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혼돈
    2026-06-12
    검색기록 지우기
  • 본적
    2026-06-12
    검색기록 지우기
  • 원주 DB
    2026-06-12
    검색기록 지우기
  • 부실
    2026-06-12
    검색기록 지우기
  • 소음
    2026-06-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390
  • 새로운 중세­21세기의 세계체제(미래를 보는 세계의 눈)

    ◎일 다나카 아키히코/냉전후 21세기 새 세계체제 예상/NPT­WTO 등 다양한 국제질서 발전 전망 지난 10년동안에 일어났던 국제정치의 현상 가운데 가장 드라마틱한 것을 말하자면 냉전의 종결일 것이다.21세기를 바라보는 현재를 특징지을때 가장 즐겨 사용되는 말은 「냉전후」라는 단어다. 그러나 냉전후라는 것 이상 현재와 미래를 특징지우는 것은 없는가,냉전후라는 말만으로는 현재와 미래를 향한 변화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다,현세계를 특징지우는 새로운 개념이 필요하다는 것이 저자 다나카 아키히코(전중명언) 도쿄대 교수의 문제제기다. 냉전하에서 자유주의 체제와 공산주의 체제 양 진영은 ▲선전 교화 설득 경쟁 ▲각 진영의 경제 경쟁 ▲제3세계에 있어서의 발전 경쟁이라는 3차원에서 싸웠지만 70년대 이후 자유주의 진영은 승리를 거두어 왔다. 그렇다면 냉전 종결에 따라 세계는 어떤 모습을 띠게 될 것인가.냉전후 특히 걸프전 이후에는 미국의 군사적 경제적 압도적 지위를 강조하는 글들이 수없이 발표돼 왔다.이같은 논의는 세계 체제가 미국을 단일 정점으로 하는 단극체제로 발전돼 나갈 것이라는 예상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새로운 개념 필요 하지만 저자는 냉전 종결이라는 극적인 변화 때문인지 바로 전까지 무성하게 논의되던 「미국의 몰락」이 잊혀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저자는 냉전과 함께 전후 세계를 특징짓는 또 하나의 요소는 미국의 패권(헤게모니)이었다면서 미국의 패권은 냉전종결 이전에 이미 쇠퇴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전후 미국의 패권체제가 자유무역,국제통화의 안정,국제체제를 확립하는데 이바지했음을 지적한다.또 냉전체제가 평화 특히 주요국가간의 평화를 가져오는데 크게 이바지했음을 강조한다. ○미국의 패권 쇠퇴 그러면 포스트 패권,포스트 냉전 시대는 평화도 자유무역도 국제체제도 국제통화의 안정도 무너지는 시대가 될 것인가.저자의 대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미국이 경제 군사면에서의 압도적 지위를 상실함에 따라 국제통화의 안정이 흔들렸지만 국제경제질서를 괴멸시킬 정도로 교란되지는 않았다.신보호주의나 지역주의의 대두에도불구하고 자유무역주의는 오히려 진전되고 있다.국제체제도 유엔은 물론 핵관리의 NPT체제,석유의 안정적 공급관리를 위한 석유체제,유엔해양법조약에 따른 국제해양질서체제,경제질서의 WTO체제 등 다양한 국제 체제가 세워지거나 안정되고 있다. 패권이 흔들리면 전쟁으로 연결되던 근대시대와는 달리 포스트 패권,포스트 냉전시대에도 평화와 자유무역,국제체제,국제통화의 안정 등이 유지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제도의 관성,국제협력체제가 미국만의 이익이 아니라 제국가에게도 이익이 된다는 합리성,상호의존의 진전 등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특히 상호의존은 국가사이에서만이 아니라 대기업,환경보호그룹,노동조합등 비국가조직 또는 네트워크와 국가의 상호의존도 증대하고 있다는 점이 강조된다. 여기서 저자는 현단계의 세계체제가 「새로운 중세」로 이행해 가고 있다고 본다.중세의 특징은 국제체제에 있어서 주체의 다양성­신성로마제국과 제후의 공존,나름대로의 권력을 갖고 있던 로마교황과 사교의 병존­과 이에 따른 귀속의식의 복잡함,국내정치와 국제정치의 구별의 곤란함,영토와 주체의 관계의 유동성,이데올로기의 보편성 등이 꼽힌다.반면 근대국가 체제하에서는 국제체제에서 행동하는 주체로서는 주권국가가 압도적 지위를 갖게 되며 이데올로기의 대립이 첨예하게 벌어진다. 현단계의 세계체제는 냉전의 종결에 따라 자유민주주의라는 이데올로기의 보편성이 확립되고 있고 주체가 다양해지고 있으며 개인의 귀속의식이 복잡해지고 있는 점,국내문제와 국제문제의 구별이 어려워지고 있는 점등 중세적인 특징이 증가하고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다만 경제의 상호의존성은 중세와 새로운 중세가 현저히 다른 점이라고 말한다. ○중세적 특징 증가 저자는 현세계체제가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가 성숙돼 새로운 중세를 맞고 있는 국가군­미국 서유럽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과 아직도 근대권에 머물고 있는 국가­대부분의 발전도상국,이에도 못미치는 혼돈권­르완다,미얀마­등 3권역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한다.한국은 신중세권에 근접한 근대권 국가로 분류되며 북한은 혼돈권에 가까운 근대권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혼돈 등 3권역 분류 새로운 중세의 시대는 안정되고 평화로울 것인가.이에 대해서는 그렇다 또는 아니다를 말할수 없다고 한다.새로운 중세권 국가간에는 안정 가능성이 높지만 근대권 국가와의 사이에서는 반드시 안정되리라는 보장은 없다.이와관련 새로운 중세가 보다 바람직한 형태로 자리잡는지 여부는 앞으로 20∼30년동안 「새로운 중세」와 「근대」가 대결하고 있는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움직임이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저자는 보고 있다. 아시아지역에는 서사군도·남사군도,센카쿠열도(조어도),독도 등 영토문제와 중국과 한반도의 분단,군사력의 증강 등 근대적인 요소들과 경제의 상호의존의 증대,정보화,다양한 지역조직 등 새로운 중세적인 요소들이 공존하고 있다.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새로운 중세권으로의 이행은 앞으로 세계체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저자는 예상한다.일본경제신문사 발행.2천3백엔.
  • 이 난국에 총파업이라니(사설)

    민노총은 노동법 재개정작업이 자신들의 기대에 부응치 못한다고 판단,오는 28일부터 제4단계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우리는 국가적으로 여러모로 어려운 이 난국에 총파업은 적절치 못한 일임을 지적하며 민노총측에 총파업계획철회를 촉구하는 바다. 지난번 노동법사태로 빚어진 경제적 손실만해도 생산차질 2조9천억원,수출차질 5억달러에 달한다.거기에 설상가상으로 한보사건이 터져 국가경제 전체가 흔들리고 있는 판에 또다시 총파업을 한다면 이 나라 경제는 어떻게 되겠는가.경제가 살아야 일자리도 보장된다는 것을 노동계는 깊이 인식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심각한 국가적 위기에 처해 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국민적 일체감이 갈가리 찢겨 국가의 구심력이 희미해졌다는 점이다. 국민은 가치관의 혼돈속에 모두를 위한 대리는 외면한 채 제각각 소리,제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하며 남만을 탓하는 싸움질에 열중하고 있다. 어느때보다 단합이 중요한 지경에 지하철·병원 등 공공부문 노조까지 참여하는 총파업을벌일때 과연 그것이 개개 노조원에게 이로운 결과를 가져다줄 것인지 곰곰 생각해봐야 한다.가라앉는 배위의 밥그릇싸움에 함께 망하자며 박수를 보낼 국민이 있을지도 의문이다.더욱이 국회가 노동법 재개정작업에 임하고 있지 않은가.원래 입법활동은 쟁의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때문에 이를 빌미로 파업을 하는 것은 명백한 실정법 위반임을 환기시키는 바다. 무역적자와 외채급증,국제경쟁력 쇠락 등의 책임이 유독 노동자에게 있는 것은 아니다.정부·기업인·노동자,국민 모두의 공동책임이듯 경제회생을 위한 경쟁력강화,허리띠 졸라매기에서 노동자도 예외일 수 없다.밥그릇싸움은 노조와 국민이 일치단결,경제를 살려낸 뒤 해도 결코 늦지 않을 것이다.
  • 리더십의 위기/차동세 KDI원장(시론)

    『리더란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그들이 하고 싶어하지 않는 일을 하도록 하고 나아가서 그 일을 좋아하도록 만들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트루먼의 말이다. 어느 사회에서나 리더가 있고 그 리더를 믿고 따라가는 그룹이 있다.한 사회의 효율성이나 성취도는 그 사회 구성원의 평균적 능력보다 오히려 그 사회를 끌고 가는 리더의 능력이나 리더십에 더 좌우되는 것 같다.모세의 탁월한 리더십이 유태인의 탈애굽을 성공시켰고 링컨의 리더십이 남북전쟁에서 북군의 승리를 가지고 온 결정적인 요소였다. 선진국일수록 그 사회를 끌고 가는 리더그룹이 제 역할을 하고 있고,후진국일수록 리더들의 역할이 미미하거나 아니면 오히려 해를 끼치고 있다. ○엘리트그룹 리더십 결핍 우리사회는 지난 30년동안 눈부신 발전을 해 왔다.그래서 이제는 선진국 문턱에까지 올라섰고 OECD에도 가입하였다.그러나 우리사회에서는 지금 우리경제의 장래에 대해 광범위하게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그 위기감의 실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것은 바로 리더십 위기라는 생각이 든다.우리 사회를 끌고 가는 엘리트그룹의 리더십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우리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으로 보면 정치지도자들의 역할이 가장 크다.그러나 과연 우리의 정치지도자들중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국민 전체의 존경을 받으며 그러한 존경을 바탕으로 우리사회를 효율적으로 끌고 가고 있는가? 정치지도자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중에 자신의 정치적·경제적 이해타산이 아니라 확고한 철학과 비전을 가지고 국가 사회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얼마나 될까? 국민이 좋아하지는 않지만 사회전체의 이익을 위해서 해야 할 일을 하도록 국민을 설득시킬수 있는 능력과 용기를 가진 정치지도자가 몇이나 될까? 우리사회의 앞날을 결정하게 될 젊은이들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대학도 마찬가지다.많은 학생들이 아직도 이데올로기의 혼돈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도 대학교수들이 발벗고 나서 젊은이들을 건강한 지식인으로 교육시키려고 하는 모습은 눈에 띄지 않는다.학생들이 옳지 않은 생각과 행동을 할 때 용기있게 나서서 바로잡아 주려는 대학사회의 리더십이 아쉬울 뿐이다. 기업에서도 마찬가지다.국내 굴지의 재벌중에 나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야 어찌됐건 아랑곳하지 않고 내 기업의 눈앞 이익만 추구하기 위해 임금상승을 주도해 온 기업은 없는지?이제 우리기업중에서는 모든 면에서 모범이 됨으로써 우리 기업계를 실질적으로 끌고 가는 어른 기업이 나와야 할 것이다. 정부를 비롯한 공공부문에서도 진정한 리더십을 행사하는 인사들이 몇 사람이나 되는가?국가와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끌고 가겠다는 확고한 의지와 사명감을 가진 사람보다는 무사안일과 책임회피를 일삼으면서 오로지 자신의 출세만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기회주의형 인사들이 실제로 더 성공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은지? ○확고한 철학·비전 가져야 우리사회를 선진사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기업·대학 그리고 정치무대에서 진정한 리더그룹이 형성되어야 하겠고 그들이 본연의 리더십을 행사하여 우리사회를 끌고 가지 않으면 안된다.자신의 이익을 희생하면서도 사람들이 옳지않은 방향으로 나가려고 할때 그것을 단호히 막을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들이 우리사회 각 분야의 리더가 되어야 한다. 지금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 헤맬 것이 아니라 알고 있는 정답을 실천할 수 있는 용기와 결단 그리고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한 때이다.그것이 바로 우리경제를 낭떠러지에서 구하는 길이다.
  • 북의 전쟁모험 경계해야/황장엽 자술서에 담긴 메시지(사설)

    황장엽 비서의 망명이 우리 분단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중대 「사건」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비단 북한 권력구조 안에서 그가 차지하고 있던 높은 지위 때문만은 아니다.북한내 사정이 그들의 핵심이념인 주체사상의 창시자가 등을 돌리지 않을 수 없는 모순과 혼돈의 지경에 이르렀다는 점이 더욱 충격적이 아닐 수 없다.이는 북한의 사회주의경제가 벼랑에 몰렸을 뿐 아니라 정신적 지주,이념체계마저 뿌리째 흔들리고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황장엽 비서가 망명신청직후 한국대사관에서 작성한 자술서와 망명을 결심하는 과정에서 쓴 서신들은 철들어 50평생을 공산주의선교자로 살아온 한 원로가 오늘날 북한의 모순적 현실에서 느끼는 깊은 회의와 개인적 고뇌를 진솔하게 담고 있다.인생 황혼기에 지난날을 회고하며 자신으로선 순수한 이상을 좇아 정립한 주체사상이론이 한낱 김일성·김정일부자의 세습독재를 합리화시키는 도구로 전락하고 북한이 사회주의 아닌 김부자의 봉건국가가 돼버린 허망한 현실에 깊은 자괴심을 느낀 것 같다.민족 앞에 속죄하는 심정으로 모순투성이 존재가 돼버린 북한실상을 정확히 알려 북의 전쟁도발을 막고 평화적 통일을 가능케 하는데 여생을 바치겠다는 결의에서 망명을 결행했음을 읽게 된다. 그는 자신의 망명동기에 대해 『우리민족을 불행으로부터 구원하기 위한 문제를 남의 인사들과 협의하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공산주의자로서보다 민족주의자로서의 고뇌를 읽게 하는 대목이다. 황비서가 북에 대해 느끼는 갈등은 노동자·농민의 지상낙원을 이룩했다면서 국민을 굶어죽게 만들고 평화통일을 떠들면서 남쪽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며 전쟁준비에 여념이 없는 김정일등의 모순된 언행일 것이다.이런 북의 실정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한눈만 팔고 있는 남쪽 동포도 그를 답답하게 만드는 존재였다.북을 제대로 알고 적절한 대비책을 마련토록 충고해주지 않으면 또다시 동족상잔의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불행스러운 확신에서 가족과 안락한 삶을 버리고 망명을 결행했음을 그는 고백하고 있다. 우리는 황비서의 메시지를 차분하게 분석하여 통일정책·대북정책의 교훈을 추출해내고 그가 가지고 있을 정확한 정보를 통해 북한실정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는 일에 주력해야 한다.북한 최고위급의 망명이라는 외형에 흥분,요란스러운 홍보용 사건으로 만들어서는 안된다.온갖 추측보도와 흥미위주의 내막 까발리기경쟁을 벌이는 언론의 상업주의도 자제되어야 한다. 그의 메시지 가운데 특히 소홀히 다뤄서는 안될 대목은 그의 망명이 북한이 바로 붕괴함을 예고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그는 『독재체제가 너무나 째이고 탄압이 너무나 무자비하다 보니』 농민폭동도 일어나지 못하며 경제가 파탄이 되어도 『민심이 일정한 이념을 가지고 통치의 부당성을 주장하고 나설 정도로 성숙치 못했다』고 지적한다.따라서 북이 경제에 이어 이념적 파산에 직면했지만 붕괴에 앞서 평소 『전쟁밖에 출로가 없다』고 믿어온 김정일 등이 최우선적으로 강화해온 무력으로 전쟁을 도발하는 이판사판의 선수를 칠 가능성이 크다는 경고다.이념적 파탄에 처한 북의 최후의 모험을 사전봉쇄,조만간 평화통일이 찾아올 수 있도록 차분하게 대책을 세우는 것이 황비서의 모든 것을 건 망명의 의미를 살리는 길이 될 것이다.그의 망명이 그의 소망대로 남과 북의 화해와 통일에 도움을 주는 역사적 사건이 되기를 기대한다.
  • 무너지는 주체사상/창시자 황의 망명으로 이데올로기 종언

    ◎김정일 백두산출생설·지도자 호칭 만들어 북한을 집으로 비유한다면 「주체사상」은 이를 지탱하는 가장 큰 기둥이다.주체사상은 정치적으로는 김일성·김정일의 후계체제를 합리화하는 이론적 배경이고,사회적으로는 외래사조를 차단하는 방패막이 역할을 하고 있다.따라서 주체사상은 오늘날 북한에서 하나의 통치이념 차원을 넘어서 종교의 교리에 가까울 만큼 신성화되어 있다. 북한체제를 떠받치고 있는 이 주체사상을 체계화한 인물이 바로 황장엽이다.황이 주체사상을 체계화한데는 2가지가 큰 힘이 됐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하나는 먼저 체계적으로 철학을 연구했던 것이고 다른 하나는 황의 김일성·김정일과의 특수관계이다.황의 철학연구는 52년 모스크바 유학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며 그뒤 김일성대학총장을 지낼때까지도 그 맥을 같이하고 있다.그는 70년대 10년간 최고인민회의 의장직을 맡아 비동맹외교에서 주체사상을 전파하는데 공헌했다.황은 이 주체사상으로 김정일이 후계체제를 구축하는데 누구보다도 큰 몫을 했다.김정일의 출생지를 시베리아가 아닌 백두산 밀영으로 조작하고 김정일에게 「영명한 지도자」「당 중앙」「친애하는 지도자 동지」등의 호칭을 붙이게 한 장본인이다.또 김정일의 생일 2월16일을 공휴일로 정하고 3대혁명소조의 운동을 발기한 것도 그의 주도하에 이루어졌다. 따라서 황장엽은 주체사상으로 떠받쳐지고 있는 북한체제의 「사상의 대부」라는 막강한 위치에 있고,지금까지 김정일의 공식권력승계가 이루어진다면 그의 영향력도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예상됐던 인물이다.따라서 그의 망명은 북한 주체사상의 자기부인이며 주체사상의 몰락·종언을 의미하는,북한으로서 볼때는 가장 큰 국가이념의 혼돈이 시작됐다고 보여진다.
  • 이탈리아는 지금 혼돈시대(?)/통이 큰 옷과 달라붙는 옷 병행

    ◎긴 상의와 짧은 바다의 조화 등 「무질서」가 패션계 휩쓸어 이탈리아 패션계가 혼란스럽다.도무지 어울릴 것 같지않은 두 디자인의 혼재 때문이다. 이를테면 장단과 협광같은 정반대 개념이다.통이 큰 옷과 달라붙는 옷의 병행,긴옷과 짧은 바지의 조화,허리를 졸라매는 고전적인 디자인과 현대식 분위기의 접목 등. 양복바지가 복숭아뼈 위에까지 오는 우스꽝스러운 디자인이 올해 밀라노와 플로랑스의 남성복 패션계를 휩쓸고 있다. 지앙프랑코 페레는 최근 열린 97∼98년 여름 프레타 포르테에서 엉덩이를 지나 허벅지까지 내려가는 양복 저고리를 내놓았다.단추는 4단이고 맨윗 단추는 남방셔츠처럼 목주위까지 치켜 올라갔다. 저고리는 각진 형태를 하고 있으나 대신 바지는 길이는 풍성하게 길고 몸에 꼭붙게 만들어졌다.건축가로서 출발해 디자이너로 변신한 그답게 그의 옷에는 장인정신이 배어있음을 알수 있다. 베르사체도 강한 줄무늬로 양복 상하의를 만들면서 상의를 외투처럼 불균형적으로 길게 했다.구치가 내놓은 옷은 정반대로 양복바지가헐렁헐렁하다.길이는 지앙프랑코 페레처럼 길지만 통이 크다보니 구두를 뒤덮고 바지 끝부분은 바닥에 질질 끌릴 정도이다. 세루치가 「세루치 1881」로 이름 붙인 옷은 진색깔의 트위드로 만든 체크 무늬의 셔츠와 몸에 착 달라붙는 카키색 플란넬 바지이다. 플로랑스의 피티 우오모가 내놓은 옷은 특히 주목을 받았다.양복 상의에 지퍼와 허리띠를 졸라매고 안에는 티셔츠를 입었다.도무지 양복같지 않은 옷이다. 로메오 지글리는 옷의 4분의 3을 벨벳으로 만들고 나머지는 다른 재질을 이용했다.플란넬과 군용 외투의 역설적인 조화,짧고 얼룩무늬를 한 외투 등도 선을 보였다. 이탈리아의 패션계는 주도적인 유행이 없다는 점이 새로운 유행이라고 할수 있다.이런 무질서는 2000년대 세계 패션계의 주도권을 향한 몸부림에서 나온다.그들은 2000년이면 모든게 변할 것으로 내다본다.
  • 체첸,「러」로부터 독립 가능하다(해외사설)

    아슬란 마스하도프 체첸총리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모스크바정부는 체첸미래를 결정할 협상파트너를 갖게 됐다.양자가 무엇을 할 수 있는 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적어도 협상은 진행될 것이다.샤밀 바자예프같은 급진주의 사람이 당선됐으면 협상은 어려워질 터였다.모스크바와 그로즈니정부는 체첸공화국의 미래지위에 관해 전혀 타협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반대입장에 있다.마스하도프는 체첸은 독립국가이며 국제적인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나 러시아는 안된다는 것이다.수사학적인 차이에도 불구,양측은 체첸전쟁을 종식시켰던 기초적인 원칙에는 공감한다.향후 5년간 냉각기를 갖고 독립문제를 곰곰이 생각해보자는 아이디어다.이 기간동안 체첸정부는 독립분위기에 고무될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분위기는 체첸이 러시아안에 있도록 협상을 타결지어야 한다는 주장과 차츰 균형이 잡혀나갈 것이다. 체첸공화국은 독립화폐가 없다.지금도 루블권안에 있길 원한다.러시아와의 국경이나 세금장벽도 없는 상황이다.그러한 것들을 새로 만들기를 원하지도 않는다.체첸의 오일산업은 러시아의 협력없이 부의 축적도,회생도 어렵게 되어있다.아주 모순되는,가령 체첸이 요구하고 있는 「전후보상」같은 문제도 협상은 가능할 것이다.러시아는 연방지원이란 명목으로 재건비용을 대면서 「보상」에 함축된 패배인정을 피해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협상에 대한 최상의 틀은 「주권」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다.이 단어는 「완전한 독립」이라는 개념에서부터 전혀 그렇지도 않을수 있는 아주 융통성있는 개념이다.체첸정부는 이를 들어 협상파트너를 동등하게 여기는 주권국가라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모스크바는 이 협상이 「체첸은 러시아연방의 일부」임을 반증하는 것으로 해석하면 되는 것이다.혼돈스럽지만 이는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91년부터 94년 러시아가 그로즈니를 침범할 때까지 체첸독립을 선포한 조하르 두다예프정권은 살아남았었다.하지만 한가지 다른 요소가 있다.마스하도프는 두다예프가 아니다.그는 더욱 이성적이며 모스크바정부가 받아들일만한 인물이라는 점이다.
  • 제4의 전환/윌리엄 스트라우스&닐 호웨(미래는 보는 세계의 눈)

    ◎2000년대 미국의 변화와 대응 예측/과거 300년 역사 흐름 분석… 새사회 탄생 확신 단순한 세기의 변화뿐 아니라 새로운 천년대(천연대·millennium)의 개막이라는 역사적 의의를 지니고 있는 2000년대를 맞아 미국은 어떤 모습으로 변해갈 것이며 이를 위한 미국인의 준비는 어떻게 이뤄져야 할 것인가.「제4의 전환(The Fourth Turning)」은 이같은 미국 장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가능한 예측을 위해 300년 미국역사의 흐름을 분석한 역사예언서이다. 미래 예측 분야에서의 인식의 지평을 넓힌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역저인 「세대들:미국 미래의 역사」「제13의 세대」에 이어 역사학자인 이들 저자윌리엄 스트라우스(William Strauss)와 닐 호웨(Neil Howe)가 세번째로 함께 펴낸 이 책은 미국역사의 흐름이 80∼100년 단위로 사이클(순환)을 이루고 있으며 또 각 사이클은 다시 20∼25년 주기 4개의 터닝(전환)으로 구성돼 있음을 밝히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2000년대 초반은 네번째 사이클중 제4의 전환기로 미국사회는 위기의 시대를 맞게 되며 현재는 그이전단계인 위기전시대(pre­Crisis)로 「문화전쟁」시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그러나 혼돈으로 가득찰 위기시대는 2020년쯤 끝나고 사회는 다시 평온을 되찾을 것이며 이후에 돌아올 새로운 사이클을 준비하게 된다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은 위기 이 책은 미국인들이 불과 10년 앞으로 다가온 위기시대를 앞두고 각기 속한 세대별로 어떻게 사고하고 있으며 또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를 제시하고 있다.먼저 현재 미국인들의 구성을 각 출생연대별로 특징지어 ▲침묵세대(1925∼42년생) ▲붐세대(1943∼60년생) ▲제13세대(1961∼81년생) ▲천년세대(1982년이후 출생)의 4세대로 구분하고 있다. 최고 연장자 세대로 점차 힘이 약화돼가고 있는 침묵세대는 관용과 조화를 취해나가며 붐세대는 전후 베이비붐세대로 대의를 위해 자신들의 젊음을 기꺼이 바쳤던 투쟁옹호의 성격에 규율화 돼있으며 도덕적 권위 강화를 위해서라면 공공이익의 축소도 수용한다. ○4개의 전환기로 구분 또한 네번째 사이클의 첫전환기가 13번째 세대에 속한다 하여 제13세대로 이름지어진 이 세대출생자들은 가장 다이내믹한 세대로 가정중심의 생활을 잘 꾸려나가며 국가나 대의를 위한 일보다는 자신들의 생존술을 잘 습득하고 있다.마지막 세대인 천년세대는 희망적이고 팀워크가 짜여진 모습을 보이고 또 훌륭한 시민의 행동을 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저자들은 미국역사 사이클을 「혁명 사이클」(1704∼1794),「남북전쟁 사이클」(1794∼1865),「위대한제국 사이클」(1865∼1946),「천년 사이클」(1946∼2026?) 등으로 구분하고 각 사이클을 공통적으로 구성하는 4개의 전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제1전환은 「지고의 시기」로 새로운 시민질서가 태동함으로써 제도가 강화되고 개인주의가 약화된다.오늘날 천년사이클에서는 「미국 최고」(American High)의 정신으로 초강대국의 꿈을 이룩한 트루만,아이젠하워,케네디 대통령 당시가 해당된다. 제2전환은 「각성의 시기」로 시민질서가 새로운 가치들의 부상으로 도전을 받게 됨에 따라 정신적 동요가 일어나는 양심혁명의 열정적 시기를 말한다.60년대이후 활발해진 반전데모,흑인의 인권신장운동,환경운동,여권신장운동 등이 이 시기의 주류를 이룬다. 제3전환은 「이완의 시기」로 구질서가 약화돼감에 따라 제도가 약화되고 개인주의가 강화되며 문화의 분열과 타락을 느끼게 된다.80년대 중반 이후부터 발달된 컴퓨터 등 첨단기기에 의한 개인주의시대로 진입을 가져오며 세기말을 맞아 가정 가치의 회복,범죄·무질서·퇴폐 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게 된다. ○위기상황 무난히 극복 제4전환은 「위기의 시기」로 새로운 질서가 구질서를 대체토록 촉진케되는 결정적인 시기가 되며 한 사이클을 끝맺게 된다.새 천년대의 시작과 함께 예기치 않았던 위기상황에 봉착하게 되나 미국인들은 새로운 컨센서스로 이를 무난히 극복,새사회를 탄생시키게 된다. 이 책에서 구분하고 있는 미국역사의 사이클별 전환기는 다음과 같다. ◇혁명 사이클=「제국의 시대」(1704∼27),「위대한 각성」(1727∼46),「프랑스∼인디안전쟁」(1746∼73),「미국혁명」(1773∼94) ◇남북전쟁 사이클=「호감의 시대」(1794∼1822),초월적 각성」(1822∼44),「멕시칸전쟁과 지역주의」(1844∼60),「남북전쟁」(1860∼65) ◇위대한제국 사이클=「재건」(1865∼86),제3의 각성」(1886∼1908),「1차대전」(1908∼29),「공황과 2차대전」(1929∼46) ◇천년 사이클=「미국 최고」(1946∼64),「양심혁명」(1964∼84),「문화전쟁」(1984∼2005?),「제4의 전환」(2005?∼26?). 브로드웨이 북스(뉴욕)사 발행,380페이지,27.50달러.
  • 최인석씨의 「혼돈을 항하여 한걸음」

    ◎「존재의 무게」에 짓눌린 다섯이야기/고아원·사창가 등 무대 인간의 속성 담아 극작가 출신 최인석씨(44)가 세번째 작품집 「혼돈을 향하여 한걸음」을 창작과비평사에서 펴냈다. 전업소설가로 나선 10여년간 장편 다섯편을 비롯,적잖은 중요작을 써냈으면서도 정작 최씨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는 거리가 멀었다.때깔곱고 반짝이는 찬사 몇마디로 스쳐가기엔 그의 작품세계가 너무 묵중했고 항상 닫힌 세계의 비극성이라는 주제앞에서 찡그린 표정을 짓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표제작을 비롯,다섯편이 묶인 이번 책에서도 어디를 들추건 존재의 폭력적 무게에 짓눌려 신음하는 주인공들 뿐이다.작가는 고아원,삼청교육대,사창가,노동현장 등 밑바닥사회를 주무대로 하면서도 이를 사회적 모순이란 잣대로 보다 감옥의 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삶자체의 구조로 이해하고 있다. 「심해에서」의 사창가 여관집 딸 선영은 싸움과 욕설이 가득한 진저리나는 이 골목에서 벗어나려 부모에게 이사를 조르지만 시력과 부레가 퇴화해 갈곳을 잃어버린 심해물고기들처럼 이곳 사람들이 여기를 떠나서는 한시도 적응할수 없음을 깨닫는다. 「노래에 관하여」에서 삼청교육대에 끌려온 열아홉살 순식은 자신을 사람을 사랑하게 된 호랑이와 곰이라고 말한다.이 짐승들은 굴속에서 쑥과 마늘을 먹으며 석달 열흘을 견뎌야 하지만 아직 기간이 차지 않아 사람이 돼지 못했다는 것.이곳을 벗어나 어딜 가더라도 아직 짐승인 자신에게 세상은 굴속일 뿐이라던 그는 석방 일주일을 앞두고 탈영끝에 총살당한다. 기울대로 기운 집안의 돈을 족족 훔쳐 가출을 밥먹듯 해온 표제작의 아버지 역시 소리를 들어야만 혼이 날아오르는 자유로움을 느꼈기 때문이며 삶이란 본시 비루하고 누추한 것이라는 숙명적 인식에 갇혀있다. 이처럼 삶 자체의 도저한 질곡과 이를 뚫고 혼의 날아오름을 꿈꾸지 않을수 없는 본성사이에서 찢긴 인간의 숙명을 최씨의 소설들은 긴장감넘치는 문장으로 담아내고 있다.
  • 모독/박완서/문명에 찌든 우리의 모습을 반추(화제의 책)

    삶에 대한 깊은 통찰과 애정을 글속에 담아온 소설가 박완서씨의 티베트·네팔 기행기.오체투지의 고행객,정복되지 않은 대지와 순연한 사람들의 미소,쓰레기까지도 완전 순환되는 숨쉬는 땅,쿠마리(살아있는 여신)를 모시는 사람들….전생의 인연속에서나 만났음직한 이러한 이국풍정을 통해 지은이는 문명에 찌든 우리의 모습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한다. 『하나같이 무욕하고 겸손하고 착해보이기만 하는 이곳(티베트) 사람들을 바라보며 문득 혼란스러워졌다.부처와 인간,성과 속이 헷갈렸다』.티베트는 그에게 신비의 나라라기 보다는 버겁고 난해한 나라로 남아있다.순환하는 억겁의 시간속에서 삼라만상이 풍화직전의 먼지보다 하찮게 여겨지는 「태초의 혼돈」이라도 경험한 것일까.사진 민병일,학고재,9천500원.
  • 조각가 김창희(이세기의 인물탐구:119)

    ◎자연­인간­생명의 하모니를 빚는다/형태와 윤곽 파괴… 근본적 원형만 담아내/「고향마을」시리즈 도시인에 이상향 제시 「넓은 벌 동쪽끝으로/옛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나가고/얼룩배기 황소가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이것은 조각가 김창희가 그리는 「고향마을」시리즈다.그의 조각품을 보고있노라면 자신도 모르게 차마 잊힐리 없는 두고온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풀이슬이 발등을 적시는 오솔길,보리가 익어서 황금물결 치는 들판,솔밭에 내리는 가랑비와 어디선가 들려오는 풀피리소리.논밭을 맬때 손에 닿는 향긋한 흙의 촉감그대로 그는 두고온 고향산천을 손끝에서 꾸밈없이 빚어낸다. 지난 93년 그가 뉴욕주립 스토니브룩대에 대작 「고향마을」을 기증했을때 뉴욕타임스(4월 30일자)는 이 사진을 크게 취급하고 「한국적 토속정서를 담고있는 독자적 조형성은 정신적인 위안과 새로운 인스피레이션을 함양하게 될것」을 보도한바 있다.그 무렵 뉴욕에 들렀던 세계 10대 화상의 한사람인 파리의 다니엘 르롱은 「인체를 조형미의 탐구로서뿐만 아니라 영혼이 깃든 인간상을 조성하여 메마른 도시인들에게 이상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감탄했다. ○“예술은 여유와 휴식” 르롱부부의 소개로 지난해 파리 노세라출판사가 출간한 그의 작품집 서문에 보면 저명한 미술평론가 피에르 레스파니는 「김창희의 미학적 통찰은 인간과 자연의 본질을 겨냥하고 있다」고 쓰고 있다.「매스와 볼륨,비례와 균제에서의 독창성과 유일성외에도 환경과 인물설정에서 연극적 특성을 연출하고 있다」고 했다.무대미술가 윌프레드 밍크가 셰익스피어와 몰리에르 로버트 윌슨을 연극과 오페라무대에서 재현하고 있다면 김창희는 과연 「적극적인 표현의 미와 표현의 힘」으로 「인간이 잃어버린 고향과 가족」을 그의 브론즈로 되살려내고 있다는 것이다. 김창희의 일관된 작업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레스타니의 이러한 지적에 거부감을 표할수 없게 된다.우선 그의 작품에는 자연속에 인간이,인간앞에 자연이 자연스럽게 스며들면서 「인간적 정취」가 「굽이치는 리듬」과 「청결한 라인」으로 「유동적인 하모니」를 이루어나간다.그의 매질은 브론즈지만 그가 빚은 둥그런 구릉은 인체의 양감과 질감,「선」에서 출발하여 「조각에는 독창성보다 생명이 필요하다」는 로댕의 말을 실감시킨다.그의 인체는 어느것이나 살아숨쉬는 바이털리즘을 지니는 것이 특징이다.산과 나뭇잎은 햇빛에 반짝거리고 잔디는 푸른 윤기를 머금은채 바람에 흩날린다. 지난해 파리 기테화랑에서 열린 그의 개인전을 보고 파리화단의 제라르 주리게라는 「김창희에게 있어 예술이란 여유와 휴식」이라고 평한다.「그가 노구치나 백남준,이우환처럼 자신이 국제적으로 경력을 쌓지 않은 것에 안타까움을 느끼지 않는것은 자신이 태어난 땅과 그 전통에 뿌리를 둔 한국 예술가로서 독특한 언어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내면의 아름다움에 눈길 그는 외향적으로는 정열의 화신같은 예술가지만 실은 명상적인 예술가다.64년 국전 첫입선후 77·78년 문공부장관상 국무총리상을 연달아 수상할 때도 「인체의 무한한 신비」에 매혹되어 손가락으로 찌르면 터질 것같은 풍만한 탄력,한복바지에서의 대님을 맨 이미지로 다소곳한 「기다림」「무심」과 「깊은 사색」을 작품의 내면에 담고 있었다. ○뇌출혈·폭음으로 쓰러져 한때는 창공으로 치닫는 도약과 화려한 누드군이 도시한복판을 질주히는듯한,또는 도시로부터 끝없이 탈출하고 싶은 도시인의 생리를 역동적으로 그려낸적도 있다.엘지 쌍둥이빌딩이나 쁘렝땅백화점의 인체들이 그 예이고 이후 작위성에서 탈피한 자연의 근본문제에 파고들면서 「예술가의 개성이나 독창성은 기법의 특이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랜 경험에서 얻어지는 달관의 경지」임을 터득하게 되었다.형태를 차츰 지우고 윤곽을 뭉개어 가장 근본적인 원형만을 남긴채 인간을 끝내 자연에 귀의시키게 된 작업이 최근의 「고향마을」시리즈다. 어떤 예술가도 곡절없이 정상에 오른 예는 없겠지만 김창희야말로 모험과 모색의 긴 험로를 지나 오늘에 다다른 작가다.그는 대학교수로서 조각가로서 지나치게 완벽과 최고를 지향한 나머지 89년 엄청난 작업량과 노동에 짓눌려 뇌출혈로 쓸어졌고 두번째는 3년전 두주불사의 술실력을 자랑하다 술때문에 쓰러졌다.주변의 가족들은 그의 소생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받아들였으나 「부르델처럼 되지 못하는한 눈감을수 없다」면서 수개월만에 병석을 털고 일어섰다.「삶과 죽음의 고비」를 넘나든 남다른 체험을 살려 「다시 태어나는 아픔과 혼돈」속에서 그는 『미켈란젤로는 가장 인간적인 형상을 만들었으나 로댕은 바로 인간 그자체를 만들었다』는 것을 마음의 등불로 켜두고 미의 원점인 내면의 아름다움을 응시하게 되었다. 그는 충남 당진에서 인조치아를 만들던 김인성씨의 3남3녀중 셋째로 태어났다.그의 아호인 「당진」은 고향인 당진에서 딴 이름이다.치과가 흔치않던 시절에 부친이 밤새 이빨을 갈고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그도 손으로 하는 모든 일에 일상적으로 접근해 갔다.인천사범시절 만국공원에서 열린 맥아더 장군 동상제막식을 본것이 「조각가가 그처럼 위대한 존재」인줄을 처음 알게 되었고 바로 그 「위대한 존재」가 되기 위해 홍대 조각과에 진학했다. ○구긴듯한 백색형체 집착 그가 무엇이 되고자하는 목표와 꿈은 거칠것 없이 확실하다.「가장 높이 오르는 새가 가장 먼데를 보듯」 마음속 깊은 「심연의 공간」에 서서 아주 멀리 전체를 보고싶은 것이 그의 꿈이다.그리고 「모든 것을 지나치게 설명하면 창조적 상상력이 상실된다」는 자세로 다시한번 설명과 테크닉을 배제한 구긴듯한 백색형체에 집착하고 있다. 그의 작품의 핵심테마는 「정신의 풍요로움」에 대한 표현이다.그런 메타포로 인해 그는 삶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유미주의자이자 이상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황폐한 도시의 숲속에서 그의 우뚝한 백색의 운집들은 마치 천상의 신기루인듯 눈부신 극광을 발산하고 있다.고향마을시리즈는 「환상적 현실」과 「실제적 환상」을 동시에 함축하면서 「형태의 빛을 내면에 비친다」는 새로운 결론아래서 그는 찬란한 미래를 향해,그리고 뉴욕과 파리의 화단을 향해 싱싱하고 약동적인 질주를 멈추지 않게 될 것이다. □연보 ▲1938년 충남 당진 출생 ▲60년 홍익대 입학 ▲64년 국전 「요정」입선 ▲65년 국전 「탈출」 특선 ▲66년 신상회공모전차석상 ▲67년 홍대 조각과 졸업 ▲77년 국전 문공부장관상 ▲78년 홍대 대학원 졸업,국전 국무총리상,제1회 개인전(선화랑) ▲78∼현재 서울시립대 교수 ▲79년 국전 추천작가 ▲80년 한국구상조각회 로마전 ▲81년 뉴욕 한국화랑초대전,서울개인전(선화랑)이후 해마다 개인전 ▲83년 바로셀로나 국제화랑 10인초대전(바르셀로나 국제화랑) ▲84년 ’84현대미술초대전(국립현대미술관),환경조각전 ▲85년 국전 초대작가,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86년 도쿄한국문화원초대 개인전 ▲88년 ’88서울미술대전 ▲90년 ’90부산 환경조각전 ▲91년 모스크바 국립동양예술박물관 초대개인전 ▲92년 오사카 대한민국총영사관 초대개인전 ▲93년 뉴욕 한국문화원 초대개인전,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에 대작「고향마을」 설치 ▲94년 뉴욕 패터슨미술관 초대 한국조각 ’94전 ▲96년 ’96쾰른아트페어참가,「김창희조각 작품집」(프랑스 노세라출판사)출간,파리기테화랑초대 작품집출간기념전,「LE BENEZIT 세계예술가 인명사전」에 인명수록 ▲97년 ’97도쿄아트페어참가(도쿄 빅사이트,아키에 아리치갤러리) ▲98년 5월 레스타니기획 서울∼뉴욕전(뉴욕 파크애버뉴)예정
  • 현대무용가 김복희(이세기의 인물탐구:118)

    ◎부딪치는 모든 인연을 안무주제로/한지·상여·전통악기 등 우리것 춤속 용해/동서의 모든것 혼합·파격… 「한국적 춤」 고수 「변치않는 경상도 사투리」 「70년대의 몸매와 90년대의 몸매」 「풍경을 만들줄 아는 멋쟁이」 「우정」 「시시한 평문은 무시하기」 「뛰어난 음악 감식안」 「생선요리와 채소선호」 「연습때는 호랑이」 「작품에 임할때는 독」 이는 무용평론가 김영태가 김복희와의 20년 교류를 정리한 「김복희의 열가지 특징」이다. 김복희는 자신의 예술을 성취하기 위해 절대로 소극적이지 않다.어느 부분에서도 「호랑이」와 「독」의 요소를 속속들이 지니고 있다.정열적으로 자신을 설명할줄 알고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한 승부근성이 대단하다.그의 춤은 「인간과 인간을 연결하고 부딪치는 모든 인연」을 안무의 주제로 삼으면서 어떤 무대에서나 「정서적으로 안정된 한국적 춤」을 고집한다.그의 춤은 이른바 「우리의 것」이라고 생각되는 모든 자료들, 이른바 백의와 한지와 탈 상여 부채를 끌어내고 대금 징 목탁과 구음을 춤에 인용하고 있다.또 자료와 자료들을 서로 접목시키거나 동서의 모든 것을 뒤섞어 보기도 한다.그리고 이 모든 것을 파격하고 다시 용해시켜 춤의 탄성을 확고하게 확대해 나간다. 이광수소설을 원작으로한 「꿈,탐욕이 그리는 그림」에서의 대금과 첼로의 대비가 그랬고 서서히 역사의 뒤로 사라져가는 고려의 이미지를 윤이상의 「이미지」에 접목한 「반혼」이 그 한예이다.그중에서도 대작 「꿈,…」은 프로이트가 말한 「무의식의 조각」들이 현실의 가상공간으로 유도되는 과정을 오버랩과 자막으로 처리하면서 불균형과 비대칭으로 해탈과 초월에 이르는 경지를 경건하게 그리고 있다.이 춤은 지난 95년,푸미폰 아둔야뎃태국국왕 즉위50주년을 맞아 태국정부가 마련한 기념공연페스티벌에 초청되어 『그의 극미한 거동조차도 춤의 흐름이며 춤의 다이내믹스와 짜임새가 놀라울만치 아름답다』는 찬사를 받았다. 그의 저돌적이면서도 앞장서는 행동은 71년 이화여대를 졸업하던 해부터 시작된다.그가 현대무용을 본격적으로 접하던 60년대 말의 우리의 현대무용은 육완순이 미국에서 배워온 마사 그레이엄과 호세리몬의 테크닉이 전부였다.그 시절에 스승을 떠나 독립한다는 것은 일종의 도전으로 받아들여졌으나 그는 『예술의 세계와 사제지간은 별개』라고 선언하고 동기생인 김화숙과 스승의 문하를 떠났다. ○대학졸업때 독립선언 「우리만의 한국적 현대무용」을 만든다는 각오로 전통악기나 살풀이가락을 춤에 맞추거나 한국적인 정중동과 서구적인 역동성을 도입하여 그들만의 독특한 세계를 이룩하기 위해 긴 세월을 모색으로 보냈다. 그때의 첫무대가 불교적 색채가 짙은 「법열의 시」다.공연이 끝나자 『현대무용의 새로운 시각이다』 『아니다.저것이 무슨 현대무용이냐?』는 호평과 비난이 엇갈렸고 결국 「구성상의 재치가 돋보이는 완성도 높은 작품」을 계속 선보여 「자신들의 세계를 투철하게 성취」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톨스토이의 「예술은 체험의 산물」이라는 말에서 출발된 그들의 협력작업은 「예술가는 항상 자신에게 귀기울이면서 자신이 들은 것을 스스로 기록해야 한다」는 에머슨의말에 공감하여 지난 92년부터 각자의 길을 가기로 했다.그때부터 김복희는 그동안 축적된 자신의 세계를 솟구칠듯 분출시키면서 「오리지널 김복희춤」을 연속적으로 발표해 나갔다. 「십우도」를 바탕으로하여 「인간본성의 상실과 억제,정열과 정열의 파멸」을 심층있게 파헤친 「아홉개의 의문,그리고」를 비롯,그리움이 하나가 되어 한송이 꽃에 이르는 「국화옆에서」와 인체를 산이나 강에 비유한 「진달래꽃」,역시 종교적인 분위기가 풍기는 「장승과 그림자」는 인간의 현란한 삶이 「장승」이라는 목신의 유구함에 비해 아무것도 아닐수 있다는 새로운 해석으로 무용계의 호평받았다.평론가 김경애의 「평소 불교적인 소재의 작품을 많이해온 김복희의 일련의 작품에서 또다른 탁월한 능력을 인정하게 된다」는 평이 이를 뒷받침한다. ○「법열의 시」가 첫무대 그가 불교적 의식과 분위기를 좋아하게 된것은 대학 4학년때 우리의 전통악기를 사용한 작품 「탑」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부터다.절에서 울리는 북이나 종소리를 녹음해 오기도 하고 석가탑다보탑 등을 직접 보고 느끼고 실감하기 위해 그는 요즘도 자주 지방여행에 나선다. 그는 대구중심가인 상서동에서 태어나 비교적 유복한 유년기를 보냈다.과수원을 하던 아버지는 완고한 편이었으나 어머니가 무용을 좋아해서 두딸중 장녀인 그에게 무용을 가르쳤다.6살때부터 함귀봉무용연구소에 다녔고 정소산 최희선을 거쳐 수도여사대 김남주 교수에게 발레를 배우기도 했다.자신의 무용과 관련된 것은 무엇이든지 배운다는 욕심에서 그는 대학에 와서도 현대무용외에 김진걸의 「산조」,육태환의 「탈춤」을 사사했고 「반드시 춤은 몸으로만 춘다」는 타성에서 벗어나 「몸으로 내는 모든 소리와 움직임은 춤」이라는 원칙을 세우게 되었다. ○불교적 소재 즐겨 사용 사업을 하는 김규현씨와의 사이엔 딸만 둘,74년부터 살고있는 연남동자택에서 가야금과 관음보살상이 걸린 서가에 앉아 그는 강의와 공연이 없는 날은 하루종일 탈춤을 연구하고 무당춤의 동작에 파고들어 새로운 동작을 창조하는데 천착한다.그의 저서에서 「춤은 끊이지 않고 의미를 바꾸면서 암시적이면서도 포괄하기 어려운 고리를 형성시킨다」고 한것처럼 그는 강렬한 창작력이 샘솟는 가운데 「가장 감정적이고 지적인 경험」을 그의 새로운 작품에 살려내려는 것이다. 「몸을 움직일수 있고 춤을 출수 있을때까지 무대에 서겠다」는 그의 의지는 「춤을 춤으로도 보고 춤을 소리로도 듣고 춤을 그림으로도 생각하면서」 언제나 「열려진 감각으로 사물과 자연과 풍속과 세태를 감지」하는 자세를 지킨다.그리고 김영태의 지적대로 자신의 일상적인 모습은 변치않지만 그의 춤만은 끊임없이 변하고 흐르고 움직이면서 긴 인고와 고뇌끝에 마침내 「춤은 아름답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이제 한국현대무용언어를 정립한 시점에서 「그만의 의식을 위해」「인생의 자유를 표현하기 위해」 밤새 천둥소리를 이긴 또다른 한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서 그는 현란한 창조의 빛을 무대에 흩뿌리고 있다. □연보 ▲1948년 대구출생 ▲71년 이화여대 무용과 졸업,제1회 현대무용발표회 「법열의 시」외 ▲74년 이대 대학원 졸업,이대 강사 ▲75년한양대 전임강사,제2회 현대무용발표회 「춘향이 이야기」외 ▲79년 프랑스 엑상프로방스(남불) 개인공연 ▲80년 브뤼셀 암스테르담 개인공연 ▲80∼85년 서울대 연세대 강사 ▲81년 대한민국무용제 참가 ▲82년 미국 LA개인공연 ▲83년 일본 ’83무용작가협회 특별공연(도쿄 도라노몬홀) ▲84∼85년 소극장운동 전개 ▲85년 파리 국제무용제 참가 ▲86년 현대춤협회 회장 ▲87년 파리 피에르카르댕극장 개인공연 ▲88년 서울올림픽 개회식 「혼돈」안무,서울국제무용제 참가 ▲89년 대한무용학회 부회장 ▲90년 멕시코 세르반티노시티 축제참가 및 5개 도시순회 공연 ▲91년 한국무용협회 부이사장,서울예술단 「영혼의 노래」 안무 ▲92년 원광대 대학원(철학) 졸업 ▲93년 예술의 전당 개관기념공연 ▲94년 경기대 대학원서 박사학위,스페인 마드리드 라빌라문화센터 초청공연 ▲95년 태국국왕제위 50주년기념 페스티벌초청공연,광주비엔날레 축하공연 ▲96년 멕시코문화원초청공연,김복희무용단 창단25주년기념공연 〈저서〉「현대무용 테크닉」(80년) 「무용창작」(83년) 「무용론」(86년) 〈수상〉대한민국무용제우수상(79년) ’87최우수예술가선정 대한민국무용제 안무상(90년)
  • 세계는 기다려주지 않는다(박화진 칼럼)

    케네디 대통령 암살과 킹목사 암살,아폴로우주선 참사 등을 정확히 예언한 프랑스 점성술가 잔 딕슨여사의 「97년 예언」이 자꾸만 신경에 걸리는 요즈음 세태다.「금년엔 한반도 분쟁이 중국의 개입을 초래할 것이며 이는 한국동란이후 동양에서 가장 중대한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는 것이 「파리 마치」지에 특별기고해 새해벽두의 우리 신문에도 소개된 그녀의 예언내용이다. 점성술가의 예언따위에 신경쓸것 없다고 일소에 붙일수도 있을것이다.실제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지구상의 이 넓고 많은 나라들이 있는 세계에서 왜 하필이면 동북아에 있는 이 조그마한 한반도의 분쟁발생 가능성을 특별히 지적해 예언했을까.여운이 남게 하는 대목이다. 세계 어디를 둘러봐도 한반도보다 더 위험한 지역은 없다는 예감이 들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것 아닌가.그녀 뿐아니라 점성술가 아닌 많은 전문가들도 한반도안보가 적어도 동북아에서는 가장 취약하다고 경고해왔다.그것이 그런 예언의 출발점일수 있다.그렇다면 더욱 신경쓰이는 대목이 아닐수 없다.그리고중요한 것은 경고나 예언이 적중 하느냐가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자세라 생각한다.가능성을 전제로 그적중을 피하기 위해 조심하고 대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일 것이다. ○노동법 파업 심각한 상황 초래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해벽두 오늘의 우리현실은 어떤가.그런 예언이나 경고따윈 아랑곳없이 모두 제몫만 더많이 챙겨야 하겠다는 분열과 갈등의 혼돈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불안하고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수 없다.이러다가는 우리경제가 완전 거덜나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경제가 망하면 안보도 민주통일의 기대도 모두 물거품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김영삼 대통령은 경제와 안보를 임기 마지막해의 가장 중요한 국정지표로 제시한바 있다.어려워진 경제를 회복하고 경제난 및 식량난과 권력승계의 과도기로 유동적인 북한의 호전성에 대처해 나가는데 최대의 역점을 두겠다는 결의의 표시라 할수있다.그러나 새해벽두의 노동법파동과 그로인한 정치갈등은 대통령이 지향하는 경제회복노력의 발목을 비틀고 있으며 그것은그대로 한반도안보와 민주통일의 전망을 위태롭게하는 대단히 심각한 사태를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경제는 품질경쟁에서는 선진국을 따라잡지 못하고 가격경쟁에서는 후발국에 압도당하고 있다.그런 상황에서 그동안 우리는 또,특히 갑자기 많은 것을 갖게된 부유층들은,너무 흥청거리며 낭비를 일삼지 않았는가.그리고 민주화시대의 해방된 노조와 우리 근로자들은 권리의 주장과 신장에만 너무 집착하지 않았는가.간단히 말해 그결과가 오늘의 우리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어느 누구도 아닌 우리모두의 책임인 것이다.이번 노동법개정은 바로 그러한 반성을 출발점으로 하는 것이어야 하는 것이었다. ○정치적 이해·목적 개입돼선 안돼 이번 노동법과 안기부법 개정은 대통령이나 정부 여당 또는 노·사 그 누구의 이익도 아닌 국가경제회복과 안보강화에 근본목적과 취지가 있는 것이다.그리고 그것은 우리모두의 희생과 고통 분담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따라서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그러한 목적과 취지를 어떻게하면 가능한 최대한으로 살릴수 있느냐는 것이다.공평에 문제가 있는 것이 객관적으로 인정되면 당연히 서둘러 시정하면 그만이다.여기에 정치적인 이해나 목적 또는 동기같은것이 개입되어서는 절대 안된다.그리고 최후수단이요 자멸의 길인 파업같은 극단적 방법이 동원돼야할 이유도 없다.오로지 국익이 최대의 판단기준이 되어야 한다. 지금 세계는 우리를 주목하고 있다.그들이 우리를 기다려 주지는 않는다.북한의 붕괴나 도발 또는 통일의 기회도 마찬가지다.그리고 북한의 선동은 이미 절정을 이루고 있다.세계나 북한은 우리가 노동법갈등을 해결하고 경제도 회복하며 대선도 무사히 치를때까지 기다려 주지는 절대 않는다.그들은 그동안 우리가 이룩한 성장을 선망하는 동시에 질투도 하고 있는 냉정한 경쟁자들이다.일부에서는 우리의 혼돈이 그들 경제에 도움이 될것을 기대하며 이기회를 활용할 움직임마저 이미 나타내고 있지 않는가.우리모두 「쥐를 잡으려다 독을 깨는 우」를 범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심의·논설위원〉
  • 박홍 총장의 문화좌경 경고(사설)

    박홍 서강대 총장은 8년간의 총장직을 매듭짓는 이임사와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현재 대학가에 계급투쟁을 앞세우는 민족주의·문화사회주의·문화공산주의가 범람하고 있다고 학원의 좌경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강력한 경고를 발했다.그는 주사파와 좌경혁명을 부르짖는 일부 학생이 과거를 앞세워 미래를 부수는 우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사회주의를 경험한 나라도 사회주의를 버리는 마당에 문화라는 언어를 빌려 공산사상이나 계급투쟁을 전파시키는 행위는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늘의 지식인·교육자들은 다소간 박총장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옳은 일일는지 모른다.그는 91년 학생의 잇따른 분신자살과 관련,『죽음을 부추기는 어둠의 세력이 있다』고 선언하고 나서 연속 분신의 제동에 큰 역할을 했다.94년엔 각계에 수만의 주사파가 침투해 있다는 경종을 울렸다가 근거없는 과장이라느니,신부가 고백성사 내용을 공개했다느니 하며 재야운동권에 의해 「돈키호테 같은 극우 신부」로 매도당하기도 했다. 그의 경고가 옳은 것이었음은 연세대사태에서 분명하게 입증됐다.박총장의 경고가 옳거나 최소한 귀 기울일 만한 일이라고 느끼면서도 이 시대의 지식인·교육자들은 매도당하는 그를 등돌리고 외면했다.박총장의 지적이 사실로 입증된 뒤에도 그의 교육자적 양식에 따른 용기 있는 문제제기·선견지명을 평가하는데 인색했다. 그러한 박총장이 또다시 경고를 발해 학원의 좌경운동권문제와 함께 가치의 혼돈기에 지식과 진리에 목말라 방황하는 대다수 젊은 학생에게 학교·가정·종교가 제 역할을 다해주지 못하고 있음을 개탄하고 있다.교육자·지식인들이 또다시 부끄럽지 않으려면 선량한 다수학생 젊은이가 방황하지 않아도 될 학원을 만드는데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시대를 역행하는 좌경에 물든 학생에게 단호하게 잘못을 지적해야 할 것이다.
  • 「세계적 화가」 이상남의 진가 첫 선

    ◎15일∼30일 「갤러리 현대·「박영덕화랑」서 동시 개인전/“동·서양 정신­표현 조화” 유화 170점 소개/백남준 이후 첫 NYT 「금주의 작가」 명성 세계미술의 중심지가 되고 있는 뉴욕화단에서 이색적인 작가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서양화가 이상남씨(44).국내에 처음 작가의 모습과 작품들이 소개될 예정이어서 새해 벽두 미술계 화제가 되고 있다.오는 15일부터 30일까지 갤러리현대(732­1736)와 박영덕화랑(544­8481)에서 동시에 열리는 이상남 개인전. 이상남씨는 아직 국내 미술팬들에게는 크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미국 현지에선 독특한 작업으로 작품세계가 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작가.어려운 테마를 고집하면서도 전달양식은 간단명료한 형태를 띠면서 동·서양의 정신세계와 표현양식을 조화시킨 동양의 작가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이번 전시를 위해 자신의 유화작품 170점을 들고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재 양쪽 화랑에서 전시될 작품과 전시형태를 결정하느라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씨는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한뒤 지난 81년 도미,줄곧 뉴욕에서 활동해온 한국계 미국인으로 전위무용가 홍신자씨(57)의 남편이기도 하다.미술작가치고는 주로 철학이나 종교 등 복잡한 인간사회의 정신적 세계를 관심대상으로 삼아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에 집착해왔으며 이같은 집착을 비교적 단순한 메시지로 보는 이들에게 전달하며 국제 미술계의 주목을 끌어왔다. 작품은 대부분 점과 점,혹은 선으로 구성된 단위적 동심원이 맞물린 기하학적 형태를 띠고 있는데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기계의 한 부분을 들여다보는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뉴욕과 도쿄·워싱턴에서 6차례 개인전을 가졌고 지난 79년 상파울루비엔날레에 참가하면서부터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 지난해 2월 뉴욕타임스 「평론가 선정작가」란에서 「금주의 작가」로 소개됐는데 한국화가가 이 「금주의 작가」로 소개되기는 백남준씨이후 처음이어서 국내외 미술계의 관심을 모았었다.뉴욕타임스말고도 파리와 뉴욕 등 주요 활동무대에서는 그의 작품에 대해 『우주의 혼돈을 정제된 조형과 기호를 통해 인간세계의 질서로 이끈 표현』,혹은 『동·서양의 문화권을 균형적으로 수용한 동양의 만다라』 등 평을 통해 격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번 한국 전시에서는 지금까지의 국제·개인전 출품작을 비롯,최근 작업한 작품까지 총체적으로 소개할 예정이어서 그동안 소문으로만 전해지던 이씨의 작품세계를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회로 기대되고 있다.특히 이씨가 일관되게 매달려온 인간 정신세계에 대한 탐구성과를 특징적으로 보여주는 단순하고 생략된 형태의 기하학적 도상작업이 일목요연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 “정계 지각변동 서곡” 귀추 주시/자민련 탈당파문 정가 표정

    ◎반DJP 목소리 「제2 최」 속출 가능성/여 「세불리기」 맞물리면 정국 혼미 가속 최각규 강원도지사 등의 자민련 탈당사태가 정치권을 온통 뒤흔들고 있다.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혼미정국으로 빠져들게 하고 있다.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계개편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여야3당은 이번 사태를 정계개편 가능성과 연관짓는 분석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조심스럽다.신한국당은 『자민련 파괴공작』이라는 야권의 비난공세를 의식한 듯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자민련 역시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마찬가지다.추가탈당설이 고개를 들면서 대여 반격과는 별도로 「집안단속」에 매달려야 할 형편이다.국민회의는 간접적인 피해자로서 자민련과 보조를 맞추어야 할 처지다.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이 말했듯이 『여권의 의원 빼내가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게 야권의 시각이어서 차단이 더 시급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배경을 깔고 있는 여야3당의 표면적인 반응과는 달리 내부적으로는 이번 사태를 정계개편의 서곡으로 받아들이는것을 놓고 민감하다.현재로서는 성급한 예측이지만 그 가능성을 읽게 해줄 수 있는 대목이 없지 않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무엇보다 야권의 공동집권론에 대한 내부의 반발이 그 잣대가 될 수 있다.최지사처럼 「불만」을 「행동」으로 옮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다.그 대열이 여권의 「세불리기」기류를 타고 세력이 될 수 있다면 정계개편의 회오리속으로 빠져들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 현재로서는 탄탄한 지역기반을 갖고 있는 여야3당 구도를 놓고 정계개편 가능성을 점치는 것은 성급하다는게 정가의 지배적인 견해다.그러나 내년 대선정국이 본격화되면 정국은 혼돈속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 「2000년 컴퓨터 대란」 올것인가

    ◎대부분 프로그램 연도인식에 한계/2000년·1900년 구별못해 혼돈 예상/MS사 등 일부선 교정프로그램 마련 「2000년 컴퓨터 대란」(영어로는 Y2K CRISIS라고 표기)은 과연 현실로 다가올 것인가? 2000년 컴퓨터 대란설은 대부분의 응용프로그램및 운영체계 프로그램들이 날짜 인식에 한계가 있어 2000년이 되면 엄청난 사회적 혼란을 부를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일컫는다.연도 인식을 마지막 두 자리로(처음 두자리는 1과 9로 자동인식) 하게 돼 있어 2000년과 1900년을 구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결함을 방치했을때 예상되는 혼란은 상상을 초월한다.계좌 소프트웨어,개인기록,금융기관의 대출 계산,보험 등 각종 사업관련 어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이 행하는 계산 등의 작업이 날짜를 기준으로 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업무상 손실로 프로그램제작업체를 상대로 한 소송사태도 예상된다. 미국 가트너 그룹은 컴퓨터 대란을 막기위해선 3천억∼6천억달러의 비용이 들 것이라는 충격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컴퓨터 대란을 낳을 원인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많은 프로그램들이 1로 시작하는 연도밖에는 인식하지 못해 2000년 이후의 연도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둘째,연도를 마지막 두자리 숫자로 인식하는 프로그램들이다.이 프로그램들은 「00」으로 끝나는 2000년과 1900을 구분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셋째,일부 어플리케이션들은 요일에 따라 특정한 명령을 수행하도록 프로그래밍돼 있다.일례로 은행금고를 월요일에 열 수 있도록 짜인 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2000년 1월 1일은 토요일이다.그러나 컴퓨터는 이날을 월요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1900년 1월 1일이 월요일이었기 때문이다.따라서 토요일에 은행금고를 열어야 한다. 예고된 재난에 방비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사실 이 연도 문제에 지나치게 호들갑을 떠는지도 모른다. 운영체계(OS)나 바이오스(BIOS)의 경우는 어느 정도 해결책이 서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윈도 95나 NT 등 32비트 체계의 OS가 1980년에서 2099년까지 인식할 수 있어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16비트 윈도(버전 3.X)의 경우엔 2000년을 1980년이나 1984년으로 잘못 인식하는 버그(프로그램 오류)를 일으킬 수 있다고도 말한다.그러나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무료로 제공되는 프로그램이 이미 마련돼 있다.이 프로그램은 인터넷으로 「http://www.winmag.com/people/melgan/year2000」를 찾아가 「YEAR2000.ZIP」을 다운받아 설치하면 된다. 더 큰 문제는 응용프로그램분야다.몇몇 응용프로그램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윈도용 응용프로그램들이 인식할 수 있는 한계가 분명하다.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 억세스95는 1999년까지,엑셀은 2019년까지만 인식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제시하는 해결책은 내년에 자사에서 만든 각종 응용프로그램들을 업그레이드하라는 것이다.그러나 단순히 연도 인식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업그레이드까지 하라는 것은 사용자에게 너무 큰 부담이다.당연히 버전업을 할 수 있는 교정 프로그램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 견해다.소프트웨어 업계의 노력이 필요하다.
  • 이 입양 20년… 시·수필집 낸 현영 타라니(화제의 여성)

    ◎혼돈속 자아찾기까지 내면세계 담아 다섯살때 고아가 돼 이탈리아에 입양된 한국소녀 현영 티라니씨(26)의 시와 수필이 국내 번역됐다.주한 이탈리아 대사관 공보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홍래씨가 번역한 「너의 창을 두드리며」.그녀가 그린 소담한 그림이 함께 실린 이 책은 4부로 나눠 정체성의 혼돈속에서 올곧은 자아를 찾기까지의 내적 투쟁이 잘 그려져 있다. 지난76년 홀트재단을 통해 이탈리아로 간 현영씨는 훌륭한 양부모 밑에서 성장,자신의 숨은 재능을 꽃피울 수 있었다.혈육에 대한 불확실성때문에 방황과 고독을 거치지만 한국인 유학생 화가부부로부터 그림을 배우고 정서적으로 안정을 되찾으면서 수많은 시를 쓰게 됐다.95년 이탈리아 문단의 명문인 피렌체의 문예지 「일 파우노」에서 주는 문학상을 수상,한국인 최초로 이탈리아 문단에 등단한 현영씨는 최근 고국을 찾아 전시회를 갖는 기회를 얻었고 이를 통해 핏줄을 찾는 생애최고의 기쁨을 얻기도 했다.
  • 교통표지판/기호·문자 함께 표기/내년부터

    ◎혼돈하기 쉬운 14개 대상 기호로만 표시되던 교통안전표지에 앞으로는 운전자와 보행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기호와 문자가 함께 담겨진다. 대통령자문기구인 행정쇄신위원회(위원장 박동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4일 이같은 내용의 교통안전표지 개선안을 마련해 내년부터 시행토록 했다. 행쇄위가 개선안을 마련한 것은 「진입금지」「안전지대」 등 현재 쓰여지고 있는 교통안전표지의 상당수가 비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어 운전자들이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이보호」「횡단보도」「보행자전용도로」 표지는 다른 표지와 비슷해 어린이와 노인은 물론 운전자까지 혼동할 소지가 많다고 보고 있다. 또 운전면허 필기시험에 교통안전표지가 무엇을 뜻하는지를 묻는 문제가 출제될 정도로 해독이 어려운 것은 교통사고예방을 오히려 방해한다는 판단이다. 행쇄위가 이번에 바꾼 교통안전표지는 「우선도로」 등 주의표지가 1개,「진입금지」 「주정차금지」 「주차금지」 「위험물적재차량통행금지」등 규제표지가 4개,「안전지대」 「보행자전용도로」 「횡단보도」 「어린이보호」 「자전거횡단도로」 등 지시표지가 5개,「구간시작」「구간내」 「구간끝」 「해제」 등 보조표지가 4개 등 모두 14개다. 행쇄위는 우선 내년 상반기에 어린이보호구역과 교통사고 다발지점에 새로운 교통안전표지를 설치하고 점진적으로 모두 교체토록 할 방침이다.
  • 대입 논술출제 현실적으로(사설)

    대입 논술고사가 수능시험을 치른 수험생을 기다리고 있다.대학에 따라 사정은 다르겠지만 명문대학일수록 논술고사의 비중이 높아 당락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그래서 수능시험이 끝난 고3교실은 논술지도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96학년도 논술고사가 어렵게 출제되었기 때문에 교사와 학생·학부모는 더욱 전전긍긍하고 있다. 논술시험은 논리적 사고력과 사물에 대한 인식력,그리고 문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수단이다.그러나 우리나라 대학입시 논술고사는 출제의도조차 파악하기 힘들 만치 제목이 난해하며 추상적이고 현학적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또 고교수업의 현실을 외면한 일방적 출제라는 지적도 있었다.가령 「혼돈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 대해 서술하라」 「착시현상을 현상과 본질의 관계로 설명하고 현실사회의 문제와 관련하여 논의하라」 등 96학년도의 출제는 그 의미를 파악하기조차 힘들다.고교과정에서 논리를 배웠다 하더라도 소화하기 어려운 주제임에 틀림없다. 대학측은 이같은 출제경향에 대해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어렵게 출제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그러나 쉬운 제목으로도 논리력과 사고력을 얼마든지 측정할 수 있고 변별력을 높일 수 있다.난해한 문제보다는 보편타당한 문제로 수험생의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옳다.그럼에도 난해한 출제를 고집하는 것은 대학의 권위를 결부시키거나,다른 대학을 의식해 경쟁적으로 출제하고 있다는 인상이 짙다. 대학입시는 고교과정을 토대로 출제되는 것이고 논술고사도 이 기준에서 벗어나서는 안된다.따라서 고교교육의 현실을 인정하는 전제에서 출제되어야 한다고 본다.지나치게 현학적이고 철학적인 주제는 지금의 고3 수험생에게는 맞지 않는다.그러므로 논술출제는 개선되어야만 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