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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조 간장게장’ 친자매 7년 소송… 동생 판정승

    ‘프로 간장게장’이란 가게 상호 문제로 자매가 7년간 벌인 소송에서 ‘동생’이 판정승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서정현 판사는 “같은 상호를 사용해 자기 가게가 원조인 것처럼 꾸몄다.”며 간장게장 업주 서모(61)씨가 언니(70)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언니가 동생 가게의 영업을 방해한 것이 맞다.”며 언니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서 판사는 “언니 서씨는 국내에 널리 알려진 ‘프로 간장게장’이란 동생 가게 상호를 사용해 동생 가게와 자기 가게가 혼동되게 하는 부정 경쟁 행위를 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언니 서씨는 한 스포츠신문 기자의 취재 요청을 받고 자기 식당이 동생 식당인 ‘프로 간장게장’인 것처럼 행세해 기사가 나가게 했다.”며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방법으로 동생 식당의 업무를 방해한 점이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동생 서씨는 1980년부터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아귀찜과 간장게장을 파는 장사를 시작했다. 프로야구 선수들이 자주 방문하는 등 가게가 유명세를 타자 1988년 가게 이름을 ‘프로 간장게장’으로 바꿨다. 이후 가게는 언론에 여러 차례 ‘맛집’으로 보도됐으며 일본에까지 이름을 알렸다. 자매의 갈등은 언니 서씨가 간장게장 가게를 열면서 시작됐다. 언니는 2005년 동생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30m 떨어진 곳에 ‘S프로 간장게장’이란 상호로 식당을 열었고 자기 가게가 1980년부터 장사를 한 ‘원조 집’인 것처럼 홍보했다. 참다못한 동생이 2011년 언니를 고소했고 2억원을 청구하는 민사소송도 냈다. 앞서 법원은 지난 7월 민사소송에 대해 “앞으로 언니는 ‘프로 간장게장’이라는 상호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화해 권고 결정을 내렸었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수능 잘보려면 비염부터 잡아야

    수능 잘보려면 비염부터 잡아야

    수능시험이 열흘도 남지않은 요즘 날씨는 점점 쌀쌀해지고 있다. 수험생 김상범(19세)군은 시험에 대한 압박감과 스트레스로 인해 잠도 제대로 못자고 예민해진 터라 마인드 컨트롤과 마지막 정리를 해야할 가장 중요한 시점에 몸상태가 좋지 않다. 환절기만 되면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이 재발할까 노심초사인 그는 수능을 앞두고 행여 감기라도 걸릴까 벌써부터 목도리 차림이다. 아침저녁으로 기침이나 재채기가 나올 때면 깜짝깜짝 놀라기 일쑤다. 비염은 말 그대로 코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시도 때도없이 재채기가 나오고 콧물이 흐르는 바람에 수험생에게는 치명적이다. 특히 공기가 탁한 지하철을 타거나 여럿이 함께 생활하는 학교교실에 들어갔을 때 그리고 요즘같은 환절기에 찬바람을 쐬면서 콧물과 재채기가 심해진다. 수험생의 경우에는 학교나 독서실에서 공부하는데 재채기나 기침이 멈추지 않고 계속 나와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본인은 물론 주변에까지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고통스러운 비염 증상은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보통 비염을 감기와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감기는 콧물, 코막힘, 열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데 비해 비염은 재채기를 심하게 하고 눈이 가려운 경우가 많다. 초기 비염 증상이 나타나면 대부분의 사람은 코감기쯤으로 여겨 치료를 소홀히 하다가 만성 비염, 축농증으로까지 발전해 뒤늦게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비염은 초기에 그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 확실히 뿌리뽑아야만 비염이 만성으로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다. 편강한의원 서효석 대표원장은 “한의학에서는 알레르기 비염, 축농증 등 호흡기질환의 가장 큰 원인을 폐가 상했거나 폐기능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본다.”며 “기도는 코에서 폐까지 하나로 연결돼 있어 알레르기 반응이 동시에 일어나기도 하기 때문에 알레르기 비염, 축농증 등 호흡기 건강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폐 건강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알레르기 비염을 단순히 코만의 문제가 아닌 호흡기 전체의 문제로 보는 것이다. 코는 생명의 처음인 호흡의 출발선에 있어 코에 병이 나면 몸의 균형 전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코에 생기는 병은 단순히 코의 증상만 치료하는 데 머무르면 안되고 호흡기 전체와 면역력까지 깊이 살펴볼 때 알레르기 비염의 뿌리를 뽑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가장 효과적인 알레르기 비염 치료법은 폐 건강을 지키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폐가 약하고 열이 많으며 신체의 수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는 비염치료를 한다. 폐 기능을 꾸준히 강화할 경우 폐활량이 늘고 면역력과 자가치유능력이 증가해 알레르기성 비염과 축농증 치료뿐 아니라 감기, 천식 등의 질병도 예방해주기 때문이다. 감기나 알레르기 비염에 자주 걸린다는 것은 그만큼 몸의 면역체계가 약해져 있다는 신호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면 우리 몸을 나쁜 병원균으로부터 지켜주는 편도선과 폐기능을 강화시켜야 한다. 그러려면 평소 빠르게 걷기와 조깅, 자전거 타기, 수영, 등산 등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인터넷뉴스팀
  • 줄기세포가 너희를 불멸케 하리라 ‘과학괴담’

    줄기세포가 너희를 불멸케 하리라 ‘과학괴담’

    한 번은 비극, 한 번은 희극이라더니 희극도 또 한 번 반복되면 웃기기는커녕 짜증스럽다. 한국에서 황우석 사태가 벌어지더니 일본에서도 줄기세포 사기극이 벌어졌다. 장밋빛 미래를 그려 보이는, 그래서 거액의 연구지원금을 받아 내는 도전적 과학 분야는 많다. 그런데 줄기세포 분야에서만 왜 그런 사기극이 벌어지고, 어렵다는 이유로 과학 기사를 내팽개치던 언론들조차 왜 줄기세포 얘기는 그토록 줄기차게 다룰까. 아마도 질병과 죽음의 고통에서 해방시켜 주겠다는 약속, 그리고 비정상적 인간을 정상적 인간으로 탈바꿈시켜 주겠다는 약속 때문일 게다. 그 배후에는 아마도 남의 고통을 이해하고 함께 울어 줄 수 있다는 고결한 휴머니즘도 있을 게다. 그런데 장애와 질병, 노화와 죽음 같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사태를 ‘비정상’으로 규정한 뒤 과학의 힘으로 정상화시키겠다는 플랜, 그러니까 일종의 ‘불사판매주식회사’를 만들겠다는 이 계획이 진정한 휴머니즘인가. 그래서 ‘불멸화위원회’(존 그레이 지음, 김승진 옮김, 이후 펴냄) 서문에 나오는 이 구절을 읽으면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오랜 통념에 따르면 과학은 미신을 거부하는 데서 시작됐다고 한다. 하지만 사실 과학적 탐구는 합리론에 대한 거부에서 시작됐다. 고대와 중세의 사상가들은 ‘기본 원칙’을 적용함으로써 세상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관찰과 실험을 우선시하고 거기서 나온 결과는 설사 그것이 이상하게 보일지라도 받아들이면서 근대 과학이 시작됐다.” TV 프로그램에 빗대자면 근대란 ‘스펀지’ 같은 것이다. “와~아~ 진짜?”라는 되물음에 “TV에서 실험하는 걸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니깐.”이라고 대꾸하도록 하는 이 프로그램은 시각을 최우선에 놓는 경험론적 근대 과학의 세계관을 드러낸다. 그럴 법하면서도 아닐 것도 같은 얘기들을 다루는 ‘신비한 TV 서프라이즈’가 “옛날 옛적에 누가 누가 그랬다던데.”라는 식으로 속닥이는 청각적 기법을 쓴다는 점을 떠올려 보면 더 확실히 대비될 것이다. 아마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입장에서 ‘스펀지’는 재미와 정보를 동시에 주는 우수한 프로그램이고,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는 괴담이나 퍼뜨리는 해괴망측한 프로그램이겠지만, 두 프로그램 사이에 본질적 차이는 없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정상적 삶의 영원불멸성을 떠들어 대는 휴머니즘 과학이란 실은 괴담이라는 뜻이다. 이런 비유 섞인 잡설을 길게 늘어놓는 이유는 저자의 서술이 혼란스럽게 비춰질 수 있어서다. 어렵다기보다는 우리에게 익숙한 맥락이 아니라서다. 1장은 빅토리아시대 영국의 ‘심령연구회’ 얘기를 다룬다. 이들은 죽은 이가 내세에서 현세로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믿었고, 이 교차통신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한다. 웅대한 계획도 세운다. 내세에 간 이가 보다 완벽한 인간형에 대한 정보를 현세로 보내 주면 현세에서 보다 완벽한 아이를 낳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게 뭔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냐고? 그런데 이 연구회의 중심 멤버들을 보면 더 기가 막힌다. 당대의 내로라하는 정치인, 지식인, 문학가들과 그의 부인, 친척들이 망라돼 있다. 그들의 사연은 직접 확인해 보길. 정신분석학을 만든 프로이트와 융의 일화도 등장한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나 버지니아 울프 같은 인물에 관심 있었다면 그들이 속한 ‘블룸스베리 그룹’을 기억할 것이다. 정신병, 동성애, 신비주의로 얼룩진 이 그룹에 대한 평가는 대개 ‘세기말적 퇴폐’ 정도다. 위대한 사람들이 꼭 완벽하지만은 않다는 뉘앙스로 곁가지처럼 다루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저자의 서술은 이 블룸스베리 그룹의 뿌리를 정면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2장은 훨씬 쉽다. 러시아혁명 초기 건신(建神)주의자들 얘기인데, 이 역시 과학적 사회주의임을 강조하는 소련의 공식 역사에서는 지워진 부분이다. 그러나 반공 교육을 충실하게 받은 우리에겐 비교적 익숙한 레닌과 스탈린의 잔혹한 행위들이 상세히 나와 있다. 그 배경에 공식 역사에서는 지워진 건신주의가 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저자가 1·2장에 영국과 러시아 사례를 써 둔 것은 귀족적 우파, 혁명적 좌파 모두 “인간을 변형시켜 사실상 새로운 종을 창조”해 이들에게 영원불멸함을 선사하려는 휴머니즘 과학에서 어느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밝혀 두기 위함이다. “과학은 여전히 마술의 통로다. 지식을 통해 더 강력해진 인간의 의지로는 못할 일이 없다는 믿음의 통로인 것이다. 이런 식으로 과학과 마술을 혼동하는 것은 고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언제나 허망하다. 우연과 필멸은 인간을 배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종교처럼 과학도 초월하려는 노력”일 뿐이고 그 노력은 이 세계가 이해 불가의 영역에 있다는 것을 받아들임으로써 끝난다. 저자가 보기에 “신앙이 그랬듯이 이성도 결국 복종할 것이요, 과학의 최종 종착지는 불합리를 드러내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1·2장을 통해 좌우익의 미래 기획을 일별한 저자가 결론을 제시하는 3장의 제목은 ‘달콤한 필멸’이다. “불멸을 추구하는 자들은 혼돈에서 탈출할 길을 찾으려 한다. 하지만 그들 자체가 혼돈의 일부다. 불멸은 빈 스크린에 흐릿한 영혼이 투사된 것일 뿐이다. 그것보다는 낙엽이 떨어지는 쪽에 더 많은 행복이 있다.” 불멸의 욕망을 위해 주문생산된 복제인간 얘기를 다룬 영화 ‘아일랜드’ 마지막에는 이완 맥그리거와 스칼렛 요한슨의 섹스신이 나온다. 잘생기고 예쁜 남녀배우 한 번 벗겨 주는 관객 서비스용이 아니다. 침과 정액 같은 분비물이 오가는 직접적인 사랑 행위를 위생적인 이유로 금지하는 것이 소위 말하는 과학적 세계라면, 찰나의 쾌락이라도 온전히 누리는 것, 그러니까 필멸을 달콤하게 받아들이는 게 인간이다. 마침내 갖가지 생명들이 저물어 가기 시작하는 요즘 산책길에 한 번 참고해볼 법하다. 1만 65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한국외대 1+3 국제전형 설명회 개최

    대학들의 수시전형 설명회가 한창인 요즘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수시전형 정보수집과 각 대학에서 개최되는 설명회 참석에 분주하다. 이번 주말인 20∼21일은 국내대학 외에도 글로벌 입시를 통해 해외대학 진학을 고려하는 수험생들에게 참고가 될 만한 국제전형 수시전형 설명회가 한국외대 등에서 개최된다. △1+3 국제전형 대학별 구체적 정보수집과 비교선택 필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1+3 국제전형이라는 글로벌 입시는 국내대학에서 일정기간 교육을 받고 해외대학에 진학하는 과정으로 몇년 사이 도입 대학수가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일부 대학의 내실없는 프로그램 운영으로 1+3 국제전형 전체에 대해 편견을 갖는 경우도 있어 설명회 등에 직접 참석해 정확한 정보를 얻는 것이 필수적이다. 지난주 개최된 한국외대-뉴욕주립대 1+3 국제전형 설명회에는 많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참석, 글로벌 입시에 대해 높아지는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외대는 1+3 국제전형이라는 글로벌 입시를 도입한 대학중에서도 탄탄한 교육시스템과 복수학위제도 등 학생들의 폭넓은 선택이 가능한 제도를 도입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입학여부, 학생신분에 대해 꼼꼼히 체크해야= 설명회에서는 한국외대에서의 1학년 과정을 마친 다음 미국대학 2학년으로 진학할 때 합격률이 어떻게 되는지, 2학년으로 진학하기 위해서는 TOEFL 등을 준비해야 하는지 등의 질문이 이어졌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이러한 질문은 타대학 평생교육원이나 전산원 등에서 진행하는 유사프로그램과의 혼동에서 발생한다.”며 “각 학교의 프로그램별로 입학여부, 학생신분 및 학점의 정체성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정확히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외대-뉴욕주립대 1+3 국제전형은 전형을 통해 1학년에 입학한 순간부터 뉴욕주립대학교의 정규학생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국내에서의 1년 과정후 TOEFL 이나 ACT 등 일정수준 이상의 시험점수를 내야 합격하는 단순 입학준비 프로그램과는 본질적으로 구분된다”고 강조했다. △서류전형 30%, 면접 70%로 23일까지 원서접수= 한국외대 1+3 국제전형 수시전형 원서접수는 오는 23일까지 진행되고 전형방법은 고교내신성적, 학생활동사항 등 서류전형 30%와 미국대학 적응능력 평가를 위한 인성면접 70%다. 한번 응시로 한국외대와 교육협정을 체결한 뉴욕주립대 7개 대학 모두에 지원이 가능하다. 글로벌 입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많은 지원자들이 응시할 것으로 예상되며 자세한 내용은 이번 주말 한국외대 국제관 애경홀에서 진행되는 설명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기타 사항이나 문의는 홈페이지(http://suny.hufs.ac.kr)를 통해 가능하다. 인터넷뉴스팀
  • [음란물 없는 e세상으로] (6) 취재 기자와 전문가 좌담

    [음란물 없는 e세상으로] (6) 취재 기자와 전문가 좌담

    ‘음란물 없는 e세상 속으로’ 시리즈는 사이버 음란물 근절을 위해 시작됐다. 그동안 다섯 차례에 걸쳐 음란물의 실태와 폐해, 이를 근절하기 위한 정부와 시민들의 움직임 등을 소개했다. 시리즈는 음란물 근절을 위한 지혜를 모으는 좌담으로 마무리한다. 좌담은 4일 오전 서울신문사 편집국 회의실에서 열렸다. 김성벽 여성가족부 청소년매체환경과장, 이진식 문화체육관광부 미디어정책과장, 양청삼 방송통신위원회 네트워크윤리팀장, 김민선 아이건강국민연대 사무국장, 청소년보호법 개정 청원에 동참한 남준근 배재고 3학년 학생이 참석했다. 문화부·방통위는 이날 정책 배너광고 동참으로 서울신문의 사이버 클린 운동에 화답하고 나섰다. 진행 박현갑 사회부장 →음란물 근절을 위해 각 부처에서 여러 정책을 폈다. 이에 대한 자체 평가와 향후 추진 방향은. 김성벽 청소년매체환경과장 여가부에서는 인터넷상의 유해 광고 등에 대한 제재를 해왔다. 청소년보호법상 일반 일간지는 심의 대상에서 제외돼 있는데, 그 이유는 언론이 사회적 공기(公器)라고 보기 때문이다. 언론 스스로가 자율적인 노력과 규제를 기울일 것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그 배경이었다. 하지만 최근 언론 시장이 격화되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겼다. 여가부에서는 고발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활용하기 보다는 모니터링을 통한 인지에 초점을 맞췄다. 언론사에서는 광고를 외주업체에 맡기다 보니 스스로도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선은 개선 권고를 하고, 개선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는 사법당국에 수사의뢰를 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일시적으로만 개선이 된다는 것이다. 법으로 처벌할 수도 있겠지만 법적 규제보다는 언론사 자체의 강한 책임의식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진식 미디어정책과장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정기간행물이 1만 3268개가 등록돼 있다. 이 중 인터넷신문이 3153개사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우리나라 언론시장은 8대2 정도로 구독료보다는 광고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인데, 디지털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음란성 광고 등에 대한 문제가 불거진다. 건전한 언론을 육성·진흥해야 하는 문화부로서는 언론을 직접 제재하기는 어렵다. 기사를 매개로 정부가 심의를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자율규제 형식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 문화부에서는 인터넷 매체, 광고주, 포털사이트 등을 중심으로 윤리강령과 심의기구를 만들어서 심의결과에 따라 지원사업 등에 연동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신문윤리를 강화하기 위한 예산 증액도 고려 중이고, 유해 광고 게재 사이트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도 논의 중이다. 양청삼 네트워크윤리팀장 방통위에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통한 심의와 여러 가지 음란물 차단을 위한 기술적 조치, 윤리교육 등을 맡고 있다. 문제는 스마트 기기가 보급되면서 무선 인터넷을 통한 음란물 유통이 다양화됐다는 점이다. 방심위의 모니터링 요원만 30여명이지만 우리가 직접적으로 규제할 수 없는 해외사이트가 적게 잡아도 600만개 정도나 된다. 결국 우리가 모두 단속할 수는 없고 우선순위를 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P2P나 웹하드 등을 주로 점검하지만, 스마트폰 등의 발달로 단속이 점점 어려워지기 때문에 예산을 확보해서 모니터링 요원을 배로 증원할 생각이다. 현재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청소년이 300만명 정도 되는데, 청소년 이용자들의 계약 시 이동통신사가 음란물 차단 소프트웨어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법제화를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해서 당부드리고 싶은 점은, 단속을 하더라도 음성화될 여지는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시민의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언론에도 인터넷 활용에 대해 역발상하라고 주문하고 싶다. 전 세계 언론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지만 그걸 외주 광고를 통해서만 해결하려는 건 손쉬운 발상이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나 워싱턴포스트처럼 자기만의 온라인 정체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 김민선 사무국장 자율 규제를 말씀하셨는데, 사업자 입장에서만 볼 게 아니라 수용자 입장을 고려하는 게 중요하다. 콘텐츠 생산자뿐 아니라 시민단체 등 수용자 측에서도 자율 규제에 참여해야 한다. 남준근 학생 현재 방심위의 심의규정에 따르면 아주 변태적인 수준의 심각한 내용에 대해서만 제재를 하고 있다. 요즘은 유치원생부터 인터넷을 하는데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춰 단속과 규제가 이뤄져야 한다.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는 지적에 공감하나. 이 과장 음란물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본다. 어디까지가 음란물인지, 음란물이 없는 게 좋은 세상인지도 고민이 있을 수 있다. 음란물에 대한 의학적 접근 등 다른 시각도 있다. 이런 것들을 포괄적으로 논의해서 사회적 인식 등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김 국장 음란물과 성인물을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성인물에 대한 제한적 접근은 허용한다고 해도, 음란물은 반드시 없애야 한다고 본다. 주민등록번호만 있으면 간단히 성인인증이 가능한 것도 문제다. 연령을 확인할 수 있는 보다 정확한 수단이 필요하다. →정부에서는 유해성 광고라는 표현을 사용하던데, 음란성 광고라고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게 낫지 않나. 김 과장 행정을 위해서는 정확한 법률이 필요하다. 현재는 소지만 해도 처벌되는 아동음란물, 소지는 되지만 유포는 안 되는 일반음란물, 성인들에 한해 유통을 허락한 성인물이 있다. 이외 유해할 수 있는 것들을 청소년유해매체물이라고 하는 것인데, 이 정의에 따라 규제나 시정 조치의 강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렇게 구분할 수밖에 없다. 김 국장 기본적으로 음란물은 범죄라고 본다. (정부는)경계선에 있다고 해서 수위를 낮추는 듯한 표현을 하는데 저희는 그냥 음란광고라 부른다. 어른이 판단하는 음란물이 아니라 청소년들 시각에서 봐야 한다. 청소년들이 그걸 봤을 때 이게 얼마나 유해할지에 대한 인식을 해야 한다. 어른들은 ‘이 정도는 괜찮은데’라는 인식이 너무 팽배하다. 아이들은 그걸로 인해 음란물에 더 무뎌지기도 하고 나쁜 영향을 받기도 한다. 청소년들의 시각, 국민들의 입장에서 정책을 집행해야 한다고 본다. 아이들의 접근성을 따져 유해하다고 판단되면 미리 차단하는 방안을 고민해줘야 한다. →음란물 단속에 있어 부처 간 협조는 어떻게 보나. 같은 정책을 여러 부처에서 중복 집행한다는 생각도 드는데. 이 과장 정부에 정책 협의체가 있다. 정부에서도 노력은 하지만 중요한 점은 정부가 모든 걸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정부가 톱다운(top-down) 식으로만 할 수는 없다. 사회적 운동을 강조하는 것도 같은 차원에서다. 정부와 시민사회가 함께 하는 게 중요하다. 아울러 문화부에서는 네거티브 정책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걸 더 많이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 과장 부처 간 협조보다도 적극적인 단속과 처벌이 필요한 게 아닌가 한다. 기본적인 관련 법들은 마련돼 있는 상태다. 예를 들어 검찰에서 앞으로는 아동청소년음란물을 한번만 내려받더라도 처벌하겠다고 했는데, 거꾸로 말하면 지금까지는 방치했다는 얘기 아닌가. 풍선효과가 생길지언정 엄정하게 단속하면 적어도 청소년들이 접하는 건 줄일 수 있다. →서울신문 특별기획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한다면. 양 팀장·김 국장·김 과장·이 과장 음란물 실태를 다양하게 짚었다고 본다. 특히 경찰과 방통위 등 실제 모니터링 현장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다뤄준 게 인상 깊었다. 언론사의 광고 문제 등 스스로 매를 맞는 일에 나서줬다. 일회성 기획으로 끝나지 않고 꾸준히 문제를 제기했으면 한다. 남 학생 언론도 상업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건 이해하지만 윤리적인 측면도 봐주길 바란다. 어른들이 확실한 의식을 가지고 교육에 나설 필요가 있다. 정리 김정은·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철학자 바지니 vs 물리학자 크라우스… 가디언 블로그 대담 지상중계

    철학자 바지니 vs 물리학자 크라우스… 가디언 블로그 대담 지상중계

     2005년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와 장대익 서울대 교수가 ‘통섭’이라는 책을 번역 출간했다. 에드워드 윌슨 하버드대 생물학과 교수의 1996년 저서다. 윌슨은 책에서 ‘학문’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중세까지 학문의 구분은 존재하지 않았지만 오늘날의 학자들은 스스로 만든 학문의 울타리 안에 앉아 진리의 일부만을 붙잡고 있다는 것이다.  통섭은 우리 사회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학문 간 벽을 허물고 융합적인 시각으로 세계를 바라봐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한국 사회의 한계를 뛰어넘을 해법으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이는 ‘한국 사회에 맞춰진’ 통섭의 일부분일 뿐이다. 통섭은 발상지에서는 치열한 논쟁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윌슨은 모든 학문이 생물학으로 통한다고 본다. 21세기의 학문이 자연과학과 인문학으로 양분되고 이를 융합하려는 인간 지성의 위대한 과업이 생물학을 중심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인문학은 물론 물리학과 화학도 불편하다. 윌슨은 ‘생물학 제국주의자’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논쟁은 현재진행형이다. 과학제국주의 논리는 더 정교해졌고 생물학 대신 물리학이 중심에 서기도 한다. 대응하는 인문학 역시 내공이 쌓였다. 과학제국주의에 가장 강렬하게 저항하는 학문은 단연 ‘철학’이다. 철학자들은 다른 학문에 대한 과학의 침범을 ‘계획 밖의 임무 변경’이라고 비판한다. 최근 ‘과학 Vs 철학’의 논쟁이 다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철학자인 줄리언 바지니와 물리학자인 로런스 크라우스 애리조나대 교수가 이달 초부터 일간 가디언 블로그에서 진행한 대담이 발단이 됐다. ‘무엇이 삶의 의미에 대해 답을 할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진행된 대담을 간추려 소개한다.  바지니는 과학자들이 다른 분야를 침범하고 있는 상황이 두렵다고 인정한다. 반면 크라우스는 과학이 언젠가 모든 질문에 답할 수 있다는 기대를 내비쳤다.  ● 바지니 과학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그 성과에 경외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먼저 말해 두고 싶다. 물리학자는 인문학자보다 훨씬 더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기 쉽다. 결론이 너무나 명확하고 부인할 수 없는 학문을 연구하는 것은 훌륭한 일이다. 철학처럼 내가 이 연구를 왜 해야 하는지 항상 정당화해야 하는 의무에서 해방되는 것만 해도 부럽다. 이제 과학은 ‘미션 크리프’의 단계에 접어들었다. 많은 과학자들이 연구 결과를 얻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다른 분야에 개입하고 싶어 한다. 분명한 것은 과학은 도덕적으로 옳고 그른지의 문제를 풀 수 없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과학이 알 수 없는 인간의 본성 때문에 벌어지는 문제들이 많다. 크라우스 당신은 과학의 제국주의적 야망에 동조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  ● 크라우스 과학이 제국주의화됐다는 시각은 틀렸다. 과학은 답변 가능한 질문과 그렇지 않은 질문을 구분할 뿐이다. ‘도덕적 판단’을 놓고 보자. 철학자들은 판단의 이유를 중시한다. 그러나 과학에서는 어떤 판단을 내렸을 때 그 결과가 어떤지를 경험적으로 아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사람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올지 모른다면 ‘이유’만으로는 선택의 당위성이 성립하지 않는다. 물론 도덕적으로도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없다. 나는 신경생물학, 진화생물학, 심리학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면 언젠가 도덕성을 생물학적 분석으로 접근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철학자들은 ‘존재’에 대한 논리적인 대화를 지칠 때까지 한다. 물론 흥미로운 주제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무 의미가 없는 논의다. 이 같은 논의는 진정 관심을 갖고 있는 세상의 일들이 어떻게 일어나고 흘러가는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 바지니 전통적인 질문들에 대해 과학의 관점에서 경험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새롭고 바람직하다. 하지만 답변할 수 있는 경험적 질문과 답변하기 어려운 비경험적 질문에 선을 그어야 한다는 과학의 원칙은 도덕적 질문이 아무런 의미가 없거나 그릇된 질문이라는 인식을 갖게 할 수 있다. 물론 과학이 철학의 외연을 넓혀준 것은 인정한다. 예를 들면 동물 윤리에 대한 도덕적 판단은 과학이 동물의 인지능력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면 바뀔 수 있다. 과학자들의 가장 큰 문제는 어떤 문제가 과학으로 처리되지 않으면 그리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과학이 해결할 수 없는 수많은 문제들이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 크라우스 철학적 토론에 과학의 사실적 근거가 도움이 된다니 반갑다. 인간사와 인간 자체는 단 한 가지 이유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너무 복잡하다. 심지어 경험적 근거가 있어도 모든 면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하지만 철학이 과연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영역이 어디까지인가를 결정할 수 있을까. 오늘날 과학이 답을 찾지 못한 주제는 미래에 답을 찾을 수도 있다. 과학적 발견이 철학에 도움이 된다면 과학은 미래로 갈수록 도덕적 질문에 더 많은 답을 제시하게 되는 것이다. 동성애를 보자. 동성애는 도덕적으로 ‘잘못된 것’으로 판단돼 왔다. 하지만 과학은 동성애가 전체 인구에서 고정적인 비율을 갖는 자연스러운 것이며 인류진화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점을 입증했다. 동물의 인지능력에 대한 연구가 윤리에 대한 견해를 바꾼다는 당신의 생각은 이미 과학의 영향에 동의하고 있는 것 아닌가.  ● 바지니 물론 경험이나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질문과 답이 언젠가 과학으로 답을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과학의 한계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접근해야 한다. 동성애가 생물학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고 진화에 영향이 없다고 하면서 동성애를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접근하는 방식은 잘못됐다. 이는 윤리와 과학적 근거가 갖는 정당성의 차이를 혼동한 결론이다. 동성애의 정당성은 당연히 윤리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과학적 근거를 들어 강간이 자연스러운 것이며 인류 진화적으로 장점이 있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하지만 이 주장을 하는 사람들조차도 윤리적인 고민 때문에 많이 힘들어한다. 불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과학으로는 불륜이나 강간이 실생활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에 대해서는 별다른 답을 제시하지 못한다.  ● 크라우스 우리는 지성을 가지고 있고 사회적 조화라는 관점에서 다양한 생물학적 결과를 무시하거나 제외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과학이 도덕적인 부분에 언젠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불륜에 대한 사회적 판단도 절대적이지 않다. 도덕적인 판단에 의한 죄는 사회에 따라 끊임없이 변해 왔다. 과학적으로 설명하면 사람들의 도덕적 사고 역시 학습에 의해 변할 수 있다. 도덕적 판단이 과학적 근거가 없는 자유로운 의지라고 주장한다는 것은 결국 환상이자 이상에 불과하다.  ● 바지니 이렇게 생각해 보자. 만약 빅뱅을 기독교인의 관점에서 살펴본다면 ‘신은 왜 빅뱅을 통해 세상을 창조했는가.’에 대해 궁금해할 것이다. 하지만 과학은 ‘어떻게 우주가 만들어졌는지’만을 중시한다. ‘왜’에 대한 질문이 모두 ‘어떻게’로 바뀔 수는 없다. 특히 인간의 영역에서 그렇다. 우리는 분명 ‘왜’라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행동한다. 어떤 사람이 가까운 누군가를 위해 희생한 이유에 대해 순수한 신경학적 관점의 논리만으로는 완전한 답을 얻기 어렵다. 본질적인 해답은 사랑이라는 감정적 요소를 감안한 ‘왜’라는 관점에서도 접근해야 한다. 이런 얘기를 환상이자 로맨틱한 헛소리로 치부하는 것이 현재 과학의 문제다.  ● 크라우스 과학은 사랑을 신경세포 및 생화학적 반응으로 단순화할 수 있다고 믿는다. 당신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아마 순수한 물리적 부분 이상의 것이 우리의 의식에 영향을 준다고 믿기 때문이 아닐까. 현재의 과학은 생물학적 진화에서 ‘희생’에 따른 많은 부분을 명확하게 이해하기 시작했다. 희생은 유전자의 중요한 요소다. 희생이 이타적인 행동이라고 전제하면 진화론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언젠가는 거시적 관점으로 해석하고 있는 사회적 행동들에 생물학적 반응이라는 미시적 관점을 더할 수 있을 것이다.  ● 바지니 철학은 언젠가 불필요한 학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두려워하고 있다. 과학 역시 한계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 나는 인간의 행동이 물리나 생물 등의 과학적 관점으로만 설명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고 믿지 않는다. 비록 세상은 물리학 요소로 이뤄져 있지만 이 요소는 서로 상당히 복잡하게 얽혀 있어 물리적 입자들을 아무리 연구한다고 해도 인간의 의식에 대해서는 답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과학자들의 접근 방식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물리학자들이 성공하기 전까지는 진정한 질문은 모두 과학적 관점에서 접근돼야 하고 나머지는 모두 쓸데없는 것이라는 주장은 삼가야 한다. 만약 과학적 접근만이 중요하다면 지금 이 대화도 불필요한 행동일 뿐이다.  ● 크라우스 당신과 나는 인간과 관련된 모든 부분에 과학적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실제로 과학이 얼마나 효과적이고 완벽하게 이를 구현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른 것 같다.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이 바로 과학이 흥미는 느끼는 근본적 이유가 된다. 생물체의 존재 가치를 찾는 것은 가장 위대한 질문을 푸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과학이 일부 성공에 도취된 것은 우려스럽다. 우주 전체를 본다면 우리의 실증적 과학이 갖는 한계는 분명하다고 느낀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줄리언 바지니  영국의 철학자이자 작가. ‘철학자의 잡지’의 공동 발행인이자 책임 편집자로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철학자’로 꼽힌다. 철학 대중화의 주역으로 ‘가짜 논리’ ‘유쾌한 딜레마 여행’ ‘빅 퀘스천’ ‘에고 트릭’ 등의 베스트셀러를 썼다.    ●로런스 크라우스  입자물리학과 우주론을 연결하는 세계적인 우주물리학자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 120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했다. 2008년 뉴욕타임스 선정 올해의 책인 ‘스타트렉의 물리학’을 비롯해 ‘거울 속의 물리학’ ‘퀀텀맨’ 등의 책을 냈다.
  • [Weekly Health Issue] 척추관 협착증

    [Weekly Health Issue] 척추관 협착증

    인체에서 가장 가혹하게 혹사당하는 뼈는 척추다. 무거운 몸통을 바로 지지하면서도 다리와 달리 전방위 운동까지 감당해야 한다. 그런 만큼 척추에 이런저런 문제가 잦은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척추에 부상으로 인한 질환만 있는 게 아니다. 척추는 생각보다 일찍부터 퇴행성 변화를 겪는다. 대표적인 질환이 척추관 협착증이다. 척추는 추간판(디스크)으로 이어지는 뼈마디로 이뤄지며, 각 뼈마디에는 척추관이라는 신경의 통로가 존재하는데 이 통로가 골극(가시 형태로 자라는 뼈)이나 변성으로 두꺼워진 후관절돌기, 인대 등으로 좁아지면서 신경근을 압박해 유발되는 질환이 바로 척추관 협착증이다. 뼈의 퇴행이 원인인 만큼 당연히 발생률도 나이에 비례해 40∼50대 이후 환자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나이 든 부모의 병’ 척추관 협착증에 대해 튼튼병원 박진수 대표원장으로부터 듣는다. ●척추관 협착이란 어떤 상태를 말하나. 척추관 협착증이란 신경의 통로 역할을 하는 공간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눌러 요통을 유발하거나 다리에 복합적인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증상이 비슷하지만 흔히 말하는 디스크와는 전혀 다르다. 즉 허리디스크는 젤리처럼 생긴 디스크가 터지거나 밀려나면서 신경을 눌러 생기지만 척추관 협착증은 인대나 관절 등이 노화로 비대해지거나 뼈가 자라나면서 좁아진 척추관 속에서 신경이 눌려 발생한다. ●원인은 무엇인가. 또 빈발계층 따로 있나. 누구나 나이가 들면 디스크에 퇴행성 변화가 생기는데, 이때 뼈 조직이 가시처럼 덧자라나 신경을 압박하는 골극현상이 수반된다. 여기에다 척추관을 구성하는 후관절돌기, 황색인대나 척추 뒷부분에 날개처럼 이뤄진 추궁 등에도 변성이 시작돼 신경의 통로를 좁히는데, 이 때문에 척수와 신경근이 눌리면서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이런 척추의 퇴행은 30대 들면서부터 시작되지만 병증으로 나타나는 때는 주로 40대 후반부터이며, 50대 이후에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를 보인다.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특이 증상은. 척추관 협착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오래 서 있거나, 걸을 경우 허리에서부터 양쪽 또는 한쪽 다리로 이어지는 하지 부위에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증상이 심해지면 다리가 저려 오래 걷지 못하며, 걷더라도 주저앉기를 반복하게 된다. 이런 경우 걸을 때 다리와 엉덩이 부위가 심하게 저리고 당기는 증상이 나타나며, 허벅지와 종아리·발끝이 저리거나 당기는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런 상태에서는 걷거나 시장을 가는 등의 일상적 활동에도 지장을 받을 만큼 통증이 심해진다. 흔히 척추관 협착증을 디스크와 혼동하는데, 반듯하게 누운 상태에서 다리를 들어 올릴 때 디스크는 60도 이상 올리기가 어렵지만 척추관 협착증은 60도 이상 다리를 들어 올릴 수 있으며, 허리를 앞으로 구부렸을 때보다 허리를 꼿꼿하게 폈을 때 통증이 심한 것이 특징이다. ●검사 및 진단은 어떻게 하는가. 먼저, 환자가 느끼는 증상을 토대로 신경학적 검사와 문진을 통해 1차적인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여기에서 척추관 협착증이 의심되면 좀 더 정확한 상태를 알기 위해 단순 방사선검사나 자기공명영상(MRI) 또는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정밀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유형별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협착증의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보존적인 치료가 윈칙이다. 이 때는 안정과 운동제한, 약물치료 등을 병행하게 된다. 이런 보존적 치료에 효과가 없으면서 수술할 정도로 심하지 않을 때는 경막외신경성형술을 적용한다. 가느다란 카테터(수술용 도관)를 꼬리뼈 부위에 삽입해 환부에 접근한 뒤 신경을 누르는 조직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이는 압박된 신경을 이완시켜 통증을 없애는 방법이다. 이런 방법에도 효과가 없고 마비증상이 계속된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이 경우 일반적으로 신경을 누르는 뼈와 인대를 제거하고 불안정한 척추를 지탱할 수 있는 고정기기를 삽입하는 척추유합술이 적용된다.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라면… 6개월 이상의 보존적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거나 근력 저하와 척수손상·신경마비 증상 등이 있을 때는 적극적으로 수술을 시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보존적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발병 초기라면 2∼3주 정도 안정을 취하면서 온찜질과 초음파치료, 물리치료 등을 적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때는 척추에 무리가 가는 행동, 즉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허리를 너무 많이 움직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 바른 자세를 취해 척추에 무리가 덜 가게 하고, 적극적으로 체중 조절을 하면 척추의 퇴행성 변화를 최대한 늦출 수 있다. ●치료 후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수술 후 관리도 중요하다. 보통은 병원에서 효과적인 재활 프로그램을 제시하므로 이에 따라 착실히 재활을 하면 된다. 기본적으로는 무거운 물건을 들어 나르는 등 척추에 무리를 주는 행동이나 비만, 척추 주변 근육을 약화시켜 퇴행성 변화를 부르는 운동 부족 등을 경계해야 한다. ●척추관 협착증과 관련한 정책적 문제는. 척추관 협착증은 허리를 지속적으로 무리하게 사용한 경우 많이 발생한다. 따라서 허리의 무리를 줄일 수 있고, 예방적으로 허리를 보호·강화할 수 있는 직장 및 기관 등의 근무환경 개선, 지속적인 예방캠페인, 전 생애에 적용되는 척추관리 프로그램 등 사회적 대책이 마련된다면 질환의 고통과 사회적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 필요한 척추수술까지 과잉 수술로 치부돼 급여가 삭감되는 문제도 재고해야 할 과제라고 본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싸이 ‘강남스타일’ 한국브랜드 향상 기여”

    “싸이 ‘강남스타일’ 한국브랜드 향상 기여”

    “강남스타일은 한국의 국가브랜드 향상에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미국을 방문 중인 이배용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은 17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가진 한국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가수 싸이의 노래 ‘강남스타일’에 대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외국인들이 엄청나게 열광하고 좋아하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며 이같이 평가했다. 이 위원장은 다만 “음악이나 율동을 통해 스타가 된 사람들은 대한민국이라는 간판에 걸맞게 인성적인 면도 관리해야 하며, 노래 가사도 더 공감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류 1세대가 드라마, 2세대가 K팝이나 강남스타일이라면 3세대는 전통을 현대화한 것이어야 한다.”면서 “한국의 사찰·서원 문화와 접목한 교육열도 훌륭한 소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외국인들의 눈에 한국과 북한이 혼동을 일으키면서 북한의 부정적 이미지가 ‘코리아’의 브랜드 가치를 깎아 먹는 게 사실”이라면서 “외신과 외국 언론, 블로거 등을 상대로 혼동하지 않도록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외국인 중에서는 북한을 신경쓰지 말고 자신있게 ‘코리아’를 홍보하면 결국 한국의 국가브랜드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조언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 위원장은 대선 이후 들어설 새 정부에서도 국가브랜드위원회가 존속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위원회는 대통령 홍보기관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브랜드를 체계적이고 중장기적으로 높이는 것인 만큼 누가 당선되더라도 필요성을 느낄 것”이라고 답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北, 中지명·인명 표기 왜 바꿨나

    지난해 8월부터 중국 지명과 인명을 현지 발음대로 표기해 온 북한 매체들이 이달 들어 다시 우리식 한자 독음을 쓰기 시작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의 주요 매체들은 이달 초부터 일제히 중국 국가주석 이름을 ‘후진타오’(胡錦濤) 대신 ‘호금도’로 표기하고 있다. 북한 매체가 후 주석을 ‘후진타오’로 표기한 것은 지난 8월 18일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방중했을 당시 후 주석과 회담했다는 보도가 마지막이었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해 8월 3일 이후 중국 지명과 인명을 현지 발음대로 표기했고, 같은 해 말부터는 이 같은 조치를 일반 출판물에까지 확대 적용한 바 있다. 북한 매체에 자주 등장하는 북한 중국대사의 이름 표기 방식도 바뀌었다. 조선중앙통신 등은 주북 중국대사를 지난해 7월 이후 류훙차이(劉洪才)로 표기하다가 이달 11일부터는 ‘류홍재’로 쓰기 시작했다. 지린(吉林), 상하이(上海) 등 중국지명 역시 이달 들어 한자독음인 길림, 상해 등으로 표기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지난해 중국어 현지발음 표기 방식을 시범적으로 도입했다가 정착이 잘 안 되고 주민들에게 혼동을 주다 보니 표기방식을 원래대로 원상복귀시킨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두개의 인혁당 사건 박근혜 헷갈렸나

    두개의 인혁당 사건 박근혜 헷갈렸나

    11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인혁당 사건과 관련해) 여러 다른 증언들도 감안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또 다른 논란거리를 낳았다. 이날 박 후보와 새누리당의 움직임 등 전후 사정을 고려했을 때 1, 2차 인혁당 사건을 혼동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여당 안팎에서는 신한국당 국회의원을 지낸 박범진 전 한성디지털대 총장의 ‘인혁당 증언’이 박 후보의 ‘여러 다른 증언’ 발언의 배경이 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박 전 총장은 2010년 출간한 학술총서 ‘박정희 시대를 회고한다’에서 “(1964년 1차) 인혁당 사건은 조작이 아니다.”고 썼다. 그는 “입당할 때 문서로 된 당의 강령과 규약을 봤고, 북한산에 올라가서 오른손을 들고 입당 선서를 한 뒤 참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전 총장이 언급한 인혁당 사건은 1974년 2차 인혁당(인혁당 재건위) 사건이 아닌, 1964년 중앙정보부가 북괴의 지령을 받고 대규모 지하조직으로 국가 변란을 획책했다고 밝힌 1차 인혁당 사건을 의미한다. 반면 2007년 대법원의 재심에서 무죄가 확정된 2차 인혁당 사건은 1975년 8명이 사형 선고를 받고, 하루도 지나지 않아 사형이 집행된 사건이다. 1차 인혁당 사건 연루자들은 당시 대법원에서 최고 징역 3년형이 최종 확정됐다. 이후 1차 사건은 노무현 정권 시절 과거사위원회를 통해 ‘박정희 정권의 짜맞추기’라고 결론내려졌다.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1, 2차 인혁당 사건을 헷갈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면서 “박 후보와 박 캠프 사람들에게 한국 근·현대사 특강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김경두·황비웅기자 golders@seoul.co.kr
  • “내 모습 어디까지 보여줘야 할지 정말 헷갈려… 내 안에는 어마어마한 장난기 엉뚱함이 있죠”

    “내 모습 어디까지 보여줘야 할지 정말 헷갈려… 내 안에는 어마어마한 장난기 엉뚱함이 있죠”

    시작부터 달랐다. 춥고 배고픈 시절은 없거나 짧았다. 1991년 KBS 공채탤런트가 되고서 드라마 ‘내일은 사랑’(1992)으로 단박에 청춘스타가 됐다. 단역·조연 건너뛰고 1995년 영화 ‘누가 나를 미치게 하는가’의 주연을 꿰찼다. 이후 ‘런어웨이’(1995), ‘그들만의 세상’(1996), ‘지상만가’(1997)까지 줄줄이 실패했다. 그래도 기회를 얻었다. 2000년 ‘공동경비구역 JSA’ ‘번지점프를 하다’로 평단의 지지와 흥행을 동시에 거두면서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어느덧 데뷔 22년차다. 여전히 누구도 걷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지금껏 한국 배우의 할리우드 진출은 일회성이었다. 반면 그는 메이저 스튜디오의 아시아계 배우 캐스팅 리스트에 꾸준히 이름을 올린다. ‘월드스타’는 미디어가 만든 거품이지만, 할리우드에 연착륙한 것은 사실이다. 블록버스터 ‘지아이조: 전쟁의 서막’(2009·전세계 흥행수익 3440억원), ‘지아이조2’(2012)에 이어 웬만한 아시아 배우들은 다 거론됐던 ‘레드2’의 살인청부업자 역할에 캐스팅된 것이 그 방증이다. 충무로의 구애와 할리우드의 주목을 동시에 받는 이병헌(42)의 얘기다. 그가 ‘광해, 왕이 된 남자’(19일 개봉)로 첫 사극에 도전했다. 광해군의 흔적이 조선왕조실록에서 15일간 사라졌다는 데서 착안했다. 정적에 의해 독살당할 위기에 놓인 광해군(이병헌)을 대신해 광대 하선(이병헌)이 대역을 맡으면서 영화의 심박동은 빨라진다. 131분이 지루하지 않다. 진지한 체하는 포스터와 달리 무겁지도 않다. 몇 차례 웃음바다가 된다. 하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나라 곳간을 바닥낸 폭군부터, 실용정책을 펼치다가 제거당한 비운의 군주까지 판이한 역사적 해석이 나오는 드라마틱한 캐릭터, 광해다. 그런데도 인물들의 관계와 결말은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다. 파격과는 거리가 멀다. 흠잡을 구석 없는 웰메이드지만, 감정적인 울림을 끌어내기엔 건조하다는 얘기다. 그래도 이병헌은 만족스러운 눈치였다. 그는 “‘달콤한 인생’ ‘악마를 보았다’ ‘아이리스’ 등은 심각하고, 어둡고, 무거웠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다. 하지만 ‘광해’는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재밌었다.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모니터링 시사까지 두 번이나 ‘슬쩍’ 다녀왔다고 했다. 웬만한 배우들은 안 하는 행동이다. 조금 뜨면 홍보용 인터뷰조차 귀찮아하는 게 충무로 스타임을 떠올리면 의외다. “모니터링 시사란 게 있는 걸 알았으면 진작 다녔을 텐데 이번에 알았다. 자신감·책임감 때문은 아니다. 관객들이 내 작품을 보고 웃는 걸 보면 몇 달간 고생한 게 눈 녹 듯 사라진다. 전에는 무대 인사를 다니면서 몇십 번씩 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을)를 본 적도 있다.” 영화 초반, 허준의 지시로 광해를 흉내내던 하선은 점점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 기생 치마폭에 파묻힌 양반 앞에서 ‘만담’을 펼치던 천민에서 참된 군주의 모습까지 목소리 톤과 행동, 움직임을 미묘하게 바꿔야 했다. ‘1인 2역’이라기보다는 ‘1인 다역’에 가까운 셈. “촬영순서가 뒤죽박죽이기 때문에 미묘한 변화를 주는 게 어려웠다.”면서도 “둘 중 하나를 굳이 꼽는다면 광대 하선이 더 편하다. 내 안에는 어마어마한 장난기와 엉뚱함이 있다.”며 웃었다. ‘내일은 사랑’ 촬영장에서 몰래 동료들에게 BB탄 총을 쏘다가 걸려 한동안 서먹한 사이가 됐을 만큼 장난꾸러기였다는 게 그의 자백(?)이다. 이병헌은 10일 캐나다로 떠나 ‘레드2’의 촬영에 돌입한다. 지난 5월 공개된 포스터에서 이병헌의 이름은 브루스 윌리스, 존 말코비치, 메리 루이스 파커에 이어 4번째다. 캐서린 제타 존스보다 앞선다. 비중을 짐작하게 한다. 팬들이 우려하는 지점은 할리우드에서 악역 이미지가 굳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것이다. 영웅호걸의 대명사 리롄제(李?杰)도 할리우드에서는 ‘리썰웨폰4’(1998), ‘워’(2007), ‘미이라3: 황제의 무덤’(2008) 등 악역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더 말할 순 없지만 ‘레드2’에선 악역이 아니다. 또 앤서니 홉킨스나 존 말코비치, 헬렌 미렌 같은 대배우들과 함께한다면 어떤 영화든 내 일생일대의 행운”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 가면 거리에서 날 알아보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데 무슨 ‘월드스타’냐(작품을 가릴 처지는 아니다). 한번은 커피숍 직원이 나보고 영화배우 아니냐고 묻기에 으쓱했다. 그런데 나보고 ‘행오버2’를 잘 봤다고 하더라. (재미교포 코미디배우) 켄정과 혼동한 거다. 난 지금까지 포지셔닝을 잘한 정도이지 확고한 할리우드 배우라고는 할 수 없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놓았다. 최근 이민정과의 교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악성 댓글이 쏟아졌고, 방송인 강병규와의 송사도 진행형이다. 자연인 이병헌을 둘러싼 상황은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그의 고민이 궁금했다. 그는 “지인들이 아는 내 모습과 대중들이 생각하는 이병헌은 괴리가 크다. 선배들에게 ‘배우는 신비감이 있어야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다’고 배웠다. 하지만 이 시대가 원하는 배우상이 어떤 것인지 헷갈린다. 어디까지 보여 줘야 하는 건지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나이가 들어도 지금처럼 역할과 작품을 고를 수 있는 배우로 남을 수 있을까. 조금씩이라도 성장하는,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배우로 남을 수 있을지도 고민이다. 마냥 지금 위치를 즐길 나이는 아니지 않나.”라며 웃었다. 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사진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 [삼성, 美 특허소송 패배] 삼성 “모서리 둥근 디자인에 독점권은 특허법 오용” 애플 “베끼기는 올바르지 않다는 게 법원의 메시지”

    삼성전자는 미국 소송 배심원단의 평결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완패를 당하자 당황했다. 그러나 불편한 기색을 감추고 곧 이어질 1심 판결에서도 패소할 경우를 대비해 항소심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삼성은 24일(현지시간) 평결에 대한 공식입장을 통해 ‘애플의 승리’가 아니라 ‘소비자의 손실’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삼성은 “이 평결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줄이고 혁신을 제한할 것이며 잠재적으로 제품 가격을 더 높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모서리가 둥근 직사각형 모양 디자인에 대한 ‘독점권’을 한 회사(애플)에 주도록 특허법이 오용됐다고 비판했다. 또 여러 회사가 수없이 개선하는 기술 소유권을 애플에 귀속시킨 것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삼성전자 제품을 사는 소비자는 자신이 무엇을 사는지 알고 있다.”며 시장에서 양사 제품이 혼동될 가능성을 부정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단기에 끝낼 수 있는 싸움이 아니지 않으냐.”면서 “호들갑을 떨 분위기는 결코 아니고 차분하게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반면 애플은 완승의 일성으로 “베끼기는 올바르지 않다는 게 법원의 메시지”라고 주장했다. 법정 현장에서 배포한 보도문을 통해 “재판에서 제시된 수많은 증거는 삼성의 베끼기(copying)가 우리가 알았던 것보다도 더 심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애플은 이번 소송이 특허나 돈보다 더 큰 ‘가치’에 관한 것이었다며 “우리는 독창성과 혁신에 가치를 두고 지구상에서 가장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 인생을 바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알고 보면 재미 두배 패럴림픽] (1) 골볼

    [알고 보면 재미 두배 패럴림픽] (1) 골볼

    스포츠 경기장은 관중이 꽉 들어찬 채 열성적 응원으로 뒤덮여야 제격이다. 특히 올림픽 경기라면 관중의 응원은 커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응원을 금지하는 경기가 있다. 보치아와 함께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만의 독특한 종목으로 손꼽히는 구기 종목 ‘골볼’(Goal ball)이다. 골볼은 2차 세계대전 때 시력을 잃은 병사들의 재활을 위해 만들어졌다. 시각장애인만 출전할 수 있다. 길이 18m에 너비 9m의 직사각형 코트에서 상대 골대에 공을 집어넣는 것은 핸드볼과 비슷한데, 공을 던지는 게 아니라 굴려야 한다. 3명이 한 팀을 이룬다. 무게 1.25㎏에 둘레가 76㎝인 공에는 지름 1㎝의 구멍 8개가 뚫려 있으며, 이 안에 방울이 있다. 선수들은 방울 소리를 통해 공의 위치를 파악한다. 따라서 응원은 경기 방해 요소가 된다. 시각장애인이라도 개인마다 시력 차가 있는 만큼 눈가리개를 착용하고 경기를 펼친다. 가급적 소리나지 않게 공을 굴리는 게 공격의 핵심이다. 동료에게 패스를 하거나 상대가 공의 위치를 혼동하도록 기술을 써서 굴릴 수 있다. 예를 들어 공에 회전을 먹여 곡선으로 굴리면 수비팀은 막기 힘들어진다. 골키퍼가 따로 없으며 자신의 팀 에어리어에 있는 수비수는 누구나 신체 어느 부위를 이용해서든 막을 수 있다. 앉아서 잡아도 되고 슬라이딩을 해도 된다. 경기시간은 전·후반 12분씩 24분이며 하프타임은 3분이다. 연장에 들어가면 먼저 골을 넣은 팀이 승리한다. 골볼은 이번 대회 우리 대표팀이 출전하는 유일한 구기종목이다. 강호용(41) 감독 등 10명이 팀을 이뤄 동메달을 목표로 출사표를 던졌다. 2010년 광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서 이란을 격파하고 은메달을 획득한 기세를 이어갈 각오다. 강 감독은 “우리는 키가 작지만 빠른 공을 던지고 이동공격도 뛰어나다.”며 “리투아니아와 중국, 이란, 핀란드 등과 메달 경쟁을 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바그너 다시 보니 순수예술의 거장

    독일 철학자 니체는 책 ‘바그너의 경우’에서 음악가 바그너를 두고 “바그너가 도대체 인간이란 말인가. 그는 오히려 질병이 아닌가. 그는 음악을 병들게 했다.”면서 독설을 쏴댔다. 20대 청년 니체가 50대 위대한 오페라 작곡가 바그너와의 첫 만남 이후 “그는 우리 예상보다 훨씬 탁월하고 신성한 존재”라 추앙했던 것을 생각하면 니체의 변심은 엄청난 반전이다. 명확하지 않은 신의 존재와 가치판단의 혼동을 겪으며 급기야 “신은 죽었다.”고 한 니체에게 ‘트리스탄과 이졸데’, ‘니벨룽의 반지’ 등 신화적 요소가 가득 담긴 오페라를 내놓는 바그너가 체질에 맞았을 리 없다. 새로운 독일의 시대정신을 만들려는 이상에 젖은 니체에게 바그너의 자기중심적인 태도와 반유대주의 사상은 실망스러운 행보였다. 니체는 “내가 혐오하는 모든 것을 향해 바그너는 한 발짝씩 내려가고 있다. 반유대주의까지도.”(‘니체 대 바그너’ 중)라면서 바그너에게서 등을 돌렸다. 이후 새롭게 바그너를 숭배한 인물, 히틀러가 등장했다. 바그너가 반유대주의자였던 배경도 작용했겠지만, 민중들이 열렬히 신봉하는 바그너의 음악은 히틀러가 지향하는 민족주의를 고취시키는 데 더없이 적절했다. 히틀러가 가두행진을 할 때 경건한 바그너의 ‘탄호이저 서곡’을 틀어 히틀러가 순례자이며 선지자라고 믿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런 이유로 철학자와 예술가 사이에서 바그너의 평가는 극과 극으로 갈리면서 뜨거운 논쟁거리가 된다. 위대한 거장이거나 파시즘의 화신인 것이다. 영화 ‘지옥의 묵시록’에서 미군이 베트남 해안마을을 폭격할 때 울려 퍼지는 ‘발퀴레의 기행’과 같은 파괴적인 제국주의적 음악이거나, 결혼식장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결혼행진곡’처럼 낭만적이고 목가적인 바그너의 음악 성향과도 비슷하다. 모로코 출신으로 프랑스 철학계를 이끄는 알랭 바디우가 내놓은 ‘바그너는 위험한가’(Five Lessons on Wagner, 슬라보예 지젝 발문, 김성호 옮김, 북인더갭 펴냄)는 새로운 바그너를 꺼내든다. 바그너에게는 충분히 비판받을 만한 부분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한다. 바그너는 동일성의 원리에 빠진 전형적 음악가이고, 음악적 통일성과 총체성을 강제했다는 것이 대다수의 인식이다. 하지만 바디우는 바그너의 작품 속에서 총체성에 저항하는 표지, 완벽한 결말의 회피, 다수의 해석 가능성을 여는 경향 등이 발견된다고 설명한다. 또 바그너를 순수예술의 종말이라고 표현하지만, 오히려 총체성에서 분리된 순수예술로서 바그너를 다시 불러들일 수 있다고도 주장한다. 바디우는 키치와 할리우드식 스펙터클이 지배하는 시대에 맞서 니체, 하이데거, 아도르노, 라쿠라바르트에 이르는 서구 사상의 이론을 살피면서 바그너 상(象)을 재정립한다. 바그너 탄생 200주년을 한 해 앞둔 시점에서 바그너의 음악세계를 이해하는 데도 좋다. 1만 65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간호조무사 복지부장관 면허로 변경 개정안 논란

    간호조무사 복지부장관 면허로 변경 개정안 논란

    간호조무사의 명칭을 간호실무사로 바꾸는 등의 내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을 놓고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간에 갈등이 커지고 있다. 간호사 측은 각기 다른 양성 및 자격제도를 거쳐 배출되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경계가 무너져 의료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하는 반면 간호조무사 측은 새로운 명칭을 통해 간호조무사 관리체계를 강화할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의료법 개정안은 양승조 민주통합당 의원이 지난 6일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간호조무사의 명칭을 간호실무사로 바꾸고, 시도지사 자격증을 보건복지부장관 면허로 변경하며, 자격신고제를 시행한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개정안이 발의되자 간호사 측은 거세게 반발했다. 대한간호협회는 지난 13일 호소문을 통해 “의료인이 아닌 간호조무사를 마치 간호사인 것처럼 함으로써 중소병원 의료 서비스의 질적 하락을 부추길 것”이라면서 “간호사를 비롯한 병원 노동자의 저임금 체계를 조장해 중소병원의 이윤을 보장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앞서 7일에는 대한간호협회와 대한조산협회가 “의료인 면허제도의 근본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는 이전부터 간호 업무를 두고 갈등을 빚어 왔다. 간호사는 대학의 간호학과에서 교육받은 뒤 국가고시를 통과해 보건복지부 장관 면허를 취득하는 데 비해 간호조무사는 특성화고나 학원에서 소정의 과정을 이수한 뒤 시도지사의 자격증을 취득한다. 의료법상 간호사와 달리 간호조무사는 의료인에 속하지 않는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간호실무사라는 명칭을 부여하고, 의료법상 의료인에게만 주던 면허를 간호조무사에게도 주면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간의 경계가 무너지게 된다.”면서 “이 법안이 통과되면 일선 병원에서 간호사 대신 간호조무사를 채용하게 돼 의료의 질적 하락을 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간호조무사 측은 의료법 개정에 적극 찬성하고 있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관계자는 “간호조무사가 간호사와 혼동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이름을 부여하고 간호조무사의 역할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면서 “간호조무사 양성 제도를 보건복지부로 일원화해 양질의 간호조무사를 배출하게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한편 대한간호협회는 14일 양승조 의원의 지역구가 있는 충남 천안에서 갖기로 한 집회를 잠정 연기했다. 협회 관계자는 “국회에서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하자는 제안이 있어 집회를 연기했다.”고 말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다른 시각과 대립적일 수 있지만 민주주의 적으로 규정하면 안 돼”

    “다른 시각과 대립적일 수 있지만 민주주의 적으로 규정하면 안 돼”

    “캐나다 정치인 가운데는 영국 여왕에 대해 경의를 표하기를 거부하는 이들이 있다. 퀘벡주에서는 캐나다로부터 독립하겠다는 의원이나 시민들이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이들은 좋은 의원이고 시민이지만 캐나다 납세자들의 돈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렇게 현재의 시스템을 거부하는 사람들도 의회에 진출할 수 있다. 이들 중에는 외부에서 정치자금을 받아서 정치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다만 국가소요를 일으키지 않는 정치자금이어야 한다.” 러시아 출신의 영국 자유주의 철학자 이사야 벌린(1909~1997)의 평전 저자로, 한국에서 책을 출판한 기념으로 방한한 마이클 이그나티예프(65) 토론토대학 교수는 14일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에 대한 국회 제명 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 원장의 질문에 대해 이렇게 주석을 달았다. 하원의원으로 2008~2011년 캐나다 자유당을 창당해 당수를 맡았던 이그나티예프는 자신의 정치경험을 털어놓은 것이라며 “캐나다 전체 국민과 퀘벡 주민들이 이렇게 다르다.”고 덧붙였다. 이그나티예프는 아산정책연구원이 기획한 ‘아산 냉전자유주의 프로젝트’의 첫 번째 행사로 지난 13일 열린 ‘이사야 벌린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했다. 이날 강연회에서 1시간 남짓 벌린은 누구인가에 대한 대중 강연을 한 뒤 전문가들의 일문일답을 받았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그는 강연에 앞서 “경제발전과 민주주의 발전을 보면 한국은 아주 중요한 나라이고 앞으로 경제발전을 꿈꾸는 국가이거나 자유민주주의를 꿈꾸는 나라가 있다면 한국이 그 모범이 될 것”이라면서 “서울에서 한 시간 반 정도 떨어진 북한에서는 이런 자유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자유주의자인 벌린에 대해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벌린의 사상을 이해하려면 그가 살았던 시대의 문맥을 들여다봐야 한다. 벌린은 추상적인 상태에서 자유주의의 개념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니다. 유대인이었던 그는 10대에는 러시아 차르의 폭정과 억압을 지켜봤고, 20대에는 목재상을 하는 부유한 아버지 덕분에 반유대주의 정책을 펴던 러시아를 피해 영국으로 도피한 뒤 그곳에서 부르주아적인 자유와 삶을 즐겼다. 대공황시대를 관통하던 30대에는 영국의 좌파 지식인들이 소련으로 전향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비공산주의 또는 공산주의적 좌파들과 갈등하며 자유주의를 형성했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워싱턴에서 미국의 냉전주의자들과 만나고 매카시즘 등을 보면서 냉전시대의 자유주의자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친미주의자이기도 했던 벌린은 미국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초청으로 백악관에서 러시아 문학을 강연한 뒤 만찬을 하며 소련의 의도와 쿠바 미사일 위기에 대해서도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 벌린은 운좋게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것, 폴란드와 체코·헝가리가 자유를 얻는 것, 민주주의가 러시아로 가는 것도 목격했다.” 자유주의자이기는 했으나 벌린은 1960년대 반핵운동에 반대하며, 핵무기를 통한 전쟁 억지력을 믿었다고 했다. 미국의 매카시즘을 목도한 그는 반(反)공산주의가 탄압의 이데올로기로 전락하는 것에 충격을 받고 다원주의적 관점을 확립해 나간다. 자유주의가 반(反)자유주의가 되는 상황, 다수가 민주주의를 악용해 탄압의 이데올로기로 활용하는 것을 본 뒤, 벌린은 소수에 대한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하게 된 것이다. 벌린이 인권보호에 대한 강한 신념을 갖게 된 배경이다. 이그나티예프는 “자유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을 파괴한다는 입장이지만, 정치민주주의에서 반드시 필요한 야당과 적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면서 “시민이나 국민 전체가 민주주의의 적이 아니며 이견이나 다른 태도,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 대립적일 수는 있지만, 적으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 이것을 혼동하면 이데올로기 싸움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박경리 ‘토지’ 정본화 작업 10년만에 결실

    박경리 ‘토지’ 정본화 작업 10년만에 결실

    박경리 작가 생전인 2002년부터 시작된 ‘토지’ 정본 확정 작업이 10년이 지나 결실을 맺었다. ‘토지’로 학위 논문을 쓴 5명의 편찬위원과 출판사 마로니에북스 직원들이 달려들어 연재본을 중심으로 한쪽 한쪽 읽어 가며 확인한 결과가 9일 강원도 원주 토지문화관에서 열린 출간간담회에서 공개됐다. 원고지 4만쪽 분량의 방대한 원고에는 일일이 셀 수도 없을 만큼 손이 갔다. 모르는 사이에 사라지고 비틀렸던 단어와 문장이 연재본과의 대조 작업으로 무수히 살아났다. 판본에 ‘우찌 그리 울어대는 자식보다 돈이 중하던고’라고 돼 있던 부분은 ‘우찌 그리 울 어매는 자식보다 돈이 중하던고’로, ‘줄 수도 없고요’는 ‘줄 술도 없고요’로 바로잡혔다. 600명이 넘는 인물이 넘나드는 ‘토지’에서 인물이 혼동된 부분도 작가와 생전의 상의를 거쳐 고쳐 나갔다. 작가가 쓴 옛말이나 독특한 표현도 여럿 살아났다. 본래 ‘침을 굴칵 삼킨다’가 ‘침을 꼴칵 삼킨다’로, ‘조굴조굴하게 주름이 지고’가 ‘쪼글쪼글하게 주름이 지고’로 심심찮게 왜곡돼 있었던 표현들이 줄줄이 발견된 것이다. 편찬위원이었던 박상민 가톨릭대 교수는 소설가 윌리엄 포크너가 어니스트 헤밍웨이에 대해 ‘훌륭한 작가지만 사전에 없는 단어를 쓸 만큼 용기 있는 작가는 아닌 것 같다.’고 평했던 일화를 작가가 들려줬던 걸 상기시키며 문법에 구애받지 않고 모국어의 지평을 넓힌 작가의 소신을 회고했다. 연합뉴스
  • [올림픽과 나 - 권석하] 모든 일에 투덜대는 영국인들

    런던올림픽은 오늘 공식 개막하는데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지난주 올림픽조직위원회가 제공한 버스 3대가 길을 못 찾아 1시간도 안 걸릴 거리를 4시간 넘게 런던 시내를 돌아다녀 세계를 즐겁게 해줬다. 다음 날 올림픽 파크가 있는 스트랫퍼드 거리의 전신주에 ‘길 잃은 올림픽 선수 버스를 찾습니다. 혹시 버스를 발견하시면 연락주세요. 후사하겠음’이라고 놀리는 팻말이 붙었다. ●4시간 길 잃은 올림픽 버스 대회 경기장 경비를 맡은 민간경비업체 G4S의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경비 인원을 터무니없이 적게 잡아 파문을 일으킨 원인 규명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다. 심지어 컴퓨터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었다는 핑계까지 나오니 분명한 것은 이 업체로는 도저히 해결이 안 된다는 점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져 군인·경찰까지 동원됐는데, 문제는 이들이 자고 먹을 곳이 마땅치 않은 데 있다. 지방에서 불러 모은 군인과 경찰들이 런던에 적당한 거처가 있을 리 없다. 텐트마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근처의 버려진 공장 건물에 임시로 숙소를 정한 군인들의 딱한 사연이 소개되곤 한다. 올림픽조직위원회는 입장권 판매 현황을 제대로 발표하지 않아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전혀 문제가 없다고 계속 버티고 있으나 현지 언론은 그런 것 같지 않다는 기사를 써대고 있다. 다음 달 2일 오전 1시(한국시간) 한국-가봉의 축구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가 열릴 런던 웸블리 구장 입장권이 너무 팔리지 않아 경기장 일부를 막는 방법까지 고려하고 있단다. 입장권 판매 사이트에는 어제까지 없던 표가 오늘 갑자기 쏟아져 종잡을 수 없다고 불평들이 쏟아진다. 표가 언제 나올지 몰라 사이트에 계속 접속하고 있어야 할 판이다. ●입장권 판매량 발표 안해 구설수 경기 전후의 세리머니에 등장하는 국가와 국기의 혼선을 피하기 위해 군 의장대가 투입돼 고된 연습을 하고 있다는 기사도 나왔다. 혼동하기 쉬운 국가 리스트가 나왔는데 당연히 남북한도 들어 있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대회 첫 공식 사고가 여자축구 북한-콜롬비아 경기에서 나왔다. 인공기 대신 태극기가 게양되는 실수를 저질렀는데 북한이 승리해 별 탈 없이 넘어가는 분위기다. 졌더라면 두고두고 시빗거리가 될 뻔했다. 대회와 관련해 좋은 얘기는 별로 나오지 않고 있다. 외국 언론은 영국 언론의 이런 태도가 상당히 신기한 모양이다. 부정적인 영어 낱말들, 특히 ‘g’로 시작하는 낱말들을 열거하며 조롱하고 있다. grumbling(투덜대다), griping(칭얼거리다), grizzling(불평하다), grouching(투덜대다) 등이 영국인들이 올림픽을 대하는 태도를 단적으로 나타낸다고 꼬집는다. 사실 놀라운 일도 아니다. 영국인이란 원래 모든 일에 부정적이고 비관적으로 생각하고 투덜거려야 정상이다. 오죽하면 ‘그레이트 브리튼’을 ‘그럼블링 브리튼’(Grumbling Britain)이라 하겠는가? 개막식 날 맑고 화창할 것이란 예보가 사흘 만에 바뀌어 집중호우에다 심지어 천둥 번개까지 칠 것이란다. 소낙비가 액땜이 돼 다른 사고가 없었으면 하는 것이 요즘 런던 사람들의 솔직한 심경이다. 런던 거주 컨설턴트 johankwon@gmail.com
  • 토종 약초 정보 집대성 ‘현대판 동의보감’ 출간

    토종 약초 정보 집대성 ‘현대판 동의보감’ 출간

    공무원이 우리나라 자생식물의 효능을 정리, 분석한 ‘현대판 동의보감’을 출간했다. 특허청 서비스표심사과 조식제 서기관이 쓴 ‘특허로 만나는 우리 약초’는 식물도감의 범주를 뛰어넘어 특허와 논문, 고전의서 등을 요약한 약초 정보서다. 720페이지에 이르는 책에는 산삼과 하수오 등 희귀약초와 상황버섯·노루궁뎅이버섯 등 조 서기관이 10년간 전국의 숲에서 찍은 1700여장의 생생한 사진이 수록됐다. 또 1300여건의 특허와 연구논문을 수록해 약초의 효능에 관한 이론(근거)을 제시했다. 식물별로 동의보감과 방약합편 등 고서·의서에 담긴 효능과 혼동되기 쉬운 약초 구별법, 귀한 약초나 버섯의 재배법, 증상별로 활용할 수 있는 약초 등 다양한 정보를 담아냈다. 많은 시간과 노력, 상당한 수준의 지식을 요하는 작업이었음을 느낄 수 있다. 조 서기관은 “식물에 대한 연구 및 학문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면서 “약초꾼이 늘어 훼손되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20대 의사, 女환자 성추행 들키자 하는 말이…

    20대 의사, 女환자 성추행 들키자 하는 말이…

    여성 환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수련의가 항소심에서도 “당시 만취해 필름이 끊겼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광주고법 전주 제1형사부는 17일 성폭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수련의 이모(29)씨에 대한 항소심 첫 재판을 열었다. 변호인 측은 “피고인이 당시 술에 취한 상태여서 환자 입원실과 숙직실을 구분하지 못했다.”면서 블랙아웃(필름 끊김 현상)을 주장한 뒤 현장검증을 요청했다. 이를 재판부가 받아들임에 따라 다음달 7일 병실과 숙직실 등에서 현장검증이 실시된다. 재판부는 병실과 숙직실 입구가 술에 취했을 경우 혼동할 정도인지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이씨는 지난해 5월 19일 오전 2시쯤 근무 중인 병원 입원실에서 잠이 든 여성 환자 A(23)씨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여한 뒤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자 무죄를 주장하며 항소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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