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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짜로 주고… 깎아주고… 경품도 한아름 “알뜰족을 잡아라”

    공짜로 주고… 깎아주고… 경품도 한아름 “알뜰족을 잡아라”

    고유가 시대를 맞아 유통 업계가 ‘알뜰족’을 겨냥한 공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눈길을 끄는 대형 경품 행사는 물론 가격 할인권도 눈에 띈다. ●“공짜로 드려요∼” 농협하나로클럽 양재점은 지난 15일 점포의 야외공원 안에 5세 이상, 초등학생 이하를 대상으로 한 야외 무료 수영장을 개장했다. 농협하나로클럽측은 “안전요원 7명이 상시 대기하는 어린이 전용 수영장으로 장을 보지 않는 사람도 이용할 수 있다.”면서 “매해 매출 변화가 거의 없던 어린이 수영복 부문도 매출이 늘어나는 등 기대 이상의 집객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20일까지 전국 점포에서 7만원 이상 물건을 산 롯데멤버스 회원에게 진라면 5개 들이 한 팩을 무료로 준다. 점포별로 각각 하루 500명에게 한정 제공된다. 신세계 이마트에서는 오는 9월 말까지 신세계 포인트카드 회원을 상대로 전국 600여개 스피드 메이트 지점에서 워셔액과 18개 부문에 대한 자동차 점검을 무상으로 받도록 하고 있다. 엔진오일을 교환할 경우 1만원 할인혜택도 준다. 롯데백화점은 19일 잠실점에서 피자 만들기 시연을 보여주면서 당일 구매고객(영수증 지참) 중 선착순 500명에게 금액과 상관없이 조각 피자를 무료로 준다. 미아점에서는 20일 어린이 동반 고객을 겨냥해 ‘아기공룡 뽀뽀’ 및 ‘전래동화 인형극’을 공짜로 보여준다. 어린이 고객에게는 페이스페인팅도 무료로 해준다. ●놓칠 수 없는 대형 경품의 유혹 현대백화점은 2400만원어치 주유상품권을 경품으로 내놓았다. 다음달 10일까지 전국 11개 현대백화점 점포에서 진행한다.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응모할 수 있다. 이 밖에 고객들의 눈길을 붙잡기 위해 840만원어치 이동통신 상품권 1장, 480만원어치 교통카드 11개 등 다른 경품도 내놓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오는 27일까지 당일 3만원 이상 구매한 신세계포인카드 회원 중 15명을 뽑아 조선호텔 숙박권과 식사권을 준다. 편의점 업계는 공짜여행 경품을 들고 나왔다.GS25는 용인 캐리비안베이 이용권을 증정하는 행사를 7월 한달 동안 벌이고 있다. 행사 상품을 구매한 뒤 GS25 인터넷 홈페이지에 응모한 고객을 가운데 추첨해서 뽑는다.GS25측은 “총 1000명을 상대로 하는 대규모 행사로 지난해 10여명을 상대로 경품을 내걸었던 것과 대조된다.”면서 “고객들의 호응도 뜨거워 응모 건수가 다른 행사 때보다 20% 이상 많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은 27일까지 ‘헬로키티와 함께 세계 꽃 축제’ 행사를 벌인다. 인터넷 참여를 통해 당첨된 고객 중 2명(1인 2장)을 선정해 일본 도쿄 자유여행권을 준다. 훼미리마트도 제주와 공동 개발한 오색감자떡·미트볼·돼지족발 등 제주애(愛) 상품 확대 출시를 기념해 23일까지 제주애 상품 등을 구매한 고객 중 추첨을 통해 100명에게 2박3일 제주 여행권을 준다. 업계 관계자는 “올들어 유가, 환율, 물가 등이 일제히 오르면서 유통업계에서는 하반기부터 소비심리가 크게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집객(集客)효과를 노릴 수 있는 각종 경품과 할인행사를 통해 경기 침체에 따른 매출 감소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이승엽의 대표팀 활약에 울고 웃을 요미우리

    이승엽의 대표팀 활약에 울고 웃을 요미우리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 끝난 후 이승엽의 거취는 어떻게 될까. 그렇지 않아도 이승엽의 대표팀 참가를 놓고 여기저기서 말들이 많은데 생각보다 조용히 넘어가지는 않을것 같다. 일본 산케이신문을 비롯한 우익신문들은 이승엽의 올림픽 출전에 긍정적이지 않다. 올시즌 부진을 이유로 2군에 내려간 이승엽이 비록 2군이지만 최근 타격감이 올라와 있으며 1군무대에 복귀할거라 예상됐던 시점에서 올림픽에 출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진정한 속마음은 그동안 이승엽이 국제대회에서 보여준 활약에 있다. 큰 경기에 강하며 언제나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팀을 구해내는 능력이 있는 이승엽의 맹활약이 마음에 걸리기 때문이다. 혹여 한일전에서 이승엽이 맹타를 휘두르기라도 한다면 이번 대회 금메달을 노리는 일본대표팀에게는 악재가 될수 있으며 요미우리 구단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수 없을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물론 이승엽이 올림픽출전을 포기했더라면 여론의 중심에서 벗어났을 것이다. 이런 순리를 뻔히 알고 있었던 이승엽이 올림픽출전을 감행하자 일본 입장에서는 어찌보면 괘씸죄(?)라는 명목 하에 연일 성토하는 분위기다. 더군다나 최근 불거진 독도문제까지 언급하며 역시 우익신문인 요미우리 소속의 이승엽으로서는 마음이 편할리 없을 것이다. 올림픽이 끝나고 이승엽이 돌아오더라도 문제는 마찬가지다. 이승엽이 올림픽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거나 혹은 부진한 플레이를 보이면 일본언론에서는 충분히 비판거리 내지 조롱거리로 연일 입방아에 오르내리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지금 이승엽의 타격은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갔던 지난 4월 14일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김기태 코치와의 일대일 맞춤 훈련으로 과거 좋았을때의 모습으로 거의 회복이 됐기 때문이다. 다만 요미우리 선발투수진의 잇단 부진으로 애드리안 번사이드의 존재감이 커져있다는 점이 이승엽 입장에서는 악재다. 아무리 좋은 컨디션을 2군에서 보여줘도 올림픽 이후 당장에 1군에서 이승엽의 얼굴은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에서의 이승엽의 활약은 한국팀 뿐아니라 자신에게도 중요하다. 2006년 요미우리로 이적해와 시즌 전 참가했던 WBC(월드베이스볼 클래식)에서 이승엽의 엄청난 활약은 당시 팀내에 존재했던 못미더운 시선을 단박에 잠재웠다. 그때와 지금의 사정이 다소 다르지만 후반기 요미우리 대반격을 위해서는 이승엽이 꼭 필요하다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프로야구통신원 윤석구 rock7304@hanamil.net@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동물들의 더위사냥 대공개

    찌는 듯한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요즘, 동물원의 동물들은 어떻게 여름을 나고 있을까? 15일 과천 서울대공원은 동물들의 ‘무더위사냥 비법’을 공개했다. 동물원의 터줏대감인 코끼리에게는 온 몸을 적시는 시원한 냉수 마사지로 몸을 풀어준 뒤, 코끼리가 제일 좋아하는 아카시아 나무로 보신을 시킨다. 혹한의 북극이 고향인 북극곰에게는 고등어와 사과, 정어리를 넣어 얼린 빙수와 함께 시원한 물대포를 선사하고 있다. ‘숲속의 사람’이라고 불리는 오랑우탄에게는 바나나, 요구르트 등을 얼린 얼음과자가 특별식으로 제공된다. 한편 애교가 많아 관람객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렛서판다에게는 우기처럼 비를 맞을 수 있도록 한 특별시설과 시원함을 만끽하도록 에어컨이 설치된 내실이 제공된다. 특히 원숭이들과 파충류, 열대식물들이 사는 동양관 내부에는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소낙비(스콜현상)를 재현해 관람객들과 동물들을 시원스럽게 해 준다. 서울대공원은 18일부터 7시부터 9시까지 열대야를 피해 바깥나들이를 나온 아기동물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동물원 별밤축제’ 행사를 연다.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물고기의 말’/김형술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물고기의 말’/김형술

    물고기의 혀는 천 개 혹은 달 가만히 혀를 뱉어 모래 속에 묻는 물고기의 모국어는 침묵 끊임없이 물결을 흔들어 날마다 새로운 청은(靑銀)의 바다를 낳아 키우는 물고기 입 속은 꽃보다 붉고 물고기가 묻어놓은 말들 속에서 일어서는 물기둥 뭍으로 오는 힘찬 물이랑 바람 세상에서 가장 큰 말을 가지고도 아무 말 하지 않는 물고기의 혀는 불 물속의 투명한 불꽃
  • [문화마당] 유인촌 장관의 농담/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국민대 겸임교수

    [문화마당] 유인촌 장관의 농담/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국민대 겸임교수

    유인촌 문화부장관이 서울문화재단 대표로 재직하던 때의 일이다. 나는 어렵사리 그를 만나서 심각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립 미술관들의 실정을 전하고 서울문화재단이 향후 사립미술관에 대해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했다. 그런데 내 얘기를 듣고 난 유 대표가 웃으면서 다음과 같이 응답하는 것이 아닌가.‘사립 미술관관장들은 모두 부자잖아요’ 의외의 답변에 깜짝 놀란 나는 설마 농담이겠지 하고 웃어 넘겼지만 내심 걱정이 되었다. 비단 유 대표뿐 아니라 정부 각 부처, 대다수의 문화부 관리들마저도 사립미술관은 부자들이 운영하는 일종의 사교장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고, 또한 그런 자신의 속내를 사립미술관장들과의 대화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내곤 했기 때문이다. 과연 사립미술관은 부자들이 취미 삼아 운영하는 곳일까? 아니, 값비싼 미술품만 수집하면 사립미술관의 설립자나 관장이 될 수 있을까? 단언하건대 사립미술관은 돈 많은 컬렉터가 심심풀이 삼아 운영하는 우아한 사교장이 아니다. 또한 미술품을 마치 명품처럼 소비하는 일부 부유층들이 과시욕과 허영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의도에서 미술관을 설립해서도 안된다. 왜냐하면 사립미술관을 설립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미술관의 성격 구축, 컬렉션 방향에 대한 확고한 기준, 운영자금 조달, 교육과 연구, 관객서비스 개발 등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미술관에 대해 알지 못하며, 심지어 미술관에서 화랑처럼 작품을 판다고 생각한다. 자,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미술관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간략하게 말씀드리겠다. 비영리, 공익적 기능을 지닌 미술관은 설립형태에 따라 국가가 운영하는 국립미술관,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립미술관, 개인이나 재단이 운영하는 사립미술관, 대학이 운영하는 대학미술관 등으로 각각 구분된다. 이처럼 설립형태는 제각기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으니, 바로 전시와 연구, 수집, 교육의 의무를 지녔다는 점이다. 대체 사립미술관은 왜 필요할까? 특정인이 독점한 예술품감상의 기회를 일반인들에게 제공하는 한편 미술품을 보존하는 지킴이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군가 세상에서 단 한 점뿐인(복수제작품 제외) 미술품을 미술시장에서 구매했다고 가정해 보라. 만일 구매자가 자신의 소장품을 은밀하게 간직하면서 극소수의 선택받은 사람들에게만 보여 주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미술전문가들은 원작을 눈으로 직접 보면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되고, 미술애호가들은 진품을 감상하는 기쁨을 누릴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수집가가 사립미술관을 설립해서 소장품을 공개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미술관에 가서 원작을 감상하고 연구할 수 있다. 즉 사립미술관에 소장된 미술품은 비록 개인의 소유물이지만 관객의 소장품이 되는 셈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사립미술관은 미술사적 가치가 높은 미술품이 손상되지 않도록 보존하면서 후세에 물려 주는 역할도 도맡는다. 그렇다면 사립미술관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봉사한다는 근거가 명백해졌다. 바로 사유재산인 미술품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해서 예술적 감동을 함께 나눌 뿐 아니라 미술품의 가치를 널리 홍보하고 지키는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유인촌 서울문화재단대표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된 지 어언 4개월이 지났건만 아직껏 문화부는 미술관정책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이런 의구심마저 든다. 혹 유 장관이 과거에 내게 한 말은 농담이 아닌 진담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국민대 겸임교수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27) 우아한 취미 ‘서화 감상’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27) 우아한 취미 ‘서화 감상’

    김홍도의 작품 ‘그림 감상’을 보자. 유건을 쓴 유생들이 둘러서서 그림을 감상하고 있다. 워낙 단순한 그림이라 그림 자체에 대해서는 달리 설명할 것이 없다. 작자 미상의 ‘후원아집도(後園雅集圖)’는 연못까지 있는 부유한 양반가의 후원을 그린 것이다. 왼쪽에는 바둑이 한창이다. 그 오른쪽 소나무에 기댄 두 사람을 보기 바란다. 두루마리를 펴서 감상하는 장면이다. 아마도 그림이나 글씨를 보고 비평하는 중일 것이다. ●안평대군 서화 소장품 어마어마 이처럼 서화를 감상하는 것은 오래 전부터 있던 일이다. 하지만 그 농도는 다르다. 이 부분을 약간 검토해 보자. 세조 때 인물인 신숙주의 ‘화기(畵記)’란 글은 안평대군의 어마어마한 서화 소장품에 대한 기록이다.‘화기’를 통해 조선전기 서화의 수집과 감상 풍조가 유행하고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서화들은 남아 있지 않다. 고려와 조선전기 서화가의 작품도 전해지는 것은 몇 안 된다. 사정이 이렇게 된 것은 전쟁 때문이다. 임진왜란 때 경복궁이 불타면서 궁중에 소장된 책과 서화, 골동품 등이 모두 소실되었다. 또 사람의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판이니, 민간에서도 서화를 챙길 여유가 없다. 이래서 대부분이 망실된 것이다. 서화에 대한 관심이 본격적으로 나타난 것은 임진왜란, 병자호란이 끝나고 한참이 지나서다. 이 문제를 조금 살펴보자. 박지원의 글 중에 ‘필세설’이란 것이 있다. 어떤 사람이 시커멓고 우묵하게 생긴 돌덩이 하나를 골동품이라고 하며 팔러 다니는데, 그게 무슨 골동품이냐며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다. 연암의 친구 중 서상수란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이 그 물건을 보더니, 단박에 “이것은 필세(붓 씻는 그릇)다.”라 하고는 그 재질과 생산지를 따지더니, 보물이라면서 거금을 던지고 소유해 버린다. 연암은 이 글에서 서상수의 높은 안목을 칭찬하고 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인즉 “처음 시작한 공로는 있지만 감상안은 투철하지 못했다.”라고 평가한다. ●18세기 서화·골동 수집의 선구자 김광수 그의 말이 맞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김광수부터 골동품과 서화의 감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만은 틀림없다. 김광수는 김동필의 아들인데, 김동필은 소론 온건파로서 영조의 탕평책에 협조하고, 이인좌의 난을 평정한 공으로 이조판서에 이른 인물이다. 김광수는 “감식안이 신묘하여 한 물건이라도 마음에 들면 가산을 기울여 후한 값을 치렀다.”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의 소장품의 대부분이 중국 수입품이란 것이다.19세기의 서화가 조희룡은 김광수를 두고 “사람됨이 소탈하고 우아하여 집 재산을 기울여서 멀리 연경에서 고서·명화·벼루·먹·골동품 등을 많이 사들여 종일토록 그 사이에서 읊조리고 완상하였다.”라고 했으니, 김광수는 서화와 예술품, 골동품을 수집하고 감상하는 것을 자기 인생의 유일한 즐거움으로 알았던 사람이었다. 김광수는 1696년 출생이고 사망한 해는 모른다. 대체로 영조 일대를 살았을 것이고, 좀 오래 살았다면 정조의 치세도 경험했을 것이다. 김광수가 서화 골동을 소장하고 또 애호하는 취미의 선구자라면, 조선후기의 서화 골동 취미는 18세기 이후의 산물인 것이다. 김광수에게서 특별히 흥미로운 것은 그가 북경에서 서화와 골동품을 수입해 왔다는 사실이다. 이 점에 주목해 보자. 조선은 병자호란 이래 청을 섬기게 되어 여전히 북경에 사신단을 파견했다. 청은 조선을 의심하여 조선 사신단을 숙소에 묶어 놓고 내보내지 않았다. 그러다가 18세기 중반에 와서 청 체제가 안정되자 조선의 사신들은 비로소 서적과 서화, 골동의 거대한 시장이 형성되어 있는 유리창 거리에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었다. 이때부터 거창한 규모의 서화와 골동품이 서울로 쏟아져 들어왔다. 그 최초의 대량 구입자가 바로 김광수였던 것이다. 이 수입 서화와 골동은 국내의 생산을 자극했다. 도화서와 선비 화가들의 작품이 쏟아져 나와 감상과 품평의 대상이 되고, 급기야 예술품 수집가들의 소장 대상이 되었다.18세기를 지나면서는 그 풍조를 비판하는 소리까지 나왔다.18세기의 문인 이정섭은 이런 풍조를 “요즘 사람들은 고서화를 많이 소장하는 것을 청아한 취미로 삼아 남에게 비단 한 조각이라도 있다는 소리를 들으면 떳떳하지 못한 온갖 수단으로 기필코 구해 농짝을 가득 채우고 진귀한 보배인 양 자랑을 한다.”라고 비판하였다. 이제 서화와 골동품을 수집하고 그것에 대해 지식을 쌓아, 그림이나 글씨 혹은 골동품을 보면 거기에 대해 진위를 가리고 비평을 하는 것은 양반들의 독특한 문화가 되었다. 서화 수집가이자 비평가인 남공철(영의정을 지낸 인물이다)은 자신의 삶을 이렇게 멋있게 포장했다.“정자를 용산과 광릉 사이에 지어두고 매화, 국화, 소나무, 대나무를 많이 심어 간소한 차림으로 나가서 한가롭게 거닐었다. 손님이 찾아오면 향을 사르고 단정히 앉아 경전과 역사에 대해 토론하였고, 곁에 고금의 법서(法書)·명화·골동품을 두고 품평하고 감상하였으니, 마음이 담박하여 세상의 영리를 바라지 않았다.” 서화와 골동을 품평하고 감상하는 것을 아주 고상한 삶의 형태로 보고 있는 것이다. ●광통교서 산 그림을 자기 작품이라 속이기도 이런 풍조로 인해 별별 희극이 다 벌어졌다. 다산 정약용이 이정운이란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에 이런 구절이 있다. 보내주신 신선 그림은 대릉(이정운이 살던 곳을 말함)에 계시는 여러분의 그림은 아닌 듯싶은데 혹 광통교에서 사 오신 것은 아닙니까? 어떤 신선이기에 눈은 순전히 욕심으로 불타 있고 얼굴은 순전히 육기뿐이니 말입니다. 우열을 비교해 봤자 반드시 하등일 것입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그림으로 승부를 걸려면 반드시 우리 모임의 벗들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 대면하여 직접 그린 것만이 시합에 응할 수 있도록 기준을 세워야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여러 가지로 간사스러운 폐단이 있어 두루 방어할 수 없을 것이니, 우스운 일입니다. 이정운은 다산과 같은 서클에 든 사람이고, 이 서클은 그림을 그려서 서로 돌려보며 품평을 하기도 했던 것이다. 위의 그림도 그런 그림 감상, 품평의 한 장면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이정운은 그림에 별 솜씨가 없어 광통교에서 파는 그림을 사와서 자기 그림이라고 남에게 돌려보였던 모양이다. 광통교는 청계천에 놓여 있던 다리다. 추측건대 18세기 후반에 광통교에 그림을 걸어놓고 파는 상인이 생겼고, 서울 시민들은 집치레 그림을 여기서 구입하였다. 이정운은 요즘 말로 하자면 이발소그림을 사서 동료들에게 자신의 것인 양하고 보냈다가 들통이 난 것이다. 다산은 또 윤참판이란 이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윤참판이 자신에게 그려 보내준 난초와 매화 그림을 격찬한 뒤 장난조로 다시 이정운을 비난한다.“오사(이정운)께서는 언제나 광통교 위에서 걸어놓고 파는 하찮은 그림을 사다가 사중에서 일등을 하려고 하니 이러한 사실을 시험관에게 알게 하지 않으면 안 되겠습니다. 정말 웃음이 터지는 일입니다.” 이정운의 가짜 그림은, 그림을 그려 동료들 간에 돌려 보이고 품평하는 풍조가 낳은 희극이라고 할 수 있다. 예전에 이발소에 가면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시골풍경을 그린 그림이 걸려 있었다. 그 그림을 보며 지루한 이발 시간을 견딜 수 있었다. 이발소그림을 굳이 예술사조로 따지면 낭만주의 풍이다. 이발소그림이 다루는 가장 흔한 제재, 곧 목가적 풍경이나 장엄한 풍광이 낭만주의 풍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얼마 전 퇴근길에 보니 길거리에 그림을 잔뜩 늘어놓고 팔고 있었다. 이발소그림이었다. 반가운 생각이 왈칵 들었다. 한참을 떠나지 못하고 천천히 그림을 보았다. 배운 사람들은 이발소그림을 한 마디로 폄하하지만, 이른바 제대로 된 예술품 대접을 받는 그림은 값이 너무 비싸 구입하기 어렵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이발소그림이야말로 자신의 가슴 속에 있는 이상향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김홍도의 ‘그림 감상’을 보고 절로 떠오른 생각이다. 그런데 ‘그림 감상’ 속의 그림은 어떤 그림이었을까? 궁금하다.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한국인의 질병] 갑상선암

    [한국인의 질병] 갑상선암

    갑상선(갑상샘)은 목 가운데 튀어나온 물렁뼈 아래에 위치한 기관이다. 날개를 편 나비의 모양으로, 무게가 30∼60g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작은 기관이 사라지면 당장 큰 문제가 생긴다. 갑상선은 음식물을 통해 섭취하는 ‘요오드’를 호르몬으로 바꾸는 기능을 한다. 갑상선 호르몬은 체내 각 기관의 기능을 유지하는 데 사용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이런 이유로 갑상선에 암이 생기면 생명을 유지하는 데 치명적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갑상선암 가운데 생명을 위협하는 악성종양은 5%에 불과하다. 나머지 80∼90%는 예후가 좋고, 병의 진행 속도가 매우 느리다. 관동의대 제일병원 외과 이해경(41) 교수는 갑상선암에 대해 “환자보다 연구자가 더 빨리 사망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병의 진행 속도가 느리다.”고 표현했다. ●진행 느리고 통증 없어 발견 어려워 “보통 암은 5년 생존율을 기준으로 치료여부를 판단하죠. 그런데 갑상선암은 걸린 뒤에 20년을 사는 사람이 수두룩하기 때문에 연구를 계속할 수가 없어요. 그만큼 종양이 천천히 성장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종양을 방치했다가 사망하는 사례도 많기 때문에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 갑상선암은 대표적인 여성암이다. 남성보다 여성에게 3∼4배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2002년 기준으로 여성암 순위에서 유방암, 자궁경부암, 위암, 대장암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갑상선암 환자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중앙암등록기관에 따르면 국내 여성 갑상선암 환자수는 1996년 1633명에서 2002년 4144명으로 6년만에 2배 이상 늘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암 검진을 받는 여성이 늘었기 때문이다. 갑상선암의 발병 원인은 뚜렷하지 않다. 어릴 때 방사선에 많이 노출되거나 가족 중에 갑상선암 환자가 있으면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정도의 사실이 밝혀져 있을 뿐이다.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원인을 찾을 수 없다. ●미분화암·수질암은 치명적 목에 큰 혹이 만져지거나 쉰 목소리가 나면 갑상선암을 의심할 수 있다. 혹이 매우 단단하거나 단기간에 갑자기 커지면 마찬가지로 암을 의심해야 한다. 음식을 삼키는 데 불편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통증이 거의 없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갑상선암 발병여부를 알아내기는 쉽지 않다. 갑상선암은 크게 여포암과 유두암, 수질암, 미분화암 등 4가지로 나뉜다. 전체 갑상선암의 80∼90%를 차지하는 여포암과 유두암은 그리 치명적이지 않다. 이 암에 걸린 환자는 10∼20년간 생존할 확률이 90%에 육박한다. 대부분의 갑상선암 환자는 이 범주에 속한다. 반면 미분화암과 수질암은 예후가 좋지 않다. 수질암은 전체 갑상선암의 2∼3%에 불과하지만 전이가 되면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치명적이다. “전체의 1%에 불과한 미분화암은 발견 즉시 말기로 간주할 만큼 사망위험이 높아요. 이 암에 걸린 환자는 생존기간이 최대 반년에 불과하기 때문에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갑상선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수술이 거의 유일하다. 따라서 수술 경험이 많은 전문가를 찾아 갑상선을 얼마나 절제할지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 갑상선을 많이 절제할수록 호르몬 분비 기능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있는 반면 절제 부위가 작으면 재발 위험이 높아진다. 실제로 수술을 받았다고 해도 1년 내에 갑상선암이 재발할 위험은 2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생동안 수술을 10여차례까지 받는 환자도 있다. ●1년내 재발률 20%… 호르몬제제 평생 먹어야 “갑상선을 많이 잘라낸다고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닙니다. 많이 잘라내면 갑상선의 기능이 낮아질 위험이 높아져요. 갑상선 주변에 있는 임파선을 절제하는 문제도 중요하죠. 따라서 의사의 수술 경험에 따라 성패가 갈리게 됩니다.” 갑상선을 절제한 뒤에 사용하는 ‘호르몬제제’는 평생 복용해야 한다. 갑상선을 잘라냈기 때문에 호르몬을 인위적으로 투여하는 것이다. 그러나 갑상선 절제 범위에 따라 복용량은 천차만별이다. 의사의 수술 숙련도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초음파 검사를 받을 때 우연하게 종양을 발견하는 사례가 많은데, 이때 대부분의 의사가 수술을 권한다. 수술을 빨리 받을수록 치료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방치해서 종양이 커지면 수술을 하더라도 재발 위험이 높아진다. 최근에는 초음파 기술이 발달해 1㎝ 크기의 작은 종양도 정확하게 발견할 수 있다. 암이 의심되면 조직검사의 일종인 미세침흡입검사를 진행해 암 발병 여부를 확인한다. 따라서 병원에서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면 의사의 의견을 신뢰하고 이후 조치를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정상인과 똑같이 음식 섭취 가능 갑상선암 환자는 정상인과 똑같이 음식을 먹어도 된다. 그러나 담배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있어 미리 끊어야 한다. 또 수술 후 ‘부갑상선 기능저하증’이 발생한 경우에는 칼슘이 많이 들어가 있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갑상선암 수술 후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를 해야 하는 환자는 요오드가 든 해초류의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또 치료 과정에서 방사성 요오드가 태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여성은 임신을 피해야 한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77) 남한산성의 나날들 Ⅰ

    [병자호란 다시 읽기] (77) 남한산성의 나날들 Ⅰ

    인조는 결국 강화도로 가는 것을 포기했다. 건강이 여의치 않은데다 주요 길목을 청군이 모두 봉쇄했기 때문이다. 무리하게 강화도 행을 시도하다가 청군에게 해를 입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또 강화도 행을 계속 고집할 경우, 산성을 지키는 장졸들의 사기가 떨어질 우려가 있었다. 실제로 12월15일, 도체찰사 김류가 인조에게 계속 강화 행을 채근하고 있다는 소식에 산성에 모여든 병사들이 수성(守城)을 거부하며 술렁이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제 죽으나 사나 남한산성에 운명을 걸어야 할 판이었다. ●인조, 군량 부족한데 지구전 계획 지시 당시 남한산성에 있던 병력의 숫자는 자료에 따라 차이가 있다. 최소 1만 2000에서 최대 1만 8000 정도로 추산되고 있었다. 그 가운데는 비교적 훈련이 잘 된 어영군(御營軍)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광주(廣州), 수원, 여주, 양주(楊州) 등지에서 끌어 모은 병력이었다. 조선 침략에 동원된 청군 병력은 대략 12만 정도로 보고 있다. 조선군은 이제 외로운 성에서 거의 10배 가까이나 많은 적을 상대해야 할 운명이었다. 비록 훈련이 제대로 안 된 오합지졸들이 많았지만, 농성 초기의 분위기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적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이 컸던 와중에도 산성의 형세가 몹시 험준하다는 사실은 그나마 위안거리였다.‘험준한 산성을 굳게 지키며 근왕병을 기다리다가 여의치 않을 경우 성을 등지고 최후의 결전을 벌이자.’라는 주장도 분명히 있었다. 12월15일, 인조는 장수들에게 방어할 지역을 할당했다. 훈련대장 신경진(申景 )에게 망월대(望月臺)를 지키게 하고, 호위대장 구굉(具宏)에게 남성(南城)을, 총융사(摠戎使) 이서(李曙)에게 북성(北城)을, 수어사(守禦使) 이시백(李時白)에게 서성(西城)을 맡겼다. 문제는 군량이었다.1637년 1월8일, 관량사(管粮使, 군량 담당관) 나만갑(羅萬甲)은 ‘애초 군량이 6000 석 정도였는데 이제 2800여 석이 남았다.’고 보고했다. 인조가 입성한 다음날인 12월15일 아침부터 계산하면 24일 동안 대략 3200여 석의 양곡이 소비되었다. 하루 평균 130석가량의 군량이 없어지고 있었던 셈이다. 결국 12월15일을 기점으로 따져볼 때, 조선 조정이 남한산성에서 버틸 수 있는 시간은 기껏해야 45일 남짓이었던 셈이다. 물론 갑자기 격변이 생겨 청군이 포위를 풀고 물러가는 사태나, 외부로부터 군량을 끌어올 수 있는 상황이 생기지 않을 경우에 말이다. 군량이 고갈될 날짜를 빤히 예측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하릴없이 시간만 보내며 지구전을 펼치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나만갑도 인조에게 보고할 때 그 이야기를 했었다. 하지만 인조는 “군량을 담당하는 자는 그런 이야기를 하지 말고 지구전을 벌일 수 있는 계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군량을 이어댈 방도가 여의치 않았던 나만갑의 속은 새까맣게 타 들어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최명길 등은 다시 화친을 모색 남한산성에 들어온 직후부터 최명길은 부산하게 움직였다. 산성과 청군 진영을 오가면서 꺼져가던 화의(和議)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 부심했다. 무악재 부근에서 최명길을 만났을 때, 마부대 등은 강화를 다시 맺으려거든 왕의 동생과 대신(大臣)을 인질로 보내라고 요구했다. 최명길의 보고를 들었을 때, 조정은 종친 능봉수(綾峯守) 칭( )의 품계를 군(君)으로 올려 인조의 아우로 칭하고 형조판서 심집(沈 )에게 대신의 가함(假銜)을 주어 적진으로 보내기로 했다. 임기응변이었다. 하지만 너무 안이하고 위험한 대처 방식이었다. 홍타이지는 심양을 출발하기 전에 내린 유시에서 ‘정묘년에 화약을 맺은 이후 조선이 자신들을 속였다.’는 것을 침략 명분으로 내걸었다. 실제 그들은 정묘호란 당시에도 가짜 왕자를 내세워 자신들을 속인 것 때문에 조선을 불신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당시 조정에서는 ‘가짜 왕제(王弟)’와 ‘가짜 대신’을 보내는 것의 위험성을 문제삼은 사람이 없었다. 남한산성 농성 초기, 조정에는 ‘청군은 화약만 맺으면 곧 철수할 것’이라는 막연한 낙관론이 퍼져가고 있었다.12월16일, 심집 일행은 청군 진영으로 들어갔다. 우려는 곧 현실로 나타났다. 심집은 임기응변에 능한 인물이 아니었다. 그는 청군 진영으로 가기 전 “나는 평소 말을 신실하게 해왔으니 오랑캐라고 해서 속일 수는 없다.”고 자신의 ‘소신’을 말한 바 있다. 실제 마부대가 왕제와 대신의 진위(眞僞) 여부를 물었을 때, 겁먹은 심집은 숨기지 못하고 자신과 능봉수가 모두 가짜라는 사실을 실토하고 말았다. 능봉수는 자신이 왕제라고 강변했지만 청군 지휘부는 믿지 않았다. 심집의 실토는 예기치 않은 희생과 부작용을 낳았다. 당시 역관 박난영(朴蘭英)이 청군 진영에 억류되어 있었는데, 마부대는 박난영에게 ‘심집의 말이 맞느냐.’고 물었다. 박난영이 ‘능봉수의 말이 맞다.’고 하자, 뒤에 속은 것을 깨달은 마부대는 박난영을 그 자리에서 죽였다. 박난영의 비명횡사는 참으로 안타까운 것이었다. 그는 일찍이 광해군 말년부터 조선과 후금을 수없이 오가며 양국의 입장을 조율했던 ‘베테랑’ 역관이자 외교관이었다. ‘가짜 왕제’ 때문에 격분한 청군 지휘부는 심집 일행을 퇴짜놓았다. 놀란 조선 조정은 좌의정 홍서봉(洪瑞鳳)과 호조판서 김신국(金藎國)을 청군 진영에 보내 ‘봉림(鳳林)과 인평(麟坪) 두 대군 가운데 한 사람을 보내겠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 강화도에 있으니 미처 보낼 수 없다.’고 다시 제의했다. 역시 임기응변 책이었다. 그러자 청군 지휘부가 역공을 취했다. 마부대는 ‘이제 왕세자를 보내지 않으면 화친은 없다.’고 했다. 혹을 떼려다 더 큰 혹을 붙인 격이었다. 조선은 봉림대군 등이 강화도에 있는 것을 염두에 두고 청군 지휘부가 ‘왕자 카드’를 접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그들은 한술 더 떠서 ‘소현세자(昭顯世子) 카드’를 빼들었다. 섣부른 임기응변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조선 조정은 다시 수렁으로 빠져들었다. ●청군은 삼남지역 길목까지 차단하고 왕세자를 보내라는 청군 지휘부의 요구는 ‘화친이 곧 성공할 것’이라는 막연하고 낙관적인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었다. 더욱이 12월16일 청군은 산성을 포위했고, 일부는 판교(板橋)까지 나아가 삼남 지역으로 이어지는 길목을 차단했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화친이 물 건너간 듯이 보이는 상황에서 청군이 산성을 포위하자 이런저런 추측과 대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청군 진영을 다녀온 윤휘(尹暉)는 청군의 행태와 관련하여 자신이 생각하는 의문점을 인조에게 토로했다.“신이 생각건대 이상한 것이 있습니다. 오랑캐의 성품은 몹시 탐욕스러운데 어찌 된 일인지 피란민들의 물건을 일절 약탈하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의 대오는 아주 잘 정돈되어 있고, 전마(戰馬)는 멀리서 왔음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피곤해 보이지 않습니다. 참으로 괴이하고 흉특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윤휘는 다른 신료들과 마찬가지로 철저히 화이론(華夷論)의 입장에서 청군을 바라보고 있었다. 화이론의 눈으로 보면 청군은 당연히 ‘탐욕스럽고 야만적인 오랑캐답게’ 행동을 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대오도 정제되어 있고, 조선 피란민들을 함부로 약탈하지 않는다.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일부 신료들이 화친을 다시 추진하는 와중에 이경석(李景奭)은 적과 결전을 벌일 것을 강조했다. 상놈 가운데 적의 목 1개를 벤 자는 양반으로 삼고 은 20냥을 주고, 목 10개를 벤 자에게는 첨사(僉使) 벼슬을 주자고 했다. 영의정 김류가 당장 제동을 걸었다.‘고립된 성의 얼마 되지 않는 약졸(弱卒)들로써 싸움을 걸었다가 패할 경우 대책이 없다.’는 이유를 내걸었다. 김류는 이어 최명길, 장유(張維) 등과 함께 인조에게 ‘세자를 적진으로 보내고, 홍타이지를 황제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청했다. 소식을 들은 예조판서 김상헌이 비변사에 나타나 ‘그런 말을 하는 자들을 죽여 버리겠다.’고 호통을 쳤다. 인조는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과연 누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인가? 남한산성에서의 사흘은 정신 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웃지마 나 자라야”… ‘꼽추 자라’ 中서 발견

    최근 중국에서 곱사등이(꼽추) 자라가 발견돼 네티즌 사이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장쑤(江蘇)성 타이저우(泰州)시의 주민 지즈쿤(吉志坤)씨는 집 근처 강가에 나갔다가 ‘괴물’을 발견했다. 지씨가 본 것은 강가 주변을 어슬렁거리던 자라 한 마리. 그러나 이 자라가 일반 자라와 달리 ‘곱사등이’인 것을 발견한 지씨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몸길이 20cm·폭 18cm에 무게 약 2Kg 정도인 이 자라는 애완용이 아닌 야생 자라로 판명됐다. 이 자라의 등에는 마치 낙타의 봉과 유사한 혹이 솟아 있었으며 크기도 매우 커 주위를 놀라게 했다. 약 7cm에 달하는 자라의 혹은 돌출된 형태가 기형에 가까웠으며 표면이 딱딱하고 돌출정도가 심해 주민들은 “괴물이 아니냐”며 의심을 한 것. 한 주민은 “전설 속 ‘비희’(贔屓·몸은 거북이에 머리는 용인 전설의 동물로 비석 등의 조각에 많이 쓰임)가 나타난 줄 알았다.”면서 “자라는 대대로 복을 상징하지만 ‘괴물’자라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를 살펴본 한 어류 전문가는 “자라가 기형을 낳을 확률은 있지만 극히 드물다.”면서 “방생된 자라가 급증하면서 서로 물거나 상처를 입히는 과정에서 등 안쪽에 상처를 입고 기형이 될수 있다. 더 자세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현장 행정] 금천구 ‘야간 토지 상담’

    [현장 행정] 금천구 ‘야간 토지 상담’

    금천구 직원들이 한밤 토지민원 해결사로 나섰다. 복잡한 토지관련 법률 속에서 주민들이 재산권을 행사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접근이 쉽지 않은 중장년층에서 낮 시간에 관공서 가기가 쉽지 않은 직장인까지 두루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평이다. ●10일간 민원 189건 해결 지난 13일 오후 7시20분 금천구 시흥5동 주민센터. 중년의 한 여자 분이 돌아가신 아버지 소유의 시골 땅을 찾아보고 싶다며 순회 토지상담소를 찾았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이곳을 찾았지만 스스로도 큰 기대는 안하는 듯하다. 입을 떼는 게 무척 조심스럽고 미안스러워 하는 눈치다. “전남 무안군 어딘가에 땅이 있었단 말을 얼핏 듣긴 했는데 이렇게 두루뭉술하게 말해도 찾아주나요.” “가능하긴 한데 먼저 아주머니가 토지소유주와 직계존비속이신지를 확인해야 해요.” 이럴 경우 금천구는 땅의 소재지인 전남도청에 요청해 특정인 앞으로 되어있는 땅을 검색하는데 결과는 며칠 후 개인에게 통보된다. 주민센터를 나서며 오숙자(가명·62)씨는 “이렇게 쉽게 확인할 수 있었으면 일찍 찾아올 걸”이라면서 “우선 작은 땅이라도 나왔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야간상담에 나선 이들은 금천구 토지관리과 직원으로 구성된 학습동아리 ‘친절1호점’회원들이다. 이들은 지난달 13일부터 금천구내 10개 주민센터를 돌며 토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야간 순회상담을 진행했다.10일간 30여시간에 걸친 상담에서 해결한 민원은 모두 189건. 찾아가는 서비스로 얻은 결과이기에 숫자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평이다. 보통 땅을 소유한 사람들이 나이가 있는 편이라 50,60대 중 장년층만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부동산에 관심이 있는 젊은 직장인층도 적잖게 상담창구를 찾았다. ●부동산 상식 책자도 발간 지가조사팀 하한종(41)주임은 “소유한 땅이 다른 시·군·구에 있다든지 직장을 다녀 낮시간 관공서를 찾기 힘든 분들을 위해 야간 순회상담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야간 순회 토지상담소에서 다루는 내용은 조상땅 찾기부터, 부동산 거래와 허가에 관한 문의, 절세(節稅) 방법 등 광범위하다. 민원인의 입장에선 묻고 싶은 것이 많다는 방증이다. 상담에 나섰던 직원들은 현장행정의 중요성을 느꼈다고 입을 모은다. 이런 이유로 ‘친절 1호점’ 회원들은 내년까지 그동안의 상담사례 등을 모아 부동산 관련 소책자를 만들 계획이다. 총 140페이지 분량의 소책자에는 지적과 부동산, 상식 등 분야별로 나눠 일반인이 알아두면 편리한 부동산 정보와 상식들을 담게 된다. 책은 예산에 반영해 만들어지며 내년 초에 발간할 예정이며 무료로 배부할 계획이다. 지적관리팀 강성희(38)주임은 “상담을 하다 보니 쉽다고 생각한 부동산 상식조차 민원인이 모르는 일이 적지 않았다.”면서 “공무원은 늘 민원인의 눈높이에 맞춰 일하고 봉사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느낀 기회”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글로벌 시대]세계는 젊은이를 기다리고 있다/양창영 호서대교수·재외동포연구소장

    [글로벌 시대]세계는 젊은이를 기다리고 있다/양창영 호서대교수·재외동포연구소장

    거리에는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로 넘쳐나는데 최악의 청년 실업난을 겪고 있다는 요즈음이다. 그래서 세계도덕재무장운동(MRA)본부가 주최하는 세계 청년학생대회에 참석차 1965년 7월 미국과 일본을 방문했을 때의 기억이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당시 필자는 약 3개월 머무는 동안 30여개 도시의 학교와 산업시설들을 돌아보았다. 이 나라들은 이렇게 풍족하게 잘사는데 왜 우리는 가난하게 살고 있는가라는 생각을 하고 돌아오던 중 일본에서 MRA 지도자로 일본 중의원 의장을 맡고 있던 지바 사부로 (千葉三郞) 선생을 만났다. 그 분은 패전 후 20년도 안 돼 1964년 도쿄올림픽을 열 수 있었고, 산업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세계 여러 나라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해외일본 동포들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사실 1868년 메이지유신(明治維新)의 정신적 지주인 요시다 쇼인(吉田松陰)은 “세계를 알아야 일본이 잘살 수 있다.”고 세계화를 주장했다. 이때 일본정부는 많은 일본인들을 미국 등 여러 나라에 진출시켰으며, 이들 후손들이 일본경제에 크게 기여했다. 이러한 예와 같이 한국이 발전하려면 폐쇄적인 쇄국정책을 버리고 세계속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며 “한국은 천연지하자원을 비롯한 부존자원은 부족하지만 인적자원은 충분하니 인력을 해외로 진출시켜 세계시장을 상대로 경쟁을 펼칠 때 부강한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얘기를 귀담아듣고 한국에 돌아왔다. 이후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젊은이들을 해외로 진출시키는 것이 보국하고, 애국하는 길이라는 생각으로 오늘날까지 나름대로 보다 많은 인력의 해외진출에 노력을 경주해 왔다. 아마 그렇게 생각하는 이들의 수많은 노력들이 모여 700여만명의 해외동포가 세계 도처에 흩어져 살며,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열어놓는 데 크게 기여했을 것이다. 이제 이들 재외동포를 대한민국의 세계화, 글로벌화의 축으로 적극 활용, 국제적 네트워크를 만들면 세계속에서 한민족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육지면적의 0.07%밖에 안 되는 작은 나라이다. 거기에 5000만명이 살고, 세계에서 가장 인구 밀도가 높은 나라 중 하나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선진국으로 진입하려면 문을 활짝 열고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 세계인과 더불어 지구촌에서 경쟁하고 협력하면서 살아남는 것이 곧 위대한 한민족 시대를 개척하는 길이 아니겠는가. 세계화 시대는 인적자원의 역량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이다. 일찍이 해외로 눈을 돌렸던 재외동포의 역사는 애국에 불타는 열정과 불굴의 개척정신에서 출발해 그 의미가 남다르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낯선 이국땅을 밟아야 했던 선조들이 있는가 하면 빈손으로 고국을 떠나 척박한 땅을 비옥한 토지로 바꾼 이도 있다. 혹독한 가난과 차별 속에서 항상 남들보다 몇 배의 노력과 철저한 신용을 쌓겠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의 삶을 개척했고, 마침내 대한민국 영토 밖에서 가장 큰 경영성과를 창조한 한상(韓商)도 있다. 불굴의 의지와 창의적 발상으로 남다른 배려의 정신과 미래를 꿰뚫는 혜안을 갖고 자신에게는 인색할 정도로 검소하지만, 꼭 필요한 일에는 넉넉하고 후한 인심을 쓰는 해외 기업인도 있다. 무엇보다 ‘헝그리 정신과 도전정신’으로 표현되는 인생 철학을 바탕으로 “돈을 버는 것은 기술이고 쓰는 것은 예술”이라는 명언을 직접 실현해낸 대표적 한류의 성공모델도 있다. 글로벌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은 도전과 개척의 뉴프런티어 정신을 갖고 눈을 세계로 돌려야 한다. 가슴은 항상 조국으로 향하되 넓은 세계를 무대로 근면·성실하게 일자리를 찾아 활동하면 성공할 수 있다. 양창영 호서대교수·재외동포연구소장
  • ‘방아쇠 손가락’ 아시나요

    주부 박정임(37)씨는 아이가 손가락을 구부렸다 폈다 하는 것을 보고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아이가 오른손 손가락을 쫙 펴지 못하는 것이었다. 손가락을 잡아주니 간신히 펴는 것이 이상해 병원을 찾았더니 ‘방아쇠 수지’라는 생소한 진단이 나왔다. 박씨는 초기에 병원을 찾은 덕분에 통증이 심하지 않을 것이란 의사 말을 듣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방아쇠 수지는 손가락을 구부렸다가 다시 펴려고 할 때 쉽게 펴지지 않고 약간의 힘을 줘야 ‘탁’하는 소리와 함께 펴지는 증상을 말한다. 손가락을 구부리게 하는 힘줄은 ‘활차’라는 좁은 공간을 지난다. 문제는 활차가 선천적으로 너무 좁거나 힘줄의 일부분이 굵어질 때 생긴다. 잦은 염증도 방아쇠 수지의 원인이 된다. 이 증상이 나타나면 손가락 관절이 잘 펴지지 않고, 심한 경우에는 억지로 펴려고 해도 되지 않는다. 엄지 손가락의 아래쪽 손바닥 부분에 작은 혹이 만져지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수가 있다. 반면 성인은 혹 주변 부위 통증이 심하다. 영·유아기에 생기는 방아쇠 수지는 선천성일 가능성이 높다. 성인은 손가락의 움직임이 많은 사람에게 많이 생긴다. 요리사나 테니스, 골프 등의 운동을 즐기는 사람이 많이 경험한다. 택시와 버스 운전기사도 발병 위험이 높다. 특히 여자가 남자에 비해 방아쇠 수지에 걸릴 확률이 높다. 여성호르몬의 변화로 활차에 염증이 생기기 쉽고, 여성이 집안일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증상이 나타나도 손가락을 펴는 데 많은 힘이 필요하지 않다. 이 때에는 손가락에 압박이 가해지지 않도록 물건이나 도구를 느슨하게 잡는 습관을 갖게 해야 한다. 가능하면 손가락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증상이 진행되면 손가락을 구부렸다 펼 때마다 바로 펴기 어렵고,‘탁’하는 소리와 함께 무엇인가 걸리는 느낌이 자주 느껴진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1∼2주일 동안 소염제를 투여하는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손가락을 구부리는 것조차 힘이 들고 통증이 심한 말기에는 염증 반응을 줄이기 위해 ‘스테로이드’를 주사하기도 한다. 하지만 증상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재발하면 활차를 약간 절개해 힘줄이 움직이는 통로를 늘려주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유아기에는 저절로 없어지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만 24개월까지 운동치료를 하면서 기다리는 것이 좋다. 바른세상병원 이광석 원장은 “치료 시기가 늦어지면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고, 부작용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여야 등원 이견… ‘추가협상’이 변수

    여야 등원 이견… ‘추가협상’이 변수

    12일 여야의 원내 수장들이 머리를 맞댔지만 평행선만 달렸다. 굳이 합의점을 찾자면 쇠고기 정국을 잘 해결할 수 있도록 여야가 국회에서 노력한다는 정도다. 한나라당 김정권 공보부대표는 “국회에서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까진 접근했지만 방법론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서로 입장을 확인한 정도”라고 평가했다. 첫 회동에 걸었던 기대치곤 겸연쩍은 수준이다. 정국 해결의 실마리는 민주당이 등원 조건으로 내건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가축법 개정안 수용이 해결 실마리 이날 회동에서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선 등원·후 논의’ 입장을 고수한 반면,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선 합의·후 등원’을 고집했다. 한나라당은 13일 열리는 법안 공청회에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물꼬를 튼 것 아니냐고 주장한다. 나아가 원내 핵심관계자는 “이 법안은 법적 체계도 문제가 있다. 식품위생법 등을 통해 새로운 장치를 고안할 수도 있는 문제”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측은 공청회가 법안을 공론화하고 한나라당측이 자체 논의를 모으는 장일 뿐이라며, 법안의 전면 수용을 거듭 촉구한다. 이쯤 되면 개원 문제는 여야의 협상력으로 풀 수 있는 차원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대치정국처럼 여야가 ‘주고 받는’식은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는 뜻이다. 정치 현안도 아닌 쇠고기 문제인데다, 정치권이 문제 해결의 주도권을 쥐고 있지도 않기 때문이다. 향후 해결방안도 국민 여론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여야는 당·정·청 방미단과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의 방미 협상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들이 실제 재협상에 준하는 내용을 갖고 들어올 경우 민주당의 등원 거부가 더 이상 명분이 없다고 압박한다. 홍 원내대표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협상을 공개하고 미국으로 떠난 것이 핵심이다. 추가협상을 선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김 본부장이 이 재협상 수준의 내용을 가져오면 법안 개정안은 의미가 없다.”고 자신했다. ●대치 길어질수록 민주가 더 곤혹 그러나 민주당은 김 본부장의 방미가 민간 자율규제를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확신한다.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는 “방미를 두고 추가협상이니 재협상이니 말만 앞세우면 안 된다. 형식적 재협상이 아니라 실제 광우병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재협상 결과물을 내놓고 의미부여해야 한다.”고 몰아세웠다. 그러나 재협상에 준하는 내용이 담길 경우엔 “법안 문제는 다시 생각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대치전이 길어질수록 한나라당보단 민주당이 더 곤혹스럽다. 안팎의 등원 요구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어서다. 이날 손학규 대표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난 뒤 “등원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한 말에도 이러한 딜레마가 녹아 있다. 한나라당이 법안 개정안을 당론으로 수용하지 않더라도 의원 자유투표에 맡기는 정도면 등원을 고려해볼 만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차제에 야당이 원내에서 견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원 원내대표가 ‘소위 상설화’를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구혜영 한상우기자 koohy@seoul.co.kr
  • [열린세상] ‘꼼수’가 아니라 재협상이 답이다/이해영 한신대 경제학 교수

    [열린세상] ‘꼼수’가 아니라 재협상이 답이다/이해영 한신대 경제학 교수

    촛불은 늘어가고, 해법은 안 보인다. 지난 2일 관보게재를 몇 시간 앞두고 농식품부가 “한나라당의 요청을 받아들여 관보 게재 유보를 요청”했을 때 만해도, 비록 재·보선을 앞둔 ‘선거용’이라는 지적이 있었음에도 무언가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2일이후 정부측이 해법이라고 내놓는 것을 지켜보면 대부분 그 진정성이 의심스럽다. 첫째, 우리 정부는 미국측에 ‘재협상’을 공식 요청한 바 없다. 따라서 재협상은 없다. 혹 비공식적으로 요청했다면, 미국측이 이를 거절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측은 재협상이 안 되는 이유로 ‘국제신인도’나, 자동차, 반도체 등에 혹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정부는 국제신인도란 것이 양해각서(MOU)에 불과한 위생조건합의의 파기보다, 국민들의 불신과 저항에 의해 훨씬 더 크게 좌우된다는 점을 잊고 있다. 나아가 반도체는 오래전부터 관세가 0%이며, 자동차문제는 이번 쇠고기와 무관하게 민주당이 한·미FTA타결 이전부터 요구해 온 것으로 미대선후에 재협상요구를 할 것이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둘째, 한국 정부가 요청한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출중단’은 미 축산업계의 이른바 ‘자율규제’를 의미한다. 처음 정부측은 자율규제협정(VRA)을 추진하다 당장 WTO협정 위반이라는 반론에 부딪치자, 순수 민간만의 자율규제로 말을 바꾼다. 특히 세계최강의 미축산업계와 영세한 국내 수입업자들을 무슨 수로 ‘자율규제’ 할 수 있는지 실효성이 의문이다. 셋째, 처음 정부측은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출 자체의 중단을 희망했지만, 미 업계는 120일 동안만 월령표시(라벨링)후 즉각 수출로 답했다. 그 기간도 정부측은 처음에 ‘1년’ 정도를 말하다가, 곧 “국민이 안심할 때까지”로 말을 바꾼다. 얼마가 지나야 국민이 안심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미업계가 과연 30개월이상 쇠고기 수출중단을 할지, 무슨 근거로 이를 강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래서 만만한 국내 수입업자들이 ‘알아서’ 30개월 이상 수입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들여오더라도 통관시키지 않겠다 한다. 이 경우 업자들의 소송도 감수하겠다고 한다. 정부 스스로 수입위생조건을 어기겠다는 황당한 발상이다. 넷째, 정부 해법의 최대 문제점은 오직 30개월 이상 월령만 제한하면 된다는 발상이다. 시민들이 불안해하는 것은 월령뿐만 아니라,30개월미만이라 하더라도 광우병위험물질(SRM)과 곱창, 선진회수육, 사골, 꼬리뼈 등이 수입된다는 것이다. 나아가 검역주권과 관련해 미국내 도축장 승인권과 광우병 발병시 수입금지권한을 포기한 위생조건 합의문 5조 역시 문제이다. 다시 말해 정부는 핵심쟁점 모두를 터무니없이 축소 왜곡해 30개월 이상만 막으면 된다는 식의 안이한 접근을 하고 있다. 앞으로 다른 조건이 불변이라면, 재협상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검역주권관련 ‘추가협의’ 결과 한·미 간에 실효성이 의문스러운 문서가 오갈 때, 정부는 ‘통상마찰을 감수’하고서라도 미국에서 광우병 발병시 수입중단하겠다고 했다. 이 경우 미국이 WTO에 우리를 제소하더라도 승소 가능성은 별로 없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30개월 이상 쇠고기가 수입되면 금지하고, 만약 이에 반발한 수입업자가 행정소송을 내더라도 이를 감수하겠다고 호기를 부린다. 농림부자료에 따르면 2003년 광우병으로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금지된 이후인 2004년 국내 수입업자들이 무려 355회나 몰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시도했다고 한다. 재협상을 통해 수입위생조건이 고쳐지지 않는다면, 빗발치는 소송을 무슨 수로 감당할까. 그 비용은 또 누가 지불하나.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무식하고 용감한 정부가 아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재협상은 불가피하다. 이해영 한신대 경제학 교수
  • 신민아 “‘제2의 엽기적인 그녀’ 꼬리표 싫어”

    신민아 “‘제2의 엽기적인 그녀’ 꼬리표 싫어”

    배우 신민아가 무림 고수로 돌아왔다. 영화 ‘화산고’를 시작으로 ‘마들렌’, ‘달콤한 인생’, ‘새드무비’,’야수와 미녀’ 등의 작품을 통해 꾸준한 연기 활동을 해온 신민아는 ‘무림 여대생’을 통해 무림 고수로 변신한다. 3일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신민아는 “사실 독특한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어떻게 영화화할 수 있을까 궁금했다.”며 “여자가 소화하기에 꺼려지는 차력신과 액션식도 있지만 곽재용 감독님과 남자 배우들(온주완ㆍ유건)과의 호흡이 궁금해 선택했다.”고 밝혔다. 또 “‘제 2의 엽기적인 그녀’라는 호칭은 듣고 싶지 않다. 곽 감독님의 전 작품인 만큼 꼬리표가 붙겠지만 무림 여대생 ‘소휘’라는 캐릭터가 있기 때문에 배우 신민아로 기억해 달라.”고 부탁했다. 신민아는 현실과 공존하는 무림세계에서 무술 신동으로 태어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자란 ‘소휘’역으로 뛰어난 검술과 액션 실력을 보여준다. 강도 높은 액션신 때문에 신민아는 인대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골절상 등 상처를 달고 지내야 했다. 신민아는 “촬영 장면 중에 설탕으로 만든 병으로 맞는 장면이 있었는데 엇 비슷하게 맞는 바람에 주먹만한 혹이 생겼다.”며 “4개월이 지나도록 혹이 들어가지 않아 지금은 두상이 바뀐 상태”라고 말해 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오는 26일 개봉. 서울신문 NTN 정유진 기자 / 사진 = 조민우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손목의 물혹 놔두면 신경장애 유발

    손목의 물혹 놔두면 신경장애 유발

    서울의 한 게임업체에서 프로그래밍 일을 하는 김영미(32)씨는 언제부터인가 오른쪽 손목 부위에 혹이 생긴 사실을 깨달았다. 처음에는 말랑말랑하게 부풀어 올라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점차 딱딱해지면서 손목을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해졌다. 어머니가 유방암을 앓은 경험이 있어 걱정이 앞선 나머지 급히 병원으로 달려가 검사를 받았다. 다행히 ‘양성종양’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업무 특성상 손가락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 여성에게 많이 생겨 ‘IT 질병’으로도 불리는 ‘결절종’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손에 생기는 종양은 대부분 양성으로 판정된다. 간혹 피부에 악성종양인 ‘흑색종’이 생기거나 폐, 신장, 전립선, 자궁 등의 장기에서 생긴 암세포가 전이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를 모두 합쳐도 손에 악성 종양이 생길 확률은 0.1%에 불과하다. 따라서 손에서 통증을 일으키는 혹을 발견했다면 양성 종양인 결절종일 가능성이 높다. 결절종은 관절이나 인대, 힘줄 등을 둘러싸고 있는 막이 늘어나 혹 내부에 끈끈하고 투명한 액체가 들어차는 증상으로,‘물혹’으로 불리기도 한다. 주로 관절 주위에 생기며 손목관절 주위의 손등 부분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결절종은 완두콩만 한 것도 있지만 크게는 호두만 한 것도 있다. 결절종은 모든 연령에서 발생하지만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전문가들은 주로 외상을 입거나 손을 과다하게 사용할 때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컴퓨터를 사용하는 인구가 늘면서 환자 수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조사에 따르면 이 병원에서 결절종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2005년 52명에서 2007년 80명으로 급증했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대표적인 근골격계 질환에 포함시켜 ‘직업병’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손목에 혹이 생겨 통증이 느껴지면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특히 초음파 검사를 받으면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다. 방치해도 악성종양으로 발전하지는 않지만 주위 신경을 눌러 감각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수술을 하지 않는 치료로는 주사기를 이용해 낭종 속에 있는 액체를 제거하고 부목으로 손이나 손목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 많이 사용된다. 그냥 혹 부분을 눌러서 터뜨리는 방식도 있다. 그러나 주사기 흡입술의 완치율은 60∼70%로 비교적 재발률이 높다. 주사기 흡입술을 2∼3차례 반복해도 계속 재발되면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국소마취 절제술을 받으면 85%, 전신마취 상태로 완전 절제하면 95% 이상 완치시킬 수 있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강호정 교수는 “최근에는 손목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절제 부위를 최소화하는 수술법도 많이 사용하고 있어 치료 결과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데스크시각] 대학총장님한테 진료받기/노주석 지방자치부 부장급

    [데스크시각] 대학총장님한테 진료받기/노주석 지방자치부 부장급

    #Ⅰ 필자가 진료를 받는 대학병원의 담당의사가 지난 연말 해외유학을 떠나는 바람에 주치의가 바뀌었다. 얼떨결에 생긴 일이라 다소 떨떠름한 마음으로 병원을 드나들었다. 새 담당의사는 후덕한 인상에 친절하고 세심했다. 무엇보다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하던 진료시간이 길어졌다. 식습관이나 가족력, 복용하는 약에 대해 찬찬히 얘기해 주기 때문에 내 몸 상태에 대해 스스로 설명하는 시간도 길어졌다. 일방통행식 진료가 쌍방향화하는 느낌이었다. 좁은 진료실 안에 환자 여러 명이 들어가서 대기하는 바람에 얇은 커튼 안쪽에서 나누는 내밀한 이야기가 낱낱이 공개되는 프라이버시 침해도 사라졌다. 기다리는 시간이 좀 길어졌지만 진료예약 시간이 대체로 잘 지켜져 불만이 없었다. 나뿐 아니라 진료실 밖 환자들에게서도 그런 느낌이 읽혀졌다. ‘환자대우’가 나아진 것이 정부정책 때문인지, 병원의 관리 때문인지, 담당의사의 배려 때문인지 솔직히 이유는 몰랐다. #Ⅱ 한번은 진료날짜를 연기해야 할 사정이 생겼다. 병원에 전화를 했다. 담당 의사가 누구냐는 질문에 이름을 댔다. 그런데 담당자로부터 그런 이름의 선생님이 없다는 황당한 대답이 돌아왔다. 혹시 이름을 잘못 알고 있었나 싶어서 예약표에 적힌 이름을 확인했지만 틀림없었다. 실랑이 끝에 직원이 리스트에서 이름을 찾아 해결했다. 내심 “예약담당자가 이름도 잘 모르다니, 갓 전입온 신참 의사인가.”라는 생각을 했다. #Ⅲ 얼마전 ‘직업적으로’ 신문에 난 동정란을 눈여겨 보던 중 담당의사의 이름이 눈에 띄었다. 내가 다니는 대학병원 명칭이 나온 뒤 괄호안에 ‘총장 ○○○’이라고 적혀 있었다. 동명이인이 워낙 많은 세상이라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다. 시간이 좀 흘렀다. 그 대학병원이 속해 있는 대학재단이 건학 30주년을 맞았다는 기사가 이달 초 여러 신문에 실렸다. 이사장 겸 총장의 인터뷰도 실렸다. 낯익은 얼굴을 유심히 살펴본 순간 사진과 이름이 내가 아는 사람과 정확하게 일치했다. 그 대학병원은 한남동에 있는 순천향대학병원이고, 나의 담당의사이자 순천향대학교의 총장인 그분의 이름은 서교일(50) 교수이다. #Ⅳ 호들갑인지 모르지만 학생과 교직원이 1만 6000명에 이르는 종합대학교와 4개 부속병원을 관리하는 재단 이사장, 그것도 대학 창립자의 외아들인 ‘오너 총장’에게서 치료를 받아온 기분은 좀 묘했다. 진료나 강의를 계속하는 총장님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우리의 현실 아닌가. 그래서 그분의 주변에 대해 알아보았다. 신문기자의 직업적 취재욕구는 자제했다. 자칫 그분의 소신이나 인생관을 거스를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다. 설립자인 부친의 뒤를 이어 ‘의사의 길’을 택한 그분은 명망있는 내분비내과 전문의였다.1993년 순천향의대 교수로 부임한 이후 일주일에 이틀씩 진료를 해왔다. 부총장과 의료원장을 거쳐 2001년 총장취임 이후에도 변함이 없었다. 같은 병원에서 25년간 근무한 뒤 최근 개업한 동료 의사는 “총장도 의사이고 의사가 환자를 보는 것은 당연하다. 이상하게 보는 것이 비정상”이라면서 생뚱맞다는 표정을 지었다. 며칠전 시침을 뚝 떼고 ‘서 교수´로부터 진료를 받았다. 여전히 부드럽고 꼼꼼했다. 초심(初心)을 잃지 않고 진료하는 ‘총장님’의 모습이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노주석 지방자치부 부장급 joo@seoul.co.kr
  • [女談餘談]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최광숙 공공정책부 차장급

    [女談餘談]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최광숙 공공정책부 차장급

    어릴 적 어느 여름날 외가에서의 일이다. 외할머니는 앞 마루에서 낮잠을 즐기고 계셨다. 그때 우편배달부가 소리쳤다.“김○○씨 계십니까?” 그 김씨는 할머니와 사는 작은 외삼촌의 이름이 아니었다.“그런 사람 없는데요.”라는 어린 꼬마의 답변에 배달부 아저씨가 발길을 돌리려던 참에 할머니께서 벌떡 일어나셨다. 그리곤 “저요.”라며 그 우편물을 받았다. 충격을 받았다. 어린 외손녀에게 할머니는 ‘할머니’일 뿐, 자기처럼 이름을 가진 사회적 존재라는 사실을 미쳐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기자가 노인들도 사회의 중요 구성원임을 앞서 깨달은 것도 그 일이 계기가 된 듯싶다. 어젯밤 늦게 TV를 시청하다가 깜짝 놀랐다. 배우 최민수씨가 70대 노인을 폭행했다는 뉴스였다. 할머니와의 따뜻한 추억을 가진 기자에게 톱 스타가 폭력배나 다름없는 일을 영화 찍듯이 해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었다. 국민의 인기를 먹고 사는 톱스타라면 적어도 어린이, 노인, 장애인 같은 ‘약자’에 대해서는 더욱 사랑으로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겠다고 최씨는 뒤늦게 기자회견을 가졌지만 너그럽게 포용하고 지나갈 일은 아닌듯 싶다. 최씨의 사건을 보면서 갑자기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올해 최고의 작품상을 비롯해 4개의 상을 받으며 아카데미를 휩쓴 영화다. 메시지는 최씨의 폭행 사건과는 다소 무관하지만 영화 제목만큼은 최씨의 노인 폭행과 딱 들어맞는 것 같다. 우리나라도 노인을 위한 나라가 아닌 것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아 씁쓸하다. 혹 최씨의 이번 폭력도 노인을 무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터져 나온 것이 아닐까 싶어 걱정스럽다. 노인들은 인생과 사회생활에 대해 젊은 사람들보다 더 깊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졌다. 노인의 경험과 지혜는 사회 발전의 좋은 밑거름이 될 수 있다. 노인과 젊은이들이 서로 존중하는 풍토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것을 간절히 느끼는 하루였다. 최광숙 공공정책부 차장급 bori@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베이징 올림픽 D-110일’ 태릉 선수촌 이에리사 촌장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베이징 올림픽 D-110일’ 태릉 선수촌 이에리사 촌장

    가끔 이런 말을 한다.‘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veni vidi vici)’라고. 금의환향, 개선장군이 읊으면 더욱 ‘멋져부러’다. 원래는 로마의 율리우스 카이사르(줄리어스 시저)가 처음 말했다. 적과의 싸움에서 대승을 거둔 뒤였다. 카이사르는 또 루비콘강을 건널 때 ‘주사위는 던져졌다.’라는 비장한 심정을 역사에 남기기도 했다. 짧고 강한 멘트가 인상적이어서 세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회자된다. 오늘날 올림픽대회 같은 큰 결전을 앞둔 상황, 그리고 승리의 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와 축배의 잔을 들 때도 종종 인용된다. 언제부터인가 올림픽경기에서 우리 선수가 금메달을 따면 TV화면에 선수 프로필과 함께 배경음악이 깔리면서 ‘우리들은 대한 건아 늠름하고 용감하다/기른 힘과 닦은 기술 최후까지 떨쳐보세/이기자 이겨야 한다∼’라는 노래(모기윤 작사·김희조 작곡)가 흘러나왔다. 지켜보는 국민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음은 물론이다. ●스트레스 해소로 막판 컨디션 관리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 109일(8월8∼24일) 남았다. 티베트사태로 성황봉송 레이스에 일부 차질이 빚어지고는 있지만 내로라하는 세계적 선수들이 다 ‘베이징시계’에 맞춰 놓고 대회전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13억 인구의 중국은 자국 개최라는 이점을 최대한 이용, 금메달 40개로 미국을 누르고 종합 우승을 확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금메달 10개를 따내 10위권 안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양궁, 태권도, 레슬링, 핸드볼, 수영, 역도, 유도, 남자체조 등에서 금메달을 기대한다. 하지만 다른 올림픽 때와는 달리 가장 어려운 대회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대규모의 투자 등 이번 대회에 ‘올인’하는 만리장성의 벽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 관중의 광적인 응원이나, 경기장 곳곳마다 간단치 않은 텃세가 우리 선수들을 괴롭힐 것이 불보듯 뻔하다. 이같은 상황을 가장 우려하고 걱정하면서도 우리 선수들의 기량이 120% 발휘할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이에리사(54) 태릉선수촌장이다. 그럴 것이 올림픽에 출전할 우리나라 대표선수들 대부분이 현재 태릉선수촌에서 마지막 비지땀을 쏟아내고 있다. 이 촌장 또한 ‘대한 건아’들의 큰언니, 큰누나, 혹은 어머니로서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다.‘사라예보의 전설’처럼 세계를 제패한 ‘영웅’으로 그 누구보다 선수들의 심정을 가장 잘 알 터. 이 촌장을 만나기 위해 서울 불암산 기슭에 자리잡은 태릉선수촌을 찾았다. 아니나 다를까. 몇몇 선수들과 마주쳤지만 폭풍전야의 정중동처럼 어떤 비장한 기운까지 느껴졌다. 태릉선수촌에서는 현재 360명 정도가 맹훈련 중이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우리나라가 금메달 10개를 획득하고 ‘톱10’ 진입이 무난할까요. “선수들을 볼 때마다 제 마음 같아서는 금메달을 팍팍 찍어내고 싶습니다. 사실 이번 베이징올림픽은 다른 대회보다 무척 어렵습니다. 각 종목마다 중국선수와 맞닥뜨려야 하고 시합장 분위기도 중국에 유리하게 만들겠지요.88서울올림픽때 우리가 4위, 중국이 11위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게 역전이 되는 것이지요. 또 같이 10위권 진입을 다툴 일본도 우리에 비해 메달 가능 종목이 넓은 편입니다. 하지만 우리 국민의 끈질긴 정신력과 저력이 살아나면 기대 이상의 결과도 나올 수 있겠지요.” ▶그렇다면 우리의 금메달 가능 종목은 어떤 것인가요. “현재로선 양궁(2), 태권도(2), 유도, 여자역도, 남자수영, 레슬링, 남자체조 등에서 8∼10개를 금메달권으로 보고 있습니다. 세계 톱권인 (박)태환이와 (장)미란이가 경기를 잘 뛰어주길 바라고 있지요.” ▶올림픽 100여일을 앞두고 요즘 선수들은 어떻게 보냅니까. “선수든 지도자든 다 베이징에 올인해 있지요. 모든 것이 정해진 스케줄에 의해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제가 할 일은 이들에게 잘 먹게 하고, 쉴 때 잘 쉬게 하고 또 스트레스를 덜 받도록 해주는 것입니다. 지금쯤이면 선수나 지도자나 사기가 매우 중요할 때입니다. 컨디션 조절도 물론입니다. 그래서 식당 등에서 선수들을 볼 때마다 항상 탈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하지요. 혹 짧은 바지라도 입었으면 ‘이 녀석아 환절기 때 감기 들면 어떻게 하느냐.’고 야단을 치기도 합니다. 어찌 보면 다 아들딸이나 마찬가지거든요.” 이 촌장은 요즘 하루 정해진 공식일정 외에 틈나는 대로 식당의 주방장과 요리사 등을 만나 ‘좋은 음식’을 자주 주문한다. 또 종목별 지도자들과 식사를 같이 하며 선수들의 건강상태나 어려운 문제 등 이런저런 얘기를 터놓고 하는 일도 더욱 많아졌다. 이때마다 후배들에게 “패배를 두려워하지 말고 매순간 최선을 다하면 후회하지 않을 결과가 나온다.”라고 강조한다. ▶촌장에 취임한 지 만 3년(임기 4년)이 됐습니다. 여성으로서 소회가 남다를 텐데요. “너무나 힘든 3년이었지만 동시에 아주 값진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정말 아무나 와서는 안 되는 자리라는 것도 실감했지요. 고통도 뒤따랐고 많이 배우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1년 남았지만 우리의 체육 발전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그는 체육인이자 여성으로 첫 선수촌장을 맡아 화제가 됐다. 당초 주위에서 일부 우려도 있었지만 지난 3년 동안 뛰어난 행정역량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이런 등등의 이유가 덧붙여져 올초 역대 올림픽메달리스트 168명으로부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에 도전하라는 추대를 받고 한국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IOC 위원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IOC 위원에 뽑힐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요. “전체 IOC 위원 중 여성몫이 20%(23명)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16명밖에 안 돼요.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에게 추천을 받았다는 것은 일단 명분은 세웠다고 봅니다. 또 우리나라도 이젠 선수 출신도 (IOC 위원이) 돼야 하지 않겠습니까.2006년 3월 IOC로부터 ‘아시아 여자선수상’을 수상한 것도 이롭게 작용할 것입니다. 여기에 국제무대에서 우리나라의 위상 등등을 고려할 때 낙관적으로 기대하고 있지요. 시기가 언제라고 정확하게 말하긴 어렵지만 IOC 자격심의위와 집행위를 통과하면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지요.” 현재 공식적으로 IOC 위원에 도전한 국내 인사로는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가 유일하다. 문대성 동아대 교수의 경우는 선수분과위원이기 때문에 영역이 약간 다르다. 이 촌장의 경우 비어 있는 ‘여성몫’을 노리고 있는 것. ●여성 몫 IOC 위원에 도전할 것 꼭 45년 전 이맘 때였다. 대부분의 국내신문은 1면 머리기사의 제목을 이렇게 뽑았다.‘만리장성 중국을 꺾었다’ 그러면서 ‘사라예보에서 열린 제32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단체전에서 이에리사 등 한국 여전사들이 일본은 물론 세계 최강 중국을 무너뜨리고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고 대서특필했다. 바로 이날은 건국 이후 첫 국제대회 금메달이자 한국 구기종목이 세계를 처음 제패한 감격의 순간이었다. 이렇게 태어난 ‘사라예보의 전설’이 IOC 위원 도전은 물론 이번 베이징올림픽에 참가하는 또다른 이유이다. 이 촌장은 아직도 독신이다. 까닭을 묻자 “수다 떠는 친구들도 있고, 집에 가면 솔직히 씻고 자기도 바쁘다. 휴일에는 가끔 혼자 산에 올라 심호흡을 하며 스트레스를 푼다.”면서 “이제 와서 뭘….” 하며 미소만 짓는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54년 보령 출생. ▲70년 제10회 아시아 탁구선수권대회 주니어부 개인단식 우승. ▲71년 국내대회 8관왕. ▲72년 제15회 스칸디나비아 오픈탁구대회 개인전 단·복식 우승. ▲73년 서울여상 졸업, 제32회 세계 탁구대회(유고슬라비아 사라예보) 단체전 우승. ▲76년 제28회 독일 국제오픈탁구대회 개인전 단·복식 우승. ▲97년 명지대학교 체육학 박사. ▲99년 용인대학교 교수. ▲2004년 아테네올림픽 여자탁구대표팀 감독. ▲05년 태릉선수촌장. ▲06년 국제올림픽위원회 ‘여성과 스포츠 트로피’ 수상. #주요 저서 ‘2.5g의 세계’‘탁구훈련지도서’외 다수.
  • 박태환에 축하메시지 쇄도

    자유형 400m 아시아 신기록을 세운 박태환(19·단국대)에 축하와 격려 메시지가 쇄도하고 있다. 박태환은 18일 울산 문수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제80회 동아수영대회 자유형 400m 남자 대학부 결승에서 3분43초59의 기록으로 우승하며 아시아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아시아기록 역시 박태환이 것으로 지난해 3월 호주 멜버른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달성한 3분44초30이었다. 이날 아시아신기록 달성으로 2008 베이징 올림픽 메달 획득에 한발 더 다가선 박태환에 팬들의 축하인사가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박태환의 싸이월드 미니홈피 방명록에 글을 남기며 아시아신기록 달성을 기뻐하고 있다. 네티즌 ‘공주’는 “태환 선수 정말 자랑스럽다.”며 “베이징 올림픽에서 꼭 금메달을 따 (라이벌인) 그랜트 해켓의 코를 납작하게 해달라.”고 응원의 글을 남겼다. 수영을 좋아하는 팬이라는 ‘홍명진’은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줘서 정말 감사하다.”며 “앞으로 점점 발전할 일만 있겠지만,혹 뜻대로 안되고 힘들 때도 기운내라.”고 당부했다. “아시아 기록이 아니라 세계신기록을 깨는 날이 오길 바란다.”(최효빈),“많이 힘들었을텐데 참으로 기특하고 장하다.”(제니퍼)는 글도 있었다. 이같은 관심을 방증하듯 이날 ‘박태환’,’박태환 신기록’ 등 단어가 포털사이트 네이버·다음의 검색어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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