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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류층 과소비 끝없다

    “담요 한장에 1억원,조끼 하나에 1,600만원이라니…”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수입 의류매장에 들렀던 주부 임모씨(31)는 엄청난 가격표를 보고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230여평의 매장에는 ‘비나큐’라는 동물의 털로 만든 3,000만원짜리 양복 등 상상을 초월한 가격대의 상품들이 진열돼 있었다.소파에 올려놓는 쿠션이 1,000만원이었으며,캐시미어로 만든 우산은 100만원의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임씨는 지난 10월 “1,600만원짜리 조끼 10장을 수입했으나 이미 다 팔렸고,내년에는 1억원을 호가하는 설치류의 일종인 ‘친칠라’ 담요를 수입할 예정”이라는 매장 직원의 말을 듣고 쫓기듯 나오고 말았다. 임씨는 “집 한채 값에 해당하는 담요 등을 보니 허탈하기도 하고 어렵게 벌어들인 외화가 상류층의 무분별한 과소비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생각하니 화가 치밀었다”며 분통을터뜨렸다. 지난 10월 문을 연 이탈리아 ‘R’매장은 ‘최고의 제품을최상류층에게 제공한다’는 광고문을 앞세우고 있다.매장 관계자는 “재벌 2세 등 극소수의 고객만을 대상으로 그들이원하는 최고품을 제공하다 보니 값이 비쌀 수밖에 없다”면서 “너무 비싸 걱정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하루 예약 손님만 20여명이라고 귀띔했다.연말연시를 맞아사치성 해외 골프여행과 호화 망년회도 늘고 있어 서민들의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12일 과소비추방범국민운동본부(과추본)에 따르면 모피의류 수입은 올 10월말 현재 1,579만달러로 IMF 직후인 지난 98년의 960만달러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해외 골프 여행객은지난 8월까지 5만2,03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만5,991명에 비해 40% 늘었다.올 연말까지 8만명을 넘어설 것으로보인다.동남아와 호주,뉴질랜드 등 ‘골프 투어객’을 모집한 상당수 여행사의 예약은 1월말까지 끝난 상태이며,1,000만원을 호가하는 ‘맞춤형 골프투어’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 말이다. K여행사 관계자는 “전에는 동남아 등지의 단체 골프여행이 많았는데 올 겨울에는 2∼4명씩 장기간 호주나 뉴질랜드 등지로 떠나는 고가 골프여행 상품이 잘 팔린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의 유흥업소는 대부분 연말 망년회 예약을 끝냈다.하룻밤 술값이 1인당 100만원을 웃도는 강남의 D단란주점관계자는 “올해에는 100만원 이상의 최고급 양주가 잘 팔린다”고 털어놨다. 과추본 박찬성(朴讚星)사무총장은 “지난해 169억 달러가사치성 소비재 수입으로 빠져나갔다”면서 “연말을 맞아 ‘외제 고가품 판매금지’ 캠페인을 강도높게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현석 한준규기자 hyun68@
  • 집중취재/ ‘고무줄 司正’ 이젠 그만

    정부는 공직기강이 흐트러지는 것을 막고 부정·부패고리를 끊겠다며 일년에 몇 차례나 ‘사정(事情)없이 사정(司正)’하겠다고 나서고 있지만 결과가 신통치 않아 ‘사정 남발’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적발된 공무원도 하위직이 대부분인 데다 사유도 대개 보안내규 위반이나 명예실추,근무시간 자리 이탈 등이고 금품수수나 공금횡령 등의 비리는 숫자가 적다. 정부는 지난 7일 내년 양대선거와 연말연시를 맞아 대대적인 공직기강잡기에 나선다고 밝혔다.공개적인 사정 발표가올해들어서만 4번째다.일반감사와 암행감찰까지 포함한다면셀 수 없을 정도다. 사정은 때와 대상을 가려서는 안된다.그러나 체계적이지 못한 캠페인성 사정은 구호에 그칠 우려가 높다. 이러다 보니 현장에서는 냉소적인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다.제도적인 보완없는 잦은 사정과 감찰이 공직사회의 복지부동(伏地不動)과 눈치보기,냉소주의를 부추기고 있다.“이 때만 피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바닥에 엎드리게 된다는 것이다. 중앙부처의 한 공무원은 “정부의 사정에 있어 ‘벼린 칼날’이 아니라 ‘버린 칼날’로 휘두르니 제대로 비리를 잘라내지 못한다”며 치밀한 사전준비 부족을 꼬집었다.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사정을 홍보 차원에서 하는 듯한 정부의 태도가 잘못됐다”면서 “제도적 보완없는 사정은 그때만 지나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은 자명한 일”이라고 비판했다.전문가들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시범케이스로 엄단만하지말고 장기적인 성과를 거두는 데 역점을 두어야 ‘재수없이 걸렸다’는 말을 듣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사정 현황]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올들어 10월 말까지 사직당국에 단속된 비위공무원은 1,661명으로 이 가운데 385명이 구속되고 1,276명은 불구속 조치됐다.부처별 자체 감찰활동에서는 3,397명의 공무원이 적발됐으며 직급별로는 3급 이상 39명,4∼5급 193명,6급 이하 2,565명 등이다. 적발사례도 복무규정 위배 등 사소해 해임·정직.감봉 등중징계를 받은 경우는 10% 정도에 그쳤고 적발자도 대부분이 하위직이다. 지난해 11월에도 정부는 ‘부패와의 마지막 결전’이라며사정을 단행했다.기관별 자체 감찰활동에서 적발된 1,903명을 직급별로 보면 5급 이상이 82명으로 4.3%에 불과했다.6급 이하는 1,639명으로 무려 86.1%에 이르렀다.나머지는 교육직 17.8%,공기업 등 산하 단체 9.6%였다. 적발된 5급 이상 공직자 가운데에도 공금 횡령·유용과 무사안일 케이스는 한 명도 없다.반면 6급 이하 하위직에서는108명에 이르러 사정이 하위직에 치우쳤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감사원의 적발사안도 대부분 하위직 공무원들과 관련됐다.98년부터 지난해까지 감사원 적발로 파면된 지자체와 중앙부처 3급 이상 고위직 공무원은 고작 12명이다.그나마 장관급등 정무직은 한 사람도 없다. 98년에도 6월부터 8월까지 두 달에 걸쳐 대대적인 사정을실시했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사정이 끝난 지 2달도 안된 10월에 다시 대통령이 공직기강 점검을 지시할 정도였다. 그해에 적발된 8,108명 가운데 파면 67명,해임 113명,면직 340명 등 500여명이 중징계를 받았다.99년에는 6,000여건이적발됐다. [반응] 대규모 사정이 한창인 지난 7월 금융감독원은 직원들에게 조심해야 할 4가지 항목을 적은 회람을 돌렸다.‘대가성 골프를 치지 말고,호화 유흥업소에 가지 말 것’ ‘출근시간과 점심시간을 엄수하고,공무 중 이석을 금할 것’ 등의 내용이다. 어떤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마무리하라는 지시가 아니라 ‘행동 조심하라’는 소극적 지시가 고작이다.금감원 관계자는 “보통 때는 문제가 되지 않을 사안도 시범케이스로걸리면 백약이 무효”라고 말했다. 중앙부처 한 공무원은 “출근시간이 늦었다거나 점심시간을 오래 가졌다고 사정 대상이 되는 것은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공무원은 “사정이나 감찰 대상이 되는 것은 열심히일을 벌여 놓은 공무원이지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공무원은아니다”며 무원칙한 사정이 업무에 대한 의욕만 위축시켜결과적으로 복지부동하게 만든다고 주장했다.다른 중앙부처고위 관계자는 “물을 흐리는 것은 미꾸라지 한 마리”라면서 “언론에 오르내리는 사정은 공직사회 전체가 비리의 온상이라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주기 때문에 공무원들의 불만만 산다”고 지적했다. 이러다 보니 비리척결을 체감할 수 없는 국민들도 냉소적이다.경실련이 지난 10월 말부터 1주일간 서울시민 1,075명을대상으로 여론조사한 결과 현정부 출범 이후 실시된 사정작업과 관련,‘못하는 편’이라는 의견이 50.6%로 ‘잘하는 편’(7.1%)과 ‘매우 잘한다’(0.8%)는 의견보다 압도적으로많았다. “사정도 좋고 감찰도 좋지만 그보다는 공무원들이 정작 소신과 당당함을 가질 수 있는 여건 마련에 더욱 무게를 둬야한다”는 공무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영중기자 jeunesse@. ■전문가 제언- “예방위주로 활동 바꿔야”. 정부의 사정·감찰이 하위직 위주로 이뤄지는 등 공직사회의 근본적 비리를 없애지 못하고 있으며 너무 남발한다는 지적에 대해 각계 전문가들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사정기관의 유기적인 협조체계 구축,객관적인 인사제도 등 제도의 뒷받침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사정은 구호보다는 공정하고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궁근(南宮槿·서울산업대 행정학과 교수)행정개혁시민연합 정책위원장은 “기간을 정해 놓은 사정은 쉽게 적발할 수 있는 하위직 공무원의 비리에만 중점을 두는 등 형식적으로 될 수밖에 없다”면서 “부정·부패가 공개적으로 사정한다고 하루아침에 없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내년에 출범하는부패방지위 등 기구와 제도를 잘 구축·활용해 비리가 일상적으로 체크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황성돈(黃聖敦)외국어대 행정학과 교수도 “내부고발자보호제도 등을 활성화시켜 비리가 발각될 확률을 높여야 한다”면서 “사정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소리소문없이,예외없이 매우 단호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은(李在恩)충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사정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은 행정·입법·사법 3부의 유기적 공조노력이부족하기 때문”이라면서 “경기도 한 지원의 경우 일년동안 적발된 비리 공무원 모두가 ‘그동안 국가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참작했다’며 집행유예로 풀려난 적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거성(金巨性)반부패국민연대 사무총장은 “정권 말기나선거 전후 등 정치적인 격변 시기와는 상관없이 모든 공직자들이 자기 책임에 합당한 일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꾸준한 예방위주의 사정활동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업무에 대한 책임 한계가 불분명해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단체장에게 잘 보이면 승승장구하기 때문에 줄서기에 나서게 된다”면서 “공정한 고과제도 정착,정실인사 배제 등 근본적 치유방법이 없는 사정은 결과적으로 공직사회의 사기를 저하시킬 뿐”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중기자.
  • 독자의 소리/ ‘호화 납골묘’ 위화감 조장

    ‘납골묘 사치바람’ 제하의 기사는 매장에서 화장 후 납골로 장례문화가 바뀌어가는 시점에서 호화사치 납골묘를조성하여 분양하는 또 다른 장례문화의 이면을 보여주고 있다. 아직까지도 일부 부유층들은 호화 분묘를 조성하는 현실속에 납골묘마저 호화롭고 사치스럽게 조성하고,또 이를 분양한다는 것은 건전한 장례문화에 찬물을 끼얹는 행태라고생각한다.한 연구소에 따르면 지금 우리 사회는 부유층이국민 전체의 10%,그리고 중하위층이 90%인 이른바 10대 90의 격차가 큰 사회로 진행돼가고 있다고 한다.이런 사회구조 속에서 10% 그룹은 소비를 포함해 여러 측면에서 다른사람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납골묘마저 호화사치로 조성한다는 것은 가뜩이나 심화되는 빈부 격차 속에서 국민간 위화감을 더욱 조장하므로일정한 규약을 정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정경내 [부산 동래구 낙민동]
  • [기고] 수요진작 통화정책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 MIT의 폴 새뮤얼슨 교수는 최근 한 기고문에서 “한국은 일본이 1950∼1989년 사이에 이룩한 기적적인 경제 발전의 모델을 1960∼2000년까지의 개발계획에 받아들여 성공했다”고 평가했다.IMF 고통을 감수한 한국이 2001년 말에는 아시아의 네 마리 용중에서 유일하게 2∼3%의 플러스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그러나 일본식 경영체제의 취약구조를 지적하며 한국도 경계로 삼을 것을 강조한다.한국의 재벌체제와 유사한일본식 보수적 경영 패턴인 게이레츠(系列)형태는 거대한독과점 기업과 정부 관료간의 정경유착을 낳아 주거래 은행들의 대기업 집중지원을 조장하고 기업들로 하여금 시장 점유율에 연연토록 해 장기적인 수익성을 외면케 하는 약점을지녔다는 것이다. 이같은 풍토는 1990년부터 일본 경제가 10년 이상 침체와 불황의 골을 헤매는 원인이 됐다.한국이이 전철을 답습한다면 단기의 불황이 아닌 장기의 침체가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요컨대 일본의 활기찬 노동력,고품질 생산,계급투쟁적 노사관계의 지양등 장점만 받아들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일본 경제침체의 함정을 여러가지로 분석한다.우선 막대한 공적자금을 퍼부어 경기를 부양시키려해도 정책 효과가 나지 않는 정책함정을 꼽는다.또 제로 이하의 마이너스금리하에서도 투자와 소비가 화답하지 않는유동성함정을 들 수 있다.GDP의 132%나 되는 과다한 국가부채를 지면서까지도 경기활성화를 이루지 못하는 부채함정도간과할 수 없다. 아울러 보수적인 금융관행,평생고용제 등잘못된 사회구조로 인한 구조적 함정 등도 지적한다. 그러면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인 S&P(Standard & Poor’s)사는 착실한 금융,기업구조조정의 실행을 높이 평가하여 우리의 신용등급을 4년만에 한 등급 올리는 호재도 있었으며,외국 금융 컨설턴트들이 IMF 조기졸업으로 동방의 떠오르는 샛별이라고 기타 아시아 개도국들과 차별화했다.우리의 국가 신인도 상승의 좋은 기회에 다름아니다.하지만 3·4분기의 마이너스 성장,외국인투자 급감,공장가동률 최악,수출신용장 내도액급감,수출 8개월째 연속하강 등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드리워져 있다. 사치소비재,호화 해외여행 및 오락성소비는급증하고 있지만 건전하고도 생산적인 소비는 크게 줄고 있다. 더구나 저금리로 적절한 투자 선택을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잠시 빤짝 튀는 증권투기와 지금 한참 다시 불고 있는 거품 낀 부동산 투기에 자금을 집어넣는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재테크의 흐름에 물꼬를 트고 있다.또한 부동산가격이 선진국이 GDP에 1대1인데 비해 3.4대1인 점도 버블의심각한 문제이다. 지금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유동성 함정과 스태그플레이션현상은 이자율 인하와 재정 적자지출의 적극적 집행, 추가경정 예산 조기조성 등만으로 효과가 크게 나지 않는다.과감한 감세조치와 유효수요 진작을 위한 재량적 통화정책이뒤따라야 할 것이다.케인스식 재정,금융정책이 절실한 시기이다. 이광수 경원대겸임교수·경제학
  • 김의원 수뢰 단서 포착

    ‘진승현 게이트’를 재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부장朴榮琯)는 2일 MCI코리아 대표 진승현(陳承鉉·수감중)씨가구속된 전 국가정보원 경제과장 정성홍(丁聖弘·52)씨에게건넨 돈이 진씨가 김재환(金在桓·수배중)씨에게 건넨 구명로비 자금 12억5,000만원과는 별개인 점을 중시,진씨의실제 로비 자금 규모를 규명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특히 정씨가 금융감독원 검사 무마 등을 대가로 진씨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은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지난해 총선 전진씨와 정씨가 여야 정치권 인사들에게 거액의 정치자금을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두 사람을 상대로 진위 여부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검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정·관계 커넥션 등에 대한) 수사 착수를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진씨와 진씨 회사의 금융계좌 전반에 대해 재추적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중이다. 검찰은 민주당 김모 의원의 금품수수 의혹을 입증할 단서를 확보했으나 소환 시기는 아직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씨가 지난 3월모 유명 여배우의 시가 10억원대호화빌라에 5억여원의 전세금을 주고 입주한 사실과 관련,두 사람의 관계 및 전세금 출처 등도 추적하고 있다. 이에 앞서 검찰은 정씨가 진씨로부터 금감원을 상대로 한로비 청탁과 함께 1억4,600여만원을 받은 사실을 확인,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수감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
  • 공적자금 운영 이대론 안된다/ (2)책임지는 사람 없다

    “공적자금이 무엇인지 어떻게 써야하는지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습니다.법적 장치가 제대로 안된 상황에서 갑작스레자금이 투입됐기 때문입니다.” 공적자금 특별감사를 총괄한 감사원 고위 관계자는 부실기업주들이 7조원이란 돈을 빼돌렸는 데도 책임소재를 밝히기엔 어려움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29일 발표한 공적자금 감사결과를 보면 검찰에 고발또는 수사의뢰한 기업의 임·직원은 60명에 불과했다. 또 재정경제부 등 감독기관의 징계는 67명에 지나지 않았다. 공적자금의 부실을 제공한 책임이 감독기관의 관계자와 부실기업 경영주 및 금융기관의 임·직원에 있음에도 불구,지속적이고 철저한 재산추적과 책임추궁이 안되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도 정책 실패로 인한 공직자의 책임을 묻기가 쉽지 않다.공무원의 책임은 형사상으로는 직무유기·배임 등의과실이 없으면 책임을 물을 수 없고,신분상으로는 고의 또는 중과실이 아니면 잘못을 지적하기 힘들다. 97년 외환위기와 관련,‘실패한 정책은 사법처리 대상이 아니다’란 판결이 이를 뒷받침한다.정치논리에 따라 결정되는 대규모 정책일수록 더하다. 이번 공적자금의 경우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단기간에자금이 지원됐기 때문에 문책대상을 정하기에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감사원의 관계자는 “정책결정과 실행에 참여한공무원의 책임문제는 사실상 모호한 것이 많다”고 전제,“징계시효가 2년이며,IMF 당시 참여했던 공직자들이 대부분퇴직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한국금융연구원 이동걸 박사는 “법적·제도적 측면에서 엄격한 적용이 중요하다”면서 “판단오류가 생겼을 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앞으로 부실책임이 있는 은행 및 기업의 경영진은 전면 물갈이를 원칙으로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예금보험공사(FDIC)의 경우 부실 금융기관 임·직원이 실수 또는 고의로 손실을 입혔을 때는 1년분(우리는 6개월)에 대해 책임을 지우고 있다.자신에게 책임이 없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해당 임·직원들은 민·형사상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기관의 사후관리도 문제다.공적자금은 그동안 재경부·금융감독위·청와대 경제수석실이 이끌어 왔다.그러나 재경부와금융감독위는 서로 관리영역 싸움만 해온 것으로 감사결과밝혀졌다. 연세대 정갑영 교수(경제학)는 “공적자금의 총체적 부실이 1차적으로 금융기관과 기업에 있는 만큼 이들 기관의 건전성의 강화가 우선돼야 하고 감독기관의 관리시스템도 일관성 있게 혁신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정기홍기자 hong@. ■공적자금 탕진 실태-훔친 외화로 카지노'제집 드나들듯'. 거액의 재산을 해외에 빼돌린 부실기업 대주주들의 ‘탕진행태’는 ‘도덕적 해이’를 넘어 국민의 감정에 허탈감마저 주고 있다. 이들 기업인들은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 해외 현지에서 도박은 물론 귀금속을 사들이는 비상식적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다음은 공적자금 투입을 초래한 부실 기업주들의 낭비 사례이다. J사 등 4개 기업의 전 대표이사 등 8명은 해외에 가공회사등을 차려놓고 수십억달러의 외화를 유출,호화생활을 하고있었다. 이들은 해외투자,수출입거래,해외이주비,용역비 등을 멋대로 산정해 1억1,004억달러를 송금한 뒤 개인돈으로 유용했다. J사의 전 대표이사는 해외 현지법인에 무선전화기·컨테이너 등을 수출하고도 수출대금 2억1,691만달러를 국내에 회수하지 않고 수출대금 5,950만달러를 불법 상계해 자금을 빼돌렸다. 이들은 현지 부유층이 부러워할 정도로 도박장과 유흥업소를 ‘제집 드나들듯’ 출입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또 M사의 전 대표이사 2명은 미국소재 현지법인 등에 수출대금 1억3,166만달러 및 일본화 1,024만엔을 회수하지 않았고 수출입 거래를 위장해 1,516만달러를 불법 송금하는 등으로 1억6,440만달러를 유출했다. 이들의 소재는 검찰 등을 통해 파악중이다. K사 대표이사 김모씨는 캐나다 소재 현지법인에 해외투자명목으로 36만달러를 송금해 오다가 회사가 부도나자 국내에서 캐나다로 출국,미성년 아들의 이름으로 해외이주비로 36만달러를 송금하는 등 모두 95만달러를 해외로 유출했다.김씨는 이 돈으로 저택을 구입해 신변을 숨긴 채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이들은 수출입 거래·해외투자를 위장해 국내재산을 해외로 불법유출했는가 하면 증여 등의 방법으로 보유재산을 해외에 은닉했다”면서 “현재 검찰에서 수사를 벌이고 있어 도박 등 구체적인 생활의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홍기자
  • “부도덕 業主에 철퇴를”

    부실기업의 대주주들이 거액의 재산을 해외에 빼돌려 원정도박 등으로 탕진하는 ‘도덕적 해이’에 철퇴를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일고 있다. 특히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의 지원을 받은 부실기업주들이 해외 도박,골프,부동산 및 귀금속 구입 등으로 외화를흥청망청 쓴 경우를 끝까지 추적,엄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도 감사원의 공적자금 감사 결과 일부 부실기업주들이거액의 외화를 불법유출,도박까지 한 사실이 적발된 것과 관련,검찰 수사와 함께 인터폴에 수사요청 등의 조치를 취했다. 감사원은 50억원 이상 금융부실을 초래한 부실기업주 16명이 지난 98년부터 올 7월22일까지 미국 등 20개국에 319회에 걸쳐 출국해 골프,도박,귀금속·고급의류 구입 등으로 5억7,000만원 상당을 신용카드로 결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일부 부실기업주들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등 유명 도박장에서 불법유출한 외화를 도박자금으로 썼을 것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들은 수출입 거래,해외투자를 위장해 국내재산을 해외로불법유출했는가 하면 증여 등의방법으로 보유재산을 해외에 은닉했다.특히 회사가 망했음에도 불구,현지에서 부동산과주식을 매입하는가 하면 고액의 골프회원권을 사들여 호화생활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97년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원정도박 사건에 연루된 ‘장 존’이라는 인물이 한국일보 장재국 회장이라는 로라최의 증언과 관련,언론 연관 단체와 시민단체들은 일제히 검찰의 재수사를 촉구했다. 지난 99년 7월 장 회장을 외국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던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문순)은 성명서를 통해 장 회장의 사퇴와 검찰의 재수사를 촉구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 김동민(金東敏)공동집행위원장도 “검찰이 자신의 수사 결과를 뒤집어야 할 가능성도 있어 입장이곤란하다는 것은 안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로라최의증언이 명백하게 나와 상황이 바뀐 만큼 재수사에 착수해야국민들이 공권력을 신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언론시민연합 최민희(崔敏姬)사무총장은 “공권력이 사회 지도층의 부도덕한 범죄에 대해 계속 면죄부를 준다면 결국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행위”라면서 “검찰은 조직보호보다는 우리 사회의 통합과 발전,부패구조 척결이라는 시각에서 이 사건을 다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참여연대 김성희(金星熙)연대사업국장은 “이번 사건은 검찰이 최근 급격히 무너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특별취재반
  • 집중취재/ ‘장묘’ 사치바람 실태

    26일 경기도 N시 외곽에 위치한 C추모공원의 납골묘 공사현장. 북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수려한 산자락에서 인부 5명이사당 형태의 석재 납골묘를 짜맞추느라 한창 바쁜 모습이었다.사당 내부는 서너평 정도 넓이로 유골함 80기(基)를모실 수 있다고 한 인부가 말했다.산을 깎아내 만든 공사장 옆 절벽에는 ‘귀한 자리엔 귀한 분만 모십니다’라는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분양사무실 벽에는 납골묘 안내판이 붙어 있었다.‘16기를 안치할 수 있는 가장 작은 3평짜리 가족묘가 1,250만원,6.8평짜리는 1,860만원’,‘관리비를 포함하면 각각 1,500만원과 2,300만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같은 가격은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이 경기도 파주군 용미리에 시범적으로 조성한 같은 크기의 한국형 가족묘 분양가 540만원에 비해 무려 4배나 비싼 것이다. C추모공원 등 사설 납골묘 조성업자들은 이보다 훨씬 규모가 큰 납골묘도 마련해 놓고 있다.이런 납골묘는 값이억대를 훌쩍 넘어선다.C추모공원의 한 관계자는 대형 납골묘의 값을 묻는 질문에 “80기를 안치하는 12평짜리 묘는5,000만원이고 400기가 들어가는 왕릉형 납골묘는 억대를넘는다”고 말했다. 그는 “명당 자리로 경관이 뛰어나고 고급 석재를 사용한다고 광고를 냈더니 부유층의 문의가 빗발쳐 지금 80% 가량이 분양됐다”면서 “납골함 수십기를 안치할 수 있는납골묘 안에 몇기 정도만 놓을 수 있도록 구조를 바꿔달라는 요구도 많다”고 말했다. C공원 입구에서 식품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53)는 “석재를 실은 트럭이 쉴새없이 들어온다”면서 “멀쩡한 산을 깎아내 비싼 석재로 납골묘를 만드는 것은 낭비”라고말했다. 경기도 광주시의 납골묘 전문 설치업체인 H석재는 12기를안치하는 가장 작은 납골묘 1개의 설치비용으로 1,200만원을 부르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형태와 규모, 자재에따라 1억원을 넘는 묘도 있다”고 밝혔다. 납골묘 업체 I사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마련,대형 호화 납골묘의 사진을 띄워놓고 ‘시공비 450만원,화강암 등 석물값은 2,400만원’등의 안내문을 올려놓고 있다.이 회사 관계자는 “제법 문의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일부 사설 납골묘 업체들은 이처럼 경쟁적으로 호화 납골묘를 지으면서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부동산투기 조장도마다하지 않는다.분양 대행업체를 통해 납골묘를 팔고 있는 D개발의 경우 “납골묘역이 완공되면 프리미엄을 붙여되팔 수 있다”며 ‘새로운 부동산 투자’라고 버젓이 광고하고 있다. 이처럼 호화 납골묘 붐이 일고 있는 것은 지난 1월 정부가 ‘장사(葬事)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납골 시설물의설치 허가제를 신고제로 완화한 데 따른 것이다.그러나 납골묘의 크기와 형태 등에 대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탓에일부 부유층의 빗나간 효심과 설치업자들의 비뚤어진 상혼이 얽혀 호화 납골묘를 양산한다는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대형 호화 납골묘를 방치한다면 ‘전국토의 묘지화’라는 매장의 단점을 극복하지 못한 채 화장이라는 장묘 형태로 옷만 바꿔 입히는 꼴”이라고 지적하고“전통적 분묘형태를 고집하는 사고방식을 고쳐 나가면서공공 납골시설을 늘려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 ■전문가 제언-납골시설물 표준화 급선무. 대형 호화 납골묘가 확산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납골시설물의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노인복지과 관계자는 “올초 ‘장사(葬事)등에관한 법률’을 개정하면서 가족형 납골묘를 권장했으나 납골 시설물에 대한 표준화 개발이 뒤따르지 못해 이처럼 납골묘의 취지가 변질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그는 또 “납골시설에 대한 설치 허가제가 신고제로 전환되면서 가격고시 등 납골묘 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장치가 사라져,현재로서는 호화 납골묘를 제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보건대학 이필도 장례지도학과 교수는 “장례 산업의특성상 초기 고정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가격은 지나치다”면서 “주요 자재인 석재·석물의 고급화와 대형화가 비용을 올리는 주원인일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또 “화장과 납골이 보편화돼 있는 일본은 사치·호화납골묘가 논란의 대상이 되자,‘신(新)납골묘’라는 표준모델을 제시해 장묘문화를 고쳐나가는 중”이라면서 “과소비를 조장하는 왜곡된 납골장묘풍토를 개선하기 위해 납골시설물의 자재와 규격을 몇가지 모델로 통일하고 비석·상석등 주변 석재시설물에 대한 설치약관과 규정을 만드는등 관련법의 보완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신 납골묘는 한평가량의 땅에 납골함을 묻고 그 위에비석을 하나 세우도록 돼 있다. 이 교수는 “납골시설에 대한 지도·감독권이 지방자치단체들에 있는 만큼 지자체들이공공납골시설 개발에 노력해야 한다”면서 “가장 중요한것은 후손들이 묘의 형태보다 돌아가신 분들을 진심으로 추모하는 마음가짐을 갖는 일”이라고 말했다. 최병규기자
  • 납골묘 사치바람 거세다

    봉분이나 사당 형태로 만들어진 납골묘에 호화사치 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다. 장묘문화가 매장 일변도에서 화장을 용인하는 쪽으로 바뀌면서 새로 등장한 납골묘가 예전의 호화 봉분처럼 사치스럽게 꾸며지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 인근에 있는 대형 납골묘의 경우 값이 수억원에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납골묘란 현대식 건물에 납골함을 안치하는 납골당이 아직 국내 정서에 맞지 않는 점을 고려해 봉분이나 사당처럼 시설을 지어놓고 그 안에 납골함을 안치하는 봉분과 납골당을 절충한 형태다. 특히 일부 사설 납골묘 설치업자들은 “납골당에 모시면자손이 끊긴다”는 등의 유언비어를 퍼뜨리며 유가족들을현혹시킨 다음 수천만원짜리 납골묘를 쓰도록 부추기고 있다.일부에서는 납골묘를 사놓았다가 나중에 값이 오르면되팔라고 권유하는 등 부동산 투기까지 유도하고 있다. 이같은 호화 사설납골묘는 전국에서 수십곳이 운영되고있으며 현재 수도권 일대에서만 7∼8곳이 지어지고 있다. 이런 호화납골묘는 전통적인 봉분형태의 묘를 선호하는 국민정서에따라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보건대 장례지도학과 이필도(李必道)교수는 “사설 공원묘지의 매장 묘지 가격이 3평 기준으로 땅값과 묘 설치비,상석·비석을 포함해 평균 450만원 정도”라면서 “납골묘 분양가와 시공·설치 비용이 수천만원에 이른다면 일반 호화분묘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보건복지부 노인복지과의 한 관계자는 “장묘법 개정의 취지 가운데 하나가 장묘 과소비 방지인 만큼 초기부터 납골묘 과소비를 막기 위한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
  • 한마디

    ■지방대를 나와 오직 한길만을 파며 공무원시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그런데 내년도 공무원 시험을 3월쯤으로 당겨서 치를 수는 없는건지 궁금합니다.내년에는 월드컵경기대회와 부산아시아경기대회 등 스포츠행사가 있고 지방자치단체 선거가 모두 상반기에 있습니다.시험을 빨리 치러 이런 국가행사 인력난도 해소하고,청년 실업자들도 구제하면 좋지 않을까요?(행정자치부 홈페이지에 ‘수험생’이라는 아이디로 올린 글). ■교육은 정치 시험장이 아닙니다.국가 공무원법상 공무원은 단체로서 정치 간여 및 복수 노조를 금하고 있는데,유독 교육 공무원만 복수 노조를 인정하고 있으며,또한 전교조 교사들에게만 수업중 단체 행동을 인정하는 교육 정책이 학부모입장에서는 이해하기 힘듭니다.교사들보다는 학생들 위주로교육 정책이 발전됐으면 좋겠습니다.그리고 일관성 없는 한시적인 교육 정책보다는 항구적인 정책 개발이 중요합니다.(교육인적자원부 홈페이지에 안종택씨가 올린 글). ■지금 현재 학교에서 기능직 9급으로 근무하고 있는 공무원입니다.근무연수는 20여년이나 됐지만 아직 9급입니다.그런데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은 사망조위금이나 효도휴가비가교장이나 고위직 공무원들과 아주 많이 차이가 난다는 것입니다.교장이나 고위직 공무원들은 부모들의 초호화판 장례식을 치르라고 그렇게 많은 금액을 주는지,효도를 더 많이 하라는 것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강영태씨가 공무원연금관리공단 홈페이지에 올린 글)
  • 한림대서 인문학적 반성 세미나/ 남성의 몸 억압자의 몸인가?

    90년대 이후 우리 학계와 사회에 중요한 화두로 부상한 ‘몸’.‘몸’담론이 모색했던 우리들의 욕망과 육체의 해방은 어느 정도 이뤄진 것일까. 한림대 인문학연구소(소장 김재환)는 지난 16일 ‘남성의몸에 대한 인문학적 반성’을 주제로 한 학술세미나를 열어 ‘몸’담론의 오늘을 점검했다.여성의 몸 위주로 전개돼 온 ‘몸’담론에 대한 문제점 제기,IMF환란 이후 나타난 ‘몸’담론의 변화에 대한 분석은 의미있는 성과로 받아들일 만하다. ◆ ‘몸’담론의 역사=육체는 오랜 기간동안 오해,폄하,극복의 대상이었다.이성중심주의의 근대철학 이후 육체는 담론의 객체 위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정치 이론에서도 육체는 주체이기는 커녕 질서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정신분석학,기호학,페미니즘의 등장과 더불어 획기적 변화가 생겼다.이때부터 육체는 자연적 공간보다 문화적 공간의 의미가 더 커졌다.신체에 부여된 여러 가치들이 정치적,이데올로기적 권력구조의 일부로 이해되기 시작했다.임신,낙태,포르노,몸매가꾸기 등의 현상에서 권력과 자본의 가차없는 힘이 읽혀지기에 이르렀다.한국에서 ‘몸’은 90년대 초반 정치적 의식화 운동의 급속한 퇴조와 함께 비로소 자율적인 향유의 주체로서 전면에 부상했다. ◆남성의 육체는 무엇을 보여주는가=세미나에서 송승철 한림대 영문과 교수는 남성의 몸은 가부장적 시선과 동일시되거나 억압자의 몸이었으나 자본의 예속에 의해 점차 식민화하고 있다는 말로 논의를 시작했다. 그에 따르면 소비자본주의는 인간을 구분하는 기준을 과거의 ‘인격과 교양’에서 ‘개성’으로 바꾼다.개성은 본질적인 것이 아니라 상품의 소비를 통해 의식적으로 실현할수 있는 것으로 간주되고 이제 보기 좋은 육체는 건강의조건이라기 보다 사회적 성공과 자아실현의 지표로 제시된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중산층에게나 해당되는 것이다.노동자의 몸은 여전히 생산기계로서의 몸이며 기업은 이제 육체노동뿐만 아니라 정신노동조차도 관리를 위해 규격화함으로써 육체노동으로 전화하고 있다.여기 이 지점에서 남성은 여성과 마찬가지로 남근주의적 지배의 실질적인 피해자이다.송 교수는 최근 군필자 가산점 논쟁은 약자끼리 주고받은 쓸모없는 소모전에 불과했다고 말한다.여성들은 군필자 남성들의 몸의 억압문제를 가볍게 보았으며 남성들은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라는 형식으로 자신들이 보상받았다는 사실을 간과하였다는 것이다.송 교수는 이 사례를 남성의 몸에 대한 정치한 분석이 있어야 하는 이유로 꼽고 남성과 여성의 연대가능성을 암시한다. ◆ 몸의 문화정치학을 위한 시론=심광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장은 IMF환란 이후 육체적 욕망 및 담론과 실제적현실 사이에 괴리가 확대,‘몸’담론에 균열이 발생하기시작했다며 이에 대한 대안모색을 시도했다. 그에 따르면 현대 자본주의는 대중의 육체를 기계적인 노동으로부터 점차 벗어나게 하는 대신 몸의 성적 쾌락을 상품패키지의 형식으로 소비하도록 부추긴다.그러나 IMF 이후 경제적 조건의 악화는 욕망과 현실을 분리시키고 일하는 몸과 향유하는 몸 사이의 모순을 확대시켜 왔다는 것. 그러면 대중에게 절제와 금욕을 요구할 것인가.심 원장은이것은 극히 비현실적인 처방이라면서 욕구를 보다 많이충족시키도록 하되 상품미학의 모델에 흡수되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이를 위해서 정신과 육체를 대칭적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정신을 육체에 잠재된 부분적인 한 기능으로 다시 사고해야 한다는 것. 즉 인식의 대상으로서의 육체가 아니라 인식,감각,정서,행위의 원천으로서 육체를 작동시켜야 한다는 것이다.이때개인의 특이성과 차이들이 활성화되며 이 차이를 통한 공존과 배려의 관계만이 인간을 상품화하는 ‘몸’의 기호화에 저항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연숙기자 yshin@
  • 특소세 인하 법안 제출 안팎

    여당과 야당이 특별소비세율을 내리는 법안을 제출함에 따라 내수진작을 통해 침체된 경제를 살리려는 정치권의 합의가 이뤄진 셈이다. 내수진작과 세수감소 사이에서 고민해온 정부도 정치권의추진에 불감청(不敢請)이나 고소원(固所願)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여야는 세부 인하방식을 놓고는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특소세 인하는 대세] 더 이상 사치성 물품으로 보기 어려운 자동차·에어컨 등의 특소세 인하에 대한 사회적인 공감대는 상당히 이뤄져 있다.대한상공회의소도 최근 특소세 인하·폐지를 촉구했다.국회 재정경제위원회 박봉수(朴峰秀)수석전문위원은 “자원배분을 왜곡시키는 특소세를 없애고 단일부가세 체제로 가야한다”는 법개정안 검토의견을 냈다. [민주당 법안이 효과 커] 민주당의 특별소비세법 개정안은품목별로 세율을 차등 인하한다는 것이다.크게 보면 50% 인하,33% 인하,과세대상에서 제외 등 3가지다.한나라당의 법안은 평균 30% 인하다.세금수입 감소효과를 따지면 민주당 안이 7,000억원,한나라당안이 3,500억원으로 두 배 차이난다. [법 개정안 비교] 배기량에 따라 10∼20%의 세율이 적용되는 승용차에 대해 민주당은 5∼10%,한나라당은 7∼15%로 내리는 것으로 돼있다.하지만 현재 승용차에는 7∼14%의 탄력세율이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한나라당 법안은 실효성이 크지않다.탄력세율은 미국과의 통상협상에 따라 2005년 7월까지적용되는 것이다. 10%의 세율이 부과되는 녹용·로열젤리·향수 등에 대해 민주당은 과세대상 제외,한나라당은 7%로 인하를 주장했다.하지만 값비싼 녹용은 대중화됐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귀금속,고급시계와 가구에 부과되는 30%의 세율에 대해서는 여야 모두 20%로 낮추자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이미 200만원짜리 이상의 귀금속,500만원이상 고급가구에만 과세되고 있기 때문에 내수진작과 거리가 있다.룸살롱,나이트클럽,카바레 등 사치·호화성 유흥업소에 대한 특소세율 인하 방안도 추진 중이다. 박정현기자 jhpark@
  • 차이나 드림을 꿈꾸는 사람들/ (상)상사원·유학생

    ***中활약 한국 경제전사 3만명. 중국이 한국인 마약사범 신(申)모씨를 사형집행한 사건으로 한국외교가 국제적 망신을 당하면서 중국내 한국 교민들의 존재가 주요 이슈로 등장했다.‘차이나드림’을 꿈꾸는20여만명의 중국내 한국 교민들의 삶을 3회에 걸쳐 조명한다.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처음 굴착기를 팔기 시작했을 때너무 막막했습니다. 그러다 어느날 마침 지나가는 대형 트럭을 보고 무작정 택시를 타고 쫓았습니다.트럭이 굴착기가있는 공사현장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한 때문이죠. 현장 감독에게 굴착기 목록을 보여주며 판매한 게 중국 판촉활동의시발점이었습니다.” 박종채(朴鍾埰)대우중공업 톈진(天津) 지점장이 1996년 산시(山西)성 타이위안(太原)에서 굴착기를 처음 판 회고담이다.박 지점장이 뛰던 당시의 굴착기 판매량은 연 120대에불과했으나 지금은 1,400여대를 기록,중국 시장의 20% 이상을 점유하며 업계 1위로 떠올랐다. 대우 굴착기뿐만 아니다.유통과정의 직판체제로 중국 에어컨 시장을 선점한 LG에어컨,고가 마케팅 전략을 통해중국젊은이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삼성 애니콜 핸드폰,중국의케이크 ·파이류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오리온 초코파이,대륙 구석구석을 달리는 금호타이어 등이 중국을 누비는 대표적인 한국 브랜드들이다. 중국에 진출한 투자업체 및 상사 직원수는 현재 8,000여개,3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이들은 지난해 우리 상품 186억달러를 팔아 한국 무역흑자의 30%(60억달러선) 가까이를책임지며 차이나드림을 이룬 ‘경제전사’들이다. 베이징시 서북부 하이뎬취(海淀區)의 우다오커우(五道口). 상사원들과는 달리 무형의 국가경쟁력을 키우며 ‘차이나드림’을 꿈꾸는 사람들인 한국 유학생들의 ‘사랑방’이다. 남북으로 500m 가량 뻗은 왕짱루의 주변에는 편의점·비디오방·미용실 등 100여개의 한국 점포가 들어서 상권이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베이징 언어문화대 이영미(李永美·21)씨는 “우다오커우는 유학생들의 장터이자 정보교환을 위한장소”라며 “특히 공부할 때 정신집중이 되지 않다가도,이곳의 한글 간판을 보면 고향과 부모님 생각이 떠올라열심히 공부해야지 하고 마음을 다잡는다”고 말한다. 한국 유학생회의 추산에 따르면 중국 전역의 한국인 유학생은 1만3,000여명.베이징에 가장 많은 6,000여명,지린(吉林)성의 옌볜(延邊)·톈진(天津) 등지에 널리 퍼져 있다.이중 어학연수를 하는 베이징 언어문화대학이 1,000명 선으로가장 많고 베이징대에 500명,중의학대학 300명 등의 순이다. 전공은 어학 연수가 50%선으로 가장 많고 중문학 ·경제학등이다. 그러나 부정적인 측면도 만만찮다.도피성 유학을 온 부유한 가정출신 유학생들의 방탕하고 무절제한 생활 때문이다. 베이징대 이용욱(李容旭)씨는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술마시고 노는 데 정신이 팔려 있는 유학생들이 절반쯤 될 것”이라며 “특히 밤 늦도록 삼삼오오 어울려 나이트클럽에서 밤을 새우는 것은 물론 호화 아파트에 동거하는 학생들도 흔히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khkim@
  • 韓銀지점장 공관도 ‘살빼기’

    “조금 살 만해졌다고 구조조정을 게을리하면 되나요” 한국은행의 ‘우직한’ 구조조정이 화제다. 한은은 1일 목포·제주·강릉·울산 등 4개 지점의 지점장공관을 공개입찰을 통해 매각한다고 밝혔다.입찰은 오는 6일 각 지점에서 실시된다. 이들 지점장 공관은 대지 340∼440평에 널따란 잔디밭 등을 갖춘 단독주택.다소 ‘호화롭다’는 지적을 받아왔다.이에따라 한은은 경비절감 차원에서 국민주택 규모의 아파트로바꾸기로 하고 올초부터 공관 매각에 착수했다.하지만 부동산경기 침체로 계속 유찰되는 바람에 매각이 지연돼 왔다. 50∼60평대 아파트였던 나머지 10개 지점장 공관은 전용면적 25∼35평대의 중간평수 아파트로 이미 바꿨다. 재산관리실 윤주화 실장은 “기존 공관 교체를 통해 2억5,300만원의 경비를 절감했다”면서 “최근 부동산경기가 다시살아나고 있어 이번 6일 입찰은 낙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안미현기자 hyun@
  • 정치권 정쟁 자성론 안팎/ “”국민 등 돌릴땐 끝장””

    각종 비리의혹을 둘러싼 여야간 공방이 격화되면서 정치권저변에서 동반추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교수 등 전문가들은 의혹 폭로와 극한 대치로 정치실종 사태가 초래된 점을 우려하며,정치권에 발상의 대전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 여야 정치권. 여야 지도부의 겉모습에서는 ‘투쟁 의지’가 여전하지만,이면에서는 자성의 목소리도 감지되기 시작했다. 특히 여권의 움직임이 주목된다.당내 비주류나 소장파 등의 문제제기 차원이 아니라 수뇌부가 직접 나서 민심수습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민심수습이란 것은 자신의 잘못을 어느 정도 인정해야 하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수위가 어느 정도 될지 관심이다. 현재 거론되는 수습책으로는 호화·사치업소 출입 금지나인사편중 교정 등이지만,훨씬 획기적인 방안도 도출될 수있다. 여권의 이같은 ‘변화’에 한나라당이 맞장구를 치고 나올지는 여전히 의문이다.다만 최근 당내 비주류를 중심으로자성론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실제 이부영(李富榮)부총재는 24일 “민생과 경제는 위기인데 정치권만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예산안 처리 등 민생현안이 산적한상황에서 마냥 여당을 몰아붙여 정국을 경색시킬 경우 제1당으로서 여론의 화살을 맞으면서 비주류에 공격의 빌미를주는 시나리오를 이회창(李會昌)총재를 비롯한 지도부는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학계·시민단체 의견. [김영래(金永來·아주대교수·한국정치학회장)씨] 경제도어렵고 테러전쟁으로 국제질서도 혼미해 국민이 불안한 와중에 정치권의 구태의연한 행태로 인해 정치불신이 심화되고 있다. 본연의 모습을 찾아서 새로운 모습으로 민생을 구하지 않으면,정치권 전체가 공멸할 것이다.여야가 이제는 국회의중요 기능인 예산심의에 몰두해야 할 것이다. [이석연(李石淵·경실련 사무총장)씨] 정치권이 국민의 뜻에 귀기울이려는 노력이나 의지가 전혀 없다.아무리 의혹이나 설이라 하더라도 그에 대한 책임의식이나 문제해결 노력보다 서로 떠넘기려는 행태를 계속 보이고있기 때문에 해결이 안되는 것이다. 국회의원들이 의식을 바꾸지 않는 한 답이 없다.대통령이나 여권 관계자들의 문제도 크다.의혹이나 설도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김두수(金斗守·참여연대 시민감시국장)씨] 여야의 극한대립은 가깝게는 재·보선 때문이지만,근본적으로는 타협보다는 대결과 갈등을 패턴으로 하는 정치풍토 탓이다. 정당이 1인 보스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도 원인이다.언론이 여과없이 정치인의 발언을 보도하는 것도 문제다.그러니정치인들이 서로 튀는 발언을 하고 있다. 1인 보스에서 탈피해야 의원 개개인의 과잉충성 경쟁이 사라질 것이다.언론도 보도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정당 대변인제 폐지도 하나의 방법이다. 김상연 이지운기자 carlos@
  • [사설] 서비스업 과감한 개방을

    정부와 민주당이 19일 서비스업을 제조업과 같은 수준으로자금을 지원키로 한 것은 바람직하다.지원 대상은 호화·사치 업종을 제외한 운수·창고나 통신업,오락 문화업,영화와비디오 산업,뉴스제공업 등으로 알려졌다.한국은행이 대출대상에 서비스업을 포함시키고 기업은행 등이 1조원을 공급하며 세금도 깎아주기로 한 조치는 격세지감이 있다.사실 서비스업이라면 비(非)생산적인 것처럼 간주되어 왔다.이런 그릇된 의식을 당정이 먼저 깬 것은 전향적인 자세이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정책적으로 제조업을 우대한 반면 서비스업을 ‘홀대’해왔다.그 결과 선진국보다 서비스업의 비중이 아직 낮고 경쟁력이 약한 문제를 드러냈다.서비스업은 최근 소프트웨어나 영화산업처럼 고수익이 가능한 성장업종이될 수 있다.특히 경기침체기에 실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에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서비스업이다. 서비스업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자금지원외에 과감한 시장개방이 필요하다.외국 기업이 국내에 쉽게 진출할 수 있도록시장진입 장벽을 낮춰야한다.서비스업은 국내 시장을 개방해도 인력의 국제이동성이 낮은 것이 특징이다.따라서 개방의 결과 일자리가 늘더라도 외국인의 유입을 촉발하는 효과는 크지 않다. 당초 정부가 학원 개방 방침을 밝혔다가 이날 조치에서 뺀것과 관련,한 당국자는 ‘정부간의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으로 설명했다.앞으로 학원뿐 아니라 국내의 후진적인 교육,병원과 법률 서비스 등의 개방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관련부처나 업계가 개방에 저항할 경우 정부와 정치권이 앞장서극복해야 할 것이다. 서비스업의 육성과 관련,또 하나 지적할 사항은 가능한 한무엇은 지원이 안된다는 식의 카테고리를 축소하는 일이다. 당정은 자금지원대상에서 ‘호화·사치업종’을 제외한다고밝혔다.현재 국민정서나 한정된 자금지원을 감안할 경우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우리는 숙박업의 경우 육성자체를 사안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앞으로 주5일 근무제가 실시돼 국민들의 여가활동이 늘고 관광산업이 발전하려면숙박시설은 더 지어야 하며 서비스는 개선되어야 한다. 카지노업의육성과 관련,논란이 있지만 외국관광객 유치 차원에서 앞으로 검토해 볼 사항이다.중국의 제조업이 부상해국내 제조업을 압박할 것으로 보여 우리나라는 서비스업 강화로 대처해야 한다.서비스업 발전을 위해 필요한 추가적인조치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 존스턴 사무총장 “한국경제 내년 중반이후 회복 낙관”

    세계경제는 미국 테러사태에도 불구하고 회복세로 돌아서고 뉴라운드 등 새로운 무역시스템의 구축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됐다.제2회 세계지식포럼 참석차 방한한 도널드 존스턴(Donald Johnston)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사무총장과 파니치팍디 수파차이(Panichipakdi Supachai) 차기 WTO(세계무역기구)사무총장은 18일 서울 매리어트호텔에서기자회견을 가졌다. ■존스턴 OECD 사무총장. 존스턴 사무총장은 “세계경제의 회복을 낙관하며,한국경제는 내년 중반 이후 회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테러사태가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은] 단기적인 전망은 가능하지만 장기적,특히 지역적인 전망은 매우 어렵다. 하지만 관건은 소비자들의 신뢰 회복이다.현재 세계경제는매우 불투명한 상태지만 개인적으로는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본다.한국경제는 내년 중반까지 현상을 유지할 것으로보이며 미국과 유럽의 소비자 신뢰가 회복되면 내년 중반이후 좋아질 것으로 본다. [여러 지역에서 자유무역협정이 활발한데] 지역내 자유무역지대가 무역자유화의 걸림돌이 될지,촉매가 될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분분하다.어떤게 됐든 자유무역을 촉진하는 것은바람직하다. 하지만 양자간,혹은 지역내 자유무역협정보다는 다자간협정이 낫다고 본다.OECD는 현재 이런 부분들을연구중이다. [한·중·일 자유무역지대 구축 주장이 있는데] 개방된 자유무역지대라면 어떤 형태가 됐든 바람직하다.개방된 무역사회를 이룩할 수 있는 초석이기 때문이다. [아시아지역 지식경제를 위한 OECD의 노력은] OECD는 지식경제사회 구현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특히 교육적인 면에서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NGO(비정부기구)활성화,소비자보호,정보 암호화기술 등 많은 기여를 해왔다. ■수파차이 WTO 차기 사무총장. 수파차이 차기 사무총장은 “미 테러사태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국제 무역질서 창조를 위한 뉴라운드는 예정대로 착실히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뉴라운드 체제로 인한 농업 개방을 우려하고있다] 뉴라운드는 지속적,단계적으로 무역을 자유화하자는것이다.한국이 특히 쌀농사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하지만 농업 하나만 놓고 볼 게 아니라 농업을 포함한 모든 이슈를 묶어 생각해야 한다. [미국 테러사태가 뉴라운드에 미칠 영향은] 뉴라운드 추진을 위해 다음달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WTO 각료회의가 테러사태로 지장받는 일은 없을 것이다.오히려 이를 계기로국가간 단합의 필요성이 부각됐다.반(反)세계화운동 등 뉴라운드에 대한 거부감도 덜해질 것이다. [중국의 WTO 가입이 확정됐는데] 이미 중국은 무역거래에서최혜국 대우를 적용받고 있다. 또 오래전부터 법제개혁 등WTO 가입준비를 해왔다.하지만 은행 보험 통신 지적재산권등에서 중국이 새롭게 준수해야 할 부분이 많아진다. [아시아 자유무역지대를 제시했는데]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브르나이 등이 참여하는 아시아자유무역지대는 오래전부터 논의돼 와 성사단계에 있다.여기에 한국 일본 중국을 포함시키자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
  • ‘작고 문인 48인의 육필서한집’ 출간

    한국문학 연구 양태를 살펴보면 작가론보다 작품론이 훨씬 많고 특히 문단사(史) 자료 및 연구는 빈약하다.이는 공식기록을 중시해오고 인물에 대한 내밀한 기록을 남기기를 꺼려온 민족성에서 기인한 탓이라고 생각된다.이런 점에서 최근 출간된 ‘작고문인 48인의 육필서한집’(민연 펴냄)은근대 한국문단사 재조명과 작가 탐구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한집’에 실린 48명의 작가들은 모두 1930∼40년대와해방공간 등 근대 한국문단을 주름잡았던 인물들이다.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은 파인 김동환(金東煥)을 비롯해 소설가 김동리 박종화 박태원 박화성 손소희 송지영 유진오이태준 이효석 정비석 최정희 한설야 황순원,시인 김광균김남천 노천명 모윤숙 박남수 박목월 박봉우 유치환 이영도 이용악 이육사 조지훈,그리고 평론가 백철 등 이름만 들어도 ‘아,그 사람’할만한 사람들이다. 이 편지들은 파인의 부인(신원혜·93년 작고)과 파인이 잡지 ‘삼천리’운영 시절 알게 돼 동거했던 소설가 (최정희·90년 작고)가 보관해오던 것으로,파인 탄생100주년을 맞아 그의 3남 영식(英植·68)씨가 책으로 묶어 펴냈다. 서한집에는 당시 문인들간에 주고받았던 단순한 안부편지가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긴 하다.그러나 최정희를 중심으로 모윤숙,노천명,이현욱 등 여류 문인들간의 특별한 인간관계나 이육사처럼 문단교류가 별로 없었던 것으로 알려진 인물,그리고 해방후 월북해 반세기 가까이 남한문단에서 거명조차 되지 못했던 월북문인들의 편지도 다수 포함돼 있어근대 한국문단 이면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책은 작고문인 48인의 육필서신 215통을 원본대로 영인,수록하였다.서한집을 펴낸 파인 3남 영식씨는 “가치있는 자료는 연구자에게 자유롭게 이용돼야 하며 이 편지들이 문화유산으로 후손들에 전승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신공개를 놓고 이복동생들과 한때 이견을 빚기도 했지만 결국 이 편지들은 발신자나 소장자보다는 연구자의 몫이 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더러는 원고지에,또 더러는 백지에 휘갈겨쓰듯 써내려 간편지에서부터 발신자가이국의 여행지에서 몇 줄 소감을 적어보낸 엽서까지 서한들은 빛바랜 색깔의 세월만큼이나 시대 저쪽을 살다간 문인들의 체취를 느끼게 한다. 편지봉투에는 당시의 동네 이름 등 주소가 그대로인 데다더러는 발신자가 근무했던 기관의 이름이 박힌 것도 있어시대상 연구자료로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난해한 편지의 원문을 편집자가 일일이 풀어 원문 밑에 병기하고,또 편지 내용중 오류를 바로잡거나 몇몇 항목에 주석을 단 점은 호화장정 못지 않게 이 책의 품격을 높여주고 있다.8만원. 정운현기자 jwh59@
  • [종교간 화해의 길] (1)왜 다원주의인가

    과연 종교는 배타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일까.미국 세계무역센터 테러참사가 미국의 친이스라엘정책에 대한 이슬람권의 보복이라는 해석이 제기되면서 종교의 충돌에 대한 우려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국내도 이런 종교의 마찰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만은 않다.비록 수위는 기독교와 이슬람권의 대립 등에비하면 훨씬 낮지만 간헐적으로 기독교와 불교의 다툼 등이있었다.이번 미국 테러참사를 계기로 종교의 상호화해를 돕기 위한 시리즈를 마련,매주 금요일마다 5차례에 걸쳐 연재한다.필자는 모두 종교다원주의를 추구하는 종교인과 학자등 전문가들이다.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와 워싱턴의 펜타곤에 대한 자살 테러공격으로 전 세계가 경악하고 있다.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이테러의 배후로 미국은 이슬람권의 무장세력을 지목하고 보복을 다짐하고 있는 가운데 이 사건이 기독교권과 이슬람권의문명충돌로 발전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있다.실제로 이번 사태가 문명충돌의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면서 문명충돌을 입증하기 위해 여러 사례들을 나열하는사람들은 많지만 문명의 공존과 대화를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들이나 단체들은 그리 많지 않다. 또한 문명의 충돌을 넘어 문명간의 대화를 시도하는 사람들조차도 그러한 노력을 하는 과정에서 종종 이슬람권을 이해하지 못해 당황하고 있거나 서구적 시각으로 이슬람권을 해석하여 대화가 다시 충돌로 이어지는 우를 범하고 있다.따라서 이제 우리는 세계평화를 위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하는 때이기도 하다. 냉전의 시대가 종언을 고하자 새로운 21세기는 문화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한다.인류를 분열시키고 분쟁의 원인이 되는 것은 이제 이데올로기가 아니고 문화라고 하면서 문명 충돌론·공존론·문명 패러다임 등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 세계 곳곳에 문화적 갈등이 존재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 문화적 갈등의 원인이 종교라고 하는 대목에서 우리는 종교와 문화의 관계 및 새문화에 대해다시한번 생각하게 된다.어느 사회든 문화적 공감대,사회통합의 기능을 해온 것은 종교였다.그러나 문명과 문명이 만날 경우 종교에서 그런 것을 찾기는 힘들다. 종교철학자인 틸리히는 “종교는 문화의 실체이고,문화는 종교의 형식이다” 라고 하면서 종교란 궁극적 관심의 상태로서,이러한 상태가 문화 “안”에서 발생하면서도 그 문화 안에 갇히지 않고 도리어 문화를 규제하고 이끈다고 하였다.이는 종교가 한 문화의 중심적인 가치를 반영하면서도 그 문화를 근저에서부터 규제하고 이끌어 가는 변혁적인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그런 점에서 종교는 문화를 문화되게 해주고,문화에 의미를 주는 실체이며,문화는 종교적 관심이 그자신을 표현하는 형식의 총체라고 그는 본 것이다.종교는 문화에 무조건적인 의미를 제공해주면서도,바로 그 문화라는그릇을 통해서만 자신을 드러내고 보여준다는 말이다.그러므로 인류에게는 종교들에 따른 문화적 다양성과 차별성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 문화적 다양성과 차별성을 묶어줄 수 있는 통합원리 아니 적어도 인류의 많은 수가 공감하는 그 무엇을 찾기가 쉽지 않다.오히려 이 종교문화권들은 서로 섞여있으면서갈등과 대립을 반복하고 있다.이러한 현상은 자기중심주의,자기집단우월주의,더 나아가 호교론적 배타주의의 결과이다. 최근에는 사회의 다양성에 부응하여 대화한다면서 유화적인태도를 보이기도 하지만,자기 종교 안으로 돌아서는 순간 호교적인 태도로 바뀌어 대화보다는 무관심으로,다원주의보다는 배타주의 내지는 자기우월주의로,이타주의보다는 이기주의로 무장한다.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해주는 자세나 상호 공통된 것을 창조하려는 노력을 볼 수 없다. 어떤 종교인이든 자신들 종교의 보편 타당성을 주장한다.그러나 종교인의 수가 비 종교인의 수를 능가하는 오늘날에도사회적 무질서는 여전하다.조화와 평화보다는 갈등과 긴장이 더 많고 이번 미국에서의 테러와 같은 전쟁과 폭력이 끊이지 않고 있다.이것은 모든 종교들에서 아무리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사랑과 평화,자비의 가르침을 선포한다 해도,정작 종교인들은 그것을 자기 중심적으로만 해석하고 받아들이기 때문이다.즉 현실적인 종교의 세계에서는 보편적인 판단,보편적인 기준이 없다는 의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종교들은 보편성을 주장한다.그러나 모두가 자기중심적으로만 보편성을 주장하는 까닭에,보편성이라는 이름 하에 특수성간의 대립만 낳는 모양이 된 것이다.종교들의 보편성 주장은 사실상 한번도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진 적이 없는 특수한 주장들일 뿐인 셈이다.그러다 보니원래의 가르침과는 모순되게도,현실적으로 가장 보편적이지못한 곳이 바로 종교의 세계가 되고 말았다. 우리가 우리의 믿음이 진리라는 사실을 아무리 굳건히 지킨다 해도 세상에는 다른 종교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된다. 그러면 그 종교의 표현형식으로 나타난 다른 문화와 문명도인정할 수 있다.이것을 인정 안 할 경우 인류에게는 이번 미국에서의 테러 사건과 같은 전쟁과 갈등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전쟁과 갈등은 종교의 테두리 안에서는 존재할 수 없다 왜냐하면 모든 종교들이 사랑과 평화,자비 등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그러므로 우리가 여기서 생각해야 할 것은 문명의 충돌이던 종교의 충돌이던 간에 사람을 죽이는 행위는 그 이유가 어떻든 간에 절대 정당화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행위는 흑·백,나·너,친구·적으로 나누는 이분법에 의한 사고로 인해 발생하는 결과이다 즉 자기 중심적인 보편성 주장의 결과이다.나와 너가 아닌 우리의 개념이 없는것이다.즉 인류 대가족의 개념이 없는 것이다.종교와 사상과 이념이 다르다고 사람을 죽이는 것은 절대 정당화 될 수 없으며 또한 다툼의 원인도 될 수 없다.오히려 이러한 사상과종교,이념들은 서로 동의할 수 있는 절대 기준을 세워 상호이해하여야 한다. 지금의 세계는 힘에 의한 세계평화를 강조하고 있다.힘만이오로지 평화를 유지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그러나 힘만으로는 세계평화를 유지시킬 수 없다는 것을 이번 미국의 테러사건을 보고 느낄 수 있다.테러에 대한 보복은 테러를 근절시킬 수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테러의 끝이 아닌 새로운 분쟁과 갈등,전쟁의 시작일 뿐이기 때문이다.다양한 종교들이 공존하는 세계에서 문명이란 무엇인가? 문명의 공존과 대화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요청되는 시대이며 이를 실천하기 위하여 평화에 대한 봉사와 희생과 인내가 절실하고 시급한 시대이다. ▲이원삼 선문대학교 객원교수 이슬람 문화연구소 소장. ■‘이원삼 교수’ 국내 첫 중동서 이슬람 박사학위. 1958년 경기도 수원생.명지대 아랍어과를 졸업한뒤 카타르국립대 이슬람법대에서 학사를 다시 취득했으며 모로코 무하마드 Ⅴ대에서 이슬람사상과 신학으로 석·박사학위를 받아,한국인 최초로 국내대학 졸업후 중동국가에서 학사부터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슬람 전문가다.사우디아라비아 알-이맘 무하마드 이븐 사우드 이슬람대 초빙교수를 역임했고 한국중동학회,한국이슬람학회 이사를 거쳐 현재 선문대 객원교수겸한국이슬람문화연구소장으로 재직 중이다.주요 논문은 ‘아랍소수민족 종파분포도 연구’‘걸프연안국들에서의 소수민족과 이슬람운동’‘이슬람법의 현황’‘이슬람 입법사상의비교연구’ 등이며 저서로는 ‘이슬람’‘문화론 하나’‘이슬람법사상’ 등이 있다. ■서방세계주도 ‘이슬람인식’ 뒤집어. 이원삼 교수의 대표적인 저서중 최근 출간,베스트셀러가 된‘이슬람’(청아출판사)은 이슬람문화를 총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지금까지 나온 이슬람 관련 저서들과는 크게 차별화된 대중서로 평가된다.이슬람 문화권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소장학자들이 2년여간의 공을 들인 끝에 빛을 보게 됐다.필자는 이 교수외에 이희수(한양대 교수)신양섭(페르시아 문학 연구)연규석(앙카라대 객원교수)유왕종(중동정치 연구)최진영(요르단대 교환교수)이종화(안달루스 문학 연구)황의갑(이슬람학 연구)장경오(아랍문학사 연구)황병하(조선대 아랍학과 교수)제대식(성심외대 말레이인도네시아 통상학과 조교수)김중관(명지대 투자정보대학원 국제경영학과 겸임부교수) 등 12인. 부제 ‘이슬람 문명 올바로 이해하기’가 말하듯 이 책은 서방세계에 의해 주도돼온 ‘이슬람 인식’을 철저하게 뒤집는다.흔히 낙후된 문명,또는 원리주의가 지배하는 과격한 문화 정도로 이해되고 있는 이슬람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영역에서 철저하게 파헤친다.이가운데 ‘한 손에 칼,한 손에 꾸란’‘이슬람 세계의 현실,갈등과 조화’ 등의 큰 카테고리 아래 정리한 이교수의 글 10여편은 종교다원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 ‘한 손에 칼,한 손에 꾸란’이란 글에서 이교수는 “일찍이 서구인들은 무슬림들에 의한 정복사업을 소위 ‘한손에 칼한 손에 꾸란’이란 표현을 사용하여 이슬람의 호전성과 종교의 강압적 전파를 설명했으나 이는 이교도에 대한 적개심과 확산되는 이슬람 세력에 대한 위기감에서 만들어낸 용어에 지나지 않는다”고 못박는다.무력에 의한 이슬람 전파에대한 어떠한 흔적도 꾸란에서 발견할 수 없고 오히려 꾸란은 ‘종교에는 어떠한 강요도 있을 수 없다’는 원칙을 담고있다고 주장한다.그는 또 “이슬람이 발생한지 100년도 안된 짧은 시간에 전 세계를 점령할 수 있었던 것은 칼이 아니라 여러 사상과 문화를 수용하고자 했던 융화력과 관용성 때문”이라고 강조한다.그는 ‘제3세계 문화 바로읽기와 우리의자세’에서 “이슬람 세계는 인류가 처음으로 문명을 일구어낸 땅이고 다양한 이념들이 함께 하는 경험을 오랜 역사를통해 축적해간 공존의 현장이었다”면서 “우리 자신이 제3세계의 일원으로 피지배의 아픈 경험을 수없이 반복해 왔음에도 스스로 우리를 괴롭혔던 사람들의 방식대로 사고하고행동하는 모순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한다. 김성호기자 kimus@
  • ‘수원 1위굳히기’ 서정원 달린다

    ‘수성이냐,추락이냐’ 수원 삼성이 보름여의 긴 휴식기를 앞둔 26일 비장한 각오로 프로축구 정규리그 광양 원정길에 오른다.상대가 하위권인 전남 드래곤즈지만 수원에게는 이번 대결이 간발의 차 선두에서 한발 멀리 달아나느냐,3위권까지의 급격한 추락이냐의 갈림길이다. 1점차 선두인 수원(승점 35)은 주중 경기에서 3점을 보태면 선두질주의 발걸음을 가볍게 할 수 있다.자고 나면 선두가바뀌는 레이스에서 추석을 낀 16일 동안의 휴식을 즐길 수있다는 점도 1승 추가에 대한 열망을 극대화하고 있다. 그러나 2위 성남 일화도 샤샤가 팀원들과의 은근한 갈등을재연하며 부진을 거듭하고 있지만 약체인 대전 시티즌과 만나게 돼 수원으로서는 긴장을 풀 수 없다.또 1∼2점차로 따라붙은 3·4위 안양 LG와 부산 아이콘스가 각각 선두 도약의 희망을 안고 부산에서 마주쳐 수원으로서는 한발만 헛디디면 순식간에 성남·안양 등에 이어 3위까지 추락할 수 있다. 따라서 수원은 전남전에서 데니스-서정원-루츠-산드로 등호화 공격진을 풀가동,대량 득점에 의한 승리를 노릴 계획이다.‘많이 먹고 많이 넣는’ 팀컬러로 인해 공격에 무게를실어야만 승산이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루츠-산드로를 투톱,데니스-서정원을 좌우 날개로 내세우지만 가장 큰 기대를 짊어진 선수는 역시 무서운 상승세의 ‘해결사’ 서정원과 산드로다.이들은 최근 경기에서 가파르게 득점 순위를 끌어올려 산드로는 공동선두(11골),서정원은단독3위(10골)를 달리고 있다. 특히 서정원은 공동선두 파울링뇨(울산 현대)가 제자리 뛰기를 하는 새 이달 들어서만 4골을 보태 선두를 넘보게 됐다.최근 2경기 연속골로 공격포인트(골+도움)에서 공동선두(12점)를 달리는 등 최상의 컨디션을 이어가고 있어 팀 우승과 득점왕의 영예를 동시에 노릴만하다. 산드로 역시 지난 9일 전북 현대전 해트트릭을 포함,득점과 공격포인트에서 모두공동선두에 나설 만큼 팀공격의 핵을 이루고 있다.또 이번전남전은 경고누적으로 한경기를 거른 뒤 끝이라 체력과 의욕에서 남보다 앞선다.그만큼 팀승리를 이끄는 동시에 득점왕을 예약할 호기다. 선두 굳히기와 추락의 고비에 선 수원의 운명은 결국 서정원과 산드로의 발끝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다. 박해옥기자 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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