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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바더 마인호프’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바더 마인호프’

    1968년, 세계의 젊은이들은 더 나은 세상과 미래의 희망을 위한 투쟁에 나서 자본주의 역사의 전환점을 만들어 냈다. 미완의 혁명인 ‘68혁명’이 40주년을 맞은 2008년을 전후로 발표된 몇 편의 영화는 당시의 열기를 고스란히 전한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몽상가들’(2003년), 필립 가렐의 ‘평범한 연인들’(2005년), 줄리 테이머의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2007년), 그리고 올리비에 뒤카스텔과 자크 마르티노의 ‘‘68년에 태어나’(2008년)도 물론 좋다. 하지만 와카마쓰 고지의 ‘실록 연합적군’(2007년)과 울리 에델의 ‘바더 마인호프’(2008년)의 거대한 에너지 앞에서 다른 작품들은 한낱 유희처럼 보인다. 프랑스의 배우 피에르 클레멘티는 1968년의 5월을 다룬 단편 ‘혁명’(1968년)의 도입부에다 ‘혁명은 시작일 뿐이다. 계속 싸워 나가자.’라고 써놓았다. 클레멘티가 혁명을 꼭 낭만적으로 여긴 건 아니라 할지라도, 이상적인 순간이 언제까지나 계속되리라는 막연한 기대를 당시 젊은이들이 품었던 건 사실이다. ‘실록 연합적군’과 ‘바더 마인호프’는 68혁명의 중심에 서는 대신, 혁명의 끈을 끝까지 놓지 않았던 자들이 서서히 스러지는 시간을 쓰라린 마음으로 포착한다. 두 영화는 영화의 많은 부분을, 혁명그룹의 조직원들이 활동의 명분과 앞으로 나갈 수 있는 힘을 잃어가는 시기에 할애한다. 혁명적 사상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줄어들면서, 투쟁 수위에 변화를 줘야 했고, 그럴수록 혁명그룹은 고립되어 갔다. ‘바더 마인호프’는 (1990년대에 ‘신화의 시간’으로 번역, 소개된) 슈테판 아우스트의 원작을 영화화한 것이다. 감독 울리 에델은, 진보 언론인인 울리케 마인호프, 열혈 혁명운동가 커플인 안드레아스 바더와 구드룬 엔슬린을 리더로 둔 ‘바더 마인호프 그룹’(일명 독일 적군파)이 형성되고, 도시 게릴라 투쟁을 펼치는 때와 이후 그들이 체포돼 오랜 수감 생활을 겪다 죽음을 맞는 과정을 때론 다큐멘터리의 시선으로, 때론 한 편의 드라마처럼 묘사한다. 독일영화사에는 알렉산더 클루게,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등 뉴저먼시네마의 기수들이 동일한 사건을 다룬 ‘독일의 가을’이라는 작품이 이미 존재한다. 울리 에델은 선배들의 기록에 어떻게 대답하고 싶었던 것일까. 독일 내에서 적군파의 역사는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며, 그들이 지울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른 건 명백한 사실이다. 그러하기에 ‘바더 마인호프’는 ‘나치 잔재와 미 제국주의 청산, 반자본주의’ 같은 적군파 노선을 선뜻 지지하거나, 죽은 혁명가들을 감상적으로 대하지 못한다. 또한 어떤 면에서 패배주의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더 마인호프’의 기저에는, 올바른 사회와 역사를 이루고자 죽음도 불사한 인간에 대한 애정이 흐른다. 우리가 ‘바더 마인호프’를 봐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우리는 세상의 변화를 꿈꾸었던 자들의 시대를 불러내 머릿속에 각인시켜야 한다. 혹자는, 현대가 혁명이 불가능한 시대라고 한다. ‘바더 마인호프’에는, 내적으로 정부와 우익언론이 만행을 벌이고 외적으로 미국이 전쟁을 일으키는 상황이 나오는데, 어쩌면 40여 년이 지난 지금과 별로 다른 게 없다. 그렇다고 해서 걸음을 멈춰야 할까. 사회는 굳은 그릇과 같아서, 새 사상과 변화의 목소리를 담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가만히 있는 자에겐 긴 시간이 흘러도 새 시대가 오지 않는 법이다. ‘바더 마인호프’는 무엇을 하라고 일러 주는 작품이 아니다. ‘바더 마인호프’는 우선 올바른 현실 인식과 소신의 소중함에 대해 말한다. 원제 ‘Der Baader Meinhof Komplex’, 감독 울리 에델, 23일 개봉. 영화평론가
  • [서울광장] 약대 정원조정보다 선정이 중요한 이유/노주석 논설위원

    [서울광장] 약대 정원조정보다 선정이 중요한 이유/노주석 논설위원

    “약대 신설이나 증원을 노리는 대학관계자들이 보따리를 싸들고 교육과학기술부 문턱이 닳도록 기웃거린다.”는 얘기가 보건의료계에 떠돌고 있다. 사실이 아니라고 믿는다. 혹 사실이라고 해도 보따리속에는 서류뭉치가 가득할 것이다.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그런 터무니없는 일이 벌어지겠는가. 악소문이 난 연유는 짐작된다. 약대정원 조정안이 보건복지가족부의 손을 떠나 교과부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약대 정원을 1982년 이후 29년만에 390명 늘리면서 350명은 약대가 없는 5개 지방에 약대를 신설해 배분키로 결정했다. 기존 20개 약대의 반발이 눈에 보인다. 이들은 약대를 신설하기보다 기존 약대의 정원을 늘리는 게 맞다고 주장하고 있다. 약계내부의 입장은 분분하다. 한국병원약사회는 증원에 적극 반대하지 않는 반면 전국 2만여개 약국을 대변하는 대한약사회는 약국수와 약사 모두 포화상태라며 증원을 반대한다. 약계의 이해관계를 떠나 국민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이렇다. 올해부터 약대가 4년제에서 6년제로 바뀌면서 일시적으로 생기는 약사공급 부족해소용 증원은 당연한 일로 생각된다. 또 서울보다 지방 약대신설은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옳다. 시·도 배분은 의사, 간호사 등 보건의료관련 직역의 정원에 두루 적용되는 원칙이다. 대학측은 700~800명, 대한약사회는 0명을 주장할 정도로 증원에 대한 이해가 대학별, 지역별, 직능별로 첨예하게 엇갈리는 상황에서 서울을 제외한 지방에 390명 늘리기는 어쩌면 ‘솔로몬의 지혜’일 수 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점은 정원조정이 아니다. 신설 약대 선정이 문제다. 6년제 시행에 따른 약대 신설은 로스쿨과 마찬가지로 대학발전을 좌우하는 요소로 등장했다. 30여개 대학이 약대 신설이라는 목표를 향해 뛰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연세대와 고려대, 한양대 등 약대가 없는 주요 사립대는 목이 탄다. 서울입성 불허에 따라 지방 캠퍼스 활용으로 방향을 틀었다. 연대는 송도, 고대는 세종시, 한대는 안산 유치를 노리고 있다. 약대를 유치하지 못하면 이공계 인재들을 다 빼앗길 판이다. 우수인재가 입학 2년 후 약대가 있는 다른 대학으로 우르르 빠져나가거나 약대가 없다는 이유로 입학을 꺼릴 게 뻔하다. 나머지 경쟁 대학들의 입장도 엇비슷하다. 정원 조정안에 대한 해당 직능단체의 반발보다 12월로 예정된 대학선정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녹색성장의 ‘엔진’인 신약개발 등 제약산업에 필요한 전문연구인력 태부족이 우리의 현실이다. 약사면허 소지자 5만 6000여명 중 절반이 넘는 2만 8000여명이 약국을 운영하는 데 반해 제약사와 연구소 등에서 근무하는 전문약사는 1300여명(3.6%)에 불과하다. 약사수급이나 지역발전도 중요하지만 약대 6년제에 따른 전문인력의 안정적 확보가 시급한 배경이다. 약대신설을 원하는 대학은 많겠지만 전문 교수인력과 시설을 갖추고 임상교육과 실습이 가능한 ‘수준높은’ 여건을 갖춘 대학을 선정해야 한다. 대학선정은 교과부 소관사항이라며 복지부가 팔짱을 끼면 안 된다. 증원의 취지가 반영되도록 긴밀하게 협의해야 한다. 교과부는 경쟁에 뛰어든 30여개 대학의 로비를 받으면서 표정관리를 할 여유가 없다. 그땐 로스쿨선정 파동에 못지않은 ‘독배(毒杯)’가 기다릴지 모른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서울신문과 반백년 해로 김영숙씨

    서울신문과 반백년 해로 김영숙씨

    2002년 태풍 ‘루사’가 할퀴고 간 강원도 양양읍 남문1리 253의5 단독주택 쪽방. 당시 78세의 노인 이창재씨는 방 안에 망연자실한 채 앉아 있었다. 40여년을 한결같이 모아온 서울신문을 모두 홍수에 떠내려 보내고 할 말을 잃었다. 안방까지 들어찬 흙탕물에 신문더미가 쓸려가거나 불어 형체도 알아볼 수 없었다. 100부씩 묶음을 만들어 하루도 빼놓지 않고 모아온 신문은 어느새 한 트럭 가까운 분량이나 됐다. 이씨는 신문더미를 무척 소중하게 여겼다고 한다. 아내인 김영숙(72) 할머니는 “어쩌다 신문이 하루치라도 빠지면 할아버지가 불같이 화를 냈다.”면서 “홍수에 할아버지가 ‘억장이 무너진다.’며 말도 못할 지경이 됐어.”라고 돌아봤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그해 가을 시름시름 앓더니 간암 진단을 받았다. 이듬해 3월 꽃샘바람이 불 무렵 할아버지는 세상을 등졌다. 그는 42년간 서울신문 독자이자 양양지국장이었다. 생전에 살았던 집 대문 앞에는 지금도 매일 아침 서울신문 한 부가 놓여 있다. 홀로 사는 할머니가 이씨 이름으로 이어받아 구독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조 차분하고 중심이 선 신문” 이씨 부부가 서울신문 독자가 된 것은 1961년 즈음. 버스 터미널에서 할아버지는 누군가 내버린 신문뭉치를 주웠다. 제호 ‘서울신문’. 어조는 차분하고 중심이 서 있었다는 것이 부부의 평가였다. 그 길로 구독을 신청하기 위해 양양지국에 가봤더니 4·19 혁명 직후라 신문 보급도 잘 안되던 어수선한 시절, 모든 게 엉망이었다. 당시 쌀 20가마 값인 10만환을 지불하고 아예 지국을 넘겨받게 됐다고 한다. 결혼한 지 갓 1년, 신혼의 단꿈이 채 가시기도 전 부부의 험난한 배달생활은 시작됐다. 할머니는 “양양이 오지이잖수, 당시엔 서울신문이 석간이었어. 신문이 나오면 서울에서 직행버스로 싣고 내려와. 우리는 버스 정류장에 서서 기다리고 있지. 오후 4~5시쯤 버스가 도착하면 안내양이 안에 실은 신문 보따리를 내려줬어.”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근방에 배달됐던 신문은 100부에서 200부가 고작이었다. 한두 보따리 분량이다. 그러나 배달 실수는 지금보다 훨씬 더 잦았다. 할머니는 “친절한 안내양은 신문 보따리를 다 전해주는데 어떤 안내양은 대충 탁 던져 놓고 출발해 버려. 버스 구석에 있는 보따리를 다 안 건네주고 그냥 속초로 가버리는 거야. 그럼 또 전화로 교환원한테 속초 대달라고 한바탕 난리굿을 치러야 해”라며 웃어 보였다. 1980년 서울신문이 조간으로 바뀐 뒤에는 기상시간이 새벽 3시로 당겨졌다. 비바람이 부나 눈보라가 치나 리어카를 끌고 정류장에 나가 신문을 받아왔다. 강릉에서 넘어오는 차에서 양양과 주문진, 간성, 속초, 고성 지역으로 배달되는 신문이 모두 부부의 손에 쥐어졌다. 날씨가 험한 날엔 차가 연착해 1시간 이상 무작정 기다려야 했다. 혹 안내양이 서울신문이 아닌 타지를 내려놓고 갈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서울신문 왜 안 갖다 줍네까.”라는 독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던 기억도 생생하다. 할머니가 기억하는 서울신문의 전성기는 1970년대에서 1990년대 사이다. 할머니는 “새마을운동을 한창 벌일 때는 양양 사람들이 앞다퉈 신문을 구독했다우. 양양 지역에서만 500~600부가 배달됐지 아마.”라고 기억했다. 이 시절 남편 이씨는 정식시험을 치르고 서울신문 독자에서 지역주재 기자로 변신해 지역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이씨 부부는 2001년까지 양양지국을 운영했다. 고희를 넘긴 할머니는 인생의 절반 이상을 서울신문 독자로 살아온 셈이다. 출가한 3남매도 모두 서울신문 독자다. 할머니는 한국사의 굵직굵직한 대목을 서울신문 기사 제목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2005년 낙산사가 전소됐던 양양·고성지역의 산불사태. 아직도 생생한지 “서울신문 1면에 시뻘건 화염에 휩싸인 절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실렸는데 얼마나 마음이 아프던지…”라며 할머니는 말을 잇지 못했다. 이제는 기억력도 희미해진다. 아침마다 마룻바닥에 신문을 펼쳐 놓고 주욱 읽어내려가면서 사건들을 더듬어 내려가는 게 그나마 기억력을 유지하는 비법이다. 할머니는 “생전 바깥양반이 서울신문은 상업주의에 안 쏠리고 균형감을 갖췄다고 했어.”라고 소개했다. ●1985년 서울신문 새 사옥 견학 못잊어 서울신문은 할머니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도 만들어줬다. 1985년 서울신문사 빌딩이 태평로에 새로 들어선 직후 건물 견학을 왔을 때다. 할머니는 신이 난 아이처럼 아직도 즐거워했다. “서울신문 오래 봤다고 마을 아낙네들이랑 구경하러 오라고 하더구먼. 새 건물이 반짝반짝해서 주변 다른 건물들하곤 비교가 안 됐어. 지하에 있는 윤전기가 착착 돌아가면서 신문을 찍어내는 게 어찌나 신기하던지…. 다들 눈이 휘둥그레져서 구경했지. 시골 사람들이 나 아니었으면 언제 그런 거 볼 수 있겠어?(웃음)” 105주년을 맞는 서울신문의 역사를 할머니는 각별하게 여기고 있었다. “서울신문이 벌써 105주년 맞았습네까? 나는 50년 가까이 ‘독자’ 이름을 지켰으니 서울신문이랑 반백년 해로한 셈이네. 우리 할아버지랑 산 거보다 더 오래된 거라우.”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위암수술 환자 대장암으로 진행 위험 높아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는 대장암에 걸릴 위험성이 커 주의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북삼성병원 외과 류창학·김형욱 교수팀은 최근 2년간 위암수술을 받은 환자 205명(평균 59세)을 대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한 결과 대장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는 ‘대장 선종’이 33.2%인 68명에서 발견됐다고 최근 밝혔다. 대장암이 발견된 경우도 4명(2%)이나 됐다. 대장 선종은 대장 점막에 비정상적으로 자란 혹을 말한다. 조사 대상자는 2년 이내에 대장내시경을 받았거나 대장암을 의심할 만한 증상이나 가족력이 없는 환자들이었다. 특히 50세 이상의 남성으로 다발성 위암인 경우에는 대장 선종이 생길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이처럼 위암 환자에게서 대장암 가능성이 높은 것은 위암과 대장암이 ‘p53’이나 ‘APC’ 유전자의 이상 혹은 환경적으로 발암 요인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류창학 교수는 “이번 조사 결과는 별 증상이 없는 50세 이상의 한국인에게서 발견되는 대장암의 평균 빈도(0.3%)보다 높았다.”며 “위암 환자가 수술 전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면 위와 대장 내시경을 같이하기 때문에 환자의 고통을 줄이고, 대장 선종 등을 동시에 수술함으로써 조기에 치료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최동호 오솔길 산책] 여름 도시의 빛과 소쇄원의 바람

    [최동호 오솔길 산책] 여름 도시의 빛과 소쇄원의 바람

    여름 도시의 빛은 화려하다. 현란한 색들이 밀림처럼 눈앞을 가로막아 꼼짝도 못하고 땀만 흘리고 있는 것 같다. 화려한 여름 도시의 빛깔 뒤에 온갖 욕망이 번득인다. 오늘의 우리가 처한 암담한 현실은 모두가 자신만의 이야기를 하고 있을 뿐 남의 이야기를 귀담아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남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자신의 견해를 수정하거나 방향을 바꿀 생각은 아예 없는 사람들이 도처에서 사회적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진실을 말해 줄 사람도, 진실을 경청할 사람도 사회의 중심에는 없는 것 같다. 공포와 독단이 지배적이다. 답답한 마음을 씻어 보고자 담양 소쇄원(瀟灑園)을 찾기로 하였다. 알려진 대로 소쇄원은 개혁정국을 주도하던 조광조가 기묘사화(1519년)로 능주로 유배되었다가 사사되자 그의 문하였던 양산보(1503~1557년)가 출세의 뜻을 버리고 자연 속에 숨어 살기 위해 건립한 정원이다. 하늘로 치솟은 죽림 사이로 드리운 그늘을 지나 소쇄원에 도달했다. 소쇄원은 예상보다 협소하지만 아기자기하게 중첩된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계류를 뒤에 두고 대봉정(待鳳亭)이 있고 조그만 계곡을 건너 광풍각(光風閣)이 있고 그 뒤에 제월당(霽月堂)이 있었다. 제월당은 ‘비 갠 하늘의 상쾌한 달’이란 말이요, 광풍각은 ‘비 갠 뒤 햇빛 가득 머금은 청량한 바람’이라는 말이다. 소쇄원에서 직접 본 것은 작열하는 햇빛 속에 잔뿌리가 드러난 나무줄기요, 메마른 계류였다. 실오라기 같은 물이 흐르고 있을 뿐 소쇄원 어디에도 시원한 바람은 없고 메마르고 잔인한 햇살이 칼날처럼 빛나고 있었다. 16세기 전후 조선의 정치적 구도는 사림파와 훈구파의 대립과 갈등으로 인해 그들의 세력이 교체될 때마다 사화가 일어나고 이는 그 후 당쟁으로 발전되어 조선조의 망국으로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나라가 망하는 일이 있어도 당리댱략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일도 마지않았던 것이 조선조 사색당쟁의 폐단이 아니었던가. 오늘의 현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한치 눈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인기에 편승하려는 권력투쟁 아니면 누가 뭐라 해도 소신껏 나가겠다는 소통부재의 독선이 지배하는 것이 오늘 우리가 당면한 사회적 상황이다.  혹자는 양산보가 건립한 소쇄원을 양반 사림의 호사 취미라 몰아붙일 수도 있다. 그러나 소쇄원은 호남의 사림이 도학과 절의라는 그들의 자존심을 지키고 힘들여 일구어나간 전통문화의 한 증거이다. 세속의 욕망을 버리고 자연에 은둔하기로 한 그들에게 소쇄원은 16세기 한국문화의 새 전통을 창출하였던 소통의 공간이다.  권력을 버리고 자연으로 돌아갔어도 그들을 지켜 주는 문화적 자존심으로 인해 그들은 당당하게 생을 살아나갈 수 있었다. 소쇄원을 중심으로 모여든 송순, 정철, 기대승, 김인후, 고경명 등은 이후 거듭된 사화는 물론 임진왜란의 위기도 극복하는 저력을 길러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들의 문화적 자부심 위에서 17세기 후반 겸재 정선을 필두로 진경산수화가 전개되어 비로소 한국의 산과 들이 우리들 자신의 손에 의해 미학적으로 표현되기 시작한 것일 터이다. 기대승이나 김인후의 도학이나 송순이나 정철의 가사문학이 없었다면 오늘 우리가 문화적 전통의 깊이를 말할 수 있을 것인가. 고갈한 소쇄원의 계류에서 오늘의 난마와 같은 정치적 현실을 돌아본다. 양상은 다르지만 진보와 보수의 격돌은 언제나 역사의 소용돌이를 만들어냈다. 이 뜨거운 정치판에 한바탕 시원한 장맛비가 쏟아졌으면 좋겠다. 소쇄원 광풍각의 청량한 바람이라도 불어 대결적 구도를 만들어 낸 당사자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진실을 말하게 하고 이를 실천하는 사람들로 탈바꿈시켰으면 좋겠다. 최동호 고려대 국문학과 교수
  • 접점없는 비정규직 협상… 전문가들이 본 여야 셈법

    비정규직법 처리를 위한 여야 협상이 사실상 ‘빈사상태’에 빠졌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연쇄 회담 끝에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6일 공개적으로 “냉각기가 필요하다.”고 말한 뒤부터다. “말이 좋아 ‘냉각기’이지 한 치 앞도 나갈 수 없는 협상임을 선언한 것”이라는 반응들이다. 이를 반영하듯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비정규직법 시행을 1년6개월 유예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전날 ‘1년 유예로 줄일 수 있다.’던 태도에서 되돌아선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여야 모두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한나라당이 아무 실익이 없는 비정규직법 유예 카드를 지금까지도 협상카드로 내놓고 있는 것은 결국 미디어 관련법을 강행 처리하려는 꼼수”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법사위에서도 같은 주장을 펼쳤다. 박영선 의원은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논의 과정에서 여야가 의견 조율에 난항을 겪자 “청와대가 오는 11일 청문회를 연 뒤 13~15일 본회의를 열어 쟁점 법안을 강행처리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을 꺼내들었다. ●한나라, 1년6개월 유예 당론 채택 한나라당은 ‘거래설’을 내놓고 있다. “민주당이 비정규직법의 패착으로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는데도 고집을 부리는 것은 비정규직법과 미디어 관련법을 맞바꾸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정치 전문가들은 여야가 저마다 정치적 속셈을 갖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나라당이 협상 과정에서 유예기간을 1년6개월 이상으로 잡은 것은 내년 6월 지방선거에 끼칠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본다. 거꾸로 민주당이 한때 6개월~1년 유예안을 거론한 것은 지방선거를 비정규직 논란의 영향권 아래 두겠다는 계산으로 여기고 있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여야의 전략이 모두 미디어 관련법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사실 정치적으로는 미디어 관련법의 상징성이 더 크다.”면서 “비정규직법 문제가 풀리는 즉시 바로 미디어 관련법으로 넘어가야 하기 때문에 서로 맞대결을 최대한 늦추려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경희대 윤성이 교수는 여기에 조문 정국의 요소도 포함시켰다. 윤 교수는 “조문 정국을 이어 가야 하는 민주당으로서는 오는 1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49재까지 계속 갈등국면을 끌어가야 하는데 이에 앞서 타협하는 모습이 이뤄지면 분위기가 미묘해진다.”고 풀이했다. “당분간 갈등국면이 필요한 처지”라는 것이다. ●민주 “13~15일 강행처리” 의혹 정치컨설팅업체 포스의 이경헌 대표는 “민주당에게 비정규직법은 미디어 관련법과 함께 전선(戰線) 전체에 대한 절박감과 연결돼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서민을 위한 정당은 민주당이 아닌 여당이라는 명분을 계속 쥐고 싶어 한다.”고 총평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여야가 ‘음모론’으로 상대방을 몰고 있는 것 자체가 오리무중에 빠진 여야 협상의 정확한 좌표를 보여 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지운 홍성규 허백윤기자 jj@seoul.co.kr
  • ‘인간새 장대쇼’ 공원서 열린다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장대높이뛰기의 참맛을 도심에서 즐긴다. 오는 4~5일 부산 용두산공원 부산타워 앞 광장에서다. 국내 선수 58명이 모두 나선다. 부산육상경기연맹 윤종관 전무이사는 30일 “단순히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으로부터 기록을 공인받기 위해 특수경기장을 설치했다.”면서 “나아가 내년부터는 세계대회로 바꿀 계획”이라고 밝혔다. IAAF가 100m, 400m와 함께 육상 5대 세부종목에 꼽을 만큼 장대높이뛰기를 최고의 종목 가운데 하나로 치는 유럽의 경우 실내에서 이런 이벤트를 가끔 열지만 국내에서 장대높이뛰기대회만 따로 개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남녀 일반부 우승자 각 250만원 등 총상금 3000만원이 걸렸다. 지도자에게도 선수 상금의 절반에 해당하는 상금을 준다. 단일대회지만 파격적인 상금을 내건 것. 4일 중·고등부 예선과 결승전, 5일 대학·일반부 예선과 결승전이 열린다. 무엇보다 여자 장대높이뛰기 한국기록 보유자인 임은지(20·부산 연제구청·4m35)와 라이벌 최윤희(23·원광대·4m16)의 대결이 눈길을 끈다. 3500만원이 투입된 특수경기장에는 장대를 쥐고 뛰는 주로(走路)가 길이 46m, 너비 1.5m로 만들어진다. 아스팔트 위인 경기장엔 우레탄 트랙을 깔고 그 위에 생고무 재질로 탄성이 빼어난 몬도 트랙을 덧댔다. 혹시나 발생할지도 모를 선수들의 부상에 대비해 별도로 상해보험까지 가입했다. 좌석 100개를 포함해 1000명이 대회를 무료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비가 와도 경기를 치른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2011년 대구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인지도가 높은 장대높이뛰기를 통해 국민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 이번 대회를 마련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野, 문방위 봉쇄… ‘3차 입법전쟁’ 대충돌 조짐

    野, 문방위 봉쇄… ‘3차 입법전쟁’ 대충돌 조짐

    국회는 29일 한나라당의 요구로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를 비롯한 11개 상임위 전체회의를 소집했다. 하지만 하나같이 ‘반쪽 상임위’에 그쳐 파행 국회가 재연됐다. 비정규직 보호법의 처리 문제로 이날 밤늦게까지 진행된 ‘5인 연석회의’는 끝내 결렬됐다. 이로 인해 30일 여야 간 대결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민주당은 문방위의 회의장 입구를 원천 봉쇄했고, 다른 상임위에도 출석하길 거부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온 ‘입법전’의 3차 대결이 대충돌로 이어질 조짐들이다. ●양노총 “유예안 수용 불가” 맞서 파행의 1차 고리인 비정규직법 처리는 초읽기로 내몰렸다. 이날 밤 늦게까지 이어진 공식·비공식 접촉에서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한나라당은 연석회의에서 30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비정규직 사용기간 2년 적용’ 조항을 2년 유예하는 방안을, 민주당은 6개월 유예안을, 자유선진당은 1년6개월 유예안을 제시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유예안 수용불가’로 맞서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비정규직법 처리를 외면하면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압박했다. 민주당은 “5인 연석회의에서 합의안을 도출해야 한다.”는 원칙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연석회의가 결렬되면 현행 비정규직법을 그대로 시행할 수밖에 없다고 한나라당을 몰아붙였다. 정세균 대표는 “여야 합의로 현행법을 만들었다. 지난 2년 간 놀다가 법 시행 전에, 안 고치면 큰일 난다고 겁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고성·승강이 벌이며 한때 대치 문방위는 실력 대치가 재연됐다. 이날 오전 민주당 의원총회 직후 문방위로 자리를 옮긴 한 무리의 의원·보좌관들은, 간사인 전병헌 의원의 “위치로”라는 구령에 일사불란하게 의자 등으로 회의장 입구를 봉쇄했다. 이어 ‘단독국회 결사반대’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여야 간 고성과 승강이가 벌어지는 등 한때 긴장감이 감돌았다. 한나라당 간사인 나경원 의원은 “국회 정상화의 첫 단추인 오늘 회의를 못 열게 하는 것은 국회를 전면 금지하자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전 의원은 “안건에 대한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회의를 진행해선 안 된다.”고 맞받았다. 대치가 이어지자 고흥길 위원장은 회의를 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고 위원장은 “미디어 관련법을 이번 임시국회 내에 반드시 처리하겠지만 너무 서두르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미디어 관련법의 상임위 기습 처리 가능성과 비정규직법의 본회의 강행 처리 시나리오에 대비해 저지선을 만들었다. 소속 의원 84명을 2개조로 나눠 문방위와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 40명 정도씩 배치했다. 한나라당은 기존 미디어 관련법 원안에 각 정당의 개정안, 미디어발전 국민위원회의 보고서 등을 참고해 단일안을 이번 주 안에 확정할 예정이다. ●선진당 등원 결정에 민주 당혹 이런 가운데 제3당인 자유선진당의 행보가 주요 변수로 등장했다. 류근찬 원내대표는 “6월 임시국회에 적극 참여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날부터 전격 등원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과 창조한국당은 당혹스러워했다. 단독국회 반대의 명분과 야당 공조의 동력이 약화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자유선진당의 움직임이 중요하다. 일단 상황을 지켜 보고 있다.”면서 “미디어 관련법을 9월 정기국회로 넘기는 방안을 계속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운 홍성규 허백윤기자 jj@seoul,co.kr
  • 자외선의 계절… 피부암 경계령

    자외선의 계절… 피부암 경계령

    최근 사망한 ‘팝 황제’ 마이클 잭슨이 얼마 전 피부암 진단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져 우리에게 피부암에 대한 경각심을 새삼 일깨우고 있다. 국내에서도 선탠이나 야외 활동으로 피부의 자외선 노출이 늘면서 피부암이 꾸준히 증가해 더 이상 우리와 상관없는 병으로 치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우리 국민들의 피부암에 대한 인식은 매우 낮다. 일반적으로 백인의 피부는 상처가 빨리 낫고, 흉은 잘 생기지 않지만 피부암에 잘 걸리며, 유색인종은 그 반대로 알려져 있다. 즉, 백인들은 발생 빈도가 높아 피부암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한국인에게는 상대적으로 발생 빈도가 낮아 관심이 낮았던 것. 그러나 서서히 이런 상식이 깨지고 있다. ●이제는 피부암을 경계할 때 피부암은 자외선과 발암성 화학물질에 노출되거나 만성적 피부 자극, 바이러스 감염 및 유전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데, 이 중 자외선 노출에 의한 발병이 가장 많다. 국내에서도 자외선 축적량이 많은 고령인구의 증가와 함께 야외활동이 늘면서 자외선에 의한 피부암이 늘고 있다. 여기에는 오존층 파괴에 따른 자외선량 증가도 한몫을 하고 있다. 피부암은 표피세포나 모발·땀샘·피지선 등 피부 부속조직에 생기는 악성 종양으로, 크게 흑색종과 비흑색종으로 나뉜다. 흑색종은 멜라닌세포나 모반세포가 악성화된 종양으로, 전이가 잘 되고, 항암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아 생존율이 매우 낮은 치명적인 질환이다. 이에 비해 비흑색종은 편평상피세포암·기저세포암·기타 피부 부속조직에서 생기는 암으로, 발생 빈도는 높지만 진행 속도가 느리고 수술만 잘하면 항암 및 방사선치료 없이도 치료가 잘 된다. ●피부암의 치료 다른 부위로 전이되지 않은 피부암은 암 부위를 절개해 비교적 간단히 치료한다. 흑색종을 제외한 대부분의 피부암은 다른 암처럼 예방적으로 임파절을 긁어낼 필요도 없고, 부분 마취로 1∼2일 정도 입원해 치료하거나 통원 수술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최근에는 환자의 미용이나 피부 기능 유지를 위해 비수술적 치료, 즉 레이저 광선요법·냉동요법·방사선요법·항암제 국소 주입·항암연고·광역동요법 등으로 치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피부암 예방법 피부암의 주원인은 자외선 노출이다. 따라서 일상생활에서 피부암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자외선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것이다. 외출시에는 자외선 차단로션을 꼼꼼히 바르고, 자외선 강도가 높은 오전 10시∼오후 3시 사이에는 가급적 햇빛 노출을 피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장시간 야외에서 활동할 경우라면 챙 넓은 모자와 긴팔 옷·선글라스·양산 등 보조 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다. ●피부암 자가 진단법 피부암은 눈으로 살펴보거나 직접 만져보는 것만으로도 식별이 가능하다. 몸에 이상한 점이 생기거나, 원래 있던 점의 색깔이 달라지거나 점점 커질 경우, 피부 속 혹이 손으로 만져지거나 까닭없이 피부가 헐고 진물이 날 때는 병원을 찾아 원인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점의 반경이 6㎜ 이상으로 비교적 크고, 모양이 비대칭적이거나 경계가 불규칙하며, 색깔이 얼룩덜룩하면 피부암 중 흑색종일 가능성이 높다. 강북삼성병원 피부과 김원석 교수는 “피부암은 다른 암과 달리 겉으로 드러나 쉽게 진단·식별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이 단순한 점이나 검버섯 등으로 여겨 방치하다가 병을 키우게 된다.”며 “피부에 이상한 징후가 보이면 지체없이 검진을 받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8년전 시트콤 ‘세친구’ 기억나시죠? 웃음 삼총사 다시 뭉쳤답니다

    8년전 시트콤 ‘세친구’ 기억나시죠? 웃음 삼총사 다시 뭉쳤답니다

    멍석은 이렇게 깔렸다. 올봄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에 출연하던 정웅인이 송창의 케이블채널 tvN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연극 한 번 보러오시죠?” 송 대표는 윤다훈, 박상면에게 전화를 돌렸다. “웅인이 연극한다는데 가봐야지 않겠냐?” 그렇게 모였다. 느낌이 묘했다. 연극이 끝난 뒤 대학로에서 시원한 맥주를 들이켜다가 ‘세 친구’ 이야기가 나왔다. “요즘도 케이블 채널을 통해 가끔 다시 보면 재미있던데….” “다시 뭉쳐볼까?” 순간 찌릿찌릿. 잠시 조용했다가 바로 의기투합. “진짜?” “그럴까?” “어, 좋다. 한 번 해보자!” 국내 첫 성인 시트콤을 표방하며 2000년 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MBC를 통해 방송돼 인기몰이를 했던 ‘세 친구’를 기억하시는지. 월요일 밤 11시 편성이라는 악조건을 딛고 최고 시청률 37%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순진한 작업남으로 헬스클럽 매니저인 다훈, 먹을 것에 집착하고 누나에게 얹혀살며 의상실에서 ‘무늬만’ 영업실장으로 있는 상면, 헛똑똑이로 결벽증이 있는 정신클리닉 원장 웅인 등 서른한 살 동갑내기 노총각 친구들이 보여주는 ‘정말 솔직한’ 우정 때문에 ‘월요병’이 줄어들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시트콤 미다스 손 송창의대표 기획… ‘세친구’ 업그레이드 버전 혹시 이들의 근황이 궁금하지는 않았는지. ‘세 친구’가 ‘세 남자’가 되어 돌아온다. 윤다훈, 박상면, 정웅인이 다시 뭉쳐 8년 뒤 이야기를 들려준다. ‘남자생태보고서-세 남자’다. 케이블채널 tvN을 통해 새달 18일부터 매주 토요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단발성이 아닌 시즌제로 꾸려질 계획이다. 물론 ‘세 친구’와 ‘세 남자’는 다른 작품이다. 하지만 웃음 삼총사가 그대로 출연하며 시트콤의 미다스 손으로 군림했던 송 대표가 기획을 직접 했고, 정환석 PD가 연출을, 목연희·한설희 작가가 대본을 맡았다는 점에서 ‘세 남자’는 ‘세 친구’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봐도 무방하다. 이들 모두 ‘세 친구’ 신드롬을 일궜던 식구들이기 때문이다. 외형적인 설정은 다소 달라졌지만 캐릭터 성격은 그대로 유지된다. 다훈은 ‘돌아온 싱글’이 됐다. 직업은 골프 티칭프로. 상면은 골프웨어숍 사장이 됐다. 세 명 가운데 유일하게 ‘현재’ 유부남으로 공처가다. 웅인은 아직도 장가를 못 갔다. 칼럼니스트라고 하지만 사실 고학력 백수다. ‘세 남자’는 직장에서는 위에서 눌리고, 밑에서 치받히는 샌드위치 신세이며, 집에서는 눈칫밥 먹는 처지인 중년 남성들의 애환을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으로 담아내며 페이소스와 웃음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작품에서 주인공들에게만 스포트라이트가 쏠리는 것은 아니다.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연기파 배우 강부자가 웅인의 어머니 역으로 나와 시청자들을 즐겁게 만들 예정이다. ‘남자 셋 여자 셋’ 등 여러 시트콤에 출연했던 우희진도 상면의 부인 역으로 합류한다. 케이블 채널에서는 보기 드문 호화 캐스팅이다. ●강부자·우희진 합류 호화캐스팅 ‘세 친구’가 성공했던 까닭은 연출, 대본, 연기의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며 캐릭터 구축이 빨랐고, 억지웃음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웃음을 유도했기 때문. 가벼운 말장난을 떠나 시청자들의 감성을 두드렸다. 윤다훈은 “이번에도 시청자의 빈틈을 채워주는 게 아니라 우리도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주며 여유를 주게 될 것”이라면서 “매체 특성상 지상파에 견줘 표현이 좀더 자유스럽겠지만 성인물이라고 해서 노출은 없을 것”이라고 웃었다. 정웅인은 “30초마다 웃겨야 하는 시트콤 공식이 아닌, 드라마 흐름으로 잔잔하게 진행되다가 강하게 웃음 포인트를 주게 된다.”고 덧붙였다. “우리 모두 재회를 목말라 했던 것 같아요. 계속 함께했던 것처럼 호흡이 척척 맞습니다. 기다렸던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윤다훈) “웃길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보기보다는 세 친구들이 세월이 흘러 어떻게 변했을까 하는 궁금함을 가지고 보면 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박상면) “다시 뭉쳐보자고 했을 때 떠올랐던 짜릿한 표정들을 잊을 수가 없네요. 기분 좋은 토요일 밤을 만들어 보겠습니다.”(정웅인)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사진 tvN 제공
  • “명품 5만원권을 찾아라”

    “명품 5만원권을 찾아라”

    ‘5만원이라고 다 같은 5만원이 아니다?’ 새 5만원권 사이에서도 귀한 대접을 받는 돈이 따로 있다. 바로 ‘1234567’이나 ‘1000000’처럼 특이한 일련번호를 가진 ‘명품 5만원권’이다. 희귀한 번호를 붙이고 나오면, 그 순간 몸값의 20~30배가 넘는 프리미엄이 붙는다. 그러다 보니 화폐수집가뿐 아니라 ‘대박’을 노린 사람들까지 몰려들어 온라인 경매 열풍이 불고 있다. 도 넘은 상술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출산일에 맞춰” 예비부모 유혹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 경매사이트 옥션에는 ‘5만원권을 판매한다’는 제목의 글이 수십 개 올라왔다. 한 판매자는 출산을 앞둔 예비부모들을 상대로 일련번호 ‘0908300’의 5만원권을 경매가 73만원에 내놓았다. 출산 예정일이 올해 8월30일인 예비부모는 일련번호가 똑같은 이 신권을 기념으로 간직하라는 상술이다. 신동현 화폐나라 대표는 “특별한 목적 없이 돈이 된다 싶어 ‘묻지마 투자’를 하는 사람들 때문에 희귀화폐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치솟았다.”면서 “희귀화폐가 아닌 일반 신권도 저마다 이런저런 명목을 갖다 붙여 돈값 끌어올리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7~8년 전까지만 해도 화폐를 사들이는 사람의 70~80%는 수집가들이었지만 지금은 80%가 웃돈을 노리는 업자라는 전언이다. 신권은 ‘AA0000001A’처럼 알파벳 3자리와 숫자 7자리 조합으로 이뤄져 있다. 화폐 수집가들이 선호하는 번호는 ‘1111111’처럼 같은 7개 숫자가 반복되는 ‘솔리드 노트’,‘1000000’과 같이 앞자리 수를 제외하고 모두 ‘0’이 붙는 ‘밀리언 노트’ 등이다. ‘1234567’처럼 오름차순이거나 ‘76 54321’처럼 내림차순으로 된 ‘어센딩·디센딩 노트’ 도 인기다. ‘3210123’과 같이 중간을 기준으로 좌우가 대칭되는 ‘레이더 노트’, ‘2323232’처럼 숫자가 반복되는 번호도 인기다. 같은 번호라도 ‘AA1000000A’처럼 앞뒤에 붙는 알파벳 문자가 같으면 몸값은 더 뛴다. 특히 앞번호를 상징하는 트리플A(AAA)의 인기가 가장 높다. ●화폐수집가들 돈뭉치 들고 은행순례 이 때문에 전국의 화폐 수집가들과 신권 재테크를 노린 사람들이 좋은 번호의 5만원권을 구하기 위해 돈뭉치를 들고 ‘은행 순례’를 다니고 있다. 시중에 유통된 5만원권 가운데 발행번호가 가장 빠른 트리플A 2만1번(AA0020001A)이 부산으로 나갔다는 소문이 한때 돌면서 이 지역 일대 은행에는 전화문의가 폭주하기도 했다. 일부 단골(VIP) 고객들 사이에서도 거래은행에 좋은 번호를 구해달라는 요청이 오가고 있다. ●도 넘은 상술 비판도 화폐전문취급회사인 화동양행의 최은정 팀장은 “화폐 가치는 희귀성, 인기도, 보존상태에 따라 정해진다.”면서 “신권은 3과 7이 들어간 것들이 인기가 높지만 유행에 따라 가치가 변할 수도 있는 만큼 수익성만 보고 섣불리 투자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23일 5만원권을 첫 유통시키면서 3292만장, 1조 6462억원어치를 전국에 풀었다. 이 가운데 1~100번은 화폐금융박물관에 전시됐고 101~2만번은 이르면 다음달 인터넷 경매에 나온다. 2만1번부터 100만번까지는 시중은행과 우체국 등에 무작위로 배포됐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59년간 700㎞밖에 못달린 자동차의 사연 ’20대 벤처사업가’ 사라졌다 사망한 김태호 미니홈피엔 ”백남준씨 마치 부처같았다” ”구직않고 취업만 준비” 니트족 113만명 대통령에게 오줌갈긴 원숭이 9급공시 늦깎이들 선전
  • 지폐 벌어짐 현상은 접착제 사용안한 때문

    지폐 벌어짐 현상은 접착제 사용안한 때문

    새 5만원권이 ‘뉴스메이커’다. 36년만에 나온 고액권인 만큼 일반인들의 관심이 뜨겁다. 한국은행 게시판 등에 자주 올라오는 6가지 궁금증을 짚어본다. ① 사라진 한은 마크, 실수? 고의? 1000원, 5000원, 1만원짜리를 보면 뒷면에 한은 영어이름 ‘Bank of Korea’가 쓰여 있다. 그 옆에는 동그란 원 안에 무궁화꽃이 들어간 한은 심벌 마크가 있다. 그런데 5만원권에는 이 마크가 없다. 실수냐, 고의냐를 두고 네티즌들의 해석이 분분하다. 결론은 고의. 그런데 그 이유가 다소 싱겁다. 한은 측은 “현재 60주년(2010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한은 마크(행표)를 교체 작업 중에 있어 일부러 넣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새 마크가 내년에 확정되면 5만원권에 들어가게 될까. 신임 한은 총재의 ‘마음’에 달려 있다. ② 벌어짐 현상 한은도 알고 있었다? 한은의 ‘야심작’ 부분노출형 은선이 역설적이게 한은의 속을 태우고 있다. 은선과 지폐 사이가 뜨는 ‘벌어짐’ 현상이 일부 나타나고 있어서다. 문의가 이어지자 한은 측은 “위조방지용 은선의 움직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았다.”며 “은선을 종이와 종이 사이에 끼우는 방식을 택하다 보니 그 사이가 뜰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미 사전에 인지했던 현상이지만 자동화기기 사용 등에 지장이 없는지, 한은은 추가 실험을 진행하기로 했다. 벌어진 틈새를 이용해 5만원권을 2장으로 얇게 분리, 위폐에 악용될 위험도 제기된다. ③ 숫자 50000의 동그라미를 가린 은선 아이디 ‘수한엄마’는 “새로 받아든 5만원권 10장 가운데 6장이 숫자 50000의 마지막 0을 은선이 완전히 가린다.”며 “혹시 불량 돈 아니냐.”고 진지하게 물었다. 기우(杞憂)다. 5만원권의 부분노출 은선은 돈마다 위치가 조금씩 다르다. 똑같은 곳에 새기면 그곳만 불룩해져 돈을 쌓을 때 불편하기 때문이다. 한은은 “은선 위에 0자가 인쇄돼 있더라도 정상적인 돈”이라며 안심시켰다. ④ 그 많던 AAA는 모두 어디 갔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시중은행 창구 앞에 줄을 섰던 일부 국민들은 5만원권의 일련번호를 확인하고는 허탈해했다. 소장 가치가 있다는 앞번호, 즉 ‘AA0000A’로 이뤄진 트리플A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발행번호 101~2만번까지의 트리플A 신권은 이르면 다음달 인터넷 경매에 부쳐진다. 경매 날짜와 방식은 한국조폐공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다. 트리플A 신권은 100만번까지 나온다. 2만 1번부터 100만번까지는 전량 시중은행 등에 이미 무작위로 나갔다. 따라서 운이 좋으면 AAA신권을 손에 넣을 수도 있다. ⑤ 혼동 시비에도 왜 비슷한 색깔 5만원권의 가장 큰 시련은 5000원권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둘 다 황색 계열이다. 한은 홈페이지에는 “1000원과 1만원짜리도 헷갈리는데 왜 또 비슷한 색을 썼느냐.”는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따뜻한 황색 계열과 차가운 청색 계열을 번갈아 쓰는 화폐 제작 관례 탓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색의 기본이 3가지(빨강, 노랑, 파랑)밖에 안 되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해명했다. 나누자면 5000원권은 적황색, 5만원권은 녹색이 가미된 황색이다. ⑥ 비쌀수록 길다? 고액권일수록 길어지는 선진국 지폐(미국 달러화 제외)를 벤치마킹해 우리나라도 같은 개념을 적용했다. 1000원, 5000원, 1만원, 5만원권을 한쪽 끝을 맞춰 나란히 정렬하면 가장 삐죽 나와 있는 게 5만원권이다. 액면가가 한 단계씩 올라갈수록 6㎜씩 길어진다. 5만원권은 5000원짜리보다 1.2㎝ 길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MB스런’ 인사스타일

    ‘MB스런’ 인사스타일

    지난 1월 개각과 이번 검찰총장·국세청장 인사가 몇몇 부분에서 닮은 꼴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과 정부 부처 등에서는 이명박(MB) 정부의 인사 방식이 새로운 ‘스타일’을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가장 대표적인 공통점은 인사 단행에 앞선 청와대의 부인이다. 1월 개각에서도 공식 발표가 임박했음에도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개각과 관련해 아무 것도 결정된 바 없다.”면서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이번에도 검찰총장·국세청장 교체 발표 직전, 이 대변인은 ‘인사는 없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 때문에 개각 가능성에 더욱 무게를 두기도 했다. 청와대의 이같은 움직임을 놓고 “여론에 떠밀려 단행하는 인사가 아님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지만,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깜깜 인사’도 또 하나의 전형이랄 수 있다. 1월 개각에서 교체된 당시 국방차관은 발표 당시 해외 출장 중이었다. 당사자가 황당해했음은 물론, 국방장관도 발표 내용을 몰랐다는 후문이다. 이번 검찰총장 인사에 대해서도 한나라당과 해당 장관은 사전에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박희태 대표는 전날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대면하면서도 언질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당 일각에서는 “혹 청와대를 안 갔다면 몰라도 대면까지 하고 왔는데, 당 대표를 이렇게 따돌려야 하느냐.”는 반응이 나온다. ‘늘어지기 인사’도 눈에 띈다. 이번 인사는 순차적이며 장기적인 인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공석을 메우는 시급한 인사→청와대 참모진→내각 등의 순으로 다음달까지 서서히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역시 ‘국면전환용 인사가 아닌 필요에 의한 인사’임을 강조하는 한 방편으로 여겨진다. 또한 대대적인 개각은 여러 정치 상황과 관련해 ‘MB 책임론’을 인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공직사회는 진이 빠진다. “공무원 조직이 워낙 인사에 민감하다 보니 요즘 계속 청와대만 바라보고 있다.”는 전언이다. 지난 1월에도 하마평의 장기화로 정부 부처에서는 ‘일손 놓기’ 기류가 감지됐다. 이번에도 ‘하려면 빨리 하라.’는 반응이 많아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올 들어 2차례의 인사에서 ‘친정 체제 강화’에 대한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줬다. 원세훈 국가정보원장과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 발탁에 이어 이번 검찰총장·국세청장 인사에서도 그 뜻이 묻어난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현장습격] ‘연애불변’ 장수 이유? “100% 리얼이니까”

    [현장습격] ‘연애불변’ 장수 이유? “100% 리얼이니까”

    시즌1 시즌2… 벌써 시즌7까지 내달린 프로그램이 있다. ‘커플브레이킹’, ‘삼자대면’, ‘나쁜남자’등의 타이틀을 걸고 야심한 시각에 뜨거운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올’리브 채널 ‘연애불변의 법칙’(연출 김승훈 임종희)이다. 연인의 숨겨진 일상을 뒤쫓는 프로그램 ‘연애불변의 법칙’(이하 ‘연애불변’)은 매 시즌 새 옷을 갈아입을 때마다 ‘리얼’이 맞는 지를 의심하는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연애불변’이 진정으로 ‘리얼’을 표방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서울신문NTN 취재팀이 촬영장을 습격했다. ‘연애불변’은 대체적으로 방송 나가기 2주전에 녹화를 진행했다. 이날은 출연자가 자주 드나든다는 압구정 로데오 거리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보다 자연스러운 촬영을 위해 ‘연애불변’ 제작진은 의뢰녀(프로그램 출연을 희망한 여자 출연자)와 의뢰녀의 ‘나쁜남자’가 주로 활동하는 지역을 토대로 선택한다. ‘연애불변’의 이애영 작가는 “프로그램 출연신청이 정말 많이 들어온다. 하지만 그중 80~90%가 탈락된다. 가장 먼저 미성년자는 프로그램에 출연할 수 없다. 또 서울에 사는 신청자 위주로 선택한다. 아무래도 우리가 현장으로 출동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출연 자격조건을 밝혔다. 미성년자 신분을 벗어났고 서울에 산다고 해서 무조건 ‘연애불변’에 나올 수 있는 건 아니다. ‘연애불변’의 작가들과 여러 번의 미팅을 통해 출연을 신청한 사연을 다시 검토하고 다시 까다로운(?) 자격심사를 거쳐야 한다. 혹 거짓 사연으로 방송 출연에 욕심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녹화에 들어갈 시간이 되자 시즌7부터 MC호흡을 맞추고 있는 김현숙과 안혜경이 먼저 ‘연불카’(‘연애불변의 법칙’ 녹화가 이뤄지고 있는 세트차량)에 탑승했다. 실제 야채운반 차량으로 사용되고 있는 ‘연불카’안은 통풍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녹화가 진행되는 동안 출연자들을 비롯한 스태프들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중간에 녹화를 끊어가야 할 정도로 ‘연불카’의 실내 온도는 점차 높아졌고 그만큼 현장 분위기도 후끈 달아올랐다. 실제로 프로그램이 녹화가 진행되는 동안 단 한 번의 NG도 없이 모든 상황을 ‘그대로’ 카메라에 담아냈다. 작가들은 녹화 틈틈이 매끄러운 진행을 위해 같은 여자의 입장으로 의뢰녀와 이야기를 나누며 마음을 다독이는 세심한 배려를 잊지 않았다. 작가들을 비롯한 스태프들의 수고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나쁜남자’의 현장검거를 위한 현장 준비와 시민 통제까지 모두 완벽하게 마쳐야 녹화가 가능했다. 의뢰녀의 사연과 고약한(?) 남자친구만으로 방송이 완성되는 게 아니었다. ‘연애불변’의 연출을 맡은 김승훈 PD는 “우리 프로그램이 ‘짜고 한다’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듣는다. 현장에 와서 보면 그런 말을 절대 하지 못할 것”이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연애불변’이 시즌제로 장수하게 된 요인을 묻자 김승훈 PD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사랑하는 연인들은 싸우고 의심하면서 끊임없이 서로에 대해 궁금하기 때문이다.”라며 “솔직하고 쿨한 젊은 친구들이지만 사랑은 가슴 아프게 하고 있다. 누구나 겪을 법한 아픈 사랑이야기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면서 꾸준하게 시청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신문NTN 취재팀이 동행해 본 결과 ‘연애불변의 법칙’은 ‘100% 리얼프로그램’으로 확인됐다. 60분의 한 회분 방송을 위해 30여명의 스태프들은 2주가 넘는 긴 시간동안 분주히 움직였고 갑자기 벌어질 사건에 대비해 항상 만반의 채비를 갖추고 있었다. 실제로 이날 녹화 도중 의뢰녀의 ‘나쁜남자’는 제작진이 준비한 몰래카메라에 깜빡 속아 건장한 남자와 피를 부르는 혈투를 벌이기도 했다. 김승훈 PD는 “출연자들이 있는 한 프로그램을 계속 만들고 싶다. 우리는 시청자들이 있기 때문에 그들에 의해서 이뤄지는 프로그램이다.”며 “녹화 후에도 그들이 원하지 않으면 가명이나 모자이크 처리를 한다. 아예 방영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방송의 사실성을 주장했다. 이날 ‘연애불변’의 야외 촬영이 이뤄지는 현장에는 시민들이 끊임없이 모여들었다. 촬영 장면을 구경하던 시민은 “설정이 아닐까 의심했는데 오늘 보니까 리얼이 맞다. 이래서 자꾸 보게 된다. 오늘 촬영한 것도 꼭 방송으로 봐야겠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촬영을 모두 마친 의뢰녀 역시 “사실 출연하기 전에 많이 망설였다. 부모님께는 알리지 않아서 방송을 보여드리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계속 끙끙대고 고민만 하는 것보다 이렇게 나오니까 정말 속이 후련하다. 최종선택은 그 다음 문제다.”라고 강한 만족감을 내비쳤다. 방송은 오늘(11일) 밤 12시.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 / 사진=유혜정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40cm’ 세계에서 가장 작은 소녀 화제, “작은 키 부끄럽지 않아”

    ‘40cm’ 세계에서 가장 작은 소녀 화제, “작은 키 부끄럽지 않아”

    세계에서 가장 작은 소녀의 일상이 공개돼 전세계적인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인도에 거주하고 있는 자이오티는 키 약 40cm, 몸무게 5kg의 소녀다. 15세의 학생이라고 하기에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왜소한 체격이다. 그의 13개월된 동생보다도 작을 정도다. 현재 의사들은 자이오티의 성장이 여기서 멈췄다고 진단하고 있다. 전문가는 “아직 성장기인 나이이지만 자이오티의 몸에서는 더이상 성장 호르몬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훗날에도 지금의 키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남들과 다른 신체적 조건에도 불구하고 자이오티는 불편함 없는 삶을 살고 있다. 그는 “나는 다른 사람들과 전혀 다를 것이 없는 사람”이라며 “난 여느 평범한 학생들과 같은 꿈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이오티는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있는 중이다. 그는 “나는 내 작은 키가 부끄럽지 않다”며 “나를 향한 사람들의 관심을 사랑한다. 혹 나를 이상하게 보는 사람이 있어도 전혀 두렵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가 이토록 씩씩하게 지낼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학교 생활이었다. 현재 그는 또래 친구들과 다르지 않게 수업을 받고 생활하고 있는 중이다. 그 이후부터 자이오티는 한층 밝아지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게 됐다. 그가 학교에 다닌다고 했을 때 부모는 물론 주위 사람들의 반대가 극심했다.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상처받을 수도 있기 때문. 하지만 자이오티의 강력한 바람은 부모의 마음도 바꿔 놓았다. 학교에는 자이오티만을 위한 책상과 의자, 책장이 준비돼 있다. 그의 신체 사이즈에 맞게 특별 제작한 것으로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게 하기 위한 학교측의 배려다. 자이오티는 “학교가 신경을 써준 덕분에 난 평범한 학생처럼 생활할 수 있게 됐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기사제휴/스포츠서울닷컴@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카드사 고리대출 ‘나홀로 高高’

    카드사 고리대출 ‘나홀로 高高’

    시중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는데도 신용카드사들이 최고 30%대의 높은 현금서비스(대출) 금리를 적용하고 있어 경기 침체기에 잇속 챙기기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현금서비스는 신용도가 낮아 은행 대출 등이 어려운 사람들이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서민 가계의 부담이 카드사 때문에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최고 연 30%대의 높은 현금서비스 수수료(이자+취급수수료)를 적용하고 있다. 최근 양도성예금금리(CD)가 연 2%대로 떨어지는 등 금리가 낮아지면서 올 4월 예금은행의 신용대출 가중평균금리는 5.72%로 지난해 말 7.19%에 비해 1.47% 포인트 내렸다. ●이용률 떨어지자 경품 등 내걸어 유혹 하지만 겸영은행과 전업카드사를 포함한 20개 카드사 중 현금서비스 이자율을 낮춘 곳은 한 군데도 없다. 오히려 현대카드·롯데카드·삼성카드 등은 지난해 말 취급수수료를 올리는 방법으로 전체 수수료를 인상했다. 이에 따라 신용등급별 수수료는 현대카드 32.36%, 롯데카드 31.99%, 삼성카드 31.79%, 신한카드 31.74%에 이른다. 특히 카드사들은 지난해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현금서비스 이용률이 저조해지자 자기들 돈을 빌려 쓰라며 마케팅을 대폭 강화했다. 전화 상담원이나 이메일을 통해 ‘5일 안에 갚으면 이자 면제’, ‘현금서비스를 받으면 경품 증정’ 등 이벤트 행사를 늘렸다. 현금서비스는 통상 신용등급이 낮아 시중은행 문턱을 넘기 어려운 서민들이 주로 이용한다. 한국개인신용(KCB)에 따르면 신용도 상위 1~3등급 고객들의 현금서비스 한도 소진율은 2007, 2008년 각각 0.2%에 불과하다. 현금서비스 한도가 100만원일 경우 평균 2000원꼴로 사실상 이용을 안 한다는 얘기다. 카드사 우량고객들은 다른 금융권에서도 우량으로 분류될 확률이 높아 은행권 신용대출 이자율(최고 15%)의 2, 3배에 이르는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받을 이유가 없다. 그러나 하위 8~10등급 고객들의 현금서비스 한도 소진율은 2007년 22.5%에서 2008년 28.2%로 급증했다. 100만원이 한도라면 거의 30만원 가까운 금액을 고리의 현금서비스에 의존한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카드 돌려막기와 같은 잠재부실의 압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카드사 “연체부담 커 수수료 낮추기 힘들다” 이에 대해 카드사들은 “3장 이상 카드 소유자는 카드사별로 연체기록이 공유되고, 신용등급 기준도 강화돼 예전과 같은 카드 돌려막기는 불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대환대출’이나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하면 연체기록 없이도 얼마든지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이 너무 높다는 지적을 업계도 듣고 있지만 경기 침체 상황에서 연체 등 리스크(위험) 관리에 부담이 커 섣불리 낮추기는 힘들다.”면서 “금리 자체를 낮추기보다는 회원들의 등급을 높임으로써 이자율을 낮추는 방안 등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공초문학상] 17년 전통 공초문학상은

    공초 문학상은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고, 그 삶을 고스란히 시 세계에 투영했던 공초(空超) 오상순(1894~1963) 시인을 기리기 위해 1992년 제정된 시 문학상이다. 17년의 세월을 건너 오는 동안 역대 수상자들의 면면을 보면 1992년 초대 수상자인 이형기(1933~2005) 시인을 비롯해 박남수(1918~1994·1993년 수상), 신경림(1998), 오세영(1999), 김종해(2002), 김지하(2004), 성찬경(2006) 시인, 그리고 지난해 조오현 시조시인 등까지 예술 세계의 정점에 올랐다고 평가받는 중진-혹은 원로-시인들이 어김없이 등장한다. 혹시 지명도에 수상 여부가 좌우됐을까 하는 의문을 가져 볼 수 있다. 일단 ‘등단 20년 이상 시인의 작품’이라는 심사 대상의 엄격한 제한이 그 배경임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더욱이 ‘인품이 훌륭한 사람’이라는 다소 모호한 기준이 절묘하게 수상작 선정에 관철됐음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공초문학상이 단순히 작가 이름값으로 가려지지 않음은 수상 작품을 읽어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매회 수상작가의 작품은 우주와 세계에 대한 깊이 있는 관조를 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이것이 단순한 관념의 세계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천의무봉의 시어를 빌려 나타나니 독자들로 하여금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깨달음까지 안겨 준다. 소박하며 고졸한 시어와 폭풍처럼 몰아치는 광대한 격정의 시어가 조금도 어색하지 않게 조화를 이루는 것이 공초 시 세계의 형식적 특징이다. 또한 집착과 욕심으로부터 완전한 해탈을 담아낸 시의 내용은 쉬 흉내내기 어려운 공초의 높은 경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는 한 걸음 더 들어가면 아침에 눈 떠 저녁에 잠들 때까지 담배를 놓지 않는 등 김관식, 고은, 천상병 등과 함께 ‘문단의 대표 기인(奇人)’으로 유명했던 공초의 시 세계가 후배들에게 드리운 자락이 지금까지도 끝이 보이지 않게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철강·조선·자동차 ‘화창한 5월’

    철강·조선·자동차 ‘화창한 5월’

    우리 경제의 성장 엔진인 철강·자동차·조선 등 3대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에 ‘봄기운’이 감돌고 있다.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시장의 기대감 속에 이달 이후 감산폭이 줄고 판매 증가 및 신규 수주가 기대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철강 업체들은 이달부터 생산량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수요처인 자동차와 건설 경기가 살아나면서 철강 경기도 점차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동희 포스코 사장도 최근 기업설명회에서 “2·4분기부터는 감산폭을 줄여 3∼4분기 수요 회복에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포스코는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이달에도 25% 감산체제(30만t 감산)를 유지한다는 복안이다. 현대제철도 1분기 70%에 머문 생산능력 대비 공장가동률이 지난달 80%로 상승한 데 이어 이달에는 85%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감산체제도 3월 30%, 4월 20% 수준에서 이달 10%대로 호전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수요가 급격히 살아난 것은 아니지만 경인운하 사업 등 기대 수요와 계절적 성수기 요인으로 유통업체들이 재고를 빠르게 소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도 ‘훈풍’이 불 조짐이다. 지난 1일부터 정부의 노후차 신차 교체 지원책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현대·기아차, GM대우 등 각 업체도 파격적인 할인 경쟁에 나섰기 때문이다. 시장 반응은 바로 나타났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대부분 영업소에서 지난 4일과 6일 평소의 두 배 이상 계약 실적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거래가 뚝 끊겼던 중고차 시장도 매매 및 매도 문의가 늘고 있다. 생산 감소폭도 줄었다. 지난달 국내 완성차 생산은 전년 동월대비 25.9% 감소했다. 그러나 3월(-27.9%)에 비해서는 호전됐다. 혹독한 수주가뭄에 신음하는 조선업계도 활기를 띠고 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STX 등 ‘빅4’는 올 들어 3월까지 단 한 척의 배만 수주했다. 그러나 STX가 지난달 쇄빙예인선 3척과 군용수송함 등을 수주했다. 특히 다음달부터는 초대형 ‘낭보’가 기대된다. 브라질 페트로브라스사는 원유시추용 드릴십 등 28척을 포함한 420억달러짜리 프로젝트 발주에 나선다. 로열더치셸과 호주 오르곤사도 하반기 각각 50억달러와 320억달러짜리 프로젝트를 발주할 계획이다. 그러나 섣부른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배상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정부의 재정조기집행 등 경기부양책으로 자동차 등 일부 업종이 일시적 회복세를 보일 수 있지만, 민간 소비 등이 여전히 얼어붙어 있기 때문에 경제 성장을 견인할 정도의 경기 회복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세계 최고령 견공’ 샤넬 21회 생일을 맞다

    ‘세계 최고령 견공’ 샤넬 21회 생일을 맞다

    세상에 견공이 몇 마리나 되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기네스북을 펴내는 기네스 월드 레코즈는 지난해 봄에 28세이던 버지니아주의 비글 종이 세상을 떠나자 이 닥스훈트 암컷에게 ‘세계 최고령 견공’의 타이틀을 안겼다.  롱아일랜드에 거주하는 드니시 샤우네시란 여성이 기르는 애완견 샤넬이 6일(현지시간) 스물한 번째 생일을 맞았다고 뉴욕 포스트가 보도했다.사람 나이로 치면 147번째 생일을 맞은 셈이라고 한다. 요길 쿡 누르면 샤넬의 사진 6장을 구경할 수 있다. 샤우네시는 “얘는 도통 굽신거릴 줄 모른다.”고 푸념을 늘어놓았다.”정말 독립적이거든요.만약 내키지 않는 일이 있으면 그냥 제 갈길을 가버려요.” 좀처럼 샤넬은 바깥 외출을 하지 않는다.빨간 색이던 머리칼이 오래 전에 흰색으로 바뀐 이 애완견은 바깥 공기에 노출되면 나이든 사람처럼 바람이 뼈를 통과하는 듯 오들오들 떨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날 생일잔치를 다른 애완견 동료들과 함께 즐기기 위해 포트 제퍼슨 스테션에서 뉴욕으로 화려한 나들이를 했다.멋진 선글라스를 낀 채 말이다.  샤넬의 집은 항상 섭씨 22도 상태로 유지된다.식사로는 삶은 닭고기와 전곡류 파스타,헐거운 이빨을 특별히 감안한 부드러운 음식들이 제공된다.  여름에만 산책을 즐기고 늘 집에서 아무 일도 안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샤넬이 6주 됐을 때 버지니아주의 한 유기견 보호소에서 데려와 키운 샤우네시는 고교 교장의 비서로 일하고 있는데 “매일 샤넬이랑 5㎞ 정도를 걷곤 해요.”라며 “여전히 산책을 즐기지만 지금은 거의 대부분을 그냥 제가 안고 다녀요.”라고 말했다.   혹시 우리나라에서 샤넬보다 더 나이 많은 견공을 알고 계시는 분은 기네스 월드 레코즈에 항의해야 할 것 같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스페이스카우보이 “우주에서 온 미지의 음악 전파” (인터뷰)

    스페이스카우보이 “우주에서 온 미지의 음악 전파” (인터뷰)

    ’29살에 첫 앨범’을 건넨 잘 생긴 두 남자 성진 & 혁성. 뮤지션 냄새가 물씬 풍긴다. 수상한 이름 ‘스페이스 카우보이(Space cowboy)’. 한국말로 ‘우주 목동’(?)…. 난해하고 난해하다. 의미를 묻자 돌아온 대답은 간단했다. “멋있잖아요 (웃음).” 뭔가 있거나 아무 것도 없는 것이 확실했다. 무심코 닿은 그들의 음악, 고막 끝 진동하던 청량한 울림이 심장까지 스며든다. 신선하다. 그리고 무언가 다르다. 일렉트로니카와 메탈, 힙합, 어쿠스틱 사운드가 ‘감성’이란 미묘한 소스에 버무려 단 1초도 예상할 수 없는 격한 스트림으로 이어진다. 뭘까…. 마치 ‘외계 신호’를 받는 듯한 이 느낌은. ’우주 밖 누군가’가 있다면 선물할 것 같은 음악을 들고 온 두 남자 ‘스페이스 카우보이’의 음악이 대중 앞에 다가섰다. ♬1. UFO 타고 미지의 음악을 전하러 착륙 ’무중력(Zero-Gravity)’, 앨범 명부터 심상치 않다. ”무중력은 곧 음악 안의 ‘자유’를 뜻해요. 여기에 ‘카우보이’의 이미지를 접목시켰죠. 미지의 세계에서 방향성을 잃지 않고 자유롭게 헤매는 ‘스페이스 카우보이’. 좀 어렵나요? (혁성)” UFO, 외계인, 우주, 달, 미래라는 단어가 서슴없이 화두로 오른다. ‘혹 우주 예찬론자?’ 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실제로 우주가 지니고 있는 의미를 좋아해요. 불을 꺼놓고 녹음실에 있으면 마치 우주선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거든요. 붕 떠 있는 느낌이랄까. 음악이라는 핸들만 잡는다면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아요.(성진)” 그래서 일까. 이들의 첫 앨범은 현 가요계를 장악하고 있는 후크송, 미디엄템포 트렌드에 반향(反向)한다. 정확한 건 미래 지향적, 크로스오버의 실험성을 띤다는 것. ”기본적인 베이스는 슬프고 무겁고 감수성에 호소하고 있지만 장르적 구애는 받지 않아요. 음악색이 전혀 다른 두 친구가 8년 이란 시간에 걸쳐 이뤄낸 흥미로운 합일점이죠. 중요한 건 메시지거든요. 첫 앨범에서 각인시키고픈 저희만의 색깔을 입혔죠.” ♬2. ’지음(知音)’ 성진 & 혁성 중국 춘추시대 백아와 종자기의 고사에서 유래된 ‘지음(소리만으로 서로를 관통하는 사이)’은 성진과 혁성의 만남을 가장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말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고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메탈밴드에서 활동하던 성진과 ‘듀스’의 이현도 백댄서로 이름을 날렸던 혁성. 전혀 다른 이 둘을 소통케 한 것은 오직 하나, ‘음악’이었다. ”창문가 멀리서 누군가 저를 지켜보고 있단 느낌을 받았어요. 어떤 친구(성진)가 다가와서 ‘이거 내가 만든 음악인데, 들어볼래?’하고 말을 걸더군요. 웨스트코스트 힙합이었어요. ‘느낌 있다. 멋있다.’고 답했죠. 물론 상처 받을까봐…. 하하.(혁성)” 음악에 있어 두 사람은 전혀 다른 장르에 매료돼 있었지만 결국 ‘같은 걸 듣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 한다. 성진이 멜로디 라인을 완성해주면 혁성은 성진이 담고 싶던 메시지를 정확히 가사로 읊조려 냈다. ”제가 의도했던 느낌의 가사를 마치 신들린 것처럼 훑어 냈어요. 그야말로 ‘지음’이었죠. 한번은 제가 멜로디를 만들어 보낸 적이 있어요. 혁성이 ‘이건 진실 없는 사랑을 한 한 남자의 미친 사랑 이야기야’라며 제가 표현하고 싶었던 ‘애증’의 의미를 100% 가사로 쏟아냈죠. 소름이 돋았어요.(성진)” 이렇게 해서 탄생된 곡이 바로 첫 미니앨범의 타이틀 곡 ‘거짓말이야’다. ”많은 연인들이 만나고 헤어지지만, 결국 남는 것은 불순물 껴서 퇴색돼버린 사랑이란 감정이죠. 사랑이란 아름다운 감정이 증오로 변해 ‘거짓말’이 돼버리는 순간, 그 혼돈을 표현하고 싶었어요.(혁성)” ♬3. 방랑의 끝. 이제 대중과 通할 때 스페이스 카우보이는 타이틀 곡 ‘거짓말이야’를 가르켜 ‘가장 대중적인 곡’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아이돌 가수의 획일화된 음악에 익숙해져 있는 대중들에게 스페이스 카우보이의 음악은 다소 하드코어로 비춰질 수 있었다. 크라운제이, 장혜진, 슈퍼주니어, 마야, 장나라, 타이푼, 먼데이키즈 등 다수의 히트곡을 써낸 프로듀서 성진이 뒤늦게 무대로 향한 이유가 뭘까. 그는 ‘대중에 대한 믿음’을 언급했다. “예전에 비해 대중들의 귀가 열려 있다는 믿음예요. 매체의 발달로 다양한 음악을 접하게 되면서 음악적 수준이 성숙해졌어요. 저희처럼 음지에 있던 뮤지션들이 직접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나설 수 있는 배경이 마련된 셈이죠.(성진)” 혁성은 앨범 명 ‘무중력’의 의미를 되씹어 스페이스 카우보이의 향후 음악적 방향을 제시했다. ”음악에 있어 ‘무중력’의 의미를 믿어요. 저희는 우주라는 음악 속에서 방랑하고 있지만 분명히 대중들과 맞닿는 지점이 있을 거예요. 바로 ‘감성’으로 통하는 지점 말이죠. 이번 앨범은 그 ‘특별한 교감(交感)’을 위한 첫 번째 신호입니다.(혁성)”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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