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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거 갓난아기 죽인 범인, 33년 뒤 보복 살해된 사연

    과거 갓난아기 죽인 범인, 33년 뒤 보복 살해된 사연

    과거 갓난아기를 살해하고 징역을 살았던 50대 전과자가 보복 살인으로 생을 마감한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그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이 공개됐다. 영국 메트로 등 현지 언론의 11일 보도에 따르면 데이비드 거트(54)라는 이름의 남성은 1985년 당시 생후 15개월의 갓난아기를 살해한 죄로 징역 32년 형을 선고받았다. 형을 모두 마치고 사회로 나온 그는 웨일즈 지역에서 거주하고 있었는데, 지난해 8월 우연히 그의 전과 기록을 알게 된 이웃 3명이 그를 직접 ‘단죄’하기로 결심하고 살인을 모의했다. 각각 51세, 47세, 23세의 이웃 남성 3명은 사건 당일 기차표를 사기 위해 기차역으로 향한 거트를 뒤쫓은 뒤, 그를 집으로 유인해 칼로 잔인하게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들은 그의 죄질이 흉악하다는 이유를 들며 칼로 150여 차례 찔렀고, 숨이 끊어진 후에도 26번을 더 찌르는 잔혹함을 보였다. 이후 이들은 살해현장을 청소한 뒤 그의 시신을 태운 차량을 불 질러 사건 은폐를 시도했다. 그러나 살인사건이 발생한 지 몇 시간 후, 이웃 3명은 거트를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이후 재판이 이어지면서 용의자로 지목된 47세 남성과 23세 남성은 범행을 부인했고,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41세 용의자 남성만이 자신의 범행을 인정했다. 현지 법원은 체포된 3명 중 1명에게만 무죄를 선고했으며, 현재까지 이들의 잔혹한 범죄를 둘러싼 재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현지 경찰이 배심원단에게 공개한 영상은 거트가 살해되기 직전의 모습을 담고 있다. 33년 전 갓난아기를 살해했다가 자신 역시 잔혹한 살인사건의 피해자가 된 거트의 마지막은 청바지에 흰 셔츠와 짙은 색의 재킷을 입은, 매우 평범해보이는 중년 남성의 모습이었다. BBC는 이 남성의 마지막 모습을 담은 CCTV 영상을 보도하며 “아이를 죽인 살인자의 마지막 여행”이라고 보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男유권자 성희롱과 스토킹에 시달리는 일본 女의원들

    男유권자 성희롱과 스토킹에 시달리는 일본 女의원들

    지난해 2월 일본 도쿄도 마치다시 시의회 선거에서 당선된 여성의원 히가시 도모미(34)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일부 몰지각한 남성 유권자들의 괴롭힘에 시달려야 했다. 거리유세 도중 갑자기 술에 취해 나타나 껴안고 간 남성도 있었고, 자신의 성적인 체험을 들어달라며 주절주절 늘어놓은 남성도 있었다. 선거 후에는 지지자로부터 “그래서야 의원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는 욕설을 들기도 했다. 거리연설 중에 소리를 지르며 다가오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지금은 남자 동료의원과 함께 하는 게 아니면 거리연설을 하지 않는다.이는 지난해 12월 히가시 의원이 자신이 겪어온 유권자들로부터의 성희롱에 대해 SNS에서 공개적으로 밝힌 내용이다. 일본에서 여성 정치인에 대한 남성 유권자들의 성희롱 등 괴롭힘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12일 전했다. 일본의 여성의원 비율이 주요 국가 중 최저 수준인 데는 이런 가혹한 환경도 하나의 이유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이니치에 따르면 여성 정치인들의 SNS 등에는 남성 유권자들이 “남자친구가 있느냐”고 묻는 것은 다반사이고, 자신의 어린시절 성장과정 등 의정활동과 무관한 내용을 메일 등으로 보내기도 한다. 특히 보좌관 등을 대동하는 국회의원과 달리 지방의원은 혼자서 움직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 큰 피해를 당하고 있다. 도모미 의원은 “의원의 입장에서는 유권자를 무조건 거부할 수 없기 때문에 활동에 큰 제약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사이타마현 고시가야시 시의원 마쓰다 노리코(40)도 피해자 중 한 명이다. 지지를 호소하면 성적인 제안을 한다든지 하는 남성 유권자들을 상대해야 했다. 아이를 낳자 “일은 하지 않고 아이를 만들었나”라고 공격을 해오기도 했다. 상담을 하겠다며 찾아온 남자가 식사를 같이 하자고 해서 거절했더니 “나는 고민이 많은데 차갑게 대응했다. SNS에 이를 알리겠다”고 협박을 해오기도 했다. 심야에 집으로 전화를 걸어오는 경우도 많았다. 마쓰다 의원은 “다른 여성의원도 일부 지지자들의 전화나 메일 스토킹을 견디다 못해 전화 착신을 거부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면서 “정계에 뛰어든 젊은 여성이 이렇게 시달리는 모습을 보면서 뒤를 이으려는 사람이 있겠느냐”고 푸념했다. 미우라 마리 조치대 정치학과 교수는 “정치는 남성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직 많기 때문에 여성의원에 대한 차별적 공격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일본에는 구미 각국과 달리 이런 행태를 막을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없는 것이 문제인데, 서둘러 실태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움켜 쥔 시신의 손엔 독립선언서… 아우내 만세운동 ‘진짜 주역’

    움켜 쥔 시신의 손엔 독립선언서… 아우내 만세운동 ‘진짜 주역’

    옥중 투쟁을 하다 잔혹한 고문을 받고 순국한 유관순 열사가 독립운동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대하다. 열사가 1919년 4월 1일 충남 천안 아우내장터에서 일어난 만세운동의 주역이었음도 분명하다. 유관순은 3·1운동과 동일시되고 있고 항일의 표상이다. 그러나 유독 유 열사만 부각된 데는 정치적 배경이 있다는 연구 논문이 여러 편 있다. 친일·우익 인사들이 광복 직후 자신들의 과거를 정화하여 정치적·도덕적 권위를 찾으려고 열사를 ‘한국의 잔다르크’로 형상화했다는 것이다. 유관순의 항거는 이화여중 동문 박인덕과 교장 신봉조 등이 기념사업회를 발기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일제에 저항했다가 친일로 돌아선 인물로 광복이 되자 자신들의 행적을 덮으려고 유관순을 이용했다고 한다. 또 하나는 우익 인사들의 유관순 기념사업이다. 미 군정하인 1947년 9월 결성된 유관순기념사업회는유관순 기념비, 영화를 만들고 ‘조선의 잔다르크’라는 제목의 전기를 간행했다(정상우, ‘3·1운동의 표상 유관순의 발굴’).그중에는 유관순기념사업회 명예회장을 맡은 조병옥이 있다. 조병옥은 광주학생운동 배후 조종 혐의로 3년 동안 복역해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은 독립운동가이기도 하지만 친일 의혹도 함께 받고 있다. 조병옥은 유관순과 두 집 건너 살던 이웃으로 그의 아버지 조인원도 아우내 만세 시위를 주도했다. 대한민국 정부 경무부장이던 조병옥은 정부의 정통성을 찾는 방편으로 유관순을 한국의 잔다르크, 해방의 여전사로 부각시켰다(전해주, ‘성공회 병천교회의 3·1 아우네 만세운동에 대한 기여’). 이런 연유로 아우내장터 시위를 주도한 다른 인물들의 공적은 거의 파묻혔다. 실제 주동자로 현장에서 총에 맞아 숨진 김구응 의사(義士)도 그런 사람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발간된 신한민보는 아우내 만세운동을 유관순이 아닌 김구응, 박종만이 주도했음을 밝히고 특히 모친까지 학살당한 김 의사를 비중 있게 보도했다. “천안군 병천시(川市·아우내장터)에서 의사 김구응이 남녀 6천4백인을 소집하야 독립을 선언할 새 일경이 아민(我民)의 기수(旗手)를 자(刺)코져 하거늘 기수는 적수(赤手)로 검도(劍刀)를 집(執)하니 유혈이 임리(淋·뚝뚝 흘러 흥건하게 떨어짐)할 시에…” 김병조 선생이 쓴 ‘한국독립운동사략’에 이렇게 씌어 있다. 박은식 선생의 ‘한국독립운동지혈사’도 거의 똑같이 서술하면서 주모자를 김구응이라고 했다.김 의사는 임진왜란 진주대첩의 명장 김시민 장군의 12대손으로 1887년 7월 27일 천안 병천면 가전리 99번지에서 태어났다. 일찍이 한학을 깨우친 의사는 청신의숙, 장명학교를 거쳐 병천 진명학교 훈도(교사)로 일하며 제자들에게 독립정신을 고취시켰다. 유관순의 오빠 유관옥과 조인원의 아들 조만형은 그의 제자였다. 1919년 3·1만세운동이 일어나자 충청 지역에서도 만세운동이 들불처럼 번졌다. 김 의사는 서울 이화학당에 다니다 3월 13일 고향 병천에 내려온 유관순과 유관순의 아버지 유중권, 조인원 등과 만세운동을 벌일 계획을 치밀하게 짰다. 유관순과 지역의 학생, 교인들은 진명학교와 교회 등에서 밤낮으로 태극기를 만들었다. 일본 관헌의 눈을 피하기 위해 나이 어린 유관순에게 최일선 연락 책임을 맡긴 것도 김 의사였다. 그는 천안 동부 6개 면과 오창, 청주, 진천, 연기 등 각지와 비밀 연락망을 짜고 봉화 신호에 맞추어 일제히 총궐기하도록 밀령을 전달했다. 유관순이 연락과 봉화 책임자라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 의사는 전체 계획을 짠 리더였다. 조인원은 현장에서 군중을 이끈 행동대장 격이었다. 김 의사의 어머니 최정철 여사도 장년층과 노년층을 설득하고 부녀자를 동원하는 역할을 했다. 1919년 3월 그믐날 밤 유관순은 매봉산에 올라 봉화를 올렸다. 이를 필두로 천안 주변의 총 24개 봉우리에서 봉화가 타올랐다. 거사 일로 정한 4월 1일 아침 아우내장터에는 전날 밤 타오른 횃불을 보고 장꾼을 가장한 군중 3000여명이 모여들었다. 군중은 점점 불어나 오후 1시가 넘어가면서 6000명을 넘어섰다. 김 의사는 두루마리로 된 독립선언문을 펴 낭독했고 유관순은 대한독립만세를 선창했다. 불과 50보 거리의 지척에 헌병주재소가 있었다. 만세운동은 극히 평화적이었다. 군중이 점점 늘어나고 만세 소리는 천지를 진동할 정도로 커졌다. 오후 2시쯤 천안헌병분대에서 헌병들이 트럭을 타고 도착했다. 헌병들은 군중을 향해 총을 쏘고 칼을 휘둘렀다. 유중권을 포함해 여러 사람이 사망했다. 발포에 놀라 군중은 일단 흩어졌지만, 오후 4시쯤 발포와 살인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져 1500여명이 주재소로 몰려갔다. 김 의사는 독립선언문을 말아 들고 대열의 선두에 섰다. 헌병들은 깃발을 들고 있던 기수를 칼로 찌르려 했고 기수가 맨손으로 칼을 잡자 그대로 찔러 숨지게 했다. 의사는 그들의 잔인무도함을 비난하며 꾸짖었다. 황망한 중에도 정연한 논리로 대응했다. 일본 헌병은 논리에서 밀리자 김 의사를 총으로 쏴 쓰러뜨리고는 총검으로 머리를 짓이겼다. 의사는 시신이 되어서도 독립선언서를 손에 말아 쥐고 있었다. 오후 6시쯤이었다. 가까운 곳에서 아들이 참살당한 말을 들은 의사의 어머니 최 여사가 달려왔다. 여사는 헌병의 멱살을 잡아채며 “이놈들아, 내 자식이 무슨 죄가 있느냐. 내 나라 독립을 찾겠다고 만세를 부르는 것도 죄가 되느냐”고 울부짖었다. 그러자 헌병은 사정없이 총을 쏘아 즉사시키고 그것도 모자라 총검으로 마구 찔렀다. 김 의사의 나이 32세, 최 여사의 나이 66세였다. 아우내장터 시위로 김 의사 등 19명이 죽고 적어도 30명 이상이 크게 다쳤다. 가족들은 장례를 치르지도 못하고 병천면 가전리 뒷산에 의사의 시신을 묻었다. 김 의사의 사후 가정은 풍비박산이 났다. 선생의 손자 김운식(70)씨에게 들은 가족사는 비극적이다. 김 의사는 아들 셋을 뒀는데 맏아들이 열 살이었다. 살길이 막막해지자 김 의사의 부인, 즉 김씨의 할머니는 아이들을 데리고 경기 안성 친정으로 갔다고 한다. 의사의 맏아들은 그 후 일본으로 밀항했다가 돌아와 인천에서 조선기계제작소라는 작은 공장에 취업했다. 광복 후에는 좌익 활동을 했다. 김씨는 “아버지는 친일파들은 위세를 떨치고 김원봉 같은 독립운동가는 도리어 빨갱이로 내몰리는 현실에 대한 저항감에 좌익 사상에 빠졌다”고 말했다. 맏아들은 6·25가 터진 후 공장 인민위원장이 됐다. 하지만, 자신이 생각했던 이상적인 공산주의와는 다르다고 판단해 9·28 수복 후 국군에 자수했다. 자수했지만 방면되지 않고 인천감옥에 수감됐다. 몇 달 뒤 1·4후퇴 때 국군이 후퇴하면서 인천감옥의 좌익사범들을 총살했는데 그때 희생되고 말았다. 시신도 찾지 못했다. 다른 후손들도 천안을 떠나 곳곳을 전전하며 가난에 시달렸다. 칼바람이 몰아치는 날 아우내장터를 찾았다. 두 개의 내(川)를 아우른다(竝)는 뜻인 아우내를 일본인들이 병천(竝川)이라는 한자어로 지명을 바꿨다. 근처엔 유관순기념관도 있고 해마다 만세운동을 기리는 행사가 열린다. 그러나 만세운동 현장임을 알려주는 표지도 없고 순댓집 간판만 즐비했다. 단지 시장 입구 헌병주재소가 있던 곳엔 ‘아우내독립만세운동기념공원’이 있다. “아우내에는 순대만 있고 역사는 없다”는 말이 딱 들어맞았다.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새영화] ‘살인마 잭의 집’ 보도스틸 공개

    [새영화] ‘살인마 잭의 집’ 보도스틸 공개

    라스 폰 트리에 감독 신작 ‘살인마 잭의 집’이 주인공 잭의 살인 고백이 담긴 보도스틸 10종을 공개했다. ‘살인마 잭의 집’은 잔혹한 살인을 저지르며 이를 예술이라 믿는 살인마 잭이 저지른 다섯 개의 범죄에 대한 고백을 따라가는 이야기다. ‘잭’은 자신을 지옥으로 안내하는 ‘버지’를 따라가며 12년간 이어진 자신의 연쇄살인에 대해 이야기한다. 공개된 보도스틸에는 그와 마주쳤던 4명의 피해자 모습이 담겼다. 강렬한 오프닝을 선사하는 첫 번째 피해자는 세계적인 배우 ‘우마 서먼’이 맡아 살인마 잭과 아슬아슬한 대화를 나눈다. 공개된 스틸 속에는 빨간 밴을 탄 잭을 시작으로 얼굴과 손에 피가 잔뜩 묻은 그의 모습이 끔찍한 상상을 자극한다. 또한, 외젠 들라크루아가 그린 ‘단테의 조각배’ 그림을 떠올리게 하는 지옥도 장면과 비닐 사이로 상대방을 응시하는 잭의 서늘하고 날카로운 눈빛을 볼 수 있다. 자신이 만든 미니어처 집을 응시하고 있는 잭의 모습은 영화 ‘살인마 잭의 집’에 담긴 또 다른 의미를 궁금케 한다. 오는 2월 21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영상부 seoultv@seoul.co.kr
  • “크래커총이 진짜라면”… 금지의 시대 꼬집다

    “크래커총이 진짜라면”… 금지의 시대 꼬집다

    1960~1990년 주제… 13개국 100명 참가 탈식민지·독재·산업화 등 사회변화 유사“박정희 군사독재 시대였기에 (예술가들이) 하고 싶은 작업을 하지 못하는 시대였지만, 언제나 새로운 걸 하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었어요.”(한국 전위 미술의 대가 김구림) “(수하르토) 군사정권에 반대하는 제 입장을 대놓고 얘기할 수 없어서 총 모양 크래커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인도네시아 ‘신미술운동’ 주요 멤버 FX 하르소노) 금지의 시대에 무엇이라도 했던 예술가들. 외부로부터 이식한 게 아니라 철저히 자생적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겠다는 열망이 그들을 들끓게 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지난달 31일부터 시작한 ‘세상에 눈뜨다: 아시아 미술과 사회 1960s-1990s’ 얘기다. 전시를 열고자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해 도쿄국립근대미술관, 싱가포르국립미술관, 일본국제교류기금 아시아센터가 4년여 동안 조사·연구했다. 한국, 일본, 중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인도, 미얀마, 캄보디아의 아시아 13개국 주요 작가 100명의 작품 170여점이 이렇게 모였다.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아시아는 탈식민, 이념 대립, 베트남전쟁, 민족주의 대두, 근대화, 민주화운동 등 급진적인 사회 변화를 경험했다. 전시를 기획한 배명지 학예연구사는 “(국가들 사이에) 직접적인 상호 작용은 없었지만, 그들 간 예기치 않은 공명을 발견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국가별 전시가 아닌 초국가적인, 비교문화적인 방식으로서의 전시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전시는 ‘구조를 의심하다’, ‘예술가와 도시’, ‘새로운 연대’의 3부로 구성했다. 동시기 각국의 작가들이 비슷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유사한 표현 방식을 차용한 것을 보면 소름이 돋는다. 전시장 입구에서 한 무더기 핑크빛 총과 맞닥뜨린다. 인도네시아 작가 FX 하르소노의 ‘만약 이 크래커가 진짜 총이라면 당신은 무엇을 하겠습니까?’다. 1965년 수하르토 통치 이후 1966년을 기점으로 표방한 이른바 ‘신질서’에 따라 인도네시아에서는 정치적 성격의 예술과 미디어는 늘 검열 대상이었다. 엄혹한 시대를 살았던 작가는 부지불식 간 일상에 잠입한 폭력성을 크래커 총으로 은유했다. 독재정권이라는 정치상과 더불어 소비 자본주의 침투라는 달라진 경제상에 대한 두려움도 엿보인다. 전시장 한쪽에는 ‘0엔’짜리 모형 지폐가 자리한다. 1000엔짜리 모형 지폐를 제작했다가 통화 사기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일본 작가 아카세가와 겐페이. 그는 이후 지폐에 ‘0’이라는 숫자를 의도적으로 삽입했다. 한국의 오윤 작가는 조선시대 불화를 차용해 물신주의를 ‘지옥’에 비유했다.(‘마케팅Ⅰ: 지옥도’) 군데군데 인간 군상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는 이 그림에서 펄펄 끓는 물에 내던져지는 화탕 지옥은 휘발유 제품명 ‘CX3’, 거대한 나무 판에 짓이겨지는 석개 지옥은 코카콜라와 연계된다. 소비사회를 상징하는 코카콜라의 메타포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옥도 옆에는 콘돔을 씌운 콜라 유리병이 자리한다.미술관의 큐레이팅을 따라가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해 보는 것도 전시를 즐기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가령 관객이 무대 위에 앉은 오노 요코의 옷을 자르는 영상 ‘컷 피스’는 당대에는 폭력과 전쟁(특히 베트남전쟁)에 대한 항의로 여겨졌다. 그러나 요즘엔 페미니즘 작업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전시 말미 ‘젠더와 사회’에서 만나는 ‘생각하는 누드’에서는 필리핀 여성미술연대 ‘카시블란’ 창시자인 줄리 루크가 제왕절개수술의 상처가 역력한, 모성 경험으로서의 자기 신체를 드러낸다. ‘폭력’과 ‘모성’이라는, 여성의 신체에 각인된 제각기 다른 키워드를 떠올리게 한다. 전시를 보면 “아시아 현대미술의 새로운 경향이 외부나 서구에서 영향을 받은 게 아니라 내부의 정치적 자각, 이전과 다른 예술 태도, 새로운 주체 등장을 따라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다”는 미술관 측의 설명을 이해할 수 있다. 제1·2전시실, 중앙홀을 아우르는 방대한 규모에 각 나라 역사를 되새기느라 작품들 앞에서 걸음을 떼기가 쉽지 않다. 오랜 시간을 가지고 충분히 음미할 것을 추천한다. 오는 5월 6일까지. 글 사진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주80시간 전공의·태움 간호사… ‘과로사 시한폭탄’ 또 터진다

    주80시간 전공의·태움 간호사… ‘과로사 시한폭탄’ 또 터진다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 야간당직 일주일 2.11회… 실질적 휴식 6.94시간뿐 법적 면피용으로 ‘가짜 당직표’ 만들기도 간호사 31% “밥 먹을 시간도 없다” 호소 국민 안전 위협할 수도… 인력 충원 시급고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에 이어 30대 전공의(레지던트)가 근무 도중 숨지면서 보건의료업의 과로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주 80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전공의와 태움 문화로 대표되는 간호사의 열악한 근무환경은 병원 내 과로사가 이어지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인이 만성 수면부족으로 몽롱한 상태로 일하는 것은 시민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병원 내 잔혹한 과로는 전공의, 수련의(인턴), 간호사에게는 일상이다. 10일 대한전공의협의회의 전국 전공의 수련병원 실태 조사(2018)에 따르면 전국 82곳 병원 전공의의 주 평균 근무시간은 77시간이다.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근무하는 야간당직은 일주일 평균 2.11회이고, 당직 근무가 끝난 뒤 실질적인 휴식 시간은 6.94시간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일주일에 두세 번은 야간당직을 서지만 당직 이후에도 적절한 휴식은 보장되지 않는다.전공의들은 입원 환자의 건강을 시시각각 체크하고, 때맞춰 알맞은 처방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근무 중에도 쉴 틈이 없다. 2년차 영상의학과 전공의 A씨는 “어제 24시간 응급실 근무한 후배가 오늘도 다시 일하러 나왔다”며 “최근에는 법적 면피용으로 가짜 당직표를 만들기도 한다”고 전했다. 법적으로는 근무시간 중 휴식시간을 가져야 하지만 지킬 수 없다. 본인의 휴식보다 환자를 우선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윤 센터장도 설 연휴 기간 진료 공백을 막으려 추가근무를 하던 중 돌연사했다. 사인은 관상동맥경화에 따른 급성심장사로, 과로가 원인으로 추정된다. 그뿐만 아니라 설 연휴 전날인 1일 인천의 한 대학병원에서도 24시간 이상 연속 근무를 하던 30대 전공의가 당직실에서 숨졌다. 전공의특별법상 전공의는 주당 80시간 근무에 8시간 초과근무가 허용된다. 단 연속 근무는 36시간으로 제한된다. 지난해 7월부터 노동자(300인 이상 사업장)의 법정근로시간을 주말근무와 연장근로를 모두 더해 주당 52시간 이상 넘길 수 없도록 한 것과 대조적이다. 보건업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 제한을 받지 않는 특례업종이다. 간호사 과로도 전공의 못지않다. 환자를 가장 가까이에서 돌보다 보니 “근무 내내 한 번 앉지도 못하고 밥 먹을 시간도 없다”, “화장실 가는 것도 눈치 보인다”는 호소가 끊이지 않는다. 보건의료노조의 지난해 실태조사에 따르면 휴게시간을 보장받지 못한 간호사는 전체의 54.4%, 식사시간을 전혀 보장받지 못한 경우도 31.1%에 달한다. 5년차 대학병원 간호사 B씨는 “간호 업무는 특성상 누구에게 미룰 수 없는 일이 많다”며 “인력 충원으로 담당 환자수를 줄이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한미정 보건의료노조 사무처장은 “장시간 노동의 근본 원인은 업무량에 비해 부족한 인력 때문”이라며 “인력 부족으로 인한 과로 문제는 환자에게 제공하는 의료서비스 질은 물론 의료 사고 등 국민 안전과도 직결된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요즘 애들’ 유재석, 10년 후 미래 예능 체험→처참 “너무 두렵다”

    ‘요즘 애들’ 유재석, 10년 후 미래 예능 체험→처참 “너무 두렵다”

    MC들이 10년 뒤 예능을 경험하고 화들짝 놀랐다. 10일 방송 예정인 JTBC ‘요즘애들’에서는 MC들의 잔혹한 미래 예능 체험기가 펼쳐진다. 예능 경력 30년을 향해가는 국민 MC 유재석부터, 김신영, 안정환, 하온, 그리고 게스트 안영미까지 전에 본적 없던 예능 미션에 도전하게된 것. 최근 진행된 ‘요즘애들’ 녹화에서 “미래 예능 아이템을 만들어 예능계의 4차 산업 혁명을 보여주겠다”는 ‘요즘 애들’의 제안에 유독 큰 관심을 보인 유재석은 “출연자를 물속으로 날리는 ‘플라잉 체어’는 사실 내 아이디어다”라며 레전드 예능템의 탄생비화를 밝혔다. 20년 가까이 사랑받은 ‘플라잉 체어 부심’에 빠져 있던 중, 괴짜 발명가 ‘요즘 애들’의 기발한 아이템들이 이어지자 곧 “우리 집에 와서 한 시간만 아들 지호랑 놀아 달라”며 러브콜을 보냈다는 후문이다. 한편, 괴짜 발명가가 구현한 10년 후 미래 예능 현장에 도달한 MC들은 모두 아연실색했다. 복장은 ‘무한도전’을 떠올리게 하는 쫄쫄이에, 미래 예능 아이템은 상상 이상으로 잔혹했던 것. 쏟아지는 검은 물, 타게팅이 정확한 물 공격에 모든 게임을 마친 MC들의 모습은 처참 그 자체였고, 예능 달인 유재석 조차 “10년 뒤 예능... 너무 두렵다”는 말을 남겼다. 국민 MC 유재석마저 벌벌 떨게 만든 ‘미래 예능 체험’은 어떤 모습일지, 전에 없던 예능 미션에 도전한 MC들의 맹활약상은 10일 오후 10시 50분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여기는 인도] 잠자던 5세 여아, 납치 후 성폭행·살해 당해 충격

    [여기는 인도] 잠자던 5세 여아, 납치 후 성폭행·살해 당해 충격

    ‘강간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가진 인도에서 또 한 건의 충격적인 성범죄가 발생했다. 미국 CNN 등 해외 언론의 8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인도 마하라슈트라주의 주도인 뭄바이에 살던 5세 여아가 괴한에 납치 및 성폭행을 당한 뒤 잔혹하게 살해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이 여아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7일 이른 새벽 부모 및 형제 3명과 함께 잠들어 있다가 괴한에 납치됐다. 딸이 실종됐다는 사실을 알아챈 부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대대적인 수색에 돌입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실종된 여아의 시신은 집 인근 길목에서 발견됐다. 부검 결과 피해 여아는 살해되기 직전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현지 경찰은 용의자 1명의 신원을 파악한 상태이며, 인근 건물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며 용의자 및 공범의 행방을 찾고 있다. 납치 및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된 5세 여아의 소식이 알려지자 인도 여성들은 또 다시 두려움에 몸을 떨고 있다. 2012년 뉴델리를 달리는 한 버스에서 20대 여학생이 집단성폭행을 당한 사건을 계기로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분노가 촉발됐지만, 13.3분당 한 건 꼴로 성폭행 사건이 발생하는 등 여전히 ‘강간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한 채 잔혹한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사우디 정부, 카슈끄지 계획살인”… “빈살만이 1년 전 제거 지시”

    “사우디 정부, 카슈끄지 계획살인”… “빈살만이 1년 전 제거 지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계획적으로 자국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유엔이 결론 내렸다. 뉴욕타임스(NYT)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1년 전 카슈끄지 제거를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AP통신 등은 7일(현지시간) 아네스 칼라마르 유엔 특별보고관 보고서를 인용해 “터키에서 수집한 증거를 볼 때 카슈끄지는 사우디 정부가 계획하고 실행한 잔혹한 살해의 희생자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칼라마르 보고관은 “사우디 관료들은 범죄 현장을 조사하려는 터키의 노력을 방해했다”면서 “터키 정보기관이 입수한 카슈끄지 피살 사건 당시의 음성 파일을 들을 수 있었다. 섬뜩하고 무시무시한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재판의 공정성이 의심된다면서 사우디를 방문해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사우디에 촉구했다. 앞서 사우디 검찰은 카슈끄지 사건과 관련해 현장 책임자 등 11명을 기소했다. 법원은 이 가운데 5명에 사형 선고를 내렸다. 사우디 정부는 칼라마르 보고관의 보고서에 대해 논평하지 않았다. 같은날 NYT는 정보소식통을 인용해 빈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 피살되기 1년 전인 지난 2017년부터 카슈끄지 살해 의사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빈살만 왕세자는 당시 고위보좌관과에게 “만약 카슈끄지가 사우디에 대한 비판을 중단하고 귀국하지 않을 경우 그에게 ’총탄‘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한 보좌관이 빈살만 왕세자에게 카슈끄지를 상대로 조치를 취하는 것은 위험하며 국제적 비난을 초래할 수 있다고 조언했으나, 빈살만 왕세자는 오히려 “사우디인을 다루는데 국제적 반응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며 보좌관을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빈살만 왕세자는 카슈끄지의 영향력 커지는 데 불만을 가졌으며, 카슈끄지의 기사와 트윗이 진보적 개혁가로서 자신의 이미지를 퇴색하는 것에 반감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NYT는 또 “한때 자신의 개혁을 지지하던 언론인으로부터의 비판인 만큼 보다 아프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전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드러난 사우디 언론인 카슈끄지 살해 사건 전말

    드러난 사우디 언론인 카슈끄지 살해 사건 전말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자국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피살되기 1년 전인 2017년부터 카슈끄지 살해 의사를 표명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7일(현지시간) 정보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당시 고위보좌관과의 대화에서 “만약 카슈끄지가 사우디에 대한 비판을 중단하고 사우디로 귀국하지 않을 경우 그에게 ‘총탄’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타임스는 미국 정보기관들이 입수한 이 대화가 빈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당하기 훨씬 전부터 살해를 고려해왔음을 보여주는 가장 상세한 증거라고 지적했다. 타임스는 이 대화가 정보기관들이 카슈끄지 살해 책임 규명을 위한 증거 수집 일환으로 최근 녹취, 분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가안보국(NSA)을 비롯한 미 정보기관들은 가까운 우방을 포함해 외국 정부 최고위 관리들의 대화를 일상적으로 감청, 녹음해왔으며 현재 빈살만 왕세자의 수년간에 걸친 음성과 대화록을 면밀히 분석 중이라고 타임스는 전했다. NSA는 지난 수개월간 빈살만 왕세자의 대화에 관한 정보보고를 다른 정보기관들 및 백악관과 동맹국들에 회람했으며 미 중앙정보국(CIA)은 카슈끄지 피살 수 주 후 1차 평가를 마무리 짓고 빈살만 왕세자가 살해 지시를 내린 것으로 결론지었다. 빈살만 왕세자는 사우디 관리들이 카슈끄지의 사우디 정부에 대한 비판에 경각심을 나타내던 2017년 9월 최측근 보좌관인 투르키 알다힐과 문제의 대화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우디 최고위 관리들은 워싱턴 포스트(WP)에 사우디 비판 칼럼을 게재하고 있는 카슈끄지를 사우디로 불러들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당시 대화에서 빈살만 왕세자는 “만약 카슈끄지가 (회유를 통해) 사우디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강제로 귀국시켜야 할 것이며 이 방법들이 모두 통하지 않는다면 총탄으로 그를 추적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보분석가들은 그러나 빈살만 왕세자가 당시 총탄 언급을 통해 문자 그대로 ‘사살’을 의미했다기보다 만약 카슈끄지가 돌아오지 않을 경우 그를 살해할 의도가 있음을 강조하려 했던 것으로 결론지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WP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던 카슈끄지는 지난해 10월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을 방문했다. 이후 본국에서 파견된 암살단에 의해 현장에서 살해된 뒤 시신이 사라졌다. 사우디 정부는 카슈끄지 피살에 빈살만 왕세자의 개입을 극구 부인해왔으며 평소 빈살만 왕세자를 두둔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의회 등의 강력한 규탄에도 불구하고 사건 규명에 소극적 태도를 보여왔다. 한편 아녜스 칼라마르 유엔 즉결처형에 관한 보고관은 7일 “터키에서 수집된 증거를 볼 때 카슈끄지는 사우디 정부가 계획하고 실행한 잔혹한 살해의 희생자로 보인다”고 보고서를 통해 말했다. 지난달 25일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이 구성한 카슈끄지 피살 사건 진상 조사단 단장으로 임명된 칼라마르 보고관은 이달 3일까지 3명의 조사관과 터키에서 독자적인 조사를 벌였다. 사우디 정부는 사건 연관성을 부인하다가 사건 현장 음성 파일 등 증거들이 나오자 카슈끄지의 귀국을 설득하려고 터키에 파견된 현장 팀장이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했다고 말을 바꿨다. 칼라마르 보고관은 “사우디 관료들은 범죄 현장을 조사하려는 터키의 노력을 방해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터키 정보기관이 입수한 카슈끄지 피살 사건 당시의 음성 파일을 들을 수 있었으며 섬뜩하고 무시무시한 내용이었다고 덧붙였다. 사우디 정부는 칼라마르 보고관의 보고서에 대해 공개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사우디 검찰은 카슈끄지 사건과 관련해 현장 책임자 등 11명을 기소했고 이 가운데 5명은 사형 선고를 받았다. 칼라마르 보고관은 재판의 공정성이 의심된다면서 사우디를 방문해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줄 것으로 사우디에 촉구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월드스타’를 꿈꾸는 ‘월동스타’, 개그맨 김경진의 물고기愛

    ‘월드스타’를 꿈꾸는 ‘월동스타’, 개그맨 김경진의 물고기愛

    MBC 개그맨 공채시험에서 당당히 수석으로 합격. 보기만 해도 빵 터지는 얼굴과 언밸런스한 목소리로 ‘나의 사랑, 너의 사랑 김경진’을 유행시킨 개그맨 김경진(36)씨. 요즘은 방송일이 많이 없어 영어학원, 피아노학원을 다니며 끊임없이 자기개발을 하고 있다는 김씨. 하지만 그 누구보다 이 혹한의 겨울을 잘 견디며 살고 있다는 그는, 지금의 자신을 ‘월동(越冬)스타’로 스스로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마치 대선을 준비하는 ‘정치권의 잠룡들’처럼 대중들에게 핵폭탄급 웃음을 선사할 ‘개그개의 잠룡’이라며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는 셈이다. 올해는 그에게 여러모로 의미 있는 한 해가 될 듯하다. 김씨는 83년생 황금돼지띠다. 돼지의 좋은 기운을 받아 개그인생 황금기에 흠뻑 빠져보기를 기대해 본다. 지난 29일 ‘월드스타’를 꿈꾸며 ‘월동스타’신분으로 이 겨울을 보내고 있다는 김씨를 강서구 양천구 자택에서 만났다. 방송에서 보여줬던 유쾌한 모습과는 달리 그의 첫인상은 차분하면서도 따뜻했다. 그는 물고기 덕후로 잘 알려져 있다. 한 때는 집안이 ‘아마존’과 같았다고 할 정도로 온통 수족관으로 가득했다고 한다.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와 거북이들을 키우다 자식과도 같았던 녀석들을 떠나버리게 된 아픔의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고 어머니의 등쌀에 지금은 수족관 한 개만 달랑 남았다. 김씨는 사극에서 거지나 천민 역할을 주로 했고, 현대극에선 변태 역할을 했다. 하지만 물고기를 키우고 있는 그의 신분은 드라마 속 신분과 천양지차다. 김씨는 사극의 왕 역할이나, 현대극의 재벌 역할이 되지 못했던 것에 대한 한(恨)을 물고기를 키우면서 대리만족하고 있는 듯 하다. “물고기가 살고 있는 수족관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마치 우주가 보이는 듯 해요”, “제가 그 광대한 우주를 다스리는 신(神)과 같은 존재라고 느껴져요”라는 말에서 그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인터뷰 내내 물고기 찬가를 부르던 그의 진지함이 참을 수 없는 웃음으로 어깨가 들썩 거려 민망한 순간도 있었지만 누가 뭐래도 ‘뼈 속 개그맨’ 임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자칭 ‘개그개의 잠룡’ 김씨가 수면 위로 올라와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할 현실 속 ‘개그개의 왕좌’에 앉게 될 그날을 기대해 보며 그와의 만남을 정리했다. (Q) 요즘 근황은요즘 방송일이 많이 없어서 자기개발에 힘쓰고 있다. 영어 학원도 다니고 피아노도 배우고 있다. ‘월드스타’를 꿈꾸는 ‘월동스타’라고 말하고 싶다. (Q) 물고기는 어떻게 관심 갖게 됐는지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가 낚시를 좋아하셔서 늘 아버지를 따라다녔다. 아버지는 잡으신 물고기들을 집에 가져 왔다. 쏘가리, 메기, 빠가사리, 가물치, 붕어, 잉어, 향어 등 웬만한 민물고기는 욕조에 넣고 다 길러봤다. 물고기 기르는 게 너무너무 재밌다. 좀 이상하게 들리실 수도 있겠지만 집 안에 있는 수족관을 들여다보면 우주가 보인다. 물고기들을 위해 물도 갈아 줘야 되고 사료도 줘야 된다. 마치 내가 신(神이) 된 느낌이다. (Q) 키우는 물고기 비용도 만만치 않을텐데‘금용(金龍)’이라고 불리는 아로아나 같은 경우는 족보 있는 강아지하고 똑같다. 30만원 정도 하는 폴립테르스를 길러 봤다. 잘 기르고 있었는데 어느날 밖에 나갔다 돌아왔는데 수족관 위로 점프해서 바닥에 떨어져 말라 죽어있는 걸 보게 됐다. 애지중지 하면서 길렀던 물고기라 세상 다 잃은 느낌이었다. 외출하면서 뚜껑을 잘 닫았는데도 불구하고 뚜껑을 뚫고 나와 버린 거다. 삼가 고어(故魚 )의 명복을 빌었다. (Q) 애완용 물고기 키우는 매력 혹은 심리적인 효과가 있다면밥을 주려고 박수를 치면 오기도 하는 귀여운 면도 있다. 물론 강아지, 고양이 만큼의 친밀도는 없지만 다른 매력들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물고기도 살려고 열심히 움직이고 먹이 찾고 하는 모습을 보면 사람들과 똑같은 거 같다. 서로 눈 마추치면서‘오늘 하루 잘 지냈니?’,‘난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어’이런 대화들도 가끔 하면서 지낸다. 물고기 아이큐가 ‘3’이란 말이 있지만 훈련하면 뭐든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Q) 애완용 토종자라 ‘자뻑이’를 키우다 죽게 된 사연은‘자뻑이’만 생각하면 정말 할 말이 없다. 물고기와 함께 거북이 기르는 걸 너무 좋아한다. 후배가 낚시하다 발에 밟히는 조그마한 자라를 발견하고 종이컵에 담아 선물로 줬고 3년 정도 키웠다. 집에 들어오면 목을 쭈욱 빼면서 “안녕, 왜 이제 왔어”라고 말을 하는 듯한 표정을 하고 있다가 다시 몸 속으로 쏙 들어간다. 너무 신기하고 사랑스러웠다. 지난 해 너무 더운 여름날 에어컨을 끈 채로 나갔는데 창가로 들어오는 뜨거운 열기로 죽게 됐다. 전기세 아까워하지 않고 에어컨만 틀고 나갔다면 그런 일을 없었을텐데. 전적으로 내가 부주의한 탓이다. (Q) 애완용 물고기를 처음 키우려는 사람들에게저도 강아지, 고양이를 너무나 좋아한다. 하지만 심한 비염 때문에 키울 수가 없다. 물고기는 전혀 그렇지 않다. 그리고 수조는 가습기 역할을 할 수 있어 쾌적한 실내환경을 만들 수 있어 좋다. 물고기를 처음 키우시려는 분들에겐 비싼 물고기나 큰 물고기를 권하고 싶지 않다. 솔직히 기르기가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키우기 쉬운 ‘구피’ 같은 종류를 키워 보는 것도 좋은 거 같다. (Q) 어장 물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물을 한 번에 갈아주면 물고기들은 쇼크사로 죽는다. 물 전체의 20% 정도만 환수해 주면 물고기를 아주 건강하고 재미있게 죽이지 않고 키울 수가 있다. 여과기도 6개월이 되면 막히기 때문에 갈아줘야 한다. 환수나 청소하는 게 귀찮아서 잘 못해주기도 하는데 지금은 정성껏 청소도 해주고 물도 열심히 갈아주고 있다. 강아지, 고양이처럼 물고기 키우는 것도 정성과 사랑이 없으면 힘들다. (Q) 결혼 후에도 계속 키울 계획인지한창 물고기 많을 때는 집 자체가 아마존이었다. 어머니가 오셔서 ‘제발 수족관 버려라’라고 많이 말씀하셨다. 그래서 다 정리하고 지금은 하나 남았다. 나중에 결혼해서 아내가 ‘정말 버려라’라고 말해도 한 개 정도는 놔둬야 맘이 편할 거 같다. (Q) 힘들다는 아로아나 번식도 성공할 뻔 했는데중학교 때 돈을 조금씩 모아서 당시 새끼 한 마리에 5~6만원 하는 아로아나 한 마리를 샀다. 아버지가 먹던 홍삼, 흑마늘 등 보양식을 많이 주면서 키웠다. 아로아나는 날아다니는 새나 곤충을 잡아먹기로 잘 알려진 물고기다. 물 갈아준다고 하다가 이 녀석이 점프해서 바닥에 떨어졌고 뇌진탕으로 몸을 파닥파닥 거리며 떨었다. 겁이 나서 다시 물속으로 넣었지만 몸이 계속 뒤집어 졌다. 기포기를 입에다 넣어줬는데 죽고 말았다. 어렸을 때라 그랬는지 마음이 너무 아팠다. SBS 예능프로그램 강심장에서 이 사연을 말했더니 다시 한 번 키워보라고 아로아나 한 마리를 선물로 줬다. 큰 수족관도 사서 60cm까지 키웠고 60cm 아로니아 한 마리를 추가로 입양했다. 어느날 주황색 알이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수컷으로 추정했던 아로니아가 알을 옆으로 누워서 먹는 것을 봤다. 재빨리 뜰채로 알들을 건지다가 많이 깨뜨렸다. 결국 번식은 실패했다.(Q) 앞으로의 활동 계획과 소망이 있다면사극에서는 ‘거지’, ‘천민’, 현대극에서는 ‘변태’역할을 많이 하고 있다. 변신을 하고 싶다. 사극에서는 ‘양반’, 현대극에서는‘재벌’역할을 해보고 싶다. 물고기 잘 키워서 번식도 도전할 거고, 유튜브 ‘깽진TV’도 열심히 할 예정이다. 지켜봐 주시고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민지 기자 sungho@seoul.co.kr
  • 유엔 보고관 “카슈끄지 살해, 사우디 정부가 계획 실행”

    유엔 보고관 “카슈끄지 살해, 사우디 정부가 계획 실행”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에 비판적이었던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죽음은 사우디 정부가 계획하고 실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유엔 특별보고관이 7일(현지시간) 밝혔다. 아녜스 칼라마르 유엔 즉결처형에 관한 보고관은 “터키에서 수집된 증거를 볼 때 카슈끄지는 사우디 정부가 계획하고 실행한 잔혹한 살해의 희생자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이 구성한 카슈끄지 피살 사건 진상 조사단 단장으로 임명된 칼라마르 보고관은 이달 3일까지 3명의 조사관과 터키에서 조사를 벌였다. 카슈끄지는 지난해 10월 2일 결혼 관련 서류를 받으러 이스탄불에 있는 사우디 총영사관에 갔다가 피살됐다. 그의 시신은 훼손된 뒤 버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직후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사건과 관련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사우디 정부는 사건 연관성을 부인하다가 사건 현장 음성 파일 등 증거들이 나오자 카슈끄지의 귀국을 설득하려고 터키에 파견된 현장 팀장이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했다고 말을 바꿨다. 칼라마르 보고관은 “사우디 관료들은 범죄 현장을 조사하려는 터키의 노력을 방해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터키 정보기관이 입수한 카슈끄지 피살 사건 당시의 음성 파일을 들을 수 있었으며 섬뜩하고 무시무시한 내용이었다”고 덧붙였다. 사우디 정부는 칼라마르 보고관의 보고서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앞서 사우디 검찰은 카슈끄지 사건과 관련해 현장 책임자 등 11명을 기소했고 이 가운데 5명은 사형 선고를 받았다. 칼라마르 보고관은 재판의 공정성이 의심된다면서 사우디를 방문해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줄 것으로 사우디에 촉구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데스크 시각] ‘Made in Korea’ 정책을 만들어라/류지영 정책뉴스부 차장

    [데스크 시각] ‘Made in Korea’ 정책을 만들어라/류지영 정책뉴스부 차장

    우리나라는 1945년 해방 뒤로 일본을 모델로 국가를 발전시켰다. 지금 우리가 쓰는 거의 모든 법률·행정 용어가 옆 나라 일본에서 왔다. 40대 이상이라면 누구나 기억할 ‘철인28호’나 ‘우주소년 아톰’은 일본 만화다. ‘빼빼로’나 ‘새우깡’, ‘꼬깔콘’ 등 장수 과자도 일본 제품이 원조다. 20세기만 해도 지금처럼 정보기술(IT)이 발달하지 않았기에 서양 문물을 직접 수용하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일본이 미국과 유럽에서 차용한 것을 우리가 다시 한번 모방하는 식으로 국가를 일으켰다. ‘일본 따라하기’가 자랑할 만한 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나쁘게만 볼 것도 아니다. 선진국도 남의 나라 베끼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많은 한국인들이 이상향으로 꼽는 북유럽 지역에서는 스웨덴이 모델 역할을 한다. 여기서 새로운 정책을 만들면 노르웨이와 덴마크, 핀란드 등이 수년 안에 이를 벤치마킹한다. 한국전쟁으로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던 우리가 냉혹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뭐라도 베껴야 했다. 세계 최빈국이던 한국 입장에서 미국 다음의 경제대국 일본은 부러움의 대상이자 훌륭한 교과서였다. 반일 감정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일본을 제대로 모방한 덕분에 이제 우리는 세계 12위 경제대국이 됐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도 3만 달러를 넘어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 반도체와 가전제품을 비롯해 일부 업종에서는 일본을 앞서는 기적을 일궈 냈다. 이제는 우리가 개발도상국들의 모델국가로 거론된다. 놀라운 성과임이 분명하다. 일본의 좋은 점을 일부러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는 없다. 하지만 지금 우리 정부는 일본 의존증이 지나쳐 우리만의 제도를 생산할 생각 자체가 사라진 것처럼 보일 때가 많다. 뭔가 문제만 있으면 전가의 보도처럼 일본 제도를 꺼내 든다. 행정안전부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고향사랑기부제’는 일본의 ‘후루사토 납세제도’가 모델이다. 고용노동부가 내년 최저임금 결정 방식에 포함시키려는 ‘기업의 지불능력’ 조항도 일본 제도에서 가져 왔다. 이럴 거면 차라리 5급 공개경쟁채용시험(행정고시) 1차 과목을 공직적격성테스트(PSAT) 말고 일본어 능력시험으로 대체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지금처럼 매번 일본 제도를 모방해 국정을 꾸려 갈 것이라면 뭐하러 중앙부처 공무원이 되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몇 년씩 시험 공부를 하게 만드는 것인가. 우리나라가 일본을 너무 많이 베낀 탓인지 ‘일본화’의 부작용도 그대로 답습 중이다. 일본의 저출산·고령화, 왕따, 고독사 등이 우리의 현실이 됐다. 외국인들은 “서울과 도쿄는 외관상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일본 제도와 시스템을 사회 전반에 그대로 차용하다 보니 사람들의 생활양식과 행동규범까지도 비슷해진 결과로 보인다. ‘왜’라는 문제의식 없이 ‘어떻게’에만 치중해 모방한 풍토가 누적돼 나타나는 현상이다. 20세기 한국이 한창 커 가는 어린아이였다면 21세기 한국은 제법 머리가 굵어진 성인이라고 할 수 있다. 남의 제도가 아무리 좋아도 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단계는 넘어섰다는 뜻이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는 수많은 나라들을 벤치마킹했다. 미국과 아일랜드, 스웨덴, 독일 등 셀 수 없이 많은 나라가 대상이 됐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이스라엘 배우기가 유행처럼 번졌다. 하지만 이 가운데 성공적으로 한국화했다고 자평할 만한 사례가 과연 있을까. 한국만의 역사적·문화적 토양을 고려하지 않은 ‘무작정 따라하기’는 귤을 탱자로 만들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공직 사회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이제부터라도 우리만의 철학이 담긴 제도와 정책을 만들어 가야 한다. superryu@seoul.co.kr
  • “30살 넘어 부모에 얹혀살면 처벌”…멕시코서 가짜뉴스 확산

    “30살 넘어 부모에 얹혀살면 처벌”…멕시코서 가짜뉴스 확산

    "앞으로 30살이 넘어서도 부모에 얹혀사는 사람은 모두 범죄자가 된다" 멕시코에서 이런 취지로 헌법 개정이 추진된다는 가짜뉴스가 나돌아 30살을 넘겼지만 아직 부모에게서 독립하지 못한 파라사이트(기생)족들이 한때 바짝 긴장하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졌다. 뒤늦게 밝혀진 진원지는 현지 포털사이트 엘포토그라포. 가짜뉴스라는 사실이 확인됐지만 "(진짜로 이런 식으로 개헌이 추진된다면) 지지하겠다" 찬성 여론도 많아 관심을 끌고 있다. 가짜뉴스를 주요 내용은 이렇다. 멕시코 연방정부는 원 포인트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 멕시코 헌법 36조를 개정, 만 30세를 넘겼지만 아직까지 부모에 얹혀사는 행위를 형사처분이 가능한 범죄로 규정한다는 게 연방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개헌안이다. 엘포토그라포는 "(경제적으로 부모에게 의지하지 않고) 자립을 장려한다는 게 헌법 개정의 취지"라며 "4월까지 개헌을 완료한다는 일정이 사실상 확정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과자 양상을 막기 위해 연방정부가 멕시코의 각 주마다 시설을 마련, 형사처분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30세 이상 파라사이트족)에게 숙식과 식사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했다. 잠자리와 식사가 제공되는 기간은 4개월. 이 기간 내에 취업하여 첫 월급을 받아야 한다. 4개월 내 취업에 실패하는 사람은 추방령이 내려진다. 30살이 넘도록 취업을 하지 못하면 국가가 국민을 추방한다는 것이다. 엘포토그라포는 "이런 강력한 정책을 통해 2022년까지 청년취업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도록 한다는 게 연방정부의 구상"이라고 했다. 황당하면서도 그럴 듯한 가짜뉴스에 수많은 멕시코 청년들이 깜빡 넘어갔다. 일부 중남미 언론은 가짜뉴스를 받아 그대로 전하면서 "세계에서 최초로 30살 이상 미취업자가 살 수 없는 국가가 탄생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가짜뉴스라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개헌은 해프닝이 됐지만 인터넷엔 찬성의견이 빗발쳤다. "실제로 저런 법이라도 있어야 청년실업률이 낮아질 것" "가혹한 것 같지만 파라사이트족을 사라지게 하는 데 효과는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이 꼬리를 물었다. 마지막으로 발표된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현재 멕시코의 청년실업률은 5.8%로 평균(3.1%)을 크게 웃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공공장소에서 껴안았다고 공개 회초리 맞은 10대 커플

    공공장소에서 껴안았다고 공개 회초리 맞은 10대 커플

    인도네시아 10대 커플이 공공장소에서 애정행각을 벌였다는 이유로 공개 태형을 당했다. 18살 동갑내기인 이들은 지난 31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반다 주 반다 아체의 사원 앞에서 수백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회초리 수십대를 맞았다. AFP통신은 이들이 공공장소에서 포옹한 뒤 체포됐으며 몇 달 간 감옥에 수감됐다고 보도했다. 무릎을 꿇고 검은 복면을 쓴 형 집행자 앞에 앉은 소녀는 대나무 회초리가 등을 가를 때마다 비명을 내질렀다. 소녀는 형이 끝난 뒤 결국 스스로 몸을 가누지 못해 울면서 끌려 나갔다. 소녀의 남자친구 역시 고통으로 얼굴이 일그러졌지만 지켜보던 관중들은 환호성을 내질렀고 일부는 즐거운 듯 환하게 웃기도 했다.인도네시아 특별행정구역인 아체는 동남아에서 가장 먼저 이슬람이 퍼진 지역으로, 2003년 이슬람율법인 샤리아를 합법화했다. 샤리아법은 음주, 도박, 동성애, 간음, 공공장소에서의 애정행각 등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동성애자에게도 공개 태형을 선고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잔혹한 형벌이라며 규탄하고 있지만 아체주는 계속해서 샤리아법을 강화하고 있다. 반다 아체 시장 자이날 아리핀은 이날 공개태형이 치러진 후 “외부 사람들은 이슬람의 샤리아법이 잔인하고 비인간적이라고 비판하지만 실제로는 매우 관대하고 인간적인 율법”이라고 밝혔다. 인권단체들은 인도네시아가 급진적 이슬람화로 개인의 사생활을 지나치게 간섭하고 있다며 조코 위도도 대통령에게 샤리아법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핵잼 라이프] 167㎝ 마약왕 구스만 키작아서 고문 못해?

    [핵잼 라이프] 167㎝ 마약왕 구스만 키작아서 고문 못해?

    멕시코 ‘마약왕’이자 ‘세기의 탈옥’으로도 유명한 호아킨 구스만(61)이 잔혹한 고문과 생매장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구스만의 변호인이 이를 적극 부인하고 나섰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현지 언론은 전날 열린 재판에서 구스만의 변호인이 “의뢰인이 키가 너무 작고 나이가 많아 타인을 구타하거나 고문하기 어렵다”며 이색적인 반론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변호인의 주장대로 구스만은 땅딸보라는 뜻의 ‘엘 차포’라는 별명처럼 키가 167㎝ 정도로 작고 뚱뚱한 체형이다. 이날 법정에서 구스만의 키를 ´무기´로 삼은 변호인의 주장만큼이나 눈길을 끈 것은 법원 방청석의 한 자리를 차지한 멕시코 배우였다. 알레한드로 에다(34)라는 이름의 이 배우는 콜롬비아의 전설적인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와 콜롬비아 최대 마약 조직인 칼리 카르텔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나르코스’에 출연한 경력이 있다. 이 배우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NBC뉴스는 “구스만이 자신의 삶에 관해 만든 영화나 책을 보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하고 있다”면서 “재판 중 휴식을 취하는 동안 에다는 구스만의 아내와 친근한 인사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어 “구스만의 변호사가 방청석에 앉아 있는 에다를 가리키자 구스만은 미소를 지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구스만은 마약 밀매 및 돈세탁과 살인교사, 불법 무기 소지 등 17건의 혐의로 기소된 뒤 지난해 11월부터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특히 재판에서는 그가 이끌던 마약조직 ‘시날로아’ 소속이었던 부하들, 내연녀 등 총 54명이 털어놓은 증언 일부가 공개되기도 했다. 시날로아 주요 간부들은 80~100t의 코카인이 매년 미국으로 흘러 들어갔으며, 자동화기, 수류탄, 유탄발사기 등으로 무장한 100여명의 무장대원이 구스만을 호위했었다고 증언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편의점 알바 ‘무차별 폭행’ 살인미수 40대 징역 15년 확정

    편의점 알바 ‘무차별 폭행’ 살인미수 40대 징역 15년 확정

    일면식도 없는 20대 여성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을 살해하려 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40대 남성에게 징역 15년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는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모(47)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하고 30년 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31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1월 인천 부평구 부평역 인근 건물 1층 여자 화장실에서 이 건물 편의점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 A(21)씨를 흉기로 위협한 뒤 미리 준비한 둔기로 수차례 때려 살해하려 했다. 피해자 A씨는 두개골과 손가락이 부러져 인근 종합병원으로 이송돼 3차례 큰 수술을 받고 의식을 되찾았으나 현재까지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편의점 앞 파라솔 의자에 앉아 있는 자신을 A씨가 무시하는 듯한 눈빛으로 쳐다봤다고 느껴 범행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또 범행 후 도주한 지 이틀 만에 서울의 한 건물 화장실에서 처음 본 B(79)씨의 머리를 아무런 이유 없이 둔기로 때려 B씨에게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혔다. 1심은 “피고인은 아무런 이유도 없이 불특정 피해자를 범행 대상으로 삼아 살해하려다가 미수에 그쳤다. 범행 경위와 방법이 잔혹한 점으로 미뤄 볼 때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면서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그런데 2심은 “피고인이 잘못을 뉘우치고 있고,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형량이 너무 무겁다는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징역 15년으로 감형했다. 대법원은 “범행의 동기, 결과 등을 참작하면 2심 판단이 옳다”면서 원심을 확정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유럽 폭우 닷새 뒤, 인도에도 폭우 내린다

    유럽 폭우 닷새 뒤, 인도에도 폭우 내린다

    북미·유럽 폭우, 남아시아 지역에 영향 무관해 보이는 기후 현상 실제론 밀접 “전염병·정보 확산 밝히는 데도 응용”“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서 발생한 토네이도의 원인일까?” 1961년 미국의 수리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 박사가 날씨와 관련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작업을 하던 중에 발견한 ‘나비 이론’은 작은 변동이 결과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복잡계 과학의 핵심이 되고 있다. 복잡계 과학은 특히 기상 예측 분야에서 다양하게 변형돼 활용되고 있다. 기상 현상은 대기와 해수의 운동들이 복잡하게 결합돼 나타나는 것으로, 규칙성이 없어 보이기까지 하기 때문에 복잡계 과학을 적용해 연구하기 가장 좋은 소재다. 유럽 연구진이 복잡계 과학을 활용해 지구온난화로 인해 나타나는 여러 종류의 이상 기후 중 극한 강우라고 불리는 폭우 현상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기후변화연구소, 리딩대 지구과학과,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 포츠담대 지구환경과학연구소, 훔볼트대 물리학과, 러시아 사라토프주립대 공동연구팀은 전 세계적으로 내리는 극한 강우 현상들이 상호 연관성을 갖고 일정한 패턴을 보인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1월 31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북위 50도~남위 50도 사이 지역을 대상으로 이 지역을 2500㎞ 단위의 격자로 나눈 뒤 1998년부터 2014년까지 발생한 극한 강우 현상과 기상위성 데이터를 통한 수증기의 이동패턴을 정밀 분석했다. 극한 강우는 해당 지역에서 상위 5% 내에 드는 강수량을 기록한 비가 내린 것을 의미한다. 분석 결과 연구팀은 중부 유럽에서 엄청난 양의 폭우가 퍼붓고 닷새가 지난 뒤 멀리 떨어져 있는 인도에서 똑같이 폭우가 내릴 수 있음을 밝혀냈다.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비구름이 천천히 이동하면서 유럽과 인도 사이에 있는 지역들에 비를 퍼부으며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중부 유럽과 인도에서만 폭우가 발생해 전혀 상관없이 보였던 현상이 실제로는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인도,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 지역의 날씨는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과 중부 유럽 지역의 폭우 현상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즉 극한 강우에 ‘원격상관 패턴’이 있다는 것인데 폭우 현상이 원격상관 패턴을 갖고 있다는 것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격상관 패턴은 특정 지점에서 나타난 현상과 이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지역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을 말하는 기상학 용어다. 1935년 북대서양 지역의 기후를 연구하던 스웨덴 기상학자 안데르스 옹스트롬이 처음 사용했으며, 1975년 독일 기상학자 헤르만 플론과 헤리베르트 플리어가 적도 태평양의 기후변화와 관련한 논문을 발표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됐다. 원격상관 패턴의 대표적인 사례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엘니뇨와 라니냐 현상이다. 남미 지역의 해수 온도 변화가 멀리 떨어져 있는 아프리카 남부에 가뭄을 일으키거나 대서양 지역에 강력한 허리케인을 만들고 동북아시아 지역에 혹한이나 폭염을 가져오는 식이다. 니컬러스 보어 임페리얼칼리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복잡계 과학과 대기과학을 결합한 학제 간 연구의 산물로 최근 잦아지고 있는 극심한 기후 변화와 폭우 현상에 대한 연관성을 밝혀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국지성 폭우와 그로 인한 홍수뿐만 아니라 전염병이나 정보의 확산 현상을 밝혀내는데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일 후지코시 강제동원 피해자 2심 승소…“1억씩 배상”

    일 후지코시 강제동원 피해자 2심 승소…“1억씩 배상”

    일제강점기 가혹한 강제노동에 동원된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에게 일본 군수기업이 1억원씩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7부(부장 이원범)는 30일 근로정신대 피해자 5명이 일본 기업 후지코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후지코시가 피해자 1인당 1억원을 지급하라”는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이번 소송에 원고로 참여한 근로정신대 피해자는 김옥순(90)·최태영(90)·오경애(89)·이석우(89)·박순덕(87) 할머니다. 1928년 설립된 후지코시는 태평양전쟁 당시 12∼18세 한국인 소녀 1000여명을 일본 도야마 공장에 강제로 끌고 가 혹독한 노동을 시켰다. 당시 동원된 피해자들은 2003년 후지코시를 상대로 도야마 지방재판소에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재판소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한국인 개인의 청구권은 포기됐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일본 최고재판소도 2011년 이들의 상고를 기각했다.그러나 2012년 5월 한국 대법원이 신일본제철 피해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개인 청구권이 소멸했다고 볼 수 없고, 일본 법원 판결의 국내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자 이후 국내 법원에 다시 소송이 제기됐다. 김옥순 할머니 등 5명은 강제노동 등 반인도적 불법행위로 정신적·육체적·경제적 피해를 입었다며 2015년 4월 후지코시를 상대로 1인당 1억원씩 총 5억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들은 기술을 배울 수 있다는 교사의 회유를 받고 근로정신대에 자원하거나 강제 차출돼 1944∼1945년 일본에 가 후지코시 공장에서 매일 10∼12시간씩 군함과 전투기 부품을 만들었다. 2심 재판부는 “원고들이 나이 어린 여성들임에도 가족과 헤어져 자유를 박탈당한 채 열악한 환경에서 위험하고 혹독한 노동에 강제로 종사해야 했던 점, 불법행위 이후 상당한 기간 피해복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점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1심 법원이 인정한 위자료가 과다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달 들어 지난 18일과 23일에도 후지코시를 상대로 한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후지코시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2심 판결이 나왔다. 이날 판결 후 김옥순 할머니와 변호인단은 “우리가 이겼다”며 환호했다. 김 할머니는 환하게 웃으면서도 “(대법원판결이 남았기에) 아직 멀었어요”라고 했다. 법정 밖에서 김옥순 할머니는 연신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하다 감정이 복받친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후지코시 공장에 동원됐을 때에 대해 ”고생을 엄청나게 했다.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라고 회고했다. 배상금에 대해 할머니는 ”(배상금을) 빨리 받고 싶은 것도 아니고,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나 혼자 성공한 것도 아니다“며 ”줄 수 있으면 주시라“는 반응을 보였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마약왕’ 변호인 “구스만은 키 너무 작아 살인·고문 불가능”

    ‘마약왕’ 변호인 “구스만은 키 너무 작아 살인·고문 불가능”

    멕시코 ‘마양왕’이자 ‘세기의 탈옥’으로도 유명한 호아킨 구스만(61)이 잔혹한 고문과 생매장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구스만의 변호인이 이를 적극 부인하고 나섰다. 미국 CNN 등 현지 언론의 29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28일 열린 재판에서 구스만의 변호인은 “의뢰인은 키가 너무 작고 나이가 많아 타인을 구타하거나 고문하기 어렵다”며 반론을 제기했다. 이러한 주장은 그의 전 보디가드가 적어도 3명의 경쟁 마약업체 조직원을 고문하고 살해하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고 진술한 것에 대한 반론이었다. 변호인의 주장대로 구스만은 땅딸보라는 뜻의 ‘엘 차포’라는 별명처럼 키가 167㎝ 정도로 작고 뚱뚱한 체형이다. 구스만의 변호인은 이날 재판에서 구스만의 나이와 신체 사이즈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며, 고문 및 살인 혐의를 적극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법정에서 구스만의 키를 '무기'로 삼은 변호인의 주장 만큼이나 눈길을 끈 것은 법원 방청석의 한 자리를 차지한 멕시코의 배우였다. 알레한드로 에다(34)라는 이름의 이 배우는 콜롬비아의 전설적인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와 콜롬비아 최대 마약 조직인 칼리 카르텔의 실화를 바탕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나르코스’에 출연한 경력이 있다. 이 배우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NBC뉴스 등 외신은 “구스만이 자신의 삶에 관해 만든 영화나 책을 보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하고 있다”면서 “재판 중 휴식을 취하는 동안 에다는 구스만의 아내와 친근한 인사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어 “구스만의 변호사가 방청석에 앉아있는 에다를 가리키자 구스만은 미소를 터뜨렸다”고 덧붙였다. 한편 구스만은 마약밀매 및 돈세탁과 살인교사, 불법 무기 소지 등 17건의 혐의로 기소된 뒤 지난해 11월부터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지난 27일에는 그가 이끌던 마약조직 ‘시날로아’ 소속이었던 부하들, 내연녀 등 총 54명이 털어놓은 증언 일부가 공개되기도 했다. 시날로아 주요 간부는 3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80~100t의 코카인이 매년 미국으로 흘러 들어갔다고 증언했고, 권총, 자동화기, 수류탄, 유탄발사기 등으로 무장한 100여 명의 무장 호위대까지 갖추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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