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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쉬어가기˙˙˙] 베컴 상대팀선수 폭행 파문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30·레알마드리드)이 상대팀 선수를 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2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컴은 지난 19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에스파뇰과의 경기에서 코너킥을 차려고 할 때 상대팀 세르히오 산체스가 기침을 하자 욕설을 퍼부었고, 경기를 마친 뒤에는 라커룸에서 기다렸다가 폭행을 가했다는 것.‘초호화 군단’ 레알마드리드는 현재 리그 15위(1승2패)로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 [안동환기자의 현장+] 집행관 통해 본 ‘압류 인생들’

    [안동환기자의 현장+] 집행관 통해 본 ‘압류 인생들’

    빨간 딱지를 붙이는 사람들. 민사법원의 집행관을 이르는 말이다. 삶의 애환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목격하는 이들이다. 악질적인 채무자도 있지만 궁지에 몰린 남의 집 세간을 압류하는 그들의 업무는 공무이더라도 썩 내키지 않는 일이다. 사업 실패로 하루아침에 쫓기는 신세가 된 사람들, 몇푼 안 되는 전셋집을 내놓고 거리로 나앉아야 하는 사람들. 그들이 마주치는 ‘악밖에 남지 않은 인생’이다. 지난 5∼6일 서울중앙지법 집행관실의 집행2부와 5부의 압류와 경매, 명도 등 강제집행 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6일 오전 서울 신당동의 한 다세대주택 지하. 아기를 업은 30대 주부는 “법원에서 명도집행을 나왔다.”는 말에 털썩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돈 벌러 나간 남편은 연락조차 되지 않고 있다.“보증금 6000만원이 경매로 넘어갔다고 하루아침에 800만원만 받고 나가라니…갈 데가 없어요.” 눈물을 글썽인다. 집행5부 최성배 집행관이 달랜다.“오늘은 예고차 왔으니 빨리 갈 곳을 마련하세요. 어쩌겠어요.” 팀원들의 표정도 어둡다.20년 베테랑인 서창민 과장은 “넋 나간 표정으로 자포자기하는 사람도 많다.”고 말한다. 이날 집행5부는 80대 노인의 단칸방부터 장애인의 임대 아파트 살림살이까지 들어내는, 정말 하기 싫은 일을 했다. 집행관실에서 가장 기피하는 업무는 명도와 철거. 그렇지 않아도 어렵게 사는 사람들을 거리로 쫓아내려면 손발이 움직이지 않는다. 병으로 누운 채무자와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애들을 보고 몇 만원을 되레 쥐어주고 온 일도 있다. 최 집행관이 지난해 12월 봉천동의 한 아파트에 명도 집행을 하기 위해 갔을 때다. 채무자는 팔순 노모와 50대 장애인 아들. 모자가 갈 수 있는 보호시설조차 없었다.“날이라도 풀리는 봄에 하자.”고 채권자를 설득했다.“사람부터 살려야지 무슨 수로 집행을 하랴.” 집행관들의 딜레마다. ●빚진 사회…무너지는 자영업자들 5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서초동의 한정식집. 집행2부 팀원들의 첫 목적지이다. 채권자와 열쇠기술자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다. 채권자의 입회하에 굳게 닫힌 현관 열쇠를 따고 들어가자 30대 남성 1명이 “누구냐.”며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묻는다. 법원에서 나왔다고 하자, 사내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순간 몸싸움이라도 벌어질까 긴장했지만 그도 밀린 월급을 받지 못한 채권자였다. 사내는 닫힌 식당 안에서 홀로 숙식을 하며 주인의 행방을 찾고 있었다. 신왕식 집행관의 지시로 대형 냉장고부터 TV, 에어컨까지 돈이 될 만한 물품에 빨간딱지가 붙는다. 이 식당은 약속어음 600만원을 갚지 못해 유체동산이 압류됐다. 다음 행선지는 3600만원을 갚지 못한 대치동의 한 요가 학원. 카운터에 놓인 컴퓨터와 팩스, 전화기에 빨간딱지가 붙자 채권자가 불만을 토해낸다.“더 압류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이거 팔아봐야 돈이나 되겠느냐는 항변이다. 사방 벽면이 거울로 덮인 수련실 안을 둘러본 신 집행관이 “뭐 있어야 압류를 하죠. 채권자가 한번 보세요.”라고 말한다. 채권자는 기대에 못 미치는지 긴 한숨을 내쉰다. 집행2부의 관할구역은 강남구. 요즘은 압류와 명도(건물이나 토지를 넘겨주는 업무) 집행 대상 대부분이 자영업자라고 한다.‘강남 경기’도 옛말이라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9개 집행팀의 하루 평균 압류 건수는 180여건. 집행2부,5부와 동행한 이틀 동안 다방, 보습 학원부터 벤처 및 영세기업 사무실까지 10여곳이 압류됐다. ●추락에는 날개가 없다?대통령 인척, 변호사까지 삼성동의 한 원룸 건물 앞. 채권자인 카드사 직원이 “며칠째 사람이 없다.”며 탐문 결과를 전한다. 건물주의 동의를 받아 문을 따고 들어가자 12평 원룸은 쓰레기장이나 다름없다. 곰팡이 핀 라면 국물부터 온갖 잡동사니가 널려 있다. 채무자는 청담동의 63평짜리 고급빌라에 살다가 쫓겨 왔다는 부도난 중소기업 사장. 이날 온 이유는 그의 카드빚 200만원 때문이라고 한다. 타워팰리스에 살던 전직 대통령의 인척부터 전직 장관, 변호사, 의사, 세무사까지 압류 대상은 다양하다. 신 집행관의 경험.“압류를 하러 갔는데 낯익은 사람이 문을 열더라고요. 이름만 대면 알 중견 연기자가 잠옷바람으로 서 있더군요.”신 집행관은 “서민들이야 카드빚이 대부분이고 재산도 뻔하지만 ‘있는 사람들’은 압류 전에 명의를 바꿔 놓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도시의 최첨단 요새, 압류도 피해간다 부촌일수록 압류 집행이 쉽지 않다. 집행관들이 가장 어렵다고 털어놓는 곳은 타워팰리스와 평창동의 고급 주택가.‘요새’라고 표현한다. 타워팰리스는 접근 자체가 어렵다.1층에서 신원 확인을 하고 인터폰으로 채무자와 대화를 나누지만 대개 “협조할 수 없다.”는 대답이나 욕설만 돌아온다. 지문 인식 열쇠나 암호화된 디지털 열쇠는 여는 것이 불가능하다. 집행관들은 TV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온 압류 장면에 불만이 많다. 검은 양복을 입고 구둣발로 집에 들어가거나 아이들 앞에서 아무데나 빨간딱지를 붙이는 것은 실제와 다르다는 것이다. 압류 물품은 채권자 앞에서 모두 목록에 기재된다. 빨간딱지를, 그것도 보이는 곳에 붙이지는 않는다. 아이들만 있는 집은 더욱 조심스럽다. 혹 상처로 남을까봐 집 밖으로 내보내거나 데리고 나가 과자를 사주며 못보게 한다. ●돈 앞에서 전쟁! 곳간에도 인심은 없더라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을수록 집행관들은 곤혹스럽다. 명도나 철거 집행을 갔다가 양손에 식칼을 들고 휘두르는 채무자의 위협을 받기도 하고 심지어 똥벼락을 맞는 일도 심심치 않게 경험한다. 추석에는 채무자를 압박하기 위한 압류가 급증한다. 일명 ‘보따리 싸기’. 남대문과 동대문 등 시장 상인들의 물품을 압류하는 것을 가리키는 직원들의 은어이다. 추석 2주전부터 몰려든다. 채권자들이 추석 직전에 압류를 하면 물건을 팔기 위해서라도 상인들이 빚을 갚는 것을 노린다는 설명이다. 지난달에는 모 시중은행의 행장실이 압류됐다. 채권자가 19억원을 돌려주지 않고 차일피일 미루는 은행을 상대로 마지막 히든카드를 던진 것. 은행장실에 빨간딱지가 붙었다. 은행측은 외부에 알려질까봐 사흘 만에 돈을 갚았다. 보복성 압류도 있다.‘축의금 압류’ 같은 것이다. 결혼식이나 회갑연을 겨냥해 채권자가 법원에 압류 집행을 신청한다. 인륜지대사인 결혼식이나 잔칫집에 가서 돈봉투를 수거하는 일은 여간 곤혹스럽지 않다. 축의금은 그 자리에서 누구에게 낸 것인지 판별해 수거한다. 6일 오후 방배동의 한 고급빌라 단지. 빌라에서 압류된 동산의 경매가 열렸다. 압류 대상자는 시가 30억원이 넘는 빌라 건물의 주인. 건축법 위반으로 선고된 벌금 50만원을 내지 않자 검찰청이 압류를 신청했다. 결정문의 메모지에는 ‘납부 의사가 전혀 없으며 욕설로 일관하는 고의적인 벌금 미납자’라는 검찰 의견이 기재돼 있다. 경매 물품인 냉장고는 이날도 유찰돼 최저가는 벌금에도 못 미치는 34만 3000원으로 떨어졌다. 팀원들의 쓴소리.“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말은 순 거짓말입니다. 단돈 29만원밖에 없다는 전직 대통령처럼 있는 사람들이 더 뻔뻔해요.” sunstory@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금호아시아나그룹 (2)지분·경영권 ‘교통정리’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금호아시아나그룹 (2)지분·경영권 ‘교통정리’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형제경영’의 모범을 보이고 있는 기업이다. 최근 두산그룹이 형제간 분쟁에 휩싸이는 등 재계 일각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친족간 지분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과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잡음없는 형제경영은 박인천 창업주 회장이 생전에 그룹경영 원칙을 세우고,2세들이 이를 충실히 따른데서 비롯됐다. 박 회장은 2세들의 지분 분배와 관련해 ▲여러 사람이 관여하면 분란이 생기기 쉬우므로 남자들에게만 상속하고 ▲4자(5남 가운데 4남 종구씨를 제외한 성용·정구·삼구·찬구씨)합의 경영 형태로 형제간 합의아래 회장을 선임하고 ▲주요 사안에 대해서도 4자 합의가 최우선이지만 합의가 안되면 다수결 원칙에 따르고 그래도 결정나지 않으면 가장 손윗사람이 결정권을 갖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동생에게 물려주겠다” 1984년 그룹 총수에 취임한 고 박성용 명예회장은 평소에도 입버릇처럼 “동생에게 자리를 물려주겠다.”며 형제경영 실천의지를 보였다. 박 명예회장의 말에 반신반의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그는 실제로 65세가 되던 1996년 그룹창사 50주년을 맞아 동생 정구 회장에게 ‘대권’을 물려줬다. 이후 정구 회장이 65세이던 2002년 폐암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뜨자 3남인 삼구 현 회장이 회장직을 물려받았다. 결국 그룹의 두 형제는 65세에 동생에게 회장직을 물려주는 전통이 우연히 만들어진 셈이다. 올해 한국 나이로 61세인 삼구 회장이 65세가 되는 2009년에 회장직을 4남인 찬구(58) 금호석유화학 부회장에게 넘겨줄지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대부분의 그룹 관계자들은 박 회장이 동생 찬구 부회장에게 회장직을 이양하는데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10대 기업으로 키워내 성용 명예회장은 박인천 창업회장의 49재를 지낸 1984년 8월3일 제2대 그룹 회장으로 조용히 취임했다. 선친이 타계한 지 얼마되지 않은 탓도 있지만 성격대로 요란한 취임행사나 이미지 구축을 위한 경영전략 발표도 일절 갖지 않았다. 서강대 교수로 재직했던 박 명예회장은 일찍부터 그룹 경영을 자문해 왔다. 그러다가 1973년 10월 부친의 ‘명령’에 따라 교단을 떠나 금호실업 사장으로 본격적인 경영참여를 시작했다. 이후 1979년 10월 그룹 부회장을 거쳐 10년만에 그룹 총수를 맡게 된 것이다. 성용 회장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경영이론에 밝은 ‘총수’였다. 미국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버클리대에서 조교수로 일했다. 당시 3회 이상 논문 게재시 노벨상 수상도 가능하다던 세계적인 논문 권위지인 ‘인터내셔널 이코노믹 리뷰’에 두 차례에 걸쳐 논문이 실리는 등 미국에서 계량경제학자로 왕성한 연구활동을 벌였다. 그러다가 박정희 대통령 당시 해외 고급두뇌 유치정책에 따라 1968년 귀국행 보따리를 쌌다. 성용 회장은 부친의 권유로 정부에 몸담게 된다. 창업주 회장이 버스조합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요금인상 문제로 당시 알고 지내던 이후락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학렬 경제수석을 만나 성용 회장을 소개했고 그 자리에서 비서관으로 채용케 했다. 그는 대통령 경제비서관, 부총리 특별보좌관으로 재직하다 1971년 평소 원해 왔던 학계로 다시 옮겼다. 서강대 교수로 재직하며 부총리를 지낸 남덕우 전 총리, 이승윤 전 부총리 등과 함께 경제학계의 탄탄한 학맥인 ‘서강학파’를 형성했다. 이 때 교단에서 만난 제자들을 회사에 입사시키기도 했다. 박상환 금호생명 부사장 등이 박 명예회장의 ‘애제자’들이다. 이러한 박 명예회장의 독특한 경력은 당시 재계의 2세 경영인 중에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런 ‘아웃사이더’로서의 삶이 오히려 그룹을 경영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는 광범위한 인맥들을 형성했다. 그러나 박 명예회장이 취임한 1984년 그룹은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1980년 초 일어난 삼양타이어 분리파동과 때마침 불어닥친 경기불황의 여파 때문이었다. 그는 경제이론의 대가로서 현실 경영인으로서는 결심하기 힘든 단안을 내린다. 한보철강의 전신인 극동철강과 금호섬유를 매각하고, 삼양타이어와 금호실업을 통합해 상호를 ㈜금호로 바꿨다. 흑자기업인 광주고속은 금호건설을 합병했고, 금호화학과 한국합성고무를 합쳐 금호석유화학으로 재탄생시켰다. 취임 당시 9개사인 계열사를 4개로 줄이고, 비주력부문을 과감히 매각하는 등 경영내실화에 박차를 가했다. 또 석유화학분야를 그룹 주력 업종으로 성장시켰다. 당시에는 ‘구조조정’이라는 말 대신 ‘합리화’라는 표현을 썼다. 박 명예회장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한국경제의 최대 화두였던 구조조정의 선구자인 셈이다. 박 명예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을 출범시키면서 취임 당시 6900억원이었던 그룹 매출을 1995년 4조원대로 끌어올리는 등 금호아시아나를 국내 10대 그룹 반열에 올려놓았다. ●두 세발 먼저 앞서간 이상적인 경영인 박 명예회장은 현실에 치우치기보다는 이상적인 경영관을 실현하려고 애썼다. 지금은 누구나 갖고 다니는 휴대전화가 ‘대박’을 터뜨릴 것이라는 예상을 했고, 집앞까지 배달해 주는 택배회사의 성공을 예견했다. 장성지 금호아시아나그룹 상무는 “명예회장님이 1990년대 초반에 이미 인터넷을 능수능란하게 다뤄 임원들에게 이메일로 지시사항을 보내놓고 답신 시간을 일일이 확인하셨다.”면서 “어떤 전자서류는 새벽 2,3시에도 결재하셨다.”고 회고했다. 박 명예회장의 이상적인 경영스타일은 음악, 미술 등 문화사업으로 이어졌다.1990년 금호 현악4중주단을 창단하고, 고가의 세계적인 명품 고악기를 사들여 한국을 빛낼 가능성이 높은 연주자에게 무상으로 대여해줬다. 비수익사업에 힘을 쏟는 박 명예회장의 경영스타일에 비판도 적지 않았지만 그는 “우리 기업도 미국의 카네기재단이나 일본의 소니그룹처럼 사회문화사업에 뛰어들어야 한다.”며 “당장은 돈이 부담스럽지만 장기적으로는 그룹 이미지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박 명예회장은 일선에서 물러난 뒤 1998년 예술의전당 이사장과 2002년 통영 국제음악제 이사장을 맡는 등 문화·예술 사업에 전념했다. 1997년 국민훈장 무궁화장,2002년에는 기업메세나 대상(대통령상)을 받았다. 박 명예회장의 예술사랑 덕분에 지난 5월 장례식에서는 예술인들이 그의 죽음을 누구보다 더 애통해 했다. 박 명예회장의 친구인 이승윤 전 부총리는 “박 회장은 단순히 선친으로부터 기업을 물려받은 2세 기업인이 아니라 전문지식을 지닌 뛰어난 전문경영인이었다.”고 회고했다. ●발로 뛰는 경영인 박 명예회장은 1993년부터 동생 고 박정구 회장에게 회장직을 넘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명예회장은 “미국 CEO들은 환갑만 지나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며 동생에게 총수직을 맡아줄 것을 수차례 요구했다. 형의 요구를 고사하던 정구 회장은 1996년 그룹 창사 50주년이 되는 해 박 명예회장이 “65세에 회장직을 물려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싶다.”는 뜻을 거듭 밝히자 회장직에 올랐다. 순조로운 경영권 이양에 대한 보답 차원이었는지는 몰라도 정구 회장의 형에 대한 예우는 남달랐다. 성용 명예회장은 그룹의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문화·예술 사업 등 이상적인 아이디어를 곧잘 제기했다. 수요와 공급 원칙에 철저히 따르는 동생 정구 회장으로선 형의 제안이 별다른 실익이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렇게 하시죠.”라며 무조건 따랐다. 그러나 정구 회장은 형과는 사뭇 다른 경영스타일을 보였다. 경제 이론을 중요시했던 형과 달리 본능적인 감각과 불도저식 추진력을 발휘하는 현장중심의 경영방식을 택했다. 이는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하자마자 22세에 광주여객 영업과장으로 회사에 몸 담으며 철저히 경영수업을 받아온 당연한 결과이기도 했다. 정구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아주생명을 인수, 금호생명으로 변경해 보험업에 진출했다. 강원 설악과 전남 화순, 경남 충무, 제주 남원에 잇달아 콘도를 개장, 미래의 유망분야인 관광·레저사업 부문을 확대했다. 정구 회장이 재임때 가장 역점을 둔 사업은 중국 진출이었다. 항공·타이어·고속버스 분야를 중심으로 중국 시장을 개척했다. 정구 회장의 불도저식 경영은 1997년 이후 IMF 위기에서도 발휘됐다. 계열사간 합병·지분매각·청산 등을 통해 한계사업과 비주력사업부문을 과감히 접었다.1997년 당시 32개였던 계열사를 2001년 15개로 축소했다. 자본유치, 부동산 및 유가증권 매각, 유상증자 등을 통해 97년 말 966%에 달했던 그룹 부채비율을 2001년 말 360%로 낮추는 등 재무구조를 개선시켰다. 대부분의 그룹 임직원들은 3대 정구 회장이 풍부한 경험과 의리를 앞세우며 선 굵은 경영을 펼쳤던 경영인으로 기억하고 있다. ‘폭탄주’를 즐기던 정구 회장은 특유의 뚝심으로 IMF 파고를 넘었지만 2002년 폐암으로 운명을 달리했다. ●아버지를 쏙 빼닮은 셋째아들 정구 회장에 이어 4대 회장에 취임한 삼구 회장은 5남3녀중에서도 아버지 박인천 회장을 가장 닮은 아들로 꼽힌다. 수리에 밝고 매사에 적극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나이에 비해 생각하는 것이 젊어 ‘영원한 39(삼구)세’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높은 결단력과 추진력을 겸비해 한번 결정하면 물러서지 않는 원칙론자이기도 하다. 이런 그의 성격은 그룹 창사 이래 최고의 실적을 내는 업적을 이뤄냈다.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약관 22세의 나이에 한국합성고무를 차릴 정도로 경영인으로서의 ‘끼’를 발휘했다. 그룹 총수이면서도 재무·관리·세무회계 등에 정통해 그룹의 세세한 재무상태까지도 훤히 꿰고 있다. 서구 금호아시아나그룹 고문은 “회장님이 업무면에서는 섬세하고 치밀해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지만 형님들을 모시거나 동생들을 보살피는 데는 넓은 포용력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형들을 생각하는 박 회장의 정성은 극진했다.2004년 박성용 명예회장이 세계문화예술 발전에 공헌한 공로로 독일의 몽블랑 문화재단으로부터 ‘몽블랑 예술후원자상’을 받자 밤 11시에 형에게 달려가 깜짝 축하파티를 열어주기도 했다. 웬만한 주요 행사에는 바로 아래 동생인 찬구 금호석유화학 부회장을 반드시 동행토록 해 사소한 의사결정때도 동생의 의견을 듣는다. 삼구 회장은 잔정이 많다는 게 그룹 임직원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지난 1998년 당시 아시아나 사장이던 삼구 회장은 IMF를 맞아 전년도 입사자들이 1년간 무급휴가를 마치고 회사로 복귀하는 행사장에서 5분간 말을 잇지 못하고 계속 눈물만 흘린 사실은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그룹 제2의 중흥기 맞아 2002년 9월2일에 4대 회장에 취임한 삼구 회장은 IMF 이후 2004년까지 4조 9961억원의 구조조정 실적을 이뤄내는 자구노력으로 기업을 회생시켰다. 이 구조조정 기간에 공적자금을 지원받지 않고, 직원 감축없이 그룹을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2004년에는 사상 최대 실적인 매출액 8조 5447억원, 경상이익 8140억원을 달성했다. 박 회장은 앞으로도 항공·고속 등 운수분야와 타이어, 석유화학 계열, 관광·레저, 금융 등의 기존 사업분야는 경영합리화를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물류·레저사업을 상호 연계,2010년까지 재계 5위에 올라서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뒤에서 묵묵히 보좌하는 4남 4남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부회장은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 통계학과를 졸업해 수치에 밝고 경제의 맥을 잘 짚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혹시 형인 삼구 회장에게 누가될까봐 뒤에서 묵묵히 돕고 있다. 전공을 살려 회사내의 재무상황을 꼼꼼히 챙기고 재무구조 개선에 앞장서 왔다. 찬구 부회장은 지난 1992년부터 2003년까지 구조조정본부 역할을 하는 비전경영실의 사장을 겸직하며 그룹에서 추진되고 있는 구조조정 사안들을 일일이 챙겼다. 그는 유연한 조직체계 및 관리체계를 구축해 금호석유화학을 합성고무부문에서 국내시장 점유율 1위, 세계 4위의 생산능력을 보유하는 기업으로 키워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문 CEO 아시아나항공 박찬법(60) 사장은 2001년 1월 대표이사직에 취임해 대규모 흑자 전환, 세계 최대의 항공제휴망인 ‘스타얼라이언스’ 가입 등의 성과를 올렸다. 철저한 원칙주의자로 정평이 나있다. 금호타이어 오세철(58) 사장은 1974년 금호타이어 입사 후 연구·생산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엔지니어 출신이다.‘현장중시’의 경영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금호산업 건설사업부 신훈(60) 사장은 지난 2002년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뛰어난 경영수완을 발휘,2004년 상장사 중 최고의 주가상승률을 이뤄냈다. 금호산업 고속사업부 이원태(60) 사장은 그룹내 손꼽히는 중국 전문가로 통한다.1993년부터 금호아시아나의 중국사업 전진기지인 북경대표처에서 근무하며 타이어, 항공, 고속 등 그룹의 중국 진출을 이끌었다. 금호석유화학 김흥기(59) 사장은 1973년 금호석유화학의 전신인 한국합성고무에 입사한 뒤 재무담당임원을 두루 거친 그룹내 재무전문가다. 금호피앤비화학 류명렬(59) 사장은 비상경영을 통한 획기적인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으로 연속 적자에 시달리던 회사를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흑자로 전환시켰다. 금호폴리켐 기옥(56) 사장은 재무통으로 금호타이어 경리부에서 출발해 회장부속실 근무중 아시아나항공 설립과 함께 직원 1호로 발탁되기도 했다. 금호미쓰이화학 김성기(61) 사장은 오랜 기간 미국 법인과 금호 미국 현지법인에서 수출·마케팅 업무를 담당한 미국 전문가다. 금호렌터카 김성산(59) 사장은 1960년 광주고속에 입사하여 40년간 장기근속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산증인이다. 금호페이퍼텍 이삼섭(55) 사장은 종합무역상사인 금호실업에 입사, 금호건설을 거친 후 비전경영실부사장을 지냈다. 타이어, 항공, 고속, 건설, 화학 등 그룹 전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 아시아나IDT 박근식(59) 사장은 IT출신이 아니지만 2003년부터 그룹 IT전문회사인 아시아나IDT대표를 맡고 있다. 사이버대학 IT관련 학과에 다니는 노력 끝에 전문가를 능가하는 실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복합물류 김종호(57) 사장은 외국어에 능통해 해외영업을 총괄하는 등 타이어 해외수출의 선봉장 역할을 해왔다. 인천공항에너지 류병률(59) 사장은 아시아나항공 서울지점장과 여객담당 임원 등 영업에서만 10년이상 근무한 영업통이다. 금호생명 박병욱(58) 사장은 한양대에서 ‘회사 시책이 보험설계사 마케팅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을 정도로 이론과 실무에 능한 수재형 CEO다. 금호종금 이기수(56) 사장은 30여년간 경리·자금분야에서 실무와 관리능력을 인정받았다. 아시아나CC 김창규(52) 대표이사 상무는 금호산업 레저사업부 대표도 겸직하고 있다. 그룹 전략경영본부 오남수(57) 사장은 현재 구조조정본부 역할을 하고 있는 그룹 전략경영본부의 실무 총괄 책임자다.1997년 시작한 그룹의 구조조정 작업에 줄곧 몸담아 왔다. 재계에서 손꼽히는 와인 애호가 및 전문가로 최근에는 ‘어너더 와인, 어너더 테이스트(Another Wine,Another Taste)’란 제목의 와인 가이드 포켓북을 발간하기도 했다 jrlee@seoul.co.kr ■ 재벌 혼맥의 허브… 삼성·LG등 사돈박인천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와 2세인 5남3녀는 자식들의 혼사에 각별히 신경써 화려한 혼맥을 형성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가(家)는 2,3세들의 혼인을 통해 삼성,LG, 대우, 대상그룹과 사돈을 맺는 등 ‘재벌가 혼맥의 허브’로 부상했다. 박 창업주 회장의 장남인 고 박성용 명예회장은 아들 재영(35)씨를 구자훈 LG화재 회장 3녀인 문정(30)씨와 결혼시켰다. 재영씨의 장인인 구자훈(58) 회장은 구인회 회장의 손밑 동생 철회(75년 작고)씨의 3남이다. 박 명예회장과 구 회장이 자식들의 혼사로 인해 ‘사돈’ 관계를 맺게 된 것이다. 금호아시아나가의 장손인 재영씨의 처고모부인 박용훈(63)씨는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이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두산그룹과도 혼맥으로 연결돼 재계 명문가의 위상을 이어갔다. 박 부회장은 박우병 전 두산산업 사장의 장남이다. 2남 정구 회장의 장녀 은형(35)씨도 김우중 전 회장의 차남 김선협(36·포천아도니스CC 사장)씨와 혼인해 일가를 이뤘다. 금호아시아나가의 혼맥은 뭐니뭐니해도 3녀 현주(52)씨를 통해 빛을 발한다. 현주씨는 임창욱(56) 대상그룹 명예회장에게 시집갔다. 또 큰 딸인 임세령(28)씨를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아들 이재용(37) 삼성전자 상무와 결혼시켰다. 세령씨와 이재용 상무간의 결혼은 호남 집안인 금호아시아나가와 대상그룹, 영남집안인 삼성가가 사돈을 맺었다는 점에서 재계의 화제가 됐다. 또한 ‘미원-미풍 전쟁’을 벌였던 삼성과 대상그룹이 혼맥으로 합쳐졌다는 점에서 지대한 관심을 끌었다. 세령씨는 시어머니인 홍라희(60) 여사가 보광그룹의 장녀여서 홍석현(52) 전 중앙일보 회장과 홍석규(49) 보광그룹 회장을 시외삼촌으로 모시고 있다. 특히 박현주씨는 금호아시아나가가 남자들에게만 지분을 상속한다는 대원칙을 고수해 친정에서는 경영참가가 원천 봉쇄됐었다. 하지만 결혼 이후 전문 경영인으로 변신하고 있다. 박씨는 대상그룹 계열인 상암커뮤니케이션즈 대표로 활발한 경영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어 9월13일 대상그룹의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 등기임원에 선임될 예정이다. 옥중에 있는 남편 대신 시댁의 회사를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여 이목이 쏠리고 있다. jrlee@seoul.co.kr ■ 3대째 이어지는 원칙금호아시아나그룹의 철저한 동등지분 원칙이 3대째 이어지고 있다. 장자승계 원칙이 일반적인 다른 그룹과 달리 창업 2세 가구별로 똑같은 지분을 확보, 경영권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고 박성용 명예회장 등 금호 경영에 참여한 4형제는 공교롭게도 아들을 1명씩 두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달 4일 고 박 명예회장이 보유해온 계열사 지분 전량을 장남인 재영(35)씨가 상속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박성용-정구-삼구-찬구로 이어져온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형제경영 체제가 3세에서도 이어질 수 있는 틀이 마련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분구조는 특이하다. 지주회사인 금호석유화학을 기준으로 창업 2∼3세들의 지분구조가 9.24%로 똑같다.2세 경영인 중 회사 경영과 무관한 5남 종구(국무총리실 경제조정관)씨를 빼고는 4명의 형제가 동일한 지분을 갖고 있다. 2세들이 작고하면 이 지분은 고스란히 3세 경영인들에게 상속돼 지분구조를 둘러싼 분란이 생길 틈이 없다. 재영씨는 그룹 지주회사인 금호석유화학의 보통주 136만 2512주와 우선주 8만 3251주, 금호산업의 보통주 35만 5000주, 금호종합금융의 보통주 3만 9070주, 금호페이퍼텍의 보통주 2585주와 우선주 4만 1087주를 받았다. 이로써 재영씨는 금호석유화학 지분 9.24%를 소유하게 됐다.2002년 작고한 정구 회장의 장남 철완(27)씨도 부친 지분 9.24%를 그대로 상속받았다. 이로써 사촌지간인 재영씨와 철완씨는 나란히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주주로 떠올랐다.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금호석유화학의 최대 주주는 자사주 19.8%를 보유한 금호석유화학이고 재영, 철완씨는 2대 주주가 된 것이다. 이들은 금호산업과 금호종합금융의 지분도 똑같이 보유하고 있다. 금호산업 지분은 42.49%를 보유한 금호석유화학이 최대 주주로 있으며 재영, 철완씨가 1.87%씩 갖고 있다. 두 사람은 금호종합금융의 지분도 1%씩 보유했다. 이처럼 철저한 동등지분 원칙이 적용되는 것은 창업 2세 형제들이 그룹 지분을 똑같이 나눠 갖고 형제경영을 하는 것처럼 3세도 이같은 전통을 이어가겠다는 뜻에서다. 금호아시아나가(家) 3세들의 경영참여 시점도 관심거리다. 재영씨는 미국 LA에서 경영과는 동떨어진 영화 공부를 하고 있고, 철완씨는 국내에 있는 보스턴 컨설팅 그룹에서 경영수업을 쌓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그룹 관계자는 “재영씨와 철완씨가 지분 승계로 대주주가 됐지만 당분간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학업에 전념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jrlee@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식탁 위의 쾌락/하우드룬 메르클레 지음

    식탁 위의 쾌락/하우드룬 메르클레 지음

    ‘엠마가 들어서자 사람들은 온갖 꽃과 고급스런 식탁보의 기분 좋은 향기, 다양한 요리와 트뤼플 버섯 냄새가 섞인, 미풍으로 둘러싸이는 느낌을 받았다. 촛대 위의 촛불은 식기에 새겨진 은종 위에 길게 불꽃을 드리우고, 은은한 미광이 날카롭게 조각된 크리스털을 비추고 있었다.’ 여기 등장하는 ‘엠마’는 구스타브 플로베르의 소설 ‘마담 보바리’의 주인공이다. 그녀가 앉아 있는 식탁은 인간이 꿈꾸는 모든 게 갖추어져 있다. 맛있는 요리와 와인, 크리스털 유리잔, 촛불, 꽃, 향기가 나는 식탁보 등등.‘감각을 위한 축제’로서의 식사는 바로 이런 식탁에서 이루어지지 않을까? 독일에서 호텔경영과 요리, 철학을 공부한 하우드룬 메르클레의 책 ‘식탁 위의 쾌락’(신혜원 옮김, 열대림 펴냄)은 이런 모든 것들, 미와 맛, 향유와 감각에 대해 다루고 있다. ‘오디세이아’가 쓰여졌던 기원전 700년 초기 그리스시대의 식사에서 시작해 고대 로마와 중세를 거쳐 르네상스와 19세기의 모습까지. 저자는 식탁을 둘러싼 다양하고 일상적이며, 동시에 특별한 모습들, 즉 손님 접대와 식탁문화에 대해, 음식과 와인 즐기기에 대해, 그리고 훌륭한 맛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또 각기 다른 시대마다 음식 섭취라는 행위가 어떻게 미학적인 일로 바뀌었는지를 보여준다. 그리스시대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서 보여주는 만찬은 손님 접대의 절정을 보여준다. 손님의 발을 씻겨주고 새옷을 내주는 등 경건함과 공손함이 종교적 분위기마저 풍긴다. 플라톤의 ‘향연’에서 향연 진행과정은 너무 완벽해 가히 예술의 경지에 이르렀다. 축제의 절정은 식사시간이 아니라 그 뒤에 이어지는 여흥, 즉 시를 짓거나 화가와 음악가들의 공연, 재담, 게임 등에서 완성됐다. 로마시대 권력층에게 식사는 곧 부와 권위의 과시였다. 이들은 호화주택에서 엄청난 파티를 열어 최고급 요리를 무제한적으로 제공했다. 평민들은 앉아서 음식을 먹었던 반면 부자들은 비스듬히 누워서 손가락으로 음식을 집어 먹었다. 당시 포크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고, 수저와 나이프는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와 고기를 먹기 좋게 자르는 하인들만이 사용했다. 암흑시대라고 불리는 중세엔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의 구분이 확실했다. 곡물을 껍질째 빻아 만든 무겁고 거무튀튀한 빵은 ‘나쁜 음식’으로 농민들이, 밀가루로 만든 눈처럼 하얀 ‘좋은 빵’은 귀족들이 먹었다. 동물의 세계에서 가장 위쪽에 자리한 날짐승들, 꿩, 오리, 비둘기, 메추라기 등과 야생짐승 고기는 귀족들의 만찬에 쓰였다. 반면 돼지, 황소 등의 고기는 농부들에게 적합한 음식으로 여겨졌다. 계층의 서열이 위협받지 않도록 그에 맞춰 소비하는 ‘사치법’이 생겨나기도 했다. 르네상스 시대에 들어와 사람들은 음식 그 자체를 넘어 식사도구와 식탁보, 식기 등 식탁을 둘러싼 것을 미학적으로 꾸미기 시작한다. 귀족들이 포크 사용에 매달린 것도 이때부터다. 전문 요리사와 요리책, 다양한 상차림 등 새로운 음식문화 양식이 이때 등장했다. 메뉴와 차림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식탁이 회의용 탁자처럼 변하는 등 현대화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때는 19세기 이후 시민사회가 들어서면서부터다. 또 진정한 미식이 무엇인지, 칭찬과 감사의 말을 표현하는 것이 식사를 얼마나 즐겁고 아름답게 만드는지 미학적 관점에서 진지하게 이야기한다. 허겁지겁 끼니를 때우며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에게 이 책은 이렇게 속삭이는 것 같다.‘오늘 저녁 때는 가장 아끼는 식탁보를 꺼내어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 따뜻하고 아름다운 식탁을 꾸며 보는 게 어때요?’라고.1만 8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프랑스인들의 지극한 ‘문화유산 사랑’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프랑스인들의 지극한 ‘문화유산 사랑’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인들의 역사와 문화유산에 대한 자부심과 애착은 남다르다. 선조들이 남겨놓은 문화유산을 잘 보존하고 제대로 관리하기 위한 노력도 대단하다. 세계 어느나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풍부한 문화유산도 자부심을 더한다. 프랑스 정부는 이같은 국민들의 문화적 열정을 바탕으로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전국에 산재한 문화유산의 정비 및 복원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그 위에 문화재 관련 공공·민간 단체들과 교육기관, 전문가 집단, 그리고 기업 메세나가 이를 뒷받침한다. 온 국민이 똘똘 뭉쳐 사라져갈 위기에 처한 문화재를 복원하는 데 열정을 쏟아붓는 것을 보면 ‘문화예술 대국’이란 명성이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베르사유 복원은 거대 국가 프로젝트 파리 남서쪽 약 20㎞에 있는 국립박물관 베르사유궁은 프랑스인들이 가장 아끼고 자랑하는 문화유산 가운데 하나다. 이곳의 역사적 의미도 깊거니와 찬란했던 프랑스의 영광을 대변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루이 14세가 1661년부터 건축가 루이 르보, 화가 르 브룅, 정원사 르 노트르 등으로 하여금 본격적으로 건설하게 한 이 궁전은 1682년 공식적인 프랑스의 왕궁이 됐으며 1789년 대혁명까지 107년간 프랑스의 정치와 문화, 예술의 중심지였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2003년 10월 베르사유 복원계획 ‘그랑 베르사유(le Grand Versailles)’를 수립했다. 오는 2020년까지 장장 17년동안 지속되는 거대 국가 프로젝트다. 베르사유궁 역사박물관 피에르 아리졸리-클레망텔 관장은 “베르사유궁은 프랑스 역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곳이며,17세기 최고 수준의 예술이 집적된 문화유산”이라며 “그러나 대혁명으로 많은 부분이 훼손됐고,4세기 가까운 세월동안 수차례의 복원과 개조를 거치면서 본래의 모습을 많이 잃었다.”고 말했다. 때문에 그랑 베르사유 프로젝트의 가장 핵심은 “혁명이전의 모습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국의 전문가도 복원작업 참여 베르사유 복원 작업은 17세기 예술 전문가와 역사학자, 회화 복원 전문가, 조경전문가, 건축가 등으로 구성된 과학자문위와 역사유물 최고위원회, 베르사유궁 행정자문위 등의 의견을 취합해 진행된다. 영국, 이탈리아, 독일 등에도 베르사유궁과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양식으로 지어진 궁들이 있기 때문에 외국의 전문가들도 복원작업에 다수 참가하고 있다고 아리졸리-클레망텔 관장은 설명했다. 그랑 베르사유 프로젝트와 별도로 정원 뒤편의 숲에서는 지난 1999년 겨울 태풍으로 쓰러진 떡갈나무를 복원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사정없이 몰아친 강풍에 수령 수백년의 떡갈나무들이 1000그루 가까이 뿌리째 뽑혀 나가자 정부는 즉각 4000만프랑(615만유로)의 특별 지원기금을 조성,10년간 진행될 정원 복원공사를 시작하도록 했다. 정원사들과 수목학자들은 쓰러진 떡갈나무와 같은 품종을 찾아 나무를 키우고, 쓰러진 자리에 다시 심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일부가 내년에 공개될 예정이다. ‘그랑 베르사유’프로젝트는 총 3단계에 걸쳐 진행되며 현재 1단계 사업이 순조롭게 추진 중이다.1억 3500만유로(약 1729억 6300만원)가 투입되는 1단계(2003∼2009년) 사업은 역사적 가치가 높은 부분들의 보존 및 복원작업과 함께 쾌적한 관람환경을 만드는 작업이 중심이 된다. 2단계(2010∼2015년)는 북쪽 날개관과 그랑 트리아농, 프티 트리아농이라 불리는 별궁을 복원하는 작업이 핵심이다. 건설 당시 북쪽 날개관 중앙에는 중앙계단이 있어 거대한 궁전의 동선과 안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1837년 역사박물관 구조변경 작업으로 철거됐다. 이 중앙 계단을 재건하고 내부 뜰을 복원하는 작업이 계획돼 있다. 3단계(2015∼2020년)에는 중앙 날개관을 복원하는 작업과 함께 왕실 마구간을 전시실로 개조하게 된다. 르 노트르의 역작인 정원의 중앙부와 북부, 넵튠 분수의 복원과 그랑카냘(대운하)의 정비작업도 포함됐다. ●기업 메세나의 적극적 후원 그랑 베르사유 프로젝트의 구심점은 국가이지만 재정이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을 충당해 주는 기업 메세나들의 역할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프랑스 기업인들의 뜨거운 문화사랑이 복원사업의 바탕에 깔려있음을 알 수 있다. 주차장 운영 및 건설업체인 뱅시(VINCI)는 프랑스 기업 메세나 사상 가장 큰 액수인 1200만유로를 들여 베르사유궁의 꽃으로 불리는 ‘거울의 방’ 복원작업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대리석, 도금, 청동, 거울 및 크리스털이 주요 장식재료로 사용돼 호화로움이 극치를 이룬 ‘거울의 방’은 특히 르 브룅이 루이 14세의 생애를 고대화풍으로 그린 천장화가 유명하다. 뱅시 메세나의 올가 지아코모니 학예관은 “복원작업은 벽 유리의 손상된 부분을 교체하고, 나무 바닥을 17세기의 나무 마루로 되돌리고, 장식의 먼지를 털어내며, 르 브룅의 천장화를 복원하는 작업들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BNP파리바은행이 귀족의 방 천장화 복원을 지원했으며 로레알은 루이 15세의 옛 목욕실과 화장실을 복원하는 데 50만유로를 쾌척했다. 일본 기업 닛케이는 루이 16세의 의상 보관실을 복원해 주기로 하는 등 국내외 기업 메세나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 ●문화유적지 4만여곳에 국보만 13만종 르노 돈느듀 드 바브르 문화장관은 지난 6일 ‘문화유산의 날’ 행사 설명회장에서 “우리의 문화유산은 곧 프랑스의 이미지이며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며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가꾸는 것은 미래를 위해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임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정부는 2004·2005년도 회기에 총 4억 8500만유로를 문화유산의 복원과 정비에 투입했다. 내년도(2005·2006년)에는 이보다 1억유로 정도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돈느듀 드 바브르장관은 밝혔다. 문화부 통계에 따르면 프랑스 전국에는 4만 2059곳의 보호대상 문화유적지가 있다. 이 가운데 1만 4232곳이 역사적 중요성을 지닌 역사적 유적지로 지정됐고,2만 7827곳이 국가 문화유적지 대장에 등재돼 있다. 또 국보로 지정된 문화재만 13만종, 국가 문화유적지 대장에 등재된 문화재가 12만 8000종에 이른다. lotus@seoul.co.kr ■ ‘문화유산의 날’ 22돌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인들은 매년 9월 세번째 주말 전국적으로 ‘문화유산의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이날 대통령궁인 엘리제궁부터 상원 회의실 등 공공건물을 비롯해 수도원과 수녀원과 같은 종교 건물, 개인 소유 성(城) 등 전국의 유서깊은 건물과 명소들이 무료로 공개되고 프랑스 국민들은 보기 힘든 명소를 맘껏 둘러보게 된다. ‘문화유산의 날’ 행사는 지난 1984년 당시 문화부 장관인 자크 랑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행사 의도처럼 보다 많은 국민들이 문화유산을 감상하고,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적잖은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엔 약 1200만명이 문화유산의 날 행사를 계기로 문화유적지와 평소 방문하기 힘든 명소들을 찾았을 정도로 매년 행사 참가자가 늘고 있다. 올해로 22번째인 문화유산의 날은 9월17·18일 이틀.‘우리의 문화유산을 사랑한다(J’aime mon Patrimoine)’라는 슬로건을 내건 올해 행사에는 전국의 역사적 건물 1만 5480곳이 공개된다. 지난해에 1만 4000곳이 공개된 것에 비해 1500곳 정도가 늘어났다는 점에서도 이 행사에 대한 프랑스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엿볼 수 있다. 각종 문화재와 박물관, 공공 건물이 밀집한 파리 지역에서만 1329곳이 이날 시민들을 맞이한다. 올해 행사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곳은 파리 그랑팔레(Grand Palais).12년 간의 재정비 작업 끝에 문화유산의 날에 맞춰 다시 문을 연다.‘벨 에포크’(아름다운 시대)라고 일컫는 19세기 말의 화려한 아르누보 스타일을 대변하는 그랑팔레는 1900년 만국 박람회 때 세워졌다. 그러나 곧바로 구조적인 취약점이 드러나고 1910년 센강 범람 때 피해를 입어 몇차례 보수를 받다가 1993년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공사에 들어갔다. 총 1억 136만유로가 투입된 재정비 공사에서는 지하에 2000개에 가까운 콘크리트 기둥을 박아 건물 전체를 지지하도록 했고 대형 유리 돔도 복원했으며 야간 조명시설과 음향시설도 새로 갖췄다. 뤽상부르 공원 북측에 있는 상원 건물은 엘리제궁과 함께 문화유산의 날에 가장 많은 관람객이 찾는 장소 중의 한 곳이다. 워낙 볼거리가 많은데다 평소엔 입장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반원형의 대회의장, 들라크루아의 그림이 있는 도서관, 왕관 전시실 외에 경제부문 법안을 심의하는 클레망소 룸 등 18세기에 지어진 뤽상부르 궁의 구석구석이 공개된다. 상원의장 관저도 공개돼 1625년 마리 드 메디치 왕비를 위해 지어진 왕실 교회당과 겨울궁전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지난해 행사엔 3만여명이 이곳을 찾았다. 프랑스에서 시작된 문화유산의 날 행사는 유럽 각국으로 퍼져 ‘유럽 문화유산의 날’로 확대돼 9월 한달 내내 각종 행사와 함께 진행된다. 프랑스인들은 역사적 건물, 미술품, 도서 등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관리하는 데뿐만 아니라 더 많은 국민들이 문화유산을 향유하도록 하는 제도와 이벤트를 마련하는 데서도 앞서나가고 있음을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 lotus@seoul.co.kr
  • 예산낭비 지자체 ‘불이익’

    앞으로 지방자치단체들이 필요 이상으로 호화청사를 짓는 경우 교부세를 받을 때 불이익을 받게 된다. 또 최근 크게 늘어난 각 지역의 축제는 지출 내역을 공개해야 하며 중앙정부의 효율성 점검도 받아야 한다.기획예산처는 8일 재정관리점검단회의를 개최, 지자체의 호화청사와 낭비성 축제 등 예산낭비 사례에 대한 대응체계를 마련해 추진키로 했다. 일부 지자체의 경우 1년 예산의 31%(옹진군)∼66%(금천구)를 투입해 새청사를 짓는 등 예산 낭비사례로 지적된 지출 내역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특별교부세를 줄 때 예산낭비를 줄이려는 지자체를 우선 배려하는 등의 방식으로 차등 지원하는 방안도 행정자치부 주관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정부는 또 지난 1994년 287개이던 지방축제가 지난해 1178개로 늘어나고 소재와 목적이 비슷한 축제도 많이 생긴 것이 지방행정과 재정에 부담이 되는지를 점검키로 했다.기획처 관계자는 “문화관광부 주관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전국 500여개 지역축제에 대해 실태조사와 평가용역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프로야구 2005] 삼성 한국시리즈 직행 ‘성큼’

    삼성이 4연승을 질주하며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에 성큼 다가섰다. 삼성은 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와의 경기에서 선발 임동규의 완벽투와 김한수·조동찬의 홈런 등 장단 14안타를 몰아치며 8-1,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루키’ 오승환과 더불어 올시즌 삼성마운드의 가장 큰 소득으로 꼽히는 ‘중고신인’ 임동규(26)는 주무기인 포크볼과 날카로운 제구력을 앞세워 6이닝 동안 6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며 3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시즌 4승(2패)째를 거뒀다. 광주상고-동국대 출신의 임동규는 2003년 데뷔한 뒤 2경기에서 2이닝만을 던졌고, 지난해에는 임대선수 신분으로 중국 광저우 레오파드에서 뛰었던 철저한 무명이지만 올시즌 제구력을 업그레이드시켜 호화군단 삼성마운드의 한 축을 꿰차며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날 롯데에는 아마추어시절 임동규와 정반대로 엘리트코스를 걸었던 김수화(20)가 ‘늦깎이 신고식’을 치렀다. 김수화는 2004년 2차드래프트에서 전체 1번으로 지명됐고, 롯데가 신인 역대최고액인 5억 3000만원을 안길 정도로 기대를 모았다.하지만 1년을 꼬박 2군에서 보낸 뒤 지난달 14일에야 1군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데뷔전의 긴장 탓인지 2이닝 동안 2안타 1실점했지만, 최고구속 148㎞까지 찍는 등 가능성을 보였다. 광주에서 기아는 4-3으로 앞선 8회초 쏟아진 비로 한화에 강우콜드승을 거뒀다. 기아 선발 김진우는 지난 7월6일 삼성전 이후 계속된 4연패 사슬을 끊으며 행운의 완투승을 챙겼다.4위 한화는 비록 패했지만,5위 롯데 역시 승수쌓기에 실패해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매직넘버’를 6으로 줄였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럭셔리 리조트 허니문

    ‘동화속 궁전같은 예쁜 파빌리온, 에메랄드 빛 바다와 야자수, 석양을 바라보며 즐기는 로맨틱한 저녁 식사’올 가을 허니문의 새로운 트렌드는 ‘럭셔리 리조트’. 관광보다는 고급 리조트에서 달콤한 휴식을 취하려는 추세다. 이 때문에 ‘어느 나라로’ 보다는 ‘어떤 리조트로’가 오히려 중요한 선택 요소로 바뀌었다. 호텔과 달리 독립 별장형인 리조트에는 간섭받지 않는 자유가 있고, 안락한 쉼이 있다. 한적한 열대 해변에서 휴양을 즐길 수 있고 스노클링과 카누, 낚시 등 다양한 해양레포츠와 피로를 풀 수 있는 스파(spa)가 준비돼 있다. 이런 점에서 태국 크라비의 라야바디 리조트는 새롭게 떠오르는 허니문 명소다. 하룻밤 숙박료가 100만원에 이르지만 전세계 수많은 허니무너들이 라야바디의 매력에 이끌려 이 곳을 찾는다.‘공주의 땅’이라는 의미가 담긴 라야바디는 둘만의 로맨틱한 첫날밤을 즐기기에 충분하다. 크라비(태국)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버섯지붕 그네소파 공주병은 이곳 풍토병 재스민 향기 넘치는 ‘공주의 땅’ ‘사와디 캅!’(안녕하세요!) 라야바디 리조트(www.rayavadee.com)와의 첫 만남은 상큼한 재스민 향기로 시작한다. 리조트 직원들이 환영 인사와 함께 건넨 ‘갈렌’(재스민 꽃으로 만든 화환)은 쌓인 여독을 한꺼번에 풀어준다. 간단한 체크인을 거쳐 만난 곳은 독립 별장형 ‘파빌리온’(papilion). 해변 안쪽 야자수 숲속에 육각형 모자를 쓴 방갈로인 파빌리온은 동화 마을을 연상시키는 예쁜 궁전이다. 그야말로 ‘공주의 땅’임을 실감케 했다. 리조트내에는 104개 파빌리온이 있다. 구조는 1층 거실과 2층 침실로 이뤄진 단독 빌라다. 프라이버시가 보장된 빌라 곳곳에는 조각품과 미술품들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더해 준다.1층에 있는 그네 소파가 인상적이다. 외부와 내부 인테리어는 태국 전통양식과 현대적인 디자인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어 더없이 아름답다. 내부는 고급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는데 2층 욕실에는 아담한 욕탕에 리조트에서 직접 만든 비누와 보디로션 등이 갖춰져 있다. 건물은 시암건축학회로부터 건축상을 받고 태국관광청으로부터 남부지방 최고의 숙박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동남아 최고의 리조트로 1996년에는 ‘엑설런트 어워드’도 수상했다. 허니무너들이 즐겨 사용하는 딜럭스 파빌리온(77개)은 개인적으로 예약할 경우 공시 가격이 1박에 3만 5000바트(91만원 정도)로 태국은 물론 세계 다른 휴양지에서도 손꼽히는 톱클래스 리조트다. 철저한 사생활이 보장돼 있어 공개하지는 않지만 해외 유명 연예인들도 자주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라야바디의 가장 큰 장점은 이처럼 한적한 곳에서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리조트 지역은 섬이 아닌 육지지만 석회암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크라비 공항이 있는 시내에서 들어올 때 보트로만 출입할 수 있다. 밀물과 썰물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공항에서 타라 부두까지 리조트 전용 밴을 타고 온 뒤 다시 전용 보트를 타고 10∼15분쯤 걸린다. 로맨틱한 프라낭 비치의 일몰 라야바디는 남마오·라일레이·프라낭 등 3개의 해변을 끼고 있다. 해변의 길이가 1㎞ 남짓해 해수욕은 물론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산책을 즐기기도 좋다. 리조트는 한바퀴 도는데 30분 정도. 걷는 게 귀찮다면 파빌리온에서 전화 ‘0’을 누르고 ‘버기(Buggy) 플리즈’라고 하면 버기(리조트내를 오가는 소형차)가 문 앞까지 온다. 주로 선착장 등으로 이용하는 남마오 비치는 주변 절경이 아름답다. 해변을 끼고 펼쳐진 주변 경관은 중국의 계림을 연상시키는 석회암으로 된 기암괴석들이 짙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감탄을 자아낸다. 이런 기암괴석들이 라야바디를 아무도 육로로 접근할 수 없는 은밀한 낙원으로 만들어 준다. 무엇보다 압권은 프라낭 비치. 대부분의 허니무너들은 프라낭 비치를 좋아한다. 깎아지른 듯한 기암절벽의 절경을 감상하며 즐기는 해수욕은 색다른 재미다. 특히 비치에 있는 석회암 동굴 그라토(Grotto) 안에서 식사를 하며 바라보는 석양은 잊지 못할 감동으로 다가온다. 식사 메뉴는 해산물과 바비큐 등 리조트 일류 요리사들이 직접 나와 조리를 하는데 맛이 일품이다. 동굴 안이라서 모기가 많은 것이 흠. 하지만 직원들이 친절하게 몸에 뿌리는 모기약을 뿌려줘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해변에서 보이는 ‘해피 아일랜드’는 영화 타이타닉 주제곡을 불렀던 셀린 디옹이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다는 곳이다. 썰물때는 걸어서 섬까지 다녀올 수 있다. 오후 6시부터 밤 12시까지 문을 여는 전통 타이식당인 크루아(Krua)에서는 먹기가 아까울 만큼 예쁜 ‘비혹’(Vi Hok)이라는 요리와 게요리를 즐길 수 있다. 로맨틱한 쪽빛바다 라야바디 리조트 앞바다는 하늘 빛을 그대로 담았다. 리조트와 인접한 바다는 평범한 바닷물 빛이지만 이곳에서 조금만 나가면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물빛이 아름답다. 그래서 대부분 허니무너들은 리조트에서 제공한 전용 보트를 타고 앞바다로 향한다. 이 곳에서 피피섬까지는 배로 1시간 남짓 걸리는데 그 곳까지 갈 필요없이 30분 거리에 있는 코씨섬과 텁 아일랜드만 가도 ‘아이스 블루’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물빛을 만난다. 목적지는 바닷물이 유리알처럼 투명한 코씨섬의 샤크 포인트. 가는 길에 ‘르오야오’라 불리는 롱테일보트들이 속속 예쁜 섬들을 찾아 모여 든다. 스피드 보트는 하루 대여료가 30만원을 호가하지만 6명이 탈 수 있는 롱테일보트는 하루 4만 5000원 정도(1500바트)로 저렴하다. 샤크 포인트에는 미리 호주, 일본 관광객들이 호핑을 즐기고 있다. 바닷물은 깊이를 헤아릴 수 없이 맑다. 물에 준비해 간 빵을 던지자 열대어들이 몰려든다. 장비를 착용하고 물에 들어가 빵을 손에 들고 있자 고기가 손에 달려든다. 물 아래에는 산호가 하늘빛에 아름답게 비친다. 1시간의 호핑을 마치고 도착한 곳은 크라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텁(Tup) 아일랜드. 크라비를 소개하는 안내책자나 엽서에 자주 등장하는 곳이다. 이 섬은 썰물때면 인근 모어섬과 치킨 아일랜드와 연결이 되는데 푸른 바닷물 사이로 걸어서 다녀올 수 있다. 해변에서의 점심은 또 한번의 감동이다. 대부분 1회용 플라스틱 도시락에 점심을 먹는데 라야바디는 직원들이 해변에 접시며 포크, 나이프 등을 세팅해 놓고 점심을 제공한다. 아이스박스에 얼려온 시원한 음료도 갈증을 충분히 날려준다. 호핑투어를 마친 뒤 스파 파빌리온에서 즐기는 스파 마사지는 하루의 피로를 말끔하게 풀어준다. 고급스러운 데크에서 즐기는 스파는 호사스럽기까지 하다. 또 저녁 10시까지 운영되는 게스트 서비스 라운지에 들르면 무료로 책과 각종 DVD 등을 빌려 볼 수 있으며, 한국어가 가능한 인터넷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여행 메모 크라비까지는 직항편이 없어 방콕에서 국내선을 타고 들어간다. 인천에서 방콕까지 5시간, 방콕에서 크라비까지 1시간20분 정도 걸린다. 푸껫에서 크라비까지 버스가 운행되는데 2시간30분 정도 소요된다. 타이항공이 하루 3차례 운항한다. 시차는 한국보다 2시간 늦다. 환율은 1바트에 25원(매매기준율). 건기인 10월에서 다음해 5월까지 여행하기 가좋다. 허니문 상품은 전문여행사인 가야여행사(www.kayatour.co.kr)에서 판매한다.3박5일에 159만 9000원. 쓰나미로 10만∼20만원 정도 낮아진 값이다. 서울에서 오전에 출발하면 라야바디에서 3박을 하며, 밤 비행기로 출발할 경우 방콕 콘라드 호텔에서 1박을 하게 된다. 그라토 저녁 식사를 비롯해 전일정 최고급 리조트 식사가 포함된다. 여행사 직원이 리조트에 상주하고 있어 여행에 불편이 없다.(02)536-4200. ■신혼부부들이 뽑은 럭셔리 리조트 Best 허니문 전문여행사인 가야여행사에 따르면 올가을 허니문 트렌드는 ‘해변이 아름다운 동남아 지역의 럭셔리한 리조트에서 오붓한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허니무너들은 70∼80%가 비행시간을 고려해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호주 등지를 여행지로 택하고, 숙소는 고급 리조트를 선호한다. 관광보다는 리조트에서의 휴양과 해양레포츠, 스파 등을 즐기며, 일정은 5∼6일 일정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허니무너들이 선호하는 허니문 명소 4곳을 뽑아 소개한다. (1) 개인풀서 석양보며 그녀와 수영을 세계적인 휴양지 발리섬에서 석양으로 유명한 짐바란 해변의 부키트 페르마이 산 중턱에 위치해 있다.7개의 빌라마을에 위치한 총 147개의 단독빌라와 환상적인 개인풀이 있다. 짚으로 장식된 발리 전통 스타일의 인테리어, 환상적인 발리의 공예품, 화려한 색채와 무늬의 직물들로 한껏 사치를 부린 빌라에서 포시즌만의 호화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짐바란 베이를 바라볼 수 있는 개인풀은 마치 바다의 한 조각을 떼어 놓은 듯 반짝인다. 유럽풍 욕조와 샤워시설이 갖춰져 대리석으로 마감된 개별 욕조 안에서는 향기로운 꽃잎들과 허브로 피로를 씻을 수 있다.1박에 550달러(약 55만원)부터. 홈페이지 www.fourseasons.com (2) 진주같은 바다서 그이와 해저산책을 ‘진주조개 농원’이라는 뜻의 펄팜 리조트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지역 사말섬에 둥지를 틀고 있다. 무인도처럼 조용한 리조트는 다바오에서 배로 45분 거리이다. 남중국해를 바라보고 있는 코티지는 필리핀 전통 양식에 따라 대나무 등 재활용이 가능한 천연재료로 만들어졌다. 아쿠아스포츠센터에는 스노클링을 비롯해 카누와 카약, 제트스키, 바나나보트, 윈드 서핑 등 다양한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장비가 갖춰져 있다. 다트와 당구, 테니스, 농구, 배드민턴 등을 즐길 수 있는 시설도 완비돼 있다.1박에 185달러(약 18만원)부터. 홈페이지 www.pearlfarmresort.com (3) 광활한 모래사장 저편에 우리 미래가…말레이시아 동부 해안에 위치한 채러팅은 문명을 떠나 자연 속에서 휴식을 즐기고자 하는 허니무너에게 제격이다. 광활한 모래사장 저편으로 아름다운 남중국해가 펼쳐지는 판타이 해변과, 울창한 열대의 정글 사이에 자리하고 있어 아름답고 매혹적이다. 해변은 수십m를 걸어나가도 허리 정도밖에 차지 않을 정도로 수심이 얕아 스노클링과 윈드서핑, 세일링, 카약 등 각종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지난해 4월에는 5백만 유로를 투자해 개보수를 마치고 트라이던트 4개급 빌리지로 재탄생하였고, 세계 최고의 스파 체인 만다라가 운영하는 스파 빌리지를 강화했다.5박6일(항공포함) 딜럭스 패키지의 요금이 1인 144만 6000원부터. 홈페이지 www.clubmed.co.kr (4) 케빈 코스트너도 빠져버린 태고의 자연태고의 자연과 현대의 문명이 어우러진 호주 최고의 리조트. 호주 북부 퀸즐랜드 해안의 동쪽에서 33㎞ 떨어진 헤이만 섬에 있다. 시설이 워낙 고급이라 호주에서도 부유층들이 선호하는 귀족 리조트다. 영화배우 케빈 코스트너도 이 곳의 단골로 알려져 있다.1987년에 문을 연 리조트는 미국 여행잡지인 트래블 앤드 레저에서 실시한 리서치에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좋은 호텔’,‘태평양 지역에서는 제일 좋은 호텔’ 등으로 선정됐다. 고운 모래 해변과 울창한 열대숲, 쾌적한 기후, 프랑스 이탈리아 아시아요리 등 각국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음식문화가 발달한 리조트로 첫손에 꼽히는 곳이다. 요금은 620 호주달러(약 48만원)부터. 홈페이지 www.hayman.com.au
  • [박은영의 DVD 레서피] 강철 액션 팝콘 튀듯

    팝콘은 천 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인디언들의 전통음식이었다고 한다. 아스텍인들은 팝콘을 실에 꿰어 부적으로 걸고 다닐 만큼 신성하게 여겼다는데 오늘날에는 극장의 공기를 지배하는 강력한 방향제이자 주전부리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팝콘만큼 가벼운 음식도 없다. 그래서인지 심각한 고민 없이 가볍게 보는 영화를 ‘팝콘 영화’라고 부르기도 한다. 시청각적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영화에서 팝콘은 한층 더 진가를 발휘한다. 물론,‘웰컴 투 동막골’처럼 옥수수 함박눈이 쏟아지는 감동 팬터지에 적절하게 이용되기도 하고 말이다. 존 카펜터의 ‘분노의 13번가’를 리메이크한 ‘어썰트 13’은 파괴력 있는 액션에서 장점을 찾을 수 있는 오락영화다. 전편이 범죄자들과의 대결을 보여주었던 것과 달리 이번엔 경찰과 부패 경찰의 모순적인 대립이 갈등구도다.‘매트릭스’의 로렌스 피쉬번, 에단 호크, 가브리엘 번 등 호화로운 출연진도 강점이지만 총기전문가의 꼼꼼한 자문으로 완성된 사실적인 총기 액션이야말로 백미다. ‘태풍태양’은 ‘고양이를 부탁해’의 정재은 감독의 두 번째 청춘영화다. 전작이 소녀들의 섬세하고 다채로운 일상을 확대경으로 잡아냈다면, 이번엔 소년들의 인라인스케이트를 통해 역동적이고 가파른 성장기를 담았다. 얼음을 꽉 채운 청량음료 한 잔이 생각날 정도로 속이 확 트이는 시원한 이미지들이 위태로운 청춘의 비상만큼이나 아찔하다.●어썰트 13 일단 다채널 스피커를 확보하고 있다면 DTS가 주는 박력 있는 사운드를 감상해볼 필요가 있다. 사방에서 강철 팝콘을 튀겨대는 듯 뿜어져 나오는 총소리는 이 DVD가 갖는 가장 큰 미덕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2.35:1의 와이드 영상은 영화의 80%를 차지하는 밤 장면과 실내 장면을 명료하게 표현한다. 로렌스 피쉬번의 검은 피부가 어둡고 푸른 배경 속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나는데 에단 호크의 창백한 피부보다 근사해보일 정도다. 밀리터리 마니아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무기 전문가가 설명하는 영화 속 각종 총기류’와 ‘스턴트 액션 감독에게 듣는 리얼 액션’,‘삭제장면’ 등 부가영상의 내용도 알차다.●태풍태양 극장에서 ‘때깔’ 좋기로 소문났던 영상은 DVD에서도 저력을 발휘한다. 특히 인물들이 야외에서 태양을 등지고 있을 때 강하게 대비되는 음영과 CF 같은 화면은 기존 한국영화에서 보기 어려웠던 영상이라 새롭다. 정재은 감독의 전작 ‘고양이를 부탁해’는 마니아들의 필수소장 목록에 들만큼 아기자기하게 만들어진 DVD로 명성이 높았다. 그에 반해,‘태풍태양’은 흥미로운 소재와 특수한 제작과정에도 불구하고 메이킹 필름이 빠져 있다. 그러나 전문적인 해설이 곁들여진‘이것이 어그레시브다’는 실제 스케이터들을 인터뷰한 내용으로 매우 흥미롭다.DVD칼럼니스트 mlue@naver.com
  • [무슨 영화 볼까]

    ●인 굿 컴퍼니(26일 개봉) 장르/예매율 드라마/2.97%(15세) 감독/배우는 폴 웨이츠/데니스 퀘이드·스칼렛 요한슨 어떤 줄거리 아빠의 직장 상사와 사랑에 빠지게 될 줄이야. 이래서 좋아 가을 들머리에 딱 어울리는, 은은한 드라마. 이래서 별로 기승전결을 찾는다면, 어째 좀 심심한 느낌. 홈피 반응은 “…” ●웰컴 투 동막골 장르/예매율 드라마/53.32%(12세) 감독/배우는 박광현/정재영·신하균·강혜정 어떤 줄거리 동막골에서 국군, 인민군, 미군의 동거담. 이래서 좋아 넉넉한 산골 풍광, 푸진 웃음, 찡한 감동. 이래서 별로 하염없이 느린 걸음의 이야기 구도. 홈피 반응은 “코믹과 감동의 절묘한 조화” ●박수칠 때 떠나라 장르/예매율 미스터리 드라마/15.64%(15세) 감독/배우는 장진/차승원·신하균·김지수 어떤 줄거리 TV로 생중계되는 48시간의 수사극. 이래서 좋아 차승원, 신하균의 에너지 넘치는 상황극. 이래서 별로 장르 구분이 어려울 만큼 복잡한 이야기 색깔. 홈피 반응은 “극적 재미, 장진 감독의 독특한 연출” ●어떤 나라(26일 개봉) 장르/예매율 다큐멘터리/5.67%(전체) 감독/배우는 대니얼 고든/박현순·김송연 어떤 줄거리 평양의 10대 소녀의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이래서 좋아 뉴스에서도 볼 수 없던 평양의 중산층. 이래서 별로 … 홈피 반응은 “…” ●로봇 장르/예매율 애니메이션/2.12%(전체) 감독/배우는 크리스 지/이완 맥그리거·할리 베리 어떤 줄거리 시골뜨기 로봇 로드니의 좌충우돌 모험담. 이래서 좋아 최첨단 3D기술, 로봇들이 쉼없이 빚는 유머. 이래서 별로 중간중간 끼어든 성인용 음악이 낯설 수도. 홈피 반응은 “영상미, 내용 모두를 만족시키는 가족영화” ●그녀는 요술쟁이(오늘 개봉) 장르/예매율 코미디/3.97%(12세) 감독/배우는 노라 에프론/니콜 키드먼·윌 페렐 어떤 줄거리 요술쟁이, 달콤쌉싸름한 인간세상 적응기. 이래서 좋아 니콜 키드먼이 이렇듯 긴장을 뺀 영화라니. 이래서 별로 니콜 키드먼을 빼면 뭐가 남을까. 홈피 반응은 “…” ●애프터 썬셋(오늘 개봉) 장르/예매율 범죄액션/5.38%(15세) 감독/배우는 브렛 래트너/피어스 브로스넌·셀마 헤이엑 어떤 줄거리 보석절도범 커플, 마지막 한탕을 노리다. 이래서 좋아 환상의 콤비, 눈이 즐거운 초호화 리조트… 이래서 별로 핑크빛 연애담을 찍기엔 너무 늙은 주인공들. 홈피 반응은 “…”
  • [사설] 軍 통신음어까지 인터넷에 유포하나

    3급 군사기밀인 통신음어가 인터넷에 버젓이 유포되는 사건이 발생해 일부 군 장병들의 보안의식에 또 문제점을 드러냈다. 음어란 군 통신에서 적이 교신 내용을 인지하지 못하도록 특정 단어나 구절을 숫자 등으로 암호화한 것이다. 따라서 유사시 음어가 유출된다면 부대의 교신이 고스란히 노출돼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다행히 군 수사기관이 즉각 대처해 10분만에 인터넷상에서 삭제하고, 유출 음어를 사용 중이던 해당 연대급 부대도 예비 음어로 교체해 피해를 막았다고 한다. 그러나 군기밀이 이렇게 쉽게 유출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접근 가능한 인터넷상에 나돌아다닌다면 군의 보안체계상 보통 허점이 아니다. 음어의 경우 군 내에서도 비밀취급인가자만 다룰 수 있도록 국한돼 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우선 비밀취급인가 장병들이 음어를 소홀히 다뤄 유출됐거나, 이들에 대한 보안교육이나 인적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더구나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유출했다면 재발 가능성도 높을 것이다. 그게 아니고 정신나간 군인이 장난삼아 했다면 그런 군을 국민이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군 수사당국은 음어의 유출 경로를 철저히 조사해서 관련자를 찾아내 엄중 문책함으로써 재발 방지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러잖아도 인터넷 세대가 주류인 요즘 군대에서는 병영문화가 크게 바뀌는 중이다. 자칫 해이하면 군사보안의 누출이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이다. 장병들에게 보안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요구되는 것도 바로 전환기의 병영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평시라 해도 군사보안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보안의식은 전투력 못지않게 강군이 갖춰야 할 요소임을 명심해야 한다.
  • 카드사 ‘VVIP마케팅’ 열풍

    카드 사용자들의 ‘계급 분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신용카드사들이 초우량고객(VVIP) 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과소비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 2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11개 회원은행을 확보하고 있는 비씨카드는 오는 9월 연회비 100만원짜리 ‘인피니트 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인피니트(Infinity) 카드는 무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뜻으로, 비자 카드가 전세계 최고 부유층 고객을 겨냥해 내놓은 상품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7월 현대카드가 비자와 손잡고 첫선을 보였다. 현대 비자 인피니트 카드는 5개 메이저 골프장의 무료 부킹과 17만원 상당의 그린피 면제 등 특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비씨카드의 회원은행은 물론 삼성, 신한 등 전업카드사들까지 대부분 다음달에 인피니트 카드를 한꺼번에 내놓을 것”이라면서 “골드(금), 플래티늄(백금) 시대를 넘어 본격적인 인피니트 시대가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개념의 명품카드 출시에 맞춰 부자 고객을 위한 이벤트도 점점 더 호화로워지고 있다. 특히 은행계 카드사들은 프라이빗뱅킹(PB) 창구를 적극 활용, 초우량 고객을 확보할 계획이다. KB카드는 초우량고객을 위한 전용 서비스 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동반자 1인에게 매년 1회씩 국내선 왕복항공권을 제공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VIP 고객의 결혼 적령기 자녀를 초대해 결혼정보업체의 VIP 고객들과 맞선을 주선하기도 했다. 매월 엄선된 고객을 초청해 골프 아카데미, 샴페인 축제 등을 하고 있는 현대카드는 22일부터 전용 배송 차량을 통해 우량 고객들에게 직접 카드를 전달해 주는 ‘카케팅(자동차 마케팅)’서비스를 시작했다. 외환카드는 전국의 유명극장을 빌려 ‘VIP 고객 초청 영화상영회’를 실시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우량고객 1만 5000명을 뽑아 연회비 1년 면제 혜택 등을 주는 ‘VVIP 클럽’을 이달부터 실시하기 시작했다. 카드사들이 명품 카드 발급과 초호화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기존의 골드·플래티늄 카드가 더이상 고객 차별화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발급됐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VVIP 고객은 전체 카드 고객의 0.3% 정도에 불과하지만 일반고객보다 11배 정도의 이익을 실현시키고 있다.”면서 “특별한 카드를 통해 ‘특별 대우’를 받고 싶어하는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진화된 명품 카드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카드 고객의 ‘계급 분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초우량고객을 잡기 위해 연회비를 깎아주거나 면제해 줄 경우 인피니트 카드 역시 빠른 시일 안에 골드 카드나 플래티늄 카드처럼 ‘대중카드’로 전락한 채 과소비만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카드 전문가는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지금도 골드 카드가 우량고객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면서 “VIP 카드가 신용 판단의 기준이 아닌 회원모집의 도구로 사용되는 한국 카드 시장의 특성상 현재 진행되고 있는 명품카드 마케팅은 고객의 등급을 불필요하게 다분화시켜 일반카드 이용자의 상대적 박탈감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잉글랜드, 덴마크에 대패

    ‘중원의 지휘자’ 지네딘 지단(33)이 대표팀 복귀골을 터뜨린 아트사커 프랑스가 휘파람을 분 반면 ‘축구종가’ 잉글랜드는 덴마크에 충격적인 대패를 당하고 고개를 숙였다. 2006독일월드컵 예선에서 탈락 위기에 내몰렸다 최근 지단과 클로드 마켈렐레(첼시), 릴리앙 튀랑(유벤투스) 등의 복귀로 탄력을 받은 프랑스는 국제축구연맹(FIFA) 선정 A매치데이였던 18일 몽펠리에에서 열린 아프리카의 신흥 강호 코트디부아르와의 홈 친선경기에서 3-0으로 이겼다.지단은 이 경기에서 변함없는 그라운드 장악력을 선보이며 후반 추가골을 터트렸고 윌리엄 갈라(첼시)와 티에리 앙리(아스날)도 골을 폭발시켰다. 반면 데이비드 베컴, 마이클 오언(이상 레알 마드리드),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초호화멤버를 거느린 잉글랜드는 이날 코펜하겐에서 열린 덴마크와의 친선경기에서 파상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25년 만에 사상 최악인 1-4 참패를 당했다.덴마크는 후반 15분 데니스 롬메달(찰튼)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욘 달 토마손(슈투트가르트)과 미하엘 그라브가르트가 7분 만에 3골을 몰아치며 잉글랜드를 그로기 상태로 몰아붙였다. 잉글랜드는 종료 3분전 루니가 한골을 만회했지만 종료 직전 소렌 라르센에게 한골을 더 얻어맞으며 완전히 무너졌다. ‘유럽의 한·일전’으로 불리는 네덜란드-독일전은 아르옌 로벤(첼시)의 2골과 미하엘 발락(바이에른 뮌헨), 게랄트 아사모아의 골을 주고받으며 2-2로 비겼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공금 빼돌려 일곱여자와 호화생활 中검찰간부 10년동안 21억원 횡령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 검찰계 고위 간부의 ‘화려한’ 부패행각이 화제가 되고 있다. 10여년간 1700만위안(약 21억원)을 횡령했고 정부를 7명씩이나 거느리며 호화생활을 누려왔다. 중국의 전형적인 부패관료의 행태를 보여준 장본인은 정저우(鄭州)시 중위안취(中原區) 전 검사장 후즈중(胡志忠·55). 중국청년보(中國淸年報)는 최근 구속되기 전까지 그가 모은 재산이 4700만위안(61억원)에 달했다고 18일 보도했다. 온갖 불법 이권에 개입해 돈을 챙겼고 출장비 내역 날조, 영수증 위조 등으로 거액의 공금까지 착복한 것으로 조사됐다.oilman@seoul.co.kr
  • 이동통신 3社 230개 보유 교환기 기능높이면 도청 가능

    이동통신 3社 230개 보유 교환기 기능높이면 도청 가능

    그동안 휴대전화 도·감청 불가 입장을 피력했던 정보통신부가 도·감청 가능성을 인정함으로써 국정원의 휴대전화 감청 사실에 이어 또다시 파장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정통부의 도·감청 인정은 유·무선의 구분없이 모든 통신의 도·감청이 가능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정통부는 국정원이 휴대전화 감청 사실을 인정한 이후에도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은 보안성이 강해 실제로 도·감청이 어렵다.”는 주장을 되풀이해 왔다. ●무선주파수 수신설비 불필요 진대제 정통부 장관의 CDMA 휴대전화 도·감청 가능성 발언은 마음만 먹으면 도·감청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즉 CDMA 무선주파수를 수신하는 설비를 이용할 필요없이 이동통신 3사가 보유하고 있는 230여개의 이동교환기(MSC)에 간단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면 도·감청이 가능하다는 것. 진 장관은 “국가정보기관에 의한 예외적인 감청을 제외하고는 휴대전화 도·감청이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휴대전화 도·감청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99년 정통부·국정원·법무부 등 3개 부처가 ‘국민 여러분, 안심하고 통화하십시오! 휴대전화는 감청이 안됩니다.’는 광고에 정면배치된 발언이다. 정통부의 주장처럼 거짓말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국민에 대한 의무를 방기한 셈이다. 진 장관은 1주일전에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참석에 앞서 “휴대전화 도·감청은 이론적으로는 되지만 현실적으로는 아주 어렵다.”며 도·감청의 어려움을 재확인했었다. ●발·착신 인증제 내년 도입 정통부는 이날 휴대전화 도·감청 가능성 인정과 함께 이르면 내년 말까지 개인별 통화를 암호화하는 새로운 음성암호화체계를 도입, 현행 CDMA 암호방식을 변경키로 했다. 새 암호체계는 기존 시스템보다 복잡해 복제가 힘들며, 이의 도입은 정통부가 사실상 도·감청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이다. 정통부는 새 암호체계 도입과 관련,“현행 CDMA 시스템에서 사용되는 개인별 대역확산부호가 전자적 고유번호(ESN)를 알면 생성할 수 있다는 문제점 등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통부는 또 내년 말까지 복제단말기에 의한 불법 감청을 차단하기 위해 ‘발·착신 인증제’를 도입하고, 내년 상반기까지는 불법복제 단말기 사용자의 수사기관 고발 의무화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발·착신 인증제’란 휴대전화로 전화할 때마다 단말기에 장착된 암호키가 이동통신사가 보관하고 있는 인증번호와 동일한지 여부를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도청장비 유통을 근절시키기 위해서는 경찰청에 전담조직을 신설하는 방안을 관계 부처와 협의하기로 했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휴대전화 도·감청 가능”

    “휴대전화 도·감청 가능”

    정보통신부가 처음으로 휴대전화 도·감청 가능성을 사실상 인정했다. 이는 휴대전화 도·감청이 이론상으로는 가능하나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정통부의 기존 입장을 바꾼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정통부는 정책 신뢰성에서도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진대제 정통부 장관은 16일 기자회견에서 “230여 휴대전화 기지국 이동교환기(유선구간)에 특수한 소프트웨어와 시스템을 설치하면 휴대전화에서도 감청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기지국 장비 개발업체는 감청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WCDMA 등과 같은 신기술도 (유선구간에서) 감청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 장관은 그러나 “무선구간의 불법감청 가능성은 감청장비 개발의 난이도가 기지국보다 높고, 감청장비 개발에 필요한 핵심부품과 전문인력, 재원 조달이 어려우며, 해외에서 감청장비를 도입하기 힘들기 때문에 그 가능성이 극히 낮다.”면서 “유선구간에서의 감청은 국정원 발표대로 국가정보기관이 합법적인 감청 과정에서 예외적으로 발생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통부는 불과 1주일전까지 “휴대전화 도·감청이 이론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논리를 펴오다가 말을 바꿔 신뢰성에 상처를 입게 됐다. 진 장관은 “이번 도청을 계기로 합법 감청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있을 것”이라면서 “범죄수사 목적 등 공익적 목적을 위해서는 휴대전화에 대해서도 감청이 허용돼야지만 국민의 사생활도 충분히 보호돼야 하므로 이에 관한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공감대 형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통부는 휴대전화 도·감청 우려를 없애기 위해 이르면 내년 말까지 개인별 통화를 암호화하는 새로운 음성암호화체계를 도입, 현행 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CDMA) 암호방식을 변경키로 하는 등 도·감청 대책을 내놓았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KIST 문성욱박사, 도청·해킹 원천불가 양자통신 기술 개발

    KIST 문성욱박사, 도청·해킹 원천불가 양자통신 기술 개발

    도청이나 해킹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차세대 ‘양자(量子)통신’ 기술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됐다. 세계에서는 미국과 스위스에 이어 3번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문성욱 박사는 8일 “양자 암호통신 시스템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으며, 내년부터 상용화해 군대와 은행 등 통신보안이 필수적인 기관에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암호화 기술이란 데이터를 암호화해 도청이나 해킹, 정보변조 등을 막는 체계다. 현재 인터넷뱅킹 등 전자상거래에서는 미국에서 개발된 ‘공개 키(key)’ 방식이 활용되고 있다. 이는 펜티엄급 컴퓨터의 경우 비밀번호를 모르면 120자리 수를 소인수분해(암호해독)하는 데 100년 이상이 걸린다는 수학적 원리를 적용한 것이다. 하지만 고성능 컴퓨터로는 암호해독 기간이 단축될 수 있고, 누군가 ‘암호 키’를 훔쳐 복사할 수 있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반면 양자 암호통신은 빛의 가장 작은 입자인 양자 하나하나에 정보를 실어 보내는 첨단 광통신 기술이다. 특히 도청을 위해 제3자가 양자 신호를 가로채면 수신자가 신호를 받을 수 없어 엿듣기가 불가능하다고 문 박사는 설명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도청 파문] 차세대 휴대전화 WCDMA는 안전?

    WCDMA, 와이브로(휴대인터넷) 등 내년부터 본격화할 차세대 휴대전화 서비스는 도·감청에 안전할까. 국가정보원이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휴대전화 감청 사실을 시인함으로써 보다 첨단기술을 갖춘 차세대 휴대전화 서비스에 대한 도·감청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차세대 서비스는 WCDMA와 이 기술 후속 버전인 초고속데이터전송기술(HSDPA), 휴대인터넷 등이다.7일 정보통신부와 통신·보안업계에 따르면 WCDMA 단말기의 경우 현재 서비스 중인 ‘CDMA 2000 1×’ 방식과 달리 암호화·인증 과정이 추가 탑재됐다. 따라서 ‘CDMA’ 방식보다는 보안성이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통부는 WCDMA,HSDPA의 경우 ‘대역 확산’ 과정만을 거치는 ‘CDMA 2000 1×’와 달리 대역 확산, 인증, 암호화 등 3개 과정이 한꺼번에 적용돼 도·감청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보안업계 관계자는 “통신기술의 발전 만큼 도·감청 기술도 빠른 속도로 이를 따라잡는 게 기술적 이론이다.”면서 “이용자의 불안은 떨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베일벗는 도청] 휴대전화 도·감청 수법

    [베일벗는 도청] 휴대전화 도·감청 수법

    국가정보원이 수년전까지 휴대전화 감청을 했다는 사실을 시인함에 따라 실제 휴대전화 도·감청이 어느 정도까지 가능한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또 도·감청 가능성 및 사실 여부를 두고 국정원과 정통부가 이견을 보이고 있어 휴대전화 도·감청 진실에 대한 국민의 의혹이 더하고 있다. 국정원은 5일 “기지국을 중심으로 반경 200m 이내와 도청 대상을 정점으로 120도 범위안에서는 도·감청이 가능하고, 실제 감청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통부는 “이론상 도·감청이 가능한지 몰라도 특정한 사람을 정해 도·감청을 한다는 것은 지금의 기술로는 어렵다. 국정원이 어떤 방식으로 도청했는지 알 수 없다.”고 종전 입장을 되풀이했다. ●국정원,“암호화된 상태의 도·감청도 가능” 그동안 국내에서 채택하고 있는 CDMA(코드분할다중접속)는 코드를 분할해 암호화시켜 상대방 휴대전화에 전송하기 때문에 중간에서 해독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 정설처럼 여겨져 왔다. 하지만 국정원은 이날 CDMA 휴대전화도 도·감청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 기존 주장을 뒤엎었다. 국정원은 이날 발표한 ‘과거 불법감청 실태보고’ 자료에서 지난 90년대 초 아날로그 휴대전화가 본격 보급되면서 96년 이탈리아에서 감청 장비 4세트를 수입해 감청을 하다가 99년 12월 아날로그 휴대전화 서비스가 중단돼 용도 폐기했다고 밝혔다. 또 이동식 휴대전화 감청장비의 경우도 2000년 9월까지 사용하다가 휴대전화 사용자가 기지국 섹터를 옮겨가면 감청이 중단되는 등의 단점이 있어 사용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통부 양환정 통신이용제도과장은 “이동하면서 통화를 하면 중계기 사이에 ‘핸드오브 현상’이 생겨 통화 내용이 끊기는 등 도·감청이 쉽지 않다.”고 반문했다. 양 과장은 또 “반경 200∼300m,120도 안에서 수십명의 목소리가 한꺼번에 잡히는데 국정원에서 어떻게 선별했는지도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복제폰 도·감청 실효성 의문 일반적으로 도·감청이 된다고 알려져 있는 복제폰 도·감청도 논란이 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휴대전화 단말기를 복제하면 도·감청이 가능하며 실제 실험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다른 전문그룹은 복제폰 도·감청은 ▲휴대전화 단말기가 사용하는 망과 단말기 고유번호(ESN), 단말기 제작 일련번호 등이 같아야 하고▲착신통화때 동일 기지국 동일지역내에서 실제 단말기와 복제 단말기가 가까이 있을 때 상대방 발신자의 통화소리만 들을 수 있는 극히 제한된 조건에서만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처럼 휴대전화 도ㆍ감청 가능성과 관련해 정통부와 국정원의 입장은 정면 배치되고 있다. 두 기관 중 한쪽이 사실 자체를 숨기거나 정부 기관간의 공조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와 관련, 업계 등에서는 국정원이 감청장비의 제조ㆍ개발ㆍ도입ㆍ사용 등에 관해 신고 의무를 면제한 통신비밀보호법을 이용, 자체적으로 상당 수준의 도·감청 능력을 확보했거나 고도의 첨단장비를 사용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기홍 전광삼기자 hong@seoul.co.kr
  • [씨줄날줄] 대통령의 휴가/이목희 논설위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텍사스주 크로포드목장으로 여름휴가를 떠났다. 기간은 무려 33일. 우리로서는 상상 못할 일이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해마다 이집트, 이탈리아 등 해외에서 쾌적한 휴식을 즐긴다. 작년에는 바베이도스에 위치한 팝가수 클리프 리처드의 호화별장에서 여름을 보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도 모리셔스, 마요르카섬 등 유명휴양지를 찾곤 한다. 국가지도자가 휴가를 가도 국정이 시스템에 의해 굴러가야 선진국이다. 우리도 대통령이 한달간 청와대를 비운다고 국정이 파탄날 일은 없다고 본다. 민심이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대통령의 휴식문화’가 만들어지지 않을 뿐이다. 노태우 정권 이전에는 대통령이 스트레스를 풀 방법이 있었다. 안가(安家)에서 비밀스러운 술잔치가 가능했다. 눈치 안 보고 골프를 쳐도 됐다. 청와대를 수도원(修道院)처럼 만든 이는 김영삼(YS) 전 대통령이다. 안가를 부수고, 공직자 골프금지령을 내렸다. 당시 김광일 비서실장은 대통령의 수도자적 생활이 오히려 합리적 판단을 저해한다는 점을 느꼈다. 별장을 빌려 여흥자리를 시도했으나 YS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뒤를 이은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모범생의 전형이다. 휴가지에서도 두문불출, 독서와 정국구상에 전념했다.YS·DJ시절, 언론에 빠지지 않았던 제목이 ‘청남대 휴가구상’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상대적으로 젊음에도 불구, 전임자가 만든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에서 휴가보내기’를 해봤다. 창덕궁산책, 인형극 관람 등이다. 올해는 강원도에서 사흘을 보낸 뒤 지난 2일 밤 청와대로 돌아왔다. 공식휴가는 주말까지다. 청와대 관저에서 무슨 일을 하겠는가. 참모들을 불러 국정을 논의하거나 밤늦게까지 인터넷 서핑을 하는 수밖에 없다. 본인에게 휴식이 아니며, 비서실과 내각이 마음편히 휴가를 보내기 어렵다. 국민정서가 따라주지 않고, 어처구니없는 정치스캔들이 연발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은 마음껏 쉬어라.”라고 할 수 없는 노릇이다. 한국형 대통령 휴식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테니스, 수영 등 운동이나 도박성 없는 게임이 좋을 듯싶다. 관저 앞에 텃밭을 가꾸면서 땀을 흘리는 방안도 괜찮아 보인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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