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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빈혈 얕보면 ‘큰코’

    봄이 되면서 빈혈이 고개를 든다.겨우내 움츠렸던 혈관이 확장되면서 덩달아 빈혈 증상도 심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누구나 건강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릴 정도로 우리와 가까운 빈혈이지만 의학적 의미를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흔치 않다.대부분 “빈혈쯤이야…” 하고 생각한다.그러나 빈혈로 나타나는 숨겨진 질환은 결코 가볍지 않다.흔히 ‘현기증’과 혼동하는 빈혈의 원인과 증상,치료법 등을 살펴본다. ●빈혈 사람의 핏속 적혈구에는 헤모글로빈이라는 물질이 있어 체내 조직에 산소를 공급한다.빈혈은 산소를 공급하는 헤모글로빈이 부족해 인체의 산소 요구량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상태를 뜻한다.세계건강기구의 기준에 따르면 성인 남자의 경우 헤모글로빈 수치가 13g/㎗(정상 13∼18g/㎗),여자는 12g/㎗(정상 12∼16g/㎗) 이하를 빈혈로 규정하고 있다. 빈혈은 어지러운 증상을 이르는 현기증과는 구별해야 한다.빈혈이 있으면 현기증이 흔히 나타나지만,현기증이 있다고 모두 빈혈은 아니다. ●원인 및 종류 주로 골수에서 만들어지는 적혈구는120일 정도 활동한 뒤 비장에서 파괴된다.그러나 피가 몸밖으로 빠져나가거나,골수에서 적혈구를 충분히 만들어내지 못하는 경우,그리고 적혈구가 혈관이나 비장에서 수명보다 일찍 깨어지면 빈혈이 발생한다. 이 가운데 인체에 철분이 모자라 골수에서 정상적으로 적혈구를 생산하지 못해 생기는 빈혈을 ‘철분결핍성 빈혈’이라고 한다.대부분의 빈혈이 여기에 속한다.철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거나 위장관에서 철분을 잘 흡수하지 못한 경우,또 흡수된 철분이 적절히 이용돼야 할 대사과정에 문제가 생긴 경우가 원인이 된다.신체 이상으로 철분 필요량이 갑자기 증가하거나 철분이 체외로 빠져 나가는 경우도 빈혈을 일으킨다. 이밖에도 엽산결핍성 빈혈,재생불량성 빈혈,급성 출혈성 빈혈,용혈성 빈혈,만성질환(만성 간염,신부전증,종양,내분비질환 등)에 의한 빈혈 등이 있다. 질환별로는 가임기 여성의 경우 월경으로 인한 철분 손실로 빈혈이 발생할 수 있으며,치질·위장관 종양·위궤양 등의 질환이 있는 사람은 만성적인 위장관 출혈로 철분 결핍이올 수 있다.특히,철분 결핍성 빈혈은 위암과 대장암의 징후일 수 있으므로 중년 이후 빈혈 증상이 나타나면 위장관의 악성종양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진단과 치료 보통은 혈액검사로 간단하게 판명되며,단순 빈혈일 경우 먹는 철분제재로 치료한다.철분제제를 복용할 때는 철분 함유량이 충분한 제제를 골라 사용하되 체내의 부족한 저장철을 회복하기 위해 빈혈 증상이 호전된 후에도 6개월 정도 계속해 철분 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철분 결핍성 빈혈 이외에는 철분 제제를 복용해도 치료에 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원인에 따른 치료를 받아야 한다.자가진단이나 원인도 모른 채 소위 종합치료제 따위의 약을 함부로 복용해서는 안된다. 특히 여성은 월경과 임신,출산 등으로 남성보다 50% 이상 많은 철분을 소모하며 다이어트로 영양 불균형을 초래하기 쉬워 철분제를 적절히 복용하면 빈혈 예방에 도움이 된다. 철분 결핍성 빈혈 외에 다른 질환으로 생긴 빈혈은 상대적으로 빈도가 적으나,발생하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원인을 밝히는 것이중요하다. ●한방에서의 빈혈 한방에서는 빈혈을 혈허(血虛),위황(萎黃),허손(虛損)의 범주에서 다룬다. 혈허는 쉽게 말해 피가 부족한 상태로 피로,무력감,어지러움,숨이 차고 가슴이 두근거림,식은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안색이 창백하고,손톱의 색깔이 옅고,잠을 잘 못이루거나,건망증 등의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허증(虛症)에 속하는 빈혈을 치료하기 위해 보법(補法)을 적용하는데,기가 부족한 병증에는 보기(補氣)처방을 사용한다.인삼,백출,백복령,감초로 만든 사군자탕(四君子湯)이 대표적인 약이다. 또 피가 부족한 빈혈에는 숙지황,당귀,천궁,백작약을 넣은 사물탕(四物湯) 등으로 보혈(補血)처방을 한다. 체질적으로는 소음인에게 빈혈이 생기기 쉽다.비위 계통이 약해 소화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소음인 빈혈에는 달걀 노른자로 낸 기름을 섭취하거나,닭고기,시금치,미역,비타민C,칠성장어 등이 좋다.한약재로는 당귀,천궁,하수오,작약,단삼 등이 혈을 보하는 작용을 한다.인삼이나 대추,꿀을 섭취하고 배꼽 및 관원혈에 뜸을 떠주는 것도 좋다.태음인과 소양인은 소화기능이 좋은 편이어서 상대적으로 빈혈이 적다.그러나 커피,홍차,감 등 철분 흡수를 방해하는 타닌성분의 식품이나 위장관 출혈 증상으로 빈혈이 생길 수 있다.태음인은 소 간,사슴 피,무말랭이,콩,우유,다시마 등이 좋으며 한약재로는 용안육,녹용,삼지구엽초 등이 효과가 있다.소양인은 돼지 간,홍당무,딸기,토마토 등이 도움이 되며,한약재로는 숙지황,구기자,산수유 등이 좋다. 심재억기자 jeshim@ ■ 도움말 서울아산병원 종양혈액내과 서철원 교수,주영한의원 김성민 원장
  • 부시의 전쟁 / “美·英軍 배급식량 포장색 바꿔라”

    미·영 연합군이 이라크에서 나눠주고 있는 배급식량의 포장이 소형폭탄과 동일해 어린이들이 혼동할 위험이 있다는 주장이 유엔에 의해 제기됐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은 2일(현지시간) “공중투하된 집속탄(cluster bomb)에서 떨어져 나온 불발된 소형폭탄과 배급식량은 모두 노란색으로 포장돼 있다.”면서 “어린이들이 이를 혼동,위험에 처할 수 있는 만큼 연합군은 하루 빨리 배급식량의 포장색을 바꿔야한다.”고 주장했다. 연합
  • 서울여대 이숭원 교수 ‘원본 정지용 시집’ 출간 - ‘정지용詩’ 있는 그대로 보자

    주옥 같은 우리말과 향토색 짙은 정서로 민족시를 풍성하게 일군 시인 정지용.대표작 ‘향수’로 우리에게 익숙한 이 시인의 작품 해석에 문제가 많다며 ‘있는 그대로’ 보라고 주문하는 연구서 ‘원본 정지용 시집’(깊은샘)이 나왔다. 주해를 단 서울여대 이숭원 교수는 “현대 표기법으로 바꾸어 적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경우 인용하는 사람의 기준에 따라서 동일한 작품이 조금씩 다른 표기로 인용되는 사례가 나타난다.”며 ‘원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이 책에 담긴 치밀한 논거와 관련 자료를 보면 이같은 이 교수의 말이 과장된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먼저 이 교수는 이미 나와 있는 정지용 시집의 시어를 도마에 올려 실수를 꼼꼼히 지적한다.예컨대 시 ‘카페·프란스’에 나오는 ‘흐늙이는’이란 표현은 대개 ‘흐느끼는’으로 표기하고 있는데 ‘흐느적거리는’이 맞다는 것이다.이를 위해 이 교수는 정지용뿐만 아니라 주요한 등 다른 시인의 작품을 인용하면서 기존의 해석이 잘못되었음을 주장한다.이밖에 ‘재재바르다’를 ‘재재거리다’와혼동한 경우,한자표기와 관련해 발견되는 오류를 들춰낸다. 이 교수의 ‘정지용 바로보기’ 리스트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그의 작품세계가 “감각적 재치에 머물러 역사의식을 등한히 했다.”는 비판에 대해 과감하게 이의를 제기한다.그 논거는 “감각과 정신의 세계를 이분할 수 없다.”는 것이다.또 “역사나 현실을 직접 이야기할 때 좋은 시가 쓰여진다고 보는 것도 무리”라는 것이다.이를 입증하기 위해 이 교수는 ‘원본’에 나타난 다양한 시어를 예로 들면서 그것이 어떻게 감각과 사유와 정신을 담아내고 있는지 밝히고 있다.1만 2000원. 이종수기자
  • [인터넷 스코프] 인터넷이면 다 OK라고요?

    나는 새 학기마다 인터넷 때문에 학생들에게 잔소리를 하는 선생이다.인터넷을 쓰게 되면서 생활 전반이 편리해진 점은 인정한다.또 불과 몇년만에 인터넷이 학교와 학생,그리고 선생님을 근본적으로 혁신해온 것도 사실이다.과제물 준비부터 교우 관계,학사 행정,진로 상담과 관련된 것까지 인터넷 하나면 모두 해결된다. 그러나 학교 현장은 인터넷으로 무시 못할 부작용이 휩쓸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길이 없다.인터넷 하나가 학생과 선생님,학생과 학교 심지어 학생들간에도 반드시 지키고 나누어야 할 것들마저 흐트러지게 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예를 들어 대학교에선 새 학기마다 수강신청 상담을 위해 찾아오는 학생들이 많았다.또 과제물을 어떻게 써야 할지 문의하는 학생들도 자주 보았다.하지만 인터넷은 도무지 선생님과 학생들을 직접 만나게 해주지 않는다.인터넷으로 물어보고 인터넷으로 답을 찾는 등 다른 수고를 하려 들지 않기 때문이다.학생들의 이런 인터넷 만능주의에 대한 나의 처방전은 다음과 같다. 첫째,과제물은 자필로 써라.학생들이 내는 과제물이 모두 프린트물이기 때문이다.어느해 소설 감상문 과제물을 받고 놀란 일이 있다.전체 수강생 40여명 중 10명이 토씨 몇개만 틀리고 똑같은 내용을 버젓이 제출했다.인터넷에 있는 내용을 문단 순서와 글씨체만 바꾼 것이다. 물론 과거에도 다른 학생의 과제물을 베껴 그대로 내는 경우가 있었다.하지만 요즘은 무슨 내용인지 직접 확인도 하지 않은 채 프린트 한장 달랑 내고 마는 경우가 태반이다. 둘째,잘 모르겠더라도 자기 생각을 정리해 써라.요즘 과제물은 전반적으로 수준이 매우 높다.예전에는 좋은 과제물도 나쁜 과제물도 모두 볼 수 있었다.그러나 요즘은 학생의 수준인지 의구심을 갖게 되는 과제물이 수두룩하다.다른 사람이 만들어 낸 이론이나 생각을 각주나 설명하나 없이 제출한다.지성인으로서 아무런 미안함과 죄스러움도 느끼지 않은 채 말이다.인터넷이 타인의 학문적 업적이나 성취물을 마음대로 열람하게 함으로써 전체 학생들의 수준을 향상(?)시켰을지 몰라도 치졸한 얌체족들을 증가시킨 꼴이다. 셋째,맞춤법도엉망이 됐다.대학생들이 모국어에 대한 애정이 있느냐 할 정도다.통신용 어투가 범람하고 국어사전에 나오지 않는 축약문들이 쏟아져 나온다.애교로 봐 줄 정도를 넘어섰다는 생각이다.과제물을 받아 보면 잘못된 표기를 해놓고 그 문장 부분에는 강조를 해두는 학생도 있을 정도다. 인터넷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고 일상 생활 대부분을 처리하는 대학생들이 실제 규칙과 사이버의 문화를 혼동하고 있는 것이다.바르고 정확한 우리말과 글을 다음 세대로 전해줘야 하는 데는 학생들의 역할이 크다. 끝으로 편지 쓰기의 문제이다.연말 연시에 나는 외국인 학생으로부터 몇 통의 편지를 받았다.삐뚤삐뚤 쓴 한글이었지만 선생님에 대한 사랑과 존경이 담겨 있었다.하지만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받은 연하장은 이메일뿐이었다.내용도 고작 “선생님,안녕” 정도였다.물론 보내는 이의 마음이 중요하겠지만,정성을 다해 쓴 편지는 인터넷 연하장에 비할 바가 아니다.빠르게만 처리되고 정확하게 전달해 주는 인터넷이 능사가 아니기에 더욱 그렇다. 정보화시대의 빠른 일상은 마치 폭풍우와 같아서 보듬어야 하는 아름다운 나무와 꽃도 쓸어버리지나 않을까 우려된다.이같이 안타까워지는 마음에 공감할 젊은 학생,네티즌들은 얼마나 있을까. 이 연 희
  • 긴장고조 이라크 주민표정 “나와 7명의 아들 죽을 각오 돼있다”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공격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이라크 당국은 바그다드 인근 마을 주민들에게 참호를 팔 것을 지시하는 한편 총기를 지급하고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등 항전태세를 갖추고 있다.외신들은 바그다드 시민들은 명분이나 도덕적으로 미국보다 우위에 있다며 그 어느때보다 결사항전 의지가 드높다고 전했다. ●아이들까지 결사항전에 나선 바그다드 지난달 사담 후세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주지사회의에서 이번 전쟁을 ‘성전’으로 규정하고,미·영군의 헬기를 격추시킬 특공대와 ‘자살특공대’를 편성했다.정부 건물 옥상에는 지대공포들이 설치돼 바그다드시 전체가 하나의 견고한 요새로 변하고 있다. 바그다드 시 외곽의 마을들도 저지선 구축에 나섰다.집권 바트당 명령에 따라 마을 주변에 방어용 참호를 파고 마을 주민들에게는 기관총이 지급됐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보도했다. 9남매를 둔 35세의 트럭 운전자인 나흐잔 칼리파 자밀은 “북쪽에서 진격해오는 미군을 저지하는 것이 임무”라며 “나와 내 아들들(7명)은 모두 죽을각오가 돼 있으며 신도 우리편”이라고 비장한 목소리로 말했다.10∼18세인 아들들에게 총기 다루는 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주민들중 10세이상 남자는 모두 1주일에 두번씩 실시되는 군사훈련에 참석하라는 통보가 내려졌다.회교 사원에서는 연일 미군과 이스라엘에 대항해 싸우라며 독려하고 있다. 엔지니어인 만 분니(35)는 한달 뒤 미군이 시내를 순찰하는 모습을 상상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그건 우리 모두가 죽었다는 뜻일 것”이라고 되받았다. 바그다드대학 모하메드 머드헤파 에드하미 교수는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는 것은 ‘늪’으로 빠져드는 것이며 예상보다 훨씬 많은 사상자를 낼 것”이라며 장기전을 경고했다. ●쿠웨이트에는 사상 최대 종군기자단 현재 걸프지역에는 600∼700대의 미 전투기가 배치돼 이라크군이 정확한 공격 개시시점을 혼동하도록 하루 수백차례씩 초계비행을 실시하고 있다. 이라크 공습을 총지휘할 마이클 모즐리 미 공군 중장은 최근 수개월간 계속된 미·영군의 공습으로 미국이 파악한 이라크 남부의 지상 방공시설은 모두 파괴됐다고 밝혔다.문제는 남아있는 이동식 지대공포와 미사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라크 접경국가인 쿠웨이트 시티는 때아닌 전쟁특수를 누리고 있다.현재 미국과 전세계에서 모여든 622명의 기자들이 종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미군 주도의 프레스센터가 설치된 쿠웨이트 시티의 힐튼호텔에서는 위장복 차림의 예비군들이 기자들에게 방독면을 지급하기 위해 머리 치수를 측정하고 있다.부대 배속에 앞서 미군은 종군기자들에게 50개 항목에 달하는 2쪽짜리 기본원칙 합의문을 배포하고 서명을 요구하고 있다. 쿠웨이트 정부는 국민들에게 만약의 사태에 대비,방독면을 구입하고 집안에 대피장소를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방독면 1개 값은 미화 150달러까지 치솟았다.겉으로는 크게 동요하지 않는 것 같지만 풍선 터지는 소리에도 쇼핑몰이 순식간에 패닉상태에 빠지는 등 쿠웨이트 국민들은 불안감에 떨고 있다. 김균미기자 외신 kmkim@
  • [열린세상] 특정대 없애면 학벌타파?

    우리나라 사람들은 학벌주의에 대하여 이중적인 입장을 갖는 경우가 많다.일반적으로 학벌주의를 말할 때에는 아주 나쁜 것이며 없어져야 할 사회적 폐단으로 여기지만,반면에 자신의 일이나 학부모의 입장이 되면 오히려 본인이나 자녀가 좋은 학벌을 따기 위한 경쟁에 열중하게 된다. 그런데 우리는 흔히 학력주의와 학벌주의를 혼동해서 사용하고 있다.그러나 학력(學力),학력(學歷)과 학벌(學閥)은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학력(學力)은 학교교육과 본인의 자기주도적 학습에 의하여 형성한 학업능력을 의미한다.이 학업능력이 직무를 수행하는 데 탁월한 성취를 보일 경우에 학력은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될 수 있다. 우리는 어떤 사람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을 경우에 학력(學歷)은 의미있는 정보가 될 수 있다.이러한 의미에서 학력은 능력을 예고해주는 정보가 될 수 있고,이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노동의 수요자(주로 기업)의 입장에서 고용에 따른 비용,즉 적합한 사람을 선별하는 비용을 줄여주는 신호로써 작용하므로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학력(學歷)주의는 학교교육을 통하여 능력을 계발하기보다는 졸업장의 취득에 더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는 행동원리를 의미한다.학력주의를 따를 경우에 무조건 고학력을 얻으려는 교육수요의 상승욕구를 유발하게 되고,본인의 타고난 능력을 계발하기위한 학교선택보다는 소위 이름 있는 학교에 입학하기 위한 경쟁에 몰두하게 된다.수직적 학력주의가 전자에 해당한다면,일류대학에의 집착은 후자에 속하는 경우가 될 것이다.학력(學歷)주의는 본인의 능력 계발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사회적으로도 적합한 인재를 활용하는 인재활용의 효율성을 낮추게 될 것이다. 학벌주의는 특정 학교 출신자들이 폐쇄적인 공동체를 형성하여,자신들의 배타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현상과 행동원리를 의미한다.학력(學歷)주의가 경제적 측면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행동형태라면,학벌(學閥)주의는 정치적 측면과 사회적 측면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사회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특정 대학에 입학함으로써 사회적으로 독점적인 이익을 향유하게 되는 이러한 현상은 지역연고주의와 함께 우리 사회에서 없어져야 할 뿌리 깊은 폐단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문제가 되는 학력(學歷)주의와 학벌주의는 학교교육을 왜곡시키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일부 급진적인 사람들은 특정 대학을 없애면 자연히 학벌주의는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한다.또 일부의 사람들은 대학의 서열구조를 없애기 위해 대학 수준까지 평준화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러나 이러한 단순한 처방은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문제를 심도있게 분석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학부모의 33.3%만이 대학의 간판이나,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학교의 동창이 되기 위해 대학에 진학한다고 대답하여 사회적인 의식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또한 최근 대기업들의 고용과 승진 결과들을 살펴보면 과거에 비해 점차 학벌주의가 줄어드는 통계를 볼 수 있다.능력을 중시하는 사회적 풍토가 정착된다면 학력주의나 학벌주의는 자연스럽게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사회적인 현상으로서의 학벌주의는 실제적인고용,승진 관행과 함께 국민의 의식 변화를 통해 해소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교육을 통해 학력주의를 해소하기 위한 점진적인 접근도 필요하다.앞서나가는 소수를 억제하고 막음으로써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급진적인 접근은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모든 사람이 자신의 소질과 적성,능력에 맞게 개성을 신장해 나가도록 교육적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특히 교육적 소외계층에 대한 복지적 접근이 필요하다.방송통신중학교와 방송통신고등학교의 운영을 통한 학력보완체제의 구축과,학점은행제의 확대를 통한 교육욕구의 충족은 학력주의와 학벌주의의 압력을 줄여주는 대안적 통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종 재
  • 이제는 지방시대 - 전문가 좌담/주민참여 통해 지자체 경쟁력 높여야

    오는 25일 출범하는 노무현(盧武鉉) 새 정부의 핵심 어젠다 가운데 하나가 지방분권이다.노무현 차기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지방분권에 관해 강력한 의지를 천명해 왔다.이에 대한매일은 바람직한 지방분권과 국가 균형발전의 방향 등을 살펴보기 위해 중견 전문가그룹의 특별 좌담회를 마련했다.좌담회에는 한국지방자치학회 차기회장인 강형기(姜瑩基) 충북대 사회과학대학장을 비롯,오재일(吳在一) 전남대 행정학과·이기우(李琦雨) 인하대 사회교육과·이주희(李周熙) 국가전문행정연수원 교수 등이 참석,‘노무현 정부의 지방분권 공약에 대한 기대와 미비점’‘노무현 정부의 분권개혁의 추진체제’‘지방분권개혁에 대한 학계와 시민단체의 역할’ 등에 대해 활발한 토론을 전개했다. ●강형기 차기회장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로 등장한 것이 분권과 분산이다.노무현 당선자는 동북아 중심국가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하면서,국토의 균형된 발전을 추진하기 위해 국가의 모든 단위에서 혁신이 일어나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중앙뿐 아니라 모든 단위,지역에서 혁신이 일어나야 한다.오늘은 이런 관점에서 분권과 분산을 다루기 위해 모였다.분권과 분산을 추진하는 데 기대와 우려는 어떤 것들이 있나. ●이주희 교수 노무현 정부는 지방분권법 제정,특별지방행정기관의 발전적 정비,지방재정 확충의 세가지 부분을 추진하는 데 의욕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추진과정에서 강력한 저항도 예상할 수 있다.따라서 이러한 저항을 어떻게 최소화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강형기 문화가 다양성 속에서 발전하듯,한 나라의 경쟁력도 다양성 속에서 클 수 있다.다양성은 지방으로의 분권과 분산이 이루어져야 자리잡을 수 있다.따라서 노무현 정부의 분권개혁 추진체제는 어떻게 가야 할 것인가. ●오재일 전남대교수 분권은 단순히 중앙의 권한 일부를 지방으로 넘기는 것은 아니다.의사결정권이 지역주민들과 지역사회로 대폭 이양된다는 것이다.이를 위해서는 대통령이 주관해서 추진해야 한다.현재도 지방이양추진위원회가 있지만 대통령의 관심이 없기 때문에 힘을 잃었다.또한사무처도 마련돼야 한다. ●이기우 인하대교수 분권은 단순히 중앙정부의 권한 몇 개를 떼서 지방으로 넘기는 차원의 기능조정 단계를 넘어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분권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지지세력을 확보해야 성공할 수 있다.노무현 정부가 이것 한가지만 해도 역사에 남을 수 있을 것이다.강력한 의지와 힘을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구성돼야 한다.지방분권추진기구를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하고 대통령이 정치적 책임을 지고 추진해야 한다.국민들의 지지와 의견을 모을 수 있는 참여구조,열린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인선을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이다.기관이나 추천기관이 책임질 수 있도록 고려해야 한다. ●강형기 우리나라는 그동안 일사불란,총화단결 체제를 지향해 왔다.과거에 부분은 없고 전체만 있는 세계에 살았다면 이제는 국가 사이에 국경이라는 커튼이 없어진 국제화시대에 살게 됐다.이제 중요해진 것은 지방과 주민이라는 개념이다.지방분권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가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지방의 역할도 그에 못지않게중요하다.단체장과 의원,지역시민단체의 역할은 무엇인가. ●이주희 의욕적이고 능동적인 자세가 필요하다.지방분권추진위원회에 지자체장이 참여해야 할 것이며,시·도지사협의회,시장군수협의회 등의 대표들도 동참해 의견을 개진하고 정책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또 추진위에 인적·물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강형기 지자체의 연합을 강화해야 한다.지방이 강력하게 중앙에 요구해야 한다.시·도지사협의회가 싱크탱크 등을 갖춰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뒷받침해야 한다.단체장이나 의장단들이 자신의 이익을 벗어나 주민과 함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기우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시키는 문제가 중요하다.하지만 중앙행정관료,중앙정치인 등이 지방자치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시켜왔다.분권의 필요성을 학계 등에서 설득력있게 주장해야 하며,시민단체들은 이런 인식을 확대해야 한다.또 분권 이후에 지방정부의 부패와 무능력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과거 중앙정부의 감시기능을 시민단체 등이 이끌어가야 한다. ●오재일 시민단체와 학계 등은 분권의 담론을 확대시켜 나가야 한다.지방자치가 ‘그들’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로 인식하게 될 때 비로소 제대로 된 지방분권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 ●이기우 시민단체도 분권을 계기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상호견제와 경쟁의 시스템으로 가야 하지만,토호세력이 시민단체의 포장만 쓰고 있는 경우도 있다.시민단체 내부의 자기정화작용이 선행되어야 하고,성공적인 체험을 축적해 나갈 때 분권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오재일 지역으로 갈수록 전문인력 등은 상당히 한정돼 있다.전문인력의 발굴이 학계의 중요한 역할이다.전문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총론만 있고 각론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의회정치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의원 개개인의 능력이 개선돼야 한다. ●이주희 집행기관이 대폭적으로 이양된 사무기능과 특별행정기관으로부터 받은 업무 등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자체 개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할 것이다.시·도와 시·군·구간의 업무조정을 위한 노력도 필요할 것이며,지방자치단체 내부에서의 분권화도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이를 위해 목표를 세워야 한다.첫째는 주민이 만족하는 행정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둘째는 ‘작지만 효율적인 정부’를 위해 조직개편과 구조개편을 해야 한다.셋째는 분권을 통해 지역 경쟁력의 향상을 이뤄내야 한다. ●이기우 작지만 효율적인 정부라는 의미는 중앙정부의 권한과 기능을 지방정부로 넘기는 것이 아니라 민간부문으로의 이양도 동시에 추진돼야 가능한 것이다.중앙에 집중된 언론도 지방으로의 분산이 필요하다.지역문제를 주민의 시각에서 다루는 지역언론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오재일 가칭 ‘지역혁신위원회’ 등을 만들어 주민들이 함께 고민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가야 한다. ●강형기 희망이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두가지 전제가 있어야 한다.창조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져야 하고,모든 지방이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그렇지 않다면 주민의 참여도,시민단체 등의 설자리도 없어진다.부분은 없고 전체만을 강조한 결과로 생긴 잘못된 시각과 사고방식,감수성 등을 어떻게 수정해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이기우 지방분권은 중앙정부를 위해 해야 한다.중앙정부가 지금까지 모든 것을 하려다 보니 너무 많은 짐을 지게 됐다.중앙정부는 국가정책 등의 거시적 틀에 집중함으로써 효율성을 키울 수 있다.지방의 경우 인적·물적자원,각종 권한의 과소상태에 놓여 있어 재원결핍 등으로 각종 장애를 겪고 있다.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방분권이 필요하다.주민들도 공동체 문제에 무관심해지기 때문에 공동체에 대한 책임을 키우고 활력을 되찾아야 한다.중앙에서 자원을 왜곡배분하다 보니 지역감정이 발생했다.분권을 통해 권한과 재원을 배분하면 지방 나름의 활로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강형기 중앙부처마다 관할권을 장악해 할거적으로 통치하고 있다.구체적인 사례로는 행정자치부가 소도읍개발사업,오지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또 산림청은 산촌개발사업,농림부는 정주권개발사업,친환경농촌개발사업,건교부는 주거환경개선사업 등을 하고 있다.각 부처가 주는 돈은 따로따로 쓰여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도로에 대한 관리는 시·도가 하고 있지만 권한은경찰에 있다.분권은 현장에 있는 주민이 자기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오재일 노무현 정부의 과제는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삶의 질을 높이는 문제다.이를 위해 분권이 필요한 것이다. ●이주희 우리는 국경이 없고 무한경쟁을 벌이는 세계화 시대에 살고 있다.과거는 국가가 중심이 됐지만 이제는 지방이 중심이다.파리와 로마가 경쟁을 벌이듯이 국경을 넘어서 경쟁에 나서는 지자체가 경쟁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국가간의 경쟁이 아니라 생활단위간의 경쟁이 중요하다.따라서 지방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강형기 21세기에는 국경이 없어지게돼 지방과 도시만 남게 된다.기업도 도시와 지방의 이름으로 표현된다.지방과 도시의 이미지는 기업 상품의 이미지와 연결된다.기업의 입지조건이나 존재공간이 설정될 때 물리적 환경뿐 아니라 지적 환경의 정비도 중요하다.지적환경의 정비는 국가가 할 수 없다.‘국부론’의 시대에서 벗어나 ‘향부(鄕富)론’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향부의 본질은 문화에 있고,다양성에 있고,작은 주체의 혁신에 있다.우리가 지금까지 유지했던 근본적인 시각의 전환이 요구된다.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을 지방행정기관이 해결해 준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기우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하위단위가 할 수 없는 것만 상위단위 기관이 담당해야 한다.대자본을 통한 대량생산시스템에서 벗어나 정보·지식사회로 전환되면서 다양성과 자율성이 요구되는 사회로 변모했다. ●강형기 분권과 분산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행정수도 이전은 분산의 문제이다.하지만 행정수도 이전이 분권과 관련이 있다고도 할 수 있다.행정수도 이전은 서울이 이젠 아닐 수도 있다는 인식이 생길 수 있고 분권의 기폭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집중이 새로운 집중을 몰고 오는 이유는 서울의 효율성에 있지 않고 서울을 정점으로 한 피라미드 구조 때문이다.서울에 있는 것은 최고의 것이고,최고의 것은 서울에 있어야 한다는 발상이 집중에 의한 집중을 낳고 있다.이러한 발상 때문에 서울을 동경하게 되고,지방민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갖게 된다.지방은 자원과 인재가 빠져나가 저성장 내지미성장의 상태에 놓여 있고,서울은 과밀상태에 놓여 있다.분권과 분산은 서울을 괴롭게 하자는 것이 아니고 행복하게 하자는 것이다.서울 주민들의 기회박탈이 아니라 행복을 위한 기반조성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리 이종락 장세훈기자 jrlee@
  • [씨줄날줄] 안티 로또

    꿈은 꿈으로 끝나야 한다.꿈과 현실을 혼동하면 불행해 진다.지금 ‘대박’을 꿈꾸는 로또 행렬을 보면 이런 생각의 경계마저 모호해지는 느낌이다. 도박의 도시 마카오의 L호텔은 둥글고 긴 새조롱처럼 생겼다.호텔 가운데 카지노가 있다.수천명이 한꺼번에 도박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지만 창문은 단 한곳도 없다.한번 들어오면 새장속의 새처럼 갇혀서 주머니를 털어야 한다.땅 밑에는 고객들이 돈을 잃도록 기원하는 수백억원어치의 부적을 묻었다고 한다.미국의 도박도시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에도 시계와 창문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날이 새는지도 모르고 꿈을 좇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라스베이거스나 마카오,필리핀 할 것 없이 세계적인 도박의 도시 주변에는 유난히 행색이 초라한 한국인이 많다.다 털리고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되었기 때문이다.한국인의 유전자에 도박 유전자가 많은지에 대한 인류학적 통계는 없지만 한국인이 유난히 도박을 좋아하는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한국에서 ‘돈놓고 돈먹기’ 사업은 문만 열었다 하면 ‘대박’이다.경마가 그랬고,경륜과 경정이 그렇고,강원도에 문을 연 내국인 출입 카지노는 날이 새는 줄 모른다.하지만 사업자는 항상 ‘대박’이지만 이용자는 ‘쪽박’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 복권도 도박이다.동원력과 대중성이 있다는 집단적 성격으로 볼 때 오히려 카지노 같은 도박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로또 복권은 이제 열풍을 지나 광풍이다.새삼스레 당첨 확률이 814만분의1이라든가 하는 얘기들을 들먹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하루 로또 복권 판매량이 국민 1인당 1000원꼴에 이르렀으니 오히려 모른다면 이상한 일이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꿈을 갖는 것은 나무랄 일은 아니다.하지만 이 대박을 좇는 행렬이 온통 사회를 뒤덮을 정도의 환각상태로 치닫는 것은 위험하다.그런 점에서 로또계,당첨 비법 등 수도없이 생겨난 로또 동호회에 맞서 ‘안티 로또’ 사이트가 생겨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도박은 근로 의욕을 떨어뜨리고,물질만능을 부추기며,끝내는 국민들을 우민화시킨다.결국 망하는 길로 가는 국민들을 그냥 내버려 두는 당국도 한심스럽다.로또 광풍은 잠재워야 한다. 김경홍 honk@
  • [정부정책 Q&A] 공무원 부양가족 수당 규정 변경 본인과 가족 주소 달라도 수당 지급

    ●공무원 부양가족수당 관련 규정이 변경됐다고 들었다.변경된 내용과 수당지급 조건은 어떻게 되나. 공무원(행정자치부 홈페이지) 개정된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이 올해부터 적용된다.지금까지는 부모와 배우자,자녀 등 부양가족과 주민등록상 세대를 같이 해야 부양가족수당이 지급됐지만 개정안은 전출 등 근무지 변경으로 주민등록을 옮기더라도 배우자가 이전 주소지에 남아 부모를 모시고 있으면 수당을 받도록 했다. 단 아버지는 만 60세이상,어머니는 만 55세이상이어야 하며 부모의 소득과 상관없이 수당이 지급된다.부양가족수당을 신청하지 않은 경우 3년까지 소급적용이 가능하지만 이번 개정으로 지급대상이 된 공무원은 제외된다. 부양가족수당은 주민등록의 주소지를 기준으로 지급하지만,실제 거주지와 주민등록의 주소가 다를 경우 주민등록법 위반이 될 수 있다.(중앙인사위원회 급여정책과 (02)3703-3656) ●실직해 실업급여를 신청하려고 하는데 실업급여 산정기준은 어떻게 되나요. 권모씨(서울시 관악구 신림동) 근로기준법 제19조에 따르면 실업급여 기초일액 산정은 평균임금으로 정하게 된다.평균임금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받은 임금 총액을 3개월동안의 총 일수로 나눈 금액이다. 예를 들어 퇴직 직전 3개월(90일)동안 월평균 300만원씩 받았다면 실업급여를 위한 실업급여 기초일액은 10만원이 된다. 동일한 사업장에서의 근무일수가 3개월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이전 사업장 등의 임금을 합해 실업급여 기초일액을 산정한다.(노동부 고용보험과 (02)502-6631.) ●초등학생인 아이가 학교 주변 가게에서 과자를 사먹고 몇차례나 배탈이 났다.부정·불량식품 신고절차를 알려달라.또 학교 정화구역 주변에 있는 퇴폐·변태 유흥업소에 대한 신고절차는 어떻게 되나. 가정주부(행정자치부 홈페이지) 부정·불량식품과 퇴폐·변태영업의 신고는 전국 어디서나 국번없이 1399번이며,해당 시·군·구청으로 연결된다.신고자에 대한 비밀은 보장되며,위법내용에 따라 최고 30만원까지 보상금도 지급된다. ●일반음식점과 유흥주점의 차이에 대해 알고 싶다. 이모씨(서울시 용산구 보광동) 일반음식점은 음식류를 조리,판매하는 영업으로 부수적으로 음주행위가 허용된다.유흥주점은 주류를 판매하는 영업으로 유흥종사자를 두거나 유흥시설을 설치할 수 있으며,손님이 노래를 부르거나 춤추는 행위가 허용된다.따라서 일반음식점은 유흥주점과는 달이 반드시 식사류를 취급해야 하며,간판의 상호는 업종구분에 혼동을 줄 수 있는 사항을 표시하면 안 된다.자세한 내용은 시·군·구 보건위생과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이런책 어때요/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선비 외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선비정옥자 지음 현암사 펴냄 성리학을 공부한 조선시대 지식인의 대명사 선비.그들은 신분상으로는 양인이고 경제적으로는 중소지주층이다.이 책은 정암 조광조,운양 김윤식 등 조선 선비 25명의 일생을 통해 시대정신을 조명한다.또한 선비가 즐긴 오락과 낭만에 관해서도 일러준다.조선 선비들은 하루에 4시간(여름),6시간(겨울)씩 자고,일어나서는 손수 이불을 개었으며,자녀 교육과 집안 일에도 많은 관심을 쏟았다.서울대 교수인 저자는 선비야말로 우리 1000년 역사 속에서 태동하고 조선왕조 500년을 통해 구현된,한국적 고품격 리더십의 전형이라고 강조한다.2만 5000원. ***마네의 손과 모네의 눈 김광우 지음 미술문화 펴냄 마네와 모네는 같은 시기에 활동한 작가로 많은 사람들이 이들을 혼동하곤 한다.작품 성향도,마네는 인물화를 주로 그렸지만 풍경화는 모네 그림과 유사하고,모네는 풍경화를 주로 그렸지만 인물화를 보면 마네 그림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이 책은 이들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비교하며 주고받은 영향을 살핀다.마네와 모네가 활동한 19세기는 문인과 화가가 교류하며 뛰어난 미술비평을 남긴 ‘미술비평의 황금기’다.이들의 평론과 편지글들은 당대 화단을 대표하는 두 화가의 살아 있는 회화세계를 접하게 해준다.2만 8000원. ***오셀로를 닮은 남자 헤라를 닮은 여자 데이비드 버스 지음 이상원 옮김 / 청림출판 펴냄 셰익스피어는 ‘오셀로’에서 공기처럼 가벼운 사소한 일도 질투하는 이에게는 성서의 증거처럼 강력한 확증이라고 말했다.그래서 질투를 하게 되면 지옥이 따로 없는지도 모른다.여자는 왜 헤라와 같은 질투에 사로잡혀야 하고,남자는 왜 오셀로처럼 질투로 번민해야 하는가.진화심리학의 거두인 저자는,질투라는 ‘녹색 눈을 가진 괴물’을 현명하게 다스려 사랑으로 이끌도록 권유한다.저자의 관점은 “질투를 느끼지 않는다면 사랑하지도 않는 것”이라고 한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말로 대변된다.그와 같은 맥락에서 오셀로신드롬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9500원. ***다빈치, 한 천재의 은밀한 취미 레오나르도 다빈치 지음 김현철 옮김 / 책이있는마을 펴냄 미술가·과학자·기술자·발명가·사상가로 활동한,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그러나 일감이 적어 수입이 형편없던 그는 ‘세 마리 달팽이’라는 술집의 주방장을 지냈고 ‘산드로와 레오나르도의 세 마리 개구리 깃발’이라는 술집을 직접 경영했다.30년 이상 이탈리아의 루도비코 스포르차 궁정에서 연회담당자로도 일했다.이 책은 1981년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 박물관에서 발견된 다빈치의 수기 ‘코덱스 로마노프’를 옮긴 것으로 요리광·식도락가로서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1만 2000원. ***사랑 도미니크 페르낭데즈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펴냄 ‘상상적 전기의 마술사’로 불리는 프랑스 공쿠르상 수상작가 페르낭데즈가 소설로 풀어낸 서양예술사.19세기 초 독일의 미술학도 7명이 결성해 19세기 후반 독일 낭만파 미술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루카스분트’(일명 나사렛파)가 자신들의 예술적 이상향인 이탈리아로 여행하는 과정을 담았다.베토벤,프리드리히 싱켈,안토니오카노바,도미니크 앵그르,스탕달 등 19세기를 풍미한 위대한 예술가들이 저자의 절묘한 상상력에 힘입어 되살아난다.나폴레옹의 유럽 정복과 예술품 절취 등 프랑스에 대한 저자의 비판적 시각이 돋보이는 작품.1만5000원.
  • ‘불교와 서양의 만남’ 프레데릭 르누아르 지음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불교와 서양의 만남은 20세기 가장 의미심장한사건”이라고 단정했다.최근 들어 서양에서 불교는 일부 지식층의 지적 호기심 차원을 넘어 대중의 지대한 관심을 얻고 있다.평화로운 붓다의 미소가 고난에 찬 예수의 얼굴을 대신할 날이 올 것인가. ‘비트족의 우상’ 잭 케루악을 비롯해 톨스토이·보르헤스·헉슬리 등 불교의 가르침에 심취한 작가는 수없이 많다.작가들뿐만 아니다.철학자 쇼펜하우어 또한 유럽이 불교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구실을 했으며,할리우드 스타 리처드 기어는 불교를 전파하는 데 누구보다 열성적이다.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리틀 붓다’,장 자크 아노의 ‘티베트에서의 7년’,마틴 스콜세지의 ‘쿤둔’ 등 거장들은 앞다퉈 티베트 불교 이야기를 다룬 영화를만들었다.서양 사람들이 왜 이토록 불교에 관심을 보일까. 프랑스 주간지 ‘렉스프레스’의 칼럼니스트인 프레데릭 르누아르가 쓴 ‘불교와 서양의 만남’(양영란 옮김·세종서적 펴냄)은 고대 그리스시대부터현대의 ‘불교적 인본주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불교와 서양의 만남이 어떤역사적 장면과 일화를 남겼는가를 살핀 책이다.서양문화에 얽힌 불교 이야기가 만화경처럼 펼쳐진다. 고대 서양인들은 불교에 관해 거의 알지 못했다.알렉산더 대왕의 동방원정에 따라나선 이들이 불교 승려를 만나고,인도의 아소카왕이 붓다의 가르침을 전해 제자들이 생겨난 정도다.동양의 신비한 종교에 대해 어렴풋한 이미지만 갖고 있었을 뿐이다.중세에는 14세기 초 마르코 폴로의 여행기가 나옴으로써 불교 승려들과 붓다의 삶에 관해 더욱 많이 알게 됐다.그러나 불교에매료된 서구인들은 그것을 종교적 논쟁의 도구로 이용하는가 하면,기독교적으로 각색한 붓다 일대기를 지어내기도 했다.도미니크 수도사는 정적에게 일격을 가하려고 불교를 이용했으며,디드로·볼테르 등 백과전서파는 이 새로운 동양 종교를 이용해 진리의 유일한 수호자임을 자임하는 가톨릭 교회를굴복시키고자 했다. 이 책은 불교의 영향을 받은 사상가 중에서도 특히 쇼펜하우어에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톨스토이가 “가장 천재적인인간”이라고 부른 쇼펜하우어는 30세 되던 해인 1818년 역작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냈다.여기서 그는 불교 철학과 매우 비슷한 사상을 전개한다.‘고통이 모든 삶의 근본’이라는 허무주의적이고 염세적인 쇼펜하우어 철학은 불교 사상과 많은 부분에서 맥이 통한다.삶과 고통을 동일시하고 고통의 원인을 욕망으로 보는 점,자아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 집착을 버릴 것을 강조하는 점 등이 똑같다. 문제는 프로이트나 마르크스·니체 등 19세기 후반을 풍미한 유럽 지식인과 동시대 사람들이 불교와 쇼펜하우어 사상을 자주 혼동했다는 사실이다.젊은 시절 니체는 쇼펜하우어의 제자로 불교에 심취했으며,불교를 기독교보다 많은 장점을 지닌 종교로 이해했다.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는 불교를 염세주의의 가장 극단적인 표현이라고 여겼으며,유럽이 불교로 개종하게 될까염려했다.오늘날까지 통용되는 불교에 대한 서양의 몇몇 편견은 쇼펜하우어의 영향에서 비롯된 것이다. 19세기 말 불교가 서양인 마음을 사로잡게 된 데는 비교주의(秘敎主義)의역할이 컸다.무엇보다 서양의 비교주의와 불교를 접목시키려 한 신지학회(Theosophical Society)가 한몫 했다.1875년 헨리 스틸 올코트 대령과 러시아출신 여성 헬레나 블라바츠키가 뉴욕에서 만든 신지학회는 당시의 조류인 유물론과 교조주의적 종교들을 비판하며 세를 불려갔다.그러나 신지학회는 불교를 중심 교리로 삼는 과정에서 심각하게 왜곡했다.세상을 창조한 조물주의 존재를 부정하고 개인 영혼의 존재를 부정하는 붓다의 가르침이,유신론과개인적인 자아에 대한 믿음으로 둔갑한 것이 그 한 예다.양차 세계대전 사이 점차 늘어난 불교 신자는 대부분 신지학을 통해 불교를 접했다.신지학은 서양 철학과 신학을 불교개념에 입각해 재해석하려 한 최초의 시도였다. 이 책은 1989년부터 오늘날에 이르는 시기를 ‘불교적 인본주의’라는 범주로 묶는다.1989년은 서양과 불교의 만남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매우 상징적인 해다.프랑스를 비롯한 구미 지역에 널리 불교를 전한 칼루 린포체가 이해에 입적했고,서양인의 집단 무의식 속에 ‘반교황’ 또는 ‘현대판 교황’으로 새겨져 있는 달라이 라마가 노벨상을 받은 것도 이 때다.특히 전통 티베트 불교를 계승한 최후의 큰스님 칼루 린포체의 입적은 서양 불교사상 커다란 사건으로 기록된다.그의 입적 후 서양에서의 불교 전파는 새 장을 열게 된다. 붓다와 그의 가르침에 대한 관심은 1989년 20세기 최후의 정치적 이데올로기의 상징인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한층 고조됐다.아울러 불교가 지닌‘현대성’도 새삼 조명받고 있다.불교는 아인슈타인이 지적했듯이 “현대과학과 양립 가능한 유일한 종교”다.모든 것이 불확실해진 현실에서 불교는서양인들에게 ‘실용적인’ 정신적 삶의 나침반이 되고 있다.스스로 고갈돼가는 서양의 정신에 깨달음의 빛을 던져 준 불교는 바야흐로 구미사회에서하나의 사회현상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다.1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인터넷 스코프]엄동설한 선거, 인터넷 달군다

    대통령 선거를 찬바람 쌩쌩 부는 엄동설한에 굳이 해야 하는지 이제는 한번쯤 짚어 볼 일이다.과거 독재정권 시절에야 날씨의 힘을 빌려서라도 국민의참여를 가급적 억제하겠다는 정치적 계산이 작용했겠지만,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으니 말이다.후보들도 두꺼운 외투 차림의 둔한 몸짓으로 돌아다니는 모습보다는 가벼운 옷차림의 역동적인 모습으로 비춰지는 편이 보기에도한결 좋지 않을까? 꽁꽁 언 손가락을 치켜들고 지지 후보를 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선거 운동원들의 모습도 안쓰럽고,털목도리에 마스크까지 쓴 채 그들의 연설을 듣고 서있는 유권자들도 이래저래 고생이 많다. 반면 인터넷이라는 공간은 계절을 타지 않는다.그래서인지 요즘 대통령 선거 열기를 가장 뜨겁게 느낄 수 있는 곳은 역시 인터넷이다.유권자 입장에서야 따뜻한 방안에 편안히 앉아서 몇번의 클릭만으로 후보자들을 만날 수 있고,언제든지 자신의 생각을 게시판에 올릴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일이다.추위에 오들오들 떨면서 후보자들의 연설을 듣기 위해 옹기종기모여있는 모습도 머잖아 낡은 추억의 앨범 속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철 지난 풍경이 될 듯 싶다. 하지만 인터넷 공간의 선거열기를 곱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는 모양이다.오프라인에서의 선거관련 잡음은 쑥 들어간 반면,인터넷 공간에서 무차별적인 흑색선전과 중상모략,살벌한 언어폭력이 난무하고 있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들린다.뚜렷한 증거는 없지만 이른바 ‘사이버 알바’들을 동원해서여론을 조작한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느닷없이 인터넷이 불법선거·혼탁선거의 주범으로 몰려 버렸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어이없다는 생각을 지울 길이 없다.그 첫째 이유는흑색선전과 중상모략,여론조작 같은 행태들은 굳이 인터넷이 아니더라도 역대 선거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했던 단골메뉴였기 때문이다.인터넷은 어디까지나 오프라인 세계의 반영일 뿐이다.탓을 하려면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는잘못된 선거문화를 탓해야지 새삼스럽게 인터넷에 그 죄를 뒤집어 씌울 일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둘째,불법선거·혼탁선거에 대한 인터넷 책임론은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인터넷의 순기능을 간과하고 있다.즉 오프라인에서의 불법·혼탁선거 양상을 억제하고 있는 중요한 요인중의 하나가 바로 인터넷이라는 것이다.사소한 비리 하나라도 인터넷을 통해 순식간에 온 세상에 알져지게 되는 마당이니,예전처럼 마음놓고 관광버스 동원해서 온천 보내주거나 함부로 뒷골목에서 돈봉투 돌릴 수 없는 노릇이다.이러한 여건이 조성된 데에는 인터넷이 공헌한 바가 크다고 하겠다. 원래 가보지 않은 길 앞에서는 막연한 두려움이 드는 법이다.또 처음 가보는 길은 늘 혼동스럽고 당황스럽게 마련이다.인터넷이 선거과정에 커다란 영향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호들갑스럽게 고개 들기 시작한 불법·혼탁선거인터넷 책임론이 바로 그 꼴이다.인터넷으로 인해 전혀 예기치 못한 변수들이 돌출하게 되고 자칫 통제불능의 상태로까지 이르게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늘 앞서곤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 선거란 새로운 국면 속에서 빚어지는 혼란으로 인한 손실비용과 인터넷 선거로 얻는 정치적 효용을 비교해 본다면 분명 잃는 것보다는얻는 것이 더 많음은 자명한 사실이다.비록 오프라인 세계에서의 정치문화는 여전히 크게 낙후돼 있지만,세계 최고의 인터넷 열기를 자랑하는 나라답게인터넷 정치 만큼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가장 역동적이고 실험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게 바로 우리나라이다.정보사회에서는 인터넷 정치의 선진국이 곧 정치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다.지금 우리는 그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민경배 사이버문화연구소 소장
  • [열린세상] 유권자에게 필요한 지혜

    선거전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불과 일주일 남짓 지나면 21세기 들어 처음으로 대통령을 뽑는 날이다.지금 유권자들의 지혜가 가장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잘못된 사회를 바로잡을 수 있는 힘은 후보자가 아닌 유권자에게 있기 때문이다.먼저 부정적 정치광고에 속지 않아야 하고,사실과 추측을 혼동하지 말아야 하며,지역감정을 유발시키려는 전략에 넘어가지 않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를 헐뜯는’ 전략에 속아 넘어가지 않는 일이다.현재 각종 신문과 TV에 후보들의 광고가 나오고 TV토론도 진행되고 있다.그 안의 메시지들을 잘 살펴 어느 쪽이 상대를 비방하는 데 더 열을 올리고 있는지를 잘 파악하고,그쪽에 표를 던지지 말아야 한다.다행히 흑색선전과 폭로전을 중단하자는 선언이 나오고,네거티브 전략이 표를 얻는 데 효과적이지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각 후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둔 긍정적 메시지보다 상대를 비방하는 부정적 메시지를 더 많이 생산해 낸다면,이것은 유권자들을무시하는 처사다.이제 유권자들은부정적 정치광고에 식상해 있다.긍정적인비전을 갈망하고 있다.이러한 유권자들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폭로전에 열을 올린다면,그쪽이 반드시 패배한다는 사실을 유권자들이 일깨워 주어야 한다. 지금 과열돼 있는 선거 입후보 당사자들에게 네거티브 전략을 멈추라고 해보아야 먹혀들지 않을 것은 뻔하다.이런 상황에서 가장 현명한 것은 우리 유권자들이 그런 전략에 넘어가지 않는 것이다.네거티브 전략을 사용하는 후보가 아닌,긍정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자.누가 폭로전에 덜의존하는지를 살펴보고 그 쪽에 표를 던지는 것이 깨끗한 선거를 앞당기는지름길이다.그 다음 우리 유권자들은 각 진영의 발언에서 사실과 추측을 혼동하지 않도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각 후보 진영에서는 불필요한,혹은부정확한 추측을 유발할 수 있는 발언을 삼가야 한다.적극적인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중요한 점은 유권자에게 ‘잘못된 추측’을 유발시키는 말을 하는 것도 소극적 거짓말에 속한다는 점이다. 선거운동 기간중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못하도록 돼 있지만,어떤 식으로든 여론조사 결과를 접할 때에도 겉에 보이는 숫자의 이면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한가지 예로,일부 여론조사 기관이나 언론사가 지지율과 함께 제시하는 당선 가능성이란 실제로는 ‘당선 가능성에 대한 유권자들의 추측’이지 실제 당선 가능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실제 당선 가능성은 유권자들의지지율로 결정되기 때문이다.유권자 전체를 대표하도록 표본을 잘 뽑았다면,예컨대 전화가 없는 사람이나 시골의 오지에 사는 할아버지·할머니들도 표집될 확률이 모두 같도록 잘 뽑았다면,지지율과 당선 가능성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야 정상이다.‘당선 가능성에 대한 유권자들의 추측’에는 자신의의견뿐만 아니라 ‘타인의 의견에 대한 지각’이 포함되고,이것은 정확하지않을 때가 많다. 끝으로 지역감정을 유발시키려고 하는 전략에 절대로 넘어가서는 안된다.사람들은 집단 정체감이 뚜렷이 부각되는 상황에서는 실제보다 자기 집단의 의견을 더 극단적인 쪽으로 지각하는 경향이 있다.즉 실제로는 영호남 주민들이 출신지역을 그리 큰 변수로 생각하고 있지 않은데도 자꾸 특정 후보 진영에서 지역 변수를 강조하거나 전략적으로 어떤 지역에서 푸대접받은 것처럼조작한다면,사람들은 자기 집단의 의견을 실제보다 더 과장되게 ‘잘못’ 지각하고,그 결과 두 집단 간의 양극화가 발생한다.언론기관에서 어떤 두 집단 간의 갈등을 강조해 보도해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타난다. 지역감정에 의존해 당선되려고 하는 사람은 진정 국가를 위하는 후보가 아니다.진정 국가를 위할 수 있는 대통령은 오직 자신의 당선만을 위해 망국병인 지역감정을 건드리지 않는다.우리 유권자들은 이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그리고 투표로써 보여 주어야 한다. 나은영 서강대 신문방송학 교수
  • 市 공급 임대·분양아파트 불법 여전/ 상암지구 3469가구중 65%가 명의 변경

    서울시가 공급하는 임대 및 분양 아파트를 둘러싼 불법이 여전히 성행하고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 도시개발공사가 25일 시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상암지구 특별공급 대상 3649가구의 65%(2353건)가 명의변경됐고 특히 이 가운데 15%(354건)는 처음부터 입주 부적격자가 입주권을 받아 다시 매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공사는 입주권 시세가 4000만∼5000만원선이고 소유권 이전등기 처분금지가처분 신청을 내지 않은 매수자가 더 있을 것을 감안,입주권 불법거래로 인한 피해액이 14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분양계약이 이뤄진 분양권과 분양계약이 이뤄지기 전에 단순히 분양신청자격만 주어지는 입주권을 혼동해 입주권을 매입하는 사례가많다.”면서 “입주권 매매행위 자체가 불법이므로 계약체결 전에는 입주권매매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책”이라고 말했다. 입주권은 택지개발 등 도시계획사업으로 철거되는 주민에게 개발지역 아파트에 우선 입주할 수 있도록 주어지는 특별공급권이다.일반분양권과 달리 거래 자체가 불법이다. 한편 상암지구안에 들어서는 상가건물에 대해서도 11월 현재 228건의 소유권 이전등기청구권 처분금지 가처분 결정이 나와 이중매매 및 명의변경 행위가 빈번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임대주택 입주에도 불법행위가 적지 않다.지난 10일 현재 131개단지,8만 347가구 가운데 281가구가 불법 임대받은 것으로 조사됐다.집이 있는 사람이 임대받는 경우가 198가구로 가장 많았다.나머지 83가구는 다른 사람에게 다시 불법 임대한 경우다. 시는 이들 부적격자에 대해 186가구는 주택을 환수하고 56가구는 계약을 해지했으며 39가구는 명도소송을 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장수 브랜드 ‘삼양설탕’ 은퇴 삼양사 ‘큐원’으로 변경

    지난 50여년 동안 한국 설탕의 대표적 브랜드였던 ‘삼양설탕’의 이름이사라진다.삼양사는 25일 식품부문의 통합브랜드로 ‘큐원’을 채택,이를 자사의 모든 식품에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 1955년이후 삼양설탕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됐던 설탕과 밀가루,식용유 등 삼양사의 모든 식품은 ‘큐원’ 브랜드로 출시된다. 삼양사는 소비자들이 경쟁사인 삼양식품 제품과 혼동할 것을 우려해 80년대말 이후 밀가루·식용유 제품에는‘삼양’ 대신 ‘밀맥스’ ‘맛초롱’ 등의 이름을 붙여왔다. 관계자는 “새로운 브랜드 ‘큐원’은 ‘Quality No.1’에서 따온 것”이라며 “제품간 연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통합브랜드를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여경기자
  • [도전 2003 司試] (중)헌법·경제법 출제경향

    제 45회 사법 1차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을 위한 두번째 ‘지상강좌’로 한림법학원 황남기 강사로부터 필수과목인 ‘헌법’을,같은 학원 조성서 강사로부터 법률 선택과목인 ‘경제법’에 대한 출제경향 등을 들어봤다. ◆헌법(한림법학원 황남기 강사) 2002년도 사법시험에서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선을 보이기는 했지만 일반적인 경향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올해 학원모의고사에서 출제위원급 교수들의 출제형태도 종전과 별다른 변화가 없어 기존의 공부방식을 유지하면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법 1차시험의 합격 비결은 전 과목을 고루 잘봐야 한다는 것이다.그렇지만 언제나 수험생을 불안하게 만드는 과목은 헌법이라고 생각한다.왜냐하면 헌법재판소의 새로운 판례가 나오고 법령도 새롭게 개정되고 있으므로 매년 공부의 양이 늘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판례는 강약을 조절해 공부하고,법령은 반드시 개정된 내용을 검토하고 시험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먼저 이론적인 이해가 필요한 분야는헌법총론의 헌법제정권,현행 헌법의 기본이념,기본권 총론 등이다.암기가 필요한 부분으로는 통치구조론 분야이다. 또한 법령과 관련해 공부해야 할 분야는 헌법의 기본제도 및 통치구조와 관련된 사안들이다. 마지막으로 기본권 각론분야는 헌법재판소의 판례를 중심으로 공부하면 된다.이론에 치우친 문제는 시비가 부를 수 있어 가급적 기피하는 것이 최근의 사법시험 출제경향이므로,판례와 이론을 접목해서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그만큼 헌법재판소 판례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으로 앞으로 출제비중의 50% 가까이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판례를 반드시 강약을 조절해 공부하기를 바란다. 또한 기존의 정리된 내용을 다 안다고 생각,암기를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수험생에게 치명적인 결함이 될 수 있다.다시말해 시험이란 정해진 시간에 문제를 실수하지 않고 정확히 풀 수 있는 능력을 테스트하는 것이다.결코 암기하지 않은 지식도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면 해결할 수는 있지만,제한된 시간 안에 풀 수 있는 능력은 되지 못한다.◆경제법(한림법학원 조성서 강사) 지난해 44회 사법시험에서의 경제법 문제는 대체적으로 평이했다.대부분 법령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또는 암기 여부를 묻는 문제였다. 판례나 심결례(審決例) 또는 고시의 내용을 물어보는 문제는 한 문제도 출제되지 않았지만 중요 판례와 심결례는 공부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특히 약관법과 관련한 판례는 중요 판례를 중심으로 정리해 둬야 한다. 경제법은 법령의 내용이 출제의 90%를 차지하고 있다.이 가운데 독점규제법 13문제,소비자보호법은 4문제,약관규제법 3문제,할부거래법 2문제,방문판매법 3문제,종합 25문제가 출제된다.다소의 차이는 있겠지만 큰 틀은 유지될 것이다.특히 2001∼2002년에 개정된 법령의 내용을 잘 숙지해두어야 한다.그러나 경제법 법령 중에는 출제 가능성이 전혀 없는 부분이 많이 있는데 이를 잘 선별해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 방문판매법은 올해 3월에 전면 개정됐다.오랜 수험생활을 한 수험생은 구법의 내용과 혼동하지 않도록 개정된 내용을 철저히 숙지해야 한다.최근 한,두차례 출제됐던 문제도 꼼꼼히 챙겨야 한다.기출 문제가 반복 출제되기도 하고,또 기출된 문제를 피하면서도 관련 문제가 출제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밖에 내년도 사법시험에서 선택과목의 난이도가 다소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공정거래법,그 중에서도 부당공동행위,일반불공정행위 부분,약관법 중 직접적 내용통제부분과 관련된 응용문제를 풀어봐야 한다.공정거래법의 고시에서는 기업결합심사기준,특수고시 5개,국제계약고시 분야의 중요 조문을 정리해두는 게 필요하다.사법시험 선택과목은 지금이 공부할 시기이다.그동안 기본3법에 전념했다면,지금부터는 기본3법 공부시간을 줄이고,선택과목의 공부시간을 늘려가야 한다.시간이 부족한 수험생이라면 학원 모의고사와 기본이론 집중강의,문제풀이,법령 강의를 통해 고득점 전략을 수립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 [건강칼럼] 고혈압 ‘말없는 살인자’

    우리나라 성인인구의 약 30%가 고혈압을 갖고 있다.65세 이상이 되면 반 정도에서 고혈압이 진단된다. 고혈압은 중풍과 심장 및 혈관병을 비롯하여 신장(콩팥)을 망가뜨리는 심각한 병이다.그 수가 많고 합병증이 심하여 사망 아니면 큰 불구에 이르기 때문에 고혈압의 적절한 관리는 대단히 중요하다. 고혈압관리의 적절치 못한 면을 지적하는 표현으로 ‘반(半)의 법칙’이란 게 있다.전체 고혈압 환자중 혈압이 높음을 알고 있는 이가 반 정도이고,고혈압이 있음을 알고 있는 환자중 치료를 받는 사람이 반,치료를 받는 고혈압환자 중 제대로 관리되는 이가 반 정도라는 내용이다. 이처럼 고혈압 관리가 어려운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대부분 증상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그러기에 고혈압을 “말없는 살인자”라고 부르기도 한다.또 하나의 큰 이유는 약물치료에 대한 부담이다.치료약에 대한 의구심과 장기치료에 대한 거부감이 합세하여 논리적 해결책을 가로막고 있다. 몇주전 48세의 남자환자 S씨가 숨이 차서 응급실로 왔다.눕지도 못하고 앉아서날이 밝기를 기다리다가 견디다 못해 병원에 실려온 분이다.심부전으로 폐에 물이 차서이다. 그분의 혈압은 대단히 높았고 심장은 비대해 있었다.고혈압을 안지는 5∼6년 되었지만 별로 불편한게 없어서 그대로 지냈다고 한다.또 고혈압약에 한번 손을 대면 일생동안 헤어날 길이 없으니 처음부터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기에 치료를 하지 않았다고 변명을 늘어놓았다. 이런 자가당착의 모순된 논리가 스스로를 함정에 빠뜨린다.놀랍게도 많은 고혈압 환자들이 이같이 잘못된 논리를 가지고 치료를 기피한다.이들은 무서운 합병증을 막으려고 혈압약을 쓰는 것을 흡연과 같은 나쁜 습관과 혼동하는 듯 싶다.그러나 어찌 혈압약 복용을 흡연과 같은 악습처럼 인식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고혈압을 치료하는 것은 합병증을 방지하기 위함인데 치료를 하지 않으면 합병증이 닥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무슨 방법을 동원하든 정상혈압을 유지할 수만 있다면 약을 복용할 필요가 없겠다.실제로 체중조절과 철저한 건강습관의 실천으로 상당수의 고혈압이정상화 될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비약물요법으로 고혈압이 잡히지 않으면 약을 복용해야 한다.S씨는 스스로가 함정에 빠지는 논리(?)를 고집하다가 결국 응급실 신세를지게 된 것이다.천만다행하게도 S씨는 적절한 치료를 받고 회복이 되었고 지속적인 고혈압관리로 정상혈압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조금만 운이 없었다면 심한 중풍으로 유명을 달리할수도 있었고 목숨은 부지하더라도 심한 불구가 될 수도 있었다.적절한 고혈압 관리의 첩경은 모순된 논리를 들먹이지 않고 과학적으로 입증된 관리방법을 지혜롭게 받아들이는 사회적 인식의 변화이다. 이원로(일산백병원 원장)
  • [대한포럼] 석차 없는 수능

    수능시험이 치러진다.올해는 입시 추위도 없다고 한다.수능 시험이 치러지는 날에는 이번 추위가 풀린다.문제도 평이할 것이다.이상주(李相周) 교육부총리는 학교 공부만 제대로 했다면 능히 풀 수 있도록 출제했다고 했다.게다가 수능이 끝나면 바로 다음 날엔 문제를 출제하고 관리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67만 수험생 가운데 4만여 명을 임시로 채점해 득점 흐름을 알려준다고 한다.올해 수험생들은 복도 많다. 그러나 내막은 딴판이다.평가원이 가채점 결과를 발표하면서 수험생들은 혼돈의 나날을 보내게 된다.평가원의 가채점 결과는 영역별 평균 점수 발표가 고작이다.지난해 시험과 비교해 전체적인 난이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자료에 불과하다.사설 입시 기관은 역시 회원이나 학원생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점수대별 지원 가능 대학을 분석한 자료를 내놓는 판이니 수험생에게 도움이 될 리 없다. 12월2일 막상 수능 성적이 발표되면 혼동의 회오리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시험 성적은 나왔는데 석차를 모르니 어느 대학 어느 학과를 지원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해 허둥대게 된다.수험생들은 한 손에 수능 성적표를 들고,다른 한 손에 몇 만원씩 주고 산 대학 원서를 들고 세 차례의 신입생 모집이 끝나는 내년 1월말까지 이 대학 저 대학을 헤집고 다녀야 한다.더구나 올해는 인문계,자연계,예체능계 등 계열별로 갖가지 전형 자료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대학이 많고 과정이 복잡해져 입시 지도 혼란이 극에 달할 것이라고 점쳐지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교육부가 수험생의 개인별 석차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1등급에서 9등급으로 나눠 등급만 알려 준다.67만 명을 2만 6800등 안에 든 1등급,7만 3700등 안에 든 2등급,이런 식이다.서울대를 비롯해 몇몇 명문대학의 입학 정원을 모두 합하면 2만여 명쯤 되니 1등급인 학생들이 알아서 지원하라는 것이다.개인별 등수를 공개하면 390점 대는 무슨 대학,380대면 어떤 대학 이런 식으로 세분화되어 대학의 서열화가 생기니 안 된다는 것이다.한마디로 67만 명을 몇만 명씩 9개 등급으로 적당히 구분해 주면 입시 단위가 커져 서열화가 둔화된다는 설명이다. 교육부의 발상을 짚어 보아야 한다.입시는 상대적 성적 따지는 것이고 석차가 바로 상대 점수다.지원자가 많으면 서열화는 불가피하다.방법만 정당하고 옳으면 서열화는 세상의 순리인 것이다. 또 눈을 크게 뜨고 보아야 할 대목은 현실이다.교육부가 눈 가리고 아웅거리니 사설 입시 기관이나 입시 컨설팅 업체들이 전면에 나섰다. 저마다 득점별 지원 가능 대학 배정표를 만들어 67만 수험생 진학 지도를 하고 있다.수험생들은 올해도 수능 성적표를 들고 사설 학원으로,입시 컨설팅업체를 찾아 나설 것이다.10여 개 입시 컨설팅 업체들이 벌써 대목 준비를 마쳤다고 한다. 학교 수업은 동네 보습 학원에 맡기고,입시 지도는 컨설팅 업체에 떠넘겨서는 안 될 일이다.차관급 고위 관리가 책임지고 있는 평가원이 있고 학교가 있는데 교육을 처음부터 끝까지 사설 업체 몫으로 만들 수는 없다. 입시 서열화가 걱정된다면 아쉬운 대로 등급이라도 대폭 세분화해야 한다.수험생 석차 5000등을 단위로 점수를 발표해 주거나 혹은 점수를 10점 혹은 5점 단위로 구분해서학생 수를 공개하라는 것이다. 평가원이 발표한 평가 결과로 학교 선생님들이 충분히 입시 지도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석차 없는 시험은 혼란을 부채질할 뿐이다.교육 당국은 걱정만 할 게 아니라 문제를 풀려고 나서길 촉구한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 [밀레니엄] 고령화사회 고용대책

    한국사회는 빠르게 고령화되는데 일터에서는 60대는 물론 50대만 해도 찾아보기 힘들다.공기관과 기업의 감원기준이 나이로 정해져 이들이 지난 수년간 집중 밀려난 탓이다.우리 사회는 이들의 원숙한 사회 경험을 재활용할 준비도 되어있지 않다.미·일의 노령층 재고용 실태와 한국의 후진성을 진단해본다. ■유연한 노동시장 구축 서둘러야 “외환위기가 몰아닥쳐 금융권마다 구조조정 회오리바람에 휩싸였을 때 감원 기준이 무엇이 될 것인지를 놓고 조직원들은 저마다 마음졸였다.하지만 인사담당자들에겐 답이 빤히 보였다.정년이 코 앞인데다 생산성에 비해 높은 임금을 받는 고령자 순으로 정리할 수 밖에 없었다.비용절감 측면에서 합리적일 뿐만 아니라 사회 통념상으로도 가장 무리없는 선택이었기 때문이다.”한 은행 관계자의 회고다. 요즘의 고용시장 자화상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령화 사회의 급속한 진전에도 불구하고 고용시장의 연령 차별은 여전히 뿌리깊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0년 7%를 돌파한 우리나라의전체 인구 대비 65세 이상 고령층 비율이 오는 2020년에는 15%를 뛰어넘을 전망이다.세계적으로 유례없이 가파르게 노년층이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불행히도 이들이 갈 곳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노동연구원 허재준(許裁準) 박사에 따르면 외환위기가 발생한 97년 말 10인 이상 사업체의 55세 이상 상용 근로자수는 97년 초에 비해 7만 2000명 감소했다. 전체 55세 이상 근로자의 19.5%로 다섯명중 한명꼴로 직장을 잃은 셈이다.이 가운데 경기가 호전된 2000년 이후 회복된 자리는 5만 4000개였다.허 박사는 “외환위기를 겪으며 사회에서 가장 먼저 내몰린 노년층이 그 이후에도 좀처럼 직업현장으로 복귀할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유럽 등이 오래 전부터 고령화 고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정년 철폐 등 시스템 구축작업을 차곡차곡 진행해온 반면 우리사회의 대응 수준은 안일하기까지 하다. 최근 들어서야 정부와 여당 등을 중심으로 정년 연장,고령자 취업비율에 따른 보조금 지급 등 정책 대안들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체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 등은 저소득층을 위한 사회보장과 고령자 고용대책을 혼동한 데서 나온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 연공서열급 폐지,임금피크제(생산성 증감에 따라 급여가 연동돼 오르내리는 임금 설계) 도입 등 시장지향적 고용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정부는 무기력하기만 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이같은 정책 부재가 결국 외환위기로 내몰린 고령자들을 다시는 직업현장에 되돌아오지 못할 가장 큰 피해자로 만들어버렸다. 고령화 고용문제는 전체 노동시장의 유연화와 떼어 생각할 수 없다.숭실대 경제국제통상학부 조준모(趙俊模) 교수는 “최근 공직자 정년 연장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지만 합리적 인사평가제,생산성에 따른 급여체계 등이 정착되지 않고서는 늘어난 정년이 오히려 고용시장 진입장벽을 더욱 높이는 역효과를 불러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기존 조직 문화에선 일단 정규직으로 취직만 되면 정년까지 철밥통을 보장받았다.소속 자체가 진입장벽인 이런 고용구조 아래에서는 외부인력들은 아무리 능력자라도 일거리 얻기가 별따기다.내부 직원들의 생산성 향상은 뒷전이다.오랫동안 기득권에 안주하다 정년퇴직한 이들이 갈 곳은 집과 노인정뿐일 수 밖에 없다. 일부 고령자들의 직업의식도 문제라는 지적이다.조 교수는 “일본에선 퇴직한 은행 지점장들이 창구에서 세금받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면서 “‘이만큼의 직위에 올랐던 내가 허드렛일은 할 수 없다’는 권위 의식이 하루빨리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손정숙기자 jssohn@ ■일본에선 - 서비스분야 ‘노인천국' 개인저축 절반이 노인 (도쿄 황성기특파원) 일본은 세계 제1의 ‘노인천국’이다.노령화와 노령화 정책 모두 선진국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노인도 많지만 노인들이 살기에 편한 곳이 바로 일본이다. 지난 9월말 현재 65세 이상 노인은 2362만명이다.총 인구 1억 2647만명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8.5%로 선진 7개국(G7)가운데 가장 높다.75세 이상은 사상 처음으로 1000만명을 돌파했다. 5.4명에 1명 꼴인 노인은 21세기 중반에 이르면 3명에 1명꼴로 급속히 늘어난다.이를 감안해 일본 정부는 2000년부터 고령자를 겨냥한 ‘골드 플랜 21’을 시행하고 있다. 골드 플랜은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장기요양 보험인 ‘개호(介護)보험’을 축으로 하고 있다. 나라가 보험재정의 50%를 부담하는 개호보험은 가족이 꺼리는 노인 봉양을 사회가 떠맡는 것이다.재정의 나머지 절반은 40∼64세의 연령층과 65세 이상 노인연금 일부를 보험료로 전환해 충당하고 있다.노인 스스로가 보험료 일부를 부담하는 셈이다. 일본은 1970년대 초반 노인보험료를 국가가 전액 부담하는 정책을 내놨다가 실패했다.노인이 급속히 늘어난데다,노인 의료비가 전체 의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컸던 것이 계산 착오였다.하지만 개호보험으로 노인들은 노후 걱정없이 보낼 수 있게 됐다. 노인의 일자리도 상당하다.통계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아르바이트는 어디서든 손쉽게 구할 수 있다.유료 도로의 톨게이트 징수원의 상당수는 노인이고,운전이 괜찮을까 싶은 백발의 노인들이 태연하게 택시를 몬다.뿐만 아니라 청소원,경비원,식당 등 사회 구석구석에서 노인들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생산성을 크게 요구하지 않는 서비스 분야에서 노인을 고용하는 측에서도 적은 비용으로 꼼꼼하고 성실하게 일해주는 이들이 고맙다.최근에는 ‘60세인 정년을 65세로 늘려야 한다.’고 일본 최대의 노조인 렌고(連合)가 제기했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노인 복지정책은 빈틈없지만 일본의 고민은 크다.노령화로 국가의 활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아이를 적게 낳는 소자화(少子化)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노령화로 일본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계산도 있다. 그래도 일본의 노인은 천덕꾸러기는 아니다.총 개인저축 1411조엔(약 1경 4110조원)의 절반을 이들 노인이 쥐고 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들의 지갑에서 돈을 끌어내기 위한 각종 실버산업이 10년 장기 불황을 겪는 일본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력의 한 축이다. marry01@ ■미국에선 - 정년퇴직 법으로 금지 채용도 나이제한 없어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미국에는 정년이란 게 없다.구조조정에 따른 정리해고는 가능하지만 나이가 차면 무조건물러나야 하는 퇴직제도는 법으로 금지돼 있다.‘고용에서의 연령차별금지법(ADEA)’이 확고하기 때문이다.1967년 미 의회가 제정한 이래 1980년대 중반까지 정년을 70세로 연장했다.1987년 1월부터는 공공이나 민간부문 가릴 것 없이 정년제를 폐지했다.다만 소방관이나 경찰관 등 특수직은 나이를 이유로 해고할 수 있다. 근로자를 채용할 때도 나이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미 신문의 구직란에 ‘몇살 이상 또는 이하’라는 표현은 실을 수가 없다.한국의 신입사원 채용처럼 ‘몇년 이후 출생자’로 자격을 제한했다가는 기업주가 당장 쇠고랑을 차거나 벌금을 물게 된다.페루에서 최근 워싱턴 주변으로 이민온 마리오 아퀴나스(58)는 자동차 판매업소의 경리사원으로 취직했다.면접만 간단히 치른 뒤바로 다음날부터 일을 시작했다.주당 530달러씩 한달에 2300달러 가량을 번다.나이에 비하면 적지 않는 보수다.젊은 사람들에게 밀려 일자리를 찾지 못하던 페루의 현실과는 너무 다르다. 나이를 빌미로 근로자의 일할 권리를 포기하도록 강요하거나 암묵적인 압력을 가한 것으로 비춰질 경우 불법행위로 처벌받는다.불가피하게 조기 퇴직을 실시할 경우 인센티브에 대한 정보를 모든 사원에게 정확하고 공평하게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조기퇴직은 쉽지 않다. 이런 탓에 공공기관이나 지역 도서관,관광센터,대형 쇼핑몰의 안내소 등에서 백발 노인들의 일하는 모습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경쟁력과 취업기술이 없는 노인들을 위해 연방 및 주·지방 정부가 마련한 일자리다.별도의 예산으로 수당을 지급한다.55세 이상이 가능하지만 60세 이상의 저소득층이 우선 대상이다.공공기관이나 비영리법인 등에서 노인들의 전문직 경험을 활용하는 프로그램도 많다.수당은 없지만 교통비와 식비를 지급하기 때문에 노인들의 여가활동으로 활용되고 있다.노인들만을 대상으로 한 레크레이션·관광·식사제공 프로그램은 카운티 단위의 자치단체가 무료로 운영한다.65세 이상의 저소득층 노인에게는 생활비와 임대주택을 제공한다.한달에 임대료와 주택관리비 등을 빼고 나면 500달러 안팎을 용돈으로 쓸 수 있다.물론 고소득 퇴직자들은 골프를 즐기거나 여생을 휴양지 주변에서 보낸다. 유럽 국가들은 정년을 65세로 늘리고 있다.조기 퇴직하면 국가의 사회보장부담이 늘기 때문에 기업주가 되도록 근로자의 정년을 채우게 하는 추세로 발전하고 있다.5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조기퇴직을 강요당하는 한국의 분위기와는 완전히 딴 판이다. mip@
  • [386세대가 본 W세대] 디지털로 무장한 ‘멀티형인류’

    내가 속해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20대부터 40대까지 남녀 가릴 것 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다.가끔 술자리가 길어지면 노래방에도 가는데 이 때가 재미 있다.세대를 편가르지 않고 너나 없이 마이크를 잡게 된다.가무를 즐기는 데야 세대 차이가 없지만,부르는 노래를 들어 보면 확연하게 차이가 드러난다. 20대 초반인 주 아무개는 만화 주제가,랩,팝,록,가요,트로트,일본 가요까지 자연스럽게 모두 소화한다.내가 김광석(발라드)에서 윤도현(록)을 간신히 넘어서는 것과 사뭇 다르다.스무 살의 그들에게는 트로트의 여왕 이미자나 신세대 가수 왁스,영국 그룹 스파이스 걸스가 크게 다르지 않다.그들은 이처럼 과거의 경험을 집적시켜 배우고,종합해서 경험하는 ‘멀티형 인류’다.가상과 현실을,과거와 현재·미래를 크로스오버하는 멀티플레이어다. 1987년에 대학에 들어간 나는 4벌식 타자기를 배웠고,다시 3벌식으로,2벌식 전동타자기로,퍼스널컴퓨터(PC)로 자판을 옮겨갔다.모눈종이를 새긴 종이위에 편집을 했다.책을 주로 읽고 영화관에 갔으며,그 나머지는 ‘거리에서’직접 경험하며 서른 살이 됐다. 반면 2002년의 스무 살은 휴대폰으로 300타를 치고 가상공간에서 자신만의 아바타를 키운다.아바타는 ‘현실의 나’를 혼동시키기도 한다.나모인터랙티브를 통해 컴퓨터 상에 홈페이지를 만든다.사이버 공간을 관통하며 그들은 서른 살에 도달할 것이다. 그들은 뉴미디어와 새로운 가상무대를 통해 다중적이고도 간접적인 경험을 한다.이들이 복합적인 심성을 갖게 되는 것은,때문에 당연해 보인다. ‘거리’에서 세상을 배운 나의 아날로그 정신은 진지하지만 느리고,가상공간을 넘나들며 디지털로 무장한 20대의 금속성은 가볍지만 빠르다.가볍다는 것은 순수하고 자유롭다는 뜻이 되기도 하지만,심층적이지 않고 어설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인간관계에서는 더욱 그렇다.쉽게 사귀고 쉽게 헤어지는 만큼 진중함이 떨어진다. 이른바 ‘386세대’도 당대를 살면서 실수를 했다.민주화와 자유라는 대의명제 하에 최루탄 연기에 얼룩진 학교와 거리를 방황했지만,내적으로는 무거움과 획일성의 함정에 빠져들었다.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삶을 억압하기도 했다. 20대.그들은 누구나,항상 이전 세대와는 다른 유혹에 빠져드는 나이인지도 모른다.스무 살이 깃털처럼 가볍다는 것은 순수와 자유를 실현하는 뒷받침이 되기도 하지만,역으로 천박함과 맹목성의 유혹에 빠질 가능성도 높다는 것을 그들이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수학능력시험 보기 위해 고전을 수박 겉 핥기로 보고 나서 그 책을 다 읽었다고 생각하는 우를 넘기를 기대한다.이런 저런 노파심에도 불구하고 스무살의 불온함은 지극히 정당하다.386이 그랬듯이.스무 살 보고 노인같은 혜안을 갖추라고 할 수는 없다.스무 살의 자유,변화는 무죄다. 유민영 모아이 커뮤니케이션 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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