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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릭 이슈] 고사위기 씨름계 ‘프로-아마 통합’ 논란

    [클릭 이슈] 고사위기 씨름계 ‘프로-아마 통합’ 논란

    독도 문제로 동해가 불타오르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민속씨름 천하장사 출신 최홍만이 종합격투기대회 K-1에서 스모(일본 씨름) 출신 선수들을 잇달아 침몰시키며 우승을 차지했다. 흐뭇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최홍만의 K-1 진출과 관련, 섭섭함을 감추지 못했던 씨름계도 내심 어깨가 으쓱할 만한 일. 그러나 현재 모래판 속사정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LG씨름단 해체 여파로 겪는 내홍에 더해 업친 데 덮친 격으로 프로-아마 통합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내부 갈등이 더욱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프로-아마 통합 문제는 프로를 관장하는 한국씨름연맹이 침체된 씨름에 대한 관심을 촉발할 수 있는 묘안으로 내세운 대책 중의 하나. 한 때 8개 씨름단으로 호황을 유지하던 민속씨름은 LG씨름단의 해체로 프로팀은 2개만 남은 상태. 세 팀으로 대회를 꾸려갔을 때도 이미 단체전 의미가 퇴색됐고,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같은 소속 선수가 격돌하는 등 흥미를 떨어뜨렸기 때문에 연맹은 아마추어인 지자체팀과 함께 정규대회를 치르는 방법을 최근 고사 위기를 돌파할 반전의 계기로 판단하고 있다. 설날대회처럼 프로 선수와 지자체 선수가 기량을 겨루는 일종의 오픈 대회를 정례화하자는 것이다. ●프로팀 2개, 지자체팀 14개 현재 남은 프로팀 2개에 울산동구청, 동작구청 등 지자체팀 14개가 더해지면 16개팀 체제로 개편되고, 선수도 30여명에서 130여명으로 크게 늘어난다. 이로 인해 ‘그 나물에 그 밥이 아닌’ 신선한 얼굴을 접한 팬들의 호응이 높아질 것이라는 계산. 또 두 팀이라면 자체 청백전식으로 운영되는 반쪽짜리 대회보다 박진감이 넘칠 수밖에 없는 점은 물론, 씨름의 명맥을 잇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온 TV 생중계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연맹의 설명. 연맹은 “이를 바탕으로 장차 지역 연고제로 발전시킨다면 과거 민속씨름의 영광을 되찾는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신생팀 창단이 늦어지고 있는 만큼 프로-아마를 통합해 대회를 운영하는 게 차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연맹의 생각이 모두에게 공감을 얻고 있는 것은 아니다. 프로팀인 신창건설이나 현대삼호중공업은 격이 맞지 않는 지자체팀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는 거북하다는 입장. 씨름단 해체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목소리도 들려오고 있다. 금강급은 최소 1년, 백두급은 3∼4년 등 프로-아마 기량차가 커 승부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것은 물론, 프로가 유명무실해지는 상황이 초·중·고등학교 등 전반적인 씨름 저변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게 씨름단측의 지적이다. 또 전 LG씨름단 소속 선수들이 팀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는 상황에서 이들을 구제하는 방법을 모색하기보다는 통합 쪽으로 초점을 맞추는 것은 연맹이 해야 할 일의 순서에 어긋난다는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씨름단측은 “프로에서 아마로 돌아간 프로 스포츠의 전례가 없다.”면서 “아무리 좋은 방안이라고 할지라도 대회 운영과 직접 관련이 있는 씨름단과 공식적인 상의를 하지 않은 것은 도의에도 맞지 않다.”고 성토했다. 통합론의 또 다른 당사자인 지자체팀 사이에서도 아마추어는 들러리 역할만 한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한 지자체팀 감독은 “매일 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알기에 선뜻 연맹의 방안에 찬성하기는 어려운 일”이라면서 “서로 상이한 체급과 규칙을 조정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연맹 총재 퇴진요구로 불똥 통합론자와 불가론자들은 의사 개진을 넘어 아예 한국씨름연맹 총재 자리를 놓고 힘겨루기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불가론자들은 지난해 6월 이호웅 총재가 물러난 뒤 민속씨름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김재기 직무대행을 영입했지만,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은채 LG해체 사태와 관련해서는 무관심으로 대응했고, 이후 신생팀 창단 추진 과정에서도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만큼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직무대행이 물러나지 않을 경우 직무정지 가처분신청 등 법적 소송을 준비하겠다는 후문도 있다. 이준희 신창건설 감독은 “김 직무대행이 오면서 대화는 커녕 독선적인 일처리로 일관, 각 단들의 불만이 폭발했다.”면서 “당초 약속이었던 신생팀 창단도 지키지 못하고 있는 만큼 당연히 물러나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더욱이 직무대행으로 올 당시 지난해 12월에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연맹 입장은 다르다.LG 해체는 기업 차원에서 결정됐기 때문에 연맹과는 무관하고, 정부를 통해 이를 막아보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반박한다. 또 신생팀 창단 노력도 게을리 한 게 아니라, 현재에도 추진 중이며 다만 경제 사정으로 여의치 않았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연맹은 “씨름단이 현 상황에 대한 대안은 내놓지도 않고, 연맹이 추진하는 일에 무조건 딴죽을 걸고 있다.”면서 “이는 위기의 씨름계를 나락으로 밀어내는 행위”라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사설] 대기업 기둥이 흔들린다는 경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은 지난해 기록적인 수출 증가세에 힘입어 유례없는 호황을 구가하며 천문학적인 단위의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기업들이 한국 경제를 지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이들 기업의 호황이 한국 경제에 대한 ‘착시현상’을 일으키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찬란한 성과 이면에는 기업의 생명을 좀먹을지도 모르는 독버섯이 버티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우리나라 대표 기업과 세계 주요 기업간 경영성과를 비교한 보고서에서 바로 이 문제점을 지적했다. 부채비율, 이익률, 자기자본비율, 매출액 증가율에서는 우리나라가 세계 주요기업을 압도하고 있지만 미래의 성장잠재력을 가늠하는 연구개발투자에서는 세계 선도기업의 13% 수준에 불과했다. 설비투자 수준을 나타내는 유형자산 증가율에서도 세계 주요기업의 60% 수준에 머물렀다. 외환위기 이후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낮추라는 정부의 징벌적 구조조정과 정부 정책노선을 탓하며 기업 스스로 투자를 꺼린 결과다. 이러한 과잉구조조정의 후유증은 ‘고용없는 성장’으로 불리는 일자리 감소, 내수 부진, 소비 위축 등으로 이어졌다. 산업별, 기업규모별 양극화 심화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지금의 잔치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려면 성장동력 부문에 보다 과감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그것이 한국의 간판 기업들도 살고 한국 경제도 살리는 길이다.20,30년 후를 내다보는 기업가 정신을 촉구한다.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①-창업주 故정주영회장 일가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①-창업주 故정주영회장 일가

    보는 이마다 다르겠지만 현대를 삼성보다 앞세우는 사람들은 현대의 창업 정신을 강조한다. 현대는 남이 일궈놓은 기업을 인수하기보다는 밑바닥에서부터 하나하나 주춧돌을 올렸다. 건설이 그랬고, 자동차가 그랬으며, 중공업이 그랬다.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회장은 이를 평생의 긍지요, 자랑으로 여겼다. 서슬 퍼렇던 군사정권 시절, 국보위(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에 끌려가서도 “사정상 어쩔 수 없었던 인천제철만 제외하고는 어느 하나 내 손으로 말뚝을 박고 길을 닦아 시작하지 않은 공장이 없다.”며 기업 강제 통·폐합에 맞섰을 정도였다. 1947년 5월25일 서울 중구 초동의 허름한 자동차 수리공장 한 귀퉁이에 ‘현대토건사’라는 간판을 내건 지 60여년. 삼성보다 10년 가까이 늦은 출발이었지만 현대는 이내 1위 기업으로 우뚝 섰고,‘경영권 다툼’이 일어났던 2000년까지 그 지위는 차돌만큼이나 단단했다. 이때 현대그룹의 자산규모가 87조여원. 계열사 수만 40개가 넘었다. 비록 그룹이 쪼개지면서 외형상의 규모가 작아지고 재계 서열은 떨어졌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전화위복’이라고 입을 모은다. 자동차(현대차그룹), 유통(현대백화점), 해운·제조(현대그룹), 조선(현대중공업), 금융(현대해상·현대기업금융) 등 각자 전문그룹의 길로 나서면서 경쟁력은 더 강화되고 동반 부실의 위험은 현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다른 그룹들이 이제서야 계열분리 등으로 홍역을 앓는 동안 현대의 대표주자들은 세계를 상대로 싸우고 있다. 현대산업개발,KCC, 한라, 성우 등 창업주의 형제들이 이끄는 그룹들도 각자 독자영역을 굳혀가고 있다. 언뜻 봐도 느껴질 만큼 현대에 뿌리를 대고 있는 기업들은 유난히 굴뚝업종이 많다. 고용된 인원과 딸린 부품·협력업체가 많다는 얘기다. 국민경제 기여도로 따지면 현대가 여전히 1위라는 말은 그래서 나온다. 또 한 가지, 현대를 얘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현대정신’이다. 현대에는 일단 해보자며 덤비는 정신, 밀어붙이는 힘이 있다. 때로는 비합리성을 낳기도 하지만 현대맨들은 이를 “맨바닥에서부터 기업을 일군 현대만의 저력”이라고 자부한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이를 “진정한 기업가(起業家) 정신”이라고 불렀다. 제각각 ‘마이 웨이’를 걷고 있는 오늘날의 현대가를 묶는 보이지 않는 끈이기도 하다. ●담(淡)한 혼맥… 후한 연애결혼 다른 재벌가에 비해 현대의 혼맥은 의외로 소박하다. 낭만을 즐겼던 고 정 회장이 자식들의 연애에도 너그러웠던 영향이 가장 크다.‘왕 회장’이라는 별칭으로 더 자주 불렸던 그 자신, 강원도 통천의 평범한 고향처녀(변중석)와 결혼해 평생을 함께했다. 슬하에 9남매(8남1녀)를 두고 동생이 일곱(한명은 어려서 사망)이나 됐지만 눈에 띄는 혼사는 손가락을 꼽는다. 직계가족 중에 굳이 꼽자면 다섯째아들 고 몽헌(MH)씨와 여섯째아들 몽준(MJ)씨를 들 수 있다. 몽헌씨는 신한해운 현영원 회장의 딸 정은씨와, 몽준씨는 김동조 전 외무장관의 막내딸 영명씨와 각각 결혼했다. 오랜 세월 재계를 주름잡았던 현대의 위상에 견줘 혼맥이 조촐한 데는 창업주의 성공과정과도 무관치 않다. 가난한 농군의 아들로 태어나 부두 막노동꾼을 거쳐 대기업 총수에 오른 그는 살아생전 “세상에 공짜란 없다.”며 담(淡)한 마음을 갖자고 입버릇처럼 강조하곤 했다. 권력이나 부(富)를 결코 싫어하지 않았지만 굳이 혼사줄까지 대가며 공짜를 탐할 이유 또한 없었던 것이다. 정략결혼의 흔적이 적은 대신에 유난히 많은 손(孫)과 맞닥뜨리는 게 현대라는 집안이다. 이런 현대가 대(代)를 건너뛰면서 LG, 롯데, 한진, 이건, 비비안 등 내로라하는 그룹들과 사돈을 맺은 점은 흥미롭다. 현대가의 2세들이 ‘몽(夢)’자 돌림이라면 3세들은 딸이 ‘이(伊)’, 아들은 ‘선(宣)’자 돌림을 쓴다.4세는 ‘진’자(딸),‘창’자(아들) 돌림이다. ■ 현대의 핵심축 아들들 ●장남 몽필… 쌍용가와 인연 큰아들 몽필씨는 나이 50도 안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국영 적자기업 인천제철을 인수해 정상화에 여념이 없던 1982년 4월 어느날, 울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던 고속도로에서 그가 탄 승용차가 트레일러를 들이받았다. 이 때가 마흔아홉살. 수도여대 출신의 부인 이양자씨와 두 딸 은희·유희씨는 망연자실했다. 몽필씨가 떠난 지 한달 뒤, 정주영 회장은 동서산업 공장장이던 이영복씨를 사장으로 파격 승진시켰다. 이씨는 몽필씨의 처남, 즉 이양자씨의 친동생. 졸지에 가장을 잃은 장남 가족에 대한 배려였다. 하지만 이양자씨마저 91년 위암으로 눈을 감고 말았다. 큰딸 은희씨는 최근 미국에서 귀국했다. 둘째딸 유희씨는 김석원 쌍용양회 명예회장의 장남 지용씨와 결혼해 두 아들(진석·진하)을 두었다. 지용씨는 현재 용평리조트 상무를 맡고 있다. ●2남 몽구… 글로벌 현대차그룹 리더 몽필씨의 죽음으로 사실상 집안의 장남 역할을 도맡아 한 이는 둘째아들 몽구(MK)씨였다. 유희씨가 결혼할 때 부모 역할을 대신 한 사람도 몽구씨 부부였다.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사장 시절,‘갤로퍼 신화’를 만들어낸 그는 기아차마저 인수해 지금의 현대·기아차 그룹을 이끌고 있다.2000년 자동차전문 그룹으로 출범한 지 몇 년도 안돼 그룹을 세계 6위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출범 당시 10개였던 계열사 수는 28개로 불어났다. 그룹의 올해 매출 목표액은 지난해보다 17% 늘어난 85조원.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의 ‘소비자 보고서(컨슈머 리포트)’는 최근 현대차의 뉴쏘나타를 세계에서 가장 결함이 적은 차로 선정했다. 갤로퍼 신화 때부터 MK가 강조해온 ‘품질 경영’의 힘이다. MK는 평범한 집안의 딸 이정화씨와 결혼해 3녀1남을 두었다. 큰딸 성이씨는 저명한 정형외과 의사이자 영훈의료재단을 설립한 고 선호영 박사의 아들 두훈씨와 결혼했다. 둘째딸 명이씨는 정경진 종로학원장의 아들 태영씨와, 셋째딸 윤이씨는 미국 MBA(경영학석사) 출신인 신성재씨와 결혼했다. 둘째사위와 셋째사위는 그룹 계열사인 현대카드·캐피탈 사장, 현대하이스코 사장을 각각 맡고 있다. 막내이자 외아들인 의선씨는 지난 11일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룹내 직함은 현대·기아차기획총괄본부 담당 사장으로 기아차의 기획, 재무, 수출, 연구·개발(R&D) 등 핵심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일찍 결혼해 슬하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부인은 정도원 강원산업 부회장의 큰딸 지선씨다. ●3남 몽근… 소리없이 유통명가 키워 셋째아들 몽근씨는 일찌감치 유통을 넘겨받아 현대백화점 그룹을 이끌고 있다.‘빅3’(MK·MH·MJ)에 가려 조명은 덜 받았지만, 묵묵히 외길을 걸으면서 소리없이 유통 명가로 키워낸 주인공이다. 현대백화점, 현대H&S(非 백화점 계열), 현대홈쇼핑 등 주력 계열사를 토대로 지난해 5조 5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문 최고경영자(CEO)들이 소신있게 일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면서도 거의 매일같이 매장을 둘러봐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바로 위 형 몽구씨와는 고등학교(경복고)-대학교(한양대) 동문인 데다 선굵은 외모까지 비슷하다. 옛 현대그룹에서 고문을 지낸 우호식씨의 딸 경숙씨가 부인이다. 두 아들은 각각 부회장, 기획담당 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큰아들 지선씨는 고 황산덕 전 법무장관의 손녀인 서림씨와 결혼했다. 둘째아들 교선씨는 자동차부품 전문기업인 대원강업 허재철 부회장의 큰딸 승원씨와 지난해 말 깜짝 결혼식을 올렸다. 교선씨의 결혼식에는 큰아버지인 정몽구 회장을 비롯해 집안 어른들이 대거 참석해 모처럼 우애를 다지기도 했다. 현대가는 한때 딸만 남기고 떠난 몽필씨의 대를 잇기 위해 지선씨를 양자로 입양하는 방안을 의논했었다. 유교식 법도대로라면 바로 아래 동생인 몽구씨의 아들을 입양해야 했으나 의선씨가 외아들인 탓에 지선씨가 선택된 것. 하지만 세간에 알려진 것과 달리 실제 입적은 이뤄지지 않았다. 정주영 회장의 장례식때 의선씨가 ‘종손’ 자격으로 고인의 영정을 든 것은 이 때문이었다. ●외사위 희영… 천마산스키장 운영, 이건·비비안과 사돈 현대가는 자손이 많은데도 딸은 귀한 편이다. 외동딸 경희씨는 일본 유학까지 다녀온 재원. 그러나 바깥 활동은 없다. 대신 남편(정희영)이 선진종합㈜ 회장이다. 공교롭게 고 정주영 회장의 여동생 희영씨와 이름이 똑같다. 서울대 상대 출신으로 1965년 현대건설 공채로 입사했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입사 동기다. 조선 수주에서 뛰어난 수완을 발휘, 창업주의 눈에 들어 사위가 됐다. 정주영 회장은 딸 경희씨가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자 희영씨를 도쿄법인 이사로 발령내 자연스러운 교제를 유도했다고 한다. 이후 희영씨는 조그만 해운회사(선진해운) 하나를 갖고 독립, 장인의 그늘에서 벗어났다. 천마산 스키장은 오롯이 그가 독립해 만든 회사다. 외아들 재윤씨가 선진종합㈜ 상무다. 두 딸은 각각 이건그룹과 비비안그룹으로 시집갔다. 큰딸 윤미씨의 남편이 이건창호 박승준 상무, 둘째딸 윤선씨의 남편이 비비안 남석우 부회장이다. ●4남 몽우… BNG스틸 통해 부활 넷째아들 몽우씨는 숙명여대를 떠들썩하게 했던 ‘미인’ 이행자씨와 연애결혼했다.40대에 현대알루미늄 회장을 맡은 그는 그러나 심한 우울증을 앓았다. 결국 1990년 4월 45세의 젊은 나이에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남겨진 유족을 돌보는 일도 사실상의 장남 몽구씨의 몫이었다. 조카 셋을 모두 현대차그룹의 계열사인 BNG스틸(전 삼미특수강)에 입사시켰다. 큰조카, 즉 몽우씨의 장남인 일선씨는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최근 BNG스틸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일선씨에 이르러 비로소 현대는 내로라하는 재벌가와 사돈관계를 맺는다. 일선씨의 부인은 구자엽 희성전선 부회장의 딸 은희씨다. 구 부회장은 구태회 LG전선 명예회장의 아들이자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조카이다. 일선씨의 동생 문선씨는 김영무 김&장 법무법인 대표변호사의 딸 선희씨와 결혼했다. ●5남 몽헌… 못다 이룬 꿈, 현 회장이 힘찬 날갯짓 ‘비운의 황태자’ 몽헌씨는 1998년 그룹 공동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화려한 비상을 시작했다.1983년 현대전자(현 하이닉스반도체)를 설립해 4년 만에 흑자로 돌려놓으면서 아버지 정주영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끌어냈다.2000년에는 형들을 제치고 그룹 단독 회장에 추대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북 송금’ 사건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던 중, 극심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2003년 8월4일 서울 계동사옥에서 몸을 던지고 말았다. 그렇다고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부인 현정은씨가 경영에 뛰어들었다. 급작스러운 남편의 죽음으로 황망히 그룹을 물려받았지만 사업가 집안의 딸답게 배포와 합리적 리더십으로 1년 만에 그룹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았다.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는 현대상선, 올해 첫 흑자를 넘보고 있는 현대아산, 주가 1000시대의 수혜주 현대증권 등을 축으로 재계 10위권 진입(현재 19위)을 눈앞에 두고 있다.2010년까지 매출 20조원을 달성해 10위권에 진입한다는 ‘2010’ 프로젝트를 가동중이다. 현 회장은 고 정주영 회장이 직접 ‘점지한’ 며느리로도 유명하다. 현 회장이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결혼 뒷얘기는 이렇다.“당시 현대상선 회장이던 아버지(현원영)를 따라 선박 명명식차 울산에 내려갔다가 남편을 처음 만났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명예회장(정주영)께서 나를 선보러 미리 내려오셨었다. 명예회장께서 중매를 서신 셈이다.” 큰딸 지이씨는 현대상선 재정부 대리로 근무 중이다. 아버지를 잃었을 때 고3 수험생이었던 외아들 영선씨는 졸업후 미국 유학을 준비중이다. ●6남 몽준… 세계1위 현대중공업 ‘건조’ 지금은 정치인의 이미지가 더 강하지만 세계 일류 현대중공업의 뒤에는 기업인 몽준씨가 있다. 형제중에 학벌(서울대-미국 MIT 경영대학원)이 가장 좋아 ‘신문대학’(소학교만 졸업한 정주영 회장은 신문을 통해 지식의 대부분을 얻었다며 자신을 신문대학 출신이라고 소개하곤 했다) 출신인 왕 회장이 유난히 예뻐했다는 몽준씨는 31세에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전격 발탁되면서 집중 조명을 받았다.1988년 금배지를 처음 달면서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시도했다. 경영은 CEO에게 맡기고 자신은 대주주로서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만 내리고 있는 것. 지금도 현대중공업의 어떤 직함도 갖고 있지 않다. 공식 직함은 5선의 국회의원이자 축구협회 회장. 아버지의 뒤를 이어 2002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현대중공업의 올해 매출 목표액은 10조원. 웬만한 그룹과 맞먹는다. 부인 김영명씨와는 미국 유학시절에 만나 결혼했다. 큰아들 기선씨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나와 올해 학사장교(ROTC)로 임관했다. 이로써 부자(父子)가 ROTC 선후배가 됐다. 두 딸 남이씨와 선이씨는 미국 유학 중이다.‘월드컵 베이비’로 유명한 늦둥이 아들 예선씨는 초등학교 4학년이다. 우리나라가 98년 프랑스 월드컵 예선전을 최종 통과한 것을 기념해 이름을 ‘예선’으로 지었다고 한다. ●7남 몽윤… 현대해상으로 컴백 몽윤씨는 지난해 말 업계 2위의 손해보험회사인 현대해상의 등기이사 겸 이사회 의장으로 돌아왔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지 8년 만의 전격 복귀였다. 방카슈랑스(은행상품과 보험상품의 교차판매) 확대 시행 등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맞춰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1981년 김진형 부국물산 회장의 딸 혜영씨와 연애결혼해 정이양과 경선군을 두었다. ●8남 몽일… 할부금융으로 내실 막내아들인 몽일씨는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마친 뒤 현대상사 등에서 근무하다가 2000년 현대기업금융을 차려 독립했다. 기업대출 등을 주로 취급하는 회사다. 권영찬 현대파이낸스 회장의 딸 준희씨와 결혼해 고등학생인 현선(영국 유학중)군과 중학생인 문이양을 두고 있다. ■ 현대의 또 다른 축 형제들 고 정주영 회장의 형제들은 동생이기 이전에 창업 동지요, 사업 동료였다.6·25전쟁 직후 고령교(대구와 거창을 잇는 교량) 복구 공사를 덜컥 떠맡았다가 부도 직전까지 내몰렸을 때, 내남없이 살던 집을 팔아 돈을 내놓은 것도 동생들과 매제였다. 이 때문에 20명이 넘는 대식구가 한 집(돈암동)에 모여 살아야 했지만 누구 한 사람 불평하지 않았다. 지금은 모두 독립해 각자의 그룹을 이끌고 있다. ●옛 영화 꿈꾸는 한라·성우 동아일보 외신부 기자로 활동하던 첫째 동생 인영씨는 1953년 현대건설 전무로 입사하면서 경영에 본격 합류했다.75년 말 중동 진출 때 신중론을 펴 형과 이견을 빚을 때까지 그룹의 초석을 닦았다. 당시 독립해 만든 한라그룹은 한라건설·한라시멘트·한라중공업·만도기계 등을 거느리며 재계 서열 12위로까지 도약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때 자금난이 가중되면서 그룹이 부도나는 시련을 겪었다. 지금은 둘째 아들 몽원씨가 한라건설 회장을 맡아 재기를 꿈꾸고 있다. 큰 아들 몽국씨는 94년 아버지가 동생을 그룹 후계자로 지목하자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한때 배달학원 이사장을 맡았으나 지금은 개인사업을 하고 있다. 부인 이광희씨는 배달학원 계열인 한라대 총장을 지내기도 했다. 현대시멘트·성우종합건설·성우리조트·현대종합금속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성우그룹은 둘째 동생 순영씨 일가가 이끌고 있다. 순영씨는 명예회장으로 물러앉고 2세 경영을 정착시켰다. 큰아들 몽선씨가 현대시멘트와 성우종합건설을, 둘째아들 몽석씨가 현대종합금속, 셋째아들 몽훈씨가 성우전자, 넷째아들 몽용씨가 성우오토모티브를 각각 맡고 있다. 몽선씨는 사촌인 정몽윤 현대해상 이사회 의장과 함께 정몽헌 회장의 부검을 임관하기도 했다. ●‘기계박사’가 일군 한국프랜지 자동차부품회사인 한국프랜지공업의 김영주 명예회장은 고 정주영 회장의 유일한 매제다. 정주영 회장은 ‘이 땅에 태어나서’라는 두 번째 자서전에서 “그가 다가가기만 해도 기계가 저절로 고쳐졌다.”며 매제를 ‘기계박사’라고 불렀다.1946년 정주영 회장이 미 군정에서 불하받은 토지에 ‘현대’(현대자동차공업사)라는 상호를 처음 내걸었을 때, 감격적으로 지켜본 이도 영주씨였다. 두 사람의 인연은 이로부터 몇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인기직종이던 운전기사 출신의 영주씨는 황해도 홀동광산에서 역시 운수업을 하던 정주영 회장과 뜻이 맞아 사업을 같이 도모했고, 매제까지 됐다. 부인 정희영씨는 2001년 정주영 회장이 노환으로 세상을 떴을 때 “대통령 한번 못해보고… 우리 오빠 불쌍해서 어쩔거나.”하며 가장 서글프게 울었던 동생이다. 장남 윤수씨가 회사를 물려받아 한국프랜지공업 회장으로 있다. 둘째아들 근수씨는 독립해 울산화학·퍼스텍 등의 계열사를 거느린 후성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윤수씨의 장남 용석씨가 프랜지공업 계열사인 서한산업(자동차부품회사) 대표이사 사장이어서 3세 경영체제를 갖춰 가고 있다. 둘째아들 용범씨는 이름을 용태로 바꿨다. ●‘포니 정’ 부자(父子)의 변신 ‘포니 정’이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넷째 동생 세영씨는 외아들 몽규씨와 함께 1999년 3월 현대그룹에서 독립해 건설시장에서 영역을 확실하게 굳혔다. 꼼꼼한 시공과 치밀한 분양으로 현대산업개발을 국내 도급순위 4위 업체로 키워놓았다.‘포니 정’이라는 별명은 1976년 누구나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국산 고유모델 자동차 1호 ‘포니’를 만들어낸 데서 붙여졌다. 이같은 열정과 헌신을 인정받아 87년 형에게서 현대그룹 회장직을 물려받기도 했다. 분가한 뒤로는 현대산업개발 경영에만 매달렸다. 몇 년 전 폐암수술을 받았지만 지난해 희수연을 치렀을 만큼 건강을 되찾았다. 회사 경영은 아들 몽규(회장)씨가 책임지고 있다. 지금의 서울 삼성동 사옥은 몽규씨가 직접 지었다. 지나칠 정도로 꼼꼼하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현대가 맺은 최고위층 사돈도 세영씨 집안에서 나왔다. 큰딸 숙영씨가 노신영 전 국무총리의 장남 경수(서울대 교수)씨와 결혼한 것. ●“아… 신영아”-교통사고 아닌 병으로 요절 다섯째 동생 신영씨는 고 정주영 회장이 가장 자랑스러워했던 동생이다. 서울대를 나와 동아일보 기자로 있다가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함부르크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밟던 중 병으로 세상을 떠난 것이 1962년. 처음에 어떤 기자가 교통사고사로 쓰면서 오랜 세월 세상에 잘못 알려졌지만 정확한 사인은 지병이라고 유족은 본지에 밝혔다. 당시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잠시도 일에서 떠나본 적이 없는 정주영 회장이 일주일을 손놓았을 만큼 가족의 슬픔은 컸다. 서울대 음대 출신의 첼리스트였던 미망인 제수씨(장정자)에게 현대학원(현대고)을 경영토록 했다. 지금도 현대학원 이사장을 맡고 있는 장정자씨는 남북이산가족 상봉때 대한적십자사 부총재로 남한측 방문단장을 맡았었다. 장홍선 전 극동도시가스 회장의 누나다. 신영씨는 1남1녀를 두었다. 아들 몽혁씨는 32살의 젊은 나이에 현대정유(현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로 취임해 인천정유(구 한화에너지)를 인수하고 오일뱅크라는 브랜드를 만드는 등 두각을 드러냈다. 그러나 외자유치와 함께 2002년 전문경영인에서 물러나 그 해 건축자재 유통회사 ‘에이치애비뉴앤컴퍼니’를 설립해 돌아왔다. 부인 이문희씨는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은 동원 이홍근 선생의 손녀이다. 사업가이자 문화재 수집가였던 동원 선생은 평생 모은 문화재 4941점을 1980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딸 일경씨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블룸버그대학 회계학과 교수인 남편 임광수씨와 함께 미국에서 살고 있다. ●‘리틀 정주영’이 이끄는 KCC 막내동생인 상영씨는 ‘불에 타지 않는 바닥재’ 등으로 유명한 자재 전문그룹 KCC를 이끌고 있다. 불도저 같은 추진력과 성격 등이 고 정주영 회장을 가장 많이 닮아 ‘리틀 정주영’으로 불린다. 큰형과 나이 차이가 21살이나 나 아버지처럼 따랐다. 장조카 몽구씨와도 2살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또 다른 조카인 고 정몽헌 회장이 자금난에 몰렸을 때 200억원을 선뜻 내놓았을 만큼 의리도 강하다. 그러나 조카의 죽음 이후 현정은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면서 다소 빛이 바랬다. 그룹 경영은 두 아들에게 맡긴 상태다. 큰아들 몽진씨가 대표이사 회장, 둘째아들 몽익씨가 대표이사 부사장이다. 셋째아들 몽열씨는 계열사인 금강종합건설 사장을 맡고 있다.KCC는 몽익씨를 통해 롯데·한진그룹과 사돈으로 연결된다. 몽익씨의 부인 은정씨가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외조카(신 회장의 여동생인 정숙씨의 딸)이다. 은정씨의 언니 은영씨는 한진해운 조수호 회장의 부인이다. 몽익씨와 조 회장이 동서지간인 셈이다. ●현대가의 여자들 현대가의 딸이나 며느리들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 이화여대(정경희-이양자-현정은-김혜영-정유희 등) 출신에 해외유학(김영명-정지선-황서림-허승원 등)까지 다녀온 재원들이 적지 않지만 경영에 참여하거나 대외활동에 나서는 사람이 거의 없다. 하다못해 남편을 따라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도 드물다. 유일한 경영자인 현정은씨도 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는 ‘전업주부’였다. 오너 일가를 가까이서 들여다본 한 관계자는 “지금도 명절 때면 청운동 집(정주영 회장이 생전에 오랫동안 살던 집)에 몇 대에 걸친 며느리들이 모두 모여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음식을 직접 장만한다.”면서 “옷차림들도 수수하고 인상이 소박해 언뜻 봐서는 재벌가 며느리란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한결같이 미인들이다. 어떤 이는 그 이유를 ‘유난히 많은 연애결혼’에서 찾는다. ●그룹분리 가속화시킨 ‘경영권 분쟁’ 2000년 ‘형제간 다툼’은 현대가를 정신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핵분열시킨 결정적 계기였다.99년 12월 마지막 날, 고 정몽헌(MH) 회장쪽 인사로 분류되던 박세용 당시 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이 정몽구(MK) 회장 계열의 현대차 회장으로 전격 발령나면서 시작된 형제간의 경영권 갈등은 그룹 후계자로 MH를 지목한 고 정주영 회장의 육성 테이프가 공개되기까지 석달여에 걸쳐 숨막히게 전개됐다. 효심이 남달랐던 MK는 아버지의 육성이 공개되자 깨끗이 승복하고 자동차 계열사를 이끌고 그룹에서 나왔다. 이 과정에서 아픔도 적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현대의 지배구조를 선진화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는 21일 왕 회장의 4주기에 모처럼 형제들 모두가 함께 제사를 지낼 예정이다. 이날은 공식적으로 가족화합이 됐음을 안팎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현대가에 정통한 소식통은 전했다. hyun@seoul.co.kr ■ 정주영 회장의 ‘빈대론’ 창업주인 고 정주영 회장은 ‘해당화가 찬란하고 눈(雪)이 많은’ 강원도 통천군 송전면에서 1915년 6남 2녀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죽어라고 일해도 콩죽을 면할 길이 없는 농군이 진절머리나게 싫고 지겨워”(첫번째 자서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에서) 소학교를 졸업한 열네살 무렵부터 줄기차게 가출을 시도했다. 무작정 길을 나서 보기도 하고, 아버지의 소 판 돈을 훔쳐도 봤다. 그러기를 네번째. 열아홉살 마지막 가출에 성공해 인천부두 막노동꾼으로 새 삶을 시작했다. 한 푼이 아까워 몸을 기댔던 곳이 노동자 합숙소. 뼈가 으스러지는 중노동으로 누가 떠메고 가도 모를 만큼 고단했지만 좀체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빈대들의 공격 때문이었다. 궁리 끝에 밥상 위에 올라가 잠을 잤다. 빈대들의 공격이 잠시 뜸해지는 듯싶었다. 하지만 이내 밥상다리를 타고 기어올라와 온 몸을 물어 뜯었다. 다시 머리를 써야 했다. 무릎을 탁 칠 만한 묘안이 떠올랐다. 밥상다리 네 개를 물 담은 양재기 넷에 하나씩 담근 뒤 그 위에 올라가 잔 것이다. 빈대를 밥상다리로 유도해 양재기 물에 익사시키자는 계략이었다. 쾌재를 부른 것도 이틀여. 빈대들은 또다시 물어뜯기 시작했다. 도대체 어떻게 양재기 물을 건넌 것일까. 자다 말고 벌떡 일어나 불을 켜본 젊은 정주영 회장은 기겁을 하고 말았다. 빈대들이 밥상다리 대신 벽을 타고 천장으로 올라가 사람을 겨냥해 뚝 떨어져 목적 달성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후 역경에 부딪칠 때마다 정주영 회장은 ‘빈대의 노력’을 떠올렸다.“난관은 극복하라고 있는 것이지, 걸려 넘어지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든지 “빈대만도 못한 놈”이라는 단골 지청구는 모두 여기서 비롯됐다. 아무것도 없는 백사장(울산 염포리) 사진 한 장 달랑 들고 조선소 투자금액을 유치할 때나,20세기 최대 역사(役事)로 꼽히던 중동 주베일 공사 입찰전에 뛰어들 때나, 직원들이 불가능하다고 도리질칠 때면 “이봐, 해봤어?”라고 불호령을 쳤던 것도 빈대의 집요한 노력을 떠올리면서였다. “자본가가 아니라 부유한 노동자일 뿐”이라고 스스로를 정의했던 정주영 회장은 근검과 노력을 평생의 신조로 삼았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평등한 자본금” “한강에 기적은 없다. 성실하고 지혜로운 노동이 있을 뿐” “고선지부지설(苦蟬之不知雪;여름철 서늘한 나무 그늘에 앉아 노래만 하다 겨울이 오기 전에 없어지는 매미는 한겨울 펑펑 쏟아지는 눈을 알 수 없다)” ‘아산 정주영 어록’에 실려있는 그의 유명한 말들이다. hyun@seoul.co.kr ■ ‘현대家 대모’ 변중석 여사 열여섯살에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여섯살 연상의 고향총각 정주영에게 시집온 변중석씨는 현대가의 산 증인이다. 올해로 84세. 젊어서 남편이 사준 재봉틀 하나를 자신 소유의 유일한 재산으로 여기며 한결같은 근검과 후덕함으로 ‘현대가의 여자’라는 상징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고 정주영 회장이 매일 새벽 5시의 ‘밥상머리 교육’을 통해 동생들과 자식들에게 근검을 가르쳤다면, 변씨는 새벽 3시반부터 손아래 동서·며느리들과 아침 준비를 함께 하면서 “언제나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겸손하라.”고 일렀다. 가혹하리만치 자식 교육에 엄격했던 정주영 회장이 아이들을 자가용으로 등교시키는 며느리들을 보고 “젊었을 때 콩나물 버스에 시달려봐야 나중에 자가용을 샀을 때의 기쁨을 안다.”며 역정을 내자 “손주녀석들 키우는 문제에까지 시아버지가 잔소리를 할 거냐.”며 막아준 이도 변씨였다. 칭찬에 인색했던 정주영 회장도 아내를 가리켜 “늘 통바지 차림에 무뚝뚝하지만 60년을 한결같고 변함이 없어 존경한다.”고 자서전에서 고백했을 정도다.“아내를 보며 현명한 내조는 조용한 내조라는 생각을 굳혔다.”고도 했다. 그러나 자식을 먼저 땅에 묻는 참척의 고통과 여자로서의 마음고생을 거치면서 ‘살아있는 보살’도 탈이 났다. 거동이 불편해 10년 가까이 병원(현대아산병원) 생활을 하고 있다. 사실상 맏며느리인 이정화씨 등 며느리들이 틈날 때마다 병실을 들여다보고 있다. hyu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정유·철강 “대박은 계속된다”

    정유·철강 “대박은 계속된다”

    ‘대박은 계속된다.’ 국내 정유·철강 업종이 원자재값 급등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나홀로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유·철강업체들의 올 1·4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수준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주식시장에서도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고유가·환율 하락… ‘날개’ 단 정유업계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으로 직원과 주주에게 ‘돈뭉치’를 안겨준 국내 정유업계가 올해도 ‘돈잔치’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가파른 고유가와 환율 하락으로 경영 실적이 하루가 다르게 좋아지기 때문이다. 정유업체들의 올 1·4분기 경영실적을 전년 동기 수준으로 예상했던 증권업계 애널리스트들도 크게 당혹해하는 눈치다. 대신증권 안상희 연구원은 “이 정도로 유가가 뛸지는 예상치 못했다.”면서 “정유업체들의 실적 예상치를 다시 작성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SK㈜는 올 1·4분기 실적이 매출 5조원, 영업이익 5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최소 10% 이상 늘어난 것이다.LG칼텍스정유, 에쓰오일의 매출과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각각 10%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식시장에서도 연일 상종가로 이어지고 있다. 에쓰오일의 이날 종가는 8만 3300원으로 지난 1월3일(6만 5000원)보다 28%가량 뛰었다.SK㈜도 6만 2900원을 기록, 지난 1월3일(5만 5600원)보다 13% 올랐다. ●포스코 ‘멈춤이 없다’ 포스코의 올 1·4분기 경영실적은 매출 5조 8000억원, 영업이익 1조 7000억원 수준이 예상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매출 4조 2847억원·영업이익 1조 848억원)보다 매출은 35%, 영업이익은 56%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포스코가 올해 철광석은 70%, 유연탄은 120% 오른 가격으로 계약함에 따라 올 2·4분기부터는 철강제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향후 실적은 이보다 더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신경제연구소는 포스코의 올 매출액을 지난해보다 19% 늘어난 23조 5545억원, 영업이익은 23.1% 증가한 6조 2201억원으로 내다봤다. 문정업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자재값 급등과 일본산 핫코일의 수입가 등을 고려하면 포스코가 다음달 1일부터 제품가격을 t당 5만원가량 인상할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올해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조원가량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이태원 봄, 쇼핑객 넘친다

    이태원 봄, 쇼핑객 넘친다

    ■ 이태원의 봄… 쇼핑객 다시 붐벼 ‘외인촌’으로 불리는 서울 이태원에 봄이 완연하다. 한국을 찾은 외국 관광객들의 발길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데다, 소비 심리가 회복 조짐을 보이며 보세 상품을 선호하는 쇼핑객들이 크게 몰려들어 붐비기 시작했다. 특히 이태원 입구에서 한남2동까지 1.4㎞ 구간에 자리잡은 이태원의 심장부격인 관광특구는 의류·구두와 가방 등을 판매하는 쇼핑가와 각종 음식점, 유흥·오락시설, 무역상, 여행사, 관광호텔 등 2000여개의 외국인 대상 점포가 밀집해 있어 쇼핑의 즐거움은 물론, 아르헨티나·쿠웨이트 등 외국 대사관저 등도 ‘늠름하게’ 들어서 있어 ‘이국정취’에 흠뻑 빠져 들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글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보세품 가게·음식점등 즐비 세계인의 거리로 명성 높아 ‘외인촌’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은 이름부터 외색(外色)이 짙게 밴 동네다. ‘이태원(梨泰院)’은 배밭이 많아 불렸다는 설과 임진왜란 당시 왜군이 귀화해 살던 곳으로 ‘이타인(異他人)’에서 비롯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또 왜군 사이에서 낳은 아이들이 살던 보육원인 ‘이태원(異態園)’이 있던 장소라서 유래됐다는 주장도 공존한다. 여하튼 이태원은 관리와 여행자를 위해 제공되는 ‘원’으로 원래 위치는 용산중·고등학교에 있던 숙박시설이었다. 이태원 마을은 현재 이태원 2동 중앙경리단 일대였으나 서울시의 도시계획에 따라 이태원로가 뚫리면서 이태원의 축이 해밀턴 호텔쪽으로 이동했다. 한국전쟁이 끝나자 용산에 미군기지가 자리를 틀면서 인접지인 이태원은 위락지대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해방촌’과 외국공단, 군인아파트 등이 건설되면서 본격적인 도시화를 이뤘다. 하지만 1950∼60년대에는 생활용품과 잡화류 위주의 상가들이 있는 정도에 불과했다.1970년대 초 부평에서 121후송병원이 미8군 영내로 옮기면서 1만여명의 미군과 관련 종사자가 유입되면서 현재의 모습을 드러냈다. 70년대 섬유산업이 호황을 맞자 이태원은 보세물품의 쇼핑가를 형성했다.1980년대 각종 국제회의와 두 차례의 국제 경기가 열리면서 쇼핑명소로 두각을 드러냈다.90년대에는 미군과 일본 관광객뿐만 아니라 홍콩, 중국, 동남아, 아프리카, 중동지역 등 다양한 국가에서 관광객이 쏟아지면서 세계인의 거리로 탈바꿈하고 있다.1997년 서울시 최초로 관광특구로 지정돼 현재 하루 7000여명 연간 240여만명이 이곳에 발자국을 새겨, 연간 12억달러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현재 이태원의 중심축을 이루는 이태원관광특구는 이태원 입구에서 한남 2동까지 1.4㎞의 구간,11만여평을 말한다. 구두와 의류, 가방 등을 취급하는 쇼핑가를 비롯해 각종 음식점, 유흥·오락시설, 무역상, 여행사, 관광호텔 등 2000여개의 점포가 밀집해 있다. 관광특구의 면모 외에도 이태원은 하얏트 호텔에 이어 형성된 고급주거지역으로 유명하다. 아르헨티나와 쿠웨이트 대사관을 비롯, 각국 대사관과 관저 등 담이 높은 고급주택과 빌라가 많다. 또 다른 한 편인 용산2가동과 닿은 곳은 월남민의 주거지역인 ‘해방촌’이 마을의 또 다른 성격을 규정한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대기업 체감경기 급속 호전

    제조업체에 이어 대기업의 체감경기도 빠른 속도로 나아질 전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매출순위 600대 기업의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119.2로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 만에 기준치 100을 넘어섰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지난달 85.7에서 33.5포인트나 높아진 것으로 월중 증가폭으로는 92년 3월(38포인트),91년 3월(34포인트)에 이어 세 번째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전월보다 경기를 밝게 보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뜻한다. 그러나 지난달 실적 BSI는 87.2로 전월보다 2.6포인트 높아졌지만 여전히 기준치를 넘지 못해 실물 경기는 침체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은 이와 관련,1977년 BSI를 조사한 이래 전망치가 100 미만에서 100 이상으로 상승한 35회 중 실적치가 100 이상을 기록하지 못한 경우가 17회나 달해 실제 경기가 호전될지는 당분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경제조사실 이승철 상무는 “연초 주식시장 호황 등에 따른 내수회복 기대감과 계절적 요인에 힘입어 경기호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면서 “경제심리 안정을 통한 내수 회복과 환리스크 관리 강화를 통한 수출상승세 지속으로 경기회복을 도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종별로는 비제조업(117.1)보다 제조업(120.3), 경공업(113.6)보다 중화학공업(122.4)이 상대적으로 더 호전될 것으로 전망됐다. 내수(123.4)는 펄프·종이(144.4), 비금속광물(146.2), 나무 및 목재(150.0) 등을 중심으로 호전되고, 도매·상품중개업(100.0), 전력·가스(100.0) 등은 지난달과 비슷할 것으로 예견됐다. 수출(111.7)은 반도체·컴퓨터·전기(122.2), 고무·플라스틱(122.2), 영상·음향·통신장비(133.3) 등을 중심으로 호전될 것으로 점쳐졌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서울광장] 한국경제에 봄은 오는가/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한국경제에 봄은 오는가/우득정 논설위원

    지난 1월 신용카드와 백화점, 그리고 상용차의 매출이 늘어나고 2월에는 주가가 1000포인트를 넘나들면서 정책 당국자들의 목소리에 힘이 붙기 시작했다. 대통령 경제보좌관을 지낸 조윤제 주영대사가 지난 24일 경제학회 공동학술대회에서 지난 2년간의 경기침체를 선진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구조조정과정으로 평가하면서 낙관론에 불을 지피고 나섰다. 다음 날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한술 더 떠서 “경기순환기의 하강 국면에 출범한 참여정부가 새로운 패러다임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식의 자화자찬을 늘어놓았다. 노무현 대통령 역시 국회 국정연설에서 좋은 결과를 내놓지 못해 송구스럽다는 표현을 썼지만 경기 회복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경제 위기를 조장하는 세력이 있다던 과거의 어법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지난 연말과 올초 실용주의 노선을 천명하면서 경제에 ‘올인’하겠다며 비장한 각오를 보이던 것과도 대비된다. 그렇다면 당국자들의 호언처럼 우리 경제는 살아나고 있는가. 고소득층의 소비심리와 경기선행지표 등 몇가지 소비 및 산업지표에서 호전의 기미를 보이는 게 사실이다. 특히 경제의 풍향을 가늠할 수 있는 주가가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올 들어 주식시장에 국내 기관과 개인의 돈이 16조원 이상, 외국인의 돈이 11조원 이상 유입됐다. 코스닥시장은 과열을 우려해야 할 정도로 빠르게 달아올랐다. 불씨가 주식시장에서 시작된 것이다. 전통적인 시각에서 보자면 발행시장의 호황은 유상증자 등을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을 부추긴다. 조달된 자금이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 가계소득 및 소비 증가로 이어지면 경제는 탄력을 받아 상승곡선을 내닫는다. 이것이 지난 2년동안 간절히 바라던 경제회복의 선순환구도다. 하지만 섣부른 낙관론에 회의적인 경제학자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아직까지는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점치기에는 무리라는 견해가 많다. 지난 2년 동안 신용불량자를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이 동원됐지만 가계부채 조정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 지속되리라는 전망이다. 체감경기의 지표인 개인 소비가 당분간 늘어날 여력이 없다는 뜻이다.1월 들어 다시 치솟은 실업률도 부담이다. 코스닥시장이 흥청거린다지만 기존의 정보기술(IT)업체들을 중심으로 한 그들만의 잔치일 뿐이다.IT업종의 고용이 별로 늘어나지 않은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주가가 치솟고 있다지만 기업들이 발행물량을 늘릴지도 불분명하다.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노출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보다는 안정적인 주가관리에만 매달릴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 정부가 남긴 가계 위기를 뒤치다꺼리 하는 과정에서 경제 외적인 이념논리가 끼어들면서 기업의 심리를 극도로 위축시킨 탓이다. 부동산 투기억제책이나 재정 확대책 등에서 보듯 초강수 고단위 정책들도 경제의 흐름을 가로막는 혈전(血栓) 구실을 한다. 설 연휴를 앞두고 불거진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 환율의 급격한 하락,24년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유가(중동 두바이유 기준) 등 대내외 변수도 언제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지 모를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경제운용의 큰 틀도 여기에 맞추어 바꿔나가야 한다. 지난 2년간 수차 논란이 됐지만 무엇보다 먼저 편가르기식의 이중잣대부터 버려야 한다. 또 문제만 계속 제기할 것이 아니라 이젠 하나씩 매듭짓는 수순을 밟아야 한다. 그래야만 정책 혼선에 따른 소모전을 막을 수 있고, 정책의 신뢰도도 높일 수 있다. 특히 여권은 경제주체의 마음을 다독이는 심리치료에 적극 나서야 한다. 주식시장에서 어렵게 지핀 불씨를 현상유지하느냐, 활활 타오르게 하느냐는 노 대통령의 남은 임기 3년에 달렸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오대산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오대산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

    그곳엔 특별한 ‘숲’이 있다. 천년 세월이 숨쉰다. 모진 비바람, 크고 작은 전쟁을 무수히 겪었음에도 그저 묵묵히 있을 따름이다. 그래서일까. 태고의 정적에 금방 압도당한다. 미묘한 향에 취한다. 부드럽다. 청정해진다. 일념(一念)의 문턱에 선다. 숲이 말했다.‘알면 얼마나 안다고, 네가 알고 있는 것, 죄다 비워버려.’라고. 1300여년 전이었다. 신라의 자장율사가 중국불교의 최고 성지인 산시성(陝西省)의 오대산을 처음 다녀오면서 역사는 시작됐다. 이윽고 강원도 오대산, 동·서·남·북·중대 오대(五臺)가 생겼다. 바로 ‘문수(文殊)성지’다. 맞다. 월정사(月精寺)…. 산사(山寺)는 일반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기댈 숲이 있기에 바람쐬러 가기도 하고, 속세의 풍진을 씻어내기 위해서 발길을 옮긴다. 지난주 초였다. 월정사 입구에는 온통 하얀 눈으로 뒤덮여 있었다. 살을 에는 바람, 영하의 차가운 날씨였지만 정월대보름을 맞아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들은 월정사에서 예불한 뒤 한결같이 상원사로 연결되는 20여리의 숲길을 걸었다. 다름아닌 천년의 숲길, 양 옆에는 하늘높이 솟은 전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었다. 문득 생각해본다. 사노라면 소원이 있을터, 나름대로 절박하고 소중하지 않을까. 월정사 안으로 들어갔다. 정념(正念·50) 스님. 월정사 주지로 취임한 지 1년째. 국내 처음 속세인을 대상으로 ‘단기 출가학교’를 열어 기대 이상으로 ‘출가열풍’을 불러일으켰다. 때문에 불교계는 물론 그를 주목하는 세인들이 많다. 지난해 5월 ‘오대산 천년의 숲길 걷기 대회’를 시작으로 ‘산사영화제’(달마야 서울가자),‘월정사 주지배 평창군민 족구대회’, ‘오대산 불교문화축전’ 등 파격행사를 연이어 열었다. 이때마다 수만명의 인파가 몰려 호황을 이루었다. 이뿐만 아니다. 올 상반기 중 월정사 산문 안의 모든 도로포장을 뜯어낼 작정이다. 숨쉬는 땅, 살아 있는 미생물, 빼앗긴 자연의 권리를 자연에 되돌려주기 위해서다. 때문에 그의 이름 앞에는 항상 ‘파격’과 ‘개혁’이라는 단어가 따라다닌다. 천년의 고요를 한꺼풀씩 걷어내겠다는 의욕이다. 지난해 여름 그는 중국의 최고 불교성지인 오대산을 방문, 한·중 오대산 불교끼리 만나는 역사적 장을 열었다. 이는 자장율사 이후 천년을 뛰어넘는 ‘대사건’으로 불교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몇달 뒤에는 중국 고승들이 한국의 오대산을 답방, 양국간의 불교문화 교류를 재차 다짐하는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눈이 하얗게 쌓인 절간 앞마당이 보이는 주지 집무실에서 정념스님과 2시간동안 마주앉았다. “스님, 요즘 세상이 점점 각박해지는 것 같습니다. 왜 그런가요.” “만사천래막강구(萬事天來莫强求)” “무슨 뜻입니까.” “만가지 일을 억지로 구할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억지로 하면 일도 잘 안 풀릴 뿐더러 세상도 어지러워져 결국 다사다난을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꼴이지요. 평상심과 심청사달(心淸事達)의 맑은 한 생각이 시비장단의 모든 일들을 가지런히 할 수 있습니다.” 그는 만사를 순리에 의하지 않으면 사회는 양극화로 치닫게 되며 결국 투쟁과 대립이 계속 생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런 시대일수록 오직 지혜만이 필요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일등능제천년암(一燈能除千年暗) 일지능멸만년우(一智能滅萬年愚)라는 말처럼 한 등불이 천년의 어둠을 다 걷어버리듯, 한 지혜가 우리의 우매함을 한순간에 타파해버릴 수 있다고 제시했다. 또한 지혜란 일심(一心)이 청정해야 하며 이는 곧 다신(多身)이 청정해지고 ‘시방세계’가 청정해지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스님, 정월대보름입니다. 다들 소원을 빌곤 합니다. 올해는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목계(木鷄).” “무슨 뜻이지요.” 스님은 장자(莊子)의 ‘달생편’에 나오는 이야기 한토막을 들려준다. 싸움닭을 만들기로 유명한 기성자(紀誠子)가 있었다. 그는 왕의 부름을 받아 싸움닭을 조련시킨다. 열흘이 지나자 왕이 “다 되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기성자는 “닭이 지금 한창 허장성세를 부리는 중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열흘이 지나 왕이 또 물었다. 기성자는 “아직 덜 됐습니다. 다른 닭의 울음소리나 그림자만 봐도 덮치려고 난리를 칩니다.”라고 했다. 이렇게 반복되길 40일째 되던 날, 왕이 묻자 마침내 기성자는 “이젠 됐습니다. 나무로 만든 닭과 같습니다. 망지사목계의(望之似木鷄矣), 기덕전의(其德全矣). 다른 닭들이 감히 대응하지 못하고 도망쳐버립니다.”라고 대답했다. 스님의 설명은 계속된다.‘목계’는 이기는 법이 없다는 것이다. 재능이 있어도 ‘무심(無心)’으로 살아 사람들을 감화시키기 때문이란다. 이는 곳 ‘덕(德)’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덕이란 무엇입니까.”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 주역의 첫장에 나옵니다. 선행이 쌓이면 반드시 집안에 경사가 온다는 뜻이지요. 인간은 각자 살아가는 팔자가 정해져 있습니다.60살에 죽는 팔자,80살까지 살 팔자, 그러나 이 팔자가 아무리 기구해도 선행이 쌓이면 운명이 바뀝니다. 일찍 죽을 팔자도 80∼90살로 바꿀 수 있지요. 살면서 화(禍)가 적어지고 축복받는 삶의 최선은 선행입니다.” 화두를 떠올릴 때 벽산(碧山)을 생각한다고 했던가. 스님이 뱉어내는 화두는 거침없었다. 깊은 수행의 내공, 일심(一心)과 즉심(卽心)에서 우러나오는 것 같았다. 월정사 관계자에 따르면 정념 스님은 좌복에 앉은 지 10년만에 공부의 묘한 경계를 맛봤다. 평소 즐겨 독송하던 원각경이 온몸에 전율로 다가왔다. 이후 개미 한마리까지 환희로 보이고 생명에 대한 외경심이 넘쳐났다고 귀띔해줬다. 정념 스님은 이른바 불교계의 개혁파로 꼽힌다. 그는 올해로 법랍 26년. 경남 고성 출신으로 고등학교 졸업 직후인 18살에 출가했다. 이후 종교계에서는 처음으로 은관문화훈장을 받은 탄허 스님의 맏상좌(세속의 맏아들격)인 만화희찬 스님을 은사로 모셔 승려가 됐다. 월정사 주지를 맡기 전 그는 12년 동안 상원사에서 주지 소임을 맡았다. 그가 상원사 주지를 맡을 때 아직 젊고 공부의 묘미에 푹 빠져 있어 처음엔 거절했지만 소임과 수행, 이판과 사판이 따로 분리될 수 없다는 생각에 기꺼이 받아들인다. 그는 지난해 2월 나이 마흔아홉에 현해 스님이 동국대 이사장으로 떠나면서 제4교구 본사 주지로 발탁돼 주목을 끌었다. 월정사 문중서열상 여전히 젊은 편이지만 어른 스님들은 “시대적 흐름에 맞게 젊고 유능한 사람이 일을 잘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삶과 수행은 일치돼야 합니다. 과거의 수행은 정태적이었지요. 이젠 대중의 가치와 열심히 호흡해야 합니다. 종교는 역사를 주도하고 문화를 창달하는 것이 본질이며 예언자적 길을 걸어야 합니다.21세기의 문화가 놓여 있습니다. 수행자적 삶을 살 수 있다면 사회 전체가 행복해집니다. 출가학교를 개설한 것도 바로 이같은 취지입니다.” 지난 1년 동안 단기 출가학교 졸업생은 165명. 평균 10대1의 경쟁률에 이를 만큼 점점 인기를 끌고 있다. 올 4월에 여는 제4기 출가학교 응모자만 하더라도 60명 정원에 현재 400여명이 몰리고 있다. 정념 스님은 다음달 14일 기존 졸업생들과 함께 미얀마 등 남방불교 순례를 떠난다. 그는 “지금까지 ‘출가’라는 어휘 자체가 부정적이었지만 이제는 무상(無想)의 경험을 통해 인생을 슬기롭게 사는 길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올해에는 웰빙타운(명상센터)과 생태·문화마을을 조성해 대중들과 더욱 친숙하게 만나겠다.”며 문수동자처럼 환하게 웃었다. km@seoul.co.kr
  • ‘네자릿수 노크’ 증시흐름은

    지난 25일 종합주가지수가 장중 1000선(1000.26)을 돌파함으로써 ‘네자릿수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과거 3차례에 걸쳐 변죽만 울리다 말았던 1000고지 안착이 이번에는 가능할지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 장세의 성격을 분석하고 향후 흐름을 전망해 본다. ‘유동성 거품인가, 경기회복의 전조인가.’ 주가강세의 원인을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쪽에서는 단순히 풍부한 자금유입(유동성 장세)에 따른 거품형 상승으로 위험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신중론을 펴는 사람들은 국내증시의 45%를 장악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한꺼번에 돈을 회수하면 주가폭락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다른 쪽에서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경기가 살아나면 탄탄한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 ●자금은 과거에 더 많았다 현재 증권시장 주변에 자금이 넘쳐나는 것은 사실이다. 상승세를 받쳐줄 투자여력이 크다는 뜻이다. 고객예탁금은 지난 24일 현재 10조 7042억원으로 올들어 1조 1588억원이나 늘었다. 올해부터 증시에 새로 참여한 개인자금이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증시의 덩치(시가총액)도 총 462조 6000억원(약 4589억달러)으로 세계 15위에 올랐다. 코스닥시장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지난해 말보다 3배 이상 늘어난 1조 7000억원이다.1999년 ‘코스닥 광풍(狂風)’이 불었을 때 거래대금이 2조 40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의 열기를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89년(1007.77)과 94년(1138.75),99년(1059.04) 등 과거 3차례 지수 1000선을 넘었을 때에도 증시자금은 풍부했다. 시가총액의 절대 액수는 지금보다 적었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가총액의 비율은 89년 64.4%,99년 72.4%에 달했다. 현재(55.5%)보다 증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는 뜻이다. 심지어 99년엔 1000돌파 3개월 전의 하루 거래대금이 3조 4566억원으로 현재(2조 2517억원)보다 많았다. 89년과 99년에는 증시자금이 이처럼 풍부했는데도 1000선을 유지한 일수가 각각 4일과 122일에 불과했다. 결국 유동성 흐름이 좋다고 반드시 증시가 상승하는 것은 아닌 셈이다. 다만 1000선 돌파시점의 시중금리 수준이 1차 때 15.2%,2차 때 12.9%,3차 때 8.9% 등으로 현재의 5% 수준보다 높은 점이 관심을 끈다. 과거에는 주식에서 재미를 본 뒤 곧바로 금리가 높으면서 안정된 채권 등을 찾았지만 현재는 저금리 때문에 자금이 당분간 더 주가상승을 받쳐줄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분명히 경기회복기에 있다 1차 지수 1000 돌파 때에는 유가·금리·달러 등 이른바 ‘3저(低)호황’,2차 때에는 무역수지 흑자 전환,3차 때에는 코스닥 열풍 등에 힘입어 한창 잘 나가는 경기를 주가가 뒤따라 오르는 형국이었다. 이 때문에 주가는 최고점을 찍은 뒤 이내 추락해 1차 때 39개월 동안 무려 618.70포인트,2차 때 44개월 동안 858.75포인트,3차 때 21개월 동안 590.28포인트가 빠지며 무너졌다. 지금은 앞선 경우들과는 다르다. 기업들의 경영실적과 수출여건이 좋은데 전체 경기는 좋지않은 기형적인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 증시가 먼저 회복 가능성을 기대하며 움직이고 있다. 이와함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기선행지수는 지난해 12월 1.6% 증가하는 등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 지수는 국내 수출에 1∼2개월 시차를 두고 영향이 나타나기 때문에 있어 수출전망을 밝게 한다. 대신증권 양경식 책임연구원은 “내수경기가 장기 침체를 벗어나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1000선을 돌파했다는 게 과거와 다른 점”이라면서 “그러나 주가지수 1000선 안착을 위해서는 증시가 경기회복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악재는 도사리고 있다 99년 상승기에는 4월17일 미국발 금리인상 우려가 국내 주가를 하루 만에 93포인트 폭락시켰다.2003년 1월부터 3월까지는 북한 핵문제가 터지면서 512포인트나 폭락했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상승을 이끌고 유동성 장세가 뒤를 받쳐주어도 북핵, 환율, 유가 등 충격요인은 항상 도사리고 있다. 이는 주가차익 실현과 배당금 수익만을 노리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언제든지 국내 증시에서 탈출할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금융연구원 최공필 선임연구위원은 “최근의 주가상승은 경기부양에 긍정적인 신호이지만 주가상승으로 실질적 혜택을 받는 사람이 누구인지, 소득 불균형 요소는 없는지 등을 생각해 볼 때”라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 상무는 “환율하락 등으로 수출이 잘 된다는 보장이 없어 지금의 상승세는 과열현상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병철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포스코도 법인세 ‘1兆 클럽’

    포스코가 법인세 1조원 클럽에 합류했다.12월 결산법인인 포스코는 지난 한해동안 3조 8260억원의 순익을 벌어들여 법인세 1조 4079억원을 내게 됐다고 22일 밝혔다. 포스코의 법인세가 1조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순익규모는 상장기업 가운데 삼성전자에 이어 2위다. 법인세가 1조원을 넘는 국내기업은 현재 삼성전자와 포스코뿐이다. 포스코측은 “지난해 철강경기가 호황이었던 데다 6-시그마 운동을 통한 생산성 향상 등에 힘입어 사상 최고의 순익을 기록했다.”면서 “덕분에 세금도 전년의 갑절로 뛰었다.”고 웃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통신혁명’ 중국이 바뀐다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통신혁명’ 중국이 바뀐다

    중국에서 광범위한 ‘통신혁명’이 일어나고 있다.3억 3000만대의 휴대폰과 1억대의 컴퓨터 보급 등으로 빠른 시일내에 정보화 사회로 진입한 중국에서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은 이제 필수적인 통신수단으로 자리잡았다.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 중심의 정보화 사회 진입은 공산당 일당체제의 언론통제와 폐쇄적인 행정시스템을 급격히 허물어뜨리면서 중국 사회의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 춘절 연휴기간 문자전송 100억건 돌파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 현대사의 풍운아 자오쯔양(趙紫陽)의 사망이 처음 외부로 알려진 것은 휴대폰의 문자메시지를 통해서였다. 지난달 17일 자오쯔양의 사망 직후 딸 왕옌난은 휴대폰의 문자 메시지를 통해 “아버지가 오늘 아침 가족들에게 둘러싸인 채 아주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 그는 마침내 자유의 몸이 됐다.”며 친구들에게 짤막한 소식을 전한 것이다.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자오의 사망 소식을 감추기 위해 극도의 보안을 취했던 중국 당국도 문자 메시지 ‘한방’에 ‘KO패’를 당한 셈이다. 2003년 초 광저우(廣州)에서 임시 거주증을 휴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안(公安·경찰)에게 맞아 죽은 ‘쑨즈강(孫志剛) 사건’은 중국 언론들의 침묵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이 폭로해 진실이 밝혀진 사례다. 결국 중국 당국은 그해 ‘무의탁 도시 유랑자와 구걸자 구호 관리법’이라는 새로운 법을 제정, 중국 인권보호의 기폭제가 됐다. 이외에도 지난해 헤이룽장(黑龍江)성 고위관리의 며느리가 고의로 사람을 치어 죽였던 ‘BMW 사건’도 네티즌들의 거센 항의로 경찰의 은폐 의혹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최근 베이징내 대학생들이 당국의 감시를 피해 오는 4월 5일 청명(淸明)절을 맞아 자오쯔양 추모대회 소집을 공고할 수 있었던 것도 익명성을 보장한 컴퓨터 온라인의 힘이었다. ●사회 변혁 이끄는 엄지족(拇指族) 엄지족의 출현은 중국 사회의 광범위한 변혁을 알리는 신호탄이다.‘엄지족’은 휴대폰의 문자 메시지가 주요 통신수단인 사람들을 통칭하는 말이다. 올 춘제(春節·설) 연휴 7일 동안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발송이 100억건을 돌파했다. 엄지족들은 문자 메시지로 중국대륙의 친지들에게 새해 건강과 다복(多福)을 기원하는 새로운 풍속도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이처럼 문자 메시지가 급증한 이유는 값싼 발송료 때문이다. 중국은 휴대전화로 시내전화를 걸 경우 전화료가 0.25∼0.5위안이지만 문자 메시지는 건당 0.1위안에 지나지 않는다. 중국은 지난해 말 휴대전화 서비스 가입자가 3억 3000만명을 돌파했고, 문자 메시지는 총 2177억건이 발송됐다. 중국에서 문자 메시지 발송은 2000년 10억건에 불과했으나,4년새 217배나 늘었다. 베이징 이공대학에 재학중인 왕강(王剛·21)은 이번 춘제 기간 100여통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그는 “전화비보다 5배나 싸고 일일이 연하장을 보내는 수고도 필요없는 문자 메시지가 젊은이들에게 인기 짱”이라고 말했다. 산시(山西)대학 싱웬(邢媛·사회학) 교수는 “문자 메시지가 중국인들의 생활속에 자리잡은 것은 현대인들의 활동 범위 확대와 빠른 생활 리듬이 휴대폰과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년 전부터 문자 메시지를 이용했다는 직장인 루하오(盧浩·24)는 “이메일보다 기동성이나 편리성에서 비교 우위에 있다.”며 “전화로 하기에는 쑥스러운 이야기도 문자 메시지를 통하면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어 좋다.”고 예찬론을 늘어 놓았다. ●‘유머·위트’ 활력 불어넣는 통신혁명 ‘회색적인 중국사회’에 유머와 위트를 불어 넣어 활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간결함을 추구하는 문자 메시지 속성상 ‘취추취징(去粗取精·찌꺼기를 버리고 정수만 취득함) 문화’가 젊은이들을 사로잡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에는 ‘동음어’를 이용한 유머나 동물을 비유한 장난이 유행이다.‘너에게 복권을 터우주(投注·사다)하지 말라고 했는데…, 너는 정말 구제할 수 없는 터우주(頭猪·돼지 한마리)’ 등이 대표적이다. 또 ‘당신의 초롱초롱(水靈)한 두 눈, 내 심장을 멎게 하는 개구리(靑蛙) 눈’과 같은 표현이다. 중산(中山)대 리정민(李正民·문학) 교수는 “메시지 통신방식이 점차 성숙해짐에 따라 독특한 언어감각을 이용한 언어 전달방식이 유행하고 있으며 이는 일종의 신흥 ‘캐주얼 문화’”라고 지적했다. 문자 메시지 문화는 다양한 광고수단으로 활용돼 최근에는 ‘엄지경제’라는 용어까지 생겼다. 하지만 점차 대중적인 광고보다 은밀하고 탈법적인 내용들이 주류를 이루면서 중국 당국의 새로운 골칫덩어리가 되고 있다. ‘가짜 증서, 가짜 인민폐 바꾸기, 고리대, 이상 수요자들은 13220808661로 전화 주세요. 장쥔(張軍)’,‘본사는 최단기간내 가짜 증서를 만드는 회사임. 각종 신분증과 자동차 허가증, 도장, 기타 증서 가능. 리(李娟) 전화 13786184918’ 등이다. 지난해 6월 7일에 실시된 중국 대학입시에서 문자메시지와 디지털 카메라 등 첨단기기를 동원한 부정행위가 발각돼 사회적 물의를 빚기도 했다. 중국 동북부의 산둥(山東)성과 중부의 후베이(湖北)성, 허난(河南)성 등에서 광범위한 부정이 확인됐다. 가라오케 등 술집 광고는 물론 매춘 광고도 쏟아지고 있어 단속에 애를 먹는 것도 새로운 현상이다. ●신용사회 선도하는 휴대폰 결제 ‘현금 지상주의’ 중국에서 휴대폰 결제 서비스가 급증하는 것도 새로운 풍속도다. 지난해 초부터 ‘스마트페이’,‘루이페이’ 등 간단한 문자 메시지만으로 결제가 가능한 휴대폰 결제 서비스가 선보이면서 각광을 받고 있다. 스마트페이는 중국건설은행 등 7개 은행 계좌와 연동되는 휴대폰 결제를 5개 성(省)에 제공, 지난해까지 1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또 ‘차이나 모바일’과 ‘차이나 유니콤’은 각각 1억 9400만명과 1억 7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 지난해 9월부터 휴대폰 결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마트페이 공동창업자인 데릭 설거는 “중국에 휴대폰 결제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차가 1대도 안 다니는 곳에 거대한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것과 같지만 수요자들이 서서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루이페이는 음성인식 기술과 결합된 휴대폰 결제서비스를 차이나유니콤과 협력해 오는 5월부터 제공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사회가 현금을 워낙 선호하는 만큼 휴대폰 결제의 성공 가능성에 부정적이지만 통신 컨설팅업체인 BDA차이나 관계자는 “중소업체들이 휴대폰 결제서비스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어 향후 전망은 무척 밝다.”고 내다봤다. 문자 메시지의 폭발적인 증가는 IT업체들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휴대폰 업체인 모바일과 옌통(聯通) 텔레콤 등은 차이링(彩鈴·음악소리), 언어메시지, 휴대폰 온라인 등 다양한 서비스 개발로 호황을 맞고 있다. 중국에선 구매 패턴도 온라인 쇼핑으로 바뀌는 중이다. 중국 소비자들의 3분의 1이 온라인 쇼핑을 경험했으며 매일 300만명 이상이 3만 5000여개의 물품을 구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oilman@seoul.co.kr ■ 중국의 정보화 어디까지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의 정보화 사회 진입 속도는 가히 폭발적이다. 중국 신식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휴대전화 가입자는 3억 3000만명으로 전년보다 6600여만명이 늘었다. 한달 평균 550만명이 신규 가입하고 있으며 중국인 100명 중 24.8명이 휴대전화를 갖고 있는 셈이다. 휴대전화 보급 확대에 따라 문자메시지 이용 건수도 급증했다. 지난 10개월 동안 1760억 6000만건이 보내져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나 늘었다. 같은 기간 일반 유선전화 신규 가입도 4794만건이 늘어나 전체 가입 대수는 3억 1000만대이다. 휴대전화 가입자 수보다 약간 적다. 인터넷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가입자 수는 9400만명이다. 올해안에 1억 1000만명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인터넷 접속 컴퓨터 수는 4160만대이며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6% 늘었다. 등록 도메인과 웹사이트 수는 각각 43만개와 67만개로 조사됐다. 인터넷의 폭발적 증가는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의 정보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인터넷에 접속하는 이유로는 ‘(일반)정보를 얻기 위해’가 29.3%로 가장 많았고,‘구인·구직정보를 얻기 위해’가 24.2%, 교육 활용이 13.8%를 차지했다.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은 이메일, 검색엔진, 인터넷뱅킹, 온라인 쇼핑, 인터넷 광고, 네트워크 뉴스, 온라인 게임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발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메일은 가장 활용도가 높은 분야이다. 중국사회조사소(SSIC)의 최근 조사(복수 응답 인정)에 따르면 올 춘제(설) 축하 인사 방법에서 79%의 응답자가 전화를 이용했고,61%의 응답자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사용했다.47%가 직접 방문이었고 22%가 우편물 또는 비디오 방식이었다. SSIC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이용이 전화 통신과 맞먹을 정도로 급성장했다.”며 “휴대전화의 급속한 보급속도에 비춰볼 때 머지않아 문자메시지가 중국의 주류 통신수단으로 변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oilman@seoul.co.kr
  • ‘토종자본’ 증시 유입 향후 5년간 70조

    ‘토종자본’ 증시 유입 향후 5년간 70조

    국내에서 외국자본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70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토종자본’이 증권시장으로 흘러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재 달아오른 증시의 자금수급에 안정감을 보태주면서 소버린 등 외국계 자본의 국내 기업지배 등에 대한 ‘대항마(對抗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원증권 김세중 애널리스트는 “외국인들은 국내기업 주식의 40%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점차 국내 증시의 투자환경이 바뀌면서 개인은 물론, 기관들의 힘이 매우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55개 연기금의 53조원 UBS증권은 20일 분석보고서를 통해 오는 2010까지 5년동안 국내 55개 연기금의 증시 유입자금이 53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전체 연기금 및 퇴직금 운용시장 규모는 230조원. 여기에 국민연금의 연평균 자산증가율을 적용하면 5년후 규모는 4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연기금의 주식투자 비중은 전체 규모의 15%선이다. 따라서 5년 뒤에는 53조원이 증시에 유입될 것으로 분석된다. 연기금 가운데 국민연금은 주식투자 규모를 지난해 4조원에서 올해 5조원으로 늘릴 방침이다. 주식투자 비중도 지난해 7%에서 오는 2009년엔 10.9%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정보화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등 이른바 4대 연기금은 올해에만 2조원을 증시에 추가 투입한다. 지난해 12월 기금관리법과 퇴직자연금제도법이 각각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각 연기금은 운용 준칙이 마련되는 대로 증시 자금 투입을 확대할 계획이다. 퇴직연금은 오는 12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은행, 보험, 투신권 등 가세 보험개발원은 2010년 근로자 퇴직금의 50% 정도가 연금으로 전환될 경우 퇴직연금 규모가 33조 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가운데 22.6%인 7조 6000억원이 주식투자를 통해 연금을 불릴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는 2조 2000억원이 증시에 유입된다. 기업은 근로자의 퇴직금 지급 예정분을 매년 일정액씩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에 위탁·운영해 연금을 조성해야 한다. 증시 호황에 따라 금융권에서 취급하는 주식형펀드에 시중자금의 유입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주식형펀드의 수탁고는 지난 17일 현재 9조 2370억원으로 올 들어 6850억원이 늘었다. 지난달에는 2270억원이 증가했으나 2월에는 보름여만에 4580억원이나 급증했다. 매월 가입자가 내는 보험료의 일정액을 주식 등에 투자하는 변액보험도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변액보험의 판매증가는 보험사의 주식투자 여력이 그만큼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생명은 올해 3500억원을 증시에 신규 투자하기로 했다. 보험업계는 5년후 증시투자금이 5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2억원 미만의 공모를 통해 기업자금을 마련하는 소액공모의 1월 규모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배 증가한 311억원에 달했다. ●외국자본의 한국 재평가 이에 맞서 외국계 금융기업은 5년동안 33조원을 국내 증시에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계들은 최근 한국 증시에 대한 밝은 전망을 내놓으며 투자액을 늘리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한국시장 재평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한국 기업이익의 질이 계속 높아지고 회계관행과 기업지배구조도 개선됨에 따라 한국에 대한 주식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CLSA는 “한국 증시는 재평가 과정에 있다고 확신하며 65% 정도의 추가 상승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관련 펀드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은 지난 16일까지 1주일 사이에 16억달러로,4주일 연속 순유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외국자본이 국내 증권시장(코스닥 제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해마다 높아지면서 지난해말 41.90%를 기록했다. 국내 개인(19.70%)과 기관(14.50%)의 투자비중을 합친 것보다도 높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매운맛 열풍… 전국이 ‘얼얼’

    매운맛 열풍… 전국이 ‘얼얼’

    ‘전국이 불바다?’ 매운맛 열풍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혀가 얼얼한 불닭을 시작으로 불삼겹, 불오징어, 불오뎅, 불냉면 등 음식메뉴에 온통 ‘불’자를 앞세우고 있다. 맵다는 뜻의 ‘불’자만 붙으면 아무 음식이나 잘 팔리니 너도나도 ‘불’자를 넣어 메뉴를 만들어 내고 있다. ●불닭요리가 매운 맛 주도 ‘불닭’으로 불리는 불닭요리는 지난해부터 맹위를 떨쳐 불황속 ‘대박음식’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불닭체인점인 ‘홍초불닭’,‘신촌불닭’,‘원조불닭’ 등은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3∼4개에 머물던 체인점 수가 불과 2년여 만에 40여개로 늘어났다. 붉은 고추를 상징하는 붉을 ‘홍(紅)’과 매울 ‘신(辛’),‘불’자로 구성된 이들 체인점의 명칭은 맛만큼이나 자극적이다. 홍초와 신촌·원조불닭은 그나마 나은 편.‘열불닭’이라고 이름을 붙인 체인점이 있는가 하면,‘불타는 삼국지’도 있다. 화자가 들어가는 ‘화개장터’, 홍콩영화제목을 본딴 ‘닭불지존’, 불닭을 한자어로 그럴 듯하게 표기한 ‘화라계(活火鷄)’도 있다. 여기다 ‘앞차기불닭’과 ‘꼬장불닭’까지 점입가경이다. 한 업소 종업원은 “일부 매운맛 초심자들은 불닭을 시켜놓고 매운맛에 화들짝 놀라 젓가락을 집어던지며 화를 내기도 한다.”면서 “그러나 이런 손님들이 몇번 더 먹어보고 오히려 단골이 된다.”고 말했다. ●매운맛 열풍 모든 음식으로 불닭전문점들은 고추장소스를 이용해 불닭발과 불쭈꾸미, 불오징어를 만들어 메뉴를 다양화시키고 있다. 삼겹살집들은 고추장소스에 숙성시킨 ‘불삼겹’이란 메뉴를 내놓았다. 매운 양념에 돼지삼겹살과 오징어를 함께 재운 ‘오삼불고기’도 나왔다. 오뎅전문점들은 ‘불오뎅’을, 떡볶이집들은 ‘불떡볶이’를 만들어 승부를 걸고 있다. 냉면도 ‘불냉면’이 탄생, 매운맛 마니아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족발집도 매운소스에 족발을 삶거나, 기존 족발을 매운소스에 곁들여 먹는 ‘불족발’을 선보였다. 라면은 ‘빨개떡라면’으로, 닭날개요리인 버팔로윙은 ‘불날개’로 창씨개명(?)했다. 빨간 양념으로 구워낸 ‘불꽃게구이’는 신촌일대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소시지는 ‘불소시지’로 이름을 바꾸고 매운맛과 동거에 들어갔다. 매운맛이 유행하면서 불닭 고추장소스를 직접 만드는 비법을 알려주는 요리학원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소스샘플만 가지고 가면 똑같은 소스제조기법을 알려주는 곳도 있다. 매운맛 열풍에 고추만 살맛났다. 국내 고추 소비량은 한해 18만t가량. 인스턴트 음식과 식생활 변화로 1인당 소비가 줄어 한동안 걱정거리였지만 이제는 오히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매운맛 열풍놓고 해석 제각각 농협중앙회 식품연구소 최경근(43)팀장은 “속이 상하면 독한 소주를 삼키듯 불황속에 자극적인 음식을 찾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매운맛 열풍을 반영하듯 고추장 소비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재휘(45) 중앙대학교 심리학과교수는 “매운맛도 음식의 다양화에 포함시킨다면 불황보다는 호황에 걸맞는다고 본다.”며 “그렇다면 불황이라고는 하지만 식생활수준은 과거에 비해 나아지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운맛에 항암작용이 있다는 연구보고 때문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서울대와 영남대 등 일부대학 교수들은 고추의 매운 성분인 캡사이신이 암발생을 억제한다는 논문을 줄줄이 발표했다. 이는 자극적인 음식이 위점막을 손상시켜 결과적으로 위암 발생률을 높인다는 일반적 통설을 뒤집은 것이다. 특히 캡사이신이 많이 들어 있는 고추는 체내의 불필요한 지방을 분해시키는 데 작용한다고 해 매운 음식이 다이어트식품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일본에서 고추 다이어트 열풍이 불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글 사진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고배당 급증 4개상장사 액면가이상 지급

    올해 각 기업은 주주들에게 사상 최고액의 주식투자 배당금을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업실적이 어느 해보다 좋았고, 증권시장 호황에 외국인 등 주주들의 고액배당 요구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12월 결산 시가총액 상위 50개 상장기업 가운데 배당 계획이나 배당 추정치가 없는 경우를 제외한 42개사의 2004회계연도 중간·기말 배당금 총액은 8조 1785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해 42개사의 배당금 총액 5조 7277억원보다 42.7%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고액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전체 결산법인 729개사의 배당금 총액보다도 30%나 많은 액수다. 가장 많은 배당금을 주는 기업은 삼성전자로, 지난해 1주당 5500원에서 81.8% 늘어난 1만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배당금 총액은 1조 5638억원으로 유일한 1조원대 배당기업에 올랐다. 포스코는 지난해 1주당 6000원에서 올해에는 33% 증가한 8000원을 배당, 총액은 6443억원에 이른다. 한국전력도 지난해보다 19.0% 증가한 1250원을 배당했다.SK는 지난해(750원)에 비해 무려 140% 늘어난 1800원을 배당했다. 자사 주식의 액면가보다 주당 배당금이 더 큰 기업은 삼성전자, 포스코,SK텔레콤,S-오일 등 4개사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주말화제] 증시 5년만의 활황…여의도 ‘들썩’

    [주말화제] 증시 5년만의 활황…여의도 ‘들썩’

    “지금 사도 늦지 않나요.”“대세상승 놓치지 마세요.”“물반 고기반이네.” 요즘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다.5년 만에 다시 찾아왔다는 ‘주가지수 1000대’의 호황증시의 분위기를 실감케 한다. 증시가 살아나면서 풍속도도 바뀌고 있다. 증권사를 떠났던 증권맨들이 속속 돌아오는가 하면, 여의도 식당가에선 증권사 직원들의 회식 자리가 잦아지고 있다. ●지금 사도 늦지 않나요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D증권 본점의 1층 영업장. 신규 계좌를 만드는 사람들이 30대 직장인부터 퇴직한 듯한 50대 장년층까지 다양했다. 서류를 꾸미는 여직원들은 연신 울려대는 전화를 받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다. 하루 고객은 지난해보다 두배 이상 늘어난 100여명. 한 여직원은 “방문객들은 ‘주가가 이미 많이 올랐는데 지금 주식을 사도 늦지 않으냐.’는 질문을 많이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객장을 찾은 ‘개미(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은행에 1년을 꼬박 저축해 봐야 이자는 4%도 안되는데, 주식투자로 며칠 만에 10%의 수익을 챙겼다.”는 소리도 들렸다. 영업점의 전광판에 주가상승을 나타내는 적색숫자가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날에는 ‘물 반 고기 반’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이른바 ‘꼭지(하락장세의 시작을 뜻하는 증시 속어)’의 증거라는 ‘아기 업은 아줌마’는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인 우량주는 유통물량이 적어 사고 싶어도 못사는 예가 잦다. 고객들이 맡겨둔 10조원대의 예탁금이 좀처럼 줄지 않는 원인이기도 하다.G증권사 영업부장은 “전 분기보다 주문이 20∼30% 증가했으나 물량이 넉넉하지 않아 매입 가능한 종목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대세상승 놓치지 마세요 동원증권은 지난달 13∼14일 서울대 벤처기업으로 관심을 끈 ‘에스엔유(SNU)프리시전’의 공모주 청약을 받았다.631.18대 1의 유례없는 경쟁률을 기록하며 이틀 만에 1조 1929억원의 청약대금을 거두었다. 탈락자에게 청약대금을 돌려주기 전까지 1주일동안 은행이자 등으로 4억원의 쏠쏠한 수입을 챙겼다. 뜻밖의 돈벌이에 회사측도 놀랐고, 직원들은 특별상여금에 대한 기대를 한껏 부풀렸다. 회사측은 서울대에 대한 보답으로 2억원을 공학연구기금으로 기부하기로 했다. M증권 지점장으로 근무하다 지난해 7월 명예퇴직한 뒤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던 김모씨(49)는 최근 회사측의 요청으로 다시 지점 상담역으로 일하게 됐다.S증권도 올해 10여명 정도의 임직원을 구조조정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유보하고 명퇴자들의 근황을 파악 중이다. 증권사들의 고객확보 경쟁도 다시 불붙었다. 그러나 매입을 권유하지 않아도 먼저 전화가 오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약정’을 할당하는 풍속도는 사라졌다. 대신 투자설명회가 늘었다. 설명회의 구호는 ‘대세상승을 놓치지 마세요’다. 대한투자증권은 18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전국 5곳을 돌며 ‘주가 1000시대의 재테크’라는 주제로 순회설명회를 갖는다.‘큰손’ 고객을 끌기 위해 프라이빗뱅킹(PB)지점에 여성지점장을 파격적으로 배치하는 곳도 늘었다. 삼성증권이 지난 17일 강남구 청담점에 첫 여성지점장을 임명함에 따라 증권가의 여성지점장은 10여명으로 늘었다. 영업직원들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임금체계를 고치는 증권사도 있다. 동양증권은 기본급을 100만원으로 최소화하고 나머지 급여는 능력별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대신증권의 성과급은 0∼2000%다. 증권가의 한 고급중식당 매니저는 “확실히 지난해보다 증권사 손님들이 늘었고 증권사 직원들의 회식이 늘어난 탓인지 심야에 빈 택시를 잡기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공포의 문화/배리 글래스너 지음

    ●폭력·살인·테러… 현대사회는 ‘공포전시장’ 조류독감, 광우병, 비브리오균, 사스…. 잊을 만하면 신문이나 방송을 타고 나타나 인간을 겁주는 공포의 대상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이로 인해 실제로 죽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무리 세어보아도 열 손가락 안쪽이다. 오히려 닭과 돼지를 키우다가, 횟집을 운영하다가 ‘허구적 공포’의 광풍을 맞고 자살한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저녁때 TV 앞에 앉으면 끔찍한 일은 왜 그리 많이 일어나는가. 세상은 온갖 패륜과 잔혹한 살인, 청소년 폭력, 괴질 등 마치 ‘공포의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그렇다면 예전엔 없거나, 거의 일어나지 않았던 사건들이 요즘 와서 공포를 느낄 만큼 폭증한 것일까. 그러나 아무리 꼼꼼히 보아도 이를 설명해 주는 근거 있는 통계나 연구사례 같은 것은 눈에 띄지 않는다. 남캘리포니아대학의 사회학 교수 배리 글래스너가 지은 ‘공포의 문화’(연진희 옮김, 부광 펴냄)는 미국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누구나 느꼈을 법한 ‘허구적’ 공포를 소재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보편성을 갖는다. 책에 따르면 현대사회는 ‘거짓공포’투성이다. 미국인들이 알고 있는 미국은 풍요의 나라이면서 공포의 왕국이다. 걸핏하면 학교에서 총질을 해대는 10대들, 마약에 찌든 중독자들, 이들이 벌이는 각종 범죄와 테러 등등. ●일부 과대포장… 일부 심각한 사안 되레 무시 그러나 저자는 사람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공포의 뉴스들을 하나하나 꼼꼼히 따져보았다. 그 결과, 대부분의 공포는 근거가 빈약하거나, 터무니없이 과장된 것임을 발견했다. 그는 이같은 공포의 유형과 그 허구성을 조목조목 지적한다. 이를테면 1990년대 미국인의 3분의2는 당시 범죄율이 1980년대 후반의 2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1980년대 후반의 범죄율이 더 높았다. 암에 대한 공포도 마찬가지.40대 여자들은 자신이 유방암으로 죽을 가능성이 10분의1이라고 믿지만, 실제로 그런 일을 겪을 경우는 250분의1에 불과하다. 1998년 LA타임스는 도로상에서 운전자끼리 싸우는 ‘도로분노’를 살벌하게 묘사한 뒤, 총격으로까지 이어지는 그같은 싸움을 피해 수백만명의 운전자들이 차를 돌려 달아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문제의 미국 북서태평양 지대에서 ‘도로분노’로 죽은 사람은 1년에 1명꼴에 불과했다. ●정치인·기업·미디어 ‘가짜공포’ 확산시켜 이득 문제는 오히려 심각한 사안이 대개 무시되고 만다는 점이다. 암의 경우 두려움을 가지면 오히려 병원에 가길 꺼려 예방에 역효과가 나는 경향이 있으며, 온갖 범죄 뒤엔 총기 문제가 있으나, 심각하게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반면 그 허구적 공포 때문에 낭비되는 비용은 막대하다. 범죄예방과 관리를 위한 형사재판제도를 운영하는 데 미국인은 매년 1000억달러 가까운 비용을 부담한다. 발생률이 희박한 위험 예방을 위해 국가 재산을 낭비하는 동안 수백만명의 어린이가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근거 없는 공포를 조장함으로써 이득을 얻는 3대 세력, 즉 ‘공포행상’은 정치인과 기업, 그리고 미디어다. 정치인에게 공포는 곧 표다. 범죄와 마약에 대한 사회불안이 높을수록 강력한 조치를 공약하면 쉽게 표를 얻을 수 있으며, 소수민족과 유색인종에 대한 공포를 선동하면, 쉽게 편견어린 백인 중산층 표를 얻을 수 있다. ●美, 허구적 공포 예방에 年 1000억달러 부담 비행기에 대한 공포를 자아내 보험상품을 팔고, 범죄에 대한 공포를 확산시킴으로써 보안산업이 호황을 누린다. 새롭고 강력한 공포를 선전함으로써 판매부수와 시청률을 높이는 미디어는 말할 나위도 없다. 이른바 ‘공포마케팅’의 주체들이다. 그래서 지은이는 시종일관 이렇게 강조한다.‘막대한 손실을 감수하기 싫다면 공포행상인이 지어내는 거짓위험을 정확히 식별하라. 그리고 거짓공포에 맞서 싸워라.’ 1만 5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공포 행상인’ 들이 써먹는 테크닉 공포 행상인들이 써먹는 테크닉 중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기술들이 있다. 과학적 증거 대신 애처로운 일화 동원하기, 개별적인 사건을 시대적 추세로 부풀리기, 날 때부터 위험한 부류의 인간들 비난하기 등등. 책이 소개하는 이들의 대표적 테크닉 몇 가지를 소개한다. 권위적 전문가연하는 사이비 전문가 말 인용 터무니없는 공포일수록 그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전문가와 그들의 조사연구 결과를 내세운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3류학자일 경우가 많고, 연구방법에 근본적 결함이 있다. 보통 사람들의 목소리 동원 대중의 공감을 자아내고 내 주변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공포감을 심화시킨다. 수술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나운 목소리가 의사들의 과학적 연구결과마저 의심케 만드는 것처럼. 선별적 통계 인용 가능한 한 통계수치를 비틀어 극적 효과를 얻으려 한다. 주변에 마약복용하는 사람이 있다고 응답한 아이들의 수치를 직접 마약을 복용한 수치로 왜곡하는 것처럼. 퀴진아트 효과 ‘퀴진아트’(CUISINART)는 미국의 주방조리 기구 회사인데, 퀴진아트 효과란 사실과 허구를 마구 뒤섞어 뒤범벅을 만드는 보도를 가리킨다.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에볼라바이러스에 관한 NBC ‘데이트라인’을 보면, 구석구석에 영화 ‘아웃브레이크’의 극적인 장면과 전문가들의 심각한 예측을 교차편집하면서 당장이라도 가공할 전염병이 퍼질 것 같은 인상을 심었다. 미스디렉션 미스디렉션(misdirection)은 본래 마술사가 물건을 감추는 동안 관객의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기술을 말한다. 공포 행상인들은 아이를 범죄자로, 미혼모로 내모는 열악한 환경엔 눈감고 ‘무서운 아이들’에 초점을 맞추며, 정리해고에서 오는 고용불안 문제는 가린 채 부차적인 직장폭력만을 강조하는 수법을 쓴다. 임창용기자 sdr@seoul.co.kr
  • 한진해운-현대상선 배 크기 전쟁

    한진해운-현대상선 배 크기 전쟁

    63빌딩보다 더 큰 거함이 100m를 ‘몽고메리’(세계 신기록 보유자)보다 더 빨리 달린다? 언뜻 상상이 잘 안 가지만 2년 후면 우리나라가 갖게 될 배의 모습이다. 업계 1·2위를 다투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사이에 배 전쟁이 한창이다. 1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최근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6500TEU급 선박 3척을 발주했다. 그러나 이 기록은 하루 만에 뒤집어졌다. 현대상선이 이보다 훨씬 큰 8600TEU급 선박 6척을 하루 간격으로 주문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은 “규모나 숫자면에서 (한진해운과)비교가 안 된다.”고 으쓱대고, 한진해운은 “그동안 살림이 어려워 못한 주문을 몰아치기한 것”이라며 시큰둥해했다. 배 못지않게 신경전도 치열하다. ●배 크기를 환산해 보니… 1TEU는 길이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를 뜻한다. 즉 현대상선이 이번에 주문한 8600TEU급 선박에는 컨테이너 8600개가 들어간다는 뜻이다. 이 배의 길이는 339m. 세로로 세워놓으면 63빌딩(249m)보다 90m가 더 길다. 거대한 몸집이지만 움직임도 가볍다.10만 8920마력의 주엔진을 달아 100m를 7.20초에 주파(시속 27노트)한다. 세계 신기록을 갖고 있는 미국 육상선수 몽고메리보다 2.58초 빠르다. ●현대중공업 어부지리 현대상선측은 “이번 주문으로 우리나라에도 사실상 9000TEU급 선박 시대가 열렸다.”면서 “한번에 많은 짐을 실어나를 수 있어 운송비 절감 효과 등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한진해운의 6500TEU급 선박이 다소 빛을 바랬다. 한진해운측은 “해운업계가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어 배가 점점 커지는 추세”라면서 “그러나 선복량(컨테이너 적재용량)이 크다고 해서 꼭 물동량이 많은 것은 아니다.”라고 경계했다. 현대상선이 선박을 6척이나 발주한 데 대해서도 한진해운은 “지난해에 한 척도 발주하지 못했기 때문에 한꺼번에 물량을 소화한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5척을 발주하는 등 매년 신규발주를 꾸준히 내고 있다. 한진해운이 업계 1위자리 수성에 성공할지, 현대상선이 과거 영예를 재탈환할지 두고볼 일이다. 덕분에 배를 만드는 현대중공업은 톡톡히 ‘어부지리’를 챙기고 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법인세 탈루혐의 2만3000곳 중점관리

    국세청은 현금수입 및 호황 업종 기업, 자료상 혐의자(실물거래없이 세금계산서를 남발하는 혐의자)와 거래하는 기업 등 법인세 탈루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법인 2만 3000곳을 중점관리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들 기업에 대해 유형별 혐의내용을 개별 통보했으며 내달 법인세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세무조사를 통해 탈루세액 추징에 나선다. 국세청은 16일 이같은 내용의 ‘12월 결산법인 2005년 법인세 신고 안내’를 발표했다. 중점관리 대상 유형은 ▲자료상 혐의자, 중개인, 위장가맹점과 거래한 법인 ▲수출 증가, 환율 하락 등으로 이익증가가 예상되는 법인 ▲분식결산 및 부당내부거래 자료 발생 법인 ▲현금수입 업종 등 과표양성화가 미흡한 법인 등이다. 국세청 조성규 법인세 과장은 “보험차익, 국고보조금, 재평가토지 양도차익, 어음채권 보험금 등에서 신고누락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개인사업자에서 법인으로 전환한 기업은 창업중소기업 세액감면대상이 아님에도 잘못 감면받는 경우가 있었던 만큼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이번 법인세 신고부터는 서식 표준화가 불가능한 외부회계 감사보고서만 우편으로 제출하도록 하고 나머지 법정서식은 모두 온라인으로 제출하도록 했다. 또 전자신고 법인에 대해서는 환급금이 발생할 경우 수동신고한 법인에 비해 환급금 지급을 10일 이상 앞당겨 4월20일까지 끝낼 방침이다. 한편 올해부터는 직전 사업연도 매출이 70억원 이상인 기업은 법인세 신고 때 세무사나 회계사 등이 신고서를 작성하는 ‘외부세무조정신고서’를 의무적으로 첨부하지 않으면 무신고로 간주돼 가산세를 물게 된다. 올해 법인세 신고대상 기업은 33만 3072곳으로 작년보다 1만 1816곳이 증가했으며 이들 기업은 내달 31일까지 법인세 과표 및 세액을 신고, 납부해야 한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건설로 경기부양땐 경제공황 온다”

    올해 화두는 경기부양이다. 참여정부가 올인하겠다더니 야당이 모처럼 화답하는, 어색한 광경까지 연출된다. 경기부양 말이 나오기 무섭게 시중에는 이런저런 개발 청사진이 떠돌고 있다. 역시 해답은 건설업이었다. 아파트 열심히 쌓아올리면 경기가 살아난다?초록정치연대 우석훈 정책실장이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계간지 당대비평 2005년 신년특별호에 발표한 ‘한국 경제의 위기가 저성장이 아닌 이유’라는 글을 통해서다. 우 실장은 “경제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건설업의 비중을 높이는 것은 경제위기를 경제공황으로 전환시키는 진짜 위기”라고 규정했다. 실증적인 증거도 제시했다. 한국이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한 때는 1980년과 1998년, 두 번이다. 이 때 건설산업 매출액이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 이상이다.3저호황, 혹은 단군이래 최대호황으로 불렸던 전두환 정권 때 건설업 비중은 6년 동안 25.4%에서 11.7%까지 떨어졌다. 해외 사례도 있다.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인 국가에서 같은 수치는 8∼13%에 그친다. 이웃 일본은 비교적 높은 18% 정도다. 그런데 이 18%대였던 시기는 묘하게도 일본식 경제공황이었다는 시기와 겹친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우 실장은 남미와 덴마크·스위스간 비교에서 해답을 찾았다. 남미는 한때 덴마크·스위스를 능가했지만 주저앉았다. 바로 토호세력인 ‘카우디요(Caudillo)’ 때문이다. 자체적으로 군까지 보유했던 까우디요는 토호에게 이득되는 건설 정책을 관철시킨 반면, 덴마크와 스위스는 ‘가족형 농부’를 중심으로 민주주의 체제를 강화했다. 발돋움이냐 추락이냐의 갈림길은 “토호세력을 제어할 수 있는 사회적 장치”에 달렸다. 이미 정부의 요직 인선 때마다 부정한 재산형성의혹이 빠지지 않고 그 대부분은 부동산투기의혹인 나라가 한국이다.“정부는 부패하지 않았을지 몰라도 나라는 이미 부패했다.”는 우 실장의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참여정부가 건설을 통한 경기부양을 결심한 그 순간 카우디요의 길은 시작됐다. 우 실장 글의 부제목이 ‘참여정부의 실체-카우디요 경제로 가는 길’인 까닭은 이 때문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뛰는 증시’ 경기 이끄나

    ‘뛰는 증시’ 경기 이끄나

    설 연휴 뒤끝의 주식시장 상승세가 숨가쁘다. 북한의 핵보유 선언 등 외부 돌출악재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있다.14일 코스닥지수가 가뿐하게 500선을 뛰어넘은 데 이어 종합주가지수도 5년만의 1000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 고비를 넘긴 증시의 힘과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북핵변수에 내성 키워져 코스닥지수는 ‘북핵변수’에 아랑곳하지 않고 4일째 상승하면서 지수 500선을 넘었다. 종합주가지수도 지난 11일 1.96포인트가 빠졌지만, 이날 17.56포인트나 올라 북핵 변수를 무색하게 했다. 과거 증시는 북핵 변수가 생겼을 때 크게 출렁였다. 지난 1994년 6월13일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탈퇴,2002년 12월12일 북한 핵개발 동결조치 해제선언 등으로 지수가 각각 19.52포인트와 7.25포인트 급락했다. 이와 비교하면 이번의 주가 변동은 무반응에 가까운 셈이다. 전문가들도 북핵관련 발표가 “악재는 악재지만 그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시장상황을 조심스럽게 지켜보았으나 예상을 뛰어넘는 안정감과 상승기조를 보이자 놀라는 눈치다.LG투자증권 서정광 애널리스트는 “북핵 변수는 이미 시장에 반영된 재료로 현재의 흐름을 바꾸지 못할 것”이라면서 “북핵 변수에 내성이 강해져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유지된 점 등이 지수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핵보유는 이미 알고 있던 내용에 대한 재확인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다만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애널리스트는 “‘1000’이라는 민감한 지수대를 앞두고 북핵 변수가 자꾸 불거진다면 그만큼 한국 증시가 한 단계 도약하는데 부정적”이라며 북핵 문제가 재발하는 것에 대해 우려감을 표시했다. ●상승의 힘은 넘치는 자금력 올해 주가상승의 원동력은 증시 주변으로 끊임없이 유입되고 있는 직접 또는 간접 투자자금이 우선 꼽힌다. 돈의 힘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유동성 장세’라는 것이다. 지수상승이 경기회복의 선행지표가 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한 답을 하기 어렵다. 자금유입은 은행권의 저금리와 채권 값 하락이 큰 원인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정부의 내수부양과 벤처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 환율과 주가의 안정세, 기업의 체질개선에 대한 기대도 지수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의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한달동안 은행 계정에서 7조 9195억원이 빠져 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채권형 펀드에서도 3조 5000억원이 인출됐다. 반면 현재 고객예탁금은 지난해 말(8조 4505억원)보다 1조 2665억원이 늘었다. 외국인들의 증시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해외 펀드에도 최근 1주일동안 15억 80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1000 돌파시점 여건, 과거와 달라 전문가들의 증시 전망은 대체로 낙관적이다. 이는 과거 종합주가지수 1000선을 돌파했을 때보다 증시와 경제 여건이 결코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그만큼 기업가치의 상승 등 증시의 기초체력(펀더멘털)과 잠재력이 강하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지수 1000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 1989년,94년,2000년 등 3차례 있었다. 이 때는 가전수출(89년), 반도체(94년), 정보기술(IT·2000년) 등으로 모두 경제호황기에 주가상승이 이뤄졌다. 외국인의 투자참여(2000년) 등으로 증시 주변의 여건도 좋았다. 반면 올해는 경기불황에다 IT 경기도 좋은 편은 아니다. 다만 사상 유례없이 증시에 많은 돈이 몰리는 점과 한국기업에 대한 가치인정 등이 긍정적인 요소다. 동부증권 최원경 연구원은 “경기가 살아나기 전에 증시가 먼저 오르고 있는데다 한꺼번에 급등하지 않고 매물을 그때그때 소화하면서 계단식으로 상승하는 모양이 수급의 안정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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