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혹한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67억원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착각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간판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현대사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1,045
  • 견인업무 떠넘기기 “차마 못 보겠네”

    “가져가세요.” “못 받습니다.” 27일 광주도시공사와 자치구간에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한 견인업무 환수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한창이다.●광주시의 견인업무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한 견인업무는 자치구가 갖고 있다. 그러나 지난 1993년 광주시교통관리공사가 각 구로부터 이를 위탁운영해 오다가 1999년 도시공사로 통폐합되면서 공사운영 체제로 바뀌었다. 도시공사는 매년 광산구를 제외한 4개 자치구와 협약을 맺고, 견인 대행업무를 맡아왔다. 공사측은 지난해 10월 “견인업무로 인해 35억원의 적자를 떠안게 됐다.”며 “경영혁신 차원에서 대행업무를 자치구에 반납하겠다.”며 협약 체결을 포기했다. 광주시는 이처럼 견인업무가 마비상태에 빠지자 도시공사가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맡아줄 것을 요구했다. 공사측은 이를 받아들였지만 내년부터는 아예 중단할 방침이다.●자치구의 입장 자치구들은 견인업무 환수에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공사가 요구한 ‘고용승계’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이다. 현재 견인업무 종사인원은 당초보다 크게 줄어 운전원 15명을 비롯해 모두 24명이며 견인차는 15대이다. 이중 일부 장비는 구측이 무상임대했고, 일부는 공사 소유로 돼 있다. 동구 관계자는 “공사측이 차량 6대(운전원 6명)와 추가인원 3명을 받아줄 것을 요구해 와 거절했다.”고 말했다. 서구 관계자는 “견인업무를 구가 운영할 경우 민간위탁 방식을 도입할 수밖에 없다.”며 “그럴 경우 너무 가혹한 단속으로 악성민원이 잦아질 것이 우려된다.”고 고충을 털어놨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부고] 한국전 ‘장진호 전투 영웅’ 로런스 사망

    한국전 당시 미군과 중공군 간에 가장 참혹한 전투로 평가받는 장진호 전투의 영웅 제임스 로런스 전 해병대 준장이 지난 18일 국립 해군병원에서 폐렴으로 숨졌다.88세. 로런스 준장은 1950년 9월 미 제7연대 보병대대 소령으로 인천에 상륙한 뒤 그해 11월 장진호 전투에서 부대원들을 지휘, 혹한 속에서 10배나 많은 중공군을 상대로 5일간 격렬한 전투를 벌인 끝에 적진을 뚫고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 전투는 미 해병대 사상 가장 참혹한 전투로 기록되고 있다. 로런스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을 상대로 한 과달카날 전투로 동성 훈장을 받았고, 장진호 전투로 두 번째 동성훈장과 미 해군 수훈장을 받았다. 그는 한국전 참전 후 조지 워싱턴대 로스쿨을 졸업, 해병대 태평양사령부 법률담당 수석장교, 국방부 부차관보 등을 역임하고 1972년 전역했다.워싱턴 연합뉴스
  • 그때 그때 法적용이 달라요

    법원이 사건청탁 명목으로 8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국가정보원 직원에게 공무원 신분을 유지할 수 있는 벌금형을 선고해 “화이트 칼라범죄 엄단이라는 방침이 퇴색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문용선)는 25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국정원 직원 윤모씨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죄질이 나쁘지만 피고인이 전문 브로커도 아니고 이 사건과 관련해 징계를 받았고 받은 돈을 되돌려준 점 등을 감안할 때 공무원 신분을 박탈하는 것은 다소 가혹한 것으로 보인다.”며 선고이유를 설명했다. 국가공무원법상 금고 이하의 형을 받으면 공무원 신분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법원 주변에서는 30만원을 받은 경찰관이 해임된 전례에 비춰 관대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특히 같은 재판부는 지난 5월과 8월 ‘오포비리’와 관련해 공무상 비밀누설죄로 기소된 감사원 공무원과 자문료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대학교수들에게 공무원직을 박탈하는 실형을 선고했다. 비밀누설죄는 법정형이 2년 이하로 변호사법보다 낮고 교수들이 받은 액수는 3000만원이었다. 당시 재판부 “공무원 등이 징역형을 선고받으면 신분을 박탈당하는 점을 고려해 과거에는 법원이 형을 가볍게 정하기도 했으나 요즘은 부패범죄의 경우 국민이 엄한 형을 선고하도록 요구하고 있고 법원에서도 엄벌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월1000만원 ‘스폰서 애인’

    부유층 남성과 젊은 여성간의 성매매를 알선해 온 ‘애인대행’ 카페가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여경기동수사대는 21일 인터넷을 통해 성매매를 알선한 노모(43)씨에 대해 성매매 알선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성매매를 한 김모(20)씨 등 여성 6명과 최모(41)씨 등 남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노씨는 지난 5월부터 유명 포털사이트에 ‘애인대행’‘역할도우미’란 이름으로 카페를 운영하면서 남녀 회원간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성매매를 하다 적발된 남자 회원 중에는 의사와 유명 제조업체 전 대표, 벤처사업가, 펀드매니저, 대기업 부장 등이 포함됐으며 이들과 성관계를 가진 여성은 미인대회 입상자, 대학생, 특급호텔 직원, 항공사 승무원 지망생 등이었다. 노씨는 남자 회원들에게 “연예기획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소속 모델이나 연예인 지망생과 성 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유혹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성들은 성 관계를 가질 때마다 100만∼200만원을 지불했고 매월 2∼3차례 정기적인 만남을 갖는 조건으로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여성에게 주는 이른바 ‘스폰서’ 계약을 한 경우도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사회공헌 우수기업 특집] 한국전력공사-소외계층 현장순회 서비스

    [사회공헌 우수기업 특집] 한국전력공사-소외계층 현장순회 서비스

    한국전력의 사회공헌 활동은 ‘맞춤형’이다. 전국의 272개 봉사단이 지역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해 추진하고 있다. 조직운영도 짜임새가 있다. 본부는 단장(사장)-부단장(부사장)-사무국장(홍보실장)으로 조직화돼 있다. 처(실) 및 사업소도 최고 책임자가 단장을 맡는다. 재원은 임직원과 회사가 절반씩 부담한다. 회사는 희망 직원에 한해 러브 펀드(Love Fund)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1계좌당 1000원씩 20계좌 범위 내에서 들 수 있다. 현재 전직원의 94%인 1만 9185명이 참여하고 있다. 월 1억원 정도 모금된다. 조직이 전국에 있는 특성을 충분히 살려 전국 최대 규모의 1단 1촌(1봉사단 1농촌) 자매결연을 맺었다. 혹한기 및 혹서기에는 주거용 전기요금 체납 고객에 대한 단전을 유보한다. 소외계층 현장순회 서비스, 저소득층 고효율기기 무상지원 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7~8월 이라크 폭력사망 민간인 6599명

    지난 7,8월 두달간 이라크 전역에서 폭력으로 사망한 민간인이 6599명에 달했다고 유엔 이라크지원단(UNAMI)이 20일 발표했다. 유엔보고서는 올해 수립된 이라크 정부가 “법과 질서의 총체적 붕괴위기에 직면해 있다.”면서 “이는 이라크에 심각한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의 핵심을 이루는 민간인 희생자수는 병원 사망자수를 집계하는 보건부와 접수된 신원미상 시체 수를 집계하는 바그다드 메디코 리걸 인스티튜트의 통계를 합한 것이다.2곳의 통계에 따르면 7월 중 민간 변사자는 사상 최고인 3590명에 달했다.8월 사망자수도 3009명에 달했다.5106명이 바그다드에서 사망했다.그러나 보고서를 작성한 유엔 조사관들은 이 수치도 실제보다 적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컨대 보건부 통계의 경우 7월에 폭력이 난무하는 도시인 라마디와 팔루자가 속해 있는 안바르주에서 희생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돼 있다. 보고서는 특히 이라크 전역에서 민간인에 대한 잔혹한 고문이 일상화되는 등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장기화되면서 인권유린이 더욱 심각해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보고서는 “시체들은 극심한 고문을 당한 흔적이 역력했으며 화학물질에 의한 고문과 피부를 도려내는 고문, 등·손·다리 뼈가 으스러진 경우도 많았으며 눈이 도려내지고, 못이 박힌 상처도 있었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유엔의 이런 발표는 미군과 이라크군이 바그다드에 평화를 회복시킬 능력이 있는지에 관해 새로운 의문을 제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함혜리기자 lotus@seoul.co.kr
  • [19일 TV 하이라이트]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35분) 일본 아라시야마의 가마우지 새를 이용한 낚시법이 관광객을 유혹한다. 가마우지가 물고기를 잡으면 가마우지 목에 매달린 끈을 이용해 끌어올리고 물고기를 뱉게 한다. 새의 목을 조르고 잡은 물고기까지 뱉어내게 하는 것이 잔인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어부들은 전통 낚시법에 강한 자부심을 느낀다.   ●살림의 여왕(EBS 오전 11시) 작고 균형 있는 얼굴을 만드는 경락 마사지와 한방 다이어트 체조. 경락 마사지는 경혈점을 자극해 얼굴에 균형을 잡아주고 혈색까지 맑게 해준다. 한방 다이어트 체조는 침과 체조 요법으로 얼굴 부기를 빼고 혈액순환을 돕는다. 아름답고 건강한 얼굴 만드는 비결을 주부 밸리댄스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알아본다.   ●맨발의 사랑(SBS 오전 8시30분) 레스토랑에서 진석과 있던 화영은 유명하게 되면 좋은 일을 함께 해보자고 했던 선배라며 주완을 소개한다. 주완과 함께 자리에 들어온 다연은 깜짝 놀라고, 진석 역시 다연의 모습에 놀란다. 이때 화영은 사전에 양해를 구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일부러 어색해하는 이들 사이에서 즐겁게 행동하려 한다.   ●주몽(MBC 오후 9시55분) 대소는 원후의 한을 풀어주고자 유화를 연금시켜 금와를 찾아갈 수 없게 한다. 한편, 제단에서 제를 올리던 마우령과 유성, 현무는 제를 올리는 내내 뭔가에 짓눌리는 느낌을 받고, 여미을이 부여에 돌아온 것으로 추측한다. 원후는 영포를 시켜 여미을이 부여에 돌아왔다면 빨리 찾아내 없애버리라고 명령한다.   ●인간극장(KBS2 오후 8시55분) 부모님이 운영하는 민박집은 산 속에 있는 터여서 손님이 많지 않다. 그러나 한 번 찾았던 손님들은 이 곳을 못 잊고 꾸준히 찾는다고 한다. 어느 날, 단골손님이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민박집을 찾았다. 구수한 묵은지와 백숙으로 식사를 마친 손님들은 주수진씨의 안내를 따라 산 속 투어를 시작한다.   ●생로병사의 비밀(KBS1 오후 10시) ‘얼마나 오래 사는가’보다 ‘얼마나 건강하게 장수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건강수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 속에서 적당한 운동을 통해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것이 최고의 비결이다. 운동의 생활화로 ‘나’를 지키며 나아가 가정과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어가는 생활운동시스템의 지혜를 알아본다.
  • 전북의 가을은 ‘축제의 바다’

    전북의 가을은 ‘축제의 바다’

    전북지역에서 볼거리, 먹을거리가 풍성한 가을축제가 9,10월 잇따라 개최된다. 한국민속예술축제, 군산자동차 엑스포,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찾는 대규모 축제로 유명하다. 김제 지평선축제, 고창 수산물축제, 임실 산머루축제, 장수 오미자축제 등 시·군 향토축제도 행락객들을 유혹한다. ●43개팀 민속놀이·민요등 공연 제47회 한국민속예술축제가 오는 27일부터 10월1일까지 5일간 정읍시에서 열린다. 같은 시기에 제13회 전국청소년민속예술제도 함께한다. 16개 시·도, 이북 5도에서 성인 26팀, 청소년 17팀 등 2700여명이 민속놀이, 민요, 농악, 무용, 민속극 등을 선보인다. 제주 곳바구리물통파는놀이, 부산 고분도리, 강원 용평서낭굿농악, 인천 서곶들노래가 무대에 오른다. 무형문화재공연, 국악퓨전공연 등 부대행사와 경축공연도 다양하다. ●192개 자동차·부품업체 출품 제2회 군산국제자동차엑스포가 20일부터 24일까지 5일간 군장국가산업단지 내 새만금군산산업전시관에서 펼쳐진다.‘좋은 자동차, 아름다운 만남’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국내 유일의 종합 자동차 문화축제다. 현대, 기아,GM대우, 쌍용 등 국내 주요 완성차 업체와 부품사 등 183개 업체가 참여한다. 랜드로버, 재규어,BMW, 폴크스바겐, 혼다 등 수입차업체 9개사도 다양한 자동차를 전시한다. 특히 모형자동차 경주, 드라이빙 시뮬레이션, 어린이 교통면허발급, 오프로드 체험행사 등 관람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국내외 유명 뮤지션 80명 한자리에 2006 전주세계소리축제가 16일부터 24일까지 9일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주 한옥마을 일대에서 열린다. 이번 축제기간에는 3개 부문 13개 분야 141개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세계 각국의 음악, 놀이문화가 어우러져 화합과 신명의 놀이마당이 펼쳐진다. 특히 올해는 세계적인 공연예술가들과 손잡고 소리-워매드(SORI-WOMAD)페스티벌을 연다. 소리-워매드페스티벌은 세계 최고 수준의 뮤지션 60명과 국내 정상급 뮤지션 20여명이 참가,30개의 공연 등을 펼친다. ●산머루 시음회 등 먹을거리 행사도 다양 임실군에서는 ‘박사고을 산머루축제’가 16일부터 이틀 동안 임실 삼계면 송전마을에서 열린다. 올해로 4회째인 이번 축제에는 임실지역 100여농가가 참가한 ‘삼계면 산머루 작목반’의 작업 광경도 볼 수 있다. 산머루 시음회와 와인 경매 등도 이뤄진다. 장수군에서는 16·17일 이틀 동안 오미자축제가 열린다. 청정지역 장수군 고랭지에서 생산되는 오미자를 수확하고 농축액을 시음하는 이 축제는 계북면 양악마을, 천천면 와룡마을, 계남면 괴목마을에서 동시에 개최된다. 제11회 고창수산물축제도 28일부터 10월1일까지 선운산도립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풍천장어와 복분자 요리체험, 원시갯벌생태체험, 바지락캐기, 꽃무릇길 걷기 등 해양향토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체험행사가 다양하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평선을 볼 수 있는 전북 김제시에서 ‘제8회 지평선축제’가 개최된다.2006 최우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지평선축제는 20일부터 24일까지 호남평야의 중심지 김제시 일원에서 펼쳐진다. 코스모스 100리길을 달리는 지평선 마라톤, 추억의 저잣거리, 새참먹기, 메뚜기잡기, 허수아비 퍼포먼스 등 흙내음 물씬 나는 행사들이 준비돼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이 한권의 책] 서양문명에 숨겨진 암호의 세계

    댄 브라운의 스릴러 소설 ‘다빈치 코드’가 경이적인 판매기록을 달성한 것이나 움베르토 에코의 ‘푸코의 진자’가 거둔 성공의 가장 큰 요인은 뭘까? 이는 무엇보다 종교 미술품 속에 이단적 사고가 암호화되어 삽입되어 있다는 그럴듯한 가설에 독자들이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 책들은 둘 다 픽션이지만 ‘숨겨진 상징’에 관한 진실은 어떤 픽션보다도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아일랜드의 의학자이자 심리학자인 팀 월레스-머피의 저서 ‘심벌코드의 비밀’(김기협 옮김, 바다출판사 펴냄)은 매혹적인 영적 세계에 대한 길고 오래고 고된 탐구 속에서 상징이 견지해온 의미와 역사에 대한 설명을 담은 책이다. 지은이는 심리학 연구활동과 함께 개인적으로 30여년간 문명 속에 숨은 신비로운 사실들을 좇은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물로 네 권의 책을 냈는데, 그중 ‘성배의 비밀을 품고 있는 로슬린 예배당’은 ‘다빈치 코드’의 중요한 모태가 되기도 했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먼저 기독교 상징체계의 발달에 중점을 둔다.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이단적 아이디어들이 억압적 교회당국의 엄혹한 눈길로부터 왜 그리고 어떻게 감춰져 왔는지 파고든다. 이를테면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암굴의 성모’ 2점 중 두번째로 그린 그림은 그림 의뢰자와 작가가 체결한 계약에 의해 뒷날 엄청난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되었음을 밝혀낸다. 그림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성모의 손이 보호적인 자세로 걸쳐져 있는 아기가 예수일 것으로 추측하지만, 실은 세례 요한이고, 천사 곁에서 축복을 주고 있는 아기가 예수이다. 여기서 저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에게 그림을 의뢰하고 계약을 체결한 성직자가 ‘세례자 요한의 이단’을 비밀리에 따르던 인물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프랑스 렌 르 샤토 마을에도 기독교와 관련된 신비의 수수께끼가 있다. 매년 수많은 순례자들이 몰려드는데, 그들이 마을에서 처음 만나는 것은 아이를 안고 있는 막달라 마리아 상과 아이를 안고 있는 예수의 상이다. 언뜻 보기에 앞의 것은 성모마리아와 아기예수로, 뒤의 것은 요셉과 아기예수로 해석이 가능하다. 두 동상은 소니에르라는 가난한 신부가 이 마을로 좌천되어 온 뒤 세운 것인데, 이 신부는 그 후 군주 못지않게 호사스럽게 살았다고 한다. 이 돈의 출처에 대해 저자는 템플기사단이나 막달라 마리아의 전통을 따른 카타리파에서 남긴 보물, 면죄부 판매 등 추측이 난무함을 지적한다. 책은 이밖에도 교회에서 제작을 맡긴 그림이나 건축물 속에 남겨진 비밀 상징들을 하나하나 파헤쳐 나간다. 그리고 이같은 상징을 남기는 과정에서 일어난 음모와 획책, 부패한 권력과 영웅주의, 배신과 기사도 정신이 뒤얽힌 이야기들을 거침없이 쏟아낸다. 또 이러한 상징을 남긴 이들은 기존의 기독교 역사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었다는 점도 밝혀낸다. 놀라운 것은 이같은 상징의 역사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 미국 돈 1달러 지폐에 있는 ‘호루스의 눈’은 프리메이슨이 세상을 지배하리라는 상징이고, 프랑스 렌 르 샤토 마을에 모여드는 순례자들은 막달라 마리아를 숭배하는 이단의 무리라는 것이다. 근세 이전의 서양사를 지금까지 묶어온 기독교적 관점에 정면으로 도전, 그 질곡을 꿰뚫어보는 시각이 다소 무모한 듯하면서도 흥미를 잃지 않게 하는 책이다.1만 48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日대부업 한국서민 사냥

    日대부업 한국서민 사냥

    “대출이 필요하세요. 담보없이 보증없이 지금 전화하세요.” ‘바비인형’ 탤런트 한채영이 TV 광고모델로 등장해 급전이 필요한 시청자들을 유혹한다. 유명 연예인들을 내세워 파상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이 광고주는 일본계 대부업체다. 길거리 벽이나 생활정보지에 붙어 있던 ‘토종 대부업체’의 사채 광고와 달리 안방에서 당당히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직장인이라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의료보험증이나 재직증명서만 제시하면 누구나 최고 1000만원까지 연 66%의 이자를 받고 즉시 대출해주는 공격적인 영업으로 국내 대부업 시장을 평정중이다. 지난 5월 현재 국내 대부업체는 1만 6000여개. 이중 일본계 대부업체는 24개에 불과하지만 대출규모가 1조원을 넘을 정도로 국내 대부업계를 압도하고 있다. 한채영이 광고모델로 나오는 러시앤캐시는 국내 최대 대부업체로 이미 올라섰다. 대주주인 최윤 회장은 일본 나고야 출신으로 일본에서 벤처캐피털 사업을 해오다 지난 2002년 국내에 진출해 프로그레스, 아프로소비자금융, 퍼스트머니 등 7개 계열사를 거느린 대부업계의 ‘큰손’이다. 지난해 말 기준 계열사들의 자산규모는 3152억원에 이르며 5880억원을 대출금으로 운용했다.2위 업체인 산와㈜도 지난해 2464억원을 대출해주고 이자수익만 1261억원을 챙겼다. 국내 10위권에 드는 대형 대부업체들도 대부분 일본계 자금이다. 업계 5위인 유아이 크레디트와 6위 스타크레디트, 밀리언캐쉬(10위권 밖) 등은 재일동포 강영훈·상훈·길훈씨 3형제가 이끌고 있다.7위 미래 크레디트와 8위 하트캐싱도 나카무라 마사키, 나카무라 분쿄 등 일본명으로 대주주 등록이 돼 있지만 형제간인 재일동포 이창수, 이문경씨가 주식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재일동포를 비롯한 일본 자금이 국내 대부업계에 급속히 유입되고 있는 것은 일본과 비교해 높은 이자율 때문이다. 일본은 대부업 이자 상한을 29.2%에서 20%로 낮출 예정이어서 연 66%의 이자를 보장받는 한국 대부업계는 ‘황금알’을 낳는 시장이다. 관리감독권이 허술한 것도 일본 대부업체가 국내 대부업 시장을 휩쓸고 있는 이유다.2002년 대부업법이 제정되면서 각 시·도에 대부업체로 등록만하면 대부업을 할 수 있다. 특히 16개 시·도중 8개 시·도는 대부업체의 감독권을 전문성이 없는 구청장에게 일임해 실질적인 감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대부업체의 감독권이 각 시·도에 있어 대출잔고는 물론 실태, 영업보고서, 업체 현황 등 일반적인 정보조차 파악하기 힘들다.”면서 “그렇다고 금감원이 전국 1만 6000여개에 이르는 대부업체를 일일이 감독할 수도 없어 대부업체는 사실상 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부업체간 담합행위도 성행한다. 대부업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 대부업체를 중심으로 연 66%의 이자율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의 일부 의원들은 이자율 인하와 일정 규모이상의 대부업체에 대한 금감원 감독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마련하고 있어 일본 등 외국계 대부업체에 대한 감독권이 올 정기국회에서 현안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토요영화]

    [토요영화]

    ●혈의 누(채널CGV 오후10시) 사극, 그것도 추리물임에도 완성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고, 흥행에도 성공한 영화.19세기 조선시대, 제지업으로 먹고 사는 남해안의 외딴 섬 동화도가 배경이다. 어느날 정부에 바칠 종이가 실린 배가 불타고, 정부는 진상조사를 위해 수사관 이원규를 파견한다. 그러나 화재 사건도 해결하기 전에 잔혹한 의문의 연쇄살인사건이 터진다. 섬마을 사람들은 몇년 전 억울하게 죽었던 사람의 원한을 거론하며 크게 동요하기 시작한다. 합리적이고 냉철한 수사관 이원규마저 마을사람들의 동요에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혈의 누는 여러 면에서 곱씹어볼 만하다. 무엇보다 포인트는 고립된 공간에서의 집단적인 공포, 무리·군중의 공포를 어떻게 표현해낼 것인가하는 대목. 대종상 의상상을 받은 작품답게 어떤 개념이나 이미지가 어떻게 옷을 통해 표현되는지 재미있게 지켜볼 수 있다. 여기다 영화 내내 추적추적 내리는 비와 음울하게 깔리는 음악 등이 분위기를 돋운다. 다음으로는 19세기 말엽 조선시대의 풍속을 스케치하는 대목. 살인과 관련한 전문용어 같은 소소함에서 무너져가는 양반사회를 그리는 스케일까지 다양하게 엿볼 수 있다. 또 배우들을 보는 재미도 괜찮다. 코믹배우로 커리어를 쌓아왔던 차승원이 냉정한 수사관 역할을 맡아 정극 배우로 변신했다. 또 용의자로 차승원과 대결했던 10년차 조연 배우 박용우가 이 영화를 통해 화려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마지막은 아무래도 동질성의 신화 속에 숨겨진 폭력성이다. 조그마한 섬에서 갇혀 지내오다시피 한 사람들은 이웃집 밥상에 숟가락이 몇개 있는지 다 알며 지낼 법도 하다. 그런 동네이기에 표면상으로 동질하지만, 그것은 어쩌면 살아남기 위해 지어야만 했던 표정에 지나지 않을는지도 모른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 말 못할 무언가를 품고 있다는 불온감, 그 풍경을 그려봐야 한다.2005년작,119분. ●애프터 선셋(MBC 밤12시55분) 세계 최고의 커플 보석도둑 맥스와 롤라는 마지막으로 한탕하고 초야에 파묻혀 산다. 이들을 잡아보는 게 소원인 FBI요원이 가만 있을 리 없다. 이들이 사는 곳까지 악착같이 찾아가 한번만 더 훔치라고 부추긴다. 편안한 생활이 지루해진 맥스는 롤라가 아무리 말려도 귀가 솔깃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데….007시리즈에 유머를 섞었다는 호평과 근사한 두 주연 피어스 브로스넌, 셀마 헤이엑을 빼면 볼 게 없다는 혹평을 동시에 받았다.2004년작,97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씨줄날줄] 늬들 마음을…/황진선 논설위원

    ‘얇은 사(紗)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조지훈 선생의 시 ‘승무’의 첫 연이다. 뛰어난 상상력으로 승무를 재구성한 민족어의 보석 같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고교 시절엔 선생을 박목월 박두진과 함께 청록파(靑鹿派) 시인으로만 알았다. 그러다가 대학 입학 후 ‘늬들 마음을 우리가 안다’는 시를 접하곤 선생의 현실 인식을 느끼게 되었다. 시에서 제자들에 대한 따뜻한 사랑이 절로 전해지는 것 같았다. 엄혹한 유신독재 시절이어서 더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특히 ‘늬’라는 표현에는 친근함, 애틋함, 미안함이 섞여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4·19는 1960년 4월11일 최루탄을 맞고 사망한 김주열의 시체가 마산 앞바다에 떠오른 것이 도화선이 됐다.4월18일에는 고려대생들이 중구 태평로 국회의사당 앞까지 행진했다가 학교로 돌아오다 임화수가 거느린 100여명의 깡패에게 쇠망치 등으로 얻어맞아 수십명이 쓰러졌다. 다음날인 4월19일에는 서울대 문리대생을 비롯해 서울시내 대부분의 학생들이 시위에 합류해 유혈사태가 벌어졌다.4월25일에는 서울대 교수회관에 모인 각 대학교수 258명이 시국선언문을 채택하고, ‘학생 피에 보답하라’는 플래카드를 앞세우고 시위에 나섰다. 이승만 대통령은 다음날인 26일 3·15 부정선거에 책임을 지고 하야했다.‘피의 화요일’이 일주일만에 ‘승리의 화요일’로 바뀐 것이다. 당시 고려대 교수였던 선생의 마음이 담긴 ‘늬들 마음을’은 4·19 보름 뒤인 5월3일 ‘고대신문’ 1면에 ‘어느 스승의 뉘우침에서’라는 부제와 함께 실렸다. 선생은 “무지한 깡패 떼에게 정치를 맡겨놓고 현실에 눈감은 학문”을 하던 자신을 반성하고 “그날 너희들이 갑자기 이뻐 죽겠던 것이다.”라고 털어놓았다. 선생은 그 보다 두달 전인 1960년 3월에는 ‘지조론’을 발표해, 친일파를 포함한 사회 지도층이 과거를 뉘우치지 않고 시대 상황에 따라 변절을 일삼는 자유당 말기의 세태를 비판했다. 그 ‘늬들 마음을’이라는 시비가 고려대 문과대학 창립 60주년을 맞아 오는 29일 문과대 뒤편에 세워진다고 한다.48세로 요절한 선생이 스승도 없고, 지조도 없는 요즘 세태를 다시 보면 뭐라 하실까. 황진선 논설위원 jshwang@seoul.co.kr
  • ‘바다연루자’ 이상행동에 당혹한 檢

    지난주 말 사행행위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한국컴퓨터게임산업중앙회 김민석(42) 회장은 체포당하는 순간 자신이 갖고 있던 USB메모리 스틱을 36층 아래로 던졌다. 영장을 들고 찾아간 수사관 앞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과격하게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이다. 하지만 특별수사팀에 이 정도는 ‘애교’ 수준의 저항일 뿐이다. 수사 초기 19개 상품권 발행 업체에 대해 검찰이 압수수색을 벌일 때 한 업체는 태연하게 결백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었다. 압수수색과 회견이 우연히 겹치게 된 것이지만, 당황한 쪽은 업체쪽보다는 수사팀이었다는 후문이다. 대대적인 업체 압수수색이 있은 뒤에는 관련 업체들이 압수수색을 기다리는 모습이 연출됐다. 검찰 관계자는 “한 업체를 찾아갔더니 압수수색에 대비해 관련 서류를 상자에 넣어두었다.‘검찰이 가져갈 것은 여기에, 더 필요하신게 있으면 이쪽으로….’라는 식으로 안내를 할 정도였다.”며 허탈해 했다.지난해 말부터 상품권 업계 경쟁이 과열되면서, 업자들끼리 비방하는 투서를 사정기관에 접수하고 조사받는 게 익숙해지다보니 이런 ‘과잉친절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거기에 몇 주간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은 업체들이 의혹이 생길 때마다 증거를 인멸하고 대책을 마련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검찰은 일단 사행성 게임기 제조·판매업자에 이어 김민석씨를 구속하면서 강공을 펼치고 있다.하지만 범죄수익환수가 본격화되면 전재산을 잃을 위기에 처한 이들 역시 수사에 협조하기를 거부하고 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토요영화]

    [토요영화]

    ●붉은 수수밭(시네마TV 밤1시) 베를린영화제를 시작으로 줄줄이 이런저런 국제영화제에서 상받으면서 중국영화계 5세대의 등장을 국제적으로 알린 수작. 동양적인, 이국적 취향에 기댔다는 반론도 있다. 장이머우 감독의 초기작으로 1920∼30년대 중국의 사회상을 그려내고 있다. 물론 장이머우 감독만의 관능적인 색감도 넘친다. 가난이 죄라서 쉰살 먹은데다 문둥병까지 걸린 이웃 동네 영감에게 팔려가듯 시집가는 주얼. 웃통벗은 일꾼들이 멘 붉은 가마에 올라탄 주얼은, 그러나 일꾼들의 탱탱한 몸에서 눈길을 떼지 못한다. 주얼은 풍습에 따라 친정으로 되돌아가던 중에 서로를 눈여겨 봐왔던 일꾼과 정을 통한다. 정작 합방날 신랑은 누군가에게 살해당하고 주얼은 자신을 범한 일꾼을 끌어들여 신랑이 운영하던 양조장에서 고량주를 만들어 판다. 그러나 곧 일본군이 쳐들어오고 그들은 군대 이동로를 확보하기 위해 고량주의 원료가 되던 수수밭을 없애려 든다. 이를 두고 갈등이 벌어지고 마침내 주얼은 마을사람들과 함께 일본군에 맞서 싸우다 비장하게 죽고 만다. 어떻게 보면 항일민족주의 영화 같지만 그보다 더 밑바닥에 깔려 있는 것은 사람의 욕망이다. 주얼이 웃통벗은 가마꾼에게 욕정을 느끼고 결국 그와 가정을 꾸리는 것이나 산간벽지에서 살다와 멋모를 것 같던 소녀가 어엿한 양조장 사장으로 변하는 것도 그렇다. 맥락은 조금 다를지 몰라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 오하라를 떠올릴 법한 캐릭터다. 술로 상징되는 질펀함도 영화 내내 여과없이 소개된다. 봉건폐습과 외세침략이라는 두겹의 문제가 사람들을 질식시키는 세상에서 고량주는 일종의 해방구다. 이제는 세계적 스타가 된 궁리가 주얼역을 맡았다.1988년작,90분. ●스케어 크로우(MGM 오후11시20분) 연방정부의 돈을 훔쳐 달아난 다섯명의 탈영병. 화물비행기까지 빼앗아 낙하산으로 탈출한다. 그런데 원래 목적지와 달리 조금 이상한 곳에 떨어졌다. 그다지 잘 가꾼 것 같지 않은 옥수수밭인데 발에 걸리는 건 모두 허수아비들. 알고보니 이 허수아비들은 좀비처럼 쫓아와 죽이려 든다. 희생자까지 허수아비로 다시 태어나 동료들을 죽이려 든다. 살해 묘사가, 공포영화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성찬’이라 불릴 정도로 잔혹한 편이다. 그러나 진정한 압권은 이 흉칙한 장면들이 지루해질 무렵, 그 때 마지막 20여분이다.1988년작,88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日 비정규직 ‘비참세대’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비참세대(悲參世代)’가 주목을 받고 있다. 거품경제 붕괴 뒤 계속된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의 취직 빙하기를 거친 젊은 세대와, 이 시절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잃은 중장년 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경제전문 주간지 다이아몬드는 비참세대는 정규직 사원이 되고 싶어도 되지 못하고, 일을 아무리 해도 부유해지지 않는 ‘워킹 푸어(일하는 빈곤층) 세대’라고 불러도 된다면서 28일 최신호 표지이야기를 통해 이를 집중 조명했다. 다이아몬드는 특히 “정규직 사원은 현재 고용자 3명 가운데 1명꼴”이라면서 “이 문제를 방치하면 자본주의경제의 건전한 발전이 방해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하지만 일단 파견사원이나 계약사원, 프리터(프리+아르바이터의 합성어) 등 비정규직 사원이 되고 나면 정규직 사원으로 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구조조정된 아버지와 프리터인 아들은 그야말로 비참세대의 상징적인 존재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일본의 상대적 빈곤층 비율이 현재 선진국 가운데 미국에 이어 2위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통계를 들어 개선을 요구했다. 다이아몬드는 전직 시험에 실패, 월 수입 4만엔(약 33만원)에 생활을 하고 있는 대졸 34세 남성과 대졸 뒤 한 차례도 정규직 사원이 되지 못한 27세 계약직 사원 등의 비참한 생활 모습을 전하면서 “파트타임 노동자, 아르바이트 노동자, 파견직 사원, 계약직 사원, 촉탁사원 등 비정규직 사원들은 경기가 좋아져도 혜택을 못본다.”고 지적했다. 실제 일본 내각부의 ‘2006년판 경제재정백서’에 따르면 정규직 고용자는 줄어드는 반면 비정규직 고용자는 계속 늘고 있어 경기가 회복되어도 ‘고용의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다. 즉 정규직 고용자는 90년대 중반 조금이나마 증가했지만 97년 이후 계속 줄어들어 2005년 3300만명이었다. 반면 비정규직 고용자는 94년 일단 줄었지만 95년 1000만명을 넘었고, 지난해는 약 1600만명이나 됐다.90년대 20% 정도였던 비정규직 고용자가 현재는 30%대가 된 것이다. 다이아몬드는 “비정규직 고용자는 하루 18시간 필사적으로 일해도 월 10만엔 정도를 버는 식당청소원이나 택시운전기사 등으로 잔혹한 노동 현실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제조업체의 비정규직 사원도 가혹한 현실에 직면해 있다.”고 전하면서 거대 전자회사의 비정규직으로 월 12만엔 정도의 수입을 올리다 7월 해고된 50대 주부 등 ‘현대판 여공애사(女工哀史)’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taein@seoul.co.kr
  • [책꽂이]

    ●누가 사악한 늑대를 두려워하는가(카린 포숨 지음, 김승욱 옮김, 들녘 펴냄) ‘범죄소설의 여왕’으로 통하는 노르웨이 출신 저자의 작품. 노르웨이 숲 속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추적해 가는 이야기다. 살인 용의자인 주인공은 내면의 목소리하고만 대화를 나누는 정신병자. 저자의 소설은 범죄소설의 공식을 뛰어넘는다. 잔혹한 살해장면이나 스릴 넘치는 추격장면, 치열한 두뇌싸움이 없는데도 숨막힐 듯한 긴박감에 빠져들게 한다. 저자의 또 다른 대표작 ‘돌아보지 마’는 북유럽 최고의 탐정소설에 수여하는 ‘유리열쇠 상(The Glass Key, 진짜 유리열쇠를 수상자에게 준다)을 받았다.1만원. ●매혹(크리스토퍼 프리스트 지음, 김상훈 옮김, 열린책들 펴냄) 이언 뱅크스, 그레이엄 스위프트 등과 함께 영국 문단의 신경향을 대표하는 저자의 대표작. 장르소설과 순문학의 경계점에 위치한 작품들을 소개하는 열린책들의 ‘경계소설’ 시리즈 가운데 하나다. 영국 데번 주의 한 요양원을 배경으로 단조로운 나날을 보내는 주인공의 기이한 심리적 여정을 그렸다.“에세르의 판화처럼 현실을 초월한 현실성을 획득한 작품”이란 평. 저자는 시간여행소설 ‘세뇌자(Indoctrinaire)’,‘어두워지는 섬을 위한 푸가’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독일 쿠르트 라스비츠상 수상작.9800원. ●기황후(제성욱 지음, 일송북 펴냄) 기황후는 ‘고려양’이라는 한류의 씨앗을 최초로 중국 대륙에 퍼뜨리고 꽃을 피웠던 인물. 그녀는 세계역사상 가장 강력한 정복왕조였지만 100여년 만에 수명이 끝난 원나라의 짧은 역사에서 30여년 동안 제국을 실제로 통치했던 ‘군주’였다. 공녀의 불운을 극복하고 무력한 황제를 대신해 원제국을 경영한 기황후의 일대기를 그린 대하소설. 전4권. 각권 9500원. ●한국 소설의 분단 이야기(유임하 지음, 책세상 펴냄) 반공 이데올로기는 분단과 전쟁, 제주 4·3사태와 여순사건을 거치면서 우리 사회를 ‘장악’했다. 모든 사상을 반공주의와 반(反)반공주의의 틀 안에 가두며 이분법적 선악의 논리로 재단한다. 그 결과 해방 직후부터 1980년대 초반에 이르는 냉전시대의 작품은 분단의 원인이나 본질은 은폐한 채, 동족학살의 참상에 초점을 맞추거나 좌익세력을 부정적으로 형상화하는 경향을 보였다. 한국 소설의 흐름 속에서 분단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돼 왔는가를 고찰.4900원. ●나나 누나나(김비 지음, 해울 펴냄) 저자는 1998년 국내 최초의 동성애 월간지 ‘버디’에 단편소설 ‘그의 나이 예순넷’을 발표하며 문단에 나온 커밍 아웃 트랜스젠더 작가. 전작인 장편소설 ‘개년이’가 거칠게 살아가는 한 소녀의 일반적으로 레즈비언 성정체성을 다뤘다면, 이 작품은 트랜스젠더의 성정체성을 정면으로 다룬다. 보통 트랜스젠더는 ‘여자보다 더 여자다운’ 존재로 알려져 있다. 남자이면서 여자이고 여자이면서 남자인 주인공들은 때론 남성으로, 때론 여성으로 삶의 위기에 대처한다.9500원.
  • 잔혹범행에 엄격한 교사 ‘두 얼굴’

    리틀 미스 콜로라도 살해 용의자인 존 마크 카는 잔혹한 범죄행각과는 달리 엄격한 교사 행세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AP통신은 18일 카가 지난 6월초에 ‘방콕 기독 대학’ 부설 초등학교에 영어 교사로 채용됐으나 학생들에게 고함을 지르는 등 교사로서 ‘너무 엄격해’ 2주 만에 해고됐다고 보도했다.이 학교의 반총 촘포옹 교감은 “그는 훌륭한 이력서를 제출했으며 블랙리스트에도 올라 있지 않았으나 어린이들에게는 적합한 교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카는 자신이 살해했다고 자백한 램지양과 같은 나이인 6살짜리 초등학교 1학년을 담당했으나, 학생들이 떠들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등 교육방법이 엄격해 학부모들의 항의를 받았다.카는 올초 방콕의 세인트 존스 수녀회 학교에도 교사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결혼 생활 중에 세자녀를 두었으나 이혼했으며, 아동 포르노물을 소지한 혐의로 살인 사건 이전에 구금된 적이 있다.타이완 경찰은 카가 지난해 8월 입국했다가 2달 만에 출국했다고 밝혔다. 타이완 경찰측은 “그가 영어를 가르치거나 범죄를 저질렀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문명비평가’ 새 면모 발견

    “사랑은 가고/과거는 남는 것/여름날의 호숫가/가을의 공원….” 대중가요 가사의 주인공으로 우리에게 더욱 친숙한 시인 박인환(1926∼1956).‘세월이 가면’‘목마와 숙녀’의 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그는 준수한 외모와 도회적인 낭만성으로 말미암아 ‘명동백작’‘댄디보이’ 같은 별명을 얻었다. 그는 정신으로나 행동으로나 세련된 멋을 추구한 인물이었다. 김경린·김규동·조병화·박태진·이봉구·장만영·조향 등 당시 함께 활동했던 문인들의 회상이 이를 증명한다. 러시아풍 코트와 바바리 코트의 시인, 장 콕토와 로랑생과 이상과 스티븐 스펜더를 흠모했던 ‘마리서사’ 서점의 주인, 전후 한국문단의 앙팡 테리블…. 하지만 대중적으로 알려진 이런 이미지와 달리 박인환은 탈식민지를 지향하거나 자본주의를 비판한 시, 영화비평, 산문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글을 남겼다.1940년대 후반에 쓴 시 ‘인천항’‘남풍’‘인도네시아 인민에게 주는 시’‘자본가에게’, 전쟁의 고통을 소재로 한 산문 ‘암흑과 더불어 3개월’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그런 만큼 박인환을 단순히 ‘센티멘털리스트’ 시인의 범주에 가두는 것은 그를 지나치게 좁게 이해하는 것이다. 그의 타계 50주년을 기념해 나온 ‘박인환 전집-사랑은 가고 과거는 남는 것’(문승묵 엮음, 예옥 펴냄)은 시인의 면모를 다양한 각도에서 살핀 박인환 문학의 완성판이다.‘언덕’‘1950년의 만가’‘봄은 왔노라’‘봄 이야기’‘주말’‘3ㆍ1절의 노래’‘인제’ 등 7편의 시와 44편의 산문 등 모두 51편이 이번 전집을 통해 처음으로 발굴 소개됐다. 1950년대 박인환이 추구한 모더니즘은 어디까지나 ‘모더니즘적’일 뿐이라는 가혹한 평가가 있다. 그의 과장된 포즈와 감성이 모더니즘의 정신과 기법을 덮어 버렸다는 것. 그러나 이번에 새로 발굴된 작품들을 통해 박인환 시는 새로운 문학적 평가의 지평을 열었다. 시인이기도 한 박현수(경북대 국문과) 교수는 ‘전쟁’이라는 시대소(時代素)를 통해 박인환의 작품을 논하며 “가장 1950년대다운 시인”으로 그를 꼽는다. 경향신문에 실린 시 ‘1950년의 만가’는 게재 시점이 한국전쟁 발발 한달여 전인 1950년 5월16일. 그러나 발표 연대를 확인하지 않으면 이 작품은 전형적인 전쟁체험 시로 읽힌다.“불안한 언덕 위에로/나는 바람에 날려간다/헤아릴 수 없는 참혹한 기억속으로/나는 죽어간다/(중략)/불안한 언덕에서 나는 음영처럼 쓰러져간다/무거운 고뇌에서 단순으로/나는 죽어간다/지금은 망각의 시간/서로 위기의 인식과 우애를 나누었던/아름다운 연대를 회상하면서/나는 하나의 모멸의 개념처럼 죽어간다.” 출판사 측은 이번 전집을 펴내는 과정에서 1954년 월간 ‘신태양’에 실린 시 ‘센티멘탈 저니’에 ‘수영(洙暎)에게’라는 헌제(獻題)가 붙어 있었지만 1년뒤 출간된 박인환의 ‘선시집’에는 그것이 떼어져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인환이 친구인 시인 김수영과 멀어진 가운데 관계를 회복하지 못하고 사망했다는 사실을 미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박인환과 김수영은 모더니즘 시를 주창한 ‘신시론’의 동인이자 친구였지만 둘은 끝내 갈라섰다.“나는 인환을 가장 경멸한 사람의 한 사람이었다. 그처럼 재주가 없고 그처럼 시인으로서의 소양이 없고 그처럼 경박하고 그처럼 값싼 유행의 숭배자가 없었기 때문이다.…어떤 사람들은 너의 ‘목마와 숙녀’를 너의 가장 근사한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내 눈에는 ‘목마’도 ‘숙녀’도 낡은 말이다. 네가 이것을 쓰기 20년 전에 벌써 무수히 써먹은 낡은 말들이다.” 김수영이 쓴 ‘박인환’이란 제목의 글의 한 토막이다. 박인환은 정말 김수영이 말하듯 “신문기사만큼도 못한 것을 시라고 쓰고” 갔단 말인가. 문학평론가 방민호(서울대 국문과) 교수는 “새로 발견, 정리된 시와 산문들의 총목록에 비춰 보면 박인환에 대한 기존 평가는 너무 인색하다.”며 “그가 쓴 글은 비평적 성격이 강한 일련의 글들과 칼럼 및 잡문 등에 이르기까지 다종다양해, 산문가 박인환의 넓이를 보여 준다.”고 평가한다. 방 교수는 박인환을 “다면적 문화비평가이자 문명비평가”로 본다.3만5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봉만대감독 공포영화 데뷔작 ‘신데렐라’

    봉만대감독 공포영화 데뷔작 ‘신데렐라’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에서 감칠맛나는 영상을 만들고, 케이블채널 OCN에서 독특한 감성의 ‘동상이몽’을 보여준 봉만대 감독. 그가 자신의 ‘전공분야’인 18세 이상 관람가 영화에서 벗어나 공포영화를 내놓았다. 봉 감독이 “쓸쓸한 영화”라고 설명한 ‘신데렐라’(제작 미니필름·17일 개봉)는 맹목적이고 어긋난 모성애를 다룬 공포물. 미리 귀띔하자면, 포스터와 예고편 전면에 내세운 영화의 섬뜩한 컨셉트 ‘성형수술’은 사회적 메시지보다는 모성애를 드러내기 위한 강렬한 소재로 차용됐을 뿐이다. 친구처럼 다정한 모녀인 성형외과 전문의 윤희(도지원)와 고등학생 딸 현수(신세경). 외모에 관심이 많은 현수의 친구들은 윤희를 찾아가 수술을 받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만, 곧 알 수 없는 환영에 시달리고 급기야 죽음으로 치닫는다. 이상한 일이 계속되자 현수는 윤희가 출입을 금지한 지하실로 찾아가고, 사진을 한 장 발견하면서 모녀 사이의 비밀이 서서히 드러난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는 특별한 반전없이 술술 전개된다. 최근 몇년간 한국 공포영화들이 보였던 ‘알고 보니 이런 거였어. 몰랐지?’식의 반전 강박증이 적어도 이 영화엔 없다. 덕분에 관객이 머리를 굴려야 하는 피곤함은 덜었다. 하지만 지나친 친절은 드라마의 재미를 누리려는 관객에겐 ‘독’이다. 매사를 또박또박 설명해주려는 영화는 시종 요철없이 밋밋한 느낌으로만 일관한다. 모처럼 스크린 나들이한 도지원의 연기와 신세경의 성숙미가 돋보이지만, 그것만으로 공포영화의 재미를 보전하기엔 아무래도 역부족이다. 시청각의 지나친 자극을 부담스러워한다면 이 영화는 나름의 미덕이 있다. 초반 스크린에 피가 흥건하긴 하지만, 잔혹한 수준은 아니다. 소름돋는 쇳소리 음향효과, 괴상하게 몸을 꺾으며 일어서는 귀신의 모양새 등 공포영화의 유행코드에 연연해 하지 않은 대목에서 차별점을 찍는다. 그러나 봉 감독에게 기대했던 세련된 연출장면을 찾지 못해 끝내 안타깝다. 현재와 과거를 절묘하게 들락거리는 장면에서나 그의 스타일리시함이 느껴진다고 할까. 엄마 잃은 쓸쓸한 아이, 죄책감에서 아이를 살리려 희생하는 모성 등의 주요설정이 일본 공포 ‘검은 물 밑에서’와 묘하게 오버랩되기도 한다.15세 이상 관람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씨줄날줄] 가이샤쿠(介錯)/우득정 논설위원

    1995년에 개봉된 멜 깁슨 주연의 ‘브레이브 하트’는 스코틀랜드의 전설적인 독립 영웅 윌리엄 월레스의 생애를 영화화한 것이다. 월레스는 13세기 말 농민군을 이끌고 영국 에드워드 1세의 폭정에 맞섰다가 사로잡혀 영국 역사상 가장 잔혹한 방법으로 처형된다. 형틀에 묶여 사지 관절이 뽑혀지고 의식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내장이 불태워진다. 그리고 머리는 런던다리에 효수(梟首)되고 팔과 다리는 영국의 네 곳에 내걸린다. 하지만 그의 불굴의 정신은 1314년 스코틀랜드 독립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된다. 지난 8일 차관급 인사에서 물러난 유진룡 문화관광부차관의 경질 배경과 관련, 갖가지 주장과 소문이 무성하다. 그중 유 전 차관이 낙하산 인사의 부당성을 들어 인사청탁을 거부하자 청와대 관계자가 “배를 째달라는 말씀이시죠. 예, 그럼 째드리죠.”라고 한 말이 경질로 이어졌다며 통화내용이 그럴싸하게 포장돼 유포되고 있다고 한다.‘배 째’는 죽었으면 죽었지 못하겠다는 가장 적극적인 의지를 표현한 속어다. 그러면서 동시에 상대방을 다소 얕잡아보거나 멸시하는 듯한 뉘앙스도 함유하고 있다. 술 김에 배를 잘못 내밀었다가 진짜 찔려 인생의 종을 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도 권영해 전 안기부장이나 농민운동가 이경해씨처럼 할복하는 사례가 있었다. 고려 무신정권 시절에는 주군에 대한 충절 또는 패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배를 갈라 죽는 ‘유교형 할복’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래도 할복은 일본 사무라이문화의 전형으로 봐야 할 것 같다. 야마오카 소하치가 쓴 대하소설 ‘도쿠가와 이에야스’(일명 대망,大望)에는 다양한 형태의 할복이 등장한다. 이에야스의 아들 노부야스는 적과 내통한 것으로 의심받아 장인 오다 노부나가로부터 할복자살을 명 받는다. 그런가 하면 패장들은 한결같이 무사로서 마지막으로 명예를 지키는 방편으로 할복을 택한다. 이때 할복의 고통을 덜어주려 목을 치는 역할을 맡는 무사가 가이샤쿠진(介錯人)이다. 할복에 앞서 인생무상의 내용을 담은 와카(和歌) 한 구절을 읊는 것이 대체로 정해진 수순이다. 유 전 차관에게 ‘소오강호(笑傲江湖)’가 와카였다면 가이샤쿠를 한 사람은 누구일까.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