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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현택 “22일까지 간호법 중단 안하면 정권퇴진 운동”

    임현택 “22일까지 간호법 중단 안하면 정권퇴진 운동”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오는 22일까지 정부·여당이 간호법 입법을 중단하지 않으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정권 퇴진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임 회장은 19일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국회 청문회 등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22일까지 국회는 의료계가 반대하는 간호법 등 의료 악법 진행을 중단하라”며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의협은 가능한 모든 방법 동원해 정권 퇴진 운동에 가장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전공의 공백을 메우고 있는 진료 지원(PA) 간호사 법제화 등을 담은 간호법은 28일 국회에서 통과되는 쪽으로 무게가 쏠리고 있다. 야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폐기됐던 지난해와 달리 이번에는 여야 모두 간호법 제정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데다 반대하던 일부 보건의료단체도 입장을 선회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기 때문이다. 최안나 의협 대변인도 “간호법은 의료 현장의 혼란과 분열을 초래할 것”이라며 “정부·여당은 법안의 문제를 누구보다 잘 알고 거부권까지 행사했으면서 전공의들이 떠난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는커녕 교육이나 자격이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PA 중심병원을 만들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또 임 회장은 지난 16일 국회 청문회에서 ‘졸속 의대 증원’이 드러났다며 관련자를 경질하고 국정조사를 실시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장상윤 사회수석은 청문회에서 2026년도 의대 정원도 이미 ‘확정’이라고 밝혀 참담할 정도로 어리석고 무책임한 정부임을 실토했다”며 “2000명 의대 증원은 과학적 근거도 없고, 그 과정에서 교육 여건에 대한 현장 실사도 제대로 안 했을 뿐만 아니라 배정마저 누가 무슨 근거로 했는지 기록도 남기지 않고 밀실에서 졸속으로 밀어붙였다는 게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사태를 초래한 장상윤 수석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박민수 차관, 이주호 교육부 장관, 오석환 차관을 경질하라”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국회에는 “국정조사를 통해 2000명 의대 증원 사태의 진실을 규명하고, 청문회에서 위증한 관료들에게 죄를 물으라”고 촉구했다. 앞서 국회 교육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는 청문회를 열고 의대 증원 과정을 점검했다. 이 과정에서 교육부가 의대 증원분을 대학에 배정한 근거가 된 배정심사위원회 관련 자료를 파쇄한 사실 등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 “3일 만에 항복 결심했다” 겁에 질린 러시아 포로…전쟁 지형 바뀌나

    “3일 만에 항복 결심했다” 겁에 질린 러시아 포로…전쟁 지형 바뀌나

    우크라이나의 기습 공격으로 붙잡힌 러시아 포로들이 우크라이나군을 보고 항복했던 상황을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포로수용소에 머무는 러시아 포로들과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 지역을 공격해 점령했는데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가 영토를 점령당한 사건이다. 이 전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한 지 2년 반 만에 일어난 일로 전쟁에서 발생한 중대한 변화로 평가받는다. 포로들은 무장한 우크라이나군이 국경을 넘어오는 것을 보고 진지를 포기하거나 항복했다고 밝혔다. 바실리 이병은 지난 6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침공이 시작됐을 때 국경 요새가 함락됐고 “자작나무 숲으로 달려가 숨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국경 근처 자작나무 숲에서 나뭇가지와 나뭇잎으로 뒤덮인 채 3일 동안 숨어있다가 항복을 결심했다고 한다. 포로들은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점령하는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들은 정식 군인이 아닌 불과 몇 달 전 입대한 징집병 신분으로 NYT는 러시아 내부에서도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에서 징병제는 정치적 폭발력이 큰 사안으로 꼽힌다. 통상 러시아는 매년 두차례에 걸쳐 매번 10만명 이상을 징집하며 이들의 복무 기간은 1년이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전 장기화에 따른 병력 부족을 고려해 지난해 징집 연령을 18~27세에서 18~30세로 확대했다. 직업군인과 달리 징집병은 해외 파병이 법으로 금지되고 전투 작전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제한적인 훈련을 받는다. 그러나 훈련도 제대로 받지 않고 러시아 국경에 배치된 징집병이 이번 우크라이나군의 기습 공격으로 갑자기 붙잡히게 된 것이다. 많은 러시아 징집병이 국경 경비를 맡게 됐지만 이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열세인지 금방 깨닫고는 포기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본토 침공 이후 수백명의 징집병을 잡았다고 밝혔다. NYT가 찾은 우크라이나 북부 교도소 측은 “현재까지 320명의 전쟁 포로를 처리했으며 80%는 징집병”이라고 설명했다. 포로 중 일부는 파편이나 총상을 입었다. 우크라이나는 NYT를 비롯한 여러 언론 매체가 이들과 인터뷰하도록 허용했다. NYT가 인터뷰를 위해 교도소를 찾았을 당시 포로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NYT가 만난 한 21세 포로는 “지휘관들에게 보고했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다. 그들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라고 말했다”고 털어놨다. 징집병들은 급히 마을에 숨었지만 우크라이나군에 발각됐고 결국 소대장이 “항복하고 싶다”고 하면서 포로로 붙잡혔다. 우크라이나인들은 러시아 포로가 늘어나면서 러시아에 붙잡힌 가족들이 돌아올 것을 기대하는 상황이다. 러시아가 잡아간 포로가 더 많아 석방될 가능성이 없던 우크라이나 포로들이 풀려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게 됐기 때문이다. 아들이 러시아에 붙잡혀 22년 형을 선고받은 테티아나 바쉬냑은 “우리에게 이것은 좋은 기회이며 사랑하는 사람들이 교환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11개월간 러시아에 억류됐던 전직 군인인 발레리아 수보티나 역시 “쿠르스크 지역에서의 작전이 상황을 바꿀 수 있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 KTX 궤도이탈 사고 복구…19일 오전까지 운행 지연

    KTX 궤도이탈 사고 복구…19일 오전까지 운행 지연

    동대구역에서 경주역으로 달리던 KTX 산천 열차가 궤도를 이탈한 사고가 발생한 지 하루 만에 복구가 완료됐지만 열차 지연이 이어졌다. 19일 코레일에 따르면 전날 발생한 사고 복구 및 시설물 점검을 완료해 이날 KTX 첫 열차부터 운행을 재개했다. 전날 오후 4시 38분쯤 서울발 부산행 제39 KTX-산천 열차가 동대구역에서 경주역을 향하던 중 바퀴 1개가 궤도를 이탈해 대구 수성구 고모역 부근에서 정차했다. 사고 열차에 탑승한 승객 384명은 현장에서 후속 열차로 갈아탔다. 이로 인해 경부고속선 운행이 상행선 한 개 선로를 이용해 교차 운행하면서 열차 지연이 속출했다. 코레일은 KTX 하행 열차를 동대구~부산 간은 일반선으로 우회 운행하고 연계버스 34대 투입 및 수도권 전철 임시 전동열차(3대)를 운행했지만 일부 열차가 4시간 이상 지연되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코레일은 이번 사고로 KTX와 SRT 등 153개 열차 운행이 20분에서 최대 277분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까지 고속철도 운행 차질은 이어졌다. 일부 역에서는 정상 운행한다는 안내 방송과 달리 열차 운행이 지연되자 항의하기도 했다. 대전에서 서울로 가는 KTX를 예약한 박모씨는 “1시간 넘게 지연돼 기다리고 있다”라며 “병원을 예약했다는 일부 승객은 입석 승차권으로 탑승하는 등 큰 혼란이 있었다”라고 전했다. 코레일은 “사고 구간을 서행하면서 오전 일부 열차 지연이 발생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코레일은 KTX 지연과 관련해 이용객에 대해 택시비 등 추가 보상을 시행할 예정으로 보상 내용 및 신청 방법 등은 레츠코레일 홈페이지에 공지키로 했다. 또 국토부 항공철도조사위원회 등과 협력해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 尹 “반국가세력 사회 곳곳 암약…국민 항전의지 높일 방안 강구”

    尹 “반국가세력 사회 곳곳 암약…국민 항전의지 높일 방안 강구”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우리 사회 내부에는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반국가세력들이 곳곳에서 암약(暗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통령실에서 2024년도 을지 국무회의 및 제36회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북한은 개전 초기부터 이들을 동원해 폭력과 여론몰이, 선전, 선동으로 국민적 혼란을 가중하고 국론 분열을 꾀할 것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혼란과 분열을 차단하고 전 국민의 항전 의지를 높일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평소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내부 세력으로 자주 지목한 반국가세력을 재차 언급하며 확고한 안보대비태세 확립을 강조했다. 이번 회의는 한미 연합군사연습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가 이날부터 시작되면서 을지 국무회의 형식으로 열렸다. 윤 대통령은 청색 민방위복을 입고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지역 분쟁에서 보다시피, 전쟁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며 “전쟁 양상도 과거와는 달라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규전, 비정규전, 사이버전은 물론 가짜뉴스를 활용한 여론전과 심리전이 혼합된 하이브리드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러한 상황에서 군과 민간의 영역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만큼, 모든 구성원이 하나로 힘을 모으는 국가 총력전 태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연습은 북한의 회색지대 및 군사적 복합도발, 국가 중요시설 타격을 비롯한 다양한 위기 상황을 상정해 이에 대응하는 통합적 절차를 숙달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교통, 통신, 전기, 수도와 같은 사회기반시설과 원전 등 국가중요시설에 관해서는 “방호 대책을 철저하게 마련하고 대응 훈련을 강화해 달라”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또 “이번 목요일에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민방위훈련을 내실화해 북한의 공급에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며 “국민 여러분께서는 차량 이동통제와 대피 훈련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나아가 윤 대통령은 “특히 올해는 한미 연합야외기동훈련을 대폭 확대해 시행할 예정”이라며 “연합작전 수행 능력을 향상시키고, 한미동맹의 위용을 드러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날 대한민국이 누리는 자유와 번영은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다”며 “강력한 안보태세만이 국민의 안전과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다”고 했다.
  • 홍준표, 건국절 논란에 “대한민국은 상해 임시정부로 건국”

    홍준표, 건국절 논란에 “대한민국은 상해 임시정부로 건국”

    홍준표 대구시장이 최근 정치권에서 불거진 ‘건국절 논란’에 대해 “우리 헌법에 상해 임시정부를 대한민국 법통으로 삼고 있으니, 건국이 1919년 4월 11일(상해 임시정부 수립일)임은 자명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홍 시장은 18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1948년 8월15일 이전에도 대한민국은 망명정부로 임시정부가 있었고, 대한민국은 그때 건국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상해 임시정부 법통을 이어받아 해방 후 영토를 회복해서 1948년 8월15일 대한민국 정부를 다시 만들었다고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건국절 논란이 소모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홍 시장은 “건국절 논란으로 혼란스럽기 그지없다”며 “무슨 이유로 뜬금없이 건국절 논란을 일으켜서 국론분열로 나라가 소란스러운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홍 시장은 또 건국절 논란은 해방 직후 미군정이 임시정부를 인정하지 않은 데서 비롯된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해방 후, 미군정 하에서 임시정부 요인들이 귀국해서 정부를 다시 만들었으면 논란이 없었을 것”이라며 “당시 좌우익 혼란상에서 미군정이 임시정부를 인정하지 않는 바람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했다. 홍 시장은 임시정부에 국가의 기본 요소가 대부분 갖춰져 있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나라의 기본 요소는 주권, 영토, 국민이 있어야 한다”며 “상해 임시정부는 망명정부이지만 우리 국민이 세웠고 주권도 갖췄고 영토만 일제에 침탈된 것 아니냐. 그래서 영토 회복을 위해 우리 선열들이 몸 바쳐 독립운동을 했던 것 아니던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티베트도 망명정부가 있고, 팔레스타인도 망명정부가 있는데 상해 임시정부를 망명정부로 보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 “수술 직후 불허” “수술 안 해도 허가”… 법원마다 ‘성별 정정’ 제각각

    “수술 직후 불허” “수술 안 해도 허가”… 법원마다 ‘성별 정정’ 제각각

    20대 A씨는 최근 남자에서 여자로 성전환 수술을 받고 한 지방법원에 성별을 바꿔 달라는 신청을 했다가 기각당했다. 수술을 받은 지 한 달여밖에 안 됐다는 게 이유였다. A씨는 항고를 고민했으나 아예 다른 지역 법원에 재신청하기로 결심했다. ‘법원마다 기준이 달라 법원을 바꾸면 성별 정정 허가를 받을 수도 있다’는 지인들의 경험담에 따른 것이다. A씨는 “수술 후 언제쯤 성별 정정이 가능한지 기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마다 성별 정정 신청에 대한 결정이 들쑥날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정법상 성별 정정 허가에 대한 명확한 법적 기준이 없어서다. A씨는 “성전환 수술을 받은 지 얼마 안 됐다”는 이유로 불허 판정을 받았지만 지난 4월 청주지법 영동지원은 아예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은 남성 5명과 여성 1명의 성별 정정을 허가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성별 정정은 2006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정으로 가능해졌다. 다만 관련법 제정 논의가 이뤄지지 않아 법원들은 대법원 예규상의 ‘성전환자의 성별정정허가신청사건 등 사무처리지침’을 판단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지침상 ‘성전환 수술 후 외부 성기를 포함한 신체 외관이 반대의 성으로 바뀌었는지 여부’ 등을 성별 정정 기준으로 두고 있다. 다만 이를 ‘참고 사항’으로 보는 법원이 있는 반면 ‘허가 요건’으로 보는 법원도 있어 어느 법원에 신청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2019년 지침상에서 삭제된 ‘부모 동의서 제출’을 성별 정정 요건으로 삼는 일부 법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법원장이 바뀌면 해당 법원이 성별 정정 사건을 바라보는 판단 기준이 뒤바뀌기도 한다”고 말했다. 지영준 법무법인 저스티스 변호사는 “일부 성소수자들은 주거지를 옮겨 자신의 성별 정정 신청을 받아 주는 법원을 찾는다”며 “혼란을 줄이기 위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국가가 성별 정정 기준에 대한 법적 요건을 강화하면 오히려 개인의 성 정체성에 대한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성소수자 인권단체 비온뒤무지개재단 관계자는 “성별 정정은 개인의 성 정체성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며 “기준이 될 최소한의 법률안 마련은 필요하나 성전환 수술이 필수 요건이 되는 등 강제 규정화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 [이종수의 산책] 공동체와 집단적 기억의 전환

    [이종수의 산책] 공동체와 집단적 기억의 전환

    현대사회는 가히 기억의 전성시대이고 그 기억이 부딪치는 갈등의 시대다. 권위주의 권력이나 이념이 지배하던 시대에는 국가와 민족을 중심으로 하는 서사를 정부가 독점했다. 국가가 주도하는 집단적 기억이 개인들에게 일방적으로 강요되고 수용도 됐다. 그러나 현대로 넘어올수록 기억의 저장공간이 다양화하고 심지어 ‘기억의 전환’이 다양한 주체들에 의해 시도된다. 개인이나 집단이 자신들의 구술과 운동으로 기억을 재현하는 행위자로 참여하는 것이다. 올해 우리나라 광복절은 79년 만에 두 동강 난 기억의 소환의식을 거행했다. 정부는 세종문화회관에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경축식을 열었고 56개 독립운동 단체가 모인 광복운동단체연합은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기념식을 거행했다. ‘기억의 전환’ 혹은 역사전쟁이 격렬해지는 모습인데, 사태가 봉합된다 하더라도 통일의 과정에서 우리가 경험하게 될 기억과 역사의 전환 전쟁의 크기를 맛본 예고편 같았다. 대체로 기억의 전환은 사회단체들이 시도하고 정부는 방어적 태도를 취하는 게 일반적이다. 미국도 2019년 뉴욕타임스가 주도한 ‘1619 프로젝트’로 역사전쟁을 치렀다. 미국 역사에서 1619년은 아프리카인 20명이 네덜란드 선적의 영국 선박에 실려 버지니아 제임스타운에 수입된 해였다. 그 400주년을 맞아 뉴욕타임스는 진정한 미국의 역사를 독립선언이 있던 1776년이 아니라 1619년 시작된 것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운동을 시도했던 것이다. 이미 미국은 흑인뿐 아니라 아메리카 인디언 선주민들을 국가발전에 기여한 존재로 인정하고, 그들의 역사적 상처를 드러내며 치유해야 한다는 인식이 보편화된 나라다. 그럼에도 기억의 전환 시도는 보수당 정부와 사회집단의 강력한 반발을 일으킨 채 무위로 끝났다. 공동체의 정체성을 정치쟁점화할 때 수반되는 사회적 혼란만 경험했을 뿐 트럼프가 선도한 탈진실(post-truth)의 시대를 앞당기는 데 기여했다. 미국의 1619와 한국의 2024년 8·15는 기억의 전환을 시도해 역사전쟁을 격화시켰다는 점에서 동일하나, 전자는 사회집단이 촉발시켰고 후자는 집권세력이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상이하다. 아마도 현 정부는 스스로 단초를 제공하지 않았고 광복회장이 주도해 벌어진 사태라고 항변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미 현 정부를 지지하는 세력들이 시도한 건국절 논의, 흉상 이전 싸움, 이승만기념관 건립 시도는 광복회 진영에게 독립기념관장 인선에 저항하도록 단초를 제공한 상황이었다. 국가와 같은 공동체에 기억의 공유는 중요하고, 어떤 공동체이든 동질성을 일정 수준 필요로 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러나 공동체의 정체성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태도는 위험하다. 그러한 태도는 배척과 분리를 야기하고 결국 전쟁을 초래한다. 그만큼 정체성을 정치쟁점화하는 정치적 시도는 깊고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안 된다. 섣부르게 기억의 전환을 시도하는 정치적 행위는 이미 구축된 사회진영의 편가르기 관성에 편승하기에는 유리하나 큰 정치를 성공시킬 가능성은 희박하다. 공동체란 본래 여러 종류의 동질성이 다양하게 성층을 이루어 정체성으로 드러나는 것인데, 한국은 지역공동체가 와해되고 다양한 어울림의 공동체가 강력하지 못한 상태에 있다. 국가라는 거대한 구심점이 응집력을 발휘하는 사회에서 집단적 기억을 급속히 전환하는 데 정부는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 국가가 섣부르게 스스로 집단적 기억을 전환하려는 시도는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정권이 교체되면 거기에 참여한 집단이 자신들의 역사관을 국가의 역사관으로 확립시켜 놓으려는 욕구에 사로잡힐 수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권력의 당사자가 그러한 요구를 쉽게 수용하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니다. 좌우가 모두 수긍하는 공통의 부분이 약한 우리의 상황에서 양쪽이 인정하고 수용하는 공통의 토대를 강화하고 넓히는 것이 국가를 책임지는 리더가 해야 할 일이다. 기억의 전환을 곧장 정치판에서 실행하기보다 학문적 공론장에서 토론으로 시작하고 충분히 논쟁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종수 연세대 국제캠퍼스 부총장
  • ‘해리스 대관식’ 열릴 시카고, 반전시위 비상 ‘조마조마’

    ‘해리스 대관식’ 열릴 시카고, 반전시위 비상 ‘조마조마’

    19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개막하는 민주당 전당대회(DNC)가 가자전쟁 반전시위로 비상이 걸렸다. 대선후보에서 젼격 사퇴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나선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출정식이자 대관식이 될 행사지만, 가자 전쟁 반대 시위대들의 반전 시위가 예고된 탓이다. 지난달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RNC)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총격 시도로 경비가 삼엄해졌다면, 5만여명이 운집할 시카고는 반전 시위의 유혈 사태를 막고자 보안이 철저해졌다. 주말인 17일 DNC 장소인 시카고 시내 유나이티드 센터 주변은 이미 2m가 넘는 철제 펜스와 차단벽으로 관계자 외 출입이 금지돼 인적이 드물고 매우 한산했다. 일부 단체들은 이미 한달여 전부터 시카고, 뉴욕 등지에서 전대를 겨냥한 반전시위를 해 온 것을 염두에 둔 듯 했다. 200여개 단체로 구성된 ‘DNC 행진’은 전당대회 첫날과 마지막 날 팔레스타인 지지를 내걸고 수만명이 운집하는 집회를 벌일 예정이다. 여성 낙태권, 성소수자 권리, 사회복지를 요구하는 단체들도 별도 시위를 계획 중이다. 한켠에선 ‘피의 전당대회’라는 오명을 남긴 1968년 시카고 민주당 전대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베트남 반전 여론이 한창일 당시 학생 등 1만여명의 시위가 경찰, 주방위군의 강경진압과 유혈 사태로 번졌고, 린든 존슨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휴버트 험프리 부통령이 대선 후보로 지명됐지만 그해 민주당은 대선에서 패배했다.시카고 당국은 당시 혼란이 재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시카고와 타주에서 파견된 경찰 3000여명을 투입해 보안을 강화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정의를 위한 시카고 연합’ 등 집회 주최 측은 당국과 집회 신고, 행진허가 등을 놓고 막판까지 씨름 중이라고 시카고 트리뷴 등이 전했다. 래리 스넬링 시카고시 경찰청장은 “시위 대응의 초점이 헌법적인 경찰 업무에 맞춰질 것”이라고 밝혔지만 상황이 통제 불능이 될 순간 경찰이 개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전대 첫날 기조연설에 나서는 바이든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이 나서야 하는 이유, 민주주의 위협으로 규정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서 이겨야 하는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찬조연설을 한다. 둘째 날엔 버락 오바마, 셋째 날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각각 무대에 오른다. 팀 월즈 부통령 후보는 셋째 날 연사이며, 해리스 부통령은 마지막날인 22일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한다. 이날 뉴욕타임스(NYT)·시에나대가 선벨트(남부 성장지역) 4개주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해리스 부통령은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 네바다에서 각각 상대를 앞서며 박빙세를 보였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은 흑인과 라틴계, 젊은층 유권자 사이 지지를 높이며 구도를 유리하게 돌려놨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그의 상승세가 이어지며 선벨트와 북부 경합주인 러스트 벨트(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 중 한 곳만 이겨도 승리 가능성이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 유세에서 “내 외모가 해리스보다 훨씬 낫다”며 인신공격을 이어가고, 생활비 절감에 초점을 맞춘 민주당 정책을 “마르크스주의”로 규정했다.
  • ‘부정선거’ 베네수 도심서 반정부시위…“평화 시위 우리 권리”

    ‘부정선거’ 베네수 도심서 반정부시위…“평화 시위 우리 권리”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부정선거 의혹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17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도시 곳곳에서 대선 결과 불복 시위가 열렸다. 신변에 위협을 느껴 은신 중이던 야당 지도자도 시위대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자유”를 외쳤다. AFP통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이날 수도 카라카스에 모인 수천 명의 시위대 앞에서 “평화적인 시위는 우리의 권리”라며 “우리는 거리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외쳤다. 거리로 나온 시민들은 “자유”를 연호하며 화답했다. 마차도가 등장한 이날 수도 카라카스에는 장갑차 두 대와 오토바이를 탄 병력 30여명이 일부 지역에 대한 접근을 통제하는 등 보안이 강화됐다. 베네수엘라는 지난달 28일 대선 결과를 두고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야권이 서로 승리를 주장하면서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 후 마두로 대통령의 승리를 발표했으나 실시간 개표 상황을 공개하지 않는 등 부정선거 논란을 키웠다. 이후 베네수엘라 정부는 부정선거와 야권 후보 승리를 주장하는 시민들에게 테러 혐의 등을 적용해 2000명 이상 가뒀다. 아울러 마차도와 함께 대선 후보였던 에드문도 곤살레스를 내란 선동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렸다. 선거일 이후 촉발된 반정부 시위에서 희생된 이는 지금까지 총 25명이다. 이 밖에도 200여명이 다치고 2400여명이 체포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남미 정상들은 수일 내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열리는 루이스 아비나데르 대통령 취임식을 계기로 베네수엘라 문제를 논의한다. 브라질을 비롯해 아르헨티나와 칠레, 콜롬비아 등 이웃 남미국가들은 이번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 성소수자 ‘성별 정정’ 법원마다 제각각… “수술 직후라 불허” “수술 안해도 허가”

    성소수자 ‘성별 정정’ 법원마다 제각각… “수술 직후라 불허” “수술 안해도 허가”

    20대 A씨는 최근 남자에서 여자로 성전환 수술을 받고 한 지방법원에 성별을 바꿔 달라는 신청을 했다가 기각당했다. 수술을 받은 지 한 달여밖에 안 됐다는 게 이유였다. A씨는 항고를 고민했으나 아예 다른 지역 법원에 재신청하기로 결심했다. ‘법원마다 기준이 달라 법원을 바꾸면 성별 정정 허가를 받을 수도 있다’는 지인들의 경험담에 따른 것이다. A씨는 “수술 후 언제쯤 성별 정정이 가능한지 기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마다 성별 정정 신청에 대한 결정이 들쑥날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정법상 성별 정정 허가에 대한 명확한 법적 기준이 없어서다. A씨는 “성전환 수술을 받은 지 얼마 안 됐다”는 이유로 불허 판정을 받았지만 지난 4월 청주지법 영동지원은 아예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은 남성 5명과 여성 1명의 성별 정정을 허가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성별 정정은 2006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정으로 가능해졌다. 다만 관련법 제정 논의가 이뤄지지 않아 법원들은 대법원 예규상의 ‘성전환자의 성별정정허가신청사건 등 사무처리지침’을 판단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지침상 ‘성전환 수술 후 외부 성기를 포함한 신체 외관이 반대의 성으로 바뀌었는지 여부’ 등을 성별 정정 기준으로 두고 있다. 다만 이를 ‘참고 사항’으로 보는 법원이 있는 반면 ‘허가 요건’으로 보는 법원도 있어 어느 법원에 신청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2019년 지침상에서 삭제된 ‘부모 동의서 제출’을 성별 정정 요건으로 삼는 일부 법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법원장이 바뀌면 해당 법원이 성별 정정 사건을 바라보는 판단 기준이 뒤바뀌기도 한다”고 말했다. 지영준 법무법인 저스티스 변호사는 “일부 성소수자들은 주거지를 옮겨 자신의 성별 정정 신청을 받아 주는 법원을 찾는다”며 “혼란을 줄이기 위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국가가 성별 정정 기준에 대한 법적 요건을 강화하면 오히려 개인의 성 정체성에 대한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성소수자 인권단체 비온뒤무지개재단 관계자는 “성별 정정은 개인의 성 정체성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며 “기준이 될 최소한의 법률안 마련은 필요하나 성전환 수술이 필수 요건이 되는 등 강제 규정화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 사라진 ‘독도 조형물’, 안전사고 예방 목적이었다…“리모델링·재설치 예정”

    사라진 ‘독도 조형물’, 안전사고 예방 목적이었다…“리모델링·재설치 예정”

    서울 지하철역 곳곳에 설치됐던 독도 조형물이 광복절을 앞둔 시점에 철거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인 가운데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2호선 시청역과 5호선 김포공항역, 6호선 이태원역의 독도 조형물을 전면 리모델링해 새로운 모습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16일 공사에 따르면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역사와 2호선 잠실역 대합실에 있던 독도 조형물은 승객 이동 동선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각각 지난 12일과 지난 8일 철거됐다. 5호선 광화문역에 있던 독도 조형물도 같은 이유로 지난 5월 철거 뒤 폐기됐다. 독도 조형물은 2009년 이상용 서울시의원 등이 발의한 ‘독도수호를 위한 서울특별시 대책 마련 촉구 건의안’의 일환으로 추진돼 서울 지하철역 6곳(잠실역 ·안국역 ·광화문역 ·시청역 ·김포공항역 ·이태원역)에 설치됐다. 일본 정부의 역사 왜곡에 맞서 영토 주권을 알리기 위한 조치였다. 당시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독도실물모형의 역사 내 설치로 서울시민들의 독도문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며 “가능한 많은 시민들이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시청, 종로 등 이용인원이 많은 환승역에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공사에 따르면 독도 조형물은 승객들의 발과 물건에 치이고, 탈색되는 등 노후화와 관리상의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이태원 참사 이후 지하철 역사의 혼잡도 개선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선제적인 안전대책의 일환으로 ‘전면 리모델링’ 계획이 추진됐다. 잠실역·안국역·광화문역의 경우 입체감을 살린 독도조형물을 제작하여 벽면에 설치한다. 조형물의 크기는 가로 1.5m, 세로 1.1m로, 10월 25일 독도의 날에 맞춰 새롭게 설치할 계획이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시민 안전 확보 차원에서 독도 조형물 철거를 결정했지만 시민분들의 높아진 역사의식에 부응하지 못해 혼란을 초래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노후화한 기존 독도 조형물은 리모델링하고 철거된 역사에는 입체감을 살린 독도 조형물 제작해 벽면에 재설치하겠다”고 말했다.
  • [사설] ‘내선일체’ 억지 논란까지… 초유의 두 쪽 난 광복절

    [사설] ‘내선일체’ 억지 논란까지… 초유의 두 쪽 난 광복절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이 어제 윤석열 대통령과 독립유공자 후손 등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종문화회관에서 치러졌다. 광복의 기쁨을 담은 공연으로 시작된 행사에서 윤 대통령은 독립유공자 5명의 후손에게 포상을 수여했다.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의 후손으로 할머니 유언에 따라 귀화해 파리올림픽 유도에서 은메달을 딴 허미미 선수가 만세삼창을 이끄는 감동적인 장면도 펼쳐졌다. 하지만 독립기념관장 임명 취소를 요구해 온 광복회와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끝내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다. 다른 행사도 아닌 광복절 경축식을 두 쪽 내며 국민을 편 가른 행태가 과연 순국선열의 독립정신에 부응하는지 가슴에 손을 얹어 봐야 한다. ‘갈라진 광복절’을 주도한 이종찬 광복회장은 “역사의식과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결기를 보여 줘야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추진을 중단하라”고 외치는 ‘건국절’을 두고 정부는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도 “나는 뉴라이트가 아니며 건국절 제정을 그동안 반대하고 비판했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이 회장은 막무가내다. 실체도 없는 건국절을 거론하며 평지풍파를 일으킨 이유가 궁금하다. 야당이 ‘내선일체’나 ‘친일매국’ 같은 극언을 남발하며 경축식을 외면한 것도 기회만 있으면 정부를 흠집 내려는 ‘반목의 DNA’가 아니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따로 기념식을 가진 세력에 3·1절 기념행사를 우파와 좌파가 따로 가졌던 1948년의 혼란을 재연한 이유가 무엇인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갈등과 선동이 판을 치는 사회 분위기가 걱정스럽고 개탄스럽다. 이동일 대한민국 순국선열유족회장은 경축식에서 “우리는 그 어떤 침략도 용납하지 않는 강한 나라가 됐다. 선열이 물려주신 대한민국, 우리가 더 나은 미래를 후손들에게 물려주자”고 했다. 그러면서 “갈등과 반목을 이제는 끝내자”고 간곡히 당부했다. 더도 덜도 말고 이 말대로만 하면 된다.
  • ‘美 반전시위 중심’ 컬럼비아대 샤픽 총장도 사임

    ‘美 반전시위 중심’ 컬럼비아대 샤픽 총장도 사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을 반대하는 미국 반전시위의 중심지였던 컬럼비아대의 미누시 샤픽(62) 총장이 14일(현지시간) 사임했다. 교내 학생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경찰력을 동원했다는 비판을 받은 샤픽 총장은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자리에서 내려온 다섯 번째 아이비리그 대학 총장이다. 샤픽 총장은 지난 4월 대학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에 관한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반유대주의를 근절하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가 일부 동문과 기부자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았다. 그는 교내 구성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혼란의 시기에 교내의 갈라진 여론을 극복하기는 어려웠다”며 “링컨 대통령이 ‘분열된 집은 서 있을 수 없다’고 했듯이 우리는 양극화를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60년대 베트남전 반대 시위의 중심지였던 컬럼비아대에서는 지난 4월엔 가자전쟁에 항의하는 시위가 들끓었다. 샤픽 총장은 유대인 학생들을 차별과 괴롭힘으로부터 보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퇴 압력에 시달렸다. 이후에는 반전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경찰력을 동원하면서 학생과 교수진의 분노를 샀다. 그의 사퇴 소식에 컬럼비아대 근처 뉴욕 시내에서 반전시위를 벌이던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는 환호했다. 가자전쟁 이후 미국 유명 사립대학 총장들은 반유대주의에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펜실베이니아대 총장이었던 리즈 매길(58)은 지난해 12월 하원 청문회에서 반유대주의에 대해 소신 발언을 했다가 공화당을 비롯한 안팎의 공격을 받아 결국 사임했다. 하버드대의 첫 흑인 총장인 클로딘 게이(54)도 유대계 이사회 임원과 후원자들의 비난을 받으며 지난 1월 사퇴했다. 코넬대와 예일대의 총장들도 같은 이유로 총장직을 내려놨다. 이들은 모두 “표현의 자유”를 주장해 왔다. 컬럼비아대 이사회는 그의 사임을 받아들이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는 진보적인 학생들과 교수진 그리고 시위대에 대해 엄격한 징계를 강조하는 동문과 기부자 사이의 딜레마를 이해한다고 밝혔다.
  • “누군가에겐 활자에 불과한 문학… 香 더해지면 상상력에 불붙죠”[오경진 기자의 노이즈캔슬링]

    “누군가에겐 활자에 불과한 문학… 香 더해지면 상상력에 불붙죠”[오경진 기자의 노이즈캔슬링]

    소설가 부모 영향 속 나만의 길 찾아예술·과학 융합하는 조향사에 매료 아버지는 요절한 천재 소설가 김소진이고, 어머니는 소설가이자 문학을 가르치는 대학교수 함정임이다. 부모의 영향으로 자연스레 문학의 길로 들어설 법도 하지만 청개구리 기질이 다분했던 듯 선택한 길은 다소 뜬금없는 조향(調香), 향을 만드는 일이다. 그러나 문학에서 아주 멀리 달아나지는 못했다. 요즘 소설과 시, 에세이에 어울리는 향을 만드는 작업을 하며 여러 문학 출판사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조향사 김태형(30) 이야기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문학과 향을 아울러 누릴 수 있는 작은 공간인 ‘센트 온 블랭크’도 운영하고 있다. 15일 이곳에서 김태형을 만났다. “부모님의 그늘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다. 문학을 자꾸만 밀어내려 했었다. 외국어고등학교에 재학하면서도 이과에 해당하는 직업을 택하려고 했다. 고생물학자도 생각했었다. 그러다 조향사라는 직업을 알게 됐다. 예술과 과학을 융합하는 직업이라고 했다. 나의 것을 하면서도 부모의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것이라 생각됐다. 망치로 머리를 두드리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2013년 프랑스로 떠났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향수대학교 에콜 슈페리오르 뒤 파팡의 향수 제조 및 관리 과정에서 공부한 뒤 베르사유에 있는 세계 유일의 향수전문학교 이집카에서 이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난의 연속이었던 유학 생활, 자존감이 많이 낮아졌을 때 아버지 김소진을 떠올렸다. 다들 그더러 ‘김소진의 아들’이라고 하는데, 정작 자기는 아버지가 누구인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김태형이 세 살 때였던 1997년 김소진이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서 ‘소설가 김소진’이 궁금해진 이유다. 올해 27주기를 맞아 지난 4·5월에는 김소진 회고의 밤도 열렸고 거기에 참여하기도 했다. 김소진의 아들이라며 제게 관심을 주지만 오히려 그분들에게 묻고 싶었다. 우리 아버지 어떤 사람이었느냐고.” 김태형이 처음에 향을 공부하겠다고 했을 때 어머니 함정임은 대단히 놀랐다고 한다. 김소진이 아노스미(후각상실증)를 앓았던 사람이라서다. 유전되는 것은 아니라서 다행이지만 참으로 공교로운 일이다. 끝없이 부정하면서도 결국은 이끌리게 되는, 부자(父子)의 족쇄랄까. 지금은 문학을 밀어내지 않는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문학과 향기의 조합을 생각하고 있다. 최근에는 파스칼 키냐르의 에세이 ‘성적인 밤’(난다)의 삽화와 글을 향으로 재해석한 특별전도 진행했다. 남성과 여성이 한데 뒤섞이는 이미지를 향으로 구현했다고 한다.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 ‘향수’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장바티스트 그르누이라는 그의 이름은 오늘날 잊혀져 버렸다. … 단지 그의 천재성과 명예욕이 발휘된 분야가 역사에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는 냄새라는 덧없는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향기는 채 하루도 버티지 못하고 사라진다. 하지만 글로 쓰인 문학은 그걸 해독할 수 있는 문명이 존속하는 한 끝까지 남는다. 도대체 왜 문학에 향기가 필요한지, 그에게 물었다. “문학은 무궁무진한 상상력의 세계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그것은 무미건조한 활자에 불과하기도 하다. 그 어떤 감각보다도 감정을 강하게 건드리는 향이 문학과 결부된다면, 머릿속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데 도움이 될 거다. 내적인 사고 활동에 머무는 문학이 외적 자극인 향을 만나서 확 불이 일어난다고 하면 될까.”
  • 갈라진 광복절…광복회장 “피로 쓰인 역사, 혀로 못 덮어”

    갈라진 광복절…광복회장 “피로 쓰인 역사, 혀로 못 덮어”

    광복회가 독립기념관장 임명 등 역사 논란으로 정부 차원의 광복절 기념식을 거부하고 따로 행사를 진행한 가운데 이종찬 광복회장은 경축식 기념사에서 “피로 쓰인 역사를 혀로 논하는 역사로 덮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광복절인 15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광복회 주관 광복절 경축식에서 “최근 진실에 대한 왜곡과 친일사관에 물든 저열한 역사 인식이 우리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라며 “독립 정신을 선양하고자 하는 광복회는 결코 이 역사적 퇴행과 훼손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둘러싸고 ‘뉴라이트 인사를 독립기념관장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선 광복회는 이날 정부 차원의 광복절 기념식 참가를 거부하고 자체적으로 별도 행사를 진행했다. 광복회가 정부 차원의 광복절 기념행사에 불참한 것은 1965년 창립 이후 처음이다. 이 회장은 “최근 왜곡된 역사관이 버젓이 활개 치며, 역사를 허투루 재단하는 인사들이 역사를 다루고 교육하는 자리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라며 “준엄하게 경고한다. 피로 쓰인 역사를 혀로 논하는 역사로 덮을 수는 없으며 자주독립을 위한 선열들의 투쟁과 헌신 그리고 그 자랑스러운 성과를 폄훼하는 일은 국민들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하자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일제 강점기를 합법화하게 되고 독립운동의 역사를 송두리째 부정하게 되는 것”이라며 “이승만 초대 대통령에게 ‘건국의 아버지’라는 면류관을 씌우기 위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이 회장은 “(건국절이 제정되면) 우리는 실로 많은 것들을 잃게 된다”라며 “(1945년 해방 이후 48년까지) 나라가 없었다고 한다면 일제의 강점을 규탄할 수도 없고 침략을 물리치는 투쟁도 모두 무의미하고 허망한 일이 된다”라고도 부연했다. 이 회장은 최근 불거진 일련의 갈등 상황에 대해서는 “이것은 분열의 시작이 아니라 의미를 기리는 진정한 통합의 이정표를 세우기 위한 것”이라며 “한 나라의 역사의식과 정체성이 흔들리면 국가의 기조가 흔들린다”라고도 주장했다.
  • 인허가 누구나 쉽고 빠르게 ‘2·5·7 제도’… 파주시의 혁신 행정

    인허가 누구나 쉽고 빠르게 ‘2·5·7 제도’… 파주시의 혁신 행정

    2·5·7 민원행정 서비스인허가 접수 후 2일 이내 5일 이내 부서 간 협의 내용 회신7일 이내 1차 검토 결과 통보업무 한곳에 집중 ‘원스톱 시스템’ 혁신 효과1년 동안 제도준수율 99.7%평균 처리기간 41→18일 단축서류 보완 민원 사례도 감소세민원만족도 10점 만점에 8.6점 경기 파주시는 인접한 고양시와 달리 과밀억제권역에 해당하지 않아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취득세 등 세금이 저렴하다. 이 때문에 공장을 짓는 등 각종 개발사업이 많다. 그러나 관공서를 상대로 한 인허가는 여전히 복잡하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이런 가운데 파주시가 시민들 생업이나 재산권과 관련 있는 각종 인허가 업무를 빠르게 처리하는 ‘2·5·7 민원행정서비스’를 운영해 호평받고 있다. 이 제도는 공장·창고·주택 등을 짓기 위해 산지 또는 농지전용허가를 받을 때 절차를 간소화해 빠르게 허가를 내주는 파주시만의 특별한 민원행정서비스를 말한다. 파주시는 인허가 접수 후 2일 이내에 협의 부서들에 의견을 묻고, 협의 부서는 5일 이내에 검토 결과를 회신하는 방법으로 7일 이내에 1차 검토 결과를 통보하는 식이다. 일반적으로 건축을 하기 위해 개발행위허가를 신청하면 주관 부서 이외에 도로·하수·하천·도시계획 등 여러 개별법에 따른 협의 절차를 거치면서 보완을 요구받거나 인허가 기간이 길어지면서 건축주를 속 타게 한다. 때론 인허가 대행업체 등을 통해 빠른 허가를 청탁하기도 한다.파주시는 이런 건축주들의 사정을 감안해 민원 신청 후 단 7일 이내에 법령 검토와 관련 부서 간 협의를 거쳐 취합한 결과를 받아 볼 수 있도록 민원인의 편의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전문지식이나 고급 정보가 없어도 누구나 2·5·7 제도를 통하면 쉽고 빠르게 인허가를 처리할 수 있도록 혁신한 것이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2·5·7 제도 시행을 위해 지난해 1월 건축주택국 산하에 허가과를 신설했다. 그동안 건축·산지전용·농지전용·개발행위허가 등 토지의 용도지역에 따라 부서가 나뉘던 업무를 한곳으로 집중시킨 것이다. 허가과는 다시 1·2·3과로 나눠 읍면동 지역별 민원을 전담화해 복합민원을 일괄 처리할 수 있도록 이른바 ‘원스톱 인허가시스템’을 구축했다. 허가과 신설 이후 건축주 등 민원인이 부서마다 찾아다니며 민원을 신청하는 번거로움이 해소됐다. 부서 간 의견 상충으로 혼란과 절차 지연이 발생할 위험도 줄었다. 2·5·7 제도는 올해 1월 허가총괄과 신설이라는 또 한 번의 조직개편으로 더 빠르고 간편해졌다. 파주시는 기업지원과에서 처리해 왔던 공장설립팀을 허가총괄과로 이관하고 인허가 업무를 제외한 행정업무 및 설계업체와의 소통 창구 역할도 허가총괄과가 담당하게 했다. 무분별한 농지 불법 성토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태스크포스팀도 별도 신설하는 등 허가1·2·3과 인허가 담당자는 인허가에만 집중하도록 했다. 제한된 전문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최근에는 2·5·7 제도에 소통과 협력을 강화한 ‘2·5·7 플러스 제도’를 시행하며 인허가 행정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는 시 공식 누리집에 인허가 정보공유 게시판을 개설했고, 인허가 행정에 대해 쉽게 풀어 쓴 책자도 발간할 예정이다.특히 지난달부터는 대행업체를 통해 인허가를 신청하더라도 시가 직접 건축주 등 민원 당사자에게 서류 접수 상태와 보완 사항 등 진행 상황을 상세하게 안내하고 있다. 더불어 건축허가 관련 민원에만 적용하던 건축사의 현장 조사와 검사, 확인 의무를 건축신고 민원까지 확대하는 조례 개정을 이끌어 내는 등 대행업체의 보다 높은 전문성과 책임성을 요구하는 제도적 조치도 병행하고 있다. 덕분에 2·5·7 제도는 지난해 7월 처음 시행한 후 1년 동안 제도준수율이 99%에 달한다. 인허가 처리 기간도 제도 시행 전인 지난해 상반기 평균 41일에서 제도 시행 후인 하반기 평균 18일로 57% 단축됐다. 인허가 처리 기간 단축 효과 외에 서류가 미비해 보완을 거쳐 처리된 민원 사례도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2·5·7 제도를 도입하기 전인 2022년 보완을 거쳐 처리된 민원의 비율이 91%였으나, 지난해에는 88%, 올해 5월 현재는 보완율이 77%로 낮아졌다. 2·5·7 제도를 직접 경험한 민원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민원만족도 조사 결과도 10점 만점에 8.6점에 이른다. 이러한 긍정적 수치는 현재 진행 중인 3분기 집계가 나올 경우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태국 헌재, 세타 총리 탄핵… 제1야당 해산 이어 정국 혼란 가중

    태국 헌재, 세타 총리 탄핵… 제1야당 해산 이어 정국 혼란 가중

    태국 헌법재판소가 최대 야당 전진당(MFP)을 해산한 지 일주일 만인 14일 세타 타위신(62) 총리를 탄핵했다. 지난 20년간 계속된 군부 쿠데타와 총리 탄핵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은 채 태국 정국은 더욱 혼란 속으로 빠지고 있다. 9명으로 구성된 태국 헌재 재판관들은 이날 5대4로 세타 총리에 대한 탄핵심판에서 파면을 결정했다. 헌재는 판결문에서 “지난 4월 세타 총리가 2008년 뇌물 혐의에 연루된 적 있는 피칫 추엔반 변호사를 내각 총리실 장관으로 인선한 건 헌법상 총리로서 결격 사유에 해당하는 윤리 기준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피칫 변호사는 푸어타이당의 사실상의 지도자로 여겨지는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최측근 인사다. 그의 뇌물 혐의는 입증되지 않았지만 지난 5월 그는 사임했다. 부동산 재벌 출신으로 지난해 8월 22일 친군부 세력과 연립정부를 꾸리며 총리직에 오른 세타 총리는 임기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이번 헌재 결정으로 그가 취임한 날 오랜 해외 망명을 끝내고 복귀한 탁신 전 총리와 보수 엘리트 군부 세력 간 연정도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로이터통신은 평가했다. 이번 판결에 앞서 지난 7일 헌재는 진보 성향의 제1야당인 전진당에 해산 명령을 내렸다. 지난해 5월 총선에서 당을 1위로 이끌며 파란을 일으킨 피타 림짜른랏(44) 전 전진당 대표는 10년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했다. 전진당은 지난해 5월 총선에서 ‘왕실모독죄 개정’ 공약을 내세워 개혁을 염원하는 유권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선거 결과 하원 500석 중 151석을 얻으며 1당에 올랐지만 군부·보수파의 저지로 집권에 실패했다. 태국 왕실을 모독하면 3~15년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한 형법 112조를 두고 왕실과 군부가 국민을 억압하기 위한 도구로 삼는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전진당이 이를 개정하겠다고 나섰지만 헌재의 판결로 개혁의 길도 멀어졌다. 태국은 1932년 입헌군주제로 전환한 뒤 군부 쿠데타가 19번 발생했다. 2006년 쿠데타로 탁신 전 총리가 축출됐고, 2014년에도 쿠데타를 일으킨 쁘라윳 짠오차 육군참모총장이 총리가 됐다. 현 총리가 탄핵되면서 당분간 부총리인 품탐 웨차야차이가 총리직을 대행할 예정이다. 차기 총리 후보로는 탁신 전 총리의 딸이자 푸어타이당 대표인 파에통타른 시나와트라가 거론된다. 태국의 정치적 혼란은 경제적 위기도 부르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 대국인 태국은 정치적 불안정성으로 지난 10년간 연평균 2% 미만의 경제 성장률을 보였다. 외국 투자자들도 태국에 투자했던 30억 달러(약 4조 665억원)를 거둬들인 것으로 추산된다. 태국의 주가지수인 SET 지수는 연초 대비 17% 감소했다.
  • “카뮈라는 성에 아직 열지 않은 방이 있어… 명작은 그런 거라고” [황수정의 인터뷰 진심]

    “카뮈라는 성에 아직 열지 않은 방이 있어… 명작은 그런 거라고” [황수정의 인터뷰 진심]

    14년 만에 카뮈 개정 나섰는데외국어보다 모국어 실력이 중요번역의 감각을 재는 능력 있어야 AI 시대 카뮈를 읽어야 하는 이유중간지대의 인간은 모순덩어리인간의 양면성 이해 시선 가져야 상위 1%, 의대 입시만 노리는데지금 대입, 책 읽는 근육 없애 답답논술 전형 거의 없애버린 게 패착 현시대에 카뮈의 효용은전쟁 이후 프랑스 정부 훈장 거절우린 민주화운동했다고 돈 받아 삶을 긍정하는 낙관주의자문학이 스러지는 세태 비관 안 해즐길 수 있는 감각 없으면 헛될 뿐 귀를 막아도 눈을 감아도 세상의 소음이 야단스럽게 달려드는 시절. 급기야 인공지능(AI)이 시를 쓰고 세상의 속도에 밀려 문학이 온몸으로 비틀거리는 시간. 팔순의 불문학자에게서는 세상의 소란이 저만치 비켜나 있다. 불문학자이자 번역가이자 에세이스트이자 문학평론가인 김화영(82) 고려대 명예교수는 지금 알베르 카뮈(1913~1960) 전집(전 20권) 개정 작업을 하고 있다. 카뮈를 평생 읽고 연구하고 번역했던 그다. 국내 독자에게 카뮈는 ‘문학인 김화영’이라는 여과지를 통과한 모든 것이었다. 그래도 모자라서 그 고단한 언어의 굴레 속으로 또 걸어 들어가 있다. 카뮈의 ‘이방인’을 수백 번 읽고 강의했으면서 여전히 읽을 때마다 다른 질감이 느껴진다고 했다. “커다란 성(城)에 들어가면 아직 열어 보지 않은 방문이 있잖아요. 그런 느낌이야. 명작이란 그런 거라고.”김 명예교수에게 번역은 언어를 그저 옮기는 작업이 아니다. 한 올 한 올 문장을 엮는 문학이다. 그를 굳이 서울 남산자락에 앉은 그의 집 서재에서 만난 것은 잘한 일이었다. 책의 옹벽을 허물 엄두가 나지 않아 이사를 못하고 근 40년째 붙박이로 살고 있다. 어렸던 목련나무가 자라고 자라서 여름의 잎이 아파트 3층 서재 유리창에 넘실거린다. 오랜 세월을 한자리에 붙들려 앉아서 읽고 또 썼다. 카뮈 전집(책세상)을 내기까지는 1986년부터 2009년까지 23년의 공력을 쏟아부었다. 온 청춘도 쏟아부었다. 강단에 서는 틈틈이 한 해 한 권쯤 펴냈다. 개정판 작업을 지금 어떻게 마음먹었는지, 대답은 무거울 것 없이 투명했다. “이렇게 나이가 들면 같은 ‘나’가 다르게 돌아보여. 서른 살의 ‘나’는 내 제자 같아. 좀 잘하지 그게 뭐야 싶어져요. 그때는 열심히 했어도 미진하고 아쉬워. 내가 죽고 나서 독자들한테 김화영이 왜 이 모양이야, 그런 소리 나오게 하면 안 되잖아.”지난해 ‘이방인’, ‘페스트’ 등 카뮈의 대표 소설 5권의 개정판을 먼저 냈다. 지난 6월에는 카뮈가 젊은 시절에 발표했던 산문 ‘안과 겉’과 ‘결혼·여름’의 개정판을 냈다. 김 명예교수는 카뮈 전집 20권 전부를 2~3년 안에 개정판으로 출간할 작정이다. 출판사에 절대 재촉하지 말라는 조건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그는 “삼십대에 읽은 카뮈와 팔십대에 읽는 카뮈는 다르다”고 몇 번이나 말했다. 자신의 감흥도 다르거니와 무엇보다 독자들의 언어 수용 방식도 크게 달라졌다. 그의 말을 듣다 보면 완전한 번역은 있을 수 없다. “번역은 외국어 실력이 중요한 줄 아는데 착각이야. 모국어 실력이 중요해. 자기 글을 쓸 줄 모르는 사람은 문학 번역을 하면 안 돼. 과학이나 정보를 전달하는 번역은 외국어와 관련 지식만 있으면 되지. 문학은 달라. 외국어와 모국어의 감각을 저울에 올려 놓고 무게를 재는 능력이 있어야 해요. 양쪽 언어의 값을 잴 수 있으려면 종합적 감각이 필요하고.” 끊임없이 달라지는 현실의 독자들에게 어떻게 전달되면 좋을까. 언어의 미묘한 뉘앙스까지 고민하고 고민한다. 예컨대 ‘이방인’의 첫 문장 ‘오늘 엄마가 죽었다’. 그 문장은 그렇게 번역돼야만 한다는 것이다. 불어 원문이 ‘마망’(maman, 엄마)인 데다 엄마를 미워하지 않은 주인공의 마음을 전달하려면 그 문장이어야만 한다는 얘기다. 국내 최초 번역본(은사였던 이휘영 교수)의 문장은 ‘오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였다. 예전 어느 글에서 김 명예교수는 “번역가는 박식한 학자이자 기술자(언어학자), 영감 넘치는 예술가(작가)의 중간쯤에 위치한 수공업자”라고 썼다. 거친 번역을 참을 수 없어 외국문학책을 덮어버린 기억이 있다면 가슴에 깊이 꽂히는 말이다.AI까지 문학을 들먹거리는 이때. 밥을 먹여 주지도 못하는 문학, 그것도 오래된 카뮈를 무슨 소용으로 계속 읽고 있는가. 그의 대답은 선명하다. “우리 모두는 모순덩어리, (카뮈 작품들은) 그걸 인정하자고 하잖아요. 신도 아니고 아메바도 아닌 중간지대의 인간은 모순의 존재. 본방인(本邦人)이 있으므로 ‘이방인’이 있고. ‘적지와 왕국’, ‘안과 겉’도 그렇고. 적당히 봐주고 살자는 게 아니라 인간의 양면성을 이해하려는 시선을 우리 사회가 좀 가졌으면 좋겠어. 사람이 사람을 이해하려는 그릇들이 너무 작아. 그러니 우리 곁의 세상이 너무 시끄럽잖아요.” 이야기의 물꼬가 현실의 난제로 돌려졌다. 의대 증원 사태도 위선을 털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전두환 정권이 졸업정원제를 하면서 하루아침에 학생수가 두 배로 늘었지. 대학들은 그때 죽을 지경이었어. 힘들고 혼란스러웠어도 감당했고 큰 탈 없었어. 의사 2000명 늘렸다고 이 야단들인가 싶어. 완벽한 교육시설, 완벽한 환경만 따지니까 난리 아닌가. 의사가 모자라는 현실인데 어떡해. 의사들은 연간 몇억 원씩 벌어야 당연하다는 생각들인데, 솔직히 좀 많잖아. 어느 쪽도 솔직한 말을 못하고 빙빙 돌리는 위선이 일을 어렵게 꼬아 놓았다고.” 성적 1% 상위권이 의대 입시만 노리는 현실에도 한숨을 쉬었다. 지금의 대학입시 제도가 책을 읽는 근육을 없애 버렸다고 답답해했다. 1970년대 학부생들은 한 학기 수업에 30권도 거뜬히 읽어냈는데 요즘은 5권도 버거워한다는 얘기다. 우리 사회가 눈금자로 따져 지나치게 공평하기만을 바라는 강박증을 앓는다고 했다. 입시제도에서 논술전형을 거의 없애 버린 것을 패착이라고 짚었다. 이런저런 문제가 있더라도 독서량이 많아야 양질의 답안이 나오는 사실은 분명하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프랑스는 바칼로레아(대학 입시) 문제를 일절 공개하지 않는다고 한다. 고교 교사가 집에 들고 가서 채점을 해도 이의를 제기하거나 다시 채점하는 소동은 없다. “우리나라였다면 채점표 공개하라고 난리였을 거예요. 교육의 목표를 우리는 잊어버렸어. 시험을 치르는 이유가 다른 사람을 밟고 이겨 보라는 것뿐이야. 교육이 아니라 지옥이지.” 세 시간을 물 한 잔을 앞에 놓고 문학인은 이야기를 이어 갔다. 논란의 현실로 한참 화제가 뻗었다가 카뮈로 되돌아왔다. 이 시대에 카뮈의 효용은 문학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고 했다. 나치가 프랑스를 점령했을 때 레지스탕스의 리더였지만 카뮈는 어떤 보상도 바라지 않았다. 지하신문 주필로 게슈타포의 손에 죽을 고비를 넘겼어도 전쟁이 끝난 뒤 프랑스 정부의 훈장을 물리쳤다. “살아남은 사람이 왜 훈장을 받느냐고 거절했지. 우리는 독립운동했다고 민주화운동했다고 돈을 받고, 자식들까지 입학시켜 주고 취직시켜 주라는 법을 만들고 있어. 깊이 생각해 봐야 해요.” 돌아보니 생(生)은 쏜살처럼 달렸다. 김 명예교수가 자신의 책(여름의 묘약)에 썼듯 가슴 졸이던 젊음은 어느 모퉁이로 돌아갔을까. 프랑스 남부의 엑상프로방스대에서 카뮈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것이 1974년. 그때가 어제 일만 같다. 흘러온 시간들을 흘려버리지 않으려고 여러 권의 산문집에 묶어 두었다. 아름답고 견고한 문장들이다. 어느 출판사가 주관하는 문학상 심사를 하느라 현역 작가들의 소설을 읽고 있다. 문학평론가의 시선으로는 단편만 쏟아내는 젊은 작가들의 조급증이 안타깝다. 독자들한테 잊혀질까 조바심이 나서 장편을 못 쓰고 단편에만 매달리는 문단 풍토를 지적했다. “어차피 다 잊혀져. 몇 사람만 남아. 카뮈의 소설은 다섯 권이 전부인데 노벨문학상을 받았잖아. 조바심을 내서는 훌륭한 작품을 낼 수 없어. 글은 죽을 때 승부하는 것.” 이 냉정한 말을 지금보다 젊었을 적에는 할 수가 없었다면서 활짝 웃었다. “글을 써 보면 글을 쓰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아니까.” 청년시인으로 그는 등단(196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했다. 삶을 긍정하는 낙관주의자다. “부조리를 이야기하다 보면 우리는 또다시 햇빛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카뮈가 말했듯. 문학이 스러지는 세태마저 절망의 언어로 비관하지는 않는다. “문학 말고 다른 즐거움을 발견했을 테지. 다만 이 말은 하고 싶어. 오천만원짜리 부르고뉴산 와인을 나 같은 사람한테 줘 봐야 혀가 알아차리질 못해. 좋은 향기일수록 알아차리기가 어려워. 삶도 포도주와 마찬가지. 즐길 수 있는 감각이 없으면 헛될 뿐.” 그 감각이 곧 문학이라고 했다. ■김화영 명예교수는 1942년생. 서울대 불문학과. 프랑스 엑상프로방스대에서 알베르 카뮈론으로 문학박사. 고려대 불문학과 교수로 32년 몸담았다. 유려한 문장의 수필집 ‘여름의 묘약’, ‘바람을 담는 집’, ‘시간의 파도로 지은 성’, ‘알제리 기행’, ‘행복의 충격’ 등 10여권. 알베르 카뮈 전집(전 20권). ‘섬’, ‘걷기예찬’, ‘어린 왕자’, ‘카뮈-그르니에 서한집’ 등 불어 번역서 90여권을 펴냈다. 황수정 수석논설위원
  • ‘강남역’이 ‘치과역’으로… 지하철 역명 판매에 “적자난 해소” vs “공공성 훼손”[생각나눔]

    ‘강남역’이 ‘치과역’으로… 지하철 역명 판매에 “적자난 해소” vs “공공성 훼손”[생각나눔]

    지하철 역명 판매에 대한 적절성 논란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지하철 운영비를 확보할 수 있는 부대 수입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공공재인 지하철 역명을 상업적으로 판매하는 건 운영 적자를 메우기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서울교통공사는 2016년부터 ‘역명 병기 유상 판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 지하철 역명에 부역명을 병행 표기하도록 하는 것으로, 출입구·안전문·승강장 역명판은 물론 하차 안내방송에도 함께 표기된다. 지하철역 반경 1㎞ 이내에 있는 기업체나 기관 등을 대상으로 하는데, 역명을 낙찰받으면 계약 기간 3년간 통상적으로 1억~3억원 정도를 낸다. 지난 12일에는 2호선 강남역 역명을 11억 1100만원이라는 역대 최고가로 낙찰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준비 기간 60일을 거쳐 오는 10월부터 강남역은 ‘강남역(하루플란트치과의원)’으로도 표기된다. 대중교통 수단인 지하철에서 역명을 판매하는 이유는 만성 적자를 극복하기 위한 부대 수입이 되기 때문이다. 서울교통공사의 경우 2020년 1조 1137억원이라는 서울지하철 역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하반기 지하철 요금을 1250원에서 1400원으로 인상했음에도 적자가 5173억원에 달했다. 서울교통공사가 역명 병기 사업 시행 이후 올해까지 벌어들인 수입은 약 181억원이다. 이러한 이유로 서울교통공사 외에도 한국철도공사, 부산교통공사, 인천교통공사, 대구교통공사도 역명 유상 병기 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하철역에 역명과 무관한 기업의 이름을 함께 적는 것에 대해선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역이 주는 상징성, 승객이 받을 혼란 등도 이러한 지적에 힘을 싣는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달 기준으로 서울지하철 1~8호선 역명 병기 35개 역사 중에서 기업체(13개)와 의료기관(11개)은 전체의 약 68.5%를 차지했다. 학교(5개)와 다중이용시설(5개), 공공기관(1개)은 숫자가 적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지하철은 공공의 자산인데 현재대로라면 민간 기업체의 홍보 수단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요금 현실화 외에도 무임승차 같은 노령자 우대 정책에 변화가 있어야 적자난 해소 방안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당장의 부대 수입 창출원을 없애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다는 목소리도 있다. 일본을 포함해 미국 뉴욕, 영국 런던, 인도 델리 지하철 등에서도 유사한 사업을 하는 것도 이런 주장에 힘을 싣는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내년 사업에서는 공공성이 훼손되지 않고 지역의 대표성도 담보할 수 있도록 하는 강화된 기준을 도입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제1당 해산 이어 총리 탄핵...정치권 뒤흔드는 태국 헌재

    제1당 해산 이어 총리 탄핵...정치권 뒤흔드는 태국 헌재

    태국 헌법재판소가 최대 야당 전진당을 해산한 지 일주일 만인 14일 세타 타위신 총리를 탄핵했다. 지난 20년간 계속된 군부 쿠데타와 총리 탄핵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은 채 태국 정국은 더욱 혼란 속으로 빠지고 있다. 9명으로 구성된 태국 헌재 재판관들은 이날 5대4로 세타 총리에 대한 탄핵심판에서 파면을 결정했다. 헌재는 판결문에서 “지난 4월 세타 총리가 2008년 뇌물 혐의에 연루된 적 있는 피칫 추엔반 변호사를 내각 총리실 장관으로 인선한 건 헌법상 총리로서 결격 사유에 해당하는 윤리 기준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피칫 변호사는 푸어타이당의 사실상의 지도자로 여겨지는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최측근 인사다. 그의 뇌물 혐의는 입증되지 않았지만, 지난 5월 그는 사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헌재의 결정은 정치적 거물 탁신 전 총리와 그의 정적인 보수 엘리트·군부 세력 사이에 형성된 취약한 휴전 상태를 흔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태국은 1932년 입헌군주제로 전환한 뒤 군부 쿠데타는 19번 발생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두 차례 쿠데타가 발생했다. 2006년 쿠데타로 탁신 전 총리가 축출됐고, 2014년에도 쿠데타를 일으킨 쁘라윳 짠오차 육군참모총장이 총리가 됐다. 지난 7일 헌재는 진보 성향의 제1야당인 전진당(MFP)에 해산 명령을 내렸다. 지난해 총선에서 당을 1위로 이끌며 파란을 일으킨 피타 림짜른랏 전 전진당 대표는 10년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했다. 전진당은 지난해 5월 총선에서 ‘왕실모독죄 개정’ 공약을 내세워 개혁을 바라는 유권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선거 결과 하원 500석 중 151석을 얻으며 1당에 올랐지만 군부·보수파의 저지로 집권에 실패했다. 형법 112조는 왕실을 모독하면 최소 3년 최대 15년까지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 법이 왕실과 군부가 반대파를 억압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된다는 불만이 쌓이면서 개정 요구가 들끓었지만 이를 공약한 전진당이 해산하면서 개혁의 길도 멀어지게 됐다. 총리 탄핵에 따라 태국 의회는 1년만에 새 총리를 선출해야 한다. 당분간 부총리인 품탐 웨차야차이가 총리직을 대행할 예정이다. 차기 총리 후보로는 탁신 전 총리의 딸이자 푸어타이당 대표인 파에통타른 시나와트라가 거론된다. 그가 만약 총리직에 오르면 탁신과 그녀의 고모인 잉락 친나왓에 이어 태국의 세 번째 친나왓 가문의 총리가 된다. 이외에도 차이카셈 니티시리 전 법무부 장관, 아누틴 찬위라쿨 내무부 장관 겸 부총리, 피라판 살리라타위바가 에너지 장관, 두 번의 쿠데타에 연루된 전직 육군 참모총장인 프라윗 웡수원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헌재가 일주일 사이 행정부와 입법부를 겨냥한 판결을 내리면서 정치적 혼란뿐 아니라 경제적 위기로 부르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 대국인 태국은 정치적 불안정성으로 인해 지난 10년간 연평균 2% 미만의 경제 성장률을 보였다. 외국 투자자들은 태국 정부를 불신하면서 투자했던 30억 달러를 거둬들였다. 태국의 주가지수인 SET 지수는 연초 대비 17%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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