 혼자 하교하도록 하는 것도 마음에 걸렸고 아무도 없는 놀이터에 혼자 놀게 둘 수도 없었다. 친구들처럼 학원을 보내려 했더니 시간이 다 다른 것이 문제였다. 결국 아파트 알림 게시판에서 ‘등하원 도우미’를 구했다. 도우미는 김씨가 작성한 스케줄에 따라 아이의 등하원을 도와줄 것이다.●육아휴직 신청한 아빠 “사회 편견과 맞닥뜨려” 깔깔거리며 놀이를 하는 두 딸 옆에서 손익상(38·송파구)씨는 빨래를 갰다. KT&G 글로벌본부에 근무하던 그가 지난 3월 육아휴직을 신청하며 맞닥뜨린 건 사회의 편견이었다. 주변에서는 “회사에 무슨 일 있냐, 경력단절로 승진이 누락될 거다”라는 얘기를 들었다. 손씨는 휴직 전 마지막 회식자리에서 “상사와는 문제가 없다고 직접 해명 아닌 해명을 했다”며 웃었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에게 은밀히 다가와 육아휴직 절차를 물어본 이들도 많았다는 것이다. 손씨는 제도에 앞서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3년간 주재원으로 지냈던 러시아에서는 유모차를 끈 엄마가 문 앞에 서거나 난간에만 다가가도 멀리서부터 사람들이 달려와서 도와줘요. 이런 사소한 일화에서 아이와 엄마에 대한 사회 전반적 태도와 인식이 한국과 다르단 걸 느꼈죠.” 지난해 혼인율과 출산율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선을 한 달 앞둔 가운데 후보들은 앞다퉈 출산육아 공약을 내놓고 있다. 차기 정부는 실효성 없는 출산율 정책을 되풀이하지 말고 근본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 사회구조적인 인식과 제도를 갖춰 달라는 것이 산모와 가족들의 바람이다. 각자 다른 상황에서 다른 고민을 하고 있었지만 이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하나였다. “‘이곳에서 내 자식이 태어나도 살 만하다’고 느낄 때 출산율이 높아지지 않을까요?” 글 사진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진짜였네, 집·전셋값 오르면 떨어지는 결혼·출산율

    공공임대주택은 ‘플러스’ 영향 자금 지원보다 공급 확대해야 주택매매 가격과 전셋값이 오르면 혼인율과 출산율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결혼·출산 행태 변화와 저출산 대책의 패러다임 전환’ 보고서에 따르면 지역 주택매매 가격과 전셋값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조혼인율(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과 합계출산율(15∼49세 출산 가능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에 마이너스(-)의 영향을 미쳤다. 높은 주거비 부담이 실제로 결혼과 출산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소형 주택비율과 공공임대주택 비율은 조혼인율에 플러스(+)의 영향을 줬다. 신혼 가구가 이용할 수 있는 저렴한 주택이나 국민임대 및 장기 전세주택 공급을 확대하면 조혼인율이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중소형 주택비율과 공공임대주택 비율은 합계출산율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나 출산율을 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음을 시사했다. 또 주거비(주거 생활비와 대출상환금을 합한 월평균 지출액) 부담과 주거 안정성, 적정 주거 규모는 신혼부부의 출산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2010∼2014년 통계청과 한국감정원의 합계출산율과 조혼인율, 전국주택가격 동향조사, 60㎡ 미만 중소형주택비율, 시·도별 공공임대주택 비율 등의 자료를 활용해 주택과 결혼·출산 간의 관계를 분석했다. 이삼식 선임연구위원은 “주택과 출산 간의 관계를 선순환적으로 바꾸려면 주택의 소유 관념을 부추기는 공급 중심에서 주택의 주거 관념을 강화하는 배분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위해 주택구매·전월세 자금을 지원하기보다는 공공임대주택을 대폭 확대 공급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취직도 안되는데… 혼인 건수 42년 만에 최저 ‘결혼 절벽’

    결혼 1000명 중 5.5쌍 그쳐 초혼 연령 男 32.8세 女 30.1세 이혼은 ‘20년차 이상’ 가장 많아 지난해 인구 1000명당 결혼한 부부가 5.5쌍에 그쳤다. 1970년 통계를 작성한 이래 46년 만에 ‘조(粗)혼인율’(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이 가장 낮았다. 인구 비중을 뺀 순수 혼인 건수로만 따져봐도 20만건대로 떨어지며 42년 만에 가장 적었다. 혼인이 줄면서 ‘조이혼율’(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통계청은 22일 이러한 내용의 ‘2016년 혼인·이혼 통계’를 발표했다. 지난해 혼인은 28만 1600건으로 1년 전보다 7.0%(2만 1200건) 감소했다. 1974년(25만 9100건) 이후 42년 만에 최저치다. 조혼인율도 5.5건으로 전년(5.9건) 대비 6.8% 줄었다. 조혼인율이 가장 높았던 1980년(10.6건)과 비교하면 반 토막 수준이다. 결혼을 하더라도 연령대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연령별 혼인율’(해당 연령 남자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은 30대 초반(59.3건), 20대 후반(36.8건), 30대 후반(24.3건) 순이었다. 특히 20대 후반의 혼인율은 사상 처음으로 40건대 밑으로 떨어졌다. 20년 전인 1996년(99.2건)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지난해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 32.8세, 여자 30.1세로 1년 전보다 각각 0.2세, 0.1세 올라갔다. 남녀 차이는 2.7세로 10년 전인 2006년(3.2세)보다 줄었다. 지난해 평균 재혼 연령은 남자 48.2세, 여자 44.0세로 전년보다 각각 0.6세, 0.5세 상승했다. 지난해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 아내는 베트남 출신이, 외국인 남편은 중국인이 가장 많았다. 국적별로 보면 외국인 아내의 국적은 베트남(36.3%), 중국(28.3%), 필리핀(5.8%) 순이었다. 외국인 남편의 국적은 중국이 25.4%로 가장 많았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 연속 1위이던 미국(23.9%)은 2위로 밀려났다. 지난해 이혼은 10만 7300건으로 1년 전보다 1800건(1.7%) 감소했다. 조이혼율은 전년과 같은 2.1건으로, 2년 연속 1997년(2.0건) 이후 최저 수준을 이어갔다. 이혼이 줄어든 것은 혼인 건수 자체가 감소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황혼 이혼이 늘면서 남녀 평균 이혼연령도 각각 47.2세, 43.6세로 모두 전년보다 0.3세 올라갔다. 혼인지속 기간은 평균 14.7년으로 조사됐다. 기간별로는 혼인지속 기간 20년 이상의 이혼이 전체 30.4%로 가장 많았다. 이어 4년 이하가 22.9%, 10∼14년 13.7%, 15∼19년이 13.9%로 뒤따랐다. 결혼한 지 4년 이내에 파경을 맞는 부부가 많다가 이후 줄어든 뒤 20년 이상부터 다시 올라가는 셈이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20대 후반 이혼이 줄어든 것은 최근 5년간 혼인 건수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라면서 “50대 후반 이혼 증가는 결혼 상태를 유지했던 요인인 자녀들이 출가한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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