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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 먹통사태는 ‘명백한 인재’…2700만 마비되는 데 30초면 충분했다

    KT 먹통사태는 ‘명백한 인재’…2700만 마비되는 데 30초면 충분했다

    지난 25일 국민들을 혼란에 빠트렸던 KT 인터넷·모바일 ‘먹통 사태’는 네트워크 관리상 총체적 문제가 있던 ‘인재’(人災)였음이 정부 조사 결과 드러났다. 야간 시간에 작업을 했다면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을 터인데 이러한 수칙을 지키지 않았으며, 이렇게 중요한 작업을 협력업체 직원에게만 맡겨놓은 것이다. 부산 지역에서 네트워크 망을 교체하는 작업을 하는 도중 명령어 일부를 빼먹은 결과 30초 만에 전국 KT망으로 퍼져 약 2700만명(모바일 이용자 1750만명+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940만명)이 예고없이 89분간 ‘데이터 암흑’의 시간을 보내는 통신 참사가 벌어진 것이다.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조사에 따르면 나흘 전(25일) 벌어진 KT 네트워크 장애 사고의 진원지는 KT 부산 국사였다. 이곳에서 KT의 협력업체 직원이 기업용 네트워크망을 교체하는 작업을 벌였는데 이때 잘못된 명령어를 입력하면서 사건이 커졌다. ‘익시트(exit)’라는 명령어를 빼먹으면서 네트워크 데이터가 가야할 방향을 설정해주는 신호등 혹은 네이게이션 역할을 하는 ‘라우팅’이 오류를 일으킨 것이다. 신호등이 꺼지면 도로가 마비되듯 연쇄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면서 네트워크 경로 설정 오류가 발생했다. 부산에서 시작된 오류는 서울을 거쳐 약 30초 만에 전국으로 퍼져나갔다.과기부 조사 결과 KT의 라우팅 교체 작업에는 총체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당초 새벽 1~6시 야간작업을 승인했는데 실제로는 낮 시간에 작업을 해 피해 규모가 더 컸다. 심지어 작업 관리자 없이 KT 협력업체 직원들끼리만 라우팅 작업을 수행하도록 하며 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사전 검증 단계도 있었는데도 ‘익시트’라는 명령어가 누락된 것도 파악하지 못했고, 오류가 일시에 전국적으로 차단하는 것을 막는 안전장치도 부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과기부는 이번 사태가 재발하지 않기 위해 네트워크 작업으로 인해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을 사전에 진단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라우팅 설정오류로 인해 ‘먹통 사태’가 한 번에 전국적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업데이트 경로 정보 개수를 일정 수준 이하로 제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봤다.피해 구제와 관련해서도 기존의 낡은 제도를 바꿔나갈 계획이다. KT 이용약관을 살펴보면 연속 3시간 이상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면 불편을 겪은 시간에 대한 손해배상을 해 주도록 돼 있는데 이번 사태는 89분 만에 마무리돼 피해자들이 제대로 된 법적 보상을 받을 수 없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향후 과기부에서는 법령 및 이용약관 등의 개선 방안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 씨티은행 노조, “씨티은행 소비자금융 청산은 금융당국 인가대상”

    씨티은행 노조, “씨티은행 소비자금융 청산은 금융당국 인가대상”

    “금융위, 금융주권 포기”노조, 투쟁·법적대응 예고이사회 이전 심의필 지적도한국씨티은행 노동조합이 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 단계적 폐지에 ‘인가권 없음’ 판단을 한 금융위원회를 규탄하고 나섰다. 은행법상 폐업으로 보기 어렵다는 금융당국의 결론이 책임 회피라는 지적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씨티은행 노조 등은 29일 서울 종로구 금융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위 결정이 번복되지 않는다면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소비자금융 사업 폐지에 대해 금융당국이 인허가 권한을 포기한 선례로 남는다. 금융위 결정에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씨티은행 노조는 다음달 2일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소비자금융 청산을 막기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씨티은행은 지난 22일 이사회를 통해 소비자금융 부문 단계적 폐지를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는 지난 27일 “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 단계적 폐지를 은행법상 은행업의 폐업으로 보기 어렵다”고 결론내렸다. 은행법상 폐업이 아니면 금융위의 인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금융노조는 금융위의 이러한 결정에 대해 금융주권을 포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홍배 금융노조위원장은 “고객들이 더 이상 예금, 대출, 카드 등을 이용할 수 없게 되는 것은 합병이나 영업양도보다 훨씬 파급효과가 크다”고 지적했다. 진창근 씨티은행지부 위원장은 “씨티은행의 소비자 금융 단계적 폐지는 인가대상”이라며 “은행법에서는 영업의 일부 양도조차 폐지와 동일하게 심사하라고 명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 위원장은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을 만나 “씨티은행 고객을 대상으로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준법감시인 심의필이 이사회가 진행되기 전인 20일로 적혀 있다”며 “형식상 진행된 이사회가 의미 없는 게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씨티은행 관계자는 “출구전략의 여러 가능성을 두고 검토하는 과정에서 이사회 의결 이후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리 여러 안을 준비하고 사전 승인을 받아뒀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 [서울광장] 부동산 ‘투기’와 대출 게임/전경하 논설위원

    [서울광장] 부동산 ‘투기’와 대출 게임/전경하 논설위원

    서울 강북 아파트의 세입자를 내보내기 위해 지난달 ‘원정대출’을 받았다. 시어른이 살고 있는 읍 지역의 집은 남편 명의의 1가구 2주택이라 전세퇴거자금대출이 안 된다. 명의를 잠시 옮겨 1주택자가 되더라도 대출받을 수 있는 돈은 돌려줘야 할 전세보증금에 한참 모자란다. 투기과열지구인 서울에 아파트를 갖고 있으면서 애들 교육 때문에 반전세로 강남에 살고 있으니 대출받기가 쉽지 않다. 투기꾼 취급을 당하지만 직장도 서울인데 그 아파트를 팔 수는 없다. 여기저기 알아본 뒤 대출중개인이 알려 준 대로 비수도권에 개인사업자로 등록하고, 비은행 금융기관에서 아파트를 담보로 보증까지 더해 사업자대출을 받았다. 대출 규제가 심한지라 필요한 돈보다 조금 더 받았다. 담당자는 다른 사람들보다 대출 상황이 좋다고 했다. 각종 서류 작업을 끝내고 서울로 돌아오면서 ‘대출의 균형발전’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부가 대출을 옥죄고 있지만 필요한 대출을 안 받을 수는 없다. 몇 달 사이 현금 수억원을 융통할 수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으니까. 결국 상호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금융기관으로, 비수도권으로 대출이 옮겨 가는 풍선효과가 생긴다. 금융 당국도 안다. 지난 26일 발표된 가계부채 대책에서 은행권 관리 강화로 제2금융권으로 풍선효과가 발생한다며 관리를 강화한다고 했다. 신용등급이 나쁘지 않은 사람들이 다양하게 신용을 보강해 대출을 받으면 제2금융권은 마케팅 효과도 누리고 안정적 이자 수입도 생긴다. 통제하려는 금융 당국과 이를 피하려는 실수요자, 그리고 이익을 얻으려는 금융회사가 대출 게임을 하고 있다. 지금의 대출 혼란은 우리나라 금융의 실력을 보여 준다. 가계부채 대책은 매년 나왔다. 지난해 11월 은행권 자율관리와 상환능력 심사 기준 즉시 추진, 올 4월 대출총량 관리와 상환능력 심사 강화 등이 발표됐다. 하반기 들어 무차별적 규제를 보면서 당국은 그동안 뭐했냐는 질문을 하게 만든다. 코로나 확산은 지난해부터인데 가계빚이 늘어나지 않을 거라 생각했었나. 집값이 오르면 대출도 당연히 늘지 않나. 의지가 없는 건지, 실력이 없는 건지 아니면 안일하게 대처한 건지. 은행 이사회는 연간 대출 계획을 승인하고 매달 진행 상황을 점검하며 담당 임원은 매일 관련 숫자를 보고받는다. 농협은행은 7월 말 기준 가계대출이 지난해 말보다 7.1% 늘어 금융 당국이 정한 6%대를 넘었다며 가장 먼저 대출을 중단했다. 상반기에 문제없었던 대출이 7월 한 달 사이 갑자기 늘었단 말인가. 상반기에 대출을 점검하지 않았을까. 내부 통제가 작동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농협은 전국에 가장 많은 지점(1122개)이 있는 은행이지만 대출 시스템은 많이 미흡하다. 그 이후 KB국민은행이 전세 재계약 시 임대보증금 증액 한도 내로 대출하는 조치를 시행했고, 이는 전 은행권에 적용됐다. 은행과 소통하면 실수요자 피해를 줄이는 방안이 있을 텐데 금융 당국은 숫자에만 집착했다. 대출이 늘면 이자이익도 는다. 5대(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은행의 올 상반기 이자이익은 15조 458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조 3421억원 늘어 사상 최대다. 기준금리가 올랐고, 대출 규제 명분으로 각종 우대금리가 폐지됐고, 대출이 막힐 것을 우려해 일부 소비자들이 필요 이상 대출을 받았으니 하반기 이자이익도 사상 최대일 거다. 은행도 소비자도 빠르게 움직이는데 금융 당국은 굼뜨다. 금융 당국은 2018년 가계대출을 규제한다며 경기대응완충자본 도입을 발표했다. 이 제도는 대출이 많이 늘어난 은행들에 자본을 더 쌓도록 해 대출을 억제하는 장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도입하거나 도입을 준비 중인 나라가 늘고 있다. 우리 금융 당국은 지금도 ‘가계대출 위험 수준에 따른 은행별 차등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갑작스런 대출 규제로 제때 필요한 대출을 못 받은 사람들은 제2금융권은 물론 대부업체까지 찾아간다. 그래도 대출을 못 받아 낭패를 본다. 정부는 대출 규제로 집값 상승세가 주춤해졌다며 부동산 안정을 말하고, 금융사는 사상 최대 이익을 발표하지만, 국민만 엉뚱한 피해를 본다. 부동산값 벼락 상승은 투기를 감안해도 정책을 잘못 실행한 정부 책임이 더 큰데 참으로 억울한 일이다. 대선이 있는 내년 3월 말 코로나로 2년간 미뤄 왔던 자영업자 등의 원리금 상환 유예가 끝난다. 최소한 그때까지 지금의 혼란이 해결되고 금융 실력이 조금이라도 나아졌으면 한다.
  • [2030 세대] 친절도 사회의 인프라다/박누리 스마트스터디 IR&기업전략 리더

    [2030 세대] 친절도 사회의 인프라다/박누리 스마트스터디 IR&기업전략 리더

    한 달쯤 전에 있었던 일이다. 두 돌 된 첫째 조카가 코감기에 걸려 동생이 소아과에 데리고 가는 길에 함께 나섰다. 소아과가 있는 상가 건물 지하주차장에 차를 대고 동생이 첫째 유모차를 밀고, 나는 둘째를 안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렸다. 이윽고 문이 열린 엘리베이터에는 젊은 엄마와 두 남매가 타고 있었다. 아마 우리와 같은 소아과에 가는 듯했다. 소아과가 있는 층에 엘리베이터가 멈추자, 남매의 엄마는 네댓 살쯤 되는 딸아이의 손을 잡더니 초등학교 3학년 정도로 보이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병원 예약 시간에 늦어서 엄마는 ○○이 데리고 먼저 뛰어갈 테니까, 너는 유모차랑 아기들 다 내릴 때까지 엘리베이터 열림 버튼 눌러 드리고 맨 마지막에 내려서 와. 알겠니!” 동생도 나도 깜짝 놀라서 괜찮다고 했지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림과 동시에 그 엄마는 아들에게 한 번 더 눈으로 다짐을 하고는 뭐라 할 새도 없이 순식간에 내려서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뒤에 남은 남자아이는 엄마가 시킨 대로 예의 바르게 우리가 다 내릴 때까지 엘리베이터 문을 잡아 주었다. 나는 자녀가 없다. 조카들이 태어난 후에야 아이가 있는 삶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어렴풋하게나마 알게 된 정도다. 주변의 친구들을 돌아보아도 비슷하다. 공부하느라, 일하느라 생물학적으로 아기를 낳기에 적절한 나이를 놓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엄마들에게 너무나 친절하지 않다, 이 대한민국이란 사회는. 방송인 사유리씨의 출산이 던진 신선한 충격 때문인지, 요즘은 모이면 더 늦기 전에 난자 냉동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화제가 심심치 않게 오르내린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 마흔을 코앞에 둔 나이에도 여전히 아이 자체가 싫은 건 아니구나라는 생각도 든다. 아기를 낳아 키우면서 필연적으로 맞닥뜨려야 하는 온갖 불친절, 불이익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닐까 하는. 아마도 육아라는 것을 제대로 해 본 적도 없을 남성 공무원들이 탁상머리에서 저출산 대책을 세운답시고 호들갑을 떠는 대신, 여성과 아이들에게 조금 더 친절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면 그래도 대한민국의 출산율이 세계 최저였을까. 불친절이 기본값인 사회에서, 어린 아들에게 일상 속의 친절을 가르치는 한 엄마의 교육은, 그래서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이 불친절한 세상에서 여전히 친절의 중요함을 가르치는 사람들이 있다고. 이런 사람들 덕분에 이 수상하고 혼란스러운 시절에도, 아직 미래에 대해 조금은 낙관적일 수 있다고. 맨 마지막으로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는 우리를 앞질러 엄마와 여동생을 따라 신나게 뛰어가는 남자아이의 뒷모습을 보며, 동생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도 우리 아들들 저렇게 키워야지.”
  • 전두환·이명박·박근혜는?… 국가장법 손질 안 하면 또 혼란

    전두환·이명박·박근혜는?… 국가장법 손질 안 하면 또 혼란

    정부가 고심 끝에 노태우 전 대통령의 국가장을 결정했으나 논란과 반발이 이어지면서 근본적으로 국가장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생존한 전직 대통령 모두 국가원수 예우를 박탈당한 만큼 되풀이될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하려면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행 국가장법은 전·현직 대통령이나 대통령 당선인이 사망하면 국가장을 치르도록 한다. 동시에 같은 법 1조는 ‘국가 또는 사회에 현저한 공훈을 남겨 국민의 추앙을 받는 사람’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중대범죄를 저지르고 국민의 추앙을 받지 못하는 전·현직 대통령의 장례는 어떻게 치러야 하는지가 쟁점이다. 5·18 민주화운동 관련 단체들이 노 전 대통령의 국가장에 반발하는 배경에는 법적 미비로 추후 전두환 전 대통령까지 국가장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참여연대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노태우씨는 12·12 쿠데타 주범이자 5월 항쟁을 피로 진압한 학살자”라며 노 전 대통령의 국가장에 반대한다고 했다. 인권운동사랑방과 천주교인권위원회 등 48개 인권단체도 공동성명을 내고 “군사독재에 대한 역사의식도 없는 국가장은 반인권적 결정이자 피해자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노 전 대통령 조문 후 “필요하다면 법 개정을 할 것”이라며 “개정이 아니더라도 전 전 대통령에 대한 국가장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제화하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본다”며 가능성을 열어 뒀다. 이어 “전직 대통령 예우가 박탈된 경우가 있고, 살아 계시는 동안 어떻게 본인들이 과오를 반성하는지에 따라 또 여론이 달라진다. 법제화를 하더라도 상당히 유연성 있는 형태로 해야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전날 강조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문제보다 전두환씨에 대해 (국가장법이) 어떻게 적용될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있다”는 인식이 공유된 셈이다. 국회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사례처럼 임기 중 탄핵되면 국가장 대상자에서 제외하는 개정안(민주당 박용진 의원안), 금고 이상 실형 등을 받은 전두환·이명박 전 대통령 등을 제외하는 개정안(민주당 조오섭 의원안)이 발의돼 있으나 본격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못했다. 지난해 9월 행안위 수석전문위원 검토보고서는 국가장의 목표가 국가 통합에 있는 만큼 탄핵이나 중대범죄 경우까지 예우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의견, 특정인을 겨냥한 입법조치로 여겨져 사회적 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부정적 측면을 모두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국회가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치컨설팅 ‘민’의 박성민 대표는 “국회가 명확한 기준을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특정 인물에 대한 호불호 논란으로 접근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 “정신 차려보니 몸이 베란다에…” 아역배우 출신의 우울증 고백[이슈픽]

    “정신 차려보니 몸이 베란다에…” 아역배우 출신의 우울증 고백[이슈픽]

    ‘마음의 감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장 흔한 정신질환인 우울증. 매년 OECD 주요 국가의 우울증 지수를 조사하고 발표할 때마다 대한민국은 항상 최상위권에 위치한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올해도 우울증 지수 36.8%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배우 이재은(41)은 방송에서 우울증으로 힘들었던 시절을 떠올렸다. 29일 유튜브 채널 ‘베짱이엔터테인먼트’의 ‘만신포차’ 코너에서 이재은은 “결혼해서 10년 동안 사람 사는 것처럼 살지 않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결혼 3~4년 차 됐을 때 우울증이 너무 심하게 와서 죽을 뻔한 적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재은 “정신 차려 보니 몸이 베란다에 기대 있더라” 이재은은 “결국 정신과 상담을 받아서 약도 먹었는데 약을 먹으면 생각을 안 하게 돼서 좋기는 한데 내가 무슨 일을 할지 모르겠더라”라며 “정신을 차려 보니 몸이 베란다에 기대 있더라. 그거를 몇 번 겪고 나서 무서웠다”며 울먹였다. 현재 우리나라 자살률은 OECD 1위다. 2021년 발표한 OECD 자료에서도 약 36%가 우울감을 호소했으며, 이 역시 OECD 전체 1위다. 서양인에 비해 한국 사람들은 스스로의 감정을 들여다보는데 익숙하지 않고, 본인이 우울증이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은은 아역배우 출신으로 1986년 KBS 드라마 ‘토지’로 데뷔한 뒤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2006년 9세 연상 안무가와 결혼했지만 11년 만인 지난 2017년 이혼했다.이후 지난 2월 한 방송에 출연해 이혼 후 심각한 스트레스와 대인기피증에 시달렸다고 고백한 바 있다. 당시 이재은은 “스트레스로 80kg까지 살이 쪘을 때가 있었다”며 “‘이러다 정말 죽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도 들 정도로 건강이 안 좋았다. 요요현상도 오다 보니 예전 모습으로 되돌아가기가 더 힘들어졌다”고 털어놨다. 이재은은 “신혼 시절부터 주말부부로 지내며 집에서 홀로 지낸 시간이 더 많았다. 집에만 있다 보니 살이 찐 줄 몰랐는데, 밖에 나가니 ‘임신했냐’, ‘살 많이 쪘네’라고 하더라. 그런 말들이 부담되고 대인기피증까지 왔다”고 했다. 이어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게 싫고 무서워졌다. 자존감도 무척 떨어졌다. 약을 먹을 정도로 심한 고지혈증도 진단을 받았었다”며 “다행히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우울증 환자 75%가 전문적인 치료나 도움 구하지 않는다” 이처럼 우울증은 심각한 문제로 다가온다. 한 자료 조사에 따르면, 우울증을 겪고 있는 환자의 약 75%가 우울증에도 불구하고 전문적인 치료나 도움을 구하지 않는다. 이러한 현상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강해지는데, 우울증이 가장 심한 세대 중 하나인 40~50대 중년의 남녀들은 우울증이 와도 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젊은 시절에 만들어 놓은 자신의 정체성과 현실 사이에서 강한 심리적 혼란을 겪는데, 여기에 갱년기까지 찾아와 호르몬 분비량에도 변화를 겪는다. 우울증을 초기에 치료하기 위해선 본인의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도움이 필요하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만나 전문적인 상담과 진단, 치료를 받아야 한다.
  • “월 수입 500만원” 대학 졸업 후 도배사 직업 선택한 이유 [이슈픽]

    “월 수입 500만원” 대학 졸업 후 도배사 직업 선택한 이유 [이슈픽]

    도배사 일을 하며 월 세후 약 500만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는 27세 여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17일 유튜브 채널 ‘열현남아’에는 유튜버 ‘김스튜’가 출연했다. 2년차 도배사라고 밝힌 그는 “한 달 순이익이 400~500만 원 사이다”라며 “지금 수익에 만족하고 있다. 주변 또래 중에서는 내가 가장 많이 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당은 18~21만 원 정도 받고, 한 달에 22일 정도, 최대 주 5~6일 일한다”고 설명했다. 경력 2년 만에 평균적으로 이 정도의 급여 수준에 오르냐는 질문에 김스튜는 “사람마다, 능력치에 따라, 이직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며 “어떤 분은 1년 만에 일당 23만 원 받는 분도 계시고, 어떤 분은 10년 차인데도 18만 원 받는 분도 있다. 나는 많이 받는 편이다. 2년 동안 조금씩 올랐다. 지금 못하는 건 크게 없고, 칭찬은 많이 받는다. 대장으로서 현장 마무리가 원활하게 가능한 정도”라고 말했다. 도배사로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대학교 졸업 후 몇 년은 한참 방황했다”며 “영화과를 졸업했는데 졸업 후 할 게 없었다. 영화가 내 길이 아닌 것 같았다. 초밥집, 백화점, 콘서트 스태프, 사진 모델, 푸드트럭 등 아르바이트도 되게 많이 했다. 사진기자, 웹툰 PD로서 일도 했다. 그런데 거기서 적성에 맞다고 생각한 게 하나도 없었다. 그런 혼란의 시기를 거쳐서 도배에 입문하고 자리를 잡게 됐다”고 말했다. 도배사를 선택한 이유로는 “돈을 많이 벌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직업은 자격증 공부도 많이 해야 하고, 시간 투자가 되게 많이 들어간다. 특히 나는 영어를 굉장히 못 한다. 그래서 도배 일을 하게 됐다. 도배 학원에 등록하면 현장으로 연계를 해 준다. 여자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기술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김스튜는 “엄마 눈엔 내가 모범생 딸이었다. 그래서 처음엔 되게 싫어하셨다. 공부 잘했고 대학도 나왔는데 왜 막일을 하냐고 하셨다”며 “엄마한테 2년 동안 도배하면서 모은 돈을 말씀드렸더니, 엄마가 놀라시면서 되게 기특해하셨다”고도 전했다. 김스튜는 “앞으로 큰 미래는 기술자가 되는 게 꿈이다. 그렇게 해서 최고 일당을 받고 싶다”며 “현재로써는 매일매일 배우고 일하는 것을 충실히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 불편한 현실 대신 메타버스로… 팬데믹이 ‘디지털 이주’ 앞당긴다

    불편한 현실 대신 메타버스로… 팬데믹이 ‘디지털 이주’ 앞당긴다

    “아날로그 현실이 불편한 사람들이 메타버스를 통해 디지털 현실로 이주를 가고, 관계맺기와 소비까지도 디지털 현실에서 하는 시대다.” 뇌과학자인 김대식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는 27일 열린 ‘2021 서울미래컨퍼런스’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특징을 이렇게 요약했다.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가속화한 메타버스와 인공지능(AI)의 발전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시대상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얘기다. 독일 다름슈타트공과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공부한 김 교수는 막스플랑크뇌연구소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일본의 이화학연구소에 일하다 미국 미네소타대와 보스턴대를 거쳐 2009년부터 카이스트 교수로 재직 중이다. ‘당신의 뇌, 인간의 뇌’, ‘4차 산업혁명에서 살아남기’ 등 뇌와 AI 관련 도서를 다수 집필했다. 김 교수는 이날 ‘탈세계화의 위기, 기술의 대전환’ 세션에서 앞으로 탈세계화, 기술민족주의, 메타버스 발전에 따라 디지털 현실로의 이주에 속도가 더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AI와 메타버스의 발전을 두고 “팬데믹이 발생하기 5~10년 전부터 서서히 벌어지고 있었던 일들이 급격하게 가속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팬데믹 이후 시대의 특징에 대해 “20세기 세계질서를 유지했던 세계화는 중국과 미국의 대립 등 이른바 ‘냉전 2.0’으로 바뀔 것”이라면서 “기후변화 등의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초불확실성과 대혼란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시대 변화에 맞서 가속화할 트렌드로는 ‘탈현실화’를 꼽았다. 그는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현실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기술적으로 완성도가 높지는 않지만 메타버스가 시작됐다”며 “이를 통해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메타버스를 통한 디지털 현실이 가능한 이유에 대해서는 “우리가 경험하는 현실의 상당 부분이 뇌를 통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게 뇌과학 연구가 찾아낸 실질적인 결과”라며 “AI는 2012년을 기점으로 딥러닝 분석이 발전하면서 정량화된 데이터뿐만 아니라 다양한 데이터에 대한 분석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메타버스의 발전과 AI의 기술 진화로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로지와 같은 가상인간이 각종 광고를 섭렵하는 등 기계가 만들어 낸 콘텐츠는 우리 현실 속으로 성큼 들어와 있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제페토에서는 쇼핑 등 일상생활에서 할 수 있는 대부분의 활동이 가능하다. 특히 Z세대(1990년 중반에서 2000년 초반 출생자)에 대해 그는 “Z세대는 사람과 관계를 맺기 전에 아이패드나 스마트폰을 먼저 경험한 세대”라며 “이들의 고향은 대한민국이 아니라 인터넷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아날로그 현실이 불편하면 메타버스를 통해 만들어진 디지털 현실로 언제든지 도피할 가능성이 더 높은 세대라는 얘기다. 그는 “자연콘텐츠와 가상인간과 같은 인조콘텐츠가 혼재된 다중현실은 앞으로 더 가속화할 것”이라며 “아울러 이용자의 선호도를 채굴하고 거래해서 만들어진 ‘필터버블’도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필터버블로 인해 디지털 현실에서도 이미 편가르기가 벌어지고 있고, 상대방과 공감하는 것이 아예 불가능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국가의 역할, 아날로그 현실의 중요성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 사람처럼 생각하는 법 배운다?…日서 ‘인공 뉴런’ 로봇 개발

    사람처럼 생각하는 법 배운다?…日서 ‘인공 뉴런’ 로봇 개발

    사람처럼 생각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인공 뉴런’을 가진 로봇이 만들어졌다. 일본 도쿄대 연구진은 인공 뉴런을 지닌 로봇을 만들어 미로 실험에서 빠져나오는 법을 배우게 했다. 로봇이 벽과 같은 장애물로 향하면 전기적 자극이 가해 방향을 바꾸도록 해 목표 지점까지 도달하게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로봇이 지능을 갖게 하기 위한 노력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살아있는 뇌 신경세포인 뉴런을 실험실에서 키운 인공 뉴런을 이용해 로봇에게 사람처럼 생각하는 법을 배울 수 있게 한 최초의 사례가 된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우리는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인공 뉴런으로부터 일관된 신호를 생성하기 위해 폐쇄루프(closed-loop) 시스템을 개발했고 그 뉴런으로 로봇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또 “로봇이 장애물에 부딪치거나 목표가 전방 90도 이내에 없으면 인공 뉴런에 전기 자극을 가했다”면서 “로봇은 서로 다른 네 개의 미로에서 성공적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인공 뉴런은 로봇이 결정을 내리는 물리적 저장고 역할을 했다.미로 실험 동안 로봇은 모든 과정이 계획대로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는 점을 효과적으로 배우기 위해 항상성 신호를 받았다. 하지만 로봇이 장애물에 부딪히면 이 신호는 방해 신호로 인해 중단돼 로봇이 다시 제어하게 했다. 실험 내내 로봇은 미로 과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할 때까지 방해 신호로 중단되는 항상성 신호를 계속해서 공급받았다. 로봇은 환경을 보거나 다른 감각 정보를 얻을 수 없어 시행 착오의 전기적 자극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로 과제 해결을 위한 지적 능력은 뇌 신호를 이해하는 기술인 ‘물리적 축적 컴퓨팅’(physical reservoir computing)에 의해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다카하시 히로카즈 도쿄대 대학원 준교수(지능기계정보학)는 “난 우리 실험에서 영감을 받아 살아있는 시스템의 지능은 비조직화된 상태나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일관성 있는 결과를 추출하는 메커니즘으로부터 나온다는 가설을 세웠다”면서 “물리적 축적 컴퓨팅의 발전은 우리처럼 생각하는 인공지능(AI) 기계를 만든는 데 관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카하시 교수는 또 “초등학생의 뇌는 대학 입시에서 수학 문제를 풀 수 없는데 이는 뇌 역학이나 물리적 축적 컴퓨팅 능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면서 “과제 해결 능력은 네트워크가 얼마나 풍부한 시공간 패턴을 만들 수 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런 맥락에서 물리적 축적 컴퓨팅을 사용하는 것이 뇌의 메커니즘을 더 잘 이해하는 데 관여할 것이며 뇌를 본딴 신경모방 컴퓨터(neuromorphic computer)의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미국물리학협회(AIP)가 발행하는 응용물리학회보(Applied Physics Letters) 최신호에 실렸다.
  • [르포]트럼프 지지자들 시위에 바이든 연설 잠시 중단… 美 ‘깊어지는 분열’

    [르포]트럼프 지지자들 시위에 바이든 연설 잠시 중단… 美 ‘깊어지는 분열’

    바이든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 지원 유세 나섰지만몰래 들어온 트럼프 지지자들 “자유와 싸우지 말라”바이든 연설 끊고 “여기는 트럼프 유세장 아니다”트럼프엔 ‘주가 높다 자랑하더니 지금이 더 높다’ 상대 후보엔 “트럼프가 부끄럽냐” 조롱하듯 말해“내 이름은 조 바이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민주당의 버지니아 주지사 후보인 테리 매컬리프(64)를 도우려 26일(현지시간) 밤 8시쯤 워싱턴DC 인근 알링턴의 버지니아 하이랜드 공원에 마련된 연단에 섰다. 수백명이 모였지만, 이 중에 숨어 들어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자유와 싸우지 말라”고 반복해 외치며 연설을 막았다. 바이든은 결국 잠시 연설을 끊고 “이건 트럼프 유세가 아니다”고 말했고, 경비원들은 10여명의 시위대를 연설장 밖으로 몰아냈다. 지난해 대선 이후 바이든과 트럼프의 첫 대리전으로 평가받는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날 유세는 심각한 반목과 분열을 보여줬다. 바이든은 트럼프에 대한 원색적 비난을 마다하지 않았다. 미국을 통합하겠다던 기치는 빛이 바랜 듯 했고, 정책 대신 비방전에 몰두하는 모습이었다. 바이든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와 글렌 영킨(55) 공화당 후보의 밀접한 관계를 언급하며 “이것만 기억해라. 나는 트럼프에 맞섰고, 매컬리프는 트럼프의 조수와 경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영킨이 트럼프의 지지를 받으면서도 중도층의 지지를 위해 트럼프와 동반 유세는 삼가는 것을 지적하는 듯 “영킨이 숨기고 싶은 건 뭐냐. 트럼프가 여기 있는 데 문제가 있나. 트럼프가 부끄럽냐”고 조롱하듯 말했다. 하지만 매컬리프 역시 바이든의 최근 지지율 하락세를 감안한 듯 그간 동반 유세를 하지 않았다. 이날도 바이든에 앞선 연설에서 매컬리프는 트럼프와 영킨이 둘다 “지난해 대선에 대해 음모론을 제기한다”고 하나로 묶어 비판하면서도 바이든의 국정 운영 성과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트럼프 집권 4년의 혼란과 증오 끝에 백악관에 공감하는 사람이 필요했고 그게 바이든”이라는 정도만 말했다. 유세장에도 ‘버지니아를 파란 주로 유지하자’, ‘나는 투표하겠다’, ‘테리 매컬리프’ 등이 쓰인 피켓들은 보였지만 바이든의 이름이 병기된 피켓은 없었다.바이든은 이날 트럼프에 대해 날을 세웠다. 트럼프가 지난 1월 6일 의회 의사당 난입을 선동했다고 비난한 뒤 “트럼프는 자신이 만든 가장 좋은 지표가 주식시장이라 했지만 지금을 보라”고 했다. 자신이 통치하자 주가가 더 올랐다는 의미다. 코로나19에서 점차 벗어나면서 일자리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연설 도중 트럼프 지지자들은 “거짓을 멈춰라”, “기후 대응은 조 맨친(바이든의 여러 정책에 반대하는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에게 맡겨라” 등의 구호를 곳곳에서 외치다가 여럿 퇴장당했다. 이런 반목은 우열을 가리기 힘든 접전이 벌어지면서 더욱 심해지고 있다. 매컬리프는 지난달만 해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영킨을 크게 앞섰지만, 지난 10일 이후 6개 여론조사 중 3개에서 두 후보는 동률을 이뤘다. 영킨은 아프가니스탄의 질서있는 철군 실패, 코로나19 재유행, 백신 의무화 등 바이든의 약점을 찌르며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특히 버지니아주 선거에서 이기는 쪽이 내년 중간선거의 기선을 제압하는 형국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버지니아주는 1977년 이후 매컬리프가 2013년 주지사에 당선됐을 때 빼고 모두 대통령과 다른 당에서 주지사를 배출했다.
  • [사설] 가계대출 규제 강화, 실수요자 숨통 조여선 안 돼

    금융 당국이 어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당초 계획보다 6개월 앞당기고 제2금융권의 DSR 기준도 강화하는 내용의 가계부채 대책을 발표했다. DSR은 소득 대비 갚아야 할 원리금 비율로 상환 능력을 보여 주는 지표다. 내년 1월부터 개인별 총대출액이 2억원으로, 내년 7월부터 1억원을 넘으면 은행에서는 DSR 40%, 제2금융권에서는 50%까지만 대출받을 수 있다. 서민 실수요자를 보호하기 위해 서민금융상품, 전세·정책자금대출 등은 DSR 산정에서 뺀다. 가계빚은 6월 말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104.2%로 일본(63.9%), 미국(79.2%)보다 높고 증가율 또한 가파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시장에 공급하는 자금을 줄이기 위한 시기를 검토 중이고, 한국은행이 올 8월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금리가 오르고 있어 가계의 이자 부담도 늘어나고 있다. 금융 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지난해 대비 6%대로 관리하겠다며 대출을 조였다. 이 과정에서 지난 8월부터 은행들이 신용대출은 물론 전세·집단 대출 등을 줄여 혼란이 발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실수요자에 대한 전세대출과 잔금(집단)대출이 차질 없이 공급되도록 관리하라”고 말한 뒤에야 전세대출은 대출 총량에서 제외됐다. 그동안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은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은 물론 사채시장에서 돈을 빌렸고 이마저도 어려워 피해를 보기도 했다. 가계빚이 우리 경제의 잠재적 위험 요인이지만 그 위험을 줄이면서 취약계층이 피해를 보는 것은 막아야 한다. DSR이 적용되면 소득이 적은 서민들의 대출 여력이 더 줄어들 것이다. 금융 당국은 DSR 산정 제외 대출을 현장에서 제대로 적용하는지 감독을 강화하고, 중금리대출 등 서민금융상품 공급을 늘리기 바란다. 금융회사들도 대출 중단 등으로 실수요자 불편이 발생하지 않는 관리 체계를 세워야 한다.
  • 수단 또 비상사태… 유엔 긴급회의

    수단 또 비상사태… 유엔 긴급회의

    북아프리카 수단에서 30년 독재를 종식시킨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지 불과 2년 만에 다시 쿠데타가 발생했다. 군부가 쿠데타에 항거하는 시민들을 향해 실탄을 발사하며 150명가량의 사상자가 나왔다. 유엔은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열어 이 사태를 논의했고 미국은 수단에 대한 경제 지원 중단을 선언했다. 수단 군부는 25일(현지시간) 새벽 쿠데타를 일으켜 압달라 함독 총리를 포함한 과도정부 각료들과 민정 이양을 위해 민군 합동으로 구성한 주권위원회의 민간인 위원들을 체포했다. 군부는 인터넷을 차단하는 한편 수도 하르툼으로 통하는 다리와 공항을 폐쇄했다. 군부 지도자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은 쿠데타 직후 국영TV에 나와 과도정부·주권위원회 해산과 비상사태 선언을 발표했다. ‘30년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 전 대통령을 축출한 2019년 4월 쿠데타의 주역으로, 그동안 주권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민정 이양 논의에 참여한 인물이다. 그는 이날 “정파 간 치열한 다툼과 폭력 선동이 군부의 정치 개입을 유발했다”고 쿠데타를 정당화한 뒤 “2023년 7월 총선을 실시해 완전한 민정 이양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함독 총리는 대국민 성명을 통해 국민적 저항을 촉구한 뒤 군부에 끌려갔는데, 이에 대해 부르한 장군은 “감옥이 아닌 나의 집에 머무르고 있고 건강한 상태”라며 “상황이 안정되면 풀려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수천명의 시민은 하르툼 거리에 나와 저항 시위를 벌였는데, 군부의 총격으로 7명이 숨지고 140여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2년 전 쿠데타 이후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군부와 야권은 과도정부를 구성, 2024년을 목표로 민정 복귀 논의를 벌여 왔다. 그러나 극심한 경제난에 정파 간 분열 등이 겹치면서 혼돈 양상이 계속돼 왔다. 이번 사태에 국제사회는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유엔 안보리는 26일 비공개 긴급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함독 총리 등 구금된 인사들의 즉각적인 석방을 수단 군부에 촉구했다. 미 백악관도 “수단 군부의 과도정부 탈취에 깊은 우려를 보낸다”며 군부를 규탄했다. 아울러 수단의 민주정부 이양을 지원하기 위한 7억 달러 규모 지원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 “제 눈에만 다르게 보이나요?”…소름돋는 ‘착시컬러’ 논란[이슈픽]

    “제 눈에만 다르게 보이나요?”…소름돋는 ‘착시컬러’ 논란[이슈픽]

    “이게 무슨 색으로 보이시나요?” 2015년, 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린 드레스를 기억할 것이다. 얼핏 평범한 드레스 사진 처럼 보이지만, 당시 파란색 드레스에 검은색 레이스라는 의견과 흰색 드레스에 금색 레이스라는 의견이 팽팽했다. 이처럼 ‘색깔 착시’에 빠뜨릴 또 한 장의 사진이 등장했다. 2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네티즌이 올린 연보라 케이크 관련 글이 화제를 모았다. 게시글을 올린 A씨는 친구 생일 선물로 연보라 케이크를 주문했는데 이상한 색상의 케이크를 받았다고 말했다. A씨는 “내일이 제일 친한 친구 생일이라 케이크 주문 제작을 맡겼다. 연보라 케이크로 해달라고 분명히 말씀드렸다”며 “케이크 픽업을 갔는데 이런 색이더라. 이게 연보라가 맞냐고 물었는데 ‘우리 가게는 원래 그렇다’고 하더라. 이게 연보라색인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정성스럽게 장식된 왕관 케이크 모습이 담겨 있다. 기자가 보기엔 연보라색이라기보다는 회색빛에 가까웠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갑론을박을 펼쳤다. 네티즌은 “그레이 빛이 강하다”, “연보라색 아닌 것 같다”, “원래 주문한 컬러와 다른 게 아니냐”. “연보라색은 아니고 회색 아닌가?” 등 반응을 보였다. 반면 또 다른 네티즌들은 “라벤더 컬러가 맞는 것 같다”, “연보라색으로 보이는데?”, “보랏빛이 보인다”, “내 눈이 이상한가? 연보라 맞는데”등 댓글을 남겼다.“파검 vs 흰금 색깔 논쟁”…드레스 색깔 논란 재조명 일부 네티즌은 지난 2015년, 전 세계를 ‘착시 현상’에 빠뜨린 드레스가 생각난다고 말했다. 얼핏 평범한 드레스 사진 처럼 보이지만, 당시 파란색 드레스에 검은색 레이스라는 의견과 흰색 드레스에 금색 레이스라는 의견이 팽팽했다.해당 사진은 ‘#whiteandgold, #BlueAndBlack, #TheDress’ 라는 해시태그들과 함께 최초로 게재됐다. 사진을 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자들은 “파란색+검은색 드레스”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이후 댓글에서 “흰색과 금색 아닌가요?”라는 반박 댓글이 달리면서 논쟁이 시작됐다. 특히 당시 미국 USA 투데이 등 세계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 업체에서 진행한 온라인 투표에서 ‘흰색과 금색’이라는 의견이 74%로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드레스 색깔 논란이 확산되자 포토샵의 개발사인 어도비(Adobe)사까지 나섰다. 드레스 색깔을 입증하기 위해 나서 공식 계정을 통해 드레스의 색깔을 컬러 스포이드로 찍어 웹 컬러 번호까지 제시하며 “이 드레스는 파란색과 검은색이다”고 밝혔다. 이어 동영상을 첨부하며 “화이트 밸런스를 높일 경우 ‘흰색과 금색’으로 보이고 낮출 경우 ‘파란색과 금색’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IT전문 매체 마셔블도 SNS를 통해 “미안하지만 흰색-금색 팀 여러분. 이것은 검은색과 피란색 드레스입니다”라며 해당 드레스를 판매 중인 사이트의 링크를 걸기도 했다. 한편 또다른 묘한 컬러의 케이크 등장에 네티즌은 기대감과 함께 댓글을 남기고 있다.
  • 오병권 경기지사 권한대행 “시스템에 기반해 안정적 도정 운영”

    오병권 경기도지사 권한대행은 26일 “경기도가 추진해온 주요 정책과제들은 중단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오 권한대항은 이날 오후 경기도청 주간 정책조정회의에서 “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혼란을 극복하고 조속한 단계적 일상회복을 통해 민생경제를 살려야 하는 엄중한 시기에 도지사 권한대행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행정의 중심은 현장이어야 하고, 도민의 민생과 안전을 보살피는 일이 행정의 첫 번째 소명이기에 현장 중심의 행정시스템을 만들어가겠다”며 “도의회를 비롯한 유관기관,지역사회단체,시군과 소통 및 협력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는 이재명 전 지사의 정책 승계와 남은 민선 7기 도정 운영 방향에 관한 질문에 “경기도정이 연속선상에 있기에 시스템을 통해 원활하게 작동되게 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기조로 운영하겠다”고 답했다. 오 권한대행은 “권한대행체제에서 확 새롭게 하기 보다 시스템에 기반해 안정적으로 도정을 운영해 나가면서 여러 의견을 듣고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오 권한대행은 12월 예정된 인사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아직 10월인데 인사를 언급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다들 주어진 과제에 집중할 때”라며 “다만 연말에 정기인사를 하더라도 급격한 변화 보다 시스템이 잘 가동되도록 되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산대교 무료화와 그로 인해 예상되는 불복 소송 관련해서는 “일산대교뿐 아니라 여러 현안과 정책 과제마다 세부적인 추진계획이나 현안 과제에 대해 상황 변화가 있을 테니 거기에 맞춰서 대응해나가겠다”며 “경기도는 시스템에 의해서 움직이는 만큼 각 부서에서 잘 준비해줄 것”이라고 했다. 경기도 행정1부지사인 오 권한대행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사직을 사퇴하면서 지방자치법에 따라 이날부터 내년 7월 후임 지사가 취임할 때까지 경기도정을 이끌게 됐다. 오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현충탑 참배, 코로나19 중대본 회의 및 시군 부단체장 화상 회의,도의회 자치분권 정책 토론회에 참석하고 오후에는 경기대 기숙사에 설치된 생활치료센터를 점검했다.
  • 누구보다 치열했던 삶…‘허’스토리

    누구보다 치열했던 삶…‘허’스토리

    새달 4일 ‘세버그’ ‘빌리 홀리데이’ 인종 차별에 맞섰던 스타들의 실화 11일 다큐멘터리 ‘왕십리 김종분’ 노점 인생 애환 있는 그대로 담아혼란의 시대에 여성들이 발휘한 강렬한 힘은 역사에 다양한 방식으로 이정표를 남긴다. 세계적인 배우, 재즈의 상징, 그리고 열사의 어머니까지 치열하게 산 여성들의 삶을 조명한 영화들이 다음달 잇달아 개봉된다. 11월 4일 개봉하는 영화 ‘세버그’는 세계적인 스타였지만 미 연방수사국(FBI) 음모의 희생양이 된 영화배우 진 세버그의 이야기를 그린 실화 스릴러물이다. 세버그는 장뤼크 고다르 감독의 ‘네 멋대로 해라’(1959)로 할리우드 최고 배우로 자리매김한다. 그러나 1979년 프랑스 파리에서 돌연 숨진 채 발견됐다. 그의 죽음을 둘러싸고 여러 의혹이 제기됐지만, 진실이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다. 영화는 그가 생전에 흑인 인권 운동에 적극적으로 활동하면서 FBI의 표적이 됐던 시기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세버그는 FBI의 끈질긴 감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뜻을 끝까지 굽히지 않는다. 영화 ‘트와일라잇’ 시리즈로 익숙한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세버그를 맡아 열연한다.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음악가로 평가받는 빌리 홀리데이의 삶을 그린 ‘빌리 홀리데이’는 화려한 무대 뒷모습을 소환한다. 우리에게 ‘올 오브 미’, ‘솔리튜드’ 등의 노래로도 알려졌지만, 4일 개봉하는 영화는 1939년 발표한 곡 ‘스트레인지 푸르트’를 내세워 그의 삶을 풀어낸다. ‘타임’ 선정 20세기 최고의 명곡으로 불리는 이 노래는 고교 교사였던 에이블 미어로폴이 백인 구경꾼 무리에 빙 둘러싸여 나무에 매달린 두 흑인 남성의 사진을 보고 영감을 받아 썼다. FBI는 억압받는 흑인을 은유한 노래가 폭동을 선동한다는 이유로 홀리데이를 법정에 세운다. 그러나 홀리데이는 죽는 순간까지 이 노래를 지키기 위해 싸운다.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앤드라 데이가 홀리데이를 연기하고, 노래도 직접 부른다.11월 11일 개봉하는 ‘왕십리 김종분’은 고 김귀정 열사의 어머니이자 팔순의 노점상인 김종분씨의 50년 인생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투쟁 기록을 담은 ‘나쁜 나라’로 주목받은 김진열 감독의 여섯 번째 작품이다. 영화는 김씨가 작은딸 김귀정이 세 살 때 왕십리에 정착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인생의 굴곡을 좇아간다. 딸의 대학 진학에 기뻐한 것도 잠시 김귀정은 1991년 명지대 학생 강경대가 백골단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하자 이를 규탄하는 제3차 범국민대회를 참가했다가 경찰에 무차별 구타를 당해 숨졌다. 영화는 김씨의 노점 인생 애환을 있는 그대로 담았다. “어서 와, 뭐 줄까?”라고 말을 건네는 그의 말은 이웃에 대한 살뜰한 안부 인사이자 삶에 지친 모든 이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이기도 하다. 자식 먹이고 입히고 공부시키려고 시작한 일이지만, 자식 거둘 일 없어진 지금도 그는 왕십리 11번 출구를 지킨다. 딸을 잃은 길 위에서 옥수수를 삶고, 가래떡을 굽고, 깻잎을 개며 오늘을 사는 김씨의 삶에 아픈 우리 현대사를 아로새겼다.
  • 주유 대란·진열대 텅텅… 英, EU와의 이혼에 ‘불만의 겨울’ 오나

    주유 대란·진열대 텅텅… 英, EU와의 이혼에 ‘불만의 겨울’ 오나

    “영국은 5년 전 유럽연합(EU)을 떠나 우리 운명의 통제권을 되찾겠다는 중대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정부는 브렉시트(EU 탈퇴)를 완수했으며 우리의 자금, 법률, 국경, 영해를 되찾고 있습니다.” 지난 6월 23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가결 5주년을 맞아 발표한 성명에서 ‘더 나은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강한 톤으로 피력했다. 하지만 국민들의 상당수는 혜택에 대한 체감보다는 인력·물자 부족, 물가 상승, 실질소득 하락 등 브렉시트가 몰고 온 역풍에 직면해 있다. 영국의 자결권을 바탕으로 꿈꿨던 유토피아의 희망보다는 디스토피아의 우려가 스산한 그림자를 길게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에 걸쳐 영국 전역에서는 극심한 주유 대란이 빚어졌다. 수많은 주유소들이 기름 재고가 바닥나면서 영업 중단 간판을 내걸었다. 그러지 않은 주유소들은 밀려드는 차량들로 홍역을 치렀다. 슈퍼마켓 등 상점들도 물건이 채워지지 않아 진열대가 비어 있는 상태로 방치되는 경우가 속출했다. 트럭 운전기사의 부족으로 초래된 물자 수송난이 갈수록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사람들이 이른바 ‘패닉 바잉’(사재기와 같은 상황)에 나선 결과였다.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5위 경제를 자랑하는 영국이 절대적인 노동력 부족 상황에 내몰리게 된 것은 브렉시트와 코로나19가 한데 맞물렸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외국인이 대거 귀국한 상태에서 브렉시트로 입국 비자 발급이 제한되면서 유럽으로부터 인력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했다.영국은 2016년 6월 23일 실시한 국민투표에서 찬성 52%, 반대 48%로 EU 탈퇴를 결정했다. 이후 EU와 3년 반의 지루한 협상을 통해 지난해 1월 31일 브렉시트가 공식 발효됐다.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11개월의 전환 기간을 거쳐 올 1월 1일 완전한 브렉시트가 시작됐다. 영국의 노동력 부족은 물류 분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도축과 가공을 담당할 노동자들이 없어 시장에 육류 공급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 영국 전체 도축장 인력의 80%를 차지했던 동유럽 노동자들이 브렉시트와 코로나19 때문에 대거 자기 나라로 돌아간 탓이다. 도축·가공 인력 부족으로 전국적으로 평균 12만 마리의 돼지들이 출하되지 못한 채 농장에 발이 묶여 있다. 이러한 돼지들의 태반은 식용화되지 못하고 살처분 후 소각 또는 매립되고 있다. 사육농 단체인 전국돼지협회는 현 상황을 ‘20년 만에 닥친 최대 위기’로 보고 있다. 식품업체 스카티시F&D의 제임스 위더스 대표는 “노동력 부족은 유제품에서 해산물, 채소 가공에 이르기까지 식품 공급망의 전 분야에 걸쳐 타격을 주고 있다”며 “기업들은 가공·포장 직원과 운반 수단 부족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밝혔다. 대책을 요구하는 현장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영국 정부의 대응은 미온적이다. 당장 현실적인 해결책은 해외 인력 유입의 물꼬를 트는 것이지만, 이는 당초 브렉시트의 취지에 배치되는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도축·화물 운전 취업비자 완화로는 역부족 영국 정부는 EU 국가 화물트럭 운전자 5000명에게 취업비자를 내주고 하루 근무 허용 시간을 최장 9시간에서 11시간으로 늘리는 등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현장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루디 맥그리거 영국 상공회의소 의장은 “정부의 대응은 모닥불에 물 몇 방울 뿌리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공급망 문제와 에너지 가격 급등 등으로 민생경제에 총체적인 타격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식품 가격은 물론이고 난방·발전용 가스도 러시아산 공급 경색 등으로 가격이 급등했다.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은 올해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 2%의 두 배인 4%를 넘길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이미 지난 8월 영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3.2% 상승하며 1997년 1월 집계를 시작한 뒤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잉글랜드은행이 올 연말부터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는 최근 “물가 상승, 공급 부족, 통화 긴축 등으로 영국 국민들이 앞으로 몇 달 내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히 가계의 실질 가처분소득이 내년에 약 1.5% 줄어들면서 2011년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심리적 불안에 따른 대규모 물품 사재기와 이에 따른 공급 부족의 악순환은 영국 파운드화의 가치를 떨어뜨려 구매력을 더욱 약화시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 최대 이익단체인 영국산업연맹(CBI)의 캐런 빌리모리아 회장은 “현재 우려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불만의 겨울’이 다시 도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불만의 겨울이란 임금인상 제한 등 정부의 경제 정책에 반발해 노동조합들이 1978~1979년 겨울에 일으킨 대규모 총파업을 말한다.●“냉장고 1대 운반에 경비 25% 더 들어” 브렉시트는 무역 의존도가 높은 영국 기업들의 수출입 관련 부담도 크게 늘려 놓은 상태다. EU 탈퇴에 따라 절차가 복잡해졌고, 이 과정에서 비용이 더 발생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에서 영국으로 트럭 1대분의 냉장고를 운반할 경우 새로운 통관 절차와 까다로운 문서 규정 등으로 관련 경비가 브렉시트 이전보다 25%가량 더 든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블룸버그는 “존슨 총리가 이끄는 브렉시트 찬성론자들은 EU와의 이혼에 적응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줄은 알고 있었지만, 그 출발점에 코로나19 상황이 나타날 것이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산기는 물론이고 그로부터 회복되는 과정에서의 어려움도 한층 심각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 등으로 유럽에 트럭 운전사 40만명이 부족한 가운데 이 중 4분의1인 10만명이 영국의 부족분으로 추산되고 있다. 영국만의 더 큰 시련에 대해 EU 국가들은 대체로 자초한 일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경제부 장관은 최근 영국 BBC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도 물류 대란을 겪고 있지만 EU 단일시장 덕분에 인력 수급에 도움을 얻고 있다”며 “앞으로 세계 3대 경제권은 미국과 중국, 그리고 영국을 제외한 유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국가들 “英 자초… 경제대국 제외될 것” 그럼에도 영국 정부는 현재의 곤경을 EU와의 결별 이후 새로운 경제 모델이 생겨나는 과정의 ‘출산통’에 불과하다고 강변하고 있다. 존슨 총리는 주유 대란이 한창이던 지난 6일 맨체스터에서 열린 보수당 연례 전당대회에서 “영국이 브렉시트와 코로나19를 넘어 더 생산적이고 역동적인 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론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조사기관 유고브에 따르면 브렉시트에 대해 ‘잘못돼 가고 있다’는 응답 비율이 지난 6월 조사에서는 38%였지만 9월 조사에서는 53%로 절반을 넘었다. 이에 따라 존슨 정부가 현실의 벽을 인정하고 해외 인력 유입을 늘리는 등 조정에 나서는 것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14일 외국인 돼지 도축 인력 800명을 크리스마스 이전에 입국시키기 위해 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하기로 한 것은 그러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 점심시간 카드 먹통에 ‘발동동’… 중간고사 보다가 ‘멘붕’

    점심시간 카드 먹통에 ‘발동동’… 중간고사 보다가 ‘멘붕’

    대한민국이 멈췄다. 대형 3사 통신사 가운데 한 곳의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1시간 25분 동안 먹통이 됐을 뿐인데, 우리 사회는 꼼짝없이 ‘잠시 멈춤’을 당했다. 지난해 2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비대면이 기본인 생활이 1년 8개월째 계속되면서 통신 의존이 절대적으로 커진 탓이다. 관공서와 학교, 기업, 개인까지 네트워크 장애의 파급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25일 오전 11시 20분쯤 KT 인터넷 서비스에 1시간 25분가량 접속 장애가 발생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서비스는 이날 정오를 기점으로 대부분 정상을 회복했지만 일부 지역에선 복구가 좀더 늦어졌다. KT는 초기엔 디도스 공격을 서비스 장애의 원인으로 발표했지만, 2시간여 만에 설정 오류에 따른 장애라고 입장을 바꿨다. KT는 이날 2차 공지에서 “초기에는 통신량 과부하가 발생해 디도스로 추정했으나 면밀히 확인한 결과 라우팅(네트워크 경로 설정) 오류를 원인으로 파악했다”며 “정부와 함께 더 구체적으로 사안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소상공인들은 카드 거래가 중단되는 피해를 겪었다. 특히 KT는 자영업자에게 저렴한 요금으로 결제 시스템과 무선 인터넷, 폐쇄회로(CC)TV 등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고 있어 피해가 더 컸다. 이날 서울 중구의 한 대형 카페는 오전 11시 20분쯤부터 카드 결제가 되지 않아 혼란을 겪었다. 원인을 모르는 직원들은 주문하려는 손님들에게 “결제가 되지 않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양해를 구하며 진땀을 흘렸다. 일부 시민들은 “현금 결제는 가능하다”는 직원의 안내에 “요즘 누가 현금을 들고 다니냐”며 가게를 나가기도 했다. 카드사 역시 결제가 되지 않아 고객의 항의성 전화가 빗발쳤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KT 인터넷 장애가 발생한 시간대에 평소보다 카드 승인이 35~40% 정도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점심시간 식당가에는 QR체크인 기기가 작동하지 않아 손님들이 긴 줄을 서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 앱도 일시적으로 먹통이 됐다. 점심시간을 앞두고 배달 앱 접속이 되지 않아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재택근무를 적극적으로 장려한 기업도 업무 차질을 피하지 못했다. KT 결합 상품을 이용하는 직장인 이모(32)씨는 “카카오톡으로 업무 관련 대화를 하던 중 갑자기 데이터 통신이 끊겨 당황스러웠다”면서 “급히 전화를 걸었지만 이조차도 4초 단위로 끊겨 전화를 여섯 번이나 다시 걸었다”고 말했다. 한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박모(32)씨는 “오전 중 반드시 마쳐야 하는 일이 있었는데 인터넷이 끊겨 업무를 보지 못했다”며 “다행히 점심시간 이후 해결했지만 머리가 하얘졌었다”고 했다. 비대면 강의가 대중화된 교육 현장에서도 혼란이 빚어졌다. KT 통신망을 이용하는 가정 학생들의 원격수업 플랫폼 접속이 끊기는 사례가 속출했다. 교육부의 원격수업 플랫폼인 이(e)학습터를 운영하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콜센터에 “접속 오류가 발생했다”는 학생들의 신고가 34건 접수됐다. KT 통신망을 사용하는 전국 12개 교육청 7742개 학교와 유치원, 기관에서 인터넷 이용에 불편을 겪었다. 중간고사 기간 중인 대학 사정도 비슷했다. 서울의 한 대학교수는 “정오부터 온라인 중간고사가 시작될 예정이었는데 오전 11시 10분쯤부터 학교 내부 인터넷망(인트라넷) 접속이 안 됐다. 이러다가 시험을 못 보면 어떻게 하나 하고 노심초사했다”며 “온라인 실시간 강의를 듣거나 제한된 시간에 객관식 문제를 푸는 중간고사를 치른 학생들은 피해가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면 경기로 진행된 스포츠도 중단됐다. 한국과 중국에서 각각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2021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8강전이 KT 인터넷 장애로 열리지 못해 결국 다음날로 연기됐다. 일선 병·의원과 약국은 진료와 수납 등에 불편을 겪었다. 환자가 건강보험에 가입돼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하는데 인터넷 장애로 불가능해지면서 진료 접수부터 혼란을 겪었다. 한 병원 관계자는 “환자에게 다음 진료 때 이번에 못 낸 진료비까지 납부해 달라고 부탁하는 방식으로 진료를 진행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사건팀 종합
  • 점심시간 카드 먹통에 ‘발동동’… 중간고사 보다가 ‘멘붕’

    점심시간 카드 먹통에 ‘발동동’… 중간고사 보다가 ‘멘붕’

    대한민국이 멈췄다. 대형 3사 통신사 가운데 한 곳의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1시간 25분 동안 먹통이 됐을 뿐인데, 우리 사회는 꼼짝없이 ‘잠시 멈춤’을 당했다. 지난해 2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비대면이 기본인 생활이 1년 8개월째 계속되면서 통신 의존이 절대적으로 커진 탓이다. 관공서와 학교, 기업, 개인까지 네트워크 장애의 파급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25일 오전 11시 20분쯤 KT 인터넷 서비스에 1시간 25분가량 접속 장애가 발생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서비스는 이날 정오를 기점으로 대부분 정상을 회복했지만 일부 지역에선 복구가 좀더 늦어졌다. KT는 초기엔 디도스 공격을 서비스 장애의 원인으로 발표했지만, 2시간여 만에 설정 오류에 따른 장애라고 입장을 바꿨다. KT는 이날 2차 공지에서 “초기에는 통신량 과부하가 발생해 디도스로 추정했으나 면밀히 확인한 결과 라우팅(네트워크 경로 설정) 오류를 원인으로 파악했다”며 “정부와 함께 더 구체적으로 사안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소상공인들은 카드 거래가 중단되는 피해를 겪었다. 특히 KT는 자영업자에게 저렴한 요금으로 결제 시스템과 무선 인터넷, 폐쇄회로(CC)TV 등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고 있어 피해가 더 컸다. 이날 서울 중구의 한 대형 카페는 오전 11시 20분쯤부터 카드 결제가 되지 않아 혼란을 겪었다. 원인을 모르는 직원들은 주문하려는 손님들에게 “결제가 되지 않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양해를 구하며 진땀을 흘렸다. 일부 시민들은 “현금 결제는 가능하다”는 직원의 안내에 “요즘 누가 현금을 들고 다니냐”며 가게를 나가기도 했다. 카드사 역시 결제가 되지 않아 고객의 항의성 전화가 빗발쳤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KT 인터넷 장애가 발생한 시간대에 평소보다 카드 승인이 35~40% 정도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점심시간 식당가에는 QR체크인 기기가 작동하지 않아 손님들이 긴 줄을 서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 앱도 일시적으로 먹통이 됐다. 점심시간을 앞두고 배달 앱 접속이 되지 않아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재택근무를 적극적으로 장려한 기업도 업무 차질을 피하지 못했다. KT 결합 상품을 이용하는 직장인 이모(32)씨는 “카카오톡으로 업무 관련 대화를 하던 중 갑자기 데이터 통신이 끊겨 당황스러웠다”면서 “급히 전화를 걸었지만 이조차도 4초 단위로 끊겨 전화를 여섯 번이나 다시 걸었다”고 말했다. 한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박모(32)씨는 “오전 중 반드시 마쳐야 하는 일이 있었는데 인터넷이 끊겨 업무를 보지 못했다”며 “다행히 점심시간 이후 해결했지만 머리가 하얘졌었다”고 했다. 비대면 강의가 대중화된 교육 현장에서도 혼란이 빚어졌다. KT 통신망을 이용하는 가정 학생들의 원격수업 플랫폼 접속이 끊기는 사례가 속출했다. 교육부의 원격수업 플랫폼인 이(e)학습터를 운영하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콜센터에 “접속 오류가 발생했다”는 학생들의 신고가 34건 접수됐다. KT 통신망을 사용하는 전국 12개 교육청 7742개 학교와 유치원, 기관에서 인터넷 이용에 불편을 겪었다. 중간고사 기간 중인 대학 사정도 비슷했다. 서울의 한 대학교수는 “정오부터 온라인 중간고사가 시작될 예정이었는데 오전 11시 10분쯤부터 학교 내부 인터넷망(인트라넷) 접속이 안 됐다. 이러다가 시험을 못 보면 어떻게 하나 하고 노심초사했다”며 “온라인 실시간 강의를 듣거나 제한된 시간에 객관식 문제를 푸는 중간고사를 치른 학생들은 피해가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면 경기로 진행된 스포츠도 중단됐다. 한국과 중국에서 각각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2021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8강전이 KT 인터넷 장애로 열리지 못해 결국 다음날로 연기됐다. 일선 병·의원과 약국은 진료와 수납 등에 불편을 겪었다. 환자가 건강보험에 가입돼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하는데 인터넷 장애로 불가능해지면서 진료 접수부터 혼란을 겪었다. 한 병원 관계자는 “환자에게 다음 진료 때 이번에 못 낸 진료비까지 납부해 달라고 부탁하는 방식으로 진료를 진행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 언택트 시대, 멈춰버린 1시간 25분… KT망 장애 대혼란

    언택트 시대, 멈춰버린 1시간 25분… KT망 장애 대혼란

    대한민국이 멈췄다. 대형 3사 통신사 가운데 한 곳의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1시간 25분 동안 먹통이 됐을 뿐인데, 우리 사회는 꼼짝없이 ‘잠시 멈춤’을 당했다. 지난해 2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비대면이 기본인 생활이 1년 8개월째 계속되면서 통신 의존이 절대적으로 커진 탓이다. 관공서와 학교, 기업, 개인까지 네트워크 장애의 파급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25일 오전 11시 20분쯤 KT 인터넷 서비스에 1시간 25분가량 접속 장애가 발생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서비스는 이날 정오를 기점으로 대부분 정상을 회복했지만 일부 지역에선 복구가 좀더 늦어졌다. KT는 초기엔 디도스 공격을 서비스 장애의 원인으로 발표했지만, 2시간여 만에 설정 오류에 따른 장애라고 입장을 바꿨다. KT는 이날 2차 공지에서 “초기에는 통신량 과부하가 발생해 디도스로 추정했으나 면밀히 확인한 결과 라우팅(네트워크 경로 설정) 오류를 원인으로 파악했다”며 “정부와 함께 더 구체적으로 사안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소상공인들은 카드 거래가 중단되는 피해를 겪었다. 특히 KT는 자영업자에게 저렴한 요금으로 결제 시스템과 무선 인터넷, 폐쇄회로(CC)TV 등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고 있어 피해가 더 컸다. 이날 서울 중구의 한 대형 카페는 오전 11시 20분쯤부터 카드 결제가 되지 않아 혼란을 겪었다. 원인을 모르는 직원들은 주문하려는 손님들에게 “결제가 되지 않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양해를 구하며 진땀을 흘렸다. 일부 시민들은 “현금 결제는 가능하다”는 직원의 안내에 “요즘 누가 현금을 들고 다니냐”며 가게를 나가기도 했다. 카드사 역시 결제가 되지 않아 고객의 항의성 전화가 빗발쳤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KT 인터넷 장애가 발생한 시간대에 평소보다 카드 승인이 35~40% 정도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점심시간 식당가에는 QR체크인 기기가 작동하지 않아 손님들이 긴 줄을 서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 앱도 일시적으로 먹통이 됐다. 점심시간을 앞두고 배달 앱 접속이 되지 않아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재택근무를 적극적으로 장려한 기업도 업무 차질을 피하지 못했다. KT 결합 상품을 이용하는 직장인 이모(32)씨는 “카카오톡으로 업무 관련 대화를 하던 중 갑자기 데이터 통신이 끊겨 당황스러웠다”면서 “급히 전화를 걸었지만 이조차도 4초 단위로 끊겨 전화를 여섯 번이나 다시 걸었다”고 말했다. 한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박모(32)씨는 “오전 중 반드시 마쳐야 하는 일이 있었는데 인터넷이 끊겨 업무를 보지 못했다”며 “다행히 점심시간 이후 해결했지만 머리가 하얘졌었다”고 했다. 비대면 강의가 대중화된 교육 현장에서도 혼란이 빚어졌다. KT 통신망을 이용하는 가정 학생들의 원격수업 플랫폼 접속이 끊기는 사례가 속출했다. 교육부의 원격수업 플랫폼인 이(e)학습터를 운영하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콜센터에 “접속 오류가 발생했다”는 학생들의 신고가 34건 접수됐다. KT 통신망을 사용하는 전국 12개 교육청 7742개 학교와 유치원, 기관에서 인터넷 이용에 불편을 겪었다. 중간고사 기간 중인 대학 사정도 비슷했다. 서울의 한 대학교수는 “정오부터 온라인 중간고사가 시작될 예정이었는데 오전 11시 10분쯤부터 학교 내부 인터넷망(인트라넷) 접속이 안 됐다. 이러다가 시험을 못 보면 어떻게 하나 하고 노심초사했다”며 “온라인 실시간 강의를 듣거나 제한된 시간에 객관식 문제를 푸는 중간고사를 치른 학생들은 피해가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면 경기로 진행된 스포츠도 중단됐다. 한국과 중국에서 각각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2021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8강전이 KT 인터넷 장애로 열리지 못해 결국 다음날로 연기됐다. 일선 병·의원과 약국은 진료와 수납 등에 불편을 겪었다. 환자가 건강보험에 가입돼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하는데 인터넷 장애로 불가능해지면서 진료 접수부터 혼란을 겪었다. 한 병원 관계자는 “환자에게 다음 진료 때 이번에 못 낸 진료비까지 납부해 달라고 부탁하는 방식으로 진료를 진행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사건팀 종합
  • 경찰 “KT 장애, 범죄 혐의점 못찾았다”…‘내부 오류’ 잠정 결론(종합)

    경찰 “KT 장애, 범죄 혐의점 못찾았다”…‘내부 오류’ 잠정 결론(종합)

    사이버테러팀 KT 본사에 급파해 조사경찰 “범죄 혐의점 찾지 못해” 밝혀 경찰이 25일 발생한 KT 네트워크 장애와 관련해 원인 등을 조사한 결과 별다른 범죄 혐의점이 나오지 않아 KT 내부 오류로 인한 장애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성남시 KT 분당 본사와 과천시 상황센터에 사이버테러 1개 팀 5명을 보내 KT 관계자와 면담하고 네트워크 관련 자료를 살펴본 결과 범죄 혐의점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인터넷진흥원 등 관계 기관과 함께 진행됐다. 경찰은 KT 측이 스스로 밝힌 라우팅(네트워크 경로설정) 오류를 원인으로 잠정 결론 내리고 보다 자세한 원인 파악을 위해 추후 관계 기관들과 합동 조사를 추가 진행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내사 중으로 아직 범죄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후 이어질 합동 조사에서 범죄 혐의점이 나오면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11시쯤부터 KT의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에 1시간가량 장애가 발생해 큰 혼란을 빚었다. 인터넷 검색부터 증권거래시스템, 상점의 결제시스템, 기업 업무시스템 등 KT 인터넷 전반에 걸쳐 서비스가 불통됐다. 일부 가입자는 일반 전화통화도 되지 않는 등 장애가 확산했다. 이날 정오쯤 대부분 인터넷 서비스가 정상을 찾았지만, 일부 지역에선 복구가 좀 더 늦어졌다. KT는 사태 초기에 디도스 공격을 원인으로 지목했다가 2시간여 만에 설정 오류에 따른 장애라고 입장을 정정했다. KT는 “초기에는 트래픽 과부하가 발생해 디도스로 추정했으나, 면밀히 확인한 결과 라우팅 오류를 원인으로 파악했다”며 “정부와 함께 더욱 구체적인 사안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또 “통신 장애로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번 사고는 2018년 11월 24일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에 이어 약 3년 만에 발생한 대규모 네트워크 사고다. 특히 특정 지역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먹통 사태를 일으킨데다가, 물리적 사고가 아니라 라우팅 오류에 따른 ‘인재’라는 점에서 관리 부실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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