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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부 대책발표 4개월 만에…6월 수능모평 또 ‘오류’

    교육부 대책발표 4개월 만에…6월 수능모평 또 ‘오류’

    지난 9일 치른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6월 모의평가 지구과학Ⅱ 과목의 14번 문항이 ‘모두 정답’ 처리된다. 지난해 치른 수능 생명과학Ⅱ 과목의 문항 오류에 대해 지난 2월 대책을 내놨지만, 여전히 오류를 잡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6월 모의평가에 대한 이의신청을 검토해 21일 정답을 확정·발표한다고 밝혔다. 평가원 홈페이지에서 접수한 이의신청은 모두 68건으로, 문제 및 정답과 관련 없는 의견 개진, 취소, 중복 등을 제외한 실제 심사 대상은 31개 문항 49건이었다. 평가원은 관련 학회 자문, 이의심사실무위원회와 이의심사위원회의 심사 등을 거쳐 31개 문항 중 30개 문항에 대해 ‘문제 및 정답에 이상 없음’으로 판정했다. 다만 지구과학Ⅱ 과목 14번 문항은 ‘정답 없음’으로 판정했다. 이 문항은 해파가 심해파에서 천해파로 전이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바르게 설명한 보기를 고르도록 했다. 그러나 선택지 ‘ㄱ’과 ‘ㄷ’은 거짓이며 참은 ‘ㄴ’뿐이다. ‘ㄴ’만 있는 선택지가 없어 오류라는 지적이 나왔다. 평가원은 이의 신청 이후 이의신청 모니터링 위원 3명이 모두 중대 사안으로 분류했고, 이후 전문 학회 3곳과 외부 전문가 5인의 자문을 받았다. 이의심사실무위원회가 학회 자문 의견 및 외부 전문가 자문 의견을 바탕으로 논의 끝에 ‘정답 없음’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평가원은 문항 오류에 대해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출제 과정을 면밀하게 분석해 출제 단계마다 학문적 엄밀성과 문항의 완성도를 점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치른 수능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에 대해 수능 직후 오류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평가원이 이의를 받아들이지 않아 논란을 불렀다. 급기야 수험생들이 소송을 제기하고 서울행정법원이 생명과학Ⅱ 과목 20번의 정답 확정을 정지시키면서 극심한 혼란을 빚었다. 교육부는 이를 보완하고자 지난 2월 검증절차를 강화한 ‘수능 출제 및 이의심사 제도 개선방안 시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4개월 만에 또다시 오류를 잡지 못해 또다시 고개를 숙이게 됐다.
  • [열린세상] 60년 전에 이룬 통일, 왜 또 이루려는가/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열린세상] 60년 전에 이룬 통일, 왜 또 이루려는가/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지난 4월, 뉴스를 검색하다가 한 기사의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전 국민 1~2살 어려진다’. 이게 무슨 소린가 하고 기사를 읽어 보았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공약 중 하나였던 만 나이 통일 방안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는 내용이었다. 이후에도 관련 기사가 한 달에 한 번꼴로 이어졌다. 지난달에는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이 ‘만 나이 통일’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는 보도가 있었고, 지난 17일에는 만 나이 통일 관련 행정기본법 개정 추진 상황이 법제처의 올해 첫 국가행정법제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다루어졌다는 뉴스가 나왔다. 하지만 놀랍게도 ‘만 나이 통일’을 알리는 기사는 이미 60년 전에도 있었다. 심지어 경향신문 1961년 12월 29일 자의 제목은 ‘새해부터…나이를 만으로 통일’이었다. 그 이듬해 1월 3일 조선일보 가십 기사에는 바뀐 나이 셈법에 대한 풍경을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한 살 젊어진 것이 모두 무척 즐거운 모양이니 누가 고안했는지 모르나 연령을 만으로 계산하라고 영을 내린 사람은 새해 복 많이 탈 사람임에 틀림없다.’ 60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만 나이 통일로 나이가 젊어진 것, 젊어질 것을 기뻐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60년 전 이미 통일된 것을 다시 통일하자고 하니 말이다. 더 이상한 것은 온 국민에게 어려지는 기쁨을 주었던 만 나이 통일이 왜 60년 동안 이루어지지 못했을까 하는 것이다. 그 실마리를 던져 주는 두 가지 사실이 있다. 첫째, 전 세계에서 세는나이를 사용하는 곳은 한반도 전역뿐이라는 사실이다. 동아시아 한자문화권의 오랜 전통이던 세는나이는 서양력이 들어오면서 한반도 이외의 지역에서 모두 사라졌다. 심지어 종주국인 중국에서조차 세는나이는 사라지고 만 나이만 사용되고 있다. 둘째, 남과 북이 모두 만 나이 통일이라는 정부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일상생활에서는 세는나이가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놀라운 것은 1986년 김일성이 만 나이 통일을 지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북쪽의 일상에서 여전히 세는나이가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바로 언어 때문이다. 한국어의 작동 방식이 바뀌지 않는 한, 남북 모두 세는나이를 일상에서 사용하지 않기는 어렵다. 한국어는 높임법이 발달한 언어이고 공손성의 이유로 2인칭 대명사의 사용을 꺼리는 몇 안 되는 언어, 즉 ‘너를 너라고 부를 수 없는 언어’다. 말을 하려면 존댓말을 할지 반말을 할지를 결정해야 하고 ‘너’ 대신 상대를 부를 말, 즉 호칭어가 필요한 것이 한국어의 특징이다. 높임법의 결정과 호칭어의 선택에서 상대와 나와의 나이 차이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그러니 그 나이 차이는 일정하게 유지될 필요가 있다. 오늘은 동갑이다가 내일은 차이가 나면 말이 달라져야 하니 불편하다. 모든 사람이 함께 나이를 먹는 세는나이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법적 나이, 즉 만 나이가 필요한 상황은 매우 드물고 비일상적이다. 반면에 세는나이는 매일매일의 일상이다. 그러니 정부는 ‘만 나이 통일’을 두 번이나 선언할 게 아니라 일상의 세는나이를 인정하고 시민의 불편을 줄일 방법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 예를 들어 문서에 나이를 쓰게 해 시민들을 혼란스럽게 할 게 아니라 생년월일과 문서작성 날짜를 적게 해 자동으로 만 나이가 계산되도록 하는 것처럼 말이다. 교육과 홍보를 통해 공적으로는 법의 공평한 적용을 위해 생년월일에 의한 만 나이가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시키면 된다. 서양력으로 날짜 기준이 통일돼 있고 생년월일이 주민등록법에 의해 관리되고 있는 나라에서 정부가 만 나이 통일을 두 번이나 선언하는 것은 자국어와 자국 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과 행정편의주의적 관점이다. 언어는 이렇게 인간의 모든 것에 대한 모든 것이다.
  • “주권·영토 완전한 ‘국가의 꿈’ 상실… 평화체제 만들 호기, 中 활용을” [평화연구소의 창]

    “주권·영토 완전한 ‘국가의 꿈’ 상실… 평화체제 만들 호기, 中 활용을” [평화연구소의 창]

    中 수세·방어적 구상이 동북공정일부 보수주의자 중국 혐오 활용진보 무관심… ‘짱깨주의’ 탄생 배경 中 당-국가 체제 효율성 인정할 때분노는 외교 도움 안 돼… 냉정 필요 20대 청년 ‘민족의 꿈’ 사라져 위기文 전 대통령 서평 기뻐… 비난 과도 中 담론 혐오 치닫는데 진보 ‘침묵’글로벌 체제 속 주권 대안 고민을“우리는 어느 순간 국가의 꿈이라는 것을 상실해 버리지 않았나 생각한다. 국가의 꿈과 관련해 늘 염두에 두는 것이 근대의 완성이다. 주권이 완전해져야 되고, 영토가 완전해져야 된다. 각자 다르게 판단할 수 있는데 불완전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올해 상반기 가장 솔직하고 용감한 저작이라 할 수 있는 ‘짱깨주의의 탄생’을 집필한 김희교(60) 광운대 동북아문화산업학부 교수를 20일 연구실에서 만났다. 미중 충돌 시기 한국의 안보적 보수주의가 중국을 바라보는 독특한 시각, 신식민주의와 유사인종주의가 결합된 한국의 특수한 중국 인식체계를 짱깨주의로 규정했다. 중국 혐오가 일상이 돼 버린 우리의 삶을 돌아보자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김 교수는 연세대 사학과에서 석사 학위까지 받고 1992년 한중 수교 이듬해 상하이로 건너가 푸단(復旦)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수교 30주년의 의의와 성과, 미중 충돌 국면에 우리의 나아갈 길, 두 나라 국민들의 혐오 감정을 해소하는 복안 등에 대해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韓, 특수한 中 인식체계가 ‘짱깨주의’ -동북공정 때도 심한 공격을 받았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현실에 대해서 말하는 식자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의 앞잡이’ 같은 말은 기본적으로 혐오적 표현이다. 혐오 사회로 나아가지 않도록 모두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이다. 동북공정에 대한 평가는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저는 중국 정부가 수세적, 방어적으로 구상한 정책이었다고 판단한다. 북한이 붕괴되면 중국이 접수하려고 미리 정비한다는 것이 주류의 판단이었는데 전 그렇게 볼 일이 아니라고 봤다. 중국 역시 북한이 붕괴되는 상황을 상당히 두려워하고 심각한 문제라고 본다. 30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크게 성장한 나라라 쓸데없는 분쟁에 휘말리는 일을 꺼린다. 지금 이대로 가는 것이 가장 좋은데 붕괴된 북한을 영토에 편입시키는 시나리오는 결코 합리적이지 않다고 본 것이다. 그런 입장은 여전하다.” -그러면 짱깨주의는 어떻게 생겨난 것인가. “갑자기 부상한 강대국에 경계심을 갖고, 가난하고 경쟁력도 없어 보이던 나라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우리 시장을 넘보니 자연스레 반감, 질시, 위협 같은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외교는 분노나 혐오로 해결되지 않는다. 내가 주목한 것은 세계질서의 동요가 가져온 우리의 대응 방식이다. 안타깝게도 일부 보수주의자들은 중국 봉쇄 정책에 동조했고, 중국 혐오를 활용했다. 진보진영은 이런 현상에 무관심했다. 이런 현상을 그렇게 이름 붙였다.” -중국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미래를 위한 고민은 어떤 식으로 결정되는지. “중국은 러시아, 인도와 거의 같은 경제적 수준에서 출발했는데 지금은 격차가 상당하다. 중국 당·국가 체제의 효율성을 인정해야 할 때라고 본다. 저 역시 공산당의 운영 메커니즘을 파악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한국에서 가졌던 인식보다 훨씬 수평적 대화와 의사결정을 하는 체계더라. 당시는 일주일에 한 번, 금요일 오후에 문 걸어 잠그고 토론했다. 우리처럼 위계질서가 있어 윗사람이 정리하고 그러지 않고 정말 난상토론을 벌인다. 생각보다 실무자 권한이 굉장히 크다.” -우리의 문제는 무엇인가. “두 얼굴이 있다. 방탄소년단(BTS)의 나라다. 글로벌 경제체제 아래 문화산업이 뿌리를 내려 BTS란 자랑거리가 나왔다. 더욱 좋아 보이는 것이 메시지다. 대한민국이 할 수 있는 중요한 메시지, 인종이나 국경, 계층이나 남녀 차이를 넘어 하나가 되자는 것이다. 글로벌 경제체제가 만들어 준 힘이다. 반면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이자 민낯인데 적대적 진영체제를 구축하고 짱깨주의와 같은 혐오로 이웃을 대하려는 경향이 있다.” -수교가 한반도 관리에 어떤 역할을 했나. “시장과 자원을 가까운 거리에서 얻게 됐다. 적대적 진영체제를 허물기도 했다. 노태우 정부가 아주 짧은 시간에 해냈다. 미국은 중국과 수교하는 데 7년이 걸렸다. 현 정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도 다자주의, 다원주의 그리고 평화체제에 있다고 믿는다. 싸우지 않고, 적대 진영을 만들지 않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국내 일부 진보주의자들은 수교를 앞두고 또 다른 예속과 종속을 낳지 않을까, 우리 농업이 붕괴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는 괜찮은 결과로 나타났다. 그 메커니즘에 편승해 우리도 성장했고, G20에 들었고, 국력은 12위쯤, 국방은 6위쯤 됐다.” ●싸우지 않고 적대 진영 안 만들어야 -독자들에게 당부한다면. “국가 간 체제에 있어 호기라고 말하고 싶다. 평화체제를 만들기 좋은 때다. 우리 국력도 컸고 미국은 힘이 빠져 있고 중국은 부상했지만 힘을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며 일본은 약해져 있다. 통일은 아니더라도 평화체제를 구축해 소통하면 대한민국의 국력이 강성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오고 있다. 중국을 얘기하면 분노와 혐오부터 나오는데 외교나 국가 간 체제에서는 정말 도움이 안 되니 냉정해지자고 부탁드리고 싶다.” -견디기 힘든 공격을 받을 텐데 문재인 전 대통령이 추천해 화제가 됐다. “친중(親中)이란 소리 듣기 싫어 졸업 후에는 중국과 인맥 쌓는 일을 하지 않았다. 은사들 빼고는 중국에 아는 사람도 없다. 스스로 평화체제주의자라고 생각하고 학문하는 목적도 그에 두고 있다. 그러기 위해 중국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고민한다. 문 전 대통령은 학자가 경험하지 못하는 일들을 겪어 봤다. 이론으로 평화체제를 접근하는 사람으로서 실행해 본 분이 책을 추천한 것이라 기쁘고 즐겁다. 다만 내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덧붙였는데 겉치레 말은 아닐 것이다. 학자들은 원론을 얘기하고 냉정하게 개념화하지만 정치인들은 협상도 하고 타협도 하고 두루뭉술하게 표현한다. 제 책의 한계를 갖고 문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분도 있는데 지나치다고 본다.” -구부러진 것을 펴기 위해 휜다는 비판도 있다. “그런 면이 없지 않다. 왜 굳이 짱깨주의란 개념을 만들었느냐면 중국 혐오가 깊어지게 만드는 데 기여하는 ‘지식의 지정학’ 얘기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중국 나쁘다, 문제 있다 이런 얘기는 수도 없이 하고 있다. 그래서 내가 욕을 먹더라도 ‘중국은 실제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어’, ‘이런 측면도 있어’라고 꼭 얘기해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현재 진보는 내부의 민주만 관심 -진보 진영에 대한 비판이 특히 더 뼈아플 것 같다. “중국 담론이 혐오로 치닫는 데 그들의 침묵이 큰 영향을 미쳤다. 어떤 분들은 ‘걔 몸값만 올려줘’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다 떠나 제가 제기한 문제에 대해 한 번만 고민해 주었으면 좋겠다. 제가 제기한 문제들은 근본적인 큰 틀을 다루는 문제여서 답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진보 진영이 그런 점을 고민해야 할 위기의 시기라고 본다. 학자들이 제대로 된 주장을 펼치지 않는 것이 우리 사회의 비극이라고 생각한다. 샌프란시스코 시스템과 키신저 시스템이 충돌해 안미경중이 흔들리는 것이다. 지금 보수 일각에서 안미경세로 가자는데 진보 진영은 입을 다물고 있다. 얘기해야 한다. 1970년대나 80년대의 논리나 생각들을 갖고 진보·보수, 좌·우로 싸우는 것은 이 체제가 굉장히 흔들리는 시점에 도무지 대안이 되지 못한다.” -두 나라 국민들의 혐중, 혐한 정서를 누그러뜨리는 대안이 있을까. “주권이 완전해져야 되고, 영토가 완전해져야 된다. 각자 다르게 판단할 수 있지만 불완전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대중들도 그렇고 이 꿈을 꾸는 이들이 많아져야 하는데 현재 진보는 우리 내부의 민주에만 관심을 갖고 국가 간, 글로벌 시스템 속에서의 주권 문제에 대한 관심을 잊어버렸다. 미국의 어떤 학자는 앞으로 10년 정도는 여전히 삐걱대고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했다. 그 기간이 기회의 시간이다. 상대 진영의 약점을 트집잡거나 혐오를 부추기는 것에서 빠져나와 위기의 시대를 넘어설 대안에 좀더 집중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우리 20대 청년들이 국가와 민족의 미래에 대한 꿈, 믿음이 사라진 것도 큰 문제이고, 굉장히 심각하다. 좌우와 진영을 떠나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 인플레에 의회 100석 날아갔다… ‘20년 만의 여소야대’ 몰린 마크롱

    인플레에 의회 100석 날아갔다… ‘20년 만의 여소야대’ 몰린 마크롱

    “EU 리더십 찾다 국내 경제 놓쳐”범여권 총 577석 중 245석 그쳐좌파연합 131석…극우도 89석재선 두 달 만에 국정 운영 난항에마뉘엘 마크롱(44) 프랑스 대통령이 이끄는 범여권이 프랑스 총선(의회선거)에서 과반 의석을 얻는 데 실패했다.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사’를 자처하며 유럽연합(EU) 내 리더십 증명에만 매달리느라 정작 국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탓이다. 프랑스 집권여당이 하원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한 것은 20년 만이다. 외신들은 이번 총선 실패를 “참담한 패배”, “지진” 등으로 표현했다. 프랑스 내무부는 19일(현지시간) 하원 결선투표 집계 결과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르네상스당을 포함한 중도 범여권 연합 ‘앙상블’이 전체 577석 중 245석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전 대비 100석이나 줄었다. 정당별 의석수로는 1위이지만, 하원 의석의 과반인 289석에서 44석이 모자라 단독 법안 처리는 불가능하다. 5년 전 만 39세의 나이로 프랑스 ‘역대 최연소’ 대통령이 된 뒤 지난 4월 ‘20년 만의 재선’ 대통령이란 타이틀까지 얻었던 마크롱 대통령은 ‘20년 만에 첫 과반 확보에 실패한 대통령’이란 불명예를 안게 됐다.그는 총선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전 등으로 국제 정세가 혼란스러울 때 극우나 극좌의 득세가 해롭다고 강조했으나 이 같은 메시지는 통하지 않았다. 좌파 장뤼크 멜랑숑(70)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대표가 이끄는 좌파연합 ‘뉘프’(NUPES)가 131석을 얻어 제1야당으로 올라섰다. 극우 간판 정치인 마린 르펜 대표가 이끄는 국민연합(RN)도 역대 최고 성적(89석)을 냈다. 중도우파인 공화당(LR)도 61석을 차지하며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총선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외교 문제에서 ‘먹고사니즘’ 문제로 프랑스인들의 관심이 이동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쟁 여파로 인한 에너지, 식품 가격 상승이 마크롱에게 타격이 됐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마크롱 대통령은 선거에서 손을 뗀 것처럼 보였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려는 외교적 역할에 더 몰두해 있는 것처럼 비쳤다”고 꼬집었다. 이번 선거 패배로 재선 두 달 만에 의회 주도권을 상실한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2기 국정 운영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그간 언론에서 그리스 로마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왕 ‘유피테르’(제우스)로 불릴 만큼 권한을 내세우고 야권 등 파트너들과 소통하지 않던 그가 앞으로 감세, 은퇴연령 상향 등을 놓고 야당과 어떻게 협력할지가 관건이다. AFP통신은 프랑스 정치가 혼돈에 빠져 입법 활동 마비와 무질서한 합종연횡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르피가로는 마크롱 대통령의 새 임기가 ‘사산아’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옐런 부정하지만… 美 경제학자들 “1년 내 경기침체 온다” 경고

    옐런 부정하지만… 美 경제학자들 “1년 내 경기침체 온다” 경고

    미국 고위 경제관료들이 잇달아 ‘경기침체 불가피론’을 부정하고 있지만 미 경제학자들은 경기침체를 기정사실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 포인트 인상) 직후인 지난 16~17일(현지시간) 이코노미스트 53명에게 ‘향후 1년 안에 경기침체가 올 확률’을 물은 결과 평균 44%로 집계됐다고 19일 보도했다. 이는 과거 경기침체를 맞기 직전과 비교할 때 크게 높은 수치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12월에는 38%, 코로나19 직전인 2020년 2월에는 26%였다. 약 1년 전인 지난해 7월(12%)과 비교하면 3배가 훌쩍 넘는다. 각종 경제지표에 나타난 경제 여건도 팍팍하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8.6%로 2007년 12월(4.1%)과 2020년 2월(2.3%)에 비해 크게 높았다. 소비심리도 역대 최악으로 얼어붙은 상태다. 지난달 실업률은 3.6%로 다소 안정적이나 2020년 2월 실업률도 3.5%에 불과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원자재 가격 쇼크 및 글로벌 공급망 혼란 등으로 초래된 인플레이션 심화, 이를 막기 위한 가파른 긴축으로 인해 급등하는 대출금리 등 악재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상황이다. 반면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경기침체를 막을 수단이 아직 남았다는 입장이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이날 ABC방송에 “경기침체가 불가피한 것은 아니다”라며 “미 노동시장은 2차 대전 이후 가장 강력하다. 조만간 인플레이션의 속도가 둔화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수입 물가를 잡기 위해 중국산 일부 제품의 관세를 재검토할 가능성도 재차 시사했다. 제니퍼 그랜홈 미 에너지부 장관은 CNN에 “유류세 면제가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고위 경제관료들의 이런 언급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저성장)이 정치적 악재로 부상하자 바이든 책임론을 떨어내려는 취지로 읽힌다. 옐런 장관은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식량과 에너지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외부 요인으로 돌렸다. 하지만 외부 요인이 주된 글로벌 문제인 만큼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은 문제의 근원을 해소하기 힘들다. 또 바이든표 대규모 재정정책이 물가 상승을 부추겼고, 인플레이션 대응도 늦었다는 비판이 거세다.
  • “성폭행 후 위태로운 여성 공항에 버렸다”… 69세 영화감독 폴 해기스 이탈리아서 체포

    “성폭행 후 위태로운 여성 공항에 버렸다”… 69세 영화감독 폴 해기스 이탈리아서 체포

    오스카 수상자인 캐나다 출신 영화감독 폴 해기스(69)가 성폭행 혐의로 이탈리아에서 체포됐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해기스 감독은 오는 21일 이탈리아 오스투니에서 개막하는 영화제에 참석하려고 이탈리아에 머물던 중 젊은 외국인 여성과 이틀간 합의 없는 성관계를 한 혐의를 받는다. 이탈리아 검찰은 해기스 감독이 육체적·정신적으로 위태로운 상태에 빠진 여성을 19일 새벽 브린디시 공항에 내버려 두고 떠났다고 설명했다. 혼란스러워하는 여성을 공항 직원이 발견해 브린디시 경찰서로 인도했고, 경찰은 여성을 병원에 데려갔다. 여성의 국적과 연령 등 구체적인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검찰은 이 여성이 공식적으로 해기스 감독을 고소했다며 성폭행 주장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기스 감독의 변호인은 “(여성의) 모든 주장은 기각될 것”이라며 “완전히 결백한 진실이 조속히 나오도록 당국에 전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영화감독이자 제작자, 극작가로 활동하는 해기스 감독은 각본·제작에 참여한 ‘밀리언 달러 베이비’가 2005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개 부분을 휩쓸며 명성을 떨쳤다. 이어 2006년 아카데미에서 자신이 감독한 ‘크래쉬’(Crash)로 최우수 각본상을 받았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벨기에가 암살 조종하고 금니까지 가져간 콩고 영웅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벨기에가 암살 조종하고 금니까지 가져간 콩고 영웅

    패트리스 루뭄바는 벨기에의 식민 지배에 맞서다 암살된 콩고의 독립투사다. 1961년 벨기에 식민세력이 암묵적으로 방조한 가운데 총살형으로 그를 쓰러뜨렸고 허름한 묘지에 묻었다가 다시 파헤쳐 200㎞ 떨어진 곳으로 이장했다. 얼마 안돼 또다시 파헤쳐 이번에는 시신을 해체한 뒤 황산을 이용해 녹여 버렸다. 끔찍한 작업을 지휘한 인물이 벨기에 경찰청장 제라르 소이테였는데 그는 왠일인지 귀국할 때 유해의 금니를 가져갔다. 나중에 그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두 번째 치아와 시신의 손가락 둘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그것들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런데 금니를 브뤼셀에서 유족들에게 돌려줄 예정이라고 영국 BBC가 20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소이테가 시신 일부를 훔친 것은 유럽의 식민지 관리들이 소름끼치는 추억거리를 고국에 가져오곤 했던 일을 떠올리게 한다. 물론 벨기에를 적으로 간주한 사람에게 끝까지 굴욕을 안긴다는 의도도 있었다. 그는 1999년 다큐멘터리를 통해 치아와 손가락들이 “일종의 사냥 트로피”였다고 털어놓았다. 루뭄바를 인간으로도 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고백한 셈이다. 루뭄바의 딸 줄리아나는 “미움이 얼마나 쌓여 당신들은 그렇게 해야만 했냐”고 물은 뒤 “나치가 벌였던 일을 떠올리게 한다. 사람을 토막내고, 인류애에 반한 범죄”라고 털어놓았다. 루뭄바는 서른넷 나이에 총리가 됐다. 총리에 선출된 날은 식민 지배에 마침표를 찍은 날이었다. 신생 독립국 내각을 이끌게 됐다. 1960년 6월 권력을 이양하면서 보두앵 당시 벨기에 국왕은 식민지 정부를 치하하고 조상인 레오폴드 2세를 콩고를 “문명으로 이끌었다”고 했다. 그러나 레오폴드 2세가 얼마나 끔찍한 짓을 저질렀는지는 여러 차례 소개했다. 루뭄바는 공식 프로그램에 없던 연설을 통해 콩고인들이 폭력과 2등국민 취급에 고통받았다고 밝혔다. 중간에 갈채와 기립박수가 이어져 연설을 중단하곤 했다. 그는 “노예를 모욕하는 일이 완력으로 우리에게 강요됐다”고 결론내렸다. 벨기에인들은 얼어붙었다. 학자인 루도 드 휘트는 이 연설이 암살의 이유가 됐다고 적었다. 검둥이 아프리카인이 유럽인들 앞에서 이렇게 공언한 것을 본 적이 없기에 벨기에 언론은 루뭄바를 “글도 못 깨친 도둑”으로 깎아내렸다. 아울러 국왕과 벨기에 관리들에 모욕을 준 것이라고 여겼다. 그의 연설이 사형 집행장에 서명한 셈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다음해 암살되는 과정은 냉전 시대 조작질과 벨기에의 권력 유지 열망이 겹쳐졌다. 미국인들도 암살 음모에 가담했다. 소련과 반식민주의에 대한 반격으로 삼으려는 계산이었다. 영국의 한 관리 역시 죽이는 것도 한 방법이란 메모를 남겼다.시신을 철저히 훼손한 것은 증거를 없애려는 것이었으며, 고인을 기억에서 지워내려는 시도였던 것처럼 보인다. 장례도 치르지 않았으며 존재했음을 부인하는 일조차 가능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 그냥 안장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았다. 그러나 여전히 그는 기억되고 있다. 금니를 돌려 받는 줄리아나는 식구 중 유일한 딸로 어린 시절 아빠와의 사이가 아주 가까웠다고 했다. 아버지가 총리가 됐을 때 다섯 살도 안 됐다. 집무실도 들락거렸는데 “그냥 앉아 아빠의 일하는 모습을 봤다. 내겐 그 모습이 아버지였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부친이 “콩고를 위해 죽었기 때문에 이 나라 소속이다. 자신의 가치관을 갖고 있었고 아프리카 사람의 존엄성을 굳게 믿었다”고 말했다. 이어 벨기에에서 부친의 치아를 돌려받고 콩고민주공화국(DRC)에 갖고 돌아가는 것은 “남은 것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상징적이라며 “자신의 피가 뿌려진 나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니는 전국을 돌며 국민들에게 보인 뒤 그의 연설 61주년 날에 수도 킨샤샤에 안장될 예정이다. 고인의 총리 취임부터 암살까지 7개월이 채 걸리지 않았다. 독립 이후 나라는 두 세력으로 찢겨졌다. 광물이 풍부한 남동부 카탕가 지방이 떨어져나가겠다고 주장했다. 정국 혼란이 이어지자 벨기에 군대가 자국민 보호를 명분으로 주둔했다. 벨기에는 카탕가 정부 편을 노골적으로 들었다. 루뭄바는 대통령에 의해 실각됐고, 일주일도 안돼 합참의장 조지프 모부투가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했다. 루뭄바는 가택연금을 당했지만 탈출했다가 1960년 12월 다시 붙잡혀 서부 지방에 감금됐다. 그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불안 요인이 된다고 판단한 벨기에 정부는 카탕가로 이송하라고 압박했다. 이듬해 1월 16일 비행기로 이송되는 과정에도 폭행이 있었고, 도착해서도 두들겨맞았다. 총살형이 결정돼 다음날 두 동료와 함께 처형됐다. 이 때 소이테가 끼어들어 시신이 나중에라도 공개되면 안된다며 “완전히 사라지게 만들어야 한다. 어떤 흔적도 남겨선 안 된다”고 말했다. 톱들과 황산, 마스크, 위스키 등을 챙긴 다음 그는 시신 해체를 지휘했다. 그는 뒤에 “지옥의 밑바닥에 다녀온 기분이었다”고 털어놓았다.그가 소행을 인정하고 치아 하나를 간직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은 40년 가까이 흐른 1999년이었다. 그는 자신이 갖고 있던 다른 신체 부위는 없애야 했다고 덧붙였다. 루뭄바는 아버지의 일부가 지금도 존재한다는 얘기를 듣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당시나 지금이나 소이테가 이 치아를 갖고 뭘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전시를 하거나 한 것도 아니었다. 이 물건이 세간의 이목을 다시 끈 것은 2016년 소이테의 딸 고들리브가 루뭄바 암살 55주년 직전에 공개된 벨기에 잡지 Humo 인터뷰 도중 언급하면서였다. “불쌍한 아빠”도 자신의 소행 때문에 괴로워했으며 벨기에 당국이 아버지에게 내린 명령에 대해 가족들에게 대신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버지는 개인적으로 금니 등을 소장한 것이며 2000년 세상을 떠난 뒤 많은 것들이 어딘가로 사라졌지만 “재미있는 것들은 간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터뷰한 기자와 사진기자에게 치아를 보여줬다. 벨기에 경찰이 압수했고, 나흘의 법정 다툼 끝에 법원은 루뭄바 가족에게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줄리아나는 필리페 국왕에게 돌려달라고 편지를 썼다. 시적이고 감동적인 편지였다. “왜, 끔찍한 죽임을 당한 뒤에도, 루뭄바의 유해는 영원히 방황하는 영혼으로 남는 저주를 받는다 말인가, 영원한 안식에 깃들 묘지도 없이?”
  • ‘짱깨주의의 탄생’ 김희교 “혐오 벗고 국익 관점 중국 활용을”

    ‘짱깨주의의 탄생’ 김희교 “혐오 벗고 국익 관점 중국 활용을”

    〈서울신문 21일자 27면 ‘평화연구소의 창’에 실리는 인터뷰 전문을 온라인에 먼저 공개합니다. 인터뷰는 한중수교 30주년 시리즈 인터뷰의 일환으로 진행됐음을 알려드립니다.〉 “우리는 어느 순간 국가의 꿈이라는 것을 상실해 버리지 않았나 생각한다. 국가의 꿈과 관련해 늘 염두에 두는 것이 근대의 완성이다. 주권이 완전해져야 되고, 영토가 완전해져야 된다. 각자 다르게 판단할 수 있는데 불완전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올해 상반기 가장 솔직하고 용감한 저작이라 할 수 있는 ‘짱깨주의의 탄생’을 집필한 김희교(60) 광운대 동북아문화산업학부 교수를 20일 연구실에서 만났다. 책의 부제는 ‘누구나 함부로 말하는 중국, 아무도 말하지 않는 중국’. 미중 충돌 시기 한국의 안보적 보수주의가 중국을 바라보는 독특한 시각, 신식민주의와 유사인종주의가 결합된 한국의 특수한 중국 인식체계를 짱깨주의라고 규정해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을 혐오하는 일이 일상이 돼 버린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전후체제에 적합한 중국 인식체계를 세우자는 것이다. 김 교수는 연세대 사학과에서 석사학위까지 받고 1992년 한중수교 이듬해 상하이로 건너가 푸단(復旦)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북공정 때도 학계의 따돌림을 당했던 그다. 수교 30주년의 의의와 성과, 미중충돌 국면에 우리의 나아갈 길, 두 나라 국민들의 혐오 감정을 해소하는 복안 등에 대해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30년을 돌아보며 좋았던 순간, 나빴던 순간을 꼽으면. “수교 덕에 중국에서 공부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 자체가 좋은 일이었다. 노태우 정부의 가장 큰 업적이다. 두 나라 관계가 좋게 흘러오다 동북공정, 사드 논란, 코로나 사태 등을 거치며 미중충돌까지 겹쳐져 최악이 됐다. 정파적 이해를 떠나 두 나라 관계를 어디로 끌고갈 것인지 국익 차원에서 잘 검토했으면 한다.” -역대 정부가 뭘 잘못한 것인가. “정부가 잘해서 피할 수 있었던 일도 있고, 어쩔 수 없는 국제적 흐름도 있다. 지금 정부는 위기에 몰려있다. 노무현 정부 후기부터 미국이 중국 봉쇄를 본격화했는데 우리로서는 피할 수 없는 여건에 내몰린 측면도 있다.” -동북공정 때도 심한 공격을 받았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현실에 대해서 말하는 식자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의 앞잡이’ 같은 표현은 기본적으로 혐오적 표현이다. 혐오 사회로 나아가지 않도록 모두 주의를 기울어야 할 때이다. 동북공정에 대한 평가는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저는 중국 정부가 수세적, 방어적으로 구상한 정책이었다고 판단한다. 북한이 붕괴되면 중국이 접수하려고 미리 정비한다는 것이 주류의 판단이었는데 전 그렇게 볼 일이 아니라고 봤다. 중국 역시 북한이 붕괴되는 상황을 상당히 두려워하고 심각한 문제라고 본다. 30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크게 성장한 나라라 쓸데없는 분쟁에 휘말리는 일을 꺼린다. 지금 이대로 가는 것이 가장 좋은데 붕괴된 북한을 영토에 편입시키는 시나리오는 결코 합리적이지 않다고 본 것이다. 그런 입장은 여전하다.” -그러면 짱깨주의는 어떻게 생겨난 것인가. “갑자기 부상한 강대국에 경계심을 갖고, 가난하고 경쟁력도 없어 보이던 나라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우리 시장을 넘보니 자연스레 반감, 질시, 위협 같은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외교는 분노나 혐오로 해결되지 않는다. 내가 주목한 것은 세계질서의 동요가 가져온 우리의 대응방식이다. 안타깝게도 일부 보수주의자들은 중국봉쇄 정책에 동조했고, 중국혐오를 활용했다. 진보진영은 이런 현상에 무관심했다. 이런 현상을 그렇게 이름 붙였다” -중국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미래를 위한 고민은 어떤 식으로 결정되는지. “중국은 러시아, 인도와 거의 같은 경제적 수준에서 출발했는데 지금은 격차가 상당하다. 중국 당-국가 체제의 효율성을 인정해야 할 때라 본다. 저 역시 공산당의 운영 메커니즘을 파악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한국에서 가졌던 인식보다 훨씬 수평적 대화와 의사결정 체계더라. 당시는 일주일에 한 번, 금요일 오후에 문 걸어 잠그고 토론했다. 우리처럼 위계질서가 있어 윗사람이 정리하고 그러지 않고 정말 난상토론을 벌인다. 생각보다 실무자 권한이 굉장히 크다.” -최근 리커창 총리가 부상하네, 권력 다툼이 시작됐네 하는 기사가 많았다. “지도부의 노선 싸움이라고 보는 게 정확할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시점에 미중 무역충돌이 시작됐다. 미국이 우리를 어떻게 할지 모른다는 중국의 공포는 우리가 상상하는 수위를 넘는다. 코로나가 미국의 공격에 빌미를 제공할지 모른다고 걱정해 전력투구했고 코로나를 막았다. 이제 언제 푸느냐를 선택해야 하는데 리 총리는 경제를 살리려면 봉쇄를 풀어야 한다는 쪽이고, 지도부 주류는 더 지켜보자는 것 같다. 중국 정치를 개인 중심, 파벌 중심으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 어떤 노선이냐, 어떤 지도자들이 포진해 있느냐 보는 것이 중요하다. 두 지도자 사이에 근본적인 차이는 없으며 차기 지도자가 누가되더라도 시진핑 주석과 다른 노선을 추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어쨌든 지금의 시스템으로 G2까지 올라왔으니 시스템에 대한 확신이 강하다. 코로나에 잘 대처해 그 믿음은 더 커졌고, 걱정했던 것보다 미중 충돌에 선방하고 있다는 자신감까지 더해졌다.” -우리의 문제는 무엇인가. “두 얼굴이 있다. 방탄소년단(BTS)의 나라다. 글로벌 경제체제 아래 문화산업이 뿌리를 내려 BTS란 자랑거리가 나왔다. 더욱 좋아보이는 것이 메시지다. 대한민국이 할 수 있는 중요한 메시지, 인종이나 국경, 계층이나 남녀 차이를 넘어 하나가 되자는 것이다. 글로벌 경제체제가 만들어 준 힘이다. 반면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이자 민낯인데 적대적 진영체제를 구축하고 짱깨주의와 같은 혐오로 이웃을 대하려는 경향이 있다.” -수교가 한반도 관리에 어떤 역할을 했나. “시장과 자원을 가까운 거리에서 얻게 됐다. 적대적 진영체제를 허물기도 했다. 노태우 정부가 아주 짧은 시간에 해냈다. 미국은 중국과 수교하는 데 7년이 걸렸다. 현 정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도 다자주의, 다원주의 그리고 평화체제에 있다고 믿는다. 싸우지 않고, 적대 진영을 만들지 않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국내 일부 진보주의자들은 수교를 앞두고 또 다른 예속과 종속을 낳지 않을까, 우리 농업이 붕괴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는 괜찮은 결과로 나타났다. 그 메커니즘에 편승해 우리도 성장했고, G20에 들었고, 국력은 12위쯤, 국방은 6위쯤 됐다.” -글로벌 협업이 성과를 냈다고 보는 건가. “그런 측면이 있다. 우리의 대외 의존도가 60%대 초반,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2~3배 높다. 뒤늦게 합류했거나 적대적 진영에 머물러 있었다면 북한과 같은 상태가 되지 않았다는 보장이 없다.” -새 책에 관통하는 문제의식은 상상의 공간에 중국을 가두고 오해와 혼동을 키운다, 냉전 구도가 유일한 살 길인 것처럼 생각하는 정치인과 경제인들에게 현혹돼 북한과 중국을 적대적인 존재로만 인식한다, 이런 것 같다. “보수 진영도 분화하고 있다. 예전에는 경제 보수주의가 안보 보수주의에 예속돼 있었다면 이제히 는 상당히 독립돼 있다. 하지만 여전히 끌려 다니는 느낌이다. 미국도 트럼프 행정부 때 중국 봉쇄를 시작해 바이든 행정부가 잇고 있는데 금융계는 굉장히 반대했다. 재닛 엘 런 옐런 재무장관도 그렇게 중국 몰아붙이면 물가 오르고, 국내 경기 망가진다고 주장했는데 지금 현실이 되고 있다. 4월 물가가 8.7% 올랐고, 금리 올릴 수밖에 없다. 오죽 다급했으면 바이든이 사우디아라비아, 베네수엘라로 달려가겠는가. 이제 국익을 어디에 둘 것이냐 생각해 경제 보수주의자들이 진영의 중심을 잡아야 합리적인 보수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독자들에게 당부한다면. “국가 간 체제에 있어 호기라고 말하고 싶다. 평화체제를 만들기 좋은 때다. 우리 국력도 컸고 미국은 힘이 빠져 있고 중국은 부상했지만 힘을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며 일본은 약해져 있다. 통일은 아니더라도 평화체제를 구축해 소통하면 대한민국의 국력이 강성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오고 있다. 중국을 얘기하면 분노와 혐오부터 나오는데 외교나 국가 간 체제에서는 정말 도움이 안 되니 냉정해지자고 부탁드리고 싶다.”-견디기 힘든 공격을 받을텐데 문 전 대통령이 추천해 화제가 됐다. “친중(親中)이란 소리 듣기 싫어 졸업 후에는 중국과 인맥 쌓는 일 하지 않았다. 은사들 빼고는 중국에 아는 사람도 없다. 스스로 평화체제주의자라고 생각하고 학문하는 목적도 그에 두고 있다. 그러기 위해 중국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고민한다. 문 전 대통령은 학자가 경험하지 못하는 일들을 겪어봤다. 이론으로 평화체제를 접근하는 사람으로서 실행해본 분이 책을 추천한 것이라 기쁘고 즐겁다. 다만 내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덧붙였는데 겉치레 말은 아닐 것이다. 학자들은 원론을 얘기하고 냉정하게 개념화하지만 정치인들은 협상도 하고 타협도 하고 두루뭉술하게 표현한다. 제 책의 한계를 갖고 문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분도 있는데 지나치다고 본다.” -구부러진 것을 펴기 위해 휜다는 비판도 있다. “없지 않다. 왜 굳이 짱깨주의란 개념을 만들었느냐면 중국 혐오가 깊어지게 만드는 데 기여하는 ‘지식의 지정학’ 얘기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중국 나쁘다, 문제 있다 이런 얘기는 수도 없이 하고 있다 그래서 내가 욕을 먹더라도 ‘중국은 실제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어’ ‘이런 측면도 있어’라고 꼭 얘기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책 구성은 어떻게 한 건가. “독자가 할 법한 질문을 던져본 결과다. 미국이 단일 패권을 유지하면 미국 편에 서는 게 옳지 않나? 중국을 우리가 생각한 평화체제에 정말로 이용할 수 있어? 이렇게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분량이 늘어났다.” -진보진영에 대한 비판이 특히 더 뼈아플 것 같다. “중국 담론이 혐오로 치닫는 데 그들의 침묵이 큰 영향을 미쳤다. 어떤 분들은 ‘걔 몸값만 올려줘’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다 떠나 제가 제기한 문제에 대해 한 번만 고민해 주었으면 좋겠다. 제가 제기한 문제들은 큰 근본적인 틀을 다루는 문제여서 답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진보 진영이 그런 점을 고민해야 할 위기의 시기라고 본다. 학자들이 제대로 된 주장을 펼치지 않는 것이 우리 사회의 비극이라고 생각한다. 샌프란시스코 시스템과 키신저 시스템이 충돌해 안미경중이 흔들리는 것인데 지금 보수 일각에서 안미경세로 가자는데 진보 진영은 입을 다물고 있다. 얘기해야 한다. 1970년대나 80년대의 논리나 생각들을 갖고 진보-보수, 좌-우로 싸우는 것은 이 체제가 굉장히 흔들리는 시점에 도무지 대안이 되지 못한다.”-두 나라 국민들의 혐중 혐한 정서를 누그러뜨리는 대안이 있을까. “꿈 얘기를 할 수밖에 없다. 개인도 꿈을 꾸고 국가도 꿈을 꾸는데 진보든 보수든 어느 순간부터 국가의 꿈이라는 것을 상실해 버리지 않았나. 국가의 꿈이라면 늘 염두에 두는 것이 근대의 완성이다. 주권이 완전해져야 되고, 영토가 완전해져야 된다. 각자 다르게 판단할 수 있지만 불완전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대중들도 그렇고 이 꿈을 꾸는 이들이 많아져야 하는데 현재 진보는 우리 내부의 민주에만 관심을 갖고 국가 간, 글로벌 시스템 속에서의 주권 문제에 대한 관심을 잊어버렸다. 미국의 어떤 학자는 앞으로 10년 정도는 여전히 삐걱대고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했다. 그 기간이 기회의 시간이다. 일본에게 배울 것도 있다고 보는데 평화헌법을 없애고 정상국가, 보통국가로 돌아가겠다는 근대 완성의 꿈을 꾸고 있다. 다만 군사주의적 방식으로 미국과 한 편을 먹고 다른 국가의 근대의 꿈은 짓밟으면서라도 자기네 것만 이루겠다는 것이 문제다. 우리 지식인과 대중도 근대의 꿈을 적극적으로 키워야 한다.” -막연해 보인다. “상대 진영의 약점을 트집잡거나 혐오를 부추기는 것에서 빠져 나와 위기의 시대를 넘어설 대안에 좀더 집중했으면 좋겠다. 곧바로 통일하자고 하기에는 남북이 너무 멀리 왔다. 가장 기본이 적대의 경계를 낮추자는 것이다. 유럽연합(EU) 정도면 성공한 모델이라고 본다. 중국과도 북한과도 러시아와도 일본과도 모두 잘 지낼 수 있고, 그래야 한다. 진보 진영은 일본을 평화체제에 포함시키는 것을 꺼리는데 그러면 안 된다. 일본을 저대로 두는 한 화근이다. 일본 역시 평화체제로 가야 하고, 그들 안에도 그것을 원하는 세력이 있다. 그렇게 국경을 낮추고 적대 진영을 허물어 동아시아를 평화체제로 만들자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 20대 청년들이 국가와 민족의 미래에 대한 꿈, 믿음이 사라진 것도 큰 문제고, 굉장히 심각하다. 좌우와 진영을 떠나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 [이종수의 헌법 너머] 지방정치가 배제된 지방선거/연세대 로스쿨 교수

    [이종수의 헌법 너머] 지방정치가 배제된 지방선거/연세대 로스쿨 교수

    얼마 전에 지방선거가 있었다. 전체 투표율이 50.9%로 지난 20년 이래로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고, 무투표 당선자가 무려 508명에 달했다. 각 지역마다 내걸린 선거공약이 석 달 전의 대통령선거 때와 별반 다를 바가 없고, 특정 정당이 지방자치단체장은 물론이고 의회 의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독식현상도 여전했다. 필자가 한동안 머물렀던 독일 남부의 콘스탄츠는 주민 수가 8만여명인 중소도시다. 2019년에 치러진 이 도시의 지방선거에는 전국정당인 기민당, 사민당, 자민당뿐만 아니라 녹색당이 지역의 다른 세력과 연합해서 만든 FGL 등 4개의 지역정당이 참여했다. 즉 비례대표 후보자 명부를 제출하고서 선거에 참여한 정당이 모두 7개다. 선거통계를 찾아보니 전체 투표율은 61.3%이고 33.2%가 우편투표를 했다. 그리고 전체 후보자 명부에서 여성 비율이 40.4%, 후보자 평균연령은 49.4세 그리고 30세 이하의 후보자가 18%를 차지했다. 이렇듯 독일의 지방선거에는 해당 지역 단위로 결성되는 지역정당들이 활발하게 참여한다. 서유럽의 다른 나라들에서도 마찬가지고, 가까운 일본에서도 그렇다. 지방자치 차원에서 활동하는 이런 지역정당(선거연합)을 두고서 독일에서는 ‘라트하우스파르타이’(Rathauspartei)로 부르는데, 우리말로는 ‘시청사(市廳舍) 앞 정당’쯤 되겠다. 그래서 정당법상의 정당은 아니라고 이해되지만, 지방선거에 참여해서 전국정당들과 경쟁하는 데에 아무런 장애가 없다. 뮌헨이 주도(州都)인 바이에른주에서만 활동하는 기사당(CSU)은 더욱 독특하다. 기사당은 바이에른주에만 정당조직을 갖추고서 활동한다. 그리고 기민당(CDU)은 독일 내 다른 모든 연방주들에 정당조직을 두면서도 바이에른주에만 정당조직이 없다. 두 정당 간에 이에 관한 오랜 묵계가 있어 왔고, 학계와 언론계에서는 두 정당을 ‘자매정당’으로 부른다. 반면에 우리 정당법과 선거법은 지방선거에서 지역정당이 활동할 수 있는 여지를 아예 봉쇄하고 있다. 즉 반드시 중앙당을 서울에 두고서 5개 이상의 시도당을 갖추어야 정당 등록이 가능하게끔 정하고 있어서다. 이른바 ‘전국정당’ 요건이다. 그런데 국민의 대표를 뽑는 대통령선거나 국회의원선거라면 몰라도 각 지역 단위로 주민대표를 뽑는 지방선거에 왜 전국정당만이 허용되는지는 지극히 의문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정당의 정치 독점, 특히 거대 정당들의 정치적 기득권 때문이다. 정작 지역정당은 허용하지 않으면서, 기득권을 가진 거대 정당들이 지역주의 구도를 존립의 기반으로 삼고 있는 아이러니한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 한때 선거법 개정을 통해 기초의원선거에서 후보자의 정당 표방을 금지한 적이 있었다. 공천과정에서의 잡음 때문이었다는데, 오히려 유권자들의 선택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말하듯이 지방자치는 주민들 스스로 지역의 현안 문제를 인식하고 공감하면서 가능한 여러 해결 대안을 함께 모색하는 가운데 민주주의의 역량을 키워 가는 공간이어야 한다. ‘미국의 민주주의’에서 알렉시 드 토크빌이 카운티(county)마다 행해지는 주민자치를 얼마나 경탄스럽게 묘사했는지를 한번 읽어 보시라. 전국정당인 거대 정당들이 정당표방을 금지하는 법 개정과 함께 무책임하게 지방선거에서 손을 떼는 것에 합의할 게 아니라, 뜻 있는 지역주민들이 나름의 정치조직을 만들고서 다양하게 활동할 수 있는 지방정치의 공간을 열어 줘야 한다. 그런데 지역정당을 허용하는 관련 법 개정을 바라는 게 그저 ‘연목구어’(緣木求魚)에다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와도 같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사법개혁, 검찰개혁과 함께 진즉에 이런 정치관계법 개혁을 밀어붙였더라면 그나마 감동이 크지 않았을까 싶다.
  • [사설] 여야 정치보복 논란 접고 속히 국회 가동하라

    [사설] 여야 정치보복 논란 접고 속히 국회 가동하라

    대장동 특혜 의혹과 성남FC 후원비리 의혹, 산업부 블랙리스트 등 문재인 정부 시절 미완으로 남은 권력비리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이에 반발하는 전임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의 갈등이 정면충돌을 향해 내닫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들 수사가 ‘명명백백한 정치보복’이라고 반발하면서 오는 20일 당 차원의 대응기구를 구성해 맞서겠다고 밝혔고, 이에 맞서 윤석열 대통령은 “형사사건 수사가 과거 일을 수사하는 것이지 미래 일을 수사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일축했다.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물가는 치솟고 경제는 가라앉는 마당에 정국이 문 정부 권력비리 수사를 둘러싸고 가파른 대치국면으로 빠져들 상황이어서 국민들 시름이 한층 깊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새 정부 들어 검찰이 속도를 높이고 있는 이들 사건 수사는 사실 문재인 정부의 검찰이 풀었어야 했던 사안들이다. 그러나 친정부 검사들로 꾸려진 문 정부 검찰은 이들 사건을 죄다 외면하거나 소극 대응하는 것으로 살아있는 권력 앞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 마당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17일 “윤석열 정부가 검찰을 동원해 사정공안 정국을 조성하고 정치보복에 나섰다. 무리한 수사와 치졸한 탄압이 윤석열식 정치보복의 실체”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경찰이 성남 백현동 아파트 개발사업 의혹과 관련해 성남시청을 압수수색한 것을 두고 “이재명 의원을 겨냥한 압수수색으로, 윤석열 정권은 기획된 정치보복 수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작금의 검경 수사가 정권 차원의 기획 수사라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보복, 기획수사를 말하려면 무엇이 보복이라는 건지, 누가 어떻게 기획했다는 것인지부터 말해야 타당한 일이다. 덮어놓고 ‘우리에 대한 수사는 정치보복’이라고 강변한다면 이는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고 할 일이다. 나아가 지난 정부에서의 권력비리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온전히 이뤄지지 않았다면 당시 집권여당으로서 이에 대한 반성과 사과부터 내놓아야 온당한 일이다. 최소한 뒤늦게라도 수사에 어떤 성역도 없다며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해야 현 정권과 관련된 수사도 제대로 하라고 촉구할 명분이 생긴다. 당장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의원만 해도 대선 기간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검찰 수사가 미진하면 특검을 수용하겠다”고 한 바 있다. 엄정한 수사로 자신이 대장동 의혹과 무관하다는 사실이 밝혀지길 바란다는 것이었는데, 그런 맥락에서라면 지금 당이 나서서 ‘정치 보복’ 운운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정부 때는 (과거 정부 수사를) 안했습니까”라고 반문한 것을 두고 민주당이 극력 반발하고 있으나 다듬어지지 않은 발언이라는 점을 인정한다 해도 “정상적인 사법 시스템을 이렇게 정치논쟁화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발언 취지까지 배척할 수는 없는 일이다. 지금 우리 앞에는 경제 태풍이 몰려오고 있다.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에 맞춰 국내 금리와 원달러 환율도 연일 큰 폭으로 뛰고 있고 주가는 하루하루 바닥을 치고 있다. 공급망 혼란에 따른 산업 현장의 생산 차질도 여전히 타개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런 거대한 경제 위기 앞에서 정부와 여야 정치권, 기업계와 노동계가 머리를 맞대고 경제 활로를 찾아나서도 해법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하겠다. 그제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경제정책방향 가운데 법인세 인하, 주52시간제 보완, 규제 완화 대책만 해도 당장 법 개정이 시급하다. 하반기 원 구성 갈등을 그만 끝내고 서둘러 국회부터 열어 관련 입법에 나서야 할 때인 것이다. 여야의 직무 방기로 인한 피해는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 정치보복 논란으로 날을 지샐 때가 아니다.
  • 스리랑카 “5일 뒤면 에너지 재고 바닥”... 전세계 여름철 ‘에너지 대란’ 온다

    스리랑카 “5일 뒤면 에너지 재고 바닥”... 전세계 여름철 ‘에너지 대란’ 온다

    세계 각국이 여름철에 접어들면서 에너지 부족으로 신음하고 있다. 일시적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하는 등 사상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는 스리랑카는 에너지 재고가 곧 바닥날 것이라는 비관적인 경보음이 울리고 있다.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에너지 부족에 따른 ‘블랙아웃’과 연료 가격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선진국들마저도 국민들에게 ‘절전’을 독려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였다. 스리랑카 “연료 5일 내 고갈” 16일(현지시간) 미국 CNN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칸차나 위제세케라 스리랑카 전력에너지부 장관은 “경유와 휘발유 등 연료의 재고가 5일 분량이 남아있다”면서 “재고 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비필수적인 이동을 줄이고 연료 사재기를 멈추지 않으면 재고가 더 빨리 고갈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스리랑카의 연료 고갈은 국영 석유회사인 실론석유공사가 기존에 공급받은 물량에 대한 미지급금 탓에 새로운 입찰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스리랑카는 연료 수입을 위해 인도에 5억달러 규모의 신용 한도 승인을 요청했다. 스리랑카는 최근 2년 사이 외환 보유고가 70% 급감하면서 에너지부터 식료품, 의약품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물자의 부족을 겪고 있다. 정부는 발전소를 가동하지 못해 매일 3시간 동안 전력 공급을 끊고 있으며, 물자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주4일제를 도입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주유소에는 연일 연료를 구하려는 시민들이 땡볕 아래 줄을 지어 서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혼란과 인플레이션 등이 촉발한 에너지 대란은 신흥국을 가장 먼저 위협하고 있다.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는 유럽이 각국의 에너지를 빨아들이는 가운데, 코로나19와 관광 수입 감소 등으로 디폴트 위기에 놓인 신흥국들은 속수무책이다. 인도와 파키스탄, 미얀마 등은 폭염 속에 대규모 정전 사태를 겪고 있다. 에콰도르에서는 연료 가격 급등에 항의하는 원주민 단체들의 도시 봉쇄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선진국들도 “절전” 호소 선진국들도 여름철 ‘블랙 아웃’을 피해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날 영국 BBC에 따르면 크리스 보웬 호주 에너지장관은 호주 최대 도시 시드니가 소재한 뉴사우스웨일스주 주민들에게 매일 저녁 2시간씩 전기를 사용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전력 생산의 4분의 3을 석탄에 의존하고 있는 호주는 현재 전체 석탄 화력발전의 4분의 1 가량이 중단됐다.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화력발전의 원가가 치솟고 에너지 수요마저 폭등했는데, 도매 시장의 전력 가격 상한선이 생산 원가에 미치지 못하자 일부 발전소가 에너지 생산을 중단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일본은 여름철 에너지 대란을 막기 위해 ‘절전 포인트’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지난해보다 전기를 아낀 가정과 기업을 대상으로 전기요금을 포인트로 돌려준다는 구상으로, 일본 정부가 일반 가정과 기업에 절전 요청을 한 것은 2015년 겨울 이후 7년만이다.
  • 혼란스럽고 무질서한데 흥분되는…‘블루맨 그룹 월드투어’

    혼란스럽고 무질서한데 흥분되는…‘블루맨 그룹 월드투어’

    “당신을 네 번째 블루맨으로 초대합니다.” 캄캄한 무대 위 조명은 3명의 남자를 비춘다. 목·얼굴·머리까지 파란, 블루맨들이 나타난다. 이들은 말이 없다. 다만 동작, 음악, 색깔로 이야기할 뿐이다. 가운데 선 블루맨이 양옆의 블루맨의 입으로 마시멜로를 던진다. 마치 자석을 달아둔 것처럼 손에서 입으로 정확한 포물선을 그린다. 하나, 둘, 셋 쉴 새 없이 입으로 들어가는 마시멜로에 관객은 절로 박수를 친다. 또 입에 들어간 마시멜로는 순식간에 물감으로 변한다. 흰 캔버스는 블루맨이 입으로 뿜어낸 물감들로 채워진다. 마시멜로는 급작스레 관객을 향하기도 한다.이번엔 한 블루맨이 무대를 위와 양옆을 구불구불 둘러싼 폴리염화비닐(PVC) 파이프 중 하나를 툭 뗀다. 또 다른 한 명은 마치 드럼을 연주하듯 파이프를 두드려 신나는 비트를 만들어낸다. 파이프의 모양과 위치에 따라 다른 음을 만들어낸다. 빠른 박자를 따라가다 보면 관객은 어느새 몰입된 자신을 발견한다.1991년 미국 뉴욕 애스터 플레이스 시어터에서 데뷔한 이후 전 세계 3500만명의 관객을 열광시킨 블루맨들이 14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았다. ‘블루맨 그룹 월드투어’는 온통 푸른색으로 뒤덮인 세 명의 아티스트와 라이브 밴드가 만들어내는 퍼포먼스쇼다. 관객들은 푸른 민머리 아티스트들과 함께 록 음악과 파티를 즐기며 음악, 코미디, 구석구석 숨겨진 놀라움을 즐길 수 있다. 공연 관계자는 “어떤 편견도 없고 시작과 끝에 대한 경계가 없는 블루맨 그룹은 규정되지 않은 혼란스럽고 무질서한 무대로 관객을 초대한다”며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함과 새로움 속에서 풀어지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라고 소개했다.공연의 소품은 마시멜로, 시리얼, PVC 파이프 등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을 활용한다. 블루맨 쇼의 캡틴인 바니 하스는 “지루하고 아무생각이 없이 보던 소품들을 가지고 블루맨들이 특별한 시각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재미를 만드는 것이 특징”이라며 “특히 각종 물감을 쓰는데 드럼을 활용하기 때문에 소리를 시각적으로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번 서울 공연은 세계 각지에서 그동안 사랑받았던 장면뿐 아니라 특별히 새롭게 공개되는 장면도 있다”고 귀뜀했다. 블루맨으로 서울 무대에 서는 스콧 스파이저는 “무대엔 블루맨 세 명이 있지만, 관객을 네 번째 블루맨이라고 생각하고 공연한다”며 “저희가 에너지를 주는 것도 있지만, 관객에게 받는 것도 크다. 있는 그대로 공연을 즐겨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쇼를 제대로 즐기고 싶은 관객에게는 무대와 가장 가까운 ‘스플래쉬 존’을 추천한다. 물감 등 퍼포먼스 재료들이 튈 수 있기 때문에 이 구역 관객에게는 우비가 제공된다. 오는 8월 7일까지 코엑스아티움.
  • 최저임금 모든 업종에 같은 금액...노사 입장은

    최저임금 모든 업종에 같은 금액...노사 입장은

    ‘최저임금위원회가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의 절박한 현실을 외면했다.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한다.’(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현장의 갈등과 혼란을 조장할 업종별 구분적용 논란은 일단락됐다. 노동자의 생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내년도 임금수준 논의에 집중해야 한다.’(양대 노총) 최저임금위원회가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4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에 업종별 구분을 두지 않고 예년처럼 모든 업종에 대해 동일한 금액을 적용하기로 결정하자 재계와 노동계는 상반된 입장을 내놓았다. 이날 위원회는 최저임금을 사업 종류별로 구분할 것인지에 대해 재적위원 27명 전원이 표결한 결과 반대 16명, 찬성 11명으로 모든 업종에 대해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하기로 의결했다. 업종별 최저임금 구분적용 여부는 지난 2016년 이후 해마다 쟁점이 된 사안으로 매번 전원회의 표결을 통해 부결됐다. 업종별 구분적용이 부결되자 경영계는 17일 입장문을 내고 “최저임금이 시장의 수용능력에 대한 고려없이 지나치게 빠르게 인상되고 일률적으로 적용돼 일부 업종은 현재의 최저임금을 감당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사업별 구분 적용이 불가능해진 이상 내년도 최저임금은 반드시 현 최저임금 수준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업종을 기준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공동성명에서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화가 필요하다고 밝혀 업종별 구분적용 논란을 부추긴 것은 최저임금제도를 무력화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면서 “표결 이후 공익위원들이 업종별 구분적용 심의 기초자료를 위한 연구를 고용노동부에 의뢰하자는 안을 제출했는데 이는 업종별 구분적용을 강행하겠다는 정부에게 길을 열어주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물가 폭등에 따른 노동자의 생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임금 수준 논의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저임금 수준에 대해서는 이날 노사 양측 모두 최초 제시안을 제출하지 않았으며 오는 21일 전원회의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 이준석 “안철수, 희한한 답…사적 채용 영부인에 도움 될 수도”

    이준석 “안철수, 희한한 답…사적 채용 영부인에 도움 될 수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당 대표를 지낸 안철수 의원이 자신의 최고위원 추천 재고 요청을 거부한 것과 대해 “희한한 답변을 하셨다”라고 비꼬았다. 또 사적 채용 논란이 일었던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선 친분이 도움 된다면 양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17일 오전 YTN 라디오에서 “국민의당이라는 당이 없어졌기 때문에 (안 의원) 본인은 이 결정을 되돌릴 수 없다고 하는데 사실 이해가 안 가는 답변”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권성동 원내대표는 “안 대표는 ‘당초 2명 최고위원 임명을 그대로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 안 대표가 국민의당 대표 시절에 결정한 사항이고 지금은 국민의당이 해체됐기에 본인이 그것을 결정할 권한이 없다며 그렇게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2명의 최고위원을 받게 되면 당헌·당규를 개정하는 절차가 필요한데 그런 걸 감내하며 끝까지 국민의힘 출신 의원을 넣어야 하는 이유가 뭔가. 이 문제를 안 대표께서 재고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합당 과정에서 저희가 논의했던 취지와 다른 인사가 오니 의아하다”며 “국민의당 출신 인사 2명을 추천한다면 오히려 그게 맞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자신이 띄운 당 혁신위원회에 대해 배현진 최고위원이 ‘사조직’이라고 지적한 것에 관해 “인적 구성이 지금 1차적으로 완료된 상황 속에서 도대체 어디가 ‘이준석의 사조직’인지를 한번 설명해 보셔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혁신위원들 명단이 조금씩 나오고 있지만 천하람 변호사 빼고 솔직히 아무도 모르겠다”고 짚었다. 혁신위에서 공천 제도를 논의하는 것에 대한 당내 반발에는 “총선이 1년 반 정도 남았는데 다음 지도부에서 그걸 논의한다고 하면 6개월 앞두고 논의하게 된다”며 혼란을 가중하는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어떤 제도가 마련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이준석의 제도도 아니거니와 혁신위의 제도이고 그것에 대해서 통과시킬 권한은 최고위원회가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코바나콘텐츠 출신 채용 논란에 대해 이 대표는 “전문성을 가진 인사보다는 영부인을 잘 알고 잘 보좌할 수 있는 인물들 몇몇 정도는 채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공적인 부분에서 관리가 조금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40%대로 내려앉은 것에 대해선 위기감이 있다면서 대내외 경제 위기와 인사 문제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 이소룡 액션·짜릿 추격전… 불쾌한 여름 날려요[OTT 언박싱]

    이소룡 액션·짜릿 추격전… 불쾌한 여름 날려요[OTT 언박싱]

    영화 ‘범죄도시2’의 1000만 관객 돌파는 극장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란 예측을 뒤집으며 통쾌한 반전을 썼다. 마동석표 액션과 유머로 무장한 이 영화는 통쾌하고 시원한 오락적인 매력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액션은 영화에 대한 몰입을 높이는 장치이자 역동적인 움직임을 완성하는 장르다. 영화에서의 액션은 촬영기법과 배우의 움직임에 영향을 끼쳐 그 발전을 이끌어 냈다. 액션 영화는 극장에서만 사랑을 받는 게 아니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서도 높은 소비를 이끌어 내는 장르다. 가볍게 즐기기 좋은 ‘킬링 타임’에 적당한 것은 물론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관람할 때 취향을 가장 적게 타는 장르이기도 하다. 점점 날씨가 더워지면서 불쾌지수가 높아지는 요즘, 방구석 1열에서 즐기기 좋은 액션 장르 작품 두 편을 추천한다. 우선 웨이브에서 스트리밍하고 있는 HBO 액션 시대극 시리즈 ‘워리어’가 있다. 19세기 후반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벌어졌던 중국계 폭력 조직 간 전쟁(Tong Wars)을 배경으로 한다. 누나를 찾기 위해 바다 건너 차이나타운에 온 아삼은 이곳의 가장 강력한 조직인 합웨이의 일원이 된다. 뛰어난 쿵푸 실력을 지닌 아삼은 조직의 핵심으로 급부상하고 이 과정에서 상대 조직에 몸을 담고 있던 누나 마이링과 대립하게 된다. 남매는 뜻하지 않게 조직 전쟁의 소용돌이에 빨려 들어간다. 조직 전쟁의 배경에는 반아시아 운동이 있다. 1873년 대공황 당시 일거리를 잃은 미국 노동자들은 그 분노를 아시아계 이민자들에게 풀었다. 이를 이용한 정치 집단까지 나타나자 아시아계가 뭉치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조직적인 범죄 집단이 등장한다. 이들은 매춘, 도박, 아편 등을 통해 부를 축적했고 이를 둘러싼 세력 다툼을 벌인다. 아삼은 자신들을 차별하고 공격하는 백인들은 물론 자신이 몸담은 조직을 위해 같은 민족끼리 싸움을 반복한다. ‘워리어’ 프로젝트는 전설적인 액션스타 브루스 리(이소룡)에게서 시작되었다. 그가 생전 작성한 8페이지 분량의 스크립트가 이 작품의 시작이다. 브루스 리는 미국 할리우드 액션 영화의 기틀을 잡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완벽한 육체가 발산하는 현란한 동작과 합을 맞춘 절도 있는 액션은 몰입감을 높이며 파괴력을 뽐낸다. 극중에서 아삼이 선보이는 액션은 브루스 리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지점이 다수 존재한다. 아삼의 동작 하나하나는 할리우드를 신선한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브루스 리 모습 그 자체다. ‘용쟁호투’와 ‘정무문’으로 대표되는 브루스 리 액션에 대한 오마주를 선보이며 시선을 사로잡는 것이다. 유혈이 낭자한 하드코어 액션을 통해 당시 이민자들의 거친 삶을 표현한 점 역시 포인트다. 캐릭터의 상황과 심리를 액션이 지닌 질감에 투영하며 무술에 철학을 담았던 브루스 리의 정신을 그려 낸다. 시즌2까지 공개되었으며 현재 시즌3가 추진되고 있다. 청소년관람불가.‘더 퍼지’ 시리즈를 통해 잘 알려진 액션스타 프랭크 그릴로가 주연을 맡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겟어웨이 드라이버’는 독특한 형식으로 몰입을 주는 액션 스릴러다. 수감 후 생계를 위해 은행 강도 일에 가담한 도주 차량 운전사가 한 통의 전화를 받으며 위기상황에 몰린다. 돈가방만 싣고 도주한 그는 관리자와 의뢰인 모두에게 배신자 취급을 받게 되고 그들이 가족을 위협하면서 생존을 위해 폭력을 택할 수밖에 없는 순간에 직면한다.톰 하디 주연의 영화 ‘로크’처럼 카메라는 자동차를 떠나지 않는다. 이러한 설정은 관객들로 하여금 한정된 시점을 통해 혼란 속에서도 운전대를 놓을 수 없는 운전사의 상황과 감정에 빠져들게 만든다. 시각적인 측면에서 다소 답답함을 유발할 수 있는 약점을 타파하는 무기는 바로 액션이다. 카 체이스와 총격전을 적절하게 가미해 감각이 무뎌질 즈음 충격을 더한다. 규모와 파괴력으로 몰아치는 힘 좋은 영화라기보다는 폭발력을 살릴 줄 아는 영리한 연출로 기교 좋은 액션을 선보인다. 넷플릭스에서 만날 수 있는 별미와도 같은 장르물이다. 15세 관람가. OTT 오리지널은 아니지만 시간 반복의 무한 루프에 빠져 정체 모를 킬러들과 끝없는 대결을 펼치는 그릴로의 신작 액션 영화 ‘리스타트’도 볼만하다. 웨이브와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되고 있다. 청불. 김준모 키노라이츠매거진 편집장 ● OTT 분야별 TOP5
  • 신라 설화에 묻어난 미다스왕…동서양 잇는 최중심 ‘오리엔트’

    신라 설화에 묻어난 미다스왕…동서양 잇는 최중심 ‘오리엔트’

    “아내가 남편과의 잠자리를 거부할 경우 전후 사정을 조사해 아내가 과오가 없는 반면 남편이 외출이 잦고 평소 아내를 멸시했다면 아내를 나무랄 수 없다. 그럴 경우 아내는 자기 재산을 가지고 친정으로 돌아갈 수 있다.” “누군가 재판에서 거짓 증언을 한 경우 그 재판이 사형까지도 선고될 수 있는 사건에 관한 재판이라면 거짓으로 진술한 이를 사형에 처한다.”기원전 1754년경 제정된 고대 바빌로니아 ‘함무라비 법전’은 그동안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법칙 때문에 야만적이고 반인권법적 법이란 오해를 샀다. 하지만 전체 282개 조항을 자세히 살펴보면 3700여년 전에도 오히려 사법 정의나 여성의 권리, 법 앞의 평등 등 정교한 근대법의 기본 원칙이 구현됐음을 알 수 있다. 문화인류학자이자 중동 연구의 권위자인 이희수 한양대 명예교수는 이처럼 서구 중심 관점에서 잘못 알려진 오리엔트·중동 지역의 역사를 인류의 뿌리 역사, 즉 ‘본사’(本史)로 선언하며 새롭게 정리했다. 오늘날 역사는 ‘서양사’와 ‘동양사’로만 나뉜다. 그러나 서양의 문명·문물은 서양에서 기원하지 않았고, 동서양은 인류사의 모든 순간 교류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서양과 동양을 촘촘히 이어 준 중간 문명으로서 ‘중양’(中洋)이 있었고 이는 인류 문명 자체를 탄생시킨 지금의 중동 지역이다. 저자는 중양을 중심으로 초고대 아나톨리아 문명부터 고대 오리엔트 세계, 오스만·무굴제국의 성쇠까지 인류사적 궤적을 면밀히 추적한다. 특히 지금으로부터 1만 2000년 전 건립된 터키 아나톨리아의 ‘괴베클리 테페’ 유적은 세계 4대 문명이 꽃을 피운 시기보다 6000년이나 앞서 인류가 체계화된 도시 문명을 이뤘음을 보여 준다. 고대 아케메네스조 페르시아 제국이 다문화 정책과 능력에 따른 인재 등용을 펼쳐 후일 로마 제국의 개방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그동안 서구 위주의 역사 서술 방식이 가르쳐 주지 않던 진실을 일깨운다. 특히 7세기 무함마드가 등장한 이후 압바스, 사파비, 오스만제국 등으로 유려하게 흘러가는 이슬람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오늘날 12억 인구에 달하는 이슬람의 세계성은 무력을 통한 개종이 아니라 관용과 포용 정책 덕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15세기 조선 세종 시대에 갑자기 당대 최고 수준의 과학 기기가 발명되고 천문역법이 정비된 것도 이슬람 문명의 전래와 영향 덕분으로 분석된다.인류 본사 이희수 지음/휴머니스트704쪽/3만 9000원 저자는 책에서 정교일치 체제의 위험성을 강조한다. 종교가 국교의 위치에 있게 되면 항상 기득권을 쥔 성직자들로부터 정통 교리가 강화되고, 관용과 절충이 아닌 배타성과 아집이 사회를 지배한다는 것이다. 유럽이 16세기 종교개혁 이후 정교분리를 택하면서 진보와 발전을 거듭한 반면 오랫동안 정교일치 체제를 고수하며 낙후성을 면치 못한 이슬람 세계는 이러한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 오늘날 대부분 정교분리의 세속화 경향을 걷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려 시대에 왕실과 문벌이라는 보호막 아래서 권력과 결탁한 승려들이 정치에 깊숙이 개입해 결국에는 나라가 망하고 조선 왕조로 교체됐다. 이 밖에 기원전 8세기 프리기아의 미다스왕이 신의 노여움을 사 귀가 늘어나는 저주를 받게 됐다는 전설이 ‘삼국유사’에 나오는 신라 경문왕의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설화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문명 교류의 관점에서 흥미롭다. 무엇보다 저자는 수많은 제국이 명멸하는 과정에서 국가가 오랜 생명력을 유지하려면 지속 가능성 시스템(거버넌스)이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사회 내부의 수요는 줄어들지 않는데 외부로부터의 공급이 줄어들면 내부에서 더 큰 힘을 가진 자가 약자를 수탈해 양극화가 심화되고 내분과 혼란이 증폭되는 현상은 오늘날에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제국의 역사를 훑는 수준을 넘어 각 나라만의 정치적 맥락 안에서 구성된 통치 시스템, 지정학적 판도를 뒤바꾼 주요 사건과 종교·문화를 역사 문외한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한 저자의 내공이 경이롭다.
  • 민주당 추진 시행령 통제 법안에 법제처, 사실상 반대

    민주당 추진 시행령 통제 법안에 법제처, 사실상 반대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정부의 시행령에 대해 수정 권한을 갖는 국회법 개정안을 두고 법제처가 사실상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16일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이 법제처에 의견을 물어본 결과 법제처는 2015년 법안에 대한 의견을 빌려 “해석상 논란을 초래하고 집행 과정에서 혼란과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지난 14일 행정부의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법 취지에 맞지 않을 경우 상임위원회가 수정·변경을 요청할 수 있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법 내용에서 벗어난 정부의 시행령 입법에 제동을 걸겠다는 취지다. 2015년 비슷한 법안이 여야 합의로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다.  법제처는 서면 답변서에서 2015년 법안에 대해 “정부가 재의 요구를 한 사례가 있다”며 세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번째로 정부가 국회의 수정·변경 요청에 그대로 따라야 하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아 해석상 논란을 초래하고 집행 과정에서 혼란과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고 했다. 두번째로 정부가 국회의 요청대로 행정입법을 수정·변경해야 한다면 헌법상 부여된 정부의 행정입법권과 법원의 행정입법에 대한 심사권을 침해해 헌법에 위반될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 정책의 효율성과 일관성이 저해돼 정부 업무 수행에 중대한 차질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법제처는 “현재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통해 개정안 등록 여부 및 내용을 확인 중이며, 현 단계에서 법제처가 국회에 공식적인 의견을 제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음을 양해해달라”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 한국 남성이 버린 ‘코피노’…빈민촌서 땅콩팔며 생계

    한국 남성이 버린 ‘코피노’…빈민촌서 땅콩팔며 생계

    필리핀 빈민촌에서에서 땅콩을 팔며 살고 있는 코피노(한국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소년 RJ(라이언 제이).  무더운 날씨, 아픈 어머니를 대신해 길에서 땅콩을 팔고 있는 열세 살 RJ는 한국에 있는 아버지의 이름도 주소도 알지 못했다. 최근 유튜브를 통해 전해진 RJ의 사연은 이랬다. 그의 어머니는 마닐라에서 만난 한국인 남성과 짧게 교제하다 RJ를 임신했고 남성에게 알렸지만 연락도, 양육비도 받을 수 없었다. 친부인 그는 화를 낸 후 소식을 끊었다. RJ는 친부의 한국 이름도 주소도 알지 못했다. 아버지를 생각하면 “미워요”라고 했지만 한국어를 계속 배우겠다고 했고, 김치를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예쁘다”라는 한국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도. RJ가 봉지에 든 땅콩을 팔아 버는 돈은 하루 2500원(100페소) 정도다. 현지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를 통해 알려진 RJ의 사연에 네티즌들은 슈퍼챗을 통해 후원금을 보냈다. 네티즌들은 “이렇게 한국인과 닮은 코피노는 처음 본다. 가슴이 철렁했다” “RJ가 꿈을 잃지 않고 공부를 이어나가길 바란다” “RJ에게 맛있는 거 사주세요”라며 응원의 댓글을 남기고 있다.코피노 “아빠를 찾습니다” “필리핀에는 많은 코피노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아빠를 그리워하고 만나고 싶어 합니다.” 국제 아동단체에 따르면 현재 코피노는 최대 2만명으로 추산된다. 필리핀 국민의 90% 이상이 가톨릭 신자이기 때문에 낙태를 하지 않고 출산하게 된다. 유학생을 비롯해 현지 성매매하러 갔던 사람들, 현지에서 근무하는 사람들, 출장·사업차 방문하는 사람들 등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이 아버지로 있다. 아이들은 아버지가 없어 출생신고 조차 하지 못하고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며 홀로 남겨진 엄마와 함께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다. 영국 언론 가디언은 ‘섹스 투어리스트(성매매 관광객)가 남기고 간 아이들’이라는 부제의 기사에서 필리핀 성매매 관광 후 남겨진 아이들에 관해 다루기도 했다. 기사는 아이들의 얼굴을 묘사하는 문장에서 “그들의 얼굴에는 하얀 피부, 검은 피부, 한국의 특징이 담겨 있다”며 “그들의 아버지가 성매매 관광객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 또한 ‘사각지대에 놓인 코피노’라는 기사에서 “한국은 미국, 일본에 당한 성적 착취 문제를 오래전부터 제기했다. 하지만 이제 한국도 잘살게 되면서 한국 남성들이 필리핀에서 똑같은 악행을 저질렀다”고 비판한 바 있다. 양육비는커녕 친부와 연락조차 닿지 않는 코피노 가정 대부분은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린다. 친부를 찾기 위해 한국을 찾으려 해도 비자 발급부터 막히는 게 현실이다. 게다가 대부분 사정이 어려워 일정 재산을 증명해야 하는 관광 비자 발급도 쉽지 않다. 정부가 나서서 코피노의 친부를 추적해 양육비와 행정비용을 청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일본은 자피노(일본인 남성과 필리핀인 여성 사이에서 난 아이)의 비자 발급을 적극적으로 도울 뿐 아니라 국적 변경, 일본 내 취업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다.
  • 찍어내기 바쁜 ‘K팝 시스템’… ‘나’를 찾고 싶은 일곱 청년의 성장통

    찍어내기 바쁜 ‘K팝 시스템’… ‘나’를 찾고 싶은 일곱 청년의 성장통

    “우리가 어떤 팀인지 잘 모르겠다. 방향성을 잃었다고 생각했다.” 데뷔 9년 만에 그룹으로서의 활동을 잠정 중단한다고 선언한 방탄소년단(사진·BTS)의 고백은 국내외에 여러모로 큰 충격을 안겼다. 그룹을 아예 해체하는 건 아니지만 현재 세계 최정상급 아티스트로 사랑받고 있는 데다 지난 10일 신보까지 내놓은 상황이라 더 그렇다. 화려한 조명 아래 노래로 춤으로 기쁨을 안기고 말과 행동으로 선한 영향력을 펼쳐 온 이들에게, 그동안 고충이 켜켜이 쌓여 왔음이 이번에 드러났다. ●쉴틈 없이 내달린 9년… 정체성 고민 지난 14일 밤늦게 공개된 1시간짜리 유튜브 영상 ‘찐 방탄회식’에서 리더 RM은 “‘다이너마이트’까지는 우리 팀이 내 손 위에 있었던 느낌인데 ‘버터’와 ‘퍼미션 투 댄스’부터는 모르겠더라. 어떤 메시지를 던지느냐가 살아가는 의미인데 그런 게 없어졌다”며 그룹의 정체성과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지민도 “지금에 와서야 우리가 각자 어떠한 가수로 팬분들에게 남고 싶은지를 알게 돼서 힘든 시간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팀의 급속한 성장으로 인한 피로 누적과 팀에 가려진 개인에 대한 아쉬움이 이번 결정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2013년 데뷔한 BTS는 꽤 오랜 무명 시절을 거쳤는데, 2016년 국내 시상식에서 대상을 차지하고 2020년 코로나19 이후 발표한 영어곡 ‘다이너마이트’, ‘버터’ 등이 폭발적 반응을 얻으며 월드스타로 떠올랐다.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핫100’을 잇따라 휩쓸고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대상까지 받았다.●RM “쉬겠다는 말조차 죄책감 느껴” 그러나 ‘영광의 시기’에 정작 멤버들은 큰 혼란을 겪었다. RM은 “최전성기를 맞은 시점에서 세상에 어떤 식으로든 기능해야 할 것 같은데, 생각할 틈이 없었다. 좀 쉬고 생각한 후에 다시 돌아오고 싶은데, 이런 걸 얘기하면 죄를 짓는 것 같았다”고 토로했다. 특히 그는 “케이팝 아이돌 시스템 자체가 사람을 성숙하게 두지 않는다. 계속 뭔가를 찍어내야 하니 내가 성장할 시간이 없다”며 “랩 번안하는 기계가 됐고 영어를 열심히 하면 내 역할은 끝났었다”고 아쉬워했다. ●슈가 “쥐어짜도 이젠 할 말이 없어” 슈가는 “한 번도 작업하며 ‘행복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며 “그래도 7~8년 전엔 하고 싶은 말이 있지만 스킬이 부족해서 나를 쥐어짰다면, 지금은 진짜 할 말이 없다”고 토로했다. 뷔는 팬 커뮤니티 ‘위버스’에 “10년 동안 항상 위를 보고 나아가다 보니 무서웠고, 팀을 위해 나를 포기했어야 했다”며 “행복 뒤에 오는 지침과 힘듦은 셀 수 없었다”고 썼다. 개별 작업에 대한 갈증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 케이팝 그룹들이 개인 활동을 곁들이는 것과 달리 BTS는 소속사 정책에 따라 팀 활동에 매진했다. 일부 개인 작업은 정식 음반이 아닌 ‘믹스테이프’(비정규 음반) 형태로만 선보이고 정식 발매되지는 않았다. ●이르면 새달 제이홉 ‘BTS 2막’ 첫 출격 영상에서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병역 문제 역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맏형인 진은 1992년생으로 내년 초 입대해야 한다. 대중문화예술인의 예술·체육요원 편입을 위한 병역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지만 통과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결국 막내인 1997년생 정국까지 차례로 군 복무를 마치려면 짧게는 4~5년, 길게는 7년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다. 팀 활동을 잠시 멈춘다면, 입대 멤버를 제외한 다른 이들은 활동을 이어 갈 수 있다. 이에 따라 멤버들은 앞으로 솔로 활동을 정식으로 펼칠 계획이다. 이르면 다음달 ‘첫 타자’가 될 제이홉은 “BTS의 챕터2로 가는 데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사전 녹화된 BTS의 신곡 ‘옛 투 컴’ 무대는 16일 엠넷, 17일 KBS2, 19일 SBS를 통해 공개된다.
  • BTS ‘당분간 쉼표’ 배경은…재충전 필요·군복무 등 영향 관측

    BTS ‘당분간 쉼표’ 배경은…재충전 필요·군복무 등 영향 관측

    "저희가 각자 어떤 가수로 팬분들에게 남고 싶으냐는 생각을 이제야 하게 돼서 지금 좀 힘든 시간을 겪는 것 같습니다. 정체성을 인제야 찾아가려고 하는 시기라 지치고 시간이 걸리는 게 아닐까 합니다." (지민) 14일 전격적으로 '팀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한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2013년 데뷔 이래 9년간 쉴새 없이 정상을 향해 달려오면서 피로가 누적된 상황에서 정체성 회복과 성장을 도모할 '휴식'이 필요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달리고 또 달리고…데뷔 후 9년간 쉼없는 도전의 연속멤버들은 유튜브로 공개된 '찐 방탄회식'에서 저마다 그동안 쌓였던 고충과 피로감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지민은 "팬들도 우리를 알고, 우리도 팬들을 알지 않느냐"라며 "그동안 너무 힘들어서 지친 것도 있어서 이제야 조금씩 풀어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RM도 "K팝이라는 것과 아이돌 시스템 자체가 사람을 숙성하게 놔두지 않는다"며 "내가 성장할 시간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로 인해 음악을 업으로 삼고 있음에도, 음악적 결과물이 마음대로 나오지 않는다는 고민도 전했다. 슈가는 "2013년부터 작업을 해 오면서 한 번도 '너무 재미있다'고 하면서 작업해 본 적이 없다"며 "그래도 지금 쥐어짜는 것과 7∼8년 전에 쥐어짜는 것과는 너무 다르다. 그때는 하고 싶던 말이 있는데 스킬이 부족해서 쥐어 짜낸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진짜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잠시 멈춤'이냐 '해체'냐 하는 차이는 있지만 26년 전인 1996년 마찬가지로 '창작의 고통'을 언급하며 최정상 자리에서 활동 중단을 선언한 서태지와아이들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2013년 데뷔한 방탄소년단은 2015년 국내 음악방송 첫 1위를 거머쥔 이래 2016년 국내 시상식 대상을 차지하는 등 정상에 올랐다. 이듬해인 2017년부터는 해외에서도 인기를 구가해 K팝을 대표하는 월드스타로 등극했다.이들의 글로벌 인기에 '날개'를 달아준 곡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발표한 영어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 '버터'(Butter),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였다. 이들 노래는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핫 100'에서 연거푸 1위를 한 것에 더해 방탄소년단에게 아시아 가수로는 처음으로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인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대상을 안겨줬다. 그러나 정작 멤버들 본인에게는 이 시기가 정체성의 혼란을 안겨준 것으로 보인다. 2020년 2월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MAP OF THE SOUL : 7) 이래 코로나19로 준비한 계획이 꼬이면서 멤버들조차도 그룹이 어디로 향해 가는지 알지 못했다고 했다. RM은 "방탄소년단이 '온'(ON)과 '다이너마이트'까지는 우리 팀이 내 손 위에 있었던 느낌인데, 그 뒤에 '버터'와 '퍼미션 투 댄스'부터는 우리가 어떤 팀인지 잘 모르겠더라"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13일 신보 '프루프'(Proof) 발매를 기념한 유튜브 무대에서도 "2020년부터 지금까지 저희가 한 많은 것들이 계획된 것은 전혀 아니었다"며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때그때 고민하고 갑작스럽게 결정한 유동적인 것이 많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들은 그러면서 "걸어가면서도 '이게 맞나?' 싶어 무섭기도 했고, 정답인지 많이 고민하기도 했다"며 "많이 고생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소속사 정책에 개개인 역량 발휘 기회 차단팀 활동을 중시해 개인 활동을 용인하지 않던 소속사 정책으로 멤버 개개인의 빼어난 음악적 역량을 분출하지 못한 점도 단체활동 중단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지금까지 솔로 음악 활동은 정식 음반이 아닌 '믹스테이프'(비정규 음반) 형태로만 선보여왔다. 이 때문에 정작 국내 음원 사이트에서는 멤버들의 솔로곡을 들을 수 없었다. 제이홉은 이 같은 점을 두고 "기조의 변화가 확실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RM은 더 구체적으로 "믹스테이프는 원래 저작권도 없는 것들을 대충 녹음해서 기획사에 (소개용으로) 돌릴 때 쓰던 것에서 유래했다"며 "그런데 그동안 (우리의) 믹스테이프는 노력, 시간, 자본이 웬만한 앨범 이상으로 투입됐다"고 말했다. 이어 "믹스테이프라고 했던 콘텐츠들이 앞으로 (정식) 앨범으로 본격적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 방탄소년단 개개인이 누가 있는지는 (대중이) 잘 모르니까, 우리는 가수이니 음악과 퍼포먼스로 이야기하는 게 가장 임팩트가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RM은 또 "앞으로는 믹스테이프가 아니라 앨범이 될 것 같고, 한국 음원 사이트에 이것이 나간다는 게 상징적"이라고 짚었다. 더 미룰 수 없는 병역문제…현실적 요인으로 작용한 듯대한민국 남성이라면 피할 수 없는 군 복무 또한 팀 활동 잠정 중단과 솔로 활동 본격화라는 큰 결정에 영향을 끼쳤으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방탄소년단의 맏형 진은 1992년생으로 2020년 개정된 병역법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입영 연기 추천을 받아 올해 말까지 입영이 연기된 상태다. 대중문화예술인도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게 하는 병역법 개정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지만, 통과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설사 국회 문턱을 넘는다고 해도 통상 시행까지 6개월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방탄소년단 그룹 차원의 대체복무는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통상 글로벌 스타들은 1년 전에 미리 해외 투어 콘서트 등을 계획하지만, 방탄소년단은 입대의 불확실성 때문에 올해 하반기와 내년 팀 단위 계획도 잡기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팀 활동에 잠시 쉼표를 찍는다면 입대를 목전에 둔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은 솔로 활동으로 팬을 계속 만날 수 있다. "이젠 무겁기만 해"…신곡 '옛 투 컴' 가사 재조명한편, 방탄소년단의 이 같은 선언을 두고 지난 10일 발매된 신곡 '옛 투 컴'(Yet To Come)의 가사도 재조명받고 있다. 소속사 빅히트뮤직은 이 노래를 두고 "첫 소절부터 마지막까지 담담하지만 힘 있게, 어려운 시기를 함께했고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당신의 내일이 더 빛날 것'이라고 전하는 노래"라며 "역경과 환희의 순간을 늘 함께하며 단단해진, 어제와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방탄소년단의 이야기"라고 소개한 바 있다. 방탄소년단은 '옛 투 컴'에서 '다들 언제부턴가 말하네 우릴 최고라고 / 온통 알 수 없는 네임즈(names) / 이젠 무겁기만 해'라고 그간의 부담감을 읊조렸다. 그러면서도 '긴긴 원을 돌아 결국 또 제자리 / 백 투 원(Back to one)'이라며 다시 하나가 될 것임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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