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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돌려차기男’ 피해자 속옷, 오른쪽 종아리에 걸쳐 있었다

    ‘부산 돌려차기男’ 피해자 속옷, 오른쪽 종아리에 걸쳐 있었다

    부산 서면에서 지나가던 여성을 쫓아가 발로 수차례 가격한 이른바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 남성이 성범죄를 저지를 목적으로 폭행했다는 증언이 공개됐다. 1심에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은 그는 심지어 형을 마치면 피해 여성에게 보복하겠다는 발언도 내뱉은 것으로 전해져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해 5월 피해자 박모씨는 모임을 마친 뒤 거주지인 오피스텔 1층 현관에 들어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순간 머리를 가격당했다. 가해자 이모씨가 뒤에서 몰래 접근한 뒤 돌려차기로 박씨의 머리를 강하게 가격했고, 박씨가 바닥에 쓰러진 뒤에도 수차례 머리를 발로 찼다. 머리를 크게 다친 박씨는 뇌신경까지 손상돼 오른쪽 다리가 마비될 수도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사건 발생 사흘 뒤 부산의 한 모텔에서 30대 남성 이씨가 검거됐다. 9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 따르면 이씨는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박씨가 시비를 거는 것 같아 화가 나서 우발적으로 폭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사건 당시 기억을 잃은 박씨는 오피스텔 폐쇄회로(CC)TV를 통해 남성이 쓰러진 자신을 어깨에 메고 CCTV 사각지대인 엘리베이터 옆 통로로 사라진 뒤 7분이 지난 후 오피스텔을 빠져나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씨는 7분 동안의 행적에 대해 “뺨을 치는 등 나름의 구호 활동을 했다”며 피해자에 대해선 “남자인 줄 알았으며 발로 찰 때 여자라는 것을 알았다”고 주장했다.“속옷이 오른쪽 종아리에 걸쳐 있었다”…성폭행 정황 하지만 박씨 측은 성폭행 정황을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박씨가 쓰러졌을 당시 병원에 찾아온 그의 언니는 병원에서 동생의 바지를 벗겼을 때 속옷이 없었다며 오른쪽 종아리 한쪽에만 걸쳐 있었다고 떠올렸다. 박씨를 살핀 의료진은 그의 항문 상태 등을 고려할 때 성폭행이나 외력에 의한 부상일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을 내렸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성폭행 의혹에 대해 “절대 아니다. 여자친구도 있는데 그 상태에서 성행위가 일어나는 게 말이 안 되지 않느냐”며 부인했다. 그러나 이씨의 지인들은 그가 “피해자를 봤는데 꽂힌 것 같다”는 말을 했다고 증언했다. 사건 당일 성적인 목적으로 거리를 배회하다가 박씨를 만나고는 “사고 한 번 쳐야겠다”며 쫓아갔다는 것이다. 또 “그걸 했다. 그거 하고 그냥 사고 쳐버렸다” 등의 말도 했다고 한다. 사건 당시 이씨와 함께 있던 그의 전 여자친구는 이씨가 ‘서면 오피스텔 사건’ ‘서면 강간’ ‘서면 강간 살인’ 등을 검색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하지만 이씨의 자백, 피해자의 진술, DNA 증거 등 성범죄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한 상황이다. 사건이 벌어진 지 약 한 달이 지나서야 성범죄 가능성을 인지했고, 이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면서 증거를 확보할 ‘골든 타임’을 놓쳤기 때문이다. 이씨는 성매매, 협박, 상해, 폭행 등으로 무려 전과 18범의 범죄자였다. 이번 사건도 출소 후 불과 3개월 만에 저지른 일이었다. 검찰은 그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으나, 1심 법원은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자신의 폭행 행위가 피해자에게 사망이라는 결과를 발생시킬 가능성 또는 위험성을 인식, 예견했음에도 폭행을 계속했다”며 “오피스텔 안으로 들어가면서 CCTV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뒤를 돌아보는 등 여러 측면에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해자와 그 가족이 소소하게 누렸던 평온한 일상은 송두리째 무너졌다. 게다가 누범기간 중 재차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 법을 준수하려는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문이 든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씨는 현재 전혀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피해자뿐만 아니라 조사에 도움을 준 전 여자친구에게도 살해 협박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구치소 수감 동기는 “입만 열면 (이씨가) 피해자를 죽여버린다고 했다. 피해자의 주민등록번호와 집 주소도 알고 있다”고 고발했다. 박씨는 “(이씨가 풀려나는) 12년 뒤에는 제가 아무 데도 못 갈 것 같다. 그 사람이 살아있는데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을까”라며 “이럴 바에야 내가 그냥 죽었으면 더 파장이 컸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사라진 7분’에 대한 진실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 전문가들은 현재 진행 중인 2심에서 ‘사라진 7분’에 대한 진실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표창원 범죄심리분석가는 A씨 범행이 ‘묻지 마 범죄’로 불리는 데 대해서 “명백한 목적과 이유를 가진 사건”이라며 “‘묻지 마’라는 용어는 어울리지 않는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특정한 목적을 갖고 누군가를 쫓아가서 가혹한 폭력을 저질렀다”며 “성폭행 목적의 불특정인 대상의 ‘스토킹 살인 미수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성범죄 혐의가 인정돼 강간 및 살인미수가 성립되면 형량은 최소 20년에서 무기징역까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 ‘십자가의 길’ 불참한 교황, 휠체어 움직이며 부활절 성야 미사 집전

    ‘십자가의 길’ 불참한 교황, 휠체어 움직이며 부활절 성야 미사 집전

    프란치스코 교황(86)이지난 7일(현지시간) 저녁 ‘십자가의 길’에 2013년 즉위 이후 처음으로 참석하지 못했다가 다음날 밤 부활절 성야 미사를 집전하며 대중 앞에 다시 섰다. 호흡기 감염으로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했던 교황은 로마 콜로세움 앞 광장에서 열린 ‘십자가의 길’ 예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바티칸 교황청은 갑자기 나빠진 날씨 탓에 교황이 불참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프란치스코 교황은 8일 밤 늦게 휠체어를 타고 작은 촛불을 든 수십명의 추기경 및 다른 성직자들과 함께 8000여 신자들이 성 배드로 대성당에 도착했다. 부활절 성야 미사는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목숨을 잃었다가 부활하고 선이 악을 이길 수 있다는 기독교 믿음을 반영하듯 동굴 속처럼 어둠에 싸였던 대성당이 갑자기 빛으로 환해지면서 시작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강론을 통해 신자들에게 새로워지라고 독려했다. 그는 “때때로 우리는 반복되는 일상에, 그리고 영리하고 강한 자만이 앞서 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차갑고 냉혹한 세상에서 위험을 감수하는 데 지칠 수 있고, 어떤 때는 악의 힘 앞에 무력감을 느끼고 낙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에 만연한 계산과 무관심의 태도, 암적인 부정부패, 불의의 확산, 냉혹한 전쟁 등도 낙담의 원인”이라면서 “하지만 부활절은 우리가 패배감을 뒤로하고 앞으로 나아가며 희망을 가둬놓은 무덤의 돌을 굴리게 동기를 부여한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형제자매 여러분, 부활절의 힘은 실망과 불신의 모든 돌을 굴려버리라고 여러분에게 요구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부활절 성야 미사에서는 전 세계에서 온 신자들에게 세례를 베푸는 전통에 따라 알바니아와 미국, 나이지리아, 이탈리아, 베네수엘라에서 온 8명의 신자가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세례를 받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시간 넘게 진행된 미사 중 때때로 기침을 하기도 했으나 체력이 유지되는 것으로 보였다. 그는 9일 낮 수만 명의 신자가 참석하는 성 베드로 광장 부활절 미사를 집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황은 지난달 29일 호흡 곤란을 호소한 뒤 이탈리아 로마의 제멜리 병원에 입원해 호흡기 감염 진단을 받았다가 지난 1일 호전돼 퇴원해 이튿날 종려주일(부활절 직전 일요일) 미사를 거행했다.
  • “난 심판자”-목표 200명 살인…‘악마의 일기’ 쓴 등산객 살해범[전국부 사건창고]

    “난 심판자”-목표 200명 살인…‘악마의 일기’ 쓴 등산객 살해범[전국부 사건창고]

    【전국부 사건창고】흉악범죄가 급증합니다. 사건은 사회의 거울입니다. 우리 사회와 공동체가 그 만큼 병들어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사건이 단순 소비되지 않고 인간성 회복을 위한 노력과 더 안전한 사회 구축에 힘이 되길 희망합니다.봄을 맞아 산을 찾는 사람이 부쩍 늘고 있다.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仁者樂山)는 공자 말씀도 있지만 산이 그리 안전하지는 않다. 홀로 멋진 풍경에 넋을 잃거나 호젓한 기분에 빠질 때 갑작스레 닥치는 악천후나 독사와 멧돼지 등도 공포지만, 훨씬 더 흉악한 ‘악마’와 마주치는 일이 아주 없지는 않다. 차에서 잠 자던 50대 여성 등산객 흉기 피살설악산 주변 마을 20대의 ‘묻지마 살인’경찰, 소름 돋고 기괴한 ‘악마의 일기’ 발견 2020년 7월 11일 낮 12시 50분쯤 강원 인제군 북면의 설악산 등산로에서 승용차 운전석에 혼자 있다가 깜빡 잠이 든 한모(여·당시 56세)씨는 열매가 떨어지는 소리에 깼다. 그 순간 정체불명의 젊은 남성이 흉기로 자신의 목을 찔렀다. 한씨는 남성을 발로 걷어차며 “왜 그래. 하지 마. 무슨 이유냐”고 연달아 소리쳤지만 흉기 속도는 더 빨라졌다. 한씨는 생면부지 남성의 난도질에 순식간에 목숨을 잃고 말았다. 한씨와 함께 산을 찾은 일행 2명은 이날 오후 2시 30분쯤 산에서 내려와 승용차 옆에서 잔혹하게 살해된 한씨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수도권에 사는 이들은 이날 오전 8시쯤 이곳에 도착해 버섯채취 겸 등산을 하려고 했으나 한씨가 “몸이 좋지 않다”고 해 둘만 산에 올라간 사이 이런 참변이 발생했다. 경찰은 차량 감식과 탐문 수사 끝에 인근 마을에서 외조부모와 살고 있는 이모(당시 22세)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이날 오후 11시쯤 자택에서 체포했다. 이씨는 범행을 자백했고, 한씨와는 일면식도 없는 사실이 드러났다. 8일 서울신문 취재와 기사를 종합하면 이씨는 범행 당일 낮 12시쯤 자신의 승용차를 타고 거주지 인근을 배회하며 ‘살인 대상’을 물색하다 강 건너편 공터에 쏘렌토승용차 1대가 세워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씨는 강 건너편까지 걸어간 뒤 쏘렌토승용차의 잠금장치가 잠기지 않을 걸 확인하고 혼자 있던 한씨를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이 ‘묻지마 살인’으로 한씨 사체에는 흉기 자국 49곳이 나 있었다. 경찰은 이씨의 차량과 자택에서 범행에 사용한 흉기 등을 압수했지만 깜짝 놀라게 한 것은 ‘악마의 일기’였다. 일기장, 파란색·하늘색·베이지색·줄무늬 ‘노트’, 메모장에는 사람 아닌 악마의 글로 가득했다.“나는 사람 죽일 권리가 있다” “장대호가 롤모델”살인 날 일기 “흥분, 재미 못 느껴” “끝을 봐야지”그런데 정신감정은 ‘정상’, 대법원 ‘무기징역’ 확정 이씨는 글에서 “나는 깨끗한 백(白)이므로 사람을 심판하고 죽일 권리가 있다”며 “죽이고 싶고 닥치는 대로 죽이겠지만 기본 100~200명이 목표다”고 적었다. 이씨는 또 “인간은 대부분 무례하고 절대 교화될 수 없다. 한 번의 거만함과 무례함으로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상기시켜야 한다”면서 “장대호 사건이 롤모델”이라고 했다. 장대호는 자신이 일하던 모텔의 투숙객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한강 몸통시신 사건’의 범인으로 이씨가 살인을 저지른 2020년 7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이씨는 한씨 살해 직후 일기장에 “이미 시작한 거 끝을 봐야지”라고 썼다. 강력한 살인욕구로 미뤄 사건 당일 못 잡았으면 첫 희생자 한씨 외에 피해자가 더 나올 수도 있었다. 이씨는 이동하면서 계속 죽이는 ‘연속살인’을 노렸다. 그는 “폐쇄회로(CC)TV 때문에 (간격을 둔) ‘연쇄살인’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경찰과 검찰은 일기장을 보고 이씨의 정신감정을 의뢰했으나 ‘정상’으로 나왔다. 다만 문장완성 검사에서 “내가 믿는 내 능력은 사람을 죽이는 것이다” “나는 잘못이 없다” “내가 젊어진다면 촉법소년이란 법의 구멍을 이용할 것이다”고 적어 살인의 후회나 죄책감이 전혀 없는 ‘사이코패스’ 성향을 드러냈다. 검찰은 1심과 항소심에서 이씨에게 모두 사형을 구형했으나 1·2심 재판부는 모두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전자발찌 부착 20년을 명령했다. 대법원이 2021년 7월 이씨의 상소를 기각하면서 이 형량은 그대로 확정됐다. 이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는 물론 대법원 상소까지 포기하지 않고 제기했었다.가정불화 부모에 적개심, 초등 때부터 살인 생각“할 말 없다”더니 2심서 “사죄”, 재판부 ‘진정성 제로’경찰 “혼자 있을 때 차 문 잠그고 휴대전화 필수”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제2형사부는 2020년 11월 무기징역을 선고하며 “개인에 대한 원한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를 향한 적개심과 살인욕구로 볼 때 재범 위험성이 높다. 이씨가 정신과 치료 후 새 인생을 살고 싶다고 하나 그럴 만한 진단이 나오지 않았다”며 “반성문을 제출하면서도 부모나 유년시절 환경을 탓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이씨는 재판 과정에서 내내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1심 판결문은 이씨와 관련 “초등학생 때부터 가정불화와 부모에 대한 적개심으로 살인을 생각했고, 고교 3학년 때 대검을 구입해 대상을 물색했다. 군 제대 후 자신이 고안한 살인 장치·계획·방법을 일기장에 상세히 그림으로 기록했다. 총기를 살인도구로 쓰기 위해 수렵 면허시험 공부도 했다”고 적었다. 또 “샌드백을 구해 공격연습을 했고 흉기, 톱, 진압봉, 인제군 지도를 준비해서 살인을 저질렀다”고 했다. 1심 선고 직전 있은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이씨는 “할말이 없다”고 말했다. 한씨의 여동생은 “이런 말을 하는 이씨의 모습을 보니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고 분노했다. 항소심을 담당한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는 2021년 5월 “범행 직후에도 이씨는 ‘살인을 했는데 흥분이나 재미, 죄책감이 안 느껴져’ ‘내가 왜 이딴 걸 위해 지금까지 시간을 낭비했는지, 원’ 등 믿기 힘든 냉혹한 태도를 보였다”며 “초등학생 때부터 사람 죽이는 일이 세상 어떤 일보다 쉬워 보여 직업으로까지 삼고 싶다는 이씨가 뒤늦게 한씨와 유족에게 사죄의 뜻을 표시했으나 진정 속죄하고 참회한 데 따른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1심 형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 사건을 수사했던 인제경찰서 관계자는 “이씨를 용의자로 특정하는 게 쉽지 않았으나 검거 후 범행을 순순히 시인하고 협조적이었다”며 “한적한 산, 도로, 시골 등에 혼자 있을 때 ‘묻지마 범행’을 피하려면 안전에 특히 유의하고 차량에서 쉴 때 최소한 문을 잠그고 휴대전화를 끼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 尹 “통일부 심리전 필요” 지시..통일부 “대국민 대북관 의미” 해명

    尹 “통일부 심리전 필요” 지시..통일부 “대국민 대북관 의미” 해명

    윤석열 대통령의 ‘북한의 간첩활동에 대한 대응 심리전 준비 당부’에서 나온 ‘심리전’이 우리 국민들에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것을 의미한다고 6일 통일부가 밝혔다. 윤 대통령이 통상 ‘적군이나 상대방을 향한 심리적 자극’을 뜻하는 심리전을 언급하면서 대북 확성기 재개 등을 염두에 둔 발언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지만 통일부는 ‘올바른 대북관을 위한 정책’이라고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은 전날 국정과제점검회의에서 “최근 수사 결과를 보면 국내 단체들이 북한의 통일 전선부 지시를 받아 간첩행위를 한 것으로 발표됐다”며 “북한이 통일 업무를 하는 곳에서 그런 일을 한다면 우리 통일부도 우리 국민이 거기에 넘어가지 않도록 대응 심리전 같은 걸 잘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국가보안법 사안을 담당하는 방첩 기관인 국가정보원이 아닌 통일부를 향해 ‘대응 심리전’을 강조한 것이다.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최근 간첩 사건과 같은 북한의 불순한 기도에 우리 국민들이 넘어가지 않도록 통일부가 심리전 대응을 잘 해야하고 이를 위해 국민들이 올바른 대북관을 갖도록 노력하라는 뜻으로 이해 한다”고 설명했다. ‘대응 심리전’이 북한을 상대로 한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에 북한의 실태를 알리면서 북한 간첩이 암약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자는 취지로 읽힌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전반적인 실상과 북한의 참혹한 인권 상황 등에 대한 정보가 널리 알려짐으로써 우리 국민들이 올바른 대북관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심리전’의 국어사전적 정의가 ‘적국이나 상대방 국민들에게 심리적인 자극이나 압력을 가하는 전법’이기에 우리 국민을 향한 정책에 들어맞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선 “그만큼 사안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한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는 “심리전은 전략 전술을 의미하는 군사 용어로,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차원에서도 잘못된 용어 선택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남북 회담 뿐만 아니라 해외 교포·외국인 공작사업, 대남 심리전을 수행하며 사실상 남측의 통일부, 국정원 등 다양한 부서의 역할을 포괄적으로 하는 통일전선부에 대한 맞대응을 통일부에 지시한 것 역시 어색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통일부는 이날 북한에 개성공단 내 우리 측 시설의 무단 사용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통지문을 발송하려 했지만 북한이 수령을 거부했다. 통지문에는 ‘북한이 개성공업지구 내 우리 기업의 공장을 기업인의 의사와 관계 없이 가동하는 것은 명백한 재산권 침해이고 남북 간 투자 보장에 관한 합의서는 물론 북한의 개성공업지구법을 위반하는 행위로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통일부 관계자는 “개성공단 출퇴근 버스를 개성과 평양 시내에서 공공연히 이용하는 모습이 조선중앙TV와 노동신문 등 매체를 통해 드러났다”며 “우리 측 요구에 대해 북한이 상응하는 답변이 없을 경우 정부는 북한이 공단 무단 가동을 시인한 것으로 보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첫 중대재해법 위반 건설사 대표 ‘집행유예’ 선고

    첫 중대재해법 위반 건설사 대표 ‘집행유예’ 선고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 중 첫 판결이 6일 나왔다. 법인에는 벌금형을,법인 대표 등에게는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 됐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4단독 김동원 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산업재해 치사 혐의로 기소된 온유파트너스에 벌금 3000만원을,회사 대표 정모씨에는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안전관리자인 현장소장 강모씨에는 벌금 5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재판부 “책임을 온전히 피고인들에게만 돌리는 것 다소 가혹 … 안전관리 체계 구축하고 유가족 용서 받은 점 등 고려해 양형” 재판부는 “산업현장에서의 재해에 대해 보다 무거운 사회적 경제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상당한 수준의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졌고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되었음에도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한 점,안전관리 의무 중 일부 만을 이행했더라도 이번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큰 점 등은 피고인들에게 불리한 정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다만,이같은 책임을 온전히 피고인들에게만 돌리는 것은 다소 가혹한 측면이 있고,법에서 정한 안전관리 체계의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고 유가족들로 부터 용서를 받은 점 등을 고려해 양형 했다”고 덧붙였다. 중대재해법 위반 기소 14건 중 첫 판결 이 회사는 지난해 5월 고양시의 요양병원 증축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하청노동자 추락 사망사고와 관련해 안전보건 관리 체계 구축·이행 의무 등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 회사가 안전대 부착,작업계획서 작성 등 안전보건 규칙상 조치를 하지 않아 해당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판단해 지난 2월 법인에 벌금 1억 5000만원,회사 대표에 징역 2년,현장소장은 징역 8월,안전관리책임자에게는 금고 8월을 각각 구형했다. 이날 재판은 지금까지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14건 중 1호 판결이어서 관심을 모았다. 중대재해법은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경영책임자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건설 현장은 공사 금액 50억원 이상인 경우에 적용되며 법정형은 1년 이상 징역형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형이다.
  • “재결합 안 할거면 같이 죽자”… 흉기로 전처 찌르고 아들 살해하려한 50대

    “재결합 안 할거면 같이 죽자”… 흉기로 전처 찌르고 아들 살해하려한 50대

    재결합을 요구하며 전처와 아들을 흉기로 살해하려 한 50대에게 징역 20년이 구형됐다. 대전고검은 전날 대전고법 형사1부(재판장 송석봉) 심리로 열린 A(50)씨의 살인미수·협박 혐의 사건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이같이 구형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20년을 구형 받은 뒤 징역 10년을 선고 받았었다. 검찰은 이날 결심공판에서 “A씨가 자신의 친아들과 전처를 상습적으로 폭행하고도 개전의 정 없이 살인미수까지 반인륜적 범죄를 저질렀다”며 “피해자들도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8월 29일 오후 10시 40분쯤 술에 취한 채 이혼한 전처(46)와 아들(21)이 사는 집에 찾아가 재결합을 요구하다 거절당하자 “다 같이 죽자”며 흉기로 전처의 배를 한 차례 찌르고, 이를 말리는 아들에게도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직후 자해한 뒤 전처를 다시 살해하려 했으나, 아들이 옷을 잡아당기는 바람에 미수에 그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앞서 지난해 5월 A씨는 자신이 흉기를 들고 있는 모습을 촬영한 뒤 전처에게 전송하고 “오늘이 마지막 밤이다”라고 협박하기도 했다.A씨 측 변호인은 “1심에서 살해의 고의성을 부인했으나 지금은 인정하고 있다. 범행이 우발적으로 이뤄졌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육체적 상처 뿐 아니라 정신적 트라우마로 고통 받고 있고, 지금도 A씨의 보복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복강 내부 장기가 손상될 정도로 피해자들이 크게 다쳐 자칫 가장의 손에 모자가 살해되는 참혹한 결과가 발생할 뻔했다. 게다가 A씨는 과거에도 아내와 딸을 협박하는 등 다수의 폭력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고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선고 공판은 오는 28일 열린다.
  • AI가 내 일자리도 슬쩍? 사기 뺨친 ‘공포 마케팅’

    AI가 내 일자리도 슬쩍? 사기 뺨친 ‘공포 마케팅’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파고든 모금이나 강의 광고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검증이 제대로 안 되다 보니 애꿎은 소비자들만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보가 많지 않은 소비자는 사기인지, 마케팅인지 분별이 어려운 만큼 정부가 뒷짐 지지 말고 적극적으로 관리 감독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는 ‘챗GPT 수익화 활용 비법서’라는 이름으로 전자책을 판매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한때 모금액이 4억 9000만원을 넘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챗GPT 사용법을 배운 상위 1% 개발자가 돈을 버는 방법을 알려 주겠다”며 홍보하면서다. 가격이 1인당 최대 15만 9000원에 달했지만 3000여명이 참여했다. 그러나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으로 구성된 팀 ‘그로윙업’이 ‘실리콘밸리에서 온 개발자가 맞느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러한 의혹은 모금을 주최한 이들이 이력을 과도하게 부풀린 게 아니냐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와디즈 측은 “실리콘밸리에서 학위 취득이나 업무 경험이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 표현이 있어 수정 조치했다”면서 “수익화 경험으로 대학교 창업지원금을 소개했으나 이는 챗GPT와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확인할 수 없어 삭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추가 모금을 중단하고 기존 참여자는 5일까지 모금을 철회할 수 있도록 했다. 그로윙업 측도 “큰돈을 바라고 펀딩한 게 아니다”라면서 “모금을 중단하고 취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에 모금액은 3일 오후 4시 기준 3억 3300만원대로 떨어졌지만 소비자들이 이러한 논란을 알지 못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모금이 성사되기 전에 공지를 수정한 만큼 허위 과장 광고로 처벌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책을 제작하기 위한) 투자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오인을 일으키고 구매 선택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유사 사례가 있을 수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직장인 서모(32)씨는 “과거에도 ‘스마트스토어로 일주일 만에 돈을 벌 수 있다’는 광고에 혹한 적이 있다”면서 “앞으로 직장인은 챗GPT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다 보니 비슷한 사례가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 비극은 아직 현재진행형… 4·3, 그래픽 노블·사진으로 읽다

    비극은 아직 현재진행형… 4·3, 그래픽 노블·사진으로 읽다

    ‘제주 4·3 사건’이 발생한 지 75년이 흘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3년 4월 현직 대통령으론 처음 제주를 방문해 국가폭력에 대해 사과한 지 20년이 지났지만 4·3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수많은 사람의 희생이 있었음에도 사건의 원인을 두고 논란이 종결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 4·3을 다룬 책이 잇따라 나와 주목받고 있다. 이들 책은 사진과 그래픽을 통해 4·3에 한발 더 다가가려는 시도를 보인다는 점이 눈에 띈다. ‘4·3, 19470301-19540921 기나긴 침묵 밖으로’(혜화1177)라는 긴 제목의 책은 낯선 숫자 때문에 눈길을 끈다. 이 숫자는 ‘제주 4·3 사건 진상 규명 및 희생자 명예 회복에 관한 특별법’(4·3특별법)에서 규정한 4·3의 시작과 끝나는 날짜를 의미한다. 특별법에서는 4·3을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 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과 그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한 사건”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책은 4·3을 단순히 지역사나 한국사의 관점이 아닌 세계사적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당시 미군 정보보고서, 미군 방첩대 자료, 한반도 정세에 관한 미 국무부 보고문서, 국내외 언론사 기사 등을 통해 동서 냉전의 극한 갈등이 첨예하게 부딪치던 세계사 한복판에서 벌어진 사건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특히 생존 희생자, 유족들 100여명과 한 인터뷰로 냉전 체제가 만들어 낸 비극을 생생하게 드러내고 있다. 산으로 피신한 오빠와 내통했다는 신고로 전기 고문을 당했던 소녀나 하루아침에 온 가족을 잃은 갓난아기의 이야기를 접하면 더이상 책장을 넘길 수 없을 정도이다.‘틀낭에 진실꽃 피엄수다’(메디치미디어)는 제주 4·3 활동가와 방송작가의 글에 그래픽을 얹힌 그래픽 노블 형식으로 4·3의 진실을 전하고, 여전히 남은 문제들을 살핀다. 책은 4·3의 시작부터 국가는 유엔이 금지한 초토화 작전으로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했음을 보여 준다. 토벌대 지휘관이었던 박진경 대령이 “제주 폭동 사건을 진압하기 위해서라면 제주도민 30만명을 다 희생시켜도 괜찮다”고 한 말이나 이승만 대통령까지 나서서 “지방 토색 반도 및 절도 등 악당을 가혹한 방법으로 탄압하라”고 지시하고 이에 극우단체들의 사적 폭력까지 더해져 제주는 핏빛으로 물들게 됐다고 강조한다. 지금은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관광지인 둘레길이나 정방폭포, 성산포 터진목 등은 학살과 희생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들이다. 저자들은 책을 통해 4·3은 먼 과거에 일어난 일이 아니며 우리가 이날을 어떻게 기억하고 어떤 마음으로 대해야 하는지 답을 찾는 여정의 시작이 되길 바라고 있다.
  • 남도 곳곳 봄꽃 축제 한창

    남도 곳곳 봄꽃 축제 한창

    봄기운이 짙어진 4월의 첫 주말을 맞아 전남지역 곳곳에서 봄꽃 축제가 한창이다. 여수에서는 전국 최대 진달래 군락지 중 하나로 100여 ㎡를 연분홍빛으로 물들인 ‘여수 영취산 진달래축제’가 4월 1일부터 2일간 영취산 일원에서 열린다. 2019년 이후 4년 만에 열리는 진달래축제는 ‘인간과 자연이 함께하는 축제’라는 주제로 축하공연과 화전 부치기, 꽃길 시화전, 플로킹 등 대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신안에서는 4월 9일까지 지도읍 선도에서 178만 송이의 수선화가 2.7㎞에 걸쳐 13㏊ 규모 의 꽃 대궐을 이룬 ‘신안 수선화 축제’가 열려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우리의 봄’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축제는 ‘자전거로 선도 일주’와 ‘일 년 뒤 받아보는 느림보 우체통’, ‘세상에 하나뿐인 꽃팔찌 만들기’ ‘꽃차 시음’ 등 다양한 체험행사가 진행된다. ‘아름다운 100리 벚꽃길’을 즐길 수 있는 영암 왕인문화축제도 2일까지 계속된다. 영암 왕인박사 유적지 일원에서 열리는 축제는 청소년 K-컬처 콘테스트와 달빛 디제잉 파티 ‘新 난파진가’를 비롯해 왕인이 현대로 귀환해 영암의 찬란한 미래를 선언하는 테마 퍼레이드 ‘K-레전드, 왕의 귀환’ 등의 행사가 열린다. 또 구례에서는 2일까지 섬진강변 일원에서 ‘구례 300리 벚꽃축제’가 펼쳐진다. ‘벚꽃300리 구례를 걷다’를 주제로 열리는 축제는 축하공연과 버스킹, 스탬프투어, 어린이 체험프로그램 등의 행사가 다채롭게 진행된다.
  • ‘생산·소비·투자’ 늘었다는데 세수는 역대급 감소… 같은 통계 놓고 엇갈린 해석

    ‘생산·소비·투자’ 늘었다는데 세수는 역대급 감소… 같은 통계 놓고 엇갈린 해석

    2월 생산·소비·투자가 일제히 상승하며 경기가 소폭 좋아졌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세수는 경기 둔화로 역대 최대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경기가 회복세인 건지, 여전히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지 국민은 혼란해 합니다. 통계청은 2월 산업활동동향을 31일 발표했습니다. 산업활동동향은 국내 산업계의 ‘생산·소비·투자’가 1년 전 같은 달 보다, 전월보다 늘었는지 줄었는지를 통계 수치로 보여줍니다. 지수가 상승하거나 상승 추세를 나타내면 경기가 좋아지고, 하락하거나 하락 추세를 나타내면 나빠진다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월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지난 1월과 비교해 늘었다는 평가 자료를 발표했습니다. 전 산업 생산은 0.3%, 소매판매는 5.3%, 설비투자는 0.2%씩 증가했습니다. 1월보다 2월에 경기가 더 좋아졌다는 의미입니다.그런데 기재부가 이날 함께 발표한 2월 국세수입 현황을 보면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2월 국세수입은 지난해 2월보다 9조원 줄었습니다. 특히 소비와 관련이 큰 부가가치세(10%)는 작년보다 2조 3000억원이 덜 걷혔습니다. 감소 폭은 50%나 됩니다. 정부는 “환급이 증가했고, 2021년 하반기 세정 지원에 따른 기저효과로 올해 세수가 감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반과세 개인사업자는 부가세를 7월 1일부터 25일까지 한 번(1~6월 실적), 다음해 1월 1일부터 25일에 한 번(7~12월 실적) 1년에 두 번 신고·납부를 합니다. 간이과세 개인사업자는 다음해 1월 1일부터 25일(1~12월 실적)에 한 번 합니다. 법인사업자의 신고·납부 횟수는 네 번입니다. 신고 기간과 대상이 따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당장 산업활동동향에서 나타난 2월 소비와 2월 국세수입 현황에서 나타난 부가세수와의 직접적인 관련성은 떨어집니다. 하지만 이런 부가세 신고 기간과 기저효과를 고려하더라도 감소 폭이 50%에 달했다는 점에서 올해 재화나 용역에 대한 소비가 지난해보다 줄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로 보입니다. 정부 관계자도 “올해 세수 전망은 연간 기준으로 지난해나 재작년과 달리 타이트(tight)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다시 산업활동동향으로 돌아가 2월 소매판매를 ‘전월’인 지난 1월이 아닌 ‘전년 동월’인 지난해 2월과 비교했더니 지수는 0.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비가 전월보단 늘었지만 지난해 2월보단 줄어든 것입니다. 기재부도 평가 자료에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5.3% 증가’라는 표현 뒤에 ‘전년 동월비 -0.8%’라고 적긴 했습니다. 하지만 소비가 전년 대비 줄었다는 사실을 강조하진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업태별로 면세점 판매가 중국의 방한 관광객 증가 등으로 18.3% 늘어나며 개선된 점이 두드러진다”고 밝혔습니다. 수치만 보면 면세점 판매액이 한 달 새 크게 늘어난 것처럼 보입니다. 정부 말대로라면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한국으로 몰려들기 시작한 것처럼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2월 면세점 판매액을 지난해 2월과 비교하면 28.5% 감소했습니다. 1월과 비교하면 18% 늘었지만, 지난해 2월보단 30% 가까이 줄었단 얘기입니다. 코로나19 방역 조치 수위가 지난해보다 올해 더 낮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2월 면세점 판매액이 혹한기인 1월이 아니라 지난해 2월보다 더 늘었어야 올해 중국의 방한 관광객 증가했다는 정부의 분석에도 힘이 더 실릴 것 같습니다. 결국 같은 통계를 놓고 비교 시기에 따라 분석 결과가 달라졌습니다. 소비와 세수의 시기적인 관련성은 없더라도, 같은 날 발표된 통계가 현재 경기 상황에 대한 엇갈린 판단을 내리게 한 것입니다. 정부는 각종 경제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경기가 살아나고 있음을 통계로 입증하려 하지만 의도나 방향이 정해진 해석은 국민을 더 혼란케 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아내·두 아들 살해한 40대에 사형 구형…檢 “철저한 계획범죄”

    아내·두 아들 살해한 40대에 사형 구형…檢 “철저한 계획범죄”

    경기 광명시 집에서 아내와 두 아들을 무참히 살해한 40대 가장에게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2부(남천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31일 결심 공판에서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46) 씨에게 이같이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의 잔혹한 범행으로 아내는 사랑하는 두 자녀가 아버지에게 살해당하는 걸 목격하며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다”며 “두 아들은 영문도 모른 채 아버지에게 살해당해 꽃다운 나이에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범행 전 미리 흉기를 구매했고, 이후 피해자들의 자살로 위장하려고 했다”며 “철저한 계획범죄”라고 강조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25일 오후 8시 10분쯤 주거지인 경기 광명시 한 아파트에서 아내(당시 42세)와 두 아들(당시 15세·10세)이 평소 자신을 무시하며 대든다고 생각해 미리 준비한 둔기와 흉기로 이들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구속 기소됐다. A씨는 범행 2년 전 회사를 그만둔 이후 별다른 직업 없이 지내면서 아내와 자주 말다툼하는 등 가정불화가 심해진 와중에 첫째 아들이 자기 슬리퍼를 허락 없이 신고 외출했다는 이유로 폭언한 뒤 가족들을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이 모든 일은 제 잘못으로 벌어진 일”이라며 “항소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바라는 것이 있다면 저에게 잠시나마 자유를 주셨으면 좋겠다”며 “저에겐 삶이 더 이상 의미 없는 상황인데, 사형이라고 해도 우리나라는 사형 (집행을) 안 하지 않냐.부디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덧붙였다. A씨는 자신에게 다른 인격체가 있고 기억상실 증세가 있다고 주장해 왔으나, 정신 감정 결과 ‘정상’ 소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됐다. 법원의 선고일은 4월 28일이다.
  • “우리나라 사형 안하지 않냐”…아내·두아들 살해한 아빠 ‘최후 진술’

    “우리나라 사형 안하지 않냐”…아내·두아들 살해한 아빠 ‘최후 진술’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아내와 두 아들을 무참히 살해한 40대 남성에게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31일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2부(남천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46)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의 잔혹한 범행으로 아내는 사랑하는 두 자녀가 아버지에게 살해당하는 걸 목격하며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다”며 “두 아들은 영문도 모른 채 아버지에게 살해당해 꽃다운 나이에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은 범행 전 미리 흉기를 구매했고 이후 피해자들의 자살로 위장하려고 했다”며 “철저한 계획범죄”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검찰은 “이 사건 범행의 동기, 범행의 반인류성, 피해의 중대성 등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하면 법정 최고형을 선고해 영원히 격리하는 게 마땅하며 그것이 국가의 책무”라고 덧붙였다. A씨 측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변호인은 “기억상실과 다중인격을 이야기한 것은 심신미약이나 감형 위한 주장이 아닌 본인의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말한 것”이라며 “피해자와 유족에게 감히 사과한다는 말을 드리기도 송구하나 반성하고 있고 무거운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 본인 잘못에 응당 처벌받을 것을 마음먹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피고인 최후진술서 “삶 더이상 의미 없어...결과 받아들이겠다” A씨는 지난해 10월 25일 오후 8시 10분쯤 주거지인 경기 광명시 한 아파트에서 아내(당시 42세)와 두 아들(당시 15세·10세)이 평소 자신을 무시하며 대든다고 생각해 미리 준비한 둔기와 흉기로 이들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구속 기소됐다. A씨는 범행 2년 전 회사를 그만둔 이후 별다른 직업 없이 지내면서 아내와 자주 말다툼을 하는 등 가정불화가 심해진 와중에 첫째 아들이 자기 슬리퍼를 허락 없이 신고 외출했다는 이유로 폭언한 뒤 가족들을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범행 후 인근 PC방에서 2시간가량 만화를 보다가 집으로 돌아온 뒤 “외출하고 오니 가족들이 칼에 찔려 죽어있다”며 울면서 119에 신고했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저에게는 삶이 더이상 의미가 없는 상황”이라며 “모든 일은 제 잘못으로 인해 벌어진 일로 죄를 변호할 생각이 없고, 모두 진실만을 말했으며 재판 결과가 무엇이 나오든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또 “이 모든 일은 제 잘못으로 벌어진 일”이라며 “항소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는 “바라는 것이 있다면 저에게 잠시나마 자유를 주셨으면 좋겠다”며 “저에겐 삶이 더 이상 의미 없는 상황인데 사형이라고 해도 우리나라는 사형 (집행을) 안 하지 않냐. 부디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했다. 한편 A씨에 대한 선고는 다음달 28일 진행된다.
  • [사설] 종북세력, 北 인권참상부터 제대로 보라

    [사설] 종북세력, 北 인권참상부터 제대로 보라

    공개처형, 고문, 생체실험 등 북한에서 자행되는 인권유린 실태가 정부의 공식 보고서를 통해 처음 확인됐다. 통일부는 2017~2022년 탈북민 508명이 증언한 1600개의 인권침해 사례를 바탕으로 작성한 ‘2023 북한인권보고서’를 어제 공개했다. 정부는 2016년 북한인권법 제정 이후 보고서를 작성해 왔지만 탈북자 개인 정보가 담겼다는 이유로 3급 비밀로 분류해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공개하지 않았다. 국제인권단체의 지속적인 북한 내 인권침해 고발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눈치를 보며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대처해 왔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인권을 외면하는 일은 용납될 수 없다는 건 상식이다. 그런 점에서 북한인권법 제정 7년 만에 현 정부가 북한의 인권 실상을 가감 없이 전달하기로 한 것은 다행이다. 450쪽 분량의 보고서에 적시된 북한 정권의 인권탄압 사례는 상상 이상이다. 도망가다 붙잡힌 수감자나 탈북자를 즉결처형하는 일은 비일비재하고, 구금시설에서의 인권유린 행위는 물론 당사자 동의 없는 생체실험, 강제노동까지 자행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 영상물을 유포하거나 화장품 등 한국 제품을 거래한 주민들도 공개총살 대상이었다. 김일성 초상화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는 이유로 임신부를 처형하는 등 여성, 아동, 장애인 같은 약자에 대한 인권유린도 심각했다. 북한이 부인하는 정치범 수용소 시설은 11곳이 존재하며, 그중 5곳이 현재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의 인권 실태가 이처럼 처참한데도 우리 사회에서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이 버젓이 활개를 치고 다닌다는 사실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민주노총의 조직국장, 보건의료노조 조직실장, 전 금속노조 부위원장과 조직부장 등 4명이 최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이들은 수년에 걸쳐 북한의 지령을 받아 군사 정보를 빼내고, 사회 혼란을 부추기는 등 간첩 행위를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조직 명칭에 ‘민주’를 넣은 진보 성향의 노동단체 핵심 간부들이 인권을 말살하는 북한의 행태를 규탄하기는커녕 그들의 요구에 따라 꼭두각시처럼 움직였다니 기가 막힐 일이다. 인권을 희생하면서 그들이 추구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이번 정부 보고서 공개가 북한 정권의 악랄한 실체를 보다 정확히 알려 시대착오적인 종북세력을 발본색원하고, 북한 인권 개선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 [열린세상] 기본권으로서의 ‘호흡권’/김세연 전 국회의원

    [열린세상] 기본권으로서의 ‘호흡권’/김세연 전 국회의원

    봄과 함께 미세먼지가 돌아왔다. 코로나 이후 일상이 회복되며 마스크를 벗는가 싶더니 마음껏 숨쉬기가 다시 조심스럽다. 폭염이 더 자주 오면 숨쉬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다. 인체는 음식물 섭취 없이 한 달, 물을 마시지 않고는 사흘을 버틸 수 있으나 공기 없이는 3분도 버티기 어렵다. 건강뿐 아니라 생명까지 해칠 수 있는 환경 조건에서는 인간을 보호하기 위해 ‘호흡권’(呼吸權)을 기본권의 하나로 정의할 때가 됐다. 다음 개헌에서는 생명권, 환경권, 건강권, 평등권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호흡권’을 헌법상 기본권으로 격상시키는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지금까지 호흡권과 관련된 논쟁은 대부분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가’, 즉 ‘공기의 질’에 관한 것이었다. 중국 사막에서 편서풍을 타고 오는 모래바람, 즉 자연현상인 ‘황사’도 문제였지만, 이후 봄가을에 국내외에서 공히 자주 발생하는, 인체유해 성분이 뒤섞인 오염 물질인 ‘미세먼지’는 우리의 건강을 근본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성인에게도 문제지만 청소년ㆍ영유아에게 더 해롭고, 임신부가 들이마신 미세먼지의 인체유해물질은 혈관을 타고 태아에게까지 바로 전달돼 뇌 손상까지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미세먼지 습격에 대한 대응으로 집안과 교실, 사무실에서 공기청정기는 점차 필수품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대기 정체 상태에서 오염물질로 인해 하늘이 보랏빛으로 보이는 현상은 서울에서도 종종 관측된다. 그런 현상이 극심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에서는 주민들이 천식 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호흡곤란 증세를 겪는 등 상황이 심각하다. 이 지역의 ‘남부해안대기오염관리기구’(AQMD)라는 공공기관에서 2018년 제작한 ‘숨쉴 권리’(the Right to Breathe)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에서는 ‘나쁜 식습관은 섭취하는 음식물을 변경해 개인이 통제할 수 있으나 숨쉬는 공기는 개인이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책임의 공공성을 강조한다. 나아가 조만간 ‘깨끗한 공기로 숨쉴 수 있는 권리’를 넘어 그저 ‘숨쉴 수 있는 권리’ 이슈의 비중도 커질 것 같다. 기상청에 따르면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폭염일수는 1970년대 8.3일이었으나 2010년대 14.0일로 늘었다. 밤 동안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을 유지하는 열대야는 1970년대 4.2일이었는데 2010년대 9.0일로 늘었다. 기온 관측치 중 세계 최고기록은 2013년 미국 데스밸리, 2016년 쿠웨이트 미트리바에서 각각 관측된 섭씨 54도다. 지구온난화 추세를 고려할 때 최고기온 기록은 계속 경신돼 갈 것이다. 기온이 체온을 넘어설 때 호흡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어느 정도까지 기온이 올라가면 생명에 지장을 초래할까. 예년 기온보다 연 최고기온이 섭씨 10도 이상 올라갈 때 오존량 증가와 함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유의미하게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호흡권과 인접한 권리로 ‘냉방권’, 즉 ‘열기로부터 생명이나 건강을 침해당하지 않을 권리’를 들 수 있다. 역으로 혹한기의 ‘난방권’ 개념도 성립된다. 이렇게 ‘에너지복지’ 개념이 구체화되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인간으로서의 존엄성 보장뿐만 아니라 인간의 생존 그 자체를 보장하기 위해 폭염, 혹한 상황에서 냉방권, 난방권 개념이 포함된 안정적 주거권 보장 논의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 시간이 갈수록 정부의 규모는 점점 비대해지면서 자원을 낭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21세기형 정부의 기능을 백지에서 새로 설계한다면 기후위기 시대에 인간이 가져야 할 가장 근원적인 권리가 무엇인지 짚어 보고 그것을 제대로 보장할 수 있도록 역할을 다시 정의해야 한다. 그에 맞게 기능을 구현해야 함은 물론이다.
  • 그는 신이 아니다… 믿음을 의심하라[OTT 언박싱]

    그는 신이 아니다… 믿음을 의심하라[OTT 언박싱]

    2023년 1분기, 넷플릭스는 두 작품을 통해 대한민국을 뒤흔든 신드롬을 일으켰다. 첫 번째는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불러 온 ‘더 글로리’, 두 번째는 사이비 종교의 무서움을 다룬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이다. 특히 ‘나는 신이다’의 경우 지상파 방송에서 다루기 힘들었던 사이비 종교의 실체를 상세하게 밝혀 내 큰 충격을 안겼다. 누구나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었지만 뿌연 안개와도 같았던 현상을 선명하게 목도했다. 사이비에 대한 공포와 경계심이 최고조에 이른 요즘, 문화예술계에서도 사이비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시리즈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글리치’다. 이 드라마는 SF 미스터리 장르로 알려져 있다. 남자친구 시국이 UFO에 의해 납치되었다는 시그널을 발견한 지효가 그를 찾기 위해 분투하는 이야기가 기본 골격이다. 이 내부를 채우는 건 사이비 스릴러다. UFO와 사이비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다. 대중적으로 그 존재를 부정받는 믿음이라는 점이다. 외계인과 관련된 자료나 음모론은 신빙성 부족과 빈약한 근거로 소수 마니아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진다. 다만 질문을 바꿔 보면 나도 외계인을 믿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우주란 광활한 공간 어딘가에 외계문명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대다수는 그렇다고 답을 할 것이다. 사이비의 현혹은 이런 착각에서 비롯된다. 신이 존재한다는 믿음을 지닌 이들에게 성경에 기록된 수많은 기적과 구원의 메시지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메시아를 자처한다. 세상에는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미스터리한 일들이 펼쳐지곤 한다. 극에 등장하는 사이비 종교인 하늘빛들림교회는 그 원인이 인간의 머리 위에 있는 외계인의 존재 때문이라 주장한다. 지효는 과거 절친이었던 보라와 함께 실종사건을 추적하던 중 이곳에 당도한다. 지구 정복의 야욕을 품은 외계인과의 대적이 아닌 인간의 정신을 갉아먹는 사이비와 조우한 것이다. 사이비를 소재로 한 작품들에는 일정한 클리셰가 있다. 상대의 마수 또는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힘겨운 상황에 처해 의존할 곳을 찾게 된다는 점이다. 최근 2030 청년들이 사이비 종교의 포교 활동에 넘어가는 이유를 재난과도 같은 현실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지효가 시국과의 결혼을 고민 중 어린 시절 그녀를 괴롭혔던 외계인의 환영을 다시 보게 되었다는 점, 보라가 인기 없는 콘텐츠 제작자라는 점은 누군가 손을 내밀어 주길 바라는 청춘의 현재를 반영한다.웨이브를 통해 공개된 시리즈 ‘교주의 딸’ 역시 이 힘겨운 현실 속 구원과도 같은 현상 때문에 사이비에 점점 빠져드는 한 소년의 모습을 그렸다. 가즈마는 쌍둥이 여동생 이치카가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걸 알지만 침묵한다. 본인이 나약하기 때문이다. 이들 남매한테 구원이 되어 주는 건 전학생 기리타니 사라다. 묘한 분위기를 지닌 사라는 학교 내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들의 중심에 선다. 남들의 눈에는 잔혹한 범죄로 보이지만 가즈마에게는 신의 은총, 기적처럼 여겨진다. 사형선고를 받은 사이비 교주의 딸인 사라에게 반한 가즈마는 그녀의 말을 믿고 야망으로 가득한 함정에 빠져든다. 소위 열혈 신도가 되어 버린 것이다. 스스로의 발로 일어설 힘이 없었던 소년은 매혹적인 소녀의 속삭임에 영혼을 잠식당해 버린다. 평범한 개인이 어쩌다 사이비에 빠져드는지 그 과정을 오싹하게 표현한다.여느 사이비 종교가 그러하듯 가즈마의 믿음은 행복으로 직결되지 않는다. 가족과 거리를 두고 사라에게만 정신적으로 의존하는 순간부터 빠져나올 수 없는 덫의 공포가 시작된다. 믿음에 대한 책임은 개인의 몫이라지만, 그릇된 선택이 만든 끔찍한 결과는 주인공은 물론 시청자의 정신도 붕괴시킨다. “뭣이 중헌지 알지도 못함서”라는 영화 ‘곡성’의 명대사처럼 믿음에 대한 의문이 필요한 시대에 잘 어울리는 드라마라 할 수 있다. 김준모 키노라이츠매거진 편집장
  • 미인계에 기절, 눈떠보니 1억원 도난…중년男 노린 ‘검은 과부’ 극성 아르헨

    미인계에 기절, 눈떠보니 1억원 도난…중년男 노린 ‘검은 과부’ 극성 아르헨

    아르헨티나에서는 혼자 사는 중년남성을 주로 노린 미인계 절도 사건이 극성이다. 2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신문 ‘클라린’에 따르면 최근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팔레르모에 사는 61세 남성도 일명 ‘검은 과부’의 먹잇감이 됐다.피해 남성은 22일 밤 데이트앱 ‘틴더’로 만난 40대 여성을 자신의 고급 아파트로 초대했다. 이미 지난해 마스크 착용이 해제된 아르헨티나에서 여성은 검은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나타났지만 남성은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남성은 여성이 건넨 와인을 마시고 정신을 잃었다. 의식을 잃고 쓰러진 남성은 12시간이 지난 다음 날 아침에야 눈을 떴다. 일어나보니 집은 누군가 뒤진 듯 엉망이 되어 있었다. 거액의 현금과 스마트폰, 아파트 열쇠 등 소지품도 사라진 상태였다. 관리실을 통해 경찰에 신고했으나 여성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피해 남성의 아들은 여성이 10만 달러(약 1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훔쳐 달아났다고 밝혔다. 이어 아버지 몸과 아파트 바닥에서 핏자국 등 폭행 흔적도 발견됐다고 전했다. 그는 “아버지가 현재 일부 기억상실을 겪고 있으며, 큰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여성이 건넨 와인에서 클로나제팜이라는 항경련제와 수면제가 검출됐다. 여성이 피해 남성에게 의도적으로 접근, 약물로 의식을 잃게 한 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됐다. 폐쇄회로(CC)TV에는 남성을 따라 아파트로 들어간 여성이 2시간 만에 건물을 빠져나가는 것이 확인됐다. 그러나 여성이 마스크를 쓰고 있어 정확한 얼굴은 찍히지 않았다. 와인잔과 담배 등에서 여성의 지문 일부를 확보한 경찰은 일단 주변 CCTV를 토대로 용의자 신원과 공범 여부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검은 과부’(영어로 Black widow, 스페인어로 Viuda negra)는 미인계로 남성을 유혹한 뒤 돈을 훔쳐 달아나는 젊은 여성을 가리킨다. 짝짓기 후 암컷이 수컷을 잡아먹는 ‘검은과부거미’에서 유래된 말이다. 검은 과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클럽 혹은 길거리에서 유혹한 남성 집으로 가 수면제나 마약을 넣은 음료수를 마시게 한 뒤, 남성이 잠이 들면 범행을 저지른다. 여성 두 명이 함께 움직이는 경우도 있다. 이 사건 외에도 같은 날 같은 지역에서는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외국인 관광객이 20대 초반 검은 과부 2명에게 피해를 당해 전자기기는 물론 현금, 신발까지 털렸다. 피해 관광객들은 검은 과부들을 나이트클럽에서 만나 숙소로 초대했으며, 역시 그들이 건넨 와인을 마시고 정신을 잃었다. 검은 과부는 보통 혼자 사는 중년 남성을 노리는데, 최근에는 여행차 현지를 방문한 젊은 남성 관광객도 표적으로 삼고 있다. 현지 언론은 피해자 대부분이 사건이 알려지는 걸 꺼리기 때문에, 실제 피해 규모는 훨씬 클 거라고 추정했다.
  • 절경 속에 가려진 슬픈역사… 중문4·3 치유로드를 걷다

    절경 속에 가려진 슬픈역사… 중문4·3 치유로드를 걷다

    ‘우리는 기억하리라 두고두고 잊지 못하리라/1948년 무자해 여기 화산 땅 기슭/정겹고 화평한 중문면 마을에 난데없는 뇌명 같은 일들을/통한의 세월 흐르고 흐른들 심장의 핏덩이 마르고 마를지언정/어찌잊으랴 천제연 물소리 바위 속까지 적시고/전설을 물고 나르던 새들이 선녀의 날개옷처럼 천상을 날아 오르는데/어쩌리 그 울음의 메아리 인연의 핏줄 매듭 풀지 못하나(중략)’ 중문 천제연폭포 인근에 4·3희생자 위령공원에 세워진 추모시비에는 ‘4·3의 통한(痛恨) 그 울음의 메아리’라는 청자(淸字) 김용길(金龍吉)의 시가 이렇게 새겨져 있다. 제주관광공사가 4·3희생자 추념식을 나흘 앞두고 제주 4·3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며 걷는 테마 도보여행인 ‘치유를 향한 평화로드, 중문동 4·3 길을 걷다’를 소개한다고 30일 밝혔다. 중문동 평화로드는 4·3기념성당으로 지정된 중문성당부터 천제연폭포, 베릿내오름, 별내린전망대, 제주국제평화센터까지 이어지는 약 4.2㎞ 구간의 도보 코스로 약 3시간 정도 소요된다.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유명한 관광지가 모여있는 중문관광단지의 화려한 이면에 남아있는 4·3의 상흔의 흔적을 따라 아직 치유되지 못한 제주의 역사를 마주하며 평화로 한 걸음 더 나아가고자 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4·3 학살터에 세워진 4·3 기념성당 ‘중문성당’은 일제강점기 당시 ‘중문신사터’였던 곳으로 4·3 당시 마을에서 거리가 있던 ‘중문신사터’는 학살 장소로 사용됐다. 이곳에서 중문리 학살터 중 가장 참혹한 학살극이 벌어졌다. 중문리 및 인근 마을의 주민을 포함해 3살 난 어린아이부터 60대 노인을 가지리 않고 참혹하게 총살당했다. 총 71명이 희생된 이곳의 참상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특히 1948년 11월 5일, 무장대가 중문지서를 피습하면서 마을 민가 40여 채가 전소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무장대를 쫓지 못한 토벌대는 주민들을 사상 불순 및 예비검속이라는 명목으로 학살했다. 천제연폭포 및 자운당골·버리왓·대습이우영·신사터 주변이 그 현장이다. 1949년 1월 4일 이곳에서 중문면 관내 주민 36명이 집단 학살되는 등 수차례에 걸쳐 768명이 희생됐다고 기록돼 있다. 2008년 3월 26일 봄, 4·3 희생자 중문유족회가 위령비를 세웠다. 사계절 내내 푸르름이 가득한 천제연폭포는 난대림 지역으로 천연기념물 제 378호로 지정됐다. 시원하게 떨어지는 경관이 아름다운 폭포로 천지연폭포, 정방폭포와 함께 제주 3대 폭포 중 하나로 손꼽힌다. 천제연폭포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3개의 폭포로 이어져 각기 다른 모습으로 다채로운 풍경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이곳 천제연폭포 주차장은 일제 강점기 소와 돼지의 도살장으로 사용됐으며, 4·3 당시 수차례 학살이 자행된 곳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풍경 속 가려진 슬픈 역사의 현장이다.반면 웅장한 천제연폭포와는 또 다른 풍광을 지닌 곳 베릿내오름이 있다. 산책로로 제격인 이곳은 천제연 깊은 골짜기 사이로 은하수처럼 물이 흐른다고 해 ‘성천봉(星川峰)’, 별이 내린 내로 부르던 것이 베릿내가 되었다. 베릿내오름에서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라가면 ‘별내린전망대’를 만날 수 있다. 제주의 아름다운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필수 코스다. 중문동 끝자락과 맞닿은 이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전망대에 다다른다. 난대림이 우거진 ‘중문천’과 ‘선임교’너머로 보는 방향에 따라 다른 모습을 선사하는 한라산의 모습을 감상하며 느긋하게 잠시 쉬어가자. 밤에는 별을 볼 수 있는 스폿으로 꼽힌다고 하니 화창한 날 밤 저녁 산책코스로도 좋겠다. 평화로드의 마지막 종착지는 제주국제평화센터이다. 2005년 제주특별자치도가 정부로부터 ‘세계평화의 섬’으로 공식 지정되면서 이를 기념하기 위해 ‘제주국제평화센터’를 건립했다. 제1전시실과 2전시실에는 제주평화 정신의 배경과 문화적, 지리적 배경을 알리고 쓰라린 상처로 남아있는 4·3 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 제3전시실은 우리나라의 역사적 인물과 제주에서 개최된 정상회담의 담은 모습을 밀랍인형으로 전시한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 ‘독도’ 뺏고 ‘가해 역사’ 지운 日교과서…서경덕 “몰염치한 日, 굴복할 날 올 것”

    ‘독도’ 뺏고 ‘가해 역사’ 지운 日교과서…서경덕 “몰염치한 日, 굴복할 날 올 것”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 징병과 징용 등 조선인 강제 동원의 강제성을 희석하고 독도 영유권 주장을 강화한 초등학교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것과 관련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국제적인 여론 환기에 나섰다. 서 교수는 30일 인스타그램에 “최근 일본 문부과학성은 초등학교 3~6학년 교과서 검정을 승인했는데, 한국의 영토주권과 역사를 부정하는 내용이 실려 큰 논란이 되고 있다”면서 “AP, AFP, 로이터, 뉴욕타임스, 르몽드, 더타임스 등 전 세계 주요 언론사 100곳에 메일을 보내 일본의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고발했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일본의 몰염치한 행태를 세계인들에게 제대로 알려 국제적인 여론을 환기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번 고발 메일에서 서 교수는 “(일본 교과서는)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대한민국 영토인 독도가 일본 고유 영토이며,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어 항의하고 있다는 내용을 강화했다. 또한 일제강점기 조선인 징병과 강제 동원에 대해 강제성을 희석하거나 부정하는 내용이 실렸다”고 알렸다. 이어 “일부 교과서에서는 ‘강제’, ‘동원’이라는 단어가 빠지고 ‘지원’이라는 단어가 추가됐다”면서 “‘강제적으로 끌려와’라는 표현은 ‘강제적으로 동원돼’로 바뀐 교과서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특히 지난 2015년 군함도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당시 일본은 ‘1940년대 일부 시설에서 수많은 한국인과 여타 국민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 가혹한 조건하에서 강제노역을 했다’고 인정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왜곡을 지속적으로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고발 메일에는 독도와 강제노역에 대한 영상이 첨부됐다. 서 교수는 “세계적인 여론을 통해 일본 정부를 꾸준히 압박해 나간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굴복할 날이 올 것”이라며 “끝까지 해 보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 전두환 손자 맞은 5·18단체, 오전 중 대책회의

    5·18민주화운동을 잔혹하게 진압하고 광주시민을 유린한 전두환의 손자 전우원(27) 씨를 맞은 5·18단체들이 오늘 오전 긴급회의를 열어 향후 일정을 논의하기로 했다. 황일봉 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 회장은 30일 “오전 중으로 5·18단체들이 긴급대책회의를 열기로 했다”며 “공식적으로 내일부터 시작될 사죄 일정에 앞서 80년 광주의 참혹한 진상 등 전두환이 정권 찬탈을 위해 광주시민을 희생시킨 역사를 알 수 있도록 전씨를 도와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 씨는 이날 새벽 0시 30분께 차량을 타고 광주 서구 한 호텔에 도착했다. 전 씨는 “(광주는)태어나서 처음 와보고, 항상 두려움과 이기적인 마음에 도피해오던 곳”이라며 “많은 분이 환영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머리를 숙였다. 이어 “의미있는 기회이고 순간인 만큼 최선을 다해서 (5·18)피해자를 비롯해 상처받은 모든 분들의 억울한 마음을 최대한 풀어주고 싶다”며 “저를 포함한 제 가족들로 인해 지금까지 너무 많은 상처를 받고 원한도 많을 것 같다. 반성하고 더 노력하면서 살겠다”고 덧붙였다. 전씨는 30일 하루동안 5·18역사를 공부하며 휴식을 취한 뒤 31일부터 공식 사죄일정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 벽 너머의 존재들… 분리와 차별을 비추다

    벽 너머의 존재들… 분리와 차별을 비추다

    호반문화재단이 추진하는 창작공간 지원사업 ‘H아트랩’ 2기의 결과 보고전 2부 ‘하얀 벽의 고백’이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층 아트스페이스 호화에서 시작됐다. H아트랩은 예술가와 미술 이론가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작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창작·교류 공간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2021년부터 서울 서초구 호반파크에서 운영 중이다. 이번 전시회는 1부 ‘검은 기둥의 감각’과 다르게 일단 전시장 분위기부터 환해졌다. 지난 전시회가 어둠을 통해 관람객 스스로 작가들이 하려는 이야기를 해석할 수 있게 했다면 이번 전시는 나(우리)와 타인(그들)을 구분 짓는 벽이라는 존재를 통해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분리와 차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벽에 둘러싸인 우리 그렸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입주작가 박관우, 신선주, 신창용, 이연숙, 조영주의 회화·영상 작품 10점과 다양한 설치·연구자료가 관람객을 맞는다. 전시를 기획한 이경미 작가는 “전시장의 하얀 벽은 물론이고 수용소의 거대한 담장, 개인의 방, 일터의 칸막이, 지하철 플랫폼, 화장실 칸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크고 작은 벽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시에서는 인식의 벽이 미디어를 통해 극적인 이야기로 소비되거나 자본주의 산업 체계 안에서 일종의 노동력으로 치부되는 등 ‘벽 너머 존재들’을 만들어 낸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돌봄 노동의 참담한 현실 표현 조영주의 ‘세 개의 숨’, ‘풀 타임-더블: 10월 9일’은 작가 본인이 겪은 육아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콜레레’는 돌봄 노동을 소재로 하고 있다. 조영주는 한국 사회의 대표적인 그림자 노동인 가사 노동, 돌봄 노동을 통해 돌봄이 지닌 연대 가능성과 각자 생존을 위해 나가는 참혹한 현실을 동시에 조명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자아실현에 대한 강박 역설도 신창용의 작품 ‘RNB’를 보면 처음엔 어리둥절했다가 이어 웃음이 터져 나온다. 각각 다른 세계관에 등장하는 히어로 캐릭터들이 쪼그려 앉아 라면을 먹고 있는 모습을 보고 웃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신창용은 이소룡을 시작으로 존윅, 스파이더맨, 조커 등 오늘날 영화 산업을 이끄는 히어로와 빌런을 소재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래서 스스로 캐릭터를 덕질하는 덕후라고 부르며 작품의 장르가 ‘덕화’라고 말한다. 작가는 ‘덕화’에 우스꽝스러운 히어로의 모습을 그려 넣어 자아실현이라는 현대인의 강박을 역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또 박관우의 텍스트와 신선주의 페인팅 작품은 시공간을 넘나들며 이동과 정착의 과정을 보여 주는 작업을 통해 오늘날 이주와 연결된 혐오라는 사회적 현상을 분석하려고 시도한다. 이연숙의 설치작품은 개인과 사회,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감각 등이 교차하고 침투하는 경계 공간으로 벽이라는 장소를 선택함으로써 이번 전시의 주제를 관통해 낸다. 전시는 4월 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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