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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소 「공식수교」로 줄달음/소의 총영사관 교환개설 제의 안팎

    ◎실질협력 증진… 빠르면 연내 수교/우리 자본 도입 겨눈 양보일 수도 소련측이 방소중인 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에게 제의한 것으로 알려진 한소 양국간의 총영사관 교환설치는 수교를 향해 치닫고 있는 양국관계 개선에 소련측이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정부측도 이러한 소측의 제의에 대해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고 환영의 뜻을 표시하고 있어 빠르면 오는 7월초쯤 서울과 모스크바에 총영사관이 개설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양국간에 공식적인 외교경로를 통해 합의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 유동적인 측면이 다분히 포함돼 있는 게 사실이다. 한소양국은 지난해 12월8일 서울과 모스크바에 각각 상주영사처를 교환설치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사실상의 영사관계」를 수립했다. 이에 따라 우리측에서 공로명 초대주소영사처장이 지난 2일 모스크바에 부임,비자발급및 자국민보호 등 영사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소련측도 지난 19일부터 아나톨리시로추크주한소련영사처장대행이 영사업무를 개시했다. 그러나 양국은 당시 영사처를 별도의 건물에 두지 않고 민간무역사무소내에 설치키로 합의,편법적이면서도 불완전한 영사관계를 맺은 것이나 다름없다. 또 영사처 건물외벽에 자국의 국기를 게양하지 못하도록 하는 한편 영사인가장을 교환하지 않은 채 「도착통지」의 방법으로 영사직무수행을 인정키로 한 것등도 이같은 양국간의 기형적인 관계를 말해준다. 이와같은 특이한 관계는 결과적으로 양국 모두에 명분과 실리를 제공했다. 즉 소련측은 북한을 의식,『단지 민간무역사무소에 영사 기능을 부여했을 뿐이지 결코 양국정부간 공식관계가 아니다』라고 주장할 명분을 갖게 되었고 우리측은 『영사처가 무역사무소내에 설치됐을 뿐이지 양국정부간의 공식관계와 맞먹는 실질적인 영사관계』라고 해석,양국간의 미묘한 입장 차이를 반영했다. 따라서 양국관계가 총영사관 설치로 격상된다는 측면은 말 그대로 그동안의 「사실상의 영사관계」에서 「공식적인 영사관계」로 발전된다는 것을 뜻한다. 더구나 소련측이 선뜻 양국관계 격상문제를 들고나온 것은 지금까지의 어정쩡한관계를 청산하고 완전한 관계로 진전시키겠다는 자신들의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받아들여져 대한수교에 대한 소련측의 인식 변화를 확인해준 셈이다. 외무부는 이러한 양국간의 우호적인 분위기를 감안,모스크바에 총영사관을 설치하는 것 이외에도 레닌그라드,블라디보스토크,나홋카 등에도 총영사관을 개설하는 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현재 일본 오키나와에만 영사관을 두고 있으며 미국 뉴욕 로스앤젤레스,이집트 카이로 등 35개 도시에 총영사관을 설치해두고 있다. 여하튼 한소간 총영사관 설치는 양국간 정치ㆍ경제ㆍ문화 등 제반분야에서의 실질협력증진을 가져오게 되며 양국간의 국교수립에도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바꾸어 말하면 총영사관으로의 격상이 실현된다면 이는 우리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연내 한소수교」의 명백한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양국관계의 격상은 또 소련측이 원하고 있는 시베리아 공동개발 등에 있어 우리 민간기업들의 활발한 대소 진출을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공식적인 영사관계 수립은 조만간 투자보장협정,2중과세 방지협정체결 등 투자에 따른 안전판 마련으로 이어지게 되며 이는 우리 기업들이 그동안 우려해왔던 과실송금,투자이익환수 등에 있어서의 미비점을 불식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식외교경로를 통하지 않은 이같은 사태 발전을 두고 대부분의 외무부 당국자들은 신중론을 펴고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총영사관으로의 격상제의 뒤에 숨어 있는 소련측의 의도를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즉 우리정부가 정상적인 공식관계 수립을 줄기차게 주장해온 만큼 대사급 외교관계보다는 격이 낮은 총영사관 설치를 양보해주고 당초 우리측이 약속했던 「왕성한 대소 투자진출」의 확실한 담보를 얻어내겠다는 소측의 속셈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정부는 지금까지 대동구권 수교에 있어서도 그랬듯이 영사관계,무역대표부 등 중간단계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대사급 외교관계를 맺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 왔었다. 이를테면 중간단계의 설정은 오히려 발목을 잡히는 꼴을 초래,수교가 예상보다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외무부 관계자의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이와 비슷한 유형으로 한ㆍ이집트간의 총영사관 설치를 예로 든다. 한ㆍ이집트 양국은 지난 62년 다른 중동국가보다 먼저 총영사관 설치 합의를 이끌어냈음에도 불구,아직까지 국교수립을 맺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 있다. 김최고위원을 수행중인 박철언정무1장관등 북방정책팀이 이러한 가능성을 생각해서인지 총영사관 설치를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같은 분위기와 일맥상통한다고 보여진다.〈한종태기자〉 ◎김영삼최고위원 방소 여로 나흘째/첫 정부간 공식회담… “수교우선” 강력 제기/김 위원ㆍ박 정무,총영사관 개설 협의싸고 혼선 ○…방소 4일째를 맞은 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과 박철언정무1장관 등 방소단은 23일 소련 경제담당부총리인 시타리얀대외경제위원회의장을 소련 내각사무국 청사에서 만나 정부대 정부의 첫 공식 접촉을 실현. 김최고위원과 박장관,김상하대한상공회의소회장,구평회럭키금성상사회장 등은 이날 정부 공식대표인 박장관을 내세워 경제협력의 전제 조건으로 한소수교를 공식으로 제기. 이날 박장관은 『수교를 위한 공식협상을 즉각 시작하자』고 초반부터 강력한 수교의사를 표시,약 50분간에 걸친 회담분위기는 농담 한마디없이 진지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고 박희태대변인이 전언. 이날 박장관의 수교및 경제협력에 관한 3가지 방안제시에 이어 김상하대한상공회의소회장은 『외교관계가 없이는 한국정부가 우리 기업들의 소련 진출을 강력히 지원할 수 없으므로 투자의 안정성을 위한 투자보장협정,투자이익에 대한 과세및 과실송금 등에 관한 협정체결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지원 사격. 구회장도 『현재 한소는 서로가 원하는 만큼 경제협력이 되고 있지 않다』며 『한국기업은 투자여건이 불비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소련측은 한국기업의 활동이 소련의 국익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해 증진과 함께 조속한 문제 해결의 방안을 촉구. 김최고위원도 나서 『한소수교는 이 시점에서 꼭 이루어져야 할 역사적 과제』라며 『양국간의 정치ㆍ외교적 발전이 경제협력관계를 더욱 크게 발전시킬 수 있다』고 선수교의 필요성을 강력히 피력. 이에 대해 시타리얀부총리는 『수교가 되면 많은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믿지만 수교 전에도 경제협력을 이룩할 가능성과 전망이 크다』며 선경제 협력론으로 일단 한국측 공세를 저지. ○…이에 앞서 김최고위원 일행은 22일 상오 10시50분(한국시간 하오 4시50분) 모스크바 시청으로 사이킨시장을 방문,서울ㆍ모스크바간 자매결연 문제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며 1시간 동안 환담. 김최고위원은 『고르바초프대통령의 페레스트로이카가 성공해서 아시아및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영사처의 총영사관 승격 문제에도 언급. ○…한소수교 조기실현을 목표로 방소중인 김영삼최고위원 일행이 대소협의및 내용 발표 과정에서 혼선을 빚고 있어 주목. 김최고위원은 지난 21일 고르바초프와 전격 회동함으로써 한소조기수교에 밝은 전망을 던져주었으나 22일 부르텐스 공산당 국제부부부장과 올여름 총영사관 개설에 합의한 것처럼 발표하자 박철언정무1장관이 즉각 이의를 제기하고 나서 혼선이 생기기 시작. 김최고위원은 23일 총영사관 합의 발표를 번복하면서 한ㆍ소간 즉각적인 대사급 관계수립이 목표라고 밝혀 사태수습을 하긴 했으나 이번 해프닝이 양국관계의 정상적 발전에 장애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 김최고위원은 22일 상오 모스크바시청을 방문하기 직전 숙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르텐스가 올여름에 영사처 관계를 총영사관 관계로 승격시키자고 해 합의했다』면서 『오늘 박장관과 부르텐스가 실무접촉을 할 것』이라고 설명. 그는 또 총영사관 관계 확립 시기를 묻는 질문에 『6월말이나 7월초쯤 되지 않겠느냐』고 답변. 그러나 22일 상오 부르텐스와 별도로 만난 박장관은 『합의는커녕 부르텐스로부터 이와 관련된 언급은 듣지도 못했다』면서 『뭔가 진전이 있기도 전에 자주 엉뚱한 얘기가 나온다』며 불평. 김최고위원측은 이날 하오 박장관과 30여분간의 의견조정을 거친 후 「합의」 사실을 얼버무리는등 자신의 발언을 뒤집기 시작. 황병태의원은 『김최고위원이 상오에는 분명히 부르텐스와 이 문제에 대해 합의했다고 했었다』며 『그후 박장관이 부르텐스와 만난다기에 이를 실무적으로 마무리지으려는 것으로 알았다』고 말해 착오가 있었음을 시인. 김최고위원도 23일에는 자신의 전날 발언에 대해 『소련측 인사로부터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은 있으나 합의해준 적은 없다』고 정정하고 『중간단계없이 곧바로 국교수립으로 가자는 것이 우리의 기본입장』이라고 해명. 이같은 사태에 대해 관계자들은 정부측이 중간단계를 생략하고 곧바로 대사급 수교를 추진하고 있는 터에 김최고위원이 소련측의 총영사관 제의를 정부측과 협의없이 동의해준 데 따른 불협화같다고 분석.〈모스크바=김영만특파원〉
  • 「군조직법」 상정유보등 혼선의 안팎

    ◎쟁점법안 처리 여도 야도 딜레마에/이러지도 저러지도… 강온선택 고심 민자/국회 허송책임 떠넘기려 악수 유도 평민 임시국회 폐회를 목전에 두고 국군조직법ㆍ지방의회선거법ㆍ광주보상법 등 현안법안처리를 둘러싼 여야간 막바지 혼전이 벌어지고 있다. 12일 국방위에서 국군조직법 개정안을 강행,통과시켰던 민자당은 13일 법안처리과정에서 「기술적」 잘못이 있었음을 시인,국군조직법은 이번 회기내에 처리치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자당은 그러나 다른 쟁점법안,특히 지방의회선거법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고 이에 대해 평민당은 「실력저지」 태세로 나오고 있어 정국의 긴장감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민자당이 국군조직법 개정안처리를 유보한 것은 절차상 실수를 인정했다 뿐이지 법안내용 자체를 후퇴하겠다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 민자당은 이번 국군조직법을 둘러싼 여야절충 과정에서 법시행 시기를 오는 7월에서 10월로 늦추었다. 이에 따라 이 법안은 4ㆍ5월쯤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임시국회에서 통과된다 해도 법시행에는 큰 차질이 없다고 볼 수 있다. 민자당으로서는 국군조직법개정을 통한 합동군제 도입여부를 놓고 군부의 동요를 조기에 진화시키기 위해 빠른 법개정이 필요했을 뿐이며 합동군제에 대한 여권의 확고한 의지만 보여질 수 있다면 반드시 이번 임시국회에서 법처리가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다. 민자당은 국군조직법개정을 놓고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여야 재절충을 시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 회기에 법안심의를 다시 시작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 법안을 국방위에서 다시 재심을 할지 아니면 국방위통과는 기정사실로 하고 법사위에 회부할지에 대해 민자당측은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이다. 그러나 민자당은 이번 임시국회의 여야절충과정에서 ▲실시시기를 10월로 연기 ▲국방참모총장을 합참의장으로 명칭변경 ▲참모차장을 2명에서 3명으로 증원 ▲특전사령부ㆍ수도방위사령부를 현행대로 육군참모총장 산하에 위치토록 하는 등 최대한의 양보를 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민자당은 다음 회기에 이절충안을 그대로 통과ㆍ시행시키려 할 것으로 관측된다. ○…민자당이 당초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를 목표로 했던 법안은 국가보안법ㆍ안기부법ㆍ남북교류협력특별법ㆍ경찰중립화법 등까지를 포함해 10개 현안법률안이었다. 하지만 민자당은 이들 현안법률을 이원분류,국가보안법등 시국관련 법안은 처리를 서두르지 않는 대신 국군조직법ㆍ지방의회선거법ㆍ광주보상법 등은 절충이 안되면 표결로라도 통과시킨다는 내부방침을 정했다. 이들 3개 강행처리 불가피 법안에 대해서는 해당 상임위원장에게 「적절한 시기ㆍ방법을 통해 법안을 통과시키라」는 전략이 하달됐다. 민자당의 이런 내부방침이 삐꺽거리기 시작한 것은 12일 국방위에서 국군조직법 개정안이 「적절치 못한」 방법으로 처리되면서였다. 12일 하오 청와대에서 노태우대통령과 김영삼ㆍ김종필최고위원 등 민자당 수뇌부가 회동했을 때만 해도 『무리한 힘을 과시치는 않지만 민생을 위해 필수적인 경우 적절한 힘을 행사한다』는 것이 일치된 견해였다. 13일 상오까지도 민정계 인사들은 『절차상 다소 미흡한 점도 있으나 국군조직법 개정의 필요 때문에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영삼최고위원을 비롯한 민주계 인사들은 『단독 통과시키더라도 보다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야 했다』고 강력 반발했다. 결국 민자당은 국군조직법을 법사위나 본회의에 회부치 않아 이번 회기에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결정,국군조직법 문제를 둘러싼 여야갈등은 일단 해소됐다. 민자당측은 『국군조직법 처리는 일단 보류되더라도 나머지 쟁점법안은 계속 통과를 위해 노력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으나 어느 정도 영향은 불가피하리란 전망이다. 즉 거여의 첫 「힘과시」가 모양좋게 이루어졌다면 민자당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보다 많은 법안을 처리할 수 있었으리라 관측된다. 그러나 이에 제동이 걸림으로써 민자당은 정말 필수적이고 대국민 설득력이 있는 법안만은 처리할 가능성이 있으며 그 법안이 지방의회선거법이 아니겠냐는 분석이다. 지방의회선거법의 경우 국민적 합의에 바탕을 두었다고 보여지는 금년 상반기내 지방의회구성을 위해서 반드시 이번회기내 처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 여야간 쟁점도 정당공천및 비례대표제 허용문제 등으로 지자제실시의 당위성에 비해 「미미한」 것이란 점도 민자당의 지방의회선거법 처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민자당은 이에 따라 지방의회선거법에 대해 광역의회만 정당공천 배제 혹은 선거운동원의 자격제한완화 등 평민당측 주장 일부를 수용,여야합의안 도출을 막바지까지 유도해보고 그래도 안될 경우 「모양좋게」 법안을 단독통과시킬 묘안을 짜고 있는 눈치다. 광주보상법은 평민당,나아가 광주피해자가 민자당안을 거부할 경우 강행처리의 의미가 있겠느냐는 점에서 회기내 통과가 의문시된다. 그러나 민자당내 민정계를 중심으로 『거대여당이 됐음에도 야당의 정략적 반대에 밀려 각종 민생및 쟁점법안처리가 미뤄진다면 합당의 의의가 뭐냐』는 회의론도 강력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민자당이 총무및 정책위의장 차원및 각 상임위에서 평민당측과 「충분한」 대화ㆍ절충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 뒤 몇가지 쟁점법안을 강행통과시킬 수도 있다는 관측도대두하고 있다. 밀어붙이면 「구태재연」의 질시가,물러나면 「비생산적」이란 비난이 퍼부어지는 상황이 민자당을 강온 그 어느 쪽에도 설 수 없도록 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평민당은 상임위 활동기간이 14일로 끝나는 시기적 촉박성을 감안할 때 주요쟁점법안들을 민자당과 타협ㆍ절충해서 통과시킬 가능성은 이미 「물건너 갔다」고 여기고 있다. 이에 따라 평민당의 임시국회 막바지 전략은 민자당측이 통과시키려는 주요법안들을 얼마만큼 효과적으로 저지하느냐로 집약된다고 할 수 있다. 의석수의 절대적 열세로 「힘」으로는 당할 수 없다 하더라도 「명분」으로는 결코 밀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점에서 평민당이 실력저지도 불사하겠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는 것은 민자당측의 악수를 유발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하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여당측의 상대적인 강경처리 자세가 국민들에게는 「일방독주」로 비치게 함으로써 국회운영에 있어 부정적 현상들의 모든 책임을 여당측에 떠넘기겠다는 속셈이라는 것이다. 평민당측은 국방위에서 일방통과된 국군조직법개정안에 대해 민자당측이 13일 처리유보결정을 내린 점도 이같은 맥락에서 크나큰 전과로 여기고 있는 듯한 눈치다. 어차피 통과될 수밖에 없던 법안을 민자당의 「자충수」로 「원인무효」처럼 처리된 데다 오히려 평민당의 저지명분을 높이는 일석이조의 성과를 올렸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평민당은 국군조직법 처리과정에서의 상승세를 지자제선거법과 광주관련법안등 나머지 법안의 처리과정에까지 연장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자제선거법은 여당에 의해 강제로 통과될 가능성이 높지만 광주관련법안등 나머지 쟁점법안들은 시기적으로나 여권내부사정 등을 고려할 때 민자당측이 유보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평민당은 당의 사활이 걸렸다고도 할 수 있는 지자제법에서만큼은 적어도 민자당안이 그대로 통과되는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면서 적어도 가장 큰 쟁점인 「정당추천제」만은 당의 기존방침대로 수용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전략이다. 평민당지도부는 그러나 지자제선거법안이 이번에 통과되지 않으면 상반기중 실시가 불가능한데도 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민자당안대로 통과되는 것은 절대 안된다』고만 말할 뿐 확실한 답변은 피하고 있다. 어떤 경우에든 선거는 치러야 한다는 것이 평민당의 솔직한 심정이고 이는 결국 지자제선거법에 대응하는 평민당의 딜레마라고 할 수 있다. ◎9개 안건 일괄ㆍ분리 처리 맞서/「광주」법안 의장직권 회부 공방(의정중계:13일 내무ㆍ법사위) 상임위 활동 막바지에 접어든 13일의 국회는 지방의회선거법및 광주보상법안 등 쟁점법안의 처리를 둘러싸고 여야간의 의견대립으로 난항을 겪었다. ▷내무위◁ 지방의회의원선거법과 지방세법 등을 다루기 위해 이날 하오2시 열릴 예정이었던 전체회의는 이들 쟁점법안들을 표결로 강행처리할 것인가 여부에 대한 민자당내의 입장과 어떤 일이 있더라도 국방위 기습처리의 재현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평민당측의 이해가 맞물려 정책위의장 회담후인 하오 5시30분 이후로 연기. 민자당측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내무위에 계류중인 9개 안건중 선거관리위원회법 개정안,지방세법 개정안,행정명칭변경청원 3건 등 여야간에 이견이 없는 안건을 먼저 처리하자』고 주장한 반면 평민당측은 『일단 정책위의장 회담을 열기로 여야가 합의한 만큼 회담의 결과가 나온 뒤 내일 전체회의에서 일괄 다루도록 하자』고 맞서 결국 회의시간을 연기토록 하는 데 합의. 민자당의 일부의원들은 『평민당과의 합의도 중요하지만 지방의회선거법등은 설사 강행통과한다 하더라도 곧 선거가 뒤따르는 등 후유증이 심각할 것』이라며 좀더 시간을 두고 여야협상을 계속하자는 신중론을 펼친 반면 또다른 의원들은 『어차피 합의가 안될 바에는 강행처리가 불가피하다』고 강경론을 고수. 오한구내무위원장은 지방의회의원선거법등을 여당단독으로 통과시킬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과 관련 『최대한의 노력으로 여야간의 이견절충에 나서 강행처리의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면서도 『14일 상오 전체회의에서 지방세법을 처리하고 지자제관련법은 하오에 처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찬반토론등 여야 절충과정을거쳐 14일 강행처리할 방침임을 시사. 결국 정책위의장 회담 뒤 열린 전체회의에서는 여야간의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지자제관련법안과 지방세법 등은 의제로 상정하지 않고 선거관리위원회법 개정안과 행정명칭변경청원 3건만 여야합의로 통과시켜 쟁점법안의 강행처리냐 저지냐의 싸움은 일단 하루 뒤로 연기. ▷법사위◁ 이날 하오 정책위의장 회담이 끝난 뒤 열린 법사위는 『광주보상법안은 광주특위에서 다뤄야 하며 법사위상정은 부당하다』는 평민당측의 이의제기가 계속됨에 따라 법안내용 절충을 위한 실무팀만 구성키로 하고 산회. 따라서 여야간 정치적 절충에 의한 극적인 합의점을 찾기 전에는 법사위 상정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14일 법사위에서도 계속될 전망. 평민당측은 이날 『이미 광주특위에 제출했던 평민당측의 「광주배상법안」을 국회의장이 일방적으로 법사위에 재배정한 것은 의장의 부당한 처사』라고 주장하고 『따라서 광주특위에 평민ㆍ민자 양당의 법안을 넘겨 이들 법안처리와 함께 보고서 채택 등으로 특위활동을 매듭해야 할 것』이라며 법사위상정의 부당성을 제기. 이에 대해 민자당측은 『특위의 조사활동이 마무리된 시점에서 조사특위에서 법안심사활동까지 하는 것은 국회법상 인정된 특위의 업무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법안처리를 둘러싼 소관상위의 형식적 논쟁보다는 법안에 대한 실질적 절충에 적극 임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 이에 앞서 이날 낮 열린 여야 간사회의에서 이치호위원장은 『평민당측이 법안상정조차 반대할 경우 효율적인 법안심사 활동에 들어가기 위해 위원장직권으로 안건을 상정할 것』이라며 법안상정 방침을 확고히 하고 『그러나 평민당측의 상정반대 논리를 펼 시간도 충분히 주겠다』며 여당에 의한 기습처리는 없을 것임을 강조. 이위원장은 이어 『여야간 찬반토론을 충분히 한 뒤 일단 정회하고 여야협의를 통해 표결처리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절차에 따른 법안처리를 거듭 확인한 뒤 『평민당측도 진정 광주법안을 처리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일단 안건상정은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평민당측의 태도변화를 촉구.
  • 「근로자의 날」 팽팽한 줄다리기

    ◎노총 “5월1일 「노동절」부활,자체행사 강행”/정부 “「산업평화」깰 우려,현행대로 3월10일에” 법정유급휴일로 지정된 3월10일 근로자의 날을 앞두고 정부 및 기업주와 한국노총 등 노동단체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 각 사업장에서 마찰과 혼선이 예상되고 있다. 한국노총측은 『현행 근로자의 날은 지난57년 자유당정부가 노동운동을 약화시킬 목적으로 5월1일의 노동절 대신에 지정한 것이므로 원래의 노동절인 5월1일을 유급휴일로 부활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총은 이에따라 지난 1월18일 산업별 노동조합연맹 대표회의를 열어 근로자의 날 대신에 5월1일에 휴무하기로 결정,산하조직에 관련지침을 시달한데이어 지난달 28일 박종근위원장이 위원장에 재선되면서 노동절행사의 강행방침을 재확인했다. 노총측은 특히 『지난해2월 정기대의원대회에서 근로자의 날을 5월1일 노동절로 변경하기로 결의한데 따라 같은해 4월 국회에 낸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개정청원을 정부ㆍ여당에서 그동안 긍정적으로 검토해오다 3당이 합당한 뒤 갑자기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민주화흐름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총은 또 미국 일본 등 극소수국가를 제외한 동남아 유럽 남미 등의 대부분의 국가가 5월1일에 노동절행사를 갖고 있을뿐 아니라 민주화시대를 맞아 노동운동의 자주성을 회복한다는 상징적인 의미에서도 노동절을 부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측은 이같은 노총의 움직임이 스스로의 개혁노선과 선명성을 과시하고 노동절의 부활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전노협」 등 재야운동단체를 인식한 대응전략이라고 보고 이를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지난 5일 내무ㆍ노동ㆍ상공 등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같은 입장을 재확인,근로자의 날 행사를 현행대로 10일에 거행토록 각 지방노동관서에 시달했다. 정부관계자들은 특히 5월1일을 전후해 한국노총이 「전노협」 등 재야단체와 세를 과시하기 위한 경쟁을 벌일 경우 대규모 연대파업과 가두시위가 격화돼 노사관계가 악화되고 산업평화가 파괴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영자총협회 또한 전국 회원기업에 공문을 보내 근로자의 날을 현행대로 3월10일로 지켜 줄 것을 촉구했다. 경총은 『최근 노총이 근로자의 날을 5월1일로 변경키로 해 기업내에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근로자의 날은 법률에 의해 제정된 것이므로 이를 준수해 모든 행사를 오는 10일에 실시할 것』을 당부했다. 정부측은 노동절행사가 공산국가의 선전도구로 이용되고 있는만큼 북한의 선전ㆍ선동에 악용될 우려가 크고 노총이 「전노협」과 세 과시경쟁을 할 경우 해방후 좌익계열인 「조선노동조합 전국평의회」(전평)와 「대한 독립촉성 노동총연맹」이 경쟁적으로 집단시위를 벌여 사회혼란을 부른 것과 비슷한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정부는 또 노사관계가 안정된 일본 미국 캐나다 등 선진자유국가에서는 그 나라의 실정에 따라 「근로자의 날」을 정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기아산업 아시아자동차 대우조선 서울지하철공사 등 6개 대기업 노동조합대표들은 지난4일 하오 경남 울산시 「울산사회선교협의회」에서 최근 노동정국과 관련한 회의를갖고 근로자의 날을 5월1일 노동절로 변경하기로 한 노총의 입장을 전폭 지지,논란을 가열시키고 있다. 현재 정부측의 방침에 따라 3월10일에 휴무하기로 한 산별노련은 철도 체신 항운 연합 자동차 금융노련 등 6개이고 제조업체 가운데 상당수의 노조는 노총의 방침에 따라 이미 노사협상을 통해 5월1일에 휴무하기로 했거나 협상을 계속중이다. 아무튼 현재 상황으로는 올해 근로자의 날 행사는 아무래도 정부와 노총 등의 주장이 맞서 10일과 5월1일로 각각 반쪽행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 “적성시험 논란” 새 대입시안 마련 지연

    ◎입시제도 실시연기 배경과 전망/작년 8월 발표한 안과 큰차이 없을듯/혼란방지 위한 다각적 장치 모색돼야 문교부가 93학년도부터 실시하기로 했던 새 대학입시제도를 94학년도로 1년 늦추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새 입시제도의 골간인 적성시험에 대한 논란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월초 대통령 직속자문기구인 교육정책자문회의가 적성시험보다 현행 학력고사제도를 개선ㆍ발전시켜 나가자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에따라 당초 계획했던 2월말까지 최종안을 마련하지 못하게 됐고 새입시제도의 대상학생이었던 중학 3학년생들마저 이미 고교에 진학해 이들에게 혼란을 주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연기할수 밖에 없다는 것이 문교부측의 이야기다. 그러나 문교부가 4월말까지 시안을 확정해 현재 중학교 3학년으로 진급하는 학생들이 대입을 치르는 94학년도에는 새 입시제도를 적용한다고 밝히고 있는 새 입시제도의 골격은 지난해 8월에 발표한 시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쟁점이 되고있는 적성시험부분에 대해 문교부는 『교육정책자문회의가 밝힌 사고력 중심의 학력고사와 넓은 의미에서는 같은 것』이라면서 「적성시험」과 「사고력 중심의 학력고사」라는 용어선택에서 오는 혼선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문교부가 당초에 밝힌 언어능력+수리능력+외국어능력의 측정 등 3개 영역으로 분류한 적성시험안과 9개 과목으로 나눠져 있는 학력고사 형태를 절충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런 절충과정을 거치는데는 2개월정도면 충분해 큰 문제는 없으나 4월이면 이미 대상학생들이 고교에 진학한지 3∼4개월이 지나 한해 연기하지 않을 수 없게됐다는 설명이다. 그때는 학생들이 제2외국어ㆍ사회,또는 과학실험 등의 선택과목을 이미 선택했기 때문에 배우지 않은 과목때문에 원하는 학과를 선택하지 못하는 사례가 생길수 있다는 것이다. 고교에서는 학력고사에 대비한 지금까지의 수업방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올 상반기에 새 입시제도를 확정,당초 방침대로 실시할 경우 대상학생들이 1학년 2학기에 들어갈때나 2학년으로 진급할때 일부 선택과목 수업을 다시 선택해야할 경우가 발생하게 되는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대학들도 학과별 본고사 과목을 선택하는데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라는 것도 조기실시의 걸림돌이 됐다. 이에따라 시행을 다소 늦추더라도 대학입시제도의 확정→대학의 새 입시제도에 따른 본고사 준비→새 입시제도에 대한 고교의 대처라는 정상적인 수순을 밟겠다는게 문교부의 뜻이다. 내신성적만 하더라도 40%이상 반영될 경우 서울에서는 학군을 기피하는 학생들도 나올 것으로 보고 이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이같은 문교부측의 주장대로라면 4월말까지 확정될 적성시험의 성격은 현행 학력고사의 9개 과목에서 축소된 5∼6개 과목으로 국어,국사+사회,영어,수학,물리+화학,지리+지학등 비슷한 과목을 합치는 방식으로 대별되고 새로운 분류에 따른 명칭변경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학교 교과과정을 중심으로 기초적성및 적응능력을 측정하는 선에서 적성시험을 출제하고 수리능력,외국어,언어능력으로만 3분할 경우 정책자문회의에서 말한 사고력 중심의 학력고사와는 너무 동떨어지게 된다. 문교부는 올해 시안이 확정되면 적성시험 문제를 새로 개발,전국고교에 실험평가를 여러차례 실시,새 시험에 대한 충격을 없애겠다고 밝히고 있다. 문교부는 새입시제도에서도 적성시험 30%,대학본고사 30%,내신 40%의 골격을 유지할 것을 밝히고 있고 대학 학과별로 전공 및 관련과목과 선택과목등 2개 과목의 대학본고사를 치르도록 할 방침인 점등으로 미루어 똑같은 비중의 본고사를 위해서도 적성시험의 수준은 현행 학력고사보다 어렵게 출제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적성 시험의 방식은 객관식으로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대학 본고사의 시험시기는 정책자문회의가 대학별로 보자고 건의한데 반해 문교부측이 실시상의 난점을 지적,자문회의측도 문교부측 지적을 수긍한 것으로 알려져 현재의 전ㆍ후기 체제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단지 문교부와 자문회의가 가장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는 적성시험ㆍ본고사ㆍ내신성적의 대학별 반영비율은 본고사만 대학자율로 하는 문교부의 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하여튼 처음 정책자문회의가 대학입시 건의안을 내놓았을때 우려했던 만큼 문교부와 큰 의견차는 없는 것으로 보이나 이들 모두 평준화지역의 일부 사립고에 경쟁입시가 실시되는 상황을 감안하지 않았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내신의 등급간 폭이 커지는 만큼 내신이 최고 70%까지 반영될 경우 경쟁입시 사립고교 학생들의 내신성적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주목되는 것이다. 문교부는 이에대해 현재로서는 예외규정을 두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일부 고교의 입시부활은 교육의 수월성 추구를 위한 것』이라고 내세운 이상 이에대한 대책도 있어야 한다는게 교육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양당 국회 난기류… 극한대결 우려

    ◎평민의원 임시국회 개회식 퇴장의 파장/정책다툼보다 명분 집착 “힘 겨루기”/보안법ㆍ광주보상 등 첨예대립 예상/급박한 민생현안등 처리도 불투명 20일 개회된 제148회 임시국회가 벽두부터 국회의장 개회사ㆍ운영방법 등 비본질적 문제로 삐꺽거리고 있어 임시국회 운영의 파란은 물론 민자ㆍ평민 양당이 극한대결로 나가지 않나 하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민정ㆍ민주ㆍ공화 3당의 합당으로 거대여당인 민자당이 출범,여소야대의 4당체제가 무너진 뒤 처음으로 열린 이번 임시국회는 거여소야 정국운영의 시험무대라는 측면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출범이후 민자당측은 『다수 여당이 되었다 해서 결코 오만하거나 독주하지 않고 대화와 타협,인내와 아량으로써 성숙한 민주정치상을 보이겠다』고 다짐해왔다. 평민당측도 이번 임시국회를 앞두고 『과거와 같은 강경투쟁은 자칫 국민지지 기반을 잃게 할 우려가 있다』면서 『합리적 정책대결을 통해 평민당의 존재를 부각시키며 3당통합의 반민주성과 비도덕성을 밝히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막상 정치의 실천무대인 임시국회가 열리자 양당은 평소의 다짐과는 다른 행태를 보이기 시작했다. 김재순국회의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4당 병립체제가 해체되고 국민에게 신뢰와 희망을 줄 수 있든 다수여당과 소수야당으로 양립된 모습을 갖추게 됐다』 『국정에 책임지는 정부ㆍ여당이 다수가 되고 이를 비판,견제하는 소수야당이 존재하게 된 것은 그만큼 우리 정치가 성숙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국운영에 대한 일반적 언급」이란 김의장 측근의 해명도 일면 수긍되는 면이 있지만 가뜩이나 3당통합에 「알레르기성」 부정반응을 보이고 있는 평민당측을 자극할 소지는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김의장의 발언이 여권의 국정독주의사로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보여진다. 김의장은 개회사 초고를 썼다고 밝히고 문제가 될 대목이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여권 수뇌인사들중 일부는 『않아도 될 말을 해서 평지풍파를 일으켰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김의장 발언에 대한 평민당측의 「과격한」 실력행사도 칭찬받을 일은 못된다. 평민당은 김의장이 다소 귀에 거슬리는 언급을 시작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한꺼번에 고함을 질렀으며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국민이 뽑은 선량이 민의의 전당인 국회 본회의장을 뛰쳐나갈 때는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김의장의 몇마디 발언이 국정운영의 동반책임자인 제1야당의원 전원이 퇴장하고 국회를 공전시키기에 충분한 원인을 제공했느냐에 대해서는 상당수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즉 평민당측이 「건전한 정책대결로 제1야당으로서의 위치부각」을 구호로는 외치면서 실제로는 어떤 구실만 주어지면 파행정치상황을 만들어 자신들의 뜻과는 달리 만들어진 양당체제에 「흠」을 내보자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 의혹이 일고 있다. 이날 임시국회 개회에 앞서서도 민자ㆍ평민 양당은 임시국회 운영일정및 방법을 놓고 이견차를 해소못해 구체적 의사일정조차 짜지 못했다. 민자당은 자신들의 의석이 평민당의 3배에 달하고 있음을 들어 대정부질문 발언자수를 3대1로 하자고 주장한 반면 평민당측은 3대3으로 하자고 맞섰다. 양쪽이 적절히 양보,절충점을 찾아 나가겠지만 자기 몫을 모두 찾고야 말겠다는 「거인」과 무조건 동등대우를 받아야겠다는 「소인」이 서로의 주장을 굽히지 않을 때 합의에 의한 정국운영은 애당초 불가능하다고 보여진다. 어찌보면 사소하다고 할 수 있는 문제를 둘러싼 민자ㆍ평민간의 신경전을 볼 때 국가보안법ㆍ안기부법ㆍ광주보상법 등 보다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협의가 시작된다면서 더욱 대립이 첨예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보안법의 경우 민자당 내부에서도 개정의 폭에 이견이 있으나 평민당이 보안법 폐지후 대체입법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여야간 「타협」의 여지는 별로 없어 보인다. 안기부법의 경우도 민자당측이 국회정보위원회 설치로 안기부 권한 남용을 감시하자는 주장인 반면 평민당측은 안기부의 국내 수사권의 전면삭제를 요구하고 있다.결국 국가보안법ㆍ안기부법 등 두 법안은 이번 임시국회에서도 미처리로 넘어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대두하는 실정이다. 지방의회선거법ㆍ광주보상법ㆍ경찰중립화법 등과 국방참모총장제 신설을 골자로 하는 군조직법 개정문제등에 있어서도 민자ㆍ평민당은 상당한 이견차를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이번 회기내에 지방의회선거법ㆍ광주보상법 등 2개 법안은 반드시 통과시킨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민자당측은 지방의회선거법은 의원정수를 대폭 상향조정하고 광주보상법은 보상금액을 당초 안보다 상당히 높이는 등 유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들 법안에 대한 절충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낙관적 견해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평민당측이 개회식 퇴장사태에서 시사했듯 이번 임시국회를 3당통합에 대한 공격,나아가 의원직 총사퇴및 내각불신임 요구 등 정치공세의 장으로만 이용하려든다면 「여야합의로는 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 국회」가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민자당측은 「꼭」 처리하고자 하는 지방의회선거법ㆍ광주보상법 등에 대해서 표결통과를 시도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파란」과 「파행」이 점철되리란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거여」의 힘을 과시않겠다는 민자당의 성숙된 자세,정책대결로 국민 심판을 받겠다는 평민당의 진지한 자세가 이번 임시국회의 성공적 운영을 위해 필수적이란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집단퇴장 소동… 임시국회 이모저모/김 의장 통합당위성 발언에 야서 발끈/평민의원들 고함치며 의장에 삿대질/“문제될 것 없다”… 의장은 평민항의 묵살 20일 상오 정계개편이후 처음 열린 제148회 임시국회는 김재순국회의장의 개회사 내용에 항의,평민당의원들이 퇴장함으로써 개회 벽두부터 파란을 빚어 앞으로 국회운영이 평탄치 못할 것임을 예고. 더욱이 평민당은 6인의 항의단을 구성,사과할 것을 요구했으나 김의장은 이들의 면담마저 거부해 이번 임시국회가 여야의 힘겨루기 장으로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까지 대두. ○김대중총재 사인 보내 ○…임시국회 개회식은 김재순의장이 개회사를 읽기 시작했는데도 의원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느라 시끌벅적하고 평민당 의석에서는 『조용히 해』라는 고함이 터져나오는등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출발. 이날 소란은 김의장이 『여소야대의 4당병립체제가 해체되고 국민에게 신뢰와 희망을 줄 수 있는다수여당과 소수야당으로 양립된 모습을 갖추게 됐다』며 3당통합을 극찬하는 대목에서 촉발. 김의장이 정계개편의 당위성을 주장해 나가자 평민당 의석에서는 『뭐가 국민의 뜻이야』 『왜 쓸데없는 소리해』 『황금분할은 어디 갔어』라는 등 고함이 터져나왔고 김덕규수석부총무등 평민당부총무단이 의장석쪽으로 나와 삿대질을 하며 거칠게 항의. 그러나 김의장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준비된 개회사를 계속 읽어 내려가자 의석 앞으로 나온 김영배총무가 김대중총재의 「사인」에 따라 전원퇴장을 지시해 평민당의원들이 한꺼번에 퇴장. 김의장은 평민당의원들이 퇴장한 후에도 준비된 개회사를 끝까지 낭독했는데 민자당 의석에서는 『잘했어』라고 성원. ○…한편 김재순의장은 평민당측이 개회사 내용을 문제삼아 퇴장한 후 「김의장의 사과없이는 김의장이 사회를 보는 본회의에는 참석하지 않겠다」고 항의한 데 대해 이동복비서실장을 기자실에 내려보내 해명. 이실장은 『총무회담등 국회운영이 이런 일로 인해 영향을 받아서는 안되다는 취지에서해명하게 된 것이지 개회사 내용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변하고 『오해가 있다면 본회의에서 부연설명할 수는 있겠지만 취소 또는 사과할 대목은 전혀 없다』며 김의장이 평민당의 항의단을 만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통보. ○“공연한 트집” 비아냥 ○…민자당의원들은 정계개편후 첫 임시국회 개회식이 평민당의원들의 퇴장으로 막을 내리자 군데군데 모여 「울고 싶던 차에 뺨을 때린격 아니냐」 「별거 아닌 것 가지고 공연히 트집잡는 구태의연한 방식」이라고 비아냥. 김영삼최고위원은 『세계가 다 변하고 있는데 우리 의회도 변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신사고를 해야 하는 때에 생트집만 잡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불만을 표시. 박준병사무총장도 문제가 된 김의장의 연설문을 검토한 뒤 『별 내용도 아닌 걸 가지고 왜 문제를 삼는지 모르겠다』며 『평민당이 사전에 전략을 세워 퇴장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평민당의 고의성을 지적. ○강경대응 발언 잇따라 ○…김재순의장의 개회사 내용에 반발해 퇴장한 직후 격앙된 분위기에서 열린 평민당의원 총회에서는 김의장에 대한 비판뿐만 아니라 3당통합에 대한 강경대응 발언이 속출. 그러나 3당통합 저지를 위해 단판승부보다는 장기적 대응전략을 짜놓고 있든 김대중총재등 지도부는 일부 의원들의 강경발언을 제어하며 ▲김의장의 발언을 비난하는 성명서 채택 ▲항의단 파견 ▲김의장이 사과하지 않을 경우 향후 의사일정 보이콧 등 단계적 대응방안을 유도. 유준상의원은 『13대국회 개회시 4당구조를 「황금분할」이라고 지칭했던 김의장이 3당통합의 마각을 드러내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난한 뒤 『의장의 사과가 없으면 모든 의사일정에 응하지 말자』고 제의. 박실의원은 『여권은 소수의 평민당을 회의장 퇴장등 분통이나 터뜨리고 다수결의 원칙하에 깽판이나 부리는 집단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면서 『저쪽의 대야합 구조를 분쇄하고 규탄하기 위해서 우리가 먼저 총사퇴해야 한다』며 평민당의 독자적 사퇴를 주장. 그러나 김총재는 『투약이 과하면 병에는 오히려 나쁘다』 『국민의 내일을 생각하면 자살해서는 안된다』며 강경발언을 누그러뜨리며 김의장의 사과가 없을 경우 의사일정 보이콧의 시기와 방법을 지도부에게 일임해달라고 요청. 이날 총회는 김의장과 3당통합을 규탄하는 성명을 채택하는 한편 당3역과 김봉호ㆍ유준상ㆍ박실의원 등 6인으로 항의단을 구성. 이 항의단은 하오 2시 국회 2층 의장실로 올라갔으나 김의장이 끝내 나타나지 않자 김동복비서실장에게 김의장의 소재를 따지며 의사일정에 혼선이 초래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철수. ○의석배치에도 못마땅 ○…이날 첫 임시국회에서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은 본회의장의 각당별 의석배치. 4당시절에는 의장석에서 볼 때 오른쪽부터 무소속ㆍ공화ㆍ민주ㆍ민정ㆍ평민당순으로 배치,마치 민정당이 야3당에 포위돼 위축된 형국이었으나 이번에는 민자당이 중앙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좌우에 각각 평민당과 무소속을 거느리는 형국으로 변모. 평민당으로서는 의석배치가 종전과 변동이 없으나 민자당이 중앙의 의석을 차지한 데 대해 「거대여당의 비민주성을 드러내주는 독선」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토로. 민자당내에서는의석배치 기준을 전현직 당직자및 4선이상 의원을 뒷줄에 우선 배정하고 나머지는 상임위별ㆍ가나다순으로 의석을 배열. 이에따라 김영삼ㆍ김종필최고위원,박태준최고위원대행,김재광국회부의장이 뒷줄 중앙에 나란히 자리잡았고 그 좌우에는 박준규 전민정대표위원,채문식고문,이춘구ㆍ김윤환ㆍ최형우ㆍ김용채ㆍ최각규ㆍ이한동ㆍ정동성의원 등 전직 3당 당직자들과 김동영총무,박준병총장,김용환정책의장,박철언정무1장관,정창화수석부총무 등 현 당직자들이 차지. 민주당(가칭) 추진세력등 무소속은 이기택ㆍ박찬종의원이 뒷줄에 나란히 앉고 나머지 의원들은 민자당 왼편에 한줄로 배치돼 외로운 모습.
  • 모방방화범 첫 구속/연세대생/호기심에 승용차덮개 불질러

    ◎10대 근로자 영장은 기각… 기준에 혼선 서울 마포경찰서는 16일 최근의 방화사건을 흉내내 길가에 세워진 승용차에 불을 지른 연세대 정지영군(24)을 방화혐의로 구속했다. 정군의 구속은 지난15일 검찰이 『모방방화 이더라도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라』고 지시한 이후의 첫번째 케이스이다. 정군은 15일 0시20분쯤 서울 마포구 서교동 480 주택가 앞길에서 최병진씨(52ㆍ회사원)의 소나타승용차 비닐덮개 아랫부분에 가스라이터로 불을 붙여 덮개 일부를 태운혐의를 받고있다. 정군은 경찰에서 『여자친구와 술을 먹고 집까지 바래다 준뒤 택시를 기다리다 호기심에 불을 질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 종암경찰서도 최모군(17ㆍ공원ㆍ서울 성북구 장위동)을 방화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에 의해 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지법 이창학판사는 구속영장 기각사유를 『나이가 어리고 전과경력이 없으며 범행동기가 우발적인데다 최근의 방화사건과는 무관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군은 15일 상오3시40분쯤 장위동 골목길에 세워져 있던 서울2 므4815호 포니승용차 덮개에 불을 지른혐의로 경찰에 연행됐었다. 이같이 법원이 모방방화사건에 대해 엇갈린 처리기준을 적용함으로써 앞으로 경찰의 방화사건수사가 큰 혼선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 연쇄방화 얼굴 없는 「테러범」은 누구인가

    ◎방화시간 점차 빨라지고 수법도 대담/막다른 골목 피하고 차 다니는 곳 골라/특정 조직ㆍ우발 합친 혼합형 서울시내 곳곳에서 20여일째 계속되고 있는 「도깨비 불」이 더욱 기승을 부리면서 지방에까지 번져 「방화공포」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찰은 이번 방화사건이 주로 사회불안을 노린 특정 범죄집단에 의해 조직적으로 자행되고 있다고 보고,용의자를 대상으로 집중적인 수사를 펴고 있으나 이번 사건에는 특정 조직외에도 흉내 또는 장난까지 곁들여 있어 수사에 큰 혼선을 빚게 하고 있다. 경찰이 13일까지 일어난 1백6건의 방화사건을 분석한데 따르면 방화시간ㆍ방화지역ㆍ방화대상ㆍ방화수법 등에서 상당한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방화시간◁ 방화사건이 일어난 시각은 지난7일까지 85건(80%)이 새벽2∼6시 사이였다. 이 시간대는 특히 주택가의 사람통행이 끊어지고 시민들이 깊은 잠에 들어 있는 사이여서 범인들이 들키지 않고 쉽게 범행을 할 수 있고 경찰의 방범활동도 느슨해지는 취약시간대라는 것을 범인들이 이미 간파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들어서는 범인들이 자정쯤부터 범행을 시작하고 있어 처음에 신중을 기했다가 경찰 수사력이 못미치자 시간적인 여유를 갖고 넓은 지역에서 범행을 하기위해 일찍부터 나서는 것으로 분석됐다. ▷방화지역◁ 주택가 골목에 있는 집에서 일어난 방화가 86건이고 대로변은 15건밖에 안되며 이 가운데 골목길이라도 차량통행이 가능한 곳은 32건,불가능한 곳은 6건밖에 안되는 점으로 미루어 범인들이 소형차량이나 오토바이 등 우수한 기동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막다른 골목에 있는 집은 한 곳도 피해를 입지 않았으며 이면도로근처 10m이내에 있는 골목길에서만 범행이 이루어져 범인들이 미리 장소를 답사,만일의 사태때 쉽게 달아날 수 있도록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7일 상오4∼6시사이 가장 많은 16건의 방화사건이 일어난 지역은 종로구 숭인2동,성북구 보문동 동선동2가 삼선동일대로 모두 반경 3㎞이내에서 일어나 범인들이 기동성을 엿볼 수 있다. 특히 90건(85%)이 서민들의 주택이 밀집한 강북지역에서 발생,집중적으로 방화효과를 노려오다가 7일부터는 강남지역인 영등포일대와 강남구ㆍ강동구 등으로 손을 뻗쳐 대상지역을 넓혀가고 있다. ▷방화대상◁ 13일까지 한옥 71채,양옥 30채,다세대 연립주택 5채가 피해를 입었다. 당초에는 주로 허름한 한옥만을 겨냥했던 범인들이 지난 7일부터는 양옥과 2층집 또는 대문이 없는 빌라ㆍ연립주택을 방화목표로 삼고 있고 최근들어서는 아파트의 철제대문에도 불을 지르는가하면 심지어 골목길에 세워둔 트럭이나 아파트 주차장에 밀집되어 있는 승용차에도 불을 지르는 등 방화대상이 다양화되고 있다. 더욱이 쉽게 불을 붙일 대상이 없는 아파트ㆍ연립주택 등에서는 동파를 막기위해 상수도계량기에 덧씌워 둔 스티로폴 또는 헝겊에까지 불을 지르고 있다. 또 지방에서는 처마끝이나 마당에 쌓아둔 볏짚ㆍ헛간ㆍ외양간 등에 방화하고 있다. ▷방화수법◁ 범행수법이 점차 대담해지면서 집밖에 불을 지르던 행태에서 벗어나 지난 7일부터는 현관유리창을 깨거나 길쪽으로 난창문을 깨고 거실이나 방안에까지 석유와 시너를 뿌리고 불을 지르는가하면 2층집인 경우는 화염병이나 불붙인 솜뭉치를 던져 불을 지르는 등 수법이 횡포ㆍ악랄해지고 있다. 또한 지난3일의 경우처럼 같은 시간대에 마포구 만리동 성북구 길음동 서대문구 아현동 등지에서,13ㆍ14일에는 천호동 상봉동 장안4동 삼성동 신림동 등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방화가 일어난 점으로 볼 때 여러부류들의 범인들이 불을 지르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서울지검 형사3부 최성창검사는 『현장검증 등을 통해볼때 이번 방화사건의 특징은 일정시간대에 일정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방화하고 유류품을 남기지 않으며 달아나기 쉬운 곳만을 고른 점 등』이라고 말했다. 『이로 미루어 이번 방화사건은 정신병자의 소행이 아닌 뚜렷한 목적을 가진 2∼5명,또는 그이상의 집단에 의한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범행이며 그외 이들을 모방한 여러부류가 방화를 저지르고 있는것 같다』는 것이 최검사의 분석이다.
  • 시급한 고교교육의 정상화(사설)

    지금의 부모세대를 낭패스럽게 만드는 의문중의 하나가 자녀를 『꼭 대학에 보내야만 하는가』하는 것이다. 안보내자니 불이익이 너무 많은 것 같고 보내자니 쉽지 않다. 이 일로 나라가 골몰하지만 해결의 묘수는 여전히 찾지 못했다. 불과 얼마전에 문교부는 입시제도 개선안으로 학력고사제도를 적성시험으로 바꾸고 대학별 본고사를 부활 병행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 개선안의 핵심은 통합교과로 출제하여 운영한다는 적성시험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교육정책 자문회의는 다시 『사고력 중심의 학력고사』와 본고사 병행을 건의하고 있다. 무슨 일이든 묘책이 없으면 중구난방이 되게 마련이다. 이번의 혼선도 그런 뜻에서 불가피한 것이었다고 할 수도 있겠다. 그렇기는 하지만 같은 제도권안에서 불과 몇달도 안되는 사이에 오락가락하는 정책안이 노정되곤 하는 것은 볼모양이 사납다. 교육정책은 교육본연의 목적에 우선해서 수행되어야지 사회정책에 종속되어 좌우되는 것은 잘못이다. 지역발전이나 정치적 선심의 수단으로 교육정책이 이용된다든가 하여 가뜩이나 난제만이 난마처럼 얽혀 있는 교육의 문제가 어렵게 되는 일은 이제 불식되어야 한다. 교육을 교육본연의 목적에 따라 풀어가는 것만이 대학입시 과열증상에 대한 장기적 대안이기도 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교교육의 정상화가 중추적 과제가 되어야 한다. 고등학교를 정상적으로 끝내는 나이는 세는 나이로 19이나 20살이다. 한 시민이 선거권을 갖게 되는 법적 성인의 문턱이기도 하다. 시민을 기르는 공교육과정이 고교로 완성되는 셈이다. 이 중요한 시기가 대학입시로 볼모잡혀 잘못 치우치고 반이상 포기당하는 상태로 계속된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다. 관계부처나 기관간의 주도권 다툼으로 혼선을 빚는 일보다는 이 심각한 사태를 바로잡는 데 혼신하는 일이 긴급하다. 자문회의가 건의한 대학의 개방교육제도는 독학학위제등 기왕부터 거론되어 온 학위취득 기회의 확대방안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환영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대입시의 고사일을 각 대학에 맡겨 대학의 자율폭을 넓힌다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이 기회에 대학입시 전부를 대학에 돌려주는 방안도 생각해볼 일이다. 예비고사와 학력고사로 대학입시를 국가가 관리해온 동안 대학들의 입시관리 능력이 퇴화했으므로 당분간,전폭적인 회귀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생각하는 의견도 있지만,어차피 자율화로 가는 것이라면 과감한 전환이 적응기간을 단축시키는 길일 수도 있다. 다만 국가가 운영하는 평가기구에서 출제와 채점 등 입시업무를 주문에 따라 대행도 하고 위임도 받는 방법으로 지원해 준다면 그 모든 것이 「자율」의 폭으로 수렴될 수 있을 것이다. 고교교육은 공교육으로서 시민교육을 완성하는 역할로서도 중요하지만,국제경쟁사회에 대응할 기초교육의 확립을 위해서도 대단히 중요하다. 왜곡된 입시교육의 폐해로 우리의 중ㆍ고생 과학학력은 국제수준을 한참 밑돈다는 연구결과가 최근에도 나왔다. 단순지식습득 정도도 뒤지고 학력향상속도까지도 뒤지고 있다는 것이다. 고교교육이 이 지경이면 첨단과학교육은 모래위에 집짓기다. 정책의 우선 중심이 어디에 있어야 할지는 이것만으로도 자명해진다.
  • 대세몰이속 불협화음 해소에 부산/합당결정 이후의 4당 움직임

    ◎당위성은 수긍… 일부 원외 입지걱정 민정/동참 당부하자 “정도 아니다” 반격도 민주/소외그룹 무마,여진 없애기에 총력 공화/“인동초”론 다시 거론… 본격투쟁 전열 정비 평민 ○2월까지 대화 계속 ○…노태우대통령은 민정ㆍ민주ㆍ공화 3당의 합당을 통한 중도온건민주세력 대결집에 따른 국민의 이해를 넓히고 민주자유당(가칭) 창당에 협력을 구하기 위해 각계인사들과 일련의 대화를 가질 계획. 청와대의 한 당국자는 23일 『노대통령은 오늘 아침 3부요인을 초청,조찬을 같이한 것을 시발로 정계원로 경제계 학계 종교계 언론계 문화계 인사들을 차례로 청와대로 초청,3당합당의 배경과 정계개편의 당위성을 설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이같은 대화는 주로 조찬ㆍ오찬ㆍ만찬초청 형식으로 이뤄지며 2월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예고. 청와대비서실은 이에따라 이날 상오 이철승 이민우 고흥문 유치송 이만섭씨 등에게 전화를 걸어 22일의 1노ㆍ2김의 3자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노대통령의 이같은 초청의사를 전달. 이철승씨는 비서실의 전화를받고는 70년대 중반 자신이 신민당대표최고위원으로 있을 당시 「중도통합론」을 주창했던 사실을 염두에 둔듯 『남의 지적소유권을 멋대로 도용하느냐』고 조크했다고. ○“일방통행에 섭섭” ○…민정당은 통합신당 창당과 관련,23일 상오 시도별로 지구당위원장 간담회와 사무처요원 신당창당지지 결의대회에 이어 하오에는 중앙당사에서 지구당위원장 합동회의를 잇따라 여는등 충격흡수에 분주한 모습. 민정당은 또 24일에는 전국 1천여명의 지구당 사무처요원을 서울 가락동 중앙정치연수원에 소집,결의대회를 갖기로 해 합당후 거취문제에 불안을 느끼고 있는 사무처요원을 무마할 예정. 23일 상오 서울 전경련회관과 각 호텔에서 나눠 열린 시도별 지구당위원장 간담회에서는 대체로 신당창당의 당위성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나 당세가 약한 서울ㆍ부산ㆍ충남지역 일부 원외지구당위원장들은 민주ㆍ공화당의 현역의원 우대 가능성을 염려한 듯 통합에 회의적인 의견을 제시. 특히 호남지역 원외지구당위원장들은 지구당경합문제보다는 평민당 배제로인한 호남권의 소외감에 대한 근본치유책 마련을 건의. 이날 아침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서울지역 간담회에서는 원외지구당위원장들의 입지가 곤란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으나 노태우대통령의 결단을 지지키로 의견을 모으고 다만 계보정치에 능한 김영삼ㆍ김종필총재의 페이스에 말려 민정당 세력들이 혼선을 빚을 것을 우려,각당 5명씩의 통합추진위원 숫자를 의석비율로 재구성,원외지구당위원장을 포함시키고 지구당위원장의 경선도 실시해 줄 것을 건의. 대부분 원내인 대구ㆍ경북지역 간담회에서는 대체로 통합신당의 당위성을 인정하는 분위기였으나 정호용 전의원의 사퇴반대 서명파를 중심으로 한 의원들은 민정당 해체및 신당추진이 당내의견 수렴절차도 생략한 채 일부에 의해 추진된 데 대해서는 섭섭함을 표시. 민정당은 이날 당소속 지구당위원장들과 전국구의원들에게 당해체에 앞서 마지막으로 총재명의로 위로금을 지급. ○“나만 믿고 따르라” ○…평민당은 거대여당의 기습적인 출현에 따른 충격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기 위해 「당내결속」을 강조하며 「본격투쟁」에 대비한 전열재정비에 착수.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평민당 당무지도위원및 소속의원 연석회의에서 김대중총재는 『우리는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가장 일찍 꽃을 피우는 인동초와 같이 승리를 쟁취하자』고 위기상황때마다 인용했던 「인동초」론을 또다시 거론하며 의원들의 동참을 호소. 김총재는 『항상 여권이 우세했던 강원ㆍ충북지역에서도 3당통합과 내각제를 반대하는 여론이 우세하고 서울등 대도시에서도 8대2정도로 거대 신당을 반대하고 있어 현정부가 당혹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하며 『평민당은 돈도 인물도 힘도 없으나 실패한 적이 없고 나의 판단이 잘못된 적도 없다』면서 자신을 믿고 따르라고 당부. 채영석의원은 야권통합파를 겨냥,『통합주장속에 김총재를 후퇴시키려는 공작이 개입해 있는지를 경계해야 한다』면서 『김총재를 중심으로 뭉칠 것』을 강조. 야권통합파인 이상수의원은 그러나 『평민당만을 중심으로 뭉치자는 주장은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경우에 따라서는 기득권을 양보해서라도 신당을 만들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고 통합파의 「범민주통합신당」을 창당해야 한다는 주장을 강변했으나 참석자들의 호응은 미약했다는 후문. 한편 이날 회의장에는 거대여당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용의선상에 올랐던 몇몇 의원들은 모두 참석한 데 비해 전남ㆍ북출신의 OㆍKㆍK의원 3명은 지역구활동,건강 등의 이유로 불참해 주목. ○법적 문제 제기 시사 ○…민주당은 23일 상오 정무회의와 의원총회 합동회의를 열어 민정ㆍ민주ㆍ공화 3당합당을 결의한 청와대회담 합의내용을 전폭 지지키로 결정하는 동시에 당공식의결기구인 정무회의를 통해 합당에 관한 모든 권한을 김총재에게 위임키로 하는등 발빠른 움직임. 이날 합동회의에서 박용만ㆍ황명수ㆍ황낙주ㆍ강신옥ㆍ신영국의원 등 발언에 나선 대부분의 참석자가 『김총재의 구국적 결단을 당이 단합해서 밀어줘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김상현부총재는 『총재가 가는 길은 정도가 아니다』,노무현의원이 『이번 통합으로 동서화합을 위한 정치권의 노력은 실패로 돌아갔다』며 각각 이견을제시했으나 대세를 돌리기에는 역부족. 김총재는 이날 『어느 누구와도 상의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자신의 결단을 명예혁명에 비유한 뒤 『민주당은 앞으로 신당의 중요한 역할을 하게될 것인 만큼 한사람의 낙오없이 동참해달라』고 당부. 한편 신당창당 절차와 관련,민주당측은 이날 『정당법에 따르면 합당은 전당대회나 중앙상무위원회를 열 필요없이 해당정당의 수임기구,즉 정무회의 등의 합동회의를 열어 결정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며 대의기관인 전당대회를 열지 않고 합당문제를 처리할 방침임을 밝혔는데 이에대해 신당불참의원과 원외지구당위원장등이 법적 문제 제기를 할 의사임을 분명히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 ○일부는 노골적 불만. ○…민정ㆍ민주ㆍ공화3당의 합당선언과 함께 사실상의 당정리작업에 들어간 공화당은 23일 상ㆍ하오 원외지구당위원장 간담회및 중앙위운영위회의를 잇따라 열고 「원외 소외그룹」등으로부터 발전적 당해체의 당위성에 대한 추인을 받음으로써 당해체와 관련한 불협화음 발생의 가능성을 조기에 제거. 원외지구당위원장 해촉식과 같은 이날 상오 원외지구당 위원장모임에서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향후 자신들의 위치가 불확실한 때문인지 다소 불안해 하면서도 JP(김종필총재)의 결단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피력했으나 일부 원외위원장들은 『끝까지 야당정치인으로 남겠다』고 공식 선언하는등 합당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 김총재는 이날 상오 모임에서 『처음에는 외로운 주장이었고 해를 두번이나 넘기면서 이일을 추진해온 결과 결실을 맺게 됐다』며 장기포석에 의한 자신의 정계개편작업을 설명하고. 이어 토론에 나선 10여명의 원외지구당위원장들은 대부분 JP의 결단을 높이 평가하고 앞으로도 원외위원장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으나 일부 위원장들은 『야당을 하기 위해 공화당에 들어왔다. 여당과 싸울 뜻을 가진 사람은 나와함께 나서길 호소한다』(원광호ㆍ원주) 『이제 야당이 없어진 경상도에서 비판적인 세력으로 남겠다』(이복ㆍ울산 남)는 등 탈당의사를 노골적으로 표시하면서 반발,한때 험악한 분위기.〈김명서ㆍ김교준기자〉
  • 내부자거래 의혹 짙어/상장사 임원등,주식변동 제때 보고안해

    최근 상장기업 주요주주및 임원들이 소유주식 변동상황을 관련기관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 내부자거래성이 높고 투자자들의 장세 판단에 혼선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0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상장기업 주요주주나 임원은 현행 증권거래법 제188조 6항에 따라 소유주식 비율에 변동이 있을때에는 변동이 있는 날부터 10일 이내에 증권거래소와 증권관리위원회에 각각 보고,투자자들이 열람할 수 있도록 해야 되는 데도 이를 제때에 이행하지 않아 지난 한햇동안 3백여건의 위반사례가 생겼다는 것. 부국증권 사장 이재우씨의 경우 지난해 12월18일부터 20일까지 자사주식 2천80주를 1주당 2만6천4백∼2만7천원에 럭키증권 영업부를 통해 매각하고도 이를 한달정도 후인 지난 17일에야 증권거래소에 보고했으며 유화증권 부사장인 김용우씨도 지난해 12월20일 자사주식 1천6백40주를 주당 2만4천2백원에 팔았으나 이 내용을 지난 15일에야 보고했다. 또한 현대자동차 임원 7명은 지난해 11월7일부터 12월15일사이에 자사주식 6만여주를 주당 2만3천9백∼2만7천5백원에 매도했으나 이를 지난 17일에야 보고했으며 현대강관 이사 정몽구씨도 지난해 12월5∼12일 사이 자사주식 3만6천여주를 주당 1만8천2백∼2만7천4백원에 팔고도 이 사실을 지난 16일에 보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 “남북교류 창구 정부로 일원화” 노대통령ㆍ김종필총재 대화 내용

    ◎노 정계개편,국민의견 수렴후 결심/김 보혁구도로 가까운 장래 실현을 ▷남북관계◁ ▲김총재=남북간의 교류는 어떤 것이든 접촉창구가 정부로 일원화돼 정부의 보호아래 질서있게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같은 전제를 뛰어넘는 가능성을 제시할 경우 혼선을 일으키게 된다. 통일문제에 관해 여러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정당이 자기 이야기를 북측에 하겠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노대통령=북한을 포용하는 입장에서 남북 관계개선에 도움이 된다면 정당이 나서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러나 실제 교류를 위해서는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정당관계자의 방북을 약속한 것은 아니며 그같은 희망을 피력한 데 대해 퍽 델리킷한 문제이니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한 것이다. ▷정계개편문제◁ ▲김총재=90년대에 해야 할 일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언제 현실적으로 다가올지 모르는 통일문제를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굳건한 정치세력을 다듬는 방향으로 정계개편이 이뤄져야 한다. 또 될 수 있는 대로 가까운 장래에 개편이이뤄져야 한다. 보혁이 나눠져서 적은 수의 혁신쪽도 당을 이루는 정계개편이 소망스럽다. 민주당 김영삼총재도 자유민주주의 신봉자를 중심으로 보수와 진보에 의한 정계개편의 지론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정치ㆍ사회적 안정과 민주주의의 착근을 기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재편하는 것이 시대적 사명이다. ▲노대통령=충분히 이해가 간다. 각 당의 의견을 모두 들었기 때문에 이제 좀더 국민들의 뜻을 적극적으로 모아 나름대로의 결심을 하겠다. 앞으로 신중하고 진지하게 이 문제를 다루겠다. 과거와 같은 여야 정당간의 반목과 대립으로 국민들을 불안케 하고 정치가 국가발전의 장애가 돼서는 안될 것이다. 여야 모든 정당이 대화와 타협을 바탕으로 새로운 정치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제문제◁ ▲노대통령=그동안 우리 사회는 급격한 산업화 과정에서 갈등이 심화되고 가치관의 혼란상황이 심화됐다. 국민의 가치관과 질서의식을 잡도록 하는 노력도 함께 해나가면서 경제난국 극복을 위해 모든 정부정책을 펴나가겠다. 여야 각 당도 공동인식을 갖고이 문제에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 ▲김총재=그동안 기업인들이 정부의 비호속에 성장해온 것이 사실이다. 산업평화와 생산성 제고도 노사간의 호흡이 맞고 노사간의 신뢰관계가 형성돼 있어야 가능하다. 근로자와 사용자가 평화롭게 각자의 활동을 할 수 있게 약정이나 헌장을 만들도록 정부가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법률개폐문제◁ ▲노대통령=국가보안법은 대북관계를 고려,북한의 가시적인 변화조짐을 보일 때까지 기본 골격을 유지해야 한다. 안기부법도 법적용 과정등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좋겠다. ▲김총재=남북한간의 여러 여건이 변화하는 데 따라 국가보안법등을 고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그러나 골간을 흔드는 것은 곤란하다. 보안법은 형법에 흡수시키자는 주장이 있으나 남북관계에 따른 한시법 성격의 보안법을 항구적인 형법체계에 포함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 ▷5공청산 마무리◁ ▲노대통령=광주문제는 피해자에 대한 보상문제와 시민의 명예회복ㆍ희생자묘역 이전문제 등이 남아있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모든 조치등을 마무리했으면 한다. 피해자 보상문제는 국가보훈 대상자들과 형평을 유지토록 해야 할 것이다. ▲김총재=삼청교육대 희생자ㆍ해직예비군 중대장문제 등 나머지 5공과 관련,잘못된 부분도 이번 임시국회에서 여야간 합의로 매듭을 짓도록 해야 할 것이다. ▷민생치안◁ ▲김총재=정치가 안정되지 못해 경찰력이 많은 시간을 거리에서 보냈다. 이제 모든 치안기능이 민생치안부문에 효과적이고 조직적으로 집중돼야 한다. ▲노대통령=그동안 민주화과정에서 누적된 불만등이 한꺼번에 폭발했다. 이제 국민적 합의도 어느 정도 이뤄진 만큼 새로운 질서확립에 최선을 다하겠다. 정치권도 협력이 있어야 한다.
  • 「신정치질서」 만들기 본격화 예상/노대통령ㆍ3김회담이후의 「풍향」

    ◎정계개편 구도ㆍ대북접촉 “3야 2색”/경제난국등 현안 타개 공감대 형성/노대통령의 선택이 향후 정국 좌우할 듯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새로운 정치질서 모색이 서서히 가속화될 것 같다. 노태우대통령과 야3당 총재들간의 3일간에 걸친 청와대 개별연쇄회담이 13일로 끝남에 따라 이같은 전망이 가능해지고 있다. 이번 연쇄회담에서 1노3김은 여소야대의 현 4당체제의 기존 정국구도를 나름대로 진지하게 평가하면서 정계개편에 대한 서로의 속마음을 읽었다. 또한 ▲산업평화를 통한 경제난국 타개에 초당적 협조 ▲북방외교,남북문제에 대한 능동적 대처 ▲치안ㆍ교통ㆍ환경 등 민생문제 해결 공동노력등 국정현안 해결에 대해 공동인식을 나눴고 5공ㆍ광주 등 국회 특위의 조속한 해체,광주보상법ㆍ지방의회선거법 등 지난해 「12ㆍ15 대타협」에 따른 5공청산 후속조치의 매듭도 재확인함으로써 상당한 성과를 올렸다. 이번 회담결과와 관련,정가의 관심을 끄는 대목은 정계개편의 향후 전개양상과 정당대표의 북한접촉및 방문으로압축할 수 있다. 우선 정계개편문제에 대해 야3당 총재들은 3당(평민ㆍ민주ㆍ공화) 2색(평민ㆍ민주­공화)의 복안을 나름대로 비쳤으나 노대통령은 「신중한 판단」을 이유로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물론 이것은 바깥으로 발표된 회담내용을 전제로 한 것이다. 그러나 노대통령이 야3당 총재중 어느 한 사람이나 혹은 두 사람에게 정계개편에 대한 자신의 깊숙한 복안을 설명했을 가능성이나 한 두 총재와는 서로 의중이 맞아떨어져 밀약을 했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 것이다. 청와대의 한 소식통은 이번 개별연쇄회담이 새로운 정치질서 모색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통일에 대비하고 급변하는 내외정세에 능동적 대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된 것으로 본다』고 말해 노대통령과 김영삼 민주당ㆍ김종필 공화당총재와의 회담에서 거론된 자유민주주의 지도세력의 대결속에 비중을 두는 듯한 감을 주었다. 이 소식통은 그러면서도 『이를위해 정치안정 정치 효율성을 보장할 수 있는 새 정치의 필요성에 인식을 일치시킨 것』이라고말해 「새 정치」가 현 4당구조의 변경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4당 질서를 유지하는 가운데 대화ㆍ타협을 통한 정당간의 정책연합이나 제휴를 강화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해 여운을 남겼다. 정계개편문제에 대해 김대중 평민당총재는 현 4당체제 유지를 주장,부정적 입장을 피력했고 김영삼 민주당총재와 김종필 공화당총재는 현 4당구조가 지니는 지역분열성,세계정세,남북관계 급변에 따른 대응체제 미흡,정치불안 등을 이유로 들어 정계개편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평민당은 4당구조의 문제점은 대화ㆍ타협의 정치활성화로 극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고 민주ㆍ공화당은 모든 자유민주주의 세력이 하나의 통합된 세력으로 뭉쳐야 통일과 90년대를 대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김종필총재는 90년대의 장기적 정치적 안정을 위해서는 내각책임제로 권력구조를 바꿔가는 방향으로 정계개편을 추진해야 하고 가능하다면 금년 상반기에 하도록 되어있는 지방의회선거까지도 정계개편이후로 미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김영삼,그리고 특히 김종필총재의 정계개편 구상은 지난해 정계개편 발언파문으로 대표위원직까지 사퇴한 박준규 전민정당대표의 구상과 일련의 맥을 같이하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 노대통령이 이같은 3당 2색의 정계개편 입장에 어느쪽을 선택하느냐가 앞으로 정계개편의 풍향을 결정짓는 관건이 될 것은 틀림없다. 노대통령은 정계개편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나 그 시기문제는 당분간 계속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여론 추이 주시,각계각층 의견수렴」과 「신중한 검토」라는 원칙적인 입장만을 밝힌 노대통령은 분명히 정계개편의 복안을 갖고 있을 것으로 보이나 좀체로 이 카드를 내보이지 않을 것 같으며 다소 시간을 끌 가능성이 큰 것 같다. 노대통령이 선택할 수순은 우선 현 여권 결속강화와 함께 2월 임시국회에서의 타협정치의 결과를 보면서 그리고 지방의회선거 대비과정에서의 민주ㆍ공화당의 움직임을 종합평가한 뒤 「결심」을 하는 것이 아닐까 관측된다. 정당대표의 북한접촉ㆍ방문문제는 김대중총재의요청에 노대통령이 「긍정적 검토」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주목을 끌었다. 김대중총재가 이 문제에 대해 이니셔티브를 쥐고 적극적인 태도를 나타낸 데 비해 김영삼ㆍ김종필총재는 「신중한 대응」을 촉구함으로써 제동을 거는 입장을 취했다. 평민당측은 정당대표 파북문제를 노대통령이 양해,수용했다고 발표한 반면 청와대측은 야당총재의 제의에 대해 『정부가 승인하고 협조하는 바탕위에서 검토하겠다』는 일반론적 답변을 한 것이라고 말해 「발표의 뉘앙스」에 차이를 주게 했다. 여하튼 김대중총재의 이같은 제의의 배경에는 ▲통일논의의 주도권 장악 ▲차기 대권경쟁에서의 유리한 고지 선점 ▲공안정국에서 입은 「상처」 치유 ▲보안법 개폐의 당위성 확보 ▲정계개편 정국의 전환 등 다목적용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정치적 접촉면에서 사실상 교착상태에 있는 남북관계의 어떤 돌파구를 찾고 정부의 대북 개방화정책에 보완적인 기여를 한다는 순수한 측면의 의의를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평민당 대표로서 김대중총재의 방북을 가상해 볼 때 야기될 수 있는 문제점을 고려한다면 그 실현성은 매우 불투명한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김일성이 신년사에서 얘기한 「남북 최고위급당국자와 정당수뇌 협상」이 노리는 대남 통일논의 혼란,「분할 원격조정」에 그대로 이용될 우려가 있고 현재의 남북한관계나 여건이 과거 서독의 브란트가 동독을 방문했던 배경과 상황이 전혀 다르며 자칫 대권경쟁자들의 경쟁적인 북한방문을 불러 정부의 통일정책에 혼선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당대표의 파북문제는 앞으로 있을 일련의 남북대화 결과와 「자유왕래」등에 따른 노대통령의 단계적인 조치제의에 대한 북측의 반응을 종합검토한 뒤에야 성사여부가 판가름날 것 같다. 이번 청와대 개별연쇄회담은 앞으로의 정계개편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고 정치에 대해 국민들이 다소나마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었다는 면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 민정 사조직 당에 흡수/지자제 선거 대비,후보 영입 서둘러

    ◎4∼5월 당대회 민정당은 금년 상반기중 실시될 예정인 지방의회 선거에 대비,곧 선거대책기구를 발족시키는등 당을 지자제 선거체제로 전환하고 범여권 인사 단합,신진인사 영입,당 관련 사조직의 당조직 흡수나 외곽단체로의 육성등을 통해 당력을 최대한 확장키로 했다. 박준병사무총장은 11일 『민정당의 3대 당면과제는 당내 결속강화,지자제 선거 압승,90년대 국가발전 주도 등』이라면서 『당운영에 혼선을 초래할 수 있는 사조직에 대해서는 잘 파악해 정리하고 당에 흡수하거나 외곽조직으로 당력 증강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민정당은 이와관련,중앙당뿐 아니라 시도지부와 읍ㆍ면ㆍ동까지 선거대책기구를 설치하고 정치경력ㆍ여론ㆍ신망도ㆍ지지기반에 따른 지자제후보를 조기 확보키로 했다.
  • 현실 무시한 「탁상 입법」… 납세자만 혼선

    ◎종합토지세법 개정추진 안팎/재산세 최고 60배… 거센 조세저항/임대료 상승등 우려 시행도 못하고 “땜질”/과표 현실화해도 세율인하는 불가피 할듯 종합토지세 제도가 시행 초기단계에서부터 오락가락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임시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종합토지세법(지방세법 개정안)이 통과됐으나 이를 막상 올 1월1일부터 시행하려다 보니 엄청난 조세저항이 일어날 것으로 예견돼 법개정이 불가피해졌다는 것이 경제운용을 책임지고 있는 경제기획원 측의 설명이다. 정부가 우리 경제를 좀먹는 부동산 투기의 요인을 근절시켜 경제의 안정기조를 다져보려고 모처럼 칼을 빼들었으나 제대로 한번 휘둘러 보지도 못하고 칼집에 되돌려 넣은 셈이다. 종합토지세법의 입법취지는 개인이 소유한 토지를 전국에 걸쳐 합산해 누진세율을 적용,중과세함으로써 일반의 토지 과다보유 심리를 억제하고 이를 통해 부동산 투기의 요인을 원천적으로 제거하자는 것이었다. 즉 기존의 양도소득세가 토지의 매매에 따른 실현이익에만 과세하게 돼 토지보유 심리를 억제하기보다는 오히려 이미 보유한 토지를 팔지 않고 보다 장기간 보유토록 조장하는 맹점을 안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토지보유 자체에 대해 중과세하는 방안으로 종합토지세제를 도입하게 됐다. 이같은 배경에서 종합토지세제에 관한 법개정이 지난해 5월 임시국회에서 이루어졌으나 시행 주무부처인 내무부가 이를 토대로 납세대상자에 대한 예비고지서를 발부해 보니 엄청난 조세저항을 일으켜 그대로 시행하기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덩달아 정치권에서도 민정당이 앞장서 종합토지세율의 대폭인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고 지난해 국회심의 과정에서 정부원안(0.2∼2%)보다 높은 세율인상을 고집했었던 평민당등 야3당측도 은밀히 관련법의 재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고 보면 결국 국민들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추어야 할지 갈피를 잡기가 어려운 지경이다. 종합토지세 재개정 추진에 대한 기획원측의 설명도 전혀 설득력이 없지는 않은 것 같다. 현행 종합토지세제의 기본 골격을 보면 ▲비업무용 토지 및 나대지에 대해서는 0.2%에서 최고 5%까지 과세표준액의 크기에 따라 10단계의 누진세율을 적용,종합합산 과세하고 ▲업무용 토지에 대해서는 0.3%에서 5%까지 9단계로 역시 누진세율을 적용하되 분리합산 과세된다. 이같은 누진세율이 토지의 과표현실화와 동시에 적용됨으로써 0.3%의 단일세율만이 적용되던 종합토지세 시행 이전과 비교할때 이론적인 계산상으로는 세금부담이 최고 60배까지 폭등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기획원측은 이 경우 과세대상자의 조세저항도 문제이지만 세부담이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돼 전기료ㆍ전화료 등 공공요금 인상요인을 만들고 건물임대료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는 점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엄청난 조세저항에 직면하게 될 시행부처(내무부)의 고충도 이해할만하다. 이에따라 정부는 급기야 9일 총리주재 관계장관 회의를 소집,종합토지세제 개선방안을 논의한 끝에 종합토지세법의 재개정이 불가피하다는 데 원칙적인 의견을 모으고 개선방향의 큰 줄거리를 확정지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종합토지세제 실시에 따라 세부담 완화 방안으로는 크게 보아 세율을 낮추는 안(①)과 세율을 그대로 두되 과표현실화를 단계적으로 늦추는 안(②),세율도 조금 낮추면서 과표현실화도 다소 지연시키는 안(③) 등 3가지가 거론돼 왔다. 이날 총리주재 관계장관 회의에서는 대체적으로 ①안으로 의견을 좁힌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실무선에서 ③안도 검토 됐었으나 종합토지세율도 낮추고 과표현실화 조치도 늦추어질 경우 택지 소유상한제 및 토지개발 이익환수제 등의 실시를 앞두고 정부의 토지공개념 추진의지가 희박해졌다는 인식을 줄 위험성이 농후하다는 판단에 따라 ①안이 선택된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토지종합세법의 재개정 추진과는 별개로 과표현실화 조치는 예정대로 계속 추진해 나간다는 것이 정부의 확고한 방침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94년까지 5년에 걸쳐 현재 시가의 23%(전국평균) 수준에 머물고 있는 과세표준액을 60%까지 단계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해 나간다면 올해의 전국평균 과표인상률은 51%가 되므로 종합토지세율 인상에 따른 토지분 재산세 증가분을 제외하더라도 평균 51% 인상효과를 갖는다고 기획원측은 설명하고 있다. 정부는 종합토지세율의 재조정시 영업용 건축물 부속토지와 주거용 토지간의 형평을 유지한다는 방침이어서 주거용 토지에 대한 세부담도 크게 완화될 전망이다.
  • 외언내언

    이번 정초,ㄱ선배한테 세배하러 간 ㄴ씨는 대문을 못들어 서고 되돌아서야 했다. 몇번이나 초인종을 눌러서야 나온 중년부인의 『설악산 가셨습니다』하는 응답 때문이었다. ◆2일 밤늦게 그 집에 전화를 거는 ㄴ씨. 『설악산 가셨다면서요?』 『그랬지. 설경이 좋았어』 『세배하러 갔었는데요?』 『저런, 전화나 한번 해볼 일이지』『지난해까지 양력 쇠셨잖아요?』 『지난해는 처음 쇠게 되는 음력설이라서 엄벙덤벙 양력으로 때웠지만 올해부터선 설은 음력으로 쇠기로 했지』 『그것도 모르고…』 『광고도 할 수 없고… 미안하이. 이 전화로 그냥 세배한 셈치기로 하세』 ▲아마도 ㄱ씨와 ㄴ씨 같은 경험은 한두 사람이 했을 것 같지 않다. 사실,지난해까지만 해도 「양력설 세배」는 거의 굳어져온 관행이었다. 특별히 집안에 따라 따로이 음력설을 쇠는 경우가 있긴 했지만. 그런 터에 지난해부터 음력설이 「설」로 공식화하면서 특히 올해는 「세배하는 날」에 혼선이 빚어졌다. 그집에서 양력을 쇠는 건지 음력을 쇠는 건지…. 그렇다고 전화로 묻고 행동하는 것도 좀 겸연쩍고. ◆정다산의 「목민심서」(부임육조ㆍㆍ치장편)에 병인기구라는 말이 나온다. 『옛것을 그대로 따른다』는 뜻이다. 여기서는 목민관의 검약자세를 두고한 말이지만 일반적으로는 옛 관행에 좇음을 선의로 해석하면서 썼던 말. 이번 설부터 그 병인기구가 흔들리는 소리가 들렸다고나 할까. 그렇다고 이제 와서 새삼 「2중과세의 폐해」에 열 올릴 것까지는 없겠다. 다만 「두개의 정초」에 어떤 관행만은 정착되어야 할 듯. 이를테면 사회활동상의 설은 양력으로 하고 차례나 집안 세배는 음력에 한다는 따위. ◆관광지가 붐볐던 것이 이번 양력설의 풍경이었던 듯하다. 상대적으로 귀성인파는 예 같지 않고, 나름대로 관행이 자리잡혀 가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연휴의 각종 사고소식만은 여전하다 싶어 가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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