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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잔소리는 정말 간통보다 결혼생활에 치명적일까?”

    “잔소리는 정말 간통보다 결혼생활에 치명적일까?”

    잔소리의 사전적 의미는 ‘쓸데없이 자질구레한 말을 늘어놓음’ 또는 ‘필요 이상으로 듣기 싫게 꾸짖거나 참견함’이다. 그리고 최근 국내에서는 이 잔소리가 부부 이혼사유로 자주 언급되고 있는데 지난 2012년에는 아내가 남편의 지나친 잔소리로 퇴행성 뇌질환을 앓게 됐다며 이혼한 사례도 있다. 부부심리 상담전문가인 지나 바인더(Gina Binder)는 미국 허핑턴 포스트에 ‘잔소리가 정말 간통보다 결혼생활에 치명적일까?’라는 제목의 칼럼을 30일 게재했다. 다음은 잔소리가 결혼생활에 어떻게 악영향을 주는 지 3가지 측면에서 분석한 내용이다. 1. 잔소리는 부부간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한다. 부부가 자동차를 타고 먼 여행을 떠나는 중이라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운전 중인 남편에게 아내가 시시콜콜 간섭한다고 생각해보자. “너무 속도가 빠르다”, “어지럽다”, “기름은 충분 하냐”, “자동차 청소는 언제 했냐? 너무 더럽다” 등 여러 잔소리가 나오면 남편의 머릿속은 점점 짜증으로 가득차고 어느 순간 폭발한다. 아내가 남편에게 토해낸 불만자체가 잘못된 건 아니다. 분명 짚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들이다. 다만 방식이 잔소리가 되면 일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악화되기 쉽다. 서로 이해하며 좋게 언급할 수 있는 문제가 ‘잔소리 화’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는 것이다. 또 이렇게 상황이 안 좋아지면 교통사고 위험도 함께 커진다. 2. 잔소리는 부부간 ‘연결 고리’를 끊는다. 어느 날, 남편이 아내를 데리고 근사한 레스토랑을 찾았다. 분명 비싼 곳일 테지만 남편은 아내를 기쁘게 해주고 싶어서 모든 것을 감수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갑자기 아내가 “갑자기 왜 이런 곳에 왔냐?”, “전에 누구와 왔었냐?”, “나는 다른 것을 먹고 싶다”, “분위기가 별로다” 등의 잔소리를 시작한다. 남편이 틀린 것도 아내가 잘못 짚은 것도 아니다. 다만 남편은 아내를 기쁘게 해주고 싶었고 아내는 눈에 보이는 문제를 지적했을 뿐이다. 여기서 부부 간 연결고리에 문제가 생긴다. 남편은 아내에 대한 인식이 ‘배우자’에서 ‘투쟁대상’으로 바뀌고 아내는 남편이 ‘한심한 화상’으로 밖에 안 보인다. 따라서 잔소리로 인해 부부사이는 급속히 냉랭해 진다. 3. 잔소리는 부부간 신뢰를 손상시킨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며 가장 가까운 사이는 부부관계에서 이것이 중요함은 언급할 필요도 없다. 다만 잔소리가 여기에 미치는 악영향은 무척 크다. 예를 들어 아내가 늦게 들어온 남편에게 “어제 뭐하다 왔어”, “거짓말 그만해”, “당신 말은 믿을 수 없어”와 같이 바가지를 긁는다면 남편은 스스로 “아내가 나를 믿지 못하는 구나” 라고 생각해 부부 간 신뢰가 깨지게 된다. 물론 남편의 행동에 대해서 아내가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정당한 행동이지만 방식이 ‘잔소리’가 되면 안 좋다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처음 언급한 이혼 사유에서 볼 수 있듯이 남편도 아내를 믿지 못해 지나친 잔소리를 한다면 가정 전반에 치명적 균열을 야기시킬 수 있어 각별히 조심해야 할 것 이다. 사진=허핑턴 포스트 캡처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잔소리는 정말 간통보다 결혼생활에 치명적일까?”

    “잔소리는 정말 간통보다 결혼생활에 치명적일까?”

    잔소리의 사전적 의미는 ‘쓸데없이 자질구레한 말을 늘어놓음’ 또는 ‘필요 이상으로 듣기 싫게 꾸짖거나 참견함’이다. 그리고 최근 국내에서는 이 잔소리가 부부 이혼사유로 자주 언급되고 있는데 지난 2012년에는 아내가 남편의 지나친 잔소리로 퇴행성 뇌질환을 앓게 됐다며 이혼한 사례도 있다. 부부심리 상담전문가인 지나 바인더(Gina Binder)는 미국 허핑턴 포스트에 ‘잔소리가 정말 간통보다 결혼생활에 치명적일까?’라는 제목의 칼럼을 30일 게재했다. 다음은 잔소리가 결혼생활에 어떻게 악영향을 주는 지 3가지 측면에서 분석한 내용이다. 1. 잔소리는 부부간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한다. 부부가 자동차를 타고 먼 여행을 떠나는 중이라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운전 중인 남편에게 아내가 시시콜콜 간섭한다고 생각해보자. “너무 속도가 빠르다”, “어지럽다”, “기름은 충분 하냐”, “자동차 청소는 언제 했냐? 너무 더럽다” 등 여러 잔소리가 나오면 남편의 머릿속은 점점 짜증으로 가득차고 어느 순간 폭발한다. 아내가 남편에게 토해낸 불만자체가 잘못된 건 아니다. 분명 짚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들이다. 다만 방식이 잔소리가 되면 일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악화되기 쉽다. 서로 이해하며 좋게 언급할 수 있는 문제가 ‘잔소리 화’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는 것이다. 또 이렇게 상황이 안 좋아지면 교통사고 위험도 함께 커진다. 2. 잔소리는 부부간 ‘연결 고리’를 끊는다. 어느 날, 남편이 아내를 데리고 근사한 레스토랑을 찾았다. 분명 비싼 곳일 테지만 남편은 아내를 기쁘게 해주고 싶어서 모든 것을 감수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갑자기 아내가 “갑자기 왜 이런 곳에 왔냐?”, “전에 누구와 왔었냐?”, “나는 다른 것을 먹고 싶다”, “분위기가 별로다” 등의 잔소리를 시작한다. 남편이 틀린 것도 아내가 잘못 짚은 것도 아니다. 다만 남편은 아내를 기쁘게 해주고 싶었고 아내는 눈에 보이는 문제를 지적했을 뿐이다. 여기서 부부 간 연결고리에 문제가 생긴다. 남편은 아내에 대한 인식이 ‘배우자’에서 ‘투쟁대상’으로 바뀌고 아내는 남편이 ‘한심한 화상’으로 밖에 안 보인다. 따라서 잔소리로 인해 부부사이는 급속히 냉랭해 진다. 3. 잔소리는 부부간 ‘신뢰’를 손상시킨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며 가장 가까운 사이는 부부관계에서 이것이 중요함은 언급할 필요도 없다. 다만 잔소리가 여기에 미치는 악영향은 무척 크다. 예를 들어 아내가 늦게 들어온 남편에게 “어제 뭐하다 왔어”, “거짓말 그만해”, “당신 말은 믿을 수 없어”와 같이 바가지를 긁는다면 남편은 스스로 “아내가 나를 믿지 못하는 구나” 라고 생각해 부부 간 신뢰가 깨지게 된다. 물론 남편의 행동에 대해서 아내가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정당한 행동이지만 방식이 ‘잔소리’가 되면 안 좋다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처음 언급한 이혼 사유에서 볼 수 있듯이 남편도 아내를 믿지 못해 지나친 잔소리를 한다면 가정 전반에 치명적 균열을 야기시킬 수 있어 각별히 조심해야 할 것 이다. 사진=허핑턴 포스트 캡처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505명 마을 변호사는 ‘마음 변호사’

    505명 마을 변호사는 ‘마음 변호사’

    경남 지역에 사는 A씨는 결혼 주선업체를 통해 베트남에서 만난 현지 여성과 결혼했다. 알고 보니 이 여성은 한국 불법체류 전력으로 입국 자체가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마을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혼인무효 확인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전북 지역에서 농업에 종사하는 B씨는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제방 계단 구멍에 빠져 다리가 부러지는 전치 14주의 상처를 입었다. 농사일도 못하고 있지만 해당 지자체에서는 손해배상을 차일피일 미뤘다. B씨는 마을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었다. 전남 지역에 사는 C씨는 키우던 개가 이웃 개와 싸워 상처를 입자 크게 상심하고 있었는데 마을변호사의 도움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었다. 24일 법무부에 따르면 법률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법무부·안전행정부·대한변협이 도입한 ‘마을변호사 제도’가 활발한 상담으로 주민들의 생활 속에 자리잡아 가고 있다. 지난 6월 250개 마을, 415명의 변호사로 시작한 제도는 현재 341개 마을, 505명의 변호사로 확대됐다. 전직 법관들도 참여 의지를 보이며 재능을 기부하고 있다. 양동관 전 서울가정법원장, 김수학 전 대구고법원장, 노환균 전 법무연수원장, 최교일 전 서울중앙지검장 등 법원·검찰 출신의 경륜 있는 변호사 58명이 마을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도입 초기 지적된 홍보 부족, 대면상담의 어려움 등 문제점도 점차 보완되고 있다.<서울신문 7월 5일자 1, 3면> 인천 옹진군은 마을변호사가 정기적으로 관내 도서지역을 방문하는 ‘찾아가는 법률상담실’을 운영하는 등 지역별 맞춤형 프로그램이 생겼다. 온라인과 지역 매체 등을 통한 홍보로 주민들의 인지도가 높아져 상담 건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새로운 토지 주인에게서 20년 된 조상 묘를 이장해 달라는 요구를 받은 D씨, 임차인이 방을 뺀 줄 알고 임대했다가 고소당한 E씨 등 다양한 사연을 호소하는 주민들에게 마을 변호사는 크고 작은 도움을 주고 있다. 주민들의 호응도 높아졌다. 인천 강화군 화도면에 사는 김병운씨는 “촌에서는 아주 바람직하고 참 좋은 제도다. 돈 없는 사람들이 변호사 찾아가기가 어려운데, 얼마나 자연스럽고 좋으냐”고 말했다. 법무부는 아직 변호사가 없는 지역들의 위촉 요청이 계속됨에 따라 지난 13일부터 오는 29일까지 2차 마을변호사 신청을 받고 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25~34세 여교사만…진주교육청 ‘단체미팅’ 논란

    25~34세 여교사만…진주교육청 ‘단체미팅’ 논란

    경남 진주교육지원청이 나이를 제한하고 사전 예절교육을 하는 등 결혼정보업체 방식의 단체미팅을 추진하려다 여교사들의 반발을 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는 22일 진주교육청이 최근 진주지역 초·중·고등학교 여교사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원들의 단체미팅을 추진하는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공문에 따르면 진주교육청은 지역기관과 서로 정보를 교류하는 한편 미혼사원의 생활안정화를 통해 이직률 감소와 업무효율을 높이겠다는 목적으로 여교사 25명과 KAI 사원 25명이 단체로 만나는 ‘사랑해도 될까요’ 이벤트를 다음 달 6일 진주 동방호텔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하지만 진주교육청은 참가자들에게 복장 및 예절에 대한 사전교육을 하는 한편 신청자격도 만 25세 이상, 34세 이하로 제한을 둬 논란을 일으키고 잇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결혼정보업체에서나 제시할만한 조건이 달린 공문을 받은 여교사들이 진주교육청에 항의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 “기관 간 정보교류와 이직률 감소 등이 단체미팅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의문스럽다”면서 “여교사들이 학교를 떠나는 것은 미혼으로 말미암은 생활 불안정이 아니라 교사로서의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비민주적인 학교운영행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진주교육청은 KAI 측이 창의적 체험활동 지원을 위한 협약 체결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단체미팅 계획도 보내와 좋은 취지라고 판단돼 추진했다고 해명했다. 진주교육청 관계자는 “다른 기관에서도 단체미팅을 많이 하는 추세여서 KAI 측의 계획이 좋은 방향이라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나이 제한이나 사전 예절교육 등은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벤트 개최 여부를 다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3년간 섹스리스, 황혼 이혼사유 안돼”

    20년 넘게 성관계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혼 사유가 되지는 않는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가사3부(재판장 이승영)는 부인 A(68)씨가 남편 B(71)씨를 상대로 낸 이혼 소송에서 “이혼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깨고 이혼 청구를 기각했다고 11일 밝혔다. 황혼에 접어들면서 자연스레 잠자리가 끊겼다면 이 때문에 혼인이 파탄났다고 보거나 어느 한쪽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이들은 1960년대 후반 결혼했다. 재산을 수십억원대로 불리며 풍족한 생활을 해왔지만 관계는 원만하지 않았다. 부부는 20여년 전부터 성관계를 하지 않았다. B씨는 전립선비대증을 앓았고, 칠순이 넘어서는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다. 두 사람은 2004년 B씨의 모욕적인 말에 화를 참지 못한 A씨가 집을 나오면서 별거를 시작했다. A씨는 결혼한 지 40여년이 지나 이혼소송을 냈다. 1심은 B씨의 ‘성적 유기’와 장기간의 폭언·폭행 등으로 혼인이 파탄에 이르렀다고 판단해 이혼과 함께 A씨에게 위자료를 지급하고 재산도 나눠 주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23년 섹스리스’를 이혼 사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살아가면서 점점 무덤덤해져 성관계 횟수가 줄다가 딱히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성관계가 단절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고 전제한 뒤 “성관계 부재가 부당한 대우라거나 이 때문에 혼인관계가 파탄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20년 넘게 섹스리스 부부에 법원 “이혼 안돼”

    20년 넘게 섹스리스 부부에 법원 “이혼 안돼”

    20년 넘게 성관계를 하지 않고 지내온 사실만으로는 이혼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황혼에 접어들면서 자연스레 잠자리가 끊겼다면 이 때문에 혼인이 파탄났다고 보거나 어느 한쪽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법원은 판단한 것이다.A씨와 부인 B씨는 1960년대 후반 결혼했다. 재산을 수십억대로 불리며 풍족한 생활을 해왔지만 부부관계는 원만하지 않았다.부부는 1980년쯤부터 성관계를 하지 않았다. A씨는 설상가상으로 전립선비대증을 앓았다. 칠순이 넘어서는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다.B씨는 남편의 가부장적 태도도 불만이었다. 남편에게 맞는 바람에 뇌진탕을 입고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했다.B씨는 2004년 어느 날 남편과 다투다가 모욕적인 말에 화를 참지 못했다. 결국 환갑을 눈앞에 두고 집을 나와 별거를 시작했다.B씨는 결혼한 지 40여년이 지나 이혼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성적 유기’와 장기간의 폭언·폭행 등으로 혼인이 파탄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혼과 함께 A씨가 B씨에게 위자료를 지급하고 재산도 나눠주라고 판결했다.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23년 섹스리스’를 이혼사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서울고법 가사3부(부장 이승영)는 원심을 깨고 B씨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고 11일 밝혔다.재판부는 “살아가면서 점점 무덤덤해져 성관계 횟수가 줄다가 딱히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성관계가 단절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고 전제했다.재판부는 “성관계를 중단할 무렵 이미 쉰 살에 가까웠고 전립선 질환 때문에 성관계를 하기 어려웠다는 A씨의 주장은 수긍된다”면서 “성관계 부재가 부당한 대우라거나 이 때문에 혼인관계가 파탄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A씨의 폭행·폭언도 진술이 엇갈리거나 증거가 부족해 이혼사유로 인정되지 않았다.재판부는 “대화와 설득으로 갈등을 해결하려는 진지한 노력”을 강조하며 “세 자녀가 훌륭히 성장해 독립했고 A씨의 여생이 길지 않아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혼인생활이 B씨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복 방문객, 궁 입장 무료 한복 촬영객은 입장 금지?

    한복 방문객, 궁 입장 무료 한복 촬영객은 입장 금지?

    서울 도심 5대 궁궐 가운데 경복궁과 창덕궁, 경희궁 등 3대 궁궐에서 한복을 입고 결혼사진이나 돌 사진을 찍는 행위를 사실상 금지하고 있어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궁궐 곳곳에서 관리소 직원과 한복을 입은 예비부부, 돌쟁이 한복 기념 촬영을 하는 부모 간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다. 5대 궁궐은 한복을 입고 방문하는 관람객에게 입장료를 면제해 주거나 궁궐 내에서 한복을 입어 볼 수 있는 체험 부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정작 한복 차림 기념 촬영은 지나치게 제한하고 있어 행정 편의주의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시민들은 궁궐에서 한복 차림 사진 촬영을 금지하는 것에 대해 ‘전통을 홀대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28일 문화재청 훈령에 따르면 서울 5대 궁궐 가운데 경운궁(덕수궁)과 창경궁 두 곳에서만 사전 허가를 받고 결혼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경복궁과 창덕궁, 경희궁에서는 아예 한복 차림의 결혼사진 촬영이 불가능하다. 문화재청 측은 “한복이나 웨딩드레스 등 특정 의상을 입거나 소품을 이용하는 촬영은 다른 관람객에게 피해를 주고 문화재를 훼손할 수 있어 사전 허가를 받아야만 촬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한복을 입었다고 해서 다른 방문객의 관람을 방해한다는 근거가 없어 한복 홀대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예비신부 황지연(29)씨는 이달 초 사진 촬영을 위해 경복궁을 찾았다가 문전박대를 당했다. 경내에 들어서자마자 맞닥뜨린 관리사무소 직원은 “한복 웨딩 촬영은 금지하고 있으니 나가라”고 말했다. 황씨는 “다른 관람객에게 방해될 정도가 아닌데 단지 한복을 입었다는 이유로 상업용 웨딩 촬영으로 간주해 쫓아내니 어이가 없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궁궐관리사무소의 자의적인 기준도 도마에 올랐다. 문화재청 훈령은 한복 결혼사진 촬영에 한해 사전 허가(경운궁, 창경궁)를 요구하거나 금지(경복궁, 창덕궁, 경희궁)했지만 현장에서는 한복 차림 가족사진이나 돌 사진 촬영도 엄격하게 제한하는 실정이다. 17년 경력의 전문 사진사 최창원(42)씨는 “공공장소나 유적지에서 상업용 촬영을 제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가족사진 촬영까지 상업 촬영으로 간주해 일단 제한하고 보는 것은 관리를 편하게 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주부 이모(33)씨도 지난 22일 딸의 첫돌 사진을 찍기 위해 창덕궁을 찾았다가 “규정상 한복 촬영은 안 된다”는 관리인의 통보에 그냥 돌아왔다. 이씨는 “돌쟁이 사진을 예쁘게 찍어주기 위해 나들이에 나선 것인데 무조건 안 된다고 손사래를 치는 통에 쫓기듯 빠져나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반면 궁궐관리사무소 측은 한복 홀대가 아니라 문화재 보호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경복궁관리소 관계자는 “한복을 입고 관람 왔다가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것은 당연히 가능하지만 의상을 여러 벌 갈아입거나 큰 촬영장비를 사용하는 것은 다른 관람객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 제한한다”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씨줄날줄] 황혼이혼/박현갑 논설위원

    10여년 전 일본에서 유행처럼 확산하던 ‘황혼이혼’이 우리나라에서도 일상사로 확인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3만 쌍이 결혼해 11만 쌍이 이혼했고, 이혼 4쌍 가운데 한쌍(26.4%)은 결혼생활 20년 이상의 이른바 황혼이혼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혼사유는 성격차, 경제문제, 배우자 부정 순이었다. 특히 4년 미만의 ‘신혼이혼’(24.6%)을 앞질러 주목된다. 황혼이혼은 가정의 해체는 물론 고독사, 극단적 자살 등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사회의 위기신호로 인식해야 한다. 민법에 재판상 이혼 사유는 모두 6가지다. 배우자의 부정행위,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아니한 때,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사유가 있을 때 등이다.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아니한 때 말고는 대체로 애매모호하다. 결국 이혼 청구 당시 사회통념이 잣대가 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황혼이혼의 일상화는 사회통념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자식 때문에 참고 산다”거나 “다 늙어 주책 바가지처럼 이혼해서 뭐 하느냐”는 수동적 인생관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여성 노년층의 인생관이 자식이나 주변의 이목보다는 자신의 노후 행복에 방점을 두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변화에는 늘어난 기대수명과 명예퇴직, 여성의 사회적 지위상승 등 여러 요인이 깔려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남편이 끝내 가부장적인 사고방식을 고집하다간 경제력 있는 아내와 충돌하게 되고 결국엔 갈라서게 된다는 것이다. 세대별 이혼사유를 소개하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50대는 외출하는 아내 따라나서다 이혼당하고, 60대는 살만 닿아도, 70대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이혼사유가 된다는 것이다. 경제위기로 명예퇴직자들이 늘어난 가정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 가장 소중한 것을 묻는 조사에서 남편들은 아내, 부인, 마누라, 아기 엄마, 집사람 등 ‘일편단심’이었으나 정작 배우자 인식은 달랐다. 돈, 건강, 딸, 친구, 연속극 등을 꼽았다고 한다.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함께 살려면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배우자에 대한 물질적 보상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인생반려자로서 존중하는 자세가 관건이다. ‘누구누구의 엄마와 아내’라는 종속개념에서 벗어나 ‘내 인생의 동반자’라는 대등관계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애들 다 키웠으니…” 황혼이혼, 신혼이혼 앞질렀다

    지난해 33만쌍이 새롭게 가정을 꾸린 반면 11만쌍이 이혼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년 이상 결혼생활을 한 부부의 ‘황혼이혼’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신혼이혼’ 비율을 처음으로 앞섰다. 20일 대법원이 펴낸 2013년도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결혼건수는 32만 9220건으로 2011년 33만 1543건보다 0.7% 감소했다. 반면 이혼건수는 2011년 11만 4707건에서 지난해 11만 4781건으로 0.7%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이혼 중 결혼 20년차 이상 부부의 황혼이혼과 4년차 미만 부부의 신혼이혼 비율이 각각 26.4%와 24.6%를 차지해 전체 이혼 사건의 절반을 차지했다. 이어 5~9년차(18.9%), 10~14년차(15.5%), 15~19년차(14.6%) 부부의 순이었다. 황혼이혼 비율은 2007년 20.1%로 20%를 넘어선 뒤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며 매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혼 부부 중 미성년 자녀가 없는 부부의 비율은 47.1%로 절반에 육박했다. 한 자녀를 둔 이혼 부부의 비율은 26.3%, 두 자녀 이혼 부부는 23%, 세 자녀 이상 이혼 부부는 3.6%로 집계됐다. 이혼 사유는 성격차이가 47.3%로 가장 많았고 기타 20.9%, 경제문제 12.8%, 배우자 부정 7.6%, 가족 간 불화 6.5%, 정신적·육체적 학대 4.2%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가사소송사건에 관련된 외국인은 7397명으로 이 중 80.7%가 이혼사건이었다. 국적별로는 중국인이 3486명(47.1%)으로 가장 많았고 베트남 1819명(24.6%), 필리핀 326명(4.4%) 등의 순이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베트남 이주여성 김태희씨 ‘눈물의 백년가약’

    베트남 이주여성 김태희씨 ‘눈물의 백년가약’

    “낯선 외국에서 괄시나 받지 않을까, 늘 걱정하시는 어머니께 한국에서 당당히 카페 바리스타로 일하면서 이렇게 예쁜 웨딩드레스를 입고 결혼하는 모습까지 보여드릴 수 있어 너무 기뻐요.”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인 김태희(본명 람티김태·27)씨는 17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합동결혼식에서 남편 강문수(42·중소기업 근무)씨의 팔짱을 꼭 끼고 웃으면서도 살짝 눈물을 내비쳤다. 결혼 8년 만에 7살짜리 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올리는 지각 결혼식이다. 김씨는 올해 오픈한 포스코 협동조합 카페오아시아를 통해 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현재 포스코P&S에 위치한 카페오아시아에서 근무 중이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이날 다문화가족 합동결혼식에는 김씨를 포함해 5쌍의 결혼이주여성들이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미뤘던 순백의 꿈을 이뤘다. 이들은 강남구청 다문화지원센터의 결혼사연 공모를 통해 선정됐다. 결혼식은 물론 웨딩드레스 대여, 하객 피로연, 친정 부모 초청, 가족동반 신혼여행까지 모든 비용은 포스코와 강남구에서 지원했다. 결혼식을 마친 5쌍의 부부는 한국으로 초청된 친정 부모와 함께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도 여행을 떠났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나 하버드 의대 나온 남자야”… 알고보니 중졸백수

    하버드대 출신 의사 행세를 하며 여성에게 접근해 수천만원대 결혼사기 행각을 벌인 중졸의 무직 남성이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17일 자신을 하버드대 의대 출신 의사로 속여 만난 여성으로부터 거액을 뜯어낸 서모(31)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서씨는 2011년 5월 알게된 A(33·여)씨에게 자신을 하버드대 의대를 졸업한 성형외과 의사로 속이고 결혼을 전제로 생활비와 캠코더 등 5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서씨가 2007년부터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하버드 의대 마크가 붙은 의사 가운과 가짜 명함, 대학병원 로비에서 찍은 사진 등을 올려 주변을 속여 왔다고 전했다. 서씨는 중졸 출신에 해외에 나가 본 적도 없지만 미국 유학생 친목모임 사이트에 가입해 회원인 의사들과 지방으로 의료 봉사 활동을 다녀오는 대담함까지 보였다. 그의 범행은 A씨와 함께 미국으로 출국하기로 한 서씨가 약속한 날을 며칠 앞두고 갑자기 잠적하면서 꼬리를 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서씨는 의사인 것처럼 꾸미는 것 외에 별다른 직업이 없던 백수였다”면서 “서씨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여성들의 연락처를 토대로 추가 피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농구스타 이상민 결혼 14년 만에 파경

    농구스타 이상민 결혼 14년 만에 파경

    대표적인 인기 농구스타였던 이상민(41) 서울 삼성썬더스 농구팀 코치가 결혼 14년만에 파경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9일 뉴시스는 법조계 인사 등을 인용해 “이상민이 지난해 말 부인 A(41)씨를 상대로 이혼 및 재산분할 등을 청구하는 소송을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냈다”면서 “이후 지난 7월에는 부인 A씨가 이상민을 상대로 이혼 등을 청구하는 반소를 제기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재판은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네차례에 걸쳐 진행됐으나 재산분할 문제와 이혼사유 등을 놓고 이상민과 부인이 서로 이견을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이혼소송의 경우 이혼조정과는 달리 부부가 재산분할 등과 관련해 원만한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진행된다. 이상민은 지난 1999년 A씨와 결혼해 1남 1녀의 자녀를 두고 있다. 이상민은 연세대 선수 시절 준수한 외모와 농구실력으로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1995년 현대에 입단한 이상민은 KCC를 거치며 국내 최고의 포인트 가드로 활약 해왔다. 2007년 서장훈 전 선수의 보상선수로 삼성썬더스에 트레이드된 바 있으며 2010년 시즌 후 선수생활을 은퇴했다가 2년간 미국 연수를 받고 지난해 삼성썬더스 코치로 복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법원 “불륜 의심에 해명 안하면 이혼사유”

    불륜을 의심하는 배우자에게 납득할 만한 해명을 하지 않았다면 이혼사유가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A씨 부부의 갈등은 돈 문제로 시작됐다. 부인 B씨는 제사비용과 생활비를 두고 다투다가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몇 년 전에도 부인과 싸워 집을 나간 적이 있을 만큼 평소에도 사이가 좋지는 않았다. B씨는 이혼 소송을 낸 뒤 남편이 친목 모임에서 알게 된 여자와 가깝게 지낸다는 소문을 듣게 됐다. A씨가 다른 여자들에게 돈을 빌려주거나 여러 차례 통화한 사실도 확인됐다. 불륜 상대로 지목된 여자는 A씨의 아들이 자초지종을 알아보면서 엉뚱한 소문을 퍼뜨렸다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등 의혹을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나 정작 A씨는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은 채 불륜을 부인할 뿐이었다. 서울고법 가사2부(김상준 부장판사)는 이들의 이혼 및 위자료 소송에서 “부부는 이혼하고 A씨가 B씨에게 위자료로 5천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가 부적절한 관계로 의심받을 충분한 소지가 있는데도 부정행위를 부인하기만 할 뿐 의심을 해소할 만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해명 대신 오히려 아들이 재산 욕심 때문에 이혼소송을 끌고 가고 있다며 비난한 점 등을 근거로 A씨에게 파탄의 책임이 있다고 보고 B씨의 위자료 청구도 일부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A씨가 경제적인 문제에서도 부인을 배려하지 않은 채 독단적으로 결정했다”며 “부부가 신뢰를 회복해 정상적인 혼인생활을 지속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길세만의 노래는 어찌된 셈인지 듣는 이로 하여금 가슴이 서늘하게 서글퍼지면서 눈물이 쑥 빠지게 하였다. 아마도 이러저러한 곡경을 겪으면서 굽도 젖도 못하는 그의 딱한 신세 때문에 목소리에 청승이 실린 까닭이었다. 그는 어렵사리 접소에 남게 되든지 아니면 접소에서 배송되든지 둘 사이에 놓인 신세였기 때문이다. 그의 딱한 신세가 내성 떠난 지 사흘 뒤인 샛재 비석거리에서 다시 한번 외대를 당하게 되었다. 온 집안이 눈에 띄게 초례청을 차린답시고 분주하게 돌아갔기 때문이다. 월천댁은 그 바쁜 중에도 마당가에 몰래 옹솥을 걸고 익모초를 달이고 있었다. 구월이에게 먹일 상약인 듯한데, 자궁이 빈약하여 유산할 걱정이 있는 산모는 감꼭지나 벼 뿌리를 삶거나, 아니면 호박 넝쿨의 곧은 순을 고아 먹이면 자궁을 튼튼하게 보전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 익모초가 가장 효험이 있다 해서 달이는 눈치였다. 소금 짐을 짊어지고 십이령길에 올라야 할 차인꾼 두 사람이 삼남이*를 비딱하게 쓰고 분주하게 설치고 있었고, 말래 접소에서 동자치 노릇하던 월이도 와 있었다. 이웃 아낙네들 역시 품앗이를 한답시고 숫막을 들락거리며 매통을 갈거나 짚방석을 깔고 앉아 전병을 굽고 술을 담근다며 난리 법석을 피우고 있었다. 그런 북새통 피우는 광경을 바라보는 길세만은 예상과는 달리 초연한 낯빛이었다. 구월이가 배고령과 맺어질 줄 진작부터 알고 있던 눈치였다. 바쁜 중에 마침 천봉삼을 발견한 월이가 박우물로 달려가서 옹가지에 시원한 물을 떠다 일행들에게 대접하였다. 냉수 한 바가지를 벌컥벌컥 들이켠 천봉삼이 월이에게 물었다. “임자… 월천댁이 울바자 밑에서 무얼 달이나?” “감꼭지와 익모초인 듯하오.” “그렇다면 자궁을 도울 상약임이 분명한데…. 구월이 배태하였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이팔의 나이에 자궁이 그토록 약하다는 것인가?”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평소에 대꾸하는 말버슴새가 야무지던 월이의 대답이 듣기에 따라서는 무언가 은휘하는 듯한 느낌이 없지 않아서 천봉삼이 돌아서다 말고 다잡아 물었다. “내가 남의 일에 공연히 잘난 체하고 헤집고 들었나?” “아니오.” “아니라니?” “사실 약탕기에 끓고 있는 상약이 자궁을 받쳐 주는 상약인 것은 분명한데, 구월이가 먹을 약은 아니오.” “그래, 그럼 누가 먹을 약이오?” “너무 헤집고 들지 마세요. 실은 제가 먹을 약을 달이고 있소.” “아니…? 임자 배태를 했더란 말이오?” 천봉삼의 떨리는 목소리에 월이가 대답은 않고 돌아서며 얼굴만 붉혔다. “임자, 접소에 겹경사가 났소. 그런데 임자가 몸이 그토록 쇠약해질 때까지 내가 보살피지 못했구려. 더욱이나 이 바쁜 와중에 혼주되는 월천댁이 임자에게 먹인답시고 약탕기를 달이고 있다는 게 믿을 수가 없소.” “그래서 저도 놀랐습니다. 은인을 만난 게지요.” 그로부터 이틀 뒤에 월천댁 숫막의 협소한 마당에는 조촐한 초례청이 마련되었다. 혼례식에는 정한조와 곽개천과 천봉삼 내외와 공원 몇 사람이 참례하였다. 신혼부부를 위하여 접소의 공원들이 갹출한 50냥 가까운 축의금이 마련되었으나 그 돈을 부부에게 건네지 않고 월천댁에게 건네주었다. 혼례에 쓰일 물자는 모두 이웃의 품앗이로 마련되었다. 사추리 밑까지 샅샅이 뒤져봐야 불알 두 쪽만 달그락거리는 가난뱅이라고 야무진 말투로 험담을 늘어놓았던 월천댁은 목돈을 건네받자, 고맙고 무안했던 나머지 또다시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날 밤 신혼의 부부는 안방에 버젓하게 자리를 펴고 나란히 누웠다. 때죽나무 열매를 빻아 짜낸 기름을 접시에 붓고 심지를 넣어 붙인 접싯불이 두 사람의 자태를 희미하게 비추었다. 때죽나무 기름은 연기가 나지 않아 신방을 밤새워 밝혀 두어도 그을음 냄새가 나지 않았다. 십이령에 때죽나무가 흔치는 않지만, 월천댁은 혼사 때 쓰려고 때죽나무 기름까지 짜 두었던 것이었다. 배고령은 아내인 구월이의 목덜미를 가만히 끌어안으면서 귓속말을 하였다. “우리가 지붕이 엄연하고 삿갓반자가 쳐다보이는 안방에서 두동베개를 베고 눕게 될 줄 누가 알았겠나. 꿈만 같구먼.” “누가 아니래요…. 사실 그동안 아비 묘 앞에서 이녁과 관계를 가질 때, 가시가 등줄기를 파고들어 죽는 줄 알았어요.” “왜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았나?” “이녁이 날 소박놓을까 그때마다 이 악물고 참았소.” “사추리에 파고드는 가시 때문에 아파서 내지르는 소리를 난 감창소리로 알고, 처자의 몸으로 일찌감치 살송곳 맛을 들였구나 했지. 잔뜩 끌어안고 흔들고 뿌리치는 것이 모두 요분질로만 알고 나는 속으로 혀를 내두르곤 하였지….” “이녁이 그 맛을 들이게 주선해 주기도 했지만, 아프기도 했지요. 이녁이 정분을 거두고 날 상종하지 않을까 등줄기가 멍들고 허벅지가 가시에 찔려도 참았지요.” “오늘밤은 등메 위에 누웠으니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군.” “모두가 엄니 덕분이오.” *삼남이:대로 결어 만든 모자
  • 배동성과 이혼 안현주 “과거 약먹고 자살 시도한 이유는…”

    배동성과 이혼 안현주 “과거 약먹고 자살 시도한 이유는…”

    개그맨 배동성의 전처인 안현주 씨가 이혼 뒤 자살까지 시도했던 사연을 털어놨다. 15일 오전 11시15분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eNEWS’에서는 지난달 이혼사실을 밝힌 안현주 씨가 등장해 이혼에 관련한 솔직한 심경을 고백했다. 1992년 결혼한 배동성과 안현주는 22년의 결혼생활 끝에 지난 3월 이혼절차를 마무리했다. 이들의 이혼사실은 안현주가 지난 달 한 잡지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힌 뒤 한 아침방송프로그램에 출연, 자세한 심경을 한차례 고백했다. 안현주는 eNEWS 인터뷰를 통해 이혼 뒤 부모, 형제, 친구들이 모두 자신에게서 등을 돌린 사연을 이야기했다. 안씨는 당시를 떠올리며 괴로움에 약을 먹고 자살시도를 했던 사실을 털어놓았다. 않녀주는 또 현재 자유롭게 만날 수 없는 여덟 살 막내딸 이야기를 하며 서러운 눈물을 보여 주위를 숙연케 만들었다. 홀로서기를 한 안현주의 눈물어린 심경고백은 ‘eNEWS’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야스쿠니 신사 무엇이 문제인가

    야스쿠니 신사 무엇이 문제인가

    한국의 광복절이자 일본의 패전기념일인 8월 15일이 될 때마다 야스쿠니신사는 논란의 한가운데에 선다. 야스쿠니신사는 무엇이고, 또 어떤 문제가 있길래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일까. 야스쿠니신사의 원래 이름은 ‘도쿄 초혼사’다. 도쿄 초혼사는 1869년 메이지 일왕의 지시로 일왕 지지 세력인 ‘근황지사’와 내전인 보신전쟁에서 사망한 관군 3588명의 넋을 위로하고 이름을 빛내기 위해 만들어졌다. 전쟁 사망자를 신격화하는 이곳은 일왕이 직접 참배하는 신사라는 특별한 지위를 갖고 있다. 이것이 1879년 군의 요청에 의해 야스쿠니신사로 이름이 바뀌었다. 육·해군성이 관리하는 야스쿠니신사는 전쟁 사망자를 일왕과 국가를 위해 죽은 영령으로 떠받듦으로써 새로운 전쟁 희생자를 재창출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전쟁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한 것이다. 일본이 1945년 태평양전쟁에서 패전한 이후에는 연합군의 지시에 의해 종교법인이 됐다. 야스쿠니신사가 문제 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먼저 ‘합사’의 문제다. 야스쿠니신사는 1978년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도조 히데키 등 A급 전범 14명을 합사했다.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을 맺은 뒤 일본 정부가 A급 전범을 국내법상 ‘공무사’(公務死)로 취급한 점을 들어 범죄자가 아니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들과 더불어 강제징용된 식민지 피해 국민들이 합사돼 있는 것도 문제다. 태평양전쟁에서 사망해 합사된 213만 3915명 중 한국인은 약 2만 1000명, 타이완인은 약 2만 8000명이다. 게다가 야스쿠니신사는 강제동원 피해자인 이들을 일본을 지키기 위해 희생한 일본인으로 평가하고 있다. 두 번째 문제는 ‘정교분리’의 문제다. 일본 헌법 20조는 국가와 종교가 공적인 관계를 맺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공무를 맡고 있는 이들이 참배라는 종교활동을 하거나 공물을 헌납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일부 정치인들은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에게 경의와 감사를 표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면서 참배를 계속하고 있다. 패전 이후 일본 현직 총리가 야스쿠니신사를 방문한 것은 1945년 8월 18일 당시 히가시쿠니 나루히코 총리가 참배한 이후 13명 68차례나 된다. 정치인들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그들의 ‘역사 인식’에 대한 문제로도 이어진다. 근대 일본의 침략전쟁을 전부 일본의 독립을 지키기 위한 자위전쟁으로 평가하는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함으로써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침략전쟁을 정당화·미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1985년에는 나카소네 야스히로 당시 총리가 처음으로 야스쿠니신사를 찾은 것이 국제 문제로 비화됐다. 그후 총리들은 외교 문제 비화를 우려해 공적 참배를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 역시 오는 15일 참배를 하지 않기로 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김지민 “언니 결혼사진에 전 남자친구 유상무가…”

    김지민 “언니 결혼사진에 전 남자친구 유상무가…”

    김지민 전 남자친구 ’유상무’ 언급 폭소 개그우먼 김지민이 전 남자친구 ‘유상무’를 언급해 화제가 됐다. 김지민은 8일 방송된 KBS2 ‘해피투게더3’에서 함께 출연한 개그우먼 신보라에게 공개 연애 선배로의 조언을 전했다. 김지민은 “결혼식 같은 공식적인 자리에 연인과 같이 가지 마라”면서 “헤어졌어도 기록에 남게된다”고 덧붙였다. 김지민은 “그 예로 우리 언니 결혼식 사진에 (전 남자친구 유상무가) 아직 남아 있다”면서 “동생 생각하면 뗄 만도 한데, 그 이후로 언니와 사이가 좀…”이라고 말끝을 흐려 모두를 폭소케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강숙의 시시콜콜] 이효리의 ‘개념 결혼식’이 시선을 끄는 이유

    [최강숙의 시시콜콜] 이효리의 ‘개념 결혼식’이 시선을 끄는 이유

    한 전직 장관으로부터 딸 결혼소식을 들었다. 변호사인 딸은 모교 대학에서 소박하게 결혼식을 올렸고, 사는 집도 사위와 함께 대출을 내 전셋집을 구했단다. 그의 딸은 결혼 비용을 아낀 1000만원을 불우이웃돕기에 냈다고 한다. 그전에도 그 딸은 아버지가 총장으로 재직했던 한 대학에 장학금으로 1000만원을 낸 적이 있단다. 부모 도움 없이 결혼하는 것도 기특한데, 거기다 매달 시댁 어른과 친정 부모님께 용돈까지 보내는 그런 딸이 어디 흔하겠는가. 주변에서 자식 결혼시키느라 월급쟁이 부모가 은행 대출까지 받는 것을 봤다. 호화 결혼식을 올린 것도 아닌데 혼수 등 결혼비용이 적잖게 들어가 그야말로 ‘빚잔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자식들 교육으로 이미 등골이 빠진 부모들이 자신들의 노후를 준비해야하는 처지에 자식들의 혼사 비용까지 부담하고 있음은 실제 통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보건복지부와 보건사회연구원의 ‘2012년 전국 결혼 및 출산 동향 조사’에 따르면 남성의 결혼 비용은 9588만원, 여성은 2883만원이 소요됐다. 남성이 더 많은 비용이 든 것은 신혼부부의 주택을 신랑 측에서 준비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결혼 비용을 당사자들이 얼마나 부담하는가 봤더니 남성은 4443만원(46.3%), 여성은 1450만원(50.3%)이었다. 사정이 이러니 취업도 못한 미혼 남녀들이 돈이 없어 결혼을 못한다는 하소연을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우리 사회의 양극화 현상이 결혼식에 나타난 지도 오래다. 능력 있는 부모들이 자식들을 앞세워 예식장 꽃값만 몇 천만원 든다는 호텔에서 벌이는 호화 결혼식은 부유층들이 부를 과시하는 특별한 ‘이벤트’가 됐다. 특히 연예인들의 결혼식은 브랜드 노출 효과를 노리는 명품 브랜드들 간의 각축장으로 전락했다. 해외 디자이너의 드레스와 턱시도, 보석류, 심지어 신혼여행을 떠날 때 드는 가방 등 신랑·신부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걸친 것들이 모두 협찬이란다. 최근 섹시 여가수 이효리가 오랫동안 사귀던 남자친구 이상순과 ‘식 없는 결혼식’을 한다고 해 화제가 되고 있다. “중요한 날이기에 상순 오빠와 가족과 조용하고 의미 있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평소 유기견 보호, 채식주의 등으로 이른바 소셜테이너로 자리매김한 그녀다운 선택이다. 일각에서는 ‘식 없는 결혼식’보다는 ‘호화로운 제주 별장 결혼식’에 방점을 두고 입방아를 찧는 이들도 있다지만 결혼식을 성대하게 치르면서 얻을 수 있는 톱스타로서의 온갖 ‘특혜’를 포기한 것만으로도 그의 ‘개념 결혼식’은 돋보인다. 억대의 웨딩드레스 협찬 등을 거부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닐 터. 그녀의 소박한 결혼식이 우리 사회의 결혼 문화를 바꾸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것은 너무 큰 욕심일까. 논설위원 bori@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짐짓 속내를 떠보려다가 짐을 떠안게 된 배고령이 봄 꿩 제 울음에 놀라듯 화들짝 놀라 손사래를 치는데, 켕기는 구석이 있다 보니 손사래가 과장되어 대중이 없었다. 정한조는 아니래도 짐을 떠안길 작자가 나타나서 잘되었다 싶어 손사래를 치는 배고령의 손을 허공에서 잡아 앉히었다. 정한조는 발명할 틈도 주지 않고 윽박지르고 들었다. “아니 임자, 부리는 먼저 헐어놓고 발뺌은 왜 하나? 나로 말하면 오지랖 챙길 겨를도 없다는 것을 임자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기왕 말이 나온 김에 구월이 중신애비는 자네가 맡아서 혼사를 성사시키도록 하게. 성사만 시킨다면 술값 용채는 내가 책임을 짐세.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우리 행중에 임자같이 신실한 중신애비가 있을 줄은 미처 몰랐네.” “아닙니다요. 월천댁에게 허튼소리 몇 마디 했다가 쥐어박히고 나면 그 망신살을 어찌 감당하겠습니까.” 호랑이를 그리려다 똥개를 그려 면목이 없게 된 배고령이 머쓱한 얼굴로 아닌 보살하고 간신히 접소를 빠져나오긴 하였는데, 등골에는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울타리 밑에 앉아 담배를 연거푸 두 대나 죽이고 나서 도방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 자리에 있는 이웃 숫막을 찾았다. 천봉삼은 무릿매를 맞아 얻은 장독이 삭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휘진 몸뚱이에 간혹 가다가 뒤틀린 오장육부를 죄다 쏟아낼 듯 토하곤 했지만 치명적인 증상은 보이지 않았다. 간병이 알뜰하던 월이는 아직까지 몰골이 파리하고 초췌하였으나 다소 기운을 차리고 도방에서 시키는 대로 동자치 노릇을 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적굴에서 붙잡혀 와서 엄살을 부리는 늙은이들 수발에도 품앗이를 아끼지 않았다. 음성도 침착하고 두길보기하지 않는 처신이 처량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해서 정한조도 뒤를 싸주는 것 같았다. 배고령이 머쓱한 얼굴로 나간 뒤에 턱을 고이고 앉아 있던 정한조가 뒤뜰에서 궁싯거리는 만기를 불러 앉히었다. 불러 놓고 만기의 기색을 한동안 말없이 바라보던 정한조의 입에서 천만뜻밖의 한마디가 흘러나왔다. “만기… 자네 본래 이름이… 연임이 아니던가?” 그 말이 떨어지자, 멀뚱한 얼굴로 앉아 있던 만기가 금방 파랗게 질려 얼른 고쳐 앉으며 정한조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적당을 소탕한답시고 북새통을 벌이느라, 그 일을 까맣게 잊고 있었네만, 샛재 비석거리에 있는 월천댁 말일세. 얼마 전에 임자를 데릴사위 삼겠다고 나더러 정색하고 중신애비가 되어 달라는 청을 넣었다네.” 느닷없고 어처구니없어 말구멍이 막혀버린 만기가 대꾸를 못 하고, 처연하게 정한조를 쳐다만 보는데, “임자의 본색이 계집사람이란 것을 아는 사람은 지금 행중에서 나 하나뿐이지만, 언제까지 숨길 수 있을까? 소금 상단에 끼어들기 위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소년 때부터 변복으로 사내 행세하고 있지만, 나 역시 이런 생뚱맞은 일이 생기리라고는 미처 예측을 못 했네.” 평소에는 정한조 앞에서 우물쭈물 얼버무리기 잘하던 만기가 그 대목에 이르자 분명한 어조로 말하였다. “지금까지 잘 견뎌왔는데, 하찮은 일로 본색을 드러낼 까닭이 없습니다.” “임자의 심사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차제에 본색을 밝혀 월천댁이 일찌감치 단념토록 하는 것도 도리가 아닌가. 월천댁으로 말하면 십이령길을 넘나드는 우리 행중과는 20년 가까운 인연을 맺고 있어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가 아닌가. 식솔이나 다름없지. 그런 사람에게 오래도록 딴청 피워 속내를 괴롭힌다는 것도 도리가 아닐세. 뿐만 아니라, 지금 접소에서 동자치 노릇하는 월이란 아낙네 말일세. 그 여인네를 지켜보자니 매우 총기도 있고 심덕도 무던해서 같은 계집사람으로서 서로 심금을 털어놓고 의지하고 살아도 무방할 것 같으니 내가 권할 때, 아주 본색을 밝혀버리면 마음 편할 것 같지 않은가.” “지금 와서 그럴 수는 없습니다.” “그럴 수 없다니? 그럼 평생 동안 남장으로 행세하며 살겠다는 것인가? 언젠가는 본색을 밝혀야 하지 않겠나. 본색을 밝혀야 한다면 지금이 바로 그때가 아닌가.” “월천댁 일은 시생이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 본의 아니게 밖에서 서성이다가 엿듣게 되었습니다만, 배고령이 그 댁 구월이에게 정분을 둔 것 같습니다. 배고령이 야밤에 월이의 손목을 낚아채서 집 밖으로 나가 정분 나누는 것을 우연히 엿본 일도 있습니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더니 세상에 비밀이 없군그려. 그 말이 적실한가?” “뉘 앞이라고 거짓 발고하겠습니까.” “그것 참…그런 일이 있었군.” “월천댁 일은 시생에게 맡겨주십시오. 사내 행세하는 것이 몸에 배어 그지없이 편안할 뿐 아니라, 딱히 염두에 둔 남정네도 없습니다. 또한 우리 행중과는 한 식솔이나 다름없는 나귀들에게도 정이 들어서 떨어져 살 수 없게 되었습니다. 시생에게 낙이 있다면 나귀들을 돌보는 일입니다. 나귀들도 시생이 눈에 보이지 않으면 아마도 뿔뿔이 흩어져 사방으로 튈 것 같습니다. 말이 없어 그렇지 눈치와 속내는 사람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은 시생과 같이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합니다. 이번 일은 더이상 거론하지 말아주십시오. 나귀들과 동행으로 도감 어른을 모시고 작반하는 것이 시생에겐 더없는 낙인데 어찌 하찮은 일로 시생을 내치려 하십니까.” 그때, 정한조는 황급히 손사래를 치며 만기를 나무랐다. “그만 하게…임자의 고집도 어느새 나귀들 뺨치겠군그려. 그렇다면 만기가 배고령과 구월이 혼사가 무사히 맺어지도록 중신애비가 되어주면 좋겠군. 하냥다짐을 해도 좋겠지?” “도감 어른께서 더이상 시생을 두고 거론하지 않으시면 주선하겠습니다.”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한나무재에서 결박해온 적굴 사람들에게 혹독한 징벌을 내리는 대신, 접소 근처의 숫막에다 우선 사처 잡고 수용하였다. 그들 대부분이 아녀자와 늙은이들인데다 사고무친으로 올데갈데없는 처지였고, 적굴에 인질로 잡혀 있어도 죄를 저지른 흔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들 대다수는 결옥이 되지 않고 접소 근처 숫막의 중노미 노릇으로 박히거나 여염에서 더부살이로 안접을 시켰다. 소금장수 상대로서는 혹 떼러 갔다가 혹 붙여서 돌아온 셈이었다. 해토머리가 되면서 관아의 감옥은 옥바라지하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그러자니 옥전 거리는 행로가 번다한 비석거리 못지않게 구메밥을 파는 밥장수며 떡장수와 죽장수들로 북적거렸다. 관아에서 결옥된 죄수들을 먹일 양곡을 내는 법이 없었으니 가족이 없는 죄수들은 옥리들이 먹다 남긴 턱찌꺼기를 주워먹고 연명하거나, 감옥 바닥에 깔아둔 섬거적을 뜯어 짚신을 삼아 팔아 연명하다가 종국에 가서는 굶어죽는 수밖에 없었다. 천만다행으로 굶주림을 이겨낸다 할지라도 밤이 되면 또 다른 질곡이 뒤따랐다. 허기지고 병추기가 되어도 맘대로 잘 수 없는 것이었다. 빈대, 각다귀, 바퀴, 모기, 당비루, 쉬파리, 사면발이 같은 지독한 물것들이 창궐하여 온전히 잠을 이룰 수 없는 것은 그렇다 치고, 만약 쪽잠이라도 자다가 옥졸들에게 발각되면 난장 박살을 겪어야 했다. 대갈통이나 뱃구레며 팔다리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얻어터지다가 죽을 지경이 되면 시체방에 갇히게 되고 숨을 거두면 감옥 밖의 쓰레기 더미에 내던져 태워버렸다. 얼어 죽어도 태워서 버렸고, 굶어 죽어도 태워서 버렸다. 적굴에 잡혀 있으면 대궁밥을 얻어먹든 풀뿌리를 캐먹든 그럭저럭 죽지 않고 연명할 만했다. 그런데 정작 관아의 감옥에 갇히면 굶어 죽는 일이 허다하였으니, 차라리 적굴 생활로 되돌아가야겠다는 말이 헛소리 아니게 되었다. 정한조가 그들을 결옥하지 않았던 연유도 거기에 있었다. 그뿐만 아니었다. 결옥이 되면 옥졸이 다가와 죄수의 애꿎은 사정도 소상하게 알아보지 않고 무턱대고 곡식이나 무명을 낼 수 있느냐고 묻고, 죄수가 고개를 내저으면 다짜고짜 발길질이었다. 신참 행하도 못 낼 놈이 화적질은 왜 했느냐고 눈알이 쑥 빠지도록 뒤통수를 내리쳐서 기절시키는 일이 다반사였다. 늙은이들을 그런 감옥에 처넣는다는 것도 또한 내키지 않았다. 울진 관아에서도 그런 사정을 빤히 알고 있으면서 도방에 찾아와서 아무런 내사가 없었다. 배고령은 발설하면 쥐똥 같은 소릴 한다고 면박을 들을까봐 주저하다가 손톱여물만 썰 수는 없어서 정한조에게 나직하게 일렀다. “회정길에 샛재 월천댁을 들렀습니다.” “거기서 하룻밤 유숙하고 왔다면서 뭘 새삼스럽게 얘길 하나?” “월천댁이 도감 어른께 만기와 구월이의 혼인이 성사되도록 중신애비 노릇을 해달라는 청탁을 넣었다는 얘길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 월천댁이 그러던가?” “아니올시다.” 불쑥 말을 해놓고 나서야 아뿔싸하였다. 그런 내밀한 얘기였다면 월천댁 아니면 구월이만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미 쏟아진 물그릇이었다. 주저주저하다가 엉뚱한 사람을 둘러대고 말았다. “노닥다리 중노미가 그럽디다.” 정한조는 어설프게 둘러대는 말을 곧이듣고 중노미를 나무랐다. “그 늙은이는 주둥이가 나불나불 헤픈 사람이 아닌데, 임자하고는 자별한 사이인가보군. 월천댁이 그런 말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말 같잖은 소리여서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렸네…… 그런데 남의 혼사에 임자가 어째 안달인가.” “안달이 아니라, 만기로 말하면 다소 굼뜬 게 병통이긴 하나 사내로서 의젓하고 말수도 적어서 그만한 신랑감을 찾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구월이도 산중 처자치고는 외양도 반반하고 총기도 있어서 만기의 평생 반려로서 손색이 없지 않습니까.” “두 사람의 속내를 소상하게 꿰고 있다면 임자가 중신애비로 나서보면 어떨까? 그거 듣던 중 반가운 소릴세. 월천댁도 임자 때문에 한시름 놓게 되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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