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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총리 직속 위원회 4곳은 3년 넘게 회의 안열어

    대통령·총리 직속 위원회 4곳은 3년 넘게 회의 안열어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직속의 각종 위원회 가운데 상당수가 업무 중복으로 예산 낭비 소지가 높거나 아예 회의조차 열지 않아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대통령 자문기구인 동북아시대위원회가 최근 파문을 일으킨 행담도 개발사업 의혹에 간여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현 정부 들어 더 늘어난 각종 위원회를 둘러싸고 논란이 증폭될 전망이다. 30일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이 국회예산정책처에 분석 의뢰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대통령 소속 27개 위원회 가운데 업무가 중복되거나 예산을 낭비할 우려가 높은 위원회가 전체의 37% 안팎인 1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국무총리실 소속 원자력위원회·보건의료정책위원회·접경지역정책심의위원회·백제문화권개발위원회 등 4개 위원회는 지난해부터 회의를 한 차례도 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무총리실 소속 위원회 56개 가운데 회의를 한 차례도 열지 않거나 서면으로 주요 안건을 처리하는 위원회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예산 중복 위원회 수두룩 예산정책처는 대통령 자문기구인 과학기술중심사회추진기획단과 과학기술부의 과학기술자문회의, 국방발전자문위와 국가안전보장회의도 예산 및 기능이 중복될 우려가 크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대통령 자문위인 문화중심도시조성위의 예산도 문화관광부의 광주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예산과 구분없이 편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감사원은 최근 정부혁신·지방분권위와 지방이양추진위가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청년실업대책특별위, 국방발전자문위, 사법제도개혁추진위, 사람입국일자리위원회 등의 예산은 올 예산에 반영되지 않아 관련 부처 예산으로 집행될 수밖에 없어 각 부처의 예산집행에 혼선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됐다. ●9개 위원회는 안건 서면처리 국무총리가 위원장으로 있는 37개 위원회 가운데 물관리정책조정위·중앙민방위는 지난 3년 동안 한 차례도 회의를 열지 않았다. 심지어 4년(국가표준심의회),6년(거창사건등관련자명예회복심의위) 동안 회의가 열리지 않은 위원회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정보통신기반보호위, 광주민주화운동관련자보상지원위 등 9개의 위원회는 지난해 안건을 모두 서면으로 처리해 업무 효율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예산정책처측은 “장기간 구성되지 않았거나 운영실적이 극히 저조한 위원회 및 서면으로 안건을 처리하는 위원회 등은 현황을 파악하여 도입취지를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형준 의원은 “이로써 ‘위원회 공화국’의 실상에 대한 구체적 증거가 밝혀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당 나경원 의원은 “31일 공청회 개최 등을 거쳐 국회가 자문위원회의 설치 및 활동을 관리·감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정부 자문위원회법안’을 다음달 임시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지방선거 대혼란 우려

    무소속 최인기 의원(전남 나주·화순)의 민주당행으로 의석 수가 10석으로 같아진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간에 ‘제3당’ 논쟁이 뜨겁다. 양당은 서로 우위를 주장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지역구 의석 수가 많은 민주당은 지역구 우선 원칙을 내세운다. 반면 민주노동당은 상대적으로 높은 당 지지율과 기득권을 주장한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 관한 명확한 규정은 없다. 선거에서의 기호 배정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현행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에 따르면 의석 수가 같을 때는 추첨으로 기호를 배정한다. 국회의원 선거 때는 중앙당 차원에서 한차례 추첨하면 되므로 한 정당의 후보들이 기호순서가 바뀌는 일이 없게돼 큰 혼선은 안 생긴다. ●단체장·정당 기호 서로 다를수도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에선 훨씬 복잡해진다. 기호 순서를 정하려면 자치단체장 후보들에 대해 추첨한 뒤 비례대표 의원을 뽑기 위한 정당투표에서도 따로 추첨해야 한다. 자치단체장과 정당투표의 기호가 서로 달라질 수 있다. 또 광역시·도별로 추첨을 따로 실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민노당이 서울에선 3번, 경기에선 4번이 될 수도 있다. ●‘기득권’ ‘지역우선’에서의 설전 이에 따라 선거법 개정 필요성이 제기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과 민노당은 당 이름도 비슷해 헷갈릴 가능성이 커 기호가 통일되지 않으면 큰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양당은 또 국회 안팎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에서 서로 세번째 자리를 차지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선 별도의 규정이 없어 행사마다 자리싸움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언론을 상대로 한 홍보전도 뜨겁다. 언론에서 정당 이름을 거론할 때 서로 자신의 당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에 이어 3순위로 올려달라는 것. 민주당은 “국회 본청에서의 당 사무실 재배치 등을 요구하지는 않겠지만 역사와 전통을 가진, 그리고 집권 경력이 있는 민주당이 제3당이 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노당 자신은 ‘자연미인’, 민주당은 ‘성형미인’이란 점을 들어 ‘넘버3’로 대우해줄 것을 요구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클릭 이슈] 한총련 의장 방북 논란

    [클릭 이슈] 한총련 의장 방북 논란

    한총련 의장이 넘은 것은 실정법의 테두리인가, 분단의 굴레인가. 제13기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의장을 맡고 있는 홍익대학교 총학생회장 송효원(22·여)씨가 사상 처음으로 통일부의 허가를 받아 북한을 방문한 것을 놓고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적·법리적 논쟁뿐 아니라 이념 논쟁에도 다시 불을 붙였다. ●남북교류협력법과 국가보안법의 동상이몽 송씨의 방북 논란은 남북교류협력법과 국가보안법이 충돌하는 데서 시작한다. 송씨의 방북이 남북의 상호교류와 협력을 촉진하는 것이면 남북교류협력법에 의해 보호받아야 한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송호창 변호사는 “같은 사안을 두고 통일부는 남북교류협력법을, 검찰은 국가보안법을 근거로 상반된 판단을 해야 하는 우리의 모순을 단적으로 보여 줬다.”면서 “남북교류협력법에 따라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평가했다. 반면 ‘국가의 존립이나 안정을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도’ 방북했다면 국가보안법에 의한 처벌을 피할 수 없다.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모임소속 임광규 변호사는 “이적단체의 대표가 정부의 허가를 받고 반국가단체로 드나드는 것은 말도 안된다.”면서 “정부가 나서서 국가안보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송씨의 자격이 아니라 방북 내용이 관건 방북을 놓고 판단하는 두 법률이 서로 부딪치는 현실 속에 정부의 입장도 혼선을 빚고 있다. 통일부는 송씨가 대학생 신분의 개인자격으로 방북한 것이어서 문제될 게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개인자격으로 참가했다는 송씨는 방북을 앞두고 한총련 홈페이지에 ‘남북대학생 상봉모임에 참가하며,13기 한총련 의장 송효원이 전체 청년학생들에게 드립니다.’라는 글을 남겨 논란이 예상된다. 검찰은 수배자가 아니라면 해외 출국이나 방북절차상 지장이 없다는 것이지 법적인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검찰은 또 송씨 등 방북단의 활동이 현행법을 위반했다면 처벌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황교안 서울중앙지검 2차장은 “송 의장의 방북도 방북 사실보다는 북한에서 위법이나 불법 활동이 있는가가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01년 북한에서 열린 8·15 통일 축전에 정부의 허가를 받고 방북했던 동국대 강정구 교수가 만경대 방명록에 남긴 글 때문에 형사처벌받기도 했다. ●뜨거운 감자, 한총련 합법화 한총련의 이적단체 여부도 방북 논란을 가열시키는 쟁점이 되고 있다. 대법원은 1998년 제5기 한총련을 이적단체로 인정했으며 지난해 제10기 한총련에 대한 판결에서 “그 강령 및 규약의 일부 변경에도 불구하고 종전에 비해 근본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판단을 바꾸지 않았다. 하지만 대법원은 매년 새로 구성된 한총련 집행부를 대상으로 판단해 왔기 때문에 올해 꾸려진 13기 한총련이 이적단체인지는 다시 판결을 받아 봐야 한다. 송 변호사는 “현재 대법원에 의해 이적단체로 인정된 것은 지난 10기 한총련이 마지막이었다.”면서 “기존의 판결에 근거해 이번 한총련을 이적단체로 예단하는 것은 이치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새로 집행부가 꾸려져 일부 성격은 달라졌을지 몰라도 한총련이라는 이적단체는 유지된다는 입장 속에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13기 한총련의 경우 아직 강령 등이 확정되지 않아 이적성 판단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13기 한총련은 27일 공식 출범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송씨의 방북 논란은 이념 논쟁으로도 번질 전망이다. 반핵반김국민협의회 관계자는 “한총련이 이적성을 벗으려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데 정부가 그들의 이적활동을 용인했다.”면서 “한총련의 불법활동에 면죄부를 준 셈”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관계자는 “시대에 뒤처진 이적성 등에 대한 시비로 이번 대학생 모임의 의미를 훼손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자전거 맘놓고 타세요”

    젊은이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모터보드(엔진의 힘으로 달리는 스케이트 보드) 등 원동형 레포츠 기구를 다음달부터 한강시민공원 자전거도로에서 탈 수 없게 된다. 속도가 시속 45㎞까지 올라가 충돌사고의 위험이 높고 소음·매연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한강에서 모터보드 못탄다 서울시 한강시민공원사업소는 6월 1일부터 모터보드, 휠맨(바퀴 안에 발을 끼워 즐기는 기구), 엔진스쿠터 등 원동형 레포츠 기구를 집중 단속하는 등 자전거전용도로의 안전도를 높이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22일 밝혔다. 서울시 한강시민공원사업소 최세욱 운영과장은 “모터보드 마니아들이 자전거전용도로를 이용하면서 인라인스케이트·자전거 이용자 등과 부딪치는 사고가 잦아졌으며, 공원에서 소음·매연을 발생시킨다는 민원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원동형 레포츠 기구의 이용을 금지하는 홍보물을 설치하고,‘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원동형 레포츠 기구 마니아는 2만여명에 이르며 서울 지역에서는 주로 한강시민공원을 중심으로 활동해왔다. 50㏄미만의 ‘원동기형 레포츠장비’는 도로교통법상 ‘차’로 분류되기 때문에 별도의 면허가 필요한데다 혼잡한 도심 차도에서 이같은 기구를 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자전거 도로도 넓어져 한강시민공원 자전거 전용도로도 개선된다. 서울시는 23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한강변 자전거도로 11곳에 대해 안전도를 높이는 구조개선 공사를 실시한다. 공사를 벌이는 곳은 노량대교 아래, 한남대교 아래, 성수대교 아래 등 3개 구간 등이다. 곡선 구간의 굴곡을 완만하게 해 시야를 확보하고 좁은 도로는 넓혀 상·하행 도로를 분리시켜서 안전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한편 서울시는 주5일제 시행에 따라 한강시민공원 이용객이 급증하면서 휴일에는 무료로 개방했던 한강시민공원의 주차장을 유료화하기로 했다. 또 여의도지구와 다른 지구의 주차요금이 달라서 혼선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공원내 모든 지구에 시간 단위 주차요금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한강시민공원 주차장에서는 평일 여의도지구는 최초 30분 2000원, 초과 10분당 300원이, 여의도를 제외한 다른 지구에서는 1일 3000원의 요금이 책정돼 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사설] 점검대상 오른 NSC 對美협상

    이종석 사무차장을 비롯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외교안보팀의 대미(對美)협상과정이 집중점검을 받았음이 뒤늦게 알려졌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관련, 미국의 제안을 수용키로 합의해놓고 번복했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는 것이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의 보고를 받은 노무현 대통령은 NSC상임위원장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에게 점검을 지시했고, 지난달 청문회 형식의 검토회의가 두차례 열렸다는 게 청와대측의 설명이다. 노 대통령은 지난 3월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우리 국민이 동북아분쟁에 휘말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제동을 거는 언급으로 풀이됐다. 앞서는 동북아균형자론을 거론함으로써 정치·사회적으로 논란이 벌어졌다. 그런 와중에 정부내에서 전략적 유연성 수용 여부를 둘러싸고 혼선이 빚어져 자체점검이 이뤄졌다는 사실은 국민을 불안하게 한다. 안보정책의 총괄부서인 NSC관계자들이 협상을 부실하게 했다는 의심을 샀다는 자체가 간단한 일이 아니다. 특히 정부 핵심 인사간의 의사소통이 충분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대 안보담론들이 공식화됐다는 것은 제도적 미비를 그대로 보여준다. 점검 결과 큰 문제는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는 하지만 일련의 과정을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 내부점검 사실도 언론에 노출된 뒤에야 해명성으로 밝혔다. 자세한 점검 내용은 여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 주한미군 역할변경과 감축·재배치 협상 과정은 국민들에게 알리고 공감대를 이뤄가야 할 사안이다. 차제에 NSC의 인적·제도적 개편을 검토해야 한다. 그동안 외교통상부·국방부 등 소관부처를 제치고 NSC가 독주한다는 비판이 많았다. 이종석 차장에게 너무 힘이 쏠린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외교안보 고위정책당국자간 파워게임 관측도 있었다. 외교·국방 정책에서도 투명성과 합리적 절차가 강화되어야 하며, 그런 맥락에서 특정기관이나 개인의 독주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 [서울광장] 안개등 켠 한국경제/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안개등 켠 한국경제/우득정 논설위원

    한국경제는 과연 소생하고 있는 것일까? 소생하고 있다면 내 주머니에는 언제쯤 온기가 전파될까? 정책당국자들과 경제전문가들이 최근 1·4분기 산업 및 서비스업 활동동향이 발표된 뒤 한국경제에도 여명이 깃들기 시작했다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떠오르는 의문이다. 이들은 서비스업 생산이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고, 도·소매업 판매가 9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던 내수가 마침내 기지개를 켜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덕수 경제부총리는 경제심리지표와 실물지표가 천천히 상호작용을 미치기 시작했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같은 날 기업의 체감경기 실사지수는 기준치인 100을 훨씬 밑도는 85를 기록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며칠 후 LG경제연구원은 실생활에서 느끼는 경제적 고통의 크기를 나타내는 생활경제고통지수가 1분기 12.9로 4년만에 최고치였다고 발표했다. 환율하락과 고유가에 북핵 위기가 고조되면서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수시로 오락가락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혼선은 우리 경제에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미국에서도 한달 전만 하더라도 ‘강력한 회복세’를 점치는 견해가 우세했으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월가의 예상에 크게 못 미치는 3.1%에 불과하자 ‘소프트 패치(경기회복과정에서의 일시적 침체)’냐 경기침체의 전조냐 하는 논란이 일고 있다. 그래서 재경부의 월례 경기동향보고서인 ‘그린 북’은 우리 경제의 경기 회복 가능성과 하방 경직 가능성을 동시에 제시하고 있다. 지표 추이로 볼 때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할 수 있으나 확신하기에는 이르다는 뜻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기업의 투자 증가율은 아직도 4∼5%대에 머물고 있다. 가계의 지속적인 부채조정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말 현재 가계신용잔액은 474조원이나 된다. 환율 하락에 따라 구매력이 일시적으로 생겼을지 모르지만 구조적으로는 부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우리의 가계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51%(지난해 6월 말 기준)로 미국의 28%, 일본의 27.9%보다 압도적으로 높다는 데서도 확인된다. 올해 우리 경제의 성적은 1분기와 2분기에는 3%대, 하반기에는 4%대에 머물 것으로 추정된다. 잠재성장률(4.5∼5%)을 밑도는 수준이다. 이 정도의 성장률로는 노동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공급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다. 당연히 국민의 체감경기는 냉랭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지 못하면 잠재성장률이 더 떨어지면서 경제가 탄력을 잃고 노화되는 선진국형 덫에 빠질 수 있다. 게다가 수출과 내수의 연결고리가 단절되고 사회 각 부문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전통적인 지표로는 해독되지 않는 이상기류들도 속출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경제가 불확실성이라는 짙은 안개를 헤쳐나가려면 시대상황에 맞는 새로운 거리측정법(지표 해독법)을 개발해야 한다. 특히 단기적인 실적호전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해선 안 된다. 조급한 마음에 경제외적인 힘이 자주 개입하면 자원배분의 심각한 왜곡만 초래할 뿐이다. 극히 원론적이지만 인센티브와 이윤 기회를 제공하되 공정한 경쟁환경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내실있는 회복세를 유도하는 것이 최선의 해법이다. 경쟁과 효용성이 동반성장의 룰이 돼야 한다는 뜻이다. 고용부문에서도 불완전 고용은 완전고용으로, 실업은 취업으로 연결시키는 단계적인 접근법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그러자면 우리 경제의 7할을 차지하는 서비스업 부문에서 획기적인 규제완화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가격의 경직성과 평등 지상주의에서 과감하게 탈피해야 한다. 그것이 안개등을 켠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한국 부도 위기… IMF와 상의하시오”

    강만수 전 재정경제부 차관은 8일 출간한 회고록 ‘현장에서 본 한국경제 30년’에서 “외환 위기 당시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김영삼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한국의 국가부도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외환위기는 ‘정책혼선’ 탓이었다고 지적했다. ●외채협상, 채권은행단 승리 1997년 11월28일 오후 2시 클린턴 대통령은 김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한국의 재무상태가 극도로 심각하기 때문에 빠르면 1주일 후인 다음주말쯤 부도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한국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하고 현실적인 길은 늦어도 3일 이내에 신뢰를 회복하는 데 필요한 경제·재정 프로그램을 국제통화기금(IMF)과 합의해 발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전 차관은 “서울에서 같은 해 12월19일 시작된 외채협상에서 정부 보증에 의한 만기연장이 합의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98년 뉴욕에서 열린 외채협상에서 한국 대표들이 상황을 잘못 파악, 너무 쉽게 채권단의 요구를 들어줬다. 과거 멕시코나 브라질에는 국제채권은행단이 대출원금을 10∼30%씩 깎아주고 금리도 낮춰줬으나 한국은 아니었다. 외환위기 한해 전인 96년, 정부는 ‘성장률 7.5%, 물가 4.5%, 경상적자 60억달러’ 등 세 마리 토끼를 잡는다고 밝혔다. 한은도 수출이 늘어나 경상수지가 개선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강 차관은 “그해 5월 세계 7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기 위한 KDI의 ‘21세기 경제장기구상’은 헛소리의 백미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96년 12월 통상산업부 차관을 맡으면서 환율상승의 시급성을 느꼈으나 재경부에 건의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당시 기업 문제에 있어 한은과 재경부는 통상산업부보다 다소 뒤처졌었다고 평가했다. 97년 3월 재경부 차관이 된 뒤 환율이 900원을 넘어가도록 그대로 두라고 한은에 요구했으나 “890원은 마지노선”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당시 재경부와 한은은 한은법 개정 문제 등으로 껄끄러운 상태였다. ●끌어안다 세금 더 넣은 제일·서울은행 국제통화기금은 제일·서울은행에 대해서는 주식을 전액 소각해 국유화한 뒤 매각이나 청산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8.2대 1로 감자(減資)를 해, 세금으로 증권투자를 보상하는 나쁜 선례를 남겼다고 강 전 차관은 지적했다. 제일은행 매각은 뉴브리지캐피털에는 ‘부실이 많으면 정부에 넘기고 부실이 적으면 내가 먹는 꽃놀이패’가 되었다면서 정부가 제일과 서울은행의 퇴출에 대해 지나치게 겁을 먹어 공적자금이 더 많이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형소법 개정’ 잠정 타결] 이달말께 토론회 盧대통령 나설듯

    [‘형소법 개정’ 잠정 타결] 이달말께 토론회 盧대통령 나설듯

    검·경 수사권조정 협상이 결렬된 것은 형소법 195,196조 개정 여부를 놓고 견해차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문위는 모두 36개 의제 가운데 19개에서 합의를 봤다고 밝혔지만 이는 부수적일 뿐, 핵심인 형소법 195,196조는 의견 접근조차 하지 못했다. 형소법 195조는 수사 주체를 검사로,196조는 검사의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조항을 폐지 또는 개정하면 경찰은 검찰의 명령과 지휘로부터 자유로워져 대등한 지위를 갖는다. 반면 검찰은 수사지휘 체계의 혼선과 수사 과정의 인권침해 가능성 등을 들어 개정이 힘들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3일 새벽까지 계속된 검·경자문위원회의에서 경찰측 위원들은 “검찰을 수사 주재자로 인정하는 대신 일부 수사에서 사법경찰이 수사의 개시와 진행을 할 수 있다.”는 한 걸음 물러난 수정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검찰측 위원들은 196조만 손질해 “경찰은 검사의 수사지휘를 받아야 한다. 단 검사의 지휘가 없을 때만 자율적 수사를 개시 진행할 수 있다.”는 안을 내놓았다. 경찰측 위원들은 “핵심은 비켜가고 말장난으로 변죽만 울린 꼴”이라며 반발했다. 검·경 양측은 수사권 조정은 이미 청와대로 넘어갔다고 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빠르면 이달말이나 다음달 초쯤 토론회를 열어 직접 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3일 기자간담회에서 “수사권 조정문제는 지금 방침이 정해진 것이 없고, 보고서가 정식으로 전달되는 대로 내용을 파악하고 의견을 검토한 이후 판단할 문제”라면서 “지금은 방식과 관련해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8∼12일로 잡혀 있는 노 대통령의 러시아·우즈베키스탄 순방 일정을 감안하면 빨라야 이달말에나 열릴 수 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까지 토론회 일정은 결정되지 않았으며 보고서와 논의 내용, 각종 타협 의견 등을 두루 검토한 뒤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현 유영규기자 jhpark@seoul.co.kr
  • 이슬람 과격운동 이집트서 불붙나

    중동지역에서 비교적 치안이 안정된 것으로 여겨져온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외국 관광객을 겨냥한 자살폭탄 공격과 총격전이 2시간 간격으로 발생했다. 이번 사건으로 범인 3명이 모두 숨지고 외국인 관광객 4명 등 9명이 다쳤다. 지난달 7일 이후 또다시 외국인을 겨냥한 테러인데다 여성이 테러에 직접 가담한 것도 전례가 없어 관광대국 이집트가 큰 충격에 빠졌다. 당국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자생적 이슬람 과격단체들이 갈수록 행동수위를 높이고 있어 90년대말 자취를 감춘 이슬람 과격운동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2시간 간격 관광객 겨냥 테러 이날 오후 3시15분쯤 카이로 국립박물관 근처 다리에서 한 남자가 뛰어내리며 사제폭탄을 터뜨려 이스라엘인 부부 등 외국인 4명과 이집트인 3명이 다쳤다. 내무부는 이 남자가 지난달 7일 관광객이 즐겨 찾는 칸 엘 칼릴리 시장에서 폭탄테러를 저질러 프랑스인 2명과 미국인 1명을 희생시킨 단체에 연계된 이합 유스리 야신이며 경찰 포위망이 좁혀오자 이같은 짓을 저질렀다고 발표했다. 2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이번엔 야신의 누이동생과 약혼녀가 얼굴을 히자브로 가린 채 폭탄테러 현장에서 3㎞쯤 떨어진 올드 카이로구역의 사이다 아이샤 모스크 근처에 정차된 관광버스를 향해 총기를 난사했다. 경찰은 두 여인이 자살했다고 발표했으나 목격자들은 경관 총에 맞아 숨졌다고 주장하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 이집트인 2명이 다쳤을 뿐 관광객 피해는 없었다. ●과격 이슬람운동 재연될까 전전긍긍 사건 발생 직후 ‘순교자 압둘라 아잠 여단’이란 생소한 이름의 단체가 이슬람 사이트에 올린 성명을 통해 “지난해 10월 시나이반도 폭탄공격에서 순교한 이들의 희생에 값하고, 경찰의 무차별 연행에 대한 보복으로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집트 무자헤딘 그룹’ 명의의 성명도 동일 사이트에 등장했다. 실제로 이집트 당국은 지난해 폭탄테러 직후 4000여명을 무차별 연행, 아직도 수십명을 감금하고 있고 다른 조직사건까지 포함하면 전체 구금자는 1만 6000명에 이른다. 이집트에선 지난 1992년부터 약 6년간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해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테러가 끊이지 않았다.97년 9월 카이로 국립박물관 앞 타흐리르 광장에 서있던 관광버스에 화염병이 날아들어 독일인 9명이 숨졌고 같은 해 11월 룩소르 신전 앞에선 총격으로 외국인 58명 등 62명이 희생됐다. 그러나 그 후 잠잠했던 외국인 겨냥 테러가 지난달 7일 칸 엘 칼릴리 시장 사건 이후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알 아흐람 정치전략연구소의 테러문제 전문가 디아 라슈완 박사는 최근 일련의 테러가 가족이나 친구 등으로 구성된 소규모 그룹의 소행이며 분노심에서 공격을 단행했을 뿐 진정한 조직을 갖추진 못했다고 보았다. 그러나 다른 분석가들은 ‘자마아 알 이슬라미야’나 이슬람지하드와는 다른 새로운 세대의 과격단체가 결성돼 행동에 나섰을지 모른다며 대책 마련을 주문하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열린세상] 민주노동당은 왜 위기에 빠졌나/이광호 前 진보정치 편집위원장

    “현재 민주노동당의 상태는 총체적 위기 상황이며 안이한 현실인식과 위기의식의 빈곤이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 노회찬 의원이 최근 진보정치연구소 주최로 열린 민주노동당 의회진출 1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말한 내용이다. 그는 앞으로 민주노동당 지지율은 ‘8% 수준’으로 하향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실제로 최근 조사된 정당 지지율을 보면 민주노동당은 한자릿수(TNS 9.2%, 리서치앤리서치 9.1%)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20% 수준까지 육박했던 민주노동당에 대한 지지율의 거품이 빠지는 중이다. 국민의 기대치와 당의 부족한 역량에 대한 실망 사이의 차이만큼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민주노동당 주요인사들은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할까. 공통적으로 지적되는 것은 기아차·부산항운노조의 취업 비리와 민주노총의 대의원대회 파행 등 최근에 벌어졌던 실망스러운 노동조합 활동이다.(권영길·단병호·심상정 의원, 주대환 정책위의장) 권영길 의원은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여론을 들어 보면 최근의 노조 사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매우 높은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과 민주노동당이 한 몸이라고 생각한다.”며 ‘민주노동당도 기존 정당과 다를 게 없다.’는 대중적 실망이 당에 등을 돌리게 하는 요인이라고 말한다. 단병호 의원은 이와 관련해서 “노조의 잘못이 당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외부 변수를 주요 원인으로 돌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당이 잘못했기 때문’이라는 주체적 문제의식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당의 잘못이란 무엇일까. 주대환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의 분석이다. “그동안 나타났던 비교적 높은 지지율은 민주노동당의 독자적 매력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에 나타난 것이 아니라, 기존정당들이 싫어서 우리를 지지해 준 일종의 반사적 성격이 컸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당이 민생 문제를 상대적으로 등한시한 채 국가보안법 철폐 투쟁에 당력을 쏟는 것 같은 행보가 대중으로부터 당을 멀어지게 했다.” 심상정 의원은 “지난해 국감 이후 당의 활동 과정에서 적지 않은 정책적 혼선이 초래됐기 때문”이라며 대표적 사례로 독도 문제에 대한 대응을 꼽았다. 심의원은 또 “열린우리당이나 한나라당의 경우 정당 내부의 문제점을 지도부 교체과정을 통해서 (대중적 비판에) 부응한 반면 민주노동당은 그러지 못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단병호 의원은 “국민은 민생 문제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데 민주노동당이 지난 1년동안 국민에게 민생 문제를 제대로 쟁점화하거나 해결하는 데 인상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 지지율 하락의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이런 현상들 이면에 보다 근본적인 민주노동당의 취약점이 있다. 그것은 제3당으로서, 미래의 제1야당과 집권을 목표로 하는 정당으로서 전략적 사고와 비전의 부재다. 이와 함께 정당 내부의 비생산적 정파 갈등도 문제다. 노회찬 의원은 이와 관련해서 “위기의 핵심적 실체는 발전전략의 부재이며 당은 지금 구체적인 목표와 자체 동력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바람과 조류에 따라 표류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좀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당이 소수의 한계를 조직적으로 돌파하기 위한 전략을 가지지 못한 채 가두동원식 정치에 보다 많이 의존하고, 노동자·서민 정당으로서의 정책을 구체화하는 기획이 없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심상정 의원)라는 얘기다. 부유세·사회복지·고용 같은 주요한 의제를 사회적인 쟁점으로 만들어내고, 이를 노동자·서민의 편에 서서 일관적으로 실천해 나가는 주체로서 당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이 ‘신뢰의 중심’으로 노동자·서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좋은 시기를 놓친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현재의 소수에서 미래의 다수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핵심을 취하지 못한 것이다. 거품이 빠지면 실체가 드러난다. 민주노동당이 1년을 맞아 스스로 찾아내고 있는 반성과 성찰이 노동자·서민의 희망을 되살리는 당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광호 前 진보정치 편집위원장
  • [열린세상] 균형자의 딜레마 탈출법/ 황병선 청주대 초빙교수 언론인

    북미간 핵 줄다리기가 한반도에 팽팽한 긴장감을 던져주고 있다. 불필요한 안보 불안심리 확산으로 지목될까 저어되긴 하지만 1950∼60대 ‘유비무환 세대’의 걱정과 궁금증이 한껏 고조되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미국 측이 언론을 통해 ‘북한의 핵실험 임박’‘북한 봉쇄책 검토’등 으스스한 시나리오들을 흘리면서 걱정이 증폭되고 있다. 미측의 강공에 의한 전쟁 가능성이 우선 염려되지만 북한측 역시 지도부의 속내를 헤아리기 힘든 데다 대단히 당찬 자세를 보이고 있어 불안감을 더해 준다.6자회담에 대해 “우리도 핵보유국이니 대등하게 핵군축문제를 논의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고 미국과 맞대결로 나서는 북녘 동족의 높은 기백에 박수를 보내야 할지, 핵무기만은 예외라며 미측과 보조를 맞춰야 할지 ‘균형자’의 입장은 우선 난처할 수 있다. 핵이라는 미묘한 성격 때문에 북의 혈맹 중국도 어정쩡한 입장이다. 그래서 한반도 주변 정세는 그 어느 때보다 불안정해 보인다. 무엇보다 6자회담을 외면한 채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북한 지도부의 대시가, 그간의 수차례 ‘북핵사태’ 때처럼 벼랑끝 외교로 커다란 실리를 챙기겠다는 것인지, 이번에는 기어이 핵무기 보유국 반열에 들어 그에 부합하는 대접을 받겠다는 것인지 점치기 힘들어 우리를 불안케 한다. 실제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미국이 어느 강도로 대응하고 나설지, 미국의 조치에 우리가 행사할 수 있는 견제력이 어느 정도일지 헤아릴 수 없어 염려는 배가된다. 우리는 지난 91년 핵무기의 제조-보유-저장-배치-사용을 포기하고 핵연료 재처리 및 농축시설 보유까지를 포기한다는 비핵선언을 한 바 있다. 그간 다소 ‘불편한 관계’로 변한 한·미 양국간 안보협력 체제 아래 핵우산 보호가 존재하는 것인지 의문이 제기된다. 이같은 혼선 속에 북한이 파키스탄처럼 슬그머니 핵보유국이 되어버리고 우리는 미국의 핵우산 보호에 손 내밀기도 난처한 처지가 되는 게 아닌가 하는 것이 유비무환 세대의 악몽일 수 있다. 정부는 그동안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며 북핵문제와는 별개로 개성공단 등 경협 사업을 조용히 추진하고 있다. 그나마 남북한 신뢰를 쌓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 그러나 신뢰 구축에 다소 차질이 생기는 한이 있더라도 핵에 관해서만은 우리의 강력한 입장표명이 있어야 한다. 최소한 북핵은 미국이 아니라 우선 남쪽 동포들의 심각한 불안 요인이라는 점을 강력히 따져야 한다. 이것이 답답함에서 비롯된 국민 불안의 한 해소책이 될 수 있다. 한·미 정상회담을 필두로 한반도 주변국의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대화로 북핵문제를 푸는 방안이 아직 모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불편한 한·일 관계도 재고될 때가 되었다. 충분치는 않지만 고이즈미 일 총리의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담에서의 공개 반성, 사과 천명과 이해찬 총리의 ‘실천 중요’ 쐐기발언으로 양국간 마찰은 일단 쉼표를 찍을 때가 됐다. 독도의 ‘실효적 점유’에 하등의 변함이 없고 교과서 왜곡 문제는 계속해서 추궁, 시정해 나갈 성격의 문제라는 논리에서다. ‘대외관계에 있어 할 말은 한다.’는 정책을 마다할 국민은 없다. 다만 그 원칙의 일관성이 지켜져 미국·일본뿐 아니라 북한에도 핵문제 같은 반드시 해야 할 말은 해야 한다. 강대국 아닌 ‘강소국’ 입장에서의 동북아 균형자 역할을 자임하려면 상대국을 가리지 않는 일관성 원칙에 철저해야 한다. 또한 대안이 확고해지기 전에 기존 우방과의 협력의 틀을 서둘러 깨 위기나 불안을 자초하는 일은 없도록 대비하는 가운데 북에도 할 말은 따끔하게 한다는 원칙을 지키는 것은 아울러 균형자의 딜레마에서 벗어나는 길이기도 하다. 황병선 청주대 초빙교수 언론인
  • [재건축은 ‘비리백화점’] (下)손발 맞지 않는 주택정책

    [재건축은 ‘비리백화점’] (下)손발 맞지 않는 주택정책

    “구청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도대체 종잡을 수 없는 것이 주택정책이다.” 정부가 뒤늦게나마 재건축 비리에 칼을 들이댔지만 국민들은 박수를 쳐주기보다 우선 원망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재건축 비리를 곪아터질 때까지 방치했던 정부가 여론에 이끌려 마지못해 손을 보는 것 아니냐는 불신감도 팽배하다. 주택정책이 오락가락하고 재건축 행정이 형식적으로 흐르는 사이 비리는 더욱 커지고 교묘해졌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이번 재건축 비리 수사를 단순히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를 끌어내리겠다는 전시행정보다 재건축 사업 전반에 걸친 투명성을 확보하고 법질서를 확립한다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아파트값 상승, 정책 엇박자가 도화선 재건축 비리 원인을 따지자면 정부도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처간 ‘엇박자’정책과 사업 전반에 걸친 지자체의 감독소홀이 오히려 시장을 혼란 속으로 몰아넣고 그러는 사이 비리는 더욱 커졌다.”고 지적한다. 임시방편적으로 주택정책을 쏟아내는 데 급급했을 뿐 다듬어지고 세련된 정책을 내놓지 못해 일어난 결과라는 것이다. 정부 정책의 혼선이 가져다준 주택시장 실패의 전형적인 사례로 서울 강남 중층아파트 초고층 재건축 논란을 꼽는다.1가구 3주택 양도세 중과 논란, 재건축 임대주택 의무화 시행시기 등도 같은 경우다. 서울 강남 압구정동 일대 한강변 아파트에 초고층 재건축을 허용하겠다는 소문은 지난해 말부터 솔솔 피어나기 시작했다. 불씨는 서울 강남구가 지폈다. 올 2월에는 그럴듯한 그림까지 제시하면서 초고층 아파트 건립 분위기를 띄웠다. 강남구는 압구정동 일대 현대·한양·미성 아파트 11개 단지 1만여가구가 오는 7월쯤부터 30∼60층의 탑상형 초고층 아파트로 재건축된다고 밝혔다. 도시공간구조를 바꿔 주거환경을 쾌적하게 하겠다는 취지였다. 부동산 시장은 특히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지자체가 다듬어지지 않은 개발계획을 흘리면서 시장이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건설교통부도 뒤이어 용적률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초고층을 허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정책을 내놓았다. 시장은 요동쳤다. 압구정동 구현대1차 65평형 시세는 연초 12억 5000만원했던 것이 초고층 재건축 허용 발표 이후 껑충껑충 올라 4개월 동안 1억 2000만원이나 폭등했다. 건교부가 다시 ‘2·17대책’을 내놓으면서 초고층 아파트 불허 방침을 밝혔지만 각종 규제에 묶여 사업을 추진하지 못했던 조합과 주민들은 한번 부풀려진 기대감을 버리지 못했고, 일감을 확보하는 데 혈안이 돼 있던 건설사는 제멋대로 설계조감도를 만들어 주민들을 선동하고 있다. 흔히 건설사가 조합 간부를 내세워 재건축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검은 돈이 오가는 비리가 발생한다. ●형식적인 감독, 분양가 상승 부추겨 재건축 사업은 기초 지자체가 쥐고 있다. 조합설립, 분양승인, 관리처분, 준공허가 등의 모든 과정을 구청이 감독한다. 하지만 형식적인 감독은 조합과 컨설팅사, 시공사의 비리를 키우고 있다. 한통속인 조합과 업체가 짜맞춰 신고한 분양가를 검증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승인해주고 있다. 언론·시민단체의 지적이 격해지면 분양가를 조정하는 시늉만 냈다. 지금까지는 동시분양 아파트 분양가를 조정해봤자 평당 몇 만원 정도에 그쳤다. 동시분양 아파트 분양가 적정성 여부를 나름대로 검증했던 소비자단체는 지자체가 끄떡도 하지 않자 올해부터 이를 포기했다. 동시분양제가 폐지되면 공개적인 분양가 승인과정도 알려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건축 비리·분양가 비리가 터진 서울 4차동시분양 아파트에서도 조합과 시공사, 구청은 분양가를 평당 20만원 정도 낮추는 선에서 사건을 얼버무리려 하고 있다.32평형 분양가가 6억 6000만원인 점을 감안할 때 불과 조정폭은 1%에 불과하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비리를 발견하거나 분양가가 부풀려진 것을 알면서도 모른 체하는 것은 조합과 시공사, 행정관청이 비리를 눈감아줄 만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상오 주거복지연대 사무총장은 “사업승인권자의 수박 겉핥기식 감독이 비리를 덮어버리고 더욱 키우는 결과를 가져왔다.”면서 “재건축 사업의 개발이익 수혜자가 누구인지를 정확히 따져 응당한 과세를 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사설] 서울공항 개발 논란 그만두라

    경기도 성남시 심곡동의 서울공항과 그 일대 개발을 둘러싸고 말들이 많다. 이곳 개발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소문만 무성하다가 말았는데, 이번에도 제법 구체적인 개발계획이 거론되나 실현 가능성은 낮다고 한다. 그런데도 지난 3월 초 열린우리당 김한길 수도권발전대책위원장의 ‘서울공항 이전 검토’ 발언 이후 정부·여당은 벌써 한달 보름째 오락가락하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그 바람에 서울공항 인근 땅값은 날마다 춤을 추고, 주민들은 혼란스러워한다는 것이다. 서울공항의 개발 여부를 차치하고 당정(黨政)으로부터 발신되는 관련 메시지들은 서울 강남의 집값 안정이나 수도권 과밀억제에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는다.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신도시 개발 구상을 밀어붙이고, 여당은 정략적으로 접근하며, 정부는 수도권 과밀해소 차원의 접근 운운하며 서로 딴소리를 낸다면 투기꾼들만 설치게 할 뿐이다. 일이 이렇게 된데는 여당의 정치적 역량도 문제지만 한덕수 경제부총리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그가 열흘전 수도권에 양질의 주택공급 확대를 언급하면서 서울공항 문제를 들먹인 점은 경솔했다. 한 부총리는 시끄러워지니까 다급하게 해명했지만 이미 불붙은 논란을 가라앉히기에는 역부족이다. 당정이 땅을 놓고 국민에게 장난치는 것처럼 비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렇듯 혼선을 빚으니 “시장 충격 최소화나 반대여론을 약화시키려는 전략”이라든가,“공공기관 지방 이전 앞두고 수도권 주민을 달래려는 애드벌룬 띄우기”라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서울공항 이전이든, 개발이든 자신이 없으면 거론을 않는 게 좋다.
  • [혁신 공기업 탐방] ⑤ 김칠두 산업단지공단 이사장 인터뷰

    [혁신 공기업 탐방] ⑤ 김칠두 산업단지공단 이사장 인터뷰

    반월·시화산업단지에 위치한 휴대전화 부품 제조업체 연구실. 업체 직원과 인근에 있는 공대 교수들이 6개월 동안의 연구 끝에 초현대식 휴대전화 모니터를 개발했다. 곧바로 단지내에 있는 디지털TV 제조업체의 생산라인을 활용, 제품 생산에 들어갔다. 생산라인 변경에 따른 금융지원은 단지내 입주한 은행이 맡았다. 수출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한국산업단지공단(산단공)이 구축한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소개받은 미국 휴대전화 업체와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산단공이 추진하고 있는 혁신클러스터 사업의 장기적인 플랜이다. 김칠두 산단공 이사장은 24일 “과거의 산업단지는 제조업체들의 단순한 집합체에 불과했다.”면서 “앞으로는 산업단지내 입주업체들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종전의 생산기능에 연구개발과 인적교류, 주거, 물류, 복지시설 등을 집합한 혁신클러스터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과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요약한다. 내부 결재단계를 대폭 줄여 화제가 되고 있다. -종전 과장, 팀장, 처장, 본부장, 부이사장·이사장으로 이어지던 결재단계를 팀장에서 부이사장·이사장으로 줄였다.5단계의 의사결정 단계를 2단계로 줄인 것이다. 권한도 대폭 이양했다. 전체 업무의 70%는 팀장이 전결로 처리한다. 직원들이 책임감을 갖고 일을 할 수 있는 자율경쟁체제를 만들었다. 사업이 정례화되면 예산집행도 팀장에게 맡길 생각이다. 조직체계도 바꿨다. 본사 조직은 슬림화시켜 ‘클러스터 추진본부’ 체제로 개편하고,5개 지역본부는 현장 중심의 ‘클러스터추진단’ 체제로 재구축했다. 본사 인력을 대거 지방으로 전진 배치한 것이 골자다. 직원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불안해하는 반응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조직이 유연해지는 것 같다. 결재단계를 줄일 수 있었던 것은 대(大)팀제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대팀제로 인해 지역본부가 활성화되면서 조직에 활력이 생겼다. 전에는 능력있는 직원을 발탁하고 싶어도, 최소 승진기한이 있어 어려웠다. 그러나 지금은 10년 정도 근무한 3급 직원에게 작은 팀을 맡길 수 있게 됐다. 전체 팀장 가운데 3급 팀장이 9명이다. 그중 여성 팀장도 2명이나 있다. 조직이 유연해지고 탄력이 붙었다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성과관리는 어떻게 하나. -전 임직원의 성과관리를 위하여 업적평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연도별 사업목표에 대한 부서 및 개인별 평가지표를 명확히 설정·평가해 그 결과를 보상체제에 반영하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개인별 업적을 평가하고 그에 따라 인센티브를 차등 지급하고 있다. 앞으로는 업적평가결과를 보수뿐만 아니라 승진 등 인사고과에도 반영할 예정이다. 또 기관장 경영계약, 임원 성과계약 제도를 도입하여 이사장은 물론 임원들의 책임경영체제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칭찬카드’가 있다고 들었다. 어떤 것인가. -조직의 힘은 단순한 구성원의 합(合)이 아닌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한다. 같은 식구, 동료라는 인식을 공유하려면 자기 잘한 것만 따지면 안 된다. 조직이 건조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월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은 직원 1명을 적어낼 수 있는 칭찬카드를 전직원에게 줬다. 제일 많은 이름이 나온 직원에게 상을 주는 것이다. 일종의 이달의 인기사원 같은 개념이다. 기(氣)를 살리는 직장문화를 중요시하는데, 기를 살리는 직장은 어떤 직장인가. -직원의 기를 살리는 것은 신바람나는 직장을 의미한다. 그래야 우수한 인재가 모이게 된다. 거대한(Big) 기업보다는 좋은(Good) 기업을 추구하는 것이다. 칭찬카드도 같은 맥락이다. 직무공모제를 통해 희망 부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신바람나는 직장을 만들겠다는 차원에서다. 직원간 친목과 조직활력을 높이기 위해 축구, 등산, 마라톤, 테니스 등 동호인 모임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조직내 상하·수평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격주 토요일을 ‘토마토데이’로 지정, 재미있게 토론하고 강의도 듣고 있다. 산단공의 이름도 바꾼다고 들었다. -올해 산단공이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 사업의 주관 기관으로 지정됨에 따라 제2의 창단을 한다는 각오로 회사 개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이름은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를 주도하는 산단공의 변화 이미지를 담기에 미흡하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한국산업단지공단’을 ‘산업단지진흥원’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른 시일내 관련 법률 개정을 거쳐 변경하겠다.“혁신클러스터 선도기관으로서 우리가 먼저 변해야 한다.”는 각오 아래 그동안의 권위적 이미지를 벗어나 고객 지향의 수준 높은 조직이 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다. 다만 ‘산업단지’란 명칭은 그대로 두어 기존의 정체성을 유지하여 혼선이 없도록 하였다. 또 클러스터의 의미가 국민들로서는 생소한 외래어임을 감안,‘진흥원’이란 용어를 쓰게 됐다. 클러스터 사업을 설명해달라. -제조업 위주로 개발되었던 산업단지에 연구개발과 주거, 물류, 복지시설 등 기업지원 서비스 기능을 결합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산업단지내 입주기업체와 다양한 관련기관들이 상호학습, 인적교류 등 네트워킹을 통한 자생적인 혁신능력을 갖도록 할 계획이다. 올해 혁신역량이 우수한 7개 산업단지를 혁신클러스터 육성 시범단지로 지정했고,4대 주요사업을 중심으로 올해부터 연구개발 기능과 기업지원 서비스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각종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정리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미니 클러스터란 클러스터가 생산기능에 연구개발, 기업지원기능이 결합된 개념이라면 미니클러스터는 세부업종이나 기술별로 조직된 소규모 협의체를 말한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7개의 시범 미니클러스터를 운영하고 있다. 기계·메카트로닉스 중심의 클러스터로 지정된 창원산업단지는 공작기계·금형·운송장비 등의 미니클러스터를 조직해 운영하고 있다. 첨단 디지털전자 클러스터인 구미산업단지는 디스플레이·홈네트워크 등 10개 미니클러스터를 구성했다. 울산산업단지는 엔진모듈 등 4개, 반월·시화산업단지는 기계부품·자동차부품 등 7개, 광주첨단단지는 발광다이오드(LED)·광통신 부품 등 6개, 군산산업단지는 자동차부품 등 4개 클러스터를 구성했다. 산업단지내 입주기업의 업종과 환경 등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미니클러스터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네트워크가 완벽하게 조성돼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산단공은 업종별 전문가와 대학교수, 연구원, 지원기관 전문가 등을 망라하는 전문가풀을 만들었다. 언제라도 입주기업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산단공 관계자는 “클러스터가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업종별, 기술별 미니클러스터가 우선 자리를 잡아야 한다.”면서 “향후 계획대로 클러스터 사업이 추진될 경우 2013년쯤이면 국내 산업단지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산업단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김칠두 이사장은 김칠두씨가 지난해 10월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에 취임한 것은 어쩌면 필연적이다. 김 이사장이 산업자원부 차관으로 재직하면서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라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냈고, 참여정부가 이를 중점 국정과제로 삼은 것이다. 산단공이 클러스터 사업을 진두지휘하게 됐으니 그가 이사장으로 취임한 것은 당연한 결과라는 평이다. 지난해 그가 신임 산단공 이사장 공모에 지원했을 때 노조가 적극 반겼던 것도 전문성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클러스터 전도사’ 역할을 자임하는 그를 사무실에서는 보기 힘들다.30개에 달하는 관할 산업단지와 기업인들을 직접 찾아 나서는 것이 주요 일과다.2만여 산업단지 입주기업체를 대변하는 최고경영자(CEO)를 자임하고 나선 셈이다. 지난 1973년 공직에 입문한 김 이사장은 30여년 동안 줄곧 산업자원부에서만 행정경험을 쌓았다. 산자부 선배로 4년 전부터 같은 자리를 지켜온 노정규 부이사장과 찰떡 궁합을 자랑하고 있다. ▲부산(55) ▲동래고·연세대 행정학 ▲행시14회 ▲산자부 생활산업국장·무역투자실장 ▲산업자원부 차관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박기철의 플레이볼] 야구는 통계의 스포츠

    야구는 통계의 스포츠라 불릴 정도로 다양한 숫자가 생산된다. 그러나 너무 다양한 통계 탓에 실제 경기력을 측정하는 데 혼선을 일으키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투수의 승패 기록이다. 투수의 승패는 팀 승패와 100%의 상관관계를 갖는다. 그렇지만 한 경기의 승패가 투수 한 사람에 의해 좌우된다고 여기는 것은 무리다. 이긴 팀에서 한 명의 투수가 완투를 했다해도 상대보다 많은 득점이 필요하므로 투수의 공로는 아무리 많아야 50%다. 더구나 상대 팀이 공격을 할 때도 점수를 적게 주려면 8명의 야수가 있어야 한다. 이를 감안하면 경기에서 투수가 승패에 미치는 비중은 50%보다 적다. 그나마 투수는 방어율과 투구 횟수라는 평가자료가 있어 경기력을 측정하는데 도움을 준다. 심각한 것은 타자부문이다. 타자의 평가자료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것은 타율 타점 득점이다. 대개 타율이 높은 타자보다 타점이 많은 타자가 공헌도가 높다고 생각한다. 타율은 높은데 타점이 적은 선수는 쓸모없을 때만 잘 치고, 정작 점수를 필요로 하는 순간에는 보탬이 되지 않는다고 비난한다. 이 주장이 옳다면 타율은 점수차가 큰 경우의 타율과 점수차가 적을 경우의 타율이 믿을 만할 정도로 차이가 나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국 프로야구의 통계를 보면 그런 선수는 발견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통계를 연구한 결과도 같다. 비슷한 타율임에도 타점이 많은 선수와 적은 선수가 생기는 원인은 앞선 타자들의 출루율에 있다. 약한 타자들도 득점권에 주자가 있는 기회만 자주 만나면 타점이 많다. 결국 타점은 타자의 팀 공헌도를 나타내는 자료가 아니라 앞선 타자들이 얼마나 누상에 많이 나갔는가를 보여주는 자료일 따름이다. 야구통계학자들은 이런 오류를 시정하려고 여러 방법을 만들어냈다. 안타 2루타 3루타 볼넷 등 각 항목에 가중치를 주는 방법에서부터 복잡한 행렬을 이용해 타자의 공헌도를 수치화하는 방법까지 개발됐다. 가장 참신한 발견은 팀 득점은 출루율과 누타수의 곱과 같다는 것이었다. 이것을 발견한 야구통계학자 빌 제임스는 타자 개인을 평가하는데도 이를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이를 타자가 창조한 득점인 RC(Runs Created)라고 불렀다.RC는 계산이 간단하고 이해하기 쉬웠지만 곱셈을 동원해야 하므로 널리 활용되지는 못했다. 이런 역사를 거쳐 나온 통계가 OPS다. 계산법은 간단하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더하면 된다.RC만큼 정확하게 타자를 평가하지는 못하지만 계산이 쉽다는 점에서 인기를 끈다. 보다 정확한 타자의 평가를 위해서 OPS는 공식 기록 항목으로 채택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 ‘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tycobb@sports2i.com
  • [씨줄날줄] 서울여성영화제/신연숙 수석논설위원

    서울 신촌의 한 영화관이 축제의 열기로 뜨겁다.15일까지 열리는 제7회 서울여성영화제 현장이다. 입구에서부터 자원봉사자들의 열의가 인상적이다. 상영관은 물론 감독과의 대화 등 각종 이벤트까지 관객들로 만원이다. 클로징 자막이 모두 올라갈 때까지 일어서는 관객이 없는 것도 특이하다. 관객의 몰입도를 실감케 한다. 27개국 86편의 영화가 8일 동안 상영되는 영화제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듣는 세계여행이나 다름없다. 어디서나 여성들은 억압받거나 주변화돼 소외된 모습이다.12일 오후에 보았던 3편의 영화도 그것을 보여준다. ‘명예살인’. 파키스탄의 여성보호소에 피신해 있던 한 여성이 부모의 간곡한 설득에 못이겨 집으로 돌아간 뒤 3주 만에 살해된 얘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강제결혼한 폭력남편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했던 그를 애인과 달아나 가문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누명까지 씌워 살해한 가족은 아무 처벌도 받지 않는다.‘결혼선고’. 남성은 다처를 거느려도 여성은 남편의 동의가 없으면 이혼을 할 수 없도록 규정된 유대교 가족법의 불평등을 고발한다. 이스라엘 같은 나라가 가족법을 이런 종교법에 맡겨 운영한다니 놀랍기만 하다.‘데보라 윙거를 찾아서’.40줄에 들어선 할리우드 스타 여배우들이 겪는 참담함 또한 저개발국 여성의 고통에 못지않다.“섹스할만 해?”란 말이 여배우의 평가기준인 곳에서 40대,50대 여성의 삶은 영화의 관심 밖이다. 여배우들은 할리우드의 제작자란 여자친구는 사귀어 본 적도 없는 사회성 부족 증세자들이 아닐까 반문해 본다. 단 3편의 영화지만 이런 여성의 현실에 불평만 하는 것은 아니다. 어둠이 깊을수록 희망을 길어올리고자 하는 의식은 더욱 뚜렷해진다. 할리우드 여배우의 말.“여성 제작자, 여성 감독이 많이 나와야 해요. 여성을 아는 사람들이 진짜 여성의 모습을 영화에 담아야 합니다.40대,50대 여성도 아름답다는 걸 보여줘야 해요.” 서울여성영화제는 이런 주장에 이미 답하고 있는 듯 보인다. 여성의 현실을 알고, 여성의 입으로 말하며 영화란 매체에 여성을 재현하려는 담금질의 의지가 곳곳에서 힘차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여성의 힘, 한국영화의 잠재력이 어우러진 이 영화제의 발전을 기원하게 되는 이유다. 신연숙 수석논설위원 yshin@seoul.co.kr
  • 지방의회제 개선안 마련… 어떻게 달라지나

    지방의회제 개선안 마련… 어떻게 달라지나

    지방의원의 위상은 어떻게 달라질까? 지방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내년 7월 출범하는 제 5기 지방의회부터 달라질 의회제도와 의원의 위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선거 출마를 고려하는 기초 및 광역의회 지망생들은 벌써부터 각 정당이나 언론사 등에 달라진 지방의회제도를 문의하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국시·군·구의회의장협의회 강영청 국장은 “현재 정치권뿐 아니라 정부측에서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는 만큼 내년에 출범하는 제5기 지방의회부터는 달라진 제도에 따라 구성, 운영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제도개혁 일정은? 지방의회의 양대 대표조직인 전국시·군·구의회의장협의회와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가 그동안 줄기차게 개선을 요구해온 지방의회 관련 각종 제도 변화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우선 정치권의 횡보가 그 어느때보다 지방의회 또는 지방자치제도를 개선하는 쪽으로 빠르게 옮겨지고 있다. 지방의원의 유급제와 보좌관제도가 한나라당 권오을의원에 의해 관련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중인 것을 비롯해 지방의회의 조례제정권 확충을 위한 ‘지방자치법 개정안(한나라당 김충환의원)’, 지방의원 및 단체장의 후원회제도 도입을 허용하는 정치자금에 관한 법령개정안(열린우리당 원혜영의원) 등이 국회에 계류중이다. 이들 관련법 개정안은 지난 6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열리는 국회 제253회 임시회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이와함께 정부측도 내년 상반기까지 관련법령과 조례 등을 개정, 내년 7월 출범하는 제5기 의회에서부터 개선된 제도를 전면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행정자치부 자치제도팀 관계자는 “현재 지방의회 및 관련단체 등으로부터 의견을 수렴, 정부안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며 “내년도 출범하는 제5기 의회부터 달라진 제도로 운영될 것이다.”고 밝혔다. ●3대 현안, 의회안보다 축소될듯 지방의회가 시급히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사안은 의원 유급제, 보좌관제, 의회 인사권독립 문제 등이다. 현재 정부측에서도 지방의회에서 요구하는 이들 3가지 개선안에 대해 대체로 수긍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방의회측에서 요구하는 범위 보다는 다소 축소, 합의점을 찾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유급제도의 경우 현재 지방의회측에서는 자치단체의 부단체장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자치단체의 인구규모, 재정자립도 등에 따라 부단체장의 직급이 차등화되어 있어 이를 기준으로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다. 하지만 정부측에서는 자치단체별로 실정에 맞춰 조례로 정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방자치법에 ‘의정비심의위원회’를 구성, 결정토록 한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지방의 자율권은 신장되지만 지역간 지급액의 격차로 의회간의 위화감이 조성될 우려가 높다. 또 지급기준의 하한선 또는 일반적 수준을 법제화하지 않을 경우 현재처럼 실질적인 생활급내지 의정활동비 충당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에 대해 행자부는 “자치단체별 자율화를 바탕으로 의원의 활동 실적 등에 따라 차등화될 전망이다.”고 밝혔다. ●의회 인사권은 유보적 지방의회는 의회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국회사무처 처럼 의회직렬을 신설, 지방의회도 완벽한 독립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사적체 등 문제점 해결을 위해서는 개방형위주로 임용하고 인사단위를 광역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측은 현행대로 인사·총무 등 보조업무를 수행하는 직원의 인사는 집행부가 갖고 전문위원, 별정직 등 전속적 의정활동 기능을 수행하는 직원의 인사권만 지방의회 의장에게 부여하는 방식을 고수할 방침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사무직원이 집행기관을 의식하지 않고 집행부에 대한 적절한 견제기능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돼 귀추가 주목된다. ●보좌관제도 전문인력 확충으로 가닥 서울시의회 등 광역의회가 주도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의원보좌관제도는 의원 개인별 보좌인력 확충이다. 하지만 정부측은 “현실성이 없다.”며 “정책전문위원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상임위원회별로 2∼3명을 배치해 공동, 활용하자는 방안이다. 이는 현재의 상임위원회 전문위원과 별개조직으로 구성, 위원(의원) 3∼5명당 1명의 정책전문위원을 활용토록 한다는 것이다. 정책전문위원은 5급 상당의 계약 또는 별정직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방의회측은 “보좌권이 필요한 기관은 광역의회임에도 불구하고 기초의회와 동일한 직급과 같은 비율의 정책전문위원을 배치하겠다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다.”며 반대하고 있다. 특히 정책전문위원을 상임위원회 전문위원과 별개의 조직으로 운영하도록 하는 것은 같은 상임위원을 보좌하는 조직을 이원화해 혼선과 갈등을 초래하게 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기타 현안은? 나머지 지방의회의 회기일수 및 상임위설치 자율화 등은 당초 지방의회가 요구한 것과 비슷한 수준의 개선안이 도출될 전망이다. 다만 지방의회의 책임성 확보방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지방의원 정책연수과정 신설’안은 정부측이 주장하는 것과 달리 의원들은 “정부차원의 연수지원은 의회의 자율적인 통제·실천 메커니즘을 훼손하는 행위다.”며 이견을 보이고 있다. 지방의회측은 “한국지방행정연구원 등의 기관에서 의원연수기능을 자율적이고 실질적으로 강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대안을 내놓고 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깔깔깔]

    ●엘리베이터 한 시골 할아버지가 모처럼 서울 구경을 하러 왔다가 여의도에 있는 63빌딩에서 난생 처음 엘리베이터를 보게 되었다. 생긴 것이 하도 신기해 그 앞에서 기웃거리고 있으니까 어느 할머니가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조금 후에 거기서 아리따운 젊은 아가씨가 나오는 것이 아닌가? 그걸 본 할아버지가 탄식하며 하는 말. “아까워라! 내 이런 게 있는 줄 알았으면 우리집 할망구도 데리고 오는 건데!” ●결혼선물 A : 결혼 10주년을 맞이하여 마누라하고 호주여행이나 다녀올까 해. B : 돈 많이 벌었네. 10주년인데 너무 크게 쓰는 거 아냐? 20주년에는 얼마나 근사한 것을 해 주려고? A : 그때 다시 호주 가서 데려와야지.
  • 미계약 아파트 내역공개 논란

    앞으로 전국의 모든 신도시 아파트 미계약 물량이 인터넷을 통해 일반인에게 의무적으로 공개된다. 건설업체와 떴다방의 ‘웃돈 분양’ 등 농간으로 수요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5일 “신도시 분양 아파트 가운데 미계약 물량에 웃돈이 붙어 거래되는 등 부작용이 빚어지고 있다.”면서 “미계약 내역을 모두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건교부는 우선 분양을 앞둔 경기도 화성 동탄(4차), 파주, 양주 옥정, 수원 이의 신도시 등에 이 제도를 적용키로 했다. 판교도 원칙적으로 공개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지난 4일 신도시 분양사상 처음으로 동탄 3차 분양의 미계약 현황이 건교부와 화성시, 한국토지공사 홈페이지에 공개됐었다. 하지만 주택업체들은 미계약 내용 공개는 미분양 물량 판촉전략에 차질이 빚어진다고 반발, 논란이 예상된다. ●미계약 아파트 처리 투명해진다 건교부가 미계약 아파트 현황을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한 것은 미계약 아파트를 놓고 벌어지는 각종 부작용을 막고 수요자들의 혼선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미계약 아파트란 분양을 시작, 계약기간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계약을 하지 않거나 미분양 상태로 남아 있는 물량이다. 미계약 물량은 통장 없이 임의분양이 가능한 데다가 재당첨 금지에도 해당이 되지 않아 수도권 투자자들 간에 웃돈이 붙어 거래되는 등 적잖은 문제가 발생했다. 오는 11월 판교신도시 분양을 앞두고 1순위 청약통장 보유자들이 통장사용이 필요 없는 미계약 아파트를 공략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미계약 아파트는 주택업체들이 판촉차원에서 일정 물량을 이동식 중개업자 등에 제공하기도 한다. 떴다방들은 분양권 전매가 금지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돈이 된다.”며 수요자들에게 웃돈을 붙여 파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동탄 2차 분양 때에는 떴다방들이 미계약 물량 로열층을 팔아 가구당 1000만∼1500만원 가량의 웃돈을 챙겼다는 게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주택업계 반발 조짐 건교부의 미계약 아파트 공개 방침에 대해 주택업계는 미계약 현황은 영업비밀이라며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법에 근거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영업비밀인 미계약 현황자료 제출을 요구한다.”면서 “미분양 내용이 알려지면 이들 물량 처분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건교부 관계자는 “미계약 물량을 둘러싼 부작용 때문에 공개 방침을 정했으며 궁극적으로는 주택업계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며 “다만, 공개 항목 등은 보완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 공개 근거 논란과 관련해서는 “주택법에 사업승인권자에게 각종 자료의 보고 의무조항이 있는 만큼 근거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실용·개혁’ 3:2냐 2:3이냐

    ‘실용·개혁’ 3:2냐 2:3이냐

    2일 전당대회 이후 열린우리당 지도부 구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실용 VS 개혁’의 싸움으로 압축된 전당대회에서 실용지도부냐, 개혁지도부냐에 따라 당의 노선 및 대야관계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당의장 선거전은 일단 문희상 ‘대세론’이 막판까지 중심에 서 있는 형국이다. 최근 ‘반 정동영, 친 김근태’ 선언이라는 유시민발 폭풍과 문 후보의 지원을 등에 업은 염동연 후보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지만 큰 흐름을 바꿔 놓기에는 역부족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문 후보가 당의장에 오르더라도 변수는 있다. 개혁의 첨병을 자임한 유시민 후보의 선전 여부는 당의 노선 및 향후 진로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문희상 후보가 당의장에 오르는 것을 전제로 유시민 후보가 2위에 오르는 경우. 이렇게 되면 선출직 상임중앙위원은 실용노선 3명(문희상 염동연 한명숙)과 개혁노선(유시민 김두관) 2명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겉보기로는 실용노선이 3대2의 비율로 앞선다. 여기에다 당의장이 지명하는 상중위원(2명)까지 합치면 실용노선이 수적으로 압도한다. 그러나 2위에 오른 유시민 후보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당 노선은 항상 실용 대 개혁 노선이 첨예한 갈등을 빚는 형국이 될 듯하다. 대야관계도 혼선이 거듭될 것으로 보인다. 유시민 후보가 상중위원에서 탈락할 가능성도 있다. 그의 튀는 발언에 따른 역풍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경우다. 실용(문희상 염동연 한명숙) 대 개혁(김두관 장영달)의 구성비율 역시 3대2가 되지만 노선은 확실한 실용의 길을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야파인 장영달 후보가 입성하더라도 유시민 후보의 탈락으로 개혁노선의 입지는 크게 좁아질 듯하다. 일정 부분 견제가 있을지 모르지만 민생과 경제위주의 실용노선이 탄력을 받게 되고 대야관계도 다소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개혁지도부 구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개혁(김두관 장영달 유시민)이 실용(문희상 한명숙)을 수적으로 앞서는 형국이다. 이때는 개혁노선의 입김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 국가보안법 등에 대해 강공입장을 취함으로써 정국은 또다시 가파르게 대치할 가능성이 높다. 유시민 후보가 당의장이 될 가능성도 논리적으론 완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질풍노도의 개혁정국으로 돌입할 수 있다. 그러나 개혁당 출신인 김두관 후보와 유시민 후보가 후보단일화를 하지 않아서 이미 ‘유시민=당의장’ 가능성은 물 건너 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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