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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여성처럼 불쌍한 여성은 없다

    한국여성처럼 불쌍한 여성은 없다

      『한국여성처럼 불쌍한 여성은 없을 것 같다-』남성으로부터「뭇매를 맞을 듯한 소리」를 펼친다. 신학박사 김태묵(60)목사의 거침없는 결론이다. 약 1년 전부터「카운셀링」(정신위생상담)업을 개업, 갈등을 안고 찾아온 내담자(來談者)와의 정신분석적인 대담 끝에 얻을 결론이란다. 상담실 찾아오는 여성 손님들은 거의 신경쇠약증 환자 김태묵 목사는 그 학위가 말해주듯 바로 신학자이고 또 종교활동가이다.「하와이」한인교회 목사,「워싱턴」한인교회 창립, 서울 남대문교회 목사, 중앙신학교 교장, YMCA연맹 총무, 대구 신명(信明)여고 교장 등의「코스」를 주로 걸어왔다. 그 목사가「한국정신위생원」이라는 정신상담소를 개업, 사무실을 서울 중구 충무로 2가 52의 4에 있는「소피아·하우스」에 차렸다. YMCA에 근무할 때부터 젊은이들의 정신상담을 맡아 듣고 차차 그 방면의 공부를 해온 결과, 근대화병의 하나인「노이로제」를 고쳐야겠다는 결심이 굳어졌기 때문이다. 『8·15해방과 6·25동란, 4·19와 5·16의 두 차례의 혁명 등 수차에 걸친 정치 문화의 격동기를 거친 우리 겨레는 지금 급격한 사회 변천과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정신력의 박약과 부조화로 근심 불안 번뇌 등 각종 정신장애와 절망감 좌절감에 사로잡히는 신경쇠약증에 빠져들어가고 있습니다』 「카운셀링」개업의 변(辯)이다. 『서울에는 정신장애자가 많습니다』라고 말한다. 『그 일례를 들면 호주머니에는 돈 한 푼도 없으면서 큰 사업을 합네 하고 다방을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 일종의 정신질환 환자일겝니다』 1년 동안에 약 2백 건의 상담을 받았다. 목회(牧會) 상담학의 강의를 맡고 있는 장로교 신학대학과 숭실대학 학생들의「카운셀링」을 맡아보고 또 교회의 목사들이 보내주는 신도들의 정신상담을 들었다. 상담내용의 대부분이 가정문제 애정문제의 갈등이 일으킨 정신장애, 입시 등에 실패한 중·고교학생들의 열등감과 이로 인한 부모들의 정신적 고통 등이다. 특히 기혼여성들의 대담자가 많았다. 최근에「카운셀링」한 여성 대담자의 고민 두 가지를 실례로 들었다. ① 결혼 생활을 약 20년간 해온 주부 김영숙(45·가명)씨의 경우. 원래는 국민학교의 교사였는데 10년 전에 그만두고 양장점을 차렸다. 장사는 계획대로 잘 되었다. 자연 바빠졌다. 그녀의 장사수완이 가족의 생활을 유지해 왔다. 한편 남편은 회사원이었는데 10년 전에 실업. 월급쟁이는 죽어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남편은 아내가 번 돈을 번번이 가지고 나가 사업을 한다고 뛰어 다녔으나 제대로 된 것은 하나도 없다. 처음 5년 동안은 아내를 실업 이전과 다름없이 다루었다. 폭력도 쓰지 않았다. 그것이 5년 전부터는 아내의 일거일동에 일일이 말썽을 부리고 폭력을 휘둘렀다. 신경쇠약증에 빠진 이 주부가「카운셀링」을 받기 위해 김박사를 찾아왔다. 돈 못 벌면 열등감만 남는 남편한테 매맞고 구박 받기 일쑤 김박사의 진단 -『남편이 의처증을 나타내고 폭력을 쓰는 것은 열등의식의 발로이거든요. 5년 전까지는, 비록 실업상태에 있고 또 아내의 도움을 받았었지만 자기도 무엇인가를 하겠다고 뛰어다니는 기력이 있었기 때문에 아내를 옛날과 다름없이 사랑할 수가 있었죠. 빈번한 실패로 그 기력조차 없어지고 아내에 대한 열등의식만이 남았습니다. 남편은 자기의 약점을 감추기 위해 아내에게 오히려 공격적으로 나온 것입니다』 김박사는 그 주부를 만난 후 남편의 상담도 받았다.「카운셀링」은 내담자에게 고민거리를 모두 쏟아 놓게 한다. 내담자는 자기의 마음 속에 있는 생각을 확 털어놓는 과정에서 스스로 자기의 해결방법을 발견해 낸다. 이 부부는 그 이후 다행히 원만한 가정생활로 돌아갔다. ② 일류 여대를 좋은 성적으로 졸업한 여성 이강희(40·가명)씨의 경우. 초혼에 실패하고 재혼한「인텔리」여성인데 이혼문제를 들고 김박사를 찾아왔다. 초혼에 실패한 것은 춤바람 때문이었다. 그 초혼은 부모가 정해주는 남자와의 평범한 결혼. 십수 년을 같이 살아 오는 사이에 두 남매까지 두었다. 춤을 배우기 전까지는 그저 남자란 모두 남편과 같은 줄만 알고 지냈다. 3년 전에 춤을 배워「댄스·홀」에서 자기와 같은 나이 또래의 남자를 만났다. 그 남자가 남편보다 훨씬 좋아졌다. 화끈 달아오르는 연애감정을 느꼈다. 남편과 이혼했다. 친정어머니가 준 돈 3백 만원을 가지고 그 남자와 결혼을 했다. 새 남편은 공무원이었다. 3년 동안의 새 살림을 위해 3백 만원이 고스란히 들어갔다. 그런데 최근에 이르러 부부싸움이 잦아졌다. 남편이 번번이 가출했다. “그래도 무슨 정이 남았는지” 이혼계(離婚屆) 차마 못내기도 드디어 이혼을 결심, 새 남편도 그것에 동의하고 이혼신고서에 도장을 찍었다. 남은 절차는 자기의 도장을 찍어 구청에 내기만 하면 된다. 여기서 이여인의 고민이 시작됐다.『그래도 무슨 정이 남았는지』그것을 구청에 낼 수가 없었단다. 신경쇠약에 빠졌다. 이 부부도 다시 평화스러운 가정으로 되돌아갔다. 애정문제의 갈등의 대부분은 여성쪽이 피해자였다. 그래서『우리나라 여성처럼 불쌍한 여자가 없다』고 주장한다. 벌써 이혼을 했을지도 모를 문제들을 안고 한국여자들은 고민에 떨어지고「노이로제」에 빠진다. 요즘은 이혼들을 쉽게 한다지만 그래도 이혼이라는 것은 한국여성에게 있어서는 생각도 할 수 없는 대사건이다. 여기서 생기는 마음의 갈등과 부조화가 기혼여성들을 괴롭힌다. 김박사는 반드시 결합만 시킨 것은 아니었다. 이혼을 서둘러 시킨 예도 있다. ③ 젊은 남녀가 목사의 소개로 그를 찾아왔다. 두 사람은 결혼식만 올린 부부였다. 결혼식 후 신혼여행을 어디로 가느냐고 두 사람이 대립했다. 남자는 유성온천을, 여자는 제주도를 내세웠다. 그 길로「별거생활」이 시작되었다. 이 부부는 나란히 앉아 김박사와 상담한 결과 이혼하는 것이 제일 좋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삶에 우여곡절이 많았다. 영남지방에서 다소는 알려진 승려, 법옹(法翁)스님이 박사의 선친이다. 승려의 아들이 16세에 기독교에 입신, 목사가 됐다. 미국유학(오벨린대학) 중에 제2차대전이 터지자 일어능력으로 발탁되어 대일본어 방송의 요원으로 활약, 일본제국은 궐석재판에서 그에게 사형을 선고하여 선고문을 고향인 대구의 자택까지 보내왔다. 선고장을 들고 온 일본인이 김박사의 선친을 위로한답시고 말했단다. 일본이 이길 것이니 전승기념특사가 내리면 10년 징역으로 감형될 것이니 안심하라고. 해방 후는 미군정청 관리로 일했고 4·19 후는 YMCA 총무 자리를「쫓겨났다」. 미국으로 건너가서 그때까지 안 얻은 미국시민권을 갖고 정신분석학을 연구,「카운셀러」가 된 것이다. 현재는 정신병원을 세우는 것이 목적이다. 『「카운셀링」은 그러므로 제2경제의 실천행동이 되기도 합니다』라고 상당히 확대된 포부를 피력했다. [ 선데이서울 69년 1/26 제2권 제4호 통권18호 ]
  • 일본 중년여성들 “이혼 2년만 참자”

    |도쿄 이춘규특파원|산케이신문은 29일 지난해 이후 일본에서 이혼건수가 감소세로 돌아선 현상의 원인이 적지않은 연금을 받아내기 위한 여성 ‘이혼예비군’의 증가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일본 여성들이 2007년 4월 이후로 이혼을 미루고 있다?”라는 취지의 검증기사를 실었다. 후생노동성 인구동태 통계에 따르면 1991년 이후 줄곧 증가세였던 일본의 이혼 건수는 2년 전 6000건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는 1만 7000건이 줄어든 26만 7000건으로,2000년 수준으로 격감했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최근 일본의 실업률이 상승하면서 이혼시 생계를 걱정하는 여성이 많아진 것에서 원인을 찾았다. 하지만 신문은 이혼 건수의 반전세가 내후년 4월 ‘노령후생연금 분할’이라는 제도의 도입이 결정된 시기(2003년 6월)와 일치한 사실에서 이 제도와의 관련성에 주목했다. 노령후생연금 분할은 여성이 직장인 남편과 이혼할 경우 지금은 남편만 65세 이후 노령후생연금을 받을 수 있으나 내후년 4월 이후에는 수급권을 나눠 가질 수 있도록 한 제도이다. 전업주부는 남편이 낸 보험료의 최대 2분의1 만큼을 분할받을 수 있다. 한 이혼문제 컨설턴트는 “요즘 중년여성 중 ‘앞으로 2년만 이혼을 참자.’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으나, 상당수 전문가들은 실제 분할비율은 부부 사이에 결정되는 데다 합의가 안 되면 가정법원의 심판을 받는 데 여성쪽이 유리하다고만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taein@seoul.co.kr
  • 구실 못하는 괴로움을 지켜보겠다

    「3년간 동거」의 변심에 이 여인의 칼날 보복은 수면제 먹이고 면도칼로, 단골 술집서 서로 눈맞아 서울 성동구 행당동 강모(28) 여인. 이 여인은 11월 22일 상오 10시쯤 서울 종로구 신문로 S여관 2호실에서 보약으로 알고 수면제를 먹고 잠들어있는 D보험회사 사원 박모(31·서울 종로구 계동)씨의 국부를 예리한 면도칼로 완전히 도려내고 자기도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기도했으나 살아났다. 지금은 철창 안에서 남자의 빠른 회복을 기원(?)하면서 그것 없는 남자의 생활을 지켜보겠다고 도사리고 있다. 강여인이 박씨를 만난 것은 그녀가 중구 화원 시장에서 술장사를 하고 있을 때인 지난 65년 여름. 박씨가 회사 동료직원들과 함께 이 술집을 드나들면서 강여인과 친숙하게 되었고 급기야는 8월의 어느 날 근처 여관에서 두 남녀는 함께 보내게 되었다. 한번 빠지면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들어가게 되는 것이 치정(癡情)관계. 이런 경우 당사자들은 자기도 모르게, 거의 정신 없이 일을 벌여놓고는, 그 쾌락을 종말이 어떤 것이든 짊어지게 되는 것. 이때부터 두 사람은 만나는 회수가 늘어났고 근처의 여관, 여인숙을 전전하게 되었다. 남자는 체격 좋은 총각, 미모의 강여인은「무학(無學)」 부산이 고향인 박씨는 부산에서 D대학을 졸업한 체격 좋은 청년. 서울 계동에 있는 시집간 누이집에 기거하면서 D보험 S출장소 총무로 한 달 1만 8천원의 봉급으로 생활해왔다. 봉급으로 자기 생활만을 하는 박씨였으나 객지에서의 직장생활이 외로웠던 박씨는 자주 술집을 찾게 되었고 마침내는 그런대로 예쁘장한 강여인을 만나게 되었다. 강여인은 학교라고는 근처도 안간 여인. 박씨와는 달리 빈곤한 가정에서 자랐다. 배다른 3남 2녀의 막동이인 강여인은 부모가 일찍 죽어 부모의 얼굴을 모르면서 이미 결혼한 오빠, 언니들의 집을 며칠간씩 옮겨가는 떠돌이 생활을 해왔다. 그러던 중 22세 때 김모씨와 결혼, 그 후 남편은 병으로 죽고 박씨를 만났을 때는 처자있는 이른바「기둥서방」이모(35·상업)씨와 동거를 해오던 중이었다. 여관 등을 전전하던 이들은 어느 날 강여인의 정부 이씨에게 들켰다. 고소하겠다는 등 몇 차례의 싸움이 오간 뒤 박씨는 3만원을 이씨에게 주고 화해, 강여인을 혼자 차지했다. 그 후로 박씨는 떳떳하게 강여인의 술집, 오빠가 사는 판잣집, 형부집 등을 남편인양 드나들었다. 단꿈「신혼살림」차렸으나,「마담」알면서 마음변해 67년 초 이들은 종로구 관훈동에 보증금 3만원에 월세 3천원으로 방을 하나 얻어 살림을 시작, 마치 신혼부부인양 단꿈에 빠진 생활이 계속되었다. 그러나 이곳 저곳의 술집을 자주 드나들던 박씨에게는 또 하나의 여성이 나타났다. 67년 10월 중순쯤 박씨는 서울 종로구 종로3가 국일관 앞「H집」의「H마담」과 정을 통하면서부터 강여인에게 싫증을 느끼고 멀리하기 시작, 더욱이 강여인에게 돈을 빌어서는「H마담」에게 갖다주는 등 박씨의 냉대는 심해졌다.이런 사실을 알고 있던 강여인에게 금년 3월 중순께 오랜만에 박씨가 관훈동을 찾아왔다. 저녁을 시켜먹은 뒤 곧장 집으로 간다는 박씨를 뒤쫓으니 박씨는「H마담」에게로 가고 있지 않은가.「H마담」과 싸움을 벌였다. 이때 옆에서 보고 있던 박씨가「H마담」아닌 강여인 자기를 때리더라는 것. 모욕을 느낀 강여인은 이때부터 박씨의 국부를 자를 것을 결심, 6백원을 주고 예리한 접는 면도칼(길이 15cm)을 사서 품에 넣고 다녔다. 올해 8월 중순부터 4회에 걸쳐 발길을 끊은 남자의 회사로 전화연락, S여관에서 만나 동침할 대마다 기회를 엿보았으나 성공치 못하자 조급한 이 여자는 면밀한 계획을 짰다.(여관에서 만날 때마다 이 여자는 목욕하고 세탁한 옷, 고무신까지 새것을 신었다. 일을 저지른 뒤 자기는 마지막이라 생각, 최후를 깨끗이 하고 싶어서였다) 드디어 마지막 계획실행 일자를 결정, 11월 18일『보약이 있는데 달여줄 테니 만나자』고 D회사로 전화연락, S여관에서 21일 밤 10시에 만나기로 했다. 약속한 시간에 박씨와 만나 보약을 달여 먹이고는 교섭 없이 12시쯤 잤다. 이 약을 먹인 것은 수면제를 먹인데다가 국부를 자르면 죽을 것을 염려, 국부를 잘린 뒤 죽지 않고 거뜬히 살 힘(?)을 주기 위해서 또 수면제를 먹고 힘이 없어 죽지 말 것을 바라서 보약부터 먹였다고 했다. 다음날 10시쯤 잠을 깬 강여인은「바카스」에다 수면제 15개를 타서 보약이라고 하고는 먹으라고 주었다. 안먹겠다는 박씨에게『「H마담」이 준다면 안먹겠느냐』고 강짜. 어쩔 수 없이 박씨는 마시고 깊은 잠에 빠졌다. 자신도 수면제 먹고 범행,「아픔보다 아찔함 앞섰다」 한편 강여인 자신도 수면제 40알을 먹고 잠에 떨어질 무렵 품고 있던 면도칼로 박씨의 국부를 완전히 도려냈다. 그리고는 깊은 잠에 빠졌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 12시 30분쯤 여관종업원 권모(21)군이 방문이 열려있어 닫으려고 보니 방안에 피가 가득했다. 기겁을 하고 112에 신고. 두 남녀의 생명을 구했다. 나중에 박씨는 보약을 마시고 잔 것만을 기억, 그 밖의 것은 모르고 단지 오줌이 마려 일어나니 방안엔 피가 흥건하고 아래가 아파 만져보니 국부가 없었다. 아픔보다 아찔함이 앞섰다. 뒤에 강여인은 국부만을 자르고 죽일 생각이 없었던 것은『죽으면 복수가 간단히 끝나므로 살려놓고 괴롭게 살아가는 모습을 두고두고 보고 싶었다』고.『3년간이나 같이 지낸 자기를 농락,「H마담」을 상대한 것에 격분했다』고 범행동기를 밝혔다. 이에 대해 박씨는『장난기로 강과 접촉했는데 강이 적극성을 보이자 자기는 총각, 결혼문제도 있고 해서 강을 멀리 하려고「H마담」을 사귄 것』이라고 강여인을 멀리한 이유를 말하고 있다. 강여인은 지금 무척이나 즐겁다고 한다. 강여인은 음독 후 병원에서 소생,『나는 이렇게… 했다』면서 자랑스러운 듯이 만나는 사람 모두에게 큰 소리다.『나는 이제 죽는 일만 남았다』면서 마지막 어느 날을 택하겠다고 했다. 지금 박씨는 서울 중부사립병원에서 남에게 알려지기를 꺼려하면서『죽고싶은 심정』이나『앞으로 이성을 멀리 조용히 살고싶다』고. 소식을 듣고 달려온 박씨의 형도 누이도 박씨가 만나기를 꺼려한다는 말을 전해듣고 조용히 돌아섰다. 강여인은 11월 22일 중상해 혐의로 구속됐다. 한 여름에도 서리가 내리게 한다는 한 여자의 독한 마음이 한 남자의 장래를, 자신의 내일을 그르쳤다. 이런 종류의 관계에서 가령 분별력이라든지 자기들이 빠져 있는 사태에 대한 객관적인 안목을 요구한다는 것은 힘든 일인지 모른다. 그러나 어떤 종류의 남녀관계이든 최소한도의 분별력은 가지고 있어서 피차「비참」하게 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변우형(邊雨亨) 기자> [ 선데이서울 68년 12/8 제1권 제12호 ]
  • Q여사에게 물어보셔요 (8)

    사연 : 여섯 번 퇴짜맞은 중매, 부모 고집 꺾으려면… 저는 올해 28세로 집안일을 책임지고 있는 장남입니다. 불행히도 다섯 여동생이 있습니다. 올해 들어 결혼문제가 우리 가정의 큰 문제로 등장하여 선을 열심히 보았습니다. 우리집은 전혀 부모의 뜻대로만 일이 주관되고 있는데 만나는 색시마다 이쪽에서 거절하지도 전에『시누이가 많다』『생활이 넉넉지 못하다』『월수가 적다』등의 조건으로 거절해 옵니다. 자그마치 여섯 번이나 그런 일을 당하고 나니 모욕감, 불쾌감 때문에 견딜 수가 없습니다. 차라리 마음이 통할 수 있는 여성을 저 자신이 물색해서 결혼하고픈 마음 간절한데 장차 결혼 후에 오는 부모들의 문책 또는 가정적인 분위기가 염려되어 고집할 수가 없어요. 부모의 고집을 완화시키고 설득시킬 수 있는 묘한 수단 방법은 없을까요! <경북 의성읍 동산동 김재환> 의견 : 그런 색시 생각 마셔요, 1년쯤 참으며 꾸준히 『불행히도 다섯 여동생』이라니 그런 실례의 말씀도 있습니까. 얼마나 다행이세요. 아마도 장남이신 오빠를 다섯 공주가 다투어 가며 위할 테니. 시누이들이 많다고 싫다는 색시들은 거절 당하기 전에 당신이「딱지」를 놓을 걸 그랬어요. 어머니와 다섯 누이동생의 살뜰한 위함을 받던 당신을 그만큼 살뜰하게 위해 줄 자신이 없다는 것이 그 색시들의 속셈이니까요. 결혼을 그렇게 거저 먹기로, 편한 취직쯤으로 생각하는 색시는 아예 거들떠 보지도 마세요. 부모님들 걱정은 안 하셔도 될 것 같아요. 앞으로 1년쯤만 참고 선을 보세요.「시누이」「생활」문제로 거절 당하다 보면 그 어른들도 손을 들겠죠. 그러면 29살 노총각이 되시죠. 그때 마음에 맞는 처녀를 찾아도 늦지 않을 것 같은데요. <Q>
  • [논술이 술술] 시사키워드/유럽통합

    프랑스에 이어 지난 1일 네덜란드 국민들도 국민투표에서 반대 61.6%, 찬성 38.4%로 유럽연합(EU) 헌법 조약을 부결시킴으로써 유럽의 정치통합이 암초에 부딪히고 있다. 그런가하면 영국에서도 유럽헌법 비준 투표를 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이 나와 EU 지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유로화의 가치도 이 때문에 크게 떨어지고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유럽통합을 이끌어온 나라들이 통합 헌법을 부결시킴으로써 EU 헌법안은 무효가 될 위기에 놓였다. 원칙적으로 EU 헌법은 25개 모든 회원국에서 예외없이 비준돼야만 2006년 11월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 네덜란드 유권자들은 EU의 급속 확대 경계, 자유 분방한 국내법 상실 우려, 터키의 가입 경계, 외국 이민자 유입 반대, 유로화 도입에 따른 물가 상승, 국내 정치 불만 등의 이유로 반대 표를 많이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프랑스도 비슷한 이유다. EU지도자들과는 달리 각국의 국민들은 연방제 형식의 강력한 통합체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헌법의 전면 재검토가 일정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유럽 통합 과정과 역사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European Coal and Steel Community) 유럽통합의 첫 출발이라 할 수 있다. 슈망플랜으로도 불리는 이 기구는 서유럽 국가들의 석탄철강산업을 초국가적으로 공동관리하는 기구였다. 단순한 협조체제가 아니라 중공업분야에서 관세를 점진적으로 철폐하려는 목적이 있었고 정치통합의 첫 단계였다. 프랑스, 서독,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6개국은 1951년 ESCS 조약을 체결했다. ▲유럽경제공동체(EEC·European Economic Community) 다른 경제분야로의 통합을 확장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며 57년 로마에서 조약이 체결됐다.59년 그리스와 터키가 준회원국 가입 신청을 해왔고,61년에는 영국도 가입신청을 했다. 그러나 프랑스의 반대로 영국은 가입하지 못했다. 한편으로 프랑스는 초국가적인 유럽통합이 아닌 국가중심의 유럽을 주창하는 드골주의를 고수해 다른 5개국과 대립했다. ▲유럽공동체(EC,European Community) 프랑스가 66년 룩셈부르크 회의에서 ESCS 복귀를 결정한 뒤 ESCS,Euratom,EEC의 공동체 집행부를 하나로 통합,67년 7월 출범한 것이 EC다. 영국은 72년에 정식회원국이 되었다.85년에 회원국은 총 12개국으로 늘었다.84년 EC 회원국들은 정치통합의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였고,86년에 단일 유럽의정서(SEA)를 채택했다.SEA는 유럽 내의 상품, 서비스, 자본, 고용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자유 블록을 실현하는 것이었다. ▲유럽연합(EU·European Union)의 탄생 92년 마스트리히트에서 열린 유럽이사회에서 ESCS 파리조약, 로마조약,SEA를 병합하는 단일조약을 체결했다. 마스트리히트 조약이다. 이는 경제통화연합과 정치연합의 창설을 목적으로 하고 있었다. 마침내 93년 11월1일 유럽연합이 각국에서 모든 절차를 끝내고 출범해 유럽통합의 새 장을 열었다.95년 12월 15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15개 회원국들은 99년 1월 경제통화동맹(EMU)을 출범시키고 단일통화의 명칭을 ‘유로’로 하는 데 합의했다.2002년부터 각국의 화폐는 완전 폐지되고 유로화만 통용되고 있다. ●유럽통합의 요인 유럽통합이 논의된 이유는 먼저 미국이 주도하는 IMF(국제통화기금)나 IBRD(세계은행)에 대항해서 서유럽이 주도하는 경제기구를 만들려는 각국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에 경제적으로 종속되지 않겠다는 것이다. 또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경제적 공황과 경제난을 경제, 정치 통합을 통해 타개하려는 뜻도 있었다. 또 소련이라는 강력한 사회주의 국가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서유럽 국가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정치적·군사적인 이유도 있었다. 미국의 서유럽 원조정책인 마셜플랜은 서유럽을 소련과 공산주의에 대항할 이데올로기적인 동맹체로 조직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이런 목적으로 만들어진 기구가 유럽경제협력기구(OEEC)다. ●유럽 통합의 문제점 통합이 추진되자 일부 회원국 국민들은 국가 주권의 상실에 대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유럽연합의 결속력을 강화하려면 회원국간의 이해와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하는 것이 선결과제다. 회원국들간의 국력과 경제력의 차이는 적지 않은 문제점을 노출시킬 수 있다. 가난한 집은 부잣집과 합치는 것을 좋아하겠지만 부잣집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가난한 나라들에 반드시 좋은 것만도 아니다. 빈국들은 부국들에 값싼 노동력과 생산기지, 소비시장만 제공한다는 피해의식이 있다. 어쨌든 회원국들의 경제 수준을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상당한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 영국의 경우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어 통합에 적극적이지 않다. 공동체법, 즉 유럽헌법이 각국의 법과 충돌할 때는 어떻게 하느냐는 문제도 있다. 마리화나 흡연의 합법성, 동성간의 결혼문제, 안락사 등에 관해서는 각 국마다 법이 다르다. 공동체법이 우월하다면 각국은 법을 바꿔야 할 것이다. 문화와 언어가 각양각색인 점도 통합에 걸림돌이 된다. 유럽 스스로 안보를 지킬 수 있는 기구도 미흡하다. 또 옛 동구권 국가들의 EU 가입은 서유럽국가들에 난민과 망명 등의 문제를 던져주게 된다. 네덜란드 국민들이 비준을 거부한 이유도 이런 배경에서다. 유로화 도입으로 네덜란드의 물가는 이미 상승했고 동유럽 이민의 유입으로 경제난과 실업률이 악화될 것을 걱정한 것이다. 네덜란드의 영향력이 약해지고, 마약 허용 등 네덜란드의 자유화 정책이 제한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앞으로 어떻게 되나 슬로베니아, 리투아니아, 헝가리, 스페인에서는 유럽헌법이 통과됐지만 한 국가라도 비준하지 않으면 유럽헌법은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러나 유럽연합은 2000년 승인된 니스조약에 따라 행정적으로 유럽연합이 기능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단일 통화인 유로체제 존속에도 문제가 없다. 오는 16∼17일 열릴 유럽연합 정상회의에서 다른 회원국들의 비준과정을 계속 진행할지, 조약의 사문화를 선언할지 결정하게 된다. 프랑스와 네덜란드가 국민투표에서 부결했지만 재협상의 여지는 있다. 그러나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헌법의 내용을 손질하는 등 다른 차선책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손성진기자 sonsj@seoul.co.kr
  • [28일 TV 하이라이트]

    ●KBS스페셜(KBS1 오후 8시) 지방자치제가 부활된지 올해로 10년. 그러나 지방시대가 개막되기를 고대했던 지역민들의 바람과는 달리 10년을 맞이한 우리의 지방자치는 단체장들의 비리로 얼룩져 있다. 경남 밀양과 합천 지역 단체장들의 비리를 파헤쳐 보고, 이를 통해 우리 지방자치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7시) 유료주차장에서 물건을 도난당하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본다. 미술대회에서 아이 대신에 엄마가 그림을 그려줄 경우, 또 영화관에서 방귀를 뀌어 관객이 환불을 요구하는 경우, 드라마 촬영을 방해하는 술꾼의 행동 중에서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경우는 어떤 것인지 알아본다. ●라이프n조이(YTN 오전 8시20분) 성큼 다가온 여름을 느끼기에 안성맞춤인 곳 강원도 인제. 이곳에 가면 시원한 물살을 헤치며 짜릿한 스릴을 즐길 수 있는 래프팅과 ATV, 전통레저 뗏목체험 등 다양한 레저를 접할 수 있다. 짜릿한 스릴과 모험의 세계가 펼쳐지는 곳으로 건강한 여행을 떠나본다. ●코리아!코리아!(EBS 오후 5시30분) 오늘의 영화는 텔레비전극 ‘우리 요리사‘이다. 쌀음식으로 학사 학위를 준비하는 식료기사 3급의 아내와, 감자요리로 전국 요리경연을 준비하는 요리사 남편 장수 부부는 과연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북쪽의 멋진 요리사와 맛있는 음식을 만나볼 수 있는 영화 ‘우리 요리사’를 본다. ●토요일(MBC 오후 6시5분) 세계적인 경제 중심도시 상하이.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국제적인 상업도시에서 상하이인의 가정과 결혼문화를 직접 체험한다. 수많은 도전 속에서 지난주 눈물겨운 1승을 거둔 무한도전팀. 이번주 스펙터클 대결 상대는 탈수기. 기계 탈수기냐, 인간 탈수기냐 세기의 빨래짜기 대결이 시작된다. ●부모님 전상서(KBS2 오후 7시55분) 묵은 감정을 털어버리자며 화해의 손길을 내민 창수 엄마는 옥화가 그다지 반색을 하지 않자 마음이 상한다. 성미는 휴가를 얻어 집으로 가던 중에 형표의 전화를 받고, 바람처럼 달려온 형표는 성미를 데리고 무작정 차를 달린다. 한편, 훈섭은 준이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치고….
  • [Love & Wedding] 주범진(32·주현정보통신 대표) 이현주(32·학원강사)

    [Love & Wedding] 주범진(32·주현정보통신 대표) 이현주(32·학원강사)

    추석연휴가 시작되기 직전인 2004년 9월24일. 명절 날만 돌아오면 결혼문제로 시달려온 나에게도 드디어 기회가 아 왔다. ‘결혼하라.’는 부모님의 꾸지람에 밥이 귀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불편한 밥상을 끝나게 해줄 나만의 그 사람을 만난 것이다. 아는 선배 소개로 만난 그녀. 처음 만났는데도 어디서 한번쯤은 만났던 것 같은 단아한 모습. 빼어난 미모는 아니지만 단정하고 참하다는 단어가 생각나는 첫인상을 가진 그녀였다. ‘저 사람이다….’ 나의 사랑하는 반쪽을 았다는 설레임에 추석연휴가 이렇게 지루한 적은 없었다. 추석 연휴가 끝나는 마지막날 우리는 두번째 만남을 가졌다. 뭔가 기억에 남을 만한 멋진 선물을 주고 싶은데 도대체 생각이 나지 않았다. 뭘 좋아할까 고민하다 나는 결정했다.‘떡’으로. 다소 생뚱맞은 선물이었지만 그녀가 좋아할 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만남의 하이라이트는 노래방. 저녁식사와 시원한 맥주를 마신후 마지막 코스로 노래방에 갔다. 그녀가 박신양의 ‘사랑해도 될까요?’의 마지막 구절인 ‘내가 그대를 사랑해도 될까요?’를 부를 때 나도 모르게 “네! 당연하죠.”라는 우렁찬 기합소리가 나왔다. 첫 데이트 치고는 성공적이라는 생각에 나는 집에 오면서 ‘오늘 즐거웠습니다. 내일 전화해도 될까요?’ 라고 문자를 보냈다.1분후에 온 답장은 ‘아뇨. 내일 전화하면 안되는데요.’ ‘아∼ 끝났다.’라며 한숨을 내쉬며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는데 또 한번의 메시지.‘지금 전화하면 봐줄게요. ’ 처음엔 내가 사업을 하다보니 사업을 해보신 장인·장모님께서 걱정을 많이 하셨는데 이제는 제일 든든한 후원자가 되셨다. 특히 나를 너무 사랑했던 그녀의 라이벌 5살짜리 조카도 유치원에서 새로 생긴 남자 친구때문에 나를 곱게 이모에게 양보하기로 했다. 이제껏 출장때문에 못만난 2일 빼고는 하루도 빠짐없이 우린 만났고, 드디어 6월12일 낮 12시 목동 현대 41타워 컨벤션 웨딩홀에서 나의 반쪽임을 모든 사람들 앞에서 맹세할 것이다. 이 자리를 빌려 우리가 만나 사랑을 할 수 있도록 우리를 낳아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우리 앞날에 언제나 축복만이 가득하기만을 바란다.
  • [옴부즈맨칼럼] 性문제의 통계와 오보/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얼마 전 서울주재 외교관, 외국회사원 등과 함께한 한 모임에서 한국인들의 성문란 풍조가 화젯거리로 등장했다. 외국인들은 모임에 참여한 한국사람들을 붙들고 영자신문에 난 성풍조에 대한 여론조사 보도가 사실이냐고 물었다. 보도 내용은 기혼남녀 가운데 약 40%가 배우자 외에 다른 성관계 상대가 있다는 것이었다. 거기에 모인 외국인들은 이런 어처구니없는 내용을 신문에 났다는 이유로 일단 사실로 치부해 버린 뒤 낄낄대며 즐기는 안주로 삼아 버렸다. 돈 문제와 함께 성과 관련된 문제는 사람들의 관심거리이기 때문에 그만큼 뉴스가 되기 쉽다. 돈 문제는 사실관계가 틀리면 금전적인 손해로 연결될 수 있지만 성문제는 조금 사실에 어긋난다 해도 바로 경제적 손실이나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지 않는다. 언론은 그래서 성문제를 다룰 때 조금은 과장해서 흥미롭게 만들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선정적이고 말초적인 내용 때문에 꼼꼼히 사실 관계를 따질 수 있는 여유를 갖지 못한다. 문제의 ‘40% 외도’는 한 성인 인터넷사이트가 설문조사한 결과를 연합뉴스가 보도했고, 이를 영자지 등 일부 신문들이 그대로 받아서 기사화하면서 번져 나갔다. 그러나 이는 성인사이트의 회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이었으므로 당연히 그 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의식에 불과한 것이었다. 보도는 설문에 답변한 성인사이트 회원이 대한민국 남녀를 대표하는 것처럼 기사화했기 때문에 명백한 오보이다. 이처럼 재미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성문제와 관련해 과장과 왜곡, 선정적인 내용의 검증 없는 보도가 난무하고 있다. 지난달 말 대부분의 언론이 크게 보도한, 부부 스와핑 사건도 경찰이 발표한 스와핑사이트 유료 회원수를 근거로 마치 우리 사회에 변태적인 스와핑이 꽤 만연한 것처럼 묘사됐다. “경찰은 회원들 중 사회지도층과 부유층도 다수 있는 것으로 파악돼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서울신문 3월23일자)는 표현은 이런 종류 기사의 어떤 도식 같은 것을 느끼게 한다. 이와 같은 사이트의 회원이 실제 스와핑 행위자들인지, 다른 성인 사이트의 회원과는 어떻게 다른지 등에 대한 확인이나 검증 노력을 찾아 볼 수가 없다. 극소수 일탈적 행위자들의 문제를 커다란 사회문제로 둔갑시킨 과장보도의 혐의가 짙다. 이런 보도는 대체로 조금 지나면 잊혀지는 일회성 기사이기 때문에 통계수치의 사실 여부를 따지는 사람도 많지 않다. 통계청이 매년 발표하는 결혼과 이혼에 관한 보도는 몇 차례 시행착오를 거쳐 올해부터 바로잡아 가고 있다. 이혼율과 관련한 대표적인 오보는 결혼한 두 쌍 중에 한 쌍이 이혼한다는 통계수치다. 지난해 대부분의 언론들은 47.4%의 이혼율을 제시하는 오보를 냈다. 이 수치는 주로 20∼30대인 그 해 결혼한 쌍들과 20대부터 70대에 이르는 이혼하는 쌍을 비교하는 식의 엉터리 통계인데, 언론들은 별 생각 없이 그대로 보도해 버렸다. 이 통계대로라면 한국은 이혼 왕국이 된다. 성이나 결혼문제에 관한 보도가 진실한지의 여부는 기사 안에 인권문제가 내재돼 있느냐로 판단해 볼 수 있다. 인간의 권리를 염두에 두는 기자의 의식은 성문제 보도를 선정 왜곡보도의 함정으로부터 구해낸다. 서울신문에서 노인문제를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하고 있는 특집 ‘큐! 아름다운 노년’ 가운데 노인의 성문제를 다룬 기사(4월11일자)는 성과 인권을 적절히 연결시킨 좋은 기사이다. 우리는 노인을 할머니, 할아버지 또는 어르신이라고 부른다. 그 같은 호칭 자체가 늙었음을 강조함으로써 노인들의 남성성과 여성성이 설자리를 없애는 역할을 한다. 기사는 약 60%의 노인들이 성생활을 하고 있다는 통계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노인들의 남성성과 여성성을 복원하고 있다. 노인들은 실제 체험하고 있지만 사회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있는 문제의 한 단면을 인권의 시각에서 사회문제로 부각시키는 데 성공한 기사이다. 그러나 “62%가 성생활…뜨거운 황혼”이라는 제목은 노인의 성문제를 한순간에 희화적인 얘깃거리 정도로 추락시킨 것은 아닌지 숙고해봐야 할 것이다. 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 [데스크시각] 이혼이 줄었다고?/허남주 주말매거진 We팀장

    결혼 때 배우자를 천생연분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사람, 행복한 결혼을 확신하지 않았던 이가 있을까. 하지만 ‘불행한 결혼보다는 행복한 이혼이 낫다.’는 말이 긍정적 명제로 인정받은지 오래다. 그래서 지난해 공신력있는 기관에서 발표한 이혼률 47.4%이라는 분석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음에도 결혼제도의 위기에 대한 강력한 경고로 받아들여져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결혼한 2쌍 중 1쌍이 이혼한다는 지적은, 약간 과장한다면 ‘나도 예외가 아니다.’는 불안감을 불러왔고 ‘노력하면 달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보다는 무력감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1년만에 이혼이 줄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통계청은 ‘2004 혼인·이혼통계 결과’를 통해 2004년 한해 이혼한 부부는 13만 9365쌍으로 이는 2003년보다 2만 7731쌍이 줄었다고 한다.1년만에 무려 16%나 줄었다는 얘기다. 최근 16년간 지속적인 증가추세였고,98년이래 급증세였던 이혼률이 줄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지난해 47.4%가 이혼한다는 통계를 접했을 때처럼 이혼이 감소하는 추세라는 희소식을 접하고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단 한 해의 통계만으로 ‘줄어드는 추세’라고 속단하는 것도 그렇거니와 이혼율이 줄어든 이유로 내세운 것역시 석연치않다. 정부는 ‘이혼율이 높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혼을 자제하자는 사회적 분위기(숙려기간 도입 등)가 점차 고조된 결과로써 이혼 과열양상이 제자리를 찾는 현상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과연 그럴까. 나 하나라도 참아서 이혼률을 낮추자고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각성했다? 교통사고와 함께 부끄러운 세계 높은 순위를 차지한 그 이혼률을 낮추기 위해서? 더욱이 3월 2일 도입된 이혼숙려제의 효과가 벌써 나타났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아무리 ‘냄비현상’이 있다해도 설명이 안된다. 물론 이혼숙려제가 앞으로 일정한 역할을 해줄 것은 의심하지 않는다. 이혼에 합의한 사람들에게 법원이 이혼확인을 2주 정도 늦추기만해도 이혼신고를 하지않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사례에 비춰볼 때 협의이혼하려는 사람에게 1주일의 시간 여유는 분명 생각의 시간을 늘려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제도 시행 한달만에, 아직 가정법원에서 한달간의 성과가 수치로 나오지도 않은 제도에 이혼을 줄인 공을 돌리기엔 논리가 딸린다. 한편 이번 통계에서 눈에 띄는 것은 젊은 층의 이혼이 줄어든 반면 결혼 20년이상 장·노년층의 이혼은 계속 늘고있다는 것이다. 이제 결혼경력이 길다는 이유로 “요즘 젊은애들은 이혼을 밥먹듯이 한다.”는 잔소리를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젊은 층의 이혼은 왜 줄었을까. 답은 간단하다. 초혼이 줄고, 초혼연령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 하나 동거의 증가가 그 원인이다. 젊은 층의 동거는 이미 사회적 현상 중 하나이지만 아직 통계를 잡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혼인·이혼의 정부통계에선 완전히 빠져있다. 결혼이 없으니 이혼이 있을 리가 없다. 게다가 ‘서류상 정리하는 것도 일종의 사치다. 먹고 살기도 힘들고 나눌 재산도 없다면 이혼도 안한다.’라는 말을 들으면 쉽게 낮아진 이혼율을 기뻐할 일만도 아닌 것같다. 말이 나온 김에 짚고 가자. 두 쌍, 혹은 세 쌍 중 한 쌍이 이혼한다는 분석이 사실일까. 통계청은 지난해 통용됐던 47.4%의 이혼은 잘못된 분석이라고 적시했다. 결혼연령대는 20∼30대이고 이혼은 20대부터 70대까지 전 연령층에서 일어나는 일임을 고려해, 가중치를 두고 계산한다면 우리 사회의 실제 이혼율은 15.8% 정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더욱이 아직은 결혼과 혼인신고를 중시하는 우리의 결혼문화와 동거가 일반화된 서구의 이혼통계를 비교하는 것도 무의미하다 한다. 우리 사회의 이혼률이 수치만으로 따져 세계수준이라고 볼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어쨌든 이혼이 줄어든 것은 일단 다행한 일임에 분명하다. 앞으로도 우리 사회의 건강성이 가정에서부터 출발, 확산되기를 바란다. ‘결혼은 판단 부족, 이혼은 인내심 부족, 재혼은 기억력 부족∼’대중가요의 한 구절이 귀를 잡는다. 허남주 주말매거진 We팀장
  • 안방극장 ‘봄빛 드라마’ 몰려온다

    안방극장 ‘봄빛 드라마’ 몰려온다

    봄 기운이 밀려오는 3월 안방극장이 한여름처럼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지상파 방송 3사가 겨울 동안 야심차게 준비한 새 드라마들을 대거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시선 붙잡기에 나섰다. 한결같이 튀는 소재와 줄거리, 스타 연기자·작가·PD를 내세운 화제작이라 흥행 판세를 점치기가 쉽지 않다. 다만, 겨울 안방극장이 눈물 코드로 무장한 독한 멜로물들로 도배됐다면, 올 봄엔 경쾌한 청춘·로맨틱·코믹물들이 러시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인기 만화·인터넷 소설 바탕으로 더 재밌게 ‘쾌걸춘향’ 후속으로 7일 첫 전파를 타는 KBS2TV 새 월화 드라마 ‘열여덟 스물아홉’은 인터넷 소설 특유의 상상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를 연상시키는 작품. 지수현의 인기 인터넷 소설 ‘당신과 나의 4321일’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사고를 당해 기억력이 열여덟 살로 퇴행한 여주인공(박선영)과 남편(류수영)이 겪는 좌충우돌 현실 극복기를 코믹하면서도 낭만적으로 그려나간다. 21일 첫 방송되는 ‘세잎 클로버 ’ 후속 SBS 새 월화드라마 ‘불량주부일기’는 한 무료 일간지에 연재 중인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작가 강은정과 영화 ‘마들렌’의 작가 설준석이 공동 집필했다. 실직해 전업주부로 눌러앉은 남자(손창민)의 고뇌와 남편을 대신해 직장에 나가는 열혈 주부(신애라)의 이야기를 휴먼 코미디로 풀어낸다. ●젊은 트렌드로 공략 MBC가 ‘영웅시대’ 후속으로 7일 첫 전파를 내보내는 새 월화드라마 ‘원더풀 라이프’와 ‘슬픈 연가’ 후속으로 23일부터 방송하는 MBC 새 수목드라마 ‘신입사원’은 젊은 트렌드를 파고든 작품. 젊은이들의 주된 관심사인 성·결혼문제와 취업문제를 각각 소재로 삼고 있다. 특히 10∼20대에 인기가 많은 가수 출신 스타 연기자 에릭과 유진을 각각 주인공으로 내세워 시청률 확보에 나선다. ‘원더풀 라이프’는 대학 2학년 남녀 주인공(김재원·유진)이 여행지에서 하룻밤을 함께 보낸 뒤 예상치 못한 임신으로 학생부부가 돼 겪는 알콩달콩 육아일기. 드라마 ‘불새’ 이후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에릭과 연정훈과의 결혼발표로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한 한가인이 주연을 맡은 ‘신입사원’은 전산착오로 대기업에 수석 입사하게 된 백수건달 주인공의 일과 사랑, 열정을 코믹하게 풀어간다. ●그래도 무게가 있어야 역시 드라마는 진중한 맛이 있어야 제맛. 새달 19일 동시에 첫 전파를 타는 SBS 주말 드라마 ‘그린로즈’와 MBC 새 시대극 ‘제5공화국’은 장대한 스케일이 볼거리다. 악역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한 고수와 이다해가 주인공으로 나서는 ‘그린로즈’는 중국에서 해외 촬영되는 작품. 드라마 ‘태양의 남쪽’을 연출한 김수룡 PD와 유현미·김두삼 작가가 다시 손을 잡은 기대작이다. 사랑하는 여자의 아버지를 살해하려 한 범인으로 몰려 도망자가 된 남자 주인공이 자신의 인생을 파멸시킨 자들에게 처절하게 복수를 하는 과정을 담았다. 방영 전부터 정치 외압설에 시달리고 있는 ‘제5공화국’은 전두환 대통령 시절의 정치사를 생생하게 묘사할 예정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4월 결혼앞둔 김형주·이은희 ‘유도 커플’

    4월 결혼앞둔 김형주·이은희 ‘유도 커플’

    “내년 아시안게임 땐 부부가 함께 메달을 따는 모습을 지켜봐주세요.” ‘유도 커플’ 김형주(29·KRA)와 이은희(26·성동구청)가 웨딩마치를 울린다. 지난 98년 월드컵 단체 남녀 대표로 뽑혀 태릉선수촌에서 처음 만나 사랑을 키워온지 7년 만이다. 2002부산아시안게임 때 나란히 금메달을 딴 뒤 결혼을 약속했던 김·이 커플은 국가대표 2차 선발전을 겸한 회장기대회(3월15∼18일)에 함께 참가한 뒤 4월3일 오후 1시 올림픽공원 내 결혼문화회관에서 화촉을 밝힌다. 신혼여행은 대회일정 때문에 연기했고, 김형주의 팀 숙소가 있는 한국체대 부근에 신방을 차려 2006년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 동반 금메달 사냥을 목표로 운동에 전념할 계획이다. 2003세계선수권대회에 경쟁이 가장 치열한 남자 66㎏급 대표로 출전했던 김형주는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으나 컨디션 난조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은희도 여자 52㎏급 라이벌 김경옥(용인대)을 따돌리고 2004아테네올림픽에 참가했지만 초반에 탈락했고,57㎏급으로 한 체급을 올려 새롭게 도전한다. 이은희는 “아테네올림픽 때 메달을 따고 당당하게 은퇴하고 싶었지만 아쉬움이 남아 매트를 떠날 수 없었다.”면서 “형주씨와 첫 부부 메달리스트의 꿈을 이룬 뒤 지도자의 길을 걷겠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붕어빵식 결혼문화 “이제 그만”

    붕어빵식 결혼문화 “이제 그만”

    “딴따따∼딴….”결혼행진곡에 맞춰 조신하게 등장하는 신부. 예식장에 도착, 돈봉투를 들이민 뒤 식당부터 찾는 하객들.‘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을 일장연설하는 주례사 선생님. 휴∼.30분은 그렇게 후딱 지나간다.-일상적인 결혼식의 풍경이다. 이런 분위기를 바꾸려는 ‘유쾌한 잔치’가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서울시 동부여성발전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여성문화예술기획의 여성문화전문 아카데미 수강생들이 만든 ‘김공주, 궁전예식장을 점거하다.’(www.womenspace.or.kr)라는 행사다. 김공주는 신부에 대한 환상이고, 궁전예식장은 붕어빵식 결혼문화의 대명사인 셈이다. ●예식 틀깨고 새로운 ‘결혼상’ 제시 “결혼 날짜 잡으면 적금 깨서 혼수준비하고, 피부마사지, 다이어트에 돌입하고….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 중 하나인데 대개 ‘결혼식’만 신경쓸 뿐 정작 ‘결혼’에 대한 준비는 안하는 게 현실입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여성문화예술기획 박미경씨는 “독립적인 주체들끼리 평등하고 유쾌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행사 과정 자체가 우리의 결혼문화를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하는 내용 담은 ‘혼전 계약서’ 작성 이번 행사의 특징은 결혼식을 올리고 싶거나 결혼식 예행연습을 해보고 싶은 커플들이 직접 참여한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신청자가 없을까봐 걱정했지만 의외로 희망자들이 몰려 인터뷰를 통해 네 커플을 뽑았다. 이 예비부부들은 ‘하객’(방문객)들과 함께 5일 동안 결혼식을 준비하기 위한 ‘대장정’에 들어간다. 이들은 첫날 입장식에서 서로에게 바라는 내용을 담은 ‘혼전계약서’를 작성하고, 행사를 즐긴 뒤 마지막날 폐막식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행사 기간 중 여성학자 이숙경씨와 오숙희씨 등이 진행하는 토크쇼 ‘맺힌 결혼, 푸는 결혼’에서 결혼에 관한 생각을 털어놓는 행사가 열린다. 또 ‘체험, 신부대기실’에서는 식장에서 하객들을 맞이하는 신랑 대신 발목에 족쇄가 채워진 신부를 만날 수 있다. 폐백, 다이어트 용품 등이 전시된 ‘궁전예식장 유물전’, 재활용품을 활용한 드레스 등 ‘대안 결혼 박람회’도 열린다. ●축의금 대신 꽃선물·주례사 대신 하객 덕담 이번 행사에서 실제 결혼식을 올리는 이재희(26)씨는 “어렸을 때부터 결혼식을 어디에서 올릴까 고민했는데, 드디어 마음에 쏙 드는 결혼식을 올리게 됐다.”면서 “이번 행사를 통해 나와 남편의 결혼관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김공주’인 최은영(28)씨는 “내년에 올릴 결혼식 때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고 싶다.”는 기대감을 피력했다. ‘사물놀이의 구성진 리듬이나 스웨덴그룹 ‘아바’의 흥겨운 팝송에 맞춰 춤추며 등장하는 신랑 신부들.’‘순백색의 웨딩드레스 대신 각자 좋아하는 옷을 입은 신부’‘축의금 대신 정성스럽게 준비한 꽃을 장독대에 던지는 하객들’ ‘하객들을 졸게 만드는 주례사 대신 하객들의 덕담’‘하객들에게 한껏 축하받는 결혼 피로연’-닷새 동안의 잔치에서 펼쳐지는 새로운 결혼 풍경이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公社남직원 ‘맞선 성혼율’ 높다

    맞선을 본 미혼 남성 가운데 공사(公社) 직원의 결혼 성공률이 가장 높았다. 대기업 가운데에는 현대 직원을 배우자로 선택한 여성이 가장 많았다. 결혼정보회사 선우 부설 결혼문화연구소는 2000년부터 최근까지 맞선을 본 미혼남성 3600명의 결혼성공률을 분석한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그 결과 공사 직원의 결혼성공률이 32.6%로 가장 높았고 공무원이 27.5%로 뒤를 이었다. 또 의사, 법조인, 변리사, 회계사 등 전문직의 결혼성공률이 25.6%였고, 대기업 직원이 25.3%, 교사가 24.6%였다. 대기업 가운데에는 현대그룹 직원의 결혼성공률이 28.3%로 가장 높았다. 이어 LG가 25.8%, 삼성과 SK가 각각 25.5%로 비슷한 성혼율을 보였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여성 & 남성] 예비 신랑·신부 결혼준비 속앓이

    [여성 & 남성] 예비 신랑·신부 결혼준비 속앓이

    “이렇게 꼬이고 서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일 바에야 결혼을 안 하는 게 낫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아들 장가보내고 한 몫 챙기려는 건지. 결혼 준비하다 보면 아직 19세기가 아닌가하는 착각이 듭니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해야 할 순간인 결혼을 앞두고 속앓이를 하는 남녀가 많다. 어느 정도의 갈등은 현실이라고 체념하는 예비부부가 대부분이지만 고비를 넘기지 못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예비신부 “결혼 현실은 아직 19세기” 12월말 결혼할 예정인 회사원 최현재(29·여)씨는 심각하게 파혼을 고려하고 있다. 소소한 말다툼은 있었지만 남자친구와 사귄 5년 동안 행복했다. 문제는 예단에서 시작됐다.“아버님 형제가 6남매다. 우선 웃어른들께는 너희 집에서도 섭섭하게 하지 않으리라고 본다. 우리도 부담주고 싶지 않으니 사촌과 며느리들에게는 기본적으로 한복에 이불 정도만 하면 되고…. 아참 요즘은 아예 돈으로 한다더라.” 최씨는 이달초 남자친구의 집에서 고개를 숙인 채 시어머니의 말을 듣고 있었다. 사실 남자친구와는 “혼수와 예단은 최소한으로 하자.”고 합의했다. 그럴 돈이 있으면 한 평이라도 집을 넓히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어머니 앞에서 남자친구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 더욱 참을 수 없는 것은 예식장부터 살림집의 위치, 나아가 신혼방의 벽지까지 모두 시댁 마음대로 정했다는 것이다. 남자친구는 “내가 나서면 더 시끄러워지니 결혼식이 끝날 때까지만 참아달라.”며 미안하다는 소리만 반복했다. 최씨는 “퇴직한 아버지가 혼수비용을 마련하려 이리저리 뛰어다니시는 걸 보면 ‘이렇게 해서라도 결혼을 해야 하나.’하고 참담한 심정이 된다.”면서 “돈보다 남편 될 사람을 신뢰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여성포털 마이클럽 등 인터넷 결혼준비모임에는 하루에도 수십건씩 예비신부들의 눈물이 게시판을 적시고 있다. ●신랑쪽 “결혼준비는 우리가 더 부담” “돈 얘기하기가 좀 치사합니다만 남녀평등 운운하면서 집 문제는 당연히 남자 몫이라고 생각하는 모습을 보면 솔직히 짜증이 납니다.” 웹 기획자인 김현중(35)씨는 결혼정보회사의 주선으로 만난 간호사와 늦깎이 결혼을 준비하고 있다.7년 동안 직장생활을 한 통장에는 3500만원의 잔고가 있다. 집을 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스톡옵션으로 갖고 있는 회사 주식은 팔아봐야 ‘본전’의 3분의 1도 건지기 어렵다. 결국 면목없게도 환갑이 한참 넘은 부모님에게 손을 벌렸다. 이렇게 마련한 돈이 8000만원. 그는 “굳이 결혼에 경제적인 부담을 따지자면 남자가 더하다.”고 말했다. 최근 결혼정보업체 듀오가 미혼남녀 37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도 ‘신혼집은 누가 마련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남자’라는 응답이 61.2%였다.‘양쪽 모두 부담해야 한다.’는 38.0%,‘여자측이 마련해야 한다.’는 0.8%에 그쳤다. 그럼에도 살림집에 대한 기대치는 남성보다 여성이 높았다.‘집을 사서 시작하겠다.’는 여성은 39.9%였지만, 같은 대답을 한 남성은 35.6%에 그쳤다. 희망하는 신혼집 평수도 차이가 컸다. 여성은 ‘26∼30평’의 아파트를 선호하는 반면 남성은 ‘16∼20평’이라고 답했다. 해마다 새로 탄생하는 부부는 40만 쌍. 결혼을 결심한 이후에도 예비신랑·신부는 다양한 이유로 맞부딪친다. 한국결혼문화연구소가 지난해 전국 5개 도시에서 결혼한 294쌍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8.3%인 142명이 결혼준비과정에서 갈등을 겪었다. ●“첫 단추 잘 채워야” 가장 커다란 갈등의 요인은 54.0%(중복선택)가 ‘예물, 예단’이었다.‘신혼집 선택’이 44.4%,‘식장선택’이 25.4%,‘신혼여행’이 15.9%,‘살림장만’이 11.9%로 뒤를 이었다. 신부쪽에서는 함, 예물, 예단, 식장 선택, 신혼여행을, 신랑쪽에서는 지참금, 살림장만 등에 문제를 제기했다. 신혼집 선택은 신랑과 신부가 똑같은 비율로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이렇다 보니 기혼자 사이에서는 ‘또 결혼 준비하기 싫어 이혼은 절대 안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웨딩컨설턴트 유현주씨는 “최근 들어 가전제품에서 인테리어, 가구, 신혼여행지까지 꼼꼼히 챙기는 남자들이 많아지면서 갈등의 요소는 더욱 다양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결혼을 앞둔 갈등에 일각에서는 집값상승으로 부담이 많아진 쪽에서 일종의 ‘보상’을 받겠다는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결혼문화연구소 조사 결과 대부분 신랑쪽에서 부담하는 평균주택비는 2000년 4629만원에서 2003년에는 8465만원으로 거의 2배가 됐다. 신부쪽 예단도 2000년 470만원에서 지난해 794만원으로 늘었다. 결혼문화연구소 이웅진 소장은 “우리 결혼문화의 특징상 준비과정에서 생기는 갈등은 당사자말고도 가족이 함께 이해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면서 “결혼의 첫 단추를 끼는 과정인 만큼 많은 대화와 상대에 대한 배려가 동반돼야 한다.”고 충고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결혼상담 빙자 성매매 알선

    서울 강남경찰서는 5일 생활정보지에 ‘초혼·재혼 주선’이라는 광고를 낸 뒤 이를 보고 연락한 여성들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전모(42·여)씨를 윤락행위등 방지법 등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성매매를 한 박모(42·여)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인터넷 화상채팅사이트에 올린 ‘조건만남’광고를 보고 전씨에게 전화를 걸어 돈을 주고 박씨 등과 성관계를 맺은 강모(39)씨 등 12명도 입건했다. 하지만 성매매 특별법이 시행된 23일 이후의 범죄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특별법은 적용되지 않았다. 전씨는 2000년 10월부터 강북구 미아5동 집에서 광고를 보고 연락한 여성 192명과 남성 2247명의 성매매를 전화로 알선하고 수수료 명목으로 1억 9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성매매 여성은 대부분 이혼녀로 재혼문의를 위해 전화를 했다가 “연애하고 돈 받아 일부만 나에게 떼어달라.”는 꾐에 빠진 것으로 밝혀졌다.경찰은 전씨가 화대의 25∼50%를 가로챘다고 밝혔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결혼비용 집값에 물어봐 ?

    경기 불황 속에도 집값 상승으로 신혼부부의 평균 결혼비용이 3년새 1.7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정보업체 ㈜선우 부설 ‘한국결혼문화연구소’는 5일 지난해 5대 도시 신혼부부 294쌍의 평균 결혼 비용이 1억 3498만원으로,지난 2000년 평균 7845만원보다 5653만원 늘어났다고 밝혔다.결혼비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지난해와 2000년 모두 주택마련 지출로,비용의 60%선이었다.연구소는 “비용 증가는 불황 속에도 내릴 줄 모르는 집값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랑·신부의 지난해 평균 부담액은 각각 9513만원,3985만원으로 조사됐다. 3년 전과 비교할 때 여성의 부담률은 1.6% 상승하는데 그쳐 주로 주택을 마련하는 신랑의 결혼비용 부담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여성&남성] 2030 미혼남 ‘내 여자의 조건’

    [여성&남성] 2030 미혼남 ‘내 여자의 조건’

    “성격은 흠잡을 데 없지만 외모가 달리는 여자와 외모는 뛰어나지만 성격이 좋지 않은 여자가 있다면 과연 누구를 택해야 할 것인가.” 너무 뻔한 질문일 수도 있다.얼굴이야 성형 수술로 고칠 수 있다고 해도 성격은 아무리 돈을 들여도 고칠 수 없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2030 미혼남들에게 ‘내 여자의 조건’을 들어봤다.지난주 2030 미혼녀들이 꼽는 ‘내 남자의 조건’을 확인한 데 이은 ‘완결판’이다. 결혼정보업체 선우 부설 한국결혼문화연구소는 25∼39세 남성 12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최근 실시했다.그 결과 ‘이것만은 빠지지 않았으면 하는 조건’으로 49.2%가 ‘성격’을 꼽았다. ‘외모’가 25.4%로 뒤를 이었고 건강이 9%,가정환경이 4.9%,몸매가 2.5%,경제력과 종교가 각각 1.6%를 차지했다. 회사원 황경목(28)씨는 “다른 설명 필요없이 성격 안 맞으면 못 산다.”고 단언했다.다른 것은 맞춰가면서 살 수 있어도 성격은 개조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절반의 남성이 첫손가락에 꼽는 성격은 과연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결혼 2년차의 회사원 김모(30)씨는 ‘포용력’을 꼽았다.그는 “같이 생활하면서 부딪칠 수밖에 없는 결혼생활에서는 마음이 넓은 여자가 필요하다.”면서 “특히 아이에 대한 모성은 포용력에서 나온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서성진(23·학생)씨는 “좋은 성격이란 착한 것”이라면서 “내 부모만이 아니라 친정 어른들한테 잘하는 성격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박준성(31·회사원)씨는 집안의 화목을 유지할 수 있는 자질이 좋은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신모(29·회사원)씨는 “예쁜 여자가 좋다.”면서 “외모가 최고”라고 솔직하게 답변했다.특히 34∼39세 남성의 30.8%는 외모를 첫째 조건으로 꼽았다.흔히 결혼 적령기로 일컬어지는 30∼33세의 18.2%를 크게 앞지르는 등 결혼 적령기가 지난 남자는 외모에 더욱 집착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경제력’은 여성의 51.5%가 ‘내 남자의 조건’으로 꼽았지만,남성은 1.6%만이 첫째 조건으로 꼽았다.여성의 사회진출이 많기는 하지만 남성들은 아직도 가정의 경제력은 남성이 책임진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반려자를 만나고 싶은 방식’으로는 ‘오랜 친구에서 애인으로’가 29.5%로 가장 많았다.‘주위의 소개나 중매로’가 25.4%,‘어느 날 갑자기 운명적으로’가 23.8%로 뒤따랐다. 이동혁(29·회사원)씨는 “편하게 친구같이 만나다 필(feel)받아서 손잡는 것이 좋다.”면서 “좋아하는 마음도 만나다 보면 생기는 것이지 첫눈에 반해본 적도 없고,좋은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어야 이성적으로도 그런 감정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박준성씨도 “생판 모르는 사람보다는 오래 알고 지내면서 서로의 장단점이나 습관까지 아는 사람이 아무래도 편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운명적 만남’을 선택한 신씨도 “같은 직장에서 만나거나,알고 지내던 여성과 사랑이 싹튼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여성의 48%가 ‘어느 날 갑자기 운명적으로’ 만나는 것이 좋다고 답한 것에 비하면 남성들은 보다 자연스러운 만남을 선호하는 셈이다. 그러나 권영제(30·회사원)씨는 “옛날에는 동호회나 직장에서 만났으면 했는데,요즘은 시간이 별로 없으니까 그냥 중매로 빨리 끝내고 싶다.”고 답했다.‘주위의 소개나 중매’로 만나고 싶다는 남성이 20대는 12.8%에 불과했지만 30대로 접어들면 31%대로 2배 넘게 높아졌다. 신부감의 단점에서 가장 참을 수 없는 것으로는 ‘외도나 바람기’를 꼽은 사람이 58.2%로 가장 많았다.남녀 모두 상대방에 대한 신뢰를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동현(29·교사)씨는 “결혼은 두 사람의 신뢰가 제일인데 바람을 피운다는 것은 신뢰를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또한 여성들의 답변에는 없던 ‘스스로를 가꾸지 않는 게으름’을 택한 남성도 19.7%나 됐다. 가사노동에 대한 질문에는 ‘실질적으로 반반으로 분담할 용의가 있다.’가 44.3%,‘아내가 바쁠 때는 도맡을 용의가 있다.’가 32.8%를 차지했다.대부분의 남성이 가사를 돌볼 용의가 있다고 답한 셈이다. 박준성씨는 “이건 누가 하고 저건 누가 하는 식으로 정해놓고 분담하는 역할분담은 별로”라면서 “그때그때 덜 바쁜 사람이 하면 되지 않느냐.”고 답했다.기계적인 공동부담보다는 융통성 있는 분담을 원하고 있었다. “아내가 동거 경험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라는 질문에는 29.5%가 ‘자초지종을 들어보고 결정한다.’고 대답했다.‘완전히 끝난 관계라면 상관없다.’와 ‘사랑한다면 가능한 한 인내하고 용서한다.’가 25.4%로 같았고,‘무조건 헤어진다.’도 18.9%였다. 홍동현씨는 “결혼 전 동거는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면서 “그런 것을 숨기는 건 문제지만 솔직히 털어놓고 다른 미래를 약속한다면 문제 없다.”고 말했다. 장모(28·회사원)씨는 “하지만 일부러 속인 것이라면 보복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까.”라고 말해 ‘쿨’한 답변을 한 속내에도 적지 않은 고민이 있음을 반영했다. 김효섭 이효용기자 newworld@seoul.co.kr
  • [오늘의 눈] 이혼 디바이드의 시대/고금석 수도권부 기자

    얼마전 신문 칼럼에서 읽은 ‘결혼 디바이드(Marriage Divide)’란 용어가 생각난다.서구 사회에서는 사회적으로 안정된 계층이 결혼을 하는 경우가 많아 결혼 여부가 계층의 ‘격차를 벌리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혼 디바이드(Divorce Divide)’란 용어가 생겨날지도 모르겠다.통계청이 발간한 ‘2002·2003 인구동태통계연보’의 혼인 및 이혼편에 나타난 조(粗)이혼율 통계를 분석(서울신문 8월31일자 1·2·3면 보도)한 결과 서울 강남,서초 등 중산층 이상이 선호하는 지역의 조이혼율이 서울 중랑,강북 등 상대적으로 서민층이 거주하는 지역보다 낮게 나왔다. 이 같은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다.일일 연속극에서처럼 많이 배우고 돈 많고 잘난 사람이 ‘쿨’하게 이혼을 선택한다고 여겨왔던 통념을 여지없이 깨뜨렸다.물론 조이혼율만을 가지고 지역간 이혼빈도를 비교하는 것에는 무리가 따른다.원래 ‘조(粗)’라는 용어가 붙은 통계는 인구 1000명당 비율을 나타내기 때문에 현실을 액면 그대로 반영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이혼율은 이혼수준을 파악하는 사회학적 기준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되는 데다 이 기준이 정부가 작성하는 공식통계라는 점을 감안하면 문제는 달라진다.이혼문제를 파악하는 적절한 잣대로 사용될 수 있다.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의 이혼은 ‘가족문제’로만 치부돼 왔다.그러나 외부환경과 무관한 가족문제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이제는 이혼문제를 거시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잘 살고 많이 배울수록 이혼을 덜하는 까닭이 무엇인지 즉 이혼의 지역적,소득별,학력별 차이에 대한 학계의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고금석 수도권부 기자 kskoh@seoul.co.kr
  • [여성&남성] 魔의 서른살 결혼 스트레스 남녀모두 ‘최고’

    [여성&남성] 魔의 서른살 결혼 스트레스 남녀모두 ‘최고’

    “스쳐 지나갈 인연이면 만나지 않게 해주십시오.추억이고 나발이고 이젠 다 귀찮습니다.나를 거쳐 다른 이에게 가는 슬픈 인연의 스리쿠션은 더이상 사양합니다.…파리에선 혼자 밥 먹는 사람도 엄청 많던데,우리나라는 혼자 스테이크 먹는 여자를 마치 외계에서 불시착한 생명체처럼 보고 있습니다.두려울수록 맞서라!” -서른 두 살 여성 3명을 주인공으로 한 MBC드라마 ‘결혼하고 싶은 여자’중. 그동안 무수히 많은 매체가 30대 여성을 결혼하지 못해 환장하거나,히스테리 부리는 것을 낙으로 삼거나,아예 포기하고 독하게 일만 하거나,유부남과 금지된 사랑에 빠지는 ‘제3의 존재’인 양 그려왔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심심하면 한번씩 도마 위에 올리는 노처녀·노총각의 에피소드는 이제 철지난 유머다.서른 살을 두고 ‘꺾어진다.’고 생각하는 것도 촌스러운 구식 사고방식에 지나지 않는다.당사자들이 생각하는 현실은? 평범한 30대 남녀의 속내를 들여다봤다. ●여성이 남성보다 결혼시기 느긋하게 봐 서울신문은 결혼정보업체 선우 부설 한국결혼문화연구소에 의뢰,지난달 29일부터 이틀동안 전화여론조사로 30대 미혼남녀의 결혼관을 알아봤다.조사에는 서울·부산·대구·대전·광주에 사는 남성 106명,여성 97명 등 30대 미혼남녀 203명이 응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결혼적령기였다.남성의 결혼적령기를 묻는 질문에 남성은 가장 많은 31%가 32세,20.8%가 30세라고 답했다.하지만 여성들은 22.7%가 33세를 남성의 결혼적령기라고 응답,남성의 결혼 시기를 훨씬 더 늦게 봤다. 여성의 결혼적령기를 묻는 질문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남성들은 37.9%가 28세,22.3%가 27세,16.5%가 30세라고 답했다.하지만 당사자인 여성은 39.6%가 28세,30.2%가 30세,12.5%가 29세라고 생각했다.30세를 여성의 결혼적령기로 보는 비율이 여성이 남성의 두배 가까이 되는 셈이다. ‘노처녀·노총각 인식도’도 흥미로웠다.먼저 응답자 가운데 ‘스스로 노총각·노처녀라고 생각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사람은 남성 54.7%,여성 54.6% 등 평균 54.7%였다. 30세가 넘으면 혼기를 놓친 것으로 보던 기존의 시각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남성이 자신을 노총각으로 인식한 비율은 30∼31세가 37.5%,32∼33세가 53.3%,34∼35세가 72.4%로 나이가 들수록 뚜렷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하지만 여성은 30∼31세에 노처녀라고 생각한 비율은 51%로 남성보다 확연히 높지만,이후 남성만큼 뚜렷한 증가추세를 보이지는 않았다.34∼35세 여성은 69.2%가 노처녀라고 생각한다고 답해 오히려 남성보다 낮았다. 주변으로부터 결혼압박을 받기 시작하는 나이는 결혼적령기와 거의 일치했다.남성의 대다수인 84.8%가 30세 이후부터 압박을 받기 시작했고,여성의 88.1%가 27세에서 30세까지 결혼압박을 받았다.하지만 스트레스를 가장 심하게 받은 나이는 남성 32.3%,여성 27.2% 등 남녀 모두 30세를 들어 아직 ‘나이 서른’에 보내는 관심이 여전했다. 조사를 벌인 이희길 한국결혼문화연구소장은 “이번 조사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결혼시기를 더 늦게 보고,연령이 높아질수록 적령기를 놓쳤다는 인식도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지금의 만혼 추세를 남성보다 여성이 더 공감하고 있고,결혼으로 인한 불이익과 그에 대한 두려움이 여성쪽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러한 견해를 뒷받침하듯 ‘미혼이 좋은 이유’에는 ‘일과 자아성취,자아실현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답한 여성이 12.4%로 남성의 3.8%보다 훨씬 높은 비율을 보였다. ●친구 단란한 가족볼때 가장 결혼하고 싶어 ‘미혼생활의 단점’으로는 남성의 32.1%와 여성의 36.1%가 ‘고독,외로움,허전함’이라고 답했다.하지만 정작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결혼하고 싶다.’는 응답은 전체의 4.9%로 예상보다 적었다.남성의 응답률이 7.5%로 여성의 2.1%보다 높았다.‘가장 결혼하고 싶을 때’는 ‘친구가 결혼생활을 잘하고 있을 때’가 남성의 29.2%,여성의 23.7%를 차지했다.안정적인 가정을 부러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같은 조사 결과에 30대 남녀들은 대부분 공감을 표시했다.회사원 김미정(32·여)씨는 “결혼을 생각하고는 있지만 당장 회사는 어쩌나 하는 생각에 망설여진다.”면서 “지금까지 쌓아놓은 것을 한순간에 잃어버릴까 두렵다.”고 말했다. 이경훈(35·자영업)씨는 “전에 사귀던 여자친구가 서른 살이 되자마자 하도 결혼을 닥달하는 바람에 헤어졌다.”면서 “혼자 사느라 조금 불편한 건 있지만 결혼문제는 신중하고 싶다.”고 밝혔다. 대학생 이지현(31·여)씨는 “느긋하게 마음먹고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적당한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면서 “아직 혼기를 많이 넘겼다고 생각하지도 않고,어렸을 때처럼 치기어린 감정에 치우쳐 결혼을 결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시민의 발 30년’ 서울지하철

    ‘시민의 발 30년’ 서울지하철

    서울지하철이 오는 15일로 개통 30주년을 맞는다. 서울지하철은 1974년 8월15일 청량리∼서울역 구간에서 도심 대중교통수단으로 첫 선을 보인 뒤 30년만에 서울시내 하루 유동인구의 3분의 1이 넘는 1000여만명을 실어 나르며 ‘시민의 발’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하지만 지하철은 때때로 경제난과 신병을 못이긴 서민들이 선로에 몸을 던지거나 사고가 발생하는 곳이다.수천억원에 이르는 빚더미를 안고 달리는 ‘애물단지’이기도 하다.‘서울인서울’은 지하철 개통 30주년을 맞아 콩나물시루 출근길과 심야 승객들의 퇴근길 풍경은 물론 볼거리 많은 역사와 지하철 사람들 등 서민들의 애환이 서린 서울지하철 24시간을 집중취재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30년만에 총연장 36배…세계 4위로 민족의 잔칫날인 1974년 제29회 광복절 때 온 국민들을 텔레비전 앞에 끌어모았을 정도로 관심을 끌며 첫 궤도를 밟았던 지하철은 그 뒤 30년 동안 서울은 물론 수도권 도심의 대동맥 역할을 해오고 있다. 지난 2002년 기준으로 서울시내를 오간 교통인구는 2968만명이다.이 가운데 지하철 이용자는 모두 1025만명이다.수송 분담률이 34.6%로 단연 1위다.반면 승용차는 26.9%,버스는 26%,택시는 7%에 머물고 있다.나머지는 오토바이,화물차,특수차 이용자로 5.1%로 나타났다.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강자 서울 지하철은 8개 노선에 263개 역사와 전동차 3508량,노선거리 286.9㎞,연간 수송인원 22억명을 자랑한다.운행거리로 따지면 영국 런던,미국 뉴욕,일본 도쿄에 이어 세계 4위다.수송인원으로는 브라질 상파울루,도쿄 다음으로 많다.고작 7.8㎞ 구간으로 첫 발을 뗀 지 반세기도 안돼 초고속성장을 거듭했다.74년에 견줘 운행거리는 약 36배,역사 수는 29배로 늘어났다.하루 운행횟수도 296차례에서 4297차례로 15배 늘었으며 하루 수송인원은 23만명에서 50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땅 밑을 다닌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당시 3000만 국민의 눈길을 끌며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등장했던 지하철도 초기 몇년간의 수송 분담률은 3%대에 불과했다.노선이 짧은 게 가장 큰 원인이었다.시민들은 최도심 일부 구간만 움직이는 지하철이 신기하게 보일지는 몰라도 버스로 갈아타는 불편을 참기 힘들어했다. 그러나 70년대 중반을 거치면서 국가의 경제규모가 확대되고 고속성장을 거듭하면서 서울과 수도권으로의 인구집중 현상이 극심해졌다.서울시는 ‘콩나물시루’를 떠올리게 하는 시내버스 등 만성적인 교통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안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1호선 개통 10년만인 84년 5월 강남과 강북을 원형으로 잇는 2호선 54.2㎞가 마무리됐다.이듬해인 85년 10월엔 서울을 X자로 관통하는 3·4호선 54.5㎞가 건설됐다.90년대 들어서도 3호선 지축역을 비롯해 양재∼수서간 연장구간,4호선 상계∼당고개와 사당∼남태령간 연장구간, 2호선 신정지선이 잇따라 개통됐다.이에 따라 20주년 때인 94년에는 총연장 131.5㎞에 114개의 역을 보유하는 위용을 뽐냈다. 96년 12월에는 방화∼상일·마천 52㎞를 잇는 5호선이,99년 7월엔 암사∼모란 구간의 8호선 17.6㎞에 지하철 길이 열렸다.이어 2000년 8월 장암∼온수구간의 7호선 42㎞,이듬해 3월에는 6호선 응암∼봉화산 31㎞가 개통됐다.마침내 2002년 4월엔 9호선 김포공항∼반포 25.5㎞가 착공됐다.바야흐로 3기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화려함 뒤에는 씁쓸한 기억도 많이 담겨 전동차도 처음에는 선풍기가 달린 전동차로 출발했으나 지속적인 투자로 냉방장치가 탑재된 최첨단 제어방식 ‘VVVF’ 전동차를 도입했다. 운임제도는 개통 초기부터 80년대 중반까지 승차거리 만큼 부담하는 거리비례제였으나 3·4호선 개통 이후 지하철 규모가 커지면서 구역제로 개편됐다.역무자동화시스템(AFC)을 도입,승차권 발권에서 개·집표 처리까지 모든 과정을 전산화해 지하철 운영 시스템을 몇 단계 높여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90년대 말 이후 경제난 등으로 재원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하철마저 ‘동맥경화’ 현상을 빚고 있다.게다가 수천억원에 이르는 부채 더미에 올라앉으면서 원래 목표인 분담률 50%에는 크게 밑돌고 있다. 질적·양적 성장 뒤에는 우여곡절도 많았다.82년 현저동 지하철건설 공사장 붕괴사고,84년 영등포구청역과 89년 교대역 침수피해,89년 지하철노조의 3·16파업 등이다. 더군다나 공공성을 띠었다는 점 등의 부담 때문에 요금을 올려받기 힘들어진 데다 노선연장 등 추가건설에 따른 투자로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각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스크린세이버 등 안전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수천억원이라는 거액을 들여야 하는 등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전력 사용량 ‘구리+의정부시’와 비슷 서울지하철공사와 철도청은 지하철 30년을 이끈 ‘개국 공신’임에도 서울도시철도공사라는 ‘신진 세력’의 등장으로 전동차 등 시설 노후화에 대한 세간의 ‘쓴소리’에 더욱 익숙하다.지하철에 얽힌 속사정을 들여다본다. ●‘고물철’ 지적에 ‘벙어리 냉가슴’ 도시철도공사의 5∼8호선에서 운행 중인 전동차 1564량 가운데 10년 이상 지난 것은 한 량도 없다. 그러나 1∼4호선에는 10년 이상 된 전동차가 지하철공사의 경우 1944량 중 75.4%인 1466량,철도청은 1213량 중 45.6%인 553량이다.특히 20년이 넘은 전동차가 14.8%(469량)로 이들 대부분은 1·2호선에서 운행되고 있다. 까닭에 전동차에 설치된 모니터로 영화도 볼 수 있는 3∼8호선과 달리 편의시설이 부족한데다 이용객이 많아 ‘콩나물 시루’같은 1·2호선의 승객들은 불만이 아닐 수 없다.철도청 관계자는 “도시철도법은 전동차 교체를 위한 내구연한을 25년으로 못박아 임의로 교체할 수 없는 실정”이라면서 “다만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비와 시설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지하철공사 관계자도 “2002년까지 신형 전동차의 70∼80% 수준이던 구형 전동차의 냉방기 용량을 높여 1·4호선에서는 5·6번째 전동차를 ‘약냉방 차량’으로 지정,운행할 정도”라면서 “또 2006년까지는 모든 차량의 실내인테리어도 교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하철은 전기먹는 하마? 전적으로 전기에 의존해 전동차가 움직일 뿐만 아니라,대부분 지하에 위치하고 있는 역사에 불도 밝혀야 하는 만큼 전력사용량도 엄청나다. 지하철공사는 한달 평균 7100만의 전력을 사용한다.이는 서울시 전체 전력사용량의 2.7%에 해당하며,구리시나 김포시의 전략사용량과 맞먹는다.도시철도공사의 전력사용량은 한달 평균 5500만로 의정부시의 사용량과 비슷한 수준이다.연간 전기요금으로 지하철공사는 670억원,도시철도공사는 484억원을 지불하고 있다. 지하철공사는 상대적으로 전력 수요가 큰 노후 전동차가 많아 전체 사용량의 71%를 전동차 운행에 쓰고 있는 반면,최신식 역사에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도시철도공사는 55%만을 전동차 운행에 들이고 있다. 또 지하철역은 시민들이 다닐 수 있는 땅 밑 가장 깊은 곳이다.이 중 경기 성남시에 있는 8호선 남한산성역이 지상에서 지하철 승강장까지의 직선거리가 건물 15층 높이에 해당하는 56m로 가장 깊다.서울시내에서는 지하철 5호선 신금호역이 46m로 가장 깊고,노선별로는 ▲1호선 종로3가역 13m ▲2호선 이화여대입구역 30m ▲3호선 충무로역 28m ▲4호선 회현역 23m 등이 깊다. ●전력공급·통행방식도 차이 양 공사가 운영하는 구간에서는 1500V의 직류(DC) 전기가 흐르는 반면,철도청 운영 구간은 2만 5000V의 교류(AC) 전기를 사용하고 있다.까닭에 1호선 서울역∼남영역과 청량리역∼회기역,4호선 남태령역∼선바위역 등 3곳은 전력 공급방식 전환을 위해 전기가 흐리지 않는 ‘절연구간’이 존재한다.철도청 관계자는 “전기의 특성상 지상에서는 교류가,지하에서는 직류가 효율적이기 때문”이라면서 “순환운행하는 2호선을 제외하면 1호선 전동차는 좌측 통행을,3∼8호선 전동차는 우측 통행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승강장 길이는 1호선 서울역에서 청량리역에 이르는 9개역이 210m,나머지 1∼4호선의 역은 205m,5∼8호선은 165m 등이다.전동차 길이가 20m이기 때문에 1∼4호선은 10량,5∼8호선은 8량이 한 편성을 이루고 있다. 또 지하철에서 나는 ‘덜커덩’ 소리는 전동차 바퀴가 선로의 연결 부위를 지나면서 발생한다.지하철공사 관계자는 “선로는 20m가 기본단위지만,용접을 통해 선로의 길이를 늘린다.”면서 “하지만 계절에 따른 선로 팽창률과 선로의 직선화 정도 등을 감안,지역에 따라 선로 길이에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선로 한개의 길이가 가장 긴 구간은 구파발역∼연신내역 사이로 1360m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지하철역엔 뭔가 숨었다 푹푹 찌는 날씨를 보인 7일 오후 4시 4·7호선 이수역 지하 1층에서는 경복고 록밴드 ‘사육신’의 공연이 지나가는 이들의 발목을 붙잡아 놓고 있었다. 이어 6시엔 ‘메트로 실버악단’이 트럼펫·기타·아코디언·하모니카 연주로 눈을 휘둥그레하게 했다.피아노까지 동원했으니 놀랄 만도 하다. 6호선 녹사평역 지하에서는 공짜로 사랑하는 이와 백년가약을 맺을 수 있다.역사 유리지붕으로부터 29m 아래까지 햇살이 들어오고 벽면은 갖가지 작품과 유리로 장식돼 황홀한 느낌마저 풍긴다.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리려는 시민들이 쏟아져 지하 4층에 폐백실,지하 2층에 신랑·신부 대기실을 만들었다.청소·전기료도 받지 않는다.신랑·신부는 설레는 가슴으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 4층 전시장에 내려와 나란히 입장한다.피로연장도 갖췄다. 1·2호선 신도림역 열린 쉼터에서는 무료 법률상담이 달라진 ‘지하 세계’를 실감케 한다.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낮 12시 3명의 변호사들이 상담을 해준다.매주 화요일 같은 시간엔 세무,둘째 화요일 오후 2∼4시엔 의료,매일 오전 8시∼오후 6시엔 생활·결혼문제,매주 화요일 오후 2∼4시엔 청소년 상담이 펼쳐진다. 매일 역사 어딘가에서는 남다른 ‘끼’를 지닌 이들의 공연과 시범이 쏟아진다.예컨대 10일 오후 4시 2호선 을지로입구역에서는 배명고 랩 동아리 ‘FMT’가 무대에 오른다.11일 오후 6시30분 공덕역에선 송학봉·남화선·이차석씨의 트럼펫·피아노·클라리넷 연주회가 손님을 맞는다. 4호선 충무로역엔 다섯가지 재미가 있는 곳이란 뜻인 ‘오! 재미동’이 있다.1동엔 영화·디자인 등 예술서적 400여권과 국내외 잡지 37종을 갖췄다.2동에서는 희귀 영화·다큐멘터리·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의 영상물을 골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3동에서는 참가자 마음대로 영화도 만들어 보며 강의도 들을 수 있다.4동은 60석 규모의 무료 소극장,5동은 센터 바깥에 2개의 대형 스크린과 5대의 PDP로 영상물을 감상하도록 꾸민 휴식공간이다.월요일은 쉰다. 전동차 역시 메마른 지하공간에 숨을 불어넣고 있다.오는 31일까지 7호선 ‘달리는 문화예술관’에는 차량마다 여성작가들의 미술작품이 꾸며진다.7호선 온수∼도봉산 구간엔 ‘하늘이 내린 살아숨쉬는 땅-강원도’라는 주제의 환경열차를 오는 10월14일까지 하루 왕복 3차례 운행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지하철에선 무슨일들이… 한 비구니 스님이 울긋불긋한 초롱 모금함을 들고 전동차에 뛰어든다.이어 “제 얼굴 한번만 봐주세요.자비사 ‘지우’입니다.여덟살짜리 아이가 백혈병으로 죽어가고 있어요.”라는 하소연이 들려온다.(2004.6.8.오후 1시30분 3호선 수서행) 대중교통의 견인차인 지하철에는 서민들의 애환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평일의 경우 오전 6시부터 이튿날 오전 1시쯤까지,길게는 하루 19시간 손님을 실어나르는 전동차는 연인들의 사랑,떠나보내는 아픔,일터에서 언제 나왔는지 뒤늦은 귀가를 서두르는 직장인의 고달픔을 함께 실어나르고 있다. 주5일제 확산으로 사실상 주말인 6일 오후 11시30분쯤 지하철 3호선 도곡행 3010호 전동차.러시아워를 한참 지난 탓인지 그다지 혼잡하지는 않은 가운데 초로의 나이로 보이는 남성이 경로석에 잠들어 누워 있었다.오른쪽 다리를 반으로 접어 좌석에 구겨넣고 왼쪽 다리는 길게 뻗은 채 때때로 고르지 않은 숨을 길게 내쉬면서…. 출근길인 같은 날 오전 8시15분쯤 2호선 순환 전동차에서는 몸빼 차림에 배낭을 멘 한 여성이 선반 위에 놓인 신문들을 거둬들이느라 바쁘게 손을 놀리고 있었다.엄청나게 뿌려대는 무가지(無價紙)로 전동차가 어지럽혀지는 것도 최근 나타난 풍경이다. 많은 이들이 한번쯤은 경험이 있겠지만 바쁘게 내리다 보니 애지중지 여겨온 물건을 깜빡 하고 잃어버리는 일도 적잖다.서울지하철공사(1∼4호선)가 운영하는 구간에서 습득신고가 들어오는 분실물은 액수로 따지면 연 2억 3000여만원이나 된다.서울시내 지하철 유실물 반입은 지난 6월 168건,7월엔 무려 200여건에 이른다.이에 따라 서울·경기지역에 유실물센터를 일곱군데 개설해놓고 있다.승객들이 분실한 물건을 합치면 자그마치 10억원은 족히 된다는 얘기다. 지하철 승객들에게 언짢게 들릴 수도 있는 뒷얘기도 있다.직원들 사이에서는 ‘사고 3번은 나야 멈춘다.’는 표현이 통설처럼 전해지고 있다.자살사고 등이 발생하면 ‘안전 기원제’를 열곤 한다.특히 승강장이 밝으면 사고가 줄기 때문에 에너지 절약 캠페인과 무관하게 늘 밝게 유지한다. 대신 대체교통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운행중단 사고가 나면 사고 지속시간이 30분 이하인 경우 대체 교통비로 5000원,그 이상이면 1만원을 승객들에게 지불한다.버스 등 다른 교통수단이 있으면 환불만 해준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1세대 기관사 정철영씨 “이름 정철영보다 비슷한 발음의 ‘전철역’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지난 1974년 지하철 개통 당시 30명의 ‘1세대’ 기관사 가운데 가장 신참이었지만,30년의 세월 앞에 현직에 남아 있는 유일한 기관사이자 지하철 역사의 산증인이 된 정철영(57) 신정승무사업소장의 지하철 사랑은 남다르다.“약관의 나이에 철도국(현 철도청) 직원의 집에서 가정교사를 했던 인연이 철도 기관사를 거쳐 지하철에 몸담은 지금까지 지속될 줄은 미처 몰랐다.”면서 “지하철이 생긴다는 소식에 주저없이 지원한 선택과 이후 지하철과 함께한 30년의 생활에 후회는 결코 없다.”고 강조했다. 정 소장은 지하철 개통 당시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말한다.“8월15일 광복절에 맞춰 개통행사를 치렀지만,당시 육영수 여사가 서거하는 불상사가 발생해 행사는 어수선한 분위기였다.”면서 “하지만 개통 이후 아침부터 밀려든 시민들은 신기한 듯 지하철을 타면 내릴 생각은 않고 왔다갔다 했고,말끔히 단장된 역사에서는 구경나온 시민들이 둘러앉아 도시락을 까먹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기관사로 줄곧 근무하던 정 소장은 80년부터 열차운행을 통제하는 사령실로 근무지를 옮겼으며,84년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개통을 앞두고 있던 3·4호선의 열차운행 자동화업무시스템 제작에 참여했다.이어 94년에는 다시 영국에 가서 2호선의 기존 설비를 개선하는 데 공헌했다.즉 전동차 하나하나,설비 여기저기에 정 소장의 손길이 거치지 않은 곳이 없다.게다가 지난 99년부터는 기관사 등 승무원을 관리·양성하는 종로·성수·신정승무사무소 등에서 줄곧 근무하며 인재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사소한 지하철 사고 소식에도 시민들에게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죄송한 마음이 앞서곤 한다.”면서 “지하철 30년의 역사를 헛되이 하지 않도록 계속 노력할 터”라고 말했다. 기차나 지하철이 나오는 장면이 있는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눈을 뗄 수 없다는 정 소장도 내년이면 정년이다.정 소장은 “부부도 30년을 같이하면 최고로 느껴지는데,지하철과 함께한 30년의 소회가 달리 느껴지겠습니까.”라며 말을 맺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DJ역장’ 김만오씨 “작은 노력 하나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낍니다.” ‘DJ 역장’으로 더욱 유명한 김만오(56) 경복궁영업사무소장의 말이다.김 소장이 이같은 별명을 얻게 된 것은 1995년 ‘환승 지옥’으로 일컬어지던 신도림역무소장을 맡으면서부터다.“시민들의 안전을 고려해 ‘뛰지 맙시다.’ 등의 딱딱한(?) 멘트로 시작한 역내 방송이 계기가 됐다.”면서 “콘크리트 구조물이라는 삭막한 공간이지만 시민들에게 한발짝 다가선다는 취지에서 차츰 멘트에 위트를 섞고,노래를 선곡했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97년 대학들이 밀집해 있는 신촌역무소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랩댄스와 힙합 등 젊은이 취향의 노래를 선곡,신촌 대학가의 유명인사로 자리매김했다.“방송을 듣고 입가에 미소를 머금는 시민들이 늘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이었다.”면서 “98년 연·고전 당시에는 초청받아 축제 무대에 서기도 했다.”고 귀띔했다.이어 현재의 자리에 부임한 2001년부터는 김 소장의 책임 하에 있는 9개역(3호선 지축역∼경복궁역 구간)으로 방송 활동영역을 넓혔다.특히 지난해 6월부터는 당시 강경호 지하철공사 사장의 특별지시로 지하철 1∼4호선 114개 모든 역사에서 김 소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됐다.“시스템상의 문제로 모든 역에 생방송을 할 수 없어 직접 녹음·편집한 90분짜리 테이프를 각 역에 나눠줘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자비를 들여 편집·녹음장비들을 구입,한때 아내의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하지만 큰아들 정균(23)씨와 막내딸 덕교(20)씨를 비롯한 가족들이 가장 든든한 후원자라는 말도 아끼지 않았다.“여전히 어눌하다는 생각이 앞선다.”면서도 “저의 존재 이유는 시민들에게서 찾을 수 있기 때문에 퇴직하는 그날까지 방송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도 어느 역사에서는 DJ 역장의 “탈법을 일삼는 사람,오늘도 큰소리 뻥뻥 칠거야?’라는 목소리 뒤에 흘러나오는 가수 송대관의 ‘큰소리 뻥뻥’에 환한 웃음을 짓는 시민들이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여성기관사 김현정씨 “앞으로 30년 동안 더욱 편하고 안전한 시민의 발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하철 전동차를 운행한 지 1년 남짓 지난 ‘새내기’ 여성 기관사 김현정(30·서울도시철도공사 신풍승무사무소)씨는 포부를 이같이 밝혔다. 지하철 개통 30년의 역사에도 불구하고,서울지하철공사의 경우 960여명의 기관사 가운데 여성은 한명도 없다.또 서울도시철도공사는 850여명의 기관사 중 여성이 18명에 불과한 실정이다.특히 김 기관사는 지난 2002년 말 기관사 채용시험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 28명의 신참 기관사 가운데 여성으로는 유일하게 포함됐다. “3개월의 이론과정과 6개월의 실습기간을 거쳐 지난해 7월부터 지하철 7호선 운행 기관사로 정식 배치됐다.”면서 “지하철을 이용하는 아주머니나 아저씨들이 놀랍다는 모습으로 악수를 청하면 비로소 기관사가 됐음을 실감한다.”고 미소지었다. 대학에서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김 기관사가 전공과 전혀 무관한 기관사에 도전하게 된 데는 우연한 만남이 계기가 됐다.“대학 재학 시절 일본으로 배낭여행을 갔다가 제복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여성 기관사를 본 뒤 그 존재를 알게 됐고,이 직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힘들 거라는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자동화시스템이 갖춰져 간단한 기계 조작만으로 수백t의 전동차를 운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여성들도 도전해볼 만한 직업이라고 적극 추천한다.“남녀 차별이 없을 뿐만 아니라,근무 여건이나 처우 등도 일반 사기업에 비해 좋은 편”이라면서 “다만 기관사는 전기·전자·기계분야에서 기능사 이상의 자격증이 있거나,관련 학과를 졸업해야 지원할 수 있어 사전대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기관사는 “다만 시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사상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늘 신경써야 한다.”면서 “전동차 문을 여닫을 때 CCTV 등으로 확인하지만 볼 수 없는 사각지대가 있어 문에 끼이는 등 사고 위험을 없애기 위해서는 보다 여유를 갖고 승하차하시길 바란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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