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혹한
    2026-02-2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788
  • ‘60일 지정생존자’ 박근록, 지진희 진지한 질문에 “저…문괍니다”

    ‘60일 지정생존자’ 박근록, 지진희 진지한 질문에 “저…문괍니다”

    tvN 새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 (극본 김태희, 연출 유종선) 에서 배우 박근록이 반듯하고 정석인 의전비서실 행정관 박수교로 활약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2일 방송된 2회 방송에서 박수교(박근록)는 자료사진들, 잠수함 사진을 하나하나 넘겨보고 있는 박무진(지진희) 옆에서 지나치게 깍듯하게 챙겨주면서 “잠수함, 말입니다. 북한이 정말…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 걸까요?”라며 질문을 한다. 이에 박무진도 곰곰이 생각하며 “지금쯤이면 스노쿨링을 위해서라도 한번쯤 해수면 위로 떠오를 법도한데.. 2월 24일 신포항을 출발해서 평균 속도 15노트로 유지해왔다면…… 지금 9일째니까…”이라고 말을 하자, 박수교는 아무 말도 없이 박무진에게 계산기를 탁 내밀었다. 박무진은 박수교를 응시하며 “잠수함 내 산소는 어떻게 공급했을까요? 아마 액체 산소를 기화해서 사용했겠죠?”라며 계속 질문을 하지만 당혹한 박수교는 “네?”라며 멍하니 있는다. 이어 박무진은 “디젤엔진을 사용한다면 충전지는 역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며 박수교에게 질문을 하자, 박수교는 “어…대행님…저..문괍니다….”라며 진지한 상황에서 다소 엉뚱한 대답을 하는 신입다운 모습이 그려졌다. 또한, 방송 중후반부 박무진에게 수트 재킷을 입혀주려 기다리던 박수교에게 박무진은 “제가..”라며 말을 하자, 박수교는 재차 입혀주려 하며 “익숙해지십시오. 의전입니다. 의전은…신호등 같은 거라고 합니다. 여전히 대한민국은 건재하다. 그러니 누구도 함부로 해선 안 된다.. 대행님을 통해서 그런 신호를 보내고 싶었나 봅니다. 제가..부담스러우셨다면……죄송합니다”라며 그 전과 달리 진지하고 깍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박수교역의 박근록은 신입다운 엉뚱한 모습과 반듯하고 꼼꼼하며 묵묵히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앞으로 권한대행을 맡은 지진희 옆에서 어떠한 활약을 펼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60일, 지정생존자’는 매주 월, 화요일 밤 9시 30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여기는 중국] 반려견 죽인 이웃집 개에 ‘잔혹한 복수’한 男

    [여기는 중국] 반려견 죽인 이웃집 개에 ‘잔혹한 복수’한 男

    자신이 키우던 반려견이 이웃집 개에게 물려 죽자, 이웃집 개를 몽둥이로 때려죽인 남성이 형사 구속됐다. 1일 성도상보(成都商报)는 지난달 24일 오전 중국 광동성 포산시(佛山市) 순더구(顺德区)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목줄을 묶지 않은 푸들 한 마리가 골든 레트리버에게 달려들었다가 물려 죽었다고 전했다. 당시 골든 레트리버는 목줄에 묶여 노인 왕 씨와 함께 산책 중이었는데, 푸들 한 마리가 달려 들었다. 왕 씨는 목줄이 풀린 푸들의 견주인 허 씨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하지만 허 씨는 아랑곳하지 않았고, 결국 골든 레트리버는 계속해서 달려든 푸들을 물어 그 자리에서 숨지게 했다. 허 씨는 10년간 애지중지 키워온 푸들이 물려 죽자 분노를 참지 못했다. 잠시 뒤 그는 나무 방망이, 렌치, 우산 등의 도구를 들고 와 자신의 반려견을 물어 죽인 골든 레트리버에게 휘둘렀다. 왕 씨는 골든 레트리버를 자신의 몸 뒤로 숨겼지만, 허 씨는 계속해서 방망이를 휘둘렀다. 결국 왕 씨는 반려견이 도망갈 수 있도록 목줄을 풀어줬다. 하지만 골든 레트리버는 200미터가량 도망치다가 다시 주인에게 돌아왔고, 결국 허 씨의 분노에 찬 몽둥이질에 숨지고 말았다. 왕 씨의 아들은 "평소 아버지와 산책을 즐겼던 강아지가 도망치다가 아버지가 걱정돼 다시 돌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모든 과정은 아파트 단지 내 CCTV에 고스란히 찍혔고, 허 씨는 왕 씨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됐다. 허 씨는 본인이 골든 레트리버를 때려죽인 사실을 순순히 시인했다. 한편 당시 골든 레트리버가 맞아 죽는 모습을 현장에서 바라본 왕 씨는 그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왕 씨의 아들은 "골든 레트리버는 시가 2만 위안(한화 339만 원가량)의 고급 품종"이라면서 "7년간 친자식처럼 여겨 최고급 사료만 먹이고 키웠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사건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자신의 강아지를 물어 죽인 가해 강아지를 죽였는데, 형사 구속은 너무 과한 징계다", "노인이 보는 앞에서 강아지를 때려죽이는 행위는 너무 잔인했다"라는 등의 갑론을박을 펴고 있다. 장시위장(江西豫章) 로펌의 뤄진소우(罗金寿) 변호사는 "만일 강아지의 가격이 5000위안 이상(한화 85만 원가량)이면 형사 구속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중국의 형사 기소 기준에 따르면, 고의 재물손괴죄의 적용 기준 금액은 5000위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골든 레트리버의 가치가 5000위안 이상임이 검증되면 허 씨는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중국 형법 제275조 규정에 따르면, 고의로 재물을 훼손한 경우 3년 이하 유기징역 혹은 벌금형에 처하며, 피해 규모가 막대하거나 사안이 매우 심각한 경우 3년 이상 7년 이하의 유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 사진1=성도상보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재판 넘겨진 고유정, 형량 얼마나 받을까…사형 어려운 이유

    재판 넘겨진 고유정, 형량 얼마나 받을까…사형 어려운 이유

    “계획 범행 인정시 가중처벌…징역 25년 이상 예상”“시신 없을 경우 사체훼손 확인 안돼 고유정에 유리”“1심 사형돼도 항소심서 무기징역 감형 가능성”제주에 아들을 보러 온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여러 군데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고유정(36·구속)이 1일 재판에 넘겨졌다. 국민적 공분을 사기는 했지만 법적으로 고씨가 받게 될 형량은 계획 범행을 검찰이 입증할 수 있느냐에 따라 판가름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고씨의 행동들이 모두 우발적이었다고 판단되면 집행유예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검찰은 20일간의 수사를 마무리하고 이날 고씨를 살인과 사체손괴·은닉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재판에서는 고씨의 계획적 범행 여부를 놓고 검찰과 변호인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고씨에 대한 사형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국민적 법 감정이나 국민 정서에 부합한 형벌이 내려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재판의 가장 큰 쟁점은 전 남편을 살해한 고씨의 범행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이었는지 여부다. 고씨는 경찰 수사에서부터 줄곧 “전 남편인 강씨가 성폭행하려고 해 이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살해하게 된 것”이라며 우발적 범행임을 주장하고 있다. 고씨 측은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범행과정에서 다친 것으로 보이는 오른손에 대해 법원에 증거보전신청을 했다.전 남편이 성폭행하려 하자 대항하는 과정에서 오른손이 다쳤다는 것을 재판 과정에서 입증하기 위한 취지다. 일단 자신의 살인혐의를 인정하면서도 피해자인 전 남편에게 귀책 사유가 있는 등 범행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주장하며 최대한 양형을 줄여보려는 의도로 보인다. 또한 수사당국이 사건 발생 한 달이 넘도록 피해자의 시신을 찾지 못하면서 ‘시신 없는 살인사건’이 됐다는 점도 고씨 측에는 유리한 정황이다. 부검을 통해 구체적인 범행 수법과 사인을 밝히는 것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상준 변호사는 “시신이 없을 경우 사체를 훼손한 것들이 가중처벌이 가능한 요소인데도 확인이 안 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 존속 살인이나 잔혹한 범행 수법, 사체를 훼손했을 경우에는 양형기준상 가중처벌이 가능하다. 반면 검찰은 고유정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피해자의 DNA가 발견된 흉기 등 증거물이 총 89점에 달하고, 계획적 범행임을 증명할 여러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수사당국은 고씨가 전 남편과 자녀의 첫 면접교섭일이 지정된 면접교섭 재판 다음 날인 5월 10일부터 보름간 범행을 계획한 정황도 드러났다고 밝혔다.고씨가 제주에 오기 전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를 처방받아 구매하고 제주에 온 뒤 마트에서 범행도구를 사들인 점, 범행 전 범행 관련 단어를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차량을 제주까지 가져와 시신을 싣고 돌아간 점 등을 계획적 범죄의 근거로 설명했다. 4년 전 경기도 화성시에서 발생한 일명 ‘육절기 살인사건’ 등 이전에도 시신을 찾지 못한 살인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했지만, 범행동기와 계획범행임이 명백할 경우 법원은 범인에게 무기징역과 같은 중형을 선고했다. 이상준 변호사는 “고유정 사건의 가장 중요한 것은 검찰의 계획범행 입증 여부”라면서 “고씨가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살인미수와 달리 살인사건의 경우 집행유예의 기준이 없기 때문에 고씨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가능성은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계획적 살인 범행은 가중요소이기 때문에 중대범죄의 경우 기본 20년에 가중요소가 인정될 경우 5년이 더해져 25년 이상이 될 수 있다”면서 “고유정의 경우 1심에서 사형 선고까지도 갈 수 있지만 피해자가 범행을 유발했다거나 항소심에서 정신적 사유 등이 감형 사유로 인정돼 받아들여진다면 20년 이상 무기징역으로 내려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럴 경우 징역 17~22년 사이에서 선고가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고씨 측이 우울증 등 정신적 사유와 관련해서 법원에서 인정하지 않을 경우 정신감정을 해달라고 변호인 측이 강하게 요구할 수 있다. 권범 변호사는 “범행 동기와 수법이 법원에서 입증된다면, 전 남편을 살해한 범행 외에도 사체 유기와 손괴 등 범행 후 정황이 매우 잔혹하고 계획적이어서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높다”면서 “고씨가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을 경우 최고 사형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 변호사는 그러면서 “고유정이 주장하는 우발적 범행이 모두 받아들여 진다고 할 때 집행유예 처벌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살인범죄에 대한 법원의 양형기준은 범행동기에 따라 참작동기 살인 4∼6년(가중될 경우 5∼8년), 보통동기 살인 10∼16년(〃 15년 이상 또는 무기 이상), 비난동기 살인 15∼20년(〃 18년 이상 또는 무기 이상), 중대범죄 결합 살인 20년 이상 또는 무기(〃 25년 이상 또는 무기 이상), 극단적 인명 경시 살인 23년 이상 또는 무기(〃 무기 이상) 등으로 나뉜다. 고유정에 대한 실제 사형선고가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고유정을 법정 최고형인 사형에 처해 달라며 피해자 유족이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이 지난달 23일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지난달 7일 ‘불쌍한 우리 형님을 찾아주시고, 살인범 ***의 사형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된 지 17일 만이었다.잔혹한 고씨의 범행이 국민적 공분을 사면서 여론이 형성되더니 인터넷상에선 댓글 등을 통해 갑론을박 사형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법무부 등에 따르면 현재 사형 판결을 확정받고 국내 교정시설에 수용된 미집행 사형수는 61명(군인 4명 포함)이다. 가장 최근 판결이 확정된 사형수는 2014년 육군 22사단 일반전초(GOP)에서 총기를 난사해 동료 5명을 살해한 임모(27)씨다. 대법원은 2016년 2월 임씨에게 사형을 선고한 고등군사법원의 판결을 확정했다. 민간인 중에서 마지막으로 사형선고를 확정받은 이는 전 여자친구의 집을 찾아가 부모를 잔인하게 살해한 20대 대학생 장모(29)씨였다. 대법원은 2015년 8월 사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연쇄살인범 유영철과 강호순도 2005년과 2009년 각각 사형을 확정받고 수용돼 있다.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되더라도 상급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경우도 있다. 중학생 딸의 친구를 성추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어금니 아빠’ 이영학(37)은 지난해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감형돼 3심에서 무기징역형을 확정받았다. 2012년 발생한 수원 토막 살인사건의 오원춘(48)도 마찬가지였다. 사형을 선고한 1심과 달리 항소심을 거쳐 대법원은 무기징역형을 확정했다.우리나라는 1997년 12월 30일 23명의 사형을 집행한 뒤 이후 20년 넘게 사형집행을 하지 않은 실질적인 사형제 폐지 국가다. 10년 이상 사형을 집행하지 않으면 국제사면위원회 기준에 따라 ‘실질적 사형제 폐지 국가’로 분류된다. 한국법제연구원이 발표한 2015년 국민 법의식 조사에서 응답자의 65%가 사형제 폐지에 반대했으며, 34.2%가 찬성했다. 국가인권위가 지난해 사형제 폐지를 약속하는 내용의 국제규약에 가입하라고 권고했지만, 정부는 올해 국민 여론과 법 감정 등을 고려해 불수용 의사를 밝혔다. 사형제도에 대한 찬반양론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사형집행을 재개하기는 어렵다는 게 법조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실제로 사형 대신 무기징역을 선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법원 안팎에선 가석방이 불가능한 종신형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한다. 현재 무기징역 피고인은 감형과 가석방 대상이 될 수 있어 ‘사회로부터의 완벽한 격리’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이순녀의 시시콜콜]사선을 넘는 아이들

    또 하나의 비극적 장면이 전 세계를 충격과 슬픔에 휩싸이게 했다. 미국과 멕시코를 가르는 리오그란데 강 인근에서 나란히 엎드려 숨진 채 발견된 엘살바도르 부녀의 모습. 스물 다섯살의 어린 아빠는 딸을 티셔츠 안에 넣어 감쌌고, 두살배기 딸은 아빠 목에 한쪽 팔을 두르고 있었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강물에 뛰어들었지만 부녀의 발은 끝내 대지를 밟지 못했다. 남편과 아이를 먼저 건너가게 한 뒤 반대편 강가에서 기다리던 아내는 사랑하는 가족이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모습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 했다. 멕시코 언론이 지난 25일(현지시간) 공개한 이 한 장의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강경한 반(反)이민 정책에 떠밀려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는 중남미 이민자들의 참혹한 현실에 다시금 경종을 울리고 있다. 이보다 앞서 멕시코, 온두라스, 엘사바도르 등 중남미 이민자의 실상을 극적으로 보여준 사진은 올해 퓰리처상 수상작이다. 로이터통신 김경훈 사진기자가 지난해 11월 25일 촬영한 것으로, 미국 국경수비대가 이민자 행렬을 향해 최루탄을 쏘자 온두라스 여성이 두 아이의 손을 잡고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모습을 포착했다. 여성이 입은 티셔츠에 그려진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캐릭터와 기저귀를 찬 채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엄마 손을 잡고 뛰는 아이들의 대비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부모를 따라 사선을 넘는 아이들의 비극은 미국 접경 지역만의 문제는 아니다. 2015년 가족과 함께 유럽으로 건너가려다 지중해에서 익사해 터키 해변으로 떠밀려온 시리아의 세살배기 아일란 쿠르디의 모습은 아직까지도 가슴을 저미게 한다. 2017년 1월에는 미얀마군의 군사 작전을 피해 방글라데시로 도피하던 로힝야족 난민의 16개월 아들이 배가 침몰한 뒤 강가 진흙탕 속에 엎드린 채 숨진 사진이 공개돼 충격을 안겼다. 문제는 이런 비극이 벌어진 뒤에도 현실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엘살바도르 가족이 위험을 무릅쓰고 도강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멕시코 정부가 국경 단속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남미 이민자 행렬을 막으려 경유지인 멕시코에 관세 카드를 내세워 압박을 가한 탓이다. 지난해에만 미국과 멕시코 국경지대에서 이민자 283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이민 정책을 바꾸지 않는 한 비극의 고리는 끊기 어렵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법을 바꿨다면 그 훌륭한 아버지와 그의 딸이 당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화살을 민주당에 돌렸다. 쿠르디 사건 초기 유럽 내에서 폐쇄적인 난민 정책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각국의 난민 정책은 별반 변하지 않았다. 독일 난민 구호단체 시아이는 지난 2월 지중해에서 활동하는 난민 구조선 ‘알브레히트 펭크호’를 아일란 쿠르디호로 바꿨다. 쿠르디의 참극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자녀에게 더 나은 삶을 주려는 부모의 고육지책이 아이를 사지로 몰아넣는 안타까운 상황을 얼마나 더 지켜봐야 하는 지 참으로 부끄럽고, 참담하다. 논설위원 coral@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우주는 120억년 전 어떻게 ‘물’을 만들었을까?

    [이광식의 천문학+] 우주는 120억년 전 어떻게 ‘물’을 만들었을까?

    삼라만상을 이루고 있는 다양한 물질 중에서 가장 경이로운 존재가 무형으로는 빛, 유형으로는 물이 아닌가 싶다. 지구 표면의 71%를 뒤덮고 있는 물은 수백만 종에 이르는 지구상의 생명들을 빚어냈고, 오늘날에도 뭇생명들은 물에 의지해 생을 영위해나가고 있다. 우리 몸 역시 70%가 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물을 마시지 않고는 단 며칠도 버틸 수 없다. 이처럼 물은 생명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물이 산소와 수소로 이루어진 화학물질이라는 사실을 최초로 밝혀낸 사람은 200여 년 전 프랑스 화학자인 앙투안 라부아지에였다. 1783년 라부아지에가 이 같은 사실을 발표했을 때 사람들은 크게 놀랐다. 왜냐하면 그때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장한 대로 물이 세상을 이루는 기본적인 물질인 원소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까마득한 선배격인 탈레스는 ‘물이 만물의 근원’이라는 일원설(一元說)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보다 더욱 놀란 사람은 그 같은 사실을 알아낸 라부아지에 자신이었다. 수소는 불을 붙이면 폭발하는 기체이고, 산소 역시 불에 무섭게 타는 기체이다. 그러나 이 둘이 결합하면 불을 끄는 물이 된다는 사실을 최초로 알았을 때 라부아지에는 자연의 신비에 전율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 물은 언제 어떻게 우주에 나타나게 된 것일까? 아주 최근의 따끈한 발견에 의하면 물은 우주가 탄생한 지 10억 년 남짓 지났을 무렵인 120억 년 전부터 우주에 등장했다고 하며, 인류는 그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까지 했다는 보고가 나왔다.2011년 7월 초거대블랙홀 천체인 퀘이사 APM 08279+5255라는 활발한 은하 부근에서 천문학자들은 거대한 우주 저수지를 발견했다. 그곳 구름에는 지구 바닷물 양의 140조 배 이상의 물이 포함되어 있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어마무시한 수량이다. 그렇다면 물은 우주 초창기부터 아주 풍부하게 우주에 존재했다는 얘기가 된다. 이토록 많은 물은 어떤 경로로 만들어졌을까? 그 경로를 한번 따라가보도록 하자. ​ 빅뱅의 우주공간은 수소 구름의 바다였다 138억 년 전 빅뱅으로 우주가 출발한 직후, 태초의 우주공간은 수소와 헬륨으로 가득 채워졌다. 수소와 헬륨의 비율은 약 10대 1 정도였는데, 그 비율은 오늘날까지 거의 변하지 않고 있다. 130억 년 이상 별들이 수소를 태웠지만 우주 전체 규모로 봤을 때는 미미한 양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주의 물질 구성은 수소와 헬륨이 99%를 차지하며 다른 중원소들은 1% 미만이다. 어쨌든 수소와 헬륨 외의 90여 가지 원소들 중 원소번호 26번인 철 이하는 모두 핵융합하는 별 속에서 만들어졌으며, 그 이후 우라늄까지의 중원소들은 모두 거대 항성이 종말을 맞는 방식인 초신성 폭발 때 만들어졌다. 폭발 때의 엄청난 온도와 압력으로 인해 핵자들이 원자핵 속을 파고들어 금이나 우라늄 등 중원소들을 벼려냈던 것이다. 이런 엄청난 고온이나 압력은 지구상에서는 도저히 재현해낼 수 없는 것으로, 옛날 연금술사들이 온갖 방법으로 금을 만들어내려던 것은 사실상 헛고생에 지나지 않은 셈이다. 그 연금술사 속에는 인류 최고의 과학천재 뉴턴도 끼어 있다. 초신성이 터질 때 별 속에서 만들어졌거나 또는 폭발시에 벼려졌던 모든 원소 가스와 별먼지가 우주공간으로 내뿜어진다. 이 별먼지가 바로 성운으로 다른 별을 만드는 재료로 쓰인다. 이른바 별의 윤회인 셈이다. 그러나 별을 만드는 데 사용되지 않은 원소들은 우주공간에 떠돌다가 다른 원소들을 만나 결합한다. 산소 원자 하나가 수소 원자 두 개를 붙잡으면 H2O, 바로 물분자가 되는 것이다. ​이들이 행성이나 소행성들이 만들어질 때 합류한다. 지금도 우주를 떠도는 수많은 소행성, 혜성들은 이 물분자가 만든 얼음덩어리로 되어 있다. 우주에서 물이 생성되는 과정을 축소하여 태양계 버전으로 살펴본다면, 내부 태양계가 물을 수용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로, 하나는 위 그림에 나오는 설선 안에서 물 분자가 먼지 입자에 들러붙는 것이고(말풍선 그림), 다른 하나는 원시 목성의 중력 영향으로 탄소질 콘드라이트가 내부 태양계로 밀어넣어지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요인에 의해 태양계가 형성된 지 1억 년 안에 물이 내부 태양계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우주공간에서 만들어진 물은 태양과의 거리에 따라 다른 양태로 존재하게 되는데, 따뜻한 내부 태양계에서는 외부 태양계에 비해 얼음이 안정되지 않은 상태로 있는 데 반해, 푸른색의 외부 태양계는 얼음이 안정된 상태다. 그 경계선을 설선(雪線)이라 한다. 지구 바다는 소행성이 가져다준 것 그렇다면 물의 행성이라 불리는 우리 지구의 바다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지구의 바다가 원래 지구에 있던 물에서 비롯되었다고 보지 않고 있으며, 태양계 내의 어디로부터 온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지구 바다의 기원은 종래 소행성과 혜성이 지목되었지만,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거의 소행성의 소행으로 굳어져가는 추세다. 지구 바다의 근원을 결정짓기 위해 과학자들은 수소와 그 동위원소인 중수소의 비율을 측정했다. 중수소란 수소 원자핵에 중성자 하나가 더 있는 수소를 말한다. 우주에 있는 모든 중수소와 수소는 138억 년 전 빅뱅 직후에 만들어진 것으로, 그 비율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물에 있는 이 두 원소의 비율은 그 물이 만들어진 때의 장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그래서 외부 천체에서 발견된 물의 중수소 비율을 지구의 물과 비교해봄으로써 그 물이 같은 근원에서 나온 것인가, 곧 같은 족보를 가진 것인가를 알아낼 수 있는 것이다. 중수소는 지구상에서는 만들어지지 않는 원소이다. 이 중수소의 비율을 측정해본 결과, 지구 바다의 물과 운석이나 혜성의 샘플이 공히 태양계가 형성되기 전에 물이 생겨났음을 보여주는 화학적 지문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사실은 적어도 지구와 태양계 내 물의 일부는 태양보다도 더 전에 만들어진 것임을 뜻한다. 유럽우주국(ESA)이 67P 혜성 탐사를 위해 띄운 로제타호가 이온 및 중성입자 분광분석기(Rosina)를 이용해 혜성의 대기 성분을 분석한 결과, 지구의 물과는 다른 중수소 비율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중수소의 비율은 물의 화학적 족보에 해당하는 것으로, 지구상의 물은 거의 비슷한 중수소 비율을 갖고 있다. 이 같은 로제타의 분석은 혜성이 지구 바다의 근원이라는 가설을 관에 넣어 마지막 못질을 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또한 우리 행성에 생명을 자라게 한 장본인은 소행성임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물 분자들은 태양과 그 행성들을 만든 가스와 먼지 원반에 포함된 물질이었다. 그러나 38억 년 전의 원시 지구는 행성 형성 초기의 뜨거운 열기로 인해 바위들이 녹아버린 상태여서 물이 존재할 수가 없었다. 지구의 모든 수분은 증발하여 우주로 달아나고 말았던 것이다. 그후 원시 지구는 한때 가혹한 소행성 포격 시대를 겪었다. 이들 천체는 거의 얼음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어느 정도 식은 원시 지구에 대량 충돌해 바다를 만들었다고 과학자들은 생각하고 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치매 아내 살해 80대 징역 3년

    치매에 걸린 아내를 살해한 80대 남편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는 27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아내와 단둘이 살던 A(81) 씨에게 불행이 닥친 건 2012년부터다. 아내(82)가 기억을 잊는 등 치매 증상을 보이면서 생활은 엉망이 됐다. 7년여 동안 지극정성으로 아내를 돌보던 A씨는 힘에 부치자 홧김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A씨는 지난 4월 22일 새벽 군산 시내 자택에서 요양병원 입원을 거부하는 아내를 흉기와 둔기로 살해했다. 시신 옆에서 하염없이 울던 A씨는 범행 3시간 뒤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버지의 흐느낌에 불길한 예감이 든 아들은 곧바로 아버지 집으로 향했다. 참혹한 현장을 목격하고 말을 잇지 못하던 아들은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A씨는 “너무 힘들었다. 자식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기도 했다. 그는 범행 후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A씨는 “아내가 요양병원에 입원하라는 제안을 거절해 홧김에 그랬다”며 “많이 지쳤고 힘들었다. 나 역시 지병이 있어 병간호를 계속하기 힘들었고 자식들에게는 부담 주기 싫었다”고 진술했다. 어머니를 잃은 자녀들은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살인은 반인륜적인 범죄로, 어떠한 변명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면서도 “다만, 초범인 피고인이 2012년부터 치매에 걸린 아내를 돌봤고 자식들에게 짐이 되기 싫어 범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가족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제2의 쿠르디’ 이어…”살려달라” 맨땅 기어다니는 엄마와 아기 포착

    ‘제2의 쿠르디’ 이어…”살려달라” 맨땅 기어다니는 엄마와 아기 포착

    멕시코 남동부 치아파스의 한 난민 수용소. 아이티와 아프리카, 쿠바 등지에서 유입된 난민을 구금하고 있는 이곳은 멕시코 최대의 수용시설이다. 멕시코 일간지 ‘엘 유니버설’(El Universal)은 현지시간으로 25일 멕시코 최대 난민수용소 ‘페리아 메소아메리카나’에서 폭동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날 수백 명의 난민이 탈출을 시도하면서 수용소는 아수라장이 됐다. 수용소 경비대와 경찰이 출동해 정문을 막아서고 폭동을 진압했으며, 이 과정에서 난민들이 철창 밖으로 손을 내밀고 살려달라 외치는 모습이 목격됐다. ‘엘 유니버설’은 한 아이티 출신 난민 여성이 병든 5살 아들을 데리고 흙바닥을 기어 다니며 수용소 앞 기자들을 향해 스페인어로 울부짖었다고 전했다. 이 여성은 “수용소는 우리에게 마실 수 있는 물도, 음식도 주지 않았다. 도와달라, 아들이 아프다. 5살, 14개월 된 아들이 있는데 아이가 죽어가고 있다”면서 약을 구걸했다.페리아 메소아메리카나에서는 이번 폭동을 포함해 최근 한 달 새 세 차례의 이주민 봉기가 발생했다. 난민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물과 음식, 의약품 없이 견디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현지언론은 넘쳐난 화장실은 그대로 방치되어 있으며 쥐와 바퀴벌레가 들끓는 등 수용 환경이 매우 비인간적이고 비위생적이라고 꼬집었다. 물과 음식, 의약품을 얻지 못하는 것은 물론 가로 3m, 세로 4m가량의 비좁은 방에서 50여 명이 생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EFE통신에 따르면 멕시코 정부는 난민 폭동을 그저 수용시설 운영에 성가신 방해 요소쯤으로 여기고 있다. 멕시코국가이민기관(NII) 측은 모든 난민에게 충분한 음식과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멕시코는 미국과의 북부 국경 지역에 약 1만 5000명의 군인과 국가방위군을 배치해 불법 이민자를 체포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과 국경을 이루는 리오그란데 강을 건너려던 이민자들을 중무장한 멕시코군이 강압적으로 저지하는 장면이 포착돼 비판이 일었다. 지난 25일(현지시간)에도 리오그란데 강을 건너 미국 텍사스로 불법 입국을 시도하다 급류에 휩쓸려 사망한 엘살바도르 출신 난민 부녀의 사진이 공개됐다. AP통신 등은 엘살바도르 출신의 라미레스(26)가 급류에 휩쓸린 딸 발레리아(2)를 구하려다 함께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라미레스는 딸을 먼저 안고 강을 헤엄쳐 미국 국경을 넘었으나, 멕시코 국경에 남은 아내를 데리러 다시 강물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 사이 급류에 휩쓸린 발레리아를 구하기 위해 방향을 틀었다가 딸을 품에 안고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의 참혹한 모습은 지난 2015년 터키 해변에서 숨진 세살배기 시리아 난민 어린이 쿠르디를 연상시킨다.멕시코는 과거 자국을 거쳐 미국 국경을 넘는 이민자들을 사실상 단속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위협 이후 강경 정책으로 선회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G20 참석 등 아시아 순방을 위해 백악관을 나서는 길에 만난 기자들에게 “나는 그런 일이 싫다”면서 “민주당이 법을 바꿨으면 그런 일을 당장 멈출 수 있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민주당) 법을 바꿔야 한다. 그래야 아마도 훌륭한 남자였을 아빠와 딸에게 벌어진 이런 일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이민자 지원 법안은 상하원에서 각각 통과돼 미국 의회에 계류 중이지만 후속 절차는 불투명한 상태다. 사진=엘 유니버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이정인 서울시의원, ‘정신재활시설 포지셔닝 정책토론회’ 참석

    이정인 서울시의원, ‘정신재활시설 포지셔닝 정책토론회’ 참석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정인 의원(더불어민주당, 송파5)은 지난 24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정신재활시설 포지셔닝 정책토론회’에서 토론자로 참석해 정신장애인 및 정신질환자의 지역사회 통합을 위한 시의원으로서의 역할과 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이날 토론회는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와 서울시정신재활시설협회,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한국정신재활시설협회가 공동 주관한 가운데 정신장애인의 사회통합을 위한 지역사례관리 및 정신재활서비스 전략에 대한 발제와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자로 나선 이 의원은 “냉혹한 편견과 차별 속에서도 잘 견디고 버텨주신 정신장애인과 그 가족 분들께 감사드린다. 당사자 개인이 아닌 정부와 서울시가 정신질환자를 위한 제도를 개편하고 정책을 이끌어 가야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정신재활시설의 역할 강화와 함께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선도적 역할이 필요한데 오히려 탈원화의 대응에 역주행하고 있는 현실이 극히 우려된다”며 조속한 기능 회복과 역할 재정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토론회에서 이 의원은 서울시 정신질환자 지역사회 통합의 문제점과 대책을 점검했다. 이 의원은 탈원화의 선도적 역할은 정신건강복지센터여야 한다고 말하며 ▲정신재활시설의 운영 안정화를 위한 예산 지원과 시설 확대 필요 ▲정신장애인이 주체가 되는 자립생활센터 설치 ▲정신질환자가 단기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안정화 쉼터 필요 ▲정신질환자의 지역사회 통합에 필요한 지원체계 마련을 위한 조례 전부개정 ▲정신질환자 복지업무를 복지정책실로 이관하는 전달체계 개편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제언했다. 한편 이 의원은 제287회 정례회에서 정신질환자 스스로 이상을 느꼈을 때 단기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안정화 쉼터’의 설치를 위해 SH의 공간 지원과 운영비 반영을 요청했다. 또한 취업지원센터의 설치나 주간재활시설에 정원 외 취업지원 인력배치를 고려해 정신장애인의 취업지원강구를 요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책 리뷰]“실패해도 괜찮아”… 공감 넘어 제도·인식 바꾸는 ‘실패박람회’

    [정책 리뷰]“실패해도 괜찮아”… 공감 넘어 제도·인식 바꾸는 ‘실패박람회’

    서울신문은 ‘고시’면의 새 코너로 ‘정책리뷰’를 마련했습니다.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과 다른 부처·지방자치단체의 정책 추진 과정을 알고 싶어 하는 공무원에게 실제 사례 위주로 일목요연하게 소개합니다. 성공한 정책은 벤치마킹 대상으로, 실패한 정책은 반면교사 기회로 삼아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일조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1968년 미국 3M의 스펜서 실버 연구원은 강력 접착제를 개발하려다 너무도 접착력이 약한 물질을 만들어 좌절했다. 실버는 부끄러웠지만 이 결과를 회사에 알렸고 동료는 되레 그를 격려했다. 몇 년 뒤 같은 회사의 아트 프라이 연구원이 교회 성가집에 붙은 메모 테이프의 접착력이 너무 강해 가죽 표지가 상한 것을 보며 ‘쉽게 붙였다가 뗄 수 있는 메모지’를 구상했다. 그는 과거 실버에게 들었던 얘기를 떠올리고 해당 물질을 이용해 제품 연구에 나섰다. 이렇게 개발된 것이 지금 전 세계인이 쓰고 있는 ‘포스트잇’이다. 실패는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이를 통해 얻은 노하우는 다른 아이디어를 살찌우는 자양분이 된다. 새로운 것을 창조해 성공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실패는 불가피한 것이기에 이를 사회적으로 용인하고 격려할 필요가 있다. 전 세계에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실패의 가치를 인정하고 연구하는 움직임이 퍼지고 있다. 핀란드 헬싱키에서는 해마다 10월 13일을 ‘실패의 날’로 기념한다. 학생과 교수, 창업자가 자신의 실패 경험을 이야기하고 서로의 실패를 축하한다. 미국에서도 곳곳에서 창업 실패를 기념하는 ‘실패 페스티벌’이 열린다. 지난 1월 청와대 경제과학특별보좌관에 임명된 이정동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실패에 대한 무한한 관용이 필요하다”면서 “미국은 창업자 평균 연령이 40대 중반이고 특히 실리콘밸리 하이테크 창업자는 50대가 주류다. 경험이 풍부하고 시행착오가 온몸에 새겨진 사람들이 창업을 한다”고 강조했다.●행안부, 시민·전문가와 함께 아이디어 모아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뒤부터 국민의 아이디어를 사회 변화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행정안전부 사회혁신 민관협의회에서도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지만 아직 정치권이나 언론 등에서 관심을 두지 않던 이슈를 모아 공론화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시민단체 활동가·학계 전문가들과 회의를 거쳐 실패에 가혹한 우리나라의 사회구조와 미혼모, 은둔형 외톨이, 학교 밖 청소년 등 다양한 주제를 선정했다. 같은 해 11월 행안부는 이들과 고심을 거듭한 끝에 ‘실패를 콘셉트로 한 박람회’를 열기로 최종 결정했다. ‘우리 사회에도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만들자’는 취지에서다. 행사 자체는 재미있게 진행하되 내용과 목적은 의미를 추구하는 방식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단순히 실패에 대한 공감 수준에서 그치지 말고 법·제도를 개선하고 재도전 지원을 정책화하는 기회로 활용할 것도 제안했다. 이는 공동창조(co-creation)가 구현된 사례로 볼 수 있다. 공동창조란 다양한 사회 문제를 국민의 집단지성으로 해결하려는 것으로 생활 속에서 주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리빙랩’, 미국 정부가 국가적 이슈를 해결하는 데 시민의 아이디어를 활용하려고 만든 ‘챌린지닷거브’(challenge.gov)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민관협의회는 일반인의 참여를 높이고자 창업 실패나 혁신을 추진했다가 좌절한 경험, 가족이나 회사 등에서의 실패 등 국민 개개인의 체험을 박람회의 주요 소재로 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1년여간의 준비를 통해 세계 최초로 실패를 모토로 내세워 실패문화 콘퍼런스와 ‘과학의 실패’, ‘환경의 실패’, ‘1등에 가려진 주역’ 등을 주제로 한 실패전시회, 금연이나 개인사, 창업 실패담을 나누는 ‘국민실패자랑’ 등 코너가 윤곽을 드러냈다. 원래 협의회가 처음 제안한 개최지는 용산의 전쟁기념관이었다. 전쟁이야말로 ‘국가의 가장 큰 실패’를 뜻하는 만큼 상징성이 크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실패박람회의 핵심은 시민 참여와 소통에 있다는 생각이 힘을 얻으면서 자연스레 광화문광장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김문섭 강원대 경영학과 교수는 실패박람회에 대해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시의적절한 주제였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그간 한국에서는 오직 성공만을 보고 배우자는 문화가 지배해왔다. 하지만 저성장 시대가 도래하면서 실패의 가치를 받아들이고 공유해야 하는 때가 왔다. 정부가 적절하게 이슈를 환기시켰다”고 설명했다. ●실패 우려 딛고 첫 박람회 ‘성공’ 하지만 박람회 개최 전만 해도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부처는 이 행사에 미온적이었다. 박람회의 취지와 관계없이 ‘실패’라는 단어를 앞세운 것이 부정적 어감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 때는 일부 자영업자가 최저임금 인상에 항의하며 광화문 인근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실패박람회가 자칫 이들에게 ‘최저임금 정책 실패’ 이미지를 연상시켜 집단행동에 나서게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전 세계에서 처음 여는 행사이다 보니 박람회를 공동 주최할 파트너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행안부 내부에서도 ‘이러다가 실패박람회가 정말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쏟아졌다. 정부 당국에서 “명칭을 바꿔서 박람회를 진행하면 어떻겠냐”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당시 이 행사를 책임졌던 박노원(청와대 시민사회수석비서관실 행정관) 행안부 시민해결과장은 뚝심으로 버티며 원안을 고수했다. 박 행정관은 지난해 9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박람회는 ‘실패’가 주제이자 핵심이었다. 그런데 이를 숨기거나 가리고 행사를 진행하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 부분만큼은 타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9월 14~16일 광화문광장에서 ‘2018 실패박람회’가 어렵사리 막을 올렸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실패의 아이콘’이라는 별명이 붙은 성신제 전 한국피자헛 대표 등이 연사로 나서 자신의 실패담을 솔직하게 전달해 공감을 얻었다. 3일간 5만여명의 관람객이 행사에 찾아왔다. 관람 만족도도 5점 만점에 4.3점으로 최근 3년 이내 열린 정부 주최 행사 참여자 만족도 평균(2.8~3.4점)을 크게 웃돌았다. “오랜만에 재미있는 정부 행사가 열렸다”고 입소문이 나자 박람회 마지막 날에 문 대통령이 깜짝 방문했다. 청와대에서도 실패박람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졌음을 인정한 것이다. 이때부터 여러 부처와 지자체에서 협업 요청이 쇄도했다. 올해는 서울뿐 아니라 강원, 대전, 대구, 전주 등에서 행사가 치러진다. 이달 12~14일 대구 동성로 일원에서 열린 ‘2019 실패박람회 in 대구’에는 모두 22만명이 다녀갔다. 실패박함회는 행안부의 명실상부한 ‘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실패박람회는 실패를 응원하고 재도전을 지원하는 사회적 플랫폼으로 진화하고자 다양한 아이디어를 준비 중이다. 박 행정관은 “우리나라가 안정적 일자리를 찾아 대기업과 공직에만 관심을 갖는 ‘몰린 사회’로 가고 있어 걱정이 크다. 이런 흐름을 타파해야만 대한민국이 더 행복해질 수 있는데 그러려면 실패를 자산으로 삼는 토양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관행도 실패로 다뤄야” 전문가들은 앞으로 실패박람회가 국민의 삶을 바꾸는 대표 행사로 거듭나려면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관행도 실패로 규정해 성역 없이 다뤄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민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정부 정책에 대한 분석과 탐사 없이 개인이나 사회 영역의 실패에만 국한하면 우리 사회 발전의 근본 해법을 찾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부의 실패’야말로 실패박람회가 반드시 다뤄야 할 핵심 주재”라며 “문재인 정부에서 나타난 사소한 관행적 오류 같은 것도 괜찮다. 실패를 인정하는 공무원에게 상을 주는 등 적극행정과 연계해 ‘실패에서 배우는 정부’로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문학 평론 60년 외길… ‘詩의 시대’ 날 선 성찰

    문학 평론 60년 외길… ‘詩의 시대’ 날 선 성찰

    문단의 거목 유종호(84) 문학평론가가 에세이·시론집을 동시에 출간했다. 에세이 ‘그 이름 안티고네’(현대문학), 시론집 ‘작은 것이 아름답다’(민음사)다. 1957년 ‘문학예술’을 통해 등단한 이래 60여년간 영문학자이자 문학평론가로 왕성한 활동 중인 그는 두 책에 문학과 삶에 대한 날카로운 성찰을 담았다.그는 문학이 고유의 매력과 저력으로 다른 시청각 매체와 경쟁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믿음을 소설보다 시에서 찾는다. 시는 대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시를 읽는 문학 소비자들은 과용이나 낭비에서 오는 피로감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대체로 시편은 짧고 시집은 얄팍하고 가격은 저렴하다.(중략) 조급증의 풍토 속에서 문학 소비자들이 즉시적 승부가 가능한 시를 선호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작은 것이 아름답다’ 146쪽) ‘그 이름 안티고네’에서는 한국 최초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한강의 ‘채식주의자’에 대한 영미권 반응을 언급한 부분이 흥미롭다. 미국의 여성 작가 다이앤 존슨은 결혼, 복종, 가족 돌봄, 한국적 예법의 가혹한 압력 등을 다룬 흥미진진한 소설이라며, 한국인 특유의 ‘한’(恨)을 밑바닥 정서로 언급한다. 여기서 한이란 강렬한 항의의 감정이다. 그러나 유 평론가는 “한은 소극적이고 수동적이고 비공격적”이라며 “한을 민족적 특성으로 파악하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고 무책임한 일반화”라고 말한다. ‘노년은 유유자적할 수 있는 해 지기 전의 농한기가 아니다. 안과와 내과와 치과 등등을 수시로 오가야 하는 소모적 비상사태’(‘그 이름 안티고네’ 39쪽)라면서도 노(老)평론가는 21세기 들어 15권의 책을 냈다. 백석부터 한강까지 창작 못지않게 치열한 비평의 길을 느낄 수 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주 4·3’ 첫 행사 눈길

    한국 현대사의 비극인 ‘제주4·3’의 아픔을 되새기고 인권적 의미를 조명하는 행사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렸다. 20일(현지시간) 오후 유엔본부에서는 ‘제주4·3의 진실, 책임 그리고 화해’라는 제목의 인권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200명에 가까운 참석자들이 행사장을 가득 채웠다. 유엔주재 한국대표부가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도, 강창일 국회의원실, 제주4·3평화재단이 공동주관했다. 자료 영상과 기조 발제, 패널 토론, 유족 증언 순으로 3시간가량 진행됐다. 올해로 71년째인 제주4·3을 다루는 토론회가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 개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 만큼 한국 정부뿐만 아니라 당시 미군정 공동 책임론이 잇따라 거론됐다. 천주교 제주교구 강우일 주교가 기조 발제를 맡았다. 강 주교는 “제주4·3은 미국과 한국의 정부 당국 이 저지른 인권과 인간 생명에 대한 대대적인 위반이자 범죄였다”면서 “이번 심포지엄의 목적은 희생자와 유가족의 고통, 희생의 역사를 처음으로 국제사회에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전문가인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석좌교수, 퓰리처상 수상자인 찰스 헨리 전 AP통신 편집부국장, 유엔인권이사회 강제실종위원인 백태웅 하와이대 교수 등이 패널토론에 참여했다. 커밍스 교수는 “잔혹한 대학살이 어떻게 제주에서 일어날 수 있는가에 대해 미국은 답변해야 한다”며 당시 미군정의 책임론을 비중 있게 거론했다. 헨리 전 부국장은 “당시 서울에 특파원을 뒀던 AP통신과 뉴욕타임스는 4월 3일부터 몇 달간 총 30~40차례 보도했지만 철저하게 냉전의 관점에서 접근했다”면서 “특히 미군과 전혀 무관하다는 식으로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고 지적했다. 백태웅 교수는 “미군정과 이승만 정부, 미군 작전 당사자들이 어떤 형태로든 포괄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면서 “광범위한 인권침해 행위에 대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4·3 당시 조천읍 북촌 학살사건 유족인 고완순씨는 “죽음의 공포 앞에서 눈부시게 반짝거렸던 붉은 피가 너무나 선명하다. 여든을 바라보는 할머니가 되어버린 지금도 눈을 감으면 지옥 같던 그 날이 마치 어제처럼 떠오른다”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세 살배기 남동생 등 일가족 6명을 잃은 고씨는 “제주4·3은 미군정 기간 제주 주민들에게 가해진 인권유린·학살 사건”이라며 “평화와 인권이라는 유엔의 설립 취지에 맞게 미국이 진실 해결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주기를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英 드라마 ‘멋진 징조들’ 신성모독 논란…2만 기독교인 서명운동

    英 드라마 ‘멋진 징조들’ 신성모독 논란…2만 기독교인 서명운동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지난 5월 첫선을 보인 드라마가 신성모독 논란에 휩싸였다. CNN 등 해외언론은 20일(현지시간) 2만 명이 넘는 기독교인들이 드라마 방영을 중단하라는 서명 운동을 벌였다고 보도했다.아마존은 지난달 31일 BBC월드와이드와 공동으로 제작한 6부작 드라마 ‘멋진 징조들’(Good Omens)을 공개했다. 영국의 유명 작가 테리 프래챗과 닐 게이먼이 쓴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드라마는 종말을 막기 위해 천사와 악마가 손을 잡는다는 독특한 내용으로 제작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성경 ‘요한계시록’에 적힌 예언대로 사탄의 아들이자 예수를 대적하는 ‘적그리스도’(antichrist, 안티크리스토스) 아담 영이 태어나고 아마겟돈이 임박하자, 인간 세상에 물든 천사 아지라파엘(마이클 쉰 역)과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이브를 유혹한 악마 크롤리(데이비드 테넌트)는 종말을 막기 위해 손을 잡는다.함께 종말에 맞선 천사와 악마의 우정을 그린 드라마가 공개되자 일부 기독교인들은 악마를 미화하고 신성을 모독했다며 방영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기독교 커뮤니티 ‘리턴 투 오더’(Return to Order)가 진행한 방영 중단 서명운동에는 2만 명 이상이 동참했다. 이 커뮤니티 회원들은 탄원서에서 “드라마가 악마를 선한 존재로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특히 적그리스도를 정상적인 아이로 묘사한 점을 꼬집으며 불평을 쏟아냈다. 이런 유형의 드라마가 선과 악을 가볍게 만들고 악마에 대한 접근 장벽을 파괴하며 진실을 왜곡한다고도 덧붙였다. 문제는 화풀이 대상을 잘못 골랐다는 점이다. 영국 가디언지는 이번 탄원이 드라마 제작사인 아마존이 아니라 넷플릭스를 대상으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들이 진행한 서명운동의 제목은 “넷플릭스 드라마 ‘멋진 징조들’ 방영 중단 요구”이다. 제작사를 헷갈리는 어이없는 실수로 탄원 자체가 한순간에 웃음거리로 전락하자 ‘리턴 투 오더’ 측은 20일 서명운동을 중단했다. 드라마의 원작소설을 집필한 닐 게이먼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넷플릭스에 드라마 취소를 요구하다니 정말 사랑스럽다”며 이들의 실수를 비꼬았다. 넷플릭스와 아마존 측은 이번 해프닝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한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5점 만점에 4.5점의 평점을 받으며 긍정적 반응을 끌어낸 ‘멋진 징조들’은 시즌2 제작 가능성이 열려 있다. 닐 게이먼은 “시즌2 제작에 대해 확답할 수 없지만 만약 시청자들의 요구가 있고 시간과 의지가 확보된다면 추가 제작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드라마에서 천사로 등장한 마이클 쉰 역시 아지라파엘 캐릭터에 애착이 있다며 계속 연기할 용의가 있다고 언급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 이야기] 역사는 짧아도 향은 깊더라, 시칠리아 와인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 이야기] 역사는 짧아도 향은 깊더라, 시칠리아 와인

    이탈리아의 와인 산업 규모 커지며유명 산지인 피에몬테 생산자들 유입1990년대 출시 후 평론가들 극찬 세례서울 찾은 플라네타 와이너리의 오너“지형·토양의 다양한 특징 담아 제조”“총은 내려놓고 ‘카놀리’나 집어.” 냉혹한 마피아의 세계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영화 ‘대부’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극중 돈 콜레오네 암살에 협조한 배신자를 처형하러 가기 전 클레멘자는 부인에게 디저트인 카놀리를 사 오라는 부탁을 받습니다. 이어 배신자를 처단한 뒤 부하에게 가장 먼저 한다는 말이 “카놀리나 잘 챙기라”는 것이었죠. 카놀리는 튜브 모양의 얇게 튀긴 페이스트리 안을 리코타 치즈로 채운 시칠리아의 대표 디저트입니다. 심각한 상황 속에도 보스가 카놀리만은 잊지 않는 이 장면은 영화의 배경이 시칠리아이기 때문에 가능했죠. 시칠리아는 한때 마피아의 본고장으로 악명을 떨쳤지만 이탈리아에서 가장 뛰어난 미식 문화를 가진 곳이기도 합니다. 마피아의 흔적이 거의 사라진 오늘날엔 전 세계 식음의 중심지로 불리죠. 이는 제주도 면적의 13.5배에 달하는 넓은 섬에 펼쳐진 천혜의 자연 환경 덕분인데요. 특히 섬 치고는 매우 다양한 지형을 가지고 있는데 동쪽에 위치한, 유럽에서 가장 높은 활화산 에트나는 수년에 한 번씩 분화해 화산재를 내뱉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바로 이 지역에서 탄생한 와인이 현재 시칠리아 와인의 르네상스를 이끌고 있습니다. 높은 고도와 독특한 토양의 영향으로 에트나 와인은 묵직한 여느 남부 와인과 달리 섬세하면서도 보디감이 가볍습니다. 애주가라면 산미와 음용성을 두루 갖춘 와인을 지나치기란 어렵죠. 마치 프랑스 브루고뉴 지역의 피노누아 와인처럼 말입니다. 20일 시음회 일정으로 서울을 찾은 시칠리아 플라네타 와이너리의 오너 알레시오 플라네타(53)는 “시칠리아 와인이 명성을 얻게 된 건 비교적 최근의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시칠리아 와인협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플라네타를 시칠리아를 대표하는 와이너리로 키운 시칠리아 와인업계의 상징적인 인물입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시칠리아는 당시 섬에 들어와 있었던 영국인들을 중심으로 주정 강화 와인의 원료가 되는 포도를 주로 생산해 저렴한 벌크 와인만 양조하던 곳이었습니다. 이탈리아 최남단인 시칠리아섬 전체의 발전이 이뤄지지 않았던 시절이어서 농업은 협동조합 중심으로 이뤄졌고, 지역별 산지나 토양에 대한 연구 등 와인 관련 인프라도 전무했다고 합니다.‘고급 와인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시칠리아가 가능성 있는 와인 생산지로 떠오른 건 1990년대 이후부터입니다. 이탈리아의 유명 와인 산지인 피에몬테, 토스카나 지역이 고급 와인 산지로 자리를 잡은 이후 이탈리아 와인 산업 규모가 체계화되고 커지면서 와인 전문가들은 새로운 땅인 시칠리아로 눈을 돌렸습니다. 특히 피에몬테 생산자들이 시칠리아에 들어와 토양과 포도 품종을 연구하며 잠재력을 발견했죠. 오래전 스페인에서 이주해 17대째 시칠리아에서 대규모 농사를 짓고 있던 그의 가족은 이들과 손잡고 제대로 된 시칠리아 와인을 만들어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대학에서 농업과 양조학을 공부한 뒤 프랑스 버건디 지역에서 양조가로도 활동하기도 한 그는 고향으로 돌아와 1995년 첫 와인인 ‘플라네타 샤르도네’를 세상에 내놨고, 이 와인은 출시되자마자 유명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으며 시칠리아 와인은 재조명받게 되었습니다. 이후 훌륭한 와이너리가 속속 등장해 이제 시칠리아는 이탈리아에서 없어선 안 될 주요 와인 생산지로 등극했습니다. 그는 “처음 와인을 만들 때는 시칠리아도 좋은 와인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자는 사명감이 강했는데, 앞으로는 지형이 다양한 시칠리아 곳곳의 포도밭의 특징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와인을 만들어 시칠리아 땅의 매력을 널리 알리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acduck@seoul.co.kr
  • 미국은 잊어도, 美병사들은 못 잊는 한국전쟁

    미국은 잊어도, 美병사들은 못 잊는 한국전쟁

    ‘연인원 178만명의 병력 파견, 3만 3600여명의 전사자와 10만명 이상의 부상자, 그리고 7000명 이상의 실종자….’ 20세기 중엽 미국이 개입한 가장 참혹한 전쟁이라는 한국전쟁 중 미국의 참전 규모와 피해상이다. 그 막대한 희생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한국전쟁은 ‘잊혀진 전쟁’으로 통한다. 과연 한국전쟁은 미국인에에 어떤 전쟁이었고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한국전쟁은 말 그대로 ‘잊혀진 전쟁’일 뿐일까. ●한국전쟁 다룬 美소설 70편 분석 미국 전쟁문학 전문가인 정연선 육군사관학교 영어과 명예교수는 한국전쟁을 다룬 미국 작가들의 소설을 통해 한국전쟁을 조망해 눈길을 끈다. 지금까지 알려진 100여편 중 70편을 분석해 미국과 미국인에게 한국전쟁은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모든 전쟁은 두 번씩을 싸우는 것이니 한 번은 전쟁터에서 그리고 또 한 번은 기억 속에서 싸운다’는 말을 인용한 저자는 이렇게 책을 시작하고 있다. “전쟁소설은 바로 두 번째 싸우는 전쟁 기억의 산물이다.” 한국전쟁은 시작부터 ‘잊혀진 전쟁’이 예고됐다고 볼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5년 후 터진 한국전쟁을 미 행정부는 크게 부각시키지 않으려 했다. 세계대전으로 확산될 것을 꺼려 극히 제한된 ‘작은 전쟁’으로 치부했다. 당연히 참전 군인들은 관심에서 멀어졌고 종전 후에도 주목받지 못한 채 쓸쓸하게 귀국하기 일쑤였다. 미 행정부가 내세웠던 한국전 참전의 명분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소련 공산주의 팽창을 막고 미국의 국익과 압박받는 (한국)국민을 돕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군 병사들은 그런 거창한 명분과 상관없이 그저 살아남아 돌아가기 위해 싸워 냈다. 한국전쟁 미국 소설들에선 그 ‘잊혀진 병사’들의 증언이 생생하다. 우선 나라가 보냈기 때문에 싸우러 간 병사들의 한국 인상이 도드라진다. 대부분의 소설을 보자면 한국은 ‘인분 냄새 진동하고 갖은 질병이 창궐하는 생지옥’이나 다름없다. 생존을 위해 몸을 팔아야 하는 여인들이 가득한 나라로 그려지기도 한다. 제임스 히키의 ‘눈 속에 핀 국화’ 속 한 병사는 한국을 성병인 임질(고노리아)과 설사병(다이어리아)에 비유한다. 리처드 샐저의 ‘칼의 노래 한국’에선 주인공 군의관이 코리아를 ‘코리어’(Chorea·무도증: 불수의 운동이 불규칙하게 나타나는 병)를 떠올리게 하는 나라로 기억한다.●1950년 미국 사회의 거울이 된 한국전 한국전쟁이 한창 치열하던 1951년 10월 5일자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는 이런 기사를 싣고 있다. ‘본국에서는 완전 잊혀진 것 같은 (한국)전쟁인데 지난주 한국에서는 2200명의 미국 젊은이들이 죽거나 다쳤다.’ 한국전쟁 소설과 수기 속 병사들의 토로는 ‘무관심’의 실상을 실감나게 전한다. 한국전 참전용사이자 시인인 윌리엄 차일드리스는 ‘한 사람의 시인, 한국을 기억하다’를 통해 “그 잊혀진 전쟁은 병사들이 고향에 돌아오기도 전에 이미 잊혀져 버렸다”고 술회한다. 멜빈 보리스의 소설 ‘내게 영웅을 보여다오’에선 주인공인 미군 총사령관조차도 “병사들은 우리 대다수의 국민들과 정부와 세계가 생각하기에 인기 없는 싸움을 이곳에서 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는다”고 말한다. 커트 앤더스의 소설 ‘용기의 대가’는 이렇게 끝을 맺는다. “그들의 고귀한 희생은 그들 자신의 가슴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아무도 듣고 싶어 하지 않고 관심도 갖지 않으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독특하고 이상한 전쟁’인 한국전을 다룬 소설들은 미국의 다른 전쟁소설과 다른 점을 갖는다고 말한다. 이를테면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 소설이며 베트남전 소설은 주로 반전 메시지에 치중한다. 하지만 한국전 소설은 조금 더 다층적이고 총체적인 시각에서 전쟁에 접근한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어디인지도 모를 장소에서 혹한 속 끝없는 공방이 계속되는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상황은 역설적으로 따뜻한 휴머니즘을 부각하는 소설이 많이 탄생하는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쓰고 있다. ‘전쟁을 치르는 나라에서는 국내 문제들이 병사들의 배낭 속에 넣어져 해외로 나가기도 하지만 반대로 전쟁터에서 수행됐던 많은 일들이 아주 튼튼한 시체 운반용 가방에 넣어져 국내에 들어오기도 한다.’ 1950년대 미국의 사회적 문제들이 미군 병사들에 의해 한국의 전쟁터로 운반됐고 그곳에서 실험을 거친 후 다시 본국으로 돌아왔음을 풍자한 말이다. 결국 한국전은 1950년대 당시의 미국 사회를 들여다보는 거울이었음을 밝힌 저자는 이렇게 끝을 맺는다. “잊혀진 전쟁은 역설적으로 절대로 잊혀지지 않고 미국인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포토] ‘반성한다’ 한마디 없는 10대… 친구 폭행살해 4명 검찰 송치

    [포토] ‘반성한다’ 한마디 없는 10대… 친구 폭행살해 4명 검찰 송치

    광주 북부경찰서는 19일 친구를 집단으로 폭행해 숨지게 해 구속된 A(18)군 등 10대 4명에 대해 살인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다. 잔혹한 폭행에 살인죄가 적용됐지만, 검찰로 압송되는 이들은 ‘반성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 이들은 피해자 B(18)군을 약 2달여간 상습 폭행하고 돈을 빼앗은 것도 모자라, 지난 9일 오전 1시께 광주 북구의 한 원룸에서 수십차례 때려 숨지게 해 구속됐다. 경찰은 이들이 피해자를 상습폭행한 증거를 다수 수집하고, 피해자의 죽음을 충분히 예견·인식했다는 진술 등을 확보해 폭행 치사 혐의를 살인 혐의로 변경했다. 연합뉴스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대량생산 대량살상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대량생산 대량살상

    폭격 흔적이 역력한 거리에 한 어린아이가 쓰러져 죽어 있다. 제1차 세계대전에 의무병으로 참전했던 네빈슨은 프랑스 북부에서 목격한 광경을 그림으로 옮겼다. 이 그림의 제목인 ‘타우베’는 독일 전투 비행기의 이름이다. 타우베는 독일어로 비둘기라는 뜻이다.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가 살인 무기가 된 것이다. 화가는 죽은 아이를 날개 다쳐 추락한 새처럼 보이게 그림으로써 이 단어의 이중성을 드러낸다. 20세기의 대량생산 경제는 전쟁 양상을 이전 시대와 판이하게 만들었다. 제1차 세계대전은 기술 전쟁이자 물량 전쟁이었다. 독일군은 잠수정으로 해안을 교란하고, 항공기를 공중전에 처음 사용했다. 장거리 미사일, 생화학 무기가 사용된 것도 이 전쟁이 처음이었다. 전쟁 물자의 대량생산을 위해 역사상 전례 없는 숫자의 민간인이 군수산업에 고용됐다. 항공기가 후방의 산업시설과 민간인을 폭격하면서 후방과 전선, 시민과 병사를 가르는 구분은 무의미해졌다. 지리적 거리만 붕괴된 것이 아니었다. 통신 수단의 발달과 값싼 신문의 보급으로 후방과 전선의 심리적 거리도 좁혀졌다. 전투 소식에 대한 갈증은 신문 판매량을 치솟게 했지만, 언론 규제와 검열로 인해 사람들은 과거보다 크게 나은 정보를 얻지도 못했다. 전쟁의 위협이 시시각각 조여 오는 것 같은 압박감을 느꼈을 뿐이다. 전방과 후방의 구분이 사라지면서 선전은 위력적인 신무기가 됐다. 영국은 각종 매체를 동원해 적을 피에 굶주린 악마로 만들었고, 자국 군대의 영웅적 행위를 찬양했다. 반면 독일은 전쟁에 반대하는 이탈자들을 가혹하게 처벌하는 방식으로 대응을 했다. 그 어느 쪽이 효율적이었는지는 역사가 말해 준다. 예술가들에게 전쟁의 참상을 표현하는 것은 어려운 과제였다. 역겹고 잔혹한 행위를 어느 정도까지 묘사해야 하는가? 현대전을 이전 시대의 화가들처럼 영웅적인 방식으로 묘사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네빈슨은 무고한 어린아이의 죽음을 통해 전쟁의 비정함과 잔인함을 에둘러 고발하고 관객의 정서에 호소한다. 1916년의 관객들은 이 그림을 보고 적에 대한 증오를 다졌을까? 내게는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전쟁에 반대한다.” 미술평론가
  • 총기 난사 동영상 공유하며 “죽은 사람 숫자 넣어라” 21개월 징역형

    총기 난사 동영상 공유하며 “죽은 사람 숫자 넣어라” 21개월 징역형

    지난 3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총기 난사 때 범인이 생중계한 동영상을 친구들에게 퍼나른 뉴질랜드 남성이 징역 21개월형을 선고받았다. 가혹하다고? 속내를 들여다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기업인 필립 아프스(44)는 30명의 친구들과 문제의 동영상을 공유했는데 한 친구에게 몇 명을 죽였는지 세보며 동영상에 자막으로 넣어달라고 주문했다. 크라이스트처치 지방법원의 스티븐 오드리스콜 판사는 18일 아프스가 총기 난사 도중 소셜미디어에 동영상을 퍼나른 행위에 대해 유죄를 시인했지만 그의 행동이 증오 범죄에 해당하며 총기 난사 며칠 뒤에도 계속해서 동영상을 공유하는 등 잔인하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슬림 공동체를 향해 회개하지 않는 견해들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심지어 그는 동영상 속 무슬림 얼굴에다 십자가 조준선을 그려넣으라고 주문하기도 했고, 뉴질랜드 헤럴드 기사에 따르면 편집된 동영상에 대해 “멋지다”고까지 표현했다. 당시 금요 예배를 드리던 알누르 모스크와 린우드 이슬라믹 센터에서 총기를 난사해 51명이 목숨을 잃었다. 호주인 범인 브렌튼 태런트는 92개 죄목을 받았는데 이번 주초 무죄를 청원해 내년 재판에 넘겨질 전망이다. 그런데 아프스는 2016년에 알 누르 모스크 들머리에 돼지 머리를 놔두고 나오는 등 인종 차별적인 행동을 했던 전력이 있다. 하지만 오드리스콜 판사는 아프스에 대해 너무 가혹한 형량을 선고하면 그에게 ‘영예로운 배지’를 달아주는 일이 될 수 있다며 뉴질랜드 양형 기준에 따른 12년형보다 훨씬 경미한 양형을 언도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적어도 5명이 마찬가지로 총기 난사 동영상을 탈법적으로 공유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가운데 지난 3월 18세 청소년은 수감됐지만 다른 이들은 구금되거나 하지 않았다. 또 10대 소년은 알누르 모스크 공격 동영상과 사진을 공유하면서 “타깃 획득(제거)”라고 표현했는데 7월 31일 재판에 처음 나올 전망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亞 금서 55권 한자리… 출판의 자유를 묻다

    亞 금서 55권 한자리… 출판의 자유를 묻다

    전환시대의 논리·노동의 새벽 등 주목 냉전 세계관과 노동 착취 비판 서적부터 일본·태국·터키 등 부조리 고발 책까지 ‘현대판 금서 사건’ 블랙리스트 성찰도반공주의가 형형하던 군사독재 시절, 미국 중심 세계관에 맞서 비판적인 시각을 선보여 ‘불온서적’ 딱지를 받은 리영희의 ‘전환시대의 논리’(창작과비평사·1974). 나가사키 원폭 투하 직후 상황을 너무나 생생하게 그려 내 출판 금지 조치를 당한 나가이 다카시의 ‘나가사키의 종’(히비야출판사·1949). 대한출판문화협회와 아트선재센터가 공동 기획한 금서 전시회 ‘금지된 책: 대나무 숲의 유령’에서 선보일 책들이다. 정치, 종교, 이데올로기를 이유로 권력이 배포를 막거나 회수한 책 가운데 주목할 만한 아시아의 금서 실물본 55권이 19일부터 23일까지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관객을 맞는다. 한국 금서는 31권, 외국 금서는 24권으로, 이 가운데 중요도가 높은 금서 6권을 꼽아봤다. ‘전환시대의 논리’는 폭압적인 시대, 세계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 ‘지적 해방의 단비’로 불렸다. 1974년 6월 출간 직후 대학생들 사이에서 엄청난 화제가 됐고, 군사정부가 급기야 1979년 판매금지 조치했다. 저자인 리영희는 책을 썼다는 이유로 1970년대 후반 반공법 위반으로 옥고를 겪었다.박노해의 ‘노동의 새벽’(풀빛·1984)은 군자동 섬유 공장, 청량리 공사판, 성수동 영세 공장, 안양 버스회사 등에서 일하던 스물일곱 살 현장 노동자인 저자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혹한 노동 착취의 현장을 실감 나게 묘사한 시집이다. 시집 출간 당시 ‘얼굴 없는 시인’으로 불린 ‘박노해’는 ‘박해받는 노동자 해방’이라는 말에서 따온 필명으로, 본명은 박기평이다. 금서 조치에도 책은 100만부 가까이 팔리며 대학생들의 필독서로 자리잡았다.이용악의 ‘낡은 집’(기민사·1986)은 일제 치하 처참한 민족사를 생생하게 그려 낸 시선집이다. 초판은 1938년 삼문사에서 발간됐다. 저자는 서정주, 오장환과 더불어 1940년대 문단의 3대 시인으로 불렸지만, 한국전쟁 도중 월북해 우리 문학사에서 지워졌다. 1987~88년에 걸친 월북문인에 대한 단계적인 해금 조치로 다시 빛을 볼 수 있었다.나가이 다카시의 ‘나가사키의 종’은 일본 원폭 투하 당시 나가사키의료대(현 나가사키대 의학부) 조교수였던 저자의 구호활동을 그린 에세이다. 원폭 투하 지점에서 700미터 정도 떨어진 나가사키의대 진료실에서 피폭을 당한 저자는 오른쪽 머리 쪽 동맥이 절단된 중상에도 붕대를 머리에 감은 채 구호활동을 벌였다. 책은 피폭 당시 파괴된 나가사키시, 화상을 입은 채로 죽어가는 동료와 시민들의 모습 등을 세세하게 그렸다. 1946년 8월 출간하려다 연합군최고사령부(GHQ) 검열로 출판금지당했다. GHQ가 일본군의 마닐라 대학살에 관한 기록집 ‘마닐라의 비극’을 합본하는 조건으로 책의 출간을 허가하면서 1949년 1월 세상에 나왔다.루앙 팟퐁 팍디의 ‘니라트 농 카이’(1868)는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태국의 금서다. 저자는 라마 5세 섭정왕 솜데트 차오프라야 보롬마하 스리수리야웡이 비효율적으로 군사작전을 진행한 것을 책으로 비판했다. 정부는 저자를 잡아 50번의 채찍형을 내리고 감옥에 가뒀다. 책은 모두 압수되고 나서 소각됐다. 이 책을 좌파 독립학자이자 공산주의 게릴라인 지트 푸미삭이 남은 판본을 편집해 출판했다. 그러나 1979년 10월 6일 쿠데타 이후 다시 금서로 지정됐다. 현존하는 판본은 태국 정부 예술국에서 1955년 편집, 출판한 것이다.카짐 카라베키르 ‘터키의 독립전쟁에 관한 사실들’(1933)은 터키 독립전쟁 지휘관이자 공화국 수립에 공을 세운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의 전우인 저자가 ‘민족투쟁에서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비난에 맞서 낸 책이다. 책은 1933년 인쇄 단계에서 몰수, 소각됐고 정부는 카라베키르의 집을 급습해 문서를 압수했다. 책이 온전히 출판된 것은 57년이 지난 뒤였다. 김해주 아트선재센터 부관장은 이번 전시회에 관해 “6권의 책은 역사적으로 중요도가 높은 책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용희 대한출판문화협회 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박근혜 정권에서 세종도서 리스트를 좌지우지한 이른바 ‘블랙리스트’ 사건은 현대판 금서 사건이라 할 수 있다”면서 “전시회를 통해 지난 정권의 블랙리스트를 돌아보고 출판의 자유를 생각해 보자는 의미에서 전시회를 기획했다”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새영화] ‘완벽한 살인’ 예고편 공개

    [새영화] ‘완벽한 살인’ 예고편 공개

    스타일리시 액션 영화 ‘완벽한 살인’ 메인 예고편이 공개됐다. ‘완벽한 살인’은 임종을 앞둔 할머니의 유산을 차지하기 위해 그의 손자 ‘대니’와 요양사 ‘일렉스’가 펼치는 잔혹한 핏빛 이야기를 담았다. 공개된 예고편은 텅 빈 격투기장에서 화려한 액션으로 시작한다. 특수부대 출신의 ‘알렉스’는 갑작스러운 괴한의 침입에도 당황하지 않고 한 번에 제압해 주목도를 높인다. 이어 자신의 유산을 탐하는 손자를 향해 “내가 죽어도 너는 한 푼도 없어”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할머니의 대사가 이후 전개를 궁금케 한다. 특히 스타일리시한 리얼 액션이 시원한 볼거리를 예고한다. 영화 ‘완벽한 살인’은 오는 6월 20일 개봉 예정이다. 영상부 seoultv@seoul.co.kr
  • 현직 검사 “계획 살인은 무기징역·사형 구형해야”

    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처럼 잔혹한 살인 범죄에 대해 사형을 내려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잇따르는 가운데 계획 살인 범행에 대해서는 보다 무겁게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이 검찰 내부에서 제기됐다. 구형 상향 등 구체적인 조치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16일 검찰에 따르면 지난 14일 서울고검에서 열린 ‘강력범죄 전문검사 커뮤니티 세미나’에서 수원지검 여주지청 형사부 원경희 검사는 ‘살인 사건 구형 기준의 문제점 및 개선 방향’을 주제로 발표하며 “생명 침해를 의도한 계획적 범행에는 무기징역을 구형하고 그보다 죄질이 중한 중대범죄 결합 살인과 극단적 인명경시 살인에는 사형 구형을 ‘기본’으로 하는 등 죄질에 상응하는 처벌을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현재 강간살인, 강도살인 등 중대범죄 결합 살인과 잔혹한 수법으로 살해한 극단적 인명경시 살인 등 특정 유형의 범죄에서는 사형까지도 구형하도록 하고 있지만 대체로 검사의 재량이 폭넓게 규정돼 있는 편이다. 원 검사는 또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주관적인 요소인 범행 동기를 기준으로 살인범죄 유형을 구분해 놓아 판사에 따라 형량에 차이가 날 수 있고, 제시된 형량 자체도 낮다고 지적했다. 현재 양형 기준은 참작 동기, 보통 동기, 비난 동기 살인으로 나뉘고, 중대범죄 결합 살인(최저 17년형)과 극단적 인명경시 살인(최저 20년형) 유형이 추가돼 있다. 범행 동기에 참작할 요소가 있고, 과잉방위 등 감경 요인이 인정되면 기준 형량이 3년까지 내려가 집행유예도 가능하다. 원 검사는 “동기는 주관적 요소여서 명확하지 않다”면서 “사전 계획 유무를 기준으로 우발적 살인, 계획적 살인 등으로 범죄 유형을 수정하고 동기는 참작 요소로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연관검색어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