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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일 TV 하이라이트]

    ●역사스페셜(KBS1 밤 10시) 철저한 관찰을 통한 대상의 사실적인 묘사를 추구했던 윤두서. 그러나 그의 자화상에 그려진 구레나룻은 사자갈기처럼 좌우로 뻗어 있어 자연스러운 수염이라고 보기 어렵다. 의도적으로 왜곡하여 그린 것이 분명한데…. 그렇다면 윤두서는 왜 왜곡을 선택했을까. 국내 최고의 전문가와 함께 윤두서의 자화상을 그대로 재현해 본다. ●애플 캔디걸(KBS2 오후 3시 35분) 꿈사탕을 처음 알게 된 애플은 스위트 마을에 있는 과자나무를 공부하겠다는 핑계로 꿈나무를 찾아간다. 꿈사탕은 먹음직스럽게 영롱한 빛을 내며 애플을 유혹한다. 애플은 먹지 않으려고 나무에 머리를 박으며 참아보지만, 꿈사탕은 그 충격으로 떨어지고 , 결국 애플은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꿈사탕을 먹게 된다. ●몽땅 내 사랑(MBC 밤 7시 45분) 은희가 미선이 예전에 근육질의 남자를 좋아했었다고 말하자. 김 원장은 은희의 말에 질투심을 느끼며 옥엽에게 근육 운동을 배우기 시작한다. 영옥은 김 집사가 아직도 혜옥을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김 집사와 혜옥을 이어주려는 ‘집사님 사랑 도움 추진회’를 발족하고, 태풍은 이를 해체시키기 위해 위원장을 맡는다. ●한밤의 TV연예(SBS 밤 11시 15분) 걸 그룹 춘추전국시대라 일컬어도 손색없을 만큼 걸 그룹들이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거세지는 걸그룹 열풍을 ‘한밤의 TV연예’에서 진단한다. 쏟아져 나오듯이 생산되는 걸 그룹들 때문에 대중들도 얼굴과 이름을 다 알지 못할 정도다. 과연 활동 중인 걸 그룹은 다른 걸 그룹들을 알고 있을지 함께 알아 본다. ●세계테마기행(EBS 밤 8시 50분) 영혼의 안식처 히말라야의 타왕은 시킴과 더불어 중국 소수민족 가운데 하나인 먼바족이 세운 먼 왕국의 영토였다. 이후 티베트와 부탄 왕국에 분리 흡수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타왕에는 1681년 5대 달라이 라마인 응가왕 롭상 갸초의 지시로 대규모 사원이 세워지면서 티베트 불교가 뿌리를 내렸다는데…. ●생명(OBS 밤 11시) 5학년 겨울을 나며 부쩍 심각해진 정태의 척추측만증이 스스로 한 걸음도 떼기 힘들 만큼 악화된 상태로 인해 가족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병이 최악으로 진행되면 사망에 이르게 된다는 사실을 아는 만큼 정태의 상태가 날로 심각해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가족들은 참으로 어렵고도 참기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 잔혹한 현실 10대들을 집어삼키다

    잔혹한 현실 10대들을 집어삼키다

    아주 많이, 무척이나 뚱뚱한 여고생이 왕따를 당한다. 별명은 ‘슈퍼 울트라 개량 돼지’(유미라는 이름이 있지만 친구들은 결코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 학년 짱 일진들에게 정기적으로 ‘삥’을 뜯기는 등 교내 폭력에 시달린다. 혹시나 왕따를 당하지 않는 데 도움이 될까 싶어 살을 빼보기로 결심하고 거식증 카페에 가입한다. 그리고 눈물겨운 폭식과 거식을 반복한다. 효과는 없다. 주변의 냉소와 조롱은 여전하다. 이쯤 되면 가출은 필수다. 끊임없이 자신을 공격하는 친구, 가족들 틈바구니에서 불안과 절망, 소외, 일탈 충동을 겪는 왕따 비만 여고생의 희망은 유일하다. 자신의 생일과 방송 데뷔날이 똑같은, ‘외계인이 틀림없는’ 서태지를 따라 절망도, 고통도, 상처도 없는 낙원과 같은 달의 뒤편으로 떠나는 것이다. 여기까지 보면 그저 낯설지 않은 10대 성장소설류의 화법이다. 소설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이 지점에서 새로 시작한다. 10대가 등장한다고 다 청소년 성장소설은 아니다. 앞장서서 가학하면서도 유일한 친구 지은이는 미혼모가 되고, 유미는 지은의 애인이었던 녀석에게 강간을 당한다. 그리고 미혼모 시설에 들어가 있는 지은을 찾아간다. 얼핏 또 다른 낙원처럼 보였던 그곳 역시 공격과 갈등이 물밑에 잠복해 있을 뿐 사실상 신생아 매매를 일삼고, 틀에 박힌 규율만을 강제하는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다. 200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황시운(35)의 첫 장편이자 최근 제4회 창비장편소설상을 받은 ‘컴백홈’(창비 펴냄)이다. 1990년대 문화 대통령이라 일컬어졌던 서태지는 소설 얼개를 풀어가는 주요 매개로 등장한다. 이와 더불어 식욕, 물욕, 성욕 등 욕망의 첨병과도 같은 거식증이 소설 속에서 마찬가지 역할을 맡는다. 황시운은 섣불리 절망의 주체와 상황들을 전형화하지도 않으며, 결국 허망해질 희망을 내세워 적당히 봉합하려 하지도 않는다. 대신 유미의 불안과 절망의 내면을 섬세한 결까지 놓치지 않고 풀어낸다. 덧난 상처를 손가락으로 마구 헤집어대듯 세상의 감춰진 속살에 돋보기도 부족해 아예 현미경까지 들이댄다. 물욕주의에 무방비로 노출된 10대들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 존재들인지, 절망과 일탈의 경계에서 힘겹게 비틀거리고 있는지를 고스란히 보여 준다. 시선을 달리하면 이는 10대들의 모습으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비만 소녀는 왕따와 폭력에 거식증과 가출로 대응한다. 10대들이 처한 환경과 시행착오는 모양을 조금 달리할 뿐, 기성 세대들에게도 마찬가지로 반복되고 있다. 다이어트를 멈추는 순간 요요현상으로 더욱 살이 찌듯 불안정한 채 급속히 변화하는 세상에서 변화하는 환경을 따라가지 않는 것 자체가 퇴화를 의미한다. 황시운의 첫 장편소설이 청소년 소설이 아닌 이유다. 다만 아쉬움은 남는다. 소설은 독특한 소재, 탱탱거리면서 맛깔난 언어를 앞세워 10대의 눈으로 ‘지금, 여기’의 진실을 찾고자 하는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를 품고 있음에도 소설에 흠뻑 빠져들려 할 때마다 ‘우연성’(遇然性)이라는 녀석이 스윽 모습을 드러낸다. 비만 여고생과 한때 함께 왕따였던 친구 지은이가 말더듬을 고친 뒤 고등학교에서 일진회 짱으로 거듭나게 된 과정이나 열일곱 미혼모가 된 뒤 급격히 모성이 발휘되며 다른 사람으로 변신하는 상황, 미혼모 시설에서 만난 노처녀 미혼모가 알고 보니 지은의 아빠와 한때 바람난 여자였다라는 설정, 비만 여고생의 엄마가 갑자기 거식증 증세를 보이는 점 등은 군더더기이거나 좀 더 세밀한 설명을 요구하는 대목들이다. 하지만 어쩌랴. 우리가 발 딛고 사는 현실은 ‘십자가 사망 사건’이니 ‘서태지 비밀 결혼·이혼’이니 하는 사건 등이 빈발하는 공간이다. 문학보다, 어떤 막장 드라마보다 더욱 어이없는 우연성이 판치는 것이 현실임을 감안하면 이것조차 리얼리티라고 봐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北식량분배 군단위까지 감시”

    클라우디아 본 로엘 세계식량계획(WFP) 북한사무소장은 19일 “북한과 새로운 모니터링(분배감시) 조건이 담긴 동의서를 체결했고, 북한이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WFP는 위반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엘 소장은 국회에서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 주최로 열린 ‘진보와 보수, 대북 식량 지원을 말하다’ 토론회에 참석해 “WFP는 6개 현장사무소에 최대 59명의 상주지원을 두고 군 단위까지 지원 식량의 움직임을 감시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항만, 학교, 가정 등 WFP가 지원하는 모든 시설에 직원의 접근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8월부터 북한에 체류해 온 로엘 소장은 북한의 식량 사정에 대해 “혹한으로 작물 생장이 늦어져 겨울에 수확할 작물을 심기 위해 아직 덜 익은 작물들을 모두 잘라 버려야 하고 저장고에 있던 씨감자도 못 쓰게 됐다.”면서 “식량 생산량과 국제사회의 식량지원이 줄면서 600만명이 심각한 식량 부족에 노출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북한을 도우려는 WFP의 진정성은 이해하지만 대부분 서양인으로 구성된 조사단이 북한에 속았다고 생각한다.”면서 “북한의 식량 사정은 그다지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아이들 영화에 ‘19禁’ 예고편이?

    아이들 영화에 ‘19禁’ 예고편이?

    주부 김정란(38·가명)씨는 지난 7일 황금연휴를 맞아 초등학생 아이들과 함께 영화 ‘토르:천둥의 신’을 보러 극장을 찾았다가 낯 뜨거운 경험을 했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 성인영화인 ‘옥보단 3D’의 예고편이 버젓이 상영됐기 때문이다. 극장을 찾은 어린이들은 반라의 여성들이 거친 숨을 내뿜는 등 자극적인 화면과 ‘무한색기’, ‘이것이 진정한 에로다’ 등 선정적인 문구를 지켜봐야만 했다. 이날 극장에서는 ‘옥보단 3D’ 외에도 ‘레지던트’ 등 잔혹한 스릴러물의 예고편 등이 연달아 상영됐다. 이런 민망한 경험은 김씨만 한 게 아니다. 허술한 ‘예고편 등급’ 규정으로 극장을 찾은 청소년들은 자극적인 예고편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영화관과 관계당국은 적법한 절차를 거친 것이라며 손을 놓고 있다. 18일 영상물등급위원회에 따르면 일반 영화는 ‘전체 관람가’, ‘12세 관람가’, ‘15세 관람가’, ‘18세 이상 관람가’ 등 4개 등급으로 나뉘어 있지만 예고편은 ‘전체 관람가’와 ‘유해성’ 등 두 가지뿐이다. 이 때문에 올 들어 65건의 영화가 18세 이상 관람가 판정을 받았지만 예고편 중에서는 35건만 유해성으로 결론났다. 그나마 유해성 예고편들도 수정을 하면 다시 심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거의 모든 성인영화 예고편이 제한 없이 극장에 걸리고 있다. 영화관들은 “예고편이 모두 전체 관람가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영화관 관계자는 “상영되는 모든 예고편이 영등위의 심사를 거친 것이기 때문에 따로 제한을 두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청소년 대상 영화에는 가급적 성인영화 예고편을 내보내지 않으려고는 하지만 영화관마다 패턴이 달라 관리가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영화 예고편의 선정성은 2008년 국정감사에서 이미 지적된 내용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실질적인 조치는 취해지지 않은 상태다. 지난 1월 한나라당 김성동 의원이 예고편 등급제를 골자로 한 관련법(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다른 정치적 이슈에 밀려 국회 상임위도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법안이 표류하면서 실무를 담당하는 영등위는 무기력한 모습이다.영등위 관계자는 “예고편은 광고로 분류된 상태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심의만 통과하면 제재할 방법이 없다.”며 “법안이 발효되지 않는 이상 현 상황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엄마, 무한색기가 뭐에요?” 낯뜨거운 영화 예고편 논란

    주부 김정란(38·가명)씨는 지난 7일 황금연휴를 맞아 초등학생 아이들과 함께 영화 ‘토르:천둥의 신’를 보러 극장을 찾았다가 낯 뜨거운 경험을 했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 성인영화인 ‘옥보단 3D’의 예고편이 버젓이 상영됐기 때문이다. 극장을 찾은 어린이들은 반라의 여성들이 거친 숨을 내뿜는 등 자극적인 화면과 ‘무한색기’, ‘이것이 진정한 에로다’ 등 선정적인 문구를 지켜봐야만 했다. 이날 극장에서는 ‘옥보단 3D’ 외에도 ‘레지던트’ 등 잔혹한 스릴러물의 예고편 등이 연달아 상영됐다.  이런 민망한 경험은 김씨만 한 게 아니다. 허술한 ‘예고편 등급’ 규정으로 극장을 찾은 청소년들은 자극적인 예고편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영화관과 관계당국은 적법한 절차를 거친 것이라며 손을 놓고 있다. 18일 영상물등급위원회에 따르면 일반 영화는 ‘전체 관람가’, ‘12세 관람가’, ‘15세 관람가’, ‘18세 이상 관람가’ 등 4개 등급으로 나뉘어 있지만 예고편은 ‘전체 관람가’와 ‘유해성’ 등 2가지 뿐이다.  이 때문에 올들어 65건의 영화가 18세 이상 관람가 판정을 받았지만 예고편 중에서는 35건만 유해성으로 결론났다. 그나마 유해성 예고편들도 수정을 하면 다시 심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거의 모든 성인영화 예고편이 제한 없이 극장에 걸리고 있다.  영화관들은 “예고편이 모두 전체 관람가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영화관 관계자는 “상영되는 모든 예고편이 영등위의 심사를 거친 것이기 때문에 따로 제한을 두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청소년 대상 영화에는 가급적 성인영화 예고편을 내보내지 않으려고는 하지만 영화관마다 상영 패턴이 달라 관리가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영화 예고편의 선정성은 2008년 국정감사에서 이미 지적된 내용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실질적인 조치는 취해지지 않은 상태다. 지난 1월 한나라당 김성동 의원이 예고편 등급제를 골자로 한 관련법(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다른 정치적 이슈에 밀려 국회 상임위도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법안이 표류하면서 실무를 담당하는 영등위는 무기력한 모습이다. 영등위 관계자는 “예고편은 광고로 분류된 상태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심의만 통과하면 제재할 방법이 없다.”며 “법안이 발효되지 않는 이상 현 상황이 계속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5) 동물의 심리학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5) 동물의 심리학

    초보 수의사 시절 느꼈던 신기한 경험 중 하나가 아무리 날뛰던 개들도 대개는 동물병원 문턱에 발을 들이는 순간 주눅이 들고 만다는 것이다. 일부 심하게 발광하던 개들도 혈관주사를 놓으면 이내 진정을 되찾곤 했다. ●동물들도 분위기 감지능력 지녀 대부분 개나 소에 영양수액(링거)을 주사하면 이와 비슷한 현상을 보인다. 만일 이런 현상이 없다면 동물을 치료하는 데 엄청난 난관에 봉착할 것이다. 수액과 진정효과 간에 무슨 상관관계가 있지 않나 싶어 한때 문헌도 열심히 뒤져 보았지만 아직 뚜렷한 근거는 찾지 못했다. 흔히 사람들이 동물의 심리상태를 표현할 때 드는 사례가 “개장수가 나타나면 온 동네 개들이 조용해진다.”거나 “소들이 도축장에 끌려갈 때 눈물을 흘린다.”거나 하는 것이다. 관습적으로 내려오는 이런 얘기들에 어느 정도는 근거가 있듯이 동물병원에 들어오는 개들도 분명히 어떤 분위기를 감지하고 자기에게 이로운 상황인지 불리한 상황인지 판단하는 능력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야생동물이 덫이나 올가미에 걸리는 경우를 보자. 사냥꾼에게 발견되면 어차피 죽음을 면치 못하겠지만 그에 앞서 스스로 자기를 고통스러운 죽음으로 몰아가는 경우를 흔히 목격하게 된다. 너구리가 덫에서 빠져나오려고 버둥거리다 다리가 절단되기도 하고, 올무에 걸린 노루나 멧돼지가 밤새 몸부림치다 살갗이 모두 해지기도 한다. 그러다 구조되면 처음엔 반항을 하다가도 하루 정도 지나면 그 상황을 익숙하게 받아들여 먹이를 먹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긴장이 갑자기 너무 풀려 곧바로 죽음을 맞는 동물들도 있다. ●처음엔 반항하다 시간 지나 먹이 섭취 소쩍새 같은 작은 맹금류는 사람에게 잡히면 처음엔 음식 섭취를 거부하다가도 일단 먹기 시작하면 과식을 해 버리는 경향을 보인다. 심지어 함께 넣어준 동료까지 잡아먹기도 한다. 이것을 긴장의 연속으로 받아들여야 할지 긴장의 해소로 받아들여야 할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환경의 돌변은 이런 이상 현상을 일으킨다. 단봉낙타가 새끼를 낳았는데 잘 일어서지 못했다. 일어나려고 몸부림치다 균형을 잃고 다시 쓰러지기를 반복했다. 아무래도 도와주어야 할 것 같아 한참을 정신없이 새끼와 씨름하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어미 낙타가 다가와서 가볍게 내 뒷목을 물었다. 낙타의 이빨은 험한 사막 환경에서 아무런 식물이나 잘 먹게끔 발달돼 있다. 만일 나를 제대로 물었다면 목뼈가 부러지는 치명상을 입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새끼를 빼앗기는 듯한 긴장된 순간에도 어미 낙타는 이성을 잃지 않았다. ●변화된 환경에 익숙해지길 기다려야 흔히 동물 사진을 찍을 때 좋은 장면을 찍으려고 작심하고 덤비면 동물들이 멀찌감치 피해 버린다. 한참 동안 긴장을 풀고 익숙해지기를 기다려야 한다. 사람도 심리 상태가 너무 경직되면 사소한 오해가 참혹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 옛말에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다고 했다. 호랑이는 자기 눈을 똑바로 쳐다보는 걸 굉장히 두려워한다고 한다. 극한 상황에서도 호흡 한번 가다듬는다면 살아날 방법이 나올 수 있다. 그건 동물들도 할 줄 아는 일이다. 글 사진 최종욱(광주 우치동물원 수의사) lovnat@hanmail.net ............................................................................................................. 서울신문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의 열띤 호응 속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의 최종욱 수의사와 서울신문 유영규 기자가 함께 꾸미는 지면입니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동물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은밀한 비밀 등 다채롭고 흥미있는 이야기들이 매주 1차례씩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금까지 연재됐던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른들의 동물원] (1) ‘크누트’의 돌연사 왜 어미곰은 새끼를 포기했을까? [어른들의 동물원] (2) 외로운 ‘블랙스완’ 대량학살의 슬픈 역사 간직한 그들. [어른들의 동물원] (3) 동물들의 사랑 몸짓(상) 고슴도치들은 어떻게 교미를 할까? [어른들의 동물원] (4) 동물들의 사랑 몸짓(하) 수컷뱀 성기 2개로 5시간 짝짓기 [어른들의 동물원] (5) 동물의 심리학 개장수 나타나면 동네 개들 조용해지는 이유 [어른들의 동물원] (6) ‘고리롱’ 박제논란(상) 숨진 로랜드고릴라를 어떻게 해야 하나 [어른들의 동물원]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600년전 일본에서 실려와 비운의 삶 [어른들의 동물원] (8) ‘고리롱’ 박제논란(하) 서울동물원, 독자의견 따라 박제 않기로 [어른들의 동물원] (9) 잘못 알려진 진실들 백조는 물속에서도 발짓을 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동물원] (10) 동물들도 자살을 하나? 1주일 만에 새끼 잃은 어미원숭이의 선택 [어른들의 동물원] (11) 술 취한 원숭이들 먹던 과일 씹다 두면 발효돼 자연의 밀주로 [어른들의 동물원] (12) 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무릎 같은 발목이 하이힐 역할 [어른들의 동물원] (13) 원숭이와 눈 마주치지 마라 동물원 사팔뜨기 안경의 비밀 [어른들의 동물원] (14) 불법포획 돌고래의 고백 사자도 공작도 과거를 숨기는지 몰라요
  • 이대통령 “대기업·총수문화 바뀌어야”

    이대통령 “대기업·총수문화 바뀌어야”

    이명박 대통령은 16일 대·중소기업 동반성장과 관련, “바뀌려면 대기업 문화가, 총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그랬을 때 지속적인 동반성장 문화를 굳힐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유망 중소기업인 40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중소기업은 정권이 바뀌면 대기업의 태도가 바뀔 것을 걱정한다. 그래서 동반성장이라는 관점에서 기업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또 “대기업 문화가 바뀐다는 것은 총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실적 위주로 하는데, 실적 위주는 남의 희생을 유발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제도와 더불어 더 중요한 것이 대기업 문화”라면서 “대기업은 중소기업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한편으로 고마움을 가져야 한다. 또 중소기업은 반대로 대기업에 납품하는 것을 고마워하고 서로 존중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도 잘돼야 하지만 중기가 튼튼해야 허리가 튼튼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대기업 몇 개가 나라를 끌고 가는 것은 한편으론 좋으면서도 그 나라에 굉장히 취약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우리가 시장경제를 하고 있고 경쟁을 매우 중요시하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경쟁은 따뜻한 경쟁을 해야 한다. 냉혹한 강자만 살아남는 경쟁보다 서로 상생하는 경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나라에 말이 많고 다소 시끄럽다고 해서 낙담할 필요가 없다. 그런 와중에 새로운 질서를 찾고 변화하고 발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최근 지역 국책사업을 둘러싼 논란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개장수 출몰에 온 동네 개들이 조용해지는 이유는

    개장수 출몰에 온 동네 개들이 조용해지는 이유는

    초보 수의사 시절 느꼈던 신기한 경험 중 하나가 아무리 날뛰던 개들도 대개는 동물병원 문턱에 발을 들이는 순간 주눅이 들고 만다는 것이다. 일부 심하게 발광하던 개들도 혈관주사를 놓으면 이내 진정을 되찾곤 했다.  대부분 개나 소에 영양수액(링거)을 주사하면 이와 비슷한 현상을 보인다. 만일 이런 현상이 없다면 동물을 치료하는 데 엄청난 난관에 봉착할 것이다. 수액과 진정효과 간에 무슨 상관관계가 있지 않나 싶어 한때 문헌도 열심히 뒤져 보았지만 아직 뚜렷한 근거는 찾지 못했다.  흔히 사람들이 동물의 심리상태를 표현할 때 드는 사례가 “개장수가 나타나면 온 동네 개들이 조용해진다.”거나 “소들이 도축장에 끌려갈 때 눈물을 흘린다.”거나 하는 것이다. 관습적으로 내려오는 이런 얘기들에 어느 정도는 근거가 있듯이 동물병원에 들어오는 개들도 분명히 어떤 분위기를 감지하고 자기에게 이로운 상황인지 불리한 상황인지 판단하는 능력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야생동물이 덫이나 올가미에 걸리는 경우를 보자. 사냥꾼에게 발견되면 어차피 죽음을 면치 못하겠지만 그에 앞서 스스로 자기를 고통스러운 죽음으로 몰아가는 경우를 흔히 목격하게 된다. 너구리가 덫에서 빠져나오려고 버둥거리다 다리가 절단되기도 하고, 올무에 걸린 노루나 멧돼지가 밤새 몸부림치다 살갗이 모두 해지기도 한다. 그러다 구조되면 처음엔 반항을 하다가도 하루 정도 지나면 그 상황을 익숙하게 받아들여 먹이를 먹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긴장이 갑자기 너무 풀려 곧바로 죽음을 맞는 동물들도 있다.  소쩍새 같은 작은 맹금류는 사람에게 잡히면 처음엔 음식 섭취를 거부하다가도 일단 먹기 시작하면 과식을 해 버리는 경향을 보인다. 심지어 함께 넣어준 동료까지 잡아먹기도 한다. 이것을 긴장의 연속으로 받아들여야 할지 긴장의 해소로 받아들여야 할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환경의 돌변은 이런 이상 현상을 일으킨다.  단봉낙타(사진)가 새끼를 낳았는데 잘 일어서지 못했다. 일어나려고 몸부림치다 균형을 잃고 다시 쓰러지기를 반복했다. 아무래도 도와주어야 할 것 같아 한참을 정신없이 새끼와 씨름하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어미 낙타가 다가와서 가볍게 내 뒷목을 물었다. 낙타의 이빨은 험한 사막 환경에서 아무런 식물이나 잘 먹게끔 발달돼 있다. 만일 나를 제대로 물었다면 목뼈가 부러지는 치명상을 입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새끼를 빼앗기는 듯한 긴장된 순간에도 어미 낙타는 이성을 잃지 않았다.  흔히 동물 사진을 찍을 때 좋은 장면을 찍으려고 작심하고 덤비면 동물들이 멀찌감치 피해 버린다. 한참 동안 긴장을 풀고 익숙해지기를 기다려야 한다. 사람도 심리 상태가 너무 경직되면 사소한 오해가 참혹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 옛말에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다고 했다. 호랑이는 자기 눈을 똑바로 쳐다보는 걸 굉장히 두려워한다고 한다. 극한 상황에서도 호흡 한번 가다듬는다면 살아날 방법이 나올 수 있다. 그건 동물들도 할 줄 아는 일이다. 글·사진 최종욱(광주 우치동물원 수의사) lovnat@hanmail.net
  • [사설] 실직자에게 가혹한 건보 근본대책 세워라

    국민건강보험이 형평성을 유지하지 못해 직장을 잃은 이에게 오히려 지나친 부담을 준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한 보도에 따르면 2009년에 직장을 나와 지역가입자가 된 130만명 가운데 절반인 64만명이 월 평균 보험료를 3만 6715원(본인 부담)에서 8만 1519원으로 2.2배나 더 내게 됐다고 한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실직자가 되면 대개는 수입이 끊겨 모은 돈으로 가족 생계를 어렵게 이어가야 한다. 그런 상황에 보험료가 줄기는커녕 고정수입을 가졌을 때보다 갑절 이상 내야 한다면 이만큼 가혹한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하는 까닭은 현 건보체계가 지역가입자에게는 종합소득, 부동산 등의 재산 보유 상태, 자동차 유무에 따라 보험료를 책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산층·서민층 대부분에게는 재산이 있어 봐야 그저 가족이 몸 담아 사는 집 한 채뿐이요, 그동안 굴려온 자가용 하나뿐이다. 집과 자동차는 생활의 연장이지 수입의 원천은 아닌 것이다. 지금은 베이비부머(1955~63년 출생한 자) 세대가 벌써 집단으로 퇴직을 맞은 시대이다. 게다가 우리사회가 실직자와 그 가족에게 기초적인 생활 보장을 해줄 만큼 사회안전망을 촘촘하게 엮어 놓은 상태 또한 아니다. 따라서 집과 자동차가 있다고 해서 고정수입이 없는 집에 ‘건보료 폭탄’을 퍼붓는다면 실직한 집안의 가계에 큰 부담을 주는 것은 물론이요, 국민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터이다. 건강보험의 목적은 일상생활에서 맞닥뜨리는 질병·사고·부상 탓에 거액의 진료비를 내느라 가계가 치명상을 입지 않게끔 보호하는 데 있다. 그리고 그 수단은 세금을 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수입이 많은 사람은 많이, 적은 사람은 적게 내서 기금을 모으는 일이다. 그러므로 당초 목적에 어긋나지 않게 건보료 책정 기준을 바꾸어 최소한 실직자에게 부담을 더하는 사례는 없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서민과는 어차피 상관없는 일정규모 이상의 금융·임대 소득에 건보료를 부과해 실제로 돈이 많은 이들이 건보료를 더 내게끔 정책을 바꿔야 한다. 이야말로 정부가 내세운 ‘친서민’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길이다.
  • 노모 부양 미루다… 시누이, 올케와 말다툼 끝에 흉기로 20여차례 찔러 살해

    어버이날 다음 날 아침 9시 서울 서초동 모 빌라. 시누이가 올케를 흉기로 무자비하게 찔러 숨지게 했다. 노부모를 모시는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그만 참지 못하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서울 중구 신당동에서 미혼인 채 10년 넘게 70대 노부모와 함께 살아온 오모(42·여)씨는 어버이날을 맞아 어머니 서모(70)씨와 함께 오빠(44)의 집을 찾았다. 다음 날 아침, 오빠가 출근한 사이 오씨는 올케인 이모(46)씨와 노부모 모시는 문제를 두고 다투기 시작했다. 결국 오씨의 오빠와 올케인 이씨가 노부모를 모시기로 결정 났다. 그럼에도 다툼은 끝이 나지 않았다. 분을 삭일 수 없었던 오씨는 화장실에서 샤워 중인 이씨를 흉기로 20여차례 찔렀다. 오씨는 자신의 범행에 스스로도 소스라치게 놀랐다. 도망갈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범행 직후 오씨는 직접 119에 전화를 걸어 “사람을 칼로 찔렀다.”고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피묻은 식칼을 들고 부들부들 떨고 서 있던 오씨를 현장에서 검거했다. 이씨는 이미 사망한 뒤였다. 사건 당시 집 안에는 귀가 어두운 어머니 서씨와 다섯살짜리 이씨의 딸이 함께 TV를 보고 있었다. 이들은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사건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해, 아이가 참혹한 사건 현장을 목격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오씨를 긴급 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오씨가 노부모를 모시는 문제로 이씨와 말싸움을 벌이다 화를 참지 못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오씨도 범행 과정에서 자신의 손가락 신경이 절단돼 봉합수술을 받았다. 경찰은 피의자 오씨의 조사에 앞서 카센터를 운영하는 이씨의 남편을 불러 조사한 결과, “어머니가 함께 살고 싶어 했는데 아내가 반대해서 갈등이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피의자 오씨는 현재 범행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입을 굳게 다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오씨가 회복되는 대로 범행 동기 등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윤필용 사건 연루 장성에 국가 4억 배상”

    현대사의 주요 권력 스캔들 중 하나인 ‘윤필용 사건’의 연루자와 가족에게 국가가 거액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윤필용 사건은 1973년 윤필용 당시 수도경비사령관이 이후락 중앙정보부장과의 술자리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노쇠했으니 형님이 각하의 후계자’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며 윤 사령관과 그를 따르던 장교들이 줄줄이 처벌받은 사건을 말한다. 당시 보통군법회의는 윤 소장과 육군본부 인사실 보좌관 김성배 준장 등 장성 3명과 장교 10명에게 모반죄가 아닌 횡령, 수뢰, 군무이탈죄 등을 적용해 각각 징역 1~15년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6부(부장 정일연)는 이들 중 진급과 관련해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실형을 받았다가 재심을 통해 36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김 전 준장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김 전 준장과 가족에게 총 4억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8일 밝혔다. 재판부는 “육군보안사령부는 가혹한 고문과 협박, 회유 등을 가해 허위자백을 유도했고, 증거 압수 역시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국가는 이러한 불법행위로 당사자인 김 전 준장과 가족이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없었다고 인정되므로 배상 청구권의 시효가 소멸했다는 주장은 허용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김 전 준장에게는 2억 5000만원, 부인에게 8000만원, 자녀 4명에게 각각 2000만원을 인정했다. 김 전 준장은 16만원가량의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기소돼 1973년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가 2009년 12월 재심을 통해 윤필용 사건 연루자 중 처음으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왕들의 반격…사우디, 법 개정해 언론 통제

    ‘왕들의 반격’이 본격화되고 있다. 연초부터 중동·아프리카를 휩쓴 민주화 바람, 재스민 혁명에 화들짝 놀랐던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등 걸프 지역 전제 군주들이 숨을 가다듬고 민주화 열기를 억누르기 위해 더 가혹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이들은 유혈 시위 진압은 물론 언론 통제를 강화하고 비판적 지식인들을 마구 잡아들이는가 하면 막 숨통을 틔워 가던 야당을 짓밟으면서 정치공간의 문을 닫고 있다고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 등이 8일 전했다. 사우디의 압둘라 국왕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새 언론 보도 지침을 내놓으면서 지식인들과 언론에 재갈 하나를 더 물렸다. 새 지침은 이슬람 율법 ‘샤리아’에 어긋나거나 국가 안보를 해치는 내용, 외국의 이익을 옹호하는 사안은 보도해서는 안 된다는 등 자의적 해석이 가능한 내용을 담았다. 이를 어기면 50만 리얄(약 1억 3700만원)의 벌금과 영원한 언론계 추방을 규정했다. 소수의 수니파 왕족이 시아파가 대부분인 국민들을 통치하고 있는 바레인의 하마드 빈 이사 알할리파 국왕의 반격도 거세다. 계엄령에 사우디 군대까지 끌어들이며 시위를 가까스로 유혈진압했던 알할리파 국왕은 시아파 시위자 4명에 대해 경찰관 살해 혐의로 사형을, 또 다른 3명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바레인 경찰은 부상당한 시위 참가자들을 치료하던 30여명의 의사들까지 체포하는 등 서슬이 시퍼렇다. 다만, 바레인 정부는 이날 셰이크 하마드 빈 이사 알칼리파 바레인 국왕의 칙령에 따라 내달 1일 국가비상사태가 해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국영 뉴스통신 BNA가 보도했다. FP는 오만과 아랍에미리트연합 등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면서 저명한 반체제 인사들이 자꾸 사라지고 있고,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변호사협회, 교사 조합 등은 5월 들어 해산되고 어용 단체들로 대체됐다고 전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9일 TV 하이라이트]

    ●INPUT 2011 서울 특선 다큐-체르노빌, 자연의 역사인가?(KBS1 밤 11시 40분) 끔찍한 방사능 누출 사고에도 불구하고, 자연은 체르노빌을 다시 품었고, 이제 그곳에서 다시 번성하고 있다. 옛 원자력발전소 주변의 제한구역 안에는 폭발 사고 이전보다 열 배나 많은 멧돼지와 3000여마리의 엘크·늑대 등이 서식하고 있으며 스라소니도 돌아왔다. ●월화 드라마 동안미녀(KBS2 밤 9시 55분) 소영은 중요한 의상 샘플을 잃어버렸다는 누명을 쓰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기지를 발휘해 임시직 디자이너로 채용된다. 소영은 반드시 자신이 25살 이소진이 아닌 34살 이소영임을 밝히겠다고 단단히 마음먹는데…. 과연 소영은 자신의 정체를 밝힐 수 있을까. ●일일시트콤 몽땅 내 사랑(MBC 밤 7시 45분)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미선에게 VIP급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금지와 옥엽. 하지만 미선은 약속이 있다며 금지·옥엽의 마사지와 다양한 이벤트를 거절한다. 한편 승아와 저녁식사를 하려는 김 원장. 태풍은 자신의 복수를 위해 김 원장에게 미선의 가족들을 떠오르게 하여 괴롭히려고 한다. ●내게 거짓말을 해봐(SBS 밤 9시 55분) 사랑을 꿈꾸지만 언제나 ‘사랑 그까짓거’를 외치는 그녀 공아정. 사랑 하나만 믿기엔 너무나 영악해져 버린 그녀. 그런 그녀가 고군분투 끝에 그 해답을 찾아낸다. 그저 그런 노처녀 김삼순의 이야기가 아니라 엄친딸 공아정 자신만의 이야기. 사랑 같은 건 없어도 될 것 같은 그녀에게도 사랑이 올까. ●한국기행(EBS 밤 9시 30분) 충북 제천의 가장 오래되고 중요한 수리시설인 의림지는 현재까지도 변함없이 그 기능을 유지하고 있는 저수지로 손꼽힌다. 오르는 곳곳 눈에 들어오는 절경, 전설을 간직한 월악산과 금수산, 고개 이름마저 바꾼 박달 도령과 금봉 낭자의 이야기까지, ‘청풍명월의 고장’ 역사와 전설이 이어지는 제천으로 떠나 본다. ●세상을 움직이는 역사(OBS 밤 10시) 우리나라 최초의 신문으로 알려진 ‘한성순보’와 근대적 성격을 띠지는 않았지만 소통의 기구로서 ‘조보’라는 필사신문에 대해 알아본다. 최영묵 성공회대 교수가 강의를 맡았다. 일제 강점기라는 엄혹한 시대상황에서의 지배권력과 민주적 언론의 길항관계, 미디어의 풍경, 빛바랜 신문 속 이야기도 나눠 본다.
  • [특파원 칼럼] 미국은 무서운 나라다/김상연 워싱턴특파원

    [특파원 칼럼] 미국은 무서운 나라다/김상연 워싱턴특파원

    미국은 무서운 나라다. 테러를 저지르고 가뭇없이 사라진 범인을 10년 만에 기어이 찾아낸 정보력이 섬뜩하고, 전광석화처럼 작전을 뚝딱 해치운 군사력이 무시무시하다. 하지만 이 ‘할리우드적 스펙터클’보다 더 무서운 것은 미국이 오사마 빈라덴의 시신을 처리한 방식이다. 그들은 시신을 물로 씻기고 하얀 천으로 감싼 뒤 이슬람식으로 장례를 치러줬다. 정말 그렇게 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렇게 했다고 밝힌 게 중요하다. 3000여명의 국민을 죽인 ‘나라의 원수’라면 능지처참해도 분이 안 풀리는 게 인지상정일 텐데, 미국은 망자에 대한 예를 갖췄음을 애써 부각시켰다. 람보의 덩치를 가진 나라의 이런 소심한 뒤처리는 반미 감정을 최소화하려는 계산에서 나왔을 것이다. 피가 거꾸로 치솟는 그 감성의 상황에서 어쩌면 그토록 ‘드라이한’ 이성적 계산을 할 수 있는지, 나는 미국이란 나라가 소름 끼친다. 어떤 나라의 의사결정이 이성과 감성의 배합으로 이뤄진다고 할 때, 미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이성의 비율이 큰 판단구조를 갖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빈라덴의 참혹한 시신 사진이 이슬람권을 자극할 것을 우려해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한 뒤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이 사진을 (승리의)트로피로 내세우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그런 나라가 아니다.” 미국은 정말 그런 나라가 아니다. 1차 세계대전 종전 당시 토머스 윌슨 대통령은 “승리 없는 평화”를 주장한다. 미국은 연합군의 승리에 큰 기여를 했으면서도 후환을 우려해 패전국을 가혹하게 징벌하는 데는 반대한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이성적 판단은 다른 승전국들에 의해 무시됐고, 이는 결국 2차 세계대전의 불씨가 됐다. 미국은 1848년 멕시코와의 전쟁에서 승리, 캘리포니아와 뉴멕시코 등을 빼앗을 때도 세계사에서 유례가 없는 방식을 구사한다. 전승국이라면 그냥 눈을 부라리며 새 땅을 꿀꺽하면 될 텐데 굳이 멕시코에 돈을 주고 구매하는 형식을 취한 것이다. 후환의 싹을 잘라 버린 셈이다. 미국은 판단을 내릴 때 머릿속에서 희로애락은 사라지고 딱딱한 계산기만 남는 것 같다. 미국의 ‘이성으로 판단하기’는 역설적으로 지금껏 북한 정권의 생존에 도움을 줘 왔다. 만약 미국이 조금만 더 감정적인 나라였다면 판문점에서 미군이 북한군의 도끼에 맞아 죽었을 때 평양을 폭격했거나, 그보다 앞서 한국전쟁에 중공군이 참전했을 때 베이징에 원자폭탄을 투하했을지도 모른다. 미국의 머릿속에 북한 침공은 득보다는 실이 많은 게임이다. 북한은 석유가 나는 금싸라기 땅도 아닌 데다 중국이라는 거구의 후견인이 뒤에 버티고 있다. 하지만 머지않아 북한은 미국의 ‘이성으로 판단하기’로 인해 치명적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때문이다. 최근 미군 수뇌부는 “북한은 5년 안에 미 본토에 닿을 수 있는 미사일 개발이 가능하다. 북한은 점점 미국에 직접적 위협이 되고 있다.”는 우려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이성으로 사고하는 미국의 이런 우려를 허풍이나 과장, 엄살과 같은 감성적 언어로 해석하면 오산이다. 북한이 핵과 단거리 미사일로 동북아에서 장난치는 것과 미 본토를 위협하는 ICBM을 개발하는 것은 미국 입장에서는 차원이 전혀 다른 문제다. 미국이 감성적인 국가라면 ‘설마 북한이 우리한테 쏘겠어. 허풍이겠지.’라면서 평가절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성적 판단을 하는 미국은 단 1%의 확률이라도 미 본토로 미사일이 날아올 것이라는 계산을 내리면 북한을 반드시 손보려 할 것이다. 그때는 중국이건, 어떤 나라건 아무리 반발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미국의 전쟁사는 웅변하고 있다. 벼랑끝 전술은 ‘고위험 고수익’의 매력이 있지만, 단 한번의 아차하는 실수로 파국을 맞는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치명적이다. 이 위험성을 무시했다가 미국한테 사담 후세인도 당했고, 오사마 빈라덴도 당했다. carlos@seoul.co.kr
  • 빈라덴 시신사진 CIA “공개” 백악관 “신중”

    미국 정부가 오사마 빈라덴 사살 사실을 공개한 지 이틀째인 3일(현지시간)까지도 시신 사진 공개 여부를 결론 내리지 못한 가운데 백악관과 중앙정보국(CIA) 사이에 엇박자가 나고 있다. 주검 사진 공개 문제는 이미 작전 계획 당시부터 미 정부 내부에서 논쟁 대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언 패네타 CIA 국장은 이날 시신 사진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처참한 시체 사진을 공개할 경우 자칫 반미 감정을 촉발할 것을 우려한 백악관은 즉각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런 속에서 CNN 등 미 언론들은 대체로 정부가 결국은 어떤 식으로든 사진을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패네타 국장은 NBC 뉴스에 출연해 빈라덴의 사망을 증명할 사진을 “대중에 공개할 것”이라면서 “당연히 나는 그 사진들을 봤고, 사진 분석 결과 그가 빈라덴이라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핵심은 우리가 빈라덴을 잡았다는 것”이라면서 “나는 전 세계에 우리가 그를 죽였다는 사실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가 DNA 테스트와 안면인식 기법을 동원해 신원을 확인했다고 했지만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이 의문을 제기하는 등 논란과 음모론이 계속되자 사진 공개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최종 결정권을 갖고 있는 백악관은 이에 대해 아직 어떤 결정도 내려진 바 없다고 바로 선을 그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빈라덴의 시신 사진에 대해 “끔찍한 사진”이라면서 “사진 공개 시 강한 분노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도 우리가 고려하고 있는 점”이라고 말했다. 빈라덴이 왼쪽 눈에 총을 맞아 두개골 일부가 훼손되고 가슴에도 총을 맞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 같은 참혹한 모습을 공개했을 때 빈라덴 추종 세력과 이슬람권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존 브레넌 백악관 대테러담당 보좌관도 이날 미 공영라디오 NPR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많은 정보를 미국 국민에게 공개하는 과정에 있으며 신중한 방식으로 진행되기를 바란다.”면서 “추가적인 정보를 공개하는 것에 대해 고려하고 있으나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빈라덴이 죽었다는 것을 누구도 의심하지 않지만 시각적 증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 점도 고려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오해를 불러오거나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어떤 것도 공개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아직은 아니지만 공개할 수 있다는 얘기냐.”는 질문에 “그렇다. 공개할 수도 있다.”고 말해 적절한 시점에 공개할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세상을 뒤흔든 불편한 사진 73장

    세상을 뒤흔든 불편한 사진 73장

    1993년 극심한 기아에 시달리고 있던 아프리카 수단. 카메라를 목에 건 당신 앞에 기이한 광경이 펼쳐진다. 비쩍 마른 여자아이가 보급품을 받기 위해 급식센터를 향해 네발짐승처럼 기어가고 있고, 그 뒤로 ‘초원의 청소부’ 독수리 한 마리가 서 있다. 독수리의 눈초리는 노골적이다. 얼른 소녀가 기력을 잃고 쓰러지길 바라는 포식자의 시선이다. 게걸스러운 독수리는 소녀와 멀지도 가깝지도 않게 줄곧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며 뒤를 밟고 있다. 꼭 보도사진가가 아니더라도 사진을 찍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상상해 봤을 곤혹스러운 광경이 펼쳐진 셈이다. 자,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어쩌면 평생 만나기 어려운 극적인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 사진을 찍을 것인가, 아니면 소녀의 안위를 위해 독수리를 멀리 쫓아 버릴 것인가. 당시 이 같은 극적인 순간과 마주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청년 사진가 케빈 카터는 사진을 선택했다. 수단이 겪고 있는 고통과 참상을 극적으로 상징하는 순간을 사진에 담아 세상에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는 극심한 갈등 속에서도 셔터를 눌렀고, 이후 독수리를 쫓아 버린 뒤 자신도 마을에서 멀리 도망쳤다. 카터가 찍은 사진은 미국의 뉴욕타임스에 실렸다. 반향은 대단했다. 소녀의 안위를 걱정하는 수많은 독자들의 편지가 신문사로 폭주했다. 이듬해 카터가 퓰리처상을 받으며 사진의 성가는 더욱 높아졌다. 하지만 사진가에 대한 비난의 크기 또한 그와 똑같이 커졌다. 그는 왜 사진만 찍고 소녀를 돕지 않았을까. 독수리 맞은편에서 비슷한 눈높이를 한 채 쪼그리고 있었을 카터 또한 독수리와 다를 바 없는 모리배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심한 압박감에 시달리던 카터는 결국 퓰리처상을 받은 지 두달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만다. ‘논쟁이 있는 사진의 역사’(다니엘 지라르댕·크리스티앙 피르케르 지음, 정진국 옮김, 미메시스 펴냄)는 이처럼 사진사(史)에서 논란이 된 사진과 그에 얽힌 이야기를 정리한 책이다. 1936년 스페인 내전 당시 공화파 병사가 적의 총탄에 쓰러지는 장면을 담은 로버트 카파의 사진, 1969년 닐 암스트롱과 함께 달에 착륙한 버즈 올드린의 사진, 1997년 달리는 차 안에서 파파라치의 렌즈를 피해 몸을 돌린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비의 마지막 사진 등 논쟁거리가 된 사진 73장이 수록됐다. 책에 등장하는 사진들에 평범한 순간이란 없다. 전쟁의 광기와 학대, 참혹한 죽음, 도착적 성욕 등이 시종 독자의 상식과 참을성을 시험하고 도발한다. 컴퓨터 그래픽(CG)과 ‘뽀샵질’ 탓에 사진(寫眞)이 ‘진실의 매체’로서 가치를 잃기 이전의 것들이어서 더욱 충격적이다. 3만 9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노동유연성이 제조업 경쟁력

    노동유연성이 제조업 경쟁력

    최근 법원의 하도급 근로자 정규직화 인정 판결에 대해 ‘노동시장의 경직성 증대로 인한 국내 기업의 경쟁력 하락과 노동비용 상승에 의한 고용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박사는 최근 ‘사내하도급 관련 대법원 판결의 파급 효과를 분석한 연구보고서’를 통해서 “사내하도급의 정규직화가 현실화할 경우 비용 증가에 따른 기업의 부담 가중과 아울러 고용 경직성 증가가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내하도급 근로자 32만명 현재 우리 산업계 전반에는 사내하청 근로 도급이 존재한다. 이는 자동차뿐 아니라 조선과 철강, 전자 등 주요 기간산업도 마찬가지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0년 사내하도급 활용 현황’에 따르면 300인 이상 사업장 전체 근로자 132만 6040명 중 사내하도급 근로자는 32만 5932명으로 24.6%를 차지하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조선분야가 61.3%로 가장 높고 그 뒤를 철강업계(43.7%)가 잇고 있다. 이어 기계·금속산업의 사내하청 근로자 비율이 19.7%, 전기·전자분야가 14.1%로 나타났다. 자동차 업종의 경우 16.3%가 사내하청 근로자로 확인됐다. 이는 사내하청 근로자 비율이 가장 높은 조선업계의 25% 수준이다. 그만큼 자동차 노조의 정규직 비율이 높다는 의미이다. ●日·유럽 파견근로 폭넓게 활용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기업의 국내외 경쟁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 노동관계법령은 ‘해고의 제한’을 비롯해 정규직 근로자의 권리를 과도하게 보호하고 있다. 국내 노동 유연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밑바닥권이다. 따라서 기업은 부득이하게 사내하도급 을 활용, 고용의 유연성을 확보하고 있다. 자동차 선진국인 일본과 미국, 유럽 자동차 기업 역시 파견근로를 폭넓게 활용하면서 고용 유연성을 키워 경영효율을 높이고 있다. 이는 곧 원가 경쟁력과 직결되고 제품력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사정은 이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고용의 경직성을 해소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도입한 사내하도급 근로는 기본적으로 정규직 근로자의 고용 안정성을 위한 조치다. 특히 생산물량 증가에 따른 추가인원 투입이 필요하지만 경영환경 예측이 어려운 상황에서 무턱대고 정규직 근로자를 추가 고용할 수 없는 것이 기업의 현실이다. 국내 기업의 한 관계자는 “기업이 망하면 노동자도, 사용자도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냉혹한 국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국가차원에서 기업이 노동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美 1분기 성장률 1.8%… 성장세 ‘뚝’

    올해 들어 미국의 성장세가 대폭 둔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미 상무부는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1.8%로 집계됐다고 28일 발표했다. 1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의 3.1%에 비해 1.3%포인트나 떨어진 것이며, 지난해 2분기의 1.7%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또 전문가들의 추정치인 2.0%를 밑돌아 1분기 경기둔화 양상이 예상했던 것보다 심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2.7%에서 2분기에 1.7%로 낮아졌다가 3분기 2.6%, 4분기 3.1% 등으로 상승 곡선을 그렸으나 올해 들어 다시 급락하는 양상이다. 상무부는 1분기 중 유가급등으로 인해 가계의 소비지출 여력이 축소됐고 정부의 재정지출 삭감이 6년 만의 최대폭을 기록한데다 폭설과 혹한의 영향으로 건설경기가 위축된 것이 1분기 성장률 하락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GDP의 약 70%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은 1분기 중 2.7% 증가에 그쳐 지난해 4분기의 증가율 4.0%에 비해 대폭 둔화되면서 전체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또 남부지역을 강타한 폭설로 인해 상업용 건물에 대한 건설지출이 21.7%나 급감한 것도 성장률 하락을 부채질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PF대출·공사계약제 등 새달 활성화 대책, 건설업계 활로 찾나

    정부가 새달 초 고사위기에 몰린 건설업계를 위해 지원안을 내놓는다. 지원안에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건설금융 대책은 물론 건설공사 계약제와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안 등이 망라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이를 위해 27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호텔에서 건설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는 최삼규(이화공영 회장) 대한건설협회장 외에 김중겸 현대건설 사장, 대우건설 서종욱 사장, GS건설 허명수 사장, 대림산업 김종인 부회장, 포스코건설 정동화 사장, 롯데건설 박창규 사장, 경남기업 김호영 사장, 풍림산업 이필승 사장 등 18개 종합건설사 대표가 참석했다. 건설사 대표들은 “PF대출 조기 회수 등으로 촉발된 건설금융시장 불안을 안정시키고, 주택경기 회복을 위해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삼규 건설협회장은 “건설사 부실의 책임은 해당 기업에 있지만 건설사 문제로만 방치하기에는 가혹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최근 건설업계의 어려움의 근원은 제2금융권의 무차별적인 PF대출 조기 회수에 있다고 말했다. 또 프라이머리-부채담보부증권(P-CBO) 조기 발행 등 유동성 지원 대책을 요청했다. 장기적으로 금융권의 지급보증 요구 관행을 근절해 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았다. 국토부는 이날 업계가 건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5월 초 건설업계에 대한 지원 방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달라이라마가 뿌린 민주 씨앗, 
티베트인 참여로 열매 맺을 것”

    “달라이라마가 뿌린 민주 씨앗, 티베트인 참여로 열매 맺을 것”

    27일 티베트에 새로운 지도자가 탄생한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교수로 있는 로브상 상계(43)로, 지난달 20일 치러진 티베트 망명정부 총선에서 새 총리로 선출된 인물이다. 잠정 집계결과 최다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진 그의 당선 사실은 망명정부가 27일(현지시간) 공식발표할 예정이며 오는 8월 15일부터 활동에 나선다. 지난 50여년간 티베트의 망명정부를 이끈 정신적 지주 달라이라마가 은퇴를 선언한 상태에서 티베트 망명정부를 이어나갈 정치 지도자로 활동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 전 세계를 떠돌고 있는 망명 티베트인은 모두 8만 3000여명. 13개 나라에 흩어져 살고 있다. 중국 내 티베트인 600만명은 과연 그를 포스트 달라이라마의 지도자로 인정할 것인지, 중국 정부는 새로운 티베트 망명정부라는 도전에 어떻게 응전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26일 로브상 상계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포스트 달라이라마의 티베트를 짚어본다. ●풀뿌리 캠페인으로 유권자와 직접소통 →당신은 왜 티베트 망명정부의 칼론 트리파(총리) 선거에 출마했나. -티베트의 자유를 되찾고 티베트인들의 고통을 끝내기 위해 총리가 되기로 결심했다. →왜 사람들이 당신을 총리로 뽑아 줬다고 보나. -사람들은 나를 ‘변화’를 대변하는 가장 적합한 후보자로 판단한 듯하다. 나는 선거 과정에서 세 가지 원칙을 공유했다. 단합과 혁신, 그리고 자립정신이다. 이 원칙이 유권자의 마음을 울린 것 같다. 또 한국과 미국, 인도의 선거는 어떻게 치러지는지 벤치마킹했다. 이를 바탕으로 풀뿌리 캠페인을 벌였고 유권자들을 한명 한명 만나 직접 소통했다. 티베트의 정치 지도자들은 전통적으로 지지를 얻으려고 유권자와 직접 만나 얘기하지는 않는다. 사실 망명한 티베트인들은 인도의 여러 지역은 물론 많은 국가에 퍼져 살고 있기 때문에 이들과 직접 소통한다는 건 매우 도전적인 과제였다. →달라이라마 퇴임 이후 티베트 독립 문제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현격히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달라이라마가 “(정치 지도자 자리에서 물러나고) 정치적 권력을 선출된 지도자에게 넘기겠다.”고 결정한 것은 멀리 내다본 결정이었다.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피 흘리는 아랍권 여러 나라들의 현실과 매우 다르다. 달라이라마는 위에서부터 민주주의를 택했기 때문이다. 달라이라마는 우리 지도자이고 또 늘 영감을 주는 사람이다. 물론 달라이라마의 은퇴 결정 이후 많은 티베트인들이 불안해한다. 그가 오랫동안 티베트를 잘 이끌어 왔기 때문에 (그가 은퇴를 선언한) 지금은 매우 어려운 시기다. 그 누구도 티베트인들이 달라이라마와 나누는 깊은 정서적 유대감을 대신해 줄 수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가 우리를 위해 여전히 조언해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 중요한 문제들에 관해 그에게 조언을 구할 것이다. 달라이라마가 없는 티베트의 미래에 대해서는 다음 달 특별회의에서 좀 더 많이 알게 될 것 같다. 각국에 퍼져 있는 티베트의 지도자급 인사들이 (망명 정부가 있는) 다람살라에 모여 달라이라마의 은퇴 결정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또 (달라이라마가 없는 티베트 망명정부 운영 계획 등을 담은) 티베트 헌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논의하게 된다. ●등록유권자 60% 선거 참여 →티베트 망명정부에서 자유 선거가 치러졌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자유 선거는 민주주의를 현실화하고 강화시킨다. 사실 티베트 사회는 전통적으로 보수적인데 이 같은 선거는 우리 사회의 문을 활짝 열게 한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총리 후보자들이 세계 곳곳을 돌며 대중들로부터 자유롭게 다양한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았고 우리는 입장을 내놓았다. 티베트인들은 이 과정을 거쳐 자신의 지도자들을 민주적으로 직접 뽑을 수 있었다. 등록 유권자의 60%가 참여할 정도로 총선은 성공적이었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민주주의 체계를 책임 있게 끌어안고 갈 수 있을지다. 이는 티베트인들에게 남겨진 몫이다. 반면 중국에 사는 티베트인들이 양심의 자유나 발언의 자유, 인권 등 민주적 가치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부분은 슬프다. 민주주의 뿌리를 공고히 내리도록 하려는 우리의 계획은 중국의 티베트인들이 민주주의의 혜택을 볼 수 있을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달라이라마는 ‘중도’와 ‘비폭력’ 노선을 고수해 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무장투쟁을 벌이는 것이 독립을 얻는 데 더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주장이 나오는데. -티베트를 독립국가로 볼지와 유엔 결의안에 따라 자결권이 있는 국가로 볼지는 여전히 국제법상 논쟁의 주제로 남아 있다. 그러나 중도노선과 (중국 내에서) 티베트의 ‘진짜 자치권’ 전략은 티베트 망명 의회에 의해 통과된 공식 정책이다. 여기에는 달라이라마의 입장이 담겼다. 총리가 누가 되든 이 정책을 따라야 한다. 나 또한 그렇다. 나는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인 접근으로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우리가 중국과 소통할 수 있고 티베트 문제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철저하게 토론할 수 있다면 긍정적인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믿는다. ●中정부 가혹정책에 저항 계속 →중동에 ‘재스민혁명’이 진행 중이다. ‘아랍의 봄’을 보면서 어떤 느낌을 받았나. 배울 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아랍 곳곳에서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해 싸우고 있는 사람들에게 깊은 연대감을 표한다. 아랍권 시위 과정을 지켜보며 2008년 티베트에서 발생했던 대규모 봉기가 떠올랐다. 1959년 대규모 봉기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시위였다. 티베트 승려 등은 중국 정부의 지배와 가혹한 정책에 대해 티베트 내에서 계속 저항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혁명하라.”며 복돋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중국 정부의 잔혹한 탄압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우리는 중국 내 티베트인들이 평화롭고 비폭력적인 투쟁을 해 나가는 것을 지지한다. →한국은 달라이라마의 입국 비자를 발급해 주지 않고 있다. 또 많은 사람들은 중국이 경제발전을 통해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티베트 이슈에 대해 더욱 엄격한 자세를 취할 것이라고 걱정한다. 변화하는 중국과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해 나갈 것인가. -우선 한국이 달라이라마의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다. 달라이라마는 평화와 연민의 메신저로 유명하고 한국인들 역시 그런 그를 초청할 수 있도록 허락돼야 한다. 그가 방한한다면 이는 한국이 자주적 민주 국가라는 증표가 될 것이다. 중국 경제는 발전하고 있지만 (중국에 대한) 존경은 돈으로 사거나 사람들에게 강요해 빼앗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존경은 얻는 것이다. 중국이 자국 시민과 티베트인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정체성을 인정한다면 국제 사회의 진심 어린 존경을 얻을 것이다. 달라이라마가 말했듯 중국이 슈퍼 파워가 되기 위해서는 ‘도덕적 권위’가 필요하다. 티베트 문제를 가능한 한 빨리 해결하는 것이 중국에 가장 큰 이익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국제 사회에서 중국의 지위와 이미지를 높일 수 있다. 나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티베트인과 중국 출신 학자들이 모이는 주요 학회를 일곱 차례 열었다. 달라이라마와 중국 학자가 함께 참여했던 2003년과 2009년 학회도 있었다. 이 같은 학술 교류가 티베트 문제의 즉각적 돌파구를 마련해 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세계 곳곳의 티베트인과 중국인이 서로 소통하기를 바란다. 이를 통해 서로에 대해 더 이해하고 신뢰를 쌓았으면 한다. 간디와 넬슨 만델라, 마틴 루터 킹 등이 했던 일이다. 티베트도 위대한 지도자들이 걸었던 길을 따라야 한다. ●젊은 나이 총리직 수행에 지장없어 →당신이 너무 어리다거나 행정경험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다. -그러한 비판에도 유권자들은 나를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이는 그들이 내가 직무를 잘 수행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미국과 영국, 러시아, 호주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40대 최고 지도자가 나왔고 이 때문에 나도 업무를 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선거는 티베트 정치 리더십의 세대교체를 의미한다. 티베트 원로들은 이번 권력이양을 지지함으로써 “새로운 세대가 기성세대가 50년간 희생하고 어려움을 겪어 왔다는 점만 마음속에 새긴다면 충분히 ‘조국 자유 운동’과 사회를 진보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강한 신념을 보여 줬다. →한국인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이 있나. -한국은 잠재적으로 우리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국가다. 한국과 티베트는 많은 공통점이 있다. 특히 (불교 국가인) 티베트처럼 한국에도 많은 불교 신자들이 있고 많은 한국인들이 망명정부가 있는 다람살라를 찾아와 달라이라마와 티베트 종교 교사들이 여는 불교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나는 한국인들이 티베트 문제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다고 믿는다. 티베트은 현재 종교·문화적 박해를 받고 있다. 한국인들이 중국 내 티베트에서 벌어지는 잔혹한 상황을 좀 더 많이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 달라이라마의 한국 방문을 허용하고 또 다른 티베트 종교지도자나 학자들을 초청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한국인들이 티베트인들이 투쟁할 수 있도록 지지해 주길 바란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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