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2026-02-17
    검색기록 지우기
  • 독도
    2026-02-17
    검색기록 지우기
  • 아미
    2026-02-17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2-17
    검색기록 지우기
  • 5살
    2026-02-1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154
  • [현장 블로그] 檢, 이젠 ‘세월호 7시간’ 진실 겨눌 차례

    생때같은 304명의 생명이 전라남도 진도 앞바다에서 스러졌던 ‘그날’ 이후, 검찰은 언제나 세월호의 진실과 가까이 있었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직후 합동수사본부를 꾸려 6개월 동안 수사에 나선 것도 검찰이었고, 세월호가 3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기 이틀 전인 지난 2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마주한 것도 검찰이었습니다. 그러나 많은 국민은 여전히 세월호의 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 정부의 구조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는지, 대통령이 사고 발생 7시간 뒤에야 모습을 드러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합니다. 수사권을 가진 검찰이 이 부분에 대해 속 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한 탓입니다. 도리어 검찰은 ‘진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비판까지 받습니다. 유병언 전 세모 회장에 대한 떠들썩한 수사는 정부로 향하던 비판을 돌리려는 것으로 의심받았습니다. 세월호 선장과 선원, 해경 관계자를 기소했지만 ‘꼬리 자르기’라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국민들이 간절히 원하던 ‘핵심’을 밝히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전 검찰총장 등의 세월호 수사팀 외압 의혹은 검찰이 국민보다 권력에 더 가깝다는 인상마저 짙게 만들었습니다. 혹자는 ‘세월호 7시간’ 의혹은 수사 대상이 되지 못하고, 대통령 흠집 내기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사유에서 세월호 의혹을 제외한 게 자칫 향후 재판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그러나 세월호 7시간의 본질은 대통령 개인의 시시콜콜한 동선에 있지 않습니다. 그 7시간은 세월호에 가장 먼저 닿은 해경 123정부터 해경청장, 안전행정부 장관, 국가안보실, 대통령 등 당시 구조라인에 있던 모두에게 적용되는 시간입니다. 그들 사이에서 어떤 보고와 지시가 오갔는지를 밝혀내지 않고는 공무원의 직무를 다했는지 판단할 방법이 없습니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알아야 혐의가 있고 없고를 아는 거 아닌가요?” ‘검찰은 범죄 혐의가 있을 때만 수사를 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우문(愚問)에 한 변호사의 현답(賢答)이었습니다. ‘왜 세월호 7시간 의혹을 밝혀내지 못했느냐’는 책망에 박영수 특별검사팀 관계자는 “청와대 압수수색이 무산돼 관저 출입 내역을 구하지 못했다”며 “특검팀 대다수가 가장 안타까워했던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제 공은 다시 검찰로 넘어왔습니다. 검찰은 수사 대상과 시간에 제한이 없습니다. 그리고 마침, 세월호가 다시 우리 눈앞에 떠올라 있습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오렌지만한 얼굴 혹 제거하고 웃는 감비아 소녀

    오렌지만한 얼굴 혹 제거하고 웃는 감비아 소녀

    첨단 의학의 도움으로 얼굴에 달려있던 무게 2.7㎏의 거대 혹을 제거해 미소를 찾은 소녀의 사연이 훈훈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아프리카 감비아에 살고 있는 13살 소녀 자넷 실바는 9살부터 턱에 자라기 시작한 양성 종양 때문에 지난 3년 동안 먹고, 말하고, 미소 짓는 지극히 일상적 활동들을 전혀 하지 못했다. 처음 종양이 자랄 때만 하더라도 실바는 큰 고통이나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자라난 종양은 아래턱뼈의 3배에 이르는 크기에 이르렀고 얼굴에 심각한 기형을 유발했다. 실바는 종양을 가리기 위해 늘 스카프를 착용해야 했고 학교생활이나 친구 만나기를 피할 수밖에 없었다, 종양은 결국 호흡을 곤란하게 만들 만큼 커졌고, 빨리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실바는 1년 내에 사망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실바를 도운 것은 아동보호 비영리 조직 ‘힐링 더 칠드런’이었다. 감비아 현지 의사에게서 실바의 사연을 듣게 된 이들은 미국 스태튼아일랜드 대학병원 구강악안면외과(Oral and maxillofacial) 전문의 호프만 박사에게 연락해 도움을 구했다. 소식을 접한 호프만 박사는 수술에 필요한 재정적 지원을 위해 세계 각지 어린이들에 의학적 지원을 제공하는 국제 재단 GMRF의 설립자 엘리사 몬탄티에게 연락을 취했다. 몬탄티는 실바와 그의 어머니가 미국에 들어와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비자와 거처를 마련해줬다. 복잡한 과정 끝에 실바를 직접 만난 호프만 박사는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실바의 상태를 확인하고는 스탠튼아일랜드 병원의 힘만으로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노스쇼어 대학병원의 아르멘 카사비안 성형외과 전문의 또한 실바의 수술에 동참하게 됐다. 적절한 수술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연구팀은 먼저 CAT 스캔으로 실바의 얼굴 골격 구조를 알아냈다. 그 뒤 미국에 체류할 수 있는 기간이 짧은 실바의 사정을 고려해 수술 횟수를 최대한으로 줄이기 위해 컴퓨터로 수많은 가상 수술 시뮬레이션을 거쳤다. 그리고 1월 16일(이하 현지시간) 여러 분야 전문의가 모인 가운데 12시간에 걸쳐 대수술이 감행됐고 혹 제거와 턱뼈 재건을 성공적으로 끝마칠 수 있었다. 지난 9일 기자회견을 가진 의료팀은 수술이 성공적으로 진행됐으며 회복 또한 순조로워 모녀가 다음 주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모녀는 통역을 통해 의료팀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어머니는 “딸의 제모습을 되찾아 정말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밝혔다. 실바 또한 얼굴을 가릴 때 사용하던 스카프를 이제 버렸다며 평범한 삶을 되찾게 된 기쁜 소감을 전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길섶에서] 자유인/최광숙 논설위원

    한 지인이 은퇴 소식을 알렸다. 공직에서 물러나고 나서도 다른 곳에 재취업하면서 3년을 더 일하다가 곧 진짜 집으로 가게 됐다. 그는 이미 오래전부터 퇴직 이후에 대한 준비를 많이 했는지 아쉬움보다는 일의 굴레에서 벗어난다는 홀가분함이 더 큰 듯했다. 하지만 얼마 전 그에게 갑자기 ‘돌발변수’가 생기면서 다소 맥빠진 눈치다. 일을 하는 부인이 갑자기 명예퇴직을 앞당겨 하겠다고 나섰단다. 앞으로 두 분이 같이 여행을 하게 됐으니 잘됐다고 하자 언뜻 속마음을 내비친다. 자신이 퇴직한 뒤 부인은 더 일하길 바랐다는 것이다. 연금과 관련이 있나 싶어 물었더니 그건 아니란다. 그의 퇴직 후 계획은 나 홀로 여행이었다. “혼자 1년만이라도 자유롭게 전국을 누비고 싶었어요.” 눈치를 챈 부인이 직장을 그만두는 결단을 하는 바람에 이제 꼼짝없이 부인과 함께 여행을 가게 됐다. 깊은 산속에 들어가 자연인으로 살지는 못하더라도 1년 정도는 부인 없는 ‘자유인’으로 살고 싶은 그를 보며 나를 돌아본다. 혹 남편도?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먹지도, 말하지도 못해’…입 속 종양 제거, 새 삶 찾은 10대

    ‘먹지도, 말하지도 못해’…입 속 종양 제거, 새 삶 찾은 10대

    입에 거대한 재갈을 물고 있던 한 인도 소녀가 몇 년만에 먹고 말할 수 있게 됐다. 지난 5일(현지시간) 영국 미러는 입안의 종양덩어리로 3년 동안 먹고 마시는 자유를 잃었던 10대 소녀가 새 삶을 찾게 됐다고 보도했다. 인도 나브가치야 코시파르 출신의 락슈미 쿠마리는 겉으론 평범한 15살 소녀처럼 보이지만 아픈 과거를 갖고 있다. 2013년 락슈미의 잇몸에 작은 혹이 생겼고, 이는 몇년 만에 점차 거대한 크기의 종양덩어리로 자랐다. 입안 가득한 종양때문에 락슈미는 입으로 음식물을 섭취하거나 말하는 능력, 제대로 호흡하는 법까지 모두 천천히 잃어가야 했다. 같은 반 친구들은 그런 락슈미에게 ‘악령에 씌었다’며 놀려댔고 그녀는 학교를 그만두고 방안에 틀어박혀 숨어지냈다. 락슈미는 "나는 친구들이 없다. 아무도 나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나의 형제들도 마찬기지였다"고 전했다. 이어 "종양이 입을 막기 시작했을 때, 회복될 수 있을거란 희망을 버렸다. 목숨을 끊기로 결심도 해봤지만, 스스로 죽음을 택할 만큼 대담하지 못했다. 대신 고통과 모욕, 굴욕을 감수하며 살기로 마음먹었다"고 당시의 아픔을 설명했다. 그녀를 아프게 한 병은 '거대세포성 치은종'으로 불리는데, 염증이나 외상성 장애로 조직이 과도하게 커지는 특징을 지닌다. 다행히 지난해 10월 국립병원에서 락슈미는 종양제거수술을 받았고, 이후 집밖으로 다니거나 자신의 모습을 점차 받아들이기 시작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 그러나 그녀의 오른쪽 눈과 입속에 작은 종양 덩어리가 아직 남아있어 많은 치료가 필요하다. 락슈미의 가족들은 2600루피(약 4만5000원)를 모을 수 있을 때까지 치료를 연기해오다 지역주민들의 도움으로 몇 주 전에 다시 딸을 병원에 입원시켰다. 현재 락슈미는 이달 말에 있을 추가 성형수술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미러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씨줄날줄] 퍼스트 도터 이방카/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퍼스트 도터 이방카/최광숙 논설위원

    “백악관에 들어오는 너희를 처음으로 맞이했던 8년 전 11월 어느 추운 날이 기억나. 앞으로 새집이 될 곳곳을 둘러보는 너희 눈에는 설렘과 함께 낯선 환경에 대한 경계심이 어려 있었지.” 지난 1월 퇴임식을 앞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두 딸에게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쌍둥이 딸인 바버라 부시와 제나 부시가 보낸 편지 내용이다. 부시 자매는 이 편지에서 “백악관에서 보낸 8년간의 소중한 경험은 앞으로 삶을 윤택하게 해 줄 훌륭한 자산이 될 것”이라면서 백악관을 떠나는 오바마 자매를 응원했다.백악관에 들어갈 때 주근깨가 가득한 소녀였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딸 에이미, 치아 교정기를 꼈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딸 첼시 등은 백악관에서 나올 때는 어엿한 숙녀로 변했다. 대학생이던 부시 전 대통령의 딸 제나는 결혼도 했다. 백악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대통령의 자녀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딸들은 학교 갈 때나 남자 친구와 데이트할 때는 물론이고 심지어 약혼식과 신혼여행 갈 때에도 경호원들과 함께 했으니 새장에 갇힌 새나 다름없었다. 일반인에게는 백악관은 ‘권력의 심장부’이지만 대통령의 어린 자녀들에게 백악관은 그저 부모와 함께 생활해야 하는 ‘집’일 뿐이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의 딸인 이방카는 그 이전 대통령의 딸들인 퍼스트 도터(First Daughter)와는 다른 행보를 보인다. 권부의 중심 백악관의 막후 실세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가진 첫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막말과 공격성이 보이지 않고 화합을 강조해 호평을 받은 배경에 이방카가 있다. 트럼프가 한 나라를 이끌어 가기에 성품이 부적합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이번 연설은 종전보다 더 신중하면서도 덜 호전적인 말투로 임해 달라고 간곡하게 당부한 이가 이방카란다. 이 밖에도 세제 개편안과 관련해 상하원 의원을 만나고, 여성 경영인들과 모임을 갖는 등 점차 행동반경이 넓어지고 있다. 미국의 경제 매체인 포천은 “이방카는 미국이 지금까지 겪은 ‘퍼스트 도터’와는 다르다”면서 “과거 대통령의 딸들은 이방카가 누리는 영향력과 권력에 가까이 오지도 못했다”고 보도했다. 자신의 사업 홍보 등으로 이런저런 구설에 오르기도 하지만 트럼프의 약점을 보완하는 긍정적인 조언자 역할을 한다면 이방카의 존재는 더욱 빛이 날 것 같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서 아무런 공식 직책도 없는 이방카가 아버지의 후광을 등에 업고 과도한 정치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한다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이방카가 아버지의 성공을 넘어 혹 먼 미래 ‘부녀’(父女) 대통령을 향한 정치적 야망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유상호 한투증권 사장 금융사고 초강수 “신용 낮은 직원 영업점서 방 빼”

    유상호 한투증권 사장 금융사고 초강수 “신용 낮은 직원 영업점서 방 빼”

    한국투자증권이 금융사고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전 직원의 신용등급을 조회해 등급이 낮은 직원은 영업점 근무에서 제외시키기로 했다. 지난해 잇따라 터진 영업점 직원의 금융사기 사건 이후 고객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유상호 사장의 강수로 풀이된다.한투증권은 23일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고강도 자정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연초 유 사장이 신년사를 통해 “올해를 금융사고 제로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조치다. 한투증권은 지난해 말 임직원 동의 아래 전 직원 신용등급을 조회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조만간 신용등급이 낮은 직원을 영업점 등 고객과 직접 만나는 근무에서 배제할 방침이다. 영업점 장기근무 직원들은 순환 근무를 시키기로 했다. 이미 지난달 인사 때 같은 지점에서 5년 이상 근무한 직원 전원을 다른 지점으로 이동시켰다. 회사 측은 “이런 과정에서 잠재돼 있는 금융사고가 드러날 수 있다”면서 “숨김없이 모두 들춰내 깨끗하게 도려내는 수술을 감행하려는 의지”라고 밝혔다. 한투증권은 지난해 6월과 10월 고객 대상 금융사기 사건이 터져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6월에는 서울 강서지점의 한 직원이 투자 명목으로 고객들 돈 20억원가량을 개인 계좌로 받은 뒤 잠적해 사기 혐의로 고발당했다. 10월에는 여수충무영업소 직원이 고객 돈 약 45억원을 역시 본인 개인 계좌로 챙겨 달아났다. 당시 한투증권 전국 지점에는 ‘당사 직원은 고객과 개인적인 금전거래를 절대 하지 않습니다. 혹 거래가 있는 고객께서는 회사에 신고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굴욕스러운 안내문이 붙기까지 했다. 고객과 사적 금전거래가 적발되면 최대 ‘면직’ 조치까지 할 수 있도록 징계 수위도 높였다. 실제로 지난달 대전의 한 지점 직원이 친분이 있는 고객에게 10억원가량을 빌린 뒤 잠적한 사실이 적발돼 면직됐다. 유 사장은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것이라면 어떤 조치라도 실시해 고객에게 신뢰받는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北 김정남 피살] 北, 우리 정부 일거수일투족 분석… 남북 물밑 외교전

    [北 김정남 피살] 北, 우리 정부 일거수일투족 분석… 남북 물밑 외교전

    ‘쿠알라룸푸르의 김정남’은 여러 나라의 정보 관계자들을 긴장시켰다. 도착과 동시에 북한 관계자들이 그의 주변을 맴돌았다. 한국도 그의 동선 언저리에 있었다. 중국과 말레이시아도 남의 일이 아니었다. 미국, 일본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김정남이 남한사람을 만나는 일은 북한 현지 관계자들을 크게 자극했다고 한다. 혹 김정남이 망명하려는 건 아닐까 늘 조바심을 냈다고 한다. “각국 관계자들은 서로 일정한 거리를 두고 김정남을 주시했다”고 한 정보 관계자는 21일 서울신문에 전했다.김정남을 둘러싼 정보전과 외교전은 그의 사후에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사건을 놓고 북한과 말레이시아 정부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남북한 간에도 신경전이 뜨겁다. 북한이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결탁을 주장하며 강경 대응으로 일관하는 반면, 우리 정부는 공식적 대응을 삼가면서도 북한을 고립화시킬 국제 공조에 초점을 맞추는 압박 외교로 맞대응할 전망이다. 정부 소식통은 이날 “북한이 말레이시아 주재 대사관을 중심으로 우리 정부의 일거수일투족과 관련, 국내외 언론 보도를 꼼꼼히 분석하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는 북한에 빌미를 잡히지 않기 위해 말레이시아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제3자의 입장을 철저히 견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강철 북한대사는 20일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말레이시아 정부가 공모했다”는 주장까지 내놓았다. 기자 접촉을 꺼리던 북한이 강경대응 모드로 돌아선 것은 북한 정부 암살 배후설이 기정사실화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 정부는 ‘로키’(low-key) 대응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이번 사건을 북한 인권에 대한 국제 사회의 경각심을 환기시키는 계기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공식적으로는 입장 표명을 일절 삼가면서도 미국 및 일본과 공조해 물밑에서 ‘범인은 김정은’이라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보내는 것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이 현지 언론과 달리 북한의 주장을 따라 사망자의 이름을 김정남 대신 ‘김철’이라고 발표하고 암살이나 살해 대신 ‘사망’(death)이라는 가치 중립적 표현을 쓰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이는 말레이시아가 표면상 북한과 갈등을 겪고 있어도 남한의 대응에 따라 언제든지 돌아설 수 있다는 것으로 우리 정부는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이 피살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지난 19일 일본 언론에 유출된 경위를 놓고 조사를 벌일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현지 화교 매체 동방일보가 이날 보도했다. 외교 채널과는 별도로 물밑에서 정보기관을 통한 말레이시아 정부와의 공조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공항 청사에서 숨진 북한 남성이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이란 사실을 확인하는 데는 우리 정보 당국이 제공한 지문 등 생체정보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알라룸푸르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경제 블로그] 최순실 인사청탁 메모? 이광구행장 “저 아녜요”

    [경제 블로그] 최순실 인사청탁 메모? 이광구행장 “저 아녜요”

    인사청탁 내용을 담은 ‘최순실 포스트잇’에 우리은행이 등장하면서 우리은행이 잔뜩 긴장한 표정입니다. 지난해 7월 최순실씨가 우병우 당시 민정수석 앞으로 경찰청장, 우리은행장, KT&G 사장 후보로 10여명의 명단을 포스트잇에 적어 보냈다는 내용인데요. 보도가 나오자 이광구 현 우리은행장은 자신이 아니라며 적극 해명에 나섰습니다.●민영화 안착에 총력 다할 시기에 당혹 우리은행은 20일 보도 해명 자료를 통해 “인사청탁 파일이 작성됐다는 지난해 7월은 행장 임기가 6개월 이상 남아 있는 시점이었다”면서 “(차기 행장을 노리던) 일부 내부 인사들이 비선 라인을 통해 인사청탁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러한 인사청탁 시도와는 무관하게 현직 은행장이 민간 주주로 구성된 이사회를 통해 민선 1기 행장으로 선임됐다”고 주장했습니다. 포스트잇에 등장하는 우리은행장은 현직 이 행장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이 행장은 2014년 취임 때 이미 인사 검증을 거쳤기 때문에 지난해 민정수석실에 또다시 이력서를 제출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도 덧붙였습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해명 자료를 내지 않으려 했으나 자꾸 (포스트잇에 등장하는 우리은행장이) 이 행장이냐고 묻는 사람이 있어 (자료를) 냈다”고 말했습니다. ●소문 속 인물 정씨 “최순실 모른다” 어찌 됐든 우리은행장 자리를 노리는 물밑 로비가 시도됐던 정황이 드러나면서 논란은 쉬이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자연히 이 인물이 누구인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해외법인장을 맡고 있는 정모씨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씨는 이번 민선 우리은행장 공모 때 유력한 후보군 가운데 한 명으로 꼽혔으나 정작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정씨가 최순실 게이트에 등장하는 핵심 인사와 가깝다는 소문이 돌기는 했지만 행장 응모를 안 한 진짜 이유는 알 수 없다”며 조심스러워했습니다. 정씨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최순실을 전혀 모른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특검은 “명단만 있고(로비) 정황은 없다”며 포스트잇에 등장하는 실명을 공개하고 있지 않습니다. 행장 공모가 끝나면서 모든 역량을 민영화 조기 안착에 쏟으려던 우리은행은 이런 상황에 몹시 당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한 우리은행 직원은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되는 것은 (우리은행의) 영업력에도 손실을 미칠 수 있다”며 “이번 기회에 의혹이 투명하게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아하! 우주] ‘지구 크기 망원경’으로 사상 최초 블랙홀을 본다

    [아하! 우주] ‘지구 크기 망원경’으로 사상 최초 블랙홀을 본다

    우리는 머지않아 초질량 블랙홀의 이미지를 최초로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과학자들은 4월 5~14일 사이에 궁수자리 A 블랙홀을 관측하기 위해 가상 망원경(virtual-telescope)을 구축 완료했다. 궁수자리 A는 지금까지 직접적으로 관측된 적은 한번도 없지만, 과학자들은 근처 별들의 움직임을 통해 틀림없이 블랙홀이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만약 블랙홀의 이미지를 직접 관측할 수 있다면 이는 아인슈타인의 중력 이론을 재평가하는 결정적인 사례가 될 것이며, 물리학을 기초부터 다시 써야 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궁수자리 A는 지구로부터 약 2만 6,000광년 떨어진 거리에 있으며, 지름은 2000만km 정도 된다. 과학자들은 수많은 전파수신기의 연결로 이루어진 지구 크기의 가상 망원경으로 이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 이미지를 최초로 잡아낼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이란 외부에서는 물질이나 빛이 자유롭게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지만, 내부에서는 블랙홀의 중력에 대한 탈출속도가 빛의 속도보다 커서 원래 있던 곳으로 다시 되돌아 갈 수 없는 경계선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블랙홀의 일방통행 구간이다. 가상 망원경은 이런 이유로 해서 ‘사건 지평선 망원경’이란 이름이 붙게 되었다. 프로젝트 리더인 셰퍼드 돌먼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연구소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참으로 흥미진진한 결과가 기대된다”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우리는 지난 20년 동안 이 가상 망원경을 구축해왔다. 오는 4월이면 사상 최초로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 이미지를 망원경 초점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가상 망원경은 남극에서 하와이, 아메리카 대륙과 유럽까지, 전 지구적으로 연결된 전파 수신기 네트워크"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하면, 이 가상 망원경의 지름이 지구 크기와 맞먹는 만큼 궁수자리 A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을 잡아낼 수 있을 만한 해상력을 확보했다는 얘기다. 우리은하 중심에 있는 블랙홀은 1931년 미국 물리학자 칼 잰스키가 은하 중심에서 오는 라디오 파를 발견함으로써 그 존재가 예측되었다. 돌먼 교수는 “아인슈타인의 이론에 대해 내기를 하는 것은 아주 현명치 못한 일이다. 하지만 기대치와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면 아인슈타인의 중력이론도 재평가되어야 한다"면서 "물론 그런 일이 일어날 것으로 보진 않지만, 그렇다고 그 가능성을 제외할 수는 없다. 그게 물리학의 아름다움”이라고 밝혔다. 가상 망원경을 이루는 각 전파 수신기에는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대형 하드 드라이브를 갖추고 있으며, 이 데이터들은 모두 미국 메사추세츠 보스턴 근교에 있는 MIT 헤이스텍 천문대로 수집되어 분석에 들어간다. 분석작업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금년 말 또는 내년까지 가야 그 결과가 도출될 수도 있다. 어쨌든 우리는 사상 최초로 궁수자리 A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을 눈으로 볼 수 있게 될 것이며, 혹 아인슈타인 이론에 결함이 있다면 그 사진이 무엇이 진실인지를 보여줄 것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특검 “朴대통령, 첫 담화 직전까지 최순실과 10여회 통화“

    특검 “朴대통령, 첫 담화 직전까지 최순실과 10여회 통화“

    담화문 발표 내용 崔와 논의 추정 업무시간 崔와 통화한 내역도 많아 차명폰 증거인멸 여부도 확인해야 靑 압수수색 불승인 가처분 신청 이르면 오늘 나올 가능성도 높아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61·구속 기소)씨가 차명 휴대전화로 약 6개월 동안 570여 차례 통화했다고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밝히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져 최씨가 도피 중이던 시기에도 박 대통령과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나타나 말 맞추기 의혹도 제기된다. 이규철 특검보(대변인)는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휴대전화 통화 기록 존재를 공개하며 “두 사람이 쓴 휴대전화를 동일한 날 윤전추 전 청와대 행정관이 개통한 것으로 나와 차명폰의 청와대 보관이 확실시된다”면서 “문제(태블릿PC 보도)가 생긴 이후 (해당 휴대전화로) 연락이 중단됐는데, 지난해 10월 26일 최씨의 조카 장시호(38·구속 기소)씨를 통해 주고받은 내용을 장씨로부터 확보했고, 향후 관련 증거로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崔 도피 중에도 연락… 말맞추기 의혹 특검팀에 따르면 박 대통령과 최씨는 두 대의 차명폰을 개설해 지난해 4월 18일부터 연락을 주고받았다. 마지막 통화는 박 대통령이 첫 대국민 담화를 한 다음날인 10월 26일 오전에 이뤄졌다. 이날 오후 상황은 장씨가 특검팀에 증언한 내용으로 확인된다. 오후에 최씨가 박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자 최씨는 언니인 최순득(65)씨에게 “대통령과 통화를 해보라”고 부탁했다. 최순득씨는 윤 행정관의 전화로 통화를 한 뒤 통화 내용을 장씨에게 전달했고, 이를 장씨가 최씨에게 말해줬다는 것이다. 특검팀이 확인한 통화 목록에 박 대통령과 최씨는 연설문 유출 의혹이 제기된 24일부터 대국민 담화를 하기 수시간 전인 25일 새벽 사이에는 10여 차례 통화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이 최씨와 관련 대책과 담화문 내용 등을 논의했다고 추정되는 대목이다. 특검팀 핵심 관계자는 “두 사람이 객관적 증거를 통해 밀접한 관계로 드러난 만큼 최씨의 청와대 출입 내역 등 확인이 범죄 혐의 입증에 반드시 필요하다”며 “지금쯤 청와대에서 이 차명폰을 없앴을 가능성이 있지만 증거인멸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압수수색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박 대통령이 업무 시간에 최씨와 통화를 한 내역들도 많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이 일과 중에도 여러 차례 최씨와 통화를 한 부분은 최씨가 단순히 박 대통령의 ‘40년지기’인 ‘평범한 가정주부’가 아니라, 광범위하게 국정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동안 “최씨가 정권 초기 연설문 수정을 도와줬을 뿐 이후 자연스럽게 접촉할 일이 없어졌다”는 박 대통령의 주장도 뒤집힐 증거가 될 수 있다. 앞서 국회에서 “박 대통령의 차명폰을 본 적 없다”고 한 윤 전 행정관의 말은 위증이 된다. ●靑 “특검 발언 심문과 무관 언론 플레이” 청와대 측은 특검의 이 같은 발언을 법원 심문과는 무관한 ‘언론 플레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 ‘압수수색·검증 영장 집행 불승인 처분 취소’ 소송 및 집행정지 신청 사건 심문에서도 청와대 측은 특검의 당사자 적격과 법원 영장의 압수 대상 등을 문제 삼았다. 특검은 거듭 압수수색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나 청와대 측 대리인은 “이 사건은 압수수색이 늦어진다고 해서 신청인(특검)이 처벌받는 것도 아니고, 다른 방식의 수사도 가능하다”고 방어했다. 재판부는 우선 행정법상 이번 사건이 소송 요건을 갖췄는지 등에 대해 법리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법원은 특검팀의 수사 기한을 고려해 최대한 빠른 결론을 내리겠다는 입장이어서 이르면 16일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밸런타인데이의 저주’ …D-1 ‘바람 피우기’ 가장 좋은 날?

    ‘밸런타인데이의 저주’ …D-1 ‘바람 피우기’ 가장 좋은 날?

    팽팽한 긴장감 속에 '썸'을 타는 이들이건, 막 달달한 사랑을 시작한 이들이건, 그도 아니면 거짓말처럼 사랑이 시작되길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이건 밸런타인데이는 왠지 모를 희망에 부풀게 한다. 아무리 상업적으로 변질됐다고 하더라도 초콜릿의 달콤함으로 상징되는 밸런타인데이의 분위기에 기대고픈 충동이 들곤한다. 하지만, 밸런타인데이가 그 낭만적 방심을 틈타 오히려 '사랑의 저주'를 불러일으킨다면? 혹시 당신의 남편(혹은 남자 친구)이 바람피운다고 의심된다면 밸런타인데이 전날(2월 13일)을 주목해봐도 좋을 듯하다. 불륜을 캐내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영국 사립탐정 레베카 제인은 최근 지역신문 리버풀에코와의 인터뷰에서 바람피우는 남성 79%가 밸런타인데이 전날에 불륜 상대와 데이트한다고 밝혔다. 레베카는 "불륜을 저지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1년 중 ‘바람피우기 가장 좋은 날’로 꼽는 게 바로 발렌타인데이"라고 말했다. 바람피우는 남성은 아내(혹은 여자 친구)는 물론 자신의 불륜 상대인 여성을 위해 똑같은 레스토랑을 예약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제인은 남성은 선호하는 레스토랑이 있으면 아내와 애인 모두 그 장소에 데려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 남성은 뭔가 꺼림칙한 일을 할 때마다 항상 심사숙고한다. 만약 남편이 밸런타인데이 저녁 식사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으면 의심하는 것이 좋다고 그녀는 설명했다. 그 외에 잠자리 취미가 바뀌거나 평소 계획을 자주 바꾸는 것도 의심할 만한 사항이라고 그녀는 말한다. 밤늦게 귀가하거나 외출하고 주말에 이유 없이 외출하는 것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또 다른 여성과 거리에 있던 것을 보고 나서 추궁했을 때 잘못 본 것이라고 잡아떼거나 어디를 가고 있는지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는 것도 바람피우는 징조라고 한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등을 사용해 바람피우는 사례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그녀는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전보다 늘어나고 수시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확인한다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포토리아(위), 리버풀에코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온몸이 종양으로 뒤덮인 남자의 눈물 겨운 부성애

    온몸이 종양으로 뒤덮인 남자의 눈물 겨운 부성애

    머리부터 발끝까지 거대한 종양을 안고 살아가는 한 남자가 간곡하게 도움을 요청했다.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딸과 손자를 위해서다. 지난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미러는 피부 기형 때문에 ‘포도맨’이라 불리는 중년 남성의 절망적인 사연을 공개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태국에 사는 수드야이(69). 평소 그는 자신의 외모가 사람들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집밖으로 외출을 하지 않는다. 수드야이가 10살이 되던 해 혹이 처음 생기기 시작했고, 점점 커졌다. 당시 가족에게는 치료비를 지불할 충분한 돈이 없었기에 그는 제대로 된 진료조차 받지 못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큰 무리는 없었지만, 이제는 입장이 달라졌다. 그의 몸전체를 덮은 종양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의료진들은 수드야이가 신경섬유종증에 걸렸다고 진단했다. 신경섬유종증은 피부와 중추신경계의 특징적인 이상을 동반하는 신경피부 증후군 중의 하나로, 뇌의 발생 초기에 신경능선이 분화 및 이주하는 과정에서 이상이 발생한 질환이다. 그를 진료한 의사는 "가끔 종양이 심각하지 않아서 꽤 정상적으로 살아가는 환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경우는 종양들이 눈을 덮기 시작해 불편함을 안겨주고, 정상적인 수면 패턴도 방해하고 있는 상태다. 더 슬픈 소식은 수드야이의 딸 브레이브(36)와 가족의 유일한 소득원인 손자에게까지 그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수드야이는 “딸과 손자만이라도 증세가 더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사진=더썬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위암 원인’ 헬리코박터균 대장암 위험도 1.9배 높여

    주로 위궤양과 위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대장암 발생 위험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태준·김은란·홍성노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2002~2010년 대장내시경 등의 건강검진을 받은 30세 이상 성인 남성 8916명을 분석한 결과 이런 상관성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 논문은 국제 학술지 ‘헬리코박터’ 최신호에 실렸다. 헬리코박터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위암 원인균으로, 국내 중년층 이상 감염률이 55~65%에 이른다. 연구팀은 헬리코박터균 감염 여부와 대장암의 전 단계로 불리는 ‘선종’의 관계를 분석했다. 선종은 혹 모양의 대장 용종 가운데 크기가 1㎝ 이상이거나 조직검사에서 악성도가 비교적 높은 것으로 판명된 것을 의미한다. 분석 결과 대장 내 선종의 발생 위험은 헬리코박터균 감염 그룹이 비감염 그룹보다 1.3배 높았다. 특히 대장암이 될 가능성이 높은 ‘진행성 선종’은 감염 그룹의 발생 위험이 1.9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에일리언’ 닮은 아이, 모유수유 거부한 엄마

    ‘에일리언’ 닮은 아이, 모유수유 거부한 엄마

    막 출산한 갓난 아이가 외계인의 모습을 닮아있다면, 그때의 충격과 공포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지난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미러는 저주받은 아이가 태어났다고 주장하는 산모가 아이의 모유수유를 거부한 사연을 보도했다. 인도 차키아 지역에 거주하는 프리앙카 쿠마리(25)는 머리에 큰 혹과 툭 튀어나온 눈망울을 가진 기형아를 낳았다. 아이의 출생은 반시 가트 마을에도 큰 충격을 안겨주었고, 호기심 많은 주민들은 실물을 보기 위해 그녀의 집으로 몰려들었다. 많은 이들은 이 아이가 '힌두교 신의 화신'일 수 있다고 믿으며 기도를 드렸다. 그러나 엄마인 프리앙카와 아빠인 발린드라 마토(34)의 반응은 달랐다. 그들은 ‘저주 받은 아이’라고 확신했다. 프리앙카는 "아이를 처음 봤을때, 충격을 먹었다"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이 아이는 다른 아이들처럼 정상적이지 않다. 아이의 미래가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신에게 기도했고, 건강한 남자 아이나 여자 아이를 기다렸다"면서 "인생에 있어서 이런 충격적인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곤 꿈에서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녀 남편도 "정말 혼란스러웠고, 무엇을 해야할지 몰라 병원 의사의 지시에 따랐다"고 덧붙였다. 그는 신이 건강한 아이를 건네줄 수 있었지만,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아이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아이는 ‘할리퀸어린선(Harlequin Ichthyosis)’이라 불리는 희귀한 유전질환을 갖고 있다. 할리퀸 어린선은 영양실조로 인해 발생하며, 단단하고 두꺼운 피부를 갖게되거나 심각한 머리나 얼굴의 기형을 초래한다. 현지 전문의는 안타깝게도 아이의 생존 가능성이 1000만분의 1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사진=미러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단독] 역대 정부 기밀자료 파기했나

    DJ정부 74만건 포함 2002년까지 105만건 불과 참여정부, 755만건 이관… 대통령 기록물 폐기 논란 MB정부, 1088만건 이관했지만 외교문서 파기 의혹 현 정부의 정부부처 장관·청장들의 업무용 휴대전화 폐기는 전대미문의 일이지만, 전 정권에서 자료를 파기하거나 자료가 들어 있던 컴퓨터 등을 포맷하는 일은 있었다. 정권 차원의 불법적인 흔적 지우기가 부각된 시점은 50년 만에 수평적 정권교체가 이뤄졌던 1997년 12월이었다. 당시 안전기획부(국가정보원의 전신)가 있던 서울 강남구 세곡동에서 밤마다 존안 자료 등을 불태우는 검은 연기가 올라왔다는 소문이 무성했고, 그 소문의 일부는 국민의 정부가 들어선 뒤 사실로 확인되기도 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청와대 기밀자료들을 빼돌리거나 파기한 정황이 있다. 남긴 문건이 적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부터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55년간 10명의 대한민국 대통령(허정·박충훈 권한대행 포함)이 남긴 대통령기록물은 105만건에 불과하다. 이 중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긴 문서가 3분의2를 넘는 74만건이다. 전직 정부 고위 관계자는 31일 “국회의원, 장관 등 고위직들의 사정 관련 자료들은 정권이 바뀌면 긴요하게 사용될 수 있어 파기하는 게 불문율이었다”고 전했다. 참여정부에서 처음으로 청와대 공식 문서관리 시스템이 도입됐다. 당초 청와대 내부통신망으로 도입된 이지원(e知園)을 2004년 청와대 공식 문서관리 시스템으로 개선해 755만건의 자료를 다음 정부에 이관했다. 이 중 30년 뒤 개봉하는 비밀기록이 약 1만건이나 된다. 그러나 이런 체계적 시스템으로 문서를 작성해 넘겼으나, 이명박(MB) 정부가 들어선 뒤 대통령 기록물 폐기 논란에 휩싸였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기밀자료 폐기 논란이 제기됐다. 2013년 당시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이었던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MB정부가 3만 2446건에 이르는 외교문서를 파기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문서 파기 시점이 한·일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을 시도했던 2012년 8월에 집중돼 논란을 부추겼다. MB 정부는 1088만건의 이관 문서를 남겼지만, 비밀기록물은 ‘0’이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사설] 박 대통령, 헌재·특검에 출석해 소명해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에 가속을 붙이는 기미가 역력하다. 다음주 임기가 끝나 퇴임하는 박한철 헌재소장은 선고 시한이 늦춰져서는 안 된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이런 언급의 적절성을 따지는 논란이 있지만, 그와 별개로 최대한 신속하게 심판을 진행하겠다는 내부의 기류는 분명히 읽힌다. 몇 달째 이어진 국정 공백 상황에서 어느 쪽에서든 심판 지연 시도를 한다면 이유 불문하고 용납받을 수 없다는 사실 또한 분명하다. 박 대통령의 그제 인터넷 인터뷰는 그런 점에서 국민 동의를 이끌기가 어렵다. 지난 1일 깜짝 기자간담회를 했을 때도 직무 정지된 대통령이 장외 여론전을 펼친다는 비판이 높았다. 그런 비판을 의식해 선택한 매체가 보수 논객의 개인 인터넷 팟캐스트였겠으나, 그 의도가 빤히 노출돼 또 지탄이 쏟아지는 상황이 됐다. “박 대통령의 몸부림이 초라하다 못해 딱하다”는 빈축마저 사고 있다. 같은 날 특검에 붙잡혀 나간 비선 실세 최순실씨도 자신이 민주 투사인 양 강압수사를 받았다고 고함치며 난동에 가까운 행태를 보였다. 어제는 또 최씨의 변호인까지 나서 특검이 불법 수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특검의 출석 요구에 무려 여섯 차례나 불응하며 버텼다. 그런 이가 언제 그런 강압수사를 받았다는 것인지, 적반하장에 많은 사람이 실소를 터뜨린다. 박 대통령은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오래전부터 기획된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라고 탄핵 음모론을 제기했다. 세간의 의혹을 “어마어마한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물론 일부는 사실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탄핵의 핵심 쟁점은 쏙 뺀 채 탄핵 근거가 취약하다는 주장은 억지스럽다. 이해를 구하고 싶었다면 미르·K스포츠 재단 모금, 재벌 총수 독대 등 탄핵의 몸통 사안을 언급이라도 했어야 한다. 이러니 그 해명들이 일부 지지층을 향한 궤변일 뿐이라는 혹평을 듣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혹을 떼려다 자꾸 더 붙이는 자충수를 그만둬야 한다. 헌재 심판에 뒤늦게서야 39명의 무더기 증인을 신청한 것도 얼마나 옹색해 보이는지 모른다. 나라의 혼돈은 염두에도 없이 오로지 탄핵시계만 늦추려는 이기심을 그만 들키기를 바란다. 명분과 법적 근거가 명확한 자리를 통해 항변하고 충분히 소명하면 된다. 그래야 여론도 귀를 열어 주려는 자세를 잡는다. 헌재와 특검에 나가 품위 있게 잘잘못을 가리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야 훗날 후회라도 없지 않겠는가.
  • 사고 후 車 보험료 폭탄에 명의 변경… 사기로 몰려 ‘할증 핵폭탄’ 맞습니다

    사고 후 車 보험료 폭탄에 명의 변경… 사기로 몰려 ‘할증 핵폭탄’ 맞습니다

    ‘사고 후 자동차 보험료가 너무 많이 올라 아내 이름으로 보험을 들까 합니다. 얼마나 이득일지 궁금합니다.’(아이디 ice*****) 요즘 재테크 사이트나 온라인 자동차 동호회 등에 자주 등장하는 질문이다. 최근 자동차 보험사마다 점점 사고 이력자에게 더 큰 부담을 안기는 방향으로 요율 정책을 바꾸면서 일부 가입자들이 보험료 폭탄을 피할 목적으로 명의 변경 등을 고려하는 탓이다. 이처럼 보험료를 아낄 생각에 명의 변경을 했다가는 보험사기로 몰려 더 큰 보험료를 무는 등 낭패를 볼 수 있다. 18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국내 영업 중인 손해보험사들은 예외 없이 ‘면탈할증제’를 운영 중이다. 면탈(免脫) 할증이란 사고 등으로 오른 보험료를 피할 생각으로 차량 명의를 가족이나 지인으로 돌리는 계약자에게 물리는 일종의 페널티(벌칙) 보험료율이다. 최고 50%로 ▲위장사고범이나 ▲자동차를 이용한 범죄 행위자에게 매기는 특별 요율과 같다. 가입자가 보험료를 줄일 생각으로 명의 변경을 했다면 이를 사실상 보험사기 행위로 보는 것이다. 보험사마다 조금씩 적용 요율과 기준이 다르지만 통상 1년간 보험개발원이 정한 최고한도(50%)까지 보험료를 올려받는다. 예를 들어 지난해까지 100만원이던 A씨의 보험료가 사고로 30% 올라 130만원이 됐다고 치자. 30만원을 아낄 생각에 배우자(A씨와 같은 나이에 무사고일 경우) 명의로 바꾸다 적발되면 보험료는 사고할증률 30%가 아닌 면탈할증률 50%가 적용돼 150만원이 된다. 여기에 명의이전 때 내야 하는 취득세(승용차 차량가액의 7%, 상용차 5%) 등을 고려하면 실제 부담은 더 늘어난다. 혹 떼려다 혹 붙이는 결과가 되는 것이다. 설사 운 좋게 적발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배우자가 이른바 ‘장롱면허’인 경우에는 명의 변경 꼼수로 되레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운전 초보자에게 매기는 할증요율(60~70%)이 워낙 높기 때문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가입 때 보험사가 눈치채지 못해 그냥 넘어갔어도 나중에 적발되면 어차피 할증을 물린다”면서 “최근 보험사마다 보험료 면탈에 대한 모니터링을 매우 강화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다만 불가피한 이유로 가족 간 명의를 바꿔야 하는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해 준다. 예를 들어 직장 이동 등으로 주말 부부가 돼 주로 차를 쓰는 사람이 바뀐 경우 등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돈에 현혹된 스포츠 정신… 명예는 추락 인생은 나락

    돈에 현혹된 스포츠 정신… 명예는 추락 인생은 나락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에서 포수, 지도자로 뛰었던 요기 베라(1925~2015)가 남긴 명언이다. 아무도 승패를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스포츠의 세계를 잘 드러낸다. 그러나 승부를 조작한다면 이처럼 노력한 만큼 결실을 맺는다는 가치관은 망가지고 만다. 우리나라 국민체육진흥법은 승부조작을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체육계 관계자는 15일 “연간 21조 8000억원이나 되는 불법 스포츠 도박시장 탓에 승부조작 가담자에게 돌아가는 돈도 클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법률로 따지면 승부조작의 진짜 이름은 ‘부정경기행위’다. 국민체육진흥법 제14조는 ‘운동경기의 선수, 감독, 코치, 심판 및 경기단체의 임직원은 운동경기에 관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을 받거나 혹은 제공하거나 제공할 것을 요구 또는 약속해서는 안 된다’고 못박았다. 승패를 뒤집지 않아도 일부러 ‘짜고 치면’ 승부조작에 해당하는 것이다. 아주 정밀한 스포츠 도박의 성격상 선수의 동작 하나에도 얽히기 일쑤다. 예컨대 농구에서 자유투를 날리거나 축구 골키퍼가 공을 놓치는 것을 꼽을 수 있다. 또 야구에서 ‘1회 첫 투구를 볼로 던져 달라’거나 ‘변화구가 아닌 직구로 던져 달라’, ‘어차피 11점이나 앞섰는데 저쪽 팀이 콜드게임으로 지면 해체된다고 하니 시원하게 헛스윙하고 들어오라’는 등 청탁도 실제로 가능하다. 우리나라 프로축구 K리그 FC서울과 일본 J리그 우라와 레즈가 맞붙은 2016년 5월 25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은 축구 역사에 남을 명승부로 꼽힌다. 연장전까지 120분에 걸친 혈전으로도 승부를 내지 못했다. 승부차기에서도 5명씩 키커로 나서고도 승부가 나지 않아 결국 여덟 번째 선수까지 나서야 했을 만큼 잠시도 긴장을 놓칠 수 없는 접전 끝에 서울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말 그대로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만약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린 ‘극장골’, 천당과 지옥을 오르내리던 승부차기조차 ‘각본 있는’ 드라마였다면 어땠을까. 승부조작은 스포츠의 묘미를 즐기려는 팬들을 배신하는 행위다. 안타깝게도 프로스포츠는 승부조작과 길을 함께 걸었다. 역사상 승부조작을 예방하고 근절하려는 몸부림 역시 끊이지 않았다. 국내외 승부조작 사례를 되돌아봄으로써 ‘반칙 없는 한 해’를 기대해 본다. ●승부조작 부르는 ‘아는 형님’의 달콤한 유혹 연봉이 적거나 빚을 진 경우가 아니라도 선수들은 오랜 친분으로 엮이기 일쑤여서 스폰서, 이른바 ‘아는 형님’의 부탁을 거절하기 어렵다. 인연에 약한 특징을 노리는 것이다. 평소 이들은 스타플레이어나 유명 체육인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선수들에게 선물과 향응을 제공하며 환심을 산다. 그러다 결정적인 순간 승부조작을 청탁하고 선수들에겐 끼어드는 대가로 의리에 따라 돈을 건넨다. 경제적인 문제 때문만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쉽게 해결할 수 없는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흥행 질주 한국 프로야구 제동 건 ‘이태양 사건’ 프로야구는 2016년 800만 관중을 돌파한 속에서도 승부조작이라는 찬바람이 불었다. 2012년 승부조작과 영구제명 홍역을 앓았던 프로야구는 지난해 투수 이태양이 방출되면서 4년 만에 다시 승부조작 파문에 휩싸였다. 이태양은 모두 4경기에서 브로커와 짜고 일부러 볼넷을 내주는 방식으로 경기를 조작했다가 결국 지난해 8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대만 프로야구 열기 잠재운 ‘검은 독수리 사건’ 대만에서는 지폐에 야구팀 그림을 넣을 정도로 야구가 있기를 끄는 스포츠이지만 정작 프로야구는 지지부진하다. 1990년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프로야구를 출범시킨 뒤 한때는 11개 팀이 경쟁할 정도로 성행했지만 연이어 터진 승부조작 사건으로 프로야구 토대 자체가 무너져 버렸기 때문이다. 대만 프로야구를 무너뜨린 서막은 1990년대 후반 터진 ‘검은 독수리 사건’이라 불리는 승부조작 사건이었다. 연루된 선수 대부분이 속해 있던 스바오 이글스 유니폼이 검은색인 데서 이름이 붙은 사건으로, 폭력조직 삼합회가 주동이 돼 승부조작을 일삼다 꼬리를 잡히고 말았다. 스바오 이글스는 체포된 선수가 너무 많아 경기를 치를 수 없는 지경까지 갔다가 끝내 해체됐다. 1999년에는 폭력조직이 승부조작을 거부한 감독을 칼로 찌르는 사건도 일어났다. 인기 회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던 대만 프로야구는 2005년부터 2008년까지 해마다 승부조작 사건이 터지며 팬들에게 철저히 외면받았다. ●야쿠자와 야구선수의 결탁 ‘日 검은 안개 사건’ 1969년 일본 프로야구 시즌 도중 한 외국인 선수가 기자에게 “경기 중에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실책을 하는 동료 선수가 있다”고 귀띔했다. 이 은밀한 제보는 탐사보도로 이어졌고 결국 야쿠자가 승부조작을 주도하고 일부 선수가 결탁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주동자로 몰린 투수 나가야스 마사유키는 잠적했다가 이듬해 인터뷰를 통해 승부조작에 연루된 다른 선수들을 폭로하면서 사건은 일파만파로 확대됐다. 나가야스 등 6명은 영구제명 처분을 받았고 3명은 사실상 영구제명됐다. ●1919년 세계 첫 승부조작… MLB ‘블랙삭스 스캔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는 세계 최초의 승부조작 사건이 벌어졌다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1919년 메이저리그 팀인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조 잭슨 등 선수 8명이 승부조작에 가담하다 들통난 블랙삭스 스캔들이 바로 그것이다. 1919년 월드시리즈에서 맞붙은 신시내티 레즈와 시카고 화이트삭스 경기를 앞두고 도박사들은 당대 최고 1루수였던 화이트삭스의 치크 갠딜에게 접근해 승부조작을 의뢰했다. 구단주의 전횡에 불만이 많았던 갠딜은 동료 선수들까지 끌어들였다. 결국 신시내티가 우승을 차지하며 끝내 팀까지 망쳤다. 영원히 숨길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루머가 끊이지 않았다. 경찰 조사 끝에 결국 조작극을 벌인 선수 8명은 영구제명됐다. ●K리그 수렁에 빠뜨린 ‘국가대표 김동현 사건’ 2011년 5월 경남 창원지검 특수부가 승부조작을 종용하던 브로커 2명을 구속하고 현역 축구 선수 2명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K리그를 뒤흔든 승부조작 사건이 축구계 전체를 흔들기 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국가대표 선수였던 김동현이 주도적으로 승부조작에 개입했다는 게 충격을 던졌다. 온라인 도박과 조직폭력배, 그리고 돈을 노린 선수들이 공모하는 전형적인 모습이 드러났다. 프로축구연맹은 선수 40명을 영구제명시켰다. 수사 과정에서 선수와 감독이 자살하기도 했다. 2015년에는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소속인 경남FC가 유리한 판정을 해 달라며 심판에게 돈을 준 사실이 적발됐지만 승점 10점을 삭감받는 데 그쳤다. 2016년엔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최강으로 군림하던 전북이 연루된 심판 매수 사건이 팬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이번에도 솜방망이 대응 논란이 일었다. 전북 소속 스카우트 차모(50)씨가 2013년 심판 2명에게 다섯 차례에 걸쳐 모두 500만원을 준 사실이 드러나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승점 68을 확보하며 조기 우승이 확정적이던 전북은 승점이 59로 깎였다. 결국 전북은 서울과 승점이 같은 상황에서 리그 최종전을 치렀지만 패하는 바람에 K리그 클래식 우승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伊 축구 명문 유벤투스 몰락 부른 ‘칼치오폴리’ ‘칼치오폴리’는 이탈리아 축구의 자존심을 짓밟은 사건이다. 2006년 이탈리아 경찰은 세리에A(1부 리그)와 세리에B(2부 리그) 다수 클럽이 심판을 매수해 유리한 판정을 부탁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나섰다. 그 결과 유벤투스와 AC밀란 등 전통을 자랑하는 명문 구단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 심각한 것은 1994년부터 유벤투스 단장으로 재직했던 루치아노 모지가 매수를 주도했다는 사실이었다. 유벤투스는 청탁을 통해 승점을 쌓은 2004~05시즌과 2005~06시즌 리그 우승 트로피를 박탈당했다. 그리고 강제로 2부 리그로 강등됐다. 유례가 없는 중징계였다. 강등이 확정되자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파비오 칸나바로, 파트리크 비에라 등 유명 선수들이 줄줄이 팀을 떠나면서 유벤투스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됐다. AC밀란 등도 승점 삭감·벌금형 등 중징계를 받았다. 한때 세계 최고 리그로 군림했던 세리에A는 이후로도 잇따른 승부조작 사건으로 타격을 받았다. ●첫 여성 승부조작으로 얼룩진 2012년 ‘V-리그’ 한국 프로배구 V-리그에선 2012년 2월 전현직 선수 16명이 연루된 승부조작 사건이 터졌다. 한국 배구는 세계 최초로 여자 선수들이 연루된 승부조작 사건이 발생했다는 불명예를 떠안게 됐다.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로부터 돈을 받고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뿐 아니라 브로커 진술을 통해 프로야구 승부조작까지 드러났다. 배구계가 특히 충격을 받았던 것은 구속된 두 선수가 신인왕 출신에 팀의 기둥이었다는 점 때문이다. 한국배구연맹은 사건이 터진 이튿날 팬들에게 공식 사과한 데 이어 수사가 마무리되자 이 사건에 연루된 선수 16명을 전원 영구제명시켰다. ●범죄자로 전락한 농구 영웅… 2013년 ‘강동희 사건’ 농구에선 2013년 강동희 전 동부 감독 사건이 충격을 줬다. 강 전 감독은 2010~11시즌 일부 경기에서 브로커들에게 약 4700만원을 받고 승부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그는 혐의를 시인했고 징역 10개월에 추징금 4700만원을 선고받았다. 한국농구연맹(KBL)은 강 전 감독에 대해 영구제명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이에 따라 당대 최고 가드인 동시에 감독으로서 드물게 성공 가도를 달리던 농구 영웅은 사상 첫 감독 출신 승부조작범으로 추락했다. 강 전 감독은 한때 프로농구 무대에서 허재, 김유택과 함께 ‘찰떡 호흡’을 자랑했던 ‘허동택 라인’ 중 1명으로 유명하다. ●e스포츠에 찬물 끼얹은 2010년 ‘스타리그 사건’ 세계 최초로 프로리그를 출범시키며 한국 e스포츠를 선도했던 스타크래프트는 2010년 5월 터진 대규모 승부조작으로 신뢰와 인기를 모두 잃었다. 승부조작에 연루된 11명 중에 스타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등 최강자로 군림하던 선수까지 포함된 게 특히 충격이 컸다. e스포츠협회는 관련 선수들을 영구제명시키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지만 신뢰 하락 여파를 감당하지 못했다. 스타크래프트 경기단을 만들었던 공군이 팀을 해체하면서 입대한 뒤에도 현역 선수로 뛰며 기량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도 사라졌다. 결국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자체가 문을 닫으며 몰락했다. ●“근절 위해선 유소년기 윤리 교육이 가장 중요” 한 전문가는 “운동선수들을 살펴보면 어릴 때부터 합숙을 병행하며 바깥 세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승부조작의 심각성을 모르기 일쑤”라면서 “유소년 시기부터 협회와 리그, 지도자들의 노력으로 스포츠 윤리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데만 애쓰기 때문이다. 운동선수들은 프로팀에 들어가서야 교육이란 단어를 접하곤 한다. 전문가들은 “건전한 스포츠 문화를 정착시키려면 운동선수를 포함한 업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리그, 구단, 학교에서의 사전 교육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베테랑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베테랑

    베테랑(The Veteran)-도러시 파커 내가 젊고 대담하고 강했을 때,옳은 것은 옳고,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었다!나는 깃털장식을 세우고 깃발 날리며세상을 바로잡으러 달려 나갔다.“나와라, 개xx들아, 싸우자!”고 소리치고,나는 울었다. 한 번 죽지 두 번 죽나. 그러나 이제 나는 늙었다: 선과 악이미친 격자무늬처럼 얽혀 있어앉아서 나는 말한다. “세상이란 원래 그런 거야.그냥 흘러가는 대로 두는 사람이 현명해.질 때도 있고, 이길 때도 있지-이기든 지든 별 차이가 없단다, 얘야.”무력증이 진행되어 나를 갉아먹는다;사람들은 그걸 철학이라고 말하지. When I was young and bold and strong,Oh, right was right, and wrong was wrong!My plume on high, my flag unfurled,I rode away to right the world.“Come out, you dogs, and fight!” said I,And wept there was but once to die. But I am old; and good and badAre woven in a crazy plaid.I sit and say, “The world is so;And he is wise who lets it go.A battle lost, a battle won-The difference is small, my son.”Inertia rides and riddles me;The which is called Philosophy. * 처음 읽을 때는 허허 허탈하게 웃었고, 다시 음미하면서 내 속에 울음이 고였다. 얇은 면도칼에 깊은 곳을 찔린 듯, 아픔이 스며든다. 또 읽어도 지루하지 않다. 각 행이 ‘aabbcc ddeeffgg’로 끝나는 운율도 완벽하다. 마지막 행의 반전(反轉)이 멋지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가치판단을 유보하는 그런 태도를 사람들은 철학이라고 부르지. 침대에 누워 도러시 파커(1893~1967)의 시를 손가락으로 훑으며 나는 철학자가 됐다. 도러시 파커의 시는 우리를 긴장시킨다. 진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옳은 쪽은 항상 옳고, 잘못된 쪽은 항상 잘못되었다고 믿는 이들에게 이 시는 불편할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망설였다. 도러시 파커의 ‘베테랑’을 지금 이 시국에 신문에 소개하면 혹 내가 오해를 받지 않을까? 흑백논리에 물든 네티즌들이 나를 비난하는 댓글을 달지도 모르는데. 귀찮은 일 만들지 말고 차라리 안전한 다른 시를 골라야지.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파커의 시에는 안전한 작품이 드물다. 출간된 지 10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는 ‘이력서’(Resume)는 자살을 다룬 풍자시다. * 면도칼은 아프고;강에 빠지면 축축하고;산(酸)은 얼룩이 지고;약물은 경련을 일으킨다. 총은 합법적이지 않고;밧줄은 풀리며;가스는 냄새가 고약하다;그러니 차라리 사는 게 나아. * 어디 한 줄 뺄 곳도 없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우리를 꼼짝 못하게 하는 힘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자신이 직접 경험하지 않았으면 이런 시는 쓰지 못한다. 여러 차례의 자살 시도가 있었지만, 파커는 살아남았다. 그 사실을 알고 그녀의 시를 읽으면, 자신의 시린 과거를 풍자한 블랙 유머에 감탄하게 된다. 이력서를 뜻하는 ‘Resume’라는 제목도 기막히다(resume은 다시 시작하다를 뜻하는 동사이다). 시인에게 시는 자살의 이력서이며, 살아남은 자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선언인 셈이다. 여자 친구 M에게 전화해 파커의 ‘이력서’와 ‘베테랑’을 읽어주고 어느 게 좋냐고 물어보았다. 의약업계에 종사하는 친구는 ‘면도칼’과 약물에 별 반응을 보이지 않더니 ‘나와라, 개xx들아, 싸우자!’를 듣자 하하 소리 내어 웃었다. 낭독이 끝나자 친구가 말했다. “나중에 읽은 시가 더 재밌어. ‘개xx’를 (속된 표현이니) 다른 말로 바꿔.” 민감한 시국을 걱정하는 내게 M은 “근데 맞는 말이잖아. 뭘 걱정하니”라며 안심시켰다. 그래. 그녀와 나처럼 힘이 빠진 중년에게는 파커의 시가 낯설지 않으리. 이념에의 도취와 환멸을 겪으며 젊음을 보낸 이들은 내 말에 공감하리라. 1980년대를 통과하며 뼈가 부러지고 (노동운동을 했던 M은 구로공단 점거농성 중에 척추가 부러져 전신마취 수술을 서너번 했다. 아직도 그녀의 허리에는 철심이 박혀 있다) 가슴에 피멍이 든 사람들은 미쳐 날뛰는 세상과 거리를 두고 살았다. 1988년이던가. 전국 단위의 노동운동협의체가 뜨던 날, 대학로 시위 중에 도망치다 발목을 다쳐 오래 고생한 뒤 나는 한동안 집회현장에 얼씬거리지 않았다. 경찰의 곤봉보다 무서운 건 주삿바늘이었다. 파커의 시는 손끝의 기교로 만든 공예품이 아니다. 책상에 앉아 ‘베테랑’을 쓰기 전에, (모자의) 깃털장식을 세우고 깃발 날리며 세상을 바로잡으러 달려 나갔을 그녀의 모습이 어른거린다. 시인이며 시나리오 작가였던 파커는 매카시즘 선풍이 불던 1950년대 미국에서 반미(反美) 활동으로 할리우드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인권운동가이며 사회주의자였다. 시만 아니라 단편소설도 쓰고 ‘스타탄생’(A Star is Born·1937년)의 대본을 집필해 아카데미 최우수각본상 후보로도 지명됐지만, 오늘날 그녀는 특유의 촌철살인적인 위트로 기억된다. 파커는 짧고 빠른 풍자의 대가였다. 이를테면 아래와 같은 문장은 어떤가. “아름다움이란 한 꺼풀 가죽에 불과하지만, 추악함은 뼛속까지 파고 든다.”(Beauty is only skin deep, but ugly goes clean to the bone) 그 한 꺼풀에 불과한 피부 때문에 그 귀한 시간을 낭비하다니. 대통령만 아니라 이 나라 전체에, 상류층만 아니라 여학교 교실에도 전염병처럼 번진 미용 중독이 심각한 수준이다. 문학특강을 하던 중학교 교실에서 입술을 빨갛게 칠한 아이들을 보며 화장하지 말라고, 너희들 나이엔 맨 얼굴이 더 예쁘다고, 선하고 진실한 모습이 아름답다고 역설했지만, 내 말이 먹혔을지….
  •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18. ‘연애인’들의 새해 다짐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18. ‘연애인’들의 새해 다짐

    새해 첫 주말, 경주 여행을 다녀왔다. 석굴암 들어가는 입구에는 어여쁜 한지에 새해 소원을 적어 넣는 곳이 있다. 특별히 고운 핑크빛 한지를 골라 써 넣었다. “새해에는 이 종이처럼 핑크빛 무드를 누릴 수 있게 도와 주세요.” 같이 간 눈높은거아니야두루볼뿐이야(32·여)가 “썸만 타는 거 아냐?”라고 했지만 “말구요~” 라고 단호하게 얘기했다. “연애가 다짐한다고 되나~”하던 눈높은거아니야 역시 핑크빛 한지를 집었다. 슬쩍 훔쳐 보니 “12월 안에 결혼해서 솔로 탈출. 핑쿠핑쿠한 한 해가 되길” 이라고 적혀 있었다. 나에겐 면박이더니 본인은 ‘핑쿠핑쿠’ 타령이었다. 대릉원을 걸을 때는 흡사 쌍봉 낙타의 혹 같은 부부 합장묘 앞에서 걸음이 멈췄다. “저 부부는 살아 생전 행복했을까”라는 게 우리의 의문이었지만, 그랬으니까 저 큰 무덤에 함께 묻혔을 것이라는 게 우리의 추측이었다. 철 없이, 부부묘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구들장이 절절 끓었던 한옥 게스트하우스를 나설 때 게하 주인장 언니는 말했다. “다음엔 남친이랑 같이 오세요~” 안 가고 싶어서 안 가는 건 아니다만(정확히는 못 가는 거다만) 언니는 그렇게 새해부터 아픈 냉가슴을 찔렀다.   # 순실씨는 말했다. “전추씨, 새해에는 시집 가세요~” 우리는? ‘국정 농단’이라는 말로 수식 되는 최순실씨는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에게 “새해에는 시집 가세요~”라고 크리스마스 카드에 적어 보냈다고 한다. 바른정당 장제원 의원은 “이렇게 시집 걱정까지 하는 최순실을 의상실에서 처음 봤고 개인적으로 모른다 라고 거짓말하는 윤전추 증인”이라고 일갈했다. 새해에 시집이 급한 사람은 전추씨 뿐이 아니다. 결혼에환장한여자(30)도 이제 연애 끝 결혼을 하고 싶단다. 지금껏 만났던 모든 남자들과 결혼을 꿈꿨다는 결환녀다. 결환녀는 “결혼식장 가면 신랑들이 하나같이 엄청 웃고 있잖아. 그렇게 여러 사람들 앞에서 ‘이 여자가 내거다’ 공개적으로 밝히고 좋아하는게 너무 부러워. 집에 가면 누가 있는 것도 너무 부럽고.” 감정 소모가 큰 연애 대신 결혼으로 땅땅땅 못 박고 싶다는 얘기다. 그렇다하면 결혼할 남자는? 남은건결혼뿐인가요(31·남)도 새해 다짐은 ‘결혼을 하겠다’이다. “사람 있어?” 했더니 “‘지구 정복을 하겠다’, ‘로또를 맞겠다’와 같은 의미야...”라고 했다. 남결은 “인생에 변화가 없으니까, 뭐라도 하고 싶다”며 “퇴사 아니면 결혼인데 퇴사보단 결혼이 낫지 않을까 해서...”라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남결도 최근 부쩍 조카들이 이뻐 보인단다. “지난주에 친척 모임 갔다가 조카가 나한테만 안기는데 넘 예쁘더라. 딸 갖고 싶어.”라고 말했다. 또 한 명의 허지웅이 여기 있나 보았다. 회식은싫어요(29·여)도 새해에는 애를 낳고 싶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서른 되기 전에 애를 낳고 싶다는 거다. “20대에 첫째 낳구 30대에 둘째 낳아본 언니들이 확실히 나이 들어 출산하면 체력적으로 힘들대…” “그럼 오늘부터 시작해야 해~” 하는 언니들의 드립에도 싫어요는 “으응…”이라는 애매한 대답을 했다. # “연애가 다짐한다고 되나~” 그러나… “연애가 다짐한다고 되나~”라는 눈높은거아니야의 말처럼 연애는 다짐한다고 되는 건 아니다. 그러나 기회는 준비하는 사람에게 오는 법이다. (연애 또한 그리하다고 나는 믿는다.) 연애가 질려 ‘비연애’에서 오는 마음의 안정을 꾸는 사람이건, ‘비연애’가 질려 연애를 꿈꾸는 사람이건 모두가 소원 성취 하시길. 모름지기 새해란, 그렇게 흥성거리라고 있는 것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스무 살, 갓 상경한 꼬맹이는 십여 년 전 나온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로 연애를 배웠다. 드라마 속 ‘캐리’처럼 프라다 VIP가 된다거나, 마놀로 블라닉은 못 신고 살지만 뉴욕 맨하튼이나 서울이나 사람 사는 모양새가 별 반 다르지 않다는 것만은 알게 되었다. 서른 즈음에 쓰는 좌충우돌 여자 이야기, ‘러브 앤 더 시티’다. (매주 화요일 연재됩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