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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업문제 직시하자/양해영 논설위원(서울논단)

    요즘 기아그룹의 좌초위기로 인해 그 성가가 덩달아서 올라간 기업이 엉뚱하게도 미국의 크라이슬러 자동차회사다.아이아코카 회장이 연봉으로 1달러만 받고 35명의 부사장중 33명을 해고했으며 근로자도 1만여명 축소하는 뼈깎는 노력끝에 망할뻔했던 회사를 기적처럼 살려냈다는 20여년전의 얘기가 지금은 한낱 흥미본위로 받아들여지기 쉽다.그러나 이 무용담같은 크라이슬러 재건 스토리중 그 후속얘기는 모르는 사람이 많다.사실 아이아코카회장의 공은 크라이슬러를 살려냈다는 그 자체보다도 미국의 기업을 오늘처럼 구조조정을 거쳐 슬림화했다는 데 더 큰 의미가 부여돼야 한다. 미국기업들은 크라이슬러가 계기가 되어 80년대 중반부터 엄청난 감량경영을 단행했다.GM,포드 등 자동차회사는 물론이고 IBM,필립모리스 등도 최저 10%에서 30%에 이르는 군살빼기 작업을 치러냈다. 미국기업 전체로 감량규모는 1천만명에 이르렀다. ○감량경영과 미의 호황 80년대 중반 10%대에 육박한 미국의 실업률은 지금 5%대에 있다.증권시장은 새로운 기록을 세우는데바쁘고 미국사상 최장호황기를 맞고 있다.이는 다름 아닌 크라이슬러의 교훈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다.감량경영과 구조조정이 노동생산성과 이익률을 높이고 그돈은 곧 신기술개발과 투자촉진으로 이뤄진 것이다. 지금 일본은 경기침체에 빠져있고 거품경제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스페인,독일,이탈리아 등은 10%대가 넘는 실업률로 고통스러워하고 있다.한때 경제우등생과 열등생의 자리가 완전히 바뀌었다. 요즘 국내에서는 대기업 연쇄부도등의 여파로 대량실업이 가장 큰 걱정거리의 하나로 등장하고 있다.월평균 퇴직 해고자수는 13만명에 이르는데 새로이 일자리를 찾아 취업한 사람은 12만여명이라는 통계가 나왔다.이같은 현상은 5년만의 일이라고 한다.대랑실업의 위기감은 앞을 내다볼수록 더 커진다.대기업들은 올해 신규채용수를 예년보다 대폭축소하고 있다.연쇄부도에 놀란 기업들은 감량의 강도를 높일 움직임이다.지난 95년5월의 국내실업률은 1.9%로 33년래의 최저수준이었다.지금은 3.4%에 이르렀고 이 수치는 높아갈 공산이 크다. 이제우리는 불가피하게 취업과 실업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시대에 접어들지 않으면 안된다.우리기업의 감량경영은 사실 지금이 시작단계고 싫든 좋든 이같은 흐름은 우리기업이 상당수준의 경쟁력을 갖출때까지 지속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감량의 강도에 따라 그 기간이 단축될수 있고 늘어날수 있는 문제다.근로자들에게는 냉혹한 얘기지만 이를 현실로 받아들이는 자세를 갖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더 큰 실업을 막아보자 왜 우리가 이같은 혹한기를 맞아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정부·기업·근로자가 각각 대답해야 할 대목들이 따로 있다.문제는 그들이 각자의 답변을 상대에 전가한다면 우리는 더 큰 실업시대를 맞게 될것이라는 점이다.노사문제에 대한 개념,평생직장에 대한 관습,직업에 대한 인식등 모두가 바뀌어야 한다. ○취업에 대한 인식 전환 우리 노사문제의 대종은 월급올리기였는데 앞으로는 실업과 월급깎기로 변할지도 모른다.독일과 프랑스등 유럽 대다수 국가들은 해고자수를 줄이는 조건으로 임금을 줄이거나 근로시간을 단축(이것도 결과적으로 임금축소)하는 합의들이 대량실업해결방식의 하나로 쓰이고 있다.우리의 경우 이같은 방식은 회사가 벼랑끝에 서고 나서야 가능한 것으로 되어있다.실업문제해결을 위한 많은 새로운 시도들이 있어야 하지만 종전과 같은 인식하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수 없고 또 그것이 상호 용인될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산업연수생 명목으로 국내에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도 21만명에 이른다.이 숫자는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한쪽에서는 대량실업이 일어나고 다른쪽에서는 일할사람이 없다해서 외국인근로자가 와야만하고,결국 이것을 해결하는 것은 정부의 노동정책이 아니라 근로자들의 인식전환이다.직종간·직급간 이동이 너무나 경직되어 있는 것이 문제다.일본처럼 하향취업도 받아들일수 있는 그런의식과 구조가 돼야 한다.
  • 학생운동의 새로운 모색(사설)

    다가오는 시대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너무도 변수가 많고 다원적 요인들이 상상할 수 없는 폭발력으로 새로운 것을 창출시키고 있기 때문이다.분명한 것은 다가오는 시대는 지력으로 승부하는 시대가 된다는 점이다.폭주하는 지식과 정보를 읽고 판단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냉혹한 경쟁에서 탈락할 수밖에 없는 시대가 이미 다가왔고 앞으로 더욱 가속화할 것이 분명하다.대학생들은 그걸 감당할 주역들이다. 거기 합당하도록 고품질의 지적 능력을 쌓아야 할 대학의 젊은이들이,이미 용도폐기된 이념에 얽매여 진부한 모순의 허상을 좇아 폭력「운동권노릇」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국가적으로,개인적으로 대단히 불행한 일이다. 서울대를 비롯한 전국의 37개대 「총학」이 서울대학교에서 학생운동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모임을 갖고 한총련에게 개혁을 촉구했다.오늘의 대학인들에게 반드시 있어야 할 올바른 시대인식의 발로라고 생각하여 반긴다. 세계 대학들의 평가에서 우리의 서울대학조차 80위권을 벗어나고 있다는 사실이알려져 우리를 부끄럽게 했다.개개인의 역량이나 재능으로는 어느 나라 어느 민족과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자부심을 가진 우리로서는 승복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현실을 부정할 수도 없다.이런 결과를 낳게 한 원인의 하나로 폭력 시위로 지새운 학원가의 영향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런 뜻에서 학생운동의 새로운 방향의 모색을 촉구하는 37개 총학의 주장은 매우 타당한 요구라고 할수 있다.한총련은 존재론적 정당성을 위해서도 이 촉구에 부응해야 한다.새로운 시대에 대응할 지적 능력의 극대화를 도모할 수 있는 개혁의 방향이 모색되어야 한다.그러기 위한 첫째 수순은 분별없는 북한 경도에서 벗어나는 일이고 다음이 시대를 바르게 읽는 일이다.
  • 반바스크 규탄 집회 스페인 전지역 확산

    【빌바오 AP AFP 연합】 스페인의 바스크 분리주의 단체인 ‘바스크 조국과 자유(ETA)’가 젊은 보수 정객 한명을 납치 살해한 사건으로 인해 스페인 전역이 분노와 경악에 휩싸여 있다. 잔혹한 테러를 자행한 ETA 규탄시위가 12일에 이어 13일에도 바스크 지역인 빌바오·빅토리아·산 세바스티안 등 스페인 전역에서 수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벌어졌으며,이번 기회에 ETA를 완전 소탕해야 한다는 초강경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 ‘김심’은 엄정중립(사설)

    강인섭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의 전격경질은 그 원인이 된 실언에 비해서는 가혹한 조치라는 느낌을 준다.보통때 같았으면 엄중질책 정도로 넘어갔을수 있는 사안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그런데도 문책퇴진시킨 것은 선거중립과 공정관리라는 김영삼 대통령의 의지가 얼마나 확고한지를 분명하게 말해주고 있다.우리는 대통령의 공정성의 단호한 실천을 평가하면서 그것이 신한국당 경선은 물론 대선에까지 이어질 것으로 믿는다. 말의 실수라고는 해도 영남정권불가 등 특정경선후보를 비판하여 반발을 불러 일으킨 것은 대통령의 중립의지를 앞장서서 뒷받침해야할 정무수석비서관으로서는 신중치못한 발언이었다.따라서 대통령의 중립의지 훼손과 역지역감정 자극의 소지를 서둘러 차단한 것은 시의적절한 조치로 받아들여진다.이른바 신한국당총재로서의 김심은 누차 강조해온대로 특정인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오직 집권당사상 첫 자유경선의 공정한 관리에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따라서 여당의 경선과정에서 특정후보에 대한 유·불리 차원에서 김심을시비하는 일은 더이상 있어서는 안되겠다.여당경선후보들은 대통령의 중립의지를 믿고 페어플레이정신을 실천하여 정책과 자질을 통해 대의원의 지지를 얻는데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불공정시비로 경선과정에서 탈당을 위협하거나 결과에 승복하지 않겠다는 자세는 이제 설득력이 없어졌다.그러한 언동은 자신이 불리함을 호도하기 위한 구실 밖에 안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여당의 자유경선이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은 우리 정치발전을 한단계 높이는 큰 뜻이 있다.첫 경험이기 때문에 진통이 있지만 여당이 대의원들의 의사에 의해 후보를 선출하는 것은 사실상 특정인을 사후 추인한 야당의 전당대회와 비교하여 당내민주화의 획기적인 진전으로서 긍지를 가질 만한 일이다.자금살포,흑색선전,상호비방,대의원 동원 등 혼탁한 구태를 청산하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여 단합과 축제의 한마당으로 승화시킴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정당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도록 해야할 것이다. 이번 정무수석 경질은 여당경선과정에서의 중립뿐아니라 대선의 관리자로서도 확고한 공정의지를 과시한 뜻이 있다.당내경선이든 대선본선이든 공직자가 특정후보에 경사되거나 적어도 그런 오해를 살만한 언동조차 용납하지 않겠다는 경고의 의미로 받아들여져야 한다.공직자들은 특정후보에게 줄을 서거나 정치권의 눈치를 보는 행태를 지양하고 정신을 차려 대통령의 공정의지를 뒷받침해야할 것이다.
  • 페루 쿠스코(세계 문화유산 순례:36)

    ◎잉카제국의 수도… 해발 3,650m에 거대한 요새가…/둘레 1,300m… 중앙엔 대형 해시계/하루 2만명 동원 83년 걸쳐 완성 쿠스코(Cuzco)는 잉카제국의 수도였다.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수목이 드문 안데스 산맥의 줄기 사이에 고고하게 자리한 고대도시.하늘에서 내려다본 쿠스코에는 신비가 가득했다.흡사 한마리의 푸마가 먹이를 막 덮치기라도 하듯 웅크린 형상을 한 쿠스코는 아직도 잉카의 웅혼한 정기를 뿜어내고 있었다.그것은 곧 하늘은 독수리가,땅은 푸마가,땅속은 뱀이 지배한다고 믿었던 잉카인들의 정신세계를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비행기로 수도 리마를 떠나 남동쪽으로 1천㎞쯤 날았을까.만년설의 장관을 구경하는 것도 잠깐,따갑게 쏟아지는 오후의 햇살을 받으며 해발 3천248m 고지에 덩그러니 깔린 공항 활주로에 닿았다.트랩을 내려서는 순간부터 숨이 가빠지면서 어지럼증을 느꼈다.여장을 풀기 위해 호텔에 들어서자 지배인이 마테 데 코카라는 차를 한잔 내놓았다.코카인의 원료로도 쓰이는 코카나무 잎사귀로 만든 차다.과거 잉카인들이 만병통치약으로 사용했던 것이라고 했다. ○아마존강 시작되는 곳 쿠스코는 잉카의 본래 말인 케초아어로 ‘배꼽’이라는 뜻이다.우주의 중심을 쿠스코라고 생각했던 잉카인의 의식이 깔린 이름이다.또 이곳이 라틴 아메리카 대륙을 관통하는 아마존강이 시작되는 곳이고 보면,잉카인들은 “모든 길은 쿠스코로 통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공항에서 시내 중심가로 이르는 ‘태양의 길’어귀에는 잉카제국 아홉번째 왕인 파차쿠텍 잉카 유판키의 동상이 우뚝했다.잉카문명의 최번성기를 이룩했던 인물이었다.유판키왕의 동상을 지나면 잉카인의 정신세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형상이 나타난다.푸마의 꼬리에 해당하는 곳에 위치한 파차 데 푸마르 추팡이라는 석조물이 그것이다.투유마요와 사피라는 두 강을 끼고 발전했던 잉카문명의 원형을 그대로 보여주는듯 했다.태양을 의미하는 둥근 돌을 중심으로 양쪽에 세워진 돌기둥 사이로 물이 흘렀다. 잉카인들은 뛰어난 도로건설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잉카의 도로는 크게 해안도로와 산악도로로 구분됐다.해안도로는 지금의 에콰도르 북쪽에서 페루해안을 따라 아르헨티나 북쪽까지 이어졌다.산악도로는 에콰도르 북쪽을 출발해 안데스 산맥을 뚫고 쿠스코∼볼리비아∼아르헨티나로 통했다.그런데 도로를 따라 4㎞마다 역참마을을 만들었다.차스키라는 파발꾼도 두어 쿠스코에서 내린 잉카왕의 명령이 3일만에 3천㎞가 넘는 에콰도르 북쪽까지 닿았다고 한다.특히 250m를 뻗어있는 가장 잉카적인 길 카예 로레토(Calle Loreto)를 걷다보면,잉카인들이 얼마나 정교하고 반듯하게 도로를 건설했는지 쉽게 알수 있다. 그러나 잉카의 도로는 잉카제국이 허무하게 무너지는데 큰 몫을 했다.1533년 11월15일 스페인 정복자 프란시스코 피사로가 단지 163명의 군사를 이끌고 쿠스코를 공략했을때 잉카 도로는 활짝 열린 대통로 구실을 했던 것이다. ○태양의 신전도 웅장 시내에서 차를 타고 20여분쯤 코리칸차 언덕을 올랐다.무수한 신전 터가 눈에 들어왔다.그중에서도 한가운데 위치한 태양의 신전은 너무 웅장했다.스페인 정복자들이 쿠스코를 점령했을때 높이가 60m에 달했던 이 신전은 외벽이 모두 금판으로 덮여 있었다고 한다.그러나 정복당한 문명 앞에는 가혹한 시련이 기다렸다.정복자들은 기초만 남긴채 신전을 헐어버렸다.그리고 나서 신전의 기초위에 식민시대 건축물과 성당을 세웠다.잉카의 신이 노한 것일까.몇차례의 지진으로 식민시대 건물들은 대부분 무너졌다.반면 잉카인들이 세운 건물의 기초나 벽면은 끄덕없이 남아있다.정교하게 돌을 깎아 벽돌을 쌓듯 만든 벽면은 지금도 면도날이 들어갈 틈새조차 없을 만큼 견고했다. 잉카의 신전은 어딜가나 문이 3개씩 나있었다.잉카인들이 믿었던 세가지 영혼을 위한 것이었다.즉 땅위에 있는 영혼과 사후태양신에게로 간 영혼,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영혼이 이들 3개의 문을 드나든다고 생각했던 것이다.말하자면 잉카의 신전들은 신만을 위한 것이었다기 보다는 신과 인간을 잇는 성소였던 셈이다. ○매년 6월24일 태양제 쿠스코에 남아있는 잉카유적의 압권은 ‘독수리여 날개를 펄럭이라’는 뜻을 가진 3천650m 고지대 유적 삭사이와만(Sacsayhuaman)이다.푸마의 머리 부분에 해당하는 삭사이와만은 유판키왕때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했다.하루 2만여명씩 인원을 동원한 끝에 83년에 걸쳐 완성한 거대한 요새다.높이 7m에 무게가 126톤이 나가는 엄청나게 큰 돌들로 쌓은 성벽은 1천300m에 이른다.또 정상에는 거대한 해시계를 설치했다.당시 주요 농작물이었던 감자·옥수수의 재배나 수확시기를 가늠하기 위한 시계라는 것이다. 삭사이와만은 잉카제국 멸망후 잉카재건운동을 이끌었던 마지막 왕 망코의 근거지로도 활용됐다.그러나 우세한 화력을 앞세운 스페인군에 패배한 망코는 결국 삭사이와만을 버리고 잉카 최후의 유적지로 알려진 전설속의 도시 빌르카밤바(Vilcabamba)로 숨어들었다고 한다. 삭사이와만 앞에서는 지금도 해마다 6월24일이면 인티 라이미(Inti Raymi)라는 태양제가 열린다.태양제와 관련해서는 전설 하나가 지금도 전해지고 있다.잉카의 11대 왕 와이나 카파크가 태양제를 지내던중 갑자기 하늘을 날던 독수리가 떨어졌다.당시 독수리는 왕을 상징했기에 잉카사회가 발칵 뒤집혔다.그때가 1523년인데,그로부터 정확히 10년후 잉카제국은 허망하게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졌다.독수리의 추락은 잉카의 멸망을 암시한 신의 예언이었을까. 잉카의 흔적은 곳곳에 널려있다.삭사이와만이 쿠스코의 동쪽을 지키는 요새였다면,서쪽 언덕의 켄코(Quenco)유적은 땅속을 지배하는 뱀을 제사한 정신적 요새다.또 언덕 중간에 잉카왕을 알현하러온 각 지역의 족장들이 몸을 씻던 목욕탕 탐보 마차이,숙박시설인 푸카 푸카라 등이 황금제국 잉카의 영화를 증거하고 있다.
  • 음주측정거부 즉심 추진/대법원 구속대신 구류로

    대법원은 6일 혈중 알콜 농도의 측정을 거부하는 음주 운전자를 즉결 심판에 넘겨 구류형에 처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대법원 관계자는 “현행 도로교통법은 음주 측정 거부자를 구속까지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너무 가혹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고 “처벌규정을 아예 두지 않거나 가벼운 벌금형에 처하는 외국 처럼 구속보다는 구류형 등 다른 강제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방안은 음주 측정 거부자는 구속 수사해야 한다는 검찰의 방침과 상반되는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 「공화국 북반부」와 남쪽(송정숙 칼럼)

    지난 22일 저녁 KBS­TV가 보여준 『북한,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라는 프로그램은 일요일 저녁의 시민을 깊은 수심에 빠뜨렸다.그것은 분노보다 더 절망스럽고 슬픔보다도 고통스런 것이었다.저땅이 어쩌다가 저렇게 되었을까. 카메라가 옮겨다닐때마다 보여지는 참상은 단편적으로 짐작하던 것들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어서 구토와 통증을 몰아왔다.조상을 함께 하는,아직도 그곳에 형제며 자매와 육친을 두고있는 우리에게 그것은 고문이고 형벌이다.여남은살 먹은 아이들에서 노인에 이르는 증인들이 조금도 보태지 않고 전하는 그 실상들은 참혹한 악몽이다.어느 사회든 못사는 사람이 있게 마련인데 그런 사람들에게만 카메라를 대면 그럴 수도 있지 않느냐는 반론도 소용이 없어보인다.「집단」도 그런 모습이고 마을 전부가 그렇게 살고도 있다.밀가루 반주먹을 버무린 씀바귀국 「밥상」은 말로라면 믿어지지 않을 것이었다.그러나 이들의 모습이 우리에게 준 더 큰 절망은 그 참상이 이미 먹거리의 어려움에 머물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모든게 무너지는 지경 탈진과 황폐화 작용이 강토와 산하를 뒤덮고 있다는 사실을 역연하게 볼 수 있었다.한뼘의 뙈기밭이라도 차지하기 위하여 얼마 안남은 산림을 불지르고,공장이나 사회시설들을 뜯어내어 먹을거리와 바꾸고,학교에서 아이들을 풀뜯기와 「꽃잽이」로 몰아내고,부모가 아이들을 버리게 만들고,모든 관리의 기능을 마비시키고,인민을 모두 걸인이 아니면 범죄자가 되게 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사람됨의 금도나 품위,지켜야 할 질서나 예의 모든 것이 무너지는 지경에 도달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중에서도 모든 증인들이 『저희들은 없는 것없이 잘먹고 산다』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저희들」이란 당간부나 특수층들을 말한다.「꽃잽이」가 된 열살짜리 어린 남매는『‥당간부의 아이가 저희집에는 먹을 것이 많다고 자랑해서 때려준 적이 있다』고 했다.그집에 가본 적도 있는데 『‥별거 다있고 사탕도 많더라‥』고도 했다. 이런 말은 인민들이 그들의 고통들을 당이나 정부가 해결은 커녕 함께 나누지도 않는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뜻한다.이런 증언들과 정황들을 미뤄볼때 아마도 북의 지도부는 그들의 정권을 유지하는데 필요불가결한 소수만을 걸러서 남기고 나머지는 버리기로 작심한 것 같다.「알곡」을 군량미로 쌓아놓고도 이런 인민을 외면하는 것은 「나라」라는 것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더구나 「수령의 생일」이니 「수령의 동상」이니 하는 것에 당장 굶주린 백성을 먹여살릴 만큼의 비용을 퍼붓는 그들의 행위는 해괴하다고 밖에 할 수 없다. 이날 증인중 한 여교사의 비통한 목소리는 귓전을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오래 갔다.그는 군인들조차 제대로 먹이고 거두지 못해서 병들고 못쓰게 만들 지경이 되었다고 했다.그런 군인을 집으로 돌려보내면 여론이 나빠질까봐 마지막까지 붙들어두었다가 아주 못쓰게 된 지경에야 돌려보내기때문에 『아들 군대보낸 일』을 가슴 짓찧어 후회하며 속수무책인 부모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그는 당간부나 권력층이 얼마나 잘살며 파렴치한가도 조리있고 생생하게 증언했다. ○군인도 못먹고 병들어 많은 사람들이 이미 시들어 널브러져있는 가운데서 그래도 그는 아직 분노에 치를 떠느라고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이런 힘이 아직 남아있을때 무슨 대책이 있어야 그들은 소생할 것이다.그 땅 모두가 불모해지고 인민 모두가 회생불량한 실조현상에 빠진다면 통일이후에 어떻게 될 것인가. 그 교사는 「공화국 북반부」에 대해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끝났어요.우리는 이미 희망도 아무 것도 없어졌어요.그저 남은게 있다믄 잠자듯이 편안하게 죽어지는 거지요.우리한테는 자살할 자유도 없이요.그러니 거저 자는 듯이 죽어 다음날 안깨어나기를 바라는 일 밖에 안남았어요』 절절한 통곡소리와 함께 토해놓는 결론이었다. ○남쪽대학 「커닝」충격 그런데.그 프로그램이 지나고 이어진 뉴스시간에 우리는 「공화국 남반부」의 대학생들이 그것도 「명문대학」에 다니는 대학생들이 고도한 「커닝사업」에 몰두하고 있는 현장들과 만났다.맥이 풀렸다.언제 어떤 형태로 우리의 짐이 될지 모르는 북쪽의 「황량 공화국」을 짊어져야 할 젊은이들이 「커닝방식」의 개발에 그 좋은머리를 다 동원하고있는 것은 환멸스런 일이다. 학생시절에 누구나 한번쯤 해보는 풍습이라지만 그날의 장면은 너무했다.전후 TV프로그램이 함께 희망을 잃게 하는 것들이어서 공연히 슬펐다.〈본사 고문〉
  • 관광산업 규제 더 풀어라/김주영 작가(서울광장)

    모처럼 우리나라를 찾아온 외국 관광객들에게 우리가 자랑삼아 보여줄 수 있고,그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수 있는 관광자원이나 관광자산의 가치를 갖고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그런 질문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흔히들,우리가 지닌 전통적인 생활문화와 고적을 비롯한 문화유산을 관람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서울을 비롯한 경기 인근에 흩어져 있는 손색없는 고적들과 우리 문화의 우수성과 정체성을 과시할 수 있는 몇몇 공연물과 전시장이 있긴 하다.그러나 막상 가다듬고 생각해 보면 과연 우리나라를 찾아온 외국관광객들이 우리의 무엇을 보고 느끼고 돌아가는지 퍽이나 굼금해지면서 나아가서는 뒤통수가 뜨거울 정도의 당혹감을 느낄 때가 많다.우리 스스로가 냉정한 시선으로 검증해 보면 우리의 관광자원은 극동이나 동남아의 이웃나라들과 비교해서 너무나 보잘 것이 없다는 것에 새삼 놀란다.물론 그들 관광객들이 우리나라에 당도해서 보름이나 한달을 체류한다면,우리 고유문화의 우수성을 뇌리에 각인하여 돌아갈 수 있는 여지는 있다.그러나 그들이 체류기간이 고작해서 평균 3∼4일 정도라면,자신들이 본국에서도 지겹도록 바라보던 빌딩들과 자동차만 실컷 보고 돌아가게 될 것이란 비관적인 결론과 마주치게 된다.우리가 자랑하던 맑은 하늘은 온데간데 없어졌고 매연에 찌든 경치도 이젠 자랑할 것이 못되고 말았다. ○적자관광 대책 미흡 그래서 그들 외국관광객들이 우리나라에 떨어뜨리고 가는 외화도 중진국의 국민인 우리가 외국에 나가서 쓰고오는 외화의 액수에 전혀 미치지 못한다.이처럼 외화가 무더기로 잘려나가는 사태를 두고 양식있는 사람들은 우리들의 사치관광과 낭비관광을 목청높여 질타하고 개탄한다.그러나 질타와 개탄은 있지만,외화낭비와 적자관광에 대한 적절한 대비책과 눈을 크게 뜨게 만드는 개선책은 아예 없거나 미흡하기 그지없다.옛날의 어떤 게으른 선비는 비가 내리는 날이면 밖으로 나가서 지붕 고칠 생각은 않고 방안에서 우산만 받고 앉아 날씨를 원망하더란 얘기와 비슷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외국의 경우 선진국이든 후진국이든 공항만 벗어나면 관광자원이 그대로널려있을 정도여서 구태여 가이드를 따로둘 필요가 없을 정도다.외국에 나가본 사람이라면 어느 누구도 우리의 관광자원이 바탕부터 매우 취약할 뿐만 아니라,누가 보아도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넓은 공감대와 보편성을 가진 관광자원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그러나 관광자원의 개발과 보전이란,10∼20년의 거국적인 노력과 집념으로도 흡족한 성과를 노리기 힘든 문제란 것을 유럽이나 동남아의 문화유산을 돌아본 사람이라면 씁쓰레한 심정으로 느끼게 된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 좋아 우리나라의 관광자원이 이처럼 절망적인 상태로 소진되거나 훼손된 것은 물론 일제의 약탈과 참혹한 전쟁,그리고 무분별했던 개발로 우리 고유문화의 정체성이 마모된 탓이다.그러나 좁은 국토에 과부하된 인구,그리고 거론조차 할 수 없는 지하자원의 절대적 고갈은 우리나라 경제의 영원한 숙제이고 극복해야할 과제이다.그러므로 우리는 첨단산업과 관광산업의 육성으로 외화를 벌지 않으면 장차 살아남을 길이 없다해도 심한 말이 아니게 되었다.바로이런 바탕위에서 행정일선에서 규제의 과감한 혁파나 제도개선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관광자원 개발에 대한 인식의 혁명적 전환과 다각적인 연구가 있어야 한다.그 한 예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대한 규제완화는 일단 관광산업에 대한 인식전환의 청신호로 받아들여진다.이러한 인식전환은 크게는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진흥은 물론,당면해 있는 적자관광을 극복하는데도 좋은 처방이 될 것이 틀림없다.또한 카지노 산업의 육성은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일 뿐 아니라,국가가 거둬들이는 세수증대에서도 결정적인 역할을 해줄 것이 틀림없다.장차 이 방면의 인재를 길러내 우리나라 관광산업 발전에 노하우를 축적하는데까지 멀리 내다보는 안목을 가질 때가 되었다.
  • 엔진 핵심부품 터빈 블레이드 국산화

    ◎한국기계연,항공기·발전기용 시제품 제조 성공 항공기 등에 사용되는 가스터빈 엔진의 핵심 부품인 터빈 블레이드를 국내 기술로 만들수 있게 됐다. 한국기계연구원 창원분원 김학민·최승주박사팀은 초내열합금 전략 소재로 선진국에서만 만들수 있던 터빈 블레이드의 시제품 제조에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터빈 블레이드는 가스터빈 엔진에서 폭발가스의 에너지를 회전 에너지로 바꿔 압축기를 돌아가게 하는 핵심 부품이다.고온 등 가혹한 조건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단결정이나 단방향 응고 방식으로만 제조된다. 특히 단결정 주형재는 약1500℃의 고온에서 2시간 이상 변화를 일으키지 않아야 하는 고도의 기술로 제조 기술을 미국 중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등 선진국만 보유하고 있으며 세라믹 코어,주형재,단결정 블레이드 제조기술 등은 기술 이전을 기피하고 있다. 연구팀은 주형재 개발,세라믹 코어 특성개선,최적 주조 방안 설계등은 기계연 창원분원이 맡고 세라믹 코어용 금형제작과 터빈 블레이드 왁스금형 제작은 한국로스트왁스(주)에서 했으며 일방향 응고와 단결정 응고의 시뮬레이션(KAIST),단결정몰드재료 개발(경남대),터빈 블레이드 소재의 미세조직 분석(창원대)은 대학이 맡는 등 산·학·연 공동 연구로 이루어냈다고 밝혔다. 가스터빈 엔진은 항공기와 선박,발전기 등에 사용된다.삼성항공 1개사에서만 수입하고 있는 터빈 블레이드가 연간 3백20억원어치에 이르며 저녁시간 비상발전용으로 한국전력에서 62대의 가스터빈을 운영하고 있어 국내의 시장 규모만 9백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또한 세계적으로 항공기만 해도 민간항공기가 약 3만대,군용기가 약 2만대여서 항공기 엔진 하나에 수백개가 들어가는 터빈 블레이드(대당 1천달러) 시장 규모는 엄청나다.
  • 캄보디아 불교계 최고지도자 텝퐁 스님

    ◎양국 불교도 「마음의 평화·안정」 노력/“예산부족에 많은 사찰 방치 안타까워” 『불교는 마음의 평화와 안정을 최고 덕목으로 수행하는 종교입니다.한국과 캄보디아의 불교도들이 같은 신앙을 갖고 함께 마음의 평화와 안정을 추구한다면 두 나라의 우호와 교류는 급속히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캄보디아 불교의 최고지도자 텝 퐁 스님(73)은 프놈펜 시내 왕궁 옆에 자리잡은 우날롬 사원에서 한국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메콩강으로 흐르는 톤 레삽강이 내려다 보이는 풍광 좋은 이 사원은 1443년 건립된 프놈펜 시의 대표적인 사원.현재 100여명의 승려들이 수행생활을 하고 있다. 『캄보디아에는 3천371개의 사찰이 있으며 4만1천여명의 승려들이 9백만 신도들의 정신적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서기 2세기,인도에서 전래된 캄보디아 불교는 베트남과 라오스 등 주변 국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으나 힌두교가 국교였던 앙코르제국(802∼1432년) 시절에는 쇠퇴했다가 앙코르 제국이 망한 다음 15세기부터 다시 국교가 됐다.그러나 지난75∼79년 집권,소위 킬링필드로 유명한 극좌 공산주의자 폴 포트 정권은 자본가 지주 귀족 학자 승려등 2백만명을 학살했다. 『세계 어느나라 국민들도 캄보디아처럼 참혹한 경험을 한 나라는 없습니다.승려 2만5천168명이 처형당하고 사찰은 감옥이나 처형장으로 쓰이고 불상은 깨트려버리고 불경은 불살라졌습니다.나도 승복을 벗기우고 감옥에서 3년8개월동안 강제노역을 했습니다』 79년 말 폴 포트 정권이 망하고 민주적인 헹 삼린 정권이 들어서면서 복원된 불교는 승려수가 폴 포트 정권 이전보다 많을 정도로 늘어나고 있다.그러나 지방의 많은 사찰에는 불상이 깨어지고 법당에 비가 새는 등 보수가 시급한 실정이나 세계에서 제일 가난한 나라중 하나인 캄보디아 정부로써는 예산이 없어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60명의 캄보디아 젊은이가 승려가 되기 위해 우날롬 사원을 찾아 삭발을 했다고 밝힌 스님은 『앞으로 불교 전문학교와 비구니 훈련원도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 “곰 후예 한국인이 곰 학살”/미 환경보호단체 비난

    ◎정부에 무역제재 촉구 미국의 환경보호단체들이 한국의 불법적 곰쓸개 거래 관행을 없애기 위해 한국에 무역제재 조치를 취할 것을 미정부에 촉구하고 나섰다. 미 인간사회(HSUS)와 국제인간사회(HSI)는 3일 발표한 성명에서 『곰쓸개에 대한 수요가 가장 높은 나라가 바로 한국』이라고 지적하고 『한국에서는 이미 곰이 멸종됐기 때문에 한국인들은 알래스카,에콰도로,시베리아,스리랑카 등지에서 곰을 밀렵,수입하는데 혈안이 돼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성명 발표와 함께 밀렵한 곰의 가슴을 절개해 쓸개를 꺼내는 장면과 발바닥을 얻기 위해 발목을 잘라버린 곰의 모습들이 컬러로 담긴 유인물을 워싱턴의 세계각국 특파원들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이 유인물은 한국의 단군신화를 소개하면서 『스스로 곰의 후예라고 믿는 한국인들이 왜 이처럼 가혹한 짓을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서울올림픽때는 한국선수들의 체력 강화를 위해 30마리의 곰에서 채취한 쓸개와 고기들이 태국에서 수입됐다』고 주장했다.
  • 포괄적 뇌물죄/여 “환영” 야 “불복”/한보판결 여야반응

    ◎여­“고질적 정경유착 폐습 근절 계기로”/야­“야에만 가혹… 몸통은폐 들러리재판” 2일 한보사건 선고공판에서 정치인들에 대해 포괄적 뇌물죄가 적용된 것과 관련,여권은 고질적인 정경유착 풍토나 잘못된 정치자금 관행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반면 야권은 승복할 수 없다는 자세를 취했다. ○…신한국당은 전두환 노태우 전직대통령에 이어 현직 의원에게도 포괄적 뇌물죄가 적용됨으로써 당에서 적극 추진중인 고비용 정치구조 개선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었다.특히 정치인과 기업간 정치자금 수수관행은 물론 정치인들의 고비용 지출관행도 함께 고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홍준표 의원은 『뒤늦은 감은 있지만 적절한 판결』이라면서 『국회의원의 본회의나 국정조사활동도 포괄적인 국정간여로 인정한 이번 판결로 소속 상임위나 대가성 여부에 관계없이 국회의원의 정치자금 수수관행에 일대 혁신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야권은 「한보몸통」을 은폐한 「들러리재판」으로 규정하며 승복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특히 동교동계의 맏형 권노갑의원이 예상보다 무거운 5년형을 받은 탓에 국민회의측의 반발이 더 거셌다.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피고인 가운데 한보몸통은 없다』며 『정치검찰의 편파수사와 끼워넣기 기소에 희생된 권의원에 대한 가혹한 선고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율사의원들로 구성된 권의원 변호인단은 성명에서 『판결의 재량권 일탈로 승복할 수 없다』며 항소방침을 밝혔다.당 「한보편파수사 진상조사위」도 『검찰이 표적기소와 표적수사로 일관했다』고 반발했다. 자민련 안택수 대변인은 『한보측 피고인들의 형량은 가볍고 정치인들은 무거운 것이 특징』이라고 꼬집었다.
  • 맨발의 목동서 이스라엘왕이 되기까지/27일 뮤지컬 「다윗왕」

    ◎극단 「예맥」/국립극장 대극장 무대 TV방송 연기자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극단 예맥이 뮤지컬 「다윗왕」을 오는 27일 서울 국립극장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예맥의 창작 뮤지컬로 95년 5월 같은 장소에서 초연한 이래 2년만의 재공연. 맨발의 목동에서 이스라엘 왕위에까지 오른 다윗왕의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을 그린 작품.골리앗을 쓰러뜨려 영웅이 된 다윗은 하나님의 명령대로 움직여 연속되는 전쟁에서 승승장구한다.그러나 부하 아내와의 불륜을 계기로 타락하고 오만해진다.이어 벌어지는 살륙과 아들 압살롬의 반란 등 하나님의 가혹한 징계가 몰아닥친다.죽은 아들을 끌어안고 회개의 뜨거운 눈물을 흘리면서 용서와 화해의 단비가 뿌려지는데…. 성공과 타락,시련과 깨달음을 주내용으로 한 「다윗왕」은 절망과 혼란의 요즘 사회상황에 색다른 교훈과 감동을 던져준다.60여명의 출연진이 연출하는 웅장한 무대규모와 화려한 의상등이 볼만하다. 연기자 극단의 작품답게 출연진과 캐스트도 호화롭다.단장인 임동진이 다윗왕 역을 맡고 중견배우 김성원이 다윗을 꾸짓는 선지자 나단역을,김혜자가 다윗의 악처 미갈역을 소화한다.또 최민수의 누나인 최수진이 미갈역을 더블 캐스팅으로 맡아 참여하며 안문숙이 소년시절 다윗역을 맡는다.이밖에 개그맨 이용식·서원섭이 코믹한 인물 요나답으로 출연하며 원로연극인 고설봉·강계식·추석양씨가 왕의 신하로 특별출연한다. 김종철 극본,김정택 작곡,신은경 안무,박원경 연출.31일까지 하오 4시·7시30분(첫날 낮공연 없음).570­7155.
  • 음식낭비는 죄악이다/김주영 작가(서울광장)

    북한주민들의 생활상을 직접 목격한 사람들이나 혹은 그 실상을 있는 그대로 믿고 있는 사람들은 우리의 식당에선 울분조차 느껴져 오래 앉아 견디질 못한다.중국의 연길시내 언덕배기에 과학기술대학을 설립한 김진경 박사는 서울로 돌아와선 좀처럼 식당 출입을 하지 않는다.그는 재미동포의 신분이었으므로 북한지역을 여러번 여행한 바 있다.아마도 그분만큼 북한주민들의 생활상을 적나라하게 경험하고 목격한 사람도 흔치않을 것이다. 나는 소설 ‘야정’을 집필할 당시 중국과 북한의 접경지대를 답사하기 위해 여러번 연길을 방문할 기회를 가졌었다.연길시 당국에서 직영하고 있는 옌지빈관(연길빈관)에 도착하면 그때 한창 대학의 기초공사에 바빴던 김진경 박사를 만날수 있었다.그러나 나는 그분이 목격했다는 북한주민들의 참혹한 생활상을 대체로 믿지 않았다.북한주민들이 겪고 있는 척박하고 참혹한 생활상들 대부분이 상상을 초월하고 있었으므로 그런 실상을 내게 토로하고 있는 그분의 내심에 어떤 다른 의도가 숨어있지 않나 하는 의구심까지 품게 되었다. ○처참한 북녘생활 충격 내가 그분의 말씀을 액면 그대로 믿기 시작한 것은 내 자신이 두만강 상하류 전체와 압록강 중류 접경지대를 꼼꼼하게 답사하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까마귀떼만 날아다니던 을씨년스런 집단농장의 풍경.비쩍 마른 소가 끌고가는 찌든 빈수레.강가언덕에 나와앉아 중국쪽을 하염없이 바라보던 사람들의 공허한 눈길.세탁도 하지 않으면서 빨래터에 나와앉아 아이에게 젖을 물리고,마냥 앉아만 있던 젊은 아낙네의 무언가 호소하는 듯한 그 처연한 눈길.저녁밥 지을 때가 되었는데도 굴뚝에 연기나는 집이 없었던 무산광산촌 일대의 그 스산했던 해질녘 풍경. 그리고 비내리던 날 오후,담배 한갑을 건네받기 위해 그 육중한 뗏목배를 중국쪽 강가로 잇대이던 압록강 뱃사공의 그 남루한 입성.그리고 담배갑을 건네받고도 고맙다는 인사말 한마디 건넬줄 모르는 그들의 억눌린 채로 굳어버린 침묵.강가로 삽을 씻으러 나온 농부들의 입성은 살아계셨을때의 성철스님의 누더기옷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었다.여름날 강가에 가면 으레벌이게 되어있는 먹고 마시는 우리들의 야유회 풍경을,수년에 걸쳐 8번이나 계속되었던 북한 접경지대의 답사에선 단 한번이라도 목격한 적이 없었다. 그 이후,나는 부득이한 경우외에는 고급식당 출입을 삼가기로 했다.그리고 많은 반찬이 나오는 식당출입도 자제하고 있다.나라의 경제사정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우리는 아직도 흥청망청에 반성이 없어 보인다.식당에서는 여전히 많은 음식들이 쓰레기통으로 던져지고 있다.가진 통계숫자는 없지만 우리가 남기고 있는 하루의 음식을 모두 합친다면 북한주민인구 반쯤의 한끼 식사를 보태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이 몰염치한 낭비는 계면쩍음이나 도덕적 판가름의 개념을 넘어 죄악으로 볼 수 밖에 없다. 흔히 말하듯,우리의 염원은 통일이다.북한을 탈출한 사람들이 어째서 일본이나 중국이나 러시아로 가지 않고 목숨을 걸고 남한으로 달려오고 있을까? 말이 통하기 때문일까? 아니다.남한이 내나라 내조국이라는 생각 때문이다.떠올리기조차 두려운 일이지만,우리가 만약 지금의 북한처럼 무분별하고 무자비한 공산독재체제 아래에서 고맙다는 말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원시적 자유조차 차단당하고 참혹하게 굶주리고 있을때,몽매에도 가고 싶은 땅이 어딘가를 생각해보자.틀림없이 자유와 풍요를 보장받을수 있는 내조국 어느 땅일 것이다. ○굶주리는 동포 생각을 우리는 자유와 풍요를 보장받기 위해 6·25라는 동족상쟁의 피흘림을 경험했다.그러나 불행하게도 민족적으로는 반쪽의 수확이었고 승리였다.반쪽의 수확은 반쪽의 부채를 의미한다.아직도 우리의 반쪽은 억압과 굶주림의 터널속에 갇혀있다.그런 부채를 가진 우리가 가져야할 몸가짐은 구태여 가르치지 않아도 자명한 일이다.그로써 우리에게 염원이 있다면 그 염원을 성사시킬 실천도 뒤따라야 한다.별일 아닌 것 같지만 우리들 한사람 한사람이 음식이나마 아껴먹을줄 알고 검소하게 살아가는 태도가 그 염원을 앞당겨 이루는 결과가 된다는 것을 생각할 시간이다.
  • 통상협정 노동·환경연계 안된다/클로드 바필드(해외논단)

    미국정부는 앞으로 맺을 외국과의 통상조약에 상대국의 노동권 및 환경 보호기준을 문제삼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미국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클로드 바필드 미 AEI 공공정책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경제지 저널 오브 커머스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이같은 블루(노동),그린(환경) 라운드 움직임을 맹박했다.그의 주장을 소개한다. 다투지만 말고 도울 건 서로 돕자는 분위기가 미국 의회 안에 자라고 있으나 앞으로 외국과 맺을 통상협정에는 노동 및 환경 조항이 필히 포함되어야 한다는 민주당의 요구에 공화당은 강하게 맞서야 한다. 이 이슈를 양보할 경우 미 공화당은 아이젠하워 대통령 이후 무역 자유화를 구축해온 대원칙을 스스로 배반하게 된다.장벽을 제거하고 무역을 자유화하는 것은 탈규제화,민영화 그리고 정부축소라는 정통 공화당의 원칙을 국제적 크기로 확대한다는 의미이다.그러나 환경 및 사회 시스템을 「서로 같이 상향」시킨다는 명분으로 국제적 관료체제를 새로 만들어내는 것은 이같은 철학에 반기를 드는 것이다. ○무역자유 원칙 스스로 배반 노동 및 환경관련 조항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때 부대조항으로 끼어든 것일 따름이지 협정의 본격조항이라고 할 수는 없다.체결 당시 이 부대조항은 형식적인 겉치레에 불과한 것으로 여겨졌다.그러나 노동조합,환경단체 등은 이는 장래의 모든 미국 통상협정에 이 두 조항들이 포함되여야 하는 선례로 인정되었다고 주장한다.협정 안에 엄연히 독립된 장으로서 노동권과 환경을 집어넣어 이 분야에 관한 협정대상국의 근본적인 흠을 시정하려고 하지 않은 한 어떤 협정도 지지해서는 안된다고 민주당은 강조한다.그리고 두 관련조항들은 무역보복을 통해 철저히 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자세를 실제로 채택,수용하게 되면 미 통상정책의 방향과 목표가 심대하게 바뀌고 만다.「경쟁의 반듯한 운동장」을 조성한다는 명목으로 새로운 규제 체계를 담는 통상협정이 생김에 따라 자유무역은 그 자체만으로 득이 된다는 기존원칙이 깨지는 것이다.통상협정에다 사회(노동)와 환경 항목을 추가해서는 안되는 실제적인 주요 이유들을 들어보자. ○각국 국내실정에 바탕둬야 생산성 증가여부에는 전연 괘념치 않고 환경,노동 기준을 강제적으로 상향통일시키는 것은 자멸적이다.이는 개발도상국에게는 참혹한 악영향을 끼친다.선진국인 독일같은 경우에도 통일 무렵 동독과 서독의 임금수준을 동등하게 하기로 했는데 실제 생산성에서 동독은 서독의 3분의 1에 불과했다.이 어리석은 결정의 결과는 실업의 급증,파산,국가의 대대적인 보조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의 불투명한 전망 등이었다. 경제적 고려를 뛰어넘는 각국의 독립주권 측면에서도 이런 항목은 정당성이 적다.예를 들어 멕시코와 브라질은 환경,사회분야에서 정책 우선순위가 미국과 다를수 있는데 이는 아주 당연한 것이다.열대 다우림의 황폐화 문제에 직면한 브라질같은 나라는 대기나 화학오염보다 삼림보존에 마땅히 우선적으로 예산등의 자원을 배정한다.또 멕시코 근로자들은 보다 실질적인 의료및 실업 혜택을 보장받는 대가로 저임금을 용인할 수도 있다.사회복지나 환경보호의 기준 결정은 각국의 전반적인 국내실정을바탕으로 해서 이뤄져야지 국제적인 의무조항으로 강권되어서는 안된다. 미국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사회,환경 필수조건화는 새로운 관료주의를 만들어 내게 된다.이 분야에 관한 NAFTA의 부대조항은 온순한 편인데도 이후 여러 조사및 시행기구가 속속 태어났다.상무와 관련해서 정부의 간섭을 축소하자는 것이 자유무역 협정의 목표인데 사실은 오히려 통상을 「관리」하기 위한 거대한 새 관료주의 체제가 발동된 것이다. 마가렛 대처 여사는 유럽의 노동 및 환경기준 동시적용에 대해 『영국 정부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축소시켜 놓은 것은,결코 전 유럽의 조건을 수용키 위해서가 아니었다』라고 일갈한 바 있다.미국은 이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미 AEI공공정책연 연구원/정리=김재영 워싱턴 특파원〉
  • 북 보트피플 귀순을 보며/전현준 민족통일연 북한실장

    ◎탈북행렬 막을 힘도 없다 안선국씨와 김원형씨 두가족 14명이 13일 새벽 선박을 이용,귀순함으로써 「보트피플」에 대한 관심을 다시한번 불러일으키고 있다.선박이용 탈출은 은폐·엄폐가 어려운 바다를 이용해야 하고 선박의 속도가 느리다는 점에서 발각 및 체포 위험성이 높다.따라서 위험성이 높은 두가족 선박이용 탈출사건은 북한 체제변화와 관련 다음과 같은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해안 경비대 허수아비 첫째,위험부담이 많은 선박탈출이 가능했다는 것은 북한 해안경비대의 경비가 매우 허술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북한은 그동안 철저한 사회통제를 통해 체제를 유지해 왔다.사회통제장치는 각종 「총화」를 통한 사상통제,군·사회안전부·인민반 등을 통한 행동통제 등 여러가지가 있다.특히 최근 북한은 정규군까지 사회통제에 투입하고 있다.그러나 경제난으로 인해 통제요원들의 체제수호에 대한 사명감과 김정일에 대한 충성심이 약해지는 반면,부정부패 행위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탈북이 사회통제요원들의 묵인없이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최근 탈북자 증가는 북한 사회통제장치가 이완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골칫덩어리 방출 효과 둘째,수령유일지배체제에 대한 주민반발이 비록 가족단위이기는 하지만 점점 집단화되고 있다는 점이다.수령체제는 많은 모순을 내포하고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수령의 절대성만 용인될 뿐 주민의 자율성은 일체 일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그 결과 정치·경제·사회 제반분야에서 「동맥경화증」이 발생,주민의 삶은 말 그대로 최악의 상황에 이르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내부에서는 반체제운동은 철저한 통제와 치밀한 처벌로 인해 거의 불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에 체제불만자들은 탈출이라는 수단을 채택할 수 밖에 없다.따라서 북한체제가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 한 집단탈북 사태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탈북자 증가가 북한 정치체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탈북자체는 수령체제의 모순과 이에 대한 불만 때문에 발생하는 사회현상이다.그러나 김정일입장에서는 체제불만자의 탈북은 「골칫덩어리」의 자연적 도태일 수 있기 때문에 탈북자 증가가 정권유지에 유리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주지하다시피 해방이후 북한의 지주·자본가·고급관료 등이 대거 월남함으로써 김일성은 정권장악은 물론 거의 50여년간 독재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다.이러한 역사적 사실에서 보았을때 최근의 탈북은 오히려 김정일체제를 공고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관리 실패땐 남한 혼란 너무나 가혹한 요구일지 모르지만 만일 이들이 북한내에 남아 반체제운동을 했다면 김정일에게 상당한 정치적 충격을 주었을 것이다.그러나 잠재적 변화세력들이 탈북함으로써 짐정일로서는 그만큼 정치적 부담을 줄이게 된 것이다.따라서 우리는 탈북자 증가가 곧 김정일 정권붕괴로 이어지리라는 도식적 전망을 해서는 안될 것이다. 탈북자 증가사태에 직면한 현재,우리는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북한붕괴 대비는 물론 탈북자들에 대한 효율적 관리이다.탈북자들은 많은 희망과 꿈을 안고 남한으로 온다.그러나 이들은 남한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부 탈북자는 역탈출까지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다.따라서 만일 이들에 대한 효율적 관리방안이 수립되지 않는다면 향후 남한사회의 커다란 사회문제가 될 것이고 이것은 오히려 김정일정권을 강화시켜 주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 희곡작가 이현화(이세기의 인물탐구:129)

    ◎조직속에 마멸되는 소시민 아픔 고발/냉소적인 풍자로 날카로운 현실비판/겸손한 신사지만 할일과 할말은 다해 이현화는 조용한 사람이다. 모션이 크지 않고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상대방의 심층에 스미듯 접근하여 가까운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친밀한 존재로 끝까지 남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괴팍스러움을 과시하지 않지만 범상한 인물 또한 아니다. 자신의 작품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이 대단하다.시시한 것을 용납하지 않고 책임지고 자신의 세계를 펼친다고 믿는다.그래서 그의 작품을 선택하려는 연출가들은 여간 곤혹스럽지가 않다. 이현화의 작품이 마음에 들지만 그는 연출가에게 모든 것을 일임하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작품협의 과정에서도 연출가의 의도를 이해하여 작품을 왜곡시키거나 관객의 흥미를 끌기 위해 영합하지 않는다. 그와 많은 작품을 해온 연출가 채윤일은 『일류교육을 받은 정상적인 직업인에다 손색없는 연극인,훌륭한 가장이지만 그에게는 원만한 구석이 없어보이고 자신의 작품을 보호하는데 편집광적」이라고 했다.그러나 일단 작품이 무대에 올려지면 배우와 연출가의 몫으로 모든 것을 돌린다. ○연극반 후배와 화촉 그는 언제봐도 겸손하고 예의바른 신사다. 어떤 일에서는 한 템포 뜸을 들이고 어눌한 편이지만 할말은 다하고 할일은 다하고야 만다.그의 작품만 봐도 알수 있다.작품속에 담긴 작의에는 임의성과 작의성이 도사리지만 그 모든 진행에는 작가의 치밀한 계산이 뒷받침하고 있다. 이른바 무대위에 무엇인가를 제시하는 형식을 떠나 생생하고 직접적인 실체험과 생체험으로 관객에게 접근하여 감정에 충격을 가하는 방식을 취한다. 예를 들어 두 쌍의 기이한 남녀가 벌이는 「쉬­쉬­쉬­잇」이나 「누구세요?」는 언뜻 보면 일상적 삶을 사는 현대인들의 사랑의 부재를 그리고 있는것 같지만 실은 거대한 조직사회에서 마멸되어가는 소시민의 아픔을 파헤치고 있다.문제작 「0.917」역시 성인들의 일상적 삶의 무의미함에 의표를 찌르고 있지만 인간의 무의식속에 잠재된 원천적 리비도를 표출하여 그 시대를 살고있는 사람들의 정신적 육체적 억압을 그리고있다.이른바 수면에 떠오른 민초의 존재감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그속에 잠재된 무진장의 힘이 수면에 떠오를 때의 예측할수 없는 위기감과 돌발사태에 대한 경고다.0.917이란 빙산이 잠수되어있는 부분과 수면위에 나타나있는 부분의 비율이다. 「불가불가」나 「카덴짜」같은 역사극도 논리적 전개와 역사적 사실을 보여주기 이전에 「훼절을 요구하는 왕」과 「절개를 굽히지 않는 신하」의 고문을 반복적으로 감행하여 작품전체에 「가학성」을 부각시키는 독특한 방식을 채용하고 있다.그리고 역사의 결정적인 순간에서 역사의 흐름이 잘못되게한 책임은 「그것을 저지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있으며 그것은 수백년이 지난 오늘,「현재를 살아가는 관객자신」임을 신랄하게 고발한다. 이현화는 날카롭다.「연극은 더이상 거짓되고 피상적 현실의 사실묘사일수 없다」는 주장에 대해 평론가 심정순은 「그 기법과 개념이 프랑스의 앙토낭 아르토의 잔혹극과 흡사하다」고 지적한다.연극평론가 김방옥도 지난 75년이래 지속적으로 공연되어온 그의 「누구세요?」를 보고 「아직도 이만한 작품이 다시 나오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이현화에게는 다행인지 모르나 우리 연극계로서는 불행한 일」이라고 한탄한 적이 있다. 그의 희곡을 면밀히 살펴보면 그의 성장과정이 기묘하게 맞물려 있음을 짐작할수 있다. 그는 먼저 황해도 재령에서 태어나 해방과 함께 월남한 실향민이다.한글교육 1세대에다 초등학교 3학년때 6·25를 만났으며 중학교입시로 상급학교에 진학했고 고교 3학년때 4·19,대학 1학년때 5·16,군입대무렵에 6·3사태 등 시대의 고비고비를 가장 섬세한 청소년기와 청년기에 맞고 있다.그래서 초기에는 냉혹한 사회구조속에서 소멸되어사는 현대인의 자아상실문제와 정체성의 불확실성에 주력하고 80년대에 접어들자 부도덕한 조직에 짓밟히는 민초의 삶,짓밟혀도 짓밟혀도 일어서는 끈질긴 생명력에 조명하고 있다. 서울 효자동에서 운수업을 하던 이문호씨의 3남2녀중 넷째.서울중학시절 누님이 권해준 「한국문학전집」속에 실린 유치진의 희곡을 읽고 「소설이나 시보다 더 재미있는 문학장르」에 반해서희곡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에게 있어 「1970년」이란 어느때보다 행운의 해였다고 기억한다.그해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희곡당선했고 한국방송공사(KBS)에 입사했으며 군제대후 연세대에 복학해서 연희연극회에 영어연극반을 신설,스트린드 베리히의 「이스터(부활제)」를 연출하다가 여주인공 엘리노어역을 맡았던 후배 이영자씨를 만나 결혼했다. 작품의 숫자는 많지않지만 그의 작품이 무대에 올려질때마다 숱한 화제를 뿌리면서 수많은 상을 휩쓸게 된 것은 다양한 주제와 창작적 흥미에도 불구하고 사회성이나 역사성보다 개인적 삶의 의미를 심층있게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또 언어사용은 간결하고 함축적이면서 약간의 냉소적 풍자와 함께 운문적이고 명료한 산문적 대사를 구사하고 있다.그의 주된 관심사는 인간 내면의 심리적 차원에서 이성적 논리에 호소하기 보다는 감각적·심리적 충격에 호소하는 것이 특징이다. ○작품마다 숱한 화제 독창성을 향한 끊임없는 노력과 전통연극에서 얻어낸 영감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재구성해내는 능력도 그만의 가공할 극작술과 무대의 실제를 잘 터득하고 있는 노력과도 무관하지 않다. 50대중반인 지금도 서정성과 낭만을 잃지않고 만년 소년같은 심성과 취미를 지키는 그는 새 작품을 쓸 때마다 반드시 새 만년필을 사고 그린색 잉크를 고집하여 컴퓨터나 노트북이 아닌 육필로 작품을 탄생시킨다.언젠가부터 수면속에서도 자신의 창작생활을 연장시키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 그는 언제 어디서나 여전히 조용하다.그러나 그의 사고는 앙칼지고 그의 실천성은 망설임이 없어 보인다.짚고 넘어갈 것은 반드시 짚어내면서 상대방의 가슴에 스미듯 접근하여 가장 진실한 정과 진리의 빛을 남겨준다.연극계의 비범한 존재로 자신의 위치를 확보한 그는 눈부신 계절에 또 하나 새롭고 신선한 충격을 위한 그 시작을 서두르고 있다. □연보 ▲1943년 황해도 재령 출신 ▲61년 서울고 졸업 ▲67년 연세대 영문과 졸업 ▲7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 「요한을 찾습니다」 당선, 극단 광장공연(이진순 연출),KBS(한국방송공사) 입사,드라마PD ▲75∼80년 희곡 「누구세요?」 극단민중극장공연(정진수 연출) ▲1976년 중앙일보 창간10주년기념 문예작품모집에서 희곡 「쉬­쉬­쉬­잇」 입상,극단 자유극장공연(김정옥 연출),KBS 쇼PD ▲78년 희곡 「카덴짜」 극단 민중극장공연(정진수 연출) ▲78∼84년 희곡 「0.917」 극단 쎄실극장공연(채윤일 연출) ▲79년 희곡 「우리들끼리만의 한번」극단 쎄실극장공연(채윤일 연출) ▲81년 희곡 「산씻김」동랑레파토리극 극단 공연(유덕형 연출) ▲82년 KBS 교양PD,교양다큐멘터리 및 「문화가산책」 창설 ▲87년 희곡 「불가불가」 극단 쎄실극장공연(채윤일 연출),대학극 「오스트라키스모스­도편추방」(서강대 연대 등 전국대학연극부에서 공연) ▲90년 희곡 「넋시」 국립극단공연(강영걸 연출),「산씻김」(이윤택 연출) 일본공연,KBS교양국제부장 ▲91년 「카덴짜」(정진수 연출) 일본공연 ▲96년 희곡 「키리에­위대한 위증」 극단 여인극장공연(강유정 연출),KBS위성방송부장 ▲97년 「키리에」 미주지역 순회공연,현재 한국방송공사 심의위원 〈수상〉 문학사상신인작품상(77년) 영화연극상·한국연극영화예술상·서울평론가그룹상(78년) 현대문학상(79년) 대한민국문학상(84년) 대한민국연극제및 서울극평가그룹 희곡상(87년) 동아연극상작품상·백상예술대상(88년) 〈저서〉 희곡집 「누구세요?」(예문관 79년) 「0.917」(청하출판사 85년) 불어판 「Unpossible,impossible(불가불가)」(프랑스 르밀러드줄 출판사) 등
  • 작가 「김순지씨의 삶」 연극무대에

    ◎자서전 「별의 쥐고…」 극화… 24일까지 예술의 전당/개성파 중견배우 김지숙씨 모노드라마로/강제결혼→핍박→자살기도→새 인생 생생히 누구보다도 고단한 삶을 살아온 여자 김순지.그러면서도 누구 못지않게 이룬게 많은 인생으로 평가받기도 하는 그녀의 사회인으로서의 삶. 작가겸 화가 겸 방송리포터 겸 배우인 김순지씨(48).한 여자로서 그녀의 이야기가 소설과 방송을 탄데 이어 이번에는 무대를 통해 연극으로 그려진다. 지난 94년 출간과 함께 「한국판 여자의 일생」,「살아있는 여성학 보고서」 등의 수식어를 낳으며 화제를 불러왔던 김씨의 자전적 실명소설 「별을 쥐고 있는 여자」.극단 전설과 공연기획사 티엔에스가 7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이 작품을 극화한 모노드라마 공연의 막을 올렸다. 시골국민학교 교사로 출근길에 만난 잘 생긴 한 남자와의 운명적 만남.그에게 반납치되다시피 해서 시작된 강제결혼 18년간의 온갖 시련과 그 속에서 구겨진 한 여자의 삶….남편의 잦은 폭행.수차례 자살기도와 정신병원 강제입원.남편과의결별을 통한 홀로서기.헤어진 남편의 끈질긴 폭행과 법정 송사.모든 것을 잃은 후의 새로운 시작과 성취. 이같은 김순지의 슬프고도 처절한 이야기가 이미 「불꽃여자 나혜석」 「맨발의 이사도라」 「로젤」 등 치열한 생을 가꾸었던 여성역을 여러차례 소화해냈던 중견배우 김지숙(40)의 몸짓과 절규를 통해 연극에서 생생하게 살아난다. 김순지와 김지숙.이들은 어느 면에서 닮았다.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그렇고 순순하지만은 않은 튀는 성격이 또한 닮은 꼴이다.김순지씨는 지난해 김지숙이 무대에서 「로젤」을 연기하는 모습을 보는 순간 『내 얘기를 연극으로 만든다면 나를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배우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모노드라마 형식이지만 김씨의 화가로서의 이야기 등이 담기기 때문에 갤러리 전시실 등 무대장식이 화려해 시각적으로도 단조롭지 않다. 현직 기자인 박용재씨가 「별을…」을 바탕으로 대본을 구성하고 SBS프로덕션 사장인 표재순씨가 연출을 맡았다. 김씨는 자신의 이야기가 연극무대에 오르는데 대해『저의 살아온 이야기는 부끄러운 고백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열심히 살아온 제 삶의 자산이자 모든 여성들의 당면한 문제』라면서 『매맞는 이야기,슬프고 참혹한 제 이야기를 통해 좌절의 위기에 처한 모든 여성들이 용기를 얻기 바라는 마음에서 무대화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소설의 폭발적 인기에 이어 개인전의 넘치는 관람객 동원에 이은 무대위의 김순지 이야기가 관객들에게 어떻게 자리매김 될지 주목된다.24일까지.평일·토요일 하오3시·7시30분,일요일 하오3시·6시30분,월요일 쉼.문의 02)568­8555.
  • 방송개발원 토론회… 김우룡 교수 주제발표문

    ◎방송의 선정·폭력성 규제장치 마련을/시간·프로그램 등급제 등 도입 바람직 방송의 문제를 방송인의 손에만 맡겨둘 수 없으며,방송사는 물론 정치권과 국민이 나서 좋은 방송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이는 한국방송개발원(원장 엄효현)이 「우리 방송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8일 하오2시부터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하는 방송 대토론회의 주제발표에 나설 김우용 외국어대 교수에 의해 제기됐다.「우리 방송의 윤리적 과제­선정성과 폭력화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김교수 발표문을 요약한다. TV의 한 장르를 일컫는 「타블로이드TV」란 표현이 있다.90년대초 미국 폭스네트워크의 가십성 토크쇼 「A Current Affair」가 성공하면서 선정적 스토리,끔직한 범죄,섹스와 흥미위주의 가십성 프로가 범람하기 시작했다.바로 이런 타블로이드 현상이 우리 방송에도 크게 번지고 있다.뉴스의 연성화,다큐멘터리의 선정성,드라마의 비윤리적 묘사,토크쇼의 저질성 등이 이를 대변한다. 「트래시TV」란 말도 있다.사람들의 정신건강을 좀먹고 청소년들의 가치관을 전도시키면서 말초신경적 흥미에만 초점을 두는 방송은 쓰레기와 조금도 다를바 없다.상업주의적 저널리즘 혹은 시장지향적 미디어는 수용자들의 정치적 무지를 촉구하고 정치적 정보나 상품광고에 대해 집단적인 동의를 조작해냄으로써 미디어 소비자를 수동화·습관화시킨다.의식보다는 쾌락을 추구하게 하고,역사의식 보다는 역사적 무의식을 지향하게 함으로써 가치관의 혼미를 가져오게 하는 것이다.이 두가지 문제는 「TV망국론」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요즘 우리 TV프로는 통제불능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특히 드라마는 불륜·폭력·선정·사치가 난무하는 퇴폐경연장이 되고 있다.TV드라마의 불륜행각은 오래전부터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해 왔다.「아름다운 불륜」 시비를 낳았던 MBC 미니시리즈 「애인」의 힛트이후 각 방송사들은 앞다퉈 「기형적 사랑」을 다룬 멜로물을 선보이고 있다.TV의 성표현도 절제와 생략을 잊은지 오래다.성표현의 일상화 외에도 잔혹한 폭력장면 묘사가 빈번하다든가,조직폭력배나 범죄집단이 멋진 의리의 사나이로 잘못 투영되는 예가 많아 청소년들의 가치를 전도시키고 있다. 드라마뿐 아니다.라디오·TV 토크쇼들은 노골적이고 선정적인 저속한 대화를 함부로 내보내고 있어 「미디어 포르노」현상을 부추기고 있다.이 프로들은 밤무대 쇼를 연상시키는 성적 농담,연예가십과 신변잡담에 침실·사우나·술집 등을 배경으로 삼아 방송의 품격을 해치고 있다. 매체환경이 크게 변하고 있다.불과 10년 사이에 새 매체가 많이 등장했고,경쟁매체는 날로 늘어나는 데다 미디어의 새로운 부가서비스들이 생겨났으며,외국의 TV전파가 무방비상태로 우리 안방이 쏟아지고 있다.따라서 앞으로는 라디오·TV프로뿐 아니라 광고에서도 윤리문제가 많이 제기될 것이다. 방송은 영화·연극·소설·PC통신 등 다른 매체와는 달리 공공성 및 공익성을 앞세워야 할 당위성을 갖고 있다.때문에 좋은 방송이 되기 위해서는 ▲PD나 기자의 윤리의식 제고에 기여할 세미나·워크숍·매뉴얼 발간 ▲미디어 소비자에 대한 교육 ▲방송사의 경영리더십확립 ▲저질방송 추방을 위한 적극적인 국민운동의 활성화 ▲방송위원회 심의제도 개혁 ▲매스컴 관련학과에 미디어윤리 교과 개설 ▲방송의 선정성·폭력성·저질성에 대한 정치권 차원의 관심 제고 ▲시간등급제 또는 프로그램 등급제 도입 ▲정부의 확고한 방송정책 입안 ▲비평의 활성화 등이 요구된다.〈정리=김재순 기자〉
  • 올 대선 가상시나리오/헌정사상 첫 「후보 TV토론」 등장

    ◎인기연예인 등 연설원 영입경쟁 치열/군중유세·플래카드 등 크게 줄어들듯 「말쑥한 차림의 여야 대선후보들이 알맞은 톤의 설득력있는 목소리로 자신의 비젼을 물흐르듯이 토해놓는다.통일과 경제난 치유,그리고 21세기 국가운영 비젼제시가 논전의 핵이다.간혹 상대후보가 그럴듯하게 내놓은 공약의 실현성에 의문을 표시,뜨거운 설전이 벌어진다. ○안방에서 후보 선택 방청석에 앉은 각 후보진영의 참모진과 코디네이터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역력하고 상대방과의 장·단점을 메모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유권자들은 안방에서 TV를 통해 후보를 선택하고,곧이어 여론조사기관으로 부터 걸려온 전화에 자기의 평가를 솔직히 말한다.」­오는 12월 여야 각당 대선후보들의 가상 TV토론 모습이다. 고비용 정치구조 개선을 위한 여야 합의안까지 가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그러나 92년 대선자금 파장으로 「깨끗한 선거,돈 안드는 선거」에 대한 여야간 이미 묵시적 합의가 이뤄져 있고,「TV토론」 등 기본 골격은 잡힌 상태다. 이를 토대로 할때 15대 대선의 하이라이트는 헌정사상 첫선을 보일 각당 후보간 TV토론이 될게 분명하다.지난 94년 지방자치 단체장선거에서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게 여론조사기관의 평가다. 상대적으로 군중동원의 한계와 선거풍토 개선에 대한 열망으로 대규모 군중유세는 영향력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모두 웬만큼 살게돼 과거처럼 혹한 속에서 후보의 사자후를 듣고 판단할 유권자들은 많지않고,후보들도 군중동원을 위해 돈을 쏟아부을 여력이 없다. ○후보 지방행도 줄어 군중유세는 15개 시·도에서나 볼 수 있고 후보들의 호화판 지방나들이도 줄어들 것이다. 대신 현행 7회에서 9∼10회 정도로 늘어날 후보와 연설원의 TV연설이 훨씬 비중을 더한다.각당은 참신하고 새로운 인물을 연설원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삼고초려」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이게 되려 선거운동의 새 풍속도로 등장한다. 인기연예인과 사회통합에 상징성을 가진 원로들이 상한가를 치며 연일 언론의 주요기사로 보도될 것이다. ○홍보물 보기 어려워 거리에서 선거분위기를 느끼기도 힘들 것도 새로운 변화다.통행이 빈번한 도로나 주변 건물에 수없이 걸려있던 플래카드가 사라지거나 눈에 띄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다만 각 정당의 지구당 건물이나 도심에서 「21세기를 ○○○후보와 함께…」 등으로 쓰일 한 두개의 플래카드를 접한다.선거때면 감초처럼 등장하던 「플래카드 신호등 가려 교통사고」라는 가십기사도 옛얘기다. 아파트나 지하철 부근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후보의 홍보물도 「하늘의 별타기」이다.만일 14대처럼 아파트 출입구 등에 홍보책자가 산더미처럼 쌓혀있다간 불법선거운동으로 중앙선관위의 수사를 받게될 것이다. 유권자들이 만날수 있는 홍보물은 후보들이 만든 1∼2종의 홍보물과 중앙선관위에서 후보들의 시안을 토대로 만든 소형책자가 고작이어서 가독률은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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