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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격동의 한·일 70년] 미완의 친일청산 논란

    [격동의 한·일 70년] 미완의 친일청산 논란

    을미(乙未)년 새해는 광복 70주년이자 한국과 일본이 국교를 정상화한 지 50년이 되는 해이다. 강산이 몇 차례 바뀌고도 남았을 시간이 흘렀지만 한국과 일본은 여전히 ‘가깝고도 먼’ 나라로 남아 있다. 독도와 위안부, 역사 교과서 문제 등을 둘러싸고 두 나라 사이의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가 ‘강한 일본’을 내세우며 보수 행보를 이어가면서 경색된 두 나라 관계는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급부상으로 동북아에서 미국과의 패권 다툼이 가속화하면서 일본과의 관계 개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친일 청산 논란을 비롯해 일본군 위안부, 강제징용, 역사교육, 문화재 반환 문제 등 양국 간 남아 있는 현안들을 짚어보고 가깝고도 가까운 이웃으로 두 나라가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본다. 2012년 12월 4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의 첫 대선후보 TV토론회장.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출마했다”고 선언했다. 이 후보는 박 후보를 겨냥해 “충성 혈서를 써서 일본군 장교가 된 다카키 마사오, 한국 이름 박정희”라며 당시 박 후보 부친의 이름을 거론했다. 그녀는 “뿌리는 속일 수 없다. 친일과 독재의 후예인 박 후보와 새누리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날치기 통과해서 경제주권을 팔아먹었다”며 비난을 퍼부었다. 또 “유신독재 시대의 퍼스트레이디가 청와대에 가면 여왕이 된다”면서 “여성대통령이 필요하지만 불통·오만·독선의 여왕은 대한민국에 필요없다”며 인신공격성 발언을 이어갔다. 이 후보의 발언은 진보 진영의 가슴을 시원하게 했을지는 몰라도 보수층의 결집을 도와 결과적으로 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해는 광복 70주년이자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는 해이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친일 청산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대선 TV토론회에서조차 친일 문제를 부각시켜 표를 얻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다. 선대가 저지른 잘못을 들춰내 후손에게 책임을 묻는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경향은 최근 KBS이사장에 임명된 이인호 전 서울대 명예교수의 친일 발언 논란에서도 두드러졌다. 이 같은 친일행적 논란은 과거사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 원인이 있다. 광복 후 설립된 ‘반민족행위자특별위원회’는 모두 688건의 친일파 인사 사건을 다뤄 599건을 특별검찰부로 송치했다. 기소는 221건에 불과했고 실제 구형은 41건이었다. 그나마 41건 역시 무죄 또는 병보석으로 풀려났고 실제로 친일파로 처벌받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마녀사냥식 과거사 들추기가 과연 생산적인가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과거사 진실을 밝히고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는 것은 이견이 있을 수 없지만 이런 식의 방법은 곤란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우장춘’식 해법을 설정해 보자는 의견도 나온다. 씨 없는 수박으로 유명한 육종학자인 우장춘 박사는 명성황후를 시해한 을미사변에 앞장선 매국노 우범선의 아들이다. 우장춘은 일본인 어머니의 손에서 성장한 뒤 1950년 3월 귀국해 1955년 숨을 거둘 때까지 육종학에 몰두했다. 그는 일본에 의존하던 채소 종자를 국내에서 자급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 과정에서 우장춘에게 부친의 매국 행각을 놓고 문제 삼은 사람은 없었다. 부산 동래구가 1999년 우장춘기념관을 건립할 때도 반대 여론은 없다시피 했다. 작곡가 홍난파의 경우도 비슷한 예다. 민족문제연구소와 홍난파의 후학들은 1년 6개월간 격렬한 사실관계 논쟁을 벌여 홍난파의 과오를 인정하면서도 음악적 천재성이 훼손되지 않는 연보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때문에 친일 청산 문제는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확정하면서도 관용을 이뤄내는지가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안병욱 가톨릭대 교수는 “한국의 과거사 문제는 다른 나라보다 매우 복잡한 상황”이라며 “과거 청산의 중점은 진실 규명과 피해자 구제로 이를 위해선 후속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박하선 안영미 ‘제2의 혜리’ 가능할까

    박하선 안영미 ‘제2의 혜리’ 가능할까

    박하선 안영미 박하선 안영미 ‘제2의 혜리’ 가능할까 배우 박하선과 개그우먼 안영미가 ‘진짜사나이 여군특집 2기’에 합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진짜사나이 여군특집은 걸스데이 멤버 혜리의 애교로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한 매체는 2일 박하선과 안영미가 최근 MBC 프로그램 ‘일밤-진짜 사나이’ 혹한기 여군특집에 출연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MBC 예능국 관계자는 이 매체와의 통화에서 “(혹한기 여군특집에) 6~7명 정도가 출연할 예정”이라며 “그중 박하선과 안영미가 합류하기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박하선과 안영미는 나머지 출연진이 결정되면 12일 입소할 계획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MBC 관계자는 “지난해 8월 방송됐던 여군 특집이 큰 화제를 모았던 만큼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고심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여군 특집은 계절적 배경을 살려 혹한기 훈련 등을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中 시진핑-美 오바마 ‘집무실’ 비교해보니

    中 시진핑-美 오바마 ‘집무실’ 비교해보니

    언론에 노출되는 각국 정상의 집무실은 지도자의 스타일과 가치관 등을 반영할 뿐만 아니라 해당 국가의 이미지를 한 눈에 알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무대’와 다르지 않다. 세계 정상들의 집무실이 노출되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3년 12월 31일에 이어 지난 2014년 12월 31일에도 자신의 집무실에서 신년사를 발표했다. 중국 역사상 집무실을 공개한 주석은 시진핑이 처음이며, 그의 집무실은 G2로 거론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집무실과 자연스럽게 비교 대상으로 떠올랐다. ▲中·美 모두 가족적이고 친근한 이미지 강조 두 정상의 집무실에는 크고 작은 액자가 배치돼 있으며, 여기에는 가족사진이 포함돼 있다. 시진핑 주석의 집무실에는 몇 장의 가족사진 및 시진핑 주석이 영하 30도의 혹한을 견디며 내몽고 국경수비대를 시찰해 장병과 악수하는 사진, 소수민족과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 사진, 젊은 시절 군복을 입은 흑백 사진 등 개인 사진 6장과 가족사진 4장 등 총 10개의 액자가 책장 곳곳에 배치돼 있다. 이에 반해 오바마 대통령의 집무실에는 액자들이 한 곳에 집중적으로 모아져 있으며, 대부분 부인 미셸과 두 딸 말리아, 사샤 등이 활짝 웃는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다. 시사 주간지 타임은 “미국 대통령들은 집무실에 가족사진을 배치해 ‘대통령도 보통 사람’이라는 인간미를 강조해왔다”고 설명한 바 있다. 두 정상 모두 가족사진을 포함한 다양한 액자를 배치해 가족적이고 친근한 이미지를 강조했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中 ‘딱딱한 밀실’ vs 美 ‘밝고 탁 트인’ 시진핑 주석과 오바마 대통령 집무실의 가장 큰 차이점은 분위기에 있다. 시진핑 주석의 집무실 책상은 벽면을 등지고 있으며, 벽면은 만리장성이 그려진 액자와 다양한 책이 진열된 서가가 차지하고 있다. 짙은 색의 원목 가구들이 배치돼 전반적으로 어두운 톤이며, 비교적 딱딱한 느낌의 ‘밀실’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의 책상은 커다란 창 3개를 등지고 있는데다 천장이 매우 높아 더 밝고 탁 트인 느낌을 준다. 시진핑 주석의 집무실처럼 각이 진 형태가 아닌 곡선의 형태여서 더욱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책장보다는 작은 선반과 액자를 배치해 답답한 느낌을 없앴다. 미국 대통령의 집무실은 뉴스나 기사뿐만 아니라 영화에도 자주 등장해 친근한 이미지가 있다. 이 집무실에서 크고 작은 나랏일을 결정하는 모습이 자주 공개돼 왔다. 중국 주석의 집무실은 시진핑 주석 이전까지는 공개된 사례가 많지 않아 생소한 느낌이 강하다. 지지난해에 이어 지난해 말 시진핑 주석의 집무실 공개는 인민과 소통하겠다는 신념을 보여주는 적절한 예로 평가된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여군특집 출연, 박하선 안영미 ‘제2의 혜리’ 다시 탄생할 수 있을까

    여군특집 출연, 박하선 안영미 ‘제2의 혜리’ 다시 탄생할 수 있을까

    여군특집 출연 박하선 안영미 여군특집 출연, 박하선 안영미 ‘제2의 혜리’ 다시 탄생할 수 있을까 배우 박하선과 개그우먼 안영미가 ‘진짜사나이 여군특집 2기’에 합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진짜사나이 여군특집은 걸스데이 멤버 혜리의 애교로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한 매체는 2일 박하선과 안영미가 최근 MBC 프로그램 ‘일밤-진짜 사나이’ 혹한기 여군특집에 출연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MBC 예능국 관계자는 이 매체와의 통화에서 “(혹한기 여군특집에) 6~7명 정도가 출연할 예정”이라며 “그중 박하선과 안영미가 합류하기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박하선과 안영미는 나머지 출연진이 결정되면 12일 입소할 계획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MBC 관계자는 “지난해 8월 방송됐던 여군 특집이 큰 화제를 모았던 만큼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고심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여군 특집은 계절적 배경을 살려 혹한기 훈련 등을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15 기획] 軍, 온순한 ‘양’ 아닌 치명적 ‘맹수’로 거듭난다

    [2015 기획] 軍, 온순한 ‘양’ 아닌 치명적 ‘맹수’로 거듭난다

    2015년 양의 해, 을미년(乙未年)이다. 양은 순한 동물의 대명사지만, 우리 역사 속에서 ‘을미년’은 한(恨)이 서린 치욕의 해였다. 지난 을미년이었던 1955년은 6.25 전쟁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잿더미가 된 국토 위에서 신음하던 해였고, 그 이전의 을미년이었던 1895년은 청일전쟁에 의해 조선 각지가 전쟁터가 되고 주민들이 청군과 일본군에게 약탈과 수모를 겪어야 했으며, 각종 이권이 열강에게 넘어가는 것도 모자라 수도 한복판에서 일본 불량배들에게 명성왕후가 잔인하게 시해되는 참혹한 사건들로 점철된 해였다. 근대화된 열강들 앞에 조선은 너무도 무력했고, 전 국토와 백성들이 적의 군홧발 아래 신음하는 치욕을 감내해야 했다. 우리 스스로를 지킬 힘도 없었고, 위정자들은 국가적 난국을 헤쳐 나갈 생각보다는 일신의 안위를 도모하는데 급급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2015 을미년에 대한민국은 더 이상 전쟁의 폐허에 신음하지도, 외세의 침략에 짓밟히지도 않는 국민소득 3만 달러의 강소국이자, 주변국 그 어느 국가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을 만한 ‘강력한 한방’을 가진 나라가 될 것이다. ▲ 해군, 잠수함사령부 창설 을미년을 이틀 앞둔 지난 30일, 방위사업청은 1800톤급 잠수함인 '김좌진함'을 해군에 인도했다. 김좌진함은 현존 최고의 재래식 잠수함 가운데 하나라는 독일의 214급을 국내에서 면허생산한 손원일급 잠수함의 4번째 함이다. 이 잠수함은 기존에 9척이 실전 배치되어 활약 중인 장보고급 잠수함보다 더 대형으로 공기불요추진(AIP : Air Independent Propulsion) 기관을 탑재한 최신형 잠수함이다. 장보고급과 같은 기존의 잠수함들은 디젤엔진을 돌려 발전기를 구동하고, 이를 통해 배터리를 충전해 운용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배터리가 떨어지면 충전을 위해 디젤엔진을 돌려야 한다. 디젤엔진은 내연기관이기 때문에 가동을 위해서는 공기가 필요하고, 공기가 없는 수중에서는 가동할 수 없기 때문에 디젤엔진을 돌리기 위해서는 잠수함이 수면 위로 올라와야만 한다. 이를 스노클링(Snorkeling)이라 한다. 그러나 스노클링은 은밀성을 생명으로 하는 잠수함에게 치명적인 약점이다. 장보고급 잠수함의 납축전지를 완전히 충전시키기 위해서는 수면 위에서 10시간 가까이 노출된 상태로 있어야 하며, 수중에서 함의 복원성을 유지하기 위해 최소한의 동력만 유지하더라도 최소한 3~4일에 한번은 이러한 스노클링 작업을 해주어야 한다. 문제는 배터리 충전 중에는 어뢰나 미사일을 즉각 발사할 수 없기 때문에 적 수상함이나 항공기의 공격에 대단히 취약하다는 것이다. AIP 잠수함은 연료전지(Fuel cell), 즉 연료와 산화제를 화학반응을 통해 직접 전기 에너지로 바꿔 전력을 충당한다. 손원일급 잠수함은 독일 지멘스(Siemens)의 PEM(Polymer Electrolyte Membrane) 연료전지 2기를 탑재해 최대 18일간 수중에서 작전할 수 있어 기존 장보고급 잠수함 대비 6배 가까이 지속 잠항 능력을 확보했다. 손원일급과 같이 한번 물속으로 들어가면 3주 가까이 물 위로 떠오르지 않는 잠수함은 적성 국가에게는 대단히 위협적인 무기이다. 언제 어디서 자국 군함에 어뢰나 미사일 공격을 퍼붓거나 기뢰를 이용해 항구를 봉쇄할지 알 수 없으며, 최악의 경우 상선이나 항구를 직접 공격해 해상 교통로를 봉쇄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불과 수십 척의 U-보트 때문에 100척 가까운 호위 항공모함을 건조하고, 수백 척의 구축함과 호위함, 수 천대의 항공기를 동원했던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연합군 상황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심지어 한반도 주변 해역은 대서양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수중 상황이 복잡해 잠수함을 찾아내는 것이 대단히 어렵기 때문에 손원일급과 같은 잠수함의 존재는 북한은 물론 일본이나 중국 등에게 대단히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손원일급에는 500km 이상의 거리에서 원하는 건물 몇 번째 창문까지 정확히 타격할 수 있는 잠대지 순항 미사일 ‘천룡’ 미사일이 탑재된다. 이처럼 손원일급 잠수함은 불시에 순항 미사일을 발사해 적의 대도시나 전략 표적을 타격할 수 있어 그 자체가 강력한 ‘창’이면서 그 존재만으로도 도발과 전쟁을 억제하는 가장 훌륭한 ‘방패’인 것이다. 해군은 30일 인도 받은 김좌진함 이외에 3척의 손원일급 잠수함을 더 가지고 있다. 이 가운데 2척은 실전에 배치되어 운용중이고, 다른 1척은 김좌진함과 함께 2015년 가을 전에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현재 확정된 손원일급 도입 물량은 총 9척이기 때문에 오는 2018년까지 5척이 더 나올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의 장보고급 잠수함 9척과 더불어 해군의 잠수함 보유 숫자는 18척이 된다. 어지간한 함대를 이룰 수 있을 정도의 규모다. 잠수함 전력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해군은 을미년 2월 1일부로 잠수함사령부를 창설할 예정이다. 해군 진해기지의 제9잠수함전단을 모체로 창설되는 잠수함사령부는 해역함대인 1·2·3함대와 동격으로 별 2개인 소장급 장성이 지휘봉을 잡을 예정이다. 지난 1992년 장보고급 잠수함이 처음 도입되고 1995년 제9잠수함전단이 창설된 지 20년 만에 함대사령부 급으로 확대 개편되는 것이다. 잠수함 사령부가 창설되고 잠수함 18척 체제가 완료되는 오는 2018년에는 3,000톤급 중잠수함인 장보고-III급이 등장해 노후화된 장보고급 잠수함을 대체할 예정인데, 장보고-III급은 기존의 손원일급보다 더 대형화되고 미사일 수직 발사기까지 갖추고 있어 더 강력한 작전 성능을 자랑한다. 원자력 잠수함 수준은 아니더라도 상당한 수중 지속 잠항 능력과 잠대지 타격 능력을 갖춘 잠수함 전력을 함대급으로 보유하게 됨에 따라 이제 해군도 강력한 전쟁 억제력을 갖는 비대칭 전력의 한 축을 구성하게 됐다. ▲ 공군, 최고의 공대지 미사일 ‘타우러스’ 도입 ‘강력한 한방’을 준비하는 것은 해군만이 아니다. 공군 역시 최신형 장거리 순항 미사일을 도입해 북한은 물론 주변국에 대한 전략적 타격 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공군은 지난 2013년에 독일과 스페인이 공동으로 개발한 타우러스(TAURUS) KEPD 350K 공대지 순항 미사일 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부터 이 미사일을 인도 받아 대구의 제11전투비행단에서 운용할 예정이다. 타우러스(TAURUS : Target Adaptive Unitary and dispenser Robotic ubiquity System) 시스템은 현존하는 최고의 공대지 미사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미사일은 관성항법장치, GPS 등의 유도장치와 더불어 IBN이라는 신형 유도장치를 내장하고 있다. IBN(Image Based Navigation) 시스템은 GPS와 INS로부터 지속적으로 보정되는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사전에 입력된 비행 경로상의 영상 지형정보를 대조해 표적까지 비행한다. 이러한 방식은 초저공 비행을 통해 적의 방공망을 뚫고 표적까지 비행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미국이 외국에 절대 공개하지 않는 군용 GPS인 M코드 수준의 높은 정밀도를 자랑하며, GPS 재밍 등에도 강하기 때문에 적의 전파 교란 상황에서도 원하는 건물, 원하는 창문까지 정확히 타격할 수 있다. 파괴력 역시 기존에 우리 군이 보유하고 있던 각종 순항 미사일보다 압도적이다. 이 미사일은 무려 495kg의 탄두를 탑재하는데, 이 탄두는 메피스토(MEPHISTO : Multi-Effect Penetrator High Sophisticated and Target Optimised)로 명명된 최신형 탄두이다. 괴테의 파우스트 속에 나오는 악마의 이름이기도 한 '메피스토' 탄두 시스템은 최대 6m의 강화 콘크리트를 뚫고 들어가 폭발하거나, 여러 겹의 벽을 뚫고 원하는 방에서 폭발시킬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창문이 없는 큰 빌딩 내부의 표적 제거를 위해 건물 외벽과 내벽을 뚫고 들어가 정확히 원하는 방에서 탄두를 폭발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타우러스는 이러한 관통형 탄두 이외에도 수백 발의 자탄(子彈)이 탑재되는 클러스터(Cluster) 탄두 탑재도 가능해 적의 기계화부대나 밀집한 병력 상공에서 수백 발의 수류탄을 흩뿌리는 형태의 공격도 가능하다. 초정밀 타격이 가능하면서도 기존에 보유한 SLAM-ER 미사일보다 2배 가까운 사거리와 파괴력을 가진 이 미사일은 F-15K 전투기에 탑재되어 운용될 예정인데, 이 미사일이 전력화되면 F-15K 전투기는 휴전선을 넘어가지 않고도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고, 서해와 동해 상공에서 베이징과 도쿄 등 가상적국의 수도를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공군은 2015년부터 연차적으로 수백 발을 도입하고, 기술을 이전 받아 한국형 공대지 순항 미사일을 개발해 2020년대 중반 이전에 대량으로 도입할 계획이어서 북한 및 주변국에 대한 도발 및 전쟁 억제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대한민국 국군, 도약하는 을미년으로 육군이 사거리 500km의 현무-2B 지대지 탄도 미사일을 대량으로 전력화한데 이어 을미년 새해에 해군과 공군 역시 강력한 비대칭 전력을 확보하는 것은 김정은과 최근 재집권에 성공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일본 극우 정치인들의 ‘다케시마 무력탈환론’에 던지는 무언의 압박이다. 잠수함사령부의 창설과 손원일급 잠수함의 대량 도입은 이제 북한이 잠수함 등 수중 전력을 가지고 우리의 영해를 마음대로 헤집고 다니는 것이 어려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역시 을미년 이전에는 ‘다케시마는 일본 땅’, ‘다케시마 무력 탈환’과 같은 망언을 자유롭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가 대한민국 고유의 영토인 독도를 무력으로 침탈하려 한다면 일본 연안에서 해수면을 뚫고 솟구치는 잠대지 미사일을 보게 될 것이다. 이처럼 대한민국의 2015년 을미년은 온순한 양의 해지만, 대한민국 국군의 을미년은 강력한 발톱을 갖추고 맹수로 환골탈태(換骨奪胎)하는 해가 될 것이다. 적을 압도할 수는 없지만 적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강력한 한방을 가진 맹수 앞에서 누가 도발할 수 있을까?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단독] 이뇨제·흥분제… 경찰·소방직 수험생 ‘무작위 도핑 테스트’

    [단독] 이뇨제·흥분제… 경찰·소방직 수험생 ‘무작위 도핑 테스트’

    체력검사가 정식 채용시험 가운데 하나인 경찰공무원과 소방공무원을 준비하는 수험생들 사이에선 그동안 약물복용에 대한 소문이 은밀하게, 하지만 공공연하게 끊이지 않았다. 0.1점이 아쉬운 처지에선 주사 한 방에 체력검사 점수가 높게 나왔다는 말에 마음이 흔들리기 십상이다. 이 때문에 부정한 약물사용을 막기 위한 제도보완이 필요하다는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았다. 인사혁신처는 1년 가까운 준비 끝에 체력시험에서 사용해서는 안 되는 금지약물 24종과 구체적인 금지행위를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금지약물을 복용하거나 금지방법을 사용해 공무원임용 체력시험에 응시하다 걸린 사람은 시험성적을 무효 처리하고 향후 5년간 공무원임용시험 응시자격을 정지시킨다. 금지약물 24종은 스테로이드 등 동화작용제, 이뇨제, 흥분제, 불법 마약류 등이다. 인사혁신처는 안전행정부 시절이던 지난해 초 을지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연구용역을 수주했고 그 결과물이 지난해 8월 ‘공무원채용 체력시험 도핑테스트 도입 방안 연구’ 보고서로 나왔다. 공무원채용에 도핑테스트를 하는 건 외국에서도 거의 선례가 없다. 미국의 일부 공공기관에서 마약검사를 하지만 중독 여부를 확인하는 정도다. 조성주 인력기획과장은 “관련 법령 등은 다 정비를 마쳤다”면서 “워낙 전문적인 분야이고 선례도 별로 없다 보니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경찰·소방공무원 체력시험은 대체로 달리기, 윗몸 일으키기, 악력 등으로 구성된다. 체력시험이 전체 전형 점수의 25%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다. 도핑테스트 규정이 없을 때는 유혹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특히 일시적으로 근력을 강화시켜 주는 스테로이드는 육상이나 기초체력 부분에서 효과가 두드러진다. 월드컵이나 올림픽 같은 국제체육대회에서 도핑테스트를 철저히 하는 것도 약물을 통한 부정경쟁을 막기 위해서다. 2012년 소방방재청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벌어진 논쟁은 미비한 제도와 가혹한 경쟁에 내몰린 젊은 세대의 안타까운 현실을 압축해서 보여줬다. 당시 소방간부후보생 선발 과정을 안내하는 글에 한 수험생이 멀리뛰기가 힘들다고 털어놨다. 이 댓글에 다른 수험생이 ‘스테로이드 들어간 약을 먹으면 된다’며 자기 경험담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를 두고 불법을 지적하는 목소리와 동조하는 목소리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인사혁신처는 공무원임용시험 도핑방지 지침을 만들어 체력시험을 실시하는 각 기관에서 세부적인 도핑테스트 절차를 만드는 데 참고하도록 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모든 수험생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하는 것은 1인당 30만~50만원이라는 비용 문제 등을 감안해 시험 당일 무작위 조사하는 방식을 중심으로 논의 중이다. 조 과장은 “대부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금지약물을 복용했다고 본다”면서 “이번 조치는 적발보다는 예방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현역 재신임 지수] 국회의원 (상)영남·강원

    [현역 재신임 지수] 국회의원 (상)영남·강원

    새해가 밝으면서 20대 총선이 바로 내년으로 다가왔다. 임기를 1년 3개월여 남겨둔 19대 국회의원들은 올 한 해 지역구 민심 다지기를 위한 전력 질주를 해야만 한다. 특히 최근 여야 모두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 경선제) 도입을 개혁 과제로 언급하고 있어 이 제도가 도입될 경우 내년 총선은 공천권 획득 단계에서부터 지역 유권자들의 평가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치게 된다. 이에 서울신문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전국 17개 시·도별 지역구 국회의원 및 광역단체장에 대한 업무수행 평가와 재신임도 조사 결과를 4회에 걸쳐 연재한다. 1~3회는 지역구 의원에 대한 평가 분석으로 1회는 영남·강원, 2회는 충청·호남·제주, 3회는 서울·경기·인천을 다룬다. 4회는 전국 광역단체장에 대한 평가를 분석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고향이자 정치적 근거지인 대구 지역 유권자의 절반가량은 20대 총선에서 현역 국회의원을 다시 뽑지 않겠다고 답했다. 여당 강세 지역인 경남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여야가 내년 총선에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 경선제)를 적용하면 현역이 유리할 것이란 진단이 나오지만 정작 유권자들은 ‘여당 텃밭’에서조차 현역 의원에 대한 높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는 셈이다. 31일 서울신문이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지역구 국회의원 및 광역단체장 평가’ 결과에 따르면 대구 유권자의 49.6%는 20대 총선에서 현역 의원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지지할 것’이라는 응답은 22.8%, 무응답은 27.5%였다. 부정 응답 비율은 특히 30~40대에서 높게 나왔다. 30대는 61.2%, 40대는 53.2%가 이같이 답했다. 대구는 지역구 의석 12석 모두를 새누리당이 차지한 여당 텃밭이다. 하지만 자신이 새누리당 지지자라고 밝힌 응답자들 가운데서도 46.9%는 현역에 대한 재신임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전통적으로 여당에 충성도를 보여 왔지만 상당수 지지층은 인물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지역구 의원에 대한 업무수행 평가도 잘한다(38.4%)는 답보다 잘 못한다(44.1%)는 답이 더 많았다. 경남은 응답자의 47.4%가 현역 의원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지지할 것이라는 응답은 22.9%로 대구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세대별로는 40대에서 응답자 58.8%가 부정적 응답을, 11.4%가 긍정적 응답을 해 가장 낮은 재신임도를 보였다. 업무수행 평가는 잘한다(38.8%)보다 잘 못한다(43.3%)가 4.5% 포인트 더 많았다. 세대별로는 20~40대에서는 부정 평가가, 50대 이상에서는 긍정 평가가 더 많았다. 부산에서도 현역 의원을 재신임한다는 응답은 25.7%, 부정 응답은 44.8%로 조사됐다. 의원 업무수행 평가도 잘한다(37.0%)는 평가보다 잘 못한다(41.5%)는 평가가 더 많았다. 특히 여기서는 자신이 새누리당 지지층이라고 밝힌 응답자의 47.0%가 20대 총선에서 현역 의원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혀 높은 정당 충성도를 보였다.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에서는 12.9%만이 재신임 의사를 밝혔다. 경북과 울산, 강원 지역 유권자들은 다른 곳에 비해 현역 의원들에게 그나마 후한 점수를 줬다. 경북 지역 의원에 대한 업무수행 평가는 잘한다는 응답이 50.7%로 절반을 넘었다. 이는 이번 조사에서 집계된 전국 지역구 의원 업무수행 긍정평가 평균인 40.7% 대비 10.0% 포인트 높은 점수다. 잘 못한다는 응답은 33.5%였다. 하지만 20대 총선에서 재신임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30.9%가 지지할 것, 42.3%가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울산 지역 의원 업무수행 평가는 50.2%가 잘한다, 31.9%가 잘 못한다고 답했다. 재신임 의사는 34.2%가 지지할 것, 43.5%가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강원도 업무수행 평가는 잘한다가 45.7%로 잘 못한다(36.2%)보다 높았다. 하지만 재신임 여부는 긍정이 32.0%, 부정이 42.4%였다. 이번 조사에서는 특히 무당층이 현역 의원에 대해 냉혹한 평가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에 따라서는 오히려 야당 지지층보다 현역 의원들에게 더 박한 점수를 줬다. 대구의 경우 새정치연합 지지층은 31.8%가 현역 의원을 20대 총선에서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무당층은 18.4%만이 재신임 의사를 밝혔다. 경북에서도 새정치연합 지지층은 13.7%, 무당층은 9.9%만이 재신임 의사를 밝혔다. 조재목 에이스리서치 대표는 “상당수 무당층은 정치 혐오감 때문에 지지 정당이 없는 것”이라며 “이런 정치 혐오감이 현역 의원에 대한 부정적 평가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우리軍, ‘양의 해’에 ‘맹수’로 환골탈태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우리軍, ‘양의 해’에 ‘맹수’로 환골탈태

    2015년 양의 해, 을미년(乙未年)이다. 양은 순한 동물의 대명사지만, 우리 역사 속에서 ‘을미년’은 한(恨)이 서린 치욕의 해였다. 지난 을미년이었던 1955년은 6.25 전쟁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잿더미가 된 국토 위에서 신음하던 해였고, 그 이전의 을미년이었던 1895년은 청일전쟁에 의해 조선 각지가 전쟁터가 되고 주민들이 청군과 일본군에게 약탈과 수모를 겪어야 했으며, 각종 이권이 열강에게 넘어가는 것도 모자라 수도 한복판에서 일본 불량배들에게 명성왕후가 잔인하게 시해되는 참혹한 사건들로 점철된 해였다. 근대화된 열강들 앞에 조선은 너무도 무력했고, 전 국토와 백성들이 적의 군홧발 아래 신음하는 치욕을 감내해야 했다. 우리 스스로를 지킬 힘도 없었고, 위정자들은 국가적 난국을 헤쳐 나갈 생각보다는 일신의 안위를 도모하는데 급급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2015 을미년에 대한민국은 더 이상 전쟁의 폐허에 신음하지도, 외세의 침략에 짓밟히지도 않는 국민소득 3만 달러의 강소국이자, 주변국 그 어느 국가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을 만한 ‘강력한 한방’을 가진 나라가 될 것이다. 잠수함사령부 창설하는 해군 을미년을 이틀 앞둔 지난 30일, 방위사업청은 1800톤급 잠수함인 '김좌진함'을 해군에 인도했다. 김좌진함은 현존 최고의 재래식 잠수함 가운데 하나라는 독일의 214급을 국내에서 면허생산한 손원일급 잠수함의 4번째 함이다. 이 잠수함은 기존에 9척이 실전 배치되어 활약 중인 장보고급 잠수함보다 더 대형으로 공기불요추진(AIP : Air Independent Propulsion) 기관을 탑재한 최신형 잠수함이다. 장보고급과 같은 기존의 잠수함들은 디젤엔진을 돌려 발전기를 구동하고, 이를 통해 배터리를 충전해 운용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배터리가 떨어지면 충전을 위해 디젤엔진을 돌려야 한다. 디젤엔진은 내연기관이기 때문에 가동을 위해서는 공기가 필요하고, 공기가 없는 수중에서는 가동할 수 없기 때문에 디젤엔진을 돌리기 위해서는 잠수함이 수면 위로 올라와야만 한다. 이를 스노클링(Snorkeling)이라 한다. 그러나 스노클링은 은밀성을 생명으로 하는 잠수함에게 치명적인 약점이다. 장보고급 잠수함의 납축전지를 완전히 충전시키기 위해서는 수면 위에서 10시간 가까이 노출된 상태로 있어야 하며, 수중에서 함의 복원성을 유지하기 위해 최소한의 동력만 유지하더라도 최소한 3~4일에 한번은 이러한 스노클링 작업을 해주어야 한다. 문제는 배터리 충전 중에는 어뢰나 미사일을 즉각 발사할 수 없기 때문에 적 수상함이나 항공기의 공격에 대단히 취약하다는 것이다. AIP 잠수함은 연료전지(Fuel cell), 즉 연료와 산화제를 화학반응을 통해 직접 전기 에너지로 바꿔 전력을 충당한다. 손원일급 잠수함은 독일 지멘스(Siemens)의 PEM(Polymer Electrolyte Membrane) 연료전지 2기를 탑재해 최대 18일간 수중에서 작전할 수 있어 기존 장보고급 잠수함 대비 6배 가까이 지속 잠항 능력을 확보했다. 손원일급과 같이 한번 물속으로 들어가면 3주 가까이 물 위로 떠오르지 않는 잠수함은 적성 국가에게는 대단히 위협적인 무기이다. 언제 어디서 자국 군함에 어뢰나 미사일 공격을 퍼붓거나 기뢰를 이용해 항구를 봉쇄할지 알 수 없으며, 최악의 경우 상선이나 항구를 직접 공격해 해상 교통로를 봉쇄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불과 수십 척의 U-보트 때문에 100척 가까운 호위 항공모함을 건조하고, 수백 척의 구축함과 호위함, 수 천대의 항공기를 동원했던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연합군 상황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심지어 한반도 주변 해역은 대서양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수중 상황이 복잡해 잠수함을 찾아내는 것이 대단히 어렵기 때문에 손원일급과 같은 잠수함의 존재는 북한은 물론 일본이나 중국 등에게 대단히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손원일급에는 500km 이상의 거리에서 원하는 건물 몇 번째 창문까지 정확히 타격할 수 있는 잠대지 순항 미사일 ‘천룡’ 미사일이 탑재된다. 이처럼 손원일급 잠수함은 불시에 순항 미사일을 발사해 적의 대도시나 전략 표적을 타격할 수 있어 그 자체가 강력한 ‘창’이면서 그 존재만으로도 도발과 전쟁을 억제하는 가장 훌륭한 ‘방패’인 것이다. 해군은 30일 인도 받은 김좌진함 이외에 3척의 손원일급 잠수함을 더 가지고 있다. 이 가운데 2척은 실전에 배치되어 운용중이고, 다른 1척은 김좌진함과 함께 2015년 가을 전에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현재 확정된 손원일급 도입 물량은 총 9척이기 때문에 오는 2018년까지 5척이 더 나올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의 장보고급 잠수함 9척과 더불어 해군의 잠수함 보유 숫자는 18척이 된다. 어지간한 함대를 이룰 수 있을 정도의 규모다. 잠수함 전력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해군은 을미년 2월 1일부로 잠수함사령부를 창설할 예정이다. 해군 진해기지의 제9잠수함전단을 모체로 창설되는 잠수함사령부는 해역함대인 1·2·3함대와 동격으로 별 2개인 소장급 장성이 지휘봉을 잡을 예정이다. 지난 1992년 장보고급 잠수함이 처음 도입되고 1995년 제9잠수함전단이 창설된 지 20년 만에 함대사령부 급으로 확대 개편되는 것이다. 잠수함 사령부가 창설되고 잠수함 18척 체제가 완료되는 오는 2018년에는 3,000톤급 중잠수함인 장보고-III급이 등장해 노후화된 장보고급 잠수함을 대체할 예정인데, 장보고-III급은 기존의 손원일급보다 더 대형화되고 미사일 수직 발사기까지 갖추고 있어 더 강력한 작전 성능을 자랑한다. 원자력 잠수함 수준은 아니더라도 상당한 수중 지속 잠항 능력과 잠대지 타격 능력을 갖춘 잠수함 전력을 함대급으로 보유하게 됨에 따라 이제 해군도 강력한 전쟁 억제력을 갖는 비대칭 전력의 한 축을 구성하게 됐다. ‘타우러스’ 도입하는 공군 ‘강력한 한방’을 준비하는 것은 해군만이 아니다. 공군 역시 최신형 장거리 순항 미사일을 도입해 북한은 물론 주변국에 대한 전략적 타격 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공군은 지난 2013년에 독일과 스페인이 공동으로 개발한 타우러스(TAURUS) KEPD 350K 공대지 순항 미사일 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부터 이 미사일을 인도 받아 대구의 제11전투비행단에서 운용할 예정이다. 타우러스(TAURUS : Target Adaptive Unitary and dispenser Robotic ubiquity System) 시스템은 현존하는 최고의 공대지 미사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미사일은 관성항법장치, GPS 등의 유도장치와 더불어 IBN이라는 신형 유도장치를 내장하고 있다. IBN(Image Based Navigation) 시스템은 GPS와 INS로부터 지속적으로 보정되는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사전에 입력된 비행 경로상의 영상 지형정보를 대조해 표적까지 비행한다. 이러한 방식은 초저공 비행을 통해 적의 방공망을 뚫고 표적까지 비행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미국이 외국에 절대 공개하지 않는 군용 GPS인 M코드 수준의 높은 정밀도를 자랑하며, GPS 재밍 등에도 강하기 때문에 적의 전파 교란 상황에서도 원하는 건물, 원하는 창문까지 정확히 타격할 수 있다. 파괴력 역시 기존에 우리 군이 보유하고 있던 각종 순항 미사일보다 압도적이다. 이 미사일은 무려 495kg의 탄두를 탑재하는데, 이 탄두는 메피스토(MEPHISTO : Multi-Effect Penetrator High Sophisticated and Target Optimised)로 명명된 최신형 탄두이다. 괴테의 파우스트 속에 나오는 악마의 이름이기도 한 메피스토 탄두 시스템은 최대 6m의 강화 콘크리트를 뚫고 들어가 폭발하거나, 여러 겹의 벽을 뚫고 원하는 방에서 폭발시킬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창문이 없는 큰 빌딩 내부의 표적 제거를 위해 건물 외벽과 내벽을 뚫고 들어가 정확히 원하는 방에서 탄두를 폭발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타우러스는 이러한 관통형 탄두 이외에도 수백 발의 자탄(子彈)이 탑재되는 클러스터(Cluster) 탄두 탑재도 가능해 적의 기계화부대나 밀집한 병력 상공에서 수백 발의 수류탄을 흩뿌리는 형태의 공격도 가능하다. 초정밀 타격이 가능하면서도 기존에 보유한 SLAM-ER 미사일보다 2배 가까운 사거리와 파괴력을 가진 이 미사일은 F-15K 전투기에 탑재되어 운용될 예정인데, 이 미사일이 전력화되면 F-15K 전투기는 휴전선을 넘어가지 않고도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고, 서해와 동해 상공에서 베이징과 도쿄 등 가상적국의 수도를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공군은 2015년부터 연차적으로 수백 발을 도입하고, 기술을 이전 받아 한국형 공대지 순항 미사일을 개발해 2020년대 중반 이전에 대량으로 도입할 계획이어서 북한 및 주변국에 대한 도발 및 전쟁 억제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을미년 : 망언 종결의 해로! 육군이 사거리 500km의 현무-2B 지대지 탄도 미사일을 대량으로 전력화한데 이어 을미년 새해에 해군과 공군 역시 강력한 비대칭 전력을 확보하는 것은 김정은과 최근 재집권에 성공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일본 극우 정치인들의 ‘다케시마 무력탈환론’에 던지는 무언의 압박이다. 잠수함사령부의 창설과 손원일급 잠수함의 대량 도입은 이제 북한이 잠수함 등 수중 전력을 가지고 우리의 영해를 마음대로 헤집고 다니는 것이 어려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역시 을미년 이전에는 ‘다케시마는 일본 땅’, ‘다케시마 무력 탈환’과 같은 망언을 자유롭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가 대한민국 고유의 영토인 독도를 무력으로 침탈하려 한다면 일본 연안에서 해수면을 뚫고 솟구치는 잠대지 미사일을 보게 될 것이다. 이처럼 대한민국의 2015년 을미년은 온순한 양의 해지만, 대한민국 국군의 을미년은 강력한 발톱을 갖추고 맹수로 환골탈태(換骨奪胎)하는 해가 될 것이다. 적을 압도할 수는 없지만 적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강력한 한방을 가진 맹수 앞에서 누가 도발할 수 있을까?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새 영화 - 31일 개봉하는 한국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새 영화 - 31일 개봉하는 한국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열 살 아이 지소(이레)가 받아들이기에 너무 가혹한 삶이다. 제법 맛있었던 피자가게가 망하면서 아빠는 잠적했고, 집도 빼앗겨 길거리로 쫓겨났다. 돈 버는 재주는 없고 멋만 부릴 줄 아는 철없는 엄마, 다섯 살 남동생과 함께 피자 배달 승합차를 집 삼아 동가식서가숙하고 있다. 한 번 무시당하면 끝장이라고 동생들에게 대형마트 시식 음식 집어먹지 말라고 소리치는 냉철한 현실주의자인가 하면, 다음달 생일 때 반 친구들을 초대해서 멋진 파티를 하고 싶은 마음으로 집 갖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아홉 살 꼬마 아이다. 그러던 중 부동산 중개업소 유리벽에 붙은 ‘평당 500만원’ 선전물을 본 뒤 ‘평당’의 500만원짜리 집을 구하기 위해 완전범죄를 꾸민다. 지소가 동생, 친구와 함께 세운 범죄 계획은 완벽하다. 일단 갤러리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돈 많은 노부인(김혜자)의 개 월리를 훔쳐낸 뒤 노부인이 사례금을 걸며 애타게 찾으면 월리와 함께 ‘짜잔~’ 하고 나타나 사례금 500만원을 받고 그 돈으로 가족이 함께 지낼 수 있는 집을 장만하겠다는 것이다. 계획은 성공했다. 하지만 당연히, 일은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 월리를 노리는 또 다른 이들에게 월리를 빼앗기고 다시 되찾기 위해 아이들은 앙증맞으면서 유쾌하고 박진감 넘치는 도심 리어카 추격전도 불사한다.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처절히 슬픈 현실 속 아름다운 동심의 판타지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가족의 해체 및 주거문제 등을 재구성하고, 이를 개별 가정이 아닌 사회의 구조적 문제로 접근한다. 지소뿐 아니라 노부인도 자식 없는 외로움을 강아지 월리를 통해 달랜다. 폐지 줍는 노숙자 ‘대포’ 역시 과거는 수수께끼 같지만 딸을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안타까운 마음만은 한가지다. 해체된 가족의 그리움을 절절히 느끼는 서로의 처지를 공감하고 매혹된다. 또 8년 만에 스크린에 얼굴을 비친 최민수가 대포로 출연해 집을 욕망하고 물질에 집착하는 이들에게 삶에는 더 큰 가치가 있고, 다양한 삶의 형태가 있음을 넌지시 일깨워 주고, 아빠 없는 지소에게 아빠가 딸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얼마나 큰지를 짐작하게 해준다. 동명의 외국 소설을 국내에서 영화화한 이례적인 작품이다. 한국적인 처지와 실정에도 큰 무리 없이 받아들여지도록 매끄럽게 각색됐다. 다만 상속인 없이 개를 키우는 부유한 노부인 등의 설정은 약간 정서적 이질감이 들긴 한다. 겨울방학을 맞아 쏟아지는 온갖 애니메이션 말고도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가 있어 다행스럽다. 부모와 아이 가릴 것 없이 가슴이 훈훈해짐을 느낄 수 있는 영화다. 31일 개봉. 전체 관람가.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年수익률 20%? 뻥!

    ‘강남 오피스텔 1억원에 2채’ ‘연 수익률 20%’ 귀가 솔깃한 수익형 부동산 업체들의 광고가 알고 보니 대부분 ‘뻥’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8일 거짓 과장광고를 일삼은 21개 수익형 부동산에 대해 시정명령과 신문 공표, 경고 등의 무더기 시정 조치를 내렸다. 수익형 부동산 분양 사업자들은 분양가와 수익률, 임대 수요 등을 터무니없이 부풀리거나 심지어 거짓 광고로 투자자들을 현혹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흔한 수법은 수익률을 부풀리거나 확정수익 보장 기간을 밝히지 않는 것이었다. ‘수익률 20%’ ‘8000만원 투자로 월 80만원 수익 예상’ 등은 사실과 달랐다. 이들은 극히 일부 소형 평형의 가장 저렴한 수익률을 마치 전체 분양물의 수익인 것처럼 꾸몄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주말 영화]

    ■저 하늘에도 슬픔이(EBS 일요일 밤 11시) 1960년 당시 5학년생이던 이윤복 어린이가 쓴 수기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다. 11세의 나이에도 윤복은 병든 아버지와 밑으로 3남매를 거느린 다섯 식구의 가장이다. 윤복은 학교가 끝나면 껌팔이, 구두닦이로 골목을 누빈다. 이런 오빠를 돕겠다고 순나는 거리로 뛰쳐나오지만 어려운 집안을 지탱하기란 힘겨운 노릇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윤복은 하루도 빼지 않고 일기를 쓴다. 이런 사실이 담임 선생님과 김동식 선생님에게 발견되고, 두 교사는 윤복을 돕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다. 여동생 순나가 돈을 벌겠다고 집을 떠날 무렵 김동식 선생의 주선으로 윤복이의 일기 ‘저 하늘에도 슬픔이’가 책으로 출판되어 베스트셀러로 부상한다. 하지만 윤복은 그것도 모른 채 순나를 찾아 서울로 가는데….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OBS 토요일 오후 1시 55분) 12개의 구역으로 이루어진 독재국가 ‘판엠’에서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생존 전쟁 ‘헝거게임’을 매년 주최한다. 판엠의 수도 캐피톨에서는 게임이라는 명목 아래 1명만 살아남을 때까지 서로 죽이는 모든 과정이 생중계되는 잔혹한 형벌이 시작된다. 한편 모두가 두려워하는 ‘헝거게임’의 추첨식 날. 12구역에 살고 있는 캣니스는 어린 여동생의 이름이 호명되자 동생을 대신해 참가를 자청한다. 죽음과 마주하는 두려움 속에서도 캣니스는 가족에게 자신이 살아 돌아올 것이라고 약속한다.
  • [포토] “으랏차차차~ 타이어도 번쩍” 中 인민해방군 혹한기훈련

    [포토] “으랏차차차~ 타이어도 번쩍” 中 인민해방군 혹한기훈련

    24일(현지시간) 중국 헤이룽장성 헤이허 설원에서 인민해방군 부대가 영하의 날씨에도 타이어를 들어올리며 혹한기훈련을 하고 있다. AFP=연합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비정규직 설움 없게”…혹한 오체투지

    “비정규직 설움 없게”…혹한 오체투지

    “크리스마스는 남의 일처럼 느껴지네요. 눈물 나고 서러울 뿐입니다. 정규직이란 게 이렇게 목숨을 걸고 싸워도 어려운 일인 줄 몰랐습니다.” 25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역 9번 출구 앞.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 유흥희(44·여) 분회장은 까맣게 물든 소복을 입은 채 읖조렸다. 몸도 마음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혹한이 몰아치던 지난 22일 동작구 신대방동 옛 기륭전자 본사에서 출발해 국회가 있는 여의도와 마포를 거쳐 이곳까지 ‘오체투지’(五體投地) 행진을 이어온 탓에 온몸은 만신창이가 됐다. 오체투지란 불교식 큰절을 가리키는 말로, 땅에 무릎을 꿇은 뒤에 두 팔꿈치를 땅에 댄 다음 마지막으로 이마가 땅에 닿도록 하는 절이다. 소복 안에 무릎보호대 등을 덧댔지만 온몸은 멍투성이가 됐다. 기륭전자 노동자들은 “삼보일배보다 오체투지 동작이 훨씬 더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윤 분회장 등 기륭전자 노동자 8명과 지지자 7명 등 15명은 북소리에 맞춰 열 걸음에 한 번씩 절을 하며 천천히 전진했다. 기륭전자 노동자 윤종회(44·여)씨는 “기간제 근로자 사용 기한을 2년에서 4~5년으로 늘리고 해고 요건을 완화하려는 정부 움직임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라도 더 바쁜 발걸음이 필요하다”며 “더 이상 노예로 살기 싫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투쟁의 상징이던 기륭전자 노동자들이 다시 거리로 나선 까닭은 ‘비정규직 법·제도 철폐’를 위해서다. 유 분회장은 “비정규직 제도 자체를 없애지 않으면 제2의 기륭전자 사태가 반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량용 내비게이션과 위성라디오를 만드는 기륭전자에서의 분규는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파견 비정규직 중심의 노조가 설립되자 회사가 이들을 해고했고 노조는 2010년 11월까지 1895일 동안 복직 투쟁을 벌였다. 200여명에 이르던 조합원은 10명으로 줄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5월 조합원 10명이 ‘정규직’으로 복직했다. 하지만 사측은 이들에게 어떤 일도 맡기지 않았고 월급도 주지 않았다. 심지어 지난해 12월에는 몰래 사무실을 비우고 ‘야반도주’했다. 회사는 지난 2월 상장 폐지했고 3월에는 12억 8851만원의 자본금을 6642만원으로 줄이는 감자를 진행했다. 잠시나마 희망도 비췄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10월 조합원 10명이 기륭전자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에서 “밀린 임금 1692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회사는 항소했다. 이들은 26일 청와대 옆 청운효자동 주민센터에서 행진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기륭전자 노동자 이인섭(46)씨는 “비정규직 노조 결성도 우리가 시작했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공농성과 공장점거 농성도 우리가 처음인 만큼 비정규직의 비루한 현실을 우리가 끝내겠다”며 차가운 바닥에 몸을 내던졌다. 글 사진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긴장의 휴전선… 철통 경계 이상무

    긴장의 휴전선… 철통 경계 이상무

    올 한 해 남북 관계 악화로 늘 긴장의 연속이었던 휴전선에도 일주일 뒤면 새해가 온다. 24일 밤 혹한 속에서 중부전선을 지키는 청성부대 장병들은 경계근무에 여념이 없다. 철원 중부전선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 “비정규직 설움 없게”…혹한 오체투지

    “비정규직 설움 없게”…혹한 오체투지

    “크리스마스는 남의 일처럼 느껴지네요. 눈물 나고 서러울 뿐입니다. 정규직이란 게 이렇게 목숨을 걸고 싸워도 어려운 일인 줄 몰랐습니다.” 25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역 9번 출구 앞.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 유흥희(44·여) 분회장은 까맣게 물든 소복을 입은 채 읖조렸다. 몸도 마음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혹한이 몰아치던 지난 22일 동작구 신대방동 옛 기륭전자 본사에서 출발해 국회가 있는 여의도와 마포를 거쳐 이곳까지 ‘오체투지’(五體投地) 행진을 이어온 탓에 온몸은 만신창이가 됐다. 오체투지란 불교식 큰절을 가리키는 말로, 땅에 무릎을 꿇은 뒤에 두 팔꿈치를 땅에 댄 다음 마지막으로 이마가 땅에 닿도록 하는 절이다. 소복 안에 무릎보호대 등을 덧댔지만 온몸은 멍투성이가 됐다. 기륭전자 노동자들은 “삼보일배보다 오체투지 동작이 훨씬 더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윤 분회장 등 기륭전자 노동자 8명과 지지자 7명 등 15명은 북소리에 맞춰 열 걸음에 한 번씩 절을 하며 천천히 전진했다. 기륭전자 노동자 윤종회(44·여)씨는 “기간제 근로자 사용 기한을 2년에서 4~5년으로 늘리고 해고 요건을 완화하려는 정부 움직임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라도 더 바쁜 발걸음이 필요하다”며 “더 이상 노예로 살기 싫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투쟁의 상징이던 기륭전자 노동자들이 다시 거리로 나선 까닭은 ‘비정규직 법·제도 철폐’를 위해서다. 유 분회장은 “비정규직 제도 자체를 없애지 않으면 제2의 기륭전자 사태가 반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량용 내비게이션과 위성라디오를 만드는 기륭전자에서의 분규는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파견 비정규직 중심의 노조가 설립되자 회사가 이들을 해고했고 노조는 2010년 11월까지 1895일 동안 복직 투쟁을 벌였다. 200여명에 이르던 조합원은 10명으로 줄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5월 조합원 10명이 ‘정규직’으로 복직했다. 하지만 사측은 이들에게 어떤 일도 맡기지 않았고 월급도 주지 않았다. 심지어 지난해 12월에는 몰래 사무실을 비우고 ‘야반도주’했다. 회사는 지난 2월 상장 폐지했고 3월에는 12억 8851만원의 자본금을 6642만원으로 줄이는 감자를 진행했다. 잠시나마 희망도 비췄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10월 조합원 10명이 기륭전자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에서 “밀린 임금 1692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회사는 항소했다. 이들은 26일 청와대 옆 청운효자동 주민센터에서 행진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기륭전자 노동자 이인섭(46)씨는 “비정규직 노조 결성도 우리가 시작했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공농성과 공장점거 농성도 우리가 처음인 만큼 비정규직의 비루한 현실을 우리가 끝내겠다”며 차가운 바닥에 몸을 내던졌다. 글 사진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그리고 26일 행진단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멈췄다. 미신고집회라는 이유로 경찰이 오체투지 행진을 제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행진 주최 측은 선례가 없다는 이유로 자신들의 신고를 경찰이 받아주지도 않았다고 맞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계화 20년… 국경 없는 소비자 모시기 전쟁

    세계화 20년… 국경 없는 소비자 모시기 전쟁

    1994년 김영삼 전 대통령은 ‘세계화’를 국가 전략의 구호로 내걸었다. 많은 이들은 막연하지만 꿈에 부풀었다.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가 이뤄진 지 불과 5년 남짓밖에 되지 않은 때라 세계와 소통하는 한국의 모습은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대로 마구 그려졌다. 정부 주도의 세계화추진위원회가 구성되고 규제 완화와 금융 개방 등 각종 개혁 조치가 숨가쁘게 진행됐다. 삼성, 현대차 등 세계적 기업이 탄생했고 세계시장의 중심권에 이름을 널리 알렸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등 국가부도 위기를 겪어야 했다. 많은 국민들이 고용불안, 구조조정, 비정규직 확산, 사회양극화 등 심각한 생존의 문제와 맞닥뜨렸다. KBS1TV 시사기획 창은 세계화 20년을 맞아 변천한 한국 경제의 명암을 보여 주고 진정한 세계화에 대해 생각해 본다. 23일 밤 10시 1부 ‘시장, 국경을 허물다’에서는 국경 없는 세계화의 상징이 된 온라인 세상의 특징을 ‘유튜브’를 통해 심층 진단한다. 대자본이 없어도 국경을 넘나들며 영상 콘텐츠를 유통시키고 이익을 창출하는 새로운 경제 영역이 탄생한 것이다. 취재진은 합병 이후 베일에 싸였던 구글-유튜브 미국 본사를 취재했다. 또한 다국적 거대기업 이케아의 한국 진출과 직접구매 문화의 확산을 계기로 국적이 더이상 소비의 핵심 변수가 될 수 없게 된 세계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진단한다. 소비자는 애국심에 종속되기를 거부한다. 이 밖에 선진국, 개발도상국을 막론하고 경제성장과 일자리 마련을 위해 외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경제 전쟁의 현장을 직접 취재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성노예 삶 두려워 자살…IS 피해여성들 참상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 의해 성노예로 몰린 이라크 소수파 야지디족 여성들이 자살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가 23일 밝혔다. IS는 6월 시리아와 이라크의 광범위한 영토를 장악하고 일대에 칼리프(최고지도자)가 통치하는 국가 건설을 선포하고 잔혹 행위를 일삼고 있다. 이런 IS에 의해 이라크 북부 야지디족과 기타 소수민족이 표적이 되고 있으며 인종 청소나 일반인 살해, 노예화가 진행되고 있고 사로 잡힌 사람 중 일부는 노예가 되는 것을 죽음보다 가혹한 운명으로 여기고 있다고 앰네스티는 전했다. 국제앰네스티 위기대응 상임고문 도나텔라 로베라는 성명을 통해 “성노예로 잡힌 여성 대부분은 아이들로 14~15세이거나 심지어 더 어리다”고 말했다. 또한 “가해자의 대부분은 IS의 전투원이지만, 이 조직의 지지자들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엠네스티는 IS 본거지를 탈출한 여성 300여명 가운데 40여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증언한 ‘지옥에서의 탈출’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단체는 이 보고서에서 피해자 중 한 사람인 질란(19)의 사례를 들고 있다. 질란의 오빠는 그녀가 “성폭행당하는 것이 두려워 자살했다”고 말했다. 질란과 함께 구속된 뒤 탈출한 한 소녀도 이를 뒷받침하는 증언을 하고 있다. 이 소녀는 “어느날 우리에게 댄스 의상과 같은 옷을 주고 목욕하고 입도록 했다”면서 “그런데 질란은 목욕탕에서 자살했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아름다웠던 그녀가 손목을 긋고 목을 매달은 것”이라면서 “남자에게 끌려갈 것을 알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피해 여성 와파(27)는 강제 결혼을 하지 않으려고 자매와 함께 자살을 시도했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우리는 서로의 목에 스카프를 감아 힘껏 잡아 당겼다”면서 “난 기절했고 그 후 며칠간 말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앰네스티는 가족과 함께 납치돼 자신보다 나이가 배 이상 많은 한 남성로부터 성폭행 당한 란다(16)의 이야기도 다루고 있다. 란다는 “그들이 나와 내 가족에게 한 짓은 정말 고통스러운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나텔라 로베라는 “그녀들이 당한 육체적이고 정신적인 피해는 참혹한 것”이라면서 “대부분이 고문 당하고 물건 취급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심지어 간신히 탈출한 여성들 역시 심각한 트라우마에 고통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미국 주도의 연합군이 IS에 대한 공격을 벌이면서 세력을 약화시키는데는 성공했으나 여전히 그들이 장악한 영토를 탈환하지는 못한 상태이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미생’, 드라마 ‘판’ 흔들었다

    ‘미생’, 드라마 ‘판’ 흔들었다

    바둑에서 승부수를 던져 상대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을 ‘판을 흔든다’고 한다. 지난 20일 종영한 드라마 ‘미생’은 지상파를 압도할 정도로 성장한 케이블채널 tvN이 던진 ‘한 방’의 승부수였다. 국내 드라마가 판타지에 매몰돼 있는 동안 현실을 사는 현대인들의 삶은 한동안 드라마에서 보기 힘들었다. 이 고된 현실을 과감하게 꺼내든 ‘미생’은 한류 스타와 달콤한 로맨스로 치장하기에 바쁜 지상파 드라마의 판을 흔들며 ‘완생’이 됐다. 윤태호 작가의 웹툰 ‘미생’은 냉혹한 현대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일개미’들의 땀과 눈물을 철학적인 필치로 그렸다. 시청자들이 잠시나마 현실을 잊게 만드는 매체인 드라마가 이 웹툰을 다룬다는 건 방송가에서 모험으로 받아들여졌다. tvN 내부에서도 우려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 박지영 CJ E&M 드라마사업본부 제작국장은 “원작은 답답하고 울컥한 정서가 주를 이뤄 흔히 말하는 드라마의 성공 공식과 거리가 멀었다”면서 “판권을 구입한 후에도 성공을 100% 확신할 수 없었다”고 돌이켰다. ‘미생’은 과감하게 현실을 드라마 안에 소환했다. “직장 내부를 CCTV를 들여다보듯 하는 드라마”라는 이재문 PD의 말처럼 무역상사 내부를 재현한 세트부터 등장인물들의 말투와 행동, 습관까지 실제 직장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 왔다. 선배들의 등쌀에 치이는 엘리트 신입사원, 상사 눈치를 보며 절절매는 대리, 승진에 번번이 물먹는 과장 등 직장인들의 희로애락에 시청자들은 ‘내 이야기’라며 빠져들었다. 장그래의 정규직 전환이나 사내 연애마저 판타지라며 배제한 ‘미생’은 “커다란 성취나 판타지, 헛된 희망을 이야기하지 않은 드라마”(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이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사회를 향한 날카로운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생’은 드라마를 넘어 담론으로 이어졌다. 웹툰 ‘미생’은 자칫 개인의 노력을 강조하는 자기계발서로 간주될 여지가 있었지만, 개인이 노력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공고한 사회 구조 또한 담고 있다는 점을 드라마는 놓치지 않았다. 제작진은 실제 직장인들을 만나 취재하는 한편 ‘피로사회’, ‘현시창’ 등 현대사회의 암울한 단면을 조명한 책과 논문들을 섭렵했다. 비정규직과 워킹맘의 고충, 성과주의의 부작용, 직장 내 성차별 등을 가감없이 드러내면서 대중문화를 넘어 사회, 경제, 정치권에서까지 ‘미생’이 회자됐다. 우리나라 드라마 제작 여건에서 제2, 제3의 ‘미생’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무한 경쟁 시대가 열린 드라마 시장은 갈수록 톱스타와 간접광고, 해외 수출 등의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국내외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스타 배우와 자극적인 이야기, 간접광고를 위한 화려한 세트와 의상은 한국 드라마의 클리셰가 됐다. 생방송 촬영과 쪽대본으로 대표되는 급박한 제작 환경도 여전하다. 이재문 PD는 “시청률을 올리는 공식과 스킬, 단기간 내에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시스템 등 기존 드라마가 고수하고 있던 틀을 전반적으로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동네북 소니픽처스 매각설도

    동네북 소니픽처스 매각설도

    황당한 ‘B급 코미디’에 불과했던 영화 ‘인터뷰’가 해킹 사태 덕분(?)에 ‘표현의 자유’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영화제작사 소니픽처스는 죽을상이다. 개봉 취소로 5억 달러(약 5497억원)의 돈을 잃은 데 이어, “테러에 굴복한 겁쟁이”라는 비판으로 체면까지 구겼다. 소니는 “영화를 공개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20일(현지시간) 외신들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암살 등의 내용을 담은 영화 ‘인터뷰’ 개봉 취소 결정에 대한 비판론을 자세히 전했다. 온라인상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는 이들은 인터넷 무료공개 제안을, 북한인권단체는 DVD 형태로 영화를 북한에 뿌리겠다는 제안<서울신문 12월 19일자 12면>을 내놓았다. 브라질 작가 파울루 코엘류는 “10만 달러에 영화를 내게 넘기면 내 블로그에다 무료 공개하겠다”고 제안했다. 배우 조지 클루니도 “김정은이 우리가 볼 내용을 결정토록 해서는 안 된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미국영화감독조합(DGA)은 성명을 통해 “표현의 자유를 규정한 수정헌법 1조를 수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치권도 매한가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부터 개봉 취소를 “실수”라 지적했다. 공화당 쪽은 더하다. 밋 롬니 전 대선후보,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등은 트위터에다 소니에 물러서지 말라는 글을 올렸다. ‘인터뷰’ 감독과 출연진도 격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출연 배우인 롭 로베는 소니픽처스를 두고 “체임벌린 총리 같은 짓을 했다”고 비판했다. 체임벌린 영국 총리는 나치에 유화책을 펴다 2차 세계대전을 허용했다고 비난받은 인물이다. 비난은 태평양을 건너 일본의 히라이 가쓰오 소니 회장에게까지 번졌다. LA타임스는 소니사의 이메일 해킹 자료를 분석해 히라이 회장이 북한의 반발이 공식화되기도 전인 지난 6월부터 영화 ‘인터뷰’를 굉장히 불편하게 여겼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암살 등 몇몇 잔혹한 살해장면에 대한 수정을 요구했고 이에 맞춰 제작진은 9월까지 수정작업을 했다. 그럼에도 불만은 여전했고, 이 때문에 회장과 제작진 간 이견을 조율하는 이들이 무척 곤혹스러워했다. LA타임스는 “1984년 입사 이후 경영 파트에서만 일해 온 히라이 회장에게 영화 산업은 아주 낯선 분야였다”고 지적했다. ‘표현의 자유’ 문제의 민감성을 이해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일본 본사와 미국 자회사 간 새로운 관계정립이 필요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악의 경우 소니가 엔터테인먼트 부분만 매각할 수도 있다. ‘해킹 피해자’가 아니라 ‘표현의 자유 가해자’ 격이 되어버린 소니는 일단 방향을 틀었다. 마이클 린턴 소니픽처스 공동대표는 CNN에 출연해 “극장 체인들이 개봉을 거부하는 바람에 다른 대안이 없었다”면서 “영화를 어떤 식으로 공개할는지 다양한 방식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지록위마’ 올해의 사자성어, 무슨 뜻?…‘삭족적리’ ‘지통재심’ 등 2, 3위에

    ‘지록위마’ 올해의 사자성어, 무슨 뜻?…‘삭족적리’ ‘지통재심’ 등 2, 3위에

    ‘지록위마’ ‘삭족적리’ ‘지통재심’ ‘올해의 사자성어’ 교수들이 올 한해를 되돌아보는 사자성어로 ‘지록위마’(指鹿爲馬)를 꼽았다. 교수신문은 지난 8∼17일 전국의 교수 72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201명(27.8%)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지록위마’를 선택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록위마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부른다는 뜻으로, 남을 속이려고 옳고 그름을 바꾸는 것을 비유하는 표현이다. 정치적으로는 윗사람을 농락해 자신이 권력을 휘두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록위마는 사기(史記) 진시황본기에 나오는 사자성어다. 진시황이 죽자 환관 조고가 태자 부소를 죽이고 어린 호해를 황제로 세워 조정의 실권을 장악한 뒤 호해에게 사슴을 바치며 “좋은 말 한 마리를 바칩니다”고 거짓말한 것에서 유래했다. 호해는 “어찌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하오”라며 신하들에게 의견을 물었고 조고는 사슴이라고 말한 사람을 기억해 두었다가 죄를 씌워 죽였다고 한다. 이 사자성어를 추천한 곽복선 경성대 중국통상학과 교수는 “2014년은 수많은 사슴들이 말로 바뀐 한 해”라며 “온갖 거짓이 진실인 양 우리 사회를 강타했다. 사회 어느 구석에서도 말의 진짜 모습은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구사회 선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세월호 참사, 정윤회의 국정 개입 사건 등을 보면 정부가 사건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록위마를 잇는 올해의 사자성어는 ‘삭족적리’(削足適履)로 170명(23.5%)이 선택했다. 삭족적리는 ‘발을 깎아 신발을 맞춘다’는 뜻으로 합리성을 무시하고 억지로 적용하는 것을 비유한다. 박태성 부산외대 러시아·중앙아시아학부 교수는 삭족적리를 고른 이유에 대해 “원칙 부재의 우리 사회를 가장 잘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또 ‘지통재심’(至痛在心)은 교수 147명(20.3%)의 지지를 받아 3위에 올랐다. 이 사자성어는 ‘지극한 아픔에 마음이 있는데 시간은 많지 않고 할 일은 많다’는 뜻이다. 지통재심을 추천한 곽신환 숭실대 철학과 교수는 “세월호 사건이 우리의 마음에 지극한 아픔으로 남아 있다”며 “정치 지도자들이 지녀야 할 마음자세”라고 말했다. 이밖에 ‘세상에 이런 참혹한 일은 없다’는 뜻의 ‘참불인도’(慘不忍睹)가 146명(20.2%)의 선택으로 4위, 여러 갈래로 찢겨지거나 흩어진 상황을 가리키는 ‘사분오열’(四分五裂)이 60명(8.3%)으로 5위를 각각 기록했다. 올해의 사자성어는 교수들의 전공, 세대, 지역을 안배한 추천위원단이 사자성어 36개를 추천한 뒤 교수신문 필진과 명예교수들이 5개를 추려내 전국의 교수를 대상으로 설문하는 방식으로 선정됐다. 교수신문은 2001년부터 한해를 대표하는 사자성어를 가리는 설문조사를 해왔다. 지난해에는 ‘순리를 거슬러 행동한다’는 뜻의 ‘도행역시’(倒行逆施)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뽑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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