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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린 사이버 2001] (8)게임중독 실태와 대책

    “마작게임에 빠졌다….TV를 보고 웃고 있는 것도 허무해진다.게임을 하지 않으면 자꾸자꾸 퇴화해 가는 것같았다”(여·20대)“3년전 머리속은 온통 스타크래프트로 가득했었다.3살이던 딸을 거의 상대하지 않았다.그 결과 딸은 언어발달이 지연됐다.유치원 선생님에게 ‘아동복지시설에 있는 편이…’라고 말할 정도였다”(여·30대) “1년전 게임CD를 부수고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스타크래프트는 4달정도 완전히 끊었습니다.요즘 엄청난 집중력 부족,무기력,대인관계 미숙함을 겪고 있습니다”(모 대학원생)앞의 두 글은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개설한 사이버중독정보센터(www.cyadic.or.kr)에올려진 컴퓨터 게임중독자들의 경험담이다.뒤의 글은 게임을 끊은 뒤 금단현상에 시달리고 있는 한 대학원생의 고백이다. 이들은 게임중독의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마약중독 수준으로 비교될 정도로 심각한 상태는 아니다.하지만 게임중독이더 깊어지면 일상생활을 파멸시키게 된다.인터넷 확산과 함께 게임중독은 심각한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디지털시대의‘신종마약’으로 불릴 정도로 넓고 빠르게 번지고 있다.해악이 마약중독이나 알코올중독 못지 않다. [중독환자 속출] 최근 한 중학생이 아버지가 경영하는 공장의 지붕을 뜯고 들어가 컴퓨터 게임을 하다가 발각된 웃지못할 사건이 벌어졌다.아버지가 게임에 빠진 아들때문에 집에 있는 PC를 치워버리자 게임충동을 참지 못해 저지른 일이다.또 다른 10대는 똑같은 이유로 PC를 치워버린 아버지를폭행한 사례도 있다. ㈜비즈니스네트워크사가 네티즌 2만여명을 상대로 실시한게임중독 테스트 결과 5∼6%가 위험수준의 게임중독 환자로나타났다.국내 컴퓨터 게임인구는 1,80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적지 않은 숫자가 밤을 새워가며 게임에 빠져들고 있다.PC방에서 날밤을 보낸 학생들이 지각을 하는 사태는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게임중독은 귀중한 생명과 건강을 위협한다.지난해 PC방 주인과 30대 회사원이 하루 10시간 이상 게임에 빠졌다가 과로로 사망하기도 했다.며칠간 게임만 하다가 실신하는 중증 환자도 생겨나고 있다. [현실세계에서 출발] 청년의사 인터넷중독센터는 4가지 임상사례를 중심으로 게임중독 실태를 분석했다. 첫째 남고 중퇴생(17).학교에서 집단폭행을 당하자 학교 대신 게임방을 드나들기 시작했다.한달간 집에 안 들어가고 게임방에서 지내다가 부모에 의해 강제 입원됐다.정신과적 진단은 외상 후 스트레스성 장애. 둘째 남고 중퇴생(18)은 성적은 상위권이었으나 다소 기형적인 귀,굴곡된 다리때문에 학교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질 못했다.컴퓨터에 빠져들면서 외출을 기피했고,특히 부모와의갈등도 심해졌다.정신과적 진단은 우울증과 적응장애.셋째남자 중학생(16),누나 여고생(17).둘 다 성적이 우수해 최근까지 인터넷 사용을 막지 않았더니 게임에 빠져들었다.둘 다 지기 싫어하는 성격으로 아예 게이머가 장래희망이 돼버렸으며 자퇴를 생각 중이다. 넷째 중1 여학생.상담 결과는 이렇다.“게임에 중독되는 이유는 재미있으니까,사람을 사귀니까,자존심이 서니까,공부보다 이 길이 더 나을 것같으니까 등이다.실제로 잘난 척하게되는 게 증상” 청년의사 인터넷중독치료센터 김현수(金鉉洙)소장은 “지나친 인터넷 사용이 청소년기에 상흔을 남기게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가상과 현실 혼동시키는 폭력성] 99년 미국에서 두 고교생이 학생,교사 등 13명을 죽이고 수십명에게 중상을 입히는사건이 발생했다.이들은 폭력적인 비디오게임에 빠져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남의 나라 얘기로만 생각했던 일이 국내에서도 벌어졌다.컴퓨터 게임에 빠진 중학생이 동생을 살해한 끔찍한 일이 발생했던 것이다. 사이버세계와 현실세계를 혼동하는 일은온라인 게임에서 비롯될 여지가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폭력적인 온라인 게임을 하다보면 수천명,수만명까지 죽이게 된다.네티즌,특히 청소년들을 게임중독은 물론 폭력적으로 변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정신적·육체적 부작용] 대학생 L군(22)은 PC게임을 끊었다가 금단현상을 이겨내지 못해 한달만에 다시 빠져들고 말았다.L군처럼 금단현상에 시달리는 네티즌들도 많다.게임을 하지 않으면 안절부절못하거나 가슴이 두근거리고,과민반응을보이는 것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마우스 수전증도 신종 증후군으로 등장했다.과민성 발작을 일으키기도 한다. [단계별 접근이 필요] 전문가들은 게임에 빠진 청소년들에게 “무조건 하지 말라”고 강제하는 것은 소용없다고 지적한다.내용이 지나치게 잔인하거나 폭력적이지 않도록 규제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연세대 의대 신의진(申宜眞·정신과)교수는 “먼저 본인 스스로 게임을 끊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런 뒤 게임에 빠져들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환경이나 요인들을 제거해주는 노력이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특히 “한꺼번에 끊도록 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므로 서서히 줄여나가도록 유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강조했다. 박대출기자 dcpark@. ■깨끗한 미디어운동 옥성일교사. “게임중독 연령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습니다” 서울고 옥성일(玉聖一)교사는 청소년들의 게임중독 실태가방치할 수 없는 단계라고 진단했다.‘깨끗한 미디어를 위한교사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그는 “게임내용도 갈수록 더폭력적이고,중독성이 더 강해지고 있다”고 걱정했다. 옥 교사가 참여하고 있는 모임은 지난해 1월 발족됐다.인터넷,컴퓨터 게임 등을 학생들이 건전하게 이용토록 가르치는것을 주제로 공부하는 모임이다.대부분 일선 학교에서 미디어교육반을 운영하는 30여명의 선생님들이다.기독교윤리실천운동 교사미디어아카데미에 연수를 다녀온 인연으로 만들었다.2주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모여 학생들을 가르친 사례들을 토론하면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모임은 1년반동안 쌓은 노하우와 각종 평가물,사례들을모아 책자를 발간한다.8월에는 초등학생용,9월에는 중·고등학생용을 펴낼 예정이다.전자는 방송위원회,후자는 정보통신윤리위의 지원을 받아 2,000∼3,000부 제작한다.활동상을 인터넷 홈페이지(www.goodteacher.org)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옥 교사는 “컴퓨터 게임을 안하는 학생들은 거의 없으며보통 하루 2시간은 하며,서너시간 이상 게임을 하는 학생도많다”면서 “중증인 경우는 한반에 두세명 정도”라고 말했다.특히 “요즘은 초등학생이나 중등학생이 더 심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온라인게임은 워낙 중독성이 강해 게임중독자를 양산하고 있다”면서 “게임을 산업으로만 보지 말고 그 이면에서 고통받는 청소년과 부모들의 아픔을 돌아보아야 한다”고 정부당국과 게임업체들의 책임을 촉구했다. 그는 ▲PC방 영업시간을 밤10시까지로 규제하고 ▲일부 폭력게임은 13세 이상으로 연령을 제한하며 ▲온라인 게임 연속사용 시간을 2∼3시간 이내로 한정하는 등의 대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그러면서 “중독이 되면 이런 것들도 안 먹혀드는 만큼 미리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대출기자
  • [김삼웅 칼럼] ‘비판언론’이란 허위의식과 역설

    천문학적 조세포탈 혐의가 드러나 사주와 언론사가 고발된 족벌신문이 ‘비판언론’으로 자처하며 ‘언론자유수호투쟁’을 벌이는 저 장렬한 모습은 시대의 희극인가 소극인가. 자신들이 마치 독재정권을 비판하다가 탄압받는 투사이고순교자인 것처럼 지면을 사유화하는 저 혼탁한 풍경은 언론사(史)의 만담일까 엽기일까. 경비 허위계상을 통한 비자금 조성, 회계장부와 증빙서 조작, 세금장부 파기, 부실 증빙서류 첨부, 건물양도세 탈루, 수백개의 차명계좌금 운용, 편법 증여, 가짜 영수증, 주식 우회증여에 의한 증여세 탈루, 명의신탁 허위작성, 차명계좌를 통한 소득세 탈루, 주식 매매위장, 세금 포탈, 외화도피 혐의 등 악덕기업 뺨치는 족벌언론의 타락상은 ‘만화경’이다.그런데 자성은커녕 ‘비판언론 죽이기’라 분장하고 한나라당이 이를 비호하면서 본말이 전도되고 있으니 족벌언론과 야당의 도덕지수는 얼마쯤일까. 족벌신문은 스스로 ‘비판언론’이란 간판을 거두어야 한다.‘비판’이란 용어를 아무나 쓰는 게 아니다.술집여자에게 순결이란말이 어울리지 않듯이 말이다. 비판(批判)의 뜻을 풀어보자.고어에 비(批)자의 ‘수’변은 바를 시(是), ‘비(比)’변은 아닐비(非)와 같은 뜻으로쓰이고, 판(判)자는 ‘반(半)으로 쪼갠다’는 의미다.바른것과 그른것을 반으로 쪼개어 보여준다는 뜻이다. 맹자는 ‘비시지심(非是之心) 지지단야(智之端也)’라 했다.옳고 그름을 따지는 마음이 슬기라는 인간본성의 단서가 된다는 것이다.여기서 ‘비시지심’이 곧 시시비비를 가리는 비판정신의 근본이다. 영어의 ‘critic’은 물론 희랍어나 라틴어에서도 비판은‘분별하거나 판별하는 힘’의 의미를 갖는다.어떤 사실이나 사상 또는 행동의 진위·우열·가부·시비·선악·미추등을 분별하고 판별하여 그 가치를 밝히고 평가하는 인간교육의 고등정신이 비판행위다. 따라서 비판은 분별력과 판별심, 고도의 도덕성이 전제된다.탈세언론은 과오를 자성하는 분별력을 보여야 한다.자신들의 과오에는 눈을 감고 ‘비판언론 죽이기’란 억지로는국민과 역사를 설득하기 어렵다. 2년전 홍석현 중앙일보사장(당시)의탈세문제가 대두됐을때 동아·조선은 뭐라고 했나.“언론인 또는 언론사라고 해서 특혜 특권을 기대해선 안되며 어떤 언론이라도 결코 성역이 될 수 없다”(동아일보)라고 썼다.내가 하면 관행이고 라이벌이 하면 범죄인가. ‘언론자유수호투쟁’이란 구호도 그렇다.막상 ‘투쟁’해야 할 때는 굴종하거나 침묵했던 신문이 국민의 힘으로 민주화가 진척되자 언론자유를 만끽하면서 비리 호도용으로‘언론탄압’을 주장한다면 밭가는 소가 웃을 노릇이다.‘술판의 주정’까지 대서특필하고 외신이나 국제언론기구의성명도 거침없이 왜곡하는 ‘언론자유’를 누리면서 탄압이라면 누가 믿겠는가. “적어도 양심적인 젊은 기자들이라면 자신들이 몸담은 언론사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그 부분을 비판하고 시정하라고 요구하면서 정부를 비판해야 하나 결의문 어디에도 이에대한 비판은 찾아볼 수 없다”(조선일보 기자성명에 대한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성명) “젊은 기자들이 맞서 싸워야 할 더 중요한 적은 언론자유를 개인의 자유로 악용하려는 족벌언론 사주들의 만행이다. 우리는 조선일보내 젊은 기자들의 마음속에 내재한 진정한언론자유에 대한 열망이 언젠가는 국민들의 언론개혁 목소리와 합쳐질 날이 올것을 확신한다”(〃 민언련 성명) “언론의 자유는 언론사가 불법·부정을 저지르지 않는다는 전제로 보장되는 것인데 이를 혼동하고 있는 것 같다.군사독재와 30년 유착했던 언론사가 민주시대에도 옛날처럼자신들의 비리를 언론자유라는 미명으로 감출 수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강만길 상지대총장) 독일 바이마르 정부를 가장 혹독하게 공격(비판이 아닌)한 언론인과 한국 장면정부를 가장 극렬하게 공격한 언론인들이 히틀러정권과 박정희정권에 기생한 것은 역사의 역설이다.지금 이른바 ‘비판언론’은 이런 역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김삼웅 주필
  • [클린 사이버 2001] (7)확산되는 엽기사이트

    “커뮤니티 게시판에 재미있는 사이트라며 소개돼 있어들어가봤더니 소름끼치는 살인장면이 그대로 나오더라구요.너무 놀라서 밥도 못먹을 정도였어요” 중학생 K양(15)은 얼마전 황당한 경험을 했다.우연히 접속한 사이트에에서 엽기적인 토막살인 동영상을 보게 된것이다.‘갖고 있는 엽기물들을 모두 토해내세요’라는 공지사항과 함께 잔혹한 영상을 담은 파일을 공유하는 엽기코너도 함께 운영되고 있었다. 살인 고문 등 혐오감을 주거나 구토 대변 등 더러운 내용을 담은 엽기사이트들이 인터넷에서 넘쳐나고 있다.각종검색엔진에서 ‘엽기’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수십∼수백개의 사이트가 등장한다.각종 잔혹물을 나눠보는 엽기동호회들도 우후죽순처럼 늘고 있다. ◆왜 엽기인가=엽기(獵奇)란 사전적 의미로 ‘기괴(奇怪)한 사건이나 사물에 강한 흥미를 느끼고 사냥하듯 찾아다니는 것’을 뜻한다. 지난해부터 비정상적이거나 잔혹한 내용을 담은 영화 만화 등이 유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사이버 공간으로 확산됐다.주로 청소년들이 운영하는 사이트에서 변태적인 행위나잔인하고 더러운 내용의 글·사진·동영상 등이 떠다니고있다. 전문가들은 현실공간의 갈등이나 스트레스를 인터넷 엽기물을 통해 해소하려는 마니아들의 활동이 네티즌 사이에서일반화되고 있다고 말한다.연세대 황상민(黃相旻·심리학)교수는 “심리적인 문제나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엽기사이트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세상을바꿔보겠다는 의도보다는 단지 자극과 재미를 추구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엽기물 확산=포털업체 A사의 커뮤니티 코너에는 엽기동호회가 운영하는 사이트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로 일어나는 토막살인 강간살인 등 구체적인 살인묘사나 귀신 해골 시체 등의 사진·동영상을 제공,회원수가급증하고 있다.다른 사이트는 한 남자가 다양한 형태로 용변을 보는 모습과 일본 여성이 토한 것을 다시 먹는 ‘노란국물’ 등 역겨운 동영상까지 보여준다.사이트 운영자는“나는 10대, ○○중학교에 다닌다. 사람을 죽이는 엽기물을 통해 쾌락을 느낀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인터넷 사이트에 떠다니는 엽기물은 상상을 초월한다.초등학생 살인사건·소녀감금 강간사건 등을 게임으로 만들어 유포하는 사이트도 생겼으며,망치로 맞아 해골이 드러난 얼굴과 온몸이 갈기갈기 찢겨진 알몸시체,시체를 토막내 장기를 먹는 장면,권총으로 머리를 쏴 자살하는 장면,부검이나 성전환 수술장면까지 등장하고 있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 홍순철(洪淳哲) 팀장은 “모니터링을통해 수위가 지나친 엽기사이트에 대해 시정조치를 하지만주소를 바꿔가면서 도망다니는 사이트가 많다”면서 “물리적인 폭력뿐 아니라 공포와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것도폭력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한국청소년상담원이 최근 10대 청소년 1,5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 20%가 1주일에 1번이상 유해한엽기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엽기사이트를 보는 이유로는 33%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라고 답했으며,‘심심해서’(22.4%) ‘재미있어서’(17.3%) 등의 순이었다.상담원측은 “응답자의 50%가 엽기사이트때문에 일상생활에 집중하지 못하는 등 영향을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폭력으로=엽기사이트에 심취한 일부 청소년들은 가상과 현실의 혼동을 일으켜 오프라인 폭력을 휘두르기도 한다. 지난 3월 동생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양모군(14)은 ‘좀비’라는 엽기사이트를 직접 운영하는 등 잔혹물에 심취했다.같은달 자신의 아파트에서 목을 매 숨진 김모양(12)은동네 PC방에서 엽기사이트에 자주 들어가 숨진 사람의 동영상을 자주 본 것으로 드러났다.지난 2월에는 엽기사이트를 모방해 자신의 친할머니를 흉기로 20여차례 찔러 살해한 최모군(19)이 구속되기도 했다.최군은 부모가 이혼한뒤 엽기·잔혹사이트에 빠져 모방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 김일수(金日秀·법학과) 교수는 “엽기적인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로부터 폭력·음란물의 영항을 받은 것같다는 고백을 많이 듣게 된다”면서 “폭력을 부추기거나사회질서를 파괴하는 사이트들이 일반 청소년들에게 노출된다는 점에서 불건전한 정보를 솎아내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접근통제 부실=엽기사이트의 폐해가커지고 있지만 사이트 접근을 막을 수 있는 장치가 없다.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최근 110개 엽기사이트를 대상으로 모니터링한 결과,60개(54%)는 아무런 통제장치가 없었으며 19개(17%)는 경고문구가,15개(14%)는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도록 돼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대부분의 사이트에 쉽게 들어갈 수 있다는얘기다.불건전 게시물을 보거나 피해를 당했을 때 신고할수 있는 신고센터가 있는 사이트도 7개(6%)에 불과했다. ◆정화노력 시급=전문가들은 사이트 운영업체와 이용자들의 자율적인 정화·감시운동과 함께 엽기사이트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가질 수 있는 교육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권장희(權長喜)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사무처장은 “내용등급제를 도입한다 해도 한시적인 방편이 되기 쉽다”며 “무조건적인 제재보다는 학교·가정에서 청소년들에게 사이트에 대한 분별력과 자정능력을 길러줄 수 있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청소년상담원 김진희(金鎭熙) 상담교수는 “쇼킹하고 탈일상적인 것을 탐닉하려는 청소년들일수록 일상생활에서작은것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정서를 갖도록 해야 한다”면서 “청소년들이 엽기사이트에 빠져들지 않고 대안문화를 찾을 수 있도록 적절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민경배 사이버문화 연구소장 “”전문지도인력 현장교육 절실””. “사이버상의 ‘엽기 발랄’과 ‘엽기 망측’은 분명히구별돼야 합니다” 민경배(閔庚培·35) 사이버문화연구소장은 인터넷 엽기문화에 대해 “버릴 것은 확실히 버리고 취할 것은 취해야한다”는 독특한 의견을 내놓았다.공포 살인 죽음 귀신 악마와 같은 반규범적이고 반사회적인 고전적 엽기문화는 ‘엽기 망측’으로,인터넷을 통해 최근 급속도로 확산된 패러디 유머 파격 등 새롭게 창조된 엽기는 ‘엽기 발랄’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딴지일보와 엽기토끼,졸라맨 등으로대변되는 ‘엽기 발랄’은 유쾌한 파격과 다양한 문화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엽기 망측’과 다르다는 것. 이런 의미에서 ‘엽기 망측’의 부정적인 영향을 철저히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민 소장은 “사회적인 기준으로볼 때 도를 넘어선 엽기·잔혹사이트의 경우 사이트 자체를 막을 일이 아니라 이용자와 접속건수를 줄일 수 있는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내놓은 묘책은 이용자 자체를 보호하자는 것.즉 엽기·잔혹사이트로부터 이용자를 차단하는 전근대적인 방법보다 이들 사이트를 대신할 수 있는 유익한 사이트를 권장하는 등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얘기다.민 소장은 “청소년들이 PC방에 가도 e메일이나 채팅,유해사이트이용 외에 할 일이 없다”면서 “필요한 사이트에 들러 유익한 정보를 얻게 된다면 유해사이트를 스스로 배제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가정과 학교의 역할을 강조했다.민 소장은 “유해사이트를 봐도 스스로 자제하고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려면 교사·가족과 함께 개방된 공간에서 인터넷에 대해 토론하고 실제 사이트를 만들어 보는 등 실질적인인터넷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밖에 네티즌들의 권리찾기 차원에서 자발적인 감시운동과 사회적 관리·통제시스템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소장은 “윤리강령식 네티켓 교육과 유해정보 차단소프트웨어 등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면서 “매체적응력을키워주는 전문 지도인력과 프로그램을 개발,교육현장에 적용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 [대한광장] 타락한 노블레스 오블리제

    프랑스어에서 유래된 노블레스는 귀족계급 혹은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이나 집단을 지칭하는 말이다.오블리제는 도덕적인 의무감과 책임의 강제를 말한다.따라서 노블레스 오블리제란 사회적 지위가 높은 계층에 부과되는 도덕적 책무를 강조하는 의미라 할 수 있다.그러나 이 말은 우리의 경우 최소한의 의무도 이행하지 않는 무책임하고 천박한 지배계급을 질타하는 피지배계급의 언어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봉건제도 아래서 귀족과 농노는 희생과 복종의 교환을 통해 신분적 질서를 유지하였다.봉건시대의 귀족들은 그들의자제로 군대를 편성하여 전쟁에서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공동체의 안전을 보장해주는 대가로 농노들로부터 복종을 요구하면서 세금을 거둬들였다.이러한 전통은 자본주의가 들어선 이후에도 지속되어 지배계급으로 격상된 부르주아지는근면함과 성실한 납세를 통해 재산 축적에 대한 노동자계급의 동의를 구하고자 하였다. 노블레스 오블리제가 우리 사회에서 지배계급을 비판하는무기가 된 배경에는 해방 이후 역사적으로 반복된 지배계급의 무책임성과 도덕적 타락이 자리잡고 있다.해방 후 건국과정에서 항일독립운동 세력들이 배제된 반면 친일파가 득세하면서 지배 집단은 태생적으로 도덕성의 결함을 안고 출발했다.이승만정권의 기반이 된 이들 지배 집단은 적산불하,국민방위군사건,전시 양민학살,부정선거 등 온갖 타락상을연출하였다.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뒤엎은 박정희 소장 역시 독립운동압살에 앞장선 일본군 장교 출신이었다.나아가 군사정권은4대 의혹사건과 민주공화당 사전 창당,반민족적인 한·일국교 정상화 등을 통해 일찌감치 타락상을 드러냈다. 또한 군사정권의 개발독재 아래서 재벌기업,재벌언론,재벌사학이라는 독점부패체제가 형성되면서 정경유착과 관료 부패가 일상화되었다.재벌기업은 막스 베버가 강조했던 ‘기업가 정신’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정경유착과 특혜정책,광범위한 탈세를 통해 부정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했으며,사학은 국민교육을 담당하는 공공재화가 아니라 천박한 축재 수단으로 전락하였다. 언론은 일제시대의 화려한 친일 경력 위에 재벌기업이 사용했던 문어발식 재벌체제까지 구축하였다. 30년을 이어온 군사정권의 타락은 5공 권력형 비리나 전·노 두 전직 대통령들의 부정 축재를 통해 빙산의 일각이 드러났다.정경유착 구조에 기반한 관료 부패·국방비리·사학비리 등 사회적 부패상은 지배 집단의 천민성을 드러내준징표라 하겠다. 민족 혹은 사회적 이익은 안중에도 없는 지배 집단은 국민들을 기만하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정 축재를통해 일신의 영달을 꾀하는 파렴치함을 보여주었다.의무에눈감고 권리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이들에게 도덕적 책임이란 ‘돼지 발가락의 진주’일 뿐이다.그 결과 우리 사회는“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속설이나 “개같이벌어서 정승같이 쓴다”는 좌우명이 압축적으로 상징하는것처럼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는 거꾸로 선 사회로 타락해버렸고,탈세를 위한 ‘이중 장부’는 기업경영원론이 되었으며,그 위에서 ‘무전유죄 유전무죄’는 사회적 판단의 지침이 되어버렸다. 최소한의 책무이행은커녕 실낱 같은 도덕적 수치심까지도반납해버린 이들이기에 재벌개혁을 기업활동 규제라 하고,교육개혁을 사학의 자율성 침해라 하고,언론개혁을 언론 탄압이라고 하는 후안무치를 공공연히 자행하는 것이다. 지배 집단의 타락상 가운데서도 가장 심각한 것은 사회적공기(公器)로서 의사 소통의 장인 언론이 부패하고 국민교육의 장인 사학이 부패한 것이다.교육과 장삿속을 구별하지못하고 언론 자유를 탈세의 자유로 혼동하는 병리적 사고방식으로는 정상적인 공교육과 여론 형성을 기대할 수 없게된다. 재벌기업의 탈세를 추상 같은 필봉으로 질타했던 거만한 언론이 자기의 탈세를 언론 자유의 일부분으로 견강부회하는 상황이야말로 지배 집단의 도덕적 타락을 입증하는‘최후의 시위’라고 하겠다. 정대화 상지대교수
  • 與소장파 “언론개혁” 가세

    민주당내 범소장 개혁파 의원들이 여권의 언론개혁 공세에본격 동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민주당내 개혁파의원 30여명은 6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여의도관광호텔에서 정기간행물 등록에 관한 법률 개정을 결의하는 등 언론개혁방안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민주당내 열린정치포럼(회장 林采正),국민정치연구회(회장李在禎),바른 정치 모임(회장 辛基南),대안과 실천(회장 申溪輪),젊은 한국(회장 金民錫) 등 5개 개혁그룹 소속 의원들은 이날 모임에서 ▲편집권 독립과 언론사주 지분제한을 명시한 정기간행물 등록에 관한 법률 개정을 결의하고 ▲검찰의 한 점 의혹없는 수사와 투명한 공개,철저한 법집행을 촉구할 예정이다. 이들은 특히 ▲언론사 세무조사와 검찰 수사는 조세행정에당연한 절차라는 점을 강조하고 ▲일부 언론사의 불법과 비리를 언론자유와 혼동하는데 대한 유감을 표명하고 ▲세풍(稅風)을 주도했던 한나라당이 불법과 비리를 자행하는 언론사의 방패막이로 전락한데 대해 비판하는 등 5개항의 성명서를 밝힐 계획이다. 한편 여야는 이날도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측의 공세를 ‘사회혼란과 국론분열조장 행위’로 규정하는 등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한나라당은 주요당직자회의와 언론국정조사특위회의를 잇따라 열어 ‘여권의 장기 집권 시나리오’를 제기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세무조사의 부당성을 알리는 당보를 대량발간한데 이어 6일에는 이 총재를 포함한 소속의원 등을 5개조로 편성해 서울역과 명동 등에서 배포키로 하는 등 본격적인 대국민 홍보전에 돌입했다. 이종락기자 jrlee@
  • [클린 사이버 2001] (2-2) 가상의 세계가 ‘환각의 세계’로

    ***사이버 중독증. ‘나는 접속한다.고로 존재한다’ H군(19)은 2년 전 친구들과 PC방에 드나들면서 인터넷에사로잡혔다.전쟁을 소재로 한 온라인 게임을 매일 5시간 이상씩 해댔고,집에 와서는 게임에서 만난 여학생과 채팅에몰두했다.게임속 폭발음이 하루종일 귓전을 울렸고,어떻게해야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을 지에 대한 생각만이 머릿속을 맴돌았다.결국 학교를 자퇴한 H군은 말리는 부모에게 폭력까지 휘둘렀다.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는 지금도 “인터넷없이는 살 수 없다”며 ‘사이버중독증’에 대한 적극적인치료를 거부하고 있다. ■사이버중독이란 컴퓨터나 인터넷에 지나치게 탐닉함으로써 심각한 정신적·육체적 지장을 받는 상태를 말한다.인터넷 증후군,웨버홀리즘(Webaholism),인터넷 중독장애로도 불린다.알코올중독이나 마약중독처럼 하나의 질환으로 인정할것인 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많다. 사이버 중독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컴퓨터에 접속하거나,한번 켠 컴퓨터를 좀처럼 끄지 못하는 내성(耐性)에 빠진다.인터넷을 떠나면불안해지고,어떤 e메일이왔는지 궁금해 참을 수 없는 금단(禁斷)현상도 보인다.대리만족을 위해 가상과 현실을 혼동하게 되고 자기통제력을 상실,대인기피증·폭력성을 나타내기도 한다.알코올이나 도박중독자처럼 ‘1분만 더’를 외치는 ‘시간왜곡 신드롬’도나타난다. 전문가들은 현실공간에서의 욕구불만을 가상공간의 ‘또다른 나’를 통해 쉽게 이룰 수 있다는 점이 사이버중독의 큰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인터넷 게임 게임속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에 빠져 계속높은 단계에 도달하려다 보면 쉽게 게임중독자가 된다.폭력적인 게임은 인간의 파괴본능과 성취욕을 자극해 중독성이더 크다.게임에 중독된 뇌의 단층사진이 알코올에 중독된뇌 사진과 흡사하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지난 3월에는 온라인게임 ‘리니지’를 하다가 게임 아이템을 잃어버린 김모씨(22)가 상대방을 찾아가 폭행하고 감금하는 일까지 벌어졌다.PC방을 운영하는 최모씨(38)는 “학교에 가지 않고 10시간씩 게임을 즐기는 학생들이 수두룩하다”면서 “어떤 학생들은 밥도 먹지 않고 내기게임을 한다”고 했다.사이버중독온라인센터(www.psyber119.com)를운영하는 고려대 권정혜(權貞彗·심리학과)교수는 “게임중독때문에 가출·자퇴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면서 “초기단계에 전문적인 상담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포르노 포르노 관련 사이트가 인터넷에서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가장 많이 검색되는 곳이 된 지는 오래다.음란사이트 접속이 잦은 학생이나 성인들은 단순히 음란물을보는 데 그치지 않는다.e메일 채팅을 통해 성(性)적 대화나파트너 찾기 등을 시도한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국내 인터넷 사용자 중 15% 정도가음란사이트에 중독됐고,이중 청소년이 1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을 이용하는 청소년의 44%가 인터넷 음란행위를 경험했고,1주일에 평균 3개의 음란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으로 돼있다.사이버섹스 중독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건전한 이성을찾아 공개된 장소에서 데이트를 즐기고 증세가 심각하다고판단되면 스스로 인터넷 섹스중독자임을 인정,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채팅과 주식 대화방이나 동호회를 통해 채팅을 하거나 현실도피의 수단으로 쇼핑·도박·주식사이트에 탐닉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특히 주부들의 채팅과 인터넷 중독은 가정파탄으로 이어질만큼 심각하다.주부 이모씨(40)는 1년 전채팅사이트에서 만난 남자와 매일 새벽까지 채팅을 하다가불륜에 빠진 뒤 가출했다.대학생 자녀를 둔 정모씨(54)는가정일 대신 쇼핑·요리사이트에 빠져들어 남편과 심각한불화를 겪고 있다.얼마 전엔 ‘채팅 아내’가 불륜을 의심한 남편을 식칼로 살해하는 사건까지 일어났다. 사이버 주식중독도 문제다. 증권정보사이트 넷인베스트가주식투자자 78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전체 56%가 ‘주식중독 증세가 있다’고 얘기했다.10여년째 대기업에 근무해온 박모씨(42)는 사이버 주식거래에 몰두하다가 회사에서퇴출당했다. 전문가들은 익명성과 성취감을 보장받을 수 있는 채팅과인터넷쇼핑·주식 등에 빠져든 사람들은 스스로 중독자라는사실을 인정하지 않아 주변 사람들의 세심한 주의와 상담이필요하다고 강조한다.한국컴퓨터생활연구소 어기준(魚起準)소장은 “자제력이 약한 청소년들은 충동범죄를 저지르기가쉬워 윤리·도덕적인 규제와 교육이 필요하고 성인의 경우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거나 스스로 자제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사이버 중독증…어떻게 극복하나? “사이버 중독에서 헤어나려면 당사자의 굳은 의지는 물론이고 주변에서도 애정어린 관심을 가져 주어야 합니다” ‘청년의사 인터넷중독치료센터’(netmentalhealth.fromdoctor.com)를 운영하고 있는 김현수(金鉉洙·35) 사는기쁨정신과의원 원장은 올들어 매월 60건이 넘는 사이버중독 상담을 하고 있다.지난해 2배가 넘는 수치다.중독증세를호소하는 e메일도 부쩍 늘어 최근에는 매일 1∼2건에 이른다. 김 원장은 “상담을 거친 7∼8명 중 1명 정도가 치료받는다”면서 “대부분 생활 부적응이 원인이기 때문에 문제를해결하려는 본인의 노력만 있으면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김 원장이 밝힌 ‘중독 극복기’를 소개한다. ■대안활동 발굴 고교 1년생 K군은 성적부진으로 부모와 갈등이 생기자 가출,한달 내내 PC방을 전전하며 게임과 채팅에 몰두했다.꿈에서도 게임을 할 정도로 중독증세가 심해지자 K군은 2개월간 입원하며 약물치료 등을 받았다.입원 중심리극에 관심을 보인 K군은 대안학교를 소개받고 학교내연극동아리에 참여했다.연극연습에 몰두하면서 사이버 중독에서 벗어났고 새 친구들도 사귀게 됐다. ■가족관계 복원 L군은 고3이 되면서 인터넷게임 등 PC에빠져들었다.성적에 대한 아버지의 지나친 기대가 원인이었다.약물치료와 가족상담을 병행하면서 아버지에게 눌려 지내던 어머니가 발언권을 찾게 됐고,L군에 대한 아버지의 기대감도 줄어들었다.아버지에 대한 L군의 반항심도 사그러들면서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다. ■자기조절력 회복 P군(14)은 전학을 한뒤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다.이전 중학교 친구들과 인터넷에서 만나 게임에빠져들었다. 중독증세를 보이다 스스로 병원을 찾은 P군은2개월간 약물치료를 받은 뒤 시간관리 프로그램에 따라 생활하면서 자신감과 조절력을 되찾게 됐다.김 원장은 “중독의 초기단계가 지나면 시간관리 프로그램 등은 효과를 내기어렵다”면서 “중독자라고 낙인찍기 보다는 헤어날 수 있다는 용기를 주고,중독에 빠지게 된 원인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 대외직명 부풀리기 성행

    요즘은 대외직함도 경쟁적으로 부풀려지는 인플레시대인 것 같다. 증권감독원(현재 금융감독원에 통합)은 지난 95년 국장 바로 밑의 자리인 차장을 부국장으로 바꿨다.대리는 조사역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당시 증권사 등 증권유관기관보다 승진이 늦어 같은 차장이나 대리라도 연배 차이가 많이 났기 때문에 이름을 바꾸게됐다.은행감독원(현재 금감원에 통합) 직제를 ‘모방’했다고도 한다. 요즘 은행에 전무를 찾기는 힘들다.90년대 중반만 해도 국민은행에만 전무가 없고 부행장이 있었다.과거에는 행장-전무-상무-이사로 이어지는 체제였지만 요즘은 행장-부행장-상무가 보편화됐다.전무보다 부행장으로 불리는 게 힘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일까.주택은행은 더 심하다.행장 밑의 임원 12명 모두 부행장이다.상무나 부행장보는 없다는 얘기다.주택은행의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부행장 명함을 받으면 2인자라고 ‘오해’ 아닌 오해를 할 만하다. 한국은행은 지난 99년부터 기존의 부를 없애고 국으로 바꿨다.조직 통폐합을 하면서 불가피하게 국으로 바꾼 면도 없지 않지만 정부부처(특히 재정경제부)와의 관계를 고려한 면도 있다.한은 부장이 재경부 국장의 밑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것을 없애려는 측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요즘 대기업에는 이사를 없애고 상무보로 바꾸는 게 유행이다.이사회와 혼동이 있어 바꾸게 됐다는 말도 있지만 이런것도 직급 인플레 현상과 무관치 않다. 경찰청은 오는 8월부터 순경과 경장을 없애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한다.순경은 3급 경사로,경장은 2급 경사로,경사는 1급 경사로 각각 바꾸되 대외적인 호칭은 모두 경사로 통일된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21일 “실제 권한과 책임은 그대로인데 이름만 바뀐다고 달라질 게 뭐가 있느냐”고 말했다.속보다는 겉에,내실보다는 외형에 신경쓰는 게 요즘 한국의 풍속도인가. 곽태헌기자 tiger@
  • [컨페드컵 무엇을 남겼나] (3)소홀한 교통·관광대책

    지난 1일 한국-멕시코전이 열린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적지않은 시민들이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3㎞ 가량 떨어진 경기장까지 걸어 가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한 시민은 “도대체 시에서 운행한다는 셔틀버스가 30분이 되도록 오지 않는다”고 불평을 털어 놓았다. 시 운영본부에 문의하니 “예산이 부족해 셔틀버스를 당초계획한 50대 모두 투입하지 못하고 20대밖에 운행하지 못했다”는 군색한 대답이 돌아왔다. 이런 사정은 이번 대회를 치른 국내 3개 경기장에서 공통적으로 지적된 사항.물론 자가용 홀짝제 운행 등에 20∼30%의 저조한 참여율을 보인 시민의식 탓으로 돌릴 수도 있지만 철저한 준비가 부족했던 것이 더 큰 이유였다. 안내가 부족해 셔틀버스 승차장을 찾아 헤매는 관중들을쉽게 찾아볼 수 있었고 경기 뒤 차편을 마련해줄 것을 운영본부에 요청하는 외신기자들도 보였다.콜택시마저 도심과뚝 떨어진 경기장에 들어오기를 꺼렸다. 널찍하게 뚫린 경기장 진입로와 기존 도로의 연계도 문제로 지적됐다.특히 수원경기장은 신갈∼안산 고속도로 동수원 나들목에서 나와 운동장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도로표지판이 적절한 위치에 배치되지 않아 운전자의 혼동을 초래했다. 또 3일 수원경기장 주변은 불법주차 차량이 진입로 곳곳을 메웠고 자원봉사자와 시민들이 실랑이를 벌이는 볼썽사나운 장면도 목격됐다. 7일 준결승때는 주차단속을 엄격히 해 불법주차 문제는 없었지만 경기장을 들어서면서 2∼3m 간격으로 늘어선 경찰들을 마주보게 되는 불편함을 낳았다. 비록 이번 대회가 월드컵보다 훨씬 적은 외국인 관중을 동원하긴 했지만 시 운영본부 등이 ‘관광한국’ 알리기에 너무 소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울산시가 미디어센터에 관광책자를 비치한 것과 대한축구협회가 외신기자들을 대상으로 대구∼울산∼경주 투어를 한차례 실시한 것이 고작이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31일 축구협회가 대구 프린스호텔에서 외신기자들을 위해 마련한 오찬에 당초 참석 예정이던 대구시장 등 고위인사가 행사 시작 불과 10분전에 불참의사를 전해 각국 기자들을 실망시킨 것은 아쉬움을 넘어 씁쓸함을 남겼다. 임병선기자 bsnim@
  • 가뭄에 움츠린 與소장파

    민주당 김중권(金重權) 대표가 10일 당내 소장파들에게 “목적의 정당성만큼 절차의 정당성도 중요하다”고 메시지를보냈다.당 쇄신을 요구하고 있는 소장파들의 목소리가 잦아들고 있는 시점에 나온 경고다. 이에 대해 소장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당내역학관계가 달라질 조짐이다.‘가뭄 정국’이 당 쇄신을 거세게 요구해온 소장파들의 입지를 좁히면서 당지도부의 운신폭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얘기다. 김 대표는 6·10항쟁 14주년인 이날 아침 서울 세실레스토랑에서 김성호(金成鎬) 이종걸(李鍾杰) 임종석(任鍾晳) 장성민(張誠珉) 의원과 허인회(許仁會)씨 등 당내 386세대 원내·외위원장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동지애를 강조하면서도 이같이 경고했다. 그는 개혁적인 참석자들의 요구를 경청한 뒤 매우 강한 어조로 “상대를 존중하지 않으면 당이 되지 않고,그런 정당은구속력이 없다”고 전제,“싫으면 탈당하는 것”이라고도말했다. 김 대표는 특히 민심과 여론을 혼동해선 안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국민의 마음,즉 민심을 살리는 게중요하다고 역설했다.그러면서 “우리를 악의적으로 보는 사람이 있고,언론도 반드시 우호적이지는 않다”고도 했다.정치 현안보다는가뭄으로 타들어가는 민심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취지인 듯했다. 그러나 성명파인 신기남(辛基南) 의원은 이날 김 대표의 절차문제 지적에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김 대표의 경고가또 다른 당내 불화의 불씨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춘규기자 taein@
  • 현충일 추념행사 전국서 오전 10시 1분간 묵념

    정부는 6일 제46회 현충일을 맞아 조국 수호를 위해 헌신·희생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명복을 기원하는 추념행사를 전국적으로 실시한다고 4일 밝혔다. 6일 오전 10시 정각에 전국에 울리는 사이렌 소리에 맞추어 1분간 묵념을 올리도록 할 예정이다.추념행사는 묵념에이어 헌화 및 분향,추념사,헌시낭송,현충의 노래 제창 등의 순으로 진행될 계획이다. 행자부는 경보사이렌과 민방공 대피사이렌 소리를 혼동하지 말고 사이렌에 따라 각자의 위치에서 경건한 마음으로묵념을 함께해주길 당부했다. 최여경기자 kid@
  • [사설] 공무원의 ‘정치권 줄대기’

    공직사회 기강 확립을 위한 정부의 감찰 활동과 관련,한나라당이 야당 탄압이라고 주장하고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공직기강 확립은 명분뿐이며 국립대 교수와 국책연구기관 인적 자원이 한나라당의 국가혁신위에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속셈이라는 것이다.이같은 한나라당의 주장에 대해 민주당은 국립대 교수와 국책연구소 간부들이 야당에 ‘은밀히 줄대기’를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력하게 반박한다. 정권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공직자들의 ‘정치권 줄대기’와 근무태도 불량,직위 이용 주식투자,비리 연루 등이 심화되고 있는 마당에 이에 대한 엄정한 사정은 국민이 바라는 것으로 야당이 시비할 일이 아니다.그럼에도 공직기강 확립이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은 몇 가지 문제점 때문일 것이다.국립대 교수들의 정치활동이 그것이다.학자·전문가 집단의 정책 참여활동은 권장할 일이지 규제할 대상은 아니다.집권 여당은 물론 장차 집권을 꿈꾸는 야당의 정책입안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그러나 현행 공무원법은 공무원의 정치활동을 금하고 있고,정당법은 국립대 교수의 정당 가입과 정치활동을 보장하고 있다.따라서 일반 공무원과 준공무원 신분인 국책연구기관 연구원들은 정치활동을 할 수 없다. 문제는 국립대 교수들이다.그들이 공개적으로 정당에 가입하거나 특정 정당의 정책자문에 나서는 것을 누가 시비하겠는가.다만 관련자들의 기회주의적인 ‘비밀성’이 문제다.한나라당의 국가혁신위 출범과 관련해 잡음이 일었을 때,우리는 국가혁신위가 비밀조직이 아닌 이상 구성원의 명단을 떳떳이 밝히라고 한나라당에 촉구한 바 있다.그럼에도 야당은‘쉬쉬’로 일관했다.사정당국은 공직기강 사정과 관련해 비밀리에 정치에 관련하고 있는 공직신분 인사들에 대한 ‘내사’를 들먹여 사태를 꼬이게 만들었다. 우리는 여야와 정부에 당부한다.여당은 이 문제에 대응하지 말아야 한다.한나라당도 국가혁신위 구성원 명단을 공개하는 게 옳다.정부는 이 사안과 관련해 비단 야당뿐 아니라 여권의 대선 후보들에게 비밀리에 접촉하고 있는 국립대 교수들을 밝혀냄으로써 기회주의적 지식전문가들의 ‘정치권 줄대기’ 작태를 뿌리뽑아야 한다.한 가지 덧붙일 것은 한나라당이 국가기관과 당 조직을 혼동하고 있는 점이다.한나라당이 지적한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장 한상진(韓相震)서울대 교수는 민주당 조직이 아니라 대통령 직속인 국가기관에 봉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한나라당은 당 조직인 국가혁신위를 국가기관으로 착각하지 말기 바란다.지난번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최고위원 후원회장으로 참여한 경북대 총장에 대해한나라당이 ‘공무원 정치적 중립 훼손’이라며 사퇴시킨 사실은 굳이 재론하지 않겠다.
  • 울산시 울주군 공무원들 혼동쉬운 법률용어책 펴내

    울산시 울주군 공무원들이 업무를 하면서 혼동하기 쉬운법령용어를 알기쉽게 설명해 책으로 펴냈다. ‘혼동하기쉬운 법령용어’라고 제목을 붙인 책자는 총 110쪽 분량으로 차치법규 입법절차,혼동하기 쉬운 법령용어,자주 사용되는 법령용어 등을 알기쉽게 정리해 업무에 참고하도록했다. 행정규칙에 나오는 ‘훈령·지시·일일명령’에 대해 “훈령은 상급 기관이 하급기관에 권한을 행사하기 위해 내리는 일반적인 명령,지시는 상급 기관이 하급기관에 대해구체적으로 내리는 명령,일일명령은 당직 출장 특근 등 일일업무에 관한 명령”이라고 비교 설명했다.‘공공용물·공용물·보존공물’에 대해 “공공용물은 도로와 하천 등공동으로 직접 사용하는 물건,공용물은 행정기관의 건물과 집기 등 공공의 목적을 위해 제공된 물건,보존공물은 문화재 등 공공의 목적을 위해 보존하는 물건”으로 구분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혼동하기 쉬운 법률용어만을 모아 알기 쉽게 정리해 놓았기 때문에 실무자는 물론 민원인들에게도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
  • [씨줄날줄] 한·일 知性의 화음

    세상에는 빨리 잊어야 하는 것이 있고,오래오래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 있다.잊어야 하는 것이 사사로운 이해와시비라면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전체 역사의 뜻이다.함석헌(咸錫憲)선생은 1974년 1월 ‘씨알에게 보낸 편지’에서 “어두운 우리 마음에 언제나 잊어야 할 것은 못잊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잘 잊는 법”이라며 “그러므로 잊지않기 위해서 반드시 잊는 것이 있어야 하고,잊기 위해서는 반드시 잊지 않는 것이 있어야 합니다”라고 호소했다. 일제 36년은 한국인이나 일본인이나 미래를 위해서 정말잊지 말아야 할 과거다.그러나 피차 감정의 앙금은 지우지 못하면서 역사의 교훈은 잊어버리고 있다.특히 ‘교과서왜곡’ 등 일본 우익의 국수주의적 광분은 잊어야 할 것과 잊지 말아야 할 것을 혼동한 어리석음의 표본이라고 할수 있다.이런 때 두 나라의 지성을 대표하는 서울대 이기준(李基俊)총장과 도쿄대 하스미시게히코(蓮實重彦)총장이 일본의 과거사 왜곡을 한목소리로 비판하고 반성을 촉구한 것은 두 나라의 미래를 위해 한 줄기 빛이다. “양국간 불행했던 시대에 대한 철저한 반성을 토대로 극복 의지가 있을 때에만 신뢰성 있는 참된 이해가 이뤄질것이다.인류의 역사에서 편견에 의한 판단과 신념이 몰고온 불행한 역사적 오점들을 짚어내기는 크게 어렵지 않다. 타인과 주변 국가를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마음이 결여된행동이 그 이웃에게 얼마나 위해(危害)할 수 있는가는 한·일 근현대사를 통해서도 잘 알 수 있다”(서울대 이 총장 축사) “20세기의 일본에는 한반도에 사는 사람들의 자유와 인권을 36년에 걸쳐 유린한,어떻게 봐도 도저히 정당화하기어려운 과거가 있다.우연한 사태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스스로 필연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자세 속에서 살아 있는 윤리가 형성되는 것이다.그러한 윤리에 걸맞게 우리 자신에게는 우연이라 할 수 있는 일본의 과거 잘못에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도쿄대하스미 총장 졸업식사). 더듬이가 작동하지 않는 곤충이 한 치 앞을 모르듯 지성이 작동하지 않는 민족은 미래가 없다.다행히 우리는 도쿄대 졸업식을 통해서두 나라 지성이 살아 있음을 확인할수 있었다.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 최선정 보건복지부장관 긴급인터뷰

    의료보험 재정이 파탄에 이르자 책임소재를 가리자는 주장이 강력히 일고 있다.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의약분업문제를 둘러싸고 문책대상으로 거론되는 최선정(崔善政)보건 복지부장관을 직격 인터뷰,진솔한 생각을 들어봤다. 또 의약분업 시행을 밀어붙일 당시의 복지사령탑이었던차흥봉(車興奉) 전 복지부장관(현 한림대 교수)과 의료보험 통합과 의약분업 전면실시 등을 끝까지 반대하다가 지난 99년 차 전 장관에 의해 직권면직된 김종대(金鍾大) 전복지부 기획관리실장(현 대구 경산대 객원교수)으로부터분업 실시경위와 문제점,개선방향을 알아봤다. 최선정(崔善政)보건복지부장관은 20일 대한매일과의 단독인터뷰에서 “주무장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국민들에게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땜질식 처방이 아닌,재정구조의 안정을 기하는 종합대책을 마련,왜곡된 보험구조를 바로잡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의보 재정통합 연기 및 의약분업백지화 주장에 대해서는 “의보통합과 의약분업의 본질을잘못 이해해서 생긴 오해”라고 지적했다. 최장관은 정치권 등에서 의보재정 파탄의 책임을 복지부에 전적으로 넘기려는 움직임에도 할 말이 많은 듯 했으나 애써 자제하는분위기였다. ■의약분업 실시후 비용이 많이 들 것이라는 것을 예측 못했나. 이 부분에 대해 정부의 책임이 크다는 것을 솔직히 인정한다.분업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장점을 부각시키다 보니약값이 줄어든다는 섣부른 오해를 부추긴 셈이 됐다.사실비용증가는 예상됐던 일이다.의약분업을 통하여 의사와 약사라는 2단계의 전문서비스를 받게 돼 서비스 비용이 증가하게 된다.서비스가 늘어나면 대가가 늘어나는 것이 당연한 귀결이다.정부가 처음부터 서비스가 늘어남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게 되는 것을 보다 진솔하게 설명하고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반성한다.그리고 비록늦었지만 국민 여러분의 이해를 구한다. ■의약분업 8개월을 맞아 분업 효과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고,일각에서는 의약분업이 의보 재정파탄의 주범이라며 백지화이야기도 나오는데. 국민이 불편해졌고,비용도 더 드는 것으로 나타났으니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지적은 당연하다.그러나 이같은 주장은 의약분업의 개념과 본질을 잘못 이해하는 데서 비롯됐다고 본다.가장 큰 오해는 의약분업의 ‘개념’과 ‘효과’에 대한 혼동이다.의약분업의 개념은 의사와 약사가 각각 자기의 전문적 역할에 충실하게 하여 국민의 건강을 올바로 돌보게 하자는 것이다.항생제 오·남용 억제,주사제사용억제 등은 효과의 문제다.의약분업 실시를 찬성했던사람들까지 개념과 효과를 혼동하고 있어 안타깝다.장기적으로는 약 사용량이 줄어들고 항생제 처방률이 줄어들 것으로 확신한다. ■직장·지역의보의 통합이 재정파탄을 가져왔다는 지적도있다. 의보통합으로 재정이 파탄났다는 것에는 동의를 할 수 없다.그러나 재정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조합은 보험료를인상하지 않아 재정 압박을 가져왔고, 의보통합으로 보험료 인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의보통합은 보험료 인상에어려움이 있지만 이는 공무원의 몫이고,국민의 입장에서는투명성이 확보돼 더욱 바람직한 제도다. 결과적으로는 의보통합이 재정운용에 부담을 주었지만 의보통합 자체가 재정 파탄을 가져오지는 않았다는 점을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지난해 수가인상이 재정파탄의 주요 요인이라는데. 수가인상에 대해서는 지금도 확신을 갖고 있다.원가에 미달하는 저수가는 여러가지 의료구조의 왜곡현상을 초래한다.의료인들이 수가가 원가에 미치지 못하면 수입증대를위해 불가피한 수단을 동원할 수 밖에 없다.반드시 제값을받도록 현실화해야 한다. 다만 수가 현실화의 수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복지부는 용역기관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수가인상을 했다.그래서 90% 수준으로 맞췄다. 하지만 의약분업 실시 이후 환자들의 숫자가 증가하는 등환경변화가 있었다.이에대해 용역을 의뢰 중이다.결과가나오는 대로 조정할 방침이다. ■재정위기가 극복되면 의약분업이 잘 정착되리라고 생각하는가. 의약분업이 제대로 정착되고 의료제도 개혁이 완성되어보다 투명하고 건강한 사회가 되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의약분업을 발전시켜 나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다시 강조하지만 ‘진단과 처방은 의사,조제와 투약은 약사’라는 의약분업의 기본 개념을 잊지 않는 것이다.기본이 흔들리지 않을 때 의약분업은 반드시 올곧게 뿌리 내릴수 있다고 믿는다. ■대책마련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정부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당정간에도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기본적 윤곽은 이미 잡혀있지만 세부 부분에 있어 약간의 이견이 있는 건 사실이다.먼저 부당한지출,다시 말해 재정 누수를 막는 데 모든 수단을 동원할방침이다.국민이 낸 보험료의 누수를 막는 것은 정부로서는 반드시 해야할 일이다.또 불합리한 부담구조,즉 (의료)서비스의 양과 질에 비해 지나치게 보험급여를 지급하는구조를 개편할 방침이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단기적 땜질처방이 아닌 수입과 지출 구조를 개선하는 방안이다.이번 사태를 계기로 재정의 안정구조를 갖추는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제대로 된 대책을 만들어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 ■그밖에 하고 싶은 말은. 책임을 통감한다.그리고 국민들에게 송구스럽다.복지부에서 30여년간 잔뼈가 굵은 사람으로서 복지부가 안고 있는문제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국민에게 마지막 봉사를한다는 각오로 종합대책을 세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강동형기자 yunbin@
  • 러 여객기 피랍 이모저모

    15일 무장 체첸인의 러시아 여객기 납치는 러시아-체첸전을 둘러싼 정치·종교적인 이유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체첸인이 착륙장소인 메디나에서 승객들을 인질로 잡고 러시아 당국 등과 장기간 대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러시아 당국은 체첸 반군을 지원해온 터키를 비난해왔다. 러시아와의 전투에서 부상한 체첸인이 터키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도 할 만큼 체첸과 터키는 정치·종교적으로 친밀한관계였다. 그러나 러시아는 최근 체첸 반군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터키와 합의한 바 있다. 때문에 이에 항의하는 체첸인이 러시아 여객기를 납치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지난 99년 체첸 공화국 반군의 소행으로 보이는 4건의 모스크바 아파트 폭탄테러로 300명이 사망한 뒤 체첸에 대한 대규모 군사작전을 단행,현재 체첸대부분의 지역을 점령했으나 체첸 반군은 일부 산악지대를 배경으로 무장투쟁을 계속 벌이고 있다. ●현재 시베리아에서 휴가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여객기 피랍과 관련,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고크렘린측이 보도했다. ●이번 여객기 납치 사고는 지난 98년 이래 터키에서 발생한 다섯번째 비행기 피랍사건이다. ●사건 발생 직후 피랍 여객기의 항로를 놓고 한동안 혼동이 빚어졌다.시리아로 향하거나 이집트로 향하고 있다는 보도로 터키 당국도 확인을 못하다가 이집트를 거쳐 사우디아라비아로 기수를 돌려 15일 오후 3시20분쯤 메디나 공항에안착했다. ●피랍인의 신원은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관제탑과의 교신에서 체첸말을 쓰고 있는 점으로 미뤄 체첸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부상한 승무원 1명은 피랍 과정에서 대항하다 납치범이 휘두른 흉기에 찔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미기자 eyes@
  • [사설] 동생 살인 부른 사이버 중독

    열다섯살 중학생이 바로 제 동생을 죽였다.충격적이다.살인을 체험하고 싶어서 그랬다니 충격은 더하다.이 중학생 소년은 평소 인터넷 게임을 즐기며 살인 충동을 느끼고 있었다고 스스로 말했다.범행 후에도 죄책감이 없는 언동은 이 소년이 인격 파탄에 있음을 보여 준다.청소년의 정신 건강은 이제 큰 문제로 다루어져야 한다. 얼마 전에는 중학생이 자살했다.자살하는 사람과 병적으로살인하는 사람의 정신 상태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정신 분열로 인한 공격성이 자신에게 향하면 자살이고 타인에게향하면 살인이라고 한다.그런데 주목해야 할 것은 자살한 중학생과 살인한 중학생이 모두 인터넷에 몰입해 있었다는 것이다.한 학생은 특히 인터넷 게임에 푹 빠져 있었다. 어린 학생을 자살 또는 살인으로 모는 것이 무엇인가는 연구되어야 할 과제다.학교 공부와 입학 시험의 압박일 수도있고 부모 권위의 약화 또는 가족 유대의 약화일 수도 있다. 또 한 가지 유의해야 할 것은 자살하거나 살인하는 데에 사이버 중독이 촉매로 등장했다는 점이다. 사이버세계에 지나치게 침잠하다 보면 가상 세계와 현실세계를 혼동하기 쉽다.더욱이 요즘 컴퓨터 게임은 정교하기이를 데 없는데 게임들의 많은 부분은 대규모 파괴와 대량살상이다.이런 게임을 매일같이 하는 것이 인성에 좋은 영향을 줄 리 없다.생명 경시를 뇌리에 심고 모방 충동을 일으킬 수 있다. 우선 해 볼 수 있은 것은 부모와 교사가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살인 중학생의 경우는 교사가 학생의 정신 감정을 받아 보도록 부모에게 권유했다.부모가 심각하게 받아들였더라면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다.학생들이 컴퓨터 앞에만 매달리지 않게 옥외활동 기회를 넓히는 것도 필요하다. 폭력적인 게임 프로그램이 나돌지 않게 단속해야 함은 물론이다.이번과 같은 끔찍한 사건이 충격으로만 끝나지 않게 해야 한다.
  • 배구 V-코리아리그 국내 첫 컬러볼 사용

    국내 배구대회에서도 컬러볼이 사용된다. 대한배구협회는 6일 상임이사회를 열어 TV중계의 시각적 효과 등을 고려해 이달 31일 개막되는 V-코리아 세미프로리그에서는 기존의 흰색볼 대신 흰색 노란색 빨간색이 섞인 컬러볼을 사용키로 했다. 컬러볼은 지난 98년 월드리그에서 시험 도입된 뒤 시드니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공인구로 사용돼 왔다.현재 국제배구연맹(FIVB) 공인 컬러볼은 일본 미카사에서 만들고 있는 흰색 노란색 파란색이 섞인 볼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도 컬러볼 사용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협회는 선수들에게 혼동을 주고 눈의 피로를 가중시킨다는 이유로 흰색볼을 고집해 왔다. 박준석기자 pjs@
  • [굄돌] 이기주의 부메랑

    새해 벽두부터 많은 눈과 한파가 몰아쳐 주택가 이면도로나아파트 진입도로가 빙판으로 변했다.사람들은 걸어 다니기도 어려워 불편해하고 차들도 뒤엉키는 모습을 보면서,이기적인 행동이 오히려 자신에게 불편이나 불이익이 되어 돌아온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우리는 종종 이기주의를 개인주의와 혼동하는 경우를 본다.그러나 개인주의가 각자 자기 중심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면서도 결코 다른 사람의 권익을 침범하지 않는 한계를 지키는 것인 데 반하여,이기주의는 다른 사람이야 어떻게 되든 상관치 않고 자신과 소속 집단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다르다.즉진정한 의미의 개인주의는 오히려 공익을 앞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하여 개인의 욕망을 억제하고 서로 적극 협력함으로써 결국 개개인에게 이익을 가져다 주는 반면,이기주의는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한 대가로 결국 모두에게 불이익을 초래하게 된다. 옛날부터 우리 민족은 나보다는 남을 위하고,주위와 더불어사는 이타주의를 높이 여겨 왔다.‘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이 이를 잘 말해준다.그러나 일제의 식민통치,해방 후의 혼란,한국전쟁 등으로 사회가각박해진 틈을 타 남을 해쳐서라도 나만은 잘 살아야 한다는 이기주의가 싹트게 되었다. 이러한 이기주의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려는배금주의와 결합하여 더욱 메마른 세태를 조장하였다.많은사람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법과 규정을 어기고,공공이익을 해치는 행동을 예사롭게 여긴다.오히려 그렇게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능력 없는 사람’으로 비웃는다.그 결과는 불신과 무질서와 약육강식의 투쟁상태만을 남게 할 뿐이다.‘가진 자’는 부와 권력의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해 곤경에 처하는 경우가 허다하고,‘없는 자’는 모든 잘못을 남의 탓으로 돌리며 불평불만을 토로한다.결국 개개인이 어떤 위치에있든 진정한 행복감을 맛볼 수는 없는 것이다. 개인의 행복은 사회 전체의 행복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따라서 오늘의 우리 사회에서는 눈앞에 보이는 자기만의 이익에서 벗어나 이웃과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배려하고 참여하는 자세가 요구된다.이기주의에 따른 행동은결국 불이익과 불만족을 담은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염 홍 철 대전산업대 총장
  • SBS드라마 네티즌비난 빗발

    SBS 수목드라마 ‘순자’가 막가고 있다.난삽한 대화와 잦은노출, 특정인임이 확연히 드러나는 인물 설정 및 그의 인권을 침해하는 야비한 스토리 전개 등 지나치게 흥미 위주로흘러 시청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는 것.무명 여배우가 톱스타로 성장하기까지 과정과 그후의 몰락 등 연예계의 이면을 보여주겠다는 기획의도가 한없이 도를 지나쳤다는 지적이다. 극중에서 ‘공주님’으로 불리는 왕년의 명배우 황승리(정애리)가 J씨를 모델로 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그런데도지난 7일 방송분에서는 “일찌감치 결혼이나 할 걸,엄마 때문에 못했다”고 후회하는 황승리에게 그녀의 어머니(사미자)가 “너랑 라이벌이었던 ‘정’이나 ‘윤’이나 누가 결혼해서 잘 살더냐.정은 애가 수두룩 딸린 집에 들어가 생고생하지,윤은 의처증 있는 남자한테 맞고 산다더라”며 빈정댄다. 게다가 황승리가 의문의 사내들에게 끌려가 윤간당하는 장면은 경악 그 자체다.모두가 특정한 ‘얼굴’과 ‘사건’을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당사자에게도 인권이 있고,어찌보면 권력의 피해자일 수도 있는 상황을 너무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비난을 살 만하다. 제작진은 한사코 “현실이 아닌 드라마로 봐달라”고 하소연하지만 아슬하리만치 강도 높은 ‘패러디’는 말초신경을 자극할 뿐 아니라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한다는 지적이다. SBS 시청자 게시판에는 이 프로의 저질성을 질책하는 의견들이 매일 100여건씩 빗발친다. “시답지 않은 연예프로그램은 거지같은 특종정신에 빠져서연예인 인생 하나 망쳐먹고,드라마라고 있는 것이 또 한 여자 망쳐먹을려고 드냐?”“J씨,마냥 억울해하고 분해하고만있지말고 소송이라도 걸 순 없나.…작가야,J가 당신 딸이라고 생각하면 그딴 글 쓸 수 있나.천벌 받을거야.”“편집증환자나 정신분열증 피해망상증 환자들만 다 모아놓은 거 같다.”등장인물들의 실존모델이 누구인지를 상상하는 글도 마구 뜬다. “순자는 시골에서 스타되려고 무작정 상경했다는 J나 K같고요,황승리는 ‘똑 사세요’라고 하는 걸 봐서 J가 틀림 없어요”“피엘장이 H인줄 알았는데,장칠복이란 이름으로 3행시짓는 거 보니까 A가 분명한거 같아요”패션디자이너 앙드레김이 ‘순자’ 제작진에게 직접 전화를걸어 “드라마 속 피엘장이 나를 본떴다고 하는데 너무나 터무니가 없다”고 항의했을 정도로 부작용을 낳는 실정이다. 연예인들에 대한 각종 소문으로부터 예외가 아닌 출연 연기자들도 대본 받기가 두려운 상황이다.정애리는 “나도 연예계 생활 20년이상 했지만 대본을 보면서 ‘정말 그래?’하고놀란다”고 털어놓는다. 덧붙여 “시청자들이 드라마와 현실을 혼동하지 말았으면좋겠다”면서 “앞으로 드라마가 연예계에 대한 해부보다 허상을 좇는 삶에 대한 경종이라는 본래 기획의도대로 무게중심이 옮겨졌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럽게 주문했다. 허윤주기자 rara@
  • 일그러진 가족 드라마

    요즘 드라마들은 무슨 가족 실험실같다.시대를 혼동케하는 씨받이 사연부터 별천지같긴 마찬가지인 급진적 결혼패턴까지,한마디로 가족형태를 마구 뒤섞는 무분별한 ‘용광로’가 돼가고 있다.‘출생의 비밀’이란 키워드가 한때를 휩쓸더니 어느새 이혼·재혼 끼워팔기가 대유행이다.연상녀-연하남 커플이 쏟아지는 한켠에서 독신마저 단순 미혼부터 동거 가정까지 제멋대로 분화하는 중이다. ‘정상가정’이란 게 의미가 없는 세태를 드라마는 단지 따라갈 뿐이라 강변할지 모른다.하지만 지금 공중파 드라마들은 ‘신가족사회학’을 철저히 오해하고 있다.아니 악용한다.가족의 다양성이란 허울아래 드라마들이 내뿜는 설익고 부패한 메시지들로 시청자들은 소화불량에 걸리기 직전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이혼을 다루는 태도.어딜 돌려도 이혼자 한두명씩 빠지는 드라마가 없다.세태의 반영이라지만 드라마 자극강도를 높이는 화학조미료로 써먹히고 있다는 건 얼개만 봐도 읽힌다. 2일 종영된 KBS ‘좋은걸 어떻해’는 가히 이혼자 인권유린 백서라할만 했다.이혼녀가 옛사랑 총각과 재혼,새가정을 꾸리는 과정에서온갖 몰상식한 일들이 그녀에게 집중됐다.드라마는 전남편 아이를 가진 줄도 모른 채 재혼하는 코미디에서 그 남편 스토킹에 벌벌떠는 공포영화사이를 오갔다.시청자 비난이 빗발치자 뱃속 아이를 제거할 방법을 찾던 제작진에 의해 주인공이 느닷없이 대형 교통사고 희생자로드러눕기까지 했다. 5일 막올리는 MBC 아침드라마 ‘내 마음의 보석상자’는 어떤가.상처한 홀아비와 결혼,전실자식만 챙기는 엄마가 못마땅했던 친딸이 그자신 애딸린 이혼남을 만나 엄마의 내력을 대물림한다는 위험한 발상이 펼쳐지려 한다. 혼인관계의 실타래가 이처럼 얼크러지다보니 자연히 배다른 형제들이쏟아져나온다. ‘엄마야 누나야’의 경빈과 승리는 현대판 씨받이의산물.‘내마음의 보석상자’에서도 배다른 오빠와 주인공의 갈등이불을 뿜을 전망.장성한 형제 넷이 이복동생을 양육하는 ‘온달왕자들’에선 시들해질만하면 툭툭 풀려나오는 ‘출생의 비밀고리’탓에 혈연관계가 언제 투명해질 지 기약이 없다. 금기의 경계도 마구 무너진다.십년전만 해도 비판을 면치 못했을 겹사돈 관계도 무감동하게 그려질 정도.종영한 아침드라마 ‘사랑할수록’에서 도시락집 딸과 중국집 아들 세 쌍이 겹사돈식 애정관계로줄다리기하더니 ‘엄마야 누나야’에서 수철-여경,경빈-찬미 커플로도 불똥이 옮겨붙을 조짐이다.19일 돌입할 KBS-2 아침드라마 ‘꽃밭에서’는 더하다.상처한 홀애비가 아이를 끔찍히 키워준 이모에 연심을 불태우고,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병원집 아들과 쌍쌍이 연애하는 게시놉시스의 축이다. 현대의 다양한 가족형태는 드라마속에서 손님의 저급한 관심대를 건드리는 흥밋거리 소재로 전락해있다.현실변화를 건강하게 승화시키는역할을 떠맡는다고 광고나 하지 말든지. 손정숙기자 jsso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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