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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지원서 ‘NLL 회의록 삭제’ 파문] 각세운 여 “민주당·문재인 책임” 당혹한 야 “여론 호도 위해 악용”

    검찰이 2일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국가기록원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자 민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반면 새누리당은 “사초(史草) 폐기에 대해 민주당과 문재인 의원은 책임을 지라”며 맹폭을 가했다. 민주당은 이날 발표가 국면 전환용 카드가 아닌지를 의심했다. 남북정상회담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국가기록원 이관 책임자였던 문 의원은 “내용을 잘 모르니 알아보고 말하겠다”면서 “나중에 적절한 사람이 적절한 방법으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현재단은 “모든 것은 분명해졌다. 정상회담 회의록이 당시 청와대 이지원과 국정원에 모두 남겨졌음이 확인되었다. 더 이상 은폐니 사초 실종이니 하는 주장의 근거는 없어졌다”면서도 “검찰이 서둘러 발표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기초연금 공약 논란과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 사퇴 파동 등 대여 공세 호기를 잃어버릴까 우려하면서도 여론 호도용이라고 규정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심야 의총에서 “그동안 거짓말과 공약 먹튀로 궁지에 몰린 불통 정권의 비열한 국면 전환이 마침내 시작된 것”이라면서 “검찰총장을 찍어내고서 첫 번째 준비한 반전 카드가 고작 그것이었다”고 비판했다. 전 원내대표는 “구체적인 수사의 진전이나 조사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하면서 갖은 억측과 악의적인 의혹을 제기하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회의록이 대선 과정에서 새누리당 핵심 인사들에 의해 불법 유출돼 정치적으로 악용되고, 여론 호도용으로 사용됐고, 지금도 악용되고 있다는 게 본질”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검찰 발표 직후 당 대변인단과 회의록 열람위원단 의원들이 잇따라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과 문 의원을 몰아세웠다. 이들은 “NLL을 포기한 ‘굴욕적 정상회담’이라는 게 드러났다”면서 국가기록원의 회의록을 공개하자고 제안했던 문 의원의 책임론에 집중했다. 열람위원단의 황진하 의원은 “사초 인멸과 직간접적 책임이 있는 인사는 모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유일호 대변인은 “회의록이 언제, 누구에 의해, 무슨 이유로, 어떻게 실종됐는지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홍지만 원내대변인은 “사초 실종이라는 대국민 사기극에 민주당의 입장을 국민 앞에 밝히고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하길 촉구한다”고 일제히 공격했다. 청와대는 이날 “사초 실종은 국기 문란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사하고 있으니 지켜보겠다. 이런 일이 다시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교도소에서 열린 이색 미인선발대회 화제

    교도소에서 열린 이색 미인선발대회 화제

    미인의 국가로 유명한 베네수엘라에서 이색적인 미인선발대회가 열렸다.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인근에 있는 여자교도소에서 미인선발대회가 개최됐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철장으로 둘러싸인 교도소에 설치된 임시무대에서 열린 대회지만 진행순서와 내용은 여느 미인대회와 다르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수영복 테스트, 드레스 테스트 등 순서에 맞춰 옷을 갈아 입고 무대에 올라 미를 뽐냈다. 예선을 통과(?)한 미녀 재소자 9명이 참가해 열띤 미의 경쟁을 벌였다. 현지 언론은 “재소자 가족과 친구 등이 다수 참석해 교도소 미인대회를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대회는 교도소 내 폭력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열려 큰 관심을 끌었다.베네수엘라의 교도소에선 열악한 환경 속에 참혹한 폭력사태가 자주 일어난다. 최근 사바네타의 교도소에선 집단싸움이 일어나 재소자 16명이 사망했다. 지난 1월에는 베네수엘라 서부에 있는 우리바나 교도소에서 집단싸움이 벌어져 58명이 떼죽음을 당했다. 사진=에페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자치구 이색축제 3題] 은밀하게 위대하게…축제가 즐겁다

    [자치구 이색축제 3題] 은밀하게 위대하게…축제가 즐겁다

    100% 주민의 손으로… 은평 광장은 들썩들썩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직접 기획하고 두 달씩이나 준비해 진행까지 하는 축제야말로 진짜 아닌가요?” 조금 특별한 은평누리축제가 오는 9~12일 은평문화예술회관, 불광천, 은평평화공원, 축제광장(지하철 6호선 역촌역 4번 출구) 등에서 열린다. 100% 주민의 손에서 만들어진 축제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앞서 2개월에 걸쳐 축제 추진위원회 집행위원 58명은 기획·홍보·진행팀으로 나눠 아이디어를 교환했다. 추석 직전 기획회의 땐 팀별로 8시간을 웃도는 마라톤 회의를 이어 갈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 구청에서 마련한 2개월 과정의 엄격한 사전 준비 교육을 마친 사람들이 집행위원으로 위촉됐다. 지난 27일 축제 기획회의에서 만난 홍보팀 소속 주부 정영순(39·불광동)씨는 “고등학생부터 50~6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주민들이 모여 축제를 준비했다”면서 “예전엔 지역 축제가 열리면 관공서 주도려니 하고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은평누리축제를 준비하면서 ‘내가 진짜 은평구 구민이구나’ 하고 느끼곤 한다. 주민의식이 생겨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축제는 9일 오후 4시 은평문화예술회관 공연장에서 막을 올린다. 이를 신호탄으로 ▲2013 파발제 및 은평구민 파발걷기대회(9일 오전 9시 30분 구파발역 앞 폭포) ▲생활문화예술동아리 한마당(10일 오후 3시 불광천 수상 무대), 시와 음악이 있는 밤(11일 오후 7시 불광천 수변무대), 공동체 예술작품 제막식(11시 오후 8시 불광천 수변무대) 등이 진행된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재활용 등축제… 도봉의 밤하늘이 반짝반짝 학(鶴)이 평화롭게 노니는 풍경에서 이름을 따왔다는 방학동(放鶴洞). 도봉산 기슭에서 방학동을 거쳐 쌍문동, 창동으로 흐르는 방학천에서 학 여러 마리가 지난 26일 밤 은은한 빛을 내며 날아올랐다. 물결 위로 새신랑이 싱글벙글 나귀를 타고 지나가고 새색시가 가마에서 수줍게 밖을 내다본다. 씨름과 닭싸움을 즐기는 동네 총각들과 아이들, 널뛰기로 높이 뛰어오른 처녀들과 늠름한 조선 시대 무관도 눈길을 끌었다. 모두 한지로 꾸민 등(燈)이다. “멋있지?” “응.” 나들이 나온 할머니와 손자의 대화가 정겹다. 마음에 드는 등을 배경으로 함께 사진을 찍거나 체험 행사장에 들러 한지로 직접 등을 만들어 보고 소원을 엽서에 적어 소망 나무에 붙이는 주민들로 시끌벅적했다. 세돌 된 아이와 함께 나온 김미정씨는 “아이들이 좋아해서 더 즐겁다”고 말했다. 도봉구 등 축제가 오는 6일까지 이어진다. 정병원 사거리에서 제일종합시장까지 방학천 400m 구간에서 조선 시대 생활상이 담긴 등 54점이 매일 오후 6시부터 5시간 동안 불을 밝힌다. 주민들이 직접 만든 소박한 전통 등도 함께한다. 구는 서울시가 청계천 등 축제에 사용한 뒤 창고에 보관하고 있던 등을 무상으로 빌린 덕에 등 운송, 설치 비용으로 4000만원만 들였을 뿐이다. 이마저도 절반은 우리은행이 지원했다. 지난 2월 이동진 구청장의 아이디어로 처음 열린 등 축제에는 10만명이 다녀갔다. 이 구청장은 “저비용 고효율 축제로 구민들의 가슴에 환한 등이 켜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근초고왕 부활… 송파 거리마다 백제의 혼이… 송파구의 대표 축제인 ‘한성백제문화제’가 오는 3일부터 6일까지 열린다. 강력한 국력을 바탕으로 각지로 뻗어 나갔던 한성백제의 다양한 면모를 되살려 보기 위한 잔치다. 3일 오전 11시 풍납동 경당역사공원에서 열리는 혼불채화식이 문화제의 화려한 시작을 알린다. 백제고분제, 송파산대놀이 등을 거쳐 오후 7시부터는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 주 무대에서 개막 축하 공연이 열린다. 송파구 자체 제작 뮤지컬인 ‘미스터 온조’의 갈라쇼, 일본 아스카 합창단과 송파구 합창단의 합동 공연 등이 이어진다. 4일 한성백제박물관 앞에서는 근초고왕을 소재로 한 뮤지컬 퍼포먼스 ‘이도 한산’, 평화의 광장에선 국제 초청 공연으로 러시아 민속 공연단의 흥겨운 댄스 공연을 볼 수 있다. 오후 5시부터 ‘자치회관 한마음 어울마당’에서는 26개 동 자치회관 수강생들이 실력을 뽐낸다. 5일에는 세계 각국의 문화와 음식을 즐기는 다누리 한마음 가족 축제, 고창 굿 한마당, 청소년 음악동아리 축제 등이 손님을 유혹한다. 마지막 날인 6일에는 하이라이트인 역사문화거리 행렬이 펼쳐진다. 오후 4시부터 올림픽공원 사거리~위례성대로~평화의 광장을 잇는 행렬에 주민과 학생들이 참가해 백제 건국 이야기, 온조의 백성 사랑 등 10가지 주제를 선보인다. 오후 7시에 벌어지는 폐막식에서는 개그맨 신보라, 송준근의 사회로 흥겨운 음악 공연과 불꽃놀이가 뒤따른다. 박춘희 구청장은 “지역 주민과 관람객들이 함께 참여하고 만들어 가는 체험형 역사 문화 축제”라면서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쉽게 참여할 수 있으니 많이 즐겨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영상]들판에 토끼 풀어줬더니 ‘거대 매’가 덥석

    [영상]들판에 토끼 풀어줬더니 ‘거대 매’가 덥석

    들판에 풀어준 토끼가 달아나다가 갑자기 날아온 매 한 마리에 잡혀가는 영상이 공개돼 자연의 섭리를 일깨워주고 있다. 지난 25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이 영상은 무려 1048만 명이 넘는 네티즌이 감상할 정도로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이를 공개한 네티즌은 최근 아직 어린 토끼가 자신의 창고에서 발견됐고 이를 아내, 딸아이와 함께 다시 자연으로 풀어주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매가 날아와 채갔다고 설명했다. 실제 그가 공개한 영상에는 조그만 토끼를 양손으로 감싸 쥐고 있던 아내가 어린 딸아이가 지켜보는 가운데 들판을 향해 내려놓는다. 토끼가 머뭇거리자 이들 가족이 “어서 돌아가”라고 독려하기 시작하자 특유의 빠른 발 놀림으로 들판 너머를 향해 뛰기 시작했다. 그때 어디선가 커다란 매 한 마리가 날아와 달아나던 토끼를 덮치자 비명과 함께 날아가면서 훈훈했던 상황은 비극으로 끝나고 말았다. ☞☞토끼 사냥하는 매 영상 보러가기 이는 아이에겐 커다란 충격이겠으나 어찌 보면 냉혹한 자연에서 살아남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니라는 것을 몸소 체험하는 계기가 됐을 수도 있겠다. 사진=유튜브 캡처(http://youtu.be/IxFfxTZA6ao)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아는 이 없다… 돈 없다… 설 곳도 없다

    [주말 인사이드] 아는 이 없다… 돈 없다… 설 곳도 없다

    한국 영화와 K팝에 이어 ‘K뮤지컬’이 뜬다고 하지만 뮤지컬 시장의 현실은 공허하기만 하다.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들이 스타 캐스팅과 화려한 무대로 경쟁하는 한편에서 창작뮤지컬들의 고군분투는 눈물겹다. 창작뮤지컬은 호평을 받은 작품이라도 다시 무대에 오르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공연계에서는 “창작뮤지컬 한 편 무대에 올리는 게 라이선스 뮤지컬 다섯 편 올리는 것만큼 어렵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돈다. 꿈의 무대를 향한 창작뮤지컬 한 편의 여정을 통해 창작뮤지컬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1990년대 중반 그룹 ‘아낌없이 주는 나무’로 데뷔해 맑은 목소리와 풍부한 성량으로 사랑받아온 가수 최도원(42)씨. 그는 지금 음반제작사 두왑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이자 작곡가 등으로 바쁘게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그는 수년 전 뮤지컬에 심취하더니 아예 뮤지컬을 만들어 보기로 결심했다. 뜻을 함께하는 이들과 대본을 쓰고 곡을 만들며 수차례 공모전의 문을 두드리기를 3년, 그의 뮤지컬 ‘주그리 우스리’는 내년 1월 드디어 정식 무대에 오른다. “처음 뮤지컬을 만들어 보자고 의기투합했던 분들 모두 뮤지컬 창작은 처음이었어요. 그게 제일 재미있는 점이죠.” 뮤지컬을 제대로 배워 보자는 생각에 지난 2011년 입학한 단국대 문화예술대학원에서 민강수 작가와 한유진 작곡가를 만났다. 이들은 각각 초등학교 교사와 실용음악 전문가로 뮤지컬 창작 경험은 전무한 상황. 그해 10월부터 머리를 맞대 대본과 곡을 쓰고, 고치고 또 고쳤다. ‘주그리 우스리’는 고령화사회에서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두 저승사자가 실적을 쌓으러 이승으로 떠났다가 다다른 장수마을 ‘우스리’에서 겪는 이야기. 현대사회의 냉혹한 경쟁이 저승까지 이어진 현실을 사는 이들이 ‘우스리’에서 비로소 따뜻한 가족애를 발견한다는 휴머니즘의 메시지를 코믹하게 담았다. 이듬해 열린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의 창작지원작 공모전에 도전했고 6편의 선정작에 이름을 올렸다. “그때부터 본격적인 고민이 시작됐어요. 상업성 있는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그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했죠.” 한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하면서 또 한번 손질을 거쳤다. 그리고 찾아온 세 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 8월 열린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의 ‘예그린 앙코르’에 당선된 것. 기존의 공모사업에서 선정됐지만 아직 빛을 보지 못한 창작뮤지컬을 발굴하는 ‘예그린 앙코르’에서 작품은 우수상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제작비 5000만원과 극장 대관 지원이라는 행운도 거머쥐었다. 하지만 배우 섭외와 극장 대관, 자금 유치에 이르기까지 진짜 난관은 그때부터였다. “실력과 인지도를 겸비한 배우들을 섭외하면 좋겠지만 스케줄을 맞추기가 힘듭니다. 또 연말에 막을 올릴 생각으로 극장을 알아보니 연말까지 대관 일정이 꽉 차 있더군요. 깜짝 놀랐죠.” 또 제작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초보 제작자가 창작 무대로 후원을 따내기란 쉽지 않았다. 천신만고 끝에 ‘주그리 우스리’의 첫 공연은 내년 1월 8일 서울 대학로 아트센터K 네모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창작뮤지컬 한 편을 무대에 올리려면 3~4년은 버텨야 한대요. 저희는 3년 버텼습니다. 다행히 좋은 기회를 만나 세상에 내놓게 됐으니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20년 가까이 사랑받아온 음악인이지만 뮤지컬에서만큼은 ‘신예 창작자’다. 아직 배우 섭외와 홍보 등 해야 할 일이 산더미지만 최 대표는 요즘 하루하루가 즐겁기만 하다. 국내에서 한 해 공연되는 뮤지컬은 150~200편. 이 가운데 70% 정도가 창작뮤지컬로 추산된다. 언뜻 보기에는 창작뮤지컬이 넘쳐나는 듯싶지만 그 뒤에는 90% 정도가 한번 공연만으로 사장되는 암울한 현실이 펼쳐진다. 김희철 충무아트홀 기획본부장은 “외국에서 인정받은 라이선스 뮤지컬은 한두 달 안에 명성을 타고 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창작뮤지컬은 만만치 않다”면서 “창작뮤지컬은 홍보와 매출에서 이중고를 겪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창작뮤지컬이 부족한 작품성으로 관객들을 실망시킨 사례가 없지는 않다. 하지만 최근 ‘그날들’, ‘여신님이 보고 계셔’와 같이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잡은 작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공연계에서는 라이선스 작품들이 독식하는 시장에서 창작 작품은 설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김 본부장은 “창작뮤지컬을 한 수 아래로 보는 인식,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는 투자자들의 편견, 위험 부담으로 대관을 거절하는 극장 등 총체적인 어려움에 부딪힌다”고 분석했다. ‘번지점프를 하다’, ‘마이 스케어리 걸’ 등을 만들어 온 뮤지컬헤븐 박용호 대표는 “모든 걸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과정이 간단치 않아 배우 캐스팅에 애를 먹는다”면서 “공급은 넘치고 수요는 늘지 않는 공연계에서는 포장이 화려한 라이선스 뮤지컬이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창작뮤지컬을 발굴하는 공모사업은 속속 자리잡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명동예술극장이 공동으로 창작뮤지컬 제작비를 지원하는 ‘창작산실 지원사업’과 전문가들의 멘토링을 제공하는 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 두산아트센터의 두산아트랩, 대구뮤지컬페스티벌 등이 그들이다. 지난해에는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이 포문을 열었고, 올해에는 충무아트홀의 ‘뮤지컬하우스 블랙 앤 블루’ 사업이 첫선을 보였다. 이를 통해 우수한 작품들이 이름을 알리지만, 정식 공연무대에 올려지는 것은 선정된 작품들 중 30%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CJ크리에이티브 마인즈와 서울뮤지컬페스티벌에서 선정돼 정식 공연을 한 ‘여신님이 보고 계셔’의 한정석 작가는 “대관이나 투자 유치 등은 젊은 창작자들에게는 넘기 힘든 벽이어서 힘있는 공연기획사와 프로듀서를 만나지 않고서는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많아야 5000만원 정도인 공모전의 상금도 뮤지컬 시장의 현실에선 ‘언 발에 오줌 누기’ 수준. 소극장 뮤지컬을 한 달 공연하는 데 드는 비용은 1억 5000만원에서 많게는 2억원 정도다. 정부와 민간의 자본이 투입돼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영화계와는 달리 뮤지컬계는 이제 막 산업화가 시작되는 과도기 단계다. 공연계에서는 창작뮤지컬에서도 ‘쉬리’와 같은 작품이 나오기를 고대하고 있다. ‘쉬리’의 성공이 한국영화 상업화의 신호탄이 됐듯, 몇몇 우수한 작품들이 계기가 돼 창작뮤지컬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이를 발판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방안이 첫째는 제작 역량의 강화다. 창작자들이 대본, 음악, 연출 등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은 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와 창작산실 지원사업, SK행복나눔재단 등으로 아직까지는 미미한 수준이다. 조용신 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 예술감독은 “뮤지컬의 기초 체력인 작법 능력은 공공자본을 투입해 다질 필요가 있다”면서 “기성 창작자들이라도 꾸준히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재교육 체계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뮤지컬계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도 필요하다. 외형만 급성장한 시장에서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들의 과열경쟁이 진정되지 않으면 창작뮤지컬은 언제까지나 그들의 독식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김 본부장은 “이런 현실 속에서 활로를 찾는 방법 중 하나는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것”이라면서 “일본과 중국에서 한국 창작뮤지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등 창작뮤지컬의 해외시장 진출 가능성은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KLPGA “전년 우승자 불참 땐 상금 전액 반환”

    KLPGA “전년 우승자 불참 땐 상금 전액 반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지난해 상금왕 김하늘(25·KT)이 1억 2000만원에 미국 진출길이 막혔다. 김하늘은 오는 10월 8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퀄리파잉스쿨(Q스쿨) 출전을 준비했다. 하지만 Q스쿨을 나흘 앞두고 시작되는 KLPGA 투어 러시앤캐시클래식 지난해 우승자 김하늘이 빠듯한 일정 탓에 대회 불참을 통보했다. 이에 KLPGA는 “지난해 대회 우승 상금 1억 2000만원 전액을 내놔라”라고 맞대응했다. ‘정규 투어 우승자가 이듬해 정당한 사유 없이 타이틀 방어에 나서지 않을 경우 전년도 우승 상금 전액을 벌칙금으로 부과한다’는 규정을 들었다. 이는 지난 3월 상벌분과위원회에서 종전 규정을 강화한 것이다. 천재지변이나 자신의 출산 및 결혼, 입원, 4촌 이내의 친척 사망 또는 위원회가 인정하는 사유 정도만 예외로 했다. 대회 스폰서에 대한 배려와 예우 차원에서 전년도 우승자의 출전을 의무화하겠다는 강제 조항이다. 결국 김하늘은 올해 Q스쿨을 포기했다. 선수들은 “슈퍼갑인 KLPGA의 처사가 너무 가혹한 게 아니냐”고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국내 남자 프로 투어에도 비슷한 규정이 있다. 디펜딩 챔피언의 이유 없는 불참에 대해서는 벌금 1000만원에 출전 정지 등의 징계가 따른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건축·IT·음악… 쉽고 재밌는 다큐의 장

    건축·IT·음악… 쉽고 재밌는 다큐의 장

    사색의 계절 가을을 더욱 풍요롭게 해줄 다큐멘터리 영화제가 찾아온다. 올해 10회째를 맞는 EBS 국제다큐영화제(EIDF)가 그것. 10월 18~25일 열리는 EIDF는 전 세계 23개국에서 출품된 54편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고려대 KU시네마트랩, 건국대 KU시네마테크, 광화문 인디스페이스에서 상영된다. 이 가운데 43편은 19~25일 EBS 채널에서 하루 평균 8시간 이상 방송돼 안방에서도 볼 수 있다. ‘진실의 힘’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영화제의 특징은 전통적인 휴머니즘과 사회 문제를 다룬 작품은 물론 음악, 건축, IT 등 다양하고 연성화된 소재를 다룬 팝 다큐가 많아 보다 쉽고 재미있게 다큐멘터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영화제 개막작은 에바 웨버 감독의 ‘블랙 아웃’이다. 전기가 부족한 서부 아프리카의 빈국 기니의 아이들이 낮에는 노동에 시달리고 밤에는 시험 공부를 하기 위해 공항이나 주유소, 부촌의 공원을 찾아다녀야 하는 가혹한 현실을 다룬 작품이다. 경쟁 부문인 페스티벌 초이스에는 흥미로운 소재를 다룬 작품들이 많다. ‘구글 북스 라이브러리 프로젝트’(왼쪽)는 현재 1000만권의 책을 스캔해 인터넷상에 무너지지 않는 인터넷 도서관을 건설하고 있는 구글의 프로젝트를 통해 빅브러더의 출현을 비판적으로 바라본 다큐멘터리다. ‘우리들의 닉슨’은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백악관에서 물러난 닉슨 대통령의 최측근이 8㎜ 카메라로 닉슨의 일상을 촬영해 기존 언론에서 볼 수 없었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한다. 이 밖에도 ‘게이트 키퍼’는 이스라엘의 3대 정보기관으로 꼽히는 신베트가 팔레스타인과의 대테러 전쟁의 실제 현장을 담은 자료와 애니메이션 기법을 통해 전쟁의 뒷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한다. ‘월드 쇼케이스’ 부문에서는 최근 국제 뉴스 등을 통해 접한 사건들의 이면을 파헤치는 총 9편의 작품들이 초청됐다. 2011년 노르웨이 우토야 섬 총기난사 사건(‘우토야의 그날’), 아덴만의 소말리아 해적들(‘빼앗긴 바다:소말리아 해적 이야기’), 일본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쓰나미 후에 오는 것들’) 등이 대표적이다. ‘가족과 교육’ 부문에서는 알츠하이머로 서서히 기억을 잃어가는 어머니를 담담하게 카메라에 담아낸 ‘마리안과 팸’, ‘나의 어머니 그레텔’이 주요 작품이다. 올해 신설된 ‘도시와 건축’ 부문에서는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모색하는 모더니즘 건축 양식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에 관한 ‘무에서 영원을 보다: 안도 다다오의 건축’이 상영되고 기술과 문명 섹션에서는 온라인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를 다룬 ‘위 약관에 동의합니다’와 9·11 테러 이후 유례없는 성장을 거듭한 이스라엘 군수 산업의 이면을 조명한 ‘세상에 없던 무기도 만들어 드립니다’가 눈에 띈다. 음악 다큐멘터리도 주목해 볼 만하다. 비틀스의 유일한 개인 비서이자 팬클럽 매니저였던 프레다 켈리가 들려주는 비틀스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은 ‘프레다, 그녀만이 알고 있는 비틀스’(오른쪽)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레오나르드 레텔 헴리히 특별전’도 준비됐다. 프레다 켈리는 EIDF의 초청으로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다. 헴리히는 ‘싱글 샷 시네마’라는 독특한 촬영기법을 선보이며 ‘태양의 눈’, ‘달의 형상’, ‘내 별자리를 찾아서’라는 다큐멘터리 3부작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감독이다. 특히 고려대와 연계한 이번 영화제에는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제작자를 초빙해 국내 다큐 제작자와 영상 관련 학과 학생을 대상으로 실무적인 제작과정을 강의하는 ‘EIDF 독 캠퍼스’도 열린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오바마 고교시절 절친 ‘성폭행’ 혐의로 체포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어린 시절 절친한 친구가 성폭행 혐의로 체포됐다고 뉴욕포스트가 25일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하와이에서 청소년기를 함께 보낸 케이스 가쿠가와(54)는 지난 13일 캘리포니아주 아라카타 지역에서 한 여성과 저녁식사를 함께 한 뒤 그녀의 아파트에서 잔혹한 방식으로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가쿠가와에게 불법 감금과 강제 ‘신체삽입’, 강요에 의한 구강성교 등의 혐의를 적용됐다. 그는 40만달러의 보석금을 내야 풀려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고등학교 1학년 때 가쿠가와를 만나 친구가 됐으며 2살 많은 가쿠가와가 형 노릇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오바마는 자서전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에서 가쿠가와를 “레이”라는 친숙한 이름으로 부르며 “마음이 따뜻하고 유머가 넘치는 사람”이라며 각별한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가쿠가와는 지난 5월에도 폭행 혐의로 철창 신세를 지는 등 최근 들어 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종종 해왔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천 母子’ 장남 토막시신으로 발견

    ‘인천 母子’ 장남 토막시신으로 발견

    인천 남구 용현동 모자(母子) 실종자 중 나머지 1명의 시신이 추가로 발견된 데 이어 용의자로 지목된 차남은 범행을 실토했다. 모자 실종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 남부경찰서는 24일 오전 7시 50분쯤 경북 울진군 서면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에서 김애숙(58)씨의 장남 정화석(32)씨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동안 범행을 극구 부인하던 김씨 차남 정모(29)씨가 이날 새벽 범행 사실을 시인함에 따라 정씨와 함께 울진으로 가 시신을 발굴했다. 묵비권을 행사해 왔던 정씨는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 형의 시신을 찾아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비닐에 싸인 채 매장된 시신을 수습해 보니 3등분으로 절단돼 있었다”며 “잔혹한 수법으로 살해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씨가 모자 실종 당일인 지난달 13일이나 다음 날인 14일 인천 남구 용현동 김씨 집에서 어머니와 형을 차례로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달 16일 실종신고를 접수하고 김씨 집을 방문했을 때 락스 냄새가 강하게 풍겼다”면서 “정씨가 범행 뒤 혈흔을 남기지 않기 위해 흔적을 모두 지웠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정씨는 이날 존속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됐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지상파 하이라이트]

    ■리얼체험 세상을 품다(KBS1 밤 10시 50분) 해양경찰특공대원으로서의 마지막 날. 최필립은 그간 동고동락했던 대원들과 함께 1506호 함정의 갑판 위에서 추억으로 간직할 사진을 찍고, 사진 한 장 한 장에 진심을 담은 글을 적는다. 한편 특공대원들은 일주일간 동료로 함께 지낸 최필립 대원이 떠난다는 소식에 모두 갑판으로 나와 배웅하며 아쉬움을 표한다. ■바라던 바다(KBS2 밤 11시 20분) 지난 방송에서 직접 요트를 몰고 가다 엔진 고장으로 망망대해에 표류한 데 이어 조류에 휩쓸려 섬과 점점 멀어지는 위급상황까지 겪어야 했던 여섯 남자가 이번에는 설상가상으로 제주도의 우도에 불시착했다. 애초에 마라도까지의 항해를 계획했던 이들은 무풍지대를 오가며 예기치 못한 여러 돌발상황에 직면한다. ■수목미니시리즈 투윅스(MBC 오후 10시) 마침내 태산(이준기)은 자신이 계획한 대로 조서희(김혜옥)와 손을 잡게 된다. 그리고 태산은 조서희에 이어 문일석(조민기)과 황대준(김법래)을 찾아가 차례로 그들을 흔들기 시작한다. 태산은 누명을 벗을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뻐한다. 한편 막다른 골목에 몰린 문일석 일당에게 누군가 거래를 제안한다. ■내 마음의 크레파스(SBS 오후 5시 35분) 배를 한참 타고 들어가야 닿을 수 있는 거문도 동도의 유촌 마을에 말괄량이 소녀가 살고 있다. 애교 많은 골목대장 래경이는 어릴 때부터 도시 친구들과는 떨어진 섬마을에서 살며 자신보다 두 살 많은 언니 승희를 친구 삼아 지냈다. 그런데 언니가 중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부터는 유치하다며 잘 놀아주지 않아 속이 상하는데…. ■세계의 눈(EBS 밤 11시 15분) 오스트리아의 슐라트밍 근방은 혹한과 얼음 폭풍을 동반하는 겨울의 나라다. 이 극한의 환경에서도 꿋꿋이 적응하며 살아가는 야생동물들이 있다. 프로그램은 척박하고 극단적인 환경 속에서 동물들이 생존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이곳 생태계에 인간이 미친 영향이 무엇이며 자연보호를 위해 오스트리아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아본다. ■리얼대탐험-애니멀 슈퍼파워(OBS 밤 9시 50분) 최정예 사냥꾼으로 통하는 신비의 동물들. 청각, 후각 등만으로도 사냥이 가능한 초감각 능력을 지닌 포식자들은 과연 어떤 비밀을 감추고 있는 것일까. 동물들이 어떻게 사냥하는지 이해하기 위해 최신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모션 그래픽 모형을 만들어 보고, 그 힘의 원천이 무엇인지도 살펴본다.
  • 파키스탄 7.8 강진…사상자 300여명 참혹한 현장

    파키스탄 7.8 강진…사상자 300여명 참혹한 현장

    파키스탄 7.8 강진 파키스탄에서 리히터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해 3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24일(현지시간) 오후 4시 49분쯤 파키스탄 남부 발루치스탄주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해 최소 45명이 사망하고 200여명이 부상을 당했으나 부상자가 늘고 있어 사상자는 3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수많은 사람이 붕괴된 가옥 더미에 매몰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파키스탄군은 지진 피해 현장에 병력 200명을 보냈으며 추가로1000여 명을 파견키로 하는등 인명 구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편 미 지질조사국(USGS)은 발루치스탄주 달반딘 남동쪽으로 233㎞ 떨어진 곳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힌 반면 파키스탄 당국은 규모를 7.7로 측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천 모자 시신 모두 발견…경찰 “장남 시신 토막나 있어”

    인천 모자 시신 모두 발견…경찰 “장남 시신 토막나 있어”

    인천에서 실종된 모자(母子)가 실종 한 달여 만에 모두 시신으로 발견됐다. 인천 남부경찰서는 24일 오전 7시 50분쯤 경북 울진군 서면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 일대에서 장남 정화석(32)씨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의자인 차남 정모(29)씨가 이날 새벽 범행 사실을 자백하고 시신 유기 장소를 진술하자 과학수사반을 대동해 현장으로 보내 장남의 시신을 찾았다. 장남의 시신은 절단된 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비닐에 싸인 채 매장된 시신을 수습해 보니 3등분으로 절단돼 있었다”며 “잔혹한 수법으로 살해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전날 오전 9시 10분께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가사리 야산에서 어머니 김애숙(58)씨의 시신을 발견했다.김씨의 시신은 청테이프로 손·발이 묶이고 비닐과 이불에 싸인 채 여행용 가방 안에서 발견됐다. 당시 시신은 뼈만 남아 있을 정도로 심하게 부패된 상태였으며 흉기로 찔렸거나 둔기로 맞은 흔적은 없었다. 경찰은 정씨가 두 사람이 실종된 지난달 13일이나 다음날인 14일 어머니의 인천 남구 용현동 집에서 김씨와 형을 차례로 살해하고 정선과 경북 울진에 각각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퀵서비스 배달원인 정씨는 지난 2011년 결혼 당시 김씨로부터 1억원 상당의 빌라를 신혼집으로 받았지만 어머니와 상의를 하지 않고 이를 파는 등 금전적인 문제로 갈등을 빚어왔다. 경찰은 정씨가 8000만원 정도 빚이 있었고 지인들에게 생활고를 이유로 돈을 빌려달라고 말한 정황도 확인했다. 결국 정씨는 10억원대의 원룸 건물을 소유한 어머니와 금전문제로 사이가 나빠지자 어머니와 형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정씨의 부인 김씨가 시신 유기 장소를 지목하면서 사건의 실마리가 풀렸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시신 유기 당시 남편과 동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경찰은 며느리 김씨가 이번 사건에 개입한 정황과 공범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하지만 며느리 김씨의 범행 가담 정도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김씨는 “남편이 어머니와 형을 살해했는지는 알지 못하며 남편이 ‘바람을 쐬러 가자’고 해서 따라갔다”고 진술했다. 시신 유기 당시 자신은 차에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김씨의 시신이 발견된 뒤 존속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영장실질심사는 24일 오후 2시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내손은 치유의 손” 목사가 여신도 20여명을…

    “내손은 치유의 손” 목사가 여신도 20여명을…

    미국에서 불법체류 신분인 여신도들을 대상으로 수년간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일삼아온 목사가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19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현지 보안당국이 노워크에 있는 한 교회에서 목회활동 중인 호르헤 후안 카스트로(54) 목사를 지난주 성폭행 등 6가지 혐의로 체포했다. 라스 부에나스 누에바스 교회의 협동목사인 카스트로는 주로 스페인어밖에 사용하는 못하는 불법체류 신분인 여신도들을 성폭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그는 이들 여신도에게 자신의 손이 ‘치유의 손’이라고 현혹한 뒤 아픈 곳을 낫게 해주겠다고 속여 신체적 접근을 시도하는 방법으로 성폭행한 것으로 조사 결과 밝혀졌다. 피해자는 현재 20명 정도로 나타났지만 신고를 꺼리기 때문에 피해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체포에는 카스트로로부터 지난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수차례에 걸쳐 성폭행당한 한 여신도가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한편 카스트로는 구치소에 수감됐으며 보석금 200만 달러(21억 6700만원)가 책정됐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그는 지난 2004년부터 LA 지역에서 목회활동을 해왔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20일(金) 케이블 하이라이트]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THE MOVIE 밤 9시 30분) 1665년 네덜란드 델프트. 16세 소녀 그리트는 아버지가 사고로 시력을 잃자 화가 베르메르 집의 하녀로 들어간다. 한편 베르메르의 작업실을 청소하려고 방에 들어선 순간 그리트는 다른 세상에 온 것만 같은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느끼고, 그런 그녀를 본 베르메르는 신선한 영감을 얻게 된다. ■보이그룹 데이(SBS MTV 오전 11시) 한가위는 지났지만 연휴는 계속된다. 휴일을 알차게 지낼 수 있도록 마련한 ‘보이그룹 데이’의 두 번째 시간이 열렸다. 빅뱅, 샤이니, 슈퍼주니어, 인피니트 등 최고의 남자 아이돌의 멋진 모습만 모아 12시간 연속으로 방송하는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피로가 쌓인 여성들을 위한 힐링타임의 시간을 가져본다. ■나쁜 짓의 진실(채널 뷰 밤 11시) ‘추석선물의 두 얼굴’ 편에서는 추석맞이 가짜 선물 시장과 전세 대란의 틈새를 노린 부동산 사기 수법의 실태를 분석한다. 쓰레기도 명품 먹을거리로 둔갑시키는 여러 가지 선물 품목들에 대한 행태를 고발한다. 또한 ‘부동산 사기’ 편에서는 더욱 치밀해진 전세 사기 수법과 부동산 사기 예방법을 알아본다. ■문화갤러리 예감(국회방송 밤 8시 30분) 올해 데뷔 57년째로 끊임없이 변신하며 다양한 연령층의 사랑을 받는 국민 배우 이순재. 여러 방면에서 종횡무진 활약 중인 그를 만나 25년 만에 연극 ‘시련’의 연출가로 변신한 이유가 무엇인지 들어본다. 세상을 유혹한 두 여배우, 메릴린 먼로와 오드리 헵번. 상반된 이미지로 극과 극의 삶을 산 그녀들의 인생과 연기를 비교 분석한다. ■윙스무비 매직 어드벤처(니켈로디언 오전 11시) 스텔라, 뮤사, 플로라, 테크나, 아이샤는 알피아 요정학교의 새 학기 파티에 참석한다. 트릭스는 소란한 틈을 타 픽시마을로 안내해 줄 마법의 나침반을 훔친다. 한편 스카이는 아버지가 오랜 세월 숨겨왔던 비밀을 알게 되고 아버지의 잘못을 되돌리기 위해 윙스, 스페셜리스트와 함께 악령들의 도시 아브람으로 향한다. ■더 무비 케이온(애니맥스 밤 9시 30분) 고등학교 생활 내내 경음악부 생활을 함께하며 돈독한 우정을 쌓아온 유이, 미오, 리쓰, 쓰무기는 졸업을 앞두고 아쉬움이 가득하다. 그러던 어느 날 다른 친구들이 졸업여행을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솔깃해진다. 그렇게 경음악부 부원들은 여고시절의 마지막 졸업여행으로 유명 뮤지션들의 고향으로 잘 알려진 영국 런던으로 향한다.
  • [여군 임산부의 죽음] 만삭의 몸, 한달 50시간 초과근무 이 악물고 버티다…

    [여군 임산부의 죽음] 만삭의 몸, 한달 50시간 초과근무 이 악물고 버티다…

    전방 부대에서 근무하던 여군이 제대로 된 산부인과 진료를 받지 못한 채 격무에 시달리다 출산 다음 날 사망했다. 유가족의 순직 처리 요구에 군은 전례가 없다며 버텼다. 결국 국민권익위원회가 나섰고 군은 순직 처리키로 방침을 바꿨다. 지난 2월 3일 사망한 이신애(28·여군 사관 55기) 중위 이야기다. 사건은 일단락된 듯 보이지만 현재의 여군에 대한 인식이나 열악한 군 의료체계가 지속되는 한 제2, 제3의 이 중위는 언제든 나올 수밖에 없다. 도대체 무엇이 이 중위를 죽음으로 내몰았는가. ‘악바리’ 이 중위는 지난 2월 2일 679g의 사내아이 봄봄이(태명)를 세상에 선물하고 이튿날 오전 7시 47분 숨을 거뒀다. 그토록 기다리던 아기 손 한번 잡아 보지 못했다. 임신 7개월의 몸으로 한 달 내내 초과근무하며 준비했던 혹한기 훈련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사망 원인은 임신성 고혈압에 의한 뇌출혈. 육군본부는 4월 11일 “군 복무와 사망의 연관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순직이 아닌 ‘일반 사망’으로 결정했다. 아버지 재학씨와 남편 연두봉씨는 6월 16일 강원 횡성군 봉안소에서 유해를 인수했다. 육군 대위 출신의 할아버지, 중령으로 예편한 부친에 이어 3대째 군인의 길을 걷던 이 중위의 마지막은 쓸쓸했다. 그대로 묻히는 듯했던 이 중위의 죽음은 권익위가 지난 10일 과로로 인한 순직으로 인정할 것을 육군본부에 권고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지난 1월 초 마지막 산부인과 검진에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던 이 중위는 왜 죽었을까. 산부인과 전문의 3명은 과로에 따른 극심한 스트레스가 임신성 고혈압을 악화시킨 것으로 권익위에 자문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대대 지휘관이 교체되고 직속 상관인 부대 운영과장이 1월에 전출된 후 업무량이 급격히 늘었다. 후임자도 배치되지 않았다. 혹한기 훈련 준비까지 겹쳐 정보작전 임무를 맡은 이 중위는 오전 7시에 출근해 밤 11시가 넘어 퇴근하는 일상을 반복했다. 이 중위의 죽음에는 군의 상명하복 문화와 낮은 모성 보호 인식, 낙후된 의료체계가 복합 작용했다. 근무지였던 인제군에는 산부인과 병원이 없다. 가장 가까운 속초까지 왕복 두 시간, 춘천은 왕복 세 시간 거리다. 두 곳 모두 위수지역 밖이어서 지휘관 승인을 받아 휴가를 내야 한다. 서상원 권익위 조사관은 “지금 같은 상황이면 ‘제2의 이신애’가 또 나올 수 있다”며 “군의 시스템과 제도가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3월 말 현재 장교·부사관으로 근무하는 여군은 8448명, 전체 군인의 4.7%이다. 2007년 말(4959명)보다 58% 늘었다. 주로 전방에 배치되는 전투병과는 전체 여군의 36%(3120명)에 이른다. 군은 2015년까지 여군을 1만명 이상까지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여군 대책은 이중적이다. ‘기계적 평등’을 강조할 뿐 일과 가정의 병립을 위한 지원은 인색하다. 공공연하게 여군을 전투력 저하 요인으로 꼽는 가부장적 지휘관들도 적지 않다. 육군 관계자는 “일부 지휘관들은 결혼한 여군 장교를 노골적으로 꺼린다”면서 “육아휴직으로 인한 결원이 제때 충원되지 않기 때문에 짐을 떠안는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낙후된 의료지원 체계도 문제다. 16개 국군병원 중 산부인과가 설치된 곳은 국군수도병원, 국군서울지구병원, 국군대전병원, 항공우주의료원(청주), 해양의료원(진해) 등 5곳뿐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산부인과 군의관 증원이 필요하지만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임신한 여군의 경우 산부인과 진료는 민간에서 받고 진료비를 지원받고 있지만 전방 지역의 경우 민간 산부인과 병원이 전무해 이 같은 원칙은 사실상 무용지물인 셈이다. 늦었지만 육군은 이달 중 재심의를 열어 이 중위를 순직 처리키로 했다. 이 중위의 유골은 국립묘지에 안장될 때까지 부친의 집에 임시로 보관돼 있다. 엄마의 부재 이유를 알 수 없는 아들 봄봄이는 그동안 건강하게 자라 체중이 6㎏이 됐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열린세상] 신문의 눈물/김정기 한양대 교수·언론정보대학원장

    [열린세상] 신문의 눈물/김정기 한양대 교수·언론정보대학원장

    조선 후기의 지식인 사회를 뒤흔든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는 중국에 대한 견문 기행문으로 곳곳에 이용후생(利用厚生)의 르포 저널리즘을 담고 있다. 가난한 조선 사회와 백성들의 보다 나은 생활을 위한 고민과 지혜가 곳곳에 펼쳐진다. 연암은 사절단의 일원으로 망망무제의 드넓은 만주를 대하고는 울기 좋은 호곡장(好哭場)이라고 했다. 하늘과 땅이 맞닿은 지평선을 처음 보는 건 즐거움과 기쁨일 터인데, 왜 눈물을 흘리기 좋은 곳이라고 했을까. 연암은 희로애락애오욕(喜怒哀愛惡慾)의 칠정(七情)이 모두 울음을 유발한다고 했다. 슬픔만이 아니라 기쁨과 분노 등 감정이 북받칠 때 사람은 울음이 날 만하다는 것이다. 지난 8월 5일 뉴욕타임스, 로스앤젤레스타임스와 함께 미국의 3대 신문으로 꼽히는 136년 역사의 워싱턴포스트가 디지털 시대의 천재 기술인이자 경영자인 아마존의 주인 제프 베저스에게 2억 5000만 달러(약 2786억원)에 팔렸다. 보브 우드워드와 칼 번스타인 기자, 밴 브래들리 편집국장으로 대변되는 투철한 저널리즘이 만든 워터게이트 특종으로 미국 대통령 닉슨의 사임을 이끌며 세계 신문에 저널리즘의 정수가 어떤 것인가를 보여 준 워싱턴포스트의 막이 내린 것이다. 발행인이 매각을 발표할 때 몇 간부들은 눈물을 훔쳤다고 한다. 디지털 정보 시대의 벌판을 보며 아날로그 신문을 선도한 전문인들은 연암의 심정이었을까. 1970년대 중반 신문방송학 공부를 시작하던 시절 저널리즘을 가르치던 교수님은 미국 미주리대학 저널리즘스쿨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최초로 귀국하신 장용 교수님이었다. 함석헌 선생이 만들던 ‘씨알의 소리’와 잡지를 통해 친밀감을 느꼈던 그분의 저널리즘 시험 문제는 은하계처럼 장관이었다. ‘…을 논하라’ 대신 엄청난 분량의 객관식과 단답형 문제의 공세 속에 어떤 꼼수도 부려 보지 못하고 그저 장렬히 전사하고 후일을 도모할 수밖에 없었다. 지겨울 정도로 수많은 뉴스 정의와 의미를 통해 신문과 저널리즘, 민주주의 번영을 가져온 신문의 가치를 배웠다. 신문 전성 시대에 배운 그때 뉴스와 신문은 전통 유명 신문들의 폐간, 급격한 부수 감소, 온라인 미디어로 이동하는 소비자로 말미암은 신문 이용의 공동(空洞)화 등 신문의 사망론이 운위되는 시대 앞에서 어떤 심정일까. 신문 저널리즘은 18세기 처음 등장한 이래 정치, 사법, 행정, 경제 및 교육제도와 더불어 민주주의의 가치와 철학을 형성·공유하고 권력을 감시하는 공익적인 기능을 담당해 왔다. 건강한 민주주의는 신문이 수행하는 표현의 자유가 소통되는 공론장 역할로 사상과 시장의 공정한 경쟁과 충돌을 보장한다. 그래서 신문은 정치·경제·교육 제도처럼 사회공동체의 근간으로 인정돼 왔다. 전통 신문의 미래에 대한 비관은 디지털 시대의 정보 생산, 가공, 유통, 소비, 이용에서 경천동지의 변화를 고려하면 불가피하다. 그러나 정부를 포함하는 일체의 권력(집단)에 대한 감시 기능을 통해 사회가 민주적 공동체로 발전해 오는 데 기여한 경험을 고려하면 신문의 역할 유지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퓰리처상을 두 번이나 받은 제임스 레스턴은 토머스 제퍼슨 미국 2대 대통령의 ‘신문이란 대포는 마음이 내키는 대로 위험을 무릅쓰고 탄환을 장전하여 우리를 겨누어 왔다’는 말에 대해 ‘미국과 미국 대통령은 순종하는 신문을 요청할 것이 아니라 포화와 같이 시끄러우면서도 정확한 사실과 냉혹한 논평의 포격을 가하는 신문이 필요하다’고 응수했다(제임스 레스턴, 신문의 포열). 신문의 미래를 위해 명심해야 할 지적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은 신문의 위기 극복을 위한 토론회에서 “신문은 여러 권력의 균형자 역할을 하며, 신문에 나쁜 것은 민주주의에도 좋지 않다고 했다. 신문은 여느 상품과 같을 수 없으며, 이런 이유로 신문을 시장경제의 논리에만 맡겨 둘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매체가 아니라 브랜드와 문자로 적힌 것을 보호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문에 대한 정당한 지원은 우리 사회를 위한 정당한 지원일 것이다.
  • 국민이 죽어야 국가가 산다

    국민이 죽어야 국가가 산다

    희생의 시스템 후쿠시마 오키나와/다카하시 데쓰야 지음/한승동 옮김/돌베개/204쪽/1만 1000원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일본 동북 지역에 발생한 대지진으로 45분 뒤 후쿠시마 제1원전에 균열이 생긴다. 지진 발생 5시간 만인 오후 7시 30분, 1호기의 연료봉도 손상되기 시작한다. 급기야 이튿날 오전 6시 연료봉이 녹아내리며 방사능이 유출되는 끔찍한 사고가 빚어진다. 후쿠시마 원전이 내뿜은 세슘137의 양은 1만 5000테라베크렐. 히로시마 원폭의 168배에 이른다. 1986년의 체르노빌처럼 유령도시로 변한 후쿠시마는 전후 일본의 ‘국책’이었던 원전 추진 정책이 얼마나 참혹한 희생의 불씨를 잉태하고 있었는지를 폭로한다. 지바현 후나바시로 피난을 떠난 초등학생 형제는 자신들을 보고 “방사선 옮는다”며 고함치고 도망가는 아이들 탓에 후쿠시마로 되돌아와야 했다. 일본의 인터넷 게시판에는 ‘후쿠시마현 주민=해바라기’라는 댓글들이 달렸다. 해바라기가 방사성 물질을 빨아들이는 데 빗대 방사능에 노출된 후쿠시마 사람들을 어디에 내다버릴지 논의한 글들이다. 누리꾼들은 “후쿠시마 사람들이 20일간 방사성 물질의 95% 이상을 흡수한다”며 “다 자란 후쿠시마 사람들은 소각한 뒤 재로 만들고 처리제를 혼합해 가열하면 방사능이 더 나오지 않는다”고 적었다. “후쿠시마는 일본의 쓰레기통”이라거나 “내 자식이 후쿠시마 여자와 결혼하려면 반대하겠다”는 글도 잇따랐다. 피폭을 무릅쓰고 후쿠시마 원전에 투입된 노동자의 76%도 후쿠시마 사람들이었다. 건강검진을 담당했던 의사는 “10명 중 8명가량이 피난소에서 출퇴근하는 지역 사람들”이라고 증언했다. 일본 언론이 ‘결사대’라고 부르며 극찬했지만 사실은 5174명에 이르는 지역 농민이나 젊은이, 날품팔이 노동자들이 하청회사를 통해 현장에 투입된 것이다. 이 같은 사정은 오키나와도 마찬가지다. 1971년 미 군정하에 있다가 일본에 반환된 오키나와에는 주일미군 시설의 74%가 배치돼 있다. 2009년 오키나와의 후텐마 공군기지를 지역 밖으로 이전하려던 민주당 정권의 움직임은 일본 보수 여론에 밀려 좌절됐다. 후쿠시마와 오키나와. 얼핏 멀리 떨어진 거리만큼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철학자이자 도쿄대 교수인 저자는 저서 ‘희생의 시스템 후쿠시마 오키나와’를 통해 이곳에서 전후 일본 사회에 잠재된 ‘희생의 시스템’이란 개념을 짚어낸다. 일본사회가 누려온 전후의 번영은 이 지역들의 희생을 토대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수도권 사람들이 소비하는 전력을 만들기 위해 자신들과 아무런 상관없는 원자력발전소(후쿠시마)를 짊어지거나 미·일 안보체제(오키나와)의 산물을 떠안은 현실을 짝지었다. 공교롭게도 이들 지역은 ‘도호쿠 토인’ ‘일본의 버린 돌’로 불릴 만큼 극심한 차별을 받던 곳들이다. 저자는 “희생의 시스템에서는 어떤 이들의 이익이 다른 이들의 생활, 즉 생명·건강·일상·재산·존엄·희망 등을 희생시켜야 성립된다. 지속된 이 희생은 통상 은폐돼 있지만 공동체에 의해 ‘소중한 희생’으로 미화되고 정당화된다”고 지적한다. 또 일본이 벌인 2차 세계대전에 무고한 국민이 동원돼 전사했을 때도 이를 숭고한 죽음으로 포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야스쿠니 신사이며 결국은 동일한 희생의 시스템이 작동했다고 봤다. 공교롭게도 우리에겐 밀양(송전탑)과 서귀포(해군기지)가 있다. 시스템으로서의 희생 혹은 희생의 제도화는 국가를 운영하는 데 불가피한 현상일까.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위해 누군가를 희생하는 시스템은 언제까지 정당화될 수 있을까”란 질문에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할 때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아동 인육먹으려던 ‘최악의 사이코’…범죄현장 최초 공개

    아동 인육먹으려던 ‘최악의 사이코’…범죄현장 최초 공개

    지난 5월 어린이를 성폭행하고 인육까지 먹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우다 적발된 역대 ‘최악의 사이코’가 최종 재판을 앞둔 가운데, 그가 관리해온 지하실의 잔혹한 범행현장이 최초로 공개돼 또 한번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거주했던 영국인인 제프리 포트웨이(40)는 아동 포르노를 유통하고 어린 아이들을 납치, 강간, 살해한 뒤 인육까지 먹으려는 치밀한 계획을 세워온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당시 그는 다른 지역에 사는 남성들에게 아동 포르노물을 유포하고, 자신이 아동을 납치하거나 인육을 먹을 수 있게 도와달라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의 집 지하실에서는 아동 포르노물 4500여 점과 아동이 들어갈 만한 크기의 관과 각종 수갑 및 다양한 크기의 칼 등 사이코적인 범죄에 쓰는 도구들이 즐비했다. 이번에 최초로 공개된 사진들은 그의 끔찍했던 범죄 계획 현장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외부로 소리가 새나가지 않도록 설치한 특수 벽과 철제로 만들어진 테이블, 기이한 장치들이 장착된 나무 관과 수갑, 그리고 누구의 것인지 확인되지 않은 아동복과 가죽 띠 등 다수의 고문 도구 등은 보기만 해도 소름이 돋는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커다란 자루에 조각난 채 밀봉된 고깃덩어리들이 발견됐는데, 이것이 인육인지 아닌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현지 언론과 경찰들은 여전히 “최악의 범죄자”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며, 최소 27년형을 선고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안데스 산맥 극적 생환남 알고보니 ‘성추행범’

    최근 남미 안데스 산맥에서 조난된 후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남자가 알고보니 성추행을 저지르고 도망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9일(현지시간) 칠레 검찰은 “안데스 고원지대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우루과이인 라울 페르난도 고메스 신쿠네기(58)는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로 조사받는 중이었으며 출국금지 상태였다”고 밝혔다. 마치 인간승리로 지구촌에 감동을 안겼던 라울의 사연은 4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5월 라울은 칠레에서 아르헨티나로 넘어가는 안데스산맥을 200cc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다 조난됐다. 이후 해발 2840m 대피소에서 혹한과 굶주림을 견디며 무려 4개월을 버틴 라울은 극적으로 구출돼 목숨을 건졌다. 한편의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 같았던 이야기는 그러나 칠레 검찰의 발표로 반전됐다. 칠레 검찰에 따르면 라울은 수도 산티아고에서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아왔다. 칠레 검찰은 “라울이 출국 금지를 당하자 교묘히 법의 심판을 벗어나기 위해 도망쳤다” 면서 “아르헨티나 사법 당국에 범죄인 인도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라울 측 가족들은 펄쩍 뛰었다. 라울의 딸은 “성추행 대상은 친척의 아들로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다” 면서 “이미 원만히 타협봤다”고 반박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춘천 의암호 ‘물레길’

    [명인·명물을 찾아서] 춘천 의암호 ‘물레길’

    삼악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푸른 북한강 물줄기를 한곳에 모아 놓은 춘천 의암호 ‘물레길’이 창조 레포츠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카누를 타고 의암댐과 붕어섬, 중도를 돌아볼 수 있는 4㎞ 안팎의 뱃길 관광 코스들이 생태 체험 학습과 주변 섬에서의 캠핑, 카누 제작 체험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물레길은 3년 전 강원대 장목순 교수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처음 의암호에 만들어졌다. 현재 나무로 만든 3~4인용 카누 30대가 비치돼 있다. 이용 요금은 1대에 3만원이 기본이며 1명 추가될 때마다 1만원씩 더 받는다. 호수변 송암레포츠타운에 배 모양의 깔끔한 사무실 건물과 선착장, 카누 보관 장소 등을 마련해 두고 관광객을 맞는다. 의암댐과 인어상을 둘러볼 수 있는 삼악산 코스, 붕어섬 일대를 한 바퀴 돌아보는 붕어섬 코스, 중도 샛길까지 이어지는 중도 코스 등이 있다. 모두 왕복 4㎞ 안팎의 코스다. 호수 주변에는 애니메이션박물관과 막국수박물관, 인형극장, 어린이회관 등 물길 따라 쉬어 가며 찾아볼 수 있는 곳이 많다. 수년 내 의암호에 레고랜드까지 들어서면 폭발적인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풍광도 뛰어나 호수 주변에 절벽처럼 솟아 있는 삼악산과 두름산, 서면 마을 전경 등이 장관이다. 가을이면 산에 물든 단풍이 호수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늦가을과 봄에는 호수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유혹한다. 이 같은 의암호 물길을 따라 이어지는 물레길이 단순 물길 관광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생태 체험장과 캠핑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남이섬보다 조금 작은 붕어섬은 주변에 갈대숲과 습지가 잘 보존돼 있어 각종 물새, 곤충 등이 많이 서식한다. 이 때문에 학생들의 생태 체험 학습장으로 인기다. 중도 샛길 코스도 물풀과 수생식물, 물새 둥지 등이 있어 학생과 가족들이 많이 찾는다. 입소문이 나 의암호 물레길에는 지난 한 해 8만 5000명이 다녀갔다. 첫해보다 3배나 늘어난 수치다. 올해도 물레길을 찾는 관광객들이 주말이면 1000여명에 이르고 있다. 단체 이용객을 위해 카누 수도 100여대로 늘릴 계획이다. 자연과 체험이 함께하는 녹색관광의 트렌드에 맞춰 관광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킨 결과다. 호수 주변과 호수 안에 산재한 섬에서 캠핑을 하려는 관광객이 늘면서 자연스레 물레길에 캠핑까지 접목되고 있다. 카누는 20~30분 정도의 수상 안전교육을 받으면 누구든지 노를 저으며 탈 수 있다. 별도의 선착장이 없어도 타고 내릴 수 있으며 물 깊이가 15㎝ 내외라서 발목만 잠긴 상태로 갈 수 있기 때문에 어디든 정박하고 내려 쉴 수 있다. 오는 26일에는 한국관광공사 주관으로 의암호를 중심으로 인근의 춘천댐 춘천호~화천댐 파로호~소양강댐 소양호 등을 잇는 130㎞ 거리의 3박 4일 카누캠핑대회가 열린다. 카누 캠핑은 강원 영동·영서 전 지역의 강과 호수를 활동 무대로 차츰 범위를 넓혀 가고 있으며 전국 카누 캠핑도 구상 단계에 있다. 낙동강 하회마을을 중심으로 펼치던 40~50㎞ 카누 캠핑, 강원 인제 신남~소양강댐에 이르는 40㎞ 카누 캠핑 등을 하나로 묶어 전국의 강과 호수를 하나의 물레길로 통하게 하겠다는 취지다. 지난 7월에는 의암호변 송암스포츠타운 안에 카누를 직접 조립, 제작할 수 있는 ‘카누제작 체험교실’까지 만들었다. 200만원 안팎이면 재료를 구입해 자신의 카누를 만들 수 있어 벌써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국내 처음으로 태양광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해 움직이는 12인승 솔라우든보트도 연구 개발용으로 만들어 띄웠다. 이같이 단순 물놀이 수준의 관광 물레길이 레포츠산업으로까지 빠르게 진화하면서 지난해에는 한국관광공사의 창조관광 우수상을 받았다. 코레일, 경북 상주시 등과 업무제휴하고 양해각서(MOU)까지 교환했다. 2016년쯤에는 50~60명이 탈 수 있는 태양광 미니 크루즈선 6대를 만들어 의암호에서 운영하고 수초 지역의 물길에 수상 데크를 설치하는 등 더 많은 물길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2017년 이후에는 태양광을 동력으로 한 호화 요트까지 만들어 고급화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장목순 사단법인 물레길 이사장은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카누가 경제력 향상과 함께 대중화되면 여러 곳에 물레길이 생겨나고 수상레저가 확산될 것”이라면서 “수상레저산업에 좋은 아이디어를 접목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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