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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계자’ 강동원…“삭막하고 냉철한 모습 기대하세요”

    ‘설계자’ 강동원…“삭막하고 냉철한 모습 기대하세요”

    “해본 적 없는 역할이라 힘들었지만, 끝내고 나니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배우 강동원(43)이 29일 개봉하는 영화 ‘설계자’에서 자신이 연기한 배역 영일을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최근 만난 그는 “이야기가 워낙 재밌었고 지금까지와 다른 연기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가 생겨 시나리오를 받고 바로 출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설계자’는 사고사로 위장해 사람을 죽이는 살인 청부업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물이다. 2010년 국내 개봉한 홍콩 영화 ‘엑시던트’의 리메이크작이다. 원작과 달리 검찰총장 후보의 딸이 살인을 의뢰한다는 내용으로 사건의 규모를 키우고, 영일이 이끄는 팀보다 규모가 큰 조직인 ‘청소부’가 있다는 설정도 넣었다. 자극적인 사건을 다루는 이른바 ‘래커 유튜버’들이 등장해 재미를 더한다. 결말도 원작과 결이 조금 다르다. 그는 “원작이 홍콩 특유의 진득한 느낌이라면, 한국판은 반대로 차가운 느낌의 영화”라고 설명했다. 영일은 이전에 그가 맡았던 배역들과 차이가 크다. 강동원은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2023)의 천박사가 재미난 캐릭터, ‘브로커’(2022)의 동수가 다소 평범한 캐릭터였다면 이번 캐릭터는 감정이 없는 삭막한 인물이다. 소시오패스 기질이 있고 팀원을 대상으로 가스라이팅도 한다”고 소개했다. “자기 동료를 믿지 못한 채 미쳐가는 모습, 무엇이 진실인지 모르는 인물의 감정 변화를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고 꼽았다.영화 속 캐릭터에 관한 연구는 주로 주변 실제 인물에서 찾는 편이라고 했다. 예컨대 ‘검사외전’(2016)의 한치원 이란 캐릭터는 고교 동창의 모습에서 찾았다. 반면, 영일은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인물이어서 고민이 많았단다. 그는 “나의 이기적인 모습을 생각하고, 이를 극대화했다”며 “MBTI 검사를 해보니 나는 감정형인 ‘F’가 아니라 사고형인 ‘T’로 나오더라. 이번 역은 나의 T 성향을 최대화한 모습”이라고 소개했다. 영일은 재키(이미숙 분), 월천(이현욱 분), 점만(탕준상 분)으로 구성된 팀을 이끈다. 여러 명과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추는 것에 대해 “남에게 지시하는 일을 해본 적이 없어 그런 배역이 예전엔 어려웠다. 그런데 이번엔 조금 편했다”며 “내가 ‘꼰대’가 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 ‘성장’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연을 맡으면 부담이 항상 클 수밖에 없다”며 흥행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은 그는 “이미숙 선배님이 ‘강동원이 이렇게 필사적으로 연기하는 줄 몰랐다’고 하시더라. 제 입장에선 늘 열심히 하고 잘 해내는 것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로는 “‘조커’처럼 미치광이 악역을 맡아보고 싶다”고 웃었다.
  • 편집은 유튜브 감성, 눌러보면 클래식…KBS교향악단 ‘실버버튼’ 받는다

    편집은 유튜브 감성, 눌러보면 클래식…KBS교향악단 ‘실버버튼’ 받는다

    클래식 음악 영상은 지루할 것이란 편견을 깨는 KBS교향악단이 국내 오케스트라 최초로 유튜브 구독자 10만명을 돌파하며 ‘실버버튼’(유튜브가 구독자 10만명 이상 크리에이터에게 주는 상)을 받는다. KBS교향악단은 23일 구독자 10만명 돌파 소식을 알렸다. 하루 앞선 지난 22일 기준 구독자 수 10만 7000여명, 누적 조회수는 2780만뷰를 기록했다. 24일 오전 기준으로는 구독자 11만 2000여명에 달한다. 최근 KBS교향악단은 지난 3월 7일 공연했던 베르디 레퀴엠을 과거 방영한 KBS대하드라마 ‘태조 왕건’의 유명한 장면인 궁예의 “누가 기침 소리를 내었는가?”와 엮어 만든 영상을 공개해 화제가 됐다. 해당 영상 조회수는 100만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제787회 정기연주회에서 이원석 수석이 두드리던 팀파니가 찢어진 장면을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해 누적 485만 조회수를 넘었다. 고상하고 조금 어려운 취미로 여겨지는 클래식 음악을 요즘 감성에 맞는 콘텐츠로 제작해 “편집은 유튜브 감성인데 눌러보면 클래식 음악”이라는 구독자들의 칭찬도 나온다. 오케스트라 단체 최초로 숏폼 전용 콘텐츠를 기획해 관객들이 궁금해하는 무대 뒤의 에피소드를 올리는 등 파격적인 실험으로 KBS교향악단은 2022년 2월 4000명 수준이던 구독자 수가 1년 만에 3만명이 넘게 늘었고 2년 만에 8만명을 돌파한 뒤 이번 달 10만명을 넘었다. 다른 국내 유수의 오케스트라 유튜브 채널보다 구독자가 2배 이상 많아 격차가 그야말로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 수준이다. KBS교향악단에 따르면 구독자 중 만18세~34세의 비중이 55.7%를 차지한다. KBS교향악단은 “기존 KBS교향악단의 주요 관객 연령대는 평균 50~60대였는데, 연령대가 눈에 띄게 낮아지는 등 관객층에도 젊은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KBS교향악단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는 서영재 PD는 “국내 오케스트라 단체에서는 최초이자 압도적 1위 채널을 만들어가고 성장시키는 역할을 하는 게 기쁘고 자랑스럽다. 앞으로도 유튜브를 통한 새로운 기획과 다양한 시도로 젊은 클래식 관객층을 공연장으로 유입시키고 장르에 대한 인식과 진입장벽을 낮춰서 클래식 대중화에 기여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구독자 10만명 돌파라는 새 역사를 쓴 KBS교향악단은 26일 제802회 정기연주회로 7년 만에 말러 교향곡 제3번을 선보인다. 메조소프라노 오카 폰 데어 다메라우가 독창자로 참여하고, 고양시립합창단, 서울모테트합창단, 고양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교향곡 3번은 말러의 9개 교향곡 중 가장 길고 감성이 풍부한 작품으로 돋보이는 곡으로 인간 경험과 존재의 신비에 대한 심오한 탐구를 표현하고 있다. 동시대 최고 메조소프라노로 평가받는 오카 폰 데어 다메라우가 KBS교향악단과 호흡을 맞추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 [지방시대] 지방대 살리기, 또 변죽만 울릴 건가

    [지방시대] 지방대 살리기, 또 변죽만 울릴 건가

    지방대들이 서로 뭉치고 있다. 살기 위해서다. 통합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사라질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했다. 2024학년도 대입 정시 모집에서 전국 190개 대학 4889개 학과 가운데 35개 대학 163개 학과는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이 가운데 34개 대학 162개 학과는 모두 지방에 있다. 올해 국내 대학 입학 자원은 39만 8000여명으로 10년 전인 2014년 57만여명보다 30% 이상 줄어들었다. 대학 입학 정원(49만 3000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대학에 들어올 학생보다 대학 정원이 많은 것이어서 미달이 불가피한 구조가 됐다. 전문가들은 지방대의 몰락을 막을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진단한다. 이미 지방 곳곳의 대학들이 사라졌다. 2000년대 들어 폐교한 지방대는 전문대와 대학원을 포함해 20곳에 달한다. 지방대들은 통합으로 살길을 찾고 있지만 서로 다른 대학이 하나로 합쳐지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대학 구성원들 사이에서 불협화음이 일어난다. 대학 본부가 통합에 드라이브를 걸자마자 재학생, 동문회가 거세게 반발하기 일쑤다. 통합 대학 간 교명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한다. 정부가 지방대 통합을 위해 꺼낸 카드는 ‘글로컬대학사업’이다. 글로컬은 글로벌(global·세계적)과 로컬(local·지역적)을 합한 말이다. 혁신 의지와 역량을 갖춘 비수도권 지역 대학 30곳을 선정해 학교별로 5년간 1000억원을 지원해 세계적인 대학으로 키운다는 것인데 통합에 방점이 찍혀 있다. 그동안 정부가 시행한 대학 지원 사업 가장 최대 규모다. 글로컬대학사업이 죽어 가는 지방대를 살릴 수 있을까. 일시적으로 인공호흡기를 달아 주는 것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지방대가 통합으로 정원을 줄여 당장은 신입생 미달 사태를 면할 수는 있다. 하지만 머지않아 또다시 신입생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2040년 대학 입학 자원은 올해보다 30% 감소한 28만명에 머문다고 한다. 지방대의 위기를 부른 건 학령인구 감소만이 아니다. 수도권 대학 중심으로 강고하게 짜인 서열화가 더 큰 원인이다. ‘서연고’로 시작되는 10여개 대학 리스트는 모두 수도권 대학으로 채워졌다.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든 ‘초집중’이다. 일본에서 5대 명문으로 꼽히는 대학 가운데 3곳은 수도인 도쿄가 아닌 지방에 있다고 한다. 지방대의 위기는 ‘지방의 위기’의 축소판이다. 효율성만을 따지는 시장 논리로 접근해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늦은 감은 있지만 2000년대부터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중앙이 쥐고 있는 돈과 권력을 지방으로 하나씩 떼어 주는 것처럼 수도권 대학이 기득권을 내려놓게 해야 한다. 지방대들이 부르짖는 수도권 대학 정원 축소나 학부 폐지를 이젠 귓등으로 흘려버려서는 안 된다. 본질을 외면한 채 변죽만 울리는 정책으로 지방대를 살리기에는 지방대가 처한 현실이 너무 엄중하다. 김정호 전국부 기자
  • 아이들과 함께 즐길 고품격 공연을 찾나요? ‘얍! 얍! 얍’이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즐길 고품격 공연을 찾나요? ‘얍! 얍! 얍’이 있습니다

    “우와~ 예쁘다!” 공연 중 눈이 내리는 장면을 보자 한 아이가 감탄사를 자아냈다. 보통의 공연이라면 눈치를 받았겠지만 주변에 있던 다른 관객들도 “예쁘다”를 같이 외친다. 어른들이 보기에 조금 유치한 장면 같아도 해맑은 웃음이 터져 나오고 아이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른 채 무대에 집중하고는 “재밌다”, “또 보고 싶다”는 후기를 즉석에서 쏟아낸다. 국립현대무용단이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오는 26일까지 선보이는 ‘얍! 얍! 얍!’은 아이와 함께 수준 높은 문화생활을 즐기고 싶은 부모라면 딱 반할 작품이다. 안무가 밝넝쿨과 인정주가 창작한 작품으로 어른과 아이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다. ‘얍! 얍! 얍!’은 어린이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소재들을 활용해 ‘수의 춤’, ‘자연의 춤’, ‘시간의 춤’, ‘봐봐!! 춤’, ‘나, 너 춤’ 등 총 5개 장면으로 구성됐다. 다양한 몸짓과 리듬을 통해 어린 생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성공의 의미를 그려낸다.‘수의 춤’에서는 각자 등장할 때마다 “하나”를 외치는 무용수들이 등장한다. 어느새 10명이 된 무용수들은 마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듯 숫자를 부르는 호흡에 맞춰 재미난 춤을 춘다. 간단한 숫자로 아이들을 홀리는 매력이 돋보인다. 분위기가 달아오른 뒤에는 ‘자연의 춤’으로 이어진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바다, 바람처럼 자연을 다채로운 몸짓으로 형상화해 어른들에게는 어릴 적 추억을, 아이들에게는 무한한 상상력을 선사한다. ‘시간의 춤’에서는 시침과 분침이 된 무용수들이 시간을 표현한다. 어른들은 그저 지금이 몇 시인지 확인하는 용도지만 아이들에게는 낯설고 신비로운 세계인 시계를 예술 장르로 만들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어 ‘봐봐!! 춤’, ‘나, 너 춤’ 역시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의상을 입고 반복적인 대사와 춤을 보여주면서 아이들이 즐거울 수 있는 움직임을 선물처럼 꺼내 보인다.밝넝쿨, 인정주 안무가는 작품에 대해 “세상의 다양한 존재들에게 보내는 응원의 춤”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의 말대로 ‘얍! 얍! 얍!’은 어린이를 위한 작품이지만 어른들이 봐도 빠져들게 되는 매력을 뽐낸다. 다른 공연과 달리 눈치 볼 필요 없이 아이들과 웃고 즐기다 보면 어른들도 동심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게 되고 덕분에 더욱 행복한 시간을 만끽하게 된다. 어린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개념들이 예술로 승화한 덕분에 아이들의 예술적인 소양까지 키울 수 있는 작품이다. 48개월 이상 관람가능.
  • ‘가난한 사랑 노래’ 쓴 민중시인, 하늘로 떠나다

    ‘가난한 사랑 노래’ 쓴 민중시인, 하늘로 떠나다

    민중 곁 몸소 느낀 점 詩로 표상농민 삶 천착 ‘농무’ 민중詩 상징서울신문 신춘문예 심사위원도도종환 “우리 詩 아버지 같은 분”대한민국 문인장으로 장례 치러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시 ‘가난한 사랑 노래’ 중에서) 민중의 삶과 애환을 노래하며 때로는 그들을 둘러싼 엄혹한 현실에 처절히 분노하기도 했던 민중시인 신경림이 22일 타계했다. 88세. 문학계에 따르면 암으로 투병하던 신경림은 이날 경기 고양시 국립암센터에서 숨을 거뒀다. 한국 현대시단에 끼친 영향력과 높은 위상을 고려해 시인의 장례는 주요 문인단체들이 함께하는 대한민국 문인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이다. 1936년 충북 충주에서 태어난 시인은 1956년 문예지 ‘문학예술’에 시 ‘갈대’, ‘묘비’ 등이 추천되며 등단했다. 그러나 이후 10여년간 시인으로 활동하지 않으며 강원도, 충청도 등지를 떠돌았다고 한다. 그러다 1965년 ‘겨울밤’ 이후 1971년 계간 ‘창작과 비평’ 가을호에 ‘농무’와 ‘전야’ 등을 발표하며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그의 첫 시집 ‘농무’는 원래 1973년 ‘월간문학사’에서 간행됐다. 월간문학사는 소설가 이문구가 일하던 잡지 ‘월간문학’의 이름을 빌려준 곳으로 제대로 된 출판사라고 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 이 시집이 문단 내 폭발적인 반향을 낳았고 1974년 창비가 제정한 만해문학상의 첫 번째 수상작으로도 선정된다. 이후 1975년 ‘창비시선’ 1번으로 재발행됐다. 고달픈 농민의 삶에 천착한 ‘농무’는 1970년대를 수놓았던 민중시의 상징과도 같은 작품이다. 창비는 최근 창비시선 500번 출간을 기념한 특별 시선집 ‘한 사람의 노래가 온 거리에 노래를’을 냈는데 이 제목도 ‘농무’에 수록된 시 ‘그 여름’에서 따온 것이다. 특히 그의 시는 서구적 주체의 관점에서 민중을 계몽해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았다. 시인이 직접 민중의 곁에서 그들을 체험하며 몸소 느낀 걸 시로 표상했다는 점에서 독특한 미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로 활동했던 그의 평론 ‘문학과 민중’은 이런 신경림의 시학을 잘 드러내 주는 글이다. 1991~2002년 중학교 교과서에 실렸던 그의 시 ‘가난한 사랑 노래’(1988)는 섬세한 묘사와 절제된 언어로 여전히 애송되는 명시다. 또 ‘목계장터’, ‘겨울밤’, ‘낙타’ 등의 시가 잘 알려져 있다. 수필도 썼던 그는 문학인으로서 자신의 삶을 일별한 ‘못난 놈들은 얼굴만 봐도 흥겹다’, 동시대 시인들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던 ‘시인을 찾아서’(1·2권) 등의 책으로도 사랑받았다. 동국대 영문과를 졸업한 그는 동국대 국문과 석좌교수로도 있었다.그는 특히 200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심사위원을 맡는 등 젊은 문인들을 발굴하는 데도 앞장섰다. 시인은 또 2017년 서울신문 창간 113주년 기념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앞에서 열린 ‘한여름 밤 광화문 시 낭독회’에서 자작시 ‘정릉동 동방주택에서 길음시장까지’를 낭송하며 시민들과 호흡하기도 했다. 신경림의 주선으로 첫 시집을 창비에서 내게 됐다는 후배 시인 도종환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우리 시의 아버지 같은 분으로 그가 없는 한국 문단을 생각하면 마음이 먹먹하다”며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 못난 사람 편에 서서 가장 따뜻한 시를 써 주셨던 분”이라고 애도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병진·병규씨와 딸 옥진씨 등이 있으며 발인은 25일 오전 5시 30분, 장지는 충북 충주시 노은면 연하리. (02)2072-2010.
  • 언젠가는 그때가 될 당신의 오늘은 어떠했나요

    언젠가는 그때가 될 당신의 오늘은 어떠했나요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은 지나고 보면 어떤 하루로 기억될까. 당장 내일 벌어질 일도 알 수 없으니 그저 주어진 오늘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수밖에. 그렇게 오늘이 하나씩 쌓이다 보면 한 사람의 삶이 되고 하나의 역사가 되곤 한다. 여기 평범하게 살아가는 두 사람이 있다. 일제강점기에 나라 찾는 게 최우선이었던 학생들, 그토록 비극이 될 줄도 모른 채 제주 4·3을 겪었던 평범한 청년들, 민주화의 물결이 몰아치던 1980년대 경찰서에 끌려온 중년 남성과 청년, 그리고 최전방에서 복무하는 두 친구. 연극 ‘그때도 오늘’에 나오는 주인공들이다. ‘그때도 오늘’은 그 시대를 살았던 누구라도 겪을 수밖에 없던 어떤 하루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1920년대 경성 주재소, 1940년대 제주도 중산간, 1980년대 부산 유치장, 2020년대 강원도 최전방까지 각기 다른 네 곳의 장소에서 벌어지는 네 개의 시대 속 관계와 갈등을 다룬다.공연이 시작하면 벽을 사이에 두고 목소리로만 대화를 나누는 학생들이 등장한다. 나라를 잃은 탓에 학생들이지만 생각이 깊고 성숙하다. 저마다 품은 뜻을 넌지시 주고받는 두 사람의 만남은 먼저 들어온 학생이 끌려가면서 짧게 끝난다. 엄혹한 시대 속에서도 애타게 사랑했던 이야기를 슬며시 꺼낼 때, 그리고 다시 만나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다시 만나자고 당부할 때 진한 먹먹함이 남는다. 시대가 바뀌면 알아듣기 어려운 제주도 사투리가 마구 튀어나온다. 4·3이라는 거대한 비극을 예상하지 못한 두 청년이 서로 아옹다옹하는 이야기다. 자신들의 죽음이 훗날 어떤 역사가 되는지 몰랐을 두 청년의 평범한 하루 역시 먹먹함을 남기긴 마찬가지다. 시간이 흘러 연극은 1980년대 부산의 한 감옥을 보여준다. 학생운동이 한창이던 시기에 잡혀 들어온 청년에게 중년 남성은 온갖 훈계를 던진다. 청년은 민주주의가 뭔지 아느냐고 따지고 남성은 민주주의의 수호를 위해 베트남전에 참전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저마다 서로 치열하게 살아냈던 이들의 짧은 만남에는 굴곡진 현대사가 손금처럼 빼곡히 새겨져 있다.그리고 지금과 가까워진 2020년대로 오면 시종일관 유쾌한 두 병사의 이야기가 나온다. 선후임이지만 친구 관계인 두 사람이 실감 나게 군 부조리를 묘사하며 웃음 폭탄을 안긴다. 마냥 웃기지만 않게 전쟁의 부조리함을 짚는 대사들이 예사롭지 않다. ‘그때도 오늘’이 보여주는 네 편의 짧은 이야기들을 관통하는 공통 주제는 없다. 그저 그 시대의 평범한 사람들의 오늘, 그래서 시간이 지나고 보면 더없이 소중한 그때가 됐을 그 하루를 보여준다. 보통의 하루를 엮어 만든 작품은 그래서 관객들의 오늘 하루의 안부를 묻고 돌아보게 한다.그렇다면 정말로 ‘그때도 오늘’은 그저 이야기 네 편을 보여주고 마는 작품일까. 각 이야기만으로도 매력이 가득하지만 공연 중간중간 흐르는 유재하의 대표곡 ‘그대 내 품에’가 이 작품의 감정을 완성한다. 하나의 사연이 끝나면 실루엣으로 비치는 배우들의 짧은 포옹, 서로의 품에 안긴 그 모습이 내 곁에 당신이 있어 더없이 오늘이 소중하고 숭고했음을 일깨운다. 혼자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라는 걸, 오늘 누군가는 기꺼이 당신과 함께 있으리라는 걸 보여주면서 ‘그때도 오늘’은 말로 쉽게 표현할 수 없는 거대한 감동을 안긴다. 이 작품은 특히 대사를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제주도 장면은 자막을 내보내야 할 정도로 전국 팔도를 오가는 배우들의 사투리 연기가 일품이다. 완벽한 사투리로 짙은 감정선을 나누며 찰떡 호흡을 보여주기까지 단단한 내공이 필요한 작품이라 어느 배우가 출연하든 믿고 볼만하다.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서경대 공연예술센터에서. 남자1로 최영준·오의식·박은석이, 남자2로 이희준·양경원·차용학이 출연한다.
  • “전지현 대신 황정민”…bhc치킨, ‘변화’ 보여준다며 공개한 영상

    “전지현 대신 황정민”…bhc치킨, ‘변화’ 보여준다며 공개한 영상

    치킨 프랜차이즈 bhc치킨이 10년 만에 광고 모델 교체에 나선 가운데, 신규 모델인 배우 황정민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TV 광고를 공개했다. 22일 bhc치킨이 공개한 광고는 올해 첫 신메뉴로 선보인 ‘쏘마치’의 특징을 살려 ‘짙은 쏘스 깊은 맛남’을 주제로 황정민이 자연 속에서 쏘마치의 매력을 느끼며 사랑에 빠지는 내용을 담았다. 광고 영상은 숲속에서 황정민과 쏘마치의 첫 만남으로 시작된다. “우리 어디서 본 적 있나요?”라는 대사와 함께 첫눈에 반한 황정민의 플러팅이 이어지고, 쏘마치의 매력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이어 하트 모양의 쏘마치 치킨이 등장하며 ‘단 한 번의 맛남’으로 쏘마치에 깊고 짙게 빠져든다는 내용이 나온다.오는 29일에는 ‘치킨 누아르’라는 또 다른 장르의 디지털 필름도 공개될 예정이다. 누군가에게 납치된 쏘마치를 찾으러 가며 벌어지는 상황 속에서 다양한 액션과 코믹을 넘나드는 황정민의 명품 연기를 감상할 수 있다. bhc치킨 관계자는 “bhc치킨 모델로 발탁된 배우 황정민이 소비자들에게 첫선을 보이는 이번 광고는 쏘마치의 오감을 자극하는 매력과 황정민의 개성 넘치는 표정, 그리고 위트 있는 연기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며 소비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앞서 지난해 말 bhc치킨은 10년간 모델로 활동한 전지현과 계약을 종료했다. bhc치킨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치맥’(치킨+맥주) 인기를 높인 전지현을 2014년부터 모델로 기용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며 매출이 급성장한 바 있다. 특히 bhc치킨은 ‘전지현씨 bhc’라는 로고송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갔다. bhc치킨은 젊은 층에 집중됐던 브랜드 이미지에 변화를 주기 위해 모델을 황정민으로 바꿨다. bhc치킨 관계자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있는 bhc치킨의 브랜드 철학과 언제나 신선한 캐릭터에 도전하는 황정민이 걸어온 길, 추구하는 가치가 서로 닮아 모델로 발탁했다”며 “MZ세대 사이에서 ‘밈 부자’로 알려진 황정민이 bhc치킨과 만나 어떤 흥미로운 밈을 만들며 시너지를 낼지 기대된다”고 전했다.
  • 삼성의 승부수… ‘반도체 신화 주역’ 구원투수로

    삼성의 승부수… ‘반도체 신화 주역’ 구원투수로

    삼성전자 반도체(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수장에 전영현(64) 미래사업기획단장(부회장)이 임명됐다. 불황의 터널을 막 빠져나온 시점에서 ‘원포인트 인사’로 리더십을 전격 교체한 건 조직 내 변화를 통해 전열을 정비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삼성의 차세대 먹거리를 고민하다 다시 ‘친정’으로 돌아와 반도체 부문을 이끌게 된 전 부회장은 새로운 질서로 재편되는 인공지능(AI) 시장에 선제 대응해 예전의 명성을 되찾아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삼성전자는 전 부회장을 DS부문장에 위촉했다고 21일 밝혔다. 전 부회장은 LG반도체 출신으로 삼성 최고경영자(CEO)가 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2000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 입사한 뒤 D램·낸드플래시 개발, 전략 마케팅 업무를 거쳐 2014년 메모리사업부장(사장) 자리에 올랐다. 2017년 3월 삼성SDI로 옮겨 5년간 대표이사를 맡았고 이후 이사회 의장을 지내다 지난해 11월 말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 삼성전자 초대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복귀했다. ‘메모리 반도체→배터리→차세대 기술’로 업무 범위를 넓히면서 변신을 계속해 온 그가 다시 DS부문장으로 돌아오자 내부에서도 ‘깜짝 인사’라며 놀라는 분위기다. 메모리 사업부장에서 DS부문장에 오르기까지 7년을 돌고 돈 셈이다. DS부문을 이끌었던 경계현(61) 사장은 전 부회장에 이어 2대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삼성의 10년 뒤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중책을 맡았다. 경 사장은 이날 대표이사직에서도 물러나 삼성전자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기 전까지 한종희(62) 디바이스경험(DX·세트)부문장(부회장)의 ‘1인 대표’ 체제로 운영된다.경 사장은 반도체 불황을 딛고 상승 동력을 마련해 놓은 뒤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회사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 사장은 2021년 12월부터 양대 부문 대표로 함께 호흡을 맞췄던 한 부회장과도 협의를 한 뒤 이사회에도 사전 보고를 했다고 한다. 지난해 말부터 겸직해 온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원장은 경 사장이 계속 맡는다. 재계에선 정기 인사 시즌이 아닌 데다 두 경영진의 맞트레이드라는 형식 때문에 ‘의외의 인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날 의료기기사업부장도 김용관(61) 부사장에서 의료기기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인 유규태(49) 부사장으로 바뀌었다. 김 부사장은 정현호(64)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전자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로 이동했다. 과거 삼성 미래전략실에서 근무했던 김 부사장의 이력 때문에 일각에선 미전실(미래전략실)로 불렸던 삼성 컨트롤타워가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됐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은 이날 준감위 회의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인사와 컨트롤타워 부활의 연관성에 대해 “사전에 교감한 게 없어 오늘 인사가 컨트롤타워와 관련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달 초 DX부문 네트워크사업부가 인원 감축, 경비 절감 등 내부 효율화에 나선 데 이어 DS부문 수장과 의료기기사업부장이 한꺼번에 교체되면서 삼성 내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과거 삼성은 2등 회사가 더이상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경쟁력을 키우는 ‘초격차’ 전략을 고수해 왔는데 최근 주력 사업들이 고전하면서 위기에 처하자 인적 쇄신에 나섰다는 것이다. ‘뉴페이스’가 아닌 ‘올드보이’에게 DS부문장을 맡긴 것도 이전의 성공 경험을 지닌 전 부회장을 통해 인공지능(AI) 시대 생존 경쟁을 넘어 반도체 신화를 새로 쓰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DS부문도 DX부문과 마찬가지로 부회장 조직으로 격상돼 부문 간 균형도 맞췄다. 당장 전 부회장은 DS부문 체질 강화를 위해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사에 밀린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는 ‘1차 관문’으로 엔비디아의 까다로운 품질 테스트 통과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최초로 HBM3E 12단 제품을 개발하면서 기술력을 알렸지만 AI 반도체 시장의 ‘큰손’인 엔비디아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HBM 시장에서 역전하는 게 쉽지 않은 형국이다. 대규모언어모델(LLM)용 AI 칩 ‘마하-1’을 개발해 AI 칩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이 제품은 메모리 처리량을 8분의1로 줄이면서 8배의 파워 효율을 가져 AI 칩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도 있다.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에서도 세계 1위인 대만의 TSMC와 격차를 줄여 나가면서 시스템LSI 사업부의 내실화를 통해 흑자 전환 시점을 앞당기는 것도 전 부회장 앞에 놓인 숙제다. DS부문 내 사업부장들은 당분간 교체 없이 전 부회장과 함께 위기 돌파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도 “후속 인사는 검토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6개월 만에 수장이 바뀐 미래사업기획단도 경 사장 체제에서 다시 조직을 추스르고 실질적 성과를 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 임윤찬 공연 예매 실패했나요? 희소식이 있습니다

    임윤찬 공연 예매 실패했나요? 희소식이 있습니다

    불꽃 튀는 예매 전쟁을 불러온 임윤찬 공연이 보고 싶은 이들을 위해 부천아트센터가 특별 이벤트를 준비했다. 예매에 실패한 팬에게는 굉장한 희소식이다. 개관 1주년을 맞은 부천아트센터가 지난 16~19일 기념 페스티벌을 성황리에 마쳤다.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가 백건우 피아니스트를 필두로 K-클래식을 대변하는 아티스트를 초청해 대한민국 클래식 음악계의 현재와 미래를 생생하게 보여줬다. 첫날인 16일에는 아드리엘 김이 이끄는 오케스트라 디 오리지널의 무대로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과 오르가니스트 최민지가 협연자로 함께해 고전미와 현대미가 조화롭게 연결된 음악을 선보였다. 둘째 날 BAC 예술포럼에서 국내 클래식 음악 공연장의 사회적 역할과 비전에 대한 열띤 토론을 나눴고 공연장에서는 지휘자 김선욱과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피아니스트 정규빈이 베토벤의 ‘황제’와 말러 교향곡 1번 ‘거인’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웅장하게 물들였다. 셋째 날은 살아있는 전설 백건우 피아니스트의 첫 모차르트 리사이틀이 열렸다. 백발의 거장이 선사하는 모차르트 순수함 자체에 객석은 기립박수와 환호로 존경의 마음을 전했다. 마지막 날은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지휘자 요나스 알버·첼리스트 최하영과의 환상적인 호흡을 선보이며 부천아트센터 생일을 빛냈다. 1주년 행사를 성대히 마친 부천아트센터는 시민들을 위해 특별한 이벤트까지 준비했다. 1만 6000명이 동시 접속해 예매 전쟁이 펼쳐진 ‘임윤찬 피아노 리사이틀’(6월 17일)에 부천시민을 초대하는 이벤트다. 부천시민 총 15명을 추첨해 1인당 R석 2장을 제공한다. 주소지가 부천시인 만 14세 이상 내국인과 외국인 등록번호를 소지한 외국인이면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 이벤트는 오는 23일 오전 9시부터 29일 수요일 오후 6시까지 부천아트센터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SNS)에 게재된 응모 링크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당첨자는 6월 3일 오후 2시 부천아트센터 홈페이지 및 개별 문자 안내를 통해 발표한다. 응모 링크를 통한 참여가 익숙하지 않은 시민들을 위해 이벤트 안내 전용 서비스(전화 1555-4050)도 운영한다.
  • ‘출금 김호중’ 40억 공연 강행… 경찰은 음주량·시간 입증 주력

    ‘출금 김호중’ 40억 공연 강행… 경찰은 음주량·시간 입증 주력

    음주 뺑소니 혐의 등을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씨가 출국 금지됐다. 김씨가 사고 열흘 만에 음주 사실을 인정한 가운데 경찰은 당시 김씨의 음주량을 입증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김씨와 소속사의 조직적인 사건 은폐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0일 김씨와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대표 이광득씨, 김씨 대신 허위 자수한 매니저,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를 제거한 소속사 본부장 등 4명을 출국 금지했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씨의) 수사 협조 여부와 증거인멸 우려가 (신병 확보에)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우선 김씨가 운전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이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씨가 음주 사실을 인정했지만 호흡 조사나 혈액 채취를 하지 않은 만큼 경찰은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음주 상태에서 운전했다는 사실을 밝혀 내야 한다. 위드마크 공식은 음주량, 음주 시간, 음주 이후 운전 시간, 김씨의 체중 등을 바탕으로 혈중알코올농도를 유추하는 기법이다. 다만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도 음주운전이 인정된 경우가 흔치 않은 만큼 김씨가 향후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음주량, 시간 등을 축소할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김씨의 술자리 동석자들을 참고인으로 조사해 관련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대검찰청은 김씨가 사고 뒤 도주해 추가 음주를 한 것이 음주 측정을 속이려는 목적인 것으로 보고 이런 행위에 대해 음주 측정 거부죄로 1~5년의 징역 또는 500만~20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하는 규정을 신설해 달라고 법무부에 건의하기도 했다. 한편 김씨는 오는 23~24일 예정된 공연을 강행한다.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김호중 & 프리마돈나’ 공연 주관사 두미르는 공연 주최사인 KBS에 ‘출연자 교체가 불가하다’는 입장을 이날 통보했다. 이 공연은 티켓 가격이 15만~23만원으로 이틀 공연 2만석이 매진되면 매출이 40억원에 이른다.
  • 교향곡 1번·3번·4번…5월은 말러의 계절

    교향곡 1번·3번·4번…5월은 말러의 계절

    구스타프 말러(1860~1911)를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이라면 이번 주가 무척이나 설렐 듯하다. 한 주 동안 3개 교향악단에서 각기 다른 말러 교향곡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심포니 송이 나선다. 올해 창단 10주년을 맞은 심포니 송은 2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베토벤과 말러의 부드러움을 찾아서’ 공연을 개최한다. 이 공연에서 심포니 송은 대중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말러 교향곡 제5번 4악장 ‘아다지에토’와 말러 교향곡 제4번을 선보인다. ‘아다지에토’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배경음악으로 사용돼 한국 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서서히 파도처럼 밀려오는 선율이 빚어내는 감동이 말러의 서정을 제대로 느끼게 한다. 2부에서 선보일 말러 교향곡 제4번은 어린이의 꿈을 떠올리게 하는 평온한 풍경을 그리는 1악장부터 시작해 장난기 넘치는 에너지를 담은 2악장, 삶과 죽음의 신비를 되새기는 3악장, 소프라노 솔리스트와 함께 천국에서의 영원하고 순수한 기쁨을 노래하는 4악장으로 이뤄져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이어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나선다.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올해 두 번째 ‘마스터즈 시리즈’로 오는 23일 경기 수원 팔달구 경기아트센터 대극장,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말러 교향곡 제1번을 선보인다. 말러가 29세에 작곡한 1번 교향곡은 다른 말러 교향곡들의 토대가 되는 작품이다. 그의 다른 교향곡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곡으로 ‘말러 입문용’으로 인기가 많은 편이지만 말러의 교향곡 중에 1번이 가장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지휘를 맡은 김선욱은 “말러 교향곡 1번은 제가 어릴 때 지휘자를 꿈꾸며 스코어(총보)를 보고 피아노로 치던 곡”이라며 “오랫동안 바라왔던 ‘꿈’이 실현되는 순간이자 동시에 말러의 음악 세계로 들어가기 위한 첫 관문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한 주를 마무리 짓는 일요일인 26일에는 KBS교향악단이 제802회 정기연주회로 7년 만에 말러 교향곡 제3번을 선보인다. 메조소프라노 오카 폰 데어 다메라우가 독창자로 참여하고, 고양시립합창단, 서울모테트합창단, 고양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교향곡 3번은 말러의 9개 교향곡 중 가장 길고 감성이 풍부한 작품으로 돋보이는 곡이다. 6개 악장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인간 경험과 존재의 신비에 대한 심오한 탐구를 표현하고 있다. KBS교향악단은 2017년 제714회 정기연주회로 이 곡을 선보인 바 있다. 강력한 호른 소리로 시작되는 1악장의 오프닝은 삶의 기쁨과 복잡성의 본질을 포착하는 동시에 말러의 개인적인 불안을 암시하기도 한다. 초원에서 피어난 꽃들과 깊은 원시림 속 새들의 노랫소리가 2, 3악장에 걸쳐서 아름답게 펼쳐지고 4악장에 이르면 알토 독창이 어두운 밤의 세계, 즉 죽음과 피안의 세계가 지닌 깊은 고독과 신비를 노래한다. 영롱한 이미지와 천사의 목소리로 구성된 5악장은 기쁨과 경이로움으로 가득 찬 천상의 영역을 묘사한다. 어린이 합창과 여성합창, 알토 독창 등이 목관악기와 하프, 글로켄슈필과 어우러져 환희로 가득 찬 천상의 세계를 맑고 아름답게 표현한다. 마지막 6악장은 우주를 하나로 묶는 영원한 힘으로 느릿한 호흡의 아다지오로 교향곡을 부드럽게 마무리한다. 오카 폰 데어 다메라우가 KBS교향악단과 호흡을 맞추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동시대 최고 메조소프라노로서 빈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등과 협연한 그는 이번 KBS교향악단과의 무대에서 천상의 아름다움을 선보일 예정이다.
  • 이 악문 DB, 강상재·김종규에 13억·김시래로 백업 보강…“두경민은 답보 상태”

    이 악문 DB, 강상재·김종규에 13억·김시래로 백업 보강…“두경민은 답보 상태”

    프로농구 원주 DB가 약점이었던 이선 알바노의 백업을 베테랑 가드 김시래로 보완했다. 기존 빅맨 강상재와 김종규에 13억원을 투자한 DB의 목표는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다. DB는 20일 자유계약선수(FA) 김시래 선수와 계약기간 1년, 보수 총액 1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김시래는 지난 시즌 서울 삼성에서 평균 6.1점 3.4도움을 올렸는데 득점은 2012년 데뷔 후 가장 낮았고 도움은 3번째로 적었다. 이에 삼성으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지만 DB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입단으로 이어졌다. 김시래는 DB 핵심 자원인 김종규와 2013~14시즌 창원 LG 소속으로 호흡을 맞추며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DB는 “김시래는 팀을 전체적으로 안정시켜 줄 수 있는 자원이다. 김종규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DB는 이미 집토끼 단속으로 새 시즌 기대감을 높였다. 17일에 김종규와 기간 3년에 총보수 6억원(인센티브 1억 5000만원), 14일에는 강상재와 5년 7억원(인센티브 2억원)에 합의했다. 김종규와 강상재는 지난 시즌 각각 5억원, 4억원을 받았는데 팀을 정규리그 정상에 올려놓은 공로를 인정받아 인상된 금액으로 계약을 체결했다.압도적인 전력으로 정규리그를 휩쓴 DB의 유일한 고민은 백업 가드였다. 상무에서 전역한 유현준은 은퇴 의사를 드러내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두경민은 팀과 틀어지며 전력에서 이탈했다. 결국 알바노가 전 경기(54경기) 출전하면서 평균 31분 47초를 뛰어야 했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도 부산 KCC가 디드릭 로슨, 알바노를 집중 수비하자 DB는 해법을 찾지 못한 채 그대로 무너졌다. 관건은 35세 김시래의 몸 상태다. 김시래는 2022~23시즌 발목을 다쳐 평균 7점 3.2도움에 그쳤고 지난 시즌에도 발등 부상을 당해 1월 30일 이후 경기를 뛰지 못했다. 김시래의 보수 3억 5000만원이 1억원까지 줄어든 이유다. 김시래는 적극적인 공격보다 유현준과 함께 경기를 조율하는 역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포지션이 같은 두경민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DB 관계자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 시즌 중 두경민이 트레이드를 요청한 상황에서 아직 진척이 없다”며 “각 팀 선수 구성이 완료되면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 김호중·소속사 대표 등 출국금지…경찰 “음주량 입증 집중”

    김호중·소속사 대표 등 출국금지…경찰 “음주량 입증 집중”

    음주 뺑소니 혐의로 수사를 받는 가수 김호중(33)씨와 소속사 관계자 등 4명이 출국 금지됐다. 김씨가 사고 발생 열흘 만에 음주 사실을 인정한 가운데 경찰은 당시 김씨의 음주량을 입증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20일 법무부는 서울 강남경찰서의 요청에 따라 김씨와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 김씨 대신 허위 자수한 매니저,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를 제거한 소속사 본부장 등 4명을 출국 금지했다. 김씨가 음주 사실은 인정한 데다 수사 초기 단계인만큼, 구속영장을 신청할 단계는 아니라는 게 경찰의 입장이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아직 구체적 (음주) 양에 대해서 확정을 못한 상황에서 신병 처리는 구체적 검토 단계가 아니”라며서 “수사 협조 여부와 증거 인멸 우려가 (신병 확보에)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가 운전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이었다는 걸 증명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김씨가 음주 사실을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음주량이나 시간 등을 두고 경찰과 다툴 가능성이 열려있다. 경찰은 김씨의 술자리 동석자들을 참고인으로 조사해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김씨처럼 음주운전 직후 호흡 조사나 혈액 채취를 하지 않은 경우 위드마크 공식으로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개인의 체질이나 체중뿐만 아니라 음주량이나 시작한 시간 등 음주 속도, 음주 후 신체활동 정도 등을 감안하면 0.03%가 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본 판례가 적지 않다. 김씨 측 변호를 맡은 조남관 변호사는 이날 “금일 오후에 자진 출석해 조사받을 예정이었으나 경찰 측 사정으로 조사가 연기됐다”면서 “신속히 입장을 알리는 게 도리라고 판단해 어젯밤 늦게 (음주운전을 시인하는) 입장문을 알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주요 피의자가 출석을 희망한다고 바로 조사를 받는 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음주운전 사고 낸 뒤 술을 더 마시는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검찰청은 이러한 경우 사실상 음주측정거부죄로 보고 1년~5년의 징역 또는 500만원~2000만원의 벌금에 처하는 규정을 신설해달라고 법무부에 입법 건의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운전자 바꿔치기나 추가 음주 등에 대해 “형사소송법상 증거인멸·도주 우려 등 구속 사유 판단에 적극 반영하라”고 일선 검찰청에 지시했다.
  • 손흥민 vs 케인, 한국에서 먼저…토트넘, 2년 만에 쿠플 시리즈 방한

    손흥민 vs 케인, 한국에서 먼저…토트넘, 2년 만에 쿠플 시리즈 방한

    손흥민의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가 올여름 2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다. 여름 축구 축제로 자리매김한 쿠팡플레이 시리즈를 통해서다. 이미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이 방한하기로 되어 있어 단짝이었던 손흥민과 해리 케인의 역사적인 맞대결을 한국에서 볼 수 있는 기회다. 쿠팡플레이는 토트넘이 ‘2024 쿠팡플레이 시리즈’에 참가한다고 20일 밝혔다. 2022년 첫 쿠팡플레이 시리즈에 참가한 토트넘은 2년 만에 다시 한국 팬들 앞에 서게 됐다. 손흥민은 쿠팡플레이가 공개한 영상을 통해 “지난 쿠플 시리즈에서도 뜨거운 응원과 성원을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여러분도 저만큼 기대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김민재와 케인, 그리고 에릭 다이어의 소속팀 뮌헨은 2024 쿠플 시리즈 첫 번째 초청팀으로 발표된 바 있다. 뮌헨에 이어 토트넘의 방한이 성사되면서, 손흥민과 케인·김민재· 다이어의 맞대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케인과 다이어는 지난 시즌까지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특히 케인은 손흥민과 ‘영혼의 단짝’ 손케 듀오로 프리미어리그(EPL)를 누비며 역대 최다 합작 47골을 터뜨려 최고의 콤비로 꼽히기도 했다. 우승을 위해 토트넘을 떠나 뮌헨으로 향한 케인이 이번 시즌에도 무관에 그치며 이적 가능성이 제기되는 한편, 방한 직전 잉글랜드 대표팀으로 뛰어야 하는 유로 2024가 예정되어 있어 최종적으로 손흥민과 케인의 맞대결이 성사될지는 미지수이긴 하다. 하지만 맞붙는다면 유럽 축구 비시즌의 최고 흥행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 최전방과 최후방을 책임지며 호흡을 맞춰온 손흥민과 김민재가 각자 소속팀 유니폼을 입고 맞대결을 펼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토트넘과 뮌헨의 경기는 8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토트넘과 뮌헨은 한국시간으로 8월 11일 토트넘 안방인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도 별도 친선전을 치르기로 예정되어 있어 프리시즌 두 차례나 대결하게 됐다. 이번 쿠플 시리즈에는 팀 K리그도 참여한다. 지난해에 이어 K리그를 대표하는 스타 선수들이 참가할 전망이다. 쿠플 측은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경기 승인 절차를 진행하는 중”이라며 “경기 장소, 일정 및 세부 사항은 변경될 수 있다”고 전했다.
  • 어지러운 시간 흐름… 시대 겉도는 배우들… 그래도, 송강호니까

    어지러운 시간 흐름… 시대 겉도는 배우들… 그래도, 송강호니까

    1950~60년대 정치적 암투 그려송, 데뷔 35년 만에 드라마 도전먹는 것으로 세상 이해하며 소통 회상·진술 많아 따라가기 버거워변요한·이규형 등 연기 아쉬움도 무려 송강호의 ‘드라마 데뷔작’이니까 일단은 더 지켜볼 필요는 있겠다. 그런데 다소 어지러운 건 사실이다. 인물들에게 충분히 몰입되지 않은 상황에서 회상과 진술로 시간선을 뒤트니 따라가기 버겁기도 하다. 송강호 외에도 변요한·이규형 등 선이 굵은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는데 시대극에 잘 어우러지지 않고 겉돈다는 인상도 있다. 지난 15일 전체 16부작 중 1~5화가 공개된 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 ‘삼식이 삼촌’은 1990년 연극 ‘최선생’으로 데뷔했던 송강호가 35년 만에 도전하는 드라마로 올해 상반기 최대 기대작 중 하나다. 전쟁 이후 궁핍했던 혼란의 시대인 1950~196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묵직한 정치·시대극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을 연상케 하는 ‘이승민’의 자유당과 그에 맞서는 신진 세력 사이의 암투를 꼼꼼하게 그리고 있다. 송강호가 연기하는 주인공 박두칠은 자기가 챙기는 사람의 세 끼니는 반드시 챙겨 준다고 해 ‘삼식이 삼촌’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그와 호흡을 맞추는 변요한은 미국에서 유학하며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인텔리’ 김산 역을 맡았다. 모두가 잘사는 세상을 꿈꾸는 김산의 연설에서 박두칠은 그가 보통내기가 아님을 깨닫고 그에게 접근한다. 김산에게 세상을 바꿀 기회를 주겠다는 박두칠. 하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가 정반대인 두 사람은 하나부터 열까지 사사건건 부딪친다. 그런 두 사람이 의기투합하며 얽히고설키는 이야기다. “지구의 자전과 공전이 우연입니까? 태양이 지구를 비추는 게 우연이라고 생각하세요?” 4화에서 두 사람의 갈등이 극에 달했을 때 박두칠은 김산에게 이렇게 말한다. 절대 우연을 믿지 않는 삼식이 삼촌은 항상 원대한 계획을 품고 있다. 영화 ‘기생충’에서 “아들아 넌 계획이 다 있구나”라며 감탄했던 송강호의 모습은 오간 데 없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철두철미한 사업가 박두칠은 자신의 계획을 위해 김산더러 약혼한 여자친구와 헤어지라고 종용한다. 그의 약혼녀는 평화통일을 주장하며 세를 점차 넓혀 가는 혁신당 대선후보 주인태(오광록 분)의 딸 주여진(진기주 분)이다. 사랑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던 김산은 결국 삼식이 삼촌을 믿어 보기로 하는데…. 5화까지만 공개됐기에 총평은 섣부를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시청자를 확 끌어당길 만한 뚜렷한 요소가 없었다. 물론 이야기의 맥을 짚는 대사들을 묵직하게 소화하는 송강호의 힘은 분명하다. 다만 변요한과 자유당 소속 정치인 강성민 역을 맡은 이규형의 연기는 시대 분위기와 다소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이다. 5화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인물들 사이의 관계와 이야기의 방향성이 비로소 분명해진다. 앞선 제작 발표회에서 송강호가 “지금 트렌드가 된 OTT 드라마들과는 궤를 달리하는 작품이다. 모험이 될 수도 있고 신선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으니 조금 기다려 봐도 좋겠다. 매주 수요일 2화씩, 다음달 19일 14~16화로 결말이 공개된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신연식 감독은 “밥 먹었느냐는 질문이 인사말인 유일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며 “엘리트들이 거대 담론을 이야기할 때 삼식이 삼촌은 먹는 것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소통한다”고 했다.
  • ‘환상의 짝꿍’ 조유아·김수인이 홀딱 홀린 ‘춘향가’

    ‘환상의 짝꿍’ 조유아·김수인이 홀딱 홀린 ‘춘향가’

    “그렇게 안 보이지만 제가 선배예요.” 지난 17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8살 많은 조유아(37)가 관객들에게 농담하자 객석에는 웃음이 번졌다. 김수인(29)도 지지 않고 “아뇨 그렇게 보이세요”라고 말하자 분위기가 더없이 화기애애해졌다. 소리로도, 대화로도 죽이 척척 맞는 두 사람이기에 가능한 장면이었다. 나이도 성별도 다르지만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조유아와 김수인이 ‘절창’ 공연으로 기량을 마음껏 뽐내며 객석을 사로잡았다. 2021년 시작한 ‘절창’ 시리즈의 네 번째 공연으로 혼성 듀오는 두 사람이 처음이다. 지난해 창극 콘텐츠의 새 지평을 열었던 ‘정년이’의 주인공을 맡았던 조유아, 팬텀싱어4를 통해 아이돌급 인기를 자랑하는 김수인이었기에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두 사람은 판소리 다섯 바탕 중에서 문학적·음악적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받는 ‘춘향가’를 100분가량으로 압축해 들려줬다. 김세종제 ‘춘향가’와 동초제 ‘춘향가’를 넘나들며 유파별로 조금씩 스타일이 다른 판소리의 흥미로운 세계를 관객들 앞에 꺼냈다. 두 사람은 능청스러운 몸짓을 섞어가며 재간둥이의 면모를 뽐냈고 관객들을 공연 내내 사로잡았다.창극이 젊은 관객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아직까지 판소리는 진입장벽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두 사람을 통해 젊은 감각으로 재탄생한 ‘춘향가’는 판소리가 이렇게나 즐겁고 힙할 수 있는 장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힙한 클럽 공연을 하는 것처럼 스탠드 마이크를 쓰는가 하면 ‘춘향가’에 맞게 음악도 세련되게 입혀 세상 젊은 장르가 됐다. 중간중간 만담을 섞어가며 분위기를 띄우면서도 두 사람은 소리를 낼 때만큼은 가진 기량을 한껏 자랑했다. 관객들의 어깨는 절로 들썩였고 “얼쑤”를 외치는 소리도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특별 이벤트로 동초제를 배운 김수인이 김세종제를, 김세종제를 배운 조유아가 동초제를 부른 것도 관객들을 즐겁게 하는 요소였다.시간이 갈수록 후끈후끈해지는 분위기 속에 익히 아는 방식으로 흐르던 ‘춘향가’가 마지막에 선사한 반전은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였다. 춘향을 맡은 조유아가 특유의 맛깔나는 연기로 몽룡에게 “죽으면 오지 그랬어. 어사또 될 때까지 편지 한 장 없었을까” 다그치는 장면은 열녀(烈女) 신화를 와장창 깨면서 관객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했다. 두 사람의 평소 캐릭터와 어우러진 덕에 더욱 그 맛이 살아나는 장면이었다. 지난달 간담회에서 김수인은 “창극 배우이기 전에 소리꾼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절창’이 가장 재밌다. ‘절창’은 소리꾼의 자질이 여실히 드러나는 공연이라는 점에서 그동안 해보고 싶었다”고 말한 대로 두 사람은 이번 무대를 통해 엄청난 내공을 자랑했고, 우리 시대의 보석 같은 소리꾼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며 쉽게 가시지 않는 여흥을 남겼다.
  • ‘서유리와 이혼’ 최병길 PD “억울…진흙탕 싸움 원하나”

    ‘서유리와 이혼’ 최병길 PD “억울…진흙탕 싸움 원하나”

    방송인 서유리와 결혼 5년 만에 이혼 조정 절차를 밟고 있는 최병길 PD가 서유리를 향해 “최소한의 방어는 하려 한다”며 이혼 관련 해명에 나섰다. 최병길 PD는 19일 소셜미디어(SNS)에 “참고만 있으려니, 내 앞길을 계속 가로막네”라며 “싸움을 시작하고 싶지 않지만, 내 상황이 너무 좋지 않으니 최소한의 방어는 하려 한다”고 밝혔다. 최 PD와 서유리는 지난 2019년 결혼식을 생략한 후 혼인신고를 하고 법적으로 부부가 됐다. 그러나 최근 파경 소식이 알려진 가운데 서유리는 MBN ‘속풀이쇼 동치미’와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등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혼 심정을 토로했다. 서유리는 지난 16일 방송한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 “너무 성급하게 결정했다”라며 만난 지 4개월 만에 결혼했다고 털어놨다. 서유리는 전남편과 가족보다 ‘하우스 메이트’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서유리는 “경제권이 따로였다, 생활비를 받아본 적 없다”라며 식비도 번갈아 결제하거나 여행 비용도 각자 지출했다고 고백해 시선을 모았다.서유리는 지난달 27일 방송된 ‘속풀이쇼 동치미’에서도 “후련하고 좋다” 등으로 이혼 후 심정을 이야기한 바 있다. 이에 최병길 PD는 “본인 집 전세금 빼주려고 사채까지 쓰고, 결국 내 집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 되니 덜컥 이혼 얘기에 내 집 판 돈을 거의 다 주지 않으면 이사 안 나간다고 협박까지 한 삶이 계속 피해자 코스프레라니”라며 “결국 나는 오피스텔 보증금도 없어서 창고살이를 했는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야말로 빙산의 일각인데, 작품이고 뭐고 진흙탕 싸움을 해보자는 건가”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그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서유리가 경제적인 문제가 생겨 이혼을 제시했으며, 금전적인 피해는 자신이 더 많이 입었다고 주장했다. 최병길 PD는 “서유리씨 소유 아파트는 전세를 주고 있었는데 세입자가 나가서 보증금을 돌려주는 과정에서 돈이 부족해 (제가) 사채도 쓰고 차도 팔고 집도 팔았다”면서 “그 친구(서유리)가 아파트를 날렸다고 하는데, 정작 아파트를 날린 것은 저다. 그분은 아파트를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이런 것들로 인해 나는 일도 안 들어오는 상황이지만, 이번 일과 관련해 (기사들을) 잘 찾아보지 않았는데 (댓글들을 보니) 어느 순간 제가 나쁜 사람이 돼 있더라”라고 전했다. 서유리가 생활비를 받아본 적이 없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서는 “그 친구는 살림을 하지 않아서 생활비를 줄 게 없다”면서 “각자 (돈으로) 따로 살았고 제가 더 지출한 게 많다. 아파트 대출금, 관리비도, 공과금도 내가 내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최병길 PD는 자신이 창고살이를 하고 있다고 한 것과 관련해선 “집 판 돈을 대부분 주지 않으면 안 나가겠다고 해서 그 돈을 줬더니 원룸 보증금 할 500만원도 없어서 공동으로 쓰던 창고에 한 달 동안 기거를 했다”라며 “지금은 부모님 집에 얹혀 살고 있다. 저는 아파트도 날리고 차도 날렸는데 아무것도 날린 게 없는 자기(서유리)가 금전적으로 피해를 본 것처럼 이야기해서 기분이 안 좋다. 정작 피해는 제가 당했는데 기분 나쁘다”라고 강조했다. 최병길 PD는 올해 7부작 U+모파일tv 드라마 ‘타로’를 선보일 예정이다. ‘타로’는 한순간의 선택으로 뒤틀린 타로카드의 저주에 갇힌 운명 미스터리 옴니버스 드라마로, 최병길 PD와 서유리가 이혼 전 호흡을 맞춘 마지막 드라마로 알려졌다.
  • 최불암, 세상 떠난 ‘수사반장’ 동료 묘 찾아 눈물

    최불암, 세상 떠난 ‘수사반장’ 동료 묘 찾아 눈물

    배우 최불암이 ‘수사반장 1958’ 마지막을 장식했다. 지난 18일 방송된 MBC 금토 드라마 ‘수사반장 1958’ 최종회에는 원작 ‘수사반장’에서 박영한 반장을 연기한 최불암이 특별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최불암이 ‘수사반장’의 범인 역할로 여러 차례 등장한 배우 이계인, 송경철과 한 식당에서 재회한 모습이 그려졌다.최불암은 “어떻게 이렇게 비싼 집에 날 불렀냐”고 묻자, 이계인은 “쌀 도둑놈이 이제 사람되서 돈 좀 벌었다네요”라며 송경철을 가리켰고, 송경철은 “사돈 남 말하네요. 종남사거리 깡패 놈이 사람 된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에 최불암은 두 사람을 흐뭇하게 쳐다봤다. 이어 송경철은 “형님 얼굴 보니까, 상순이형, 경환이형, 호정이형도 너무 보고 싶다”며 종남경찰서 형사들을 그리워했고, 최불암도 동료들이 생각난 듯 씁쓸한 표정으로 술잔을 기울였다. 이어 최불암은 ‘수사반장’에서 함께 형사 역할로 호흡을 맞춘 고 김호정, 조경환, 김상순의 묘지를 찾았다. 최불암은 동료들의 비석을 하나하나 어루만지며 “오래간만이야. 자주 못 왔어”, “잘 있었어? 건강하지?”라고 인사하며 눈물을 흘렸다. 최불암은 이어 “나도 여기서 살았으면 좋겠다”며 “자네들이 보고 싶어서 그런지 잠이 잘 안 온다”고 했다. 해가 질 때까지 한참 무덤 옆에 앉아있던 최불암은 “인제 간다. 안녕”이라고 인사한 뒤 자리에서 일어서는 모습으로 ‘수사반장 1958’은 막을 내렸다. ‘수사반장 1958’은 한국형 수사물의 역사를 쓴 원작 ‘수사반장’의 프리퀄이다. ‘수사반장’ 최불암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그렸다. 최불암은 ‘수사반장 1958’ 1회에도 등장, 자신의 뒤를 이어 경찰이 된 손자를 보며 회상의 잠기는 장면으로 이야기의 시작을 장식했다. 이어 마지막 회에서 최불암이 이제는 고인이 된 ‘수사반장’의 동료들을 추모하는 모습으로 뭉클함과 감동을 선사하며 끝을 맺었다.
  • 멘티는 성적 향상, 멘토는 인턴 합격 [서울시 동행특집]

    “집안 사정이 어려워 사교육을 받을 수 없었어요. 그런 제게 서울런은 큰 도움이 됐습니다. 덕분에 공부의 흥미를 되찾았고 성적도 좋아졌어요.”(고등학생 윤모군) ●교육 사각지대서 희망 찾도록 도와 서울런은 윤군이 공부하는 데 커다란 반전의 계기가 됐다. 그는 “초등학교 땐 사교육을 받지 않아도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중학교 때부터는 달랐다”면서 “학원에서 이미 예습을 끝낸 친구들과 경쟁하는 게 힘들었다. 성적이 자꾸 떨어졌다. ‘집이 조금만 잘살았다면 나도 편하게 공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땐 눈물이 날 것 같았다”고 했다. 그때 윤군은 서울런을 발견했다. 그는 “정말 좋은 기회라 놓치면 안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면서 “서울런 회원이 됐다는 연락을 받았을 땐 정말 기뻤다. 이제 다른 아이들처럼 공부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올랐다”고 했다. 서울런 수강 후 80점대로 떨어졌던 수학과 영어 점수가 다시 90점대로 올랐다. 다른 과목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다. 윤군은 “실망하고 좌절했던 시기에 서울런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더 나아가고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서울런이 지속돼 교육의 사각지대에 있는 더 많은 학생에게 꿈을 키워 주고 희망을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필요한 건 격려해 줄 ‘페이스 메이커’ 성장한 것은 서울런을 수강한 학생뿐이 아니다. 지난해까지 멘토로 참가했던 김모(24)씨는 “멘티는 검정고시에 합격해 일본으로 유학을 갔고, 나는 해외에서 인턴으로 일하게 됐다. 서울런을 통해 학생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처음 그가 생각했던 멘토의 역할은 과외 교사였다. 하지만 학생들을 만나면서 김씨의 생각은 크게 달라졌다. 그는 “검정고시를 준비하던 학생이 병이 재발했다면서 엉엉 울었다”면서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스타강사가 아니라 학생을 지지하고 격려해줄 ‘페이스메이커’라는 것을 그때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김씨는 학생들과 소통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학생들도 점차 마음을 열었다. 그는 “검정고시에 합격했다는 연락을 받았을 땐 내 일처럼 기뻤다. 나 또한 학생들과 호흡하면서 더 나은 사람이 됐다”고 말했다.
  • 우원식 승리 확정 순간 적막 흘러… 허 찔린 明心에 민주 ‘당혹’ [뉴스 분석]

    우원식 승리 확정 순간 적막 흘러… 허 찔린 明心에 민주 ‘당혹’ [뉴스 분석]

    1인 체제 강화에 반감 반영된 듯사실상 낙점 모양새가 ‘惡手’로秋의 ‘독단적 행동’도 신뢰 잃어이재명은 “이게 당심” 진화 나서무기명에 총선 끝나 ‘소신 투표’우원식 ‘폭넓은 스킨십’도 한몫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추미애 대세론’을 꺾고 사실상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에 오르자 추 당선인에 대한 당내 반감과 무용론, 국회의장 교통정리에 따른 당내 반발, 무기명 투표에 따른 소신 반영 등이 이유로 꼽혔다. 이재명 대표는 “이게 당심”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소위 ‘명심’(이 대표 의중)이 흔들렸다는 분석이 잇따랐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의 국회의장 후보 경선 뒤 기자들을 만나 의외의 승리라는 평가에 “당선자들이 판단한 것이니 이 결과가 당심이라고 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이어 “저도 (다른 당선인들과 같은) 한 표”라고 했다. 이날 승리한 우 의원 역시 ‘진짜 친명’(친이재명) 전략을 내세웠지만 박찬대 원내대표가 사전에 추 당선인 쪽으로 교통정리를 했다는 전언이 나왔다는 점에서 추미애 대세론이 꺾인 것은 곧 친명 견제 심리로 분석되는 분위기다. 이른바 ‘이재명 일극체제’ 강화에 대한 반감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우 의원도 이날 기자들이 승리 원인을 묻자 “출마하면 후보들이 끝까지 경쟁하는 것이 우리가 아는 여의도 문법인데 갑자기 (추 의원으로) 단일화하니까 ‘이게 뭐지’라는 생각을 의원이나 당선인들이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의원도 “의전 서열 2위인 국회의장을 사실상 임명하다시피 하는 모습은 국회의원으로선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고 했다. 추 당선인 개인의 인기도 높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한 의원은 “추 당선인은 (법무부 장관 시절) 이미 윤석열 대통령과 싸웠던 사람인데 잘 싸우지는 않았다. 우리는 싸워서 이길 만한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른 의원은 “초선들은 명심에 영향받아 추 당선인을 뽑을지 몰라도 재선 이상에서는 신뢰할 수 없다는 정서가 만만치 않다”고 했다. 추 당선인의 좌고우면하지 않는 선명한 행보는 ‘추다르크’(추미애+잔다르크)라는 별명을 안겨 줬지만, ‘독불장군’이라는 비판도 불러왔다. 무기명 투표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한 수도권 출신 의원은 “총선이 끝나 공천 걱정도 덜게 된 상태에서 조직적 투표가 힘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소신껏 투표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추 당선인은 여론전으로 강성 당원들의 지지를 받았지만 투표권은 당원이 아닌 의원에게 있다는 점에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우 의원은 의원들을 직접 만나며 폭넓은 스킨십을 보였다. 당내에선 당혹스러운 기류가 읽힌다. 이날 국회 회의장에서는 예상을 깬 결과가 나오자 일순 적막이 흘렀다. 당선 소감을 전후해 짧은 박수만 두 차례 나왔고, 일부 의원들은 놀란 표정으로 서로 얼굴을 마주 보기도 했다. 우 의원은 담담한 모습으로 꽃다발을 받았다. 한 지도부 인사는 “추 당선인이 초선에게선 7대3 비율로 앞서도 재선 이상에선 6대4로 밀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강성 당원들은 우 의원이 이기자 탈당 경고장까지 날리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정청래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당원이 주인인 정당,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상처받은 당원과 지지자들께 미안하며 당원과 지지자 분들을 위로한다”고 썼다. 이 대표와 친명계 입장에서는 이번 경선 결과로 당내 단일대오를 점검해야 함은 물론 강성 지지자들도 챙겨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깜짝 놀랐다. ‘명심’이 작동을 안 한 것 같다. 예상 밖”이라고 말했다. 이날 승리한 우 의원은 고 김근태 고문을 따르던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이었고 민주당에서 을지로위원회 위원장과 이 대표가 위원장인 기본사회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을 맡아 현역과의 관계를 넓혀 왔다. 전문가들은 이날 경선 결과로 친명계의 ‘무조건 일방통행’이 견제를 받을 것으로 봤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 내 친명 체제에 대한 견제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우 의원이 호흡 조절을 강조한 만큼 대여 강공 드라이브는 좀더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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