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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정화ㆍ조영장의원등 지도급 인사/폭력배 두목 석방운동

    ◎전과기록 누락 밝혀져 의혹 【인천】 인천지역 일부 국회의원과 단체회장ㆍ기업체사장 등 유지급 인사들이 인천시내 최대폭력조직인 일명 「꼴망파」 두목 최태준씨(38ㆍ수감중ㆍ인천시 남구 구월동) 석방을 위해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석방운동을 펴 물의를 빚고 있는데다 지난4월 최씨 구속당시 경찰의 범죄경력 컴퓨터 조회에서 전과기록이 누락된 사실까지 밝혀져 의혹을 사고있다. 13일 이들이 제출한 진정서와 인천지검에 따르면 민자당 인천지역 서정화의원과 조영장의원,한국자유총연맹 인천지회장 박상복씨,한염해운 사장 문병하씨 등은 지난4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구속된 최씨의 석방을 위해 인천지검에 전정서를 제출하는 등 구명운동을 펴 왔다는 것이다. 진정서에는 『최씨는 과거의 폭력배가 아니며 자신이 싸움판에 뛰어든 것은 후배들의 싸움을 막기위한 마음이 앞섰기 때문이니 사회의 소금이 될 수 있도록 선처를 베풀어 달라』고 적혀 있었다는 것이다. 또 최씨는 지난2월 구속당시 특수절도 3범,폭력 5범,절도 2범,상해 2범 등 전과 12범이었으나 인천지검이 차안본부 전산실을 통해 전과기록을 확인한 결과 전과사실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지난87년 4월 동아양복점 피습사건과 관련,징역 1년6월의 가벼운 형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검찰은 최근 최씨의 전과를 재조사한 결과 지난4월 교도소 난동사건을 포함,모두 전과 13범인 것으로 밝혀내고 경찰의 최씨에 대한 전과사실 조작여부를 수사키로 했다. 최씨는 호남파 급습사건과 관련,수배를 받아오다 지난2월 인천지검에 자수,구속기소됐으며 지난4월 징역 1년6월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중이다.
  • 동구 모자라는 자본 시장경제 주춤/개혁실험 1년의 실상과 과제

    ◎헝가리학자 바코스 진단/화폐태환성 떨어져 외자유치 부진/인플레 가속 막게 예산분배구조 개선 급선무/「사원지주제」등 확대 통해 사유화 추진 바람직 동구 각국이 시장경제체제로의 이행을 서두르고 있다. 동구경제의 시장화 노력은 물론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특히 헝가리와 폴란드는 경제의 분권화,개방화 등을 주장하는 시장화 노력을 이미 20여년전부터 여러 차례 시도해왔다. 부분적으로는 이런 시도들이 성과를 얻기도 했다. 기업의 경영자율성이 보장되고 가격자유화,임금의 물가연동제도 부분적으로 도입되었다.그러나 과거 이런 노력들은 일정기간이 지나면 예외없이 침체와 후퇴의 길로 다시 빠져들고 말았다. 과거 경제개혁들이 실패로 끝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자산의 사유화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의 동구 경제개혁은 이 사유화를 동반하고 있다. 혹자는 경제의 효율성과 사유화 사이에 무슨 상관관계가 있느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실제로 NICs(신흥공업국)는 대부분 정부의 강력한 지도력을 바탕으로 괄목할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하지만 동구에서는 중앙통제 계획경제로 인해 개인의 창의력이 말살당했고 사유재산권의 박탈은 개인의 인권까지 빼앗는 결과를 낳았다. 지금 동구의 경우는 시장력을 키우는 차원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 만드는 작업이다. 과거 사유화는 정치ㆍ이념적으로 금기사항이었다. 그것은 국가소유제를 근간으로 하는 공산당의 기본이념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논리였다. 공산당의 권력독점이 포기되고 정치적인 대변혁을 거친 후에야 사유화에 관한 논의는 비로소 시작될 수 있었다. 동구 각국이 사유화 도입에 대한 기본원칙은 모두 받아들인 상태이지만 시행의 폭과 속도를 싸고는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 헝가리와 폴란드는 1989년에 새 기업법을 도입,개인회사설립을 허용하고 외국인도 1백% 지분을 가질 수 있게 했다. 본국으로의 과실송금과 제3국과 직교역도 허용했다. 체코는 새해 1월부터 사유화법이 발효될 예정이고 소련은 새 경제개혁안에 이 사유화계획을 포함시켰다. 불가리아ㆍ루마니아는 아직 사유화법안을 마련치 못한 상태이다. 동구의 사유화작업에가장 큰 장애는 자본부족이다. 서구에서는 개인과 정부사이에 자본의 유통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동구에서는 국가소유기업을 사들일 개인 돈이 없다. 예를 들어 헝가리와 폴란드의 경우 개인저축액이 국가 총자산의 10∼15%를 차지한다. 하지만 이 저축액은 대부분 아파트나 자동차ㆍTV 같은 내구재를 겨냥한 것이다. 외국의 자본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져야 하는데 아직은 그렇지도 못하다. 사유화를 촉진하는 자본조달의 한 방법으로 ESOP(일종의 사원지주제)방식이 추진되고 있다. 국가자산의 20∼25%를 해당작업장의 노동자들에게 매각하는 것이다. 시장화,사유화는 다른 여러 요인들이 함께 충족될 때 비로소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 이 요인들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자본 및 금융시장과 노동시장의 도입이다. 금융시장 도입의 관건은 화폐의 태환화이다. 폴란드는 지난해부터 민간외환거래소를 합법화시켰고 공식환율과 암시장의 환율이 같아졌다. 헝가리는 향후 2년내 포린트화의 태환화를 이룬다는 계획이고 체코는 새해부터 국내화폐의 태환화를 성사시키기로 했다. 루마니아ㆍ불가리아ㆍ소련도 가까운 시일내에 태환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서방물품의 수입자유화가 이루어져가고 있어 헝가리와 폴란드는 현재 50%,체코는 내년부터 50%를 수입자유화시킬 방침이다. 이들 나라에서는 이미 상당 수준 화폐의 태환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말이다. 이들 나라의 무역회사들은 상업은행에서 외화를 구입해 수입대금을 지급한다. 가격자유화의 경우 헝가리와 폴란드는 이미 상당부분 시행중이고 체코를 비롯한 여타 국가들도 내년부터 실시할 예정이다. 부가세와 개인종합소득세도 이미 도입됐다. 정부는 가격자유화를 실시하더라도 통화정책과 세제를 통해 어느정도 통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헝가리와 폴란드의 경우를 놓고 볼 때 가격자유화는 급격한 인플레를 가져온다. 나는 인플레의 실제 주범을 국가재정의 불공정한 지출과 기업의 비능률적인 수익분배로 본다. 기업의 수익분이 재투자보다 임금인상에 더 많이 소비되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국가통제가격을 인상해 재정적자를 줄이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기업의 사유화가 이루어지면 무리한 임금인상으로 인한 인플레도 자연히 억제될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연금ㆍ사회보장기금ㆍ주택기금에 들어가는 세출을 과감히 줄이는 국가예산구조의 근본개혁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헝가리ㆍ폴란드ㆍ체코는 조기 예산개혁안을 이미 마련했다. 사유화가 진행됨에 따라 필연적으로 노동시장이 생성될 것이다. 이미 헝가리와 폴란드에서는 금년들어 실업률이 급상승했다. 정부에서는 전업을 위한 재교육기관과 직업중개소를 늘려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서방국들과 취업협정도 맺어나가고 있다. 동구국들은 최근까지도 코메콘체제를 통해 소련경제와 긴밀히 연결돼 있었다. 그러나 80년대 말부터 이 협조체제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소련의 에너지공급이 줄어들고 이 체제가 기술개발에 장애가 됐기 때문이다. 동구국들은 현행 세계시장가격에 비해 상당히 싼 값으로 에너지와 연료를 소련으로부터 공급받는 반면 자국 상품은 비교적 좋은 값에 소련으로 수출해 왔다. 따라서 거래선을 다변화할 경우 동구국들은 당장 15억∼20억달러 정도의 손실을 보게 된다. 헝가리ㆍ폴란드ㆍ체코는 이미 EC가입을 선언했고 나머지 나라들도 곧 이들의 뒤를 따를 것이다. 하지만 현재 여건으로 보아 가까운 시일내에 EC 정회원국이 되기는 힘들 것 같다. 당장 협조관계를 맺기는 EFTA(유럽자유무역연합)와 「펜타고날레」 5개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펜타고날레는 문화ㆍ교통ㆍ환경보호 및 경제협력을 목적으로 조직된 오스트리아ㆍ체코ㆍ헝가리ㆍ이탈리아ㆍ유고 5개국 협력체이다. 동국국들과 이들 기구간에는 거대 독일의 영향력에 대한 공통적인 견제심리가 작용해 협조관계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본다. 동구에서 추진되는 시장경제화는 분명 자본주의로 가는 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이들이 추구하는 자본주의는 과연 어떤 형태의 자본주의가 될까. 아직 이에 대해 뚜렷한 청사진이 제시되지는 않았지만 독일식 사회주의 시장경제나 스칸디나비아 모델이 가장 유력할 것으로 본다. 시장경제체제가 운용되되 광범위한 보장장치를 통해 이의 부정적인 요소들은 해소시켜나가는 체제를 뜻한다. 이런 의미에서 사회주의는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진보와 조화,사회복지라는 보다 나은 미래에의 비전을 여전히 갖고 있다.
  • 공보처의 선정작업 어떻게 돼가나

    ◎드러나는 「민방」 주인… 3개사로 압축/지배주주에 인켈·태영·일진 유력/중기추진위·「중앙방송」은 배제 확실/소주주는 25인 내외로 업종 안배 수도권을 중심시청지역으로 삼는 새 민방의 「주인 찾기」작업이 2일부터 본격화됐다. 공보처는 이날 민방참여신청 60건(컨소시엄·개별법인·개인)에 대한 관련명세 서류를 경제기획원·상공부·국세청·치안본부 등으로부터 넘겨받고 민방주체 선정에 착수했다. 공보처는 선정작업에 따른 잡음을 가급적 줄이기 위해 「속전속결」원칙을 세우고 이번 주말까지는 민방주체를 확정 발표한다는 일정을 잡아놓고 있다. ○…공보처가 지금 단계에서 하고 있는 작업은 두 가지. 하나는 민방참여신청 60건의 「신상명세서」를 파악,자격미달자를 가려내는 작업이며 또하나는 민방주체중 수장격인 지배주주를 점찍기 위한 자료분석작업이다. 자격미달자 추출작업은 그동안의 기초자료로 거의 마무리를 한 상태이지만 총 주식의 30%를 출자하는 지배주주 1인 선정은 이제부터가 시작. 공보처는 지배주주를 먼저 선정한뒤 지배주주의 의견을 참작,대주주들을 선정할 방침이다. 이는 경영권의 구조적 안정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팀웍을 구성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자본금 1천억원의 30%인 3백억원을 출자,지배주주가 되겠다고 나선 신청자는 컨소시엄형태로 신청한 인켈(대표 조동식) 한독(조덕영) 중소기협민방추진위(황승민)를 포함,단독으로 신청한 태영(윤세영) 농심(신춘호) 일진그룹(허진규) 대성제분(고영준) 강성구 씨(비디오아트 대표) 기독교 각 교단이 출자할 중앙방송(가칭) 등 모두 9건. 이 가운데 상당수는 공보처의 심사기준에 저촉돼 마지막 단계에서는 오디오전문업체인 인켈,건설업체인 태영,「알루미늄재벌」인 일진그룹 등 3∼4개 업체 중에서 지배주주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것이 중평. ○…인켈의 경우 방송국에서 필요로 하는 막대한 방송기자재 납품을 겨냥해 민방참여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태영은 국내건설도급 순위 34위의 중견건설업체로서 사업다각화를 위해서 신청을 했다는 후문. 또 (주)일진·일진전기·일진경금속을 계열기업으로 둔 일진그룹도 최근 재계에서 급부상하는 업체로서 경영다각화가 참여 목적이라는 것. 이들 기업중 어느 기업에 정부가 「낙점」을 할지는 속단할 수 없으나 지난 18일 공보처가 발표한 「특정 이익집단을 대변하거나 정당·종교단체 등 특정사상이나 이념을 지지하고 대변하며 정부보조를 받는 단체는 배제한다」는 심사기준으로 미뤄볼 때 중소기협민방추진위와 중앙방송은 배제가 확실시 된다는 게 공보처 주변의 얘기. ○…총 주식의 5∼10%인 50억∼1백억원을 출자하는 대주주는 모두 5인으로 하기로 한 공보처는 지배주주 단독신청자·지배주주 공동신청자 중 대주주로 참여를 신청한 자,1백억∼3백억원 출자신청자(7건)와 50억∼1백억원 출자신청자(7건) 등 모두 20여 건의 신청자를 놓고 선정을 위한 개별심사를 준비하고 있다. 정부가 대주주에게 출자한도를 5∼10%로 정한 것은 지배주주와 대주주의 지분율 격차를 벌려줌으로써 지배주주의 목소리를 강화해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대주주로 선정된 기업이나 개인의 경우 출자신청액이 하향조정될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공보처가 대주주 선정작업에서 1차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은 지배주주와의 원만한 관계지속전망과 출신지역 및 업종의 안배. 팀웍과 함께 출신지역·업종을 고려대상에 넣은 것은 특정지역 및 업종의 이익대변 편중을 사전에 방지하려는 제도적 장치라고 공보처관계자는 설명. 공동신청을 한 경우도 개별심사를 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며 이같은 원칙은 25인 내외로 구성되는 소주주(총 주식의 1∼3% 출자)의 구성분포에서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따라서 30명 내외의 주주로 구성되는 민방의 주주는 각 업종과 각 시도 출신들이 고르게 분포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 ○…공보처는 벌써부터 민방의 주체선정을 둘러싸고 이해관계가 많은 각계에서 갖가지 억측을 흘리고 있는 데 대해 못마땅해 하는 분위기. 정치자금조성설·사전내정설에 대해서는 『말도 안된다』고 펄쩍 뛰면서 거듭 공정심사를 강조. 공보처는 이와 관련,지배주주는 지배주주 신청자 9건에서 반드시 선정할 예정이며 대주주 신청자나 소주주 신청자 중에서 여권의 취향에 맞는다 해서 출자신청액 확대를 유도하지 않기로 하는 방침을 결정. ○…그러나 워낙 이권이 큰 것으로 비쳐지고 있는 민방허가이기 때문에 주체선정이 확정된 뒤에도 한동안 뒷얘기가 그치지 않을 듯하다. 전체 신청건수 60건 중 외형규모나 사업성격상 방송에 신경을 쓸 것 같지 않은 법인이나 개인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어 이들이 혹 「대리참여」한 것이 아니냐 하는 지적이 높은 실정. 공보처의 선정작업이 현실적으로 이들을 완전배제시킬 수 있는지의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 권기진특파원 총리회담 취재기(90년 가을의 평양:하)

    ◎“우리식대로”… 개방물결 막기 안간힘/말마다 “위대한 수령”… 「주체교」에 도취/곳곳 거대한 건물… 시민도 「전시용」 역할 평양은 북한이 작심하고 건설한 거대한 전시장이었다. 고층의 빌딩과 살림집(아파트)ㆍ인문문화궁전ㆍ천리마동상ㆍ개선문 등 각종 규모있는 시설들은 하나같이 「위대한 수령」 교시에 따라 조립됐다는 것이다. 특히 높이 1백70m의 주체사상탑,1백5층의 유경호텔(현재 골조만 완공된 채 공사가 중단),15만명 수용의 5ㆍ1경기장 등은 세계 최고ㆍ최대 규모라는 안내원들의 자랑이다. 이러한 시설들과 널직한 도로가 조화를 이뤄 평양은 겉보기가 잘 정돈돼 있었다. 그러나 고층살림집의 외장이 매끄럽지 못하는 등 전체적으로 단조롭게 느껴졌다. 밤에는 중심가에 네온사인과 가로등이 켜져 있었으나 대체로 어두운 분위기였다. 시민들은 전시장에서 김일성 주석의 연출에 따라 행동하는 충직한 「인민배우」 같았다. 도시전체 분위기는 이 때문에 생동감이 없어 보였다. 개성에서 평양사이의 농촌모습과 평양모습은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집들은 대부분 단층 기와집이었고 일부 살림집(아파트)은 3∼5층 규모로 내외장 처리가 잘돼 있지 않았다. 산에는 나무가 거의 없었는데 안내원들은 전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나무를 심을 수 있었을 텐데…』라고 하자 『혁명과업 수행에 몰두하다 보니 나무를 심을 수가 없었다』고 답한다. 추수가 끝난 논들은 대부분 방치돼 있었는데 땅힘을 돋우기 위해 휴작한다는 얘기였다. 경지나 농수로 정리도 제대로 돼있지 않은 것 같았다. 시골길에는 인적이 뜸했고 통행차량도 별로 없었다. 판문점에서 개성까지는 2차선 고속도로가 훤히 뚫려 있었다. 안내원은 현재 개성∼평양간 고속도로는 노면공사가 끝났으며 마무리작업 중이라고 알려준다. 평양의 대규모 시설들을 보면서 기자는 다른 산업수준들은 어떨까고 생각해봤다. 그러나 거리의 낡은 트럭이나 숙소의 가전제품들을 보고 자동차ㆍ철강ㆍ전자산업 등은 낙후됐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숙소에 비치된 TV와 냉장고ㆍ1회용 면도칼 등도 모두 일제였다. 지금 평양전시장은 온통 김일성숭배와 혁명구호로 가득차 있는 것 같았다. 주민들은 동구권의 개방물결에 주체사상으로 대응,「우리 식대로 산다」고 외치고 있다. 동구권 변혁은 지도자들이 부패해 인민의 배반을 당했기 때문에 일어났지만 북조선은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위대한 수령」이 혁명과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지상낙원」을 이뤘고 부지런하고 똑똑한 「위대한 지도자 김정일 동지」가 계승,혁명과업의 완수를 지향하고 있다며 김일성 부자의 세습을 정당화시키고 있었다. 한국과 수교한 소련에 대해서는 심한 배신감을 토로하면서 그들이 없어도 잘살 수 있다고 큰소리다. 백화원 초대소 접대원은 『소련은 미제가 제공한 달러를 남조선을 통해 받고 동맹국을 배반한 나라』라고 매섭게 성토했다. 어떤 행인은 소련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통일과업을 위해 와서 왜 그런 얘기만 하느냐. 우리는 의리를 23억달러에 팔아먹은 소련의 배신에 눈하나 깜짝 않습네다. 우리는 우리 식대로 살아갑네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일본과의 수교움직임에 대해선 『일본이 과거잘못을 사과했기 때문에 용서한다』는 논리로 주민들을 이해시키고 있었다. 『과거 잘못했더라도 진실로 사과하면 받아줄 수 있다. 흰 기를 들고 왔는 데 박대할 수 있느냐』는 외교부의 한 부국장의 얘기였다. 평양주민들은 세상돌아가는 것을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 최근의 북경아시안게임이나 루마니아의 차우셰스쿠 최후 등도 정확히 알지 못했다. 당고위간부 등 극히 일부는 그런대로 바깥소식을 알고 있는 것 같았으나 일반 주민들은 너무나 깜깜했다. 노동신문ㆍ민주조선ㆍ통일신보 같은 신문과 중앙 TV가 있으나 바깥소식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고 있는 실정. 라디오와 TV는 사이클과 채널이 고정돼 그들 방송만 듣도록 돼 있었다. 지난 18일 아침 기자는 백화원초대소 정원에서 혼자 서울서 갖고 갔던 라디오로 그쪽 방송을 듣고 있었다. 어느 틈에 한 안내원이 달려와 『뭘 듣고 있지요』라며 라디오를 쳐다보다가 평양방송임을 알고 멋적게 웃었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는 한 평양주재 외신기자는 『그들은 문을 열면 체제가 붕괴된다는 위기의식에서통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체제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은 철저한 외부차단으로 가능한 것 같습니다』고 전해준다. 해외방송은 청취가 불가능해 혹 접시 안테나라도 설치하면 웬일인지 그날로 고장이 난다는 얘기였까. 그는 이곳에서 외국방송을 청취하다 발각되면 8∼12년 징역을 살 정도로 중형에 처해진다고 알려줬다. 이같이 외부세계와 철저히 벽을 쌓는 반면 내부적으론 통일을 체제결속 이념으로 활용하는 데 혈안이 돼 있는 것 같았다. 「통일원무곡」 「우리의 소원은 통일」 「우리는 한겨레」 「이제 더 못참아」 「조선은 하나다」는 등 통일을 주제로 한 노래책자를 발간하고 각종 공연 때 이들 노래를 제창토록 하고 있다. 「해방의 감격에 춤추던 강산이/외세에 분렬된 기나긴 반세기/아 이젠 더 못참아/외세를 내몰고 통일을 이루자」 「반만년의 피줄을 이어온 우리는 하나의 민족/백두산의 줄기가 내리여 이땅은 하나의 강토/갈라져 몇해더냐 헤어져 몇해더냐/겨레여 나서라 통일의 한 길로 조선은 하나다」­통일가요인 「이젠 더 못참아」와 「조선은 하나다」의 1절 가사다. 이같은 노래들은 『90년대를 통일의 연대로 빛내이자』는 각종 통일구호와 함께 북쪽을 「통일열병」에 들뜨도록 하고 있었다. 그들의 정치적 속셈을 읽고 우리의 순수한 통일염원을 생각할 때 가슴만 답답했다. 그렇더라도 계속 두드려야 할 통일의 문이지 않는가. 그 언젠가는 폐쇄의 벽에 틈새가 생겨 민주화와 자유화바람이 솔솔 스며들 날이 오겠지 기대해 본다.
  • 김태호의원부인 「호화빌라」말썽/산본 「택지지구」 자정이후 3동건축

    ◎내무장관때 준공검사… 특혜 의혹 【군포=김동준기자】 경기도지사와 내무부장관을 역임한 민자당소속 김태호의원(55ㆍ경남 울산 중구)이 택지개발지구내인 군포시 산본동 142에 부인 명의로 호화빌라 3동을 지어 장관재직시에 준공검사까지 받은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이 빌라는 택지개발지구로 지정고시되기전인 88년 8월19일 당시 시흥군 군포읍으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아 같은해 11월 착공했으나 89년2월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된 뒤 모든 건축행위가 금지된 가운데 공사를 계속 진행,김의원이 장관시절인 지난 2월8일 준공검사를 받아 의혹을 더욱 짙게 하고 있다. 대지 2천26평에 지하실포함 연면적 97평의 2층규모 3개동으로 지어진 이 빌라는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된 이후 지난 5월3일 대한주택공사에 수용,철거토록 돼있으나 김의원의 부인 김연숙씨(51) 등 6명의 소유주들은 건물보상비 5억4천만원,토지보상비 평당 41만3천원 이주비 등 모두 14억3천7백만원의 보상금수령을 거부하며 철거에 응하지 않은채 이 일대를 택지개발지구에서 제외시켜달라는 행정소송을 청구해 이 소송은 현재 서울고등법원에 계류중이다. 김의원은 83년 10월15일부터 84년 10월9일까지 경기도지사,89년 7월19일부터 90년 3월18일까지 내무부장관에 재직했었다.
  • 후세인,용모닮은 대리인시켜 “언론플레이”

    ◎이라크 침공 3주일새 직접출연은 한번 뿐/40대 앵커 TV에 내세워 이미지제고 총력 지난 2일 쿠웨이트를 전격 침공,강점한 후 3주가 지나는 동안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대미 대화제의 등 주요 이슈가 있을 때마다 이라크 관영 TV를 이용,대외 이미지 제고에 나서는 고도의 언론플레이를 해왔다. 그러나 그가 직접 TV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지난 23일 바그다드 억류 영국인 접견(?)이 처음이었고 억류 인질가족에 대한 연설이나 대미 비난성명 등은 모두 다른 사람을 통해 발표했다. 그 다른 사람이 바로 40대 초반의 현역 방송인인 마크다드 무라드이다. 그도안 이라크 TV를 잡아 재방해온 미 CNN­TV 화면을 통해 우리나라 시청자들에게도 낯이 익은 무라드는 용모마저 후세인을 빼어 닮아 『혹 후세인의 동생이 아니냐』는 얘기를 듣고 있긴 하지만 혈연에 관한한 후세인과는 전혀 무관한 사이. 항상 검정 양복을 입고 무표정한 얼굴로 TV에 출연,사담 후세인의 「입」역할을 하는 그의 본업은 이라크 관영 TV 앵커로 평상시에는 이라크TV의 뉴스방송을맡고 있다는게 주미 이라크 대사관측의 귀띔이다. 미국쪽으로 말하면 백악관의 공보비서인 말린 피츠워터에 견줄만한 인물인셈. 그러나 공식 대변인이 아닌 까닭에 일부로부터는 미 CBS방송의 앵커 댄래더와 말린 피츠워터 중간쯤 가는 존재라는 평을 듣고 있다.
  • “이젠 「폐쇄의 빗장」을 푸시오”/강용준

    ◎「상투적 조건」 들어 북녘 망향대열 막아서야 됩니까/김일성주석에 띄우는 어느 작가의 편지(서울신문 광복 45주년 특집) 김일성주석. 이제부터 필자는 비록 제한된 지면인 대로 평소 필자가 『이놈만은…』하고 벼르며 생각해오던 한두가지 고언을 기탄없이 적어볼까 합니다. 피차 멀쩡한 처지에 입에 발린 인사치레 따위는 생략하겠습니다. 지난 71년 8월쯤의 일입니다. 서울의 최두선 한적총재는 1천만 이산가족 찾기운동에 관한 메시지를 귀측을 향해 띄우게 되고 귀측 역시 이산가족 찾기운동은 물론 가족의 자유왕래며 친척·친구 등의 서신교환사업도 아울러 이참에 같이 추가하되 10월중의 제네바가 아니라 당장 내달 9월중 판문점에서 만나자,이렇게 대단히 시원시원하게,순발력있게 대응해나왔습니다. 그 결과 그해 9월20일 제1차 예비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렸고 솔직이 일말의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가 없으면서도 온 국민들 또한 무언가 이참에 민족의 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사업 하나가 성사되기는 될 모양이다 싶어 사태의 결과를 긴장감속에서 주시했습니다. 그러나 다 아시다시피 회담은 채 두달이 못가서 삐거덕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이후락정보부장이며 박성철제2부수상등에 의한 평양과 서울의 교차밀행,7·4 공동성명의 그 신선한 충격,다시 뒤이어 발족한 조절위원회의 기능이 귀측의 표현법을 따라 회담의 성사를 「담보」하는 듯한 기미를 한때 보인 적이 없지도 않습니다만 역시 그뿐,귀하의 실제이기도 한 김영주조직지도부장의 이른바 「8·28 성명」이 이쪽의 공동위원장이기도 한 이후락부장을 「민족의 영웅」으로부터 「민족의 반역자」로 일거에 격하,매도해버림으로써 사실상 모든 사태는 원점으로 되돌아가버리고 맙니다. 아닙니다. 반도간첩사건,휴전선 내에서의 총격사건,또한 저 끔찍한 도끼만행사건 등 보다 더 도발화·야만화·잔인화된 상황속에서 온 국민은 다시한번 시니시즘과 민족패배주의만을 체험해야 하게 되고 말았습니다. 물론이지만 이에대한 모든 책임은 귀하와 귀하의 충실한 전사들에게로 귀속이 됩니다. 왜냐하면 순수하게 인도적인 차원에서 적십자인들이 오순도순 조용히모여앉아 1천만 이산가족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일을 해나가면 그만인 것을,자문위원도 설치 운영하자,남북의 각 정당사회단체들도 초청하여 동석시키자,어쩌고하여 판을 깬 것이 바로 귀측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한 바로 이 대목이 앞에서 필자가 「이놈만은…」하고 벼르어오던 고언들 중의 하나에 해당이 됩니다. 그래서 묻겠습니다. 귀하는 귀하가 통치하는 북쪽의 정치사회에 진정한 의미에서의 정당과 사회단체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까. 독재하지 않습니까. 이 사실은 누구보다도 귀하가 더 잘알고 있는 바 입니다. 역시 피차 다 알고 있는 얘깁니다만 73년 9월의 평양회담에서 한적측 대표단은 『마침 추석도 임박했고 하여 추석성묘단의 상호방문을 토의 의제로 제기한 일이 있습니다. 그러자 놀랍게도 귀측은 성묘단의 상호방문이 실현되기 위하여는 먼저 남한의 법률적 사회적 장애부터 제거되어야 한다는 응수해왔습니다. 이 경우 법률적 사회적 장애란 말할 것도 없이 국가보안법을 가리킵니다. 혹시 알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서만주지방의 속담에「삶은 쇠대가리가 다 웃는다」는 것이 있습니다. 「겨묻은 개 ×묻은 개 나무란다」는 식의 속담보다 좀 더 직설적이고 진하게 감정이 개입된 표현입니다. 그러니까 또한 바로 이놈이 필자로서 꼬 해두려고 별러온 다른 하나에 해당이 됩니다.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앰네스티 보고서속에는 희한하게도 10만명이상의 정치범들이 적법한 재판의 과정도 거치지 않은 채 북한의 여러 형무소며 이른바 온성·회령 등 지역의 수용소군도에 수감되어 있다는 내용의 기사가 포함되어 있어서 필자 역시 읽어본 바가 있습니다. 그러나 필자의 경우 솔직이 어느 편이냐 하면 천만의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가지 정황으로 미루어보아 요컨대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이고 봉건왕조 세습적이며 오직 한가지 구호만이 판을 치는 사회,이른바 사회안전법 같은 것은 오히려 장식품에 지나지 않아 어떤 의미에서는 법 그 자체조차 의미가 없어지는 1인독재체제 전체주의 사회에서 정치범 사상범이 겨우 10만명정도에 머물 턱이 없는 일입니다. 이 경우 필자는 확신감을 가지고단언할 수 있습니다. 48년도라고 기억됩니다만 19세안팎의 마을 청소년 셋이 뚜렷한 죄목이며 증거도 없이 야밤에 군내무서로 연행되어가 잔인한 고문의 과정을 거쳐서 7년 내지 8년형의 징역을 언도받고 저 유명한 아오지 탄광으로 끌려갔는데 그 광경을 필자는 이 두 눈으로 똑똑히 본 바가 있습니다. 서울의 무슨 청년단체와 연락을 취하고 있었다든가 하는 것이 마을의 세포원에 의해 밀고된 죄목의 내용이었습니다만,물론 웃기는 얘기지요. 왜냐하면 무슨 연락을 하고 자시고 할 처지에 있는 아이들이 처음부터도 못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먼저 남한의 법률적·사회적 장애부터가 제거되어야 한다고요? 그래야지 성묘단이 오갈 수 있게 된다고요? 참으로 삶은 쇠대가리가 다 웃겠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바로 달포쯤 전,이른바 그 국회회담의 연기통보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 한번 더 묻거니와 그 쪽에 진정한 의미의 국회며 국회의원이 존재합니까. 물론 존재하지 않습니다. 당에 의하여 지명된 단일후보를 흑백함 투표양식에 의해,그나마도 날카로운 감시의 눈초리를 의식하면서 투표용지를 집어넣는 투표행위,그것이 과연 진정한 의미의 민주선거일 수가 있으며 또한 그렇게 하여 뽑힌 자가 진정한 의미의 국회의원일 수 있을 턱이 없는 일입니다. 김일성주석. 이제 1백년쯤 전에나 통용되었음 직한 낡은 수법은 거두세요. 며칠전 귀하의 충실한 전사 한 분은 『이쪽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합디다만,오오!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하기야 원초적으로 무슨 문제같은 것이 성립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까 어느 면 그렇기도 하겠습니다만 솔직이 너무 촌스럽게,파렴치하게 들립니다. 현하 세계의 대세가 어떤 식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쯤은 귀하도 익히 알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귀하가 해야 할 일도 극히 자명하다고 여기는 바입니다. 개중에 세련되지 못한 표현이 더러 끼어들게 되어서 죄송합니다.
  • “신데탕트시대”… 일본의 안보전략(해외논단)

    ◎이클레 전 미 고위관리ㆍ일 나카니시교수 공동진단/“「자체방위」보다 「범세계안보동맹」 모색할 때”/크렘린변화 따라 「지역방어」 수정 불가피/90년대말 「미ㆍ일ㆍ구 3각체제」 등장 가능성 최근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는 세계 곳곳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동안 방위력 증강문제로 국내외에 논란을 일으켜 온 일본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일본은 내년 3월이면 중기 방위력증강계획이 일단락될 예정이어서 일본의 새 방위전략은 세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본의 향후 방위전략과 관련,미국의 포린어페어즈지 (90년 여름호)는 「일본의 대전략」이란 제목으로 FㆍCㆍ이클레씨와 나카니시 데루마사씨가 공동집필한 논문을 싣고 있다. 이클레씨는 레이건행정부 시절 미 국방부 정책담당 부장관을 지냈으며 나카니시씨는 일본 시즈오카대 국제관계 교수로 재직중이다. 다음은 「일본의 대전략」 요지이다. 유럽의 변화와 소련의 중첩된 위기가 일본의 안보환경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동구에서의 공산주의 붕괴와 소연방의 해체움직임은평양 하노이 그리고 북경의 지도체제를 흔들리게 할 것이다. 일본의 안보전략은 미국과의 동맹을 골간으로 형성됐고 아직도 그속에 한정돼 있다. 그러나 곧 이 동맹의 목적과 성격은 유럽의 변화에 의해 영향을 받을 것이다. 과거 일본에는 미국의 대소봉쇄전략에 대한 광범위한 동의가 형성돼 있었고 미일동맹을 소련의 침입에 대항하는 방패로 평가해 왔다. 이 단순한 전략 개념은 아직도 유효하기는 하지만 곧 충분치 못하게 될 것이다. ○대소봉쇄 점차 탈피 일본으로서는 거대한 경제력ㆍ기술력에 걸맞게 세계평화에 이바지 한다는 목적의식을 고양시켜야 할 때가 됐다. 일본은 인본주의적이고 민주주의적이며 평화적인 국가라는 이미지에 상응하는 그리고 일본국민들로부터 널리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대전략」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일본 방위정책의 대상영역은 일본열도를 넘어 확장돼야 한다. 전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일본의 경제와 지역적으로 한정돼 있는 방위정책 사이의 불균형은 더 이상 유지될 수는 없는 것이다. 일본의 「대전략」은세차원에서 개발될 필요가 있다. 첫째 일본의 주변지역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안보전략은 소련의 변화에 맞춰 조절돼야 한다. 둘째 원거리 국가와의 경제관계뿐만 아니라 원거리 지역의 적대세력간 마찰과 전쟁확산도 고려한 범세계적 안보전략도 개발돼야 한다. 셋째 핵개발이 아닌 핵공격을 막기 위한 측면에서 핵전략문제가 검토돼야 한다. ○세계평화 지향해야 오늘날 일본의 방위정책은 아직도 소련 군사력의 위협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북한 남침에 대한 소련의 지원,소련의 위협적인 군사력 시위,북방 4개도서의 점령이 일본으로 하여금 소련과 적대적 관계를 갖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소련 국내외정책이 요즘처럼 계속된다면 이러한 역사적 이유들은 그 의미가 점차 희박해질 것이다. 또 일본이 장차 안보와 관련해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국가는 소련만이 아니다. 일본의 「대전략」속에서 중국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커지고 있다. 중국의 군사적 위협은 아직 크지 않지만 중일관계는 일소관계에 비해 훨씬 가깝고 복잡하다. 따라서 훨씬 어려운 전략적 문제를 안고 있다. 일본의 「대전략」속에서 중국이 수행할 역할은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50년대와 70년대를 거치면서 중일관계는 위협적인 관계에서 화해의 관계로 바뀌었다. 이후 중일관계는 상당한 안정을 누려 왔다. 이는 주로 미일 동맹관계에 힘입은 것이다. 다른 국가들의 변화도 안보전략에 문제를 던지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평양의 공산독재정권이 마침내 무너져 한반도가 통일이 된다면 통일 한국은 핵무기 개발을 완만하게나마 추진할지도 모른다. 일본의 「대전략」은 전세계를 고려하는 범세계적 차원에서 수립돼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다고 여겨지는 나라는 시기와 분노의 대상이 되기 쉽다. 70년대 미국은 적대국 소련과는 무관하게 이란 리비아 등으로부터 피해를 입었다. 국가의 안보전략은 목전의 관심사항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우발적 사건에도 대처해야 하는 것이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벌어지는 전쟁도 재난을 가져올 수 있다. 예를 들면 중동전은 페르시아만을 통한 원유공급을 고갈시켜 일본경제에 타격을 가할 것이다. 일본경제가 먼 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의해서도 크게 영향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인들은 군사 안보에 관한 한 지역적인 차원에서만 보는 경향이 있다. 지금처럼 무기가 발달되고 상호연관성이 긴밀한 시대에 독자방위전략은 동맹체제보다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미국과 유럽의 동맹이 필요하다면 땅이 좁고 외부충격에 취약한 경제를 가진 일본으로서는 미일동맹이 더욱 필요하다. 90년대 말에는 미국 유럽 일본의 3각 동맹체제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유럽의 최근 변화가 아시아에서 어떠한 영향을 미치든 또 군축이 어떻게 결말이 나든 핵무기의 위협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일본의 장기 전략도 핵무기의 존재를 피할 수는 없다. 미국의 핵전략은 NATO구조하에서 유럽의 상황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은 반면 일본에 의해서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일본인들의 핵에 대한 거부감은 일본정부로 하여금 핵에 관해 가급적 언급을 하지 않도록 만들었다. 일본의 입장에서는 미일동맹 덕분에 핵위협으로부터 보호됐을 뿐만 아니라 시끄러운 핵논란으로부터도 면제됐다. 앞으로도 당분간 군축으로 인해 핵문제에 관한 날카로운 논쟁은 없을 듯하다. 그러나 일본은 핵무장국가들과 공존해야만 한다. 일본의 경제력과 잠재적 군사력은 다른 나라의 핵전략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일본은 핵과 관련,중요한 역할을 피할 수 없으며 문제는 역할을 할 것인가 말까가 아니라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이다. ○핵방어대책 수립을 혹자는 일본의 비핵화와 함께 미국과의 안보관계를 최소화하거나 비동맹국이 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비동맹주장자들은 일본의 산업과 재래식 무기로 무장한 자위대만으로 방위에 충분하다고 믿고 있다. 독자방위정책은 이웃나라와의 군사적 긴장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으며,소련 중국 그리고 아마도 통일한국의 핵위협에 대한 장기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일본이 비동맹 핵무장국가가 돼야 한다는 주장은 국내외로부터의 거센 반발을 고려할 때 더욱 설득력이 없다. 미국과의 동맹은 일본에 핵위기시 안보우산을 제공할뿐만 아니라 SDI의 경우에서 보듯이 강대국의 전략 및 핵전력 감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다. 핵부문에서의 미일동맹은 양국간의 신뢰유지에 도움이 되고 나아가 핵확산 및 핵위협에 억지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일본은 자체 방위에 주력해 왔지만 앞으로 일본은 다른 민주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전세계의 평화적 질서를 유지하는 데 공동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일본정부는 핵시대에 2번이나 미래지향적 안보전략을 수립ㆍ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 줬다. 57년에는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공고히 했으며 76년에는 중기방위계획을 세워 해상수송로 방위선을 확장하는 등 방위력을 증강해 왔다. 그러나 이 중기계획은 91년 3월에는 완료되므로 90년대와 21세기를 이끌어 갈 「대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바다를 항해하면서 목적지도 없고 나침반과 지도도 없다면 배는 바람 부는 대로 갈 것이다.
  • 외상지혈제 혈관주사 위수술 받은 60대 절명/처방의사 구속

    【전주】 전북 전주경찰서는 22일 상처부위에 발라주어야할 지혈제를 혈관에 주사해 환자를 숨지게 한 전북대병원 내과 레지던트 이영승씨(25ㆍ전주시 덕진구 금암동)를 업무상 과실치사혐의로 구속했다. 이씨는 지난18일 상오9시20분쯤 전북대병원 6044호실에서 위에 난 용종(혹)제거수술을 받고 입원해 있는 곽길수씨(61ㆍ김제군 진봉면 심포리)에게 용종이 제거된 상처부위에 발라줘야할 점적약인 쓰럼빈지혈제 3㏄를 혈관주사로 착각,잘못 처방해 이 병원 간호사 신영희씨(22)가 곽씨의 왼쪽팔꿈치 안쪽 정맥에 주사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곽씨는 용종제거수술을 받은후 상태가 좋아져 19일 퇴원할 예정이었으나 주사를 잘못 맞고 중태에 빠졌다 지난 20일하오 숨졌다.
  • 「신질서」모색하는 유럽의 내일/해외특별기고

    ◎「통합유럽」 21세기를 주도한다/국경없는 무역… 5억인구에 번영 약속/「사회주의 결별」 동구 가세로 저력 “탄탄” 사회주의는 명백하게 유럽에서 그 막을 내렸다. 유럽의 미래에는 서구식 시장경제체제가 개인의 자유와 다당제,그리고 사적소유권의 인정 등에 기반을 둔 보다 나은 경제원칙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이것은 결국 이른바 「본 선언」의 주요 골자인 것이다. 「본 선언」은 지난 4월중순 유럽에 있어서 경제협력에 관한 3주간의 회의(CSCE)를 끝마친뒤 유럽 33개국과 미국ㆍ캐나다 등에 의해 채택됐다. 소련 대표로 「본 회의」에 참석했던 스테판 시타란 소련 부총리조차 앞으로의 경제정책에 있어서 통제,혹은 계획경제의 가능성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또 다른 소련 대표는 『칼 마르크스의 생각은 이론상으로 훌륭하지만 실제에 있어 제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유럽의 공산정권 붕괴 이후 유럽인들이 칼 마르크스와 사회주의에 대해 작별을 고하고 있다. 이는 물론 자신들의 행위를 합리화하는 것이다. 그러나실패한 이념의 시도로 야기된 충격이 치유되기 까지는 오랜기간이 걸린다. 아마도 그것은 우리시대에 있어 수많은 지식인들로 하여금 공산주의나 사회주의와 같은 이념을 신봉케 만든 유토피아에 대한 유럽인의 특별한 사랑 때문이다. 그러나 바로 그 사람들이 지구상 그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 이념적 환상을 최초로 포기하고 삶의 수준은 물론 성공에 까지 이르게 됐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혹자는 개인의 자유와 시장경제가 단순히 자본주의 이념과 이론자체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가장 큰 차이점은 시장경제와 민주주의,그리고 개인의 자유가 1세기 이상동안 정치엘리트나 지식엘리트만을 위해서가 아닌 모든사람을 위해서 성공과 번영을 이루게 했다는 것이다. 실패한 정치체제를 즐기는 것은 결코 득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의 체제가 왜 실패했는가 분석하는 것은 가치가 있을 것이다. 지난 4월초 암스테르담에서 「유럽인연구회」에 의해 주관된 「세계토론회」는 바로 그러한 목적으로 시도됐다. 토론회의 연설은 최근의 정치ㆍ경제적 발전에 대한 중요한 증언들이었다. 브레즈네프시대에는 「매파」의 일원이었으며 현재는 소련 최고회의 의원인 역사가 조지 아바토프는 여기서 『한 개인의 지식습득 과정이 고통스럽듯이 현재 소련사회는 고통의 길을 걷고 있으며 또한 그러한 고통은 소련에 도움을 주고 있다』며 변혁과정을 설명했다. 그리고 냉전의 주요 이념가들로 부터 전혀 새로운 신호의 실례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소련은 막대한 자원을 낭비하고 있으며 우리는 지금 위험스러우면서도 해결하기 어려운 난관에 봉착해 있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우리 스스로 깨달아야지 다른 그 누구로부터도 배울 수가 없다. 서구사회는 우리의 이같은 문제를 이해해야 하며 또한 전쟁이란 팽팽한 줄을 당기던 양자 가운데 어느 한쪽이 갑자기 줄을 놓을때 어떤 일이 생길지 생각해 봐야 한다. 물론 그같은 일이 발생한다면 줄을 계속 잡고 있던 쪽은 승리하겠지만 엉덩방아를 찧고 말 것이다. 인생은 우리에게 국제정치에 있어서는 「승리」나 「패배」라는 개념이 적절치않다는 것과 소련에 나쁜 것이 결코 서구사회에 좋은 일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암스테르담 토론회에서 서구정치가의 연설을 듣고 난뒤 조지 아바토프는 냉소적인 미소를 머금은 채 이렇게 말했다. 『아마도 소련은 유럽의 안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토의 일원이 돼야 할지도 모른다』 위에서 지적됐듯 말만으로 모든 것이 되는건 아니다. 왜냐하면 말은 전혀 다른 목적을 은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럽의 상황은 민주주의쪽으로 유리하게 변화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서구유럽은 그러한 변화를 즐기지도,승리로 받아들이지도 않았다. 전 서독수상 헬무트 슈미트도 토론회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유럽의 역사는 우리에게 함께 뭉칠 것을 가르쳐 줬다. 우리는 동유럽과 소련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EC의 형태로 함께 해야한다. 보다 강하고 밀접한 EC국가들의 결속은 단일통화와 정치단일화를 통해 보다 나은 유럽의 미래를 만들 것이다. 모든 국가간의 문화교류와 인적자원의 교류는 오래전에 이루어졌다. 앞으로는 유럽의 일방적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지구상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보다 강한 단결을 보여야 한다』 헬무트 슈미트 또한 나토의 계속보존과 나토안에 거대 통일독일의 유지를 강조했다. 전일본수상 야스히로 나카소네는 토론회에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경쟁은 끝났으며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글라스노스트ㆍ페레스트로이카 정책으로 인해 새로운 세계질서가 마련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ㆍ북한ㆍ베트남 등은 동구와 소련의 발전에 충격을 받았으며 물에 관한 오랜 격언인 「물이 돌과 만나면 물은 돌을 밀어내든지 넘어가기 위해 잠시 기다린다」는 교훈을 실감했다』고 했다. 올해 봄에 우리는 점차 증대되는 유럽인의 자존심과 낙관주의를 목격했다. 어제의 적들은 아지랭이 속에서 사라지고 새로운 적들이 수평선에 그 모습을 나타내는듯 하지만 유럽인들이 자신들의 힘과 중요성을 신뢰하는 경향은 점점 더 명백해 지고 있다. 완전한 EC통합과 소련의 꼭두각시 정권이었던 동유럽을 포함한 새로운 유럽의 개념을 위해 통일독일은 새로운 요소이다. 다른지역,특히 일본과 같은 나라는 철옹성같은 유럽이 자급자족하는 지역으로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그같은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만일 그렇다면 그것은 자기모순이다. 유럽의 무역과 산업은 국경없는 자유무역을 그 근본으로 삼고 있다. 이미 미국내 유럽 EC국가의 투자는 유럽내 미국의 투자를 능가하고 있다. 일본의 인구 1억2천5백만,소련 2억8천만,미국 2억3천만명에 비교해 볼 때 유럽의 인구는 5억이다. 그리고 낙관적으로 볼 때 유럽은 현재 사회주의에 작별을 고하고 난뒤 가장 성공적인 시기의 시작단계에 있다. 암스테르담 토론회에 참가한 세계경제학자들의 주요 발언내용은 바로 이것인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서독 상업은행 도이체은행 총재이자 저명한 재정고문관인 헤이코 디에메의 말이다. 『경제학은 앞으로 무엇이 있을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유일한 과학이다』〈아스거 라슨 덴마크 욜란드 포스텐지 회장〉
  • 주택복권 꾸준히 사야 “행운 당첨”(경제화제)

    ◎작년 1ㆍ2등 뽑힌 1백56명 분석/94%가 매월 한번이상 구입/30ㆍ40대가 61%… 회사원이 가장 많아 주택복권 1등 당첨의 주인공은 어떤 사람들일까. 혹시나 하는 생각에서 한두장 구입했다가 번번이 실패를 맛보았던 이들에게 1등당첨은 꿈에서나 있을 법한 얘기다. 지난 4월1일에 있었던 최초의 1억5천만원짜리 1등복권은 경남 남해에 사는 30대 시골아낙에게 돌아갔다. 이 아낙은 『꿈속에 시아버님이 나타나 양귀퉁이가 떨어져나간 주택복권을 전해주는 꿈을 꾸고나서 우체국에 들렀던 길에 구입한 것이 행운을 안겨주었다』고 말했다. 주택은행이 지난 한햇동안 1ㆍ2등에 당첨된 1백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억원의 행운은 복권에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구입한 사람에게 많이 돌아갔던 것으로 분석됐다. 우선 1ㆍ2등 당첨자들의 연령을 보면 30대가 32.6%로 가장 많았고 40대 28.3%,20대 19.4%,50대 13.4%,기타 6.3%의 분포를 보여 왕성한 활동시기에 있는 30∼40대의 고액당첨률이 높았다. 직업률로는 회사원이 34.7%,상업종사자 20.5%,주부 10%,농업 8.5%,공무원 7.1%,기타 19.2%로 나타났고 학력은 고졸 51.8%,대졸 20.6%,중졸 18.4%,기타 9.2%의 순이었다. 복권구입동기에 대해서는 41.1%가 「당첨금이 타고 싶어서」였고 24.1%가 「꿈이 좋아서」,15.6%가 복권수집취미 때문에 복권을 샀다고 밝혔다. 또 1ㆍ2등 복권당첨이 되기까지 복권을 구입한 빈도에 대해서는 44.7%가 매번 구입했다고 응답했고 월 2∼3회 구입이 34.8%,월 1회 구입이 14.9%로 각각 나타나 고액당첨자의 94.4%가 매달 복권을 1회이상 구입하는 「끈질긴 사람」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처음 구입자도 3.5%나 됐다. 당첨된 복권을 「그 장소에서 구입한 이유」는 그냥 지나가다가 구입한 경우가 59.6%,직장 또는 근처이기 때문에 산 경우가 32%,「판매소가 그곳 뿐이기 때문」 4.3%,우편복권신청 3.4% 등이었고 고액복권이 당첨된 곳에서 구입해 다시 당첨된 사례도 0.7%에 달했다.
  • 임직원등 「제3자명의」부동산/30대재벌 1,139만평 신고

    ◎「통일」4백61만평으로 최고/금액기준으론 한진ㆍ금호순/국세청,자진신고내역 발표 30대 재벌그룹이 국세청에 신고한 제3자명의 보유부동산은 모두 1천1백39만9천평,1천5백83억원 상당(취득가격기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국세청은 24일 30대 그룹으로부터 제3자명의 부동산 보유현황을 신고받은 결과 26개 그룹이 1천1백39만9천평의 보유내역을 신고했다고 발표했다. 또 기아ㆍ동국제강ㆍ극동정유ㆍ풍산 등 4개 그룹은 제3자명의 부동산이 없는 것으로 신고했다고 밝혔다. 30대 그룹이 신고한 제3자명의 부동산 보유규모는 이들이 법인명의로 보유한 총 부동산 1억3천2백82만평의 8.6% 수준이다. 그룹별 신고규모는 통일이 4백61만5천평으로 가장 많았고 동양시멘트 1백34만8천평,금호 1천3백30만평 등의 순이었다. 금액기준으로는 한진의 5백77억원(17만9천평)을 비롯,금호 1백76억원,동양시멘트 1백36억원,한국화약 1백10억원(81만9천평)으로 4개사가 1백억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가장 넓은 면적을 신고한 통일이 4백61만5천평 가운데 6만6천평에 대해서만6억3천만원의 취득가격을 밝혔고 4백54만9천평에 대해서는 가격을 신고하지 않아 실질적으로는 금액상으로도 3자명의 부동산을 가장 많이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국세청은 이들 그룹이 신고한 내용과 그동안 자체수집한 자료를 비교,신고를 누락한 혐의가 있는 그룹에 대해서는 관련기업의 임직원ㆍ친인척명단을 토대로 연고지 주변에서 실지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신고된 부동산도 그 용도를 철저히 가려 업무용일 경우 법인명의로 등기를 이전시키며 비업무용으로 판명된 부동산에 관해서는 은행감독원에 통보키로 했다. 또 취득당시의 자금출처 및 장부기장여부를 조사,증여세 및 법인소득누락분에 대한 법인세 등을 추징키로 했다. 국세청은 30대 그룹에 대한 제3자명의 부동산 실지조사를 6월말까지 마치고 그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그룹별 3자명의 부동산 신고내용(천평,억원) 그룹명 면 적 금액 삼 성 494 51 현 대 134 44 대 우 18 7.5 럭키금성 40 20 한 진 179 577 쌍 용583 88 선 경 46 54.5 한국화약 819 110 동 아 52 53 롯 데 204 32 기 아 ­ ­ 대 림 3 0.2 효 성 81 20 두 산 192 12.5 동국제강 ­ ­ 한일함섬 6 1.4 금 호 1,330 176 코오롱 116 20 삼 미 120 21 극동건설 141 2.6 미 원 48 7 동 부 219 2.4 동양시멘트 1,348 136 한 보 26 26 고려합섬 17 ­ 극동정유 ­ ­ 해 태 9 33.6 통 일 4,615 6.3 한 라 559 81 풍 산 ­ ­ ◎제3자명의 땅 소유자공개의 안팎/“뚜껑여니 엄청나다”… 모두 놀라/“재벌투기 실체 드러났다”분통 터뜨려 ○배경놓고 설왕설래 ○…국세청이 24일 30대 그룹이 신고한 제3자명의 부동산내역을 돌연 공개한데 대해 주위에서는 그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 당초 국세청은 『30대 그룹의 신고를 법적인 강제행위가 아니며 조사활동의 일환이기 때문에 그 내역을 공개할 수 없다』는입장을 고수. 이에 따라 신고마감일인 19일 상오까지도 어느 그룹이 신고했는지조차 공개하지 않겠다는 태도로 일관. 그러다가 19일 하오 『30대 그룹중 27개 그룹이 신고를 마쳤으며 나머지 3개 그룹도 22일까지 연기를 요청해 왔다』고 밝히면서 그러나 그 내역만은 국세청의 실지조사가 끝나는 6월말까지는 공표하지 않겠다고 공언. 이같은 국세청의 태도에 대해 언론은 『10대그룹도 부동산매각내역을 자진 공표하는 마당에 국세청이 제3자명의 신고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재벌을 비호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해 왔던 것. 결국 국세청은 24일 상오 갑작스럽게 그 내역을 공개했는데 이는 여론이 계속 악화되자 상부에서 공표를 지시한 때문이라는 후문. ○여론악화되자 공표 ○…이날 발표된 30대 그룹의 제3자명의 부동산은 그 규모가 엄청나 모두 깜짝 놀라는 모습들. 재벌그룹이 임직원이나 친인척명의로 개발지주변의 땅을 매입해 온 사실은 그동안 공공연하게 알려졌으나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예상을 웃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 일부에서는『이번 발표로 재벌의 부동산투기 실체가 드러났다』고 분개하면서 『이번 신고에 30대그룹이 보유한 제3자명의 부동산이 모두 포함됐다는 보장이 없으니 국세청은 실지조사를 철저히 해 차제에 재벌의 투기를 뿌리뽑아야할 것』이라고 강조. ○눈치못채 크게 당황 ○…한편 국세청이 이날 신고내역을 발표하자 각 그룹은 이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듯 크게 당황해 하는 모습들. 또 일부 그룹에서는 각언론사에 연락,보유내역을 해명하기도. 1백34만8천평을 신고한 동양시멘트는 이 가운데 60만평이 시멘트의 원료인 석회석광산이고 50만평은 레미콘 원료인 골재채취용 석산인데 회사명의로는 구입이 어려워 부득이 직원명의로 구입한 것이라며 불가피했음을 역설. 각 그룹 부동산담당간부들은 『업무용 땅을 구입하려고 해도 기업이 산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땅임자들이 높은 가격을 받으려고 거래를 기피해 어려움이 많다』면서 제3자명의의 부동산취득이 꼭 투기만을 노린 것으로 인식되는 것은 억울하다』고 항변. 그러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그 보유규모가 너무많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유구무언. ○취득가 안밝혀 의혹 ○…30대 그룹가운데 신고를 연기했던 한진ㆍ통일 두 그룹은 신고범위를 결정하느라 고심한 흔적이 역력. 한진은 면적상으로는 17만9천평밖에 되지 않으나 가격면에서는 5백77억원으로 타그룹을 압도해 눈길.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한진그룹이 막판까지 금싸라기 땅을 신고해야 할지 망설이다가 포함시킨 것 아니겠느냐』고 추측하는가 하면 해외투자부동산도 섞여 있으리라는 주장도 대두. 통일은 전체신고분의 40%를 넘는 4백60여만평을 혼자 신고했는데 이가운데 4백54만평에 대해서는 취득가격을 밝히지 않아 의혹의 대상이 되기도. ○조사결과 발표 약속 ○…국세청은 이번 신고내용을 비공개하려다 혼이 나자 앞으로는 이에대한 조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중간중간 발표하기로 약속. 국세청이 이와 관련,처리해야 할 주요사항은 업무용 판정여부와 의제증여적용ㆍ자금출처조사 등인데 모두 쉽지만은 않다는 입장. 국세청은 현재 제3자명의로 돼 있는 땅이라도 실제 공장용지나 원료채취장등으로 사용중인 토지는 업무용으로 인정할 방침. 그러나 국세청이 그동안 제3자 명의의 부동산 취득을 모두 의제증여로 간주,추징해 오던 관행이 최근 법원판결에서 번번이 패하는 바람에 의제증여 적용문제는 골칫거리로 남을 듯. 이밖에 취득자금 출처를 조사하게 되면 기업의 비자금을 건드릴 수밖에 없어 기업측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전망.
  • 은행대리가 17억 빌려 전국 10여곳에 땅투기

    ◎사채업자에 “높은 이자 주마”유혹 서울지검 동부지청 수사과는 8일 한일은행 둔촌동지점 대부대계리 변재수씨(33ㆍ서울 마포구 아현동 327의27)를 사기혐의로구속 했다. 변씨는 지난해 1월 사채업자 박모씨(42ㆍ강남구 삼성동)에게 『높은 이율을 보장해 주겠다』고 속여 5백만원을 받아 원금을 빼돌려 부동산투기에 사용하고 이자만 건네주는등 같은 수법으로 지금까지 고객들로부터 모두 17억8천여만원을 받아 가족과 부하직원등의 명의로 분산예치해 부동산을 매입하는데 쓴 혐의를 받고 있다. 변씨는 고객들의 돈을 빼돌려 지난해 9월 서울 송파구 가락동 154의35 대지 1백1평을 구입한 것을 비롯,서울ㆍ강릉ㆍ원주 등 전국 10여곳에 주택과 임야 14억여원어치를 매입해 왔다는 것이다. 변씨는 또 지난해 8월22일 박씨로부터 받은 3억원을 투자해 서울 강동구 성내동 455의13에 순화건설주식회사를 차리기도 했다. 변씨는 『부도위기에 처한 사람이나 은행에 보관된 거래자 명부상 은행빚이 많아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사람에게 1주일정도 급전을 빌려주고고율의 이자를 받아주겠다』고 박씨를 속여 돈을 빌려온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변씨가 동료직원들과 공모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펴고있다.
  • 외언내언

    1ㆍ4후퇴때 월남해 온 인사가 이런 말을 한다. 『내려와서 가관이다 싶은게 하나 있더군. 북에서 망나니 파렴치범이 남에 와서 반공투사로 저명인사가 돼 있더란 말야』.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 「반공투사」더러 말하라 한다면 반공운동 하다보니 망나니 파렴치 행위도 더러 있었던 것 아니냐 할 수 있겠고. 그건 일제와 광복된 조국 사이에도 해당되는 것이 세상사다. 일제 때 그 앞잡이 노릇 하던 사람들이 광복된 조국에서도 현달하여 떵떵거린 경우가 적지 않았던 것 아닌가. 독립유공자도 그렇다. 꼭 끼여야 할 사람이 빠진 대신 끼이지 않아도 될 사람이 혹 끼였을지도 모르는 일. ◆얼마전 프랑스 낭트시에서 발견된 독립운동 사료는 그 점에서 뜻이 깊다. 빠진 곳을 보충하는 한편 새로운 사실도 알려 줄 것이기 때문. 더구나 그것은 내국인의 기술이나 일본 관헌의 보고서 혹은 그밖의 문서가 아닌 객관적 자료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임정 요원들이 소련으로부터 독립운동 자금을 받아 썼다,감리교의 웰치목사는 친일파였다... 등등의 사실이 중간검토 과정에서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술이건 그것에 「전폭적」 신뢰를 보낼 일만은 아니다. 가령 홍범화장군의 사망지가 소련이냐 중국이냐 하는 논쟁이 왜 일어나는가. 전봉준장군의 태생지가 전주냐 태인이냐 정읍이냐 고창이냐 하는 논의가 왜 일어나는가. 기술이나 고증에 주관ㆍ오류가 개재하기 때문이다. 또 똑같은 하나의 사상도 그를 대하는 사람의 생각이나 시각의 차이에서 달라질 수 있는 법. 이 문서에는 여운형이 『한국인 사이에 인기 없는 인물』로 돼 있다는데 그 표현에 과연 주관은 개재 안됐던 것일까. ◆어쨌든 낭트문서의 전모는 기다려진다. 중요한 것은 그에 대한 바른 고증과 취사선택. 「웰치목사 친일파」 같은 충격적 내용이 또 있을지 모르는데 그런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지.
  • 「대세 전환」인가 「일시반등」인가/「주가폭락 하룻만의 폭등」배경

    ◎「투자심리 불안」반영… 장중등락폭 55포인트/“자생력 상실”증시 떠받칠 획기적 조치 시급 증시의 밑둥에 파릇한 새순이 돋아나려는 것인가. 다 썩은 나무인양 금방이라도 푹 고꾸라져버릴 것만 같던 주식시장이 대폭락 하룻만에 훤칠한 상승세의 줄기를 위로 올곧게 치켜들었다. 27일 종합주가지수는 22.75포인트 뛰어올라 7백48.86을 마크,7백50대에 육박했다. 하루전인 26일 주가는 증시사상 최대폭인 28.96포인트나 떨어져 7백50대에서 그대로 7백20대로 곤두박질해 증권파동이 필연적인 귀결일 듯 싶었다. 상한가 종목은 물론 상승종목 하나 없었던 장세였고 증시의 기저에서 생기란 생기는 죄다 빨려나가 버렸다는 것이 대다수의 결론이었다. 증시에 새싹을 키워낼 수액이 몇방울이라도 고여 있으리라고 짐직하는 것은 대폭락 앞에서 창백해지지 않는 투자자를 찾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데 속수무책으로 상실했던 주가지수의 능선을 다음날 즉시 8할 가까이 되찾았다. 이날의 상승세는 과연 증시기저에서 솟구친 것인가. 혹 이 힘찬 반등은 폭락장 후에 「으레껏」생겨나는 현상으로 수액이나 생기하곤 무관한 기술적인 모양에 지나지 않는 건 아닐까. 27일의 폭등장세를 대폭락이 만들어낸 「빛좋은」그림자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 드물지 않다. 상승세에 발동을 걸고 추진시킨 힘을 찾자면 증시 「내」보다는 「외」가 더 올바른 방향이라는 것이다. 주가가 저절로 오르지 못하고 바깥바람에 쐬어서 둥둥 떠올랐다는 견해다. 구체적인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대통령이 경제부처장관들과 만나 현안을 논의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고무된 투자자가 적지 않을 것이다. 그 근기에 대해서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는 없지만 대형상승세의 즉각적인 후속으로 주가가 만회된 점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증시사상 미증유의 하락이 기록된 지 하룻만에 그기억을 애써 잊어버리고자 한다면 너무 성급하다고 하겠다. 26일의 주가대폭락은 대국적 견지에서 살펴본 지수동향이나 추세 면으로 논리적일 수 있으나 반면 주가의 하락추세 그 자체는 상식적인 궤적이었다고 볼 수 없었다. 증시침체 시발점인 지난해 4월부터 그해 연말 대폭락까지는 등락이 심한 반면 올들어 주가의 움직임은 이에비해 보다 단일한 선을 그렸다. 하락일변도 였다고 말할수 있으며 이같은 경향은 이달들어 더욱 심해 26일 대폭락까지 포함,21일장 가운데 9번이나 최저지수가 연달아 바꿔쳐 졌다. 그 반면 경제적 상황은 침체성격을 확실하게 탈피하지 못했지만 금년이 작년에 비해 여러면에서 개선되었다고 통틀어 말한대도 과히 틀린 말은 아니다. 거기다 증시와 관련된 사항으로서 금융실명제나 경제정책의 성향등이 증시우호적으로 급변했다고 할 수 있다. 주가 움직임이 상식적인 선의 반대방향을 쫓는 것인데 이에 대한 설명으로 두가지를 꼽을 수 있다. 그 첫째는 최근의 주가 하락추세는 바닥권 을 향한 험난한 도정이라는 것이다. 진정한 상승반전의 대세전환은 바닥권 추락의 과정을 필수적으로 겪어야 하며 바닥이 가까운 만큼 그 추락의 양상은 상식 「논외」가 되는 경향이 있다는 말. 또 하나의 시각은 경제적 반영으로선 약간 비틀린 상인 주가이지만 그 반영의 대상을 사회전반으로 확대시켜볼 때는 아주 정직한 거울이 된다는 이야기다. 즉 우리 사회전반에 걸쳐 얕든 깊든간에 배어들고 있는 불안심리가 여지없이 전달됐다는 것. 이는 단순히 대형제조업체의 노사분규나 공영방송의 파업이란 시사적인 사건에 기인한다기 보다는 사회의 저류를 흐르는 기운이 그렇다는 것으로 정부당국에 대한 불신이 이것을 강화시켜 왔다. 시중자금의 흐름을 왜곡시키는 부동산투기의 실제 크기도 문제지만 이에대해 사람들이 무작정 품고 있는 의식 또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27일의 급등세가 오로지 증시부양책에 대한 기대,정부의 재정적 지원 가능성에서 나왔다면 기술적 반등국면에도 못미치는 단기에 끝날 수도 있다. 이날 상승세는 좋은 결과를 이루긴 했으나 그 장중의 과정이나 내면의 힘이 결코 안정되어 있다고 할 수 없다. 등락폭이 28포인트에 가깝고 지수의 전행정이 무려 55포인트를 오르내렸다는 사실은 상승ㆍ회복에도 불구,「불안」이 깃들여 있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증시부양 구호 이전에 이것과 싸워야 한다.〈김재영기자〉
  • 생산적 「놀이문화」가꾸자/황산성 변호사(서울시론)

    ◎해외서까지 민족자존심 먹칠해서야… 『노세,노세 젊어서 노세. 늙어지면 못노나니』 오늘날 우리는 이 노래를 그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병풍삼아 잡동사니 쓰레기를 어지러이 깔고 찢어지는 굉음을 내는 육성기를 손에 든채 얼굴이 취한 꼴불견의 춤추는 사람을 연상하게 된다. 노는 것이 심신을 단련하기 위하여 젊었을 때 특권이요,동시에 휴식이라는 숨은 뜻이 더 엿보이는 멋있는 가락이 왜 민족적 발악으로 들리거나 허송세월한 노인들의 넉살맞은 한풀이로 들리게 될까. 노는데에도 나름대로의 어떤 정신이 분명해야 하고 질서와 절제가 뒤따르며 기쁨과 보람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노는데에도 「정신」 필요 해외여행이 전면 자율화된지 1년이 되었다. 작년 한해 무려 1백20여만명이 관광차 해외를 다녀왔다. 해외여행은 견문을 넓히고 외국의 문화와 역사,관습을 직접 보고 배우는 좋은 기회다. 그런데 우리는 해외여행하는데 지나치게 경비를 지출할 뿐아니라 보신재 등 이상한 물건을 턱없이 많이 사오거나 엉뚱한 짓만 하다가 창피를 당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사람 사는 곳은 세계 어느곳이든 기본적 예절과 자세가 엄연히 존재한다고 할 것이다. 이에 벗어난 작태로 인하여 국가와 민족적 자존심에 손상을 주게 된다면 얼마나 수치스러운 일인가. 해외여행을 통하여 각 개인이 알차고 풍부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기회가 될 수 있고 나아가 세계 속에서 우리의 위치와 입장을 더욱 분명히 알고 우리의 시야를 넓히는 디딤돌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뚜렷한 목적의식이 없다면 차라리 기분전환이라도 잘 하면 다행이다. 그동안 우리는 산업화 과정의 와중에서 주당 가장 긴 시간을 일하는 민족중의 하나였다. 그래서 최근 휴일수를 늘려달라는 소리가 높아졌다. 일본이 아직도 세계 최강국의 위치를 잃지 않는 근본적 이유 중의 하나가 누가 시키지 않아도 맡은 일에서 손을 떼지 않고 그야말로 일 중독자로서 일 자체에서 일과 휴식을 같이 즐기는 젊은이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과소비부작용 부채질 우리는 수출부진,무역적자,심지어 대기업들의 조업중단,기술투자마비등 어려운 여건임에도불구하고 세계 최강국들의 틈바구니에서 너무 잘사는 사람들의 흉내를 내고 있지는 않는지. 휴식은 생산의 충전기간이다. 서독사람은 출근해서 업무에 돌입하기까지 5분이 걸리고 일본인은 15분이 걸리며 우리는 45분이 걸린다고 한다. 쉬면 쉴수록 생활리듬은 깨지고 과소비의 부작용을 부채질하여 다음의 업무에 막대한 지장이 온다는 심각한 얘기다. 공휴일이라고 하여 생명이 위독한 환자에 대한 수술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여 환자의 목숨을 앗아간 최근의 사건이 바로 그 단적인 예이다. 공휴일을 더 요구하거나 더 늘리기 이전에 공휴일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가에 대한 국민생활 전반에 걸친 합리적 운영계획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흥청망청 놀아나는 세태에 대한 반감과 자극으로 인하여 10대 남녀청소년들이 떼강도짓을 하여 유흥비 마련을 하고 있지 않는가. 『남따라 장간다』고 혼자 조용히 명상하며 자신을 반성하고 점검하는 순간을 휴식이라고 여길 수 없는 조급함과 경솔함이 만연하여 남들 노는틈에 끼어야 노는 맛을 느끼게 되는 군중심리로 휴일의 차량행렬은 교통참극을 빚는게 일상화 되었다. 게다가 술이 노는 데 필수적 기호품이 되어버렸다. 100% 알코올에탄올로 환산하여 연간 국민1인당 알코올소비량이 3ℓ를 넘으면 위험수위라고 하는데 우리는 7ℓ라고 하니 이미 술이 심각하다는 차원에서도 벗어났다할 수 있겠다. 술집마담이나 여종업원과의 육체관계는 돈으로 살 수 있는 정도이고 술김에 놀아난 행위는 처벌할 수 없다는 초실정법적 법집행의 결과를 낳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드디어 우리사회에서 술로 인하여 새로운 성계층문화가 형성되어가는 타락한 현상을 드러낸 셈이기도 하다. 우리는 문화공간을 찾아서 정서를 순화시키는 귀한 시간도 가져야 한다. 특히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관찰함으로써 우리조상의 얼과 숨결을 느낄수 있다. 문화유산은 민족의 영원한 자산이고 자랑임을 알아야 한다. ○문화유산보존 관심을 따라서 역사의 교훈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현장은 잘 보존해야 한다. 최근 우리는 개발이라는 논리에 밀려 문화재들이 사라져 가고 있고 혹 보존한다 하더라도 시멘트칠로서 보수하는등 문화공간을 파괴하는 실정이다. 노는 중에도 각 개인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최대한 발휘하되 다른 사람의 눈에 거슬리는 짓은 삼가하자. 이제 우리는 정치ㆍ경제적 발전에 상응하는 국민의 문화복지 수준의 향상을 위해서도 놀이문화에 대한 새로운 검토와 각성이 절실하다고 할 것이다.
  • “투기심리 악용”…부유층에 속임수/5개유령회사 「콘도분양사취」수법

    ◎부지도 확보않고「마스터플랜」광고/“국내외에 체인식호텔 짓는다”유혹 관광ㆍ레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생활여유가 있는 일부 시민들이 「콘도미니엄」「레저타운」「리조텔」등의 회원권을 투기 또는 재산증식으로 사들이는 경우가 많아지자 이같은 추세를 교묘히 이용,유령회사를 차려 회원을 모집한뒤 거액의 입회금과 분양금을 챙겨 달아나는 신종 사기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31일 서울시경에 구속된 대호리조트 세계리조트개발 코리탈레저관광 서울신용투자개발 등 5개 관광개발회사 사장들의 경우 최근의 관광레저붐을 틈타 사업승인도 받지않고 국내 유명관광휴양지는 물론 하와이,사이판 등 해외휴양지에 콘도미니엄과 리조트시설을 지어 분양한다는 허위 광고를 낸뒤 회원 4백50여명으로부터 22억여원을 받아 가로 챘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의 명동ㆍ강남ㆍ여의도 일대에는 현재 과대ㆍ허위선전을 해가며 신규회원을 모집하고 있는 유령회사가 30여곳에 이르고 있으며 이들 회사들은 겉으로만 보아서는 정식 허가를 받고 사업을 벌이고 있는 업체들과 쉽게 구별이 안되어 멋모르고 가입하는 회원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이 유령회사들의 공통된 수법은 콘도미니엄 분양명목으로 회원 1인당 3백만∼5백만원까지 거둬들이거나 아예 소액투자자들을 주주회원으로 모집하여 사업을 벌이겠다는 식으로 유혹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사기수법이 통하는 이유는 토지공개념제도 실시등으로 부동산 투기행위가 어렵게 되자 유휴자금을 가지 사람들이 너도나도 새로운 투자나나 투기대상을 찾고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며 실제로 콘도를 분양받는 많은 사람들도 이를 가족들의 휴양시설로서 이용하려는 것보다는 전매 차익이나 가격상승에 따른 이익을 노리는 경우가 대부분인 실정이다. 이러한 사기업체가 갑자기 늘어난 까닭은 지난해 1월 D레저투자개발측이 충남 서산일대에 대규모 위락시설을 건설한다는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한 구좌에 2백17만원짜리 주주회원 5천여명을 모집,80억원의 사업자금을 확보하여 본격적인 건설사업에 착수하게되자 여기서 힌트를 얻은 전문사기꾼들이 유령회사를 차리기 시작하게 된것이다. 이들 사기꾼들은 개발대상 지역이나 부지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주회원이 되면 출자액에 따라 이익금을 배당하고 회사가 개발하는 콘도ㆍ골프장등 각종 위락시설의 분양권을 우선적으로 받을 수 있다」고 선전하고 사무실 안에 그럴듯한 마스터플랜이나 모형ㆍ설계도를 비치한뒤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한국해상관광 대표 김종훈씨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경우 지난해 11월 중순 「부산 앞바다에 띄우는 유람선을 이용할 해상콘도회원을 모집한다」는 거짓 광고를 내고 남모씨(38)등 12명으로부터 골드회원권 1천만원,일반회원권 5백50만원씩 모두 1억2천만원을 챙긴뒤 달아나 피해자들이 김씨를 현상 수배해놓고 있다. 또 서울 중구 명동2가 세정관광 대표 이재윤씨(40)는 지난해 5월 중순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양근리에 호텔과 골프연습장,낚시터등 「레포츠토피아 하이디」라는 위락단지를 건립하고 제주도 및 사이판 등지에 건설하는 체인식호텔을 분양한다는 광고를 일간지에 내고 주모씨(36ㆍ인천시 중구 경동)등 80여명으로부터 6억5천여만원을 챙겨 같은해 12월25일 미국으로 달아났다. 이러한 사기사건이 잇따르자 한국관광협회는 시민들이 이들회사에 회원으로 가입할때는 ▲건축공정이 30%이상 진행됐거나 전체 건설비의 30%를 보증보험에 가입했는지 여부건설부지의 소유권이 확보되었는지 여부▲시ㆍ도등 감독 관청에 적법한 등록을 했는지 여부▲객실이 최소한 50실이상인지등을 사전에 반드시 확인해야된다고 당부하고 있다.(성종수기자)
  • 정치인의 아내/송정숙 논설위원(서울칼럼)

    춘원 이광수의 「단종애사」중,신숙주부인 윤씨의 자결장면이다. 역사 소설가의 상상력이,감수성 예민하고 호기심에 충만한 시절의 독서에 의해 강렬하게 이입되어 있다. 정호용씨의 부인 김숙환씨가 자살을 기도했다는 뉴스를 들었을 때 더구체적으로는 서투른 아녀자 필치의 「대통령각하!」로 시작되는 유서를 보았을 때 문득 떠오른 것이 이 대목이었다. 단종복위를 꾀하다가 옥사를 치르게 된 충신들과 순절을 함께 하지 않고 돌아온 남편 신숙주의 의롭지 못함에 항의하며 자결했다는 그 부인 윤씨의 죽음과 「꽃님엄마」의 자살과는 아주 다르다. 그런데도 이런 연상작용이 생긴 것은 두 경우가 다 정치인을 지아비로 둔 아녀자가 「명분」 때문에 자결을 결심하는 점에서 공통되기 때문인 듯하다. 『미련한 여자가 남편과 가정을 망쳤으니 정호용 주위 모든 분들도 다 용서해 달라』는 메모 정도의 간결한 유서다. 그냥이라면 결례스러워서도 「대통령」한테까지 당도하기 어려웠을 쪽지 글이다. 결과적으로 화살에 매달려 봉창을 뚫고 들어가 꽂히듯이 전달된 이 글은 씌어진 것보다 씌어지지 않은 부분에 더 많은 뜻이 담긴 항의서처럼 보인다. 남편의 파멸을 눈앞에 두고 차마 눈뜨고는 볼 수 없음을 치열하게 항변하는 소리없는 소리가 그 선방에게는 들렸을 것같다. 자살을 행동으로 옮기게 하는 직접원인은 많은 경우 조울증세 때문이라고 한다. 또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가 불안과 우울에 떠밀리듯 극약을 마시고 동맥을 끊는 것이다. 이런 증세가 당사자를 제치고 아내에게로 직접 오는 것은 여성이 남성보다 타협할 줄을 모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비겁함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저항운동 지도자로서도 여성이 더 극렬하고 굽힐 줄을 모르는 것도 같은 성정 때문일 것이다. 필부의 아내라면 이런 여성의 성정도 여염살림으로 연소되겠지만 정치인의 아내가 되면 때로 역사의 단면에 선명한 채색을 하기도 한다. 3당통합이 이뤄진 뒤 오랜 야당생활 동안 김영삼총재에게 충성을 바치며 따르던 지방의열혈당원과 그 아내들이 『우리는 어쩌란 말이냐』고 김영삼씨 부인을 찾아와 심하게 성화를 댔다고 한다. 그로 인해 시달리느라고 수척해진 손명순씨가 보기에 딱한 나머지 정치적 이웃이 아닌 한 친지는 부인을 위해 「좋다는 것은 다 넣고」 원기회복탕을 달여다 준 적이 있다고 한다. 이 탕약을 부인은 자기보다는 김최고위원에게 먹게 했고 그것이 아주 효험이 있는 것 같다고 남편은 만족해 했다는 뒷이야기를 들은 일이 있다.「한소외교」로 깃발을 날려가며 뉴스면을 누비는 거여의 최고위원의 부인이 되어 고달프지만 즐거운 모습으로 창공을 날으는 손명순씨의 「정치인 아내모습」과 김숙환씨의 「자살기도 병상」은 같은 화면을 앞서거니 뒤서기니 장식했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고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어 현란하게 직조되는 현실의 비정이 우리를 현기증나게 만들었다. 「꽃님이 엄마」의 자살이 「기도」로만 끝난 것에 대해서,의도적이냐 아니냐를 놓고 추측이 구구했지만,죽음을 생각할 만큼 절박했던 그의 심경은 그 자신만이헤아릴 수 있는 것이다. 어쨌든 그 일로 해서 청와대와의 첫번 면담으로 「타협」을 했을지도 모를 뻔했던 그의 남편은 결심을 재다짐하게 되었고,격랑의 파고는 되솟아 올랐다. 그 소용돌이 때문에 정씨네가 늦게 둔 딸들의 이야기도 알려졌고,아직 어린 네 딸과 아직도 국민학생인 막내가,역사에 새겨지는 아버지의「억울한 누명」을 자라면서 겪어야 할 것에 부부가 무서운 고통을 겪었다는 속사정도 노정되었다. 정치인이,외풍 앞에서 풍운을 다스리거나 좌절하고 있을 때 그 풍운에 희생되는 가족을 지켜야 하는 일은 아내몫이다. 남편이 풍운에 좌절하려고 하면 그걸 막는 일도 아내가 해야 하도록 강요받기도 한다. 아내가 띄운 항변서는 청와대에서 응답이 왔고,「부부 함께」 불려가 회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분의 「탄탄한 보장」이 있었으리라고 추측되고 있지만 진상은 아직 알 수 없다. 혹시,옛친구 부부끼리인 그들 두쌍의 부부는 얼마동안 묵묵히 앉아만 있었는지도 모른다. 정씨의 말처럼 「아무런 보장의 약속도 없었다」는 게 진상일지도모른다. 그저 사무치는 한같은 것을 위로만 받은 것으로,또는 『…난들 어쩔 수가 없지 않은가』라고 통사정하는,구정의 자극 때문에 덧없이 무너져 버렸는지도 모른다. 이 결과가 느닷없이 비대해져서 뒤뚱거리며 덜컹덜컹 일을 저지르는 여당에게 유리할지,공격의 빌미를 잡고 신이야 넋이야 신명떨이를 하는 야당에게만 도움을 줄지 누구도 모른다. 그건 오직 대구서갑 유권자에게 달려 있다. 다만,역사의 단면에 박혀진 선혈같은 「꽃님 엄마의 유서」에서,옛날 윤씨 부인과도 다른,정치인 아내 노릇의 치열한 실상을 음미해 보게 된다 ◆지난 3월30일자 서울칼럼 「정치인의 아내」에 대하여 고영신씨 문중에서 강력한 항의를 받았읍니다. 보간제 신숙주의 부인 윤씨가 자결했다고 묘사한 춘원 이광수의 역사소설은 역사적 사실과 다르고 그것이 정식으로 입증되었다는 것입니다. 비록 역사소설의 인용이지만 신씨문중에 물의를 일으킨 것을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본의가 아니었음을 밟혀드립니다.
  • 외언내언

    한 시대 전,의약이 없는 농어촌. 애들이 싸우다가 박이 터진다. 그러면 된장을 갖다 붙인다. 들에서 잘못 벌집을 건드려 쏘이게 돼도 붙이는 된장. 할아버지의 담뱃대가 진에 막혔을때 또한 된장 끓인 물로 뚫었다. ◆1년내내 먹어야 했던 한국인의 고유식품 된장. 봄이면 돋아나는 새쑥이나 냉이 혹은 보릿잎을 넣어서 국을 끓여 먹었다. 여름의 상추쌈에도 된장이 들어가야 제맛이었고. 그무렵 꽁보리밥 찬물에 말아 먹으면서 된장에 찍어 먹는 풋고추 맛은 요즘의 음식점에서 아무 때고 먹을 수 있는 것과는 풍미가 다르다. 그렇게 된장과 함께 살아온 한국인. 『된장국 냄새가 난다』는 말은 그래서 꾸밈이 없고 소탈한 사람을 이르면서 쓰인다. ◆「삼국지」 위지ㆍ동이전의 고구려조에는 『그나라 사람들은 깨끗한 것을 좋아하며 빚어 갈무리하는 일에 능하다(선장양)』는 대목이 보인다. 이 「선장양」은 보통 『술을 잘 빚는다』로 해석하지만 「양」은 발효식품을 뜻하는 것이므로 「술」이라 단언할 수만도 없다. 혹 「메주→된장」이었을까. 그러나 「신당□」가 말하는 발해의 수도 책성의 명산물 시는 바로 메주. 발해는 고구려 유민들이 세운 나라이니 그전부터 메주는 빚었던 것 아닐지. 우리 된장의 역사는 깊다. ◆그 된장의 항암효과가 뛰어나다는 부산대 박건영교수팀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가 처음은 아니다. 81년 일본 국립암센터 연구소의 히라다(평전웅)박사팀이 그 조사결과를 발표하여 그때까지의 「된장→발암식품론」에 쐐기를 박아 놓았던 것. 이어 84년 도호쿠(동북)대학 기무라(목촌수일)교수가 더 심층분석한 결과를 발표한 일이 있다. 박교수팀은 재래식 우리 된장이 일본 것보다 항암효과가 높다고 밝힌다. ◆항암효과 있다는 식품 이름들은 많다. 마늘ㆍ양파ㆍ양상추ㆍ감귤ㆍ당근ㆍ녹차ㆍ영지버섯ㆍ은행ㆍ들깻잎ㆍ고구마ㆍ상어연골… 등등. 하지만 건강식품이다 항암식품이다 해서 열을 올릴 일은 아니다. 모든 자연식품을 고루 먹는 게 식생활의 지혜일 뿐이다.
  • 외언내언

    마리온 배리 워싱턴시장이 전격 체포되어 기소될 것으로 알려진다. 마약복용 10년 소문의 꼬리가 현장에서 잡혀버린 것. 이 소식에 오버랩되는 사람이 있다. 파나마의 노리에가 장군. 「마약밀매혐의」로 미국의 법정에 선다는 것이 아니던가. ◆마약문제로 남의 나라 사람까지 잡아간 미국이었는데 수도의 행정 책임자가 마약복용자였다니. 대국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더구나 그는 지난 79년 시장으로 당선된 이래 3기째 연임해올 만큼 「신망받는 수도의 얼굴」. 그의 정치 생명이 끝나는 것은 범법자이니까 그렇다 치자. 「마약전쟁」을 선언한 미국의 꼴은 무엇인가. ◆그렇잖아도 워싱턴은 「살인 수도」 랭킹 1위. 지난 가을 FBI(연방수사국)가 발표한 바에 따를 때 88년의 워싱턴 살인율은 10만명당 59.5명이었다. 그같은 비율은 런던의 28배,마드리드의 32배,도쿄의 24배에 이르는 숫자. 올해 들어서도 하루 1.5명꼴이 넘게 살인이 발생한다. 그 살인이 대부분 마약과 관계된다. 마약 시장이 다스리는 곳이니 당연하잖으냐는 말이 나오게도 돼 있다. 그는 며칠 전의 기자회견에서 마약 단속에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했다. 그 「성과」로 자기 자신이 체포된 것인가. 연기가 뛰어난 위선자였구나 싶다. ◆남의 윗자리에 앉을 수 있는 요건으로서 요구되는 것은 높은 도덕성. 그래서 정치의 요체에 대해 묻는 계강자에게 「정자정야」(정치는 정이다)라고 답한 공자는 다시 덧붙이지 않던가. 『정경인 당신이 바르게 처신한다면 누가 감히 부정하겠습니까』 하고. 마르코스가 왜 망했던가. 차우셰스쿠 부부는 왜 죽어야만 했던가. 부도덕한 2중인격이 언제까지고 감추어지리라 생각했던 배리씨의 처지가 가여워진다. ◆그가 흑인이기에 혹 사시적인 견해가 따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비밀카메라에 잡혀버린 그는 흑인들의 선망하는 눈길에 재를 뿌린 셈. 그쪽의 허물이 더 크다고 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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