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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가 포커스] 국립수산과학원의 홀로 서기 연습?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지만 수산 쪽 직원들의 마음이 농림수산식품부를 떠난 지는 오래다.” 농식품부 관계자의 말이다. “요즘 같을 때 서규용 농식품부 장관보다는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눈치를 더 보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농식품부 산하기관인 국립수산과학원은 5일 ‘독도 주변 해역 직접 자원조사 강화’와 ‘진해만 키조개 새로운 소득자원으로 부각’ 등 예정에 없던 두 건의 보도자료를 각각 오전 9시, 오후 2시에 배포했다. 보통 수산과학원은 상급기관인 농식품부의 주간 보도계획에 따라 보도자료를 배포해 왔다. 특별히 시급한 사안이 아니면 농식품부 대변인실과 상의하던 관례도 깼다. 한 관계자는 “기관마다 알아서 보도자료를 배포할 수는 있다. 그래도 상의는 했었는데…”라고 말했다. 지난 1월 1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농식품부를 농림축산부와 해수부로 나누는 개편안을 발표한 직후엔 수산업협동조합(수협) 중앙회가 즉시 ‘전국 수산인 일제히 해양수산부 신설 환영’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이쪽은 조직이 줄어서 초상집인데”라면서 “자기들(수협)이 언제 다시 우리 쪽으로 넘어올지도 모르는데 너무한다”고 불편한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 같은 부처와 소속·유관 기관의 혼선은 새 정부가 출범하는 5년마다 반복되고 있다. 새 장관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하기 전까지는 물러난 정권의 장관이 직책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특히 고위직의 대폭 인사를 앞두고 있어 충성·인사 경쟁이 과열되는 경향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서영복 행정개혁시민연합 사무총장은 “원래 새 정부가 들어서면 새 정책이 쏟아지는 등 공무원들이 가장 바쁠 때”라면서 “국무총리 등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 공직사회가 술렁이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그래야 이런 활력이 생산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필요하다면 위기관리 차원에서라도 업무 인수인계 매뉴얼을 만들 필요도 있다”고 제안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사설] 새 정부 출범 며칠됐다고 권력다툼 설 나도나

    박근혜 정부 출범 나흘이 됐다. 하지만 청와대 비서관 인선을 둘러싸고 뒷말이 이어지는 등 순조로운 모양새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아직까지 비서관 인선도 매듭짓지 못하고 있으니 안타까운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일부 비서관 자리를 놓고는 이른바 친박 실세들 간에 ‘권력 암투설’까지 나오는 형국이다. 정부조직개편안이야 야당을 향해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일 수도 있겠지만 청와대 비서진 인선조차 깔끔하게 마무리하지 못하는 것은 누구의 책임으로 돌려야 하나. 인사 잡음이 들리는 사회안전비서관은 취임식 전 청와대에 출근하며 업무를 봤다고 한다. 그러다가 돌연 특정대학 출신이라는 이유로 다른 인사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민정비서관에도 당초 검찰 출신 인사가 내정된 것으로 소문이 돌았지만 ‘현직 검사의 청와대 파견 금지 공약’에 어긋나기에 현재 다른 인사를 물색 중이라고 한다. 그처럼 ‘불가피한’ 이유로 인사 내용이 급박하게 바뀌었다면 교체의 이유가 아무리 합당하다고 해도 가볍게 넘길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사전에 그런 중요 사항을 간과했다는 얘기 아닌가. 청와대 인사가 주먹구구로 이뤄지고 있음을 자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인사에는 으레 뒷말이 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청와대 비서진 인선 잡음을 무겁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은 내세우는 명분과는 달리 친박 핵심들 간의 자리다툼에서 비롯된 사달일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두 비서관 모두 청와대 내 대표적 ‘권력부서’라 할 정무수석실과 민정수석실의 핵심 포스트이다 보니 정권 실세라는 이들이 앞다퉈 자기 사람을 앉히려고 하는 바람에 혼선이 벌어졌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사실이라면 국정운영에 두고두고 부담을 주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비서관은 청와대와 정부 부처를 잇는 핵심 실무를 책임진 자리다. 그러다 보니 과거에도 정권 초반 실세들 간에 제 사람 앉히기 물밑전쟁이 벌어지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정부조직법개정안 대치로 총리가 장관 대신 차관과 함께 회의를 진행하고,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는 청와대수석비서관 회의에 참석도 못하는 상황이다. 청와대 진용이라도 제대로 갖춰 흔들리는 내각을 다잡아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자리싸움을 벌일 때가 아니다. 우리는 권력 실세들의 인사 개입으로 국정이 농단되던 악폐를 똑똑히 봐왔다. 박근혜 정부에서만큼은 이 같은 퇴행적 행태가 반복되지 않기를 기대한다.
  • 靑, 언론자료 이메일 대신 종이로… 비서관 자리 두고 ‘불협화음’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사흘째인 27일 ‘청와대 e춘추관’의 홈페이지는 시간이 멈춰선 듯하다. 홈페이지의 ‘주인공’은 박근혜 대통령이 아니라 여전히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홈페이지만 본다면 누가 현직 대통령이고, 누가 전임 대통령인지 오해할 소지가 있어 보인다. 박 대통령의 취임사와 일부 사진을 빼고는 모든 대소사가 이 전 대통령으로 채워져 있다. 지난 25일 이후로는 새로운 내용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알림 게시판에는 지난해 11월 ‘발리 민주주의포럼’이 눈에 띈다. 청와대 e춘추관의 대통령 일정은 ‘공란’이다. 박 대통령의 일정과 언론 자료는 모두 ‘오프라인’으로 이뤄지고 있다. 당연히 이메일을 통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은 ‘불통’이다. 의사 전달 수단은 ‘말’과 기자실 출입문에 대통령의 주요 일정이 적힌 ‘방’(榜)을 붙이는 것으로 대신한다. 첨단 정보시대에 살면서 과거로 거꾸로 가는 느낌이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자료나 말이 전달될 경우 ‘까막눈’이 되기 일쑤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섰던 5년 전에도 큰 혼선이 있었다”면서 “차차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업무 공백 우려에 대해 “정부 이양기이기 때문에 전 정부에서 근무해온 비서실 직원들로부터 여러 도움을 받는 것은 불가피하다”면서 “최선을 다해서 빨리 꾸리도록 노력하겠다. 잠시만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춘추관’이 이처럼 혼돈과 과거 속에서 허우적거릴 때, 춘추관 담장 너머의 ‘비서동’에서도 심상치 않은 얘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밤마다 일부 언론에 흘리는 ‘기습 비서관 인선’에 대한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이번엔 일부 비서관 자리를 놓고 연일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는 얘기다. 민정수석실의 핵심인 민정비서관과 정무수석실의 사회안전비서관 인선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이들 자리는 정권 안위와 직접 연결돼 있을 뿐 아니라 핵심 실세라면 누구나 자기 밑의 사람을 심어놓고 싶은 자리다. ‘지역’과 ‘라인’을 타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서인지 ‘뒤에 누가 있고, 누가 온다더라, 누가 낙마했다더라’라는 입소문은 ‘종이·팩스 시대(?)’를 살고 있는 춘추관에도 전해지고 있다. 박 대통령이 강조해 온 원칙이 한 번 무너지자 기습 비서관 인선과 관련된 각종 소문이 떠돌고 있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그렇게 꺼려하던 ‘촉새’들 탓에 정부 출범 사흘 만에 정권 실세 간 권력 싸움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첫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정부조직법개편안이 처리가 안 돼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를 언급하며 “정치라는 것이 다 국민을 위한 것인데 이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제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박 대통령이 국민을 위한 정치력을 발휘할 때가 아닌가 싶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장관·장관후보자에 별도 보고 ‘혼선’

    정부조직법개정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일부 부처는 장관과 장관 후보자에게 별도로 업무보고를 하는 등 국정 파행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기능 이관 문제가 매듭되지 않은 방송통신위원회는 직원들이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주요 실·국 가운데 어느 곳이 미래창조과학부로 옮겨갈 지 확정되지 않아, 직원들 사이에서는 재조정될 업무 범위를 놓고 설왕설래만 이어지고 있다. 한 방통위 직원은 “공중에 붕 떠 있는 기분”이라며 “누가 어떻게 옮겨가는지를 놓고 직원들 사이에서 추측이 난무한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방통위는 최근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 확보를 위해 과열 경쟁을 벌이고 있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담당 임원을 불러 “보조금 경쟁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말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방통위와 미래부의 통신관련 업무 조정이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외교통상부는 윤병세 장관 후보자의 임명이 늦어지면서 김성환 현 장관 및 윤 후보자 양쪽에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외교부의 업무 특성상 북핵 등 외교 현안은 영속성을 갖기 때문에 업무 공백이 구체적으로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다만 지난해 12월 과장 인사 후 본부 내 후속 인사가 지연되면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팽배하다. 외교부 관계자는 “새 정부가 출범한 상황에서 퇴임이 확정된 장관이 남아 있는 어정쩡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는 없고, 현안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회에서 정부조직법개정안이 먼저 통과될 경우 일시적으로 사령탑 공백기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통상 기능이 이관되면서 외교부로 환원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김성환 현 외교통상부 장관의 법적 근거가 사라져 후임 장관 임명 여부에 상관없이 곧바로 퇴임해야 하기 때문이다. 통일부도 일일 업무보고를 류우익 통일부 장관과 류길재 후보자 두 사람에게 하고 있다. 그럼에도 통일부는 정부조직법개정안 처리 지연에 따른 국정공백 사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이명박 정부 5년 내내 개성공단을 제외한 교류협력이 실질적으로 단절되면서 당장 추진해야 할 사업이 없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김병관 장관 후보자의 인사 청문회 실시 여부조차 불투명해지면서 당혹스러워하면서도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의 업무 분담이 명확한 부처의 특성상 대북 경계태세 등 당장의 안보현안을 관리하기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차기 장관이 북한의 핵·미사일 억제전략과 국방개혁 등 향후 5년간 새 정부의 중장기적 사업 청사진을 마련해야하는 만큼 수장 교체의 지연에 따른 시간 손실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군 관계자는 “안보부처의 특성상 정부조직법개정안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작전 등 군령에 관한 사항은 정승조 합참의장이 주관하는 만큼 군의 대비태세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장관 교체가 늦어지면 그만큼 새 일을 시작하기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안전행정부로 이름이 바뀌는 행정안전부에서도 최소한의 통상적 업무만 이루어지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정책적 판단이 필요한 업무는 새 장관이 오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안전 등 새 정부가 강조한 국정과제들은 신임 장관이 와야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부처종합·임창용 전문기자 sdragon@seoul.co.kr
  • [사설] 법에도 없는 ‘신·구 혼합정부’로 새 출발할 건가

    새 정부의 출범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그 근간인 정부조직법은 국회에서 며칠째 난항을 겪고 있다. 지금 상황을 보면 여야의 극한 대립으로 새 대통령이 취임하는 25일 이전에 ‘원 포인트 입법’은 물론이고,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26일에도 법안 통과가 여의치 않을 것 같다. 이렇게 되면 새 정부가 신설하거나 부활시킨 미래창조과학부와 해양수산부는 법적으로 존재 근거가 없는 ‘유령 부처’가 되고 만다. 두 부처로 옮겨야 하는 공무원들도 오갈 데 없는 처지가 된다. 그렇잖아도 새 정부는 국무위원 인사청문회가 늦어짐에 따라 현 정부 국무위원들과 한동안 ‘공동정부’를 꾸려야 할 판이다. 그런 만큼 여야는 조속한 타결로 국정의 혼선만은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정부조직법이 꽉 막혀 버린 데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인선 지연 탓이 크다. 국무위원의 경우 인사청문회의 법적 절차를 고려해 20일 정도 여유를 두고 인선해야 함에도 출범 열흘 전인 15일부터 청문 요청서를 제출했다. 박 당선인은 야당에 지난 15일 전화로 협조를 요청했지만 이틀 뒤 정부조직법이 국회에 계류된 상태에서 신설하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까지 발표해 야당을 자극했다. 물론 첫번째 총리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후속 인선 일정에 차질을 빚긴 했다. 그러나 야당과 정무적 교감을 충분히 나누지 못한 게 못내 아쉽다. 정부조직법에서 방송진흥 기능을 미래창조과학부에 둘 것이냐, 방송통신위원회에 둘 것이냐를 놓고 여야가 대치하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다. 소속이 미래창조과학부로 바뀐다고 해서 그 기능이 사라지는 것도 아닌데 야당이 굳이 의욕적으로 출발하려는 새 정부의 뜻을 꺾는 게 바람직한 것인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새 정부는 여야 관계의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임기 초 감정적 앙금을 남기는 대치가 집권 내내 소모적으로 국정의 발목을 잡는 상황으로 이어지곤 했다. 그러면 국민만 피해를 본다. 여야는 정부조직법을 속히 마무리하기 바란다. 특히 새로 생기는 부처가 빨리 제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국무회의는 헌법기관인 만큼 중요 정책의 심의·의결에 장기간 차질을 빚게 해선 안 된다.
  • [사설] 경제민주화 명확한 원칙 국민에 밝히길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어제 박근혜 정부가 추진할 5대 국정목표와 21개 추진전략 및 140개 과제를 발표했다. 그러나 관심의 대상이었던 ‘경제민주화’는 핵심 국정전략에서 빠졌다. 경제민주화라는 직접적인 표현은 5대 국정목표를 분야별로 추진하게 될 21개 추진전략이나 140개 과제에도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제민주화 후퇴 여부와 관련한 논란이 확산되면서 새 정부 출범 이후 또 다른 갈등 요인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인수위원회는 경제민주화라는 용어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내용은 충분히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경제민주화의 핵심이 대기업의 힘의 남용을 막고, 중소기업과 자영업을 보호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경제민주화라는 표현이 없는 것이 의지나 공약 실천의 방향 또는 이행계획과는 관계가 없다는 해명이었다. 그러나 성장론자들이라 할 수 있는 인물들이 경제부총리와 경제수석으로 내정되면서 경제민주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된 데 이어 나온 발표여서 혼선이 커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인수위의 해명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인수위의 설명처럼 굳이 경제민주화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해도 140개 과제에 내용을 반영한 것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민주화가 하위 국정전략으로 밀린 게 아니냐는 의심을 충분히 살 만하다고 본다. 내용에 각론적으로 반영하는 것과 중점 추진 과제로 삼는 것은 의지의 강도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분위기로 미루어 볼 때 새 정부에서의 경제민주화 실천은 공정거래법령을 손질하는 데 주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이 지난 대선에서 경제민주화 공약을 선점하면서 득표에도 적잖은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근혜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리하고 난 이후 첫 방문지로 중소기업중앙회를 택해 중소기업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던 것도 경제민주화와 무관하지 않았을 것이다. 중소기업인들의 새 정부에 대한 부푼 기대가 꺾이지 않도록 경제민주화 후속 조치를 차질없이 추진해야 할 것이다. 경제민주화는 중소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대기업 최고경영자의 연봉을 삭감해야 한다고 정부가 압력을 가하고 있을 정도로 전 세계가 양극화 해소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지 않은가. 새 정부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명확한 원칙을 국민에게 소상히 밝히기 바란다. 경제민주화의 취지가 대기업을 옥죄려는 것이 아닌데도 부정적 이미지가 강한 게 현실이다. 이런 인식도 불식시켜야 한다. 대기업의 횡포는 엄격하게 처리하되,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으로 경쟁하는 데 장애가 될 만한 규제가 있다면 과감히 풀어주는 것도 경제민주화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필요한 조치일 수 있다.
  • [기고] 새 정부 출범과 국가통계/전명식 고려대 통계학과 교수

    [기고] 새 정부 출범과 국가통계/전명식 고려대 통계학과 교수

    새 정부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는 높다. 새 정부 출범을 준비하는 인사들의 의욕도 넘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국내외에서 녹록하지 않다. 좀처럼 활력을 찾지 못하는 경제상황, 집단 사이의 갈등, 그리고 한반도 주변을 둘러싼 긴박한 국제관계 등을 포함한 현안들이 쉽지 않은 앞날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객관적인 자료나 실증적인 측면을 강조하기보다 정서적 또는 막연한 낙관에 치우쳐 큰 낭패를 본 사례가 많았다. 임진왜란 직전 동인과 서인의 당쟁으로 전란 발발을 사전에 예측하지 못한 오래전의 일부터 정보 부재로 국가 망신을 샀던 1990년대 말의 한·일 어업협정, 1997년의 외환위기에 대한 경보체제 미작동에 이르기까지, ‘합리적인 사고방식에 근거한 결정이 이루어졌다면’ 하는 아쉬움이 존재하는 역사적 순간들이 있다. 뼈아픈 교훈을 되새겨야 하는 이유다. 정보의 원천이 되는 통계는 국가 운영의 인프라이며 공공재 성격이 강한 사회간접자본이다. 정부 정책의 입안·집행·평가·환류의 기반이 되는 통계의 정확성·시의성·신뢰성 확보는 국가 운영에 필수적이다. 국가경쟁력 강화의 요체이다. 이를 위해 국가통계를 생산하는 기관은 중립성이 보장되고 전문적이며 윤리적인 직업정신으로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나아가 통계를 수요, 생산 및 공급, 정책에 활용함으로써 선순환이 이루어지도록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해야 한다. 최근 실업·빈곤·주택·고령화·비정규직 문제 등 국가 핵심과제에서도 통계정보 부족으로 잦은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선진국에서 통계를 우선시하고 독립성과 전문성이 존중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통계청의 조정능력과 각 부처의 통계 생산능력이 취약하다. 통계의 중요성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학습·전문성 등도 크게 부족하다. 이용자와 공급자의 무관심 속에서 통계 기반의 ‘국민행복시대’로 도약할 기회와 가능성을 놓쳐 버리지 않을까 우려될 정도다. 정부 3.0을 통해 개방·공유·국민 맞춤형 서비스를 추구하는 새 정부가 성공적인 미래를 생각한다면, 국가통계 인프라에 대해 깊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품질의 반도체나 자동차를 생산하는 데 생산시설 및 관리가 중요한 것처럼, 올바른 국가 운영에 필요한 통계를 생산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조직·인력·예산 등의 효율성 제고가 필요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정부기관에서 통계에 대한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통계에 대한 투자는 소홀하다. 작성되는 통계도 주로 경제 분야 통계 위주로, 사회·교육·문화·과학·복지·환경 등 비경제 분야에 대한 통계는 미비한 수준이다. 문제들이 단기간에 해결되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인 만큼 제도 개선을 포함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새 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통계에 대한 정부기관과 관련분야의 혁신적인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 아울러 대선과정에서 공약으로 발표한 정책들의 추진이나 여러 국책사업들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 객관적 자료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통계자료를 맨 위에 놓고 새 정부의 국정과제들을 진지하게 논의하기를 기대한다.
  • ‘하이브리드 카드’ 깜박하다간 바로 연체

    ‘하이브리드 카드’ 깜박하다간 바로 연체

    #사례 1 직장인 이모(28)씨는 지난 연말 카드로 10만원짜리 옷을 샀다. 그런데 한 달 뒤 날아온 카드 대금 청구서에 연체이자가 붙어 있었다. 깜짝 놀라 확인해 보니 구입 시점 당시 통장에 잔고가 5만원밖에 없었다. 이씨의 카드는 통장 잔고 안에서만 쓸 수 있는 체크카드이지만 30만원까지는 신용결제도 가능해 잔고가 부족한데도 10만원이 결제됐던 것이다. 이런 사실을 몰랐던 이씨는 카드대금 결제일에 신경쓰지 않고 있다가 덜컥 연체자가 돼 버렸다. #사례 2 같은 카드를 쓰는 주부 오모(37)씨는 마트에서 6만원을 결제했다. 통장에는 5만원밖에 없었지만 소액 신용결제 기능이 있으니 ‘부족분’ 1만원은 문제되지 않았다. 카드 대금 결제일이 돌아오기 전에 통장을 확인해 보니 잔고가 2만여원이었다. 1만원만 신용결제했기에 걱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다음 달 높은 연체료가 청구됐다. 카드사에 따져 물었더니 “결제 당시에 잔고가 부족하면 부족분만 신용결제되는 게 아니라 결제대금 전체가 신용결제로 간주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잔고 부족분 1만원이 아닌 물건값 6만원이 통째로 신용결제됐다는 얘기였다. 체크카드에 소액 신용결제 기능을 부여한 ‘하이브리드 카드’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자칫 방심했다가 연체자로 몰리는 등 낭패 사례도 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연체이자도 비싼 데다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도 있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카드 이용자 수는 약 20만명이다. 신용카드와 비교하면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올들어 본격 출시된 점을 감안하면 빠른 증가세다. 체크카드와 신용카드의 장점을 겸비한 데다 지난해 금융 당국의 신용카드 발급 기준 강화(신용 7등급 이상) 조치 이후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어 앞으로 이용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리드 카드의 소액 신용결제 한도는 최대 30만원이다. 1인당 2장까지 발급받을 수 있어 최대 60만원까지 신용결제가 가능한 셈이다. 주의할 점은 소액이라고 하더라도 신용결제인 만큼 결제일에 통장 잔고가 없으면 바로 연체로 들어간다. 연체이자도 신용카드와 마찬가지로 높다. 1개월 미만 연체 때 연 23~24% 이자가 붙는다. 3개월 이상 연체하면 가산금리는 물론 신용등급까지 하락한다. 통장 잔고를 반드시 제때 확인해야 한다. 결제 금액 중 일부를 하이브리드 서비스로 분할 결제할 수 없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잔고가 1원이라도 부족하면 결제대금 전체가 신용결제로 간주된다. 이 경우 카드사에서 ‘신용결제됐다’는 문자메시지를 휴대전화로 보내주지만 무심코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 간과하기 쉽다. 분할 결제가 안 되는 이유에 대해 신한카드(회원수 15만명) 측은 “시스템 구축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 등을 들었다. 결제 전에 ‘신용’인지 ‘직불’인지 알려주면 혼선을 줄일 수 있지만 업계는 이 또한 “비용이 들고, (소액 신용결제는) 어디까지나 부가서비스”라는 점 등을 들어 난색을 보인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하이브리드 카드는 사용자 자신도 모르게 신용결제가 이뤄질 수 있는 만큼 평소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하고 카드사 측은 문자 알림 서비스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용어클릭] ■하이브리드 카드 직불(체크)카드와 신용카드 기능을 섞어놓은 카드. 기본적으로는 통장에 돈이 있는 만큼 결제(직불)가 가능하지만 소액(통상 10만~30만원)에 한해 잔고가 없어도 신용결제가 가능하다. 소득공제 혜택(사용액의 30%)이 신용카드(25%)보다 크고 과소비를 억제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 [사설] ‘4대 중증’ 공약 수정 논란, 공약 현실화 계기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어제 4대 중증질환 무료진료 공약의 원안 추진을 거듭 강조했다. 일부 언론이 4대 중증질환 공약이 대폭 수정된다고 보도하자 이를 부인하는 보도자료를 통해서다. 공약 이행은 국민들로선 반길 일이지만 과연 뒷감당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어설픈 공약들은 현실에 맞게 합리적으로 정비되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대선에서 암·뇌·심혈관·희귀난치성 질환 등 4대 중증 질환의 건강보험 보장률을 올해 85%에서 2016년까지 100%로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이 공약은 국가 재정 부담이 큰 데다 다른 질환과의 형평성 문제로 실현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돼 온 것도 사실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도 4대 질환이 모두 건보 부담으로 될 경우 22조원의 막대한 재원이 더 들어간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인수위는 특진료,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 3대 비급여 항목과 본인부담금 등은 애초부터 지원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공약 후퇴나 수정은 아니라고 해명하고 나섰지만 좀 궁색해 보인다. 공약집에는 4대 중증질환 진료비 전액 국가부담이라고 기술돼 많은 사람들이 100% 무상진료로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복지예산은 올해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서 국가재정에 부담을 주고 있다. 여기에 135조원에 이르는 대선 공약 이행비용(새누리당 추산)까지 얹어지면 부담은 더욱 늘어난다. 인수위와 정부가 비과세 혜택 축소, 지하경제 양성화 등 세수 확대에 부심하고 있는 이유다. 유권자들에게 약속한 선거 공약은 기본적으로 지키는 게 옳다. 물론 신뢰를 중시하는 박 당선인도 여러 차례 공약 이행을 다짐했다. 그러나 선거과정에서 실현 가능성을 제대로 짚지 않은 공약까지 이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또 공약이 정책으로 집행되려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고 이 과정에서 수정될 수밖에 없다. 공약 이행으로 국가와 국민들의 부담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이르고 재정의 왜곡을 가져오는 등 문제가 생긴다면 그 공약은 실정에 맞게 정비하는 게 순리다. 일례로 65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20만원의 기초연금을 준다는 공약만 해도 적지 않은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 당장 국민연금 임의가입자들이 상대적 박탈감으로 연금을 해약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지 않은가. 이로 인해 새 정부는 출범도 하기 전에 국민과 야당의 공격을 받는 등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됐다. 박 당선인은 공약 수정에 유연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252개의 공약을 점검해 현실성이 떨어지는 공약은 국민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과감하게 궤도 수정을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외려 국민들에게 더 신뢰를 받는 길이다. 차제에 여야 등 정치권도 복지공약은 신중하게 내놓기를 바란다.
  • 朴 지역공약 국정과제 포함 가닥… 재원 조달 대책은 없어

    朴 지역공약 국정과제 포함 가닥… 재원 조달 대책은 없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지역 공약’을 국정과제 로드맵에 포함시키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 대책(5년간 135조원)엔 15개 시·도별 106개 지역 공약이 빠져 있어 향후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인수위 안팎에서는 민자(민간투자)를 통한 자금 확보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지역 공약 상당수가 수익성이 떨어지는 전시행정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어서 뜻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5년 전 이명박 당선인의 인수위에서는 지역 공약을 국정과제에서 제외해 대선 공약이냐 아니냐를 놓고 혼선이 빚어졌다. 인수위는 6일 전국시도지사협의회 간담회에서 박 당선인이 지난달 31일 검토 지시한 무상보육사업 국비 증액과 취득세 감면 연장에 따른 지방세 감소분 조기 보전 등 10대 공통 건의 사항과 지역 공약 실천을 위한 해법 찾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전국 시·도지사 17명은 이 자리에서 박 당선인의 지역 공약을 이행해 달라고 강하게 요청했다. 김관용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은 “지역 공약이 국정 과제로 채택되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박 당선인 측은 “이번 간담회는 (인수위가) 먼저 전국시도지사협의회에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시·도별 현안과 지역 공약을 구체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사전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실상 새 정부의 국정과제 로드맵 확정에 앞서 지역 공약을 어떤 식으로든 담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박 당선인도 이날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선거가 끝나면 약속을 잊고 제로베이스에서 새로 시작하자는 말이 나오는데 동의하지 않는다”며 ‘공약 수정론’에 강한 거부감을 또 드러냈다. 그러나 재원 대책엔 뚜렷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박 당선인이 제시한 지역 공약 가운데 수도·충청권 SOC 사업 3개만으로도 예산 10조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경기지역 공약인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건설과 수서발 KTX 노선 의정부 연장안의 경우 각각 13조원, 3조원의 예산 투입이 예상된다. GTX 사업은 예산의 50%가 민자로, 나머지 50%는 중앙 정부와 경기도가 각각 부담한다. 경기도 관계자는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 개정으로 사업비 75%(4조 8000억원)를 국비로 지원받아 건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KTX 의정부 노선 연장도 사업비 40%는 국비로, 60%는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지원받을 계획이다. 이럴 경우 1조원 이상을 중앙정부가 부담해야 한다. 또 충청권 지역의 대표 공약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사업도 5조 20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대전시 관계자는 “대전시가 나서서 사업을 하겠다고 한 적도 없고, 정부가 먼저 사업을 구상하고 지역을 선정한 것인데 대전시가 부담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면서 “박 당선인이 국비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유찬 홍익대 세무대학원 교수는 “지역공약의 대부분이 건설에 집중돼 있는데 투자 대비 효용성이 떨어지는 전시 공약이 많다”면서 “공약이라고 다 지킬 것이 아니라 우선순위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日 아베총리, 독도문제 진두 지휘

    日 아베총리, 독도문제 진두 지휘

    일본과 중국의 최고 수장들이 영토 문제를 직접 진두지휘하면서 양국 간 갈등이 더욱 첨예화될 전망이다. 특히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 직속 기관으로 설치하기로 한 영토문제 전담 부서에서 독도 문제까지 포괄할 계획이어서 우리 측과의 갈등도 예상된다. NHK는 5일 일본 정부가 독도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문제를 다룰 ‘영토·주권대책 기획조정실’을 내각관방에 신설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말 내각관방에 설치한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 문제 대책 준비팀’을 강화한 조직이다. 쿠릴 4개 섬 문제를 다루는 내각부의 ‘북방대책본부’를 합치고, 외무성이 맡고 있는 센카쿠 대책 기능을 흡수해 재편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일본 국내외를 상대로 독도와 쿠릴 4개 섬, 센카쿠열도가 모두 일본의 영토라는 주장을 펴기 위해 일본 정부 내 정책을 조정하고 전략을 만드는 역할을 맡는다. 야마모토 이치타 오키나와·북방영토 담당상은 “일본의 주장이 정당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체제를 강화하겠다”고 새 조직 설치 의도를 설명했다. 내각관방은 총리를 직접 지원·보좌하는 부처로, 총리 관저의 일부로 분류된다. 특히 이 기구가 독도 문제를 다루게 된다는 점에서 한국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조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일본이 독도에 대한 제국주의 침탈의 역사를 아직도 반성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매우 유감스러운 행동”이라며 “우리 정부는 이에 강력히 항의하며 시대 역행적인 조치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중국도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총서기가 영토분쟁을 직접 챙기고 있다. 일본의 센카쿠열도 국유화 조치 직후인 지난해 9월 14일 ‘중앙해양권익 유지공작 소조’를 만들어 시 총서기가 조장으로서 일본과의 센카쿠열도 분쟁의 대응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과 해양 당국 등 각 부문이 유기적인 대응을 못하고 혼선을 빚은 데 따른 것이다. 시 총서기가 기존의 외교안보 관련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중앙외사영도소조’ 외에 추가로 영토 문제까지 챙긴다는 점이 주목된다. 앞서 지난달 일부 중화권 언론들은 중국이 시 총서기를 단장으로 하는 ‘댜오위다오 태스크포스’를 구성했으며 군, 정보, 외교, 해양감시 등 각 부문이 참여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한편 중국 군함이 사격 시 사용하는 레이더를 일본 구축함에 조준했다고 일본 측이 항의하는 등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중·일 간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은 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프리깃함이 지난달 30일 일본 구축함을 상대로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지난달 19일에도 중국 함선 주변에 떠 있던 일본 헬리콥터에서 사격통제 레이더를 감지했을 때 작동하는 경보가 울렸다”고 말했다. 사격통제 레이더는 항해 시 사용하는 탐색용 레이더와 달리 함포나 미사일을 쏘기 전에 목표물까지 거리와 발사각도 등을 산출하기 위해 비추는 레이더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자칫하면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에 보통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준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면서 “매우 위험한 사태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방위성은 이날 외교 경로를 통해 중국 측에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j@seoul.co.kr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정부조직개편 입체 분석] (7·끝)쟁점 진단·대안 모색 전문가 좌담

    [정부조직개편 입체 분석] (7·끝)쟁점 진단·대안 모색 전문가 좌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마련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4일부터 본격적인 국회 심의 절차를 밟는다. 새 정부의 조직개편안은 국회 각 상임위원회에서 정부와 행정부처의 역할과 규모에 대한 첨예한 논쟁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벌써부터 각 부처들은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 및 확장을 위해 치열한 물밑 로비전에 착수, 치열한 논리싸움과 여론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서울신문은 3일 정부조직법의 올바른 개정을 위해 전문가들과 함께 대안을 찾는 좌담회를 가졌다. 5년 전 ‘이명박 정부’의 정부조직 개편 작업을 실무적으로 이끌었던 정남준 전 행정안전부 차관과 강제상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 서영복 행정개혁시민연합 사무총장 등 전문가들은 책임총리제 확립을 위해서 헌법에 보장된 국무위원 제청, 해임건의권의 실질적 행사는 물론 장관의 진퇴에 총리가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 정부 조직개편안은 경제부총리 부활, 미래창조과학부 신설, 해양수산부 부활 등이 기본적인 내용이다. 이번 조직개편안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정 전 차관 정부 조직개편의 정답은 없다. 결국 시대 상황과 국민 요구에 맞춰 필요에 따라 5년마다 부처 개편이 논의되는 것이다. 당초 공약보다 이번 개편안은 조정 폭이 줄어든 것 같다. 위헌 소지는 있지만, 경제부총리 부활은 경제를 총괄하는 책임장관으로서 의미가 있다. 민감한 경제 이슈가 대통령에게 바로 전가되는 문제도 차단될 수 있을 것이다. -강 교수 과거 정부가 신자유주의적으로 접근했다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 때 ‘공동체주의’를 많이 말했다. 이번 정부 조직개편안이 모두가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는지, 공동체주의에 맞는지 봐야 하는데, 아직 전문성을 기초로 한 기능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측면이 있다. 또 융합 개념도 많이 들어가야 하는데 빠져 있다. 정부가 기능주의적으로 갈 수밖에 없다면 누군가는 조정 역할을 해야 한다. 이 역할은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이 할 수밖에 없다. 청와대의 기능을 정책 대상과 목표를 중심으로 다시 한번 분류하고 선도가 아닌 조정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서 총장 ‘견제와 균형’을 너무 소홀히 한 것으로 보인다. 다극적 ‘컨트롤타워’ 중심의 불균형, 쏠림현상, 비효율 등도 우려된다. 인수위가 짧은 활동기간 조직개편을 서두르다 보니 배경 설명이나 문제점 극복의 필요성, 대안의 타당성 등을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 →보수 정부인 박근혜 정부가 오히려 ‘큰 정부’를 지향하는 모습이다. 맞는 방향인가. -정 전 차관 ‘큰 정부냐, 작은 정부냐’ 논란은 의미가 없다. 공직생활을 통해 보면 정부 규모는 사인과 코사인 곡선처럼 반복된다. 정부의 규모보다 운영이 중요하다. 조직개편은 정치·사회·문화 등이 모두 균형을 이뤄야 하는데 이번 개편은 경제학자들이 주도하다 보니 경제논리에 쏠린 측면이 있다. 자연과학자와 경제학자는 1 더하기 1은 2라고 생각하는데 실제 보면 0이 되기도 하고, 5도 되고, 10도 된다. 이런 논리도 스며들어야 한다. →아무래도 최근 경제위기라든지 외부 여건 때문이 아니겠는가. -정 전 차관 경제 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경제마인드’로 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부처 설계와 국정운영은 다르다. 국정운영은 종합적인 시각이 중요하다. -서 총장 부처 수가 늘어난다고 꼭 ‘큰 정부’는 아니다. 그래도 정부 전체 수준에서 돌이키기 어려운 반영구적 지출 행위인 인력 증원과 직급 상향 조정은 피해야 한다. 법과 원칙을 강조하면 ‘규제’ ‘정부개입’이 많아질 개연성이 큰데, 그만큼 ‘큰 정부’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강 교수 정부의 규모를 갖고 논의할 게 아니라,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할지’와 ‘그 역할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지’가 중요하다. 조직개편 초기에는 모두들 관심을 갖고 시끄럽다가 이후에는 흐지부지되는 경향이 있다. 이제부터 무엇을 하고, 어떻게 인사를 하고, 인사에 대한 역할과 책임을 어떻게 나눌지 등 논의가 필요하다. 정책의 효과가 1년 뒤에 오는 게 맞는지, 10년 뒤에 오는 게 맞는지에 대한 판단도 보통 정치 논리로 가다 보니 흐지부지되는데 이를 참을성 있게 보면서 유연하게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선인이 부처 이기주의 타파를 강조했다. 이번 조직개편이 부처 간 이기주의 타파와 융합행정 구현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마련됐다고 보나. 아울러 책임총리제에 대해 제안할 것이 있다면 말해 달라. -강 교수 그렇게는 잘 안 돼 있다. 현재 부처가 기능주의로 구분돼 있는데, 각 부처가 존재 이유를 내세우면 부처 이기주의를 막을 방법이 없다. 각 부처에서 다른 부처와 업무를 잘 조정했는지를 중요한 평가요소로 만들면 부처 이기주의를 없앨 수도 있다. 노무현 정부 때 이런 매뉴얼이 있었는데, 현 정부에서 없어졌다. -정 전차관 대통령제에서 컨트롤타워는 결국 청와대다. 책임총리제를 한다고 해도 부처에서 (총리가) 영이 안 설 수 있다. 총리실 인력으로 한계도 있다. 예컨대 김대중 정부 때부터 장관이 청와대 수석으로 가는 역행 현상이 생겼다. 수석이 차관급이어도 대통령의 의중이 실리니 각 부 장관을 조정할 수 있다. ‘국무조정실’이 말은 참 좋지만 어려울 것이다. 총리가 헌법에 보장된 국무위원 제청, 해임건의권을 실제로 행사하느냐에 책임총리제는 좌우될 것이다. 총리가 장관의 진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각료들이 느끼면 총리에게 꼼짝 못한다.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미래과학창조부(미래부)의 성공 조건과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강 교수 미래부는 선도가 아닌 지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연구개발(R&D), 정보통신사업 등을 정부가 100% 주도할 수 없다. 지원하는 조직으로만 남는다면 ‘공룡부처’라는 의혹도 희석할 수 있다. 더불어 미래부가 모든 것을 다 가져갈 때 어떻게 견제와 균형을 할지에 대한 논의가 앞으로 필요하다. -정 전 차관 정부의 역할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부처가 생기면 간섭과 규제를 한다. 미래부가 신설되고 간섭하기 시작하면 과학기술계가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겠는가. 연구 현장에는 없으면서, 위만 바라보는 ‘과학기술 귀족’만 만들 수 있다. 또 재정지원에서 배분 문제가 생길 것이다. 예상을 배분할 때 과거처럼 ‘돈잔치’ ‘나눠먹기식’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서 총장 단기적·가시적 효과 창출에 대한 강박증을 경계해야 한다. 협력조정, 연계체계 구축에 특별히 힘써야 한다. →외교와 통상 분리 여부도 논란이 첨예하다. -정 전 차관 외교는 본질이 아니라 수단이다. 지원업무라는 의미다. 세계 주요 국가들이 산업통상형 시스템을 갖고 있다. 외교통상형은 캐나다 정도다. 외교부는 전체 국익을 위해서 한반도 평화, 외교역량 강화 등에 집중하고 각 부처의 지원업무를 해주면 된다. IMF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재정경제원처럼 힘이 한곳에 쏠리면 문제가 생긴다. -강 교수 외교와 통상이 함께 있으면, 통상이 ‘종’(縱)으로 가는 것이 문제였다. 통상을 지식경제부로 보낸다고 하니 자기 자리가 없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해양수산부를 어디에 설치할지도 논란이다. -서 총장 지역갈등을 잠재우고, 해양과 국토, 수산과 농림, 물류 업무 연계성, 행정 효율성 등을 고려하면 세종시로 가는 게 맞다. -강 교수 부산에 설치하면 분점을 세종과 서울에도 둬야 할지 모른다. →국회 논의가 시작됐다. 혼선·혼란을 피하고 잘 마무리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인가. -정 전 차관 각자의 ‘생사’를 건 로비가 치열할 것이다. 관련 단체를 동원해 국회의원에게 압력도 행사할 것이다. 역대 조직개편 관련 공청회를 열어서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 정말 공익의 관점에서 판단해야지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면 안 된다. -서 총장 정부교체기에 특히 많이 등장하는 이해관계자들의 기관 신설이나 인력증원 주장을 경계해야 한다. 기존의 법제, 행정절차, 인력, 예산으로도 할 수 있다는 자세가 중요하다. 객관적인 조사연구 자료를 공개하면서 공론화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공익을 위한 대안을 찾을 수 있다. →공직사회의 분위기도 어수선하다. 마지막으로 공직사회가 안착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말해 달라. -정 전 차관 김영삼 정부 이래 새 정부 출범과 조직개편이 몇 차례 반복되며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어느 정도 학습효과가 생겼다.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정권 교체 시 ‘점령군’ 행세하는 것이 오히려 문제를 일으킨다. 특정 부처나 지자체장 등 공직 경력을 거친 대통령이 취임하면 그 기관 출신들이 인사 담당 부서에 포진해 점령군처럼 위화감을 조성한 사례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 공직자는 국민이 선택한 새로운 정부를 위해 일한다. 껴안아 주기를 바란다. 전직 관료로서 하고 싶은 말이었다. 사회 오일만 정치부 차장 정리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전주 일가족 3명 동반자살… 범인은 홀로 살아남은 둘째아들

    전주 일가족 3명 동반자살… 범인은 홀로 살아남은 둘째아들

    지난달 30일 전북 전주시 송천동에서 일가족 4명 가운데 3명이 연탄가스에 중독돼 사망한 사건은 생존자인 둘째 아들 박모(25)씨가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해 저지른 범행인 것으로 밝혀졌다. 전주 덕진경찰서는 3일 “가족들이 동반 자살했다고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많아 가스 질식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던 둘째 아들을 조사한 결과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박씨는 두 차례에 걸쳐 부모와 형을 살해하려 시도했고 수면제와 연탄 화덕 등을 미리 준비해 모의 연습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사건 당일 오전 1시쯤 아파트 작은방에서 아버지(52)와 어머니 황모(55)씨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수를 먹여 잠들게 한 뒤 미리 준비한 연탄 화덕에 불을 붙여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자살한 것처럼 위장 살해했다. 이어 같은 날 오전 5시쯤 귀가한 형(27)에게도 수면제를 탄 음료수를 먹여 안방에서 잠들게 한 뒤 같은 방법으로 살해했다. 박씨는 부모가 살해된 작은방의 문을 닫아 연탄가스가 밖으로 새어나오지 않도록 해 형의 의심을 피했다. 박씨는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르기 위해 전주시 팔복동에서 연탄 화덕과 연탄을 구입해 집과 구조가 비슷한 원룸을 임대해 모의 연습까지 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수면제는 불면증에 시달린다고 호소해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 준비했다. 또 부모와 형을 살해한 뒤 119에 전화 걸어 “빨리 와 달라”고 신고해 일가족이 동반 자살한 것처럼 위장했다. 박씨는 자신의 범행을 숨진 형에게 뒤집어씌우기 위해 형의 차량에 연탄과 번개탄을 가져다 놓고 수면제를 형의 시신 옆에 놓아둬 수사에 혼선을 빚게 했다. 박씨는 이전에도 부모를 살해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22일 전인 지난달 8일 오전 2시쯤 콩나물 공장을 운영하는 부모가 귀가해 곧바로 잠이 들자 아파트 베란다에 있는 보일러 연통을 뜯어내 연기가 집 안으로 들어오도록 했다. 밖으로 나가지 못한 연기가 집 안으로 역류해 부모가 질식사한 것처럼 위장하려 한 것이다. 그러나 매캐한 가스 냄새에 부모가 잠을 깨 창문을 열고 집 밖으로 뛰쳐나오는 바람에 실패로 돌아갔다. 당시에도 박씨는 119에 “어머님이 쓰러졌다. 살아있지만 의식이 없다”고 구조를 요청하는 뻔뻔함을 보였다. 경찰은 박씨가 뜯어낸 20㎝ 크기의 연통을 집에서 2㎞ 떨어진 원룸에서 발견했다. 경찰은 일가족 4명 가운데 둘째 아들 박씨만 의식을 차리고 119에 신고 전화를 한 데다 유서가 발견되지 않은 사실을 수상히 여겨 타살 가능성에 대해 집중 수사를 벌여 왔다. 사망 현장에 외부 침입 흔적이 없고 사체에 외상이 없는 점도 수상히 여겼다. 부검 결과 살해된 일가족 3명에게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다. 경찰은 박씨가 팔복동 등지에서 화덕과 연탄을 사전에 구입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박씨의 승용차에서 연탄과 번개탄 가루도 수거했다. 박씨는 부모와 형을 살해한 뒤 아버지의 휴대전화로 공장 직원의 연락처를 찾아 “내일은 출근하지 마라. 나도 안 나갈 것이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또 형이 죽은 뒤에도 카카오톡을 통해 형의 친구들에게 “행복해라. 잘 살아라”는 내용을 남겨 형이 살해한 것처럼 꾸미려 했다. 지난달 30일 부모와 형만 죽고 자신은 하루 만에 의식을 되찾자 박씨는 31일 오후부터 장례식장에서 태연히 상주 노릇을 하면서 눈물을 흘리며 손님들을 맞기도 했다. 그러나 박씨는 정확한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진술을 꺼리고 있다. 박씨는 “부모가 경기도 분당 아파트를 매각한 돈을 사기당해 불화가 심했고 형은 최근 시작한 떡갈비 가게의 영업 부진, 여자 친구와의 이별 등으로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했다. 가족이 이렇게 살 바에야 다 같이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지르기로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재산을 노린 범행으로 추정하고 숨진 부모의 보험 가입 여부와 금융 자산 등 주변 정황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박씨의 아버지는 송천동에서 콩나물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2층짜리 단독 건물 등을 소유하고 있다. 박씨 부모가 운영하는 콩나물 공장의 매출은 동종 업계에서도 높은 편이고 최근 박씨 부모가 땅을 구입하려 한 점 등으로 미뤄 현금도 상당히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추가로 수사한 뒤 존속 살인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박씨는 충남의 모 대학을 다니다 휴학하고 지난해 1월 군 제대 후 부모의 일을 도왔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커지는 국세청… 긴장하는 건보공단

    커지는 국세청… 긴장하는 건보공단

    국세청 기능이 어느 때보다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하경제 양성화로 필요한 복지재원의 40%(53조원) 정도를 충당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기 때문이다. 이런 ‘국세청 힘 싣기’에 남모를 고민에 빠진 기관이 있다. 2010년부터 4대보험 통합징수업무를 맡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다. 31일 공단의 한 관계자는“4대 보험 통합징수 기능·조직이 국세청으로 넘어가거나 최소한 국세청 영향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도 “정부 조직개편이 마무리된 후 통합징수 업무 개편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008년 보건복지가족부 국정감사 때 한 발언이 이런 전망에 무게를 실어준다. 당시 박 당선인은 “4대보험을 건강공단에서 징수하는 것은 고지서 통합에 불과하다”면서 “소득 파악 시스템과 정보인프라를 원점에서 구축하려면 국세청이 4대보험 통합징수를 맡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대상자가 같은데 제도마다 다른 기준·방법으로 소득과 재산을 파악해야 할 이유가 없다”면서 “사회보험의 고질적 문제를 줄이려면 국세청이 징수를 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회보험에서의 사각지대는 건강공단도 인정하는 문제다. 공단 노조 관계자는 “현재의 통합은 완전한 통합이라기보다는 과도기”라면서 “징수만 할 뿐 자격 부과업무는 각 공단이 맡아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가입자들은 불편을 겪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지난해 12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건강보험이 경제 내 비공식 부문에 미치는 영향’ 연구보고서를 통해 건강보험 가입자 4명당 1명꼴인 407만명 정도가 보험료를 적게내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당선인의 국세청에 대한 신뢰가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일부 지적도 나온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는 “1966년 국세청을 신설하고 강력한 세금징수로 1970~80년대 산업화의 기반을 마련한 것이 박 전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당시 국세청이 1966년 세입목표였던 700억원을 달성해 대외신인도를 높였고, 더 많은 차관을 유치할 수 있었다. 박 교수는 “당선인이 국세청의 전문성을 높이 사는 것에 이런 성장환경이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선인의 ‘뿌리 깊은’ 국세청 신뢰에 대한 우려도 높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국세청의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공유는 개인정보 보호가 전제된 금융실명제를 위반할 소지가 많다”면서 “공약이 도그마가 돼 갇혀 있기보다 세정 개선과 세율 인상을 함께 고려해야 혼선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 권위주의 정부에서 국세청을 야당 정치탄압에 활동하기도 하는 등 국민 신뢰가 형성됐는지도 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도 “건강공단의 반발이라든가 국민의 국세청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풀어주는 것이 국세청의 기능을 강화하기 이전 과제”라고 말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기고] 비상대비·민방위 기능 보강해야/정찬권 한국위기관리연구소 연구위원

    [기고] 비상대비·민방위 기능 보강해야/정찬권 한국위기관리연구소 연구위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그동안 경제 살리기와 국가안보·안전을 국정의 중심축으로 삼겠다고 수차례 언급해 왔다. 그러나 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정부 부처와 청와대의 조직개편안을 보면 국가안보·안전조직 편성에 있어 일선 기관과 관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얼마나 수렴했는지 의문을 떨칠 수 없다. 무엇보다 국방·외교와 톱니바퀴같이 연결돼 있는 비상대비·민방위 기능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비상대비는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에 대비해 평시 계획수립, 자원관리, 연습훈련 등의 제반활동’을 지칭한다. 또 민방위는 비상대비 개념에다 ‘국가적 재난 시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대비하는 활동’이다. 두 기능은 비군사 분야에서 국가안보를 실질적으로 지탱해 주는 매우 긴요한 국가사무다. 특히 비상대비는 정부기능 유지, 군사작전 지원, 국민생활 안정 등 3대 기능을 통해 유사 시 통수권자의 전쟁 지도와 실시간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국가 지속성을 유지시켜 국가총력안보를 지원해 주는 기둥이다. 그러나 문제는 최고 정치 지도자에서부터 일반 국민들에 이르기까지 이런 중요한 기능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포격사태가 벌어졌을 때 제대로 비상사태 선포를 하지 못했던 사례가 이를 잘 말해준다. 현 정부는 비상기획위원회를 폐지하고 그 기능을 행정안전부 1개 국(局)에서 담당하도록 했다. 그러나 담당 공무원의 전문성 부족과 조직 열세로 고유기능 발휘조차 벅찬 실정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민방위조직도 행안부와 소방방재청으로 이원화돼 통제를 각각 받는 지방자치단체는 업무 혼선과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 경북 구미에서 일어난 불산 유출사고 때 관련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서로 책임 떠넘기기와 눈치보기로 일관하다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도 이런 폐단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조직 개편안에 비상대비·민방위 조직기능이 언급되지 않은 것은 중대한 문제다. 국회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입법 과정에서 반드시 재검토가 이뤄져야 하고, 다음 사항이 보완돼야 한다. 우선 비상대비와 민방위를 통합해 신설되는 청와대 국가안보실 산하 조직으로 편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통해 업무총괄, 계획수립, 연습훈련, 자원관리, 종합상황실 운영, 안보회의 지원 등 업무를 관장토록 함으로써 전시와 평시의 대응을 연계하고 행정 효율성도 높여야 한다. 과거 비상기획위원회가 1998년까지 고유업무에다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처 기능을 맡아 대통령을 보좌한 사례를 참고하면 좋다. 둘째, 광역시·도의 관련 조직편성 유형을 통일하고 비상계획관을 국가직 공무원으로 선발, 배치해야 한다. 지자체는 위기대비·대응의 현장에서 손발 역할을 수행하는 핵심이건만, 중앙정부와 지자체장의 무관심 속에 비상대응 기능이 표류하고 있다. 인수위가 지자체 위기조직 편성과 전문인력 운영에 대한 기준·지침을 제시하고, 지자체가 개선하도록 권고해야 한다. 그래야 지자체가 위기 상황 시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주민 보호의 책무를 다할 수 있다.
  • “안전강화 환영… 식품·약품 정책은 분리해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승격되면서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식약처가 기존 담당 부처였던 보건복지부 둥지를 떠나 총리 직속으로 격상된 데 대해서는 여야 모두 반기는 분위기다. 식품안전에 대한 정책적 위상이 높아졌다는 평가에서다. 반면 의약품 정책과 건강보험 정책 분리에 따른 혼선과 의약품 정책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의약 분야는 보건복지부 아래 그대로 남겨야 한다는 주장이 여야를 막론하고 공감대를 얻고 있다. 식품과 의약품을 분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식품안전처가 신설되어도 소관 상임위원회는 그대로 보건복지위원회로 하는 방안이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복지위원회 민주통합당 간사인 이목희 의원은 25일 “보건복지부에 질병관리본부가 있는 만큼 의약품안전본부로 남겨두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약품 정책은 건강보험이나 질병·약가 정책과 한데 엮여 있어 안전만 따로 분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위원장인 오제세 민주당 의원은 “의약품 정책은 복지부에서, 의약안전 분야는 식약처에서 맡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제하면서도 “담당 부처가 총리실과 복지부로 이원화되면 정책 효율성이 오히려 더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식품 안전성 강화라는 명분 자체는 환영하지만 부처 간 영역다툼이 불보듯 뻔해 정부조직 개편안을 마냥 찬성하기만도 난감한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새누리당 간사인 유재중 의원은 “복지부가 제약산업은 관할하더라도 의약품 안전·단속은 식약처로 가는 게 마땅하다. 식품 안전 분야도 마찬가지”라면서 “복지부 쪽에서 다소 불만이 있을지 몰라도 관할 상임위는 정책공조를 위해 정무위가 아니라 보건복지위에 그대로 두면 된다. 국회 차원의 혼선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치권에선 “정책 혼선을 막기 위해 의약품·식품 안전 업무를 생산 관련 부처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계속 나온다. 실제 덴마크, 독일 등 유럽 낙농 선진국에선 식품안전 행정을 농업 부처에서 일원화하고 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건강보험·의약품 정책 이원화 땐 보험재정 악화”

    외청에서 국무총리실 산하 ‘처’로 승격되는 식품의약품안전청 조직개편에 대해 전문가들은 식약청의 정책능력 향상과 인적자원 확보가 관건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박근혜 당선인의 의중이 담긴 식품안전 강화 방향에는 큰 이견이 없었지만 의약품·의약기기 등의 정책에 대해서는 혼선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25일 “의료제도는 의료서비스와 재화의 공급과 전달체계 전반을 의미하며 이 가운데 의약품과 의료기기가 의료 재화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면서 “식약청의 ‘처’ 승격은 의료정책이 복지부와 식약처 등 두개 부처로 분리됨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신현중 한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부조직상 ‘외청’과 총리실 산하 ‘처’의 성격이 다르다는 관점에서 이번 식약청의 승격을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고 진단했다. 신 교수는 “‘처’는 부처 간 협력·조정을 하는 기능이 강하다”면서 “식약처가 부처 간 정책 조정을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정 역할을 할 수 없다면 굳이 ‘처’로 승격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처럼 건강보험정책과 의약품정책이 연계되지 않으면 건보재정 악화 등 혼선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 교수는 “약값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건강보험이기 때문에 건강보험재정과 의약품은 따로 분리해 생각할 수 없다”면서 “건강보험 업무는 복지부가 맡을 수밖에 없는데 의료제도의 한 축인 의약품 업무를 담당하는 부처가 나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안전을 위한 조직개편이 보건의료정책까지 흔드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식품안전 강화를 위해 식약청의 기능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예측은 했지만, 위상까지 높아지며 의약품 정책 등에까지 영향을 주게 될지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복지부, 환경부 등으로 나뉘어진 현재 식품정책은 유럽처럼 한 부처에서 통합관리하는 형태가 맞지만, 복지부가 맡고 있는 현재 의료정책을 굳이 두 개 부처로 나눌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의약품의 안전성, 인허가 정책은 외국과의 통상 정책 등과 연관돼 어느 때보다 정책 기능이 중요한 상황에서 혼선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사설] 원칙 지키되 갈등 조정 역량 갖춘 총리되길

    박근혜 정부의 첫 국무총리 후보자로 김용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이 지명됐다. 박 당선인은 어제 인수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 위원장은 나라의 법치와 원칙을 바로 세우고 무너져 내린 사회 안전과 불안에 대한 국민 불신을 해소하고 국민행복시대를 열어갈 적임자”라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 인수위원장이 총리로 지명되기는 처음인 데다 당선인이 약속한 ‘책임총리제’에 걸맞은 인물로 투영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다소 의외의 인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박 당선인이 자신과 함께 국정을 이끌 첫 총리로 김 위원장을 낙점한 것은 평소 ‘법과 원칙’을 강조해 온 만큼 새 정부의 국정운영 철학도 거기에 방점을 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런 만큼 김 후보자는 향후 국정운영에 있어 법과 원칙에 따른 행정, 헌법적 가치의 구현에 애써 신뢰받는 새 정부의 초석을 쌓기를 기대한다. 박 당선인은 대선 공약에서 ‘책임총리제’를 언급한 바 있다. 이른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막기 위해 대통령 인사권을 분산하고 헌법에 보장된 총리의 권한과 책임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겠다고 했다. 그렇기에 총리 후보자가 향후 어느 정도 국무위원 제청권 행사를 하는지가 초미의 관심사이다. 하지만 김 후보자의 성품이나 과거 이력 등으로 미뤄보아 김영삼 정부 때의 이회창 전 총리나 노무현 정부의 이해찬 전 총리와는 다른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실질적 책임총리제와는 다소 거리가 멀어졌다는 뜻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당장 기대를 접을 필요는 없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어차피 대통령제 하에서 총리의 권한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대독총리’ ‘의전총리’ 같은 말이 나오는 이유다. 대통령이 힘을 실어준다고 ‘실세총리’가 되는 건 결코 아니다. 본인이 어떤 역할을 하는가에 따라 힘이 실릴 수도 있고, 아니면 내각의 얼굴마담 격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최근 발표된 청와대 조직을 보면 상당히 슬림화됐다. 이는 내각의 권한 강화를 의미한다. 각 부처는 장관이 실질적으로 부처 업무를 수행하며 그 결과에 책임을 지는 ‘책임장관제’를 예고하는 것이다. 그런 시기에 내각을 통할하는 권한을 부여받은 김 후보자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막중한 책임을 지게 됐다. ‘실세’ 장관들이 정책을 책임지는 체제로 가면 부처 간 정책 갈등이 더 심해질 수도 있다. 총리가 경제정책의 수장으로서 위상을 굳힐 경제부총리와의 관계 정립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자칫 혼선을 빚을 수도 있다. 더군다나 우리 사회는 기존의 지역·계층 갈등에다 이념·세대 간 갈등까지 보태진 상황이다. 총리가 온갖 갈등의 조정에 나서야 하는 만큼 법치를 바로 세우는 역할 이외에 국민 화합을 위한 조정자로서의 소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 “대통령 권력 분산·정책집행 효율화 기대”

    전문가들은 새 정부의 청와대 조직 개편 방향에 대해 큰 틀에서 후한 점수를 줬다.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력을 분산시키고 정책 집행은 좀 더 효율화할 수 있다는 평가다. 더불어 향후 국정을 운영하며 발생할 상황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더 정교하게 조직을 개편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최영출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그동안 각부 장관과 공무원들이 청와대와 총리실 양쪽의 눈치를 봐야 한다는 불만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이번 청와대 조직 개편을 통해 대통령은 국정 과제에 더욱 초점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순 시사평론가도 “이번 개편은 ‘작은 청와대’를 지향하는 것으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며 “비서실장을 정점으로 한 단일 수직 체계를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고 밝혔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정책실 폐지는 부처에 책임을 맡기겠다는 의미”라며 “국정기획수석과 미래전략수석의 부활 및 신설은 국정 전반은 청와대가 맡고 책임총리와 책임장관에게 모든 권한과 책임을 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가안보실 신설은 참여정부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부활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외교안보정책의 일관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신 교수는 청와대에 정무 기능이 집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임장관이 폐지되고 정무수석이 그대로 존치됐기 때문에 정무 기능이 청와대에 집중될 수 있고 당·청 관계도 청와대에 종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도 “대국회 관계 등 청와대의 정무적 역할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봤다. 국정 운영자들 간에 세부적인 권한 조정이 없다면 혼선이 예상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 교수는 “청와대가 행정부를 사전·사후 점검하고 각 부처에 새로운 국정 의제를 전하는 과정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이 때문에 청와대 수석들도 국정에 관여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전제했다. 이어 “청와대 수석들의 권한이 국무총리, 장관과 중첩되지 않도록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으면 결국 누가 책임을 져야 할지를 놓고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정부에서도 청와대 조직이 확대와 축소를 반복했다는 점에서 최종적인 평가는 정권이 출범한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전망도 나왔다. 황 시사평론가는 “이번 조직 개편의 단점은 향후 조직 확대 개편 가능성이 엿보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도 “청와대의 슬림화 여부는 역할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지 부서 숫자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를 유보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시론] 혁신 주도자가 되기 위한 대학의 선택/이우일 서울대 공대학장

    [시론] 혁신 주도자가 되기 위한 대학의 선택/이우일 서울대 공대학장

    정부조직 개편의 핵심은 효율성을 추구하되 지속 가능한 국가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대학 발전을 위한 제도 및 정책 수립과 재정지원 역시 효율적이면서도 지속 가능한 인재 양성을 할 수 있도록 동일 부처에서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즈음 세간의 가장 큰 관심사 중의 하나는 인수위원회 활동이다. 특히 정부조직 개편은 향후 정부 예산의 효율적 집행을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중요한 의제다. 하지만 사안이 중대한 만큼 신중한 접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개편에 대한 전략이 명확하지 않고 계획이 구체적이지 않으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다행히 변화의 정당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개편한다는 소식인데, 올바른 방향이다. 이런 저런 안들이 단편적으로 보도되고 있으나 그 가운데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미래창조과학부의 신설인 듯하다.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래 먹거리를 마련한다는 뜻에는 모든 국민이 전적으로 공감하면서도 미래창조과학부의 신설에 따라 예상되는 부처 간 소관 업무의 정비에 대한 여러 의견들이 개진되고 있다. 어떤 방향으로 결론이 나든 확실한 것은 소관 업무의 정비 역시 지속적으로 국가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명확한 목표와 전략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 경제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과학기술 지식의 창출이 필수적이다. 지금까지 우리 경제의 성장 전략은 ‘중간진입’으로 요약되는 발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이었다. 원천 기술의 확보보다 이미 알려진 기술의 개선으로 승부하는 경우가 많았고, 실제로 우리의 강력한 생산기술을 기반으로 이러한 전략은 성공을 거두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 결과 세계 1위인 제품들이 생겨났고, 몇몇 기업들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다. 그러나 애플의 삼성전자에 대한 소송처럼, 국제사회는 우리를 더 이상 만만한 추격자가 아니라 강력한 경쟁상대로 인식하는 상황이다. 선진국가들과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은 우리가 꿈에 그리는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 반드시 겪어야 하는 한 과정이다.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세상에 없던 제품과 기술을 우리의 손으로 창조해 내는 혁신 주도자(leading innovator) 역할을 해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우리 경제의 과도기적 도약단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요소 중의 하나는 혁신을 주도하고 지식을 생산할 인재 양성이다. 대학의 교육 및 연구 역량의 제고가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다. 월드뱅크의 고등교육조정관인 자밀 살미가 지적한 것처럼 세계 수준의 대학을 육성하기 위한 3대 요소는 우수한 인적자원(교수·학생), 풍부한 재정, 적절한 제도 및 지배구조이다.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요소들이다. 우수한 교수의 확보를 위해서는 풍부한 재정이 필수적이며, 잘 정비된 제도가 우수한 교수 및 학생의 유치를 견인할 수 있다. 대학들은 재정의 상당 부분을 정부에 의존하고 있다. 반값등록금 정책이 현실화되면 정부 의존도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재정 지원을 비롯한 각종 정책들은 일관된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동일 부처에서 담당해야 하며 그래야 정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정부는 직접적인 재정지원 이외에 국가장학금, BK사업 등 각종 사업을 운용해 왔고 앞으로도 이에 준하는 재정 지원을 해야 할 것 같다. 만약 재정 지원 사업들이 사업별로 담당 부처가 다르다면 국가의 인재 양성 철학과 정책 기조에 혼선이 생길 우려가 매우 크다. 대학 입장에서도 사업별로 다른 평가 기준과 지표를 맞추느라 평가 준비에 불필요한 행정력을 투입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중장기 발전 방향 수립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조직 개편의 핵심은 효율성을 추구하되 지속 가능한 국가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대학 발전을 위한 제도 및 정책 수립과 재정 지원 역시 효율적이면서도 지속 가능한 인재 양성을 할 수 있도록 동일 부처에서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학 재정 지원과 관련해 효율적인 정책 집행을 위해서는 사업별로 부처마다 나눠 갖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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