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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박2일’ 이용진, 학다리 각선미 인증 “좀 짧은 거 아냐?”

    ‘1박2일’ 이용진, 학다리 각선미 인증 “좀 짧은 거 아냐?”

    ‘1박 2일’ 인턴 이용진이 백점 만점의 학다리 각선미를 인증해 시선을 강탈한다. 오늘(13일) 방송되는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 시즌3’(연출 김성/이하 1박 2일)에서는 김준호-차태현-데프콘-김종민-윤동구-정준영과 인턴 이용진이 강원도 인제에서 벌이는 ‘2019 동계 야생캠프’ 두 번째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런 가운데 이용진의 남다른 각선미가 보는 이들의 눈을 절로 휘둥그래하게 만든다. 공개된 스틸에는 무대 위 발레리노처럼 한 쪽 다리를 곧게 뻗은 이용진의 모습이 담겼다. 마치 한 마리의 고고한 학처럼 다리를 자신의 머리까지 끌어올리고 있는 가운데 빨랫줄에 닿을락 말락한 그의 발가락이 눈길을 끈다. 이에 이용진이 겨울철 혹한기에도 굴복하지 않고 신발과 양말까지 벗은 채 열정적인 맨발 투혼을 발휘한 사연이 무엇인지 궁금하게 만든다. 이 날 멤버들은 제1회 게임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데프콘이 발가락 투혼을 펼쳤던 ‘플라잉 삭스’ 미션에 도전한다. 젖은 양말을 발가락에 끼워 빨랫줄에 던지면 끝이라는 순수한 생각과 달리 메이드 바이(Made by) 데프콘 게임답게 남다른 유연성이 요구됐던 바. 특히 미션 시작과 동시에 코 끝을 얼얼하게 하는 강원도의 매서운 날씨로 인해 양말과 대야에 담긴 물까지 꽁꽁 얼어붙은 일촉즉발 상황까지 직면하게 됐다는 후문. 그런 가운데 첫 등장부터 불운의 아이콘으로 등극한 인턴 이용진이 주자로 나서 멤버들의 애간장을 바짝 마르게 만들었다는 후문. 급기야 데프콘이 남들보다 한 뼘 짧은 이용진의 다리 길이를 보고 “좀 짧은 거 아냐?”라며 근심돼지의 모습을 보이는 등 이용진의 등장이 미션 변수로 작용, 멤버들 모두 혼돈의 카오스에 빠졌다고 전해져 어떤 상황이 펼쳐졌을지 궁금증을 높인다. 과연 인턴 이용진은 모두의 거친 눈빛과 불안한 생각을 뒤로한 채 짧은 다리의 역습을 성공할 수 있을지 오늘(13일) 방송되는 ‘1박 2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서울광장] 개혁개방 설계사 꿈꾸는 ‘북한판 덩샤오핑’/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개혁개방 설계사 꿈꾸는 ‘북한판 덩샤오핑’/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북·중 관계는 늘 혼돈스럽다. 1930년대부터 시작된 항일투쟁과 6·25 전쟁 과정에서 피로 맺어진 혈맹이면서도 상호 불신의 뿌리도 깊다. 한마디로 애증이 교차하는 이중적 관계다.2011년 11월 대권을 거머쥔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해 3월 1차 북·중 정상회담 성사 전까지 6년 4개월 동안 핵개발에 몰두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이 시기는 친중파 거두인 장성택 처형(2013년 12월)과 네 차례 핵실험 등으로 촉발된, 북·중 수교 70년 역사를 통틀어 가장 첨예한 갈등기였다. 이런 북·중 관계는 지난해 6월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 전후로 급반전됐다. 불과 10개월 사이 ‘신밀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일견 혼란스러운 상황 전개지만 보다 긴 호흡으로 양국 관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 7년간 북·중 간 갈등의 핵심은 국익 불일치 때문이었다. 올해로 개혁개방 40년을 맞는 중국은 서방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경제개발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했다. 반면 미국과의 적대적 관계를 청산하지 못한 북한은 국가의 존망을 걸고 핵 개발과 폐쇄 정책에 매달려야 했다. 혈맹이라도 국익 앞에서 언제든지 등을 돌릴 수 있다는 냉혹한 국제정세를 여과 없이 보여 준 것이다. 1970년대 박정희 정권 말기, 주한미군 철수 문제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던 한·미 관계를 연상시킨다.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북한이 비핵화로 방향을 틀면서 양국의 국익 불일치는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북·중 신밀월 시대는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의미다. 북·중이 지난해 5월 다롄 정상회담을 통해 전략적 협력을 통한 공동운명체라는 점에 합의한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번 4차 북·중 회담 결과를 놓고 보수언론들을 중심으로 한·미·일 동맹 복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북·중·러-한·미·일 대결 구도’로 회귀해야 한다는 주장도 들린다. 한반도 평화체제 대신 신냉전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시대착오적인 단견이 아닐 수 없다. 국내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안보와 외교 문제를 이용하는 것은 참으로 위험하다. 우리가 직면한 한반도, 동북아 정세는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니 우려와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북한의 정상 국가화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이는 북·미 간 적대적 관계 청산과 북·미 수교를 전제로 하는 평화협정 체결을 의미한다. 북·미 정상회담의 핵심은 ‘북한 비핵화’를 전제로 미국이 북한의 안전을 보장해 주고 북한은 개발도상국으로 경제발전에 전념한다는 구상이다. 중국이 죽의 장막에서 나와 국제사회의 일원이 된 결정적 계기는 1979년 미·중 수교였다. 미국과의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안보 위협를 걷어낸 중국은 자신감을 갖고 개혁개방의 길로 들어설 수 있었다. 북한의 지도부는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의 덩샤오핑’이 될 수 있다는 견해가 꽤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의 ‘조선의 꿈(朝鮮夢)’은 덩샤오핑과 같은 개혁개방의 총설계사라는 의미다. 2018년 4월 2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3차 전원회의에서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 중지와 사회주의 경제 강국을 지향한다고 선언했다. 이는 덩샤오핑 주도로 중국의 개혁개방 노선을 확정한, 1978년 공산당 ‘제11기 3중전회’를 연상시킨다. 역사적으로 한반도의 안보위기는 늘 삼각구도에서 발생했다. 임진왜란은 조선·명·일본 사이에서, 병자호란은 조선·명·후금(청나라)의 삼각 구도에서 사달이 났다. 현재의 안보위기 역시 6·25 전쟁의 연장선상에서 한반도·중국·해양세력(미국·일본)의 각축전에서 비롯됐다. 역사적 경험에 비춰 우리의 국익 극대화 법칙은 자명하다. 남북 관계 개선을 기반으로 자기 주도적 균형·실용 외교 전력이 우리의 살길이다. 남북 관계가 과거의 대결로 회귀할 경우 균형 외교 자체가 불가능하다. 미국이든 중국이든 한쪽을 골라 잡는 식의 편승외교는 스스로 운신을 좁히면서 영구 분단을 자초하는 길이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25년간 한국이 우리의 국익을 위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펼친 것처럼 북한 또한 친중과 친미를 병행하는 개방 국가로 유인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좀더 미국과 가깝게 되고 우리가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면 한반도는 미·중 대립을 완화하는 완충·중립지대로 발전할 수 있다. oilman@seoul.co.kr
  • 가장 정치적인 소프라노가 온다...디도나토 첫 내한

    가장 정치적인 소프라노가 온다...디도나토 첫 내한

    2013년 영국을 대표하는 음악축제 BBC프롬스가 열린 런던 로열알버트홀에 팝송 ‘오버 더 레인보우’가 울려 퍼졌다. 노래를 부른 가수는 미국 출신 현역 최고의 메조소프라노 조이스 디도나토(49). 그는 동성애를 상징하는 무지개에 대한 노래로 당시 국제사회에서 논란이 된 러시아 동성애금지법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힐러리 클린턴의 대통령 취임식에서 노래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하는 등 민주당을 지지하는 정치 신념과 성향을 드러내기 주저하지 않는 그는 목소리와 외모 위주로 부각되는 다른 여성 성악가들과 확연한 대비를 이룬다.오는 2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의 첫 내한공연을 앞두고 가진 서면인터뷰에서 디도나토는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음악은 역사적으로 정치적 수단이 됐다”며 음악이 현실세계와 결코 동떨어져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본격적인 오페라 가수 훈련을 받은 때가 28세였다는 디도나토의 다소 늦은 데뷔는 ‘신데렐라 스토리’를 연상하게 한다. 실제 그가 세계 정상급 극장에 출연하며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00/2001년 시즌 밀라노 라 스칼라에서 로시니 오페라 ‘신데렐라’ 무대에 서면서부터다. 프로 데뷔 전 ‘신데렐라’에 처음 출연한 때가 1996년이었다는 그는 현재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로시니와 마스네 작곡의 ‘신데렐라’에 모두 출연한 흔치 않은 가수가 됐다.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은 프랑스혁명을 태동하게 했고, 베르디의 오페라는 이탈리아 민중의 평등과 정의를 담았죠.” 디도나토는 당대 귀족사회를 풍자한 ‘피가로의 결혼’ 등을 예로 들며 음악이 가진 정치·사회적 힘을 강조했다. 차별과 싸운 지인들에게 용기의 의미를 배웠다는 그는 “음악을 통해 사람들이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도록 하고 싶다”며 “동성애 등 사회적 차별로 고통받는 이들도 자신이 결코 혼자가 아님을 알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사랑 노래로 채워질 법한 리사이틀도 예사롭지 않다. ‘전쟁과 평화’라는 제목의 리사이틀에서 그는 헨델의 ‘울게 하소서’를 비롯해 퍼셀과 제수알도 등 바로크·르네상스 시대 음악을 통해 인류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다. “음악은 인간과 인간을 다시 연결하는 힘을 갖고 있다”는 그는 “우리 각자가 평화를 선택할 수 있는 힘과 가능성을 갖고 있음을 환기시키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미 해외에서 호평을 받은 ‘전쟁과 평화’ 리사이틀에는 지휘자 겸 건반연주자 막심 에밀랴니체프와 고음악단체 ‘일 포모 도로’가 연주를 맡고, 아르헨티나 출신의 무용수 마누엘 팔라초가 함께 출연한다. 디도나토는 음악과 무용의 ‘컬래버’ 무대를 연출한 이유에 대해 “전쟁의 혼돈으로 시작해 평화와 화해에 이르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콘서트 이상의 무대가 필요했다”며 “한국 관객들이 이번 공연에 즐겁게 몰입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참 민망한 세밑/임병선 체육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참 민망한 세밑/임병선 체육부 선임기자

    참으로 민망한 세밑이다. 한 해를 돌아보며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야 하는데 어디에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는 것이 기자만의 느낌은 아닐 것이다.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겠지만 체육계의 2018년은 혼돈스럽고 창피한 일들이 많았다. 2월 평창동계올림픽으로 한반도에 평화의 물꼬를 트고 8월 아시안게임에서 그 기운을 높인 것이나 16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독일을 격파한 기억 등 좋았던 일들은 편린에 불과했다. 진천선수촌에서의 음주와 폭행 파문, 빙상과 컬링 등으로 대표되는 종목단체 리더들의 전횡으로 실망과 원성을 샀다. 체육계의 밑둥이 허물어진다는 느낌까지 들 정도였다.사회 전체가 압축 성장의 민낯을 드러내는 것처럼 체육계 역시 엘리트 편중, ‘성적만 내면 그만’이며 선수를 성적이나 기록의 부속으로 취급하는 낡은 사고와 행동의 종착점에 한꺼번에 다다른 느낌이다. 물론 체육계 수장이 최근 기자회견에서 밝힌 대로 “엄청난 규모의 엘리트와 생활체육 통합을 큰 잡음 없이 매듭지은 점”은 평가할 만하다. 그 성과는 언젠가 체육계의 좋은 자산으로 돌아올 것으로 믿는다. 남북 체육 교류를 통해 평화와 화합의 기운을 퍼지게 만든 것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체육계의 낡은 관행을 청산하고 시스템을 개혁하는 일이 근본일 수밖에 없고 밑둥으로부터 문제를 해결해야 하니 그만큼 지난할 것이다. 대한체육회가 내후년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새해를 체육계 혁신의 해로 삼겠다고 나선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런데 올해 벌어진 일들을 결산하는 기자회견에서 수장이 보여준 스스로의 문제에 대한 성찰은 조금 부끄러운 실정이었다.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오래된 관행, 체육계의 일자리가 많지 않아 인사를 앞두고 매터도가 횡행하고, 전반적인 교육이나 심성 연마가 되지 않아” 체육계가 실제보다 문제가 많고 엉망인 것으로 비치고 있다는 그의 진단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고개를 끄덕일 것인가, 스스로 돌아봤으면 한다. 종목 단체들의 비위와 전횡을 감시, 감독하겠다며 대대적으로 기구를 설치하고 목소리를 높인다고 해서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혁신할 수 없는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당선을 도와 전진 배치된 인사들이 문제와 갈등의 원인으로 지목됐는데도 그들의 공로만 앞세우고 그들을 비판하는 이들을 인사에 불만을 품은 세력으로 재단해선 한 치 앞도 나아갈 수 없어서다. 이런 가운데 프로야구 감독을 지냈을 뿐 체육계 전반의 문제에 대해 손방인 인사가 정치권의 입김으로 선수촌장에 내정됐다는 민망한 소식이 체육계를 한없이 부끄럽게 만들고 있다. 마침 27일부터 인선 작업이 시작될 모양이다. 그렇잖아도 망신살이 뻗친 체육계가 내년의 혁신 작업에 동력을 최대한 끌어 모으려면 수장이 책임 있게 이 일부터 매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장이라면 작은 허물이라도 큰일을 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하면 과감하게 잘라 내야 한다. 혼돈과 밥그릇 싸움이 만연되고 내 탓을 하기보다 네 탓 하기 바쁜 우리 사회 전반에 주어진 과제인 점은 물론이다. bsnim@seoul.co.kr
  • 르브론 제임스 “유대인 돈” 글 올렸다가 급히 사과 무슨 일?

    르브론 제임스 “유대인 돈” 글 올렸다가 급히 사과 무슨 일?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가 우리 시각에서는 별것도 아닌 일로 고개를 조아렸다. 성탄을 앞두고 특히 민감할 수밖에 없는 유대인 문제를 건드렸기 때문이었다. 제임스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래퍼 21 세비지의 노래 가사 가운데 “우리는 유대인 돈을 받는다. 모든 게 코셔”를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코셔는 널리 알려진 대로 유대 율법을 어기지 않은, 인정받은 음식을 의미한다. 당장 미국 ESPN 기자 출신 대런 로벨이 유대인을 비하한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인스타그램 팔로어만 4580만명을 거느린 제임스도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고 판단해 “누군가의 마음을 다치게 할 의도가 없었다”며 “그럼에도 내가 누군가의 마음을 다치게 했다면 명백히 사과드린다”고 ESPN에 해명했다. 이어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늘 그랬듯이 좋은 음악을 듣고 가사를 따라 적어 올렸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래서 난 그 가사를 칭찬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수많은 이들의 시각으로 봤을 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로벨은 인스타그램에 그의 행동이 왜 유대인을 공격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는지 설명하는 글을 올렸다. 유대인을 돈을 밝히는 것으로 여기는 일종의 고정된 편견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로벨은 제임스가 재빨리 실수를 인정하고 늘 사물을 바라보는 다른 시선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대중들에게 깨달을 기회를 제공했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제임스가 최근 사람들의 입길에 오른 것은 이뿐만 아니었다. 지난 21일에는 케이블 채널 HBO의 쇼 프로그램 ‘The Shop’에 출연해 미국프로풋볼(NFL) 구단주들이 “노예제도의 정신을 갖고 있는 한 무리의 늙은 백인들”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임스가 이끄는 레이커스는 26일(한국시간) 오전 10시 스테픈 커리의 골든스테이트와 성탄 매치를 벌인다. 레이커스 이적 후 첫 골든스테이트와 대결이라 지난 시즌 파이널 패배를 설욕할지 관심을 모은다. 제임스는 지난 시즌 클리블랜드 유니폼을 입고 정규리그와 파이널 무대에서 골든스테이트를 상대로 단 1승도 기록한 적이 없다. 골든스테이트는 최근 식스맨 부진과 함께 파괴력이 떨어졌고, 서부 컨퍼런스 순위는 혼돈에 빠졌다. 커리도 이를 인정하며 “예전의 경기력을 되찾아야 한다. 리그를 지배했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레이커스에겐 희소식이 적지 않다. 라존 론도와 브랜든 잉그램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에서 돌아왔다. 이들은 지난 뉴올리언스전에서 각각 8득점과 18득점을 올리며 예전의 감각을 되찾았음을 보여줬다. 이 경기는 SPOTV에서 생중계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연방정부 문닫고, 참모들 떠나고, 강세장 끝나고… 길 잃은 美

    연방정부 문닫고, 참모들 떠나고, 강세장 끝나고… 길 잃은 美

    국경장벽 예산충돌로 올 세번째 셧다운 9개부처 중단·공무원 32만명 강제 휴가 연휴에 첫날 충격 미미… 장기화가 관건 CNN “최고 질서파괴자가 빚은 대혼란” 크리스마스 연휴를 목전에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혼돈’이라는 선물을 미국에 안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 채택을 둘러싼 민주당과의 대립 끝에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을 승부수로 선택했다.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결정으로 안보라인과의 갈등을 노출하며 불안감을 조성했다. 시장은 내년 경제의 악재 요인으로 무역전쟁, 동맹국 간 마찰, 긴축에 이어 ‘트럼프 리스크’를 지목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을 빗대 “크리스마스 연휴가 ‘최고 질서파괴자’가 빚은 정치적 대혼란으로 얼룩졌다“고 촌평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요구해온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 57억 달러(약 6조 4096억원)의 상원 통과가 불발되면서 미 연방정부가 지난 22일(현지시간) 0시부터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에 돌입했다. 올 들어 세 번째다. 사태 장기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정치적 도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공화당과 민주당은 예산안 처리 시한인 지난 21일 막판 긴급 지출법안(예산안) 처리 협상에서 끝내 결렬했다. 하원을 통과한 장벽예산을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정면충돌이 셧다운 사태에 이르게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기전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장벽 건설에 찬성해온 공화당 강경파 그룹인 ‘프리덤 코커스’ 소속 의원들과 만나 ‘마이웨이’ 식 세 규합에 나섰고, 트위터와 언론에 “민주당 셧다운”, “아주 오랫동안 셧다운 할 완전한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하며 야당에 책임을 돌렸다.연방정부는 국방, 치안 등 필수적 업무를 빼고 9개 부처와 10여개 정부기관 공무가 중단됐고, 32만명의 연방 공무원이 강제 휴가에 들어갔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대부분의 연방정부 기관이 주말과 일요일에 문을 닫고 크리스마스 기간인 24~25일은 연방 휴일”이라면서 “초기 (셧다운) 충격은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관건은 장기화 여부다. AP는 “여야 협상이 교착되면 크리스마스 기간 이후에도 셧다운 사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상원의 다음 본회의 날짜는 오는 27일이다. 셧다운을 둘러싼 정치적 이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기운다. 워싱턴포스트는 대선을 거의 2년 남긴 셧다운 감행은 트럼프 대통령의 ‘좋은 도박’이라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는 국경장벽을 원하고 있고 실제 대통령이나 공화당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정부는 올 들어 1월에 사흘간, 2월 반나절간 셧다운을 겪었다.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인 1995년 말에는 역대 최장인 21일간 셧다운이 지속된 바 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시리아 철군 반대” 매티스 이어 IS 특사도 사퇴

    제임스 매티스(68) 미국 국방장관에 이어 ‘이슬람국가’(IS) 격퇴 담당 브렛 맥거크(45) 미 대통령 특사도 2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적인 시리아 철군 결정에 반발해 사퇴하기로 했다. 측근의 잇단 사퇴와 함께 미국과 보조를 같이해온 우방들의 혼돈도 가중되고 있다. 국무부 출신인 맥거크 특사는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제출한 사퇴 서한을 통해 “IS 전투원들은 도주 중이지만 그들은 아직 완전 격퇴되지 않았으며 미군의 조기 철군은 IS가 (시리아에서) 다시 발호할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2015년 IS 격퇴 담당 특사로 임명된 맥거크는 내년 2월 물러날 예정이었다. 미국의 갑작스러운 시리아 철군 결정은 미군을 등에 업고 IS 격퇴전을 수행한 시리아 쿠르드족에겐 결정적 배신 행위이다. 쿠르드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DG)는 IS로부터 탈환한 시리아 국토의 30%를 장악하면서 쿠르드족 자치 지역을 보장받길 원했다. 터키 정부는 쿠르드족을 분리주의 테러분자로 규정해 이들을 소탕하겠다고 별러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기자회견에서 “쿠르드를 돕고 싶다. 쿠르드의 희생을 잊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에 35억 달러(약 4조원)가량의 패트리엇3 미사일 수출을 승인한 다음날인 19일 시리아 주둔군 철수를 발표해 석 달만에 약속을 깨고 쿠르드족을 터키군과 IS, 시리아 정부군 위협 속에 내팽개쳤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미국의 동맹국들도 시리아 철군을 비판하고 나섰다. 개빈 월리엄스 영국 국방장관은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IS 격퇴 주장은 틀렸다”고 반박했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란, 헤즈볼라, 러시아의 승리를 의미한다며 실망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불온(不·on)한 회의] 불신의 기레기 탈출구는 팩트다

    [불온(不·on)한 회의] 불신의 기레기 탈출구는 팩트다

    쏟아지는 뉴스의 속보 경쟁…진실을 흔드는 혼돈의 벽에 갇힌 언론의 고민맥도날드 갑질·이수역 폭행 논란 공분의 벽에 갇힌 대중의 시선 기사의 생명은 정확성, 신뢰성입니다. 이상적으론 그렇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선 팩트체크나 후속보도에 소홀할 때가 비일비재합니다. 가장 먼저 뉴스를 전하려는 욕심이 앞서기 때문이죠. 속보 경쟁에서 이기려면 때론 ‘신속성’이 최우선 가치가 되곤 합니다. 때문에 기자들은 정확성과 신속성 사이에서 종종 딜레마에 빠집니다. 이번 ‘불온한 회의’에서는 실시간으로 뉴스가 쏟아지는 시대에 기자들은 어떻게 저널리즘을 지키고, 독자들은 어떻게 기사를 취해야 할지 이야기해 봅니다.부장: 맥도날드 매장에서 한 고객이 점원에게 햄버거를 던지는 영상이 공개돼 공분이 일었는데. 유민: 폐쇄회로(CC)TV에 찍힌 장면만으로는 고객의 일방적인 갑질로 보였어요. 그래서 대다수 언론이 ‘연신내 맥도날드 갑질 사건’으로 보도했죠. 우리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런데 실제론 양측 모두 잘못이 있었고, 서로 사과하면서 잘 마무리된 것으로 일단락됐습니다. 달란: 요즘 CCTV 화면을 너무 맹신하는 풍조가 있어요. 영상이 원본 그대로인지 편집한 것인지 알 수 없잖아요. 제보하는 사람 입장에선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만 강조할 수도 있는 거고요. 그런 점에서 판단을 조심스럽게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진호: 연신내 맥도날드 영상(①)도 진실은 영상 외적인 부분에 있었어요. CCTV 화면에는 앞뒤 맥락 없이 손님이 화내는 부분만 담겨 있었거든요. 이들 사이에 구체적으로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모두가 화면에 속은 셈이죠. 세진: 그 사건이 갑질에 초점이 맞춰진 이유는 영상 속에 등장하는 두 인물이 대등한 입장이 아니었기 때문이에요. 그들 사이에는 점원과 손님이라는 권력관계가 형성돼 있었습니다. 최초로 보도한 매체가 이에 집중해 갑질 사건으로 규정했고, 이슈가 되자 다른 매체들도 따라 쓴 거죠. 혜진: 언론의 책무는 완벽한 진실은 아닐지라도 최대한 진실에 가까워지도록 노력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 과정을 생략한 채 취재원이 하는 말을 일단 받아 써서 내보내는 건 너무 무책임한 자세라고 생각해요. 이런 걸 ‘따옴표 저널리즘’(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은 채 취재원이 제공한 정보를 서둘러 보도하는 행태)이라고 합니다. 기사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자 따옴표 처리라는 비겁한 수단을 사용하는 거죠. 제대로 된 언론이라면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든지 혹은 사건의 이면을 보여 주든지, 조금이라도 다른 시선으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진호: 대중은 상황에 대한 콘텍스트(맥락)를 알려주길 원해요. 그냥 ‘맥도날드 폭행사건’보다 ‘맥도날드 갑질 사건’에 사람들이 더 폭발적으로 반응하는 것도 그러한 이유죠. 개개인의 사사로운 싸움이 아니라 모두가 귀 기울여야 하는 공적 사안처럼 느껴지니까. 그래서 이번처럼 공적인 이슈가 아닌데도 언론이 억지로 끼워 맞춰서 공론화하는 경우도 있어요.유민: 2015년 ‘세 모자 성폭행 조작사건’(②)이 대표적인 오보였어요. 당시 세 모자가 수십 명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또 성매매까지 강요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커뮤니티에 올렸습니다. 국민적 공분을 샀어요. 언론도 일제히 보도했고요. 하지만 얼마 후 모두 거짓 주장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달란: 이수역 사건(③)도 마찬가지예요. 당시엔 여성들이 남성들한테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한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저 역시 그런 맥락으로 썼어요. 남성에게 폭행당하는 여성에 관한 사건은 일상적이니까요. 의심할 만한 여지가 없었죠. 이 사건은 지금까지도 쌍방 폭행 혐의로 입건됐다는 것 외엔 무엇이 진실인지 알려지지 않았어요. 진호: 그럴 땐 안 쓰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기성 언론이 안 쓴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을 거예요. 요즘은 페이스북이나 유튜브를 기반으로 한 대안 언론도 많잖아요. 그들 역시 여론을 장악하는 영향력이 강하고. 어떤 방식으로든 확산은 될 겁니다. 달란: 이처럼 영상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는 사건을 접할 때 네티즌들이 즐겨 쓰는 표현이 있어요. ‘일단 피카추 배를 만지겠다’고 말합니다.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의 한 장면에서 비롯된 표현인데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판단을 유예하겠다는 뜻이에요. 혜진: 언론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의제 설정입니다. 어떤 뉴스를 선택해 공론화할 것인지 사전에 판단을 합니다.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정보라면 대중의 관심이 쏠리지 않아도 보도하고요. 반대로 가치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파급력이 있어도 보도하지 않아요. 하지만 대안 언론은 이 같은 게이트키핑(뉴스 결정권자의 취사선택)이 약해요. 대중의 반응에 끌려가는 편이죠. 달란: 그래서 보도를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단 언론이 조금이라도 팩트를 찾아서 전달하는 게 낫다고 봐요. 진호: 맞아요. 그조차도 하지 않으면 언론의 역할을 방기하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부장: 요즘은 이슈의 확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은데. 달란: 과거엔 억울한 일이 있으면 언론에 제보하거나 국가기관에 신고하는 게 전부였죠. 그런데 국민청원이란 창구가 생긴 후론 누군가가 나서서 억울함을 토로하면 모든 언론이 달라붙어요. 확산 속도가 확실히 빨라졌죠. 대신 검증 절차는 점차 생략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오보가 발생하고 언론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지는 역효과가 발생합니다. 진호: 공권력에 대한 불신도 상당해요. 사람들이 공권력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자꾸 국민청원을 통해 해결하려고 하고, 사건이 종결돼도 믿지 않는 사태가 벌어져요. 세진: ‘강서구 피시방 살인사건’이 그런 경우입니다. 범인의 동생이 공범인가 아닌가 진실 공방이 있었어요. 경찰이 동생을 공범으로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려도 믿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자꾸 내막에 다른 무엇이 있을 것이라고 의심하는 거죠. 달란: 신뢰를 되찾으려면 기본적인 원칙이지만 ‘팩트체크’가 중요해요. 수사기관을 통해서 사실관계를 철저히 파악하고, 당사자 또는 목격자와 어떻게든 접촉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죠. 현장에 가서 직접 취재도 해야 하고요. 유민: 이런 생각도 해봤어요.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경우 기사에 전제를 다는 거죠. 이 사건은 아직 실체가 밝혀지지 않았으며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만 포함됐을 뿐이라고 말이에요. 자살 보도할 때 하단에 자살을 예방하는 문구를 넣는 것처럼요. 부장: 인공지능이 개인의 취향에 맞는 뉴스만 제공해 다양한 정보를 접하기 힘든 점도 한몫하지. 달란: 개인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정보만 취하게 되죠. ‘확증 편향’이 일어날 수밖에 없어요. 현재 여론의 생리가 점점 더 그렇게 변하고 있어요. 또 언론의 보도보다 자신이 신뢰하는 사람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분석해 주는 정보를 더 믿는 것 같아요. 유민: 정보의 양은 넘쳐나는데 다들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있죠. ‘증권가 지라시’에 도는 극단적인 이야기를 믿는 사람들도 많더라고요. 근거도 없는 음모론을 사실이라 믿고 퍼트려요. 진호: 연령층이 높아질수록 더욱 그런 경향을 보입니다. 명확한 팩트가 나와도 받아들이지 않아요. 달란: 이건 기술이 발전하면서 더 심화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진호: 사실 우리조차 선을 넘을 때가 있어요. 무엇이 진실인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면 사건 자체는 뜨겁더라도 우리는 차갑게 써야겠죠. 정리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시대 역주행하는 소설 같지만 민족 정체성 되짚어 봤으면…”

    “시대 역주행하는 소설 같지만 민족 정체성 되짚어 봤으면…”

    문신 1·2·3 /윤흥길 지음/문학동네/각 408·408·400쪽/각 1만 4800원신문사에서 일하던 시절 윤흥길 작가의 연재소설 원고를 챙겼다는 김훈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로 가듯이 소설을 짊어지고 그 고통스러운 시대를 통과하고 있었다.” 최근 1·2·3권이 출간된 장편소설 ‘문신’은 올해 일흔여섯의 작가가 등단 50주년에 독자들을 향해서 힘껏 내미는 손이다. ‘경박단소’(輕薄短小·가볍고 얇으며 짧고 작음)의 시대. 독자들이 이를 원하고 출판사가 이에 부응하는 시대에 노(老)작가가 내미는 주름진 손. 총 5권인 소설의 4·5권은 내년 상반기에 출간된다. 소설은 황국신민화 정책과 강제 징용이 한창이던 일제강점기 산서(山西) 마을 천석꾼 최명배 가족의 엇갈린 신념과 욕망, 갈등을 그려 냈다. 아버지 최명배는 일제의 토지조사사업 당시 법의 빈틈을 파고들어 막대한 부를 쌓지만, 둘째 아들 귀용은 아버지를 ‘악덕 지주 야마니시 아끼라’라 부르며 사랑채를 턴다. 여기에 ‘기회주의자’ 아버지와 ‘사회주의자’ 동생 모두에게 거리를 둔 장남 부용도 있다. 혼돈으로 가득한 시대, 위압적이고 폭력적인 시대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통과해 나가는 다종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시대를 초월한 인간 본연의 모습을 그린다.제목 ‘문신’은 전쟁에 나가기 전 몸에 문신을 새기는 풍습 ‘부병자자’에서 비롯됐다.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난 작가는 말했다. “학교 선배이신 이규태 선생님 저서 중에 ‘한국인의 의식구조’를 읽다가 부병자자에 눈이 꽂혔어요. 제가 기억하기로도 6·25 때 동네 젊은이들이 입영 며칠 전 집 떠나기 전에 가족들이 보는 자리에서 팔뚝에다가 ‘일심’(一心) 같은 걸 새기는 걸 봤거든요.” 죽은 몸뚱이라도 고향에 돌아오겠다는 간절한 비원이 부병자자에, 그리고 ‘문신’에 담겼다. 왜 다시 일제강점기일까. 작가는 “어떤 면에선 이 작품이 역주행 소설 같다”고 했다. 글로벌 시대를 얘기하는 지금이더라도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관련해 한 번쯤 과거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나 민족성이 망가질 대로 망가진 일제 말기가 작가의 주제 의식을 구현하는 ‘최적기’였다.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문신’은 대하소설에는 못 미치는 ‘중하소설’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토지’처럼 그 시대를 다룬 호흡 긴 소설들에 나오는 전형적인 인간상이 등장한다. 지주집에 먹물 아들들, 생각 많고 냉소적인 첫째와 행동파 둘째, 그리고 이들 형제에 자극제가 되는 친척 같은 것이다. 작가는 이 인물들을 살아 숨쉬게 하는 데 많은 공을 기울였다. 누구보다 빠르게 ‘야마니시 아끼라’로 개명한 악덕 지주 최명배는 실은 전통과 조상 신위를 끔찍이 여기는 인물이라는 식으로. “최명배는 놀부 같은 인물인데, 놀부가 사실은 못된 인간이지만 어떤 면에선 인간의 본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매력적인 인물일 수가 있죠.” 소설은 전반적으로 다지기 잔뜩 들어간 남도 김치같이 풍성한 맛이다(‘다지기’는 ‘다대기’의 바른 말이다). 한평생 국어사전을 끼고 살았다는 작가의 글답게 곳곳에서 출몰하는 다양한 어휘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그런데 또 멈칫할 사위 없이 책장이 막 넘어간다. 문장에 흐르는 유장한 가락 때문이다. ‘둥기당당 쿵덕쿵덕’ 읽으며 뜻을 유추해 보다가 나중에 한꺼번에 국어사전에서 찾아보거나 하면 좋겠다. ‘전두엽이 크지 않아 스스로를 범재라 생각한다’는 작가는 실제 이와 유사하게 소설 공부를 했다고 한다. 야심한 시각 AFKN(주한미군방송)을 소리 죽여 보면서 다음 장면을 상상하는 식으로.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혼돈의 브렉시트… 메이 총리, 의회 표결 연기

    혼돈의 브렉시트… 메이 총리, 의회 표결 연기

    유럽사법재판소 “브렉시트 번복 가능” 반대파 ‘국민투표 재실시’ 주장 탄력영국 정부가 오는 11일(현지시간) 예정했던 브렉시트(Brexit) 합의안 승인투표를 공식 연기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투표를 하루 앞둔 10일 의회에 출석, 예정대로 투표를 실시한다면 상당한 차이로 부결될 수 있어 이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많은 하원의원이 유럽연합(EU)과의 합의안의 대부분을 지지하지만 북아일랜드-아일랜드 국경에서의 ‘안전장치’(backstop)와 관련한 우려가 있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그러나 ‘안전장치’가 없으면 브렉시트 합의 역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전장치’와 관련한 우려를 해결하면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며칠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안전장치’ 방안에 변화를 주기 위해 EU 회원국 정상들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영국 하원의원 650명 중 하원의장 등 표결권이 없는 인원을 제외한 639명의 과반, 즉 320명 이상의 찬성표를 획득해야 한다. 그러나 이미 노동당,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등 야당이 일제히 반대 의사를 밝힌 데다 집권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이 합의안을 반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승인투표에서 메이 총리가 이끄는 정부가 과반은커녕 100표 이상의 큰 표 차로 패배를 기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앞서 유럽연합(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는 이날 오전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를 결정한 영국이 이를 번복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 이로써 브렉시트에 관한 제2 국민투표를 실시하자는 일각의 주장이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관가 인사이드] 사무관 땐 노조, 과장 승진하면 탈퇴?… 노조할 권리, 혼돈의 관가

    [관가 인사이드] 사무관 땐 노조, 과장 승진하면 탈퇴?… 노조할 권리, 혼돈의 관가

    공무원의 ‘노조할 권리’가 지금보다 폭넓게 보장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는 이런 내용의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공익위원 합의안’을 최근 내놨다. 5급 이상 공무원도 공무원노조에 가입할 수 있다. 소방관도 노조를 결성한다. 법외노조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합법화될 전망이다. 관가의 반응은 복잡하다. 변화를 앞둔 공직사회의 솔직한 속내를 들여다봤다.●순환보직 숙명… “가입·탈퇴 반복하겠나” 현행 ‘공무원노조법’에선 6급 이하의 공무원만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5급(사무관) 이상은 일반 직원이 아닌 관리자로 보기 때문이다. 공익위원들은 이 조항이 ILO 핵심협약 중 ‘결사의 자유’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에 삭제해야 한다고 봤다. 이대로 법이 만들어지면 사무관 이상 공무원도 노조 활동이 가능하다. 국가공무원노동조합(국공노)을 포함해 기존 노조에 가입하거나 아예 새로 노조를 만들어 독자적인 목소리도 낼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공무원에게 노조할 권리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직급 제한이 사라져도 직무와 관련한 제한은 여전히 남는다. 인사권 또는 정책 결정권을 쥔 공무원, 부서의 업무를 총괄 지휘하는 보직을 맡은 공무원은 노조에 가입할 수 없다. 예컨대 중앙부처 보직 과장이나 각 부처 기획조정실의 인사담당 공무원은 여전히 노조 가입이 불가능하다. 현장에선 혼란이 예상된다. 공직사회는 ‘순환보직’을 인사 원칙으로 삼는다. 공무원 한 사람이 맡는 업무가 변화무쌍하다. 중앙부처와 그 산하기관 사이의 인사교류에선 일반 직원이 승진하지 않았음에도 관리자로 직무가 바뀌기도 한다. 국가직과 지방직 공무원의 신분이 바뀔 때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법이 바뀌어도 실제로 공무원노조의 조합원 수는 그리 크게 늘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안정섭 국공노 위원장은 4일 “실제로 공무원 노조의 단결권을 확대하려면 직급 제한을 푸는 것보다도 직무에 따른 노조 가입 제한을 푸는 게 중요하다”면서 “본질적인 부분은 해결되지 않고 보수적으로 의견이 나온 것 같다”고 평가했다.●소방관 열악한 처우 개선 목소리 커질 듯 공무원 중에서 특수 업무에 종사하는 ‘특정직 공무원’들은 노조할 권리가 상당히 제한됐다. 법관, 검사, 외무공무원, 경찰관, 소방관, 군인 등이다. 현행법에선 이들 중 6급 이하인 외무행정·외교정보관리직 공무원만 노조 활동을 허용하고 있다. 이들이 맡은 업무가 공공의 질서 유지, 국민의 생명·안전 보호 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익위원들은 이 중에서도 소방관에게 노조 결성·가입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봤다. 소방관은 재난이 발생하면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공무원이지만 국가직과 지방직의 격차가 크고 일부 지방직 소방관들의 열악한 처우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이들에게도 노조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물론 단체교섭권만 허용하는 것이지 단체행동권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 전교조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고용노동부로부터 ‘노조 아님’을 통보받았다. 전교조가 당시 해직된 교사 9명을 조합원으로 받았기 때문이다. 현행법에선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받아선 안 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교원노조법이 개정되면 전교조가 합법 노조로 인정받을 길이 열린다. 공익위원안은 해직자의 노조 가입도 허용하기 때문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내년 6월에 있을 ILO 창립 100주년 기념 총회 전에 전교조 법외노조 처분 문제가 합법화 방향으로 결론이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노조하면서 정치적 중립 가능할까 대한민국 헌법 제7조에 따르면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해 책임을 진다. 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에 따라 보장된다. 국가가 국민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최일선에서 담당하는 노동자가 바로 공무원이다. 물론 공무원 노조가 가진 순기능도 있다. 노조 활동으로 열악한 환경, 불리한 처우에 놓인 공무원들의 근무환경이 개선되는 것은 곧 국가가 국민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도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간 한국에서 노조 활동이 이런 방향으로만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익명을 요구한 중앙부처 서기관급 공무원 A씨는 “좋은 취지에서 열악한 여건을 개선한다지만 그간 노조 활동이 정치적인 이유로 변질했던 측면이 있다”면서 “본보기가 될 만한 훌륭한 노조 활동이 없었는데 공무원 노조가 커지면 부작용과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가는 것 아니겠느냐”고 우려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In&Out] 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할 때다/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장

    [In&Out] 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할 때다/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장

    세계경제는 불확실성의 큰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그동안 풀어 놓았던 엄청난 규모의 돈을 회수하기 시작하자 세계 금융시장이 혼돈에 빠진 것이다. 개발도상국으로 흘러간 낮은 금리의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오기 시작하자 재정 및 외환 구조가 취약한 상당수 개발도상국들이 자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미·중 무역 갈등이 시작되면서 세계경제는 이전에 겪어보지 못했던 미로에 들어서는 느낌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확대일로였던 국제무역이 축소되기 시작할 때 나타날 고통을 예단하기가 쉽지 않다.이와 같은 불확실성은 이미 주요국 주가에 반영돼 최근의 주가 하락이 2018년 주가 상승분을 상쇄하는 모습이다. 비교적 장기투자를 원칙으로 하는 채권시장에서도 개발도상국의 경우 만기 상환 조짐이 나타나거나 상환만기가 단기화된다. 보통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은 일정한 시차를 두고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최종적으로 금융기관의 손익에 반영된다. 최근 금융시장의 빠른 움직임과는 달리 기업과 금융기관의 지표에 당장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보통 새로운 변화가 금융기관의 손익으로 나타나려면 1년 정도의 시차가 소요된다. 그렇지만 경제 내 모든 사람들은 이미 불확실성을 다 함께 감지하고 있고 경기 하강에 대한 걱정도 앞서 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경제주체들의 심리적 안정은 매우 중요하다. 경기 하강기에 나타나는 사람들의 불안 심리가 그대로 행동에 반영되고 결국 현실화되는 자기실현적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불안 심리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경제 안정화 정책이 중요하다. 경제에 대한 비관적 전망의 확산을 막고 경제주체들에게 긍정적 느낌을 심어 주는 일이 중요하다. 국민과의 소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인 것이다. 최근의 경제지표는 그다지 나쁘지 않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전망되고, 소비도 2012년 이후 계속 상승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여 주고 있다. 투자와 건설이 조정 과정이지만 수출은 최고 수준이다. 다만 경제 각 부문에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경제주체들 간 괴리감이 크고 불확실성이 쉽게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런 시기에 경제 안정화 대책들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고소득·자산가의 세금을 저소득층에 보조해 소비를 안정화시키는 일은 보다 일반적인 접근 방식이다. 특정 지역의 투자 촉진을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주도적으로 법인세, 토지사용료, 기타 비용 부담을 대폭 면제하는 방안을 내놓을 수도 있다. 맞벌이 부부를 위한 보육시설, 저소득층 장기 임대주택, 사회 안전시설 확보 등 선진형 경제가 요구하는 지역 밀착형 생활 사회간접자본(SOC)을 대폭 확대해 건설 투자를 보완해야 한다. 특히 기업가 정신이 강한 젊은 세대의 창업이 확산될 수 있도록 역동적인 생태계 조성도 중요하다.
  • [사설] 김명수 대법원장, 언제까지 침묵할 건가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사법행정권 남용 판사들에 대한 탄핵 촉구를 결의한 이후 법원은 연일 내홍에 허우적거린다. 더불어민주당은 탄핵소추안을 즉각 발의하겠다고 나섰고, 야당은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맞선다. 사법부라는 이름의 기차가 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종착역이 있기나 한 것인지 위태로울 뿐이다. 전례가 없는 법관 탄핵 내부 결의는 당장 정쟁으로 비화했다. 국회가 탄핵 촉구를 받아들일지 여부도 정해지지 않은 단계에서 여당 주변에서는 탄핵 대상 법관의 숫자와 이름부터 거론된다. 판사 13명은 확실한 탄핵감으로 오르내리고, 시민단체에서는 6명의 실명을 아예 공개했다. 이렇자 야당에서는 “민주당이 오랫동안 기획한 탄핵 구상”이라며 국회 탄핵안 절차에 동의할 수 없다고 비판한다. 이러니 탄핵 카드가 국회로 넘겨졌음에도 해답이 금방 나올 일이 아닌 것이다. 법관 탄핵소추안은 재적 국회의원 3분의1 이상이 발의해 재적 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한다. 야당의 협조 없이는 여당이 밀어붙인다고 될 일도 아니다. 이런 막중한 사안이 정쟁의 대상이 돼 난타전이 벌어지는데, 시종 침묵하는 김명수 대법원장을 이해하기 어렵다. 탄핵 결의안을 내놓은 법관대표회의의 자격을 두고도 법원 내부의 시비 논쟁은 오히려 갈수록 시끄럽다. 사법부 수장으로서 집안 안팎에서 빚어지는 물의를 보고도 “미래와 과거를 함께 봐야 하니 외롭다”는 식의 선문답만 하고 있다. 심각하게 책임을 방기한 처사다. 혼돈을 겪는 만큼 사법부 신뢰 회복의 성과가 있어야 하건만 그마저도 회의적이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의 법원행정처가 일부 비판적인 법관들에게 인사 불이익을 주려 했던 사실이 명단으로 확인됐다. 세 번이나 셀프 조사를 하고도 “없다”던 판사 블랙리스트가 존재했던 셈이다. 김 대법원장이 직접 해명하고 결단하고 수습할 일이 한둘이 아니다.
  •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병자호란 이후 무너진 국가 권위 회복하려던 ‘조선의 주자’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병자호란 이후 무너진 국가 권위 회복하려던 ‘조선의 주자’

    “우리나라는 작고 힘이 약하여 비록 큰일을 할 수는 없으나 항상 ‘억울함과 애통함을 품은 채 어쩔 수 없는 절박한 심정’을 그대들은 가슴속에 간직하고 잊지 말아야 한다.” “천지가 만물을 낸 것이나 성인이 만사에 응하는 것은 오직 ‘올곧음(直)’일 뿐이었고, 공자와 맹자 이래로 전해온 것도 오직 올곧음뿐이었다. 주자가 임종시에 문인들에게 고했던 말씀도 이에서 벗어나지 않았으니, 제군들은 기억하도록 하라.” -윤봉구가 지은 송시열 묘지(墓誌)송시열이 제자들에게 강조하고 훈계한 내용이다. 나라의 치욕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과 주자의 가르침을 따라야 한다는 것, 그 가르침은 바로 타협하지 않는 ‘올곧음’이라는 것이다. 송시열의 일생의 좌우명을 담은 것이라 할 수 있다.#위기의 시대에 어젠다를 제시하다 우암(尤菴) 송시열(宋時烈·1607~1689년)은 효종, 현종, 숙종 3대에 걸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정치인이자 학자이다. 병자호란 때 나라의 치욕을 목도한 이후 송시열은 벼슬할 생각을 접고 산림에 은거해 학문에 몰두했다가 효종 때에 올린 ‘기축봉사’와 ‘정유봉사’를 통해 이후 나라가 지향해야 할 청사진을 제시했다. 우암은 여기에서 자신의 정치적 신념과 학문적 성과를 드러낸다. 그 내용은 세제를 바로잡고 세금을 공평하게 부과할 것, 궁궐과 신하들의 기강을 바로잡을 것, 궁중의 사치를 금하고 검약을 실천할 것, 내수사를 혁파할 것, 왕이 학문에 힘쓸 것, 속오군이나 대동법 등 정책을 일관성 있게 시행할 것, 공자-주자로 이어지는 학통을 확립할 것, 북벌을 위해 내정을 개혁할 것 등이다. 구체적인 정책뿐 아니라 병자호란 이후 무너진 국가의 기강을 다시 세우고자 북벌을 제시하고 주자학을 이념화해 사상을 단속함으로써 기존의 권위를 공고히 하고자 한 것이다. 병자호란은 임진왜란 때보다 지배층에 더 큰 충격을 주었다. 전 국토가 유린당한 사태는 왜란 때보다 덜했다. 그러나 왕이 직접 항복했다는 치욕과 정신적 지주인 명나라의 멸망으로 사대부 층에서는 기존의 가치와 권위가 흔들리는 혼돈을 겪었다. 이 상황을 타개하고자 무엇을 제안해야 할 것인가. 주자를 깊이 연구해왔던 송시열은 오랑캐의 위협 하에 있는 당시 조선의 상황이 주자가 처했던 남송시대와 유사하다고 봤다. 그리하여 대외적인 문제뿐 아니라 국내 정치, 학문 등 모든 방면에 걸쳐 주자의 권위와 의리를 내세워 주장하게 된 것이다. #이적을 물리치려면 내치부터 닦아야 ‘송시열’ 하면 ‘북벌론’을 떠올린다. 그는 병자호란으로 땅에 떨어진 나라의 자존심을 회복하려고 ‘중화를 존숭하고 이적을 물리쳐야 한다(존왕양이·尊王攘夷)’라는 명분을 시대의 사명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송시열의 북벌론에 관해서는 ‘현실성이 결여됐다’는 비판을 많이 한다. 한편으로 ‘효종은 진심이었으나 송시열은 명분만 동조했을 뿐 실제 결행 의지는 없었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 ‘송자대전’을 보면 송시열의 처지에서 북벌은 언제나 내치의 수행과 연결되는 것이었다. “정사를 잘 수행하여 이적을 물리친다는 것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공자가 ‘춘추’를 지어 ‘대일통(大一統)’의 의리를 천하 후세에 밝히셨으니, 혈기를 지닌 자라면 중국을 존숭해야 하고 이적을 추악하게 여겨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이가 없습니다…(중략)…바라건대 전하께서는 ‘이 오랑캐는 군부의 큰 원수이니 맹세코 같은 하늘 아래 살 수 없다’라고 마음을 굳게 정하여 원한을 잊지 말고 원통함을 품고서 공손한 언사 속에 분노를 더욱 깊이 감추고 예물을 바치는 중에 와신상담하는 마음을 더욱 절실히 가지십시오.” -‘기축봉사’ 효종: 내가 밤낮으로 애써 생각하는 것은 오직 병력을 기르는 일이오, 경이 전에 말하기를 ‘병력을 기르는 일과 백성을 기르는 길은 반드시 서로 방해가 된다’ 하였는데, 어떻게 하면 서로 방해가 되지 않겠소? 송시열: 그것은 신의 말이 아니라 바로 주자의 말씀입니다. 신의 생각으로는 재력에 관계되는 것을 일절 함부로 쓰지 말고 모두 군수(軍需)로 돌리면 군수가 점차 넉넉해질 것입니다. 효종: 주자의 말씀은 과연 하나하나 모두 행할 수 있는 것이오? 송시열: 옛 성인의 말씀에는 간혹 시대와 형편이 달라 시행할 수 없는 것도 있지만, 주자의 말씀은 시대와 형편이 지금과 매우 가깝고 또 주자가 만났던 시대상도 오늘날과 서로 비슷하기 때문에 신은 그 말씀을 하나하나 모두 행할 수 있는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악대설화’ 명나라를 존숭한다는 것은 단지 사대의 의리나 임진왜란 때 구원해준 의리 때문만이 아니다. 명나라는 중화라는 문명의 상징, 정주학이라는 도학의 근원지로 사대부층에는 정신적으로도 부모의 나라였다. 따라서 북벌론은 당시의 급격한 상실감을 메우고 자존심을 부지해주기 위한 하나의 치유책으로 일정한 역할이 있었다고 보인다. 즉 송시열에게 북벌은 실행 가능성의 여부가 문제가 아니라 흩어진 민심을 단속하고 내치를 다지며 국가의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한 동력이었다. #주자를 믿고 이단을 물리치라 송시열: 윤휴의 죄 중에는 무슨 일이 가장 큰가? 권상하: 역모죄가 가장 큽니다. 송시열: 그대의 궁리공부(窮理工夫)가 깊지 못하구나. 권상하: 그렇다면 주자를 모욕한 것이 가장 큰 죄입니까? 송시열: 그렇다. 사람치고 성현을 모욕한다면 무슨 일인들 하지 못하겠느냐? -권상하가 기록한 어록 송시열은 주자의 사상이 조선을 이끌어줄 대안이라 여겼다. 그 자신도 주자학에 조예가 깊어 수십 권의 관련 저서를 남겼다. 이러한 주자학에 대한 신념과 타협을 모르는 강직하고 직설적인 성격으로 주자와 대치되는 학설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비판과 배척을 가했다. 청나라의 현실적 패권을 인정하고자 했던 허적은 역모로 숙청됐다. 경전에 대해 주자의 해석과 다른 해석을 하고 우암의 예설에 반론을 제기했던 윤휴에게는 ‘사문난적’의 이름이 더해졌다. 역모보다 주자를 모욕하는 것이 더 큰 죄라고 여겼기 때문에 역적의 누명은 후에 신원되더라도 사문난적이란 오명은 벗어날 수 없었다. 심지어 역적을 편드는 무리가 역적보다 더 나쁘다는 논리로 윤선거나 윤증과 불화하여 서인 내에 노론과 소론이 갈라지는 계기가 됐다. 송시열은 숙종 15년(1689년) 사약을 받고 죽었다. 그에 대한 평가도 당파에 따라 극명하게 다르다. 노론이 편찬한 ‘숙종실록’의 송시열 졸기에서는 “송시열이 윤휴와 윤증을 배척할 때에 비록 송시열을 존중하는 자라도 혹 너무 지나치다고 하였으나 그 끝에 가서는 마침내 모두 송시열의 말과 같았으므로 세상에서 모두 그 선견지명에 탄복하였다”라고 했다. 그러나 소론이 편찬한 ‘숙종보궐실록’의 송시열 졸기에서는 “한마디 말이 회덕(懷德·송시열)에서 나오면 사람들이 감히 어기지 못하였고, 조금이라도 자신의 의견과 거슬리는 바가 있으면 비록 평생을 복종해 섬긴 자라도 곧 불화하였으니, 의논하는 자가 깊이 이를 근심하였다”라며 그 실상을 보여준다. 숙종 때 당파 간 교체가 있었지만, 영조 이후로 노론이 안정적으로 정권을 유지하면서 송시열은 동방의 주자라는 칭송을 받고 ‘대로(大老)’라 불린다. 그리고 그의 노선은 이후 200여년간 노론의 의리가 되었다. 김성애 한국고전번역원 수석연구위원■‘송자대전’은 왕명으로 편찬·간행… 성에 ‘子’ 붙인 제명 전무후무 문집은 숙종 43년(1717년)과 정조 11년(1787년), 1927년 모두 세 차례 간행됐다. 숙종 때는 활자본으로, 정조 때는 목판본으로 간행됐다. 두 번 모두 국가의 지원 하에 왕명으로 편찬하고 간행했다. 특히 정조 때 236권 102책이란 어마어마한 분량으로 간행한 ‘송자대전(宋子大全)’은 성에 ‘자(子)’를 붙인 제명부터 유례없는 전무후무한 것이다. 문집의 제목은 대개 저자의 호나 시호, 관직명을 붙여 ‘00문집’, ‘00유고’ 등으로 하는 게 일반적이다. 예컨대 숙종 때 발간한 ‘우암선생문집’이 그렇다. ‘우암선생’과 ‘송자’라는 명칭은 우암의 공식적인 위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 하겠다. 이후 우암의 저서와 행적을 정리하고 편찬하는 작업은 끊임없이 이루어져 습유, 속습유, 부록 등을 모두 합치면 261권 113책이란 거질이 된다. 원문은 현재 한국고전종합DB에서 서비스한다. 또 민족문화추진회(현 한국고전번역원)에서 1980년대 ‘송자대전’ 주요 작품을 뽑아 번역해 ‘국역송자대전’을 출간했는데, 현재 완역 중이다.
  • ‘영국발 브렉시트 카오스가 몰려온다’

    ‘영국발 브렉시트 카오스가 몰려온다’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4개월여 앞둔 영국발(發) 혼돈 상황이 글로벌 경제를 강타하는 초대형 악재로 등장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영국은 2016년 6월 23일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유권자의 절반 이상인 51.9%가 ‘탈퇴’에 찬성표를 던지면서 브렉시트를 결정했다.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라 영국은 2017년 3월 29일 EU에 탈퇴 의사를 공식 통보했다. 영국은 그 이후부터 EU와 관련 협상을 진행해 지난 13일 브렉시트 합의문 초안을 마련해 14일 의회의 승인을 받아냈다. 테레사 메이 총리는 내각의 승인에 따라 이달 25일로 예상되는 EU 특별정상회의에서 공식적으로 EU탈퇴 협정에 서명하고, 최대의 난관으로 꼽히는 의회 비준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에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2년 후에는 자동 탈퇴하게 된다. 그 시한이 내년 3월 29일이다. 현재 영국 내에서는 브렉시트 협정 합의문 초안을 놓고 혼란이 증폭되고 있다. 초안에 반발한 도미니크 랍 브렉시트부 장관, 에스더 멕베이 노동·연금장관 등 5명의 각료가 사임했고, 집권 보수당 내에서도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국민들 사이에서는 브렉시트를 후회한다는 ‘리그렉시트’(Regrexit’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EU 탈퇴 여부를 재투표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미뤄볼 때 영국이 혼란스럽게 EU를 떠나게 될 공산이 크며 세계 5위 경제국 영국과 EU의 불안한 결별이 글로벌 경제가 위태로운 시기에 이루어지는 만큼 초대형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CNN에 따르면 세계 3위, 4위 경제국 일본과 독일 경제는 하강국면에 들어섰고 2위 경제국 중국은 이미 경기 둔화세가 뚜렷하다. 선진 4개국 중 3개국 경제가 곤두박질치면서 잘 나가는 미국 경제마저도 내년에는 그 영향권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과 독일 경제가 4분기에는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경제성장률이 올해 2.9%에서 내년은 2.5%로 둔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글로벌 증시에는 이미 전조가 나타나고 있다.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합의문 초안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증시에서는 금융주들이 급락했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지난주 미국 증시에서 14%를 폭락했고 바클레이스는 8%나 떨어졌다. 미국 증시 주요 지수인 S&P500지수는 9월 21일 직전 최고치에서 7% 이상 빠졌다. 글로벌 경기 둔화 신호가 강해지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미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충격, 유가 급락, 기업 실적 악화 등이 투자 심리를 짓누른 탓이다. 이런 악재가 페이스북과 애플, 아마존 같은 대형 블루칩(우량주)들로 옮겨 붙으면서 전반적인 지수 하락을 부채질했다. 컴버랜드 어드바이저스의 빌 위서렐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의회의 거부가 노 딜(no-deal) 브렉시트 우려를 높였을 것”이라며 “이는 시장에 매우 부정적인 신호”라고 지적했다. 미국 달러가 계속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걱정거리다. 달러 가치는 올 들어 약 5% 상승했다. 달러화 가치가 오르면 해외에서 미국산 제품 가격이 더 올라 덜 팔리고 다국적 기업들이 해외 매출을 송환할 때 손해를 준다. 혼란의 브렉시트는 이와 맞물려 파운드화와 유로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킷 저키스 소시에테제네랄 투자전략가는 “유로존 경제는 그것을 견디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재정적자 감축을 놓고 EU와 갈등을 빚고 있는 이탈리아가 또 다른 유럽 위기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달 18일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2.4%로 설정한 예산안을 내놨다. 이는 전임 정권 목표치(0.8%)의 3배가 넘는 규모다. EU는 제재 대상인 3% 상한에는 미치지 않지만 이탈리아가 감당할 수 없는 규모라며 수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EU가 제시한 시한인 13일까지 수정안을 보내지 않았고 EU 측은 이탈리아에 대한 제재를 검토 중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신서유기6’ 한국편, 역대급 대방출 게임…제작진 “피오가 하이라이트”

    ‘신서유기6’ 한국편, 역대급 대방출 게임…제작진 “피오가 하이라이트”

    tvN ‘신서유기6’ (연출: 나영석, 신효정)에서 한콩일 특집의 마지막 한국편이 시작된다. 지난 주 방송된 tvN ‘신서유기6’에서는 ‘어메이징 레이스’의 경품이 공개됐다. ‘금손’ 은지원은 100분의 1의 확률로 아이슬란드 오로라 여행권을 뽑았고, 이수근은 단번에 크루즈 여행권을 뽑아 제작진을 멘탈 붕괴에 빠뜨렸다. 또한 기상미션에서는 ‘신미’ 안재현이 신들린듯한 활약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시청률 역시 평균 6.3%, 최고 7.3%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닐슨코리아/전국/유료플랫폼 기준) 오늘(18일) 밤 10시 40분에는 ‘한.콩.일’ 특집의 마지막, 한국편이 그려진다. 한국과 홍콩, 일본의 기념품들을 걸고 또 한번의 대방출 게임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번 ‘신서유기’ 시즌5와 6에서 했던 게임들 중 가장 재미있었던 게임들을 모았다는 전언. 서로 취향이 비슷한 강호동과 안재현, 이수근과 은지원, 송민호와 피오가 팀을 이뤄 2:2:2 대결을 펼친다. 특히 이날 많은 시청자들에게 폭풍 웃음을 선사한 ‘고요 속의 외침’ 게임이 업그레이드 되어 돌아온다고 해 기대를 높인다. 지난번보다 게임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피오의 모습이 이날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라는 제작진의 귀띔. 뿐만 아니라 이날 방송에서는 3:3 편을 나눠 레이스도 펼쳐진다. 갑작스럽게 시작된 레이스에 각 팀의 주장인 강호동과 이수근이 당황했다는 후문. 이어 은지원은 멤버 모두를 의심하는 모습으로 레이스를 혼돈에 빠뜨렸다고 해 본 방송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한편 tvN ‘신서유기6’는 매주 일요일 밤 10시 40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1차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마크롱의 뼈 있는 연설

    1차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마크롱의 뼈 있는 연설

    “서로에 대한 공포심을 조장하지 말고 희망을 건설합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차 세계대전의 종전 100주년 기념식에서 70여개국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뼈 있는 연설을 했다. 이날 기념식은 파리 개선문과 샹젤리제 거리 일대에서 성대하게 진행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개선문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한 뒤 연설에서 굳은 표정으로 세계의 지도자들에게 “배타적 민족주의는 애국심의 정반대”라면서 “낡은 망령들이 혼돈과 죽음의 씨앗을 뿌리려고 되살아나고 있다”면서 “역사는 때로는 조상들이 피로 맺은 평화의 유산을 뒤엎고 비극적인 패턴을 반복하려고 한다”며 경각심을 촉구했다.마크롱은 이어 “우리는 지구온난화, 환경 파괴, 빈곤, 기아, 질병, 불평등, 무지 등 세계에 닥친 위협들을 함께 물리치자. 퇴행과 폭력, 지배에 맞서 싸우자”고 강조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 주요국 정상들이 참석했다. 1차대전 당시 승전국이었던 프랑스, 미국, 러시아 등은 물론, 패전국인 독일과 터키(옛 오스만튀르크) 정상들까지도 한데 모여 전쟁의 의미를 되새기고 세계 평화를 염원했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하면서는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각별히 친근감을 표시하기도 했다.이날 트럼프 부부가 탄 차량이 행사장으로 접근할 때 급진페미니스트 단체 페멘(Femen)의 여성 회원이 상의를 벗은 채 반라로 접근하다가 프랑스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이 여성의 상반신에는 트럼프를 겨냥해 ‘가짜 평화중재자’(fake peacemaker)라는 글귀가 적혀있었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이 전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다양한 문화적·인종적 배경의 고교생들이 모여 1차대전에 참전한 10대의 어린 병사들이 남긴 편지를 낭독해 참석자들을 숙연하게 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파란 눈 선교사, 격동의 조선을 말하다

    파란 눈 선교사, 격동의 조선을 말하다

    캐나다 출신 게일 1888~1897년 기록 을미사변 등 역사 현장 생생하게 전해 조선인 묘사 눈길·유교식 교육 혹평도‘전하는 중전마마를 생각하며 울고 계셨다. 일본인이 중전을 죽였다고 말씀하셨다. 왕후의 복수를 하는 자에게는 자신의 머리칼이라도 잘라 신을 삼아주겠다 했다.’ 명성왕후가 일본 낭인들에게 시해된 날 캐나다 선교사 제임스 S 게일(1863~1937)이 목격한 고종의 인상이 담긴 저서 ‘Korean Sketches’의 한 대목이다. 게일은 을미사변을 이렇게 평가한다. “조선인뿐 아니라 다른 나라 사람들 마음에도 안 좋은 인상을 심어주었는데, 일본 정부가 진실하다는 것은 산신이나 귀신조차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런 것이었다.”새 책 ‘조선, 그 마지막 10년의 기록’은 선교사 게일이 1888년 입국해 1897년까지 조선 방방곡곡을 훑은 기록인 ‘Korean Sketches’의 번역서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에선 진작 출간됐고, 서울역사박물관에 원서 초판만 전시됐던 것을 우리말로 옮겼다. 격동기 조선에 몸담은 채 을미사변을 비롯한 역사 현장을 생생하게 전해 흥미롭다. 게일은 선교사로 조선에 입국했으면서도 구운몽, 심청전, 춘향전을 영문 번역해 서양에 소개한 인물이다. 최초의 한영사전을 만들 만큼 조선에 해박했던 한국학 학자이기도 하다. ‘게일만큼 한국을 잘 아는 사람이 없다’는 어느 외국인 저서의 구절대로 게일은 당시 조선을 한국 사람보다 더 세밀하고 날카롭게 기록, 평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조선인에 대한 생생한 묘사다. ‘이 평범한 바지 폭이 어느 정도인고 하니 극동지방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불상을 덮는 것은 물론, 뉴욕 자유의 여신상 속옷으로 입혀도 될 정도이다.’ 대부분의 조선인들이 입고 있던 바지를 소개한 대목이다. 전국을 다니면서 묵었던 구들방에 대해서는 이렇게 전하고 있다. ‘비좁은 초가집에서 잠을 잔다는 것은 그야말로 고역이었다. 방은 절절 끓어올라 이불을 걷어찰 수밖에 없었는데 밤새 불꿈에 시달리고 헐떡대며 아침이 오기만을 기다릴 뿐이었다.’ 양반, 선비를 보는 시각도 예사롭지 않다. ‘양반이 뿜는 침착하고 평온한 기운은 풀리지 않는 동방의 신비였다. 모든 특성의 바탕을 이루는 평온함이라는 특질에 있어 양반은 가히 달인이었다. 잘못된 표정이나 몸짓 한 번에 모든 걸 망칠 수 있는 사상 최고의 작품을 연기 중인 배우라도 되는 듯 말이다.’ 선비에 대해선 또 어떤가. ‘선비 두 명만 있으면 온종일 재미있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를 글자 한 자에서 끌어낼 수 있었는데 한자가 약 2만자쯤 되니까 그들은 반백년 동안 재미있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를 축적하고 있는 셈이었다.’ ‘나에게 조선이란 전 세계에서 가장 마음이 끌리는 나라이다.’ 조선을 바라보는 시선의 바탕은 틀림없이 애정으로 비친다. 하지만 어두운 부분을 들추는 데도 주저하지 않는다. 특히 유교식 교육은 혹평 일색이다. ‘조선에서 교육이란 발에 붕대를 감는 것처럼 정신에 석고 깁스를 둘러치는 것이다. 깁스가 굳고 나면 성장이나 발전은 완전히 멈추게 된다.’ 열강 각축에 따른 풍전등화의 조선을 게일은 이렇게 쓰고 있다. ‘현재 상황은 이들이 여태까지 구축한 삶의 방식뿐 아니라 사회체계까지 파멸로 몰아가고 있으며 기독교가 이들에게 전파되지 않는 한 이 나라의 운명은 미신숭배, 무신론, 그리고 혼돈 속에서 소용돌이칠 것으로 보인다.’ 조선을 그토록 사랑한 한국학 학자였지만 선교사의 피는 속일 수 없었나 보다. ‘왕부터 천민까지 생활 속에서 행하는 모든 것이 조상숭배라는 난해한 체계 그 자체와 결합돼 있다.’ 조상숭배를 종교처럼 들여다본 게일은 선교사의 시선으로 책을 마무리한다. “제사를 올리고 예를 그렇게 다했음에도 조선 사람들의 조상은 자손들을 결국 이런 상황에 처하게 했다. 영적인 삶과 이승의 번영이 고갈된 이 땅이, 이제는 무의식 중에 자신의 손을 내밀어 도움을 청하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NBA 애틀랜타 출신 패터슨 호주 공항서 애완견 밀반입 걸려

    NBA 애틀랜타 출신 패터슨 호주 공항서 애완견 밀반입 걸려

    미국프로농구(NBA) 애틀랜타 등에서 뛰었던 라마르 패터슨(27)이 1일(현지시간) 호주 브리즈번 공항에 도착한 뒤 손가방에 애완견을 숨긴 사실이 발각됐다. 그는 호주프로농구 브리즈번 불릿츠 구단에 입단하기 위해 이날 도착했는데 아침 시간 대부분을 세관 직원들과 실랑이하는 데 보냈다고 구단은 밝혔다. 그는 미국 국내선으로 아메리칸항공(AA)을 이용했는데 이 여객기에는 애완견 탑승이 허용됐다. 그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콴타스항공 여객기로 환승했는데 콴타스는 호주 당국의 엄격한 검역 규제 때문에 시각장애인 안내견 등만 객실에 탈 수 있고 대다수 반려동물은 화물기를 이용하도록 하고 있는데 공항이나 항공사 쪽에서 이를 미리 점검해 차단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안드레이 레마니스 코치는 패터슨이 미국 공항 관계자에게 애완견과 함께 여행이 가능한지 물어 괜찮다는 답을 들어 “약간의 혼돈”이 벌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 일간 쿠리어 메일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가 (LA 국제공항에) 이르렀을 때 누구도 그것에 대해 말해주지 않았다. 그는 보안요원을 통과해 어쨌든 비행기까지 탔다”고 말했다. 호주 출입국 당국은 ‘코비(kobe)’란 이름의 프렌치 불독 애완견을 검역 검사를 받게 한 뒤 2일 미국으로 다시 보낼 계획이다. 지금은 이혼한 할리우드 배우 자니 뎁과 앰버 허드 부부는 2015년 호주에 입국하면서 반려견 피스톨, 부와 함께 했다가 적발돼 이듬해 정식으로 호주 정부에 사과하는 등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시론] 분노 범죄, 개인 문제가 아니다/오세연 세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시론] 분노 범죄, 개인 문제가 아니다/오세연 세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최근 전 국민적 공분을 산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에서 보듯이 통제되지 않는 분노는 무서운 결과를 낳는다. 이러한 분노 범죄는 화를 참지 못하고 순간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예측도 어렵다. 분노는 살인, 방화, 폭행 등 강력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살인 사건 중 39%가 화를 참지 못해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분노의 한 원인인 현실 불만까지 포함하면 44%가 분노 살인에 해당한다. 경찰청의 보복 운전 단속 결과를 보면 적발 인원 3명 중 1명은 단순한 차선 변경이나 끼어들기를 참지 못하고 순간 화가 난다는 이유로 보복 운전을 했다.2014년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조사에서도 우리나라 성인의 절반 이상은 분노 조절이 잘 안 돼 노력이 필요한 상태로 나타났다. 또 10명 중 1명은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고위험군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분노를 참지 못하는 것일까. 실직, 사업 실패 등으로 인한 처지 비관, 현실에 대한 만성적 분노는 스트레스를 심화시켜 정상적인 사고를 어렵게 하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판단 능력을 손상시킨다. 학계는 이러한 상황에서 인간은 전반적으로 반사회적 행동에 취약해지기 쉽다고 본다. 사회로부터의 고립으로 인해 열등감과 실패를 경험하면 자아 존중감이 낮아지고 자아 정체성에 혼돈이 오게 된다. 분노, 우울, 불안을 적절히 해소하지 못하면 불특정 상대에 대한 폭력적 표출을 통해 무너진 자아 존중감을 회복시키려는 시도로 나타난다. 지속적인 좌절이 분노를 눈덩이처럼 키우는 ‘분노의 스노볼’ 효과에 의해 사회적 분노 형태를 띠는 것이다. 분노 범죄를 개인적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되는 첫 번째 이유다. 정신의학계에서는 반복적 분노 폭발이나 인격·행동 장애는 뇌속 신경호르몬 분비 이상으로 남들보다 충동을 억제하는 능력이 생리학적으로 적을 수 있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어렸을 때부터 경쟁 구도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압박, 자신에 대한 부당한 대우 등 스트레스 상황에 자주 노출되고 이러한 부정적 경험이 오랫동안 쌓이면서 분노 조절이 안 되는 경우도 많다. 안정된 애착과 신뢰를 바탕으로 정상적인 유대 관계를 갖지 못한 사회적 약자들은 유대 관계의 결여로 인해 자존감이 낮기 때문에 주변 사람에게 거부당하거나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무시하는 행동에 대해 참지 못하고, 다른 범죄 요인들과 결합하면서 공격성을 표출하게 된다. 핵가족화,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일상에서 분노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치유하거나 갈등을 해소해 줄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이 부족한 것도 분노 조절 장애를 키우는 요인이다. 심리적 안전을 찾을 수 있는 가족, 친지의 부재로 인해 사소한 자극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분노가 범죄로 폭발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발전을 갈구하며 빠른 속도로 성장해 온 우리 사회가 최근 정체기를 만나 기대와 현실이 괴리되는 것에서 오는 좌절감도 사람들을 점차 참지 못하게 한다. 분노 범죄가 더이상 개인적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라고 보는 두 번째 이유다. 따라서 분노 범죄에 대한 사회적 심각성을 인식하고, 범죄 예방적 차원에서 다양한 심리 치료를 통한 분노 조절 대응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분노 범죄는 단순히 재산 범죄, 풍속 범죄와 달리 극한 상황에서 자신의 생명은 물론 타인의 인명을 해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더 예방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 기관들 간의 협력을 통해 분노 범죄에 대한 공식 통계와 정보를 공유하고, 범죄 발생 우려가 있는 잠재적 위험군을 분류해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분노 조절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사회적 지지 그룹이나 전문가를 통한 개인 상담 등을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돼야 할 것이다. 또 사건이 발생하면 경찰은 즉각적인 출동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공공기관은 국가주도형 정신건강 컨트롤타워를 세워 상담과 치료가 필요할 경우 적극적인 지원을 하는 등 체계적인 분담을 통한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미국처럼 강제적인 분노 조절 교육 프로그램 이수 명령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치료 시기가 늦어지면 더 심각한 범죄를 저지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사회 구조적 모순에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 등 좌절과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 노숙자, 실업자 등 취약 계층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적절한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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