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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두가 아프게 떠난 지 어느덧 1년 잔혹한 동물학대 왜 더 많아지죠?

    자두가 아프게 떠난 지 어느덧 1년 잔혹한 동물학대 왜 더 많아지죠?

    “자두가 바로 이 가게 앞에서 그렇게 아프게 죽었어요. 벌써 1년이 지났는데도 이렇게 자두 얘기만 하면 눈물이 멈추질 않네요.”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경의선 책거리에 위치한 수제 맥줏집 ‘비아토르’에서 만난 예미숙(56)씨는 자두를 떠올리며 연신 눈물을 흘렸다. 정확히 1년 전인 지난해 7월 13일 예씨가 기르던 고양이 자두는 ‘별’이 됐다. 제명을 다한 게 아니라 잔인한 죽음을 당했다. 평소처럼 가게 앞에서 ‘엄마’ 예씨를 기다리던 자두에게 다가온 가해자 정모(40)씨는 자두의 꼬리를 잡은 채 수차례 땅바닥에 내리쳤다. 쓰러진 자두의 머리를 발로 짓밟고 수풀에 버렸다. 단지 ‘고양이에게 거부감이 있다’는 게 이유였다. 정씨는 법정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지난 5월 출소했다. 하지만 예씨가 받은 충격과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길고양이인 줄 알았다’ 책임 회피에 분노 “자두는 2017년 겨울에 서울 구로구의 한 빈 상가 지붕 위에서 태어났어요. 재개발로 곧 허물어질 건물 위에서 위태롭게 떨고 있는 자두 가족을 그냥 둘 수 없어서 제가 구조해 키우기 시작했죠. 자두는 유난히 작고 몸이 약했어요. 조금씩 건강을 찾고 친구들과 뛰어놀기 시작했는데··· 하필 그런 일을 당한 거예요.” 예씨는 당시 자두를 비롯해 총 다섯 마리를 구조했다. 세 마리는 입양을 보내고 자두와 살구 두 마리를 거뒀다. 자두는 특히 조용하고 얌전했다. 몸이 약해 혼자 웅크리고 있을 때가 많아 예씨는 마음이 많이 쓰였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하고 좋은 사료를 먹여 건강해졌는데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정씨가 자두를 학대하고 죽이는 장면은 가게 앞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처음에는 세탁 세제를 섞은 사료와 물을 억지로 먹이려고 했다. 자두가 거부하자 잔인하게 범행을 저질렀다. 수풀 속에 싸늘하게 버려진 자두를 예씨가 직접 거뒀다. 정씨는 사건 발생 5일 뒤 체포됐고, 동물보호법 위반·재물손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범인이 죗값을 치르게 하는 것뿐이었어요. 그런데 주변에서 동물학대에는 대부분 벌금형이 선고된다며 실형이 나올 건 기대도 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가족 같은 아이가 그렇게 떠났는데··· 말이 안 되잖아요.” 예씨는 늘 재판 한 시간 전에 법원 앞에서 ‘자두를 잔인하게 폭행해 죽인 범인을 엄벌에 처해 달라’는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예씨의 딸도 매일같이 온라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호소문을 올려 자두 사건을 알렸다. 사건이 알려지면서 동물보호단체들이 자두를 추모하고 동물보호법을 강화하자는 캠페인을 벌였다. 사건 현장에는 자두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가해자를 엄벌에 처하고 동물보호법을 강화해 달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의한 사람이 20만명을 넘겼다. “가해자가 재판에서 자두를 학대한 혐의는 인정했어요. 증거가 명확하니까요. 그런데 재물손괴 혐의는 피해 가려고 ‘자두가 주인이 있는 고양이인지 몰랐다’고 주장하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 동물학대죄보다도 재물손괴죄의 형량이 더 높게 선고돼 왔으니 중형을 피하려 한 거죠.” 예씨는 재판정에서 많은 눈물을 쏟았다. “가해자의 주장에 너무 화가 나고, 불쌍한 자두가 떠올라서 그랬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가해자 정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예씨가) 가게 뒤편에 고양이 생활공간을 만들어 매일 보호해 왔고, 가게 테라스 앞에 가게에서 기르는 고양이들에 대한 안내 간판이 세워져 있었다”고 밝혔다. 또 “범행 수법이 매우 잔혹하고 생명 존중의 태도를 찾아볼 수 없으며 가족처럼 여기던 고양이를 잃은 피해자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정씨에게 징역 6개월 형을 선고했다. 정씨는 형이 과하다며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의 판결도 같았고 그대로 형이 확정됐다. 동물학대 범죄에 실형이 선고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예씨는 “물론 실형이 선고됐고, 자두 사건을 계기로 처벌이 강화되고 있어 한편으론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우리 자두를, 한 생명을 빼앗은 것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선진국에서는 동물학대를 중범죄로 보고 강력하게 처벌한다. 영국은 2017년 동물학대의 처벌을 징역 2년에서 5년으로 강화했다. 미국은 지난해 연방정부 차원에서 동물을 압사시키거나 태우는 등 폭력적인 행위를 할 경우 최대 7년의 징역에 처하는 일명 ‘팩트법’(PACT Act·Preventing Animal Cruelty and Torture)을 통과시켰다. 2015년 미국에서 7마리의 개와 고양이를 학대해 죽인 20대 남성에게 징역 28년 형이 선고되기도 했다. 예씨는 “우리나라도 반려인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는데 아직 법은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며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시 보이는 등 극심한 고통으로 병원 치료 “자두를 그렇게 보내고는 새벽에 집에 가려고 차를 끌고 자유로에 들어섰는데 바로 앞에 고양이가 보이는 거예요. 저도 모르게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주행 중인 차가 있었으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어요.” 사건 이후 예씨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으로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운전 중에 환시를 보고 수시로 심장이 두근거렸다. 불면증도 찾아왔다. 예씨는 “자두가 떠난 날이 다가와서 그런지 요즘 부쩍 더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고양이 한 마리 죽었다고 그러냐’는 분도 있지만 나에겐 가족같이 소중한 존재였다”면서 “지금처럼 가게에서 자두랑 같이 있을 때 틀었던 노래가 나오면 마음이 더 아프다”며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정씨에게 이례적으로 실형이 선고됐지만 동물학대 사건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인원은 2015년 264명에서 2018년 592명으로 매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 1월 서울 마포구의 한 주택가에서 주인과 산책하다가 길을 잃은 반려견 ‘토순이’를 잔혹하게 죽인 20대 남성에게 징역 8개월이 선고됐다. 최근에는 관악구와 마포구 일대에서 잔혹하게 훼손된 고양이 사체가 잇따라 발견돼 경찰이 전담팀까지 꾸려 수사에 나선 상태다. “지난 5월에 가해자가 출소한 데다 동물학대 사건이 너무 빈번하게 발생하니 무섭더라고요. 고양이 쉼터 앞에 튼튼한 문을 만들고 자물쇠도 달았어요.” ●“너의 죽음 헛되지 않게…” 꼭 전해졌으면 자두가 떠난 뒤 고양이 6마리가 살고 있는 가게 뒤편 쉼터 앞에는 나무로 된 방범문이 생겼다. 예씨는 퇴근할 때마다 자물쇠로 문을 단단히 걸어 잠근다. 혹시 또 무슨 일이 생길까 염려돼서다. 자두와 더불어 ‘삼총사’로 불리며 가게 마스코트였던 고양이 ‘돼지’와 ‘하늘이’는 자두의 학대 현장을 목격한 뒤 한동안 쉼터 밖을 잘 나서지 않았다. 예씨는 최근 자두를 구조한 상가 인근에서 추가로 고양이들을 구조했다. ‘몽둥이를 들고 고양이를 위협하는 남성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가게 쉼터에는 공간이 부족해 집으로 데려갔다. 예씨는 “자두처럼 끔찍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내가 거두고 나니 마음이 편하다”며 “결국 이런 사건을 예방하려면 동물보호법이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돼야 하고, 동물을 생명이 아닌 물건으로 취급하는 현행법도 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판 과정이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도 많은 분이 자두를 사랑하고 응원해 주셔서 버틸 수 있었어요. 자두가 정말 큰일을 하고 갔다고 생각해요. 자두 사건을 계기로 사람들의 인식도 법도 바뀌고 있다는 걸 느껴요. 그리고 ‘자두야. 많이 아팠으니까 이제 하늘나라에서 편하게 뛰어다니고 놀고 했으면 좋겠어. 너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을게.’ 이 말이 자두에게 꼭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사설]박 시장 사망 안타깝지만 이런 비극 다신 없어야

    박원순 서울시장이 어제 황망하게 시민들 곁을 떠났다. 차기 대선의 유력주자로도 거론되던 박 시장의 갑작스런 죽음은 충격적이다. 외신들도 박 시장의 사망 소식을 앞다퉈 전했다. 배낭을 메고 관사를 나섰다가 믿기지 않는 주검으로 돌아온 고인은 남겨진 유서에서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며 “내 삶에서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또 “오직 고통밖에 주지 못한 가족에게 내내 미안하다”며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달라”고 마지막 소원을 적었다. 어깨를 짖눌렀던 무거운 책임감을 모두 떨쳐내고 떠나려는 듯 마지막 인사는 “모두 안녕”이라며 짧게 마무리했다. 고인이 극단적 선택을 한 정확한 배경은 알 길이 없다. 다만 시장실에서 근무한 전직 비서에게서 최근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했는데 이 사안이 그의 선택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막연한 추측만 할 뿐이다. 인권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로 활동하며 국내 첫 성희롱 사건인 ‘서울대 우조교 사건’ 승소를 이끈 주역인 고인이 이른바 ‘미투’ 고발과 관련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면 이런 아이러니를 또 다시 찾아보기도 힘들다. 고인은 엄혹한 유신 시절 학생운동을 시작으로 평생 민주화운동과 시민운동에 헌신했고, 최근까지 유력 정치인이자 지방행정가로서 시민들과 함께 살아온 인물이다. 특히 1990년대 중반 소액주주운동과 낙선운동시민연대 활동으로 시민운동가로서 뚜렷한 궤적을 남겼고, ‘아름다운 가게’와 ‘희망제작소’를 창설해 시민운동의 외연확장 계기를 만들어냈다. 오롯이 사회와 시민을 위한 삶만 살았던 고인의 일관성과 성실함은 3연임하며 10년간 서울시정을 이끌게 한 원동력이 됐다. 고인 스스로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었고, 우리 사회도 고인의 열정이 여전히 필요하지만 어쩔 수 없이 떠나보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안타깝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특히 1000만 서울시민의 삶은 잠시도 소홀할 수 없다. 시장대행을 비롯한 서울시 공무원들은 황망한 상황에서도 시정의 연속성을 유지하는데 만전을 기하길 바란다. 무엇보다도 부동산 시장 안정은 서울시가 주도해야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창의적 해법’의 모범까지 제시해준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우리 선조들은 홀로 있을때에도 도리에 어그러지는 일을 하지 않도록 몸가짐을 바르게 하고 언행을 삼간다는 ‘신독(愼獨)’을 큰 가치로 새기고 또 새겼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일이 정쟁의 대상이 되어선 안되겠지만 누구보다도 고위 공직자들은 스스로 돌이켜보며 신독의 다짐을 되새기길 바란다. 이런 비극이 되풀이 되어선 안되지 않는가.
  • 日아사히 “일본정부, ‘군함도’ 어두운 역사 겸허히 직시하라”

    日아사히 “일본정부, ‘군함도’ 어두운 역사 겸허히 직시하라”

    일본 정부의 약속 파기에 따라 한국 정부가 메이지 시대 산업 유산에 대한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정 취소를 추진 중인 가운데 아사히신문이 9일 ‘세계유산대립, 부(負)의 역사 직시해야’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자국 정부에 올바른 역사인식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아사히신문은 “5년 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유산’에 관한 전시를 놓고 일본과 한국 사이에 마찰이 일어나고 있다”며 그 원인에 대해 “태평양전쟁 당시 징용공에 대해 일본 측이 충분한 대응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2015년 조선인 강제노역 시설 7곳을 포함한 23개 장소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한 것과 관련해 이를 소개하는 ‘산업유산정보센터’(도쿄도 신주쿠구)를 지어 지난달 15일부터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당초 약속했던 것과 달리 군함도 등에서 있었던 착취와 억압 등 실상은 숨긴 채 강제노역이 없었다는 일부 증언을 부각시키는 등 외려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세계유산 등재 취소를 포함한 대응을 요구하는 서신을 유네스코에 보냈다. 아사히는 문화유산 등재 당시 일본 정부는 ‘(군함도 등에서의) 희생자를 기억으로 남기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나 하시마에서 한반도 출신자에 대한 차별이 없었다는 증언 등 산업유산정보센터의 전시 내용이 한국의 반발을 사고 있다고 전했다. 사설은 “한반도 출신자의 노무 동원에 폭력이 수반되는 경우가 있었다거나 가혹한 노동을 강요한 것은 당시 (일본) 정부의 공문서 등에서 드러났고, 일본 내 재판에서도 피해 사실이 인정됐다”며 “그런 사실도 충분히 설명하면서 당시 일본 국가정책의 전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올바른 전시의 형태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사히는 “어느 나라든 그동안 걸어온 길에 빛과 그림자가 있고, 이웃나라와의 관계도 복잡하기 마련”이라며 “좋고나쁨에 상관없이 역사적 사실에 겸허하게 마주하며 미래를 생각하는 책임이 있는 것은 일본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사히는 “메이지 이후의 일본은 많은 노력과 희생 위에 눈부신 공업화를 이뤘다”면서 그러나 “어두운 측면으로부터 눈을 돌린다면 유산은 빛이 바랠 것”이라고 사설을 맺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반기문 “北에 구걸하는 태도 버려라”…文 대북정책에 직격탄

    반기문 “北에 구걸하는 태도 버려라”…文 대북정책에 직격탄

    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구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지 말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반기문 위원장은 8일 국회에서 열린 ‘글로벌 외교안보포럼’ 기조연설에서 “(남북 관계는) 상호존중·호혜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너무나 일방적으로 북한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경우, 계속 북한에 끌려 다니는 상황밖에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방적으로 北 입장 옹호하면 계속 끌려다녀” 그는 “이념 편향과 진영 논리는 마땅히 배제돼야 한다. (북한을 향한) 일편단심은 냉혹한 국제사회에서나 민족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우리민족끼리’에 중점을 둘 경우 해결은 더욱더 어려워진다”고 비판했다. 이어 “통일부 장관, 청와대 안보실장, 국가정보원장을 새로 지명했다. 좋은 구상을 하겠지만 너무 단기에 (갈등) 국면을 해소하려고 하면 점점 더 우리는 어려운 위치에 간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급한 마음을 갖지 말고, 북측에 구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지 말라”고 강조했다. 여권에서 추진하는 ‘남북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현 상황에서 큰 의미가 없다고 평가했다. 반기문 위원장은 “북한이 종전선언에 움직일 리도 없고, 관심도 없을 것”이라며 “종전선언이 돼도 모든 걸 백지화하는 북의 행태에 비춰 보면 큰 의미가 없다”고 진단했다. “고위 책임자가 주한미군 감축 거론? 개탄스러워” 그는 “(여권의) 일부 책임 있는 지위에 있는 정치인들이 한미 군사훈련 중단, 주한미군 감축을 거론하는 데 대해서는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상당히 고위직에 있는 분들이 ‘아무리 해도 주한미군이 절대 나갈 리 없다’는 식의 무책임한 발언을 하는 걸 보고 참 경악스러웠다. 개탄스러운 일”이라고도 했다. 반 위원장은 북한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공개적으로 폭파한 일을 거론하며 “도발 행위를 아무런 자책도 없이 자행했는데, 그 과정에서 대한민국 정부가 취한 미온적 대응, 그야말로 억지로 한마디 안 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보인 미온적 대응에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10월 북미회담 가능성, 크지 않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남북 대화 노력에) 모든 국민이 환희에 차고, 기대하고, 전 세계가 손뼉을 쳤는데, 표면적으로는 가히 역사적이라 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결과적으로 보면 역대 정권과 다를 바 없게 됐다. 어찌 보면 전략적 입지가 더 궁색해졌다”고 꼬집었다. 반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추진하는 10월 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일각에서 소위 ‘옥토버(10월) 서프라이즈’다, 미 대선 즈음해서 ‘쾅’ 해서 미북 회담을 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하는데, 북한도 여러 정세를 꿰뚫고 있다”며 “그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그는 “모든 문제의 근원은 북핵에 있다. 이런 점을 재확인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최종 목표로 삼아야 한다”며 “햇볕정책 하면서 전 세계에서 찬양받던 김대중 대통령의 정책, 문 대통령의 정책, 이게 다 북한의 핵 야망을 저지하는 데는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오늘의 눈] 코인 투기, 개인의 욕심만이 문제가 아니다/고혜지 탐사기획부 기자

    [오늘의 눈] 코인 투기, 개인의 욕심만이 문제가 아니다/고혜지 탐사기획부 기자

    “아파하며 매일 버티는 것도 지겨워 딱 죽고 싶던 차에 코인을 소개받았어요.” 지난달 13일 탐사기획부의 ‘2020 암호화폐 범죄를 쫓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최모(60)씨는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혼 후 자녀 2명을 홀로 키우다 유방암에 걸린 그에게 2016년 9월 A코인은 궁핍한 살림을 피게 해 줄 유일한 비빌 언덕으로 다가왔다. 몸이 아파 일할 수 없는 최씨의 사정을 아는 교회 권사가 “가만히 있어도 이자가 들어온다”며 “대출이라도 끌어다 투자하라”고 권유한 게 시작이었다. TV에선 하루가 멀다 하고 암호화폐가 신세계를 열 것이라며 현혹했다. 다급해진 최씨는 집 담보 대출금 1억 3500만원을 A코인에 털어 넣었다. 그러나 코인 가격은 계속 떨어져 대출금을 고스란히 날렸다. 최씨는 현재 파출부 일을 하며 빌린 돈과 이자를 겨우 갚아 나가고 있다. 지난달 첫 보도 이후 암호화폐 사기 피해자들에게는 냉혹한 비판이 빗발쳤다. “피 같은 돈이라면서 보이지도 않는 코인에 몽땅 투자한 사람의 욕심이 문제다”, “코인 투기는 개인의 선택이고 책임이니 정부를 탓하지 말라”는 식이었다. 투기를 목적으로 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피해자 중엔 삶의 막다른 골목에서 코인을 희망으로 본 이도 상당수였다. 투자엔 손실도 있기 마련이지만 중년 세대가 유독 많이 당하고 취약계층이 더 많이 잃는 구조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코인은 부동산 등 다른 투자 대상 대비 진입장벽이 낮아 소시민들도 접하기 쉽다. 반면 주어진 정보는 적고 전문적이다. 중년 투자자 중엔 암호화폐는커녕 컴퓨터조차 다루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암호화폐를 사고팔 수 있는 웹사이트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도 모르고 돈만 맡긴 피해자도 적지 않았다. 사기꾼들은 “내 말대로 하면 곧 부자가 될 수 있다”고 허황된 약속을 했다. 중장년의 불안한 노후와 고용 상태도 피해 규모를 키우는 데 한몫했다. 최씨를 포함한 5060세대 피해자들은 “퇴직 후 일할 수 있는 곳은 죄다 비정규직인 데다 모아 놓은 노후자금은 쥐꼬리”라고 한탄했다. 아이들 학비, 부모님 병원비 등 돈은 들어오는 족족 빠져나가 마땅히 투자할 곳도 없다고 말했다. 그들에게 ‘연금형 이자 지급’을 약속하는 코인 상품은 국가가 보장하지 못한 노후 대비책이 되지 않을까 하는 환상을 심어 줬다. 정부가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암호화폐 탓에 공황장애까지 생겼다는 한모(52)씨는 사기 피해를 신고하러 갔다가 “코인이 무엇이냐”는 경찰의 질문에 힘이 빠졌다고 했다. 한 암호화폐 업체 관계자는 “코인은 적은 자본으로도 주무르기 쉬운 시장”이라며 “코인 사기나 시세 조작과 관련해선 처벌법이 마땅치 않아 개미 투자자만 죽어 나가는 구조”라고 공언했다. 당국이 적극적인 수사나 입법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서 가해자들은 범죄를 또 저지르며 피해자를 양산한다. 암호화폐 투자 실패를 단순히 개인의 잘못으로만 치부할 수 있을지 묻고 싶다. hjko@seoul.co.kr
  • 취리히 동물원 사육사 호랑이에게 공격 받아 사망, 더 참혹한 이유

    취리히 동물원 사육사 호랑이에게 공격 받아 사망, 더 참혹한 이유

    스위스 취리히 동물원의 여성 사육사가 시베리아 호랑이에게 물려 숨졌다. 관람객들이 관람하는 앞에서 벌어진 참극이라 충격을 더한다고 영국 BBC 등이 5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동물원 측은 전날 오후 1시 20분쯤 관람객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긴급대응팀이 달려들어 호랑이를 떼내 울타리 밖으로 내모는 데 성공하고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으나 55세 사육사는 곧바로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주디스 회들 취리히 경찰 대변인은 “슬프게도 모든 도움이 너무 늦게 취해졌다”고 말했다. 왜 사육사가 같은 시간 호랑이와 울타리 안에 함께 있을 수 있었는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의 호랑이는 이리나란 이름의 암컷으로 2015년 덴마크의 한 동물원에서 태어나 지난해 취리히 동물원으로 옮겨왔다. 울타리에는 다섯 살 이리나와 네 살 반 된 수컷 호랑이 사얀이 함께 지내고 있었다. 세베린 드레센 취리히 동물원장은 AP 통신에 희생된 사육사가 몇년 동안 일한 직원이라며 유족들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한다고 했다. 공격 모습을 지켜본 관람객들에게는 전문적인 상담 치료가 제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코로나19에 따른 봉쇄 조치로 휴장하다 최근 문을 다시 연 동물원은 5일 하루 휴장했다. 6일은 다시 문을 여는데 참극이 발생한 호랑이 구역은 당분간 관람객들을 받지 않는다. 동물원 측은 또 이리나를 안락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 익스프레스는 전했다. 동물원이나 야생보호구역에서 동물이 공격하는 일은 상대적으로 드문 편이지만 취리히 동물원에서도 지난해 12월에도 악어가 울타리 안에 들어와 청소 작업을 하던 사육사의 손을 물었다. 악어는 결국 사살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열린세상] 한반도 평화 롤러코스터/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열린세상] 한반도 평화 롤러코스터/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지난 3개월간 K크로스오버 남성 4중창 팀을 결성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빠져 살았다. 코로나19로 인한 일상의 고단함을 달래주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드디어 지난주 생방송 무대를 통해 최종 우승팀이 가려졌다. 결승에 진출한 3팀 12명 모두 음악적 기술로만 보면 최고의 실력자들임에는 틀림이 없다. 누가 우승을 했다 해도 수긍했을 것이다. 사람마다 관점의 차이가 있겠지만 내가 한 팀만을 선택해 문자투표를 날린 것은 음악에 담긴 진정성에서였다. 영혼을 울리는 아름다운 노래는 화려함보다는 마음에서 우러나는 감성이 우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우승한 팀원 중 한 명의 노래를 듣고 “정말 잘 디자인된 무서운 놀이기구 탔다가 내린 기분 같다”고 한 심사평이 기억에 남는다. 잘 만들어진 놀이기구라면 안전할 것이다. 안전하다는 믿음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에 오는 두려움보다 잠시 후 찾아올 짜릿함에 대한 기대와 무한 쾌감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2018년 4월 우린 그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한반도 평화 롤러코스터에 올라탔다. 9월 평양에 가서는 남북한 군사합의를 통해 남북한 주민들 삶에 평화가 일상화된 전쟁의 공포가 사라진 한반도를 만들었다. 대통령은 평양시민들 앞에서 “더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다”고 이야기했다. 되돌릴 수 없는 남북 관계를 꿈꾸었고, 그리 되리라 믿었다. 행복했던 평화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다시는 오지 않을 것 같았던 남북 관계 위기가 찾아왔다. 4ㆍ27 판문점선언의 상징인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사라졌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직접 군사합의서 파기와 개성공단 완전 철거까지 언급하고, 총참모부는 군사행동을 예고했다. 쉽게 멈출 것 같지 않아 보이던 북한이 돌연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했다. 영원히 안전할 것만 같았던 평화 롤러코스터가 예측할 수 없는 궤도를 달리고 있다. 이조차 설계된 것일지 모르겠지만 공포감이 엄습한다. 왠지 안전벨트도 없이 놀이기구에 올라탄 기분이다. “우리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고, 우리 앞에는 대단히 새로운 도전과 장애물이 조성될 것입니다.” 4ㆍ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환영 만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한 말이다. 엄혹한 미중 관계 속의 한반도 상황을 볼 때 그날 우리가 탄 것이 꽃마차라고 생각했다면 순진한 착각이다. 지금 남북 관계 위기의 발생이 단순히 대북 전단 살포 문제 때문만으로 봐서는 안 되는 이유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입장에서 고민했다면 지금의 위기는 예상할 수 있었고, 분명 막을 수 있었다. 제재 탓할 필요도 없고 미국 탓할 이유도 없다. 바로 제 할 일을 못 한 내 탓이다. 우리는 처음부터 정교하게 디자인되지 못한 평화 롤러코스터에 올라탄 것인지도 모른다. 어떠한 상황이 닥쳐도 당황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하노이 이후에도 우리 정부는 포기하지 않고 북미 관계와 남북 관계를 위한 제안과 조치들을 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남북 관계 역진을 막는 안전장치가 되지는 못했다. 비트겐슈타인은 “어떤 돌을 옮기려 할 때 도저히 손을 쓸 수가 없다면 주변의 돌부터 움직여라”라고 했다. 문제의 해결은 항상 내게 있다. 남북 관계 돌을 옮기려면 우선 내 주변의 돌부터 움직여야 한다. 최소한 남북 정상이 맺은 약속의 꼼꼼한 이행과 한미 연합훈련 중단이라는 안전벨트만이라도 착용했었다면 지금 느끼는 공포감은 없었을 것이다. 새로운 국정원장, 안보실장, 통일부 장관이 내정됐다. 대통령과 K평화를 만들어 갈 새로운 안보 4중창 팀에 대한 기대가 간절하다. 크고 대단한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북미 대화 재개라는 화려함이 아니라 어렵게 잡은 남북의 손 다시 놓지 않을 용기와 진정성이 필요하다. 감동을 주지 못할 이벤트보다는 가슴을 울리는 진솔함을 보일 새 안보팀의 멋진 화음과 조화를 기대해 본다. 그 화음이 정부의 치적을 지키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지금 진정 우리가 지켜내야 할 것은 이번 정부가 이룬 업적이 아니라 되돌릴 수 없는 한반도의 평화이기 때문이다. 새 안보팀이 잘 디자인한 한반도 평화 롤러코스터에 다시 탈 수 있길 기대해 본다.
  • 코코넛 따는 태국 ‘노예 원숭이’…공격할까봐 이빨 뽑는 사람들

    코코넛 따는 태국 ‘노예 원숭이’…공격할까봐 이빨 뽑는 사람들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먹는 과일이자 각종 음료나 음식의 주재료로 널리 이용되는 코코넛이 태국에서는 원숭이의 노동력을 강제로 착취한 결과물이라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현지의 유명 슈퍼마켓 체인이 이러한 동물 노동력 착취로 생산된 코코넛 제품은 팔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아시아 지역의 동물보호단체인 페타 아시아(PETA ASIA) 측은 오래전부터 코코넛 농장주들이 코코넛을 따는 데 원숭이를 이용하는 것은 동물 학대에 해당한다고 주장해 왔다. 현지 업계는 코코넛 채취에 원숭이를 이용하는 것이 원숭이에게 해를 가하는 일도 아닌데다, 서구 관광객들이 이를 즐겨 본다고 주장하며 사람 대신 원숭이의 노동력을 이용해 왔다. 태국 남부 지역에는 원숭이를 훈련하는 기관이 있고, 원숭이들은 일반적으로 3~5개월 코코넛 따는 훈련을 받은 뒤 ‘노동 현장’으로 투입된다. 코코넛 수확에 동원되는 원숭이는 대부분 돼지꼬리원숭이 종으로 알려져 있다. 코코넛 농장에 도착한 원숭이들은 자신의 몸무게보다 훨씬 무거운 코코넛을 따느라 진을 빼고, 나무에서 떨어뜨린 코코넛을 상자로 이동하도록 강요당하는 원숭이도 적지 않다는 것이 페타 아시아 측의 주장이다. 또 일을 시키는 사람에게 반항하거나 공격할 것을 대비해 이빨을 뽑는 등 잔혹한 학대도 이어지고 있으며, 대부분 줄에 묶인 채 나무에 올라가 코코넛을 따야 한다.인간에게 복종하거나 노동에 익숙해지도록 훈련받은 성체 수컷 원숭이들은 하루에 많게는 1600개의 코코넛을 따기도 한다. 사람이 수확에 동원될 경우 하루 최대 80개 정도의 코코넛만 따는 것이 일반적이다. 태국의 대형 식품유통 체인매장인 웨이트로즈 측은 “원숭이의 노동력을 불법으로 착취하며 학대하는 것을 막으려는 페타 아시아를 지지하기로 했다”면서 “태국의 동물복지법에 의거해, 우리 매장에서는 원숭이가 딴 코코넛으로 만든 제품은 절대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뜻을 밝힌 업체는 웨이트로즈 하나만은 아니다. 영국의 유명 드럭 스토어인 부츠와 오카도 등도 원숭이 노동력이 동원된 코코넛 제품은 팔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매체 네이션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유력 구매선들이 줄지어 원숭이 노동력을 이용한 태국의 코코넛 상품을 수입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업계는 태국 농업부를 찾아가 읍소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농업부 역시 동물학대를 간과할 수 없다는 뜻을 피력하자, 일부 코코넛 농장주는 수출 감소에 따른 위기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음주운전 사망사고 낸 BJ, 집유 감형 “사고 인지 못했을 수도”

    음주운전 사망사고 낸 BJ, 집유 감형 “사고 인지 못했을 수도”

    피해자 유족의 석방 탄원도 영향음주운전으로 앞서가던 오토바이 운전자를 치어 숨지게 해 금고형을 선고받은 유명 인터넷 방송 진행자(BJ)가 항소심에서 10개월의 금고형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1부(김양섭 반정모 차은경 부장판사)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BJ물범(본명 강선우·35)의 항소심에서 금고 10개월을 선고한 1심을 깨고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당시 상황을 살펴봤을 때 강씨가 사고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피해자 유족들이 강씨의 석방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집행유예로 형을 낮췄다. 강씨는 지난해 12월 31일 오전 1시 50분쯤 서울 서초구 한 도로에서 자신의 고가 외제 승용차를 몰던 중 도로 경계석을 들이받고 튕겨 나오면서 오토바이 운전자를 덮쳐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강씨는 당시 술을 마신 상태였으며, 제한속도가 시속 60㎞인 도로에서 시속 78㎞로 주행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1심 “사고 직후 피해자 생사조차 확인 안해” 앞서 1심 재판부는 “아무 잘못 없이 운행하던 피해자가 머리에 심각한 상해를 입어 즉사한 돌이킬 수 없는 참혹한 결과가 발생했다”면서 “피고인은 사고 직후 자신의 차량 손상 상태만을 살피다 견인 차량이 와서 피해자 행방을 묻기 전까지는 사고사실이나 피해자 생사조차 확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피해자의 유족이 합의해 강씨의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고려해 금고 10개월을 선고했다. 강씨는 사고를 낸 지 18일 만에 개인방송에 복귀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영국과 태국 슈퍼마켓들, ‘노예 원숭이’가 딴 코코넛 제품 판매 않겠다

    영국과 태국 슈퍼마켓들, ‘노예 원숭이’가 딴 코코넛 제품 판매 않겠다

    영국과 태국 슈퍼마켓들이 이른바 노예 원숭이들이 코코넛을 채취하게 해 얻은 원료로 만든 태국산 코코넛 물과 오일 제품 등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고 영국 BBC가 3일(현지시간) 전했다. 국내에도 문제가 된 태국 농장들에서 수출한 코코넛 원료를 가공한 제품이 있는지 면밀히 살피게 될 것 같다. 태국의 대형 식품유통 체인매장인 웨이트로즈는 “원숭이의 노동력을 불법으로 착취하며 학대하는 것을 막으려는 동물보호단체 페타 아시아를 지지하기로 했다”면서 “태국의 동물복지법에 의거해, 우리 매장에서는 원숭이가 딴 코코넛으로 만든 제품은 절대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영국의 유명 약품 가게인 부츠와 오카도, 코 옵(Co-op) 등도 원숭이 노동력이 동원된 코코넛 제품은 팔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다른 슈퍼마켓 체인 모리슨스는 이미 이런 제품들을 진열대에서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약혼녀이며 환경운동가인 캐리 시먼즈도 트위터를 통해 모든 슈퍼마켓들이 판매 철회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인스베리(Sainsbury)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다짐했고, 아스다(Asda) 역시 잔인한 일의 실체가 조사 중인 동안 일부 브랜드는 진열대에서 빼겠다고 약속했다. 시먼즈는 나중에 다시 트위터에다 테스코도 동참해야 한다며 “제발 @테스코도 동참해라. 이들 제품을 판매하는 일을 제발 멈춰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테스코 대변인은 BBC에 “우리 자체 브랜드의 코코넛 우유와 코코넛 물은 원숭이 노동력을 이용하지 않는다. PETA가 확인하는 제품이라면 어떤 브랜드도 판매하지 않는다. 우리 역시 이런 관행을 용납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미국 매체 네이션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유력 구매처들이 줄지어 원숭이를 착취한 태국의 코코넛 상품을 수입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업계는 태국 농업부를 찾아가 읍소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농업부 역시 동물학대를 간과할 수 없다는 뜻을 피력하자, 일부 코코넛 농장주는 수출 감소에 따른 위기를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의 윤리적 대우를 위한 사람들(PETA) 아시아는 오래 전부터 농장주들이 코코넛을 따는 데 원숭이를 이용하는 것은 동물 학대에 해당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런데도 태국의 8곳 농장주들은 코코넛 채취에 원숭이를 이용하는 것이 원숭이에게 해를 가하지도 않으며, 서구 관광객들이 이를 즐겨 본다고 주장하며 사람 대신 원숭이의 노동력을 이용해 왔다. 태국 남부 지역에는 야생 원숭이를 포획해 훈련하는 기관이 있어 3~5개월 코코넛 따는 훈련을 받은 뒤 ‘노동 현장’에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코넛 채취에 동원되는 원숭이는 대부분 돼지꼬리원숭이 종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슬에 묶인 채 코코넛 나무 위를 오르내리며 무거운 코코넛을 따느라 진을 빼고, 나무에서 떨어뜨린 코코넛을 상자로 이동하도록 강요당하는 원숭이도 적지 않다는 것이 페타 아시아의 주장이다. 또 일을 시키는 사람에게 반항하거나 공격할 것을 대비해 이빨을 뽑는 등 잔혹한 학대도 이어지고 있으며, 대부분 사슬에 묶인 채 나무에 올라가게 된다. 성체 수컷 원숭이들은 하루에 보통 1000개, 많게는 1600개의 코코넛을 따기도 하는데 사람은 고작 하루에 많아야 80개 정도의 코코넛만 딸 수 있어 이런 끔찍하고 잔인한 일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또 코코넛 채취 말고도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코코넛 채취 외에도 자전거 경주를 하거나 농구 경기를 하게 하기도 하는데 역시 끔찍한 일이다. 대부분 어렸을 때 부모로부터 빼앗아 엄청난 스트레스를 강요하며 훈련시키기 때문이다. 빽빽한 우리에 넣어 몸 돌릴 틈도 주지 않아 사육하는 일도 많아 스트레스를 받은 일부는 우리의 철봉을 붙잡고 몸을 흔들거나 괴성을 지르는 모습도 여러 차례 목격했다는 것이 PETA의 설명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이빨 뽑힌 채 코코넛 따는 태국 ‘노예 원숭이’…불매 운동 이어져

    이빨 뽑힌 채 코코넛 따는 태국 ‘노예 원숭이’…불매 운동 이어져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먹는 과일이자 각종 음료나 음식의 주재료로 널리 이용되는 코코넛이 태국에서는 원숭이의 노동력을 강제로 착취한 결과물이라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현지의 유명 슈퍼마켓 체인이 이러한 동물 노동력 착취로 생산된 코코넛 제품은 팔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아시아 지역의 동물보호단체인 페타 아시아(PETA ASIA) 측은 오래전부터 코코넛 농장주들이 코코넛을 따는 데 원숭이를 이용하는 것은 동물 학대에 해당한다고 주장해 왔다. 현지 업계는 코코넛 채취에 원숭이를 이용하는 것이 원숭이에게 해를 가하는 일도 아닌데다, 서구 관광객들이 이를 즐겨 본다고 주장하며 사람 대신 원숭이의 노동력을 이용해 왔다. 태국 남부 지역에는 원숭이를 훈련하는 기관이 있고, 원숭이들은 일반적으로 3~5개월 코코넛 따는 훈련을 받은 뒤 ‘노동 현장’으로 투입된다. 코코넛 수확에 동원되는 원숭이는 대부분 돼지꼬리원숭이 종으로 알려져 있다. 코코넛 농장에 도착한 원숭이들은 자신의 몸무게보다 훨씬 무거운 코코넛을 따느라 진을 빼고, 나무에서 떨어뜨린 코코넛을 상자로 이동하도록 강요당하는 원숭이도 적지 않다는 것이 페타 아시아 측의 주장이다. 또 일을 시키는 사람에게 반항하거나 공격할 것을 대비해 이빨을 뽑는 등 잔혹한 학대도 이어지고 있으며, 대부분 줄에 묶인 채 나무에 올라가 코코넛을 따야 한다.인간에게 복종하거나 노동에 익숙해지도록 훈련받은 성체 수컷 원숭이들은 하루에 많게는 1600개의 코코넛을 따기도 한다. 사람이 수확에 동원될 경우 하루 최대 80개 정도의 코코넛만 따는 것이 일반적이다. 태국의 대형 식품유통 체인매장인 웨이트로즈 측은 “원숭이의 노동력을 불법으로 착취하며 학대하는 것을 막으려는 페타 아시아를 지지하기로 했다”면서 “태국의 동물복지법에 의거해, 우리 매장에서는 원숭이가 딴 코코넛으로 만든 제품은 절대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뜻을 밝힌 업체는 웨이트로즈 하나만은 아니다. 영국의 유명 드럭 스토어인 부츠와 오카도 등도 원숭이 노동력이 동원된 코코넛 제품은 팔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매체 네이션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유력 구매선들이 줄지어 원숭이 노동력을 이용한 태국의 코코넛 상품을 수입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업계는 태국 농업부를 찾아가 읍소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농업부 역시 동물학대를 간과할 수 없다는 뜻을 피력하자, 일부 코코넛 농장주는 수출 감소에 따른 위기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8차례 자가격리 이탈’ 일본인 “격리 뜻 오해”

    ‘8차례 자가격리 이탈’ 일본인 “격리 뜻 오해”

    검찰 징역 6개월 구형코로나19 자가격리 조치를 어기고 주거지를 8차례 이탈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일본인 남성에게 검찰이 징역 6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3일 서울서부지법 형사1단독 이승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일본 남성 A(23)씨에게 이런 형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는 지난 4월 2일 입국했다. 서울 서대문보건소는 감염병 의심자로 분류된 그에게 4월 14일까지 주거지에서 자가격리하라고 통지했다. A씨는 그러나 8차례 걸쳐 주거지를 이탈해 감염병 예방법을 어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한국에 애정...비자 발급 문제생기면 가혹” A씨 변호인은 외국인인 피고인이 ‘격리’라는 단어의 뜻을 오해한 것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격리라는 뜻이 최대한 움직이지 않는 것이지, 완전히 바깥과 차단되는 것으로 생각지 못했다는 것이다. A씨 변호인은 “피고인이 외국인치고는 한국어를 잘하다 보니 공무원들이 통역 없이 한국어로 안내해 자가격리 조치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던 것도 있다”며 “한국에 대한 애정이 있어 평소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에서 일도 하던 피고인이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비자 발급 등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게 아닌가 싶다”며 벌금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장에 한국어로 “선처 부탁드린다” A씨는 “주위 여러 사람에게 폐와 불편을 끼쳐 드린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다시 한 번만 기회를 주신다면 이런 위반은 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또 재판장에게 한국어로 “선처를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A씨의 선고 재판은 오는 15일 열린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여기는 남미] “내 아들 당장 잡아 가두시오” 콜롬비아 시장 박수받는 이유

    [여기는 남미] “내 아들 당장 잡아 가두시오” 콜롬비아 시장 박수받는 이유

    아들과 조카, 친한 친구를 무더기로 경찰에 넘긴 콜롬비아의 시장이 시민들로 열렬한 박수갈채를 받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콜롬비아 아틀란티코주(州) 후안데아코스타의 시장 카를로스 이깅스 비야누에바는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아들과 조카, 가문의 친한 친구 등 3명을 경찰에 넘겼다. 비야누에바는 "(지방)경찰을 지휘하는 최고 책임자로서 규정을 어긴 사실을 묵과할 수 없었다"면서 "내가 직접 아들과 조카, 지인을 경찰서까지 데려가 신병을 인도했다"고 밝혔다. 시장이 직접 경찰에 신병을 넘길 정도로 엄중하다는 세 사람의 죄는 과연 무엇이었을까?바로 코로나19 봉쇄규정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세 사람은 콜롬비아의 아버지날을 맞아 지난 주말 모처에 모여 파티를 열었다. 여느 때였더라면 전혀 문제가 될 게 없었지만 지금 콜롬비아 아틀란티코주는 코로나19 팬데믹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강력한 봉쇄가 시행 중이다. 자유로운 이동은 제한되고 각종 모임은 금지돼 있다. 여럿이 모여 먹고 마시는 파티는 금지 1호 모임이다. 세 사람이 코로나19 봉쇄규정을 어긴 사실은 29일 오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동영상이 오르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뒤늦게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시장은 벌컥 화를 내며 이튿날 오전 일찍 아들과 조카, 지인 등 파티를 벌인 세 사람을 잡아들여 경찰서로 데려갔다. 아틀란티코주는 수도 보고타에 이어 콜롬비아에서 두 번째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곳이다. 비야누에바 시장은 "세 명이 파티를 벌인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바람에 신병을 경찰에 넘긴 것"이라면서 "현행범으로 잡았더라면 (내가 직접) 검찰에 송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게 아니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비야누에바 시장은 "시장은 공인이고, 공인의 가족은 누구보다 규정을 잘 지켜 모범을 보여야 한다"면서 "술이나 마시자고 시민들의 건강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은 용납할 수도, 용서되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동체를 (전염병) 위험에 처하게 하는 사람은 가족에게 한 것처럼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면서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코로나10 방역수칙과 봉쇄규정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봉쇄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단호하게 아들과 조카를 경찰에 넘긴 비야누에바 시장에게 시민들은 열렬한 박수와 응원을 보내고 있다. 한 네티즌은 "가족에게 엄격한 시장이야말로 최고의 시장"이라면서 "반드시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간만에 멋진 정치인을 보게 됐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한편 2일 현재까지 콜롬비아에선 코로나19 확진자 10만2000명, 사망자 3470명이 발생했다. 일간 확진자는 4000명대를 기록 중이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탱크 몰며 우쭐하다 전역 뒤 무료해서”… 살인의 추억 시작됐다

    “탱크 몰며 우쭐하다 전역 뒤 무료해서”… 살인의 추억 시작됐다

    살인 14건·별도로 성폭행 9건 사실 확인군 입대 후 내성적→ 주도적 성격 변화사이코패스 성향 65~85% 높은 수준당시 불법 저지른 관계자 9명 檢 송치경찰 “무리한 수사 피해자 모두에 사죄” 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인 ‘화성 연쇄살인사건’ 수사가 30여년 만에 종결됐다. 경기남부경찰청은 2일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에 대한 종합 수사 결과 발표에서 이춘재가 1986년 9월 15일 71세 여성을 시작으로 1991년 4월 3일 67세 여성까지 모두 14건의 살인사건과 별도로 9건의 성폭행을 저질렀다고 밝히고 검찰에 송치했다. 살해된 피해자 역시 대부분 성폭행 후 죽임을 당했다. 첫 살인을 저지른 지 34년 만에 밝혀진 것으로 이춘재는 공소시효 만료에 따라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는다. 경찰은 지난해 7월 사건 피해자들의 유류품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내 DNA 검출·분석을 의뢰한 것으로 재수사를 시작했다. 당시 이춘재는 처제 살해 혐의로 부산 교도소에 수감 중이었다. 경찰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 말까지 52차례에 걸쳐 그를 접견 조사했다. 처음에는 범행을 부인하다가 DNA 검출과 가석방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려주자 4차 접견 때부터 자백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오래된 일이었지만 이춘재의 머릿속에는 당시의 상황이 또렷했다. DNA 검출 외에 별다른 증거가 없던 경찰은 이춘재의 진술에만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이춘재는 그림까지 그려가며 상황을 설명했다고 한다.14건의 살인사건은 출생·학교·직장 등 연고가 있었으며 발생의 시기와 장소가 이춘재의 행적과 생활반경과 일치했다. 그가 자백한 34건의 강간 사건도 살인사건의 발생 시기와 지역이 일치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다만 34건의 강간 사건 중 입증 자료가 충분한 9건에 대해서만 이춘재의 범행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춘재 진술의 객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수사 초기부터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이춘재를 면담하고 심리를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이춘재는 ‘사이코패스’ 성향을 뚜렷하게 보였다. 내성적이었던 이춘재는 군에 입대하면서 주도적인 성격으로 변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춘재는 군대 시절을 얘기할 땐 신이 나서, 흥분된 상태로 말을 했다”며 “군에서 주체적인 역할(기갑부대 탱크 운전)을 하면서 성취감과 우월감을 느끼다가 전역 후 무료하고 단조로운 생활을 하면서 욕구불만을 풀기 위해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춘재가 ‘피해자들에게 미안하다’며 반성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범행 원인을 피해자들에게 전가하는 등 이중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모습을 보였다”면서 “피해자 고통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자신의 범행과 존재감을 과시하고 언론과 타인의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사이코패스 성향이 뚜렷하다”고 강조했다. 이춘재의 사이코패스 성향은 65~85% 수준으로 매우 높다고 했다. 경찰은 이날 이춘재와 함께 과거 이 사건을 수사한 검찰과 경찰 등 9명도 함께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이춘재의 짓으로 드러난 8차 사건과 화성 초등학생 실종 사건 수사와 관련해 각종 불법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배용주 경기남부청장은 “이춘재의 잔혹한 범행으로 희생된 피해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모씨와 그의 가족, 당시 경찰의 무리한 수사로 인해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도 머리 숙여 사죄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야간작전 병사 생존율 높여라” 추억으로 남은 ‘전투복 칼주름’

    “야간작전 병사 생존율 높여라” 추억으로 남은 ‘전투복 칼주름’

    40대 이상 군 복무자라면 아마 ‘전투복 칼주름’에 대한 추억 하나쯤 갖고 있을 겁니다. 멋을 부리기 위해 다리미로 밤잠까지 설쳐 가며 옷에 주름을 잡는 모습은 해외에서는 보기 힘든 아주 독특한 문화였습니다. 이런 칼주름 잡기 문화는 2011년 완전히 금지됐습니다. 왜 갑자기 전투복 다림질이 사라졌을까요. 2일 군과 국방기술품질원에 따르면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디지털무늬 전투복이 보급되면서 2014년에는 ‘개구리복’으로 불리던 구형 얼룩무늬 전투복이 군에서 완전히 사라졌습니다.얼룩무늬 전투복은 한국의 자연경관을 적용한 녹색, 갈색, 검은색, 카키색(탁한 황갈색) 등 4가지 색상을 넓게 펴 바르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여름에는 위장 효과가 높았지만 겨울과 도시, 숲에서는 위장 효과가 낮았습니다.●현재는 사계절·하계절 전투복 따로 지급 특히 위장색 사이 경계선이 너무 뚜렷해 경계가 모호한 ‘픽셀’ 형태의 디지털무늬를 적용한 미국, 러시아 등 군사 강국의 전투복에 비해 기능이 뒤처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2008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새로 흙색, 침엽수색, 수풀색, 나무줄기색, 목탄색 등 5가지 색상을 적용한 ‘디지털무늬 전투복’을 개발하게 됩니다. 신형 전투복에는 야간 투시장비의 기술발달에 대응하기 위해 ‘적외선 산란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야간 투시장비는 밤에도 존재하는 가시광과 일부 근적외선 대역의 미약한 빛을 증폭시켜 눈으로 볼 수 있게 합니다. 그래서 야간 작전을 하는 병사들의 생존율을 높이려면 전투복에 적외선 산란 기능을 포함시켜야 합니다. 실제로 한국군 전투복은 야간 투시장비 감지 가능 근적외선 파장영역인 1100㎚를 넘어 1260㎚까지 야간위장 성능을 확보했습니다. 군이 장병들에게 다림질을 하지 못하게 한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열을 가하면 적외선 산란 기능과 방수 기능 등 전투복의 기능성이 사라집니다. 일부 장병들은 “신형 전투복은 구김이 적어 다림질할 필요가 없다”고 여겼지만, 실제로는 기능성에 초점을 맞춘 지침 때문이었던 겁니다. 이런 높은 기능성에도 불구하고 2012년 ‘사계절 전투복’이 땀 배출과 통풍이 안 돼 ‘찜통 전투복’이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사계절 전투복과 하계절 전투복을 따로 지급합니다. 정부 연구진은 현재 미군 전투복처럼 방염 기능과 내구성을 강화한 제품을 개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겨울에 장병들이 착용하는 ‘방한복 상의 내피’(방상내피)의 변화도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방상내피를 우리는 흔히 ‘깔깔이’라고 부릅니다. 겉감과 안감 사이에 솜을 넣고 누빈 것으로, 보온성을 강화해 겨울이 오면 최고의 관심을 받는 군용 피복입니다.●전역자 지급품에 포함… 전역 때 챙기기도 2018년 국방부는 군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퍼진 ‘깔깔이’라는 은어를 ‘방상내피’로 바꾸는 행정용어 순화 캠페인까지 벌였습니다. 하지만 큰 효과를 보진 못한 것 같습니다. 지난 수십년간 사용된 데다 입에 착 감기는 발음의 유혹을 떨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럼 이 ‘깔깔이’라는 단어는 도대체 어디에서 왔을까요. 과거 방상내피는 ‘카키색’이었는데 이 때문에 ‘칼칼이’라고 불렸다가 ‘깔깔이’로 바뀌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또 과거 방상내피 질이 좋지 않아 겉면이 이 빠진 칼날처럼 거칠다고 해 ‘칼칼이’로 불리다가 ‘깔깔이’로 바뀌었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우리 군은 광복 후 창군 과정에 미군으로부터 군복을 지원받아 입었는데, 그중에 ‘M1941 야전 재킷’과 내피가 있었습니다. 방상내피의 시초인 이 내피 안감은 ‘울 원단’을 사용해 제작됐고, 울 원단의 특성상 피부에 닿았을 때 느낌이 까칠까칠해 ‘깔깔이’로 불렸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이후 탈부착 가능한 모자와 방한내피가 포함돼 보온성을 크게 높인 미군 군복 ‘M65 파커’가 대량 보급됐는데 나일론 소재로 만들어진 이 방한내피가 본격적으로 깔깔이로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방상내피는 장병들에게 인기가 많아 일부는 전역할 때 군에서 가지고 나오기도 합니다. 방상내피는 전역자 지급품 목록에 포함돼 있어 외부 반출이 가능한 제품입니다. 전역 이후에도 집에서 흔히 이용할 정도로 방상내피가 사랑받는 이유는 얇고 가벼우면서 보온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방상내피는 안감과 겉감 사이에 솜털, 우레탄폼 등을 넣어 마름모꼴의 ‘다이아몬드 무늬’가 생기도록 바느질을 하는 ‘누빔 기법’으로 제조합니다. 누빔이 된 천 중간에 공기층이 형성돼 열이 밖으로 잘 방출되지 않도록 합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국가들이 이런 방식을 이용합니다. ●2018년부터는 디지털무늬 방상내피 보급 하지만 최전방 지역의 혹한은 방상내피로도 견디기 어렵습니다. GOP(일반전초)에서 근무했던 분들이라면 몸속을 파고드는 칼바람을 기억할 겁니다. 이때는 2010년부터 보급한 ‘기능성 방상내피’를 사용합니다. 기능성 방상내피는 최대 50~60도의 온도를 내는 ‘발열체 판’을 등 부위에 넣을 수 있습니다. 6시간 동안 발열 효과가 있고 온도를 4단계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혹독한 겨울을 나게 해줘 ‘슈깔’(슈퍼깔깔이)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과거엔 방상내피 허리에 고무줄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단추형, 지퍼형으로 차츰 개선됐습니다. 또 2011년 디지털무늬 전투복이 보급되면서 노란색 방상내피 대신 갈색 방상내피로 진화했고 솜을 더 얇게 넣어 활동성은 높이면서도 목깃을 부착하고 지퍼를 목 끝까지 올릴 수 있게 해 보온성을 강화했다고 합니다. 2018년부터는 디지털무늬 방상내피가 생산돼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해군은 자체적으로 검은색 방상내피를 사용합니다. 전투복은 또 한 번의 진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군은 2023년 도입을 목표로 전투복, 방탄복 등 피복류 10종을 개선하는 ‘워리어 플랫폼’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생활하기에도 편리하고 장병 생존성도 더 높여 주는 좋은 제품을 개발해 보급하길 기대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권수정 서울시의원 “코로나19로 인한 직장맘 불이익, 취약계층 노동위기 대책 필요”

    권수정 서울시의원 “코로나19로 인한 직장맘 불이익, 취약계층 노동위기 대책 필요”

    권수정 서울시의원(정의당, 비례대표)이 ‘코로나19, 직장맘을 포함한 취약계층 노동자의 고충 증가와 관련하여 동부권 노동대책 간담회’에 함께 했다. 지난 1일 서울시동부권직장맘지원센터(센터장 김지희)가 주최한 간담회에서 권 의원은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한 노동환경 실태조사 및 대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간담회에는 권 의원을 비롯, 서울시동부권직장맘지원센터 김지희 센터장, 서울동부비정규노동센터 김태을 소장, 성동근로자복지센터 이창식 센터장, 광진구노동복지센터 김준기 센터장, 중랑구노동자종합지원센터 방세웅 센터장 등 동부지역 노동단체장들이 참석하여 기관별 상담사례, 주요활동 등을 발표하였고 함께 공동으로 모색할 수 있는 공동사업을 모색했다. 사회를 맡은 김지희 동부권직장맘지원센터장은 “코로나19는 직장맘 등 영세한 여성노동현장에 가혹한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 노동환경 악화에 주 당사자로 내몰리는 이들을 보호할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간담회 개최 이유를 밝혔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직장맘 고충 실태를 알린 동부권직장맘지원센터는 상반기 상담사례발표에서 직장맘 불이익 처우 사례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중랑구노동자종합지원센터는 비대면으로 활동방식이 바뀌었는데도 상담 대기줄이 생길 만큼 노동상담 요청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성동근로자복지센터는 주를 이루었던 대면사업에서 비대면사업으로의 전환이 시급한데 예산 전용 등이 유연하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광진구노동복지센터는 봉제업 종사자 노동환경실태조사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부비정규노동센터의 경우, 콜센터나 방문판매업체를 통한 코로나전염사태를 보면서 이들 업종에 종사하는 여성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에 위협요소가 되고 있어 우려를 나타냈다. 요양보호사, 가스 점검원, 방문판매원들이 건강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니만큼 보건소 등 지역별 거점을 확보하여 최소한의 건강유지를 위한 환경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동부지역노동자건강권 네트워크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작업복세탁소, 예방접종 등 중소영세사업장, 특수고용노동자 등 취약계층의 질병과 안전보건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기획안을 만들어 차기 의회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의견을 모았다. 권 의원은 마무리 발언에서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은 특히 직장맘과 영세한 여성노동자에게 더 취약하다. 오늘 사례를 통해 열악한 노동환경에 노출된 노동자들의 실태조사를 좀 더 면밀히 진행하여 대책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라며 “동부권 뿐 아니라 서울 전역으로 확대하여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하고, 자주 만나 현장에서 요구되는 것을 모아 함께 하자”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춘재 자기중심적 사이코패스”…사이코패스 성향 상위 65%~85% 수준

    “이춘재 자기중심적 사이코패스”…사이코패스 성향 상위 65%~85% 수준

    사상 최악의 장기미제사건 이었던 경기 화성의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에 대한 경찰 재수사가 1년 만에 마무리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2일 오전 10시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의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이 사건의 용의자로 특정한 이춘재(57)가 14명의 여성을 살해하고 다른 9명의 여성을 상대로 성폭행과 강도질을 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춘재가 첫 번째 살인사건을 저지른 1986년 이후 34년 만이다. 경찰은 “이춘재가 부산교도소에서 최초 접견시 범행을 부인하다가 DNA 검출과 가석방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려주자 4차 접견때 부터 살인 14건,강간 34건의 범행을 자백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전국에서 소집된 프로파일러들의 면담과 심리검사,진술 및 행동특성 분석, 사이코패스 평가 등 모든 자료를 종합 검토한 결과, 군 전역 후 스트레스와 욕구불만 상태에서 상실된 자신의 주도권 표출을 하기위해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분석했다. 경찰은 또 “이춘재가 ‘피해자들에게 미안하다’며 반성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범행 원인을 피해자들에게 전가하는 등 이중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모습을 보였다”면서 “또 피해자와 유가족들의 아픔과 고통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자신의 범행과 존재감을 과시하고 언론과 타인의 관심을 받고싶어하는 사이코패스 성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이춘재의 사이코패스 성향은 상위 65%~85% 수준이었다. 경찰은 “공소시효가 지난 만큼 이춘재를 처벌할 수는 없지만, 이번 수사를 통해 미궁에 쌓여 있던 사건의 진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춘재의 잔혹한 범행으로 희생된 피해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고 밝혔다. 배용주 청장은 이날 “30여년 전 수사기록,자료,기억에 의존한 수사로 한계가 있었지만 당시 경찰수사 문제점에 깊이 반성·성찰하고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 수사과정의 잘잘못 등을 자료로 남겨 책임있는 수사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역사 교훈으로 삼을 것” 이라고 말했다.이춘재는 화성 연쇄살인 사건으로 알려진 1986년 9월 15일부터 1991년 4월 3일까지 화성에서 잇따라 발생한 10건의 살인사건을 모두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 10건 중 9건은 그동안 미제로 남아있었지만 1988년 9월 16일 화성 태안읍 박모 씨 집에서 13세 딸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8차 사건의 경우 이듬해 윤모(53) 씨가 범인으로 검거돼 20년을 복역하고 2009년 가석방됐다. 현재 윤 씨는 이 사건에 대한 재심을 청구해 수원지법에서 재심이 진행 중이다. 이에 더해 1987년 12월 수원 여고생 살인사건, 1989년 7월 화성 초등학생 실종사건, 1991년 1월 청주 여고생 살인사건, 1991년 3월 청주 주부 살인사건 등 4건의 살인사건도 이춘재의 소행으로 드러났다. 특히 1989년 7월 7일 화성 태안읍에 살던 김모(당시 8세) 양이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실종된 화성 초등학생 실종사건은 그동안 시신이 발견되지 않아 살인사건으로 분류되지 않았지만 이번 수사에서 이춘재가 김양을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일부 살인사건 피해자들 유류품에서 나온 이춘재의 DNA 등 증거를 토대로 14건의 살인 범행은 모두 그가 저지른 것으로 결론 내렸지만, 다른 사건들의 경우 뚜렷한 증거가 없고 일부 피해자는 진술을 꺼려 확실한 피해자 진술을 확보한 사례만 그의 소행으로 결론 내렸다. 이렇게 확인된 것이 살인이외 추가 성폭행·강도 범행 9건이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여기는 남미] 영하 16도… ‘겨울왕국’으로 변한 지구 최남단 아르헨티나

    [여기는 남미] 영하 16도… ‘겨울왕국’으로 변한 지구 최남단 아르헨티나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된 아르헨티나에 남극 추위가 상륙, 보기 드문 설경이 펼쳐지고 있다.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등 남부지방에서 1주일째 강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티에라델푸에고, 추붓, 리오네그로, 산타크루스 등 아르헨티나 남부 지방은 외출 자제를 당부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예상치 못한 강추위에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최남단에 위치한 티에라델푸에고주(州)의 도시 리오그란데에선 1일(현지시간) 온도계 수은주가 영하 16도까지 떨어졌다. 체감온도는 영하 20도까지 내려갔다. 인구 6만6000여 명의 지방도시 리오그란데에 일명 '남극 추위'로 불리는 강추위가 상륙한 지난달 23일경이다. 당국자는 "꼬박 1주일째 강추위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지독한 추위가 이렇게 오래가는 건 1995년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혹독한 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폭설까지 내리면서 리오그란데에선 길에 세워둔 자동차가 완전히 눈에 덮여 꽁꽁 얼어붙는 등 남미에선 보기 드문 설경이 펼쳐지고 있다. 강추위에 폭설까지 겹치자 리오그란데는 주민들에게 외출 자제를 당부하는 한편 가정에 대한 수돗물 공급을 차단했다. 파이프 동파를 걱정해서다. 관계자는 "강력한 추위가 오래가는 경우는 드물어 인프라 시설이 되어 있지 않아 도시의 상수도시설이 동파에 취약하다"면서 "혹시 모를 사고를 우려해 일단 수돗물 공급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한 주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봉쇄조치가 발동된 바 있어 외출자제엔 익숙해졌지만 물이 나오지 않으니 정말 불편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시는 추위가 오래가면 트럭으로 가정에 물을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한편 혹한은 아르헨티나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여름이면 온도가 40도에 육박하고, 겨울에도 절대 영하권 날씨가 기록되지 않는 아르헨티나 북부에서도 온도계 수은주는 뚝뚝 떨어지고 있다. 현지 언론은 "산후안, 멘도사, 네우켄 등 아르헨티나 북부의 주에서도 온도가 0도에 접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나시온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이 사람이 사는 법] 달라진 세상, 길은 있더라

    [이 사람이 사는 법] 달라진 세상, 길은 있더라

    이 사람을 만나려 했던 건 두 가지 궁금증 때문이었다. 첫째 어쩌다 불혹이란 적지 않은 나이에 변호사가 된 것인지. 둘째 그렇게 어렵사리 변호사가 되어 놓고 지금은 왜 국토교통부 산하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장을 맡고 있는지. 부동산 전문 변호사가 거의 전무했던 20년 전, 건설 분야만 집중적으로 파고든 덕에 업계에서 알아주는 건설 전문 변호사가 된 길기관(57)씨 얘기다. 그는 현재 변호 업무에서 손을 떼고 입주민과 시공사 간 분쟁을 중재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 두 가지 의문에 대한 그의 답은 뜻밖이었고 단순했다. 1981년 소위 ‘문무대109인사건’의 주동자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꼬리표 때문에 가뜩이나 쉽사리 직업을 가지기도 어려웠다고, 사법고시라는 시험을 치면 그래도 길이 있을 것 같았다는 것이다. ‘문무대109인사건’은 당시 군사정권이 만들어 놓은 대학생 군사훈련장에서 강제 동원된 대학생들이 군부독재에 저항하는 시위를 벌이다 대학에서 제적되거나 강제징집된 사건이다. 또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장을 맡은 건 수임사건의 70%가 건설 관련 분쟁일 정도로 전문 지식을 갖추고 건설관련 저서를 지었으며 광운대 겸임교수로 10여년 넘게 강의를 하다 보니 국토부에서 나름 전문가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그는 설명했다. 흔한 성공담이 아니어서 더 눈길이 간 그를 30일 만났다. -운동권 출신으로 ‘늦깎이 변호사’가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나. “109인사건 당시는 시대의 부름이 있었던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10여분 시위를 했는데 이후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출소했던 가혹한 시간이기도 했다. 대학에서 제적당하고 나서 위장취업해 공장을 다니고 야학을 하며 20대를 보냈다. 간신히 복학은 했다. 다만 아쉬웠던 건 민주화 운동을 했던 사실이 아니라, 내 능력이 부족한 탓에 그 운동으로 특별히 세상을 바꾸지 못했다고 느낄 만큼 유능한 운동가가 못 됐다는 것이다. 그렇게 살다가 삶을 바꿀 만한 계기가 생겼다. 인삼 행상을 하며 결혼까지 한 아들을 뒷바라지해 왔던 모친이, 천식으로 고생하시다가 병원비를 마련하지 못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50대 후반인 1994년 돌아가신 일이다. 그게 가슴에 사무쳐서, 돈 없는 설움이 아파서 사법고시를 시작했다. 민주화 운동을 하다 나 혼자 살길 마련하는 것 같은 죄책감이 들 때도 있었지만, 어머니 죽음 이후 가족을 돌보지 못한 가장의 자리가 더 크게 다가와서다. 그렇게 고시 5년 만인 1999년, 40세의 나이에 합격했다.” -고시 합격 전에는 전혀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었나. “이름 대면 알 만한 대기업이나 공기업, 돈 많이 주는 곳에는 원서를 거의 낼 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운동권 출신 전과자니까. 노동운동 시절 ‘사문서 위조죄’로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행정착오로 형이 집행되지 않은 전력이 걸림돌이 됐다. 국가공무원법상 이후 10년간 공무원 임용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결국 만 10년이 경과된 99년에야 최종 합격해 법조인의 길에 들어설 수 있었다. 그래서 고시 공부 전까지 틈틈이 번역 일을 했다. 여고생이 열광하던 하이틴 로맨스물 ‘할리퀸 문고’ 번역을 필명으로 수십권 했다. 운동권 출신이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돈벌이 수단이 번역이었다. 그래도 문학을 좋아해 다행이었다.” -부동산 전문으로 가게 된 이유가 있었나. “연수원 졸업 후 나와 비슷한 이력이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판검사로 가기엔 벽이 높았다. 아, 실력도 안 됐던 것 같다. 하하. 어쨌든 그런 친구들끼리 모여서 ‘우리 로펌을 설립해 보자’ 의견을 모았다. 당시엔 법무법인을 세우려면 10년차 이상 경력 변호사가 대표 변호사로 이름을 올려야 했는데 박원순 당시 변호사기 고문변호사로 등록해 설립에 힘을 보태 줬다. 박원순 변호사가 그때 ‘부동산 특화된 강소 로펌으로 가는 게 어떤가’라고 제안을 했고 모두 같은 의견이라 당시에는 드물었던 건설 전문 로펌 ‘산하’를 2002년 설립했다.” -기억에 남는 사건들이 있었나. “사상 처음으로 공사입찰 전 예정가격을 불합리하게 삭감하는 발주자의 ‘비정상적인 관행’과 ‘갑질’에 대법원이 위법 판결을 내린 사건이다. 2011년 ‘제주 10-00 부대장 관사신축공사’ 사례인데 당시 발주자(피고, 국방부 제주방어사령부)가 공사예정가격을 산정할 때 설계도서 및 내역수정을 통해 노무수량을 무리하게 삭감해 입찰을 집행했고 이에 원고(K종합건설)가 시공상 큰 손해를 봤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예산 사정만 고려한 채 무리하게 노무비 등 공사비를 깎는 행위에 ‘경종’을 울린 것으로, 앞으로 건설업계가 적정 공사비를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됐던 사건에서 원고를 대리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 맡고 있는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의 역할은. “위원회는 입주민과 건설사가 ‘공동주택 하자 분쟁’을 두고 다툴 때 하자인지 아닌지 여부를 먼저 판정해 주는 ‘하자심사’와 이후 분쟁을 조정해 주는 ‘분쟁조정’ 두 가지 역할을 한다. 입주자나 아파트 관리소장, 사업주체인 건설사 모두 신청할 수 있다. 예컨대 겨울에 한 아파트 입주민이 ‘침실 벽체에 결로와 곰팡이가 지속적으로 생겼다’며 하자심사 신청을 한 적이 있다. 시공사는 ‘겨울철에 환기를 잘 시키지 않아 습도가 높아져 생기는 현상이라며 보수작업을 거절했다. 결국 위원회가 현장실사를 나가 곰팡이 발생 부위를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했더니 벽체 모서리 부위 마감재(벽지와 석고보드) 뒤에 시공된 단열재에 틈새가 생겨 결로가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기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인 시공 결함이란 의미다. 결국 시공사가 하자보수를 진행하게 조정했다. 이렇게 입주 후 문제가 생겼을 때 법원의 소송절차를 통하지 않고도 입주자나 시공사가 하자심사 또는 분쟁조정 제도를 통해 경제적 비용부담 없이 신속하게 처리하도록 돕는 일을 한다.” -변호사보다 이 일이 더 잘 맞나. “사실 변호 업무는 옳고 그름을 떠나 사실상 의뢰인의 이익을 위해 일한다. 변호사는 결국 한쪽 편을 들어야 하고 민사소송의 경우는 내가 편드는 특정인의 승소를 위해 뛰어야 한다. 그것은 절차적 정의이지 실체적 정의가 아니다. 진실은 아무도 모른다. 소송에서 승패가 났다고 해서 실체적 진실이 가려졌는지는 알 수 없다. 그렇게 의뢰인의 승리를 위해서만 일하는데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에서는 누구의 편을 들지 않아도 되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전문적인 식견에 의해 판단을 해 줄 수 있다. 또 그에 따라 당사자들이 신뢰하고 승복한다. 실제 하자판정에 따른 이의신청률은 지난해 기준 1.6%에 불과하다. 전체 판정서 교부건 2217건 중 이의신청이 들어온 건은 35건이다. 그 정도로 잡음없이 갈등 중재가 된다. 더욱이 입주자와 사업주체 간의 분쟁을 신속·공정하게 해결함으로써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인다는 보람도 있다. 그래서 좋다.”-후배들에게 조언해 줄 만한 게 있다면. “부친은 소농이었고, 모친은 인삼행상을 하면서 보따리 들고 돈을 벌어 학비를 댔다. 깡촌에서 공부 잘하기로 소문난 대학교에 갔다고 플래카드를 붙여 줬던 동네의 자랑이었는데 하루아침에 구속이 되고, 전과자가 되고, 학교에서 제적이 됐다. 제대로 된 직장 없이 10여년을 살았다. 제대로 자리잡은 모습을 어머니에게 보여드리지 못하고 떠나보낸 게 늘 가슴이 아프다. 이렇게 나 역시 부족하고 실수투성이인 삶을 살았는데 조언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모르겠다. 다만 그 말은 하고 싶다. 무슨 일이 생기든 극복할 수 있다고. 많은 것이 바뀌었다. 세상은 정말 많이 변했다. 달라진 시대에 맞게 자기 길을 개척해 가면 된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WHO “국제적 연대 부족… 코로나 종식 근처에도 못가”

    WHO “국제적 연대 부족… 코로나 종식 근처에도 못가”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29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화상 언론 브리핑을 통해 “많은 나라들이 어느 정도 진전을 이뤘지만, 세계적으로는 이 팬데믹(대유행)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우리 모두는 이 일이 끝나기를 바라지만 엄혹한 현실은 이것(코로나19)이 종결 근처에도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확진자가 1000만명, 사망자는 50만명에 이르고 국가별 단합이나 국제적 연대가 부족한 데다 세계가 분열돼 바이러스 확산을 부추기는 상황에서는 최악이 아직 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감스럽지만 이 같은 환경이나 상황에서는 최악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일부 국가들이 봉쇄를 풀고 경제 재개를 단행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경제 재개를 하면서 일부 국가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을 경험했다. 바이러스는 여전히 이동할 곳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국가들이 엄격한 진단 검사와 감염경로 추적으로 코로나 확산을 통제한 한국과 독일, 일본의 사례를 따라야 한다며 “코로나가 시작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나의 메시지는 여전히 검사와 추적, 거리두기와 격리”라고 강조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30일 오후 3시 현재 세계 확진자는 1041만명, 사망자는 50만 8000명에 이른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또 코로나19 기원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팀을 다음주 중국에 파견하기로 했다. 그는 “바이러스의 출처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바이러스가 어떻게 시작했는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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