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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 선언] 직장내 성희롱과의 전쟁

    성희롱이나 성폭력이라는 껄끄러운 문화만 없다면 남녀가 함께 일하는 직장은 적당한 긴장감으로 얼마든지 즐거울 수 있다.사실 여성도그런 직장에서 남성과 함께 즐겁게 일하고 싶다.그러나 그런 아름다운 일터를 만들기에는 한국의 현실에서 남성들이 너무 준비되어 있지않은 듯하다. 지난해 남녀고용평등법에 사업주의 성희롱예방 의무 조항이 신설된뒤부터 한국에서는 ‘직장내 성희롱과의 전면전’이 벌어지고 있다. 사회 곳곳에서 크고작은 성희롱사건이 표면화해 들끓고 있으며,여성단체들의 상담 중에서도 직장내 성희롱 건수가 단연 1위로 떠올랐다. 학교내 여교사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교장의 성희롱,이랜드 여성노동자들이 군부대 방문에서 당한 성희롱,방송계 유명 영어강사의 상습적 성희롱,학원강사의 성폭력까지 곳곳에서 눌렸던 성희롱·성폭력사건이 일시에 터져나온 것이다. 최근엔 100인위원회가 진보진영의 성폭력가해자들을 폭로함으로써파문이 일었다.사실 진보진영에 누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오랫동안 이념을 공유하는 여성들에게 가해진 성폭력·성희롱 사건을제대로 공개할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여성들은 아무리 진보진영의문제라 하더라도 이참에 다른 성폭력·성희롱 사건들과 마찬가지로처벌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중에 올해 여성계가 가장 큰 사건으로 꼽는 것은 지난 6월 롯데호텔노조 파업중에 폭로된 150여건의 성희롱 사례이다.여성운동은 이들의 폭로를 ‘침묵을 깨뜨린 아름다운 용기’라고 칭했고,국가도 신고된 32명의 남성을 가해자로 판정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우리사회에서 직장은 가해자 남성의 편에 서는경우가 많다.롯데호텔의 경우에도 호텔측의 미온적인 가해자 처벌로인해 여성단체들은 이달초 징계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그 사건이 있은 지 벌써 반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완전한 마무리가 되지 않은 것이다. 우리사회는 피해 여성의 목소리를 신뢰하지 않는다.피해 여성이 오래 고민한 뒤 어렵게 신고하면 ‘그럴 리가 없다.피해자가 과민하거나 피해자가 유발한 사건이다’라는 식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다른 피해 여성들의 신고가늘어나고 그 싸움이 장기화해야 직장은 비로소 여성들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듯하지만,그래도 여성들의요구를 전폭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는 적다.‘앞길이 구만리 같은 남성들을 그깟 성추문 때문에 처벌할 수는 없다’는 게 일반적인 분위기이다. 그런 조직문화를 접하게 되면 ‘성희롱을 묵인하는 것은 어쩌면 남성들간에 침묵의 카르텔이 형성돼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가해자로 밝혀지건 아니건 간에 남성이라면 모두 그 문화를 공유해 누가 누구를 처벌할 처지가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인 것이다. 앞으로도 당분간 성희롱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될 것이다.이제 여성운동은,개인의 평등을 통해 사회의 평등을 이뤄나가려는 여성의 욕구를받아들이는 쪽으로 나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취업을 하는여성이 늘어나면서 제 능력을 맘껏 발휘하는 데 장애가 되는 성희롱문제를 여성들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성희롱·성폭력 개념이 점점더 확대되면서 어디까지가 성희롱이냐는 논란 역시 더욱 가열될 것이다. 혹자는 이런 성희롱논란 때문에 직장에서의 남녀관계가 너무 냉각되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하기도 하지만 사실 그것은 너무나 낭만적인남성위주의 우려이다. 남녀관계의 냉각은 이미 오래전에 남성들이 여성들의 감정과 상황을 배려하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하면서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성간의 불편함과 조심스러움은 앞으로도 한동안 지속될 것이고 우리는 이를 감수해야 할 것이다.남녀간의 불균형된 힘이 사회구석구석에 존재하는 한 성희롱의 그림자도 쉽게 거두어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건 남성뿐 아니라 여성에게도 불편한 일이다.사실은 여성들도 하루빨리 남성들과 마음을 열고 유쾌하게 일하고 싶기 때문이다. 박미라 페미니즘 잡지 if 편집위원
  • [사설] 詐欺 특례입학 근절해야

    대학은 도대체 눈이 멀었는가.지나친 규제와 간섭으로 비판 받던 교육부가 이번에는 잠을 잤단 말인가.가짜 문서를 들이밀고 대학에 특례입학한 건수가 검찰 수사도중 밝혀진 것만 20건이 넘고,이 숫자는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명문 대학에 자녀를 부정하게라도 넣으려는 부모와 거액을 받은 알선자,거기에 국내외 문서위조꾼이 끼어 벌인 사기행각에 대학들이 농락당했다니 기가 막힌다. 이런 범죄가 저질러질 수 있는 것은 첫째로 제도와 그 운용의 허점때문이다.외국에서 12년이상 공부한 학생은 외국 학교의 졸업증명서와 성적증명서,출입국사실증명서,자기소개서를 제출하면 시험을 보지않고 정원외로 입학할 수 있게 돼 있다.수학 능력을 검증받는 절차없이 서울시내 명문대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매력이다.대학들은 재정에 도움을 줄 정원외 학생 입학을 마다할 이유가 없어 구태여 서류의 진위를 가려 보려고 하지도 않았다. 특례입학제도를 시행해 온 것이 한두 해가 아니고 지원자가 그리 많지도 않은데 여태 그렇듯 안이하게 처리해 왔다는것은 업무 태만이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12년의 국내생활을 외국 수학기간으로 둔갑시키는 무리가그대로 통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대학측은 전형기간이 짧고 외국 학교기록을 일일이 확인할 수 없다고 말한다.그렇더라도 직원이서울시내에 있는 출입국관리사무소에 가서 ‘출입국에 관한 사실증명’을 떼어 보는 것쯤은 아주 쉬운 일이다. 혹시라도 대학측 업무 담당자가 부정을 암묵적으로 방조하거나 범죄사슬의 고리가 돼 있지는 않았으면 하는 희망은,일부 대학에서 그렇게 한 단서가 검찰에 포착됨으로써 깨졌다.교육부가 불비한 제도를방치해왔다 해도 이를 운용하는 대학에서는 자율적으로 보완할 여지가 충분히 있었다.일부 대학에 내부 공범자마저 있다 하니 개탄하지않을 수 없다. 검찰은 범행의 모든 고리들을 샅샅이 수사하고 관련자의 이름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그래야 이런 부정이 근절될 수 있다.자녀가 이름있는 대학에 입학하는 것은 거의 모든 부모의 꿈이다.돈과 사기적 수법으로 특례입학을 도둑질한 이들에 대한 사회의 분노는 거셀수밖에없다.이 사건은 병역비리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부유층의 극단적인이기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다.돈과 힘이 있는 사회 저명인사가 다수포함돼 있으리라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다.이번에도 힘있는 자들이 빠지거나 이름이 감춰지면 수사 당국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질 것이다.
  • ‘들꽃 화가‘ 김재학 인사동서 그림전

    “매발톱꽃처럼 실내에서 기르는 야생화도 있지만 만병초같은 꽃은백두산이나 설악산등 깊은 산 꼭대기에 무리지어 사는 고산식물입니다.흔한 게 야생화 같지만 야생화야말로 정말 만나기 쉽지 않은 꽃이에요.개화기가 1주일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제대로 관찰하고 그리기가어렵지요”‘들꽃 화가’ 김재학(48)이 지난 봄,여름, 가을에 걸쳐 그린 청초한들꽃 그림들을 서울 인사동 선화랑(02-734-0458)에서 선보인다. 19일부터 내년 1월 6일까지 열리는 ‘김재학-들꽃그림전’.그의 그림꽃밭에는 온갖 들꽃들이 넘실댄다.아래쪽 꽃잎 하나가 불룩한 주머니 모양을 한 야생란 복주머니꽃,잎이 있을 때는 꽃이 피지 않고 꽃이 필 때는 잎이 져 서로 마음을 졸인다는 상사화,곱디고운 붉은 꽃이 기울어진 줄기 끝에 주렁주렁 달려 있는 금낭화….이번 전시에는4∼6호 가량의 소품 60여점이 나온다.120만원선(4호기준)이면 그림을장만할 수 있다. 작가가 들꽃 그림에 매료된 것은 지난 96년부터.한국수채화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는 등 재능을 보이던 그에게 삼성그룹이 캘린더용 꽃그림을 의뢰한 게 계기가 됐다.그 뒤 300여종의 들꽃을 그리면서 묘사력과 대상에 대한 해석력을 키웠다.이에 힘입어 내년부터 2005년까지정보통신부의 의뢰로 매년 5종씩 25종의 들꽃 우표 그림을 그리는 행운도 잡았다. 한 개인이 이처럼 많은 우표 그림을 그리는 것은 퍽 드문 일이다. 김재학이 화가로 입신하기까지는 야생화처럼 강인한 의지가 밑바탕이됐다.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중학교를 중퇴한 그는 주물공장 노동자,디스크 자키 등 다양한 사회경험을 쌓았다.한편으론 미술학원 등에서허드렛일을 해주며 미술에 대한 감각을 익혔다.그림을 좋아하던 그가직업화가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 것은 차트병으로 군대생활을 하면서다. 개머리판 하나 그리지 못하는 허울좋은 미대 출신 동료들의 허상을 보고 자신감을 얻은 것이다. 혹자는 구상화가들은 이 세상의 고통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말한다.그러나 의식이 있는 작가라면 구상이나 비구상 따위의 경계는애당초 의미가 없는 것.김재학은 자연에 순응하며 나름의 꽃을 피워내는 들꽃의 모습에서숨겨진 생명의 이치를 읽어낸다.그리고 그것을사진같이 정밀한 들꽃 그림으로 표현한다. “때로 따분한 느낌이 들 때도 있지만 앞으로도 계속 들꽃 그림을 그려나갈 작정입니다.꽃보다 배경을 자연스럽게 처리하는 게 훨씬 어렵군요” 들꽃은 김재학 그림의 영원한 화재이자 존재 이유다. 김종면기자
  • 고위공무원 봉급동결 배경

    정부가 12일 장·차관과 1급 독립기관장등 254명의 내년도 봉급을동결키로 한 것은 상당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고위공직자들이 앞장서 고통분담에 동참하는 분위기를 조성,경제적 어려움 타개를 위한국론 결집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봉급 동결로 인한 예산절감 효과는 23억원(국회의원 포함)에불과하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곧바로 경제계를 비롯한 일반 공무원들에게 파장이 미칠 전망이다. 기업들은 벌써부터 올 연말 상여금이나 성과급을 동결하거나 아예삭감하면서 내핍경영에 들어갔다.올해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한 삼성전자도 예년과 비슷한 수준에서 성과급을 지급할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투(冬鬪)를 준비중인 노동계도 무리한 임금인상 요구 등은 어려울것으로 전망된다. 일반 공무원들도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혹 그 불똥이 자신들에게 튀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공무원 보수를 총괄하는 중앙인사위원회의 고위 관계자는 “일반 공무원들의 봉급 동결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말했다.지난 98·99년도에 삭감이라는 고통을 당하다 올해 처음으로 ‘인상’됐는데내년에 다시 동결할 수 있느냐는 논리다. 중앙부처의 한 과장급 공무원도 “정부가 오는 2005년까지 공무원봉급을 민간 중견기업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는데 쉽게 뒤집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특히 공무원 봉급 동결은 주로 정권의 과도기에 있어왔다는 사실을 예로 들었다.지난 80년과 86년에 장·차관 등 정무직 공무원 보수 동결이 있었고,93년엔 전 공무원 월급이 동결됐었다. 80년엔 ‘5·17’ 등 정권이 혼미한 상태였고,86년엔 개헌논란이 있었던 과도기였다.93년엔 ‘문민정부’탄생 원년이었다. 또 IMF경제위기가 한창인 98·99년도엔 보너스 250% 삭감이라는 사상 초유의 봉급 삭감조치가 이뤄졌다.올해는 2년 만에 9.7% 인상,사실상 삭감분을 돌려받은 셈이 됐다. 한편 현재 국무회의를 통과,국회에 계류중인 내년도 공무원 봉급 인상률은 6.7%다.예산안이 통과된 상태에서 동결조치가 이뤄지면 인상분을 반납하는 형식을 취하게 된다. 홍성추기자 sch8@
  • 강래연 최상학 “괴팍한 생김새지만 볼수록 정이 간대요”

    이마위에 일자형으로 바싹 자른 강래연의 ‘엽기적인’머리, 약간 튀어나온 왕방울눈과 커다란 입의 최상학이 짓는 꺼벙한 표정. 기자가 그들을 만나자고 한 건 순전히 TV화면에 비친 그들의 ‘못생긴’얼굴탓이었다.브라운관이 곧이곧대로 믿기 곤란한물건이란 것 쯤은물론 알지만…. 요즘 KBS2 수목드라마 ‘눈꽃’에서 톡톡 튀는 조연으로 활약중인 강래연,최상학을 막상 직접 만났을 때 의외로 귀엽고 친숙한 모습에 내심 놀라야 했다. RP(시력을 잃게하는 희귀병)에 걸렸지만 꿋꿋하게 살아가는 여자 윤손하,그녀를 사랑하는 두 남자 김상경,박용하 등 미남미녀가 이끌어가는 ‘눈꽃’에서 강래연과 최상학의 생김새는 ‘괴이’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윤손하의 고향후배이자 룸메이트인 래연(윤시봉 역)이 레스토랑 웨이터 상학(황보찬 역)과 티격태격 싸우는 코믹연기는 드라마에없어서는 안될 양념이다. 익살스럽고도 개성 강한 표정연기가 일품인 이들은 TV를 통해 처음얼굴을 익혔다. “MBC ‘세친구’에서 처음 상학이를 봤어요.쟤 진짜 특이하게 생겼다 생각했는데 한달 반만에 ‘눈꽃’ 섭외가 왔어요.당연히 으악했죠”화교 3세 집안의 외동딸인 강래연은 출생지 서울,국적 대만,본적은할아버지가 태어난 중국 산동성이다. 세종대학교 호텔경영학과 3학년생인 강래연은 전공 공부도 게을리않는 욕심꾼.지난 학기까지 장학금을 놓치지 않을 정도로 학구파다.KBS ‘꼭지’,시트콤 ‘멋진 친구들’ 등에서 보인 푼수기 있는 역할과는 딴판이다. 최상학(17)은 솜털 보송보송한 고교 2학년생.MBC ‘왕초’,SBS ‘덕이’ 등을 거쳐 최근에는 MBC 시트콤 ‘세친구’에서 강연홍의 ‘덜떨어진’ 동생으로 출연중이다. 최상학의 얼굴은 볼수록 정이 간다는 얘기를 듣는다.“생긴 건 괴팍해 보이는 데 마음씨는 착하고 여려요.촬영하다 감독님이 뭐라고 한마디하면 금세 표정이 바뀐대요”라고 강래연이 놀리자 금방 얼굴이붉어진다. 혹시 생긴게 마음에 안들어 성형수술 해볼 생각 없냐고 물었다.“아픈 걸 뭐하러 해요”하고 자신만만한 최상학 곁에서 강래연이 배시시웃으며 고백했다. “사실 얼마전에 병원에 갔었어요.눈도 키우고 코도 높이고 싶다고 했더니 의사선생님이 눈코입이 가운데로 몰려 수술하면 안된대요.한마디로 견적이 안나온다는 거죠”시간이 지날수록 연기가 재미있다는 이들은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덧붙이며 일어섰다.“외모는 날 샜고요.‘이런 연기는 쟤가 최고야’하는 소리를 꼭 듣고 싶어요”허윤주기자 rara@
  • [대한광장] 두발 자유화 또 하나의 시작

    한 청년이 뒷골목에서 두리번거리며 무엇엔가 쫓기는 듯한 표정으로빠른 걸음을 하고 있다.한 여성 역시 무슨 죄를 지은 듯이 주변의눈길을 의식하며 걸어가고 있다.이 장면은 영화나 만화에 나온 것이아니라 70년대 군사독재 시절 장발과 미니스커트의 단속을 피하려는평범한 뭇 남성과 여성의 모습이었다. 경찰은 장발을 단속한다고 머리가 조금만 길어도 청년들을 파출소로데려가서는 잡혀온 청년들의 머리를 즉석에서 가위로 잘나내곤 했다. 여대생의 미니스커트가 무릎에서 몇 센티나 올라갔는지를 재는 일도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 것도 아닌 일들이 그 당시에는 아주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군사문화에 젖어 있었던 것이다.그런데 언제부터인가우리 아이들의 머리카락이 문제가 되었다.두발을 자유화해야 한다느니,여전히 단속을 해야 한다느니 하는 논쟁이 그것이었다.학생들은두발 제한 조치를‘기본권 침해’라며 강력하게 반발해왔고,인터넷등에는 ‘우리 머리카락을 우리에게 돌려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있다.며칠 전에는 두발 자율화를 요구하는중·고등학생들의 시위도벌어졌다고 한다. 다행히 머리카락 문제는 학생들의 자율 의사를 존중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마지못해 학생들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이 안타깝지만 그래도 다행이다.사실 머리카락의 문제는 학생들의 요구가 아니더라도 이미 학생들의 의사를 존중했어야 했다.때가 늦어도 한참 늦었다.몇년 전 상영되었던 영화‘여고괴담’이 왜 우리 학생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는가 생각해봐야 한다. 여고괴담의 인기는 우리 아이들이 획일적이고 군사문화적인 학교문화에 대하여 얼마나 증오하고 있는지를 잠재적으로 보여준 것이다.그당시에도 일부 교사들은 “어떻게 교사를 저렇게까지 비하할 수 있느냐” 하며 분개하기도 했다고 한다.그러나 여전히 우리의 학교는획일적이고 군대식이다. 며칠 전 버스를 타고 가면서 학생들이 하는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 되었다.몇몇 학생이 선생님에게 불려가서 맞았다는 이야기였다.어떤 학생은 머리를 빡빡 깎았다고 혹이 날 정도로 머리를 맞았다는 것이었다.머리를 깎아도,길러도 문제가 되는 것이다.그런데 그 학생은 맞았다는 사실을 마치 무슨 무용담이라도 되는 듯이 아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오히려 그 이야기를 듣고 있는 필자의 얼굴이 더달아올랐다. 이제 우리의 아이들은 구타,두발 단속 등의 강요된 행동과 사고를 오히려 체념하듯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그야말로 획일화된 교사와 학교의 일방적인 지시와 명령만이 존재할 뿐 아이들의창의적인 사고와 자율적인 행동은 기대하기 어렵다. 요사이 학교 홈페이지에는 학교와 교사를 비난하는 글들이 하도 많이 올라와 아예 홈페이지를 폐쇄하는 학교까지 생겨난다고 한다.왜학교와 교사들이 이토록 학생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일까?‘여고괴담’은 정말 우리의 현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영화 속만의이야기일까?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입만 열면 떠들지만 우리의 학교는 여전히괴담만이 판을 치는 박제화된 교육만이 존재할 뿐이다.창의성,독창성과는 거리가 먼 주입식,일방적 교육이 주를 이루고 있다. 수업시간에는 암기 위주의 대학가기 위한 교육만이 존재할 뿐 창의력과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교육은 존재하고 있지 않다.특별활동이라고 해야 형식적인 활동만이 이루어질 뿐 학생들의 적성이나 특성을발굴해내는 교육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이제라도 우리의 학교는 바뀌어야 한다.아이들이 주체로 나서고 참여하는 참여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머리 모양,옷 모양,교실 모양에서부터 학생들의 참여와 창의가 발휘될 수 있어야 한다.교육의 내용과 형식도 학생들이 함께할 수있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지금 고등학교의 교육은 대학을 가기 원하는 상위 3분의 1 정도만을위한 교육이라고 한다.나머지 3분의 2 내지 반 정도는 결국 들러리인 셈이다.이제는 형식과 모양이 바뀌어야 한다.대안 학교가 왜 인기를 끌고 있는가를 생각해봐야 한다.지금이라도 학생들의 자율성과 참여가 이루어지도록 하여야 한다.머리 좀 길다고 또는 아주 짧다고 해서 무엇이 문제인가? 통제를 위한 통제는 통제를 하는 사람들에게만의미가 있을 뿐이다.두발 자유화의 문제는 또 하나의 시작일 뿐이다. ■ 임 동 욱 광주대교수·언론학
  • ‘기구치병’ 아이들도 조심!

    흔히 20∼30대 젊은 여성에게 많이 발병하는 희귀 질환인 기구치병(Kikuchi disease)이 어린 아이들에게서도 발생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을지병원 진단방사선과 최윤선 교수팀은 “지난 98년부터 2년간 목부위 림프절염으로 병원을 찾은 서울 노원구 지역 소아들을 대상으로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12명의 기구치병 환자를 발견,최근 열린 제37회 유럽 소아방사선학회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최교수팀의 이번 연구에선 기구치병으로 진단된 어린이 12명 가운데 여아가 9명,남아가 3명으로 여아가 3배 더 많았고 나이는 4세부터 16세까지로 평균 연령은 10세였다.이들 어린이는 모두 목 부위에 혹이 만져져서 병원을 찾았으며,이 중 10명은 혹을 만졌을 때 통증이 있었고,8명은 높은 열이 동반됐다. 따라서 노원구 지역에서만 더 많이 발견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지역에서도 환자가 발생하는데도 정확한 진단이 안되는 것인지의 여부에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구치병은 림프절에 생기는 일종의 염증성 질환.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낫게 되므로 특별한 치료법은없고,환자의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대증요법을 실시한다.주로 동양지역에서 환자가 발견돼다가 서양에서도 발병 사례가 늘고 있다. 대부분 젊은 여성들에서 발견됐으며 소아 환자에 대한 방사선학적인보고는 전세계적으로 한두 사례에 불과하다. 증상은 열이 나거나 목이 붓고 목 부위에 혹같은 결절이 만져지는데 이 증세가 3∼6개월간 지속되다가 자연히 없어진다.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바이러스나 박테리아·기생충 감염 후에 나타나는 국소적 과잉 면역반응으로 설명되고 있다. 최 교수는 “기구치병은 병 자체는 위험하지 않으나 환자에 따라 다양한 방사선학적 소견과 증상을 보이는 특징이 있다”며 “악성 림프종,결핵성 림프절염과 같은 괴사를 동반하는 목부위의 감염성 림프절염 등으로 오진될 가능성이 있어 정확한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고설명했다. 김성호기자
  • [대한시론] 대학이냐, 전공이냐

    2001학년도 대학입시가 이미 막이 올라서 내년 2월 말까지 고교 졸업생,재수생 뿐만 아니라 일부 기존의 대학생까지도 가담하여 한바탕입시 전쟁을 치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수년 전까지만 해도 일년에 한번 날짜를 정해 어느 특정대학,특정학과를 지원해 시험을 치르고 합격이 되면 다행이지만 불합격이면 후기모집에 응시할 수 있는 기회가한번 더 주어지나 그 문이 워낙 좁아 많은 입시생들이 재수를 해야했다. 따라서 재수생 문제가 항시 사회문제로 시끄러워짐에 따라,이를 해소하기 위해 94년부터 복수 지원제도가 도입돼 특차지원 1회,정시지원 4회로 기회가 확대되어 학교성적이 비교적 우수한 학생은 재수를해야하는 경우가 크게 줄어들었다. 작년부터는 수시모집 제도가 도입되었고,금년에는 수시모집이 이미지난 9월부터 시작되어 한창 진행중에 있을 뿐 아니라 내년에는 이를더 확대해 신학기가 시작하면서 즉시 시행 가능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일년 내내 대학입시가 진행되는 체제로 가게 된다.따라서 이론적으로는 대학지망생의 희망에 따라 십여개 대학 십여개 학과에 응시할수 있도록 그 기회가 대폭 확대되었다.이미 시작한 수시모집에 몇개 대학을 선정,응시해 보고 혹 실패하면 수능을 치른 후 그 점수를가지고 특차모집에 응시하고,이 역시 실패하면 예년대로 4번의 기회가 기다리고 있는 정시모집에 기회를 엿보면 된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자기의 적성과 앞으로의 포부,그리고 실력에 맞추어 적절한 전공분야를 선택,이 대학 저 대학 문을 두드리다 보면최소한 한 두개 대학에서 합격통지를 받게 될 것이고 이 중 마음에드는 대학을 선택하면 될 것이기 때문에 더 이상 입시에 따른 고통을 감수해야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는 데 우리 교육현실의 심각한문제가 존재한다.무엇보다 먼저 수험생의 대부분은 전공보다는 특정대학에 대한 선호도가 워낙 커서 우선 특정대학을 선택한 후 수시모집,특차모집,정시모집 모두 세 번을 응시하게 되는 것이 상식으로 되어있고,각 모집방법에 따라 합격가능한 학과 또는 학군이 다를 수밖에 없고 그나마도 지원하는 모집 단위에 얼마나 지원자가 몰리느냐에따라 당락이 결정되기 때문에 적당히 눈치껏 선택해야 하니 수험생이나 학부모가 겪는 심적 고통과 부담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반면 대학의 입장에서 보면 서로 다른 방법에 따라 입시를 세 번 치러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선발제도를 통해 다양한 적성을 갖고 있는학생을 골고루 선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는 방법에 따라상이한 모집 집단에서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집단을 놓고 점수에 따라 이리저리 학과에 배분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니 각 대학마다 입시에 쏟아 넣는 인력,시간,노력에 비해 얻는 결과는 오히려 예전만 못하고,국가 전체적으로 보아도 소중한 인적자원을 적절히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동원하는 차원에서 크게 왜곡되고 이탈되었다고 아니할 수 없다. 이러한 불합리와 모순을 없애기 위해서 대학 뿐만 아니라 정책입안자들은 입시제도를 계속 개선해 나가야 하겠으나,실제 입시를 준비하고 응시하는 입시생의 경우에 점점 더 다양화 되어가는 입시제도 하에서 한가지 분명한 원칙은 지켜야 큰 낭패를 면할수 있다는 것을깊이 인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그것은 대학입시의 궁극적인 목표가 어느 대학에 입학하느냐가 아니라 대학 4년 동안 무엇을 공부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입시에 임하는 것이다. 대학입학 후 최소한 4년간 어떤 이유로든 선택한 전공분야에서 이와직·간접으로 관련된 과목을 50개 이상 소화해야 하는 길고 지루한과정이 기다리고 있다. 따라서 전공을 선택한 분명한 이유와 목적이 없이 그 과정을 제대로이수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환상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우선 전공분야를 선택하고 대학마다 갖고 있는 다양한 입시방법에 비추어보아 자신의 능력과 성과에 맞춰 응시하면 최소한 1∼2개 대학은 성공할 수 있으니 입시를 앞두고 자기자신을 한번 깊이그리고 냉정하게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고,아울러 주위에 조언을 구하는 작업이 무엇보다도 우선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항간에 나돌고 있는 소위 ‘대학배치표’를 앞에 걸어두고 수능점수1∼2점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기보다는 대학 4년,그리고 그 이후에 나는 어디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심각히 생각하는 기회와 시간을 많이 갖는다면 입시를 통해 큰 낭패를 당할 일은 없을 것이다. ■백 성 기 포항가속기 연구소장
  • [여성 선언] 정상과 비정상의 차이

    연예인 홍석천씨가 그의 성적 정체성(동성애적 취향)과 관련해 언론으로부터 아웃팅 당했다.한 인터뷰에 따르면,그는 차근차근 자신의자발적인 커밍아웃(사회적으로 공인받지 못하고 있던 자신의 정체성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행위)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었다고 한다.커밍아웃의 전후 사정과는 상관없이 홍씨는 자신이 맡고 있던 어린이프로그램 ‘뽀뽀뽀’에서 퇴출당했다.“윗분들이 부담스러워한다”는얘기를 전해들은 홍씨는 “그러면 그만 두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고정적인 직위가 아닌 연예인으로서는 그만두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종종 대중매체나 일상의 직장에서 윗분이라는 표현을 접한다.‘윗분의 뜻’이라는 말로 많은 일들이 설명없이 구체적인 해명없이도 통용된다.그럴 때마다 궁금한 게 ‘그 윗분이라는 사람이 도대체어떤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인지,실제로 어떤 말을 했는지,과연 그런의도로 한 말인지’ 혹시 ‘과잉해석은 아닌지’ 궁금하다. 이미지가 생명인 대중스타에게는 대중의 취향이 결정적인 변수이다. 그러나 대중스타란 또한 대중의 취향자체를 변화시키는 힘을 갖는 존재이기도 하다.대중에게 호소력이 있어서 스타가 되기도 하지만 스타라는 존재는 또한 대중의 취향이나 관점을 유도하는 힘이 있다.따라서 홍씨의 경우,그의 개인적인 성적 정체성과 상관없이 현행의 자리를 그대로 유지한다면,그것은 성적 소수자들을 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금의 어린이들이 성인이 될 때쯤이면 개인들의 성적 정체성은 지금보다 훨씬 더 다양하게 나타날 것이다.그런 어린이들에게 이분법적논리에 의해 사람들을 ‘정상/비정상’으로만 나누는 그런 교육이과연 바람직할까?문제는 성적 소수자의 경우만이 아니다.정상/비정상이라는 이분법으로 사람들을 심판하는 우리 사회의 지배논리는 자신이 정상에 속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다수의 사람들에게 약자나 소수자들을 무시하고 인정하지 않는 시각을 강화시키고 있다.미혼모,동성애자,장애인,외국인 취업노동자 등에 대한 우리 사회의 편협한 시각을언제까지 되풀이할 것인지 묻고 싶다. 사람들은 누구나 입으로는 타인의 개성을 존중하고 사람들간의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미혼모,동성애자,장애인,외국인 취업노동자 등을 바라보는 시각은 존중이나 인정과는 거리가 멀다.우리 사회에서 타인 존중의 의미는 실제로는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자신이 정상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간의자기네들끼리의 존중과 인정일 뿐인 경우가 많다.나와 유사한 사람들에 대한 존중과 인정은 굳이 가르칠 필요도 강조할 필요도 없다.그것은 시키지 않아도 이미 누구나 하고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다양성을 인정하라고 강조하는 까닭은,나와는 다른 사람들이혹은 내가 이해하기 힘든 사람들이 이 세상에는 얼마든지 있을 수있기 때문이다.그들이 비록 소수일 뿐일지라도 그리고 내 상식이나이해력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경우라도,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존재를 인정해야 한다는 교육과 훈련이 필요한 것이다.이것은말로 가르쳐지는 교육이 아니라 체험으로 습득함으로써 이루어질 것이다.이미 프랑스에서는 동성애자들도법적인 부부로 인정되고 법적혜택을 받고 있다.그런데 우리 사회는 언제까지 차이를 차이로 보지않고 비정상으로 보도록 가르칠 것인가? 동성애자이니까 어린이 프로를 맡기기에 곤란하다는 주장에 대해,나는 오히려 동성애자도 정상인이고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어린이들에게 체험으로 가르쳐주기 위해서라도 홍씨가 그 프로를 그대로 맡기를 바란다.차이를 비정상으로 보지 않도록 해주는 훈련이 필요하다. ■ 김 성 옥 장안대 교수·철학
  • 北·美 관계 개선 급물살 탄다

    조명록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인민군 차수)의 미국 방문으로북·미 관계가 급진전할 전망이다. 북한 군부의 실권자며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에 이어 북한의 사실상의 제2인자인 조 부위원장의방문으로 두나라의 주요 현안에 대한 돌파구가 기대된다.주요 쟁점을전망해 본다. ◆테러 지원국 해제. 북·미 관계정상화와 북한의 국제사회 진출을 위해 해결돼야 할 선결과제다.북한은 지난 88년 대한항공 폭파사건 이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됐으며 리비아 등과 함께 블랙리스트에 올라있다. 북한은 우선적으로 테러국에서 해제해 달라는 입장이다.반면 미국은필요조치들의 선행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테러국에 대해 원조·차관 등을 금지하고 있어 테러국 해제없이는 본격적인 경제제재 완화와국제기구 가입 등이 불가능하다. 미국의 제시하고 있는 선결조건은 ▲테러협약 가입 ▲지난 6개월동안 테러를 지원하지않았다는 선언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테러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확약 ▲과거행위에 대한 적절한 조치 등이다. 이에 대해 북한은 잘못한 것이 없는데 무엇을 시인하라는 것이냐며이 문제의 구체적인 협의를 거부하고 있다.과거사에 대해 북·미가어떤식으로 처리하고 향후 발생할 문제에 대한 어떤 수준에서 다짐을받는가가 관심거리다. ◆ 미사일 문제. 북한과 미국은 지난해 9월말 베를린합의를 통해 ‘북한의 미사일발사 유보’에 합의했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경제제재를 완화하고 이에대해 북한은 미사일발사를 유보한다는 것이었다. 베를린합의는 말 그대로 발사 유보조치며 개발과 판매 등에 대한 협의는 아직 진행되고 있다.미국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 및 제3세계 판매가 미국 등 국제사회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보고 북한에 개발 및 판매포기 압력을 가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미사일의 개발,판매는 기술발달 및 경제적 이익을 위한 주권사항에 해당한다며 국제사회의 간섭에 반발하고 있다.미국이 북한의 개발·판매를 원치않는다면 30억달러 이상의 경제적 대가 혹은인공위성 개발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북한은 미사일개발 포기문제를 최대의 정치·경제적 효과를 달성하기위한 카드로 활용중이다. 미국도 경제제재 완화,경제원조 등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개발을 저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중장기적으론 의견접근이 예상된다. ◆ 경제제재. 미국의 점진·단계적인 접근에 대해 북한은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전면적인 경제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미국기업들의 대북 투자를위한 각종 조치들의 보장도 요구하고 있다.대북수출에 대한 미국의자금지원도 북측이 요구하고 있는 항목중 하나다. 미국은 북한이 핵·미사일개발을 중단하고 확실한 투명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완전한 경제제재 완화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다.미국 행정부는 지난 99년 9월 적성국교역법·방산물자법·수출관리법등 3개법에 근거,행정부처의 재량으로 결정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의대북 경제완화조치를 취했다. 북한상품의 미국반입·민간 및 상업용 자금의 송금과 선박·항공기를 이용한 여객화물운송도 가능해진 상태다.사회간접자본 건설에 대한 투자도 허용됐다.앞서 미국은 수출관리법을 개정,인도주의적 차원의 지원과 민간인의 여행을 허용한 바 있다.이어 95년엔 여행,언론취재,금융거래 등 일부품목의 교역을 허용하는등 제재해제의 폭을 넓혀나가고 있다. ◆ 연락사무소. 연락사무소 부분은 조명록 부위원장의 이번 방문에서 원칙적 합의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안.양측이 대화통로 확대 필요성을 느끼면서설치가능성이 높아가고 있다.다만 북측이 이를 또하나의 카드로 이용하려는 모습을 보이는데다 대선을 앞둔 미국쪽에선 야당인 공화당쪽의 반대가 높은 것이 변수다. 북·미는 지난 95년 제네바 핵합의에서 연락사무소 설치를 합의했었다.그후 설치비용 문제 등의 시비로 연기돼 왔으며 미사일발사 재개등으로 협의가 지연돼 왔다. 연락사무소가 평양·워싱턴에 설치되면 영사업무를 처리하게 된다. 사실상 현재 제네바·뉴욕 등을 통로로 진행되는 두나라의 상설 협의채널이 된다는 의미가 크다.행낭의 전달과 이용,관계자들의 행동반경에 대한 자유부여의 폭 등도 논란거리다.미국측의 판문점을 통한 행랑 이용도 쟁점이 된 일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의 심장부 평양에 미국 성조기가걸리기 까지는 미사일 문제를 비롯해 해결해야 할 현안이 많다며 실제 개설에는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석우기자 swlee@
  • 남북 특사회담 이산가족문제 합의내용

    “이르면 다음달부터 일부 이산가족들부터 북의 가족과 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또 현재 당국에 이산가족 찾기 신청을해놓고 있는 9만2,000여 이산가족들 가운데 대부분이 올해 안에 북에있는 가족의 생사와 주소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14일 저녁 남북 공동보도문 타결이후 통일부 당국자가 밝힌 내용이다.지난달말 2차 장관급회담에서 합의된 ‘서신교환’이 이번 특사회담에서 좀더 구체화된 것이다. 남북 양측은 이달 하순부터 본격적인 이산가족 생사 확인작업에 돌입,가급적 올해안에 모든 이산가족들의 가족을 찾아주기로 했다.우리측은 ‘올해안 모든 이산가족의 생사확인 완결’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북측의 전산망 등 사정에 따라 유동적이다. 본격적인 서신교환은 생사가 확인된 사람부터 차례로 시작하기 때문에 다음달부터는 일부 이산가족들이 북의 가족과 편지를 교환할 수있을 전망이다.특히 지난 8·15 교환방문때 생존이 확인된 322명(남측 196명,북측 126명)이 우선적으로 고려될 가능성이 있다. 생사확인과 서신교환 대상에는 국군포로와 납북자도 (이산가족 찾기신청을 했다면) 다른 이산가족과 동등하게 포함된다. 서신교환을 몇명씩, 얼마 기간마다 할지는 향후 적십자회담 등에서 더 논의해야 할과제다. 통일부 당국자는 “서신교환 문제는 이산가족 교환방문이나면회소 설치 스케줄과는 별개로 추진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남북은 오는 20일 금강산에서 2차 적십자회담을 열기로 했다. 비전향장기수 송환(9월2일) 즉시 2차 회담을 갖기로 한 당초 약속 보다는 보름 정도 늦어진 셈이지만,이 회담에서 서신교환 문제는 물론연내 2차례 추가 교환방문과 면회소 설치 등에 관한 합의가 이뤄질전망이다.그런데 1차 회담에 이어 2차 회담까지 북측 지역인 금강산에서 열리게 됨에 따라 “혹 면회소가 북측 의도대로 금강산 지역에설치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15)낯선 땅에서

    *제주도 '톨냉국'은 차디찬 바다 마시는 느낌. 고등학교 적에 무전여행 길로 제주도를 처음 갔는데,목포에서 연락선을 타고 밤새껏 멀미에 시달리면서 제주해협을 건너 새벽녘에야 먼바다 저편에 섬이 나타나던 것이 생각난다.물 위에 떠 있는 삿갓 같은 땅이라던 말을 들은 게 틀리지 않아 보였다.섬 전체가 한라산이라 하여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수평선을 기준으로 바라보면 세모꼴의산만 보인다.정상에서부터 비탈을 따라 바닷가에 이르기까지 목초지와 중산간 마을과 경작지와 읍내와 맨 아랫쪽에 해변 어촌이 있는 셈이다.섬 전체가 화산이라 바위와 돌과 흙과 나무며 풀이며 꽃이며가육지와 전혀 달라서 다른 나라에 온 것만 같다. 나는 그 뒤로 아마도 전라도로 내려가 있던 칠십년대 무렵부터 그곳젊은이들과 인연이 생겨서 한 해에 한 두차례씩은 드나들었다.어느해에는 몸이 좋지 않아서 겨울 한철을 요양하며 보낸 적도 있었고,팔십년에 광주에서 참사가 벌어진 뒤에는 일년 반쯤을 제주도에서 ‘귀양살이’를 했다.가족과 떨어져 나 혼자 장 보고 취사하고 아니면 이곳 저곳 먹을 만한 것들을 찾아서 골목과 시장 어귀를 드나들었으니이 고장의 맛에 대하여는 고향처럼 잘 아는 사람이 되었다.그뿐만 아니라 여기서 문화패와 소극장을 만들고 민란을 중심으로한 향토사나무속이나 민요를 조사하는 연구소를 구성하고 하는 동안에 가까운 후배들이 많이 생겼다.그래서는 관광객들이 다니지 않는 작은 본바닥술집이나 기이한 음식점들을 알게 되고 명절 때면 그들의 집에 놀러가서 낯선 음식도 먹어보게 되었다.그들은 이제 제주 사회의 중추가되어 있다. 술꾼들에게는 아침 속풀이 음식이 우선이니 먼저 국 이야기를 해야겠다.여기서는 해물이며 푸성귀며가 모두 집 주위에서 얻은 싱싱한 것들이라 양념이 귀하기도 했겠지만 별다른 맛을 내려고 애달캐달 하지 않아도 원초적인 맛을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육지에서처럼 고기나멸치로 다시를 내어 국을 끓이는 법이 없고 싱싱한 해물을 무나 채소와 함께 끓여서 소금이나 간장으로 간을 할 뿐이다.처음에 갈치로 끓인 미역국을 보고 속으로 조금 놀란적이 있었지만 나중에는 맛을 들이게 되었다.갈치와 단호박을 넣어 국을 끓이기도 하고 무를 넣기도한다. 제주도를 다녀간 신혼부부들이 거의 다 아침거리로 먹게 되는 ‘해물 뚝배기’는 사실은 해물을 넣고 된장에 끓이는 제주도의 몇가지 아침 속풀이가 합쳐진 것이다.보말(고동의 일종),구쟁기(소라),오분재기(작은 전복의 일종),조개,성게알 등속의 어패류로 각기 시원한 된장국을 끓이는데 이를 종합하여 개발해낸 것이 해물 뚝배기라고 할수 있다. 내가 맛을 들인 속풀이로는 ‘몸’ 국이 있다.몸은 파래,톳,감태 따위처럼 해초인데 비교하자면 전라도 남해안의 매생이처럼 가늘고 여린 해초다.제주에서는 예로부터 형편상 쌀 대신에 잡곡이 주식이었다.보리나 조팝을 주로 먹었고 이밥은 일년에 한 두 번 명절이나 제사때에 먹어서 지금도 쌀밥을 고운 밥이라 하여 ‘곤밥’이라고 부를정도다.고기도 쇠고기는 드물고 돼지고기를 위주로 경조사에 쓴다.돼지고기 음식이 많기도 하지만 먼저 몸국은 돼지의 ‘족잡뼈’라고 하는 갈비 옆의 가느다란 뼈를 오랫동안 푹 끓여서 국물을낸다. 흔히 여기 식의 순대를 만들 때에 몸국도 끓이게 되는데 순대도 육지와는 달라서 속에 돼지 피와 보릿가루를 넣는다.몸국은 돼지의 작은창자와 막장을 썰어 넣고 돼지뼈 우려낸 국물에 해초인 몸을 넣고 끓이는데 술국으로 그만이다. 옥돔으로 끓이는 ‘오토미 국’이 있다.몸이 붉으스레 하고 머리가둥글게 혹이 튀어나온 듯한 옥도미를 귀하게 여겨 제주 사람들은 이것만을 생선이라고 부르고 다른 것들은 제 이름을 부른다.따라서 오토미국은 그저 생선국으로 불려지기도 한다.옥돔을 간하여 말린 것이 관광객들에게 팔려 나가기 시작하면서 육지에서는 영광굴비에 버금가는 비싼 생선이 되어 있다.옥도미를 굽고 지지고 튀겨 먹기도 하지만,미역국에 넣거나 무를 넣어 담백하게 끓이기도 한다.심지어는 싱싱한 고등어를 토막 쳐서 어린 배추를 넣어 국도 끓인다. 여름철 ‘톨냉국’은 맑고 차디찬 바다 그 자체를 마시는 듯한 느낌이 든다.톨은 육지에서 톳이라고 부르는 해초를 말한다.톳을 물에 담가 불려서 풋고추며 부추와 가늘게 썬 오징어를 갖은 양념하여 버무린 뒤에 찬 생수를 부어 낸다. 제주 사람들이 즐겨 먹는 것으로 돼지고기와 함께 ‘자리’를 빼놓을 수가 없다.자리는 오분재기처럼 이 고장 특산의 이름이라 타관 사람들이 알아듣기 쉽게 도미 새끼의 일종이라고 설명을 하지만,자리나오분재기는 도미와 전복과는 생김새가 비슷할 뿐 전혀 다른 종족이다. 그렇기는 하여도 어른 손바닥 반 만한 크기의 자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영락없는 도미의 생김새다.그래서 육지 사람들을 위해서도 ‘자리돔’이라는 다른 이름이 있을 정도다.자리는 비늘을 긁어내고 어슷어슷 썰어서 된장과 깻잎에 싸서 먹고 초장에 찍어 강회로 먹기도 하지만,머리와 꼬리를 자르고 칼로 다져서 부추,미나리,깻잎,풋고추,오이,등속에 된장 고추장과 갖은 양념을 하여 생수를 부어 얼음을 띄운 ‘자리 물회’를 만들어 먹는다.토속대로 하자면 머리와 꼬리도 자르지 않고 간간히 뼈가 씹힐 정도로 칼로 난도질을 쳐서 산초 잎을넣어야 한다.제주에서는 모든 어패류가 싱싱한 횟감이라서 일일이 거들 수가 없지만 전라도나 충청도 지방의 홍어 무침이나 찜처럼 가오리를 양념에 버무려 경조사에 낸다. 덥고 습한 지방이라 요새처럼 냉동이 안되던 시절부터 제주의 음식은 끓이고 조리지 않으면 소금으로 짜게 절여 두었다.바람이 거세지고추워져서 바다에 나갈 수 없는 겨울철에는 ‘촐레’가 맞춤한 밑반찬이 되었다.보리밥과 조밥이 꺽꺽해서 잘 넘어가지 않을 적에 비리고간간한 반찬으로 ‘촐레’를 해먹는다.소금에 절인 자리젓을 뚝배기에 오랫동안 졸여서 국물이 된 것이 촐레인데 채소와 곁들여서 먹는다.고등어를 소금에 진하게 간하여 독에 두었다가 겨울철에 꺼내어물에 담가 소금기를 빼고 나서 뚝배기에다 무를 넣고 오래 조려서 먹기도 한다.이런 건건이들이 모두 거친 잡곡을 먹는데 입맛을 돋우기때문이란다. 제주의 돼지를 말하자면 꼭 떠오르는 일이 있다.칠십년대 말인가 민속조사를 하던 학생들 몇 사람과 아직은 민속촌이 되기 전이던 성읍마을에서 민박을 한 적이 있었다.지금은 관광객들의 볼거리로 변하여 모두 사라져버렸지만 그때만 하여도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받아 물을모으는 독이며 뒷간이 예전 그대로였다.아침에 뒷간이 어디냐고물으니 주인 아줌마는 빙그레 웃을 듯 말 듯 묘한 표정을 지으면서집 뒤꼍으로 돌아가 보라고 손짓해 준다.그래서 집 모퉁이를 돌아가보니 앞에 판자를 얼기설기 가로지른 돼지우리가 보인다.그때 내가무엇과 마주쳤겠는가.울타리 사이로 하얀 털이 숭숭한 주둥이와 함께 영리하게 반짝이는 돼지의 눈과 마주쳤다.어쩐지 이건 돼지가 아니라 무슨 유인원이나 개처럼 영리하게 보이는 귀염성 있는 돼지의 눈이었다.제주도 토종 돼지는 그 지방 특산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육지에서 우리의 토종돼지가 수입종 때문에 거의 멸종하는 동안에 그나마 벽지라서 종을 보존한 그것이다.몸집이 다른 돼지들 보다 조금 자그마하고 멧돼지 같이 검은 털이 부스스하며 주둥이가 조금 흰 편이다. 제주에서는 이것을 ‘돋통시’(똥돼지)라고 부른다.그것 참 인상이영리한 돼지도 있다고만 여기고 아무 생각없이 울타리 옆에 붙은 변소로 들어갔다. 황석영.
  • [외언내언] 취재원 보호

    검찰의 ‘16대 총선 수사상황 보고서’ 유출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공안2부는 이 문건을 맨 처음 보도한 ‘주간 내일’ 발행사인 내일신문사에 3일 협조공문을 보내 “특별취재팀의 인적 구성과 문서입수 시기 및 입수 경위 등을 알려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문건 유출경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문건을 입수한 경위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그러나 신문사쪽은 ‘취재원 보호’를 내세워 검찰의 요구에 협조할 수 없다는 뜻을 명백히 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주간 내일’에 대한 강제수사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언론사(언론인)가 정보를 제공한 취재원을 보호하는 것은 불문율(不文律)이다.이 불문율은 민주사회에서는 움직일 수 없는 대원칙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언론사(언론인)가 취재원을 보호하지 못하면 결과적으로 ‘국민의 알권리’가 그 바탕에서부터 무너지기 때문이다. ‘취재원 보호’ 문제가 사회적 쟁점으로 대두될 때면 우리는 흔히71년 미국 뉴욕타임스의 ‘엘스버그 사건’을 예로 든다.‘미 국방부의 베트남전 개입’에관한 1급 비밀 정부보고서를 폭로한 이 사건은 당시 국가기밀 보호와 언론자유,그리고 국민의 알권리에 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결국 미 연방대법원은 언론자유의 손을 들어주었다. 멀리 미국까지 갈 것도 없다.우리나라에도 ‘취재원 보호’에 관한중요한 선례가 있다.1989년 한겨레신문의 ‘서경원 의원 밀입북 사건’이 그것이다.‘밀입북 사실’에 대한 인터뷰까지 마친 서 의원은당에 보고할 때까지 ‘보도 유보’를 요청했다.신문사쪽은 취재원 보호를 위해 그의 요구를 받아들였다.서 의원이 당국에 자수한 뒤 취재기자는 ‘즉각 보도를 하지 않았다’고 국가보안법상 ‘불고지죄’로 입건됐고 편집국에 대한 압수수색이 강행됐다.그러나 당시 노태우정권임에도 검찰은 국내외 여론에 밀려 결국 취재기자와 신문사를 기소하지 못했다.우리나라에도 취재원 보호가 움직일 수 없는 대원칙으로 확립된 것이다. ‘주간 내일’의 경우는 아주 간명하다.어떤 일이 있어도 취재원은밝힐 수 없다.그렇다면 검찰은 고작 ‘혐의사실 공표죄’로 취재기자와 신문사를 걸수밖에 없다.그러나 문제의 문건을 보도한 행위가 국민의 알권리에 봉사하기 위한 ‘공익적 측면’이 더 크다는 사실은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일이다.국민의 정부는 역대 그 어느 정권보다 인권과 언론자유를 보장하고 있다는 데 큰 자부심을 지니고 있다.검찰은 ‘주간 내일’에 대해 무리수를 둠으로써 ‘언론자유 침해’라는 논란의 혹을 보태지 말기 바란다. ◇ 장윤환 논설고문 yhc@
  • MBC ‘사랑할수록’ 정소영양

    매일 아침 9시,TV를 켜고 채널을 MBC로 돌리면 아직 얼굴이 눈에 익숙하지 않은 신선한 연기자 한 명을 만날 수 있다.MBC 일일 아침드라마 ‘사랑할수록’과 일요 아침드라마 ‘눈으로 말해요’에 동시에출연하고 있는 정소영(21)이다. 지난해 11월 MBC 탤런트 공채 28기로 입사,‘눈으로…’에서 가난한 고학생과 사랑을 나누는 부잣집 딸 ‘미정’으로 처음 고정 배역을맡았다.이어 ‘사랑할수록’에서는 말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지만 늘따뜻한 웃음으로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딸부잣집 셋째딸 ‘하영’으로 출연 중이다. 전남대 일어일문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정소영의 원래 꿈은 ‘선생님’.탤런트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광주에 살던 지난해 TV를 보던 어머니가 광고를 보고 “탤런트 시험본다는데 나가 봐라”고 이야기를 건넨 것이 계기가 됐다.처음에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결국 친한 친구가 ‘탤런트시험에 같이 응시하자’고 조르자 서울구경삼아 왔다가 탤런트가 됐다. 때문에 연기력은 거의 백지상태에서 연기자생활을 시작한 셈이다.그런그녀가 다른 동기 탤런트들보다 빨리 드라마에서 자리를 잡으면서 선두주자로 나서고 있는 이유를 정소영은 “첫 인상이 깨끗해서 그런 게 아닐까요”라며 싱긋 웃는다. 아직 길거리에서 사인을 해달라고 조르는 사람은 별로 없단다.“지하철을 타면 옆에서 수근수근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지만 대부분 ‘아니겠지.탤런트가 무슨 지하철을타겠어’하고 그냥 지나쳐요.조금 섭섭할 때도 있죠”라고 밝혔다.전자우편으로는 하루에 10통 정도 오지만 손으로 쓴 예쁜 팬레터는 며칠 전에야 2통이 도착했다며 즐거워 했다. 혹시 떼돈을 벌면 뭘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무료양료원을 세우겠다”는 소박한 모습과 “지중해연안에 별장을 사서 푸른 바닷물에 발을 담그면 살겠다”는 엉뚱한 모습을 동시에 보였다. 장택동기자 taecks@
  • [대한광장] 보수언론에 대한 작은 반란

    최근 전국의 지식인 154명이 서울의 한 레스토랑에서 조선일보에 대한 거부선언을 했다. 이 자리에서 154명의 지식인들은 ‘조선일보’를 극복하지 않고서는개혁과 평화적인 통일이 어렵다는 점에 뜻을 같이하고,이 신문의 반통일적인 행위를 저지하기 위해 시민운동 차원의 공동대책위원회를구성해 대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물론 154명이라는 그리 많지 않은 숫자이고 또한 이들이 조선일보를거부한다고 해서 조선일보의 영향력이 갑자기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땅의 보수언론,특히 조선일보가 행해온 사상 재단(裁斷),반통일적 보도 등을 생각하면 이제라도 일부이긴 하지만 진보적인 지식인들이 조선일보 거부운동에 동참했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를 가질수 있다.물론 보수적인 논객들이나 지식인들은 당연히 조선일보를 지지해왔기 때문에 그들이 조선일보에 글을 쓰고 인터뷰를 한다고 해서문제될 것은 없다. 그러나 문제는 진보진영 내부에 있었다.진보적인 지식인임을 자처하는 사람이나 시민운동가들까지도 보수언론의 활용론을계속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조선일보건 무슨 신문이건 간에 그 신문을 활용하여 내가 주장하는주장과 활동을 전파하면 된다는 논리이다. 이러한 활용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평가하는 총선시민연대의 낙천·낙선운동 기간중에도 논란이 되었다.총선시민연대 내부에서 보수언론의 방해로 인하여 총선시민연대의 주장을 축소하거나 폄하함에도불구하고 보수언론의 지면에 나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들중 일부는 언론에 얼굴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기도했다. 또 하나의 기류는 조선일보로 뛰어들어 조선일보의 논조를 바꾸는것도 중요하다는 주장이다.그들은 조선일보의 독자로서 조선일보를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것도 지식인의 사회적 책무라고 주장하고 있다.그러나 이들의 주장이 바로 조선일보가 노리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보수적인 지식인들은 당연히 자기네들의 주장에동조하고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기 때문에 문제가 전혀 없다.그러나진보적인 진영에 대해서,특히 영향력이 있는 진보지식인과 시민운동가들에게도지면을 할애하면서 그들에게 끊임없이 함께 동참하기를권유하고 있다.그러면서 조선일보는 광범위한 계층이 지지하는 신문이라고 선전을 하는 것이다. 혹자는 왜 조선일보만을 문제삼느냐라고 물어온다.그러면서 동아일보,중앙일보는 문제가 없느냐라고 말이다.물론 다른 신문들에도 문제는 많다. 그러나 구체적인 무엇인가를 이루려고 한다면 모든 것을 상대로 해서는 그 목적을 이룰 수 없다.신문개혁이 전략적인 목표라면 전술적인목표는 그 중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하나만을 목표로 할 수밖에없다. 보수언론의 선봉에 서 있는 것이 조선일보이고 조선일보에 의한 사상 재단 등은 아주 위험한 발상이기 때문에 조선일보의 문제가먼저 해결되어야 한다. 이문열씨는 한겨레21과의 인터뷰에서 안티조선이 “DJ와 가까운 사람들에 의해 행해지는 일종의 문화적 위장”이라고 주장했다.그는 더나아가서 반조선일보운동이 또 하나의 “테러리즘의 변형”이라고도했다. 모르겠다.조선일보에 반대하는 세력들중에서 DJ와 가까워서,DJ를 지원하기 위해서 조선일보를반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진보적인 지식인들 중에도 DJ의 통일정책은 지지하지만 박정희기념관 건립이나 지역중심의 인사정책 등은 비판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그들은 진보적인 지식인들을 “DJ 일당”이라고 낙인찍으면서 전체주의적인 논리를 정당화해 나간다.오히려 조선일보와 그 지지자들이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적 ‘테러리즘’을 행하고 있는 셈이다. 조선일보 거부운동이 비록 세를 얻지 못하더라도 그 운동은 역사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것은 언론의 이름으로 행해지고 있는 사상검증과 지적 ‘테러리즘’,그리고 또 하나의 전체주의에 대한 저항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反) 조선일보 운동이 어떻게 전개되는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임동욱 광주대교수·언론학
  • [대한포럼] 북녘 아들의 훈장

    분단 이후 한반도에서 반세기 만의 이산가족 상봉이라는 ‘각본 없는 드라마’가 두번 펼쳐졌다.지난 85년과 이번 8·15 방문단 교환때다. 두 차례 드라마에서 눈물이 공통분모였다.그러나 서울과 평양의 비슷한 세트장치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퍽 달라진 장면도 자주 눈에띄었다.남북이 서로의 ‘다름’을 헤집지 않으면서 가능한 한 동질성을 확인하려는 성숙된 자세가 바로 그것이다.북측 이산가족들 중 더러 “장군님의 은총…”을 말하는 이도 있었으나 남측 가족이나 우리사회는 대범하게 넘어갔다.남측 이산가족이 북측 형제 앞에서 “북측식량난”을 입에 올리자 다른 남측 가족이 오히려 만류했다. 가장 인상깊은 장면은 북녘의 아들이 가슴에 ‘공화국 훈장’을 16개나 주렁주렁 달고 50년만에 남녘의 아버지와 상봉하는 광경이었다. 기억 속에는 언제나 8살배기 개구쟁이였던 초로(初老)의 아들의 때아닌 훈장 자랑에 남녘의 아버지는 “그래,내 아들아,고생이 많았겠구나”라고 받아넘겼다.거기에는 서로 다른 체제에 대한 동조도,날이선 비난도 없었다.그렇다고 “So what?(그래서 어쩌자는 거냐)”하는식의 서구적 냉정한 타산도 없었다.오직 자식의 자랑뿐만 아니라 허물까지도 감싸안으려는 넉넉한 부정(父情)이 있었을 뿐이다. 따지고 보면 훈장도 북한체제를 나름대로 지탱해주는 기제(機制·메커니즘)의 일부일 것이다.‘당근과 채찍’이라는 정치학 용어를 차용하지 않더라도 알 수 있는 일이다.그러한 메커니즘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는데서 우리는 한때 우리 사회에서 득세했던 북한 조기붕괴론의허구성을 발견한다. 혹자는 이를 두고 북한의 본질은 불변이라고 강변한다.남북정상회담이나 이산가족 상봉 이벤트에 응한 것 따위가 모두 생존을 위한 그들의 전술적 변화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물론 북한이 조만간 근본적인개혁·개방을 선택할지 여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옛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나 중국식 시장사회주의에 버금가는 개방을 택할 것인지는 미지수라는 얘기다. 그러나 필자는 훈장을 둘러싼 삽화를 지켜보며 역설적이지만 우리뿐만 아니라 북한의 변화도 읽을 수 있었다.훈장이라는 상징적 ‘당근’ 대신 남쪽과의 교류를 통해 ‘손에 잡히는 무엇’을 얻겠다는 선택이야말로 북측의 커다란 자세 전환이 아니고 무엇이랴. 따라서 오늘의 북한은 이미 어제의 북한은 아니다.다만 근본적인 변화를 택해야만 북한이 작금의 곤경에서 벗어날 수 있음은 부인하기어렵다.하지만 정치적 연출이 때로는 실질을 바꾸기도 하는 게 역사의 교훈이 아닌가.더욱이 북의 변화는 북측의 의지에 앞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도 지적했듯이 이를 감당하는 북한의 수용능력이 중요하다.북한의 작은 변화 기미도 적극적으로 선용,점진적으로 더 큰 변화여건으로 키워 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김정일(金正日)위원장도 방북한 남측 언론사 사장단과의 모임에서“남쪽의 경제 기술과 북쪽의 정신을 합작하면 강대국이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남쪽엔 없는 (민족)정신이 북한에만 있다”는 시각엔동의하기 어렵지만,남쪽과 경제협력을 하겠다는 그의 의지는 반기지않을 이유가 없겠다.경협이야말로 제대로만 추진된다면 민족 구성원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윈­윈 게임인 까닭이다. 따라서 더 이상 소모적 이념 경쟁이 남북관계를 좌우하는 주된 변수가 되게 해선 안될 것이다.범세계적 탈냉전시대에 남북만의 이념 대결은 콘텐츠 없는 닷컴기업처럼 비생산적인 거품일 뿐이다. 녹슨 훈장이 남북의 핏줄을 끊을 순 없지 않았던가.남북간 교류 협력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게 해야 할 때다.그것이야말로 대화와 협상에 의한 통일이라는 사상 초유의 실험이 성공할 수 있는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그 과정에선 상대를 이해하려는 큰 인내심이 필요할 것이다.훈장 자랑하는 아들을 감싸안은 아버지처럼 말이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
  • [기고] 日은 55년전 교훈 잊었는가

    요즘,이웃 일본에서 우경화된 지식인과 정치인의 망언과 망동이 기승을 부려 우리를 분노케 하고 있다.종래에는 간헐적으로 소수의 우파 정치인에 의해 발설되던 헛소리가 이제는 문화인이나 지식인까지가담하여 대중적인 정치운동으로 발전하고 이들이 일본사회에서 애국자로서 추앙 받고 일본을 움직이는 거대한 힘이 되고 있다.대표적 우익 정치가인 이시하라 신타로가 도쿄 도지사에 당선되더니 줄곧 된망언 탓인지 그가 어떤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리 감으로 최다 득표했다고 한다.우익단체인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침략전쟁을 정당화하고 미화하는 중학생용 역사교과서가 문부성의 검인과정을 통과하여 2002년부터는 교과서로 채택될 것이라고도 한다.일본사회의 총체적인 우경화 현상이라고 할만하다. 일본의 ‘우경화’라는 것은 과거로의 회귀이다.그런데 이것은 다름아니라 황도주의와 천황제 군국주의로의 회귀를 뜻한다.‘헛소리’(망언)하고 ‘헛질’(망동)하는 이들 우익적 인사들의 역사인식과 주장은 황도사관에 입각한 것이고 재무장과 군사대국화이며 궁극적으로는 아시아의 패권장악이다.황국사관에 의한 일본인의 정신무장과 경제대국에 걸맞은 군사대국으로의 발돋움을 획책하고자 하는 것이다. 일제가 패망하고 나서 현대 일본이 만들어질 때 침략과 전쟁행위 등에 대한 책임을 묻는 ‘과거 청산’ 작업이 있었어야 했다.그럼에도동서 냉전구조가 형성되면서 미국의 동아시아전략에 힘입어 흐지부지 되더니 최고의 전쟁책임자인 천황이 상징적이기는 하지만 버젓이 일본 국민 위에 군림하게 되었다.군인과 일부 경찰관계자들에게만 책임을 물어 공직에서 추방시켰을 뿐 대부분의 황국관리들은 그대로 자리를 유지하며 국가권력을 장악하였다.자민당을 중심으로 하는 정계·관계의 황국관리 출신들은 줄곧 황국사관과 일본인의 전체주의적인애국주의를 배양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그래서 이제는 결실을 맺어일본적 상식으로 드러나게 된 것이다. 일본사회의 총체적인 우경화는 경제적인 발전과 이를 토대로 한 국제적인 위상이 제고되면서 더욱 촉진되었다.일본은 이제 국력과 우경적인 사회분위기를 타고 전수 방위만을 규정하고 공격적 군사력 사용을 금지한 ‘평화헌법’을 개정하여 재무장과 군사대국화를 획책하고 있다.머지 않아 일본은 군사대국으로 무장하여 우리 앞에 다가설 것이다.이때 중국도 더욱 군사력 증강에 경주할 것이고 우리인들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을 것이다.현대의 군사력이란 핵무기를 첫째로 하기 때문에 다가오는 21세기의 아시아는 자칫 잘못하면 핵저장고가 되고 패권적인 군사력 경쟁의 도가니 속에 빠질 위험을 안고 있다. ‘과거청산’은 커녕 오히려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미화하여 강도의 자세를 아직도 견지하고 있는 일본나라의 됨됨이는 과거 희생당하였던 이웃나라에게 심각한 우려가 아닐 수 없다.뿐만이 아니라 일본 스스로를 위하여 바람직하지 않다.혹이나 그러한 패도적인 역사인식과존재방식이 또 다시 일본을 패망의 길로 인도할는지 모르기 때문이다.진정 일본을 사랑하고 정의롭고 평화를 애호하는 일본인은 역사왜곡과 날조를 통하여 일본을 거꾸로 이끌어 나가려고 하는 반동적인 세력이 더 이상 날뛰지 않도록 싸워나가야 한다. 적은 외부에 있지 않고 내부에 있다고 한다.험악하게 전개되는 동아시아 정세를 직시하면서 우리의 생존,더나아가 인류의 평화를 위한길을 모색하여야 한다.하루 빨리 성숙한 시민사회를 구축하고 민족의 통일을 이루어야 하는 것은 대전제이다.그리고 일본식의 패도적 방식이 아니라 공생공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더불어 함께 잘 사는지구공동체 만들기에 앞장서서 나가야 하는 것이다. 강 창 일 배재대교수·일본학
  • 현대 적극적 자세 선회 배경

    현대가 정부·채권단의 고강도 자구안 요구에 적극적인 자세로 급선회했다. 해법은 ‘선(先)계열분리 후(後)자구책 마련’으로 가시화됐다. 그러나 정부·채권단이 현대의 해법에 수긍하는 듯하면서도 ‘3부자 퇴진’‘가신그룹 청산’ 등을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어 MK(鄭夢九)·MH(鄭夢憲)진영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방향선회 배경은 8일 국무회의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현대사태에대한 언급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이례적인 김 대통령의 언급을 받아들이는현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김 대통령의 언급을 ‘최후통첩’으로 인식한 것이다. 특히 대북사업의 지속적인 추진을 위해서라도 김 대통령의 메시지에 화답을보내야만 한다는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현대 뭘 노리나 당초 현대사태의 핵심이 현대차 계열분리였는데 현대가 버티기로 일관,‘3부자 퇴진’‘가신그룹 청산’‘MH 사재출연’ 등의 혹을 더붙였다는 게 현대의 시각이다. 따라서 계열분리가 원만히 이뤄지면 우선 현대그룹에 대한 부채비율이 낮아져 여신한도가 늘고,이는 곧 현대건설의 유동성 확보는 물론,시장의 불신을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계산이다.그렇게 될 경우 논란이 돼 왔던 ‘3부자 퇴진’‘가신그룹 청산’ 등도 자연스레 수그러들지 않겠느냐고 판단하고 있다. MK·MH 형제간의 화해를 유도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둔 듯하다. ◆계열분리의 히든카드는 현대차 지분매각이란 원칙은 분명히 서 있다.그러나 정주영(鄭周永) 전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분 9.1%를 전량 매각할 것인지,계열분리요건인 3%대를 제외한 6.1%를 매각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유동적이다. 어떤 형태로 매각하든,그 돈은 현대건설 유동성 확보에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사회에 환원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되고 있다. 주병철기자 bcjoo@
  • 문화스냅-2000여름/ 엽기母子

    자,일품 ‘엽기요리’에 도전해본다. ◆재료=생라면과 구분이 안되게 똑 닮은 과자 ‘뿌셔뿌셔’.떡볶이,치킨,딸기,멜론,초코맛나는 5가지의 갖은 재료를 준비하면 더 좋다. ◆요리법=따로 순서랄 것도 없다.겉봉에 적힌 ‘끓여먹지 마시오’란 경고를 싹 무시하고,끓는 물에다 준비한 재료와 갖가지 맛의 뿌려먹는 수프를 풀어넣기만 하면 되니까. 맛이 어떤가? 국적불명의 그 맛을 어떻게 설명할 참인가?“??!!…엽기” 달리 뾰족한 답이 없을 거다.이 뿌셔뿌셔 요리는 인터넷 엽기마니아들 사이에서 한창 화제다(실제로 끓여먹어보는지야 모르지만 조회수는 가히 폭발적이다). 사냥할 엽(獵)에,기이할 기(奇).본디 ‘엽기’의 사전적 의미는 ‘괴이한 것에 흥미가 끌려 쫓아다니는 일’이다. 그러나 2000년 버전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모르긴 해도 이렇게 새로 개념정의돼야 하지 않나 싶다.‘“깬다,깨”를 연발하게 만드는 썰렁한 이야기나상황’쯤으로. 불과 몇달전까지 난리법석이던 ‘허준’이나 ‘삼행시’신드롬을 온데간데없이 주저앉히고 있는 게 엽기.그럴 수밖에 없다.트렌드 문화를 떡주무르듯 하는 신세대들은 여차하면 “엽기적”이란 말을 쓴다. 정상에서 조금이라도 비켜나있거나 유머요소가 엿보이는 경우에는 말할 것도 없다.엽기가 황당무계한 우스개쪽으로 어의(語義)확장되고 있는 현장은 PC통신 대화방에서 당장 목격된다.이런 식이다. [어느 엽기가족]#(절벽으로 낑낑대며 차를 밀고 있는 엄마와 아들)“엄마,이 차 왜 미는거야?”“쉿! 아빠 깨시겠다!”#“엄마,오늘 저녁메뉴는 뭐야?”“입닥치고 오븐에서 나오지나 마!”#“엄마,늑대인간이 뭐야?”“잔소리 말고 얼굴이나 빗어”‘엽기 만발’하는 마당은 뭐니뭐니해도 인터넷 사이트다.검색엔진에 들어가면 관련 웹사이트는 수천개를 넘어선다(야후코리아의 경우 3,260여개).이들속에서 엽기는 본래적 의미에서 한참 벗어나있다.그만큼 차용되는 범위도 넓고 깊다.일본만화나 애니메이션,엽기적 글모음 정도야 기본.스타크래프트 같은 컴퓨터게임의 전략전술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사이트(www.swreviews.com/yg)가 있는가 하면,“일본 현지에서 퍼온 일본 여자들의 생생한 방귀만 모았다”고 유혹(?)하는 망측한 사이트(www.ggame.net)도 얼마든 눈에 띈다. 최근의 엽기열풍에는 특징이 몇 대목 짚인다.뭣보다,철저히 배타적으로 끼리문화가 형성돼 있다는 점이다.예를 들면 일본만화 ‘봉신연의’사이트(www.hz01.com.ne.kr). 작품에 대한 설명이라고는 단 한줄도 없이 만화컷만 잔뜩 올라와 있으니,생각없이 들어갔다가는 왕따설움을 당할 수밖에 없다.신세대들에게 수용된 엽기는 마니아적 소통언어로 쓰이고 있는 셈이다. 요즘의 엽기는 잡식성이다.섹스 똥 방귀 등 공론화되기에 께름칙했던 소재들을 닥치는대로 끄집어낸다.똥이야기를 적나라하게 하기로 소문난 사이트 ‘두다이’(www.doodie.com).초기 화면부터 당혹스럽다.변기에서 굴러떨어진사내가 엉덩이를 치켜세우고 누운 채 실례(?)하는 장면이 반복되면서 쇼킹한 본론의 예고편을 띄운다.그리고 클릭해 들어가면….차마 그 이상은 언급하기가 뭣하다. 그렇다고 엽기가 말장난만 늘어놓고 있냐면 그건 아니다.사회의 비루한 모순에 일침을 가하는 기특한면도 있다.역시 무대로는 국회,등장인물로는 정치인이 엽기패러디의 최고 메뉴.그 점,한때 대단한 풍속을 자랑했던 ‘딴지일보’류의 패러디 열풍과 많이 닮았다. 어느새 엽기는 생활속 깊숙이로 스며들어와 있다.멀리서 찾을 것도 없다.젊은층에게 그건 패션소품 그 자체다.서울 압구정동의 가면가게 ‘원더월드’. 2평 남짓한 가게에는 온종일 20대 커플들이 들락거린다.꿈에 나올까 끔찍한프랑켄슈타인,좀비 같은 가면들이 그들에겐 깜찍한 선물아이템이다. 근데,왜 하필 엽기일까.가려져 있던 이야기를 까발리고,금지된 장난을 하는순간에는 짜릿짜릿한 전율을 얻는 법이다. 오늘이 오늘이고 내일이 내일인 밍밍한 일상속에 파격적 자극이 그리운 사람들,마약같은 엽기….“좀더 저열하고,좀더 기괴해져라”고 주문걸며 열심히‘클릭’해대는 당신은 혹,엽기인간? 이 여름이 가고 찬바람이 일어도 엽기열풍이 그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엽기적’이다. 황수정기자 sjh@. *엽기와 영화는 ‘찰떡 궁합'. 엽기는 영화를 좋아하고,영화는 엽기를 사모한다? 엽기가 ‘문화적’인 코드로 옷을 갈아입는 마당은 아무래도 영화쪽이다.그곳에서 엽기는 멀쩡한 사람들을 ‘한통속’으로 꼬드겨낸다.한여름 눅눅한 등줄기를 썰렁하게 만드는데 엽기는 최고 처방전.직직 난도질해대는 ‘슬래셔’에,뚝뚝 사지를 잘라내는 ‘스플래터’에,지치지도 않고 장르를 개척해왔다.‘이보다 더 엽기적일순 없는’ 영화들은 어떤 게 있었나?근작들 중에는 ‘아메리칸 파이’가 배꼽잡는 엽기를 연출했었다.성년식을치르기 전에 총각딱지를 떼려고 벼르던 제이슨은 파이속에다 자위를 하고,그의 친구 스티플러는 또 친구의 정액을 맥주로 알고 벌컥벌컥 들이켰다. 이 정도는 점잖은 축에 낀다.‘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에서 벤 스틸러와 함께 연기한 카메론 디아즈는 정액을 무스삼아 앞머리를 세우고 다녔고,‘오스틴 파워’에서 마크 마이어스는 설사를 한입에 먹어치우기도 했다. 성(性)적인 부분에 집착한 엽기로는 ‘샤만카’를 빼놓을 수 없다.남녀 주인공들은 딥키스로도 모자라 서로에게 침을 뱉는 엽기키스를 나누더니,끝내 여자는 애인의 생골을 파먹었다. 영화속 엽기를 찾는 작업은 온종일도 모자란다.그러고 보면,인간의 피나 빠는 뱀파이어 영화는 엽기축에도 못 낀다.시체를 구워 뼈를 발라먹고(데드맨),100% 실제상황처럼 맛있게 인간의 내장을 꺼내먹거나(홀로코스트),사람의살갗으로 옷을 해입는(양들의 침묵) 영화들이 다종다양한 계보를 만들어왔다. 엽기가 얼마나 전염성이 강한지는 한국영화에서도 잘 드러난다.최근의 우리영화들에는 ‘전에 보지 못했던’ 장면들이 흥행메뉴로 끼어든다.‘텔미썸딩’에서는 토막난 시체를 담은 비닐봉투들이 난무했고,‘신장개업’에서는 인육으로 만든 자장소스가 등장했다. 엽기는 여전히 충무로의 인기소재다.최근 개봉한 ‘가위’와 ‘하피’에 이어 ‘해변으로 가다’(12일 개봉) ‘찍히면 죽는다’ ‘공포택시’ 등이 “어떡하면 더 엽기적일 수 있을까?”를 고민중이다. 황수정기자
  • [유형준의 수요 클리닉] 휴가뒤의 건강관리

    여름이 여름만으로 존재하지 않고 지나간 봄과 다가올 가을의 중간에 있듯이,우리네 심신을 재충전하는 여름 휴가도 휴가만으로 있지는 않는다.여름휴가는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건강한 휴가의 마무리에 있기때문이다. 먼저 살갗의 관리다.물론 휴가 중에 태양에 지나치게 노출시키지 않았다면좋겠으나 과도한 햇볕 쬐기로 인해 피부가 아프기도 하고 살갗이 벗겨지기도 하는 경우엔 억지로 잡아떼거나 애매한 연고제를 바른 것은 손해다.서둘지말고 피부과 전문의의 지식과 경험에 기대는 것이 슬기로운 방법이다. 귀와 눈도 휴가 끝에 말썽을 자주 부린다.물가에서의 휴가는 더욱 그러하다.결막염,중이염 등이 싱겁게 발병하여 의외로 두고두고 성가시게 한다.자가치료를 한다고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는 것은 귀나 눈의 병을 덧나게 하는 지름길이다. 휴가 후에 흔하게 생기는 질병의 하나로 소화기 장애를 들 수 있다.날씨가덥고 수분증발이 많다보니 음식이 차고 짜고 매워진다.게다가 긴 낮과 짧은밤은 생활의 리듬을 헝클어 놓아 식사 때를 어기기도 쉽다.이런 이유들로 소화기는 훨씬 더 긴장되고 벅차게 된다.휴가 마무리엔 힘들어 하는 소화기를순하게 제때에 식사하는 것으로 다듬는 일이 필요하다. 한 여름 휴가의 마무리에서 육신의 문제만큼 중요한 것이 마음의 해이이다. 혹시 밀린 일이 있다면 한꺼번에 해낼 생각을 말고 예전에 하던 속도로 차근차근 해나가면서 주위에 일에 눌려 쩔쩔매는 동료를 거들어 주겠다는 여유라도 갖는다면 다시 다잡는 일은 수월해질 것이다.휴가 중에 생긴 일들,다시만난 사람들,새로운 경험 등을 이야기 하다가 귀가가 늦어지고 회식자리가늘어지면 일상으로의 복귀가 만만치 않다.휴가 뒤에 적어도 일주일 동안은가능한 일찍 귀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끝으로,휴가 중에 전에는 못 느끼던 심신의 이상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체크하는 것이 이롭다.특히 휴가 뒤에 지속되는 피곤을 그저 휴가 뒤의 현상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아울러 올해 첫머리에 세웠던 운동 계획,식사 습관 개선,건강 관리 등을 중간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잘 다듬질 한 휴가만이 다가오는 가을과 겨울 그리고 봄을 맞으며 서서히 그 효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유형준 한림대의대 부속 한강성심병원·내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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