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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내가 죽인 네 연인은 약쟁이”… 남은 이들 또 무너뜨린 ‘그놈 편지’[범죄 피해자 리포트: 그 날에 멈춘 사람들]

    [단독] “내가 죽인 네 연인은 약쟁이”… 남은 이들 또 무너뜨린 ‘그놈 편지’[범죄 피해자 리포트: 그 날에 멈춘 사람들]

    “1년에 여섯번 제사… 심정 아느냐”큰형 비극 충격에 가족들 쓰러져연인 해친 이유 편지로 물어보자피해자 조롱·범죄 합리화에 경악 ‘대한민국 최악의 연쇄살인마’ 유영철. 2004년 우리 사회를 혼란에 빠뜨렸던 이 사건이 터진 지 20년이 됐다. ‘악마’는 갇혔지만 피해자 유족은 아직도 악몽에 시달린다. 서울신문은 수십년간 방치되다시피 한 이 사건 유족을 어렵게 찾아 이들이 ‘부서진 일상’을 어떻게 버텨 내며 살아가고 있는지 들어봤다. 범죄가 한 가족의 삶을 어떻게 망가뜨렸는지, 왜 피해자 보호 지원책이 촘촘해야 하는지 재조명하기 위해서다. 또 유영철이 피해자 측에게 보낸 편지를 입수해 가해자가 과연 참회 속에 죗값을 치르고 있는지도 들여다봤다. “1년에 제사를 여섯 번이나 지내는 마음을 아시우? ‘그놈’이 우리 큰형님을 죽인 뒤 집안이 풍비박산 났지. 충격을 받은 다른 형님들이 잇달아 목숨을 끊었어. 부모님도 정신병원에 있다 몇 년 전 결국 돌아가셨지.” 30일 서울신문과 만난 안두희(59·가명)씨는 집 안에 나란히 놓인 6명의 영정사진을 가리키며 눈시울을 붉혔다. 안씨는 2004년 4월 13일 유영철에게 살해당한 안철희(가명)씨의 여섯째 동생이다. 큰형 철희씨와 둘째·넷째·다섯째 형 그리고 이들 부모의 생전 모습이 영정에 담겨 있었다. 서울 청계천에서 불법 복제 CD를 팔던 큰형은 경찰을 사칭한 유영철에게 끌려가 무참히 살해당했다. 안씨는 “(정신적 지주였던) 큰형이 죽었단 소식에 부모님은 쓰러졌고 다른 형들이 차례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며 “형과 우리 가족은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는데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큰형이 살해된 지 어느덧 20년이 흘렀지만 안씨의 가슴속 상처는 여전히 아물지 않았다. 꿈에 유영철이 눈앞에 나타나 칼을 품고 잔 적도 있다고 했다. 유영철 사건을 다룬 영화 ‘추격자’의 주인공 엄중호(김윤석 분)의 실재 인물인 정삼영(51·가명)씨도 있다. 그는 영화에서처럼 유영철 검거에 ‘공’을 세운 인물이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현재 그는 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그 사건 이후 정신적 충격에 방황하다 마약에 손을 댔다. “유영철은 제 연인을 잔인하게 고문하고 살해했습니다. 밤에 눈을 감으면 그녀가 나타났어요. 그러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너무 괴로워서 잘못된 길로 갔습니다.” 서울신문은 정씨가 어머니 장례를 치르기 위해 형집행정지로 잠시 석방된 날 그를 만났다. 정씨는 “여자친구 시신 발굴 현장에 동행했는데, 직접 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는 끔찍한 모습이었다. 심리치료를 받았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비뚤어진 자식 때문에 괴로워하던 어머니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며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 정씨는 유영철에게 5년 전부터 편지를 보냈다. 왜 여자친구를 살해했는지 직접 듣고 싶어서였다. 처음엔 반응이 없던 유영철은 정씨의 편지가 계속되자 최근까지 23통(134페이지)의 답장을 보냈다. 유영철은 과연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있을까. 서울신문은 정씨의 동의를 받아 유영철로부터 받은 편지를 일부 공개한다. 20년이란 시간이 그를 조금이라도 교화시켰는지 심리상태를 들여다보고, 우리 사회가 범죄 피해자 지원을 위해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짚어보기 위해서다. 유영철은 편지에서 “(내가 죽인 네 연인은) 약쟁이에다 여러 사업가에게 매달 돈을 받는 노리개일 뿐이었어”라고 조롱했다. 또 “(내가 죽인 사람들은) 오직 사치와 환락 파티에 빠졌던 멀쩡한 여대생, 낮에는 요조숙녀로 신부수업을 받다가 밤에는 즐기는 가시나, 남자를 농락하는 가시나 등이었다”며 다른 피해자에게 저지른 범죄까지 합리화했다.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을 받는 정씨를 변호한 이는 유영철 사건 당시 검사로 수사와 공판을 담당했던 이재순 법무법인 서평 대표변호사다. 무료로 변론을 맡은 그는 “유영철 사건 피해자 유족들의 충격이 너무 컸다는 것을 알기에 이 사건을 변호하게 됐다”고 했다.
  • 엎친데덮친 이재명 ‘사법리스크’

    엎친데덮친 이재명 ‘사법리스크’

    검찰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증인에게 거짓 증언을 요구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위증 범죄에 대한 대법원 양형기준상 최고형이다. 이 대표가 해당 혐의로 집행유예를 포함한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의원직을 상실하고 형이 실효될 때까지 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이 대표에 대한 1심 선고는 11월 25일로 예정됐다. 검찰은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김동현)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결심 공판에서 재판부에 이같이 요청했다. 이 대표의 요청으로 위증한 혐의를 받는 김병량 전 성남시장 수행비서 김진성씨에게는 징역 10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위증 범죄는 사법질서를 교란하고 사법불신을 초래하는 중대 범죄로 사법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사회혼란을 야기한다”면서 “이 대표는 현직 도지사라는 우월적 권력을 악용해 매우 계획적이고 집요한 방법으로 김씨를 회유하고 위증을 교사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2018년 12월 김씨에게 ‘검사 사칭 사건’ 관련 허위사실 공표(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위증을 요구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기소됐다. 재판에 넘겨진 지 약 1년 만에 심리가 마무리된 것이다. ‘검사 사칭 사건’은 2002년 ‘분당 파크뷰 특혜 분양 사건’을 취재하던 최철호 전 KBS PD가 검사를 사칭해 김 전 시장과 통화하는 과정에 당시 변호사였던 이 대표가 가담했다는 의혹이다. 이 대표는 이 사건으로 2004년 12월 벌금 150만원을 확정받았는데, 2018년 5월 경기도지사 후보 토론에서 “누명을 썼다”고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대표는 허위사실 공표 혐의 재판 과정에서 김씨에게 전화해 ‘KBS와 김 전 시장 측이 최 전 PD의 고소를 취소하는 대신 이 대표를 검사 사칭 주범으로 몰고 가자는 협의를 했다’는 취지의 위증을 요구했다는 것이 검찰의 조사 결과다. 검찰은 “이 대표는 본인의 거짓 주장이 기정사실인 양 김씨에게 여러 차례 반복 주입했다”며 “텔레그램을 통해 은밀히 본인의 주장을 보내는 등 수법이 주도면밀하고 계획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는 (김씨의) 증인신문 하루 전날 변호인을 통해 김씨에게 신문 사항을 사전 제공하고 숙지하도록 했다”며 “수험생에게 답안지를 제공해 만점을 받게 한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 대표는 최후진술에서 “(김씨와의 통화에서 위증해 달라고) 알아들을까 봐 유난히 ‘있는 대로’, ‘기억나는 대로’, ‘기억을 상기해 보라’, ‘사건을 재구성하라는 게 아니고 이건 제 주장이니 기억을 되살려 보라’고 했다”며 “위증을 교사했다면 (김씨가) 제가 원하는 걸 한마디도 안 해 줄 이유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불리한 증거는 감추고, 표지갈이해서 짜깁기하고, 이런 검찰이 어딨나”라고 말했다. 이날 법원 앞에는 이 대표 출석에 맞춰 지지자와 정치 유튜버들이 찾아와 이 대표 이름을 부르며 응원했다. 또 이해식 당대표 비서실장, 김태선 당대표비서실 수행실장, 전현희·김병주·이언주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 의원들이 함께했다. 현재 이 대표는 7개 사건에 연루된 의혹으로 총 4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위증교사 사건 ▲대장동·백현동·성남FC·위례신도시 특혜 의혹 ▲쌍방울그룹 불법 대북송금 사건 등이다. 앞서 지난 20일 검찰이 징역 2년을 구형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11월 15일로 선고 일자가 잡혔다. 이 사건에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이 대표는 의원직을 잃고 5년간 공직 선거에 출마할 수 없어 2027년 대선 출마도 불가능해진다. 이날 위증교사 사건에 대한 구형도 이뤄지면서 2개 재판 1심 선고가 임박하는 등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 대통령도 언급한 대표팀 사령탑 선임 절차…홍명보 감독 “저도 답답, 회의록 공개했으면”

    대통령도 언급한 대표팀 사령탑 선임 절차…홍명보 감독 “저도 답답, 회의록 공개했으면”

    대한축구협회의 감독 선임 절차를 둘러싼 진실 게임이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 “여러 의혹에 대한 진상을 명백히 밝히라”고 지시했고, 홍명보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감독도 “회의록을 공개하고 투명하게 검증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30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B조 3·4차전 소집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억울하고 답답하다”는 심경을 밝혔다. 그는 사령탑 선임 과정에 대해 “정상적인 절차를 거쳤고 제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들었다. 그런데 국회에선 다른 내용이 불거졌다”면서 “쟁점이 되는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10차 회의록이라도 언론에 공개해서 평가받아봤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전력강화위는 지난 6월 21일 제10차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정해성 전 위원장은 사퇴 전 마지막으로 이 회의를 주재했는데 여기서 홍 감독과 다비드 바그너 감독이 가장 많은 추천을 받으면서 위원회가 논의를 사실상 종결했다고 알려졌다. 정 전 위원장은 홍 감독을 1순위로 추천한 뒤 직을 내려놓았다. 11차는 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임시 회의였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홍 감독 등은 지난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감독 선임 과정 중 전력강화위원들의 동의를 받지 못했다고 여야 의원에게 지적받았다. 박주호 전 위원 등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전권을 쥔)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와 1분 정도 통화했는데 통보에 가까웠다”고 말했다. 이에 이 이사는 “5명 모두 동의받았다. 제 명예가 달린 일”이라고 반박했다. 혼란이 계속되자 홍 감독이 회의록 공개를 제안한 것이다. 그는 “국회에서 여러 얘기를 하고 싶었지만 결과적으로 하지 못했다. 검증받길 바란다”고 토로했다. 이날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 결과를 보고 받은 윤 대통령도 “국민에게 큰 관심과 사랑을 받는 축구 대표팀의 사령탑 선발은 과정부터 공정하고 책임 있게 진행되어야 한다”면서 “문체부가 현장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을 수 있는 확실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했다. 문체부는 오는 2일 관련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한다.
  • [단독] 살인마에 형 잃은 충격으로 남은 형제 잇달은 극단 선택…“1년에 제사만 6번 지내는 마음 아시우”[범죄 피해자 리포트 : 그날에 멈춘 사람들]

    [단독] 살인마에 형 잃은 충격으로 남은 형제 잇달은 극단 선택…“1년에 제사만 6번 지내는 마음 아시우”[범죄 피해자 리포트 : 그날에 멈춘 사람들]

    ‘대한민국 최악의 연쇄살인마’ 유영철. 2004년 우리 사회를 혼란에 빠뜨렸던 이 사건이 터진 지 20년이 됐다. ‘악마’는 갇혔지만, 유족과 연인은 아직도 악몽에 시달린다.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약물에 손을 댄 이도 있다. 찾지 못한 시신을 수습하고자 ‘그놈’에게 조롱 섞인 답장을 받으면서도 편지를 주고받은 이도 있다. 서울신문은 수십년간 방치되다시피 한 이 사건의 유족을 어렵게 찾았다. 유영철이 직접 쓴 편지와 그의 범행 전후를 낱낱이 분석한 ‘수사백서’도 단독 입수했다. 범죄가 한 가족의 삶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 왜 피해자 보호 지원책이 촘촘해야 하는지 재조명하기 위해서다. 비단 이 사건뿐 아니라 강력범죄 피해자 상당수가 사건 후 ‘부서진 일상’을 간신히 버텨내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범죄자를 처벌하는 법과 제도는 어느 정도 구축했지만 20년이 지난 지금도 피해자 지원은 여전히 미흡하다. 범죄 피해자를 보호하는 건 헌법이 명시한 국가의 의무이자 사회의 책임이란 점을 상기시키고자 서울신문은 ‘범죄 피해자 리포트 : 그날에 멈춘 사람들’ 기획을 보도한다. 30일 서울 성동구의 한 빌라. 녹슨 현관문을 열자 나란히 놓인 6명의 영정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2004년 4월 13일 유영철에게 살해당한 안철희(가명)씨와 그의 첫째·셋째·넷째 동생, 그리고 이들 부모의 생전 모습이 사진에 담겨있다. “1년에 제사를 여섯 번이나 지내는 마음을 아시우? 그놈이 우리 큰형님을 죽인 뒤 나 빼고 다른 형제들은 모두 목숨을 끊었어. 형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까무러쳤던 부모님도 정신병원에서 시름시름 앓기만 하시다 몇 년 전 결국 돌아가셨지.” 안씨의 둘째 동생이자 다섯 형제 중 유일하게 남은 두희(가명·59)씨가 담담하게 말했다. 이 집은 큰형이 살해당하기 전까지 지내던 곳인데, 지금은 안씨가 살고 있다. 장판과 벽지 구석구석 곰팡이가 파랗게 피어 있고, ‘불안 증세’로 안씨가 먹는 수백 개의 약봉지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제대로 밥상이 차려진 게 언제였는지 식탁엔 썩은 된장과 누렇게 굳어버린 밥이 먼지로 뒤덮인 채 올라와 있다. “우리 집은 강원도였어. 아버지는 광산에서 일했는데, 풍족하진 않았지만 모자라지도 않았지. 부모님과 우리 다섯 형제에 여동생까지 총 여덟 식구가 화목하게 살았어. 내가 열두 살이었나, 그때 온 가족이 서울로 왔지. 큰형이 먼저 올라와 청계천에서 노점상을 차렸어. 아버지가 사고를 당해 가세가 좀 기울었는데, 큰형이 가장 노릇을 하며 생계를 책임졌지.” 안씨 큰형은 유영철이 저지른 다섯 번째 살인사건이자 아홉 번째 피해자였다. 유영철은 불법복제 CD를 팔던 큰형을 지켜보다 위조한 경찰관 신분증을 보여준 뒤 “음반 및 비디오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으니 연행하겠다”고 했다. 손목에 수갑까지 채운 뒤 자기 집인 마포구 한 오피스텔 주차장으로 끌고 가 무참히 살해했다. 그리고 인천 월미도로 가 차와 함께 시신을 불태웠다. 훗날 유영철은 “안씨(큰형)가 내 행동과 신분을 수상하게 여겼다”며 “앞선 살인 등 범죄가 발각될까 봐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큰형과 함께 노점상을 하던 한 상인은 “안씨는 돈 벌었다고 놀러 다니거나 허투루 쓰는 법이 없었다. 매일 새벽까지 장사하는 데 쉬는 걸 본 적 없다”며 고인을 기억했다. 안씨는 “(정신적 지주였던) 큰형이 죽었단 소식에 부모님은 쓰러졌고 다른 형제들도 정신이 나갔다. ‘지옥’이라는 표현도 사치였다”고 했다. 아직 유영철의 존재가 세상에 드러나기 전이라 경찰은 처음엔 안씨 가족부터 의심했다고 한다. 안씨는 “가장 괴로웠던 건 경찰이 유영철은 못 잡고, 재산을 노린 가족 간 범행일 수 있다며 우릴 쥐 잡듯 조사했던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후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둘째 형은 매일 밤 술에 절어 동생들을 붙들고 “우리 이렇게 살지 말자. 큰형 따라 같이 죽자”며 울었다고 한다. 그러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 큰형이 죽고 난지 8개월 만이었다. 그 다음 해 안씨 동생이자 5형제 중 넷째, 다섯째가 연달아 목숨을 끊었다. 막내인 여동생은 집을 나간 뒤 행방불명됐다. 가까웠던 사촌조차 세상을 등졌다. 불행은 그렇게 전염됐다. 안씨는 큰형이 사망한 뒤 10년 넘게 길거리를 전전하며 노숙했다. 서울역 등을 돌아다니며 교회나 절의 봉사단체에서 나눠주는 음식으로 끼니를 때웠다. 형이 살던 집은 도저히 들어갈 수 없었다. 잔혹하게 훼손됐던 형의 마지막 모습이 떠올라서다. 일용직 노동을 했다가도 며칠을 못 넘겼다. 안씨는 “집에만 들어오면 꿈에 자꾸 형이 나타나고 환청이 들렸다. 꿈에 유영철이 눈앞에 나타나 칼을 품고 잔 적도 있다”고 했다. 더 힘들었던 건 이런 안씨를 두고 주변에서 ‘죽어 나가는 집구석’ ‘재수 옴 붙은 사람’이라며 피했을 때다. 안씨 집 근처에서 만난 한 이웃 주민은 “그 사람(안씨) 옆에 있던 사람은 다 사고 나서 죽었어. 아주 귀신 같으니까 가까이하면 안 돼”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안씨는 집 한가운데 천장에 매달린 낡은 끈을 말없이 응시했다. 8년 전 안씨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흔적이다. 그는 2015년 한겨울 새벽 영하의 날씨에 소주 3병과 노끈을 들고 산에 올라갔다. 운명이었을까. 끈을 묶은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바람에 바닥에 주저앉아있던 안씨 귀에 ‘낑낑’ 대는 소리가 들렸다. 누가 버렸는지 작은 상자 안에 이제 갓 태어난 강아지 두 마리가 울고 있었다. “얘들이 나를 살린 거야. 아는 스님이 ‘복돌이’랑 ‘천재’라고 이름을 지어줬어. 얘들이 10년 가까이 내 옆에 있었지. 지켜야 할 ‘가족’이 생겨서 버틴 거야.” 안씨는 함께 살고 있는 반려견 두 마리를 이렇게 소개했다. 유영철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고 연일 보도되자 일부 정치인과 이웃이 나서 위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픈 기억과 상처는 오롯이 안씨 몫이 됐다. 범죄 피해자 단체가 매달 보내는 10만원가량 지원금이 피해자로서 받는 전부다. 안씨는 “결국 ‘유영철’과 ‘그 사건’만 남았다”며 “가족은 죄 없이 죽고 이웃들이 피하고 망가진 내 삶은 사라졌다”고 했다. 정말 오랜만에 사람과 긴 대화를 나눴다는 그가 말했다. “나처럼 지옥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걸 나라님과 사람들은 알기나 할까? 형과 우리 가족은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는데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 [씨줄날줄] 헤즈볼라

    [씨줄날줄] 헤즈볼라

    ‘신의 정당’이란 뜻의 헤즈볼라는 레바논의 무슬림 정당이자 무장단체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축출하겠다며 레바논에 침공한 1982년 결성됐다. 현재 레바논은 수도 베이루트에서 2020년 발생한 대규모 항구 폭발과 수습 과정에서 드러났듯 행정권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대통령은 선출권을 가진 국회의 종교 분파 간 분열로 2년째 공석이다. 2000년대 정치권에 진입한 헤즈볼라는 국회에서 의석을 갖고 있으며 학교, 병원, 문화기관 등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1983년 베이루트 주재 미 대사관의 자살폭탄 차량테러와 평화유지군으로 활동하던 미 해병대 막사 자살폭탄 테러로 악명을 얻었다. 당시 두 사건을 지휘한 특수부대 지휘관이 이브라힘 아킬. 헤즈볼라의 2인자이자 미국이 최대 700만 달러(약 90억원)의 현상금을 걸었던 ‘특별 지정 국제 테러리스트’다. 지난 20일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공습으로 사망했다. 헤즈볼라의 1인자 하산 나스랄라도 지난 28일 같은 상황이 됐다. 무슬림의 80~90%는 수니파다. 시리아 국민의 대다수는 수니파,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시아파다. 2011년부터 시리아가 내전 중인 이유 중 하나가 종교 갈등이다. 시아파인 헤즈볼라는 시리아 내전에 관여, 시리아에 주둔하고 있다. 시아파가 집권한 이란과도 친밀하다. 종교는 본래 폭력적일까. 종교학자 캐런 암스트롱은 ‘신의 전쟁’에서 “현대의 폭력적인 죄를 ‘종교’의 등에 실어 정치적 광야로 내몰곤 한다”고 썼다. 미국을 포함해 세계 각국은 이스라엘에 확전 자제를 요구했다. 아랑곳하지 않던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1인자 사망 이후 미국에 ‘저항의 축’ 중심인 이란의 보복을 억제해 달라고 부탁했단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022년 세 번째 집권 이후 대내외 강경 대응, 부패 혐의 등으로 퇴진 요구에 시달리고 있다. 종교와 정치가 맞물려 혼란 그 자체인 중동을 신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 “실제 성소수자 만나 고민 나눠… 진심 담아 연기했다”

    “실제 성소수자 만나 고민 나눠… 진심 담아 연기했다”

    박상영 소설 원작 동성애자 연기방황하는 청춘들 우정·성장 담아 “이십대 때 ‘나는 누구일까’ 저 자신에게 질문을 많이 했습니다. 10년 넘게 미국에 살아서 미국인인지 한국인인지 정체성 혼란도 겪었고요. 그래서 영화 속 흥수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배우 노상현(34)이 다음달 1일 개봉하는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에서 자신이 맡은 배역에 관한 생각을 이렇게 밝혔다. 애플TV+ 시리즈 ‘파친코’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이번에 동성애자인 흥수로 스크린 첫 주연을 맡았다. 이언희 감독이 연출한 영화는 박상영 작가의 동명 소설집 속 단편 ‘재희’가 원작이다. 동성애자인 흥수가 같은 과 여학생 재희를 만나 우정을 나누며 함께 성장하는 과정을 그렸다. 다른 남성 배우와의 파격적인 성애 묘사 탓에 재희 역의 김고은(31)을 정하고 난 뒤 1년 동안 흥수 역을 섭외하지 못하다 노상현에게 돌아갔다. 그는 서울신문과의 최근 인터뷰에서 “동성애자 역이라도 연기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 될 게 없다고 생각했다”며 “배우로서 본분에 충실하면 감독님께서 잘 표현해 주실 것으로 믿고 도전했다”고 했다. 영화 속 흥수는 고교 시절 어머니에게 동성애자인 것을 들킨 뒤 삶을 겉도는 인물이다. 목숨을 끊거나 미국에 가서 살까 고민하며 지낸다. 노상현은 동성애자의 이런 고민을 연기로 녹여 내고자 실제 동성애자들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를 듣고 나니 ‘진심으로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야 제가 느낀 것들을 관객에게 제대로 보여 줄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관객들이 ‘흥수가 이런 마음이었겠구나’를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내내 품고 연기했습니다.” 방황하던 흥수는 남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살아가는 재희와 동거를 시작한다. 둘은 서로의 연애에 대해 조언하고, 때론 세상의 불편한 시선에 힘겨워하는 서로를 다독여 준다. 흥수는 재희를 통해 자신에 대해 돌아보고, 진정으로 자신을 이해하며 삶의 방향도 잡게 된다. 노상현은 둘의 관계에 대해 “참 매력적이고 용기가 있다. 좋은 메시지를 서로에게 주는 좋은 친구 사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희 역 김고은과의 영화 속 합은 그야말로 찰떡이다. 어떨 땐 동성 친구 같기도, 때론 남매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노상현은 “김고은과 처음엔 낯을 가렸지만, 친해지고부터는 클럽에 함께 가서 놀기도 하고 영화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고 했다. 원작 소설은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 후보에 올랐다. 새달에는 드라마로도 선보인다. 노상현은 이런 인기 비결과 관련해 “동성애를 소재로 하지만, 결과적으론 인간의 심리를 잘 묘사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면서 “영화 역시 원작의 재미와 의미를 잘 살렸다. 편견 없이 봐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 [단독] 최재영 “명품백은 뇌물 아닌 선물”… 김 여사 만난 후 직접 문서 남겼다

    [단독] 최재영 “명품백은 뇌물 아닌 선물”… 김 여사 만난 후 직접 문서 남겼다

    “청탁 아니다→맞다→ 유도 신문”3차례 말 바꾸기, 檢 불기소 판단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백을 건넨 최재영 목사가 김 여사와의 만남 이후 직접 “(가방 선물이) 뇌물이나 청탁 목적은 아니었다”고 작성했던 문서를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최 목사가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에서 “검찰 조사 당시 ‘청탁용이 아니었다’라고 한 것은 검찰의 유도신문 때문”이라고 주장한 것과 달리 스스로 개인적인 관계에서의 선물이었다고 밝힌 문서를 남긴 것이다. 최 목사는 사건의 주요 쟁점 사안이었던 ▲지인의 국립묘지 안장 청탁 ▲명품백 진위 여부 등에 대해서도 그때그때 말을 바꾸거나 의혹을 제기했다. 법조계에서는 최 목사 측의 이런 잦은 ‘말 바꾸기’가 진술의 신빙성을 떨어뜨려 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최 목사 측은 명품백 수수 사건 이후 ‘문서1: 김건희 여사와 최재영 목사의 대담 요약’, ‘문서2: 김 여사와 최재영 목사의 대담 동영상 파일’이라는 두 건의 문서를 작성했다. 각각 A4용지 6장, 12장 분량이다. 문서1은 2022년 6월 20일 김 여사가 대표로 있던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의 1차 접견, 문서2는 같은 해 9월 13일 2차 접견을 기록했다. 명품백을 건넸던 만남은 2차 접견으로 몰래카메라 촬영이 이뤄진 날이다. 서울신문이 이 문서를 입수해 확인해 보니 문서2에서 최 목사는 ‘대담 목적’으로 “취임 4개월을 맞아 극우 정책으로 일관하는 국정 운영을 지적하며 국내 정치와 대북문제, 통일문제 등을 건의하려는 차원”이라고 기재했다. 특히 “이 선물은 김 여사와의 개인적인 관계에서의 선물이지 뇌물이나 청탁의 목적과 용도로 준 것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최 목사는 지난 5월 13일과 31일 검찰 조사에서도 이런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문서로 확인된 건 처음이다. 최 목사 측은 지난 5월 서울중앙지검 명품백 의혹 수사 전담팀이 출범한 이후 조사가 진행될 때 해당 문건을 검찰에 제출했다고 한다. 최 목사는 그러나 돌연 6월 초쯤부터 “청탁이 맞다”고 입장을 바꿨다. 지난 24일 최 목사 수심위에서도 “왜 말을 바꿨나”라는 질의가 집중적으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 목사 측은 “검찰 유도 신문에 소극적으로 대답했던 것”이라는 취지로 응답했다고 한다. 또 명품백 의혹이 처음 불거질 당시엔 본인이 청탁금지법 위반 등으로 처벌받을까 봐 거짓으로 문서를 작성했다는 입장이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피의자가 말을 바꿔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질 때는 객관적인 증거를 종합적으로 살펴 판단할 수밖에 없다”면서 “최 목사가 남긴 문서가 이런 증거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최 목사는 ‘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을 국립묘지에 안장해 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김 여사에게 했다고 주장했다가 수사 도중 입장을 또 바꿨다. 최 목사는 지난 5월 31일 중앙지검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 측에 청탁을 전달한 뒤 실제로 대통령실 직원에게 연락이 와 보훈처 직원 연락처를 전달해 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대통령실 유모 행정관이 김 여사를 보좌하는 조모 행정관에게 관련 내용을 전하면서 “여사님께는 아직 말씀드리지 않았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알려졌다. 이에 최 목사는 “김 여사에게 직접 말한 게 아니고 유 행정관에게 말한 것”이라며 “혼동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행정관들을 통해 김 여사한테 전달됐을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김 여사 측은 검찰 조사에서 “행정관들이 김 여사한테 보고한 적이 없다”며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직접 말하지 않았다면 청탁이 될 수 없다는 걸 알고 말을 바꾼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목사 측은 김 여사 측이 검찰에 제출한 명품백은 ‘가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김 여사가 가방을 유 행정관에게 줬고, 이미 현금화했다”면서 “‘국가기록물’로 창고에 보관 중이라고 해 놓고 공개 못 한 이유”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가방에 각인된 제조 연월, 공장번호, 기포 모양 개수, 바느질 검증 등을 통해 최 목사 측이 건넨 가방과 동일한 가방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명품백에 대해 김 여사 측도 일부 해명이 달라져 혼란이 가중됐다. 명품백 보관의 경우 처음에는 “포장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고 했지만 이후 “포장을 풀어 보긴 했으나 반환하기 위해 그대로 다시 포장해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여사 측은 “단순히 포장박스 겉면의 리본을 풀었다가 다시 묶었던 정도”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최 목사의 주장이 신빙성이 떨어지고, 다른 증거들을 종합했을 때 명품백이 청탁이 아닌 선물이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이번 주 김 여사와 최 목사 모두 무혐의 처분하는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최 목사 측은 “불기소 처분이 되면 항고와 재항고 등의 불복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 개봉 D-1 ‘조커: 폴리 아 되’ 관전포인트 셋 [시네마랑]

    개봉 D-1 ‘조커: 폴리 아 되’ 관전포인트 셋 [시네마랑]

    2019년 전 세계 흥행 신드롬을 일으킨 ‘조커’의 속편 ‘조커: 폴리 아 되’(Joker: Folie à Deux)가 오는 1일 개봉한다. 전편에 이어 토드 필립스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조커’로 제92회 미국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호아킨 피닉스가 다시 조커를 연기했다. 할리 퀸에는 세계적인 팝스타 레이디 가가 합류했다. ‘조커: 폴리 아 되’(Joker: Folie à Deux)는 아캄 수용소에 갇혀 최종 재판을 앞둔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과 그를 보고 정신적 동질감을 느끼는 리 퀸젤(레이디 가가)의 이야기를 다룬다. 아서는 운명적으로 만난 리 퀸젤로부터 마음속에 잠들어 있던 ‘조커’를 깨우고, ‘리’ 역시 자신을 ‘할리 퀸’이라 지칭하며 서로에게 깊이 빠져든다. 영화의 제목인 ‘Folie à Deux’는 프랑스어 문자 그대로 “두 사람의 어리석음”을 뜻하며 심리학 용어로는 ‘두 사람이 같은 망상에 사로잡히는 현상’을 의미한다. 수용소에서 망상을 공유하는 조커와 할린 퀸이 어떤 결말에 이를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광기 어린 라라랜드” 아캄 수용소에 수감된 아서 플렉은 매일 아침 소변통을 비우며 하루를 시작한다. 뼈만 남은 앙상한 몸에 절망으로 일그러진 표정의 아서는 고담시 최고의 유명인사다. 2년 전 생방송 토크쇼 진행자 머레이 프랭클린(로버트 드 니로)을 비롯해 5명의 피해자를 잔혹하게 살인했기 때문. 최종 재판을 앞두고 무기력하던 아서의 삶은 조커의 열렬한 추종자 리 퀸젤을 만나 180도 변화하기 시작한다. 아서와 리는 조커와 할리퀸으로서 운명적 사랑을 확인하고, 노래를 통해 서로에게 더 깊이 빠져든다. 이에대해 토드 필립스 감독은 “아서의 내면엔 로맨스가 있고, 머릿속에선 항상 음악이 흘러나온다”면서 “전편에 화장실과 계단에서 춤추는 장면도 있는데, (뮤지컬 요소는) 아서가 1편에서 보여준 모습을 확장한 것”라고 말했다. 이어 “아서가 인생에서 처음으로 사랑을 찾는다면 내면에 있는 음악이 나올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우울하고 환상적인 노래는 법정과 감방을 오가며 고조되고, 혼란함은 현실과 망상을 오가며 가중된다. 동시에 조커와 할리퀸의 사랑은 절정으로 치닫는다. 이에 ‘광기 어린 라라랜드’라는 평도 자자하다. ‘조커는 미친 사람인가, 아닌가’ 재판이 진행될수록 아서는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점점 더 유명해진다. 조커의 팬들은 재미있는 쇼를 보듯 재판의 매 순간을 즐긴다. 그들은 미국의 사법 제도를 비난하고 아서를 열광적으로 응원한다. 그러나 아서에게 중요한 것은 리와의 사랑 뿐이다. 필립스 감독은 영화의 주 키워드가 ‘부패’라고 강조한다. 사법 제도, 미디어 등 모든 것이 부패한 사회에선 대선은 물론 법정 재판도 오락이 될 수 있다는 것. 관객은 살인범이 미국 최고의 유명인이 되는 과정을 지켜보게 된다. ‘조커: 폴리 아 되’는 연쇄살인범의 사랑을 그렸다는 데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필립스 감독은 “세상에 공감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만약 누군가가 아서의 고통을 이해했거나 사회 안전망이 더 강력했더라면, 그는 어쩌면 이 미친 폭력적인 여정에서 구출될 수 있었을 것” 할리퀸으로 변신한 레이디 가가 필립스 감독은 “(레이디 가가가) 가수로서의 방식을 내려놓고 캐릭터에 접근하려고 하는 의지에 감명받았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팝스타 레이디 가가의 기술과 호흡을 지우고 나약한 캐릭터 ‘리 퀸젤’의 목소리를 입혔다는 것이다. 이에 1편 촬영 전과 비교해 24㎏의 체중을 감량하며 화제를 모은 호아킨 피닉스보다도 레이디 가가가 더 눈에 들어온다는 평도 자자하다. 영화의 호불호 갈린 평가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연기만큼은 흠잡을 곳이 없다는 ‘조커: 폴리 아 되’. 레이디 가가가 재해석한 할리퀸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된다.
  • [단독] 최재영 “명품백, 뇌물 아닌 선물”… 김 여사 만난 후 직접 문서에 썼다

    [단독] 최재영 “명품백, 뇌물 아닌 선물”… 김 여사 만난 후 직접 문서에 썼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백을 건넨 최재영 목사가 김 여사와의 만남 이후 직접 “(가방 선물이) 뇌물이나 청탁 목적은 아니었다”고 작성했던 문서를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최 목사가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에서 “검찰 조사 당시 ‘청탁용이 아니었다’라고 한 것은 검찰의 유도신문 때문”이라고 주장한 것과 달리 스스로 개인적인 관계에서의 선물이었다고 밝힌 문서를 남긴 것이다. 최 목사는 사건의 주요 쟁점 사안이었던 ▲지인의 국립묘지 안장 청탁 ▲명품백 진위 여부 등에 대해서도 그때그때 말을 바꾸거나 의혹을 제기했다. 법조계에서는 최 목사 측의 이런 잦은 ‘말 바꾸기’가 진술의 신빙성을 떨어뜨려 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최 목사 측은 명품백 수수 사건 이후 ‘문서1: 김건희 여사와 최재영 목사의 대담 요약’, ‘문서2: 김 여사와 최재영 목사의 대담 동영상 파일’이라는 두 건의 문서를 작성했다. 각각 A4용지 6장, 12장 분량이다. 문서1은 2022년 6월 20일 김 여사가 대표로 있던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의 1차 접견, 문서2는 같은 해 9월 13일 2차 접견을 기록했다. 명품백을 건넸던 만남은 2차 접견으로 몰래카메라 촬영이 이뤄진 날이다. 최재영 작성 문서엔 “청탁 목적 아니다”서울신문이 이 문서를 입수해 확인해 보니 문서2에서 최 목사는 ‘대담 목적’으로 “취임 4개월을 맞아 극우 정책으로 일관하는 국정 운영을 지적하며 국내 정치와 대북문제, 통일문제 등을 건의하려는 차원”이라고 기재했다. 특히 “이 선물은 김 여사와의 개인적인 관계에서의 선물이지 뇌물이나 청탁의 목적과 용도로 준 것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최 목사는 지난 5월 13일과 31일 검찰 조사에서도 이런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문서로 확인된 건 처음이다. 최 목사 측은 지난 5월 서울중앙지검 명품백 의혹 수사 전담팀이 출범한 이후 조사가 진행될 때 해당 문건을 검찰에 제출했다고 한다. 최 목사는 그러나 돌연 6월 초쯤부터 “청탁이 맞다”고 입장을 바꿨다. 지난 24일 최 목사 수심위에서도 “왜 말을 바꿨나”라는 질의가 집중적으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 목사 측은 “검찰 유도 신문에 소극적으로 대답했던 것”이라는 취지로 응답했다고 한다. 또 명품백 의혹이 처음 불거질 당시엔 본인이 청탁금지법 위반 등으로 처벌받을까 봐 거짓으로 문서를 작성했다는 입장이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피의자가 말을 바꿔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질 때는 객관적인 증거를 종합적으로 살펴 판단할 수밖에 없다”면서 “최 목사가 남긴 문서가 이런 증거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김 여사에게 ‘국립묘지 안장’ 청탁했다더니… “혼동”최 목사는 ‘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을 국립묘지에 안장해 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김 여사에게 했다고 주장했다가 수사 도중 입장을 또 바꿨다. 최 목사는 지난 5월 31일 중앙지검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 측에 청탁을 전달한 뒤 실제로 대통령실 직원에게 연락이 와 보훈처 직원 연락처를 전달해 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대통령실 유모 행정관이 김 여사를 보좌하는 조모 행정관에게 관련 내용을 전하면서 “여사님께는 아직 말씀드리지 않았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알려졌다. 이에 최 목사는 “김 여사에게 직접 말한 게 아니고 유 행정관에게 말한 것”이라며 “혼동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행정관들을 통해 김 여사한테 전달됐을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김 여사 측은 검찰 조사에서 “행정관들이 김 여사한테 보고한 적이 없다”며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직접 말하지 않았다면 청탁이 될 수 없다는 걸 알고 말을 바꾼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 측도 명품백 관련 입장 바꿔최 목사 측은 김 여사 측이 검찰에 제출한 명품백은 ‘가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김 여사가 가방을 유 행정관에게 줬고, 이미 현금화했다”면서 “‘국가기록물’로 창고에 보관 중이라고 해 놓고 공개 못 한 이유”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가방에 각인된 제조 연월, 공장번호, 기포 모양 개수, 바느질 검증 등을 통해 최 목사 측이 건넨 가방과 동일한 가방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명품백에 대해 김 여사 측도 일부 해명이 달라져 혼란이 가중됐다. 명품백 보관의 경우 처음에는 “포장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고 했지만 이후 “포장을 풀어 보긴 했으나 반환하기 위해 그대로 다시 포장해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여사 측은 “단순히 포장박스 겉면의 리본을 풀었다가 다시 묶었던 정도”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최 목사의 주장이 신빙성이 떨어지고, 다른 증거들을 종합했을 때 명품백이 청탁이 아닌 선물이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이번 주 김 여사와 최 목사 모두 무혐의 처분하는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최 목사 측은 “불기소 처분이 되면 항고와 재항고 등의 불복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 홍준표, 국감 앞두고 “정쟁 격화로 나라 혼란 심해질까 우려”

    홍준표, 국감 앞두고 “정쟁 격화로 나라 혼란 심해질까 우려”

    방미 중인 홍준표 대구시장이 다음 달 열릴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를 앞두고 “정쟁의 격화로 나라의 혼란이 더 심화될까봐 더없이 우려스럽다”고 했다. 홍 시장은 28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을 안심시키는 정국 안정의 열쇠는 공존의 정치이고, 공존은 각자에게 그의 몫을 주는 상생의 정치가 아닐까”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상생의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로마 철학자 도미티우스 울피아누스(Domitius Ulpianus)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홍 시장은 “울피아누스는 정의는 각자에게 그의 것을 주는 것이라고 설파한 바 있다”며 “이것은 요즘처럼 진영논리가 판치는 정치판에서 적용돼야 했을 가장 중요한 지표이고 정국 안정의 요소라고 보인다”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또 정부·여당을 향해 “집권이래 상대방인 야당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검사 정치로 일관해 온 잘못이 오늘의 혼란을 초래하지 않았나 하는 반성이 있어야 한다는 반성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라고 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향한 야권의 강도 높은 공세에 대한 책임이 여당에도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홍 시장은 “정부·여당의 가장 약한 고리로 여겨지는 김 여사에 대한 야당의 집요한 공격도 우리가 자초하지 않았나 하는 반성도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조언했다. 한편, 홍 시장은 지난 25일부터 새달 2일까지 해외 시장 개척과 국제협력 강화를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이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장 중에서는 처음으로 페이스북의 모회사이자, 세계 최대 빅테크기업인 메타(Meta) 본사도 찾는다.
  • 논술형 수능? 내신 절대평가? 혼란 만들고 ‘맹탕 토론’한 국교위[에듀톡]

    논술형 수능? 내신 절대평가? 혼란 만들고 ‘맹탕 토론’한 국교위[에듀톡]

    장기적인 교육 정책을 결정하는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최근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의 주요 방향을 발표했습니다. 첫 중장기 계획의 청사진을 공개한다는 점에서 교육계의 시선이 쏠렸지만, 정작 “맹탕이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대입 등 주요 정책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이 전혀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국교위는 지난 2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출범 2주년 기념 대토론회를 열고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 주요 방향’을 발표했습니다.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은 2026년부터 2035년까지 한국 미래교육이 갈 기본 방향입니다. 이날 제시된 12가지 방향에는 ▲학령인구 감소 시대 양질의 영유아교육 ▲디지털 시대 맞춤형 공교육 ▲대학의 다양화와 학문 생태계 조성 ▲생애주기별 직업·평생교육 강화 등이 담겼습니다. 여기에 ‘학생의 성장과 역량 평가’, ‘대입 패러다임 전환’도 언급됐습니다. 이에 따라 현행 객관식 수능과 대입이 논·서술형으로 개편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옵니다. 다만 국교위는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국교위 산하 ‘중장기 국가교육발전 전문위원회’에서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 수능 이원화와 고교 내신 외부 평가, 9월 학기제도 국교위는 “확정된 것이 없고 공론화하기 이르다”는 입장입니다. 현장의 관심이 높은 정책 대신 추상적인 방향만 나오면서 치열한 토론이 필요한 정책은 테이블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신현석 한국교육학회 회장은 “1995년 김영삼 정부 시절 5·31 교육개혁 이후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12가지 방향은 아쉽게도 굉장히 익숙한 옛날 팝송 같다. 차이점이 무엇인지 의문”이라고 했습니다. 문제는 확인되지 않는 각종 의견만 새어 나오며 혼란이 가중된다는 점입니다. 수능 이원화, 수능 서·논술형 평가 도입은 하나하나 큰 파괴력을 가진 변화입니다. 하지만 한 번도 공식적으로 논의되지 않았습니다. 고등학교 내신 절대평가 전면 도입도 검토된 것으로 전해지지만, 이 역시 “아직 확정된 바 없다”는 게 국교위 입장입니다. 좋은교사운동은 “구체적 방안보다 주요 방향만 공개하다 보니 좋은 말 대잔치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다”며 “사회적 대화와 협의의 과정을 통해 구체적 로드맵으로 완성해 가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2022년 9월 출범 이후 국교위는 2년간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해왔습니다. 그 결과 내년 3월 처음 10년 단위 국가교육발전안을 내놓습니다. 남은 6개월 동안 정책들을 논의의 장으로 꺼내 본격적으로 공론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거대 담론 대신 “사회적 합의에 기초해 교육 난제를 해결하겠다”는 국교위의 계획을 이행할 때입니다.
  • 공보의 10명 중 8명 의료취약지에서 왔다

    공보의 10명 중 8명 의료취약지에서 왔다

    전공의 이탈로 인한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투입된 공중보건의(공보의) 10명 중 8명이 ‘의료취약지’에서 차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 공보의마저 줄어들어 의료 공백이 심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22일 기준 주요 대학병원에 파견된 공보의는 132명이다. 인턴과 일반의가 각 50명이고 전문의는 32명이다. 이들 중 109명(82.6%)은 원소속이 공공보건의료기본법상 응급·소아·분만 등에서 의료취약지로 분류된 곳이었다. 응급·분만 취약지에서 파견된 공보의가 67명으로 가장 많았고 응급·소아·분만 영역 모두 취약지로 지정받은 곳에서 파견 나온 사례가 27명으로 뒤를 이었다. 파견 공보의 가운데 전문의 32명의 과목은 소아청소년과가 12명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마취통증의학과 6명, 성형외과와 직업환경의학과 각 4명, 피부과 2명이었다. 김 의원은 “의료 취약지는 공적 지원이 없으면 의료 인프라 유지가 어려운 지역”이라며 “최근 공보의 감소로 공공 인력 수급도 어려워진 상황 속에서 의료 취약지에 있는 의사들마저 대형병원으로 차출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응급실 운영 파행 위기 속 군의관, 공보의 등 보강 인력들을 긴급 투입하고 있지만 파견 초반 원소속 기관으로 복귀를 요청하는 등 현장 혼란도 지속되고 있다”며 “공보의가 차출된 지역의 의료 이용 현황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 한국행 여객기 “9시간 날아 이륙한 곳에 착륙”…황당한 비행, 이유는?

    한국행 여객기 “9시간 날아 이륙한 곳에 착륙”…황당한 비행, 이유는?

    한국으로 향하던 미국 아메리칸항공 여객기가 5시간을 비행한 후 다시 유턴해 이륙한 공항에 착륙하는 황당한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7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포트워스 국제공항을 떠난 여객기가 다시 같은 공항에 착륙했다. 오른쪽 화장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이 비행기에 탑승했던 이지민씨는 이 과정을 기록해 소셜미디어(SNS)에 남겼다. 이씨가 공개한 영상에는 여객기가 미국 본토를 벗어나 태평양 상공에 진입했다가 공중에서 유턴하는 모습이 담겼다. 승무원들은 화장실을 고칠 수 있는 드라이버를 가진 승객이 있는지 물었고 수상한 비행경로에 황당해하는 승객들에게 “편히 쉬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씨를 비롯한 승객들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비행기가 다시 댈러스에 도착했고 조종사는 “댈러스는 오늘 맑다”는 안내방송을 했다. 이씨는 “할 말을 잃었다”면서 “아메리칸항공은 소통하는 법을 더 배워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해당 영상은 7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아메리칸항공은 “지난 9월 7일 댈러스포트워스(DFW)에서 서울(ICN)로 향하던 아메리칸항공 281편이 정비 문제로 DFW로 회항했다. 비행기는 사고 없이 DFW에 안전하게 착륙했으며 정비 팀의 검사를 받기 위해 항공기 운항을 중단했다. 고객의 여행 계획을 방해하고 싶지 않으며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 이근호 “절친 주호 용기에 박수, 투명한 절차 필요…축구계 발전하는 계기로 삼아야”

    이근호 “절친 주호 용기에 박수, 투명한 절차 필요…축구계 발전하는 계기로 삼아야”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홍명보 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사제의 연을 맺었던 이근호(39) 대한축구협회 이사가 혼란스러운 축구계를 향해 “이젠 기준을 다르게 설정해야 한다. 명확하고 투명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 이사는 26일 서울 한양대에서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저와 가장 친한 후배인 (박)주호가 용기 있는 소신 발언을 했는데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 미안하다.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며 “축구가 사랑을 받지 않았으면 지금의 상황도 벌어지지 않았다. 아픈 상처를 잘 치유해서 발전하는 시작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축구계는 감독 선임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홍 감독 등은 지난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축구협회가 사령탑을 홍 감독으로 결정한 뒤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위원들에 대한 동의 절차를 졸속으로 진행한 부분을 지적받았다. 박주호 전 위원은 “(전권을 가진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와 1분 정도 통화했다. 동의를 구했는데 제가 느끼기엔 통보에 가까웠다”고 전했고 이 이사는 “5명에게 모두 동의를 받았다. 이건 거짓이 아닌 사실이고 제 명예가 달린 일”이라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다음달 2일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 결과를 중간발표를 한다. 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같은달 22일 대한체육회 국정감사에 정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하면서 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근호 이사는 “사외이사라 큰 회의에 참여하는데 의사 결정 과정에서 아직 미흡한 부분이 있다”며 “축구를 바라보는 팬들의 관점과 관심도가 많이 달라졌다. 절차의 투명성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는 이번을 계기로 축구계가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분란으로 끝내지 말고 변화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대표팀은 국민에게 응원받고 환영받아야 하는데 지금 그렇지 못해 너무 안타깝다”면서 “왜 이렇게 됐는지 돌아봐야 하는 시기다. 그 이유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 트럼프 “해리스, 바이든보다 인지기능 문제 더 많아”

    트럼프 “해리스, 바이든보다 인지기능 문제 더 많아”

    미국 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큰 인지적 문제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사바나 연설에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과정에서 사망한 13명의 군인과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남겨둔 군사 장비를 구체적으로 지적하면서 바이든 행정부를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 세계 지도자들이 우리를 비웃고 있다”고 반복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의 역량에 의심을 품었다. 그는 “우리는 존중받아야 한다”면서 “그들이 우리를 비웃는다. 전 세계적으로 그들은 우리를 비웃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그리고 진짜로 웃는 것이 뭔지 아느냐? 카멀라다”라면서 “그녀가 대통령이 될 거라고 믿을 수 없으니까. 믿을 수 없으니까”라고 덧붙였다. 더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을 비난하기 전에 자신의 인지 능력에 대한 비판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언급하며 “인지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나? 내 생각에 그녀는 바이든보다 더 큰 인지 문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요 접전 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기준으로 더힐의 실시간 여론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49.9%의 지지율을 기록해, 트럼프 전 대통령(46.2%)보다 3.7%포인트 앞서고 있다.
  • 적대국 응징 -정보 교란-사이버 전략… 세계 최강의 3각 공조 [글로벌 인사이트]

    적대국 응징 -정보 교란-사이버 전략… 세계 최강의 3각 공조 [글로벌 인사이트]

    모사드 적대 세력 감시·파괴·암살자국민 테러 단체 20년 쫓아 제거샤바크 자국 침투 간첩 감시·적발정보 혼란시켜 3차 중동전 승리로아만 사이버·비밀기술 부대 등 통솔‘8200 출신’ 인재 실리콘밸리서 눈독 지난 17일(현지시간) 레바논 전역에서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 조직원들의 무선호출기(삐삐) 수천 대가 동시다발로 폭발해 지도부가 충격에 빠졌다. ‘대원들의 휴대전화가 도청되고 있다’는 첩보로 올해 초 통신수단을 바꾼 것인데, 이스라엘이 한발 앞서 이들이 구입한 모든 제품에 폭약을 심어 타격을 가한 것이다. 민간인 피해를 줄이고자 핵심 헤즈볼라 인사의 전화번호를 받은 호출기만 터지도록 설계한 프로그램이 탑재된 사실도 드러났다. 특히 이번 삐삐 테러가 헤즈볼라 제거를 위해 15년 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한 기획이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이스라엘 정보기관들의 주도면밀함이 재조명되고 있다. ‘국가 안보를 위해 어떤 임무도 완수한다’는 찬사와 ‘어린이와 여성도 무차별 공격하는 이스라엘의 반인륜 행보를 돕는다’는 비난을 함께 받는 이들 기관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25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AFP통신 등을 종합하면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3대 정보기관은 모사드와 샤바크(신베트), 아만이 꼽힌다. 모사드와 샤바크는 총리 직속이고 아만은 군 소속이다. 세 기관의 정확한 인력 규모나 예산은 베일에 가려져 추정만 할 뿐이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모사드는 우리나라 국가정보원의 해외 파트에 해당한다.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국가나 세력을 감시하고 파괴·암살에 나선다. 목적 달성을 위해 매수와 포섭은 물론 향응 제공, 협박, 약점 캐기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홀로코스트(유대인 집단학살) 기획자인 카를 아돌프 아이히만(1906~1962)은 나치 독일이 패망하자 이름을 바꾸고 아르헨티나로 피신해 자동차 공장 직원으로 숨어 지냈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 모사드는 10년 넘게 전 세계 곳곳을 직접 뒤져 그의 소재를 찾아냈다. 1960년에 국제법을 무시하고 이스라엘로 납치한 뒤 1962년 처형했다. 2018년 영화 ‘오퍼레이션 피날레’ 등으로 만들어졌다. 1972년 독일 뮌헨올림픽 때 이스라엘 선수단을 상대로 인질극을 자행한 팔레스타인 테러단체 검은9월단 조직원도 20년 넘게 추적해 대부분 제거했다. 2005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뮌헨’에 자세히 묘사돼 있다. 2020년 11월 이란 핵 개발 책임자 모센 파흐리자데(1958~2020) 역시 테헤란 인근에서 무장 경호원 차량 3대의 호위를 받고 있었음에도 모사드의 인공지능(AI) 기관총에 살해됐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최고 지도자로 올해 7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가 폭사한 이스마일 하니야(1963~2024) 또한 모사드가 손을 썼다는 분석이 다수다. 모사드가 국외 정보에 집중한다면 샤바크는 역내 방첩과 수사에 초점을 둔다. 국정원 국내 파트와 비슷하다. 영어권에서는 신베트로도 부른다. 자국에 침투한 간첩에 대한 감시·적발 임무를 수행하는데, 잔인한 고문 수사로 악명이 높다. 이 때문에 샤바크에 체포된 용의자 상당수는 고문받기도 전에 혐의를 실토한다고 전해진다. 샤바크는 1967년 제3차 중동전쟁(6일 전쟁)을 앞두고 “이스라엘이 (공중전이 아닌) 지상 작전을 펼친다”고 거짓 정보를 흘렸다. 이를 믿은 이집트군이 군 공항 방어를 소홀히 하자 이스라엘은 전쟁 발발 3시간 만에 이집트 공군을 궤멸했다. 최근에도 이란의 사주를 받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암살하려던 이스라엘 사업가를 체포하는 성과를 냈다. 다만 1995년에 이츠하크 라빈(1922~1995) 당시 총리가 우익 청년에 의해 살해돼 조직 폐쇄 위기를 맞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때도 정보 수집 실패론이 불거졌다. 아만은 우리나라 국군정보사령부(첩보)와 구 국군기무사령부(방첩) 역할을 한다. 사이버전 전문 부대인 8200과 휴민트(인적정보) 부대 504, 비밀기술 부대 81 등이 속해 있다. 이 가운데 8200 부대가 유명하다. 적국의 전산망을 파괴하는 데 특화돼 있다. 앞서 헤즈볼라 지도부 연락망을 무너뜨린 삐삐·워키토키 폭발 테러에도 이 부대가 개발한 프로그램이 쓰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이버 보안 중요성이 커지면서 미 실리콘밸리가 8200 부대 출신을 주목한다”면서 “이들이 세운 상장사가 미국에만 최소 5곳이다. 기업 가치로는 1600억 달러(약 214조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주변국들을 가볍게 압도한다. 그런데도 하마스의 기습 준비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등 예상치 못한 약점도 노출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의 지나친 자신감이 독이 됐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각종 위성 정보와 AI 기술로 무장한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석기시대’ 전략에 허를 찔렸는데, ‘중동에서는 적수가 없다’는 오만함이 화를 불렀다는 것이다. 하마스의 이상징후를 사전에 포착하고도 이를 상대방 입장이 아닌 자신들의 관점으로 해석해 오류가 생긴다는 ‘거울 이미지 효과’ 때문이었다는 설명도 있다.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의 역량을 과소평가한 결과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정보 실패 사례는 장기간 북한과 대치하며 전쟁 위기가 일상화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 [데스크 시각] 국민 생명 달렸는데, 중재뿐인 여야

    [데스크 시각] 국민 생명 달렸는데, 중재뿐인 여야

    지난 8개월간 의정 갈등이라는 ‘힘의 충돌’ 속에 국민 건강은 방치됐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 정원 증원 2000명을 발표하자 의료계는 증원 백지화를 주장하며 한꺼번에 의료 현장을 떠났다. 의료계는 ‘정부는 의사를 이길 수 없다’며 버티고, 정부는 추석 연휴 응급실에 혼란은 없었다며 ‘괜찮다’고 자기 최면을 건다. 여야는 이제서야 의정 갈등을 중재해 내는 ‘정치력’을 보여 주겠다고 신경전을 벌인다. 국민 건강을 책임져야 하는 여야의정은 모두 “국민 생명이 위급하다”며 목소리는 높이나 정치적 계산에만 분주하고 문제 해결을 향한 절박함은 보이지 않는다. 이 와중에 병원 문턱을 넘지 못한 환자들만 고통받고 있다. 추석 전 출범이 기대됐던 여야의정 협의체는 사실상 와해 분위기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제안은 적기에 나왔지만, 애초부터 대통령실과 야당이 ‘한동훈표 협의체’에 오를 가능성은 작았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에선 의정 갈등과 관련해 단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한 대표의 독대 재요청에 대통령실은 ‘독대가 아니라 면담이다. 용어부터 잘못됐다’며 불편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한의사협회(의협)를 만난 후 ‘여야의 3자 협의체’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대통령실과 여당의 껄끄러운 관계를 이용해 야당이 의정 갈등 국면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포석이다. 여야정의 각각 다른 셈법 속에 여야는 누가 먼저 큰 의료단체를 협상 테이블에 앉힐지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번갈아 임현택 의협 회장을 대면했지만, 외려 의협의 몸값만 올려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공의들은 임 회장에 대해 “어떤 테이블에도 같이 앉을 생각이 없다”고 했고, 의협 내에서도 사퇴 요구에 시달리고 있다. 이제 여야가 ‘점잖은 중재자’로 생색낼 시기는 지났다. 의료개혁이란 결국 의료계의 ‘밥그릇’을 깨는 것인데, 대화와 타협을 통해 설득하는 게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회의론이 정치권에선 나온다. 표면적으로는 대화와 조율이지만, 본질적으로 힘의 논리로 압박하지 못하면 또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이다. 의협은 2025,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를 전제로 2027학년도 정원을 논의하겠다고 협의체 참여 조건을 내걸었다. 정부는 수시 모집이 시작된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의 경우 현실적으로 논의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조건은 옳고 그름을 떠나 조율이 불가하다. 의료계에 줄 다른 유인책도 마땅치 않다. 여야의정 협의체가 일단 가동되면 판을 깨는 사람이 욕을 먹고 책임을 져야 하는 이른바 여론의 구속력으로 의료계를 얽매려는 구상이었을 수 있지만, 의료계는 응급 현장을 떠나면서 소위 명분을 버린 지 오래다. 이제 의료계의 참여를 설득하는 데 허비할 시간은 없다. 부모들은 아이에게 ‘병원 못 가니 다치지 말라’고 당부하는 게 일상이 됐다. 노부모에게는 ‘되도록 어디 다니지 마시라’고 한다. ‘여야정’만이라도 우선 협의체를 출범시켜야 한다. 여야정은 국민에게 권한을 부여받았고, 국민의 희생을 막아야 할 의무가 있다. 여야정은 ‘의대 정원 증원’이라는 명제에 공감한다는 교집합이 있다. 머리를 맞대고 2000명 증원이 합리적인지 확인하고, 대안을 내고, 증원 시점 등을 도출하길 바란다. 최근 통과된 진료지원(PA) 간호사의 합법화 법안처럼 전공의 부재를 보완하는 방안들도 필요하다. 정부의 행정력과 국회의 입법권은 서로를 견제하지만, 방향이 일치하면 그 힘은 배가 된다. 여야정 협의체가 일치된 대안을 도출하면 되려 의료계와의 협상 시계도 빨라질 수 있다. 최소한 여야는 의정 갈등의 중재자로 행세하지 말고, 주체로서 활약해야 한다. 적어도 이 사안만큼은 내가 중심이어야 한다는 생각도, 네 탓도 하지 말라. 당신들을 그 자리에 앉힌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 위급한 상황이다. 이경주 정치부 차장
  • 의정갈등·문해력 기획 눈길… 통계·예산 기사, 다각도 분석 필요 [독자권익위]

    의정갈등·문해력 기획 눈길… 통계·예산 기사, 다각도 분석 필요 [독자권익위]

    ‘문해력 위기’ 심층기획 사례 공감별도 섹션 만들어 향상시켜 볼 만의정갈등 기획, 현장 목소리 잘 담아배경과 문제점부터 해법까지 제시딥페이크 보도는 시의적절했지만시리즈로 원인·대안까지 짚었어야글로벌 인사이트 연재물은 ‘보석’‘혈세 삼킨 공공앱’도 강점 잘 살려통계 함정 잘 파악해야 왜곡 없어예산안도 자료 전달 그쳐선 안 돼12일자 ‘진화론을…’ 칼럼 날카로워복잡한 쟁점, 그래픽으로 시각화를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지난 24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제178차 회의를 열고 9월 한 달 동안의 서울신문 보도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에는 김영석(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명예교수) 위원장과 김재희(김재희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윤광일(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재현(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과 석사과정), 최승필(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허진재(한국갤럽 이사) 위원이 참석했다. 위원들은 ‘출구 없는 의정 갈등, 길을 묻다’, ‘아이들의 문해력이 위험하다’, ‘혈세 95억 삼킨 공공앱’ 등을 다룬 서울신문의 여러 기획 기사가 돋보였다고 칭찬했다. 국제 소식을 깊이 있게 다룬 ‘글로벌 인사이트’에 대해서도 “보석 같은 기사”라고 평가했다. 딥페이크(허위 영상물) 성범죄, 미국 금리 인하,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 발표 등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원인과 대책을 담은 심층 보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보도에 활용되는 각종 통계와 예산 등에 대해서는 다양한 각도의 분석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 김재희 10일자 ‘아이들의 문해력이 위험하다’ 기획이 9월 기사 중 가장 좋았다. 요즘 아이들이 쇼트폼이나 유튜브 등에 노출돼 문해력이 떨어진다는 보도는 그간에도 많았다. 이 기획에서는 교사 20명을 심층 인터뷰해 생생한 학교 현장에서의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실제로 문해력이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혼란과 학업 수행에 미치는 영향이 잘 드러났다. 교사들이 느끼는 구체적인 어려움과 사례가 담겨 있어서 공감이 가는 기사였고 설득력도 컸다. 문해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획 보도는 물론 별도의 섹션을 만들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2일자 2면의 ‘해외 플랫폼에 연예인 딥페이크, 한국 가수 최다 표적 됐다’와 ‘딥페이크 가해자 잡은 선생님’ 기사가 눈에 띄었다. 두 기사 모두 시의적절하게 허위 딥페이크 성범죄 현황과 문제점을 잘 보여 줬다. 특히 ‘딥페이크 가해자 잡은 선생님’ 기사는 실제 초등학교 교사인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자가 어떤 방식으로 가해자를 특정해 잡을 수 있었는가에 대한 생생한 사례였다. 왜 경찰이 아닌 피해자가 직접 가해자를 특정할 수밖에 없었는지와 관련한 사법제도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다만 딥페이크 범죄의 특수성, 현행법의 문제점, 기존 디지털 성폭력과 다른 점 등을 종합해 분량이 더 늘어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런 문제를 다룰 때는 현행 법률 조항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설명하고, 왜 법적으로 충분하지 않은지를 지적해야 한다. 허진재 3일자부터 시작한 ‘출구 없는 의정 갈등, 길을 묻다’ 시리즈는 시의적절한 보도다. 단순히 의대 증원 문제뿐만 아니라 의료 개혁 전반에 대해 이해를 높이는 내용이 많았다. 지금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도 심도 있게 짚었다. 지역 공공병원장, 응급실 등 의료 현장에 있는 의료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문제점과 해결책을 직접적으로 제시했다. 인터뷰 대상자 선정도 탁월했다. 의대 증원에 대한 갈등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 외의 부분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다. 정부와 국회에서 이 시리즈를 일독했으면 좋겠다. 4일자 ‘혈세 95억 삼킨 공공앱’ 기사는 서울신문의 강점이 돋보인 보도다. 유용성 없는 공공앱으로 인한 예산 낭비를 잘 지적했다.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만든 앱 5개 중 1개가 폐기 권고를 받은 건 의미 없는 데 돈을 썼다는 얘기다. 국정감사 시즌에 의원실과 협업해 이런 기획을 더 많이 보도하면 좋겠다. 다만 3면에 들어간 ‘주요 폐기 권고 앱’ 그래픽은 앱 개발비나 누적 다운로드 수 등 명확한 기준을 두고 작성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래픽 관련해서 10일자 ‘50일 남은 미 대선 초접전 판세’ 기사에서도 기사 본문과 그래픽의 대의원 숫자가 맞지 않는 실수가 있었다. 최승필 ‘글로벌 인사이트’는 보석 같은 기획 기사다. 지난달 28일자 12면 일본 총리 선거전 보도와 이달 11일자 12면 유럽연합(EU) 경쟁력 제고 전략보고서를 다룬 보도는 시의적절했고, 해당 이슈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 시리즈인데 매 회차 기획력과 전문성이 돋보인다. 지난달 29일자 16면 ‘긱워커 쉬었음의 함정, 고용통계 눈 가린다’도 통계의 의미와 맹점을 잘 짚었다. 긱 노동자(중개 플랫폼을 통해 일거리를 구하는 노동자)가 일을 쉬는 경우 실업률 통계에서 빠져 고용지표가 왜곡된다는 점을 잘 지적했다. 통계 관련 기사를 다룰 때 이렇게 부서와 전문가 등을 교차 확인함으로써 해석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설명해 줄 필요가 있다. 그런 면에서 11일자 14면 ‘기혼 남성, 미혼보다 1600만원 더 벌고 미혼 여성, 기혼보다 200만원 더 번다’ 기사에 대한 통계 해석에는 이견이 나올 수 있다. 통계청 과장의 말을 인용해 “남성은 결혼하고 나면 유자녀든 무자녀든 취업률이 높지만, 여성은 자녀 유무에 따라 취업과 소득에 차이가 있다”고 했는데 이렇게만 해석해선 안 된다. 남성은 취업해서 여유가 있으니까 결혼을 했고, 취업한 여성은 굳이 결혼할 필요성을 못 느꼈을 수도 있다. 지난달 28일자에서는 내년 정부 예산안을 대대적으로 분석했다. 다만 정부 설명에 의존했고 자료를 전달하는 데 그쳐 아쉬움이 남는다. 의료, 저출생, 국방, 재정 등 분야별로 나눠 보도했는데 해당 분야를 담당하는 기자가 썼다면 더 좋은 기사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또 ‘병장 월급 내년 200만원 시대’라는 제목으로 국방 예산을 단순하게 설명했다. 같은 날 다른 언론에서는 병장과 간부 월급의 역전 현상을 짚었다. 간부는 월급에서 소득세와 건강보험료까지 내야 하며 학군사관후보생(ROTC) 지원율이 하락한다는 점까지 덧붙여 이런 현상에 대한 문제점도 짚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윤광일 19일자 ‘우라늄 시설 이어 탄도미사일… 북, 미 대선 앞두고 복합 도발’ 기사는 3명의 기자가 유기적으로 잘 협조해 북한, 한반도, 미국 상황까지 곁들여 다각적으로 심도 있게 분석했다. 심층 분석의 전문성도 있었고 한미일 공조 움직임 등도 제대로 담겼다. 단순히 미사일을 쐈다는 기사로 끝나지 않아서 좋았다. 9일자 5면의 ‘국민연금 개혁 급물살’ 기사는 박수영 국민의힘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과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인터뷰해 한 면에 나란히 썼다. 여야의 정책 대결을 부각시킨 바람직한 시도로 보인다. 여야의 정책이 극명하게 차이 나는 점을 지면으로 잘 담아 냈다. 다만 여야의 쟁점이 무엇인지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논거는 무엇인지를 그래픽 등 시각적으로 더 잘 보여 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11일자 20면 ‘용산 출신 에이스 과장도 떠난다, 공직사회 허리까지 휘청’ 기사는 이른바 X세대가 공직을 떠났다는 사례만 나열돼 있다. 의사결정하는 직급과 실제 일하는 직급 사이에 X세대가 있는데, 이게 문제라는 대목만 있다. 이들의 이탈이 문제라고 하면 그 문제점을 좀 더 깊이 짚어 줘야 한다. 12일자 데스크 시각 ‘진화론을 거부하는 당신에게’는 과학 전문기자가 쓴 아주 좋은 칼럼이었다. 논란이 된 인권위원장도 굉장히 아프게 읽었을 것으로 보인다. 진화론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시각의 문제가 아닌 과학의 문제라는 점을 잘 알려 줬다고 본다. 이재현 딥페이크 성범죄 보도가 홍수를 이뤘는데 독자 입장에서는 단편적이고 산발적이었다는 느낌이 든다. 관련 보도들을 종합해 시리즈로 묶었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관련 기사 중 해외 처벌 사례를 언급한 부분이 있는데, 이 사례가 긍정적인 영향을 실제로 가지고 있는지 또 국내 논의에 어떻게 작용할지 등에 대한 설명은 부족했다. 딥페이크 성범죄를 다룰 때는 왜 10대가 딥페이크 피해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지 그리고 10대가 가진 윤리의식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등 근본적인 분석이 포함됐으면 좋겠다. 20일자 18면에 ‘일도 취업 준비도 안 해요, 3년 넘게 쉬는 청년 8만명’이라는 기사는 통계에 대한 비판적인 분석이나 보충 설명이 없어서 아쉬웠다. 청년들의 사회적 문제는 단순히 숫자로만 다루기에는 너무 복잡하다. 기사에서는 ‘청년’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서 일반 독자들에게 2030세대를 떠올리게 하지만, 실제 통계 속에서는 15세에서 29세 대상으로 조사한 청년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왜곡될 수 있다. 김영석 다양한 뉴스 플랫폼이 경쟁하는 와중에 독자가 서울신문을 선택하게 하려면 결국 심층 보도와 전문 보도가 강화돼야 한다. 예컨대 미국의 금리 인하, 금융투자소득세 등이 우리나라 경제와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심층 분석하는 게 필요하다. 또 과학기술 시대에 중국이 앞서 나가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지금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 등 단순한 사건·사고가 아닌 우리가 당면한 큰 문제에 대한 기획 기사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 트럼프 “내가 당선되면 한국 제조업 미국으로”…해리스는 25일 제조업 공약 발표

    트럼프 “내가 당선되면 한국 제조업 미국으로”…해리스는 25일 제조업 공약 발표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재선에 성공하면) 우리 기업이 외국으로 떠나는 것을 막을 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일자리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초박빙이 이어지는 대선전에서 경제공약으로 경합주의 막판 표심에 승부를 거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경합주인 조지아주 서배너에서 진행한 세금·미국 제조업 관련 연설에서 “트럼프에 투표하면 중국에서 펜실베이니아로, 한국에서 노스캐롤라이나로, 독일에서 조지아로 제조업의 대규모 엑소더스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구상의 모든 회사 및 제조업체에 가장 낮은 세금과 가장 싼 에너지 비용, 가장 적은 규제 부담과 함께 지구상 최고이자 최대인 시장(미국)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을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한다”면서 “그러나 이는 미국에서 상품을 만들었을 때만 해당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기서 제품을 만들지 않으면 미국으로 제품을 보낼 때 매우 상당한 관세를 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나는 독일 자동차 회사가 미국 자동차 회사가 되길 바라며 그들이 여기에 공장을 건설하길 원한다”면서 “나는 가전 생산 분야에서 우리가 중국을 이기길 원하며 우리는 쉽게 그렇게 할 수 있다”고도 했다. 또 “매우 낮은 세금과 규제”를 적용하는 특별 연방 구역과 제조업 담당 대사 신설 등 광범위한 제조업 개편도 공약했다. 제조업 담당 대사의 임무에 대해선 “그의 유일한 업무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주요 제조업체들에 짐을 싸서 미국으로 돌아오도록 설득하는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인 2017년 감세안에 따라 현재 21%로 낮아진 법인세를 추가로 15%까지 인하하겠다는 공약을 언급한 뒤 “이것은 내 제조업 르네상스 계획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 분야에서 경쟁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보다 적임자임을 앞세워 민생 경제에 민감한 유권자에 호소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한편 해리스 부통령은 오는 25일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 유세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칩스법 등 자국 제조업 강화를 위해 2022년 제정된 각종 법과 견줄 세금 인센티브 혜택을 발표할 예정이다. 자신의 경제정책 모토인 ‘기회 경제’ 구현을 위해 기업에 인센티브 제공, 중산층의 경제적 기회 확대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해리스는 세금 인센티브를 통해 수조 달러의 관세를 부과하려는 트럼프와 대조를 이루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련 문서는 약 80페이지 분량으로 전해졌으나, 선거를 한달 여 앞둔 상황에서 새 정책 발표가 메시지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80세 치매 어머니를 살해했습니다” 살인범 현장 인터뷰 伊 방송 ‘윤리 논란’

    “80세 치매 어머니를 살해했습니다” 살인범 현장 인터뷰 伊 방송 ‘윤리 논란’

    이탈리아에서 한 남성이 기자에게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했다고 자백하는 인터뷰가 TV를 통해 송출되면서 미디어 윤리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인터뷰는 전날 오후 5시 이탈리아 민영 방송 카날레5의 엔터테인먼트 뉴스 프로그램 ‘포메리지오5’를 통해 방송됐다. 이탈리아 북부 모데나 지방의 스페차노 디 피오라노에 거주하는 남성 로렌조 카르보네(50)는 자신의 집 앞에서 기자를 만나 “더 이상 참을 수 없었고, 어머니를 감당할 수 없었다”며 살인을 저질렀다고 인정했다. 그는 인터뷰 도중 눈에 띄게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제가 어머니를 목 졸라 죽였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가끔 어머니가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게 저를 화나게 했다”고 덧붙였다. 카르보네는 이런 말을 하다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고 지역 언론은 전했다. 살인 사건은 지난 22일 발생했다. 피해자의 딸이 침대에 숨진 채 누워 있던 어머니 로레타 레브리니(80)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즉각 아들인 카르보네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살인 사건 당일부터 다음날까지 그를 수색해왔다. 그러다 인근 마을로 도망쳤다가 자택으로 돌아온 그를 집 앞에 있던 카날레5 기자가 우연히 발견해 즉시 신고했고, 이후 ‘단독 인터뷰’가 뉴스쇼를 통해 송출됐다. 인터뷰를 진행한 기자 미르타 메를리노는 카르보네와 마주친 순간에 대해 “집 입구로 다가오는 한 남자를 봤는데 땀을 흘리고 있었고 혼란스러운 상태였다”며 “누구냐고 물었더니 그가 ‘저예요’라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카르보네는 자수 의사를 보였고, 경찰 조사에서 끈을 이용해 어머니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피해자를 며칠 안에 부검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살인범 인터뷰를 현장에서 진행한 것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이탈리아 방송 La7의 뉴스 프로그램 ‘TG La7’ 부국장인 가이아 토르토라는 엑스(옛 트위터)에 “오늘 포메리지오5의 방송은 매우 심각하다”며 “언론 윤리 강령을 찢어발겼다. 우리는 암흑에 빠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탈리아 신문 일폴리오의 한 기자는 “명백히 혼란스러운 상태인 남성을 인터뷰해 방송할 필요가 있었나”라고 의문을 제기하며 “방송을 하지 않고도 경찰을 인용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충분하지 않나. 미디어 서커스가 최악의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메를리노는 “기자로서 같은 상황이 발생해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저는 한 가지에만 신경을 썼다. 수사에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다. 남성은 수배 중이었고, 경찰이 인터뷰 영상을 방송하도록 허가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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