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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절두산 성지 찍고, 한강 군함 보고… 뱃길 따라 만나는 양화진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절두산 성지 찍고, 한강 군함 보고… 뱃길 따라 만나는 양화진

    양화진, 근현대사 서울 뱃길의 관문 효령·월산대군이 위세 떨친 망원정엔 18세기 장빙업·빙어선 발전사 오롯이 천주교신자 순교…‘다크투어’ 명소로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6회 양화진(한강의 밤풍경) 편이 8월의 마지막 주말인 지난 25일 진행됐다. 혹서기를 피해 밤에 실시한 5회의 여름야행이 이번 회에서 막을 내리고 다음달 1일부터는 토요일 오전 10시로 환원된다. 폭염과 태풍이 지나간 한강의 노을은 곱디고웠다. 걷기 좋은 계절이 오기를 학수고대하던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양화진 곳곳을 누볐다. 이날 투어는 집결장소인 합정역 7번 출구를 출발, 절두산 성지~양화진 외국인선교사 묘역~양화대교~망원정~난지생명길~서울함 공원~망리단길 코스로 2시간 30분 동안 이어졌다. 해설을 맡은 신수경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특유의 낭랑한 목소리와 싹싹함으로 투어단을 이끌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24명의 참가자들은 “귀뿐 아니라 눈도 호강하는 코스”, “한강에 군함이 전시된 걸 처음 알았다”, “늘 가보고 싶었던 양화진묘역을 참배할 수 있어 좋았다”, “망원정 정자의 야경이 인상 깊었다” 등등 호평을 쏟아냈다.●망원정 정자의 야경… 눈도 호강하네 양화진 나루 주변 마을이 마포구 합정동과 망원동이다. 양화진은 인천 제물포나 강화를 오갈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나루였다. 경인선 기찻길이 놓이기 전까지 서해와 서울을 잇는 최단거리 뱃길의 관문이었다. 근현대사에서 제물포항과 서울역 그리고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처럼 서울과 세계를 연결하는 항구였다. 양화진은 한강진, 용산, 서강, 마포와 함께 5대 나루(津)이면서 한강진, 송파진과 더불어 3대 군사기지(鎭)였다. 이름 그대로 버드나무 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아름다운 나루였다. 양안에 자리잡은 잠두봉(절두산)과 선유봉(선유도)이 상상할 수 없는 천하절경을 이뤘다. 실학자 성호 이익은 “중국 사신이 산수가 아름다워 노닐 만한 곳을 택해 배를 띄운 곳이다. 나라의 문인과 시인들이 또한 따라가서 화답하곤 했다. …양화나루, 선유봉, 잠두봉, 망원정이 가장 이름난 곳이다. 중국에까지 전해졌기에 천하의 사람들도 동방에 이러한 기이한 볼거리가 있음을 알게 됐다”고 절찬했다. 서울미래유산인 양화대교가 놓인 곳이 옛 양화나루이다. 이 지역 한강을 양화강이라고 불렀다. 양천현감을 지낸 겸재 정선이 그린 ‘양화환도’, ‘금성평사’, ‘선유봉’에 18세기 중엽 양화강 주변 풍경이 담겨 있다. 망원정(희우정)도 지척이다. “추강에 밤이 드니 물결이 차노매라…”라고 노래한 월산대군의 시조 중 추강이 바로 망원정에서 바라본 풍광이다. 그러나 양화진의 지역 정체성은 장빙업과 빙어선 운영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한강의 얼음을 캐서 저장했다가 파는 장빙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조선 초부터 얼음은 먼바다 어장에서 잡아온 생선을 싱싱한 상태로 보관, 먹을 수 있게 한 핵심 도구였다. 서울의 어물전으로 들어가는 생선에는 반드시 양화진의 얼음이 필요했다. 생선과 젓갈 등 어물은 서울에서 활동하는 경강상인들이 취급한 물품 중 쌀, 소금, 목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메이저 상품이었다.어떻게 양화진이 장빙업의 본거지가 됐을까. 양화진의 랜드마크인 망원정은 국왕의 형이 위세를 떨친 곳이다. 4대 세종의 형 효령대군과 10대 성종의 형 월산대군의 존재감이 무겁다. 역사는 그들을 정자의 주인으로 인식하지만 실제 두 대군이 양화진에 남긴 장빙업과 빙어선 주인권은 엄청난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 양화진의 얼음 창고가 있었기에 종로시전과 마포의 어물전이 존재했다. 장빙업의 발단은 망원정 정자에서 비롯됐다. 월산대군은 효령대군으로부터 망원정을 물려받았다. 왕이 되지 못한 왕의 형들끼리 주고받은 ‘만사형통’(萬事兄通)였는지 모른다. 세종과 성종은 민간에서 빙고의 설치 및 운영을 금한다는 국법을 눈감아 줬다. 효령대군 때 처음 사빙고를 설치했다는 주장은 문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월산대군은 희우정 주변에 축대를 쌓고 사빙고를 설치해 장빙업을 본격적으로 운영했다. 성종은 망원과 합정 주민에게 사빙고 영업을 공식적으로 허용했다. 이후 두 지역 주민들이 장빙업을 독점하는 계기가 됐다. 제사용, 벼슬아치 하사용 얼음을 저장한 동빙고나 서빙고와는 별개의 나무 얼음 창고였다. 이들은 양화진 한강변에서 얼음을 채취, 목빙고에 보관한 뒤 여름 성수기에 팔았다. 특히 선박에 얼음을 채워 어장에 나간 뒤 잡은 생선을 냉장해 마포까지 운반하는 빙어선을 운영, 18세기 전성기를 누린 민간 장빙업의 중심지로 우뚝 섰다. 빙어선 영업권을 둘러싸고 망원정 및 합정리 그리고 서강지역 주민 간 분쟁이 30년간 이어질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두 지역민들은 빙어선 물품 운반을 맡거나 생선매매를 중개하는 빙어선 주인권을 확보해 다른 지역에 비해 부유했다. 팔도에서 올라온 빙어선의 생선을 중간도매상이나 소비자에게 시세에 따라 팔고 난 뒤 10%의 구문(口文)을 뗄 정도로 ‘손 짚고 헤엄치는’ 장사였다.‘은자의 나라’ 조선을 개화의 길로 이끈 천주교와 개신교의 양대 성지인 절두산과 외국인선교사 묘역이 사이좋게 나란히 붙어 있는 게 흥미롭다. 이곳이 근대 서울의 유일한 관문 양화진이었기에 가능한 장면이다. 씨앗은 천주교가 뿌렸다. 천주교 탄압령이 내려진 1866년 국내 천주교 신자는 2만명을 넘었다. 이때 프랑스 신부 12명 중 9명과 천주교도 8000여명이 처형됐다. 병인양요는 탈출에 성공한 리델신부의 요청으로 프랑스함대가 쳐들어온 사건이다. 제물포에서 양화진을 지나 서강까지 진출한 외국 함대에 위엄을 보이고자 양화진의 명물 잠두봉을 절두산 처형장으로 선택했다. 2000명이 넘는 천주교 신자의 머리가 잘려 나가는 참혹한 ‘다크투어’의 명소가 된 것이다. ‘대역부도’(大逆不道) 죄인 김옥균의 머리가 내걸리고, 척화비가 세워졌다. 대역죄인의 효수 장소가 서소문 밖에서 새남터(용산구 이촌동)로 나갔다가 양화진까지 확대된 것을 알 수 있다. 당시 마포와 용산, 양화진 등 경강(한강) 일대로 대표되는 강민(한강 일대 백성)의 숫자가 사대문 안 인구보다 많았고, 교화할 대상자도 더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망원정, 흥선대원군의 추억 망원정의 추억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재미있는 것은 병인양요에 놀란 흥선대원군이 펼친 두 번의 해프닝이다. 첫째는 ‘학우선’(鶴羽船)이라는 학의 날개 깃털을 겹겹으로 쌓아 만든 배를 물에 띄우려고 시도한 것이었다. 가벼워서 빠르고, 총포를 맞아 구멍이 뚫려도 그만이라는 어이없는 아이디어에 현혹된 대원군은 전국에 학의 깃털을 공출하도록 명령을 내렸다. 배의 이름을 ‘나르는 배’(飛船)라고 짓고 망원정에서 진수식을 열었다. 배를 띄우자마자 가라앉고 말아 물에 빠진 병사를 구하느라 법석을 떨어야 했다. 두 번째는 평양 대동강에서 불태운 미국 상선 제너럴셔먼호의 잔해를 가져다가 철갑선을 만들고자 했다. 대동강에서 끌어온 제너럴셔먼호를 망원정 앞에 대어 놓고 배를 만들었으나 석탄이 없어서 목탄을 사용한 배가 앞으로 나아갈 리가 없었다. 이때도 망원정에 앉아 진수식을 거행한 대원군은 배가 몇 m도 못 가서 주저앉는 망신을 당한 뒤 망연자실했다고 한다. 망원정 옆 망원한강공원에 지난해 서울함 공원이 들어서 우리 기술로 제작한 1900t급 호위함과 고속정, 잠수정이 상설 전시되고 있다. 장소의 유전이 아니고 또 무엇이겠는가.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 사진 문희일 연구위원
  • [흥미진진 견문기] 지킬 것인가, 받아들일 것인가… ‘양화나루의 고민’ 재현

    [흥미진진 견문기] 지킬 것인가, 받아들일 것인가… ‘양화나루의 고민’ 재현

    뜨겁던 여름의 열기도 태풍에 대한 걱정도 내려놓은 저녁, 아름다운 밤 풍경을 기대하며 옛 양화 나루로 출발했다. 하지만 처음 마주한 것은 잠두봉의 붉은 노을이 아니라, 순교자들의 붉은 피로 물들었던 절두산 순교성지였다. 잔혹한 형벌 도구들과 순교당한 성인들의 조각상을 지나 뜬금없이 서 있는 척화비를 바라보며 “그때 쇄국이 아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지금 이곳은 어떤 이름으로 불리고 있을까”라는 덧없는 생각을 해 본다.수백개의 비석이 세워져 있는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으로 들어섰다.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습니다.’ 아펜젤러 선교사의 비문에 숙연해진다. 선교사들의 작은 비석이 묘원을 둘러싼 빌딩보다 높아 보이는 이유이다. 떨어지는 해를 바라보며 난지 생명 길을 따라 한강의 밤 풍경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양화대교의 아치와 붉은 노을은 한강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이 되고, 이어폰 가이드시스템을 통해 전해지는 가곡 ‘한강’은 마음을 적셨다. 해가 지고 어둑어둑해질 때쯤 망원정에 도착했다. 월산대군의 ‘추강에 밤이 드니…’, ‘무심한 달빛만 싣고…’ 등 시조 2편을 들었다. 그때와 지금의 풍경은 사뭇 다르겠지만, 마침 떠오른 보름달과 선선한 바람만은 예나 지금이나 헛헛한 마음을 채워 주고 쓰다듬어 줬다. 다시 난지 생명길로 들어서자 아름다운 조명의 성산대교와 웅장한 서울함 공원이 시선을 끌어당겼다. 서울함 공원에 전시된 세 척의 배를 보니 마음이 든든했다. 타고난 낭랑한 목소리 신수경 해설사가 들려주는 망원동 이야기는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기존의 것을 지킬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것인가? 100여년 전 양화나루에서의 고민이 망원동에 재현되고 있었다. 피 철철 흘러넘쳤던 절두산의 악몽이 재현되지 않기를 바란다. 어색하지만 신구가 공존하는 망리단길, 대형할인매장과 공생협약을 맺고 새롭게 변화하려고 애쓰는 망원 전통시장에서 우리가 가야 할 미래를 살포시 점쳐 봤다. 황미선 책마루독서교육연구회 연구원
  • 산부인과 의사들, 인공임신중절 수술 거부키로···“입법 미비 해결하라”

    산부인과 의사들, 인공임신중절 수술 거부키로···“입법 미비 해결하라”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28일 “인공임신중절수술을 전면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낙태 수술을 비도덕적 진료 행위로 보고 수술한 의사의 자격을 1개월 정지하는 행정규칙을 지난 17일 공포한 것에 산부인과 의사들이 반발한 것이다. 의사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며 밤을 새우는 산부인과 의사가 비도덕적인 의사로 지탄을 받을 이유는 없다”며 “입법 미비 법안을 앞세워 인공임신중절 수술을 비도덕적 진료행위 유형으로 규정하고 처벌하겠다는 정부의 고집 앞에서 1개월 자격정지의 가혹한 처벌을 당할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의사회는 “행정규칙 개정의 근거가 된 모자보건법 제14조는 1973년 개정된 이후 지금까지도 의학적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며 “유전학적 장애나 전염성 질환은 기형아 유발 가능성이 있는 모체 질환이라는 이유로 인공임신중절수술을 허용하면서 무뇌아 등 생존 자체가 불가능한 선천성 기형에 대해서는 수술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모순이며 해당 임신부에게는 가혹한 입법미비”라고 비판했다.그러면서 “수많은 임신중절수술이 음성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불법 인공임신중절의 원인 및 해결방안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여성과 의사에 대한 처벌만 강화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며 “오히려 임신중절수술의 음성화를 조장해 더 큰 사회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사회는 “임신중절수술에 대한 합법화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며 “헌법재판소에서 낙태 위헌 여부에 대한 헌법소원 절차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당장의 입법 미비 해결에 노력하고 사회적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의사에 대한 행정처분을 유예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김동석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은 산부인과 전문의 18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1.7%(1651명)가 ‘정부가 고시를 강행할 경우 낙태 수술거부 투쟁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국일보가 보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제 71회 2018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성황리 폐막

    제 71회 2018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성황리 폐막

    세계 최대의 공연예술축제인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Edinburgh Festival Fringe)이 지난 27일(현지시간)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2015년 한국공연예술의 안정적인 글로벌 무대 진출을 위해 시작된 ‘코리안시즌’은 올해 4회째를 맞아 수많은 이슈와 진기록을 남겼다. 올해로 71주년을 맞이한 2018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은 전세계 55개국에서 모여든 3,548개 공연팀이 317여개 공연장에서 총 56,796회의 공연을 상연하였으며, 총 티켓판매량은 284만장으로 작년보다 5% 증가했다. 쇼나 맥캐시(Shona MaCarthy) 축제위원장은 “또 한번의 환상적인 페스티벌이 막을 내렸다. 전세계에서 모여든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은 관객들에게 새로운 삶의 방식에 대한 의문과 해법을 제시하였다. 프린지는 창의와 자유를 표현하는 무대를 제공하는 세계 최대의 공연예술축제로, 아티스트와 관객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코리안시즌’은 글로벌문화기업 ‘에이투비즈(예술감독 권은정)’와 에든버러 최고의 극장인 ‘어셈블리 페스티벌(예술감독 William Burdett-coutts 윌리엄 버뎃-코트)’이 공동 주최하는 메인 행사로, 제4회 코리안시즌에 ▷이브아 아트 ‘레이디 구미호에 관하여(About Lady White Fox With Nine Tales)’ ▷극단 후암 ‘흑백다방(Black and White Tea Room)’ ▷제나탱고 ‘스위트 탱고(Sweet Tango)’ ▷브러쉬씨어터&국립아시아문화원 ‘작은 악사(The Little Musician)’와 같이 다양한 쟝르의 실력파 공연팀이 선정되었다. 또한, 올해는 코리안시즌의 파트너인 윌리엄 버뎃-코트 예술감독의 40주년이 되는 해이자, 1999년 난타로 처음 축제에 참가한 권은정 예술감독의 2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해이기도 하다. ‘레이디 구미호에 관하여(About Lady White Fox With Nine Tales)’는 FRINGE REVIEW로부터 “독창적인 스토리텔링과 인상적인 움직임을 통하여 다양한 캐릭터를 구현한다”는 평과 함께 ‘Highly Recommended’를 받았고, ‘흑백다방(Black and White Tea Room)’은 British Theatre Guide, Arthur’s Seat, The Wee Review 등 다수 언론사로부터 최고 평점인 별점 5개와 함께 “짜임새가 돋보이는 대본은 화려한 대화와 이미지로 가득 차 있고, 배우들의 긴장감 넘치는 연기는 관객들을 매혹한다”는 평을 받았다. ‘스위트 탱고(Sweet Tango)’는 영국의 BBC Radio ‘The Afternoon Show with Grant Stott’ 공개방송에 특별 초청되었으며, ‘작은 악사(The Little Musician)’는 스코틀랜드 최대 일간지 THE SCOTSMAN으로부터 ‘올해 에든버러 최고의 어린이 공연 탑3’에 선정되었다. 코리안시즌의 권은정 예술감독은 “제4회 코리안시즌은 축제를 찾은 전세계 51개국 관람객들에게 한국의 우수한 문화예술을 알리며 27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코리안시즌은 현지 언론과 관객들에게 작품성과 대중성을 갖춘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선정된 공연팀은 8월 한 달간 94회의 공연을 마쳤고, 현지 언론으로부터 “Highly Recommended”, “올해 최고의 공연 Top 3”에 선정되었으며 4작품 모두 찬사와 호평이 담긴 별점 4개와 5개의 리뷰를 받았다. 올해 한국공연의 축제참가 20주년을 기념하며, 앞으로의 20년도 더욱 안정적인 시즌 운영으로 다양한 한국의 문화예술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든든한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에든버러 전역을 하늘빛 실크로 물들인 제4회 코리안시즌은 서울시와 함께 ‘관광과 축제의 도시, 서울’을 알리는 캠페인도 진행하였다. 서울시는 페스티벌 기간 동안 에든버러 시내 곳곳에 I∙SEOUL∙U를 활용하여 △페스티벌 타워, △레일링 보드, △와이드 스크린 등을 설치하였으며, 에든버러 프린지 축제기간 120만부가 인쇄되어 배포되는 △프린지 페스티벌 공식 브로셔, △코리안시즌 브로셔 등을 통해서 문화관광도시 서울의 매력을 적극 홍보하였다. 서울시는 매년 한국의 우수한 문화예술을 선보이는 코리안시즌과 함께 문화관광도시 서울의 이미지를 세계인들에게 각인시키며 유럽관광객 유치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황인숙의 해방촌에서] 이렇게 가혹한 여름

    [황인숙의 해방촌에서] 이렇게 가혹한 여름

    평생 처음 여름이 힘들게 느껴졌다. 발이 산적 발같이(산적의 발을 본 적 없으니 정확한 비유는 아니다만) 거칠어졌다. 샌들을 신을 때 남부끄러울 지경으로 우락부락 흉한 발 꼴을 면하자고 양말과 운동화를 신고 고양이 밥을 주러 다녔는데, 발 꼴이고 뭐고 열에 들뜬 눈으로 삼선 슬리퍼에 발가락만 간신히 꿰고 나가곤 했다.혹독한 추위는 악의에 찬 듯이 느껴지는데 혹독한 더위는 가혹한 무심이 느껴진다. 이렇게 더워서야 여름이 좋다는 말도 살 만한 제 처지를 자랑하는 말이 되리라. 이제 에어컨이 생활필수품이 되려나 보다. 벽에 구멍 뚫는 게 싫어서 에어컨을 마다했는데 아무래도 내년엔 에어컨을 들여놓고 여름을 맞아야겠다. 우리 집 노령 고양이들이 날이 갈수록 더 힘들어한다. 이러다 고양이 잡겠다. 나 역시 땀범벅이 돼도 샤워 한 번 편히 못 하는 게 여간 불편하지 않고. 보일러 파이프가 기온에 달궈져 방바닥이 뜨끈뜨끈하니까 둘째 고양이 보꼬가 욕실 타일 바닥에 진을 치고 있다. 생각하면 이놈들한테 짜증이 버럭 난다. 집에 냉풍기 한 대와 서큘레이터 한 대가 있는데, 한 공간에 잘 배치하고 세숫대야에 얼린 물병들을 담아 놓으면 제법 지낼 만하다. 그런데 기껏 최상의 배치를 해 놓으면 딴 방으로 홱 가 버리는 것이다. 입 짧은 손자한테 한 술이라도 더 먹이자고 밥그릇이랑 숟가락 들고 쫓아다니는 할머니처럼 냉방기 일습을 그 방으로 옮겨 놓으면 또 자리를 뜨고. 마음대로 해. 결국 냉방기를 각 방에 나눠 놓았다. 어제 낮은 이번 여름 중에서도 가장 더웠다. 기온을 확인하지 못했지만 내 체감온도는 그랬다. 방바닥에 누워 낮잠을 자는데 온몸이 땀에 흠뻑 젖었다. 팔뚝에서도 땀이 줄줄 흘렀다. 맥을 못 추고 까무룩 잠들었다가 깨니 저녁이었다. 어쩌면 다른 날도 그만큼은 더웠는데 집에 있지 않아서 몰랐을까. 그랬다면 우리 야옹이들한테 미안하다. (에어컨) 없는 집에서 체온 하나 줄이자고 낮에는 카페에 가 있었는데, 찜통 속에 야옹이들을 두고 나 혼자 시원하게 지낸 것이다. 앞으로 더 더울 건가, 계속 더울 건가. 숨 막히는 공기 속에서 첫째 고양이 란아는 안절부절못하고 자리를 옮겨 다니며 엎드려 있고, 보꼬는 토하고. 우리 이제 어떡하지. 절망과 공포로 처량해져서 쪼그리고 앉아 있는데 폭우가 쏟아졌다. 비가 그친 뒤 우리 동네 고양이들 밥 주고, 아랫동네 고양이 밥을 챙기러 들어왔다가 어제 편의점에서 산 샌드위치를 당장 안 먹으면 버리게 될 거 같아서 먹고 잠깐 누웠는데 또 잠이 들었다. 눈을 뜨자마자 가슴이 철렁했다. 밥 안 주고 잠들어 버렸구나. 이럴 때 곰곰 생각해 보면 이미 준 뒤여서 곰곰 생각해 봤는데, 이번엔 처음으로 진짜 아직 안 줬다. 시계를 보니 자정이 다 됐다. 허위허위 밥을 꾸려 나갔다. 청량한 바람이 넘실거렸다. 몇 시간 사이에 계절이 바뀐 듯 몸에 닿는 공기가 서늘했다. 집에 돌아와 옥상에 내놓은 욕실용 플라스틱 낮은 의자에 앉았다. 하늘은 회청색, 구름으로 덮여 달도 안 보인다. 바람이 끝없이 불고 건너편 지붕들 너머 숲에서 풀벌레들 합창소리 들린다. 유리문 너머로 방에서는 냉풍기 돌아가는 소리. 새벽 세 시. 야옹이들은 예제서 널브러져 잠들고. 실로 오랜만에 심신이 정화되고 진정되는 좋은 밤이다. 문득 이 시간이 참으로 고맙고 소중하게 느껴졌다. 여기까지가 말복 새벽에 쓴 글이다. 이틀 뒤 폭염이 재개됐고 란아 몸이 나빠졌다. 단순한 열사병인 줄 알았는데, 폐에 농양이 찼단다. 항생제를 쏟아부어도 염증이 안 잡히고 더이상 치료책이 없다고 해서 이제 퇴원시키러 갈 참이다. 두 달 전 병원에 갔을 때 의사 선생님이 특히 옆구리에 솟은 멍울이 불길하다고 했는데, 란아 나이도 많고 하니 칼 대면 사람도 고생이고 고양이 고통도 커질 거라고, 일단 두고 보자고 했다. 내 사는 형편을 우선으로 생각한 의견일 수도 있었는데, 나 편하자고 그대로 따랐다. 아, 에어컨이라도 진작 놓아 줄걸. 란아, 란아, 란아….
  • [곽병찬의 역사 앞에서 묻다] 전쟁엔 무능·권력엔 교활…유재흥·김종원 등 ‘똥별 뿌리’ 출세가도

    [곽병찬의 역사 앞에서 묻다] 전쟁엔 무능·권력엔 교활…유재흥·김종원 등 ‘똥별 뿌리’ 출세가도

    1차 세계대전 때 프랑스 전시내각을 이끈 조르주 클레망소는 말했다. “전쟁은 군인들에게 맡겨 놓기엔 너무나 중요한 문제다.” 전쟁에는 무능하고 권력에는 교활한 지휘관들에 대해 클레망소가 진저리치며 한 말이었다. 한국의 장군들에게도 흔히 적용되는 경구다. 조갑제씨가 쓴 전기 ‘박정희’에 나오는 이야기다. 여순사건 때 반란군으로 체포되자 남로당원이라며 200여명의 명단을 건네 처형을 면한 뒤 육군본부 정보국에 근무하던 박정희가 1951년 4월 중공군의 공세에 직면한 육군 9사단 참모장으로 있을 때의 일화다.9사단은 3군단(사령관 유재흥 중장)에 배속돼 3사단과 함께 강원 인제군 현리 일대를 관할하고 있었다. 중공군은 서울 점령을 위한 5차 공세(춘계공세)에 실패한 후 중동부 전선으로 병력을 이동시켰다. 현리에서 북쪽으로 12㎞ 떨어진 소양강 건너엔 대규모의 중공군이 집결해 있었다. 4월 27일 9사단 신임 사단장이 부임했다. 일본군 소위 출신으로 불과 5년 만에 장군이 된 최석이었다. 최석은 부임하자마자 심지어 ‘뽀마드’까지 상납을 요구하며 참모들을 들들 볶았다. 참모부는 사단장파와 참모장파로 나뉘어 암투했다. 다음은 정훈부장 이용상의 목격담. “당시 헌병대장 김시진은 최석의 ‘밥’이었다. 어느 날 최석의 입에서 ‘살아 있는 싱싱한 것…’이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김시진은 그제야 무릎을 치며 강릉으로 차를 몰아 싱싱한 생선회 두어 접시와 초장을 푸짐하게 장만해 사단장 막사로 들어갔다. 잠시 후 헌병대장이 얼굴에 초장을 뒤집어쓰고 나왔다. ‘야, 이 새끼야, 내가 살아 있는 생선 먹고 싶다고 했지, 죽은 생선 먹고 싶다고 했나. 눈치도 없는 놈이 헌병 한다고….’ 군대 안에선 유명한 ‘생선 사건’이다.” 며칠 뒤 박정희는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출근하지 않더니 사단 의무부장으로부터 진단서를 끊어와 대구 집으로 정양을 가겠다고 우겨 9사단을 떠났다. 일촉즉발의 전투부대가 아니라 개그무대의 봉숭아학당이었다. 그로부터 10여일 뒤인 5월 16일 오후 4시 중공군의 총공세가 시작됐다. 오후 5시 30분 소양강을 도하한 중공군 선발대가 오마치(오미재)에 도착하고 대대 병력이 주변을 장악한 것은 17일 새벽 5시였다. 오마치는 상남리, 방내리, 율전, 창촌, 하진부로 이어지는 7군단의 유일한 보급로이자 유사시 퇴각로였다. 군단장 유재흥의 주재로 이날 오후에야 열린 작전회의는 간단히 끝났다. 하진부로 ‘퇴각’. 유재흥은 정작 중요한 오마치 탈환 및 철수 작전은 사단장들에게 맡긴 채 급히 경비행기를 타고 하진부로 ‘탈출’했다. 3군단은 일대 혼란에 빠졌다. 최석은 오마치 탈환을 포기했다. 모든 중화기와 운송장비 등을 파괴하고 방태산 너머로 퇴각했다. 부득이 3사단도 그 뒤를 따랐다. 다음은 9사단 군수참모 김재춘이 회고한 ‘7군단의 패주 장면’. “최석은 아예 제복도 벗어버리고 앞장서 튀었다. 주변에서 총소리만 나면 꽁지 빠진 닭처럼 혼비백산했다.” 장교들도 계급장을 떼거나 겉옷을 벗어버린 채 도망쳤고 사병들은 공용화기는 물론 개인화기, 무전기까지 버렸다. 19일까지 방태산을 넘어 창촌 광원리 을수재를 거쳐 집결지인 하진부에 도착한 병력은 3사단 34%, 9사단 40%에 불과했다. 밴 플리트 미 8군사령관은 25일 7군단을 해체했다. 유재흥에게는 ‘다른 보직을 찾으라’며 전선에서 내쫓았다.해체된 유재흥의 부대는 3군단만이 아니었다. 개전 초 유재흥의 7사단은 덕정, 의정부, 창동 등 서울로 이어지는 축선을 책임지고 있었지만 사흘 만에 북한군에 내주고 궤멸했다. 이승만은 그런 유재흥을 2군단장으로 영전시켰다. 미8군에 배속되어 북진했던 2군단은 미군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내달려 2연대와 7연대 일부 병력이 압록강변의 벽동, 초산까지 진출했다. 당시 선봉 2연대 연대장은 일본군 지원병 출신으로 제주 4·3사건의 민간인 학살자로 유명한 함병선 준장이었다. 2군단의 허장성세는 딱 거기까지였다. 이미 덕천 영원의 산악지역에 매복해 있던 중공군의 공격을 받아 2연대를 시작으로 7연대, 6사단, 8사단이 차례로 무너졌다. 7군단 전체 병력의 60%가 사망, 실종, 포로가 되었다. 연대장 3명이 생포되고 1명이 전사했다. 군단은 해체됐다. 하지만 유재흥은 육군참모차장 등을 거쳐 1957년엔 합참의장이 됐다. 그의 군 생활은 4·19혁명과 함께 끝나지만, 5·16쿠데타와 함께 그의 인생 2막은 화려하게 펼쳐졌다. 태국·스웨덴·이탈리아 대사, 대통령 특별보좌관을 거쳐 국방부 장관이 되었다. 만주군관학교 예과를 이수하고 일본육군사관학교로 편입한 박정희는 일본육사 3년 선배인 유재흥을 끔찍하게 챙겼다. 이승만은 광복군은 배제하고 일본군 출신을 중용했다. 재임 중 육군참모총장은 모두 일본군 출신이고 백선엽(일제 만주군관학교)과 송요찬(일본군 지원병)을 제외하면 모두 일본 육사 출신이었다. 그러나 역시 모두 비전투병과여서 전장 경험이 없고 전투에는 무능했다. 대표적인 게 참모총장 채병덕이었다. 도발 가능성을 번번이 묵살했던 채병덕은 남침 당일, 새벽 2시까지 술에 절어 있었다. 미국 관리들이 이승만에게 “왜 저렇게 뚱뚱하고 둔한 장군을 총장에 임명했소”라고 물으면 이승만은 “나의 채 장군은 날씬한 장군이 가지지 못한 기민함이 있다오”라고 대답했다. 채병덕은 일본 육사 27기로 일본군 출신 최고참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경찰 인사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임명한 치안국장(지금의 경찰청장) 15명은 모두 일제의 검사, 경찰 간부, 일본군 출신이었다. 홍순봉과 문봉제는 간도특설대 출신이고 김종원(오장), 이성우(대위)는 헌병 출신이었다. 1960년 3·15 마산의거 때 ‘배후는 공산당’이라고 발표했던 치안국장 이강학은 일본군 소위 출신이다. 그중 단연 돋보이는 인물이 김종원이었다. 일본군 자원입대자로, 해방 후 조선경비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여순사건 때부터 잔혹한 민간인 도살자로 악명을 떨쳤다. 빨치산 토벌대였던 23연대장 시절 그의 부대가 지나간 자리엔 빨치산이 아니라 민간인의 주검이 널려 있었다. 그런 김종원을 이승만은 총애했고 김종원은 충성을 다했다. 거창양민학살사건 때 그는 예하 부대를 공비로 위장시켜 국회의 합동조사단을 습격하도록 했다. 그가 군법회의에서 3년형을 선고받자 이승만은 특사로 3개월여 만에 석방했다. 이후 경찰로 옮긴 김종원은 전북, 경남, 경북, 전남 경찰국장을 거쳐 1956년 정부통령선거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치안국장이 되어 ‘장면 부통령 저격사건’을 일으켜 이승만의 은혜에 보답했다. 이승만은 김종원을 이렇게 평가했다. “김종원은 애국 충정이 대단한 사람으로서 충무공 이순신과 견줄 만하다.” 육사 8기생들의 평가도 있다. “학살에는 귀신, 전투에는 등신!”(‘노병들의 증언’ 중에서) 미 군사고문단 보고서는 좀더 구체적이다. “부하에게는 가혹했고 전투에는 비겁했다. 전술적 두뇌가 없었고 부하들로부터 원성이 자자했다.” 전투에선 무능하고 권력에는 교활하던 ‘똥별’들, 그 연면한 전통은 지금도 군사주권 환수엔 반대하며 자주국방은 외면하고, 골방에서 댓글 공작이나 지휘하고, 내란 수준의 계엄령이나 모의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발본해야겠지만 이들은 수구언론, 수구정치권과 함께 여전히 우리 사회의 주류를 이룬다. 날은 어두워지고, 갈 길은 멀다. 논설고문
  • PTSD 겪는 소방관 국립공원서 힐링

    참혹한 현장에서 일하며 극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는 소방관들을 힐링하는 프로그램이 나온다. 환경부 국립공원공단은 북한산, 지리산, 소백산, 설악산 등 생태탐방원 4곳에서 ‘국립공원 스트레스 회복 프로그램’을 다음달부터 운영한다고 26일 밝혔다. 참여를 원하는 소방관은 조달청 나라장터쇼핑몰에 등록된 프로그램을 구매하면 된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인종학살’ 로힝야 1년...“살인·성폭력 뒤 남은 건 무관심뿐”

    ‘인종학살’ 로힝야 1년...“살인·성폭력 뒤 남은 건 무관심뿐”

    2017년 8월 25일 새벽 1시쯤. 무장한 괴한 수백명이 미얀마 서부 라타인주의 경찰초소와 군기지를 덮쳤다. 이 괴한 부대의 정체는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 미얀마에서 오랫동안 핍박을 받으며 살아온 로힝야족을 돕겠다며 나선 반군단체였다. 이날 군경 12명이 살해됐다. 반군단체의 돌발 행동이었지만, 불똥은 미얀마 로힝야 민간인에게 튀었다. 이 사건을 빌미로 미얀마군은 로힝야족 민간인을 학살했고 이들은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넘어갔다. 이 과정에서 방화, 성폭행, 고문 등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게 고향을 떠나 난민이 된 로힝야족은 70만명이다.로힝야 사태 1주년을 맞은 24일 독일, 캐나다, 아일랜드 등 세계 각국에서는 이들을 기억하고 연대하는 행사 “Rohingya Genocide Remembrance Day(로힝야 학살 연대의 날)”가 열렸다. 한국 시민단체들도 이날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주한 미얀마 대사관에 로힝야 난민 사태 책임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제출했다. 참여연대, 민변 국제연대위원회, 아시아인권평화디딤돌 아디, 공익법센터 어필 등 32개 시민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얀마 정부는 로힝야족에 대한 학살을 인정하고, 이들이 안전하게 귀환할 수 있도록 협조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1년 전 로힝야 학살로 약 2만 5000명의 민간인이 집단살해, 강간, 구타, 재산 약탈을 당했다”면서 “그럼에도 미얀마 정부는 여전히 이를 부인하며 책임을 회피한다”고 비판했다.로힝야 난민 캠프를 오가며 난민들을 인터뷰한 김기남 인권 변호사는 이날 발언에서 “로힝야 난민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과정에서 군인에게 끌려다니며 수차례 강간을 당했던 한 여성의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군인이 칼로 목을 따버린 이야기도 들려왔다”고 눈물을 훔쳤다. 김 변호사는 “과거 한국 국내의 잔혹한 일에서도 국제 사회의 개입이 큰 도움이 됐듯 우리도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또한 단순히 다른 나라의 누군가의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같은 인간으로서의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권리를 잃은 사람들을 인식하고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로힝야 사태 이후 국제사회에서는 미얀마 정부에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잇따랐다. 유엔난민기구와 국제 엠네스티 등은 이들의 인권문제를 들어 미얀마 정부를 강력히 비판했다. 특히 미얀마의 국가자문을 맡고 있는 인권운동가 아웅산 수치에 대한 국제 사회의 압박이 이어졌다. 지난 22일 영국 에든버러시는 아웅산 수치에게 2005년 평화와 민주주의에 대한 공로로 수여한 에든버러 명예시민권을 박탈했다. 미국 홀로코스트 박물관도 2012년 수여한 엘리 위젤 상을 철회했다. 지난해에는 영국 옥스퍼드시와 아일랜드 더블린시가 각각 명예 시민권을 박탈했다. 아웅산 수치는 우리나라 5·18 민주화 운동을 기념해 만든 인권상 수상자이자 광주 명예시민이다.아웅산 수치는 지난 21일 싱가포르 방문 중 진행한 강연에서 이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귀환자들은 방글라데시에서 보내줘야 돌아올 수 있다. 우리는 국경에서 그들을 환영할 수 있을 뿐”이라면서 “방글라데시는 난민 송환 절차를 언제까지 마무리할지에 대해서도 시급히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언은 유혈사태를 피해 피신한 로힝야족 난민의 송환의 책임이 방글라데시에 있다는 듯한 말이었다. 한편 이날 오후 6시 서울시 비영리단체지원센터에서는 로힝야 학살 1주기 추모행사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열린다. 이 행사에서는 로힝야 난민 다큐, 현장 사진전, 전문가들의 좌담회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과천 토막살인범 “피해자·유족에게 미안” 오후 구속 여부 결정

    과천 토막살인범 “피해자·유족에게 미안” 오후 구속 여부 결정

    ‘과천 토막살인 사건’의 피의자 구속 여부가 23일 오후 결정된다. 수원지법 안양지원은 오전 10시30분 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한 뒤 오후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한다. 안양 동안경찰서를 나선 피의자 변모(34)씨는 “혐의를 다 인정한다. 피해자와 유족에게 미안하다”고 말한 뒤 법원으로 가기 위해 호송차에 올랐다. 앞서 사건을 수사 중인 과천경찰서는 살인 및 사체훼손 등 혐의로 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피의자 변모(34)씨는 지난 10일 오전 1시 15분경 경기도 안양시에 있는 자신이 운영하는 노래방 손님 A(51)씨와 말다툼을 벌이다가 흉기로 목을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2년전 노래방을 인수해 운영해 온 변씨는 A씨와는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로, 도우미 불법 영업을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변씨는 범행 후 도구를 사와 시신을 훼손한 뒤 같은 날 오후 11시 40분경 과천 서울대공원 인근 숲에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별도의 주거지가 없는 변씨는 범행 후 노래방을 말끔히 청소하고 10여일간 그 안에서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A씨는 지난 19일 오전 9시 40분쯤 과천시 과천동 서울대공원 장미의언덕 주차장 인근 도로 옆 수풀에서 머리와 몸, 다리 등이 분리된 토막시신으로 발견됐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숨진 A씨가 경기도에 살면서 자주 거처를 옮겨 실제 거주지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였다. A씨는 일정한 직업도 없는 것으로 밝혀져 한때 경찰은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서울대공원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하던 경찰은 사건 현장 부근을 전조등을 켜지 않고 달리는 소렌토 승용차를 수상히 여겨, 용의선상에 올렸다. 이와 동시에 A씨가 살아있을 당시 행적을 추적, A씨가 10일 새벽 들어간 안양의 노래방 업주 변씨의 차량이 쏘렌토인 것을 확인했다. 변씨가 범인임을 확신한 경찰은 이 차량을 추적한 끝에 시신발견 이틀만인 21일 오후 4시경 서해안고속도로 서산휴게소에서 변씨를 검거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피의지 변씨의 신상 공개 여부를 묻는 심의위원회 개최 절차에 들어갔다. 비록 우발적인 살인이지만 범행을 감추기 위한 수법이 잔인해 얼굴 등 신상 공개 대상이라는 의견이 경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잔혹한 범행을 저지른 피의자 변씨의 얼굴 공개뿐만 아니라 사형까지 집행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긴급히 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경찰은 2009년 ‘강호순 연쇄살인사건’ 이후 법령을 정비해 2010년 6월 서울 영등포구 한 초등학교에서 여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김수철(49)의 얼굴 사진을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한 바 있다. 이후 경기도에서는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 오원춘,박춘풍, 시화호 토막살인 김하일 등 여러 흉악범의 얼굴이 공개됐다. 현행 특정강력범죄 처벌 특례법 8조‘에 따르면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사건’, ‘피의자가 그 죄를 범하였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것’ 등의 조건을 모두 갖추면 얼굴, 성명 및 나이 등 신상에 관한 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라고 규정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흉악범 신상공개에 따른 실익도 있지만, 피의자 가족들을 비롯한 인권 문제도 결부돼 있어서 신중을 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열린세상] 기후변화,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박광국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기후변화,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박광국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

    올여름 폭염으로 전 지구촌이 들끓고 있다. 과거 여름 피서지로 각광받던 북유럽, 캐나다, 미국 북서부 도시까지도 가마솥으로 펄펄 달아오르고 있다. 북극 기온이 30도를 넘고 있고 필자가 지난달 여행한 캐나다 몬트리올까지도 37도로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무더웠다. 7월 24일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의 최고기온은 52.7도까지 올라갔고, 스웨덴은 260년 만에 가장 더운 34.6도로 이상고온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한 달째 가마솥더위가 기승을 부려 지난 5월 20일부터 8월 11일까지 3800여명의 온열 질환자가 발생해 그중 47명이 목숨을 잃었다. 캐나다에서도 최소 89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러한 폭염은 단순한 일시적 기상변화에 기인한 것인가, 아니면 인간이 만들어 낸 인재인가에 대해 논란은 있을 수 있지만, 거의 대부분 기상학자는 인간의 과도한 에너지 소비 활동에서 비롯된 것으로 결론짓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후변화란 장기간 일정하게 유지돼 온 기후 패턴에 변화가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1880년부터 2012년까지 지난 133년간 지표면의 평균 온도는 0.85℃ 상승했으며 이 탓에 해수 온도 상승, 해일, 북극과 남극 빙산 용해, 폭염과 혹한 현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환경 전문가들은 이를 토머스 프리드먼이 명명한 ‘검은 코끼리’ 현상이라며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 용어는 ‘검은 백조’와 ‘방 안의 코끼리’라는 두 단어를 결합한 합성어인데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 현실화되고 있지만, 사람들은 애써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다른 용어로 ‘기든스 패러독스’라고도 한다. 즉 과학자들은 기후변화 문제를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지만, 기업이나 일반 국민은 기후변화라는 환경 재앙이 눈앞에 닥쳤지만, 당장의 이익에 매몰돼 이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2010년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제16차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에서 앞으로 지구온도가 2℃를 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한다는 ‘칸쿤 합의’가 도출됐고, 2015년 파리에서 채택된 파리협정문에서는 1.5℃를 초과하지 않도록 한다는 더 엄격한 조항이 삽입됐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이러한 기후변화라는 환경재앙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 대부분의 국내 환경 전문가들은 부정적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정부, 기업, 일반국민 모두 선진국과는 달리 소극적 대처로 일관하고 있다.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주범인 온실가스는 에너지 사용량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2017년 현재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세계 6위이며, 온실가스 증가율은 세계 최고라는 불명예를 갖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대부분의 주력 수출산업인 철강, 조선 산업 등이 모두 에너지 다소비 산업인 데다 일반 국민의 과도한 냉·난방으로 인한 에너지 과소비가 이러한 급격한 증가율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환경 선진국인 이웃 일본이나 독일은 온실가스를 줄이고자 중앙정부를 비롯한 전 국가적 차원에서 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필자는 2017년 여름에 일본 도쿄 국제환경 콘퍼런스에 환경국책기관 원장으로서 참가한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국제회의장 실내 온도가 28℃에 설정돼 있었다. 같은 해 5월에 독일 드레스덴에서 개최된 유엔 환경회의에서도 행사장 내 모든 시설의 냉방이 지열을 사용하고 있었고, 일체의 일회용품 사용이 금지돼 있는 것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현재 대비 37%까지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2015년에 발표했지만, 그동안 구체적 실행계획이 미흡해 국제적인 기후변화조직(Climate Action Tracker)으로부터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매우 불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이상 온실가스 감축이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에서 벗어나 정부, 기업, 일반국민 모두 에너지 절감 정책에 동참할 때만이 우리 국민은 미세먼지, 폭염이라는 이중고에서 벗어나 국민 행복이라는 삶의 질을 제고해 내는 데 성공할 수 있다. “이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경구를 지금 이 시점에서 의미심장하게 되새겨 보아야 한다.
  • 美, 미얀마 군·경찰 독자 제재…“로힝야족 인권탄압·인종청소”

    미국이 미얀마 군부에 대한 ‘독자 제재’에 나섰다. 미얀마는 지난해 무슬림 로힝야족 70만명 이상을 인접국인 방글라데시로 몰아내고, 그 과정에서 수천명을 학살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미 재무부는 17일(현지시간) 소수민족 로힝야에 대한 ‘인종 청소’와 만연한 인권 탄압 등을 이유로 미얀마 군과 경찰 지휘관 4명, 군부대 2곳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번 제재의 대상자는 아웅 초 조와 킨 마웅 소에, 킨 흘라잉 등 군 지휘관 3명과 국경경찰 지휘관인 투라 산 르윈이고, 제재를 받는 부대는 33경보병사단, 99경보병사단이다. 이들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고, 미국 입국 및 사업 거래도 금지된다. 미 재무부는 “개인을 제재 대상에 올린 것은 미얀마 치안 당국이 민족적, 종교적 소수파에게 행하는 탄압과 박해를 중단하고 인권을 존중하라는 경고”라고 설명했다. 시걸 맨들커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도 “버마(미얀마) 보안군이 조직적으로 소수민족 공동체를 겨냥한 폭력에 가담했다”면서 “그 폭력에는 인종 청소와 대량 학살, 성폭행, 사법체계를 무시한 살해, 그 외 여러 심각한 인권침해가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제재는 로힝야족 사태와 관련해 미국이 취한 조치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미국은 미얀마 군부의 최고 지도부를 표적으로 삼지는 않았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국 정부가 지난해 로힝야족 사태를 ‘제노사이드’가 아니라 잔혹한 종족 갈등으로 판단한 것 같다”면서 “오는 25일쯤 미얀마 군부가 저지른 로힝야족 인종 청소에 대한 실태보고서가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팩트 체크] ‘더 내고 더 받는’ 1안 초점…65세 정년연장 논의도 병행해야

    [팩트 체크] ‘더 내고 더 받는’ 1안 초점…65세 정년연장 논의도 병행해야

    3년전 공무원은 더 내고 덜 받는 개혁안 수익비 3.0배…개인연금보다 더 유리 근로소득 없는 경우 ‘납부 예외’ 신청을 소득상한액 인상 땐 노후 양극화 심화국민연금 재정안정화 대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2015년 공무원연금 개혁을 비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공무원연금 개혁 당시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 재정 구조를 개혁한다고 발표하자 공무원노조가 총파업을 결의하는 등 심각한 사회적 갈등이 빚어졌다. 그렇다면 이번 국민연금 개혁안과 공무원연금 개혁안 중 어느 쪽이 더 가혹할까. 많은 이들은 국민연금 개혁안이 훨씬 더 가혹할 것이라고 여긴다. 실제로 그런지 확인해 봤다. Q.이번 국민연금 개혁안이 공무원연금 개혁보다 가혹한 조건인가. A.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진 않다. 2015년 공무원연금 개혁 당시에는 고통분담 차원에서 연금 지급액을 5년간 동결하도록 했다. 여기에 연금을 처음 받는 시기를 60세에서 65세로 5년 늦췄다. 연금액 지급률은 1.9%에서 1.7%로, 보험료율은 7.0%에서 9.0%로 높였다. 더 내고 덜 받으면서 뒤늦게 받도록 기간도 조정한 것이다. 반면 이번 국민연금 개혁안은 보험료를 더 내고 더 받는 방안(1안)에 초점을 맞췄다. 예를 들어 월평균 300만원을 버는데 소득대체율이 현재 계획대로 2028년까지 40%로 낮아지면 120만원을 연금으로 받지만 개혁안대로 45%로 인상하면 135만원으로 연금액이 올라간다. 현재로서는 보험료를 더 많이 내고 첫 수급 연령은 현행 65세에서 67세로 늦춰 더 늦게 받는 방안(2안)은 채택될 가능성이 낮다. Q.국민연금이 개인연금보다 못하다는 비판이 많다. A.이것도 잘못된 정보다. 올해 가입자 기준으로 월 100만원을 버는 사람이 20년 가입 기간을 채우고 만 65세부터 노령연금을 받는다면 ‘수익비’(보험료 대비 연금액의 배율)는 3.0배에 이른다. 지난해 기준 평균 소득 월 227만원은 1.8배, 월 300만원은 1.6배 수준이다. 소득상한액인 월 468만원도 수익비가 1.4배다. 현재 개인연금 중에서 수익비가 1배를 넘는 것은 없다. 반면 국민연금은 연금 수급기간이 10년 정도면 수익비가 1배가 된다. Q.재정을 개혁하지 않고 그대로 둬도 괜찮을까. A.현재의 구조를 그대로 두면 적립기금이 2041년 최대치인 1778조원에 도달했다가 2042년부터 적자로 전환돼 2057년 적립기금이 완전히 고갈된다. 지난해 합계출산율(1.05명)이 그대로 가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도 똑같은 결과가 나왔다. 다만 이때 보험료 수입만으로 재정을 운영한다고 가정하면 필요한 보험료율은 37.7%나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Q.의무가입연령을 5년 늦추면 가입자에게 손해인가. A.의무가입연령을 현행 만 60세 미만에서 65세 미만으로 늘려도 직장을 잃거나 소득이 없으면 납부 예외자로 신청해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다만 이 방안을 도입하면 65세까지 일하는 일부 노인들의 노후 보장만 더 강화할 수 있어 현재 60세인 정년 연장에 대한 논의를 동시에 진행할 필요가 있다. 올해 기준 월 468만원으로 묶여 있는 소득상한액을 높이는 방안도 신중하게 추진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전체 가입자의 14.0%가 소득상한액에 적용돼 똑같이 월 42만원가량의 최고 보험료를 내고 있다. 개혁안은 이 상한액을 높이기로 했다. 그러나 상한액을 높이면 부자가 더 많은 연금을 타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수 있어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건 추적] 살해 후 암매장·시신 훼손…공감능력 상실한 ‘20대의 잔혹 일탈’

    [사건 추적] 살해 후 암매장·시신 훼손…공감능력 상실한 ‘20대의 잔혹 일탈’

    지난달 중순 “사람이 살해돼 매장됐다”는 첩보가 경찰에 날아들었다. 이 한 줄기 실마리로 ‘전북 군산 20대 룸메이트 살인사건’의 충격적인 전말이 세상에 드러나게 됐다. 공감 능력을 상실한 20대 젊은이들의 ‘잔혹한 일탈’이었다. 피의자들은 가출한 뒤 오갈 데 없는 지적장애 여성을 죄의식 없이 상습적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뒤 들킬까 두려워 시신을 두 차례 유기했고, 황산까지 부어 증거를 없애려 했다. 동정심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잔인함 그 자체다. 특히 피의자 중 한 명은 피해 여성과 고향 친구였다. 지난 10일 딸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들은 부모는 “친구였던 그 아이가 그럴 줄 몰랐다”며 비통해한 것으로 전해졌다.19일 전북경찰청과 군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12일 피해 여성 A(23)씨가 폭행을 당해 사망한 장소는 20대 부부와 연인이 한 데 모여 살던 군산의 한 빌라였다. 40㎡(약 12평)로 방이 두 개였고 작은 거실이 있었다. 부부는 큰방에, 연인은 작은방에, A씨는 거실에서 주로 지냈다. A씨의 고향 친구인 한모(23·여)씨와 남편 최모(26)씨는 지난 3월 초 A씨를 먼저 끌어들였다. 한 달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동거인을 구한다’는 광고를 내고 사회복무요원 이모(22)씨와 여자친구 안모(23)씨를 불러들였다. 경찰은 “월세 등 생활비를 아끼기 위한 목적이 컸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사기 전력이 있는 최씨가 인터넷 중고 물품 사기 행각을 벌이기 위해 룸메이트를 구했을 것이라는 의혹도 있다. 지적장애 3급으로 이렇다 할 직업이 없었던 A씨는 생활비를 면제받는 대신 집안일을 도맡아 했다. 이렇게 서로 잘 모르는 사람이 한 집에 모여 사는 현상에 대해 한영선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전형적인 ‘가출팸’(가출+패밀리의 준말)의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10대 가출 청소년들이 생활비를 분담하고자 SNS를 통해 룸메이트를 구한 뒤 서로 역할을 분담하고 사는 구조와 흡사하다는 이유에서다. 한 교수는 “가출 청소년들의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20대도 가출팸을 구성할 수 있다”면서 “문제는 가출팸이 성매매 등 범죄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A씨는 집안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습 폭행을 당했다. 또 이 집에 자주 드나들던 최씨 후배 이모(23)씨와 한씨와 함께 일했던 유흥업소 도우미들도 A씨를 이유 없이 때렸다. A씨에 대한 폭행은 일상화됐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남성 피의자들의 성폭행 혐의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장애인은 저항하지 못하고 상황 분별 능력도 떨어진다는 점을 이용해 집단 상황에서 폭력을 점점 심화시킨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A씨가 감금된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A씨가 평소 집 근처 편의점에 모습을 나타냈다는 정황이 있기 때문이다. A씨가 살던 곳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편의점 알바생은 “A씨가 쓰던 안경테가 특이해 기억한다”면서 “항상 무표정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A씨가 폭행을 당하면서도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은 점에 대해 심리 전문가들은 “일종의 학습된 무기력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타인에게 의존하는 생활을 지속해 왔다면 문제를 직접 해결하겠다는 생각을 못할 수 있다”면서 “결국 그 자리에 계속 머물러 있으면서 안타까운 상황까지 맞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직업을 구하지 못한 채 자주 가출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집에 있으면 답답하다는 이유였다. 가출을 해도 멀리 가지 못하고 집 주위에서 주로 발견됐다. 하지만 지난 3월 28일 A씨 부모가 경찰에 가출 신고를 했을 때는 이미 A씨가 한 달째 모습을 보이지 않은 상태였다. A씨는 휴대전화를 갖고 있지 않아 경찰이 위치 파악을 할 수도 없었다. 그러던 중 지난 4월 7일 오후 9시쯤 A씨는 어머니께 전화를 걸어 “잘 있으니 걱정 말라”고 말했다. 경찰은 다음날 이런 내용의 통화 사실을 알고 A씨에 대한 가출 신고를 해제했다. 이 전화가 A씨와의 마지막 통화였다. 경찰은 A씨 주변 탐문 수색을 하면서 “군산에 있을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지만 정확한 위치를 알아내진 못했다. 이후 A씨는 지속적인 폭행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5월 12일 오전 9시쯤 끝내 숨졌다. 사회복무요원 이씨와 최씨 후배 이씨가 A씨를 발로 차는 등 온몸을 때려 목숨을 잃게 한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큰방에서 자고 있던 최씨는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서 “시체를 버리자”고 했고, 나머지 피의자 4명도 동의했다. 이들 5명은 그날 오후 5시쯤 시신을 두꺼운 이불에 싼 뒤 집에서 20㎞ 떨어진 군산 나포면의 한 야산에 묻었다. 이후 이들은 현장을 5~6차례 다시 찾았다. 지난 7월의 어느 날에는 비가 많이 와 토사가 유실돼 시신 일부가 드러나자 시신을 다른 곳으로 옮기기로 했다. 지난 7월 20일 경기 지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다 근무지 이탈로 수배 대상에 올랐던 이씨가 서울의 한 파출소에서 병역법 위반 혐의로 검거됐다. 이씨는 곧바로 경기도의 한 교도소에 수감됐다. 그 사이 나머지 4명은 지난달 말 시신이 매장된 곳에서 또다시 20㎞ 떨어진 군산 옥산면의 들판에 시신을 묻었다. 김장용 비닐로 싼 뒤 여행용 가방에 담는 등 치밀한 범행 계획 속에 진행됐다. 시신이 예상보다 부패하지 않자 황산을 부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초범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잔인하다”면서 “미국 드라마, 영화 등을 통해 증거 인멸 방법을 익혔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A씨의 사망 소식을 몰랐던 부모는 7월 27일 또다시 경찰에 “딸아이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가출 신고를 했다. 경찰은 상습 가출인이라는 점에서 ‘실종 프로파일링’에 입력하지 않고 주변 탐문 수색을 벌였다. 하지만 소재 파악이 되지 않자 이달 5일 ‘실종 일자는 4월 7일, 실종 지역은 군산 이하 불상지’라고 입력했다. 경찰은 지난 9일 수감된 이씨를 통해 일부 자백을 받아냈고, 다음날인 10일 A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최씨 부부와 안씨, 최씨 후배 이씨도 그날 모두 검거됐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지적장애인인 피해 여성이 약해 보이니까 폭력을 행사해도 비밀이 보장될 것 같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면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 주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임 교수는 “피의자들이 청소년기부터 가출 청소년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사회적으로 가출 청소년을 지원하는 제도 등을 갖춰 놓지 않고 성인이 돼 지원하려고 하면 일을 더 크게 만들 뿐”이라고 덧붙였다. 홍 교수는 “사람들은 약자를 학대하거나 이익을 위해 약자를 이용하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피의자들도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 능력이 떨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군산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군산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군산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서울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전기세 걱정없이 에어컨 켤 수 있는 에너지 자립도시 추진한다

    전기세 걱정없이 에어컨 켤 수 있는 에너지 자립도시 추진한다

    한반도는 지난달 11일 짧은 장마가 끝나고 한 달 이상 폭염과 열대야에 시달렸다. 역대 가장 더웠던 1994년의 각종 더위 기록을 깨뜨렸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북반구 여러나라들이 홍수와 폭염 등 이상기후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는 올해가 역대 네 번째로 더운 해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정부는 이렇듯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이상기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발전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폭염, 가뭄, 혹한 등 이상기후에 대응하기 위한 도시 단위 발전 시스템 개발을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 도시 발전은 태양전지나 연료전지, 수소에너지 기술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도시 내에서 에너지를 직접 생산하고 전달, 소비하는 공급방식을 말한다.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도시 단위로 발전할 경우 중앙에서 공급하는 각종 전기에너지 이외에 추가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하기 때문에 전기세 걱정없이 에어컨을 켜고 겨울철에는 난방비를 고민하지 않고 난방이 가능하게 된다. 정부는 도시 발전을 위해 건물부착형 태양전지, 전기와 열, 냉방을 자체 생산 가능한 건물용 연료전지, 에너지 저장기술, 에너지 하베스팅, 신재생 하이브리드 5개 기후기술에 대해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태양전지는 현재 신재생에너지 기술 중 가장 활발히 활용되고 있지만 설치공간이 넓어야 하기 때문에 도시에 대규모로 설치하기 어렵고 주변 환경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그렇지만 도시발전을 위해서 건물 외벽이나 도로 바닥, 간판 등에 손쉽게 부착하고 주변 환경과 어울리는 미적 감각도 내보일 수 있는 차세대 태양전지 기술 상용화를 추진한다. 또 압력, 진동, 빛 등 일상에서 버려지는 에너지를 수확해 전력을 변환시키는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도 현재는 발전량이 부족하고 내구성이 약해 상용화가 쉽지 않지만 고효율 소자와 대용량 출력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해 활용할 계획이다. 과기부는 이를 위해 내년까지 정부출연연구기관을 중심으로 도시발전 기술을 실증하기 위한 기획, 설계를 마치고 2020~2021년에는 이를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 주택과 건물을 설계 구축할 예정이다. 2022년부터는 도시발전 기술 운영에 대한 최적화 실증을 통해 2025년에는 대규모의 실증 단지를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 충청북도 진천 혁신도시에는 도서관, 어린이집, 학교 등 6개 기관에서 태양열, 태양광 발전을 통해 에너지를 공급하는 실증단지를 운영하고 있다.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도시발전 실증단지는 진천 친환경에너지타운을 모델로 태양광, 태양열 이외에 다른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곳이다. 김민표 과기부 원천기술과장은 “이번에 추진하겠다는 도시발전 프로젝트는 기후변화로 인해 부족할 수 있는 에너지를 도시 내에서 자체 생산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해 기후변화를 근본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라며 “실증모델의 기획 설계를 마치고 내년도 예비타당성 조사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애니멀구조대] 카메라 뒤서 죽어가는 동물…방송 소품 닭 이야기

    [애니멀구조대] 카메라 뒤서 죽어가는 동물…방송 소품 닭 이야기

    방송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귀여운 동물들. 우리는 화면에서 동물들을 보는 일에 익숙하다. 그런데 그 많은 동물들은 카메라가 꺼지거나 촬영이 끝나면 전부 어떻게 될까? 카메라 뒤에는 무관심 속에 학대 받고 죽어가는 수많은 동물들이 있다. 그리고 용감하게 그 담을 넘어 기적처럼 우리에게 온 닭 한마리가 있다. ‘사탕이’ 이야기다. 나는 식량이 아니라고, 하나의 온전한 삶을 사는 소중한 생명이라고 말해주는 사탕이의 일기를 전한다. 동물은 방송 소품이 아니다 5월 말, 식재료가 생산되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지 ‘식량의 소중함’을 알려주겠다는 명목으로 방송에서 직접 병아리를 부화시켜 닭볶음탕으로 만들겠다는 tvN의 새로운 예능 ‘식량 일기: 닭볶음탕 편’이 방영을 시작했다. 이런 충격적인 내용에 동물권 단체와 활동가들은 즉각 반발했고, 연대체를 꾸려 반대 행동을 조직했다. 제작진은 촬영장에서 무려 47마리의 병아리를 부화시켰다. 식량의 소중함을 굳이 방송에서 알을 부화시키고 죽여야 알 수 있는 걸까? 방송 구성을 위해 수반될 것이 뻔한 불필요하고도 불가피한 동물학대. 이는 동물들의 삶과 목숨을 갈아 흥밋거리로 만들어 예능에 녹여보려는 시도였을 것이다. 이대로 죽게 내버려둘 수는 없겠다는 판단이 섰다. 식량일기 촬영 세트장을 수차례 방문해 모니터링했다. 촬영장의 환경은 열악했다. 폭염은 연일 이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가장 놀랐던 순간은 15마리의 닭이 사라진 때였다. 벌써 도축장으로 보내버린 건 아닌지 걱정이 됐다. 사라진 육계들 확인한 결과 사라진 닭은 육계들이었다. 공장식 축산에 쓰이는 종인 육계는 고기로 쓰기 위해 계량된 종이기 때문에 몸이 빠르게 커져 다리가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다. 걷는 것조차 힘들어 몸무게 하중을 못 이겨 다리가 부러지고, 각종 심혈관계 질환에 노출되곤 한다. 반대 행동은 ‘육계의 빠른 성장 속도’ 그리고 그로 인해 ‘고통스럽게 살 닭들의 현실’을 미리 알고 있었으면서도 육계를 12마리나 부화시킨 제작진들을 강력 비판했다. 무책임하게 부화시킨 육계가 다른 종보다 몸집이 커져 문제를 일으키자, 제작진들은 육계 12마리만 골라 박영준 농부의 닭농장에 처분해버렸으며, 활동가들이 육계의 행방에 대해 물을 때마다 “잡아 먹힐 걱정 없는 좋은 곳에서 잘 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식의 대답으로 일관했다. 반대 행동은 직접 박영준 농부를 찾아가, 데려간 육계에 대해 물었다. 그는 “육계들은 사료를 너무 많이 먹기 때문에 다 잡아먹었고, 지금은 4마리 정도 남아 있으며, 닭들은 손으로 직접 목을 부러뜨려 도살해 먹는다”고 말했다. 촬영이 끝난 후에도 동원된 동물들의 안전을 끝까지 책임져야 마땅할 제작진들은 박영준 농부가 데려간 육계들을 죽이고 있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고 있었다. 카메라 뒤에서 죽어가는 동물들지난 8일, 반대 행동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의 항의로 식량일기는 닭들을 도축장에 보내지 않고 ‘닭 없는 닭볶음탕’을 먹으며 마지막 방송을 방영했다. 반대행동은 시작부터 수차례 “보호소를 준비해 촬영이 끝난 닭들을 안전한 곳으로 보내줄 수 있으니 닭들을 우리에게 보내라” 요구해 왔으나 제작진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결국 제작진들은 살아 남은 닭들 중 14마리를 또 다시 육계를 잡아 먹었던 박영준 농부에게 선물로 보내는 방식으로 처리했으며, 나머지 사라진 닭들은 그 위치를 아무리 물어도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기적처럼 농장을 탈출한 사탕이 포기하지 않고 박영준 농부를 만나기 위해 농장을 찾아간 첫날, 우리는 우연히 농장을 탈출한 작은 닭 한 마리를 발견했다. 급하게 먼저 구조해 임시보호자에게 안전하게 보낸 뒤 솜사탕처럼 하얗고 작은 그 닭에게 사탕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집에 온 첫날부터 품에 안겨와 새근새근 잠들 정도로 적응을 잘 해주었던 사탕이는, 잘 걷다가도 종종 힘든지 주저 앉곤 했다. 병원에 가 확인해보니 사탕이는 육계 종이었다. 탈출한 농장의 특성과 사탕이의 나이로 봤을 때 사탕이는 식량 일기 제작진들이 처분했던 육계 중 아직 죽지 않았던 4마리 중 한 마리임을 알 수 있었다. 반대 행동이 농장을 찾아간 그 때 기적처럼 농장을 탈출해준 사탕이는 그렇게 식량 일기가 부화시킨 47마리 병아리 중 유일하게 안전한 보금자리를 찾아 머무를 수 있게 된 것이다. 제작진들은 반대 행동에서 구조하려던 박영준 농장에 다시 찾아와 닭들을 전부 알 수 없는 곳에 보냈다. 이 참혹한 현실이 식량 딱지가 붙은 동물들의 진짜 일기일 것이다. 생명을 방송에 부적절하게 동원하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감은 갖지 않는 낮은 윤리의식이 방송계 전반에 널리 퍼져있다. 이러한 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생명을 소품이 아니라 생명 그 자체로 볼 수 있는 시청자의 예리한 시선이 필요하다. 앞으로 식량일기와 같은 기획이 다시는 방송계에 움틀 수 없어야 할 것이다. 지영 동물권 운동 단체 MOVE move_foranimal@daum.net  
  • [사설] 3개월 ‘빈손 국회’ 민생법안 처리로 ‘밥값’ 하라

    8월 임시국회가 오는 31일까지 보름간의 일정으로 오늘 개원한다. 이번 국회는 2017 회계연도 결산과 민생법안 등 처리할 현안이 한둘이 아니다. 국회는 지난 5월 21일 추가경정예산안과 특검법 처리 등을 처리한 것을 제외하면 지난 3개월을 허송하다시피 했다. 이 때문에 “세비는 꼬박꼬박 챙기면서 ‘밥값’은 안 한다”는 지탄도 받았다. 늦게나마 여야 원내대표가 임시국회에서 폭염과 혹한을 재난에 포함하는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과 은산분리 규정을 완화하는 ‘인터넷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을 통과시키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하니 환영할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조만간 정상회담의 배경 설명과 함께 규제완화 등 민생법안 처리에 협조를 구한다고 하니 모처럼만에 민생 국회에 대한 기대를 하게 한다. 여야가 절충점을 찾지 못했던 민주당의 ‘규제 샌드박스 5법’(행정규제기본법,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산업융합촉진법, 지역혁신특구법, 정보통신융합법)과 자유한국당이 과거에 발의한 ‘규제 프리존법’ 등도 일괄 처리하기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그동안 규제완화 법안의 처리 지연으로 국회는 ‘규제완화의 무덤’이라는 비난을 들었다. 이번에 제때 처리해 그 오명을 벗길 바란다. 다만, 계약갱신요구권을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상가임대차보호법’은 자유한국당이 난색을 표명한다지만, 민생 최우선이란 전제로 여당이 정치력을 발휘한다면 결코 못 풀 일은 아니다. 염려스러운 것은 북한산 석탄 반입 국정감사 등을 놓고 여야가 입장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정쟁에 휘말리면 민생조차 뒷전으로 밀리는 게 현실이다. 가뜩이나 ‘특수활동비 폐지 꼼수’와 ‘피감기관 돈 외유’ 등의 문제가 불거져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매섭다. 살인적 폭염과 경기 침체에 따른 일자리 대란으로 고통받는 국민을 생각한다면 민생법안 처리는 더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정부·여당과 청와대도 관련 법안 통과를 위해 타협적인 자세로 야당의 협조를 구해야 한다.
  • 살인적인 폭염… 2027년까지 계속?

    살인적인 폭염… 2027년까지 계속?

    이달 초 미국 기상학회(AMS)는 ‘2017년 기후보고서’라는 연례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는 역사상 세 번째로 더웠던 해로 나타났다. 가장 더웠던 해는 2016년, 그다음은 2015년으로 최근 3년이 기후 관측 이후 가장 더웠던 해 1~3위를 차지한 것이다.미국 해양대기관리청(NOAA)은 1~6월 기온을 바탕으로 올해가 역대 네 번째로 더운 해가 될 것으로 예측했지만 7월부터 북반구 전체를 강타하고 있는 살인적 폭염 기록을 보면 올해가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유럽의 기후학자들이 최악의 경우 2027년까지 매년 올해 같은 폭염이 나타날 수 있으며 폭염이 지속되는 날도 1년 중 네 달 이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스위스 베른대 기후·환경물리학연구소, 기후변화연구센터, 취리히연방공과대(ETH) 대기·기후과학연구소, 생물지구화학·오염역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8월 16일자에 발표한 논문에서 지구온난화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는 ‘해양폭염’의 강도가 점점 세지고 광범위한 지역에서 자주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해수면 온도 상승은 태풍이나 허리케인 같은 열대성 폭풍을 지금보다 자주 발생시킬 뿐만 아니라 고온 다습한 날씨를 더 많이 만들어 낼 것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육지의 온도 상승까지 겹쳐 고온 건조한 공기가 더해지면 매년 여름 ‘불가마더위’가 반복될 수밖에 없게 된다. 연구팀은 기후 해석 모델 12가지를 활용해 1982년부터 2016년까지 일일 지구 해수면 온도 데이터를 비롯해 다양한 날씨 데이터를 입력, 계산한 결과 해양폭염은 최근 30년 동안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지구 평균온도가 2도 이상 상승할 경우 해양폭염은 북극해는 물론 남극해에까지 영향을 미쳐 해빙 감소를 가속화한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지구온난화를 부추기는 다른 여러 요인들과 맞물려 21세기 말 여름철 폭염의 발생 지속 일수는 평균 112일(92~129일)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놨다. 만약 지구 평균 기온 2도 상승을 막으려는 노력이 실패해 21세기 말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혁명 이전과 비교해 3.5도 상승할 경우 해양폭염은 산업화 이전보다 41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런 상황이 되면 육지의 폭염 강도와 일수는 예측이 어려울 만큼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해양물리학연구소, 영국 사우샘프턴대 해양·지구과학과, 네덜란드 왕립기상연구소 공동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8월 14일자를 통해 현재와 같은 지구온난화가 계속 진행될 경우 짧게는 2022년까지, 길게는 2027년까지도 올여름과 같은 살인적 폭염이 지속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1880년부터 2016년까지 지구 표면 평균온도(GMT)와 해수면 평균온도(SST)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존에 활용되던 10개의 기후 예측 모델을 합해 미래 기후 예측을 좀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1년, 5년, 10년 단위로 기존 기후를 분석한 뒤 2018년 이후를 예측한 결과 최소 2022년, 최악의 경우 2027년까지도 올해와 비슷하거나 더 심각한 비정상적 여름이 계속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플로리앙 세벨레크 CNRS 박사는 “앞으로 최소 5년 동안은 지표면과 함께 해수면 온도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겨울철 혹한 발생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면서 “폭염과 함께 태풍, 허리케인, 사이클론 같은 강한 열대성 폭풍 발생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싱가포르 난양공대, 대만 국립대, 미국 버지니아공대 공동연구팀은 8월 16일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현재와 같은 지구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2060년에는 해수면이 50㎝, 2100년에는 100㎝ 상승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연구팀은 이 같은 상황이 되면 해안 지역 도시들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일으켰던 규모의 쓰나미 위험을 항상 떠안고 살게 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전문] 문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남북평화 정착이 진정한 광복”

    [전문] 문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남북평화 정착이 진정한 광복”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정치적 통일은 멀었더라도 남북 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자유롭게 오가며 하나의 경제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우리에게 진정한 광복”이라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제73주년 광복절 및 제70주년 정부수립 기념 경축식에 경축사를 통해 “우리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반드시 분단을 극복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경축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오늘은 광복 73주년이자 대한민국 정부수립 70주년을 맞는 매우 뜻깊고 기쁜 날입니다. 독립 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우리는 오늘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마음 깊이 경의를 표합니다. 독립유공자와 유가족께도 존경의 말씀을 드립니다. 구한말 의병운동으로부터 시작한 우리의 독립운동은 3·1운동을 거치며 국민주권을 찾는 치열한 항전이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우리의 나라를 우리의 힘으로 건설하자는 불굴의 투쟁을 벌였습니다. 친일의 역사는 결코 우리 역사의 주류가 아니었습니다. 우리 국민들의 독립투쟁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치열했습니다. 광복은 결코 밖에서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선열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함께 싸워 이겨낸 결과였습니다. 모든 국민이 평등하게 힘을 모아 이룬 광복이었습니다. 그리하여 광복의 그날 우리는 모두가 어울려 목이 터져라 만세를 불렀습니다. 우리는 그 사실에 높은 자긍심을 가져도 좋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광복절을 기념하기 위해 우리가 함께하고 있는 이곳은 114년 만에 국민의 품으로 돌아와 비로소 온전히 우리의 땅이 된 서울의 심장부 용산입니다. 일제강점기 용산은 일본의 군사기지였으며 조선을 착취하고 지배했던 핵심이었습니다. 광복과 함께 용산에서 한미동맹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용산은 한반도 평화를 이끌어온 기반이었습니다. 지난 6월 주한미군사령부의 평택 이전으로 한미동맹은 더 굳건하게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이제 용산은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같은 생태자연공원으로 조성될 것입니다. 2005년 선포된 국가공원 조성계획을 이제야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중심부에서 허파역할을 할 거대한 생태자연공원을 상상하면 가슴이 뜁니다. 그처럼 우리에게 아픈 역사와 평화의 의지, 아름다운 미래가 함께 담겨있는 이곳 용산에서 오늘 광복절 기념식을 갖게 되어 더욱 뜻깊게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용산이 오래도록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던 것처럼 발굴하지 못하고 찾아내지 못한 독립운동의 역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의 독립운동은 더 깊숙이 묻혀왔습니다. 여성들은 가부장제와 사회, 경제적 불평등으로 이중삼중의 차별을 당하면서도 불굴의 의지로 독립운동에 뛰어들었습니다. 평양 평원고무공장의 여성노동자였던 강주룡은 1931년 일제의 일방적인 임금삭감에 반대해 높이 12미터의 을밀대 지붕에 올라 농성하며 “여성해방, 노동해방”을 외쳤습니다. 당시 조선의 남성 노동자 임금은 일본 노동자의 절반에도 못 미쳤고 조선 여성노동자는 그의 절반도 되지 못했습니다. 죽음을 각오한 저항으로 지사는 출감 두 달 만에 숨을 거두고 말았지만 2007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았습니다. 1932년 제주 구좌읍에서는 일제의 착취에 맞서 고차동, 김계석, 김옥련, 부덕량, 부춘화 다섯 분의 해녀로 시작된 해녀 항일운동이 제주 각지 800명으로 확산되었고 3개월 동안 연인원 1만7천명이 238회에 달하는 집회시위에 참여했습니다. 지금 구좌에는 제주해녀 항일운동기념탑이 세워져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 광복절 이후 1년 간 여성 독립운동가 이백 두 분을 찾아 광복의 역사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 중 스물여섯 분에게 이번 광복절에 서훈과 유공자 포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머지 분들도 계속 포상할 예정입니다. 광복을 위한 모든 노력에 반드시 정당한 평가와 합당한 예우를 받게 하겠습니다. 정부는 여성과 남성, 역할을 떠나 어떤 차별도 없이 독립운동의 역사를 발굴해낼 것입니다. 묻혀진 독립운동사와 독립운동가의 완전한 발굴이야말로 또 하나의 광복의 완성이라고 믿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은 우리 국민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힘을 보태 함께 만든 나라입니다. 정부수립 70주년을 맞는 오늘, 대한민국은 세계적으로 자랑스러운 나라가 되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식민지에서 해방된 국가들 가운데 우리나라처럼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발전에 함께 성공한 나라는 없습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에 촛불혁명으로 민주주의를 되살려 전 세계를 경탄시킨 나라, 그것이 오늘의 대한민국의 모습입니다. 분단과 참혹한 전쟁, 첨예한 남북대치 상황, 절대빈곤, 군부독재 등의 온갖 역경을 헤치고 이룬 위대한 성과입니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전 세계에서 우리만큼 역동적인 발전을 이룬 나라가 많지 않다는 사실만큼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선대들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모든 세대가 함께 이뤄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위상과 역량을 스스로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외국에 나가보면 누구나 느끼듯이 한국은 많은 나라들이 부러워하는 성공한 나라이고 배우고자 하는 나라입니다. 그 사실에 우리 스스로 자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 자부심으로 우리는 새로운 70년의 발전을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우리는 우리의 운명을 스스로 책임지며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향해가고 있습니다. 분단을 극복하기 위한 길입니다. 분단은 전쟁 이후에도 국민들의 삶속에서 전쟁의 공포를 일상화했습니다. 많은 젊은이들의 목숨을 앗아갔고 막대한 경제적 비용과 역량소모를 가져왔습니다. 경기도와 강원도의 북부지역은 개발이 제한되었고 서해 5도의 주민들은 풍요의 바다를 눈앞에 두고도 조업할 수 없었습니다. 분단은 대한민국을 대륙으로부터 단절된 섬으로 만들었습니다. 분단은 우리의 사고까지 분단시켰습니다. 많은 금기들이 자유로운 사고를 막았습니다. 분단은 안보를 내세운 군부독재의 명분이 되었고 국민을 편 가르는 이념갈등과 색깔론 정치, 지역주의 정치의 빌미가 되었으며 특권과 부정부패의 온상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반드시 분단을 극복해야 합니다. 정치적 통일은 멀었더라도 남북 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자유롭게 오가며 하나의 경제공동체를 이루는 것, 그것이 우리에게 진정한 광복입니다. 저는 국민들과 함께 그 길을 담대하게 걸어가고 있습니다. 전적으로 국민들의 힘 덕분입니다. 제가 취임 후 방문한 11개 나라, 17개 도시의 세계인들은 촛불혁명으로 민주주의와 정의를 되살리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가는 우리 국민들에게 깊은 경의의 마음을 보냈습니다. 그것이 국제적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강력한 힘이 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한미동맹을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시킬 것을 합의했습니다. 평화적 방식으로 북핵문제를 해결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독일 메르켈 총리를 비롯해 G20의 정상들도 우리 정부의 노력에 전폭적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아세안 국가들과도 ‘더불어 잘사는 평화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시진핑 주석과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로 했고 지금 중국은 한반도 평화에 큰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과는 남북러 3각 협력을 함께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아베 총리와도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나가고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번영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그 협력은 결국 북일관계 정상화로 이끌어 갈 것입니다. ‘판문점 선언’은 그와 같은 국제적지지 속에서 남북 공동의 노력으로 이뤄진 것입니다. 남과 북은 우리가 사는 땅, 하늘, 바다 어디에서도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지금 남북은 군사당국간 상시 연락채널을 복원해 일일단위로 연락하고 있습니다. ‘분쟁의 바다’ 서해는 군사적 위협이 사라진 ‘평화의 바다’로 바뀌고 있고 공동번영의 바다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의 비무장화, 비무장지대의 시범적 감시초소 철수도 원칙적으로 합의를 이뤘습니다. 남북 공동의 유해발굴도 이뤄질 것입니다. 이산가족 상봉도 재개되었습니다. 앞으로 상호대표부로 발전하게 될 남북공동연락사무소도 사상 최초로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대단히 뜻깊은 일입니다. 며칠 후면 남북이 24시간 365일 소통하는 시대가 열리게 될 것입니다. 북미 정상회담 또한 함께 평화와 번영으로 가겠다는 북미 양국의 의지로 성사되었습니다. 한반도 평화와 번영은 양 정상이 세계와 나눈 약속입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행과 이에 상응하는 미국의 포괄적 조치가 신속하게 추진되길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틀 전 남북고위급회담을 통해 ‘판문점 회담’에서 약속한 가을 정상회담이 합의되었습니다. 다음 달 저는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모아 평양을 방문하게 될 것입니다.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정상 간에 확인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으로 가기 위한 담대한 발걸음을 내딛을 것입니다. 남북과 북미 간의 뿌리 깊은 불신이 걷힐 때 서로 간의 합의가 진정성 있게 이행될 수 있습니다. 남북 간에 더 깊은 신뢰관계를 구축하겠습니다. 북미 간의 비핵화 대화를 촉진하는 주도적인 노력도 함께 해 나가겠습니다. 저는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인이라는 인식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남북관계 발전은 북미관계 진전의 부수적 효과가 아닙니다. 오히려 남북관계의 발전이야말로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시키는 동력입니다. 과거 남북관계가 좋았던 시기에 북핵 위협이 줄어들고 비핵화 합의에까지 이를 수 있던 역사적 경험이 그 사실을 뒷받침 합니다.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어야 본격적인 경제협력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평화경제, 경제공동체의 꿈을 실현시킬 때 우리 경제는 새롭게 도약할 수 있습니다. 우리 민족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날도 앞당겨질 것입니다. 국책기관의 연구에 따르면 향후 30년 간 남북 경협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최소한 17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합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에 철도연결과 일부 지하자원 개발사업을 더한 효과입니다. 남북 간에 전면적인 경제협력이 이뤄질 때 그 효과는 비교할 수 없이 커질 것입니다. 이미 금강산 관광으로 8천9백여 명의 일자리를 만들고 강원도 고성의 경제를 비약시켰던 경험이 있습니다. 개성공단은 협력업체를 포함해 10만 명에 이르는 일자리의 보고였습니다. 지금 파주 일대의 상전벽해와 같은 눈부신 발전도 남북이 평화로웠을 때 이뤄졌습니다. 평화가 경제입니다.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고 평화가 정착되면 경기도와 강원도의 접경지역에 통일경제특구를 설치할 것입니다. 많은 일자리와 함께 지역과 중소기업이 획기적으로 발전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철도, 도로 연결은 올해 안에 착공식을 갖는 것이 목표입니다. 철도와 도로의 연결은 한반도 공동번영의 시작입니다. 1951년 전쟁방지, 평화구축, 경제재건이라는 목표 아래 유럽 6개국이 ‘유럽석탄철강공동체’를 창설했습니다. 이 공동체가 이후 유럽연합의 모체가 되었습니다. 경의선과 경원선의 출발지였던 용산에서 저는 오늘,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함께 하는 ‘동아시아철도공동체’를 제안합니다. 이 공동체는 우리의 경제지평을 북방대륙까지 넓히고 동북아 상생번영의 대동맥이 되어 동아시아 에너지공동체와 경제공동체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동북아 다자평화안보체제로 가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식민지로부터 광복, 전쟁을 이겨내고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이뤄내기까지 우리 국민들은 매 순간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국민들이 기적을 만들었고 대한민국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로 가고 있습니다. 독립의 선열들과 국민들은 반드시 광복이 올 것이라는 희망 속에서 서로를 격려하며 고난을 이겨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와 경제 살리기라는 순탄하지 않은 과정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만 지금까지처럼 서로의 손을 꽉 잡으면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한반도 평화와 번영은 우리가 어떻게 하냐에 달렸습니다. 낙관의 힘을 저는 믿습니다. 광복을 만든 용기와 의지가 우리에게 분단을 넘어선, 평화와 번영이라는 진정한 광복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현대重 이어 삼성重 무급휴직 도입 검토

    사측 “감원 없는 고정비 절감 대책” 제시 노협, 2년 전엔 반대… 합의 쉽지 않을 듯 현대중공업에 이어 삼성중공업도 무급휴직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무급휴직 카드를 꺼내든 현대중공업은 노조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조선업계 여름휴가가 마무리된 가운데 앞으로 이어질 임단협 교섭에서 험로가 예상된다. 1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최근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노조 격인 노동자협의회(노협)에 무급 순환휴직을 포함한 회사안을 제시했다. 사측과 노협은 앞서 유보한 2016년과 2017년 임단협을 포함해 올해까지 3년치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사측은 무급 순환휴직 시행을 포함해 ▲기본급 동결 ▲복지 포인트 중단 ▲학자금 지원 조정(중학교 폐지) 등을 제시한 반면 노협은 ▲기본급 5.1%(10만 286원) 인상 ▲고용보장 ▲희망퇴직 위로금 인상 ▲혹한기 휴게 시간 신설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가 제안한 무급 순환휴직이 실행되면 1974년 창사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무급 순환휴직 기간과 대상 인원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삼성중공업은 수주 절벽의 여파로 지난해 4분기 적자 전환한 데 이어 상반기에 1483억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액 82억 달러 중 최근까지 35% 수준인 29억 달러를 수주한 상태로, 수주 잔고는 최근 200억 달러 이하로 줄었다. 2016년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안에 따르면 올해도 1000명 이상을 감축해야 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그동안 임직원 임금 반납과 희망퇴직, 유급 순환휴직 등을 해 왔다”면서 “인위적인 인력 감축을 피하고 고정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으로 무급 순환휴직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2016년에도 무급 순환휴직을 검토했다가 노협의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어 이번에도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20일부터 가동을 중단하는 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의 유휴 인력에 대해 무급 순환휴직을 검토하고 있지만 노조의 반발에 부딪혔다. 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 공장은 2014년 10월 나스르 플랜트를 수주한 이후 45개월째 한 건도 수주하지 못했다.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부문 임원을 30% 감축하고 직원 2000여명에 대한 무급휴직을 실시하는 방안을 노조에 제시했다. 이에 노조는 유휴 인력에 대한 전환배치 등을 요구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사측이 임금 10% 반납을 제시한 반면 노조는 4.11%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달 파업을 결의한 상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보이스2’ 오늘(11일) 첫 방송, 이진욱X이하나가 꼽은 관전 포인트

    ‘보이스2’ 오늘(11일) 첫 방송, 이진욱X이하나가 꼽은 관전 포인트

    OCN 새 드라마 ‘보이스2’가 드디어 오늘(11일) 그 포문을 연다. 11일 오후 첫 방송되는 OCN 오리지널 ‘보이스2’는 범죄 현장의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112 신고센터 대원들의 치열한 기록을 그린다. 지난해 방영된 ‘보이스1’에 이어 명작의 부활을 알리며 돌아온 보이스 프로파일러 강권주(이하나)와 범인의 눈으로 현장을 보는 사이코패스 형사 도강우(이진욱)의 만남으로 기대를 한껏 모으고 있는 가운데 첫 방송을 앞두고 배우와 감독이 직접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 이진욱, “도강우의 특별한 캐릭터, 기대해 달라” “도강우는 예리한 칼날 같은 느낌이다. 범죄자의 눈으로 현장을 보고, 범인을 잡는다는 설정이 마음에 들었다”라는 이진욱. 관전 포인트 역시 ‘도강우 캐릭터’를 꼽았다. “도강우가 새롭게 합류하면서 조금 더 복잡한 이야기 구조가 만들어졌다”라며 “시청자 여러분께 극한의 긴장감과 동시에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해 드리겠으니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 이하나, “순간적 판단과 생명의 무게가 만들어내는 긴장감” “‘보이스2’는 한정된 정보로 내려야 하는 순간적 판단과 그에 달린 목숨의 무게가 만들어내는 긴장감이 엄청난 작품”라고 설명한 이하나. 그간 공개된 티저 영상을 통해 “현장에 누군가 더 있습니다”라는 의미심장한 대사로 긴장감을 폭발시키며, 새로운 에피소드에서 전개될 업그레이드된 강력 사건을 예고했다. 이어 “강력사건에 함께 맞설 사이코패스 형사 도강우와의 공조 시너지 역시 기대해 달라”고 전하며, 이진욱과의 차별화된 케미 역시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 이승영 감독, “섣불리 단정, 예측하지 말 것” 이승영 감독은 “‘보이스2’는 최근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생생한 사건들을 모티브로 삼고 있다”라며 “그 잔혹한 범죄들을 맞서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희생들을 우리 대원들이 감수하게 된다. 그것 때문에 시청자들이 함께 분노하며 드라마에 더욱 사실적으로 몰입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무엇보다도 “범인에 대해, 피해자에 대해, 사건에 대해, 다 알고 있다고, 다 이해한다고 섣불리 단정하거나 예측하지 말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관전 포인트를 전해, 또 한편의 웰메이드 장르물 탄생을 기다리는 예비 시청자들의 기대를 증폭시켰다. 한편 ‘라이프 온 마스’ 후속작인 ‘보이스2’는 이날(11일) 오후 10시 20분 OCN에서 첫 방송된다. 사진=OCN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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