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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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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인태, ‘최병렬·YS 대화’ 혹평

    ‘엽기수석’으로 통하는 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이 16일 김영삼 전 대통령과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의 전날 대화내용을 ‘허무개그’라며 혹평했다. 유 수석은 문희상 비서실장이 주재한 정무관계 수석회의에 참석,“어제 김영삼 전 대통령과 최 대표가 나눈 대화를 보니 요즘 젊은 친구들이 좋아하는 허무개그를 보는것 같더라.”면서 “명색이 나라의 지도자라는 분들이 나눈 대화라고는 도무지 납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 수석은 “국민이 뽑은 대통령에게 국가운영에 대한 사려깊은 충고나 격려,조언은 찾을 수 없으니 지도층의 언사라고 누가 믿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두 사람의 대화내용을 보면서,외환위기 국난이 떠오르고 민정당 정권의 폭압정치가 떠오른 것은 초복을 맞은 더위 탓만은 아닌 것 같다.”고 비판했다. 곽태헌기자
  • 왜 대선자금 공개 제안 / 야당 공세에 ‘보호막’ 법 개정 염두에 둔듯

    노무현 대통령이 15일 민주당 정대철 대표의 ‘폭탄발언’으로 불거진 대선자금에 대한 정면돌파 의지를 천명,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문희상비서실장 등이 밝힌 노 대통령의 뜻은 ‘여야 모두 지난해 대통령선거 때의 모금과 집행내역을 밝히고,철저히 검증하자.’는 것으로 요약된다.문 실장은 “비리가 아니면 면죄부를 주자.”는 얘기까지 했다.문 실장이 “고해성사를 하자.”고 한 것은 “책임을 묻지말고 가자.”는 뜻이다.이는 노 대통령의 뜻 같기도 하다. ●최병렬대표 ‘특검' 발언 대응 노 대통령은 지난 13일 저녁 문 실장,유인태 정무·문재인 민정수석과 대책회의를 갖고 정치자금을 비롯한 정치자금법을 정비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그럼에도 윤태영 대변인 등은 “노 대통령은 대선자금에 대해 의견을 밝히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전날 “특검이든 국정조사든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민주당 대선자금을 조사해야 한다.”고 공세를 편 뒤 청와대의 분위기가 갑자기 바뀌었다.역공(逆攻)을 취할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또 대선자금을 놓고 소모적인 정쟁으로 치달아 국정운영에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는 판단도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청와대측이 이처럼 태도를 바꾼 데 대해 공식적으로 거론하는 이유다.그러면 실질적이고,비공식적인 이유는 뭘까.일각에서는 희망돼지 모금액수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현 정부의 도덕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탓에 ‘보호막’을 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현가능성 크지않을듯 ‘민주당뿐 아니라 한나라당도 같이 대선자금을 공개하자.’고 현 단계에서는 실현가능성이 별로 높지 않은 제의를 한 것은 일단 정치권에 공을 넘기려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 같다. 한나라당은 즉각 “물귀신 작전”이라고 혹평해 노 대통령의 제의를 받아들일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여야가 대선자금 조사에 합의하지 않으면,노 대통령의 제의는 빛을 볼 수가 없다.노 대통령은 정치자금에 대한 투명성이 있어야 한다는 소신을 정 대표의 발언을 계기로 거듭 강조했다고 하지만 현실성과 순수성 측면에선 의심을 받을 소지도 없지 않다. 유 수석은“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같이 공개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선수를 치고 나왔다.민주당이 대선자금을 스스로 공개하면,한나라당도 공개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그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아울러 정치자금 공개와 관련,기업인과 정치인에게 면죄부를 줘야 하는지를 놓고도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곽태헌기자 tiger@
  • “내년엔 ‘바람의 나라’ 마무리”/ 순정만화의 지평 넓힌 김진씨

    85년 김진(사진·43)의 ‘별의 초상’이 등장하자 당시 순정만화계는 일순 긴장했다.신인급 작가였던 김진이 감히 당시의 ‘대세’였던 ‘서구풍 러브로망’을 거부하고,공주도 혁명영웅도 아닌 무기력한 한국 대학생 윤하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던 것이다. 학점,연애 등 삶 자체에 전혀 관심이 없는 윤하는 혁명과 권모술수,출생의 비밀과 애증이 얽힌 남녀관계가 난무하던 당시 순정만화계에서,늑대무리 속의 양만큼이나 거슬려 보였다. 그러나 순정만화팬들은 학생과 사회인 사이에서 어정쩡하게 서있는 윤하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고,잇따라 나온 ‘노랑나비같이’(86년),‘1815…’(87년)에 열광했다.김진의 출현은 그처럼 화려했다. 그는 현재 92년 잡지 ‘댕기’에서 연재를 시작한,고구려를 배경으로 한 서사물 ‘바람의 나라’에 11년째 매달리고 있다.‘책임감 강한 작가’(만화가 김기혜 표현)라는 평에 걸맞게 자신의 작품에 남다른 집착을 보인다.“바람의 나라를 내년까진 끝내고 SF물 ‘푸른 포에닉스’를 마무리해야죠.이것도 한 10년은 족히 잡아야될 것 같네요.” 김진의 작품세계들을 거칠게 뭉뚱그리면 ‘작은 행복,큰 슬픔’ 정도가 된다.그의 인물들은 ‘레모네이드처럼’ 연작에서 보듯 시야를 좁게 가지면 ‘자기만의 성(城)’ 안에서는 소소하게나마 행복해질 수 있지만,‘바람의 나라’나 ‘1815…’처럼 역사나 사회 등 ‘탈(脫) 개인’의 문제에 도달하면 망망대해의 돛단배처럼 무력해진다. 김진은 한국 순정만화계에서 이정표적인 위치에 있는 작가다.다른 순정만화들과는 차별화되는 독특한 만화어법이나 소재를 도입해 장르의 한계선을 크게 넓혔고,난해한 심리묘사에 천착해도 팬들에게 성공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장르의 코드라는 독자와 작가 사이에 의사소통 약속의 주도권을 작가 쪽에 한껏 끌어당긴 욕심 많은 만화가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여전히 남는다.김진의 인물들은 언제나 개인적인 관점에서 세계를 해석하고 행복을 추구한다.따라서 그들은 시야의 폭에 따라 ‘작은 행복과 큰 슬픔’사이를 진자운동할 뿐이다.일부 팬들이 “데뷔 초기 실험성이 사라진 거장의 자기복제일 뿐”이라고 혹평할 정도. 개인이 소속된 시대나 사회 등과 무관하게 행복해질 수 있을까?김진의 인물들은 ‘그렇다’고 대답한다.시야만 좁게 가진다면 아마도 ‘사랑’이라는 방법으로.그러나 그것을 김진의 한계라고 말하는 것은 부당하다.그것은 순정만화라는 장르의 한계처럼 보인다. 채수범기자
  • 웨스트엔드 최근 경향 / 런던은 팝뮤지컬 전성시대

    |런던 이순녀특파원|런던 웨스트엔드는 뉴욕 브로드웨이와 함께 세계 공연문화의 본향이자 중심지로 꼽히는 명소.때문에 웨스트엔드의 뮤지컬 경향은 세계 뮤지컬의 흐름을 가늠하는 방향타 역할을 한다. 요즘 웨스트엔드는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제작자 캐머론 매킨토시 콤비의 대작들이 무대 뒤편으로 사라지고 있는 반면,‘맘마미아’의 성공에 힘입은 팝뮤지컬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가 하면 ‘봄베이 드림스’ 같은 제3세계 소재 뮤지컬이 새 흐름으로 등장하고 있다. 일명 ‘뮤지컬 빅4’로 불리는 작품 가운데 현재 공연중인 작품은 ‘오페라의 유령’과 ‘레미제라블’ 2편에 불과하다.얼마 전 브로드웨이에서 막내린 ‘레미제라블’은 이곳에서도 12월까지만 공연될 예정이다.‘마이 페어 레이디’도 8월이면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다. 이처럼 고전 작품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자리를 팝뮤지컬이 대신하고 있다.지난해 막올린 ‘위 윌 록 유’는 그룹 퀸의 음악을 바탕으로 했다.평론가들은 “엉성한 이야기 구조” 운운하며 혹평했으나,관객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몰려들고 있다.80년대 인기 팝그룹 매드니스의 노래를 재활용한 ‘아워 하우스’는 평단과 관객 양쪽 모두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런던 특유의 문화적 정서에 힘입어 영국인들의 애정이 특별하다. 지난해 가수 보이 조지가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터부’를 공연한 데 이어 로드 스튜어트 등도 무대에 오를 예정으로 팝뮤지컬 붐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물론,이같은 흐름의 한편에서는 창작뮤지컬의 쇠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한편 런던 웨스트엔드의 티켓 판매 총수입은 2001년 현재 2억 9900만파운드,관객수는 연간 1100만명에 이른다.
  • 여야대표 ‘참여정부 평가’ 대담 / 鄭대표 “탈권위로 가는 과도기” 朴대표 “盧 국정운영 능력 의심”

    민주당 정대철·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8일 오전 MBC TV 시사프로에 나와 국내외 현안을 놓고 대담을 했다.정 대표는 현 정부 평가와 관련,“탈권위주의로 가는 과도기”라고 두둔했으나 박 대표는 “국정운영 능력이 의심된다.”고 혹평했다. ●정부 100일 평가 정 대표는 “대화와 타협의 탈권위주의로 가는 과도기로 북핵과 이라크파병 등 모든 문제를 민주적으로 하다 보니 각종 요구가 분출,답답하고 어렵게 보였을지 모르겠으나 시스템이 정착하면 효율적으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안보,경제,사회 모든 분야에서 대통령이 깊은 불안감을 확산시켜 줬고 준비없는 대통령의 전형을 보여줬다.”면서 “현 정부가 국정운영 능력이 있는지 심각한 우려를 갖게 했다.”고 깎아 내렸다. 위기대처능력에 대해 정 대표는 “빠른 대처능력이 없다는 데 동의하지만 아직은 위기가 아니다.”라며 “시행착오 과정에서 잘못된 것은 반성하고 국민에게 고하면서 새롭게 가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에 박 대표는 “현 정권이 경험이 없는 탓도 있지만 코드가 맞는 사람만 주요포스트에 앉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제정책 논란 박 대표는 “각료들의 무책임한 면피성 발언에 노무현 대통령이 사태를 잘못 파악하고 있다.”고 꼬집었다.그는 특히 1가구1주택 양도세 부과방침에 대해 “서민들의 자기집 꿈을 깨는 정책으로 국회에서 입법이 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정 대표도 “그렇게(1주택 양도세 부과)는 안 될 것”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북핵 대책 박 대표는 “무력제재를 제외한 모든 가능한 방법을 동원,북한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며 단계적 제재를 주장했다.이에 정 대표는 “제재 이전에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면서 “과거·현재·미래 핵을 포괄적으로 해결하고 남북한과 미국,일본이 모두 바라는 대로 가는 ‘윈윈게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신당 논란 정 대표는 “신당은 당권차원이나 사람을 치려는 것이 아니라 전국정당으로 가려는 것”이라며 “이는 한나라당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신당은 파이어니어(개척)정신”이라고 강조했다.이에 박 대표는 “대통령이 되면 새로 자기 정당을 만들고 임기가 끝나면 포말처럼 사라지는 우리의 정치선례에 비춰 전국정당화라는 목적을 내세우는 것이 국민을 이해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진경호기자 jade@
  • “盧 訪美굴욕외교 무식한 탓”리영희교수 라디오인터뷰서 혹평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방미외교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리영희(사진) 한양대 명예교수가 노 대통령을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서 주목된다. 리 교수는 지난 21일 CBS ‘시사자키,오늘과 내일’과의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의 방미 이후 정부태도가 변했다는 일부 비판에 대해 “변한 것은 없고 무식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23일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가 보도했다. 리 교수는 “여러 인터뷰에서 미국 방문 전후에 나타난 노 대통령의 발언이나 행동을 보면 변한 것은 없고 무식하다는 것”이라면서 “표현이 안됐지만,미국이란 나라의 정책,부시 정부의 역사나 근본적인 목표가 뭐라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고,국가의 원수로서 국제관계의 기본적인 움직임에 대한 이해나 지식이나 인식이 너무도 막연했던 것 같다.”고 비판했다. 리 교수는 또 정부의 외교라인이 “올바른 외교감각과 철학,대미감각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노 대통령의 방미 당시 태도를 시골사람이 서울에 와서 겪는 문화충격에 빗대 “미국 가서 노 대통령이 보인태도는 시골 사람이 자기 딴에는 자기가 옳은 인식을 한다고 하다가 주저앉은 부분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한반도 전략에 대해서도 “될 수 있는 대로 긴장상태를 유지하려는 게 미국의 정책”이라며 “한반도 평화를 원하는 게 아니고 남북 화해 협력을 원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대한포럼] 리더십의 위기

    세계 굴지의 기업 GE(제네럴 일렉트릭)의 최연소 회장이 된 지 8개월이 지난 1981년 12월8일,잭 웰치는 뉴욕 월스트리트의 애널리스트들 앞에 섰다.앞으로 GE를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지에 대한 자신의 비전을 제시하는 연설을 하기 위해서였다.애널리스트들은 그해 GE가 달성한 성과들과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재무적 수치를 원했다.잭은 그러나 그 수치 대신 “나는 진정한 성장 산업을 찾아내고 그 산업에 뛰어들어 세계에서 1등이나 2등 하는 기업으로 키워야 미래의 승리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1등이나 2등이 된다는 것은 하나의 목표일 뿐만 아니라 필요 조건이기도 합니다.”라고 강조했을 뿐이다. 바로 그 ‘1등이나 2등’은 잭 웰치가 제시한 비전이며 그 외의 사업은 모두 ‘고치거나 팔아치우고 그렇지 않으면 폐쇄’했다.그의 개혁에는 내부인들의 거센 비판과 저항이 따랐고 외부인들은 전통적인 미국의 기업을 파괴하는 ‘미친 짓’이라고 혹평했다.그러나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설득과 타협 과정을 거치면서 밀고나가 매출액 250억달러 규모의 기업을 20년 후인 현재 1300억달러의 세계 최고 기업으로 키워놓고 물러났다. 지도자의 뚜렷한 비전제시,그리고 설득과 타협 및 변함 없이 밀고 나가는 확신과 뚝심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흔히 잭 웰치를 통해 배운다.대통령마저 “못해 먹겠다.”며 위기감을 느끼는 우리 사회다.리더십을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갈등이 증폭돼 있고 혼란스럽다.나라 전체는 물론 각 분야마다도 리더십의 부재 현상은 심각하다.‘내 몫 챙기기’에 강경 일변도로 나가는 각 이익집단의 투쟁이 더 계속된다면 정말 위태로운 지경에 이를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확산돼 있다.두산중공업과 철도노조,화물연대의 파업이 봉합되자 한총련의 기습시위에 이은 노동 3권 보장을 요구하는 공무원노조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의 실시를 저지하려는 전교조의 투쟁이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된 데는 우선 대통령의 책임이 크다.말을 많이 하고 상황에 따라 자꾸 바꾸면서 혼선이 자주 빚어지고 있다.장관들이나 담당 공무원들도 대통령 눈치 보기에 바빠 어떻게 해야 할지 종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혼란을 수습하고 갈등을 조정해야 할 정부가 제역할을 못하고 있다.“대통령직을 못해 먹겠다.”는 발언에 이르러서는 대통령의 권위 실추는 물론 국민에게 불안감마저 안겨주었다.얼마나 답답하면 그런 말까지 했을까 하고 이해할 수도 있지만 그 누구도 적절한 발언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럼 이 혼란에 대한 책임은 대통령과 정부에만 있는가.그렇지는 않다.자신의 이익만을 앞세운 각 이익집단의 민주적 리더십의 부재에도 책임이 있다.이들 집단의 강경 투쟁은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 사회는 모든 계층과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다.집단이기주의는 바로 이 공동체를 파괴하는 행위로 자신과 남을 모두 해친다.대화와 타협,조율을 모색하며 합법적인 원칙을 세우고 지켜야 하는 민주주의의 기본 질서에도 반한다.집단이기주의는 결국 타율을 부르는 결과를 낳기 마련이다.이익집단마다 이런 민주질서를 지킬 수 있는 리더십이 있어야 문제는 더 쉽게 해결된다. 그러나 집단행동은 민주주의의 공고화과정에서 나타나는 과도기적 현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제2공화국이 그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군사독재정권에 무너진 것을 안타까워하는 시각이다.이 과정에서 나 아닌 다른 사람의 이익도 존중하며 대화와 타협으로 난제들을 조율해 가는 능력을 기른다면 우리는 분명 잭 웰치의 GE보다 더 탄탄한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최 홍 운 수석 논설위원 hwc77017@
  • [편집자문위원 칼럼] 자유롭고 책임있는 언론을 바란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언론은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필수적 장치로 인식돼 왔다.일종의 기업인 언론에 공적 책임을 요구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언론이 그 사회의 여론을 조성하고 선도함으로써 일반 개인에게는 물론 사회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그런 점에서 최근 언론학의 조류는 언론의 자유 못지않게 그에 수반하는 책임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언론이 사회의 공기(公器)로서 책임을 확고히 하는 길은 보도에 있어서는 객관적이고 공정하게,사설과 논평에 있어서는 사익이 아니라 공익의 입장에서 확실한 목소리를 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근 사스(중증 급성호흡기 증후군)파장이나,고영구 국정원장과 서동만 기조실장 임명,그리고 신문고시 등 일련의 현안에 대한 보도를 보면 우리언론이 과연 책임있는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또 공익을 사익보다 우선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을 갖게된다.그런 점에서 최근 사스관련 보도에서 보여준 대한매일의 태도는 책임있는 언론의 모습이었다고 평가할 만하다.일부신문들이 성급하고 단정적인 보도로 국민들의 불안감을 자극한 반면,대한매일은 신중하고 차분한 가운데 사스전담 병원조차도 지정하지 못하는 서울시의 갈지(之)자 행보를 추궁하고 능동적인 방역체계 마련을 촉구하는 등 따질 것은 따지고 짚을 것은 짚는 태도를 보여줬다. 대통령과 국회가 충돌하는 모습으로 비쳐지고,색깔론의 망령이 살아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고영구 국정원장,서동만 기조실장 임명과 관련한 보도에서도 그 차별성은 뚜렷해진다. ‘조중동’이 이 사안을 국가 안보의 근간을 흔드는 밀어붙이기 인사로 혹평한 반면,대한매일은 4월25일자 ‘국정원 개혁 역량이 먼저다’라는 사설에서 “정보위의 의견이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이념적 잣대에만 치중됐다는 지적이고 보면 청와대의 결정은 타당하다고 본다.청와대의 결정을 국회는 도전이 아닌 개혁 의지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라고 대안적 목소리를 높임으로써 공론의 장을 확장했다. 최근 정부가 제시한 기자실개방,브리핑제도 실시,홍보업무 방안,공동배달제 등 일련의 언론정책에 대해서도 ‘언론자유 침해냐’ 아니면 ‘언론개혁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냐’를 따지는 논의가 무성했다.공정거래위원회가 제시한 신문고시 개정안에 대한 시각과 입장도 각사의 상황에 따라 판이하게 달랐다.조중동은 연일 신문고시 개정문제를 정부의 언론자유침해 논쟁으로 전환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반면 대한매일은 5월2일자에서 “일부신문은 법 위에 군림해 왔다.”고 밝히고,지능적 위반사안에 대해서는 손도 못대는 현실을 감안,실효성 있는 법개정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언론시장의 과열 혼탁을 막고 경품으로 상징되는 자본이 아닌 논조와 보도의 경쟁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점을 강조,신문고시 문제를 언론의 정상화와 언론개혁의 중심사안으로 다루고 있다. 바라기는 이러한 언론사간 시각차이가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스캔들’이라는 식의 자사이기주의에 기초한 저급한 논쟁이 아니라 사회적 공기로서 언론의 위상을 확고히 하는데 밑거름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공익을 앞세우는 자유롭고도 책임 있는 언론, 새롭게 거듭난대한매일이 지향해야 할 좌표라고 생각한다. 김 덕 모 호남대 교수 커뮤니케이션학부
  • [한나라 당권주자]서청원의원

    당권 도전여부로 주목을 받아온 한나라당 서청원 대표가 30일 출사표를 던졌다.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당과 나라가 어려운 상황을 맞아 내게 책임이 주어진다면 회피하지 않겠다.”고 말해 당 대표경선에 나설 뜻을 분명히 했다. ●“불출마 번복 당원 심판에 맡길 것” 그는 “그동안 대표경선 출마를 놓고 많이 고민했다.”면서 “그러나 주위의 많은 분들이 ‘노무현 정권에 맞설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출마를 권유했고,이에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지난 2월 열린 의원·지구당위원장 연찬회에서 “차기 전당대회에 불출마하겠다.”고 했던 약속을 번복하는 데 대해서는 곤혹스러워했다.서 대표는 “말 실수를 인정한다.변명하지 않겠다.”면서 “공식 출마선언 때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당원들의 심판을 받겠다.”고 말했다.“당시 박희태 최고위원 등이 불출마를 선언하기에 ‘그럼 나도 불출마한다.’고 했던 것인데….”라고 다소 성급했음을 털어놨다. ●“혁신 통해 서민·중산층 위한 야당 만들겠다.” 서 대표는 당의 노선에 대해 주목되는 발언을 했다.“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하는 정당을 만들겠다.“는 것이다.“앞으로 5년을 합해 10년을 야당으로 지낼 정당이 기득권세력,수구정당으로 비쳐지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으로 반성해야 한다.”면서 “이제 재벌과 기득권 보호는 여당에 맡기고,한나라당은 DJ정권 때부터 표면화된 이념적 양극화를 치유하고 국민 대다수인 중도세력을 끌어안는 역할과 작업을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이를 위해 이번 전당대회는 당을 과감히 혁신하고 수습하는 출발점이 돼야 하며,이를 통해 젊은 인재들이 몰려드는 한나라당으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책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현 정권은 개혁을 더럽히고 있다.” 서 대표는 노 대통령의 개혁작업에 독설을 퍼부었다.“노 대통령이 무책임한 개혁으로 가는 것 같다.잘못된 점을 잡아가는 것이 아니라,뭘 고쳐야 하는지도 모르는 게 아닌가 싶다.”고 혹평했다.심지어 “무책임한 급진세력이 나라를 끌고 가는데,노 대통령이 여기에 얹혀가는 형국”이라며 “개혁이라는 말이 더럽혀지고 있다.”고까지 깎아내렸다. 여권의 신당 추진에 대해서는 “경제와 안보가 불안한 마당에 무슨 신당이냐.”면서 “노 대통령이 다음 대선을 위해 낡은 정치수법을 답습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그러면서 “특히 야당의원 빼가기를 시도한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선의원 출마 않을 분도 있어.” 내년 총선 공천과 관련,“다선 의원들 중 명예롭게 은퇴할 생각을 가진 분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젊은이들이 몰려들 당으로 만들겠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자연스러운 물갈이를 시사했다.이어 “지난해 이회창 후보에게 집권 1년 안에 권력구조 개편을 추진할 것을 건의했었다.”면서 “총선이 끝나면 21세기 권력구조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 총선 후 개헌 추진 의사도 내비쳤다.이른바 ‘창심(昌心)논란’에 대해서는 “정계복귀를 위해 특정인을 대표로 미는 그런 꼼수는 부리지 않을 분”이라고 일축했다. 진경호 기자 jade@ ■서청원 캠프 사람들 서청원 대표의 인적 인프라는 서울 및 수도권과 충청지역에 주로 깔려 있다.특히 경기 남부를 중심으로 하는 미래연대 회원 등 초선그룹 및 원외 지구당위원장들은 그의 강력한 지지층이다.박종희 대변인,김용학 대표비서실장을 비롯해 박혁규·김황식 의원,김본수·김용수 위원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세기·김중위 전 의원 등이 발벗고 뛰고 있고,맹형규·이원창·이윤성 의원 등이 캠프에 가담해 있다.충청에서는 심규철·전용학 의원이 포함돼 있으며,이 지역의 원외위원장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다고 주장한다.또 호남 및 영남에서도 세를 확장해가고 있다고 귀띔했다. 캠프에서는 그동안 원·내외 지구당위원장들을 가장 많이 확보했다고 강조해왔다.선거과열을 우려,지역·모임별로 ‘중립’선언이 이어지는 추세이지만 가장 많은 지지세를 확보하고 있다는 얘기다.여기에다 “전국적 인지도가 후보군에서 가장 앞서 있기 때문에 당권 경쟁에서도 훨씬 앞서 있다.”는 게 캠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사이버쪽에서도 기존의후원 모임인 ‘S클럽’을 전국 조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이회창 전 총재의 정무특보였던 금종래씨가 사실상 기획사령탑을 맡고 있다. 이지운 기자 jj@
  • 당개혁안 확정 지은 한나라/분권형 지도체제로

    3일 열린 한나라당 당무회의에서 대표를 직선하고,원내총무·정책위의장의 권한을 강화한 분권형 지도체제가 확정됐다.당헌개정안이 다음주 초 중앙위운영위에서 통과되면 다음달 중순쯤 전당대회가 열리고 새 지도부가 구성된다.당 대표 경선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개혁안에 따르면 전국 유권자의 0.6%인 23만여명의 당원 직선으로 대표를 뽑되 투표 방법은 도서지역에 한해서만 우편투표를 허용키로 했다. ●지역별 운영위원 간선 허용 논란이 된 40인의 시·도대표 운영위원 선출은 직선을 원칙으로 하되 시도별 지구당위원장들이 만장일치로 합의할 때는 성별·선수·연령을 고려,간선할 수 있도록 했다.또 최고집행기구인 상임운영위원 수는 전당대회의장과 중앙위의장까지 포함해 13명을 두기로 했다. 또 원내총무는 의원총회에서,정책위의장은 의원 및 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각각 선출한다.국회의원과 광역·기초단체장 등 공직후보자를 국민참여 선거인단을 통해 선출하고,여성을 지역구 후보자의 30%,비례대표 50%로 할당한 점도 눈에 띈다. 당·정치개혁특위 홍사덕 위원장은 “당원들이 직접 대표를 뽑게 하고 회계를 공개하는 등 당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뒀다.”면서 “소장파는 중진 입장으로,중진들은 소장파 입장으로 설득해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배려했다.”고 말했다. ●소장의원 개혁퇴색 반발 그러나 이날 확정한 개혁안은 당초 취지와 달리 당내 논의 과정에서 개혁색이 상당 부분 퇴색해 ‘지도체제 개정안’ 수준이라는 혹평도 받고 있다.중앙당 축소나 지구당 폐지 등은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았고,원내정당화와 정책기능 강화 역시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당초 유권자 1%에서 후퇴하고,우편투표제를 직접투표제로 바꿨으며,운영위원으로 참여할 시·도대표 선출에 있어 간선을 허용한 점 역시 ‘타협’의 산물로 개혁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이 때문에 미래연대 등 당내 소장파 일부 의원들은 “당의 개혁의지가 대선 패배 직후 때와 달리 크게 퇴색했다.”며 전당대회 보이콧을 얘기하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다. 박정경기자 olive@
  • 軍수뇌부 인사 특징·의미/ 기수파괴보다 조직안정 선택

    1일 대장급 군 수뇌부에 대한 인사가 마무리됐다.지난달 말 해군 참모총장에 이은 이번 인사로 군 대장급 보직 8자리 가운데 공군 참모총장을 제외한 7자리가 바뀌고,이 중 5명은 퇴진하게 됐다. 특별한 파격은 없었다.인사권자가 ‘기수파괴형’보다는 ‘조직안정형’쪽을 택했기 때문이다. 군 서열 1위인 합참의장이 육사 임관연도 기준으로 23기에서 25기로 2기 내려갔지만,육군 참모총장은 24기에서 25기로 1기만 낮아졌다. ●육사27기 대장발탁설 실현안돼 각 군 사령관과 연합사 부사령관 등 대장으로 승진하면서 보임되는 4자리는 갑종 출신 1명과 육사 26기 3명이 차지해 육사 27기 대장 발탁설은 실현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소장파 장교들 사이에서는 ‘비개혁적 인사’라는 혹평을 내놓고 있다.국방부의 한 과장(대령)은 “임기 보장에 대한 원칙도 없고 인사적체 해소 등 개혁과도 거리가 먼 인사”라고 평가절하했다.다만 보직 배치는 주위의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합참의장에 발탁된 김종환 1군 사령관은 국방부 정책보좌관과 일선작전분야의 직위를 모두 거친 정책·작전통으로 유력한 의장후보였다.또 연합사 부사령관에 임명된 신일순 육군 참모차장은 한국군 최초로 미국 육사를 졸업한 미국통으로,최근 한·미상황 등을 감안할 때 충분히 예견되던 ‘보직’이다. ●일부소장파 ‘비개혁적' 평가도 대장급 8명의 출신지는 영남이 2명에서 4명(문정일 해군총장,김대욱 공군총장,정수성 1군·양우천 2군 사령관)으로 늘었고,호남은 2명에서 1명(신일순 연합사 부사령관)으로 줄었다.또 강원 출신은 1명에서 2명(김종환 합참의장,이상희 3군 사령관)이 됐다.남재준 육군 참모총장은 서울 출신이다. ●청와대,국방부 인사안 맞대결 인사안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국방부 사이에 적잖은 진통이 있었던 것 같다.인사안 협의차 전날 오후 청와대에 들어갔다 나온 조영길 국방장관이 밤 9시쯤 청와대에 다시 들어가 최종 재가를 받았다는 후문이다.당초 청와대는 각 군 균형발전 차원에서 김 공군총장을 합참의장으로 발탁하려 했으나,조 장관이 군 전체에 대한 지휘 문제와 인사 적체 등을 이유로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장관은 전날 밤 “어쩌면 인사안이 내일 국무회의에 상정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해 인사안 협의가 간단치 않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유시민씨 원색적 혹평 “검사들 오만·무례 범벅”

    개혁국민정당 전 대표 유시민(사진)씨가 자신의 홈페이지(www.usimin.net)를 통해 검찰에 대해 ‘오만과 무례,자신만의 사명감’ 등의 노골적인 표현을 써가며 비판하고 나섰다. 유씨는 9일의 노무현 대통령과 평검사들과의 토론을 본 뒤 소감을 한마디로 “참담합니다.”라고 밝힌 뒤 검찰의 토론 내용과 태도를 날카롭게 비난했다. 유씨는 “평검사들은 검찰과 국민의 관계가 불신에서 신뢰로 전환할 수 있느냐는 의문을 품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처럼 검찰인사위원회 설치,검찰 인사권의 검찰총장 위임만을 노래했다.”면서 “대한민국 검사들은 국민들과의 교신망을 끊고 살아온 것 같다.”고 적었다. 또 나약함과 무책임성과 관련,“외압타령은 그게 무서워서 수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면서 “언론인과 학생이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반세기 동안 보직과 승진의 불이익을 감수할 용기가 없어서 외압에 굴복했다는 자백을 검사들이 한 것”이라고 되받아쳤다. 무례함에 대해 “대통령과 장관에게 말을 적게 하고 자기네 말만 들어달라고 했다.”면서 장관에게는 ‘점령군’ 단어를 쓰지 말 것을 요구했고,대통령에게는 ‘검찰에 대한 문민통제’라는 표현에 기분이 나쁘다고 한 말을 예로 들었다.이어 “검사들에게는 극복하기 어려운 직업병이 있다.”며 그것은 오만과 무례함이라는 질병이라고 밝혔다.스스로 ‘검찰은 무엇으로 사는가.’라고 물은 뒤 그들은 ‘자기들만의 사명감’으로 산다고 답하기도 했다.‘검사들만의 사명감’은 천박한 교양·특권의식·나약함 등으로 범벅이 됐다고 설명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사설]총리 인준안과 특검제 연계 안돼

    고건 국무총리 내정자에 대한 이틀간의 인사청문회가 끝났으나 인준안 처리 전망이 다소 불투명하다.원내 1당인 한나라당이 고 총리 지명자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계속 내놓으며 여권을 압박하고 있다.특히 대변인 논평을 통해 “책임총리로서 자질과 능력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으며,안정총리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처세의 달인’이라는 우려를 갖게했다.”고 혹평하기에 이르렀다. 고 총리 지명자에 대한 평가는 소속 정당의 입장과 특위 위원들의 개인적 시각과 판단에 따라 다를 수 있다.문제는 총리인준 동의안과 현대상선의 대북송금 의혹을 파헤칠 특검제 법안을 연계 처리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물론 한나라당은 특검법과 총리인준안을 연계 처리하지 않는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한다.그러나 의사일정을 변경해 취임식 하루 전날인 24일 본회의를 열어 특검법을 먼저 처리하자는 한나라당의 요구는 사실상 두 안건의 연계전략으로 여겨진다. 이러니 민주당에서는 벌써부터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후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둥,물리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둥 말들이 많다.노무현 정부가 출범하기도 전에 정치권이 힘겨루기를 하고,각 정파들이 이해관계에 따라 새 정부 길들이기를 시도하려 한다면 참으로 우려스럽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새정부 출범과 직결되는 총리인준안과 특검법을 별개로 처리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본다.총리 제청권 문제에 걸려 조각조차도 하지 못하는 대혼란이 초래된다면 결국 애꿎은 국민들만 피해를 보게 된다.특검법은 어느 한쪽이 기를 쓰고 반대하거나 밀어붙인다고 될 일이 아니므로 여야간 타협과 협상이 좀더 필요하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 청계천 복원 공청회 “교통대책 미흡… 7월착공 무리”

    20일 서초동 서울시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청계천복원사업 공청회’에서는 참여한 시민과 상인대표,전문가들이 서울시의 교통대책이 현실을 제대로 고려 않아 미흡하고,시민·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등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교통대책 이대종 청계천지역 주민·상인협의회장은 “시가 제시한 교통대책은 간선도로,우회도로 위주로 돼 있고 상권과 직접 연관된 이면도로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가 없다.”며 “특히 복원공사로 최악의 교통난에 빠질 동대문 일대 교통에 관해서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김광식 성균관대 교수는 “대학로 등 여러 곳에 일방통행로와 가변차로제를 설정하고 있지만 유관기관과 협조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고,권용우 경실련 도시계획센터 회장도 “원론적인 수준으로 시민들이 피부로 느낄 만한 내용이 없다.”고 혹평했다. ●여론·상인의견 수렴 미흡 양장일 환경운동연합 서울지부 사무처장은 “시민들사이에 어느 누구도 7월 착공이 제기된 일이 없는데 시가 일방적으로 착공시기를 못박고 강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구 청계천상권 수호대책위 정책기획국장은 “복원공사의 직접적인 당사자인 청계천 상인들의 의견과 이해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울의 환경,상권,시민생활을 바꾸는 청계천 복원사업이 제대로 진행되려면 당장 사업을 유보하고 앞으로 2∼3년 시간을 두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 세밀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며 “7월 착공을 고집하는 것은 여론과 상인의견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강조했다. ●주변개발·과밀화 문제 권용우 회장은 “청계천 복원사업은 친수환경,생태·문화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하지만 복원된 청계천 주변에 금융·비즈니스,패션,IT 단지가 들어서 과밀화·도심집중화가 더욱 심화되게 돼 복원의 취지를 홰손하게 된다.”며 친환경 공간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이날 공청회를 통해 수렴된 각계의 의견을 향후 복원공사 추진과정에서 적극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덕현기자 hyoun@
  • 문학/책꽂이

    ●씨앗(김영래 지음) 소설 ‘숲의 왕’으로 문학동네 소설상을 수상한 저자의 두번째 장편 생태소설로,미래의 우주와 생명문제를 다뤘다.대기오염과 온난화로 생태계가 파괴되면서 지구 사람들은 식물을 가꿀 수 없게 된다.초대형 기업인 세계종자은행이 모든 씨앗의 거래와 유통을 장악했기 때문이다.작품 전편에 걸쳐 명상적 언어와 신화적 상상력이 넘친다.민음사 7500원. ●길모퉁이의 중국식당(허수경 지음) 시인으로 독일에 유학중인 저자의 산문집.몸이 아픈 날 ‘더운 밥과 젓가락’이 나오는 중국식당엘 찾아가면 “문지의 김병익 선생,경숙(소설가 신경숙)이와 함께 홍대 근처 중국집에 앉은 것처럼 편안하다.”고 적은 표제작을 비롯,외국생활의 외로움과 문학적 단상을 그린 148편의 글을 실었다.문학동네 8000원. ●양철북(이산하 지음) 제주 4·3사태를 다룬 장편서사시 ‘한라산’으로 구속되기도 했던 운동권 출신 시인의 자전적 성장소설.문학소년 양철북이 고행을 통해 깨달음에 이르고자 하는 법운 스님과의 동반여행을 통해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렸다.시공사 8000원. ●테레즈 라캥(에밀 졸라 지음,박이문 옮김) 에밀 졸라가 쓴 첫 자연주의 소설.고종 사촌과 결혼한 테레즈 라캥이 외도를 하다 애인 로랑과 공모,병약한 남편 카미유를 죽인 뒤 겪는 정신적 갈등을 그렸다.일부 비평가들의 혹평에 대해 졸라가 “나는 사람의 성격이 아니라 기질을 연구하고자 했다.”고 한 반론은 유명하다.문학동네 8000원.
  • 찬호·병현·희섭 스프링캠프 훈련 돌입

    죽느냐,사느냐. 한국인 메이저리거 ‘트리오’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최희섭(시카고 커브스)이 스프링캠프 생존경쟁에 뛰어들었다.스프링캠프에서 살아 남아야 올 시즌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위치를 확보할 수 있다.따라서 스프링캠프는 말 그대로 ‘서바이벌 게임’이다. 가장 먼저 훈련을 시작한 슬러거 최희섭은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올해 주전 1루수로 풀타임 메이저리거를 노리는 최희섭은 12일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피치파크에서 가진 연습배팅에서 5∼6개의 공을 담 밖으로 날리는 괴력을 보였다. 50개가량의 연습배팅에서 날린 최희섭의 타구 중의 하나는 배트가 부러지면서도 오른쪽 담장을 훨씬 넘는 140m가량의 대형 홈런이어서 팀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14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하는 박찬호의 목표는 ‘부활’이다. 지난해엔 새 팀에 대한 적응 부족과 부상 등으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새로운 에이스를 영입해야 한다는 등 언론의 혹평을 받아온 박찬호는 위력적인 직구 스피드를 살려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각오다. 김병현에게 스프링캠프는 ‘새로운 도전’의 장이다.15일부터 투산의 일렉트릭파크에서 선발진입을 위한 몸만들기에 들어간다.올 시즌 마무리에서 선발투수로 보직 변경을 선언했다. 최강의 ‘원투펀치’인 랜디 존슨과 커트 실링이 버티는 마운드에서 존 페터슨,미겔 바티스타 등과 치열한 경합을 벌여야 할 입장이다. 박준석기자 pjs@
  • “부시 北정책 분노·무감각 혼합”美언론인 맥그로리 WP 기고문서 혹평

    |워싱턴 연합|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북한 정책은 분노와 무감각을 혼합한 ‘모호한’ 것이라고 미국의 한 칼럼니스트가 평가했다. 퓰리처상 수상자인 언론인 메리 맥그로리는 9일자 워싱턴 포스트에 기고한 ‘북한에 대해 머리가 어지러운(Fuzzy-Headed on North Korea)’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지구상에서 가장 설득력 있는 사람도 부시 행정부의 분노와 둔감을 혼합한 북한 정책을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혹평했다. 맥그로리는 이어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종합적인 북한정책을 설명하려 했지만 존 케리 상원의원은 부시 행정부의 북한정책을 ‘모호하다.’고 매우 좋게 표현했다.”고 말했다.그는 또 “부시 대통령은 (정책의)불일치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면서 “그의 정책들은 매우 개인적이고 파렴치할 정도로 정치적”이라고 말했다.그는 “부시 대통령은 원한을 갖고 핵무장을 하려는 북한의 무법 독재자 문제를 외교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북한과의 대화는 거부한다.”고 지적했다. 맥그로리는 파월장관이 “다자간 포럼에서 대화하겠다.”고 말했지만 그것은 “우리가 직접 북한을 본격적으로 다루기 전까지 북한의 이웃인 중국,일본,러시아를 동원해 김정일을 윽박지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 상황은 부시 대통령이 사담 후세인(이라크 대통령)을 겨냥해 방아쇠를 당기려는 찰나에 북한이 옆구리를 찌르는 것에 짜증을 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묘사했다. 그는 이어 북한 문제가 “부시 대통령까지 위기로 인정할 상황에 이르기 전에” 백악관의 누군가가 북한과 대화를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권고했다.
  • 정대철 특사단장 회견 “美에 對北대화 설득”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고위대표단이 9일 북핵문제의 공동 해법을 찾기 위한 미국·일본 방문을 마치고 귀국했으나 활동전반을 놓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미 고위인사들이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를 거론했는지를 둘러싸고 대표단 사이에 언급이 달라,“대표단내 호흡도 안맞았으며,“부시 미 대통령 면담이 불발되는 등 성과도 미흡했다.”는 혹평이 많았다. 그러나 정대철(鄭大哲) 단장은 이날 인천공항에서 가진 귀국기자회견을 통해 “성공적인 활동을 했다고 본다.”고 자평했다. ●중점을 둔 사항은. 우선 미국에 포괄적으로,유연성 있게 북한과의 대화에 즉시 임하기를 설득하고 왔다.우리측 입장이 어느 정도 먹힌 것 같다. ●주한미군 철수 문제는 언급된 바 없나. 전혀 없다.도리어 통일 이후에라도 동북아 평화 유지를 위해 주한미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과의 면담에서 주한미군의 지위와 관련돼 무슨 이야기를 나눴나. 주한미군 철수나 감축은 아예 언급되지 않았다. 다만 미국측은 미군기지 이전 문제에 대해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 같다.라포트 유엔군 사령관이 (지난 2일 방미 전에) 집으로 찾아와서 미군 이전 문제에 대해 “잘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측에서 ‘서울에 미군 기지가 있어서 반미 감정이 증폭되고,이에 한국인의 마음을 잡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느꼈다. ●한·미 정상회담 일정은. 미국 측이 되도록 빨리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이두걸기자 douzirl@
  • 盧당선자·서청원대표 회동의미 ‘상생의 정치’ 물꼬튼 30분대화

    22일 노무현 대통령당선자와 한나라당 서청원 대표의 여의도 만남은 여러모로 알찼다.채 30분이 안됐지만 긴장과 갈등이라는 기본적 여야관계 속에서도 ‘상생의 정치’의 실마리를 보여줬다.당선자의 야당 방문은 헌정사에 처음 있는 일.한나라당은 “신뢰를 바탕으로 허심탄회한 대화가 오갔다.”며 “원내 1당이 협조할 건 하고 비판도 하는 동반의 시대가 열렸다.”고 평가했다.노 당선자는 특유의 스타일대로 민감한 인사 고민까지 털어놨다.검찰총장의 임기보장 문제는 “첩첩산중”이라고 고심을 드러내는가 하면 서 대표가 국가정보원장을 겨냥했을 때는 “연임은 없다.”고 확인해 주기도 했다. 서 대표도 당내 사정을 꺼냈다.“한나라당 의원들은 심성이 착한데 일부 정치검찰의 탄압을 받아 독해졌다.”면서 중·대선거구제 추진에도 우려를 나타내자 노 당선자는 “학자들에게도 인기 없는 중·대선거구보다는 비례대표를 통해 지역구도를 해소했으면 한다.”고 밝혔다.그는 “과거 정계개편을 말할 때 서 대표는 우리편으로 생각했었다.”고 해 한바탕웃음이 터졌다. 노 당선자가 도착했을 때 당사 앞에는 ‘재검표 진행중,당선자는 없다.’란 피켓시위가 벌어지고 있었다.박종희 대변인이 “말려도 안된다.”며 양해를 구했고 노 당선자는 “정당 경험이 있어 안다.”며 넘어갔다.이낙연 대변인도 한나라당의 방미단 보고를 혹평한 데 대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그러나 서 대표는 이날 속마음이 무거웠다.7대 의혹,북핵 등이 걸려 있어 “무거운 마음으로 환영할 수밖에 없다.”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말하기도 했다. ●노 당선자 이번 결과가 좋으면 취임하고 나서도 왔다 갔다 못할 것 없다.청와대로 오라는 것보다 국민들 보기에도 좋다. ●서 대표 그동안 대통령들이 너무 권위적이었다.외국에도 요한 법안은 청와대에 여야 지도자를 초청해 협의하고 그런다.우리는 새 정부에 흔쾌히 협조할 것은 한다.그러나 4000억원,공적자금 부분은 털고 가시는 것이 상생의 정치에 도움이 된다. ●노 당선자 처지가 미묘하다.당선자가 수사에 이래라 저래라 말하기 어렵다.대통령이 돼도 법무장관에게만 포괄적으로 지시할수 있을 뿐이다. ●서 대표 북핵문제는 여야 한 목소리가 나야 국민도 확신할 수 있고 한·미문제를 푸는 데도 좋다. ●노 당선자 한·미관계에서 미국의 오해나 국민불안 있었던 게 사실이다.많이 풀렸고 한나라당도 많이 도와주었다.조금만 더 신경 써달라. ●서 대표 과거 정권은 세무사찰 등으로 야당을 탄압했다.인위적인 정계개편은 안 하겠지만 중·대선거구제 등의 문제는 정치권에 맡겨 달라.이제 발목잡기는 안 하겠다. ●노 당선자 (정계개편에 대해) 나는 의지도 힘도 없다.비례대표라도 지역갈등을 해소했으면 한다.총리 문제는 도와달라.한나라당과 청문회의 정서와 분위기를 고려해서 고른 분이다.내가 색깔이 선명해서 정부와 대화가 안 되는데 총리까지 그러면 문제가 생길 것 같다.무색무취하고 시대를 보는 관점이 있는 분이다.완전한 노무현 컬러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 ●서 대표 우리당에 똑똑한 초·재선 의원들이 많다.(총리) 청문회에 다 들어갈 거다. ●노 당선자 검찰총장은 임기 중이라도 (유임시) 정치권에서 (청문회를 요구하면) 하겠다.(나머지 빅3도) 한나라당이 불신하는 사람은 임명 않겠다. 박정경기자 olive@
  • 고건, 무엇이 늘 그를 선택하게 하나

    고(故) 박정희(朴正熙) 대통령의 유신시절(4공)에는 만 37세의 나이로 전남지사를 지냈다.신군부의 위세가 높던 때에는 청와대 정무수석을 하고있었다.또 전두환(全斗煥) 대통령 때에는 교통부·농수산부·내무부장관을,노태우(盧泰愚) 대통령 때에는 관선 서울시장을 각각 역임했다. 김영삼(金泳三) 대통령의 말기에는 총리로 발탁됐고,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국민회의(현 민주당) 총재를 겸했던 1998년에는 국민회의 후보로 출마해 민선 서울시장에 당선됐다.노무현(盧武鉉) 정부의 초대 총리로 사실상 내정된 고건(高建)씨의 화려한 경력이다. ●명문가의 후손 고 총리내정자는 경기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부친은 야당 국회의원도 지낸 고형곤(高亨坤) 전 전북대총장이다.아버지 형곤씨는 대표적인 철학자로 꼽힌다.명 수필가로 꼽히는 고 이양하씨는 연희전문 재직시절 동료였던 형곤씨의 집을 자주 드나들었고,그때마다 재롱을 피우는 두 아들 경이와 건이를 눈여겨봤다가 지난 40년 수필로 엮어냈다. ‘경이 건이’라는 제목의 이 수필은 지난 75∼83년 중학교 국어교과서에도 실렸다.여기에 나오는 건이가 바로 고 내정자다. ●직업이 장관,시장,총리 고씨는 ‘행정의 달인(達人)’이라는 평을 듣지만,공직사회에서는 ‘기록제조기’로 통한다.그는 직업이 장관이고,서울시장이고,총리라고 해도 별로 지나치지 않다.고씨는 지난 75년 전남지사에 오른 뒤 30년 가까이 이처럼 경력을 쌓아왔다.61년 고등고시 행정과 13회에 합격해 인재가 많다는 내무부의 관료로 공직에 입문한 이후 40여년을 ‘상승곡선’을 그리며 살아왔다. 관운(官運)이 좋기로 소문난 나웅배(羅雄培)·진념(陳)·한승수(韓昇洙) 전 경제부총리도 고씨에게는 명함을 내놓는 게 쉽지 않다.그는 보통 정무직으로 불리는 장·차관급(도지사와 수석 포함)을 이미 8번 지냈다.이번에 총리인준을 받으면 9번으로,우리 역사상 최고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고등고시 행정과 14회 출신인 진념 전 부총리가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 장관 등 8번의 정무직을 거쳐 고씨의 기록에 도전할 여지가 남아 있기는 하다. 고 내정자는 1985년 총선 때에는 민정당 후보로 고향인 전북 군산·옥구에서 출마해 금배지도 달았다. ●본인이 말하는 장수비결 고씨의 부친은 공직생활을 시작하는 아들에게 세 가지를 당부했다고 한다.‘돈 받지 말라,누구 사람이라는 얘기를 듣지 말라,술 마신다고 소문내지 말라.’는 게 부친의 가르침이었다.본인도 시류에 따라 줄서지 않는 것을 장수비결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서울시 김우석 행정 1부시장도 “안정감과 청렴성이 고 내정자의 최대 장점”이라고 말했다. 고씨는 “돈 받지 말고,시류에 영합하지 말라는 것은 잘 지켰는데,술 문제는 제대로 지키지 못한 것 같다.”고 말한다.그는 술을 꽤 좋아한다.혼자서 폭탄주를 마시는 것도 취미 아닌 취미다.김영삼 전 대통령은 당시 고건 총리에게 “술을 많이 마신다는 소문이 있다는데….”라고 말할 정도였다. ●공사(公私)구별은 고 내정자의 고향 후배인 행정자치부 이승우 국장의 얘기다. 이 국장은 “지난 87년 당시 전북 순창 군수로 발령이 나 고향인 옥구 군수로 가고 싶은 마음에 고 내정자를 찾아가 부탁했으나,그는 ‘인사발령이 났으면 보내준 대로 가라.’고 단호하게 거절해 섭섭했다.”고 말했다.고씨는 87년 잠시 내무장관을 지냈다. 그는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에도 동향이나 학교 후배를 챙겨주지 않기로 유명해 원성을 사기도 했다. 공사구별과 관련해 물론 다른 의견도 없지 않다.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서울시장 임기가 끝날 무렵 호남 출신 후배 공무원들을 많이 챙기는 등 정실인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안정과 개혁 정권이 바뀌더라도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행정을 잘 알게 돼 무리수를 두지 않는 점이 장수의 이유로 꼽힌다.고 내정자는 개혁성이 뒤진다는 일각의 평에도 결코 동의하지 않는다.그는 서울시장 재직시절에 부패추방을 위해 구청별 민원실의 부패지수를 측정,공개하면서 부패지수를 없앴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씨가 지난 2001년 3월 국제투명성기구가 주는 ‘올해의 세계 청렴인상’을 받은 것은 이러한 점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복마전이라는 서울시의 오명이 자신의 부임 이후 차츰 사라지면서 이제는 ‘복마전 서울시’라는 명칭을 쓰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좋아했다고 한다. ●소신도 있는 듯한 남산재(南山齋) 그는 대체로 모나지 않는 스타일이다.튀지도 않는 편이다.하지만 지난 80년 정무수석 시절에는 신군부의 5·17비상계엄 확대조치에 반대해 사임하는 ‘결단’도 보였다.정무수석을 그만두고 남산의 국토개발원에 고문으로 근무했다.고향사람이나 찾아오곤 하던 외로웠던 당시에 사무실 밖에 ‘남산재’라는 현판을 달았다.20층 사무실 창으로 보이는 풍경이 정말 좋아 호를 지으면 남산재로 하겠다고 지인들에게 밝히기도 했다. 노태우 대통령 시절 관선 서울시장으로 있을 때 한보그룹에 수서아파트 건축허가를 내주라는 외압을 끝까지 거부하다가 경질됐다. ●총대를 매지않는다(?) 고씨가 서울시장을 할 때 공보관이었던 박성중 서초구 부구청장은 “고 내정자는 정책을 결정할 때 자문위원회 개최 등 다양한 이해 당사자들의 입장이 충분히 논의될 수 있도록 했다.”면서 “답답하게 보일 때도 있었으나 실수를 거의 하지 않고 안정적인 시정 운영을 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다른 정부 관계자는 “서울시의 주요 조달업무도 조달청에 아예 위임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씨는 서울시장 재직시절 중요한 결정은 대체로 시정개혁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의 의견을 존중하는 편이었다.물론 본인이 중요한 정책결정에 개입하는 것을 최소화하고,위원들의 의견을 폭넓게 듣기 위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이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듯한 모습으로 보는 곱지 않은 시각도 없지 않다.말많은 서초구의 화장장과 관련한 결정을 후임인 이명박(李明博) 시장에게 사실상 미룬 것은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행태라는 지적도 있다. 노 당선자의 한 핵심측근이 “고 내정자는 중요하거나 본인에게 영향이 있을 듯한 결정은 하지 않는 경향이 있던 게 아니냐.”고 말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일부에서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는 게 고건”이라고 혹평하는 것과도 맥을 같이한다. 곽태헌 박현갑 조현석기자 ti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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